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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징역 5년 구형, 그 싸움이 가장 끔찍"

[이 사람, 10만인] 제10회 리영희상 수상한 최병성 환경탐사전문 시민기자

22.12.09 19:31l최종 업데이트 22.12.09 19:31l
제10회 리영희상을 수상한 최병성 목사
▲  제10회 리영희상을 수상한 최병성 목사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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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되고 그것에서 그친다. 진실은 한 사람의 소유물일 수 없고 이웃과 나눠야 할 생명인 까닭에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했다. 그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영원히 그러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괴로움 없이 인간의 해방과 발전, 사회의 진보는 있을 수 없다."(고 리영희 저서 <우상과 이성> 서문에서)

제10회 리영희 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최병성 <오마이뉴스> 환경탐사 전문 시민기자(60. 목사.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 소장)는 인터뷰 내내 이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최병성 리포트'를 통해 우리 사회의 수많은 우상을 타파하는 데 앞장서 온 최 목사는 "늘 가슴에 새기고 있는 말"이라고 말했다.

리영희 상 시상식 하루 전날인 6일 용인의 한 카페에서 최 목사를 만났다. 그에게 소감을 묻자 "오마이뉴스를 통해 주로 환경 기사를 써왔는데 환경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잘못된 우상을 깨뜨려온 것으로 넓게 인정을 받은 것 같다"라면서 "리영희 선생의 엄청난 이름에 누가 될지 우려되지만 그 어떤 상을 받는 것보다 기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저는 싸움꾼이 아니라 사랑꾼이다"

리영희 상 심사위원회가 밝힌 최 목사 선정 사유 중 하나는 "최병성 목사는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기독교 정신과 공익을 우선하는 사회 윤리에 입각하여 원칙을 지키는 환경운동을 지속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최 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싸움꾼이라고 하는데, 오랫동안 이 길을 걸을 수 있었던 힘은 오로지 생명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라면서 "생명을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을 하면 생명을 지킬 용기가 나는데, 아무것도 아닌 한 개인이 재벌 기업과 권력에 맞서서 겁 없이 싸웠고, 겁 없이 사랑했다"라고 말했다.

최 목사에게 그간 가장 힘들었던 싸움이 무엇이었냐고 물었다. 그는 "검사가 저에게 징역 5년 구형한 사건"이라면서 "4대강 사업이나 쓰레기 시멘트 문제처럼 세인들의 주목을 받지 못할 정도로 작은 싸움이었지만 가장 집요했고 끔찍했다"라고 회상했다. 2014년, 최 목사가 용인으로 이사오면서 시작된 콘크리트 혼화제 연구소와의 4년에 걸친 법정 싸움이다.

최 목사는 "초등학교 앞에 건설하려는 연구소의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밝혀냈는데, 4년 동안 재판으로 저를 피 말리게 했다"면서 "하지만 이 사건으로 국토 난개발 문제에 눈을 떴고, 용인시 난개발 조사 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용인시와 경기도 난개발 정책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많은 숲을 지켜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강 매립장, 쓰레기 시멘트, 4대강... '나홀로 싸움'의 연속
   
큰사진보기한반도지형 앞에 선 최병성 목사
▲  한반도지형 앞에 선 최병성 목사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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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목사가 환경운동을 시작한 건 23년 전부터다. 그는 1994년 강원도 영월 서강변에 움막집을 짓고 수도자의 삶을 살면서 '영성'을 공부했다. 하지만 1999년 영월군이 이곳에 쓰레기 매립장을 추진했고, 이에 맞서면서 최 목사는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결국 서강을 지켜냈고 그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습니다. 영광이었죠. 또 서강 싸움의 과정에서 '한반도 지형'을 발견했습니다. 국가명승 제75호로 등록됐죠. 교과서에 실리고 애국가에도 나옵니다. 이곳은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됐습니다. 제게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지만 영월군을 먹여 살리는 관광 자원이 됐죠."

서강 싸움을 승리로 이끈 최 목사는 2006년부터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최초로 이슈로 만들었다. 석회석에 폐타이어, 폐비닐, 폐유 등의 산업 쓰레기를 혼합해 태우는 문제점을 고발해 2009년에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감사원 감사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유야무야됐고, 최 목사는 4대강 사업과의 새로운 싸움에 돌입했다.

최 목사는 "쓰레기 시멘트 문제는 언제든 다시 제기할 수 있지만 강은 한번 파괴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생각에 4대강을 누비고 다녔다"라고 말했다. 당시 최 목사는 전국을 누비며 300회 넘게 4대강 특강도 했다. '4대강 목사' '장로 대통령에 맞짱 뜨는 목사 기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 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용인의 콘크리트 혼화제 연구소 문제로 '끔찍한 시간'을 보냈고 2020년부터 오마이뉴스에 '최병성 리포트'를 연재하면서 다시 전국을 누비고 있다.

"작년 4월 5일 산림청이 '우리나라 숲은 늙은 숲이어서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진다'라면서 늙은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나무 30억 그루 심기를 시작했습니다. 그건 나무 팔기 위한 장사였지요. 그 문제점을 지적했더니 벌목 현장이 발칵 뒤집혔죠. 30억 그루 나무심기라는 용어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또 문재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라는 이름으로 산림과 바다를 파괴했습니다. 기사로 고발하면서 농민들과 함께 이슈 파이팅을 해왔죠."

고군분투하면서 써낸 1조 5천억, 500억짜리 기사들
 
큰사진보기오마이뉴스 환경탐사전문 시민기자인 최병성 목사
▲  오마이뉴스 환경탐사전문 시민기자인 최병성 목사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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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심사위가 평가한 개략적인 최 목사의 환경운동 약사다. 심사위가 밝힌 또 다른 선정 사유는 비타협적인 환경운동이었다. 사실 거대 권력과 거대 재벌 기업, 정부 기관과 싸우다 보면 유혹도 많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최 목사는 "제가 워낙 강하게 던지다 보니 바늘도 안 들어갈 사람으로 생각해서 쉽게 접근을 안 했다"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오히려 쓰레기 시멘트 재벌에 막대한 피해를 준 비타협적 사례를 열거했다.

"20년 만에 영월 서강을 다시 지켜냈어요. 영월군이 아니라 쌍용양회가 60년 동안 파먹은 폐광산에 산업폐기물매립장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물이 줄줄 새는 석회광산입니다. 당시 54일간의 장마로 많은 비가 내렸는데 단 며칠 만에 물이 다 새 나갔습니다. 그걸 드론으로 찍어서 이슈로 만들었죠. 산업폐기물매립장 허가만 받으면 1조 5천억 원을 받고 팔려고 했다는 소문이 증권가에서 돌았는데, 쌍용양회는 그걸 날린 거죠."

'폐암 유발 독성 쓰레기로 아파트 짓는다? 5시간 추격전'. 지난 2020년 12월에 쓴 최 목사의 기사 제목이다. 이 기사는 500억 원짜리 기사였다. 최 목사는 "필리핀에서 압류됐다가 경남 진해항으로 되돌아온 라돈 방사능 쓰레기인 인산석고 30만 톤을 삼표시멘트에서 500억 원을 받고 처리한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했다"라면서 "진해항에서 차로 5시간 하고도 40분간 추적해서 쓴 기사 때문에 500억 원이 날아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화력발전소가 많기 때문에 유연탄 석탄재가 남아돈다. 최 목사는 쓰레기 처리비를 벌기 위해 일본으로부터 수백억 원씩 받고 유연탄 석탄재를 들여와 처리하는 시멘트 업계의 실태를 고발했다. 오는 2023년부터 일본산 석탄재 수입은 전면 금지된다.

백전백승 비결? "내 글쓰기의 90%는 자료수집"

최 목사는 크고 작은 싸움에서 소송도 많이 당했지만 대부분 승소했다. 그 비결을 물었다.

"리영희 선생은 '내 글쓰기의 90%는 자료수집이었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기사를 쓰려면 소위 적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날카로운 팩트와 생생한 현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자료수집이지요. 모든 자료가 인터넷 안에 있습니다. 검색어만 잘 던지면 수많은 사이트에 숨어있는 놀라운 보고서를 찾을 수 있어요. 그걸 찾아서 머리 싸매고 공부하면서 숨겨진 진실, 즉 진주를 찾아서 하나의 보석으로 엮듯이 기사를 썼습니다."

오랫동안 나 홀로 싸움을 벌여온 최 목사. 그가 쓴 기사는 1인 미디어를 넘어 '1인 군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파괴력이 막강했다. 혹시 주변에서 독불장군이라는 소리를 듣지는 않았을까? 그는 "혼자이었기에 돈 안 들이고 빠르게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라면서 "인터넷의 폭발적인 힘을 이용할 수 있는 미디어가 항상 나의 곁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제10회 리영희 상을 수상한 까닭도 미디어를 통해 가공할 만한 위력의 글쓰기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최 목사는 "나에게 글쓰기는 다윗의 물맷돌"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쟁터에 형들의 안부를 물으러 나간 어린 다윗은 전쟁에 나갈 의무도 책임도 없었죠. 저도 목회 활동만 잘하면 됩니다. 환경운동은 주어진 일이 아닙니다. 다윗에게는 전쟁에 어울릴 만한 칼과 창이 없었습니다. 물맷돌이 사람을 죽이는 살상 무기는 아니죠. 하지만 기술이 더해지자 아무도 감당하지 못하는 골리앗을 물리쳤죠. 저의 물맷돌은 모든 진액을 짜듯이 써서 세상의 우상을 향해 던지는 글쓰기입니다. 더 멋진 무기가 되기 위해 항상 연마하고 있습니다."

"자칭 '대한민국 담임목사', 오늘도 전국으로 심방 나간다"
 
큰사진보기최병성 오마이뉴스 환경탐사전문 시민기자가 제10회 리영희 상을 받았다.
▲  최병성 오마이뉴스 환경탐사전문 시민기자가 제10회 리영희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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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현장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최 목사에게 '어느 교회 목사'냐고 묻는다고 한다. 이때 그는 자칭 '대한민국 담임목사'라고 말하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창세기 1장 1절에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나오는데, 하나님이 만든 세상을 지키는 게 목사의 일 아니냐"면서 "누가 인정해주지는 않지만, 나는 노트북과 카메라, 드론을 들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심방을 간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를 마친 뒤 최 목사는 기자를 기흥역까지 차로 태워줬다. 최 목사의 차 안에는 귀마개와 헤드폰이 놓여 있었다. 이게 뭐냐고 물으니 최 목사는 "몸이 안 좋을 때는 자동차 진동이 너무 크게 느껴져 귀를 때린다"라면서 "귀마개를 하고 그 위를 헤드폰으로 덮은 채 운전하면 조금 나아진다"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취재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자비로 지출한다. 기름값에서부터 취재 장비 구입, 샘플 분석 조사와 설문조사 경비, 소송 비용과 심지어 지역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자비로 광고 전단을 만들어 뿌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월급을 받을 회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전국을 누비고 다니면서 수차례 잔병치레를 해왔고, 이제는 귀마개도 모자라 헤드폰까지 쓰고 가속기를 밟고 있다. 환경운동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상대방은 재벌입니다. 나는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조직도 없고, 아는 것도 없이 출발했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내가 먼저 진실을 알았는데 내가 포기하면 내가 더 나쁜 놈이 되는 게 아닐까요. 그런 마음으로 견뎠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내가 세상을 바꾸면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데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최병성 목사는 지난 7일 리영희 상을 받은 데 이어 9일에는 국제투명성기구의 한국본부인 한국투명성기구가 선정하는 2022년 투명사회상도 받았다. 

[관련 기사] 최병성 시민기자, 제10회 리영희상·2022 투명사회상 수상 http://omn.kr/21vw5
 
▲ 제10회 리영희상 수상한 최병성 목사 인터뷰 "목사도, 환경운동가도, 기자도 아닌 박쥐같은 인생을 살아온 지 벌써 24년째입니다. 오늘 리영희 재단에서 지난 제 걸음들을 '진실을 추구하며 우상을 깨트리는 용기'로 인정해주셨다는 사실에 염치없지만 기쁜 마음으로 상을 넙죽 받으려 합니다." 제10회 리영희상 수상자로 선정된 최병성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 소장(목사, 오마이뉴스 환경탐사 전문시민기자)의 수상 소감 한 대목이다. 그는" 자칭 '대한민국 교회'의 담임목사라며 오늘도 전국 곳곳을 열심히 누비고 있다"면서 "그러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로써 언제나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한다'시던 리영희 선생님의 말씀이 제게 한줄기 빛이요, 위로였다"고 덧붙였다. 리영희상 시상식 하루 전날인 지난 6일 용인의 한 카페에서 최 목사를 만났다. 그에게 소감을 묻자 “오마이뉴스를 통해 주로 환경 기사를 써왔는데 환경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잘못된 우상을 깨뜨려온 것으로 넓게 인정을 받은 것 같다”면서 “리영희 선생의 엄청난 이름에 누가 될지 우려되지만 그 어떤 상을 받는 것보다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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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UN기구 개입=가짜뉴스 후려치기…“무례하고 품위 없다”

 
[뉴스AS]
ILO 개입에 주호영 “국제문제 되는 듯 가짜뉴스”
국제 노동계 “외교적 실례이자 품위 없는 행동”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노동기구(ILO)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화물연대 본부(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 정부 대응에 대해 지난 2일 ‘개입’ 결정을 한 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우리나라가 국제노동기구 규범을 위반해서 국제적 문제가 되는 듯 가짜뉴스가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4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의견을 요청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힌 데 이어, 국제기구의 권위를 폄훼한 발언이다.

 

 

한국의 이런 태도에 대해 국제운수노조연맹이 “외교적 실례이자 품위 없는 행동”이라고 밝히는 등 국내외 노동계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8일 주 원내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제노동기구의 긴급개입절차는 노사단체가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에게 특정 사안에 개입을 요청할 경우, 사무총장이 해당 정부에 의견을 묻는 절차에 불과하다”며 “(국제사회에서) 법적 구속력도 없고, (뒤따르는) 권고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노동기구의 ‘개입’ 공문을 들여다보면, 형식 논리에 매몰된 주 대표의 이런 설명은 설득력을 잃는다.

 

 

우선 국제노동기구가 보낸 공문의 제목부터가 ‘의견조회’가 아니라 ‘개입’이다.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의 개입은, 회원국 노동조합 등이 정부의 협약 위반과 같은 사유로 권리를 침해받았을 경우에 국제노동기구에 긴급한 조처를 요청하는 절차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노조에서도 자주 개입을 요청하는데, 이번 개입은 요청한 지 나흘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공문의 내용을 살펴봐도 이번 개입을 의견조회, 즉 한국 정부에 대한 ‘질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제노동기구는 공문에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파업권을 침해한다”는 공공운수노조의 개입요청 사실을 확인한 뒤, 2012년 결사의 자유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화물기사에 단체교섭권을 포함한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권고한 것을 “주목하라”고 밝혔다. 이어 “파업권은 노동자와 그들의 조직(노동조합)이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증진하고 지킬 수 있는 필수적인 수단”이라며 파업권 보장 필요성을 덧붙였다.

 

 

파업노동자에 대한 업무복귀명령과 관련해서도 “국제노동기구 감독기구는 운송서비스 및 유사한 부문의 업무복귀명령이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간주하고, 평화적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에 대해 형사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고 명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두고 “감독기구의 기존 판단을 참고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과 정확하게 부합하는 내용에 대해 ‘감독기구’가 ‘결사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이를 “단순 참고 목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루완 수바싱게 국제운수노조연맹 법률국장은 이날 <한겨레>에 “감독기구 판단과 차이가 있어도 개입은 외교적으로 상당히 중요하고, 이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외교적 실례이자 품위 없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도 “개입이나 감독절차 모두 국제노동기구가 안내하는 권위 있는 절차”라며 “지키지 않고 무시해도 되는 행위로 해석하는 것은 국제노동기구 기본협약 비준국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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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포르노'는 사람을 도구화하는 최악의 후원 독려 방식

손준성 검사 고발사주 의혹 재판에서 드러난 정황

손준성 검사 자료사진 ⓒ뉴시스

 
‘고발사주’ 공모 혐의의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검찰수사 과정에서 불기소 처분의 근거가 된 면담보고서를 검찰이 허위로 작성했을 수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이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김웅 의원을 불기소 처분할 때 판단 근거 중 하나였던 면담보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법정 진술이 나오면서다.

고발사주는, 검찰이 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비판적인 인사들을 수사할 수 있도록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해 달라고 사주했다는 의혹이다. 이는 2020년 총선 때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조성은 씨가 폭로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받고 검찰에 고발장을 직접 접수한 조 씨는, 의혹의 증거로 텔레그램 기록을 제시했다. 해당 기록에는 ‘손준성 보냄’으로 적혀 있었다. 손중성 검사가 고발장을 김웅 후보에게 전달하고, 이를 다시 조성은 씨에게 전달한 후, 검찰에 접수케 했다는 증거다.

고발사주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하여 공직자인 손준성 검사를 기소 의견으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당시 후보 신분이었던 김웅 현 의원은 공직자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수사를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에 문제가 된 면담보고서를 근거로 김웅 의원을 재판에 넘기지 않고 불기소 처분했다.

포렌식 담당 수사관의 증언
“그런 질문 받은 적 없다”


뉴스버스·한겨레 등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추가로 드러난 허위 보고서 작성 의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옥곤) 심리로 지난 5일 열린 손준성 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재판에서 손 검사 측 변호인이 검찰 수사관을 증인신문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날 재판에서 손 검사 측 변호인은 지난 8월 29일 이희동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 부장검사가 A 수사관을 면담한 문답 형태의 보고서에 관해 질문했다. A 씨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의 포렌식 전문 수사관으로, 조성은 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담당했다.

재판에서 손 검사 측 변호인은 “(면담 당시) 이희동 부장검사가 텔레그램 메시지 전달 경로와 관련해 ① 손준성→김웅→조성은 ② 손준성→제3자→김웅→조성은 ③ 제3자→손준성→김웅→조성은 ④ 제3자→손준성→제3자→김웅→조성은 등 4가지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는데 기억나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의 취지는 ‘손준성→김웅→조성은’으로 이어지는 고발사주 고발장 전달 경로에서 중간에 제3자가 끼어들 가능성과 최초 전달자가 손준성 검사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것이었다. 검찰은 제3자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김웅 의원을 불기소처분 했다. 손 검사 변호인은 김웅 의원이 이 면담보고서 등을 근거로 불기소처분됐으니, 손준성 검사 또한 면담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혐의 없다는 재판부의 판단을 끌어낼 수 있다고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A 수사관의 답변은 손 검사 측 변호인의 기대와는 달랐다.

A 수사관은 네 가지 가능성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적 없다며 “(이희동 부장검사가) 가능성을 임의로 나눈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저에게는 A, B, C로 거론하면서 ‘A가 B에게 보낸다면’ 식으로 질문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손 검사 측 변호인은 “(고발사주 고발장) 최초 전달자가 손준성이 아닐 가능성에 관한 대화도 나눴었나? 보고서에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기재돼 있다”고 물었고, A 수사관은 “그런 적 없다”고 반박했다.

손준성 검사를 ‘혐의 있음’으로 기소한 공수처 측도 증인 심문에 나섰다. 공수처 측은 최초 전달자가 손준성 검사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 문장에 대해 반복해서 집중적으로 물었고, A 수사관은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A 수사관은 만약 이희동 부장검사로부터 제3자 개입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면 “‘내용을 몰라서 설명 불가’라고 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희동 검사는 올해 6월 28일 윤석열 정부 검찰이 3차 인사 단행 때 발탁된 ‘공안통’이다.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교수였다가 이때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에 앉았다. 공공수사1부는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수사 담당 부서다. 그는 광주지검 공안부장검사, 대검찰청 공안2과장, 인천지검 공공수사부장 등을 거치면서 공안통 경력을 쌓았다. 2020년 1월 법무부(당시 추미애 장관)가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단행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 남겨달라고 마지막까지 요청했던 검사 6명 중 1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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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1면…손흥민 주장완장 받는 윤석열과 화물연대 파업 노동자들

  • 기자명 박재령 기자 
  •  
  •  입력 2022.12.09 07:35
  •  
  •  댓글 4
 
 

[아침신문 솎아보기] 주장 완장 받는 윤석열 1면 배치한 중앙
추가 업무개시명령에 세계일보 “불가피한 일”
국민일보 3면에 걸쳐 포털 뉴스 댓글 ‘혐오’ 분석

▲ 9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 9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 9일자 한겨레 1면 사진.
▲ 9일자 한겨레 1면 사진.

9일 아침신문 1면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 기념사진과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의 화물연대 사진은 서로 다른 나라 같았다. 서울신문, 조선일보는 대통령과 대표팀의 ‘셀카’를 1면에 실었고 중앙일보는 손흥민 선수가 윤석열 대통령에 완장 채우는 모습을 상단에 배치했다. 한겨레, 한국일보는 강경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 과 화물연대 위원장의 사진을 상단에 냈다.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가 8일 화물연대 소속 철강·석유화학 분야 화물운송 노동자들에게도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면서 화물연대는 9일 파업 철회 여부를 조합원 총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보는 지난 업무개시명령이 효과적이었다며 여론 악화로 파업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했고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정부가 백기투항을 강요한다며 갈등이 지속되는 책임을 정부에 돌렸다.

▲ 9일자 아침신문 1면.
▲ 9일자 아침신문 1면.

계속되는 정부 초강경 대응 이유는 정치적 노림수?

세계일보는 정부의 추가 업무개시명령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사설에서 세계일보는 “물류는 우리 경제의 혈맥”이라며 “물류가 멈추면 우리 산업이 멈추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 경제와 민생으로 되돌아온다”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말을 인용하며 “정부의 추가 업무개시명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난 보름여간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은 운송거부로 약 2조 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 조선일보 4면 기사.
▲ 조선일보 4면 기사.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초기에 제안했던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수용하며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가 ‘선 복귀, 후 대화’라는 강경 방침을 유지하며 논의가 막혔다. 조선일보는 “민주당과 민노총은 정부안을 걷어차고 거리로 나간 데 따른 경제 손실과 사회적 비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 책임 이행의 시작은 (화물연대의) 업무 복귀고, 안전운임제 운용 방안에 대한 논의는 업무 복귀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의힘 의원 발언을 인용했다.

▲ 9일자 한겨레 3면.
▲ 9일자 한겨레 3면.

계속되는 정부의 강경 대응은 높아지는 지지율을 고려한 ‘노림수’라는 지적이다. 동아일보는 “강경 기조 배경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40%까지 올라온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겨레는 3면 기사 ‘굳게 닫힌 대화문 뒤엔…윤 대통령 ‘응징 리더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뚤어진 노동관과 지지층 결집 분위기가 맞물린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스트롱맨’ 이미지가 고착되면 장기적으로 윤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이어 “정치권은 애초 이견을 줄여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며 “그러나 여당은 이날 ‘업무 복귀 없이 대화는 없다’며 노-정 갈등 해소의 출구를 막아버렸다. 당정의 기존 결정조차 원점으로 돌린 것으로 대통령실이 ‘원칙론’을 강조하며 강경 드라이브를 걸자 박자를 맞췄다는 게 야권의 해석”이라고 했다.

보수지는 일제히 파업이 명분을 잃었다며 ‘파업 때리기’에 나섰다.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화물연대의 무리한 요구와 불법행위에 국민이 등을 돌림으로써 운송거부의 명분은 이미 무너졌다”며 “(민주당이 중재에 나서면서) 화물연대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이제 경제만 힘들게 만드는 업무거부를 중단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했다.

▲ 9일자 서울신문 사설.
▲ 9일자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민주노총 ‘떼법’ 접고, 화물연대 즉각 복귀해야‘ 사설에서 “정부가 그렇게 메시지를 보냈으면 화물연대는 업무에 복귀한 뒤 협상안을 모색하는 게 순리였다”며 “민주노총의 떼법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던 때는 지났다”고 했다.

한편 야당은 화물연대와 중재안을 사전 조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일보는 “화물연대는 민주당의 일방적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며 “화물연대는 대신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의 입장 발표 이후 정부·여당이 '선 복귀, 후 논의 방침'을 내세우며 '3년 연장'마저 없던 일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9일자 조선일보 사설.
▲ 9일자 조선일보 사설.

이러한 와중에 경찰이 8일부터 건설 현장의 갈취, 폭력 등 조직적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한 특별 단속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내년 6월까지 200일 동안 실시한다. 조선일보는 환영하는 사설을 냈다. 9일 사설 ‘경찰 이제야 노조 조폭 행태 단속, 산업 전체로 무기한 실시해야’에서 조선일보는 “건설 노조가 현장에서 벌이는 불법 행위는 조폭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며 “민노총 산하 노조의 폭력 갑질 행위는 건설만이 아니라 모든 산업 현장에서 벌어져온 일”이라고 비판했다.

‘댓글 쓰는 당신이 궁금했습니다’…1억개 댓글 분석한 국민일보

▲ 9일자 국민일보 1면.
▲ 9일자 국민일보 1면.

국민일보가 1면에 ‘댓글 감수성 자가 테스트’를 제공했다. ‘나는 기사를 처음부터 끝가지 다 읽고 나서 댓글을 보거나 쓰는 편인다’, ‘나의 댓글은 실명을 밝히고도 떳떳하게 공개할 수 있다’ 등의 항목이 나열돼 있다. 국민일보는 자가 테스트를 제공한 이유로 “댓글을 쓰는 당신이 궁금했습니다”라며 “나의 양심이 댓글 감수성을 측정하는 유일한 지표”라고 했다.

1면 테스트에 이어 국민일보는 뉴스 댓글 약 1억 2000만개를 분석했다. 2면 ‘특정집단 향한 공격과 조롱…‘폭력’이 된 포털 뉴스 댓글’에서 “댓글이 20개 이상 달린 기사는 전체 기사의 약 24%였고 이 기사들에 달린 댓글이 전체 댓글의 약 96%를 차지했다”며 “분석 결과 여성, 전라도, 민주노총 세 분야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한 댓글에서 뚜렷한 혐오의 감정이 드러났다”고 했다.

분석 결과를 자세히 보면, ‘여성가족부 폐지’ 내용을 포함한 댓글의 경우 정치 부문에서 53%, 사회 부문에서 84%가 ‘여성 혐오’ 댓글로 분류됐다. ‘전라도’와 관련된 댓글은 정치 부문에서 85%, 사회 부문에서 55%가 ‘지역 혐오’ 댓글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관련 내용을 다루는 댓글은 정치 부문에서 57%, 사회 부문에서 60%가 ‘기타 혐오 및 욕설’ 댓글로 나타났다.

▲ 9일자 국민일보 3면 기사.
▲ 9일자 국민일보 3면 기사.

국민일보는 총 3면에 걸쳐 댓글 기획을 이어갔다. 3면에서 “이태원 참사 댓글 58%가 ‘혐오’”라며 “대선 때보다 갈등이 심각”하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기사 내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댓글에선 사고 자체에 충격을 표하거나 안타까워하면서도 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과 유족, 희생자는 비방하는 패턴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일부 댓글은 이태원의 핼러윈 파티를 외국에서 들어온 정체 모를 ‘귀신 놀이’로 폄하하며 “금지해라” “쫓아내라”는 식으로 혐오를 드러냈다”고 했다.

파업 돌입한 뉴욕타임스…‘언론인도 노동자’

뉴욕타임스가 파업에 들어갔다. 경향신문은 칼럼 ‘여적’에서 “비록 24시간 동안 하는 한시적 파업이지만, 이 신문 노조가 1981년 6시간 반 제작 거부를 한 이후 최대 규모의 파업이라고 한다”며 “노조원 약 1400명 중 1100여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노조원 상당수가 기자들이어서 이날 하루 신문 제작과 인터넷 콘텐츠의 공백이 생겼다”고 했다.

뉴욕타임스 노조는 성명에서 “사측이 노동자들과의 단체협상에 선의를 보이지 않았고, 노조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임금 인상이 턱없이 적다며 뉴욕타임스가 재정 상태가 양호한데도 노동자 처우 개선에 소극적이라는 주장이다.

경향신문은 “세계적으로 파업권이 화두가 된 이때 다른 노동자들의 파업을 보도하는 언론기관 종사자들도 파업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해주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이전에 윤 대통령의 인터뷰를 홍보하며 “뉴욕타임스가 한 면 전체를 할애해 한국 대통령 인터뷰를 게재한 경우는 최근에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 한 것을 놓고 “윤 대통령은 바로 그 신문의 기자들이 보편적 권리로서의 파업을 실행에 옮겼다는 사실에도 주목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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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계획 없다? 그 수법은 꽤 오래된 것이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2/09 10:38
  • 수정일
    2022/12/09 10: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소셜 코리아] 공공기관 기능축소·자산매각은 결국 민영화... 피해는 다수 국민에게

22.12.09 05:12최종 업데이트 22.12.09 05:12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학계, 시민사회, 노동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말]
[소셜 코리아 연속 기획]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철도, 전기, 의료 등의 공공기관을 영리화하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환율 급등 등으로 서민의 경제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영리화의 본질은 무엇이며, 그 방향은 타당한 것인지 짚어보고, 국민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연재 주제와 순서는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①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공격하는 이유
② 공공기관 방만경영? 부채비율 오히려 낮아졌다
③ 공공기관 길들이기에 공공성 실종됐다
④ 공공기관 개혁은 민영화 꼼수?
⑤ 전력 공기업 재편, 멀리 내다보자

 

▲ 지난 5월 17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40%가량을 증시 상장을 통해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 공동취재사진


조규홍 "의료·복지 민영화 반대…민간 공급 체계화할 것"
"민영화 움직임" 철도노조 반발…총파업 나서나
에너지 위기 핑계로 '한전 민영화' 꺼내는 ​언론의 속셈은?
공공기관 보유 YTN 지분 31% 매각 공식화…민영화 논란 넘을까
"지금이 매각 적기"…HMM 민영화 시동 건 산은


최근 언론에 민영화와 관련한 기사가 자주 올라온다. 철도, 전력, 보건의료, 복지·돌봄, 언론 등 민영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영역이나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고 앞으로도 민영화를 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를 전부 민영화와 연결시키는 건 과도한 것인가? 쓸데없는 걱정은 아닐까?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민영화 관련 기사의 진실은 무엇일까?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4월 28일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위한 5대 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5월 17일 "인천국제공항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발언함으로써 민영화 논란이 촉발됐다가 6월 지방선거 이후 잦아들었다. 6월 16일 발표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의 전반적인 기조는 부자감세와 규제완화였지만, 민영화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 전에 인수위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기업 민영화를 우려하는 야당의 지적에 지난 5월 27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를 검토한 적도 없고 현재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자신이 했던 인천공항 지분매각 발언은 "과거 저서에서 언급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 것"일 뿐 "새정부의 정책 방향을 말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민영화 검토한 적도 없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5월 19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질의 과정에서 "현재로서는 민영화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고, 6월 26일 한 방송에서도 "우리 국민 전반의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들, 특히 철도·전기·가스·공항 등 민영화는 검토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7월 29일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서 "민간과 경합하거나 비핵심적인 기능 축소·폐지, 자산 매각 등과 관련하여 민영화는 추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도 9월 5일 '새 정부 지방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서 "지방공공기관의 구조개혁과 재무건전성 강화 과정에서 기관 민영화는 배제할 계획"이라며 "논란이 된 민간 경합사업 정비도 기관 자체를 민간에게 이양하는 민영화와는 다르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이 발언들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민영화를 '공기업의 완전한 매각'으로만 제한적으로 정의하여 민영화 논란을 회피해보려는 수법은 꽤나 오래된 것이다. 정부 자산 매각을 비롯해 소유권 이전만을 민영화로 보는 입장은 가장 좁은 의미의 해석이다. 민영화 이론의 대부인 임마뉴엘 사바스에 따르면 민영화는 단순히 재정적 혹은 관리적 조치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 정부의 역할을 줄이거나 민간 기관의 역할을 증가시키는 조치"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민영화와 관련하여 우려하는 것은 민영화 자체가 아니라 국가나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민간이라고 표현되는 '시장', '기업'에 맡기는 것이다. 민관협력사업이나 민간투자사업, 민간위탁·외주화를 문제 삼는 것도 단지 민영화라서가 아니다. 책임져야 할 공적인 주체가 사라져버리고 공공서비스를 경쟁 논리와 이윤추구에 내던져버리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 명목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기능조정이나 자산·지분 매각 등도 민영화의 사전포석이라 할 만하다. 정부는 내놓는 공공기관 정책마다 민영화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판박이다. 이 두 정부는 정권 내내 공공기관 선진화, 정상화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민영화를 추진했다.

더욱이 다양한 영역에서 민영화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기획재정부는 11월 11일 공공운영위원회를 열고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을 확정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YTN의 지분을 21.43% 보유한 한전KDN이 이사회에서 YTN 지분 매각안을 통과시켰다. 이 때문에 TBS, MBC 등의 민영화 논란과 함께 언론 장악, 언론 민영화 이슈가 떠올랐다.

현물 급여 복지를 취약계층 위주로 지급하고, 돌봄, 요양, 의료, 교육 등 사회서비스 분야 전반을 민간 주도로 재편하겠다는 복지 민영화, 돌봄 민영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경영부실과 적자경영을 이유로 매각이 공식화된 한편으로, 분기마다 조 단위 흑자를 내고 있는 HMM의 민영화를 해양수산부가 공식화하기도 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공공의료에 매진했던 공공병원을 민간위탁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며, 영리병원을 설립하려는 시도가 제주도뿐 아니라 강원도에서도 일어나 의료 민영화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YTN의 지분을 21.43% 보유한 한전KDN은 이사회에서 YTN 지분 매각안을 통과시켰다. 서울 상암동에 있는 YTN 사옥. ⓒ 셔터스톡

 
민영화 결과는 처참했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가 이러한 민영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민영화는 작은 정부, 재정 긴축, 민간 주도(기업 주도), 시장주의, 규제완화를 핵심 국정운영 기조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자유, 공정, 혁신, 연대를 내용으로 하는 윤석열 정부 경제운용 비전의 본질은 공공부문을 구조조정·민영화하고, 에너지, 의료, 교통, 사회서비스 등의 공공서비스를 사기업에 넘기는 데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서발법) 입법 추진이다. 이태원 참사로 어수선한 가운데, 추경호 장관은 11월 1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서발법 입법 추진 의지를 밝혔다. 서발법은 농·어업과 제조업을 제외한 보건의료·교육·언론·공공서비스 등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하는 영역을 '서비스산업'으로 규정하여 전반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민영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각 영역의 권한을 기재부 장관에게 부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둘째, 민영화 추진론자들에게 민영화는 절대 선이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작은 정부를 위해 가장 중요한 방편으로 도입한 것이 민영화다. 시장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분명하게 표명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셋째, 민영화의 직접적인 목적은 국가의 재정수입을 확보해서 재정적자를 해결하는 것이다. 민영화는 부유층과 대기업에 조세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적 감세정책으로 발생하는 재정적자를 축소하고 세입을 증가시킬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감세와 긴축재정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는 향후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거나 경기 침체 등에 직면할 경우 공기업 민영화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민영화 신봉자들은 민영화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곤 한다. 실제 지난 30여 년간 세계 각국 정부는 이런 신자유주의 기조에 따라 공공부문의 비효율 제거, 서비스의 질 향상, 국가재정 확충 등을 명분으로 민영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했다. 민영화로 인해 정부가 공공서비스 운영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공공요금은 폭등했고, 도서벽지에 대한 서비스가 끊어지는 등 서비스의 형평성은 저하되었다. 대대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했던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회적 부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졌다.

심지어 대형 사고도 빈발했다. 영국의 경우 당초 정부 부담을 줄이고 효율화하겠다는 목표로 철도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그 과정에서 누적적자와 저수익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무리하게 인력 감축과 경비 절감에 매달렸다. 그 바람에 철도산업이 마땅히 담당해야 할 안정성과 정시성, 신뢰성은 떨어지고 안전사고가 급증했다.

결국 영국 정부는 민영화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또한 미국에서 최초로 전력 시장을 민영화했던 캘리포니아, 전력 공급을 민간에 맡기는 시장화 정책을 도입했던 텍사스는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어야 했다.

재벌에게 넘길까, 공공이 지킬까?
 

▲ 해양수산부는 분기마다 조 단위 흑자를 내고 있는 HMM의 민영화를 공식화했다. ⓒ 셔터스톡


이처럼 민영화의 수혜는 모두 시장 지배력이 강한 소수의 민간 자본에 돌아가고, 민영화의 수익증대 효과는 투자자 또는 주주들에게 편중 배분되는 반면, 그로 인한 피해와 부담은 사회의 각 개인에게 전가된다. 특히 사회 약자들이 민영화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된다.

위험·안전의 외주화도 민영화의 폐해 중 하나다. 이러한 안전·위험의 외주화는 세월호 참사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였다. 2016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를 비롯하여 태안 화력발전소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민영화·외주화로 인한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HMM 등의 매각과 관련된 사안을 제외하고는 어디에서도 민영화라는 용어를 일절 꺼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혁신정책 전반에 걸쳐 민영화 중심 정책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전력·에너지, 보건의료, 사회서비스(돌봄), 철도, 언론, 지방공공기관 등 거의 모든 공공서비스 영역을 민영화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서비스를 재벌에게 넘길 것인지, 아니면 공공의 것으로 지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세계 주요 정부의 적극적 개입정책은 구조적-상시적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국가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줬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기후위기·저출산 고령화·디지털 전환 등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국가와 정부는 스스로의 책임을 방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공이 해야 할 역할을 민간에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공공이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 공공서비스 민영화 금지 및 재공영화 기본법 제정 노력 ▲ 노동조합을 비롯한 관련 당사자의 민주적 통제 ▲ 민영화에 대항하는 담론과 프레임 투쟁 등이 필요할 것이다. 기후위기, 불평등의 시대에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야 공공서비스, 공공성의 확장 또한 가능하다는 점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
 

▲ 김철 /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철

 
필자 소개: 이 글을 쓴 김철은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사회공공성의 시각에서 공공기관을 포함한 공공부문의 다양한 쟁점과 과제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합니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평가 위원으로 활동했고,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이사로도 재직했습니다. <공공부문 쟁점과 사례>, <공공기관의 현재와 미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의 길> 등을 공동저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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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돌 직후 800도 ‘열폭주’…모서리 박으면 더 위험, 왜

경북 영주서 아이오닉5 택시 충돌 직후 불길…운전자 숨져
목격자들, ‘히든 도어’ 매립 문손잡이에 “손잡이 없다” 당황
소방관들이 지난 5일 건물 외벽에 충돌해 불길에 휩싸인 전기차 진화에 나서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소방관들이 지난 5일 건물 외벽에 충돌해 불길에 휩싸인 전기차 진화에 나서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주행 중이던 전기자동차가 구조물에 충돌한 뒤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며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르며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7일 경북 영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9시30분께 영주시 하망동 일대를 주행하던 아이오닉5 택시가 빠른 속도로 건물 모서리를 들이박았다. 충돌 5초 만에 불길이 치솟아 차량 전체로 번졌고, 70대 운전자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전기차 배터리는 화재가 발생하면 최소 2시간 이상 지속된다. 물로는 진화할 수 없어 배터리가 다 타버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배터리 팩이 손상되면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800℃까지 치솟으며 불이 번지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날 사고 때도 차량 화재가 1시간50분 동안 지속됐다.

 

완성차 업계는 그동안 전기차 화재 발생 비율이 내연기관 화재 비율에 견줘 적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전기차는 화재 발생에 따른 피해가 치명적이다. 전기차 운전자들이 차량 화재를 겁내는 이유다. 지난 6월 부산에서 발생한 아이오닉5 화재사건이 대표적이다. 아이오닉5가 고속도로 요금소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은 뒤 곧바로 불길에 휩싸였고, 운전자를 포함해 2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운전자들은 브레이크 고장이나 미끄러짐 발생 등 사고 발생 상황을 만났을 때 대응 요령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산과 영주 전기차 화재에서 발견된 공통점 때문이다. 두 차량 모두 좌우가 좁은 수직 장애물의 모서리 부분을 들이받았다. 부산 사고 때는 고속도로 요금소 충격흡수 분리대, 경주 사고는 건물 모서리를 들이받았다. 수직 구조물의 모서리와 충돌하면 한 곳에 에너지가 집중되면서 배터리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지고,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영석 한라대 교수(미래모빌리티공학)는 “급발진 등 사고가 났을 때 전봇대 같은 구조물을 피해야 하고, 평평한 모양의 벽이나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현장 목격자들이 차량 문손잡이를 언급하면서, 일부 전기차에 도입된 매립식 손잡이(히든 도어)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한 사고 목격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옆에 손잡이가 없고, 유리를 깨려고 해도 잘 깨지지 않고”라고 말했다. 사고 차량 문손잡이는 앞부분을 누르면 뒷부분이 지렛대처럼 튀어나오는 형태다. 전기차 제조사들이 앞선 디자인으로 선전하는 부분이다. 최근 차량들은 공기 역학과 디자인을 고려해 히든 도어를 채택하고 있는데, 아직은 목격자들이 이같은 형태의 문손잡이를 처음 접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모양의 문손잡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화재 이외의 위급상황에서도 차 문을 열어주는 등 도움을 주기 어려울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공학)는 “공기저항, 디자인 때문에 매립식 손잡이를 많이 도입하는데, 겨울철에 얼어붙어서 나오지 않는 등 문제가 많다”며 “이 차량은 충돌하면 손잡이가 튀어나도록 돼 있는데, 이 부분이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전기차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안전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디자인 채택 때 안전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동일하게 시속 56~64㎞에서 정면·부분정면·측면 충돌시험을 진행한다. 정부 관계자는 “(전기차 별도의 충돌기준은) 국제적으로 논의해야 해 우리 정부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함께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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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식 정치보복] 1. 문재인·이재명을 겨누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12/08 10:12
  • 수정일
    2022/12/08 10:1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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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12/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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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3일 새벽 구속됐다.

 

2020년 발생한 서해공무원 사건에서 사건 수사와 대응을 담당한 해경과 국방부에 ‘월북 판단 지침’을 내리고, 국방부와 공모해 ‘월북 가능성이 크다’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혐의이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은 검찰이 오히려 서해공무원 사건을 조작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1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문재인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윤석열 정부의 주장은 정치적 망상에 불과하며 정치보복을 정당화해보려는 억지일 따름”이라며 비판했다.

 

또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1일 낸 의견문에서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인데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언론에 공포되었던 부처의 판단이 번복되었습니다. 판단의 근거가 된 정보와 정황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데 결론만 정반대가 되었습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피해자가 북한해역으로 가게 된 다른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저 당시의 발표가 조작되었다는 비난만 할 뿐”이라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의견은 윤석열 정부와 검찰에 사건을 조작하지 말라는 의미를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자진 월북설’을 뒤집을 만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검찰이 참으로 바쁘다. 

 

검찰은 서해 공무원 사건, ‘탈북살인마’ 강제 추방 사건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있었던 사안들을 끄집어내며 수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안보 분야의 주요 인사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들을 구속하고 있다. 이른바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에게 뇌물을 줬다며 민주당 대표실 전 정무조정실장인 정진상 씨,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인 김용 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이들을 구속하면서 수사의 최종목적지가 이 대표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들의 구속영장 등에는 이 대표와 정치적 공동체라는 말이 수없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진상 씨와 김용 씨가 구속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유동규 전 성남개발본부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의 증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장동 개발은 2004년 추진되다 중단되었다. 그 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인 2014년부터 다시 본격화되었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사건’으로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그 이후 주간조선이 2021년 9월 10일 「이재명표 ‘대장동 개발’ 또다시 잡음」을 보도한 후 대대적으로 불거졌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천화동인 4호 대주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대주주 정영학 회계사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이들 중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김만배 씨가 구속됐다. 

 

대장동 사건의 주요 쟁점은 신생기업이었던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에 참여하고 거액의 배당금을 받게 한 설계자가 누구인지,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만든 자회사 천화동인 1~7호 중에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누구냐이다. 

 

유 전 본부장은 1년 전 구속될 당시에는 대장동 개발과 이 대표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으나 지금은 이 대표가 개발권자라면서 거액의 이득을 본 세력이 이 대표 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관련해서 남 변호사는 1년 전에는 김만배 씨라고 주장했으나 지금은 이 대표 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김만배 씨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는 자신이라고,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주장은 검찰의 회유에 넘어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검찰은 정진상 씨와 김용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중앙당사와 국회 본관의 민주당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민주당사에 정 씨의 사무실이 없는데도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의 의도는 이들의 범죄가 심각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각인하려 한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거의 압수하지 못했다. 

 

검찰의 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은 극히 드문 일로 군부 독재정권 시기에나 있었다. 

 

군부독재 정권이 아닌 시기에는 2006년 한나라당(현 국힘당), 2012년 통합진보당 중앙당사를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강력한 저항에 부딪치자 당사를 직접 압수수색하지 못하고 다른 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런데 이번에 검찰은 민주당이 수사 협조 의사를 밝혔는데도 압수수색한 것은 정당정치를 인정하지 않고 파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독재정권에서 하던 일을 윤석열 정부는 되풀이하는 것이다.

 

 

또한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난 9월 28일 구속했다. 이 전 부지사의 혐의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시기 북한과 교류협력을 했던 것을 문제 삼으며, 이 사건을 이른바 대북 송금 사건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대북 송금 사건은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동시에 겨냥한 듯 보인다. 

 

이 전 부지사도 이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건과 대북 송금 사건으로 이 대표의 측근들을 구속하면서 이 대표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형국이다.

 

그리고 국힘당과 언론은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관여설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지난 8월부터 가상화폐를 이용한 수상한 자금이 해외로 송금됐는데 이것이 대북 송금으로 사용됐다는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여기에 월간 조선은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가상화폐를 이용해 북한의 돈을 세탁해줬다는 보도를 했다. 이런 보도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은 지난 6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미국 출장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송금 의혹 수사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한 장관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을 방문했으며, 여기서 가상화폐와 대북 송금을 거론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 후 지난 9월 FBI는 북한의 자금세탁 가능성을 의심하면서 한국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는 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되거나 승진한 사람들을 퇴출하는 보복정치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힘당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정권이 바뀌었으니 사퇴해야 한다며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두 명의 위원장 탄압에 앞장선 것은 감사원이다. 

 

감사원은 서해공무원 사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의혹 등으로 전 위원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2020년 종편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 점수를 조작했다며 검찰에 방통위를 수사 의뢰했다. 결국 방통위는 두 번이나 압수수색을 받았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승진한 국정원 인사 100여 명을 대기 발령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재인 정부에 보복정치를 하고 있다.

 

수구 정권이 그동안 전임 정부에 대한 보복정치를 자주 했지만, 이처럼 보복정치를 다방면에 걸쳐 노골적으로 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다.

 

다음 편에서는 윤석열식 정치보복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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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다음날 대통령 주재 회의서 “‘압사’ 제외하고 ‘사고’로” 논의

신현영 민주당 의원, 보건복지부 및 소방청 관계자들 모인 대화방 내용 근거로 의혹 제기

 

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2차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2.11.07 ⓒ민중의소리
이태원 참사 발생 후 윤석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해당 사고를 지칭할 때 '압사' 표현을 쓰지 말고 '사고'라고 할 것을 지시하는 결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국회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 소방청, 중앙응급의료지원센터 관계자 등이 참여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의 지난 10월 30일 대화 내용을 근거로 이 같이 주장했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해당 대화방에 "오늘 대통령주재 회의 결과 이태원압사사건을 '압사' 제외하시고 이태원 사고로 요청드려요"라고 메시지를 남긴다. 그러자 서울 재난인력 관계자는 "이태원 사고로 변경하겠습니다" 라는 답을 하고, 이에 박 정책관은 "감사해요"란 메시지를 남긴다.

이 대화 내용은 해당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참사 대응과 진상 규명 등 보다는 사고의 파장과 책임 축소가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관련해 신 의원은 "참담한 사고 진상을 밝히고 수습하기보다 10·29 참사의 본질을 교묘하게 왜곡하고 사실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는지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압사임이 명백한데 '압사'를 빼라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참사의 다른 원인을 찾고 싶었던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참사 수습보다 책임 회피에 급급했음이 드러났다"라며, "정부는 정확히 누구에 의해 압사 삭제 지시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회의 전달 상황이었고, 보고서 제목을 통일하자는 취지였다"며 "왜 그랬는지 기억은 나지 않고, 그렇게 용어를 쓰자고 (지시가) 나왔기 때문에 크게 괘념치 않고 전달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사고'로 표현하려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참사 이틀 후인 10월 31일 행정안전부가 각 지자체에 발송한 '이태원 사고 관련 지역 단위 합동분향소 설치 협조' 공문에서, 제단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쓰도록 안내했다. 또 정부가 지난 2일까지 운영한 참사 관련 대응 콘트롤 타워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명칭에서도 이 같은 흔적이 드러난다. 현재는 '참사'와 '사고'를 혼용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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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국힘 향해 "후진적 계파정치...한심하기 그지없다"

  • 기자명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2.12.08 07:50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자칭 ‘공부 모임’ 국민공감에 의원 65명 가입
세계일보 “후진적 계파모임”…한동훈 당 대표 차출설까지 “빈곤한 정치”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국회의원들이 7일 ‘국민공감’이라는 당내 모임을 만들고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절반 이상인 65명이 가입했다. 국민공감에 가입한 의원들은 “순수한 공부 모임”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8일 주요 일간지들은 국민의힘이 계파정치에 몰두할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국민공감 출범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못 하고 거수기 역할만 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7일 열린 국민공감 출범식에는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참여했으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권성동·장제원 의원도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진 않았지만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사설 ‘‘민심’ 아닌 ‘윤심’ 놓고 자중지란 벌인 집권여당’에서 “(국민공감은)대통령과 가까운 실세 의원들이 세몰이성 줄세우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며 “친윤 거대 모임까지 등장해 당·정·대라는 공식 라인은 위축되고 사적 네트워크가 활개를 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12월7일 국민공감 출범식에서 만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권성동 의원 페이스북
▲12월7일 국민공감 출범식에서 만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권성동 의원 페이스북

한국일보는 “과거 박근혜·문재인 정부 때도 친박, 친문들이 주축이 된 모임이 계파정치로 이어져 정치 후진화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라고 되물으면서 “당정분리는 여당이 제왕적 대통령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정치개혁의 핵심 원리다. 내년 전당대회는 민심을 읽고 윤 정부가 다시 태어나야 할 중대한 기회임을 여권은 명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12월8일 한국일보,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12월8일 한국일보,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사설 ‘세 과시 나선 친윤계 모임, 여권 핵심이 그럴 때인가’를 통해 “구성원의 면면이나 최근 행보로 볼 때 이 모임은 정권 초기부터 지지율이 추락한 윤 대통령을 옹위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여당의 핵심들이 이런 행태를 보여서야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은 그동안 민심과 엇나가는 윤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 한번 못했다”며 “정부와의 엇박자나 국정 발목잡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다. 당내 이견을 용납할 수 없다는 엄포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세계일보 역시 사설 ‘집권당이 지금 당권 싸움하며 파열음 낼 때인가’를 내고 “후진적 계파정치는 당의 분열로 이어질 뿐”이라며 “하나로 뭉쳐서 거야(巨野)에 맞서도 모자랄 판에 연일 불협화음을 내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중차대한 시기에 당권 경쟁에 매몰돼 집권당의 본분을 망각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주호영 ‘수도권·MZ세대 지지’ 발언에 한동훈 차출설…“정치 빈곤”

국민의힘은 당권 후보를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호영 원내대표는 차기 당대표 요건으로 ‘수도권·MZ세대 지지’를 꼽았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심판으로서 할 말을 한 것”이라고 주 대표 발언을 옹호했다. 이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이 불거진 상황. 주호영 대표와 정진석 위원장은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중앙일보는 1면 ‘정치의 빈곤이 부른 한동훈 여당 대표론’에서 “현실성 떨어지는 한 장관 차출설이 이토록 회자되는 건 여야의 ‘빈곤한 정치’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고질적 ‘영입정치’의 유산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고 했다.

▲12월8일 중앙일보 1면, 사설 갈무리.
▲12월8일 중앙일보 1면, 사설 갈무리.

또한 중앙일보는 사설 ‘한동훈 차출설 논란…여당, 당권 싸움 몰두할 때인가’에서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누가 쥘 것인지를 놓고 벌써 여당이 내홍을 보이니 볼썽사납다”며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갈등하며 ‘옥새 파동’까지 겪다 총선에서 패한 것을 벌써 잊었나.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누가 만나고 왔는지가 고스란히 알려지면서 윤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도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어 “여권이 파열음을 속히 봉합하지 못하면 제사보다 젯밥에만 정신 팔렸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장관은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해 일 해왔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며 당권 도전설을 일축했다.

▲11월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11월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 예정…경제지 쌍수 들고 환영

정부의 화물연대 압박 수위가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8일 철강·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한겨레는 1면 ‘오늘 철강·석유 운송 업무개시명령 정부, 화물연대 ‘고사 작전’ 벌이나’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정부에 상황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대화가 아닌 강경 대응 일색의 파업 ‘고사 작전’을 벌이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4면 ‘특고 노동자 보호해왔던 공정위 화물연대 파업엔 옥죄기로 돌변’ 보도에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특수고용노동자(특고 노동자)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입장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공정위는 특고 노동자를 노동관계법 사각지대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2월8일 한겨레 4면 기사 갈무리.
▲12월8일 한겨레 4면 기사 갈무리.

한겨레는 “공정위는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보고 이들의 파업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주요국들은 특수고용노동자 등 1인 자영노동자의 노동3권을 강화해나가는 분위기다. 아무리 법적으로 자영업자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노동자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경쟁법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 국제노동기구와 주요 선진국의 일관된 견해”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7일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 관련 긴급 토론 및 발언대회’에서 나온 화물기사의 발언을 집중 조명했다. 경향신문은 1면 ‘“겨우 트인 숨구멍을 왜 다시 막으려 하나”’에서 “화물기사들은 2020년 안전운임제가 도입되기 이전엔 낮은 운임 때문에 억지로 무리한 운행을 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며 “안전운임제가 컨테이너와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에만 적용된 탓에, 미적용 업종 기사들은 여전히 심각한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12월8일 한국경제, 서울경제 사설 갈무리.
▲12월8일 한국경제, 서울경제 사설 갈무리.

반면 경제 신문들은 정부의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환영하고 나섰다. 한국경제는 사설 ‘노조 허락 없인 공장 못 짓는 나라, 노동개혁 없인 미래도 없다’에서 “(정부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행위에 업무개시명령 등을 발동하며 그 어느 때보다 법과 원칙에 근거한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비조합원 차량의 쇠구슬 테러 등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즉각 체포 등 공권력 사용에 거리낌이 없다. 민생과 경제를 볼모로 한 민노총의 민폐 파업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의지에 여론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서울경제는 ‘노조 기득권 챙기며 경영까지 개입하는 ‘떼법’ 종식시키라’ 사설에서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를 “떼법”이라고 표현하고 “노조의 집단 반발로 투자와 구조 조정 등 기업의 경영계획에 제동이 걸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파업의 목적이 근로조건 개선을 뛰어넘어 노조원의 기득권 지키기, 정치 투쟁으로 변질된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12월8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12월8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NHK 경제계 인사 회장으로 선임

NHK는 일본은행 이사 출신 이나바 노부오 리코 경제사회연구소 비상근고문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2008년 후쿠치 시게오 전 아사히맥주 회장이 취임한 이후 5회 연속 경제계 인물이 회장을 맡고 있다. 이에 중앙일보는 사설 ‘NHK 회장 15년째 경제계 인사 발탁…KBS에 주는 교훈’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에서 정치권의 영향을 배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앙일보는 “방송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재계 인사들이 NHK를 진두지휘하게 된 것은 그들의 경영 능력이 공영방송 생존의 필수요건이 됐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공영방송 KBS가 처한 현실도 별다르지 않다. 1981년 이후 동결된 수신료 월 2500원을 38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정치권과 시청자 반응은 모두 부정적”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KBS에 외부 전문가가 투입돼야 한다면서 “KBS가 NHK처럼 시도하지 못하는 것은 정치권력에 종속적인 지배구조 때문이다. KBS이사회의 11명 이사는 여야가 7대4로 추천해 구성된다. 사장 선임은 과반수 찬성이면 가능하니 정권 입맛에 맞는 사장만을 뽑을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에서 단독 의결했다”며 “진보 세력의 공영방송 영구장악 법안이라며 여권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 쥐락펴락한다면 공영방송은 더 이상 공영방송이 될 수 없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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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윤석열의 ‘노동학대’, 남 일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화물연대 파업에 개입한 까닭
건설노동자, "없는 투쟁이라도 만들어서 엄중히 맞설 것"
윤석열 정부, 노동자를 학대하는 진짜 이유

'업무개시명령'은 노동학대의 증거

인수위 시절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던 윤석열 정부가 8개월이 지난 지금 ‘대놓고 국민을 학대하는 정부’로 돌변했다.

화물연대 파업에 계엄선포에 가까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가 하면,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에 대해 ‘집단 운송거부는 불법’이라며 엄벌하겠다고 겁박한다.

급기야 해당 부처의 수장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10만 민주노총을 ‘민폐노총’이라 부르고, 노조의 정당한 파업권 행사를 “이기적이고 고질적인 집단행동”이라며 일벌백계를 공언했다.

‘개인사업자’라며 화물연대를 노조로 인정조차 않던 윤석열 정부가 돌연 “일해라,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매기고 화물운송 자격을 박탈하겠다”라며 화물차 기사를 마치 노예 부리듯 한다.

설사 화물노동자가 개인사업자라 하더라도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부정해선 안 된다. 상공인들은 상공회의소를 만들고 기업인들은 전경련을 만든다. 그런 조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화물차 기사들만 자신의 조직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결사의 자유에 위배된다.

특히 ‘가게가 이익이 안 나 문을 닫은 것’인데, 강제로 문을 열라는 명령은 안 될 말이다.

그간 화물노동자들은 고유가 고물가로 인해 일을 하면 오히려 손해가 나기 일쑤였고, 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한 번에 기준치 이상의 물량을 싣고 장기간 과속운행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화물연대는 파업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안전운임제 연장을 약속 받았다.

윤석열 정부와 합의한 안전운임제는 시멘트, 레미콘, 컨테이너 등의 화물운송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해 이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한 제도다.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한다는 취지를 살려 안전운임제라고 부른다.

윤석열 정부는 화물연대와의 교섭에서 안전운임제를 지속하고 그 품목도 확대하기로 합의했지만, 원희룡 장관이 이를 뒤집어 버렸고 어쩔 수 없이 화물연대는 다시 파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마치 민주노총을 등에 업고 불법 파업에 집단 폭력을 행사한 것처럼 묘사하지만, 정작 화물노동자의 생명과 도로 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 장본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이다.

국제협약조차 내팽개친 윤석열 정부

 

국제노동기구(ILO)도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한 정부의 노동기본권 침해 의혹에 대해 ‘긴급 개입’에 나섰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존 시멘트 업종을 넘어 정유·철강 업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발동도 예고했다.

ILO는 10여 년에 걸쳐 ‘결사의 자유’ 등 화물연대의 노동기본권을 보호하라는 취지의 권고를 한국 정부에 해왔다. 지난 4월 ILO협약이 체결됨으로써 해당 협약들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이번 ILO의 ‘긴급 개입’ 서한은 협약을 지키라는 사실상의 외교적 압력이다. 하지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서한을 “단순한 의견조회”로 깎아내렸다. 국제사회 비판에도 귀를 닫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비준한 ILO 기본협약까지 무시하는 초법적 행태에 우려를 넘어 분노가 폭발한다. 오죽했으면 “없는 투쟁이라도 만들어서 엄중히 맞설 것”이라며 연대파업에 동참하는 노조까지 생겼을까.

한편 윤석열 정부는 화물차 기사가 월 480만 원을 버는 고수익자라며 배부른 파업이라고 매도했다. 하지만, 최근 한 화물노동자가 '경향신문'에 공개한 월급 명세서를 보면 월수입이 채 140만 원에도 못 미친다.

이처럼 정부가 나서 화물 기사에게 불법과 폭력 딱지를 붙이고 민주노총을 매도하고 노동자를 악마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동자를 학대하는 진짜 이유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관계 장관 대책회의에서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화물연대의 파업과 민주노총의 연대투쟁이) 우리 민생과 국민 경제를 볼모로 잡았다”라며, “조직화 되지 못한 약한 근로자의 생존을 더욱 어렵게 하고 미래세대와 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위기의 원인이 고물가 고금리가 됐든, 무역 적자나 외환 보유고가 됐든, 가계 부채나 기업 부채가 됐든, 공급망 붕괴나 무역 전쟁이 됐든 강조점은 달라도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리란 전망은 하나같다. 특히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일자리가 줄면서 민생파탄을 예고한 것도 공통적이다.

문제는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은 정부와 여당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이다. 이 상태로는 정권 재창출은 고사하고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도 기약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권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할 희생양이 필요해졌다. 6개월 전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국제협약마저 내팽개친 채 노동자를 학대하고, 민주노총을 악마화한 이유가 이 때문이지 않을까.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모르는 게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110만이지만, 국민의 절대다수인 2천5백만 노동자는 민주노총을 탄압하는 윤석열 정권의 노동학대를 결코 남의 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설사 민주노총을 평소 지지하지 않았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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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뒤흔든 ‘존귀하신 자제분’

[아침햇살208] 세계를 뒤흔든 ‘존귀하신 자제분’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2/12/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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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존귀하신 자제분’

 

1) 북한 언론에 처음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랑하는 자제분’

 

11월 19일 노동신문은 전날 있었던 화성포-17형 시험 발사 기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중요 전략무기 시험발사장에 사랑하는 자제분(아래 ‘자제’)과 여사와 함께” 나왔다고 보도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를 북한 언론이 공식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11월 27일 화성포-17형 시험 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의 기념사진 기사에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가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신문은 국방과학원 미사일 부문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일꾼들이 11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올린 ‘충성의 결의 편지’ 전문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자신(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하였다. 

 

국내에서는 북한 언론에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를 2013년 2월생으로 파악하고 있다. 즉, 나이가 9세, 한국식 세는나이로 10살이며 우리의 초등학교 3학년에 해당한다. 

 

2) 화성포-17형보다도 관심이 쏠린 자제

 

국내외 언론은 화성포-17형 시험 발사보다 북한 언론에 처음 공개된 자제의 모습에 더 관심을 보였다. 쏟아지는 언론 보도를 보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 국내 언론 보도들.     

 

▲ 해외 언론 보도들.     

 

언론뿐 아니라 대중의 관심도 마찬가지였다. 11월 15~22일 구글 검색에서 ‘북한’을 검색한 사용자의 관련 검색어 1위가 자제였으며 2위가 대륙간 탄도미사일이었다. 세계인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미국 스팀슨 센터의 마이클 매든 객원 연구원은 “매우 중요한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北김정은, 딸 첫 공개하자 세계가 놀랐다..배경에 관심」, 파이낸셜뉴스, 2022.11.20.)

 

 

2. 두 개의 시각

 

1) ‘어린 딸’

 

미국, 한국 등 서방의 대북 전문가와 주류 언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도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의 의미를 대체로 비슷하게 분석하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1월 26일 자 MBC 보도에서 “화성포-17형이라는 전략무기 체계에 대한 상당한 신뢰성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하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11월 29일 자 BBC 보도에서 “핵 무력만이 북한 미래 세대의 안전 지킴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화성포-17형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 후대의 미래를 밝게 보장했다는 성과 부각 등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런 평가들은 자제를 ‘어린 딸’로 보는 시각에 따른 것이다. 

 

2) 북한의 시각

 

북한은 “사랑하는 자제분”,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자제를 ‘어린 딸’이 아닌 ‘백두혈통’으로 보는 시각이다. 부대 지휘관으로 보이는 군인이 깍듯이 경의를 표하여 악수 인사를 올리는 자세에서도 이를 볼 수 있다. 

 

 

국방과학원 미사일 부문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일꾼들이 11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올린 ‘충성의 결의 편지’에는 “발사 당일에는 직접 화선에까지 자신(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과 함께 찾아오시어 우리들에게 남부러워할 특전을 안겨주시고 승리의 신심을 백배해” 주었으며 “남부러워할 특전을 최상 최대의 영광, 크나큰 긍지와 자부로 소중히 간직하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자제를 만난 것이 ‘남부러운 특전’이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또한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는 표현을 통해 자제를 ‘백두혈통’으로 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객관적 시각

 

북한에서 나타난 하나의 현상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지 연형묵 총리의 예를 살펴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연형묵 총리는 1991년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서울을 방문해 남북기본합의서에 합의한 것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편이다. 

 

연형묵 총리는 1988년 총리에 선출되었다가 1992년 자강도 책임비서 겸 인민위원장이 되었다. 이를 두고 국내와 서방 전문가들은 연형묵 총리가 좌천되었다고 평가했다. 외부의 시각으로 보면 중앙에서 총리를 하다가 변방의 도지사가 된 셈이니 좌천인 것이다. 좌천에도 이유가 있어야 하니 온갖 추측이 나왔는데 주로는 총리로서 경제 사정이 나빠진 것에 관해 문책당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시장 개방을 주장하다 비판받았다’, ‘남북 경협에 실패해 징계받았다’는 식의 주장도 하였다. 서울신문 북한인명록에는 “정무원 총리 경질(경제 파탄에 대한 문책성 인사임)”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연형묵 총리의 자강도 배치를 전혀 다르게 설명한다. 

 

자강도는 군수공장이 밀집한 주요 지역이지만 교통이 불편하고 산지가 90%나 되는 척박한 땅이라 전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연형묵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중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자원하였다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연형묵 총리가 당시 가장 능력 있는 일꾼이었기에 자강도로 보냈다고 한다. (김현환, 「70돌을 맞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강성국가 건설의 특성」, 2018.9.8.)

 

실제로 연형묵 총리는 자강도에 가서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을 성과적으로 극복했다고 한다. 연형묵 총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진행한 중소형 발전소 건설에서 전국의 모범이 되었으며 생산량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등 큰 성과를 냈다.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강도 도 소재지인 강계시의 이름을 따 ‘강계정신’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명명하였다. (이대근, 「인물로 보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정치│④ 혜성처럼 나타난 총리 김재룡」, 2019.10.21.)

 

좌천되어 변방으로 쫓겨난 것, 지도자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충성의 결의’로 자원해 간 것. 연형묵 총리가 자강도로 갔다는 사실은 하나지만, 그 사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두 개의 정반대 해석이 나온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북한의 처지에서 북한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런 노력이 대단히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본다. 자본주의 시각으로 북한을 언뜻 보고 드는 느낌을 그대로 머릿속에 굳혀버리면 북한에 관해 오판하기 쉽다. 실제로 북한에 관해 오판해서 잘못된 대북 정책을 세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경제 제재를 들 수 있다. 얼핏 보니 북한 경제가 어려워 보여서 조금만 더 압박하면 북한이 무릎 꿇거나 붕괴하리라 예측하고 벌써 몇십 년째 대북 제재에 매달리고 있다. 아마 북한이 평범한 자본주의 국가였으면 경제 제재가 상당히 효과적으로 먹혔을 수 있다. 세계화 시대에 경제 고립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북 제재가 원하는 결과를 낳지 못했다는 것은 미국도 인정한다. 북한 국민들이 어떻게 경제난을 이겨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자본주의 시각으로만 계속 북한을 들여다보면 ‘중국과의 보따리 무역으로 버틴다’, ‘장마당으로 경제가 성장한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분석만 쏟아내며 엉터리 대북 정책에 계속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혹자는 북한이 망하기를 바라며 모든 현상을 무조건 북한에 안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유포한다. 이런 사람은 체제 경쟁의 자세로 혹은 적대감으로 북한을 대하는데, 그런 사람일수록 북한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고 북한을 이기기 위한 첫 공정이 북한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에 관해 덮어놓고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유포하면 자기 최면에 걸리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결국 대북 정책이 실패하는 길로 빠지게 된다.

 

‘충성의 자원’을 ‘좌천’으로 해석하는 식으로는 북한이 ‘빠르면 3일, 아니면 3개월, 늦어도 3년 안에 망한다’는 말만 30년 넘게 반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예측이 틀렸음이 드러나도 왜 틀렸는지, 앞으로 틀리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찰하지도 않고 상식적, 지적인 노력은 아예 팽개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이 끔찍한, 완전히 딴판인 세상을 직면하는 것으로 귀착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로 북한을 무장 해제시킬 수 있다고 여겼지만, 그것이 오히려 북한의 핵무장 앞에서 총파산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오늘의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 

 

이처럼 그들의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보는 것, 그것이 객관적인 경우가 많다.

 

한편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익숙하기 때문에 북한의 처지에서 북한을 들여다보는 노력은 상당히 긴장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북한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올바른 대북 정책, 대책을 세울 수 있다. 

 

 

3. ‘백두혈통’인 ‘존귀하신 자제분’

 

1) 후계자

 

자칭 대북 전문가 속에서 자제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자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1월 29일 자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서 “당연히 후계자가 되겠죠”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1월 29일 자 BBC 보도에서 후계 의미가 아니라며 ‘후계’와 ‘후대’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제가 후계자인지 아닌지 분분한 것은 내심 자제가 어린 딸로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화성포-17형 사진을 보자. 길이는 24미터 정도로 추정되며 발사차량에 누워있을 때의 높이도 2층 건물 높이는 족히 되어 보인다. 발사 직전 미사일을 세우면 8~9층 아파트 높이 정도 된다. 

 

 

 

 

일반적으로 10살 정도의 여자아이가 자기 학교 건물만 한 거대한 구조물 앞에 서면 어리둥절하거나 위압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 미사일이 엄청난 폭음과 함께 하늘로 날아가면 정신이 얼얼해지거나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어른도 사격장에서 실탄 사격 소리를 처음 들으면 깜짝 놀라고 긴장하며 심하면 두려움을 느끼는데 어린아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많은 군인과 어른들이 자기와 아버지를 향해 환호하면 분위기에 압도당하거나 어쩔 줄 몰라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사진 속의 자제는 분명 얼굴과 표정, 손짓 등이 평범한 10살 여자아이의 앳된 모습이지만 화성포-17형 앞에서 일반적인 10살 여자아이가 보일법한 반응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사일 개발과 발사 성공을 기뻐하면서도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면서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아니, 훈련받지 않은 어른이라면 화성포-17형 앞에서 흥분하거나 긴장하기 마련일 텐데 그런 어른보다도 더 침착하게 행동하였다. 마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같은 수준으로 모든 상황을 ‘장악’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제는 이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있고 자신의 것으로 ‘움켜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모두 미사일이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것을 지켜볼 때 자제는 시계를 쥐고 전광판을 보고 있다. 마치 무언가 점검하고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다.     

 

자제가 ‘엄청난 미사일, 저것은 세계 최강이고 미국 본토를 날리는 것이다, 이제 이번 발사로 미국과 세상이 깜짝 놀랄 것이다, 저 미사일은 나의 아버지와 그의 충직한 과학자, 군인, 노동자들이 만든 것’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고, ‘세계 최강 미사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것이 마땅하며 또한 마땅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면서 발사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충분히 볼 수 있는 표정과 자태다.

 

여느 10살 여자아이의 모습과 전혀 다른 자제의 모습을 북한 국민은 어떻게 바라볼까. 북한 국민은 언론에 공개된 자제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표현대로 하면 ‘신념, 의지, 배짱이 백두산형’이고 ‘두 눈에는 예지가 빛나고 의지가 결연’한 ‘어리신 장군님’이라고 ‘감탄’할 수도 있겠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자제가 후계자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북한 국민들 속에서 ‘백두혈통’인 ‘존귀하신 자제분’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2) 중요한 것은 실력

 

이번에 공개된 사진으로 봐서는 자제가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북한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고 할 것이다. 과연 어떤 실력을 키워가고 발휘해 갈 것인가.

 

밖에서는 ‘세습’이라 하지만 북한에서는 ‘계승’이라고 하는 후계 구도를 북한의 처지에서 들여다보자.

 

북한은 후계 문제에서 실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가장 실력이 출중한 사람이 후계자가 되는 것이다. 실력이 있는데 단지 혈통이라는 이유로 후계자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되며, 실력이 없는데 혈육이라는 이유만으로 후계자가 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실력과 책임감으로 후계자가 되었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 이제는 서방에서도 대단한 실력가라는 평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전인 5월 25일 자 한겨레21(통권 309호)에 따르면 김대중 당시 대통령 지시로 정보기관과 민간 전문가 집단이 합동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지도자로서의 안목과 식견은 물론 합리성과 추진력을 동시에 갖춘 치밀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그것도 “이런 자질이 어느 날 갑자기 갖춰진 게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지도자로서의 경륜을 쌓아온 결과”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 밖에도 “아주 머리가 좋다. 상당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의 얘기를 잘 이해하고 그 말에 공감하면 바로 동조하여 결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김대중 대통령), “두뇌가 명석하고 판단력이 빠르다는 느낌”(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논리가 정연하고 활발하다”(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서방 국가들, 특히 한국의 여러 국내 문제를 알 정도로 박식했다. 한마디로 굉장히 스마트한 사람”(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의 여러 증언이 있다. 

 

해외 인사들도 “국제정세와 외교정책들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다”(올레그 셰닌 전 소련공산당 의장),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가진 상식 있는 사람”(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전 러시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 “두뇌 회전이 빨랐고, 사물에 대한 반응도 민첩”(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부장), “합리적인 대화자”(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라고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관해서도 많은 이들이 실력을 인정하는 증언을 하였다. 특히 한미 두 나라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상당히 유연성이 있고 결단력이 있는 인물”,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라고 하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매우 영리한 사람이자 위대한 협상가”, “아주 전략적인 사람”, “정말 현명하다”, “굉장히 재능이 있는 사람”, “위대한 인격에 매우 똑똑하다. 좋은 조합”이라고 하였다. 

 

특히 밥 우드워드 기자가 지난 10월 발간한 책 『트럼프 테이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IA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관해 평가한 것을 동의하지 않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련하고, 술수가 뛰어나며 매우 현명하다”라고 하였다. 

 

이 밖에도 “자신감과 확신에 차서 지휘하고 있는 걸 봤다. 결단력 있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굉장히 진취적이었다. 시대에 맞는 사고를 하고 있다고 느꼈다”(박지원 당시 평화민주당 의원), “서방 지도자도 따라 하기 힘들 정도로 열려 있는 걸 봤다”(한완상 전 부총리), “동북아 정세에서 가장 중요한 운영자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스인훙 중국 국무원 자문위원) 등 여러 인사들의 발언이 있었다. 

 

3) 미국의 좌절

 

미국과 서방은 북한의 붕괴를 바란다. 그래서 정치, 경제, 군사적인 압박과 공작을 펴왔다. 그런데 군사적 압박은 북한의 국가 핵무력 완성으로 파탄 났다. 경제적 압박은 자립자강 노선으로 무력화되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북한의 정치적 혼란을 기대하고 있다. 아무리 강력한 핵미사일이 있어도 정권이 무너지고 체제가 흔들리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평범한 10살 여자아이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자제가 등장했다. 미국의 처지에서는 이것이 거대한 핵미사일보다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3일, 3개월, 3년이 지나고 30년을 북한이 망하기만 기다렸는데 범상치 않은 자제가 나타났으니 ‘또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가’ 하고 아연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제가 화성포-17형 발사장에 이어 기념사진 촬영장에까지 나와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은 무언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일단 나이에 비해 기품이 있고 침착하며 거대한 미사일과 수많은 어른 속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평범하지 않으며 상당히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부대 지휘관을 비롯해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도 어린아이가 어른 대하듯 하지 않고 상당히 의미 있게 대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북한 언론에 자제가 나오는 게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 

 

기념사진을 같이 찍은 것도 주목해봐야 한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기여한 군인, 과학기술자, 노동자, 일꾼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하였다. 즉, 기념사진 속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기여한 이들이다. 그런데 여기에 자제가 함께 있었다. 단순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동행했다고 해서 기념사진을 함께 찍는 것은 아니다. 리설주 여사는 미사일 발사장에 동행했지만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없었다. 

 

이렇게 보면 자제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무언가 기여한 것이 있을 수 있다. 10살 여자아이가 미사일 발사에 무엇을 기여하겠냐며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사진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자제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다. 

 

 

 

 

자제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의미가 있겠다. 북한이 최고지도자 자녀의 어릴 때 모습을 이렇게 빨리 공개한 적은 없다. 이것도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앞으로 차차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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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ILO 아태총회서 “한국 정부, 노동기본권 억압” 고발

 

  • 발행 2022-12-07 09:15:02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자료사진 ⓒ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회에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화물연대본부 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은 “노동기본권 억압”이라고 규탄했다. 한국 정부가 국제노동기준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6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7차 ILO 아태지역 총회 본회의 기조연설에 나서 이같이 밝히며 “한국 정부의 노동기본권 억압이 아태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한국 상황에 대한 특별한 주목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코로나 방역을 핑계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전면 억압하며 집회를 주최했다는 이유로 저를 비롯한 민주노총 간부들을 구속시키던 정부는 이제 막 한국에서 발효된 ILO 협약 87호, 98호, 29호를 종이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며 “법치와 자유를 말하는 정부는 법으로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현실을 고발했다.

특히 “정부의 안전운임제의 확대·지속 합의 불이행에 항의해 파업에 나선 화물 노동자들에게 정부가 보인 태도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정부는 화물 노동자들이 노동자가 아니라며 공정거래법을 이용하여 조사에 나서는가 하면 강제 노동에 해당하는 ‘업무개시 명령’으로 파업권을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며칠 전 ILO의 긴급개입에 대해서는 ‘의견 조회’에 불과하다며 그 의미를 평가절하하더니, 유가보조금 지금 중단, 면허 취소, 형사처벌로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생존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노동자들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이기는커녕 오히려 벼랑끝으로, 감옥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화물연대 파업이 ‘북핵 위협과 마찬가지’라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쟁으로 대하는 반노동 입장을 노골화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이런 이유에서 민주노총은 광범위한 시민사회와 함께 노조법을 비준된 87호, 98호 협약에 맞게 개정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며 노조법(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2조, 3조 개정을 위한 민주노총의 투쟁을 소개했다.

그는 “계약 관계나 고용상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가 노동조합으로 단결하고 자신의 노동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도록 노조법 2조 상의 ‘사용자’, ‘노동자’ 정의를 확대하는 법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합법적인 파업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손배 가압류로 생계를 위협당하지 않도록 노조법 3조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LO 기본협약 비준국으로서 의무를 다하라는 당연한 요구에 국회가 논의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나서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노동조합 간부들이 국회 앞에서 단식투쟁에 나선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고 회복탄력성 있는 복원은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의 완전한 보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이런 점에서 국제노동기준의 수립과 적용 및 감시감독 시스템을 ILO의 활동의 중심에 놓겠다는 사무총장의 입장을 지지하며 모든 노동자가 아무런 위협과 두려움 없이 노동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아태·아랍지역 각국 노사정 대표가 참석하는 17차 ILO 아태지역 총회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고 복원력있는 인간중심의 회복’이라는 주제로 6일부터 9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한국 노동자 대표 자격으로 이날 본회의에서 기조연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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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당 노태우 이래 최초? '한동훈 당대표론'이 드러낸 여당의 허약성

[기자의 눈] '한동훈 당대표 차출론'? 칼에는 눈이 없지만 정치엔 눈이 필요하다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2.12.06. 15:14:20 최종수정 2022.12.07. 02:16:19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국민의힘 대표로 거론된다고 한다. 한동훈 당대표론의 정당사적 의미부터 짚어 보자. 아직 상상속의 일이고 가정에 불과하지만,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현실 정치 경험이 '제로'인 최측근을 대통령이 여당 대표로 밀어붙인 사례는 아마 5공 시절 전두환의 노태우 이래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내무부장관 노태우는 1985년 2.12총선 전국구로 나가 당선됐으나, 당이 패배한 후 이종찬의 건의를 받아들인 전두환에 의해 당대표로 직행한다. 2.12 총선에서 야당 돌풍으로 민정당이 사실상 패배한지 11일 만에 전두환은 당직 개편의 일환으로 노태우를 당대표에 임명했다. 원내총무 이종찬 등이 '수도권 민심'을 강조하며 한 노태우 천거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김충식, <5공 남산의 부장들>) 그러나 이후 결말은 썩 좋지 못했다. 

 

박정희의 김종필도 민주공화당 창당을 주도했지만 초반에 총재와 당의장을 맡지 않았다. 변호사 출신의 문민 인사인 정구영을 총재로, 김정렬을 의장으로 두고 시작했다. 이회창도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당대표직에 뛰어들긴 했지만, 퇴임 후 이미 총선 신한국당 선대위 의장을 맡았었고 현직 대통령 김영삼을 포함한 '3김 청산'을 내걸어 전국구로 15대 국회의원 배지를 단 후에야 당대표에 올랐다. 스스로 쟁취한 당대표다. 

 

'윤심'이 아무리 중해도, 현 정치 지형이 1980년대 수준은 아닐 것이다. 대통령이 당 총재를 겸하고 그 밑으로 당대표-사무총장, 원내총무, 정책위의장(당3역)을 두는 형태의 민정당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당원이 직접 선출하는 21세기 국민의힘에서 가능한 일은 아니다. 만약 당대표 경선에서 민심 비중을 줄이고 당심 비중을 높이면 '윤심'의 구심력이 커져 한동훈이 당대표에 당선될 수 있다고 해도 이건 가정일 뿐이다. '한동훈 당대표론'이 나오자 원내대표 주호영이나 원내대표를 지낸 적 있는 나경원이 이를 부인한 건, 현실성 문제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끊임없이 '한동훈 당대표 차출론'이 흘러나오는 데에는 아마도 다른 무언가, 이런 저런 속사정이 있을 것이다. 

 

한동훈은 문재인 정부 초기 정권 2인자 역을 했던 이낙연이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을 판판이 깰 때 차기 대권 지지도 1위에 올랐던 것과 비슷하다. 요컨대 한동훈은 문재인 정권 초기의 '이낙연 포지션'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인기가 식어가며 '이낙연 대세론'도 흐지부지됐다. 게다가 국정을 아우른 이낙연과 달리, 그는 야당과 전 정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꽉 잡고 있는 데서 지지자들을 결집할 힘이 나온다. 보수 진영 차기 지지율 1위의 힘이다. 

 

결국 한동훈의 '정치적 장점'이란 건 '칼'을 쥐고 있을 때만 발휘된다는 가설이 생긴다. 그는 다른 정치 경험을 해 본 적 없다. 특히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아래에서 최측근으로 자타 공인을 받고 있을 때여서 그의 발언도 힘을 얻게 되는 구조가 단단하다. 만약 '칼' 없는 '조선 제일검'이 정치판에서 통할 수 있을까. 법무부장관 한동훈과 여당 대표 한동훈은 완전히 다른 역할이다. 검찰을 지휘할 수도 없고,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여의도 허허벌판에 '0선' 경험의 당대표를 내걸고 당을 장악하고 공천권을 원하는대로 행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과 달리 당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비정치인 출신 대통령이 당에 비정치인 출신 최측근을 파견하는 모양새인데, 이걸 MZ 세대와 수도권 민심으로 엮는 그 창의력의 끝이 어디인지 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즉 '한동훈 당대표론'은 여당의 허약함을 드러내 주는 일종의 '진단 키트'다. 대통령 후보도 당 외부에서 구하고, 당대표도 당 외부에서 구한다는 건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건강한 보수 정치인'을 키울 수 없는 구조란 걸 고백하는 일이다. 게다가 검찰 출신 대통령이 천거하는 검찰 출신 당대표라니. 군인 출신 대통령이 천거한 군인 출신 당대표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사실, 이런 모든 해석들은 부차적인 일일 뿐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대체 '윤심'의 실체가 무엇이냐는 의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대표를 대하는 솔직한 심경은 '권성동 문자 파동'에서 드러난 바 있다. 대통령은 당대표 이준석을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했다. 이것은 굉장히 기괴한 일이었는데, 왜냐하면 '내부총질'은 당대표의 고유 업무에 대한 대통령의 사적 평가일 뿐이기 때문이다. 당의 일에 관여하고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관여하는 건 당대표의 의무고 당무다. 대통령에게 비판적이라도 하더라도, 그건 당원들이 직접 선출한 당대표의 권한 내의 일이다. 당대표의 당무를 내부총질이라 표현한다면, 앞으로 '윤심'을 반영할 당대표는 '영혼 없는 관료'를 들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내부총질' 파동조차 '윤심'을 절반만 보여준 데 그쳤다. '윤심'이 원하는 정책이나, 비전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통령의 '心'은 대체 무얼 원하고 있는가. 대선 후보 단일화 때 안철수가 강조했던 '연금 개혁'은 청사진도 제시 못 했고,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쫓아가듯 대응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노동 분야에선 이전 정부의 개혁을 되돌리는 것도 야당에 부딛힌 데다, 화물연대 파업 등 이미 벌어진 일에 열심히 대응할 뿐이다. 원전 건설 등 일부 정책 영역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지만, 이건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윤심' 비전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오히려 해외 순방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로 구설에 올랐고, 폭우 피해, 이태원 참사 등 수습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으며,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당기는 학제 개편 구상은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졌다. 조각 과정에서 인사 참사에,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이 도마에 올라왔고, 청와대 용산 이전의 기대 효과도 사실상 끝난 터다.

 

중요한 건 '윤심'을 업은 당대표가 누구냐가 아니라, 대체 '윤심'을 업은 당대표를 통해 '무엇'을 하려는 것이냐다. 이 중요한 질문을 여당 내에서 누구도 던지지 않고 있다. 2024년 총선 전까지 의회를 해산하지 않는다면 현재 존재하는 '거대 야당'은 상수다. 야당과 협상을 통해 '윤석열표 대한민국'을 위한 청사진을 최대한 반영하려 하는 게 온당한 일일텐데, 한동훈 당대표론이든, '윤심 당대표'든 대야 투쟁의 상징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윤심 당대표론'은 다음 총선까지 통치를 아예 포기하겠다는 시그널로 읽힌다. 

 

이재명과 문재인에 대한 동시 수사 과정에서 야당은 똘똘 뭉치고 있다. 특히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서 법원이 서훈 전 청와대 안보실장에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여권 일부는 적잖이 당황했다. 한 여권 인사는 "이재명과 문재인, 동시에 치는 건 너무 무리한 일 같다. 전선을 너무 넓히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아니나다를까 검찰은 문재인 직접 수사엔 속도 조절에 나섰다. 그런에 야당 쪽은 결사 항전이다. 특히 문재인은 '내가 했다'는 정공법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서훈의 구속 역시 정공법의 부산물이다. 이미 '문재인 진영'은 범죄 혐의 구성 요건을 깨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한 일은 범죄가 아니다'고 방향성을 잡았다. 처벌을 피하자는 게 아니고, 윤석열 정부에 대해 저항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런 충돌은 결국 극한 대립을 낳는다.  

 

요컨대 정치는 꽉 막혔고, 비전은 부재한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전 정권과 야당 대표 수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윤석열 검찰'을 상징하는 한동훈의 여당 대표 차출론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야당을 궁지에 몰아넣고 하는 정치는 제대로 되지 않는다. 칼에는 눈이 없지만, 정치에는 눈이 필요하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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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칼럼 "민노총과 대결 윤 대통령 보고 진가 느낀다는 사람 많아"

정부의 ‘역할’을 되물은 언론, 총파업 비판에 힘 쏟는 언론 나뉘어
선우정 조선일보 논설위원 “법과 원칙을 무기로 거대 권력과 다시 한판 붙은 모습에서 ‘윤석열다움’ 느껴”
한겨레 “툭하면 고발장 던지는 대통령실” 조선 “야권이 의혹 부풀려 입장 달라진 것”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14일째를 맞은 가운데, 정부의 태도는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업무개시명령서를 송달받고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운송사와 화물차주에 대해서는 확인 즉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지난 6일 정부는 화물연대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서는 기업을 지원하겠다고까지 밝혔다. 

7일 아침신문 보도는 정부의 초강경 대응을 비판하며 정부의 ‘역할’을 되물은 언론과 화물연대 총파업 비판에 힘을 쏟는 언론으로 나뉘었다. 이 가운데 조선일보는 기사, 칼럼, 사설에서 적나라하게 총파업을 비판했다. 논설위원은 “법과 원칙을 무기로 거대 권력과 다시 한판 붙은 모습에서 ‘윤석열다움’을 느낀다”고도 했다. 

▲ 7일 한겨레 4면 사진 갈무리.
▲ 7일 한겨레 4면 사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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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정부의 ‘역할’을 되물은 언론, 총파업 비판에 힘 쏟는 언론 나뉘어

한겨레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명의의 ‘개입’ 공문을 입수해 보도했다. 

국제노동기구는 2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민주노총이 제기한 문제와 관련해 즉시(immediately) 정부 당국에 개입(intervene)했다”며 “관련 협약에 나오는 결사의 자유 기준과 감시감독기구 입장을 (한국 정부에) 상기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국제노동기구가 보낸 서한을 ‘외교 문서’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겨레는 국제노동기구가 한국 정부에 보낸 공문에서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결사의 자유 침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 7일 한겨레 아침신문 갈무리.
▲ 7일 한겨레 아침신문 갈무리.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 명의의 개입 공문을 보면, “국제노동기구 감독기구는 운송서비스 및 유사한 부문의 업무복귀명령이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간주하고, 평화적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에 대해 형사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고 명시돼 있다. 기사는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법과 원칙’을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가 국제협약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국제노동기구의 ‘개입’ 사실이 알려진 이후, 정부는 그 의미를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 피해 기업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원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한겨레는 4면 기사에서 “노동자 파업 등을 이유로 기업이 과도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 이른바 ‘노란봉투법’까지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기업의 손배 청구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사설에서는 정치의 역할을 강조했다. 사설은 “지금 정부의 태도를 보면 화물연대를 무릎 꿇리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듯하다”라며 “그렇게 ‘백기 투항’을 받아내 정부가 ‘승리’를 거머쥐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과 국민의힘의 ‘색깔 공세’를 지적하며 “파국을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국회가 나서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윤 대통령도 사회 통합을 바란다면 좀 더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 7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 7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도 꽉 막힌 노·정 대화를 국회가 나서서 풀어야함을 강조했다. 사설에서는 “국정을 책임진 입장에서 진정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국가 경제를 걱정한다면 노조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 노·정 대화가 막혀 있다면, 국회가 나서는 게 당연하다”며 “여당은 야당의 제의를 받아들여 즉각 중재에 나서는 한편 안전운임제 안착 방안을 논의하는 게 옳다”고 했다. 

1면에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은 30년차 화물기사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30년차 화물기사 조동현씨(51)의 트레일러 앞면에는 “법과 원칙에 의한 강제노역 차량입니다. 안전운임제 폐지와 유가보조금 폐지에 겁먹은 차주가 운전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7일 경향신문 지면 갈무리.
▲ 7일 경향신문 지면 갈무리.

국제칼럼에서는 송지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가 한국 정부와는 다른 영국 정부의 파업 대응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11월 영국 대학노조 파업은 역대 최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의 개입은 없었다. 칼럼은 “대처 정부 이후로 노조의 영향력이 위축된 영국이지만 영국 정부는 파업과 노사분쟁에 있어서 노조와 사용자 간 협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도 라동철 칼럼에서 정부의 강경 대응을 비판했다. 칼럼은 “그런데도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을 ‘불법 파업’ ‘정치 파업’으로 규정하고 공권력을 총동원해 화물연대로부터 항복 문서를 받아내겠다고 작심한 것 같다.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정당한 활동까지도 불온시해 탄압하던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며 “화물연대 파업은 후속 조치 이행에 손을 놓다시피 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이제라도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7일 국민일보 칼럼 갈무리.
▲ 7일 국민일보 칼럼 갈무리. 

반면, 조선일보는 1면, 칼럼, 사설 모두에서 민주노총의 파업행위를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제발 좀 살려달라” 파업 불참 기사의 절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제목의 “제발 좀 살려달라”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공유한 비조합원 화물 기사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메시지 내용을 인용한 것이었다. 기사는 “파업에 동조하지 않은 동료 기사들을 향해 저주와 욕설을 퍼붓는 현수막을 내거는가 하면, 쇠구슬에 라이터·마이크까지 집어던지고, 일부 조합원은 파업 도중 불법 도박을 벌이다 적발되기까지 했다”며 파업 동력이 약해진 민노총이 갈수록 난폭해진다고 비판했다. 

▲ 7일 조선일보 1면 기사 갈무리.
▲ 7일 조선일보 1면 기사 갈무리.

이어지는 4면 기사에는 ‘“일하는XXX들다, 길바닥서 객사해라” 조폭같은 민노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 해당 면의 제목은 ‘민노총 정치파업’이었다.

▲ 7일 조선일보 지면 갈무리.
▲ 7일 조선일보 지면 갈무리.

“법과 원칙을 무기로 거대 권력과 다시 한판 붙은 모습에서 ‘윤석열다움’을 느낀다”는 주장도 나왔다. 선우정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윤 대통령이 어쩌다 대통령에 올랐다고들 한다”라며 “윤 대통령이 조국 수사, 울산 수사, 원전 수사를 연이어 시작한 것은 권력의 기(氣)가 정점을 모르고 치솟을 때였다. 좌파의 민낯을 사법 증거로 폭로했고 20년 집권론을 5년 만에 끝냈다. 어쩌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국 정치사에 이런 승부사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윤 대통령에게 포용하고 양보하고 협치하라고 한다. 하지만 국민이 승부사 윤석열을 대통령 자리에 앉힌 본질은 다르다고 본다”며 “최근 민노총과 대결하는 윤 대통령을 보면서 그의 진가를 오랜만에 느낀다는 사람이 많다. 법과 원칙을 무기로 거대 권력과 다시 한판 붙은 모습에서 ‘윤석열다움’을 느낀다는 것”이라고 했다. 

▲ 7일 조선일보 선우정 칼럼 갈무리.
▲ 7일 조선일보 선우정 칼럼 갈무리.

중앙일보는 1면 기사에서 “민노총이 총파업을 강행했지만 파급력은 거의 없었다”며 “화물기사가 속속 복귀하면서 대오에 균열이 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파업 개시일을 전후로 민주노총의 대오가 뭉치기는커녕 오히려 무너지는 모양새라면서, “‘총파업’ 날이 일터에서의 ‘총노동’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날짜가 된 듯하다”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아울러 총파업 불참 현상에 대해 “일선 산업현장의 노조가 이런 민주노총의 명분에 동의하지 않거나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를 지원하는 전위부대 역할을 거부한 것이고, 정부의 법과 원칙에 기반을 둔 대응에 물리력으로 맞설 생각이 없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 7일 중앙일보 1면 갈무리.
▲ 7일 중앙일보 1면 갈무리.

동아일보도 1면 기사 ‘민노총 전국 총파업 강행 주요 사업장 대부분 불참’에서 같은 사안을 전했다. 오피니언면에서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독과점 시장서 가격 올리겠다는 격”이라고 주장하는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을 인터뷰 했다. 김대환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독과점 기업이 소비자를 무시하고 물건값 올리듯이, 독과점 시장에서 운임을 올려달라고 하는 것이 이번 집단운송거부의 본질”이라고 했다. 

▲ 7일 동아일보 지면 갈무리.
▲ 7일 동아일보 지면 갈무리.

국민일보는 1면에 ‘화물연대 파업 직격탄 현장르포’라는 소제목으로 르포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A사는 최근 공장 가동을 절반으로 줄였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출하를 하지 못하면서 제품을 쌓아두는 공간이 꽉 찼기 때문”이라며 “지난달 24일 이후 모든 게 멈춰섰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이곳을 드나든 컨테이너 차량은 한 대도 없었다. 그사이 물류 창고는 80% 넘게 재고로 채워졌다”고 했다. 

한겨레 “툭하면 고발장 던지는 대통령실” 조선 “야권이 의혹 부풀려 입장 달라진 것”

대통령실이 6일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속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씨를 고발했다. 

이에 한겨레는 ‘툭하면 고발장 던지는 대통령실, 스스로를 돌아봐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치적 해법 찾기를 건너뛰고 곧바로 법적 대응으로 넘어간 대통령실의 행태도 볼썽사납긴 마찬가지”라며 “이를 대통령 지휘를 받는 수사기관에 고발해 처벌하겠다고 나서는 순간, 대통령실의 대응은 정치를 포기한 권력의 비판 옥죄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은 대통령은 각종 비판과 의혹 제기에 최대한 열린 자세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실이 먼저 할 일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하는 것이지, 고발 남발이 아니다. 대통령 관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수사로 겁박해 틀어막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고발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했다. 

 
▲ 7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반면, 조선일보는 5면 기사에서 “대통령실은 그동안 법적 조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 야권이 익명의 제보 등을 이용해 ‘믿거나 말거나’식 의혹을 부풀리자 입장이 달라졌다”며 “여권에선 “지난 9월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MBC 자막 논란 이후 대통령실이 허위 폭로에 대해 ‘강력 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짜 뉴스를 방치하면 정부 신뢰가 바닥부터 침식당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7일 조선일보 지면 갈무리.
▲ 7일 조선일보 지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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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이틀 연속 해상완충구역에 포 사격

합참, “9·19 군사합의 위반 행위...북에 모든 책임”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2.12.07 07:42
  •  
  •  수정 2022.12.07 08:47
  •  
  •  댓글 0
 
지난 10월 8일 북한이 실시한 포사격훈련. [사진출처-노동신문]
지난 10월 8일 북한이 실시한 포사격훈련. [사진출처-노동신문]

북한이 6일 동해 해상완충구역 내에 100여발의 포 사격을 실시했다. 전날에도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에 130여발의 포탄을 퍼부은 바 있다. ‘9·19 남북군사합의’(2018)에 의해 금지된 행위다.    

6일 낮 합동참모본부(합참)은 “우리 군은 오늘(12.6) 10시경부터 북한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90여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포병사격을 포착하였으며, 탄착지점은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라고 발표했다.

이날 저녁에도 “우리 군은 오늘(12.6) 18시경부터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0여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포병사격을 추가 포착하였으며, 탄착지점은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라고 알렸다.

북한의 포사격 훈련은 한·미가 5일부터 6일까지 철원 일대에서 실시한 다연장로켓포(방사포), K-9 자주포 사격 훈련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인다. 

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오전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어제 5일에 이어 오늘 6일 9시 15분경부터 적들이 또다시 전선근접일대에서 방사포와 곡사포를 사격하는 정황이 제기되였다”면서 “즉시 강력대응경고 목적의 해상실탄포사격을 단행할 데 대한 명령을 내리였다”고 밝혔다.

오후 ‘발표’를 통해서는 “82발의 방사포탄을 8시간 30분에 걸쳐 해상으로 사격했다”고 알렸다. “적측이 전선 인근 지대에서 자극적인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계속되는 적들의 도발적 행동에 분명코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또 다르게 더욱 공세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6일 오후 ‘입장’을 통해 “현재 진행중인 한미연합포병사격훈련은 ‘9·19군사합의’에 따라 포병사격훈련이 중지된 지상완충구역(MDL 이남 5km) 밖에서 실시된 정상적인 훈련”이라고 밝혔다.

“북측이 한미의 정상적 훈련을 부당하게 비난하며, 오히려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해상 포사격을 반복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국방부는 북측의 일방적이고 지속적인 ‘9·19 군사합의’ 위반으로 초래되는 결과에 대해 북한에게 모든 책임이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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