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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집회의 실상... 이런 희한한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연 탄핵 반대 광화문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12.3 내란 사태'가 시작된 후 탄핵 찬성 집회보다 탄핵 반대 집회에 더 자주 나갔다. 오해할까 싶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머지않아 헌법재판관 전원 일치로 파면이 결정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이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몰상식의 문제라서다.

그런데도 탄핵 반대 집회를 찾는 건, 그들의 속내를 들어보고 싶어서다. 함께 태극기를 열심히 흔들다 보면 이내 가까워지고 이물 없는 대화도 가능해진다. 설령 말을 섞지 못한다 해도 날 선 구호들과 현장의 분위기를 통해 그들의 공통된 인식과 정치적 소신을 대강 들여다 볼 수 있다.

'응원봉'으로 상징되는 탄핵 찬성 집회와는 대조되는 면이 많다. 당장 두 손엔 태극기와 성조기가 들려 있고, 흥겨운 음악보다 거친 구호가 많다. 참가자의 성비와 연령별 차이도 여전히 두드러져, 구호와 현수막을 가린다 해도 그곳이 탄핵 찬성 집회인지 반대 집회인지 쉽게 구분된다.

개인적으론, 탄핵 반대 집회가 더 재미있다. 물론, 주장에 끌리거나 분위기가 흥겨워서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놀라움의 연속이어서다.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어 집회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확신에 찬 그들의 표정을 보노라면, 다가가 이유를 묻는 것조차 두렵다.

그곳에서 직접 보고 들었던 황당한 풍경과 이야기를 전한다. 몇몇과 나눈 대화일 뿐이지만, 그들이 외치는 구호와 손에 쥔 팸플릿 글귀를 통해 집회 참가자 다수가 공유하는 인식이라고 봐도 될 듯 하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는 황당한 이유

청년 남성들이 많다는 게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여성들은 대개 중년 이상인데, 남성들은 세대별 비율이 어금버금했다. 어딜 가든 10대 청소년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섞여 있었다. 특히 무대 위에 올라 발언하는 이들은 주로 20~30대 남성이었는데, 어르신들과는 달리 나름의 논리를 갖춘 설득력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재미있는 건, 그들의 주장은 대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보다 중국과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탄핵 반대를 명분으로 한 집회인데, 그들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었다. 모르는 외국인이 본다면, 마치 윤 대통령이 중국과 페미니즘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탄핵당한 것으로 오해할 듯하다.

"외교적으로 무례하고 안하무인인 데다, 뒷돈 써서 몰래 기술을 탈취해 가는 '악당 국가'인 중국에 굴복해서는 안 되죠."

"'페미'들이 탄핵 찬성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데, 우리도 결집된 힘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곳에서 만난 청년 참가자들은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듯 이런 이유를 댔다. 세상에서 중국이 가장 싫다는 한 청년은 자신의 경험이라면서 중국의 '만행'을 열거했다. 기실 그가 근거 삼은 경험이란 유튜브 등을 통해 얻은 믿거나 말거나 식의 정보이거나 언론에 소개된 중국 관련 뉴스를 침소봉대한 내용들이었다.

'페미들이 나대는 게 싫어' 집회에 나왔다는 한 청년의 분노엔 할 말을 잃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과 그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것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그는 그저 '페미'들이 탄핵에 찬성하니 자신은 탄핵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는 '응원봉'을 든 젊은 여성들 대부분이 페미니스트라고 단정하며 주장을 이어갔다.

언제부턴가 '태극기 부대'로 명명되다 보니, 태극기는 집회 참가의 필수품이다. 굳이 준비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입장권인 양 나눠주는 게 태극기다. 손에 들고, 가방에 꽂고, 심지어 슈퍼맨의 망토처럼 어깨에 두른 이들도 많다. '태극기 부대'라고 하면 대개 '아스팔트 우파'나 극우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그들은 나름 그 말을 자랑스러워하는 듯했다.

당황스러운 건, 성조기가 태극기 수만큼이나 많을뿐더러 다윗의 별이 그려진 이스라엘 국기와 십자가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극우라는 말을 꺼리는 자칭 보수 세력에게 조국과 민족은 절대적 가치다. 여러 언론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를 흔히 보수 집회로 소개한다. 그런데, 남의 나라 국기와 종교적 상징물이 횡행한다는 건 기괴하다 못해 우스꽝스럽다.

집회 참가자의 다수가 개신교인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무대 위에서 발언자가 구호를 외칠 때, '할렐루야'나 '아멘'으로 화답하는 이들이 여럿이었다. 구호를 외치다 말고, 집회 장소 근처에 길을 오가는 시민들을 향해 "주 예수를 믿으라"며 선교하는 등 '잿밥에 관심을 둔' 중년의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동시에 펄럭이는 것도 황당한데,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또 이스라엘 국기와 십자가가 혼재된 상황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굳이 억지로 꿰맞춘다면, 미국이 윤 대통령을 구원해 줄 거라고 믿고, 그러한 미국의 지배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유대인들에게 도움을 갈구하는 모양새다.

설령 그렇더라도 십자가로 상징되는 개신교와 이스라엘의 유대교는 엄연히 다른 종교여서, 더는 해석이 불가하다. 관련성도 공통점도 찾기 힘들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개신교가 모두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교집합' 삼아 뭉친 셈이다. 미국인과 이스라엘인이 집회의 현장에 와 본다면, 모두 뜨악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접적 이유로 든 부정선거 주장은 집회 참가자들의 '다양한 분노'를 근거 삼아 힘을 키웠다. 상식적이라면, 누구든 검찰과 경찰, 국회와 법원 등 국가 기관의 공식 발표와 판결 등을 근거로 제시해야 옳다. 하지만 그들은 국가 기관 모두 종북 좌파 반국가 세력에 장악됐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대신 광범위한 중국 혐오 정서가 연결 고리로 작용했다. 근거가 뭐냐는 질문에 이구동성 부정선거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답했다. 중국은 능히 그럴 나라이며 그럴 능력도 충분히 갖췄다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근거를 댔다. 그러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며, 미국의 힘을 빌려 중국에 맞서야 한다는 '단순명료한' 논리다.

설상가상, 중국이 자행한 부정선거로 인해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찬탈했으니, 입법 독재에 맞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정당했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민주당을 지원한 이유는 이재명 당 대표가 '빨갱이'여서란다. 이토록 황당무계한 논리를 두고, '빼박 증거'라며 기세등등해하는 어르신도 있었다.

윤 대통령과 그들의 공통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국가수사본부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중인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반대하고 있다. ⓒ 이정민

중국 혐오 정서가 부정선거 주장에 힘을 싣고,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공산당이라고 하면 경기를 일으키는 개신교인들이 대거 합세한 것이다.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모순 속에 '주적' 북한과 중국에 맞선 '영원한 우방' 미국을 앞세운 뒤, 좌우의 이념 갈등으로 치환하며 내전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여기에 페미니즘을 둘러싼 청년 세대의 성별 갈등은 '연료'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버젓이 '신남성연대'라는 이름을 내건 유튜브 채널이 탄핵 반대의 전면에 나서는가 하면, 최근 '1.19 서부지법 폭동'에서 보듯이 20~30대 남성들이 '돌격대' 역할을 자임하는 형국이다.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다니며 깨달은 바가 있다. 그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했고, 살갑게 대해주신 분도 더러 계셨지만, 그 누구와도 소통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믿음'은 확고했고, 상대를 향한 '적개심' 또한 완강했다. 뒤집어 보면, 그 자리에서 내색하지 않아서 망정이지 그들 역시 나를 그렇게 여겼을 테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맹목적인 '믿음'과 '적개심'은 오로지 유튜브에서 비롯된 듯했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정치와 사회, 역사와 문화 등에 관심은 컸지만, 책을 통해 공부하지 않았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 중에 보수와 극우의 개념을 설명하고 개신교와 유대교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비례대표의 의미조차 모르는 이들도 있었다.

거칠게 말해서, 그들은 유튜버들의 세 치 혀에 휘둘려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정신을 노예화한 것이다. 어쩌면 이게 그들이 엄동설한에도 아스팔트에 누워 지키고자 하는 윤 대통령과의 가장 뚜렷한 공통점일지도 모르겠다. 조금 엉뚱하긴 해도, 누구든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게 탄핵 반대 집회에서 얻은 깨달음의 고갱이다. 갈 길이 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탄핵반대집회#부정선거주장#혐중정서#극우세력#반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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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또 폭동 조장? "국민들=냄비속 개구리…깨어날 수 있도록 싸우자"

尹 옥중 정치 베끼기?… "악의 무리가 중국·북한과 결탁" 망상적 거짓말 지속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옥중 편지'를 공개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재차 주장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옥중 선동'을 흉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장관은 2일 변호인단을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지금 자유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악의 무리들은 오직 권력욕에 매몰돼 중국·북한과 결탁해 여론조작과 부정선거로 국회를 장악하고, 의회 독재를 이용해 사법·행정을 마비시킴으로써 무정부 상태를 만들어 나라를 통째로 북한·중국에 갖다 바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부정선거는 대한민국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반역 행위"라며 "우리는 자유대한민국이 부정선거로 공산·사회주의 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설마설마하며,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안주하고 있는 국민들께서 하루빨리 깨어날 수 있도록 더욱 힘차게 싸우자"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1·19 서부지법 난입 폭동 사태 가담자들을 '애국 전사들'이라고 지칭하며 "과격한 행동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그분들의 애국충정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하고 불법 위헌적 계엄 포고령을 작성한 인물로 지목됐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함께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국회와 중앙선관위 군 투입을 지시했고, 정치인들에 대한 체포, 구금을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사진 왼쪽),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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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외신 인터뷰서 “민주당 주된 가치는 실용주의”

손지민기자

  • 수정 2025-02-01 20:36
  • 등록 2025-02-01 19:59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주된 가치는 실용주의”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이코노미스트 ‘대한민국의 잠재적 차기 대통령 이재명은 누구인가’란 제목의 기사를 보면, 이 대표는 ‘성장의 회복과 파이(자체를) 성장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2일 진행됐다.

      이 대표는 외교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총선 유세 도중 정부의 대중 외교 기조를 비판하며 했던 이른바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발언에 대해 “실용외교 강조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시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 그는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가 왜 신경 써야 하나. 우리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라면서 “해당 발언은 단지 한국이 외교에서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국익을 해칠 정도로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매파’들은 달갑게 여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본에 대해서는 “현재 양국(한일)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아 일본의 국방력 강화는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이코노미스트에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일원”이라면서 “현재의 지정학적 현실을 감안할 때 일본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한미일) 3자 협력을 지속하는 데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 그러면서 “일본은 한국을 침략해 끔찍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음에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아주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한 나라라고 생각하곤 했다. 변호사 시절 일본을 방문한 뒤 일본인의 근면함과 성실함, 예의에 충격을 받고 결국 정치로 인해 관계가 왜곡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외교는 ‘지나치게 복종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북 문제에 대해선 ‘한국의 강력한 군대, 미국과의 동맹, 일본과의 안보 협력 확대’를 언급하며 “우리는 이미 북한을 억제할 만큼 군사적으로 충분히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소통과 참여를 통해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윤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도 여당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더 높거나 양당이 접전하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서는 “현재 진행 중인 혼란에 좌절한 유권자들이 과거엔 민주당을 야당 세력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지도 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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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잘못 되풀이할 수 없어...이번에 우리가 끝까지 가보자"

10만 시민 9차 범시민대행진..."내란특검법 거부 동조행위, 극우 선동정치 끝장내자"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2.01 22:44
  •  
  •  수정 2025.02.01 22:48
  •  
  •  댓글 0
 
2월 1일 오후 10만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국립고궁박물관 옆 대로를 꽉 채운 가운데 비상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월 1일 오후 10만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국립고궁박물관 옆 대로를 꽉 채운 가운데 비상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31일 내란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12월 31일에 이어 내란특검법에 대한 두번째 거부권 행사이다.

설 명절이 끝나기 무섭게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한 최 대행은 '야당 단독 통과', '국가기밀 유출가능성', '북한 도발에 대비한 군사대비태세 위축'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내란동조를 자인한 셈이라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를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동조자를 비호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최 대행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설 명절 후 처음으로 맞은 주말(2월 1일)에도 변함없이 '윤석열 퇴진과 사회대개혁'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광화문 일대에서 울려퍼졌다. 

다소 푸근해진 날씨에 명절을 지낸 10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광화문 국립고궁박물관 옆 대로를 꽉 채운 가운데 비상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박래군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래군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래군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아직도 진행중인 내란을 빨리 끝내고 윤석열을 파면해야 새해 복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비상행동이 준비하는 사회대개혁안 일정을 공개했다.

현재 11개 영역으로 나누어 사회대개혁안을 만들고 있는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위는 2월 6일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플랫폼을 개설하고 2월 15일부터는 광장에서 사전집회 방식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오는 3월 9일에는 온·오프라인으로 시민대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우리는 "내란 세력들을 몰아내고 민주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망가진 민주주의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난 참사가 반복되는 특별히 위험한 나라 △대형 재난 참사로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가도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나라 △산업현장에서는 매일 노동자가 떨어지고 기계에 끼이고 중독돼서 죽어가는데도 위험을 알고도 법에 있는 작업 중지권도 쓸 수 없는 나라 △양극화가 문제여서 생계가 어려워 매년 1만 2천 3천 명이 자살하는 나라 △노인만이 아니라 자살이 청년 사망 원인 1위가 된 나라 △태어난 생명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저출산 예산만 퍼붓는 나라 △여성들을 출산 기계로만 여기고 성평등은 뒷전으로 밀어내는 나라 △지구 위기는 심화되는데 기후 악당 국가로 후퇴한 나라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독재자가 파시즘을 선동하는 나라. 

이런 나라에 계속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여의도와 광화문, 남태령과 한남동에서 혹한과 폭설을 무릅쓴 것 아니겠냐며, 매 순간 힘이났고 아름다웠던 그 길을 같이 걸어 온 우리가 이번엔 끝까지 함께 해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8년전 박근혜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광장의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간 뒤 촛불혁명 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흐지부지되었고 끝내는 윤석열같은 자가 대통령이 되는 걸 보아야 했다는 뼈아픈 자성을 드러내어 말했다.

그는 "8년전의 잘못을 되풀이할 수 없다. 우리의 삶을 바꿔야 한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달라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는 이번에 달라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희망의 근거가 되자. 이번엔 우리가 마지막까지 함께 가보자"고 간절히 호소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이미 증거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윤석열의 변명은 정말 비열하고 구차하다. 법기술과 선동, 그리고 겁박으로 파면을 면하려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란특검법에 대해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한 최상목 권한대행의 행위는 내란범죄자들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고 국회의 입법절차를 무력화하는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은 시민의 안위와 민생, 헌법질서 회복은 안중에도 없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옹호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하면서 "위헌, 위법정당인 국민의힘과 극우 혐오, 선동정치를 시민들의 힘으로 끝장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어머니 임현주씨는 "생명과도 같은 사랑하는 아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은 심장이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고통이며, 매일 매일이 피눈물로 얼룩진 절망의 시간"이라며, "참사 발생 827일. 분노하며 투쟁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절절한 심경을 토했다.

이어 "10.29 이태원참사와 12.3 내란사태는 서로 닮아있다"고 하면서 "죄지은 자가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다니며 악행을 저지른 죄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어리석은 대통령의 지시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군대가 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누었으니 내란수괴 윤석열은 반드시 파면당해야 한다"고 서슬 퍼런 목소리로 규탄했다. 

이주노동자노조 활동가 우다야 라이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주노동자노조 활동가 우다야 라이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주노동자노조 활동가인 우다야 라이씨는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한국말을 잘 못한다고 차별당하는 일이 많았던 260만명의 이주민들은 12.3 내란사태 이후 그런 일이 더 늘어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뜻을 같이하며 이주민들도 평등사회를 위한 노동자 시민의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도 시민들은 광화문에서 안국동을 거쳐 서울광장 인근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비상행동은 2월 8일 10차 범시민대행진은 윤석열도 없고 쓰레기도 없는 'No 윤 No쓰 범시민대행진'으로 진행하겠다고 안내했다. 새로 만든 피켓을 쓰지 않고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 온 집회용품 등을 갖고 나와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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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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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수괴 지금 당장 파면하라. 피의자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는 구호를 붙이고 행진 대열을 뒤따라 가는 버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내란수괴 지금 당장 파면하라. 피의자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는 구호를 붙이고 행진 대열을 뒤따라 가는 버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깃발 입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깃발 입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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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화국이 낳은 '말로만 자유민주주의자' 尹 …제2의 비극을 막으려면

 [프레시안 books] <검사의 탄생 -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필요한 검찰 공부>

윤석열 대통령이 법적 요건에도 맞지 않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기까지 한국이 처한 구조적 문제가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 있다. 거대 정당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분단된 국가에서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적대적 의식 등이 사회 내 극심한 분열을 조장했고,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위기의식에 계엄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군인 출신이 아닌 민간에 정권이 이양됐던 김영삼 정부 이후 현재까지 대통령을 지냈던 인물 중에 상대와의 극심한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대를 보낸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는 구조적 요인뿐만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들과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의 주요한 특성 중 하나는 그가 현실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검사 출신이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재의 이 사태는 한국에서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검사가 정치를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윤 대통령이 몸소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출간된 <검사의 탄생 -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필요한 검찰 공부>는 "대통령이 검사 출신인 것이 문제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책은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통치 방식은 검사의 특수 수사 방식과 유사하다.'아는 사람'을 요직에 임명하고, 정치적 타협이 필요한 일도 합법 또는 불법이라는 검사식 이분법 잣대로 판단한다"라는 답을 제시한다.

 

이어 책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권한'만 보고 자충수를 두는 것도 검사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검사라는 직업이 상대편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이야기도 하면서 절충점을 찾아 나가야 하는 정치와는 매우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대통령이 윤석열만 아니면, 또는 검사 출신만 아니면 될까요? 문제의 원인은 오히려 대통령이 집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검찰의 사고 틀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는 데 있습니다. 모든 것을 법률적인 판단으로 처리하는데, 그 판단의 기준이 되는 법률은 자신이 해석하고 자신이 집행하는 법률인 것입니다"

 

▲ <검사의 탄생 -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필요한 검찰 공부>, '검찰연구모임 리셋' 지음, 윌북 펴냄. ⓒ윌북

이 책은 법학자, 활동가, 법조인, 언론인 등이 모인 '검찰연구모임 리셋'이 펴냈다. 검찰에 대한 77가지 질문과 답으로 구성된 책에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던 검찰개혁이 왜 중요한 문제인지도 서술돼 있다.

 

책에서는 기소권을 가지고 있는 검찰이 어떻게 그들만의 카르텔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검찰은 현직과 전직이 얽히고설켜 '검찰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습니다. 검사는 평생 검찰 커뮤니티 속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합니다. 검찰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현상이 전관예우"라며 검찰이 우리 사회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설명한다.

 

검찰 조직을 장악하는 방법도 나온다. "인사권자는 '승진'과 '좋은 보직'이라는 당근을 손에 쥐고 검찰 조직을 손쉽게 통제합니다. 권력에 충성하는 검사를 발탁함으로써, 다른 검사들에게도 충성하면 승진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검찰 수뇌부의 명령에 따라 헌신하면 인사로 보답한다는 걸 각인시킵니다. 검사들의 충성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져 인사권자의 바람대로 수사와 기소 결과가 나오는 일이 발생합니다"라며 검찰이 스스로의 신용을 갉아먹으면서도 '선택적 기소'를 하는 이유를 분석한다.

 

검찰 내 내부 경쟁으로 인해 스폰서가 탄생하기도 하는데 책에서는 "우리나라 검찰의 서열 중심, 남성 중심 조직 문화는 스폰서 검사를 양산하는 원인으로 꼽힙니다. 검찰 내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자기 세력을 키우고 관리할 필요가 있는데, 그 비용을 충당하려면 스폰서의 돈이 필요한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검찰개혁에 저항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대립하고 그 과정을 통해 대통령까지 당선된 윤석열 정부 하에서 검찰개혁은 "꺼내지도 못할 말"이 됐다. 책에서는 "검찰개혁의 주무관청인 법무부는 검찰에 장악되어 있고, 사법기관 수뇌부도 정부의 인사권 사정거리 내에 있습니다"라며 현실적 한계를 인정한다.

 

다만 "검찰개혁을 이루어내는 몫은 그래서 우리 시민들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나서서 정부를 압박하고 국회를 추동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바뀌지 않거나, 바뀌더라도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부질없는 짓이 반복될 것입니다. 이 시대 검찰개혁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라며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뜻이 모아져야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또 그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합리적이지도 않다. 다만 검찰개혁이라는 화두 자체가 일반 국민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인데다가 이와 연관된 국민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 이 이슈가 관심을 받기 어려운 배경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검찰의 정치적 활용을 방지하고 보다 건강한 한국 정치, 나아가 보다 건강한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검찰개혁은 실행돼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국민들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황에서 <검사의 탄생>은 한국 사회에서 검찰의 의미와 검찰개혁 이슈에 더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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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출두요" 뼈때린 탄핵집회, 또 경찰 때리려 한 극우집회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연 9차 범시민대행진에서 수의를 입은 윤석열 대통령 인형이 등장했다. ⓒ 권우성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 응원봉, 깃발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암행어사 출두야! 출두야! 출두야! 윤석열을 파면 하랍신다!"

밴드 두번째달의 연주와 국악인 오단해씨의 '어사출두' 소리에 광화문과 경복궁역 사이를 메운 시민들이 "윤석열 파면" 구호로 화답했다. 두번째달 소속 김현보씨는 "그동안 외쳤던 구호들을 되짚어 봤다"며 "비상계엄 해제하라, 탄핵가결 투표하라, 윤석열을 즉각 구속하라. 한 발 한 발 여기까지 왔고 한 단계 더 오르기 위해 구호를 외친다.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아래 비상행동)이 1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9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했다. 집회에 모인 이들(주최 측 추산 연인원 10만 명)은 윤 대통령, 국민의힘 등의 헌법재판소 공격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내란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에 앞서 각양각색의 깃발을 든 채 모인 참석자들은 광화문에서 경복궁역 쪽으로 행진했고, 응원봉을 든 이들은 "퇴진 퇴진 윤석열 퇴진", "특검 특검 내란범 특검", "해체 해체 국힘당 해체"를 노래에 맞춰 외쳤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다양한 깃발을 흔들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배트맨 복장을 한 시민이 '박근혜를 탄핵시켜본 사람들' 깃발을 들고 있다. ⓒ 권우성

[탄핵집회] "내란특검법 거부, 헌법·민주주의 부정"

김민문정 비상행동 공동의장(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포고령에 담겼던 처단이란 단어는 독재권력에 대한 윤석열의 의지와 열망을 상징한다. 헌정질서와 인권을 부정하고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독재의 야욕이 비상계엄이고 포고령이었는데 이것이 내란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며 "이미 증거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윤석열의 변명은 정말 비열하고 구차하다. 법 기술과 선동, 그리고 겁박으로 파면과 처벌을 면하려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최상목 권한대행은 또다시 내란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민의힘은 자체 법안 발의를 운운하며 시간을 끌더니 이제는 특검이 필요 없다며 권한대행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라며 "이는 내란범죄자들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자 국회 입법 절차를 무력화하는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다. 주권자 시민의 이름으로 최상목 권한대행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의힘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옹호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민의 안위, 민생, 헌법질서 회복은 안중에도 없다"라며 "(국민의힘은) 거짓말과 궤변으로 내란을 옹호하고 판사와 헌법재판관을 공격하고 있다. 가짜 조작 정보로 시민들을 갈라치고 있다. 위헌·위법 정당 국민의힘과 극우·혐오·선동 정치를 시민의 힘으로 끝장내자"라고 덧붙였다.

'붕어빵 3개에 천원 연합' 깃발을 들고 집회를 찾은 황보현씨도 무대에 올라 "겨울 서민 간식의 대명사인 붕어빵 가격이 너무 올랐다. 우리 시장의 물가 모두가 올랐다"라며 "그 범인은 바로 경제에 무지한 대통령 윤석열이다. 우리가 윤석열을 반드시 탄핵해 경제를 안정시키고 서민 물가를 돌려놔야 한다"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노동자, 여성, 장애인, 청소년, 청년, 노인, 동덕여대 학생, 이태원 참사 희생자 등을 차례로 언급한 황씨는 "(윤석열 정부에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겼다. 끝까지 연대하고 싸우겠다. 윤석열을 탄핵하고 민주주의 돌려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9차 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 권우성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 응원봉, 깃발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 응원봉, 깃발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법꾸라지 쇼, 절대 용서 못해"

'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최원의씨는 "저는 여의도에서, 남태령에서, 한강진에서, 광화문에서 깨달았다. 동료 시민들과 함께 연대해야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음을 지금 이 순간에도 깨닫고 있다"라며 "이러한 소중한 일상을 살다 보면 저도 언젠가 아이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박봉과 야근이 당연한 이 업계에서 애정과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보통 전방 지역이라 불리는 경기 북부 지역에서 태어났다.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아니면 나라가 무너질 줄 알고, 여성 의원이 목소리를 내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고 자랐다"라며 "(저와 비슷하게 자란) 우리의 뿌리는 연약할지언정, 우리는 뿌리를 키워 아름드리나무를 키울 것이다. 그리하여 삼천리 금수강산을 우리가 물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홀로 올라온 30대 직장인'이라고 말한 김동수씨는 "내란 세력이 모략과 음모를 꾸미고 폭동을 일으킨들 손바닥으로 우리라는 하늘을 가릴 수 있겠나"라며 "이들의 만행은 속속 드러나고 있고 머지않아 대가를 치를 것이다. 내란 세력들은 운명에 의해 패배할 것이다. 왜냐면 정의의 길을 걷는 것이야말로 운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족 임현주(고 김의진씨 어머니)씨는 "10.29 이태원 참사와 12.3 내란 사태는 서로 닮았다. 죄 지은 자가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다닌다. 악행을 저지른 죄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라며 "이태원 참사의 윤석열과 이상민, 내란 사태의 윤석열과 김용현이 국민을 우롱하는 법꾸라지 쇼를 보여주고 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의 품격을 추락시키는 행태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아들의 장례식을 치를 수 없어서 우리의 삶이 장례식이 됐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태원 159명의 별들과 결코 작별하지 않겠다"라며 "그들이 꿈꿨던 아름답고 가치 있는 미래가 가족들과 지혜로운 민주시민의 삶 속에서 열매 맺기를 간절히 소원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촛불문화제를 진행한 촛불행동도 광화문 쪽으로 이동해 비상행동 집회에 합류했다. 윤석열 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이화여대 총학생회, 동덕여대 총학생회, 전국교육대학생연합도 오후 2시 30분 광화문 앞에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지금 당장 파면하라' 시국대회를 연 뒤 비상행동 집회에 동참했다.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윤 대통령) 구속기소 소식으로 설 연휴를 맞이할 수 있었다. 이제 무엇이 남았나. 윤석열 파면까지 최고 속도로 달려야 한다"라며 "내란 대행 최상목이 결국 내란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본인을 향한 특검이 될까봐 거부한 게 아니겠나. 압도적인 국민들의 투쟁의 힘으로 제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은 각성해야 한다. 국민들은 목숨 걸고 계엄군을 막았고 사생결단의 의지로 내란 일당들과 싸우고 있다"라며 "특검을 방해하고 내란 진압을 방해하는 최상목을 즉시 탄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극우집회] 참석자 일부 또 폭력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주장하는 극우 집회 참석자들이 1일 오후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있다. 이들은 집회 장소인 광화문광장을 벗어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측 집회 장소로 이동해 야유 등을 보냈고, 경찰은 이들을 제지했다. ⓒ 소중한

한편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주장하는 극우 집회도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인근에서 열렸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에서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윤석열 만세", "우리가 이겼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신고된 집회 장소에서 벗어나 광화문 쪽으로 이동했고,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이들이 바리케이드 반대편 집회 참석자들을 조롱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자, 경찰은 "여러분의 집회 장소는 여기가 아닙니다. 신고한 집회 장소로 돌아가세요"라고 경고 방송을 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은 피켓 등으로 경찰을 폭행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주장하는 극우 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1일 오후 경찰에 의해 집회 외 장소로의 이동을 제지받고 있다. 이들은 집회 장소인 광화문광장을 벗어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측 집회 장소로 이동해 야유 등을 보냈고, 경찰은 이들을 제지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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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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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탄핵심판 분수령, 공범들 대질…윤석열의 적은 윤석열

[놓친 뉴스20250131]

-내란특검법 또 거부한 최상목에 야권 “특검 칼날 두렵나”

-내란수괴 윤석열 사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배당

-진보당 정혜경 “서울구치소가 내란수괴의 ‘옥중 정치’ 창구로 전락”

-국정원, 윤석열 부정선거 주장 반박…“부정선거 판단 내리지 않아”

-헌재, 국힘 재판관 공격에 “탄핵심판 본질 왜곡” 반박

-진보당, "서부지법 폭동 모의"‥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진·이용자 경찰 고발

-'1천억' 미 F-35 전투기 또 추락...공군 39대 보유

이슈+ 탄핵심판 분수령, 공범들 대질…윤석열의 적은 윤석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다섯 번째 변론이 열리는 다음 달 4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시작으로 여인형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잡혔기 때문이다.

정치인 체포조와 국회 봉쇄 등 내란수괴 윤석열이 부인한 불법 지시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특히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밤 윤석열이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해라",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홍 전 차장은 여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 14명의 체포 명단을 전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홍 전 차장에게 체포 명단을 읊었다는 여 방첩사령관의 증인신문도 같은 날 이뤄진다.

이 수방사령관은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직접 지시를 받았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6차 변론 증인인 곽종근 특전사령관 역시 "(계엄 해제) 의결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당장 들어가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반면 윤석열 측은 모르쇠 전략으로 변론에 임해 왔다. 윤석열은 포고령 1호 작성도, 이른바 '최상목 쪽지'도, 국회의원 끌어내리기도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책임을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에게 떠넘긴 것이다.

이번에는 윤 대통령 측에 불리한 증인이 대거 출석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전을 벌일 수도 있다.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을 수도 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일찌감치 내란 가담자들의 진술이 오염됐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증인심문에 참석한 공범들이 대통령의 지시 없이 국회를 침탈하고, 국회의원의 출입을 통제할 경우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증인신문에서 윤석열의 지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처지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증인신문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MBC, 한겨레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한 사실과 국무위원 전원이 계엄선포를 반대했다는 진술이 내란수괴 윤석열과 엇박자가 나고 있어 대질신문이 주목된다.

[놓친 뉴스]

내란특검법 또 거부한 최상목에 야권 “특검 칼날 두렵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또 ‘내란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내란특검법을 거부함으로써 자신도 내란 가담 또는 동조 세력이라고 자인한 꼴이 됐다”라며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주장했던대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고 비판했다. 최 대행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 대통령이 전달한 지시 문건(쪽지)을 읽지 않았다며, 내란 가담 가능성을 부정해왔는데,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반대의 정황이 드러날까봐 특검에 반대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내란수괴 윤석열 사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배당

12·3 내란 사태의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의 1심 재판부가 정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윤석열의 내란혐의 사건을 형사합의25부에 배당하고 조만간 심리에 착수할 예정이다.

피고 윤석열은 김용현 등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한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다.

진보당 정혜경 “서울구치소가 내란수괴의 ‘옥중 정치’ 창구로 전락”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 대통령실 참모들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접견했다. 국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원내외 인사들도 줄줄이 접견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에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서울구치소가 내란 수괴의 ‘옥중 접견정치’ 창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란수괴 윤석열의 메시지는 소음 공해”라며 “윤석열은 그동안 헌법부정, 법치부정, 부정선거 가짜뉴스, 야당공격, 극우세력 결집 등 우리 사회에 하등의 쓸모없는 궤변만을 쏟아냈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정부여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윤석열의 스피커가 되어 사회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고, 내란종식을 방해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윤석열 부정선거 주장 반박…“부정선거 판단 내리지 않아”

내란수괴 윤석열이 12.3비상계엄 선포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부정선거와 관련해 국정원은 부정선거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윤석열은 지난해 12월 12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선관위 시스템에)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하였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저는 당시 대통령으로서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고 말해 부정선거를 확신하게 된 이유로 국정원의 조사를 언급한 바 있다.

헌재, 국힘 재판관 공격에 “탄핵심판 본질 왜곡” 반박

국민의힘이 재판관 성향을 문제삼으며 무분별한 공격에 나서자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의 심리 대상은 피청구인의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지와 그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지 여부”라며 “이에 대한 판단은 헌법과 법률을 객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지, 재판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언론에서 재판관의 개인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고 탄핵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서부지법 폭동 모의"‥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진·이용자 경찰 고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사전에 모의하고 선동했다는 혐의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진과 이용자들이 경찰에 고발됐다.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회는 오늘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와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미국정치 갤러리', 그리고 일간베스트 저장소 운영진 등을 내란 방조 또는 선동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진보당은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동 전부터 이미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법원 침투 경로와 방법이 논의됐다"며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폭동으로, 내란 음모·내란 선동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부지법 담장 높이와 경찰 배치 현황 등 구체적인 정보와 함께 폭력행위를 선동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1천억' 미 F-35 전투기 또 추락...공군 39대 보유

미군 전투기 F-35A가 동력을 잃은 듯 낙엽처럼 빠르게 회전하며 수직으로 고꾸라졌다. F-35가 비행 중 통제를 잃고 추락한 사례는 최근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뉴멕시코에서, 2023년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F-35가 추락했다.

2018년 처음 실전 투입된 록히드마틴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는 1대당 약 810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1180억에 달한다. 2024년 4월 기준, 한국 공군은 F-35A 전투기를 39대 보유하고 있다.

강호석 기자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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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이 편향적이라 탄핵심판 결과 못 믿는다? 국힘 공세가 억지인 이유

전례·판결 절차 보더라도 과도한 트집…헌재 “사법부 권한 침해 우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01.31. ⓒ뉴스1
국민의힘이 특정 헌법재판관들을 공격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불복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십수년 전에 쓴 헌법재판관의 SNS 게시물과 가족 신상까지 들먹이며 헌재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주장은 그간 헌재의 판결이나 판결 절차 등을 비춰볼 때 선동성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표적 삼은 헌법재판관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 정계선 헌법재판관 등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 3명이다. 이들이 진보성향 판사들이 모인 연구회 소속이었으며, 과거 발언과 동생과 남편 등 가족의 성향으로 볼 때 “편향적”이기 때문에 탄핵심판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고, 윤 대통령이 탄핵안 표결 직전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의 제부인 정형식 재판관은 물론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헌법재판관 등 보수성향 재판관의 중립성에도 의문을 제기할 법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8인 체제에서 처음으로 나온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의 기각 결정에 대해선 “당연한 결과”라며 모순된 입장을 낸 바 있다.

앞선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심판을 보더라도, 재판관 성향과는 무관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에는 각 재판관들의 찬반 의견이 공개되지 않고, 탄핵 기각이라는 다수 의견과 결정 이유만 공개했다. 하지만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재판관 성향과 관계없이 기각과 인용 결정이 나뉘었다고 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는 8명의 재판관 중 6명의 재판관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8명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이 나왔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헌법재판관들이 1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청구 사건에 대한 3회 변론에 참석해 있다. 2025.1.15 ⓒ뉴스1

탄핵심판의 결론을 내는 과정을 보더라도 특정 재판관들의 성향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헌재가 발행한 실무 지침서인 ‘헌법재판실무제요’와 그간 이뤄진 대통령 탄핵심판의 사례를 보면, 헌재는 탄핵심판 변론을 끝낸 뒤 일정 기간 평의를 거치고, 최종적으로 탄핵 찬반을 표결하는 평결을 하게 된다. 평결에서는 주심재판관이 의견을 내고 최근 임명된 재판관부터 차례로 의견을 밝힌 뒤, 마지막으로 재판장이 의견을 내는 것이 관례다. 재판장이 먼저 이야기할 경우, 다른 재판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여기서 재판관 6명 이상이 인용 결정을 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법관들은 (개개인의 성향보다는) 법리적인 판단이 우선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의 공세를 일축했다.

노 변호사는 “일반적인 탄핵심판 과정을 보면, 헌법연구관들의 보고서를 토대로 평의를 거치고, 변론 과정에서 증인들의 증언이나 제출된 증거를 전체적으로 다 심리한 뒤 평의 과정에서 자신의 결론을 얘기하게 된다”며 “‘결론을 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서열이 가장 낮은 분부터 의견을 표시하고, 서열이 가장 높은 재판장이 마지막에 하는 게 관례다. 경험이 많거나 선배인 재판관이 먼저 이야기를 했을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변호사의 설명대로, 헌법재판관들은 평의에서 연구 보좌 조직인 헌법연구관들의 보고서와 각자 검토 결과를 토대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이 과정에서 각 재판관들은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서 다른 재판관들이 납득할 만한 법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결정문에는 다수의견 외에 소수의견까지도 재판관 실명으로 전부 기록된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대로 재판관 개인의 성향이나 사정에 따라 편파적인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구조다. 

헌재 역시 공개적으로 국민의힘의 공세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천재현 공보관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정치권과 언론에서 재판관의 개인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고 탄핵 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사법부의 권한 침해 가능성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천 공보관은 “대통령 탄핵심판의 심리 대상은 피청구인의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지와 그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지 여부”라며 “이에 대한 판단은 헌법과 법률을 객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지, 재판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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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청 무시하고 ‘강제동원’ 또다시 숨긴 일본 군함도 후속조치 보고서

신형철,박민희기자

  • 수정 2025-02-01 01:50
  • 등록 2025-02-01 01:47
    •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 군함도.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 군함도. 연합뉴스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하시마(군함도) 탄광을 포함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201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했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여전히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이하 위원회)는 31일(현지시간) 일본이 제출한 메이지산업혁명 유산 관련 후속조치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강제동원된 조선인의 증언 등을 전시해달라는 등의 한국의 요구사항은 무시하면서 오히려 한일 강제병합이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전시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은 일본 내 8개 현에 걸쳐 있는 메이지 시대의 철강·조선·탄광 산업 현장으로,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군함도로 불리는 하시마섬 등 많은 곳들이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강제동원돼 일했던 곳이어서 등재 과정에서 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일본은 이를 감안해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유산 현장이 아닌 도쿄에 만들었고, 전시물에 조선인 차별이나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각하지 않아 역사를 왜곡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한국을 비롯한 회원국들은 줄곧 일본의 약속 불이행을 비판하면서 후속 조치를 요구해왔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 정부는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 증언 전시 △‘다수의 한국인 등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아래서 강제로 노역’한 전체 역사 설명 △일본이 지난해 9월 일방적으로 도쿄 센터에 설치한 한일 강제병합 합법성 전시물 즉각 철거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 증언 전시 및 진정한 추모 △나치의 강제동원 사실을 가감없이 드러낸 독일 졸페라인 탄광 전시와 같은 국제 모범사례 참고 등을 반영해달라고 일본에 요청했다. 당시 위원회는 유산 등재 후속 조치에 대해 관련국과 대화하고 약속 이행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결정을 채택하고 일본에 추가 조치에 대한 진전사항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보고서는 그 결과로 나왔는데도 한국의 요구 사항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일본은 2020년 6월 도쿄 신주쿠에 문을 연 ‘산업유산정보센터’에 “‘한국병합 재검토 국제회의’에서 국제법의 귄위자인 구미의 법학자로부터 일한병합조약은 당시의 국제법관행에 비춰 ‘무효’였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견해가 제시됐다”는 한일병합의 합법성을 주장하는 전시물을 설치해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의 증언’은 공개적으로 전시하지 않고 한국어 자료집 서가에 참고자료로 꽂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 일본은 그러면서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관련 공통 해석 설명 △해설사 역량 강화 훈련 △도쿄센터 개관일 확대 등을 ‘후속 조치'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2차대전 당시·전후 가혹한 노동환경을 나타내는 1차 사료 수집을 위해 지역 박물관, 정부기관 등과 협업 △일본 정부의 징용정책 관련 1차 사료 전시 △한국인 등 광산 노동자의 봉급·복지 비교연구 지원 등의 간접적 조치를 취하는 데 그쳤다. 일본은 ‘ 의미 있는 대화'를 하자는 한국 측 요청에 대해선 “ 45차 세계유산위 이후 한국 정부와 대화를 지속해왔고 한국 정부와 해당 보고서의 해석 정책 설명을 포함한 대화를 지속할 의지가 있다 ” 는 취지로 보고서에서 답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내고 “세계유산위원회의 거듭된 결정과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 조치들이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면서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회에 스스로 약속한 바에 따라 관련 후속 조치를 조속히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에 성실히 (우리와)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할 것이고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 한일 양자뿐 아니라 유네스코 틀 내에서도 일본의 약속 불이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 그러나 사도광산에 이어 군함도까지 일본의 ‘강제동원’ 지우기가 계속되면서, 일본이 과거사 반성에 진정성이 없다는 점이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특히 군함도 전시시설에 대한 일본의 후속조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해준 것은 스스로 지렛대를 포기하는 행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외교 당국이 일본의 결정에 동의해주면서 선의를 바랄 것이 아니라 향후 일본의 근대유산이 유네스코에 등재될 때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거나, 이미 등재된 세계유산의 폐지를 주장하는 등 더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등재 취소 제안'도 고려하냐는 취재진 물음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조치 다 검토해야 할 것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하겠다고 말하긴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세계유산위원회 규정상 등재 취소는 유산 자체가 훼손되거나 제대로 보전되지 않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이 앞으로도 계속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한국인 강제동원 역사가 있는 유산의 추가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또 다른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아시오 광산과 구로베 댐에 대해서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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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또 거부권' 최상목에 "무책임·기회주의, 사퇴해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2/01 08:51
  • 수정일
    2025/02/01 08: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내란수괴 윤석열과 동조자 비호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2차 내란특검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내란수괴 옹호", "무책임하고 기회주의적인 행태"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1700여 개 단체가 모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31일 입장문에서 "최 권한대행이 재차 내란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자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동조자를 비호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내란에 대한 특검 수사를 방해하고 권한을 남용한 최상목은 더 이상 대통령 권한대행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상행동은 최 권한대행을 향해 "주권자 시민의 명령으로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최 권한대행이 계속해서 버틴다면 국회가 탄핵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 역시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국회는 즉각 내란특검법 재의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같은 날 성명에서 "최 권한대행은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1차 내란특검법을 거부하며 시간을 끌더니, 국민의힘의 요구를 상당수 반영해 수정안이 통과됐음에도 이 핑계 저 핑계로 끝내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결국 시간 끌기로 내란 특검 수사를 무산시키려는 것"으로 이번 선택을 규정했다.

 

 

이어 "끝까지 무책임하고 기회주의 행태를 보이는 최상목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또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에 "최상목의 책임을 엄중히 묻고, 모든 역량을 발휘해 내란특검법 재의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최 권한대행이 "비상계엄 관련 수사가 진전돼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군·경의 핵심인물들이 대부분 구속 기소되고 재판절차가 시작됐다"며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부인한 일을 집중 반박했다.

 

비상행동은 "기존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독립성을 갖고 공소유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특검 도입의 필요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부화수행자를 비롯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국무위원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부화수행자 및 내란 가담, 방조, 묵인세력에 대한 수사, 각 수사기관에 흩어져 있는 내란수사를 총괄해 내란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는 점에서 특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야권 주도로 2차 내란특검법이 통과됐다. 1차 내란특검법과 비교하면 △특검 후보 추천권 야당 아닌 대법원장에게 부여 △외환 유치, 내란 선전·선동, 계엄해제 결의안 표결 방해 등 수사 범위에서 삭제 △안보기관 압수수색 관련 '수사와 무관한 자료 즉시 반환·폐기' 단서조항 신설 등 국민의힘 요청을 상당부분 받아들인 것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인지수사 조항이 남아있어 이를 통한 내란 선전·선동 등 수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주 이유로 들어 2차 내란특검법 통과에 반대했다.

 

최 권한대행도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여전히 내용적으로 위헌적 요소가 있고 국가기밀 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헌법질서와 국익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등 이유를 들어 2차 내란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법안 통과 과정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도 그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관련기사 : 최상목 또 거부권 행사, 이번엔 '특검 무용론')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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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의 음험하고 더러운 전략

이 글은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말]

▲김용현 전 장관 직접심문하는 윤석열 대통령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직접 심문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윤석열의 뜬금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우리 국민이 겪은 정신적 트라우마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동안 공들여 쌓아 왔던 민주헌정질서가 한 사람의 부질없는 탐욕으로 인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릴 뻔한 위기를 맞았으니까요.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밤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한 민주헌정질서를 수호하려고 수많은 시민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잠까지 설치면서 여의도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은 구치소에 갇히고서도 반성의 빛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성의 빛은커녕 쉬지 않고 내란 동조자들을 규합하기 위한 선동을 일삼고 있습니다.

자신의 언행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심하게 갈갈이 찢어놓아 두고두고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만들지에 대해서는 손톱만큼의 생각도 없이 말입니다.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의 허언퍼레이드

그가 헌법재판소에 나가 변명이랍시고 늘어놓은 말들을 들어 보면 하나 같이 말이 안 되는 것들뿐입니다.

예컨대 비상계엄을 선포한 목적이 단지 야당에게 경고를 주려는 데 있었다는 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불법으로 무력을 동원해 지금의 정치판을 싹쓸이 해보겠다는 야욕이 진짜 목적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비상계엄 상황을 오래 끌고 갈 의도가 없었다는 발언 역시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언입니다. 그런 의도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해 몇 시간 만에 불발로 끝난 것이 진실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죽은 사람이나 다친 사람 하나도 없이 끝났으니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모습을 볼 때, 사람이 어떻게 저리도 뻔뻔스러울 수 있느냐는 생각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국민의힘 의원과 변호사)들이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뱉고 있는 허언의 퍼레이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었다는 말이나, 의원을 끌어내라 한 것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 한 것이라는 도대체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그들은 그런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는 자신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봅니다.

그들의 언행이 위험한 진짜 이유

▲권선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헌재 항의방문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헌재에 대통령 권한대행 중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심판 사건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와 같은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벌이고 있는 허언 퍼레이드는 하나의 코미디극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구차하게 변명을 해서라도 책임을 면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한편으로 측은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보이고 있는 언행에서 정말로 위험한 부분은 우리의 사법제도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입니다.

윤석열이 구치소에서도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고 떵떵거리는 것은 자신을 현재의 상태로 이끌어간 사법절차의 정당성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와 내란 동조자들은 공수처가 내란사건 수사를 한 것 그 자체에 대해서부터 시비를 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에 신청한 것에도 시비를 겁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이런 절차가 모두 불법이기 때문에 자신이 구치소에 갇혀 있을 이유가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지요.

만약 그들의 주장이 맞아 그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서부지법에서 영장 신청을 당장에 기각하지 않았겠습니까? 서부지법에서 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그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인정했다는 것이지요.

공수처가 내란사건 수사를 하고 그 수사와 관련된 영장을 서부지법에 신청한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사법부가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은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당연한 사실입니다.

이렇게 아무런 근거 없이 정당한 사법절차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민주헌정질서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검찰총장까지 역임한 그가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뻔히 알면서도 단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은 일개 시민이 아닌 대통령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일이고요.

그들의 뻔뻔한 사기극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우리의 민주헌정질서에 가하고 있는 위협은 이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수처와 검찰에 융단폭격식의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사법부의 권위를 깎아내리려는 더티플레이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판사나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신 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일생동안 명예 하나로 그 직책을 묵묵히 수행해 온 그 분들이 이들의 저질스런 공격을 받고 얼마나 마음이 상했을까요?

이들의 공격은 단지 권위를 깎고 망신을 주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탄핵 인용과 유죄 판결에 불복하기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한층 더 음험하고 위험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폭도들의 서부지법 난입이 폭동이 아니라고 응답한 사람이 30% 정도나 되던데, 이들에게 은근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자신들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되면 폭력적 사태에까지 눈을 감는 그들이 우리 사회를 어디까지 망치려 들지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극도의 갈등과 혼란의 모든 책임이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에게 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 윤석열이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권한 행사를 한 사람이 불법적인 사법절차로 인해 억울하게 구치소에 갇혀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웃기는 일은 우리 국민 중에서 그런 뻔뻔한 사기극에 보기 좋게 넘어간 사람들의 수가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이간질, 선동 계속되면... 핵폭탄급 후폭풍 직면

▲'윤석열 구속'에 지지자들 폭동 흔적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새벽 구속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에 침입해 외벽을 부수고 유리창을 깨는 난동을 부려 법원 청사가 심하게 파손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부지법 외곽에서 바라 본 폭동 흔적. ⓒ 남소연

지금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국면의 반전을 위해 감행하고 있는 이와 같은 더티플레이는 그들이 기대한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하다고 봅니다. 당연히 헙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는 인용이 될 것이고, 형사법정에서 내란의 우두머리로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 뻔합니다.

그가 내란의 우두머리 역할을 함으로써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어떻게 아무 잘못도 없다는 판결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윤석열이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남은 애국심을 발휘한다면 이런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여 후세의 경종(警鐘)으로 삼을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음험하고 위험한 더티플레이로 국민을 이간질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헌정질서에 씻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셈입니다.

만에 하나 그들이 헌법재판소와 형사법정의 결정에 불복하고 이에 대한 저항을 선동하는 행위를 자행한다면 우리 사회는 핵폭탄급의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제발 이런 비극적인 일만은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불행히도 이런 바람이 이루어질지는 잘 모르는 일입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덧붙이는 글 | *여론조사 개요 :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 지난 1월 27일~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에게 전화 면접 방법으로 물은 결과. 응답률 18.9%, 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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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탄핵#내란#동조자#이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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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괴물'... 현대사의 쓰레기"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 김병기

▲ [이 사람, 10만인] “얼빠진 ‘국힘’, 보수의 종말이 눈앞에”...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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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의 아집, 박정희의 독선, 전두환의 폭력성, 이명박의 교활성, 박근혜의 무지. 이런 역대 대통령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이어받은 것 같아요."

우리 근현대사의 인물을 깊이 있게 탐구해왔던 노학자는 단호했다.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평전 50여 권을 펴낸 '평전의 대가' '인물 연구의 대가'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의 말이다. 김 전 관장은 "윤석열이라는 '괴물'은 현대사의 쓰레기"이고, "세계사적으로도 보기 드문 빈 깡통"이라고 혹평했다.

지난 21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김 전 관장의 자택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한 그를 만났다. 김 전 관장은 최근 단재 신채호 선생의 삶과 사상, 열정과 고뇌를 담은 첫 실록 소설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달빛서가 출판)를 펴낸 뒤에도 '광복 80주년 명문80선'을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책의 숲] 장서 3만5000여권, 가혹할 정도의 독서와 집필 노동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하루에 8시간씩 책 속에 파묻혀 산다. ⓒ 김병기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원고를 쓰고 있다. ⓒ 김병기

김 전 관장의 자택은 작은 도서관이다. 아파트 현관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천정까지 닿은 책장을 빼곡하게 채운 책에 압도된다. 장서가 무려 3만 5000여권. 웬만한 동네 도서관보다 많다. 4개의 방과 거실 벽면의 책장에 가득한 책들. 부엌과 화장실을 빼고는 온통 책이다. 거실 바닥에도 수천 권의 책들이 수북하다. 아파트 바닥이 무너질지도 몰라서 무게를 분산하기 위한 비상 조치였다.

그의 집필실은 책으로 둘러싸인 소파 위 두세 뼘 남짓 되는 자리이다. 한 사람이 간신히 앉을만한 공간이다. 책상은 따로 없다. 그의 오른손 중지와 검지에 박힌 굳은살은 책 더미 위에 원고지를 올려놓고 볼펜으로 꾹꾹 눌러 한자씩 채워 넣는 노동의 흔적이다. 이 원고를 1차 교열해서 컴퓨터에 입력하는 작업은 딸의 몫이다.

82세. 하던 일을 정리하고 그간 살아온 삶과 학문을 조용히 관조하는 인생의 황혼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허리께까지 차오른 책 더미 사이로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책의 숲엔 작은 오솔길도 나 있다. 독재정권 시절의 고문 후유증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하루에 몇 번씩 이 오솔길을 오가며 8시간씩 앉아서 독서를 하고 집필을 한다.

포털사이트에 이름을 검색하면 170여권의 저서가 따라붙는다. 오마이뉴스에 '김삼웅의 인물열전'을 연재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 17년째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써왔다. 이게 가능했던 건 방대한 독서량과 가혹할 정도로 왕성한 집필 노동 때문이다. 남한강이 바라보이는 거실 통유리창을 배경으로 안경을 쓴 채 고즈넉하게 집필하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있으니 책 속에 파묻힌 그 자체가 근현대사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인물탐구① : '괴물' 윤석열] "빈 깡통뿐인 형이하학적 잡배"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 김병기

김 전 관장과 마주앉아 지난 1월 9일부터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광복 80주년 명문 80선'(https://omn.kr/2bswf)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이 연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김 전 관장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잔혹한 식민 통치로부터 해방, 광복된 지 80주년이 되었다"면서 그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지난 80년은 다른 나라 같으면 800년에 해당하는 그런 시공이었요, 해방, 분단, 전쟁, 백색 독재, 4.19 혁명, 박정희 쿠테타, 전두환 폭동, 민주화, 문민정부 정권 교체... 800년 가까운 시간에 일어날 사건을 80년 동안에 겪으면서 후진 국가에서 중진 국가, 선진국으로 들어서는 문턱에 윤석열이라는 괴물이 나타나서 헌정을 짓밟고 국가를 불안과 위기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래서 80년 동안에 우리 사회를 바꾸거나 현실을 냉혹하게 비판하거나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 있는 글을 모아 전하고 있습니다."

김 전 관장은 "윤석열 정권이 폭주를 하면서 대북관계, 특히 '국지전' 등의 변고가 생기지 않을까 항상 새벽에 뉴스를 틀었다"면서 "다음날 새벽 12.3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미망에 빠진 몽상가가 드디어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권력 중독자가 자신을 망치는 것은 둘째 치고 국가 사회를 이렇게 위기로 몰아넣을 줄은 미처 상상을 못했다"고 개탄했다.

근현대사 인물탐구를 해 온 김 전 관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어떤 기질이 이런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김 전 관장은 "권력 중독이 강한 윤석열은 이승만의 아집, 박정희의 독선, 전두환의 폭력성, 이명박의 교활성, 박근혜의 무지 등 부정적인 측면만을 이어받은 것 같다"면서 "빈 깡통 속에 극우 이데올로기를 채워넣은 윤석열과 그의 추종자들, 수구 엘리트 집단 등 형이하학적 잡배들은 극우의 틀 속에 갇혀서 빈 깡통을 채워나갔다"고 비판했다.

[인물탐구② : 고대사의 '장님무사']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법꾸라지'"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병기

김 전 관장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쿠데타를 일으켰던 전두환과 박정희도 그럴듯한 속임수로 이유를 만들었는데, 결국은 탐욕스러운 권력욕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비유했다.

"성서나 불경을 읽으려고 촛불을 훔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죠. 윤석열과 그 집단들은 북한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고 거사를 했다는 망언을 퍼붓는데, 이를 위해 헌법까지도 헌신짝같이 버린 대통령이죠. 폭력 정치 대통령이 있었지만 검찰 출신이 실정법을 위배하고, 조롱하고, 역행하는 사례는 초유입니다. 법꾸라지, 법비, 법을 악용하는 비적과 같은 이런 행태는 제가 공부했던 우리 현대사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도 드뭅니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을 엎은 아돌프 히틀러 같은 자들이 성서를 읽기 위해서 촛불을 훔친다는 걸 정당화시키려고 유태인들을 600만 명이나 박해하고 살상을 했는데,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런 유전자에 박정희, 전두환, 이승만의 유전자가 더해진 것 같습니다."

김 전 관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서 고려 무신 정권 시절의 정중부 뒤를 이은 경대승이라는 인물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중부보다는 한참 모자란 친구인데, 자신을 추종하는 100여 명을 국가 요직에 앉히고 도방정치를 했던 인물이며, 무속도 아닌 무당에 경도됐던 정치인"이라는 설명이다.

김 전 관장은 "명태균이 '장님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말을 했는데, 그야말로 근거 없이 부정선거론을 맹신하고, 헌법상 기관인 국회와 야당, 그리고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등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가는 무지몽매함이 경대승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시대를 완전히 역행하는 반동이며, 지금도 이를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게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 전 관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추종자들을 '더듬이를 잃은 곤충'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더듬이를 잃은 곤충은 곤충으로서 비극적이죠. 생존 자체를 부정하는 거거든요. 윤석열과 그를 추종하는 형이하학적 무리들을 곤충에 비교하면 더듬이를 잃은 집단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시대탐구① : 파시즘 말기] "한 편의 비극성 희극 드라마... 현대사 쓰레기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 김병기

김 전 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1년 3개월여가 지난 시점인 2023년 8월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파시즘' 초입... 망치 들고 반대세력 패고 있다" (https://omn.kr/25icc)고 일갈한 바 있다.

이번에 만난 김 전 관장은 "파시즘의 말기, 독일로 치면 2차 대전에 패망해서 히틀러가 자신의 애첩과 함께 수상 관저 지하실에서 자살하기 직전 상황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히틀러의 권력은 종언을 고했는데, 그런 비극적이고 불행한 사력을 2000년대 대한민국 위정자가 모방했다"고 해석했다

"헤겔이 말했죠. 역사는 되풀이 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우리는 그간 많은 비극을 겪었는데요, 이제 정상으로 발전할 시점이죠. 12.3 쿠데타 양상을 보면, 윤석열은 마치 '2시간짜리 내란이 어디있냐'고 허튼 소리를 합니다. 망상에 사로잡힌 빈 깡통이 구상한 한 편의 희극 드라마, 사실 비극성 희극 드라마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호처를 동원해 법원의 체포영장을 막았고, 그의 추종자들은 서울 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백골단'을 국회로 들이고, 폭동을 '성전'으로 비유한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있다. 김 전 관장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승만 시대에 백색테러를 자행했던 서북청년단과 대동청년단, 박정희 시대의 중앙정보부, 전두환 시대의 백골단을 떠올렸다"고 했다.

김 전 관장은 "혹독한 일제 강점기에도 '일왕 만세'를 부르고, 창씨 개명을 하고, 손가락을 잘라가면서 일본군이 된 반역자들, 언론계에 기레기가 있듯이 우리 사회 도처에 인간 쓰레기들이 있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근저에서 서식하는 형이하학적인 잡배들을 보면 하나같이 인간의 탈을 쓴 사람이 아니라 현대사의 쓰레기들"이라고 일축했다.

"참, 한심하고 얼빠진 언행들을 보면서 우리 보수 세력의 종말이 이런 식인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 참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시대탐구② : 새 역사] 키세스단과 의열단... "신채호 정신"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희망봉을 들고 윤석열 탄핵 집회에 참석했다. 트랙터를 몰고 남태령으로 간 농민단체의 손을 잡아준 것도 젊은이들이었다. 영하의 날씨에 차디찬 아스팔트 광장에서 은박지를 뒤집어쓰고 버틴 '키세스단'의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용기와 위로를 받았다. 후대의 사가들은 이들을 어떻게 기록할까?

김 전 관장은 "서부지법 폭동 사건에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한 것을 보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자들은 무단 정치 때에도, 일제 식민지 시대에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청년들이 애국, 독립을 위해 광복군과 의열단에 가입해서 피흘리며 투쟁하며 역사를 지킨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관장은 이어 "무고한 유대인들을 죽인 나치 집행관들은 하나같이 히틀러나 아이히만이 시켜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최근 윤석열의 지시에 따른 군 사령관이나 정부 요직에 있는 사람들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역사는 나치를 엄단했고, 지금 '양의 탈'을 쓴 윤석열의 잔당들도 엄단해야만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할까? 김 전 관장은 "신채호 정신"이라고 단언했다.

"바르게 살고, 바르게 쓰고, 바르게 행동하는 단재 신채호와 같은 삶이죠. '필부유책' (匹夫有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에 대한 책임은 권세가 높은 사람,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필부'들, 즉, 소시민, 일반시민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이의 책임이라는 말입니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의 책임은 시민에게 있습니다."

김 전 관장은 "현대에 와서 역사를 가르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고, 특히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역사 관련 정부의 기관장에 뉴라이트 계열이 지배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내가 평전을 썼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고, 최근에 단재 신채호 선생을 주역으로 한 첫 소설인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를 펴낸 것도 좀 더 일반 독자나 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대중서적을 쓰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 "사실 90%, 가공 10% 실록 소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최근에 낸 첫 소설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를 들고 있다. ⓒ 김병기

김 전 관장은 "이 책은 90%의 사실과 10%의 가공이 들어간 실록소설"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를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 다음과 같이 썼다.

"단재 신채호 평전(2005년)을 쓴 바 있고, 단재 신채호 전집(1995년)을 출간한 적도 있고, 논문도 몇 편 썼고... 그럼에도 여전히 다 담지 못한 사연이 켜켜이 쌓였다. 활자나 문장 너머에 있는 단재 선생의 생각과 모습을 찾고 싶은 욕망도 그만큼 쌓였다. 러시아, 만주, 대만을 거치는 긴 망명 기간, 8년여의 혹독한 감옥살이라는 '문자 없는 공간'을 메우고 싶었다. '전집'과 '평전'의 주석 대신 상상의 나래를 펴고 싶었다."

김 전 관장은 "감히 역사를 들먹여서는 안 될 자들까지 자신의 행위를 역사에 맡기겠다는 따위의 말을 곧잘 하는 데, 역사는 그렇게 만만한 쓰레기통이 아니다"면서 "독재자들의 행위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자들, 역사와 민심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은 반드시 역사의 필주(筆誅. 남의 허물이나 죄를 글로 써서 꾸짖음)를 받고 하늘의 징벌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채호 선생은 평생을 반제·반봉건·반식민 투쟁의 전위가 되면서도 '그 이후'를 대비하여 무강권·무지배·무착취의 아나키적 이상을 추구했던 사상가"라며 "온갖 역경 속에서도 청고한 기품과 기상을 잃지 않으면서 엄숙하고도 순정한 노력으로 언론·사학·독립운동에서 일가를 이루고 사생활이 근검하고 엄결하여 선비의 환생을 보여주신 분"으로 평가했다.

김 전 관장은 "인간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면서 다음과 같은 말로 맺었다.

"을사년인 올해는 단재 선생이 가장 비통하게 여겼던 을사늑약의 이주갑(을사 늑약 120년) 되는 해입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은 이 때문이 유래가 됐는데, 지금 또 다른 을사 역적들에 의해서 민주 헌정이 짓밟히고 있죠. 당시의 치욕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신채호 정신으로 국민이 깨어 있고, 더불어함께 사는 세상, 정의가 살아있는 국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삼웅 전 관장은 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주필, 제7대 독립기념관장, 성균관대학 겸임교수, 민주화 명예회복과 보상심의위원회 위원, 제주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친일반민족행위진상조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고,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현)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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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평전#네칼이센가내칼이센가#윤석열#비상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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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좌파일 수 없다"는 문형배와 내란세력의 망동

"좌편향? 나는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 찍은 사람"

"학술단체 우리법연구회…이념 놓고 얘기 안 해"

4대강 사업 이명박 정부 손들어준 판결 등 입증

"판사는 기본적으로 우파이지, 좌파가 될 수 없어"

인사청문회 땐 "동성혼 반대" "이석기 사면 자제"

헌법재판관 돼서도 이상민·이정섭 탄핵 기각 의견

'진보·좌파' '민주당 편' 도식적 틀로 규정 안 돼

오히려 이재명에 타격주기도…'친분' 허구성 명백

'문형배 죽이기' 여권 총공세, 극우 폭동 또 부추겨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심판' 원칙대로

김호경 에디터

조선일보보다 더 극단적인 월간조선은 이명박 정권 시절인 지난 2009년 9월호에 <[정밀분석] 법원 內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라는 장문의 기획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매체의 성격대로 '우리법연구회'가 좌편향 판사들의 사조직 아니냐는 의심을 깔고 모임 구성원의 명단과 성향 등을 집중 해부한 보도였는데, 당시 우리법연구회 회장이던 문형배 부산지법 부장판사와의 인터뷰도 담고 있다.

"나는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던 사람"이라며 월간조선 기자의 추궁성 질문과 몰아가기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문 판사의 단호한 언설은 현재 국민의힘과 극우 진영의 '문형배 죽이기'가 얼마나 모략으로 가득한지와 관련해 여러 시사점을 준다. 주요 대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명박 정권 때 월간조선 인터뷰 "한나라당 대선 후보 찍어"

"우리법연구회는 재판 잘하기 위한 헌법 중심의 학술단체"

-우리법연구회를 정의한다면.

"학술연구단체입니다. 우리 판사들이 헌법에 대해 연구가 부족합니다. 헌법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헌법을 연구하자는 것이죠. 남들이 별로 연구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판사가 꼭 알아야 할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지난번에 난민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법원 내에 이런 내용의 논문이 거의 없더군요. 통일 이후의 사법부가 어떻게 해야 할지도 연구 대상입니다. 남북이 하나가 되면, 양쪽의 법제가 서로 달라 복잡한 문제가 전개될 겁니다.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죠. 독일 통일 사례를 보고 우리가 원용할 수 있는 부분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우리법연구회를 두고 '법원 내 사조직'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헌법을 잘 봐야 합니다. 우리 헌법은 잘돼 있어요. 그런데 헌법에 대해 판사들이 연구를 잘 안 해요. 예를 들어, 경제와 관련해 공공성에 기초해 일정 부분을 제한하도록 돼 있어요. 복지 제도도 마찬가지고요. 아무튼 그런 부분을 연구하는 겁니다. 우리 모임을 좌파라고 한다면 우리 헌법을 좌파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회원으로 있는 일부 판사의 판결 내용을 보고 우리법연구회 전체를 좌파 성향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박시환 대법관이 송두율 사건에서 내놓은 의견이 사례가 될 수 있겠군요.

"전임 이회창 대법관이 낸 소수의견을 본 적이 있습니까? 박시환 대법관과 이회창 대법관의 의견이 다르다고 보지 않습니다. 원정화 간첩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간첩 혐의로 구속된 그의 계부에 대해 재판을 맡았던 신모(신용석) 부장판사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부장판사가 좌파입니까. 저는 어떤 판결을 가지고 좌파적이라고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또 이정렬 판사의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좌파라고 하던데,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연구해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종교적 신념에 기초해 병역을 거부하는 것을 허용하는 입법례와 허용하지 않는 입법 사례를 따져 봐야지요. 가령 독일의 경우 (병역 거부를) 인정하고 있는데 그런 것을 먼저 정의하고 좌파냐, 우파냐를 따져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법연구회 회원들의 이념적 성향이 진보적이라는 견해에는 동의합니까.

"그것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진보라는 개념이 좌파와 구별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어요. 저는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던 사람입니다. 제가 이 모임의 회장입니다. 우리 모임의 회원 성향은 다양합니다."

-우리법연구회가 일부 판사들의 사모임은 맞습니까.

"법원 내 민사판례연구회라는 게 있는데 그게 사조직입니까? 법원 내에는 이런 단체들이 많습니다. 민사판례연구회는 판사와 교수들이 모인 학술연구단체입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가장 많은 인재를 배출하는 곳이 바로 민사판례연구회입니다. 대법원장도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입니다. 그 단체가 사조직이라면 모르겠지만…. 사모임의 정의가 판사들의 친목 도모를 위한 단체라면 우리법연구회는 사모임이 아닙니다. 우리법연구회는 학술연구단체입니다."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니 우리법연구회의 '박시환 정신' '한기택 정신'을 강조하고 있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입니까.

"박시환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의 이름을 만든 분입니다. '외국법만 연구하지 말고, 우리법 좀 연구하자. 외국의 금과옥조 같은 이론만 소개하지 말고 좀 떨어지지만 우리의 법을 우리 실정에 맞게 해석하자'는 취지입니다. 그의 정신을 본받자는 뜻에서 박시환 정신을 강조한 겁니다. 고인이 되신 한기택 부장판사의 좌우명은 '목숨 걸고 재판하자'입니다. '재판을 잘하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는 거죠. 재판을 잘하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 우리법연구회의 목적입니다."

-신영철 대법관의 문제에 대해 우리법연구회 회원들이 사퇴를 주장했습니다.

"법원 내부 게시판에 30~40건의 글이 올라왔는데 그중 우리 회원이 쓴 글은 30%에 불과해요. 70%는 비회원입니다. 비회원들이 왜, 무슨 이유로 글을 올렸는지 분석해 봐야 해요. 회원과 비회원이 쓴 글의 내용에 질적인 차이가 있다면, 우리법연구회가 조직적으로 뭐를 했다, 안 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올라온 글을 보면 회원과 비회원을 구분할 수 없어요. 판사회의에서 논의된 결과를 봐도 큰 틀에서 비슷합니다."

-요즘 세미나에서 토론된 주제는 무엇입니까.

"사이버모욕죄와 판사 임용 제도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사이버모욕죄 조항을 신설하는 데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판사 임용 제도에 대해서는 연수원을 졸업하고 바로 판사가 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변호사 경험을 쌓은 후 판사로 임관되는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이었지요."

 

월간조선 2009년 9월호에 실린 '[정밀분석] 법원 內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기사. 월간조선 홈페이지 갈무리

정작 '사법부 하나회' 민사판례연구회 막강 위세엔 눈감은 언론

우리법연구회가 신영철 대법관 사퇴 몰아? 역대 최대 '사법 파동'

월간조선 인터뷰 당시 문형배 판사가 언급했던 민사판례연구회도 법원 내 학술단체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법연구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위세와 네트워크가 강력한 보수 엘리트 판사 모임으로서 1977년 창립 이래 법원 주요 요직을 장악해 흔히 '사법부 하나회' '법조계 최대 사조직' '전관예우의 통로'로 지칭되곤 했다. 이용훈 대법원장도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이었고 양창수 대법관은 이 모임 회장이었으며 박근혜 정권 시절 양승태 대법원장도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이었다.

그러나 수구보수 진영은 민사판례연구회 소속 판사들 성향에 대해서는 일절 문제 삼지 않고 우리법연구회 또는 국제인권법연구회를 대상으로만 마녀사냥을 일삼아왔다. 이들 단체의 어떤 활동이 심각한 폐해라는 아무런 실체적 근거도 없었다. 이명박 정권 때 촛불집회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해 특정 재판부에 '몰아주기 배당'을 했던 신영철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대법관이 되자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일부가 사퇴를 주장했다고 하지만, 해당 사안은 전국 17개 법원 500여 명에 달하는 법관들이 연쇄 판사회의를 통해 들고일어났을 만큼 역대 최대 규모의 '사법 파동'이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 및 월간조선 같은 수구 매체들은 신 대법관을 싸고돌며 다수 판사의 행동을 싸잡아 '좌파' '인민재판식 집단 몰매' '사법부 파괴 공작'이라고 맹비난했다.

우리법연구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한 법조인 또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우리법연구회의 성격에 대해 "재판을 잘하는 방법을 같이 모색해 보는 모임"이라고 전했다. 기자가 "우리법연구회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좌파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유도성 질문을 하자 이 법조인은 이렇게 답했다.

"판사 집단은 굉장히 보수적이며 좌우를 따진다면 우파 집단입니다. 우파와 중도우파만 있지요. 우리법연구회는 판사 집단 내에서 약간 진보 성향을 보여 왼쪽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회 전체로 볼 때는 중간에서 오른쪽에 있는 분들입니다. 중도우파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법연구회를 좌파 집단이라고 딱지를 붙이는 것은 부정확하다고 봅니다."

판사들이 기본적으로 사회 평균보다 훨씬 보수적이며 우파 집단이라는 설명은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저서 <불멸의 신성가족>에서 묘사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법원에서 '여러 필터링'을 거친 분들이어서 보수적인 분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들은 '바늘구멍을 뚫고 들어온 사람들'인데, 원래 보수적인 법원에서 그 바늘구멍을 뚫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보수적인 사람임을 의미한다는 것이지요."

문형배 판사는 우리법연구회가 학술단체로서 '외국법만 연구하지 말고 우리법 좀 연구하자'는 취지 아래 헌법을 기둥 삼아 재판을 잘하기 위한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이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던 사실까지 밝혔다. "우리법연구회는 이념을 놓고 얘기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모든 토론의 출발점은 '판사'라는 점이다. 우리의 세미나에 직접 참여해 본다면 우리에 대한 시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 뒤에도 맹목적인 낙인찍기는 계속됐다.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오른쪽)가 9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여상규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19.4.9. 연합뉴스

"본의 아니게 '좌파'란 딱지가 붙었는데 판사는 기본적으로 우파"

27년 법관 생활에 본인 재산 불과 4억…"정치적 이념 추구 안 해"

그는 부산지법 행정2부 부장판사를 맡고 있던 2010년 12월 환경단체를 비롯한 진보 진영 시민사회의 간절했던 바람과는 달리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낙동강 살리기' 하천공사 시행계획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라는 사업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이를 위한 사업 수단의 유용성이 인정된다"면서 원고 1819명이 참여한 국민소송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것이다. 그때도 문 판사는 "판사는 사실과 법률, 결론이라는 프로세스를 따를 뿐"이라며 "정해진 법에 따라 판결하는 것이고 그에 대한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좌파'라는 딱지가 붙었는데 판사는 기본적으로 '우파'지, 좌파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판사는 2019년 4월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 자리에 섰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 7대 기준'을 모두 통과한 최초 사례였고, 특히 국회에 제출한 재산 공개 내역은 총액이 6억 70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부친 재산인 2억 7000여만 원을 제외하면 문 판사 부부의 재산은 부산 양정동 소재 아파트(3억 800만 원)를 포함해 4억 원이 채 되지 않았다. 기존 헌법재판관들 재산 평균은 20억 원대였다.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헌법재판관이 되면 가장 적은 재산을 가진 재판관이 되겠다. 27년간 법관을 했는데 너무 과소한 거 아닌가?"라고 의아해하자 그는 도리어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제가 결혼할 때 다짐한 게 있습니다.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최근 통계를 봤는데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재산이 한 3억 원 남짓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 재산은 한 4억 조금 못 되는데요. (백 의원이 '신고하신 6억 7000이 아니고요?'라고 캐묻자) 그건 아버님 재산이 (포함된 것이)고요. 제 재산은 4억이 안 됩니다. 평균 재산을 좀 넘어선 거 같아서 제가 좀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에 백 의원은 기가 찬 듯 멋쩍게 웃으며 "청문회를 하는 저희들이 오히려 좀 죄송한 느낌"이라고 했고, 뒤이어 박지원 의원도 질의를 하면서 "거듭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해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문 판사는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전관예우를 비판하면서 "퇴임 후 영리 목적의 변호사 개업은 하지 않겠다"고도 다짐했으며,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묻는 질문에는 '겸손함'을 꼽았다. 도덕성 문제를 꼬투리 잡을 게 없자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또 이념 성향을 물고 늘어졌다. 이에 문 판사는 모두발언과 답변 등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스스로 나태와 독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부산판례연구회나 우리법연구회 등의 학술단체에 가입했을 뿐, 결코 정치적 이념을 추구해 단체에 가입한 적은 없습니다. 1996년 (우리법연구회) 가입 당시 편향적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직전 회장이 사법연수원 17기였는데, 18기 중에서 회장을 할 사람이 없다고 해서 여러 번 제의를 받고 맡게 된 것입니다. 회장 재임 시절 회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회원 명단을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논문을 내고 공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학술단체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는 법관으로 재직하는 기간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였다' 그렇게 감히 자부합니다. 오로지 증거에 의해서 사실을 인정하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법리를 도출한 다음 당해 사건에 적용하였을 뿐 그 외의 것은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은 판결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임명권자를 포함한 사회의 모든 세력으로부터 독립된 상태에서 공정한 재판을 하는 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는 점은 이 자리를 빌려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문형배 판사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명시한 헌법 제103조를 벗어나 '진보·좌파' 진영에 유리한 판결만 내렸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 식의 규정은 악의적이거나 무지한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일 뿐이다. 앞서 거론한 대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진보·좌파' 진영을 낙담케 했던 그는 인사청문회 때도 "동성결혼에 반대한다" "군대 내 동성애 처벌은 합헌이다"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돼야 하지만 종교활동은 보장돼야 한다"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고,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사면은 자제돼야 한다"고 사실상 반대했으며,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도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신뢰한다"고 확언했다. 오히려 '보수·우파' 진영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입장 개진이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미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1차 변론에 참석해 있다. 2025.1.22 [공동취재] 연합뉴스

헌재 들어와서도 민주당에 불리한 결정…이재명에 직접 타격 주기도

내란 사태 이전엔 '친분설' '불공정' 시비로 윤 정권 표적 된 바 없어

헌법재판관이 돼서도 그는 여러 헌법소원과 탄핵심판 사건에서 진보·좌파와 민주당 편을 들기는커녕 보수·우파와 윤석열 정권이 쾌재를 부를 의견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9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시켰던 12·16 부동산 대책을 두고 헌법재판소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문형배 재판관은 과잉금지원칙 위반을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사전 예방 조치 의무, 사후 재난 대응, 국회에서의 사후 발언 등 모든 쟁점에서 탄핵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기각하고 이 장관의 직무 복귀 결정을 내릴 때 문형배 재판관은 이에 동참해 윤석열 정부 측 손을 들어줬다. 야권이 강력 반발했음은 물론이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대한민국이 무정부 상태임을 공식적으로 확인시켜준 결정"이라며 절망 속에 울부짖었다.

역시 민주당 주도로 국회가 의결한 이정섭 검사 탄핵 소추 사건에서도 문 재판관은 진보 진영의 기대와는 반대로 갔다. 이 검사가 처남에 대한 경찰의 마약 수사를 무마해주고, 서울 강남구 도곡동 거주지에서 딸의 진학을 이유로 인근 아파트로 위장 전입을 했으며, 남의 전과 기록을 무단으로 조회하고, 호화 리조트에서 재벌기업 임원으로부터 각종 접대를 받는가 하면, 선후배 검사들에게 골프장 편의를 봐주는 등 숱한 비위를 저지른 구체적 사실과 정황이 제기됐는데도 파면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국회는 이 검사가 과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죄 형사재판에서 증인신문 전 증인 최모 씨를 면담해 무죄 선고의 빌미를 줬으므로 국가공무원법·검찰청법 등을 위반했다고 탄핵소추 사유에 포함시켰지만 문 재판관은 "이 검사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헌법상 공익 실현 의무를 위반한 것은 맞지만 사전 면담이 파면할 정도의 행위는 아니다"라는 별개 의견을 내는 데 그쳤다.

이처럼 문 재판관의 판단은 도식적으로 '진보·좌파'라는 틀로 규정 짓기 힘들고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법관의 직무상 의무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도 없다. 그래서 내란 사태 이전까지는 문 재판관이 특별히 윤석열 정권의 표적으로 부각되는 일은 없었다. 더군다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친분 때문에 불공정한 판결을 내린다는 따위의 흑색선전이 횡행하지도 않았고 여론에 먹힐 리도 없었다.

일례로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시절 벌어진 경기도와 남양주시의 첨예했던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문 재판관은 "경기도가 남양주시 권한을 침해했다"고 인정해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큰 낭패에 빠뜨린 바 있다. 경기도는 남양주시가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지 않자 2021년 4월 종합감사를 위한 자치사무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이에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지방자치 권한 침해라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는데, 2022년 8월 헌재 결정 때 문 재판관이 결과적으로 조 시장 주장을 지지하면서 5대 4로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헌재 측이 최근 환기한 대로 문 재판관이 개인적 사정에 의해 헌법 재판 심리에 영향을 받을 사실이 결코 없음을 입증하는 사례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고 이재명 대표와 친분이 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을 전하는 언론 기사들. 포털 다음 화면 갈무리

윤석열은 과동기를 헌재소장 임명…권성동 동기는 '주심' 정형식

악랄 선동에도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심판" 꼿꼿이 고수해야

문 재판관은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2024년 10월 퇴임하면서 공석이 된 소장의 직무를 대행하는 중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본격화하자 내란 수괴와 그 잔당 세력의 '헌재 흔들기'는 최우선적으로 '문형배 죽이기'에 집중되고 있다. 여론 선동 및 헌재 내부 갈라치기를 겨냥해 가히 총공세를 벌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재명 대표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라서 공정성이 의심스럽다고 호들갑을 떨고 상당수 친윤 언론도 맞장구를 치고 있지만, 그런 소리는 윤 대통령이 자신의 서울 법대 79학번 동기인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소장으로 지명했을 때 했어야 최소한의 설득력이라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헌재에 입성해 윤 대통령이 임명한 이종석 소장이 낙태죄에 대한 시대착오적 합헌 의견 제시와 안동완 검사 탄핵 기각 등 시종일관 수구보수적 노선을 견지할 때 국민의힘은 박수를 보냈을 뿐 공정성 문제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비슷한 성향의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노골적인 가짜뉴스 전파에 대해 헌재 측이 "명백히 사실에 반한다. 문형배 권한대행은 이재명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을 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조차 없다" "문 권한대행은 공정성을 의심받을만한 어떤 언동도 한 적이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그 뻔뻔한 낯빛을 조금도 바꾸지 않았다. 헌법재판관의 '친분'이 제척 사유가 된다면 권 원내대표 자신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과 사법연수원 17기 동기인데도 그 어처구니없는 부조리에는 눈을 감고 오직 '문형배 축출'에만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급기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은 문 대행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헌재 앞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열릴 때마다 극렬 시위대가 몰려와 문 대행을 향해 적나라한 욕설을 내뱉고 "탄핵을 인용하면 절대 가만히 못 있는다" "윤석열을 파면하는 판사(재판관)들은 그날로 죽음"이라고 외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등 극우보수 성향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그런 위협이 난무한다. 여권과 언론의 물어뜯기에 문 대행도 견디기 어려웠는지 X(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이 같은 내란 동조 세력의 악랄한 공격을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은 초조한 가운데 단 한 가지 소망을 품고 문 대행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법치주의를 능멸하고 폭동을 부추기는 숱한 망동에도 불구하고 문 대행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원칙을 꼿꼿이 실행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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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남 열패감? 이런 기사 때문에 더 똘똘 뭉칠 것... 기름 붓나"

2025년 1월 16일 서울서부지방법원 맞은편 인도에서 '윤석열 구속 촉구! 대학생 철야농성 돌입'을 하고 있는 심규원씨의 모습이다. ⓒ 심규원

"기사 제목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에요. 언론이 이렇게 자극적인 워딩을 쓰는 것 자체가 오히려 그들을 더 똘똘 뭉치게 하는데 기름 붓는 격 아닌가요."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탄핵' 집회에 총 22차례 참석했다는 20대 남성 심규원(23)씨. 그는 지난 21일자 <한겨레> '밀려났다' 믿는 이들의 열패감이 '새 극우 연합' 동력 [긴급진단] 기사를 읽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언론의 역할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언론은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갈라치기가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언론이 그렇게 할수록 오히려 '왜 자꾸 우리를 이렇게 몰아가?'라면서 그들끼리 더 뭉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퇴진너머차별없는세상 전국대학인권단체연대(아래 퇴진너머 대학연대)'에서 활동 중인 심씨를 지난 22일 만났다.

"서부지법 20명이 20대 남성 전체를 대변할 수 있나"

심씨는 <한겨레>기사에 대해 "특히 '열패감'이라는 단어가 자극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앞서 <한겨레>는 한승훈 한국학중앙연구원 종교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2030 남성들은 최근 페미니즘의 대중화·제도화에 강력한 저항감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좌절감과 열패감이 커져 있고 그것이 윤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묘하게 결합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질문을 통해 "밀려났다고 '믿는' 이들의 악다구니가 이번 '1·19 폭동'의 원인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심씨는 "기본적으로 2030 남성이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건 명확한 현실이다. 윤석열 탄핵 찬성집회에 젊은 남성이 많이 없는 것도, 이번 서부지법 폭동 과정에서 2030 남성이 연루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19일) 현장에서 붙잡힌 20대가 20대 남성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지 않나. 언론이 20대 남성의 극우화된 지점을 계속 프레임으로 잡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이번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 "단순히 '이 사람들 상식 없고, 멍청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보면 안 된다"며 "내 주변을 보면 윤석열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민주당도 아닌 것 같아서 윤석열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심씨는 이어 "살기 힘든 이들의 이야기가 전혀 정치에 반영되지 않았고, 정치적 의사 표현을 이런 행위로밖에 할 수 없는 사회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해 증폭된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럴수록 언론의 역할이 되게 중요한데 지금 언론은 (20대 남성) 갈라치기가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핫팩 위에 은박지 위에 담요 위에 침낭... 그래도 춥다"

심규원씨가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탄핵집회에 참석한 날짜를 세고 있는 모습이다. ⓒ 김예진

심씨는 '서부지법 폭동사태'로 체포된 20대 남성들의 정반대편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탄핵 집회에 참석한 횟수만 해도 22회에 달한다고 했다.

"(이제까지) 세어 볼 생각 못 했는데, 진짜 스물 두 번이나 갔네요."

그는 '퇴진너머 대학연대' 소속 대학생들과 함께 지난 16일 서울서부지방법원 맞은편 인도에서 '윤석열 구속 촉구! 대학생 철야농성'에도 참여했다. 심씨는 그날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지, 17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했다.

"'퇴진너머 대학연대'는 철야농성을 대규모로 하지 않고, 3~4명 정도만 있었어요. 그러자 경찰이 '더 있으면 위험할 것 같다'고 해서 17일에 자리를 정리했거든요. 만약 19일 서부지법 폭동 사태 때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면 큰일이 날 수도 있었겠다는 싸한 기분이 들었어요."

지난 16일과 17일 모두 영하 5도까지 떨어지며 한파가 계속되던 때였다.

"패딩 주머니와 바지 양쪽에 핫팩을 넣으면 몸의 온기가 어느 정도 유지돼요. 앉는 방석에 핫팩을 넣고 발바닥에도 핫팩을 붙인 뒤, 은박지로 몸을 감싸고 담요로 다시 감싸고 그 위에 침낭을 덮으면 춥긴 해도 죽을 정도는 아니더라고요. (집회) 하다 보면 추위에 익숙해지긴 하는데 지난 4일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석열 체포 촉구' 시위할 때는 진짜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현타(현실 자각 타임)도 좀 오더라고요."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는 "사실 제가 거리에 나오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정말 이 문제에 분노하고 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이 과정은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함이고, '내가 그 역사의 한순간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하나 하나씩 얘기를 풀어가야 해요"

심씨는 일종의 제언을 했다.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그만의 생각이기도 했다.

그는 "나도 20대 남성이다. 물론 진보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내 주변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며 "그 친구들에게 하나하나씩 얘기를 풀어가면 그들이 이해를 못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서만 사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제 주변의 20대 남성들은 다 이해해요. 페미니즘이라든가 국민의힘이 뭘 잘못했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면 못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거죠. '계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를 한 친구도 있었는데 커뮤니티 정보가 아니라 차근차근 일반론적인 설명을 했죠 . 그러니까 제 말을 이해하던데요."

심씨는 현재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언론이 '저들은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어'에만 집중하는 현상이 갈라치기를 부추긴다고 생각한다"며 "갈등 자체가 아니라, '20대 남성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가 언론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꾸 갈라치기 하잖아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탄핵하자고 할 거고, 사회 공동체의 근간이 무너질 것 같아요. 서부지법 사태만 봐도 법치주의의 근간이 무너진거잖아요. 이런 갈라치기가 계속되면 (서부지법 사태가) 최고치를 찍은 게 아니라 (그 이상이) 계속 발생할 것 같아요."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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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폭동사태#서부지법20대#20대남성#언론#갈라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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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유치한 국제스포츠대회 계기에 체육교류 재개하자"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1/31 06:27
  • 수정일
    2025/01/31 06:2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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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7년만에 국가보안법 굴레 벗은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1.31 03:09
  •  
  •  수정 2025.01.31 03:21
  •  
  •  댓글 0
지난 18일 고양시 원마운트 소재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에서 최근 17년만에 국가보안법 위반 협의 항소심 무죄판결을 맏은 김경성 이사장을 만나 깊은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8일 고양시 원마운트 소재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에서 최근 17년만에 국가보안법 위반 협의 항소심 무죄판결을 맏은 김경성 이사장을 만나 깊은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8일 뜻밖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2025년 1월 16일 오후 2시 수원지방법원 603호실...국가보안법 위반혐의 항소심 무죄"

2014년 10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벌어진 경기도 연천군 사격전, 2015년 8월 DMZ 목함지뢰 폭발사건의 와중에도 평양에서 남북유소년축구대회를 진행했던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전해 온 소식이다.

"무죄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는 사법부에 깊이 감사드렸다. 가슴으로 몇번이고 고개 숙였다"고 한 문구에선 그의 회한이 고스란이 전해진다.

김 이사장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은 그가 40대 후반이던 2008년 7월 4일, MBC 사장을 지낸 최문순 국회의원(전 강원도지사)과 함께 '경평대항축구전' 평양 개최에 합의한 '조선일보-노동신문 금강산 실무회의'를 주선한 일로부터 시작된다.

1929년 제1회 경평대항축구전을 주최했던 [조선일보]는 승인배 문화사업단장과 최정태 위원을 금강산에 보내 북측 [노동신문] 관계자들과 접촉해 경평대항축구전을 양사 주최로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1946년 3월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경평축구'를 평양에서 재개하면서 개막식에는 [조선일보] 사장의 방북을 추진한다는 합의도 이루어졌다.(김경성 저 『불굴의 스포츠 아리랑』  188~194p)

당시 김 이사장은 2006년 5월 처음으로 북측과 남북스포츠 정기교류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08년까지 3년간 매년 봄·가을에 여섯번 방북 경기를 했고, 같은 기간 북측 선수들을 남측에 4번 초청해 총 10차례의 정기교류를 할 만큼 북측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성사 가능한 일이었다. 

이 합의는 일주일 뒤 금강산관광객 피격사건으로 인해 실행되지는 못했지만, 국내 정보기관은 이때부터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대북 정책기조가 달라지자 그를 다른 시선으로 보기 시작했다.

북측과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던 그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를 진행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국가보안법 사찰과 수사, 기소와 재판이 17년을 끌어오다 찬양·고무(제7조)의 굴레를 마침내 벗게 된 것.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 사무실에서 만난 김 이사장은 "무죄! 정권의 성격에 따라 대북정책은 들쭉날쭉이었다. 어떤 정권에서는 평화상을 주고 어떤 정권에서는 수사와 기소를 했다. 저와 같이 남북교류협력과정에 성과를 냈던 사람들은 특히 국가보안법이 옭아매는 피해를 견디며 살아야만 했다. 이런 시대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그는 '남북관계는 눈앞에 벌어지는 현상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보이는 너머를 보아야 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겪으며 체득한 사람이다.

지난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앞으로 한반도에서 개최가 확정된 메이저 국제스포츠대회를 통한 남북교류협력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2027년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2028년 평양 아시아탁구 선수권대회를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구상이다.

대회 준비과정에서부터 남과 북이 국제사회와 함께 3각 대화를 하면 지금과 같은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곧 한반도평화교류위원회도 출범시키려고 한다.

모처럼 홀가분한 심정으로 진솔하고 과감하게 털어놓은 그의 격정적인 토로가 반갑다.

17년만의 국가보안법 무죄..."이제 자신있게 일할 수 있겠다"

지난 2018년 8월 18일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결승전이 끝난 후 김일성경기장에 모인 4만여 관중들이 '우리는 하나', '통일아리랑' 등 반주에 맞추어 대합창으로 선수들을 격려했다.[통일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8년 8월 18일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결승전이 끝난 후 김일성경기장에 모인 4만여 관중들이 '우리는 하나', '통일아리랑' 등 반주에 맞추어 대합창으로 선수들을 격려했다.[통일뉴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고생하다가 17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2심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건데, 먼저 그 과정을 설명해 주시죠.

■ 김경성 이사장 : 2007년 8월부터 9월까지 우리나라에서 17살 미만 월드컵(2007 FIFA U-17 World Cup) 이 열렸어요. 제가 그때 북측 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선수들을 데리고 서울로 들어왔거든요. 그때가 노무현 정부때였는데, 국가정보원에서는 그 점을 의아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제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각각 두번씩 우리 유소년 선수들을 데리고 평양에 올라갔고, 2007년엔 북측 선수들을 4번 서울로 데려왔어요. 그러니까 2006~2008년까지 북에서 6번, 남쪽에서 4번, 총 10차례 경기를 했죠. 전부 다 2006년 5월에 체결한 남북체육교류 계약에 따라서 진행이 된 거예요.

특히 2007년 3월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북측 17살 미만 청소년축구대표팀이 한달동안 제주도 등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거꾸로 남북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게 됐거든요.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뒤 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북한을 제재하고,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던 때니까 군사적 긴장도 높고 남북관계가 경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그런 점에서는 북한 청소년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남쪽에서 한달간 전지훈련을 하고 한 여름에 경기를 치렀으니까,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10.4공동선언을 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아무튼 북한 선수단이 내려올 때는 항상 정보기관이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같은 곳에서 실무자들이 나와서 편의제공을 하기도 합니다.

어떨때는 서로 모르는 척하고 넘어갈 때도 있지만, 그 사람들하고 부딪힐 때가 있죠. 그런게 조금씩 문제가 됐던 것 같아요. 이제 와서 뭐 그런 걸 다 공개할 수는 없죠.


□ 많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셔야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 북한 여자축구가 피파(FIFA, 국제축구연맹)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게 2006년 8~9월에 러시아에서 열린 'FIFA U-20 여자 월드컵'이었어요. 그게 아시아 국가에서 처음 FIFA 월드컵에서 우승한 거예요.

그때 1차 핵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이 심각했던 북한은 굉장히 고무됐던 것 같아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 여자축구가 민족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공로를 세웠다.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경성 교장선생을 위해 뭘 준비해라'고 해서 2007년도에 저한테 17살 미만 월드컵 단장을 맡긴 거예요.

월드컵에서 우승한 선수들이 제가 운영하던 중국 쿤밍(昆明) 소재 홍타스포츠센터에서 훈련을 받았던 애들이니까요.

그렇게 해서 17살 미만 월드컵 출전 선수 선발에도 일부는 제가 관여하기도 했어요.

북에서는 저한테 평양시 동평양 지역 송신역에서 얼마 안떨어진 곳, 지금은 신시가지가 들어선 곳에 35만 평방미터의 부지를 50년 사용허가 조건으로 주기도 했고, '김경성체육인초대소'를 지어 주는 등 많은 특전을 주었어요. 

2007, 2008년에 이런 일들이 막 생기니까, 정보기관에서 2007년 8월부터는 슬슬 통제를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2007 FIFA U-17 월드컵 북측 선수단장으로 내려왔는데, 우선 저는 성적을 내야 되잖아요.

그때 8월 기온이 35~40도를 오르내릴 정도였거든요. 아시아에서는 한국도, 일본도 다 떨어지고 북한만 16강에 올라갔어요. 16강전 상대는 우승 후보인 스페인이었어요

저로서는 아시아에서 북한팀만 올라왔기 때문에 8강까지 올라가면 북 당국으로부터 좀 더 인정을 받아서 앞으로 남북교류에도 더 크게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 컨디션을 관리하는게 아주 중요한 일이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정보기관에서는 북 선수들이 공원에 가는 것도 너무 심하게 통제를 하고 방안에만  처박아 두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북) 선수들이 어느 정도는 자유롭게 바깥에 나갈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면서 조금 부딪히게 된 거죠.

새벽에 문을 따고 들어오는 일이 있어서 항의했더니 사과 대신 위협을 가하기도 해서 '철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따지기도 했어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도 친분이 생겨서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전까지는 정보기관의 호의와 협조를 받기도 했어요.


□ 그 정도의 갈등은 있을 수 있고, 이후 협조가 이어졌다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었을텐데요.  

■ 2008년 7월 4일 조선일보와 노동신문이 금강산에서 실무회의를 하게 되는데요. 최문순 국회의원(전 강원도지사)과 제가 조선일보와 노동신문의 만남을 주선했는데, 제가 그때 운전을 했고 최 의원이 옆 좌석에 앉았어요. 뒤에는 조선일보 승인배 문화사업단장과 최정태 위원이 탔구요.

남북 양쪽의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두 신문이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줄이고 우호적인 보도를 한다면 남북이 동질감을 회복하고 남북교류에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죠.

1, 2회 경평대항축구전을 조선일보가 주최했었는데, 1946년 서울대회를 끝으로 중단됐거든요. 그 경평축구를 평양에서 다시 열고 경기장에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조선일보 사장이 인터뷰를 한 뒤 그 내용을 가감없이 조선일보에 보도하기로 기본적인 합의를 했어요. 굉장히 만족스러운 합의였죠.

그런데 7월 11일에 금강산관광객이 피격되는 사건이 벌어졌어요. 합의는 없었던 일로 되어 버렸죠. 당시 정보기관에서 저에게 편의를 보장하던 북측 고위급 인사를 거론하며 대단히 부적절한 요구를 해왔습니다. 제가 그 요구를 단칼에 거절한 것이 빌미가 된 거죠.

'나름대로는 남북체육 교류에서 독보적인 대한민국의 자산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나한테 그런 일을 하도록 해서 그게 국가에 무슨 실익이 되겠느냐', '나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도 북한 선수들을 데리고 와서 남북 관계를 개선시키고 또 남북 관계의 위기마다 축구를 통해서 남북대화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해 온 사람이다'라고 정면으로 반박을 하니까 '이 놈은 사상이 이상하다'고 해서 불법사찰을 시작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008년 연말부터 불법사찰이 시작된 건데, 나중에 기소당했을 때 보니 그 내용만 1m 50cm 정도 높이로 쌓여 있었어요.

그는 불법사찰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중국 등지에서는 드러내놓고 사진 촬영을 하거나 차량 미행을 하고, 지인들과 포천시, 경기도 등 관련 공무원들에게는 노골적으로 사찰 사실을 알리는 식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해왔다고 말했다.

또 2014년 수사로 전환된 후 2015년에 자택과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을 한 이후에는 직원과 거래처, 가족까지 조사하고 자신에 대해서도 8차례 걸쳐 매번 20시간씩 조사를 했다고 했다.

"여기서 꼭 말하고 싶은 건 남북교류의 실적이 많은 사람들은 그 국가보안법이라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요."

그는 "정권의 성격에 따라 들쑥날쑥한 대북정책 때문에 우리처럼  남북교류 성과가 많은 사람들은 늘 불안하게 서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일을 과연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힘겹게 말을 꺼내고는 "이번에 무죄가 나온 건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자신 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자신의 무죄를 계기로 '남북교류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분명히 세워서 이들에게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 혐의를 적용하는 일은 없애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 2008년 조선일보-노동신문 사이에 경평축구부활을 위한 금강산 실무회의가 당시 보도가 됐었나요?

■ 당시 비공개로 하기로 했어요. 조선일보는 주 독자층이 보수층인데,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도 없이 덜컥 보도했다가 역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노동신문도 마찬가지이고. 양측 모두 비공개 진행으로 가기로 했던 거죠.

지난 2018년 8월 10일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한 남측 방북단이 평양 양각도호텔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8년 8월 10일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한 남측 방북단이 평양 양각도호텔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사찰이 있었다는 기간에도 이사장께서는 계속 축구교류를 하시지 않았나요?

■ 물론 약 7년정도의 사찰기간에도 저는 남북교류를 한반도 중단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모두 중단됐어요. 제가 인천공항을 드나들때마다 매번 조사를 받게 됐는데요. 그러면서 불법 사찰의 강도도 아주 심해졌어요.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에는 스포츠교류를 모두 불허해서 중국으로 장소를 옮겨서 2013년까지 '인천평화컵'이라는 명칭으로 축구대회를 네번 했어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게 된 것도 이런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일텐데, 당시 박근혜 정부가 남북대화 재개로 연결시키지는 않았죠.

그해 10월 10일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아 연천 일대에서 남북간 사격전이 벌어지면서 최악의 군사적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에 당초 연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회 국제유소년축구대회-아리스포츠컵 대회도 무산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국 해냈잖아요.

다들 북한 선수단이 99%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11월에 김경성이 데리고 오니까 또 난리가 난거죠.

정보기관에서도 '저 놈은 이제 수사로 전환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탈북자를 회유해서 근거서류를 만들어서는 제 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하고, 참 난리도 아니었어요.


□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 혐의외에 다른 법적 제약은 없었나요? 

■ 제일 심각하게 말하고 싶은 게 뭐냐 하면 국가보안법 위반 수사로 전환이 되니까 바로 출국금지가 되는 것 같더군요.

중국이나 평양에서 축구대회를 할 때 여권이 있어야 되잖아요. 여권을 받으려면 경기북부경찰청, 담당 검사, 판사한테 다 허가를 받아야 되니까 시간이 많이 걸려요.

구청에 여권을 받으러가면 주민등록번호를 딱 넣어보고는 국가보안법 관련 기소 사실이 확인되니까 담당공무원들이 쑥덕거려요. 그런 말못할 불편함이 있죠.

압수수색할때는 집에 새벽부터 들이닥쳐서는 수사관 20~30명이 파란 박스를 들고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물건을 다 싣고 가니까 그걸 본 주변에서 저한테 접근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결국 집도 이사하고 아이는 놀림받으니 유학 보내고, 저는 2014년 경기도 공무원할 때인데 사직서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죠.

불법 사찰과 동시에 저를 위험인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예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서 굉장히 일하기가 힘들었어요. 대부분 사람들이 남북체육교류협회에 등을 지는 거예요. 

2007년 노무현 정부 때까지만 해도 남북체육교류협회 후원회원이 500명이 넘어서 연간 후원금도 10억원이 넘기도 했는데, 그 뒤로는 한명도 안남았어요.

내가 누구한테 피해를 준 건 하나도 없는데, 자기네한테 협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법 사찰을 시작한 것 아니에요. 1m도 훨씬 넘는 사찰 자료를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국민 예산을 썼겠어요.


□ 국가 상대 민사소송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 과연 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더 생각해 봐야 합니다. 또 무슨 한풀이를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예요.

전 15년동안 불법사찰, 압수수색, 수사, 기소, 재판을 받는 압박속에서도 한번도 남북교류를 중단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제 무죄를 받았잖아요.

남북체육교류협회를 떠났던 사람들이 '아, 이제 괜찮구나. 새롭게 힘을 합해서 이제 새로운 남북교류 시대를 맞이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 일에 대해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면 안된다는 차원에서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사찰은 법에 정한 요건에 따라 정해진 기간안에 끝내야 하고, 압수수색과 조사도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할 수 없도록 하며, 기소도 기한을 정해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피의자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2028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는 절호의 기회 

김 이사장은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2028년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를 남북협력사업의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 이사장은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2028년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를 남북협력사업의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원래 역량을 발휘했던 남북체육교류 분야에 대한 새로운 구상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제 트럼프 시대에 들어와서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될텐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가 고민거리이겠죠.

러시아가 북한에 손을 벌렸는데, 북한은 이 과정에서 과거 박정희 정권이 베트남전 파병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로 경제5개년계획의 기틀이 될만한 자금을 확보한 것과 유사한 경제적 효과를 볼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ICBM 개발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마지막 고리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구요.

지금 북한은 49년만에 2028년 평양 아시아탁구선수권 대회 유치를 확정했어요. 정상국가로 나아가겠다는 거예요.

핵을 가졌고, 핵을 실어나를 장거리미사일을 완성시켰어요. 극초음속미사일도 개발했고. 그 다음에 돈도 어느 정도 있어요. 그러면 이제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서 교통 인프라 개선 같은 곳에 눈을 돌리겠죠.

우리는 2027년도 충청권에서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가 확정됐어요.

우리나라에서 2027년에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2028년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라는 거의 같은 시기에 열리는 메이저 국제스포츠대회를 남북협력사업의 계기로 삼아야 할 절호의 기회라고 보죠.


□ 남북이 몇년 이내 유치를 확정한 메이저 국제스포츠대회를 계기로 어떤 협력모델이 가능할까요?

■ 먼저,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는 대전, 세종, 충남·북 지역에서 2027년 8월 1~12일까지 150개국 대학생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요.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무주 동계), 2003년(대구 하계), 2015년(광주 하계)에 이어 4번째 개최됩니다. 아시는대로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참가했어요.

2028 평양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는 북한이 지난 1979년 평양 탁구세계선수권대회 이후 49년만에 유치를 확정한 메이저 국제대회에요. 내년에는 아시아 주니어 탁구선수권대회도 열립니다.

제가 갖고 있는 계획은 2027년과 2028년 남북 지역에서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대회에 아프리카 등 취약 국가에 대한 지원사업 프로그램을 접목시켜서 남북 교류와 대화의 길을 열자는 거에요.

충청권에서 서해안 길로 올라간다면 개성, 동해안 길을 열면 금강산을 경유해서 평양이나 원산으로 가는 육로가 있을 수 있고, 그 다음 항구와 공항을 통해 남북을 오갈 수 있는 하늘·바다·땅을 이용한 교통로를 모두 열자는 거죠.
 
이 길을 연다면 앞으로 남쪽에서 북한지역을 관광하는 데 있어서나 향후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보아서나 남북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대회기간 중 취약 국가 지원 사업에 쓰는, 남북 지역을 왕래하는 지원 비용은 경제적 효과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한 거에요.

저는 이미 2024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 준비위원장 자격으로 이같은 구상을 가지고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의 지지도 약속받은 바 있고, 아프리카 대륙 IOC 총회에도 참석해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실제 실행도 된 일이구요. (관련기사 https://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5918)

북한 입장에서도 받아 들이기가 좋은 게 남한 사람들이 오는 것도 아니고 북에 우호적이거나 관계개선의 필요가 있는 아프리카 선수들과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거니까 마다하지는 않겠죠.

지난 2024년 강원도 동계청소년올림픽 지원프로그램으로 평창을 방문한 아프리카 선수들. [사진-아프리카대륙 IOC 발간물]
지난 2024년 강원도 동계청소년올림픽 지원프로그램으로 평창을 방문한 아프리카 선수들. [사진-아프리카대륙 IOC 발간물]

□ 가능하기만 하다면 우리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죠.

■ 당연히 그렇습니다. 조심스럽지만 이제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우리도 북한과 교류하는 흐름으로 가야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입니다.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미국과도 보조를 맞춰야 할테니까요.

이런 시기에 잘못하다가는 우리만 도태됩니다. 지금 북한이 받을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야겠죠.

저는 지금 서울과 평양이 할 수 있는 일은 정치회담이 아니라 동질성을 확대하는 스포츠교류와 경제교류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교류를 통해서 경제교류를 재개하고, 경제교류가 확대되면 사이가 나빠지더라도도 그것 때문에 관계를 끊을 수 없잖아요.

비핵화나 대북제재 해제를 따지는 일은 남과 북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실익도 없이 군사적 긴장만 높아지니까. 특히 논란은 있지만 트럼프가 북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버린 상황에서 우리가 그 앞에 비핵화 목표를 가로막아 놓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정부간 대화만 추진할 일이 아니라 스포츠 교류같은 분야에서는 민간에 넘겨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또 남북교류는 진보정권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요. 보수를 싸악 무시하고 자기들만의 성과로 가져가니까 보수정권은 들어서자마자 확 뒤집어 버려요. 괜히 나같은 사람은 보수정권에서 앙갚음을 당하게 되는 거에요.

남북교류는 보수정권에서 추진해도 더 후퇴하지 않습니다. 만약 진보정권이 남북교류를 한다면 조금 더디더라도 보수의 동의를 얻어서 추진해야 일관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남북교류가 활발해져야 북한의 변화도 오는 것이고, 북의 변화가 남북한 경제를 키우고 그렇게 성장한 경제가 정치를 지배하는 거예요.

북한은 압박해서 절대 망하지 않습니다. 보수는 남북교류야말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고, 진보는 남북교류를 보수와 나눠야 한다는 대승적 차원을 견지해야 합니다.


□ 한반도평화교류위원회를 준비하고 계신다구요.

■ 남북체육교류협회 조직을 중심으로 곧 한반도평화교류위원회를 만들 계획입니다. 대표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하시고, 제가 부대표를 맡을 거예요.

남북 평화교류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전부 다 모실 계획입니다.

거기서 2027·2028 국제스포츠대회 교류사업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이번에 무죄도 나왔고해서 자신있게 출발할 겁니다. 국내 정치상황도 많이 바뀌고 있지 않습니까. 대선공약으로도 받아준다면 여야 구분없이 도울 생각도 있어요.

그래서 다음 정권에는 누가 됐든 이 사업을 반드시 같이 추진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꼭 가져오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1120 2024 FIFA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후 기쁨을 만끽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 [사진-FIFA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11월 초 ‘1120 2024 FIFA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후 기쁨을 만끽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 [사진-FIFA 홈페이지 갈무리]

□ 북측 17살, 20살 미만 여자축구가 세계 1위의 경기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누구보다 잘 아는 분야이어서 특별한 계획도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만.  

■ 제가 제일 크게 기여한 게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북한의 아홉살부터 성인까지 훈련지원을 한 거잖아요.

북한 여자 축구의 경우, 아홉살 때는 남자애들하고 똑같이 10m 왕복달리기를 하는데, 그때는 여자애들이 키도 더 크고 기록도 더 좋아요. 경기를 해도 남자애들하고 대등하게 합니다.

고학년이 되면 남녀 차이가 나긴 하는데, 여자애들이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하니까 인프라는 여자축구가 더 좋아요. 훈련량도 어마어마합니다.

아홉살짜리가 스스로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줄넘기도 300개씩하고 알아서 뜁니다.

'저 언니들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서 대표가 돼 가지고 꼭 우승을 해서 우리 부모님 잘 모시겠다'는 편지를 쓴단 말이에요.

그런 각오를 가지고 훈련을 하다 보니까 15살짜리 여자 중학생들이 서울시청 여자축구단이나 프로축구단 선수들을 다 이겨요.

우리쪽 관계자들이 '나이를 속인 거 아니냐'고 하지만, 실제 북쪽 여자축구선수들은 기술이나 체력면에서 남자선수 못지 않아요.

그런데다가 우승경험이 많으니까 인프라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커지죠. 

또 하나는 요즘 여자축구가 미국이나 중국이 잘하다가 유럽이나 남미로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북한 여자축구선수들은 체격이 상대적으로 작잖아요. 

대신 빠르고 짦은 패스 위주의 공간활용으로 남미와 유럽의 축구를 이겨낸 거에요.


□ 당분간 여자축구의 추세는 크게 변동없겠네요.

■ 북한은 늘 그런 축구를 추구해왔어요. 유럽과 남미선수들은 몸이 커서 회전반경도 크고 순발력은 작은 애들보다는 떨어진단 말이에요.

따다닥 뛰는 선수와 성큼성큼 뛰는 선수가 비교가 되죠. 제공권 장악이나 롱패스, 운동장을 넓게 활용하는 측면에서 보면 유럽이나 남미선수들의 드리볼이 강력하지만 지금은 드리볼 축구가 아니라 패스가 중요한 속도축구이거든요.

빈 공간으로 뛰고 그 공간으로 차주고 그러는 건데, 드리볼로 하면 몇분씩 걸리던 것이 골키퍼가 상대편까지 공을 보내는데 2, 3초면 된단 말이에요. 

체격이 작고 순발력이 좋은 선수들이 공간 침투능력이 있다 보니까 이번에 북한팀 우승에도 역할을 했다고 봐요. 실제 훈련과정에서도 그렇게 해 왔고.


□ 미국과 북한 여자축구팀이 하는 친선경기 같은 것도 재밌을 것 같네요.

■ 2008년 11월 뉴질랜드 17살 미만 월드컵에서 북한이 우승을 했는데, 애들이 쿤밍에서 3년간 훈련을 받은 선수들이었어요. 

그때 미국을 결승전에서 2 대 1로 꺾고 우승을 했는데, 북한은 중국을 이기는 것 보다는 일본이나 미국을 이기는 걸 어마어마하게 큰 성과로 보더라고.

그런 경기를 트럼프가 추진할 것 같지는 않고, 우리가 추진했을 때 반대하지는 않을 것 아니에요.

분쟁을 겪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남북 또는 이란,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을 서로 초청해서 평화대회를 여는 것도 괜찮겠지만 실현은 쉽지 않겠죠.

미국에는 전국유소년축구대회 우승팀이 시애틀에 있어요. 예전에 남북 유소년축구선수들이 시애틀에 가서 멕시코나 캐나다 등 주변국 팀과 함께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추진한 적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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