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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세금=부담? 이러면 복지 논쟁은 진다"

[프레시안 언론협동조합 전환 특별 강연회] 그래도 복지다

김윤나영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8-15 오전 10:21:06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을 두고 증세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세금을 부담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복지 논쟁은 진다, 끝난다"며 한국의 복지 수준을 OECD 회원국 평균으로 끌어올리는 '사회적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하준 교수는 프레시안이 언론협동조합 전환을 기념해 13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그래도 복지다'라는 주제로 연 특별 강연회에서 이와 같이 발언했다. 프레시안은 지난해 9월 '경제 민주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장 교수를 초청한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 강연회를 마련했다. (☞관련 기사 : 장하준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공동 구매")
 

ⓒ프레시안(최형락)


한국, '미국만큼'만이라도 복지 하려면 지출 2배 늘려야

장 교수는 먼저 "우리나라 공공 복지 지출이 2009년 기준으로 GDP 대비 9.4%인데, 국민소득이 한국의 절반도 안되는 나라인 멕시코 덕에 OECD 회원국 가운데 꼴등을 면했다"며 "같은 시기 OECD 회원국의 평균 복지 지출이 22%, 16개 회원국 평균이 25%"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복지 안 하는 미국도 20%는 공공 복지에 지출한다"며 "미국 따라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미국만큼만 복지 하라'고 하면, 지금 한국의 복지 지출이 두 배로 늘어난다. 이게 우리나라 복지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불가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장 교수는 "좌우를 막론하고 우리가 미국 수준의 복지만 하려고 해도 지금보다 복지 지출을 두 배로 늘려야 하는데, 어떻게 세금을 하나도 안 내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민이 세금에 대한 개념을 이상하게 생각해서, 정부가 세금을 걷으면 묻어버리고 태우고 바다에 빠트린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세금이 바로 우리 아이 학교이고, 노후 연금이고, 의료보험이고, 우리가 차를 타고 다니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연봉 4000만-7000만 원 근로 소득자에게 1년에 평균 16만 원을 더 부담하도록 한 당초 세법 개정안 내용에 대해서 장 교수는 "7000만 원 연봉자에게 세금 십 몇 만 원 더 내라니까 난리가 났다"면서 "복지를 하자는 사회적 합의가 됐다면 문제 안 됐을 세금 조정"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업그레이드하려면 복지 필요

한국의 복지 성적은 어쩌다 이렇게 처참해졌을까? 장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에 시장이 개방되고 약자를 보호하는 법이 없어지면서 고용이 불안해졌다"면서 "IMF (위기) 이후에 많은 이들이 영세 자영업에 의존하거나 카드 돌려막기를 하며 빚내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마저 한계가 왔다"고 말했다.

장하준 교수는 "내가 전공이 산업 정책임에도 복지를 말하는 이유는, 그만큼 경제가 도약하는 데 복지가 필요한 시기가 왔기 때문"이라며 "순수하게 주판알 튕기는 경제 성장, 보수 언론들이 얘기하는 먹고사는 문제만으로 따져도 한국은 복지 제도를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성장도 안 되는 단계에 왔다"고 강조했다.
 

▲ 장하준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도 복지가 필요하다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장 교수는 '우마차(牛馬車)' 경제론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우마차를 타던 시절에는 교통 체계가 없었지만 지금은 있다"며 "빠른 자동차의 속도를 감당하려면 안전벨트도 하고 브레이크도 달고 교통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운을 뗐다.

장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는 액셀은 좋은데 브레이크가 없는 차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니 다들 안전 위주의 운행을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우마차에서 자동차로 업그레이드하려면,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과감하게 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비유를 들며 장 교수는 "우리가 더는 1960-1970년대 식으로 일을 오래, 많이,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경쟁이 안 되는 시대가 왔다"며 "(예를 들어) 조선, 철강산업이 사양산업이 되고 신산업인 전자나 생명공학 쪽으로 이직을 유도하는 등 경제 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전자공학, 생명공학을 배워서 기술 혁신을 위해 이바지할 젊은이들이 의대에 가거나 공무원이 되려 하고, 창조 경제를 하려는데 벤처기업이 안 생긴다"며 "한국 사회에서 실직 비용의 부담이 너무 크고, 잘못하다 망하면 완전히 밥 먹고 살기 힘든데 누가 하겠나. 사회적 안전망 미비가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장 교수는 "스웨덴과 핀란드는 실직하면 최고 2년까지 실직 전 월급의 60-80%가 나오고, 의료, 교육과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며 "그러니 전직 과정에서 엄청난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역설적으로 기업들이 구조 조정(정리 해고)하기가 스웨덴·핀란드보다 미국에서 더 어렵다"고 말했다. 사회 안전망이 없는 국가에서는 노동자들이 정리 해고에 "목숨 걸고" 저항하지만, 복지 선진국에서는 주택, 교육, 의료 등이 보장돼 "실직해도 세상이 안 끝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밖에도 그는 부의 대물림, 사교육, 저출산, 높은 자살률 등 사회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복지는 공동 구매…세금을 부담으로 보면 복지 논쟁 끝나"

증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조세 저항'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 교수는 "복지란 공동 구매"라면서 복지와 세금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고 강조했다. 특히 "세금을 부담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복지 논쟁은 진다, 끝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병원이 약을 사면 10만 명분 이상 못하지만, 정부가 3500만 명어치를 달라고 하면 할인된다"면서 "보편적 복지란 개인이 저축하고 보험 들 돈을 모아서 소위 '공동 구매'를 해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보험의 운영 방식이야말로 "이른바 '쿠팡 원리'이자, 월마트가 살아남은 '단가 내리기'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세금을 내서 복지를 확충하는 것은 돈을 왼쪽 주머니에서 꺼내느냐, 오른쪽 주머니에서 꺼내느냐의 차이일 뿐"이라며 "정부가 세금을 거둬서 어디다 얼마나 잘 쓰느냐가 문제지, 세금이 오르고 내리고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세금이 낮은 게 그렇게 좋으면 왜 다들 자메이카로 이민 안 가나? 스웨덴에 살면 세금 50-60% 내고, 영국에 살면 45% 내는데, 자메이카는 최고 소득세율이 5%다. 왜 스웨덴·영국 사람들은 자메이카로 이민 안 가나? 그 나라는 세금을 조금 걷는 대신 서비스가 엉망이다. 길도 안 닦이고 학교도 질 낮고 노동력 질도 낮고 정전도 잘 된다."
 

ⓒ프레시안(최형락)


'복지 개발 30년 계획'에 사회적으로 합의하자

장 교수는 특히 "지금은 세금을 얼마 더 걷느냐, (정부가) 약속을 지켰느냐도 중요하지만, 복지 개발 30, 40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세금을 거둬서) 어디로 간다는 목표를 정하면 국민도 (증세에) 동의한다"며 "빨리 노선과 종점을 정해야 한다. 우리도 접근은 점진적으로 하되, 과감한 복지국가를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GDP 대비 10%대에 불과한 복지 지출을 OECD 평균인 25%로 늘리려면 하루아침에 안 된다"며 "30년에 걸쳐서 1년에 0.5%포인트가량 올린다고 하면 30년 후에도 우리도 현재 OECD 평균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0.5%포인트를 올리기는 힘들지 않은데, 그렇게 못하는 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이라며 "좌우를 막론하고 OECD 평균으로 갈지 말지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 지출을 OECD 평균으로 갈지 말지 우리나라가 합의하지 않으면, (증세나 복지 논의가) 정파적 싸움의 볼모가 된다. 트집 잡는 쪽 입장에서는 '복지에 쓰는지 안 쓰는지 잘 모르는데, 왜 우리가 더 내냐'고 할 것이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다. 반대 쪽에서는 '경제 사정도 어려운데 세금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1,2년 안에 달성하려면 도저히 할 수 없다. 국민이 세금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하고, 복지 전문가가 말하는 복지 경험을 해야 한다. 내가 영국에서 약값만 몇 천만 원 드는 수술을 받았는데 돈은 안 냈다. 그런 경험을 겪고 나니 세금이 아깝지 않더라. 내가 세금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좌중 웃음). 결국 최소한 GDP의 25% 수준으로는 가야 한다. 30, 40년을 두고 진행한다면 큰 부담이 안 된다."


복지 확대 회의론자에 대한 반박

마지막으로 장 교수는 한국 사회가 보수 진영의 반대에 부딪혀 복지 확대에 합의할 수 없으리라는 회의론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역설적이게도 복지 제도를 처음 도입한 사람은 독일의 우파 정치인인 비스마르크였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스웨덴도 처음부터 복지국가였던 것은 아니"라며 "1920년대에 노사 관계가 제일 나쁜 나라 가운데 하나가 스웨덴이었는데, 그런 나라가 1930년대에 노사정 대타협을 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사회당은 '주요 생산수단 국유화'라는 강령을 포기했으며, 재벌도 내부 개혁에 노력했다"며 "양쪽의 노력과 살을 베는 아픔이 있었기에 타협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인구가 1000만 명 미만인 스웨덴의 사례를 한국에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장 교수는 "그런 식으로라면 한국의 인구는 미국 인구의 5분의 1밖에 안 되는데, 미국의 사례에서 뭘 배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복지를) 하기 싫으니 대는 핑계"라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우리의 복지 지평이 짧고 상상력이 제한됐다"면서 "옛날에 가발을 팔다가 지금은 갤럭시를 팔듯이 우리도 30, 40년 후에는 복지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핀란드도 1960년대엔 복지 지출이 OECD 평균보다 낮았다. 만약 옛날로 돌아가서 누군가가 핀란드가 40, 50년 뒤에 복지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으면 아무도 안 믿었을 정도였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 초에 국민소득이 가나 국민소득의 40%밖에 안 되는 나라였다. 누가 40, 50년 뒤에 한국이 휴대전화 세계 1,2위 수출국 된다고 했으면 미쳤다고 했을 것이다. 그렇게 이뤘다. 복지도 그렇게 하면 된다.

앞으로 30, 40년을 내다보고, (복지를) 우리 사회의 미래와 우리 자식들, 우리나라 정체성이 달린 문제로 봐야 한다. 어떻게든 2, 3년 안에 버스의 종점과 노선을 정하는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자. 옛날에는 가발 팔다가 지금은 갤럭시를 팔듯이, 우리도 30, 40년 후에는 복지 선진국이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복지를 해야 하는 이유?

강연이 끝난 후 청중의 열띤 질문이 쏟아졌다. 다음은 청중과 장 교수가 나눈 일문일답.

청중1 : 복지를 강화하려면 타협하고 세금에 대한 인식을 바꾸라고 했는데, 많은 국민이 복지 강화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말하기 힘들어 한다.

장하준 :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분이 있다. 전에 베네수엘라 차베스 전 대통령 초청으로 베네수엘라에 갔는데, 차베스 전 대통령이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더라. "시골에 갔는데 한 할머니가 와서 '사람들이 대통령을 사회주의자라고 하는데, 사회주의는 무서운데 그런 거 하면 되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내가 '할머니, 예수님 누군지 알죠? 예수님 하려던 걸 이 땅에서 하는 게 사회주의입니다.' 이렇게 말했다." 그런 식으로 막연한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비스마르크가 사회주의를 안 하려고 사회 복지를 도입했다. 그는 "사회 복지를 도입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이 반란을 일으킨다, 사회주의가 되면 독일은 망한다, 사회주의 혁명을 막기 위해 복지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보수파들은 비스마르크가 한다고 하니까 '맞는 거 아닌가, 체제 유지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반신반의하며 동의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복지를 해야 한다. 그래야 반대할 사람들이 따라온다.

청중2 : 20, 30년 길게 가면 그 사이에 굶어죽을 수 있는데, 복지 도입할 시간을 10년으로 당기면 안 되나?

장하준 : 30, 40년을 말한 이유는 다시 뒤집히지 않을 장기적 계획을 세우자는 취지에서다. 내가 영국으로 유학 갔을 때, 한 스웨덴 친구가 "스웨덴이 사민당, 좌파 정권 때문에 큰일 났다. 나는 온건당 우파당원인데. 조세 부담률이 GDP 대비 55%다. 나라가 망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친구는 "조세 부담률을 45%로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그 친구에게 "당신은 한국 가면 공산당원이라고 찍혀서 감옥 간다"고 했다. 스웨덴 우파가 한국에서는 공산당 소리를 들을 얘길 한다. 그래서 장기적·점진적으로 가야 한다.

청중3 : 장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 구조에서 주주 자본주의가 몸체가 돼서 왜곡이 일어났다고 했는데, (한국 경제의) 덩치가 아주 커진 상황에서 (복지국가로) 역전하는 게 가능한가?

장하준 : 스웨덴이 사회적 대타협을 할 때 발렌베리 등 15대 재벌이 있었다. 당시 사회당은 '주요 생산수단 국유화'라는 강령과 산업정책을 포기했다. 대신 복지국가라는 엄청난 걸 받아냈다. 그러면서 재벌도 내부 개혁을 위해 노력했다. 양쪽의 노력이 있고, 살을 베는 아픔이 있었기에 타협이 가능했다. 우리도 획기적인 발상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대그룹이 "경제 공헌을 할 테니, 여러분이 우리 가족들의 지분을 받아들여달라"고 한다든가.

청중4 : 복지를 위한 합의는 어떻게 이끌 수 있나?

장하준 : 상대편(복지 반대론자)에서 복지는 물이고 성장은 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쪽에서는 '물과 불을 합치자'고만 주장하면 대화가 안 된다. 불로 물을 끓일 방법이 있다. 둘 사이에 전제가 다르니, 복지와 성장은 보완 관계라고 말해야 한다. 누가 나에게 "재벌이 뭐가 아쉬워 타협하겠느냐"고 묻더라. 그러면 타협할 필요 없는 재벌이 백기투항하라면 우리는 백기투항해야 하나? 아무리 미워도 대화하고 타협해야 한다.

청중5 : 장 교수는 산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복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세법 개정안도 '창조 경제 실현'을 위한다는 게 요지였다. 두 내용 모두 '목적 지향적 복지'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목적 지향적 복지에 대한 우려는 없나.

장하준 : 나는 기본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편의 동의를 얻기 위해 일부러 '목적론적 복지'를 많이 얘기한다. 상대방이 "성장 안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평등한 사회가 좋다"고 말하면 상대방이 수긍하지 않는다.

청중6 : 세 아이의 엄마다. 워킹맘이다. 최근 무상 보육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문제가 많다. 민간 어린이집에서 보육하다 보니 '공동 구매' 효력과 서비스 질이 떨어진다. 보육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

장하준 : '공구(공동 구매)'해서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은 공급자 크기가 크다는 전제에서 나온 말이다. 영세한 어린이집에 쓸 돈을 지원하는 것은 도움이 되긴 하지만, 보육의 질 자체에 문제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그 이외(민간)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자 자격 기준을 높여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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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규탄' 4만 촛불 물결... "원세훈·김용판 나와라"

 

[현장] '국정원 규탄' 7차 국민촛불대회, 시민들 원-김 청문회 불출석 질타

13.08.14 21:48l최종 업데이트 13.08.15 13:10l

[기사 보강: 15일 오후 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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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국정원대선개입 규탄 7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주최측은 "4만명의 시민이 전국각지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왔다"고 전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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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 찾기' 7차 범국민촛불대회 14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7차 범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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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시청 앞 광장이 4만 개(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7500명) 촛불로 가득 찼다. 시청광장을 메운 시민들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규탄과 동시에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이날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 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의혹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아래 시국회의)가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란 제목으로 주최한 제7차 국민촛불대회는 평일에 열렸는 데도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부터 정장 차림의 직장인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예정된 청문회에 불참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며 "증인 출석 하나 제대로 안 하는 국정조사는 국민 기만행위"라고 외쳤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의 첫 청문회는 두 사람의 불출석으로 무산됐다. 원 전 원장은 특위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에서 국정원법·국정원직원법에 따라 진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치소에 있는 그는 건강이 좋지 않다고도 전했다. 김 전 청장은 2차 공판준비기일 참석을 이유로 국정조사장이 아닌 법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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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 찾기' 7차 범국민촛불대회 14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7차 범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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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 찾기' 7차 범국민촛불대회 14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7차 범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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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무시한 원-김, 뻔뻔하다 못해 무식... 국정조사에 제대로 응해야"

이날 처음 촛불집회에 참석한 장인성(39)씨는 "국가기관이 댓글공작을 벌이는 일이 벌어졌는데도 진전되는 게 없는 걸 보고 답답해서 나왔다"고 한다. 그는 "사태 해결은커녕 원-김은 청문회조차 무시하고 있다"며 "촛불집회 등을 보고 정신 차렸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뻔뻔하게 굴고 있다, 시민들이 계속 압박해 두 사람을 혼쭐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나온 오채경(38)씨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관련) 증거가 나오는데도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인정을 안 하려 하는 걸 보면 뻔뻔하다 못해 무식한 것 같다"며 "최근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인정이라도 하면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 것이다, 두 사람이 국정조사에 제대로 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민들에게 "두 사람의 불출석 사유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손을 들어달라"고 물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이 사무처장은 "원 전 원장의 건강과 국정원법 등을 이유로 진술을 못한다고 했는데, 지난 대선 기간 때 '원장님 말씀'을 지시한 건 어떻게 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주 촛불집회 때 10만 시민이 모여 외쳤는데도 결국 원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은 국정조사에 안 나왔다"며 "두 사람이 국민의 분노를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원 전 일 원장과 김 전 청장을 불러오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촛불 여론' 덕분에 두 사람에 대한 동행명령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원세훈-김용판의 불참 통보로 예고된 파행을 겪었던 여야는 진통 끝에 당초 16일 다시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고 두 사람에 대한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했다.

야당 쪽 간사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흡족한 결과를 못내 죄송하지만 그래도 수만 개의 촛불이 뒤에서 응원한 덕분에 원세훈-김용판 동행명령을 이끌어냈다"고 "국조 특위에 비협조적이었던 새누리당이 드디어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국정조사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야당 의원들이 단식, 농성 등 야권연대로 공동 투쟁하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일주일 후면 국조특위 일정이 끝날 텐데, 새누리당 등에서는 '민생살리기 위해 정쟁 중단하자'고 이야기할 게 뻔하다"며 "민생을 돌보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국정원 사건 진상규명에 적극 나서야 하고, 합법적 권력을 지닌 박 대통령도 국정원 사태 진상규명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연이은 참가자들의 발언과 대학생 합창단의 노래와 율동 등에 환호하며 자리를 지켰다. 서울 서초동 국정원 앞으로 휴가를 다녀와 화제를 모은 '국정원 국민 감시단'도 공연을 펼쳤다.

촛불집회가 끝난 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815전국노동자대회가 진행된다. 노동자대회를 주최한 민주노총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 사태 규탄과 함께 공공부문 민영화와 KTX 민영화 반대, 남북평화협정체결, 6·15공동선언 이행 등의 구호를 외칠 계획이다.

더불어 이날 오후 보수단체들의 집회도 열렸다. 한국자유총연맹·재향군인회 등으로 구성된 애국단체총협의회는 이날 오후 7시 서울역 광장에서 반역세력심판 8·15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시국회의는 오는 8월 17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제8차 국민촛불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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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 찾기' 7차 범국민촛불대회 14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7차 범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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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 찾기' 7차 범국민촛불대회 14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7차 범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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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원 청사 입구에서 '국정원 감시단' 활동을 벌였던 학생들이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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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에 올라온 공무원노조원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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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지역 노래모임 회원들이 자작곡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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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 부끄럽다'국립묘지 안장 친일파 명단


 

 

 


오늘은 광복절입니다.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억압과 고통을 받던 세월에서 독립된 날입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오점 중의 하나는 일제강점기에 같은 동포를 괴롭히며, 일본에 충성을 다 했던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해방되었지만, 오히려 친일파들은 권력과 부를 형성하여, 대한민국을 잘못된 가치관과 역사의식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친일파가 권력과 부를 가지고 살다가 죽으면 다행인데, 이들의 후손은 친일의 대가로 받은 엄청난 재산을 다시 물려받고, 심지어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숭고한 애국지사와 함께 버젓이 국립묘지에 묻혀 있다는 사실입니다.

애국지사 '김산'은 님 웨일즈의 <아리랑> 주인공으로 "현대의 지성을 소유한 실천적 지성"으로 격찬받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애쓰다가 일제에 의해 조작되어 일본 스파이 명목으로 중국에서 처형되었지만, 그동안 사회주의 혁명가라는 이유로 국립묘지에 안장되지도 못했었습니다.

'김산' 같은 애국지사는 수십 년 동안 훈장 하나조차 받지 못했지만, 친일파들은 떳떳하게 훈장도 받고 국립묘지에 당당하게 안장되어 있습니다. 오늘 광복절을 맞이해서 이런 비통하고도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떻게 내 나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친일파들의 국립묘지 안장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백낙준은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 미국 예일대학을 거쳐 프린스턴 신학교를 졸업한 기독교인입니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 연희전문학교 교수로 있으면서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으로 활동하며, 조선장로교 신도 애국기 헌납 기성회 부회장으로 친일에 적극적이었던 종교인 친일파였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조선임전보국단'이 도대체 어떤 단체인지 알아야 합니다.

1941년 일본의 태평양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친일 단체가 모여 만든 조직,이들이 내세운 사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 침략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충성 그 자체였습니다.


 

<조선임전보국단>
▷ 국민생활 쇄신: 철저한 황국신민주의 생활
▷ 근로보국에 의한 국민개로(國民皆勞) 완수: 일본 침략 전쟁을 돕기 위한 노동력 착취
▷ 국방사상 보급:일본 침략전쟁을 대동아 전쟁으로 미화
▷ 전시하의 국책협력: 일본 전쟁을 위한 모든 물자 및 노동력 동원 협력


'조선임전보국단'은 일제 침략전쟁을 위해,일본군 강제 위안부와 학도병,강제 노역을 미화하는 시국 강연회는 물론이고,돈을 모아 일본 군용기 헌납 같은 모금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악랄한 친일단체였습니다. '

이종욱은 친일승려로 3.1 운동 당시에는 만세운동에도 참가했지만, 그 후 변절하여 일본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던 인물입니다. 특히 일제 군용기를 위해 전국 사찰에 모금액수를 할당하여 징수하거나,일본의 승리를 위해 전국사찰에서 승리기원 법회를 여는 등 조직적인 친일행적을 벌였습니다.


 

 

 


친일파 중에서 종교인의 타락은 일반인보다 더 치밀하고 무섭습니다. 이들은 종교라는 특성을 활용해서 조직적으로 모금 운동을 전개하고, 법회와 예배 시간에 적극적으로 일본을 찬양하며 자신들의 제자와 신도들을 일본을 위해 희생시켰습니다.

백낙준은 1950년 이승만에 의해 문교부 장관에 임명되었지만, 친일 행적으로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재심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백낙준은 전두환 국정자문위원과 문교부 장관이었다는 자격으로 국가유공자 묘역에,이종욱은 초기 독립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애국지사 묘역에 지금도 누워 있습니다.

 


친일파를 친일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흔히 "그 시대에 친일하지 않은 자가 어디 있느냐? 그 당시 조선인은 모두 친일파다" 라고 합니다. 그러나 친일인명사전이나 반민특위에서는 명확하게 친일을 규정짓고 있습니다.

특히 공무원의 경우, 말단 면사무소 서기나 주사 같은 하위직을 친일파라고 규정하지 않고 직급을 정확하고 세심하게 명기해서 고위급 이상으로 친일 행적이 뚜렷한 자를 친일파라고 칭합니다.

 

 

 


일제강점기 공무원은 말 그대로 일본의 명령을 적극적으로 수행한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대부분 친일파라고 규정해도 무방하지만, 친일인명사전에서는 고등문관 이상 고위직을 친일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엄민영은 일제강점기 고위공무원이 되는 엘리트코스인 고등문관 시험에 합격해 조선총독부 임명으로 임실군수와 무주군수를 역임했던 인물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당연히 친일파였지만, 주일대사로 죽었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묘역에 안장되었습니다.

황종률은 일본 괴뢰정부 만주국에서 일본에 충성하는 인재를 양성기관인 대동학원 출신이었으며, 단순 대동학원 출신이 아닌 만주국 경제부 금융과 사무관으로 일본의 태평양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황종률도 충청북도 도지사와 체신부 장관을 거쳐 국회의원 재임중 사망했다고 국가유공자 묘역에 안장되었습니다.

 

 

 



이선근이라는 인물을 잘 기억하셔야 합니다. 이선근은 조선일보 입사 한 달 만에 사설을 쓰는 등 사실상의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내다가 자신의 야망을 위해 만주로 갔던 인물입니다. 이선근은 만주에서 만주국 협화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항일단체를 토벌하는 관동군을 지원하는 ‘동남지구특별공작후원회’ 에서 일본에 적극적으로 충성하였습니다.

만몽산업 주식회사 상무이사로 재직하던 이선근은 관동군에 군량미를 보급하면서 일본전쟁에 적극 참여한 친일파규정에 모자람이 없는 인물입니다.

이토록 이선근은 친일파로 살았지만, 해방 후에는 정치적 아부 수준을 넘어, 정권에 기생하는 지독히도 뻔뻔하고도 몰염치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선근의 친일 행각과 해방 후의 삶>

○ 일제강점기
“……대동아공영권의 가장 건실한 신(新)질서를 건설해야만 될 것은 유구한 인류역사가 우리에게 부과한 중대 사명으로 …… 좀더 솔직하고 좀더 용감하게 신체제 건설에 희생하여 달라는 것입니다. …… 특히 동남지구특별공작후원회의 활동은 …… 민족협화(民族協和)의 신흥제국(新興帝國, 만주제국 지칭)에 있어서 가장 솔직한 자기반성으로 이 운동의 광휘 있는 실천은 장래 선계(鮮系, 조선인)국민에게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신적으로 반드시 좋은 영향을 가져오리라고 봅니다……”―『삼천리』 1940년 12월호

 

○ 이승만 정권
1947년 8월 대동청년단을 창단하여 이승만 총재로 추대,이선근 본인은 부단장 겸 기획위원장
1947년 9월 서울대학교 학생처장으로 국대안 파동 수습
1956년 문교부 장관으로 정,부통령 부정 선거에 적극 개입

○ 박정희 정권
“…민족,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유신(維新)정신, 새마을정신으로 우리 동대(東大, 동국대)의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동대신문(東大新聞)』, 1974년 7월 30일
1978년 정신문화연구원 설립 ‘유신이념의 한국 사상사적 체계화’ 설파

○ 전두환 정권
“전두환 장군을 다음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된다는 데 국민의 여망이 모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음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서울신문』, 1980년 8월 20일


이선근은 친일파가 그대로 살아남아 어떻게 이 나라에서 살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한국 독립운동사>라는 책을 저술하여, 친일파들이 어떻게 친일을 은폐하고, 대한민국 역사를 왜곡시켰는지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인은 대한민국의 적군이었습니다. 독립군과 전쟁을 하는 군인 중에서 특히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군의 수장이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 친일파로 규정지어도 하등의 문제가 없습니다.

이응준은 일본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망명하여 독립군으로 활약한 지청천과는 달리 일본군 장교로 일본의 침략 전쟁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중일전쟁 당시 항일조직을 토벌하는 임무를 수행했으며, 조선에 와서는 배속장교로 학생들의 군사 훈련 교관으로 복무했습니다.

그는 태평양 전쟁으로 1943년 징병제가 실시되자, 징병제를 선전하며 지원병제도와 학도병으로의 참전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다녔습니다. 이응준은 일본으로부터 훈4등 서보장,훈3등 서보장의 훈장을 받았으며, 해방 후에는 미군정 고문으로 대한민국 국군 창설을 주도했습니다.

김창룡은 계급으로 보면 친일파가 될 수 없었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헌병보조원 출신으로 얼마나 지독하게 항일조직을 토벌하고 적발하고 다녔는지 헌병오장까지 특진했던 그의 성과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지독한 친일행각과 국립묘지 안장 관련 관련 글은 이전에도 쓴 바 있습니다.

[韓國/시사] - 김창룡,일본과 독재의 앞잡이가 아직도 국립묘지에 있다니

정일권은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만주국 간도헌병대 대장으로 복무했습니다. 이 당시 헌병대는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간도헌병대 대장은 실질적인 그 지역 사람들의 목숨을 쥐고 흔든 존재였습니다. 그 당시 정일권을 기억하는 중국인은 이런 친일파 인물이 어떻게 한국에서 버젓이 육군 대장까지 출세했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일권은 자신의 모교인 광명중학교에서 '앞으로 군에 입대하는 것이 장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유망하고 현명한 길이다'라고 연설하며, 조선인들의 군입대를 독려했습니다. 그는 일본인도 가기 어려운 만주국 육군대학을 거쳤는데, 이 과정은 일본군 현역장교가 장군이 되는 최상의 엘리트 코스였습니다.

 

 

▲ 해방후 조선경비대육군사관학교가 있던 자리는 일본육군지원병 훈련소가 있던 자리로, 그곳에는 수만의 조선인이 강제로 일본군으로 끌려갔던 통곡의 현장이었다. 1947년 일본육군사관학교 출시의 만주군 장교 정일권이 교장으로 대한민국 육군장교를 배출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에서 친일이 왜 근절되지 않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자신의 권력과 출세를 위해 일본에 충성을 맹세한 이런 사람이, 해방되고도 승승장구하여 대한민국 육군대장으로 국립묘지에 안장되었다는 사실은, 나라가 망해도 목숨을 바쳐 구태여 독립운동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증거를 우리 후손에게 알려주는 결과입니다.

일본군이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친일파라고 매도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조선의 독립을 막아냈던 이들이 과연 '해방 후에 한 번이라도 민족앞에 무릎 꿇고 진정으로 사죄했는가?'라는 질문에 떳떳하게 답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韓國/정치] - 일본특수부대출신 백선엽 장군이 한국의 영웅?

백선엽은 죽기도 전에 현충원 안장이 결정되었습니다. 민족의 독립을 방해하고 탄압했던 이들이 친일파에서 대한민국 국군의 수장들이 되어서 민족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우리의 역사가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공을 말하는 자에게 왜 그들이 적으로 규정했던 애국지사 독립투사에게 한마디 사과도 없이 그들 옆에 떳떳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있는지, 어쩌면 이 사실을 아는 애국지사들은 무덤에서 하루빨리 도망가고 싶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국립묘지는 신성한 민족의 성지입니다. 친일파가 당당하게 들어 올 자리가 절대 아닙니다. 광복절에 돌아가신 애국지사를 추모하기 보다,민족의 반역자들을 독립투사 옆에서 하루빨리 이장해야 할 것입니다."

자료 및 참고 문헌: 구양근 (반민족문제연구소)<이선근,역대 부도덕한 정권의 밑받침이 되어 준 이론가>,정운현(오마이뉴스)<만주서 일본군 군량미 지원한 '유신' 나팔수>,민족문제연구소,<친일인명사전>,위키백과,국가정부기록원,반민족문제연구소,국립서울현충원 안장기록시스템,반민족연구소<청산하지 못한 역사>,문화재보존연구소.

 

 

 


제가 조사한 친일파의 국립묘지 안장 취소는 보훈처 자체가 친일파를 옹호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쯤 이장될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서훈을 취소한 친일파는 이장을 추진해야 하지만 아직도 그대로 국립묘지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금지하고, 동시에 이미 안장된 자도 이장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2013년 8월 14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개정안에는 이미 국립묘지에 안장됐지만, 서훈이 취소돼 안장 자격을 상실된 자는 이장을 의무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2011년 8월 15일[각주:1], 이 글을 처음 작성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친일파들의 국립현충원 이장을 요구했지만, 무산됐습니다. 이번만큼은 친일파의 국립현충원 이장 법안이 반드시 통과되도록 온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애국지사 묘역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희생한 영령을 모셔야 하는 숭고한 장소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일본의 성전을 위해 조선인들은 영혼까지 천황폐하에게 바쳐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조선인을 죽음으로 내몬 친일파 인물들이 묻혀 있습니다.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일제강점기에 가서 고문과 투옥으로 고생하는 독립군과 애국지사에게 외치고 싶습니다.


"먼 훗날 지금 당신을 고문하고 있는 자가 애국지사가 되는 세상입니다. 그냥 편하게 친일하고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당신의 후손을 위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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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영혼을 붙잡아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8/15 13:13
  • 수정일
    2013/08/15 13: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제안] ‘유체이탈 방지법’을 제정하라
 
대통령의 영혼을 붙잡아라
 
정주식 | 2013-08-15 11:25:0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대략 이런 화법>

유체이탈(遺體離脫)이란 말 그대로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영화 속 심령술사들이나 사용할 법한 이 기이한 ‘도술’을 현실세계에서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한국의 대통령 박근혜 여사다.

지난12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서민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인데 서민과 중산층의 가벼운 지갑을 다시 얇게 하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 방향과 어긋나는 것”이라며 세법개정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말만 들으면 이번 세법개정안은 관료들이 대통령 몰래 지하실 같은 곳에서 만들어낸 것이 분명하다. 나라살림의 근간을 이루는 법안을 대통령 몰래 만들어 발표했으니 저 법안을 만든 관료들은 능지처참을 당해도 할말이 없다.

물론 대통령의 오리발에 속을 사람은 많지 않다. 아주 조금만 사실관계를 들여다보면 대통령의 말에서 이상함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8일 공식 발표한 세법개정안은 이미 지난달 말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 안이었다. 기획재정부 김낙회 세제실장은 지난 2일 출입기자들에게 이미 확정된 세법개정의 방향을 설명했다. 이후 주말 동안 여당 및 청와대와의 세부 협의를 거친 뒤 현오석 부총리가 지난 5일 최종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이 참여한 당∙정∙청의 합작품인 것이다.

상식적으로 나라의 세법을 대통령 ‘몰래’ 만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어제 대통령은 청와대와 여당, 정부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고심 끝에 내놓은 세법개정안을 하루아침에 설익은 정책으로 만들어 버렸다. 마치 자신은 금시초문이라는 듯, 대체 누가 저런 개정안을 만들었냐는 꾸짖음으로까지 들린다. 서늘하다. 저런 오너에게 충성을 바칠 관료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걸 ‘유체이탈 화법’이라 한다. ‘유체이탈 화법’이란 자신이 벌인 일을 마치 모르는 일인 양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듯 말하는 화법을 말한다. 이 화법은 주로 한국의 정치인들이나 재벌총수, 고위 공직자들이 자신의 책임을 희석시키고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들의 언행은 단기기억상실증 환자의 증상과 유사하다. 기억을 상실했으니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

유체이탈 화법의 대가는 이명박 전대통령이었다. 이따금씩 청와대에서 그의 '격노'소식이 전해질때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했고, 그럴 때마다 꼬리가 하나씩 잘려나갔다. 그런 식으로 MB는 지난 정권에서 일어난 모든 과오와 사건사고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었다. 유체이탈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인물이었다.

MB를 뛰어넘은 유체이탈의 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은 이미 전임자의 아성을 넘어선 듯 보인다.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분 누가 임명했나요?>

작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극우 폴리널리스트 윤창중 씨를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새누리당까지 온 나라가 그의 임명을 반대했지만 대통령은 무슨 계시라도 받았는지 고집을 꺽지 않고 임명을 강행했다. 얼마 뒤 대통령의 방미일정 중 그 유명한 ‘엉덩이사건’이 터진다. 그는 결국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다. 사건이 터진 뒤 박근혜 대통령이 했던 말이다.

“굉장히 실망스럽고 ‘그런 인물이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난번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밝혔듯 이런 문제가 생기면 관련 수석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조치할 것이다”

결국 윤창중이 엉덩이를 만진 것에 대한 책임은 그를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이남기 홍보수석이 져야 했다. 대통령은 심지어 “이것을 계기로 청와대는 물론 공직 기강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완벽하게 제3자로 빙의했다. 섬짓하다.

지난 5월 9일 박근혜 대통령은 미 의회연설중 난데없이 "DMZ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개성공단이 문닫은지 불과 5일 만에 나온 발언이다. 개성공단 파국의 당사자가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장미빛 미래를 이야기한 것이다. 지난달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이 결렬된지 이틀 만에 대통령은 또다시 이 몽상을 설파했다. 회담결렬을 놓고 남북이 격한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었다. 유(遺)와 체(體)가 함께한다면 불가능한 현상이다.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대한민국에는 마치 두 명의 대통령이 있는 것 같다. 한명은 일을 벌이고, 다른 한명은 그것을 부인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대통령의 영혼이 수시로 육체를 드나들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은 유체이탈의 달인이다.

8년 동안 10억이 넘는 보수를 지급받고 이사장과 이사들을 마음대로 임명했던 정수장학회를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발뺌했던 일이나, 여당의 1인자로 군림해왔던 그녀가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로 정권교체’라는 황당한 구호를 들고 나왔던 일 모두 유체이탈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들이다.

대통령의 영혼을 붙잡아라

자신의 이야기를 남 이야기하듯 하는 사람은 멍청한 사람이거나 뻔뻔한 사람이다. 어떤 경우든 저런 말투를 즐겨 쓰는 사람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상황이 불리해지면 언제고 자신의 언행을 뒤집는 거짓말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원수의 유체이탈 화법은 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며, 사회일반의 도덕성을 해친다. 한마디로 ‘사회악’이다. 이 유치찬란한 모르쇠를 계속 두고 볼 수많은 없다.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법안의 제정을 제안한다. 대통령이 자신의 과거 발언과 지시에 대해 인정하지 않거나, 그와 반대되는 언행을 할 경우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드는 것이다. 이름하여 <유체이탈 방지법>혹은 <박근혜 방지법>, <대통령 오리발 금지법>이다. 대통령의 ‘영혼’을 붙잡아 둘 수 있다면 법안의 이름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대통령제가 갖는 거의 유일한 장점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직접적인 책임정치다. 그러나 대통령 개인의 차원에서도 책임정치가 되지 않는다면 정권차원의 책임정치가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대통령의 책임이 실종된 대통령제는 사실상의 ‘왕정’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을 왕정으로부터 구하는 길은 대통령에게 영혼을 찾아주는 일이다. 법안을 만들든, 심령술사를 고용하든 대통령이 하루빨리 유체통일을 이뤄내 책임있는 정치를 펼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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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400번 징 울리는 ‘지독한 세레나데’

1초에 400번 징 울리는 ‘지독한 세레나데’

 
조홍섭 2013. 08. 14
조회수 4180추천수 0
 

진동막에 난 '갈빗대' 변형시켜 진동파 생성, 뱃속서 20배 증폭

낮에 시끄런 말매미, 시도 때도 없이 우는 참매미…매미 따라 말벌 늘었을 수도

 

ci3_김봉규.jpg » 말매미가 암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 나무 위에서 이동하고 있다. 말매미 수컷은 최고 95데시벨의 소리를 낼 수 있다. 사진=김봉규 기자

 

만일 세계 최고 성능의 오디오를 만들고 싶다면 매미로부터 배워야 한다. 몸 길이 5㎝가 채 안 되는 말매미 한 마리가 지하철이 달려오는 커다란 소리를 낸다.

 

나무즙 조금 빨아먹고도 어떤 때는 온종일 약 1달간 이런 소리를 내는 에너지 절약의 달인이기도 하다. 그것도 무작정 내지르는 소리가 아니라 암컷을 유인하는 잘 조율된 사랑의 노래다.
 

매미가 어떻게 그렇게 큰 소리를 내는지가 밝혀진 것은 레이저를 이용한 정밀 측정이 이뤄진 1990년대 말이었다. 헨리 베넷-클라크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와 데이비드 영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대 교수 등 연구자들은 매미 수컷의 배 제1마디 윗면 양쪽에 하나씩 달린 단단한 키틴질의 얇은 막인 진동막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복잡하고 오묘한 발성 과정을 밝혀냈다.
 

ci1.jpg » 매미의 발성 구조. <한겨레> 2013년 8월14일치 21면

 

진동막은 단순한 막이 아니다. 막 표면에는 볼록한 막대가 갈빗대처럼 나란히 나 있다. 진동막은 두 개의 큰 근육인 발음근과 연결돼 있다. 근육이 수축해 진동막이 변형되면 ‘갈빗대’가 힘을 이기지 못하고 중간이 휘면서 ‘팅’ 하는 소리를 내고, 나란히 서 있는 다른 ‘갈빗대’도 잇따라 휘어지며 충격파를 낸다. 반대로 근육이 이완되면 ‘갈빗대’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진동음을 낸다.
 

김태우 국립생물자원관 박사는 “메뚜기나 귀뚜라미가 마찰로 소리를 내는 반면 매미는 진동을 이용해 소리를 내는 점이 다르다. 알루미늄 캔을 살짝 우그릴 때와 펼 때 딸각하는 소리가 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고 설명했다.
 

‘갈빗대’가 휠 때 발생하는 진동파는 무려 158데시벨의 강한 음압인데, 이는 수류탄이 1m 거리에서 터질 때의 압력에 해당한다. 두 개의 진동막은 교대로 진동음을 내는데, 근육은 1초에 300~400번이나 수축과 이완을 되풀이한다.
 

ci2.jpg » 노래하는 애매미. 겉보기와 달리 몸속에서는 발성을 위해 격렬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다카하시, 위키미디어 코먼스

 

비유하자면, 징(진동막)을 채(갈빗대의 변형 충격)로 1초에 수백 번 두드리는 셈이다. 실제로 과학자들이 진동막을 떼어내 실험했더니 망치로 종 또는 피아노 줄을 때렸을 때와 비슷한 모양의 진동파가 생겼다.
 

이 진동음은 진동막 자체의 공명과 배의 빈 공간을 공명통으로 이용해 20배로 증폭된다. 죽은 매미의 몸속을 들여다 보면 뱃속이 거의 비어있는데, 이는 누군가가 파먹은 게 아니라 애초에 소리를 키우기 위해 비워놓은 것이다.

 

이렇게 만든 소리는 배를 들이밀었다 냈다 하는 동작과 고막을 덮었다 열었다 하는 동작을 통해 조율해 밖으로 내보낸다. 암컷은 수컷이 내는 소리의 양과 질을 함께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리를 만드는 진동막의 부피는 3㎤ 정도인데도 매미는 구식 자명종 100개가 한꺼번에 울리는 크기인 100데시벨의 소리를 낸다. 혹시 수컷 매미는 자기 소리 때문에 난청에 걸리지는 않을까. 수컷의 소리 감각기관은 고막과 작은 관으로 연결된 별도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어 그런 일은 없다고 한다.
 

ci4.jpg »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이 매미의 소음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국립환경과학원

 

여름철 매미소리는 이미 주요한 생활 소음원이 돼, 국립환경과학원은 2010년 전국 주요 도시 16곳에서 매미소음도를 처음 조사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장소에서 매미 소음은 도로변 자동차 주행소음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는 특히 매미의 종류별 소음도를 측정했는데, 한 마리가 울 때 나무 밑에서 측정한 소음도는 “치르르르~”하고 연속적으로 우는 말매미가 75데시벨로, “맴 맴 맴 매~”하고 우는 참매미의 65데시벨보다 10데시벨 높았다. 말매미의 소음은 참매미보다 음압이 10배 큰 셈이며, 순간 최대 소음도는 95데시벨로 엠피3 플레이어를 최대한 크게 틀었을 때에 육박했다.
 

조사를 한 국립환경과학원 구진회 박사는 “소음은 주관적인 것이어서 싫어하는 소리로 느낀다면 자연의 소리라도 소음이 될 수 있다. 말매미는 소리 크기뿐 아니라 음질 면에서 다른 매미보다 더 날카롭고 거친 특성을 나타내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소리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말매미 소리는 리드미컬한 참매미나 애매미 소리보다 전기톱으로 철근을 썰거나 진공청소기를 가동할 때 나는 소리 쪽에 가깝다는 것이다.
 

ci3.jpg » 말매미와 그 애벌레들. 남방계열의 말매미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번져 생활소음원이 되고 있다. 사진=김봉규 기자

 

서울 잠실, 여의도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 소음공해의 표적이 되고 있는 말매미는 한국, 중국, 대만, 동남아에 널리 분포하는 남방계열 매미이다. 그렇다면 여름철 소음공해의 주범은 과연 말매미일까. 또 매미 소음에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등 연구진은 지난해부터 일반인의 인터넷 참여 관찰 방식으로 매미의 생태와 행동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진이 전국에서 기록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말매미는 기온이 28~29도가 되어야 노래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열대야가 심해 밤새 28도 이상을 유지하지 않는 한 말매미가 밤새 우는 일은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참매미는 꼭 온도에 얽매이지 않고 조명이 밝거나 하면 ‘시도 때도 없이’ 노래한다. 장 교수는 “낮에 주로 시끄럽게 들리는 건 말매미 소리이지만 심야나 새벽에 잠을 깨우거나 방범창에 붙어 놀라게 하는 ‘범인’은 바로 참매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참매미가 울다가 온도가 높아지는 오전 8~9시부터 말매미가 배턴을 넘겨받는 일이 흔하다. 물론 심야에도 28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말매미도 잠을 자지 않는다.
 

03413943_P_0.jpg » 불과 몇 주일 동안이 매미의 노래가 소음이 된 것은 급격한 도시 생태계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강재훈 기자

 

장 교수팀이 매미 애벌레가 허물을 벗은 껍질(탈피각)의 수효를 세어 파악한 매미 종류별 개체수를 보면,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참매미가 말매미보다 많았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당 말매미가 1만 9000마리 발생했지만 참매미는 그 곱절이 넘는 4만 2000마리였다. 말매미는 수효가 적지만 소리로 압도한다.
 

말매미는 또 ‘합창’을 즐기는 습성이 있어 소음이 크게 들릴 가능성도 있다. 장 교수는 “매미 수컷에게 가장 큰 경쟁자는 바로 옆의 수컷이어서, 옆의 수컷이 노래하면 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말매미는 그런 경쟁이 특히 심해 한 마리가 울면 그 지역 말매미가 모두 합창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말매미는 나무의 높은 곳에서 한곳에 오래 머물지만 참매미나 애매미는 수시로 옮겨다니고, 참매미는 사람 눈높이 정도의 나무에 주로 앉는 등의 행동 차이도 체감 소음에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04012643_P_0.jpg » 유치원생들의 매미 체험학습 모습. 건강한 도시 생태계가 조성되면 매미 노래는 결코 공해가 되지 않는다. 사진=신소영 기자

 

최근 매미 소음이 부쩍 심해진 것은 도시의 환경변화가 심했음을 반영한다. 우리나라에서 매미가 가장 먼저 우는 곳은 제주나 남부지역이 아니라 서울 잠실이다. 장 교수팀의 조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매미 밀도도 서울 강남은 경기도 소도시에 견줘 말매미는 10배, 참매미는 3배가량 높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자연 숲에서 아파트 숲으로 들어올 때 갑자기 매미 소음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원인은 열섬 현상으로 도심의 온도가 높아지고 가로수와 학교 숲 등 매미 서식여건이 좋아진데다 포식자는 적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장 교수는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최근 도심에 말벌이 늘어나는 이유가 매미 급증과 관련이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매미는 덩치는 크지만 방어무기가 전혀 없는 곤충이어서 말벌의 맞춤한 먹이입니다. 매미를 중심으로 한 도시의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연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매미에 대한 우리의 이해 수준은 초보 단계이다. 매미가 땅속과 땅위에서 얼마나 오래 지내는지도 정확히 모른다. 매미 애벌레가 땅속에서 지내는 기간은 일본의 연구결과 등에 비추어 애매미 1~2년, 참매미 3~4년, 말매미 4~5년으로 추정되지만, 국내에서 이를 관찰한 연구는 이뤄진 적이 없다.
 

김태우 박사는 “흔히 ‘땅속 7년 땅위 7일’이라고 하지만 탈피를 마친 매미가 제대로 울기까지만 1주일은 걸려 최소한 1달 이상은 땅위에서 사는 것 같다. 기초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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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전, 그리고 방송국은 대국민 사기극은 이제 그만두라

전기가지고 장난치지 마 !
 
[고발] 정부와 한전, 그리고 방송국은 대국민 사기극은 이제 그만두라
 
임두만 | 등록:2013-08-14 12:05:22 | 최종:2013-08-14 12:23: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 방송사들은 이번 주가 최악의 전략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갈무리 ⓒ 뉴스데스크

예비전력 얼마…어쩌고 하면서 준비경보니 경계경보니 하는 호들갑...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정부청사는 현재 몇 도인데 냉방을 안 하고 어쩌고…대기업 공장들은 또 전력을 아끼느라 어쩌고 저쩌고...공영방송인지 명박방송인지 근혜방송인지가 떠드는 소리들…열 받아서 더 에어컨을 켜고 냉방 빵빵하게 하고 싶은데 그놈의 전기료가 무섭다.

왜? 원래 내가 삐딱한 놈이라 아예 블랙아웃을 차라리 당해보라고 염장을 질러서? 정말 솔직히 그럴지도 모르겠다. 정부의 어쩌고 저쩌고와 방송의 나팔에 혹하는 이놈의 착한(?) 국민성이 좀 나쁜 국민성으로 변하라고…

각설하고…전국이 찜통더위에 시달리며 열사병으로 상당한 인명이 피해를 보고 있는 이 된 여름에 전력난을 겪는 이유는 우리 국민들이 전기를 많이 써서가 아니다. 원인은 정말 엉뚱한데 있다. 오늘 그 이유를 까발린다.

맹바기 집권 당시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2년 전력수급계획서를 보면 2012년 기준 설비예비율 수치는 103.8이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전력 100개를 필요로 할 경우 예비전력을 포함 103.8개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거 하나로도 우리는 언제나 블랙아웃의 위험한 폭탄을 안고 산다. 그런데 2004년의 설비예비율은 134.7이었다. 즉 2004년에는 예비전력을 34.7개나 갖고 있었는데 8년 후인 2012년엔 3.8개로 무려 31개의 예비전력이 사라진 것이다. 본론으로 가자.

정부의 거짓말 하나

정부가 발표한 통계치의 우리국민들 1인당 연간 전력소비량은 9510kw다. 그리고 이는 일본 8110kw, 프랑스 7894kw, 독일 7108kw 보다 많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우리나라 전기료가 싸므로 이렇게 선진국에 비해 전기를 낭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는 허구한 날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운동을 호소하고 언론을 통해 전기를 아끼자고 광고하며 블랙아웃 어쩌고 겁을 준다. 이거 거짓말이다.

정부 통계치라는 1인당 전력소비량이 대기업 정부 공공기관 기타 등등 전국의 모든 전기사용량을 국민 1인당 사용량으로 치환, 그걸 기준사용량이라고 했다. 그러면 정말 우리국민이 개인적으로 쓰는 가정용 전기소비량은 어떨까? 한전도 정부도 꼭꼭 숨긴 2012년 한국의 1인당 가정용 전력소비량은 1183kw다. 일본은 2246kw, 프랑스 2639kw, 독일 1700kw에 비하면 우리 국민은 일본 프랑스에 비해 절반도 안 되고, 독일보다 훨씬 적다, 실제 전력소비량에서 가정용 전력으로 사용되는 소비치는 전체 전력의 18%밖에 안 된다.

결국 겁먹은 착한(?)국민이 가정에서 전기를 하나도 안 써도 전체전력 소비량의 18%만 줄일 수 있다. 2011년 한전의 전력판매량 중 55%는 산업용이다. 이는 주택용의 3배의 육박하는 수치. 특히 산업계 전력사용량 중 대기업이 사용하고 있는 산업용(병)은 산업계 총 사용량의 73.5%…그런데 국민들에겐 아끼라고 하고 기업은 적게 쓰면 장려금 준다.

정부의 거짓말 둘

이번에 전기요금이다. 현재 1kw당 전력 판매단가는 주택용 119.99원/kwh, 일반용 101.69원, 산업용은 81.23원, 산업용중 대기업이 사용하는 요금은 78.32원이다.

삼성전자 같은 1년에 수조 원 씩 순이익을 내는 대기업에는 78원에 전기를 팔고 최저임금 시간당 5000원 대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사는 집이나 가난한 농촌 할아버지 집에도 120원에 판다. 일 년에 수조 원 버는 삼성전자보다 시간당 5000원 버는 가난한 국민이 kwh당 무려 42원씩이나 비싼 전기를 쓴다는 거다. 그래놓고 전기요금이 싸서 국민들이 전기를 많이 쓴다고 겁준다. 거짓말이다. 아니 대국민 사기극이다.

정부의 거짓말 셋

전력산업을 민영화하기 위한 최종목적이었던 전력사업구조개편 정책, 이 전력사업구조개편 정책에 따라 이전까지 전기의 생산과 송배전 판매를 총괄했던 한전은 전기의 생산에서는 손을 뗐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는 전기를 생산하는 체계가 세 가지로 나뉘어 있다.

즉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한전자회사인 발전5개회사(한국동서·남동·남부·중부·서부발전), 민간기업발전회사(포스코에너지, GS파워, SK E&S)등이다. 한전은 이들 발전회사에서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통해 사다가 송,배전만 담당하면서 전기를 전 국민에게 판다. 쉽게 말하면 전기를 발전회사에서 도매로 독점으로 사다가 국민이란 소비자에게 소매로 파는 형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전이 재벌소유 민간 발전회사로부터 구입하는 전력량이 지난 2007년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급등했다는 것이다. 즉 재벌그룹의 발전회사가 매우 높은 수익률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 민간발전사를 하겠다고 재벌들 투자계획 역시 줄을 선 상태다. 2012년 한전 자회사인 발전회사들 영업이익은 3.6%인데 민간기업발전회사 영업이익은 12.4%였다. 한자 자회사보다 무려 4배다.

더구나 민간 발전회사가 한전에게 판매하는 전력 가격은 1Kw당 169.85원, 이렇게 사다가 한전은 대기업에게 78원에 판다. 그러므로 GS그룹 산하 발전회사는 전기를 생산해서 한전에게 169.85원에 팔고는 GS그룹 산하 다른 생산 공장들은 한전에게 78원에 전기를 사서 쓰는 것이다. 그러니 전기위원회의 관계자도 “이런 코미디 같은 상황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2024년까지 민자발전소를 11개사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전기를 더 비싸게 사서 생산비가 비싸다며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겠다는 속셈이다. 적자누적 때문에 전기료 올리겠다는 것 거짓말이다.

대국민 사기극은 이제 그만두라.

특히 지금의 전력난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애초 예비전력이 103.8이란 데서 원천적으로 예비된 재앙이다. 그런데 더 한심한 것은 이런 예비전력이란 것도 현재 존재하는 발전소의 모든 발전기가 정상가동 되었을 때를 추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원자력 발전소 발전기가 고장으로 몇 기씩이나 멈춰 있다. 그리고 이는 잘못된 부품 때문이다.

그런데 이 비정상 부품이 버젓이 사용된 이유는 검은 돈에 얽힌 부정부패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정부패를 감시해야 할 정부는 이른바 ‘원전마피아’란 말이 돌고 있음에도 전혀 예방하지 못했다. 무능도 아니고 일탈도 아니고 공범이다.

다음…앞서 지적했지만 2004년 전력 예비율은 134.7, 2012년 예비율은 103.8…8년 동안 발전소 증설은 안 되고 전기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늘어 난 때문이다. 그러니 사단은 언제든 예비된 것…따라서 이런 수요 예측에 따른 투자가 이어져야 했다. 그런데 맹바기는 이런데 써야 할 돈을 자기들 발표로만 22조 원 씩이나 강바닥 파서 막아 저수지 만드는데 퍼부었다. 그리고 지금 그 저수지들 때문에 4대강은 ‘녹조라떼’ 공장 원료 저장소가 되어간다.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그래도 이 녹조라떼 공장 원료 저장소 같은 강물을 취수원으로 사용하는 동네 분들은 맹바기 욕하고 근혜 욕하면 ‘종북 빨갱이’라고 하면서 ‘우리 맹바기, 우리근혜’다. 아! 정말 ‘ㅆㅂ’다. 새누리당인가 새머리당인가에서 자기들 욕하라며 만든 포스터에 ‘ㅆㅂ 지랄’의 초성을 썼던데…정말 ㅆㅂ 지랄이다. 날도 더운데 선풍기 바람 앞에서 열 받았더니 더 덥다. 그러니 자 이제 결론을 내자.

하나. 사기 그만치고 니들이나 전기 절약해. 난 전기료가 비싸니까 하지 말라고 해도 자동으로 하거든? 전기료 걱정만 없으면 에어컨 틀고 살겠어. 너무 더우니까…

둘. 나 가난하거든? 그러니 부자 삼성전자에 파는 전기요금 가난한 내게도 좀 적용해줘. 그렇게만 해도 전기료 걱정 안 하고 에어컨 좀 틀게.

셋. 170원에 사다가 80원(둘 다 사사오입이니 오핸 마)받고 파는 멍청한 짓 하면서 적자난다고 전기료 올릴 생각 마. 더 오르면 그나마 선풍기도 못 틀어서 미치다가 나 같은 사람들 모여 폭동날지도 몰라. 왜냐고? 더위 먹었는데 뵈는 게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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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고향' 대구 사제들이 시국선언 나선 까닭

[나는 분노한다 22] 교구차원 첫 시국선언 앞둔 대구대교구 김영호 신부

13.08.14 11:45l최종 업데이트 13.08.14 11:4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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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김영호 신부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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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큰 바위를 깰 때는 깨고자 하는 자리에 정으로 구멍을 내고 그 자리에 나무를 꽂아요. 그리고 계속해서 물을 주면 큰 바위가 '쩌억'하고 갈라지죠. 100년이 넘은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 처음 시국선언을 하는 것은 부당한 우리 사회의 큰 바위를 깨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불법 개입을 규탄하는 천주교 신부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구대교구 신부들이 100여년 만에 거리로 나온다. 대구경북에서 400여 명의 사제들이 시국선언에 나서는 가운데 대구교구의 신부들도 함께 동참한다.

대구대교구 사제 102명과 안동교구 사제 100여명,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회 수도자 70여명, 살뜨르 수녀회 수녀 44명 등 400여 명은 14일 오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시국선언을 한다.

보수적 정서가 강한 대구에서 1911년 교구가 출범한 이후 개별적으로 전국적인 시국선언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교구 차원에서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교구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시국선언에 나서게 된 데는 국민들의 삶속으로 다가가는 열린 종교가 되어야 한다는 요구도 담겨 있지만,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을 바라보는 천주교 사제들의 엄중한 시대인식이 담겨 있다.

이번 대구교구의 시국선언의 선두에는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위원장인 김영호 알폰소 신부가 있었다. 김 신부는 대구교구의 사목국장을 지내고 정평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2011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토목공사를 비판하는 미사를 주도하고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 반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밀양 송전탑 설치 반대와 핵발전소 문제 등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13일 오후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사무실에서 시국선언을 앞둔 김영호 신부를 만나 준비과정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정원 사태는 민주주의 가치 뒤흔드는 도발행위"

- 대구교구에서 시국선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안동교구는 박정희 유신정권 때부터 농민운동이 활발했고 미사나 시국선언, 집회 등을 능동적으로 해왔다. 하지만 대구교구는 설립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적극적으로 시국과 관련된 행동을 한 적이 없다. 역사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한다. 지난 2011년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각계각층의 신부들이나 신자들로부터 국민들의 삶속으로 다가가는 열린 교회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토목공사를 강행하면서 낙동강을 접하고 있는 대구교구도 그냥 있을 수만은 없어 강가에 가서 미사도 하고 집회도 했다.

그런 역량이 모아져서 이번 시국선언을 하게 되었다. 보수적인 교구에서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 원칙과 가치에 충실한 사람들이 교회로부터 상처를 받고 외톨이로 남아 있다가 정평위가 시작되면서 결합하고 그 역량을 모아 시국선언을 한 것이다. 국정원 사태는 헌법을 훼손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도발행위라고 생각해 국가와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 시국선언을 어떻게 준비하게 되었나.
"국정원 사태를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던 중에 지난 7월 25일 부산교구 사제들이 시국선언을 했고, 전국적으로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사제들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봤다. 안동교구 정평위 권중희 위원장 신부님과 만나 대구교구와 안동교구가 함께 시국선언을 하자고 뜻을 모으고 문자와 메일을 통해 뜻을 알리고 서명을 받았다. 각 수도회 총장들에게는 편지를 써서 시국선언이 왜 필요하고 이 시대에 교회가 왜 나서야 하는가를 설득했다. 이에 각 수도회 총장들과 수녀회 원장들이 화답을 해주신 것이다."

-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참여하나.
"대구교구의 445명 신부님들 중 외국에 나간 분들을 제외한 380여 명의 신부님들 중 102명이 참여한다. 상당히 많은 신부님들이 동참하셨다. 안동교구는 66명의 신부님들이 참여해 100% 동참하셨고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회 수도자 70여 명과 안동교육수녀회 42명, 살뜨르 수녀회 44명, 대구가르멜수녀원의 봉쇄수녀 15명 전원이 참여하셨다. 수녀원에 들어가면 평생 나오지 않는 봉쇄수녀님들은 '직접 세상에 나오지 못하지만 정의로운 사회가 되도록 기도로 응원하겠다'는 편지를 보내주셨다. 모두 4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 시국선언 준비가 쉽지 않았을 텐데.
"사실 대구는 보수적인 정서가 밑바닥에 흐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신부님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교구의 전통이나 분위기를 흐리는 좋지 않은 행위라는 비난과 민주당에게 이용만 당할 뿐이라는 반대 여론이 많아 힘들었다. 하지만 그 분들을 이해하고 설득하면서 많은 젊은 신부님들이 호응해 주셨다. 선배 신부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을 텐데 호응해주신 신부님들께 감사드린다. 시국선언을 준비하면서 사무처장 신부와 주교대리 신부님께 미리 말씀을 드렸고 허락해 주셨기 때문에 그 분들이 충분히 납득시켜 주시리라 믿고 있다."

- 보수적인 신부님이나 신자들의 항의도 많았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반대하셨고 특히 나이 많은 분들은 젊은 신부들이 나서는 것에 대해 탐탁지않게 생각하셨다. 그 분들의 잘못이 아니라 영남지역 정서와 이제까지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온 대구교구의 분위기 때문이라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번 국정원 시국선언은 찬성과 반대, 긍정과 부정 그런 흑백 논리나 편가르기가 아니라 성경이 가르쳐준 것 위에서 복음적인 판단을 한 것이다. 사제들은 정파적이거나 한 정당의 당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들이 복음에 합당한가, 위배되는가에 따라 가치판단해야 한다."

시국선언 장소를 새누리당 앞으로 정한 이유

- 시국선언문 제목이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차지할 몫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못 뿐이다'다. 상당히 강한 어조가 느껴지는데.
"대구교구에서 처음 나서는 만큼 나름대로 상징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할 거라면 명확하게 말할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시국선언을 하는 장소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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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신부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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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국정조사에 대해 어떻게 보나.
"새누리당이 국정조사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말도 안 되는 생트집과 국정원 비호로 요약할 수 있다.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야 한다. 국가권력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에 자기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광장으로 나와야 한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두려워하고 자기들의 본분을 제대로 하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이런 일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회의 역할이 많이 필요하다."

- 시국선언 이후 향후 계획은?
"9월 둘째 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 정평위 위원장 회의에서 시국선언에 대한 보고를 하고 각 교구의 상황을 들은 뒤 천주교 차원에서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교구별로 보조를 맞출 계획이다. 교회에는 '사회교리'라는 가르침이 있다. 사회교리의 가르침 안에서 정치,경제, 인권, 복지, 생태환경, 평화, 민주주의 질서 등과 관련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불의한 모습을 보인다면 신앙인의 모습으로 항거하라고 가르친다. 교회의 가르침은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가르침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놓치지 않고 사회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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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 법무장관 북, 고무찬양?

미국 전 법무장관 북, 고무찬양?
 
한반도 “반드시 통일 된다” 확신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8/14 [06:17]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미국의 램지 클라크 전 법무부 장관이 조선을 고무찬양? 했다. 아마도 남측의 통일인사나 민족적 입장을 가진 사람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징역 4년 이상은 족히 살아야 할 것 같다.

램지 클라크 전 법무부 장관은 조선에서 열린 전승절(정전협정일)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도쿄에서 열린 조선정전협정 60돐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석 기조 발제를 한 후 재일동포 신문인 조선신보와 인터뷰를 통해 ‘조선 방문은 나에게 또 하나의 영광이자 행복’ ‘조선인민은 긍지 높은 나라 건설’ ‘아이들은 천진하고 마음씨 착하다.’ ‘학생들은 그 어느 나라 학생보다 향학심이 높고 마련된 환경 속에서 밝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다.’ ‘여성들은 그 민족의상처럼 아름답다.’ ‘사람들은 순진하고 성실하다.’ ‘영웅적 조선인민의 투쟁’ ‘미국은 특대형 범죄를 저질렀다’ ‘미국은 해방후 남조선 강점’ 등등... 한국의 국가보안법을 적용한다면 그야말로 특대형 이적행위요, 반국가적 범죄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가장 첨예하게 군사, 정치 경제적으로 대립적 관계에 있으며 주적으로 삼고 있을 뿐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대표격인 미국 당국은 그에게 아무런 제재는 물론 그의 발언을 단 한마디도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허구적이며 반인권적이며, 문명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문맹법이요, 한 형제 한 핏줄을 갈라놓으려는 반민족, 반통일적인 법인가하는가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미국과 국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법으로 수호하기 위한 수장의 자리에 앉았던 램지 클라크 전 법무부 장관의 거침없는 발언을 따라가 보자.

램지 클라크 미국 전 사법장관(조선신보에서는 법무장관이 아닌 사법장관으로 표기)은 첫마디부터 “이번 조선방문은 나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영광이며 행복이었다.”고 국가보안법에 해당하는 조선에 대한고무찬양으로 시작했다.

클라크 전 법무장관은 “조선인민은 조선전쟁이 끝난 때로부터 지난 60년 동안 형언할 수 없는 희생을 강요당해왔다.”면서 “그 이전에는 일본의 식민지 통치 때문에 헤아릴 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겪었고 해방 후는 미국에 의해 남녘땅이 군사강점당하고 국토의 분단을 강요당했다.”며 자신의 조국인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이것은 미국의 전략가들이 저들의 군사적 패권을 추구하며 동아시아에 대륙침략의 교두보,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민족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멋대로 결정한 것”이라고 미국의 남한 점령을 규정했다.

클라크 전 장관은 6.25 전쟁을 거론하며 “이 전쟁은 참으로 참혹하고 비극적인 전쟁이었다. 미국은 460만명이나 되는 조선인민을 죽었다. 그 태반은 민간인들이였다. 이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야만적인 제노사이드(대량학살) 그 자체였다.”고 폭로했다.

클라크 전장관은 이어 “특히 북녘의 피해는 막심했다. 평양은 완전히 폐로 되었며 다른 도시, 농촌, 공장, 기업소, 공공건물, 문화시설, 학교, 절간, 교량, 발전소 등 눈에 보이는 은 모조리 폭격하고 파괴했다.”면서 “미국의 의도는 조선이란 나라를 이 세상에서 소멸시키거나 적어도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려는데 있었다. 쟁을 계기로 민족분단은 고착되고 가족, 친척, 친지, 친우들이 흩어져 지 않으면 안 는 고통을 조선인민에게 들씌웠다.”고 미국을 단죄했다.

클라크의 전 장관의 발언 여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조선전쟁이 끝난 후도 조선인민은 오늘까지 60년 안 미국에 의해 끊임없는 위협공갈 에 살아오지 않으면 안 되었다.”면서 “그토록 오랫동안 세계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가혹한 고립 압살정책, 포위망 속에서 복구건설과 나라의 부강발전을 위해 단독으로 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며 미국을 고발했다.

또한 “그러나 조선인민은 페허 속에서 불사조처럼 일떠섰고 긍지 높고 번영하는 나라를 건설해왔다.”며 “평양은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도시로 변했다.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고 마음씨 착하다. 학생들은 그 어느 나라 학생보다 향학심이 높고 마련된 환경 속에서 밝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다. 여성들은 그 민족의상처럼 아름답다. 사람들은 순진하고 성실하다.”고 현재의 조선에 대해 언급했다.

미국의 클라크 전 법무장관은 “이런 나라는 없다. 정의와 부정의 조선과 미국의 관계는 정의와 부정의의 관계이다. 조선민족이 원하는 것은 자주와 평화”라고 말하고 “조선인민의 투쟁은 인류가 따라 배워야 할 본보기이다. 나는 그에 머리 숙여 경의와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고무찬양?의 발언은 극에 달했다.

클라크 전장관은 “이번 평양에서 진행된 전승절 60돐행사에 참가했는데 조선인민의 강한 마음과 미래에 대한 신심과 희망, 그로부터 오는 낙관에 대해 새삼스레 탄복했으며 감동했다.”며 “세상에는 한편으로 조선처럼 꿈과 희망을 가지고 더불어 살려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파괴와 전쟁을 일삼는 악마와 같은 세력이 존재한다.”고 강조하고 “이 두 세력들 사이의 싸움에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손잡고 나아가는 세력은 반드시 이긴다는 것을 조선을 다시 방문하여 더욱 굳게 확신하게 되었다.”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거짓과 부정의가 이길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진리와 정의가 이기는 법이다. 진리와 정의의 편에 선 사람들은 지혜와 힘을 모아 싸운다.”며 “조선은 반드시 통일 된다

조선은 모든 곤란을 이겨내고 승리할 것이다. 조선이 외부세력에 의해 강요당한 불행과 고통에서 해방되는 길은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통일을 확신했다.

미국 법무장관 클라크 전 장관은 “조선민족처럼 오랜 역사와 같은 언어, 같은 문화를 유지해온 민족은 드물며 이는 통일의 정합성과 필연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북과 남, 해외에 사는 코리안은 하나다.”라며 남과북이 아닌 하나의 나라 하나의 핏줄임을 거듭 강조했다.

크라크 전장관은 “나는 사랑하는 조선, 사랑하는 조선인민이 하루빨리 통일위업을 이룩할 수 있도록 여생을 바치려고 한다.”고 자신의 계획도 털어 놓았다.

램지 클라크는 텍사스주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세속적 영화를 다 누린 인물로 알려져 있다. 텍사스 대학과 시카고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되었고 39살의 나이로 미국 존슨 행정부의 법무장관이 되었다.

그는 1999년 남북을 방문하여 미군의 양민학살을 조사한 후, 2001년 6월24일 뉴욕 인터처치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전범재판'에서 수석 검사로 참여하여 “미국은 한국전쟁 당시 3백만명이 넘는 민간인을 학살했다. 또 1945년 해방 직후 지금까지 세계인권헌장과 조약, 각종 국제규약 및 협정, 미국과 한국, 북한 법 등을 위반했다. 평화와 인권,민족의 자존을 존중하는 국제규약의 이름으로 처벌받아 마땅하다." 하다고 미국을 단죄했다.

최근 한국에서는 국정원의 댓글 사건이라는 국기문란 사건과 함께 남북정상회담록 실종이라는 특대형 범죄를 저르고도 반성의 기미가 없이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 자주와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탄압을 가중시키고 있다.

온갖 비밀에 파묻혀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보위가 아닌 국가권력에 맹종하고 그들을 위해 감청과 도청, 사찰을 일상사로 삼으며 국기를 문란케 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는 시기 자유민주주의의 실세로 패권을 쥔 미국의 심장부에서 법률에 정통한 법률가이자 행정가로 핵심 성원으로 일했던 램지 클라크의 장관시절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정부가 진실로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인민은 정부활동의 세부적인 것까지 알아야만 한다. 민주주의를 갉아먹는 가장 큰 적은 '비밀'이다.”

램지 클라크는 자신의 조국인 미국의 부정의에 반대해 싸웠던 국제적 인물들을 변호해 왔다. 그리고 미국 정부를 비판해 오며 정의와 양심을 부르짖었다. 그는 자신의 조국을 반대한 것이 아니고 다만 조국을 더럽히는 온갖 부정한 정부와 정권에 항거했던 것이다.

램지 클라크의 발언과 행동을 보며 하루 속히 한국 사회에도 양심과 진리 정의를 이야기 하고 갈라진 민족의 하나 됨을 위한 통일을 위해 노력 한다고 해서 탄압하지 않는 국가보안법 없는 세상이 오길 간절하게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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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새누리당에 뒤통수 맞은 국정조사

 


8월 14일 오늘은 국정원 사건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1차 증인 청문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그러나 증인 출석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13일 새누리당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불출석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13일 2시 50분경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김용판 전 서울청장이 공판준비기일 때문에 21일 출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공판준비기일'은 30분이면 끝나고 변호사만 참석하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에 이것이 불출석 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오후 4시 28분경 김용판 전 서울청장은 국회 행정실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는 새누리당이 밝힌 21일 출석의사는 없었습니다.

민주당이 재판을 위해 오후에 증인 청문회를 하겠다고 했지만, 그것조차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청문회 증인이 새누리당과 이미 짜고 국정원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고 가겠다는 의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입니다.

'증인출석, 안 하면 너희가 어찌할 건데'

국정원의 국정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가 겨우 8월 7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대표 합의사항'으로 재개됐습니다. 그러나 모든 정황을 볼 때 민주당과 국민은 새누리당에 또다시 뒤통수를 맞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14일에 예정된 원세훈,김용판 증인의 청문회 출석이 어려워지면, 16일에 다시 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며, 21일로 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1일은 민주당이 김무성,권영세 증인 예비 청문회를 하려고 노력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21일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그날 원세훈,김용판,김무성,권영세가 모두 안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야 간사,원내 대표 합의사항으로 국정원 국정조사 기간이 연장됐지만, 시간은 8월 23일까지입니다.,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국정조사는 결과보고서 채택, 그 자체가 어렵습니다.

국정조사가 파행으로 치달은 가장 큰 이유는 '증인 채택' 문제입니다. 민주당과 국민은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증인 출석에 노력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합의문과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권성동 특위 간사는 "21일 마지막 청문회에서도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불출석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수사 중이나 재판 중인 사람에 대해서 국조나 국감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하더라도 불출석시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증인출석을 강제할 수 있는 절차나 제도가 현행법상 없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증인들이 출석하지도 않고 버티면 국정원 국정조사는 시간만 끌다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고, 진실은 또다시 암흑 속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 순진한 민주당, 지독히도 교묘한 새누리당'

국정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국민이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시작했고, 새누리당은 화해의 손짓을 해서 여야가 국정조사를 계속 연장하는데 합의했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내용을 지금 돌이켜 보면 그저 허울뿐인 합의 사항이었고, 그 안에는 어떠한 강제성이나 적극적인 국정조사 의지는 없었습니다.

 

 

 


증인 출석에 대한 노력은 그저 말장난이었으며, 국정조사 기간 연장도 증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날 연장에 불과합니다.

고발조치,동행 명령 등을 통해 민주당이 증인 출석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미 현행법을 교묘하게 이용해 법적으로 아무런 성과 없이 국정조사를 끝내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민주당이 '김무성','권영세' 증인 채택을 하기 위해 고심하는 동안 새누리당은 철저히 14일 원세훈,김용판 불출석, 21일 출석해도 시간 끌기, 그리고 국정조사 기간 만료 전략을 채택하여 사전에 증인들과 입을 맞췄습니다.

김용판 전 서울청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조사를 하는 국회보다 새누리당에 먼저 불출석 의사를 알린 이유는 국정조사가 이미 그들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만들었다는 증거인 동시에, 새누리당은 국정원 사건을 파헤칠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점을 보여준 것입니다.

 

<국정원 국정조사 증인 명단>

○국정원 전 현직 직원들
▲원세훈 ▲이종명 ▲박원동 ▲민병주 ▲최형탁 ▲김하영 (국정원 여직원)

○경찰 관계자
▲김용판 ▲최현락 ▲이병하 ▲김병찬 ▲이광석 ▲권은희 ▲박정재 ▲장병덕 ▲김보규 ▲김하철 ▲임판준 ▲한동섭 ▲김수미 ▲박진호 ▲최동희 ▲장기식

○민주당
▲강기정 ▲정기성 ▲김상욱 ▲백종철 ▲유대영 ▲조재현 ▲선승진

○ 참고인 명단
▲김유식 ▲김흥광 ▲유동렬 ▲표창원 ▲안병진 ▲박주민


국정원 국정조사의 증인을 보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김무성,권영세 주중 대사는 계속 협의하기로 했지만, 아직도 불투명합니다.

참고인으로 표창원 교수도 나오지만, 실제로 범죄에 가담한 자들이 나올 확률은 별로 없습니다. 이 말은 범죄를 밝혀내야 할 국정조사가 실제로는 범죄자들이 사전 모의를 통해 범죄를 은폐하고 범죄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국정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새누리당의 치밀한 전략에 민주당이 끌려다니다가 그리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리라 예상했습니다. 민주당이 못한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은 그 오랜 세월 동안 쌓아놓은 기득권 세력의 지독함으로 무장하여 강력하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무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으로 부족합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민주당에게는 벅찬 싸움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합니다.

하나의 촛불로는 힘도 없거니와 새누리당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 작은 조각들이 하나씩 모여 큰 촛불의 물결을 만들면, 그 어떤 자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해도 막아낼 수 있으며, 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부정당하면 저항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입니다.[각주:1] 민주주의 파괴, 촛불을 든 당신만이 막아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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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남북 7차 실무회담 시작(2보)

南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北 "8.15앞두고 좋은 결과 나오길"

조정훈 기자/개성공동취재단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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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14 10: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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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남북 7차 실무회담이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시작됐다. 남북 대표들은 회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개성 사진공동취재단]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남북 7차 실무회담이 14일 오전 10시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 13층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렸다. 남북은 이날 오전회의를 30분간 갖고 정회했으며, 오전11시 1차 오전회의(수석대표 회의)를 열었다.

이번 7차 실무회담에는 남측에서는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을 수석대표로 홍진석 관리총괄과장, 허진봉 과장이, 북측에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단장으로 원용희 협력부장,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참사가 마주했다.

이날 오전회의 모두발언에서 남북은 일곱번째 실무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출했다.

박철수 북측 단장이 "꼭 20일만에 만났는데 날씨도 많이 변하고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고 말하자, 김기웅 남측 수석대표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런 말이 있듯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을 해나간다면 어떤 문제들도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철수 단장은 "공업지구를 놓고 품앗이를 하는데 날씨도 좋고 서로 김을 잘 메면 될 것 같다"며 "오늘 회담을 통해서 남측이 적극적으로 토의에 나온다면 내일 8월 15일 앞두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두발언]

박철수 북측 단장 : 꼭 20일만에 만났는데 날씨도 많이 변하고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김기웅 남측 수석대표 : 지난 여섯차례 회담, 오늘 일곱번째 이렇게 마주 앉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 남북 대표들이 다뤄야할 문제가 그렇게 쉽지 않은 문제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런 말이 있듯이 우리 남북 대표들이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마음,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을 해나간다면 어떤 문제들도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

박철수 : 김 단장과 나나 다 같이 공업지구를 놓고 품앗이를 하는데 날씨도 좋고 서로 김을 잘 메면 될 것같다. 참 좋은 작황이 나올 것같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충분히 우리가 대화할 김을 다 맸다고 생각한다. 오늘 회담을 통해서 남측이 적극적으로 토의에 나온다면 내일 8월 15일을 앞두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개성공동취재단]

 

이번 남북 7차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개성공단 재발방지 방안을 두고 이견을 좁힐지 주목된다.

지난달 25일 6차 실무회담을 끝으로 재발방지 방안을 두고 입장차를 확인한 양측은 지난달 28일 통일부 장관의 '마지막 회담' 제의에 이어, 지난 7일 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수정제의한 회담을 남측이 수용함에 따라 20일만에 열리게 됐다.

북측은 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에서 재발방지와 관련, "북과 남은 공업지구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밝혔고, 이를 정부는 '전향적'이라고 평가했다.

 

   
▲ 남북 대표단이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개성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남북은 개성공단 가동중단 재발방지에 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기도 해 합의를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지난 8일 남측의 회담수용 전통문 답신에서 "자신들(북측)의 아량과 대범한 제안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삼가해 달라"며 남측 언론을 재차 문제삼았다.

이를 의식한 듯,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이날 오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조찬강연에서 "북한은 (개성공단 잠정중단) 문제원인에 대해 몇 가지 말하지만, 개성공단 유지를 위해서 있을 수 없는 이유를 들었다"며 "대한민국의 체제, 정체성을 확실하게 해야 남북관계가 있다"며 북측의 '정치적 언동 및 군사적 위협' 거론을 지적, 정부의 기존입장 불변을 재확인했다.

(2보,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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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꿩 같은 도요' 물꿩 우포늪에서 집단 번식

' 꿩 같은 도요' 물꿩 우포늪에서 집단 번식

 
조홍섭 2013. 08. 12
조회수 816추천수 0
 

국립습지센터, 우포늪서 8마리 번식 활동 확인

화사한 깃털과 기다란 꼬리의 아열대 새…20년 전 처음 목격

 

mul5.jpg » 물꿩 한 마리가 우포늪에서 기다란 발가락으로 수초 위를 걸어다니며 올챙이 등 수생동물을 잡아먹고 있다.

 

물 위에 장끼가 앉아있네? 우리나라에서 20년 전 처음 발견된 물꿩을 잘못 보면 이렇게 착각하기 쉽다. 몸집이 꿩만큼 큰데다 목 뒤의 노란 깃털과 흰 깃털, 검은 깃털이 잘 어울린 화사한 모습에 기다란 꼬리가 뻗어있는 모습이 장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새는 인도와 동남아, 대만 등 아열대지방에 주로 사는 도요·물떼새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엔 드물게 관찰돼 길 잃은 새로 여겨졌다. 그러나 1993년 주남저수지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래 우포늪, 천수만, 제주도, 신안군 압해도 등에서 꾸준히 관찰되고 개체수도 늘어나고 있다.
 

mul2.jpg » 가시연 잎 위에서 수컷 물꿩이 부화한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

 

그런 물꿩이 올 여름 우포늪에서 4개의 둥지를 튼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2일 경남 창녕에 위치한 우포늪에 희귀한 여름철새인 물꿩 8마리가 번식활동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둥지 4개 가운데 3개에서는 부화에 성공해 어미와 새끼 8마리가 먹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둥지 하나에도 수컷이 알 4개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mul1.jpg » 물꿩은 한때 어쩌다 찾아오는 길 잃은 새로 알려졌으나 이제 번식까지 하는 여름철새가 됐다.

 

물꿩은 일처다부제 번식을 하며, 대부분 수컷이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르는 일을 전담한다. 우포늪에서는 대형 수생식물인 가시연 위로 기다란 발가락을 이용해 돌아다니며 곤충과 다양한 무척추동물을 잡아먹고 있다고 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는 밝혔다.
 

물꿩은 2010년 이후 해마다 우포늪에 찾아오고 있으며 2011년 이후 3년 연속 이곳에서 번식에 성공했다고 이 센터는 밝혔다.
 

그러나 물꿩을 관찰하고 촬영하기 위해 지나치게 둥지에 접근하거나 촬영에 방해가 되는 나뭇가지를 훼손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습지센터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지나친 접근을 자제하고 조용히 관찰하는 등 자발적으로 협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mul6.jpg » 물꿩 번식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시야를 가리는 나뭇가지를 훼손한 모습.

 

mul7.jpg » 탐조가들의 지나친 접근이 번식기 물꿩에게 스트레스를 줄 우려가 나온다.  

 

물꿩은 도요목 물꿩과에 속하며 세계적으로 8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 가운데 1종만이 관찰되고 있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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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정신전력원 부활, '유신군대'로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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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3/08/13 06:29
  • 수정일
    2013/08/13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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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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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병 정신교육 강화"... "사상교육 위한 꼼수" 비판

13.08.12 21:10l최종 업데이트 13.08.12 21:1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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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정승조 합참의장, 김관진 국방장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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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장병 정신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인 국방정신전력원(정신전력원)을 연내 설립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김관진 국장부 장관은 지난 9일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참석한 군무회의에서 올해 12월까지 정신전력원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정신전력원은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설립된 국군정신전력학교가 모태로 이후 국방정신교육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국방정신교육원은 국민의 정부 초기인 1998년 시대 조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폐지된 바 있다. 연내 정신전력원이 설립되면 폐지된 후 15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신전력원은 야전부대 지휘관과 정훈 장교 등 장병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간부들을 교육하고 정신교육 콘텐츠를 개발·생산하게 된다. 합동군사대 소속으로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 자리를 잡고 ▲ 정신교육 콘텐츠 개발 ▲ 지휘관 교육 ▲ 정훈장교 교육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원장은 정신교육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장성급 현역 군인이나 국장급 민간 전문가 중에서 발탁할 방침이다. 교수진은 육군 종합행정학교·해군 교육사령부·공군 교육사령부 등의 정신전력 관련 전문 인력을 통합한 40여 명이 맡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 정신교육을 각 군에 맡기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종북교육 등에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낳기도 했다"며 "정신전력원이 설립되면 전문성과 일관성을 갖춘 장병 정신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정신교육원이 사상교육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정신전력원은 전투형 부대 육성을 위한 군인정신 함양과 국가관 및 안보관 확립에 강조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신전력원 설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과거의 사례로 볼 때 군의 정신교육 강화는 특정정치 세력에 편향된 교육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민주 "박정희 유산 '정신전력원' 설립 안돼"

당장 민주당은 12일 국방부의 정신전력원 설립계획에 반대하며 백지화를 요구했다. 민주당 김영근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현안논평에서 "국방부는 시대에 뒤떨어진 국방정신전력원 설립계획을 즉각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15년 전에 국방정신전력원이 없어진 이유는 시대조류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군의 정신교육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장병들에 대한 사상검증에 악용됐기 때문"이라고 과거 국방정신전력원 폐지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또 "유신시대의 회귀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 국방정신전력원을 세우겠다는 저의가 무엇이냐. 박정희 정권 하에서 세워졌다가 없어진 이 학교를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해서 다시 부활시키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실제 군에서 정신전력을 강조하고 이것을 교육하는 별도의 기관이 만들어 진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0월 유신을 선포한 이후부터다. "국방력을 항상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군내 유신사업을 강력히 전개함으로써 사회혁신의 본보기가 되라"는 국방장관의 당부(1973.1.5 해병대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유재흥 국방장관 발언)가 나오거나 "구타 없는 유신군대"라는 표어가 병영에 붙기도 했던 시절이다.

1973년 1월 20일 국방부를 연두순시한 박 대통령에게 유재흥 국방장관은 '유신과업과 남북대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방중점시책' 중 하나로 "전 군의 유신정신 함양과 정신무장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이후 1975년 1월 국방부를 초도순시한 박정희 대통령이 군 정신전력에 대해 역설하고 정신전력강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지시하자, 국방부는 그해 10월 29일 육군 교육참모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8명의 군 정신전력 강화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대만을 시찰하고 그 결과와 당시 한국군의 제도를 고려하여 정신전력강화 간부요원 양성방안 등 한국군의 정신전력 강화방안을 연구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국방부 순시에서 나온 '정신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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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5월 23일 박정희 대통령이 최전선에 배치되어있는 한국군 부대를 시찰, 근무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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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전 육군본부 정훈감 표명렬(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예비역 준장은 저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에서 국방부가 대만군의 '정치작전제도'를 연구모델로 삼았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대만의 사례를 연구했던 것은 중국 국공내전에서 국민당군이 중국 대륙을 빼앗기고 타이완으로 쫓겨 온 후, 여러 해 동안 패전의 원인을 연구해 내린 결론이 바로 군대가 '민심'을 얻지 못하고 '군심'을 잃었기 때문이었다는 데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6년 6월 29일 정신전력강화방안 시행준비위원회에서는 정신전력강화를 위한 간부요원 양성기관으로 국군정신전력학교 설치(안)을 작성하여 국방부장관의 재가를 받았다. 국군정신전력학교 설치(안)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1977년 2월 14일 대통령령 제8443호로 공포됐고, 그 해 9월 5일 국군정신전력학교가 창설됐다.

이후 국군정신전력학교는 국방정신교육원으로 이름이 바뀌어 유지되다 지난 1999년 폐지됐다. 당시 정신교육원 교육의 상당 부분이 공산주의 또는 진보적 정치이론을 비판하는 내용이었고, '고토 수복론'과 같은 비합리적인 역사교육도 포함되어 있었다. 때문에 이번 국방부의 정신전력원 부활 추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정신교육원이 폐지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리 만들기", "사상교육 위한 꼼수" 지적도

군사평론가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은 1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국방부가 전투형 군대를 만들겠다는 명분을 앞세워서 '자리 만들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편집장은 또 "정신전력원은 안보논리를 조직 확장에 이용하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필요하지도 않은 구시대의 유물에 예산과 조직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장병들도 '군복 입은 시민'으로서 특정 정치세력에 편향되지 않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정신전력원이 과연 정치적 균형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해 군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당시 통합진보당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하는 정신교육을 진행하다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정신전력원은 불필요한 조직"이라고 단언했다. 임 소장은 특히 "정신교육을 각 군에 맡기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종북교육 등에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낳기도 했다"는 국방부의 설명에 대해 "정신전력원이 만들어지면 통일된 정훈병과에서 통일된 종북교육을 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마치 사회주의 국가의 정치장교 역할을 하는 현재 정훈병과의 문제점에 대한 반성 없이 정신전력원을 만들겠다는 하는 것은 군이 사상교육을 하기 위한 꼼수 아닌가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서방국가 군대에서는 정훈(TI&E: Troop Information and Education) 또는 정신교육이라는 용어 자체가 쓰이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지휘정보'(CI, Command Information)란 개념을 사용하는 미군은 지휘관이 필요할 때마다 뉴스레터 형식으로 기회균등과 관련한 교육, 영외 범죄 예방 교육, 성범죄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할 뿐 주적을 가정하고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한국군과 같은 정신교육은 따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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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거나 아프거나…'원청' 삼성 위해 죽도록 일한 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8/13 06:09
  • 수정일
    2013/08/13 06:0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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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산업 하청 노동권 연속 기고 ①] 위험과 책임의 외주화

공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 반올림 활동가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8-12 오후 6:11:28

 

 

2013년 1월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를 수습한 뒤 다섯 명의 작업자들이 몸에 이상을 호소했고 결국 한 명이 숨졌다. 사상자는 모두 화성공장 내 화학 물질 공급 시스템을 맡고 있는 STI서비스 소속이었다.

같은 공장에서 5월에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1차 사고가 일어난 설비 대신 새로운 불산 탱크에 배관을 연결하다가 생긴 사고였다. 이때 사고를 당한 세 명은 또 다른 하청업체 성도ENG 소속이었다.

1, 2차 사고 당시 삼성은 흘러나온 불산의 양이 적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고에 대한 삼성과 협력업체의 책임을 훨씬 강조할 뿐이다. 노동자를 보호할 사업주의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면 아주 적은 양으로도 여러 노동자들이 화상을 입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테니까.
 

▲ 1월 29일 경기도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 사업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환경부 공무원,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이 현장 감식을 벌였다. ⓒ연합뉴스


위험한 작업은 하청 노동자들의 몫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는 맹독성 가스와 각종 유해 화학 물질들이 쓰인다. 이 물질들을 넓은 공장 곳곳에 수송하기 위해 수백 미터에 달하는 배관들이 핏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삼성 반도체 화성공장의 경우 이런 화학 물질 공급 장치와 배관은 협력업체 몫이다.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고 남거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독성 화학 물질 배출 설비도 대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맡고 있다. 이런 물질들은 유해성 때문에 그냥 배출하지 못하고 스크러버(scrubber)라는 독성 중화 설비를 거쳐야 한다. 스크러버는 독성 물질들을 처리하여 미세한 가루들로 만드는데, 이 가루들이 배관이나 설비에 쌓이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므로 이들을 주기적으로 청소해주어야 한다.

넓은 공장 곳곳에 산재한 화학 물질 공급·배출 설비를 관리하려면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몹시 바쁘다. 정기적인 유지·보수뿐 아니라 수시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고들도 처리해야 한다. 업무량은 많고 인원은 부족한데 원청은 일을 빨리 끝내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라고 압박한다. 그러니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독성 물질이 몸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려면 잠수부처럼 송기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업무 효율이 줄기 때문에 그냥 일반 마스크를 쓰고 일한다. 송기 마스크가 아예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화학 물질 때문에 종종 크고 작은 사고가 생기지만, 아주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바깥에 알리지 않는다. 원청의 눈 밖에 날까 두려워서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어떤 유해 요인에 노출될 수 있는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다. 설령 협력업체 사업주가 선량한 마음을 먹더라도 원청이 관리하는 독성 화학 물질들에 대해 온전한 정보를 구하기는 쉽지 않으며, 원청에서 요구하는 작업 속도를 맞추려면 교육 시간을 따로 확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현실은 두 차례의 불산 누출 사고 이후 얼마나 개선되었을까?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안전 보호구를 철저히 착용하라고 삼성이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보호구 지급은 여전히 업체들에게 맡겨둔지라, 노동자들은 종전처럼 1회용 보호구를 여러 번 재사용하고 있다.

혹시 보호구가 있더라도 제대로 사용하려면 업무 효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업무 속도에 대한 삼성의 압력은 여전히 그대로다. 노동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속만 터진다. 그 와중에 노동자들은 '안전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거나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진다'는 서약서를 강요받았다.

삼성전자 사내 하청 노동자들, 희귀병 앓다

김〇철(1985년생 남성) 씨는 2006년 삼성 반도체 화성공장 자동 반송 시스템을 맡고 있는 협력업체에 입사했다. 공정들 사이로 제품을 나르는 자동 레일과 운송 장치 380여 대를 점검·수리·청소하는 일을 했다. 라인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에 노출되었지만 이에 대한 교육은 받아본 적 없었다. 입사 당시에는 4조 3교대로 근무하기로 했으나 사람이 부족해 12시간씩 맞교대 근무를 주로 했고, 휴무 중에도 예고 없이 교육이나 "땜빵 근무"를 하곤 했다. 명절에는 열흘을 쉬지 않고 일하기도 했다. 현장에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맘 편히 쉴 공간도 없었"으며,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일을 서둘러야 하는 압박감에 일상적으로 시달렸다. 김씨는 6년을 일한 후 2012년 백혈병을 진단받았다.

손〇〇(1959년생 남성) 씨는 2003년부터 삼성 반도체 화성공장과 기흥공장 협력업체 관리소장으로 일하면서 생산 라인 초기 안정화 및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다. 초기 안정화 업무는 보통 1~2년 정도 소요되는데, 이 시기에는 긴급한 사고도 잦고 각종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또한 아직 적절한 배기·환기 장치가 갖추어지기 전이기도 하다. 손 씨는 이런 초기 안정화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클린룸 안에 상주하며 일했고, 일단 설치된 설비들도 매주 1~2회 정기 순회 및 수시 점검, 사고 수습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던 중 2009년 5월 백혈병을 진단받아 두 차례의 골수 이식 치료 끝에 2012년 8월 31일에 숨졌다.

ㄱ(1974년생 남성) 씨는 2000년에 반도체 및 LCD 생산용 노광 장비 업체에 입사했다. 삼성과 LG의 반도체 공장과 LCD 공장에 장비를 설치하고 유지·보수하는 일을 했다.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연구 발표에 따르면, 노광 혹은 포토 공정에서는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및 톨루엔, 크실렌, 페놀, 크레졸 등 방향족 유기화합물이 2차 분해산물로 발생한다. 또한 노광 장비는 그 크기가 매우 커서 유지·보수를 위해 장비 안에 들어가는 노동자들은 감광제 분해산물인 유해 화학 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하루 12시간씩 맞교대로 12년 동안 일한 끝에 ㄱ 씨는 2012년 폐암을 진단받았다.

반도체 납품업체 장기 근속자 10명 중 5명 집단 암 발병

김*순(1955년생 여성) 씨와 김*정(1963년생 여성) 씨는 삼성 반도체의 납품업체에서 일하다가 유방암에 걸렸다. 이들이 맡은 업무는 납땜이 잘못된 메모리 반도체 칩을 가져다가 재처리하는 '리볼(reball)'이었다. 이들은 고온의 리플로우 장비에 올려놓고 납 찌꺼기를 직접 손으로 털어내기, 265℃의 납물로 도금하는 설비에 제품을 투입하기, 도금이 끝나면 이들을 손수 꺼내어 화학 물질에 담가두었다가 꺼내어 솔질하면서 세척하고, 오븐기에 넣어 고온 건조시키기 등의 일이었다.

고유해성 화학 물질들을 사용하는 공정이지만 '삼성 제품의 보안을 위해' 창문을 여는 것이 금지되었으며, 리플로우기 출구 쪽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공장 안은 고열에서 납이 녹는 냄새, PCB가 타는 냄새, 플럭스와 여러 종류의 141B 용액이 기화되어 나는 냄새 등이 가득하여 때로는 역겨운 냄새 때문에 두통, 어지럼증 등에 시달렸다. 세척기에 있던 141B 용액이 새어나와 쓰레받기로 바닥에 고인 용액을 모아서 통에 담다가 어지럼증을 느끼고 구토와 경련 때문에 일을 중단한 경험도 있다.

그러나 평소 보호구는 일회용 마스크와 비닐 장갑뿐이었고, 회사는 "누가 작업 환경 검사하러 나오면 방독 마스크 쓰고 일하라"고 당부할 뿐이었다. 비닐 장갑은 별 소용이 없기도 하고, 칩이 너무 작기 때문에 일하기 어려워서 아예 맨손으로 141B 용액을 만지기도 했다. 세척을 담당하는 동료들은 모두 손가락 피부가 다 벗겨져 있다. 심지어 관리자마저도 "이거 사람 죽이는 환경"이라 말하기도 했고, 연기가 너무 많이 나면 잠깐 쉬고 하라고 할 정도였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했지만 물량에 따라 수시로 연장 및 자정까지 야간 근무를 했다. 때로는 다음날 아침 9시까지 24시간 근무도 했고, 휴일 근무도 잦았다. 기본급이 90만 원인데 연장·야간·휴일 근무가 많아서 170만~200만 원까지 받을 정도였다. 이 업체의 상시 근로자 수는 20-25명으로, 대부분 40-50대 여성들이며, 물량이 많아지면 일용직을 고용하여 최대 70명까지 근무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작업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임금이 적다보니 몇 달 만에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 몇 년씩 근무한 사람은 10명 정도다. 그런데 이렇게 몇 년씩 일한 노동자들 중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4명(2010~2012년에 발병, 40-50대 여성)이며 폐암(40대 중반 여성, 2010년 사망) 사망자도 있다.

삼성·애플 스마트폰 부품업체 노동자 연이은 과로사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아모텍은 세라믹 칩과 GPS안테나, 모터 등을 생산하는데, 매출액의 절반가량은 삼성과 애플 등 대형 스마트폰사에 납품하는 세라믹 칩으로 벌었다. 아모텍의 2012년도 매출은 1800억 원으로 2011년에 비해 93% 증가했고, 영업 이익은 171억 원으로 2011년보다 여섯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급성장 뒤에는 노동자들의 과로와 희생이 뒤따랐다. 2013년 1~3월 짧은 기간에 무려 세 명의 노동자들이 과로로 쓰러졌고 두 명이 사망한 것이다. 2013년 1월에는 도금 공정에서 화학 물질을 취급하면서 주야 12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던 50대 노동자 000 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2013년 3월 8일에는 31세 젊은 노동자 임승현 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보름 뒤 숨졌다. 2013년 3월 20일에는 아모텍 칩 사업부 제조기술파트 과장으로 일하던 권태영 씨가 아홉 살, 다섯 살 두 아이를 남기고 숨졌다.

임승현 씨는 몸이 불편한 어머님을 부양하고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년 7개월 동안 12시간 맞교대 근무를 해왔으며, 2012년 12월부터는 석 달 동안 고작 나흘만 쉬고 매일 출근하여 주당 평균 72시간씩 일하던 중이었다. (관련 기사 : 핸드폰 부품사 31세 남성 과로사…"주 74시간 혹사")
 

▲ 지난 6월 26일 인천 지역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단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주)아모텍 앞에서 고(故) 임승현 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권태영 씨는 핸드폰 노이즈 방지 장치인 커먼 모드 필터의 품질 관리와 현장 설비 개선 등의 책임 실무자였는데, 이는 아모텍의 주력 제품이기 때문에 권 씨의 업무 부담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 주당 평균 60시간가량 근무, 매달 하루의 야간 당직과 수시로 발생하는 응급 콜 근무, 매일 열리는 회의들을 준비하기 위한 수시 조기 출근에 더하여 2012년 11월부터는 해당 부서의 동료가 다른 지역으로 발령받으면서 남은 업무까지 도맡아야 했다.

아모텍의 줄 이은 과로사는 무엇 때문일까? 12시간 맞교대와 상습적인 휴일 근무로 주당 노동 시간이 72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 노동자들이 이런 장시간 노동을 감내하도록 조장하는 저임금, 그나마 한 푼이라도 더 착취하기 위해 근로기준법조차 일상적으로 무시해온 점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저임금에 기반을 둔 장시간 노동 체계는 과로사로 숨진 임승현 씨의 2013년 1월 급여 내역을 통해 여실히 확인된다. 한 달 동안 고인의 근무 시간은 기본 176시간에 평일 연장 및 휴일 기본 근무 189.1시간, 평일 심야 및 휴일 연장 근무 7.5시간으로 식사 시간을 제외한 1주의 실제 근무 시간은 73.5시간에 달했다. 한 달 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한 급여는 총 298만7849원이었는데, 이 중 기본급은 고작 108만8640원에 불과하며 야근과 심야 수당이 그보다 훨씬 더 많았다.

한편 아모텍은 1분만 지각해도 임금에서 30분치 시급 2500원을 제하였고, 매일 출근 20분 전에 조회, 청소, 체조를 시키면서도 이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지 않았다. 물량이 줄어들 경우 무급으로 휴업을 추진하거나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전환 배치나 퇴사를 종용하고 연차 휴가를 쓰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사무직 노동자들의 경우 밤 10시를 넘지 않는 한 연장 근무 수당조차 주지 않고, 10시 이후 퇴근할 경우에 한해 고작 시간당 6000원을 지급했다.

이런 노동 조건이 유지되는 배경에는 고용 구조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모텍은 파견업체를 통해 2주간 고용하고, 다음 6개월 동안 직고용 계약직으로 일하게 한다. 계약을 3회 갱신하여 총 1년 6개월 동안 직고용 계약직을 유지한 뒤에야 정규직으로 만든다.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주장하기 참으로 어려운 구조가 아닐 수 없다.

첨단산업의 그림자, 하청 노동자 건강권 문제

앞에서 소개한 삼성전자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과 직업병 피해에 대한 정보는 각각 불산 누출 사고에 대한 대책위원회와 반올림, 그리고 인천 지역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단의 꾸준한 활동과 투쟁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런데 전자 산업 하청 노동자들이 입을 모아 증언하고 있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들의 건강과 생명, 인간다운 삶을 침해하는 노동 환경 문제가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며, 다만 첨단산업의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뿐이라는 점이다. 다만 그 사실을 모아 세상에 알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조직적인 힘이 없었기에 마치 새로운 것처럼 보일 뿐이다.

또한 불산 대책위원회나 반올림의 활동은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드러내고 온전히 개선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직접적인 원청의 지배 아래 있는 사내 협력업체들의 경우 일차적인 언로조차 막혀 있기 때문에 그 어려움이 더욱 크다.

이에 비하여 아모텍의 경우에는 독립된 공장에 위치하고 있었고, 지역의 노동단체들이 힘을 모아 꾸준히 노력한 끝에, 과로사에 대한 산재 인정과 노동 시간 단축, 임금인상, 과로사에 대한 사과 등의 약속을 받아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지역 연대를 통해 오랫동안 침묵하던 현장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드러낸 것은 큰 성과다. 이런 경험은 이후 사측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감시하고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 반올림 활동가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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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받아서 뭐 할 건대? 지금 연애하나?

 
 
[김갑수 칼럼] 촛불 유감 몇 가지
 
김갑수 | 2013-08-12 16:49: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 10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6차 범국민 10만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정원 규탄 피켓과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민중의소리

삼복염천에도 불구하고 8·10 촛불의 열기가 그토록 뜨거웠던 것은 무엇보다도 공작선거에 대한 분노가 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촛불은 민주주의를 파괴한 박근혜 집단의 공작선거를 응징하려는 분노의 저항인 것이다.

국가기밀을 절취해서 선거에 악용한 일, 이것으로 전직 대통령을 모해하면서 상대 후보에게 종북의 올가미를 씌운 일, 국가정보기관이 그 임무의 엄정성을 패대기치고 엄청난 혈세를 낭비하면서 여론조작을 감행한 일 등은 어느 것 하나 정치적 타협으로 넘길 수가 없는 반민주적인 악행들이다.

전직 대통령 노무현은 선거 중립을 해치는 발언 한두 마디를 했다고 해서 탄핵소추까지 당한 사실을 잊지 않았을 터이다. 먼저 행사 지도급에 있는 사람…들이 사태가 위중하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문화제’나 ‘국민보고대회’ 따위의 용어를 쓰는 것은 시위의 테크닉 상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촛불은 엄연한 저항집회이자 시위행위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나는 표창원 교수가 노래를 부른 것도 마뜩치 않아 보인다. 그는 2만 명이 모이면 노래를 부르겠다고 공약했다 한다. 일단 그는 가수가 아니다. 그리고 그의 노래를 듣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는 지난 대선 당시 스타기질이 농후하거나 자기도취에 젖은 인사들이 투표율을 놓고 숱한 이벤트 공약을 남발하는 것을 보았다. 특히 조국 교수 같은 이는 ‘망사 스타킹을 신고 63빌딩을 오르겠다’고 공약한 것으로 안다. 과거에는 비키니를 입고 방송하겠다는 요상한 여자도 있었다. 10만이 모이면 자기들이 했던 팟캐스트를 재개하겠다고 하는 말도 들린다.

유쾌한 일을 누가 마다하겠냐마는, 일단 이 따위 공약들은 유쾌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진지해야 할 정치를 희화화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런 행태는 문화적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 미국과 한국은 문화가 다르다. 미국 바보들이 하는 짓을 생각 없이 모방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출처: 연합뉴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왜 시민들의 야유를 받았는지 새겨보아야 한다. 그는 박근혜 집단에게 “대선 불복이 아니니까 쫄지 마”라고 했다. 먼저 민주당은 대선에 불복하고 안 하고를 결정할 자격이 없다. 대선 불복 여부는 먼저 진상조사가 이루어진 후 그 결과에 따라 유권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사과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한국진보연대의 박석운 공동대표 역시 다르지 않았다.

사과를 요구하는 말 속에는 이미 사과를 하면 용서하고 일을 끝내겠다는 용의가 내포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이나 한국진보연대에 범죄자들을 용서할 자격이 있는가? 당신들 마음대로 이 위중한 사태를 끝내겠다는 것인가? 착각하지들 마라. 범죄자들을 처리하는 것은 사법부의 몫이다. 날도 더운데 답답한 소리들 작작해라. 막말로 이 더위에 사과 받기 위해 모인다고? 사과 받아서 뭐 할 건대? 지금 연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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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강호 항해 가로막은 미국의 훼방

 
 
[한호석의 개벽예감](74) 미국, 쿠바의 “낡은”무기에 왜 시비거나?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3/08/13 [01:45] 최종편집: ⓒ 자주민보
 
 

훼방의 배후조종자는 미국

2013년 7월 15일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파나마운하의 만사니요국제하역구(Manzanillo International Terminal)로 화물선 한 척이 들어갔다. 그 화물선은 1977년 북의 남포조선소에서 건조된 청천강호다. 길이가 155m이고 폭이 20m인 청천강호는 쿠바를 떠나 북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청천강호가 만사니요국제하역구에 들어서자 파나마 정부당국은 느닷없이 청천강호를 정선시키고 강제수색을 벌였다. 청천강호의 선장과 선원 35명은 파나마 수색요원들의 급습에 맞서 격렬하게 저항하였다.

파나마가 청천강호를 억류하고 수색한 까닭은, 그 화물선에 마약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허위제보를 제3국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이었다. 청천강호를 마약밀수선으로 몰아가면서 파나마로 하여금 그 화물선을 억류, 수색하게 만든 배후조종자는 미국이다. 정찰위성을 동원하여 청천강호의 항해를 줄곧 감시해오던 미국은 파나마를 앞세워 억류와 수색을 강제한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청천강호는 마약밀수선이 아니라 국제해상무역에 종사하는 화물선이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을 보면, 그 화물선의 위층 화물적재공간에는 쿠바산 황설탕포대 250,000자루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는데, 그 가격은 약 360만 달러다. 그리고 아래층 화물적재공간에는 대형철제짐함(container)들이 있었다. 언론매체들은 대형철제짐함을 황설탕포대로 감춰놓은 것으로 보도함으로써 청천강호에 무슨 밀수품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떠들썩했지만, 그것은 왜곡보도다. 다른 화물선처럼 화물적재공간이 2층 구조로 되어 있는 청천강호는 위층에 황설탕포대를 싣고 아래층에 대형철제짐함을 실은 것뿐이다.

파나마 수색요원들이 대형철제짐함들을 열어보니, 그 안에 각종 군사장비들이 들어있었다. 그 군사장비들은 지대공미사일 축전지 2개와 부품 9개, 미사일발사통제차량 5대, 미그(MiG)-21의 기체 앞부분 2개와 미그-21 엔진 15개다.

파나마는 청천강호가 위와 같은 군사장비들을 운송 중이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북과 쿠바가 불법적인 무기거래를 하다가 자기들에게 적발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며 또 한 차례 소동을 피웠다. 청천강호를 억류, 수색하는 소동이 일어난 때로부터 24시간이 지나지 않은 2013년 7월 16일 쿠바외교부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청천강호에 실린 “낡은 방어무기들”은 수리하기 위해 북으로 보내는 자국의 군사장비들이라고 밝혔다. 쿠바외교부가 발표한 성명의 한 대목을 옮기면 이렇다.

“쿠바외교부는 위에 언급한 화물선이 10,000t에 이르는 설탕을 싣고 쿠바의 항구를 떠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통보한다. 거기에 더하여, 위에 언급한 화물선은 240t에 이르는 낡은 방어무기들을 운송하고 있었다. 그것은 대공미사일종합체 볼가와 대공미사일종합체 페초라, 미사일부품 9개, 미그-21비스 2기와 그 엔진 15개인데, 그것은 모두 20세기 중반에 생산된 것들이며, 수리를 받은 뒤에 다시 쿠바로 돌아오게 되어있는 것이다.”

무기수출국과 무기수입국이 재래식 무기를 거래하는 것은 언론에 보도되지도 않을 만큼 일상적인 일이고, 이번에 북과 쿠바는 무기를 거래한 것이 아니라 북이 쿠바의 무기를 수리해주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미국은 북과 쿠바의 합법적인 무기수리거래를 불법행위로 규정하려는 속셈을 품고 파나마를 배후에서 조종하여 청천강호를 억류, 수색하였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유엔사찰단을 파견하여 조사하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쿠바외교부가 위의 성명을 발표한 것과 거의 때를 같이하여 2013년 7월 17일 북의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북의 외무성 대변인은 파나마가 청천강호를 억류한 것을 “비정상적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파나마가 “걸고드는 짐은 합법적인 계약에 따라 수리하여 다시 꾸바에 되돌려주게 되어 있는 낡은 무기들”이라고 밝히면서, “억류된 우리 선원들과 배를 지체 없이 출항시키는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촉구하였다.

볼가에게 타격 입은 미국의 쓰라린 경험

위에서 언급한 쿠바외교부 성명에 따르면, 쿠바가 북에 보내 수리하려고 한 지대공미사일은 볼가(Volga)와 페초라(Pechora)다. 그 성명에서 볼가와 페초라를 언급할 때 미사일이라 하지 않고 미사일종합체(missile complex)라 한 것은, 단지 미사일만이 아니라 발사통제레이더가 장착된 미사일발사차량까지 포함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쿠바는 부분수리가 아니라 전면수리를 북에게 요청한 것이다.

위의 성명에 명시된 대공미사일종합체 볼가는 러시아산 지대공미사일 S-75M볼가를 뜻한다. 미국 군부는 이 미사일을 ‘SA-2’라고 제멋대로 부른다.

소련과 그 계승국 러시아는 1957년부터 1995년까지 38년 동안 S-75계열 지대공미사일의 성능개량을 거듭하면서 무려 36종이나 생산하였다. S-75M볼가는 소련-러시아가 생산해온 S-75계열의 여러 지대공미사일들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인 1995년에 생산한 지대공미사일이다. 쿠바외교부 성명은 “20세기 중반에 생산된 낡은 방어무기들”이라고 하였지만, S-75M볼가는 20세기 말에 생산된 우수한 무기다.

그런데 미국은 왜 파나마를 앞세워 S-75M볼가를 압류한 것일까? 언론보도에 나오지 않은 사연을 알아보려면, 아래의 정보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 군부의 기억 속에는 지난날 S-75 지대공미사일에게 당한 쓰라린 피격경험이 남아있다. 이를테면, 1959년 10월 7일 중국영공을 침범하여 정찰비행을 하던 미국의 고공정찰기 U-2가 중국인민해방군이 발사한 S-75를 맞고 격추되었고, 1960년 5월 1일 소련영공을 침범하여 정찰비행을 하던 미국의 고공정찰기 U-2가 소련군이 발사한 S-75를 맞고 또 격추되었고, ‘쿠바미사일위기’로 전쟁위험이 격화된 1962년 10월 27일 쿠바영공을 침범하여 정찰비행을 하던 미국의 고공정찰기 U-2가 쿠바혁명군이 발사한 S-75를 맞고 또 격추되었고, 베트남전쟁 중에 북베트남영공을 침범한 미국의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북베트남군이 발사한 S-75를 맞고 줄줄이 격추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공중우세를 자랑하던 미국의 항공무력이 S-75에 격추되어 막심한 피해를 입었음을 말해준다. <사진1>은 2011년에 실시된 베트남군 실탄사격훈련에서 S-75의 발사장면이다.
 
▲ <사진1> 2011년 베트남군이 실탄사격훈련에서 S-75를 발사하는 장면이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1981년 8월 26일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공군기지를 이륙하여 북측 영공에 접근하던 미국의 고공정찰기 SR-71검은새(Blackbird)가 인민군이 발사한 S-75에 격추당할 위험을 간신히 피해 달아난 적이 있다. S-75의 성능은 요격고도 22km, 비행속도 마하 3.5이고, SR-71검은새의 성능은 비행고도 22km, 비행속도 마하 3이다. 그러므로 S-75를 쏘는 경우 SR-71검은새는 전속력 회피기동으로 재빨리 달아나게 되므로, S-75가 쫓아가 격추하기 어렵다.

SR-71검은새가 피격위험을 간신히 피해 달아난 때로부터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전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미국의 고공정찰기 SR-71검은새는 퇴역하였고, 지난 시기 인민군이 보유하였던 소련산 지대공미사일 S-75는 성능이 더욱 향상된 조선산 지대공미사일 번개-1로 대체되었다.

번개-1과 S-75는 외형이 똑같이 생겼지만, 겉만 보고 그 성능이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다. 냉전시기에 소련이 만든 초기형 S-75의 요격고도는 22km이고, 이번에 쿠바가 북에게 보내려고 한 후기형 S-75M볼가의 요격고도는 30km인데 비해, 북이 만든 번개-1의 요격고도는 35km 이상이다. 이런 정보를 파악하면, 이번에 쿠바가 S-75볼가를 북에 보내 번개-1로 개조하려고 하였던 까닭이 자명해진다.

미국이 파나마를 앞세워 억류하고 수색한 청천강호의 적재화물들 가운데는 미사일발사통제차량 5대도 있었다. 공중에서 비행하는 요격목표를 육안으로 쳐다보고 지대공미사일을 쏘는 게 아니라, 미사일발사통제차량에서 대공레이더로 탐지하여 쏘는 것이므로, 지대공미사일과 미사일발사통제차량은 언제나 한 짝이 되어 작전한다. 따라서 지대공미사일의 성능을 개조하려면 당연히 미사일발사통제차량의 성능도 함께 개조해야 한다.

쿠바와 미국은 ‘번개’의 위력을 알고 있다
 
▲ <사진2> S-125페초라가 화염을 뿜으며 상승비행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위에서 언급한 쿠바외교부 성명에 따르면, 쿠바는 S-75M볼가와 함께 지대공미사일 페초라(Pechora)도 청천강호에 실어 북에 보내려고 하였다. 쿠바외교부 성명에 나온 페초라는 러시아가 만든 지대공미사일 S-125페초라를 뜻한다. 미국 군부는 페초라를 ‘SA-3’이라고 제멋대로 부른다. <사진2>는 S-125페초라를 발사한 장면이다.

S-75M볼가와 S-125페초라는 쿠바혁명군 반항공군의 주력무기들이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쿠바혁명군 반항공군은 S-75M볼가 144기, S-125페초라 48기를 실전배치하였다. 이런 정황을 보면, 이번에 S-75M볼가와 S-125페초라를 북에 보내 개조하려고 한 쿠바는 반항공군의 무기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쿠바가 볼가와 페초라를 북에 보내려고 하였다는 보도기사만 읽은 독자들은 미사일을 개조하는 기술이 쿠바에게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미국의 끊임없는 무력침공위협과 경제제재를 받아오는 쿠바는 군사부문, 특히 미사일부문을 강화, 발전시키는 사업에 힘써오면서 그 부문에서 상당한 기술을 축적하였다. <사진3>은 쿠바의 미사일개조기술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말해준다. 그 사진은 2006년 4월 18일 쿠바항공군 및 반항공군 창설 45주년을 맞아 진행된 시위행진에 등장한 지대공미사일대오인데, 앞줄에 나선 것이 쿠바가 자체로 개조한 쿠바형 페초라이고, 뒷줄에 있는 것이 쿠바가 자체로 개조한 쿠바형 볼가다.
 
▲ <사진3> 2006년 4월 18일 쿠바항공군 및 반항공군 창설 45주년 시위행진에 등장한 쿠바형 지대공미사일 2종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러시아는 페초라의 성능을 향상시킨 페초라-2를 2000년에 실전배치하였는데, 쿠바도 페초라의 성능을 자체의 기술로 향상시킨 것이다. 소련이 초기형 페초라를 생산한 때는 1961년인데, 북은 외형이 페초라와 똑같이 생긴 조선형 페초라인 번개-3을 이미 1970년대에 실전배치하였다. 번개-3은 번개-1의 뒤를 이어 등장한 북의 2세대 지대공미사일이다.

주목하는 것은, 지대공미사일의 성능을 개조하는 기술을 이미 확보한 쿠바가 쿠바형 볼가와 쿠바형 페초라를 북에 보내 번개-1과 번개-3으로 각각 개조하려고 하였다는 사실이다. 지난 시기에 소련-러시아에서 생산된 각종 무기를 수입한 쿠바가 볼가와 페초라의 원생산국인 러시아에 쿠바형 볼가와 쿠바형 페초라를 보내 개조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쿠바는 쿠바형 볼가와 쿠바형 페초라를 원생산국인 러시아에 보내려 하지 않고, 북에 보내려고 한 것이다.

만일 쿠바가 그 2종의 지대공미사일을 러시아에 보내려고 하였다면, 파나마를 앞세운 미국의 훼방도 피해갈 수 있었을 텐데, 쿠바는 해상운송과정에서 생길 억류위험을 무릅쓰고 원생산국이 아닌 북에 지대공미사일을 보내려고 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쿠바가 그렇게 한 까닭은 북이 지대공미사일부문에서 러시아와 비견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쿠바가 쿠바형 볼가와 쿠바형 페초라를 청천강호에 실어 무사히 북에 보냈더라면, 북은 그 지대공미사일들을 번개계열의 강력한 지대공미사일로 개조하여 쿠바에 다시 보내주었을 것이다. 번개계열의 강력한 지대공미사일이 쿠바영토에 실전배치되는 날, 미국의 항공무력이 직접적인 위협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번개계열 지대공미사일의 위력을 알고 있는 미국은, 위와 같은 군사전략적 변화가 쿠바-미국 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했고, 그래서 정찰위성을 동원하여 청천강호의 항해를 끈질기게 추적하였고, 파나마를 배후에서 조종하여 청천강호를 억류, 수색하였던 것이다. 자기 추종국들에게 각종 미사일을 수없이 팔아먹으며 막대한 이윤을 챙기는 미국은 지대공미사일 2종을 개조하여 미국의 적대행위에 맞서려는 쿠바의 정당한 노력을 그렇게 가로막았다.

전투기를 시급히 개조해야 하는 쿠바

미국이 파나마 정부당국을 앞세워 억류한 청천강호에 실린 각종 화물들 가운데는 쿠바가 성능개조를 위해 북에 보내려던 전투기 항공장비와 부품들도 있었다. 그런데 언론보도에서는 청천강호에 실린 전투기 항공장비와 부품들을 미그-21의 항공장비와 부품들이라고 간단히 표기해놓았기 때문에 중요한 사실이 돋보이지 않는다.
 
▲ <사진4> 인도 공군이 운용하는 미그-21바이슨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사진4>에서 보이는 전투기는 인도 공군이 운용하는 미그-21바이슨(Bison)인데, 미그-21은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에 생산되었으므로 이제는 퇴역되어 군사박물관에나 전시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미그-21에 관한 깊은 정보를 알지 못하는 독자들은 쿠바가 왜 그처럼 고쳐 쓰기도 힘들만큼 낡은 전투기를 북에 보내 개조하려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수구언론매체들은 바로 그런 불가사의한 측면을 파고들며 진실을 왜곡하는데, 이를테면 오래 전에 퇴역시켜 고철로 폐기했어야 할 낡은 전투기를 수리하려는 ‘가난한 쿠바’의 모습을 부각시키거나, 또는 낡은 전투기를 운용하는 북에게는 노후기종 전투기를 수리할 능력밖에 없다고 폄하하는 식의 왜곡선전이다. 그러나 미그-21에 관한 아래의 정보를 살펴보면, 상황을 바라보는 시야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열린다.

소련-러시아는 3세대에 걸쳐 미그-21의 성능개조를 거듭해왔다. 그래서 미그-21은 27종이나 된다. 미그-21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다. 이를테면, 1957년부터 1961년까지 생산된 1세대 미그-21은 5종이고, 1961년부터 1966년까지 생산된 2세대 미그-21은 10종이고, 1968년부터 1972년까지 생산된 3세대 미그-21은 12종이다. 그 밖에 훈련기종으로 생산된 미그-21도 5종이나 된다.

위에서 언급한 27종의 미그-21 가운데 1세대와 2세대에 속한 15종의 미그-21은 거의 모두 퇴역하였고, 일부 미그-21 보유국들은 그 기종을 작전기가 아니라 훈련기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도 여전히 작전기로 사용되는 것은 1972년에 생산된 3세대 기종인 미그-21비스(bis)다. 위에서 언급한 쿠바외교부 성명에 나와 있는 것처럼, 쿠바가 이번에 북에 보내 개조하려고 한 전투기가 <사진5>에서 보이는 미그-21비스다.
 
▲ <사진5> 쿠바혁명군 항공군이 운용하는 미그-21비스. 쿠바는 이 전투기를 북에 보내 개조하려고 하였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실상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쿠바혁명군의 항공무력에 관한 정보부터 살펴보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자료에 따르면, 쿠바혁명군 항공군은 8,000명의 병력과 226대의 전투기를 보유하였는데, 226대 전투기 가운데서 실제로 공중작전에 참가할 수 있는 전투기는 130대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 전투기 96대는 수명시한을 넘긴 부품을 새 것으로 교체하지 못해 지상에 발이 묶여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쿠바혁명군 항공군이 실제로 운용하는 전투기 130대 가운데 120대가 미그-21이다. 미그-21을 주축으로 쿠바혁명군의 항공무력이 구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쿠바혁명군 항공군이 현재 운용 중인 120대 전투기들 가운데 미그-21비스가 84대, 미그-21MF가 36대, 훈련기로 쓰는 미그-21US/UM이 15대다.

누구나 직감할 수 있는 것처럼, 미국으로부터 무력침공위협을 받아오는 쿠바가 1970년대에 생산된 미그-21비스 84대로 미국의 강력한 항공무력에 맞서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폭이 150km밖에 되지 않는 플로리다해협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마주보고 있는 쿠바가 그처럼 빈약한 항공무력을 가진 것은, 자기의 영토와 주권을 수호하는 쿠바혁명군에게 위험신호를 울려주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쿠바가 자국에 실전배치된 미그-21비스를 시급히 개조하려고 하는 까닭이 자명해진다.

조선형 미그-21은 근접공중전에서 미국군 주력기를 이길 수 있다

미그-21 원생산국인 러시아는 지금도 미그-21-97을 생산하여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첨단전투기 수호이(SU)-35를 만들어낸 러시아가 왜 미그-21 기종을 아직도 생산하는 것일까? 그 내막을 알아보려면 아래의 정보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미그-21은 현존하는 전투기들 가운데 근접공중전과 저공침투비행에서 우세한 기종이다. 원래 소련은 미그-21을 설계할 때 근접공중전에서 미국 전투기의 공중우세를 돌파하기 위한 장점만을 결합하여 단순하게 설계하였으므로 무게가 아주 가볍고 민첩하게 비행할 수 있는 전투기로 태어났다.

그러나 미그-21은 엔진추력이 약해서 다른 전투기들에 비해 기동성(maneuverability)이 좀 떨어지고, 항공연료소비효율이 낮아 멀리 비행하지 못하므로 작전반경이 다른 전투기들에 비해 협소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비록 기동성이 좀 떨어지고 작전반경이 협소하지만, 회전비행성능(turn performance)과 민첩성(agility)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미그-21은 근접공중전과 저공침투비행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미그-21-97을 생산하여 해외에 판매하는 것이며, <사진6>에서 보이는 것처럼 북은 미그-21을 퇴역시키지 않고 성능을 개조하여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6> 조선인민군 항공군기지에서 야간비행훈련에 나설 이륙준비를 갖추고 있는 미그-21의 모습. 북은 미그-21비스와 미그-21PFM을 자체로 개조한 개량형 미그-21을 실전배치하였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1982년 6월부터 1985년 6월까지 계속된 레바논전쟁의 항공작전경험에서 미그-21의 위력을 찾아볼 수 있다. 레바논전쟁 중에 이스라엘군과 맞붙은 시리아군은 1967년 6월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에게 빼앗긴 골란고원에 이스라엘군이 설치한 대공레이더기지를 공습으로 파괴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시리아군의 공습작전은 이스라엘군 전투기들의 요격과 대공무기들의 화력에 가로막혀 번번이 실패하였다. 어려움에 빠진 시리아는 북에게 긴급지원을 요청하였고, 북은 인민군 전투기비행사 4명을 시리아에 급파하였다.

시리아에 도착하여 미그-21 4대를 몰고 출격한 인민군 전투기비행사들은 평소에 연마한 고도의 비행술을 발휘하였는데, 땅에 닿을 듯 초저공에서 이스라엘군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는 기습적인 침투비행으로 이스라엘군 대공레이더기지를 단숨에 파괴하였다. 미그-21의 우수한 저공침투비행능력과 인민군 전투기비행사의 수준 높은 비행술이 상호결합하여 이룩한 놀라운 전과였다. 레바논전쟁에서 보았던 미그-21의 저공침투비행능력을 잊지 않은 이스라엘은 오늘 미그-21-2000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고 있으며, 루마니아와 기술합작으로 미그-21랜스(Lance)R을 만들었다.

현재 인민군 항공군이 보유한 미그-21 기종은 3종인데, 미그-21비스 이외에 미그-21PFM과 미그-21F-13이 있다. 북은 미그-21비스와 미그-21PFM만 개조하여 작전기로 쓰고, 미그-21F-13은 훈련기로 쓰는 것으로 보인다. 주목하는 것은, 지금 인민군 항공군이 운용하는 미그-21비스와 미그-21PFM은 <사진6>에서 보이는 것처럼 북이 자체로 성능을 개조한 미그-21이라는 사실이다. 외형이 똑같다고 해서 인민군 항공군이 미그-21비스와 미그-21PFM을 낡은 기종 그대로 운용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다. 북이 성능을 개조한 미그-21을 낡은 기종 미그-21과 구분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전자를 조선형 미그-21이라 부른다.

북은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체코로부터 미그-21비스 40기를 아주 싼 값으로 사들여 조선형 미그-21로 개조하였고, 1999년에는 카자흐스탄으로부터 미그-21비스 38기를 아주 싼 값으로 사들여 조선형 미그-21로 개조하였다. 북이 개조한 조선형 미그-21은 얼마나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답해줄 관련자료가 세상에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러시아가 개조한 미그-21-97의 성능을 보면 조선형 미그-21의 성능이 어느 수준인지 쉽게 추정할 수 있다.

러시아군의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가 개조한 미그-21-97이 미국군 주력전투기 F-16을 상대로 근접공중전을 연습하였는데, 놀랍게도 미그-21-97이 F-16을 4 대 1의 비율로 이겼다고 한다. 다른 한편 인도군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도 합동훈련 중에 인도군의 미그-21바이슨이 미국군의 F-15와 F-16을 상대로 각각 근접공중전을 연습하였는데, 미그-21바이슨이 F-15와 F-16에게 밀리지 않고 대등하게 맞섰다고 한다.

근접공중전에서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성능은 회전비행을 얼마나 민첩하게 하여 적기를 따돌리고 우세한 비행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승속도(rate of climb)다. 미국군 주력전투기들인 F-15와 F-16의 상승속도는 초당 254m인데, 러시아가 개조한 미그-21-97의 상승속도는 초당 225m다. 상승속도에서 미그-21-97이 초당 29m 뒤지지만, 실전상황에서 그런 근소한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므로, 숙련된 비행술과 용감성을 지닌 조종사가 미그-21-97을 몰고 근접공중전에 나서면 F-15나 F-16을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 이런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북이 개조한 조선형 미그-21도 러시아가 개조한 미그-21-97처럼 F-15나 F-16과 맞붙은 근접공중전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점이다.
 
▲ <사진7> 조선형 미그-21이 저공침투비행으로 폭격훈련을 실시하면서 지상목표물을 향해 로켓탄을 쏘는 장면.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다른 나라의 미그-21은 주로 근접공중전을 벌이지만, 북의 조선형 미그-21은 근접공중전만이 아니라 저공침투비행과 결합된 폭격전도 수행한다. <사진7>은 조선형 미그-21이 저공침투비행으로 폭격훈련을 실시하면서 지상목표물을 향해 로켓탄을 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미그-21비스는 사거리가 3km인 로켓탄(S-24)을 두 날개 아래에 각각 한 발씩 장착하거나, 또는 57mm 로켓탄(UB-32) 32발이 들어가는 로켓발사기를 두 날개 아래에 각각 한 기씩 장착할 수 있다. 또한 미그-21비스는 고도 4km 이상의 상공을 비행하면서 5킬로톤급 전술핵폭탄(8U49 244N)을 투하할 수 있다.

북은 조선형 미그-21을 얼마나 많이 만들었을까? 2013년 5월 2일 미국 군부가 연방의회에 제출한 군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인민군 항공군이 보유한 각종 전투기는 730대다. 언론보도에 나온 몇몇 자료들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인민군 항공군에 실전배치된 미그-21은 약 300대에 이른다. 기존형 미그-21과 조선형 미그-21을 구분하지 못하는 언론매체들은 인민군 항공군이 미그-21 약 300대를 실전배치하였다고 기술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전시에 F-15와 F-16을 상대할 조선형 미그-21 약 300대를 실전배치한 것이다. 북의 다른 고성능 전투기들을 논외로 치고 조선형 미그-21 약 300대를 실전배치한 것만 봐도, 인민군 항공군이 얼마나 강한 전투력을 지녔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오래 전에 생산된 전투기라고 해서 무조건 퇴역시키고 신형 전투기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무기시장에서 신형 전투기를 판매하여 막대한 이윤을 챙기려는 전투기생산국의 군수기업과 국제무기상이 꾸며낸 상술이다.

미국은 청천강호의 항해를 가로막지 못한다

쿠바가 청천강호에 실어 북에 보내려다가 파나마에 의해 압류된 미그-21비스 관련장비는 기체 뒤쪽의 엔진부분을 떼어낸 기체 2개와 엔진 15개다.

언론에 보도된 청천강호에 실린 미그-21비스 조종석이 있는 기체 앞부분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다른 전투기들과 달리 미그-21비스 기체의 맨 앞부분에는 가늘고 기다란 쇠막대기 같이 생긴 것이 하나 달렸는데, 그것은 안테나가 아니라 피토관(pitot tube)이라 부르는 유속측정장치다. 미그-21비스의 안테나는 꼬리날개 맨 위쪽에 내장되어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청천강호에 실린 미그-21비스의 유속측정장치 앞부분에는 운송 중의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빨간색 보호장구가 씌워졌다. 미그-21비스의 레이더는 유속측정장치 바로 옆에 내장되어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미그-21비스 기체 앞부분에 파란색으로 칠해진 원뿔꼴은 엔진이 아니라 엔진으로 이어진 공기도관(air duct)으로 들어가는 공기흡입구다. 미그-21비스의 엔진은 기체의 맨 뒤쪽에 내장되어 있다.

쿠바가 미그-21비스의 기체 앞부분을 북으로 보내려 한 것은, 그 전투기의 항공전자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해달라고 북에게 요청하였음을 말해준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항공전자공학(avionics) 선진기술을 갖지 못한 나라는 전투기의 전자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하지 못한다. 쿠바가 보내려 한 미그-21비스의 항공전자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할 수 있는 북은 그 분야에서 이미 세계 정상급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미그-21비스의 엔진은 소련이 만든 터보제트엔진(turbo jet engine)인데, 그 엔진의 공식명칭은 투만스키(Tumanskiy)R-25-300이다.

쿠바는 미그-21비스의 투만스키 엔진을 자체로 정비하는 전투기엔진정비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런 쿠바가 투만스키 엔진을 북에 보내려는 것은 그것을 정비하려는 게 아니라 개조하려는 것이다. 놀랍게도, 북은 전투기엔진을 개조하는 고도의 항공장비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은하계열 위성발사체를 자체로 만들어낸 북이 전투기엔진을 개조하는 기술을 가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만일 쿠바가 미국의 훼방을 받지 않고 미그-21비스의 항공전자장비와 엔진을 북에 보내 개조하였더라면, 전시에 미국군 주력전투기들에 맞설 항공무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파나마를 앞세운 미국의 훼방으로 북과 쿠바의 군사협력은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북은 미사일기술자와 항공장비기술자를 쿠바에 보내서라도 쿠바의 방위력증강사업을 적극 지원해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반미자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사회주의를 수호하는 전선에서 맺어진 두 나라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깊기 때문이다. 2013년 7월 18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이 방영한 ‘백두의 담력과 배짱을 안겨주시여’라는 제목의 기록영화가 그런 사실을 말해준다.

기록영화에 따르면, 미국의 쿠바침공위험이 심각하였던 1966년 11월 김일성 주석은 장정환 당시 쿠바주재조선대사에게 만일 쿠바가 미국의 무력침공을 받으면 대사관직원들은 물론 쿠바에서 공부하는 북의 유학생들까지 모두 총을 들고 참전하여 쿠바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유격전도 각오하고 준비를 갖추라고 지시하였다고 한다.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당시 쿠바에 주재하던 대사와 대사관직원들, 그들의 아내들까지 쿠바군복을 입고 쿠바혁명군 훈련장에서 전투훈련을 받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그 기록영화에서 방영되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는 경우, 현역군인도 아닌 북측 대사, 대사관직원들과 그 아내들, 유학생들이 유격전을 벌인다고 해서 전세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쿠바에서 미국의 침공에 맞서 싸울 유격전을 준비하라는 김일성 주석의 지시는 인민군 지원부대가 지구를 반바퀴 돌아 쿠바에 당도하기까지 쿠바와 함께 싸우려는 북의 강력한 의지를 전선에서 시위하라는 지시였던 것이다.

지난 시기 중동전쟁에서, 베트남전쟁에서, 이란-이라크전쟁에서 미국 또는 그 추종국들의 무력침공에 맞서 싸우며 피를 흘린 북은 미국의 쿠바침공에 맞서 싸울 강력한 전투준비를 갖추었다. 2010년 11월 3일 인민군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쿠바를 공식방문 중이던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쿠바혁명군 육군사령관과 만나 회담하면서 “만일 쿠바가 침공을 받으면, 조선은 쿠바와 한 전호에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에서는 이것을 ‘국제주의적 의리’라고 말한다.

청천강호는 미국의 훼방으로 잠시 항해를 멈추었지만, ‘국제주의적 의리’를 지키는 길 위에 자기의 항적을 남기며 거친 파도를 헤쳐갈 것이며, 제국주의나라들에게 짓밟히는 전 세계 피압박민족의 반제전선에서 함께 피를 흘린 북의 ‘국제주의적 의리’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2013년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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