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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사 전집 시리즈(World book)로 나온 <에티카/정치론> 뒤에 딸린 상당히 자세한 스피노자에 대한 전기자료에서 발췌.(참고로 이 책은 독일어판 전집에서 번역한 것이며, 가격은 무려 9,800원. 98,000원이 아니다! 할렐루야!) 전기의 마지막 부분을 읽다가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는 이 사람에 관한 한 거리두기가 안 되는 듯 싶다. 그는 진정 나의 슈퍼스타인 것이다.
"1676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에 걸쳐 추위가 예상 외로 혹독했다. 스피노자의 건강은 현저하게 나빠졌다. 1677년 2월 의사인 슈라(스피노자의 마지막 제자이기도 하다.)는 라이프니츠에게 스피노자의 증세가 나날이 악화되어 죽음이 눈 앞에 이르렀음을 알렸다. 스피노자도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는지 주변 정리를 시작했다. 그의 주변 정리는 자신의 연구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정신적인 유산에 한정되었다. 이 때 스스로 납득할 수 없었던 성과, 예를 들면 구약성서의 네덜란드 어 번역 같은 것들은 태워버렸다. 다른 논문은 사후 암스테르담의 친구이며 서점 주인이기도 한 류웰츠에게 보내도록 집주인에게 의뢰했다. 그 외의 다른 물질적인 유산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시도 없었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그의 생활 태도는 평소와 전혀 다름이 없었다. <에티카>에서 말한 '자유로운 인간'의 생활태도로 일관했다.
사망 당일, 2월 21일은 일요일이었다. 그는 극도로 쇠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침대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주인 부부와 잡담을 하고, 낮에는 암스테르담에서 슈라가 가지고 온 닭고기로 끊인 수프를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주인 부부가 오후에 교회에 갔다가 돌아왔을 때, 스피노자는 슈라에게 기대어 오후 3시쯤 숨을 거두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집주인 스페이크는 스피노자와의 약속을 충실하게 지켰다. 그는 공증인에게 재산목록을 만들게 하고 봉인했다. 이 재산목록은 그의 생활이 얼마나 알뜰하게 채워져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침대, 방석, 이불, 모자 두 개, 구두 두 켤레, 속옷, 낡은 여행 가방, 책상, 의자, 체스 도구, 렌즈 연마기 약간의 렌즈와 작은 초상화, 은 버클 2개, 논문 표지에 자주 찍힌 '조심할 것'이라 쓰인 은 인장 등이었다. 현금은 거의 없었고, 친구들로부터의 연금은 값비싼 책으로 바뀌어 있었다.(그의 후원자들이 준 돈은 거의 대학 교수의 임금에 상응할만큼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의 책값은 우리의 상상 이상이었다.) 귀중한 기록이나 원고가 들어 있던 책은 암스테르담에서 그의 친척이 도착하기 전에 류웰츠에게 옮겨졌다.
스피노자의 장례식은 1677년 2월 25일에 행해졌고, 스포이의 신교회에 매장되었다. 이것은 과거 비트(주1)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도움에 의한 것으로 장례에는 이들 명사들이 장례용 마차 6대를 동원하여 관을 뒤따르게 했다.
암스테르담에서는 그의 친구들이 스피노자의 초고를 팔 것인가에 대해 한때 고민을 했으나, 곧 초고를 책으로 만들어 유고집의 형식으로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 마이엘이 라틴 어 원문을 교정하고, 이에레스가 네덜란드 어로 서문을 썼다. 슈라가 편지를 정리하고, 바우메스텔이 라틴 어로 송사를 썼다. 유고집에는 라틴 어 판과 네덜란드 어 판 2 종류가 있고, 전자는 1677년 겨울에, 후자는 그 이듬해에 출판되었다. 이것은 프라제마켈에 의해 라틴 어에서 네덜란드 어로 번역된 것이다.
이에레스의 서문은 스피노자의 주장을 비호하고 그를 무신론자라고 하는 비난에서 지키기 위해, 그의 주장이 그리스도교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선의에 넘치는 스피노자에 대한 변호도 그 유고집을 이단의 운명에서 구할 수는 없었다. 신학자와 관헌은 이 유고집을 1678년 6월 25일 금서로 지정해 버렸다. "
주1 - 비트 형제는 네덜란드가 아직 왕국으로 바뀌기 전 공화파의 지도자였다. 그들은 깔뱅파의 공격에 맞서 스피노자의 자유로운 학문 연구를 후원했다. 그러나 프랑스가 네덜란드를 침공하자 깔뱅주의자들의 사주를 받은 민중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만다. 이후 네덜란드는 권위주의적인 총독정치로 복귀하게 되며, 이것은 이후 왕정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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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눈물이 나네여...ㅎㅎ..몇년째 미루다가 이제 막 그를 읽고..그를 깨우치려 하고 있는 중...ㅎㅎ
맛있는 사탕이 아까워서 먹지않고 숨겨둔것처럼...
몇년째 설레임속에서 미루고 있어네여...ㅎㅎ
이제 맛나게 맛을 음미하는 중...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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