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50분 현재 40가구가 소실 추정
[현장] "잊히지 않기 위해 싸운다" 전장연, 장애인 참사 22주기 '지하철 행동' 돌입
한예섭 기자 | 기사입력 2023.01.20. 18:56:14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휠체어에서 내려왔다. 이내 열차 입구를 막아선 보안관의 다리 밑으로 기어갔다. 열차 내부에 진입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직전 기자회견에서 그가 말한 소희가 이를 위한 결의 같아 보였다.
"22년 전 장애인의 죽음, 그 비극에 대한 무감각보다는 차라리 고통이 견딜만합디다."
22년 전 2001년 1월 22일, 지하철 역내에서 두 명의 장애인이 죽었다. 경기도 시흥시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설 명절을 맞아 가족을 만나러 '이동'하던 장애인 노부부였다. 둘은 엘리베이터가 없던 역내에서 추락 위험이 높은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했다. 그리고 그대로 추락해 사망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그때부터 시작됐다.
20일, 지난 11일간의 냉각기가 끝나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행동이 재개됐다. 전장연은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조건으로 지난 8일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했지만, 전장연 측 단독면담 요구에 오 시장이 합동면담 방식을 고수하면서 지난 19일 면담 협의가 최종 결렬됐다. 당일 이들은 면담 결렬에 따라 20일부터 지하철 행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오이도 추락참사 22주기를 이틀 앞둔 이날 전장연은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8시), 서울역(9시), 삼각지역(오후 2시) 등지에서 '오이도역리프트추락참사 22주기 지하철행동'을 게시했다. 각 현장에서 이들은 장애인 권리예산의 실질 반영을 막아온 기획재정부를 두고 "22년을 외쳐도 법에 명시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람을 위한 대답'을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의 '무정차' 및 탑승거부 조치로 활동가들의 지하철 탑승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8시 오이도역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활동가들이 서울역으로 가는 상행선 열차에 탑승을 시도했지만, 한국철도공사는 이를 "불법 시위"라며 철도경찰 50여명을 동원해 이들의 탑승을 저지했다.
탑승저지는 서울시내 지하철역에서도 계속됐다. 전장연과 이에 연대하는 장애인·비장애인 활동가들은 이날 오후 2시 삼각지역에서 추락참사 22주기 결의대회를 진행, 3시께 회견을 마치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지만 서울교통공사 측 지하철보안관들이 이를 막아섰다. 이에 활동가들과 공사 사이 대치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전날 19일 전장연과의 면담이 결렬되자 "전장연 시위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손실비용은 4450억 원"이라며 앞으로의 지하철 탑승 시위에도 '무관용·무정차'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전장연으로 손실 4450억" 발생했다는 서울시, 교통약자의 '손실'은?)
이날 활동가들은 지하철 열차가 역내로 진입할 때마다 "장애인도 지하철 타고 싶다", "헌법 권리를 보장하라"라고 연호했다. 공사 측은 "즉시 퇴거하라", "열차 탑승을 거부한다"라며 응수했다. 박경석 대표 등 일부 활동가들은 보안관의 다리 밑을 기어가며 열차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삼각지역 승강장에는 곧 경찰 수십여 명이 투입됐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민주국가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다수결이죠. 다수결의 원칙이란, 결국 좀 더 많은 사람이 뜻을 모으면 그 뜻에 따라 소수는 뭔가 할 수 없다는 얘기기도 합니다. 그럼 배제되는 사람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 아무런 의견을 낼 수 없는 걸까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민주국가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말하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요구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국가가 의무를 다 하라는 것입니다." - 김재왕 희망법 변호사의 현장 발언 일부
이날 각 현장에서 전장연은 오이도추락참사로부터 '22년간 유예'돼온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에 대해 강조했다. 2001년 오이도역 추락 참사 이후에도 지하철에서 죽음을 맞는 장애인은 계속 있었다. 2002년엔 발산역에서, 2006년엔 신연수역에서, 2008년엔 화서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를 타다 죽었다. 오래 전의 이야기가 아니다. 불과 5년 전 2017년엔 신길역에서도 리프트 추락참사로 장애인이 죽었다.
전장연을 비롯해 장애인 이동권을 주장하는 이들은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각 이동 현장에 '안전한' 시설을 확보하고 '추가적인' 동선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프트 추락참사는 물론, 지난해 4월 일어난 양천향교역 에스컬레이터 장애인 추락사와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 재임 당시와 박원순 시장 재임 당시 각각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23년 기준 서울시 내엔 아직 21곳의 역사가 엘리베이터 미설치 지역으로 남아있다. 전장연이 서울시와의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핵심적인 이유다.
지난 2021년 12월엔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저상버스 및 광역이동지원센터 등 이동권 확보를 위한 국비지원이 법률에 명시됐지만, 기재부가 운영비 지원을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남겨두면서 이동권을 위한 실질적 예산 반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2022년 12월 국회 예결위에서 통과된 장애인 권리예산은 요구안의 0.8%에 불과했다. 전장연이 기재부와의 면담을 촉구하는 핵심 이유다.

이날 전장연은 오 시장에게 "시민과 함께 풀어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가기 위해 공개적인 토론과 대화를 통해 '장애인의 시민권 보장'과 '지하철 출근길에서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한 길을 함께 만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앞서 오 시장은 전장연과의 면담 협의 과정에서 비공개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기재부와 관련해서는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전장연은 "22년을 외쳐도 듣지 않고, 듣지 않으려는 기획재정부와 추경호 장관에게 SNS를 통해서라도 한마디 전달을 부탁드린다"라며 22년의 이동권 투쟁을 "함께 풀어주시길" 부탁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전장연은 무정차, 무관용, 욕설, 혐오, 폭력이 난무하고, 그 무덤 속에 들어갈지라도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외치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라고 결의했다. 박경석 대표는 "22년을 견딜 수 있느냐고 사람들이 묻는다.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견뎠다. 인간의 존엄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희는 22년을 외치며 지금도 이 자리에 있다"라고 이날 지하철행동의 취지를 밝혔다.
2023년 1월 20일 오후 5시께, 현장에서 장애인들은 여전히 대치 중이다.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끝났지만, 진상규명의 길은 멈출 수 없다
‘왜’는 사건의 발생 원인과 구조를 알게 해주는 물음이자, 상식적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한 비판이자 탄식의 말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왜’라는 말이 수없이 나오게 하는 대형참사들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우리 모두를 당혹하게 하고 참담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길 가던 시민이 한 자리에서 158명이나 숨질 수 있는가. 기본적인 사회 안전시스템, 국가 기구만 굴러갔어도 이태원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재난안전시스템이 돌아가고 관련 지휘자가 문제 본질에 대해 인식하며 책임을 지려 했더라면, 아니 공식 사과라도 했더라면, 희생자의 유족들과 피해 생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피해 생존자 1명이 더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최초의 평화통일 전문 방송인 ‘통일TV’가 5개월 만에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 17일 방송을 시작한 통일TV는 2023년 1월 18일 오후 7시 방송 송출이 중단됐다.
진천규 통일TV 대표와 20일 만났다.
![]() ▲ 진천규 통일TV 대표 © 김영란 기자 |
일련의 구도 속에 진행된 계약 해지 통보, 송출 중단
진 대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KT 관계자가 사무실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이 온 뒤에 오후 5시경 KT 관계자들 세 명을 만났다고 한다.
그들은 ‘인터넷 계약 해지 및 송출 중단’이라는 공문을 들고 왔는데 공문에는 통일TV 방송 내용에 북한 이념 및 체제의 우월성 선전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는 등 법적 국가적 사회적 공익을 저해했기에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진 대표는 “만약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면 5개월 동안 KT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아래 방심위)에서 경고나 주의 조치 등이 있어야 했는데 전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라면서 “송출 중단 통지, 계약 해지하는 과정이 너무 상식적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진 대표는 “KT 등에서는 문제가 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내용을 특정하지 못한 채 두루뭉술하게 방송 내용을 문제 삼았다. 계약 중단과 송출 중단은 KT 입장이 아닌 것 같다”라고 추정했다.
왜 그런 추정을 했는지 물었더니 진 대표는 KT 관계자들이 18일 했던 말을 전했다.
“저희(KT)가 30년 케이블TV 역사상 최초로 이런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사가 망하거나 그래서 스스로 원해 계약이 중단되었는데 이렇게 해지하는 것은 처음이다.”
계속해 진 대표는 “18일 24시부터 방송이 중단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KT 관계자들도 확실히 모르겠다. 빨리 될 수도 있다고 답하더라. 그렇더니 오후 7시경 방송이 중단됐다”라면서 “참 어이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방송 중단, 계약 해지 통보로부터 방송 중단까지 딱 두 시간이 걸렸다.
5개월 동안 방송 내용 관련한 시민들의 항의가 있었는지 물어봤다. 일부 언론이 방송 내용에 고객들의 불만이 있다는 보도를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진 대표는 “사무실로 항의 전화가 온 것은 딱 한 번이었다. 그것도 1월 16일이었다. 그에 앞서 방심위가 시민이 방송 내용에 대해 항의를 했다는 전화는 1월 12일 한 번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일 방심위 전화, 1월 16일 시민의 전화, 1월 18일 계약 해지와 방송 중단까지 일련의 구도 하에 움직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진 대표가 방송이 중단된 후 파악해 본 바에 의하면 통일TV 방송 중단과 관련해 일부 언론은 1~2주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다.
![]() ▲ 지니TV에는 "지니TV에서 제공 중인 통일TV는 방송 프로그램 내용 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고객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방송 프로그램 제공이 중단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나오고 있다. [지니TV 갈무리] |
재계약 18일 만에 계약 해지?
통일TV 방송 중단이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계약 기간은 2022년 1월 1일부터(계약 체결일로부터 소급하여) 2022년 12월 31일까지 한다. 본 계약 기간은 계약 기간 만료일로부터 30일 전까지 양 당사자의 서면에 의한 별도의 해지 의사 표시가 없는 한 동일한 조건으로 1년씩 자동 연장된다.”
이는 통일TV와 KT 계약서 내용이다.
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된 것이다.
KT가 밝힌 대로 고객들의 항의가 많았다면 지난해 말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재계약하고 18일 만에 계약을 해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18일 동안 고객들의 집중적인 항의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압력이 있었던 것일까?
진 대표는 “방송 중단이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이 있던 날”이라면서 최근 사회적 분위기와 방송 중단이 무관하지 않음을 암시했다.
그러면서 “정말 어렵고 힘들게 여러분들의 꿈과 희망을 모아서 소중한 방송을 탄생시켰다. 그런데 느닷없이 들이닥쳐서 통지서 하나 내밀고 두 시간 만에 방송 송출을 끊었다는 것은 정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 변호사와 상의하는 진천규 대표. © 김영란 기자 |
통일TV는 유튜브 등을 통해서 방송을 계속 내보내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통일TV는 2018년 9월 출범식을 갖고 개국을 준비해 왔으며, 2021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인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7월 20일 당시 KT 올레TV와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8월 17일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 ▲ 통일TV 방송 프로그램. [통일TV 누리집 갈무리] |
한편 통일TV는 20일 「<통일TV> 방송 송출 폐쇄조치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통일TV는 글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출석요구, 소명의 기회조차 단 한 번 없이 송출부터 중단한 것은 그 어떤 외부적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합니다”라면서 “<통일TV>는 이 땅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소망하는 많은 시민사회단체 및 변호사들과 연대하여 방송 송출 중단의 부당성을 알리고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통일TV 글 전문이다.
|
<통일TV> 방송 송출 폐쇄조치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통일TV>는 지난해 8월부터 KT올레tv (현 지니TV) 채널 262번에서 평화통일문화정보 전문방송으로 24시간 송출해왔습니다. 지난 1월 18일 KT는 그 어떤 주의나 경고 단 한 번 없이 느닷없이 <통일TV>에 대한 방송 송출 폐쇄조치를 단행하였습니다. 그야말로 30년 케이블 방송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거를 자행한 것입니다.
KT는 공문을 통해 “통일TV를 운영함에 있어 김정은 찬양의 내용과 북한 체제 우월성 선전 등 법적, 사회적, 국가적 공익을 저해하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송출”한 것이 계약 해지 및 송출 중단의 사유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통일TV>는 오랜 분단으로 인한 민족 공동체성 상실과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남과 북의 평화와 화해 협력에 기여함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통일TV>는 ‘북녘의 하루’, ‘생생북녘’, ‘지혜의 샘터’ 등을 제작해왔는데 그 중 ‘북녘의 하루’는 북의 ‘조선중앙텔레비죤’에서 방송한 내용을 정리 분석해 편견과 선입견 없이 북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시청자 여러분께 알리는 프로그램입니다.
‘조선중앙텔레비죤’은 우리로 치면 KBS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북 방송의 가장 큰 변화로는 다양한 생활 정보 및 여러 형태의 공익광고, 뮤직비디오 형식의 음악방송도 등장하고 코믹 드라마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잘 알아야 하는 것은 북 사회의 기본 언론관입니다. 북은 혁명운동의 선전 선동 도구로 언론의 사명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의 방송은 거의 대부분이 체제 우월성 선전과 지도자의 연설 혹은 현지지도에 대한 찬양으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통일TV> 제작팀이 늘 염두에 두는 것은 북의 방송 자체가 찬양과 체제 선전을 목적으로 하는바 아무리 공들여 편집을 해도 북의 생생한 방송이 전파를 타는 순간 언제든 민원이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통일TV>는 설립 당시부터 늘 염두에 두었던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북의 실상을 생생히 전달하되 이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긴다는 것이었습니다. 함부로 비난의 칼날을 대지 않고 그렇다고 미화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직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는 조건도 감안하여 <통일TV> 제작팀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에 기여하는 보람으로 성실하게 방송해 왔고 북에 대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전하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려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KT는 도대체 어느 부분이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지, 무엇이 공익을 해쳤는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무조건 체제 선전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송출 중단을 시켰는데 그렇다면 북 방송을 아예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2년 7월 22일 우리 정부는 ‘로동신문’ 및 ‘조선중앙텔레비죤’ 등 북 언론에 대한 국내 공개 허용을 검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지구촌의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는 국민들에게 북 관련 정보만 통제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비정상적 상황이 분명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우리 정부가 일반 국민의 북 사이트 및 방송 접속을 허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분명합니다.
사실 인터넷 시대 정보통제는 불가능한 법입니다. 자유로운 정보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취합하고 판단하고 가공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입니다.
이런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감안할 때 KT의 결정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 태도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어떤 방송국에 대한 제재를 할 때는 그 절차가 투명하고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출석요구, 소명의 기회조차 단 한 번 없이 송출부터 중단한 것은 그 어떤 외부적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합니다.
방송을 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각종 기자재 설비를 갖추는데 수많은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고 기획, 촬영, 편집 등 다수의 제작 종사자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통일TV> 임직원 일동은 KT의 일방적 방송 송출 중단조치는 <통일TV>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국민의 기본적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결정으로 규탄하며 하루빨리 다시 송출 정상화시킬 것을 요구합니다.
더불어 우리 <통일TV>는 이 땅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소망하는 많은 시민사회단체 및 변호사들과 연대하여 방송 송출 중단의 부당성을 알리고 함께 투쟁할 것임을 밝힙니다.
국민여러분의 큰 관심과 애정어린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2023년 1월 20일 <통일TV> 임직원 일동 |
코로나19 유행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20일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을 발표한다.
방역당국이 제시한 마스크 해제 요건이 충족한 상황에서 해제 시점은 설 연휴 이후인 이달 말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0일 오전 회의를 열고 종합적인 상황을 검토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 범위와 시기 등을 최종 발표한다.
이날은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이 되는 날인데 지난 2020년 10월 13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도입된 지 2년 3개월 만에 권고로 완화되는 것이다.
중대본은 환자가 몰리는 의료 기관과 약국, 복지시설,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실내에 한해서 권고 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도 실내 마스크 의무를 권고로 전환할 수 있는 요건은 갖췄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중국발 감염 등 외부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기석 감염병 자문위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회의에서 “최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시 참고할 수 있는 평가 지표 4가지 중 3가지가 충족됐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국내 유입 증가 우려와 신종 변이 발생 가능성, 그리고 설 연휴 인구이동에 따른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은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오는 25일과 연휴 다음 주 월요일인 30일로 후보가 좁혀진다.
그동안 대부분 방역 조치가 월요일을 기점으로 시행된 점을 고려하면 30일이 유력해 보인다.
앞서 정부와 방역당국은 지난해 5월과 9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두 단계에 걸쳐 해제할 당시도 금요일에 발표 후 실제 적용 시점은 주말 이틀 간 여유를 뒀다.
한편 정부는 인파가 모이는 설 연휴를 고비로 보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설 연휴 고속도로 휴게소 내에 방역 인력 9650명을 배치하고, 휴게소 혼잡 정보를 사전 제공한다.
경기도는 설 연휴 기간 내내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해 응급환자 발생 시 도민이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상시 진료체계를 유지한다.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는 일별 80~99개소 운영한다.
또 동절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코로나19 설 특별 대응반’을 가동한다. 대응반은 민간 대응기관 등 관계기관과 공조체계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신속 대응할 방침이다.
서해안선 화성휴게소(서울방향)·경부선 안성휴게소(서울방향)·중부선 이천휴게소(하남방향) 등 도내 3개 고속도로휴게소에서도 임시선별검사소를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운영한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
오전 8시50분 현재 40가구가 소실 추정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구역 주택에서 큰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오전 450∼500명을 대피시켰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구역 주택에서 20일 오전 6시27분쯤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이날 오전 6시39분 발령된 대응 1단계는 오전 7시26분 대응 2단계로 상향됐다.
소방청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발화로 불이나 구룡마을(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478 일대) 4~6지구 거주자 450~500명이 대피중이라고 밝혔다. 구룡마을에는 약 666가구가 살고 있다.
현재까지 2지구와 4지구, 6지구에서 40가구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인원 170명, 장비 53대, 소방 헬기 7대를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다.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도 오전 8시쯤 화재 현장으로 출발했다.
소방청은 “가용 헬기와 소방력을 최대 투입해 연소 확대 방지에 총력 중”이라며 “이재민 구호 등 관계 기관가 협력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구역 주택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청 제공
서울시는 ‘인근 주민은 신속히 대피하고 차량을 이동해 달라’는 긴급문자를 발송했다. 불이 난 구역 주변에는 2차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한 소방당국이 2지구와 4지구, 6지구에 연소 확대 방어선을 구축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화재 발생과 관련해 “서울시와 강남구 등 지방자치단체와 소방·경찰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소방대원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기초 사실도 엇나가는 대북송금·변호사비 의혹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3.017. ⓒ뉴시스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접점 찾기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7일 김 전 회장 귀국으로 새 국면을 맞았지만 정작 구속영장에는 이 대표와 연관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대북송금을 위한 외국환관리법 위반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횡령·배임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애초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변호사비 대납 건은 점점 희미해지는 모양새다.
‘김성태-이화영-이재명’ 구도 그리는 검찰, 기초 사실부터 삐걱
김성태 전 회장이 받는 주요 혐의는 대북송금(외국환거래법 위반) 건이다. 2018~2019년 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72억원)를 중국으로 밀반입해 북측 고위급 인사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이 대북사업에 의지를 가지고 있던 것은 사실이다. 쌍방울은 2019년 1월과 5월 중국 선양에서 북측의 남북경협 창구 기관인 조선아태평양평화위원회,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경협 관련 합의를 맺었다. 이때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가 북한 희토류 개발 등 사업권을 약정받았다. 검찰은 북측 인사에게 건너간 72억원을 경제협력 사업 합의 대가로 본다.
돈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던, 현행법 위반 소지는 다분해 보인다. 김 전 회장도 인정한다.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한발 더 나아간다. 이 돈의 출처가 회삿돈, 즉 횡령의 결과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김 전 회장은 “횡령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는 귀국 직전 인터뷰에서 “제 개인 돈을 준 거니까 제 돈 날린 거지, 회삿돈 날린 거 하나도 없다”며 “그 당시 문재인 정권 때는 남북관계가 좋았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이 송금한 자금이 회삿돈인지 아닌지, 외환거래법 위반인지 아닌지 규명하는 과정에 이재명 대표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연결 고리는 이화영 전 부지사다.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2020년 부지사를 지냈다. 검찰에게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건과 이 대표를 연결 짓기 위한 핵심 인물이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이 북측과 경협 관련 합의서를 작성할 때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쌍방울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이 이 전 부지사에 뇌물을 줘가며 이 대표로부터 대북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고 보는 듯하지만 여러모로 무리한 인식이다.
무엇보다 시점이 맞지 않는다. 쌍방울은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에서 일하기 훨씬 이전부터 관계를 맺어왔다.
이 전 부지사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쌍방울 고문을 지내면서 급여 1억 8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쌍방울이 이 전 부지사에 연줄을 대기 시작한 2011년은 이 전 부지사가 민주당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해다. 이후 2008년, 동북아 관련 경제협력, 정책연구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를 설립했으며, 부지사 취임 직전까지 이사장 자리를 지켰다. 이후 2017년 3월 사외이사로 선임돼, 부지사 취임 직전인 2018년 6월까지 재직했다. 사외이사 급여로는 3,800만원을 받았다. 쌍방울 법인카드가 제공된 것도 2015년부터다.
대북사업 의지를 가진 김 전 회장이 이화영 당시 민주당 특위원장과 관계를 고려한 일종의 로비 성격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시기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표는 사실상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이였다.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 측근이라는 시각은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이 전 부지사는 ‘친문 좌장’으로 불리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인사다. 2017년 문재인·이재명·안희정 3파전으로 치러진 대선 당시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캠프가 아닌 문 전 대통령 선대위 국정자문단 공동단장을 지냈다.
당시만 해도 성남시장 출신 이 대표는 당내에서 사실상 아웃사이더였다. 촛불 정국 이후 대선후보급으로 부상하면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지만, 당내 세력은 미미했다. 당시 사정을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갑작스레 도지사가 된 이 대표는 일종의 인력난에 시달렸다. 여기저기 인재를 구해야 했고, 이 전 부지사가 영입된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각으로 이 전 부지사를 이 대표 측근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는 뜻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설립한 동북아평화경제협회의 2019년 ‘남북 광물자원 협력 기획’에 주목하고 있다. 쌍방울이 북한 광물자원 개발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시점과 겹친다. 검찰은 당시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사업에 편의를 지원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부지사가 쌍방울에 편의를 봐줬으니 당시 도지사이던 이 대표가 연루됐을 수 있다는 추론이다.
하지만 당시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의 정치적 역학관계, 이 전 부지사가 대북사업 의지가 있던 김 전 회장과 오래전부터 연을 맺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의 추론은 빈틈이 많다. 김 전 회장이 당시 문재인 정부와 가까웠던 대북 전문가인 이 전 부지사와 사업협력을 해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이재명 변호인과 연결되지 않는 쌍방울 돈 줄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은 돈 줄이다. 녹취록에서 언급되는 ‘3년 후 팔 수 있는 주식’이 쌍방울의 전환사채(CB)라는 의혹이 나왔고, 검찰 수사도 쌍방울 CB로 향했다.
쌍방울이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총 200억원의 CB가 언론과 검찰 타깃이 됐지만, 해당 CB가 이재명 대표 변호인들에 흘러 들어간 정황조차 확인된 게 없다.
2018년 발행한 CB는 김성태 전 회장 소유의 투자 회사인 착한이인베스트가 전량 매수했다. 2019년 발행한 CB를 사들인 희호컴퍼니와 고구려37은 각각 김 전 회장 친인척과 측근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매수 기업이 페이퍼컴퍼니라거나, 자금 흐름이 수상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 대표 변호인단과의 연관성은 설명되지 못했다.
쌍방울이 이 대표 변호인들에게 계열사 사외이사 자리를 내어주면서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대표 변호인단 가운데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를 지낸 인물은 이태형 변호사와 나승철 변호사 등 2명이다. 이 변호사는 비비안에서 2019년 말부터 2021년 초까지 1년간 약 1,700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나 변호사는 나노스에서 2020년 9월~2021년 2월, 5개월간 약 1,5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이 받은 급여를 이 대표 변호사비로 볼 근거는 없다.
쌍방울 계열사는 이 변호사와 나 변호사뿐 아니라 다수의 법조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해왔다. 쌍방울 상장 계열사 사외이사와 감사 중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 전현직 법조인은 20명 이상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윤석열 라인’도 예외가 아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이던 2020년 8월 간부 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던진 이건령 전 대검찰청 공안수사지원과장은 이듬해 아이오케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그가 사임한 때는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과 추 장관 간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2020년~2022년 쌍방울과 미래산업에서 사외이사를 지낸 이남석 전 대검 중수부 검사도 윤 대통령과 연이 깊다.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던 2013년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윤우진 전 서울 용산세무서장에게 자신의 후배인 이남석을 변호인으로 소개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윤석열은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을 부인했다.
법조인 외에도 홍경표 윤사모(윤석열을사랑하는모임) 중앙회장이 2021년~2022년 아이오케이 사외이사를 지냈다. ‘쌍방울 로비는 친윤 로비’라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에는 변호사비 대납이 현금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역시 다소 엉뚱하다. 보도에 따르면, 쌍방울 계열사가 이 변호사의 소속 법무법인에 20억원을 이체했다. 이 변호사가 직접 받은 것도 아닐뿐더러, 입금된 돈의 성격도 변호사비와는 거리가 멀었다.
해당 돈은 ‘윤석열 라인’ 이 전 검사가 담당한 M&A 건과 관련해 들어간 돈이었다. 이른바 ‘에스크로’다.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인수 기업이 제3자(법무법인)에 거래 대금을 잠시 맡겨두는 것으로, 거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
민주노총 간부 북 공작원 접선 의혹에 국가보안법 위반 압수수색 사다리차, 에어매트리스까지 동원, 한겨레 “보여주기식…수사권 지키기 아니냐” 화물운임제 바꾸고 공정위 화물연대 고발…‘전방위적 노조 때리기’ |
사상 처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전·현직 간부 등 4명이 동남아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했다는 혐의다. 최근 제기된 경남·제주 시민사회단체 간부 등의 반국가단체 결성 의혹에 이어 국정원이 전방위적 수사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노조 때리기’로 지지율이 상승한 이후 노조와 전면적인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19일자 아침신문은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민주노총 압수수색 소식을 다뤘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은 ‘北 공작원과 접선’, ‘북 지령 따른 혐의’, ‘반정부조직 시도’ 등의 단어로 제목을 채웠고 한겨레는 ‘공안몰이’, 경향신문은 ‘공안정국’이 본격화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의혹만 놓고 보면 수사 양상이 다소 과장스럽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 19일자 아침신문 1면.
국정원의 ‘압수수색 퍼포먼스’…한겨레 “수사권 지키기 의심”
조선일보는 민주노총 조직국장 A씨가 2017년 캄보디아 프놈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 공작 기구인 문화교류국 공작원을 접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전 부위원장 B씨는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C씨와 금속노조 출신으로 알려진 제주평화쉼터 대표 D씨는 2017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각각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혐의가 있다.
국정원과 경찰은 간부들의 책상과 캐비닛 압수수색을 위해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 사다리차와 에어매트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약 2시간 대치 끝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 19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

▲ 19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조선일보는 1면부터 3면을 할애해 공작원 접촉 혐의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조선일보는 2면 기사 ‘“文정부 국정원, 2018년에 수사 뭉갰다”’에선 “당시 문재인 국정원의 윗선에서 남북 관계 등을 이유로 사실상 수사를 뭉개고 미뤘던 것으로 안다”는 방첩 당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고, 3면 기사 ‘“민노총 핵심 간부, 北공작원 만난뒤 산하단체에 지하조직 만들어”’ 기사에선 혐의가 있는 4명 각각의 행정을 조사하며 의혹을 가중시켰다.

▲ 19일자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정부의 ‘반노조’ 기조 아래 국정원과 검찰이 발맞춰 ‘공안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각자 ‘수사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해석이다. 한겨레는 2면 기사 ‘국정원 과거 사건 되살리고, 검찰은 공안부서 확대 발맞춰’ 기사에서 “검찰도 최근 공안 사건 담당 부서의 ‘덩치’를 키우면서 공안몰이에 발을 맞추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한동안 뜸하던 국정원이 잇따라 공안 사건 수사에 나서자 경찰에 이관하기로 한 대공수사권을 ‘회수’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뒷말이 경찰 안팎에서 나온다”고 했다. 내년 1월1일부터 국정원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경찰로 넘어가게 된다.
특히 간부 개인의 책상·캐비닛 수색에 경찰 수백명이 집중되면서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비판은 거세졌다. 민주노총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경향신문은 2면 기사에서 “피의자 4명 중 1명의 신체와 물건 등에 대한 수색이었지만 경찰은 경향신문 사옥 전체를 둘러싸고 전면 통제했다. 경찰 병력 700여명은 철제 펜스로 사옥 앞 정동길을 막고 통행하려는 이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노총은 “겨우 1명 압수수색하는데 국정원 직원과 경찰 수십명을 동원하고, 사다리차에 에어매트리스까지 설치하는 ‘압수수색 퍼포먼스’를 진행한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논평을 냈다.
한겨레는 사설 ‘‘수사권 지키기’ 의심 사는 국정원 민주노총 압수수색’에서 “실제 노조 쪽은 변호사가 입회한 뒤 압수수색에 협조했다. 또 국정원이 수사 중인 내용들이 아직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 단계에 이르지도 않았는데 일부 언론에 상세히 보도되고 있는 점도 통상적인 대공 수사와 다른 양상”이라며 “국정원이 혹여라도 국정원법 개정에 따라 내년에 경찰로 이관되는 ‘대공 수사권’을 계속 가지기 위해 과도한 수사에 나서는 것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 19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국정원 민주노총 압수수색, '공안몰이' 논란 없도록’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의혹만 놓고 보면 수사 양상이 다소 과장스럽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혐의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반정부 활동은 진보 성향 단체의 통상적 활동과 잘 구분되지 않는다. 그렇게 중대한 간첩 사건이라면 왜 5~10년을 수사 없이 묵혔는지도 의문”이라며 “북한 지령을 받고 암약하는 반국가 세력이 있다면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사건 실체를 투명하게 밝혀 과도한 불안을 조성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적 계산이나 조직 이기주의가 개입해선 더더욱 안 될 일”이라고 했다.
반면 보수신문은 압수수색을 막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욕설’, ‘폭력’ 등에 집중하며 ‘노조 때리기’에 열중했다.

▲ 19일자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사설 ‘법 집행에 욕설 폭언 퍼부은 민주노총, 공권력이 우스운가’에서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민주노총은 수사관들에게 “윤석열의 개” “양아치” “아직도 국가보안법이냐”는 식의 폭언을 퍼부었다. 일부는 수사관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런 과정들은 민주노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며 “요즘은 공권력을 걱정하고 법이 지켜지고 있느냐고 우려하는 국민이 늘었다. 공권력에는 일단 저항하고 보자는 식의 ‘습관적 저항’이 당연시되는 행태는 극복돼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민노총 압수수색, 화물연대 고발… 노동운동도 이젠 변해야 한다’에서 “노동계에 만연했던 불법, 떼법, 노동운동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난 정치 투쟁 등의 문제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며 “역대 정부의 미온적 대응에 편승해 사실상 무소불위 행태를 보여 온 노동계 스스로 현 사태를 초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공정위 화물연대 고발에 경향신문 “꼼수” 서울신문 “처벌 관측”
지난해 화물연대 총파업 쟁점이었던 안전운임제의 ‘강제성’이 사실상 삭제되는 ‘표준운임제’가 등장했다. 기존 안전운임제 이름을 표준운임제로 바꾸고,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시행해보며 성과를 분석하자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3년 한시 운영인데다가 화주 처벌 조항까지 삭제해 차주들의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운송사와 화물연대 모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 방해‧기피 등을 이유로 화물연대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12월2일과 5일, 6일 사흘에 걸쳐 현장조사를 시도했으나 화물연대와 조사 방법을 놓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했고 이후 “조사의 개시와 목적이 부당하며, 혐의사실이 특정되지 않고, 제출명령이 포괄적이며 부당하다”는 의견을 낸 화물연대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현장조사가 불발됐다.

▲ 19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 19일자 경향신문 사설.
고발을 놓고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배경에는 한기정 공정위원장의 섣부른 개입”이라며 “(이번 조사는) 한 위원장의 ‘구두 지시’로 시작한 공정위 ‘직권 인지’ 사건이다. 그간 화물연대 파업에서 공정위가 직권조사에 착수한 사례는 없다”고 했다.
이어 화주를 ‘사업자’로 판단한 한 위원장 발언에 대해서도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의 사업자성 여부는 이번 사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쟁점이다. 이번 사건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판사’ 역할을 맡는 위원장이 조사도 전에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예단한 셈”이라며 “한 위원장의 발언으로 그간 공정위가 고수한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한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원칙도 깨졌다”고 했다.
사설에서 경향신문은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노조법상 설립신고증을 받은 바 없는 등 노조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며 “공정위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압수수색 권한을 가진 검찰 수사를 유도해 노조를 탄압하겠다는 목적 외에 무엇이 있나”고 했다.
반면 서울신문은 3면 기사에서 “공정거래법은 고의적인 현장 진입 저지·지연 등을 통해 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피하는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화물연대는 자신들이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므로 공정위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조사 일체를 거부했다”며 “공정위가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판단함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화물연대를 제재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고 했다.
저성장, 인구감소 ‘차이나쇼크’ 잇따라 울린 경고등

▲ 19일자 경향신문 12면.

▲ 19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에 그치고 인구마저 역성장하면서 ‘차이나쇼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신문 사설이 이어졌다. 지난해 저조한 성장률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주 원인이지만 최근 10년간 이어진 성장률 하락 추세를 앞으로도 되돌리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인구도 전년 대비 85만 명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사설 ‘차이나 쇼크 현실화, 위험관리 제대로 하고 있나’에서 “부동산 거품이나 기업·국가의 부채 급증처럼 그동안 고성장에 가려진 중국의 구조적 만성질환을 고려하면 이젠 좋은 시절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중국 경제가 이제는 정점에 이르렀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란 말이 회자하는 이유”라며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 역시 사설 ‘경제도 인구도 꺾인 중국...충격 대비 서두를 때’에서 “단순한 인구 감소 수준이 아니라 인구학적 위기에 처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하며 “고도 성장의 동력이었던 인구가 정점을 찍으면서 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으로서의 역할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고 했다. 이어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아직 우리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매년 줄고 있다고 해도 지난해 기준 22.8%나 된다”며 “우리의 성장 전략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민주노총 #압수수색 #조선일보 #한겨레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국일보 #화물연대 #차이나쇼크
![231개 단체 대표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안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1/207099_92933_4346.jpg)
“공안탄압을 지금 당장 중단하라!”
“반인권 반민주 악법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시도 중단하라!”
18일 국가정보원이 경찰 700여명을 동원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19일 오후 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맞은편 전쟁기념관 앞에서 이같이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민중공동행동, 참여연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등 231개 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별도 배포한 회견문을 통해, 이들은 “어제 오전 9시 국가정보원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진행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산별 가맹조직과 조합원, 제주지역 평화활동가에 대한 압수수색도 동시에 진행되었다”고 확인했다.
“민주노총 서대문 건물의 경우, (무려 11시간 동안) 두세평에 불과한 한 간부의 책상 등을 압수수색하며 경찰 수백병과 에어매트, 크레인을 동원했”다며, “사건을 부풀리려는 의도가 분명한 공안탄압쇼를 치밀하게 준비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들은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 대통령의 망언으로 인한 “지지율 폭락”을 막기 위한 대응인가, “대일 굴욕외교를 감추기 위함인가”, “볼썽사나운 여당 전당대회 개입 논란을 가리기 위함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한 뒤 “그 무엇이 되었건 국정원의 정치개입과 공안탄압의 시작임은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은 또한 정부·여당의 ‘국정원 역할 강화론’을 강하게 규탄했다. 내년부터 경찰로 넘어가는 대공수사권의 ‘이관 재검토’니 ‘국정원-경찰 상설 합동수사단 신설’이니 하는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다.
“게다가 윤석열정권은 국정원의 시행령을 개정해 신원조사센터 설치와 경제방첩단, 경제협력단 설치 등을 통해 국내정치 개입과 민간사찰을 열어놓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하고 있다”면서 “국정원 댓글부대, 여론조작, 간첩조작 등 위헌·탈법적 국기문란과 국정농단 범죄를 저지른 이명박·박근혜정부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어제) 조끼를 입은 작자들이 민주노총에 들어왔다.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11시간 동안 조사를 한다고 했다. 책상에 있는 컴퓨터만 가져갔다. 그리고는 온 언론에 ‘민주노총 간첩단’ 이야기를 한다”고 성토했다.
“오늘 아침에는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지부 조합 간부들 휴대폰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면서 “공안몰이로 민주노총을 겁박하고 억압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응당한 대우를 해줄 수밖에 없다. 공안몰이는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노총을 마치 ‘간첩단’의 사주를 받는 조직으로 내몰고 있는 이 행태 간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책을 논의 중이고 “국민들에게 알리는 투쟁으로 달려갈 것”이며,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민주노총과 함께 투쟁으로 돌파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압수수색 영장은 한 사람의 책상과 피시, 캐비닛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5명 정도의 공무원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집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5명 들어가서 압수수색 실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700명의 경찰을 동원하고 출입을 차단하고 일반 시민들의 인도 보행도 차단하고 그리고 에어매트리스를 깔고 사다리차, 소방차 동원해서 야단법석했다. (...) 법의 대원칙은 목적과 수단이 비례해야 한다. 5명이면 충분한 법집행에 경찰 700명 동원하고 일부 언론 동원해서 ‘간첩단’이니 어쩌니 이렇게 보도하게 만들고 있다.”
박 대표는 “근거없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 가지고 정치쇼, 언론쇼하려고 했던 것이 어제 사태의 본질”이라며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피의사실공표죄’, ‘직권남용죄’ 등을 엄정히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제 사태는 시작”이라며 “이보다 더 큰 방식의 어처구니없는 수준의 공안몰이, 정치쇼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자들이 지금 그러고 있다”면서 “언론은 팩트체크 제대로 하고 사실보도하라고 엄중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 장소가 이태원 근처”인데 “10만명 모이는 장소에 경찰들 얼마나 배치했나 (그런데) 단 한명 압수수색하기 위해서 700명씩이나 동원하는 게 말이 되나. 부끄러워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나아가 “이 문제는 단순히 민주노총에 대해서 ‘직권남용 방식의 정치쇼’ 벌인 것만이 아니라 앞으로 닥쳐올 민주주의 파괴, 노동·민중운동 탄압, 검찰독재와 공안독재시대로 가는 것”이라며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고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대응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엄미경 전국민중행동 사무처장의 사회 아래, 조지훈 민변 사법센터 정보권력기관개혁소위원장, 하원오 전농 의장,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황인근 NCCK인권센터 소장,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의 규탄발언이 이어졌다.
|
민주노총 간부 북 공작원 접선 의혹에 국가보안법 위반 압수수색 사다리차, 에어매트리스까지 동원, 한겨레 “보여주기식…수사권 지키기 아니냐” 화물운임제 바꾸고 공정위 화물연대 고발…‘전방위적 노조 때리기’ |
사상 처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전·현직 간부 등 4명이 동남아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했다는 혐의다. 최근 제기된 경남·제주 시민사회단체 간부 등의 반국가단체 결성 의혹에 이어 국정원이 전방위적 수사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노조 때리기’로 지지율이 상승한 이후 노조와 전면적인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19일자 아침신문은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민주노총 압수수색 소식을 다뤘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은 ‘北 공작원과 접선’, ‘북 지령 따른 혐의’, ‘반정부조직 시도’ 등의 단어로 제목을 채웠고 한겨레는 ‘공안몰이’, 경향신문은 ‘공안정국’이 본격화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의혹만 놓고 보면 수사 양상이 다소 과장스럽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 19일자 아침신문 1면.
국정원의 ‘압수수색 퍼포먼스’…한겨레 “수사권 지키기 의심”
조선일보는 민주노총 조직국장 A씨가 2017년 캄보디아 프놈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 공작 기구인 문화교류국 공작원을 접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전 부위원장 B씨는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C씨와 금속노조 출신으로 알려진 제주평화쉼터 대표 D씨는 2017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각각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혐의가 있다.
국정원과 경찰은 간부들의 책상과 캐비닛 압수수색을 위해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 사다리차와 에어매트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민노총 조합원들과 약 2시간 대치 끝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 19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

▲ 19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조선일보는 1면부터 3면을 할애해 공작원 접촉 혐의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조선일보는 2면 기사 ‘“文정부 국정원, 2018년에 수사 뭉갰다”’에선 “당시 문재인 국정원의 윗선에서 남북 관계 등을 이유로 사실상 수사를 뭉개고 미뤘던 것으로 안다”는 방첩 당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고, 3면 기사 ‘“민노총 핵심 간부, 北공작원 만난뒤 산하단체에 지하조직 만들어”’ 기사에선 혐의가 있는 4명 각각의 행정을 조사하며 의혹을 가중시켰다.

▲ 19일자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정부의 ‘반노조’ 기조 아래 국정원과 검찰이 발맞춰 ‘공안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각자 ‘수사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해석이다. 한겨레는 2면 기사 ‘국정원 과거 사건 되살리고, 검찰은 공안부서 확대 발맞춰’ 기사에서 “검찰도 최근 공안 사건 담당 부서의 ‘덩치’를 키우면서 공안몰이에 발을 맞추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한동안 뜸하던 국정원이 잇따라 공안 사건 수사에 나서자 경찰에 이관하기로 한 대공수사권을 ‘회수’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뒷말이 경찰 안팎에서 나온다”고 했다. 내년 1월1일부터 국정원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경찰로 넘어가게 된다.
특히 간부 개인의 책상·캐비닛 수색에 경찰 수백명이 집중되면서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비판은 거세졌다. 민주노총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경향신문은 2면 기사에서 “피의자 4명 중 1명의 신체와 물건 등에 대한 수색이었지만 경찰은 경향신문 사옥 전체를 둘러싸고 전면 통제했다. 경찰 병력 700여명은 철제 펜스로 사옥 앞 정동길을 막고 통행하려는 이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노총은 “겨우 1명 압수수색하는데 국정원 직원과 경찰 수십명을 동원하고, 사다리차에 에어매트리스까지 설치하는 ‘압수수색 퍼포먼스’를 진행한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논평을 냈다.
한겨레는 사설 ‘‘수사권 지키기’ 의심 사는 국정원 민주노총 압수수색’에서 “실제 노조 쪽은 변호사가 입회한 뒤 압수수색에 협조했다. 또 국정원이 수사 중인 내용들이 아직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 단계에 이르지도 않았는데 일부 언론에 상세히 보도되고 있는 점도 통상적인 대공 수사와 다른 양상”이라며 “국정원이 혹여라도 국정원법 개정에 따라 내년에 경찰로 이관되는 ‘대공 수사권’을 계속 가지기 위해 과도한 수사에 나서는 것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 19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국정원 민주노총 압수수색, '공안몰이' 논란 없도록’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의혹만 놓고 보면 수사 양상이 다소 과장스럽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혐의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반정부 활동은 진보 성향 단체의 통상적 활동과 잘 구분되지 않는다. 그렇게 중대한 간첩 사건이라면 왜 5~10년을 수사 없이 묵혔는지도 의문”이라며 “북한 지령을 받고 암약하는 반국가 세력이 있다면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사건 실체를 투명하게 밝혀 과도한 불안을 조성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적 계산이나 조직 이기주의가 개입해선 더더욱 안 될 일”이라고 했다.
반면 보수신문은 압수수색을 막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욕설’, ‘폭력’ 등에 집중하며 ‘노조 때리기’에 열중했다.

▲ 19일자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사설 ‘법 집행에 욕설 폭언 퍼부은 민주노총, 공권력이 우스운가’에서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민주노총은 수사관들에게 “윤석열의 개” “양아치” “아직도 국가보안법이냐”는 식의 폭언을 퍼부었다. 일부는 수사관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런 과정들은 민주노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며 “요즘은 공권력을 걱정하고 법이 지켜지고 있느냐고 우려하는 국민이 늘었다. 공권력에는 일단 저항하고 보자는 식의 ‘습관적 저항’이 당연시되는 행태는 극복돼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민노총 압수수색, 화물연대 고발… 노동운동도 이젠 변해야 한다’에서 “노동계에 만연했던 불법, 떼법, 노동운동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난 정치 투쟁 등의 문제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며 “역대 정부의 미온적 대응에 편승해 사실상 무소불위 행태를 보여 온 노동계 스스로 현 사태를 초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공정위 화물연대 고발에 경향신문 “꼼수” 서울신문 “처벌 관측”
지난해 화물연대 총파업 쟁점이었던 안전운임제의 ‘강제성’이 사실상 삭제되는 ‘표준운임제’가 등장했다. 기존 안전운임제 이름을 표준운임제로 바꾸고,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시행해보며 성과를 분석하자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3년 한시 운영인데다가 화주 처벌 조항까지 삭제해 차주들의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운송사와 화물연대 모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 방해‧기피 등을 이유로 화물연대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12월2일과 5일, 6일 사흘에 걸쳐 현장조사를 시도했으나 화물연대와 조사 방법을 놓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했고 이후 “조사의 개시와 목적이 부당하며, 혐의사실이 특정되지 않고, 제출명령이 포괄적이며 부당하다”는 의견을 낸 화물연대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현장조사가 불발됐다.

▲ 19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 19일자 경향신문 사설.
고발을 놓고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배경에는 한기정 공정위원장의 섣부른 개입”이라며 “(이번 조사는) 한 위원장의 ‘구두 지시’로 시작한 공정위 ‘직권 인지’ 사건이다. 그간 화물연대 파업에서 공정위가 직권조사에 착수한 사례는 없다”고 했다.
이어 화주를 ‘사업자’로 판단한 한 위원장 발언에 대해서도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의 사업자성 여부는 이번 사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쟁점이다. 이번 사건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판사’ 역할을 맡는 위원장이 조사도 전에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예단한 셈”이라며 “한 위원장의 발언으로 그간 공정위가 고수한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한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원칙도 깨졌다”고 했다.
사설에서 경향신문은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노조법상 설립신고증을 받은 바 없는 등 노조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며 “공정위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압수수색 권한을 가진 검찰 수사를 유도해 노조를 탄압하겠다는 목적 외에 무엇이 있나”고 했다.
반면 서울신문은 3면 기사에서 “공정거래법은 고의적인 현장 진입 저지·지연 등을 통해 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피하는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화물연대는 자신들이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므로 공정위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조사 일체를 거부했다”며 “공정위가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판단함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화물연대를 제재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고 했다.
저성장, 인구감소 ‘차이나쇼크’ 잇따라 울린 경고등

▲ 19일자 경향신문 12면.

▲ 19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에 그치고 인구마저 역성장하면서 ‘차이나쇼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신문 사설이 이어졌다. 지난해 저조한 성장률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주 원인이지만 최근 10년간 이어진 성장률 하락 추세를 앞으로도 되돌리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인구도 전년 대비 85만 명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사설 ‘차이나 쇼크 현실화, 위험관리 제대로 하고 있나’에서 “부동산 거품이나 기업·국가의 부채 급증처럼 그동안 고성장에 가려진 중국의 구조적 만성질환을 고려하면 이젠 좋은 시절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중국 경제가 이제는 정점에 이르렀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란 말이 회자하는 이유”라며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 역시 사설 ‘경제도 인구도 꺾인 중국...충격 대비 서두를 때’에서 “단순한 인구 감소 수준이 아니라 인구학적 위기에 처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하며 “고도 성장의 동력이었던 인구가 정점을 찍으면서 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으로서의 역할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고 했다. 이어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아직 우리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매년 줄고 있다고 해도 지난해 기준 22.8%나 된다”며 “우리의 성장 전략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6.15남측위는 18일 총회를 개최해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를 신임 상임대표의장으로 선임하고 이어진 2023 자주평화결의대회에서 '정전70년을 평화의 새시대'로 만들자는 다짐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1/207090_92915_2926.jpg)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민간 통일운동 단체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6.15남측위)가 18일 정기공동대표회의(총회)를 열어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회협) 총무를 신임 상임대표의장으로 선임하고 10기 출범을 선포했다.
이날 6.15남측위는 총회에 이어 '정전 70년을 평화의 새시대로'라는 주제로 '2023 자주평화결의대회'를 열어 "전쟁의 기운이 깊게 드리운 가운데 맞이한 2023년을 모두가 손잡고 자주평화의 새 시대로 가는 큰 힘을 만드는, 평화가 이기는 해로 만들자"고 결의를 다졌다.
6.15남측위 총회와 결의대회는 서울시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대회를 마무리하는 결의문에서 "미국의 일극 패권이 저물고 세계가 새로운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때, 한미동맹 중심의 냉전 회귀가 아니라 남과 북, 우리 민족의 힘으로 화해와 평화, 번영을 만드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2023년 정전 70년을 평화가 이기는 해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또 "예정된 강도높은 한미연합군사연습과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는 북의 대응이 이어진다면 위기는 끝을 모르고 높아질 것"이라고 하면서 "우선 윤석열 정부부터 멈춰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위기의 실체는 복잡하고 역사적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편향, 대결선동으로 위기가 급격히 격화됐음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미간 강화된 군사행동은 대북 적대이기도 하지만 대중국 봉쇄, 신냉전 정책의 일환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6.15남측위는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힘을 한데 모아 거대한 시대의 파도를 용감하게 헤쳐 나가겠다"고 하면서 "2023년 평화가 이기는 해, 함께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극명한 선택의 기로에서 평화를 지키는 일이야 말로 복잡한 정세속에서 근본적 요구일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의 일단으로 읽힌다.
대회장에는 '정전 70년을 평화의 새시대로'라는 현수막이 걸린 가운데 '온 힘을 다해 전쟁을 막자!', ''온 겨레가 힘을 합쳐 전쟁을 끝내자!'는 구호가 절박하게 터져나왔다.
![이창복 전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이임사에서 재임 10년동안 통일운동의 진전을 도모했으나 큰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현장의 저력으로 격변의 시기, 통일운동의 새 역사를 만들어 달라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1/207090_92916_334.jpg)
지난 10년간 6.15남측위를 이끌었던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은 이임사에서 "남북해외 3자 협의와 협력, 공동 실천을 통해 통일운동의 진전을 도모하고자 했으나 과연 얼마나 큰 변화를 이끌어 냈는지 아쉬움이 크다"고 하면서 특히 남북관계 긴장이 격화되는 최근 한반도의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동시에 "시민사회와, 지역·부문과 현장의 저력을 믿는다"고 하면서 "격변의 시기에 변함없는 단결의 힘으로 시대의 위기를 돌파해 통일운동의 새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분투, 정진하기를 바란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국민들에게는 통일운동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각별히 당부했다.
![이홍정 신임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1/207090_92917_3615.jpg)
신임 이홍정 상임대표의장은 "출범 이후 신냉전의 한 축에 일방적으로 서서 대북강경기조를 반복하며 군사동맹 수준의 한미일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윤석열 정부와 이에 대응하는 북한의 핵무장 선진화 실험과 무력시위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비핵화선언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마저 무너뜨렸다"고 하면서 "한반도 민(民)의 생명 안보는 남북한 당국이 책임지고 수행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방안으로는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상호체제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남북한 민의 상호교류협력을 촉진하고, 남북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며, 동북아시아의 공동평화안보체제를 모색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사실상의 비핵화를 위한 평화한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상호신뢰의 구축과 대화를 통한 평화외교의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며, "적대적 갈등의 조장이 아니라 평화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가 다시 위기를 맞은 시기에 6.15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우리의 과제는 평화통일운동의 전위를 형성하는 것과 함께 민의 평화주권의식을 고양시키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6.15남측위의 과제를 제시했다.
"평화주권자인 민의 변혁적 중도의 수평적 연대가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적극적 평화와 화해의 문화는 일상의 삶에서부터 자리잡을 것이고, 이는 거역할 수 없는 평화운동의 원동력이 되어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평화통일체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전국 시,군 농민회 조직에서부터 통일을 지향하는 농민을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하여 누구보다 앞장서 통일을 노래하고 싸우는 농민들의 조직이 되도록 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국언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명분으로 강행하는 대일 굴욕외교를 비판하면서 "결코 굽히지 않고 구걸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히고 연대와 지지를 당부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부터 자행된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공안당국의 압수수색에 대해 "아직 피의자 신분도 아닌 민주노총 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며 경찰병력 500명, 버스 20대, 소방대원과 에어매트, 소방사다리까지 동원해 민주노총 본부를 침탈한, 30년 역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철폐시키고 윤석열 정권 심판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6.15해외측위원회 손형근 위원장은 이날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올해의 남북관계가 극도로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광란적인 전쟁대결 책동을 반대하는 거족적인 투쟁'을 위한 6.15민족공동위원회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손형근 위원장은 "신냉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미국과 남측, 일본의 3각 결탁과 전쟁책동이 새로운 차원에서 감행되고 있는데 유의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남측에 보수정권이 들어선지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았으나 미국과 최대 규모의 합동군사연습과 군비증강, 일본의 역사왜곡과 군사대국화, 조국반도에로의 군사진출까지 허용하는 친일 매국행위를 비롯하여 그 사이 벌어진 남북 대결정책과 사대, 반민주적 악행들은 역대 정권을 능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7월에 정전협정 체결 70년, 9월에 간토대진재시 조선인학살 100년을 맞이하는 해인만큼 반통일, 전쟁세력들의 도전에 맞서 전쟁을 끝내며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운동을 강화해 나가자"고 연대의지를 표시했다.
또 "간토대진재시 조선인학살을 비롯한 일본의 침략죄행에 대해 사죄와 청산, 군사대국화와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과 박해를 반대하는 운동을 힘있게 벌여나가자"고 제의했다.
결의대회에 앞서 6.15남측위는 이날 총회에서 가칭 '정전70년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정전 70년, 한반도 전쟁위기 해소와 평화실현을 위한 집중행동'을 중심으로 2월부터 전면화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 반대행동을 펼치고 국내외 현장에서 평화행동이 확대되도록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남북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활동에도 주력해, 주요 현안인 대북전단 살표, 확성기 방송재개, 국가보안법, 북한인권법,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등과 관련한 여론조성에 힘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일 과거사 졸속 해결 및 일본의 군사대국화 저지와 동포차별 반대활동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극단 경험과 상상, 6.15대학생분과에서 공연을 펼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1/207090_92918_384.jpg)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대표, 김수형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 김수정 대학생겨레하나 대표가 청년학생의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1/207090_92919_3845.jpg)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오른쪽)와 정종성 6.15청학본부 상임대표가 결의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1/207090_92920_3951.jpg)

전쟁의 기운이 깊게 드리운 가운데 새해를 맞았습니다.
위기는 '적대'에서 비롯됐습니다. 2018년 판문점에서 시작해 2019년 하노이까지 이어진 대화에도 불구하고 적대는 중단되지 않았고,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북을 다시 '적'으로 낙인하며 위기는 급격히 깊어졌습니다.
더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신냉전질서가 강화되면서 한반도 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미국은 지난 냉전시대처럼 한반도가 미중 패권대결의 최전방이 되기를 바랐고, 한미일 군사협력을 발전시켜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결하는 냉전질서를 되살렸습니다. 북은 한미당국의 강화된 군사행동에 맞서 강대강 대응에 돌입했습니다.
무력충돌은 물론 전쟁발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정전 70년을 맞는 2023년, 한반도는 다시 냉전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냉전은 강대국의 전쟁터, 패권다툼의 희생양이 되는 길입니다. 미국의 일극 패권이 저물고 세계가 새로운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때, 한미동맹 중심의 냉전 회귀가 아니라 남과 북, 우리 민족의 힘으로 화해와 평화, 번영을 만드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가 개척한다"는 대원칙 아래 대전환의 시대, 역사의 소명을 다할 것을 결의합니다.
하나, 2023년, 정전 70년을 평화가 이기는 해로 만듭시다.
그 어떤 전쟁도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 않습니다. 이미 한국전쟁 전야와 같은 작은 전쟁이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긴장을 완화하고 전쟁을 막아야 합니다.
예정된 강도높은 한미연합군사연습과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는 북의 대응이 이어진다면 위기는 끝을 모르고 높아질 것입니다.
우선 윤석열 정부부터 멈춰 세워야 합니다.
위기의 실체는 복잡하고 역사적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편향, 대결선동으로 위기가 급격히 격화됐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미간 강화된 군사행동은 대북 적대이기도 하지만 대중국 봉쇄, 신냉전 정책의 일환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하나, 평화를 바라는 모두가 손잡고 자주평화 새 시대로 갈 큰 힘을 만듭시다.
평화는 무색무취하지 않습니다. 민족자주없이 남북화해도, 평화도 없다는 것을 역사에서 배워야 합니다.
미국과 주변 강대국 어느 나라도 당사자인 우리만큼 한반도 평화가 소중하지 않습니다.
역사의 모든 위기의 순간 우리 민중은 나라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민주와 민생, 평화 위기를 극복할 힘도 결국 우리에게 있습니다.
다름과 차이를 딛고 평화를 바라는 모두가 손잡을 때 역사를 거스르는 세력에 맞서 마침내 승리할 수 있습니다.
2023년 위기는 깊고 난관은 큽니다.
대전환의 시대, 위기는 새 시대를 향한 기회의 창입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힘을 한데 모아 거대한 시대의 파도를 용감하게 헤쳐 나가겠습니다.
2023년 평화가 이기는 해, 함께 승리합시다!
2023년 1월 18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2022년의 한반도, 사실상 전쟁 상태에 돌입
지난 해 10월과 11월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불케하는 실전 군사훈련이 진행되었다. 한미일 삼국은 북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총동원하여 실전훈련을 실시했고, 북은 그 무기들을 무력화시키는 대응군사행동을 본격화했다.
한반도 정세는 2022년 3월부터 지속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3월 미국은 ‘핵선제사용’을 명시한 핵태세검토보고서를 공개했고, 여기에 편승하는 서욱 국방부장관의 대북선제타격 발언이 나왔다. 발끈한 북은 4월 6일 김여정 담화를 통해 “남조선이 우리와 대결을 선택한다면 우리의 핵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게 것”이라며 핵으로 응수할 수 있음을 피력했다. 4월 12일엔 한미 양국이 군사연습을 실시했고, 북은 전술핵무기 탑재 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정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한미 양국은 5월 정상회담을 열고 전략자산 전개를 합의했고, 7월 한미군사훈련에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35A 6대가 한반도에 전개되었다. 8월에 실시된 한미군사연습 역시 북으로의 반격을 위한 연합상륙작전, 강습단훈련이 실시되었다. 정세는 가파르게 2018년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이전 상황으로 회귀하였다.
지난해 9월 한미군사연습이 또 다시 진행되었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이 부산항에 들어왔고, 한미 해군훈련, 대잠수함훈련, 한미일 연합훈련, 한일 연합훈련이 연달아 실시되었다. 11월에도 비질런트 스톰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진행되었다.
북은 모든 한미군사연합연습에 건건이 대응했다. 10월엔 전술핵운용 부대들과 공군비행대,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로 실전화된 군사훈련을, 11월엔 공군의 대규모적인 총전투출동작전을 포함한 대응군사작전을 전개했다.
후진하는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계속 밟으면 자동차 후진이 계속되듯이 한미군사연습의 지속은 한반도 정세를 단지 2018년 이전 상황에 머무르지 않게 된다. 한반도는 10월을 경과하면서 사실상 전쟁상태로 돌입한 셈이다.
2022년 10월 이후 한반도가 여전히 정전체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적으로 규정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들이 총동원되는 대규모 연합군사연습을 허용하는 정전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냉전 시대에서도 2022년과 같은 반복적 군사연습은 실시된 적이 없다. 정전체제는 붕괴되었다. 정전체제가 사라진 한반도에 남는 것은 전쟁 뿐이다. 한반도는 지금 사실상의 전쟁상태이다.
전쟁의 양상 1: 핵대결
2022년부터 시작된 한반도 ‘전쟁 상태’의 양상은 핵대결을 본질로 한다. 전략자산은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일컫는다. 설령 한미군사연습에 동원되어 한반도에 전개된 전략자산이 핵무기를 장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략자산이 포함된 군사연습은 핵무기가 동원된 군사연습인 것이다.
한미가 핵무기를 동원한 군사연습을 실시하자 북도 모의 핵탄두 발사훈련으로 응수했다. 북은 여기서 더 나아가 핵정책을 법으로 명시하고 그것을 공개했다. 핵정면대결을 선포한 것이다. 미국의 핵전략에서 기본은 선제타격이다. 상대방에게 핵공격을 받기 전에 먼저 타격한다는 것이다. 북 역시 핵정책법령에 선제타격을 명시했다. 지금의 전쟁은 핵대결, 핵선제타격대결인 셈이다.
올해 핵대결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윤석열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기획’하고 ‘공동 연습’하는 방안을 한미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반도에 전개되는 전략자산에 핵무기를 장착한다는 의미이며, 그 정보를 한미가 공유한다는 것이다.
바이든이 ‘NO’ 발언을 함으로써 헤프닝으로 끝나는가 싶지만 그렇지 않다. 윤석열 핵 공동연습 발언과 바이든 NO 발언의 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이 없는 이야기를 꺼낼 리는 만무하다. 바이든 역시 논의된 바 없다는 발언을 한 바 없다. 따라서 한미 양국이 핵무기를 장착한 전략자산을 올 해 군사연습에 동원하는 것은 한미가 논의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바이든의 NO 발언은 두 차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전략자산에 핵무기를 탑재하여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은 미국에게 극비 사항이다. 사실상 윤석열은 천기누설을 한 셈이다.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미국 대통령은 그것을 부인해야 한다.
둘째, 미국은 핵무기 정보를 한국과 공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핵장착 여부를 한미가 공유하는 것은 미국의 핵정책 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느 경우인지는 분명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신년 초 윤석열-바이든 헤프닝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올해부터 한미군사연습에 핵무기가 장착된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북의 대응 역시 핵무기를 탑재한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다.
지난 해의 경우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핵탑재가능무기체계’의 대결이었다면 올해는 핵무기를 탑재한 ‘핵탑재가능무기체계’의 대결로 상승되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오는 3월 대규모의 실기동훈련이 포함된 한미연합군사연습을 기획하고 있다. 바로 이 훈련에 핵탑재전략자산이 한반도 전개될 수 있다. 3월부터 한반도는 지난 해보다 더 높은 핵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전쟁의 양상 2: 한반도 전쟁 vs 미본토 전쟁
미국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투입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르겠다는 것이다. 북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선포-17형, 극초음속미사일, 장거리순항미사일을 개발했다. 미본토를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 시기 북미 대결은 한반도 전쟁을 상정하고 있는 미국과 미본토 전쟁을 상정하고 있는 북의 대결이다.
미국은 고도 100km 이상에서 비행하는 미사일(미본토를 향하는 미사일) 정보를 탐지하기 위해 우주군사령부를 신설했다. 프놈펜 공동성명에서 언급된 북 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정보는 미본토를 향하는 북의 미사일 정보이다.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는 고고도미사일요격체계인 싸드 정식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은 미본토로 향하는 북의 미사일을 대상으로 한다. 미본토로 향하는 북의 미사일을 무력화시키고 한반도 전쟁을 준비하는 것, 이것이 미국의 대북 군사전략이다.
북은 지난 해 12월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의 성능을 시험했고, 전원회의에서 신속반격 능력을 기본사명으로 하는 신형 ICBM 개발을 공언했다. 고체연료 ICBM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군사정찰위성 개발이 마감단계에 있다면서 최단기간 내에 군사위성을 발사할 계획을 공개했다.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눈’을 갖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려고 할 때 지체없이 미본토를 공격하는 것, 이것이 북의 대미 군사전략이다.
한반도 전쟁은 미국의 침략 전쟁이다. 이에 반해 미본토 전쟁은 북의 방어 전쟁이다. 미국은 핵무기까지 동원되는 대북 군사연습을 준비하고 있다. 북은 실제적 행동으로 넘어갈 데 대한 대미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2023년 북미 강대강 대결은 ‘한반도 전쟁 대 미본토 전쟁’, ‘미국의 침략 전쟁 대 북의 방어 전쟁’ 구도가 더욱 첨예해지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확전을 향해 질주하는 군통수권자 윤석열
윤석열 정부는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무인기 사태를 명분 삼아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무인기가 실제 북에서 날라온 것인지, 윤석열 정부가 조작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북의 무인기 도발’을 명분으로 윤석열 정부가 위험천만한 군사적 모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관련기사(윤석열, "확전 각오하고 무인기 침투" 명령 후 술자리)
처음엔 ‘북의 무인기’가 용산까지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국방부가 어느 순간 용산 인근까지 날아와 대통령 집무실까지 촬영했을 가능성을 유포하고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되지 않았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초기에 무인기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군통수권자 윤석열은 ‘확전 불사’를 외치기 시작했다. “북한에 핵이 있다 해서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강경 발언을 초기 대응 실패, 안보 무능이라는 비판을 덮으려는 정치레토릭이라고 간주한다.
그러나 군통수권자의 발언은 군대에게는 정치레토릭이 아닌 준엄한 명령으로 전달된다. “주저하지 말라”는 군통수권자의 발언은 “무인 요격기를 격추하라”는 명령인 셈이다. 설령 무인기가 아니더라도, 북에서 넘어오는 일체의 물체는 공중이건, 해상이건, 육상이건 사격해야 한다. 남과 북에는 여전히 합의되지 않은 경계선들이 있다. 지난 해 10월 북 상선이 NLL을 넘어와 경고사격을 한 바 있다. 우발적 사태가 일촉즉발의 충돌 사태로 비화될 수 있다.
윤석열은 9.19군사합의 파기를 언급했다. 물론 9.19 군사합의는 사실상 파기 상태에 있다. 그러나 윤석열의 군사합의 파기 발언은 파기 사실을 확인해주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군사합의가 파기되는 순간 비무장지대에 군사력이 집결된다. 군은 확성기 방송과 대북전단 살포를 감행할 것이다.
윤석열의 모든 발언은 삽시간에 한반도를 최고 수준의 군사적 충돌로 몰고 갈 위험성을 내포한다. 모르고 한 발언이라면 안보를 책임질 자격이 없다. 알고서 한 발언이라면 남북 전쟁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다. 어느 경우이건 윤석열이 군통수권자로 존재하는 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장담할 수 없다.
일본의 재무장화와 헌법 개정에 날개를 달아주는 윤석열 정부
일본은 최근 안보 관련 3개 문서를 개정하여 재무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재무장의 목적은 반격 능력 강화에 있다. 반격은 적기지를 타격하는 것이므로 방어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반격능력은 곧 전쟁능력이다. 일본은 신냉전과 실전 상태로 접어든 한반도 상황을 명분삼아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의 다음 수순은 군사력 증강과 헌법 개정이다. 이미 일본은 방위력 강화 방침을 세우고 1조 5천억엔에 달하는 미국 무기 구매 예산을 확정했다. 여기엔 토마호크 미사일 구매가 포함되어 있다. 이 무기는 일본이 미사일 공격을 받기 전에 적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는 선제공격 무기이다. 반격이 아닌 선제공격 무기를 도입하는 것이다.
전수 방위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현행 헌법에서는 일본이 선제공격을 하거나 반격 이후 점령작전을 펼 수 없다. 따라서 토마호크 등 선제공격 무기 도입은 일본 헌법 개정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이 한반도에 개입하면 할수록 그들은 침략적 본성을 더욱 드러낼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일본은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동맹만으로 부족해 한미일 동맹을 구축하면서 일본의 재무장화, 헌법 개정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바로 윤석열 정부이다.
관련기사(한미일 프놈펜 성명, 일본 자위대 한반도 진출 문 열다)
윤석열은 1월 11일 일본의 반격 능력 강화 움직임에 "그걸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며 사실상 일본의 움직임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 우리 외교부는 지난 해 12월 일본의 움직임에 “사전에 우리와의 협의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따라서 윤석열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우리 정부의 동의 의사’를 피력한 셈이다. 일본과의 안보협력 강화라는 미명 아래 강제동원 문제 해법을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입맛에 맞게 추진하는 것도 부족하여 자위대가 북을 공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전쟁을 위한 미일 결탁의 강화
1월 13일 워싱턴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2가지 측면에서 2023년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째, 바이든은 ‘반격 능력’을 명시한 일본의 새로운 국가안보정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반격능력은 북 기지 타격 능력이다. 즉 일본의 대북 군사적 적대정책과 적대행위는 올해 더욱 강화될 것이며 미일 군사협력 강화로 구체화될 것이다. 한반도 전쟁을 위한 미일 결탁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셈이다.
관련기사(서승, "일본 '반격 능력' 인정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 맞나?")
둘째, 센카쿠 열도 문제가 재점화되었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과 중국이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바이든은 기시다 총리에게 센카쿠 열도 역시 핵을 포함한 모든 능력을 사용해 일본을 방어하는 미국의 안보 공약에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가 뒤에서 받쳐줄테니 센카쿠 열도 문제로 중국과 싸우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중국과의 전쟁을 위한 미일 결탁에서도 새로운 국면이 열리고 있다.
지난 해 미국은 신냉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지만 미국의 신냉전 동력은 사그러드는 과정이 지속되었다. 나토 국가들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적인 친미국가들 역시 중국과의 경제협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대다수의 국가들은 대러제재에 동참한다는 레토릭과는 다르게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냉전 동력은 약화되고, 탈미·다극화 경향이 강화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미국의 선택은 확전이다. 바로 그 확전을 위한 미일 정상회담이 이번 회담이었던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2023년 북과 중국을 향한 적대적 군사훈련을 더욱 강화할 것이며, 윤석열 정부는 전쟁을 향해 치닫는 미국과 일본을 한반도에 더욱 깊숙이 끌어들임으로써 한반도를 더욱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다.
누가 전쟁을 불러오는가
한반도 위기의 책임을 ‘북의 도발’로 간주하는 북책임론이 우리 사회를 지배한다. 그러나 사태악화의 책임은 한미 양국에 있다. 지난 해 3월 서욱 국방부장관의 대북선제타격 발언, 4월 한미군사연습,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전략자산 전개 등이 사태 악화의 주된 원인이다. 이같은 객관적인 인과관계마저 무시한 북책임론은 주권 국가로서 갖는 북의 자위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북적 사고의 산물에 불과하다.
북미 싱가포르 회담이 끝내 실패한 이후 미국은 대북적대행위를 강화했고 북은 그에 대한 대응으로 자위적 군사력 강화를 선택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재개했고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개발한 것은 북의 ‘도발’이 아닌 자위권 행사이다. 자위권을 갖는 국가적 실체로서 북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남는 것은 전쟁밖에 없다.
진보운동 일각에선 북미 모두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이 제기된다. 양비론 역시 인과관계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책임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양비론은 2022년 실전에 가까운 군사적 충돌이라는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이 핵무기와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미 양국의 대북군사적 적대행위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다만 일체의 군사적 충돌을 반대하고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철회를 한반도 평화의 조건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북책임론과 차이를 갖는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북의 대남 핵선제타격 정책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북은 핵정책법제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선제타격까지 포함된 대남 전술핵공격 가능성을 피력했고, 모의 핵타격 군사훈련도 실시한 바 있다. 북의 대남 핵선제타격 정책은 남측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포스러운 정책임은 분명하다.
특히 북미 대결을 본질로 하는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이 아닌 남측을 주타격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북의 군사적 타격 1차 대상은 여전히 미본토이다. 북은 미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끊임없이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남 핵공격 발언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미국은 윤석열 정부를 앞세워 한반도 전쟁을 기획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기획을 충실히 집행하고 있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타격 의사를 밝히는 것은 미국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가 된다. 미국이 자신은 뒤로 빠지고 윤석열 정부를 내세워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더라도, 북은 한미 양국에게 강력한 타격을 가하겠다는 적극적 군사정책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이 대남 핵선제타격을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일으키려는 미국의 구상을 타격하는 군사작전의 일환인 셈이다.
관련기사(북한 핵정책의 변화 과정과 10월 위기의 원인)
물론 실제 전쟁이 발생하면 북은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도, 한반도도 핵참화에 빠지게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따라서 전쟁을 막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 전쟁을 막아야 한반도 핵참화를 막는다.
전쟁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전쟁을 일으키는 세력이 누구인가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타격을 가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공동성명을 누가 파기했는가. 한국과 미국이 파기함으로써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누가 핵선제타격을 거론했는가. 바이든 정부가 핵선제공격 정책을 담은 핵태세검토보고서를 공개했으며, 남측 국방부가 거기에 부화뇌동하여 대북선제타격을 공론화했다. 누가 한반도 핵전쟁훈련을 실시했는가.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으며, 2023년엔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시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누가 전쟁을 불러오는가. 답은 분명하다. 한미동맹이다. 이젠 일본까지 끌어들여 한미일 삼국 전쟁체제를 작동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선차적인 과제는 무엇인가. 그 답도 분명하다. 전쟁을 향해 치닫고 있는 미국과 일본을 한반도에 끌어들이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질주를 막는 것이다. 그것을 막는 두 가지 경로가 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없애거나 그게 아니면 윤석열 정부를 없애거나.
총연맹과 주요 산별노조 전현직 간부에
사실상 간첩 혐의로 압수수색영장 집행
“윤 정부 국정원, 공안정국 신호탄” 관측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이 18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동안 경찰이 정동길을 통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공안당국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가 노동계로 확대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18일 총연맹(민주노총)과 주요 산별노조(보건의료노조·금속노조)의 일부 전현직 간부에게 사실상 간첩 혐의를 걸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제주·창원 등 지역에서 진행돼온 국보법 위반 혐의 수사가 민주노총과 주요 산별노조의 본진까지 치고 들어온 것이다
이 수사는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노동 개혁’ 기조와 맞물려 범여권 차원의 대대적인 반민주노총 캠페인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기능과 역할을 확대한 데 이어 대공수사권 존치까지 노리는 국정원이 공안정국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원의 국보법 위반 혐의 수사는 범위와 대상을 넓혀가며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국정원은 제주·창원 등지의 진보정당 전·현직 간부나 농민단체 관계자,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북한 지령을 받고 반정부 투쟁을 벌여온 것으로 보고 지난해 11월부터 강제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리고 이날 서울 중구 정동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과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사무실, 경기 수원, 제주와 전남 담양 등 전국 12곳에서 동시다발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국정원은 국회 원내정당 당직자 출신 한 인사도 국보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번 수사는 윤석열 정부 들어 국정원의 역할이 확대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정원 역할과 위상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에서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고 바뀐 원훈처럼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국정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어민 강제북송 의혹’ 등 전 정권을 겨눈 사건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고위공직자의 신원을 조사하는 신원검증센터, 재계를 상대하는 경제협력단을 신설하는 등 소관업무도 대폭 넓히고 있다.
이번 수사는 윤석열 정부의 반노조 정책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노동개혁’이라고 하고, 노동계는 ‘노동탄압’으로 받아들이는 일련의 조치들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파업 이후 꾸준히 이어졌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때 업무개시명령, 안전운임제 전면 재검토 등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고 이후 노조의 회계 투명화, 건설 현장 불법행위 집중단속 등 노조 부패 문제를 앞장서 공론화했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장 조사 방해 등의 이유로 화물연대를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 수사를 계기로 여권에선 2024년 경찰로 이관되는 대공수사권을 국정원에 존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간첩은 국정원이 잡는 게 맞다”며 “내년 1월부터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되도록 한 방침이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국정원이 간첩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상설 합동수사단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윤석열식 공안정국’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장유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센터 소장은 “국정원이 전국 각지에서 시위하듯 대공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정원의 의도가 간첩 수사에 대한 존재감 과시라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며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노동계를 대공수사로 압박하면서 공안정국으로 몰고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국정원이 민간인 불법사찰, 댓글 공작을 통한 여론 조작, 간첩사건 조작 등의 국기문란과 국정농단 범죄를 저지른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윤석열식 공안통치의 시작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하루가 멀다하고 실수를 연발하고 있는데, 얼토당토않은 말로 수습에 나서는 참모들이 볼썽사납기도 하고, 어떨 때는 연민의 감정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대통령실을 떠난 한 참모의 경우 전화로 윤 대통령의 실수들에 대해 해명해달라고 요청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내놓는 반응이 ‘한숨’이었다. 질문하는 기자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아마 이런 황당한 건으로 기자들에게 그럴듯하게 설명해야 하는 처지에 대한 자괴감 섞인 표현 아니었을까 싶다.
대통령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수준이 아닌 한 실수를 인정하면 대개 그걸로 끝난다. 물론 그 뒤에 일정 기간 비판이 이어질 수도 있지만, 인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대중을 기만하게 되는 것보단 훨씬 지혜로운 선택이다.
특히 대통령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아버리면 부하들이 비정상·비상식화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예컨대 지난 미국 순방 때 ‘바이든’이라고 한 것을 ‘날리믄’으로 말했다고 택도 없는 변명을 한다든지, 뻔히 들리는 ‘이새끼’ 발언을 인정하지 않은 일, 최근에는 UAE(아랍에미리트)에 가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이 되자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한 발언”이라고 실제 중동 정세와 동떨어진 해명을 내놓은 일이 대표적이다.
당사자인 대통령은 물론이고, 이런 황당한 해명을 하는 참모들을 보면서 과연 정상적이거나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저걸 해명이라고 하는 거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참모들이 대통령을 따르겠다고 선택한 건 권력에 부역하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대통령이 성공해야 자기 업적도 인정받기 때문이다. 모시는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탑재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누구 때문도 아닌, 존경하는 마음으로 모셔야 하는 대통령 때문에 자신은 어느 순간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사람이 되어 있다면, 대통령을 온전하게 존경할 수 있을까? 참모들도 존경하지 않는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도 존경받을 수 없다.
“ 강경훈 기자 ” 응원하기
등록 :2023-01-18 05:00
수정 :2023-01-18 07:33
이제훈 기자 사진
이제훈 기자 구독
|
“이란, UAE의 적” 또 설화 정부 “아크부대 장병 격려” 진화 이란 “무지하고 간섭적” 맹비판 |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에서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란을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의 적”이라 규정한 발언의 후폭풍이 안팎으로 거세다. 이란 정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적으로 무지한, 간섭적 발언”이라 맹비판하며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의 아마추어 외교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연합 자이드 밀리터리시티에 있는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파병 장병들을 격려하는 연설 도중에 “아랍에미리트는 우리의 형제국”이라며 “아랍에미리트의 적,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각각 “우리 장병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에서 한 발언이었다”, “한-이란 양자관계와 무관하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란 외교부는 16일(현지시각) 윤 대통령의 발언이 “간섭적”이고 “외교적으로 부당”하며 “전적으로 무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세르 칸아니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 외교부는 한국의 최근 행보를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이란은 문제 발언과 관련한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국 외교부는 17일 “이란과의 지속적 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없이 확고하다”고 거듭 해명했다.
이란 정부의 공개 반발이 아니라도 윤 대통령의 발언은 외교적으로 부적절할뿐더러 사실관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2016년 주이란 대사를 소환한 지 6년 만인 지난해 8월 사이프 무함마드 알자아비 대사를 이란 테헤란에 다시 파견하며 “양국 관계 발전과 지역 전체의 공동 이익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아랍에미리트-이란 관계는 ‘적대 관계’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예상치 못한 외교적 곤경에 처한 아랍에미리트연합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돌출 발언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 탓에 어려움에 부닥친 한-이란 관계에 심각한 부담이 되리라는 우려가 크다. 대이란 외교에 깊이 관여한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란과 관계에서 우리가 ‘을’인 처지인데 윤 대통령의 국익을 해치는 무신경한 발언에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미국 제재 탓에 한국이 이란에 주지 못하고 있는 원유대금 70억달러(8조6600억원) 문제가 대표적이다.
‘외교 초보’인 윤 대통령의 ‘무신경 외교’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영국 방문 때 여왕 조문을 빠뜨렸고, 이어진 미국 방문 땐 비속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1일에는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핵이 올 수 있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며 일본 정부의 방위비 증액과 적기지 공격 능력 강화를 담은 새 국가안보전략을 쉽게 용인하는 발언을 했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더하기 외교를 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은 오히려 빼기 외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관련기사
“UAE의 적은 이란”, 윤 대통령의 끝없는 ‘외교 설화’ [사설]
박지원, 윤 대통령 ‘UAE-이란’ 발언에 “아무것도 모르고 큰 소리”
‘이란 발언’ 두고 “대통령 입이 안보리스크”…외교부, 수습 진땀
이란 “윤 대통령, 완전히 무지하다”…‘UAE의 적’ 발언 파장
[이태원 참사, 끝나지 않는 이야기] 고 김의현 씨 엄마 김호경 씨
이상현 기자 | 기사입력 2023.01.18. 06:21:41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석달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상처난 마음은 치유되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관, 국회의원들은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기 보단 아픈 상처부위를 건드리고 헤집기 일쑤다. 일부에서는 "놀러 가서 그렇게 된 일을 왜 국가의 책임으로 돌리느냐"고 그만하라고 이들의 등을 떠민다. 그럼에도 이들은 여전히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길거리, 국회, 대통령실을 부유한다. 세상을 떠난 이들이 어떻게, 언제, 왜 죽어야만 했는지 알고 싶다는 이유가 이들의 등을 떠밀고 있다.
1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 8명, 생존자 2명, 지역상인 1명은 국회 국정조사 2차 공청회에 참석해 참사에 대해 증언했다.이들의 이야기는 하나하나가 구구절절했다. <프레시안>에서는 이들의 발언 전문을 싣는다. 이들이 겪는 슬픔, 그리고 아픔을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다. 아래는 참사 희생자 고 김의현 엄마 김호경 씨 발언 전문.
※기사를 보기 전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진술서 전문은 10.29 이태원 참사 당시의 현장과 참사 경험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참사 희생자 김의현 엄마 김호경입니다.
참사 직후 심적으로 힘들어 TV나 인터넷 기사는 보지 않았습니다. 분향소가 설치된 사실을 전혀 몰랐고 사진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였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분향소 운영 마지막 전날에 합동분향소에 영정사진을 올리고 싶은 유가족이 있다면 얘기해달라는 통보식의 문자를 받았지만 분향소 관련 자세한 안내는 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영정사진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추모하고 애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요. 내 아들 이름 하나 없이 보낸다는 생각에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유가족 연락처와 공유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서로 연락해서 만나고 있는데 나만 연락이 안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중에 한번, 장례를 치르고 나서 담당 공무원에게 유가족의 연락처를 물었으나 모르겠다고 했고 같은 지역의 유가족의 연락처를 물어보았으나 개인정보라 공유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연락처를 다른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고 그분들이 괜찮다고 하면 연락처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유가족 두 분의 연락처를 문자로 받았습니다.
당연히 정부에서 연락이 오겠지, 우리 유가족들을 만나게 해주겠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한테는 너무나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게는 멋진 친구였고 직장에서는 성실한 직원이었던 눈웃음이 특별히 예뻤던 아들은 집안의 기둥이었고 저에게는 남편이자 친구였습니다. 도와달라는 낯선 이의 울부짖음에 도와주어야 한다고 도와주어야 한다고 손을 내밀었다가 이태원의 차가운 도로에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후 빈 건물에 방치되어 있다가 동행자가 있었으나 동행자에게는 연락해준다고 건물에서 나가라고 하고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합니다.
그 후 아들의 행방을 찾을 때까지는 14시간이 걸렸습니다. 신원 확인을 위해 동국대 일산병원에 갔을 때 손대지 말라고 신원만 확인하라는 말에 자는 듯이 누워있는 아들을 보고 울고만 있던 것이, 왜 손 한번 못 잡아보고 왜 살뜰히 못 살펴봤는지 지금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렇게 보냈습니다. 발인 후 봉안당에 안치 후 참석한 아들 친구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왜 그곳에 갔는지를 기억하지 말고 왜 돌아오지를 못했는지 기억하고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들은 키가 엄마보다 커지면서 자기가 엄마를 지켜준다고 했습니다. 지금 그곳에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하고 있을 것 같아서 미안해하지 말라고 엄마에게 미안해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사라지는 것과 잊혀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정치학과 기후변화를 공부했다. 들리지 않았던 말까지, 끝까지 듣는 기자를 꿈꾼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