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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에 정보기관 공직자 대거 포함... 그 위험한 메시지

[주장] 정파적 이익 위해 사면권 남용한 윤 대통령, 결국 법치주의 파괴

22.12.29 04:52l최종 업데이트 22.12.29 04:52l
큰사진보기2019년 5월 15일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  2019년 5월 15일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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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vil is in the detail(악마는 세부적인 것에 있다)'.

이 말은 독일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남긴 'God is in the detail', 즉 '세부사항이 더 중요하다'는 뜻의 격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거꾸로 보면, 진짜 문제들은 오히려 세부적인 것에 숨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결국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명박을 비롯해 원세훈,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김기춘, 우병우, 조윤선, 최경환… 국기문란과 국정 농단을 서슴지 않았기에 재판 받았던 인사들이 대거 사면 복권됐다.

참여연대가 27일 즉각 낸 성명(링크)에서 이번 사면의 성격을 규정했듯, 이는 "국민이 대통령에 위임한 사면권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악용한 것으로, 민주질서를 훼손한 범죄자를 사면함으로서 법치주의를 파괴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그러나 "범국민적 통합", "국력" 등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직접 발표한 법무부 측 보도자료(링크)를 찬찬히 톺아 보면, 이번 특별사면이 그저 "폭넓은 국민통합"만을 의도한 것은 아닌 듯하다. 이번 사면의 진짜 문제는 디테일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특별사면 주요 대상 공직자 명단에는 4명의 국정원장들을 비롯해 전 국정원과 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사이버작전사령부 등 정보나 안보 관련 기관의 인사들이 대다수 포함됐다.

국정원에 파견된 검사인 국정원 감찰실장을 맡아 국정원 댓글 공작 수사를 방해해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국정원 법률보좌관실 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같은 범행을 저질러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던 이제영 전 대전고검 검사까지 포함하면, 법무부가 발표한 사면대상 주요 공직자 66명 중 정보·안보 관련 인사는 17명에 이른다.
 

원세훈, 남재준, 이병기, 이병효 등 전직 국정원장들을 비롯해 지난 10월 유죄가 확정된 김태효 현 국가안보실 1차장과 지난 12월 13일에 형이 확정된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까지 특별사면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 2023년 신년 특별사면 대상 주요 공직자 중 국정원ㆍ기무사령부 등 정보 및 안보 관련기관 원세훈, 남재준, 이병기, 이병효 등 전직 국정원장들을 비롯해 지난 10월 유죄가 확정된 김태효 현 국가안보실 1차장과 지난 12월 13일에 형이 확정된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까지 특별사면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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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실 가장 잘 알 사람들... 과거 수사 사건에 대한 자기 부정 

윤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에게 사면안을 보고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명박을 비롯한 사면대상 주요 공직자들의 범죄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검찰 재직 때 직접 수사했거나 수사를 지휘하며 기소에 관여했던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번 특별사면은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이들을 수사해 기소한 검사로서 스스로 다룬 사건 자체를 부정하며 되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정원 댓글 공작 수사를 방해했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과 이제영 전 대전고검 검사까지 사면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검찰 출신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의 '제 식구 봐주기' 수준을 넘어서는 만행이라 할 수 있다. 정치적 성격의 사면에 단골로 따라붙는 명분인 '국민 대통합'만 내세우려 했다면 이명박 등 몇몇 상징적 인사만 대상으로 했어도 충분했을 텐데, 이렇듯 전직 정보기관 공직자들을 대거 사면대상에 포함시킨 배경이 무엇인지 더욱 의문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무회의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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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민주적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정을 농단한 핵심축에는 국정원 등 정보기관들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 조직을 동원해 대선 여론조작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징역 14년 2개월형을 받았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챙겨 징역 5년형이 확정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박근혜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전 국정원장 남재준(징역 5년), 이병기(징역 3년), 이병호(징역 3년6개월), 국정원을 통해 공직자들을 불법 사찰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징역 1년) 모두 혐의 자체가 국정원과 관련되어 있다.

특히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3월부터 2013년 초까지 기무사령부 안에 공작조직인 '스파르타'를 운영하면서 온라인에 정치 관련 글 2만여 건을 게시토록 지시한 혐의로 지난 12월 13일에야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그런데 형이 확정된 지 2주 만에 사면 복권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2012년 이명박 정부 대외전략기획관에서 물러나면서 군사기밀을 담고 있는 국정원과 기무사령부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0월에 벌금 300만 원형이 확정됐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사면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국정농단 범죄세력의 복원... 사라진 법치주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 신년 특사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 신년 특사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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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방첩사령부, 사이버사령부의 전직 공직자들에 대한 대거 사면은 국정원 등 정보기관들의 국기문란과 국정농단 범죄행위에 면죄부를 쥐어주는 것으로만 볼 수 없다. '조직적 범죄세력의 복원'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이는 정보기관에 재직 중인 공직자들을 향해 '국가가 아닌 특정 정권에 충성하면 끝까지 책임져 준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지는 것으로도 읽힌다.

사면 복권된 인사들이 정보기관들로 복귀하거나 안팎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윤석열 정권의 정보 및 안보라인으로 가동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례로 세월호 가족들에 대한 사찰을 지시한 행위로 지난 2021년 10월에 유죄가 확정됐던 김병철 전 기무사령부 3처장은 올해 6월에 방첩사령부의 전신인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안에 만들어진 '부대 혁신 TF'에 몰래 자문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정보기관 개혁은 이미 퇴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외교 안보 요직을 두루 거친 김규현 전 외교안보수석을 국정원장에 앉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기무사령부에서 간판을 바꿔 단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국군방첩사령부'로 다시 바꾸었다. 동시에 국정원 등 정보기관들은 관련 법령, 보안업무규정과 방첩업무규정 등을 속속 개정하면서 직무 범위를 넓히고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정파적 이익을 위해 사면권을 남용해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민주적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국민이 대통령에 위임한 사면권은 '국민통합'과 '경제 활성화'는커녕 내 편인 인사들과 재벌들의 면죄부로 전락하고 말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과 신년을 맞아 단행한 두 차례 특별사면을 통해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제왕적 권력 행사의 상징이 된 대통령 사면권, 이제는 반드시 제한해야 한다. 사면권 남용 방지를 위한 사면법의 개정 노력이 절실하다. 국회가 응답해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장동엽씨는 참여연대 권력감시국 선임간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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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시민단체 국고보조금 감사에 한겨레 “부정 부패 이미지 씌우기”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2/29 10:20
  • 수정일
    2022/12/29 10: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아침신문솎아보기]

윤석열 정부 첫 지역외교전략 보고서 공개…신문마다 주목한 부분 달라

‘시민단체 때리기’ 갈라치기 의도?…한국 “공교롭게 정부 비판단체만 언급”

더탐사 구속영장 청구에 한겨레 “과잉 수사 우려, 언론자유 위축된다”

윤석열 정부가 외교전략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정부 외교 ‘방점’이 어디 찍혀 있는지 모든 아침신문이 주목했다. 정부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 협의체) 등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협력 대상에 중국을 언급했다. 언론이 강조하는 포인트는 제각기 달랐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미국 편중’을 우려했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은 중국 협력 방침에 주목했다.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던진 신문도 있었다.

노동조합에 이어 시민단체가 정부의 다음 타깃이 됐다. 정부는 28일 시민단체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을 두고 전면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 보조금이 연평균 4000억 원 증가했지만 2016년 이후 전 부처에서 적발한 문제사업은 153건, 환수금액은 34억 원으로 평균 2000만 원 환수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보수층 집결로 지지율 상승을 경험한 정부가 ‘갈라치기’에 열중한다고 비판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이 의원 271명 중 찬성 101표, 반대 161표, 기권 9표로 국회에서 부결됐다. 국민의힘은 물론 정의당 의원 6명까지 ‘방탄 국회’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반대하면서 부결됐다. 민주당은 민심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정치 검찰에 대한 견제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조선일보는 “사안 자체가 명백한 개인 비리”라며 불체포특권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29일자 아침신문 1면.

외교보고서 대신 북한 응징·보복 발언 1면 실은 조선·중앙·동아


정부가 지역외교 전략인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 최종보고서를 28일 공개했다. 동맹강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중국을 주요 협력 국가로 규정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의 외교전략이 구체화되면서 29일 아침신문은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을 1면에 실었다. 외교전략 대신 북한에 대한 대통령의 응징·보복 발언을 1면에 실은 신문도 있었다.

▲ 29일자 한겨레 1면 기사.

경향신문은 1면 상단에 ‘미국에 더 가까이…한국 인·태 전략’ 기사를 내며 ‘미국 편중’을 우려했다. 경향신문은 “미·중 경쟁 구도에서 미국에 발을 맞추는 행보로 해석된다”고 했고 4면 ‘구상 단계부터 ‘미국 동조화’ 뚜렷…대중 외교 부담 커질 듯’에서도 “정부의 인·태 전략은 구상 초기부터 미국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도 “미·중 패권 경쟁 속에 한국 외교가 ‘미국 편’에 섰음을 재확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도 보고서에 등장한 표현들이 “모두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사용하는 표현”이라며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주장하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도 첨예해질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날선 대립 속에서 이런 전략이 균형이 아니라 배제로 나타나기 쉽다”고 평가했다.

▲ 29일자 국민일보 1면 기사.

국민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국일보는 중국 협력 방침에 주목했다. 이들은 모두 중국을 주요 협력국으로 규정했다는 사실을 1면 제목으로 다뤘다. 국민일보는 1면에 ‘한국판 ‘印·太전략’ 공개… 중국 주요 협력국가 규정’ 기사를 내고 6면에선 ‘미·중 사이 고심 흔적’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정부는 인·태 전략의 3대 협력 원칙 중 첫 번째가 ‘포용’이라며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과 좌표를 갖고 국익을 극대화할지 고민하는 시점에서 나온 시의적절한 전략”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인태라는 용어조차 쓰기를 꺼려 아세안과 인도를 묶은 신남방정책에 그쳤다. 윤석열 정부의 인태전략은 중국과의 협력을 기본으로 넣고, 한중일 협력도 강조한다”고 했다.

▲ 29일자 동아일보 1면 기사.

한국일보는 제목에 ‘실현 가능성엔 물음표’를 붙이고 보고서가 한·중의 공동 이익을 추구한다고 명시한 것은 “양립 불가능한 목표”라고 했다. 이외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은 외교전략 보고서 대신 “북한에 핵이 있다고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보복·응징 발언을 1면에 실었다.

시민단체 감사에 한국일보 “길들이기 수단이어선 안된다”


윤석열 정부가 시민단체 국고보조금에 대한 전면 감사에 착수한다. 보조금 지원단체 선정 과정, 회계처리 등 전반적인 모든 게 대상이다. 대통령실은 28일 ‘비영리 민간단체 보조금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하며 2016∼2022년 7년 동안 각종 시민단체와 협회, 재단, 연맹, 복지시설 등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급한 정부 보조금은 총 31조4665억 원이라고 밝혔다.

▲ 29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단체 보조금이 빠르게 늘어난 사실에 주목했다. 박근혜 정부 4년 차인 2016년 3조 5571억 원이던 보조금이 문재인 정부 4년 차인 2021년 5조 3347억 원으로 늘며 처음으로 5조 원을 돌파했다는 것이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연평균 4000억 원 정도가 증가한 반면 2016년 이후 전 부처에서 적발한 문제사업은 153건, 환수금액은 34억 원으로 평균 2000만 원 정도 환수에 그쳤다고 설명하며 “보조금 사업이 전혀 관리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아침신문은 이전 정부를 1면 제목에 실으며 비판 기조를 맞췄다. 국민일보는 1면에 ‘文정부 5년 보조금 年 4000억씩 증가’ 기사를 냈고 동아일보는 1면에서 ‘文정부 민간단체 보조금 年3555억씩 늘어… ‘지역혁신정책관’ 새 직제 만들어 우회지원‘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文정부때 민간단체 ‘보조금 잔치’… 매년 4000억 급증’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5면에서 “세월호 피해지원비가 지원 목적과 달리 부당하게 사용된 경우도 있다. 정부와 경기도가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유족 지원 등을 위해 세월호 관련 단체들에 6년간 110억원 규모의 피해지원비를 지급했는데, 이 중 안산청년회라는 단체가 지원비 일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와 김일성 항일투쟁을 주제로 한 세미나·교육프로그램 운영에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 29일자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정의기억연대의 전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의원이 국고보조금과 수억원대의 후원금을 횡령한 사건이 대표적”이라며 “세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는 파렴치한 행태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매년 5조원 받은 각종 단체들, 이제 국민 세금을 ‘제 돈’으로 안다‘에서 “거대 노조들의 재정처럼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용처를 들여다본 적 없는 ‘눈먼 돈’”이라고 했다.

▲ 29일자 한겨레 1면 기사.

중도·진보신문은 정부가 ‘편가르기 정치’를 이어간다고 비판했다. 노동조합의 회계감사를 들여다 보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시민단체를 ‘부패 대상’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1면 기사 ‘정부, 내 편 아니면 ‘부도덕 낙인’’에서 “부정·부패 이미지를 씌우고 ‘돈줄’을 조여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4면에서 “시민단체들을 ‘세금 도둑’으로 몰아 정부 비판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며 대통령실의 브리핑 내용 자체가 허술하고 시민단체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현실적으로 이들 단체들은 회비나 기부금만으로 활동을 위한 재정 확보가 쉽지 않다. 자칫 활동에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정부나 공공기관으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에도 정권의 입맛에 따라 지원이 결정되고, 이 과정에서 지원을 배제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도 작성된 바 있다. 특히 국정의 사령탑인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 시민단체의 범죄를 상정하는 발언은 피의사실을 흘리고 여론전을 펴는 검찰의 그릇된 행태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 29일자 한국일보 8면 기사.

한국일보는 “서구와 달리 기부금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특성상 시민단체들이 재원 일정 부문을 정부 보조금으로 활용하는 건 사실이다. 공공성이 강한 시민단체에 대한 보조금은 ‘작은 정부’ 구현을 통한 예산절감 측면에서 권장될 필요도 있다”며 “경계할 것은 정부 개입이 시민단체 자율성을 침해하는 등 길들이기 수단이어선 안된다는 점이다. 특히 윤 정부는 노동조합 회계투명성 강화를 촉구하는 등 정부에 비판적인 사회단체들을 흠집 내어 지지층 결집을 강화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대통령실이 문제가 있다고 밝힌 시민단체 대부분은 현 정부와 이념 성향이 다른 단체들”이라고 했다.

‘더탐사’ 구속영장에 한겨레 “과잉수사…언론위축 우려된다”


▲ 29일자 한겨레 사설.

검찰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주거지를 찾아간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 제작진(강진구 기자, 최영민 PD)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한겨레가 ‘언론 위축이 우려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29일 사설에서 “취재 방식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기자의 인신을 구속하는 것은 언론의 위축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 기자 등의 행위에 설사 위법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속이라는 극단적인 공권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과하다고 본다. 언론도 잘못된 취재·보도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하지만, 제재 방식이 과도하면 언론계 전체에 위축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국가들에서 언론에 대한 제재를 손해배상 등 민사적 방식 위주로 하고 형사처벌, 특히 인신 구속은 최대한 배제하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도 취재 과정에서 주거를 침입한 기자에 대해 검찰이 벌금형의 약식기소만 한 사례가 있다”며 “검찰을 관할하고 인사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이 직접 고소·고발에 나서는 것은 과잉 수사·기소에 대한 우려도 낳는다. 주거침입 혐의와 관련해 경찰이 더탐사 사무실과 자택을 여러차례 압수수색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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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의 언론탄압.. 윤석열 정부의 ‘더탐사’ 죽이기

이인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2/12/2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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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6일 문화방송(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김건희 씨가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한 내용이 공개됐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2021년 11월 15일 김건희 씨는 “우리가 권력을 잡으면 안 시켜도 알아서 경찰들이 알아서 입건해요. 그게 무서운 거지”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김건희 씨의 예언(?)대로 윤석열 정부 들어 대대적인 언론탄압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김건희 씨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줄기차게 의혹을 제기해온 ‘시민언론 더탐사’(아래 더탐사)를 겨냥한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

 

더탐사를 향한 압수수색은 8월 24일, 9월 1일, 11월 27일, 12월 7일, 12월 23일, 12월 26일까지 6번에 걸쳐 이뤄졌다. 그리고 검찰은 12월 27일 강진구 더탐사 대표와 최영민 더탐사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석열 정부는 왜 검경을 앞세워 더탐사를 향해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청구를 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함께 샅샅이 파헤쳐보자.

 

  © 이인선 객원기자

 

더탐사 압수수색 : ① 김건희와 이른바 ‘쥴리 의혹’

 

경찰은 8월 24일 더탐사 사무실을 처음으로 압수수색 했다. 당시 경찰은 더탐사 구성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김건희 관련 쥴리 의혹 보도’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더탐사 구성원들이 과거 열린공감TV 유튜브 방송을 통해 김건희 씨가 ‘쥴리’였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즉, 방송을 통해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고 김건희 씨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증거 수집을 위해 압수수색 하겠다는 것이었다.

 

앞서 더탐사는 안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1997년 김건희 씨가 ‘쥴리’라는 예명으로 유흥주점에 근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국힘당 법률지원단(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 캠프 법률팀)은 공직선거법 110조(후보자 등에 대한 비방 금지 조항)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더탐사를 상대로 14건을 고발했다. 그중 7건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다. 

 

이러한 명목으로 경찰은 8월 24일 열린공감TV 정천수 피디의 집도 압수수색 했다.

 

이와 관련해 더탐사 측은 “영장 내용을 보면 대부분 대선 기간 중 윤석열-김건희 관련 보도에 대한 수사”라며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역설했다.

 

▲ 8월 24일 더 탐사가 공개한 경찰의 압수수색 검색 항목. 더탐사 영상 갈무리

 

그런데 경찰은 9월 1일 다시 한번 같은 이유로 강진구 대표와 최영민 대표의 집을 압수수색 했다.

 

이는 대선 기간 벌어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가 9월 9일 만료되는 점을 고려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 30분경 경기도에 있는 강진구 대표와 최영민 대표의 집에 수사관들을 보내 약 3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오후 12시경 종료됐다.

 

더탐사 측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경찰은 마치 강진구, 최영민 두 언론인이 증거인멸이라도 한 것처럼 더욱 강화된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나타났다”라며 “언론 보도에 대해 경찰이 언론사 대표이사 자택 압수수색을 했던 적이 있었나”라고 압수수색에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김건희의 예언대로 권력 앞에 경찰이 알아서 움직이고 있다, 2022년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현실”이라고 직격했다.

 

경찰은 끝내 9월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던 7건 중 4건에 대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고 3건에 대해선 수사를 종료했다.

 

더탐사 측에 따르면 수사 종료가 결정된 3건은 ‘▲김만배 씨 누나가 윤석열 후보 부친의 연희동 집을 사준 것이 뇌물성 거래로 의심된다는 보도 ▲윤석열 후보의 재산공개를 앞두고 김건희 씨의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보유공개를 막으려고 비마이카 주식과 바꿔치기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 ▲김건희 씨의 대학 제자이자 양재택 전 검사의 비서였던 남성 증언 보도’ 등이다.

 

검찰에 송치된 4건은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 후보자에 지명됐을 때 김만배 씨가 다른 기자들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같이 준비했다는 보도 ▲센 언니(사채업자 김 모 씨) 증언 보도 ▲안해욱 전 회장 증언 보도 ▲건진 법사와 김건희는 남녀 관계였을 것이라는 보도’ 등이다.

 

더탐사 측은 이와 관련해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 통보만 놓고 보면 결국 국힘당의 고소·고발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에게 치명적인 상처만 남기고 막을 내렸다”라며 “결국 검경은 ‘쥴리’의 진실을 다루는 법정에 안해욱, 센언니 두 사람의 증언만 올리게 됐다”라고 밝혔다.

 

더탐사 압수수색 : ② 한동훈과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한동훈 장관은 9월 28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 이유는 한 달 가까이 퇴근길에 자동차로 미행당했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9월 30일 수사에 본격 돌입했고 미행한 사람을 더탐사 김시몬 기자라고 지목했다. 

 

김시몬 기자가 한동훈 장관을 따라다닌 이유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 취재하기 위함이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장관은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내가 이상한 술집이라도 찾아가길 바랐을 것”이라며 “이 나라가 미운 사람 약점 잡으려고 밤에 차량으로 반복해서 미행해도 되는 나라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더탐사 측은 10월 6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장관과 경찰 관계자를 피의사실 공표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강진구 대표 기자는 기자회견에서 “취재기자를 스토킹 범죄로 고발한 것은 아마도 한 장관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라면서 ‘미행’이 아닌 취재였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 활동을 스토킹 범죄로 고소하는 행위를 그냥 좌시할 경우 향후 언론의 자유에 심대한 위축을 가져올 게 우려된다”라며 “거꾸로 한 장관의 무리한 고소 행위, 언론을 이용해 우리 기자의 정당한 취재 활동을 스토킹으로 마녀사냥 하는 한 장관의 언론플레이(여론몰이)도 낱낱이 고발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더탐사는 10월 24일 지난 7월 19~20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김앤장 소속 변호사 30여 명 등이 서울 강남 청담동의 고급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더탐사는 목격자 ‘첼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술자리가 다음 날(7월 20일) 새벽 3시까지 이어졌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가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한동훈 장관은 가수 윤도현 씨의 노래를 불렀다고 전했다.

 

한동훈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저 자리에 갔던 적이 없다”라며 “제가 (장관)직을 걸겠다”라고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25일 한동훈 장관은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 및 그 관계자들과 이에 협업하였다고 스스로 인정한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하여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11월 4일 김시몬 기자는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조사에 앞서 김시몬 기자와 더탐사 취재진은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최영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한동훈 장관을 추적·취재하게 된 건 ‘청담동 룸바 게이트’와 관련된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10월 24일) 국정감사 때 한 장관은 본인이 현장에 있지 않았다, 직을 걸겠다고 했지만 그건 한 장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이 제보를 받았을 때, ‘청담동 룸바 게이트’가 일어났던 그 장소보다 더 정확한 장소, 관련된 등장인물들 오고 갔던 이야기를 정확하게 취재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김시몬 기자는 기자회견에서 “권력에 대한 감시 견제는 언론의 본연 역할이다. 그런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본인을 취재하는 기자를 스토킹 범죄자로 만들려 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영향력을 행사하여 본인을 취재하는 기자를 언제든지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면, 권력에 대한 감시 견제와 같은 언론의 중요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피의자 조사로 부족했는지 경찰은 11월 27일 오전 김시몬 기자의 집을 찾아가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이에 더탐사 취재진은 이날 오후 1시께 한동훈 장관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 “취재를 하려고 이곳에 섰다”라며 “강제 수사권은 없지만 일요일에 경찰 수사관들이 기습적으로 압수수색 한 기자들의 마음이 어떤 건지 한동훈 장관도 공감해보라는 차원에서 취재해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장관은 취재진 5명을 주거침입 및 보복범죄 혐의로 수서경찰서에 고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한동훈 장관은 다음날인 28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취재라는 이름만 붙이면 모든 불법이 허용되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스토킹 행위 여부와 관련해선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가 12월 10일 일부 스토킹 행위만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 사건 스토킹 행위 중 11월 27일 피해자 주거 출입문 앞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한 행위는 행위자의 진술 내용과 의도, 피해자와 그 가족의 주거 안정과 평온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관점에서 스토킹 행위로 볼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강진구 대표가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3회에 걸쳐 한동훈 장관의 공무차량을 따라다닌 행위 등은 스토킹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부장판사는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라는 공직자 직위, 소위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아직 그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점,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혹 당사자인 공직자에 대한 언론 감시 기능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스토킹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한 이유로 이 부장판사는 강진구 대표에게 내년 2월 9일까지 한동훈 장관 주거지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금지 통보만 지시했다.

 

한편,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더 파헤치기 위해 강진구 대표는 11월 21일 당시 청담동 술자리에 있었던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이었던 이세창 국힘당 동서화합미래위원회 본부장의 사무실을 찾아갔다가 영등포경찰서에 건조물침입 혐의로 고소되었다.

 

이때부터 아예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더탐사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29일 국무회의에서 “법무부 장관 자택을 무단 침입하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라며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한다”라고 압력을 가했다.

 

그러자 경찰은 12월 6일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강진구 대표의 건조물침입 혐의 사건과 수서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한동훈 장관 관련 주거침입 및 보복범죄 혐의 사건을 병합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로 넘겼다.

 

그리고 12월 7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수사관 20여 명은 주거침입죄 및 보복범죄 혐의로 더탐사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더탐사 직원들과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5시간여 동안 대치 상태가 지속됐다. 

 

▲ 12월 7일 더탐사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기 위해 소방대를 동원해 출입문을 강제개방하고 있다. 유튜브 사자후tv 영상 갈무리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은 항의하는 시민들과의 몸싸움을 불사하며 유압기 등 소방 장비도 동원해 더탐사 사무실 출입문을 강제로 열기까지 했다. 더구나 경찰의 무리한 압수수색 시도를 항의하는 시민들을 막기 위해 중대 규모의 경찰기동대가 동원해 더탐사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 입구와 엘리베이터, 비상계단 등을 통제했다. 

 

전체 직원이 10여 명밖에 되지 않는 언론사를 대상으로 서울경찰청 수사관 20여 명이 동원되고 경찰기동대와 소방 인력까지 100여 명에 가까운 공권력이 동원된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스토킹, 주거침입, 보복범죄 혐의로 대대적인 압수수색 하는 경우도 이례적이다.

 

강진구 대표는 당시 라이브 방송에서 “한동훈 장관에 대해서 5명의 취재진이 무단으로 주거를 침입한 부분들이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과연 저렇게 1개 중대를 동원하고 압수수색을 위해 20명의 수사관이 소방관들까지 동원해서 철문을 절단기로 강제로 자르고 들어가는 저 과정이 정당화될 수 있겠나”라며 “최소 침해의 원칙이라는 차원에 비춰봐도 한 장관 집 앞에 가서 초인종을 누른 응보적인 법 집행으로는 너무 가혹하지 않나. 이런 것이 과연 윤석열이 말끝마다 입에 올리는 법치주의인가. 이것은 법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강진구 대표는 “압수수색 영장은 주거침입에서 시작됐지만 결국은 ‘청담게이트’와 맞물려 있다”라며 “결과적으로 ‘청담게이트’와 관련해서 굉장히 불안하고 초조해하고 있는 윤석열과 한동훈이 더탐사의 발과 손을 묶고 입을 막으려고 하는 시도와 맞물려 있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더탐사 취재진 4명의 집 압수수색도 시도했다. 하지만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지 않아 집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더탐사의 자문 변호인인 정철승 변호사도 “기자 2명에 대한 압수수색, 그것도 더탐사에 대한 6번째 압수수색으로 더 압수해갈 것도 없는데 이 무슨 공권력 남용인가”라며 “이 인원의 반만이라도 그날 이태원에 배치했다면, 160명 가까운 안타까운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대대적인 압수수색도 부족했는지 12월 19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신속한 수사를 언급한 다음 날 검경은 압수수색 영장을 보완해 법원에 청구했다. 당시 검경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며 강진구 대표가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기존 휴대전화를 집에 별도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며 집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렇게 12월 20일 발부된 세 번째 압수수색 영장에서 강진구 대표 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결국 받아들여졌다. 청담동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동훈 장관과 이세창 본부장의 집과 사무실을 취재차 방문한 것이 주거침입이라는 이유였다.

 

12월 23일 아침 강진구 대표의 집에 서울경찰청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혼자 있던 강진구 대표의 집을 샅샅이 뒤져 강진구 대표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이것으로도 부족했는지 경찰은 23일에 이어 3일 만인 26일 또다시 더탐사 기자 4명의 집을 압수수색 했다.

 

그리고 이날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강진구 대표와 최영민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은 다음날인 27일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강진구 대표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아직 정확한 구속영장 청구 사유는 확인할 수 없으나 여러 건의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피의사실에 비춰보면, 한동훈 장관 자택 방문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한 장관 자택 방문이 언론사 기자를 압수수색하고 구속까지 할 만한 사안인가”라고 했다. 이어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 사명”이라며 “시민언론 더탐사 기자 구속은 윤석열 정권의 몰락의 신호탄이 될 것이며, 진실은 덮으면 덮을수록 송곳처럼 삐져나와 윤석열 정권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르게 될 것임을 명심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 죽이기

 

▲ 더탐사 관련 압수수색 정리  © 이인선 객원기자

 

지난 8월부터 더탐사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혐의는 김건희 씨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명예훼손 혐의, 한동훈 장관이 고소한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와 주거침입·보복범죄 혐의다. 그러나 해당 혐의가 압수수색을 수차례나 당할 정도의 사안인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언론사를 상대로 문을 부수면서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것도 매우 드문 일이다. 그것도 현직 기자들의 집을 압수수색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다. 더구나 한동훈 장관의 거주지를 찾아가 취재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현직 언론사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언론사에서 유례가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특히 더탐사와 기자에 대한 15차례에 달하는 압수수색, 10차례가 넘는 경찰 소환조사뿐만 아니라 지난 8월부터 경찰의 더탐사 사무실과 기자의 주거지에 대한 입주민 카드, CCTV, 차량 입출 기록 등에 대한 사찰 의혹도 제기되었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언론탄압이지 무엇이냐, 당장 더탐사를 향한 언론탄압을 중단하라”, “스토킹, 주거침입 때문에 기자 자택까지 압수수색 하는 것이 매우 의심스럽다. (더탐사가 주장하고 있는) 청담동 게이트와 관련해 숨기려고 하는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닐까” 등의 여러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최근 압수수색 영장 발부가 공교롭게도 더탐사가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한 지 하루, 이틀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김건희 씨와 한동훈 장관 등을 보호하고 더탐사가 주장하는 것과 관련한 증거들을 없애려 압수수색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 커졌다.

 

이번 달만 해도 이러한 정황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검찰이 영장을 발부한 12월 5일은 더탐사가 청담동 술자리 목격자인 첼리스트를 만난 지 이틀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는 12월 7일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그다음으로 영장이 발부된 12월 20일은 더탐사가 청담동 술자리 장소로 특정된 술집을 방문 취재한 다음 날이었다. 이는 12월 23일, 26일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더탐사 측은 26일 보도자료에서 “청담동 술자리 참석자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장관 두 사람에게 첼리스트와 술집 취재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더탐사가 취재 과정에서 어떤 정보를 입수했는지 압수수색 결과가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보고될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더탐사 압수수색 상황을 보고 있으니 지난 2020년 검언유착(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장관 간 유착 의혹) 의혹 수사 과정에서 채널A에 대한 압수수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일이 떠오른다.

 

당시 검언유착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은 그해 4월 28일 채널A 본사를 압수수색 하려 했지만, 채널A와 동아일보 기자들이 막아섰다. 검찰과 기자들의 대치는 무려 40여 시간 동안 이어졌고, 검찰은 일부 증거물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고 철수했다. 채널A 사무실만은 끝내 들어가지 못했다.

 

이처럼 수사기관이 언론사 기자들의 저지를 뚫고 압수수색에 성공한 사례는 좀처럼 보기 드물다. 이 때문에 경찰이 더탐사 수사에 적극적인 까닭이 대한민국의 권력자들의 ‘강력한 수사’ 주문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용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이 있으면 수사기관이 충분히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데, 그동안은 언론 자유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서 압수수색 집행을 자제해 왔다고 보인다”라면서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서는 언론 자유 충돌에 대한 고려 없이 수사기관의 수사가 이뤄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언론사를 향해 이와 같은 압수수색을 강행하는 이유는 ‘언론 죽이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더탐사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주문하고 검경이 올해 하반기 대대적인 더탐사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이러한 비판에 힘을 실어준다. 윤석열 정부에 부정적이라고 인식되는 언론(MBC, 더탐사 등)을 죽이고 정부 입맛에 맞는 언론만 살려주는 것을 보고 전두환 독재 정권 당시로 돌아간 것 같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지시에 따라 검경이 ‘없는 죄’도 증거를 만들어서라도 ‘있는 죄’로 만들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죽하면 ‘김(건희)’ 또는 ‘한(동훈)’만 나와도 수사에 들어간다는 우스갯소리도 떠돌고 있다.

 

더탐사 관련 압수수색 및 구속영장 청구는 윤석열 정부가 자신들과 관련한 어떠한 의혹 제기도 가로막으며 언론의 자유를 짓밟는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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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유가족 실신시킨 폭언, 어디서 시작됐나

그날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에서 있었던 일

 

참사 유가족에게 폭언하는 영상 ⓒ유튜브 채널 '캉캉콩콩' 영상화면 갈무리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이태원에 진짜 주민 등장”이라고 시작하는 제목의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지난 19일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에서 벌어진 일을 찍은 영상으로, 폭언의 수위를 최대한 낮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은 참사 유가족을 향해 “니네 집 앞에 가서 XX팔이 해서 살어”라고 소리치며 입에 담기 힘든 온갖 폭언을 퍼부었다. 이를 듣고 있던 유가족은 비명을 지르며 실신하는데, 이 여성은 더 심한 폭언을 쏟아내며 “요것들이 세월호에 재미 봐 가지고 ... 대통령이 인간답게 대해주니까 이것들이 상투 끝까지 올라서려고 XX이야”라고 소리친다. 영상에는 유가족을 조롱하는 설명도 붙었다.

실제, 이날 녹사평 시민분향소에 있던 유가족 두 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도저히 기사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듣다, 쓰러진 것이다.

해당 영상은 보수단체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온라인커뮤니티, 페이스북·트위터 등을 통해 유통되더니, 28일 기준 226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의 내용에 동조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게시된 날을 기점으로 이 채널은 구독자 4만 명을 돌파하며 일주일 사이 구독자 5천 명을 모았다. 유튜브 채널 데이터를 분석하는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조회수가 전날에 비해 97만 건 증가한 지난 21일 이 채널의 하루 수익은 52만 원~419만 원에 이르렀다. 이후로도 이 채널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관한 조롱 영상과 혐오를 유발하는 영상을 연이어 올리면서 높은 조회수를 이어갔다.

혐오를 유발하는 영상으로 채널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참사 생존자가 폭언으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는 등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 같은 비인간적 행태는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었다.

 

 

 

유튜브 채널 데이터를 분석하는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조회수가 전날에 비해 97만 건 증가한 지난 12월 21일 이 채널의 하루 수익은 52만 원~419만 원으로 추정된다. ⓒ녹스인플루언서

세월호 참사 때 이미 겪었음에도
대통령실·정치권, 반복적으로 배·보상 언급
의도적으로 기름 부었나?


유가족에 대한 폭언과 조롱은 지난 19일 하루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이태원 참사 49재 무렵부터 녹사평 시민분향소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시민들에 따르면, 시민분향소에서는 종종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는 모 단체가 크리스마스 캐럴을 크게 틀어놓고 추모를 방해했다.

지난 26일 기자가 분향소를 찾았을 때는, 분향소 사방이 추모를 방해하는 현수막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유가족이 참사를 잊지 말아 달라며 내 건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현수막 위아래로 이태원 참사와는 별개의 현수막이 걸렸다. ‘신자유연대’ 단체 등이 내 건 현수막이었다. 이 단체들이 내건 현수막은 노란색 배경에 특정 정치인에 대한 혐오를 유발하는 사진과 붉은색 글귀로 눈길을 끌었다. 이태원 참사 추모에 관한 현수막은 흑백인 데다, 노란색을 당 상징으로 여기는 정의당조차 추모 현수막을 흑백으로 걸어두었기에, 혐오를 유발하는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겉에서 보면, 추모 분향소인지 아니면 혐오 유발 단체 농성장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또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이 걸려 있는 분향소 바로 앞에는, “이제 그만 합시다. 우리 좀 살려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트럭이 세워져 있었다. 그 옆에는 유가족 텐트와 분향소를 실시간으로 찍는 유튜버들이 진을 치고 앉아 유가족의 동향을 살피고 있었다. 도무지 온전히 추모를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지난 12월 26일 녹사평역에 위치한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 전경이다. 2022.12.26. ⓒ민중의소리

 

2022년 12월 26일 일일 집회·행사 신고 기록 ⓒ경찰 집시표


혐오 유발 현수막을 내 건 단체는 분향소가 차려질 때부터 이곳을 집회시위 장소로 삼았다. 경찰의 일일 집회·행사 신고 기록을 보면, 신자유단체는 이달 15일 무렵부터 매일 이곳 분향소 앞에서 집회·시위를 하겠다고 신고했다. 시민분향소가 일상적인 혐오와 괴롭힘에 노출된 상태로 운영되어온 셈이다.

유가족을 향한 폭언과 괴롭힘은 유가족들이 언론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유가족이 지난 11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일베저장소 등 커뮤니티에서도 유가족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는 마약 등의 가짜뉴스로 참사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글이 주를 이루다, 유가족이 참사 대응 및 예측에 실패한 점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기 시작하자, 이 같은 비난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실과 정치권, 언론이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유가족들이 국가에 배·보상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적도 없는데, 유족이 처음 기자회견을 개최한 날 연합뉴스는 대통령실이 유가족과 부상자에 대한 국가배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과실이 명확하게 드러날 경우 국가배상도 신속하게 논의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때부터 유가족이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취지의 폭언과 조롱이 빗발치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XX팔이한다” 따위의 모욕적인 글이 올라왔다.

사실 국가배상에 대한 언급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 뻔히 예상할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 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4.16연대 관계자는 지난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때와 똑같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언론과 대통령실은 배·보상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지난 11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을 앞두고 수석비서관 간담회에서 배·보상을 언급한 뒤, 대통령실은 11월 13일과 11월 22일에 이어 12월 12일에도 배·보상 얘기를 꺼냈다. 대통령실이 배·보상을 반복해서 언급하도록 일부 기자들도 질문했다.

그러자, 정부·여당 측 인사도 폭언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김미나 창원시의회 의원은 “자식 팔아 장사한단 소리 나온다” 등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임명됐다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혐오 발언으로 물러난 바 있는 김성회 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다 큰 자식들이 놀러가는 것을 부모도 못 말려놓고 왜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느냐? 언제부터 자유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버이 수령님이 되었나?”라고 유가족을 조롱했다. 혐오 발언이 논란이 된 후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시의회 회의에서 머리 숙여 사죄하는 듯했으나,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일은 또 처음이네”라고 말했다. 김성회 씨는 언론이 해당 발언을 보도하자 “외눈박이들”이라고 비하했다.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조사특위 위원-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오열을 하며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2.20. ⓒ뉴스1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채팅창에 올라온 글들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여권에서의 폭언과 막말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유가족들은 지난 20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폭언을 멈추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故 이지한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주 원내대표를 붙잡고 통곡하며 “시체팔이? 인간이면 그런 말 못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장은 탄식과 울음바다였다.

주 원내대표도 유가족을 만난 뒤 유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틀 뒤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희생자나 부모들은 위로받고 보호받아야 할 분들이지 잘못이 있는 게 아니다. 희생자나 유족을 상대로 폭언을 한다든지 비난하는 일은 옳지 않다”라며 “유족이나 희생자들에 대해 폭언을 한다든지, 근거 없는 비난을 하는 일은 삼가 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의 발언만으로는 폭언을 멈추지 못했다. 이날 비대위원 회의를 생중계한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는 “주호영 사퇴하라”, “주호영 니(네) 돈으로 보상해줘라”, “주호영 앞에서는 잘낝덕(잘난 척) 뒤로는 더듬당 도우미” 등의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이 같은 글을 올리는 일부는 유가족을 지원하는 일을 마치 특혜를 베푸는 일처럼 여기고 있었다.

한편, 폭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분향소에서 벌어지는 폭언에 대해 “향후에 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적 대응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에서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지난 26일 “2차 가해 대응팀이 꾸려져 가동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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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2.12.28. 09:33:25 최종수정 2022.12.28. 10: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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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님, 교육감을 그렇게 해선 안됩니다

[넥스트브릿지] 교육감 직선제 폐지의 다섯 가지 문제점

22.12.28 05:05최종 업데이트 22.12.28 05:05
정책네트워크 넥스트 브릿지(Next Bridge)는 지식경제, 기후, 디지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등 전환의 시대를 직면하여 비전과 정책과제를 연구하는 포스트 386 세대(9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에서 90년대생 청년) 중심의 연구자·정책 전문가의 네트워크다. 넥스트 브릿지는 주권자인 국민들이 사회 지향과 정책과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이 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책담론을 위한 대중적인 소통을 희망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의 정책과제를 가지고 매주 정책 칼럼을 연재한다. [편집자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러닝메이트제가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 대통령실 제공

 
교육감 직선제 폐지 논의의 판이 커졌다. 국민의 힘 정우택 의원과 김선교 의원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 법안을 발의하였고, 윤석열 대통령도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러닝메이트제가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교육부도 정개특위에 러닝메이트제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반대했던 교육부가 불과 몇 년 사이에 입장을 바꿨다.

실제론 시도지사의 교육감 임명제

먼저 정우택 의원과 김선교 의원의 발의안을 살펴보자.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과 공직선거법안을 보면 말이 좋아 러닝메이트제이지 정확히는 시도지사의 교육감 임명제이다. 시도지사 후보자가 후보자 등록을 신청할 때 지명한 교육감 후보자 서류를 포함하고 이를 선거 과정에서 알리게 된다. 시도지사의 선거 공보물에 교육감 후보자로 누구를 정했다고 밝히거나 교육 공약이 일부 포함되는 방식이 된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시도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발의안에는 크게 3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후보자의 선거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밝힌 자료에 의하면 교육감 후보자 1인 평균 지출액은 10억 6천여만 원인데, 시도지사 평균 지출액이 8억 9천 3백만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후보자의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감 후보자가 정당의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 당연한 결과이다.

둘째, 관심 부족에 의한 무효표가 발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밝힌 교육감 선거 무효표는 90만 3249표인데 시도지사 무효표는 35만 828표다. 시도지사보다 2.6배가량 많았다. 시도지사는 정당과 연관하여 투표가 진행되지만 교육감 후보는 그렇지 않다. 이름만으로 투표를 해야하다 보니 관련 정보를 모르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셋째,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분리 현상 극복이다. 교육감과 시도지사의 교육철학 차이로 인한 긴장과 갈등 사례가 발생한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 통합에 대한 지속적 요구다. 

직선제 폐지 주장의 다섯 가지 문제점

이러한 직선제 폐지 주장의 문제는 무엇일까? 우선은 헌법 31조 4항과 교육기본법 제5조에서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정당의 경선 과정과 지원을 거쳐 당선된다. 통상 정치를 이야기할 때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를 동시에 사용한다. 교육 영역은 상대적으로 정당과 정치의 요소가 덜했는데 교육의 정당 내지는 정치의 예속화 현상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 긍정 의미보다는 부정 의미가 강해진다.

교육 과정이나 학생들의 발달단계, 교육 행정의 특성, 장학(獎學)의 의미에 대해서 충분한 학습과 이해가 부족한 시도지사가 본인이 임명한 교육감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내렸을 때 그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거부하기 쉽지 않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무상급식에 앞장서서 반대했던 사례를 떠올려보자. 직선제 교육감들은 무상급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갈등, 대화와 토론, 설득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임명제 교육감들은 시도지사의 지시를 따라야 할 뿐 구조적으로 소신을 펴기 어렵다.

그러한 문제가 무상급식뿐일까? 예컨대 시도지사가 낡은 교육철학을 가지고 앞장을 서면 교육감도 따라야만 한다. 교육감은 도청의 교육국장 수준으로 전락하게 된다. 아직도 서울권 명문대에 몇 명을 보냈느냐에 관심을 두는 지자체장도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지역 소멸을 걱정한다.

둘째, 교육 특성에 대한 몰이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교육은 일반 행정과 달리 교육과정, 학생들의 발달단계, 전인적 성장을 다룬다. 예컨대 학력이 떨어지는 학교와 학생에 교육행정은 오히려 더 많은 지원을 하기도 한다.

이는 일반 행정의 논리와 문법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특수하고 고유한 영역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동시에 효율성과 시장 논리로 환원되지 않는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 즉, 예산을 투입해 어떤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시장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에 대한 몰이해는 자칫 외적 성과를 중시하는 정책과 사업, 프로그램에만 신경을 쓰게 만들 수 있다.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교육과정은 무관심의 영역으로 치부될 수 있다. 지자체장의 교육에 대한 몰이해 내지는 무관심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사례도 적지 않다. 지자체장의 과거 문법에 사로잡힌 철학 내지는 정치적 득실로 교육 정책 판단이 내려지는 것은 그야말로 재앙에 가깝다.

셋째, 민주주의 관점에서 직선제 폐지는 문제가 있다. 교육감 직선제는 지난한 역사의 과정을 거친 산물이다. 임명제나 간선제보다 직선제가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한다. 경제적 효율성이나 정책 통일성, 일관성의 관점에서 보면 임명제나 간선제가 더욱 적합하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를 희생하고서라도 민주주의 관점에서 직선제가 갖는 의미가 크다. 유권자가 다양한 후보들을 판단하면서 누가 적임자이고 어떤 공약이 국가, 지역, 교육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가를 고민하고, 숙의와 공론의 과정을 거쳐 함께 책임을 지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핵심이 아닌가?

학부모와 주민이 투표권을 가지고 교육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고 최적의 후보를 고를 기회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 교육감 직선제가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한국교총 주도로 헌법 소원을 냈는데 헌법재판소는 본안을 다루지 않고 각하한 바 있다.
  

▲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교육감직선제 위헌 소송을 제기하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서 교육감 직선제가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 교사·교원의 가르칠 권리 또는 직업수행의 자유, 학부모의 자녀교육권 및 평등권, 교육자·교육전문가들의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2014.8.14 ⓒ 연합뉴스

 
넷째, 직선제 폐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낮은 상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여론조사(2021)에서도 초중고 학부모의 50.9%가 직선제 유지를 찬성했고, 26.7%가 반대, 잘 모르겠다가 22.4%로 나타났다.

강득구 의원실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에서 1만 8535여 명의 교직원, 고등학생, 학부모, 시민을 대상으로 2022년 7월 설문조사한 결과 현행 직선제 유지는 36.6%였고, 시도지사 임명제는 3.63%에 불과했다. 설문조사의 핵심 결론은 "현행 직선제를 유지하면서 나타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을 필요는 있지만 시도지사 임명제가 대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섯째, 교육감 직선제 이후에 나타난 교육청의 성과와 변화가 있었다. 과거의 교육감 관선 및 간선 시절과 비교해보면 교육청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났다. 교육부와 중앙정부만 바라보던 교육청이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주민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선거 메커니즘이 가져온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교육청은 지역 특성을 고려한 고유한 정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국가 위임 사무가 아닌 자치 사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일부 교육감이 중앙정부 눈치를 보는 모습, 소통 없는 모습, 무능한 모습, 정치를 목적으로 전임자의 흔적 지우기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고 화가 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역시 그들을 선택한 유권자의 판단이다. 4년의 시간 속에서 또 다른 판단과 흐름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며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아직 교육청과 교육감이 해야 할 일도 많고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부인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연계협력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우선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는 제도 개선 사항이지 폐지의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선거를 둘러싼 여러 문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시도지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런 이유라면 모든 직선제는 다 폐지해야 한다. 언론에서도 진보와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에 관심을 둘 뿐 그들의 교육 철학과 공약 등에 대해서 충분하고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무엇보다 교육감 선거에 관한 정보 유통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감 선거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일차적으로 관심을 두고 이후 교육과 직접 관련이 없는 주민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교육의 당사자인 학생과 교직원들은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교육 중립성의 무게 앞에 짓눌려 있다. 선거 과정에서 교직원들은 SNS에서 관련 기사나 후보자의 입장에 대해 '좋아요'도 누를 수 없고, 의견을 표명할 수도 없다. 학생들이 토론하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후보와 공약에 대해서 논의하고 발표해야 하는데 그것도 할 수 없다.

수업 때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가치를 주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과 교육정책에 대해 논의하면서 담론화하는 과정을 구분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청소년의 정당 가입도 가능한 상황에서 그들이 공약과 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결과 발표도 가능한 시스템을 이제는 보장해야 한다. 정치교육과 시민교육, 선거 참여가 중요하다고 원론적으로 말하지만 선거 앞에서 학생과 교직원들은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교육 공약과 후보에 대한 정보는 고작 선거 공보물과 언론의 일부 기사에 불과하다.

아울러 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조직력 중심의 선거인단 방식에서 탈피해 공정하게 선거인단을 구축하여 주제별로 공론화하고 이 과정을 언론에서 보도하거나 중계하는 방식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교육감 직선제 이후 교육청은 지역 특성을 고려한 고유한 정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국가 위임 사무가 아닌 자치 사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제85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기 총회가 11일 오후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열리는 가운데 전교조충남지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관계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2022.7.11 ⓒ 연합뉴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는 크게 세 가지 길이 있다. 통합의 길, 분리의 길, 연계협력의 길. 지금까지는 통합과 분리를 가지고 대립해 왔다면, 이제 연계 협력의 길이 중요하다. 지자체와 교육청이 상호 협력하여 지역 소멸 예방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례가 조금씩 축적되고 있다.

교육을 위한 중간 지원조직 운영, 지역 연계 교육과정 활성화, 학교시설 복합화와 돌봄 등 협력 모델, 고교학점제 활성화를 위한 학교 밖 기관 연계 등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다.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면서 신뢰와 소통, 상생의 경험을 서로 축적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직선제의 혜택을 받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교육 영역에 대한 정당과 정치의 통제 내지는 통치 욕구가 작용한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필자 소개: 김성천은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과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를 거쳐 현재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며 학습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고교학점제란 무엇인가>(공저), <소환된 미래교육>(공저), <교육자치시대의 인사제도혁신>(공저)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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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한 김경수 “받고 싶지 않은 선물 억지로...통합은 우격다짐으로 안 돼”

 

  • 발행 2022-12-28 00:24:20

 

  • 수정 2022-12-28 04:11:54
 

28일 0시를 기해 사면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날 새벽 경남 창원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지사 등이 포함된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했다. 2022.12.28 ⓒ뉴시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윤석열 대통령의 ‘복권 없는 사면’으로 출소했다. 김 전 지사는 “받고 싶지 않았던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2시 5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나왔다.

취재진 앞에 선 김 전 지사는 “이번 사면은 저로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이라며 “원하지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 결과적으로 선물을 보낸 쪽이나 받은 쪽,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다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고 말씀하시는데, 통합은 이런 방식으로 일방통행이나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훨씬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국민통합과 관련해서는 저로서도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의 중요한 역할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고 완화시키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지금 제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지난 몇 년간 저로 인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한 뒤 김 전 지사는 감정이 복받친 듯 입술을 꽉 깨문 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전 지사는 “이곳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시간 동안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것으 돌아봤다”며 “그동안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통해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대법원으로부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징역 2년을 확정받았고, 출소 5개월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등을 포함한 1천373명에 대해 28일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김 전 지사에 대해서는 복권 없이 잔형 집행을 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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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면 비판 봇물 "적폐까지 풀어줘" "이게 법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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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적투쟁 방향·국방력 강화 새 핵심목표 등 제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12/28 09:44
  • 수정일
    2022/12/28 09:4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당 6차전원회의 2일회의..대내·외 중점 과업 제기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12.28 07:40
  •  
  •  댓글 0
 
김정은 총비서는 27일 열린 당 제6차전원회의 2일회의 보고를 통해 내년 대외관계 원칙과 북미 및 남북관계 방향을 밝히고 국방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핵심목표를 제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총비서는 27일 열린 당 제6차전원회의 2일회의 보고를 통해 내년 대외관계 원칙과 북미 및 남북관계 방향을 밝히고 국방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핵심목표를 제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가 내년 대외관계 원칙과 북미 및 남북 관계 방향을 밝히고 국방력강화의 새로운 핵심목표를 제시했다.

[노동신문]은 28일 당 제8기 제6차전원회의 확대회의(이하 전원회의) 2일회의(27일)에서 김 총비서가 전날에 이어 계속된 첫째 의정에 대한 보고를 통해 △대외사업원칙 △대적투쟁방향 △자위적국방력 강화의 새로운 핵심목표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조선반도에 조성된 새로운 도전적 형세와 국제정치정세가 심오하게 분석평가되고 현 상황에서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가 국권수호, 국익사수를 위하여 철저히 견지해야 할 대외사업원칙과 대적투쟁방향이 명시되였으며 다변적인 정세파동에 대비하여 2023년도에 강력히 추진해야 할 자위적국방력강화의 새로운 핵심목표들이 제시되였다"고 전했다.

더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며, '대적투쟁'이란 대미, 대남 사업을 포괄적으로 뜻하는 표현으로 보인다. 

27일 당 제6차전원회의 2일회의가 진행됐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27일 당 제6차전원회의 2일회의가 진행됐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총비서는 내부문제에 대해서는 인민대중의 사상문화, 생활문화영역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고 준법기풍을 철저히 확립하며 사회적 애국운동 등을 전개할 것을 제기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총비서는 내부문제에 대해서는 인민대중의 사상문화, 생활문화영역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고 준법기풍을 철저히 확립하며 사회적 애국운동 등을 전개할 것을 제기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총비서는 북한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인민대중의 사상문화, 생활문화영역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올데 대한 문제 △사회주의법의 기능과 역할을 부단히 제고하고 준법기풍을 철저히 확립할데 대한 문제 △우리식 사회주의건설의 고유하고 우수한 생활력인 대중운동, 사회적애국운동을 더욱 힘있게 전개할데 대한 문제 등을 제기했다.

또 △현 국가사업 전반 실태에 대한 분석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들을 비롯한 각급 지도간부들이 사업태도와 작풍을 결정적으로 개변할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신문은 "참가자들은 중첩되는 도전과 극난을 가장 확실하고 가장 신속히 강행돌파하며 우리식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전진도약의 활로를 열어나갈수 있는 묘술과 방략을 엄격하게 밝히시는 총비서동지의 력사적인 보고를 진지하게 청취하고 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3일 회의에서도 김 총비서의 보고는 계속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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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당선 ‘용산시대’…158명 스러진 ‘이태원 참사’

 
2022년 국내 10대뉴스

 

실언 논란 뒤 멈춰선 ‘도어스테핑’…야당 협치는 과제로

 

3월9일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2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는 득표율 0.73%포인트(24만7077표) 차이였다. 5월10일 취임식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자유’를 35차례 강조한 반면, ‘통합’은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로 들어가지 않고 ‘용산 시대’를 열었다. 정부 출범 3주 만인 6월1일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7개 시·도지사 중 12곳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하지만 곧 스스로 위기를 불렀다. 대통령실은 “출근하는 대통령을 국민이 매일 목격하고 국민의 궁금증에 수시로 답하는 최초의 대통령”을 ‘윤석열 시대’ 주요 변화상으로 꼽았지만,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은 자주 논란으로 번졌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이 이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축출 혼란상까지 더해지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취임 3개월 만인 8월 2주차 24%(한국갤럽,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까지 추락했다. ‘외교 참사’ 비판을 받은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직후인 9월 5주차에도 한번 더 최저점(24%)을 찍었다. 국정 운영 비전은 잘 보이지 않는 사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나 ‘동해 어민 북송 사건’ 등 문재인 정부 시절의 정책 결정에 대한 검찰 수사는 빠르게 이뤄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지난 11월, 61차례로 멈췄다. 미국 뉴욕 순방 때의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문화방송>(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처와 그에 따른 마찰 속에 빚어진 결과였다.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던 자리에는 시야와 동선을 가로막는 가벽이 설치됐다.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실언 논란이 줄면서 윤 대통령 지지도는 올랐다. 화물연대 파업에 ‘법과 원칙’을 내세워 엄정 대응한 것 또한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대통령실은 2023년 집권 2년차를 노동·교육·연금 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윤석열표 정책과제’를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 필수적인 야당과의 협치는 여전히 큰 과제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세월호 참사 이후 인명 피해 최다

 

지난 10월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인명 피해다. 핼러윈을 맞은 주말에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폭 4m 이내의 경사진 골목에서 수백명이 끼여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벌어진 비극이었다. 여성 희생자가 102명(65%), 20대 희생자는 106명(67%)이었다. 외국인도 26명(16%)이었다.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11월1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출범해 20여명이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11월24일 국회도 국정조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조사에 나섰다. 유가족은 지난 14일 이태원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남북, 서로 “주적” 한반도 위기 고조
한반도 하늘을 전쟁 위기의 공포가 다시 뒤덮었다. 5월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남과 북은 서로를 “주적”이라 규정하며 으르렁거렸다.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 통일·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북쪽은 “이명박 역도의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이라 폄훼했다. 남과 북 사이에 미사일이 미사일을 부르고, 포사격이 포사격을 부르고, 전투기 위력시위가 전투기 위력시위를 부르는 ‘힘자랑’이 불을 뿜었다. 남북관계의 마지막 안전판이라 불리는 9·19 군사분야 합의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합동참모본부 발표 기준으로, 북쪽은 역사상 가장 많은 탄도미사일(36차례, 75발)을 올해 쐈다. 북쪽은 ‘선제 핵공격’을 배제하지 않은 ‘핵무력정책법’(9월8일)까지 만들었다. 2023년엔 평화의 빛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비·투자·수출·금융·부동산 등 경제 영역 전반에 휘몰아친 ‘경제의 해’였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7월·23년8개월 만에 최고치), 미국은 9.1%(6월·41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이후 10여년간 이어진 저금리 유동성 잔치가 종말을 고하고, 통화긴축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책금리는 미국은 연 4.25~4.50%, 한국은 연 3.25%까지 뛰었다. ‘자이언트 스텝’ ‘빅스텝’ 따위 낯선 말이 일상 용어가 됐다. 인플레발 금리 충격과 수출 둔화, 무역적자 지속에 원-달러 환율도 요동치며 1444.20원(10월25일)까지 올랐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영향이 본격 파급되는 ‘역경의 2023년’이 눈앞에 와 있다.

 

 

스토킹·성폭력…반복되는 ‘젠더 살인’

 

비극은 또다시 반복됐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희생된 이들이 올해도 있었다. 2016년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6년이 흘렀지만, 한국 사회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9월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을 순찰하던 여성 역무원이 살해됐다. 범인은 피해자를 스토킹하던 직장 동료였다. 스토킹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살인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인하대에서는 성폭행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동급생인 가해자는 피해자를 성폭행하다 밀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18차례 반성문을 써서 법원에 제출했지만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카카오 먹통’에 일상도 마비

 

10월15일 에스케이씨앤씨(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멈추면서 한국인의 일상이 마비됐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장애로 온라인 대화가 멈췄고, 택시 이용(카카오T), 송금·결제(카카오페이), 포털 검색(다음), 음악 스트리밍(멜론), 웹툰 구독(카카오웹툰) 장애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 서비스가 복구되는 데 걸린 127시간33분은 플랫폼 독과점 시대의 위험성을 드러낸 시간이었다. 카카오 남궁훈 각자대표가 사임했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카카오는 자체 조사를 통해 데이터센터 이중화가 미흡했고, 인력 및 가용자원이 부족했다며 인프라 구축 투자 비용을 대거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데이터센터와 플랫폼 사업자의 재난관리대책 수립 등을 의무화한 ‘카카오 먹통 방지법’도 국회를 통과해 내년에 시행된다.

 

 

2년만에 ‘위드 코로나’ 도전

 

학교 교실이 다시 열렸다.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자유도 돌려받았다. 지난 4월 정부는 모임 인원 제한 등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년 만에 해제했다. 이로써 코로나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vid19)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방역 체계를 갖추기 위한 도전이다.

 

그러나 11월 들어 겨울철 유행(7차) 파고가 밀려들면서 신규 중환자를 치료하기 어렵다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령층·기저질환자의 건강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좀 더 나은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아프면 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한 경제적 취약층이 정부 권고대로 ‘자발적 거리두기’에 참여하기란 불가능하다.

 

 

‘기록적 폭우’ 14명 사망·6명 실종

 

올해는 기록적인 폭우·가뭄 등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를 체감할 수 있었던 한해였다. 지난 8월 수도권과 강원, 충남 등에 쏟아진 폭우로 1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특히 서울 일 강수량으로는 기상 관측 115년 만에 최고치였다.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 등에서도 인명피해(사망·실종 12명)가 잇따랐다. 반면 전남 지역에서는 지난 22일 기준 올 한해 강수량이 845.8㎜에 그쳐 기록적인 가뭄이 이어졌다. 이는 1995년(843.2㎜)을 제외하고는 1973년 이래 최악의 가뭄이다. 이상현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11월 말 포근한 기온으로 한반도 곳곳에서 봄꽃인 개나리와 철쭉이 피더니, 12월 중순부터는 최저기온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K영화’ 열기 이은 ‘헤어질 결심’

 

영화 <기생충>의 2019년 칸국제영화제와 2020년 아카데미 동시 석권, 2021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세계 시장 제패에 이어 2022년에도 한국 콘텐츠 파워는 기세 좋게 빛났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멜로드라마와 미스터리를 박찬욱 식으로 엮은 <헤어질 결심>은 칸에서 공개됐을 때 외신의 극찬을 받으며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이로써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에 이어, 세번째 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헤어질 결심>은 내년 3월 열리는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예비후보에도 올라 또 다른 성취를 기대하게 한다.

 

 

“노동개혁” 내세워 노조 파업 압박

 

검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조합과 노동계를 ‘대화와 타협’의 상대로 보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하고 개혁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했다. 지난 6월2일부터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51일간 계속된 하청노동자의 파업 당시 공권력 행사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걸어 압박했다. 11월24일부터 16일간 이어진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를 요구하는 화물연대의 2차 파업 때도 초유의 업무개시명령 등을 발동해 백기 투항을 받아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노조 부패는 3대 부패 중 하나”라며 노동조합 재정 투명화 등 공세를 퍼붓고 있다. 새해 본격적으로 ‘노동개혁’이 추진되면 그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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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글] ‘난쏘공’ 작가 조세희 선생님 떠나시는 길목에서

‘칼’의 시간에 작은 ‘펜’으로 작은 노트에

 

고(故) 조세희 소설가 ⓒ뉴시스
‘이 영토(塋土)는 죽어 떠나온 영혼들이 살아있는 사람들과 함께 꿈꾸어 온 세상, 억울하게 죽는 이 없고, 노동하며 죽지 않고, 가난과 차별에 고통받지 않고, 무분별한 개발과 전쟁으로 자연과 인간을 파괴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존재할 것이다.’

뉴스도, 자주 가던 SNS도 보지 않고, 영혼들의 긴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떠난 이들과 여기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영혼의 말을 받아쓰고 나서 산 사람의 말을 쓰려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동료작가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도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 소설가였다. 말을 하지 않아도 늘 마음을 알아줄 것만 같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라서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그 시간, 나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다. 소설을 쓰는 사람인 내게 그분이 어떤 존재인지 그는 알고 있을 테니까.

우리 문학에 ‘난장이 연작’과 같은
작품이 있어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었다면
이제 작가 조세희의 침묵에서
‘진짜’ 소설가의 자세를 갖게 되길 바랐다고
선생님 떠나고 나서야 고백한다


‘조세희 선생님이 돌아가셨다’고 그가 말했다. 2022년 12월 25일, 7시 무렵이었다고 했다. 3시간이 지나 친구의 연락을 받고서야 나는 선생이 세상을 떠나신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그에게 메시지를 썼다. 심장이 아프다고. 마음 말고 진짜 심장이 아팠다. 그가 전해준 부고가 마음 까지 닿을 틈도 없이, ‘슬픔’이라는 언어를 떠올릴 새도 없이, 몸부터 아팠다. 아픈 곳에 손을 얹고 몸을 떨면서 우두커니 앉아 있던 20여 분이 세상에서 사라진 시간인 듯 현실감이 없었다. “나도 아파. 우리 선생님이잖아.” 그가 말했다. “그래, 우리 선생님······” 나도 그에게 말했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뉴시스

한 번도 그분을 만난 적이 없었다. 멀리서 본 적도 없었다. 펜을 꺾어버린 손에 카메라를 들고 서 계셨을 노동자의 거리와 농민의 거리와 작은 사람들의 거리에서 한 번쯤은 마주쳤을지도 모르는데, 바람결에도 그분의 소식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만나고 보고 들어왔다. 그분의 소설, 더는 소설을 쓰지 않는 작가 조세희가 그분의 모습이고 그분의 소식이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후의 긴 침묵과 그보다 더 긴 절필을 나는 사랑했다고 고백한다. ‘난장이 연작’과 같은 소설이 있었기에 나도 소설가가 되었다고 허름한 내 소설집 ‘작가의 말’에 쓴 적이 있지만, 그분의 침묵과 절필에서 문학에 대한 어떤 태도를 얻게 되었는지는 쓰지 못했다. 조세희 선생에게서 배운 바가 있었다면 이토록 함부로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문학에 ‘난장이 연작’과 같은 작품이 있어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었다면, 이제 작가 조세희의 침묵에서 ‘진짜’ 소설가의 자세를 갖게 되길 바랐다고, 선생님 떠나고 나서야 고백한다. 좋은 글을 쓸 자신이 없어 일찍이 작가가 되기를 포기했으나 무시무시한 ‘유신 헌법’ 아래 칼의 시간에 작은 펜을 들고 그토록 담대한 이야기를 써나갔던, 어떤 시간에는 글쓰기에 대한 무서운 욕망을 견뎌내며 자신이 쓴 글을 지켜냈던 소설가 조세희는 ‘우리 선생님’이었다.

조세희와 그의 문학이 있어
우리 시대가 ‘연대라도 한 것처럼
잘 단결해’ 부끄러움에 아주 무감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은 것은
오롯이 당신이라는 문학 때문이었다


‘어떤 종류의 억압·공포·불공평·폭력도 없고, 전제자도 큰 기업도 공장도 경영자도 없는, 독자적인 마을을 열망한 작은 힘들이 세운 세계.’

작가 조세희가 꿈꾼 국제 난장이 마을 ‘릴리푸트읍’으로 향하는 길을 나는 잊지 않을 것이다.

‘저희도 난장이랍니다. 서로 몰라서 그렇지, 우리는 한편이에요.’

 

 

 

지난 2009년 서울 용산 참사현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조세희 작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소설 ‘칼날’의 이토록 처연한 ‘작은 존재들’과의 일치와 연대를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유난히 눈이 탐스럽게 내리는 겨울, 어느 성자가 온 날에 그분의 육체는 생명을 다했으나, 조세희와 그의 문학이 있어 우리 시대가 ‘연대라도 한 것처럼 잘 단결해’ 부끄러움에 아주 무감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은 것은 오롯이 당신이라는 문학 때문이었다.

서둘러 마음을 꺼내놓고 보니 이제야 슬픔이 느껴진다. 영혼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어서인지, 2년 전 초여름에 먼저 떠나신 작가 조해일 선생님의 영혼이 벗을 마중 오셨을 것만 같다. 나도 그 길목으로 가봐야겠다. 어떤 종류의 억압과 공포와 불공평도 없는, 맑은 햇빛과 나무와 풀과 사랑과 평화가 있는 나라로 ‘우리 선생님들’ 가시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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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표 노동개혁’ 밀어붙이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 매도”

윤석열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 구축 검토’ 지시에 입장 나뉘어

민주당 검사 명단 공개 ‘좌표찍기’ 비판 이어져, 검찰 수사 형평성도 지적

강제동원 피해자에 “한국 기업 돈으로 보상 유력” 통보한 외교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노조 부패’를 재차 언급하며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이날 법령 개정 추진 의지를 밝혔다. 

노동부는 내년 초 양대노총을 비롯한 조합원 1천명 이상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재정장부 등 법에 정해진 서류의 비치와 보존 여부를 점검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을 고쳐 노조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연일 강경해지는 정부의 ‘노조 때리기’에 대한 27일 아침신문들의 입장은 나뉘었다. 

▲ 27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한겨레는 정부가 실체없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4면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또다시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 구축 검토”를 지시하자, 정부가 임금 억제, 노동시간 유연화를 핵심으로 하는 ‘윤석열표 노동개혁’을 밀어붙이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를 매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 한겨레 1면 사진 갈무리.

아울러 “노동계에서는 정부가 조합비 예산 투명성 문제를 거듭 거론하는 배경에 ‘노조와 시민을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심한다”며 “노동조합이 이미 관련법에 따라 회계감사를 진행하고 재정운영 상황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고 있는데, 정부가 연일 실체없는 의혹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식 벗어난 윤 대통령의 ‘노조 회계공시 시스템 발상’’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노조 부패’가 우리 사회 ‘3대 부패’라는 말까지 쓰며 ‘노조 때리기’에 나섰고 그 전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노조 회계감사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며 “이 장관의 이날 발표는 그 연장선에서 노조에 부정적인 인식을 덧씌우려는 정부의 의도를 행동으로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반면, 중앙일보는 1면에 이어진 6면 기사 ‘노조원이 셀프 회계감사 못하게 선진국처럼 제도 바꾼다’에서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는 그동안 법에 명시된 노조의 재정 투명성 확보 방안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노조 내부 부패로 이어지도록 방치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이 장관의 지적은) 노조가 노사 관계의 한 축인 기업을 상대로는 시위 등의 방법을 동원해 위력을 행사하며 압박하면서 정작 노조 스스로에 대해서는 치외법권화해 왔다는 지적”이라고 했다. 

문병주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문병주 논설위원이 간다’에서 “지난해 8월 말 택배노조를 중심으로 한 운송기사들의 괴롭힘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택배 대리점주의 아내”를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택배노조가 생기면서 배송 수수료율을 9%에서 9.5%로 올려달라는 노조원들의 요구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배송기사들의 괴롭힘이 있었다”며 “처음 경험해 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적은 유서 내용을 밝혔다. 이어 택배노조의 업무방해, 시설물 파손 등을 지적하면서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향후 비슷한 일이 발생해도 불법 행위에 가담한 노조원들에 대한 손해배상 요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갈무리.

동아일보는 1면에 이어진 8면 기사에서 “(정부는) 특히 노조에 속하지 않는 ‘노동 약자’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면서 “지난해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46.3%였다. 반면 100∼299명 규모는 10.4%, 30∼99명 규모는 1.6%에 그쳤다.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0.2%에 불과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같은 현실을 노동시장 이중구조 고착화, 노노 간 착취 구조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청년세대, 노동 약자를 제대로 보호하는 게 노동 개혁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고 했다. 

▲ 동아일보 8면 갈무리.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고용노동부의 발표를 두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윤 대통령의 말처럼 노조의 깜깜이 회계 관행을 바로잡는 건 노동개혁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다. 민주당은 노조 감싸기를 중단하고 노조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입법에 협력해야 한다. 노조도 진정으로 전체 근로자를 대변하려면 조합원과 국민 앞에 살림살이를 한 점 의혹 없이 공개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경향 “형평성 잃은 검찰·민주당의 검사 공개, 모두 선 넘지 마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8개 부서 검사 16명의 실명·직함·사진 등을 담은 자료를 만들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27일 아침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민주당의 검사 명단 공개는 ‘도 넘은 좌표찍기’라고 비판했다. 검찰의 수사 형평성에 대해서도 함께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야당 대표와 전 정부 수사 검사들을 하나로 다 묶어 ‘야당 탄압’ 굴레를 씌우는 것은 과도하다. 원칙적으로,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할 수사는 정치·여론의 외풍·압력에서도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며 “검찰도 왜 정치 공방에 소환되는지 엄중히 돌아봐야 한다. 수사는 단서와 혐의를 좇다 확장될 수 있다. 그럼에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공공수사 1·2·3부가 모두 이 대표·야권 수사에 투입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중앙일보도 사설을 통해 “민주당의 검사 명단 공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흔들어 위축시키려는 ‘좌표찍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포퓰리스트적 행태에 대해선 ‘반헌법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검찰 역시 몰아가기식 수사를 한다거나 피의 사실을 누설해 여론전을 벌이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수사 원칙을 제대로 지켜 빌미를 주지 않는 것은 검찰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당 차원에서 검찰을 압박하고 검사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정상적인 공당(公黨)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공권력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검찰은 정치 보복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고, 민주당은 검사 좌표 찍기와 같은 비상식적 행태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이 대표는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다시 그 직후 당대표에 오르고, 기소돼도 대표직을 유지하는 당헌 개정으로 3중의 방탄막을 쳤다. 여기에 ‘검사 좌표 찍기’ 방탄까지 하려는 건가”라며 비판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강제동원 피해자에 “한국 기업 돈으로 보상 유력” 통보한 외교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쪽에 외교부가 ‘일본 전범 기업이 아닌 한국 기업의 기부만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강제동원 문제 해결의 유력한 안으로 통보한 사실이 나타났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단체와 피해자 법률대리인단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사실을 밝히며 “미쓰비시중공업이나 일본제철과 같은 일본 피고 기업의 사죄나 출연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 다른 기업들의 출연조차 없는, 말 그대로 일본을 면책시켜주는 방안”이라고 반발했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로 해당 소식을 다뤘다. 기사는 “(정부는) 양국 대립이 길어지고 일본이 좀처럼 기대했던 움직임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2018년 10월 대법 확정 판결로 일본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자료를 지원재단이 대납하는 내용의 ‘선제 조처’를 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일 관계 정상화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피해자 쪽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강제동원 문제를 서둘러 매듭지으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사설에서도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기 위한 수십년의 노력 끝에 대법원에서 승소한 피해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거니와 한-일 관계의 미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방안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일본 피고 기업에 대한 피해자들의 채권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키는 데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한·일 협력의 필요성은 존재하지만, 역사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덮고 가는 것으로는 피해자는 물론 여론의 동의도 얻을 수 없다. 여론의 반발을 초래해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마저 있다는 것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경향신문 2면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도 2면 기사 ‘“국내 기업 기부금으로 변제 추진”’에서 “피해자들이 일본 피고 기업의 참여와 사죄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면 협상이 진전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측에서 먼저 변제를 시작하고 추후 일본 측의 참여와 사죄를 설득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제시한 해법이라는 것”이지만 “피해자 측은 “일본 정부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한국이 해결하라’는 요구가 그대로 관철된 ‘0 대 100’의 외교적 패배이자 참사”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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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결산] ① 윤석열의 10대 망언

이인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2/12/2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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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여러 차례 막말을 꺼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1망언’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2022년 한 해 동안 많은 이들의 분노를 공분케 한 말들을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0대 망언’을 정리해보았다. 이를 시간 순서대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 이인선 객원기자

 

1. “선제타격밖에는 막을 방법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1월 11일 핵을 탑재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선제타격밖에 막을 방법이 지금 없다”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러한 주장에 “선제타격이라는 것은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등 정치권과 국민 내에서 많은 비판이 나왔다.

 

2. “한동훈은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었던 2월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한동훈 당시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에 대해 “거의 (외압에도 정권에 대한 수사를)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며 “(한 검사장이) 중앙지검장이 되면 안 된다는 얘기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가 정부 중요 직책을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많은 이들이 “한동훈 검사가 독립운동가라면 검찰 개혁을 바라는 국민과 추진했던 정치인들은 일본 제국주의자냐”, “측근들을 내세워 검찰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천명한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3.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도 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 2월 12일 “개인 인권을 침해하고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도 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이 언론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면 (언론의) 공정성과 같은 문제는 자유롭게 풀어놔도 문제없다”라며 “언론 보도가 진실이냐 아니냐는 행정기구나 다른 데 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법적인 절차, 준사법적인 중재기구에서 하는 게 맞다”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PD연합회 등 6개 언론 현업단체는 2월 14일 성명을 내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무지와 오만으로 점철된 언론관”이라며 “‘언론 파산’을 입에 담는 인식으로는 언론 자유가 질식하고, 권력 감시가 불가능했던 과거로 회귀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문화방송 등 언론에 대한 탄압이 줄곧 이어졌다.

 

4. “한반도에 유사시 일본 들어올 수도”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 2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 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가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시) 유사시에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하는 건데 그걸 하시겠나”라고 묻자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만 꼭 그걸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9월 30일 한반도에 일본 자위대를 끌어들였다.

 

이 발언 이후 ‘이완용도 울고 갈 친일 매국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5.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 하면 멋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10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회동에서 주한미군기지였던 용산 시민공원 이름에 대해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로 이름을 지으면 좋겠다”라면서 “영어로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어서 우리나라 이름으로는 무엇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윤석열 대통령의 영어 명칭 사용 주장에 국민 내에선 “(용산 시민공원은) 발암물질 천지니 ‘내셔널 캔서 파크(National Cancer Park)’로 하라”, “자랑스러운 한글을 보유한 나라의 대통령이 한글은 멋이 없고 영어는 멋있다고 보는 인식이 매우 우려스럽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6.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

 

윤석열 대통령이 6월 15일 부인 김건희 씨의 ‘봉하마을 지인 대동’ 논란에 대해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 행사를 어떻게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주장했다.

 

봉하마을 방문 일정은 사전에 대통령실이 확인하고 공동취재단까지 꾸린 사실상의 공개 활동이었다. 대통령실은 ‘비공개 면담’ 대화 내용까지 브리핑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보도한 관련 기사에는 “장난하냐? 그게 대통령이 할 말이냐?”, “염치도 없어서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5년짜리 주제에 대놓고 뻔뻔함이 하늘을 찌르네”, “모든 대답의 기조가 참 오만하고 불손하다. 말하자면, 대통령인 내가 하겠다는데 니들이 뭔 상관이야? 이런 느낌”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7. “선거 때도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월 4일 국정 수행 지지율이 하락해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른 것에 대해 “선거 때도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고,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니까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지율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네이버에서도 “원인을 제시해줘도 안 들으니까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 말은 ‘국민이 뭐라 하든 난 내 맘대로 할 테다’와 같은 의미 아닌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자세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거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8. “왜 미리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

 

윤석열 대통령은 8월 9일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지역 현장을 방문해 반지하에서 살던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집을 둘러보며 “근데 여기 어떻게, 여기 계신 분들 미리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라고 반문했다.

 

이후 10.29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야?”, “압사?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국민은 “이를 두고 “전쟁이 발발해도 아직 피해가 없다면 퇴근도 하고, 저녁 약속도 갈 분들”, “정말 참담하다. 여름 수해 현장에 가서도 저러더니 너무 괴롭다”, “이건 세월호 때의 데자뷔인가요?” 등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지 않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9.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1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미)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대통령실은 논란 직후에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사적 발언”으로 규정하며 선을 그었다가, 하루가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이’라는 말을 아예 하지 않았고, ‘이 새끼’라는 표현은 미국 의회가 아닌 야당(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것이었다고 변명했다.

 

대통령실의 거짓 변명은 오히려 국민의 분노를 더욱 촉발했다.

 

10. “화물연대 파업, 북핵 위협과 마찬가지”

 

연합뉴스는 12월 5일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인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 지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며 “불법 행위와 폭력에 굴복하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존재 자체가 위협”이라고 비판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의 반노동자 정책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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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선 경찰이 직접 119 신고까지...공조시스템·컨트롤타워 붕괴

참사 당일 소방 신고·경찰 무전 들여다보니 '긴급버튼' 무용지물... 윤건영 "지휘부와 윗선 책임"

22.12.27 06:57l최종 업데이트 22.12.27 06:57l
핼러윈 축제가 열리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0월 29일 밤 10시22분경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1백여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구급대원들이 참사 현장 부근 임시 안치소에서 사망자를 이송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  핼러윈 축제가 열리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0월 29일 밤 10시22분경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1백여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구급대원들이 참사 현장 부근 임시 안치소에서 사망자를 이송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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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112(경찰)·119(소방)의 안전대응 공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일선 경찰이 직접 119에 신고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난 컨트롤타워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은 것이어서 경찰·소방·행정안전부 지휘부 책임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네. 119입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경찰인데요."


10월 29일 오후 10시 28분 119(소방)에 접수된 신고 내용이다. 이태원 참사 발생 후 13분이 지난 시점인데 신고자가 특이하게도 경찰이다. 이후 대화는 아래와 같이 이어진다.

 
소방 : "그분 의식은 있어요?"
경찰 : "◯◯◯◯ 쪽에 지금 압사당해서 넘어지신 분이 있는 것 같아요."

소방 : "거기 가고 있는데 거기 상태 확인되나요?"
경찰 : "지금 확인이 안 돼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소방 : "확인이 안 돼요? 경찰관분 현장에 계시는 건가요?"
경찰 : "제가 현장에 계신 분 연락처 알려드릴게요. 010-◯◯◯◯-◯◯◯◯이요."


20분 후 용산경찰서 무전망에선 이 같은 지시도 내려졌다. 아래는 오후 10시 48분께 용산경찰서 무전망을 통해 오간 대화다.

"용산(경찰서, 여기는) 형사2팀입니다. △△△△ 앞 노상으로 구급차 가능한 여러 대 지원 부탁드립니다.
"형사2팀, (여기) 용산(경찰서)도 계속해서 연락 등으로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핸드폰으로 119에 직접 연락 좀 해주세요."


세월호 참사 후 '공동대응 버튼' 생겼지만
 
큰사진보기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특조위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종합상황실을 찾아 행안부 현장조사를 하는 가운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답변을 하고 있다.
▲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특조위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종합상황실을 찾아 행안부 현장조사를 하는 가운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답변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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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은 이태원 참사 당시 안전대응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음을 의미한다. 세월호 참사 후 생긴 '긴급신고전화 통합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선 경찰이 직접 119 번호를 눌러야 하는 일까지 벌어진 셈이다. 

긴급신고전화 통합서비스는 112(경찰)든 119(소방)든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긴급버튼을 눌러 공조를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당일 112·119가 모두 눌렀던 이 긴급버튼은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았다. 

경찰은 참사 본격화 직전 두 차례(오후 8시 37분, 오후 9시 1분)나 공조를 요청했으나, 소방 당국은 '신고자에 직접 연락을 취한 뒤 질서유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출동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참사 본격화 직후 소방도 경찰에 공조를 요청했다. 참사 발생 후 3분 뒤인 오후 10시 18분부터 여러 차례 이뤄진 소방의 공조 요청은 경찰 지휘부의 혼란으로 수용되지 않았다(오후 11시 40분에야 경찰 기동대 현장 도착).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사 직후 경찰과 소방이 서로 여러 차례 공동대응을 요청했음에도 실상 적절한 협력과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이는 현장의 애타는 요청을 각 기관의 윗선이 제대로 청취하고 컨트롤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심지어 구급대가 필요하다는 현장 경찰의 보고에 '직접 119에 신고하라'는 (용산서의) 지시까지 내려간 것은 이태원 참사 당일 국가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아예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예"라며 "그 책임은 눈앞에 닥친 상황을 해결하느라 뛰어다닌 일선의 경찰관·소방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경찰·소방·행정안전부의 지휘부와 수장에게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윗선들은 모든 책임을 현장으로 미루고 있다"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이러한 무책임한 행태를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후 꾸려진 '다중밀집 인파사고 예방 안전관리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팀(TF)'은 인파사고 위험도가 높은 경우 공조 요청 시 현장 확인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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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6인분 튀김요리… ‘죽음의 급식실’ 멈추는 투쟁

급식실 노동자 5명 폐암으로 목숨 잃어

학교 급식실 노동자 1인당 식수 인원 146명

일반인에 비해 17배 높은 폐암 유병율

급식실 배치기준 표준화 및 하향 등 요구

“학교 급식실에 학생들 밥을 하러 가는 게 아니라 죽으러 가는 것과 다름없어요. 우리가 ‘죽음의 급식실’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하면, 국회의원들은 ‘그렇게 표현 안 하면 안 되냐’고 말해요. 심각성을 모르는 거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17만 명 중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절반이 넘는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은 급식실에서 일해 온 5명의 조합원을 폐암으로 잃었다. 이달 초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며 “학교 급식실 폐암 산재대책 마련”의 요구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 공공부문 비정규직 복리후생비 차별해소와 학교급식 폐암대책을 요구하는 천막농성과 단식농성. [사진 : 학비노조]

급식실에서 일하는 학비 노동자는 요리 시에 발생하는 조리 연기와 가스 등에 늘상 노출되어 있다. ‘조리흄’이라 칭한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리흄은 폐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다. 이 발암물질은 학교 급식실에서 튀김, 볶음, 구이 요리를 할 때 발생한다. 급식실의 경우 몇백 명이 넘는 요리를 한꺼번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폐암에 대한 위험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21년 2월 24일, 학교급식 노동자 폐암이 최초로 산재인정을 받았다.

학교 급식실 노동자 1인당 식수 인원 146명

학비노조는 급식실 노동자들의 산재 원인이 “높은 노동강도”에 있다고 지적한다. 집단급식의 경우 1인당 식수 인원(급식노동자 1명이 책임지는 급식 인원)은 노동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2019년 1월 국회 김종훈 의원실(당시 민중당) 자료에 따르면, 집단급식을 하는 국립대병원, 과학기술원, 국책연구기관, 국립수련원 등 8개 기관과 군대(연합뉴스 보도)의 1인당 평균 식수 인원은 57명이다. 이에 비해 유, 초, 중, 고등학교 급식실의 1인당 식수 인원 평균은 146명으로 타 기관의 2~3배에 달한다.

박미향 학비노조 위원장이 학교 급식실 식수 인원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학생 수 대비 조리실무사 배치 기준표가 있는데 17개 시도교육청마다 천차만별이에요. 어디는 1인당 100명, 어디는 150명 등등 다 달라요. 급식실 형태, 배식 형태도 다 다릅니다. 어디는 교실에서 배식하고, 어디는 식당에서 배식하고, 병행하는 경우도 있고, 산간벽지에 있는 학교는 한 학교에서 공동 조리를 해 배달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배치기준도 없이 제멋대로이고, 문제는 교육청들도 이런 기준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는 거예요. 교육부도 모릅니다.”

급식실 노동자의 직업성 암(폐암) 문제는 식수 인원(배치기준)과 연관돼 있다는 게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 업무상 질병 역학조사 회신서’에도 나타난다. 이 회신서에 따르면, 조리실무사 1인당 약 100명을 초과하는 급식인원을 담당하고 있었고, 총 조리일수 중 조리흄에 노출되는 메뉴를 조리한 일수는 81%나 됐다. 이는, 노동자 1명이 튀김요리를 1년에 16,800인분, 하루 평균 46인분이나 조리한다는 뜻이다. 1인이 과도한 튀김요리를 조리해 조리흄에 장시간 노출됐고, 이로인해 폐암이 발병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일반인에 비해 17배 높은 폐암 유병율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실시계획’ 중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산재신청 현황을 보면 실제로 10~15년 근무한 노동자는 일반인에 비해 유병율이 17배가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자체 실태조사에서도 그 위험성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겨울에는 냉동재료를 찬물로 씻어서 녹여야 하고, 설거지할 때는 뜨거운 물이 눈앞에 왔다갔다 하고, 오븐기를 씻는 세제는 독성이 특히 강해 그걸 마시면 숨을 턱턱 막히고, 살을 파고들고…. 그것도 모자라 튀김에서 나오는 연기가 또 우리를 죽어 나가게 하는 것도 모르고, 몸이 그렇게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제시간 안에 그리고 좀 더 미친 듯이 일하고 나서 좀 쉬고 있으면, ‘그렇게 쉬는 시간이 있는데 배치기준표가 뭐가 문제가 있냐’는 말을 들어요. 제시간에 급식이 나오고, 깨끗하게 청소돼 있는 급식실만 보는 사람들은 잘 모르죠. 목숨 걸고 일하는 걸….”

학비노조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1) 임시건강검진, 2) 환기시설 전면 교체 3) 배치기준 표준화 및 하향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는 그해 12월 폐암 대책으로 건강검진, 환기시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제대로 진행된 곳은 없는 상태다.

학교급식이 운영된 이례 조리흄, 유해물질을 외부로 배출하는 환기시설에 대한 기준은 전무했다. 안전보건공단 실태조사(2021.12) 결과 93개 학교 중 환기시설 유속이 양호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보위를 통해 배치기준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교육청들은 또 예산문제를 얘기합니다. 한 사람을 추가하면 예산이 늘어나니까 또 예산 핑계를 대는 거죠. 사람을 살리려면 교육감들이 특단의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지방교육재정 삭감을 언급하는 윤석열 정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난 8일,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 방문한 조희연 서울교육감(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과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학교급식실 안전대책에 대한 안건을 총회에 상정해 전체 시도교육청에서 시행하겠다고 했다.

학비노조는 방중에도 쉼 없는 투쟁으로 교육청으로부터 임금체계 개편은 물론, 급식실 배치기준 하향의 실질적인 로드맵을 쟁취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동조합 요구

1) 정부 차원의 배치기준 연구 용역 진행

학교급식실 노동자 적정인원 배치 기준 연구와 연구결과를 토대로 노동조합과 협의해 표준화된 배치기준을 마련.

2) 환기시설 개선

폐암 산재 예방을 위해 가이드라인에 따른 환기시설 개선과 그에 따른 예산 편성

3) 정기적 폐암 건강검진 실시

일회성으로 진행 중인 현재 학교급식노동자 대상 폐암 건강검진을 폐암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학교급식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폐암 건강검진 요구

4) 노동조합, 노동부, 교육부(교육청) 3자 협의체 구성

1. 배치기준 연구 용역, 2. 환기시설 개선, 3. 정기적 폐암 건강검진, 4. 예산 편성에 대한 논의를 위해 3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협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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