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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무더위 속에 느끼는 따뜻함(서향선/ 부산교대 3학년)

*'2007 더불어 숲' 후기

 

무더위 속에 느끼는 따뜻함

 

서향선(부산교대 3학년)

 

“ 더불어 숲이 되자 , 아싸라비아 아싸 ~ ”

 더불어 숲 참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라면 꼭 알아야만 하는 이 노래와 귀여운 율동.

이 노래를 하고 있자면 오히려 학생들보다 더 신나서 율동에 심취해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나를 올려다보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표정들도...

 교육대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교육활동을 참여해봤지만, 사실상 ‘더불어 숲’ 만큼 교사들이 힘든 교육활동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직접 참가비를 내면서 출발해서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일정, 중간 중간 밥 당번들은 참가 선생님들의 밥이며, 학생들의 밥까지 책임져야하는 5박 6일의 일정. 사실, 이런 일정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추천해주기도 힘든 교육활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참가하는 교사들이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자유로운 교육활동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떠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고민해보고, 그 것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 본다는 것은 참가하는 선생님들에게도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아이들 또한 즐거운 추억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새내기 때 아무런 생각 없이 선배들을 따라 참여하게 된 더불어 숲이 이번이 벌써 참가 3년째를 맞이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는지, 얼마나 좋은 경험을 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천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진 이번 더불어 숲 첫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작은 유치원 아이들부터, 나보다 덩치가 더 큰 고학년, 중학생 아이들까지... 정말로 다양한 아이들이 더불어 숲을 찾아와주었다. 아이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밤잠을 설쳤을 참가 선생님들, 일주일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여기저기에서 모여 준 아이들 모두가 반짝반짝 빛이나 보였다. 덕분에 조용했던 학교는 시끌벅적해지고, 학교 곳곳에서는 다들 즐겁고 재미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작년에 더불어 숲을 참여했던 아이들은 작년에 주었던 더불어 숲 단체 티를 입고 오기도 했고, 새로 나누어준 꽃분홍색 티셔츠를 갈아입고 선생님과 친구들이 모두 똑같은 옷을 입었다고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도 보였다.

 다양한 아이들과, 정말로 다양한 빛깔을 가진 선생님들이 함께 이루어간 더불어 숲은 어느덧 훌쩍 지나가 버렸다. 우리가 준비해 간 것들이 과연 아이들에게 어떠한 것을 남겼을까? 아이들은 이 더불어 숲을 어떻게 기억해줄까? 하는 생각과, 조금 더 준비해 올껄,,, 조금 더 고민하고 올껄,,, 하는 후회가 가득한 아쉬운 마지막 날. 떠나는 버스에서 뒷 창문에 매달려서 얼굴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는 아이들. 내년에 다시 꼭 와야 한다고 새끼손가락 약속을 하고 가는 아이들은 나에게 미안함과 아쉬움, 그리고 고마움을 선사해주었다. 아이들과 많은 것을 나눠야지,,, 하는 생각으로 매년 출발했던 더불어 숲은 매년 아이들이 나에게 주는 많은 선물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일주일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미쳐 글로 옮기지 못하는 벅찬 느낌들을 참가자 선생님들께서 모두들 느끼셨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불어 숲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좋은 점이 있다면 바로 참가자 선생님들과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참가하는 선생님들에게 힘든 일정이긴 하지만, 이런 일정을 지내다보면서 자연스럽게 선생님들 간에 느끼게 되는 따뜻한 마음들. 물론 3년 동안 만난 모든 분들을 서로 다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항상 만난 더불어 숲 참가자 분들은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만큼 다들 따뜻한 분들이셨던 걸로 기억된다. 잠깐 동안 함께 하는 일정이지만, 마치 서로 오래 알고 있었던 사이만큼이나 서로 배려해주고, 도와주는 모습. 사실상, 우리가 있는 다른 곳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일 것이다. 비록, 덥고 힘든 일정이었지만 선생님들 사이의 배려, 아이들의 웃음 때문에 얼굴, 팔이 빨갛게 익은지도 모른 채, 즐겁게 생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이렇게 많은 것을 얻고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선생님들, 집행부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우연치 않게 참가하게 되었던 ‘더불어 숲’ 은 3년 동안 나에게 지칠 때쯤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원동력 같은 작용을 했다. 그래서 어쩌면 매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숲에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힘들고 지친, 까맣게 탄 얼굴이지만, 항상 더불어 숲에서 찍은 사진들에 밝게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절로 행복해지고, 뭔가 빛나는 것이 머리를 깨우고 지나간다. 항상 지칠 때가 되면 더불어 숲을 기억하면서, 그 때의 웃음을 기억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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