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한민족공동체에 100개의 ‘푸른나무 협력센터’ 세울 터"
<미니인터뷰> 곽수광 푸른나무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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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수광 푸른나무 이사장은 수상 직후 통일뉴스와 미니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 통일뉴스 : 수상을 축하한다. 이번 상을 받게 된 배경은?
■ 곽수광 이사장 : 워낙 우리가 하는 일은 작은 일인데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다 보니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단체들이 손발이 묶여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디아스포라 코리아 연대’ 그러니까 해외동포들과 손을 잡고 일하기 때문에 이런 꽉 막힌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북한을 지원하는 일을 해올 수 있었다.
다른 단체들이 더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남북화해의 시대가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통일뉴스 : 곽 이사장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힘을 모았을 텐데, ‘북한을 돕자’, 특히 ‘장애인을 돕자’고 했을 때 주변 반응들은 어땠나?
■ 곽수광 이사장 : 아마 주변에서 제일 많이 하는 이야기가 “과연, 우리들이 도우면 진짜로 그게 도움이 되는 거냐?”, “실제로 투명하게 모든 후원금과 물자들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가는 거냐?” 의문을 제기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1년에 열 번 이상을 북한에 들어가서 모니터링하고, 그리고 ‘조선 장애자 보호 연맹’이라는 정말 신뢰할 수 있는 단체와 함께 일했다.
“여기 남한에서 후원하는 모든 분들의 후원금과 물자들이 꼭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대해서 책임지고 있다”고 그렇게 답변하고 있다.
□ 통일뉴스 : 매년 열 번 이상 방북했다고 했는데, 곽 이사장은 한국 국적일 텐데 더떻게 방북했나?
■ 곽수광 이사장 : 그래서 나는 방북을 못했다. 나는 남북관계가 아주 좋았던 시절에 평양과 개성을 방문했었는데, MB 정부 이후로는 한 번도 가 볼 수 없었다.
다행히 통일부에서 허가해주고 북한에서 초청해줘서 최근 북한에 들어가게 될 상황이 다 만들어졌었는데 그럴 때마다 미사일을 쏜다든가 이런 일들이 생기면서 무산됐다. 남북관계 안에서 일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 통일뉴스 : 신영순 공동대표가 각별히 장애인 쪽을 많이 지원해 왔는데, 처음부터 푸른나무는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
■ 곽수광 이사장 : 원래 등대복지회를 세워서 그 일을 해왔다. 나도 등대복지회 이사로서 같이 그 일을 도와왔다. 그러나 몇 가지 오해로 말미암아 등대복지회와 같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신영순 대표가 “나는 은퇴하고 미국 돌아가서 조용히 살겠다”며 모든 걸 다 내려놓으려고 했다. 그때 신 대표가 지금까지 북한에 깔아놓은 모든 인맥과 네트워크, 그동안의 경험들을 그대로 사장시킨다는 것은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너무 아까운 일이고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간곡하게 신 대표께 새로운 단체를 세워서 새롭게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이전의 등대복지회는 어떤 의미에서 아주 소박하게 북한의 고아들과 장애인들을 돕는 복지 쪽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는 우리는 더 큰 통일의 꿈을 가지고 ‘한민족 디아스포라 공동체’와 한국의 청년세대를 함께 일으키는 그런 통일운동을 한 번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더 새로운, 더 큰 비전을 안고 출범한 것이 푸른나무다.
□ 통일뉴스 : 주로 장애인, 장애인 체육을 많이 지원해왔든데, 어떻게 보면 남측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영역이고 개척하다시피 했는데, 그 분야를 지원한 결과는 어떤가?
■ 곽수광 이사장 : 사실 북한에서 장애인들의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게 불과 얼마 전부터의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신영순 대표 본인의 딸도 장애인이다. 한국에서도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신 대표가 북한에도 장애인들이 있는 것을 보고 돕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까 장애인들이 좀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들도 단순히 생존 차원이 아니라 의미있는 삶을 살게 해줘야 한다는 차원에서 악기들도 갖다 주고 하면서, 장애인 예술, 장애인 체육 분야가 서서히 북한 안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것은 4년전 북한 탁구선수였던 ‘인민 영웅’ 리분희 씨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와서 보면서 “북한에서 장애인 체육을 한번 해보겠다”고, 그래서 장애인체육회를 만들고 본인이 서기장이 됐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북한 장애인체육이 시동이 걸렸다고 할 수 있다.
□ 통일뉴스 : 런던장애인올림픽과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참여 등 북한 장애인체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데 푸른나무가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들었다.
■ 곽수광 이사장 : 너무 감사한 일이다. 사실 푸른나무를 통해서 장애인올림픽위원회에 가입하는 과정이 있었고, 그것을 위해서 북한 관계자들을 초청해서 장애인 경기대회를 보여주고, 선수들을 북경으로 데리고 나와서 전지훈련을 시켜주기도 하고 참 애를 많이 썼다.
정말 감사하게도 런던장애인올림픽에도 참가하게 되고 또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위해 인천에도 오게 됐다. 그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이 있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수많은 고비들도 있었고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일이 남북화해를 위해서 의미 있는 일이고 중요한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루어 낼 수 있었다.
□ 통일뉴스 : 항간에서는 ‘리분희 선수와 현정화 선수가 한번 만나서 회포도 풀고 친선경기도 가지면 어떠냐’ 이런 논의들이 많이 있었는데 성사가 될 것 같나?
■ 곽수광 이사장 : 성사시켜야 한다. 벌써 여러 차례 아슬아슬하게 그럴 수 있는 기회들이 지나갔다.
이번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현정화 감독이 장애인올림픽 선수촌 촌장을 맡아서 리분희 서기장만 오면 아주 감격적인 만남이 있을 뻔했는데, 공교롭게도 두 분이 다 좀 사고를 당하고 어려움이 있어서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그만큼 통일을 위해서 가는 아주 작은 일 하나하나도 결실을 맺어가는 데는 참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통일뉴스 : 앞으로 푸른나무가 역점을 두고 새롭게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 곽수광 이사장 : 우리가 새롭게 한다기보다는 처음부터 꿈꿔왔던 일인데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그런 일들이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전 세계 한민족공동체 안에 100여 개의 ‘푸른나무 협력센터’를 세우는 일이다. 협력센터를 통해서 전 세계 코리안들이 북한을 지원하는 일에 하나가 되는 그런 네트웤을 만들어내는 것을 계속 추진해야 된다.
또 우리 대한민국 안에서 청년.대학생들을 통일운동으로 더 끌어들이는 일들을 하려고 한다. 최소한 만 명 정도의 청년.대학생 후원회원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내년에는 평양에 ‘장애인 종합회복센터’를 착공하려고 한다. 이것이 건립되면 북한 안에 세워지는 최초의 장애인복지관이 될 텐데, 그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려고 한다.
□ 통일뉴스 : 지금도 ‘대동강 장애인 종합편의’가 있지 않나?
■ 곽수광 이사장 : 그것은 종합복지관은 아니다. 직업훈련장과 장애인 일터 개념이다.
‘장애인 종합회복센터’는 병원과 운동시설과 문화.예술공연장과 세미나.컨벤션 시설과 이런 모든 것을 다 갖춘 종합적으로 북한의 장애인들을 위해서 일하는 아주 상징적인 장소가 될 것이다.
□ 통일뉴스 : 많은 분들의 지원이나 재정적 후원이 필요한데, 푸른나무는 선교단체인가 복지단체인가?
■ 곽수광 이사장 : 사단법인 푸른나무는 선교단체가 아니고 말 그대로 문화복지공동체다. 남북한 간에 문화와 복지를 통해서 화해를 이루어내고 남북한의 공동체를 이루어내는 남북한의 NGO(비정부조직)다.
□ 통일뉴스 : 기독교 쪽에서 많이 후원하나?
■ 곽수광 이사장 : 기독교 쪽에서 아무래도 제일 지원이 많다. 그렇지만 우리를 후원하는 분들 가운데 타 종교인들도 많이 있다.
그리고 사실 아직 많이 미약하지만 점점 많은 분들이 우리 뜻을 이해해주고, 개인후원도 많이 해주고, 또 교회나 단체들이 후원해주는 경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 통일뉴스 : 첫 인터뷰 인데, 간략히 자신을 소개하달라.
■ 곽수광 이사장 : 장로회신학대를 나와 1993년에 목사가 됐고, 목사가 된 뒤 10년 동안은 캐나다에서 유학을 했다.
유학을 하면서 청년학생운동에 눈을 뜨게 돼서 한국에 돌아와서는 코스타라고 하는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한국 유학생들을 돕는 일을 해왔다. 그러던 중에 신영순 대표를 만나서 북한 사역도 하게 됐다.
그리고 2006년에는 푸른나무라고 하는 교회를 개척했다. 이 교회도 통일운동에 앞장서는 교회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한 교회이고, 그래서 이 단체를 시작할 때 이름도 푸른나무라고 했다.
□ 통일뉴스 : 푸른나무 교회와 단체가 따로 있는 건가?
■ 곽수광 이사장 : 맞다. 교회는 압구정동에, 단체는 동부이촌동에 있다.
□ 통일뉴스 : 해외에서 청년운동 등에 눈떴다고 했는데, 남북문제에 관심을 더 갖게 된 이유는?
■ 곽수광 이사장 : 우리가 했던 코스타 운동에 훌륭한 영적 지도자들이 많이 참여했다. 홍정길 목사라든지, 김진홍 목사, 연변과학기술대의 김진경 총장, 이런 분들이 끊임없이 저희들이 수련회 할 때마다 와서 빼놓지 않고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금식도 하고 고아들을 위해 헌금도 했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통일운동을 청년운동과 연결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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