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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통계에서 ‘기후악당’이 된 소…진실은?

등록 :2023-01-11 07:00

수정 :2023-01-11 07:11

남종영 기자 사진

남종영 기자

기후변화 특별기획|소는 억울하다

①성긴 통계·강한 주장에 갇힌 소

‘자동차, 비행기보다 온난화 효과 더 크다’?

소들이 정말 ‘기후변화 주범’ 맞나 따져봤다

소∙양 같은 반추동물에서는 장내미생물이 풀을 소화하며 메탄을 생성한다. 이렇게 발생한 메탄은 다시 이산화탄소로 바뀌어 식물에 흡수되는 탄소 순환 과정을 거친다. 클립아트코리아

소가 인간의 세계로 들어온 지 8천년이 넘었다. 그동안 농가의 일꾼으로, 한솥밥을 먹는 식구로 지냈다. 고기는 최종적인 부산물이었을 뿐 농업 경제를 이끄는 노동이 소의 핵심 역할이었다.

이런 계약 관계가 깨진 것은 비인간동물이 대량 생산되는 식품으로 전락한 현대에 들어서다. 19세기말 세계 최대의 도축장인 미국 시카고의 유니언 스톡 야드가 문을 열면서 공장식 축산 시대가 개막했고, 소는 귀한 일꾼에서 단숨에 길러져 한순간에 팔리는 고기로 전락했다.

기후위기 시대, 소의 운명이 다시 바뀌고 있다. 소는 실험실에 진입하는 중이다. 15년 전부터 ‘기후변화의 주범’이자 ‘메탄 발생 기계’로 낙인 찍힌 소는 지금 ‘개량돼야 할 신체’로 취급받는다. 소가 그런 대우를 받아도 합당할까?

앞으로 다섯 차례 이상 이어질 이 기획은 기후변화를 위한 노력에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니다. 침착하고 균형감 있게 주위를 둘러보고, 모든 종에 ‘정의로운’ 기후변화 담론을 위한 작은 돌 하나를 쌓는 것이다. 8천년 동안 우리가 소를 대했던 것처럼, 그들을 기계가 아닌 동료로 대하며 기후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은 없을까? 편집자주

소는 기후위기 시대에서 ‘기후 악당’ 취급을 받고 있다. ‘소 한 마리가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자동차 한 대보다 많다’, ‘축산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자동차, 비행기를 타는 배출량보다 많다’ 등등.

우리가 흔히 듣는 주장이다. 정말 그럴까?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산정하는 세계는 복잡하다. 어떤 분야는 연구가 진척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무엇을 배출 항목에 포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특히, 축산업∙임업 등이 속한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통계의 회색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도 “아직 과학적으로 논란이 된 부분이 많고, 개발도상국은 배출량 산정이 힘들어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인정한다. <한겨레>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그동안 나온 통계를 분석해봤다.


소 온실가스 배출량: 숲 벌목부터 슈퍼마켓 트럭까지


소가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소가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뀔 때 나오는 메탄이다. 이 메탄 가운데 트림과 방귀의 비중은 각각 95%, 5% 정도다. 둘째, 다른 가축과 마찬가지로 소의 분뇨에서 나오는 아산화질소가 있다.

이 둘을 가축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라고 한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은 농업∙수송∙에너지 전환 등 부문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집계하는데, 소의 트림과 분뇨는 각각 ‘장내발효’와 ‘축산분뇨’로 농업 부문에 포함된다. 좁은 의미에서 소가 내뿜은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은 일련의 복잡한 공급망에서 생산된다. 위의 배출량을 ‘부문별 직접 배출량’이라고 한다면, 한 제품이 생산되기까지 공급망(supply chain)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죄다 합한 것을 ‘전주기 배출량’이라고 부른다.

아마존의 예를 한번 들어보자. 아마존의 열대우림을 개간하는 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가축을 방목하거나 소가 먹는 사료용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숲을 베어낸다. 이렇게 만든 농경지에서 수확한 대두를 짜 식용유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인 대두박으로 가축 사료를 생산한다.

숲은 탄소 저장고다. 숲이 사라지면 온실가스는 추가된다. 소비의 관점에서 보면, 토지 개간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소고기를 만들기 위해 배출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온실가스는 농업 부문 ‘토지 변화’(LUC) 항목에 속해 산정된다.

토지 변화는 소를 포함한 축산 부문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내놓은 ‘세계축산환경측정모델’(GLEAM 3.0)을 보면, 2015년 축산 부문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62억톤(tCO 2eq·이산화탄소환산량, 이하 같음) 가운데 토지 변화와 목장 확장(Pasture Expansion) 과정에서 나온 배출량은 약 7억톤으로 11%를 차지한다.

가축이 먹는 사료용 작물을 재배하는 데도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이다. 작물에 뿌리는 화학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인 이산화질소가 나온다. 농기계를 운전하고, 작물을 가공하고, 사료를 농장으로 수송하는 데도 에너지가 든다. 도축한 소를 식품으로 가공, 수송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든다. 여기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수송, 산업 등 비농업 부문에서 산정된다.


소는 어쩌다 기후악당이 됐나?


2006년 식량농업기구는 <가축의 긴 그림자>(Livestock’s Long Shadow) 보고서에서 육류를 생산하는 데 나오는 (축산 부문) 온실가스가 세계 일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에 이른다고 밝혔다. 언론은 ‘육식을 하는 데 필요한 온실가스가 자동차∙비행기 등을 타는 수송 부문 배출량(약 14%)보다 많다’며 이 보고서에 주목했지만, 엄밀히는 정확한 비교가 아니다. 보고서는 육류 제품을 생산하는 공급망에서 나오는 배출량을 모두 합하는 전주기 분석을 한 반면, 언론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수송 부문 배출량은 그렇게 하지 않고 단순히 자동차, 비행기 등의 배기관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만 더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주기 분석은 우리가 하는 행위의 중요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지만, 이를 다른 것과 비교할 때는 신중히 해야 한다.

그래픽_<한겨레> 소셜미디어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환경변호사 니콜렛 한 니먼은 2021년 쓴 책 <소고기를 위한 변론>에서 <가축의 긴 그림자> 보고서 이후 소가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서사가 공고해졌다고 말한다. 그는 이 보고서가 공장식 축산으로 운영되는 닭∙돼지 고기로 식량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의 보고서라며, 맥락을 살피지 않고 마구잡이로 인용돼 소고기의 기후변화 영향이 과장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한다. 소는 여전히 공장식 축산이 아닌 방목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감금 사육의 경우에도 닭, 돼지에 견줘 밀집도가 덜하다.

7년 뒤인 2013년 식량농업기구는 <축산업의 기후변화 해결>(Tackling Climate Change through Livestock) 보고서에서 ‘축산업의 전주기 배출량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4.5%로 낮췄다. 사료 생산에 33억톤, 가축 사육에 35억톤, 농장 밖의 수송∙가공 활동 등에서 2억톤 등 총 71억톤이 배출된다고 봤다.

그래픽_<한겨레> 소셜미디어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어 식량농업기구는 세계축산환경측정모델을 공개한다. 이는 소∙돼지∙닭∙염소∙양∙아메리카들소 등 가축 6종을 2015년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것이다. 이 모델에서 전주기 배출량을 보면, 가축 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1.2%의 비중인 62억톤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트림과 방귀, 똥 등 가축이 직접 배출한 양은 36억톤으로 58%였다. 축종별로 보면, 소가 38억톤(62%)로 가장 많았고, 돼지가 8억톤, 닭이 6억톤이었다. 소의 배출량이 많은 이유는 트림에서 나오는 메탄 때문이다.

그래픽_<한겨레> 소셜미디어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배출량을 산정하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개 식량농업기구 자료를 이용하는데, 이 또한 분석 모델의 종류와 온실가스 배출 행위 설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가장 최근 분석은 2021년 아툴 제인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 캠퍼스 교수 등이 <네이처 푸드>에 쓴 논문이다. 2007~2013년 200개국 171개 작물과 16개 동물성 식품을 분석했는데, 동물성 식품 생산에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한해 99억톤(전체 배출량의 20%)으로, 2015년 식량농업기구 추정치의 1.5배였다. 기존의 연구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많은 이유는 기존에 포함하지 않았던 밭갈기나 가축의 호흡 등을 넣었기 때문이다.


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앞으로도 바뀔 것


정리해보자. 전주기 분석에서 육류를 생산하는 데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의 11~20%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개 절반 안팎을 차지한다. 따라서,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보다 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는 주장은 비교의 범주도 잘못됐을뿐더러 그 자체로 틀렸다.

목장에 방목되는 소는 토질을 향상해 탄소 격리에 기여한다. 이러한 효과까지 감안하면, 소의 기후변화 기여도는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클립아트코리아

물론 소가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풀을 뜯어 먹고 사는 반추동물은 지구 탄소순환의 핵심 행위자이기 때문이다. 소가 배출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3배 온실가스 효과가 높지만, 수천∼수만 년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몇 년 혹은 십여 년 안에 사라진다. 이런 이유를 들어 소의 메탄 배출 우려가 과장됐다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토양’이라는 불확실성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토양은 식물을 통해 얻은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이 있다. 풀밭에 방목한 소는 땅을 밟고 배설물을 뿌려줌으로써, 토양의 질을 높이고 종국적으로는 탄소 저장 능력을 향상한다. 학계 또한 이를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 연구 결과가 충분치 않아 공식 배출량 계산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2018년 미국 미시건대 연구팀의 분석을 보면, 소 방목지 1만㎡당 연간 약 3.75톤의 탄소를 격리한다. 니콜렛 한 니먼은 “소고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완전히 상쇄하고도 남는 격리량”이라고 주장한다. 공장식 축산이 아닌 방목 형태의 소 사육이라면, 적어도 소가 기후악당은 아니라는 것이다.

※ 다음 회에서는 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 따라 천차만별인 소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그 이유를 분석해봅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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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유승민 길 가나' 친윤계 비판에 "대통령실의 오해"

당권도전 묻자 "설 전 결심"…유승민·김종인·박지원까지 '힘내라 나경원?'

최용락 기자  |  기사입력 2023.01.10. 22:59:43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유승민의 길을 가는 것인가'라는 당내 친윤계의 비판에 대해 자신과 대통령실의 갈등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 전 의원은 10일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윤 의원들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유승민의 길을 갈 수 있다고 한다'는 질문에 "대통령실의 오해에 대해서는 충분히 제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 진의가 굉장히 다르게 알려졌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앞으로 충분히 논의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경원, 전당대회 출마 두고 "아직 더 고민해야"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아이 출생시 대출원금 탕감 등을 내용으로 하는 '헝가리식 저출생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정부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공개 비판을 듣게 됐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움직임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은 이날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나 전 의원은 "대통령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사의 표명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두 가지 방법, 문자와 전화로 표명했다"고 그는 재차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반응은 어땠나'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나 전 의원은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받은 것은 없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했나'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 '전당대회 출마 결심이 섰나'라는 질문에 나 전 의원은 "아직 더 고민해야 한다. 결국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힘과 대통령에게 어떤 결정이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설 전에는 결심한다고 보면 되나'라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친윤은 나경원 때리기, 유승민·김종인·박지원이 '나경원 파이팅'?

당 주류인 친윤계는 차기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기록 중인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SBS 인터뷰에서 "만약 이런 식으로 정부와 반해서 본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예전의 '유승민의 길' 아닌가"라고 나 전 의원을 비판했다. 유상범 의원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부분 의원이 이미 친윤 그룹으로 포섭되면서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고 있고 2년 전에 나 전 원내대표에게 조언했던 참모 그룹이 지금 거의 다 그와 거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 과거 나 전 의원과 정치적으로 대립해온 이들이 그에 대한 동정론을 펴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 눈길을 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대구·경북 지역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에서 딱 지목하니까 윤핵관들이 달려들어서 (나 전 의원에게) 집단 린치를 하고 왕따를 시키고 있다"며 "무슨 학교폭력 사태에서 보는 그런 비민주적인 모습을 보면서 '이건 정말 아니, 당이 이렇게 거꾸로 가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권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의 저출생 대책에 대한 대통령실 반발에 대해 "개인적으로 발표한 의견을 갖다가 그렇게 격렬하게 반응을 보인다는 자체가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나 전 의원을 저출산위 부위원장으로 임명햇을 때는 '당권 도전을 하지 말아라' 하는 뜻이 내포되지 않았나 생각하는데, 거기에 반대되는 방향을 보이니까 그런 격한 반응이 나오지 않았나 이렇게 추측을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역시 이날 광주방송(KBC) 인터뷰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만약 여기에서 굴복을 하고 나오지 못하면 나경원의 미래는 없다. 어떠한 핍박과 압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당하게 당 대표 경선에 임해서 되든지 떨어지든지, 또 떨어지더라도 처참한 탄압을 받았다는 것을 가지고 가면 미래가 있다"며 "윤 대통령은 현재지 미래는 아니다. 유승민 나경원이 미래다. 정치적 판단을 잘 해야 될 것"이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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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닥터둠의 전망치는 1.2%... "감세정책 효과 없을 것"

[2023 경제 어떡해 ②-거시경제]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23.01.11 05:18l최종 업데이트 23.01.11 05:18l
코로나 19로 인한 침체를 벗어나나 싶었는데, 치솟은 이자 부담, 드러나는 거대 전세 사기, 연료비·전기료·교통비에 밥값까지 줄줄이 인상. 그 와중에 법인세는 깎아주고 노동시간은 늘리겠다는 정부. 성장률도 낮고 수출도 부진한 가운데 서민들은 어떻게 한 해 살림살이를 꾸려가야 할까?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제언을 소개합니다.[편집자말]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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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닥터둠(Dr. Doom)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불린다. 둠, 불행한 종말. 과거 여러 차례 주가 폭락이나 경제위기를 경고하고 이를 정확하게 예측해 얻은 별명이다.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데이터가 좋게 나오면, 좋게 얘기한다. 작년에는 (데이터가 좋지 않아) '주식 비중을 줄이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 제 별명으로는 '닥터 데이터'가 가장 적합할 것 같다."

그에게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김영익 교수의 답은 1.2%다. 정부 전망치(1.6%)보다 비관적이다. 다른 기관에 비해서도 그렇다.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는 1.7% ~ 2.0% 범위 내에 있다.

그는 일본계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의 전망치 –1.3%를 언급하면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닥터둠이라는 그의 별명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올해 자산시장을 두고 주가는 오르고, 집값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익 교수와의 인터뷰는 6일 오후 서강대에서 이뤄졌다. 그는 1988년 대신증권에 입사 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25년간 증권가에서 일했고, 현재 서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많은 책을 집필하고 각종 방송과 유튜브에 출연하는 등 가장 대중적인 거시경제전문가로 꼽힌다.

[거시경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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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모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투자·수출이 잘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올해 소비가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김영익 교수는 소비·투자·수출이 모두 부진할 것으로 봤다. 특히, "소비와 수출이 모두 좋지 않으면, 마이너스 성장도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 소비 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작년 소득이 늘긴 늘었는데, 물가가 오르다 보니, 실질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근로자 중 300명 미만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83%인데, 이들의 월급이 물가보다 훨씬 덜 올랐다.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작년 주가가 떨어졌고, 집값은 하락 국면 초기다. 집값이 더 떨어지면 소비 심리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는 "금리를 인상하면 9개월 ~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가 감소하는데, 그동안의 금리 인상 효과가 소비에 부정적인 영항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부문도 소비만큼이나 상황이 좋지 않다. 김 교수는 "수출이 정부나 한국은행 예상보다 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최근치를 보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3%"라면서 "저는 미국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미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할 거라는 얘기"라고 전했다.

중국이 우리 수출의 구세주가 될 수는 없을까. 김영익 교수는 "작년에 감소한 중국으로의 수출이 올해 증가세로 돌아가겠지만, 과거(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수출 부진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익 교수는 투자 부문과 관련해, "5일 한국은행이 2022년 3/4분기 자금순환(잠정)을 발표했는데, 우리 기업들이 가진 현금성 자산이 940조 원이나 된다. 투자를 안 하고 있다"면서 "작년 설비투자가 감소했고, 올해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자리와 실질소득] "기업에서 구조조정 얘기 많이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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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이면의 체감 경기를 두고 질문을 던졌다. 그의 말대로 올해 우리 경제가 1.2% 성장하거나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년에 일자리가 80만 개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데, 올해 한국은행은 일자리가 8만 개 증가할 거라고 본다. 그런데 대부분 정부에서 제공하는 60세 이상 일자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30~40대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거다. 올해 기업에서 구조조정 얘기가 많이 나올 것이다."

- 청년들의 취업대란이 일어나는 것인가.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중소기업 일자리는 19만 개 부족하다. 반면 대기업은 신입사원을 많이 안 뽑을 것 같다. 결국 중소기업에는 가고 싶지 않고 대기업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 같다."

- IMF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위기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

"시스템 위기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저성장이 위기이지, 단기적으로 IMF 외환위기와 같은 큰 충격은 없을 것이다. 당시에는 대기업이 어려워지고 금융회사까지 어려웠지만, 올해는 대기업들 이익은 줄어들겠지만, 튼튼하다."

물가보다 월급이 더 올라야 실질소득이 증가한다. 올해는 실질소득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선 물가는 어느정도 잡힌다고 봤다. 김 교수는 "올해 한국은행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6%인데, 저는 3.0% 안팎이라고 보고 있다. 그만큼 소비 수요가 위축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1%였다.

임금인상 폭은 노사 협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거라고 김 교수는 예상했다. 그는 "작년 300인 이상 기업의 월평균임금은 7.4% 올랐지만, 300미만 중소기업의 월급은 4.3% 올랐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직원들의 실질임금은 줄었다"면서 "올해 경기가 나빠지면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와 자산시장] 금리↓ 주가↑ 집값↓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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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인해 '영끌'해서 집을 산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김 교수는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 11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은행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해 10월 4.82%에서 11월 3.74%로 떨어졌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대출금리 중에서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그 다음에 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떨어진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후행한다"면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50%가 되면, 이는 금리인상 사이클의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가장 안 좋을 것 같다. 3분기 후반부터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은행이 1월 이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장금리가 하락했을 때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 적이 거의 없었다. 시장이 (금리를) 미리 예고하는 것이다. 또한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전분기 대비)을 –0.3%로 보고 있는데, 물가상승률도 낮아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수 없다고 본다."

그에게 집값을 물었다.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는데, 금리가 낮아지면 다시 집값이 뛰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는 게 그의 말이다.

"금리가 집값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집값이 한 번 꺾이고 나서는 경기가 집값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 수치가 작년 10월을 정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1972년부터 11번의 사이클이 있었는데, 평균 19개월 떨어졌다. 지금 경기를 보면, 집값이 더 많이 떨어져야 한다."

- 현재 집값이 정상적인 수준보다 더 높다고 보나.

"지금도 비정상으로 높다. PIR(가구소득 대비 집값 비율)을 보면, 재작년 말 19배였다. 중간 가구 소득 가진 분이 19년 동안 하나도 안 쓰고 저축해야 서울 중간 집을 살 수 있다는 거다. 작년 9월 발표 때는 17.7배로 조금 줄어들었다. 2008년부터의 장기 평균은 12배다. 그럼 아직도 서울 집값이 30~40% 과대평가된 것이다. 전국 평균도 20~30% 과대평가됐다."

- 집값 하락 연착륙이 가능하리라고 보나.

"자산가격 하락에 연착륙이 없다고 늘 말해왔다. 또한 장기적으로 특정 지역은 집값이 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장기하락 추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집값이 오른 것은 소득과 가구수가 증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잠재 경제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지면 소득증가속도가 줄어든다. 가구수도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2029년이나 2030년 정점을 찍고 줄어든다."

- 올해 집값 하락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주가와 집값이 오르면, 우리가 부자가 된 것처럼 느껴져서 소비를 늘린다. 반대라면 우리가 가난하게 느껴지고 소비가 줄어든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가보다는 집값이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가계의 실물자산은 78%, 금융자산은 22%다. 또한 건설회사가 어려워진다. 미분양 주택이 굉장히 빨리 늘어나고 있다."

- 그렇다면 부동산발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은 없나. 

"일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를 많이 하는 제2금융권, 일부 저축은행이나 증권회사는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위기가 은행까지 가야 금융시스템 위기라 할 수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주식 시장은 어떨까. 김 교수는 "명목GDP, 일평균수출금액, M2(시중 통화량을 나타내는 유동성 지표)를 가지고 주가가 과대·과소평가됐는지 판단하는데, 올해는 과소평가의 영역에 들어섰다. 주식을 사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금융을 통해 모든 국민이 부자가 되는 '금융민주주의'를 이룰 좋은 기회인데, 지금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많이 떠나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정부 대응 평가] "윤석열 정부, 격차 줄이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 무시"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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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경기침체는 언제 끝날까. 김 교수는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봤다. 더욱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 재직 기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보면,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계단식으로 성장률이 떨어졌다. 박정희 정부 때는 10.2%, 김대중 정부 때는 5.8%, 문재인 정부 때는 2.3%였다. 윤석열 정부 동안에는 2%라고 보고 있다. 구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경제가 9~10% 성장할 때는 기업들도 같이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경쟁력 없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축출자본주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차별화는 심화되고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 정책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이를 거의 무시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 윤석열 정부는 노조 때려잡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타협을 생각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게 문제인 것 같다. 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을 한다는데 수요자를 좀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 취임사에 '통합'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안 나왔다. 신경을 안 쓰고 있다는 것인데, 이번 정부의 가장 큰 문제다."

그는 정부의 감세 정책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정부는 돈 많이 버는 기업들과 다주택자의 세율을 낮추고 있다. 감세를 해주면, 이들이 투자하고 소비할까? 경기가 어려울 때 감세는 별 효과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경기가 어려울 때 정부의 직접 지출을 늘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3분기에 우리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정부 여당은 깜짝 놀라서 추경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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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석한 이재명 “잘못한 거 없으니 당당히 맞설 것”

민주당 지도부와 동행, 지지자 결집...“김대중, 노무현 사법리스크아닌 검찰쿠데타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01.10. ⓒ뉴시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10시 35분경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소환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 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해 온 입장문을 꺼내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무리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불가침의 성벽을 쌓고 달콤한 기득권을 누리는 이들에게 아마도 이재명은 언제나 반란이자 그리고 불손 그 자체였을 것”이라며 “그들이 저를 욕하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다. 이미 수년간 수사를 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서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시민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서 성남시민의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성남시의 소유이고 성남시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성남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 성남시민들한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왜곡과 조작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하고 광고를 해 주고 받은 광고 대가, 광고비를 굳이 무상의 후원금이라고 우긴다”며 “검찰의 이런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내란 세력들로부터 내란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 등의 모략으로 고통당했다. 이분들이 당한 일은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였다”며 “검찰 공화국의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다. 당당하게 정치검찰에 맞서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무혐의로 종결 난 사건에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청한 의도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 놓고 있다. ‘답정기소’”라며 “이미 결론을 정해놨기 때문에 충실하게 방어하고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출석길에는 민주당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원내지도부,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단 등이 함께했다.

이 대표 등장 전부터 집결한 지지자들은 “조직 검찰 박살 내자”, “정치 검찰 타도하자”, “이재명이 민주당이고 민주당이 이재명이다” 등 피켓을 들고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태극기를 든 보수단체도 몰려와 이 대표를 향해 항의 시위를 했다.

이 대표는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입구로 들어서기 전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01.10.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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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종교·시민사회,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 호소

기자회견서 ‘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 기자명 김래곤 통신원 
  •  
  •  입력 2023.01.10 14:21
  •  
  •  수정 2023.01.10 15:56
  •  
  •  댓글 1
각계 종교·시민사회단체가 10일 한국YMWCA연합회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각계 종교·시민사회단체가 10일 한국YMWCA연합회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6.15 남측위)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이하 캠페인)은 1월 10일 오전 10시, 한국YWCA연합회 4층 강당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하자”고 호소하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의 불안감으로 가득한 새해’라면서 ‘남북간 대화채널이 끊기고 긴장이 격화되는 위험한 상황까지 이르렀지만, 충돌을 예방할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이어 “모든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고 2018년 이룬 남북·북미합의이행, 대규모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2023년, 정전협정 체결 70년을 맞아 ‘(가) 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시작하자고 제안하였다.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이 한반도의 평화를 호소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이 한반도의 평화를 호소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반도에서 생명안전은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면서 전쟁을 영원히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반도에서 생명안전은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면서 전쟁을 영원히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구체적으로는 △한반도 전쟁 반대와 평화 실현을 위한 집중 서명운동 △상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 촉구 활동 △국내 200개 시군구를 비롯한 전 세계 300곳 동시 평화행동 △7월 22일(토) 대규모 평화 집회와 행진 △8월 15일 즈음 대규모 평화행동 등 활동 계획을 밝혔다.

더불어 ‘다가오는 2월 14일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출범으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면서 “지금껏 없었던 전쟁 위기를, 넓고 단단한 연대와 공동의 행동으로 극복하고 다시 평화의 길을 열어내자‘고 강력히 호소하였다.

이날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의 사회로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 윤정숙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간사 남기평 목사 등이 발언하였고, 오하나 6.15남측위 사무국장과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가 기자회견문을 공동으로 낭독하였다.

오하나 6.15남측위 사무국장(왼쪽)과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가 기자회견문을 공동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오하나 6.15남측위 사무국장(왼쪽)과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가 기자회견문을 공동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기자회견문 (전문)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합시다

전쟁의 불안감으로 가득한 새해입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출구 없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남북 사이의 대화 채널이 모두 끊긴 채 긴장이 격화되는 위험한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무력 충돌을 예방하고 다시 대화 여건을 만들어낼 현실적인 해법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확전 각오’, ‘압도적인 전쟁 준비’, ‘9.19 군사 합의 효력 정지 검토’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불안을 더욱 조성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역시 확성기 설치나 전단 살포 허용 등 접경 지역에서 충돌을 불러올 수 있는 조치들을 언급하며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은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팽팽한 긴장 속에 우발적인 무력 충돌이라도 발생한다면 어떤 재앙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한반도에서 치킨 게임 형식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한·미·일, 북·중·러의 대결 구도도 심화되는 가운데 동북아시아는 점점 세계의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킬 모든 군사적 위협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자극적인 행동을 멈추고 다함께 위기 관리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적대 정책과 무력시위는 악순환을 심화할 뿐, 결코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적대 정책이 계속된 끝에 협상이 실패하면서 신뢰가 무너진 결과입니다. 2018년 어렵게 이룬 남북·북미 합의는 이행되어야 합니다. 긴장 완화와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과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대규모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중단은 관계 개선과 대화 여건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위기를 걱정하면서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평화를 말하기 어려운 시기일수록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더욱 커져야 합니다. 올해 2023년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70년 동안 이어져 온 불안정한 휴전 상태조차 앞으로는 이대로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전쟁 반대와 평화 실현을 외치는 목소리가, 각계 시민사회의 비상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순간입니다.

쉽사리 출구가 보이지 않는 일촉즉발의 긴장 앞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가)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시작할 것을 제안하며 평화를 원하는 모든 시민들께서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올 한 해 한반도의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반도 전쟁 반대와 평화 실현을 위한 집중 서명운동 ▷상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 촉구 활동 ▷국내 200개 시군구를 비롯한 전 세계 300곳 동시 평화행동 ▷7월 22일(토) 대규모 평화 집회와 행진 ▷8월 15일 즈음 대규모 평화행동 등 다양한 계획들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을 만나 평화의 목소리를 단단하게 조직하고,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원하는 전 세계 시민들과도 연대하여, 전쟁 위기를 해소하고 평화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오늘 제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을 만나 지혜와 마음을 모아나갈 것이며, 다가오는 2월 14일(화) <(가)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출범하여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각계각층의 종교·시민사회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에 동참해주시기를, 지금 여기에서 당장 함께할 수 있는 행동들을 논의하고 모색해주시기를, 평화를 원하는 강력한 시민의 힘을 보여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지금껏 없었던 전쟁 위기를, 지금껏 없었던 넓고 단단한 연대와 공동의 행동으로 극복하고 다시 평화의 길을 열어냅시다.

2023년 1월 10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한편 캠페인 참여 단체는 다음과 같다.

Campaign Organizations (2022. 10. 기준 372개)

(사)광주평화재단, (사)노근리국제평화재단, (사)뉴코리아,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사)민족화합운동연합,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사)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 (사)에너지나눔과평화, (사)여성평화외교포럼, (사)여수지역사회연구소, (사)우리누리평화운동, (사)자연의 벗 연구소, (사)저스피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사)제주다크투어, (사)조각보, (사)평화나눔회, (사)평화통일연대, (사)하나누리, (사)한국여성정치연구소, (사)희망래일, (재)금정굴인권평화재단, (재)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밀양×강정 우리는 산다, 1004통일포럼, 2020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조직위원회, 4.9 통일평화재단,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전북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제주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 강명구평화마라톤시민연대(평마연),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강정친구들, 강정평화네트워크,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 개성관광재개 운동본부, 거제 경실련, 겨레의길 민족광장, 경계를넘어,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장애인인권포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양시민회, 광복회, 교사노동조합연맹, 교회와사회연구소,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국민주권 2030, 국회 평화외교포럼,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군인권센터, 귀농사모한국귀농인협회,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 JPIC, 극단 고래, 기독청년아카데미, 기지평화네트워크, 기찻길옆작은학교, 꼰솔라따 선교수도회 평화나눔, 나눔문화, 남북강원주민연대,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남북교육연구소, 남북연극교류위원회, 녹색미래, 녹색연합, 다산인권센터, 다인투플러스, 대구참여연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대안문화공간 품&페다고지, 대안문화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추리평화마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더피플,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 두레방 쉼터, 라파공동체,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메노나이트중앙위원회(MCC) 동북아지부, 모병제추진시민연대, 문화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백두산문인협회, 볍씨학교 제주학사, 보나콤, 부산참여연대, 부천시민연대회의, 부천시민연합, 분당환경시민의모임, 불교환경연대, 비무장평화의섬 제주를 만드는사람들, 비정규노동자의집 (사)꿀잠,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사단법인 남북물류포럼, 사단법인 녹색교통운동, 사단법인 통일문화, 사단법인 평화통일불교협회,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사단법인 한국회복적정의협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산과자연의 친구 우이령사람들, 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 새로운 코리아 구상을 위한 연구원(코리아연구원),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새집씨패, 생명의숲, 생명평화연대, 생태보전시민모임, 생태지평, 서울KYC(한국청년연합),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평화사목국, 성골롬반외방선교회 JPIC, 성미산학교,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수원교구 공동선실현 사제연대, 수원KYC(한국청년연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평화포럼, 식민지역사박물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아래로부터 전북노동연대, 아시아의친구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안성평화네트워크, 어린이어깨동무,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여성환경연대,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영동군노인복지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울산시민연대, 원불교 시민사회네트워크, 원불교 통일위원회, 원주시민연대, 유라시아평화의길, 육지사는 제주사름, 의정부평화포럼, 이매진피스, 인권중심사람,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인천겨레하나, 인천지역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자원순환사회연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평택안성사립지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본부, 전북녹색연합, 전북미래교육연구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북평화회의, 전쟁없는세상,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그래피, 제주사랑민중사랑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주권자전국회의, 참여연대,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창작21작가회, 천도교청년회, 천안KYC,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인천교구 사제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청년희망팩토리(사협), 청주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촛불민심관철 시민연대,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통일맞이, 통일문제연구소, 통일바루, 통일열차 서포터즈,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 평택평화센터, 평화3000, 평화교육센터 평화아이뚜비뚜바,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바닥, 평화바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통일시민연대, 포천석탄발전소반대공동투쟁위원회,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 피스모모, 하늘바람, 한겨레통일문화재단, 한국 천주교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민족화해전문위원회, 한국 천주교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민족화해분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메노나이트교회연합,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작가회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한국진보연대, 한국청소년정책연대, 한국평화교육훈련원, 한국환경회의, 한국YMCA전국연맹 및 전국 67개 YMCA(강릉YMCA, 거제YMCA, 거창YMCA, 경주YMCA, 고양YMCA, 광명YMCA, 광양YMCA, 광주YMCA, 구리YMCA, 구미YMCA, 군산YMCA, 군포YMCA, 김천YMCA, 김해YMCA, 남양주YMCA, 논산YMCA, 당진YMCA, 대구YMCA, 대전YMCA, 마산YMCA, 목포YMCA, 문경YMCA, 부산YMCA, 부천YMCA, 서산YMCA, 성남YMCA, 세종YMCA, 속초YMCA, 수원YMCA, 순천YMCA, 시흥YMCA, 아산YMCA, 안동YMCA, 안산YMCA, 안양YMCA, 양산YMCA, 양주YMCA, 여수YMCA, 영주YMCA, 영천YMCA, 용인YMCA, 울산YMCA, 원주YMCA, 의정부YMCA, 이천YMCA, 익산YMCA, 인천YMCA, 임실YMCA, 전주YMCA, 정읍YMCA, 제주YMCA, 진안YMCA, 진주YMCA, 창원YMCA, 천안YMCA, 청주YMCA, 춘천YMCA, 충주YMCA, 통영YMCA, 파주YMCA, 평택YMCA, 포항YMCA, 하남YMCA, 해남YMCA, 홍성YMCA, 화성YMCA, 화순YMCA), 한국YWCA연합회 및 총 53개 지역 YWCA(강릉YWCA, 거제YWCA, 경주YWCA, 고양YWCA, 광명YWCA, 광양YWCA, 광주YWCA, 군산YWCA, 김해YWCA, 남양주YWCA, 남원YWCA, 논산YWCA, 대구YWCA, 대전YWCA, 동해YWCA, 마산YWCA, 목포YWCA, 부산YWCA, 부천YWCA, 사천YWCA, 서귀포YWCA, 서울YWCA, 서천YWCA, 성남YWCA, 세종YWCA, 속초YWCA, 수원YWCA, 순천YWCA, 안동YWCA, 안산YWCA, 안양YWCA, 양산YWCA, 여수YWCA, 울산YWCA, 원주YWCA, 의정부YWCA, 익산YWCA, 인천YWCA, 전주YWCA, 제주YWCA, 제천YWCA, 진주YWCA, 진해YWCA, 창원YWCA, 천안YWCA, 청주YWCA, 춘천YWCA, 충주YWCA, 통영YWCA, 파주YWCA, 평택YWCA, 포항YWCA, 하남YWCA), 한반도평화포럼, 한반도평화행동, 한베평화재단, 형명재단,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흥사단 및 지역 흥사단(광주흥사단, 부산흥사단, 서울 흥사단, 울산흥사단, 인천 흥사단, 전주흥사단, 제주흥사단, 평택안성흥사단),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DMZ 평화네트워크, KIN(지구촌동포연대)

<국제 파트너 단체 International Partner Organizations>

(2022. 11. 기준 74개)

6.15 NY Committee for Reunification of Korea

Albany Friends Meeting (Quakers)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 (AFSC)

Article 9 Canada (カナダ9条の会)

Association for Okinawa-Korea People’s Solidarity through the Movement against US Bases (沖韓民衆連帯)

Blue Banner NGO

Buklod Center Inc.

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 (CND)

Campaign for Peace, Disarmament and Common Security (CPDCS)

Centre for Peace and Conflict Studies (CPCS)

Christian 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

Civic Action against ODA and Export of Nuclear Technologies (戦略ODAと原発輸出に反対する市民アクション)

Dokai Action Executive Committee for 100 years of the 'Korea-Japan Annexation' ('한국병합' 100년 도카이행동실행위원회, 「韓国併合」100年東海行動実行委員会)

East Asia Popular History Exchange, Taiwan

Faircoop Kansai (フェアコープ・関西)

Friends of "Comfort Women" in Sydney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Friends Peace Teams-Asia West Pacific

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 Nuclear Power in Space

Global Partnership for the Prevention of Armed Conflict Northeast Asia (GPPAC NEA)

International Coalition for Democratic Unification (해외민주통일연대)

International Fellowship of Reconciliation (IFOR)

International Peace Bureau (IPB)

International Women's Network against Militarism

Korea Peace Now NY/NJ

Korean American Civic Action Atlanta (애틀랜타행동)

Korean American Public Action Committee, KAPAC (미주민주참여포럼)

Korean Council for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 Beijing China Council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중국북경협의회)

Korean Peace Group in Germany (재독평화여성회)

Koreanische Frauengruppe in Deutschland (재독한국여성모임)

Mennonite Central Committee U.S.

Movement for Democratic Socialism (MDS)

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Americans (NAKA)

Nodutdol for Korean Community Development

NO Nukes from Shiga (脱原発・滋賀★アクション)

NPO URI K-Radio (NPO 우리 K-Radio)

Pax Christi International

Peace 21 (내일을 여는 사람들)

Peace Action

Peace Action Upper Hudson

Peace Action of Wisconsin

Peace Boat

Peace Depot, Inc.

Peace for East Asia (PEASIA)

Peace Philosophy Centre

Peace Women Partners

Presbyterian Peace Network for Korea

ReconciliAsian

SAMCHEONRI Railway (NPO법인 삼천리 철도, NPO法人三千里鐵道)

Solidarity of Korean People in Europe (한민족유럽연대)

STOP the War Coalition Philippines

The United Church of Canada

Veterans For Peace(US) - Korea Peace Campaign

Veterans For Peace Chapter 113-Hawaii

Veterans for Peace NJ #021

Women Against War

Women Cross DMZ

Women for Genuine Security

Women’s International League for Peace and Freedom (WILPF)

Worker-Communist Party of Iraq

World BEYOND War

World Council of Churches (WCC)

World YWCA

Young Korean Academy Las Vegas (흥사단 라스베가스 지부)

Young Korean Academy New York (흥사단 뉴욕지부)

Young Korean Academy Los Angeles (흥사단 로스앤젤레스 지부)

YWCA of Japan (日本YWCA)

ZENKO (National Assembly for Peace & Democracy)

ZENKO Kandenmae Anti-atomic energy Project

ZENKO Kyoto (京都)

「月桃の花」歌舞団

平和で豊かな枚方を市民みんなでつくる会

平和と市民自治のまち大津をともにつくる会

寝屋川 平和と市民自治の会

戦争あかん!ロックアクション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명예대표>

손진우(성균관 관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이홍정(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 진우(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 나상호(교무, 원불교 교정원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 박상종(천도교 교령,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 김희중(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 김령하(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공동대표>

김경민(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김삼열(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 문정현(신부, 4.9통일평화재단 이사장, 평화바람), 방인성(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이사장), 백낙청(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양경수(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원영희(한국YWCA연합회 회장), 윤정숙(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이부영(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이현숙(전 여평외교 명예대표), 임윤경(기지평화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조성우(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지은희(전 여성부 장관), 진영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하원오(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한충목(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강주석(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신부), 김태성(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나핵집(한국교회 종전평화운동본부 본부장), 도법 스님(실상사 회주), 변종제(신인간사 대표이사), 정상덕(원불교 평화의 친구들 이사), 조송래(유교 성균관 총무처장)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참여 정당>

정의당, 녹색당, 미래당, 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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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야유하고, 팝콘 먹고…의장 못 뽑아 아수라장 됐던 미국 하원

개회 나흘째인 1월 6일, 여전히 투표에서 과반을 못 넘겨 하원 의장으로 선출되지 못한 공화당의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가 본회의장에 있다. ⓒ사진=뉴시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공화당, 캘리포니아)가 결국 굴복하고 당내 강경 우파 20명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개회 닷새째인 7일 새벽, 15번째 투표에서 가까스로 하원 의장으로 선출됐다. 하원이 의장 선출 투표를 10차례 넘게 진행하는 것은 1859년 이래 처음이다.

폴리티코가 자세히 보도했듯이, 의장 선출이 이틀째 무산돼 세계적인 화제가 됐을 때 하원의 모습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미국 하원 의원들은 점점 더 다양한 방법으로 그 시간을 버텼다. 수 시간씩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의원들은 수다를 떨었다. 케빈 매카시가 의장 당선에 연속으로 실패하는 모습을 보며 좌절감(공화당)과 즐거움(민주당)에 빠져서 말이다.

이때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마이클 맥콜 의원(공화당, 텍사스)이 하원 의장을 뽑지 못한 상태가 하루하루 지속될수록 공화당의 통치능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고 공화당의 분열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주장하며 폭스 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섯 번째 투표도 실패로 돌아가자 매카시 의원 쪽으로 몰려가는 기자들이 그를 밀치면서 그가 생방송 중에 엉덩방아를 찧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기가 지지하는 매카시의 선출을 위해 SNS에 글을 올렸다. 여느 때처럼 대문자로 뒤덮인 메시지는 그리 자신감 있지 못했다. ‘공화당 의원님들, 위대한 승리를 부끄러운 엄청난 패배로 만들지 말라. 지금은 자축할 때다.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다. 케빈 매카시는 잘 할 것이다. 어쩌면 굉장히 잘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빅토리아 스파츠 의원(공화당, 인디애나)이 4차 투표부터 매카시에 대한 지지에서 기권으로 돌아섰을 뿐 매카시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4일(현지시간) 득표수는 꿈쩍하지 않았다.

지친 댄 크랜쇼 의원(공화당, 텍사스)은 매카시를 반대하는 파벌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당신들이 선거 때 정치컨설팅 회사들이 하라고 했던 진부한 얘기를 되풀이하는 게 지겹다’ 더 솔직하게 ‘비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당신이 실제로 원하는 것을 말하거나 그냥 닥쳐. 그게 내 메시지다’라고 했다.

화려하게 준비된 하원 선서 행사에 대한 기대가 점점 의구심과 절망으로 바뀌면서 여기저기서 피로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의장 선거가 빨리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분명해지면서 당선인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위해 한껏 차려입은 어린 자녀를 데리고 하나둘 자리를 떴다. 아기가 있는 의원들은 휴대품 보관소에서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이 길어지자 지미 고메즈 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는 이 방을 기저귀 교환 장소로 쓰기도 했다.

2년 동안 언론에서 분열된 모습이 부각됐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공화당이 우왕좌왕하는 광경을 환영했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이 사태를 수습에 분주한 동안 하원 본회의장에 팝콘을 들고 들어가는 자신의 셀카를 트위터에 올렸다. 퍼즐 푸는 모습이 포착된 스캇 피터스 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을 포함해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핸드폰을 보며 또다시 일어나 한명씩 투표하기를 기다렸다. 6번의 투표에도 민주당의 단결은 흔들리지 않았다. 제프리스 민주당 후보는 매번 212표로 매카시의 득표수를 앞섰다.

‘미국에는 지금 하원 의장이 없지만 하원 휴대품 보관소에는 타코가 있다’고 트윗한 짐 하임스 의원(민주당, 코네티컷)처럼 민주당 의원들이 상황을 즐기는 이틀 동안 공화당이 부딪히는 긴장의 순간도 있었다. 캣 캠맥 의원(공화당, 플로리다)이 투표가 이뤄지는 동안 음주를 한 민주당 의원들이 있다고 하자 민주당은 야유를 보내며 항의했다. 민주당은 이 발언으로 캠맥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의장이 없어 징계 절차를 포함한 하원 규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했다.

하원 규정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한 의원은 대표적으로 의원들이 자주 질책을 받는 규정을 어기고 일부러 본회의장에 외투를 입고 들어가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했다.

한편 양당의 일부 의원은 예상치 못한 동맹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몇몇 민주당 의원은 소위 ‘통합 하원 의장’을 논의해 보자고 공화당에게 제안했고, 켄 벅 의원(공화당, 콜로라도)은 매카시가 계속 실패한다면 매카시 대신 스티브 스컬리스(공화당, 루이지애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내세우자고 제안했다.

다른 의원들은 의장 선출에 실패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세계가 미국의 통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미국이 무능하다는 인상을 주면 미국의 적들이 대담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혼란은 오히려 커져갔다. 아직 선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장실을 사용하는 매카시를 두고 맷 게이츠 의원(공화당, 캘리포니아)은 국회의사당 관리당국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고 항의 서한을 트위터에 올렸다. ‘무단 점거자를 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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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처음... 이재명 "사법리스크 아니라 검찰쿠데타"

[현장] 제1야당 대표 검찰 소환 출석... 성남 FC 후원금 제3자 뇌물 혐의 적용

23.01.10 09:15l최종 업데이트 23.01.10 11:31l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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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0일 오전 10시 53분]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10시 40분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이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 등을 적용해 소환 통보했다. 두산건설·네이버·NH농협은행·차병원 등 기업이 성남FC에 광고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부지 용도 변경 등 이들 기업 현안을 해결해주는 등 대가를 제공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지난해 9월 경기남부경찰청은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이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2021년 9월 경기 분당경찰서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했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와 고발인들의 이의신청으로 재수사를 거친 결과다.

현직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검찰이 소환을 통보하고 출석이 이뤄진 경우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2003년 이른바 '불법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지만, 당시 이 전 총재는 현직이 아니었다.

이날 10시 19분 청사 진입로에 도착한 이 대표는 차에서 내려 100m 이상을 걸어서 검찰 청사로 이동했다. 집회 인파로 인해 약 16분 후 청사 출입구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도착한 이 대표의 첫 마디는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있다"는 것이었다. 다음은 이 대표의 발언 전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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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자리를 지켜보고 계신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 준 여러분,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다.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길 바란다.

국민 여러분, 잘 난 사람만 누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꿨다. 누구나 기여한 만큼 그 몫이 보장되는 공정한 세상을 꿈꿔왔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맡겨진 권한이 크든 작든 최대한 역량을 쏟아부었다. 권력의 진정한 주인은 국민이란 것을, 정치가 시민을 위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행정으로 증명하려고 무던히 애썼다. 불가침의 성벽을 쌓고 달콤한 기득권을 누리는 이들에게 아마도 이재명은 언제나 반란이자 그리고 불손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들이 저를 욕하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그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오직 이재명 제거에만 혈안이 돼서 프로축구가 고사를 해도, 지방자치가 망가져도, 적극행정이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그들 태도에 분노한다. 소환조사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란 것 잘 안다. 특권 바란 바 없고, 잘못한 거 없고, 피할 이유 없으니 당당히 맞서겠다.

국민 여러분, 저는 기득권과 싸워오면서 스스로를 언제나 어항 속의 금붕어라 여겼고 그렇게 말해왔다. 공직자들에게는 경고하고 강조했다. '숨기려 하지 말라'. 숨기려하는 사람은 개인에 불과하지만, 아마추어에 불과하지만, 숨긴 걸 찾아내는 수사기관은 프로전문가들이고 집단이고 권력과 예산 조직과 노하우를 가진 거대한 집단이다. 결코 속일 수 없다 이렇게 말해왔다. 숨기는 건 불가능하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우리 성남시 공직자들은 저에게 말을 들어왔다.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 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다. 이미 수년 수사해서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쿠데타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판단해보시라.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게 기업을 유치해서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광고를 유치해서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인가. 이렇게 검찰이 공권력을 마구 휘두르면 어느 지자체장이 기업을 유치하고 적극 행정을 해서 시민 삶을 개선하고 도시를 발전시키겠나. 전국 시민구단 관계인들은 관내 기업을 상대로 광고를 유치하고 예산을 아끼는 일을 하겠는가. 성남시 소유이고 성남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 생각하나. 성남 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 시민들에게 이익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 이를 모를 리 있겠는가.

그런데도 검찰의 왜곡이 상상을 초월한다.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한 대가를 굳이 무상 후원으로 우긴다. 성남FC 직원들의 정당한 광고 계약을 부정한 행위처럼 만들고 있다. 성남FC가 운영비가 부족하면 성남시 예산을 추가 편성해서 예산하면 그만인데, 시장과 공무원들이 성남시 예산을 아끼려고 중범죄를 저지르려 했다는 것이 과연 상상이 되는가. 아무 개인적 이익도 없는데 왜 그런 불법을 감행했다 생각하나. 검찰의 이런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국민 여러분, 역사는 늘 반복되면서도 언제나 전진했다. 오늘 이 순간도 그러한 한 역사의 순간이라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란 세력들로부터 내란 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 등등 모략으로 고통 당했다. 이 분들이 당한 일이 사법리스크였나. 그것은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리스크였고 검찰쿠데타였다. 조봉암 사법살인 사건,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등등의 셀 수 없이 많은 검찰의 사건 조작이 있었다.

검찰은 그동안 정권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정권 그 자체가 됐다.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로 영장을 남발하고 수사 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다. 당당하게 정치 검찰에 맞서서 이기겠다."



[1신 : 1월 10일 오전 9시]

이재명 소환 앞두고 긴장감... 지지자들 "김건희도 특검해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모습.
▲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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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모습을 나타낼 '최전선'에 10일 아침 일찍부터 긴장감이 돌고 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날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인원은 2300명 정도다. 이 대표 측 집회 인원은 민주시민촛불연대 등 1500명, 애국순찰팀·신자유연대 등 집회 인원은 800명 규모다. 

지난 12월 23일 이재명 대표는 춘천시 강원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 때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해 "파렴치한 야당 파괴 조작 수사의 최전선에서 당당히 맞서고 싸워 이기겠다"는 말로 검찰 출석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최전선'에서 집회를 주최하는 '21세기조선의열단' 단장 김태현씨는 <오마이뉴스>를 만나 "오늘은 전국에서 3000여 명 이상 모일 예정이다. 검찰의 부당한 표적 수사에 맞선다는 지지자들의 뜻을 보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지청 정문 앞에서 무료 음료대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조아무개씨는 "오전 6시 30분에 현장에 왔다"면서 "포항과 대구 등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온다. 어떻게 가만히 있냐. 1000명 이상 드실 수 있는 커피와 율무차, 보이차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이재명 대표도 당당히 조사에 임하는 만큼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상황이 다분한 김건희씨에 대한 특검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성남지청 앞 산성대로 양편 도로에 양측 집회 인원을 분산 유도할 예정이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양측 충돌에 대비해 기동대 12개 중대(900명 규모)를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지청 인근 남한산성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 앞에는 "정치탄압 중단하라"는 손피켓을 든 이 대표 지지자 등이, 반대편 2번 출구 앞에는 "대장동 수괴 이재명 체포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성남지청 정문 앞 산성대로 주변 인도와 차로 등에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고 있다.

(* 후속 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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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미래 가져올 尹의 선거제도 개혁안, 최선책은?

[장석준 칼럼] '개방명부형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대통령제 개혁 함께 진행해야

신현재 기획위원  |  기사입력 2023.01.10. 07:13:42

 

2020년 선거법 개정과 총선은 최선의 개혁을 약속하는 듯싶었다가 오히려 최악의 결말을 선사했다. 한때는, 진보정당과 사회운동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마침내 도입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준연동형'이라는 기이한 타협과 비례위성정당 사태를 거치며 양당 독점 정치가 더 강화되는 결과로 끝나고 말았다.

 

이후 3년 동안 선거제도 문제는 계속 쉬쉬 하는 쟁점이 되었다. 준연동형이라는 기묘한 제도의 손질과 비례위성정당 사태의 재연 방지를 위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했지만, 누구도, 심지어는 진보정당조차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만큼 2020년의 경험이 불러온 트라우마가 컸다.

 

그러다 이제 다시 차기 총선을 1년 조금 넘게 앞둔 시점이 됐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갑자기 선거제도 개혁이 정가의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이번에 화두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그래도 소선거구제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다시 일고 있으니 일단 환영하고 볼 일인가? 한데 환영만 하기에는 불안하고 걱정되는 대목이 더 많다. 무엇보다도 중대선거구제 도입 논의 안에 최선의 선택지와 최악의 선택지가 공존하기 때문에 그렇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논란 때에도 최선의 가능성과 최악의 가능성이 함께 했지만, 그 진폭은 지금이 더 크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최선'이고, 무엇이 '최악'이란 말인가? 

 

 

 

 

 

 박주민 의원안, 지금껏 제출된 최선의 선거제도 개혁안

최선의 안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박주민 의원안')이다. 사실 이 법안은 정확히 말해 중대선거구제 도입안은 아니다. 개정안 스스로 밝히듯이 '개방명부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개정안이 상정하는 국회의원 선출단위는 '중대선거구제'라는 틀에서는 '대선거구제'로 분류된다. 이 점 때문에 아직도 일부 언론은 이 안을 중대선거구제 도입 논의의 한 흐름처럼 소개하곤 한다.

 

이 안은 기본적으로 17개 광역시도를 '권역'이라 칭하고 각 권역마다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복수의 국회의원을 선출하자는 것이다. 다만, 인구가 너무 많은 광역시도는 6인 이상 12인 미만의 국회의원을 뽑는 몇 개의 대선거구로 나눈다는 조항을 덧붙인다. 중요한 점은 행정구획과 일치하는 권역이든, 권역을 나눈 대선거구든, 유권자는 일단 (후보가 아니라) 지지 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이다. 선거구별 의석은 각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비례적으로' 배분된다.

 

예를 들어, 10인의 당선자를 내는 '가' 권역이 있다고 하자. 여기에서 '중도'당은 40%를 득표했고, '보수'당은 30%, '좌파'당은 20%, '녹색'당은 10%를 득표했다. 그러면 '중도'당은 4개, '보수'당은 3개, '좌파'당은 2개, '녹색'당은 1개의 의석을 배정받는다. 이 의석들을 각 정당의 '가' 권역 국회의원 후보 명부에 올라온 후보들이 채우게 된다.

 

그런데 박주민 의원안은 여기에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이 덧붙는다. 그것은 유권자들이 기본적으로 정당에 표를 던지지만, 원할 경우에는 지지 정당의 후보에게도 투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개방명부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다. 정당이 자체적으로 정한 후보명부 내 순위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되는 '폐쇄명부형' 비례대표제(한국의 현행 방식도 이것이다)가 아니라 유권자가 우선 당선자 순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개방명부형'이다. 

 

가령 앞의 사례에서 '좌파'당은 '가' 권역에서 2인의 당선자를 내게 되었다. 이때 '좌파'당의 후보명부에 '갑', '을', '병' 세 후보가 있다고 치자. '좌파'당에 표를 던진 유권자들 가운데 5만 명이 '갑' 후보에게도 표를 던졌다. 반면 '을' 후보는 이보다 적은 3만 표를 받았고, '병' 후보는 더 많은 8만 표를 받았다. 그러면 '좌파'당의 당선자는 '병'과 '갑'이 된다. '좌파'당의 당원들의 의사가 아니라 '가' 권역 전체의 '좌파'당 지지자들의 의사에 따라 '가' 권역 '좌파'당 당선자가 결정되는 셈이다.

 

박주민 의원안은 현행 지역대표 의석 253석을 이 방식으로 선출하자고 제안한다. 그럼 비례대표 의석 47석은? 이 47석은 이른바 '조정의석' 역할을 한다. 권역별로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면, 투표 결과를 전국 합산했을 때 각 정당이 권역별 선거를 거쳐 얻은 의석 비율과 전국 득표율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 '조정의석'은 이 불비례성을 교정하기 위해 각 당에 추가로 배분하는 의석이다. 이런 조정 절차까지 거치면 총 300석의 국회 의석은 각 당의 전국 득표율과 거의 같아진다.

 

박주민 의원안이 제안하는 이 방식은 실은 유서 깊은 제도이며, 가장 보편적인 제도이기도 하다. 한국처럼 단순다수대표제로, 즉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의 최다 득표자를 대표로 선출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인도 등을 제외하면, 대다수 민주 국가는 비례대표제로 의회를 구성한다. 그리고 이때의 비례대표제는 대부분 권역별 비례대표제다. 이제껏 한국의 비례대표제 도입 시도에서 주된 참고가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실은 독일, 뉴질랜드 등 몇 국가에서만 실시하는 극히 예외적 방식이다. 

 

게다가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개방명부 방식이 결합된 선거제도는 의회민주주의와 사회국가(복지국가)가 가장 유기적으로 결합된 나라들인 북유럽 국가들의 특징적인 제도다. 박주민 의원안이 밝히듯이, 스웨덴과 덴마크의 선거 방식이다. 개방명부형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조정의석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스웨덴, 덴마크의 공직선거법을 거의 그대로 원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박주민 의원안은 비례위성정당 사태를 겪고 난 뒤의 한국 정치에서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로 나아가는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며 또한 거의 유일한 방안이다. 2020년 총선을 통해 우리는 한국 정치에서 양대 정당 안팎 세력들이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으며 이를 법률로 원천 금지하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뼈아픈 진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제는 박주민 의원안이 제안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말고는 비례성이 보장된 선거제도를 도입할 다른 길이 '없다'. 

 

더구나 개방명부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양대 정당 바깥에서 새로운 정치 세력이 성장하는 데에도 훨씬 건강한 경로를 열어줄 수 있다. 이 제도에서는 유권자가 병립형이나 준연동형, 연동형에서처럼 지역구 선거와 비례대표 선거에서 각기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교차 투표'를 할 수 없다. 교차 투표는 그간 신진 제3당이 결국 양대 정당 중 어느 한 쪽에 구조적으로 복속되도록 만드는 덫 노릇을 했다. 그러나 박주민 의원안과 같은 내용에서는 이 경로는 이제 닫히게 된다.

 

다만, 박주민 의원안에 담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한국 정치에 도입하려 할 경우에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할 근본 문제가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이런 온전한 비례대표제는 대통령제와는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의회제(의원내각제)와 함께 발전된 선거제도다. 따라서 박주민 의원안이 제시하는 선거제도가 원활히 작동하려면, 한국의 현행 대통령제가 의회제나 최소한 핀란드형 이원집정부제(대통령제보다는 의회제 요소가 더 강한 이원집정부제)로 바뀌어야 한다. 즉, 제6공화국 질서를 넘어선 새로운 정치 체제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함께 해야만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2~4인 중대선거구제', 최악의 미래 

 

그러나 '중대선거구제'라 이야기되는 여러 방안들 가운데에는 어쩌면 기존 소선거구제보다도 못한 최악의 제안도 있다. '중대선거구제'를 단박에 가장 뜨거운 정치 쟁점으로 부상시킨 윤석열 대통령의 <조선일보> 인터뷰 속 내용이 그것이다. 이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언급했다.

 

막연한 이야기다. 그래서 막연한 희망도 불러일으킨다. 대통령의 입에서 "4명을 선출" 운운하는 말이 나왔으니 4명 정도를 뽑는 커다란 선거구가 생기겠거니 생각하기 쉽다. 그러면 양대 정당 말고 다른 정당들이 당선자를 내기도 지금보다는 쉽지 않겠는가? 비록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지금보다야 양당 독점이 이완된 원내 정당 구도가 등장하지 않겠는가? 그것만 해도 진전이 아닌가? 

 

그러나 여기에서 우선 정색하고 봐야 할 것은 이런 식의 '중대선거구제'론은 기존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을 온전히 포착하지 않으며 그 중요한 일부를 일부러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당선자의 숫자만 이야기할 뿐 유권자의 투표 방식은 말하지 않는다. 당선자를 2~4인으로 늘리겠다고 하지만, 그런 당선자들을 내기 위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투표하는 게 바람직한지는 관심 밖으로 내몬다. 

 

여러 명의 당선자를 내는 '중' 혹은 '대' 선거구를 운영하면서 소선거구제처럼 유권자가 단순히 한 명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방식을 취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복수의 당선자들 면면에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이 좀 더 비례적으로 반영되도록 훨씬 진보한 투표 방식을 택한다. 그 중 일반적인 것이 박주민 의원안이 제시하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이고, 특수한 사례로는 아일랜드 의회 선거에서 쓰는 단기 이양식 투표제도(정당명부 방식과는 또 다른 방식의 비례대표제라 할 수 있다)가 있다. 하지만 윤석열식 논의에는 이런 중대한 '절반'의 내용이 빠져 있다. 

 

사실 윤석열식 '중대선거구제'론은 모순적이다. 막연한 만큼이나 또한 확실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4인의 중대선거구제'는 이미 한국 정치에서 사용되고 있다. 바로 기초의원 선거다. 다른 부연 없는 모호한 '2~4인의 중대선거구제'론은 실은 현행 기초의원 선거 방식이라는 뚜렷한 전례를 국회로 확대하자는 진의를 숨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 한국의 기초의원들은 어떻게 선출되고 있는가? '2~4인의 중대선거구제'라고 하지만, 양대 정당이 주도하여 획정한 선거구는 대개 2인 선거구다. 그리고 2인 선거구를 중심으로 선출된 기초의회의 구성은 소선거구를 중심으로 선출된 국회의 구성보다도 더 문제적이다. 양대 정당이 사이좋게 한 명씩 당선시키며 양당 독점 정치를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물론 3인이나 4인 선거구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양당 이외의 정당들이나 지역 사회운동 세력이 지겹도록 비판하니까 마지못해 3~4인 선거구를 몇 곳 만들어주는 수준이다. 애초에 2인 선거구를 만들 수 있게 열어놓았기에 마치 중력의 작용인 양 2인 선거구가 획정되는 게 기본이고 예외적으로만 3~4인 선거구를 만들어준다. 양대 정당 이외 세력들은 단 한 곳이라도 3인 이상 선거구를 따내려는 시지포스의 노동을 선거 때마다 반복해야 한다. 이것이 소선거구제보다 더 교묘한 '2~4인 중대선거구제'의 마술이다. 

 

앞으로 중대선거구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눈앞에 그려지고도 남는다. 기초의회에서 훈련된 저 마술이 온갖 번잡한 논의의 안개를 뚫고 결국은 국회 법안 심의의 최종 안건으로 올라올 것이다. 처음에는 박주민 의원안처럼 열의와 포부, 기대로 가득 찬 의안들과 함께 논의되겠지만, 온갖 복잡한 논란과 모호한 단어의 속임수 끝에 결국 남는 것은 기초의회에서 이미 오랫동안 실시됐다는 배경을 갖춘 '2~4인 중대선거구제'일 것이다. 

 

그때에 진지한 선거제도 개혁론자들이 이 막판 선택지를 기를 쓰고 반대하고 나서면, 마침내 양대 정당에서는 진실한 외침이 터져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2020년 이전 선거제도로 돌아가자." 그렇게 제6공화국의 심장과도 같은 승자독식 선거제도는 다시 한 번 승리를 구가할 것이고, 양당 독점 정치 또한 그 지겨운 승리를 반복할 것이다.

 

▲ 지난 2월 3일 대선 후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TV 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방송(KBS) 화면 갈무리.

최선과 최악이 공존하는 혼란 속에서 선거제도 개혁 세력의 길은?

 

 

그럼 이렇게 강력한 최악의 가능성과 미약한 최선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혼란 속에서 선거제도 개혁에 진심인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지면 사정상, 여기에서는 위의 여러 판단에서 곧바로 끄집어 낼 수 있는 몇 가지 제안만 정리하며 끝맺겠다. 

 

첫째, 선거제도 개혁 세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미련을 접고 시급히 박주민 의원안을 통일된 대안으로 채택해야 한다. 비례위성정당의 재연을 입법으로 막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더 이상 전통적 개혁안(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만 고집할 수는 없다. 오히려 전통적 개혁안보다 더 전향적인 내용을 담은 박주민 의원안을 선거제도 개혁 세력의 공동안으로 합의하고 추진해야 한다. 

 

둘째, 개방명부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싶다면, 현 대통령제의 개혁을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선거제도 개혁과 함께 의회제 혹은 핀란드형 이원집정부제로 나아가는 개헌을 주장해야 한다. 제6공화국 정치 질서를 극복하려는 거대한 흐름의 일부로서 제시되지 않는 선거제도 개혁론은 더는 진지하거나 솔직한 주장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현 대통령제에 대한 집착이야말로 선거제도 개혁 세력이 반드시 먼저 풀어야 할 내면의 족쇄다. 

 

셋째, 2020년 선거법 개정(개악)의 패착을 절대 반복해서는 안 된다. 최선의 의도가 최악의 결말로 굴절되어가던 동안에도 당시 정의당을 비롯한 선거제도 개혁 세력은 그런 최악의 결말 안에서 조금이나마 실리를 얻는 데 집착했다. 이런 행태는 선거제도 개혁 세력의 의도와 능력에 대한 대중의 의심만 더욱 부추겼을 뿐이다. 

 

이번 선거법 개정 논의에서는 오로지 최선의 선택지, 즉 개방명부형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현 대통령 개혁이라는 대안을 설득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럴 경우에만 최악의 경로를 약간이나마 반대쪽으로 굴절시키는 일도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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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유지 ‘민주유공자법’ 반드시 제정하겠다”

유가협 등, 망월묘역서 ‘배은심 1주기 추모제’ 개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3.01.09 23:56
  •  
  •  수정 2023.01.10 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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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1주기 추모제’가 9일 오후 광주 망월묘지공원 8묘역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1주기 추모제’가 9일 오후 광주 망월묘지공원 8묘역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배은심 어머님, 이제 멀지 않았습니다. 더 열심히 투쟁해서 꼭 법안 통과 이뤄내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 배은심 1주기 추모제에서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헙) 회장은 고인이 마지막까지 여의도 농성 현장에 함께했던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9일 오후 1시 광주 망월묘지공원 8묘역에서 유가헙과 이한열기념사업회, 광주전남추모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1주기 추모제’에서 추도사를 통해 “돌아오는 이한열 열사 기일(7.5)에는 열사의 영정 앞에 국가유공자증 올리고 추모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은심 어머니(오른쪽)는 생의 마지막까지 유가협 명예회장으로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여의도 농성에 함께 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배은심 어머니(오른쪽)는 생의 마지막까지 유가협 명예회장으로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여의도 농성에 함께 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장남수 회장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생명을 잃었거나 장애를 입을 정도로 심하게 다치신 분들을 4.19열사, 5.18열사들처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자는 바램이 과연 그렇게 과한 요구인지 모르겠다”며 “2021년 6월 10일부터 매일 국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지가 어느덧 579일, 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여의도 거리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한 지가 460일이 되는 오늘이다”고 토로했다.

한동건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어머님은 1987년 사랑하는 아들 한열이를 먼저 보내신 후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을 딛고 일어서, 이땅의 민주주의를 위한 외침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그들을 응원해주고, 그들을 내 자식 같이 품어 주고 용기를 북돋워 줬다”며 “어머니의 유지인 ‘민주유공자법’을 반드시 제정하여 자식의 도리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고 배은심 어머니는 1987년 6월 9일 넷째이자 큰아들인 이한열이 민주화 시위 도중 최류탄에 피격돼 7월 5일 운명하자 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민가협) 활동을 시작해 1997-2000년, 2007-2013년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의 농성 끝에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이끌었고, 유가협 명예회장으로서 민주유공자법 제정 활동 중 2022년 1월 9일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이한열 열사가 유명을 달리하던 때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았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이한열 열사가 유명을 달리하던 때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았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배우 김태리, 강동원 등의 조화도 눈에 띈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배우 김태리, 강동원 등의 조화도 눈에 띈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이한열 열사 투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내가 지난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와서 이한열군 추모식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책임지고 해내겠다’ 약속드렸는데 그 사이에 결국 소위원회에 상정하는 정도밖에 진전이 안 됐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지고 이 법을, 어머니의 유훈을 지키겠다는 약속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우상호 의원은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1년 사이에 대한민국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민주주의 후퇴, 남북관계 파탄 민생경제 파탄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도 도저히 지키지 못하는 이런 무능한 정부를 보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도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할 테니까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이 대한민국이 무너지지 않도록 만드는 일에 함께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곽수인 학생의 어머니 김명임 씨는 “배은심 어머니께서 언제나 저희 곁에 함께 해주셨는데 벌써 1년의 세월이 흘렀다. 보고 싶다”며 “저희는 갈 길이 아직도 멀게만 느껴져서 앞으로도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그때마다 어머님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며 마음속에 품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의선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사무부장은 “어머니께서는 그런 고통의 순간에도 힘들게 투쟁하는 노동조합, 농민, 청년, 민중의 곁에 항상 함께하셨다”고 회고하고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도로의 안전을 담보하는 안전운행제를 확대하고 보장하라는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에 업무개시 명령제라는 반헌법적이고 위헌의 소지가 다분한 법을 발동시켜서 투쟁을 무력화시켰다”며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땀흘려 일하는 다수의 민중이 대접받는 세상을 향해 투쟁의 심신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가족을 대표해 고인의 맏딸 이숙례 씨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 제공 - 연세민주동문회]
가족을 대표해 고인의 맏딸 이숙례 씨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 제공 - 연세민주동문회]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한열 열사와 이수석 열사 묘역 등을 참배했다. [사진 제공 - 연세민주동문회]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한열 열사와 이수석 열사 묘역 등을 참배했다. [사진 제공 - 연세민주동문회]

가족을 대표해 고인의 맏딸 이숙례 씨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이현미, 정찬경이 추모공연을 했다.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한열 열사와 이수석 열사 묘역 등을 참배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회장,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한상렬 목사, 송갑석‧윤영덕‧조호성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주최단체 외에도 민주노총광주본부, 기아차노조, 세월호참사유가족협의회, 연세민주동문회 회원 등 150여명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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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경제, 세계경제위기의 주범 : 미국의 약탈경제



[2023정세 해설] 경제정세 : 키워드로 보는 2023년 경제 ③

결과가 있으면 원인이 있는 법이다. 도대체 이 심각한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어디로부터 시작된 것일까? 코로나19 때문인가? 기후생태위기 때문인가? 러-우전쟁 때문인가? 다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다. 미증유의 이 세계적 경제위기는 미국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미국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 AFP뉴시스]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찾아오자 미국은 3가지 위기탈출법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첫째는 고금리로 강달러를 조성해 인플레이션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이다. 둘째는 미국동맹세력을 정비하여 대중봉쇄와 대러시아 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셋째는 미국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하고 동맹을 수탈하는 것이다. 어느 모로 보나 미국의 약탈성을 보여준다. 약탈적인 미국식 위기탈출법은 2023년에 더 우심해질 것이다.

 

먼저 인플레이션 수출을 보자.

 

사실 인플레이션이 시작된 근원지부터가 미국이다. 코로나19 시기 미국은 달러를 너무 많이 풀어 물가폭등의 밑바닥을 조성해 놓았다. 중국을 때리면서 국제공급망을 흔들어댄 것도 미국이다. 결정적인 것은 미 연준이다. 전문가들이 인플레 위험이 있다고 그렇게 경고했는데도 파월 의장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제때 긴축에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인플레라는 괴물의 봉인이 풀리고 말았다.

뒤늦게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미 연준은 0.25%하던 기준금리를 4차례 자이안트 스텝을 밟으며 4.5%대까지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것이 강달러를 형성했다. 결국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전세계에 수출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골병이 드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다. 미국만큼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 없는 대다수 국가들이 달러 대비 자국화폐가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입물가가 폭등하였다. 미국은 강달러로 수입물가를 낮추는데, 대신에 다른 나라들은 수입물가가 오르는 판이다.

2023년에도 미국만큼 금리를 올리지 못한 국가들은 여전히 달러가치에 밀리면서 고스란히 수입물가 인상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외환보유고가 부족한 나라들에서는 환율격차로 인해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외완위기가 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중봉쇄, 대러시아제재 역시 매우 약탈적이다.

 

우선 대중봉쇄자체가 미국의 패권적 침략논리에 기반한 것이다. 처음에 중국에게 시장을 열어준 것은 미국이었다. 그것은 중국이 세계화를 하다보면 사회주의가 무너질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의 값싼 노동력으로 미국국민들에게 저물가의 상품을 공급해야 미국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경제력도 미국을 추월할 위험이 생기자 곧바로 중국을 봉쇄타격하기 시작하였다. 그래놓고 시장경제는 무슨 시장경제 타령인가. 미국은 철저하게 자국중심주의 패권국가일 뿐이다. 지금은 사회주의보다 더한 보호주의를 하고 있는 것이 미국이다. 2023년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으려고 더욱 고삐를 죌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감염병확산에 부동산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을 기화로 금융적 타격을 가하려고 호심탐탐 노리고 있을 것이다. 2023년 중미대결장은 바로 이 지점이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러시아, 동부유럽 시장을 장악할 때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등장한 이후 러시아는 달라졌다. 미국 월가자본의 투기장이 아니라 러시아 민족의 번영을 추구하는 당당한 주권을 가진 국가로 전환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은 이것을 문제삼는 것이다. 그러니 우크라이나를 앞세워 러시아를 위협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전쟁이 터졌다. 사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터졌다고 해서 미국이 그렇게 나설 문제는 아니다. 자기나라 문제도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미국은 유럽을 비롯한 동맹국을 총동원하여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한 사상유례없는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산 석유, 천연가스, 곡물, 원자재 수출이 금지되었다. 그러니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래놓고 물가폭등의 원인이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한다. 물가폭등은 러우전쟁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러시아 제재 때문에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고 러시아 경제가 망가진 것도 아니다. 러시아는 차라리 잘 됐다는 식이다. 미국 맥도날드가 철수하면 러시아식 햄버거를 만들고, 스타벅스스가 나가면 러시아식 스타벅스를 만든다. 포드가 나가면 러시아식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이 기회에 자립경제기반을 더 튼튼히 하고, 중국이나 인도, 브릭스 국가와 더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제 세상이 미국 뜻대로 되는 시대를 끝났다. 그런데도 미국은 여전히 일극패권국가, 제국주의적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자기 말을 듣지 않는 나라들에게 경제제재와 봉쇄,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2023년은 미국의 대러제재 강도가 더 높아지는 한편 러시아는 더욱 더 자립적 내수경제와 유라시아, 브릭스 기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미국의 동맹수탈은 거의 엽기적이다.

 

미국은 금융과 서비스로 먹고 사는 경제이다. 달러를 기반으로 세계를 금융적으로 착취하며 패권을 유지해 왔다. 그리고 값싼 물건을 수입하며 내수를 굴려왔다. 그런데 이제 금융과 서비스만으로는 세계패권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제조업을 되살리지 않으면 괜찮은 일자리를 공급할 수 없고, 내부 백인중산층의 반발로 체제를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4차산업의 핵심이 반도체 산업 같은 경우 설계만 하고 생산은 아시아의 대만과 한국에 맡기는 방식으로는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중국과 나눌 수 없는 부분이 반도체 첨단산업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내 생산기지 확충을 위하여 반도체 과학법, 인플레감축법 등을 연이어 만들었다. 미국 업체도 미국본토로 돌아오고, 일본, 대만, 한국을 비롯한 반도체 제조업, 전기차, 밧데리 등의 생산시설을 미국에댜 지으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강요하고 한편으로는 보조금 유인책을 쓰면서 미국내 생산기지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까지야 뭐가 문제가 되는가. 어쨌든 미국시장이 중요하니까.

그런데 미국은 이 과정에서 중국과 거래를 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나라 어느 업체도 중국과의 관계를 끊고서는 정상적인 이익을 남길 수 없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없다. 중국은 현재 세계최대의 공장이고, 중국경제가 살아야 세계경제가 살아나는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과 관계를 끊으라고 한다. 이것은 동맹국에 대한 수탈이다. 여기에는 미국업체들 조차도 반대한다. 미국이 중국과 관계를 끊던 다시 협력을 하든 그것은 미국이 결정할 일이다. 그렇다고 미국과 거래조건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하는 것은 패권적이고 약탈적이다. 2022년에는 반도체까지 왔다. 2023년에는 중국이 성장하고 있는 또 다른 영역에 대한 거래단절요구를 높일 것이다.

러우전쟁에서 미국에 줄서기 한 유럽은 지금 한창 미국에게 털리고 있다. 러시아에서 공급받던 천연가스 대신 4배값을 주고 미국산 LNG를 수입해 써야 한다.

애초부터 러우전쟁의 배경에는 독일과 러시아간의 에너지, 원자재 협력관계를 차단하고 유럽경제를 미국경제에 종속시키려는 큰 그림속에서 진행된 것이었다. 처음부터 유럽이 미국과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더라면 이렇게까지 유럽경제가 어려워지지 않았을 것이고, 러우사태도 더 쉽게 해결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쳐놓은 덫에 너무 깊게 들어왔다. 러시아를 제재해서 미국이 손해보는 것은 없다. 골병이 드는 곳은 오히려 유럽이다. 지금 유럽은 매우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2023년말 겨울은 더 추울 것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점점 더 바뀌고 있다.

2023년은 미국의 약탈적인 위기탈출법 3가지가 더는 잘 먹히지 않는 세상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중국은 독보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고, 여기에 인도, 사우디 등중동지역이 뒤따를 것이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다. 북중러단결, 유라시아 협력, 브릭스 확대 등 탈미동맹세력은 더욱더 확장할 것이고, 유럽도 대미 독자 목소리를 강화할 것이다. 2023년에는 경제적 다극화현상이 더욱 촉진될 것이고, 미국의 경제영토는 심하게 좁아질 것이다. 다만 한국만이 여전히 좁아지고 있는 미국 영토로 들어가는 무모한 짓을 반복할 것이다.

 

2022년 핵심적인 경제 키워드가 ‘인플레이션’이었다면, 2023년 경제 키워드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2022년이 물가가 폭등하여 힘들었다면, 2023년은 물가가 높으면서도 경기가 침체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또한 2023년은 SF복합위기가 크게 우려된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S)에다가 금융위기(Financial Crisis의 F)가 겹친다는 뜻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의 긴 터널을 지나는 도중 폭탄이 터지는 상황이다.

이에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23년 경제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1. 스태그플레이션

2. SF복합위기

3. 세계경제위기의 주범 : 미국의 약탈경제

4. 경제주권

5. 위기 증폭기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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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글로벌 속셈, 한국이 이용만 당하지 않으려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1/09 09:36
  • 수정일
    2023/01/09 09:3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임상훈의 글로벌 리포트] 2023 국제정세 전망

23.01.09 05:11최종 업데이트 23.01.09 05:11

 

 

 

 

 

 

 

 

▲ 2022년 12월 21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가운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서 전달받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펴서 들어보이고 있다. 전쟁 후 외국을 처음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지지를 호소했다. ⓒ 연합뉴스

2022년 서구 사회는 그들의 땅에서 최근 수십년 간 경험해보지 못한 큰 전쟁과 인플레이션의 충격을 안고 한 해를 마감했다. 그와 관련해 공급망의 균열, 에너지 위기, 식량난 등 부차적 피해의 여파가 전 세계로 이어졌고, 국제사회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경험했다.

글로벌 차원의 안보와 경제 불안은 기존의 국제질서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가져왔고 그만큼 변화에 대한 요구도 거세지게 됐다. 2023년을 예상하는 키워드는 결국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는 미국이 주도하는 일극체제가 향후 수십 년의 국제질서를 더 지배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와 중국이 재결합한 유라시아 블록이 그에 맞서는 꼴의 양극체제가 부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전쟁이 쉽게 끝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근본적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 집권에 취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판, 국제정치에 문외한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경솔함, 그리고 탈냉전 시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미국과 서유럽 지도자들의 무능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여기 하나를 덧붙이면 분쟁을 선악 구도로만 몰고 가는 언론들의 못된 습관도 한몫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
 

▲ 2022년 12월 3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 지구 본부에서 신년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9분 분량의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 연합뉴스


자신들이 악의 축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보면서 러시아 국민들은 독재자 푸틴을 과감하게 끌어내리지 못했다. 유럽의 골칫거리 취급을 당하면서, 러시아 내부의 유럽 지향적 목소리들은 설 자리를 잃었고 푸틴을 정점으로 한 제국의 향수만이 여론을 지배했다. 러시아 극우의 발흥에는 국제사회의 왕따 문화도 큰 책임이 있다.

러시아를 몰아붙이면 결국 두 손 들 것이라는 서구의 안일하고 순진한 계산이 러시아를 자극했고, 우크라이나를 중립지대로 삼자는 러시아의 방어적 요구에마저 그들은 귀 기울이지 않았다. 전쟁 유발의 일부 책임을 은폐하려는 듯 서구 세계는 젤렌스키 영웅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젤렌스키의 호국 메시지가 모든 주요 국제회의 메인 코너에 등장했고 그렇게 그들은 또 하나의 십자군 서사를 만들어갔다.

누구나 바라는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이자 최후 희망은 물론 종전 또는 휴전 협상이다. 물밑 협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공식 협상을 위한 테이블은 결코 쉽게 놓이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협상 조건 사이에는 너무 큰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각각 그들의 협상 조건은 '원상복구'와 '현실인정'이다.

우크라이나는 종전 또는 휴전 협상의 조건으로 러시아가 지난해 점령한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네 개 지역과 심지어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의 완전한 반환을 들고 있다. 협상 시작 단계에서 크게 부른 판돈일 수 있지만 러시아 입장에서 이는 무조건 항복을 의미한다. 푸틴의 정치적 사망에 해당하는 이 조건을 러시아가 수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무하다.

반대로 러시아가 내건 협상 조건은 이미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편입 선언한 앞선 네 지역과 크림반도를 더 이상 우크라이나가 반환 요구 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해당 지역 친러시아 성향 주민 비중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권 국가의 영토 일부를 강탈하다시피 한 러시아의 불법성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현재의 전세에서 러시아의 요구를 우크라이나가 수용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결국 극적 반전이 없는 이상, 올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4년 전임 대통령 당시 빼앗긴 크림반도까지 되찾는 영웅의 꿈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그의 목표가 꿈만은 아닐 수 있다. 이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억 7500만 달러(3494억 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러시아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러시아 약화시키며 중국의 고립 유도
 

▲ 2022년 12월 8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 토비아스 빌스트롬 스웨덴 외교장관과 회담을 한 뒤 공동회견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회원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21세기 미국의 외교 안보 중심축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했다. 오커스 동맹(미국, 영국, 호주)과 쿼드 동맹(미국, 일본, 호주, 인도)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아태전략은 유럽 동맹국의 안정적 안보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나토의 확장과 경우에 따라 유럽군 창설까지 미국이 용인하는 것도 그 연장선 위에서였다. 

이러한 미국의 국제 안보 전략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크게 위기를 맞은 듯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진짜' 전력을 확인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통해 관리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엔 여전히 엄청난 규모의 전략무기들이 있다. 하지만 방어전도 아니고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무기들은 아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필요했던 것은 치명적 전략무기의 다량 보유가 아니라 재래무기의 철저한 관리, 지도부의 치밀함 그리고 군인들의 사기였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이 모든 면에서 예상외의 취약성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러시아는 그들이 '특별군사작전'이라 부르는 이번 전쟁의 명분을 러시아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히려 아태전략의 집중에 더 확신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게다가 중국이 쉽사리 대만을 향한 무력 사용을 할 수 없게 하는 학습효과까지 남긴 것도 미국으로서는 성과다. 대만이 안보 현실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 국방력 강화에 나선 것도 올해 달라진 점이다. 대만 정부는 군 복무 기간을 올해부터 4개월에서 1년으로 늘릴 예정이다.

미국은 올해 러시아를 약화시키면서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끊어 중국의 고립을 유도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미국은 미일동맹과 한미일동맹을 강화하려 할 것이며 중국에 대한 압박도 가속화될 것이다. 현 한국 정부의 미국 편향 정서는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전략 구상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북한의 핵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국 고립 전략이 도움이 될지는 회의적이다. 이미 2022년부터 시작된 남북 대치 국면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 추진 동력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바이든 정부가 전임 트럼프 정부에 비해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현저히 낮은 것도 지적해볼 문제다.

북한은 한반도의 우크라이나

결국 남북 대화는 물론, 북미대화의 가능성도 거의 없는 올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도움과 역할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중국 압박 전략이 한반도 위기 관리와 북핵 리스크 관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수십 년의 한반도 대치 국면이 올해도 변함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반도 대치 상황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좋은 구도다. 북미대륙을 향한 북한의 비합리적 위협이 있지 않는 한,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지속되는 게 미국의 아태전략에 부합한다. 북한의 대미 전략 최종 목표는 미국과의 수교를 통한 안전보장이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북한이 미국과 수교를 바라는 것은 2022년 우크라이나가 나토와 유럽연합에 가입하겠다고 조르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우크라이나라는 완충지대가 사라지는 상황을 러시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독일 통일 후 1인치도 동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나토는 동유럽 국가 대부분에 진출했다. 접경국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하는 상황은 러시아 입장에서 최악의 안보 위협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 관점에서 한반도의 우크라이나는 북한이다. 북한이 미국과 수교하고 미국의 영향력과 자본이 압록강까지 미치는 상황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미국의 군사력이 러시아 국경까지 접근하는 상황에 비견될 수 있다. 북한이 미국과 수교하는 상황은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놓인 중국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루한 영토 싸움이 되어버렸지만 러시아의 본래 전쟁 목적은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을 세우는 것, 또는 적어도 우크라이나의 중립지대 보장이었다. 서방 세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의 조급함이 불안했던 이유는 바로 러시아에 대한 지나친 자극으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우려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실화됐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러시아의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적어도 전쟁 초기까지는 미국과 서방세계 입장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등장이 만들어 낸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미국이 북미 수교를 결코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를 우리는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본 것이다. 현상유지를 통한 중국 관리가 미국이 추구하는 동북아 전략의 핵심이다.

이는 미국의 외교안보 목표와 한반도의 평화통일의 목표가 하나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미동맹의 궁극적 목적이 한반도 전쟁 억제와 평화 정착 그리고 남북협력과 교류 실현인지, 중국을 관리하기 위한 현상유지, 그리고 이를 위한 남북대치의 고착화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아세안은 어떤 비전을 보여줄 것인가
 

▲ 2022년 11월 1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석열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판캄 비파반 라오스 총리, 아즈하 아지잔 하룬 말레이시아 총리 특사. ⓒ 대통령실


미국의 중국 압박 전략은 올해 동남아시아에서도 강화될 것이다. 동남아 10개국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유럽연합에 준하는 통합 협력체제를 꿈꿔왔다. 하지만 아세안 정상회의는 최근 수년 사이 한중일 세 나라는 물론 미국과 러시아까지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에 흡수되어가는 양상이다.

동남아 지역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끄는 것은 나쁠 게 없지만 주도권마저 강대국들이 끌고 가는 것을 이들이 바라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지역의 지정학적 가치에 비해 동남아 국가들의 외교 역량은 아직 미비하다.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물론, 미얀마 위기에 대해서도,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서도 현격한 입장차이로 하나의 목소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외교무대의 무주공산 동남아시아를 차지하기 위한 미중의 경쟁은 올해도 심화될 것이다. 물론 그만큼 '아세안 중심성'을 회복하기 위한 회원국들의 노력도 이어질 것이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은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내부 분열 극복과 강한 아세안 재건을 올해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미중 두 나라가 귀 옆에서 씩씩댈 전망인 가운데 아세안 국가들은 올해 어떤 비전을 보여줄 것인가. 중국의 앞마당으로 만족할 것인가, 또는 미국 아태전략의 역참 기지로 만족할까, 그렇지 않으면 국제 무대에서 아세안 목소리라는 외교 한 축의 실마리를 보여줄 것인가.

2023년 벽두에 바라는 건, 국제문제의 전망과 예상을 뒤엎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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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조류독감·돼지열병 잇따라 발생…산란계·양돈농가 ‘비상’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1/09 09:21
  • 수정일
    2023/01/09 09:2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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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연천 이어 고양에서도 조류독감 발생
포천에서 올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한덕수 총리, 장관들에 신속한 방역 지시

이동환 고양시장이 고양시 일산 서구의 조류독감 확진 농가에서 방역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동환 고양시장이 고양시 일산 서구의 조류독감 확진 농가에서 방역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새해 초부터 경기도내 시·군에서 조류독감(AI)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도와 인접 지자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8일 도에 따르면 전날 고양시 일산 서구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H5형 AI항원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농장에서 사육중인 닭 7만 8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고양시는 AI 발생 농장 입구에 통제초소를 설치해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역학조사에 나섰다. 또 농장으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서 닭이나 오리를 키우는 31곳의 닭 등 약 874마리도 오는 9일까지 예방적 살처분하고, 가축방역 차량을 배치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김포시 하성면, 연천군 군남면의 산란계 농장에서 동일한 항원이 검출돼 발생 농가와 500m 이내 농가 등 2곳의 닭 22만여 마리를 살처분했으며, 비상 방역초소 2곳을 설치해 추가 확산 방지에 나섰다.

 

이같은 상황 속, 지난 6일 오전 11시 포천시 관인면의 양돈농가에서 사육 중인 돼지를 도축하기 위해서 검사를 받던 중 20마리 중 6마리에서 올해 처음으로 ASF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이었던 돼지 8000여 마리를 살처분했고, 같은 날 도축 예정이던 돼지 800여 마리의 도축을 중단했다.

 

축산 방역 당국은 경기북부 10개 시·군과 인천지역 양돈농가에 8일 낮 12시까지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도 관계자는 “도축 전 검사 중 ASF가 확진됐다”며 “해당 농장의 돼지를 우선 살처분하고 정밀 역학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SF 발병 포천 농장 반경 500m 이내에는 1개 농가가 돼지 1200마리를, 3km 이내에는 3개 농가에서 1만 1400마리를, 10km 이내에는 52개 농가에서 10만 1000마리를 사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에서 ASF가 발생한 건 지난해 9월 김포시와 파주시 2개 농장에서 2건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그 전에는 지난 2019년 9∼10월 파주시·연천군·김포시에서 9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사태로 도내 ASF 발생은 모두 12건으로 늘었다. 포천시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빠르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신속한 방역 조치를 지시했다.

 

한 총리는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긴급 행동지침에 따른 발생농장 살처분, 일시 이동중지명령 발령 등 초동방역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와 주변 지역에 설치한 울타리를 신속히 점검·보완하고, 폐사체 수색과 포획 활동도 집중적으로 실시하라”고 했다.

 

아울러 “최근 고병원성 AI도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가금농장과 시설, 철새도래지 천변에 집중소독과 정밀검사를 하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웅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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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빛점 한 개가 나타났다

[개벽예감 522] 이상한 빛점 한 개가 나타났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1/0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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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레이더 화면에 나타난 이상한 빛점 한 개

2. 인공지능으로 날아가는 자율비행 무인정찰기

3. 중형 무인정찰기 4대가 동원된 교란작전

4. 정찰작전 수행하고 북으로 돌아간 무인정찰기 7대

5. 3개의 징후 - 종심정찰, 검수사격, 무기증산

 

1. 레이더 화면에 나타난 이상한 빛점 한 개

 

2022년 묵은해가 저물고 2023년 새해가 밝아온 연말연시에 놀라운 사변들이 일어났다. 연말연시에 일어난 놀라운 사변들 가운데서 가장 강력한 정치군사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남하비행이다. 2022년 12월 26일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하한 사건은 새해 정초부터 강한 여진을 일으키며 남측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대통령실, 국회, 군 수뇌부, 국가정보원은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 남하비행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그들은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 몇 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하비행했는지도 모르고,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의하면, 서부전선 최전방(경기도 북부지역)에 주둔하는 육군 제1군단이 2022년 12월 26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날아오는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를 탐지했다고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제1군단이 무인정찰기를 탐지한 것이 아니라, 제1군단 산하 방공대대가 무인정찰기를 탐지하고 제1군단 사령부에 보고한 것이다. 

 

제1군단 산하에는 제521방공대대와 제511방공대대가 있다. 20mm 6련장 속사포, 35mm 쌍렬 고사포, 휴대용 지대공미사일로 무장한 2개 방공대대는 전시에 서부전선에서 저고도로 날아오는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 순항미사일, 작전헬기, 습격기를 요격하는 반항공작전을 수행한다. 제1군단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각종 비행체를 탐지하기 위해 2017년에 개발된 TPS-830K 국지방공레이더(Local Air Defense Radar)를 방공대대들에 배치했다. 

 

주목되는 것은, 제1군단이 배치한 국지방공레이더가 탐지할 수 있는 최소 레이더반사면적(radar cross-section)이 2㎡인데, 조선인민군 소형 무인정찰기의 레이더반사면적은 0.03㎡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날짐승의 레이더반사면적은 0.01㎡이므로, 조선인민군 소형 무인정찰기는 날짐승보다 3배 정도 큰 비행체로 국지방공레이더 화면에 나타나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은 레이더반사를 최소화하는 재질과 형태로 무인정찰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레이더반사면적이 그처럼 축소되었다. 이런 사정은 제1군단 산하 방공대대들이 국지방공레이더로 소형 무인정찰기를 탐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불가능하게 보이는 일이 일어났다. 2022년 12월 26일 제1군단 산하 방공대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날아오는 조선인민군 소형 무인정찰기를 국지방공레이더로 탐지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가? 

 

무인정찰기의 레이더반사면적은 국지방공레이더에서 방출된 레이더파가 무인정찰기의 정면에 부딪혀 반사되는 면적을 의미한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소형 무인정찰기의 길이는 약 2m다. 만일 국지방공레이더에서 방출된 레이더파가 소형 무인정찰기의 측면에 부딪혀 반사되면, 레이더반사면적은 약 2㎡로 확대된다. 

 

이런 사정은 국지방공레이더에서 방출된 레이더파가 소형 무인정찰기의 측면에 가닿는 경우, 무인정찰기가 탐지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국지방공레이더에서 방출된 레이더파가 소형 무인정찰기의 측면에 부딪혀 반사되면, 무인정찰기의 항적은 레이더 화면에 작은 빛점(point of light) 한 개로 나타난다. 

 

남측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1군단에 배치된 국지방공레이더 7대 가운데서 1대에서만 소형 무인정찰기의 항적이 식별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국지방공레이더 한 대가 소형 무인정찰기의 측면을 향해 레이더파를 방출하여 무인정찰기의 항적을 탐지할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국군 제1군단이 운용하는 국지방공레이더에는 결정적인 맹점이 있다. 무인정찰기와 날짐승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레이더 화면에 나타난 작은 빛점 한 개가 무인정찰기인지 날짐승인지 판별하지 못할 뿐 아니라, 레이더 화면에 나타난 빛점이 아군 무인정찰기인지 적군 무인정찰기인지도 판별하지 못한다.

 

엄청난 정치군사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2022년 12월 26일에 일어났다. 그날 국지방공레이더 화면을 응시하던 레이더 전문병은 레이더 화면에 나타난 작은 빛점 한 개가 조선인민군 소형 무인정찰기인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레이더 전문병을 상황 오판으로 이끌어간 기막힌 사연은 다음과 같다. 

 

해마다 겨울이 오면, 몽골 초원에 사는 검독수리들이 3,000km 떨어진 우리나라로 날아와 겨울을 나고 이듬해 3월 말에 다시 몽골 초원으로 돌아간다. 검독수리가 가장 많이 몰려드는 고장은 경상남도 고성군이다. 

 

흥미로운 것은, 검독수리의 날개 길이와 조선인민군 소형 무인정찰기의 날개 길이가 거의 같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군 국지방공레이더 화면에는 조선인민군 소형 무인정찰기도 작은 빛점 한 개로 나타나고, 검독수리도 작은 빛점 한 개로 나타난다. 조선인민군 소형 무인정찰기와 검독수리는 비행속도도 비슷하다. 양자의 차이점은 비행고도에 있다. 조선인민군 소형 무인정찰기의 비행고도는 2~3km이고, 검독수리의 비행고도는 300~500m다. 확연한 차이다.

 

이전에 한국군이 운용했던 낡은 국지방공레이더는 비행체의 거리와 방향만 탐지하는 2차원 레이더였는데, 지금 한국군이 운용하는 신형 국지방공레이더는 비행체의 거리, 방향, 고도를 모두 탐지하는 3차원 레이더다. 그러므로 제1군단 방공대대 소속 레이더 전문병이 레이더 화면에 나타난 항적의 비행고도를 관찰하면, 그 항적이 소형 무인정찰기 항적인지 검독수리 항적인지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2022년 12월 26일 제1군단 방공대대 소속 레이더 전문병은 레이더 화면에 나타난 빛점의 비행고도를 유심히 관찰하지 않고, 겨울철에 흔히 남쪽으로 날아오는 검독수리 항적으로 오인했다. 

 

합동참모본부가 사건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현장에 급파한 전비태세검열단은 한국군 제1군단이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 남하비행에 어떻게 대처하였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지방공레이더 영상자료를 재생하여 정밀하게 분석했다. 검열단은 2023년 1월 6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검열단 발표에 의하면, 2022년 12월 26일 오전 10시 19분경 제1군단 방공대대 국지방공레이더에 이상 항적이 한 개의 빛점으로 나타났으나, 그것이 무인정찰기 항적인지는 알지 못했고, 오전 10시 25분경에 가서야 무인정찰기 항적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고 한다. 

 

2. 인공지능으로 날아가는 자율비행 무인정찰기

 

2023년 1월 6일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단이 발표한 검열 결과에 의하면, 2022년 12월 26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남하비행하고 다시 북으로 돌아간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항적이 제1군단 방공대대 국지방공레이더 화면에 몇 개의 점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예컨대,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항적은 당일 오전 10시 19분경 빛점으로 나타났다가 곧바로 사라졌고, 오전 10시 25분경에 다시 빛점으로 나타났다가 곧바로 사라진 것이다. 이런 정황은 무인정찰기의 항적이 빛점으로 나타났다가 곧바로 사라진 뒤 약 6분이 지나서 다시 빛점으로 나타났다가 또다시 사라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당시 정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자.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는 분당 1.7km의 속도로 느리게 비행했다.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항적이 레이더 화면에서 6분 동안 사라졌다면, 그 무인정찰기는 6분 동안 약 10km를 비행하였다가 다시 레이더 화면에 빛점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정황 속에서 한국군 합참본부는 레이더 화면에 불규칙하게 나타난 여러 개의 빛점을 선으로 이어놓고,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항적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여러 개의 빛점들을 선으로 이어놓은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항적은 2022년 12월 28일 합참본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약도에서 볼 수 있다. 그 약도에는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남하비행경로와 군사분계선을 다시 넘어 북으로 돌아간 북상비행경로가 표시되었다. 약도를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자.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는 한강과 임진강이 합쳐지는 합류지 상공을 통과하였고, 경기도 고양시 남쪽 상공을 통과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서울 상공으로 진입하여 은평구 - 서대문구 - 세종대로 네거리 – 종로 - 동대문 - 중랑구까지 서울 중심부 상공을 통과하였다. 중랑구 서쪽 상공에 도달한 무인정찰기는 180도 회전하더니, 날아왔던 비행경로를 거슬러 북으로 돌아갔다. 

 

 

비행시간을 살펴보자. 그날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는 서울을 향해 약 1시간 동안 남하비행을 하였고, 서울 상공에서 약 1시간 동안 순항비행을 하였고, 북으로 복귀하기 위해 약 1시간 동안 북상비행을 하였다. 3시간 동안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남측 상공을 날아다녔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약 1시간 동안 남쪽으로 비행하여 서울 상공에 들어서고 있었던 바로 그 시각, 한국군 합참본부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무인정찰기의 출현을 보고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늑장 보고였다.

 

늑장 보고보다 더 한심한 사건이 대통령실에서 일어났다.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서울 상공을 날아가고 있었던 바로 그 시각, 윤석열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입양견 새롬이와 함께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서울 중심부 상공을 유유히 통과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작전 임무를 마치고 중랑구 상공에서 180도 회전하여 복귀 비행을 하고 있었던 바로 그 시각, 한국 공군작전사령부는 뒤늦게 방공작전태세를 강화하는 ‘두루미’를 발령하고 적성을 선포하면서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의문이 생긴다.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지나간 서울 은평구, 서대문구, 종로구, 동대문구, 중랑구에는 정찰대상으로 삼을 만한 전략거점이나 군사시설이 없는데, 왜 그 지역 상공을 통과하였을까?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서울 상공에서 정찰해야 할 중요한 전략거점은 전부 용산구에 몰려있다. 이를테면, 용산구 이태원로에는 대통령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가 몰려있고, 용산구 한남동 매봉산 서쪽 사면에는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관저, 대통령 비서실장 관저, 대통령 경호처 등이 몰려있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는 경기도 고양시 상공을 통과하여 남동쪽으로 비행하면서 마포구 - 용산구 - 성동구로 날아갔다가 성동구 상공에서 180도 회전하여 북으로 돌아갔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는 정찰대상들이 몰려있는 용산구를 외면하고, 정찰대상이 없는 지역을 비행하고 돌아갔다. 무인정찰기는 왜 정찰대상이 있는 지역을 외면하고 정찰대상이 없는 지역을 비행하였을까? 의문이 더 깊어진다.

 

서울 상공에 진입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정찰대상들이 전혀 없는 지역을 비행하고 돌아간 것은, 그 무인정찰기가 정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서울 상공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중요한 사실을 말해준다.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남하비행한 목적이 정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남하비행을 하고 돌아간 것인가? 수수께끼 같은 의문을 풀어줄 해답의 실마리는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특이한 항적 속에 들어있었다.

 

일반적으로, 비행체의 항적은 레이더 화면에 직선 또는 곡선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 상공을 한 바퀴 돌고 북으로 돌아간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항적은 선이 아니라 점으로 나타났다. 레이더 화면에 빛점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얼마 뒤에 다시 빛점으로 나타났다가 또 다시 사라진 것이다. 출현과 소실이 불규칙하게 반복된 특이현상이었다.  

 

출현과 소실을 불규칙하게 반복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의 특이한 비행 양상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고도 3km에서 날아가다가 레이더파를 감지하는 순간 레이더파가 닿지 않는 고도 1km의 사각공간으로 하강하는 회피기동 이외에 다른 게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자율비행 능력을 가진 무인정찰기만이 그런 절묘한 회피기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놀랍게도, 서울 상공에 출현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는 인공지능기술(artificial intelligence technology)이 도입된 자율비행 무인정찰기(autonomous drone)였다. 

 

자율비행 무인정찰기의 작동원리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작동원리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원격조종을 하지 않고, 무인정찰기에 장착된 인공지능장치가 수시로 변하는 비행 정황을 신속, 정확하게 판단하면서 전자동으로 순항하는 것이다. 요즈음 군사과학기술 부문에서 앞선 미국, 중국, 로씨야가 자율비행 무인정찰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그런 나라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 고도의 군사과학기술을 가진 조선도 자율비행 무인정찰기를 개발하고 있다.

 

2022년 12월 26일 조선인민군은 영상촬영 장비를 장착한 기존 무인정찰기를 서울 상공으로 내려보낸 것이 아니라, 새로 개발한 자율비행 무인정찰기를 서울 상공으로 내려보냈다가 복귀시키는 시험비행을 실시한 것이다.   

 

3. 중형 무인정찰기 4대가 동원된 교란작전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2022년 12월 26일 조선인민군이 개발한 최신형 자율비행 무인정찰기가 시험비행을 실시하고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복귀비행을 하고 있었던 오후 12시 57분경 서부전선 상공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한국 공군 방공레이더부대가 운용하는 방공레이더 화면에 서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하비행하는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 4대의 항적이 나타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의하면, 당일 오후 12시 57분경부터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 4대가 강화도 북쪽 한강 하구 건너편 북측 지역에서 남쪽으로 날아왔다고 한다. 무인정찰기 4대는 한꺼번에 내려온 것이 아니라, 수십 분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내려왔다.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내려왔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 4대가 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방공레이더에 포착된 것을 보면, 그 무인정찰기들은 서울 상공에 나타난 소형 무인정찰기보다 크기가 더 큰 중형 무인정찰기인 것이 분명하다. 소형 무인정찰기는 저고도에서 비행하고, 중형 무인정찰기는 중고도에서 비행한다. 공군 방공레이더는 저고도에서 날아오는 비행체는 탐지하지 못하고, 중고도와 고고도에서 날아오는 비행체만 탐지할 수 있다.

 

그런데 중형 무인정찰기들의 비행 양태가 참으로 묘했다. 어떤 무인정찰기는 남쪽으로 얼마간 내려오다가 느닷없이 기수를 북으로 돌려 되돌아갔고, 어떤 무인정찰기는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좌우로 불규칙하게 선회비행을 하는 등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비행 양태만이 아니라 비행경로도 묘했다. 중형 무인정찰기들은 강화도 북부 상공을 통과하여 주문도 상공을 지나 서해로 빠져나갔다.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들이 서해로 빠져나가면 지상에 배치된 한국군 레이더감시 범위에서 벗어나게 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서해는 정찰대상이 없는 무인지경이다. 정찰대상이 없는 망망한 바다로 빠져나간 것은 중형 무인정찰기들의 비행 목적이 정찰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군 레이더감시를 엉뚱한 곳으로 유인하는 교란작전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교란작전이 목적이었으므로, 레이더에 쉽게 포착되지 않는 소형 무인정찰기가 아니라, 레이더에 쉽게 포착되는 중형 무인정찰기 4대를 순차적으로 날려 보낸 것이다. 

 

중형 무인정찰기 4대가 동원된 교란작전은 당일 오후 3시 30분경까지 1시간 33분 동안 계속되었다. 조선인민군 중형 무인정찰기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한국군 감시레이더망을 여지없이 교란하고 있었던 1시간 33분 동안 남측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조선인민군 중형 무인정찰기 4대가 순차적으로 내려오는 다급한 정황을 인지한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전군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했고, 서부전선 전투부대들에 감시경계태세, 화력타격준비태세, 반항공사격준비태세를 갖추고 대기하라는 긴급명령을 내렸다. 최전방 경계초소들에서는 대북 경고방송을 여섯 차례 실시했고, 대북 경고사격을 다섯 차례 실시했다. 육군은 작전헬기를 출동시켰고, 공군은 전투기를 출동시켰다. 작전헬기와 전투기 20여 대가 동원된 무인정찰기 색출 작전이 요란하게 벌어졌다. 무인정찰기 색출작전에 동원된 코브라 작전헬기는 아무것도 없는 강화도 앞바다 허공을 향해 자폭소이탄 100발을 난사했다. 무인정찰기 색출 작전은 5시간 동안 요란하게 계속되었지만, 무인정찰기를 색출하기는커녕 무인정찰기가 어디로 사라졌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허망하게도, 한국군의 무인정찰기 색출 작전은 5시간 만에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 

 

4. 종심정찰작전 수행하고 북으로 돌아간 무인정찰기 7대

 

2022년 12월 26일 오후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들이 전개한 교란작전에 말려든 한국군이 허망한 무인정찰기 색출 작전을 전개하고 있었던 1시간 33분 동안 조선인민군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무인정찰기 4대를 동원한 조선인민군의 교란작전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군의 시선이 온통 서부전선으로 쏠려있는 동안, 중부전선과 동부전선에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상공으로 은밀히 침투했다. 이런 추리를 강하게 뒷받침해주는 정보가 2023년 1월 2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실렸다. 보도기사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이 2022년 7월 27일에 작성한 조선인민군 ‘1기 전투정치훈련 종합평가자료’에 “남조선에 침투시킨 무인정찰기는 5대가 아니라 12대인데, 적들이 탐지하지 못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것은 2022년 12월 26일 한국군의 시선이 서부전선으로 쏠려있는 동안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 7대가 중부전선과 동부전선에서 남측 상공에 은밀히 침투하여 종심정찰작전을 수행하고 북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이 더 있다. 남측 상공에 침투하여 종심정찰작전을 수행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 7대는 지상에 고착된 대상물의 타격좌표를 파악하고 돌아간 것이 아니다. 지상에 고착된 대상물의 타격좌표는 구글 지도(Google Map) 같은 데에 누구나 파악할 수 있으므로, 조선인민군은 그런 초보적인 정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수행하는 종심정찰작전은 지상 또는 해상에서 계속 자기 위치를 바꾸면서 움직이는 이동물체의 타격좌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작전통제소에 전송하는 것이다. 

 

지상에서 이동하는 전차, 장갑차, 자주포, 각종 군용 차량들의 위치가 표시된 타격좌표를 실시간으로 계속 전송하고, 바다에서 항해하는 각종 전투함선의 위치가 표시된 타격좌표를 실시간으로 계속 전송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타격좌표를 전송받은 조선인민군 화력타격 부대들은 즉각 정밀타격미사일을 발사하여 지상 또는 해상에서 움직이는 타격 대상을 아주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다. 

 

5. 3개의 징후 - 종심정찰, 검수사격, 무기증산

 

2021년 1월 8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중략) 500km 전방 종심까지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비롯한 정찰 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 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데 대하여” 언급하였다. 500km 전방 종심까지 정밀 정찰한다는 것은 제주도를 포함하는 남측 전역을 정밀 정찰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남측 전역을 손금 들여다보듯 정밀하게 감시한다는 뜻이다.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남측 전역을 정밀 정찰하려면, 항속거리가 2,000km 정도는 되어야 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2021년 1월 8일 제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최고로 중대한 과업은 항속거리가 2,000km인 무인전략정찰기를 개발하는 과업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2021년 10월 11일, 조선로동당 창건 76돌에 즈음하여 평양에 있는 3대혁명전시관에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 성대히 진행되었다. 현장을 촬영한 기록영상물을 보면,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기존 무인정찰기들과는 형태가 전혀 다른 신형 무인정찰기 축소모형이 2층 전시장에 전시된 장면이 나온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동영상 화면에 기체의 일부만 살짝 보였기 때문에 신형 무인정찰기 축소모형의 전모를 잘 알 수 없지만 항속 거리가 매우 긴 무인전략정찰기 축소모형이 전시된 것이 분명하다.

  

그로부터 또다시 12개월이 지난 2022년 12월 7일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블럭(Defense Blog)>에 눈이 번쩍 뜨이는 중요한 보도기사가 실렸다. 2022년 12월 초 미국 상업위성이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 있는 방현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신형 무인전략정찰기가 나타났다는 보도기사였다. 보도기사 작성자는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그 신형 무인전략정찰기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MQ-9 리퍼(Reaper)와 매우 흡사하게 생겼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로 <디펜스 블럭>에 실린 위성사진을 보면, MQ-9 리퍼와 흡사하게 생긴 무인전략정찰기 한 대가 격납고 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 옆에 습격기 한 대가 주기장에 주기된 모습도 보인다. 

 

MQ-9 리퍼는 항공정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항공정찰과 공습작전을 모두 수행하는 우월한 작전능력을 가졌다. 그래서 무인전략정찰기가 아니라 무인전략정찰습격기로 한 급 더 높게 분류된다. 한국군이 미국에서 수입한 글로벌 호크(Global Hawk) 무인전략정찰기 4대는 항공정찰만 할 수 있고, 공습작전능력은 없다. 

 

군사과학기술이 발전되었다는 영국, 프랑스, 이딸리아, 일본, 에스빠냐, 네덜란드, 인디아 같은 나라들도 무인전략정찰습격기를 자력으로 만들지 못해 미국산 MQ-9 리퍼를 수입해 쓰는데, 조선은 신형 무인전략정찰습격기를 자력으로 만들었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참고로 MQ-9 리퍼의 제원과 성능을 살펴보자. 

 

동체길이 - 11m

날개길이 - 20m

탑재중량 - 1,700kg

순항속도 - 시속 313km

체공시간 - 14시간

항속거리 - 1,900km

비행고도 - 7.5km

탑재무기 - 공대지미사일 4발, 정밀유도폭탄 2발

 

지난 연말연시에 우리는 놀라운 사변들을 연이어 목격했다. 조선은 신형 자율비행 무인정찰기도 만들었고, 신형 무인전략정찰습격기도 만들었다. 조선은 무인정찰기 7대를 남측 각지에 내려보내 종심정찰작전을 전개했다. 조선의 군수노동계급은 연간 생산 목표를 초과하여 증산한 600mm 초대형 방사포 30문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 증정하여 고도화된 중무기 생산능력을 시위했다. 조선인민군 화력타격 부대는 600mm 초대형 방사포 4발을 동해로 발사하는 검수사격으로 초정밀타격능력을 시위했다. 전시에 600mm 초대형 방사포에는 저위력 전술핵탄두가 장착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무인정찰기 종심정찰작전, 군수공업 부문의 중무기 증산, 600mm 초대형 방사포 검수사격은 전술핵타격작전에 의해 서로 밀접히 연관된다. 무인정찰기가 종심정찰작전 중에 파악한 이동 타격 좌표를 지상 작전통제소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면, 전술핵타격부대는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즉시 발사하여 타격대상을 외과수술식으로 제거하는 것이고, 군수공업 부문에서는 전술핵타격수단을 증산하는 것이다. 

 

동서고금 전쟁사를 살펴보면, 적진정찰, 검수사격, 무기증산은 전쟁을 예고하는 비일상적인 군사행동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남조선해방전쟁’을 앞두고 있는 조선인민군은 무인정찰기를 남측 종심 깊숙이 침투시켜 정밀정찰작전을 전개하고, 600mm 초대형 방사포 검수사격으로 초정밀 전술핵타격능력을 시위하고, 군수노동계급은 전술핵타격수단을 대폭 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군사행동은 ‘남조선해방전쟁’이 임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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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수 잘못 찾은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도 노동도 위기겪는다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위기의 시대, 새로운 틀을 꿈꿀 때가 왔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  기사입력 2023.01.09. 08:11:25

 

윤석열 새 정부가 출범한지 8개월이 되었다. 10년, 20년 집권을 이어가겠다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수명은 5년을 넘지 못했다. 새 정부가 내놓은 국정과제만 놓고 보면 최소한 노동정책과 산업정책은 문재인 정부 후반기 정책을 거의 계승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가 문재인의 그것과 비슷하다니 그런 황당한 얘기가 어디 있나?" 하지만 두 정부의 국정과제 문서자료만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실제로 싱크로율은 90%가 넘는다. 5년 전 자료를 그대로 가져다 베낀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이니 말이다.

 

새로울 것이 없는 대안들 

 

이런 일이 왜 벌어진 것일까? 촛불 정부 흔적이 거의 사라진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새 정부가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미 낡아버린 과거의 프레임을 대체할 새로운 정책을 제시할 역량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 인수위는 새 정부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과정에 기존 정부에서 업무를 맡아 왔던 공무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문재인 정부 정책의 흔적이 강하게 묻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국정과제 속의 내용은 활자 속에 있는 것일 뿐, 현실에서 벌어진 일은 많이 달랐다. 정확히 말하면 윤석열 정부는 작년 11월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다른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흔적 지우기, 아니 어쩌면 문재인 정부와 반대로 가기를 시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6월 1차 파업에 이어 11월에 시작된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쟁취를 위한 2차 파업을 힘으로 제압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는 국정지지율 상승이라는 꿈에도 그리던 것을 얻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낡은 프레임을 대체할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숙명여대 권순원 교수가 좌장을 맡은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몇 달 동안 세미나를 한 뒤 내놓은 대안이라곤 고작 노동시간을 어떻게든 늘려보겠다는 것, 임금체계에서 성과급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이미 기존 정권에서 한번쯤 내놓았거나 검토했던,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는 정책들이었다. 

 

 

 

 5~6년 사이 격변을 겪은 지구촌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실패가 예정되어 있는 대안이다. 우선 '미래노동시장'의 핵심이라 할 젊은 세대들이 호응하지 않는다. 청년 노동자들은 노동시간을 연장해서, 그러니까 자기 몸을 갈아서 임금소득을 늘리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 퇴직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에 익숙한, 낡고도 낡은 방식이며 더 이상 작동 가능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불과 5~6년 지난 것에 불과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것이 변화했다. 5~6년 전만 해도 '정규직 전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라는 말이 상당수 비정규직의 마음을 설레게 했지만, 그 사이 엄청난 속도로 증가한 플랫폼 노동에게 '정규직 전환'이란 완전히 낯선 슬로건이다. 

 

기후위기가 산업의 전환을 추동하거나 가속시키는 요인이 되며, 산업전환 과정에서 일자리와 노동조건의 엄청난 격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도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얘기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Lock-down)'라는 상황에서 산업과 경제활동의 격변을 겪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과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그렇지 않아도 팬데믹으로 시작된 공급망(Supply Chain) 위기를 더 극한으로 몰아붙였다. 그 결과 지난 수십년간 지속된 저성장·저물가·저이자율의 시대가 저물고 고물가·고이자율 시대를 열어버렸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경제상황이 점점 더 예측불가능한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낡은 것은 수명을 다했는데 

 

당연히 노동과 일자리 문제도 엄청난 격변을 겪었으며 지금도 급변하고 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비정규직 문제의 경우 '정규직 전환'만이 아니라 '온전한 노동기본권 보장과 확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로 진입하는 중이다.

 

이를테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필수노동자'로 분류되며 재조명된 이들 중 배달·배송·모빌리티·간병 노동자들 대부분이 특수고용 또는 플랫폼 노동자들이었다. 노조를 결성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싸우고 있긴 하지만, 자본가들은 이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정부는 노동기본권은 물론이고 산재보험·고용보험 등 안전망에서까지 배제시켜왔다.

 

하지만 이들의 노동과 헌신 없이는 팬데믹을 버텨낼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지자, 정부는 서둘러 이들의 산재보험·고용보험 가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보험료 산정을 위해 실소득 파악을 위한 시스템이 중요해지자, 그동안 한사코 나서려 하지 않았던 국세청까지 동원해 세금과 보험료 부과 체계를 만들어냈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1대1 대응이 되어야만 노동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전속성' 논리 역시 완전히 낡은 것이 되어 박물관 전시 대기순번을 받은 상태이다. 우선 투 잡, 쓰리 잡에다 'N잡러'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지는 시대에 책임지는 사용자가 하나 이상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최근 급증하는 플랫폼노동으로 오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여러 개의 플랫폼을 이용해야만 최소 생계비를 벌 수 있는 라이더들, 다수의 업체로부터 콜을 받아야 하는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1대1 대응이라는 '전속성'을 요구하는 것은 완벽한 넌센스 아닌가. 

 

▲지난해 일자리가 없거나 생활비가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가 된 사람이 19만 명에 달했다. 5일 연합뉴스의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조사 기준 특고는 56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33.4%인 18만7천명은 비자발적인 사유로 특수형태근로에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배달 라이더들. ⓒ연합뉴스

 

새로운 프레임은 여전히 미완성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인수위가 가동되던 시절, 배달하다가 죽고 다치는데도 산재보험법의 '전속성 기준' 때문에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고가 이어지자 라이더유니온을 비롯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투쟁이 전개되었다. 거짓말처럼 인수위와 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섰고, 2~3개월 만에 산재보험 전속성 기준 조항 폐지가 국회 문턱을 넘는 일이 벌어졌다.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힌 사건은 아니었지만, 이 법 개정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진 첫 번째 노동법 개정으로 기록되었다. 내년 7월 1일부터 전속성 기준이 폐지되면 특수고용과 플랫폼노동을 합한 산재보험 가입자 규모는 무려 100만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소한 법조항 하나 개정한 것으로 치부할 수 없는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이것은 산재보험 가입 자격에 대한 조건일 뿐, 고용보험이나 다른 노동기본권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투 잡, 쓰리 잡을 뛰는 노동자가 한 곳의 일자리에서 해고되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한국은 이런 종류의 '부분 실업'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과거의 프레임이 얼마나 낡았는지 다시 폭로된다. 한국은 부분 실업만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실업자로 인정받는 것 자체가 힘들다. 지난 4주 동안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얻지 못한 경우에만 실업자로 인정되어 구직급여 수급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실업보험(Unemployment Insurance)'이 아니라 '고용보험(Employment Insurance)'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실업자로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실업급여'가 아니라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곳이 이곳 대한민국 아닌가. 

 

1주일에 1시간 이상만 일해도 취업자로 분류되며,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취업준비생과 고시생들은 모조리 실업자에서 제외된다. 만일 유럽의 실업률 계산 기준을 따를 경우 두 자릿수로 치솟아올라야 마땅할 한국의 공식 실업률이 여전히 3~4%대에 머물러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낡은 프레임 역시 도대체 어디에서 쓸모를 찾을 수 있을까.

 

100년 역사의 ILO 협약을 뒤늦게 비준해 추가된 글로벌 스탠다드가 한국 현실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OECD 최악의 산재사망율 오명을 갓 태어난 중대재해법이 씻어줄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5~6년 전만 해도 없었던 이들 제도가, 코로나19와 전쟁·인플레이션이라는 격변의 시기를 거치며 어떻게 작동될 것인가. 

 

노동자운동의 핵심도 바뀌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번지수를 완전히 잘못 찾았다. 온통 노동시간과 임금체계 얘기만 늘어놓았는데, 청년 노동자들이 많이 포진한 플랫폼·특수고용 부문에서 대체 노동시간은 무엇이고 임금체계란 무엇이란 말인가.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쉴 권리(휴식권)'와 '적정임금 보장'인데 연구회 발표문 어디에서도 이런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연구회가 내놓은 대안은 오로지 조직된 노동자운동을 약화시키고 파괴하기 위한 목적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또한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중심적으로 다루는 조직노동자운동은 노동시간·임금체계와 같은 개념들이 정상적으로 계측 가능한 부문, 이를테면 철도·지하철이나 현대차·대우조선과 같은 공공부문과 대기업 정규직의 얘기이다. 

 

하지만 지난해 '노동'과 관련해 세상의 눈과 귀를 가장 집중시킨 사건들은 무엇이었나? 누구나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투쟁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을 얘기할 것이다. 여기에 산재보험 전속성 기준을 폐지시켰던 라이더와 대리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들을 보태면, 이들 모두 연구회가 강조하는 노동시간·임금체계 따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은 부문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위기의 시대, 누가 새로운 틀을 짤 것인가 

 

이탈리아의 혁명가 안토니오 그람시는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를 위기(Crisis)로 정의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윤석열 정부 5년의 기간은 노동정책도, 그리고 노동도 모두 위기 국면을 겪을 수밖에 없다. 

 

노동시간과 임금체계가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할 것이다. 고용보험·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의 작동 원리도 변화할 것이며, 따라서 노동자들의 운동도 달라지고 노사관계를 비롯한 모든 관계들의 격변이 따라올 것이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그런 대안을 내놓아서가 아니라, 낡은 것을 대체할 새로운 틀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위기는 결국 새로운 것을 잉태하기 위한 고통의 시간인 바, 이 위기를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새로운 시대의 내용과 주인공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새로운 틀을 짜낼 역량을 가진 세력이 향후 몇십년 간의 노동 관련 쟁점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2023년 <인사이드경제>는 이렇게 '낡은 틀에 갇힌 새로운 노동' 그리고 이 노동을 담아낼 '새로운 틀'에 대한 일련의 시리즈를 시작할 예정이다. <인사이드경제>는 해답을 갖고 있냐고? 그런 걸 갖고 있었다면 한가하게 글이나 쓰고 있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부딪혀볼 생각이다. 어설픈 답이나마 내어놓고 독자들에게 호된 꾸지람 받아가면서 토론을 하다보면, 최소한 정답에 가까운 오답에는 이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입니다. 2008년부터 <프레시안>에 글을 써 오고 있습니다. 주로 자동차산업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 등을 다뤘습니다. 지금은 [인사이드경제]로 정부 통계와 기업 회계자료의 숨은 디테일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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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측은 왜 윤석열 정부가 짜놓은 판에 뛰어들기로 했나

“정부, 위험한 강 건너려고 해…피해자 권리 짓밟는 행태 국민에게 알려야”

2018년 대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해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내린지 4년되는 날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미쓰비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4세) 할머니가 대법원 미쓰비시 상표권·특허권 매각 명령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며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29 ⓒ민중의소리
정부가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토론회를 연다. 일본 전범 기업의 사과와 배상에 대한 전제도 없이, 한국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배상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이번 토론회는 명분 쌓기를 위한 요식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측은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에게 일본에 굴복하는 정부 구상의 심각함을 알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내린 결정이다.

8일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부와 한일의원연맹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강제징용 공개토론회를 연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한 그간 한일 외교당국 간 교섭 내용을 설명하고, 행정안전부 산하 공익법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재단의 심규선 이사장이 발제를 맡을 예정이다. 이어 참석자 토론이 진행된다.

강제징용 피해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의 이국언 대표와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도 참석하기로 했다.

정부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재단이 한일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우선 한국 기업이 먼저 기부금을 내면, 일본 측에서도 호응하는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제3자 변제’ 방식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11월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전범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씩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일본 측은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을 이유로 배상 판결에 따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안을 추진하는 건 대법원 판결 취지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국언 대표는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대법원 판결은 가해자인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라는 것이었다”며 “상관없는 한국 기업이 돈을 대신 지급하도록 하는 건, 윤석열 정부가 사법부 결정을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구상 방안이 이행되면 일본은 배상 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고 이 대표는 짚었다. 그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는 일본에 굴복한다고 완전히 시인하는 결과가 돼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이 난 사건은 일제 강제징용 가운데 일부”라며 “사실상 향후 더 이상 일본에 과거 청산 요구를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수용 여부를 떠나서 과거청산이라는 역사적인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하는데, 앞으로 이런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게 된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명예 회복을 위한 피해자들의 싸움을 단순한 배상 문제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는 “정부 구상 방안은 일본 전범 기업 명예와 위상은 회복해주고 피해자의 권리를 짓밟는 것”이라며 “피해자의 권리 요구를 얄팍한 돈 문제로 취급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동안 피해자들이 누구를 상대로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그 의미를 무색게 하는 것”이라며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상처를 입는 건 피해자뿐만이 아니다.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반발한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행하자 한국에서 전국민적인 일본 불매운동이 일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일본에 굴복하게 되면 당시 불매운동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국민적 자존감과 국격에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짚었다.

정부가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에 자세를 낮추고 있다는 게 이 대표 시각이다. 그는 “강제징용에 대한 정부 태도에는 한미일 군사 전략적인 이해관계가 깊게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잘못된 방향”이라며 “너무 조급하게 끌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외교적인 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의 선 조치 이후 일본 측의 호응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대표는 “일본 피고 기업의 출연과 사과도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뒤짚어쓰겠다는 것”이라면서 “국가 간 약속은 문자 하나, 표현 하나를 매우 중요하게 따져야 하는데, 정부가 지금 제시하는 이런 식의 외교 행위는 역사상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사회 약속도 뒤집는 게 일본”이라며 “일본 호응은 정부의 주관적이고 일방적인 기대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앞서 일본은 2015년 군함도 등 23개 시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조선인 강제 노동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회피하고 있다. 일본은 제출한 보고서가 조선인 강제 노동 역사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유네스코의 지적을 받아 지난해 12월 재차 보고서를 냈는데, 이번에도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피해자 측은 정부가 주도하는 토론회 참석을 고심해왔다.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토론회에 참석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이미 판을 짜놓고 절차적인 명분을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우리가 토론회에 불참해도 정부는 계획을 포기하거나 수정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위험한 강을 건너려는 것 같다”며 “설령 짜여진 판이라고 해도, 국민들에게 정부 방향이 왜 문제인지 알려야 한다는 불가피한 판단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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