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소속도 다른 야당 대표가 세계 유수의 학자와 대담을 하든 말든 이토록 확대해석과 비약을 거듭하는 것이야말로 뜬금없는 급발진이지만, 특히 '부산에서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이재명 대표의 모습이 '구차하다'고 한 대목은 일반적인 정치 공세나 실언 수준으로 넘어갈 수 없는 만큼 야비하고 악랄하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칼에 목을 찔리는 암살미수 테러를 당했을 때 실제 즉사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사선을 넘나들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고 이동하다 지지자를 가장한 채 순식간에 접근한 테러범 김진성이 휘두른 칼에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지혈에도 불구하고 상당량의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이 대표는 구급 차량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45분 만에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의료진 연락에 따라 출동한 응급의료헬기에 실려 다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1월 4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치료 경과 등을 브리핑했다. 혈관외과 전문의로 서울대병원 외과 과장과 대한혈관외과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던 민 교수는 이 대표가 실려왔을 때 어떤 상태였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목 부위에 칼로 인한 자상으로 인해 속목정맥(내경정맥) 손상이 의심되고, 기도 손상이나 속목동맥(내경동맥) 손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목에는 얼굴 쪽 혈액을 공급하는 바깥목동맥이 있고,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속목동맥이 있는데, 속목동맥과 속목정맥이 손상되면 대량 출혈과 여러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목 부위는 중요한 혈관, 신경, 기도, 식도 등이 밀집된 곳이라서 겉에 보이는 상처의 크기가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깊이 찔렀는지, 어느 부위를 찔렀는지가 중요하다. 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 재건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따라서 그 수술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집도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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