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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2
    로제타를 다시 보고
    피에로
  2. 2007/04/08
    로제타 Rosetta
    피에로

로제타를 다시 보고

다큐멘터리와 내러티브 극영화의 혼합,

영화적 경계를 허무는 현실,

 

나는 오늘날의 영화들에서 시도되는 이런 실험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틀전 다르덴 형제의 99년작 <로제타>를 또 보았다. 세번째 봤을때의 느낌과 감흥은 첫번째, 두번째와는 또 사뭇 다르다. 이 영화는 로제타라는 어린 소녀가 겪는 일상의 엄혹한 문제에 대해 2시간 내내 꿈틀대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영화 밖으로 뿜어져나오는 것 같은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영화를 본 친구는 새벽2시, 그 시간에 영화를 본 다음의 충격(?)에 놀라워했다. 그 친구는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처음 보는 것이었다. 나도 올해 초 처음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보았을때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내가 보던 식상한 영화들과는 아주 다른 느낌이었다. <로제타>, <더 차일드>, <프로메제>, <아들>!!! 일종의 21세기 현대 자본주의 도시안에서 가장 밑바닥에서 사는 이들의 자화상이 계속 그려지면서 분해되어있던 그/녀들이 다르덴 형제의 작품들의 세계 속에서 결합되어 하나로 모아지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들의 변함없는 작업이 그들이 가진 무언가를 계속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이어져도 그 묶음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꼭 다르덴 형제 영화의 스타일처럼 허물어질 필요는 없다. 그것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고, 또 영원불멸할 진리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스타일,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누가 그걸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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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Rosetta

로제타 Rosetta

 

감독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벨기에, 프랑스

 

 

99년 칸느 황금종려상 수상한 영화. 다르덴 형제의 다른 영화들처럼 시종일관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카메라는 hand-held로 그들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따라간다. 감정의 흐름을 따라갈뿐, 그것을 압도하거나 관객에게 주입하려하지 않는다. 단백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로제타> 역시 다르덴 형제의 여느 영화들처럼 노동자계급 또는 그보다 더 열악한 삶을 살고 있는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의 청년층의 삶을 추적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이게 극영화인지 다큐멘터리인지 헷깔리기까지 할 정도로 사실적인 영상이 펼쳐진다.

 

로제타는 지극히도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은 가난한, 20대의 여성이다. 영화는 무지막지하게 흔들리는 프레임과 함께 로제타의 세상에 대한 분노로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또 해고 당한 것이다. 그러나 하소연할 사람 그 누구도 없다. 게다가 그녀의 엄마는 캠핑촌에 사는 알콜중독자! 제발 엄마가 알콜중독에서 벗어나고 캠핑촌 주인에게 성매매를 하지 않길 바라지만 엄마는 그런 로제타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급기야 그녀는 자신을 치료소로 보내려는 로제타에게 붙잡혀 끌려(?) 가다가 자신의 딸인 로제타를 물에 빠뜨리고 사라진다. 도무지 희망을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다.

 

길거리 와플트럭에서 와플하나로 끼니를 떼우는 로제타. 트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파브리지오 레지오네 분. 그는 다르덴 형제의 2006년작 <더 차일드>에 다시 나온다.)과 친구가 되고 그의 호의가 너무 어색하다. 로제타는 청년의 도움으로 직장을 얻게 된다. 와플 재료를 만드는 공장에 취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사흘만에 다시 해고되고 좌절, 좌절, 좌절한다. 결국 그를 배신하고 사장에게 그 청년이 와플을 따로 훔쳐 매일 밤 혼자 장사를 하고있다는것을 고자질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와플트럭 아르바이트를 맡게 된 로제타. 그러나 마음이 너무 편치 않다. 결국 그녀는 다시 그 일 마저 그만둔다.

 

정말 최악의 상황, 최악의 삶... 그러나 희망을 포지 않는다. 다시 가스통을 들고 힘들게 옮기는 마지막 씬은 정말 최고다. 캬... 그래도 희망을 놓지않는다는거... 프랑스 개봉시 '까이에뒤시네마'의 엠마뉴엘 뷔르도는 "리얼리즘의 관점으로 볼때 <로제타>는 현실의 삶 속에서 재회(또는 재기)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았다"라고 했으며, 다르덴 형제도 인터뷰에서 "밑바닥에서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선 노동석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2007)와 닮아있다. 5월 개봉이라는데 <로제타>의 감동을 느끼니 다시 한번 보고싶네.

 

2005년에 다르덴 형제에게 다시 한번 칸느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더 차일드>도 <로제타>의 연장선 위에 있으며, 보다 진일보한 리얼리즘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오늘날 노동자계급의, 노동자계급을 위한 '청춘' 영화란 바로 이런 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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