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사랑받긴 글렀나보다.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목소리가 "다른 의견을 힘으로 제압하려는 독재적 발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어투가 모질다는 이유로 내 말의 내용까지 그 정당성을 잃어버린다면, 그래 그건 내 잘못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의 그릇된 주장이 긍정되어선 안 된다. 난. 귀찮아하지 않았을 뿐이다. 말도 안되는 논리를 향하여 묵살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것이 "왜 말이 안 되는지"를 짚고 넘어가고 싶었을 뿐이다. 척을 지는 한이 있어도 그릇된 논리와 오도된 사실관계로 우리가 하려는 일의 정당성을 훼손한 것에 대해 분명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욕 먹었다. 어쩌면 나와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도, "저 사람은 저래서 가까이 하기 힘들어."라고 생각하게 되어버렸을지 모르겠다. 힘이 빠진다. 슬프다. 이 생에서 사랑받긴 글렀나보다. 

 

내가 교회에서 가장 싫었던 건, 항상 "아이구. 의견이 달라도 우리는 형제자매입니다."라는 식으로 논의를 봉쇄하는 것이었다. "간절히 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는 것"과 "별로 동의하지 않는 것"이 동등한 "찬성"과 "반대"라는 하나의 '의견'으로 계수되는 게 민주주의이고, 정의일까. 나는 그런 태도로 관계를 맺으려는 인간들이 너무 싫었다. 지금도. 그래. 시비를 가리고 욕을 먹겠다. 좀 더 나이가 들면 부드러워질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근본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으려 한다. 나는 향원이 싫다. 엥겔스는 되고 싶다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