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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에 몰리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

 
 
<분석과전망>북한의 반공세, 중국의 반발 그리고 유럽연합의 태도변화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10/30 [19:11]  최종편집: ⓒ 자주민보
 
 

   

북미군사대결전에서의 수세를 만회하기 위해 구사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

 

미국의 대북인권공세가 심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이 미국의 대북적대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분석가들의 견해는 다르다미국의 대북인권공세가 초장부터 수세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때까지의 북미대결전의 역사를 개괄해보면 북미대결전의 핵이 핵이라는 사실은 금방 확인할 수 있다그것에는 미사일도 물론포함되어있다북미대결전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북미대결전이 치열한 군사대결전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북미군사대결전의 현실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의 요체인 전략적 인내정책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를 막아내는 데에 그 어떤 유의미한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대단히 체계적으로 보여준다전략적 인내 정책이 오히려 북한의 핵 미사일능력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역설적인 평가가 미국 내에서 나오는 이유이다.

 

일각에서 적대적 공생관계의 한 양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미국이 반북대결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안정과 한국에 무기판매량을 높이는 등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고 북한 역시도 반미를 통해 내부결속을 다진다는 논리이다.

물론 이치에 맞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는 논리이다다만 그 개념이 유의미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인권공세가 군사대결전으로서의 북미대결전에서 미국이 바라는 성과가 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에 주목을 한다.

그 주목은 합리적인 결론 하나를 도출해준다북미군사대결전에서 수세에 몰린 미국이 그 반북공세에서의 성과를 만회하기 위해 대북인권공세를 강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 그것이다객관적이다현실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가 수세에 몰린 미국의 반북공세의 성과를 만회시켜주고 있는가에 있다현실은 그렇지 않음을 또렷히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반공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923일 뉴욕에서 올해 유엔총회에 맞춰 북한 인권토론회를 개최했을 때 15년만에 미국을 찾은 리수용 외무상이 그 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힌다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대로 미국은 거절한다.

여기에서 국제적인 시각이 읽은 것은 미국의 궁색함이었다그 궁색함은 미국이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유엔에서 인권을 인류 보편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범주에서 벗어나는 정치공세임가 되고 있음을 드러내주는 감정의 한 모양새였다.

 

북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북한이 지난 7일에는 유엔에서 인권설명회를 열은 것이다북한이 유엔무대에서 인권설명회를 연 것은 최초로 있는 일이었다이례적인 것이라 당연히 주목을 끌었다.

 

주목할 만한 내용은 곧바로 확인되었다연합뉴스에 의해서다연합뉴스 29일자는 북한이 인권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미국 국무부 등에 참석해줄 것을 제의했다는 것을 보도한다.

"우리 측이 주최한 인권설명회에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 등 몇 명을 특정해 초청하는 형식으로 대화를 제의했었다"

북한 유엔대표부 김 성 참사관이 29일 연합뉴스에 한 발언이다북한 인권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3위원회'를 전담하는 북한 외교관이 김 참사관이다김 참사관은 미국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을 것으로 생각을 했었는데 비록 거절당하긴 했지만 답변이 왔다는 것을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행태들은 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대한 반공세이다객관적으로 보자면 화려한 반공세라고 할 수도 있었다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대한 북한의 이러한 반공세는 미국의 반북공세에 힘을 빼는 것으로 평가할만하다.

 

중국의 반발

 

미국의 대북인권공세가 반북공세로서의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중국의 입장에서도 확인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3일 북한의 인권 유린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려는 국제적 움직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은 인권상황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한 발언이다. “우리는 평등과 상호 존중을 기초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인권 분야에 대한 견해차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한 결 같이 주장해 왔다는 것도 화춘잉은 덧붙혔다.

 

많은 전문가들이 깊게 주목을 했다대북인권공세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에게 적잖은 타격으로 될 것으로 보여서였다구체적으로는 대북인권결의안이 유엔안보리로 넘어온다 하더라도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밝힌 것으로 되는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 보아도 이는 명백히 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다중국의 반발이 당장에 미국에게 위협으로 될 수밖에 없는 것은 특히 북한인권문제를 놓고 미국을 정점으로 일본과 유럽연합 그리고 우리정부 등이 구성하고 있는 반북대열에 균열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전향적 태도 변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가 수세로 몰리고 있는 징후는 아울러 유럽연합이 자신과 일본의 주도로 만들어진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 관련한 입장에서도 감지된다.

 

유럽연합이 북한이 공식 요청하면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에 대한 수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 그것이다유엔주재 유럽연합대표부의 매튜 크리스토퍼 대변인이 29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보낸 이메일에서 확인되는 내용이다.

 

지난 27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 외교관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진다이 자리에서 다루스만은 북한 측으로부터유엔 결의안 초안에서 북한 최고 지도자를 언급한 7항과 북한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 ICC 회부를 언급한 8항이 삭제해줄 것을 요청받는다동시에 자신의 방북 초청이 가능하다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유럽연합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는 북한이 다루스만을 초청하는 것을 통해 또 다시 구사하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에 대한 반공세가 낳고 있는 결과이다중국의 반발로 인한 미국 주도 반북대열의 균열의 한 현상이기도 하다.

 

유럽연합의 수정 검토 가능성 천명이 미국으로서는 탐탁치 않은 사안으로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로버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가 바로 28일 ‘VOA’에 북한의 다루스만 특별보고관 초청을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유엔총회 결의안 일부를 맞교환 하는 등 어떤 타협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나선 것에서 이는 잘 확인된다.

 

초장부터 수세에 몰리기 시작하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

 

미국의 대북인권공세 앞에 확인되고 있는 북한의 반공세 중국의 반발유럽연합의 변화 이 모든 것들이 보여주는 의미는 간단하다북미 군사대결전에서 수세로 내몰려 있는 조건에서 미국이 새롭게 빼든 대북인권 공세 역시 초장부터 수세에 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이 자신의 대북인권공세가 수세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을 미국이 이후 어떻게 타개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은 북미대결전의 향방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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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서 내쫓는 재두루미 일본선 앉히려 안간힘

 
윤순영 2014. 10. 30
조회수 386 추천수 0
 

지난 27일 김포 재두루미 7마리 도착, 올해가 마지막인가 걱정

논 매립해 비닐하우스와 창고로, 재두루미 떠나면 사람은 잘 살까

 

크기변환_dnsYSJ_1614.jpg» 올해 처음 김포 홍도평야에 와 상공을 선회하는 재두루미.

 

올해도 어김없이 재두루미가 찾아왔다. 10월27일 아침 6시20분께 홍도 평에 재두루미 7마리가 내려앉았다. 

 

지난해보다 5일 정도 이르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다. 혹시 안 올까 걱정도 했다.

 

4년 전만 해도 이런 걱정은 안 했다. 하지만 재두루미가 먹이를 먹고 쉴 들판이 점점 매립되면서 개체수가 줄었고 월동 일수도 줄어들었다. 두루미가 와도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서는 이유이다.

 

크기변환_dnsYSJ_1622.jpg» 아파트 숲을 헤치고 논을 향해 내려오는 재두루미.

 

크기변환_dnsYSJ_1627.jpg» 논이었던 곳은 매립되어 영농창고를 짓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편법으로 만든 창고가 즐비하다.

 

크기변환_dnsYSJ_1629.jpg» 곳곳에 들어선 비닐하우스 사이에 남아있는 농경지를 찾아가는 재두루미.

 

재두루미가 이렇게 사정이 나빠진 홍도 평을 여전히 찾아온다는 것은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이다. 올해를 끝으로 다시는 홍도 평을 찾아오는 재두루미가 한 마리도 없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김포 홍도평의 재두루미 보전에 김포시는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의 재두루미 월동 취식지는 이미 사라졌다. 한강 하구에 마지막으로 남은 김포시 홍도평은 재두루미의 유일한 터전이다. 

크기변환_dnsYSJ_1640.jpg» 어디에 앉을까, 한참을 선회하다 자리를 찾아 가는 재두루미.크기변환_dnsYSJ_1642.jpg» 금빛 아침 햇살을 가슴에 안고 평야에 내려 앉고 있는 재두루미. 

크기변환_dnsYSJ_1666.jpg» 이 평야는 언제까지 재두루미를 맞을 것인가.

 

김포시는 재두루미 도래를 김포의 가치를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재두루미는 우리나라 서해안 천수만과 동해안 철원 등을 거쳐 일본 규슈 사가현 이마리 만 상공을 지나 가고시마현 이즈미로 월동하러 날아간다. 재두루미가 거쳐 가는 이마리에서는 상공을 지나가는 재두루미가 내려 앉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찾아오는 두루미를 내쫓는 우리와는 정반대다. 



크기변환_dnsYSJ_1674.jpg

 

크기변환_dnsYSJ_1678.jpg

 

재두루미를 앉히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재두루미가 와야 생태관광, 유기농업 등 지역이 생존할 가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재두루미는 생존을 위해 쉼 없이 날아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널 뿐이다. 그들이 찾아오는 환경을 가진 곳이 지속가능한 마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크기변환_dnsYSJ_1752.jpg» 재두루미 곁으로 황오리도 날아든다. 재두루미는 살아있는 환경의 지표이다.

 

재두루미가 우리나라를 잊지 않고 찾아오는 것은 부모로부터 이어온 학습 덕분이다. 이 땅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재두루미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면 올해 이곳을 찾아온 재두루미들은 내년에도 그 후에도 계속  잊지 않고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김포시는 겨울철의 진객 재두루미를 쫒아 내고 있다. 그것은 재두루미뿐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도 불행이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자,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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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기다렸지만,대통령이 웃어준 사람은 따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푸른 기와집에 살게 해준 그 남자들에게만 환하게 웃어줬다
 
임병도 | 2014-10-30 08:54:1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밤새 기다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퇴근길을 서두른 사람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떠날 수가 없었다. 내일 그녀를 꼭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핫팩 하나로 언 손을 녹이려고 했다. 추운 날씨보다 과연 그녀가 내일 우리를 향해 무슨 말을 할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온몸의 긴장은 풀리지 않았다.

경찰들은 이미 국회 본관 앞에서 경직된 자세로 서 있었다. 우리 아이도 살았다면 몇 년 후에는 경찰이나 군인이 됐을 텐데… 참 고생이 많다. 그래도 내일은 우리가 그녀를 볼 수 있게 자리를 피해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경찰이 아니라 그녀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차가운 바닷물에서 나오지 않은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 추위쯤이야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을 대신해서 그녀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기 때문이다.

점점 그녀가 올 시간이 다가왔다. 문 앞에는 검은색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어젯밤 경찰보다 더 많이 등장했다. 괜찮다. 그녀가 우릴 향해 다가오리라 믿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헤치고 다가와 밤새 추위에 언 몸을 안아주면서 그녀가 웃어줄 것이라는 상상을 했다. 그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다시는 우리 아이들과 같은 아픔을 우리 국민이 겪지 않게 해주세요’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속 시원하게 알려주세요’
‘당신이 울면서 했던 약속을 지금이라도 지켜주세요’

그녀가 우리 말을 들어줄 것이라 믿고 또 믿었다.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그녀를 만나면 어떻게 말을 조리 있게 할지 되새기고 되새겼다.

그가 왔다.

무릎을 꿇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릎을 꿇는 일조차 창피하지 않았다. 정말 간절했다. 제발, 제발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가 도와준다면 우리 아이들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는 ‘세월호특별법’이 만들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말했다. 선거만 도와주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리는 믿었다. 저렇게 힘 있는 사람이 팻말을 들고 거리에서 약속했는데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고…

그가 떠났다.

차 문을 매몰차게 닫고 떠난 그의 차를 보면서 눈을 감았다.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화도 나지 않았다. 그저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힘없는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난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나중에라도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볼지 막막했다.

그녀가 왔다.

‘오 마이 갓’ 그녀가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정말 그녀를 만나야 하는데, 그녀는 왜 우릴 보지 않을까?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 손을 잡아주던 그녀가 맞는지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분명 그녀가 맞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냥 우릴 지나쳤다.

오늘은 중요한 행사가 있으니 끝나고 나올 때 오려고 지나쳤나 보다.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권력과 힘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래서 또 기다렸다.

그녀가 나온다.

이제 정말 우리를 봐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우리를 지나쳤다. 우리가 잘못한 것이 있었나? 그저 돈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알려달라고 하고, 똑같은 아픔이 이 땅에서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을 뿐이다.

그녀가 웃어준 사람은 우리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을 푸른 기와집에 살게 해준 그 남자들에게만 환하게 웃어줬다.


그녀가 떠났다. 
힘이 풀렸다. 풀썩 주저 앉았다. 밤새 추위에 떨면서도 그녀를 만난다는 생각에 버텼는데…
결국, 벽에 기대어 울었다.
이제는 울지 않으리라 약속했었다.
아니 더는 눈물이 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눈물이 자꾸 났다.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힘 있고, 돈 있고, 출세한 사람들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못한 우리 아이들이 불쌍했다. 
왜 나는 금배지를 달지 못하고, 푸른 기와집에서 살지 못했지라는 자책감이 들었다.

꿈에서라도 우리 아이들을 만나면 무어라 말하지
너희가 태어난 이 땅의 지도자가 너희를 쳐다도 보지 않았다고 말해줄 수 있을까?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그래도 엄마, 아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게. 
우리 아이들이 보고 싶다. 미치도록 보고 싶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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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떠난 외동딸, 생일에 돌아오다

 

28일 발견된 세월호 실종자, 단원고 2학년 황지현양으로 최종 확인

14.10.30 10:39l최종 업데이트 14.10.30 10:5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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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세월호 선내에서 발견된 시신이 30일 오전 단원고 학생 황지현양으로 최종확인됐다.
ⓒ 박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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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넘게 엄마가 차린 아침밥을 먹고, 황지현양(단원고 2학년)은 29일 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날은 지현양의 생일이자 세월호가 침몰한지 197일째 되는 날입니다.

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와 아버지 황인열씨는 지난 7월부터 "딸이 나오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팽목항 방파제에 매일 딸의 아침밥상을 차려왔습니다(관련기사 : "추석까지 이럴 줄이야" 딸 아침밥 챙겨 매일 팽목항으로).

"전에 지현이까지 해서 같은 반 학생 3명이 안 나왔었거든. 근데 누군가 ○○(이) 아빠보고 밥을 해서 (팽목항 앞 바다에) 던져주라고 했대. 그래서 밥을 잔뜩해서 새벽에 던졌는데 그날 딸내미가 나왔다니까."

지난달 8일, 딸의 아침밥을 챙겨 팽목항행 버스에 오른 심씨가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앞서 나온 친구를 따라 지현양도 부모님이 해준 밥을 먹고 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기자는 "이제 밥 많이 먹었으니까 지현양도 나올 때가 됐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이후로도 심씨는 딸을 마주하기까지 54일을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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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에 담긴 단란한 가족사진 아직 딸의 소식을 기다리던 15일 황지현(단원고 학생)양의 어머니 심명섭씨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휴대폰의 가족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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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인 단원고 학생 황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는 매일 오전 7시 30분 딸의 아침밥을 챙기기 위해 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추석인 8일 오전, 심씨가 팽목항에서 돌아오지 않은 딸의 아침상을 차린 뒤,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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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하던 아버지, 얼굴을 감쌌다

지현양은 결혼 7년 만에 얻은 외동딸입니다. 1997년 10월 처음 엄마 품에 안긴 지현양은 2014년 4월 15일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이제야 엄마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소 물을 안 좋아했던 지현양은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간다며 툴툴거렸다"고 합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6개월째 되던 날(16일), 심씨가 했던 하소연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싫어하던 물에 왜 아직도…."

지현양은 친가에선 막내 손녀, 외가에선 큰 손녀이기도 했습니다. 지현양이 아직 찬 바다 속에 있던 15일, 심씨는 "나와 지현이 아빠도 그렇지만, 지현이를 기다리는 사람이 참 많아"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동안 심씨는 딸이 나오길 기도하며 "별 짓을 다해봤"습니다.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 팽목항에 지현양 아침밥상을 차렸습니다. 함께 진도실내체육관에 있다가 자식을 찾아 먼저 안산으로 올라간 다른 유가족의 자리로 자신의 잠자리를 옮겨보기도 했습니다. "(실종자) 옷을 물에 담궈놓으면 (실종자가) 나온다던데"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해봤습니다.

부모님의 정성이 통했는지, 세월호 4층 중앙 여자화장실에 머물던 지현양은 다시 가족 품에 안겼습니다. 어두컴컴한 배 안에서 잘 버텨줬고, 물 밖으로 나와 부모님의 정성이 담긴 눈물의 생일상을 마주했습니다. 이날 오전, 의연하게 딸의 생일상을 차렸던 아버지는 돌아온 딸의 옷가지를 확인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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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인 단원고 학생 황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는 매일 오전 7시 30분 딸의 아침밥을 챙기기 위해 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추석인 8일 오전, 심씨가 전날 가져다 둔 아침밥을 바다에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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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순간까지 애타게 불렀을 엄마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인 단원고 학생 황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는 매일 오전 7시 30분 딸의 아침밥을 챙기기 위해 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추석인 8일 심씨가 딸의 아침밥이 담긴 가방을 메고 팽목항 방파제를 따라 걷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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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가족과 남은 가족... "괜찮아, 희망이 생겼어"

심씨는 최근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꿨습니다. 가장 먼저 지현양 사진을 휴대폰 바탕화면으로 지정했습니다. 

"지현이가 있었으면 내 휴대폰 가져다가 노래도 (휴대폰에) 넣어주고, 쓰는 방법도 알려주고 했을 텐데…. 카톡도 하고…. 참 좋아했을거야."

아직 딸을 기다리던 15일, 심씨가 기자에게 내보인 한 장의 사진이 떠오릅니다. 지현양,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셋이서 찍은 가족 사진입니다. 돌 무렵의 지현양과 지현양의 부모님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휴대폰 화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사진으로만 보던 딸을 (수학여행을 떠난 날로부터) 197일 만에 만났지만, 이제 다시 가슴에 묻어야 합니다.

딸을 다시 만난 부모님은 남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되뇌였습니다. 오랜 시간 실종자 가족으로 살았기에 남은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현양의 부모님입니다. 남은 실종자 가족이 연신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지현양의 아버지를 가슴에 품었습니다.

"괜찮아. (지현이 때문에) 새로운 희망이 생겼어."

고인의 명복과 함께 지현양 부모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단원고 남현철·박영인·조은화·허다윤 학생, 양승진·고창석 선생님, 이영숙·권재근씨, 권혁규군 등 실종자 9명의 수습 소식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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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딸도 저 달을 보고 있을까"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서울과 광주에서 출발한 '기다림의 버스가 진도에 도착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실종된 황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가 손에 촛불을 쥔 채 팽목항에 뜬 달을 보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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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일 만에 돌아온 황지현양... 딸 기다린 지 6개월 되던 날, 엄마의 인터뷰 28일 발견된 세월호 실종자 시신이 단원고 황지현양의 시신으로 확인됐다. 영상은 지현양의 어머니 심명섭씨가 딸을 기다리던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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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것인가?

 
 
<논평>북한 그리고 접경지역 주민, 사회단체, 기업인들에게 떠 넘겨지는 남남갈등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10/29 [22:06]  최종편집: ⓒ 자주민보
 
 

 

▲10월 25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살포에 항의하는 농민들     © 한성 자유기고가


 

반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된 전반 사안에 대한 정부당국의 입장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가관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가 지난 28오는 30일로 제안한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제안에 대해 북한이 수용할 것을 촉구하면서 그 촉구를 한 이유로 북한이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들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연실색했다.

 

남남갈등의 원인을 북한이 제공하는가?

 

반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남북 간의 총격전까지 불러왔다객관적으로 보자면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총격전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반북단체의 전단 살포가 현 시기 남북갈등을 유발하는 최대의 요인으로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남북 총격전이 발생했을 때 접경지역 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전 국민이 불안해했다이는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한 남북갈등이 남북 당국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남북갈등의 피해가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그리고 직접적으로 다가들었던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정부로서는 막아야 되고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안이다전례가 있다이명박 정부시기였던 2012년 10월이었다당시 정부는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경찰력을 동원하여 물리적으로 저지시켰다이명박 정부의 그러한 조치는 헌법상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는 반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서 저지를 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는 법적 논리를 그 근거로 내세운다정치적인 범주인 남북관계를 법적인 테두리로 좁혀서 접근하는옹색하기 그지 없는 논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정부가 강조하는 남북관계개선과 모순된다는 지적에서도 전혀 자유로울 수 없는 논리다.

 

대북 전단 살포는 그렇지만 남북갈등을 촉발하는 것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남남갈등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대북 전단 살포인 것이다이를 또렷이 보여준 것이 지난 25일 임진각 일대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놓고 보수단체와 접경주민들 사이에서 벌어진 충돌이다.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하는 반북단체들에 맞서는 접경지역 주민들 /10월 25일 파주    © 한성 자유기고가

 

우리의 삶이 엄청 불안하다 지금이라도 포탄이 떨어질지” “당신들 때문에 오늘도 내일도 불안하게 산다

파주지역 농민들이 반북단체의 전단 살포를 온몸으로 막겠다며 끌고 나온 트랙터의 현수막에 써 붙혀 놓은 글귀들이다.

당신들만 대한민국에 사나우리도 대한민국에 산다 가만히 있어라라는 문구도 있었다.

 

주민들과 반북단체의 충돌과정은 심한 말싸움을 동반했다.

"농번기인데 대북전단 살포 때문에 일도 못하고 있다"

농민 한사람이 반북단체와 대치하면서 전단 살포를 하지 말라며 한 말이다이에 대한 반북단체의 대응은 단호했다. "굶어 죽어"라고 응수를 한 것이다몸싸움으로 번지기 전의 상황이었다.

 

이 모든 것은남남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반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있지만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원인은 우리정부에 있다는 것을 정확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정부는 북한이 남남갈등을 조장한다면서 그 책임을 북한에게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사람들이 아연실색한 이유 중에 하나가 이것이다.

 

접경지역 주민과 사회단체 그리고 기업인들이 북한에 동조하는 것인가?

 

사람들이 아연실색한 것은 이것 말고도 또 있다.

 

통일뉴스 29일자 보도에 의하면 통일부 당국자는 남남갈등을 "북한이 마치 정부가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하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함으로 인해서 정부 입장과 다른 의견을 가진 단체들로 하여금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 비판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는 반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행위를 온 몸으로 막아 나서고 정부에 대해서는 전단 살포를 묵인한다면서 항의를 하는 접경지역의 주민들 그리고 그들을 지원했던 사회단체심지어는 25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 반대 기자회견을 했던 개성공단활동 기업인들까지도 이른바종북으로 몰아가는 듯한 논리로 된다.

 

▲ 대북비방전단 살포를 하는 반북단체들이 종북좌익 척결을 외치고 있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탈북자 박상학씨이다.     © 한성 자유기고가

 

이 논리는 대북전단을 주도하는 반북단체에서는 이미 횡행하고 있다.

25일 임진각에서 전단 살포를 위해 동원된 차량들에는 종북세력 척결이라는 구호가 곳곳에 붙어있었다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아무리 (북한이종북 노비들을 써서 우리를 막으려고 해도 우리는 꺾이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왜곡무리억지의 정점이다.

사회단체들이 접경주민들의 대북전단살포행위에 지원을 했던 것을 두고 누구도 북한에 동조한 행위로 보지 않는다개성공단기업협의회 소속 기업인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사회단체들이 대북전단살포에 반대하는 것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적 요구에 동의해서이다정치적으로는 남북갈등이 해소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래서이기도 하다개성공단에서 영업을 하는 기업인들이 바라는 것도 그것이다남북대결 하에서 온전한 남북경협활동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정부가 나서서 할 몫을 주민과 사회단체 그리고 기업인들이 나서서 막아나선 셈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두고 북한에 동조하는 것이라는 정부의 입장은 전형적인 반북논리이자 종북공세이다.

 

반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된 정부의 극히 잘못된 입장과 태도는 남북 2차고위급 접촉에 먹구름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남북갈등도 남남갈등도 없어지고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야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램이다최근 들어 세 번이나 연이어 터진 남북총격전을 보면서 그 바램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북한의 입장에 동조하라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와 지향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왜곡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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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창부수, 이희호 여사의 "방북하고 싶다"

부창부수, 이희호 여사의 “방북하고 싶다”
데스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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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9  16: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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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났습니다. 이날 만남은 이 여사가 지난 26일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5주기를 맞아 처음으로 추모화환을 보낸 데 대해 박 대통령이 답례 차원에서 초청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두고 호사가들이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만남’, ‘영남과 호남의 화해의 만남’,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간 화해의 재연’, ‘한국 현대사를 대표하는 두 여성의 만남’ 등으로 묘사하는데, 사실 이날 만남의 화두는 그보다는 ‘통일문제’였습니다. 이는 두 사람의 만남 이후 청와대가 “통일과 남북관계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전한 데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날 박 대통령도 말했듯이, 이 여사는 통일에 대해 관심이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마침 이 자리에서 이 여사는 “북한을 한 번 갔다 왔으면 좋겠는데 대통령께서 허락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이 “북한 아이들 걱정하면서 털모자도 직접 짜시고, 목도리도 짜시고 준비한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이 여사가 “북한 아이들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에 겨울 같이 추울 때 모자와 목도리 겸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짰다”면서 이같이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언제 한번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바람직한 일입니다.

이 여사의 방북건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살아생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에게 수차례에 걸쳐 “좋은 계절에 오시라”고 방북을 초청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서거할 때까지 한 번도 방북하질 못 했으며, 그나마 이 여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조문차 방북한 바 있습니다. 조문길이 방북길이 된 것이라 아쉬움이 컸을 것입니다.

마침 지난 8월 북한이 김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화환을 전달했을 때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이 여사 방북) 초청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 여사 방북 초청건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10월 4일 북측 실세 3인의 방남을 계기로 활기를 띤 남북관계가 남측 보수단체 등의 대북 전단 살포 문제로 급작스레 교착상태로 빠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 고위급 접촉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럴 때 이 여사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92세 고령의 이 여사에게도 역할이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희호 여사의 통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전날 밤 손수 쓴 휘호를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는 대목에서 더 빛납니다. 그 휘호는 ‘平和統一’(평화통일)이라고 합니다. 이 여사는 남편인 김 전 대통령의 유지(遺志)를 이어받고자 한 것입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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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대통령은 미소 띤 얼굴로 유족들을 지나쳤다??

등록 : 2014.10.29 11:36수정 : 2014.10.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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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려고 본청에 들어설 때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유가족들 국회에서 기다렸지만 눈길 안 줘
국회 시정연설에서 ‘세월호’란 단어조차 사용 안해

“대통령님 살려주세요.” 그러나 대통령은 끝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오전9시42분 국회에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은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미소를 띤 얼굴로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관 옆에는 30여명의 세월호 유가족들이 ‘가족참여 특별법제정·안전한 대한민국’, ‘세월호 참사 관련자들을 성역없이 조사하라’는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대통령을 기다리던 유가족들의 아우성은 듣는 이 없이 허공을 맴돌았다.

 

28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전날 “대통령이 국회에 오시니 만날 기회가 생긴 것 같다. 대통령을 만나 진상규명과 철저한 수색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다. 우리를 외면하지 마시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고 국회 농성장에서 기다렸지만, 대통령은 유가족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대통령의 국회를 방문하는 날 이른 아침부터 세월호 유가족들은 ‘불편한 존재’로 취급됐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침부터 경찰 통제선과 국회 의경들의 ‘장막’에 갇혀 있었다. 국회 본청 현관 왼쪽에 위치한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은 경찰통제선이 ‘행동반경’을 제한했고, 의경들이 둘러싸 유가족들의 시야를 차단했다. 의경 뒤에는 사복차림의 청와대 경호 요원들이 ‘2차 장막’을 쳤다.

 

대통령이 지나간뒤 세월호 유가족들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 많은 애들을 구하지 못하고 이 나라는 무얼했습니까”, “우리는 인간이 아니에요.”, “유가족좀 살려주세요.” 10분여간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도착한 여야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절규하던 엄마들은 결국 주저 앉아 소리를 내서 울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유가족들을 지켜봤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손을 한번 잡아주시면 약간의 관심이라도 표명해주시면 저분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국민들에게도 아주 환영받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세월호’라는 단어를 한번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국가의 기본책무인 국민의 안전부터 확실히 지키도록 하겠다. 내년도 안전예산을 전분야에 걸쳐 가장 높은 수준인 17.9% 확대하여 14조6천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우리는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각종 적폐의 흔적들이 세월이 흘러도 후손들에게 상처로 남는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에둘러 말했다. 세월이 흐르니 ‘세월호’라는 말을 하기가 그렇게 싫었을까?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려고 본청에 들어설 때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시정연설과 여야 영수회담을 마치고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함께 국회 본청을 나설 때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이 본청 현관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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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검열공화국, 그 아버지에 그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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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195일만에 실종자 추가 발견!!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4/10/29 04:24
  • 수정일
    2014/10/29 04: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엄마의 목소리가 떨렸다
참사 195일만에 실종자 추가 발견

4층 여자화장실에서 발견... 유속 빨라져 시신 인양은 아직

14.10.28 18:00l최종 업데이트 14.10.28 22:14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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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광화문광장 농성천막에 세월호참사 실종자 10명(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조은화, 황지현, 박영인, 양승진, 남현철, 허다윤, 이영숙)의 캐리커쳐가 붙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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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재보강 : 28일 오후 9시 44분]

"어떡해요. 지금 (진도실내)체육관이에요. (실종자가 발견된 곳이) 어디라더라. 어, 맞아요. 4층 화장실. 어떡해요. 모르겠어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어요. 어떡해요." 

28일 오후 5시 25분 세월호 침몰사고로 실종된 희생자 시신 1구가 선내에서 발견됐고, 곧바로 오후 5시 40분께 속보가 뜨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5시 45분, 196일째 진도에서 자식을 기다리고 있는 한 실종자의 어머니가 기자의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어떡해요"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다. 떨리는 목소리가 잦아들 즈음, 기자는 "어머님, 이럴 때일수록 기운을 내셔야 해요"라고 말했다. "네"라는 대답을 듣고 수화기를 내려놨다. 

29일 오전 4시께 '시신 인양' 위한 작업 재개 예정 

지난 7월 세월호에서 조리사 이아무개씨의 시신을 수습한 지 102일 만에 실종자 발견 소식이 나왔다. 지금 이 시각, 실종자 가족이 가장 기다리는 건 발견된 시신의 신원. 하지만 실종자 10명의 가족은 몇 번이고 지샜을 밤을, 또 뜬 눈으로 지새야 한다. 시신이 내 자식일지, 내 어머니일지, 내 형제일지, 내 조카일지 확인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시신을 발견한 구조팀은 아직 시신을 물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유속이 빨라져 시신 인양작업을 잠시 멈췄다. 구조팀은 다음 정조시간인 29일 오전 4시께 작업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시신을 인양하더라도 DNA 비교작업 등 신원을 확인하기까지 통상 12시간이 더 걸린다. 구조 당국은 "빠르면 29일 정오 무렵에 신원을 확인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것도 "인양과 신원 확인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를 가정했을 때 나올 수 있는 결과다. 

시신은 4층 중앙화장실에서 발견됐다. 이를 두고 진도 현장에선 시신의 신원과 관련된 나름의 추측이 나오고 있다. ▲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됐다는 점 ▲ 4층에 주로 단원고 학생들이 탔다는 점 ▲ 4층에서 한 실종자의 지갑이 발견됐다는 점 등이 신원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지만 구조팀은 DNA 비교 전까지는 신원을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구조팀은 지난 26일 수색이 중단된 지 이틀 만인 28일 오후 4시 59분부터 잠수요원을 투입해 세월호 수중수색을 실시했고, 수색 30여 분 만에 시신 발견 소식을 전해왔다. 

한 실종자 가족은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26일 구조팀이 기상여건 때문에 수색을 중단하기 전, 마지막 작업으로 4층 중앙화장실 뒤쪽 장애물을 뜯어놓고 나왔다"며 "오늘 오전, 구조팀이 4층 중앙화장실을 수색한다고 알려줬는데, (26일 마지막 작업 당시에 시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종자가 발견된 4층 중앙화장실은 매우 비좁아 문만 열어보면 발견할 수 있었다"며 "여태까지 수색을 하지 않은 비좁은 공간이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종자 가족 "인양보다 수색 우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시신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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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목항 방파제의 노란리본 세월호 참사 196일째인 28일 실종자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 10월 15일 노란리본이 묶여 있는 팽목항 방파제 너머로 해경 함정이 지나고 있는 모습.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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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발견 전날(27일), 실종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인양 대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수중수색의 지속으로 뜻을 모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11월에도 수중수색을 지속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지 하루 만에 실종자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다만 실종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수색의 최종수단으로써의) 인양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실종자 가족들이 인양과 관련된 정보가 부족해 논의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와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충분히 대화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도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발견 소식을 접한 유경근 대변인도 "정부는 무조건 여론의 힘을 빌려 인양하려고 해선 안 된다"며 "인양할만한 상황이라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배 변호사와 유 대변인 모두 '인양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니 논의를 좀 더 심도있게 하자'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 셈이다. 

한편, 이날 실종자 발견 전까지 남은 세월호 참사 실종자는 단원고 2학년 조은화·허다윤·황지현·남현철·박영인 학생, 양승진(일반사회)·고창석(체육) 단원고 교사, 일반인 승객 이영숙(51)·권재근(52)씨와 권씨의 아들 권혁규(6)군 등 1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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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군의 자주의식 '통일'로 이어져야"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침략당한 역사 망각하면 전철 답습"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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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8  19: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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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과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천도교가 공동주최한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28일 서울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다. 국제학술대회는 29일까지 열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일본 병사를 물러나게 하고 나쁜 간신배의 관리를 쫒아내서 임금 곁을 깨끗이 한 뒤에는 몇 주석(柱石)의 선비를 내세워서 정치를 맡게 하고 우리는 곧장 농촌에 들어가 생업인 농사에 종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국사를 들어 한 사람의 세력가에게 맡기는 것은 크게 폐해가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몇 사람의 명사에게 협합(協合)해서 합의법에 의해서 정치를 담당하게 할 생각이었다."

일본 아사히신문 1895년 3월 6일자 전봉준 인터뷰 기사의 한 대목이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과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천도교가 28일 개최한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이이화 전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농민혁명 지도자인 전봉준은 집강소 설치기간 폐정개혁을 결정하면서 의사원(議事員)이라는 이름으로 합의제로 운영했으며, 누구를 지도자로 추대할 것인지를 묻는 일본 기자에게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소개했다.

   
▲ 이이화 전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동학농민 혁명군이 지향한 반침략 반외세의 자주의식은 현재 통일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이화 전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군의 이같은 지향은 근대적 입헌군주제나 선출직 국회와 같은 정치체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한 사람의 권력집중을 막으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동학농민혁명군이 밑으로부터의 변혁을 지향하면서 기층민중의 의사를 대변하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의사결정이라는 관점에서는 '소박한 수평적 리더십'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봉기 당시부터 부정한 수령과 이서를 징치하면서 청산해야 할 첫 대상으로 꼽고 집강소 기간에는 불량한 양반배와 포악한 토호를 일차 대상으로 삼는 등 당시의 지배세력을 모두 적으로 보았으며, 집강소를 통해 적어도 의사결정과 정책결정, 민중의 정치참여 문제 등을 민주적으로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은 동학농민혁명군 자체 역량의 한계도 있었지만 일차적으로는 일본 침략세력의 강력한 군사력과 정치외교력에 꺾인 것에서 연유한 만큼 이에 뿌리를 둔 민족분단의 역사적 책임에서 일본은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이사장은 이같은 인식의 연장선에서 동학농민 혁명군이 지향한 반침략 반외세의 자주의식은 현재 통일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족의 분단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독재정권을 맞아 민주주의를 유린한 세력에 맞선 민주화운동이 전개됐으며, 극심한 소득불균형을 만들어내고 있는 탐욕적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비춰볼 때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은 현재적 의미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이 전 이사장의 기조강연에 이어 치쥔지에 중국 갑오전쟁박물관 관장과 이노우에 가츠오 일본 홋카이도대학 교수의 기조강연이 있었으며, 이병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의 사회로 '동학농민혁명-청일전쟁의 전개와 동아시아 세계의 변동'을 주제로 발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치쥔지에 관장은 기조강연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와중에 벌어진 '중일갑오전쟁'(청일전쟁)에서 패배한 중국은 대만을 일본에 할양하고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하게 됐는데, 중국에 끼친 충격은 대단히 강렬해서 '부청멸양'(扶淸滅洋)의 구호를 앞세운 의화단운동과 나아가 신해혁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일본이 동학농민혁명을 빌미로 도발한 청일전쟁에서 중국을 상대로 승리한 일본은 이후 러시아와의 전쟁까지 승리로 이끌면서 열강의 대오에 들어서게 됐다며, "침략당한 과거를 잊으면 반드시 침략당한 역사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경고를 주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노우에 가츠오 교수는 일본측 사료를 중심으로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동학농민군에 대한 섬멸작전은 일본 대본영과 정부가 조직한 것이었으며, '국가의 제노사이드'였다고 폭로했다.

이노우에 교수는 동학농민군의 섬멸작전을 입안, 발령하고 '토멸부대'를 파견한 것은 '히로시마 대본영'이었으나 일본군 육군참모본부는 이 작전을 전사에서 전혀 기록하지 않고 있다며, 동아시아의 장래를 위해 역사적 사실이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학농민혁명, 평화·화해·상생의 시대를 열다'는 주제로 진행되는 국제학술대회는 28일에 이어 29일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의 의미'를 짚어보고 '동학농민혁명과 동아시아 세계의 미래'를 주제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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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지 못한 대학로의 풍선들

 
<사회>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 청와대 풍선 날리기 퍼포먼스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10/28 [23:22]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가 세월호 참사 발생 200일을 앞두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특히 대 청와대 풍선 날리기 활동이 그것이다민권연대의 대 청와대 풍선날리기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대형풍선을 날리는 퍼포먼스이다.

 

민권연대는 28일에는 서울을 비롯하여 수원 광주 부산 대구 등에서 동시에 대 청와대 풍선 날리기를 벌였다수원과 부산 대구와 광주 등은 풍선 날리기를 할 수 있었지만 서울은 경찰의 제지로 무산되었다.

 

 

▲     © 한성 자유기고가

 

 

▲     © 한성 자유기고가

 

▲     © 한성 자유기고가


 

아래 걸은 링크는 28일 서울민권연대가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벌인 대 청와대 풍선날리기에 대한 주요 언론들의 보도 내용들이다.

그 아래 기자회견문을 첨부한다.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newsview?newsid=20141028164408250

http://news.nate.com/view/20141028n27996&mid=n0402&cid=533104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656721&plink=ORI&cooper=DAUM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2956501&ref=D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63235

 

 

 

<세월호 참사 200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대청와대 풍선 날리기 기자회견문>

 

11월 1일 세월호 참사 200진실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200일이 다 되어간다하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진상규명은 제대로 되지 않았고참사의 책임자는 어디에도 없다.

 

4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장래가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세월호 진상규명에 자유로울 수 없다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져야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다.

 

정부는 골든타임’ 동안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구조를 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컨트롤타워는 존재하지 않았고사고 후 7시간 동안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행적이 묘연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고청와대는 애초부터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위해 10월 20일과 24일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는 세월호 진실규명대통령도 조사하라는 내용을 담은 풍선을 광화문 세월호농성장에서 날리려 했다.

하지만 공권력은 이를 가로막았다.

경찰은 처음에는 항공법 위반을 이야기하더니 정부가 탈북보수 단체들의 풍선이 항공법 위반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자 궁색하게 시민들의 안전을 내세웠다.

 

하지만 정부와 경찰의 입장은 이중적이다정부와 경찰은 탈북보수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며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이야기 해 왔다.

 

10월 25일 임진각에서는 탈북보수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시도가 있었다하지만 이를 막은 것은 경찰이 아니었다.

대북전단 살포를 막은 것은 파주지역 주민들과개성공단 기업인들진보단체 회원들이었다파주시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하지 못한 일부 탈북보수단체 회원들은 김포시에서 대북전단 2만장을 날렸다고 한다.

 

경찰이 한 일이라곤 탈북보수 단체와 전단 살포를 막으려는 사람들 간의 충돌을 막는 것뿐이었다사실상 박근혜 정부와 공권력은 전단 살포 자체에는 개입하지 않고 수수방관한 것이다통일부는 10월 27일에도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법적 근거 없이 민간단체의 활동을 통제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정부와 경찰의 이중적 행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10월 28일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풍선 날리기를 전국적으로 진행하려 한다. 10월 29일에는 다시 한번 광화문 농성장에서 청와대를 향해 풍선을 날릴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문제에 대한 모든 의혹을 밝히고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키는데 전력을 다하라.

 

경찰은 이중 잣대를 들이대며 '세월호 진실규명대통령도 조사하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막아나 설 것이 아니라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2014년 10월 28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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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국립현충원 앞 '박정희 이장하라' 1인시위

 
'일왕에 견마지로 맹세한 친일파가 현충원..항일지사 모욕'
 
정찬희 기자 
기사입력: 2014/10/28 [14:46]  최종편집: ⓒ 자주민보
 
 

 

지난 10월26일, 한 남성은 박정희 내외가 묻혀있는 국립현충원 앞에서 '박정희묘 이장하여 국군을 바로세우자' 라고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참고로 박정희는 1979년 10월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 '현충원에 항일지사와 친일파 함께 안장 부당' 1인시위     © 서울의소리 제공

 

1인 시위남성은 '왜 박정희 묘 이장을 요구하느냐' 라는 일부 현충원 방문객의 항의를 받기도 하였다.

 

▲ '박정희 묘 이장' 주장하는 1인시위자     © 서울의소리 제공

 

이를 취재하던 서울의소리 www.amn.kr 백은종 대표(사진속 오른쪽 뒷모습)는 '박정희는 일제강점기 일왕에 개나 말처럼 충성을 다하겠다 혈서를 쓴 인물로 항일지사들이 안장된 현충원에 함께 안장되는 것이 부적절하다. 항일 지사에 대한 모욕이다' 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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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빨리 사, 朴 빨리 팔아, 혈세 수십조 펑펑

 
해외자원 살 때는 ‘글로벌 호구’ 팔 때는 ‘헐값 잔치’
 
육근성 | 2014-10-28 12:40: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MB 정권 시절 이명박 대통령은 종종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복음(기쁜소식)을 국민에게 전했다. 그 ‘복음’의 내용은 유전 개발 계약이 체결돼 중동과 북미에 ‘우리 유전’을 갖게 됐다는 것. 해외자원 개발 사업이 눈부신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자화자찬이었다.


MB의 ‘복음’(기쁜소식) 알고 보니 ‘뻥’

이 ‘복음’ 전파는 정권 말까지 이어졌다. 2012년 3월 6일에도 MB는 아랍에미레이트 유전 개발 본계약이 체결됐으니 기뻐해 달라며 방송을 했다. 대통령이 직접 제 입으로 ‘복음’이라고 강조한 이 사업은 어떻게 됐을까. 총 799억원이 투입됐지만 회수율은 고작 9%. ‘깡통’이 됐다는 얘기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대표적 공기업이다. 적극적이었던 만큼 출혈이 극심하다. 석유공사의 경우 MB 정권 5년 동안 부채가 3조 6천억원에서 21조 3천억원으로 7배 증가했으며, 이중 민간차입과 회사채는 103억원에서 12조5천억원으로 1216배나 폭증했다. 금융이자만 연 4110억원에 달해 벌어서 이자 내기도 빠듯한 형편이다.

광물자원공사 상황은 더하다. 이자 감당도 못한다. 부채는 7배 이상 급증했지만 투자액(3조2천억원)에 비해 수익(6년간 2200억원)은 보잘 것 없다. 금융이자로 연간 865억원이 나가지만 당기순이익은 189억원. 벌어들이는 돈보다 이자가 5배나 많다. 이런데도 연봉이 높아 사장의 경우 2억원 넘게 받아왔다. 최근 임원 연봉을 크게 낮췄지만 감사 연봉은 오히려 올랐다. 친박 낙하산에 대한 배려다. 현재 상임감사는 18대 대선 새누리당 공동여성본부장 출신인 홍표근씨다.


비싸게 사서 ‘헐값 잔치’, 공기업 해외자산 매각 ‘러시’

뻥 뒤에 남은 건 빈 깡통. MB의 자원외교는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MB정권 동안 앞뒤 안 가리고 해외자원 개발에 뛰어들었던 공기업들. 이젠 보유하고 있는 해외 자산을 내다 파느라 정신이 없다. 박 대통령이 부채 줄이라고 강하게 압박하기 때문이다. 2017년까지 내다 팔 공기업 해외자산은 6조3000억원에 달한다.

하베스트 정유 자회사 NARL을 포함해 다수 해외사업 매각을 추진 중인 석유공사의 매각 규모는 2조7천억원. 광물자원공사 1조4천억원, 한국전력 1조4천2백억원, 가스공사 5천8백억원, 한국수력원자력 1천4백억원 등 해외자산 매각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헐값 매각이다. 국민 혈세를 펑펑 쓰며 비싸게 사더니 이젠 절반도 못 건진 채 마구잡이로 내다 팔려고 한다. MB 정권 5년 동안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가스공사 등이 벌인 해외 자원 투자 규모는 26조원. 하지만 회수된 금액은 3조6천억원에 불과하다. 실적이 이러니 매물로 내놓아도 제 가격 받을 수 있겠나. 자신들 돈이 아니니 펑펑 쓰다가 안 되면 휴지조각처럼 버려도 그만이란 말인가.


1조원에 사서 900억원에 팔기도, 부도난 회사 인수에 2조원 퍼줘

석탄공사가 보유한 몽골 홋고르 탄광. 2011년에 274억원을 주고 사더니 이제 111억원에 팔려고 한다. 투자금의 절반도 못 건지게 됐다. 광물자원공사의 남아공 블락플라츠 유연탄광. 2010년에 지분매입 명목으로 187억원을 투자했지만 3년 만에 176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투자금의 95%를 날린 것이다. 대부분 상황이 이렇다.

어이없어 입이 떡 벌어지는 사례 하나. 1달러짜리를 1조원에 사놓고 연간 수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혈세로 매우다가 4년 만에 900억원에 매각한 경우도 있다. 2009년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에너지를 인수한다. 애당초 인수가격은 2조5천억원. 하지만 석유공사는 2조원 웃돈을 얹어 4조5천억원을 건넨다. ‘2조원 웃돈’에는 하베스트에너지 자회사인 NARL 인수대금 1조원이 포함됐다.

1986년에도 NARL이 매각된 적이 있다. 당시 소유주인 캐나다 국영석유회사는 NARL을 단돈 1달러에 팔았다. 판 것이 아니라 거저 줬다는 얘기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정유업체지만 섬에 위치해 입지도 안 좋은데다 40년 이상 된 설비라 노후화가 심각해 연간 1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베스트에너지가 ‘애물단지’ NARL을 석유공사에 거액을 받고 끼워 판 것이다.

1달러짜리인데 1조원을 줬다. 누가 석유공사를 ‘글로벌 호구’로 만들었을까. 턱없는 요구에 응하도록 자문한 곳은 메릴린치 서울지점. 김형찬 지점장은 MB의 40년 집사로 불리던 김백준 당시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아들이다. 이 황당한 거래의 배후에 MB와 김백준이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알고도 호구 행세를 했나? 그럼 사기를 친 것이다.


환상의 콤비… MB는 ‘빨리 사라’, 朴은 ‘빨리 팔아라’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투자도 있다. 2008년 광물자원공사는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지분 30%를 인수한다. 이게 화근이 됐다. 2011년 제련시설이 착공되지만 개발회사인 바하마이닝은 2억9천만 달러가 더 필요하다고 발표한다. 그러자 채권단은 추가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광산사업권이 채권단 수중에 들어가자 광물자원공사가 나서 채권 권리유보 협상을 벌여 투자지원 계약을 맺고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선다.

이미 부도난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고 채권단의 권리집행을 막기 위해 광물자원공사가 쓴 돈은 현금과 지급보증 등을 합해 모두 2조원. 엄청난 돈을 들여 바하마이닝의 Default를 풀고 70% 이상 지분을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볼레오 광산 사업성은 부정적이다. 미국 증권선물위원회가 밝힌 ‘볼레오 사업성 분석 자료’에는 온통 빨간불이다. 참여연대는 멕시코로 건너간 돈 가운데 일부가 행방이 묘연할뿐더러 비정상적인 송금이 이뤄진 사실도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명박근혜’ 정권. 볼수록 재미있다. ‘얼른 투자하라’고 닦달했던 MB. ‘빨리 팔아치워 부채 줄여라’고 볶아대는 박근혜. 손발이 척척 맞는다. 살 때는 턱 없이 비싼 값 치러 글로벌호구 되더니 팔 때는 ‘헐값 잔치’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두 정권의 팀워크 덕분에 국민혈세만 폭포수처럼 새어 나간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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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비용]'기억투쟁'은 '청산투쟁'의 초석이다

'MB의 비용'을 따져야만 하는 이유

[MB의 비용]'기억투쟁'은 '청산투쟁'의 초석이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지식 협동조합 '좋은나라'(이사장 유종일)는 직전 정부인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로 'MB의 비용'을 공동 기획, 연재했다. 연재 1부를 마무리하는 글을 유종일 이사장이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1. '돈벌레, 사기꾼, 도둑놈, 철면피, 기생충, 대왕쥐, 재테크, 슬픈 역사'가 SNS에서 “이명박은 … 다”라고 규정해보라는 요청을 한 결과 얻은 답 중 일부다. 조금 긴 것들로는 ‘칠 사기는 다 치는 놈, 나라를 거덜 낸 놈, 우리가 똥 밟은 것’도 있다. 많은 이들의 분노가 담겨있었지만 아쉽게도 대단하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표현은 없었다. 그런데 똥 밟은 것이라는 표현에는 선뜻 수긍이 가면서도 뭔가 미진한 느낌이 든 것은 왜일까? 그 정도가 아니라 아주 똥통에 푹 빠진 것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 같았다.
 
혹 똥을 밟아본 사람은 있어도 똥통에 정말로 빠져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필자는 군복무 중에 매우 지근거리에서 간접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날이 흐려 캄캄한 밤이었고, 우리는 야영훈련 중이었다. 항상 하던 대로 소대원 하나가 한밤중에 몰래 마을에 나가 소주를 사서 오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가 텐트로 돌아오다가 그만 논두렁 옆에 똥과 섞어서 썩히던 커다란 두엄더미 저장고에 빠져버린 것이다. 한잔 하고 자려고 텐트 안에서 기다리던 우리는 소주는커녕 엄청난 똥 냄새의 공격을 받으며 잠을 청해야 했다. 똥통에 빠진 병사가 냇가에 가서 온몸을 씻었고 군복도 빨아 입고 왔지만 그래도 여전히 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그 병사는 그날 이후로 틈만 나면 씻고 또 씻었지만, 악취는 며칠이 가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참 지독했다.
 
지금 우리 국민의 꼴이 똥통에 빠진 격이다. MB가 '싸질러' 놓은 거대한 똥 무더기에 빠져 사방에서 진동하는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으니 악취가 더욱 진동한다.
 
2. 4대강 사업 이후 여름만 되면 보에 고인 물이 ‘녹조라떼’로 변하고, 녹조가 썩으면서 악취를 풍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큰빗이끼벌레라는 시궁창 냄새를 풍기는 고약한 벌레가 창궐하고 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에 비추어 4대강 사업 추진 당시부터 능히 짐작했던 바다. 작년에 MB는 "녹조가 생기는 건 수질이 나아졌다는 뜻"이라는 기상천외한 발언을 하여 우리를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원래 유체이탈화법의 대가로 알려졌지만 우리의 의표를 찌른 한 차원 높은 발언이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의 계산에 의하면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22조 원의 사업비보다 3배나 되는 65조 원이 필요하다. 복지 예산에는 그렇게 돈을 아끼면서 이런 황당한 짓을 벌여놓은 것이다. 낙동강의 썩은 물에서 풍겨오는 악취는 4대강 사업과 MB정권의 상징적인 유산이지만, 앞으로 수자원 공사의 부채를 갚기 위해 우리의 세금이 올라갈 것이 자명하다. 수도요금이 오를 때 서민의 호주머니에서 비명이 새어나올 것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3. MB정권 5년 동안 정권 실세들의 주도하에 온갖 구린 일들이 벌어졌다. 위장 대운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은 물론 MB 본인이 주도한 것이고, MB와 더불어 '만사형통' 이상득과 '실세차관' 박영준은 자원외교라는 미명아래 천문학적 돈을 뿌리고 다녔다. 고기영 한신대 교수의 추정에 의하면 자원외교는 약 56조 원의 부채를 우리에게 남겼다고 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불거지는 얘기들을 보면 아마도 손실액은 더욱 불어날 것 같다. 금액은 적지만 영부인 김윤옥도 한식세계화 사업에 편승해서 참으로 민망한 짓을 하고 다녔다. 
 
탐욕의 촉각을 지닌 정권 실세들은 정부 사업 외에도 수많은 구린 일에 손을 뻗쳤다. 이상득은 수많은 서민의 가슴에 못을 박은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되었고, 박영준은 수많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한수원 비리에 연루되었다. KT나 포스코처럼 완전히 민영화된 기업도 정권이 점령군처럼 운영했고, 정권과 가까운 롯데그룹이나 효성그룹에 대한 특혜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을 모조리 MB맨으로 채운 결과 이들은 ‘금융권 4대천황’이라 불리며 우리나라 금융을 주물렀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화제가 된 한국투자공사(KIC)의 메릴린치 우선주 20억 불 투자건도 MB정권과 연관되어 있다는 정황증거가 매우 많다. 여론의 반대로 무산이 되기는 했지만 인천공항을 민영화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구린 일들이 구린 것으로 끝난 것만은 아니다. 국고의 손실만 해도 100조가 훌쩍 넘고, 정부 사업을 떠맡은 공기업들은 부채더미에 올라앉았으며, 정권의 낙하산들이 점령한 KT, 포스코, 금융지주회사 등에서는 각종 부실과 비리가 터져 나왔으며 당연히 경쟁력을 잃어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구린 일에 앞장서고 몸 바친 결과, 온몸에서 구린 냄새가 펄펄 나는 이들이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기세등등하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을 주도한 자들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정부의 포상까지 받고 희희낙락하고 있으며, 자원외교 한답시고 혹은 멜리린치에 투자한답시고 조 단위로 돈을 날린 자들이 오히려 영전하여 잘나가는 것이 오늘날의 뒤틀린 현실이다. 지난 지방선거를 계기로 소위 친이계 부활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매우 구리다.
 
4. 흔히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고 한다. 보수정권인 MB정권의 부패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니 그걸 탓하지 말고 얼마나 유능한 정권이었는지 평가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겠다. 권력의 부패와 그로 인한 공적 권위에 대한 불신은 그 자체로 매우 중대한 평가 잣대가 되어야겠지만, 국정운영을 잘했다면 어느 정도는 용서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MB정권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활력을 살려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왔는가?
 
MB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경제성장이다. ‘747’을 이루겠다는 정권이었다. 하지만 MB정권 5년간 연평균성장률은 불과 2.9%였다. 이는 김대중 정부의 연평균성장률 5.1%나, 노무현 정부의 4.3%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였다. 글로벌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으니 핑계는 있다. 그러나 중국의 고도성장에 따른 혜택도 누렸다. 김대중 정부 초기에도 IMF위기가 있었고 노무현 정부도 정권 초에 카드채 위기를 맞았다. 
 
성장은 결국 국민이 잘살기 위해 하는 것이므로 임금이 얼마나 올랐는지 살펴보자. 10인 이상 업체 비농전산업 연평균실질임금상승률은 김대중 정부 동안에는 3.5%, 노무현 정부 동안에는 3.7%였던데 반해 MB정권 동안에는 고작 0.2%였다. MB 정부 아래에서 재벌 대기업들의 이윤은 폭증했지만 실질임금은 완전히 정체했던 것이다. 
 
▲역대 정부의 국정성과 지표. 1)5년간 연평균 2)정권 말 2007년, 2012년 기준(단 IT산업경쟁력 순위는 2007년, 2011년 기준) ©유종일

▲역대 정부의 국정성과 지표. 1)5년간 연평균 2)정권 말 2007년, 2012년 기준(단 IT산업경쟁력 순위는 2007년, 2011년 기준) ©유종일

 
5. 경제성장의 이면도 살펴보자. 가장 큰 문제는 MB정부의 초라한 경제성장마저도 엄청난 빚더미 위에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기재부 발표로는 국가채무는 2007년 말 약 299조 원에서 2012년 말 약 448조 원으로 50%나 증가했다. 그 결과 GDP대비 비율도 30.7%에서 32.8%로 증가했다. 
 
공공기관 부채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07년 말 약 249조 원에서 2012년 말에는 498조 원으로 정확하게 두 배로, 즉 100%나 증가했다. 정부만 빚진 게 아니고 가계부채 또한 폭증했다. MB정부 5년간 금융권 가계대출은 222.3조 원 증가했으며, 이중 예금은행 대출은 20.3% 증가한 데 비해 금리가 높은 기타금융기관 대출은 46.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한 것을 경제고통지수라고 한다. 한겨레신문에서는 경제고통지수에 소득불평등, 범죄율, 자살률을 더해 사회경제고통지수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1993년부터 이 지수를 산출한 결과 김영삼 정부 집권 시기엔 -3.8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김대중 정부 0.6, 노무현 정부 0.7로 높아지더니 이명박 정부에서는 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줄어든 것도 있다. 남북통합지수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고안한 남북통합지수는 2007년 270.9에서 MB정부가 들어선 직후 200년 214.2로 급락하고 2012년에는 197.6까지 하락했다. 
 
사회경제고통지수나 남북통합지수가 진보편향적인 지표라고 한다면, 이번에는 보수성향 단체들의 평가를 보자.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2007년에는 11위였으나 MB정부 출범 후 2008년 13위, 2009년 19위, 2010년 22위, 2011년 24위, 2012년 19위로 2012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뒷걸음질 쳤다. 또한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하는 IT산업 경쟁력지수에서는 우리나라가 2007년 세계 3위에서 2008년 8위, 2009년 16위, 2011년 19위로 급락했다. 미국의 NGO인 프리덤하우스는 언론부자유지수를 매년 발표하는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시절에는 30점 이하를 기록해 줄곧 언론자유국으로 분류되었으나, MB정부 집권 3년차에 32점으로 상승해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강등되었다.
 
MB정부도 잘한 일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외환 및 자본거래 관련 규제를 강화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프린스턴 대학 신현송 교수가 국제경제보좌관으로 일한 덕택이었다. 하지만 잘한 일을 아무리 꼽아보아도 위에서 살펴본 거시적인 지표의 부진을 극복할 수는 없다. <표1>은 이들 지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다.
 
6. 필자의 SNS 질문에 MB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안의 욕심이 MB를 만들었다는 답들도 꽤 있었다. 나는 이런 관점을 존중하지만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에 대해 ‘내 탓이오’ 하는 종교적 자세에 배울 점이 있고, MB를 낳은 얄팍한 선택에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불의와 맞서 싸우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욕심을 버리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또 그래야만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은근히 MB에게 투표한 유권자를 탓하는 것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많은 유권자가 MB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물어야 한다. 뭔가 잘못된 것이 있을 때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원인과 책임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사회과학적 분석이나 정치적 실천에 매우 중요하다.
 
누가 우리를 MB라는 똥통으로 이끌었던가? 두 말 할 나위 없이 노무현 정부의 실정이었다. 넓게는 민주개혁진보 세력의 정치적 실패였다. 이에 관한 솔직한 인식을 회피하고 반성을 거부한 채, 그저 정권 심판론에 기대어 눈앞의 선거승리와 계파간 패권다툼에만 몰두해온 야권은 참패를 거듭해왔고 결국 선택을 받은 것은 박근혜 정권이었다.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 솔직한 고백이 주는 신뢰, 정책과 정당운영에 관한 참으로 진지한 성찰, 이런 것들 없이는 야권에 희망이 없다. 지금의 야권은 MB가 싸질러 놓은 똥 무더기 이상으로 악취를 풍길 따름이다.
 
7. 박근혜 정부가 꾸린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중립적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구실 아래 비판론자들을 배제하고 사실상 찬성론자들을 여럿 포함시킴으로써 공정하고 엄정한 평가에 대한 기대를 저버렸다. 이런 구성 때문에 박근혜와 MB 담합설까지 흘러나왔다. 둘 사이에 쌓인 사적인 감정으로 보나 전두환의 은닉재산 추징에서도 나타난 정치적 셈법으로 보나 MB에 대한 추상같은 응징이 마땅하련만, 박근혜 대통령이 MB를 감싸고돌고 있으니 이는 참으로 해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대선을 매개로 해서 둘 사이에 끊기 어려운 연결고리가 형성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난무하지만, 어디까지나 정황증거에 기반한 추측일 뿐이고 진실은 알 수 없다.
 
어쨌든 박근혜 정부의 비호로 인해 우리는 MB의 똥을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똥 냄새를 맡아야 한다는 게 억울하지만, 그보다도 더 큰 문제가 있다. 그때그때 권력에 줄서기만 잘하면 출세도 하고 이익도 향유하며 잘못에 대해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참으로 나쁜 교훈 말이다. 해방 후 친일파 청산에 실패함으로써 발생한 ‘역사의 도덕적 해이’가 오늘까지도 반복되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 총리지명자 문창극 씨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그의 정신상태를 의심했는데, 신임 적십자총재 김성주 씨도 유사한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 이 땅에서 신나게 먹고 신나게 싸지른 자들은 권력이 바뀌어도 항상 승승장구했고, 우리 국민들은 진동하는 구린내를 맡아가며 똥 치우기에 바빴던 게 한국현대사의 한 흐름이 아니었던가?
 
지난 2일 82Cook, 리멤버0416 등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을 해온 60여개의 풀뿌리시민모임이 모여 성명을 발표했다. “사악한 집권여당도, 나약한 거대 야당도 정파적 이해에만 고립되어있는 소수야당도” 신뢰하지 않으며 오직 국민들만 신뢰하고 싸워나가겠고 했다. MB가 끼친 해악, 진동하는 구린내를 청산하는 노력도 정치권에서는 기대난망이다. 국민이 직접 나서야만 한다.
 
8.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는 바로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하여 MB정권이 우리 국민에게 끼친 손해가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기로 했다. 단편적으로는 많은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흩어진 정보를 종합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우리들의 '기억투쟁'을 위해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합원들께서 분야별로 나누어 맡아 연초부터 작업을 했고, 그 성과의 일부를 8월 1일부터 <프레시안>에 연재하였다.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국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우리가 제기한 이슈들이 확대‧재생산되기도 하였다. 일과성으로 지나가면 끝나버리는 정치권과는 달리 우리는 MB정권의 폐해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조만간 MB의 비용에 관한 단행본을 출판하려고 하니 독자들의 관심을 당부한다. '기억투쟁'은 '청산투쟁'의 초석이다.
 
학문적 업적으로 쳐주지도 않는 글을 쓰느라고 고생한 조합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박창근 교수님, 고기영 교수님, 김용진 교수님, 김학진 교수님, 이후천 교수님 등 <프레시안>에 글을 연재하신 분들 외에도 조애리 교수님, 남준우 교수님, 황평우 소장님 등이 기획 및 집필에 참여하여 많은 수고를 해주셨다. 필자의 조교인 신호정 씨는 방대한 자료를 추적하고 집적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도 기획에 도움을 주고 지면을 할애하여 주었다.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표한다.
 
 

▲ 4대강 사업, 22조 원 부은 '밑 빠진 독'

<1> MB의 비용 : 4대강 사업, 22조 원 부은 '밑 빠진 독' ① "박근혜 정부 5년 수질 관리 비용만 20조 원" 

 

▲ MB의 자원외교 

<1> MB의 비용 : MB 자원외교의 虛와 實 ① MB 자원외교, 71건 MOU 중 계약은 딱 1건! 

<2> MB의 비용 : MB 자원외교의 虛와 實 ② MB정부, 자원외교에 43조 원 투자했으나…

<3> [MB의 비용] MB 자원외교의 虛와 實 ③ 에너지 자립? 돈만 날린 MB 자원외교

<4> [MB의 비용] MB자원외교의 虛와 實 ④ MB 자원외교…묻지마 투자, 수 조원 손실

<5> [MB의 비용] MB 자원외교의 虛와 實 ⑤ "MB 자원외교, 국민에게 56조 부채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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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이 '촛불' 불렀단 적개심에서 끝내 교양국 '해체'까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10/28 14:17
  • 수정일
    2014/10/28 14: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MBC 시사교양국의 수난사]지속적이고 꼼꼼했던 폭력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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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8  12:08:51
 

MBC ‘교양제작국’이 끝내 해체된다. 교양제작국 소속 PD들 일부는 외주 제작물을 관리하는 콘텐츠제작국으로 나머지는 예능1국의 제작4부로 이동한다. 이와 함께 MBC 대표 교양 프로그램 <불만제로>, <원더풀 금요일> 등이 폐지가 이미 확정됐다. MBC를 관리감독하는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김문환 이사장은 이번 조직개편과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 “성과가 적어서”라고 답했다. MBC 이번 조직개편은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역할이 아닌 사업자로서의 ‘수익성’과 ‘성과’가 전면화 된 것이다. 보도국 내에 ‘뉴스사업부’를신설한 것은 너무 적나라한 위악이다.  

MBC의 교양제작국의 뿌리는 ‘시사교양국’이다. 2012년 큰 집에 불려가 ‘쪼인트’를 맞았다는 김재철 전 사장이 조직을 개편하기 전 ‘시사’와 ‘교양’은 한 몸이었다. 그걸 김재철 전 사장이 쪼개고, 이번에 최종적으로 해체한 것이다. 근 5년 여의 세월이다. 수난의 MBC 시사교양국, 과연 MBC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 MBC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MBC ‘시사교양국 수난’의 시작, <PD수첩> 흔들기에서 시작

MBC ‘시사교양국’의 수난은 2008년 정권교체부터 시작됐다. 타깃은 정확했다. <PD수첩>이었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사는 <PD수첩> 수난사와 궤를 같이 한다. 그렇잖아도 '방송 때문에 정권을 잃었었다'는 적개심에 불타던 정권에게 <PD수첩> ‘광우병 편’은 일종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 이 한 편의 보도를 보수언론 전체는 물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및 방통위원회,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매일 같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물어뜯었다.

당시, <조선일보>는 ‘PD수첩의 광우병 사망자 조작 사실 밝혀졌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었다. 지금까지도 보수언론들의 대표적 왜곡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기사다. 협공이었다. 여당의 진성호·김용태 의원은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PD수첩, 광우병 위험 어떻게 왜곡 과장했나’를 배포했다. 곧바로 바통은 정부여당 추천이 절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방통심의위가 이어 받았다. 방통심의위는 철저히 다수결 원리에 따라 MBC <PD수첩>에 최고 징계인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의결했다. 당시, 여당 추천 박명진 방통심의위원장(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은 <PD수첩>을 두고 “제작진들의 의욕이 넘쳐서 알면서고 그런 것(오역) 아니냐”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정부여권은 물론 보수세력 전체가 MBC <PD수첩>을 바라보는 시각을 대변했다. 해당 심의결과는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의 명예훼손 근거가 되면서 형사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내부에도 적은 있었다. MBC 경영진과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MBC 경영진들은 제작진의 의사와 상관없이 방통심의위의 ‘시청자사과’ 결정에 일방적으로 사과방송을 송출했다. 그리고 당시 정호식 시사교양국장을 다른 보직으로 인사발령했다. 방송문화진흥회 김우룡 이사장은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이 분리돼 있어 소재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한 뒤, 사실상 두 부처의 통폐합을 종용했다. 언론의 자유를 위해 외부의 간섭을 배척해야할 책임자들이 오히려 시사교양국 PD들의 적으로 나선 격이었다.

   
▲ PD수첩 동료인 이춘근 PD 연행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김보슬 PD ⓒ민중의소리

검찰 역시 뜨겁게(!) 화답했다. MBC에 촬영원본 제출을 요청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많은 비판이 쏟아졌지만 검찰은 한 발 더 나아갔다. MBC <PD수첩> 이춘근 PD를 시작으로 밤 12시~새벽2시 사이에 조능희 PD와 송일준 PD, 김은희·이연히 작가를 연이어 체포했다. 도주의 우려가 없는 언론인에 대한 긴급체포, 결코 벌어져선 안되는 일이 대명천지에 벌어진 셈이었다.

이후 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들은 길고 긴 법정 투쟁을 통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들이 그 당시 겪었던 수많은 고초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리고 MBC 시사교양국에 대한 수난은 그렇게 시작됐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2, 시사교양국을 편성제작본부로 이동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해야할까, MBC <PD수첩>은 그래도 살아남았다. 최승호 PD의 역할이 컸다. 2010년 4월 MBC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편은 향응 및 성접대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검사 57명의 실명이 담긴 문건을 공개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비롯해 법무부 고위직 인사와 부장검사들이 다수 연루돼 있었다. 훗날, 최 PD는 그 압력을 버텨낼 수 있던 까닭에 “‘노동조합’이 있었기 때문에 방송이 가능했다”고 회고했다.

   
▲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하지만 그 반작용으로 MBC <PD수첩> 제작자율성에 대한 간섭은 점차 심해졌다. 시사교양국의 칼끝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할수록 그 권력자들은 MBC를 압박했다. 그리고 그해 8월 일이 터졌다. MBC <PD수첩> 최승호 PD는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을 제작했으나, 김재철 사장은 ‘방송 보류’를 결정했다.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국책사업이자 천문학적 규모의 토목공사였던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권 입장에서 사활을 걸고 막아야 하는 문제였다. 많은 논란 끝에 방영이 됐지만, 이미 그때 시사교양국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때부터 MBC 경영진은 노골적으로 조직개편을 압박하며,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흔들었다. ‘시사교양국’ 조직 전체가 타깃이 됐다. MBC 사측은 <후플러스>, <김혜수의 W>를 폐지했다. <후플러스>는 권력에 대한 감시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가치를 가지고 만든 프로그램이었고, <김혜수의 W>는 심층적인 정규 해외 시사 프로그램으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MBC 경영진은 해당 프로그램들에 일방적인 폐지를 통보했다. 

   
▲ MBC <후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그리고 MBC는 2011년 2월 조직개편에 돌입했다. <PD수첩>이 속한 시사교양국을 편성제작본부로 이동하는 조직개편안이었다. MBC 경영진은 조직개편의 이유를 ‘조직의 슬림화’를 들이댔다. 교양국을 폐지한 지금과 같은 논리다. 당시, 시사교양국 소속 PD들은 “시사교양국이 편성제작본부로 이동할 경우 <PD수첩>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경영진의 노골적인 간섭이 용이해지게 된다”, “편성본부장이 아이템 기획과 결정, 예산 확보 등에 직접 관여함으로써 제작의 완성도보다는 사측의 입김이 훨씬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시사교양국장 자리는 김재철 사장과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온 윤길용 씨에게 돌아갔다. <PD수첩>에 대한 직할통치의 시작이었다. 

윤길용 효과는 강력했다. <PD수첩>의 상징과 같던 최승호 PD가 직격탄을 맞았다. 2011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의 인맥으로 활용되고 있는 소망교회를 취재하던 중 최 PD는 갑자기 강제발령 났다. 그 후, 소망교회 취재는 중단됐고 관련 방송은 끝내 전파를 타지 못했다. 이 때 최 PD와 함께 <PD수첩>을 만들던 제작진 11명 가운데 6명을 이후 다른 부서로 강제 발령났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사의 2라운드의 허망한 종료였다. 당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PD수첩 희석시키자는 게 솔직한 속내”라고 대놓고 커밍아웃을 하기도 했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3,…방송프로램 ‘직접개입’

이후에도 <PD수첩>의 수난은 계속됐다. 1차 조직개편을 통해 <PD수첩>을 편성제작본부로 이동시키고 최승호 PD등 유능한 PD들을 타 부처로 발령 낸 MBC는 급기야 프로그램 내용을 직접적으로 건드리기 시작했고, 소속 PD들에 대한 감시도 노골적으로 시행했다.

전성관 PD가 <PD수첩>의 코너 아이템으로 ‘MB 국가 조찬기도회 무릎 논란’을 방송하려했지만 막아섰다. 뚜렷한 이유는 없었다.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다만 “민감한 사안이다”, “헤프닝성 아이템”이라며 취재를 막았다. 민감한 사안을 다뤄야 할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민감성을 빼라는 지시였다. 문제는 취재중단에서 그치지 않았다. 윤 시사교양국장은 전 PD를 취업규칙 위반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해버렸다. 이 밖에도 윤 시사교양국장은 <PD수첩>을 통해 ‘남북 경협 파탄 그 후’ 아이템을 방송하려던 이우환 PD와 '황우석' 편을 비롯해 <아프리카의 눈물>을 제작한 한학수 PD를 각각 용인드라미아와 경인지사, 비제작 부서로 인사 발령했다. 갑작스런 인사였다.

   
▲ MBC스페셜 홈페이지 캡처

MBC 경영진들은 간섭은 이후 더 꼼꼼해졌다. MBC <MBC스페셜>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 편 불방(2011년 6월)을 결정했다. 윤길용 시사교양국장 체제에서 ‘MB 무릎기도 사건’과 ‘남북경제협력 중단 1년’ 아이템에 이은 세 번째 불방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논란은 다른 곳에서 벌어졌다. 해당 편 불방이 ‘경남 사천’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의 아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김재철 사장이 해당 지역구에서 한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언론계에 파다할 때였다. 이후, 김 전 사장은 지난 4월 새누리당 사천시장 후보 경선에서 출마해 탈락했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멀쩡하게 완성돼 내부 시사회까지 거친 프로그램을 불방시킨 셈이었지만, 이후 김 전 사장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시사교양국 PD들에 대한 감시 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같은 해 7월 <PD수첩> 담당 김철진 부장이 제작진의 노트북을 뒤적이고 책상을 열어보는 등 사찰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으켰고, 새누리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다룰 예정이던 방송은 경영진과 시사교양국장의 지시로 인해 상당 부분 수정되기도 했다. 회사의 이런 기류는 노동조합에 속해있던 이들은 물론 비조합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PD수첩> 김영호 PD는 한미FTA 아이템과 관련해 촬영까지 모두 마쳤지만 김철진 시사교양2부 부장의 반대로 방송이 무기한 보류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1년 9월 14일에는 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들에 대한 무죄판결이 선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김보슬·송일준·이춘근·조능희 PD등 제작진을 재차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조능희PD와 김보슬PD에게 정직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가 달렸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4…‘시사’와 ‘교양’ 쪼개기 그리고 교양국폐지까지

MBC노조가 2012년 초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을 내걸고 파업에 들어간 사이 MBC는 2012년 4월 <PD수첩>이 속한 시사교양국을 해체하는 조직개편안(제2차)을 발표했다. 편성제작본부 아래 <PD수첩>이 속해있던 시사교양국은 보도제작국과 통합돼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분리됐다. 그리고 시사제작국장에 심원택, 교양제작국장으로는 김현종 씨가 각각 배치됐다.

심원택 시사제작국장은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다루려 했던 국정원 아이템을 불방시킨 장본인으로 지속적으로 시사·고발 보도를 막아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던 인물이다. 김현종 교양제작국장 또한 <PD수첩>을 망가뜨린 인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던 이였지만 회사는 오히려 보란듯 그들을 임명해 시사와 교양을 보는 시작을 과시(!)했다.

그리고 끝내 최승호 PD를 해고(2012년 6월)했다. 최 PD가 MBC노조 파업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고, 적절한 해명도 듣지 않은 채 해고가 확정됐다. 그리고 PD를 넘어 시사교양국 내 작가들까지 손보기에 돌입했다. <PD수첩> 작가 해고사태가 벌어진 게 2012년 7월의 일이었다.

그렇게 몇 차례에 걸쳐, 길목을 끊고 핵심 인사들을 축출하며 MBC <PD수첩> 길들이기, 시사교양국 장악은 완성됐다. 그 결과 <PD수첩>의 위상은 말할 수 없이 쪼그라들었다.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이지만 ‘돈’을 위해서는 언제든 방송시간을 내주어야했고, 연성 아이템으로 점철된 그렇고 그런 프로그램이 되었다. <PD수첩> 방영 시간에 철지난 영화가 틀어지기도 했고, 드라마 제작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됐을 때도 또 속절 없이 방송 시간을 내줘야 할 정도로 초라한 프로그램이 됐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 앞에서 교양제작국 해체 반대 피케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끝없이 이어지던 MBC의 ‘시사교양국’ 손보기는 안광한 사장 체제에 이르러 조직개편을 통한 아예 교양제작국을 해체해버리는 '참사'로 이어지고 있다. 시사교양국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하나의 ‘국’이 통째로 사라지게 된 셈이다. MBC를 대표했던 교양 프로그램들이 사실상 전부 사라지게 됐다. <PD수첩>은 간판이 남을지도 불확실하지만, 남더라도 계속된 수난사 속에 이미 죽은 프로그램이 된지 오래다. 뭐가 더 남아있을까. MBC 경영진은 회사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직원들을 아예 회사 밖으로 내쫓을까.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는 기대는 너무 낭만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공영방송이 교양국이 없앨 수도 있다는 걸 언제 상상이나 해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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