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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왜?

학교에 CCTV가 달렸다. 몇 주 됐다. 학교 구석진 곳과 학교 옥상 등에 설치되었다. 교문 앞에도, 학교 주차장에도. 그리고 오랜만에 교무회의를 들어갔다. 교감이 말했다.

"출퇴근 시간 지켜주십시오. CCTV에 다 보입니다."

헉! 정말 놀랬다. 그리고 무진장 기분 나빴다. 더이상 참고 보기 힘들었다. 인터넷에서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법률을 찾아보았다. 그걸 정리해서 교감에게 갖다 줬다. 다음 날 찾아가서 공손하게 말했다.

"교감 선생님, 제가 드린 복사물 보셨죠. 우리 학교 CCTV 설치 과정에 문제가 있습니다. 방학 때 시간이 있으니, 절차를 좀 밟았으면 합니다."

그랬더니 몇 마디 하다가 '이 선생 맘대로 해라.'한다.

국가인권위에 전화를 했다. 접수를 받으면서 학교가 공립인지 사립인지 물었다. 사립이라고 했더니 국가인권위에서 조사할 수가 없단다. 왜냐하면 국가인권위의 조사대상은 공립학교만을 대상으로 한단다. 학교도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 해당된다고 했더니, 국가인권위의 조사 대상은 어쨌든 아니란다. 결국 실랑이를 하다가 도교육청 재정으로 설치한 것이니 도교육감을 대상으로 인권위 접수를 했다. 그리고 지부에 전화해서 CCTV 관련해서 현황조사와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다.

일제고사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이딴 일로 교감,장과 싸울려니 짜증만 난다. 어쩌랴 그래도 하나하나 싸워야지.

 

 

 

(발췌)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개정 2007.5.17>
1. "공공기관"이라 함은 국가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을 말한다.
5의2. "폐쇄회로 텔레비전"이라 함은 정지 또는 이동하는 사물의 순간적 영상 및 이에 따르는 음성·음향 등을 특정인이 수신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한다.

제4조의2 (폐쇄회로 텔레비전의 설치 등) ①공공기관의 장은 범죄예방 및 교통단속 등 공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행정절차법」 제2조제6호에 따른 공청회(이하 "공청회"라 한다)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를 거쳐 관련 전문가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한 후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설치할 수 있다.
②설치된 폐쇄회로 텔레비전은 설치목적 범위를 넘어 카메라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추어서는 아니 되며, 녹음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③공공기관의 장은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설치하는 경우 정보주체가 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기재한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1. 설치목적 및 장소
2. 촬영범위 및 시간
3. 관리책임자 및 연락처
④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된 국가중요시설 중 원자력발전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에 대하여는 제3항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⑤폐쇄회로 텔레비전의 설치, 안내판 설치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본조신설 2007.5.17]

제4조의3 (폐쇄회로 텔레비전의 설치 및 관리에 대한 위탁) ①공공기관의 장은 폐쇄회로 텔레비전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사무를 위탁할 수 있다.
②제1항에 따른 수탁기관의 자격요건, 위탁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본조신설 2007.5.17]

제23조 (벌칙) ③부정한 목적으로 제4조의2 제2항을 위반하여 폐쇄회로 텔레비전의 설치목적 범위를 넘어 카메라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추는 자 또는 녹음기능을 사용한 자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공공기관으로부터 처리정보를 열람 또는 제공받은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07.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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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시험 미응시와 결시를 조장한 교육당국도 징계하라!

 

당해 졸업생과 재수생 중 얼마나 수능에 응시할까? 응시율이나 미응시율에 대한 집계가 나와 있지 않으니 정확한 수치는 알 수가 없으나, 분명한 것은 미응시율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능은 미응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결시도 있다. 2009학년도 수능 결시율은 1교시 언어를 기준으로 4.95%였다. 매교시 결시율이 달라지므로 실제 결시율은 이보다 더 높다고 봐야 한다. 평가원은 해마다 4~6%의 결시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작년 고3 담임 경험에 비춰보면 이렇다. 우리 반 학생들 중 5명이 응시 원서를 접수하지 않았고, 시험 당일 3명이 결시를 했다. 35명 중에서 8명이 미응시 또는 결시를 했는데, 이는 23% 정도의 미응시․결시율을 보인 것이다. 

왜 학생들은 국가의 중차대한 시험인 수능 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것인가?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이미 대입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수능 없이도 많은 대학들이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고, 그러한 전형에 응시해 합격한 학생들이니 굳이 수능에 응시할 이유가 없으니 응시하지 않은 것이다. 건방지게도 국가시험에 미응시 또는 결시를 하다니.... 누군가 조직적으로 시킨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많을 수가 없다.

징계해야 한다, 꼭!

그런데 누구를 징계하지? 다행히도 이에 대한 선례가 있다. 일제고사의 선택권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있다는 국가적 기밀을 누설하여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일제고사 불참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전교조 선생님 7명이 파면과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징계 사례에 비춰보면 징계 받아야 할 대상은 분명해진다. 징계대상은 교육당국이다. 교육당국은 수능 성적 없이 진학 가능한 수시 전형을 만들고 심지어는 각 과목별 선택권을 학생에 부여했다. 즉, 국가의 중차대한 시험인 수학능력시험을 미응시 또는 결시토록 ‘조장’한 것이다. 이는 ‘유도’ 정도의 사유보다 더 가중함으로 파면 이상의 징계를 받아 마땅한 것이다.

상벌을 공평무사하게 하는 것은 나라의 기강을 바르게 세우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일제고사 거부를 유도’했다는 죄명이 파면과 해임이면 ‘수능 미응시와 결시를 조장’했다는 죄명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들 교육당국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 기강을 문란케 하는 행위이며, 이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반국가적 행위이므로 방치하는 정부 고위 관료와 행정 전반의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반국가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외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반국가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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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벼랑-유예된 삶, 청소년 ㅜㅜ

 
벼랑
카테고리 청소년
지은이 이금이 (푸른책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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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성장소설, 청소년 문학에 관심 갖게 한  작가가 이금이다. 쉽기 때문이기도 하고 재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교사인 내게 화두를 던지기 때문이다. 작가 후기를 읽으며 아이를 키워오면서 겪은 갈등들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겼다는 고백을 한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들을 이해해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금이의 소설들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 것이었다, 솔직한 이야기이니까.

 

아이를 등학교에 입학을 시키고 고민들이 꽤 생겼었다. 그러다 바쁘다 보니 잠시 잊기도 하고, 아직은 시간이 있다며 고민들을 유예하기도 하여 왔다. 그러던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다 말하기 어려운 어슴프레한 고민의 윤곽들이 다시 눈에 밟히기 시작한다.

공교육 체제의 한 교사로서 나는 과연 공교육을 얼마나 신뢰하는가도 문제이지만, 공교육이 교육이 전부가 아닐 수 있어야 한다는, 또는 아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문제도 고려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자가당착에 이른다. 이 자가당착이 여전히 문제이겠지만, 벼랑을 읽으면서 '유예하지 않는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해졌다,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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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현직교사입니다. 해임을 앞둔 마지막 글...

처음 일제고사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고민할 때부터,

아고라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통해 많은 격려를 받아왔는데...

당당히 싸워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되었음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내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조퇴를 쓰고,
한 시에 있을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시 교육청으로 가야해요.

징계 통보를 받을 방학 전까지는 아마,
학교에 나갈 수 있겠지만...
방학을 하고 난 2월, 그리고 아이들 졸업식에는
함께 하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잠도 오지 않는 이 밤에 마지막 편지를 썼어요.

쓰면서, 울면서,
그렇게 편지를 다 쓰고,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아이가 뉴스를 보고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어어엉 하며 전화기를 붙들고 큰 소리로 울어버리더라구요...
'그래, 난 당당해.'
'혼자가 아니니까 괜찮아.'
하고 억지로 참았던 울음이,
그 아이 울음소리에 그만 터져나오고 말았어요.

"선생님 우리 그럼 헤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졸업해도 나는 선생님 찾아갈려고 했는데...
그래서 중학교 가서 교복 입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아,
어찌해야 하나요...
내일 학교에 가서 아이들 얼굴을 어찌 봐야 할까요...

그저, 가슴이 먹먹할 뿐...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머님들께 드리기 위해 쓴 마지막 편지 올려봅니다...



어머님들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

처음 아이들을 만나던 날이 생각납니다.
혹시나 첫날 만났는데 교실이 어지러울까
전날 아이들 만날 교실에서 정성껏 청소를 하고
꿈에 부풀어, 가슴 설레이며, 아이들 책상 위에 꽃을 올려두었지요.
음악을 틀고, 추운 몸을 덥혀주려고 정성껏 물을 끓여두었습니다.
하나, 둘, 자리를 채운 반짝이는 눈동자들을 앞에 두고
저는 ‘인연’에 대해 이야기 들려주었어요.
너무나 소중한 인연이라고, 억 겁의 인연이라고...

그렇게, 처음 만났고,
이 좁은 교실에서 일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먹고, 뒹굴고, 한 몸 같이 지내던 시간.
그 시간들을 뒤로 하고
이제 눈물로 헤어져야만 하게 되었음을 전하는 지금 제 마음을
차마 이 몇 글자 속에 담아낼 수가 없네요...

어제 오후, 저는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해임’ 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교직에 처음 발 디딘 지 이제 3년.
해마다 만나는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만약 신이 계시다면, 내게 이 직업을 주셨음에
하루하루 감사하던 나날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서 이제 서울시 교육청이,
제 아이들을 빼앗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해임의 이유는,
성실의무 위반, 명령 불복종이랍니다...
제가 너무 이 시대를 우습게 보았나 봅니다.
적어도 상식은 살아있는 곳이라고, 그렇게 믿고싶었는데...
옳지 못한 것에는 굴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이를 앙 다물고 버텼는데...
시대에 배신당한 이 마음이 너무나 사무치게 저려옵니다.

‘그러게 조용히 살지...’
왜 그렇게 살지 못했을까요?
이 아이들 앞에서 떳떳하고 싶었어요.
학원에 찌들어 나보다 더 바쁜 아이들에게,
시험 점수 잘못 나올까 늘 작아지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우리 서로 짓밟고 경쟁하지 말자고
우리에게도 당당히 자기 의견 말할 권리가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후회하느냐구요...?
아니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양심있는 사람들이 살기엔 너무나도
잔인하고 폭력적이었음을 새삼 깨달으며,
공무원으로 성실하게, 명령에 복종하며 바닥을 기기보다는
교육자로서 당당하게, 양심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그럼에도 다시 후회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이 폭력의 시대를 알아보지 못하고
조용히, 입 다물고 살지 못하고
이렇게 무력하게 아이들을 빼앗기는 이 모습이
가슴이 터지도록 후회스럽습니다.

울고, 웃고, 화내고, 떠들고, 뒹굴며
늘 함께했던
아이들만이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던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저 먹먹한 가슴 부여잡고 눈물을 삼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아이들 서른 둘 얼굴이 하나하나 눈 앞을 스쳐 지나가
눈물이 쏟아져 화면이 뿌옇습니다...
이렇게 아끼는 내 자식들을 두고
내가 이곳을 어떻게 떠나야 할까...
졸업식 앞두고 이 아이들 앞에서
하얀 장갑을 끼고 졸업장을 주는 것은
저였으면 했는데...
문집 만들자고, 마무리 잔치 하자고,
하루종일 뛰어 놀자고,
그렇게 아이들과 약속했는데...

죄송합니다.
이렇게 떠나야만 하는 마음,
꼭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더러운 시대 앞에
굴하지 않은 가슴 뜨거운 한 사람이 있었다고,
그렇게 여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한울미르반 담임 최혜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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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강풀 (문학세계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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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이 났다.. 젠장.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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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출구를 내가 만들면 돼

 
소년 아란타로 가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설흔 (생각과느낌,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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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와는 다른 성장 소설 한 편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지은이인 설흔은 앞서 내가 강추했던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글이 쉽게, 청소년을 위한 책답게 쓰여져 있다.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역사를 연표로 알기보다는 삶의 현장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더욱 재밌게 읽을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일본으로 가는 통신사의 얘기를 소설적 재미에 역사적 사실을 더해 재밌게 쓰고 있다. 소년이 통신사 행렬에 따르게 되면서 소년이 겪는 정신적 성장을 말하는 듯하면서도, 당대 소년과도 같던 조선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깊이가 있다거나 문학적 성취보다는 '삶의 태도'에 이 소설은 촛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움을 향하는 문을 열어달라고 '두들기기'만하는 소극적 태도가 아닌 닫힌 문을 '부수는' 적극적 태도를 얘기한다. 파괴의 적극성을 소설의 끝에서 소년의 선택을 통해 '새로운 문을 만드는 '창조적 적극성'으로 이 소설을 갈무리한다. 이러한 옮아감이 조선이 갔어야 하는 아쉬움에 대한 작가의 표현이기도 하겠지만, 작가의 의도만큼의 역사적 성찰과 깊이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성장통을 이겨가는 경로를 주어진 것-여기서는 '닫힌 문'으로 표현하고 있다.-에 대한 소극적 태도와 적극적 태도의 극복은 새로운 경로의 설정-문을 만드는 것-으로 제시하는 갈무리는 계속 성장을 바라는 어른의 입장에서도 새겨들을 만하다. 닫힌 문 앞에서 서성일 필요없이 새로운 문을 향하는 용기, 여전히 매력적인 삶의 길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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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외압, 우리 학교도 시작하네 - -^

우리 학교 근현대사 교과서는 금성출판사 거다. 서울에서 공 씨가 난리를 쳐도 조용하길래 조용히 넘어가는 줄 알았다. 오늘 도서관에 앉았는데, 교감이 역사과 선임선생님을 불러 교과서 변경을 전제로 계속 얘기하는 걸 우연히 들었다.
역사과 선임선생님은 전교조 조합원도 아니지만 교총 회원도 아니다. 하지만 학문적으로 심지가 굳으신 분이고, 생활적으로도 그러하시다. 흔들림 없이 굳건히 얘기는 하시지만 일단 의논을 해보겠다는 정도에서 교감과의 얘기를 마무리하셨다. 예전에 도서관으로 온 '교과서포럼'의 극우 교과서와 며칠 전에 조갑제닷컴에서 온 금성교과서 좌편향 어쩌구 하는 책을 보여드리며 어찌할까요 했더니 당신도 필요없다고 하셨던 분이다.
이미 끝난 교과서 선정을 틀어보려는 또라이들이 절차와 규정도 무시하고 있지만, 전교조는 어떤 대응을 하는지 모르겠다. 간명하게 얘기하면 '학문사상의 자유'문제이지 않은가 말이다.
교감을 쫓아가서 오늘의 발언에 대해 엄중 경고를 하고 돌아섰다. 싸워야 하지 않나. 정말 가열차게 싸워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의지이다. 일단 우리 학교 역사 선생님들을 믿고 있다. 그리고 전투태세를 갖추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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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연암이 글쓰기 지도서를 썼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다만 이 글은 연암의 글을 통해 연암 글의 특징들을 정리하여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야기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온전하게 소설이냐고 물으면 소설이면서도 소설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런 책이다. 지은이도 설흔, 박현찬 두 사람의 공동 저작으로 되어 있는 공동 '창작' 작품인 것도 독특하다. '창작'이라고 말은 관습적 지칭이고 순수하게 창작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잡다한 얘기는 제쳐두고 분명한 것은 재밌다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글쓰기 뿐만 아니라 독서에 대해서도 은근한 공부가 되는 책이다. 강추!





<연암이 말하는 글쓰기 법칙>


1. 정밀하게 독서하라
; 독서는 푹 젖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푹 젖어야 세상과 내가 서로 어울려 하나가 되다.


2. 관찰하고 통찰하라
; 통찰은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반드시 넓게 보고 깊게 파헤치는 절차탁마의 과정이 필요하다.


3. 원칙을 따르되 적절하게 변통하여 뜻을 전달하라
; 옛것을 모범으로 삼고 변통할 줄 알아야 한다. 바로 '법고이지변法古而知變'의 이치이다. 또한 변통하되 법도를 지켜야 하다. 이것이 바로 '창신이능전創新而能典'의 이치이다.


4. '사이'의 통합적 관점을 만들라
; 대립되는 관점을 아우르면서도 둘 사이를 꿰뚫는 새로운 제3의 시각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서 있는 자리와 자유의 틀을 깨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5. 11가지 실전수칙을 실천하라.
; 명확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제목의 의도를 파악해서 글을 쓰며, 사례를 적절히 인용하고, 일관된 논리를 유지하며, 운율과 표현으로 흥미를 배가하라. 인과 관계에 유의하고, 참신한 비유를 사용하며, 반전의 묘미를 살려서 시작과 마무리를 잘하라. 또한 함축의 묘미를 살리고, 반드시 여운을 남기라.


6. 분발심을 잊지 말라.
; 한 번 뱉으면 사라지고 마는 말이 아니라, 지극한 초심으로 한 자 한 자 새긴 글로써 세상에 자신의 뜻을 증명하는 것이 글 쓰는 사람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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