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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걍퍅해지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감각들의 목록이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조그만 일에도 화를 내고, 업을 쌓고야 만다. 유치해 보이지만 목록을 작성해두어야겠다. 내가 어떤 것을 싫어라 하는지 말이다. 그러고나면 좀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면서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들다보니 내가 하는 것도 있군. 내가 하니까 남이 하는 게 싫은 걸 수도 있겠네.
- 독특한 말투 - 이를테면 문어체 - 가 재미없는 데도 혼자 재미있고, 자기가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 툭하면 자신을 피해자로 놓고, 그래서 남을 비난하고 상처줄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
- 남들이 보면 뻔한 수준의 이야기인데, 길게 이야기하는 것. 안쓰러운데, 안쓰러워하는 내가 싫어져서 싫다.
- 세미나 할 때 문맥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길게 하는 것. 물론 좋은 통찰을 주지 않으니 하는 이야기. 책과 씨름할 자신이 없어서 딴 이야기로 도피하는 경우를 말한다. "나도 좀 안다구."라는 거지.
-공부하러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세미나에 오는 것
- 치열하게 시비를 가려야 할 때 말투를 꼬투리 잡으면서 주장의 정당성까지 붕괴시키는 것
- 적당히 좋은 '정답' 같은 말로 자신의 입지를 유지하려는 것
- 약속을 '쉽게' 어기는 것
- 열폭하는 것
-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나한테 반말하는 것
- 식상한 취향임이 분명한데 자기가 문화생활 꽤나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 진지한 숙고 없이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욕하는 것
- 자기가 상처받고 기분 나쁜 걸 돌려서 남 얘기인 것처럼 말하며 상대방을 비판하는 것
등등 되겠다. 나도 피해갈 순 없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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