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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독자편지(최우선/ 부산교대 1학년)

부산교대 1학년 최우선

 

 

음,, 저는 초등학교 때 ' 내가 왜 학교에 가야하지? ' 하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대학에 들어와서 이제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입장에 서고 보니, 만약 나에게 '왜 학교에 와야 하죠?' 라는 질문을 하는 아이가 있다면 과연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사실 정확한 답을 저도 모르겠습니다.


'학교에 오면 예쁘고 멋진 선생님이 계시고, 좋은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다 ' 는 일반적인 말을 해 줄 수도 있지만 학교란 곳을 제가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학교라는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각각 개인이 느끼는 의미는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때, 그 장소에 있었던 선생님이라면 그 아이에게 일단은 먼저 스스로 부딪쳐서 직접 '학교란 어떤 곳일까?'에 대한 답을 내리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무조건 가기 싫다는 생각을 가지기에 앞서 스스로 느끼면서 의미를 찾아내라는 과제를 던져주는 것이 아이에게 좀 더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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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독자편지(이지은/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06)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06 이지은

 

안녕하세요, 저는 경인교대 06학번 이지은입니다. 이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독자편지를 쓰게 되었군요. 저에게 지난 1년은 교대라는 좁은 캠퍼스 내에서 교사가 되기 위한 마냥 흥미롭지만은 않은 커리큘럼을 원망하며 때 늦은 방황을 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 내부만을 향했던 시선을 돌려 외부에 관심을 갖고 많은 사회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한 것이 대학생으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당연하고 마땅히 해야 하는 일임에도 학교 내에서 그러한 논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TODAY와 예비교사 운동모임인 페다고지를 접했고 배우고 토론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TODAY를 읽고 저와는 무관하다며 도외시했던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중요한 사회문제들, 한미FTA, 장애인의 인권보호와 교육지원법제정, 정부가 내놓은 인적자원활용방안 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왜 문제이며 해결방안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교육대학교는 명확하고 동일한 교사를 통한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를 지닌 사람들이 온 곳입니다. 그렇기에 모두들 이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장구치고 북치고 구르기를 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교대의 커리큘럼을 잘 따라가고 좋은 학점을 받는 것이 훌륭한 교사가 된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일까요? (물론 저는 학점이 좋지 않기에 할 말은 없습니다만) 학점 줄세우기 안에서 조금이라도 앞에 서려는 노력 못지않게 더 넓은 의미의 교육과 그 정책에 대해 생각해보고 사회와 제 문제들에 관심을 갖는 열정이 동행 될 때 진정으로 교육을 걱정하고 미래의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참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예비교사분들과 함께 논의하고 토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TODAY 편집부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페다고지 모임의 활발한 활동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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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울산과학대 여성 노동자들과의 힘찬 투쟁(김유리/ 동아대 법대)

 


동아대학교 법학과 민중연대실천투쟁단 단원 and

117주년 메이데이 실천단 5월의 민들레 연대사업국장 김유리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서 권리를 찾아 가기란 너무나도 힘이 드는 것 같다. 인간답게 살아보기 위해, 그동안 누려보지 못한 권리를 조금이라도 누려보기 위해 목청껏 소리를 외쳐보아도 이 목소리를 들어주기는커녕 철저히 묻어버리는 것이 지금 이 절박한 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번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해고는 이러한 사회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울산과학대에서 청소하시던 어머니들은 야간근로 수당은커녕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는 최저 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식사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로를 하고 계셨다. 이런 최소한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셨던 어머니들은 스스로 권리를 찾아보고자 노동조합을 가입했지만 그녀들에게 돌아온 것은 계약 해지를 하겠다는 절망적인 통보 하나뿐이었다.

 몇 년간을 학교를 위해,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일해 오셨던 여성노동자들을 단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터에서 내쫓는 이러한 부당한 모습에 울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또한 수업에 방해된다는 너무나도 이기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이들을 손수 내치는 총학생회의 모습을 알게 되었을 때 같은 학생으로서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죄송스러웠다. 이러한 부당한 모습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보고자, 그리고 어머니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보고자 4월 18일 울산으로 직접 올라가 집회를 참석하게 되었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집회를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단위들의 힘찬 연대발언, 연대공연을 볼 수 있었다. 우리 동아대학교 학생은 ‘동아대학교 법학과 117주년 메이데이 실천단 5월의 민들레’ 라는 이름으로, 부산교대 학생은 ‘페다고지’라는 이름으로 많은 동지분들 그리고 어머니들에게 소개를 드렸고 부족하지만 연대발언, 연대공연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집회 마지막 순서로 어머니들이 직접 발언을 하셨다. 어머니들의 발언을 통해서 어머니들이 지금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계신지, 얼마나 큰 한을 맺고 계신지 느

낄 수 있었다. 특히 어머니들이 걱정하고 계시는 부분은 바로 앞으로의 사회 모습이었다. 곧 사회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남을 배려할줄 모르고, 자신들의 이속만을 채우려고 하는 모습들은 어머니들을 매우 큰 상실감에 빠지게 만든 듯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어머니들과 학생들의 연대라고 생각 하였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지는 않겠지만 어머니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들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 투쟁을 통해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떤 탄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어머니들의 강한 의지! 강인한 힘이었다. 그리고 그 힘에 우리 학생들의 힘도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간절히 하게 되었다. 물론 우리 학생들의 힘은 미약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멍하니 멈추어 서 있을 수만은 없다. 앞으로의 가열찬 권리를 위한 투쟁을 위해 우리 학생들은 모두 함께 고민하고, 모두 함께 연대하여, 아직까지는 미약한 힘일 지라도 어머니들과 같은 강인한 힘으로 함께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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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남성교사 할당제, 무엇이 문제일까?(배병근/ 부산교대 04)

 

 

 

||부산교대 04학번 배병근



최근 초·중학교 교사의 ‘여초(女超)현상’이 교육적, 학교운영의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는 이유에서 서울시교육청이 남교사를 인위적으로 일정비율 이상 신규 임용시키는 방안(남교사 할당제)을 검토 중이라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언론, 인터넷 등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찬/반 양론의 입장이 대결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인터넷 리서치 결과는 남교사 할당제를 찬성하는 여론이 70~80%대를 차지하고 있다.


■할당제에 대한 오해...이게 양성평등제라고??

남교사할당제를 추진 중인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방안을 다른 말로 ‘양성평등제’라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할당제’의 취지와 양성평등의 개념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다. 한국사회에서 공공기관, 그리고 일부 기업 등에서 여성할당제를 시행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이 정책에 대해 지지를 보낸 이유는 업무수행 능력차이가 성차에서 기인하지 않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여성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성의 능력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등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러할 것이라는 기존의 편견과 취업의 과정에서 여성이 겪게 되는 (보이지 않는) 악조건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부당한 차별을 받는 여성의 입직기회를 넓히기 위해 그에 대한 적극적 해결책으로서 채용인력의 일정 비율 이상을 여성에게 할당토록 한 것이 바로 할당정책이었다.

이러한 맥락에 비추어 보았을 때, 남교사 할당제는

 전혀 다른 배경을 지니고 있다. 교직의 여초현상은 여성이 남성을 차별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남성들에 의한 ‘자발적 기피’의 결과였다. 여전히 남성들 대부분은 ‘돌봄’과 관련된 직업을 기피한다. 초등과 유아교육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돌보는 직업은 가치로운 일로 인정받으면서도 동시에 남성이 하기에는 부적합한 일로 간주된다. 남자다움의 상징이었던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영화 ‘유치원에 간 사나이’에서 유치원 교사를 맡았다는 말에 어색함을 느꼈던 경험처럼 말이다.

IMF이후 불안정 노동의 확산은 남성의 교직에 대한 편견을 완화시켰다. 교대의 경우 10

년 사이 남성의 수가 20% 수준에서 34% 가까이로 껑충 뛰었다. 그리고 이미 교대 입학 시 할당제를 시행하여 한 번의 혜택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24살 이하 신임교사 가운데 여성이 초등학교 95.6%, 중학교 95.4%라는 통계에서 보여지 듯 임용고사라는 관문 통과의 경쟁에서 여성이 우세하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여교사의 비중이 컸지만 이로 인해 여초현상이 더욱 가속화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초현상과 남교사 할당제가 제기되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간 교직에 많은 여성이 종사한 것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에 의한 ‘결과’였다. 비정규직의 70%가 여성인 현실에서 교사와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여성의 제한된 선택지에 대한 열망은 더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때에 문제원인에 대한 근본적 치료가 아닌 남교사 할당제와 같은 정책은 여성들의 선택지를 더더욱 제한할 뿐이다.


■성차별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둔 찬성의 근거들


남교사 할당제를 찬성하는 이들의 근거는 ‘학생의 성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아동기에 성역할모델로서의 남/여교사가 균등하게 배치되어있어야 함’, ‘동성(同性) 교사-학생간의 이해도가 더 높음’, ‘업무능력이나 교육활동 수행 능력이 남교사가 더 뛰어남’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교직의 여초현상의 원인이 남녀의 사고와 행동이 달라야 한다는 생각 - ‘교직은 여성에게 어울려!’ - 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이는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두 번째 근거 또한 어릴 때부터 남녀가 따로따로, 특히 중·고등학교의 사춘기 시절에 남중/고, 여중/고를 다니며 서로를 이해할 경험의 부족과 그러한 경험에 기반을 둔 개인적 차이가 더 옳은 설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업무능력과 교육활동 수행 능력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기 이전에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칼퇴근’을 하는 여교사의 대부분은 ‘일찍 일을 끝냄’이 아니라 ‘가사노동의 시작’이 아닐까? 언론에서 찬성의 근거로 활용한 여교사가 필요로 한 것 또한 실상 ‘근력(筋力)’이지 ‘남교사’가 아니었다.


■Epilogue : 꼭 하고 싶었던 질문!


사회는 남녀차별이 진행 중이지만, 아이들이 그토록 남자선생님을 바란다면 그 요구를 받아줘야 하는 것인지, 아이들의 열망의 좌절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 스스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왜 남자선생님을 찾아보기가 힘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비록 지금의 아이들이 초·중학교를 다니는 동안 줄곧 여자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될 지라도 이것이 ‘남녀차별 역사의 축적으로서의 현실’이라는 것, 그리고 그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교육정책가와 교사뿐만 아니라 아이들 자신이기도 하다는 점에 대해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가끔씩, 아이들의 요구가 과도하기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교사는 너무 성급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교육은 순간적인 변화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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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부산교대 새내기와 함께한 Say Edu(관수/ 부산교대 04)

 

 

부산교대에 새내기들이 입학한지도 벌써 한달이다. 3월 한 달은 새내기들이 맞이한 여태껏 맞이한 어떤 3월보다 특별하고 다양한 경험들이 있을 한달이라 생각된다. 개강총회, 총 모꼬지, 각종 체육대회, MT등등 선배들과 혹은 동기들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던 기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없는 한달을 지내면서 교대에 입학해서 단순한 대학생이 아닌 예비교사라는 직함도 같이 부여받았는데 예비교사로서의 3월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새내기 예비교사들이 생각하는 교육은 어떤 것인지 짧지만 깊은 이야기들을 몇 가지 질문들로 들어보자.


사회자 : 부산교대 페다고지 관수

참가자 : 부산교대 07학번 오양, 요원, 멧(이상 본인들의 요청에 의한 가명)

부산교대 페다고지 병근. 부산교대 유아07 수호.

관수 : 첫 번째 질문은 왜 교대에 왔나요?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요.’라는 재미없는 이야기 말고, 예를 들어, 왜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지, 그 계기가 있었는지? 뭐~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추구한다는 것도 나쁜 건 아니니깐. 솔직하게 말해 봐요.




오양 : 원래 애기들을 좋아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선생님 하고 싶었는데, 유치원/초등/중등/고등 을 생각해봤는데, 유치원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직업적 메리트 때문에 교대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요원 : 일반대학에 가면 한 과목을 심화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교대는 예체능 이라든지 딴 대학과 달리 여러 방면으로 배울 수 있어서요. 선생님으로서의 메리트는, 자기 시간이 많다는 것. 질리지 않고 꾸준히 자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멧 : 꿈이 참 많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선생님이었어요. 여기가 걸리고, 다른 꿈이었던

신방과에 추가로 합격하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돈을 안빼서.... ㅎㅎ

수호 : 중학교 때 누나가 교대에 입학했고, 집에서 교대에 대한 생각이 그랬는데, 고등학교 때는 교대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능을 나름 실패해서 다른 공대에 입학했어요.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어학연수, 유학, 등등..) 고등학교 때 해보고 싶었던 것이 초등학교 선생님인데,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에 교대에 오게 되었어요.

관수 : 두 번째 질문은 내가 바라는 선생님의 상(像)은 뭔가요? 12년간 만났던 선생님들에 대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도 괜찮고~뭔가 다른 이야기도 상관없어요. 어떻게 선생님이 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 뻔한데, 다양성이란 것들이 무시되고 있는데, ‘어떤 선생님이 될까?’ 라는 고민에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과정에 대한 대답이 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요?





오양 : 저는 편하게 아이들을 만나고 싶어요. 어릴 때 저는 참 소심했어요. 소심한 애들이 대부분 선생님을 불편해하고 못 다가가고, ‘선생님’에 대한 권위를 많이 느끼는데, 그 중에서도 성격 좋은 애들은 친하게 지내기는 하지만 저는 좀 조용하고 소심해서.. 어릴 때 힘든 일이 있으면 정말 견뎌내기 어렵잖아요. 그런 것 있으면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멧 : 중학교 때는, 선생님이랑 날 잡아서 학교에서 야영도 하고, 그랬는데, 고등학교 때는 공부만 하라고 이야기했어요. 선생님이 되면 여행도 다니고, 야영도 다니고, 지나가면서도 그 선생님 하면 추억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해요.

요원 : 나이든 선생님들 보면 세대차를 많이 느끼는데, 그런 것들을 선생님들은 당연시여기고, 생각차를 좁히려고 노력을 많이 안하는데, 교직생활 하면서 세대가 벌어지게 되더라도 아이 또래의 문화를 꾸준히 접해보면서 그 아이의 눈에서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는지 이해하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해요.

수호 : 그냥 해도 되지 허허 저 같은 경우는 관수한테 그런 질문을 받았는데, ‘어떤 선생님이 될 것인지를 설정하는 것은 힘들다’ 나름 생각했는데, 구체적으로 설정은 안 된 것 같아. 다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마음에 들고 닮고 싶은 선생님이 한분 있었는데, 고1때 담임선생님. 자기 편한 것을 던지고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상(賞)’이라는 것 자체가 공부 잘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상을 많이 만들었어. 그리고 한번은 주말을 버리고 학교에 승인을 받고 캠프를 갔지. 어린 나이에 생각할 것들이 짧지만, 생각할 것들을 많이 던

져주는 시간이었어. 자기 자신에게 편지쓰기. 캠프파이어,.. 특히 이 캠프의 주제가 ‘젊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당신은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입니다.’였는데 주제가 많이 맘에 들었어. 그 선생님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분이랑 졸업하고도 연락을 하는데, 암이 걸리셨대요. 투병을 하시다가 회복기에 들어서 다시 교단에 서셨다고 해요. 곧 퇴임하시기는 하셨지만 허허.


관수 : 세 번째 질문은 2월부터 미터(새내기 미리 배움터), 새터(새내기 새로 배움터), 입학하고 각종 과행사, 동아리 행사 등으로 많이들 바빴을 텐데...한동안 정신없는 대학행사의 쓰나미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4월인데, 한 달간 느껴본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멧 : 3월 벌써 한달이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는데, 대학가면 항상 꿈꿨던 것이 ‘내 맘대로 시간표 짜기’였는데, 그게 교대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싫어요. 친구들 보면 화, 수, 목 밖에 수업이 없고, 나중에는 계속 노는데, 남들은 그게 무슨 소원이냐 그러는데 저는 진짜 하고 싶었거든요.

요원 : 남들은 교대가 다른 곳보다 빡시다고 하는데, 저는 재수를 했어요. 딱막힌 생활을 하고 있다가, 타지에 와서 생활하고 하니까 좀 자유로운 것도 있고, 대학이라는 것이 처음 접해보는 거니까 탁 트인 느낌도 있지만, 교대는 학점이 아무래도 중요하니까 학점 때문에 스트레스도 있고. 하지만 동아리활동도 하고 선배들과 만나고 뭐 그런 것들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병근 : 과분위기는 어때요?

수호 : 유아과는 애살을 포기헀답니다. 허허 근데 다른과 선배들이 예습복습안하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컴과 수업을 들어봤는데, 엄청 예민했어요. 서로 문제를 내는 거였는데 책에 줄 그어있다고 책 빌려주지도 않고.. 보너스 점수 1-2점에 연연하는 모습..

관수 : 내신 점수에 연연하고, 그것도 학교 교육과정이 잘 돼있는 것도 아닌데.. 좋은 교사되기 힘든 교육대학...

수호 : 그래도 교대의 장점이라고 하면, 과에서 낙오자라는 것이 없어요. 일반대 같은 경우에는 과에 어울리지 못하면 대학생활을 포기하는 낙오자들이 생기는데, 교대는 두루두루 챙겨주잖아요. 또 두루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근데 그게 또 단점이 될 수 있는 것이, 수업이 너무 빡빡해서 자기 창의성을 키울 시간이 없이 틀에 박힌 시간표에 따라서 흘러가니까..

하지만 시간표를 짜면 자기가 듣고 싶지 않은 수업을 듣거나 해서 오히려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또 점심시간이 없어서 연강을 통해 지칠 수도 있고 해서 시간표를 자유롭게 짜는 곳의 단점인거 같아요. 표를 다 짜놓고, 코드번호를 치는 그런 고생들도....

관수 : 4학년이 되면 당연히 금요일에 서울에서 임용강의가 내려오는데, 그 수업 들어야 되는데 왜 수업이 있냐.  교대에서 임용 책임지지 못하면서 왜 그러냐. 뭐 이런 문제들도 있는데, 시간표 정해주는 것도 장단점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수호 : 일반대 다닐 때 우리 과가 12~13명 정도로 많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도 낙오자들이 있었어요. 얼굴도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생기고. 수업도 다 같지 않으니까. 자기들끼리 놀러 다니고.

멧 : 그런 점도 있었네요. 꼭 좋은 것만은 아니네요.

관수 :이제 네 번째 질문!! 작년, 새내기분들이 수능시험으로 정신없을 때 우리들은 정부의 교육정책에 항의하는 투쟁을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자세히는 모르더라도 신문, TV,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입학해서 선배들로부터 어느 정도는 이야기 들었을 거라 생각해요. 이에 대해 새내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했나요?




요원 : 그냥 저는, 특히 부산교대가 심하다는 말은 들었어요. 그래서 남자 같은 경우에는 2명 되었다는 소리도 들었고, 그것 때문에 사실 부산교대 임용 때문에 많이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이유 때문에 오면 무조건 붙으면 되지 뭐 이런 식으로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선생님 되고 싶은 소망도 되게 크고, 좋은 선생님 될 수 있을 것 같고, 그러니까. 교사가 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면 모두 선생님이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교대문제가 빨리 해결되어서 다들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관수 : 임용걱정 안하고 다들 선생님이 되면 좋을 텐데, 재정의 문제도 있고, 졸업평점 C+이상이 안 되면 교사자격증이 안나온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정부에서는 임용안하면 공부 안한다고 생각하니까.

수호 : 사관학교자체는 군인을 양성하는 곳이고, 교대는 교사를 양성하는 곳인데, 차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관수 : 법적으로 차이가 있는 듯해요. 특수목적대학이라는 게 있는데, 교대는 100%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특수목적대학설립법에 따라서 사관학교, 카이스트, 한예종등등의 학교들이 설립되어있어요. 교사대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경우는 아니에요. 교원대학은 예외적인 성격이고요. 어쨌든 교대나 사대를 졸업하면 교원자격증이 나온다는 측면에서는 특

수목적대학이라는 말이 맞기도 하고요.

수호 : 아! 제주대/제주교대 통폐합 문제도 있던데?

관수 : 구체적인 합의가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내년 3월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작년에 제주교대 독자적으로 투쟁했는데 대응이 작을 수밖에 없죠. 교대협에서도 이렇다할 대응도 없고. 경인교대도 마찬가지. 통폐합 이야기가 나와서 말도 많고요. 제주대/제주교대가 되고 나면 아마 통합이 계속 진행될 것 같아요.

멧 : 솔직하게, 근데 저는 수능 칠 때까지 선생님 그냥 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카피라이터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관심 없었어요.

수호 : 교직을 생각하고 2년 동안 수능 공부를 했는데, 관심 있게 보기는 했는데, 정확하게 무슨 내용으로 투쟁했는지를 알 수는 없으니까... 거기까지 제가 신경 쓸 여력은 없었어요. 그때 생각 했던 것이, TV에서는 너무 투쟁하는 것만 보여주고, 교대에서도 투쟁만 하는 것 같다. 왜 투쟁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나서 투쟁을 시작했다면 더욱 반응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뉴스에 보니까 밥그릇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근데 누나가 교사니까 아니라는 걸 아는데, 투쟁순서를 잘못했다고 생각했다고 생각해요. 왜 투쟁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관수 : 작년 여름에 교활을 갔다가 하종강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 것인데 한 여학생의 이야기였어요. 자기 언니가 운동권 학생이라서, 언니가 집회가길래 따라가 봤는데, ‘아., 이렇게 세상에는 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집회를 마치고 TV를 보니까 언론이 많이 매도를 하더라는 걸 알게 됐다 더라구요.

결국에는 알고 보면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서 왜곡된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죠?!

관수 :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정리 해야겠네요. 남은 이야기들은 뒷풀이를 하면서 해보아요. 인터뷰에 응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난번 호에 적었던 글에서처럼 초등학교 선생님이 하기 싫었던 나로서는 새내기 일 때 이 후배들 같은 생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었다. 나로써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내가 새내기 일 때 이런 질문을 해주던 선배가 없었다는 점.

 이 후배들은 적어도 나보다 빨리 이런 생각들을 해보았으니 나보다 더 나은 선배 그리고 더 좋은 선생님이 될 것 이라 믿는다. 그리고 이 후배들이 그 생각들을 계속하고, 그 생각들을 많은 실천들로 이어나가서 다음 후배들에게도 전해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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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거침없는 투쟁의 당연한 이유!(소진/ 노들야학)

 

 

소진/ 노들장애인야학

 

 

‘성람재단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전면개정을위한 공동투쟁단’은 420 장애인차별철폐주간 동안, ‘시설비리척결과 사복법 개정’을 지역사회로 알려내기 위해 서울역 광장에서 25박 26일간 천막농성을 벌이고 대국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매일 하는 그 체조를 하고, 매일 같은 아침을 먹는다. 매일 보는 티비를 보고, 매일 그 점심을 먹고, 매일 자던 낮잠을 자거나 멍하니 있다가 매일 그 시간에 그 저녁을 먹고 매일 자는 그 시간에 잠을 잔다. “


하루하루가 쳇바퀴 돌 듯 일률적인 그 곳.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똑같은 생활이 지겹도록 반복되는 시설에서의 생활에 대해  회고하는 전 시설생활인의 말입니다.


이뿐이면 다행입니다.

 

얼마 전 언론에서 시설에서 나가려 한다는 이유로, 사회복지사에게 맞아죽은 정신지체인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또 다른 시설에서는 시설생활인의 밥값 및 국가보조금을 빼돌렸다는 시설장에 대한 고발이 있었습니다.  우석재단 산하의 광주인화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청각장애 여학생들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하였고, 성람재단에서는 지난 10년간 249명이나 죽어나가고 그 외에 27억원라는 횡령액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버젓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복지법인이 친족과 지인에 의해 구성된 족벌체제 이사회와 ‘좋은 일’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빌미삼아 시설을 종신수용소, 창살없는 감옥으로 만들어 시설장의 구미에 맞춰 시설을 폐쇄적구조로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폐쇄적 구조는 시설 안에서 국가보

조금 횡령, 폭행, 성폭력, 노동 착취등 각종 비리를 은폐시키고 긴 세월 되풀이하며 시설=인권침해의 온상으로 인식될만큼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업법은 시설비리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써, 공익이사제 도입, 시설이용자에 대한 인권보장과 시설장 및 이사회의 자격요건 강화, 회계의 투명성 확보를 주요내용으로 담아 2006년 11월 14일, 성람공투단과 민주노동당이 공동 발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와 국가청렴위원회 역시 공익이사제 도입을 권고하였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올해 1월, 공익이사도입과 시설의 투명운영을 위한 복지부 개정안을 내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법인의 대표자들과 종교계에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법인의 자율성 운운하며 공익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회복지사업법개정을 전면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쥐도새도 모르게 굶어죽고, 얼어죽고, 맞아죽고, 성폭력당하는 등의 시설비리가 터졌을 때, 눈도 깜짝하지 않던 시설장들이, 종교단체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위협받자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 결사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은 철저히 시설장의 사유물로 돈벌이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이는 권력형 비리로 점철되어 시설을 그들만의 철옹성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내 삶을 농락당하지 않을 권리가 시설에서는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시설에는 없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입고 싶은 옷을 입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내 몸을 내 스스로 움직이고, 내 생활을 내 의지대로 조율할 권리는, 너무나 소소하고, 당연한 권리입니다. 아주 소소하고 당연한 권리를 위해 ‘사회복지사업법’은 아주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일 뿐입니다.

 

(사진출처 : 노들장애인야학 갤러리게시판)

 

2005년 통계치에 따르면  국가는 사회복지법인에 총 1조 1,375억원을 지원하고 있고, 약 10만명이 시설에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10만의 시설생활인의 인권을 확보해야합니다. 사회복지법인의 공공성을 쟁취해야합니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사회복지시설의 투명성과 공공성, 생활인의 인권 확보를 위하여 사회복지사업법 꼭 개정되어야 합니다. 거침없이 투쟁합시다.

 

▲ 노무현 대통령 앞에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장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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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비정규직 법안 7월 시행, 폭풍이 다가온다!(전국학생행진)

 

전국학생행진(건) 정치사업국

http://stulink.jinbo.net

 

■비정규직, 그것이 가져다주는 씁쓸한 어떤 것.


- 일을 해도 가난한 시대, 가난이 되물림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속에서 한국사회의 빈곤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노동-생활-삶의질의 뗄 수 없는 관계로 미루어 보아 그만큼 불안정노동-불안정한 생계-빈곤한 삶의 삼박자는 지금의 한국사회 전반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사회의 6명중 한명이 최저생계기준1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상대적 빈곤층을 넘어 절대적 빈곤층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민중들을 향한 노무현정부의 거침없는? 하이킥 공격이 시작되었다.  바로 올 7월 시행을 앞둔 ‘비정규직 개악안’이 바로 그것이다.

신자유주의 유연화 정책의 노동에 대한 공격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노동자의 일자리를 불안정하게 하고 있으며, 복지를 후퇴시켜 민중의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정규직 일자리는 계속해서 비정규직으로 대체되고, 이러한 비정규직의 확대는 정규직에게는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또 비정규직에게는 차별과 저임금과 잦은 해고, 주기적 해고로 인한 생계의 불안정을 가져다주었으며, 노동자로서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기본적인 권리와 건강하게 일할 권리, 사회구성원으로서 기본적인 생활의 질을 향유할 권리, 행복하게 살 권리를 빼앗아갔다.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법안’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이, 왜 실재로는 만성적인 고용불안, 구조조정, 빈곤등으로 민중들의 삶을 지긋지긋한 피로로 물들여 가고 심화시킬 수 밖에 없는지, 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보호법안이라는 든든한 안전장치를 뒤로한채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었는지 바로 이것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비정규직 개악안’의 속내용들을 들춰보도록 하자.


■비정규직 개악안의 어두운 그림자가 발끝에 드리우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올 7월 비정규직 개악안 시행을 앞두고 민중들을 동요하게 만드는 움직임들을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공공부문 사업장에서는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로의 전환을 위해 현재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미리 해고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파견제-기간제 사업장에서는 2년 이상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면 정규직화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 만료를 통보하고 있다. 특히 청소용역 노동자나 학습보조원 등 여성 비정규직은 해고 대상 1순위가 되고 있다. 바로 그 일차적 대상이 여성라는 것을 반증하고있는 실례로, 올 1~2월 한국여성노동자회 평등의 전화와 전국여성노동조합에서는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했다는 여성 비정규직의 호소가 모두 60여건 접수되었다. 얼마전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고 지금도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용역노동자와 광주시청 노동자들의 투쟁들도 모두 비정규직 개악안 시행을 앞둔 동향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비정규직보호법안의 실체는 보호가 아닌 불안을, 그중에서도 공공부문에서 감당해야 하는 일까지 가사로 전가되고 있는 양상에서 여성은 이중으로 고통받고, 불안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비정규악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볼때 드러날 양상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비정규법 개악으로 인해 비정규직이 대량 증가할 것이다. 이과정에서 대량 해고(계약 해지)와 간접고용화/ 특수고용화/ 간접고용전환 (외주용역/파견-기간제 번갈아 수행)/ 분리직군1) 통한 무기계약 전환이 충분히 예상되는 바이다.

둘째로, 정부와 자본은 분리직군을 통한 무기계약 전환, 일부 상징적인 차별 시정 조치를 통하여 비정규악법이 아닌 보호법안이라는 대대적인 이데올로기 공세를 취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민중들은 만성적인 실업난 속에 ‘무기계약이라도 어디냐’는 왜곡된 인식을 바탕으로 비정규직이 고착화되고 노동자들간의 연대를 저해할 관리시스템속에 자유로울 수 없게 될 것이다. 노조를 약화시키고 더욱더 착취하기 쉬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자하는 자본의 숨은 의도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직무-임금-고용형태 삼박자의 체계로 노동자 분할을 통하여 노동통제와 이윤창출 극대화려는 자본의 움직임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넷째로, 2007년은 비정규악법에 따라 비정규직이 양산되면서 무기계약과 간접고용화․특수고용화를 통한 노동자 분할과 위계화,비정규직화의 고착화 및 정규직에 대한 대대적인공격으로 확대될 것인가? 아니면 비정규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투쟁이 활성화되면서 ‘비정규법은 악법’이라는 인식이 확산, 사회쟁점화 되어 향후 비정규악법 폐기와 전면재개정을 위한 사회․정치적 조건과 근거를 마련할 것인가?가 결정되어 질 것이다.


이러한 예견속에서, 비정규개악법 시행으로 인해 우리의 구체적인 삶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 사례별로 살펴보도록 하자.

▲ 생활임금 토론회 자료집 中 참고자료

<사례 1>

특수고용 노동자의 불안정한 생활 실상

- ‘고소득 프리랜서로 위장된 특수고용 노동자, 그러나 실상은 100% 수당․수수료체계로 인한 생활의 불안정과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노동 강도론 고통 받고 있는 저임금 노동자입니다. (적어도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의 쟁취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례 2>

영원한 주변부 노동 - 여성노동자의 저임금 실태

- ‘여성노동자들은 가계 보조적 노동으로 치부되어 저임금에 시달리는 대표적 노동자 군입니다. 여성노동자의 일자리는 비정규직 저임금 일자리가 되고, 여성노동자들은 다시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입니다’

 

<사례 3>

다단계 하도급과 계절성 산업 특성으로 인해 일용 노동자로 내몰리고 있는 건설노동자의 노동조건 실태

- ‘건설회사는 계속 아파트를 짓는데, 건설노동자는 일용직입니다. 계절성 산업 특성으로 인해 일하지 못하는 날이 일하는 날보다 많은 달도 있습니다. 건설자본의 이해만을 보장하는 법제도로 인해 건설노동자의 생활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사례 4>

노동이 아닌 노동, 노동자가 아닌 노동자 - 고령노동자의 노동조건 실태

- ‘고령 노동자의 노동을 노동으로 보지 않는 시각, 고령 노동자의 저임금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시각으로 인해 고령 노동자의 노동권이 전혀 보장되고 있지 못 합니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비정규직이라는 모습은 결코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바로 나, 그리고 이땅을 살아가는 평범한 민중들 모두에게 해당된 다는 것을 알수있을 것이다.


■빈곤과 불안정 노동에 맞서 민중의 희망을 만드는 싸움을!


이처럼, 빈곤을 악순환하고 삶에서 비롯된 각종 불안들을 가중시키는 비정규직 개안안. 이에 저항하고 투쟁하는 흐름들은 지금 이 순간 어딘가 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정말 정신없이 1년이 지나갔어요. 우리 권리를 찾기 위해 엄청 험한 길을 걸었죠. 정직하면 이긴다는 거, 진실이 꼭 이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남의 돈 벌기가 쉽나, 더러우면 그만 둬야지’라고 생각했던 아줌마들이 이제는 달라졌어요. 우리가 일한 대가는 정당하게 받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기아화성 식당 노동자 육국자씨의 인터뷰中-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7월 1일 비정규직 개악안 시행에 앞선 6월 한달을 총력투쟁기간으로 정하여 싸움에 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더 이상 예외조항에 속하지 않은 업종이 없을 정도로, 적용을 폭을 넓이고 있는 기간제․파견법에 맞서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골프장 경기보조원, 학습지 노동자, 애니매이터, 레미콘, 덤프연대, 퀵서비스 노동자등 자신의 노동권을 인정받지 못하여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투쟁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등,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 모두가 지금 이순간에도 열띤 숨을 몰아쉬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다가오는 5월 1일 전국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모여 비정규악법 폐기투쟁과 특수고용 노동3권 입법투쟁을 핵심기치로 들고 일어섰다. 바로 그 전야제인 4월 30일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학생이 모여 노동자학생연대 문화제를 개최할 계획에 있다. 청년학생들 또한 생계전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인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소통하며 보다 나은 삶을 향한 싸움과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이다. 



1) 대표적인 예로 우리은행의 ‘직군제’가 있음. 차별금지조항의 적용에서 벗어나 같은 사업장 내 노동자들을 위계분할 관리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법으로, 특히 여성노동자들 다수가 속한 직군을 별도로 분류함으로써 여성노동자에 대한 관리와 착취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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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3불 정책 논란과 한미FTA의 닮은꼴 구조

3불정책 논란과

한미FTA의 닮은꼴 구조

 

 

하재근/ 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3불정책은 대학입시에 대한 국가의 규제다. 이것을 폐기하라는 것은 대학입시를 자유화하라는 소리다. 여기서의 자유화는 시장화를 의미한다. 각 개별주체의 이익극대화와 선택의 자유를 국가가 제한하지 말하는 것이다. 한미FTA도 개별 경제주체들의 이익극대화와 선택의 자유를 확대하는 시장화 정책이다. 그러므로 3불정책 폐기 주장과 한미FTA는 본질적으로 그 사고방식이 같다.

한미FTA는 서비스업에 개방과 자유화라는 충격을 줘서 구조조정을 촉발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 소비자에게 이익을 주겠다는 정책이다. 3불정책 폐지라는 충격파는 교육서비스업에 충격을 줘서 구조조정을 촉발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힐 것이다.

한미FTA 추진측은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이 향상될 거라고 한다. 3불정책을 없애자는 이른바 일류대들은 3불정책 폐지로 대학경쟁력이 살아날 거라고 한다. 자유시장에서의 자유선택이 촉발하는 무한경쟁이 경쟁력을 향상시켜줄 것이라는 논리다.

무한경쟁은 국가의 규제상태에선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급자(투자자)의 자유로운 경영권과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보장될 때에만 무한경쟁이 가능해진다. 무한경쟁이야말로 경쟁력 향상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 시장화 세력은 자유화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만사형통의 주문으로 여기게 된다.

한국 교육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건 세상이 다 안다. 문제의식은 공유할 수 있으되 그 해법은 제각각이다. 시장화 세력은 자유화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로 이 문제를 풀자고 한다. 국가의 규제로부터 교육을 시장에 ‘개방’하자는 것이다.

한미FTA에서 교육부분은 일단 유보되었지만, 이것은 우리 정부가 ‘지켜낸’ 것이 아니라 ‘얻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서비스업 부분 협상 결과에 불만이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의 목표는 고등교육서비스 개방이었는데 미국 자본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결과다. 현재로선 그들이 구태여 한국에 들어오지 않아도 한국인들을 상대로 교육장사를 하는데 별반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등교육을 개방하려는 정부가 3불정책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알려지는 상황은 기괴하다. 개방의 충격파는 곧 3불정책에겐 쓰나미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지금도 3불정책은 쓰나미를 맞고 있다. 개방, 자유화가 정책기조이므로 대학이 사실상 본고사를 보고, 사실상 고교등급제 시행에 정부가 제동을 걸지 않기 때문이다.

 

▲ 각 대학들의 3불정책 폐지 주장에 김신일 교육부총리(사진)까지 나서서 반론을 폈다. 그러나 이 주장이 얼마만큼의 진실성을 갖는 것일까?

 

논술가이드라인이 있다는 것은 논술가이드라인만 지킨다면 본고사를 보란 얘기다. 대학들은 어떤 식으로든 특목고생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 고교등급제도 절반은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즉, 현재 3불정책은 절반쯤 무너진 상태다. 개방, 자유화 정책기조와 3불정책이 충돌하므로 당연한 귀결이다.

 

90년대 개방, 자유화 기조 이후 민생이 파탄 나는 사이 교육도 파탄이 났다. 이것이 개방의 결과다. 흔히 개방하면 외국에 대한 개방만을 생각하는데, 개방의 또 다른 의미는 ‘국가에 의해 보호되어 왔던 영역이 시장에 개방됨’이다. 한미FTA는 강력한 시장개방 정책이다. 3불정책 폐지 주장은 이미 상당부분 개방된 한국 입시부문을 더욱 강력하게 시장개방하자는 주장이다. 양자는 이상동몽(異床同夢)이다.



■3불정책 폐지의 미래


본고사가 전면 허용되면 대학들은 저마다 어려운 문제를 내 일류학생을 뽑으려 무한경쟁에 돌입한다. 이 어려운 문제들은 껍데기만 남은 중등교육서비스부문에 외부 충격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중등교육서비스부문에도 보다 어려운 입시를 위한 무한경쟁이 촉발된다. 중등부문등급제(고교등급제)는 강력한 경쟁유인으로 작용한다. 사교육서비스부문에서도 보다 어려운 문제를 위해 급속한 혁신이 이루어진다.

외부충격과 자유경쟁은 중등교육서비스부문을 구조조정에 성공한 승자와 실패한 패자로 쪼갠다. 그 기준은 당연히 일류대 진학률이 될 것이다. 등급이 다른 학교들간에 평준화는 말이 안 된다. 고교평준화는 깨진다. 기존의 고교평준화란 국가규제 때문에 선택권을 제약당했던 소비자들은 확연히 갈린 고등학교의 성적표를 보며, 그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진열된 등급별 상품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권을 만끽하게 된다. 소비자 후생이 증대된다.

한미FTA 추진자들은 한미FTA로 한국 경제의 비효율성이 줄어드는 구조조정이 일어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자유화 경쟁은 비효율성을 급격히 줄이는 경향이 있다. 3불정책 폐지로 확대되는 교육자유화 속에서 한국 교육의 비효율성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즉 일류대 진학률과 상관없는 불필요한 교육은 모두 버려지게 되는 것이다. 불필요한 교육을 고집하는 학교는 고교등급 하락이라는 준엄한 심판을 맞는다. 존엄한 인간이나 창조

적인 인재를 만드는 것같은 비효율성은 폐기되고, 일류대 진학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중등교육의 생산성이 향상된다. 교단의 비효율성인 일반 교사는 폐기되고 비정규직 입시강사나 입시강사형 교사들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서울대 등 몇몇 대학들의 3불제 폐지 시도에 여기저기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일류대에 들어갈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므로 학교 입장에선 생산성을 저해하는 비효율성이 된다. 평균 깎아먹는 아이들을 배제해야 무한경쟁에서 승리해 등급이 올라간다. 학교는 가난한 집 아이를 기피하는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하여 결국 혁신의 승자가 상위 등급 학교로서 중상층 자녀를 독식하게 된다. 일류대 입장에서도 가난한 집 아이들은 비효율성으로서 기피대상이다. 3불정책 폐지를 통해 중상층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일류고에서 일류대로 넘겨지고, 일류고-일류대를 잇는 엘리트 트랙에서 비효율성은 완벽히 제거된다.

 

지방대, 삼류대들은 3불정책이 있건 없건 아무 상관이 없다. 3불정책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건 소수 일류대와, 특목고, 자사고들, 그리고 그것을 선택하려고 하는 중상층 소비자들이다. 3불정책 폐지는 그들에 대한 교육차별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만의 성을 쌓을 수 있게 된다. 개방 자유화로 증대된다는 소비자 후생의 진정한 수혜자는 결국 부자들뿐인 것처럼 교육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

진다. 

가난한 사람들은 고교평준화 시절에는 누리지 못했던 삼류고등학교를 선택할 권한을 만끽하게 된다. 과거에 그들에겐 삼류대학을 선택할 자율권만이 주어졌었으나,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삼류고등학교를 선택할 자율권, 삼류 사교육을 선택할 자율권까지 지금보다 더욱 큰 폭으로 안겨주게 된다.

한미FTA 소비자 후생 증대 논리에는 저렴한 수입품으로 인해 일반 국민의 소비수준이 나아진다는 것도 있으나, 교육자유화 공간에서 나올 저렴한 교육 트랙엔 박탈감을 제외한 그 어떤 만족감도 없기 때문에 한미FTA보다 교육자유화가 더욱 악랄하다. 그러나, 저렴한 수입품은 결국 국내 기업 붕괴나 혹은 국내 노동자 저임금화로 귀결되어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박탈하고, 저렴한 교육 트랙은 그 국민의 자식들의 미래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결국 초록은 동색이다.


한미FTA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처럼, 3불정책 폐지의 교육자유화는 교육격차를 심화한다. 본고사로 팽창될 사교육에 의해 국가는 내부분단 상태가 된다. 고교등급제로 일류고 선택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초중등 사교육이 팽창하고, 조기 유학이 급증한다. 내부분단이 심화된다. 기여입학제는 워낙 노골적인 것이어서 달리 설명이 필요 없다.


■자유화 정책 기조를 전복해야


정부는 말로는 3불정책 지킨다면서 실제로는 자유, 개방을 정책기조로 삼고 있다. 대학이 3불정책을 어기면 처벌하면 그만이다. 처벌하지 않는 이유는 정책기조가 자유화에 있기 때문이다. 3불이 문제가 아니라 개방, 자유화 기조를 전복해야 한다. 이 기조가 있는 한 기득권 세력의 발호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 때문이다.

한미FTA는 산업정책의 차원에선 외부에 대한 개방이 문제이지만, 공공성 차원에선 시장에 대한 개방이 문제가 된다. 정부는 이 두 가지 개방 원칙을 90년대 이래 견지해왔다. 서비스업 부문을 시장에 개방하기 위해선 국내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을 뚫어야 하는데(예컨대 전교조), 외부에 대한 개방은 그 전선을 손쉽게 돌파하게 만든다. 이것이 이른바 외부발 충격이다.

이런 식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켜져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부정책기조 안에 이미 그것이 폐기될 가능성까지 내포되어 있는 3불정책이란 것 하나 가지고 일류대란 기득권세력과 대립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는 한국 정부. 이미 수많은 것을 얻고도 3불정책의 명시적 폐기를 통해 최후의 피 한 방울까지 짜내겠다는 기득권세력은 뻔뻔하고, 3불정책 하나로 이른바 ‘서민의 편’이라는 정부의 이미지가 유지되는 한국 사회 여론지형은 기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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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1학년이 본 투쟁(한국화/ 경인교대 06)

 


  현재 우리학교는 동맹휴업 투쟁중이다. 11월 9일 동맹휴업과 관련하여 투표를 하였고 78.4%로 동맹휴업은 가결되었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이 모든 것이 정말 빠르게 진행된 것 같다. 나는 이번 동맹휴업과 관련하여 찬성하였다. 단지 지금의 상황이 부당하다고 느꼈고 우리가 저항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동맹휴업이 결정되고 다음날인 투쟁 첫날 강의실에 있는 의자를 다 꺼냈다. 의자를 꺼낼 때 우리가 진짜 수업거부 투쟁을 한다는 것이 실감났다.


 투쟁은 과별로 진행되었다. 같은 과 선배인 2,3학년 모두 모여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있게 되었다. 투쟁 첫날은 슬프게도 불참비와 관련된 토론으로 시작되었다. 불참비를 걷어야 한다는 의견과 불참비 없이 개인의 자발적 양심을 믿어보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물론 대다수가 불참비를 걷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으므로 불참비를 걷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사실 이번 투쟁의 명분도 확실히 세우지 않은 채 투쟁에 앞서 불참비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남의 일도 아니고 자신의 일인데 자발적 참여가 아닌 돈의 논리로 해결하려 하다니 말이다. 첫날의 오전시간은 불참비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끝이 났다.


 이번 투쟁과 관련하여 과 자체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고 참여하게 되었다.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아직 많은 것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우선 선배들도 이런 투쟁은 처음이어서 경험이 없었고, 심각한 것은 투쟁의 정당성을 모른 채 자신이 집행부라서 찬성했다는 사람도 있는 것이었다. 투쟁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순간이었다. 다행히도 총운영회에서는 우리의 사정을 알고 교양단을 만들고, 강연을 열었다. 강연과 교육, 학내집회를 하다가 11월 15일 상경투쟁이 있었다. 전국 교대생들이 모여 학급 총량제 폐지와 교육재정 확보, 중장기 교원수급 대책 마련에 관해 한 목소리를 내는 자리였다. 교육부 앞에서의 투쟁은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투쟁이었다. 우선 감기에 걸려 몸 상태가 안 좋았을 뿐만 아니라 날씨가 너무너무 추웠다. 이런 투쟁을 하게 만든 교육부가 밉다는 생각밖에는 나지 않았다. 상경투쟁을 무사히 마치고 난 다음날 신문을 보았다. 우리 투쟁에 관련된 기사가 나왔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았는데 신문에는 투쟁에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우리집은 조선일보를 구독한다.)정말 실망했다. 나에게는 정말 심각한 일이고, 중요한 일인데 다른 사람들은 관심도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투쟁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투쟁이 장기화 될 것 같다는 사람들의 예측이 돌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투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교육부에서 우리가 지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19일에 교대 운동의 전략과 전술에 관련한 강연을 들었다. 강연을 들으면서 우리가 이번 투쟁을 하면서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잘못된 것은 임용TO가 발표된 뒤에 부랴부랴 동맹휴업에 관련된 투표를 하고 투쟁을 한 것이었다. 그래서 여론이 “집단이기주의다,  자기 밥그릇 챙기는 행동이다.”라는 비난을 하는 것이다.


 이번 동맹휴업 투쟁이 허무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었으면 좋겠고, 내년에는 참교육을 위해서 싸울 무기를 미리 만들어 놓고 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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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예비교사 어린이.청소년인권 연대선언에 참여하며 펼친 고민의 나래(주형)

 

 

 

1.

나는 지키지도 못할 말을 뱉어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5월에는 세상의 전부가 평택인 줄 알았고, 그 다음에는 한미FTA 운운했으며 지금은 청소년인권이라니, 세상에나. (이래서 소위 말하는 운동권 학생들에게 많은 운동단체들이 신뢰를 보내지 못하는 것이리라. 물론, 모든 운동하는 학생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나 자신에 대한 반성적 비평일 뿐.) 가끔 나의 이상과 현실이 뭔가 이상하게 괴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나의 이상이 제대로 짜여있지 않을뿐더러 나의 현실은 억압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서 켄 노치가 데이미언의 입을 빌려서 한 말은 이런 나를 제대로 까고(!) 있다.

“무엇에 반대하는 가를 아는 것은 쉽지만 무엇을 원하는 가를 아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 ‘무엇’에 반대하는 것을 멈춰야 하는 거냐고 물으면 대답은 아니올시다. 억압에 대한 자발적인 분노가 형성되고 난 뒤에야 새로운 대안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탐구해볼 가능성이 형성되는 것 아니겠냐고.


2.

<예비교사 어린이·청소년인권 연대선언>에 참가하고 나서 느낀 소감을 써달라고 처음 부탁을 받았을 때, 애매한 느낌을 받았다. 여기서 애매한 느낌이란, 되게 쉬울 것 같다는 느낌이 너무 뻔 한 글이 될 거 같다는 느낌과 짬뽕이 된 것을 말한다. 아마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을 받으신 담당자 분이나 이 글을 읽으실 분들도 일정부분 어떤 내용을 담은 어떤 형식의 글을 이미 기대하고 계시다가 내가 쓴 이 ‘이상한 글’을 읽는 순간 당황하셨으리라.

‘아니, 좋았어요 이 한마디로 끝낼 수 있는 글을 쓰면 될 것을 왜

이따위 잡설을 길게 쓰는 거냐고!’

그런 분들께는 정말로 죄송하다. 그러나 지금 이런 형식, 나는 이것을 ‘잡상의 흐름기법’이라고 부른다, 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또 내 고민의 나래를 펼치기에 가장 합당한 형식인 점을 알아주십사 부탁드린다.


3.

이번 <예비교사 어린이·청소년인권 연대선언>에 같이 참여할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제안하고 다니던 중, 한 동기가 자기는 참여할 수 없다면서 한 이야기가 있다.

“나는 아직 청소년인권이라든가 학생 인권이라든가에 대해서 잘 모르겠고, 여기 선언문에 적혀있는 내용들이 지켜져야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 심정적으로는 동의가 되는데 내가 만약에 교사가 되면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근데, 선언이라는 것은 일종의 약속이잖아. 내가 지금 여기서 이 선언에 참여한다고 하고 선언식을 해 버리면 나는 이런 것을 지키겠다고 약속해 버리게 되는 건데 책임질 수도 없는 일에 대해서 장담할 수 없을 거 같애.”

내가 지금 여기서 쓸 글은 사실은 이 동기에 말에 대한 대답이었고, 이 동기를 설득하려고 했던 나의 고민들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득하는데 실패한 안타까움이기도 하다.


4.

분명히 우리 동기의 말은 지극히 ‘합당하고 올바른’ 말이다. 자기가 진작 고민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그냥 동의할 수 있는, 혹은 동의해버리면 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의문도 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는 것은 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라는 거지? 우리는 정치라든가 경제라든가 혹은 교육 ‘따위’의 학문들에서 우리가 대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한지도 모를 수많은 합의와 동의를 이미 하지 않았던가?

<예비교사 어린이·청소년인권 연대선언>이 가지는 중요한 의미는 이 선언이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는 데 있다. (아마도 전문이 어딘가에 실릴 것 같아서 한번 참고해 보시면 좋을 듯하다.) 이번 선언은 사실상 교육운동을 한다는 여러 진영 내부에서 ‘청소년인권’이라는 화두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 혹은 할 것이라는 것을 최초로 ‘말 해낸’ 것이고, 선언식보다는 앞으로 청소년인권이라는 화두에 대해서 어떻게 고민해 나갈지가 중요한 첫 시발점에 불과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결코 한 번만에 약속을 하겠다/못 하겠다로 끝날 문제여서는 안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선언에 참여한 개개인의 예비교사 입장에서 바라보아도 비슷하다. 나는 내 자신이 역설적이고 모순적일 수 있는 인간이라는 점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같은 맥락에서 나 자신도 그리고 이번 선언에 참여한 모든 예비교사들도 진정 현장에 나갔을 때 선언내용에 대해서 완벽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교사는 철인이 아니며 그러하기를 요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선언 왜 했냐고?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같이 교사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이번 선언을 통해서 청소년인권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번 선언에 참여한 사람들은 (물론 참여하지 못한 분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데) 어떤 식으로든 그 화두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될 것이고 이번 선언에 참여했다는 데에 대한 나름의 부담감이 가슴 한 켠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고민·부담감이 앞으로 우리가 현장에서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 다시금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지 않을까?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자세로 돌이킬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5.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우리가 이번 선언에 참여함으로 청소년인권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다는 것 혹은 고민을 가진다는 것과 그냥 묻어두고 지나간다는 것이, 앞으로 교사가 되어서 잘못을 했을 때나 혹은 그러한 욕망이 발생하게 될 때 우리 자신을 반성하는 교사가 되는 것과 그냥 관성화 되고 무디어져서 우리가 비난하던 그런 교사가 되는 것의 간격만큼의 차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내 동기는 내 대답·고민·말에 대해서 아직 확신이 없어 선언에는 참여 못 하지만 그 후에 있을 <청소년동성애자인권 워크샵>과 <청소년인권워크샵>에 참여해서 청소년인권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오지 않음으로 나에 가슴에 대못을 박았지만-_ㅠ.) 이 글을 읽는 많은 예비교사분들은 내 (깊지도 못하고 허접하면서도 도발적으로 비칠 듯 해서 죄송한)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 주실지 궁금하다.


“우리, 청소년인권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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