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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선생 역시 한 사람의 아비였고, 남편이었고, 누군가의 동생이었고, 그리하여 따뜻한 피가 흐르는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도 갈등하고 돌아보며 자신을 다듬어 갔다. 그는 바로'흔들리며 핀 꽃'이었다.
이 책은 수오재기로 시작한다. 고딩들도 아는 글이며, 수능 시험에도 나오는 글이니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 글이겠는가. 이 책은 다산 선생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결코 깊이는 아니다. 짧은 글이고 편집된 글이기에, 더구나 그의 방대한 저서를 두고 발췌된 책을 보고 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면 이는 교만이다-친철한 편집이 돋보인다. 생애의 18년을 귀양지에서 보내야 했지만 좌절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학문적 업적을 이루는 바탕으로 삼는 그의 돋보이는 낙관적 자기 성찰과 의지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이다. 그러면서도, 귀양지에서 가족과 자신의 형제와 자식을 생각하는 그 절절함은 또 한 편의 휴먼드라마이다.
그간 다산의 글들과 생애에 관한 책을 읽었고, 읽다가 힘들어 그만 둔 책도 있는데, 읽다 그만 둔 책에는 박석무의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라는 책이 있다. 힘들어 유난히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힘들어 중간에 놓아버렸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의 내용이 새록새록해졌다. 독서는 읽다가 그만 둔다고 하더라도 읽은 만큼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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