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저물어갑니다. 지난 2019년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얼어붙기 시작한 한반도 정세는 4년이 지나도록 해빙되기는커녕 더욱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올해엔 오히려 ‘한미(일) 대 북’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양측 사이에 군사적 갈등이 더 깊어졌습니다. 통일뉴스는 안타깝고 아쉬운 한해를 돌아보면서, [2022년 송년특집]을 ①한반도 주변 관계 ②남북관계 ③북한 내부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3월 24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화성포-17'형. [사진출처-노동신문]
지난 3월 24일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을 시험발사했다. 3월 25일 [조선중앙통신]은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국방력을 강화하는데 국가의 모든 힘을 최우선적으로 집중해 나갈 것”이고,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는 “(2018년 4월) 북한이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파기하는 것”이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3년 11개월 넘게 한반도 정세의 안전판이었던 ‘모라토리엄’이 파기되자, 후폭풍은 엄청났다. 5월 10일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은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잇달아 진행했고, 북한도 전례 없이 많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연말이 2주도 남지 않은 18일, 북한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기시다 일본 내각의 개정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문서 채택에 대한 응수로 보인다.
혹자는 ‘화염과 분노’가 횡행하던 2017년보다 지금 한반도가 더 위험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평창 데탕트’ 같은 변곡점을 기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 미·중 전략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지구촌 전체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왜 ‘모라토리엄’을 파기했을까?
올해 3월 24일 북한이 파기한 것은 ‘모라토리엄’만이 아니다. 30년 넘게 붙잡고 있던 대미 접근법을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
냉전체제가 무너지던 1990년대 초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하되, 소련·중국은 남과 수교하고 미국·일본이 북과 수교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끈질긴 관계개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적대적 봉쇄정책을 계속했습니다. 공산권 붕괴로 생존 위기에 처한 북한은 미국의 안보위협에 대한 억제용으로, 그리고 또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이룩하기 위한 협상용으로 핵개발이라는 모험을 감행하게 됩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2009년 10월 9일 [통일뉴스] 창간 9주년 강연)
전직 고위당국자도 비슷한 평가를 한 적 있다. “노태우 정부가 ‘북방외교’를 추진할 때 외교 참모들이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는 대신 뒷문으로 들어가는데 열심이다 보니 결국 북한의 핵무장을 초래했다.”
지난 30년 간 북한이 미국과 직접 담판 하든(북미 제네바 합의, 북미 공동코뮈니케), 서울(판문점선언) 또는 베이징(6자회담 9.19공동성명)을 거치든 최종 목적지는 미국과의 수교였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미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새로운 관계 구축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상호 신뢰 형성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인식하며”라고 명시했다. 지난 시기 북한의 대미 접근법을 집대성한 것이다. ‘하노이 노딜’(2019년 2월) 이후에도 북한이 대미 협상에 대한 미련을 접지 못한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에게도 분수령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미·중 간 전략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라 새로운 진영구도가 형성될 조짐”(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보이는 상황에서, 낡은 접근법을 고수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30년 만에 북한을 둘러싼 울타리가 다시 생겼고, 핵까지 손에 넣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5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전승절’ 축전에서 “전략적이며 전통적인 북·러 친선”을 강조했고, 10월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에 보낸 축전에서는 ‘북중 친선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9월 최고인민회의서 시정연설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출처-노동신문]
9월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핵무력법’을 채택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절대로 먼저 핵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그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고 못박았다.
반면, 한국에게는 지난 30년 간 번영의 근거였던 공간이 축소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제재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중관계 역시 조정에 직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회의적이다
5월 21일 서울에서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하는 한미 정상. [사진제공-대통령실]
5월 21일 서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겠느냐 하는 부분은, 북한에서 진정성 있게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답했다. 그 다음날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헬로.”라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아주 회의적”이라는 고위당국자의 평가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문재인정부 때 화두였던 ‘대화 재개를 위한 유인책 제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싫어하는 문구들이 빼곡하게 담겼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으며, “필요 시 미군의 전략자산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확인했다.
5월 25일 북한은 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바이든-윤석열 정상회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셈이다. 그 전날에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8대가 한반도와 일본 사이를 지나갔다. 도쿄 ‘쿼드’ 정상회담에 대응한 무력시위로 풀이됐다.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9.29) 전후 ‘북한 대 한미(일) 간 무력시위’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진행됐다.
한·미는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동해에서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이 포함된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맞서, 북한은 9월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9월 30일 한미일 연합 대잠수함훈련. [연합뉴스TV 영상 갈무리]
9월 30일 한미일이 독도에서 150km 떨어진 공해상에서 ‘로널드 레이건’까지 동원한 연합대잠수함훈련을 실시했다. 다음날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10월 4일에는 일본 열도를 넘어가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틀 뒤 한미일은 동해상에서 ‘로널드 레이건’이 포함된 연합 탄도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10월 5일(현지시각) 한미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추가 제재 결의를 추진했으나, 중·러의 반대에 막혔다.
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표는 “조선(북한)의 최근 발사활동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과 최근 이 지역에서 (한미일의) 군사훈련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험은 우리에게 제재가 만능이 아님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으로 제재를 부각하고 정치 해결은 게을리 하면서 대북 압박을 일삼는 것은 도움이 안 될뿐 아니라 바른 길이 아니”라고 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동해 연합 대잠수함훈련’을 겨냥해 “이러한 훈련들이 우리나라(주-러시아) 근방 극동 지역에서 진행됐다”면서 “우리는 일본이 주도한 이러한 활동들을 우리나라의 안보에 대한 직접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11월 12일 한미일 정상은 ‘프놈펜 공동성명’을 통해 “날아 들어오는 미사일로 야기될 위협에 대한 각국의 탐지·평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2월 16일 기시다 일본 내각은 적 미사일 기지 등을 겨냥한 ‘반격능력 보유’를 담은 개정 「국가안보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 계획」을 통과시켰고, 미국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반면, 중국은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했다.
교착 상태는 언제까지?
냉전시대에나 볼 법한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재연된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는 상당기간 교착될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 분단구조 고착화를 우려하는 상황”이라는 지난 13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국제·지역 질서 변동을 이끄는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야 한반도의 앞날도 점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새 질서의 윤곽이 잡힐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11월 14일 발리에서 만난 미중 정상. [사진출처-중국 외교부]
지난 11월 14일 발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시간 넘게 만나 지역·국제 문제들을 논의했다. 중국이 원했던 방식은 아닐지라도 사실상 ‘신형 대국관계’가 구축된 셈이다. 후속 논의를 위해 내년 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내년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계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동북아를 방문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11월 중순 미·러 정보기관장들이 튀르키예에서 비밀회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러시아 억류 미국인 문제’로 만나서 ‘핵무기 사용이 초래할 결과’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중국과 사우디의 밀월에 이란이 반발하면서 ‘이란 핵 협상’이 진전될 기미도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지난 10월 19일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의 “새로운 핵 시대”(The New Nuclear Era)라는 글이 주목된다. 비확산체제 유지가 미국에게 이익이라는 전제 아래 △미-러 핵군축 협상 재개, △이란 핵개발 저지, △북한과의 외교 모색을 조언했다.
리처드 하스 CFR 회장. [CFR 유튜브 갈무리]
하스 회장의 글이 그냥 사견이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의 컨센서스를 반영한 것이라면, 러시아, 이란 다음은 북한일 것이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 목표는 유지돼야 하지만 그 사이에 한미일이 북한에 핵·미사일 제한과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일종의 핵군축 제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희망적 관측에 불과하지만, 내년 봄 한반도 주변 정세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정작 문제는 ‘미국 일변도’ 외교를 고수하는 윤석열정부다.
전직 고위당국자는 “미·중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면 한국은 미국 편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갈 때 가더라도 뒤는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국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를 수장으로 하여 구성된 종미우익정권은 2022년 12월 16일 각료회의에서 3대 전략문서를 이전보다 더 나쁘게 개악했다. 그들이 개악한 3대 전략문서는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이다.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은 자기들이 개악한 전략문서들의 제목에서 ‘국가안보’니 ‘국가방위’니 하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그 전략문서들의 내용은 일본의 ‘국가안보’와 ‘국가방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중국, 조선, 로씨야의 순서로 적대적 존재를 규정하고,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전쟁 도발 책동을 정당화하고, 자위대의 군국주의적 재무장을 완성하는 전략방침에 관련된 것이다. 3대 전략문서 개악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일본은 1945년 8월 15일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하기 이전 수십 년 동안 동아시아 각국에서 극악무도한 침략전쟁범죄와 식민통치범죄를 저질러 온 전범국가였다. 그런 일본은 자기의 침략전쟁범죄와 식민통치범죄를 반성하기는커녕 전부 부인하면서,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위한 앞잡이 노릇을 자처하며 망동을 부리고 있다. 이런 현실은 미국이 주범국가이고, 일본이 종범국가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 종범국가의 망동은 침략전쟁 도발 책동을 정당화하고, 군국주의적 재무장을 완성하려는 것에 집중되었다.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이 3대 전략문서를 개정한 목적은, 일제의 패망 직후인 1946년 11월 3일 일본 국회에서 채택된 헌법 제9조를 그야말로 있으나마나한 사문조항으로 만들어놓고, 지금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온 군국주의적 재무장을 완성하려는 것이다.
일본 헌법 제9조에는 “국가권력이 발동되는 전쟁, 무력 위협,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육해공군과 그 밖의 무력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규정되었다. 일본 국내의 반대와 국제사회의 반대에 가로막혀 헌법 9조를 마음대로 폐기하지 못한 일본의 역대 종미우익정권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그 조항의 효력을 체계적으로 감소시키는 교활한 속임수를 썼다. 교활한 속임수는 그들이 지난 70년 동안 일본 헌법 9조에 반하는 군국주의적 재무장을 은밀하게, 점진적으로 추진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내막은 다음과 같다.
2019년 8월 18일 일본 <NHK> 방송은 1948년부터 5년 동안 궁내청 대신을 지낸 다시마 미찌지(田島道治)가 일왕 미치노미야 히로히토(裕仁, 1901~1989)와 나눈 담화를 수록한 이른바 ‘배알기(拜謁記)’라는 제목의 비밀문서를 공개했다. ‘배알기’에 수록된 히로히토의 발언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그가 1952년에 자기의 야욕을 다음과 같이 늘어놓은 것이다. 히로히토는 “헌법개정에 편승하여 밖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 (나는 헌법개정에 대해 이전에는) 부정적이었지만, 지금은 (헌법 중에서) 다른 부분은 다루지 않고 군비(확충 문제)에 대해서만 공명정대하게, 당당히 개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라느니, “침략이 없는 세상에서는 무장이 필요하지 않지만, 인간사회에 침략이 있는 이상 군대는 부득이하게 필요하다”라느니 “재무장에 의해 군벌이 다시 대두하는 것은 싫지만, (일본이) 침략을 받을 위험이 있으므로 방위적 군비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느라니 하는 망언을 늘어놓았다. 그런 망언은 일본 헌법 9조를 폐기하고 일본 자위대의 군국주의적 재무장을 실현하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었다.
히로히토의 야욕은 1954년 7월 1일 일본 자위대가 창설된 것으로 하여 부분적으로 실현되었다. 당시 미국은 일본 자위대를 경무장 상태로 창설하도록 허락했는데, 일본의 역대 종미우익정권들은 경무장한 자위대를 중무장한 정규군으로 전환, 육성하려고 광분했다.
2017년 12월 21일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의하면, 1956년 당시 일본 관장장관이었던 후나다 나까(船田中)는 도꾜를 방문한 당시 미국 국무장관 존 덜레스(John F. Dulles, 1888~1959)에게 일본 헌법 9조를 폐기하고, 일본 자위대를 중무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고 한다.
2018년 12월 19일 일본에서 비밀문서가 공개되었다. 그것은 1957년 당시 일본국 총리대신이었던 기시 노부스께(岸信介, 1896~1987)가 워싱턴을 처음 방문하기 직전에 태평양전쟁 직후 일본에서 점령군사령관으로 군림했던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1880~1964)의 조카인 당시 주일미국대사 더글러스 맥아더 2세(Douglas MacArthur II, 1909~1997)에게 보낸 비공개 서한이다. 기시 노부스께는 비밀문서에서 일본 자위대를 중무장한 정규군으로 전환, 육성하기 위한 3단계 계획을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제1단계는 1951년에 체결된 일미안보조약에서 주일미국군의 기지 사용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출격 등을 거의 무제한으로 인정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는다. 그렇게 하고 나서 헌법 제9조를 개정하여 자위대의 해외무력행사를 인정한다. 제2단계는 일미안보조약을 ‘상호방위조약’으로 개정하여 일본도 미국의 방위를 담당하게 한다. 일미안보조약이 개정되면 5년 안에 헌법을 개정하겠다.”
위에 열거한 사실은 일본의 역대 종미우익정권들이 이미 1950년대 후반부터 일본 헌법 제9조를 폐기하고 자위대를 중무장한 정규군으로 전환, 육성하려고 집요하게 책동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의 역대 종미우익정권들이 내걸었던 이른바 ‘전수방위 원칙’은 군국주의적 재무장 야욕을 은폐한 위장막이었다. ‘전수방위’라는 위장막으로 야욕을 은폐한 그들은 군국주의적 재무장을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추진해왔다.
1) 1987년 나까소네 종미우익정권은 일본의 군사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로 한정시킨 관례를 깨뜨리고 군사비를 국내총생산의 1% 이상 증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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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91년 가이후 종미우익정권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일본 자위대를 참가시켰다. 이것은 일본 자위대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원된 사례였다.
3) 1999년 오부찌 종미우익정권은 일본 자위대가 “조선반도 유사시 미국군에 대한 비전투작전을 지원”해주는 이른바 ‘주변사태법’을 채택했다.
4) 2015년 아베 종미우익정권은 일본의 동맹국 또는 우호국이 제3국의 무력 공격을 받으면 집단자위권(교전권)을 행사한다는 ‘안보법’을 채택하고, 미일방위협력지침도 개악했다. 그로써 일본 자위대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원될 수 있게 되었다.
5) 2022년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은 3대 전략문서를 개악함으로써 일본의 동맹국 또는 우호국이 제3국의 무력 공격을 받으면 일본 자위대가 반격하는 무력 침공의 길을 열어놓았다.
2021년 10월 4일에 출범한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이 3대 전략문서를 개악하여 일본 자위대가 무력침공을 감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의 각료 21명 중에서 3분의 2에 이르는 14명이 우익단체 지지자들로 채워진 것이다. 그들이 지지하는 우익단체는 ‘일본회의’다. 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관방장관 마쓰노 히로까즈(松野博一), 방위상 기시 노부오(岸信夫), 외무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산업상 하기우다 고이찌(萩生田光一)를 비롯하여 핵심 각료 14명이 ‘일본회의 국회위원 간담회’에 소속되었다.
1997년에 창설된 ‘일본회의’는 일본 전역에 약 230개 지역조직을 결성했고, 일본의 정계, 재계, 학계, 종교계에 널리 침투했다. 2020년 현재 그 우익단체의 회원은 약 40,000명이다. ‘일본회의’는 일제의 동아시아 침략전쟁을 ‘대동아전쟁’이라고 부르면서, 그 전쟁이 방어전쟁이었다는 망언을 늘어놓았다. 이것은 ‘일본회의’가 일제의 침략전쟁범죄와 식민통치범죄를 전면 부정하면서 ‘대일본제국’의 부활을 망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본회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우익정치세력의 최대 소굴은 신도정치련맹(神道政治聯盟)이다. 1969년에 창설된 신도정치련맹은 일본 전역에 있는 약 80,000개의 신사참배거점을 거느리고 있다. 신도정치련맹이 일본 우익정치권의 중심세력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일본 국회의원 710명 중의 288명이 신도정치련맹을 지지하는 일본 국회의원 간담회에 소속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들은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황실과 일본의 문화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건설”하고, “일본의 역사와 특성을 고려한 자랑스러운 새 헌법을 제정”하고, “일본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야스꾸니의 영령들에 대한 국가의례를 확립”하는 것을 자기의 실천강령으로 내세웠다. 이것은 신도정치련맹이 천황 숭배, 평화헌법 폐기 및 침략헌법 제정, 야스꾸니신사(靖國神社) 위에 떠도는 전범망령의 활성화를 실현하려는 망동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 일본의 선제타격으로 제3차 중일전쟁 일어난다
이번에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이 개악한 3대 전략문서는 중국에 대한 적대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악한 3대 전략문서에서 일본은 중국을 “전례 없는 최대의 전략적 도전”을 하고 있는 적대적 존재로 규정했고, 중국 영토인 대만을 “매우 중요한 동반자이며 소중한 벗”으로 규정했다. 그에 비해 조선은 “이전보다 더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을 가하는 적대적 존재로 규정되었고, 로씨야는 “유럽에서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적대적 존재로 규정되었다.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이 3대 전략문서를 개악하면서 중국에 대한 적대 의식을 날카롭게 벼린 도발행동에 얽혀있는 사연은 다음과 같다.
2022년 12월 16일 일본국 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는 3대 전략문서를 개악한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컴퓨터모의실험을 해보면, 자위대의 능력이 일본에 대한 위협을 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상대의 공격을 억제하는 힘으로서 반격능력은 (자위대에) 불가결하다”고 강변했다.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이 일본 자위대에 필수불가결하다고 강변하는 반격능력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적국이 일본에 대한 공격에 착수하였다는 것을 확인하였을 때 일본 자위대가 반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여기서 쟁점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적국이 일본에 대한 공격에 착수하였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을 뜻하는가 하는 것인데, 그것은 일본에 대한 적국의 공격이 2~3일 안으로 임박하였음을 보여주는 징후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적국의 공격징후가 보이면, 일본이 먼저 적국을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적국의 공격징후가 나타났을 때, 먼저 공격하는 군사행동은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의 3대 전략문서 개악 사태를 심각하게 보아야 하는 까닭은, 이번에 그들이 선제타격을 군사전략의 핵심 내용으로 정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이 일본 자위대의 선제타격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하는가 하는 것이다. 일본 자위대의 선제타격 범위는 아베 종미우익정권이 2015년에 채택한 안보법에 이미 명시되었다. 안보법에 의하면, 일본은 자기의 동맹국 또는 우호국을 공격하는 제3국에 대해 집단자위권(교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헤아려보면, 일본은 제3국이 일본의 동맹국 및 우호국에 공격징후가 보이는 경우, 선제타격으로 제3국을 공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일본의 시각에서 보면, 일본 자위대의 적대세력은 중국인민해방군, 조선인민군, 로씨야련방군인데, 그중에서도 일본의 주적은 중국인민해방군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일본은 자기의 주적인 중국이 대만을 2~3일 안에 공격할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 일본 자위대는 중국인민해방군에 대한 선제타격으로 공격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국가인 일본이 핵강국인 중국을 공격하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는데도 일본이 중일전쟁 준비를 다그치는 까닭은, 일본이 미일동맹군을 너무 과신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일동맹군을 과신한 나머지 자기들이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다.
그러나 착각은 현실이 아니다. 전시에 미일동맹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을 공격하면, 중국인민해방군과 조선인민군은 1961년에 체결된 ‘조중우호협력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에 따라 “지체없이”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을 동시에 공격하게 되어 있다. 조선과 중국 두 핵강국의 집중 공격을 받은 미일동맹군과 한미련합군이 패하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현실이 그런데도 일본의 종미우익정권은 무모한 선제타격을 망상하고 있다. 군사적 견지에서 보면, 일본이 거론하는 ‘반격’은 미사일을 사용하는 선제타격을 의미한다. 그래서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은 일본 자위대의 미사일 선제타격능력을 증강하기 위해 난세이(南西)제도의 지상 기지들과 난세이제도 인근 해역에서 떠도는 해상자위대 전투함선들에 선제타격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
일본 규슈(九州) 남단에서 대만 동쪽에 이르는 약 1,500km의 광활한 해역에 흩어져 있는 약 200개의 작은 섬들을 통칭하여 난세이제도라고 부른다. 좀 더 세분화하면, 난세이제도는 사쯔난(薩南)제도와 류뀨(琉球)제도로 이루어졌고, 류뀨제도는 오끼나와(沖繩)제도와 사끼시마(先島)제도로 이루어졌다.
일본 자위대가 중국인민해방군의 공격징후를 간파하고 선제타격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하려면, 사거리가 긴 미사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본 방위장비청은 ‘12식 지대함미사일’의 사거리를 900km에서 1,500km로 늘리는 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사거리가 2,000km인 신형 지대함미사일을 개발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사일 개량사업이나 신형 미사일 개발사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조급증에 걸린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은 미사일 개량사업과 신형 미사일 개발사업이 완료되기까지 기다릴 수 없어 안달이 났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이 침략전쟁을 도발할 때마다 선제타격에 사용했던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기시다 총리대신은 2022년 11월 14일 미일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산 토마호크순항미사일 500발을 수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은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여러 유형으로 개발했는데, 사거리가 1,300km인 것도 있고, 1,700km인 것도 있고, 2,500km인 것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네덜란드, 이스라엘, 뽈쓰까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은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제각기 수입해보려고 고개를 내밀었는데, 미국은 그중에서 가장 친근한 동맹국인 영국에만 그 순항미사일을 215발 판매했다. 그런데 지금 일본은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무려 500발이나 팔아달라고 애걸하고 있다.
일본이 난세이제도와 인근 해역에 선제타격 순항미사일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려는 까닭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중국이 실행하려는 대만해방전쟁은 미국의 지배와 대만 종미우익정권의 통치 아래 억눌린 중국 영토인 대만을 정의의 무력으로 해방하여 영토완정위업을 실현하려는 것인데,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영토완정이 대만과 부속도서들을 전부 포괄한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영토완정에 포괄되는 대만의 부속 도서들 가운데는 일본이 자기 영토라고 우기는 무인도인 댜오위다오(釣魚島)도 있다. 난세이제도⟶류뀨제도⟶사끼시마제도로 세분화한 일본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댜오위다오는 사끼시마제도에 속한 ‘센가꾸렬도(尖閣列島)’로 보인다.
영토보전은 절대로 양보할 수도, 타협할 수도 없는 문제다. 그런 영토문제에 얽힌 복잡한 사연은 중국과 일본의 무력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예고해준다. 중국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대만해방전쟁은 미국의 지배와 대만 종미우익정권의 통치 아래 억눌린 중국 영토(대만)을 해방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이 불법적으로 점령한 중국 영토(댜오위다오)를 탈환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일본은 댜오위다오 점령을 영구화하기 위한 책동에 달라붙었다. 2017년 1월 6일 일본 <요미우리신붕> 보도에 의하면, 일본 자위대는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중국과 무력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한 작전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라고 했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정리하면, 일본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2~3일 안으로 임박했다고 판단하는 경우 일본 자위대를 동원하여 중국인민해방군을 선제타격하는 무력 침공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일본은 제3차 중일전쟁을 도발하는 것이다. 제1차 중일전쟁(1894~1895)과 제2차 중일전쟁(1937~1945)을 선제타격으로 도발했던 일본은 제3차 중일전쟁도 선제타격으로 도발하려고 한다.
제3차 중일전쟁을 도발하려는 야욕을 품은 일본은 선제타격과 무력 침공을 위한 채비를 다그치고 있다. 이를테면, 현재 일본 국내총생산의 1%에 이르는 군사비를 앞으로 5년 뒤 2027년까지 2%로 증액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군사비를 국내총생산의 2%로 증액하면, 일본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군사비를 지출하게 된다.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은 앞으로 5년 동안 지출할 군사비 총액을 43조 엔(약 412조 원)으로 책정했다.
군사비 증액만이 아니다. 일본은 전쟁결정권을 신속하게 행사하기 위해 자위대에 통합사령부를 설치하고, 군수산업을 더욱 확장하고, 탄약과 미사일을 다량으로 생산하고, 탄약 및 미사일 비축시설을 현대화하고 확장하고 있다. 지금 일본은 미국의 핵확산금지방침을 차마 거역할 수 없어서 핵무장만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핵무력 이외의 모든 재래식 무력을 대폭 증강하면서 군국주의적 재무장을 사상 최고 단계로 끌어올리며 광분하고 있다.
3. 종속국가 일본을 제국주의 전쟁전략에 이용해온 미국
지난날 태평양전쟁에서 참패하여 미국에 점령당했던 일본은 쌘프랜씨스코 대일강화조약이 발효된 1952년 4월 28일 미국의 점령체제에서는 일단 벗어났으나, 미국의 제국주의지배체제에 자발적으로 편입되어 미국의 요구와 지시에 순응, 복종하는 종속국가로 남아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일본에 있어서 대미종속과 3대 전략문서 개악 사태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다시 말해서, 3대 전략문서 개악 사태는 미국의 제국주의 전쟁전략을 따르는 일본의 순응과 복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은 자기에게 순응하고 복종하는 종속국가 일본을 제국주의 전쟁전략에 효과적으로 이용해왔다.
지난 시기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조선, 중국, 소련과 각각 무력대결을 벌일 때마다 일본을 제국주의 전쟁전략의 앞잡이로 이용해왔다. 미국이 일본을 앞잡이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 10월부터였다. 2008년 8월 6일 일본 <NHK> 방송은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관해온 ‘조선동란특별소해사(朝鮮動亂特別掃海史)’라는 제목의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 의하면, 1950년 10월 미국은 지난날 식민지 조선을 강점했던 조선주차군 출신으로 조선반도의 지리와 지형에 익숙한 일본 해상보안청 소해정부대 관병 1,100여 명을 6.25전쟁의 기뢰제거 작전과 해상수송 작전에 동원했고, 태평양전쟁 시기 일본 군수업체에서 일했던 근로자 1,000여 명을 남측으로 보내 미국 해군 전투함선 보수작업, 항만준설공사, 막사건설공사 등에 동원했다고 한다.
그런 미국이 지금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무력 개입을 감행하기 위해 일본 자위대를 앞잡이로 이용하려고 책동하고 있다. 이런 급박한 사정은 1951년 미일안보조약에 의해 결성되었고, 1960년 새로운 미일안보조약에 의해 강화된 미국과 일본의 제국주의 군사동맹이 사회주의 중국에 대한 무력침공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과 일본의 제국주의 군사동맹이 사회주의 중국에 대한 무력침공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6년이다. 2017년 1월 6일 일본 <요미우리신붕> 보도에 의하면, 미국과 일본은 난세이제도 해역에서 전개될 미일공동작전계획을 2018년 3월까지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일본은 난세이제도 해역에서 중국인민해방군을 선제타격 미사일로 공격하려는 무력 침공계획 수립작업을 2018년 3월에 완료해놓고, 지난 4년 동안 자기들의 무력 침공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합동전쟁연습을 계속해왔다. 그 내막의 일부가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는데, 다음과 같다.
1) 2021년 7월 1일 주일미국군과 일본 자위대는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에서 미사일련합훈련을 진행했다. 아마미오시마는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서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에 있다.
2) 2021년 7월 30일 오끼나와에 주둔하는 주일미국군 특수부대와 일본 육상자위대 제1공정단은 오끼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괌(Guam)의 앤더슨 공군기지로 이동하여 공중강습훈련을 실시했다.
3) 2022년 11월 10일 일본 언론보도에 의하면, 주일미국군과 일본 자위대가 11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 동안 병력 36,000명, 전투함선 30척, 작전기 370대를 동원한 미일련합군사훈련 ‘킨 소드(Keen Sword)’를 실시했다고 한다. ‘킨 소드’는 오끼나와에서 대만과 가장 가까운 섬인 요나구니(与那國)에 대중국 정찰거점을 설치해놓고 오끼나와제도 해역에서 실시되었다.
4) 2021년 12월 23일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의하면, 미국과 일본은 미국 해병대의 새로운 작전방침인 ‘원정전방기지작전(EABO)’을 토대로 하여 새로운 미일공동작전계획 초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새로운 미일공동작전계획은 전시에 미일동맹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의 반격을 피하기 위해 난세이제도에 있는 여러 작은 섬들을 재빨리 이동하면서 중국인민해방군을 계속 공격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5) 2022년 7월 22일 일본 방위성이 펴낸 <방위백서>에 의하면, 미일련합군사훈련은 2019년에 34회, 2020년에 49회, 2021년에 85회로 해마다 증대되었고, 일본 자위대가 다국적 군대와 함께 실시한 군사훈련도 2019년에 26회, 2020년에 18회, 2021년 42회로 증대되었다고 한다. 특히 올해 2022년 상반기에는 오끼나와 본섬 남부지역과 미야꼬지마(宮古島)에서 미일련합군사훈련이 집중적으로 실시되었다고 한다. 미야꼬지마는 대만에서 230km 떨어진 섬이다.
2021년 4월 2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붕> 보도에 의하면, 일본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안보법에 따라 ‘중요영향사태’ ⟶ ‘존립위기사태’ ⟶‘무력공격사태’ 순으로 무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이 예상하는 ‘중요영향사태’는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현재 상황을 의미하는데, 그런 상황에서는 일본 자위대가 미국군을 위한 후방지원, 수색구조, 선박검사 등의 비전투작전에 동원된다.
일본이 예상하는 ‘존립위기사태’는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국군 사이에서 발생한 대만 주변의 우발적 무력 충돌이 국지전으로 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국군이 대만 주변에서 우발적 무력충돌을 벌이면, 미일동맹군은 이른바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는 원칙’에 따라 중국인민해방군에 선제타격을 가하게 된다. 미일동맹군이 중국인민해방군에 대한 선제타격을 감행하면, 대만 주변에서 발생한 국지전은 중국이 일본 영토를 공격하는 전면전으로 비화, 확전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존립위기사태’와 ‘무력공격사태’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매우 짧을 것으로 예견된다.
일본이 예상하는 ‘무력공격사태’는 중국인민해방군이 미사일을 발사하여 일본 영토를 공격하는 상황을 뜻하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중국인민해방군과 미일동맹군은 전면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견된다.
일본의 시각에서 2022년 12월 현재 동아시아 군사 상황을 바라보면, 대만 주변에서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국군의 우발적 무력충돌이 발생하는 이른바 ‘존립위기사태’에 다가서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군사상황은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이 3대 전략문서를 개악하였던 2022년 12월 16일에 더욱 첨예하게 조성되었다.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이 3대 전략문서를 개악하여 중국에 대한 선제타격방침을 채택하였던 날, 중국인민해방군 랴오닝 항모전투단은 동중국해를 거쳐 미야꼬해협을 통과하고 있었다. 이 극적인 장면은 중국인민해방군과 미일동맹군의 무력 충돌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19일 전날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중요시험이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18일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은 2023년 4월 완료예정인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위한 최종 단계 시험의 일환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우주개발국은 12월 1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을 인용해 "이번 중요시험이 위성촬영 및 자료전송 계통과 지상관제체계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기본목적을 두었다"고 전날 미사일 발사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시험은 20m분해능시험용전색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르촬영기 2대,영상송신기와 각 대역의 송수신기들, 조종장치와 축전지 등을 설치한 위성시험품을 운반체에 탑재하여 고도 500Km까지 고각발사시킨 후 우주환경을 모의한 최적한 환경에서 각종 촬영장비에 대한 촬영조종지령과 자세조종지령을 비롯한 지상관제의 믿음성을 확증하면서 자료전송장치들의 처리능력과 안전성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상세히 소개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이번 시험을 통해 "우주환경조건에서의 촬영기 운용기술과 통신장치들의 자료처리 및 전송능력, 지상관제체계의 추적 및 조종 정확성을 비롯한 중요 기술적지표들을 확증"했다고 하면서, 이를 "중요한 성과이자 정찰위성발사의 최종 관문 공정을 거친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정찰위성 준비를 위한 최종단계 시험의 결과로 공개한 인천과 서울의 위성사진.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통신은 이날 한강의 모습이 뚜렷한 서울 도심 사진과 인천 항만의 모습이 찍힌 위성사진을 각각 공개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시험결과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보고되었다.
지난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시험을 마친 후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11주기 참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이번 시험을 지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북측 보도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앞서 군 합동참모본부(합참)은 "우리 군은 오늘(12.18) 오전 11시 13분경부터 12시 05분경까지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포착하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이하 민족위)는 17일 전국 집중으로 진행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19차 촛불대행진’을 계기로 해외동포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7일에는 해외동포들과 함께 촛불대행진에 참가하고, 18일 오전 10시에는 ‘문화공간 온’에서 해외동포 촛불 참가단 환송 공개 방송 ‘촛불의 약속’을 진행했다. 대담 내용을 아래에 소개한다.
18일 방송에는 지난 16일 방한한 세계적 석학, 책 ‘전쟁의 세계화’의 저자 미셸 초서도브스키 교수, 신연수 해외동포(싱가포르), 장문국 해외동포(미국, 뉴저지), 정연진 AOK한국 상임대표,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국장이 출연해 대담을 나눴다.
미셸 초서도브스키 교수는 “IMF 위기를 가리켜 ‘대사기극’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이유를 듣고 싶다”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한국 대기업들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작업이 여러 방면으로 행해졌다. 인위적으로 원화를 절하하고 금융시장에 개입해 위기를 조장했다. 그래서 한국의 노른자위 대기업들이 외국기업, 특히 미국기업에 인수되도록 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서방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어서 한국 산업을 훔쳤다. 그 결과 한국 국민이 큰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미셸 초서도브스키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은 아주 오랫동안 전 세계를 식민지화하는 것을 원해왔다. 미국은 전 세계를 군사주의화하고 러시아를 위태롭게 하고 중국도 마찬가지로 몰아가려는 전략이 있다. 이것은 아주 오래된 전략이다.”
“2014년에 우크라이나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쿠데타에 의해 친미 정권이 수립됐다. 이는 1948년 한국에 이승만 정권이 수립된 것과 유사하게 볼 수 있다. 친미 정부는 다분히 파쇼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었고, 미국이 원하는 안보 정책을 세우게 된다. 전 세계에서 현재에도 미국에 의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미셸 초서도브스키 교수는 한반도 전쟁 위기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민족은 하나의 겨레라는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그것은 미국이 벌이는 전쟁이다. 핵전쟁이다. 전쟁이 나면 끔찍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신연수 해외동포는 지난 11월 12일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14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했는데 당시 무대에 올라 발언도 했다. 신연수 씨는 다음과 같이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싱가포르에 살면서 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 관련 뉴스를 매일 같이 본다. 미국이 대만, 우크라이나에 하는 짓을 보았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한국의 전쟁 위기가 매일 같이 뉴스에 나왔다.”
“전쟁을 막자. 무조건 막아야 한다. 이 마음으로 들어왔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후 며칠간 뉴스를 못 보다가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비장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독립군의 마음으로 싸워야겠다. 무장을 해야겠다. 정신 무장, 신체 무장하고 투쟁할 때다. 이런 마음이 들었다.”
정연진 대표는 “어제 강추위 속에서도 촛불에 나서신 시민분들 너무 대담하게 보였다.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게 전부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 새로운 대안세력을 마련해야 하는 더 중차대한 과제가 있다고 본다. 이걸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라고 촛불 참가 소감 및 촛불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혔다.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국장은 “촛불에 참가한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매우 놀랍다. 발언 주제를 보면 민주주의 문제, 평화 문제, 주권 문제까지 다 들어 있다. 한국 사회 근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향이 대단히 뚜렷하다. 윤석열 퇴진 이후 경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이 과정에 생겨날 거고, 국민이 만들 거고 정치판을 뒤집을 거다. 이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근본 문제인 분단 문제까지 해결할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권 사무국장은 이어 “지금 한국 금융업계가 구조조정, 김진태 발 신용위기 등으로 난리다. 금융업에 몸담고 계시는 분들은 내년 2월에 한국 경제가 큰 위기를 맞을 거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3월에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2월, 3월 대단히 큰 위기를 겪을 것이고 싸움은 격렬해질 것이다. 윤석열도 돌아갈 길이 없고 국민도 돌아갈 길이 없다. 민생문제 경제문제부터 평화, 주권 문제까지 다 해결하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이 없다. 2월, 3월 아주 큰 싸움이 벌어지고 윤석열 퇴진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권 사무국장은 마지막으로 해외동포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윤석열 퇴진 100만 범국민선언 운동을 계속할 거다.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 그리고 국내 곳곳에서 촛불행동이 결성되고 있다.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해외에서도 여기저기에서 촛불행동을 결성해서 끈끈한 연대를 하자고 당부드린다. 그 연대가 튼튼해야 행동을 일사불란하게 할 수 있다.”
흔히 울산을 ‘노동운동의 메카(성지)', ‘진보 1번지’로 부른다. 오늘날 그러한 울산이 있기까지 많은 이들이 민둥산에 나무를 심고 거름을 주었다. 꽃과 열매가 맺히기까지 비바람도 적지 않았다. 이 과정을 함께 걸었던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예외 없이 키가 큰 ‘노쌤’(노옥희 교육감)이 언덕처럼 서 있다. 울산 운동이 뿌리를 내린 곳, 바로 노옥희라는 ‘큰 산’임을 실감하게 된다.
노쌤, 울산 노동운동의 뿌리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며 울산은 노동운동의 메카가 되었다. 민주노조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덕분이다.
1970년, “(근로기준법을 아는) 대학생 친구 한 명만 있었어도 노조를 만들 수 있을 텐데”라던 전태일 열사의 바람이 17년 만에 울산에서 이뤄진 것이다. 전태일 열사의 그 대학생 친구가 바로 노쌤이었다.
노쌤은 1979년 울산 동구 소재 현대공고 수학 교사로 부임한다. ‘교육민주화선언’ 참여로 1986년 해직된 노쌤은 공장에 취직한 제자들을 위해 ‘울사협’에서 노동상담에 열중한다. 이듬해 노동자 대투쟁이 벌어지고, 앞다투어 민주노조를 결성한다. 현대엔진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 현대중전기,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태광, 동양나일론(효성) 등 석유화학공단에 이르기까지 ‘울사협’을 통해 크고 작은 노조를 결성한다. 대부분의 노조설립 상담은 노쌤의 몫이 된다.
▲이상희 울산사회경제연구원 이사장은 1981년 교사 노옥희를 운동가의 길로 인도한 인물이다. 이상희 이사장은 1981년 와이엠씨에이 간사로 ‘학연, 혈연, 지연 아무것도 없던’ 울산에 와 민주화운동의 씨앗을 처음 심은 울산시민사회운동 1세대 선배에 속한다. 이 이사장이 만난 장태원, 진영우, 박종희, 김연민, 노옥희, 천창수 같은 이들이 1987년 6월 항쟁과 7~9월 노동자대투쟁의 꽃을 피워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울산사회선교실천협의회(울사협)으로 시작해 87년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일궈냈던 이상희 이사장은 울산경실련 상임대표로 김영삼 정권 이후 본격화한 시민운동의 첫 걸음을 내딛기도 했다.(울산저널)
당시 울사협을 만들어 해직된 노쌤을 노동상담소 간사로 맡긴 이상희 이사장은 “말 그대로 위인설관(어떤 사람을 채용하기 위하여 일부러 벼슬자리를 마련함). 사실 재정 형편이 어려운 조건에서 노쌤 채용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87년 노동자 대투쟁이 터지자 노쌤은 울산지역 노조 결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라고 회고한다.
‘신의 한 수’란 표현이 이보다 더 적절할 수 있을까. 하지만 노쌤은 외부에서 노조결성을 도왔다는 이유로 ‘3자 개입 금지법’에 걸려 고초를 겪는다.
노쌤, 전교조의 산파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울산에서도 정익화, 최미순, 한강범 등 21명의 교사가 전교조 탈퇴서를 쓰지 않아 해직된다. 갈 곳 없던 이들 해직 교사는 ‘울사협’ 사무실에 곁방 신세를 진다. 3년 전 해직돼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며 이미 노동운동가로 성장한 노쌤을 만난다.
▲최미순 다전초 교장(왼쪽 두번째)이 해직 당시 노쌤(오른쪽)과 집회 참석해 찍은 사진.
당시 24살의 나이로 해직된 최미순 교장은 그 시절 노쌤에 대해 이렇게 회상한다.
엄청난 분이라고 들었는데 회의를 주재할 때 늘 다른 사람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했다. 언성 한 번 높이는 법이 없고, 절대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 어린 저에게까지 꼬박꼬박 말을 높였다.
한번은 출근 버스에 올라 말로 전교조 결성을 알리기로 했다. 토큰 2개를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저에게 살짝 다가온 노쌤이 어떤어떤 버스를 타면 우리에게 우호적인 노동자들이 탈 테니 한번 용기를 내 보라고 일러주었다. 그 덕분에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노쌤은 당시 울산 노동운동 판을 손바닥 보듯 알고 계셨다.
노쌤은 또 손이 엄청 빠르다. 학습모임을 위해 노쌤 집에 간 일이 있는데, 순식간에 집을 정돈하더니 금방 밥을 지어왔다. 그때 먹은 쌈밥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대단한 노동운동가인 줄만 알았는데 요리도 너무 잘하고, 살림도 정말 잘하신다.
노쌤은 늘 자신보다 주변 사람들 챙기기 바빴다. 해직 후 후원금으로 몇 년은 버텼지만, 그것도 바닥나 활동비 10만 원도 채 못 가져갔다. 결혼 후 아이까지 있는 노쌤은 남편이 해고까지 당했다. 하지만 노쌤은 한 번도 어려운 티를 낸 적 없다. 이런 노쌤이 있었기에 우리 21명의 해직 교사는 한 명의 낙오도 없이 서로를 위하며 끝까지 싸울 수 있었다.
1990년대 초 울산의 모든 운동은 해직 교사들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울산에서 활동했던 필자가 직접 목격한 사실이다. 노태우 퇴진 투쟁, 3당합당 민자당 해체 투쟁 등 전교조 해직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울산에도 민주화 운동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그때 뿌려진 민들레 씨앗이 지금 울산에 울창한 진보의 숲이 되었다. 그 중심에 노쌤이 있었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노쌤, 선생님의 선생님
1994년 이들 해직 교사는 모두 복직했다. 하지만 노쌤은 이번에도 교단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1986년 노쌤과 같이 해직됐다가 혼자 복직한 정익화 선생님은 그때 못한 묻어둔 이야기를 꺼냈다.
“노쌤 복직 안 시켜주면 나도 복직하지 않겠다고 왜 말하지 못했을까”라고 되뇌는 정익화 선생님의 눈에 물기가 고였다.
▲정익화 선생님 부부(왼쪽)와 노쌤 부부(오른쪽)가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
정익화 선생님의 복직 소식을 들은 노쌤은 “나는 괜찮다”고, “선생님이 복직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몇 번이고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정년 퇴임한 정익화 선생님은 “노쌤은 감히 범접할 수도, 흉내 낼 수도 없는 사람”이라며 “선생님들의 선생님”이라고 했다.
문명숙 전교조 울산 지부장도 노쌤은 자신의 선생님이란다. 1997년 첫 부임했을 때 전교조 울산지부장으로 나타난 노쌤을 떠올렸다.
“체육관 같은 곳에 신입 교사들이 모여 있는데, 키 큰 여선생님이 나타났다. 뒤에 네댓 명의 남선생님들과 함께. 보는 순간 반했다. 너무 멋져서. 누군지는 옆에서 소곤거리던 장학사들에게서 들었다. ‘누고? 전교조 지부장 아이가. 여자가 지부장이라고?’ 노쌤은 그때부터 나의 영원한 선생님이 되었다.”
노쌤, 급훈 같은 분
취재 과정에 공통질문이 있었다. “나에게 노쌤은 000이다”
‘000’이라고 답한 이유를 듣다보면, 노쌤은 국민학교 교실 칠판 위 액자 속 ‘급훈’ 같은 사람이었다.
“솔선수범, 책임감, 진실한 사람, 늘 한결같은 분, 성실 그 자체, 완벽한 일 처리, 멈추지 않고 꾸준히, 헌신, 믿음…”
노쌤에 대한 인상은 33년을 부부로 함께 산 천창수 선생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1989년 노옥희♥천창수의 결혼식. 당시 천창수 선생님은 1989년 1월8일 울산 현대그룹 계열사 노동자 연쇄테러사건(1·8테러사건) 피해자였다.
천창수 선생님은 노쌤이 이렇게 갑자기 떠나지 않았다면, 한마디라도 남길 수 있었다면 어떤 말을 하겠냐는 질문에 “당신 같이 좋은 사람 만나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했고, 노쌤의 딸 천진주 씨는 “엄마 너무 잘 살았고, 우리 엄마 해줘서 고마워”라고 마지막 말을 전하겠다고 했다.
천창수 선생님이 노쌤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못한 한 가지가 있다. 천창수 선생님도 궁금하다고 했다. 그래서 이어진 인터뷰에 동행했다.
“언제 어디서든 노쌤 주변에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모일까요? 사람을 끄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특집 노옥희’ 2편 ‘노쌤과 마지막을 함께한 사람들’ 편에서 밝혀진다.
문재인 케어 무력화, 주 69시간 노동, 부자 감세, 이태원 참사 49재 때의 무개념 행동···. 한 주 동안 쏟아진 정권의 만행 소식을 듣다보니, 윤석열 대통령이 뭔가를 내려놓은 듯 보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내려놓은 뭔가는 ‘개념’임이 분명하다. 한 마디로 개념이 열라 없다는 이야기다.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칼럼 주제들인데, 칼럼 주제를 이렇게 쏟아내듯 던져주니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하나? 칼럼으로 무얼 쓸까 고민할 필요 없으니 좋기는 한데 기분이 참 주옥같은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 놓치기 싫은(!) 여러 만행들 중 우선 주 69시간 노동 문제부터 다뤄보자. “주 120시간 바짝 일하고” 공약의 실사판 노동제도가 마침내 실행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그거 알고 있나? 주 69시간 바짝 일하면 노동 효율이 되레 낮아진다는 사실 말이다. 지금부터 그 사실을 차근차근 알려줄 테니 제발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라!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뇌는 뭔가에 집중할 때에는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멍 때리고 있을 때에도 뇌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상태를 전문 영어로 디폴트 모드(Default Mode), 혹은 내정상태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내정상태에서 뇌는 무언가에 집중할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다. 멍 때린다는 것은 뇌가 휴식을 취한다는 뜻일 텐데, 왜 그 시간에도 뇌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멍 때릴 때조차 뇌가 무언가를 쉴 새 없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뇌를 촬영해보면, 집중을 할 때 움직이는 뇌의 영역과 휴식을 할 때 움직이는 뇌의 영역이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휴식을 할 때 움직이는 뇌의 영역(전전두엽이나 쐐기앞소엽 등)이 바로 창의성의 영역을 관장한다. 논리적 추론, 올바른 의사결정, 미래에 대한 계획, 자기 성찰 등이 이 영역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쉬지 않고 뭔가를 하는 사람은 이쪽 뇌의 기능이 퇴화한다. 한마디로 더럽게 안 창의적인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뇌에 휴식을 주지 않는 대표적 인간 유형이 전직 대통령 이명박이다. “나는 평생 네 시간만 자고 일했다”를 자랑으로 삼는 사람 아닌가? 2018년 특검이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했을 때, 그 빌딩에서 너무나 많은 증거들이 우르르 쏟아진 사실에 온 국민이 놀랐다. 도대체 그 중요한 범죄의 증거를 왜 거기다 보관했을까?
증거를 잘 감추기 위해서는 논리적 추론 능력, 올바른 의사결정 능력, 미래에 대한 계획 능력이 골고루 발달해야 한다. 그런데 그 능력은 휴식을 해야 발달한다. 평생 하루 네 시간만 자고 일을 하니 뇌의 그런 기능이 퇴화한다. 그러니 증거를 빌딩 안에 고스란히 모셔놓는 아둔한 짓을 하는 거다.
왈러스의 창의성 4단계 모형
한 걸음 더 나아가보자. 영국의 사회심리학자 그레이엄 왈러스(Graham Wallas, 1858~1932)는 창의성이 발현되는 과정을 네 단계로 정리했다. 이른바 ‘왈러스의 4단계 모형’이라는 것이다.
첫째 단계는 문제를 마주하는 국면이다. 이를 준비 단계(preparation stage)라고 부른다. 두 번째 단계가 매우 중요하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끙끙 싸매도 해결책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왈러스는 부화 단계(incubation stage)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2.12.15. ⓒ뉴시스
부화 단계의 핵심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붙잡고 끙끙대지 말고, 그 문제에서 떨어져 과제를 방치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당연히 휴식이다. 잠을 많이 자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마침내 3단계가 온다.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발현 단계(illumination stage)다. 아이디어가 어떻게 떠오르느냐? 갑자기 짜잔~ 하고 머리에 떠오른다. 알이 깨지면서 병아리가 나오듯, 번개처럼 해결책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며칠 동안 끙끙대도 안 풀리던 문제가, 한 잠 푹 자고 운전대를 잡았을 때, 혹은 배부르게 밥을 먹고 화장실에서 배변을 할 때, 해법이 섬광처럼 머리에 떠오른 경험 말이다.
이 단계가 가능한 이유는 2단계에서 충분히 쉬었기 때문이다. 몸이 쉬는 동안에도 뇌는 쉬지 않는다. 전전두엽이나 쐐기앞소엽같이 창의성을 담당하는 영역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마침내 해법을 찾는다. 이러면 이제 그 해법이 적절한지를 검증하는 검증 단계(verification stage)로 넘어간다.
수많은 천재들이 무언가에 정신없이 몰두하다가 위대한 해법을 찾았을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아무리 몰두해도 해결책이 안 나와서 휴식을 취했을 때, 번개처럼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Archimedes)가 왕으로부터 받은 어려운 과제를 해결한 장소는 연구실이 아니라 목욕탕이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노곤하게 졸던 아르키메데스 머리에 번쩍 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알몸으로 튀어나와 “유레카!”를 외쳤다.
위대한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장소도 사과나무 아래였다. 나무 그늘에서 멍 때리다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번개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평생 연구실에서 죽도록 연구만 한 것으로 알면 큰 오산이다. 아인슈타인은 연구를 하다가 장애물을 만나면 즉시 바이올린을 들고 보트를 타러 뛰어나갔다. 보트 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뇌를 정지시켰다. 음악과 휴식을 통해 뇌의 창의성 영역을 발전시킨 것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나는 상상력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예술가다”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휴식이 효율성을 가져다준다
마지막으로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 레슬리 펄로(Leslie Perlow) 교수의 실험을 하나 더 살펴보자. 펄로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컨설턴트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주 50시간 이상 일을 시키고 휴가도 일절 못 쓰게 막았다. 또 각종 통신기기를 이용해 24시간 내내 회사와 연결된 상태로 일을 하도록 했다.
두 번째 그룹에게는 주당 40시간만 일을 시켰고 휴가도 남김없이 쓰도록 장려했다. 퇴근 후에는 고객과 통화를 일절 못 하도록 막아 업무와 완전히 단절된 온전한 휴식을 누리도록 했다.
어느 쪽이 더 높은 업무 효율을 보였을까? 이 질문을 잘 봐주시기 바란다. ‘어느 쪽 노동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았을까?’를 물은 게 아니다. 업무 만족도는 당연히 두 번째 그룹이 높다. 펄로 교수는 업무 만족도를 측정한 게 아니라 업무 효율성을 측정한 거다. 그런데 두 그룹의 업무를 점수로 평가한 결과, 업무 효율성마저 압도적으로 두 번째 그룹이 더 높았다.
펄로 교수는 광범위한 후속 연구를 통해 주 5일이라면 하루 7시간, 하루 8시간이라면 주 4일 노동이 노동자들의 효율을 최대로 높이는 적절한 노동 시간임을 밝혀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어떤 방식이건 오후 6시 이후에는 무조건 노동을 중단해야 한다. 장시간 끝없이 일하는 것보다 적절한 휴식이 동반돼야, 즉 긴장과 이완이 적절히 반복돼야 노동의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어떤가? 개념을 내려놓은 듯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 이쯤 말하면 이해가 가시는가? 윤 대통령이 지금 이명박의 현신이 된 듯 노동시장을 완전 개판으로 만들고 있는데 이러다 나라가 정말 개판이 될 판이다. 제발 좀 모르면 뭘 하지 말고 닥치고 있어라. 더 놀라운 일은 그가 집권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 이건 정말 호러물이다.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이 당원투표 비율을 90~100%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석에서 ‘전당대회 룰을 변경할 거면 (당원투표 비중을) 100%로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경향신문 보도가 나온 이후다. 이르면 1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당헌·당규 개정안건이 의결될 수도 있다. 주요 아침신문들은 19일 “국민의힘을 윤석열당으로 바꾸려는 것”(한겨레), “갑자기 골대를 옮기는 것”(조선일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현행 당헌·당규상 당대표 선거 방식은 당원 선거인당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다. 당원 투표비율을 상향하면 당내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는 후보에게만 유리해질 수 있다. 유승민·안철수 등이 당헌·당규 개정에 반대하는 이유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표 발언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맞섰다.
▲대선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 사진=윤석열 캠프.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사설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에서 “전당대회를 두 달여 앞두고 갑자기 골대를 옮기겠다는 것”이라면서 “친윤계가 처음 전당대회 룰을 바꾸자고 운을 떼자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공식화했다. 여론조사에서 친야 지지자들이 야당에 유리한 후보를 찍는 이른바 ‘역선택’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룰 변경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번 당헌·당규 개정이 친윤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선일보는 “전당대회 룰을 바꿀 수는 있지만 선거를 목전에 두고 특정 계파의 유불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면서 “여론조사를 해도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만 대상이고, 민주당 지지자는 제외하는 만큼 역선택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거꾸로 여론조사를 없애면 당원이 아닌 국민의힘 지지층을 배제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힌다는 취지도 무색해진다. 친윤계가 여론조사에서 밀려 선거에 질까 봐 ‘당심 100%’를 밀어붙인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골대를 옮겨 골 넣고 이긴들 국민들이 그 정당성을 인정하겠나. 현행 룰에 정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면 전당대회를 치른 후 민주적 절차를 거쳐 바꾸면 된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펴나갈 정치는 정정당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월19일 조선일보,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 역시 사설 ‘‘윤석열당’ 만들려 대표 경선 룰 바꾸겠다는 국민의힘’을 통해 “비대위는 애초 계획했던 당내 룰 개정 선호도 조사마저 생략하고 이번 주 안에 비대위 의결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한다”며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는 민심이 배제된 채 당심만으로 선출되게 된다. 민심에서 크게 앞서는 유승민, 안철수 등의 주자들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광을 업은 ‘친윤’ 주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전당대회를 불과 석달 앞두고 주자별로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리는 룰 개정을 일방 추진하는 건 불공정 시비와 당내 분란을 자초할 뿐 아니라 정치 도의에도 어긋난다”며 “국민의힘은 2004년 ‘노무현 탄핵’ 후폭풍으로 위기에 몰리자,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국민 여론조사를 도입했다. 여전히 당원 중 영남과 고령층 비중이 큰 상황에서 민심 반영의 통로를 차단하는 것은 당의 역동성과 개방성을 크게 떨어뜨릴 뿐”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비대위가 당 안팎의 반대와 우려에 아랑곳없이 룰 변경을 밀어붙이는 진짜 이유는 ‘윤심’이 꺼리는 주자를 떨어뜨리고 국민의힘을 일사불란한 ‘윤석열당’으로 바꾸기 위해서라는 걸 모를 사람은 없다”며 “윤 대통령은 경선 개입으로 비칠 언행을 멈춰야 하고, 비대위도 퇴행적 룰 개정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썼다.
▲12월19일 한국일보 칼럼.
김희원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칼럼 ‘[지평선] 대통령의 경선 개입’에서 “계파들이 경쟁하며 수권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대통령에게만 줄 서려고 하니 당내 정책적 다양성이나 자기 성찰 능력은 실종되고 민심과의 괴리는 커진다”며 “탄핵 이후 집권한 더불어민주당도 친문 이외의 목소리가 죽으며 국민 지지를 잃었다”고 했다. 김 논설위원은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 이후 줄곧 윤 대통령이 당 장악력을 높이고 ‘윤심’과 다른 목소리가 죄 잘려나가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며 “여당이 대통령 눈치를 보느라 국회에서 야당과 협상도 못 한다니 개탄스럽다. 자기 세력만으로 똘똘 뭉친 권력이 결국 민심을 잃었던 교훈을 되새길 때”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노조 압박…조선 “국내 노조 대부분 ‘깜깜이 회계’”
국민의힘과 정부·대통령실은 18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노동개혁’ 입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노조 활동에 대해 햇빛을 제대로 비춰서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노동조합 재정 운영 투명성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조선일보는 1면 ‘정부 “노조의 재정 운영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보도에서 “노동계 안팎에서 노조 재정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지만 정부가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국내 노조들이 대부분 ‘깜깜이 회계’인 반면 미국에선 1년에 25만달러 이상 예산을 운영하는 노조는 노동부에 의무적으로 예산을 보고한다”고 했다.
▲12월19일 조선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1면 갈무리.
동아일보 역시 1면 ‘민노총 회계, 정부가 들여다본다’ 기사를 통해 “정부가 앞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주요 노동조합의 재정 운용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깜깜이’ 상태였던 노조의 재정 운용을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국민들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노동조합 재정운영 투명성 요구할 것”)·한국경제(정부, 민노총 ‘깜깜이 회계’ 들여다본다)·디지털타임스(정부, 민노총 ‘깜깜이 회계’ 메스 댄다) 등 경제신문 역시 노동조합을 비판하고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논조의 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
▲12월19일 경향신문 3면.
반면 경향신문은 윤석열 정부가 반노동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향신문은 3면 ‘“그간 노조 활동, 국민들 알아야”…윤 정부, 뚜렷해진 반노동’ 기사에서 “정부가 노조 회계를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노조에 대한 강경 압박 차원으로 읽힌다”고 썼다. 또한 경향신문은 여권이 화물자동차 면허제를 등록제로 바꾸려 한다면서 “등록제로 회귀할 경우 화물노동자의 협상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윤석열표’ 노동정책에서 반노조 기치가 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감사원. 사진=윤수현 기자.
감사원, 통계조작 의혹 조사 위해 전 청와대 경제수석 소환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소환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통계청이 판타지 소설을 위해 숫자까지 조작했다. 자신들의 경제정책이 판타지 소설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통계청을 조종했다는 것은 나라를 좀먹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12월19일 조선일보, 세계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文 정부 통계 조작 의혹, 국가 근간 흔드는 중대 범죄다’ 사설에서 “문 정부는 이념 편향 정책을 강행하다 고용 대란과 소득 참사, 미친 집값 등의 부작용이 불거지자 실책을 감추려 국가 통계에 손을 댔다는 의혹을 받았다. 사실이라면 국정의 근간을 흔든 중대 범죄다. 철저히 진상을 가려내야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감사원, ‘文정부 통계 왜곡·조작’ 실체 낱낱이 파헤쳐야’에서 “국가통계조작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사기극이자 현실 진단과 정책 수립을 망치는 중대 범죄행위다. 감사원은 통계조작 실상과 윗선 개입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관련자에 대해 예외 없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일보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통계조작 의혹이 정치공방 대상으로 여겨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사설 ‘통계조작 의혹, 정치공방 말고 감사결과 지켜봐야’를 내고 “정권의 유불리로 통계가 조작됐다면 충격적인 대국민 범죄”라면서 “현실진단과 정확한 정책수립을 가로막아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다만 전 정권 고위인사에 대한 조사는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12월19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탈원전 등을 표적감사해 ‘정권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감사원장이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기관’이라고 하는가 하면, 사무총장은 ‘서해 사건’ 감사에 대해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부적절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독립적 지위가 헌법과 감사원법에 명시됐음에도 대통령 ‘하명감사’를 벌인다는 비판이 계속돼온 이유”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통계조작 실체 규명도 공명정대해야 감사 결과를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정치권은 정쟁을 자제하고 결과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검찰이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등의 지출 세부내역을 대중에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이 재차 나왔다. 언론사 <뉴스타파>와 정보공개센터·세금도둑잡아라·함께하는시민행동 등 3개 시민단체가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함께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부장 김대웅, 배석 이병희·정수진)는 15일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3개 경비 지출 내역 중 개인정보나 수사기밀 보호 등 예외 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원고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 1월 선고된 1심 재판부의 원고 승소 판결과 취지가 거의 같다.
검찰을 상대로 한 최초의 정보공개 승소는 2019년 10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 잡아라 공동대표)가 특수활동비·특정업무경비·업무추진비 등 집행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검찰은 특수활동비·특정업무경비 공개 거부를 통보했고 이에 하 대표 등은 소송에 돌입했다. 공공기관이 예산 지출 내역을 시민에게 공개하는데 3년이란 시간이 필요했을까?
하 변호사는 16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투명한 정보공개는 민주주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이 기본조차 저버린 검찰이 소송에서도 공개 시점을 최대한 늦추려는 '시간 끌기'로 일관하며 3년이란 시간만 지났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소송 원고로 이번 소송을 이끌었다. 그는 1998년부터 다수의 공공기관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운동을 벌여 온 활동가이기도 하다. 하 변호사는 이번 승소 판결을 두고 "검찰과 관련해 선례가 나온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검찰 개혁의 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특수활동비 :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가 허용된다.
▲ 특정업무경비 : 각 기관이 수사·감사·예산·조사 등의 특정 업무수행에 쓰는 경비에 충당하기 위해 지급하는 경비.
▲ 업무추진비 : 기관장 등이 직무수행이나 기관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집행하는 비용
직원들 식사한 식당 공개가 '식당 영업이익 침해'라니
- 1심에 이어 2심도 승소했다. 판결에 달라진 내용이 있나?
"거의 같다. 2심에 들어서며 검찰 답변이 달라졌기에 그에 따라 조금 달라진 내용이 있다. 이를테면 특수활동비 정보를 검찰청이 보유·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한 점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가지 않음에도 1심에선 없다고 했다. 그러다 2심에서 보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바꿨고 이 부분에 있어 일부 공개 판결이 났다.
또 1심에선 제출하지 않았던 예산 집행 내역 장부 원본 한 달치(2019년 9월)를 예시로 제출했다. 재판부가 비공개로 열람했고, 총 2년 간 기록 중 일부는 공개하고 일부는 비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런 부분이 달라졌지, 비공개 사유가 없는 한 내역을 공개하라는 취지는 똑같다."
- 정보를 가지고 있음에도 2심 전까지는 없다고 한 건가?
"그렇다. 법적 쟁점은 아니었지만, 윤리적으로 보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정보공개 권리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문제다. 더구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적지 않은 공공기관이 시민들의 정보공개 청구에 '그런 정보는 기관이 갖고 있지 않다'는 정부 부존재 통보를 남용하고 있다.
정보가 없다는데, 일반 시민 입장에선 어쩔 도리가 없다. 나야 활동가고, 소송까지 할 수 있으니 여기까지 온 거다. 이 점은 1심에서 검찰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검찰의 특수활동비는 국회의원들이 대검찰청을 찾아가 제한적으로 열람한 적이 있고 지침상으로도 있을 수밖에 없는데 없다고 답을 했다."
- 2심까지 왜 3년이나 걸렸나?
"이번 소송에 임한 검찰의 태도를 한 마디로 평가하면 '시간끌기'였다. 1심만 2년 넘게 걸렸다. 검찰 측에서 변론 기일을 미루자는 신청을 여러 차례 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석이라거나 담당 법무관 재판 일정이 겹쳤다는 등의 이유였다. 2심 결과가 올해 내로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재판부가 검찰 측 기일 연기 신청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임명되기 전 검찰총장 공석을 이유로 연기 신청을 했고, 경찰청·국세청 등에 사실조회 신청도 추가로 하려고 했는데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 소송 과정에서 엿볼 수 있었던 시민의 정보공개 권한에 대한 검찰의 시각은?
"국민 세금을 쓰면서도 이에 대해 책임있게 설명하고 공개할 의무가 있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없다고 느꼈다. 공무원의 투명성, 설명책임성의 문제다. 검찰청 직원들이 자주 가는 식당 이름이 공개되면 사업장 영업이익 침해라거나 기자간담회 같은 공식행사 내역 공개도 수사 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정보공개법과 무관하게 자신들은 자료를 비공개해도 된다는 생각에 빠져 있는 게 아닐까. 특권의식이다. 검찰청은 행정관청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국민에게 보고하고 설명하고, 궁금해 하는 자료는 공개할 의무가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검찰에게서 느끼지 못했다."
- 직원들이 자주 가는 식당 이름이 공개되면 영업비밀 침해다?
"서울중앙지검장이 업무추진비 지출증빙서류를 비공개해야 하는 이유로 정보공개법 9조1항7호를 들었다.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 법인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을 경우' 비공개 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다. '해당 음식점에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고 일반인들이 음식점 이용을 꺼려함으로써 영업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당하다. 재판부는 '검찰청 구성원들이 업추비를 지출하는 음식점 이용 사실이 공개된다 해서 그런 우려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크게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세부내역이다. 집행 일자, 명목, 장소, 금액, 그리고 식사비일 경우 참석자 숫자 등을 포함한 집행 정보와 지출증빙서류를 청구했다.
1·2심 재판부는 개인정보나 수사 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나머지 정보를 공개해라고 판결했다. 특수활동비 경우 집행일자, 집행금액에 한해 집행정보를 공개하고 집행명목과 수령인 이름을 뺀 지출증빙서류 정보를 공개하라고 했다. 특정업무경비도 집행일자, 집행장소, 집행금액에 한해 공개하고 지출증빙서류도 집행명목과 사용자 이름, 식사자리 참석자 숫자를 제외한 정보는 공개하라고 했다. 업무추진비는 행사 참석자의 이름이나 소속, 지출 카드번호, 승인번호, 계좌번호를 제외한 나머지를 공개해야 한다."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이와 관련 16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주무부서가 판결문을 검토하고 있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후 향후 계획을 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보관도 "판결문이 송달되면 판결내용 검토 등을 거쳐 상고 여부 결정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상고할 수도 있다.
"그럼 공개 시기가 또 늦어진다. 2심 판결문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긍정할 수 있는 건 원칙을 확인했고 이로써 비로소 정보공개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2심 재판부가 쟁점을 세세히 검토했기에 대법원을 간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상고한다면 정말 시간끌기밖에 안 된다.
상고를 결정할 결정권자들의 객관성, 공정성 문제도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다. 윤석열 대통령과도 아주 가깝다고 알려져 있지 않나. 2017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의 정보인데, 대통령이 검찰총장 임기 때 쓴 부분이 있다. 검찰 입장에서도 이번 기회에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드러내고, 비판받을 거 비판받고 지나가는 게 조직을 위해서도 더 나을 것이다."
- 이번 소송의 의미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 중엔 여전히 기본이 갖춰져 있지 않은 문제가 있다. 그 기본 중의 기본이 정보공개다. 한국은 기본 중의 기본도 잘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공개를 적극적으로 잘 하는 나라일수록 투명성이 높고 부패도 적다. 한국은 권력기관 부패 등의 측면에서 '엉망'이다. 이번 소송을 하면서 진작 검찰에 더 집중해서 정보공개 운동을 했어야 했다고도 느꼈다."
- 향후 계획은?
"지금 한동훈 장관 미국 출장 경비 내역 비공개에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법무부 업무추진비 카드사용 내역 비공개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심리 중이다. 업추비 카드사용 내역 경우 공개하라는 판결이 많아서, 소송이 아니라 행정심판을 신청했다. 검찰, 감사원 등 정보공개가 정말 잘 되고 있지 않은 권력기관들을 상대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 한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북한식 '양탄일성'을 목표로 △전술핵 △전략핵(ICBM, SLBM) △정찰위성 등 3축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어 있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중교역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되고 북중러의 전략적 연대가 강화되는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핵실험은 이같은 협력관계에 미칠 파급이 클 수 있다는 것. 또 이미 군사·기술적으로 전술핵 보유와 실전배치 및 운용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핵실험의 기술적 필요도 높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이 만약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전례없는 수준의, 되돌리기 어려운 억제와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강경한 경고(권영세 통일부장관, 12.13.)가 무색해지는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한반도 연례정세전망' 주제의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핵실험 여부는 최근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북중, 북러 등 관련국과의 외교관계,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 기술적 필요, 정치적 실익 등을 고려할 때 당장 감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 입장에서 전략·전술적 가치가 큰 △전술핵 △전략핵 투발수단 △정찰위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무인기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 본토와 미군 주둔지 및 전시증원 루트, 확장억제력을 교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 확대 가능성이 높은 한미 확장억제력에 대한 대응수단으로서 의미가 있고, 대미 억제력과 협상력을 높이는데 효용성이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북한은 핵실험 준비동향을 지속적으로 노출함으로써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계속 흘려 대미압박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해석이 덧붙여졌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핵·미사일 고도화를 가속화하면서 북한식 '양탄일성'을 목표로 △전술핵 △전략핵(ICBM, SLBM) △정찰위성 등 3축을 구체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 제8차당대회에서 제시한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올해 이미 △소형·경량화된 전술핵무기 △사거리 15,000km급 ICBM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과시했기 때문에 2023년에는 이 과정을 더 고도화하면서 미진한 △고체형 ICBM(전략핵 플랫폼 가시화) △핵추진잠수함 및 SLBM(실전화) △군 정찰위성(위성 플랫폼 가시화) △무인정찰기(실전화) 등 나머지 성과를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16일 고체연료 대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 실험이 이뤄진 것으로 미루어 기존 화성-14/ 15/ 17형 ICBM의 개량형 모델들이 고체형 ICBM으로 수렴되는 진화과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았다.
올해 이미 확인된 비례적 대응 패턴은 내년에 더욱 강화되어, 2022년 대체적으로 복구된 한미연합훈련이 내년 전체적으로 복원되어 대규모로 진행되고 한미 확장억제력이 확대될 경우 훨씬 다양하게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한미 전략자산 동원에 대해서는 '전술핵무기' 사용능력을 과시하는 등 올해보다 더욱 과감한 대응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홍 실장은 북한의 군사적 대응이 주변의 지정학적 대립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국제화되는 경향, 북중러의 전략적 안보협력 강화 흐름을 지능적으로 활용한 군사적 행보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였다.
'대미 전략도발과 대남 전술적 도발의 활용'. 즉 "핵확전의 현실성과 위험성을 상기시키고 미국의 확장억제공약 이행 결의를 끊임없이 시험하는 신경전을 벌이는 동시에 한미동맹의 균열과 피로도를 높이려는 다목적의 진화된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지난 9월말 한미일 연합훈련과 겹쳐 진행된 중러 해상연합훈련기간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훈련을 실시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올해에 이어 2023년에는 한반도 주변국들의 다국적 훈련이 규모와 빈도에 있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군사적 긴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김상기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남북관계 전망' 발제를 통해 "2022년과 유사하게 북한의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와 한미연합훈련이 실행되는 시기에 긴장 고조 가능성이 높다"며, 2023년 3월 무렵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의 '동계훈련'과 후반부에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한미연합훈련 및 미 전략자산 전개는 긴장고조 상황을 넘어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시민들이 흥겨운 우리 가락과 장단에 맞춰 너나 할 것 없이 일어나 덩실덩실 신나게 온몸을 흔드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겨울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극강 한파를 뚫고 전국 곳곳에서 ‘전세 버스’를 타고 함께 모인 촛불 시민들. 촛불 시민들은 다가올 새해에도 ‘윤석열 패륜 정권 퇴진’과 ‘윤석열 퇴진 100만 범국민선언운동’에 함께할 것을 다짐하며 7시 35분께 촛불대행진을 성대하게 마무리했다.
[13보: 7시 20분] “퇴진이 추모다! 투쟁이 추모다!”..촛불행동, 격문 발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 행사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무대에는 「[격문]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패륜 5적을 반드시 처벌하자」(이하 격문)라는 글을 낭독하기 위해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소속 대학생이 올라왔다.
전날(16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 6명이 국힘당 여의도 중앙당사 안에서 정진석 국힘당 비대위원장에게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면담을 요청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대진연 회원들은 어제부터 영등포 경찰서 앞에서 대학생 6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투쟁을 이어갔다.
연행된 대학생들은 오늘 오후 7시 5분 석방되었다.
무대에 올라온 대학생은 어제의 투쟁과 관련해 간단히 이야기한 후 숨을 고르고 힘 있게 격문을 읽어 나갔다.
격문은 먼저 “참사는 예견된 것이었다. 핼러윈 행사는 매년 진행되고 있었지만 올해 당국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 안전이 우려된다는 경력지원 요청도 무시했다. 왜인가? 윤석열 정권은 국민의 안전 대비가 아니라 마약 수사를 지시했다. 참사 4시간 전부터 112 구조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 단 몇 명의 경찰만 배치되었어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누가, 왜 막은 것인가? 국민은 윤석열 정권이 마약 수사를 위해 경력 투입을 막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천인공로할 일이다”라며 이태원 참사 원인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격문은 이어 “이유가 무엇이든 윤석열 정권이 국민을 보호하지 않았고 구조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렇게 참사가 일어났다. 목숨을 잃은 젊은 청춘들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겠는가? 친구를 잃은 생존자들, 그리고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은 대체 어떤 고통 속에 살고 있겠는가?”라며 “윤석열 정권은 유가족들이 온 병원을 뒤져 아들딸들을 찾아낼 동안 연락 한번 하지 않았고 뒤늦게 장례식장으로 찾아와서는 마약 검사를 위해 부검을 하자는 패륜행위를 저질렀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책회의를 열어서는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바꾸라는 결정을 했고, 근조 글자를 지운 리본을 달라고 지시했으며, 영정과 위패가 없는 분향소를 차려놓고 관제 추모를 기획했다”라고 윤석열 정부가 이태원 참사 당시에 보인 행태를 비판했다.
격문은 “참사 이후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이 총력을 기울인 것은 진상은폐였다.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이상민 장관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참사 50일이 지나도록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이 그 모든 것을 은폐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윤석열 정권은 유족들이 모이는 것조차 가로막았다. 명단 공개를 2차 가해라고 비난했다. 명단 공개가 패륜이라던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은 이제 유족들에게까지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국정조사가 정권퇴진 운동이라고,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 횡령에 악용된다고, 마약 때문에 죽은 게 아니냐고, 나라 구하다 죽었냐고,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이라고 패륜 망언을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다”라고 참사 이후 윤석열 정부가 저지른 만행을 꼬집었다.
대학생은 다시 격문을 읽으며 “며칠 전 한 생존자가 세상을 떠났다. 참사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이 앞장서서 피해자들을 또다시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라며 “윤석열 정권은 슬픔을 딛고 용기를 내도록 도와주어야 할 유족들을 짓밟고 모욕하고 무릎 꿇려 굴복시키려 한다”라고 최근 상황을 이야기했다.
격문은 “우리가 유가족들을 지키자. 윤석열 퇴진이 추모이자 진상규명의 출발이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이 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추모이고 유족들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우리 아이들이 또다시 이태원 참사를 당했다. 처참하고 비참하다. 원통하고 미안하다. 한없는 미안함과 끝없는 분노로 모두 함께 결의하자. 퇴진이 추모다! 투쟁이 추모다!”라는 호소와 함께 “패륜 정권 윤석열 퇴진하라! 패륜 정당 국힘당 해체하라! 국정조사 실시하고 진상을 규명하라!”라는 외침을 울리며 마무리되었다.
아래는 해당 격문 전문이다.
격문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패륜 5적을 반드시 처벌하자>
참사는 예견된 것이었다. 핼러윈 행사는 매년 진행되고 있었지만 올해 당국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 안전이 우려된다는 경력지원 요청도 무시했다.
왜인가? 윤석열 정권은 국민의 안전 대비가 아니라 마약 수사를 지시했다. 참사 4시간 전부터 112 구조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 단 몇 명의 경찰만 배치되었어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누가, 왜 막은 것인가? 국민은 윤석열 정권이 마약 수사를 위해 경력 투입을 막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천인공로할 일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윤석열 정권이 국민을 보호하지 않았고 구조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렇게 참사가 일어났다. 목숨을 잃은 젊은 청춘들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겠는가? 친구를 잃은 생존자들, 그리고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은 대체 어떤 고통 속에 살고 있겠는가?
윤석열 정권은 유가족들이 온 병원을 뒤져 아들딸들을 찾아낼 동안 연락 한번 하지 않았고 뒤늦게 장례식장으로 찾아와서는 마약 검사를 위해 부검을 하자는 패륜행위를 저질렀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책회의를 열어서는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바꾸라는 결정을 했고, 근조 글자를 지운 리본을 달라고 지시했으며, 영정과 위패가 없는 분향소를 차려놓고 관제 추모를 기획했다.
참사 이후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이 총력을 기울인 것은 진상은폐였다.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이상민 장관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참사 50일이 지나도록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이 그 모든 것을 은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은 유족들이 모이는 것조차 가로막았다. 명단 공개를 2차 가해라고 비난했다.
명단 공개가 패륜이라던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은 이제 유족들에게까지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국정조사가 정권퇴진 운동이라고,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 횡령에 악용된다고, 마약 때문에 죽은 게 아니냐고, 나라 구하다 죽었냐고,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이라고 패륜 망언을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다.
며칠 전 한 생존자가 세상을 떠났다. 참사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이 앞장서서 피해자들을 또다시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슬픔을 딛고 용기를 내도록 도와주어야 할 유족들을 짓밟고 모욕하고 무릎 꿇려 굴복시키려 한다.
우리가 유가족들을 지키자.
윤석열 퇴진이 추모이자 진상규명의 출발이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이 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추모이고 유족들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세월호참사에서 살아남은 우리 아이들이 또다시 이태원참사를 당했다. 처참하고 비참하다. 원통하고 미안하다. 한없는 미안함과 끝없는 분노로 모두 함께 결의하자.
퇴진이 추모다! 투쟁이 추모다!
패륜 정권 윤석열 퇴진하라!
패륜 정당 국힘당 해체하라!
국정조사 실시하고 진상을 규명하라!
2022년 12월 17일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패륜 5적 처벌 전국투쟁본부
[12보: 오후 7시 10분] 윤석열 퇴진,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17일 열린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에는 전국에서 다양한 국민이 보였다.
대구에서 온 대학생 엄새용(25세, 남) 씨는 주변에서 윤석열 대통령 좋아하는 사람을 보질 못했다고 했다.
보수 성향의 사람들도 윤 대통령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너무 무능하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해 수많은 국민이 생명을 잃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사퇴 하나 하질 않는다. 그리고 진상조사를 방해한다. 자기만 소중하고 국민의 생명은 소중하지 않다는 거다. 사람이 아니다.”
대구에서는 3대의 버스를 빌려서 올라왔다고 한다.
“대구에서도 촛불집회를 합니다. 분노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전에는 혼자서 서울에 올라와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적도 있습니다. 서울에 와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걸 보고 감격했다. 윤석열 퇴진이 가능하겠다 싶다.”
오후 6시 35분경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 무대에 화물연대 오남준 부위원장이 올라왔다. 그동안의 화물연대 총파업 투쟁 과정에 뜻을 같이해온 촛불대행진 참가자들은 오남준 부위원장에게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외쳤다.
오남준 부위원장은 참가자들의 환호에 “화물연대 총파업 투쟁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에 감사드린다. 2주 전에 바로 이곳 촛불 집회에서 윤석열 정권의 온갖 탄압에 흔들리지 않고 반드시 승리로 만들겠다고 시민들께 약속을 하고 많은 응원을 부탁드렸었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승리하지 못했다”라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오남준 부위원장은 이어 “정부는 이미 화물연대 총파업 전부터 업무개시명령을 준비하여 발동하였고,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일말의 의지조차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라며 “오로지 화물연대 총파업을 무력화시키고 화물노동자들의 입을 틀어막았다. 정부의 말을 듣지 않으면 생계수단까지 빼앗아 버리겠다고 하고 그나마 쥐꼬리만큼 지급되던 유가보조금과 도로 통행료 지원도 중지하겠다고 협박만 하였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오남준 부위원장은 “이태원 참사에서 국가는 없었다. 소중한 생명을 1초라도 빨리 구하기 위해서 모든 국가 행정기관들을 풀가동(완전가동)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았다. 그러나 화물연대를 무참하게 때려잡을 때는 모든 행정기관을 작동하면서 처참하게 무너뜨렸다”라며 “야만적 노조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어있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다. 정부가 도대체 무엇이 우선이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정신줄을 놓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강조했다.
오남준 부위원장은 끝으로 국민 74%가 동의하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다며 “총파업 이후 화물연대 이봉주 위원장이 (법안 통과를 요구하면서) 현재 국회 앞에서 6일 차 단식 농성 중에 있다. 화물연대는 조직을 재정비해서 화물노동자 생존권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또다시 나서고자 한다. 많이 응원해달라. 감사하다”라고 호소했다.
[9보: 오후 6시 20분] “15만 명 촛불 시민 집결” ‘윤석열 퇴진 100만 범국민선언’ 보고
17일이 ‘1차 마감’이었던 ‘윤석열 퇴진 100만 범국민선언’(아래 범국민선언)과 관련해 촛불행동의 보고 순서가 진행됐다. 6시 27분 기준 연인원 15만여 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에 함께하고 있다.
범국민선언 운동본부장을 맡은 우희종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우리 촛불 시민들의 헌신으로 18만여 명의 선언이 이뤄졌다”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100만 선언을 달성해 윤석열을 퇴진할 2단계 선언운동에 돌입했다. 범국민선언을 널리 알려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수 이수진 씨는 “아까는 떠난 이들, 안녕하지 못하고 급하게 떠난 이들을 위해 진혼굿을 올렸다”라면서 “그렇다면 이번에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하겠다”라며 끝까지 건강하게 함께 싸우자면서 노래를 불렀다.
뒤이어 김건희 씨의 논문과 관련한 폭로가 쏟아졌다.
국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희극인 서승만 씨는 “저는 석사, 박사 학위를 국민대에서 받았다. 28번이나 고쳐서 겨우 박사 학위 받았는데 어떤 여자 때문에 학교가 똥통이 됐다”라며 “어떤 여자 때문에 학교가 삼류가 됐고 이 여자가 대한민국을 삼류로 만들고 있다”라고 김건희 씨를 겨누는 듯한 비판을 꺼냈다.
표절과 조작 논란이 거센 ‘김건희 논문’의 표절을 검증한 양성열 한국사립대학교교수연합회 이사장은 “김건희 씨와 대통령실은 지금까지 아무런 사과도 언급도 없다”라며 “대국민보고회 이후 여당 의원이 무차별적으로 검증단 교수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또한 보도한 언론에 탄압이 가해지는 사태도 있었다. 그래서 이런 사태를 알리기 위해 백서 발간을 서두르게 되었고 우선 요약본을 공개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자리에서 일어난 시민들은 민중가요 「바위처럼」에 맞춘 흥겨운 몸짓으로 추위를 날려보냈다.
군산에서 온 60대 후반의 남대진 씨는 “어렸을 때의 일이라서 4.19나 5.16쿠데타에 대한 기억은 약하지만, 유신 정권의 3선 개헌, 새마을 운동, 그리고 10.26부터 12.12, 5.18 민주 항쟁과 6.10 민주화 운동 등 소용돌이치는 역사 속에서 늘 함께했다. 2012년 겨울, 박근혜가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으로 당선된 다음 해부터 우리 군산 시민은 3년간 꼬박 매주 모여서 촛불을 들었다. 결국, 박근혜가 쫓겨나고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것을 보고, 이제 더는 이런 데 오지 않아도 될 줄 알았다”라고 서두를 뗐다.
남대진 씨는 이어 “지난 3월 9일 선거가 끝나고 개표도 다 마치기도 전에 저는 텔레비전을 끄고 ‘또, 다시 곧 촛불을 들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또 여전히 이곳에 이렇게 모였다”라며 “존경하는 국민, 애국 시민 여러분, 이제 윤석열 정권은 그 임기의 절반을 돌았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그리고 반드시 저들을 끌어 내리자”라고 힘 있게 말했다.
남대진 씨는 발언을 마치며 “윤석열과 김건희 중 누가 진짜 대통령이냐, 정체를 밝혀라. 그리고 당장 퇴진하라!”, “윤석열을 탄핵하자”, “김건희를 구속하라”, “이상민과 한동훈을 탄핵하고 10.29 참사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자 촛불대행진 참가자들도 따라 외치며 큰 박수를 보냈다.
광주에서 올라온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전) 공동대표 김선호 씨는 “얼마 전 일제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에 대한 인권상 수여가 무산되었다. 그 이유는 외교부 장관 박진이 관련 부처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국무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양금덕 할머니의 이야기와 전범 기업 미쓰비시에 대한 배상 소송 과정을 설명했다.
김선호 씨는 “미쓰비시의 재항고심 마지막 단계에서, 윤석열 정부가 방해를 하고 노골적으로 일본의 편을 들고 있다.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대법원에 마지막 판결을 보류해 달라고 압박한 것도 모자라서, 국가 인권위원회가 심의 의결한 인권상마저 무산시켜버렸다”라며 “(대법원판결대로) 전범 기업 미쓰비시가 배상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즉 제삼자가 대위변제를 하는 것으로 꼼수를 부리고 있다. 죄는 일본이 지었는데 그에 따른 배상을 왜 피해자인 우리 국민이 대신 배상해야 한단 말인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삼자 대위변제는 굴욕외교의 다른 말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윤석열 정부와 박진 장관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김선호 씨는 “양금덕 할머니도 ‘내가 거지냐?, 우리나라가 거지 나라냐? 이제 우리나라도 일본보다 더 강한 나라가 되었다. 돈 몇 푼이 문제가 아니라, 악착같이 살아서 사죄와 배상을 받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외치고 있다. 우리의 요구는 양금덕 할머니의 외침대로 사죄와 배상이다. 굴욕외교가 아닌 당당한 자주외교를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선호 씨는 발언을 마무리하며 “100만 촛불 행동 애국 시민 여러분! 우리의 촛불을 모아 횃불로 만들어서 친일잔당 윤석열 검찰 공화국을 퇴진시키고,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우뚝 세워보자!”라고 호소했다.
[6보: 오후 5시 20분] 추모와 분노를 담은 다짐과 공연 이어져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에 함께하는 시민들은 모두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와 묵념에 동참했다.
한낮에도 기온이 줄곧 영하로 떨어진 17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옷가지를 두툼하게 껴입고 서울 태평로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함께 하고 있다. 또 큼지막한 ‘횃불 모양’ 촛불과 돗자리, 꽹과리를 대신할 냄비와 뚜껑도 챙기는 등 촛불의 기세를 돋울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에서 지인들과 서울을 찾은 80대 남성 ㄱ 씨는 “윤석열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놔야 돼!”라고 강조했다. ㄱ 씨는 지난 2017년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이어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도 동참했다고 전했다.
오후 5시 5분경 전광판이 지난 16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 49재가 진행된 시민추모제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를 비추면서 촛불대행진 본대회가 시작됐다.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철저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절규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본 많은 시민이 비통해했다.
오후 5시 10분 기준, 지금도 계속 전국 각 지역에서 도착한 촛불 대오가 속속 집결하면서 경찰은 펜스를 치우고 한 개 차선을 더 틔웠다.
많은 시민들이 경찰을 향해 “차선을 열어라!”라고 외치면서 태평로 일대 전체 차선 가운데 2개 차선만이 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인파가 태평로 일대로 모이고 있다.
[4보: 오후 5시] 이태원 참사 추모제 ‘우리 다시 피어나리라’ 열려
삼각지역에서 출발해 한 시간 가량 행진한 대열이 4시 30분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 본 행사장인 숭례문에 도착했다.
촛불대행진 본행사를 앞두고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제 진혼굿 ‘우리 다시 피어나리라’가 열렸다.
참사가 벌어진 지 50일이 되는 날을 맞아 윤매고동 님과 한국민족춤협회가 함께 준비한 진혼굿에는 특별한 출연진이 있었다.
바로 모녀 사이인 서지연, 박규리 님이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4월 16일에 태어난 딸과 함께하는 공연을 통해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이 17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다.
전국의 40여 개 지역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국민을 맞이하기 위해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먼저 행진을 시작하는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 북문에는 방송 차량 3대가 대기 중이다. 지역별로 방송 차량을 앞세우고 본 대회 장소인 태평로까지 행진한다.
▲ 방송 차량.
그리고 본 대회 장소인 태평로에서는 무대 준비를 마쳤다.
또한 전국에서 올라온 국민을 맞이하기 위해 촛불행동 자봉단은 안전선을 설치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도로 위에는 핫팩, 깔개, 따뜻한 차를 나눠주는 ‘나눔 천막’도 설치되고 있다.
촛불대행진 본 대회는 오후 4시 30분부터 이태원 참사 추모제를 시작으로 진행된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오남준 화물연대 부위원장, 군산과 광주의 참가자가 발언하며 다양한 영상과 공연이 준비돼 있다. 특히 지난 11월 19일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백금렬 씨는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 공연한다.
촛불행동은 이날 참가자들 전체가 참여하는 대형현수막 찢기 상징의식으로 촛불대행진을 끝낸다고 전했다.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미본토가 안전하다는 신화는 잘못된 것이다”
지구상에 출현한 또 하나의 핵대국
어디서 무엇을 쏘았는지 모르는 상황
허세적 망동
“굿바이G20, 안녕하세요BRICS+”
‘화성포-17’형은 미국전역을 사정권 안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며 미국을 타격하기 위하여 만든 ICBM이다. 타격은 선제공격일 수도 있고 보복공격일 수도 있다.
로동신문은 11월 20일 정론에서 조선은 “이 행성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보유국”이 되었다고 하면서 “그것은 핵선제타격권이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국가가 미국의 핵패권에 맞설 수 있는 실질적 힘을 만장약한 명실상부한 핵강국임을 세계 앞에 뚜렷이 실증“하였다고 지적하였다.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화성포-17’형의 제원은 다 밝혀지지 않았으나, 1만5천㎞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을 정확히 타격, 소멸할 수 있는 완성된 다탄두 개별유도기술을 갖춘 ICBM이다.
북은 이미 태평양상의 미국기지들과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화성-12”와 “화성-14”, 그리고 “화성-15”를 가지고 있다. ‘화성포-17’형은 ‘화성-15’보다 사정거리가 2천km나 늘었다. 웬만한 탄도를 그리는 미사일보다 높이 올라가 급한 탄도를 그리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더구나 완벽한 개별유도기술을 갖춘 다탄두미사일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 분토는 이제 안전지대가 아니다. 북의 핵미사일 앞에 무방비상태로 완전히 노출하게 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가지고 있지만, 중러와는 달리 국교가 없을뿐더러 정전이란 전쟁상태에 있는 북의 핵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으니, 미국으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북은 한다면 하는 배짱을 가진 나라이며 ‘화성포-17’형은 구경이나 하라고 만든 것이 아니다.미국이 핵몽둥이를 들고 덤벼든다면 조선은 핵억제력을 가지고 정면에서 맞설 것이며 선제공격을 시도한다면 북이 먼저 미본토를 칠 것이다. 저들은 안전지대에 있으면서 남의 나라를 핵으로 위협하는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 미국은 북을 핵으로 위협하면 북의 핵으로 저들의 안전이 흔들리고 핵공격을 시도한다면 워싱톤과 뉴욕이 불바다가 되어 석기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2022년 11월 18일 ‘화성포-17’형의 최종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한 김정은 총비서는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였다.
결코 허언이 아니다. 미본토는 알몸으로 ‘화성포-17’형에 노출되었으며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핵우위는 완전히 사라졌다.
“미본토가 안전하다는 신화는 잘못된 것이다”
2년 전의 10월 평양의 열병식장에 ‘화성포-17’형이 처음 나타났을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은 “모형“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24일 북이 처음으로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을때 한국 국방부는 그것은 ‘화성-15’라고 공식발표했다.
한국과 미국 군당국이 황당무계한 거짓을 늘어놓은 것은 미국에 커다란 위협으로 되는 ‘화성포-17’형을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아진다. 북이 최종시험에 성공하자 미국은 “위협“을 운운하는 한편에서 소위 전문가들과 언론을 통하여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다탄두 기술“을 아직 획득하지 못했다고 떠들면서 저들에 대한 위협을 부인해보려 하고 있다.
이런 잠꼬대 같은 소리에 반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지만, 한가지 사실만을 지적해두려고 한다.
클린톤 정권의 CIA장관(1993-1995)을 지낸 제임스 울지(James Woolsey)는 북이 핵탄두의 소형화 기술이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그릇된 것이며 “미 본토가 안전하다는 신화는 잘못된 것이다”, 조선과 같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 나라라면 핵탄두 소형화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쉽게 극복할수 있다. 언론이나 공직자들이 이제까지 이러한 사실을 무시, 또는 경시한 것은 아마도 어느 역대 정권도 북을 실재하는 위협으로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다”고 지적한 바가 있다. 이전 CIA장관이 미국의 정치전문잡지 ‘더힐’에로의 기고문(2017년3월29일호)에서 잘못되었다고 지적한 것은 5년 전의 일인데 미국은 아직도 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
사람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사안이 생겼을 때 불안이나 고통을 동반하는 일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적 메커니즘이 있는데 이것을 ‘정신병적 방위의 부인’이라고 한다고 서방의 심리학 책에는 써있다. 핵무기로 남을 위협하는데 익숙했지 저들이 위협당하리라고는 꿈에서도 생각 못 했을 것인데 정신병에 걸리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다.
미국이 인정 안 한다고 ‘화성포-17’형의 위력이 경감되는 것은 아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운운하며 “미 본토가 안전하다는 신화”에 매달리는 것은 자기 위안을 위한 몽상이며 저들 내의 여론대책을 위한 때늦은 발악에 불과하다.
지구상에 출현한 또 하나의 핵대국
“지구상에 또 하나의 핵대국이 출현”하였다.
알레크세이 무우힌 러시아 정치정보센터 소장은 지난 9월 조선의 최고인민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가 채택되자, 이는 조선이 온 세계에 “지구상에 또 하나의 핵대국이 출현”한 사실을 선언한 것으로 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이런 지위를 선언한 것은 조선이 미사일과 발사대차의 수를 필요한 만큼 준비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미사일이나 탄두를 조선이 실제로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 보유한 수가 인도나 중국, 그 이외의 나라들에 필적하는가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의 첩보기관에게 있어서 이는 더욱 오랜 시간에 걸쳐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스프토니크일본 9월9일)
그가 지적했듯 조선은 핵대국, 핵강국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한 핵전력을 개발, 비축해 놓았으며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기간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하여 진행한 조선인민군의 군사작전(11월 2일부터 5일)을 통하여 실전 능력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올해 1월 11일에 진행된 극초음속미사일의 최종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것은 조선의 핵무력 고도화에서 특기할 일이다. 또한 올해 수번에 걸쳐 2000㎞ 사거리의 순항전략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여 그 위력을 더욱 제고하였다.
순항미사일은 조선인민군의 군사작전시에 함경북도지역에서 울산 앞바다 80㎞ 부근수역공해상을 타격하였다.(11월2일) 또한 같은 날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 신뢰도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시험발사”도 진행되었으며 신무기개발은 ‘화성포-17’형에로 이어졌다.
어디서 무엇을 쏘았는지 모르는 상황
일련의 미사일 발사시험과 군사작전의 과정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정찰자산의 한계가 뚜렷이 드러났다.
한미 군당국은 울산 앞 해역에 순항미사일이 탄착한 사실을 아예 몰랐으며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 신뢰도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분간하지도 못해 ‘화성포-17’형의 실패한 시험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북측이 저수지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고, 지난 1월에 시험발사 한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궤도를 추적하지도 못하면서 탄도미사일이라고 잡아떼기도 하였다.
이런 실례를 올리면 한이 없는데 “이제 북이 어디서 쏘았는가, 무엇을 쏘았는가도 때로는 모르는 상황”(중앙일보10월25일부)으로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걸프전쟁과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위”라는 이스라엘 국방군의 예비역 대좌가 작성한 흥미로운 자료가 있다. 이 자료에는 1991년의 걸프전쟁 시 미국이 이라크의 미사일 이동발사대차를 잡기 위하여 약 40일 동안에 전투기를 1,459회나 출격시켰으나 단 한대의 발사대차도 발견, 파괴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이 작전은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조건에서, 또한 지상의 차량을 레이더로 감시할 수 있는 대형정찰기를 투입한 조건에서 실시되었다. 30년 전의 일이라 웃어넘길 문제가 아님은 미국이 잘 알 것이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예멘전쟁에서도 마찬가지 결과이니 말이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과 남측 당국이 ‘감시’니 ‘원점타격’이니 ‘요격’이니 하면서 상황을 장악, 관리할 수 있는 듯 떠벌이고 있으나 허황한 거짓이요, 허장성세라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은 그 잘난 정찰자산과 요격마싸일을 총동원하여도 발사대차와 렬차, 수중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원점타격할 수 없으며 하강하다가도 재도약하는 미사일과 저들의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는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 등 북의 최첨단 미사일을 요격하기는 요원하다. 더구나 다탄두 ICBM를 요격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오죽하였으면 ‘뉴스위크 일본판’이 “미국에는 북조선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자신이 없다”는 기사에서 “북이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실험에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거나 체제만 유지할 수 있으면 공격해오지 않을 것을 기도할 뿐이다”라고 썼겠는가.(11월8일)
허세적 망동
북을 무장해제시켜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한 수단은 군사적 압력과 경제제재, 사상문화적 침투로 대별 된다.
그러나 이 모든 수단들은 파탄된 지 오래다.
북이 미국의 핵에는 핵으로 대항할 수 있는 힘을 키움으로써 사실상 미국의 핵위협을 끝장냈다. ‘확장억제’를 떠들면서 감행되는 합동군사훈련은 북을 놀래키려는 부질없는 불장난이며 평화협정이 맺어지는 날에는 모든 것이 끝난다고 하면서 벌벌 떨며 동요하는 윤석열 정권을 안심시켜 돌격대로 써먹기 위한 허세적 망동이다.
오바마 행정부 말기인 2016년 3월 당시 통합참모본부 의장이였던 Joseph Francis Dunford는 미 상원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의 재래식군사력을 ‘세계 제4위 규모’라고 하였으며 당시의 육군참모 총장은 “북조선과는 전쟁을 할 수 없다”, “아군은 만족할만한 전쟁을 수행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때로부터 5년 북의 군사력은 강화됐으면 강화되었지 결코 약화되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이 미국 바지가랑을 붙잡고 북측을 공격해주어야 한다고 애걸하지만 정작 미국은 무서워서 북과는 싸우지 못한다고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다.
연합뉴스(11월6일)에 의하면 클린턴,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북·대이란 제재 업무를 담당한 전직 외교관 조지프 디토머스는 제재와 관련 “정책 실패다. 세대에 걸친 정책 실패다. 한 세대 전체가 이 업무에 투입됐는데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한다. 폼페오 전 국무장관이 “북을 비핵화 하기 위한 핵심정책”이라고 한 제재가 파탄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인간쓰레기들을 시켜 풍선을 띄워 삐라나 살포하며 조중국경지대에 공작원들을 보내 ‘탈북’공작을 일삼으며 반북 영상자료나 들여보내는 수공업적 방법으로는 100년가도 내부혼란을 야기시킬 수 없으며 백두산대학을 이길 수는 없다. 미국은 여러 나라에서 “색깔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뒤집어 엎었지만, 북에는 소규모의 소란도 일으킬 수가 없다.
“굿바이G20, 안녕하세요BRICS+”
“굿바이G20, 안녕하세요BRICS+”(Goodbye G20, Hello BRICS+) 이는 브라질의 한 언론인이 쓴 글의 제목이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이 글을 우익계통의 금융문제를 다루는 ‘zerohedge’가 게재하였다.(11월20일) 아마도 다극세계에로의 흐름을 무시 못 한 것 같다.
미국이 판 우물 안에서 미국이 쥐여준 프리즘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왜곡된 세계일뿐이다.
미국의 일극지배체제가 무너지고 다극세계에로의 흐름이 촉진되는 속에서 여러 친미국가들이 미국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현 당국은 미국이 자기들을 끝까지 지켜주겠는지 의심하면서도 어느 속국보다도 충견 노릇에 열성이다.
미국이라는 배에 올라 타 침몰하기 시작한 것도 모르고 안전하다고 하늘처럼 믿는 구제불능의 우물안 개구리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실험을 현지지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오전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 실험을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국방과학원 중요연구소에서는 12월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되는 140tf 추진력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시험은 추진력 벡토르조종기술을 도입한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의 모든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140tf(톤포스)는 140톤의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을 뜻하는데,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엔진으로 판단하고 있다.
'추진력 벡토르 조종기술'(추력편향, thrust vector control, TVC)은 지난해 9월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이 당시 한국 해군의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실험에 대해 평가하면서 언급한 기술이다.
당시 장 원장은 "지금 우리 국가(북)를 포함한 세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보유국들의 수중발사탄도미사일들은 대부분 회전분출구에 의한 추진력 벡토르 조종을 실현한다"고 말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추진력벡토르조종기술'(Thrust Vector Control, TVC)을 도입했다고 한 것으로 보아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에 적용할 엔진 개발 목적으로 분석했다.
또 '화성-14'형, 화성-15'형, '화성-17'형 1단으로 사용하는 백두산엔진(액체연료) 1개 출력이 80tf임을 감안하면, 14형은 엔진 1개, 15형은 2개(160tf), 17형은 4개(320tf)를 클러스터한 것으로 추정했다.
핵 능력 평가 지표에서 선제타격 이후 상대의 보복공격에 대한 '두번째 타격능력'으로 평가되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로 보는 시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을 통해 무엇보다 북한이 다중화된 핵무기 개발에서 기존 액체형 연료와 더불어 궁극적으로는 고체연료로 전환하는 추이가 눈에 띈다고 짚었다.
2017년 3월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과학원은 '대출력 발동기'(로켓엔진)의 지상분출시험'을 실시한 바 있다. 지금까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ICBM '화성-14·15'형은 물론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7'형 등에 적용되고 있는 로켓엔진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백두엔진', 즉 '3.18혁명엔진'이다.
장영근 항공대교수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엔진은 지상에서 수평으로 놓고 지상 연소시험을 하는데, 북한은 이번 실험을 통해 추력 프로파일과 연소특성, 연소시간, 비추력, TVC 등에 대한 성능 및 운용특성을 검증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실험한 고체연료 엔진이 정상적인 성능을 제공하였다면, 북한은 이를 1단 추진체로 하고 기존에 개발했던 2단(KN-23 로켓 엔진 또는 신규 개발) 및 소형 3단 고체 로켓엔진을 통합하여 꿈에 그리던 고체추진제 기반의 ICBM을 개발하고 시험발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발사 준비 시간이 길어 은밀한 운용에 한계가 있는 액체엔진 기반의 '화성-17'형 ICBM에 비해, 고체 추진제 ICBM은 8축 이동형발사대(TEL)에서도 운용이 가능해 미국의 감시정찰 자산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
내년 상반기 중에는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 시험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열린 '2023 한반도 연례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지상 분출 실험을 한 것은 고체형 ICBM으로 수렴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사실상 가시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실내 실험장에서 내부적으로 실험하던 것을 지상으로 끌어냈다는 것은 상당 부분 큰 기술적 진전이 있다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북한은 앞으로 고체형 ICBM 개발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을 대규모로 리모델링한 것으로 보아 한두회 정도의 발사가 아니라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발사체 실험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 현장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통신은 시험결과에 대해 "발동기의 추진력과 비력적, 연소특성, 작업시간, 추진력 벡토르조종특성을 비롯한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값과 일치되고 그 믿음성과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엄격히 확증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시험을 통하여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체계개발에 대한 확고한 과학기술적 담보를 가지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과학원에서 우리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과업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중대문제를 훌륭히 해결"했다고 평가하고, "최단 기간내에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라는 것도 법치에 의해 발현된다"고 전제하며 "법치는 모든 사람이 함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방점은 "법 위반 사태에 책임을 물어야 할 국가가 이를 게을리한다면 이는 우리 사회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자 사회적 약자를 방치하는 것"에 찍혀 있는 것 같다. 특히 "자유를 제거하려는 사람들, 거짓 선동과 협박을 일삼는 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부분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는데, '자유를 제거'한다는 표현 자체가 생소한데다, 대체 자유를 제거하려는 자들이 누구고 어떤 방식으로 '제거' 행위를 하고 있는지 구체성이 빠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이 발언을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통해 언론에 공개했다. 이 부대변인도 '거짓 선동과 협박을 일삼는 세력 등의 예를 들어달라'라는 기자의 질문에 "특정한 세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구체성이 결여된 추상적 가치들의 향연인데, 물론 화물연대 파업에 맞서 '강석열'의 면모를 보여준 상황이라 알쏭달쏭한 이 발언을 굳이 별도로 전한 이유에 대해 짐작가는 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법치주의는 '법에 의한 지배'다. 이것은 거대한 시스템이다. 우리가 하는 흔한 착각은 시스템이 저절로 생성돼 합리적으로 운용된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법치주의에도 '주체들'이 있다. 법치주의는 인간이 이룬 국가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거나 국민에 의무를 부과할 때 그 모든 것은 법률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법치를 구현하는 자들은 유권자가 선출한다. 인간의 자의적 의지가 개입되지 않은 한치 오차 없는 '법치'에 의한 '국가'가 존재할 수 없다. 만약 그런 게 존재한다면 그건 유토피아일까? 아니면 디스토피아일까?
법치주의는 크게 보면 두 가지 의미의 결합이다. 첫째, 좁은 의미인데, 법치에 어긋난 행위를 바로잡는 법 집행 주체가 강조된 법치주의다. 법을 어긴 사람은 법에 의해 처벌하고 단죄해야 한다는 것인데,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격언이 주로 권력형 범죄자를 다룰 때 사용된다는 걸 생각해보면 쉽다. 두번째 의미는 첫번째보다 더 중요하다. 처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법에 의해 보장된 시민의 권리가 침해될 때 법치주의가 시민들을 강력히 옹호하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치주의의 중요한 의미는 후자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라는 것도 법치에 의해 발현된다"는 말은 반만 맞는 말이다. 18세기 말 '절대 왕정'의 '법치주의'에 따르면 근대 공화주의와 민주주의는 탄생 자체가 불가능했다. 구체제를 무너뜨린 자리에 공화주의와 민주주의가 들어섰고, 공화주의와 민주주의에 걸맞는 '법치주의'가 세워진 게 순서다. 법치에 의해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발현된다는 말은,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가능성을 묶어두는 것으로, 법치의 첫번째 의미를 보수적으로 해석한 말이다. 법치와 공화주의, 민주주의는 상호 보완관계로 보는 게 맞다. '법치는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에 의해 발현된다'는 말도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말꼬투리 잡기 같지만 그렇지 않다. 평생 '범죄자'를 잡아 처벌해 온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라고 해서 우리가 이해해 줄 문제가 아니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를 보자. 이 경우 법치주의는 참사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당한 피해, 그들의 민주적 권리 구제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법치'에 의해 나쁜 사람을 잡아 처벌하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하는 게 아니라, 마땅한 시민의 권리가 침해된 사람들을 중심에 세우고, 대체 어떤 연유로 헌법에 보장된 '행복 추구권'이 침해됐는지, 국가는 어떤 책임을 방기했는지 알 권리를 위해 사용돼야 할 말이다. 그런데 국회는 법치주의에 의해 출범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아직도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법치주의'에 근거해 국회를 통과했는데도 이를 비난하며 "국정조사 또한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정부는 어떤가. 경찰은 이태원 사고 다음날에 시민단체와 언론의 동향을 수집해 '특별취급' 레테르를 붙인 '정책 참고자료'를 만들어 뿌렸다. 이런 건 법치주의에 맞는 행위인가? 뭔가 '제거'된 느낌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일까?
법치주의에 따르면 권력자의 말, 특히 국무회의와 같은 공식적 국가 대사가 결정되는 장에서 권력자의 말은 법률적 의미를 가져야 하고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 국정 철학이라기보단, 반대파에 대한 엄포와 경고로 점철된 추상적이고 이념적인 말이 난무하면 사람들은 불안해진다. 이를테면 '자유를 제거하려는 세력'의 구분은 과연 누가 하는가, 그런 구분을 독점하는 것은 대체 누구로부터 부여된 권위인가 하는 불안들이다.
막스 베버는 정치가의 자질로 열정, 책임감, 균형적 현실감각을 꼽았다. 정치가는 보통 '불모의 흥분 상태'에 빠져 있다.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흥분 상태'가 세상에 도움 되는 추동력이 되기 위해선, 책임감과 균형적 현실감각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균형적 현실감각은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이것 없이 열정과 책임감만 있는 정치인이 스스로 어떤 도그마에 빠져 잘못된 판단을 하고 밀어붙이면 오히려 국가를 더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인은 자신과 자신이 처한 환경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객관성은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유를 제거하려는 세력'이 대체 어떤 세력인지 (말을 안 해줘서) 사람들이 모르는 상황이라면, 이 말을 한 정치인의 추상적 책임감과 '불모의 열정'은 공허한 것이 된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이 자신감 있는 추상적 말투에서 어떤 심판자적 권위주의 태도가 엿보인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자유를 제거하려는' 이라는 말은 공소장 같은 곳에도 어울리지 않는 비법률적 용어다. (아마 80년대 공안 시대엔 익숙하게 사용됐을 수 있다.) 대체 자유를 제거한다는 행위가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법치주의도 그렇다. 이를테면 민간인을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는 것도 '법치주의'에 따른 것인가. MBC의 특정 보도를 빌미로 전용기에 안 태우는 것도 '법치주의'에 따른 것인가. 언론의 자유가 '제거'되진 않았는가. 만약 그게 정무적 판단, 정책적 판단이라고 한다면, 지금 과거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현 정부의 '법치주의' 하에서 단죄의 대상이 되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내로남불'은 멀리 있지 않다.
과거 독재 정권들도 '법치'를 입에 달고 살았다. 그들의 '법치'는 '사회 안녕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게 목적이었다. '사회 안녕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기준은 자칭 '법치주의자'들이 독점했다. 그 결과가 어땠는지 모두 다 안다. 현 정부가 '독재 정부'와 같다는 게 아니다. 법치주의라는 말이 '자유 제거'와 같은 추상적이고 이념적 가치와 함께 사용되는 게 우려된다는 말이다. 정부가 이런 걱정을 덜어줘야 할텐데, 그렇다면 '자유를 제거하려는' 세력이 누구인지, 어떤 행위를 하는지 특정해주고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 제대로 '법치주의'를 보여주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을 방문, K2전차 등 전시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49일 시민추모제'가 16일 오후 6시 이태원역에서 엄수됐다.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든 유가족들은 희생자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명복을 빌었고, 공동호소문을 통해 정부에 여섯 가지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책임 인정하고, 대통령은 공식 사과하라! 피해자의 참여 속에 성역 없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태원 참사 기억과 희생자 추모를 위한 공간 마련하라! 피해자 소통 보장 및 인도적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 대책 마련하라! 2차 가해에 대한 적극적인 방지대책 마련하라! 재발 방지 및 안전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하라!"
직접 연단에 올라 마이크 앞에 선 유가족들은 고인이 된 가족에게 편지를 부치거나 정부와 시민을 향한 메시지를 읽어 내려갔다. 아래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고 유연주씨 언니 "네가 떠난 뒤로 무너진 언니의 세상엔 물음표만 가득해. 분향소에 왜 너와 세은(유씨의 친구 고 진세은씨) 이름이 있는 건지. 응급실에서 울부짖을 때 많이 사랑한다고 말한 마지막 인사는 듣고 간 건지.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난 158명 사람들을 두고 왜 편을 갈라 싸우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 22년 동안 쉬지 않고 달리느라 고생 많았고 열심히 준비한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 진심으로 축하해. 네가 결혼하는 모습도 보고 싶고, 개구쟁이처럼 장난을 치는 것도 보고 싶지만 이제 떠나야 하는 널 붙잡지 않을게. 뒤돌아보지 말고 편하게 날아가도 돼. 나중에 언니가 찾아갈게. 못해준 게 너무 많아 정말 미안해. 내 동생, 진짜 많이 사랑하고 고마웠어. 연주야. 잘 가."
고 이상은씨 아버지 "우리 딸 결혼하면 축가를 불러줬을 친구들이 너의 49재의 진혼곡을 불러줬구나. 우리 딸 결혼하면 사위하고 한 잔 하려고 네가 태어날 때 담가 놓은 26년 된 인삼주가 너의 제사상의 제주가 되었구나. 이리 보낼 줄 모르고 못 해준 게 너무 많아서, 맞벌이한다고 외롭게 해서,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지 못해서,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엄마 꿈속에 나타나 시계가 이상하다고, 시간이 맞지 않다고 했다는데 시계를 고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아빠가 약속할게. 우리 딸 상은이가 없는 세상에서 선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법을 하루하루 배우겠다고. 엄마아빠 딸이어서 고맙고 행복했다. 영원히 기억할게."
고 이경훈씨 어머니 "엄마의 아들로 와서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은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엄마는 네가 있어 행복했고 어려운 시간들도 이겨낼 수 있었어. 넌 살아서도 죽어서도 자랑스러운 나의 아들이야. 그런 널 엄마는 지키지 못해 너무너무 미안하구나. 이제 아무리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널 내 가슴에 묻는다. 넌 이곳에서 못 다한 꿈 그것에서 맘껏 펼치렴. 그리고 늘 그랬듯이 가끔은 너의 소식을 꿈에서라도 엄마에게 전해줄래. 사랑한다. 내 아들아."
고 진세은씨 언니 "대답 없는 네게 벌써 일곱 번째 편지를 쓴다. 네 친구들이 다 언니를 알더라. 너 언니 자랑 되게 많이 하고 다녔다며. 근데 세은아. 언니도 늘 어딜 가나 동생 자랑 되게 많이 했어. 내 동생 되게 사랑스러운 아이라고. 공부를 잘하진 못해도 늘 성실하고 친구가 많아 선생님들이 제일 예뻐했다고. 그 좁은 침대에서 둘이 꼭 껴안고 둘이 수다를 떤다고. 작년에 내가 자꾸 너한테 죽고 싶다고 말할 때 네가 엄청 울면서 그랬지. '나 언니 없이 못 사니까 가지 말라'고. 그때 꼭 말해줄걸. 나도 너 없인 못 살 거 같아서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나한텐 너무 과분했던 너의 사랑이 언니를 살려냈다고. 미련 가지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가더라도 가끔은 있잖아. 언니 보러와 줘. 언니 꿈으로, 언젠가는 언니 자식으로 늦더라도 꼭 찾아와 줘. 영원히 사랑한다. 세은아."
고 조한나씨 어머니 "매주 토요일 한나가 오면 엄마한테 밥을 먹자고 그랬는데 왜 연락이 없지. 답장 없는 카톡만 바라본다. 가족에게 보내준 택배 상자에 포도가 마지막 선물이 될 줄은... 엄마는 그 포도 상자를 부둥켜안고 통곡했어. 냉장고에 넣어놓고 먹질 못했어. 한나야. 친구 ◯◯가 엄마를 많이 챙겨주고 있어. ◯◯가 한나와 추억이 많다고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엄마 외롭지 않도록 많이 생각해주고 있다. 한나도 다 듣고 있을 거라 엄마는 믿어. 그리고 네가 자식 같이 생각한 강아지 젤리도 엄마가 잘 돌보고 있어. 걱정하지 마. 안전한 나라 천국에서 아프지 말고 잘 지내고 있거라. 엄마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한나 만나러 꼭 갈게."
고 최정민씨 동생(아버지가 대독) "언니 빈자리의 슬픔은 어떤 것으로 채울 수 없지만 우리 가족은 언니에 대한 기억을 밝은 흥부자의 모습으로 채우기로 했어. 10월 29일 그날. 아프고 무서웠겠지만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한 우리 언니가 이태원에서 제일 멋쟁이였잖아. 사진첩 한 장, 한 장마다 언니의 밝은 미소가 우릴 웃게 해. 두 동생에게 단단한 기둥이었던 언니. 퇴근하고 아빠와 술 한 잔 하며 친구처럼 이야기했던 언니. 기분 좋은 날은 집에 오자마자 뽀뽀 공격을 했던 언니. 마음 약한 엄마를 잘 챙겼던 언니. 언니의 모든 모습이 사랑스러웠어. 이번 언니 생일엔 언니가 좋아하는 석화를 먹을까 해. 난방 켜두고 언니가 좋아하는 화이트와인을 따라둘 테니 잠깐 앉았다 갈래? 언니를 사랑하는 동생이."
고 김용건씨 숙모 "당신들은 당신들 아이들에게도 사과를 그렇게 가르쳤습니까. 진짜 사과가 뭔지 몰라 나오지도 않고 모른 체하고 있습니까. 시민과 국민을 대변하겠다며 선거 때 허리를 열심히 숙이더니 지금은 그렇게도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막말을 서슴지 않습니까. 하늘이 무섭지도 않습니까. 도대체 이 아이들이 왜 이렇게 사진으로만 남아 있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정치를 잘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단지 우리 젊은 청춘들의 죽음에 덧씌워진 참혹한 오명을 벗겨주는 것이 남겨진 숙제이기 때문에 용기를 내 여기에 온 것뿐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우리 아이들의 오명이 벗겨지고 모든 진상규명이 이뤄져 유가족협의회가 해체될 날이 올 때까지 다시 한 번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고 신한철씨 누나 "무뚝뚝한 누나에 비해 정 많고 애교 많던 너는 늘 엄마아빠를 따스하게 안아주고 예쁜 미소로 사랑한다고 말했었지. 너의 따스함이 내 곁에 오래 있을 줄 알았는데 2022년 10월 29일, 아니 30일이었을 수도 있는 그 시기에 따뜻했던 넌 차갑게 변하고 있었더라. 49일 동안 너의 많은 친구들이 널 추억하고 그리워해 주는 걸 보며 '우리 막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위로가 되고 있어. 넌 착한 아이라 가족과 친구들이 슬퍼하는 것에 미안해하겠지만 우리 막내야, 그건 우리에게 맡기고 행복한 것만 생각하며 훨훨 날아가렴. 그리고 다시 가족으로 만나자. 그땐 누나가 무조건 지켜줄게. 그리고 네가 기대하고 기대했던 카라가 최근 컴백했어. 카라 영상을 보는데 '우리는 영원히 여섯 명'이라고 하더라. 우리 가족도 영원히 다섯 명이야."
고 김지현씨 어머니 "대통령께선 임기 초부터 공정, 상식, 자유를 늘 부르짖었으나 어느 것 하나 이 말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그저 유족들이 바라는 건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자 처벌, 유족들의 소통공간, 고인들의 추모공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공정이란 말이 (대통령님과) 어울릴 것 같습니다. 참사로 희생된 영혼들이 부디 좋은 곳으로 떠날 수 있도록 한을 풀어주십시오. 한 맺힌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들어주시길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지현아, 너를 보내는 게 너무 슬프고 너무 아프지만 보내야 할 것 같아. 그래야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하니. 하늘나라 가선 함께 떠난 친구들과 안전하게 지내. 다음 세상에 엄마아빠 딸로 다시 태어나줘."
고 이지한씨 동료 "최선을 다해 노력해볼게. 인정하기 싫지만 스스로 (네 죽음을) 인정해볼게. 그러니까 지한아, 이 편지는 네게 꼭 닿았으면 좋겠어. 네가 누구보다 행복한 모습으로, 내가 알던 그 예쁜 모습으로 잘 있었으며 좋겠어. 네가 이루고 싶던 그 꿈들, 형이 네 생각하며 네 몫까지 최선을 다할게. 항상 평온하길 바라고 나를 바라봐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 말이 닿았다면 널 사랑하는 갖고들 꿈에라도 나타나 행복하다고 말해줘. 그 뒤엔 나한테 오는 거다. 사랑한다, 많이."
오스트리아 국적의 희생자 고 김인홍씨의 어머니와 누나는 현지에서 찍은 영상을 통해 "K-팝, K-드라마, K-푸드. 이런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는데 이게 나라인가. 참으로 창피하다"라며 "억울한 죽음을 당했는데도 대한민국은 사과도 없고 심지어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비겁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 세계에 계신 유족 여러분 억울하고 원통하고 비참하지만 (이태원 참사를) 전 세계에 알려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억울한 일이 발행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라며 "정부가 미래세대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가 옳은 것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도 이태원 참사를 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를 담아 영어로 "대한민국 용산 이태원에는 그때도 국가는 없었고 지금도 국가는 없다. 전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이 참사에 관심을 갖고 이 참사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시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날 시민추모제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여러 시민단체, 종교계(가톨릭·개신교·불교·원불교)도 자리해 힘을 보탰다. 가수 하림,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 무용가 김민선·최승은씨 등도 공연을 통해 희생자에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대표해 발언을 한 김종기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고 김수진양 아버지)은 "세월호 참사 때 내 자식이 죽은 이유를 알려달란 유족을 외면하는 것도 모자라 참사를 축소하고 유족을 모욕하고 권력유지에 골몰했던 여당의 인사들이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도 똑같이 인간이길 포기하며 망언을 배설하고 있다"라며 "세월호 참사 때나 이태원 참사 때나 어찌 그리 똑같은지, 아니 더 분명해졌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다시 자신들의 잘못을 유족과 시민들에게 떠넘긴다면 응당한 책임을 묻고 우린 강력하고 연대하고 싸울 것이다"라며 "이태원 참사 유족 여러분, 9년이 지난 세월호 참사 유족도 눈물을 흘린다. 맘껏 우시되 참지 마시라. 여러분 뒤에 우리 유족과 시민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16합창단에 속해 이날 다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네버엔딩스토리> <잊지 않을게>를 합창한 최순화(고 이창현군 어머니)는 "제발 더 이상 좀 죽이지 말라. 얼마나 더 죽어야 이 죽임의 정치를 멈추시겠나"라며 "당신들은 죽여도 우린 그들을 살려낼 것입니다. 끝나지 않은 158명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끈질긴 기억으로 살려낼 것이다. 기억은 힘이 세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시민추모제를 마무리하며 이종철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고 이지한씨 아버지)는 "49재의 '재'는 제사를 지낸다는 '제'가 아닌 '재개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고인을 위해 정성을 담아 제사를 올리면 좋은 곳에서 다시 사람으로 환생한다고 한다"라며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가장 안전한 곳에서 환생하길 빌며 오늘만큼은 최대한 경건하게 가장 소중한 마음을 담아 두 손을 모아봅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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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이태원 압사 참사 추모제(12.16) 보도 댓글창을 닫습니다. 이는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해 희생자와 유족, 생존자와 주변사람들의 명예·사생활·심리적 안정을 침해하지 않기 위한 조치입니다. 독자여러분들의 양해부탁드립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5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김 의장,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공동취재사진
15일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인하(25%→24%)하자’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마저 표류하게 된 데는 대통령실의 완고한 태도가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의장의 중재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하면서 여야의 내년도 예산안 협상에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한때 나왔으나, ‘단 1%포인트도 양보 못 한다’는 대통령실의 태도가 여야의 막판 협상에 걸림돌로 등장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협상의 주체(국민의힘)를 봐달라”며 김 의장 중재안에 공식적인 태도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김 의장의 중재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법인세 1%포인트는 깎으나 마나다. (그렇게 깎는 게) 경쟁력이 있나”라며 “우리가 1%포인트 받으려고 이러고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 중재안은 안 된다. 미흡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이건 중재안이 아니고 ‘중재 참칭안’”이라며 대통령실의 완강한 기류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 법인세 실효세율과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의 법인세 차이가 10.5%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오죽하면 대통령실이 ‘법인세 3%포인트 인하’를 그렇게 해달라고 했겠느냐”고 말했다. 1%포인트 인하로는 대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법인세 인하에 강력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법인세법은 대기업만의 감세가 아닌 모든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 민간 중심의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최대 쟁점인 법인세를 두고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법인세 낙수효과론을 거론하며 여당을 향해 ‘양보 불가’ 지침을 내린 셈이다.
대통령실이 법인세 등 타협에 불가 태도를 보이면서, 예산안 합의는 더욱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실은 김 의장이 중재안으로 함께 제시한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운영비를 일정기간 예비비로 지출하도록 한 방안에도 부정적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두 조직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는 조직인데, 마치 불법 조직인 양 예비비에서 꺼내 쓰라는 제안은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예산안 협상이 길어지면서, 여야가 예산안 처리 뒤 본격 진행하기로 합의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1월7일 종료)는 더욱 활동 기간이 줄어들게 됐다. 국민의힘 소속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은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표시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정부·여당이 예산안 합의를 늦추는 데에는 국정조사 기간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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