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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아이들과 함께 더불어 숲이 되고픈 한 예비교사의 '더불어 숲' 참가기(고려대 국어교육과 3학년)

*'2007 더불어 숲' 후기

 

아이들과 함께 더불어 숲이 되고픈 한 예비교사의 '더불어 숲' 참가기

 

김민철(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3학년)

 

나름 3년차여서 이런저런 교육프로그램에도 참가해 보고, 세미나도 많이 해보고 했었다. 그런데 그동안 ‘교육활동’은 참가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시간을 내어 참가하게 되었다. 중등반도 생긴다고 하여 봉화의 아이들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수업도 준비하고, 회의도 하면서 봉화로 떠날 준비를 했다. 사실 학생들과의 관계, 수업 방법 등은 매년 고려대에서 열리는 ‘지역학교’라는 것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농어촌 지역의 교육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농어촌 지역의 학생들과 또 다른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서 서울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더불어숲’을 선택하게 되었다.

  더불어숲과 거기서 만난 아이들을 생각해 보면 떠오르는 장면들이 몇 개 있다.

  재밌게 했던 여러 수업들... 과학 수업, 성평등 수업, 전통놀이 수업, 동화 다시 읽기 수업 등등. 물론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과 함께 가치나 지식을 같이 나누기도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수업을 통해서 서로에 대해(학생은 교사에 대해, 교사는 학생에 대해) 알아가고, 친해져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수업을 할 때 보조교사 혹은 대등한 학생의 입장으로 아이들 옆에 앉아서 함께 대답하고 함께 활동하면서 많이 친밀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놀이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쉬는시간동안 게임도 많이 하고, 얘기도 많이 하고 했지만, 물놀이만큼 서로 재미있게 놀면서 교감을 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약간 서먹서먹하기도 했는데 물놀이를 하면서 서로 장난도 치고 물에도 빠뜨리고 하면서, 아이들도 즐겁고 교사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졸업식 하던 날... 함께 손에 물감을 묻혀가면서 단체화(협동화)를 그렸다. 그리고 나서 단체 사진도 찍고 돌림종이를 썼다. 날씨가 더워서 오히려 교사들은 돌림종이 쓰기를 꺼려하는 것 하기도 같았는데, 아이들은 군말 않고 교사들에게 정성스럽게 한 마디 한 마디 써 주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역시 아이들은 교사가 조금만 마음문을 열어주면 자기는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아름다운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의 소통에 힘들어하고, 아이들과 소통하지 않으려 하는 교사들 중에 종종 아이들 탓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교사가 먼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졸업식이 끝나고 교활이 끝나고 나서도, 학생들과 종종 연락을 하곤한다. 주로 싸이월드 방명록을 통해서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연락이 닿고 있다. 내가 먼저 방문하지 않아도 먼저 와서 한 마디씩 남겨주고 가는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교활 마지막 평가 회의 때 교활이 끝났다고 해서 아이들과 연락을 끊지 말고 멘토 역할을 하자고 했는데,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교활 첫날에 있었던 봉화지역 선생님들과의 간담회도 기억에 남는다. 사실 진지하게 농어촌 교육에 대해, ‘내가 농어촌 선생님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 간담회를 통해 고민거리를 얻은 것 같아 좋다. 교육환경, 가정환경, 교육과정의 문제들... 등등.

  처음 가 본 ‘더불어숲’! 배운 것도 많고 고민할 거리도 많이 얻어온 것 같아서 뿌듯하다. 이 ‘더불어숲’이 앞으로 더더욱 발전하여 한국 교육의 대안을 제시하고, 농어촌교육을 정상화 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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