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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꿰인 국정원, 제대로 한 번 싸워보자"

[현장] '칼' 들고 덤빈 국정원에 '무장해제'로 맞선 진보당

 

13.08.29 09:27l최종 업데이트 13.08.29 21:36l

 

최경준(235jun) 권우성(kws21) 유성호(hoyah35) 박소희(s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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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 압수수색 받은 이석기 의원 29일 오후 내란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국정원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의원실을 나오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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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최종 : 29일 오후 9시 35분]
"코 꿰인 국정원, 제대로 한 번 싸워보자"... '무장해제'로 맞선 진보당

"내란음모 선동 및 반국가단체 고무찬양에 관련된 문서, 금전거래 자료, 컴퓨터 자료 등"

29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국회 사무실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압수수색 영장 내용이다. 국정원은 전날(28일) 오전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혐의 입증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10여 곳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진보당 당원들의 저항으로 하루 반나절이 걸리기는 했지만, 이날 현역 국회의원인 이 의원의 신체검색과 집무실 압수수색까지 진행하며 진보당의 턱 밑에 칼끝을 들이댔다.

반면 이상규 진보당 의원은 기자에게 영장 내용을 설명해주면서 "우리가 보기에는 국정원이 코가 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은 (압수수색을 통해) 명백하게 혐의를 입증하고,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지 못한다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내란음모 혐의로는 압수수색을 받지 않겠다고 버티던 이석기 의원이 이날 자진해서 사무실로 향한 이유도 "국정원의 못된 버릇을 고치"기 위한 것이었다. 무장해제를 통해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혐의 입증 확신하는 국정원... 녹취록 외에 더 있나?

인터넷 상에서는 국정원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을 것이라는 추측과 과연 내란음모죄를 입증할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형법상 최고 범죄인 내란음모죄를 직접 적용해 기소한 사례는 김대중 전 대통령(1980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1997년) 등 총 3건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0년 신군부 계엄치하의 군법회의에서 이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결국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과거 국정원이 이런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며 "그래서 국정원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와 대법원이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국정원이 자신하고 있는 '결정적 증거'는 무엇일까?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 등 사건 관련자 130여 명이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가진 비밀회합 녹취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알려진 녹취록 내용은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 '국가 기반시설을 타격하라' 등 비현실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3년 전부터 내사를 진행했는데, 지난 5월에 있었던 회합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1980년대 대학가 주체사상의 대부로 통했던 김영환씨도 "그쪽 계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보통 이보다 더 낮은 수위의 얘기도 3∼4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하지 않는다"며 "운동권 상식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상규 의원은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에서 나온 유일한 증거는 녹취록 하나"라며 "그런 녹취록은 법원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가 드물다. 국정원이 굉장히 위험한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에서 국정원이 가지고 있는 녹취록에 다른 내용이 있거나, 녹취록 외에 범행 대상지도나 실행계획서와 같은 다른 증거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면전환용'이라는 비난을 무릅쓸 정도로 국정원이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진보당 전면전 선포 "입증 책임은 전적으로 국정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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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기 의원실 들어가는 국정원 수사관들 내란 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신체와 집무실에 대한 압수 수색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이석기 의원 집무실에서 실시된 가운데 국정원 수사관들이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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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전방위 압박에 맞서 진보당도 하루 만에 반격에 나섰다. 전날 '도피설'에 휩싸였던 이석기 의원은 이날 보란 듯이 국회에 모습을 나타내서 "저에 대한 혐의내용은 모두 날조"라고 정면 반박했다. 진보당은 당 체제를 투쟁본부로 전환, 전면전에 돌입하기 위한 총력 태세를 갖추면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의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 "국기문란 사건의 주범인 국정원이 진보와 민주세력을 탄압하고 있다", "유사 이래 있어본 적이 없는 엄청난 탄압책동"이라고 국정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성규 대변인도 "혐의에 대한 입증 책임은 국정원에 있는 것"이라며 이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상규 의원도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이번엔 제대로 한 번 싸워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당은 연석회의 직후 밝힌 '긴급 입장 발표문'을 통해 "총기준비 등 국정원의 주장은 그야말로 허위날조이자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며 "이제 피할 수 없는 싸움이 벌어졌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이 의원과 진보당의 맞불에 향후 국정원의 대응과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 주목된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등 일체의 정치 현안들은 이미 '이석기 블랙홀'로 흡수됐고, 상당한 후폭풍도 예상된다. 일단 전날 체포된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부위원장 등 3명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국정원 수사 초반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4신 대체: 29일 오후 6시 5분]
이석기 의원실 압수수색 길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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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 교대 직원 투입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5시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원 나온 직원들과 근무교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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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5분쯤, 통합진보당(아래 진보당) 관계자들은 오병윤 의원실에 늦은 점심식사로 먹을 김밥을 전달했다. 곧이어 한 관계자가 500ml 생수병 20개를 챙겨 오 의원실 안으로 들어갔다. 오후 4시 40분쯤에는 간이침대가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29일 오후 2시 40분쯤 이석기 의원실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국정원이 압수수색을 시작한 지 약 20분이 흐른 오후 3시 10분쯤, 이석기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맞은 편에 위치한 같은 당 오병윤 의원실로 이동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신체 관련 압수수색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으며 그 대상에 이 의원의 신체까지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진보당과 국정원은 압수수색 범위를 두고 오전 내내 의견이 엇갈렸다. 오후 1시 반쯤, 양쪽은 이석기 의원의 신체와 집무실, 관련 물품, 우위영 보좌관의 책상 등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데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또 참여하는 국정원 직원 수만큼 진보당 관계자들이 입회하기로 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양쪽이 20명씩 있기로 했다"며 "압수수색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 의원실로 전해진 물 등은 압수수색이 길어지는 데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4시간 협상 끝에 압수수색 시작... 국정원 "강제수사할 수 있지만 양보"

한편 국정원 관계자는 압수수색 범위를 정한 것이 "합의가 아니라 양해"라고 말했다. 압수수색을 시작하기 직전, 이 관계자는 "저희가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데 양보했다"며 "어제 압수수색이 진보당의 방해로 중단됐는데, 다시 재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압수수색에 몇 명이나 들어가나?
"직접 보면 알 거다."

- 진보당에서 사전에 합의했다고 하던데?
"합의가 아니라 양해다. 저희가 강제수사할 수 있는데, 양보한 부분이기 때문에…. 어제 압수수색이 진보당의 방해로 중단이 됐는데, 다시 재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약 20명 정도?
"대략 전후다."

- 왜 그렇게 많이 들어가나?
"집무실 밖에서 대기하면서 순차적으로 자기 역할에 따라 들어가게 된다."

- 들어가면 뭘 보게 되나?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

-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압수수색 내용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이렇게 오래 시간을 끌면 안에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는 것 아닌가?
"안에 국정원 직원들이 들어가 있다."

국정원 직원과 변호인 등 20명이 이석기 의원실 안으로 들어간 뒤, 다른 국정원 직원 5~6명은 의원실 문 앞을 지키며 출입을 통제했다. 한 국정원 직원은 "지금은 법에 의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중이라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고 얘기했다. 오후 5시 40분 현재 압수수색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3신 수정: 29일 오후 2시]
압수수색, 2시 30분부터 실시... 범위 놓고 한때 대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사무실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이 수색 범위 등을 놓고 논란을 벌이면서 한동안 지연됐다.

진보당은 국정원이 전날(28일) 이석기 의원의 집무실과 우위영 보좌관의 책상을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겠다고 한 것과 달리 의원실 전체를 압수수색하겠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협의하지 못하면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오전 내내 논란을 벌인 끝에 당초 계획대로 이석기 의원 신체와 집무실, 우 보좌관의 책상에 국한해서 오후 2시 30분부터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것으로 양측이 결론지었다.

압수수색 범위-참관 인원 등 이견... 사무실서 고성 오가기도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이석기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도착한 직후, 국정원과 진보당은 압수수색 범위 등을 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양쪽은 이후 두 시간 가까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고 중간중간 이석기 의원실 안에선 "나가세요!"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큰소리가 나기도 했다. 한때 의원실 안에는 진보당 관계자 30여 명과 국정원 직원 10여 명이 대치하기도 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낮12시 반쯤 의원실 밖으로 나와 "협의가 종료되진 않았으나 국정원이 어제 제시한 것과 달리 부당한 요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압수수색 범위다. 홍 대변인은 "어제 국정원은 의원 집무실과 우위영 보좌관의 책상을 압수수색하겠다고 했는데 오늘은 '전체 사무실'을 하려 하고, 이 의원실 보좌관 외 다른 당직자들은 나가라고 요구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 쪽 4명, 진보당 쪽 4명이 협의를 진행 중이며, 협의가 끝나야 (영장) 고지부터 시작해 압수수색을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협의 과정 때에는 서로 자극하지 않기로 했는데, 국정원이 30~40분 간격으로 (진보당 쪽을) 자극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홍 대변인에 따르면, 국정원은 2시간 전쯤부터 이석기 의원 집무실에 함께 있었던 보좌관을 갑자기 문제삼고, '집무실에 들어갔던 사람들의 몸수색을 해야 한다'며 진보당 쪽 변호사의 관련서류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국정원 내 소속과 이름이 쓰인 표찰을 공개한 직원도 없었다. 그는 "공무집행을 한다는 국정원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당 관계자들이 국정원 쪽에) '왜 이렇게 고압적이고 안하무인격으로 하냐'고 항의할 때마다 고성이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2신 : 29일 오전 11시 30분]
이석기 "모든 혐의는 국정원이 날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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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국정원의 날조 조작사건" 목소리 높이는 이석기 의원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실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한마디로 황당하다. 이건 국정원의 날조 조작사건이라고 본다"며 총기 준비, 통신 철도 유류저장고 등 파괴 계획 등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철저한 모략극이고 날조극이다"라고 주장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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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음모 혐의 적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한마디로 황당하다. 이건 국정원의 날조 조작사건이라고 본다."

- 총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는데.
"더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일이다. 사실이 아니다."

- 통신, 철도, 유류저장고 등 국가 기간시설 파괴를 계획한 혐의에 대해서는.
"그건 상상속의 소설... 국정원의 상상력에 의해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

- 국정원이 확보했다는 녹취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도 사실과 다르다."

- 어떤 근거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가?
"아니, 뭐 사살, 실탄 지시 뭐 총기 뭐 그런 말이 언론에 나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철저한 모략극이고 날조극이다."

- 어제는 뭘 했나?
"아니, 어젠데 어디서 뭘 하나?"

- 내란음모 혐의로는 국정원의 압수수색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가 오늘 받기로 한 이유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당당하게, 빨리 정리를 해야 국정원의 못된 버릇을 고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왔다."

이석기 통합진보당(아래 진보당)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진보당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 직후, 국정원의 압수수색에 응하기 위해 의원회관 사무실로 떠나면서 기자들과 나눈 대화다. 국정원이 제기한 내란음모 혐의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이다.

국정원의 의원실 압수수색을 수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임해서) 국정원의 못된 버릇을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진보당은 전날(28일) 이 의원의 보좌관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허용했으나, 의원실 안에 있는 이 의원의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거부했다.

앞서 국정원과 수원지방검찰청은 28일 내란예비 음모 혐의로 이석기 의원 등 관계자 10명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의원이 지난 5월 당원 100명과 함께 비밀회합을 하고 국가기간시설 타격을 모의, 유사시 총기를 준비하라는 내용의 녹취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주장이다.

이석기 의원은 국정원의 압수수색에는 응하지만, 그 외 수사에 대해서는 일체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이 요구하는 모든 수사 절차에 응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의원은 "아니다. (압수수색 외에) 국정원 수사에는 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내사설' 김재연 "사실 아니야... 법적대응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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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한 뒤 김재연 의원(오른쪽)과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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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실 들어가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29일 국정원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서 "저에 대한 혐의내용 전체가 날조"라며 "국기문란 사건의 주범인 국정원이 유사 이래 있어본 적이 없는 엄청난 탄압책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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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규 진보당 대변인도 "내란죄란 이름 아래 진행되는 국정원 모든 행위는 헌법 유린 행위"라며 "적법 절차에 따라 압수수색을 하더라도 수사 자체를 용인하거나 협조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또 홍 대변인은 일부 언론의 '이석기 의원 변장 도주' 보도와 관련해 "어제도 얘기했지만 도주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 그럴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석기 의원이) 오늘 아침 최고위원회에 나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도피설에 대한 질문에 "오늘 (회의에) 나온 사람한테 무슨 도피설이냐"며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45분경 변호인·당직자들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도착한 이석기 의원은 "국정원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오전 11시경 국정원 직원들이 이 의원 사무실로 들어갔고, 이 의원 측과 압수수색 절차 등에 대해 협의 중이다

한편 같은 혐의로 국정원으로부터 내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재연 진보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저에 대한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황당하고 근거없이 기사를 쓰는 언론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등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1신 대체: 29일 오전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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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습 드러낸 이석기 의원 "국기문란 국정원이 민주세력 탄압"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수사에 대해 입장을 밝힌 뒤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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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아래 진보당) 의원이 29일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국가정보원이 그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일 당시 행방이 묘연했던 이 의원이 하루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의원은 국정원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국정원이 진보와 민주세력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7시 55분쯤 국회에 나타난 이 의원은 취재진을 피해 곧바로 진보당 원내대표실로 들어가 약 30분 동안 열린 비공개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공개회의에서 카메라 앞에 선 그의 얼굴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의원은 거듭 목소리에 힘을 주며 "국정원이 유사 이래 있은 적 없는 엄청난 탄압책동을 강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탄압이 거세면 거셀수록 민주주의의 불길은 더욱 더 커진다"며 "저와 통합진보당은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을 믿고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하여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자신이 지하조직을 만들어 통신시설 파괴, 총기 소지 등을 모의하는 등 내란을 꾀했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 공개회의에서도 현 상황을 두고 "진보와 민주세력 탄압"이라는 원론적인 말만 했을 뿐,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의 답변을 요구하는 기자와 당 관계자들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석기, 개인 입장 밝히지 않아... 통합진보당 "모든 혐의 전면 부인"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공개회의 뒤 기자들에게 추가로 상황을 설명하며 이석기 의원 개인의 입장 표명은 없음을 다시 알렸다. 그는 "어제도 몇 차례 (모든 혐의는 사실 무근이며 해명할 필요도 없다고) 말씀드렸고, 국민들이 궁금해하기에 (이 의원이) 예정에 없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제기한 혐의는) 전면 부인한다, 입증 책임은 모두 국정원에 있다"며 이석기 의원이 조직원들에게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들어있다는 국정원 녹취록 역시 "(당 차원에선) 아는 바가 없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홍 대변인은 또 "어제 언론에 '국정원에 따르면, 검찰에 따르면' 식으로 나온 내용은 불법"이라며 "(검찰과 국정원이) 피의사실을 하나씩 흘리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오늘 있을 의원실 압수수색을 거부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홍 대변인은 "이석기 의원 본인이 나온 이상 어제와 같이 고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국정원과 협의 후 정확한 압수수색 시간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실 보좌관 압수수색이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며 "이 압수수색이 종료되는 대로 의원실 자체 압수수색을 적법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진보당은 28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인권침해와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정희 진보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투쟁수위를 높여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오늘 이 시간부터 전 당 조직을 투쟁본부로 전환, 전당적인 총력체계로 바꾸겠다"며 "당 대표로서 제가 직접 본부장을 맡는다"고 말했다. 또 "당력을 총동원해 촛불을 더 키워나가겠다"며 "8월 31일 당원들을 국정원 앞으로 결집시키고, 촛불시민과 어깨를 걸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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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습 드러낸 이석기 의원 "국기문란 국정원이 민주세력 탄압"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수사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검찰과 국정원의 수사에 대해 "국가문란사건의 주범인 국가정보원이 진보와 민주세력에 대해 유사 이래 있어본 적 없는 엄청난 탄압책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탄압이 거세면 거셀수록 민주주의 불길이 더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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