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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족주의와 한국외교(세계일보)

【특파원리포트】新민족주의와 한국외교
[세계일보 2005-04-22 01:33]
전 세계적으로 신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한국·중국과 일본 간 역사교과서 분쟁 등을 계기로 신민족주의가 세계로 확산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내셔스는 20일자 칼럼 ‘신민족주의’에서 자유무역과 신속한 자본이동으로 국경이 불분명해지고 있지만 세계는 더욱 민족주의로 변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그내셔스는 신민족주의를 일종의 지정학적 근본주의로 규정하면서 “사람들은 세계화에 대처하는 방안의 하나로 과거의 일체감에 집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민족주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확산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신민족주의를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일본 간 역사 분쟁과 프랑스의 유럽헌법 비준 반대 등이 신민족주의 확산의 대표적 예.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젊은 세대의 신민족주의는 위험한 우파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신민족주의가 미국의 국익을 해칠 수 있다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헤리티지재단 피터 브룩스 연구원은 “아시아의 두 거인인 중국과 일본 간 경쟁관계는 갈수록 악화되기만 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 국익과 동북아 평화·안정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금까지 동북아 갈등에서 물러나 있지만 앞으로 이 분쟁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벌써부터 미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 간주하는 일본에 기울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분란을 일으키는 것도 이런 계산을 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 세계 차원의 신민족주의 부상과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염두에 두고 한국 정부도 외교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wgpark@segye.com



(::워싱턴포스트 분석‥中 반일시위 정부서 이용::) 민족주의가 세계화를 밀어내는가. 

 

세계화한 국제 사회에서 국경없는 자본의 이동과 자유무역이 국 가간 장벽을 허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민족주의가 확산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지적했다.

민족주의 확산의 선봉은 미국. WP는 “미국의 쇼비니즘은 새삼스 럽지 않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9·11 사태 이후 ‘미국 우선 주의’를 고조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에 분개하는 세계화주의자들은 정작 전 세계 가 민족주의에 기울고 있는 현실을 간과한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 1990년대에는 세계화가 민족적 정체성을 휩쓸어버릴 것이라는 가정이 설득력을 얻었지만, 실제로는 지정학적 근본주의에 가까운 새로운 민족주의가 뜨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 등이 불러일으킨 중국의 격렬한 반일 시위도 민족주의 열풍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중화민족의 부흥을 내건 민족주의를 이용한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반일시위를 사실상 용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 된다. WP는 “중국은 향후 아시아가 하나의 강대국을 중심으로 한 단극체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일본측에 시사했으나 이번 사태를 통해 미국처럼 애국심에 광분하는 모습을 드러냈다”고 지적 했다.

최근 유럽헌법 비준에 반대 여론이 높아진 프랑스도 민족적 이익 앞에 태도가 돌변한 경우.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이 유럽헌 법 초안을 만드는 등 유럽 통합에 가장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왔 으나 여론은 자국 노동시장 보호 등 국익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 는 분위기다.

WP는 “프랑스는 궁극적으로 유럽헌법을 비준할 가능성이 높지만 , 유럽 통합이 유럽 전역의 민족주의를 깨우고 있다는 점은 분명 하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독자적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핵민족주의의 일환 으로 해석된다고 WP는 강조했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미국 안보보좌관은 “젊은 세대의 새로운 민족주의는 모방 경향도 보 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오렌지혁명을 이끈 젊은 시위대 ‘포라(때가 왔다)’는 러시아의 친(親)크렘린 청년조직 ‘나쉬(우리들)’에 영향을 미쳤다. 브레진스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청년층의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나쉬’를 띄우고 있다”며 “이같은 움직임이 위험한 우파 ‘나쉬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정혜승기자 hs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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