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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진스키 <제국의 선택>

Z. 브레진스키, <제국의 선택> | [國際法n정세] 2004/08/09 13:46
http://blog.naver.com/tcasuk/40004854910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는 그들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분노와 불만이 많다. 그것들은 역사적이고 영토적이며 문화적이다.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의 근작 <제국의 선택(The Choice)>를 통해서
미래의 세계에 대한 식견과 통찰력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1. 내가 주장하는 미국의 역할은 간명하다. 오늘날 위압적 방식으로 국가 주권을
강조하는 미국의 힘은 전 지구적 안정을 위한 최후의 안전판이다.


#2. 유럽이 미국의 경제적 경쟁 상대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이 정치적으로
미국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통합성을 확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본은
한 때 차기 초강대국으로 간주되었지만 이제는 경쟁에서 탈락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진보했지만 적어도 두 세대 동안은 상대적 빈

 

곤국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엄혹한 정치적 시련에 봉착할지도 모른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경주에서 탈락했다.


간단히 말해서 미국에게는 더 이상 전 지구적 수준의 또래 강국(a global peer)이 존재하지
않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그러한 또래 강국이 등장하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지배적인 미국의 헤게모니와 지구적 안보에 필수불가결한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현실적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3. 오늘날 세계는 미국의 우월적 지위를 좋아하지 않는다. 세계는 미국을 신뢰하지 않고
분노하며 심지어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문제에서는 미국의 우월적 지위에
정면으로 맞설 수 없다. ... 미국의 헤게모니가 갑자기 종료되면 반드시 지구적 혼란이
뒤따를 것이며, 국제적 무정부 상태가 강화될 것이다.

#4. 미국인들은 안보(security)를 표준으로, 불안(insecurity)을 탈선으로 생각해 왔다. 지금부터는 그 반대가 될 것이다.
... 미국의 힘과 세계화의 결합은 미국 국가 안보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있다. 현대 기술은 갖가지 수단들, 파괴의 범위, 폭력을 투사할 수 있는
행위자들의 수를 증대시킴으로써 지리적인 거리의 효과를 상쇄시키고 있다.

 

동시에 세계화에 대항하는 반대 세력은 가장 명백한 표적인 미국에 분노를 집중시키고 있다. 세계화는 미국에 적대감을 집중시키는 한편 대외적 침투로부터의 취약성을 보편화시킨다.

기술의 발전으로 사회적 침투에 대한 취약성은 보편화 되었다. ... 과학이 자기 파괴 행위를
저지르는 인간의 능력을 계속해서 강화시켜 주며, 조직화된 사회가 항상 그것을 잘 방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5. 서구 세계는 이슬람 국가들이 향후에도 약하고 비효율적인데다 자주 정치적
혼란으로 좌초하고 서구에 분노할 것이라고 인식한다.
또한 그들은 국내 문제나
이웃 국가들 간의 분쟁에 열중하고 그들의 상황은 국제적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며 정기적으로 테러를 촉발하고 광범위한 긴장을 조성할 것이다. 사회적 피로와 반미 정서는 국가적 불만이나
지역적 갈등의 부작용처럼 종교적 적대감이 낳은 결과이다.

#6. 미국이 유럽과의 공조가 필요한 부분은... 첫째, 중동을 교란하는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해결, 둘째, 페르시아 만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석유 생산 지역의 전략적
방정식의 변화, 셋째, 대량살상무기의 확산과 테러의 전염을 견제하는 지역적 조치들에
주요국의 정부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7. 안정되고 민주적인 이라크를 만들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추진하는
미국과 유럽의 협조는 페르시아 만과 이란, 카스피해 연안의 석유와 천연가스 지대에
만연한 불만족스러운 전략적 방정식을 보다 우호적으로 풀어 나갈 정치적 조건들을 만들어
줄 것이다. 에너지가 풍부한 러시아와 달리 이 지역의 국가들, 곧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내려가는 방향의 모든 국가들은 자국에서 생산한
에너지의 주요 소비자가 아니라 수출자이다.

 

이 나라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보유한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된 에너지에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세계 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인 북아메리카, 유럽, 동아시아의 존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전략적 지배는 전 세계적으로 핵심적인
헤게모니적 자산이 될 것이다.

#8. 유럽인들은 미국을 비난할 때 좀 더 주의해야 한다. 유럽엘리트의 전통적인
문화적 자부심을 제쳐 놓는다면, 유럽의 주된 비난은 미국이 국제적으로 점점 일방주의자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비난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냉전 기간 동안 미국은 이른바
우직한 반공주의와 소련과의 타협 거부, 군사적 대응 태세에 대한 지나친 강조 등으로 자주
비판받았다. ... 냉전이 종식된 이래 미국이 거침없이 행패를 부리는 세계적 깡패와
같다는 유럽의 비난은 점점 확산되고 정교해졌다. ...

 

유럽인들은 대서양 관계가 정말로 심각하게 붕괴되면 유럽의 미래가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미국인들보다 더 잘 알고있다. 대서양 관계의 붕괴는 또 다시 유럽을 내적 경쟁과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취약하게 만들 뿐 아니라 유럽 구조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9. 전략적 사고방식을 지닌 유럽인들은 미국의 일방주의가 미국의 독특한 안보 역할의
한 부분이며, 경제적, 법적, 도덕적, 안보적 동기를 쉽게 구획지을 수 없는 세계에서
'할 수 있다(can-do)'는 미국의 자세를 보존하려면 썩 내키지 않더라도 인내하는 것이
나머지 세계가 지불해야 할 대가임을 깊이 인식한다. 미국의 일방주의적 태도는 전 세계를 위한 자유의 기수로 자국을 인식하는 미국의 역사적 비전에서 비롯된다.


국제 규정을 꼼꼼하게 준수하는 미국, 주요 유권자들에게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경제
영역에서 그 이해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의 행사를 애써 피하는 미국, 고분고분하게 자신의 주권을 기꺼이 제한하려는 미국, 군사력을 국제법의 관할권 아래 귀속시킬 준비가 된 미국은, 세계적 무질서를 방지하는 데 필요한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유럽인들은 공동 합의의 최소 공약수에 리더십을 굴종시키는 줏대 없는
미국이 초래할 결과들을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


#10.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미래가 20세기 전반의 유럽을 닮을 것인지 아니면 20세기 후반의
유럽을 닮을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어떤 측면에서 오늘날의 아시아는 불길하게도
1914년 이전의 유럽을 떠올리게 한다. ... 이 지역의 안정은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국력이
성장하면서 도전받고 있다.

 

이곳에는 구속력 있는 지역 안보의 협력 구조가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 ... 오늘날 아시아의 강대국들은 현재 유럽이나 심지어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정치, 경제, 안보적 협력을 위한 다자주의적 틀이 결여된, 유동적이고 구조화
되지 못한 지역적 맥락 속에서 활동한다. 아시아는 이처럼 경제적으로 성공적인 동시에
사회적으로 화산과 같으며 정치적으로 위험한 곳이다.

#11. 그 속에서 부상하는 중국은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 지역적 우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오늘날의 중국은 과거 대영제국을 시기하고 프랑스에 호전적이었으며 러시아를 경멸하던 독일 제국을 연상시킨다. 중국은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대해 점차 실용적으로 대응하지만 일본에 대해 신경질적이고 인도에게는 은혜를 베푸는 듯 거들먹거리며 러시아에 대해서는 거만한 태도를 보인다.

#12. 극동에서의 전쟁과 평화는 대체로 중국과 일본, 그리고 이들과 미국 간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만약 미국이 이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시킨다면 20세기 유럽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Z. 브레진스키, <제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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