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지속된 세계적 차원의 미중 전략적 갈등에다가 올해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더해지면서, 한반도에는 냉전시대의 유물이라 할 수 있는 ‘한미일 대 북중러’ 갈등이 자연스럽게(?) 재현되었습니다. 이 같은 ‘한미일 대 북중러’ 신대립구도 형성과 함께 남측에서 보수적인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남북관계 갈등이 솟구치면서 한반도에서는 ‘한미(일) 대 북’ 사이에 ‘우려할만한’ 수준의 군사적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2019년 이래 지속된 상황처럼 북미 간 대화는 물론 정부-민간 차원의 남북 간 대화도 전무했습니다. 한마디로 2022년 한반도는 정세는 갈등과 시위로 점철된 한해라고 규정하면서, 통일뉴스가 올해도 예년의 ‘10대뉴스’와 달리 ‘2022년 한반도 5대뉴스’를 선정 발표합니다. / 편집자 주

1. ‘한미(일) 대 북’ 군사적 시위(9월 23일-11월 5일)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은 한미(일) 연합군사연습에 대응해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실시된 북한군 전술핵 운용 등 훈련을 참관했다.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은 한미(일) 연합군사연습에 대응해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실시된 북한군 전술핵 운용 등 훈련을 참관했다. 

올해 3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을 시험발사함으로써 2018년 4월부터 유지해온 ‘모라토리엄’이 파기되고, 이어 5월 10일 북한에 대결적인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한반도 정세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점증하던 한반도 위기는 10월 정점을 찍었다. 9월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진행된 한미(일) 연합군사연습에 대해 북한이 강력 대응한 것. 특히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입항하고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되자, 북한은 단·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응사해 유례없는 ‘강대강’ 대결국면이 연출되었다. 2017년 가을 ‘김정은-트럼프’ 사이에 오간 ‘화염과 분노’의 수준을 능가할 정도였다. 

2. 남북 갈등 극도의 심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김 부부장은 몇 차례에 걸쳐 대남 공세에 나서, 극도의 남북 갈등을 보여주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김 부부장은 몇 차례에 걸쳐 대남 공세에 나서, 극도의 남북 갈등을 보여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대북 선제타격’, ‘멸공’, 심지어 ‘주적은 북한’이라고 밝혀, 남북 갈등이 예상된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에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남 공세 선봉에 나섰다. 김 부부장은 8월 18일 담화에서 “정녕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인물이 저 윤 아무개밖에 없었는가?” 하고는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며 혐오 표현을 했다. 나아가, 김 부부장은 11월 24일 담화에서 ‘윤석열 정권 교체’를 거론하면서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며 자칫 대남 ‘핵선제공격’까지 연상시켰다.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견인해야 할 남북관계가 극도의 대결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3. 윤석열 대통령 당선(5월 10일 취임)과 ‘담대한 구상’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77주년 광복절 경축식’ 장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77주년 광복절 경축식’ 장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

보수적인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전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볼 때 대내외적으로 많은 정책적 변화가 예상됐지만, 특히 대북정책에서의 변화가 심각했다. 윤 대통령은 8.15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을 밝혔는데, ‘북한 비핵화’가 골자였다. 나흘 뒤인 8월 19일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담대한 구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10여년 전 이명박 역도가 내들었다가 세인의 주목은커녕 동족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 개방, 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후에도 통일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담대한 구상은 선비핵화 요구와 다르다’고 애써 강조하고 있지만 전혀 북측의 호응을 못받고 있다.

4. 북, ‘핵무력정책 법제화’(9월 18일) 및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11월 18일)

북한이 지난 11월 18일 시험발사한 신형 ICBM ‘화성포-17’형..
북한이 지난 11월 18일 시험발사한 신형 ICBM ‘화성포-17’형..

북한은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다가 결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했으며, 또한 외부세계의 7차 핵실험 가능성 운운에 대해서는 핵무기 법제화로 화답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9월 18일 ‘핵무력정책 법제화’을 채택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절대로 먼저 핵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그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11월 18일 신형 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 후 김 위원장은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로써 북한은 핵탄두가 장착된 ICBM을 현실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5. 한미 정상회담(5월 21일) 및 윤석열 정부의 외교참사

'윤석열-바이든' 한미 정상회담.
'윤석열-바이든' 한미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5월 21일 서울에서 가진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명시된 공동선언에 합의했는데, 이는 ‘한미(일) 대 북’ 군사적 시위의 근원이 되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참사 수준이었다.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불발’ 논란에 이어, 유엔 총회 참석 후 윤 대통령이 자초한 ‘바이든 대 날리면’ 논란 및 ‘이 XX들’ 비속어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7월 9일)에서 윤 정부에 “마땅히 독립자주 노선을 견지해 외부간섭을 배제하라”고 훈계했으며, 일본이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 냉담한 태도를 고수하자 윤 정부는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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