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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마수리 수수리사바하

수리수리마수리 수수리사바하는 정구업(淨口業)진언이라 한다. 즉 말로 지은 업을 맑게 닦는다는 뜻이으로 이를 행하는 주문이다.

 

 어제 지율 스님과 부산의 환경운동을 하거나 그간 도롱뇽 소송과 관련한 일을 음으로 양으로 함께 했던 사람들과 조촐한 만남을 가졌다. 원래는 공간초록의 운영위 모임이기도 했는데, 운영과 관련된 논의보다는 그냥 사람들이 좋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뿐이었다.

 이런 만남에 매번 빠지지 않는 얘기는 좃선일보다. 좃선일보의 앞뒤 어긋난 기사도 기사이거니와 그들의 악의적 태도가 항상 도마 위다. 밉기는 밉다. 그래서 열심히 씹었다. 서로들 살아가는 근황을 얘기했다. 스님이 마련해오신 가래떡을 구워 먹으며 새해이니 덕담도 주고 받았다. 나는 슬프다고 얘기했다. 기나긴 방학이 벌써 개학을 코 앞에 두고 있어서 슬프다고 했다. 사람들이 한번 웃었다. 책 얘기를 했다. 고전을 제목만 알고 내용만 대충 줄거리로 알고 있지 실제 읽어보지 않아 요즘 고전을 읽는다는 얘기를 했다. 지율 스님이 원효대사의 기신론을 얘기했다. 불교철학을 공부해보자는 얘기를 나눴다. 지율 스님이 강독을 준비하시면 너도나도 듣겠단다. 나도...

화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 우리는 "수리수리마수리 수수리사바하"로 자리를 마쳤다. 오랜만에 지율 스님을 보려 했던 이유는 실형 판결에 대한 지율 스님의 근황과 의지가 궁금해서였는데, 신변과 관련된 문제라 조심스럽고 어려워서 넌즈시 묻는 내게 항고 준비하고 있다는 간단한 말로 모든 대답을 대신해버리고 마신다.


올 한해 학생들을 대하며 전교조 일을 하면서 나의 화두는 수리수리마수리 수수리사바하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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