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정부, 백신 2300만명 분 추가 계약...총 7900만명 분 확보

화이자·노바백스와 계약, 두 백신 모두 2분기부터 접종 시작 예정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발행 2021-02-16 10:42:22
수정 2021-02-16 10:42:22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2.13.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2.13.ⓒ뉴시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300만 명분 추가로 확보했다. 또 하반기로 예정됐던 일부 백신의 접종 시기도 2분기로 앞당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기존 5천6백만 명분에 2천3백만 명분을 추가해 총 7천9백만 명분의 백신 도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로 도입되는 백신은 화이자 백신 300만명 분과, 노바백스 백신 2천만명 분이다.

이어 "화이자 백신 50만명 분을 3월말에 앞당겨 공급받고, 300만명 분을 2분기에 도입하는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라며, "2분기에 총 350만명 분의 화이자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5일 화이자 측과 300만 명분의 백신을 추가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당초 3분기였던 공급 시작 시기를 1분기(3월 말)로 앞당겼다.

 

정부는 당초 올해 하반기에 1천만명 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지난해 화이자와 계약한 바 있다. 최근 일정 물량의 공급을 앞당기고, 상반기 중 추가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협의를 해온 끝에 이 같은 결과를 냈다.

현재 화이자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질병청은 오는 3월 말 공급되는 분량에 대해, 국가 출하 승인이 완료되면 4월부터 예방 접종을 시행할 예정이다.

19일 독일 대도시의 백신 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비오엔테크 코로나 19 백신 주사약병을 들고 있다. 독일은 유럽연합 일원으로 12월27일부터 화이자 접종을 시작했다. 2021.1.19.
19일 독일 대도시의 백신 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비오엔테크 코로나 19 백신 주사약병을 들고 있다. 독일은 유럽연합 일원으로 12월27일부터 화이자 접종을 시작했다. 2021.1.19.ⓒ사진 = AP/뉴시스

정 총리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한다"라며 "노바백스 백신의 2천만 명분 도입을 확정하고 2분기부터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바백스 백신은 우리 기업이 기술을 이전 받아 국내 공장에서 직접 백신을 생산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크다.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순수 국산 백신 개발을 앞당기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이날 오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노바백스 백신은 기존 인플루엔자, B형간염 등 다수 백신에 적용되는 합성 항원 방식의 백신이다. 이는 항원 단백질을 합성하여 면역증강제와 섞은 후 인체에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냉장(2~8℃) 조건으로 보관 및 유통이 가능하다.

정 총리는 각국이 백신 확보 경쟁을 벌이고 글로벌 제약사들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상반기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전하며, 정부의 백신 조기 도입 노력을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오는 26일부터 시작된다. 정 총리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백신 접종의 전 과정에 걸쳐 빈틈없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소희 기자

작고 약하고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따뜻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다시 두꺼운 패딩을…모레까지 강추위, 오늘 낮에는 짧고 강한 눈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2/16 10:53
  • 수정일
    2021/02/16 10: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등록 :2021-02-16 08:08수정 :2021-02-16 08:21


 

  • 페이스북
  • 트위터
  • 스크랩
  • 프린트

크게 작게

16일 낮 경기남부·충청 중심 2∼7㎝ 큰눈
17·18일 내륙 중심 영하 10도 안팎에 강풍
19일 오전까지 춥다 오후에 기온 큰폭 상승
눈이 내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눈이 내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낮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짧고 강한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18일까지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기상청은 이날 “중국 발해만 부근에서 남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은 낮 한때 눈이 오는 곳이 있고 호남과 경북, 경남 서부 내륙에는 오후부터 저녁에, 제주도는 늦은 오후부터 밤 사이에 한때 비 또는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기상청은 특히 “눈이 3시간 안팎으로 짧은 시간 안에 내려 경기 남부와 충청권을 중심으로는 2~7㎝의 많은 눈이 쌓이는 곳이 있겠다”고 설명했다.예상 적설량은 경기 남부, 충청권, 서해5도 2~7㎝, 서울·경기 북부, 강원(동해안 제외), 전북, 호남 북부, 경북, 경남 서부 내륙, 제주 산지, 울릉도·독도 1~3㎝이다.

 

 

이번 눈은 17일에도 이어져 서해상에서 해기차(대기하층의 기온과 해수면온도 차)로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으로 전라 서해안에서 시작된 눈이 17일 새벽에 충남 서해안과 호남 내륙, 경남 서부 내륙, 제주도로 확대되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호남 서해안과 제주에는 눈이 모레까지 이어진다.예상 적설량은 호남 서부, 제주 산지, 울릉도·독도 5~15㎝(많은 곳 20㎝ 이상), 충남 서해안, 호남 동부 3~10㎝, 충청 내륙, 경남 서부 내륙, 제주(산지 제외) 1~5㎝이다.기상청은 또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17일과 18일 아침 기온이 16일보다 3~5도 더 떨어지면서 강원 내륙·산지는 영하 15도 이하, 경기 북부·동부와 충청 내륙, 경북 북부 내륙, 전북 동부는 영하 10도 이하로 낮겠다”고 밝혔다. 특히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추울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추위는 19일 오전까지 이어지다 오후부터는 기온이 크게 올라 주말에는 평년보다 5∼6도 높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83111.html?_fr=mt1#csidx1bc72d7854fe0a8a3054688ff0cc69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여성, 정치를 하다](21)권력의 부패와 환경파괴에 맞서…3000만그루의 ‘민주주의’를 심다

입력 : 2021.02.16 06:00 수정 : 2021.02.16 08:58

 

왕가리 마타이 

케냐 ‘그린벨트 운동’을 이끈 왕가리 마타이는 민주주의 가치를 나무로 환기시킨 정치인이었다. 그는 나무도, 민주주의도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언젠가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진실을 이야기했다.   ⓒGreen Belt Movement

케냐 ‘그린벨트 운동’을 이끈 왕가리 마타이는 민주주의 가치를 나무로 환기시킨 정치인이었다. 그는 나무도, 민주주의도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언젠가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진실을 이야기했다. ⓒGreen Belt Movement

 

케냐 독재 정권의 탄압에 맞서며
‘그린벨트 운동’ 이끈 환경운동가
현실정치 뛰어들어 녹색당 창설
 

“나는 케냐인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은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마치 모든 정치인이 다 사기꾼이고 거짓말쟁이라는 듯이 여기는 통념에 도전하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케냐에서는 국민의 열망을 억압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정책을 주도한 이들이 바로 정치인들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너무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그들의 결정이었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그 상황을 오해하는 것이다. 왜 당신의 운명을 거짓말쟁이나 사기꾼의 손아귀에 맡겨야겠는가?”
 

1997년 12월, 케냐는 새로운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과 원조국들의 압박에 못 이겨 케냐 정부는 모든 정당이 후보를 낼 수 있는 “공식 절차를 모두 승인”했다.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야권 통합이 관건이었다. 케냐 정부의 탄압에 맞서며 그린벨트 운동을 이끌어 온 왕가리 마타이는 야권 통합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5년 전인 1992년 야권 단일화에 실패하고 부패한 독재 정권에 또 한 번 권력을 내주었던 쓰라린 경험을 반복할 수는 없었다. ‘단일 연합당’을 만들지 못하면 이번에도 승산이 없었다.

왕가리 마타이는 1992년에도 곳곳에서 국회의원 및 대통령 출마를 요청받았지만, 자신은 환경운동가로서 사회 변화에 일조하겠다고 답하며 줄곧 ‘정치권 밖’을 지켜 왔다. 하지만 케냐 국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1997년 9월) 엘도레트의 시민 1000여명과 무랑가 지역의 시민 1000여명이 집회를 열어 내게 하원의원과 대통령직에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 지지자들은 마타이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그린벨트 운동을 “주류 정치에서 실현”해주기를 원했다. “왕가리 마타이는 국회의원도 아니면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하지 않았는가? 그가 국회의원이 될 경우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왕가리 마타이는 제도권 밖에서 권력을 감시하며 환경 보호와 빈곤 퇴치, 여성인권 향상에 기여하고자 했지만, 마타이의 꿈은 케냐의 정치가 제대로 기능할 때만 실현될 수 있었다. 케냐 정부는 썩을 대로 썩어 있었다. “합법적으로 또 불법적으로 숲이 파괴되고 있었다.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케냐의 땅과 주요 시설이 권력의 측근들에게 헐값으로 팔려나가고 있었다.” 케냐에는 정말 ‘좋은 정치인’이 필요했다. 환경 보호와 빈곤 퇴치, 여성인권 향상이 민주주의와 맞물려 있다고 믿어 온 마타이는 ‘정치권 안’으로 뛰어들기로 결심을 굳혔다. “나는 그냥 앞만 보고 전진하다가 어느 문이든 열린 문이 있으면 그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맞닥뜨린 정치 현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1997년 11월, 왕가리 마타이는 자유당 후보로 대통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27개 당에서 15명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가까운 지역의 후보들부터 만나기 시작하자 ‘부족주의자’라고 공격받았다. 선거자금은 심각하게 부족했다. 마타이를 더 놀라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과거에 우호적이었던 언론들마저 마타이의 출마 동기를 의심하며 “왕가리 마타이가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그린벨트 운동에만 집중한다면 나라를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사들은 마타이가 또 다른 여성 후보인 채러티 응길루를 “고의적으로 방해하기 위한” 후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기득권의 배타성과 케냐 사회의 고질병인 부족주의와 개인숭배를 선거를 치르면서 절실하게 깨달았다. 야권은 전체 유권자 가운데 3분의 2에 가까운 표를 얻었지만, “통합에 실패했기 때문에” 패배하고 말았다. 마타이는 우선 그린벨트 운동 사무실로 복귀했지만, “낡은 정치문화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케냐의 미래에 희망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왕가리 마타이는 선거 패배 후, 마징기라(스와힐리어로 ‘환경’) 녹색당을 창설했다. 그린벨트 운동의 기본 가치와 동일한 강령을 채택했다. 아프리카 녹색당 연맹에도 합류했다. 녹색당은 독일과 같은 유럽 선진국에서만 가능하다는 조롱 섞인 비난이 쏟아졌지만, 마타이는 케냐야말로 녹색당이 필요한 곳이라고 대중에게 부지런히 설명했다. “과거 독재 정권은 권력을 유지하는 동안 정기적으로 수천 에이커의 숲이나 공원을 자신들의 지지자와 측근들에게 사유지로 나눠 주었다. ‘토지횡령’의 폐단은 케냐에 만연해 있다.”

1999년 카루라 숲의 용역들과 대치 중인 왕가리 마타이.  왕가리 마타이 재단 홈페이지

1999년 카루라 숲의 용역들과 대치 중인 왕가리 마타이. 왕가리 마타이 재단 홈페이지

카루라 숲에 대한 ‘토지횡령’ 적발
유엔 등 국제사회에 큰 반향 불러
숲에서 진행되던 건축 중단시켜
 

1998년 여름, 왕가리 마타이는 “너무나 노골적이며 광대한 지역에 걸친 토지횡령”을 적발한다. 케냐 정부는 수도 나이로비 북쪽에 위치한 카루라 숲에 정권 실세의 동맹들에게 사무실과 사택을 짓도록 했을 뿐 아니라, 카루라 숲의 그린벨트 지역을 민간 개발업자들에게 할당했다. 마타이는 법무부 장관에게 편지를 썼다. 언론에도 제보했다. 마타이와 동료들은 카루라 숲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끌려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카루라 숲이 “나이로비가 잃어버려서는 안 될 귀중한 천연자원”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절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마타이는 그들과 함께 카루라 숲에 나무를 심었다.

케냐 정부는 반격에 나섰다. “사유재산을 지키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자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개별적으로 용역을 구해 “자기 땅은 자기가 지키라”는 뜻이었다. 폭력을 용인하는 발언이었다. 나무를 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환경운동을 이끌어 온 왕가리 마타이는 “칼과 곤봉, 채찍, 단도, 활, 화살로 무장한 200여명의 수비대와 마주쳤다”. 마타이는 그저 나무를 심으러 왔을 뿐이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용역 깡패들’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했다. “나는 머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경찰들은 수수방관했다. 마타이는 언론 보도로 용역 깡패들이 미리 “경찰의 허락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건은 케냐 전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공개적으로 폭력 사태의 책임을 추궁했다. 케냐의 모이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과문이 아니었다. 자신은 환경운동단체들이 카루라 숲 개발에 왜 반대하는지 조금도 이해할 수 없으며, 나이로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카루라 숲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생들이 거리로 달려 나왔다. 나이로비에 “최루탄과 총탄이 난무했고, 대학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국가 폭력이 국민들 분노까지 통제할 수는 없었다. 1999년 8월, 모이 대통령은 “공공부지에 대한 모든 매각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숲에서 진행되던 모든 건축이 중단되었다.”

왕가리 마타이가 2009년 9월22일 유엔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왕가리 마타이가 2009년 9월22일 유엔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 나무 통해 환기
‘빈곤의 역사 개혁 운동’ 앞장서
2004년 노벨 평화상 수상하기도
 

왕가리 마타이는 한발 더 나아갔다. 마타이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양극화 문제를 깊이 연구하고 있었다. 케냐와 아프리카는 왜 이토록 가난한가? 1998년 ‘주빌리 2000 아프리카’ 캠페인의 공동의장으로 취임한 마타이는 2000년 부유한 국가들에 제3세계의 부채를 탕감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운동을 전 세계적인 규모로 추진했다. “1970년에서 2002년까지 아프리카 국가들의 총부채는 약 5400억달러에 달했고, 부채와 이자 가운데 5500억달러를 갚았다. 그러나 채무국들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2002년 말 현재 3000억달러에 가까운 빚이 남아 있었다.” 마타이는 아프리카에 민주주의와 유능한 정부 기구가 들어선다 할지라도 채무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빈곤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빈곤의 역사 개혁 운동’에 뛰어들었다. 아프리카의 구조적 문제에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U2의 보노는 마타이의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하며, ‘주빌리 2000 아프리카’를 적극 후원하기도 했다.

왕가리 마타이가 정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기(再起)하자, 정권의 탄압도 거세졌다. 2001년 7월 마타이는 불법집회를 주최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체포되었다. 정권 교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2002년 12월 마타이는 통합 야당인 ‘전국무지개연합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심정이었다. 마타이는 지역구인 테투 선거구에서 98%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자신의 당선보다 더 큰 경사(慶事)가 있었다. 케냐 국민들은 “만약 정부가 제대로 통치하지 못할 경우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정부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한 달 후인 2003년 1월, 마타이는 환경 및 천연자원부 차관에 취임했다. 그린벨트 운동을 이끌며 아프리카에 3000만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은 마타이는 아프리카의 환경, 여성인권, 빈곤 퇴치, 교육, 민주주의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1940년 케냐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왕가리 마타이는 어린 시절부터 ‘글 읽는 사람들’을 동경했다. 195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마타이는 케냐 임시정부의 국가인재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후, 마타이는 대학 교수로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마타이는 케냐의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와 독재 정권의 부패를 용인하지 않았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연이은 이혼과 실직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지 않았다.

왕가리 마타이는 천천히 싸워도 끝까지 하면 세상이 아주 조금씩 변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 케냐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나무로 환기시켰다. 민주주의는 단숨에 이룰 수도 혼자서 완성할 수도 없으며, 만병통치약도 아니었다. 마타이는 협치를 강조한 정치인이었다. “살면서 그리고 일을 하면서 알게 될 겁니다. 그 어떤 일도 혼자서 해낼 수 없음을 저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만약 어떤 일을 혼자 하면, 제가 그 자리를 떠났을 때 그 일을 맡아 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2011년 왕가리 마타이는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뜻을 잇는 왕가리 마타이 재단과 그가 심은 3000만그루 이상의 나무들이 지구를 지키고 있다. 마타이는 나무도 민주주의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아름다운 진실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장영은
 
[여성, 정치를 하다](21)권력의 부패와 환경파괴에 맞서…3000만그루의 ‘민주주의’를 심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논문 ‘근대 여성 지식인의 자기서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 비교문화연계전공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을 엮고,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를 함께 쓰고,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를 썼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야기하는 여성들에게 관심이 많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분투해온 여성들의 생애를 복원하고, 그들의 말과 글을 차근차근 모아 널리 전하고자 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2160600035&code=910100#csidxd78cf2b33d69465a38ff2b00db3ffc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DMZ를 걷다가 개성을 지나 평양으로 가는 길을 바라 보았다

[접경지역 바로알기] ⑦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땅

직접 가까이 가서 볼 수 없기 때문에 멀리서 보는 전망대도 있다. 망원경을 설치해놓고 바로 옆에서 본 듯 보고 싶기 때문이다. 갈 수 없는 북쪽 땅을 바라보기 위해 만든 전망대를 접경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한 번 쯤은 가 보았을 것이다. 도라산 전망대, 오두산 전망대, 통일전망대 등등. 나들이 길에 들러볼 수 있는 곳으로는 인천의 강화평화전망대와 김포 애기봉전망대가 멀지 않다. 군사시설의 느낌이 더 나는 곳들도 있다. 연천의 태풍전망대와 열쇠전망대를 꼽을 수 있다.


 

태풍전망대는 사전 출입 승인 없이도 갈 수 있는 곳이다. 출입통제 초소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올라가는 길의 양쪽에 우거진 나무숲의 울창함과 푸르름이 유명 리조트 입구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2019년 하반기부터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코로나로 갈 수 없다. 통일의 열쇠가 되겠다는 열쇠 전망대, 이름이 참 멋지다. 그 굳건한 의지로 통일의 문이 빨리 열리길 기원한다.


 

 

전망대도 세월에 따라 많이 변해왔다. 조성한 지 오래되어 시설이 낙후된 채 북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는 내용의 전시물이 많았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남북 공존과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반영되었다.


 

자유로변에 있어 접근이 쉬운 오두산 전망대에서는 2020년 남북한 미술가들의 작품 40여 점을 모은 전시회, '평화, 바람이 불다'가 열리기도 했다. 2층 전시실에는 실향민이 기억을 더듬어 그린 북녘고향 그림 55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분단 70년이 넘었음에도 지척의 고향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에 숙연해지며 어서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재개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 오두산 전망대 2층 전시실 ⓒ오두산 전망대 홈페이지(www.jmd.co.kr)
▲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2000년 6월 15일 오두산전망대) ⓒ김효은

서해에서 보는 북한은 놀랍게도 가깝다. 강폭이 넓지 않은데다 물이 빠져 있을 때엔 몇 발짝 뛰면 닿을 듯하다. 강화평화전망대는 남한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방 약 2.3㎞ 해안을 건너 예성강이 흐르고, 왼쪽으로는 황해도 연안군과 배천군으로 넓게 펼쳐진 연백평야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개풍군이다. 북한주민의 생활모습과 개성송수신 탑, 송악산 등을 조망할 수 있어 북한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비슷하다. 애기봉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곳에 솟아 있다. 이름에서 병자호란 때 평양감사와 기생 애기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성탄트리로 남북은 물론 남남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현재 전망대는 새 단장이 한창이다. 노후화된 전망대를 철거하고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조성사업이 올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평화생태공원 야외공연장과 미술관 같은 전시관도 조성중이다.


 

접경지역 동쪽 끝의 전망대는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다. 동해안 최북단 강원도 고성군의 해발 70미터 고지 위에 위치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금강산까지는 최단 16㎞, 최장 25㎞밖에 되지 않는다. 동해안 지역의 금강산 비로봉(毘盧峰:1,639m)과 해금강(海金剛)을 바라볼 수 있고, 해금강 주변의 섬과 만물상(사자바위), 현종암, 사공암, 부처바위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 올라가기 전에 2009년 문을 연 DMZ 박물관도 들러봐야 할 곳이다. 정전협정의 상세한 과정부터 전쟁과 냉전이 남긴 어두운 역사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DMZ의 생태와 도약하는 DMZ의 밝은 미래를 잘 보여주고 있다.


 

▲ 고성 통일전망대의 동해바다와 미륵불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 풍경 ⓒ강원도 고성군(www.tongiltour.co.kr)

코로나로 인하여 현재 방문 가능한 전망대는 파주의 오두산 전망대와 고성의 통일전망대 2곳뿐이다.

 

▲ 방문 가능한 DMZ여행지 ⓒ디엠지기 홈페이지(www.dmz.go.kr)

북한을 바라보기 위해 조성된 전망대는 아니지만 파주 문산의 장산전망대에서는 DMZ의 생태를 조망할 수 있다, 굽이 진 임진강 너머로 보이는 초평도((草坪島)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평평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53만 평의 습지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었기에 잘 보존되어 흰꼬리수리, 왜가리 등의 조류와 습지 생물의 서식지다. 강도 들도 산도 정지된 것 같은 평온한 곳에 야영객들이 많아졌다.


 

▲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초평도 ⓒ김효은

망향(望鄕), 잊을 수 없는 잃어버린 고향을 그리며


 

이런 저런 사연으로 고향에 갈 수 없고, 가족과 조상들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북에 고향을 두신 분들이나 댐 건설로 고향이 수몰된 분들은 고향을 잃어버렸다. 고향 방향을 바라보며 부모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망향단이나 망향대를 만들었다. 수몰의 아픈 이야기는 망향비에 담겨졌다. 알려진 곳으로는 임진각 망향단을 들 수 있다. 그리운 고향, 두고 온 부모형제를 그리며 눈물 담은 술잔을 올릴 수밖에 없는 실향민들은 저 망향단을 넘지 못한다.

 

▲ 연천 호로고루 망향단(왼쪽), 한울원자력본부 망향비(오른쪽), 1979년 12월 8일 당시 울진원전 1, 2호기 건설로 고향을 떠난 1000여 명 이주민들의 망향의 뜻을 기리고 있다. ⓒ김효은

길 위에 길이 있다.


 

남북의 길은 끊어졌지만 그 길을 잇고자 하는 우리의 염원은 길을 만들었다. 강화나들길, 평화누리길, 평화누리 자건거길, DMZ 평화의 길...이름이 비슷비슷해서 헷갈리기도 한다.


 

평화누리길은 인천 강화에서 강원 고성까지 접경지역 10개 시군에 조성되어 있다. 자연, 생태, 역사, 문화, 안보자원을 연계한 시군의 관광명소 위주로 거점 순환형 소규모 탐방로를 만들었다.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2011.7.27)에 따라 2021년까지 총 551km로 조성될 계획이다. 평화누리길은 비포장도로와 기존 사용하고 있는 도로 및 폐 도로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동시에 군 작전로를 활용하는 친환경적인 길이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에서 전쟁의 위협 없이 평화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희망을 담은 평화누리길에 평화의 발자국을 남겨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일이리라.

 

▲ DMZ 길 조성계획 ⓒ디엠지기 홈페이지(www.dmz.go.kr)

그 중 경기도의 평화누리길은 2010년 5월 8일 개장되었다. DMZ 접경지역 김포, 고양, 파주, 연천 4개 시군을 잇는 총 12개 코스, 189km의 길로 김포 3코스, 고양 2코스, 파주 4코스, 연천 3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안길, 논길, 제방길, 해안철​책, 한강하류, 임진강 등 역사유적이 산재해 있는 길로 이루어져 있다. 길 이름에서도 역사와 문화, 삶의 향기가 느껴진다. '조강철책길, 행주나루길, 출판도시길, 반구정길, 임진적벽길, 통일이음길' 등.


 

강화나들길은 강화도의 20개 길로 이루어져 있다. 선사시대의 고인돌, 고려시대의 왕릉과 건축물, 조선시대에는 외세 침략을 막아 나라를 살린 진보와 돈대 등 역사와 선조의 지혜가 스며 있는 생활·문화 그리고 세계적 갯벌과 저어새·두루미 등 철새가 서식하는 자연생태 환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도보여행길이다.


 

평화누리길에는 자전거길도 있다. 평화누리 자전거길은 경기 김포, 고양, 파주, 연천에 걸쳐 7개 코스가 조성됐고 모두 215㎞에 달한다. 군사시설을 만나 끊기기도 하고, 자유로와 함께 시원하게 달리기도 한다. 자동차와 길을 함께 써야 하는 위험한 길도 있고 굴곡 많은 비포장길도 나타난다. 평화누리자전거길이 평평해지고 평탄해질 때까지 길을 내듯이, 남북의 끊긴 길도 잇고 돌아가는 길은 곧게 펴서 막힘없이 쭉 이어지는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 철원 구간 안내도(왼쪽), 평화누리 자전거길(파주 자유로, 오른쪽) ⓒ김효은

쉽게 갈 수 없었던 길, 'DMZ 평화의 길'이 열렸다. 2018년 4,27 남북 정상이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꾸어 나갈 것을 약속하고 9.19 평양정상선언에서 상호 GP를 시범 철수하기로 하였다. 이중 GP 철거, 유해 발굴 등 긴장 완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파주, 철원, 고성 3개 지역에 평화 안보 체험 길인 DMZ 평화의 길을 조성하였다. 2019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여 고성 구간이 첫 개방되었고 6월 1일 철원 구간, 8월 10일 파주 구간이 개방되었다.

 

필자는 철원 구간을 가 보았다. 백마고지에서 시작하여 남북 합동 유해 발굴의 역사적 현장인 화살머리 고지도 가 보았다. 사진 촬영이 제한된 데다가 비가 와서 우비를 입고 다소 긴장한 채 구간별로 걷다가 차량으로 이동하다 보니 DMZ 안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남아있다.

 

 

▲ DMZ 평화의 길 노선(왼쪽) ⓒ통일부 2020 통일백서 / 기념 부채(오른쪽) ⓒ철원군

파주 임진각에서 차로 10여 분만 가면 통일대교 입구에 닿는다. '통일의 관문' 인데 그 문을 열 수가 없다. TV에서 자주 봐서 낯익은 곳인데도 사진촬영을 하려니 하지 말라는 방송이 나온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차들이 줄을 서서 지나던 곳이었는데, 공단이 닫힌 지도 벌써 5년이다. 비록 우리의 길은 여기에서 끊기지만 우리의 눈은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개성을 지나 평양으로 가는 길이다. 다음 편에서는 지역에서 평화를 만들고 가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 보겠다.

 

▲ 통일대교 입구 판문점(왼쪽, 파주시) ⓒ파주시청 / 개성·평양 도로 표지판 (오른쪽, 고양시 자유로) ⓒ김효은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2151018003335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침신문솎아보기] 조선일보, ‘MB국정원 사찰의혹’ 박형준 공격용

[아침신문솎아보기] 사찰의혹 18대 의원들 직접 정보공개 나서…백기완 선생 별세, 사회장으로 19일 영결식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당시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국정원의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과거의 일을 꺼낸 이유는 부산시장 재보선에서 박형준 예비후보 공격용이라고 주장했다. 박형준 후보는 MB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은 옛 친이계 인사다. 국민의힘도 해당 사건을 선거용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평생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재야인사 ‘백기완 선생(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오전 4시45분 별세했다. 관련해 경향신문은 “재야의 거목이 스러졌다”고 전했고,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거리의 투사’, 서울신문은 ‘민중운동 불쌈꾼’으로 표현했다. 백 선생 장례는 시민사회단체가 주축이 된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으로 진행하고 발인은 19일 오전 7시다. 

▲ 16일자 종합일간지 1면
▲ 16일자 종합일간지 1면

 

MB정부 불법사찰 의혹, 정치공세일까

MB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의혹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시민단체 ‘내놔라 내파일’ 시민행동과 사찰 의혹 당사자들이 국정원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관련 문건을 입수하면서다. 지난달부터 다수 매체에서 관련 문건의 구체적 내용이 소개되면서 다시 MB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문건의 내용을 보면 국정원은 보수단체를 이용해 공공기관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방송, 예술계, 체육계의 좌파 인물 활동을 수집했다. 또 이들을 압박해 정치개입을 막을 것을 주문했다. 방송사 간부나 광고주 등에게 좌파 연예인들의 정치활동 문제점을 주지시켜 배제하도록 하거나 이들의 비리를 알려 사회적 공분을 유도하라는 내용도 등장했다. 

국정원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을 보면 국정원이 방송 장악을 위해 검찰을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검찰을 압박해 정부 비판 언론인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강하게 할 것을 유도했다. 실제 해당 보고가 있던 2010년 하반기, 총파업을 진행한 전국언론노동조합 간부들에게 검찰은 최대 3년6월 징역형이라는 중형을 구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5일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정치인 관련 신원정보 등을 파악해 국정원이 관리토록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오래전 일이라 하더라도 결코 덮어놓고 갈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현재 불법사찰 의혹은 MB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이후 18대 국회의원 전원과 법조인, 언론인, 시민단체 인사 등 1000명의 동향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그 규모가 작지 않다. 

▲ 16일 조선일보 사설
▲ 16일 조선일보 사설

 

야권에서는 이를 정치공세로 몰아갔다. 정진석 국민의힘 4·7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정원의 정치공작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박지원 국정원장이 답하라”라고 했다. 

부산지역신문인 부산일보는 16일 해당 소식을 전하며 정치면에서 “‘국정원 불법사찰’ 여, 박형준 정조준”이란 제목으로 같은 프레임으로 보도했다. 부산일보는 “국민의힘은 보선을 겨냥한 여권의 계산된 행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며 “박 후보를 비롯해 야권의 서울시장 유력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모두 친이계 인사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12년 전 국정원 문제 왜 들추나 했더니 부산 野후보 공격용”에서 “정권 매체 보도의 출처는 ‘국정원 고위 관계자’다”라며 “박지원 국정원장은 ‘정치 개입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하더니 국정원이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8일자 SBS “MB 국정원, 18대 국회의원 전 원 사찰…문건 있다”란 리포트를 가리키는데, MB정부 당시 국정원, 검찰, 경찰, 국세청, 청와대까지 18대 국회의원 전원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을 만들었다는 내용의 보도다. 

관련해 한국일보 16일 보도를 보면 사찰 의혹을 받는 18대 의원들이 직접 정보공개 청구에 나설 예정이다. 안민석·안규백·홍영표 민주당 의원, 이종걸·정동영·이석현 전 의원 등이 그 의사를 밝혔다. 한국일보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악재를 맞은 국민의힘은 ‘국정원의 정치 공작’이라고 반발하지만 사찰피해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국민의힘이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찰의혹 관련 추가 보도도 있었다. 15일 MBC 보도를 보면 MB 국정원은 KT노조 선거에 개입해 ‘강경파’가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고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를 유도한 것을 과시하는 내용을 담은 문건도 작성했다. 

▲ 16일 중앙일보 기사
▲ 16일 중앙일보 기사

 

전 정권 문화계 블랙리스트들의 현재는?

중앙일보는 “화이트로 바뀐 블랙리스트…공공기관 자리잡은 그들”이란 2면 기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보고서 등에 나온 블랙리스트 명단을 놓고 이들이 현 정부에서는 어떤 자리에 가 있는지 보도했다.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가 이젠 화이트리스트가 됐다는 내용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9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한동안 뜸했던 ‘블랙리스트’라는 단어가 또다시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며 기사를 시작했다. 현 정권도 지난 정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다. 

이 신문은 배우 권해효, 김여진과 희극인 김미화 등이 문화 관련 공공기관 이사를 맡은 사실을 보도했다.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우 김규리씨에 대해 중앙일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족쇄가 풀린 그는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서울시 산하 서울미디어재단 TBS에서 2019년 2월부터 라디오 프로그램 ‘김규리의 퐁당퐁당’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세월호 참사 유족을 도왔다는 이유 등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가수 이은미씨 역시 TBS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16일 경향신문 만평
▲ 16일 경향신문 만평

 

백기완 선생 마지막 글귀 
‘김미숙·김진숙 힘내라’

16일 언론에선 백 선생이 폐렴으로 병마와 싸우면서도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는 점에 주목했다. 백 선생은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단식으로 요구했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지지하고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글귀를 남겼다. 15일 오후 2시부터 조문이 시작됐는데 김미숙 이사장은 고인을 조문하기도 했다. 

백 선생은 투쟁가의 대명사가 된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의 원 글을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9년 ‘명동 YWCA 위장결혼 사건(대통령 직선제 요구 시위)’을 주도했다가 보안사에 끌려가 감금된 채 고문을 당했다. 

당시 10시간의 모진 고문을 받다 정신을 잃고 깨어난 시가 ‘묏비나리’인데 1980년 옥중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 소식을 듣고 반독재·민주화 운동의 중요성을 담았다. 황석영 작가가 이 ‘묏비나리’의 일부를 따서 5·18 광주 민주화 항쟁 희생자 추모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썼다.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는 백 선생 얼굴을 1면에 담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독재에 맞서고 늘 약자 편에 섰던 백기완…사진으로 본 생전 모습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인쇄 글자 작게 글자 크게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이 향년 88세로 15일 별세했다. 통일문제연구소는 이날 백 선생의 부고를 전하면서 생전 그의 모습을 담은 사진 89장을 공개했다.

백 선생의 생애에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응축돼 있다. 그는 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고 약자의 편에서 싸웠다.

1933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백 선생은 1945년 해방 이후 13세의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한반도 분단이 한 가족의 분단으로 이어져 여덟 식구가 남북에 떨어져 살게 된 것은 그가 통일운동에 투신하게 된 배경이었다.

1950년대엔 도시빈민운동과 농민운동을 했고, 1960년 4·19 혁명에 뛰어들어 정치민주화와 통일운동에 나섰다. 함석헌·장준하 선생 등과 함께 반일 투쟁을 하다 구속됐고, 유신헌법 철폐를 위한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 등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 반대 투쟁을 했다. 그러다 1974년 3월 긴급조치 1호 첫번째 위반자로 체포돼 징역 12년·자격정지 1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39년 만인 2013년 8월 재심에서 백 선생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백 선생은 1986년엔 명동성당에서 이른바 ‘권인숙 성고문 사건 진상 폭로대회’를 주도하다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됐고, 이듬해 6월 항쟁에서 시민대표로 연설했다. 1987년과 1992년엔 대통령선거에 민중후보로 출마해 민주정권 쟁취와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에 힘썼다.

이후에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한미 FTA 저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망,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등 사회 이슈에 관심을 놓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 백 선생은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해왔다.

사진에 달린 설명은 사진을 촬영한 통일문제연구소와 사진사 등이 직접 적었다. 연구소 측은 주민등록상 백 선생의 출생년도가 1932년으로 돼있지만 실제 태어난 해는 1933년이며, 백 선생의 평소 뜻에 따라 1933년을 기준으로 한국식 나이계산법으로 나이를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1974년, 마흔두 살. 박정희 정권 아래 긴급조치1호 위반으로 의형제를 맺고 박정희 타도 싸움을 명세하였던 독립군 출신 장준하(1918-1975·오른쪽)와 군법재판을 받는 장면. 왼쪽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1974년, 마흔두 살. 박정희 정권 아래 긴급조치1호 위반으로 의형제를 맺고 박정희 타도 싸움을 명세하였던 독립군 출신 장준하(1918-1975·오른쪽)와 군법재판을 받는 장면. 왼쪽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1978년 4월 24일, 유신말기의 서슬 퍼런 시절 성공회 강당에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백범사상연구소(통일문제연구소 전신, 소장 백기완)가 주최한 ‘민족문학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날의 행사로 인해 여러 문인과 함께 백기완도 구속 수감되었다. “김지하 양성우 시인 석방하라”, “고은 백기완 선생 석방하라”는 구호가 담긴 대자보. ⓒ박용수

1978년 4월 24일, 유신말기의 서슬 퍼런 시절 성공회 강당에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백범사상연구소(통일문제연구소 전신, 소장 백기완)가 주최한 ‘민족문학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날의 행사로 인해 여러 문인과 함께 백기완도 구속 수감되었다. “김지하 양성우 시인 석방하라”, “고은 백기완 선생 석방하라”는 구호가 담긴 대자보. ⓒ박용수

1985년, 쉰세 살. 광주학살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집단 단식투쟁. 김대중 민추협공동의장(가운데 서있는 사람)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에 김영삼 민추협 공동의장, 문익환 목사가 보인다. 백기완은 왼쪽 중간 흰 옷을 입고 앉아있다. ⓒ박용수

1985년, 쉰세 살. 광주학살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집단 단식투쟁. 김대중 민추협공동의장(가운데 서있는 사람)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에 김영삼 민추협 공동의장, 문익환 목사가 보인다. 백기완은 왼쪽 중간 흰 옷을 입고 앉아있다. ⓒ박용수

1985년, 쉰세 살. 민통련 서울지부의장으로 현판식에서 발언하는 백기완 ⓒ박용수

1985년, 쉰세 살. 민통련 서울지부의장으로 현판식에서 발언하는 백기완 ⓒ박용수

1987년, 고문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돼 형집행정지로 석방되자마자 유월항쟁의 거리에서 백기완은 지팡이를 짚으며 함께 했다. ⓒ박용수

1987년, 고문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돼 형집행정지로 석방되자마자 유월항쟁의 거리에서 백기완은 지팡이를 짚으며 함께 했다. ⓒ박용수

1987년, 진압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1966-1987) 열사의 범국민장례식. 최민화가 그린 ‘이한열부활도’ 뒤로 지팡이를 짚으며 행진하는 백기완이 보인다. ⓒ통일문제연구소

1987년, 진압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1966-1987) 열사의 범국민장례식. 최민화가 그린 ‘이한열부활도’ 뒤로 지팡이를 짚으며 행진하는 백기완이 보인다. ⓒ통일문제연구소

1990년, 쉰여덟 살, 영등포시장 골목. 노동자탄압 경찰폭력 규탄 평화행진 중 진압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실신. ⓒ통일문제연구소

1990년, 쉰여덟 살, 영등포시장 골목. 노동자탄압 경찰폭력 규탄 평화행진 중 진압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실신. ⓒ통일문제연구소

1992년. 제14대 대통령선거 민중후보 유세 ⓒ이윤영

1992년. 제14대 대통령선거 민중후보 유세 ⓒ이윤영

2000년, 예순여덟 살. 615남북정상 회담 뒤 북쪽 조선노동당 창건 55주년 기념식에 초청받아 방문한 평양 대동강변에서 눈물에 젖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2000년, 예순여덟 살. 615남북정상 회담 뒤 북쪽 조선노동당 창건 55주년 기념식에 초청받아 방문한 평양 대동강변에서 눈물에 젖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2008년, 일흔여섯 살. 부당해고에 맞선 기륭전자 해고노동자들의 투쟁 지지방문. 서울 금천구 가산동 기륭전자 옛공장 ⓒ정택용

2008년, 일흔여섯 살. 부당해고에 맞선 기륭전자 해고노동자들의 투쟁 지지방문. 서울 금천구 가산동 기륭전자 옛공장 ⓒ정택용

2011년 6월, 일흔아홉 살. 살인적인 노동자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진숙 부산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1차 희망버스. 경찰과 용역의 저지선을 뚫고 공장 안에 진입, 폐기물처리 차량 위에 올라 연설하는 백기완.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1929-2018), 박창수 열사의 아버지 황지익, 원로 평화운동가 문정현 신부가 함께 했다. ⓒ노순택

2011년 6월, 일흔아홉 살. 살인적인 노동자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진숙 부산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1차 희망버스. 경찰과 용역의 저지선을 뚫고 공장 안에 진입, 폐기물처리 차량 위에 올라 연설하는 백기완.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1929-2018), 박창수 열사의 아버지 황지익, 원로 평화운동가 문정현 신부가 함께 했다. ⓒ노순택

2013년, 여든한 살. 2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정택용

2013년, 여든한 살. 2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정택용

2014년, 여든두 살.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만민공동회 참석 후 청와대로 향했으나 진압경찰에 가로막히다. 좌우에 민중미술가 신학철과 장경호 ⓒ노순택

2014년, 여든두 살.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만민공동회 참석 후 청와대로 향했으나 진압경찰에 가로막히다. 좌우에 민중미술가 신학철과 장경호 ⓒ노순택

2015년, 여든세 살.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한겨울 오체투지 행진 중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되자 눈물 흘리는 백기완 ⓒ이정용

2015년, 여든세 살.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한겨울 오체투지 행진 중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되자 눈물 흘리는 백기완 ⓒ이정용

2016년, 여든네 살. 백기완은 하루 아침에 자식을 잃고 비탄에 빠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손을 놓지 않은 든든한 어른이었다. ⓒ채원희

2016년, 여든네 살. 백기완은 하루 아침에 자식을 잃고 비탄에 빠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손을 놓지 않은 든든한 어른이었다. ⓒ채원희

2017년, 여든다섯 살.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규탄과 퇴진을 촉구하는 범국민촛불집회.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백기완은 광장과 거리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다. ⓒ채원희

2017년, 여든다섯 살.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규탄과 퇴진을 촉구하는 범국민촛불집회.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백기완은 광장과 거리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다. ⓒ채원희

2019년, 여든일곱 살. 태안화력발전소 야간작업 중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잘려 운명한 비정규직노동자 김용균의 장례식.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기력이 쇠한 상태였지만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영정 앞에서 백기완은 울었다. 달라지지 않는 노동자들의 현실에 피눈물을 흘렸다. ⓒ정택용

2019년, 여든일곱 살. 태안화력발전소 야간작업 중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잘려 운명한 비정규직노동자 김용균의 장례식.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기력이 쇠한 상태였지만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영정 앞에서 백기완은 울었다. 달라지지 않는 노동자들의 현실에 피눈물을 흘렸다. ⓒ정택용

2020년, 여든여덟 살 백기완의 삶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 중 하나는 경찰과 검찰과 법원에서 날아온 출두·조사·벌금·재판 통지서였다. 이것은 고달프고 가난한 이, 힘겹게 거리에서 싸우는 이들의 손을 잡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오랜 삶의 명예증명서가 아닌가. ⓒ채원희

2020년, 여든여덟 살 백기완의 삶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 중 하나는 경찰과 검찰과 법원에서 날아온 출두·조사·벌금·재판 통지서였다. 이것은 고달프고 가난한 이, 힘겹게 거리에서 싸우는 이들의 손을 잡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오랜 삶의 명예증명서가 아닌가. ⓒ채원희

여든다섯 살, 청년 백기완 ⓒ정택용

여든다섯 살, 청년 백기완 ⓒ정택용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2151019001&code=940100#csidx8066711d7a5615fb6b0c7e077b17b7a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美하원에 재발의된 '북미 이산가족상봉법', 70년 고통 끝내기를"

[워싱턴 주간 브리핑] 미국 하원에 재발의된 '북미 이산가족상봉법'

이 법안은 미 국무부 장관이 한국 정부와 협력해 이산가족 상봉 방안을 마련하고, 북한인권특사가 1년에 최소 두 차례 이산가족을 면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2000년 이후 남북한 사이에 이산가족 상봉이 20여차례 추진됐지만, 미국 국적을 가진 한인들 중 북한에 가족이 있는 10만여 명은 지난 70년간 전혀 만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 법안이 추진됐다.

 

이 법안은 지난 2019년 발의돼 지난 해 3월 하원 본회의까지 통과됐지만, 상원을 통과하지 못해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인권 이슈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공화당이 다수당이었던 상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는 지난 회기 때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기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하원을 거쳐 상원까지 무사히 통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정권 때였던 지난 회기와 달리 백악관, 하원, 상원을 모두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어 가족, 인권과 관련된 이 법안이 통과되기엔 좋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국계 의원이 역사상 최대인 4명이나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앤디 김(뉴저지),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 의원과 공화당 영 김(캘리포니아),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 등 한국계 의원 4명이 모두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이들을 포함해 총 21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하면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의회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법안이 실제로 상원을 통과하기 전까지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미주 한인들과 관련 단체들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이산가족 상봉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애써왔다. 앞서 2014년부터 매 회기 때마다 "미주 한인 이산가족의 상봉 지지 결의안"이 발의돼 하원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의안은 지지 입장을 표명을 하는 것이지 법적인 구속력은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추진되지는 못했다. 이런 십수년의 노력 끝에 이번 회기에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간절함이 매우 크다. 현재 이산가족 중 62%의 연령이 최소 80세 또는 그 이상의 고연령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도 이산가족상봉법을 대표 발의한 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처럼 인간적이고 상식적인 법안을 다시 한번 소개하고 테일러 의원과 협력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 지역구인 뉴욕 퀸즈에는 거의 200만 명의 한인들이 사는데 이들 중 실제로 북한에 가족이 있는 한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들 중 상당 수가 70-90대의 고령이라 가족과 재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리소스는 이미 갖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리더십만 있으면 된다. 이번에는 이 법이 꼭 제정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테일러 의원도 멩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많은 미국인들은 가족 친지들과 함께 테이블에 둘러앉아 추억을 회상하고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반면, 재미 한인들은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수십년 동안 말조차 나눌 수 없다"며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법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재미 한인들이 북한에 사는 친척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며 "이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대북 인권 노력의 한 요소가 돼야 한다"고 이 법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폴 리 재미 미국 이산가족협회장은 "이 법안은 지난 70년 동안 한국전쟁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통을 견뎌온 사람들에게 끝을 알리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부터 이 법안과 관련된 의회 지원 활동을 해온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 김동석) 송원석 사무총장은 프레시안과 전화 통화에서 "상식과 공동체, 연민에 입각한 이 법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기념비적인 단계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우리는 시간이 다 되기 전에 고령의 재미 한인들이 가족들을 만나고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조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북한인권대사를 임명해서 이를 추진하는 것이 인권 이슈에 소극적인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송 총장은 "이 법안은 미국 시민과 북한에 있는 가족의 재회를 지원하는 법안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는 이를 책임지고 추진할 사람이 필요한데 이 문제는 인권 이슈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무부의 북한인권특사가 담당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트럼프 정부 4년 동안 공석이었지만, 바이든 정부는 조만간 특사를 임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가 정치화 되어 있는 측면이 있어서 남한과 북한에서는 껄끄럽게 여겨질 수 있겠지만 역으로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인권 문제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적을 수도 있다"며 "현재 단절돼 있는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문제로 '북한 인권'이 갖고 있던 정치적 성격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8일 미 의회에서 발의된 이산가족상봉법에 대해 "미국 하원에서 이번 회기에 발의된 첫번째 한반도 이슈가 이산가족 상봉법이라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당은 정부와 함께 남북이 당장 할 수 있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남북 적십자회담 등 인도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북미간 이산가족상봉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멩 의원(왼쪽 사진 가운데)과 테일러 의원(오른쪽 사진 가운데). 사진은 지난해 미주한인유권자연대의 대학생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인 학생들과 찍었다. ⓒKAGC 제공.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2122345554347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석기 전 의원 사면복권, 2021 설날 랜선 집회 열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2/14 [17:43]
  •  
  •  
  • <a id="kakao-link-btn" style="font-variant-numeric: normal; font-variant-east-asian: normal; font-stretch: normal; font-size: 12px; line-height: 16px; font-family: dotum, 돋움, Arial; color: rgb(102, 102, 102);"></a>
  •  
  •  
  •  
  •  
 

▲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 구명위원회와 15개 시·도 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는 이날 오후 2시 <이석기 의원 사면복권! 2021 설날 랜선 집회 ‘랜선에 모였소, 감옥 문 열겠소’>를 개최했다.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는 LED 중앙 무대가 마련되었으며, 지역 구명위 회원들은 유튜브로 중계된 집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했다.[사진제공-구명위]  

 

▲ [사진제공-구명위]  

 

▲ 이날 집회에는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 전 의원의 누나 이경진 씨의 쾌유를 비는 참가자들의 함성도 울려 퍼졌다. 청와대 앞에서 천일 농성을 이어가던 이경진 씨는 지난해 가을 급성 말기암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다. [사진제공-구명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8년째 감옥에 있는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랜선 집회가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 구명위원회와 15개 시·도 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는 이날 오후 2시 <이석기 의원 사면복권! 2021 설날 랜선 집회 ‘랜선에 모였소, 감옥 문 열겠소’>를 개최했다.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는 LED 중앙 무대가 마련되었으며, 지역 구명위 회원들은 유튜브로 중계된 집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구명위 측은 약 1천여 명이 집회에 함께 했다고 알렸다.  

 

김한성 연세대 명예교수(한국 구명위 공동대표)는 대회사에서 “춘래불사춘, 호지불화초. 입춘이 왔지만 이 땅에 봄이 오지 않았다. 현 정부의 무철학, 무능력 때문이다. 나는 4년 만에 결론을 내렸다. 문 대통령은 정치지도자로서 철학이 없다. 백성의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이 되었으면 구악 철폐 앞장서야 하는데 선량한 정치인의 감옥 생활을 방관하고 있다”라고 일갈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8년 전 동료 국회의원을 빼앗겼던 8년의 시간 동안 많은 당원과 함께 이 전 의원의 뜻에 따라 진보정치를 일구었던 한 사람이다. 그 캄캄한 터널 뚫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그 끝에 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봄을 기다리는 민중과 함께 반드시 승리하자. 진보정치 승리의 길 맨 앞자리에 미래를 여는 정치인, 이석기 전 의원을 세워내자”라고 발언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시간 동안 고립과 배제라고 표현되는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이 전 의원은 안에서 우리는 밖에서 각자의 어려움 극복하고자 투쟁해왔다. 석방의 날이 멀지 않았음을 우리는 느끼고 있다. 길고 어려웠던 터널을 우리가 극복하고 있음은 증명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이 땅의 주인인 나라를 열어나가고자 한다. 힘찬 발걸음을 함께 열어내자”라고 호소했다.  

 

또한 집회에는 지역 구명위 회원들의 특색 있는 공연도 소개되었다.  

 

충남세종 구명위는 석방운동 활동을 소개하며 카드섹션 상징의식으로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였다. 인천 구명위는 이석기 의원 옥중수상록 내용을 현수막으로 펼치는 상징의식을 드론으로 촬영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에는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 전 의원의 누나 이경진 씨의 쾌유를 비는 참가자들의 함성도 울려 퍼졌다. 청와대 앞에서 천일 농성을 이어가던 이경진 씨는 지난해 가을 급성 말기암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다. 

 

매년 추석, 설명절 마다 진행하던 특별 면회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이번에는 진행되지 않았다. 대신 이 전 의원이 참가자들에게 보낸 옥중서한이 낭독되었다. 

 

이 전 의원은 서한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있다면 세상의 그 무엇도 우리의 만남을 가로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 전 의원은 “희망은 코로나19 백신이나 정부의 구제책에 있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민중의 각성과 단결에 있다”라며 “자연의 봄은 이제 움트고 있지만 진정한 봄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집회는 참가자들이 “문재인 대통령 마지막 기회다, 이석기 의원 사면복권하라”, “5년 임기 끝나간다, 이석기 의원 사면복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마무리 되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침신문 솎아보기] 미 증시 택한 쿠팡을 향한 언론의 시선

쿠팡 미국 증시 상장 공식화·LG-SK 배터리 소송전·코스피3000시대 기획 기사 등 주식 관련 기사 주요 기사로
 
 

 

15일 1면에는 거리두기 완화, 배구계 학교 폭력 이슈, 미국 증시 상장하는 쿠팡,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 7.3 강진, 4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등 다양한 이슈가 다뤄졌다.

언론사가 기획 취재한 아이템을 1면에 둔 신문도 여럿이었다. 서울신문의 경우 ‘격차가 재난이다’라는 기획을 시작해 코로나19로 인해 격차가 벌어진 아이들의 삶을 주목했다. 지역아동센터를 2주간 취재한 결과물이다.

한국일보의 경우에는 한국이 난민 지위 인정을 한지 20주년이라면서 에티오피아에서 정치 박해를 받고 한국으로 온 페카두윈디무투루씨를 인터뷰했는데 난민을 향한 혐오의 목소리를 전했다. 세계일보의 경우 ‘코스피 3000시대’라는 기획을 선보였다.

한겨레는 동화작가 한 모 씨가 아동성추행으로 실형을 받은 것을 1면 탑기사로 배치했다. 한씨는 13살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한겨레는 한씨의 실명을 밝혀 기사를 썼는데 그 이유를 기사에서 밝혔다. 한겨레는 “최종적으로 유죄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작가 실명을 공개했다. 21차례 공판을 통해 사실관계를 살핀 1심 재판부의 유죄 판결이 있었고, 가해자가 20여년 작가로 활동하면서 어린이, 특히 여자아이가 주요 독자인 창작동화를 쓴 공인이며, 그의 책이 여전히 어린이들에게 읽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주요 종합일간지 1면이다. 

▲15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15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코스피 3000시대 열리며 언론에도 주식 정보 쏟아져

연초 코스피 3000시대를 열면서 주식과 관련한 정보가 쏟아진다. 신문도 관련 문제를 다뤘다. 1면 등 주요면에 주식에 관한 기획이나 소식이 차지하는 신문들도 많아졌다.

15일 주요 종합 일간지들은 쿠팡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상장 신고서 제출 건이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사건들을 중요하게 전달했다. 세계일보의 경우 ‘코스피 3000 시대’라는 기획 기사를 1면에 배치하기도 했다.

▲15일 세계일보 1면.
▲15일 세계일보 1면.

세계일보 1면 기사는 “코스피가 2000에서 3000으로 앞자리 숫자가 바뀐 건 2007년 7월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이라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각국 정부의 부양책과 그로 인한 유동성, ‘동학개미’로 불리는 똑똑한 개인투자자가 한국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일보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 12곳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심층설문을 진행해 주식 시장에 대한 ‘과열’ 판단, 공매도 문제 등을 다뤘다.

1면에 쿠팡 소식을 다룬 신문은 국민일보, 동아일보다. 국민일보는 1면 탑기사에서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을 공식화했다”며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이 NYSE에 직상장하는 건 쿠팡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쿠팡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쿠팡 상장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도 관련 소식을 1면에 전했다.

▲15일 국민일보 1면.
▲15일 국민일보 1면.

서울신문은 2면에 해당 소식을 전했는데 한국보다 미국 시장을 택한 것에 주목했다. 서울신문은 그 이유를 차등의결권 확보라고 짚었다. 서울신문은 “창업주인 김 의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며 뉴욕 증시에 상장되는 쿠팡 주식은 클래스A 보통주와 클래스B 보통주로 구성되는데, 클래스B는 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 차등의결권주로 1%만 가져도 29%의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이 주식은 김 의장이 모두 보유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시장에는 없는 차등의결권 확보가 쿠팡의 미국행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쿠팡이 국내 아닌 미국 증시로 가는 이유를 생각해보라’에서 한국에서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국내 상법은 차등의결권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위원 선임 등 주요 의사결정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며 역차별한다”고 썼다. 이어 “상장 기업 공모주의 20%를 우리사주에 배정토록 강제하고 있다. 쿠팡이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면 최대 11조원어치 주식을 우리사주 조합에 떼줘야 하는 것이다. 이런데 왜 국내에 상장하려 하겠는가”라고 전했다.

▲15일 조선일보 사설.
▲15일 조선일보 사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 측의 손을 들어준 사건도 관심사였다. 한겨레는 2면에, 조선일보는 4면, 동아일보 5면 등에 이 소식이 다뤄졌다. 최종 판결은 SK 측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앞으로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수입·생산을 전면 금지한다는 것이라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고령층 접종 결론 못낸 것에 “무책임” 비판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쟁점은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여부다.

15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세부 시행계획’를 발표한다. 백신별 접종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인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층에 접종하는지 두고 뚜렷한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고령층 임상시험 참가자가 부족해 이 연령대에 예방효과가 있는지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식약처가 3중 자문 절차를 거치고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셈”이라고 썼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계획을 철회하면 11월까지 국민 70%의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목표는 시작부터 차질을 빚는다”고 지적했다.

▲15일 한겨레 사설.
▲15일 한겨레 사설.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 여부가 아직 판단되지 않은 데에 신문들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조선일보, 중앙일보가 사설에서 같은 지적을 내놨다.

한겨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 연휴 직전인 10일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코로나 백신 가운데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국내 사용을 공식 허가했으나, 65살 이상에 대한 접종은 ‘의사 판단’에 맡겼다”며 “정부가 고령층에 대한 백신 사용 여부를 명확히 결정을 하지 않은 채 접종 현장에서 의사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건데,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썼다. “정부도 결정하지 못한 것을 의사들이 무슨 수로 판단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외국도 제각각”이라면서도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정부가 기준을 분명히 제시한 건 한결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15일 고령층 접종 문제에 대해 분명하고 치밀한 계획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에서 “수차례에 걸친 정부 전문가 회의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방역 당국조차 명확한 지침을 내놓지 못해 놓고, 접종을 담당하는 의사 개개인이 알아서 판단하라고 떠넘기는 건 무능을 넘어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무책임한 책임 회피”라며 “자료가 부족하다면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 중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고령층에 대한 접종을 보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썼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통일운동가 백기완 소장, 15일 새벽에 영면, 향년 89세

1933년 황해도 출생 발인은 19일 오전 7시

21.02.15 08:31l최종 업데이트 21.02.15 08:38l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 채원희

관련사진보기

  
통일운동가이자 진보 진영의 원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새벽에 영면했다. 향년 89세이다.

1933년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면서 모진 고문 등 고초를 당했다. 1960년대에는 6.3세대와 연대하여 굴욕적인 한일협정 반대투쟁을 전개했고, 박정희 유신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해 재야 연합전선의 하나로 윤보선, 함석헌, 장준하 선생과 함께 야권 통합운동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1970년대에는 민주수호청년협의회를 결성하는 등 전태일 분신과 광주 대단지 사건 등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이 분출하는 가운데 민중항쟁의 주체적 맥락을 다시 세우고자 애쓰다가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 위반으로 장준하 선생과 함께 구속되기도 했다.으로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투쟁에 앞장... 1980년대에도 재야인사들과 민주회복국민회의를 결성하고 백범사상연구소를 발전적으로 해체, <통일문제연구소>로 확대 설립했다. 1987년과 1992년에는 민중 대통령 후보로 추대 출마해 민중의 독자적인 정치 시대를 알렸다.


1990년대에는 민주노총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를 결성해 고문으로 추대됐고, 재야 전국연합을 창립했다. 또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범국민투쟁본부를 결성하는 등 노동운동과 통일운동을 병행하면서 사회 개혁에 나섰다.

그 뒤에도 기륭전자 여성 비정규직 싸움을 시작으로 용산참사, 쌍용차, 현대기아차비정규직, 유성기업, 콜트콜텍, 파인텍,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저지를 위한 희망버스 운동 등 노동자, 민중투쟁 현장에 연대했다.

지난 2018년 4월 심혈관 질환으로 서울대병원에 긴급 입원해 12시간에 걸쳐 관상동맥우회술을 했던 백 소장은 그 뒤 4개월동안 요양을 하면서 회복했지만, 2020년 9월부터 다시 폐렴 등으로 긴 투병생활에 들어갔다. 과거 독재정권에서의 모진 고문 후유증으로 마지막까지 투병하다가 영면했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합동 구독 취소 요청 방송까지...'나영석월드'에서 생긴 일

[랜선명절, 가족에 권하고픈 OO] 유튜브 속 나 PD표 예능(feat. 슬의생)

21.02.13 19:57최종업데이트21.02.13 19:57 
어느덧 2021년이 밝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우린 과거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인해 설 연휴에도 가족-친구들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랜선명절, 가족에게 권하고픈 OO'에선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함께할 수 있는 작품(영화, 드라마, 예능)을 소개합니다. 그럼, 떨어져 있는 가족-친구에게 연락할 준비 되셨나요?[편집자말]
*기자 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친구와 가상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친구] 바쁘지? 이번 설 연휴에 뭐하고 지내니? 난 올해도 고향 못 내려간다. 바쁘기도 하고 5인 이상 모이지 말라고 해서.
[나] 나라고 별수 있나? 마찬가지야. 그냥 집에서 늦잠 자고 뒹굴뒹굴 있을 것 같아.

[친구] 참, 유튜브로 뭐 볼 만한 거 없니? 예전 같으면 극장 가서 신작 보거나 케이블TV로 여러 영화 봤을 텐데 알다시피 새 영화도 1년 사이 없어서... 그냥 가볍게 웃고 즐길 만한 영상 찾아보게.
[나] 음... 그러면 나영석 PD 예능 몰아서 한번 봐봐.

[친구] 그거 케이블 예능이잖아. 유튜브에선 그냥 짤방, 하이라이트 정도 짧은 분량일 텐데?
[나] 꼭 그렇진 않아. 유튜브 용으로 따로 만든 예능 프로도 있고. 일반 유튜버, BJ들처럼 실시간 생방송 진행한 것도 많아. 이거 은근히 재밌어.

'이서진의 뉴욕뉴욕' (2020)
 
 지난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 '이서진의 뉴욕 뉴욕'의 한 장면.

▲ 지난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 '이서진의 뉴욕 뉴욕'의 한 장면. ⓒ CJ ENM

 
[친구] 그래? 그러면 어떤 것부터 챙겨보면 좋을까.
[나] 요새 tvN <윤스테이>에 나오는 이서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서진의 뉴욕뉴욕>. 원래 옴니버스식 예능 <금요일 금요일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데 이것만 따로 모아서 보는 건 유튜브가 낫지. 케이블이나 OTT 다시보기에선 다른 코너들과 통으로 함께 봐야 하는데 유튜브에선 tvN 채널에 따로 발췌해서 올라와 있거든. 게다가 플레이리스트 형식으로 묶여 있으니까.

[친구] 제목 보니 미국 뉴욕에서 찍었나 보네?
[나] 응. 너도 알다시피 이 형 원래 뉴욕대 출신이잖아. 1990년대 초반 유학가서 다녔고. 말 그대로 모교 방문기 ㅎㅎ 여긴 나영석 PD도 같이 가서 찍었어.

[친구] 주 내용이 뭐야?
[나] 말 그대로 뉴욕 여행기. 지하철 타고 뉴욕대 찾아가고 인근 추억의 명소도 찾아가. 맥줏집부터 오래된 중고 레코드점, 중국요리 잘하는 진짜 중국요리집, 타코요리집 등등. 모교 탐방을 빙자한(?) 뉴욕 맛기행 예능이랄까.

[친구] 여기서도 엄청 투덜대겠네.
[나] 그렇지. <꽃보다 OO> 시리즈나 <삼시세끼>처럼 나 PD랑 티키티카 하는 게 이 코너의 매력이지. 뉴욕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도 되고. 출연자도 사실상 두 명뿐이라 배경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게 장점이야.

'신기한 과학나라' (2020)
 
 지난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 '신기한 과학나라'의 한 장면.

▲ 지난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 '신기한 과학나라'의 한 장면. ⓒ CJ ENM

 
[친구] 또 볼만한 게 뭐가 있을까.
[나] 역시 <금요일 금요일 밤에> 코너 중 하나인 '신기한 과학나라'. 이 프로 중 제일 반응 좋았던 코너야. '이서진의 뉴욕 뉴욕'처럼 이 코너도 유튜브에서 한꺼번에 모아서 볼 수 있어.

[친구] 과학은 나랑 담 쌓은 분야인데. 나 문과 출신이잖아.
[나] 과학이지만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니야. 예능에서 <코스모스> 같은 전문 과학 프로처럼 할 수도 없고. 물리학 박사 김상욱 교수가 진행해.

[친구] 아~ 그분 TV에서 많이 봤는데.
[나] 응. tvN <알쓸신잡> 시리즈 고정 출연하신 분이야. 다른 TV프로에서도 자주 뵙는 분이지. 여기에 장도연, 은지원, 송민호가 고정이야. 우주 탐사 여행부터 영화 속 과학 이야기 등을 가볍게 다루는 편이야. 예를 들면 "<스타워즈> 속 광선검 실제로 구현 가능할까?" 같은 질문.

[친구] 은지원이면 < 1박2일 >, <신서유기>에서 음모론 제기로 유명하잖아. 
[나] 그렇지. 여기서도 그래. 은지원이나 송민호, 장도연 모두 과학적 지식이 풍부한 인물들은 아니다보니 여기서 오는 전문가와의 견해차가 웃음 유발 포인트야. 장도연이 중간에서 진행자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은근히 프로그램을 쥐락펴락하면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해. 교수님도 설명을 쉽게 하는 편이라 내용이 쏙쏙 들어오지. 시청자들 중에는 '신기한 과학나라'만 따로 빼서 시즌2 방영하자는 이들도 많았을 만큼 방송 내용도 괜찮았어.

'채널 십오야'의 각종 인터넷 생방송 모음 (2019~2021)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진행했던 각종 인터넷 생방송 모음.

▲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진행했던 각종 인터넷 생방송 모음. ⓒ CJ ENM

 
[친구] 그런데 이것만으론 시간 너무 짧지 않나? 좀 길게 볼 수 있는 건 없을까?
[나] 그러면 '채널 십오야'에서 진행한 각종 인터넷 생방송 골라서 봐. 20~30분 정도 짜리부터 2시간 정도 장시간 진행한 것도 제법 있어.

[친구] 언제 그런 것도 했어?
[나] 유튜브 채널 개설했던 2019년부터 틈틈이 했어. 은지원이랑 이수근이 아이슬란드 끌려갔을 때(?)부터 시작해서. 처음엔 구독, 좋아요 버튼 많이 눌러 달라고 했는데 이후엔 "제발 구독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애원할 정도였지.

[친구] 왜? 구독자 많으면 좋은 거 아닌가.
[나] 그게 말이지... 나PD가 단독 생방송 하면서 분위기에 고취된 나머지, 다른 제작진과 상의도 없이 공약을 하나 내걸었거든. 구독자 100만 명 넘기면 은지원과 이수근을 달나라 여행 보내겠다고. 

[친구] 정말?
[나] 응. 결국 나중에 은지원·이수근과 함께 나 PD가 합동 구독 취소 독려 생방송도 했지. 이거 웬만한 BJ 생방송보다 더 웃기다니까.

[보너스] <슬기로운 의사생활> 영상물 독점 공개
 
 채널 십오야에선 특이하게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각종 비하인드 영상물도 독점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밴드 미도와 파라솔이 진행한 인터넷 생방송 공연도 풀버전으로 이곳에서 볼 수 있다.

▲ 채널 십오야에선 특이하게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각종 비하인드 영상물도 독점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밴드 미도와 파라솔이 진행한 인터넷 생방송 공연도 풀버전으로 이곳에서 볼 수 있다. ⓒ CJ ENM

 
[나] 참, 너 <슬기로운 의사생활> 챙겨봤지?
[친구] 그렇지. 근데 왜?
[나] 그러면 '채널 십오야' 꼭 구독해. 생뚱맞지만 여기서 <슬기로운 의사생활>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뿐만 아니라 조정석, 정경호, 유연석, 전미도 등 출연진이 했던 인터넷 생방송 풀버전도 올라와 있어.

[친구]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드라마잖아? 게다가 신원호 PD 연출이라 나 PD랑 무관하고.
[나] 그렇지. 그런데 대본 쓴 사람이 이우정 작가야. KBS 예능 < 1박2일 >부터 지금의 tvN <신서유기>까지 담당하면서 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도 병행해 온 작가. 게다가 신원호 PD는 나 PD랑 KBS 입사 동기야. 얼마 전 유희열과 젝스키스 합작 신곡 '뒤돌아보지 말아요' 뮤직비디오도 나 PD 요청으로 손수 연출을 맡아줬지. 

'채널 십오야'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슬기로운 하드털이'라는 제목으로 <슬기로운 의사생활> 관련 각종 비하인드 영상을 작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공개하고 있어. 특히 출연진들의 캐논 연주 연습 이건 정말 대단해. 무려 100일 동안 합주 연습한 걸 40분짜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기도 했지.

[친구] 오~그래? 
[나] 이것 외에도 주요 출연자들 인터뷰 영상을 통해 준비 과정, 촬영 중 애로사항 등 드라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줘. 어지간한 예능 못잖게 재밌어. 그리고 극중 밴드 미도와 파라솔 멤버들이 작년 6월에 '채널 십오야'를 통해 진행했던 인터넷 생방송도 역시 90분짜리 풀버전으로 볼 수 있어. 아예 스튜디오 라이브 공연을 했거든. 

[친구] 알았다. 좋은 정보 알려줘서 고마워. 연휴 잘 보내고!
[나] 그래. 너도 잘 지내고. 건강 잘 챙겨라.
덧붙이는 글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잡을만 하면 퍼지는 코로나19‥확산의 진짜 원인은?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기사입력 2021/02/13 [09:48]
  •  
  •  
  • <a id="kakao-link-btn" style="font-variant-numeric: normal; font-variant-east-asian: normal; font-stretch: normal; font-size: 12px; line-height: 16px; font-family: dotum, 돋움, Arial; color: rgb(102, 102, 102);"></a>
  •  
  •  
  •  
  •  
 

어느덧 설날이 코앞이지만 반가운 고향 나들이는커녕 ‘집콕’이 강제된 요즘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도무지 잡히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뒤바꿔버린 탓이다.

 

우리 국민은 1년 가까이 사회적 거리두기, 접근 제한 같은 고강도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코로나19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있다.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하자’라며 너나 할 것 없이 발 벗고 나선 국민의 노력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방역강국으로 세운 ‘으뜸 비결’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거의 다 잡아갈 만하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모두의 일상이 크게 제약당하는 가운데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어린아이들을 둔 부모님들은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 노력과는 정반대로 방역에 왜 이렇게 커다란 구멍이 뚫렸을까? 

 

1. 코로나 사태의 숨은 주범 주한미군

 

대한민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는 우선 방역 조치를 거부하는 대형교회가 꼽힌다. 방역을 무시하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집단감염을 조장하는 신천지, 사랑제일교회, 인터콥(BTI), IM선교회의 횡포에 분통을 터뜨리는 국민이 많다.

 

그런데 대형교회보다 더 큰 초대형 방역 구멍이 있다. 바로 주한미군이다. 

 

“방역지침 무시! 국민생명 위협! 주한미군 규탄한다!”(지난해 12월 11일, 6.15청학본부 대학생분과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서울 용산 한미연합군사령부 앞에서 외친 구호.)

 

“우리 정부의 방역 지침을 무시하고 따르지 않는 주한미군에 의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다.”(지난 2월 6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회원들이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친 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우리나라의 코로나 방역을 깨트리는 주한미군의 만행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마스크를 벗고 부산 해안가에서 폭죽을 쏘아대고, 오산·평택 미군기지에서 ‘코로나 파티’를 벌인 주한미군의 횡포가 전해진 바 있다. 하지만 이 소식은 어디까지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자못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난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월 9일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2,761만 1,403명, 누적 사망자는 47만 4,933명이다. 하루 확진자 숫자는 8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지표에서 드러나듯 미국은 세계에서 제일가는 코로나 감염국으로 악명이 드높다. 미 국내에서 매서운 코로나 확산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역 체계는 망가진 지 오래다. 

 

주한미군은 바로 이런 미국에서 건너왔다. 당연히 주한미군의 ‘대거 입국’은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치외법권인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 가로막혀 우리 방역 당국은 주한미군의 입국을 전면 차단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우리 국민은 해외를 오갈 때 매우 엄격한 방역·검역 절차를 통과해야 하지만, 유독 주한미군만은 우리 정부의 방역·검역 절차에서 벗어나 한국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다. 

 

주한미군은 해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입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방역구멍이다. 우리 국민 코로나 확진자 중 해외 입국자의 비율은 8.2%에 그치지만, 주한미군의 경우 확진자의 86.7%가 해외 입국자다. 그만큼 주한미군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해외에서 국내로 옮길 위험이 크다.

 

주한미군이 자체 방역·검역 절차를 한다지만 매우 허술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속에서 주한미군은 지원병들이 출국 전 음성 진단서만 제출하면 한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기준을 크게 완화했다. 한마디로 주한미군 지휘부가 병사들의 말만 듣고 PCR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1월 입국한 주한미군, 미군 가족들을 검사해보니 31명이 무더기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처럼 주한미군은 우리 국민의 건강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커다랗고 위험한 방역구멍이다.

 

2. 방역을 무너뜨리는 미국산 바이러스

 

이번에는 지난 1월 12일, 질병관리청이 국회에 제출한 ‘2020년 월별 주한미군 및 관련자 코로나 검사 양성 결과 통계’를 들여다보자. 해당 통계에서 인구별로 보면 대한민국 국민의 코로나 확진자 비율은 2,000명당 3명(0.15%)꼴인데, 주한미군의 코로나 확진자 비율은 2,000명당 48명(2.4%)이다. 주한미군의 누적 확진자 비율은 대한민국 국민의 자그마치 16배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우리가 기지 내 코로나19 감염을 훌륭하게 억제하는 동안, 바깥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졌다”라며 황당하기 짝이 없는 말을 했다.

 

주한미군의 감염 책임을 한국에 돌리는 주한미군 사령관의 적반하장을 보면 저들이 코로나 확산에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쯤 되면 주한미군 기지를 ‘코로나 확산기지’라고 불러도 큰 무리는 없지 않을까.

 

국내 주한미군 기지는 용산, 동두천, 평택, 오산 같은 인구밀집지역 수도권에 몰려있다.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는 2,589만 명이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 위험성이 훨씬 크다. 그런데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에 주한미군이 관련되어 있으리라는 합리적 추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주한미군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대표 사례가 지난해 5월에 터진 이태원클럽 발 집단감염 사태다. 이태원발 바이러스는 미국·유럽에서 주로 보이는 G형으로 확인돼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를 둘러싸고 온갖 갑론을박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의 말을 주목해보자.

 

지난해 5월 22일, 김정기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는 YTN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물론 방역을 철저히 했습니다마는 허점을 파고서 들어온 감염원이 있었을 수 있다”라며 “이태원에서 유행을 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G형이라고 하는 것은 해외 쪽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방역 당국이 외국인의 입국을 엄격하게 통제했다는 점에서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는 오리무중이었다. 이에 이태원발 집단감염은 이태원과 맞닿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퍼져나갔으리라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오리발을 내밀고 검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 서울 한복판에 있는 용산 미군기지. 이태원동은 용산 미군기지와 바로 맞닿아 있다.   © 포털 다음 지도 갈무리

 

이태원 사태는 수백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N차 감염으로 이어졌고 지역사회의 방역망을 순식간에 허물어뜨렸다. 유치원, 학교, 노인 복지관이 문을 닫았고 바깥 일상이 사라졌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른 바이러스 확산세에 많은 사람이 공포에 떨었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이태원 사태와 관련해 입을 꾹 다물었다. 바이러스가 G형으로 밝혀진 만큼 이태원클럽 바로 근처에 있는 주한미군 측은 책임을 지고 신속한 전수조사를 결정, 결과를 발표해야 마땅했다. 하지만 바이러스 진원지로 강력히 의심되는 주한미군 기지는 끝내 전수조사가 미치지 못하는 성역으로 남았다.

 

그리고 올해 2월 10일,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외국인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라면서 N차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다시 용산 미군기지 근처에서 집단 확진이 발생한 것.

 

지난해를 돌아보면 주한미군은 미국 독립기념일, 연말 시기마다 미군기지에서 위험천만한 ‘노마스크 파티’를 열었다. 주한미군 공보실은 “유감이다”, “어리석은 짓”이라고 밝혔지만 주한미군의 어리석은 만행은 끝이 없다. 우리에게 익숙한 관용표현 가운데 “실수가 반복되면 고의”라는 말이 있다. 분명한 건 주한미군의 방역은 무대책으로 일관됐고 그 결과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3. 코로나 위기 이겨내고 일상을 되찾으려면

 

주한미군이 이대로 우리나라에 머무는 한 대한민국은 코로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길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이라는 커다란 방역구멍을 막아야 한다.

 

첫 번째로 전수조사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 당국은 주한미군 측에 우리 방역 당국의 전수조사 조치를 따를 것을 강제하고 따르지 않을 시 국내법을 적용해 미군을 처벌해야 한다.

 

두 번째로 주한미군의 입국 금지, 출국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우리 당국은 필요하다면 즉각 주한미군의 입국을 금지, 주한미군 확진자를 이 땅에서 내보낼 수 있는 발 빠른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7일부터 ‘슈퍼볼’ 대회가 시작됐다. 슈퍼볼을 기점으로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같은 미국 곳곳에서 ‘노마스크 응원’이 시작됐고, 감염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변이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주한미군으로 입국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제는 주한미군을 통한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도 경계해야 할 지경이다.

 

앞으로 언뜻 코로나 확산세가 잡힌 것처럼 보이더라도 끝까지 안심해서는 안 된다. 주한미군이 우리나라에 거대한 방역 구멍을 뻥 뚫어놓은 상황에서 철저하고 완전한 방역은 절대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만 8,500명 남짓 되는 주한미군이 5,200만 명이나 되는 우리 국민의 목숨을 위협하는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손 쓸 수 없는 막장으로 치닫기 전에 주한미군 발 감염사태를 멈춰 세워야 할 때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유럽언론 톺아보기] 프랑스 보안법과 언론 자유, 그리고 징벌적 손해배상제

  •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파리2대학 언론학 박사)  media@mediatoday.co.kr    
  • 승인 2021.02.13 17:03
 
 

 

지난해 11월 말부터 프랑스에서는 ‘포괄적 보안법’ 제정을 규탄하는 언론인들과 인권운동가를 비롯, 수많은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살인이나 테러 대상이 되지 않도록 이들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법이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보안법 텍스트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제24조다. 이 조항은 심리적 혹은 신체적 훼손을 목적으로 경찰의 얼굴이나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보가 담긴 이미지를 유포하는 경우 그 수단과 방식에 무관하게 1년의 징역과 4만5000유로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법의 옹호자들은 “문제가 되는 것은 악의적 의도를 갖고 찍은 경찰의 이미지”일 뿐이라 주장했지만, 시민들은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의도성’을 입증할 판단 기준도 불명확할 뿐 아니라 공권력 남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항 이외에도 이 법은 ‘감시사회’를 연상케 하는 조항들이 존재한다. 경찰이 드론을 이용해 공공장소에서 시민을 감시할 수 있게 한다거나 경찰의 바디캠 영상을 실시간 생중계하도록 하는 조치들이 그런 사례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경찰의 폭력성이 유럽 어느 나라보다 심각한 수준인 프랑스에서는 보안법이 존재하기 이전에 이미 시위 진압 과정에서 언론인들이나 일반인에 대한 경찰의 폭행이 심심치 않게 있어 왔다.

그러나 최근 시위 과정에서 이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기자 수백 명이 취재를 제지 당하거나 폭행 당하거나 체포된 것이다. 이처럼 경찰의 폭력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시민 반발이 거세지고 유엔인권이사회·유럽인권위원회 등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명하자 최근 프랑스 정부는 이 조항을 수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프랑스 매체와 언론인들은 조항 폐기를 주장하며 저항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며칠 전 보안법 관련 프랑스 기사를 찾다가 우연히 반가운 얼굴들을 발견했다. 몇 년 전 파리 방문 때 만났던 독립 언론 ‘메디아파르트’(Mediapart)의 기자들이었다. 이들은 ‘언론의 자유는 저널리스트의 특권이 아니라 시민 권리다’라는 구호가 새겨진 플랭카드를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었다. 또한 자사 사이트와 SNS 채널을 통해 언론 자유와 보안법의 연관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메디아파르트뿐 아니라 수많은 매체와 SNS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왜 보호돼야 하는 것인지, 언론의 자유를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등 무수한 논쟁들이 쏟아지고 있다. 보안법 반대 논의가 언론 자유뿐 아니라 언론 책임과 역할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프랑스 최대 규모의 신문사인 ‘우에스트 프랑스’(Ouest-France)는 보안법 관련 기사를 통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이 공적 기관의 행위에 대해 시민들에게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언론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면서 “이 자유는 잘못 휘두르면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으므로 분별력을 가지고 행사해야 한다. 언론 자유의 남용에 대한 규탄은 필수이며 무책임한 언론 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언론의 자유는 저널리즘 윤리를 기반으로 행해져야 한다”라는 우에스트 프랑스의 전 사장이자 저널리스트였던, 프랑수와 레지스 위탱(François Régis Hutin)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지난해부터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 제도 옹호자들은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언론인과 언론단체들은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제도 도입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대다수 독자들이 이들 의견에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제껏 보여준 언론의 무책임한 태도가 ‘언론 자유의 남용’으로 비쳐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는 막연한 주장보다는 이 자유의 의미를 성찰하고 저널리즘 윤리를 동시에 논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의 자유는 시민의 권리이지 저널리스트의 특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파리2대학 언론학 박사) .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파리2대학 언론학 박사)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안희정·박원순·김종철까지···‘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다

입력 : 2021.02.13 09:34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설마, 그 분이 그랬을 리 없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로 이어진 진보진영 내 성폭력 사건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들이 평소 누구보다 ‘여성 인권’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사건이 나올 때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그랬을 리 없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이는 곧 피해자에게 ‘2차 가해’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가해자다움은 없다”라고 지적한 것처럼 누구나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고, 가까운 이들이 주로 가해자가 되는 성폭력의 특징을 이해하는 계기가 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폭력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안 전 지사와 박 전 시장, 김 전 대표는 여성 인권을 대변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잇따라 내왔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역사에서 이제 거의 마지막 남아 있는 차별의 숙제는 성별 차별”이라고 말했다. 2018년 피해자의 폭로가 있기 직전에는 “성차별과 폭력의 문화를 극복해낸다면 우리는 사람으로서 좀 더 평화로운, 공정한 기회의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전 시장은 2019년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눈물을 흘렸고 절망감을 느꼈다”며 “저는 페미니스트가 맞다”고 말했다. <82년생 김지영>은 여성이 육아·돌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서술한 책이다. 안 전 지사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직후에는 “남자로서, 시민으로서, 또 무한 책임을 진 시장으로서 굉장히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라고도 말했다. 1980년대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1990년대 서울대 조교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를 변호한 이력은 이러한 발언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대표로 취임한 전후로 당의 방향성을 두고 “여성주의적 혁신” “성평등주의 가치”를 강조했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는 여성혐오와 여성폭력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다”며 “사회의 압도적인 성적 구성은 여성에게 철저히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는 피해자가 당에 성폭력 발생을 신고해 김 전 대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던 시점이었다.

이들의 언행은 성폭력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그랬을 리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믿음과 신뢰를 앞세워 성폭력을 감싸는 발언이 가해자 주변과 지지자들에게서 나왔고, 이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으로 이어졌다.

최근 박 전 시장 부인인 강난희 여사가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편지글을 공개하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우상호 의원이 이를 언급하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피해자는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장혜영 정의당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 전 대표의 성추행 피해자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그 사람이 그럴 리 없다’는 한국 사회의 가해자 옹호 논리를 “가해자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직격했다. 지난달 25일 김 전 대표 성추행 관련 입장문에서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며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이전까지 훌륭한 삶을 살아오거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학자인 권김현영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기획위원은 ‘그럴 리 없다’라는 말에 성폭력에 대한 ‘착각’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겉으로 여성 인권을 외치고 더욱이 피해자와 가까운 관계에서 교류하던 이들이 어떻게 성폭력 가해자가 되겠느냐는 인식에 대해 “성폭력의 특징을 그만큼 모르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한다.

권김 위원은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은 낯선 사람이 성적 좌절감이나 사회에 대한 분노를 잘못 푸는 것으로 이미지화 돼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성폭력은 가까이에서 알고 지내던 직장 동료나 가족 등이 신뢰를 배신하며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데에서 피해자들의 정신적 충격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안 전 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는 수행비서였고,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도 지근거리에서 일하던 비서실 직원이었다. 장 의원에게 김 전 대표는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였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2130934011&code=910100#csidxc9a66296a697627ab83ac1664b63751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1년 달아오르는 전기차 시장…선택지 넓어진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2/13 09:57
  • 수정일
    2021/02/13 09:5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전용 플랫폼 도입으로 주행거리 향상…‘내연기관 정통’ 독일 3사·‘전기차 선두’ 테슬라, 신형 모델 출시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1-02-12 12:15:23
수정 2021-02-12 12:15:23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아이오닉5 티저 이미지
아이오닉5 티저 이미지ⓒ현대자동차
 

올해 전기차 시장 확대가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외 완성차 기업 신형 모델이 다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가 도입되면서 주행거리도 향상되는 추세다.

1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약 480만대) 대비 43.3% 증가한 687만8천여대로 전망된다.

소비자 선택지가 확대되면서 한국 시장도 전기차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국내외 완성차 기업은 신형 전기차 출시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가 신호탄이다. 플랫폼은 여러 완성차 모델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설계라는 의미로, 통상 차체 하부 구조를 이른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어, 내연기관차와는 별도로 최적화된 플랫폼을 사용해야 효율성이 높다. 내연기관차에서 공간을 차지하던 부품이 빠지면서, 차내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된다.

E-GMP 기반 전기차는 차종에 따라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초고속 급속충전기 사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그룹 설명했다. 향후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전기차는 이에 준하는 성능을 갖추게 된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E-GMP 기반 전기차 모델을 12개 이상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2040년까지 세계 주요 시장에서 모든 모델의 동력 장치를 엔진 변속기 등 기계식에서 배터리 모터 등 전동식으로 전환한다.

첫 E-GMP 기반 전기차는 조만간 출시가 예정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다. 5분 충전으로 1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V2L(Vehicle to Load) 기술을 통해 일반 전원(110·220V)을 차량 외부로 공급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이번달 온라인을 통해 아이오닉5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도 올해부터 전기차가 출시된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12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국내와 미국 시장 등 럭셔리 브랜드로 안착 중인 제네시스를 중국 및 유럽 시장까지 진출해 고급 라인의 전동화 모델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오는 7월 전기차 모델 CV를 출시할 예정이다. 4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한다. CV는 전용 전기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기아는 내연기관차 모델에서 파생된 전기차만 판매해왔다. 기아 전기차인 니로EV와 쏘울EV 등은 각각 해당 모델의 내연기관차를 기반으로 한다. 기아는 CV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모델 7개를 출시한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연내 쉐보레 볼트EV 부분변경 모델과 볼트EUV를 내놓는다. 한국지엠이 수입해 판매한 볼트EV는 지난해까지 국내 완성차 브랜드 전기차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된 모델이었다. 소형차인 볼트EV 2020년형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전작 대비 31km 늘어난 414km였다. 신형 모델도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된다고 가정하면 주행거리는 약 450km에 이르게 된다.

볼트EUV는 볼트EV의 스포츠유틸리티(SUV) 버전이다. GM이 지난해 공개한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되는 첫 모델이다. 해당 플랫폼은 GM이 개발한 ‘얼티엄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한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644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GM은 설명한다. 얼티엄 배터리 개발에 LG에너지솔루션이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르노 조에의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조에는 르노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모델로 2012년 출시 이후 유럽 시장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10만대 이상 팔리면서 1위를 차지했다.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309km로, 수치상으로는 동급 볼트EV에 못 미친다.

르노삼성은 최근 조에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조에는 3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조에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건 지난해 8월이다. 판매량은 200대 미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신규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도 올해 전기차 출시 계획이 있다. 쌍용차는 지난 7월 자사 최초의 전기차 E100(프로젝트명)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준중형 SUV로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 진입이 유독 늦었다. 경영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전기차 전환 추세 대응은 더뎠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E100은 코란도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르노삼성자동차

독일 3사도 전기차 출시 경쟁…모델Y 내놓는 테슬라, 보조금은 축소

외국계 완성차 기업에서도 전기차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독일 3사를 보면,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달리는 벤츠는 상반기 EQA, 하반기 EQS를 내놓을 계획이다. 준중형 SUV인 GLA 모델을 기반으로 한 EQA의 완충 시 주행거리는 426km다. 급속 충전 환경과 배터리의 상태에 따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대략 30분가량 소요된다. 급속 충전 환경과 배터리의 상태에 따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대략 30분가량 소요된다. S클래스 모델 기반의 EQS는 한 번 충전으로 700km를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MW도 전기차 2종을 연말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iX는 준대형 SUV로, 주행거리는 600km가 될 전망이다. 다만, 주행거리 측정 기준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iX3는 중형차 모델인 X3의 파생형 전기차다. 주행거리는 약 450km 수준이다.

아우디는 지난 10일 e-트론 GT를 공개했다. 쿠페 세단 모델로 주행거리는 488km다. 앞서 아우디는 지난 11월 e-트론을 국내에 출시하기도 했다. 당시 초도 물량 600대가 두 달 만에 완판됐다. 향후 아우디는 프리미엄 디지털 카 컴퍼니로서 e-트론 GT에 이어 2025년까지 e-트론 스포트백과 Q4 스포트백 e-트론 등 20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 선두 기업인 테슬라도 지난달 모델S와 모델X의 개선형 모델을 공개했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테슬라는 모델 S와 모델X 주행거리를 각각 663km, 580km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형급 SUV 모델Y도 출시된다. 테슬라 측은 1분기 중 주문을 받기 시작할 예정이나, 출시일과 가격, 판매 트림 등은 미정이다. 테슬라코리아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테슬라 갤러리와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모델Y를 전시하고 있다.

정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도 시장 경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전기차 보조금 체계 개편방안’에 따르면, 9천만원 이상의 고가 전기차에는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6천만~9천만원은 50%만 지급한다. 테슬라 모델S는 보조금이 배제되고 모델3는 329만∼684만원의 보조금이 책정됐다. 보조금 액수가 가장 큰 코나EV와 니로EV는 정부로부터 900만원을 지원받는다. 국내 완성차 기업은 주로 소형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있어, 보조금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모델Yⓒ테슬라
 
 

조한무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