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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부정선거 의혹? 백악관에 청원

18대 대선 부정선거 의혹? 백악관에 청원
(서울뉴시스 / 최성욱 기자 / 2013-01-02)

 

한국 제18대 대통령 선거 개표과정에 대해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청원이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지난달 29일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는 지난해 12월19일 열린 한국 대선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 집계가 이뤄졌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닉네임 윤 C라는 이름의 이 네티즌은 '프로그램을 이용한 선거결과 조작이 이뤄졌다'며 '한국인들은 헌법상의 권리로 수개표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달 28일까지 2만5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번 청원에는 2일 오전 8시 현재까지 4418명이 동참했다. 여기에 동참한 네티즌들 대부분은 'Hyunsook Y'와 같은 한글명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번 대선 이후 네티즌들은 개표결과가 출구조사와 다르게 나온데는 문제가 있다며 국내 포털사이트 등에서 정식 수개표 청원운동에 나서는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출처 :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30102_0011728811&cID=10201&pID=10200

 


 

백악관, 헌법재판소, 아고라…네티즌 수개표 청원 '봇물'
(서울파이낸스 / 공인호기자 / 2013-01-02)


18대 대선 전산개표 과정에서의 불법을 주장하며 수개표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들 네티즌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개표과정에서의 방송사 및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오류 등을 증거로 제시하는 한편, 각 선거구별 개표장에서의 부정이 개입된 정황들을 파악하고 있다.

앞서, 해외교포들도 선거부정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어 논란은 갈수록 확산되는 모습이다.

2일(우리 시간) 오전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선거에 부정이 개입됐다는 내용의 청원에 국내외 네티즌 4500여명이 서명했다. 서명인원이 2만여명을 넘을 경우 백악관은 공식 논평을 내야 한다.

또 같은시간 우리나라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2300여건의 수개표 청원 요청이 게시돼 있으며, 인터넷포털 다음의 아고라에는 총 21만5000여명이 수개표 청원에 서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네티즌들은 '제18대 대통령 선거 무효소송인단'도 모집하고 있으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수개표 공론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와관련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도 재검표를 피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재검표를 통해 개표의 정확성이 입증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재검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그 방법이 엄격히 제한돼 있어서 선관위가 임의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객관적 근거도 없이 개표부정을 주장해 새로운 정부의 정당성을 훼손시키고 나아가 국민이 결정한 의사를 부정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로서 이는 결국 우리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마땅히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아이디 @paris***는 "국민의 의혹을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규정하는 국가기관의 오만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반문했으며, @Sang****은 "부정선거 증거가 터져나오는데도 책임지는 자세는 커녕 승진인사가 가당한가? 스스로 의심을 증폭시키는가? 양심선언하라"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관련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반응이지만, 일부 국회의원들은 관련 내용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지난 2002년에 실시된 대선에서도 개표부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대법원 주관 하에 수개표로 재검표를 실시한 바 있지만 그 결과는 소송 제기자의 사과로 끝난 바 있다.


출처 :

http://www.seoulfn.com/news/articleView.html?idxno=152901




※ 본 글에는 함께 생각해보고싶은 내용을 참고삼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 학문' 활동의 자유는 헌법 21조와 22조로 보장되고 있으며, '언론, 학문, 토론' 등 공익적 목적에 적합한 공연과 자료활용은 저작권법상으로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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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만에 4천 4백만 회 공격,

보다 치열해진 사이버전

 
김수빈 2013. 01. 01
조회수 1046추천수 0
 

지난 11월 14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 지도자 아흐마드 자바리를 정밀타격으로 살해하면서 가자지구에 다시금 피바람이 일었다. 8일 동안 계속된 이 교전에서 '총성 없는 전쟁' 사이버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했다. 또한 이스라엘, 하마스 양측 모두 소셜 네트워크(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오늘날의 사이버전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

201301_사진1.jpg » 베니 간츠 이스라엘방위군 참모총장이 상황실에서 작전을 감독하고 있다. ⓒ IDF

 

지난 11월 14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 지도자 아흐마드 자바리를 정밀타격으로 살해하면서 가자지구에 다시금 피바람이 일었다. 8일 동안 계속된 이 교전에서 '총성 없는 전쟁' 사이버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했다. 또한 이스라엘, 하마스 양측 모두 소셜 네트워크(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오늘날의 사이버전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

 

이번 교전의 화제거리는 단연코 이스라엘의 단거리 미사일 요격시스템 아이언돔(Iron Dome)이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교전은 그보다 더 치열했다. 이번 가자 교전에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공격은 1400여 회 정도였던 반면, 하마스와 그에 동조하는 세력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교전 개시 나흘 만에 4천 4백만 회에 달했다. 이스라엘의 재무장관 유발 스타이니츠는 4천 4백만 회의 공격 중 "단 하나만 성공하였으며 이마저도 10분 이내에 복구되었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과거부터 사이버전에 꾸준한 대비를 해왔고 상당한 사이버전 능력을 갖추고 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사이버전의 전개 양상은 과거와는 많이 달랐다.

로켓공격 1,400회 : 사이버공격 44,000,000회

해킹은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사이버전의 한 측면일 따름이다. 디도스(DDoS) 공격 등을 활용하여 정부나 국가 기반시설의 서버를 먹통으로 만들거나 그에 침투하여 정보를 훔쳐내는 행위는 이제 드라마에서도 자주 묘사된다. 이번 교전에서도 이스라엘의 정부기관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심지어 일반 기업의 홈페이지에까지 무차별적인 공격이 가해졌다. CIA와 FBI를 공격하여 세계적인 악명을 얻은 해커 커뮤니티 어나너머스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반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의 정부 홈페이지 공격에 가담하기도 했다. 하마스의 해커들은 이스라엘 장교들의 휴대전화 5천여 대를 해킹하여 협박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11월 18일, 하마스 내무부의 홈페이지가 이스라엘의 해킹으로 마비되자, 하마스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대신 내무부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사용해 줄 것을 당부해야 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의 라디오 방송을 하이재킹하여 "테러리스트를 돕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파하기도 했다. 그러자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해커들이 나섰다. 21일, ZHC라는 반(反)이스라엘 해커 그룹이 실반 샬롬 이스라엘 부총리의 소셜 네트워크 계정을 해킹한 것이다. 부총리의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블로그는 물론이고 심지어 메일 계정까지 해킹당했다.

새롭게 부각된 사이버전의 심리전적 측면

이번 가자 교전에서 특히 두드러진 것은 사이버전의 심리전적 측면이었다. 사이버 공간의 특성상 사이버 공격으로 물리적인 피해를 입히기란 결코 쉽지 않다. 대신 사이버 공간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 측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거나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가 쉽다는 것이다. 인터넷 테러에 관한 책을 저술한 하이파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교수 가비 웨이만은 사이버전의 특징에 대해 "우리가 상대의 매체와 웹사이트를 점령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201301_사진2.jpg » 이번 가자 교전 당시 이스라엘방위군 대변인이 트위터에 올린 포스터

 

우리나라에도 대선을 앞두고 '카페트(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라는 별칭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홍보전이 활발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소셜 네트워크 전쟁은 이보다 훨씬 노골적이었다. 이스라엘방위군은 아흐마드 자바리를 살해한 바로 그날 유튜브에 문제의 정밀폭격 영상을 올렸다. 이튿날 이스라엘방위군의 대변인은 트위터에 "앞으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마스 요원들은 땅 위로 얼굴을 드러내지 말 것을 권한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하마스 산하의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은 해당 트윗에 대해 "우리의 축복받은 손은 너희들의 지도자와 병사들이 어디에 있든지 가 닿을 것"이며 "[이스라엘은] 스스로 지옥의 문을 열었다"는 트윗으로 응수했다. 그야말로 트위터를 통한 선전포고였다.

 

이스라엘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거의 모든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가자지구 공습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애썼으며 자국군의 작전 수행 능력을 열심히 홍보했다. 아이언돔이 얻은 전세계적인 관심은 이러한 열띤 홍보전의 결과이기도 하다. 군사력에 있어 이스라엘에 열세였던 하마스는 역으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모습을 강조하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이러한 차이는 양측이 트위터를 통해 올린 포스터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이스라엘방위군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IDFSpokesperson)에 로켓 다발이 뉴욕과 런던을 비롯한 대도시에 떨어지는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문구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올렸다. 하마스의 대응은 보다 간결했다. 알카삼 여단은 공식 트위터 계정(@AlqassamBrigade)에 주검이 된 젖먹이를 안고 오열하는 아버지의 사진과 함께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언론은 무엇을 보도했는가”라며 응수했다.

 

소셜 네트워크 전선 너머에서 하마스는 이스라엘에게 이렇다 할 피해를 입히지는 못했다. 산발적인 로켓 공격은 아이언돔에 의해 많은 부분 차단되었고, 사이버 공격도 그간 철저히 대비를 해온 이스라엘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전쟁에서 헤즈볼라에게 큰 수모를 겪으면서 사이버전에 대한 대비를 더욱 철저히 했다. 당시 헤즈볼라는 공격 이전부터 이스라엘 육군의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었으며 군의 무선 통신에도 침투할 수 있었다. 헤즈볼라의 해커들은 미국의 웹서버 업체들을 하이재킹하여 이스라엘의 인터넷망을 공격했고, 심지어는 군인들의 휴대폰 통화를 도청하여 군사정보를 수집하였다. 이러한 정보로 무장한 헤즈볼라는 군사력으로 훨씬 우위에 있었던 이스라엘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피터 싱어는 자신의 저서 <하이테크 전쟁>에서 당시의 헤즈볼라를 "놀라울 만큼 혁신적"이었다고 평했다.

 

지금도 이스라엘은 사이버전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 국가사이버국을 신설하고 이번 달에만 2천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였다. 이스라엘군에서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8200부대(Unit 8200)는 이스라엘 IT 산업 중흥의 주역들을 다수 배출한 이스라엘의 정보/사이버전 능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또한 8200부대는 지난 2010년 이란의 핵 개발 진척도를 심각하게 후퇴시킨 '스턱스넷'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턱스넷은 일종의 컴퓨터 바이러스(웜)이지만 통상적인 바이러스와는 달리 지멘스의 산업용 장비와 소프트웨어만을 교란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란의 핵 시설이 지멘스의 장비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과 국가 차원의 지원을 빼놓고는 설명이 불가능한 코드의 복잡성 때문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공동으로 개발하였다는 설이 지금까지 가장 유력하다. 최근에는 감염된 컴퓨터에서 입력하는 정보들을 빼돌리는 '플레임'이라는 악성프로그램(말웨어)이 발견되었다. 현재까지 개발된 말웨어 중 가장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감염된 컴퓨터의 60% 이상이 중동 국가, 그것도 이란에 집중되어 있다는 특징, 그리고 스턱스넷과 구조적인 유사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 등으로 플레임 또한 이스라엘의 작품이라는 의심이 짙다.

이번 교전은 이스라엘-이란 전초전?

이번 가자 교전에서 하마스의 화력 상당 부분은 이란의 지원을 받은 것이었다. 서구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핵 개발을 강행하면서 이스라엘은 줄곧 이란을 노리고 있다. 그래서 이번의 교전을 곧 발발할지 모르는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이란은 헤즈볼라나 하마스 같은 비국가단체들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미 국방부에 사이버전 관련 자문을 했던 한 전문가는 이란이 "사이버전의 세계에서 주요 행위자가 되기 위한 모든 자원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의회에서 이란의 사이버전 능력이 최근 수 년간 급격히 증가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201301_사진3.jpg » 이번 교전 중 하마스 소속 알카삼 여단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사진과 메시지

 

이란의 전자/사이버전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작년 이맘때 있었던 미국의 스텔스 무인기 포획 사건이다. 당시 이란에서 CIA의 정찰 임무를 수행중이었던 RQ-170 센티넬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시착하여 포획되었다. 미 정부는 시스템 오작동으로 추락하였다고 발표했으나 이란이 이후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나포된 기체에는 손상된 부분이 거의 없었다. 이란이 전파교란 등으로 무인기를 사로잡았을 수 있다. 심지어 한 이스라엘 군사정보 사이트에서는 이란의 전자전 부대가 무인기 자체는 물론이고 CIA 본부의 무인기 통제센터까지 해킹하여 센티넬을 포획했다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무인기는 타 세력에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유사시 자폭 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센티넬이 거의 아무런 손상 없이 이란에 의해 포획될 때까지 통제대에서는 자폭 지시를 내리지 못했다. 해당 사이트의 보도가 그저 허무맹랑하게만 들리지는 않는 이유이다.

여전히 미비한 우리 군의 대비

만일 우리나라가 이스라엘과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단 나흘 만에 4천 4백만 회의 공격을 받거나 매우 강력한 수준의 전파교란을 받는다면 우리 군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에 대해 알려진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북한의 IT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달해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 군은 2009년에 정보본부 예하로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고, 2011년에 이를 국방부 직할부대로 변경하였다. 그러나 그 규모가 500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수준이다.

 

기술의 발전은 전쟁 또한 변화시켜 왔다. 이번 가자 교전은 사이버전의 양상이 양적 팽창은 물론이고 질적인 확장까지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SNS로 보다 촘촘히 연결된 사회관계망에 전쟁이라는 ‘컨텐츠’가 섞이자, 어디까지가 사이버공격이고 어디까지가 공보활동인지가 불분명해졌다. 각자의 입장을 변호하는 메시지를 웹에 올리는 행위는 분명 공보활동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페이스북 계정을 해킹하여 거기에 자기 세력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게시하는 행위는 어떠한가? 상대방 정부의 웹사이트를 해킹하고 자신들이 해킹을 했음을 당당히 과시하는 행위는 또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사이버공간에서는 모든 것이 공개되어 순식간에 대다수에게 전시된다. 모든 공격 하나 하나에 심리전적 속성이 부여되어 있다고 볼 필요가 있다. 사이버전에 보다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가 더 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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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디펜스21+ 기자
우리나라 공군 최초의 패트리어트 작전장교(TCO) 중 하나. 번역서로 <우정의 가치(까만양)>, <실비오 게젤의 경제학의 정신(인카운터)>이 올해 출간 예정.
이메일 : subin.b.kim@gmail.com 트위터 : @delcinabro
블로그 : http://plug.hani.co.kr/thew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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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 요구'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

"내가 새해예산안 발목잡았다고? 오히려 좋다"

[스팟인터뷰]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 요구'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

13.01.02 21:24l최종 업데이트 13.01.02 21:24l
선대식(sundaisik)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박근혜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인가"라고 반문하며 "박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에 진정성이 있다면, 즉각 공사를 중단시키고, 70일 동안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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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치 보수언론에는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2013년 예산안 발목잡기의 주범이라는 비판 기사가 실렸다. 장하나 의원을 비롯한 '제주해군기지 6인방'이 2010억 원의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원안 통과라는 여야 원내대표단 합의에 딴죽을 걸면서, 결국 새해 예산안이 해를 넘겨 통과됐다는 것이다.

장하나 의원은 342조 원의 새해 예산안 처리를 막은 '나쁜 국회의원'이 됐다. 실제 그는 지난해 마지막 날인 31일부터 새해 예산안이 통과된 1일 오전까지 제주해군기지 예산 삭감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3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예산 삭감 주장 기자회견을 했고, 이날 밤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는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통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1일 새벽 내내 분주하게 움직이던 장 의원은 새해 예산안 통과 직전, 본회의 반대토론에 나섰다. 그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절차적 해결과 철저한 검증은, 한국사회에서의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국책사업이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 논리보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입각해서 다뤄질 수 있는 첫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사 강행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

하지만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은 결국 통과됐다. 그래도 성과를 얻었다. '군항중심 운영 우려 불식, 15만 톤 크루즈선박 입항가능성 철저한 검증, 민군 항만공동사용 관련 협정서 체결 등을 70일 이내에 이행하여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한다'는 부대 의견을 단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공사 중단'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공사는 중단되지 않았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은 2일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대 의견이 공사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은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공사 강행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하나 의원은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박근혜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인가"라며 "박근혜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에 진정성이 있다면, 즉각 공사를 중단시키고, 70일 동안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 언론에 의해 새해예산안 발목잡기 주범으로 꼽힌 것에 대해 "오히려 좋다"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사람들이 신문을 보면서 '제주해군기지 사업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할 것 아니냐, 계속 이슈가 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새 정부의 예산에 딴죽걸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국민의 뜻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은 싸울 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의 비판은 민주통합당 지도부에도 향했다. 그는 "박기춘 원내대표와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수 반대 의견을 누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협상 의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하거나 노동자·영세상인을 만나 '선거에 져서 죄송하다, 포기하지 마시라, 같이 하겠다'고 말하는 게 쇄신"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와 장하나 의원의 일문일답이다.

"박근혜, 국민대통합 진정성 있다면 공사 중단시켜야"

1일 새벽 새해예산안 통과 직전, 반대토론에 나섰던 장하나 의원은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절차적 해결과 철저한 검증은, 한국사회에서의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국책사업이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 논리보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입각해서 다뤄질 수 있는 첫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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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부대조건에 대해 '검증하는 동안에는 공사를 중단한다'는 해석이 상식이다. 경찰도 범죄 현장을 안 건드리고 수사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1월 1일 오후 8시부터 공사가 24시간 진행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사업단 공사관리실장 윤석한 대령은 '지금까지 선공사 후 예산을 집행해왔다, 관행상 별 문제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내가 기업에서 있어봐서 아는데 공사를 먼저하고 나중에 대금을 받는 것은 불법 공사다, 그렇기 때문에 예산 집행이 중단된 상태에서의 공사는 불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즉각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공사 강행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다."

- 새누리당이 합의를 깬 것인가?
"새누리당은 처음부터 검증할 의지가 없었다. 지난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을 통과시면서 15만 톤 크루즈선박 입항 가능성 검토 등 5개 권고사항을 부대의견으로 첨부했지만,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부대 의견은 당시와 달리 권고사항을 70일 이내에 이행해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하도록 못 박았다. 민주통합당은 이를 '검증기간 동안 공사 중단'으로 이해했다."

- 합의가 깨진 것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포함돼있다고 보나?
"박근혜 정부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이 불법이라도 사업을 몰아붙일 것이다. 사실,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대통합이나 신뢰와 원칙을 얘기하지만, 믿어본 적이 없다. 국민대통합이라는 단어 뜻을 모르거나, 신뢰와 원칙도 말뿐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당선인이 진정성이 있다면, 공사를 중단시키고 70일 동안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 2013년 예산은 '박근혜 예산'이 아닌가."

-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장하나 의원 등 일부 민주통합당 의원 때문에 깨져, 예산안이 해를 넘겨 처리됐다고 비판했다.
"제주해군기지 예산 삭감이 민주통합당 당론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는 공사중단과 전면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해 12월 30일 민주당은 예산 삭감을 새누리당에 제안하기도 했다. 보수언론이 비판하는데, 오히려 좋다. 사람들이 신문을 보면서 '제주해군기지 사업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할 것 아니냐. 계속 이슈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새 정부의 예산에 딴죽 걸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런 룰이 어디 있나?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을 대신하는 것 아니냐.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민주통합당 의원들, '석고대죄' 절할 시간에 현장에 가야"

민주통합당 정청래·장하나 ·진선미 의원이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일 새벽 국회는 제주 해군기지 예산 2009억원을 원안대로 승인하는 대신 70일 간 공사중단에 관한 부대 의견을 걸어 예산을 집행토록 했다"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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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자정 직전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원안 통과라는 여야 원내대표단의 합의에 대해 반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분위기가 어땠나?
"의원 12명이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택시법'이나 '유통법' 개정안에 대해 발언을 한 의원이 2~3명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원안 통과 합의에 대한 비판이 아주 컸던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자체를 반대한 의원도 있었고, 본회의 직전에야 합의 내용을 의원들에게 통보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이에 대해 사과했다."

- 부대 의견이 달렸지만, 결국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이 통과됐다.
"박기춘 원내대표가 큰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의원이 몇 명 안되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서 반대 의견을 누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협상 의지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또한 박기춘 원내대표나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도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스터디가 많이 안됐기 때문에, 협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원내대표단에 '검증 기간 1~2달은 의미 없다'고 얘기했지만, 70일로 합의해왔다.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물론, 협상이 어려웠던 측면도 있었다."

- 민주통합당이 '우클릭'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민주통합당을 두고 '우클릭 해야 한다', '너무 왼쪽이고 진보적이다'라고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후보의 대선 공약집이나 당 정강정책을 보면, 진보정당 만큼이나 진보적이다. 만약 앞으로 뽑힐 비상대책위원회가 '우클릭'해야 한다고 말하면, '누가 해당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냐'고 따지겠다."

- 민주통합당은 어떻게 쇄신해야 하나?
"의원들이 '석고대죄' 한다며 절을 할 시간에 현장에 가야 한다. 송전탑에 올라간 사람들이 진짜 '멘붕'이다. 국회의원들이 '멘붕'되면 어떻게 하나. 선거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노동민주화, 보편적 복지를 말하지 않았느냐.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하거나 노동자·영세상인을 만나 '선거에 져서 죄송하다, 포기하지 마시라, 같이 하겠다'고 말하는 게 쇄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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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미룰 수없는 절박한 과제”

 

김정은 원수 798자에 새긴 조국통일 방향?
 
“더는 미룰 수없는 절박한 과제”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1/02 [11:59] 최종편집: ⓒ 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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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일 세계의 눈과 귀가 평양으로 쏠렸다. 김일성 주석 서거 이후 중단 되었던 북 최고 지도자의 육성 신년사를 듣고 보기 위해서다.

북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육성을 통해 발표한 새해 신년사는 1994년 1월 1일 김일성 주석의 마지막 연설이었다.

한해를 결산하고 한 해 동안 나라의 정책과 시책, 경제문제들의 과제를 제시하는 신년사는 김일성 주석 서거 이후에는 로동신문과 조선인민군보, 청년전위 등의 3개 신문이 발표하는 ‘공동사설’로 바뀌었다.

그러나 김정은 원수 출범 이후 첫 육성 ‘2013년 신년사’가 발표 되어 내외의 커다란 관심을 모은 것이다.

국내의 방송과 신문은 김정은 원수의 신년사가 발표되기가 무섭게 “김정은 제1비서 육성 신년사 발표” “김정은 원수 남북대결 해소해야” “김정은 제1위원장 공동선언 이행해야” 등의 제목으로 자막방송이나 언터넷을 통해 신속히 보도했다.

국내외 언론들의 주요 관심사는 남북관계와 대미관계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정세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는 북의 대남, 대미 정책이 향후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육성으로 발표한 '798자로 구성 된' 김정은 원수(조선)의 대남 통일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의미를 담고 있을까 분석 해보기로 한다.

김정은 원수의 신년사 중 조국통일 부분은 “조국통일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민족최대의 절박한 과제이며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필생의 염원이고 유훈”이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이는 2012년 공동사설에서 밝힌 “조국통일의 확고한 토대가 마련되어 있고 애국열의에 불타는 7천만 겨레가 있기에 민족의 세기적 숙망은 머지않아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는 발언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즉 올해의 신년사에서는 조국통일을 “더는 미룰 수없는 민족 최대의 절박한 과제”라고 언급해 2012년 “민족의 세기적 숙망은 머지않아 실현 될 것”이라는 공동사설과는 시기와 중요성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진다.

김정은 원수는 두 번째 단락에서 “민족의 어버이이시며 조국통일의 구성이신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께서는 민족분열의 고통을 누구보다 가슴아파하시며 우리 겨레에게 통일된 조국을 안겨주기 위해 한평생 온갖 노고와 심혈을 다 바치시어 나라의 자주적통일과 평화번영을 위한 튼튼한 토대를 마련해주시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대 지도자들의 유훈을 관철 할 것을 강조하는 것인데 작년과 달리 ‘노고와 심혈을 다 바쳤다.’는 문안이 첨가되어 유훈관철의 의지를 높인 것으로 풀이 된다.

김정은 원수의 “우리는 위대한 대원수님들께서 조국통일 성업에 쌓아올리신 불멸의 업적을 견결히 옹호고수하고 빛내어 나가며 절세위인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민족최대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반드시 실현하여야 합니다.”라는 세 번째 단락 역시 선대 지도자들의 숭고한 역사적 위업을 실현 할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다.

네 번째 단락은 “올해에 온 민족이 단합하여 거족적인 통일애국투쟁으로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아야 합니다.”라는 내용으로 2012년 공동사설 조국통일부분의 결론에 해당하는 “조국통일운동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올해에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어놓아야 할 것”라는 부분에 비해 ‘돌파구’가 ‘전환적 국면’으로 발전해나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섯 번 째 단락을 살펴보면 “나라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라는 부분은 한국 언론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룬 내용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남쪽 언론들은 바로 이어 지는 “지나온 북남관계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동족대결로 초래 될 것은 전쟁뿐입니다.

남조선의 반통일 세력은 동족대결정책을 버리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의 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라는 여섯 번째 단락을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고 있다. 이는 박근혜 차기 정부와 남녘 동포에게 보내는 조선의 화해와 단합을 통한 통일 메시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왜 공중파를 포함한 종편은 물론 거의 모든 언론에서 여섯 번째 단락을 게재하지 않았을까? 이는 국민들에게 북은 호전적 도발 세력이며 남은 대화와 협력을 중단없이 추진하고 있다는 그간의 보도를 감춤과 동시에 북의 정확한 의도를 보여 주기 싫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조선은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 이후 지속 된 대북적대정책으로 일관한 한국 정부와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신년사를 통해 화해와 협력을 통한 통일의 길을 제시한 것은 박근혜 차기정부에게 이명박 정부의 대결정책을 고수할 것인지 대화와 협력을 통한 통일의 길로 나설지를 선택 하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본다.

또한 남녘 동포들에게는 동족대결정책은 전쟁이라는 불행을 가져 오지만 화해와 협력은 평화와 통일을 담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발언이라 하겠다.

일곱 번 째 단락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북남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전제입니다.”라며, 여덟 번째 단락에서는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새 세기 민족공동의 통일대강이며 평화번영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투쟁을 적극 벌려나가야 할 것입니다.”라고 이어갔다.

이는 한국의 박근혜 당선자가 남북교류와 대화협력의 전제 조건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사과, ‘핵 포기’로 내건 것과 차이가 있어 남북관계가 쉽게 풀릴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다만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보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의 경우 국내외적으로 많은 논란이 제기 되고 있는 만큼 남북 정상이 합의한 6.15와 10.4 정신을 기본 전제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이 지점이 박근혜 차기정부가 전환적 자세로 남북 관계를 풀어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건적 문제로 되는 것이다.

만일 박근혜 차기 정부가 이명박 정부처럼 반북 대결정책을 변함없이 고수한다면 전쟁이라는 참담한 결과도 배제 할 수 없다는 것이 여섯 번째 단락으로 유의하지 않을 수 없다.

아홉 번째 단락은 “조국통일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조국통일의 주체는 전체 조선민족이며 온 민족이 힘을 합치면 이 세상 못해낼 일이 없습니다.”라며 “북과 남, 해외의 전체 조선민족은 민족우선, 민족중시, 민족단합의 입장에 서서 전민족적위업인 조국통일의 대의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고 지향시켜나가야 합니다.

전체 조선민족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 침략과 전쟁책동을 단호히 반대배격하며 조국통일을 방해하는 그 어떤 행위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우리민족끼리 정신인 자주적 통일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이 단락은 2012년 공동사설에서 직접적으로 ‘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것과는 다르게 ‘지배와 간섭’ ‘침략과 전쟁 책동’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언론은 이 번 신년사가 미국에 관한 대미정책에 관한 내용이 빠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직접적으로 미국을 언급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북이 ‘외세’로 지목하는 국가가 어떤 국가이겠는가? 결국 북은 신년사를 통해 한국에 배치된 미군과 전쟁 무력, 한미일 군사행동은 물론 미국의 국회와 유엔에서 거론하는 북핵, 인공위성 발사, 북 인권, 미정보기관의 활동 등 일체의 대북적대 행위를 배격하고, 통일에 난관을 조성하는 어떤 행동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대미 압박의 정도가 더 심화 되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김정은 원수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조국통일의 앞길에 그 어떤 시련과 난관이 가로놓인다 하여도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삼천리강토위에 통일되고 번영하는 강성국가를 기어이 일떠세우고야말 것입니다.”라고 결론지었다.

열 번째 단락에서 밝힌 김정은 원수(조선)의 조국통일에 대한 2013년 결론은 “삼천리 강토위에 통일되고 번영하는 강성국가 건설이다. 조선의 조국통일에 관한 2013년도 의지는 이렇게 밝혀졌다.

중요한 것은 차기 한국정부는 김정은 원수가 798자의 글자속에 세긴 조선의 통일정책 대남정책 의도를 확실하게 파악하여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며 이보다 더 중요 한 것은 남과북, 해외동포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조국통일의 성스러운 과제를 이루겠다는 마음과 자세, 실천이 필요하다고 본다.

부디 2013년도 한반도에 분열과 전쟁의 고통과 긴장이 사라지고. 평화와 통일의 민족적 대업이 성취되는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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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가들 가슴에 불지르지 말라 / 박범신

[기고] 작가들 가슴에 불지르지 말라 / 박범신

등록 : 2013.01.02 19:21수정 : 2013.01.02 21:06

 

박범신 소설가·상명대 석좌교수

 

나는 현실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살려고 노력해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그랬다. 내 안의 단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때마침 낙향해 지내면서 나의 삶을 총체적으로 성찰해 보고자 하는 시기였고, 정파에 따라 세상이 두 토막 세 토막 나뉘어 싸우는 것도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37명에 달하는 후배 작가·시인을 범죄자로 몰아붙이는 최근의 사태를 보고는 솔직히 뒷짐지고 있었던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후회했다.

 

젊은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신문에 게재한 광고는 “검은 연기”로 타오른 철거민, 내쫓긴 언론인들을 비롯한 고통받아온 많은 사람들의 경우를 열거하면서, 지난 몇 년 우리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전제하고, 동시대인의 “고통”을 지켜볼 수만은 없으니 이제 “정권교체”를 해야겠다는 것이다. 특정인, 특정 정파를 지지한다는 말은 없었다. 다만 “삶의 가치가 높아지는 세상”을 위한 진정성 넘치는 비전을 “정권교체” 화두로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선관위는 실정법을 들어 이를 검찰에 고발했다.

 

현대문학은 고통과 상처를 그 자궁으로 삼고 출발했다. 모든 작가는 시대의 고통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윤동주는 심지어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쓰지 않았던가. 고통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는 이미 작가가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컨대 137명의 작가들은 마땅히 제 몫의 할 일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법치주의의 최종적인 꿈은 더불어 사는 완전한 민주주의 실현일 것이다. 알다시피, 정파적 가름과 그 배타성의 바이러스는 이미 온 국민을 감염시켰다. 대선 주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국민통합’을 부르짖고 나온 것도 더 이상 이런 분열을 방치한 상태에선 상생을 위한 민주주의의 꿈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걸 절실히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부터 거짓말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대통합’의 캐치프레이즈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근간이 될 것이고, 이는 모든 국민이 하나같이 염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관계당국이 이 염원에 재를 뿌리면,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박근혜 정부의 짐이 될 게 뻔하다.

 

지난번 총선에서 나도 투표한 뒤 ‘인증샷’을 보내주면 선착순으로 사인본 책을 보내준다고 했다가 선관위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그 ‘경고’ 처분은 나를 조금도 반성시키지 않았다. 단언하건대, 이번 경우도 그럴 터이다. 벌써부터 작가들은 벌금 처분이 나와도 “몸으로 때우겠다!”며 벼르고 있다. 137명 모두 한국문학의 내일을 짊어질 유망한 작가들이다. 그들이 모두 유치장에 간다면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될 것은 물론이고, 자기성찰의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나 같은 사람까지도 유치장 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게 될지도 모르며, 수많은 독자들도 아마 같은 마음일 것이다.

 

작가는 말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들의 발언을 ‘처벌’만으로 다스리려는 행위는 결단코 성공할 수 없다. 좋은 권력은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여 작가들의 선언처럼 “이 세계를 원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버려야 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시대”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권력이다. 정치검찰이라고 비난받아온 검찰이 혹시 이로써 권력자의 눈에 들고자 오판하여 ‘엄한 처벌’을 획책한다면 작가들의 ‘발언’은 그로부터 더 거대해질 것이다.

 

박범신 소설가·상명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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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초기 로드맵을 잘 짜야 한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1/02 10:12
  • 수정일
    2013/01/02 10:1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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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초기 로드맵을 잘 짜야 한다
<칼럼>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성공할까? -정창현
 
 
2013년 01월 01일 (화) 00:03:09 정창현 tongil@tongilnews.com
 
정창현 (<민족21> 대표, 국민대 겸임교수)


2012년 남과 북, 한반도 주변 4강에 모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다. 6개국의 새 리더십이 확정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새판짜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북한의 위성(로켓)발사에 대한 각 국의 대응이 동북아 정세를 새로 짜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존 케리 신임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전략적 관리’에서 ‘전략적 개입’으로 대북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월 말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가 현재보다는 탄력적인 대북정책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제재국면’이 종료되면 한반도 정세가 점진적으로 해빙기로 접어들 것이란 희망적 관측도 나온다.

남북관계 개선 속도와 폭이 핵심변수

물론 이 전환의 속도와 폭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맞물려 있다. 한 축은 박근혜 정부의 남북대화 복원 조치이며 다른 축은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다. “대화에 전제조건이 없다”면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하자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밝힌 박근혜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대북접근법을 취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이 대화재개를 놓고 장기간 기싸움을 할 수도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나 5.24 조치 해체 등 남북 간에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경색된 남북관계의 개선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경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위태롭게 되고, 자칫 동북아 정세의 변화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이것이 한반도비핵화 및 평화협정 논의와 맞물려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될지 남과 북의 선택이 주목되는 이유다.

박근혜 정부는 정권의 속성상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신중한 대북접근을 견지하는 보수색채의 외교정책과 대북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다만 이명박 정부와는 어느 정도 차별성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북정책의 기본방향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착을 제시했다. 남북 간 신뢰와 균형, 북의 비핵화가 3대 키워드다.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이뤄지면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 방안으로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 세부 내용은 북의 자생력 제고를 위한 전력.교통.통신 분야 등에 대한 인프라 구축, 국제금융기구 가입 및 국제투자 유치 지원, 라선 특구 등 북의 경제특구에 대한 진출 모색, 남북중.남북러 협력을 통한 3각 협력 강화 등이다. 또한 정치적 상황과 구분해 인도적 문제의 지속적 해결을 추구키로 하고 대북지원의 투명성 제고, 영유아 등 취약계층 우선 지원, 이산가족 문제의 실질적 성과 도출 등을 약속했다. 신뢰 형성을 위해 남북 간 대화에 전제조건을 달지 않고 남북관계에 필요하다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체로 무난한 정책방향이다.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은 7.4공동성명과 6.15선언, 10.4선언에 담긴 평화와 상호존중의 정신을 존중하면서도 세부 사항은 현실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핵문제의 해결 수단으로는 억지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북핵협상의 다각화, 남북 간 실질적 협의 추진, 한.미.중 3자 전략대화 가동 등을 제시했다. 북한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국군포로와 납북자 귀환 역점 추진, 북한 인권법 제정 등도 약속했다. 이명박 정부와 큰 차이가 없다.

전임 정부와 비교할 때 차별성과 연속성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제시된 대북정책 공약을 보면 이명박 정부와는 차별성을 보이고 있지만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혼재해 돼 있어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둘지 가늠하기 어렵다. 역시 관건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첫 번째 화두로 무엇을 삼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이와 관련해 새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당시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07년 조직된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회는 북측과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한 특사의 대통령 취임식 파견을 협의했다. 그러나 최종 조율도 되기 전에 이 사실을 인수위 관계자가 언론에 공개하는 바람에 무산돼 버렸다. 5년 간 남북관계 악화의 출발점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통일안보 분야 책임자들의 잇단 강경 발언도 문제였다. 2008년 3월 하순에 취임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사업을 확대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군 고위관계자는 대북 선제공격론을 폈다. 얼마 후 북측은 남북당국 간 대화 중단을 발표하고, 4월 1일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함으로써 남북관계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6월 말이 돼서야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이 발표됐지만 이때는 이미 남북 간 신뢰가 무너지고 있을 때였다.

박근혜 정부도 대선공약을 통해 대북정책의 방향은 제시했지만, 구체화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남북대화 복원을 시도하려면 대북정책의 기본방향이 확정될 때까지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대화의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북한은 남측에서 인수위원회가 구성되면 중국 베이징에서 남북간 실무접촉을 갖자는 입장이고, 이러한 입장은 우리 당국에도 간접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이 접촉을 통해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박근혜 정부의 기본입장을 타진하고, 향후 5년 간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기본틀을 협의하길 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 의지가 있다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 및 조정, 남북정상회담의 방향 등 굵직한 현안들을 이 접촉에서 충분한 협의를 통해 잘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간 첫 사업으로 할지, 유라시아 경제협력을 위한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및 가스관 연결 사업을 먼저 할 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세워야 한다.

남북간 실무접촉이 성공적으로 이뤄 질 경우 그 내용을 2월 취임사와 공식 대북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럴 경우 상반기 내에 남북간 특사교환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해야 남북 실무접촉→특사 교환→첫 남북사업(행사)→당국간 대화 복원으로 이어지는 남북간 신뢰 회복의 첫 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둘째로 남북관계와 비핵화문제를 분리해 남북대화와 비핵화 6자회담, 양자 또는 다자간 평화협정 논의가 선순환구조를 갖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미국과 협의해 지난해 2월에 있었던 북미간 ‘2.29합의’가 복원될 수 있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북핵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없는 문제로 6자회담을 통해 북.미관계 정상화과정과 맞물려 추진돼야 한다는 일관된 정책기조를 확립해야 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처럼 ‘북 붕괴론’, ‘북 체제위기론’에 현혹돼 단기간에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대북정책을 펴게 되면 남북관계를 파탄시킨 이전 정부의 전철을 다시 밝을 수밖에 없다.

대화의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남북관계에 신뢰가 쌓이고 여기에 북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국제사회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단계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또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을 연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선(先) 북핵문제 해결, 후(後) 남북대화’ 노선은 이미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실패한 것이 확인됐다. 남북관계와 북핵문제는 동시 병행으로, 또는 ‘정책적 분리와 전략적 연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새 정부는 실패한 정책을 답습할 것이 아니라 남북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통해 새롭게 대화의 틀을 마련한 후 북한의 반응에 따라 정책 대응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해 대화 없이 강경대응하고, 이에 반발해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박근혜 정부 또한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내기가 어렵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셋째로 대북접촉과 남북 특사 교환이 지체될 경우 대북 인도적 지원, 이산가족 상봉, 사회문화분야의 교류 활성화 등을 통해 신뢰 형성을 위한 기초를 놓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과거 정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장 반발이 적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대북 인도적 지원조차 집권 초기에 성사, 이행하지 못한다면 다른 남북 협력사업 추진은 더욱 어려워진다.

남과 북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공동 자원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특구와 자원개발을 우선적으로 남측과 진행할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남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남북이 공동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물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의 대남정책, 미국의 대북정책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남북대화가 복원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호응과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은 <공개질문장>을 통해 박근혜 후보에게 대북정책에 대한 기본 입장과 남북관계 개선을 어떻게 해나갈지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일단 북한은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며 비공개 남북 접촉을 통해 박근혜 당선인의 정책 방향을 평가할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은 2013년 신년 공동사설에서는 원칙적인 입장만 표명하고, 박근혜 정부의 구체적 대북정책이 나올 때까지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북한도 올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서 큰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고, 남측의 대북정책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해 12월 25일 한반도 정세에 대해 “표면상의 현상 유지는 오래가지 못하고 2013년에는 정세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며 “조선(북)의 강성국가 건설 노정도는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상정하고 있는 것만큼 대외관계에서는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협조와 상생을 추구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 재선 직후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면 언제든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는 대화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결국 북한의 입장은 남과 미국에게 집권 초기에 ‘통큰 대화’를 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다만 북한의 위성 발사에 따른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계속 추진되고,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의 성탄절 등탑 점등 행사 등 북한을 자극하는 남측의 행동이 계속될 경우 한반도 정세에 냉기류가 강해져 박근혜 정부의 초기 남북관계가 갈등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 특히 북한이 지속적으로 위성 발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남북대화와 비핵화 6자회담, 양자 또는 다자간 평화협정 논의를 선순환구조를 조기에 정착시키지 못할 경우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과 마찬가지로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 질 것이다.

조심스럽게 전망을 해보자면 적어도 대북정책, 대중외교에서는 이명박 정부와는 다른 리더십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집권 초기에 ‘남북간 신뢰 회복의 첫 단계’는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대화와 비핵화 6자회담, 평화협정 논의가 맞물려 상호 촉진되는 선순환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남북관계 개선의 속도와 폭, 북.미간 현안에 대한 조정력,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의지 등이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한신대, 방송대, 상명대 등에서 강의했다. 1994년 중앙일보 현대사연구소(통일문화연구소)에 전문기자로 입사해 10년간 주로 남북 현대사, 남북관계 분야 기획연재를 담당했다.

KBS "현대사 다큐멘터리 극장",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등의 방송프로그램에 자문으로 활동했으며, 통일부.국가기록원 자문위원과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역사연구회에서 활동하며 『한국현대사』(1~4),『한국역사』,『한국역사입문』등의 집필작업에 참여했다.

저서로 『곁에서 본 김정일』,『인물로 본 북한현대사』,『변화하는 북한 변하지 않는 북한』,『북한사회 깊이 읽기』,『북녁의 사회와 생활』,『CEO of DPRK 김정일』,『KIM JONG IL of NORTH KOREA』,『남북현대사의 쟁점과 시각』 등을 출간했다.

공저로 『발굴자료로 쓴 한국현대사』,『실록 박정희』,『WWW.한국현대사.com』,『남북정상회담600일』,『朝鮮半島のいちばん長い日』, 『박병엽증언록1-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탄생』,『박병엽증언록2-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등이 있다.

현재 (주)이제이컨설팅 대표, 국민대 교양과정부 겸임교수,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집행위원, 경실련 통일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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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지옥문은 닫히지 않았다!

후쿠시마 지옥문은 닫히지 않았다!

[초록發光] 3·11 이전으로 돌아가는 일본

장영배 공공연구노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지부장(후쿠시마)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1-02 오전 10:46:54

 

2012년 9월 중순부터 일본에서 연수 중인 나는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소속 후쿠시마 시청직원 노동조합의 초청으로 12월 10일과 11일에 후쿠시마 지역을 방문했다.

12월 10일 오후 신칸센으로 도쿄를 출발하여 약 1시간 30분 후에 후쿠시마 시에 도착하였다. 며칠 전에 눈이 내린 듯한 날씨는 제법 쌀쌀했다. 도착해서 바로 후쿠시마 시청직원 노동조합의 연구 모임('연구집회')에 참석하여,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한국 사회의 변화'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기회를 가졌다. 조합원들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한국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 했다.

12월 11일에는 후쿠시마 시청직원 노동조합의 안내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주요 피해 지역의 하나인 미나미소마 시를 방문했다. 미나미소마 시는 전체 면적의 3분의 1 정도가 '경계 구역'(대규모 핵발전소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로부터 20킬로미터 이내의 지역)에 포함되어 있고 그 이외 지역 상당 부분도 '계획적 피난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오후 1시경 미나미소마 시청에 도착하여 미나미소마 시청직원 노동조합의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우선 오염 제거와 복구 작업 현황을 놓고 말문을 열었다. 우선, '경계 구역' 내부의 오염과 잔해 제거나 복구 작업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지진, 쓰나미, 핵발전소 사고 당시의 피해 상태 그대로라는 것이다. 경계 구역을 벗어난 지역도 잔해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언제 시작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방사능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오염과 잔해 제거 작업이 더 늦어지고 있으며, 잔해를 모두 치우는 것만 해도 아무리 잘 해도 3~5년 걸릴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진, 쓰나미, 핵발전소 사고로 이 지역의 산업 기반(농업, 어업, 제조업)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교육, 의료, 복지 등 공공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될 수 없다고 한다. 핵발전소 사고 당시 미나미소마 시에는 7만3000여 명이 살고 있었는데, 그 중 6만여 명이 피난을 갔고 나머지도 대부분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경계 구역 외부에서 가설 주택, 친지의 집, 월세 등으로 살고 있다. 피난민들을 위한 가설 주택은 미나미소마 시에 약 3000세대가 있으며 계속 짓고 있다.

미나미소마 시청을 나와 피해 지역을 직접 보기로 했다. 핵발전소 사고 피해 지역에 가까워질수록 도로는 더욱 한적해졌고, 한동안 우리가 탄 차만 달리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가 가 본 곳은 미나미소마 시의 오다카(小高) 구(區) 였다. 이곳에는 핵발전소 사고 당시 약 1만3000명이 살고 있었는데, 핵발전소 사고로 모두 피난을 갔다. 이 중 40퍼센트는 미나미소마 시에, 나머지 60퍼센트는 미나미소마 시나 후쿠시마 현을 벗어난 지역으로 피난을 갔다.
 

▲ 지진에 의한 쓰나미로 파괴된 미나미소마 시 오다카 구 해안의 방파제. 이 방파제를 따라 남쪽으로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가 있다. ⓒ장영배

약 3600세대 중 500여 세대가 쓰나미로 완전히 파괴되었다. 해안가 근처의 집들은 괴멸되어 집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고, 1층이 기둥만 남고 뻥 뚫려 버린 2층 집들은 쓰나미가 어느 높이까지 들어왔는지를 알려주었다. 쓰나미는 약 10미터 높이(전봇대 높이)로 해안가 주택과 마을을 덮쳤다고 한다. 바닷물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들어오는 듯 했다고 한다.

▲ 쓰나미가 덮친 오다카 구 해안 마을에 남아 있는 집터. 이 집터는 해안에서 약 200미터 떨어져 있다. ⓒ장영배

오다카 역으로 길게 이어지는 오다카 구의 상가 지역은 사람이 전혀 없는 버려진 도시였고 모든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쓰나미에 밀려 논밭에 쳐 박힌 차량과 생필품이 아직 치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도 있었고, 잔해물 더미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 지진과 쓰나미로 부서진 가옥들은 해체 중이었고, 아직 해체되지 않은 무너진 가옥들도 여러 채 보였다. 오다카 구 전체가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도시처럼 보였다. 경계 구역 외부가 이런 모습이니 경계 구역 내부는 훨씬 더 참혹한 모습일 것이다.

▲ 오다카 구 상가 지역. 아무도 다니지 않는 텅 빈 거리가 되었고 모든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장영배

무거운 마음으로 오다카 구를 벗어나서 피난 주민들이 살고 있는 '가설 주택'을 보려고 미나미소마 시로 출발하였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800여 명의 오다카 구 피난 주민들이 살고 있는 목조 가설 주택 단지였다.

이 가설 주택 단지를 둘러보던 중 이곳에 사는 피난 주민 한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와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느냐고 물었다. 그는 곧 가설 주택 단지의 회의실(커뮤니티 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로 우리를 안내하였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 피난 주민들을 위한 미나미소마 시의 목조 가설 주택 단지. ⓒ장영배

본인을 71세의 '이누이'라고 밝힌 이 분은 오다카 구의 구청장을 역임한 분이었다. 그는 집이 경계 구역 내에 있어서 강제 퇴거 당하였다고 했다. 퇴거하지 않으면 10만 엔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했으며, 경찰이 강제로 퇴거시켰다고 했다. 그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울분을 토로했다.

"우리는 너무 억울하다. 우리는 아무 잘못도 없다. 정신적, 물질적, 육체적으로 너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는 피해자이고, 도쿄전력이 원인 제공자이자 가해자이다. 국책으로 핵발전소를 허가하고 추진한 일본 정부도 가해자이다. 핵발전소가 없고 자연 재해(지진과 쓰나미)만 있었다면 피해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가해자로서 생활 재건과 복구의 책임을 져야 하는데, 대답이 없다."

▲ 피난 주민들을 위한 목조 가설 주택 건물의 내부 복도. 양쪽에 보이는 문마다 한 세대씩 살고 있다. ⓒ장영배

지진과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방사능 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특히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에 가까운 후쿠시마 현의 해안 지역은 쓰나미 피해의 직격탄을 맞았고, 거기에 더하여 고농도 방사능 오염이라는 재앙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쓰나미로 큰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구출이 지연되었고, 더 나아가 피해 지역의 복구와 재건 자체가 곤란해지고 있다. 오다카 구 지역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이누이의 생각은 이렇다.

"오염 제거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 방사능이 완전히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 20~50퍼센트를 줄일 뿐이다. 바꿔 말하면 50~80퍼센트는 남아 있다. 또 방사성 물질이 산에 많이 쌓여 있다. 이것은 제거하기 어렵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피해 지역을 원상태로 복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 2011년 지진으로 붕괴된 오다카 구 상가 지역의 한 건물. 해체 철거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위험하니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장영배

방사능 오염은 원상 복구를 거의 불가능하게 한다.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주변의 고농도 오염지역에서는 피난이 불가피해 지역 커뮤니티 자체가 파괴되었다. 핵발전소 사고에 의한 방사능오염은 아주 장기간 계속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생활환경이 상실되어 버리게 된다. 이누이는 대를 이어온 고향이 붕괴되어 앞으로 다시 복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능 오염 때문에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다시 돌아오려 하지 않는다. 고향에 돌아오는 사람들은 주로 나이든 사람들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돌아오려 하지 않는다. 이는 세대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내 생각으로는 피난 주민들 중 약 20퍼센트 정도만 살던 곳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자치단체가 성립하기 어려울 것이고 먹을거리, 의료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멀리 외지로 나가야 할 것이기 때문에 생활 여건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핵발전소 사고 이전의 지역 커뮤니티를 어떻게 복구할 수 있겠는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피난민 생활도 큰 고통이다.

"강제 퇴거 시 살던 곳으로 곧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옷 몇 점 들고 집에서 나왔는데, 벌써 1년 9개월이 지났다. 이 가설 주택에 들어오기 전에 네 번 이사를 다녔다. 열 번 정도 이사 다니다가 이곳에 들어온 사람도 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과정이다. 가설 주택에 들어오기도 이렇게 어렵다. 그러나 이곳 생활도 많은 문제가 있다. 생업이 없어져 시간 여유가 많지만, 자기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몸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TV 보는 것으로 소일하는 경우가 많아 면역력이 떨어져 병드는 사람들도 나온다. 자기 힘으로 자기생활을 복구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데, 임시 대피 시설인 이곳에서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결국 중장기적 생활 대책을 도쿄전력과 정부가 책임지고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도쿄전력은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면서 사고 대책은 형편없었다. 핵발전소 사고 이후 사후 처리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피해 지역을 찾아와서 피해 주민들과 대화, 협의하여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러나 배상금 규모 등은 피해 주민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있다. 현재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 소송이나 재판은 너무 오래 걸려 우리가 죽은 후에나 재판이 끝날 수도 있다. 이것은 서로에게 불행한 일이다. 정부, 도쿄전력, 피해 주민들 사이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조직이나 기구가 있으면 좋겠다."

이누이는 정부와 도쿄전력에 대하여 자신의 절박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와 도쿄전력이 보상금 등 가능한 것,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밝혀라. 그래야 피해 주민들이 막막한 상황이지만, 스스로 앞날 설계를 할 것 아닌가? 지금처럼 막연하게 복구와 재건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핵발전소 재가동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나는 피해 당사자이다. 핵발전소 가동에 찬성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것도 똑같은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 가설 주택 단지 회의실에서 피난 주민의 절절한 심정을 들려 준 이누이(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오른쪽 끝과 왼쪽 끝은 오다카 구 피해 지역 방문을 함께 해준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간부들. ⓒ장영배

이누이와 한 시간 조금 넘는 면담을 마치고 동경으로 돌아가기 위해 회의실을 나섰다. 그가 살던 오다카 구의 처참한 모습이 그의 뒷모습과 겹치면서, 언제 끝날지 모를 피난 주민들의 고통이 더욱 아프게 느껴졌다. 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이누이의 고통은 정녕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가?

후쿠시마 현에 다녀온 닷새 후 12월 16일에 일본 중의원 총선거가 있었다. 자민당의 압승이었다. 2030년까지 '핵발전소 제로'를 추진했던 민주당 정부는 괴멸적 패배를 당했고, 더 신속한 탈(脫)핵발전소를 주장했던 사민당, 공산당, 미래당도 기존 의석의 수가 크게 줄었다. 이제 일본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의 핵발전소 정책 기조가 폐기되거나 크게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에서 다시 핵발전소 유지부활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의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은 다시 3·11 이전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장영배 공공연구노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지부장(후쿠시마)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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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무섭다"던 그... 손잡아주러 갑시다

5일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 '송전탑 농성장'에서 전하는 호소

13.01.01 21:03l최종 업데이트 13.01.01 21:42l

 

 

2009년 쌍용차 사태 때 직장을 잃은 한상균, 문기주, 복기성 세 사람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공장 옆 철탑에서 농성 중이다.
ⓒ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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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혹한의 칼바람과 영하 20℃를 넘는 추위 속에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이곳 평택 송전탑에 심장마저 얼어터질 것만 같은 비보가 전달되었습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 동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들려오는 죽음에 대한 소식에 철탑농성을 이어가는 동지들은 할 말을 잃어갔습니다.

사실 노동자들에게 이명박 정권 5년은 좌절과 절망과 죽음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자본천국', '노동지옥'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컴컴한 동굴 속에 갇혀 희망이라는 출구를 찾기 위해 버텨낸 시간이었습니다. 정부·국회·기업이 한통속이 된 자본의 카르텔의 벽을 온몸으로 항거했던 절규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삶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그러나...

그렇게 노동자들의 가슴엔 점점 절망만 쌓여가고, 온몸은 멍들고, 죽음은 이어져, 온 나라가 피 칠갑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은 노동자들의 목에 벌금·구속·수배·집행유예라는 족쇄를 채우고, 자본은 '손해배상·가압류'라는 쇠몽둥이로 온몸을 구타했습니다.

이어지는 죽음 앞에서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 제발! 어디라도 좋다, 한 사업장이라도 좋다, 그곳에 희망이라는 촛불을 밝혀 주었으면…. 꼭 쌍용차가 아니어도 좋으니 다른 사업장이라도 삶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새벽하늘을 바라봤습니다.

한진중공업은 2011년 60억 원이 넘는 주식배당금으로 돈 잔치를 벌이면서도 가까운 미래에 경영상의 위기가 올 것이라며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습니다. 이 부당하고도 비상식적인 처사에 분노한 많은 노동자와 양심 있는 시민들이 자발적 연대 '희망버스'를 타고 정리해고 철회를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5번의 희망버스 운행으로 한진중공업의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철회시키고, 1년이 지난 2012년 12월 해고노동자들을 복직시켰으나, 복직 3시간 만에 무기한 휴직으로 노동자들을 또 다시 공장 밖으로 내몰았습니다.

민주노조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사회적 합의였던 노사합의도 무시하고, 민주노조 조합원들을 부당노동행위로 탄압하고 손해배상·가압류 소송을 통해 겁박했습니다. 고 최강서 동지는 "듣도 보도 못한 158억 원…, 돈이 무섭다, 아니 자본이 싫다"며 민주노조 탄압과 장기휴업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생계의 어려움과 사측의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용노조로 돌아선 동료들에게 "돌아오세요, 어떻게 지킨 민주노조인데"라며 노예의 삶을 살지 말자고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버렸던 것입니다. 박창수·김주익·곽재규 3명의 열사들이 목숨을 던져 지켜왔던 민주노조를 또 다시 한 노동자가 목숨을 던져 지키고자 한 것입니다.

연대는 우리 모두를 살리는 희망입니다

묻고 싶습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자본의 착취와 탄압을 견디며 이렇게 죽음과 마주하며 살아가야 합니까? 가진 자들은 온갖 불법을 저질러도 용인되거나 보호받는데, 삶의 벼랑 끝에 서있는 노동자들은 누가 보호해주고, 이 죽음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손잡아줄 이 누구입니까?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의 연대가 불법파견 정규직화라는 대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현대자동차 정몽구를 처벌할 수 있고, 여러분들이 내미는 연대의 손이 동료의 죽음 앞에 좌절하며 희망을 놓아버린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구하고, 악질 경영인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과 이재용 사장을 처벌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런 하나된 목소리가 더 이상의 죽음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슴에 희망이라는 촛불을 품고 함께 손을 잡고 달려갑시다. 그런 희망의 촛불들이 모여 희망의 횃불이 되고 들불이 되면, 절망 속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계사년 새해 1월 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대한문 앞에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힘차게 시동을 걸고, 힘겹게 싸움을 이어가는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비탄에 빠진 부산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만나러 출발합니다. 함께 달려갑시다. 함께 모여 연대하고, 희망을 만들어봅시다.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도록 희망을 만들어 봅시다. 연대는 우리 모두를 살리는 희망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으로,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쌍용자동차 정문 앞 철탑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 중입니다.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 행사 문의 010-9667-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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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신들을 모두 불태워도 모자란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1/02 09:38
  • 수정일
    2013/01/02 09: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2013년 첫 포스팅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마음 에 담아두었던 얘기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민주당을 향한 마음 속의 칼날이었습니다. 경선과 대선 기간 내내 참았습니다. 보수는 누군가의 당선을 위해 똘똘 뭉치는데, 아무리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민주주의라 해도 선과 후, 그리고 때와 장소를 위해 참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을 해야겠습니다.

1월 1일 오전 7시 30분에 민주당 단배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단배식에는 127명의 소속 의원 가운데 단 40명가량만 참석했습니다. 아무리 예산안 처리 때문이라고 해도 정당 소속 30% 의원만 단배식에 참석한 모습을 보면 지금 민주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대선 결과에 따라 민주당은 침체와 반성의 분위기에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실제 민주당은 도대체 뭘 잘못하고 있는지, 아니 왜 그들이 국민에게 비난받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 국민만 바라보는 민주당의 선거 전략'

선거는 선거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판짜기와 중심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이런 전략가들이 부족했습니다. 아니 있다고 쳐도 전략의 실패는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단지 이번 대선뿐만 아니라 지난 4.11 총선부터 그런 모습은 끊임없이 나타났습니다.

단지 이번뿐만 아닙니다. 거슬러 올라가서 과연 야당이 의회권력이 존재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적이 언제였습니까? 17대 총선에서 152석을 차지한 때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시위와 17대 총선 결과,출처:오마이뉴스,

 


당시 17대 총선 전까지만 해도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에 밀려 3위도 겨우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힘입어 단숨에 과반수 152석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이 아니었다면 이런 결과는 절대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국민이 만들어준 152석을 가지고도 열린우리당은 재보궐선거에 다시 패배합니다. 이처럼 민주당은 국민이 겨우겨우 만들어준 힘이 없으면 자체적으로 선거에 계속 패배했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의 보수세력이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승리한다고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민주당의 몫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과 같은 사건이 있지 않고서는 매번 국민에 실망만 안기고 있습니다.


그것은 철저히 의회권력 정치판에서 제대로 정당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자, 선거 전문가들이 없어 이루어질 결과입니다.

분명 한나라당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위기를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겨냈습니다. 그것을 단순히 기울어진 경기장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정당은 권력을 잡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지, 그저 만년 야당으로 사는 데 필요한 집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거전략가가 왜 중요하고 필요했는지 잘 알려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짐 메시나 오바마 선거캠프 본부장'은 "2012년 11월까지 일할 예측모델 과학자 데이터마이닝 분석가 구함, 유일한 목표는 오바마 대통령 재선"이라는 구인 광고를 냅니다. 짐 메시나는 이미 선거 2년 전에 데이터 분석팀을 조직해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이자 소비자 구매 패턴을 분석해 슈퍼마켓 매출 상승에 기여했던 '레이드 가니'를 팀장으로 임명한 바 있습니다.

오바마 선거 캠프의 데이터 분석팀은 유권자를 다양하게 분류해서 특정 그룹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분석해 세부 전략을 만들어 백악관 오바마와 보좌관에 직접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문자 메시지 하나, 팜플랫 문구 하나, 오바마 후원 행사의 모든 것 등을 철저히 전략적으로 수립해 실천했습니다.

미국 서부의 40대 여성을 위해서는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를 동부에서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여주인공 사라 제시카 파커를 내세웠습니다. 이처럼 오바마 데이터 마이닝팀은 유권자의 나이,성별,인종,주소, 투표기록 등 모든 정보를 분석해 그에 맞추어 선거 전략을 세웠고 그에 맞추어 오바마 캠프는 움직였습니다.

재선이 확정된 이후 오바마는 그들을 향해 "정치 역사상 최고의 선거팀"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왜 선거전략이 중요하고, 선거 전문가가 필요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민주당이 MB정권에서 매번 정권교체를 부르짖었지만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할지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운 사람이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 오바마 데이터 마이닝 분석팀은 매일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6만6천 번의 모의 선거를 시행했다. 출처:http://deulpul.net/3906306

 



선거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정치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선거를 움직이는 것은 단순히 말과 구호,이미지가 아닌 철저하게 분석하고 계산된 방식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2014년 지방선거를 목표를 나아가야 하는 민주당,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데이터를 가졌는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커닝하는 것은 나쁘지만, 시험에 나올 문제를 공부해서 1등 하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쓸데없고 거창한 시험계획 말고 제대로 된 공부를 해서 1등을 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국민만 믿고 넋 놓고 있지 말고, 지금부터 전략을 세우고 나아가야 합니다. 스스로 못하면 신문에 전문가 구인 광고라도 내길 제발 부탁합니다.

' 돌직구를 던질 거침없는 구원 투수가 필요하다'

새누리당은 언제나 막말을 쏟아냅니다. 그런데 뜻밖에 그런 막말이 잘 먹혀들어갑니다. 잘못되면 '부적절한 발언에 사과드린다'라는 논평이나 말 한마디면 끝입니다.

분명 막말과 거짓, 그리고 비윤리적인 행태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마음을 읽고 그들을 대변해줄 사람이 지금 민주당에는 없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민주당 경선에 나왔던 '김두관,손학규,정세균' 등 기성 정치인 말고 민주당 국회의원 이름을 5명 이상 제대로 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그만큼 지금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가치는 떨어졌습니다. 국회의사당에서 표결에 참여하고 법안을 만드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입을 대변하는 정치인도 필요한데 민주당에서는 자신들의 말만 할 줄 알지, 국민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내뱉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NLL 녹취록 공개를 주장했던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출처:일요시사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NLL 키워드를 터트린 장본인입니다. 결국, 국정원이 대화록을 검찰에 제공했지만,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오로지 NLL로 북풍 몰이에 성공한 새누리당만이 남았습니다.

2009년 7월28알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아소다로 총리가 "북핵 문제가 심각해지면 (일본) 국내에서 핵무장 목소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그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강한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본의 핵무장 발언은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단독 비공개 회담에서 나왔는데, 왜 이런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주장하는 민주당 국회의원은 없을까요?

NLL만큼이나 중요한 안보가 바로 일본의 군국주의 재무장입니다. 그런데 왜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일본의 군국주의에 아무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는지 궁금한 사람은 저뿐인가요?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대선패배 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천배 사죄를 하는 장면, 출처:오마이뉴스

 


대선이 끝나고 국민이 바라는 것이 엄동설한에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천 배를 드리는 모습이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은 대선 개표 의혹을 속 시원하게 민주당에서 말해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런 모습을 원했습니다.

물론 섣부르게 대선 개표 의혹을 주장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127명의 민주당 국회의원 중 한 사람이라도 나서서 현재 2013년 1월 18일까지 되어 있는 만료일 전에 선거소송을 해서 투표지를 사수하려는 사람이 있습니까?

투개표 의혹을 해결하려면 수개표로 재검표를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투표지 보관을 해야 합니다. 최소한 이정도는 부정 선거 의혹을 떠나 민주당 국회의원이 해야 할 몫입니다.

새누리당은 매번 'XXX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프레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이명박 정부의 실상조차 폭로하거나 공격하는 일에 적극 나선 국회의원이 별로 없었습니다. 왜 민주당은 몇 사람이라도 그런 의혹을 제기하고 주장하지 못했을까요? 혹시 김현미 의원처럼 유죄 판결을 받고 정봉주 전 의원처럼 구속될까 봐 겁이 났기 때문입니까?

 

 

▲BBK사건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형기를 모두 채우고 나온 정봉주 전 의원. 출처:미권스.

 


그 옛날 민주화 투쟁 때는 구속,고문,징역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때는 안 무서웠고, 지금은 무섭습니까? 역풍을 맞을까 겁이 나서 내지는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충분히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지도부는 지도부대로 신중론을 펼치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돌직구를 날리는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거짓말과 선동을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사안이라도 강한 어법과 언어의 유희를 이용한 투수가 필요합니다. 투수는 타자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위협구를 던지기도 합니다. 그냥 실수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기를 꺾기 위한 수단 중의 하나입니다.

강한 타자를 잡기 위해 몸쪽 공을 시원하게 던져줄 배짱 좋은 투수가 민주당에서 나와야 합니다. 팀이 보유한 투수 모두가 정통 투수여서는 안됩니다. 언더 투수도 강속구 투수도 컨트롤 좋은 투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 투수가 없다면 장기간의 레이스에서 승수를 올리기 어렵습니다.

그런 투수 없으면 용병이라도 사오시기 바랍니다. 왜 민주당에는 독설가가 없습니까? 제발 민주당 내에서 서로 싸우는 독설가 말고 새누리당을 향해 돌직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를 하루빨리 만들거나 영입해야 합니다.

' 지긋지긋한 친노 프레임을 다시 들고 나오는 민주당'

제주는 정통적인 야당 지지 텃밭이었습니다. 현직 국회의원 3명 모두가 민주당 소속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지역에서 패배했습니다. 박근혜의 힘이 너무 강했다고 보기 이전에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본 저는 참담했습니다.

거리 유세에 나선 민주당 현직 국회의원 그 누구도 박근혜 후보를 향한 거센 비판도 하지 않았고, 문재인 후보의 얘기보다 자신의 자랑만 늘어놓기 일쑤였습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대선이 끝난 후 자신의 블로그에 '친노의 잔도를 불태우라'는 글을 올렸다. 출처:연합뉴스

 


민주당 국회의원이 매번 들고 나오는 말이 '친노'라는 단어입니다. 어쩌면 새누리당보다 같은 민주당에서 더 많은 '친노'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김영환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지금부터 시작이다. 친노의 잔도를 불태우라'의 글에서 다음과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당의 주류였던 친노 세력은 4.11 총선 패배 이후 치열한 평가를 회피했다. 따라서 진정한 반성도 없었고 책임도 지지 않았다. 또다시 전당대회에 출마하여 당원과 대의원들로부터 실질적인 패배를 당했으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모바일 방식을 지렛대 삼아, '모발심'으로 당심과 민심을 왜곡하고, 조직화된 소수의 힘으로 밀어붙여 재차 당권을 장악했다.

그리고 필연적인 결과로 친노 핵심을 대선후보로 옹립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이박담합'이라는 밀실야합과 패권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당내 민주주의 훼손과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하고 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무시하고 밀어붙였다.

민주당이여! 이제 친노의 잔도(棧道)를 버리고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 이제 새로운 시대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충분히 철저하게 지난 대선에 대해 평가하고 복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김영환 의원 블로그에서 발췌)



문재인 후보는 이번 대선이 시작되면서 참여정부 시절에 장,차관급 이상을 지낸 사람은 아예 캠프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비서관급 출신 인사조차 김경수 비서관만을 수행비서로 남겨두고 모두 떠났습니다. 도대체 캠프에서 누가 친노 인사로 선거 전략을 움직였는지 정확히 아시는 분 계십니까? 친노세력이 누군지 제대로 된 명단을 김영환 의원이 공개할 의향은 없습니까? 저도 이제 정확한 친노가 누군지 좀 알고 싶습니다.

문재인 후보를 대선 기간 계속 괴롭혔던 조중동의 '친노 프레임'을 민주당 의원들이 내부에서 더 못을 박았습니다. 이것은 확장성이 필요한 문재인 후보를 가로막았고, 새누리당이 만든 그물에 민주당이 스스로 몸을 내던진 꼴이 됐습니다.

 

▲민주당 세력구도, 과연 친노라고 이름 붙인 44명이 진짜 친노일까?


정당 조직에서 어느 정도 계파는 존재합니다. 같은 정당이라도 약간의 이념의 차이와 방향이 다른 것이 옳은 것이지 무슨 독재 정당도 아니고 정당 소속 모두가 무조건 따르는 것은 더 문제가 있습니다. 계파 간의 조율과 협상 또한 하나의 정치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다른 여타의 계파는 놔두고 친노 비난만 끊임없이 해대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친노세력의 핵심이라고 부르던 문재인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후보가 됐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예 친노라는 명단을 공개해서 친노세력이 한 명도 없게 만든다면 이제 민주당은 승리할 수 있겠습니까?

 

 

▲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의 트윗,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를 앞두고 있었을 때, 온라인에서 각 후보 지지자들이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계속 일어났고, 그들은 대의를 위해 서로 참았습니다. 이렇게 국민조차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데 반해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친노를 공격하기에 혈안이 됐었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친노 세력이 하나도 없어지고 난 뒤에 민주당에 대안이 있다면 저부터라도 친노 세력 모두가 정계에서 나오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당 내에 존재하는 계파 하나가 없어진다고 민주당이 승리하리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민주당은 친노의 잔도를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모두를 불태워야 합니다.

철저하게 선거에 승리할 수 있도록 선거 전문가를 영입하고, 강력한 돌직구를 던질만한 독설가를 앞에 두고 효과적인 홍보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아예 계파 협의체를 통해 계파 간의 조율은 비공개로 치고받고 싸우고, 내부의 지저분한 권력다툼이 절대 외부로 나오지 않게 해야 합니다.

 

등소평은 ‘부저추신(釜底抽薪·솥 밑에 타고 있는 장작을 꺼내 물이 끓어오르는 것을 막는다는 뜻으로 근본부터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으로 개혁과 개방에 대한 저항 심리를 잠재웠습니다. ‘부저추신’은 손자병법 36계 중 19계. 물을 식히려면 불부터 꺼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선거에 승리하는 데 필요한 힘이 너무 약했고 오로지 국민만 믿었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이 자신들만 지지해줄 것을 생각하고 있겠지만, 지금도 민주당을 싫어하는 야권 지지자가 얼마나 많은지 그들은 깨달아야 합니다.

불이 약해서 근본적으로 물을 끓일 수 없다면 이제 자신들의 몸이라도 던져서 불을 활활 타오르게 해야 합니다. 앞으로 5년간 민주당은 국민의 백 배정도 자신들을 태워야 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책임론이 아닌 무엇이 부족했느냐를 분석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몸에 기름처럼 쏟아 넣고 자신을 바칠 수 있는 민주당이 되기를 2013년에는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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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경제강국건설 전환적 국면 열어야"

 

김정은 "경제강국건설 전환적 국면 열어야"
김일성 주석 이후 19년 만에 육성 신년사 발표
 
 
2013년 01월 01일 (화) 10:07:13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
 

 

   
▲ 김정은 제1위원장이 1일 오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노동신문]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경제강국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오전 발표한 '육성' 신년사를 통해 '공화국창건 65돌' 및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돌'을 맞아 "경제강국건설이 오늘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위업수행에서 전면에 나서는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며 2013년 '투쟁구호'를 이같이 제시했다.

그는 "경제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과 경공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올해 경제건설의 주공전선"이라고 했으며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려 과학기술의 힘으로 경제강국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아야 하겠다"고 밝혔다. "우주를 정복한 위성과학자들처럼 최첨단돌파전을 힘있게 벌려 나라의 전반적 과학기술을 하루빨리 세계적 수준에 올려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남관계에 대해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고 "지나온 북남관계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동족대결로 초래될 것은 전쟁뿐"이라며 "남조선의 반통일세력은 동족대결정책을 버리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것은 북남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전제"라며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새 세기 민족공동의 통일대강이며 평화번영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투쟁을 적극 벌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남북공동선언 이행'투쟁'에 방점을 두면서도 새로 등장한 남측 정권의 태도 여하에 따라 남북관계가 진전될 여지를 남긴 셈이다.

대외관계와 관련해서도 "오늘의 국제정세는 우리 공화국이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선군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주의 길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기조 하에, "우리는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 밑에 우리 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친선협조관계를 확대발전시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세계의 자주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한편, 북한 최고지도자의 육성 신년사 발표는 김일성 주석 생애 마지막 해인 1994년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은 당.군.청 기관지인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공동사설 형식으로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2보, 10:45)

 

<북한 신년사(전문)>

친애하는 동지들!
영용한 인민군장병들과 사랑하는 온 나라 전체 인민들!
그리운 동포형제 여러분!

우리는 조국력사에 특기할 사변들로 빛나게 아로새겨진 2012년을 보내고 원대한 포부와 최후승리에 대한 신심에 넘쳐 새해 2013년을 맞이합니다.

나는 먼저 전체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의 한결같은 경모의 마음을 담아 민족의 어버이이시며 주체의 영원한 태양이신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께 가장 숭고한 경의와 새해의 인사를 삼가 드립니다.

나는 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투쟁하고있는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에게 새해의 따뜻한 인사를 드리며 온 나라 모든 가정들에 화목과 더 큰 행복이 있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나는 또한 조국통일과 민족번영에 대한 열망과 기대속에 새해를 맞이하고있는 남녘겨레들과 해외동포들 그리고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진보적인민들과 외국의 벗들에게 새해의 인사를 보냅니다.

지난해는 위대한 대원수님들을 우리 혁명의 영원한 수령으로 높이 모시고 당의 령도밑에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계승완성해나갈수 있는 확고한 담보를 마련한 력사적인 해였습니다.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우리 인민이 수천년력사에서 처음으로 맞이하고 높이 모신 위대한 수령이시며 백두산대국의 영원한 영상이시고 모든 승리와 영광의 기치이십니다. 우리는 지난해에 위대한 수령님 탄생 100돐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성대히 경축하고 주체조선의 100년사를 긍지높이 총화하였으며 김정일동지를 우리 당과 인민의 영원한 수령으로 높이 모시고 수령영생위업을 실현함으로써 김일성-김정일주의기치따라 새로운 주체100년대를 주체혁명위업완성을 위한 승리와 영광의 년대로 빛내여나갈수 있게 되였습니다.

우리 군대와 인민은 하늘처럼 믿고 따르던 장군님을 너무도 뜻밖에 잃고 피눈물속에 2012년을 맞이하였지만 위대한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철석의 신념을 가슴깊이 간직하고 당을 따라 결연히 일떠섰으며 당의 령도를 한마음 한뜻으로 받들었습니다.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은 백옥같은 충정과 숭고한 도덕의리심, 온갖 지성을 다 바쳐 금수산태양궁전을 주체의 최고성지로 가장 숭엄하게 꾸리고 만수대언덕과 여러 단위에 대원수님들의 동상을 정중히 모시였습니다.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은 우리 당을 끝없이 신뢰하고 따르면서 당과 한피줄을 잇고 심장의 박동을 맞추며 언제나 생사고락을 함께 하였습니다. 온 나라의 깊은 관심속에 진행된 중요정치행사들과 지난해에 우리가 맞고 보낸 날과 달들은 당과 군대와 인민의 불패의 일심단결이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혈연적뉴대로 다져진 감동깊은 나날이였습니다.

지난해에 우리 군대와 인민은 위대한 장군님의 구상과 유훈을 실현하기 위한 총공격전을 벌려 조국청사에 찬연히 빛날 력사적승리를 이룩하였습니다.

우리의 미더운 과학자,기술자들은 인공지구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성과적으로 발사하여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빛나게 관철하고 주체조선의 우주과학기술과 종합적국력을 힘있게 과시하였습니다. 100% 우리의 힘과 기술,지혜로 과학기술위성 제작과 발사에 성공한것은 태양민족의 존엄과 영예를 최상의 경지에 올려세운 대경사이며 천만군민에게 필승의 신심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것을 뚜렷이 보여준 특대사변이였습니다.

우리의 혁명무력은 위대한 수령님 탄생 100돐경축 열병식을 통하여 사상과 신념이 투철하고 그 어떤 강적도 타승할수 있는 우리 식의 현대적무장장비를 갖춘 백두산혁명강군의 무진막강한 위력을 시위하였으며 적들의 끊임없는 전쟁도발책동과 반공화국모략소동을 걸음마다 단호히 짓부시고 조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였습니다.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내무군장병들은 단숨에의 기상으로 강성국가건설의 주요 전구마다에서 진격의 돌파구를 열고 인민의 행복을 위한 좋은 일을 많이 하여 당과 인민의 믿음과 기대에 훌륭히 보답하였습니다.

지난해에 복잡하고 첨예한 정세와 련이어 들이닥친 혹심한 자연재해속에서도 우리 군대와 인민은 견인불발의 의지와 백절불굴의 투쟁으로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였습니다.

우리는 희천발전소와 단천항을 완공한것을 비롯하여 주체화,현대화가 실현된 수많은 공장,기업소들을 일떠세우고 기간공업부문의 중요생산기지들을 현대과학기술에 기초하여 훌륭히 개건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물질기술적토대를 튼튼히 다지였습니다.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의 앙양된 애국적열의에 떠받들려 평양시에 창전거리와 릉라인민유원지를 비롯한 기념비적창조물들이 일떠서고 전국도처에 인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한 문화시설들이 수많이 꾸려져 조국의 면모가 더욱 일신되였습니다.

지난해에 전반적12년제의무교육을 실시할데 대한 법령에 의하여 우월한 사회주의교육제도가 한층 강화되고 우리의 체육인들은 국제경기들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어 조국의 영예를 떨치였으며 혁명적예술인들은 참신하고 진취적인 예술활동을 벌려 사회에 약동하는 기상을 펼치고 인민들의 투쟁을 적극 고무추동하였습니다.

지난해에 혁명투쟁과 건설사업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할수 있은것은 위대한 장군님께서 부강조국건설의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주시고 튼튼한 토대를 마련하여주시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의 자랑찬 성과는 위대한 장군님의 원대한 구상과 유훈을 현실로 꽃피워 김일성,김정일조선을 세계에 떨치려는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과 정확한 령도,당에 끝없이 충실한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의 고결한 충정과 애국헌신이 안아온 고귀한 결실입니다.

나는 당의 전투적호소를 높이 받들고 새로운 주체100년대의 첫해를 위대한 승리로 빛내인 전체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동지들!

새해 2013년은 김일성,김정일조선의 새로운 100년대의 진군길에서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의 전환적국면을 열어나갈 거창한 창조와 변혁의 해입니다.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은 승리자의 높은 긍지와 밝은 앞날에 대한 신심드높이 강성국가건설을 위한 장엄한 진군에 힘차게 떨쳐나서야 하겠습니다.

우리 당과 인민이 나아갈 불변의 진로는 오직 주체의 한길이며 우리 혁명의 백전백승의 기치는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입니다. 우리는 김일성-김정일주의기치를 높이 들고 자주의 길,선군의 길,사회주의길을 따라 끝까지 곧바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당은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우리 인민에게 의거하여 우리 식,위대한 장군님식으로 이 땅우에 사회주의강성국가,천하제일강국을 보란듯이 일떠세울것입니다.

올해에 우리는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창건 65돐과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돐을 맞이하게 됩니다.

반만년 우리 민족사에 처음으로 진정한 인민의 국가를 세우시고 자주,자립,자위의 사회주의강국으로 전변시켜주신 대원수님들의 불멸의 건국업적이 있고 탁월한 전략전술과 현명한 령도로 조국해방전쟁의 빛나는 승리를 안아오신 수령님의 위대한 전승업적이 있어 우리 인민의 존엄높고 영광스러운 오늘이 있으며 무궁번영할 우리 조국의 밝은 미래가 펼쳐져있습니다.

우리는 뜻깊은 올해에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불멸의 업적을 더욱 빛내이며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과 조국통일위업수행에로 줄기차게 이어나가야 합니다.

경제강국건설은 오늘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위업수행에서 전면에 나서는 가장 중요한 과업입니다.

우리는 경제건설에서 이미 이룩한 성과를 더욱 공고발전시켜 우리 나라를 새 세기 경제강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려세우고 우리 인민들을 세상에 부럼없이 잘살게 하기 위하여 한생을 다 바쳐오신 위대한 장군님의 념원을 현실로 꽃피워야 합니다.

주체적인 실용위성을 제작발사하여 선군조선의 존엄과 위용을 떨친 그 기세로 전당,전국,전민이 총동원되여 올해에 경제강국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서 결정적전환을 일으켜야 하겠습니다.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그 기백으로 경제강국건설의 전환적국면을 열어나가자!》,이것이 올해에 우리 당과 인민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구호입니다.

인민경제 모든 부문,모든 단위에서 당의 전투적구호를 높이 받들고 생산적앙양을 일으키기 위한 총돌격전을 힘차게 벌려야 하겠습니다.

올해 모든 경제사업은 이미 마련된 자립적민족경제의 토대를 더욱 튼튼히 하고 잘 활용하여 생산을 적극 늘이며 인민생활을 안정향상시키기 위한 투쟁으로 일관되여야 합니다.

인민경제 선행부문과 기초공업부문을 추켜세우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워 석탄,전력,금속,철도운수부문을 확고히 앞세우고 경제강국건설의 도약대를 튼튼히 다져야 합니다. 특히 석탄,금속공업부문에서 혁신을 일으켜 나라의 전반적경제를 활성화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경제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인민생활과 직결되여있는 부문과 단위들을 추켜세우고 생산을 늘이는데 큰 힘을 넣어 인민들에게 생활상혜택이 더 많이 차례지게 하여야 하겠습니다.

농업과 경공업은 여전히 올해 경제건설의 주공전선입니다. 농사에 국가적인 힘을 집중하고 농업생산의 과학화,집약화수준을 높여 올해 알곡생산목표를 반드시 점령하며 경공업공장들에 대한 원료,자재보장대책을 철저히 세워 질좋은 인민소비품들을 더 많이 생산하여야 합니다.

축산과 수산,과수부문을 결정적으로 추켜세워 인민들의 식생활을 개선하고 더욱 풍족하게 하여야 합니다. 당의 부름을 받들고 세포등판개간전투장으로 용약 달려간 인민군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은 올해전투에서 새로운 기적과 영웅적위훈을 창조하여 당의 대자연개조구상을 앞당겨 실현할수 있는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아야 하겠습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초강도강행군길을 걸으시며 인민생활향상을 위하여 애써 마련해놓으신 현대적인 공장들과 생산기지들에서 생산을 늘이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려 장군님의 숭고한 사랑이 그대로 인민들에게 가닿도록 하여야 합니다.

인민경제 모든 부문,모든 단위들에서 사회주의증산경쟁을 힘있게 벌려 생산을 활성화하고 올해 인민경제계획을 어김없이 수행하여야 합니다.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려 과학기술의 힘으로 경제강국건설의 전환적국면을 열어놓아야 하겠습니다.

새 세기 산업혁명은 본질에 있어서 과학기술혁명이며 첨단돌파에 경제강국건설의 지름길이 있습니다. 우주를 정복한 위성과학자들처럼 최첨단돌파전을 힘있게 벌려 나라의 전반적과학기술을 하루빨리 세계적수준에 올려세워야 합니다.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과학기술발전에 선차적인 힘을 넣고 과학기술과 생산을 밀착시켜 우리의 자원과 기술로 생산을 늘이며 나아가서 설비와 생산공정의 CNC화,무인화를 적극 실현하여야 합니다.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경제지도와 관리를 개선하여야 합니다.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온갖 예비와 가능성을 최대한 동원하여 생산적앙양을 일으키기 위한 경제작전과 지휘를 짜고들며 현행계획과 전망적인 단계별 발전전략을 과학적으로 세우고 그대로 완강하게 집행해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식 사회주의경제제도를 확고히 고수하고 근로인민대중이 생산활동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원칙에서 경제관리방법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완성해나가며 여러 단위에서 창조된 좋은 경험들을 널리 일반화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정치군사적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데 계속 큰 힘을 넣어야 하겠습니다.

당의 두리에 굳게 뭉친 천만군민의 일심단결은 우리의 최강의 무기이며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의 위력한 추진력입니다.

우리는 당은 인민을 믿고 인민은 당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따르는 혼연일체의 위력으로 혁명의 붉은기폭에 승리만을 아로새겨온 일심단결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끝까지 변함없이 이어나가야 합니다.

모든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선군혁명의 한길에서 우리 당과 사상과 뜻을 같이하고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조국과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진정한 동지가 되고 일심동체가 되여야 합니다. 모든 사업을 일심단결을 옹호고수하고 더욱 강화하는 데로 지향시키며 민심을 잘 알고 광범한 군중을 당의 두리에 튼튼히 묶어세워 우리혁명의 정치사상진지를 반석같이 다져나가야 합니다.

군력이자 국력이며 군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길에 강성국가도 있고 인민의 안녕과 행복도 있습니다. 우리는 위대한 선군의 기치를 높이 들고 군력강화에 계속 큰 힘을 넣어 조국의 안전과 나라의 자주권을 믿음직하게 지키며 지역의 안정과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는데 기여하여야 합니다.

위대한 김일성대원수님께서 《일당백》구호를 제시하신 50돐이 되는 올해에 우리 혁명무력의 강화발전과 싸움준비완성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켜야 하겠습니다.

인민군대에서는 혁명적령군체계와 군풍을 확고히 세우고 강철같은 군기를 확립하며 최정예혁명강군의 정규화적면모를 더욱 철저히 갖추어야 합니다. 백두산훈련열풍을 세차게 일으켜 모든 군인들을 실전능력을 갖춘 일당백의 싸움군으로 키우고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여 침략자들이 감히 신성한 우리 조국강토에 선불질을 한다면 무자비하게 격멸소탕하고 조국통일대전의 승리를 이룩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조선인민내무군 장병들과 로농적위군 대원들은 전투정치훈련을 더욱 강화하며 당과 수령,조국과 인민을 보위하고 자기 향토를 사수할 만단의 전투동원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국방공업부문에서는 당의 군사전략사상을 실현해나갈수 있는 우리 식의 첨단무장장비들을 더 많이 만들어 백두산혁명강군의 병기창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여야 합니다.

사회주의문명국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21세기의 새로운 문명개화기를 활짝열어놓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건설하는 사회주의강성국가는 전체 인민이 높은 문화지식과 건강한 체력,고상한 도덕품성을 지니고 가장 문명한 조건과 환경에서 사회주의문화생활을 마음껏 누리며 온 사회에 아름답고 건전한 생활기풍이 차넘치는 사회주의문명국입니다.

문화건설의 모든 부문에서 위대한 장군님께서 제시하신 사상과 로선,방침을 철저히 관철하여 교육,보건,문학예술,체육,도덕을 비롯한 모든 문화분야를 선진적인문명강국의 높이에 올려세워야 합니다.

평양시를 주체조선의 수도,선군문화의 중심지답게 더욱 웅장하고 풍치수려한 도시로 만들며 모든 도,시,군들에서 거리와 마을,조국산천을 사회주의선경으로 꾸리고 인민들을 위한 현대적인 문화후생시설과 공원,유원지들을 더 많이 건설하여 우리인민들이 새시대의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여야 합니다.

올해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에서 결정적전환을 가져오기 위하여서는 일군들의 사상관점과 사업기풍,일본새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여야 합니다.

수령님식,장군님식인민관을 지니고 인민을 위하여 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며 낡은 사고방식과 틀에서 벗어나 모든 사업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대중을 불러일으켜 대오의 진격로를 열어나가는 일군이 바로 오늘 우리 당이 요구하는 참된 일군입니다.

일군들은 《모든것을 인민을 위하여,모든것을 인민대중에게 의거하여!》라는 구호를 높이 들고 헌신적으로 투쟁하여야 합니다. 일군들은 자기 사업에 대한 높은 책임감과 일욕심,진취적인 사업태도를 가지고 최대의 마력을 내야 하며 당과 인민앞에 자기의 충실성과 실천력을 평가받아야 합니다.

당조직들의 전투적기능과 역할을 더욱 높여야 하겠습니다.

모든 당조직들은 해당 단위의 정치적참모부로서 당정책관철에서 정책적대를 바로 세우고 조직정치사업을 짜고들어 올해 자기 부문,자기 단위 사업에서 혁신적앙양이 일어나도록 하여야 합니다. 당조직들은 어머니다운 심정으로 모든 사람들을 품에 안아 따뜻이 보살펴주고 이끌어주어 그들이 당과 끝까지 운명을 같이하며 자기 초소에서 맡은 일을 책임적으로 해나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당사업을 1970년대처럼 화선식으로 전환시키고 김정일애국주의를 실천활동에 철저히 구현하도록 하는데 당사업의 화력을 집중하여야 하겠습니다.

김정일애국주의는 김일성민족의 영원한 넋이고 숨결이며 부강조국건설의 원동력입니다. 당조직들은 모든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김정일애국주의를 피끓는 심장에 소중히 간직하고 사회주의조국의 륭성번영을 위한 오늘의 성스러운 투쟁에서 애국적열의와 헌신성을 높이 발휘해나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근로단체조직들은 자기 조직의 특성에 맞게 동맹원들에 대한 교양사업을 실속있게 벌려 모든 동맹원들을 올해의 총돌격전에로 힘있게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청년동맹조직들은 모든 청년들이 당을 따라 언제나 곧바로,힘차게 나아가며 창조와 위훈으로 대고조시대를 빛내이는 청년영웅이 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조국통일은 더는 미룰수 없는 민족최대의 절박한 과제이며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필생의 념원이고 유훈입니다.

민족의 어버이이시며 조국통일의 구성이신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께서는 민족분렬의 고통을 누구보다 가슴아파하시며 우리 겨레에게 통일된 조국을 안겨주기 위해 한평생 온갖 로고와 심혈을 다 바치시여 나라의 자주적통일과 평화번영을 위한 튼튼한 토대를 마련해주시였습니다.

우리는 위대한 대원수님들께서 조국통일성업에 쌓아올리신 불멸의 업적을 견결히 옹호고수하고 빛내여나가며 절세위인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민족최대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력사적위업을 반드시 실현하여야 합니다.

올해에 온 민족이 단합하여 거족적인 통일애국투쟁으로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아야 합니다.

나라의 분렬을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것입니다.

지나온 북남관계가 보여주는바와 같이 동족대결로 초래될것은 전쟁뿐입니다. 남조선의 반통일세력은 동족대결정책을 버리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통일의 길로 나와야 할것입니다.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리행하는것은 북남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전제입니다.

북과 남,해외의 온 겨레는 새 세기 민족공동의 통일대강이며 평화번영의 리정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철저히 리행하기 위한 투쟁을 적극 벌려나가야 할것입니다.

조국통일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조국통일의 주체는 전체 조선민족이며 온 민족이 힘을 합치면 이 세상 못해낼일이 없습니다. 북과 남,해외의 전체 조선민족은 민족우선,민족중시,민족단합의 립장에 서서 전민족적위업인 조국통일의 대의에 모든것을 복종시키고 지향시켜나가야합니다. 전체 조선민족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침략과 전쟁책동을 단호히 반대배격하며 조국통일을 방해하는 그 어떤 행위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조국통일의 앞길에 그 어떤 시련과 난관이 가로놓인다 하여도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삼천리강토우에 통일되고 번영하는 강성국가를 기어이 일떠세우고야 말것입니다.

오늘 국제무대에서는 주권국가들에 대한 제국주의자들의 간섭과 군사적침략책동으로 하여 인류의 평화와 안전에 엄중한 위험이 조성되고있으며 특히 조선반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은 항시적인 긴장이 떠도는 세계최대의 열점지역으로 되고있습니다.

온갖 지배와 예속을 반대하고 자주적으로 살려는 인류의 지향과 념원은 더욱 강렬해지고있으며 자주와 정의의 길로 나아가는 력사의 흐름은 그 누구도 막을수 없습니다.

오늘의 국제정세는 우리 공화국이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선군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주의 길로 나아갈것을 요구하고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자주,평화,친선의 리념밑에 우리 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친선협조관계를 확대발전시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세계의 자주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할것입니다.

새해에 우리앞에는 더 밝고 광활한 전망이 펼쳐져있으며 우리 인민이 나아가는 앞길에는 언제나 승리와 영광만이 있을것입니다.

모두다 김일성-김정일주의기치를 높이 들고 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 내 나라,내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하여 힘차게 싸워나갑시다.(끝)

(출처-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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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원죄, 민주주의 더 향상시켜야"

[신년인터뷰]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

박세열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1-01 오전 10:06:41

 

2013년이 밝았다. 대한민국은 '박근혜 체제'를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3% 차이로 대선에서 패배한 야당의 '부활'도 관심거리다. 지난 한해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권력교체도 일어났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일본에는 '극우 정권'이 들어섰고, 중국은 '시진핑 체제'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북한은 3대 세습 정권이 안착됐다. 어느 해보다 '새 출발'의 의미가 남다른 한해라 할 수 있다. <프레시안>은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에게 지난 대선에 대한 평가와 새해의 정국 전망을 들어보았다.

50년대 진보정당 운동의 산 증인이기도 한 남 전 장관은 <조선일보> 등에서 기자로 활동하다가 박정희 정부 때 공화당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4선 의원을 지냈고, 김영삼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맡아 민주노총을 합법화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종인 박사,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과 함께 대한민국 정치사를 통털어 대표적인 '합리적 보수' 인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남 전 장관은 박근혜 당선인의 정치 스타일을 "로 앤 오더(법과 질서)"로 정리했다. 민주적 유연성보다 법치를 강조하는 스타일만 놓고 보면 이명박 정부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직된 리더십'은 1년 안에 '촛불 정국'과 같은 파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당선인이 내세운 '국민대통합' 구상이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대북 정책에는 다소간의 희망을 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오바마-케리' 라인이 주도하는 유연한 대북 정책에 맞춰갈 수밖에 없는 대외적 환경에 놓여 있고, 지난 정권과 차별화를 모색해야 하는 박 당선인의 고민이 맞물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남 전 장관은 민주당에 "문재인을 밟고가면 민주당도 죽는다"는 경고를 내 놓았다. 문 의원은 이번 대선을 통해 발견된 민주당의 '자산'이라는 것이다. 야권과 야권 지지자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충고도 곁들였다. 다음은 남재희 전 장관 인터뷰 전문이다. 인터뷰는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 전홍기혜 신임 편집국장, 임경구 정치.국제팀장이 함께 진행했다. 편집자

 

▲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경상도가 이긴 선거다"

프레시안 : 현재 대선이 끝난 후 야권 지지자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남재희 : 나는 한 번도 문재인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보수 표가 본래 많다. 특히 경상도 표가 많으니까 별 다른 일이 없으면 이긴다. 별 다른 일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엄청난 흥분 상태, 민란 상태를 말한다. 그런 정도의 상태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뒤집힌다. 조용하면 100% 보수가 이긴다. 국민들이 흥분해도 겨우 이긴다. 겨우도 어렵다. 김대중 역시 김종필과 손을 잡고 이겼다. 노무현도 정몽준과 단일화를 했다.
또 정권 교체에 있어 나는 주기론을 생각한다. 10-15년이 주기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10년 했고, 보수가 5년을 했다. 사이클이 안 끝났다. 이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프레시안 : 가장 결정적인 패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가?

남재희 : 민주당 의석이 (128석이면) 엄청난 것이다. 야당이 이렇게 의석수가 많은 적이 드물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대선 기간에 현 정부의 실정과 관련해 이슈를 확 부각시키지 못했다. 정기국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에게 책임이 있다. 오히려 후보의 경우는 문재인 후보가 국민에게 안정감을 줬다.

프레시안 : 50대 투표율이 89.9%까지 나왔다. 어떻게 봤나?

남재희 : 며칠 전 언론에 흥미로운 데이터가 발표됐다. 윗 연령층은 신문 방송 의존도가 강하고, 40대 이하는 인터넷 의존도가 강하다는 것이다. 중요한 지점인 것 같다. 기존 거대 매체는 보수 세력, 세누리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압도적이고, 공교롭게 나이 많은 사람들은 거기에 더 의존을 했다. 그게 가장 좋은 해석이 아닌가 한다. 거대 언론은 이전부터 보수 지지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그 성향이 더 가속화된 것 뿐이다.

프레시안 : KBS, MBC이 친 정권적 성향으로 갔고, 거기에 보수 종편이 가세해 박근혜 당선인의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다.

남재희 : 이번에 해직 언론인(노종면, 이근행 등)들이 국민방송을 만든다고 하던데, 물론 그런 노력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그런 매체들은(신문 방송) 보수를 지지할 것을 전제로 하고 싸워야 할 것이다.
김종인 박사(박근혜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책에서 인용을 하나 하겠다. 현재 소득 상위 1%가 부의 16.1%를 가지고 있는데, 미국 다음으로 부의 편중이 심각하다. 정부 통계 조사에 의하면 국민 45%가 스스로를 하층민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국민 58%가 지금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불만이 이 정도다. 하지만 이런 불만이 정치 의식화돼야 한다. 이는 정당이 해야할 일이다. 야당 입장에선 원내에서 이슈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어야 했다.

프레시안 :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무상급식 이슈가 있어 여당과 사회경제적인 차원에서 정책적 차별성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런 '이슈 파이팅'이 올해 들어와서는 무력화된 것 같다.

남재희 : 그래서 자꾸 나는 의심이 든다. 왜 그 좋은 정기 국회를, 엄청난 의석수를 가지고 허송세월을 했는지. 과거 야당은 작았다. 신익희 선생이 나와서 못 살겠다 갈아보자 해서 이승만 정권을 뒤엎을 뻔 했는데, 그 때도 야당은 얼마 안 됐다. 지금 민주당은 거기에 비하면 거대야당이다.

프레시안 : 야당 지지자들이 '멘붕'에 빠진 이유가 총선, 대선 모두 다른 사람도 아닌 박근혜에게 졌다는 점 때문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이 한국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작지 않다. 공교롭게 2012년 정권교체로 중국도 2세 정치인(시진핑)이, 일본은 3세 정치인(아베)이 집권했다. 북한도 3대 정치인 김정은 체제가 안착됐다. 자력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는 한국에서도 2대 정치인이 나왔다는 점 때문에 야권 지지자들이 더 충격을 받는 것도 같다.

남재희 :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에바 페론이 남편 덕택에 대통령을 했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에서 아키노는 남편 후광으로, 아로요는 아버지 후광으로 대통령을 했다, 인도네시아는 수카르노 대통령 덕택에 그 딸(메가와티 수카르노)이, 인도에서는 네루 덕으로 그 딸(인디라 간디)이 국가 원수를 지냈다. 미얀마에서는 아웅산 수치도 아버지 덕으로 정치를 한다. 아시아적 현상이다. 한국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긍정 대 부정) 50대 50으로 보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좀 더 있다. 그렇다면 그 딸이 아버지의 후광을 입을 수 있다.

프레시안 : 박근혜와 문재인, 선거 캠페인을 비교해보자면 누가 더 잘한 것 같은가?

남재희 : 야당이 잘못한 것은 두드러지는데, 여당이 잘한 것도 별로 없다. 선거에서 이긴 건 캠페인의 차이라기 보단 여당의 원래 지지세가 셌기 때문이다. 나는 그 점을 주의 깊게 봤는데, 왜 선거에서 (새누리당) 수뇌부가 색깔론을 제기할까. 김무성 본부장이 안철수에게 맑시즘이라고 공격하고, 김성주 위원장이 공산당 운운하고 했다. 밑에 사람들이 말실수를 한 것과는 다르다. 수뇌부가 색깔공세 하면 그것은 오더다. 밑에서 선거운동을 색깔론으로 하라는 것 아니냐.
또 하나, 결과적으로 경제민주화의 오리진(원조)인 김종인 박사의 잘못도 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호객행위를 잔뜩 했는데, 나중에 (박근혜 측이) 짝퉁을 냈다. 이것은 '(대국민) 사기'다.

"민주당에 흡수된 노동계...미국화 현상 나타나고 있어"

▲ "진보 정당은 점차 더 '마이너'한 정당이 되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소위 '진보 블록'으로 남는 것이다. 그것은 말이 진보 블록이지 상당히 약화된 것이다. '강한 진보 블록'으로 가기는 힘들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대선을 계기로 앞으로 우리 정치 체제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남재희 : 지금 나타나는 현상을 먼저 보자. 문성현 씨가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민주노총에서 제일 센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이다. 이어 민주노총 위원장, 민주노동당 대표도 했다. 노동운동과 진보운동의 핵심이 민주당에 가입했다. 심상정도 금속노련 사무차장 출신인데 통합진보당을 깨고 나오니 맥을 못 춘다. 권영길도 홍준표 전 대표와 경남지사 선거에서 대결해 졌다. 이게 '미국화 현상'이 아닌가 이렇게 본다.

프레시안 : 우리 정치가 미국식 '양당제'로 간다는 것인가?

남재희 : 미국의 노동 세력과 농민 세력이 미국 민주당의 하나의 부분 세력으로 들어가 버렸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그렇게 가는 것 아닌가 한다. 이정희 등등은 소수 정당화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정당의 계급성은 종전보다는 높아진다. 이번 대선에서도 강북용산만 빼고 전부 민주당이 우세했다. 강남은 몽땅 새누리당이 우세했다. 새누리당, 민주당의 계층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까지도 그런 낌새가 있었지만 더 강화되는 것 아닌가. 물론 계급정당이 된다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보수 양당에서) 점차 계급정당 요소가 강화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진보정당의 몰락이다.

프레시안 : 진보정당, 진보정치 입장에서 보자면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남재희 : 좋다 나쁘다를 떠나 추세가 그렇게 가고 있다. 진보정당은 점차 더 '마이너'한 정당이 되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소위 '진보 블록'으로 남는 것이다. 말이 진보 블록이지 상당히 약화된 것이다. '강한 진보 블록'으로 가기는 힘들 것이다.

"박근혜 정부, 경제 민주화는 '짝퉁'…결국 '법과 질서'로 갈 것"


프레시안 : 그 같은 전망은 박근혜 당선 이후 5명의 노동자 '절망자살'을 한 현 상황과 맞물려 보면 더 우려스럽다. 노동운동의 약화는 이명박 정부에서 급속도로 진행됐다. 과연 박근혜 정부는 노동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전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한 쪽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수동 혁명', 즉 어쩔수 없이 시대 흐름에 따라 개혁을 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 이명박 정부와 다르게 갈 것이라는 말이다. 반면에 다른 쪽에서는 이명박 정부처럼 '유사 파시즘'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나?

남재희 : 박근혜의 퍼스낼리티를 보면, '로 앤 오더(법과 질서)' 쪽이다. MB보다 법과 질서에 대한 의식이 강한 것 아닌가. MB는 사업도 해 봐서 약간의 유연성이 있다고 평가받던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했다. 반면 박근혜 당선인은 정치인 이외엔 해본 것이 없다. 이를테면 '소란 피우면 괘씸하다' 이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나는 '수동혁명' 쪽으로 본다. 워낙 상황이 악화돼서 복지 개혁은 안할 수 없다. 법과 질서를 내세운다고 해도 복지를 안할 수 없다. 그러나 상당히 규모가 적고 속도가 느릴 수는 있다. 큰 개혁은 할 수 없겠지만, 지금 상황은 누가 대통령이 되도 작은 개혁은 안하고 못 버티는 상황이다.

프레시안 : 박근혜 당선인이 첫 인사로 윤창중을 인수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남재희 : 그것도 '로 앤 오더' 정신으로 한 것 같은데, 상식에 안 맞다. 아주 실망스러운 인사다. 조갑제 씨도 파시스트적인 생각은 하지만 윤창중처럼 막말은 안한다. 이 인선에 깔린 배경을 살펴보면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반면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점잖은 사람이다. 잘한 것 같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인수위에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 나도 노태우 정부와 김영삼 정부, 두번 인수위를 해 봤는데 인수위는 일종의 의전이다. 핵심적인 중요 결정은 다른 데서 한다. 김영삼 때도 하나회 청산하고 금융실명제 실시한 것은 극비로 참모들이 결정하지, 인수위에서 한 게 아니다. 핵심은 최고의 참모들이 비밀리에 진행한다.중요 결정은 인수위와 같은, 보안이 안 되는 다중 조직에서 할 수가 없다. 역대 정권이 다 그렇지 않나. 인수위 같은 조직은 '추인' 정도는 할 수 있다.

▲ "박근혜 정부도 일년 안에 큰 소동이 벌어질 것으로 본다. 왜냐 하면, 문재인 표가 비슷하다. 박근혜 당선인의 윤창중 임명은 본인의 경직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식으로 하면 충돌이 된다. 1년 안에 상당한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박근혜 당선이 기존의 진보 보수의 '파이' 차이 때문에 예견된 일이었다고 하셨다. 이명박 정부는 초반에 실망과 기대의 괴리가 워낙 커서 촛불 정국을 경험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는 조금 다를까?

남재희 : 박근혜 정부도 일년 안에 큰 소동이 벌어질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문재인이 얻은 표가 비슷하다. 박근혜 당선인의 윤창중 임명은 본인의 경직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식으로 하면 충돌이 된다. 또 박근혜는 평생 살아온 게 그리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타입은 아니었다. 평생을 살펴보면 민주적 리더가 될 수 있는 조건이 별로 없다. '로 앤 오더'로 나가면 밑에서 올라오는 힘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본래 사회적인 정의의 실현은 그런 충돌을 통해 이뤄진다. 충돌과 약간의 혼란이 있어야 사회 정의가 이뤄진다. 완전한 질서 하에서는 사회 정의는 말살된다.

프레시안 :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민대통합의 행보는 순탄치 않을 것 같다.

남재희 : 자꾸 '국민대통합' 하는데 그것은 가공의 논리일 뿐이다. 어떻게 국민대통합인가, 그게 나와야 한다. 기본 정책 없이 '국민대통합'을 말하는 것은 공염불이다. 미사여구로 떠드는데 알맹이는 없다.

프레시안 : 앞으로 민주적인 통치나 의사소통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고, 사회 경제 상황을 보면 복지나 경제민주화의 경우 일정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남재희 : 경제민주화도 핵심은 빠졌다, 그래도 나름대로 많이 (시행을 하려고)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굉장히 광범위한 개념이다. 대기업 문제에서 외국은 독점 기업이 문제라면 우리나라는 순환출자 문제가 크다. 박근혜가 (기존 순환 출자 해소 방안은) 없애버렸다. 전경련은 신규 순환출자까지 풀어달라고 하는 것 아닌가. 그 이슈는 아직 살아있다.

프레시안 : 박근혜 당선인의 김종인 중용 가능성은 있을까?

남재희 : 모르겠지만 최소한 경제 총수는 안 시킬 것 같다. 김종인 박사는 김광두, 이한구와 너무 다르다. 다른 것은 몰라도 경제 사령탑은 아닐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경제민주화나 복지는 박근혜 당선인이 크게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나?

남재희 : 복지 조금 다르다. 복지는 안 할 수가 없다. OECD 지표로 보면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이 최하위 수준이다.

"남북관계, 오히려 박근혜가 유리하다"


프레시안 : 박근혜 새 정부의 대북 정책, 통일 정책은 어떻게 전망하나?

남재희 : 다행히 미국에서 오바마가 재선을 성공한 게 우리에게 잘 됐다. 롬니가 됐으면 큰일날 뻔 했다. 우리 외교 정책은 미국의 한계(Limit) 내에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외교 정책, 안보 정책, 대북 정책 등을 다 포함해서 미국은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이다. 롬니가 됐으면 대결 정책으로 갈 뻔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됐고, 존 케리가 국무장관이 됐다. 케리는 더 유연한 사람이다. 미국의 '오바마-케리' 라인이라고 하면 박근혜가 아니더라도 이미 가장 중요한 팩터(요인)가 유연해지는 것이다. 그것을 먼저 봐야 한다. 그리고 문재인과 박근혜 대북 논쟁을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일단 둘 다 대북 관계 개선을 내 놓은 것 아닌가. '5.24조치'의 경우 어떻게 할지 봐야 한다.

프레시안 : '5.24 조치'를 어떻게 대하느냐가 리트머스 시험지인 것 같다.

남재희 : 기본적으로 '5.24 조치'가 왜 생겼나. 천안함 사건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은 기본적으로 퀘스천마크(물음표)가 붙는다. 유엔에서도 결의가 아니라 의장 성명을 냈다. 그 성명 안에도 북한이라는 얘기가 없다. 일부 보수 언론이 믿을 수 없는 북한 소식통 인용해서 쓰고 있는데, (북한 소행설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도 못 믿겠다고 한 것 아닌가. 과거에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계기로 하노이 폭격을 했다. 월남전이 벌어졌다. 그런데 10년, 20년 지나니 통킹만 사건이 조작됐다는 게 밝혀졌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왜 생겼느냐. 아직 '퀘스천마크'다. 오히려 좌초설, 기뢰설이 힘을 받기도 했다. 그런 것을 따지지 않더라도 대북 관계는 풀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5.24조치 해서 된 게 뭐가 있나.
▲ "우리 외교 정책은 미국의 한계(Limit) 내에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외교 정책 안보 정책 대북 정책 등을 다 포함해서 미국은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이다...문재인과 박근혜 대북 논쟁을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일단 둘 다 대북 관계 개선을 내 놓은 것 아닌가. '5.24조치'의 경우 어떻게 할지 봐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박근혜식 대북 정책은 애매하지만 어찌됐든 '관계 개선'에는 방점이 찍혀 있다.

남재희 : 그렇다. (차별화가 크게 부각이 안돼) 하도 궁하니까 박근혜 당선인이 '이명박 평화는 진짜 평화고 노무현 평화는 가짜 평화다' 하더라. 남북 관계에 '진짜 평화'가 어디 있고 '가짜 평화'가 어디 있나. 우선 미국이라는 막강한 군사력이 한반도에 있다. 북한은 디펜시브(방어적)한 체제다. 6.25남침의 원죄가 있어서 그런 (공격적 성향으로 간주되는) 것 뿐이다. 6.25 남침의 원죄 때문인데, 그걸 (우리가) 풀어줄 수 있다. 우리가 형님인데, 좀 도와줘야지. 그래서 일을 풀어나가야지, 자꾸 중국의 속국이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면 북한은 중국과 경제 유대관계를 강화하게 되고, 먼 장래에는 (중국의) '동북삼성'이 아니라 '동북사성'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 박근혜 당선인이 보수주의자여서 오히려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보수의 반발을 무마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다른 한편에서는 나온다.

남재희 : 그렇다. 학계에서도 그것은 '일반론'적인 해석 아닌가. 미국의 경우 닉슨이기 때문에 중국 문제를 해결했다. 민주당 정부였으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논리로 보면, 대북 관계에서 뭘 하려고 한다면 박근혜에게 프리핸드가 있다. 물론 박근혜보다 미국이 더 중요하다. 미국이 얼마나 우리 나라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가지고 있나.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안철수, 새정치에 대한 구상 다시 해야"

프레시안 : 다시 야권 얘기를 해보자. 문재인 의원이 가진 장점과 관련해 안정감, 그리고 PK 후보라는 점을 들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역시 부산 출신인 안철수 교수가 새로운 지도자로 나와야 한다고 한다.

남재희 : 안철수 교수는 '새정치'라는 방향 감각을 보면, 과학적이라기보다는 감상론적이고 감각적이다. 이를테면 국회의원을 줄인다? 국회의원 특권을 줄여야지 국회의원을 줄이는 문제는 전혀 다른 얘기다. 국회의원을 줄이면 오히려 더 특권화된다. 그러면 더 부패한다. 의원들의 특권을 줄이면서 정수는 늘여야 한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회의원이 500명이어야 세계 평균에 맞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남북 통일이 되면 상원을 두겠지만, 지금 상원을 안 두고 300명은 적은 수다. 의원 수를 늘리되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 농민, 노동, 여성 등 소외 계층 몫으로 비례를 늘려서 소수자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

▲ "대선을 거치면서 문재인이 현재 민주당이 가진 가장 좋은 자산이 됐다는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그리고 중앙당을 축소, 폐지한다고 했다.

남재희 : 중앙당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나. 토호 세력들이 해먹는다. 지방에서 표 많이 끄는 사람이 공천된다고 하면 결국 (공천은) 돈이 좌지우지한다. 시골에 가보라 토건업자가 넘쳐난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것을 기반으로 했지 않나. 그 사람들이 전부 국회의원 나오는 거다. 이것을 중앙당이 콘트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우리나라는 개혁 이슈가 엄청 많은 나라다. 청난 개혁을 더 해야 하는 단계인데 중앙당을 없앤다? 그러면 국회는 토호세력의 집합 장소가 된다. 그렇게 되면 국가 목적은 뭐고 정당의 의미는 뭔가.

프레시안 : 안철수 교수 본인은 계속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남재희 : 안철수 교수는 그 나름대로 역할은 있을 것이다. 본인 세력을 만들어서 하겠지만, 안철수 교수가 박근혜와 문재인이 중간 정도 위치 아닌가. 그렇게 개혁적인 것은 아니다. 선거 전략으로 보면 전략적일 수 있지만, 정치적 노선으로는 애매한 얘기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새롭게 해야될 것이다.

"문재인 밟고 가면 민주당은 죽는다"


프레시안 : 문재인 의원의 가능성에 대해 높게 보시는 것 같다. 그러나 문재인은 '노무현 비서실장' 이미지가 여전히 있고, 보수에서 공격의 소재로 삼는 것도 그 부분이다. 어떻게 보면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남재희 : 현재 나타난 사람들 중 가장 낫다는 것이지 '최선'은 아니라는 말이다. 나도 문재인을 비판한 적이 있다.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는데, 민정수석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다. 그런데 그것이 실패했다.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선거를 치르면서 문재인 의원이 국민에게 굉장히 안정감을 줬다. 정책도 합리적으로 했고, 대북 관계도 국민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했다. 대선을 거치면서 문재인이 현재 민주당이 가진 가장 좋은 자산이 됐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손학규는 어떤가?

남재희 : 손학규도 상당히 좋은 자산인데, 손학규 전 대표는 근본적으로 한나라당에서 왔다는 이미지를 씻기가 어렵다. 우리나라 대중 정치에서는 특히 그렇다. 식자들은 이해해주지만 국민들은 그렇지 않다. 안철수는 비과학적이다. 그 얘기는 '데마고그(선동가)'라는 것이다. 국민의 감성에만 호소한다. 물론 '데마고그'도 힘은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으로 들어가면 허무하다.

프레시안 : 정동영도 있다.

남재희 : 정동영 같은 정치인은 현 민주당 안의 진보 블록의 리더가 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초점을 그렇게 맞춰가는 것 같다. 그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의 경우 72년 대선에서 조지 맥거본 후보가 닉슨에게 패했는데, 그 때 맥거본이 굉장히 진보적인 인사였다. 그런데 결과는 거의 모든 주에서 참패였다. 레디컬한(급진주의적인) 학생들이 전부 맥거본에게 몰려갔다. 그래서 국민들이 봤을 때 저 사람은 굉장히 급진적인 사람이다. 이런 인식을 줬다. 맥거본이 굉장히 훌륭한 정치인이었지만, 현실정치를 생각 안할 수 없다. 정동영이 좋은 정치인이지만 표 끄는 것은 다른 문제다.

프레시안 :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있었는데, 민주당이 그 열망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리더십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남재희 : 리더십이라 하면 이해찬 당수(당대표)인데, 안철수가 무력화시켰다. 나는 '문재인이 잘못했다'고 몰아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 문재인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했다. 오히려 문재인을 중심으로 단결하는 게 민주당의 살 길이라고 본다. 문재인을 밟고 가는 것은 (민주당이) 죽는 길이다.

프레시안 : 민주당 내 문재인 퇴진론이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이해찬, 박지원 등 지도부의 리더십까지 포함한 책임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남재희 : 이해찬이 처음 그런 구도를 짰으니까 문재인, 이해찬, 박지원 모두 한 통속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러나 짜여진 구도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변질이 됐다. 나중에 봤을 때 유일하게 잘한 것은 후보 뿐이다. 나는 문재인이 오히려 자산이라고 본다. 자산을 키워야 하겠지만, 그렇게 가지 않는 것 같죠?

프레시안 : 본선에서 실패하고 대통령에 도전해 당선된 사례가 YS, 그리고 DJ 뿐이다. 앞으로 문재인 의원은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가?

남재희 : DJ가 좋은 말을 했다. 정치인은 서생적인 문제 의식과 상인적인 현실 감각을 가져라. 문재인에겐 결기가 좀 부족한 것 아닌가 싶은데, 앞으로 모를 것이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문재인이라는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고 본다. 선량하다. 대북관도 괜찮다. 이런 평을 받았다. 성공한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 원내 전략이다. 민주당이 앞으로 18대 국회 원내 전략을 잘 세워야 할 것이다.

"양적 민주주의에서 질적 민주주의로"


프레시안 : 대선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확인된 것 중 하나가 정치 개혁에 대한 열망이다. 현 정치권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남재희 : 미국 민주주의에서 퀀티테이티브 리버레이션(Quantitative Liberation, 양적 해방)이라는 말과 '퀄러테이티브 리버레이션(Qualitive Liberation, 질적 해방) 이라는 말이 사용된 적이 있다. 전자는 흑인 등을 포함한 모든 유권자들에게 평등하게 투표권을 주고 다수결의 원칙을 잘 관철하는 것이다. 후자는 비례대표 소수자, 소외계층, 여성 등을 반영시켜서 다수결보다 질적 평등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후자 쪽으로 가야 한다. 예를 들면 이번에 결선투표제가 이슈가 됐다. 결선투표제를 대선에서 도입하면 소수당의 연합이 가능해진다. 소수당의 의사가 반영된다. 그렇다면 후자에 해당하는 것이다.

▲ "OECD 중위권, 그보다 조금 더 높게 목표를 잡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북한과 관련해 5.24조치 풀고 한반도 평화를 강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국민대통합'을 말하는 것은 목사님들이 할 얘기지 정치가가 할 얘기는 아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새누리당이 그런 개혁을 할 가능성이 있나?

남재희 : (웃음) 그러니까 새누리당이 해야 한다. 그게 옳은 방향이다. 비례대표의 경우 늘려야 한다. 비례대표는 대표의 원리고, 다수결은 결정의 원리다. 우리가 다수결로만 갈 수가 없다. 한 쪽이 이겨서 독식하는 게 아니라 소수자의 권리도 국정에 반영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프레시안 : 박근혜 차기 정부에 당부 말씀을 한다면?

남재희 : 간단하다. 국민의 생활의 모든 지표가 OECD 하위권이다. 최소한 중위권은 가야 한다. 국민 모두가 동의하는 것 아닌가. 국부는 엄청나게 큰데, 전부 편중이 돼 빈익빈 부익부가 돼 OECD 모든 지표가 하위권을 맴돈다. 자살률만 높아지고, 국민들을 스스로를 하층민으로 생각하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OECD 중위권, 그보다 조금 더 높게 목표를 잡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북한과 관련해 5.24조치 풀고 한반도 평화를 강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국민대통합'을 말하는 것은 목사님들이 할 얘기지 정치가가 할 얘기는 아니다.

프레시안 : 핵심이 경제와 함께, 사회 양극화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이 부분일 것 같다.

남재희 : 이명박 정부가 후퇴시킨 것, 회복하고 더 향상시켜야 한다. 박근혜 본인에게 아버지의 원죄가 있는데, 민주주의는 더 향상시켜야 할 과제가 있다.

프레시안 : 오랜 시간 감사하다.

 

 
 
 

 

/박세열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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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전면 재검토’ 전액삭감 주장하다 돌연 ‘부대의견’ 달아 합의
 
편집부 | 등록:2013-01-01 16:37:55 | 최종:2013-01-01 16:50:5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13년도 정부 예산안의 최대 쟁점이었던 서귀포시 강정 제주해군기지 예산이 1일 새벽 여야 합의로 조건부 통과되자 그동안 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하며 국회 앞 농성을 벌여온 강정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앞으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강정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제주해군기지 예산이 여야 합의로 '부대의견'을 달아 그대로 통과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원안 통과를 주장해온 새누리당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민주통합당이 돌연 부대의견에 합의하며 예산안 통과에 동조한 것을 두고 주민들은 "배신감을 느낀다"며 격분해 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경우 그동안 제주해군기지 원점 재검토 및 공사중단을 당론으로 해 예산삭감에 뜻을 함께 해 왔기 때문이다.

새해 예산안은 이날 오전 5시30분께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고, 표결을 통해 재석인원 273명 중 찬성 202명, 반대 41명, 기권 30명으로 가결됐다.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제주 해군기지 예산 2010억원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방위사업청과 국토해양부 예산을 구분해 적정하게 편성하도록 한다'는 부대의견을 다는 조건으로 유지됐다.

전날 여야 원내부대표가 회동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만들면서 조건부 통과는 예견됐다. 뒤늦게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국회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사중단 및 예산집행 중단'이라는 문구를 추가할 것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정리된 부대의견의 내용을 보면, "2011년 11월7일 국회 예결위 제주해군기지소위원회의 권고사항인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할 것 △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의 입항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항만관제권, 항만시설 유지 보수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 체결 등 3개 사항을 70일 이내의 기간 내에 조속히 이행해 그 결과를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한다"고 돼 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 검증을 위해 70일까지 유예기간을 둔 것이다. 그러나 보고의 경우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서면보고로서 국회보고를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여야는 부대의견에서 제주해군기지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방위사업청과 국토부 예산을 구분해 편성토록 했다.

 

   
여야간 합의된 제주해군기지 예산의 '부대의견'. <헤드라인제주>

 

그런데 70일의 예산집행 유예기간을 두기는 했으나, 이미 전년도 예산으로 공사가 계속 진행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는 매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즉, 70일 유예기간은 새해 예산을 말하는 것이고, 지난해 이월된 예산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70일 유예기간'은 공사중단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더욱이 민주당의 경우 그동안 최초 강정 입지 선정과정과 절차적 진행과정의 문제를 제기하며 당론으로 전면 재검토 및 공사중단을 요구해왔다.하지만 정작 예산심사에서는 입장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국방위원회 예산심사 때에는 최초 전액삭감을 요구하다, 이면에서는 '절반삭감' 절충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또 국방위원회가 새누리당 의원 중심으로 예산안을 기습적으로 통과시킬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자체협의 중이었다는 이유로 이를 저지조차 하지 않았다. 다분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강행처리하도록 방조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부분이었다.

대선이 끝난 후 예결위 계수조정 협의에서는 전액 삭감 의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조건부 통과를 염두에 두고 협의에 응한 모습이었다. 결국 막바지에는 당론을 뒤로 한채, 새누리당에 부대의견 합의에 전격 응했다.

제주해군기지 예산이 통과되자 시민사회단체의 격분이 새누리당 보다는 민주당으로 불똥이 튕기는 것은 바로 민주당의 '오락가락한 행보' 때문이었다. 밤새 국회 상황을 지켜본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있어서 'X맨'은 바로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이 배신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오른쪽 두번째)과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이 지난달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해 예산안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예산안 삭감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한겨레)

 

국회 앞에서 한달 넘게 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하며 '100배 릴레이' 등을 해온 강정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러한 조건부 통과에 크게 반발했다. 삭발하고 장기간 국회 앞 농성을 벌여온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1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국회의원들은 다 XXX들이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강 회장은 "아직 아무것도 검증된 것도 없는 데 그대로 통과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민주당은 당론을 공사중단에 전면재검토라고 말한 X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분개해 했다.

그는 "국민과의 약속을 이렇게 내팽개칠 수 있느냐"며 "새누리당이야 원래 그런 X들이라고 하더라도, 민주당의 경우 새정부 출범할 때 독박 쓸까봐 그런 것 같은데, 민주당은 강정주민들에 국민들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온몸을 던져 싸워나가는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가는 중인데 마을주민들과 회의를 갖고 앞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해군기지 예산통과로 공사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강정마을에서의 충돌상황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 기사제휴 매체인 <헤드라인 제주>의 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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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트리 점등' 논란 애기봉 일대 접경마을 사람들을 만나다

"박근혜 두배 지지한 김포가 피해 볼 수도"

'성탄트리 점등' 논란 애기봉 일대 접경마을 사람들을 만나다

13.01.01 14:21l최종 업데이트 13.01.01 16:29l
강선일(superduke)

 

 

서부전선 최전방인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에 위치한 애기봉. 이곳은 지난 2010년부터 때아닌 유명세를 탔다. 그해 12월 21일, 국방부는 애기봉 성탄트리에 불을 켰다. 이 대형 성탄트리 점등에 대해 북한은 "반공화국 심리모략전을 중단하라"며 분노했다. 그리고 2년 뒤인 지난 해 12월 22일, 탈북난민북한구원한국교회연합을 비롯한 4개 단체가 다시금 애기봉 트리에 점등을 했다.

북한의 반응은 2년 전과 거의 같다. 대체 애기봉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주민들의 입장은 어떨까. 기자는 그런 궁금증을 안고 지난 해 12월 28일과 29일, 이틀 연속으로 김포를 방문했다.

첫날이었던 28일, 이적(56) 목사를 만났다. 그는 애기봉 점등 문제 관련 기사마다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애기봉 인근 김포시 월곶면 용강리에 위치한 '민통선 평화교회'의 목사다. 애기봉 근처인 월곶면 군하리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기자를 태운 채 운전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라도 애기봉 점등은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4년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때 양측의 상호비방 및 심리전 중단을 합의하면서 이후 6년 동안 점등을 안 했어. 그러다가 재작년부터 남북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다시 점등을 했지. 연평도 포격사건도 있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말야. 정부가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북한은 반드시 또 포를 쏠 거야. 포를 쏘면 불 켠 자들(점등한 보수단체 및 그 뒤의 정부와 군)은 아무 일도 없겠지. 하지만 애기봉 인근 가금리, 용강리, 조강리 주민들은 다 죽는 건 물론이고 남북 간에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말란 법 없어."

▲ 휴전선과 그 뒤의 이북 땅 차를 타고 군하리에서 얼마 이동하지 않았는데 휴전선이 보였다. 이북 땅은 생각 이상으로 매우 가까웠다. 휴전선 너머의 땅은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 강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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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민통선 검문소를 지나 얼마 안 갔는데 철조망이 보였다. 이 목사는 그게 휴전선이라고 했다.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에서 상상 이상으로 매우 가까웠다. 휴전선 바로 뒤쪽으로 이북 땅이 보였다. 만약 북한에서 정말로 포를 쏜다면, 기자가 왔던 군하리 등 휴전선 뒤쪽 마을들은 2010년의 연평도처럼 불바다가 되고도 남을 것 같았다. 잠시 후, 이 목사는 어느 언덕배기 옆 도로에 차를 세우더니 말했다. 눈 앞에 보인 팻말엔 '쌍룡대로'라 적혀 있었다.

▲ 탈북단체들이 전단을 살포한 쌍룡대로 이적 목사는 이곳에서 몇몇 단체들이 국방부의 보호하에 대북 전단을 몰래 살포했다고 말했다.
ⓒ 강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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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반북단체들이 (지난 10월 25일에) 대북 전단을 뿌린 곳이야. 국방부가 여기서 뿌리라고 장소도 알려주고 뒤도 봐주고 그랬어. 덕분에 반북단체들은 주민들 모르게 여기서 대북 전단 살포를 시도했지. 북한이 그거에 대해 계속 조준격파 사격하겠다는데 말야. 주민들은 그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할 때마다 얼마나 불안해하나 몰라. 이 나라 국방부는 주민들 안전은 뒷전이야. 어느 나라 국방부인지 모르겠어."

지상철(58) 씨는 부인과 함께 강화대교 바로 옆 곰탕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집은 몇몇 지상파 방송 맛집 프로그램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식당엔 방송에 나온 지씨의 사진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유명한 맛집이고, 강화대교 바로 옆이란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저녁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다. 지씨는 계속해서 이명박 정부와 점등 주체세력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그 놈들(점등 주체세력) 22일날 점등 행사 후딱 하고 산 밑으로 내려가면서 뭐라 했는지 알아요? '30분만 불 꺼라' 이랬대요. 그러니까 지들도 북한에서 포 쏠까봐 무서워서 도망가는 동안만 불 꺼라고 한 거지. 그리고 걔네 도망가고 30분 있다가 다시 불 켰어요. 이런 무책임한 사람들 때문에 우리 김포 지역 주민들만 고생합니다."

지씨는 2008년부터 식당 영업을 했다. 방송도 타고 할 정도니 장사는 잘 된 편이었다. 그러나 "남북 갈등이 고조되면서 식당 손님도 확 줄고 인근 문수산 등산객도 옛날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고 해서 민간인 사찰도 당했다고 한다. 그는 "점등을 하고 전단을 살포하는 이런 상황에서 죽어나가는 건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이란 말을 덧붙였다.

이튿날, 폭설을 뚫고 애기봉 전망대에 올랐다. 원래 차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폭설로 인해 택시가 다니기 힘들 정도여서 중간에 내려 걸어서 올라갔다. 20분 정도 눈길을 올라 전망대에 도착하니, 군인들이 긴장된 눈초리로 전망대 일대를 분주히 다니고 있었다. 아무래도 북한도 여기 동향을 주시하고 있을테니 병사들 입장에선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애석하게도 전날보다 날이 너무 흐려서 북녘 땅은 전혀 안 보였다. 오리무중이었다. 마치 현재의 남북 관계를 상징하는 듯했다.

▲ 애기봉 전망대 전망대 뒤에 성탄트리 꼭대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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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대 내부에서 바라본 북녘 폭설과 흐린 날씨로 앞엔 아무것도 안 보였다. 오리무중. 그야말로 현재 남북관계의 상황을 보여주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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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일대를 간단히 둘러보고 그 길로 농민 김용태씨를 만났다. 그는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지난 22일 점등하려는 사람들을 막으려고 애기봉 입구에서 동네 주민 70~80여 명과 함께 3개 중대 규모 전경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손을 다친 것이다.

"저는 정치는 잘 모르는 평범한 농민이고 기독교 신자입니다. 이번 성탄절 직전 대림절(성탄절 직전 4주 간 예수의 성스러운 탄생과 다시 오심을 기다리며 심신을 경건히 하는 기간) 동안 마음을 다스리며 평화롭게 보내려 했습니다. 그런데 2년 전에 이어 또 저렇게 점등을 하면서 지역민들 불안을 가중시키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거기 나가 싸우다 이렇게 됐죠."

그는 이어 "우리에겐 평화롭게 농사지을 권리가 있다. 저들이 저런 행동(점등 및 전단 살포)을 계속 하면 우리 같은 농민들이 피해를 본다. 저번에 김포에서 뿌린 대북 전단 중 거의 대부분이 북에까지 가지도 못했다. 전단을 담은 풍선 중 일부가 동네 논두렁에 떨어졌다. 전단 뿌리는 건 그 자들이고 치우는 건 그걸 반대하는 우리다"라고 말했다.

애기봉 인근에 거주하는 농민 김용태씨는 점등을 막기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손을 다쳤다. 그는 "우리에겐 평화롭게 농사지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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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군하리 식당에서 만난 김대훈씨는 스스로를 '딴따라'라고 밝혔다. 음악 활동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음악만 하게 두지 않았다. "유정복(새누리당 의원, 김포시)씨는 점등하는 걸 점등 직전까지 몰랐단다. 진짜 모른 건지 모른 척하는 건지... 1월 1일날 문수산 정상에서 신년맞이 행사한다는데 그때 점등 관련해서 항의하는 집회라도 하려구."

그는 이번 대선에서 김포 지역의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지지율이 문재인 후보의 두 배였다고 했다. 그러니까 만약 점등 및 전단 살포 등으로 자극받은 북한이 실제 극단적 선택을 한다면, 현 대통령과 같은 정당의 박근혜 당선자를 지지한 김포 지역의 많은 주민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이다.

김대훈씨는 지난 10월 22일 임진각에서 몇몇 단체들이 전단 살포를 시도할 때, 경찰이 처음엔 허가했다가 결국 막았다는 얘기를 했다.

"당시 외신기자들도 많이 왔다. 후에 들은 거지만, 실제로 북한이 전단 살포 시도 당시 임진각 쪽을 향해 포문을 개방했다고 한다. 남측도 그에 맞서 포문을 개방하고.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외신들이 몰려온 것이다. 그런데 결국 경찰 측이 전단 살포를 막았다. 내 예상으론, 그런 상황을 전체적으로 확인한 미국의 압력이 있었던 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말은 애기봉에 점등한 현재 상황에서도 북한은 군사적 행동을 안 할 거란 보장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12년 12월의 애기봉은 너무나 추웠다. 날씨만 추웠던 게 아니다. 지난 5년 동안 경색된 남북관계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마저 춥고 음산하게 만들었다. 주민들은 해가 넘어가기 직전인 지금 이 순간에도 불안감에 떨고 있다. 불이 켜진 성탄트리로 인해 언제 포탄이 날아오잔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새해엔 이 '오리무중'과도 같은 상황이 조금은 나아질 것인가. 그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새해를 기다리고 있다.

이적 목사가 몸담고 있는 민통선 평화교회 입구엔 '남북 긴장 조성, 점등행사 반대'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 강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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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통일 문 여는 2013년 밝았다

 

조국통일 문 여는 2013년 밝았다
 
통일이 희망이고 분열은 절망이다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1/01 [06:4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민족분단을 끝장내고 자주적 통일을 안아 오기 위해 마련한 6.15 남북 정상 공동선언은 8천만 민족의 통일 대강이다. © 이정섭 기자


2012년의 해가 서해로 지고, 2013년 태양이 온 겨레가 그토록 바라는 조국통일의 염원을 안고 동해에서 떠올랐다.

지난 한해는 진보.민주 개혁세력, 특히 민족통일을 일일천추로 바라는 자주진영에게 고난의 행군과도 같은 시련과 고통이 따른 시기였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적대정책은 고스란히 남쪽의 통일단체와 운동가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져, 압수수색과 연행, 구속, 재판이 해가 끝나는 시각까지 계속 되었으며, 야권연대가 힘을 발휘한 직후 인 5월에는 온 나라에 뜻도 실체도 없는 ‘종북’이라는 마녀사냥의 광풍이 휘몰아 쳤다.

소위 왕재산 사건의 피해자들에게는 반국가단체 결성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도 징역 9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고, 남과 북, 해외 동포 3자연대의 민족통일의 구심인 범민련 남측본부는 ‘이적 단체’라는 붉은 딱지 밑에 이규재 의장을 비롯한 이경원 전 사무처장, 최동진 전 편집국장, 최은아 전 선전국장 등이 구속 또는 재판장에 섰다. 뿐만 아니라 같은 민족의 국상을 당한 동포를 위로하고 6.15와 10.4 남북 공동선언의 이정표를 세웠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를 추모하기 위해 조의 방북했던 노수희 부의장을 군사분계선을 넘자마자 짐승처럼 끌고 갔으며, 암의 중병에 걸린 원진욱 사무처장을 치료도 받지 못하게 막아서며 철창에 집어넣는 만행도 서슴치 않았다.

국정원과 경찰, 검찰 등 공안당국은 민권연대 윤기진 공동대표를 또 다시 구속하는가 하면 이희철 사무부총장을 비롯한 일꾼들과 성원들을 감옥에 가두었다.

공안당국은 진보적 언론에도 탄압의 칼날을 휘두르며 자주민보 이창기 대표와 한성기자를 구속하고 정설교. 권말선 시인을 법정에 세웠으며, 주권방송 사무실과 권오혁 대표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난동을 부렸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운동의 모범으로 불렸던 전 전교조 김형근 선생에게도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는 했으나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자주와 통일을 이야기 하던 통일운동가들과 인터넷 누리꾼들의 압수수색과 연행 조사, 구속 재판이 줄을 이었다.

이명박 정부와 공안당국은 한마디로 자주통일진영에 대해 한국적 신 메카시즘을 들고 마음껏 망나니 춤을 추었다.

하지만 자주통일진영은 공안탄압의 칼날 앞에 위축되거나 주눅 들지 않고 더 가열차게 싸워 나갔다. 법정에서는 공안검사들과 판사들의 분열과 적대의 구시대적 논리에 맞서 자주와 통일만이 민족의 살길이요,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사대매국과 분열을 극복하는 일이 민족과 양심을 지키는 것이라며 법정 투쟁을 힘 있게 벌려 나갔다.

범민련과 민권연대, 평통사, 통일의 길, 한국진보연대, 민중의 힘, 한국여성연대, 한대련을 비롯한 자주 통일진영은 물론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 민중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위험천만한 전쟁을 불러 올 수 있는 미국과 일본, 이명박 정부의 합동 군사연습과 반북대결정책을 반대하는 반전.평화.통일 투쟁을 세찬 비바람과 폭염, 엄동설한 마다하지 않고 전개 했다. 남북 정상들이 세운 통일의 이정표인 6.15와 10.4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과 싸움도 계속되었다.

진보통합당과 민주당 등 제도권 정치권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남북관계의 파탄을 가져왔다며 현정부의 반통일적 범죄를 규탄단죄하면서, 12월대선 국면을 맞이해서는 통일의 걸림돌로 국제사회의 지탄과 조롱을 받고 있는 국가보안법철폐와 가장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통일대강인 6.15 10.4 남북 정상선언 이행을 강력하게 부르짖었다.

부모형제가 갈라져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며 산지도 이제 68년이 되었다. 이보다 더 큰 비극과 수치, 야만이 어디 있으며, 고통이라면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의 기치를 들고 자주적이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지향하는 통일운동을 한사코 가로 막는 반민족, 반통일 세력은 패륜적 범죄에 대해 결코 용서 받을 수 없으며, 진리와 정의의 양심을 지닌 온 인류에게 지탄 받아 마땅하다.

수수천년을 한 핏줄 살아 온 민족의 분열을 지속 시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큰 악이며 범죄이자 매국행위이다.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며 통일의 길에 나서는 것은 사람으로서 가장 초보적인 양심의 걸음이며 선행이자 애국이다.

조국통일 없이는 경제 강국도 민족 번영도, 인간에 대한 초보적 권리도, 복지도, 교육도, 문화도, 새정치도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6,15와 10,4 선언의 길을 따라 통일을 이룩할 때 비로소 우리민족의 지혜와 재능이 꽃을 피워 한민족의 위대함이 펼쳐 질 것이며 세계와 인류의 평화 번영에도 기여 하게 될 것이다.

2013년을 기어코 통일의 대문을 여는 해로 만들기 위해 남과 북 해외동포 모두가 6.15와 10.4 공동선언의 기치들고 떨쳐 일어나 한라에서 백두로, 백두에서 한라로 힘차게 달려 나가자.

우리의 힘찬 통일의 진군에 사대와 분열, 전쟁 책동은 짓 부셔지고 자주와 평화 통일의 새희망이 8천만 민족의 가슴에서 격동 칠 것이다.

통일은 희망이며 분열은 절망이다!
자주만이 살길이며 사대는 망국이다!
평화는 공생이며 전쟁은 공멸이다!

2013년 1월 1일 새해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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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9호에 인공달위성이 실린다

 

은하 9호에 인공달위성이 실린다
<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241)
 
 
2012년 12월 31일 (월) 10:41:53 한호석 tongil@tongilnews.com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노래가 울려나올 때 김정은 제1위원장은 눈물 흘렸다

지금 북에서는 자국산 첫 실용위성인 광명성 3호 2호기를 쏘아올린 성과를 “5천년 민족사의 특대사변”으로 높이 칭송하고 있다. 또한 첫 실용위성을 쏘아올린 우주개발사업 공로자들의 공훈을 경축하는 노래와 춤으로 축하무대를 장식하였고, 우주강국대오에 당당히 진입한 민족적 긍지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우주개발사업 공로자 101명은 ‘공화국 영웅 칭호’를 수여받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초청으로 평양에 가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였고, 각계각층 인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과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2012년 12월 2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가 국가연회장인 목란관에서 우주개발사업 공로자 101명에게 베푼 성대한 연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주개발사업 공로자 101명은 연회장 입구에 정렬한 인민군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로농적위군 명예위병대의 영접을 받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의 뒤를 따라 입장하였고, 당, 정, 군 고위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연회가 열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회에서 연설하였다. 또한 북측 최고의 음악연주단으로 절찬 받는 모란봉악단이 화려한 축하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이 글에서 12.21 연회에 관해 논하는 까닭은, 우주정복을 향한 북의 원대한 전망과 확고한 의지를 그 연회에서 직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주개발이라는 용어보다 더 강한 인상을 안겨주는 우주정복이라는 용어를 쓰는 까닭은, 우주를 정복하려는 북의 전망이 원대하고, 우주를 정복하려는 북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주정복을 향한 북의 원대한 전망과 확고한 의지에 관한 이 글의 서술은 집필자의 주관적인 인상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그 논거는 아래와 같다.

2012년 12월 27일 <로동신문>에 실린 ‘방방곡곡에 꽃피는 <광명성>호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12.21 연회에서 ‘단숨에’라는 제목의 노래가 만장의 열렬한 재청을 받고 네 차례나 울려나왔는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노래가 울려나올 때 흐르는 눈물을 조용히 닦았다고 한다.

노래 ‘단숨에’는 이전부터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 사이에서 널리 불려오는 노래로, 북의 표현을 빌리면 ‘시대의 명곡’이다. 그 노래에는 “타격목표도 단숨에, 적함돌입도 단숨에” 또는 “위훈 세워도 단숨에, 승리 떨쳐도 단숨에, 번개 같이 불이 번쩍 단숨에” 같은 노랫말이 들어있어서, 인민군의 전격적인 조국통일대전 의지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 노래 선율도 매우 박진감 넘치고 빠르고 힘찬 군가풍 선율이다. 12.21 연회에서 모란봉악단이 연주한 ‘단숨에’는 성악가들이 노래를 부른 게 아니라, 전자음악에 맞게 편곡한 경음악곡을 연주한 것이다.

그런데 왜 연회 참석자들은 그 경음악에 열렬한 재청을 네 차례나 보냈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선율이 울려나올 때 흐르는 눈물을 닦은 것일까? 경음악 ‘단숨에’가 연주될 때, 무대 뒤편 배경화면에 비친 동영상 장면이 가슴을 흔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광명성 3호 2호기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리기까지 전 과정을 세심하게 이끌어온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온갖 노고가 그 동영상 화면에 흐르고 있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우주개발사업에 얼마나 많은 노고를 기울이고 있는지를 알려면, 2012년 12월 20일 <조선중앙텔레비죤>이 방영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령도 밑에 인공지구위성 <광명성-3>호 2호기 성과적으로 발사’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시청할 필요가 있다. 기록영화에는 2012년 11월 22일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대형시설 안에 수평으로 눕혀놓은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를 돌아보면서 거대한 동체를 손으로 쓸어보는 장면, 탑재를 곧 앞둔 광명성 3호 2호기 앞에서 과학자, 기술자, 동행한 당간부들과 담화하는 장면, 강추위 몰아친 서해위성발사장을 돌아보는 장면 등이 나온다.

또한 기록영화에는 2012년 12월 6일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과학자, 기술자, 동행한 당간부들과 담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특히 그 기록영화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상신한 수많은 보고서들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많은 보고서를 일일이 검토하고 모든 겉표지마다 자신의 친필로 지시사항이나 명령을 적어 내려 보낸 것이다.

원대한 우주정복구상이 은하 9호 모형에 비껴있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12.21 연설을 들으면, 우주정복을 향한 확고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2012년 12월 21일 북에서 방영되었고, 12월 23일 ‘유투브(You Tube)’에 오른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광명성-3>호 2호기를 성과적으로 발사하는데 공헌한 과학자, 기술자, 로동자, 일군들을 위하여 마련한 연회에 참석하시였다’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연설 전문이 동영상과 함께 육성으로 수록되어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12.21 연설에서 “동지들은 인공지구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성과적으로 쏴올린 그 정신, 그 기백으로 통신위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실용위성들과 보다 위력한 운반로케트들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하여야 합니다”고 말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 연설대목에서 밝힌 것은, 이번에 지구관측위성을 쏘아올렸으니, 다음에는 통신위성도 쏘아올리고, 통신위성을 쏘아올린 뒤에는 다른 실용위성들도 쏘아올려야 한다는 자신의 우주정복구상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12.21 연설에서 지적한 통신위성은 적도 상공 35,786km의 지구정지궤도(geosynchronous orbit) 위에서 지구자전속도로 회전하는 정지위성인데, 지구관측위성을 쏘아올린 뒤에 통신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은 선진우주강국들이 밟아간 전형적인 발전경로이며, 북이 들어선 발전경로다.

<로동신문> 정치보도반은 2012년 12월 22일부 보도기사에서 “연회 참가자들은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지니신 우주강국건설의 웅대한 포부와 구상을 전면적으로 실현하여 백두산 대국의 존엄과 위용을 더욱 힘있게 과시해나갈 혁명적 열의에 넘쳐있었다”고 하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우주정복구상을 “우주강국건설의 웅대한 포부와 구상”이라고 서술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우주정복구상을 알려주는 일화는 2012년 12월 28일 <로동신문>에 실린 ‘우주에 더 많은 <광명성>호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읽을 수 있는데, 12.21 연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주개발사업 공로자들에게 “우주정복의 목표를 더 높이 세워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들을 고무해주었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우주정복구상을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또 다른 일화는 2012년 12월 28일 <로동신문>에 실린 ‘우주정복의 원대한 구상과 포부’라는 제목의 기사에 들어있는데, 12.21 연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주개발사업 공로자들에게 “운반로케트 <은하-9> 모형을 가리키시며 자세히 보았는가고 물으시였다”고 한다.

12.21 연회장을 촬영한 보도사진들이나 기록영화를 보면, 연회석에서 정면을 바라볼 때 연회장 무대 오른쪽에는 이번에 쏘아올린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 모형이 서 있고, 연회장 무대 왼쪽에는 은하 3호 모형보다 더 큰 위성운반로켓 모형이 서 있는데, 그 동체에 은하 9호라고 큼지막하게 쓴 글씨가 돋보인다.

그런데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은하 9호 모형을 손으로 가리키며 우주개발사업 공로자들에게 그 모형을 “자세히 보았는가?”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 질문은 무슨 뜻일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앞으로 위성운반로켓 은하 9호를 만들어 쏘아올려야 한다는 뜻이 그 질문에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은하 9호 모형을 “보았는가?”고 묻지 않고 “자세히 보았는가?”고 물은 것은, 그 모형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로 제작되어 연회장 무대에 설치되었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첫 실용위성 발사에 성공한 환희와 격동으로 들끓고 있는 공로자들에게 앞으로 쏘아올릴 위성운반로켓 모형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우주정복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그 순간, 은하 9호 모형에 비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우주정복구상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 과학자, 기술자들의 가슴마다 자기 영도자의 우주정복구상을 실현하려는 열정과 의욕이 얼마나 뜨겁게 솟구쳤는지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구태여 서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위에 인용한 <로동신문> 기사에는 “운반로케트 <은하-3>과 <은하-9>, 그 두 모형을 다시금 바라보는 과학자, 기술자들이 받아안은 충격은 참으로 컸다”고 쓰여 있다.

북이 이번에 쏘아올린 은하 3호 다음에 쏘아올릴 은하 계열의 각종 위성운반로켓은 당연히 은하 4호, 5호, 6호, 7호, 8호 순으로 될 것이다. 은하 3호와 마찬가지로, 은하 4, 5호는 지구관측위성을 운반하게 될 것이고, 은하 6, 7, 8호는 통신위성을 운반하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원래 ‘광명성’이라는 말은 빛나는 별이라는 뜻인데, 빛나는 별이 촘촘히 밀집한 천체현상을 ‘은하’라 한다. 오늘 북이 긍지 높이 부르는 인공위성 이름 ‘광명성’과 운반로켓 이름 ‘은하’에는, 밤하늘에 빛나는 은하처럼 수많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려는 강렬한 우주정복의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러면 12.21 연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모형으로 전시한 은하 9호에는 어떤 위성이 실릴 것인가? 은하 9호는 지구관측위성이나 통신위성을 싣고 지구궤도에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달탐사위성을 싣고 지구궤도를 벗어나 우주공간 저편에 있는 달궤도(Selenocentric Orbit)로 날아갈 것이다. 은하 9호에 달탐사위성을 싣고 달궤도로 쏘아올리는 우주정복의 길, 바로 이것이 12.21 연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시한 우주강국건설구상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구궤도를 정복할 뿐 아니라, 달궤도까지 정복하려는 원대한 우주강국건설구상을 올해 2012년을 기점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인공위성이라 하지만, 북에서는 인공지구위성이라고 하는 까닭은 인공지구위성과 인공달위성을 구분하기 때문이다.

1966년 4월 3일 인류사 최초로 달궤도 진입에 성공한 인공달위성은 소련이 쏘아올린 ‘루나(Lunar) 10호’였다. 질량이 1,582kg인 그 인공달위성은 달표면으로부터 원지점 2,738km, 근지점 2,088km의 타원궤도를 따라 178분05초 주기로 달 주위를 회전하였다.

이번에 첫 지구관측위성을 쏘아올린 북이 앞으로 달탐사위성도 쏘아올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논리적인 비약이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아래의 정보를 살펴보면 논리적 비약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선진우주강국들이 쏘아올린 인공달위성과 그 운반로켓에 관한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공달위성을 처음으로 쏘아올린 나라는 소련이었지만, 요즈음 그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이다. 2009년 6월 18일 미국 국가항공우주국(NASA)은 애틀러스(Atlas) 5호에 ‘달정찰위성(Lunar Reconnaissance Orbiter)’이라는 이름의 신형 달탐사위성을 실어 달을 향해 쏘아올렸다. 2단형 위성운반로켓인 애틀러스 5호는 길이가 58.3m이고, 1단 추진체 지름이 3.81m다. 질량이 1,900kg인 ‘달정찰위성’은 지구를 떠나 나흘 반 동안 우주공간을 비행한 끝에 달궤도에 진입하였다.

그보다 9개월 앞선 2008년 10월 22일 인도가 자국 최초의 달탐사위성 챈드레이안(Chandrayaan) 1호를 4단형 위성운반로켓인 ‘극위성발사체(PSLV)’에 실어 달을 향해 쏘아올렸다. 인도가 쏘아올린 ‘극위성발사체’는 길이가 44m, 1단 추진체 지름이 2.8m이고, 탈탐사위성 챈드레이안 1호의 질량은 1,380kg이다.

미국과 인도가 각각 쏘아올린 달탐사위성에 관한 정보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처럼 위성운반로켓을 2단형으로 만들면 추진체 길이가 50m 이상으로 길어지고, 1단 추진체 지름도 3m보다 훨씬 길어지는 반면, 인도의 경우처럼 위성운반로켓을 4단형으로 만들면 추진체 길이가 50m 이하로 짧아지고, 1단 추진체 지름도 3m 이하로 짧아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북이 만일 달탐사위성을 싣는 위성운반로켓 은하 9호를 3단형으로 만든다면, 추진체 길이가 40m 이상 되어야 하고, 1단 추진체 지름이 3m 정도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은 그처럼 동체가 크고 강한 추력을 내는 위성운반로켓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북이 이번에 쏘아올린 은하 3호는 길이 30m, 1단 추진체 지름 2.4m, 질량 91t, 발사추력 120t이다. 2012년 4월 13일에 쏘아올린 은하 3호도 똑같은 위성운반로켓이었고, 북이 2009년 4월 5일에 쏘아올린 은하 2호도 길이가 30m, 1단 추진체 지름이 2.4m인 똑같은 위성운반로켓이었다.

북은 왜 지난 3년 동안 똑같은 위성운반로켓을 3기나 쏘아올린 것일까? 은하 2호 또는 은하 3호로 불리는 똑같은 위성운반로켓을 여러 기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현상이 암시하는 것은, 북의 우주개발사업에서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위성운반로켓 제작이 아니라 위성 제작이라는 점이다. 지금 북의 우주개발사업에서는 고성능 위성을 만드는 기술이 아직 좀 부족할 뿐이고, 위성운반로켓을 만드는 기술은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렀으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명령만 내리면 당장이라도 길이가 40m 이상이 되고, 1단 추진체 지름이 3m 정도 되는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북은 이미 은하 9호를 만들어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북의 위성운반로켓 제작기술을 그처럼 높이 평가하는 근거는, 2012년 4월 4일 <조선일보> 보도기사에서 찾아낼 수 있다. 미국 정찰위성이 북측 상공에서 촬영한 영상자료에 관해 보도한 그 기사에 따르면, 당시 북을 집중감시하던 미국 정찰위성이 평양에 있는 미사일 공장 경내에서 은하 3호(미국은 ‘대포동 2호’라고 제멋대로 부름)보다 크기가 더 큰, 길이 40m의 대형 미사일을 포착하였다는 것이다. 북이 길이 40m의 대형 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길이가 40m 이상이 되고, 1단 추진체 지름이 3m 정도 되는 대형 위성운반로켓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북이 광명성 1호를 쏘아올린 직후인 1998년 9월 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기사에서 당시 우주개발사업에 참가한 북측 과학자인 권동화 박사가 말한 내용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는 “조선에서는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현명한 령도에 의해 인공지구위성을 운반할 수 있는 다계단 로케트가 벌써 1980년대에 개발되었으며 인공지구위성 연구분야에서도 커다란 성과가 이룩되였다”고 하였다. 위성을 운반할 수 있는 다단계 로켓을 1980년대에 개발하였다는 말은, 4반세기 전에 이미 고도의 로켓설계기술을 보유하였다는 뜻이다.

2012년 12월 28일 <로동신문>에 실린 ‘101개의 금별메달’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우리 위성의 궤도진입 시 여러 수값들은 그 오차가 불과 수m에 달함으로써 세계의 경탄을 자아내였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과장어법이 아니다. 북은 1980년대에 이미 높은 수준에 오른 로켓설계기술을 지난 4반세기 동안 더욱 발전시켜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한국일보> 2012년 12월 12일 보도기사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권세진 교수는 “현재 북한의 로켓기술력으로 볼 때 1,000kg의 탄두를 탑재해도 미사일을 11,000여 km까지 보낼 수 있는 수준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은하 3호의 현재 성능만으로도 광명성 3호 2호기보다 질량이 10배나 더 무거운 대형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북이 위성설계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인공달위성을 만들어내려고 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인도가 쏘아올린 자국의 첫 탈탐사위성 챈드레이안 1호의 질량이 1,380kg이므로, 북은 광명성 3호 2호기보다 약 14배 정도 더 무거운 광명성 9호를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다. 1994년 10월 13일 ‘극위성발사체’ 발사에 처음 성공한 인도는 그로부터 14년 뒤에 달탐사위성을 쏘아올렸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이번에 북에서 방영된 기록영화에 나타난 광명성 3호 2호기의 모습이다. 그 모습은 지난 4월 발사에 실패한 광명성 3호 1호기의 모습과 상당히 달라 보인다. 동영상에서 얼핏 보기에도, 광명성 3호 1호기에 비해 광명성 3호 2호기에는 더 복잡한 장치들이 들어있고, 더욱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북의 위성제작 기술자들이 지난 4월 실패 이후 8개월 동안 더욱 분발하여 지구관측위성 성능을 상당히 개량하였음을 말해준다. 북의 우주개발사업을 담당한 과학자, 기술자들이 그런 정신과 기백을 가졌다면,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14년 걸린 일을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7년 만에 해낼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광명성 3호 2호기를 쏘아올린 정신과 기백으로 실용위성들을 더 많이 개발하여야 한다고 12.21 연설에서 강조하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400t급 초대형 운반로켓을 쏘아올릴 발사대가 있다

<조선중앙통신> 2012년 11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유엔총회 제67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북측 대표는 연설에서 북이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우주개발기관을 확대강화하고 정지위성을 포함하여 나라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각종 실용위성들을 계속 쏴올릴 것”이라고 밝혔으며, <조선신보>는 2012년 12월 12일 보도에서 북이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북이 올해 2012년에 광명성 3호 2호기를 쏘아올렸으므로,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추진하는 과정에서 광명성 4호부터 9호까지 계속 쏘아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이 끝난 2017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순차적 추진을 예상하면, 북은 2017년에 제2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하면서 광명성 10호를 실은 은하 10호를 쏘아올리게 될 것이다. 물론 북이 2017년에 시작할 제2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은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보다 더욱 발전된 우주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계획일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2012년 4월 8일 서해위성발사장 현장에서 취재한 <조선신보> 2012년 4월 10일 보도기사에 나온 장명진 서해위성발사장 총책임자의 발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가 취재진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북은 “가까운 앞날에 정지위성을 발사하게 될 것”이고, “전망적으로는 유인우주비행선까지 쏘아올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의 발언은 북의 우주개발계획이 지구관측위성 발사와 정지위성(통신위성) 발사에서 장차 달탐사위성 발사로 이어지고, 나중에는 유인우주비행선 발사까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북이 유인우주비행선을 발사할 것이라니, 그가 취재진 앞에서 과장법을 쓴 것일까?

유인우주비행선 발사에 관한 그의 전망적 발언이 과장이 아니라는 점은 서해위성발사장 설비규모에서 엿볼 수 있다. 그가 취재진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는 400t급 초대형 운반로켓도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발사대의 높이는 50m 이상이다. 그는 초대형 운반로켓이라고 표현했지만, 400t급 운반로켓이라면 인공위성을 싣는 운반로켓이 아니라 유인우주비행선을 싣는 운반로켓이다.

1961년 4월 12일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Yuri Gagarin, 1934-1968)을 태우고 우주공간으로 날아가 1시간 48분 동안 우주비행을 하였던 소련의 유인우주비행선 보스톡(Vostok) 1호의 질량은 5.9t이었고, 그 유인우주비행선을 우주로 실어나른 2단형 보스코드(Voskhod) 운반로켓은 길이 30.84m, 1단 추진체 지름 2.99m, 질량 298.4t이었다. 이것은 당시 소련이 총질량 304.3t의 유인우주비행선 운반로켓을 쏘아올리는 추력을 뿜어내는 강력한 로켓엔진을 개발하였음을 뜻한다.

그런데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에서는 질량이 400t이나 되는 운반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니, 이것이야말로 장차 유인우주비행선을 쏘아올릴 전망을 가지고 그처럼 크고 튼튼하게 만들어놓은 게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우주정복구상에는 달탐사위성은 물론이고 유인우주비행선까지 쏘아올릴 전망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데, 12.21 연회장 무대 옆에 세워진 은하 9호 모형은 유인우주비행선을 싣는 운반로켓 모형이 아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은하 9호 모형과는 전혀 다르게 생긴 새로운 유형의 운반로켓 은하 10호에 유인우주비행선을 실어 쏘아올릴 원대한 우주정복구상을 단계별로 실행에 옮기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긴 우주강국건설 유훈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기간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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