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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로부터의 자유.. 윤대녕,"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윤대녕의 소설이 어떠냐면, 만만치 않다.

이 소설은 트라우마로 시작하여 트라우마의 극복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읽힌다.

80년 군부독재의 서슬 퍼런 억압 속에서 겪어야 했던 주인공 '영빈'의 트라우마는 형의 자살이었다.

90년대 청년기를 보낸 '해연'의 트라우마는 어머니의 외도와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그리고 이 둘은 성수대교 붕괴를 불과 '10미터' 앞에서 목도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것이다.

 

이 둘을 엮어 주는 것은 바다이다. 소설에서대로 한다면 더 정확한 것은 '낚시'이다. 바다가 생명의 탄생을 비유한다면 낚시는 생명의 발견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빈은 해연의 아버지가 죽은 물목에서 대형 돔을 낚고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해연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고 말한다. 불교의 방생을 연상시키는 듯하지만, 이와는 다른 느낌이다. 영빈의 행위는 방생이라기 보다는 존재의 확인이지 않나 싶다. 내 안 에 존재하는 것. 그것이 '호랑이'일 수도 있고 '돗돔'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놓아주는 것이다. 이는 존재의 확인이 자유로움에 있다는 것이다. 자유로움이란 결국 자신의 삶의 여적에 놓여진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아니겠는가.

 

속도감 없는 전개가 처음엔 다소 지루할 수 있으나 나의 트라우마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내 트라우마라...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장애, ,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신체적인 손상 및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인 장애가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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