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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를 다시 보고

다큐멘터리와 내러티브 극영화의 혼합,

영화적 경계를 허무는 현실,

 

나는 오늘날의 영화들에서 시도되는 이런 실험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틀전 다르덴 형제의 99년작 <로제타>를 또 보았다. 세번째 봤을때의 느낌과 감흥은 첫번째, 두번째와는 또 사뭇 다르다. 이 영화는 로제타라는 어린 소녀가 겪는 일상의 엄혹한 문제에 대해 2시간 내내 꿈틀대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영화 밖으로 뿜어져나오는 것 같은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영화를 본 친구는 새벽2시, 그 시간에 영화를 본 다음의 충격(?)에 놀라워했다. 그 친구는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처음 보는 것이었다. 나도 올해 초 처음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보았을때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내가 보던 식상한 영화들과는 아주 다른 느낌이었다. <로제타>, <더 차일드>, <프로메제>, <아들>!!! 일종의 21세기 현대 자본주의 도시안에서 가장 밑바닥에서 사는 이들의 자화상이 계속 그려지면서 분해되어있던 그/녀들이 다르덴 형제의 작품들의 세계 속에서 결합되어 하나로 모아지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들의 변함없는 작업이 그들이 가진 무언가를 계속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이어져도 그 묶음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꼭 다르덴 형제 영화의 스타일처럼 허물어질 필요는 없다. 그것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고, 또 영원불멸할 진리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스타일,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누가 그걸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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