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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종탑 농성자들, 오후 3시 땅 밟는다

고공농성 202일 만에 재능교육 노사 타결

13.08.26 08:58l최종 업데이트 13.08.26 09:02l

강민수(comin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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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탑농성 200일 앞둔 재능교육 노동자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여민희, 오수영 조합원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해고자 원직복직' '단체협약 원상회복'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는 이들의 종탑 고공농성은 오는 24일로 200일을 맞이한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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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인 재능교육 노사가 해고자 12명의 원직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에 26일 최종 합의한다. 거리 투쟁 2076일, 종탑 농성 202일만이다.

전국 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이하 재능교육지부)는 25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사측과 도출한 잠정 합의안을 찬반 투표를 거쳐 통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3일 노사는 집중 교섭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관련 기사:

종탑 농성 199일 만에... 재능교육 노사, 잠정 합의안 도출).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2008년 해지된 단체협약을 원상 회복하고 2014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단체협약은 바뀐 회사 제도와 상황에 맞게 새롭게 체결하기로 했다. 또 노사는 사망한 고(故) 이지현 조합원을 포함해 해고자 12명이 모두 복직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도 노사간의 고소·고발 취하하기로 하고 노조 생활안정지원금 및 노사협력기금 명목으로 2억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농성자 "승리 약속 지켜서 기쁘다"

이날 합의에 따라 202일째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오수영(40)·여민희(41) 조합원은 이날 오후 3시께 종탑에서 내려온다. 이후 3시 30분,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사측과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오수영 조합원은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2007년, 투쟁을 시작하면서 이 투쟁의 끝이 있을까 생각했고 종탑에 올라갈 때는 이겨서 내려오자고 다짐했다"며 "땅 위의 동지들에게도 반드시 승리해서 내려가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재능교육지부는 지난 2007년 12월 21일을 시작으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장기간 농성을 벌여왔다. 기륭전자의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 기록을 지난 2월 27일 갱신하면서 가장 긴 비정규직 사업장 농성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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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친 대통령, 사기당한 '국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이했습니다. 보통 취임 6개월이면 어느 정도 그 정권의 성격과 방향을 알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취임 6개월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취임 6개월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도대체 무엇을 했고, 그녀가 지금 어떤 일을 벌이고 있으며, 대통령이 되기 전에 했던 약속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 박근혜 취임 6개월, 그녀는 무엇을 했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6개월 동안 많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6개월간 했던 일들을 보면, 과히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 나홀로 인사, 코드 인사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박근혜 정부를 움직일 인물 등용에 모조리 실패했습니다. 그녀가 임명한 인물들이 하나같이 청문회와 여론 검증에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 때문에 많은 인물들이 박근혜 정권의 요직에 임명되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같이 투기,탈세,병역,불법 등에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학의 차관 같은 인물은 별장에서 성상납을 받았던 인물이고,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방미 중에 여성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 중에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를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나 홀로 인사'입니다. 그녀는 절대로 자신의 인사권을 남과 상의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황우여 새누리당 당대표조차 그녀의 인사 명단을 발표 하루 전에 받기 일쑤였습니다.

취임 6개월 동안 엉터리 인물만 잔뜩 자신의 주위에 모아 놓은 그녀를 보면, 그녀 곁에 정말 사람이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 경제가 문제,하지만 오히려 재정파탄

새누리당과 같은 보수 집단이 내세우는 것이 경제이고, 많은 유권자들이 집권 여당이나 보수 대통령이 집권하면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유권자의 착각을 교묘하게 선거에 이용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외치며 청와대에 입성했지만, 그녀의 취임 6개월간의 경제 지표를 보면 별로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전월세 대란은 물론이고 경제 성장률 둔화, 물가 상승, 일자리 문제 등 산적해 있는 어려움은 많습니다. 여기에 돈이 없어 올해 4월 12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세입보전 추경을 했음에도 상반기 세금은 10조원이나 덜 걷혔습니다.

 

 

 

올해 1/4분기 재정적자만 무려 23.2조원 (2013년 예산 전체적자에 맞먹는 금액)에 달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의 기획재정부는 계속해서 '저성장 흐름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하고 있다는 '경제낙관론'만 줄기차게 외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불안과 민간부문의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꼬여만 가는 경제 문제를 박근혜 정부는 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선 싱크탱크 미래연의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비판 자료>

 


특히, 앞으로 5년간의 경제를 위한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지만,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더 살기 어려운 시절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한 국민 대통합

박근혜 후보는 '국민 대통합'을 운운하며 과거를 묻고 이제 새롭게 나아가자고 외쳤습니다. 그런나 그녀는 기자회견이나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예 하다못해 대국민담화에 나와서는 무서운 표정으로 국민에게 손가락질하고, 자신이 임명한 인물들의 인사청문회를 비난하며 모든 것이 국민의 잘못이라고 뻔뻔한 변명을 계속 일삼고 있습니다.

국정원 개혁과 대선개입을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에는 절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범죄자 집단을 옹호하기 바쁩니다.

취임 6개월, 도대체 그녀가 잘한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녀의 청와대 6개월은 우왕좌왕, 오만과 독선이라는 단어만 떠오를 뿐입니다.

' 청와대 들어가기 전과 들어간 후가 이렇게도 다를까?'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 "지킬 것만 공약으로 내놨다","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외쳤고 새누리당은 매일 박근혜 후보의 장점으로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라고 선전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이 얼마나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지 강조하기 위해서 대선자금 펀드의 이름조차 '약속펀드'라고 했으며, ' 국민과의 약속을 하늘같이 알고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이랬던 그녀가 청와대에 들어가자, 어떻게 변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파기 전략은 '슬그머니 말 바꾸기, 아무도 모를 것이야, 내가 언제 그랬어?' 입니다. 일단 무슨 화두처럼 계속 내던졌던 '경제민주화'는 재벌들이 반발하자 개념 자체를 제외했습니다.

기초연금 월 20만원과 4대 중증질환 의료비 100%국가 부담과 같은 경우는 슬그머니 축소,제외해버렸고, 해수부 부산 지역 유치, 무상보육.대학 행복 기숙사와 같은 공약은 어디로 갔는지조차 모릅니다. 전작권 전환과 군복무기간 18개월 단축은 국민들 모르게 없던 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무슨 청와대가 화장실도 아니고, 청와대 들어가기 전과 들어간 후가 이렇게도 뻔뻔하게 다른 대통령은 아마 박정희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정희는 '민정이양을 반드시 지키겠다'. '3선 개헌은 없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를 대선 때마다 외쳤지만, 결국 유신헌법으로 영구 대통령을 노렸다가 사망했다.)

' 사기꾼은 물론 바람잡이까지 잡아야 한다'

공약을 파기하고 국민 모르게 숨기고 은폐하는 박근혜 대통령이지만, 취임 6개월을 맞이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히려 공약을 아주 잘 지키고 있는 대통령으로 둔갑했습니다.

 

 

 


방송 3사는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 지지 관련 여론조사를 발표했습니다. KBS는 64.3%, MBC는 65.8%, SBS는 70.4%의 응답자가 국정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60.3%의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을 잘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TV를 켜고 이런 방송을 본 국민들은 '그래, 박근혜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사람이 많으니 잘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제대로 된 생각일까요?

 

 

 

 


SBS 뉴스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70.4%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결과는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조사했고, 응답률은 12,1%였습니다.

단지 12.1%의 응답률을 가지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70.4%라고 밝힌 것입니다. 응답률이 여론조사 전부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응답률을 가지고 진짜 국민의 여론이라고 하기는 무리가 따릅니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적 복지를 야 지지층의 50%이상이 찬성한다고 했는데, 중요한 응답률은 아예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KBS,MBC도 응답률은 아예 명시하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는 대선 기간 많은 변신을 보여줬습니다. 오죽하면 '박근혜 후보 국민면접'이라는 '박근혜쇼'인지 선거방송인지 모를 이상한 방송을 통해 예능인의 면모까지 보여줬습니다. 또한 과거사를 통한 대국민통합을 약속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과 전태일 동상을 방문했습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에 정치생명을 걸고 싸웠다"는 박근혜 후보의 말은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의사표시였습니다. 그러나 취임 6개월 만에 줄줄이 파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을 속여 착오에 빠지고, 그 결과로서 한 의사표시를 하게 만든 '사기'와 같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유권자가 되겠습니다. 선거기간에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을 단죄하여, 다시는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이 권력을 잡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나긴 싸움이라도 국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와 보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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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전투기 선정 과정

전투기매매촌극이 막을 내릴 무렵
 
한호석의 개벽예감 <76> 이해할 수 없는 전투기 선정 과정
 
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
기사입력: 2013/08/25 [17:16] 최종편집: ⓒ 자주민보
 
 
▲ F-15SE, 시험 기종 외엔 아직 실전배치 되지 않은 기종이어서 보잉에서 만든 소개 동영상도 대부분 컴퓨터 그래픽 영상이다. © 자주민보


특정전투기에 집착하는 방위사업청


남측 정부당국이 추진해오는 차기전투기도입사업은 외국산 전투기 60대를 8조3,000억 원(74억 달러)를 주고 구입하는 대형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은 그 동안 차기전투기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해왔는데, 2013년 8월 13일과 14일에 진행한 입찰은 총사업비 74억 달러 이내로 입찰가를 써낸 입찰기업이 하나도 없어서 유찰되었다.

그런데 2013년 8월 16일에 진행한 입찰에서는 방위사업청이 요구한 입찰가를 써낸 입찰기업이 드디어 나타났다. 그 날 방위사업청 백윤형 대변인은 “16일 차기전투기구입사업 3개 후보기종에 대한 가격입찰을 마감한 결과, 총사업비 8조3,000억 원 이내로 진입한 기종이 있어 이후 기종선정을 위한 다음절차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는 총사업비 74억 달러 이내로 진입한 기종이 어느 기종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미국과 남측의 언론매체들은 이구동성으로 미국 보잉의 전투기 F-15SE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이 총사업비 이내로 진입한 양대 기종이라고 일제히 지적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2013년 9월 중순에 열릴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15SE와 유로파이터 타이푼 가운데 어느 하나가 최종적으로 선택될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그런 예상을 뒤집어버린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 2013년 8월 18일 방위사업청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이 조건을 임의로 축소, 완화하여 입찰가를 써냈다고 지적하면서 그처럼 합의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것은 남측 정부당국이 기종선정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사실상 배제하였음을 뜻한다. 같은 날 남측 언론매체들은 방위사업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보도기사에서 보잉의 전투기 F-15SE가 2013년 9월 중순에 열릴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차기전투기 단독후보로서 최종평가를 받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에 서술한 두 가지 정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은 과연 막판에 합의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탈락을 자초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방위사업청의 주장에 따르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은 2명이 탑승하는 복좌기 판매대수를 15대에서 6대로 줄이는 등 조건을 임의로 변경하여 입찰가격을 맞추어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3년 8월 19일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 해외사업본부장은 자기들이 방위사업청과의 계약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선택방안을 방위사업청에 제시한 것이므로, 계약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방위사업청이 8월 19일과 8월 20일에 자기들과 다시 협의하자고 해놓고 갑자기 8월 18일에 ‘계약위반설’을 들고 나왔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런 해명과 불평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한 기업으로부터 2개의 제안서를 받아 검토할 수 없으므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이 이전에 제시한 조건을 입찰가격에 맞춰 변경한 최종제안서는 무효이며 그 이전에 제출한 제안서만 인정된다고 하면서, 그 이전에 제출한 제안서에 나온 입찰가격은 총사업비를 초과한 것이므로 결국 입찰가격초과로 사실상 탈락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의 그런 주장에는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 보잉도 입찰과정에서 F-15SE의 꼬리날개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을 나중에 제출하였는데, 방위사업청이 그런 보잉의 변경은 관대하게 눈감아주고,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변경에 대해서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댄 것이다. 방위사업청의 그런 행동은 보잉에게 치우친 편파적 행동으로 보인다.

둘째, 2013년 4월 25일과 29일 국군기무사령부 수사관들이 서울에 있는 어느 무기중개업체 사무실을 급습하여 압수수색을 벌였다. 그 무기중개업체가 방위사업청의 차기전투기도입사업에 관련된 비밀문서를 빼냈다는 정황을 포착한 기무사가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다. <세계일보> 2013년 4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무기중개업체가 빼낸 군사비밀문서들 가운데는 2012년에 한국공군평가단이 차기전투기 후보기종들에 대한 운용적합성을 평가한 내용과 시험평가점수가 수록된 문서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무기중개업체는 보잉이 F-15K를 남측에 판매하였던 2002년에 보잉의 무기중개 업무를 맡아보았던 기업체다.

이런 정황을 보면, 군사비밀문서를 빼낸 무기중개업체와 보잉의 내밀한 관계를 당연히 수사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수사는커녕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다. 만일 이번에 기무사가 군사기밀유출사건을 수사하였더라면, 보잉의 F-15SE는 후보기종에서 탈락하였을 것이다.

2002년에 있었던 차기전투기 입찰과정 중에 기무사는 당시 전투기 라팔(Rafale)을 유력한 후보기종으로 내놓았던 프랑스의 전투기생산기업 다쏘(Dassault)가 서울에서 진행한 라팔 홍보행사를 수사하였고, 그 수사가 벌어지자 결국 라팔은 후보기종에서 탈락하였고, 라팔에게 밀렸던 보잉의 F-15K가 후보기종으로 선정되는 이변이 일어났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홍보행사가 아니라 군사기밀유출이라는 더 엄청난 사건이 터졌는데도, 기무사가 흐지부지 넘어가는 이변 중의 이변이 일어났다. 기무사가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방위사업청이 검찰에 고소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그들도 잠잠하였다.

위에 서술한 두 가지 정보는 차기전투기 도입사업을 책임진 방위사업청이 보잉의 F-15SE에 대해 얼마나 집착하는지를 말해준다.



후보기종선택에서 드러난 방위사업청의 이상한 행동

전투기성능을 비교하면 최신예 전투기 F-35의 성능은 F-15SE의 성능이나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성능보다 더 우수하다. <방위소식(Defense News)> 2010년 7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공군은 예산부족 때문에 F-15SE 구입계획을 중단하였지만 현재 운용 중인 F-15와 F-16이 수명주기를 넘겨 퇴역한 이후 F-35를 실전배치할 때까지 중간공백기를 메워줄 기종으로 F-15SE를 배치하려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다. 이것은 성능 면에서 F-15SE가 F-35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다는 점을 말해준다.

보잉은 이전에 남측에 판매한 F-15K를 개량하여 F-15SE를 만들려는 것이므로, 두 전투기의 부품은 85%가 서로 똑같다. 성능을 개량하였다고 하지만, F-15SE가 차세대전투기가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일본은 F-15SE를 차기전투기 선정대상에 아예 올려놓지도 않았다. 일본은 F-35 구입결정을 2011년 12월 20일에 내렸는데, 그들의 선정대상에는 F-35 이외에 FA-18E/F와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올려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남측 정부당국은 F-15SE에 집착하면서 F-15SE의 가격이 총사업비에 적합하다고 말하였다. 그에 따라 세간에는 F-35가 F-15SE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항공주간(Aviation Week)> 2013년 7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이 최근 합의한 해외수출용 F-35의 대당 가격은 F-35A의 경우 1억910만∼1억1,310만 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이고, F-35B의 경우 1억3,850만∼1억4,280만 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 일본이 구입하는 F-35 대당 가격은 1억3,400만 달러인데, 그 가격에는 전투기기체를 구입하는 비용만이 아니라 각종 부대비용들도 포함된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F-35의 가격이 고정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공군보도국(Air Force News Agency) 2013년 6월 20일 자료에 따르면, 2013년 6월 19일 연방 상원 예산배정위원회 국방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국방부의 조달, 기술, 병참담당 부장관 프랭크 켄달(Frank Kendall)은 개발 중인 F-35의 설계를 변경하고 그에 따라 가격도 조정해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이것은 F-35의 가격이 떨어지게 될 것임을 암시한 발언이다.

미국 법에 따르면, 미국산 전투기는 전투기생산기업이 남측에 직접 판매할 수 없고 미국 정부가 남측 정부에게 판매하는데, 이것을 대외군사판매(FMS)라 한다. 대외군사판매를 통해 전투기를 구입해온 남측 정부당국의 과거경험을 보면, 원래 제시된 가격보다 더 싸게 구입하였음을 알 수 있다.

<CBS노컷뉴스> 2013년 6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F-35 대남판촉활동을 담당한 록히드마틴 관계자들은, 전투기생산량이 늘어날수록 가격도 떨어지게 되므로 F-35는 대당 가격이 8,5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들이 말한 8,500만 달러는 F-35기체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므로, 기타 부대비용까지 합하면 그보다 더 늘어날 것이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정보를 종합하면, F-35 해외수출가격은 대당 1억1,000만 달러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면 F-35보다 싸다는 소문이 난 F-15SE의 가격은 얼마일까? <내일신문> 2012년 1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은 연구보고서에서 2010년 당시 1달러를 1,050원으로 환산할 때 F-35 가격은 1,040억 원(9,904만 달러), F-15SE 가격은 1,100억 원(1억476만 달러)이고, 전투기기체 60대의 가격만 따져보면 F-35 가격은 66억200만 달러, F-15SE 가격은 79억5,400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추산하였다. 이처럼 한국국방연구원의 연구보고서는 F-35가 F-15SE보다 더 비쌀 것이라는 소문을 뒤집고 되레 F-15SE가 더 비쌀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제인정보집단(Jane's Information Group)>은 2009년 3월 18일에 발표한 자료에서 F-15SE 가격을 대당 1억 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하는 F-15SE 가격은 각종 부대비용까지 포함하여 1억3,670만 달러다.

그런데 F-15SE 구입자는 전 세계에서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밖에 없으므로, 보잉이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하려고 생산하는 F-15SE는 총215대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남측이 F-15SE를 구입한 뒤 40년 동안 그 전투기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데 드는 차후비용은 끝없이 오르게 될 것이다. 전투기의 경우, 구입비 대 유지보수비는 1:3의 비율로 계산되므로, 유지보수비가 구입비보다 3배나 더 많다. 215대밖에 만들지 않는 소량생산기종인 F-15SE의 유지보수비에 비해 3,000대나 만드는 대량생산산기종인 F-35의 유지보수비가 훨씬 더 적을 것이다.

위에 서술한 정보를 종합하면, 남측 정부당국은 최신예 전투기 F-35를 1억1,000만 달러 선에 구입할 수 있는데도, 그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개량형 전투기 F-15SE를 더 비싸게 주고 구입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최신예 전투기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개량형 전투기를 되레 더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하다니, 그런 바보짓이 또 어디에 있을까.

차기전투기구입사업에서 방위사업청이 보여준 F-15SE에 대한 비이성적인 집착은 아래의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방위소식> 2013년 6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은 남측이 F-35를 구입하는 경우, 남측에게 군사통신위성을 개발하여 발사해주고, 공군조종사를 위한 실전급 모의훈련체계를 제공하겠다는 특혜조건을 제시하였다. 록히드마틴의 국제통신부문 책임자 에릭 쉬네이블(Eric Schnaible)은 록히드마틴이 남측에 제시한 특혜는 “고도의 기술(high technology)”을 남측 군부에게 이전해주는 “전략적 동반사업(strategic partnership program)”이라고 자평하였다.

<아전스 프랑스 프레스(AFP)> 2013년 7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은 남측이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구입하는 경우, 남측의 F-16급 전투기개발사업(KFX사업)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고, 판매하려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60대 가운데 53대를 남측에서 면허생산하게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특혜조건을 제시하였다. 외국산 전투기 면허생산은 전투기생산기술을 상당부분 전수받게 된다는 뜻이므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면허생산제안은 그야말로 특혜 중의 특혜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보잉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는 전투기부품을 구입해주고, 공군조종사를 위한 실전급 모의훈련체계를 제공하고, 2,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경상북도 영천에 항공전자부품 유지보수개조센터를 건설해주겠다는 특혜조건을 제시하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는 12억 달러의 전투기부품이란 F-15K와 F-15SE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위에 열거한 특혜조건들을 비교해보면, 남측이 F-15SE를 구입하는 것보다 F-35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방위사업청은 F-15SE에만 비이성적으로 집착하였다. 그런 비이성적인 집착에는 반드시 어떤 원인이 있는 법인데, 언론에 드러나지 않은 원인을 파헤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다급해진 보잉의 F-15SE 해외판촉활동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제항공기전시회인 파리항공전시회(Paris Air Show)가 2013년 6월 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었는데, 그 전시회에서 미국산 전투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산 전투기가 전시회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국제무기시장의 지배자로 자처하는 미국이 국제무기시장 판매품목 가운데 제1순위에 오르는 최고가 품목인 전투기를 국제항공기전시회에 한 대도 출품하지 못했다니, 선뜻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일이다.

국제무기시장의 지배자로 자처하는 미국은 올해에 왜 국제항공기전시회에 자국산 전투기를 출품하지 못하였을까? 그 까닭은 미국의 전투기생산기업들이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sequestration)의 충격파에 밀려 신형전투기를 개발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파리항공전시회의 전투기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상을 펼쳐 보인 것은, 국제전투기시장에서 미국산 전투기 F-35와 경쟁해온 러시아산 전투기 수호이(SU)-35S였다.

미국은 ‘제국의 체면’을 지켜야하기에 그냥 쉬쉬하고 넘어갔지만,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으로 손발이 묶인 미국의 전투기생산기업들은 국제항공기전시회에 신형전투기를 출품하지 못할 만큼 최악의 상황으로 밀려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라는 표현은 과장어법이 아니다. 예컨대, 미국의회연구소(CRS)가 2013년 5월 1일에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를 입은 미국공군은 수명주기가 끝나가는 B-52, B-1, B-2 같은 전략폭격기들을 대체할 신형전략폭격기를 개발할 수 없게 되자, 하는 수 없이 B-52와 B-1의 작전수명을 2040년까지 연장하고, B-2의 작전수명을 2058년까지 연장하는 궁여지책에 의존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공군보도국 2013년 8월 15일 자료에 따르면,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로 미국공군 우주사령부의 우주정찰작전이 2013년 9월 30일부터 무기한 중단된다. 우주정찰작전이란 지구궤도를 도는 세계 각국 인공위성들과 지구궤도에 출현하는 각종 비행물체를 발견하고 감시하는 군사활동이다. 또한 <국제비행(Flight International)> 2013년 7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로 미국공군은 전술비행대대 5개와 C-130수송기비행대 1개를 해체해야 할 지경이라고 한다. 이런 사례를 들자면 끝이 없다.

이처럼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이라는 치명적인 ‘돈맥경화증’에 걸린 미국의 내상(內傷)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하다. <방위담화(Defense Talk> 2012년 10월 3일 보도에 따르면, 2012년부터 10년 동안 국제전투기시장은 전투기생산국들의 재정적자와 연속적인 가격변동 때문에 거래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그 동안 국제전투기시장을 쥐락펴락해온 미국의 양대 전투기생산기업들인 보잉과 록히드마틴은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와 국제전투기시장의 거래부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몇 해 동안 전투기생산부문의 동향을 보면, 록히드마틴보다 보잉이 더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져들었다. 왜냐하면, 록히드마틴은 ‘세계 최강 전투기’라는 F-35를 개발하는 사업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지만, 보잉은 F-35와 경쟁할 신형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을 아직 시작하지도 못해 탈출구마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시장에서는 경쟁에서 뒤지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수밖에 없다. 다급해진 보잉에게는 기존 F-15를 개량하여 판매하는 비상자구책을 취하는 것밖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009년 6월 3일 보잉의 군용기생산부 경영자인 크리스 채드윅(Chris Chadwick)이 언론대담을 통해 F-15개량사업에 동참할 다른 나라 전투기생산기업들을 찾고 있다고 밝힌 것은 보잉의 다급한 내부사정을 배경으로 한 발언이었다.

그런데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의 충격파로 전투기구입예산을 마련하지 못한 미국공군은 F-15SE를 구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전투기 최대구입자인 미국공군이 F-15SE를 구입해주리라고 믿었던 보잉은 미국공군이 그 전투기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궁지에 몰린 보잉에게는 F-15SE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해외판로를 뚫는 것밖에 살아남을 길이 없게 되었다. 2009년 6월 14일 파리항공전시회에 나타난 보잉의 통합방위체계(Integrated Defense Systems)최고경영자 짐 앨버그(Jim Albaugh)는 해외판매를 위해 F-15SE를 개발하겠다고 공식선언하였다.

보잉의 시각에서 보면, F-15SE 해외판로는 이전에 F-15를 수입하여 운용해오는 대상들로 좁혀지는데, 남측, 일본, 이스라엘,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런 대상들이다. <국제비행> 2009년 6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보잉은 기존 F-15를 운용하고 있는 남측, 일본,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를 대상으로 F-15SE 판매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이스라엘, 싱가포르가 구입하는 차기전투기는 보잉의 F-15SE가 아니라 록히드마틴의 F-35다. 영국, 호주, 캐나다도 F-35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되자 보잉의 F-15SE 해외판로는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로 대폭 축소되고 말았다. 보잉이 F-15SE를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에게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 보잉의 전투기생산설비는 도태되어 고철로 팔릴 폐쇄위기에 내몰릴 판이었으므로, 보잉은 회사의 명운을 걸고 F-15SE 해외판촉활동에 달라붙었다. 남측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조준한 보잉의 F-15SE 해외판촉활동이 2009년부터 공세적으로 전개된 까닭이 거기에 있다. 보잉은 2010년 초에 미국정부에게 F-15SE 해외수출허가를 신청하였고, 미국정부는 2010년 7월 8일에 F-15SE 해외수출허가를 내주었는데, 보잉은 사정이 얼마나 다급했던지 해외수출허가를 받기도 전에 해외판촉활동부터 벌여놓았다.



차기전투기 입찰경쟁은 촌극이다

2012년 9월 3일 경상북도도청 제1회의실에서 김관용 도지사, 김영석 영천시장, 조셉 송 보잉 아태지역사업개발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가 체결되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보잉은 F-15K항공전자부품을 공급할 항공전자수리정비개조센터를 도내 경제자유구역인 경상북도 영천에 건설한다는 것이다. 양해각서가 체결된 때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2013년 5월 6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제임스 맥너니(W. James McNerney) 보잉최고경영자가 영천 항공전자수리정비개조센터 설립투자서에 서명하였다. 보잉은 2,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항공전자수리정비개조센터를 설립하려는 것인데, 2013년 10월에 착공하여 1년 뒤에 완공될 예정이다.

보잉이 한국공군의 차기전투기입찰을 눈앞에 둔 시기에 항공전자수리정비개조센터를 설립해주는 것은, 차기전투기입찰경쟁에서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되었는지를 말해주는 단적인 사례다.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을 추적하면 아래의 사실이 드러난다.

2010년 6월 25일 <국제비행>은 ‘F-15SE를 남측에 수출하려는 보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는데, 그 기사에서 보잉의 F-15SE개발책임자 브래드 존스(Brad Jones)는 남측을 “서열 제1순위(the first in queue)”라고 지칭하였다.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은 앞으로 6년 뒤 전투기 약 100대가 부족하게 될 한국공군의 다급한 사정을 뒤흔들며 그야말로 공세적으로 전개되었다. 2011년 4월 7일 공군본부 전력소요처장 송택환 대령이 토론회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한국공군은 전투기 400대를 유지해야 하는데, 2019년에는 전투기 약 100대가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방위소식> 2010년 7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보잉의 F-15SE개발책임자 브래드 존스와 대변인 대미언 밀스(Damien Mills)는 보잉이 남측을 F-15SE 판매대상으로 일찌감치 점찍어놓고 2009년부터 남측 정부당국과 판매협의를 진행해왔으며, F-15SE 관련정보를 보내달라는 남측 정부당국의 요청을 2009년 말에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2009년 3월에 F-15SE의 실물축소모형을 처음 세상에 공개한 보잉은 시제기도 아닌 실물축소모형을 앞에 놓고 남측 정부당국과 판매를 협의한 것이다.

<항공주간> 2009년 6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보잉의 F-15SE개발책임자 브래드 존스는 2010년 중반부터 2011년 사이 어느 시점에 남측 정부당국으로부터 F-15SE를 구입하겠다는 요청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F-15SE 대남판촉활동에서 자신만만한 태도를 드러낸 발언이다. 그가 그처럼 자신만만한 까닭은, 미국공군이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에 가세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2010년 9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공군 관계자들이 9월 16일 충청남도 계룡대에 있는 한국군 3군통합기지에 가서 한국공군 관계자들에게 F-15SE의 성능을 해설해주고, 9월 17일에는 방위사업청에 가서 같은 내용을 해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보잉은 F-15SE의 시험비행기로 제작한 F-15E1을 2010년 7월에 처음으로 하늘에 띄웠는데, 아직 시제기도 만들지 못한 그들은 시험비행기의 첫 비행을 마치자마자 한국공군과 방위사업청을 찾아가 실물로 존재하지도 않는 F-15SE의 성능을 설명하는 촌극을 공연한 것이다.

보잉과 미국공군이 남측에서 ‘합동작전’으로 전개한 공세적인 대남판촉활동의 결과는 즉각 나타났다. 2010년 11월 3일 보잉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기술된 것처럼, 보잉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F-15SE의 내부무기탑재실(internal weapon carriage)을 공동으로 “설계-개발-제작하기 위한 합의각서(Memorandum of Agreement)”를 2010년 11월 3일에 체결한 것이다. 보잉이 생산한 AH-64D아파치(Apache) 공격헬기와 피스아이(Peace Eye)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구입하는 사업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깊이 관여하고 있었던 것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보잉의 F-15SE 대남판촉활동에 그처럼 쉽게 끌려들어간 원인들 가운데 하나다. 보잉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F-15개량사업에서 핵심과제로 제기된 내부무기탑재실을 공동으로 제작하는 각서를 체결한 것은, 방위사업청이 추진해오던 차기전투기구입사업의 향방이 이미 2010년 11월 3일에 F-15SE를 구입하는 쪽으로 정리되었음을 말해준다.

<공군기술(Air Force Technology)> 2013년 5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방위안보협력국(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은 총16억1,600만 달러에 이르는 각종 공대공미사일, 각종 고성능폭탄, 각종 훈련탄 및 관련 장비를 남측에 판매하는 수출허가신청을 연방의회에 제출하였는데, 이 무기들과 장비들은 모두 F-15SE에 탑재되거나 설치되는 것들이다. 만일 남측 정부당국의 F-15SE 구입여부가 사실상 정리되지 않았다면, 미국방위안보협력국이 그 전투기에 탑재 또는 설치될 각종 무기와 장비들을 그처럼 남측에 수출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에 열거한 정보를 종합하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보잉을 각각 앞에 내세운 남측의 방위사업청과 미국의 방위안보협력국은 F-15SE를 팔고 사기로 사실상 합의해놓고서도 그 동안 차기전투기 입찰경쟁을 벌이는 척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차기전투기 수입사업의 내막이 그러하였으니, 록히드마틴과 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이 제아무리 좋은 조건을 각각 제시해도 남측 정부당국이 F-35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차기전투기로 선택할 리 만무하다. 입찰경쟁은 연출가의 극본에 따라 펼쳐진 촌극이었던 것이다.

 
▲ f-15se의 장점으로 내세운 점이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무기를 내부에 숨긴다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연료통이 작아져 항속거리가 1/3로 줄었다. 일본은 커녕 대구 기지에서 독도도 왕복하기 어렵다고 한다. © 자주민보


전투기매매촌극이 막을 내릴 무렵

보잉이 과대포장 해놓은 F-15SE의 특징적 성능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보잉은 F-15SE에 내부무기탑재실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보잉이 2010년 7월 9일과 7월 20일에 각각 발표한 보도자료들에 따르면, 보잉은 내부무기탑재실을 설치한 시험비행기(F-15E1)를 제작하고, 2010년 7월 8일에 시험비행을 마친 다음, 내부무기탑재실에 탑재한 중거리공대공미사일(AIM-120 암람)을 비행 중에 발사하는 실험을 2010년 7월 14일에 실시하였다. 보잉이 풍동실험(wind tunnel test)을 통해 F-15E1 내부무기탑재실의 항공역학적 설계에 대한 최종적인 기술확증을 얻은 때는 2012년 6월이다.

내부무기탑재실을 설치하는 목적은, 미사일과 폭탄을 기체 외부에 장착하지 않게 하여 레이더반사면적(radar cross section)을 그만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무기탑재실을 기체 안에 들여놓는 바람에 항공연료저장공간이 그 만큼 줄어들어 F-15SE의 작전반경이 대폭 축소되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게 되었다. 보잉이 발표한 F-15K의 작전반경은 1,800km인데, <중앙일보> 2013년 8월 24일 보도기사에서 지적한 F-15SE의 작전반경은 600km다. 성능을 개량했다고 하면서 작전반경은 되레 3분의 1로 줄어드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작전반경이 600km밖에 되지 않는 F-15SE는 대구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독도상공까지 날아가 작전하지 못한다.

둘째, 수직으로 서 있는 기존 F-15 꼬리날개의 직립각을 밖으로 15도 기울여 설계함으로써 방공레이더에 노출되는 레이더반사면적을 줄이고, F-15SE의 비행거리를 138∼185km 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행거리를 그렇게 늘였다고 해도 작전반경이 600km밖에 되지 않으므로, 꼬리날개 설계변경은 무의미하게 보인다.

셋째, 기존 F-15기체 앞부분에 전파흡수도료(RAM)를 칠하여 방공레이더에 노출되는 레이더반사면적을 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체 앞부분에만 전파흡수도료를 칠한 전투기는 스텔스기종이 아니다. 스텔스전투기를 만들려면, 기존 전투기기체를 전면적으로 새로 설계해야 한다.

넷째, F-15SE조종석에는 헬멧장착현시장치, 사격통제장치, 적외선탐지추적장치, 목표식별자동추적장치, 전천후야간항법장치, 능동전자주사배열(AESA)레이더를 비롯한 신형전자장비들이 갖춰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측 정부당국이 구입하려는 F-15SE에는 위에 열거한 신형장비들이 모두 설치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문제를 파악하려면, 남측과 마찬가지로 F-15SE를 구입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구입방식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국제비행> 2012년 3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하는 F-15SE 가격은 부대비용까지 포함하여 대당 1억3,670만 달러다. 그런데 남측 정부당국이 F-15SE 60대 구입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74억 달러이므로, 미국이 남측에 판매하는 F-15SE 가격은 부대비용까지 포함하여 대당 1억2,330만 달러가 될 것이다. 똑같은 기종을 구입하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왜 남측보다 대당 1,340만 달러나 더 주고 비싸게 구입하는 것일까? 얼핏 보아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보잉의 F-15SE 해외판매전략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방위소식> 2010년 7월 7일 보도기사에서 보잉의 F-15SE개발책임자 브래드 존스는 구매자가 전투기에 들어갈 어떤 장비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F-15SE 판매가격이 정해질 것이라고 하면서, 신형항공장비들은 구매자의 선택에 따라 선별적으로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서 F-15SE에 어떤 신형항공장비가 설치되느냐 하는 문제는 구매자의 지불능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입하는 F-15SE에는 보잉이 그 전투기에 설치해주는 모든 종류의 신형장비가 구비되기 때문에 대당 판매가격이 1억3,670만 달러로 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석유수출수익금(oil money)을 챙기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투기구입에 그처럼 막대한 예산을 지출할 재정능력이 있지만, 재정적자압박에 시달리는 남측은 그보다 1,340만 달러나 싼 값으로 F-15SE를 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서, 비록 겉모습은 똑같이 생긴 F-15SE이지만, 남측이 구입하게 될 F-15SE의 성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입하는 F-15SE의 성능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다.

<한국일보> 2012년 1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보잉이 기존 F-15의 성능을 “약간 업그레이드해 (남측에) 납품할 수밖에 없을 거라 주장했다”는데, 이것은 기존 F-15K와 성능에서 대동소이한 F-15SE를 개량형전투기라는 명목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는 남측 정부당국의 처지를 지적한 말로 들린다.

F-15SE를 남측에 판매하기 위해 미국방위안보협력국과 보잉은 남측의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을 판촉활동에 끌어들였고, 거기에 끌려들어간 방위사업청은 K-15K와 비교하여 별반 개량되지도 않을 F-15SE를 F-35보다 비싸게 구입하면서도 신형전투기를 구입하는 것처럼 연막을 쳤다. 미국방위안보협력국이 제작을 맡고, 보잉이 총연출을 맡고, 방위사업청이 주연배우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조연배우로 각각 출연하고, 청와대가 관객으로 관람한 전투기매매촌극이 막을 내릴 무렵 미국이 남측에서 걷어갈 흥행수익은 막대할 것이다. 저임금과 중노동에 시달리는 남측 노동자들이 땀 흘려 창출한 재부는 전체 근로대중의 민생안정에 쓰여야 마땅한데, 전투기매매촌극이 막을 내릴 무렵 그 재부가 미국의 먹잇감으로 고스란히 넘어가는 참담한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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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을 떠난 일심단결이란 있을 수 없다”

 

 

<연재> 정창현의 ‘김정은시대 북한읽기’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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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6 07: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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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6일 당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군(당중앙위원회 비서 및 부장급 간부)들과 만나 담화를 나눴다. 김정은 부위원장을 당 제1비서로 추대하는 당대표자회를 5일 앞둔 시점이었다.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민심을 떠난 일심단결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라며 “민심을 소홀히 하거나 외면하는 현상들과 강한 투쟁을 벌려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심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선언이자 ‘인민을 위하지 않는 일꾼(간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4월 15일 김일성광장에서 한 첫 공개연설에서도 그는 간부들이 “신발창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것을 체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꾼과 인민’ 관계 전환 모색

 

   
▲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2년 5월 초 만경대유희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보도블록 사이에 난 잡초를 직접 뽑고 있다. 이날 김 제1위원장의 관리일꾼들의 복무자세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자료사진 - 민족21]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구도경고로 끝나지 않았다. 5월 초 김정은 제1위원장은 평양의 놀이공원인 만경대유희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작심한 듯 관리일꾼들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5월 9일 <로동신문> 등 북한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직접 보도블록 사이에 난 잡초를 뽑은 후 “만경대유희장은 인민들이 이용하는 곳인데 이렇게 방심해 두고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가슴 아파하지 않는 일꾼, 인민들을 귀하게 여길 줄 모르는 일꾼들이 천만명이 있은들 무슨 필요가 있는가”라고 질타한 후 “이 기회에 (일꾼들의) 인민들에 대한 복무정신을 똑바로 간직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날 화난 표정으로 발언하는 김 제1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그의 발언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대단히 이례적일 일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 김 위원장의 질책내용을 공개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의 이같은 발언과 행보는 고질화된 간부의 부정부패, 관료화․귀족화된 간부들의 행태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모든 간부들이 “일군(일꾼)을 위하여 인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민을 위하여 일군(일꾼)이 있다”는 사상관점을 가지고 “낡은 사상관점과 뒤떨어진 사업기풍, 일본새(작업태도)와 단호히 결별”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도 사설을 통해 “만경대유희장에 대한 현지지도는 우리 일꾼들 속에 남아있는 낡은 사상관점, 낡은 일본새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일꾼들이 인민의 복무자로서의 숭고한 사명과 본분을 훌륭히 수행해나가도록 하는데서 전환적 계기로 된다”라고 강조하면서 간부들이 ‘특전과 특혜’를 바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무리 좋은 목표를 내걸어도 간부가 대중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집단의 동력은 상실된다는 점도 강조됐다.

 

간부의 ‘귀족주의’‘형식주의’, ‘책상주의’ 비판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6월 2일 <로동신문>은 정론을 통해 “지금은 밖에서 밀려오는 적이 무서운 게 아니라 사회주의 요람 속에서 성장한 일꾼(간부)의 관료화.귀족화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형식주의자’, ‘책상주의자’, ‘기술실무주의자’ 등도 주요 비판의 대상으로 거론됐다. 간부들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민심과 관리들의 기장 확립을 강조하는 김 제1위원장의 발언들은 구체적인 조치로 이어졌다. 한 사례로 북한은 시장에서 장사할 수 있는 연령을 50세에서 40세로 낮췄고, 주민들에게 관행적으로 부과되던 각종 세외부담금을 대폭 없앴다.

올해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혁명무력 건설 병진노선’이 채택된 후에는 더욱 간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새로운 병진로선을 높이 받들고 나라의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전환을 일으키자면 책임일군들이 발이 닳도록 뛰여야 한다”는 점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

또한 고위간부들이 먼저 경제현장을 직접 찾아 솔선수범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해 주로 평양에 집중했던 현지지도에서 벗어나 각 지방을 돌며 경제현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박봉주 내각 총리와 군을 대표하는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공장과 기업소, 협동농장을 부지런히 ‘현지요해’(시찰)를 다니고 있다. 과거 주로 대외활동에만 주력해온 85세의 김영남 상임위원장까지 경제현장을 단독으로 방문하기 시작했다. 북한 지도부의 공식서열 1~4위가 모두 단독으로 현장 시찰에 나선 셈이다.

본보기가 될만한 간부들의 활동 사례도 언론매체를 통해 자주 소개되기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박태덕 황해북도 당위원회 책임비서가 모내기철에 협동농장을 자주 찾았다고 칭찬하는 등 간부들이 ‘농업전선’에서 활약한 사례가 소개됐다. 간부가 현장에서 솔선수범함으로써 노동자들의 근로 의지를 유도해 경제적 성과를 내고 주민과 접촉을 강화함으로써 대중의 지지도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중간간부들 중에서는 황해북도 연탄군당 리항걸 책임비서의 사례가 <근로자>와 <로동신문> 등에 소개됐다. 지난 5월 15일 <로동신문>은 “당의 의도대로 책임일군들이 발이 닳도록 뛰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리항걸 책임비서의 활동을 모범사례로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소개했다.

리항걸 책임비서를 모범사례로 소개

이 기사에 따르면 7년 전 연탄군당 책임비서에 임명된 리항걸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일꾼들의 인민에 대한 관점’이었다. 그는 “인민들이 생활상 불편을 느끼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런 가책도 받지 않는 무관심성, 무엇을 새롭게 하자고 하면 ‘경험’을 꺼들며 새것을 보지 못하는 경직된 관념, 애써 노력하면 제힘으로 할 수 있는 일조차도 애당초 해보려고 하지 않고 주저앉는 패배주의,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무엇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발이 닳도록 뛰자”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는 두 가지 문제를 중시했다고 한다. 하나는 책임비서 자신이 “생눈길을 헤치며 대오의 앞장에서 발이 닳도록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일군이 발이 닳도록 뛰면 아래일꾼들도 자연히 발이 닳도록 뛰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하나는 목표가 뚜렷하고 일감이 많아야 누구나 발이 닳도록 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자세로 그는 군당위원회의 다른 간부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식료공장.종이공장.화학일용품공장.버섯공장.가구생산협동조합의 낡고 실리에 맞지 않는 건물들과 생산공정들을 통 채로 들어내고 개건하는 사업을 비롯해 인민생활과 관련된 50여 개 대상건설을 한꺼번에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해 불과 6개월 남짓한 기간에 모두 끝냈다.

간부가 먼저 뛰어야 인민성도 높아지고, 스스로 실력 있는 간부가 될 수 있으며, 대중 속을 뛰어 다녀야 필요한 인재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기사의 결론이다. 재정과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패배주의’와 ‘책상주의’에 물들지 않고 간부가 솔선수범하면 대중이 따르게 되고, 이렇게 되면 자력갱생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동신문>은 리항걸 책임비서의 실천사례를 통해 ‘제힘으로 할 수 있는 일조차도 애당초 해보려고 하지 않고 주저앉는’ 패배주의와 ‘입이 닳도록 말하기를 즐기는’ 책상주의자를 비판하며 ‘대중과 함께 실천하는 간부’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역으로 리항걸 책임비서의 사례는 그만큼 북한의 간부들 사이에 ‘패배주의’와 ‘책상주의’가 만연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2013년 6월 중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강은 강계뜨락또르(트랙터)종합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이 공장이 혁명사적관을 잘 만들어 교양사업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칭찬하며 “며칠 전에 돌아보며 비판한 공장(1월18일기계종합공장을 지칭)과는 완전히 대조된다”라고 말했다. [자료사진 - 민족21]
이것은 지난 6월 중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강도에 있는 1월18일기계종합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간부를 질책한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공장을 방문한 김 제1위원장은 공장일꾼들이 ‘기술실무주의’에 빠져 ‘노동자들의 정신력을 발동’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생산을 늘리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라고 질책하며 간부들의 사업방식과 사업태도의 혁신을 강조했다.

 

김 제1위원장은 먼저 “혁명사적 교양실이 아직도 구내에 골조만 서 있는 건물로 남은 채 2년이 넘도록 건설을 끝내지 못한” 것을 두고 “어렵고 방대한 공사도 아닌 2층짜리 건물을 2년 동안이나 완공하지 못하고 있는 이 공장 일꾼들의 심장에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영도업적을 고수하고 빛내이려는 자각이 바로 서있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김 제1위원장이 “혁명사적 교양실 건설현장에 들러 여기저기 쌓여있는 골재더미와 블럭들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한심하다고,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는 내용까지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김 제1위원장은 “당에서는 생산에 앞서 생산자 대중의 열의를 높여주기 위한 사상교양 사업을 첫 자리에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 공장 당위원회에서는 당의 방침을 사상적으로 접수하지 않았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당연히 현지지도 후에 이 공장의 주요 당간부들은 인사조치 됐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지난 시기 나라의 기계제작 공업발전에 적극 이바지해 온 역사가 있는” 이 공장의 간부들조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현지지도하면서 과업으로 지시한 ‘혁명사적교양실’을 2년 동안이나 완공하지 못했고, 생산계획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해 공식 취임한 후 “수령님식, 장군님식 인민관을 지니고 인민을 위하여 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며 낡은 사고방식과 틀에서 벗어나 모든 사업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대중을 불러일으켜 대오의 진격로를 열어나가는 일군이 바로 오늘 우리 당이 요구하는 참된 일군”이라며 김정은시대의 ‘간부상(像)’을 제시하며 여러 차례 질책도 했지만 간부들의 변화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와 사회주의권의 붕괴, 최악의 경제난을 겪은 ‘고난의 행군’, 제대로 생활비를 보장하지 못하는 재정난, 비공식적인 시장영역의 확대 등은 간부들의 부정부패를 구조화시켰고, 간부들의 관료화 및 귀족화와 패배주의를 만연시켰다. 이러한 근본적인 조건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간부 혁신’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부정부패 차단, 세대교체 단행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간부 혁신’을 위해 여러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첫째, 간부들에 대한 강도 높은 검열과 인사조치를 실시했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은 권력 변동 및 교체기에 대대적인 검열을 단행한 바 있는데, 김정은 후계자 등장이후에도 강도 높은 검열이 이뤄졌다”며 “해외 파견 간부의 경우 해외체류 전 기간의 활동내역에 대해 검열이 진행됐고, 각 부서 간부의 경우 재직기간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검열이 이뤄져 상식선을 벗어난 횡령과 부정부패가 적발된 간부는 모두 인사조치됐다”라고 말했다.

둘째, 2010년 9월 당대표자회 개최를 전후해 노동당과 내각, 군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이동과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노동당의 경우 당중앙위원들이 새롭게 선출됐고, 각 도 및 직할시당 책임비서가 전면 교체됐다. 이후 중앙 및 지방의 중하급 간부를 전면적으로 교체해 젊은 30~40대를 등용하는 등 간부 세대교체도 동시에 진행됐다. 군부의 경우 군단장들이 40대의 젊은층으로 교체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해 공식취임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은 현지지도 때 50대 전후의 비교적 젊은 당과 군 간부들을 주로 대동하고 있다.


   
▲ 조선무역은행이 발행하는 ‘나래’카드 설명서. 북한은 주요 간부들의 외화사용 투명성을 높이고, 개인 및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흡수하기 위해 ‘나래’카드 사용을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료사진 - 민족21]
셋째, 구조적 또는 관행적으로 부정부패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조치들을 도입하고 있다. 당과 군의 독자적으로 운영하던 무역회사들을 내각으로 이관해 국가 재정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각 부서나 개인이 관리하고 있던 외화를 반드시 은행계좌에 입금해 사용하도록 해 개인 유용 가능성을 차단했으며, 당과 정부 및 군의 고위간부들의 공금사용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카드 사용(‘나래’ 카드 지급)을 권장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들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만 김정은체제가 안정화되면 될수록 향후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강조하는 ‘지식경제시대’에 맞고, ‘세계적 추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젊은 간부층이 부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974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확정된 후 ‘혁명2세대’에 속하는 리길송 당시 함경남도 당책임비서는 <근로자>에 기고한 글에서 김정일시대의 간부상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날 항일혁명투쟁시기에는 총을 잘 쏘고 적들과의 싸움에서 용감한 사람이 혁명에 충실한 사람으로 되었다면 우리 당이 정권을 잡고 사회주의를 건설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는 높은 정치실무적 자질을 가지고 대중의 앞장에 서서 그들을 능숙하게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위대한 수령님과 영광스러운 당에 끝없이 충직한 주체형의 혁명가로 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국제환경 속에서 3~4세대가 권력의 중심으로 떠오른 김정은시대는 1970년대와는 달리 내부 체제개선과 대외개방에 적극적이고, 국제적 마인드를 가진 새로운 간부를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신발창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것을 체질화해야 한다”라며 지난해부터 간부혁신을 화두로 내세운 북한이 지난해 20년 간 간부층에 고질화된 ‘관료주의’, ‘귀족주의’, ‘패배주의’, ‘형식주의’, ‘책상주의’를 어느 정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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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호남이 어땠다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8/25 12:59
  • 수정일
    2013/08/25 12:5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광주가, 호남이 어땠다고?
 
[김갑수 칼럼] 대한민국의 불감증 환자들에게
 
김갑수 | 2013-08-25 08:41:4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광주 경찰이냐, 대한민국 경찰이냐?” 우리가 알고 있듯이 이것은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이 권은희 송파서 수사과장에게 던진 질문이다. 사실 이것은 질문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의 악의적 공격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것도 이런 공격이 국회 청문회라는 공적인 장소에서 현직 경찰 공무원을 상대로 행해졌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이것은 누가 보아도 권은희 과장의 정의로운 발언을 호남 출신이라서 사심을 가지고 야당 편을 드는 지역감정적 수준으로 호도하려는 저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심문을 해 논란을 빚었다. ⓒ 오마이뉴스

나는 조명철 의원의 출생지를 거론하지는 않겠다. 출생지가 북조선이면 어떻고 호남이면 어떠며 영남이면 어떤가? 그런데 왜 유독 호남만을 물고 늘어지는가? 그것도 위기에… 처할 때마다 호남을 모멸하여 영남인의 분별력을 흐리게 만드는 음모와 작태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호남인이 문제라고? 절라디언이라고? 홍어가 어떻다고? 말이 나온 김에 깨놓고 확인해 보자. 호남이 뭐가 어떻다는 것인가? 저 빛나는 5·18은 어디에서 발기했는가? 1971년 이래 정치적 선택에서 호남지역보다 나은 지역이 있는가? 남북화해와 조국통일에 호남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한 지역이 있는가? 진보정치에 호남보다 관대한 지역이 있는가?

정작 문제는 영남패권주의에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영남의 순진한 인민들을 추접한 지역감정으로 오염시킨 자들이 누구인가? 신라 대통령, 경상도 대통령, 우리가 남이가를 부르짖으면서 영남 대통령 만들지 못하면 영도다리에서 빠져 죽자고 자결 불사 서약했던 자들이 누구란 말인가? 그들은 바로 영남패권주의들이었다.

일본군 장교 출신 박정희 18년, 박의 양자 겸 하나회 팀장 전두환 7년, 전의 아우 겸 하나회 부팀장 노태우 5년, 3당합당 변절자 김영삼 5년, 씨이오 사기꾼 이명박 5년 그리고 다시 박정희로 돌아가 박의 친자 박근혜 5년, 이렇게 장장 45년 반동의 세월을 만들어 준 저열한 유권자 집단은 대한민국 어디에 있는가?

조명철과 새누리당 집단에게 되묻겠다.

김용판은 대구 경창청장이었나 대한민국 경찰청장이었나?
원세훈은 경북 국정원장이었나 대한민국 국정원장이었나?
김기춘은 경남 비서실장인가 대한민국 비서실장인가?
김무성은 부산 국회의원인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인가?
박정희는 경북 대통령이었나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나?
전두환은 경남 대통령이었나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나?
노태우는 대구 대통령이었나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나?
김영삼은 경남 대통령이었나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나?
이명박은 경북 대통령이었나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나?
박근혜는 대구 대통령인가 대한민국 대통령인가?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호남이 뭐가 어쨌다고? 태생적으로 역사에 불감하는 불우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역사불감증 환자는 어느 시대나 있게 마련이다. 왜정 때에도 안중근 김좌진 김일성 등을 불온한 폭도라고 여긴 불감증 환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불감증 환자가 왜정시대의 환자보다 더 많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돌이킬 수 없이 절망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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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이어 DMZ까지 눈물 흘릴 수는 없다

4대강 이어 DMZ까지 눈물 흘릴 수는 없다

 
윤순영 2013. 08. 22
조회수 9333추천수 0
 

박 대통령 세계평화공원 공식 제안 이후 인접 지자체들 개발논의 봇물

비무장지대 가치 알고 보전전략 짤 남북공동 생태환경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크기변환_dns강원도 건봉산에서바라본 비무장지대SY1_8368.jpg » 태고의 원시림을 간직한 강원도 고성군 건봉산에서 바라 본 비무장지대.

 

민족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는 길이가 동·서로 248㎞, 폭은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각 2㎞인 한반도를 허리띠처럼 가로지르는 약 907.3㎢(한반도 전체 면적의 약 0.4%)인 '금기의 땅'이다.

 

비무장지대는 온대지역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이 반세기 동안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면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자연이 스스로 복원된 경이로운 땅이기도 하다. 민족분단의 아픈 상처로 기억되었던 이곳은 통일이 된다면 세계가 주목하는 자연생태환경의 보고로서, 환경적 가치와 더불어 경제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크기변환_dns강원도 고성SY3_8412.jpg » 고성군 비무장지대에 서식하는 살아 있는 화석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안 산양.

 

크기변환_dnsSY3_5465.jpg »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에서 관찰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삵.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북한에 공식 제안한데 이어 최근 통일부는 비무장지대 중부의 철원, 동부의 고성, 서부의 파주를 세계평화공원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비무장지대 개발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대선 때 'DMZ 생태공원'을 경기 북부 공약에 포함시켰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생태관광을 진작하겠다는 지역개발 차원의 공약이었다. 그러나 이 공약은 이제 통일 정책의 핵심 사업이 되고 있는 것이다.

 

비무장지대 일대의 개발 가능성에 들뜨기 앞서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비무장지대 일원에 대한 생태환경조사와 장기적인 보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미흡하게 학계와 지역전문가, 환경단체 등에서 한정된 지역만을 조사했기에 비무장지대의 생물다양성과 가치가 얼마나 큰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진행하던 비무장지대 내부의 환경조사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동부 지역에서는 이뤄지지 못했다.

 

크기변환_dns철원 이길리 에서 바라본 북한의 오성산 아래로 두루미가날고있다SY2_8137.jpg » 강원도 철원군 이길리에서 바라 본 북한의 오성산 아래로 두루미가 국경을 무시한 채 자유롭게 날고 있다.

 

비무장지대에 대한 생태보전계획이 수립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생태와 환경을 살리는 자연친화적 공원을 만든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세계평화공원 계획이 발표되자 해당 지자체인 강화, 파주, 연천군, 포천군, 철원, 고성 등에서는 서로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고 개발 주장이 우후죽순처럼 시민들에게 퍼져나가고 있다.

 

크기변환_dns열차의 총알구멍DSC_0967~1.jpg » 철원군 월정역에 반세기가 넘도록 총탄이 박힌 흔적을 간직한 채 남아 있는 기차의 일부 모습.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계기로 남북교류 확대와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화해협력 분위기를 성숙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비무장지대 인접한 지자체는 물론 통일부와 환경부 그리고 일부 정치가들까지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 조성 방향과 관련해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우수한 생태자원을 활용하여 생태, 역사, 교육과 관광이 이뤄지고 다양한 트레킹 코스와 자전거 길 등을 개발해 동북아 환경·생태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크기변환_dns강화도도 서해 비무장지대 저어새포맷변환_L1065226.jpg » 강화도 서해 비무장지대의 무인도에서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고 평화롭게 번식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저어새.

 

환경부 관계자는 “비무장지대 정책과 관련해 가장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는 곳은 독일 사례”라며 동·서독 국경지역은 분단된 30년 동안 인간 이용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우수한 생태계가 유지돼 환경·생태 교육·관광의 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은 독일이고 한국은 한국이다. 조사를 하지 않는 한 우리의 비무장지대가 독일의 비무장지대와 같을 수 없다.

 

크기변환_dnsDSC_0389.jpg » 사람에겐 분단의 아픔이 있지만 저어새는 평화의 땅으로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외국의 사례를 빌어 국적 없는 환경을 조성해 합법화시키는 일이 일반화돼, 그 지역의 고유한 자연생태를 훼손 왜곡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비무장지대의 생물다양성 조사를 통해 그 특징과 보전전략을 마련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개발 방안을 제시하며 훼손을 시도하는 것은 오만스런 발상이며, 통일 이후 비무장지대가 지닐 무한한 환경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한 근시안적 개발계획으로 귀착될 가능성이 높다.

 

크기변환_dns비무장지대철책선SY1_8389.jpg » 비무장지대의 철책선 일부.

 

'4대강의 눈물'처럼 분단의 아픔과 슬픔이 서려 있는 비무장지대가 또 한 번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뻔히 보이는 부작용과 자연파괴에도 막무가내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것처럼 원칙이 없는 정부 부처가 권력의 논리에 따라 성급한 개발에 나서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자연을 훼손한 사람들은 분명히 있지만 죄라고 생각지도 않고 훼손된 자연을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그럴까?

 

크기변환_dns연천 빙애여울DSC_8894.jpg »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빙애여울을 날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재두루미.

 

비무장지대는 백두대간과 함께 한반도의 주요 생태축이다. 이곳을 훼손하면 한반도 생태계 허리가 단절되는 셈이다.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무엇보다도 비무장지대 일원에 대한 과학적인 생태환경 정밀조사가 선행되고 통일 뒤 생태환경 관리계획이 장기적으로 수립되어 국토자원으로 보전해야 한다.

 

크기변환_dnsSY3_8744.jpg » 임진강의 지류인 한탄강은 북한 오성산에서 발원한다. 철원군 한탄강 잠자리에서 먹이를 찾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두루미.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은 남과 북의 교류 확대와 그 동안의 대립을 뛰어넘어 다가올 통일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비무장지대 일원의 생태환경 남북공동조사를 추진하고, 동시에 경제적 교류와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통일 이후의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

 

비무장지대 일원의 생태환경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는 그동안 분단되었던 민족과 국토의 혈맥을 잇고, 남북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여 민족번영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크기변환_dns김포시 보구곶리 유도섬전체.jpg » 한강 수계가 끝나는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의 비무장지대 안 유도, 철새의 낙원이다.

 

크기변환_dnsDSC_0277.jpg » 분단의 철책선에 무심히 앉은 멧비둘기.

 

비무장지대가 특별한 이유는 반세기 동안 인간의 이용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특별함을 무분별하게 훼손한다면 우리는 비무장지대의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자연의 연속성이 유지되어야만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의 상징적 의미가 빛을 발할 수 있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http://윤순영자연의벗.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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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정조사 끝, 이젠 쌍용차 국정조사 해야"

[현장] 쌍용차 범국민대회…인도 막은 경찰과 일부 충돌

김윤나영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8-25 오전 9:50:37

 

 

24일 서울역 광장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는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집회 이후 참가자들은 광화문으로 행진했으나, 행진 막바지에 경찰이 인도를 막아서면서 일부에서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종교계·학계·법조계·시민 사회계·노동계 등 8024명의 조직위원들로 구성된 '쌍용차 범국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23일 국정원 국정조사가 끝났다"며 "이제 즉각 쌍용차 국정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장은 "쌍용차 국정조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면서 "그런 대통령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내세워 국정조사는 필요 없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권 노동위원장은 "(쌍용차가) 부정한 회계조작으로 3000여 명을 내보냈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국정조사 과제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 24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쌍용차 범국민대회의 한 참가자가 구속 수감 중인 김정우 쌍용차지부 지부장을 그린 그림을 펼쳐 보이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정부의 권력 기관(국정원)을 이용해 정치 공작하는 파렴치범은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재벌은 감옥만 가면 (보석으로) 풀려난다"면서 "그런데도 김정우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감옥에 가 있다"고 운을 뗐다.

김 수석부지부장은 "송전탑 고공 농성이 170일 이어지고, 김정우 지부장이 단식하며 요구하는 것은 (쌍용차 회계 조작 의혹의) 진실을 밝히고, 공장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선언했으며, 현장 노동자들은 이전보다 절반의 인원으로 15만 대 가까운 생산 계획을 소화하느라 높은 노동 강도로 신음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도 해고자를 복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시작한 행사에는 참가자 7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참가자 5000여 명(주최측 추산)은 집회가 끝나고 5시경부터 서울역-회현역-을지로입구-청계천 광교 사거리를 지나 광화문으로 행진했다.

오후 6시 45분께 종각역 인근에서 경찰 차벽에 행진이 막히자, 주최 측은 집회 해산을 선언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7시부터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결의대회로 삼삼오오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경찰이 종각역에서 광화문으로 가는 인도(횡단보도)를 막아서면서 일부 참가자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인도가 막히자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는 청계천 아래 다리로 우회했다.

15분간의 대치 끝에 경찰은 인도를 열어줬으나, 오후 7시 20분께 경찰이 청계광장 앞 인도를 또다시 막아서면서 지나가던 시민들이 거칠게 항의했다. 한 시민은 "여기가 북한이야, 남한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이 길을 트면서 큰 충돌 없이 행사는 마무리됐다.

양동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은 하반기 투쟁에서 박근혜 정부와의 승부가 불가피하다고 결의했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국정조사 약속을 어기고 공무원 노조를 탄압하고 철도를 민영화했다"고 말했다.

양 부위원장은 "1000만 노동자를 다 죽이고 어떻게 정권을 유지하겠느냐"며 "쌍용차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힘을 모으고, 노동 기본권을 챙취할 것"이라는 마무리 발언을 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7시 20분께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해 결의대회를 계속 이어간 후 9시께 해산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쌍용차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정규직화, 국정조사 실시"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경찰이 인도(횡단보도)를 막아서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경찰이 인도(횡단보도)를 막아서면서 참가자들과 시민이 항의하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프레시안(김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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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의 외침을 위해적이라고 보는 청와대

국민 절반은 ‘위해요소’이자 ‘불편한 존재’ ?
 
진실규명의 외침을 위해적이라고 보는 청와대
 
육근성 | 2013-08-25 10:23:5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정청래, 이상규 의원 등 국정조사 특위 야당소속 위원들은 지난 21일과 2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들고 청와대를 찾았지만 이들을 맞이한 것은 수백명의 경찰이었다. 청와대의 지시가 아니라면 경찰이 야당 의원들을 에워싸 막지는 않았을 것이다.

야당 의원 두 명 막기위해 수백 명 경찰 동원

당시의 상황이 자세하게 공개됐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다음 아고라’에 경찰과의 대치 장면과 청와대의 태도 등을 기술한 글을 올렸다. 정 의원과 경찰 중대장의 대화다.

정 의원: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유롭게 지나다니는 개방통로를 국회의원이 가겠다는데 왜 막아서는가?

경찰중대장: 위해요소는 차단합니다.

정 의원: 이런 막말이 어디 있는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위해요소라니. 청와대 측과 사전에 연락하고 이렇게 네 명만 오지 않았느냐. 그 말 취소해라!

경찰중대장:저희는 연락 받은 바 없습니다.

 

결국 경찰에 가로막혀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어 정의원 일행은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한참이 지난 뒤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이 나와 정 의원 일행을 면회소 앞까지 안내했고, 거기서 정무비서관에게 공개서한을 전달할 수 있었다.

<야당 의원을 '위해요소'로 보고 막아선 경찰>

야당이 ‘위해요소’? 그럼 국민 절반도 ‘위해요소’

정 의원은 “MB정권 시절에도 야당 의원이 청와대을 찾아가면 정무수석이 밖에 나와 안내를 하고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게 했다”며 박근혜 정권이 MB정권보다 야당 의원들을 더 무시하는 불통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을 ‘위해요소’로 보는 경찰의 인식이 놀랍다. 현 정권이 야당을 보는 시각이 어떤지 대변해 준 셈이다. 청와대의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면 일개 경찰 중대장이 야당 의원을 향해 과연 이런 망발을 내뱉을 수 있었을까.

야당 의원도 엄연한 국회의원이다. 국회의원을 ‘위해요소’로 판단한다면 그들을 뽑아준 국민들 또한 ‘위해요소’가 된다. 절반의 국민과 120여명의 국회의원들을 ‘해를 끼칠 수 있는 존재’로 본다는 얘기다. 너무 어처구니없어 소름이 돋을 정도다.

야당 국회의원 단 두 명이 청와대를 찾은 것인데 수백 명의 경찰을 풀어 제지하려 했다. 야당 의원들 손에 들린 ‘공개서한’이 그토록 꺼림칙하고 두려웠단 말인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가 얼마나 떳떳하지 못한 짓을 했는가를 방증해주는 대목이다.

<공개서한. 얼마나 꺼림칙하고 두렵기에....>

국민 과반 향해 ‘말조심하라’ 경고한 청와대

야당의 역할 중 하나가 여당을 견제하는 것이다. 의혹이 있다면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을 위해 의혹을 규명해 내는 것 또한 야당이 할 일이다. 과반의 국민들은 지난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야당의원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야당이 12.19대선을 3.15부정선거에 비유하는 발언을 하자 국정원 국정조사와 12.19 관권선거 의혹에 대해 입 한 번 열지 않던 청와대가 발끈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3.15 부정선거 언급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야당에 대해 “금도(襟度)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변했다.

야당 발언이 한계선을 넘었으니 말조심하라는 청와대의 경고다. 상식과 신사도를 지켜달라는 강력한 요청이기도 하다. 이러한 청와대의 ‘공식반응’이 보도되자마자 새누리당은 일제히 청와대 편을 들며 야당을 향해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박 정권과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국민은 위해적이고 불편한 대상인가?>

‘금도’ 지켜라? 듣기 좋은 말만 하라는 건가

“금도를 지켜라.” 이렇게 말할 자격도 없는 저들이다. 국민 앞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한 김용판과 원세훈은 국민을 우롱했고, NLL논란과 국정원 대선개입의 핵심 증인인 권영세·김무성은 출석을 거부했다.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은 거짓과 위증이 판을 친 국정조사장에서 힘겹게 진실을 말한 권은희 증인을 향해 “광주의 경찰인가”라고 말해 광주시민의 가슴에 칼을 꽂았다.

‘금도’를 지키지 않은 건 저들이다. 저들이 최소한의 ‘금도’를 지켰다면 국정원 대선개입 전모와 12.19대선과 관련된 의혹 뿐 아니라 NLL에 대한 진실도 상당 부분 밝혀졌을 것이다.

12.19 부정선거 논란은 이제 국민적 의혹이 됐다. 3.15부정선거로 촉발된 4.19혁명을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야당의 목소리는 곧 국민의 외침이다. 야당의 고언과 국민의 경고에 대해 불쾌함을 표하고 나선 청와대가 볼썽사납다. 절반 이상의 국민을 ‘불쾌한 존재’로 보는 청와대와 박근혜 정권이 우려스럽기만 하다.

민주주의가 보이지 않는다... 광장이 희망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청와대의 침묵의 커튼과 새누리당의 거짓의 장막이 걷히지 않는 한 민주당은 결코 진실의 천막을 거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래야 한다. 막중한 시기인 만큼 야당으로서 해야 할 역할과 책무를 다해야 한다.

야당 뒤에는 48%의 국민이 있다. 야당이 ‘위해요소’이고 ‘불편한 존재’라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인식을 직접화법으로 바꿔 말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박 정권과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국민은 위해적이고 불편한 대상이다.’

민주적 사고가 사라졌다. 이 정도라면 민주주의가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 국정원대선개입과 12.19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언동에서 도무지 민주주의가 관찰되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죽은 ‘동토의 땅’이 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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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포들이 돌아 본 생생한 북녘

 
보수 진보 함께한 재미동포 방북보고회 성황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8/24 [10:37] 최종편집: ⓒ 자주민보
 
 
 
▲ © 이정섭 기자
재미동포들이 최근 조선을 방문하고 돌아와 사회, 경제, 종교 등의 모습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전달해 주목을 끌고 있다.

재미동포들이 직접 북을 방문한 뒤 소감을 밝히는 자리로 마련된 방북 보고회는 지난 20일 밤 손세영 민족통신 편집위원의 사회로 보수와 진보 진영인사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진행된 방북보고회는 (1)아리랑 공연과 오늘의 변화하는 북녘의 이모저모 사진들, 그리고 열병식 광경들을 동영상으로 감상하는 시간을 비롯하여 (2)노길남 민족통신 대표의 '57번째 방북소감', 최재영 목사(민족통신 종교담당 편집위원)의 북녘의 종교계 현황, 이태선 민족통신 경제담당 편집위원의 북조선 경제현황과 전망에 대한 설명회, 정신화 목사의 독창, 그리고 한시간동안 참석자들의 뜨거운 질의응답시간으로 이어졌다고 민족통신이 보도했다.

민족통신은 “이날 민족통신 주최로 진행된 방북보고회는 당초 예상한 40명 정도의 참석자들의 숫자가 부쩍 늘어나 70명 정도의 각계각층의 동포들이 참석하는 바람에 3개의 큰 식탁을 늘이는 소동까지 빚을 정도로 이곳 일반 동포들의 관심이 대단히 높았다.”며 “참석자들은 20대 학생에서 부터 종교계, 법조계, 경제계, 교육계, 언론계 등 각 방면에서 활동하는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연령층의 인사들이 골고루 참석했다.”고 전해 각계각층의 관심속에 진행되었음을 시사했다.
 
▲ © 이정섭 기자


이신문은 “방북대표자들의 분야별 설명회가 끝나고 질의응답시간에는 보수계 인사들의 공격적 질문공세로 시작되었지만 발표자들의 차분하고 여유 있는 자세로 대답해 이날 방북보고회는 오히려 서로 다름과 차이점을 포용하며 서로의 가치관이나 관점들을 이해하는 노력과 자세들이 엿보여 이날 모임은 과거에 비해 재미동포사회 토론문화가 상대적으로 조금씩 발전해 가고 있다는 사실도 증명해 주는 자리이기도 했다.”고 전해 보구와 진보진영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그러나 일부 소수 참석자들은 아직도 북부조국에 대한 굴절된 시각을 그대로 노출했으며 아무리 객관적인 사실들을 설명해도 전혀 받아들일 자세를 보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왜곡된 정보들을 사실화하는데 매몰된 모습을 보여 다른 참석자들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드는 순간들도 있었다.”며 아직도 객관적 진실을 가려 볼 줄 모르는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민족통신 노김남 대표는 57번째 방북 소감을 통해 “나는 언론인으로서 그리고 통일운동하는 사람으로서 그 동안 금단의 땅으로 알려져 온 북한(북조선, 조선)을57번 방문했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갈 때마다 그 소감도 달랐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북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아직도 북에 대해 배울 것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라고 운을 땠다.

노길남 대표는 “이번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0돌행사는 마치도 평화올림픽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전승절 기념열병식, 전승절기념관 개관과 축포대회 행사를 비롯하여 ‘아리랑’대공연, 음악예술공연, 국제평화대행진 및 국제평화심포쥼 등 많은 연관 행사들이 진행되어 수십개 나라들로부터 온 손님들, 1천여 해외동포들, 120명의 외국 언론인들이 취재경쟁을 벌이는 모습들도 볼만한 구경거리들이었습니다. 특히 램지 클라크 미국 전법무장관을 포함하여 세계평화운동의 주동역할을 해 온 미국인 브라이언 베이커씨 및 중국칭화대학교 정기열 교수 등 미국 양심인들의 방북활동도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노대표는 “나는 이번 방북취재 활동을 벌이면서도 일요일 평양의 봉수교회에 가서 예배를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민족통신 종교담당 편집위원으로 일하게 된 최재영 목사께서 강단에 올라 18분 설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그 설교를 들으면서 저도 눈시울을 적셨고, 교인들도 눈물을 흘렸습니다.”라면서 “양심인들은 그가 어느 나라 사람이건, 어디에 살건 동서고금을 통해 서로 통한다는 사실도 재삼 발견할 수 있는 감동적인 시간도 있었습니다.”고 예배소감을 털어 놓았다.

그는 “저는 이번 방북을 통해서도 몇가지 배울수 있었습니다. 이번 방북에서 배운것은 (1)북녘동포들의 자주성 실현을 위한 의지에 대해서는 이 세상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다는 사실, (2)이제는 그 어떤 강대국도 북을 침략할 수 없다는 사실, (3)날이 가면 갈수록 북의 위상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주객관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 (4)국제사회의 철학적 빈곤을 메꿀 수 있는 토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5)21세기 첨단과학기술의 본거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 등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6)한국당국과 미, 일 당국이 이러한 사실들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 북일관계는 정상화 될 수 밖에 없다고 확신합니다.”라며 방북 소감을 발표했다.

노길남 대표는 “이제 우리민족이 가야할 길은 분명합니다. 남녘도 북녘도 모두 여러가지 측면에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남은 것은 의지와 실천입니다. 그 방향과 설계도도 이미 나와 있는 상태이며 남북최고지도자들의 서명에 의해 통일은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 있는 것이 우리 조국의 평화통일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역사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7.4남북공동성명에서 밝힌 민족자주의 길로 가야하며, 평화통일의 길을 촉진시켜야 하며, 민족대단결의 길을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남북최고지도자들이 역사적으로 6.15남북공동선언과 10.4평화번영 선언을 만천하에 공표하고 이 길만이 우리민족의 살길이라고 천명하였던 것입니다.”라고 우리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노대표는 끝으로 “남북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서로 자기의 이념과 사상, 신앙과 정견을 존중하는 기초위에서 돈 안들고 통일하는 방도(연합제 혹은 연방제)를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이 길만이 살길”이라며 남북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에 의한 민족 통일을 간절히 소망했다.

이어 경제분야 보고자로 나 온 이태선 민족통신 경제담당 편집위원은 ‘북의 경제현황과 그 전망’을 통해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남과 북은 지난 68년 동안 분단시대의 어려운 고비를 겪어 오면서도 남녘은 IT산업 강국으로, 북녘은 우주산업과 군사산업을 포함하여 중공업 강국으로 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런데 우리들 대부분이 남녘 출신이기 때문에 북녘에 대한 정보들을 제대로 알기가 어려웠던 것이 우리 모두가 겪어 온 공통점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남녘 동포들과 해외동포들 상당수가 북녘동포들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인권도 없어 암흑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에는 많은 의혹을 가졌다. 그러나 민족통신을 포함하여 한국의 자주민보, 통일뉴스, 민족21 등 통일지향 매체들을 통하여, 북녘의 인터넷 언론 ‘우리민족끼리’를 통하여, 그리고 직접 북녘을 세차례 방문을 통하여 우리가 알고 있었던 일반적인 사회현상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 ©이정섭 기자
이태선 편집위원은 “오늘 발표를 통하여 저는 북녘의 경제가치를 지하자원과 첨단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소개해 보려고 한다.”며 “북의 지하자원 매장량은 10조 달러에 이른다”고 하면서 “US Geology Survey Minerals Information 자료를 토대로 북의 주요자원 매장량을 분석해 보면,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우라늄의 매장량을 비롯하여 금은 세계 7위, 철광석 세계10위, 아연 5위, 연 7위, 중석 4위, 희토류 6위, 마그네사이트 3위 (다른 자료에는 1위라는 분석도 있음), 흑연 4위 등으로 세계 10위내 매장량을 가지는 광물들이 있는데 이것을 2012년 기준으로 그 매장량의 잠재 가치는 10조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북에서 가장 잠재 가치가 높은 광물은 석탄으로 3조5000억 달러 수준이며, 우라늄도 140억 달러 규모라고 한다.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 주장)”고 밝혔다.

이편집위원은 “북녘 경제 분야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단천지구 광업총국아래 단천마그네샤공장과 대흥청년영웅광산에서 무연탄에 의한 마그네시아 클링커(magnesia clinker)와 경소 마그네시아 생산의 주체화를 완성하였다는 소식”이라며 “마그네사이트는 북에 약 36억 톤 가량이 매장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세계매장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으로 이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약 1,300조 원 가량으로 그야말로 '돈광산'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북이 전 세계 마그네사이트의 절반을 움켜쥐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북녘은 앞으로 몇년 안에 세계 마그네샤크링카 시장을 독점함으로써 거액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가 발행하는 월간 `조국(8월호)`이 오래전에 보도한바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2002.8.4, 강진욱기자) ”고 당조했다.

그는 북녘의 농업분야는 거의 자급자족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북녘의 농업분야를 살펴보면, 유엔산하 식량농업기구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는2012년11월12일 북조선의 알곡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10%정도 증가한 580만 톤에 이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보고서를 액면 그대로 믿는다 해도 “이는 총 50만7천톤의 알곡이 부족한 상태이며 30만 톤가량의 알곡을 수입하더라도 20만7천 톤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다. (참고로 남녘의 곡물자급율은2011년 현재 22.6%에 불과함)

지금 이북은 총면적의 80%가 산이지만 토지면적을 늘이고 대규모 토지정리와 토지개량을 하고 그리고 자연흐름식 물길공사를 비롯한 수리시설확충, 저수지확보를 늘려 식량을 거의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상황으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리고 종자개량 사업과 새로운 영농기술과 영농방법도 도입했고, 주체비료를 비롯한 영농자재, 설비를 생산보장할 수 있는 물질기술적토대도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추가하여 수많은 현대적 축산기지와 과일생산기지들이 건설되어 농산과 축산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다같이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녘 강원도 지역의 ‘세포등판’에서도 엄청난 축산기지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세포등판’ 건설 면적이 거의 서울시 면적(약 1억 8천만평)에 해당하는 크기로 세계적 축산기지(1억 5천만평=5만정보)가 오는 2015년에 준공된다는 보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고기. 우유 등이 풍만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세포등판’의 목가적 풍경으로 세계 관광객들이 몰릴 전망도 엿보이고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국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 당국은 핵무기개발 체계를 완료한 이후에 군사예산을 대폭 줄이고 그 예산을 인민경제 생활향상과 개선을 위해 경공업 분야에 많은 품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소식들은 민족통신을 위시하여 통일지향 언론에서는 많이 보도하고 있다. 지금 ‘김정숙 평양방직공장’의 중요생산공정들이 새롭게 꾸려지고, ‘함흥모방직공장’에서 비날론천이 생산되는것을 비롯하여 방직, 편직공업부문에서 현대화가 적극 추진되었으며, 신발공업부문, 일용공업부문의 중요제품생산기지들에서 현대화가 추진되고 있고, 평양양말공장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생산능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평양인견사공장’이 새로 완공되고, ‘대동강식료공장’, ‘대동강맥주공장’, ‘대홍단감자가공공장’, ‘평양향료공장’을 비롯한 현대적인 식료가공기지들이 건설되어 질좋은 제품들을 다량생산하게 되었다는 소식들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왔다.”고 북의 경제 발전상을 소개했다.

아울러 “북 당국은 인민경제생활을 향상시키는 정책과 함께 북녘동포들의 정서활동을 위한 시설들도 눈에 띄게 건설하고 있다.”며 “대규모 민속공원과 개성청년공원, 어린이 롤러스케이트장 등 건설이 완료되었고, 마식령 스키장, 미림 승마장 등 세계규모의 시설들이 조만간 준공될 전망이며, 조선중앙통신 8월9일자는 평양의 대동강기슭에 ‘비타민C공장’이 새로 건설되어 준공되었고, 개성청년경기장이 개건되었다고 보도했고, 이어서10일자 보도는 제3차 라선국제상품전시회가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조선과 중국, 러시아, 독일, 오스트랄리아, 일본, 대만을 비롯한 여러 나라와 지역의 회사들이 출품하는 전기 및 전자제품, 윤전기재, 경공업제품, 의약품 등이 전시되게 된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 당국은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경제개발의 밑천으로 이용하여 왔지만 이와 함께 첨단과학기술을 21세기 경제발전의 토대로 하기 위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해 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러한 개발의 시초는 방위산업에 이용되었기 때문에 그 동안 별로 소리없이 발전시켜 왔지만 이것을 민수화하여 경공업에 이용하면서부터 매년, 매달 다르게 발전하는 모습들이 표출화하기 시작되었다고 본다. 인공지구위성에 동원된 최첨단과학기술들이 이제는 생활경제정책에 표면적으로 이용되면서 북녘의 모습들이 매년 매달 매일 변화하고 있다는 보도들이다.

우선 CNC가 국제사회에서는 6축정도 개발되었는데 북녘에서는 공식적으로 12축을개발한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17축까지 개발하였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이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1세기 산업혁명의 무기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분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북녘에는 선진국들도 개발하지 못한 태양을 만들 수 있는 이른바 핵융합기술(Nuclear Fusion Skill)에 성공하여 이것을 산업개발에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이밖에도 우주개발을 위해 발사체 개발도 지속적으로 전진시킬 전망이어서 북의 첨단과학기술의 전망이 밝다는 분석들이다. 이것은 또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의 기술과 자재에 의해 개발해 왔다는 점에서도 한층 더 세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소 강조했다.

이태선위원은 “나는 마지막으로 북녘의 경제소식을 마치면서 지난 8월14일 남북 당국자들이 개성공단 문제를 재가동하기 위한 회담을 합의하였다는 소식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이제 8월23일 판문점에서 이산가족 문제도 협의한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남북관계가 잘 되어 남북경제도 모두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라며 남북 경제의 발전을 기원했다.
 
▲ © 이정섭 기자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최재영 목사는 ‘북녘의 기독교 현황과 종교 실태’라는 제목에서 방북경위와 종교활동을 중심으로 방북기를 발표했다.

최재영목사는 “이번 방문목적은 이북에 현존하는 공식적인 기독교 교회들을 파악하고 두루 탐방하며 담당교역자들을 만나서 직접 실정을 듣는 일과 이북교회 지도자들을 환담하는 일들이다. 또한 칠골교회 재건축 지원문제를 협의하고, 봉수교회에서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설교를 하기 위하여 방북하였다.”면서 “당국에서는 나의 방북 목적을 배려하고 챙겨주어서 뜻있고 보람있는 많은 성과들을 안고 돌아올 수 있었다. 우선 조그련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오경우 서기장과의 면담을 통해 이북의 기독교현황과 협력사항을 논의하였으며, 평양신학원을 방문하여 실태를 파악하고 평양에 카톨릭교회인 장충성당과 러시아정교회인 정백교회당을 방문하였으며 칠골교회의 재건축 실태와 현황을 파악하였다. 또한 칠골교회 신자들과 봉수교회 신자들이 합동으로 평양봉수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주일예배에서 정전협정60주년을 맞이하여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 © 이정섭 기자
▲ © 이정섭 기자


그는 조선에 가정교회가 500여개 사실과 평양 국제외국인교회 건립될 예정이라는 것, NCC와 남녘교회등과의 협력, 평양신학원 방문, 정백교회당(러시아 정교회) 방문, 칠골교회당 방문, 정전협정 60주년 기념 메시지 선포, 칠골교회 설교 등을 설명하면서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라면 이처럼 분단된 상황에서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돌파구가 되어야 하며 민족화합의 전초기지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의미있는 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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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박근혜를 못 이기는 이유

 
 
[제안] 권력은 강해질수록 허점이 생기고 물은 막히면 썩어
 
임두만 | 등록:2013-08-24 09:18:21 | 최종:2013-08-24 09:29:3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오늘(23일) 또 민주당은 촛불집회를 한다.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드러났으므로 박근혜가 사과해야 한다는 거다. 김한길은 정의의 천막은 거두지 않겠다고 하고 전병헌은 장내와 병행투쟁이라는 말을 하면서 국회에서도 자기들이 할 일을 다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일단 국정조사를 보자. 민주당이 이겼나? 실체적 진실이 파악되었나? 개똥이다. 권은희 혼자의 고군분투로 국민들이 권은희 말만 진실이고 나머지는 더 거짓말을 한 것이므로 거짓말 한 놈들이 다 나쁜 놈이라고 판정했나? 어이 민주당… 그거는 니네 사정이야.

실제는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근데 뭐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냐? 정권 잡은 놈들이라면 정권 내놓지 않으려고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냐?’ 뭐 이 정도 심리로 ‘그냥 덮고 넘어가지 뭐 날도 덥고 살기도 힘든데 난리굿이야?’ 파들이 국민 다수라는 거지. 그러니 결국 민주당이 할 일은 매우 한정적이라는 말이야.

그래서 내가 처음부터 그랬지. 이 사건을 정국의 화두로 만들어야 하는데 NLL이니 노무현이 불거지게 만든 문재인보고 정치 못한다고 했지. 아예 이 건 하나만 물고 늘어져야 하는데 엉뚱한 짓 한다고… 이른바 ‘한 놈만 패자’전법을 써야 하는데 전력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근데도 내 말뜻 못 알아 듣더만.

난 처음부터 문재인이든 김한길이든 ‘국정원 대선개입진상규명’ 현수막 걸고 단식투쟁 등 강경투쟁으로 시작하라고 했어. 그랬으면 최소한 국정조사가 이모양 이꼴로 끝나진 않았을 거야. 야당의 강경투쟁에 밀려 시작된 국정조사라면 칼자루를 쥔 야당이 국정조사 드라이브를 걸었으니까 증인도 참고인도 현장조사도 야당선공 여당방어로 진행되었을 거란 얘기야.

그런데 반대로 되었잖아? 여당의 선심성 승낙, 딴지성 방해… 능력없는 야당의 헛발질 그리고 흐지부지… 이거 박근혜파가 노리는 대로 된 거야. 그래서 야당은 박근혜를 못 이겨. 출구? 없어. 박근혜가 3자회동 수용하는 것으로 출구전략을 짤 거라고? 흐흐흐 그게 박근혜의 출구전략? 참 박근혜를 몰라도 너무 몰라. 박근혜의 3자회동 수용은 출구전략이 아냐. 항복을 받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거야. 왜 그런지 설명해 줘?

박근혜는 우리 국민성을 너무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야. 박근혜는 지 아부지때부터 그걸 몸으로 체득했어. 국민들 가려운 곳이 어딘지 그 가려운 곳만 잘 긁어주면 우선 가렵지 않으니까 몸속이 썩어도 잘 못 느끼는 거지. 그게 우리 국민성이야. 그래서 가려운 곳을 적절하게 잘 긁어.

민생이 어떻든, 경제가 어떻든, 여의도 정치가 어떻든, 검찰이 어떻든, 경찰이 어떻든, “아 그거요? 그 사람들 다 자기 일 하는 거 아녜요? 다들 알아서 잘 하겠죠. 뭐 문제 있어요? 그럼 그 사람들이 다 해결하지 않겠어요?” 이런 상태란 거지. 그리고 그걸 다 덮어버릴 ‘한 건’만 제대로 하는 거지.

개성공단 남북이산가족 회동 금강산관광 등 대북관계…맹바기가 깽판 친 거 알거든. 그거 선심 쓰는 척 원 상태 회복만 시켜도 다른 거 상관없이 지지율 오르지.

전두환 노태우 추징금 받는 거? 그거 박근혜 실력 아니거든. 그거 전두환 추징금 시효 다가오니까 국민들 정서가 분노 정서로 바뀌었고 아고라 등에서 청원 나가고 언론 떠들고 해서 야당 의원들이 전두환 추징법 제안했고 여당이 받은 거야. 그래서 그 법에 의해 지금 검찰이 전두환 압박하는데 그게 박근혜 통치술로 둔갑하고 있어.

“야! 박근혜니까 김대중도 노무현도 이명박도 못한 거 하는구나. 참 잘하네”라는 칭찬…웃기자나?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뙤놈이 챙긴다고… 재주는 국민들과 야당이 넘고 칭찬은 박근혜가 받는 거… 근데 이게 또 박근혜 실력이란 거지. 즉 포장술…

지금 검찰… 어버이연합이라는 할배들…조중동 등 보수지들…보수파라는 꼴통들…국정원 수사를 박근혜한테 불리하게 한다고 규탄하고 시위하는 중이거든? 채동욱 검찰이 박근혜와 친하지 않은 증거라고? 웃기지 마…감사원 검찰 권력과 친하지 않는 놈들 어디 있어? 없어. 포장술이야.

현재 국민의 5대 공적이 국정원, 4대강, 전두환, 맹바기시대 권력자들, 북한인데 북한만 검찰 소관이 아니고 나머진 다 검찰 소관이야. 근데 잘 생각해 봐. 보수꼴통들 발광하지만 어떻든 국민적 의혹 푼다고 검찰은 국정원 조지고 있어. 4대강 의혹 푼다고 감사원부터 검찰까지 조지고 있어. 전두환, 위에 설명했지만 검찰 스스로는 아니어도 어떻든 조지고 있어. 맹바기시대 권력자들 특히 박영준이를 비롯한 자들… 원전, 4대강, 이런 거 고리 걸어서 조지고 있어. 국민들 5대 공적 중 4대 공적을 검찰이 조지고 있는 거야. 실체적 진실이야 어떻든 가려운데 확실히 긁어주는 거지.

그리고 나머지 하나 가장 핵심인 거는 박근혜 지가 스스로 긁고 있어. 이런데 국민 지지율 내려가겠어? 정치포장술이란 거, 그거 박근혜 특기라는 말이야. 그러니 지금 엉뚱한데 긁고 있는 민주당 애들이 어떻게 박근혜를 이겨? 절대 못 이겨. 출구전략이라는 거, 그거 언론용어일 뿐이야. 이길 수 있는 방법 있었어. 앞에도 말했지만 한 놈만 패는 전법이었지. 근데 이제 그 한 놈 도망 가버렸어. 잡아서 팰 수도 없어.

추후 박근혜가 주도하는 정치권 상황… 내가 예견해볼까?

1. 이산가족 상봉 합의하고 한 달 남은 추석특수 그 뉴스에 도배 된 상황을 즐길 거야.
2. 노태우가 테이프를 끊었으니까 전두환도 어떻든 항복하지 않을 수 없게 몰고 갈 거야.
3. 전두환 항복하면 그거 도배 된 상황 또 즐길 거야.
4. 4대강 원전 등 비리수사로 검찰 드라이브 계속될 거야.
5. 그거로 맹바기 똘마니는 물론 맹바기까지 옥죄면서 여당 손아귀에 쥐고 그거 즐길 거야. 그러면 여당 애들 특히 친이계들 대통령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충성경쟁 하느라 야당에 치졸한 공격 하는 것으로 존재감 과시하려 하겠지. 권성동이 김진태 윤상현이 김태흠이 조명철이 이런 홍위병들 앞으로 줄창 나오겠지. 그래서 여야 간 정치싸움이 진흙탕 싸움 되겠지.
6. 이래서 국민들 눈살 찌푸리면 ‘중재자’로 나서는 척 ‘청와대 여야 지도부 회담’뭐 이러면서 모든 현안 대통령만이 풀 수 있다 심리 국민들에게 심어줄 거야. 야당? 할 게 뭐있어. 이런 박근혜 드라이브에 끌려가는 것밖에… 그리고 종종 헛다리 긁는 소리나 하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거야. 야당은 야당다워야 해. 그래야 그나마 존재감이라도 인정을 받지. 근데 지금 김한길도 문재인도 안철수도 그런 정치력이 없어. 이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처음에 한 놈만 패자 전법 구사했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시기를 놓쳤어.

그럼 지금 어찌할까?

내가 야당 당수라면 과감하게 패배 인정하고 다음 수순에 돌입해.

권력은 강해질수록 허점이 생기고 물은 막히면 썩어. 권력에 허점이 생겨서 썩은 물 같이 되면 그 때 잡고 팰 한 놈 나오는 거야. 김영삼에게 김현철이 있었듯이, 김대중에게 김태정-연정희, 그리고 홍걸 홍업이 있었듯이… 국민 지지도가 높아질수록 권력은 허점이 커져. 그 허점이 나오면 한 놈만 패는 거야. 그래서 정국 이니셔티브를 쥐는 거지. 그래야 정권탈환의 기회를 잡을 수 있어.

국정원 촛불집회? 이미 시효 끝났어. 나도 처음엔 그거 한 놈 패는 작전에 돌입하라고 힘도 보태주고 조언도 하고 기류를 그쪽으로 몰고 가라고 강압적 요구도 했는데 멍청한 애들이 몸보신 하느라고 시기를 놓쳐버렸어. 지금 뭐 단식투쟁이니 의원직 사퇴니 말 나오는데 이미 물 건너갔어.

내가 늘 말하잖아? 정치는 타이밍이고 지렛대라고…제대로 된 타이밍에 지렛대 제대로 써야 그게 잘 하는 정치라고…근데 야당 애들은 타이밍도 놓치고 지렛대도 놓쳤어. 물 건너 간 거야. 이래서는 절대 박근혜 못 이겨. 그러니 이기고 싶은 안철수 문재인 김한길은 이런 거를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돼. 그래야 진정한 정치 지도자가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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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청와대' '오보 소동', 그리고 MB정부發 '원전게이트'

[분석] 두달 전 박근혜의 '격노'는 무엇을 의미했나?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8-23 오후 9:43:28

 

 

이명박 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웠던 원전 사업이 결국 측근 비리로 귀결될 조짐이 모인다. 검찰의 원전 비리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 이름까지 튀어나왔다. 사정 당국의 칼끝이 점차 전 정권 실세들을 조준하고 있는 모양새다. 'UAE 원전 게이트'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포라인(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영일 포항 출신)' 원전 브로커 오희택 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한국정수공업의 로비자금 6000여만 원을 현금으로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김기동 단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과 관련해 한국정수공업의 수처리 수주 과정에서 새누리당 부대변인 출신 이윤영 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박영준 전 차관을 다음주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현재 파이시티 비리 등으로 구속된 박 전 차관은 조만간 부산구치소로 이감될 전망이다. 이르면 오는 26일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검찰이 한국정수공업 부회장을 지냈던 오희택-이윤영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으로 이어지는 '커넥션'을 포착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앞서 이윤영 전 부대변인은 지난 2009년 2월 경 오희택 씨로부터 한국정수공업이 원전 수처리 설비 계약을 유지토록 해주는 대가 등으로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아 구속된 상태다.

오 씨가 박 전 차관 측근인 이 씨에게 건넨 3억 원의 원출처는 한국정수공업 이규철 회장으로부터 받은 '로비 자금'이라는 게 오 씨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박 전 차관을 조사하는 선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로비 자금의 원출처로 지목된 한국정수공업 이규철 회장이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전비리와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에 대한 과거 정권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저널> 1243호는 이 회장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 회사는 MB 권력의 먹잇감이었다"는 이 회장의 주장을 내보냈다.

이 회장은 "(영포라인 원전 브로커 오희택 씨가) 'S' 기업(한국정수공업에 투자금 명목으로 또 다른 돈을 요구했던 IT 기업)과 관련해 일본에서 몇만 달러짜리 오더를 받았다며 돈을 대달라고 요구했다. 관련 자료를 내놓아 보라고 해도 그냥 돈만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영준 이야기를 했다. 박영준이가 도와주니까 돈을 줘야 하고, 이상득에게도 뭘 해야 (앞으로) 잘될 테니까 돈을 좀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전 정권 핵심 실세인 이상득 전 의원이 거론된 것이다. 이 회장은 '오 씨가 이상득 전 의원과도 가깝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이상득하고는 어떻게 친하다고 했냐면, 같은 동네 살았다고 했다. 이명박이 살던 근처에서 살았다더라. (오 씨가) 우리 회사에서 어떻게 해서든 뺏어다가 이상득에게 주고, 박영준에게 주고 그랬다. 자기 기사 시켜서 당시 회사 물(생수)도 박영준, 이상득에게 전달하고 그랬다"고 폭로했다.

이 회장은 구체적인 액수를 언급하지 않고, 실제로 돈을 주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 전 의원이 연루됐다는 게 원전 비리 사건 핵심 증인을 통해 언급된 이상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없지 않다.

22조 원짜리 UAE 원전 수출 사업고 관련된 기업체에 대한 조사는 이미 진행 중이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원전 부품 시험 성적 위조'와 관련된 새한티이피에서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던 검찰은 그간 한전, 한수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LS전선, JS전선 등의 비리를 조사했고 관련 자료를 쌓아놓고 있는 중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UAE 원전 수출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 방향이 '전 정권 비리'로 옮겨가는 것이 수월한 상황이라는 관측도 있다. 'MB정부 원전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자원 외교 전반에 대한 '사정'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박근혜의 뜬금없는 'MB정부 비판'을 두고 나오는 '묘한' 해석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원전 비리를 언급한 부분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원전 비리를 언급하며 "역대정부를 거치면서 쌓여온 일로 여아 정치권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며 "새 정부에 전가할 문제는 아니며 과거 정부에서 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과거 정부'를 지목해 비판한 것이다. 당시 청와대의 분위기는 특히 이상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11일 전인 5월 31일, 청와대 홍보라인 관계자 4~5명이 춘추관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들에게 "이명박 정부에서 원전 비리를 적발하고도 공개를 안한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같은 취지의 발언이 보도되자 감사원이 발끈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51건의 위법 부당 사항에 대해 엄중 조치를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자 청와대 측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원전 비리를 적발하고도 공개를 안한 부분이 있다"고 보도된 것이 '오보'라며 진화에 나섰다. 같은 날 윤상직 산업통산부 장관이 과천청사에서 전력수급대책 관련 브리핑을 했는데, 청와대 협조 사항으로 받은 메모지에 "MB정부 원전 은폐-오보로 대응"이라고 적혀 있던 게 카메라에 잡히는 일도 있었다.

결국 이 사건은 '해프닝'으로 흐지부지 넘어갔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들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먼저 청와대가 언급한 '전 정권 비리 은폐' 의혹이 감사원을 겨냥한 게 아니라 정치권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를 언급한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직접 춘추관을 찾아 특정 사건에 대해 요청하지도 않는 비공식 브리핑을 하는 경우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전 정부의 실정에 대해 일부러 브리핑을 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이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정부가 바뀌면서 전 정부의 '권력형 비리'를 포착했다는 해석도 가능할 수 있다. 원전 비리가 '전 정권 비리'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묘한 해석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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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끝났어도 촛불은 계속 된다

[현장] 제9차 범국민촛불대회, "촛불, 이제는 횃불로... 특검으로 진상규명하자"

13.08.23 19:36l최종 업데이트 13.08.23 22:34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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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진상규명 특검으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9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진상규명', '특검으로'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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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최종신 : 23일 오후 9시 40분]
국정조사 끝났어도 촛불은 계속 된다

53일간의 국정조사는 큰 성과 없이 끝났지만,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23일 청계광장을 채운 시민 3만 명(주최쪽 추산, 경찰 추산 5000명)이 한목소리로 "특검으로 진상 규명하자"며 "아직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부산과 울산, 경북 안동과 경남 진주, 전남 화순, 충북 제천과 충남 천안 등 다른 지역에서도 시민들은 촛불을 들었다.

하루 전, 기독교 목사 1120명의 시국선언을 추진한 '국정원 선거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 공동상임의장인 정태효 목사는 "이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대한 횃불이 되어 우리가 정말 원하는 '특검으로 진상규명'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이 말이 쓰인 손피켓을 흔들고, 함성을 지르며 공감을 나타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민생과 민주주의는 한몸이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며 "국정조사에서 부족한 것은 특검으로 (바로) 세우자"고 말했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특검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추진한다. 박석운 공동대표는 "국민들의 열망이 특검과 철저한 진상 규명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9월 14일 '범국민 행동의 날'까지 거대한 국민의 함성을 만들자"고 말했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 경찰과 국정원 등의 축소 은폐 수사발표 공모 의혹 ▲ 국정원 보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대통령 선거 활용 의혹 ▲ 국정원의 선거 및 정치개입 민간인 동원, 불법적 자금이용 의혹 ▲ 인터넷 댓글 외 국정원의 불법선거 ·정치개입 행위 의혹을 꼭 특검 수사로 밝혀야 한다며 이날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3만 촛불시민들 다같이 "특검으로 진상 요구"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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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진상규명 특검으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9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새누리당의 방해로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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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도 높은 투쟁'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정조사특위 위원이었고, 이날로 3일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특검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을 밝힐 수 있겠냐"며 "(국정원 사태의) 전모를 밝히고 몸통을 찾아내는 건 전 국민이 대한민국 모든 곳에서 정의의 촛불을 들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촛불 든 국민은 여기가 전부가 아니고 국민 마음에는 이미 촛불 수백만 개가 켜졌다"며 "이제 본격적인 투쟁을 해야 한다, 정의당은 전국적으로 보다 강도높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을 비판하고 개혁을 요구하는 주장도 있었다. 영화감독 김조광수씨는 "미국 정부기관의 사찰을 폭로한 스노든 등 해외 공작원들과 달리 우리나라 공작원들은 집에서 댓글 달고 있다"며 "쪽팔려서 못 살겠다, 남재준 원장은 방을 빼라"고 말했다. 국정원이 간첩으로 지목했던 북한이탈주민 출신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 유아무개씨를 변호한 김용민 변호사(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는 국정원 수사권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은 유씨의 여동생을 180일동안 불법 감금하면서 협박과 회유 등으로 얻어낸 허위진술을 바탕으로 이 사건을 만들어냈다"며 "감시받지 않은 권력을 통제하지 않는 한 앞으로 제2, 3의 간첩조작사건이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국정원의 수사권을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은 뒤이어 열리는 서울시민영화제를 고려해 평소보다 이른 오후 8시 30분쯤 촛불집회를 마무리지었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8월 30일 서울광장에서 제10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는 등 앞으로도 매주마다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지역순회 촛불집회를 진행한다. 또 '범국민 행동의 날' 9월 14일까지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100만 서명운동을 추진, 국회에 특검 임명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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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박근혜가 책임져라'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9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새누리당의 방해로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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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3일 오후 5시 36분]
김한길 "최명길 허락 받아야지만... 천막당사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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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제4차 국정원 규탄 국민보고대회'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제4차 국민보고대회에서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며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과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있는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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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청문회는 열리지 못했고, 보고서 채택도 무산된 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끝난 23일, 민주당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 촉구를 위한 제4차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당 지도부 등은 국정조사 성과에 아쉬워하면서도,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번 국정조사가 "'막가파식'으로 국민과 국회를 농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증인들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증인을 보호한다며 가림막으로 진실을 가리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거짓 증언하는 자를 변호하며 진실을 말하는 증인을 윽박지르고 지역주로 몰아세웠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계속되는 침묵이 나라를 더 큰 혼란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 낮에 '원내외병행투쟁을 하면 천막이 썰렁하겠다'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 자리에서 답변 드리겠다"며 "당 대표인 저부터 광장의 천막을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아직은 우리 집사람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그날까지 김한길이가 광장에서 노숙하며 천막을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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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국민보고대회 "국정원 전면 개혁하라"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제4차 국민보고대회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며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과 국정원 전면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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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원내대표는 국정원 사태의 배후는 청와대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배후이자 몸통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는 끝내 국민의 소환에 불응하고 말았다"며 "지금 이들을 감싸고 있는 누구냐, 지난 8개월 동안 아무 말 없이 침묵만 지키고 있는 청와대와 박 대통령이 배후 아니냐"고 말했다. 또 "(국정조사에서) 지난 대선 때 불법 대선 공작이 자행됐고, 그 불법을 덮으려고 또다른 불법을 자행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정원 개혁, 대통령 사과는 국민의 명령이고 민주당이 관철시켜야 할 절대사명"이라고 표현했다.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였던 정청래 의원은 국정조사의 성과를 두고 아쉬움과 미안함을 드러내면서도 그 책임은 새누리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조사 특위에선) 협상은 없었고 협박만 있었다, 공감은 없었고 공갈만 난무했다, 타협은 없었고 파경만 있었다"며 "참으로 힘든 국정조사였다"고 얘기했다.

정 의원은 국정조사 결과가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가 지난해 12월 11일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경찰·민주당 관계자들과 대치할 때, '통로를 열어주겠다'는 경찰의 제안에 응하지 않다는 점과 경찰의 허위수사결과 발표 등의 진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 역시 "국정조사는 끝났지만 싸움의 시작은 이제부터"라며 "부족한 민주당이지만 (국민 여러분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민주당의 국민보고대회가 끝난 청계광장에선 오후 7시부터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제9차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같은 시각 보수단체들도 맞은편 동화면세점 앞에서 "종북세력을 척결하자"며 집회를 개최 중이다. 이들은 범국민대회에 맞서기 위해 자신들의 스피커를 청계광장 쪽으로 세워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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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통일실현을 위해 나서는 절박한 요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8/24 11:06
  • 수정일
    2013/08/24 11: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 연일 통일의 급박성 강조
 
조국통일실현을 위해 나서는 절박한 요구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8/24 [05:38] 최종편집: ⓒ 자주민보
 
 

조선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통일 3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의 기치를 변함없이 높이 들고 하루빨리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앞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 나섰다.

조국퍙화통일위원회 기관지인 우리민족끼리는 “북과 남사이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절박한 요구”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어록을 실으며 그 중요성을 상기 시키고 “오늘 온 겨레는 민족사적념원인 조국통일을 위해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북남 관계개선을 떠난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생각할 수 없다. 조선반도의 평화를 보장하고 우리 민족끼리 힘과 지혜를 합쳐 자주적 통일을 이룩하자면 무엇보다 북남관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얼마 전 채택한 개성공단 합의를 언급하며 “경각에 처하였던 개성공업지구가 정상화되고 새로운 발전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으며 그것은 전반적인 북남관계발전과 주변정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하고 “남북관계개선은 우리 겨레가 바라는 평화와 통일, 민족공동의 번영과 잇닿아있다. 북남관계를 개선하는데서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들을 이행해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남북이 합의한 통일 합의들의 이행이 통일의 전제임을 확인했다.

이신문은 ‘6. 15공동선언과 그 실천강령인 10. 4선언은 북남관계개선의 기초’라는 소제목을 싣고 “두 선언들에는 북남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나라의 평화와 통일, 민족공동의 번영을 이룩하기 위한 근본문제들과 방도들이 전면적으로 밝혀져 있다. 6. 15공동선언채택이후 대결로 얼룩졌던 북남관계가 우여곡절 속에서도 활력을 잃지 않고 발전한 것은 이 선언들이야말로 북남관계발전과 통일위업실현의 가장 정당한 방도라는 것을 뚜렷이 실증해주었다.”고 6.15 공동선언을 이행 할 때 남북관계 개선이 확고히 이루어 졌음을 분명히 했다.

신문은 “6. 15통일시대는 북남관계가 화해와 단합의 관계로 전환되어온 격동적인 나날이었다.”고 회고하고 “역사적인 6. 15공동선언의 채택으로 북남관계는 화해와 단합을 지향하는 관계로 확고히 전환되었으며 우리 겨레는 지난 대결시대에는 상상도 할수 없었던 눈부신 성과들을 거두었다. 6. 15통일시대의 감동적인 화폭들은 결코 추억으로만 남아있을 수 없다. 북과 남은 민족의 미래를 위해 불신과 대결의 감정을 털어버리고 북남관계개선으로 화해와 단합, 평화와 번영의 길을 다시금 열어나가야 한다.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을 틀어쥐고나갈 때 북남관계는 명실 공히 우리 민족끼리의 관계,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남북정상이 민족의 염원을 담아 공동으로 합의한 6.15와 10.4선언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또한 “지금이야말로 북남관계개선과 조선반도의 평화, 공동의 번영을 위해 북과 남이 다 같이 적극 노력해야 할 때”라며 남측이 남북정상 공동선언을 이행해 나 갈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고 “온 겨레는 민족공동의 통일대강이며 평화번영의 이정표인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의 기치를 변함없이 높이 들고 하루빨리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앞길을 열어놓아야 한다.”며 민족이 손잡고 자주통일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남북정상들이 세워 놓은 통일의 이정표를 따라 가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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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합의

<4신> 이산상봉 실무회담, 4개항 합의서 도출 (전문)

이광길/김치관 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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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3 07: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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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합의
<4신, 21:54> 이산상봉 실무회담, 4개항 합의서 도출


   
▲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이 23일 합의서를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오른쪽)와 박용일 북측 단장이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 [사진제공 - 통일부]
남북 각 100명의 이산가족이 9월 25~30일 금강산에서 꿈에도 그리던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또한 10월 22~23일 남북 각 40가족씩 화상상봉을 하고, 11월 안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한 차례 더 진행될 계획이다.

남과 북 적십자 대표단은 23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했으며, 오후 8시 40분 종결회의를 통해 4개항의 합의서를 채택했다.

 

합의 내용은 먼저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씩 남과 북 각각 100명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가족을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남북은 200~250명의 생사확인의뢰서를 8월 29일에 보내고 이에 대해 9월 13일까지 회보서를 서로 보내 9월 16일 최종명단을 교환하게 된다.

또한 상봉행사 시작 5일 전에 선발대를 금강산 현지에 파견해 면회소 등 관련 시설과 행사프로그램 등을 점검하게 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차질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전 전체회의와 3차례 수석대표 접촉에 이어 오후 8시 40분부터 종결회의가 열렸다. [사진제공 - 통일부]
특히 이번 합의서에는 “남과 북은 11월 안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한 차례 더 진행하는데 공감하면서 추석 계기 상봉이 끝난 직후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열고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당초 남측 대표단은 오전 전체회의에서 이산가족 상봉 규모를 200명으로 제안했지만 북측이 현실적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자 11월 추가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해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일단 우리가 200명을 제안했는데, 결과적으로 100명씩 잡고 추가로 플러스 알파로 했다”며 “자기들이(북측이) 최대치가 100명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상대가 있는 문제이고, 북한측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것.

화상상봉은 10월 22~23일 관례대로 남북이 각 40가족씩 진행하기로 했으며, 통일부 관계자는 “화상상봉 시스템의 제한과 이산가족이 대면상봉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남측 대표단은 이산상봉 장소로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북측이 금강산 면회소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남북 대표단은 합의서에 “남과 북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생사확인, 서신교환 실시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이 내용은 남측이 오전 전체회의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제안한 내용이지만, 추석계기 실무회담에서 모두 다루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측 대표단이 제기한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합의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이 23일 오후 9시 5분 실무회담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형석 대변인은 합의서 채택 직후 공개브리핑을 통해 “우리 측은 기조발언 등을 통해서 국군포로 납북자의 생사확인 등에 대한 북한 측에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고 확인하고 “정부는 앞으로도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북한 측의 호응을 계속 촉구할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합의서에는 담지 못했지만 계속 제기했고 북한 측도 다 이해한다”며 “실무접촉이라고 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합의서에 담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남과 북은 관례대로 국군포로와 납북자는 이산가족 상봉자 중 소수를 배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에서 진행되는 것이 금강산관광 재개와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통일부 관계자는 “금강산 문제와 이산가족은 별개의 사안”이라면서도 “북측 (몰수) 조치의 부당성을 충분히 지적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당국자는 “쌀지원과 수해지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점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김형석 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합의를 박근혜정부의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의 시작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합의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해 노력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북적십자실무접촉 합의서 (전문)

 

 
   
▲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오른쪽)와 박용일 북측 단장이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통일부]
남과 북은 2013년 8월 23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2013년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① 상봉 규모는 쌍방이 각각 100명씩 하기로 한다.

② 생사확인 의뢰서는 8월 29일에 남과 북이 200명에서 250명 사이 각기 편리한대로, 회보서는 9월 13일, 최종명단은 9월 16일에 교환한다.

③ 상봉 형식과 방법 등은 관례에 따르기로 한다.

④ 쌍방은 상봉시작 5일전에 선발대를 현지에 파견한다.

2. 남과 북은 2013년 10월 22일부터 10월 23일까지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진행하며, 상봉 규모는 쌍방이 각각 40가족씩 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11월 안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한 차례 더 진행하는데 공감하면서 추석 계기 상봉이 끝난 직후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열고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생사확인, 서신교환 실시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하였다.

2013년 8월 23일

남북적십자실무접촉 북남적십자실무접촉
남측 수석대표 북 측 단 장
이 덕 행 박 용 일

 

남북 대표단, 시점.규모.장소 입장차 조율중
<3신, 16:06> 이산상봉 실무회담, "대면.화상상봉 협의에 집중"


   
▲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이 열리고 있는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오른쪽)와 박용일 북측 단장이 악수를 나누며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 - 통일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사 실무회담이 오후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상봉 장소와 규모, 시기를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조율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당국자에 따르면 북측은 2차 수석대표 접촉 이후 연락관을 통해 합의서 초안을 남측에 전해준 것으로 확인돼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시점, 규모, 장소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야기하고 있다”며 “오전에 했던 대로 실무적이고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로 입장차를 좁혀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점, 규모, 장소는 서로 엇물려 있다고 덧붙였다.

남측 대표단은 기존 남북 각각 100명이던 이산가족 상봉자 수를 더 늘리고 장소는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되며, 북측 대표단은 기존 대로 100명씩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오전 전체회의에서 제안한 남측의 방안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어 기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으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할 경우 금강산관광 재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2차 수석대표 접촉이 오후 3시 전에 끝났다”며 “지금 현재는 이산가족 대면상봉과 화상상봉에 협의가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오전에 우리가 제기했던 상봉 정례화를 포함해서 국군포로.이산가족 문제는 협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들 문제는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추구하며 제안했지만 이번 실무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기 보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이후 남북 당국간 고위급 회담이 열리면 본격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남측이 국군포로.납북자의 별도 상봉 방안을 제안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사와 주소 확인 노력을 하자고 했지 별도 상봉을 제안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북한은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으며, 이산가족 상봉자 중에 이들을 일부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남측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추가2, 16:53)

"대면.화상상봉 이견 없어..규모 장소는 이견"
<2신, 12:41> 이산상봉 실무회담, 1차 전체회의 이어 수석대표 접촉


   
▲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이 23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사진제공 - 통일부]
3년 만에 추진되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이 23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리고 있다.

남과 북의 대표단은 오전 10시 전체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기본입장을 밝히고 이산가족 상봉단의 규모, 상봉 시기, 장소, 화상상봉 시기 등에 대해 각자 정리해 온 입장을 문서 형태로 교환했다.

정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남북 양측이 이산가족 대면상봉과 화상상봉을 하자는 데는 의견이 같다”며 “다만 시기와 규모, 장소 등의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을 나눠야 한다”고 전했다.

 

전체회의 뒤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와 박용일 북측 단장은 오전 11시 25분부터 30여분간 수석대표 접촉을 갖고 이견을 조율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접촉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상봉 정례화, 생사주소 확인, 생사가 확인된 이산가족의 서신교환,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사주소 확인 등과 관련된 방안을 추가로 북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측 대표단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고 있다. [사진제공 - 통일부]

 

 

   
▲ 첫 전체회의에 앞서 남측 이덕행 수석대표(오른쪽)와 북측 박용일 단장(왼쪽)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통일부]
오전 전체회의에 앞서 박용일 북측 단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북남관계의 좋은 분위기를 마련해 나가는데 우리가 오늘 이번 실무회담을 통해서 그야말로 밑거름이 되게, 동력이 되게 그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우리가 북과 남이 잘 운영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는 “현재 남북관계 상황에서 아마 적십자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제일 많을 것”이라며 “여기에서 이제 성과를 내서 신뢰를 쌓으면 좀 더 앞으로 지난 5년보다 우리가 앞으로 훨씬 더 많이 발전되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산가족 아픔 덜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1신, 07:58> 이산상봉 실무회담 남측 대표단, 회담본부서 출발


   
남측대표단. 왼쪽부터 송혜진, 이덕행, 김성근.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의 이산의 아픔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실히 회담에 임하겠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 실무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한적) 실행위원은 23일 "약 3년 만에 열리는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이다. 이산가족 문제는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기본적인 인도적 현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수석대표를 비롯해 송혜진, 김성근 한적 실행위원 등 남측 대표단은 아침 7시15분께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포토세션을 가진 뒤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으로 향했다.

북측에서는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을 단장으로, 김영철 중앙위원, 조정철 중앙위 부부장 등이 대표단으로 나선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날짜와 장소, 규모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산가족 명단교환, 생사확인 등 준비절차를 감안하면 추석 이후에나 상봉이 이뤄질 전망이다.

장소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측이 원하는 금강산을 남측이 수용하느냐 여부가 관심사다. 북측은 금강산에 면회소가 있다는 점 외에도 5년째 끊어진 관광 재개까지 염두에 두고 금강산을 선호하고 있다.

규모 문제는 전례로 보아 재남, 재북 이산가족 각각 100명으로 합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나, 남측은 상봉인원을 더 늘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18차례의 대면상봉과 7차례의 화상상봉을 통해 총 4321가족, 2만 1734명이 상봉했다.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활성화됐던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이명박 정부 들어 2009년, 2010년 추석 상봉 이후 3년 동안 단절됐었다.

한편,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에 회담을 시작한다. 기자단은 동행하지 않았다. 한적 측은 이날 회담이 끝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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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닥은 진즉 내 영혼의 땅이 되어버렸다

라닥은 진즉 내 영혼의 땅이 되어버렸다

 
청전 스님 2013. 08. 23
조회수 273추천수 0
 

 

<청전 스님의 라닥 순례기 3>

 

 

<<카르샤 곰빠에서 바라본 장관의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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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닥 곰빠는 어느 절을 가든 쥐죽은 듯 고요하다. 한참 후에서야 사람 사는 절 인양 하나둘씩 얼굴을 내민다.

 

카르샤 곰빠. 이곳 쟌스카 계곡에서 가장 큰 사원으로 여러 크고 작은 암자를 거느린다. 물 건너 저쪽엔 비구니 사원과 비구니 암자도 몇 군데 따로

떨어져있다. 대중 스님이 백여 명이 넘는다고 한다. 10년 전만 해도 80줄 노스님만 근 40여명이나 계셨는데 지금은 반으로 줄었다. 모인 스님들께 약품이며 선물꺼리와 돋보기안경 등등 부산한 처방인데 각자 파트별로 일을 해야만 한다.

 

사미승들은 자기들 과자나 새로 보는 문구류와 먹꺼리에 온통 신이 나 있고, 받아간 아이가 어느새 마을에 내려가 자랑했는지 줄이어 끝없이 나타난다. 여름방학이라고 각자 자기 집에 가있다고 선생스님이 말한다. 그쪽 출가는 우리 한국식 출가 개념이 판이하게 다르다. 즉 집에서 멀리가 아닌 출가로써 마을에서 바로 마을 절로 들어가니 새로울 게 하나도 없는 출가인 것이다. 그리고 일평생 그 절에 머문다. 또 집집마다에 한명은 스님이 되니 사실 승속 구별이 없다는 게 사실이며, 나는 출가스님이란 좀 우쭐대는 그런 상(相)에 빠질 일이 없다. 가끔 자기들만 입는 유별나게 화려한 포장지(?)를 폼 나게 두르고 외국에 가서 무슨 린포체니 하면서 예식을 일삼는 그들은 자기를 속이며 법을 유린하는 위선자이기가 쉽다. 가끔 여기에 연락이 오기도 하는데, 심지어 여인 만나 환속한 린포체들도 다시 승복 챙겨 입고는 나돌 수 있는 게 한국 땅 인가보다. 눈 감고 아웅 하는 이면엔 돈벌이가 된다는 것, 막말로 돈이 된다면 법(法:진리)도 멀리 하는 막가는 세상이다. 이곳 달라이 라마도 늘 법회장 마다에서 현대판 린포체들의 타락상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즉 법을 빙자하여 일신의 안일과 돈벌이로 호화로운 삶을 일삼는다는 것이다.

 

<<사미승들에겐 그저 먹거리가 최고. 한국산 초콜렛과 필기구에 온 정신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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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을 묵으며 근처의 비구니 사원과 암자를 다 돌았다. 이 절 법당엔 눈여겨 볼 등신불이 모셔져 있다. 불상 뒤에 모셔져 있기에 일반 참배자들은 좀처럼 친견이 쉽지 않은 곳으로, 한 스님이 탑 안에 고요히 정갈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데 어깨와 머리모습만 볼 수가 있다. 800년 전에 입적한 노스님이 탑 안에 지금도 그대로 앉아 계신다. 이름은 “도데 린첸” 어르신 스님. 이 탑의 등신불을 볼 때마다에 생각이 깊어진다. 이런 멋진 열반이 티벳불교 수행의 특성이겠지만 만일 한국 어느 수행자가 흩어지지 않는 이런 선정의 모습 정좌의 자세로 몸을 버린다면? 어떤 누구 큰스님 입적엔 허다히 검은 의식이 치러지기도 하니까 하는 말이다.

 

이튿날은 저쪽 능선 자락에 자리한 통데 곰빠로 이동이다. 이 절은 카르샤 곰빠 보다 백 미터가 더 높은 해발 3750m이다. 다시 시장에 들러 그제 샀던 물품을 똑같이 샀다. 항상 곰빠는 무슨 요새인양 능선 위에, 또는 급한 경사면에 흡사 제비집처럼 자리하고 있다. 그 자리는 우선 물이 나고 양명하다. 사람이 들어앉아 살아갈 수 있는 천혜의 자리이기도 하다. 아무도 없는 절간인데 오늘 아랫마을에 초상이 나서 다 그 집에 내려갔다며 법당지기 따시 왕뒤 노스님뿐이다. 양지에 앉아 버터 불 놋쇠 그릇을 백여 개나 꺼내 놓고 반짝 반짝 윤을 낸다. 일곱 살에 출가하여 지금 78세 나이까지 이 한절에 계신다. 주름살 깊은 얼굴 모습이며 때 묻은 옷가지가 이를 말해주는 듯, 특히나 손수 꿰매 만들어 신고계신 야크 가죽 신발은 과연 명품이다.

 

우리 야크님이 자리에 곱게 앉혀놓고는 손톱을 깍아 드리는 게 보기 좋다. 여기서 야크님이란 일행 중의 한 사람으로 으레 불리는 이름이 야크가 되었다. 무슨 업력일까, 카일라스 성산을 세 번이나 갔으며 티벳 여행만 해도 열아홉 차례나 해낸 그야말로 티벳 땅엔 이골이 난 티벳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티벳 말도 얼추 알아듣고 짧은 말을 구사하니 가끔 웃음보를 터트리기도 한다. 서울에서는 중국 대사관 앞에서 일인 시위를 매주 혼자 나간다. 티벳 독립을 위한 헌신이리라. 스스로 이멜 아이디도 티벳 야크로 쓰니 우리는 늘 상 야크님이라고 부른다. 이번 길에 돋보기안경 맞춰주는 일을 전문으로 맡았다. 스스로 자기 죽을 곳도 티벳 어느 지역으로 미리 정해두고 사는 우리 야크님, 늘 자기 안사람이 보살이라며 자기를 이렇게 휴가 주는 최고의 싸단장(?)이 어디에 있느냐며 기회만 나면 전화 보고다. 전화 끝엔 꼭 알아듣지 못하는 러시아 말로 뭐라 뭐라 하는데 기가 막힌다. 그 나라도 세 차례나 저인망 여행이라니 누구 기 죽이는 거지.

 

<<통데 곰빠에서 아래쪽을 내려다본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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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무렵에서야 마을 간 스님들이 다 올라오신다. 반가운 시님들, 일 년에 한 번 찾아가는 필자에겐 이분들이 불보살의 화현으로 다가온다. 가끔은 내가 인도를 떠나서 살아갈 수 있을까? 라닥을 잊고 살아갈 수가 있을까? 내 인도 26년에 라닥은 진즉 내 영혼의 땅이 되어버렸다. 한 달여 라닥 일주를 마치고 다람쌀라에 돌아가면 늘 파김치가 된다. 그러면서 이젠 더는 못 갈 곳이야 해놓고선 몇 달이 지나면 솔솔 그쪽 곰빠와 스님들이 살아 움직인다. 다시 온갖 약품을 챙기며 내년 여름을 기다리는 것이다. 언젠가 이런 시를 지어 놓기도 했다.

 

 

라닥을 넘나들기 몇 해이던가

아프고 헐벗은 많은 불보살

내 그들을 외면 할 수가 없어

남은 세월 평생을 그들과 벗하리.

 

 

함께 온 대원 모두 힘이 나는지 각자 사진 담기에 열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풍광이 이 세상 어디에 또 있단 말인가. 역사적으로 이 척박한 라닥 땅은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되기 전에는 티벳에 속한 작은 왕국이었다. 독립하면서 국경이 인도로 그어진 것이다. 그 때 주민들의 말이란 “아니! 왜 우리가 인도야 티벳이지.” 했다고. 땅덩어리 모습이란 게 티벳 지형은 아니다. 그렇다고 인도 판 땅 모양도 아니다. 그냥 라닥일 뿐이다. 너무나 특이한 모습에 산 좋아하는 트렉커들의 정원인 것이다.

 

<<우리 일행이 쟝글라의 폐허 왕궁을 갔다. 헌데 지금 이 다섯 사람은 꼭 전과자나 은행털이 전문범 같지 않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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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또 이동, 쟝글라 고을로 내려간다. 이젠 여기서부터 링세 곰빠에 이르고 벗어날 때까지 걸어야 된다는 일이 길잡이인 나에게 중압감이 따른다. 무슨 평지를 신나게 걸을 산길이라면 무슨 걱정이겠는가. 사오천 고개 세 개를 당장 내일부터 넘어야 링세 곰빠에 이르고 거기서 또 두 개의 고개를 넘어야 우리 찌프를 만날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 차가 내일부터 온 길을 되돌아 카길에 맡겨둔 짐을 실고 어느 지점까지 와야만 된다. 고을 마지막이라 할 여기엔 조그마한 비구니 절이 있다. 절 마당에 송아지 한 마리가 세월 좋게 겁 없이 뛰어논다. 대중 스님들이 매일 우유를 먹도록 언젠가 사 준 영양사 엄마소가 두 달 전에 새끼를 난 것이다. 그런데 숫 송아지라서 젖 때고는 마을에 줄 거라며 암 송아지 못난 것을 아쉬워한다. 간단한 진료를 마치고 옛 왕궁 터 쟝글라 성을 왕복 했다. 주인 없는 왕궁이라 보기에 그럴싸하지 가보니 신통한 게 없다.

 

<<소박한 쟝글라 비구니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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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닥 마을 주변이나 절 주변엔 이런 마니석 돌담이 참 예쁘다. 옴 마니반메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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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한방에 모여 비좁게 자다가 드디어 라닥 지역의 독한 빈대 떼에 공격을 당했다. 그것도 이상하게 우리 야크님께만 달라붙어 피를 빨아댄 듯 온 몸에 붉은 점이다. 다른 사람은 별로 물린 곳이 없었는데. 아마 이놈들도 수입품 똥똥한 살집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나 보다. 좀 가물은 체형인 나와 빠리 스님은 다행히도 두어 군데만 물렸다.

 

<<절 마당의 쏭아지, 너 임마야 왜 숨놈으로 나왓냐 시끼야! 암놈이문 땡잡은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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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를 낳은 엄마소. 이 비구니 사원의 우유 공급원 영양사 임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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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닥 순례3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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