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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타파로부터

 

오랜만에 밖에 나가 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다.

밤새 게임만 하다가 새벽5시에 잤는데 일어나니까 집에 아무도 없고 시계는 1시를 가리켰다.

컴퓨터가 또 고장나서 포맷하고 윈도우 다시 깔고 즐겨하던 게임 ANNO1701을 다시 받고 있었다.

 

TV에서 W 재방송을 했다.

이라크의 열한살짜리 아이 무스타파의 이야기.

 

아버지는 미군 폭격으로 다리를 잃었고, 어머니도 일하지 못한다.

세 동생들이 있는데 다들 너무 어리다.

무스타파는 그래서 일한다.

폭탄소리가 들리는 학교에도 가서  빡빡한 교실 안에서 친구들과 함께 'ENGLISH'를 배운다.

시간이 남으면 운동장에 가서 축구를 하고 싶지만 폭격때문에 위험해서 동네 길가에서 해야한다.

그러다가 무장한 미군들이 나타나면 금새 집안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겨울이지만 연료도 구할 수 없어 작은 난로 하나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시간을 보낸다.

추워서인지 무스타파는 몸살에 걸렸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안쓰럽고 슬퍼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아무렇지 않은듯 일어나 찬물에 세수를 하고,

휠체어를 탄 아버지 옆에서 알라께 기도를 드리고,

다시 일하러 나가는 무스타파.

 

눈물이 흐르고, 내 삶이 부끄러워졌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11살짜리 이라크 소년 무스타파가 폭격소리가득한 삶을 살아내고 있고,

조지 W. 부시가 멍청하고 잔인하게 떠들어대고 있고,

난 등록금을 벌기위해 일하다가 편히 쉬고 있는 2007년1월11일.

 

이럴땐 부끄러움 반, 살의 반, 내 가슴을 채운다.

우..., 어쩔 수 없다.

부시같은 새끼들을 너무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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