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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무단횡단 한덕수, 그가 기득권을 대변한다는 증거

 
한덕수 국무총리의 무단횡단이 연일 화제다. 19일 이태원 시민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의 반발에 돌아가는 과정에서 한 총리는 반대편 도로에 세워 둔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빨간불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넜다. 누가 봐도 무단횡단!

한 시민이 이를 국민신문고에 신고했고, 국무총리실은 21일 “한 총리는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용산경찰서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넜다”는 해명을 내놨다. 절대로 무단횡단이 아니라는 반론!

그런데 웃긴 건, 이왕 아니라고 주장했으면 좀 우기기라도 할 것이지 해명을 내놓은 지 이틀 뒤인 23일 한 총리가 경찰에 범칙금을 납부했다는 사실. 이번에는 또 다시 무단횡단임을 인정!

뭔 나라가 이틀에 한 번씩 무단횡단의 기준이 바뀌냐? 게다가 어떤 국무총리가 무단횡단 기준이 뭔지 몸소 보여주기 위해 국가적 논란을 만들기까지 하냐고? 나라가 대충 엉망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아주 구체적으로 개판이다.

선민의식은 불법을 낳는다

한 총리의 이런 행동은 “당연히 나는 그래도 되는 사람이야”라는 선민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런 선민의식은 기득권층의 전유물이다. 문제는 이런 선민의식을 가진 자들이 법질서 알기를 훨씬 우습게 여긴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보자. 버클리 대학교 사회심리학과 폴 피프(Paul Piff) 교수는 부자와 빈자들 중 누가 더 법을 잘 지키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관찰 실험을 실시한 적이 있었다. 미국의 부유층들이 대거 모여 사는 로스앤젤레스 해안가 횡단보도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차량이 횡단보도를 만나면 무조건 정지해야 한다. 피프 교수의 관찰 결과 값 싼 소형 차량일수록 이 법을 잘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고급 차량일수록 규칙을 무시했다. 심지어 보행자가 있는데도 최고급 차량은 멈추지 않고 횡단보도를 가로질렀다. 부자들이 법을 훨씬 더 잘 안 지킨다는 뜻이다.

한 총리의 행태가 바로 이런 것이다. 본인이 기득권층에 속해있다는 확신에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역할까지 얻다보니 행동이 자연히 그들을 따라간다. 횡단보도? 그걸 왜 신호등을 기다리나? 나는 기득권인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대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2.18. ⓒ뉴시스

한 발짝 더 나아가보자. 왜 한 총리는 이틀 뒤에 범칙금을 낼 정도로 뻔한 사실을 “무단횡단이 아니다”라며 거짓말을 했을까? 이것은 진실성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피프 교수는 다른 실험을 살펴보면 부자일수록 거짓말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195명의 참가자들에게 인터넷 컴퓨터로 주사위를 다섯 번 던지는 놀이를 하도록 시켰다. 다섯 번의 합계 결과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사람에게 50달러짜리 상품권을 주는 게임이었다.

문제는 이 게임에서 누가 주사위를 던져도 다섯 번 숫자의 총합은 12가 나오도록 미리 설계를 해 뒀다는 데 있다. 참가자들은 자기의 숫자 총합을 직접 적어내도록 했는데, 이 말은 12보다 높은 숫자를 적어낸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을 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실험 결과 연소득이 25만 달러(약 3억 2,000만 원)가 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비율이 가난한 민중들의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까짓 50달러, 우리 돈으로 6만 원 정도 하는데, 이거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돈이다. 연봉이 3억 원이 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부자들은 이런 사소한 문제에서까지 거짓말을 태연히 하며 자기 이익을 챙긴다. 이에 관해 피프 교수는 “부와 풍족함이 그들에게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착각 속에 빠지게 했다”고 설명한다. 한 총리처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태연히 거짓을 말하고 비리를 저지르는 이유다.

3루에서 태어난 자들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나와 널리 알려진 명언이 하나 있다. 원래 미식축구 감독인 배리 스위처(Barry Switzer)의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 인생에서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알고 살아간다.”(Some people are born on third base and go through life thinking they hit a triple.)

기득권과 선민의식에 쩔어 사는 자들을 보면 진짜 이런 인간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이와 관련한 피프 교수의 실험을 하나만 더 살펴보자. 이른바 ‘모노폴리 실험’이라는 것이다.

피프 교수는 세계적 천재들만 다닌다는 버클리 대학교 학생들을 불러 두 명씩 짝을 지은 뒤 모노폴리 게임(부루마블과 비슷한 게임)을 하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이 게임의 규칙이 매우 독특했다.

A와 B 두 사람이 게임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게임 규칙이 절대적으로 A에게 유리하게 설정된 것이다. 예를 들면 A의 밑천은 2,000달러로 B의 밑천 1,000달러보다 갑절이나 많았다.

A는 두 개의 주사위를 던졌고, 같은 숫자가 나오면 한 번 더 던질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B에게는 고작 한 개의 주사위만 주어졌다. 출발선을 통과할 때마다 받는 월급도 A가 B의 두 배였다. 심지어 A가 사용하는 말은 휘황찬란한 롤스로이스 모양이었지만, B의 말은 낡은 신발 모양이었다. 이런 게임은 해 볼 필요도 없다. 승리는 무조건 A의 차지다.

이 게임에서 A는 압도적인 ‘3루에서 태어난 자’였다. 애초에 가진 재산도 많았고, 자원을 살 기회도 많았다. 그렇다면 A와 B는 어떤 방법으로 ‘3루에서 태어난 자’와 ‘평범한 민중’으로 나뉘었을까? 그냥 동전 던지기로 결정했다. 100% 운에 의해 A는 금수저가 됐고 B는 흙수저가 된 것이다.

여기서부터가 매우 흥미롭다. 피프 교수가 15분 동안 몰래카메라로 관찰한 결과 운에 의해 금수저가 된 A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매우 오만해졌다. 게임 판에서 말을 옮길 때 과시하듯 일부로 쿵쾅쿵쾅 소리를 내고 다녔다. 그리고 이들은 “너 이제 큰일 났다. 얼마 갖고 있어? 24달러? 그거 조금 있으면 다 나한테 잃을 거야”라며 상대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잔고가 늘어날수록 가난한 자에게 동정심을 보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게임을 마치고 피프 교수는 참가자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놀랍게도 금수저 A들은 대부분 “제 전략이 매우 훌륭해서 이겼죠”라며 자신의 뛰어남을 자랑하기에 바빴다. 그들의 승인(勝因)이 단지 동전던지기라는 운에 의해 결정됐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피프 교수는 이런 결론을 내린다.

“금수저들은 자신의 성공을 운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과 재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스위처 감독의 명언을 피프 교수가 실험으로 입증한 것이다.

나는 이런 자들이 잘난 척 하며 설치는 세상이 너무나 꼴 보기가 싫다. 그보다 훨씬 성실하고 협동적인 민중들이 기죽어 사는 세상도 싫다.

그런데 그런 세상에서 국무총리라는 인간이 ‘3루에서 태어난 자’와 똑같이 법을 어기고 똑같이 거짓말을 한다. 이런 세상이 더더욱 엿 같다. 그렇게 기득권 연 하면서 살 거면 국무총리라는 직함 떼고 ‘기득권총리’라는 이름으로 불러라. 안 그래도 요즘 오만 국가 정책이 전부 부자들 세금 깎아주는 것이던데 그렇게 불리는 게 훨씬 더 솔직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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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뉴스 선정 ‘2022년 한반도 5대뉴스’

‘한미(일) 대 북’ 군사적 시위/남북 갈등 극도의 심화/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담대한 구상’...

  • 기자명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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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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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
 

몇 년간 지속된 세계적 차원의 미중 전략적 갈등에다가 올해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더해지면서, 한반도에는 냉전시대의 유물이라 할 수 있는 ‘한미일 대 북중러’ 갈등이 자연스럽게(?) 재현되었습니다. 이 같은 ‘한미일 대 북중러’ 신대립구도 형성과 함께 남측에서 보수적인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남북관계 갈등이 솟구치면서 한반도에서는 ‘한미(일) 대 북’ 사이에 ‘우려할만한’ 수준의 군사적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2019년 이래 지속된 상황처럼 북미 간 대화는 물론 정부-민간 차원의 남북 간 대화도 전무했습니다. 한마디로 2022년 한반도는 정세는 갈등과 시위로 점철된 한해라고 규정하면서, 통일뉴스가 올해도 예년의 ‘10대뉴스’와 달리 ‘2022년 한반도 5대뉴스’를 선정 발표합니다. / 편집자 주

1. ‘한미(일) 대 북’ 군사적 시위(9월 23일-11월 5일)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은 한미(일) 연합군사연습에 대응해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실시된 북한군 전술핵 운용 등 훈련을 참관했다.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은 한미(일) 연합군사연습에 대응해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실시된 북한군 전술핵 운용 등 훈련을 참관했다. 

올해 3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을 시험발사함으로써 2018년 4월부터 유지해온 ‘모라토리엄’이 파기되고, 이어 5월 10일 북한에 대결적인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한반도 정세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점증하던 한반도 위기는 10월 정점을 찍었다. 9월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진행된 한미(일) 연합군사연습에 대해 북한이 강력 대응한 것. 특히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입항하고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되자, 북한은 단·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응사해 유례없는 ‘강대강’ 대결국면이 연출되었다. 2017년 가을 ‘김정은-트럼프’ 사이에 오간 ‘화염과 분노’의 수준을 능가할 정도였다. 

2. 남북 갈등 극도의 심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김 부부장은 몇 차례에 걸쳐 대남 공세에 나서, 극도의 남북 갈등을 보여주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김 부부장은 몇 차례에 걸쳐 대남 공세에 나서, 극도의 남북 갈등을 보여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대북 선제타격’, ‘멸공’, 심지어 ‘주적은 북한’이라고 밝혀, 남북 갈등이 예상된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에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남 공세 선봉에 나섰다. 김 부부장은 8월 18일 담화에서 “정녕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인물이 저 윤 아무개밖에 없었는가?” 하고는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며 혐오 표현을 했다. 나아가, 김 부부장은 11월 24일 담화에서 ‘윤석열 정권 교체’를 거론하면서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며 자칫 대남 ‘핵선제공격’까지 연상시켰다.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견인해야 할 남북관계가 극도의 대결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3. 윤석열 대통령 당선(5월 10일 취임)과 ‘담대한 구상’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77주년 광복절 경축식’ 장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77주년 광복절 경축식’ 장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

보수적인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전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볼 때 대내외적으로 많은 정책적 변화가 예상됐지만, 특히 대북정책에서의 변화가 심각했다. 윤 대통령은 8.15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을 밝혔는데, ‘북한 비핵화’가 골자였다. 나흘 뒤인 8월 19일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담대한 구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10여년 전 이명박 역도가 내들었다가 세인의 주목은커녕 동족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 개방, 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후에도 통일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담대한 구상은 선비핵화 요구와 다르다’고 애써 강조하고 있지만 전혀 북측의 호응을 못받고 있다.

4. 북, ‘핵무력정책 법제화’(9월 18일) 및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11월 18일)

북한이 지난 11월 18일 시험발사한 신형 ICBM ‘화성포-17’형..
북한이 지난 11월 18일 시험발사한 신형 ICBM ‘화성포-17’형..

북한은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다가 결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했으며, 또한 외부세계의 7차 핵실험 가능성 운운에 대해서는 핵무기 법제화로 화답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9월 18일 ‘핵무력정책 법제화’을 채택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절대로 먼저 핵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그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11월 18일 신형 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 후 김 위원장은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로써 북한은 핵탄두가 장착된 ICBM을 현실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5. 한미 정상회담(5월 21일) 및 윤석열 정부의 외교참사

'윤석열-바이든' 한미 정상회담.
'윤석열-바이든' 한미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5월 21일 서울에서 가진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명시된 공동선언에 합의했는데, 이는 ‘한미(일) 대 북’ 군사적 시위의 근원이 되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참사 수준이었다.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불발’ 논란에 이어, 유엔 총회 참석 후 윤 대통령이 자초한 ‘바이든 대 날리면’ 논란 및 ‘이 XX들’ 비속어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7월 9일)에서 윤 정부에 “마땅히 독립자주 노선을 견지해 외부간섭을 배제하라”고 훈계했으며, 일본이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 냉담한 태도를 고수하자 윤 정부는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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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동기궤도로 날아오를 영상촬영위성과 통신감청위성

[개벽예감 521] 태양동기궤도로 날아오를 영상촬영위성과 통신감청위성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12/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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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2022년 12월 18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시험을 진행했다.

 

<차례>

1.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이 걸려있는 정찰위성 개발사업

2. 조선에서 제작된 정찰위성은 4기

3. 우주공간 무중력 상태에서 진행된 성능판정시험

4. 마침내 최종 관문 공정을 통과했다

5. 영상촬영위성과 통신감청위성의 놀라운 위력

 

1.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이 걸려있는 정찰위성 개발사업

 

1960년 8월 미국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정찰위성을 쏘아 올렸다. 소련은 1962년 4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정찰위성을 쏘아 올렸으며, 중국은 1974년 11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정찰위성을 쏘아 올렸다. 미국, 로씨야, 중국은 핵무력과 정찰위성을 모두 보유함으로써 다른 핵보유국들을 제치고 세계 3대 핵강국 지위에 올라섰다. 프랑스와 이스라엘도 1990년대 후반기에 정찰위성을 쏘아 올렸지만 그것은 정찰위성 수준에 아직 이르지 못한 고성능 지구관측위성에 불과했다. 

 

핵보유국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정찰위성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찰위성은 간단한 물건이 아니다.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완비한 핵강국이 자기의 핵무력을 최상의 경지에 올려놓기 위해 보유하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 그게 바로 정찰위성이다.  

 

세상에 알려진 대로, 조선은 올해 2022년에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완비했다.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완비한 조선이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정찰위성 보유다. 

 

그런데 조선의 적대세력들은 조선이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는 헛소문을 퍼뜨리면서 조선이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완성하려면 7차 지하핵시험을 실시해야 한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왜곡선전이다. 왜냐하면 미국, 로씨야, 중국처럼 조선도 핵시험을 하지 않고 신형 핵무기를 만드는 고도의 핵탄제조기술을 개발, 습득했기 때문이다. 조선은 꽤 오래전부터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생산하고 있다.  

 

지금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사업을 완성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다. 조선이 추진하는 정찰위성 개발사업의 목적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조선이 정찰위성을 보유하면, 조선의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은 최상의 경지로 도약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도약은 무엇을 뜻하는가? 조선은 정찰위성을 운용하는 날부터 적대세력보다 더 멀리 볼 수 있고, 더 멀리 타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대세력보다 먼저 타격 대상을 찾아낼 수 있고, 먼저 타격 결심을 내릴 수 있고, 먼저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이 추진하는 정찰위성 개발사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3월 9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정찰위성 개발사업이 “전쟁억제력을 향상시켜 나라의 전쟁대비능력을 완비하기 위한 급선무적인 사업”이며 조선의 당과 정부가 “가장 최중대사로 내세우는 정치군사적인 선결과업, 지상의 혁명과업”이라고 강조하였다.

 

2) 조선이 정찰위성을 보유하면, 미국, 로씨야, 중국에 이어 세계 4대 핵강국 지위에 오르게 된다. 핵무력을 보유한 프랑스와 영국을 제치고, 미국, 로씨야, 중국에 이어 세계 4대 핵강국 지위에 조선을 올려세우려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의 강렬한 열망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대한 자신의 열망을 다음과 같이 술회하였다고 조선의 언론매체는 전한다.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중대 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착수하기 전에 우선 위성관제능력부터 개발해야 했다. 그래서 조선은 2015년에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완공했다. 2015년 5월 2일 김정은 총비서는 완공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하면서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을 걸고 진행하는 중대사인 우주개발 분야에서도 최첨단을 돌파하려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고 의지”라고 언명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정찰위성 개발사업을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이 걸려있는, 최고로 중대한 국가사업으로 중시하는 자신의 심중을 그렇게 표현하였다.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이 걸려있는 조선의 정찰위성 개발사업은 불꽃 같은 열망과 열정과 열의를 안고 첫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세상은 알지 못했다. 아니 알 수 없었다. 조선의 정찰위성 개발사업이 김정은 총비서의 열정적이고 세심한 지도 밑에서 낮과 밤을 이어가며 어떻게 진척되어왔는지 알 수 없었다. 

 

조선의 정찰위성 개발사업이 첫걸음을 내디뎠던 날은 언제였을까?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이렇게 서술되었다. “(조선의)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은 (중략) 이미 2018년부터 시작되었다.” 조선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8년 초에 정찰위성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8년 초에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정찰위성 개발사업이 8년 뒤인 2025년에 완료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은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을 세계 4대 핵강국 지위에 올려놓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조선의 우주과학기술 인재들에 대한 믿음이다.

 

그런데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사업을 왜 2025년까지 완료하려는 것일까? 조선의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해가 2025년이며, 조선로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이하는 해가 2025년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시간표에 따르면, 조선의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주어진 시간은 8년이다. 이것은 정찰위성 제작기술, 위성궤도진입능력, 운용능력을 지난 5~60년 동안 축적해온 미국, 로씨야,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조선이 5~60년을 8년으로 압축한 정찰위성 개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5~60년 앞서간 세계 3대 핵강국을 따라잡으려는 조선의 압축행로는 최첨단 우주과학기술의 까마득한 목표를 향해 고속으로 달려가는 전력질주를 요구하였다. 

 

2. 조선에서 제작된 정찰위성은 4기

 

8년으로 압축된 정찰위성 개발기간에 조선이 어떻게 전력질주해왔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날은 2021년 1월 8일이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대해 언급하면서 “군사정찰위성 설계를 완성한 데 대하여 긍지 높이 공개”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정찰위성 설계가 2021년 1월 이전에 이미 완성되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조선이 정찰위성 설계도를 완성하기까지 돌파해야 했던 과학기술적 난관은 얼마나 많았을까. 세상은 알 수 없었다. 방대한 분량의 정찰위성 설계도를 완성하기 위해 김정은 총비서가 얼마나 많은 헌신과 노고를 기울였는지, 조선의 국방과학부문 간부들과 우주과학기술 인재들이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를 받으며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세상은 알 수 없었다. 조선의 국방과학부문 간부들과 우주과학기술인재들은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을 세계 4대 핵강국 지위에 올려놓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침내 정찰위성 설계도를 완성하고 정찰위성 제작에 착수했다. 

 

2021년이 거의 저물어가던 12월 2일 <데일리 NK>는 놀라운 소식을 알려주었다. 놀라운 소식이 담긴 보도기사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김정은 총비서는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최고의 기술인력을 파견할 데 대한 지시를 직접 내렸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었으며”,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참가한 국방과학부문 간부들과 우주과학기술 인재들에게 ”적들의 군사요충지와 군사적 움직임을 시시각각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는 우리 식의 군사정찰위성 개발에 당자금을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뜻을 직접 전했다.

 

2) 조선이 개발하는 정찰위성은 “광학기기 및 전파 등을 이용하는 군사위성”이며, “(위성)궤도와 송수신 방식에 따라 역할이 분류되는 영상 및 감청정찰위성이다.”

 

3) 2021년 12월까지 제작된 조선의 정찰위성은 모두 4기인데, 소형 정찰위성과 초소형 정찰위성으로 구분된다. 

 

4) 2021년 11월 22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국방과학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국방성 병기심사국은 제작이 완료된 정찰위성들에 대한 최종 심사를 시작했다. 

 

조선에서 제작된 정찰위성 4기에 대한 최종 심사는 2021년 12월 말에 끝났다. 최종 심사를 끝마친 것은 앞으로 정찰위성 성능판정시험만 통과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날은 2022년 2월 27일이었다. 조선이 정찰위성 시험 장비 성능을 우주공간 무중력 상태에서 판정한 첫 번째 시험은 그날 실시되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2022년 2월 27일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공정계획에 따라 중요시험을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그날 오전 7시 52분경 평양 북쪽 순안구역에서 정찰위성 시험 장비를 탑재한 운반체 1발이 아침노을 붉게 물든 동해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 그 운반체에 탑재된 것은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사용하는 모의 탄두가 아니라, 정찰위성 시험 장비였다. 모의 탄두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정찰위성 시험 장비가 탑재되었으므로, 그것은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정찰위성 시험 장비 운반체였다. 

 

정찰위성 시험 장비 운반체는 지구를 박차고 만리창공으로 날아올라 약 620km 고도에 이르렀으며, 약 300km를 비행하였다. 우주공간 무중력 상태에서 정찰위성 시험 장비 성능을 판정한 첫 번째 시험은 그렇게 진행되었다. 

 

미국, 로씨야, 중국은 정찰위성 시험 장비를 우주공간으로 쏘아 올려 무중력 상태에서 성능판정시험을 하지 않고, 지상에 있는 우주환경 시험기지의 무중력실에서 성능판정시험을 진행한다. 하지만 우주환경 시험기지를 아직 갖지 못한 조선은 정찰위성 시험 장비를 실은 운반체를 우주공간으로 쏘아 올려 무중력 상태에서 성능판정시험을 했다. 2022년 3월 9일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우주환경 시험기지 건설 문제를 료해”하였는데, 이런 정황을 보면 조선에서 우주환경 시험기지가 건설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우주공간 무중력 상태에서 진행된 성능판정시험

 

우주공간 무중력 상태에서 진행된 첫 번째 성능판정시험에 대해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1)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의 성능을 판정하는 시험이 진행되었다.  

 

해설 - 정찰위성에는 고성능 전자광학 촬영기(electro-optical camera)가 장착된다. 전자광학 촬영기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파장 대역에서 감지기(sensor)를 통해 촬영대상의 영상을 숫자화(digitalize)하여 획득하고, 이를 압축하여 지상관제소에 전송한다. 

 

2) 정찰위성 고분해능 촬영체계의 성능을 판정하는 시험이 진행되었다. 

 

해설 - 북측에서는 고분해능이라고 하고, 남측에서는 고해상도라고 한다. 영어로는 하이 레졸루션(high resolution)으로 표기한다. 조선에서 제작된 고분해능 촬영체계는 숫자식 전색영상촬영기(digital panchromatic camera)와 다중분광 촬영기(multi-spectral camera)가 각각 촬영한 위성영상자료를 단일영상으로 합성하는 장비로 구성되었다. 

 

3) 정찰위성 영상전송체계의 성능을 판정하는 시험이 진행되었다.

 

해설 - 지구 저궤도에 진입한 인공위성은 마하 23.2(초당 7.9km)의 엄청난 속도로 회전 비행을 한다. 그처럼 빠른 속도로 지구 주위를 회전하는 정찰위성이 위성영상자료를 지상관제소로 계속 보내주려면 특수전송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조선은 고도 500km에서 초속 7.9km로 날아가는 정찰위성 시험 장비가 촬영한 영상자료를 평양에 있는 위성관제종합지휘소로 전송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4) 정찰위성 비행자세를 보정해주는 조종 장치들의 성능을 판정하는 시험이 진행되었다.

 

해설 - 인공위성 비행자세 조종체계는 감지장치, 구동장치, 자세 조종체계 동작 장치로 구성된다. 인공위성 비행자세 조종체계를 제작하려면 궤도공학, 위성체 동력학, 진동학, 전자공학 등 첨단공학기술을 전부 습득해야 한다. 2015년 5월 3일 <로동신문>은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 “위성을 관제하는 조종실”이 있다고 보도했고, 2017년 2월 19일 <로동신문>은 그 조종실에서 “위성추적 및 원격측정, 조종을 원만히 실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를 보면, 조선이 이번에 정찰위성 비행자세를 보정해주는 조종 장치들의 성능을 판정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 열거한 정찰위성 촬영기들, 고분해능 촬영체계, 영상자료 전송체계, 위성 비행 자세 조종 장치들은 세계 정상급 우주과학기술로 만든 최첨단 장비들이다.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우주개발 선진국이라고 해도 그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성능판정시험을 단번에 통과할 수 없다. 그래서 우주공간 무중력 상태에서 처음 실시된 조선의 정찰위성 시험 장비 성능판정에서 몇 가지 수정,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조선이 1차 시험을 실시한 날로부터 불과 엿새 만에 2차 시험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2022년 3월 5일 오전 8시 48분경 조선은 정찰위성 시험 장비 성능을 판정하기 위한 2차 시험을 실시했다. 엿새 만에 또다시 평양 순안구역에서 쏘아 올려진 정찰위성 시험 장비 운반체는 정점고도 550km까지 솟구쳐 올라 약 300km를 비행했다. 조선이 엿새 전에 쏘아올린 첫 번째 운반체와 비교하면, 정점고도는 6~70km 낮아졌고, 비행거리는 약 30km 짧아졌다. 이런 현상은 두 번째 운반체에 다른 시험 장비들이 추가로 탑재되어 운반체의 질량이 이전보다 더 무거워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조선은 2차 시험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제2차 시험에서 드러난 과학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긴급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이다. 2022년 3월 16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제2차 시험으로부터 이틀이 지난 2022년 3월 7일 조선에서 정찰위성 개발사업을 더욱 힘있게 진척시킬 ‘과학자-기술자 돌격대’가 조직되었다고 한다. 과학기술 돌격대는 과학기술적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조직된 비상설 전문집단이다. 보도에 의하면, ‘3월 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에는 국방과학원, 김정은국방종합대학,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등에서 우주과학 부문과 국방과학 부문의 최고 인재 90여 명이 선발되어 7개 분과에 소속되었다고 한다. 

 

4. 마침내 최종 관문 공정을 통과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3월 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를 몸소 조직, 포치한 것은 정찰위성 개발사업 완성단계에서 제기된 과학기술적 난제를 돌파할 결정적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3월 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가 조직된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2022년 3월 9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그날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위성탑재형 광학촬영장비들과 영상송신기를 비롯한 자료송수신 통신장비들, 각종 수감부 및 장치들의 개발 및 준비 실태를 료해하시고 최근에 국가우주개발국이 진행한 중요시험 결과들을 보고받으시”었으며, “최근에 진행한 중요시험들을 통하여 항공우주사진촬영방법, 고분해능 촬영 장비들의 동작 특성과 화상자료 전송계통의 믿음성을 확증한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한다. 또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중요시험을 통하여 지상의 특정 지역들을 시험촬영한 수직 및 경사촬영 고분해능 화상자료들을 보시면서 화상합성 처리 기술과 다량의 자료통신 처리능력, 조종 지령체계의 정확성, 통신암호화기술 등 국가우주개발국이 최근 기간 당의 우주개발정책을 받들고 달성한 성과들을 높이 평가해주시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근 아홉 달이 지나는 동안 ‘3월 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는 정찰위성 개발사업을 일시적으로 가로막았던 과학기술적 난관을 돌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들의 저력 발휘는 최종 단계의 성능판정시험으로 이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보도기사에서 “최종 단계의 중요한 시험”이라고 지적했다. 

 

그날은 2022년 12월 18일이었다. 평안북도 철산군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최종 단계의 중요한 시험”이 실시되었다. 세 번째로 등장한 정찰위성 시험장비 운반체는 고도 550km까지 솟구쳐 올랐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2022년 12월 18일 오전 11시 13분과 오후 12시 5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미사일 2발이 각각 동해로 발사되었는데, 약 500km를 비행하여 일본방공식별구역 서쪽 219km 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들은 정찰위성 시험 장비 운반체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왜곡했다. 그들은 운반체의 비행거리를 밝혔으면서도 정점고도는 밝히지 않았는데, 일본 방위성은 두 운반체의 정점고도가 각각 약 550km, 두 운반체의 비행거리가 각각 약 500km라고 밝혔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조선은 정찰위성 시험장비 운반체를 왜 1발이 아니라 2발을 쏘아 올렸을까? 이 중요한 물음에 대한 해답은 <데일리 NK> 2021년 12월 2일 보도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보도기사에 의하면, 조선은 지상에서 움직이는 사람과 물체를 감시하는 영상촬영위성만이 아니라 무선통신전파를 잡아내는 통신감청위성도 함께 제작하였다는 것이다. 조선이 영상촬영위성만이 아니라 통신감청위성까지 제작한 것은 깜짝 놀랄 일이다. 

 

이 놀라운 일과 관련하여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022년 12월 20일 대남담화에서 첫 번째 운반체는 “송신기로 신호만 송출하여 지상관제소가 추적, 수신하는가를 시험했고” 두 번째 운반체는 “이미 공개한 해당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호만 송출한 운반체 1호기에는 통신감청위성 시험 장비가 탑재되었고, “이미 공개한 해당 시험을 진행”한 운반체 2호기에는 영상촬영위성 시험 장비가 탑재된 것이다.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은 “우주환경을 모의한 최적한 환경에서 각종 촬영 장비에 대한 촬영 조종 지령과 자세 조종 지령을 비롯한 지상관제의 믿음성을 확증하면서 자료 전송 장치들의 처리능력과 안전성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였다”고 밝히면서 “시험을 통하여 우주환경 조건에서의 촬영운용기술과 통신 장치들의 자료처리 및 전송능력, 지상관제 체계의 추적 및 조종 정확성을 비롯한 중요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하였다고 했다.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의 표현을 빌리면, 조선의 정찰위성 개발사업은 “최종 관문 공정을 거친 것”이다. 

 

5. 영상촬영위성과 통신감청위성의 놀라운 위력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이 12월 18일에 쏘아 올린 운반체 1호기에는 “20m 분해능 시험용 전색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르 촬영기 2대”가 탑재되었다. 조선에서는 팬크로매틱 카메라(panchromatic camera)를 전색(全色) 촬영기라고 번역했고, 멀티스펙트럼 카메라(multi-spectrum camera)를 다(多)스펙트르(spectre) 촬영기라고 번역했다. 다스펙트르 촬영기는 다중분광 촬영기를 뜻한다.   

  

전색 촬영기는 고분해능 흑백색 영상을 촬영하고, 다중분광 촬영기는 가시광선 파장 대역, 적외선 파장대역, 자외선 파장 대역에서 저분해능 천연색 영상을 촬영한다. 고분해능 흑백색 영상과 저분해능 천연색 영상자료를 합성하여, 위성영상자료를 완성한다.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은 그들이 “시험용으로 개조한 상업용 촬영기”를 가지고 서울과 인천을 우주공간에서 촬영한 흑백색 영상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상업용 촬영기를 시험용으로 개조하였으므로, 분해능은 20m밖에 되지 않았다. 분해능이 20m라는 것은, 500km 고도의 태양동기궤도(sun-synchronous orbit)에서 지상에 있는 20m 길이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일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이 그런 저분해능 전색 촬영기를 정찰위성에 장착하면, 지상에 있는 작은 물체들은 거의 식별하지 못할 것이다.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은 고분해능 전색 촬영기를 정찰위성에 장착하기 위해 남겨두고, 이번에 진행된 세 번째 시험에서는 분해능이 20m인 전색 촬영기를 회수할 수 없는 1회용 시험품으로 사용했다.

 

전후 사정이 그처럼 명백한데도, 남측의 종미우익성향 전문가들과 종미우익 언론매체들은 대북 악선전에 분별없이 날뛰었다. 남측이 운용하는 지구관측위성에는 분해능이 50cm인 전색 촬영기가 탑재되었는데, 북측에서는 분해능이 20m인 조악한 전색 촬영기를 사용한다느니 뭐니 하고 떠들어대면서 소동을 피웠다. 

 

나는 2016년 2월 15일 <자주시보>에 실린, ‘수많은 사연 안고 위성궤도 도는 광명성 4호’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6년 2월 7일 오전 9시경 조선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쏘아 올린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가 고도 500km의 태양동기궤도를 돌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광명성 4호의 질량은 250~300kg로 추정되는데, 그런 정도의 질량을 가진 지구관측위성에 탑재된 전자광학 촬영기의 분해능은 50cm 정도로 추정된다고 서술한 바 있다. 

 

2017년 5월 8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은 경상북도 성주에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기지가 촬영된 위성사진 두 장을 방영했다. 그 두 장의 위성사진은 분해능이 50cm인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가 촬영한 것인데, 위성사진을 보면 기지 안에 배치된 요격미사일 발사대차들과 X-밴드 탐지레이더를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그런데 분해능이 25cm 이하로 더 내려가는 고성능 위성은 지구관측위성이 아니라 정찰위성으로 분류된다. 이를테면, 2019년 8월 30일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가 트위터 계정에 올려놓은 위성사진은 분해능이 10cm인 미국 정찰위성 USA 224가 촬영한 것이다. 미국 정찰위성 USA 224가 2019년 8월 29일 고도 400km의 태양동기궤도에서 이란의 위성발사장을 촬영한 분해능 10cm의 위성사진을 보면, 땅바닥에 떨어진 담배 한 개비도 식별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조선이 머지않아 쏘아 올릴 정찰위성의 분해능은 20cm인 것으로 추정된다. 분해능이 20cm이면, 고도 500km의 태양동기궤도에서 땅바닥에 놓여있는 신발을 식별할 수 있다. 조선의 정찰위성이 지상의 특정 대상을 정밀하게 촬영하기 위해 비행고도를 낮춰 고도 400km의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면, 지상의 휴대전화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이 12월 18일에 쏘아 올린 운반체 2호기에는 무선통신전파와 레이더전파를 모두 잡아내는 통신감청위성 시험 장비가 탑재되었다. 조선이 통신감청위성을 쏘아올리면, 적대세력이 사용하는 모든 무선통신을 감청할 수 있고, 그들이 사용하는 모든 레이더 전파를 포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적대세력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도 24시간 감청할 수 있다. 

 

2022년 3월 10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명하였다고 한다.

 

1) “군사정찰위성 개발과 운용의 목적은 남조선 지역과 일본 지역, 태평양 상에서의 미제국주의 침략군대와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행동정보를 실시간 공화국 무력 앞에 제공하는 데 있다.”

 

2) “5개년 계획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할 데 대한 국가우주개발국의 결심을 우리 당중앙은 전적으로 지지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대로,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이 영상촬영위성과 통신감청위성 여러 기를 태양동기궤도로 쏘아 올려 다각으로 배치하면, 조선 정찰총국은 적대세력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조선 정찰총국은 윤석열 대통령실, 국방부, 합참본부, 주한미국대사관, 주한미국군사령부 등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샅샅이 감시할 수 있게 되고, 그들의 무선통신 통화와 휴대전화 통화를 24시간 감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공생활은 물론 사생활까지 조선 정찰총국의 24시간 위성감시망에 전부 노출될 수밖에 없다.   

 

2022년 12월 18일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은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준비를 2023년 4월까지 끝내겠다고 발표하였다. 2023년 4월의 봄날 영상촬영위성과 통신감청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뜻이다. 영상촬영위성과 통신감청위성을 쏘아 올릴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지금 강추위 속에서도 현대화 공사가 완공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선이 자기의 적대세력들에게 경악과 공포를 안겨줄 시기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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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에 “거대양당 졸속협상” “지역구 환심 급급”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2/26 10:00
  • 수정일
    2022/12/26 10:0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아침신문 솎아보기] 밀실 속 지역구 예산 증액에 비판

“‘윤핵관’·여당 인사들 지역구 특히 많아”

종부세 인하에 한겨레 “무력화”…해 넘기게 된 노동·민생 현안들

국회가 24일 새벽 본회의에서 638조 7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신문들은 1면에서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는 와중에도 각 당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고 평했다. ‘밀실 예산’은 속기록도 남지 않는 비공식 회의로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면서 가능했다.

여야는 법정 처리시한인 12월2일을 3주 넘긴 24일 새벽 2023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뒤 가장 늦었다. 예산은 당초 정부안(639조 419억원) 보다 3142억원 줄었고, 올해 본예산(607조 7000억원)에 비해 5.1% 증가했다.

신문들은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졸속 심사’이자 ‘밀실 합의’, ‘쪽지 예산’이라고 평했다. 예산안 처리 시점이 늦어지면서 비공식 합의에 일임했고, 민원성 지역구 예산은 증액했다.

▲26일 아침신문 1면

▲26일 경향신문 3면

한국일보는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최장 지각 처리’라는 오명에도 막판 심사 과정에서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보 또는 증액을 통해 자신의 지역구에 돈이 돌게 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특히 예산안 심사가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보다 3주나 늦어진 탓에 비공식 원내대표협의체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역할을 대신하면서 가능했다”며 “비공개 진행은 물론 속기록조차 없는 ‘깜깜이 심사’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면서 언론의 견제 없이 민원성 예산들을 짬짜미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고 했다.

▲26일 한국일보 1면

경향신문은 “쟁점 법안을 거대 정당 원내대표 간 밀실 합의로 졸속 처리하는 관행을 반복했다. 여야 유력 인사들 지역구 예산 챙기기도 재연됐다”고 했다. 한겨레도 “특히 예산안 막판 협상에 소수당을 제외한 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내대표만 참여하면서 거대양당의 ‘밀실 졸속 협상’이란 비판도 제기됐다”며 “여야 실세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을 증액하며 실속을 챙겼다”고 했다.

▲26일 경향신문 1면

신문들은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온 내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지역구에 신규 예산이 편성되거나 그 규모가 증액됐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국토교통부 교통시설특별회계(교특),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로 분류되는 도로·철도·공항 관련 예산 중 65개가 정부안보다 증액됐다고 했다. 총 2833억원 증액돼 당초 정부안인 2조 4627억원의 11.5% 수준이다. 한국일보는 “전체 예산 규모는 정부안보다 3,000억원가량 줄었는데, 이에 맞먹는 SOC 예산이 지역에 배정된 셈”이라고 했다.

특히 여야 지도부와 ‘윤핵관’ 등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 예산을 늘렸다. 경향신문은 “특히 여당 인사들 지역구 예산이 많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세종시와 공주역을 잇는 BRT(간선급행버스) 구축 사업(정부안 43억8000만원)에 14억원을 추가 확보했다”며 “정부안에 없던 동아시아역사도시진흥원 건립 예산(12억5000만원)도 넣었다”고 했다.

▲26일 한국일보 2면

한국일보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역구(충남 공주·부여·청양)도 정부안에 없었던 부여 일반 산업단지 진입도로(45억4,000만 원) 예산이 반영됐다”며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 지역구인 청주 상당구에서도 남일-보은 1 국도(81억5,000만 원→116억4,300만 원), 충청내륙고속화도로 1~3공구(합계 1,121억8,500만 원→1,222억1,600만 원) 등의 예산이 증액됐다”고 했다.

이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은 지역구 내 하수관로 정비사업 예산이 25억원 늘었고,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도 노후공단인 사상공단 재정비 예산(545억7,500만 원→566억6,900만 원)이 20억9,400만 원 증액됐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의 지역구 경북 김천 예산을 대표 사례로 들며 정부안에 없던 김천-구미 국도견설예산 78억 9900만원을 신규 반영했다고 했다. 문경-김천 철도와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예산도 각각 50억원, 100억원이 새로 생기거나 늘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의 지역구 사업인 대산-당진 고속도로 예산 80억원 신설,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 지역구를 지나는 울산 농소-경주 외동 국도 예산(173억6,200만원→200억원) 증액도 있었다.

한국일보는 “짬짜미에는 여야가 한마음이었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의 지역구를 연결하는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 예산 70억원 증액,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인천 연수을) 등이 요구한 인천발 KTX 예산 33억원 증액,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경기 파주을)의 파주 음악 전용 공연장 예산(30억원) 배정됐고, 위성곤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지역구(제주 서귀포) 유기성 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시설 예산 62억2,200만 원 배정 등이 새로 반영됐다.

▲26일 서울신문 1면

나라살림연구소는 밀실심의가 올해 특히 더 심했고, 도로, 철도 및 지역개발 등 지역구 민원성 사업 예산이 정치적 고려로 증액됐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나라살림연구소가 25일 분석한 ‘2023년 예산’을 인용해 함양-울산고속도로, 광주-강진고속도로와 문동-송정구지도 건설 등 예산이 일괄 50억원 증액됐다며 “모두 꼭 50억원씩 증액된 것을 보면 정치적 고려로 인한 증액임을 짐작할 수 있다”는 평을 전했다.

또 여야는 전세임대(융자)사업 6630억원 증액을 성과로 밝혔는데, 이외에 다가구매입임대, 행복주댁, 다가구매입임대 출자 등 다른 임대주택 프로그램 사업은 예산이 대폭 줄었다고 경향신문을 밝혔다.

한겨레는 국회 예결특위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올해 예산안 심사와 합의 과정이 더욱더 비공개로, 더 은밀하게 진행됐다”며 “예결특위 위원뿐 아니라 대다수 의원들 모두 예산 심사 상황을 알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26일 한겨레 3면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예산 중 ‘MZ세대와 함께 하는 새마을운동’은 정부안 1억5000만원에서 2억6000만원 증액돼 4억1000만원이 됐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정부가 집행 가능성을 고려해 이미 “증액이 어렵다”고 밝힌 사업이나 일부 수용한 증액을 국회에서 배정하거나 그 규모를 대폭 늘렸다고 했다. 그러나 “예결위에서 공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증액 근거조차 알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의원들이 쪽지 예산을 통해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급급한 것은 지역 주민들에게 효과적인 홍보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선심성 예산 증액은 총선 공천을 앞둔 해에 더욱 두드러지는데, 재정건전성이나 지역 균형발전 등의 가치는 늘 뒷전”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지각 처리한 가운데 여야 실세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 등을 증액하며 서로 정치·경제적 ‘실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광역 간선급행버스 구축사업 14억원 등 예산 증액과 “지역화폐 예산 3525억원을 살려냈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나란히 전했다.

▲26일 조선일보 4면

집값 29억 다주택자도 제외…한겨레 “종부세 무력화”


반면 주요 쟁점 법안들은 제대로 된 논의 없이 통과됐다. 법인세를 모든 과표구간(세금 매기는 기준금액)에서 1%포인트씩 인하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경향신문은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법인세법 개정안 반대토론에서 ‘국회의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건너뛰고 세수가 줄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반나절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정부·여당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출 것을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26일 한겨레 3면

한겨레는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줄인 종부세 개정안에도 “각종 감면 조처로 인해 종부세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종부세 중과세율 적용 대상을 과표 12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만 적용하도록 했다. 한겨레는 “과표 12억원은 시가로 환산하면 29억원에 이르는 만큼, 보유 주택 가격 합산액이 29억원을 밑도는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지역 2주택자 등이 모두 중과세를 피하게 된 셈”이라고 했다.

합의안 못 오른 노동·민생 현안들


여야가 처리하겠다고 밝혀온 쟁점 법안들은 여전히 쌓여있다. 여야는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화물차 안전운임제와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연장근로제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은 연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안 목록에도 오르지 못했다.

여야는 23일 본회의를 앞두고 각 상임위원회에서 올해 효력이 다 하는 일몰 조항 관련 법안 등 처리를 위해 심사한다. 한겨레는 “△화물차 안전운임제(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연장근로제(근로기준법) △국민건강보험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등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한겨레 26일 3면

안전운임제의 경우 국민의힘이 당초 정부·여당이 제안했던 ‘3년 일몰 연장’ 제안을 뒤집고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25일 경향신문에 “불법 파업이 계속되면서 당에서도 입장이 바뀌어서 우선은 일몰을 하고 그 후 다시 논의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어 내부적으로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파업을 사실과 달리 ‘불법’으로 규정한 발언이다. 조선일보도 해당 표현을 그대로 썼다. “정부 여당은 화물연대가 애초 정부의 3년 연장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불법 파업을 강행한 만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26일 조선일보

▲26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노란봉투법과 양곡관리법, 차별금지법 및 정부조직법에 대해선 워낙 이견이 커 연내 처리하자는 합의조차 하지 못했다”며 “당장 노란봉투법은 정의당이 ‘즉각 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협상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이김춘택 지회 사무장,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 유성욱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은 11월30일부터 국회 앞에서 국회 앞에서 노란봉투법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다.

▲26일 한겨레 5면

올해 일몰되는 30인 미만 사업장의 ‘주 8시간 추가 근로제’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본회의에 오른다. 주 52시간제 근무에 예외를 인정해 주 60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내용인데, 정부는 이 기간을 2년 연장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노동자 인권 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뒤 “일몰 기한을 연장하자는 것은 정부가 유예기간 동안 아무런 준비를 안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말을 전했다.

▲26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쌀값이 5% 넘게 떨어지거나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일 때 정부가 의무적으로 초과 생산된 쌀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둘러싼 대립 전선도 여전하다”며 “차별금지법의 경우 국회 법사위에서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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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통령에 그 장관…윤 대통령이 이상민을 감싸고도는 이유

 
[한겨레S]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460

국민·야당에 안 지겠다는 대통령
독재 때도 국회 해임안 받았는데
“막연한 책임 안돼” 되레 방어막
참으로 기괴한 정권이라고밖에
동남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동남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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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괴이한 정권입니다. 150명 넘는 국민이 사고로 한꺼번에 숨졌는데 두달이 다 되어가도록 책임지고 물러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윤희근 경찰청장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1965년생으로 전북 익산 출신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서울대 법대 4년 후배입니다. 사법시험 9수를 한 윤석열 대통령과 달리, 4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해 오랫동안 판사를 했습니다. 변호사가 된 뒤에는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해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했고,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경제사회위원장을 거쳐 인수위원회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지냈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취임 뒤 “국민이 재난과 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선진화된 재난 안전 관리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10·29 이태원 참사가 터졌습니다. 참사 직후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그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보수 언론도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 없다”

 

저는 텔레비전 생중계로 이 장면을 보면서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 정도 대형 사고가 터지면 해당 장관은 사고 수습과 진상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무조건 머리를 숙이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그런데도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장관이라는 사람이 ‘미리 막을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고 발뺌부터 한 것입니다. 민심은 분노로 들끓었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이때 물러났어야 마땅합니다.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곧 이상민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니면 최소한 이상민 장관이 먼저 사의를 표명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선 수습 뒤 사퇴 수용’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정도 상식과 양식을 갖춘 사람들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아니었습니다. 정치부 기자를 오래 했는데도 제가 너무 순진했던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장관의 퇴로를 막았습니다. 11월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일선 경찰을 강하게 질책하며 그 유명한 ‘딱딱 발언’을 했습니다.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저는 이 말을 수십번 다시 듣고 다시 읽어봤습니다. 정치적 책임과 법적 책임을 구분하지 못하는 발언이었습니다. 정치인이 아니라 법률가의 좁은 식견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발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이 발언 뒤 정부 여당에서 이상민 장관 경질론이 쑥 들어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월11일 동남아 출국 때 배웅 나온 이상민 장관의 왼쪽 팔을 두 차례 두드려 친근감을 표시했습니다. 11월16일 귀국 때는 이상민 장관에게 악수를 청한 뒤 “고생 많았다”고 격려했습니다. 이상민 장관도 <중앙일보>와의 문자 메시지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 하지만 그건 국민에 대한 도리도, 고위 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대통령에 그 장관이었습니다. 11월23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고, 다음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했습니다. 민주당은 11월25일 이상민 장관을 28일까지 파면하라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했고, 11월30일 해임건의안을 발의했습니다. 해임건의안은 12월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12월11일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가결됐습니다.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여야 합의 직후에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를 추진한 것은 아무래도 좀 이상합니다. 참사 직후에 해야 했을 일을 뒤로 미루는 바람에 모양새가 구겨진 것입니다. 그렇지만 국회에서 해임건의를 의결한 이상 윤석열 대통령은 이상민 장관을 해임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른바 보수 신문 논객들도 이상민 장관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그게 상식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아는 상당히 보수적인 지인들도 대통령이 왜 그토록 ‘이상민 보호’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도대체 행안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와 무슨 인과관계가 있어서 자르냐’고 생각한다면 아직 정치를 잘 모르는 것이다. 대통령을 자를 수 없으니 장관을 자르는 거다.”(<동아일보> 박제균 칼럼)

 

“시민 158명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가 일어난 지 40일이 넘었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고 물러난 인사가 없다.”(<중앙일보> 사설)

 

“아리스토파네스가 조롱한 소피스트들은 오늘날로 치면 법률가들이다. 법률가들은 본능적으로 책임을 전가한다. 처음에는 예방 불능론을 들먹이더니 돌연 일선 책임론을 들고나왔다.” “법은 일선의 책임은 무한하고 고위층으로 갈수록 책임을 묻기 어렵게 돼 있다. 이런 책임 전가야말로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에 딱 맞는 재료가 아닐까.”(<동아일보> 송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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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서답에 책임 분간 못 하는 대통령

 

이상민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와 언론의 경질 요구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은 무엇이었을까요?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임은 진상이 명확히 가려진 후에 판단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해서는 진상 확인과 법적 책임 소재 규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국회의 해임건의는 이상민 장관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데, ‘진상 확인과 법적 책임이 중요하다’고 동문서답을 한 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도대체 왜 이상민 장관을 이렇게까지 감싸고 도는 것일까요?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장관 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편하게 전화하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장관입니다. 여권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두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싱크로율’이 거의 100%라고 증언합니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의 자존심 때문입니다. 국회 해임건의 직후 정부 여당발 ‘1월 개각설’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상민 장관을 슬쩍 끼워넣은 개각 전망입니다. “내가 판단해서 바꾸고 싶을 때 바꾸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가 흘러나온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든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과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주권자인 국민과 국정의 동반자인 야당을 어떻게든 이겨먹겠다고 심술을 부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행정안전위원회 관련 법안 처리 결과를 보며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행정안전위원회 관련 법안 처리 결과를 보며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독재자였던 박정희 대통령도 1969년 권오병 문교부 장관, 1971년 오치성 내무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를 받아들였습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의 사례도 조금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2001년 국회가 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했습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공동 여당이었던 자민련이 가세했습니다. 임동원 장관은 사퇴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자민련과의 공동 정권을 포기했습니다. 뒷날 자서전에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9월3일 임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자민련의 가세로 통과되었다. 이로써 자민련과의 공동 정권이 무너졌다. 3년8개월 만이었다. 정국은 1여 2야의 구도로 재편되었다. 우리에게는 소수 정권의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임명했다. 야당의 거센 반발을 예상했지만, 이는 햇볕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나라 안팎에 천명하는 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년에는 국회가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했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2011년 <문재인의 운명>에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김두관 장관 재임 기간 행자부는 부처의 업무수행 평가와 혁신 평가에서 1위를 할 정도로, 그는 장관직을 잘 수행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장 출신 군수’라며 끊임없이 비아냥거리고 멸시하더니, 끝내 학생시위를 이유로 국회에서 해임권고 결의를 했다. 나는 워낙 부당한 결의인데다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결의여서 계속 버텨나가기를 바랐다. 그러나 자신 때문에 정국 경색이 장기화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김 장관이 스스로 사직을 청해왔다. 결국 대통령이 사직을 수리했지만, 우리 사회 기득권자들의 횡포가 그와 같았다.”

 

 

대통령과 장관이 답 내놓을 때

 

그렇습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야당이 주도한 해임건의를 수용했습니다. 사유가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의결이었기 때문입니다. 임동원·김두관 사례에 견주면 윤석열 대통령의 이상민 장관 해임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지난 20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이 유가족들에게 간담회에서 이상민 장관 해임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유가족 대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상민 장관이 파면되든 스스로 사표를 멋있게 던지든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마음대로 사시기 바랍니다. 저희도 저희 갈 길을 가겠습니다.”

 

이제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장관이 답을 내놓을 차례입니다.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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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가까스로 예산안 처리…최후까지 격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12/25 10:12
  • 수정일
    2022/12/25 10:1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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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부자감세' 비판하며 건건이 반대…민주당도 법인세법 반대토론, 장제원은 기권

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2.12.24. 10:56:01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인 2023년도 예산안 및 부수법안이 24일 새벽 국회를 통과했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린 협상 끝에 가까스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주요 법안마다 반대토론이 제기되고 반대·이탈표가 적지않게 나오는 등 최후까지 격론 양상이 이어졌다. 특히 양당 협상에서 배제된 정의당은 물론 협상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도 일부 법안 반대토론에 나서는가 하면, 국민의힘 의원의 찬성토론에서조차 "사실 반대토론을 하려 했다"는 말이 나왔고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기권표를 던지기도 했다.

 

국회는 성탄 전날인 이날 새벽 1시께 638조7276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정부안보다 3142억 원 감액(순감)됐다. 예산안은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라 불리는 2012년 개정 국회법이 시행(2014년부터)된 이후 가장 늦은 시점에서 국회를 통과했다. 헌법에 규정된 처리시한을 22일 넘긴 것이다. 표결 결과는 재석 273인 중 찬성 251명, 반대 4명, 기권 18명이었다. 반대 4표는 민주당 송옥주·최강욱 의원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었고, 장 의원을 제외한 정의당 의원 전원과 민주당 박주민·홍익표·정태호·윤건영·황운하·이탄희·양이원영·이용우 의원 등은 기권헀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예산안 반대토론에서 "정부안에서 줄줄이 삭감된 민생복지 예산은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편성돼야 할 예산이 미비한 상태로 방치됐다"며 "경제위기 앞에 국민의 삶을 지키기에는 너무 미흡한 예산안"이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여당에 대해 "서민과 사회 취약계층을 등지고 만들어진 예산안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정부·여당으로서 철저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민주당에 대해 "부자감세와 싸우는 척했지만 결국 부자감세에 동조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예산안에 앞서 세법 등 예산 부수법안이 먼저 처리됐지만 주요 법안마다 반대토론이 나왔다. 특히 최대 쟁점이었던 법인세법 개정안의 경우,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반대 토론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상정된 여야 합의안에 대해 "초(招)대기업 법인세 인하법"이라고 규정하며 "어지간하면 여야 합의를 존중하려고 했지만 이건 아니다. 법인세를 깎아주면 투자가 는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신화"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도 반대 토론에 나서 "과표구간별로 세율을 1%포인트씩 낮추는 안은 한 번도 제대로 논의한 적 없다. 도깨비처럼 등장한 수정안"이라며 "이는 조세법률주의와 국회를 모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찬성토론을 했으나, 송 의원조차 "사실 저는 오늘 법인세법 관련해 반대토론을 하고자 했지만, 동료 의원들과의 논의 끝에 안타깝지만 찬성토론을 하고자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법인세 인하가 초부자 감세라는 민주당 주장은 전혀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정략적 주장"이라며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결국 재석 274인 중 찬성 203명, 반대 37명, 기권 34명으로 처리됐다. 여야 양당 합의안임에도 불구하고 이탈표가 70표 넘게 나온 것이다. 정의당은 물론 양당 강경파들도 적지않게 이탈한 것인데, 특히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기권표를 던진 것은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실이 법인세 합의에 대해 불만을 표한 가운데여서다. (☞관련 기사 : 대통령실, 예산안 합의에 "경제 위기 돌파할지 우려) 

 

민주당에서도 박용진·박주민·이탄희·양이원영 의원 등 당내 진보성향 의원들과 이인영·김현미·도종환·윤건영·김경협·소병훈·강민정·최강욱·한준호 의원 등 문재인 정부 고위직을 지냈거나 친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졌다. 우원식·전해철·기동민·강훈식·윤영찬·이용우 의원은 기권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의 경우에도 찬반 토론이 열띤 양상으로 전개됐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1가구 1주택자 과세 기준을 현행 공시가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완화하고, 조정대상지역 내 1가구 2주택자는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집 가진 부자들의 세금을 연간 5조 원 가량 깎아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1주택자 평균 종부세액은 78만 원으로 주택가격 대비 실효세율은 0.05%에 그친다. 2021년 기준 1주택자 납부세액은 전체 종부세의 3.5%에 불과해, 결국 이번 조치의 혜택은 대부분 다주택자와 법인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반대 투표를 호소했다.

 

반면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찬성토론에서 "(개정안은) 종부세를 과거 도입 취지에 맞게 정상화한 것"이라며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현 시장 상황에 맞게 현실화해 종부세 납세자를 적정 수준으로 감축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종부세 개정안에 대한 표결 결과는 재석 258인 중 찬성 200명, 반대 24명, 기권 34명이었다. 

 

다만 열띤 토론전과 적잖은 이탈표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이들 법안들을 포함한 예산안 부수법안 19건 모두 이변 없이 여야 합의안 내용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관련 기사 : 여야, '마침내' 예산안 합의…법인세 전구간 1%P 인하, 경찰국 예산 50% 깎기로)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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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패륜정권, 퇴진이 답이다!” ..20차 촛불대행진 열려

특별취재단 | 기사입력 2022/12/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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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단: 강서윤, 김영란, 문경환 기자, 이인선 객원기자

 

[종합] “패륜정권, 퇴진이 답이다!”..20차 촛불대행진 열려

 

성탄절 전날 촛불행동이 주최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20차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에는 연인원 1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였다. 

 

© 이호 작가

 

연일 계속되던 한파가 다행히 이날은 조금 누그러졌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정권, 패륜 망언을 계속하는 국힘당 의원들, 시민분향소에서 막말 방송을 하는 극우단체…

 

이제 싸움은 국민 대 정권의 대결이 아닌 인간 대 짐승만도 못한 자들의 대결이 되었다. 

 

“패륜정권 막말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

 

촛불행동은 2022년의 마지막 날인 다음 주 토요일 21차 촛불대행진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이호 작가

 

▲ 행진하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11보: 오후 6시 19분] “퇴진이 답이다” 명동, 을지로 일대 행진 

 

행진을 마친 시민들이 다시 본무대 장소로 모였다.

 

시민들은 행진 내내 “패륜정당 국힘당 해체하라”, “패륜정권 윤석열 퇴진하라”, “퇴진이 답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손이 얼고, 귀가 떨어질 정도로 추운 날씨이지만 시민들의 발걸음은 힘찼다.

 

성탄절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은 행진 대열에 박수를 보내며 구호를 함께 외쳤다.

 

명동 일대에 “퇴진이 답이다, 윤석열 꺼져줘야 메리 크리스마스, 김건희 벌 받아야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노래가 울려 퍼지자 많은 시민이 웃음을 지었다.

 

시민들은 2022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도 촛불을 들자며 함성을 지르고 촛불대행진을 마쳤다. 

 

© 김영란 기자

 

▲ 구호를 함께 외치는 시민.  © 김영란 기자

 

▲ 행진 대열에게 박수를 보내는 시민.  © 김영란 기자

 

[10보: 6시] “성탄절에 받고 싶은 선물은 윤석열 퇴진!”

 

“퇴진이 답이다. 퇴진이 답이다. 이러다가 나라 망한다. 윤석열 꺼져줘야 메리 크리스마스!”

 

행진차에서 흘러나오는 풍자 노래 「퇴진이 답이다」에 맞춰 20차 촛불대행진에 함께하는 시민들이 서울 시청 방향으로 힘차게 행진을 시작했다.

 

성탄절 전야인 이날. 저마다 등에 “윤석열 꺼져라”, “퇴진이 답이다”, “김건희가 벌 받아야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글귀가 적힌 ‘특수 제작 스티커’를 붙인 시민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온몸에 ‘공룡 탈’을 쓴 한 시민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 공룡 탈을 쓴 참가자와 시민들.  © 강서윤 기자

 

경기 의왕에서 온 남성 ㅂ 씨가 공룡 탈을 쓴 시민과 “사진 좀 찍어주시겠어요?”라고 기자에게 다가왔다. ㅂ 씨는 “겨울이 끝나기 전에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편한 마음으로 휴가나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온 여성 ㅇ 씨는 ‘성탄절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외쳤다.

 

“성탄선물 대세! ‘석열 사표’가 있는지 천공에게 물어보자!”

 

가면을 쓰고 행진에 참가한 남성 ㅈ 씨는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이 들고온 선전물을 쓱 들고는 다시 행진 대열을 따라갔다. 선전물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받고 싶은 선물이 뭐니?”

 

“(윤석열) 탄핵이오!”

 

‘성탄절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서울 성북구에서 온 여성 ㅊ 씨는 잠깐 멈춰 “윤석열 퇴진!”이라고 힘껏 외친 뒤 바삐 행진 대열을 좇아갔다.

 

▲ 서울 시청광장 근처에 설치된 대형 성탄절 트리를 지나는 촛불 시민들.  ©강서윤 기자

 

이날 촛불대행진이 열리는 맞은편 길목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을 주장하는 ‘극우 집회’도 열렸다. 

 

마침 주변을 지나던 30대 여성 ㅎ 씨가 “원래는 평화로운 곳이었는데...”라며 혀를 끌끌 찼다.

 

이 말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 김영란 기자

 

[9보: 오후 5시 30분] “일본, 미국에 볼모로 잡힌 이 나라가 어찌 될지 걱정이다”

 

양평에서 남편, 아이와 함께 온 최은선(45) 씨는 “내가 윤석열 찍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건 해도 너무한다”라고 운을 뗐다. 

 

촛불대행진에 나온 지 한 달 정도 되었다는 최 씨는 2살밖에 안 된 아이와 추운 날씨 때문에 번갈아 가며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라 왕 노릇을 하려고 한다. 매일 같이 사건, 사고가 터진다. 제발 더 이상 사람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참 전에 내려왔어야 하는 인간이다.”

 

아직 집권 1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말에는 “이미 바닥까지 떨어졌다. 대통령 하나 바뀐다고 큰일이야 나겠냐고 하지만 벌써 대한민국은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아니 그보다 더 나락으로 떨어졌다. 일본, 미국에 볼모로 잡혔다. 이 나라가 어찌 될지 걱정이다”라고 반박했다. 

 

또 “옛날 같으면 난리 날 일들을 지금 언론이 제대로 보도를 안 한다. 날씨가 추워서 집회에 많이 못 나오는 것 같은데 벽에 대고 욕이라도 해야 세상이 바뀐다”라며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영란 기자


[8보: 오후 5시 20분] “패륜일당은 이 땅을 떠나라”.. 태평로 일대를 울린 목소리

 

오늘 촛불대행진 행사의 마지막 발언은 안진걸 촛불행동 상임공동대표가 했다.

 

안진걸 대표는 “1, 2월 더 힘을 내서 정말 100만 명, 200만 명, 300만 명의 함성으로 최대한 빨리 윤석열·김건희 정권을 끌어내릴 힘과 체력과 지혜를 비축해나가자”라고 호소했다.

 

▲ 노래패 우리나라와 촛불대행진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발언이 끝나자 노래패 우리나라가 무대에 올라왔다. 우리나라 가수들은 노래에 앞서 참가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어 우리나라는 참가자들과 함께 「또다시 촛불」, 「꺼져라」라는 노래를 불렀다.

 

우리나라는 마지막으로 “윤석열은 이 땅을 떠나라”라며 노래 「떠나라」를 부르자 현장에 ‘패륜일당’이라고 적힌 초대형 현수막이 등장했다.

 

▲ 윤 대통령과 장제원·권성동·김상훈의 얼굴 사진이 담긴 초대형 현수막에 '패륜일당'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 이호 작가

 

참가자들은 노래에 맞춰 “떠나라”라고 외침과 동시에 현수막을 갈기갈기 찢어 윤석열, 장제원, 권성동, 김상훈 등 패륜일당을 청산하는 상징의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에 분노한 시민들이 '패륜일당'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갈기갈기 찢고 있다.  © 이호 작가

 

행사가 공연과 상징의식으로 힘차게 마무리된 후 참가자들은 오후 5시 30분부터 행진에 나섰다.

 

[7보: 오후 5시] 참가자들이 촛불의 파도를 만들다

 

▲ 노래패 '꽃다지'.  © 김영란 기자

 

“저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너와 나는 간 데 없고, 저들의 계획 속에 너와 나의 미랜 없지”

 

위의 구절은 노래패 꽃다지가 무대에 올라와 부른 노래 「주문」 가사 중 일부다. 이어 꽃다지는 노래 「당부」를 불렀다.

 

참가자들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선전물을 흔들며 행사를 즐겼다.

 

공연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촛불과 선전물을 높이 들고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패륜정권 막말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

“패륜정당 막말정당 국힘당은 해체하라!”

“국민이 적이냐 윤석열은 퇴진하라!”

“패륜망언 막말정치인 촛불로 심판하자!”

 

© 김영란 기자

 

성탄절 노래로 유명한 「펠리스 나비다드」를 개사한 「퇴진이 답이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며 사진 촬영이 이뤄졌다. 현장은 참가자들이 든 촛불과 불빛으로 가득해지며 ‘촛불 파도’가 넘실거렸다. 

 

오늘 촛불대행진 행사도 이제 절정을 찍고 차차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6보: 4시 55분] “속이 너무 터져서 나왔다. 앞으로도 계속 나오겠다!”

 

단단히 옷깃을 여민 채 아스팔트 바닥, 길거리에 나와 있는 시민들에게 20차 촛불대행진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 물었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50대 남성 류 씨는 한동안 물끄러미 들고 있던 손선전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손선전물에는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패륜정권 퇴진하라’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류 씨는 곧이어 나지막히 강조했다.

 

“여기 써 있듯이 윤석열 정권은 퇴진(해야 할) 정권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전북 무주에서 아침 일찍부터 온 60대 여성 최 씨의 말을 들어봤다.

 

“답답한 심정으로 나왔다”라고 한 최 씨는 “제가 한땀 한땀 만들었다”라면서 쓰고 있던 우산을 보여줬다. 검은색 우산에는 빨간 실로 ‘김건희 특검’이라는 글귀가 돋보이게 수놓아져 있었다.

 

“속이 터져서 나왔다. 독재에다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너무나 나몰라라 하고 속이 터져서. 앞으로 계속 나올 거다.”

 

  © 김영란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서 온 60대 부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 뭐가 가장 화가 나느냐’라는 물음에 번갈아 가며 열변을 토했다.

 

“김건희를 먼저 구속하고 조사해야지!” (남편)

“이재명은 그렇게 헐뜯으면서 왜 김건희는 수사조차 안 하냐고. 수사를 해야할 것 아닌가!” (아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손선전물을 한 자리에서 줄곧 들고 있던 한 남성도 눈에 들어왔다. 이 남성은 “유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참가했다”라고 강조했다.

 

어제보다 날씨가 풀린 이날. “오늘은 별로 안 춥다. 시원하다!”라는 목소리가 들려온 태평로 일대는 촛불 시민들의 활기로 가득하다.

 

© 김영란 기자

 

[5보: 오후 4시 50분] “장제원, 권성동, 김상훈 사퇴하라!”

 

한 시간 가까이 추운 날씨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웅크린 몸이 굳어지는 듯했다. 

 

사회자 김지선 씨가 모두 일어나 춤을 추자고 제안했다. 

 

노래패 우리나라의 가수 백자 씨가 개사한 곡 「퇴진이 답이다」에 촛불행동이 율동을 만들어 공개했다. 

 

참가자들은 흥겨운 박자에 맞춰 영상을 따라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집회장은 열기로 흥성거렸다. 

 

▲ 노래 「퇴진이 답이다」에 맞춰 참가자가 춤을 추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영상을 보며 춤을 추는 시민.  © 김영란 기자


음악이 끝나고 자리가 정돈되자 무대에 영상이 상영됐다. 

 

이태원 참사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장제원(부산 사상구), 권성동(강릉), 김상훈(대구 서구) 국힘당 의원의 망언과 이를 따라 유족들에게 막말하는 극우단체 인물들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촛불행동은 장제원, 권성동, 김상훈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와 해당 지역구에서 진행하였으며 이를 영상에 담아 소개하였다. 

 

© 김영란 기자

  

[4보: 오후 4시 35분] 촛불 시민의 사자후 “검사 나부랭이 정권 끌어내리자!”

 

▲ 한파를 뚫고 모인 촛불 시민들의 기세가 뜨겁다.  © 김영란 기자

 

“한 줌도 안 되는 검사 나부랭이들이 정권을 독차지하고 자기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거짓으로 수사하고 구속하고 감옥에 보내고 있다. 이게 나라인가? 이게 우리가 꿈꾸는,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인가?”

 

위처럼 사자후를 토한 김영석 씨는 “나라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 미친 것들이 칼춤을 추고 있다. 지금은 혁명이 필요한 때”라면서 “어떻게 이런 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말인가. 윤석열을 끌어내릴 이유는 차고 넘친다. 국민이 거리로 나올 이유도 차고 넘친다”라며 촛불대행진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 김영석 씨가 발언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우리 힘을 모아서 윤석열을 퇴진시킬 그날까지 함께 해보자!”

 

무대에 올라 이렇게 발언한 민중가수 김가영 씨는 「상록수」, 「새로운 선택」을 잇달아 노래했다.

 

▲ 민중가수 김가영 씨.  © 김영란 기자

 

사회자 김지선 씨는 “촛불혁명의 주인은 여러분이고 윤석열 퇴진이 끝이 아니다”라며 “죽 쒀서 개 주는 일 없어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선 우리 국민의 힘이 하나가 된 조직이 필요하다. 여러분이 그 불씨가 돼달라”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자신을 ‘촛불집회 죽돌이’로 소개한 구본기생활연구소의 구본기 소장이 즉석 시민인터뷰를 진행했다.

 

경기 수원에서 온 여성 ㄷ 씨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이면 ‘돼지’ 하나 못 잡겠나. 우리 내년 4월까지는 돼지 잡자”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풍자하는 발언을 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남성 ㄹ 씨는 촛불대행진에 동참하러 일본 오사카에서 22일에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 촛불대행진에 동참하려 일본 오사카에서 왔다고 소개한 남성 ㄹ 씨.  © 김영란 기자

 

ㄹ 씨는 일본에서 윤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답답하고 창피하고 교포로 살고 있는데 너무 안 좋은 모습만 보이니까 국가적으로 창피해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왔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김포에서 온 여성 ㅁ 씨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너무 암담하다”라며 “제 자식들을 위해서 나왔다”라고 앞으로도 계속 나오겠다고 다짐했다.

 

시민 즉석인터뷰는 시민들과 사회자가 주고받는 재치와 풍자 속에 즐겁게 마무리됐다.

 

▲ 구본기 소장이 한 아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3보: 오후 4시 20분] 윤석열을 퇴진시키겠다는 굳은 의지로 모였다

 

주최 측에서 행사장 중간에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천막을 치고 안에 난로를 켜 놓아 누구든 들어와 몸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난로 주위에 서너 명의 시민이 불을 쬐고 있었다. 

 

안양에서 왔다는 ㄱ 씨는 “집회장에 사람이 없으면 윤석열이가 우습게 볼까 봐 날씨는 춥지만 자리라도 채우려고 나왔다”라고 하였다. 

 

ㄱ 씨는 “녹사평역 시민분향소를 다섯 번이나 다녀왔다. 가서 영정사진 보고 있으면 아까운 젊은이들이 저리 많이 세상을 떴다는 게 정말 슬프다. 그런데 바로 옆 소녀상 앞에서 김상진이란 놈이 계속 조롱한다. 가서 몇 번을 싸웠다. 나야 나이 먹었으니 그쪽에서 어쩌겠나. 그렇게라도 싸우는 게 나잇값 하는 거다”라고 하였다. 

 

ㄱ 씨는 지난주 촛불대행진에서 장애인 부부를 만난 이야기를 하였다. 

 

남편이 시각 장애인이고 아내는 휠체어를 타는 부부인데 일산인가에서 참석했다고 한다. 

 

남편이 아내 휠체어를 잡고 행진을 끝까지 함께 했다니 윤석열을 퇴진시키겠다는 의지가 참 대단하다. 

 

경기도 광주에서 왔다는 ㄴ 씨는 1차 촛불대행진부터 꼬박 참석했다고 한다. 

 

개근상 받아야겠다고 하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나와야 한다”라고 하면서 “오늘은 일 때문에 옷도 정장을 입고 왔다. 중간에 일어나야 한다”라고 하였다. 

 

잠시 몸을 녹인 시민들은 다시 집회장으로 돌아갔다. 

 

▲ 아빠와 함께 온 어린이.  © 김영란 기자


[2보: 오후 4시 10분] 윤석열에게 보내는 성탄 메시지로 시작한 20차 촛불대행진

 

어제보다 날이 풀린 12월 24일 오후 4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20차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 행사가 서울 시청과 숭례문 사이 도로에서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강남촛불행동의 김지선 씨는 행사에 들어가기 앞서 “지난주 영하 15도의 날씨에도 수만 명의 국민이 이 자리에 모여주셨다. 춥지만 반드시 이 패륜정권을 퇴진시켜야겠다는 책임감으로 가족 손을 잡고, 지인들과 함께, 또 혼자서도 촛불을 들어주셨다”라며 지난 12월 17일 진행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에 함께 해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했다.

 

김지선 씨는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본색을 드러내는 윤석열 정권이다. 하지만 결국 이 검찰 독재 정권을 끌어내리고 다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낼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오늘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도 촛불을 들고 있다. 포항, 수원, 군산, 춘천, 광주, 부산, 익산, 대구, 부안, 원주, 제주 등 매주 지역 촛불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많은 참가자는 이에 환호와 함께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패륜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 “패륜정당 국힘당은 해체하라”, “민생파탄 검찰독재 윤석열은 퇴진하라”라고 외쳤다.

 

© 김영란 기자

 

오늘 행사의 첫 번째 발언자는 조헌정 목사였다.

 

조헌정 목사는 성탄절 전날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성탄 편지를 써왔다고 서두를 뗐다.

 

조헌정 목사는 편지를 읽으며 “취임한 지 8개월이 되었는데, 당신이 도대체 한 일이 뭐가 있는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노동자의 정당한 생존 투쟁을 핵폭탄에 비교하는 게,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것인가? 제정신에서 한 말인가?”라고 윤석열의 행태를 비판했다.

 

조헌정 목사는 이어 “당신은 취임 전부터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얻은 게 무엇인가? 미사일이 오고 가는 전쟁 공포밖에는 없다”라며 “사이비 점술가를 추종하는 윤석열 왕이여! 당신은 예수를 죽이겠다고 베들레헴의 남아들을 살해한 헤롯왕과 다를 바가 없다”라고 역설했다.

 

발언을 갈무리하며 조헌정 목사는 “더 이상 우리 얼굴에 먹칠하지 마시오. 더 이상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하지 마시오. 대통령직에서 속히 내려오라.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당장 내려와라!”라고 외쳤다.

 

▲ 시민들에게 성탄절 선물을 나눠주는 '공익제보 진실알리미' 유튜버.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1보: 오후 2시 58분] 성탄절 전날에도 타오르는 ‘윤석열 퇴진 촛불’

 

20번째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이 24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다.

 

이날 촛불대행진은 서울뿐만 아니라 수원, 광주, 대구, 부산, 부안, 익산, 제주 등 11개 지역에서 열린다.

 

▲ 24일 오후 4시부터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이 열린다.  © 김영란 기자

 

촛불대행진을 주최하는 촛불행동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행사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오전 9시부터 무대와 음향 등이 도착해 설치를 시작했다. 오전 11시경부터는 다양한 천막과 현수막 등의 설치를 완료했다. 그리고 자봉단은 정오부터 나와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음향, 영상, 자막 등의 점검과 출연자들의 사전연습이 진행 중이다. 

 

따뜻한 차, 커피, 핫팩, 깔개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나눔 천막은 촛불시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창 하고 있다. 

 

오후 2시부터 하나둘 태평로로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촛불대행진 시작을 기다리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추운 날씨인데 왜 일찍 나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석열 때문에 병이 날 것 같다. 윤석열 퇴진을 외쳐야 그나마 속이 시원해진다. 일찍 나와 자리를 잡고 있으면 시민들이 차례대로 앉는다”라고 답했다. 

 

▲ 일찍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촛불행동은 이날 이태원 참사 막말하는 국힘당 의원들을 성토하는 발언과 상징의식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본 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오후 5시 30분경부터 서울시청-을지로입구-한국은행-서울시청 경로로 행진을 한다. 

 

조헌정 목사,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시민 김영석 씨가 연설자로 나선다. 그리고 노래패 ‘우리나라’, 노래패 ‘꽃다지’, 김가영 씨가 노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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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기록되어 마땅하다” 죽음 마중하는 서른명의 자서전



등록 :2022-12-24 07:30

수정 :2022-12-24 09:11

장수경 기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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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커버스토리

마지막을 기록하는 사람들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의향서 작성한 무명씨 사연 등 책 속에 담아

민주화 투사 어머니, 이산가족, 시각장애인, 차별받은 여성 등 이야기

“그래도 괜찮게 살았구나” 반추…가족에게 ‘마지막 화해의 시간’ 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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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사실모)은 4년째 장삼이사들의 구술자서전을 만들고 있다. 사실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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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난 유아무개씨는 딸만 둘 낳았다는 이유로 집에서 내쫓긴 어머니 대신 네살 많은 언니의 정을 받고 자랐다. 집안 사정 탓에 학교는 다니지 못했고, 14살 때 서울로 상경해 옷 만드는 일을 했다. 그마저도 바늘에 손을 다쳐 양장점을 그만뒀다. 22살 되던 해 ‘난임 부부에게 아기를 낳아주면 잘살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지역으로 내려가 아기를 낳아 건넸다.

 

이후 유씨는 중매로 자신보다 16살 많고 아들이 셋인 남성과 결혼했다. 남편은 인격이 훌륭했지만, 그렇다고 유씨의 삶이 편안해지진 않았다. 남편 병수발, 집안 살림, 공장 노동까지 고된 삶의 연속이었다. 말년이 돼서야 복지관에서 사교댄스를 배우고 얼굴에 있던 천연두 자국도 지우는 여유를 가졌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2020년 간외담관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8월 인생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자신이 이른바 ‘씨받이’(대리모)였다는 사실은 임종 전 자신을 간병하던 딸에게 털어놨다.

 

매년 3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유씨처럼 다른 차원의 세계로 떠난다. 그중 소수만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주로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일컬어지는 이들이다. 그렇지 않은 대다수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기억만 남긴 채 떠난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흐릿해지고 잊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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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사실모)은 4년째 장삼이사들의 구술자서전을 만들고 있다. 사실모 제공

 

역사를 미분해보면 연, 월, 일마다 개별적 사건이 벌어진다. 개별 사건 속엔 무수한 ‘무명씨’들이 있다. 보통의 삶을 가치 없음으로 여길 수 없는 이유다. 때론 고난의 시간을, 때론 기쁨의 시간을 지나온 모든 무명씨들에게 ‘생의 찬미’를 보내는 특별한 자서전이 나왔다. 서점에선 살 수 없는, 500권뿐인 귀한 책이다. 제목은 <모든 삶은 경이롭다>.

 

모든 삶은 기록되어 마땅하다는 책을 만든 곳은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사실모)이다. 임종 과정에 이르렀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신청을 받는 기관으로 2019년부터 무명씨들의 구술자서전을 만들고 있다. 올해는 ‘살아보낭 살아졈수다’(살아보니 살아지더라)라고 고백하는 제주 해녀, 남동생과 피난 와서 이산가족이 된 구순의 어르신, 중도 시각장애인, 민주화 투쟁을 하다 고문받은 아들을 잃을 뻔했던 어머니 등 ‘경이로운 삶’을 살아낸 30명의 이야기가 실렸다. 지난 13일 구술작가로 참여한 강유정(62), 윤서희(51), 전효선(54)씨와 홍양희(73) 사실모 공동대표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사실모 사무실에서 만났다. 홍 공동대표가 “작가님들”이라고 언급하자, 작가들은 “전문 작가는 아니”라며 부끄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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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자서전 <모든 삶은 경이롭다>를 만든 강유정 작가(왼쪽부터), 전효선 작가, 홍양희 사실모 공동대표, 윤서희 작가.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못 배웠더라도, 가사 노동만 했더라도”

“한 구술작가가 ‘다른 이의 삶을 보니 경이롭더라’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에 만장일치로 올해 책 제목 ‘모든 삶은 경이롭다’가 나왔다.”(홍양희 공동대표)

 

타인의 삶을 애정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매년 책 제목에 고스란히 담긴다. 2019년 첫 구술자서전 <감사의 꽃으로 피어난 내 인생>, 2020년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들>, 2021년 <세월이 쌓이니 인생이더라>에 이어 올해까지 4년 동안 아름다운 153명의 삶이 기록됐다. 인터뷰 대상자는 주변이나 기관의 추천을 받기도 하고, 작가들이 발굴하기도 한다.

 

자서전 사업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러 온 어르신들이 한풀이하듯 자신들의 인생을 털어놓는 데서 시작했다. 사실모에서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 작가는 “어르신들이 삶이 허무하고 불안하다는 한탄을 많이 했다. 상담 중 삶에 대한 지지와 공감을 보내면 ‘나도 참 잘 살았네’ 하기도 하고, ‘역경을 통해 성장했다’고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생을 마무리할 즈음, 자신을 긍정하도록 만들자는 데 마음이 모였다. 첫걸음은 2018년 ‘소원노트’였다. 살아온 인생을 각 문항에 적고, 앞으로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등을 기록하는 노트였다. 노트엔 질곡의 삶들이 적혔다. 윤 작가는 “잘 버텨온 삶들이 그냥 흘러가게 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다음해 구술자서전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대체로 50~70대로, 사실모 상담사거나 상담전문가다.

 

처음에는 ‘나 같은 사람이 무슨 자서전이냐’며 경계하던 이들도 두번, 세번 작가들을 만나며 상호 신뢰(라포)가 형성된 뒤엔 자신의 인생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강 작가는 “최소 3~4번 만나고, 한번 만날 때 3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작가가 다 들어준다는 신뢰를 갖게 되면, 자서전에는 싣지 않은 내밀한 이야기와 가족사까지 털어놓는다. 그럼 같이 웃고 같이 운다.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괜찮게 살았다고 스스로를 긍정한다.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터뷰 대상자들은 복지관 친구들에게 줄 자서전을 더 구하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자신이 나온 글만 복사해서 주변에 나눠 주기도 한다. 윤 작가가 말을 보탰다. “과거엔 분노밖에 남지 않았던 일도 현재 시점에서 다시 회상할 땐 뇌에서 재해석이 일어난다. 이후 정화된 글 자체로 책이 인쇄됐을 땐 내 삶의 재진술이 된다. 바로 글쓰기 치료다.” 그렇기에 구술작가들은 작가이자 상담사, 치료자다. 전 작가는 “그의 삶에 어떤 굴곡이 있더라도, 못 배웠더라도, 애만 키웠더라도 삶은 소중하다는 걸 늘 염두에 두고 위로와 공감, 지지를 건넨다”고 말했다.

 

작가들의 이런 노력 때문일까. 지난 9일 자서전 출판기념회 땐 가슴 철렁한 일이 있었다. 기념회 당일 아침 윤 작가가 인터뷰한 이○○(81)씨가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치매를 앓고 있기에 걱정은 더 컸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기념회에 참석하려고 목욕탕에 갔던 것. 목욕재계하고 기념회에 참석한 이씨는 윤 작가에게 “내가 선택받은 사람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감동을 대다수는 잘 모르기에 인터뷰 대상자를 모집하는 건 쉽지 않다. 가족사가 공개된다며 자녀들이 반대해 무산되거나 자서전을 쓸 만큼 대단한 인생이 아니라며 거절하기도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다’ 편의 주인공 황은식(87)씨도 마찬가지였다. 황씨는 “성실하게 살았지만, 내놓을 만한 업적이나 자랑할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중도 시각장애인 남궁광수(57)씨도 같은 마음이었다. 남궁씨는 “처음에 제안받았을 때, ‘한 것도 없는데 뭘 쓰나’ 싶어 망설였다. 그러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할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응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가품질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남궁씨는 2013년 ‘급성간농양에 의한 패혈증’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안구를 적출했다. “몇달을 침대에 누워 눈물만 흘렸지만” 2년 동안 2500시간의 수업을 들으며 안마사 자격증을 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열심’으로 산 남궁씨의 인생은 자서전에 고스란히 남았다. 그래도 남궁씨는 조금 후회가 든다. “아내가 읽어주는 자서전을 들으며 인생을 한번 점검했다. 열심히는 살았지만 남을 위해서 산 것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론 남을 위해 살고 싶다. 아들과 며느리는 울었다고 하더라. 가족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

 

자서전을 만드는 과정에 가족이 참여하면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화해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8살 때부터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인터뷰한 오영규(가명·26)씨는 이번 자서전이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진 할머니의 꿈에 대해 들을 기회가 없었고, 일찍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어떤 분인지 몰랐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만 고민해왔는데 뿌리와 가족을 생각하게 됐다.”

 

50~70대 시니어 작가들의 시행착오

 

전 작가의 말을 빌리면, 인터뷰 대상자는 수도권에서 제주까지 “전국구”, 주로 60~90대다. 이들의 삶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민주화 등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한다. 일제강점기 1931년 대신 ‘쇼와 6년’으로 자신의 태어난 연도를 기억하는 김○○씨, 17살에 신랑 얼굴도 못 본 채 결혼했던 권○○씨, 한국전쟁 때 가족을 잃은 손○○씨 등의 삶은 역사 속 한 페이지다. “수영복이라는 게 없었을 때, 한복 속곳을 입고 바다 수영을 했다고 한 분이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부근의 행정구역이 예전엔 경기도였다는 걸, 자하문 지역에 과수원이 있었다는 것도 구술자서전 사업을 하며 들은 이야기다. 이들의 이야기에서 한국 근현대사가 새로 태어난다.”(윤 작가)

 

우리 주변에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A4용지 8장에 사진 5~6장과 함께 실린다. 한국전쟁 등을 겪다 보니 어린 시절 사진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족두리한 결혼사진, 큰아들이 죽은 일주일 뒤 찾아온 나비 사진, 초등학생 손녀가 그려준 초상화, 치매 노인이 꿈에서라도 자유롭게 거닐고픈 꽃동산 작품 등 각자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진을 건넨다. 홍 대표는 “집안이 종갓집인 한분은 17명 조상의 비석이 있는 사진을 꼭 넣어달라고 하기도 했다. 각자 특별한 의미를 지닌 사진을 보는 감동이 있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최대한 인터뷰 대상자들의 언어를 그대로 옮긴다. 윤 작가는 “어떤 의미일지 해석해서 그분의 입장에서 쓴다. ‘남편은 장단에 맞춰 젓가락을 두들기는 음악을 좋아했다’ 같은 표현은 내가 쓸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작가들은 대상자들이 기억에 의존해 말하는 이야기의 팩트를 확인한다. “한 인터뷰 대상자가 ‘고향에 있는 다리 밑 모래로 찜질하면 건강에 좋다’고 했는데, 실제 검색을 해보니 맞더라”고 전 작가가 말했다.

 

전문 작가가 아니다 보니 초반 시행착오는 있었다. 50~70대라 녹음기 사용 방법이 서툴러 녹음 파일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고, 맞춤법이 틀리는 건 예사, 팩트 확인이 부족해 지명을 잘못 쓴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홍 대표의 ‘빨간 펜’ 자국이 글 곳곳에 있었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 ‘이 작가는 어쩜 맞춤법을…’ 혹은 ‘스마트폰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는데’ 같은 생각도 들었다. 최종본이 나오기 전까지 얼마나 읽었는지 인터뷰 대상자가 출판기념회에 오면 누군지 알아볼 정도였다.(웃음)”(홍 대표) 최근엔 작가들에게 녹음하는 방법부터 자서전의 의미, 글쓰기 방법 등을 강의한다. 대학교수를 초청해 인문학 강의도 했다. 윤 작가는 “매년 작가도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3명 자서전 못 보고 사망

 

자서전을 만드는 과정은 대상자뿐만 아니라 작가에게도 치유의 과정이다. 대상자가 자신의 인생을 지지·공감받는다면, 작가는 다른 이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 강 작가는 서울 중구 필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씨의 삶의 궤적을 그대로 따라 걸은 적이 있다. “분식집에 손님이 많아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신 이씨가 포장마차를 운영했던 자리, 이씨가 다니던 교회 등을 가보니 이씨의 삶을 함께 걷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어머니를 잃은 윤 작가는 인터뷰 대상자들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본다. 전 작가는 죽음을 앞두고 동네 사람들에게 떡을 돌린 유○○씨, 여행 가기 전에 항상 유언장을 써놓는 안○○씨, 시각장애 1급임에도 다른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를 가르치는 신○○씨 등에게 삶의 지혜를 배운다.

 

강 작가는 앞으로 노숙인 자서전을 만들어 “그들을 삶을 세워주고” 싶다. 윤 작가가 말을 보탰다. “구술자서전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할 때 ‘그런 사람들이 남길 게 뭐가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난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데 대상자 제한은 없지 않나.”

지난해 인터뷰 대상자 두명, 올해는 한명이 자서전을 받아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자서전은 받지 못했지만, 사망한 이들이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삶을 잘 마무리했을 것이라고 작가들은 확신한다. 구술자서전이 “인생의 쉼표”(전 작가), “자존감을 세워주는 위로”(강 작가), “존엄한 배웅이자, 존엄한 마중”(윤 작가)이라는 작가들은 내년에도 자신의 삶을 풀어내줄 이들을 기다린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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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공사, ‘건강검진 차별 논란’ 끝에 원·하청 동일 적용 추진

‘똑같이 분진 마시는데 건강검진 차별’ 비판에...하청업체 입찰 계약조건에 ‘동일 건강검진’ 명시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민중의소리
대한석탄공사 하청업체 노동자가 겪고 있던 직영 노동자와의 건강검진 차별이 해소될 전망이다.

23일 민중의소리 취재를 종합하면 석탄공사는 내년부터 하청업체를 입찰할 때 직영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종합건강검진과 동일한 수준으로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시행하는 것을 계약조건으로 걸기로 했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아직 내부 검토 중인데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이라며 “(입찰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서 (하청업체) 계약조건에 포함해 직영과 동일하게 (하청 노동자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하도록 하려고 한다. 내년 2월 말에 연장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아마 1월 중에는 규정이 개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잇따라 제기된 문제를 석탄공사가 인정한 결과다.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작업장에서 직영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가 함께 비슷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탄공사는 직영 노동자에게만 지정병원에서 정밀한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매년 비용을 지원하고 있었다. 반면 하청 노동자는 비용 지원도 없이 이동식 차량에서 기본적인 건강검진만 형식적으로 받고 있었다.

탄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완치가 불가능한 직업병인 ‘진폐증’의 위험을 늘 안고 살기 때문에 정밀한 건강검진은 필수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차별이 있었던 것이다.

 

 

 

대한석탄공사가 운영하는 3개 광업소 중 도계광업소에서 선탄 작업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 ⓒ진보당


지난해 8월 말 진보당과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석탄공사지부가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를 처음 공론화했고, 그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변화를 견인했다. 

하지만 그 변화는 ‘반쪽 짜리’에 불과했다. 직영 노동자는 매년, 하청 노동자는 격년에 한 번만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그것도 하청업체가 소요예산을 모두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노동 현장에서는 혼란이 계속됐다. 격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지원해주는 것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올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다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차별 없이 모두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석탄공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석탄공사는 이를 받아들여 하청업체 입찰 과정에서 직영 노동자와 동일한 건강검진을 하청 노동자들에게 시행할 것을 계약조건으로 내걸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행 최저가 입찰 방식이더라도, 건강검진 비용은 기본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송주화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석탄공사지부장은 “뒤늦게나마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입찰 계약서에 건강검진에 소요되는 금액까지 반영되는 게 중요하다”며 “그게 아니라 단순히 ‘건강검진을 동일하게 실시하기로 했다’고만 명시한다면 차별 문제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지부장은 “예전에는 아파도 참으면서 게속 일을 해야 했고, 건강검진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제때 치료도 받지 못했다”며 “올해도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지원을 받아 병원에 가더라도 평일 근무시간을 피해서 휴일에 개별적으로 받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턴 비정규직도 평일에 편하게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자기 몸을 돌볼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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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소유 YTN은 재앙... 대통령실 '돌발영상' 대응은 오버"

[인터뷰] 고한석 YTN 지부장 "공기업 지분 강제 매각, 법적 대응"

22.12.23 18:19l최종 업데이트 22.12.23 20:14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YTN의 사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와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대화 리허설 장면을 보도한 돌발영상을 악의적 편집이다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YTN의 사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와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대화 리허설 장면을 보도한 돌발영상을 악의적 편집이다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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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영방송인 YTN 매각 작업이 '착착' 진행 중이다. 21.43%의 지분을 보유한 YTN 최대주주 한전KDN이 공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지난달 YTN 지분 매각을 결정했고, 한국마사회도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YTN 지분(9.52%)을 매각하기로 했다.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20여 년간 유지돼 온 YTN의 공적 소유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된다. 대기업 입장을 대변해온 <한국경제>를 비롯해 유수의 대기업들이 YTN 지분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YTN을 재벌들에게 매각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속내는 무얼까. YTN의 '사영화' 반대를 외치는 고한석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2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YTN을 재벌과 자본의 논리에 봉사하는 24시간 재벌 보도 채널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영화라는 말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사영화는 사주의 사사로운 이익에 봉사하는 체제"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낙하산 사장 취임과 이를 막으려는 노조의 투쟁, 이어진 해직 사태를 겪었던 고 지부장은 "그런 사태를 겪으면서 YTN이 공정방송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들이 있어서 지금은 낙하산 사장이 내려와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대주주가 재벌로 바뀌면 공정방송을 위해 다져놓은 여러 제도들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면서 "두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측이 YTN은 편향적이라며 공격하는 것과 관련해 고 지부장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의원들도 YTN을 항의 방문했다"면서 "보도에 대해서도 내부 구성원들이 격론을 벌이면서 균형을 맞춰나가려고 노력한다. (국민의힘은 YTN이) 우리 편이 아니니까 공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홍을 겪으면서) 후배들이 보도할 때 눈치 안 보고 기사 쓸 수 있고 어디든 비판할 수 있는 취재 환경을 만들었다"면서 "앞으로도 후배들이 그렇게 기사를 쓸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고 지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YTN까지 재벌을 대변하면 언론 지형 크게 왜곡될 것"
 
▲ 고한석 언론노조 YTN 지부장 “YTN 사영화, 24시간 재벌 뉴스 채널은 재앙”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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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들의 YTN 지분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YTN 노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YTN 지분 매각을 의결했다. YTN의 대주주가 공기업에서 민간 자본으로 바뀐다면 무엇이 문제가 될까?
 

"YTN 사영화는 사주의 사사로운 이익에 봉사하는 체제가 되는 것이다. 언론사를 자기들의 방패막, 신분 상승, 정치권에 줄을 대는 도구로 여기는 사주들이 있다. 그런 사주가 YTN을 인수하면 YTN은 자본과 사주의 논리에 봉사하는 '24시간 재벌 보도 채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가능성을 대단히 우려하는 것이고, 국민들도 인식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해마다 실시하는 영국 옥스퍼드대 저널리즘 조사에서 YTN은 뉴스신뢰도에서 대부분 1위였다. 그만큼 뉴스신뢰도를 탄탄하게 구축해왔다. 온라인 영향력도 포털 못지 않게 크다.

그런데 YTN이 자본에 넘어가게 되면 이런 신뢰도나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무너질 수 있다. 보도에서 그런 행태가 나타나면 언론사로서 경쟁력이 추락하는 것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 24시간 재벌 보도 채널? 재앙 같다."

- 지분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업들이 <한국경제>를 비롯한 대기업들인데.
 

"<한국경제>가 좋은 기사를 쓰기도 하지만, 자본의 논리를 대변하는 신문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화물연대를 귀족 노조라고 몰고, 노동조합은 무조건 이익 집단이라는 식으로 몰아간다. 대기업들이 주요 주주인 <한국경제>가 인수하면 결국 YTN도 그 논리를 따라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90%는 노동자들이다. 한국 언론 지형이 지금도 (노동자·서민들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그런데 YTN까지 재벌을 대변하면 우리나라 언론 지형은 크게 왜곡될 것이다."

- 현재 YTN의 공기업 소유체제에선 어쨌든 정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민간에 매각되는 것이 정권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2008년 낙하산 사장 사태를 겪으면서 YTN이 공정방송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들이 있다. 지금은 낙하산 사장이 내려와도 두렵지 않다. 낙하산 사장이 내려와도 싸울 수 있고 자신이 있다."

"지금은 '낙하산' 막을 제도 있지만... 민간에 매각되면 무력화될 것"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YTN의 사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와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대화 리허설 장면을 보도한 돌발영상을 악의적 편집이다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YTN의 사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와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대화 리허설 장면을 보도한 돌발영상을 악의적 편집이다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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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방송 제도,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인가?

"첫 번째가 사장추천위원회다. 사장추천위원회는 노조가 추천하는 인사가 위원으로 들어가고 시청자가 추천하는 인사들도 들어간다. 낙하산 사장이 함부로 임명될 수 없다. 두 번째는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다. 사장이 보도국장을 임명하거나 해임할 때 보도국 구성원들의 과반 이상이 동의를 해야 한다. 공정방송위원회도 운영 중인데,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이 보도국 회의에 직접 참석해 보도 공정성을 감시하고, 토의하고 있다."

- YTN이 보수언론이나 국내 대기업에 매각되면 이런 제도들이 무력화될 것이라고 보나.

"YTN이 사영화되면, 공정방송을 위해 구축해왔던 제도들이 모두 리셋(Reset) 될 수 있다. 지금은 이런 제도들을 노사 단체협약 등으로 규정해놓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사주가 이를 내팽개치면 또다시 싸움을 해야 하는 거다. 현재의 공적 지배구조, 공기업이 지분을 소유하되 보도에 개입하지 않는 준공영방송은 유지돼야 한다."

- 정부 차원에서 공기업 자산 효율화란 명분으로 YTN 매각 작업이 전개되고 있다. 공기업들도 정부 눈치를 보면서 서두르는 모습인데, 왜 이렇게 하는 것으로 보나?

"정권이 YTN을 사영화하려는 목적은 너무나도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리 편이 아니니까 사영화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로 그럴 듯하게 포장하더니 이제는 노골적으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본인들이 잘하면 좋은 보도가 나오는 것인데, 그냥 비판언론 몇몇 찍어서 자기편 아니라고 공격한다. 윤석열 정권의 언론관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 국민의힘은 YTN이 불공정하다고 지속적으로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방송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황당하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의원들도 YTN을 항의 방문했다. 보도가 불공정하고 윤석열 후보를 편든다는 이유에서였다. YTN은 민주당 편드는 방송을 한 적 없다. YTN은 중도적 성향이 강하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을 구성원들이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그렇게 되면 24시간 뉴스 채널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도에 대해서도 내부 구성원들이 격론을 벌이면서 균형을 맞춰나가려고 노력한다. 그냥 우리 편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공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돌발영상'이 악의적? 윤석열 정권의 언론관이 근본 문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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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대통령실이 국정과제 점검회의 리허설 장면를 보도한 '돌발영상'을 조작보도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데, 어떻게 보나?

"대통령실 대응은 오버다. '돌발영상'이 대통령 미담이나 훈훈한 내용으로 했으면 이렇게 했을까. 대통령실이 불법적인 영상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런 게 아니라 '돌발영상' 내용이 불편한 거다. 허용되지 않은 영상을 활용한 것을 차치하고, '돌발영상'의 내용적 측면에서 보면 뭐가 조작이고 뭐가 악의적인 편집인가.

그간 '돌발영상'은 정치인의 발언이나 사건의 전후 관계 맥락을 보여주면서 풍자와 해학을 하는 보도를 해왔다. 그걸 악의적으로 편집했다? 그런 시각 자체가 대단히 시대착오적이다. 어떻게 보면 자기가 입은 피해를 부풀리는 자해공갈단 같다. 어떻게 이렇게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나오는지 모르겠다."
 
- 대통령실이 이렇게 YTN을 비판하면서, YTN 사영화 명분을 차곡차곡 쌓으려는 것 같기도 하다. 현재 진행되는 공기업들의 YTN 지분 매각은 사실상 YTN이 막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2008년 낙하산 사장 사태 때도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결국 이겼다. YTN 지분 매각도 절차적으로 반드시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본다. 한전KDN이나 마사회도 처음에는 팔지 않겠다고 했다가 매각을 결정한 거다.

사실상 강제 매각이다. 불법적 요소가 있을 것이고 이런 부분들을 검토해서 법적 대응할 것이다. 매각 가격도 낮게 평가되면 경영진의 배임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공공기관이 자산을 매각할 때 150억 원 이상이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 법안도 통과되도록 노력하려 한다."

- 덧붙여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YTN은 그동안 (공정방송 제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다. 내부 갈등도 많았지만, 그동안 동료애로 지금까지 견뎌왔다. YTN이 (시청자) 기대에 만족할 만한, 기대했던 것만큼의 훌륭한 뉴스 채널이 아닐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 후배들이 보도할 때 눈치 안 보고 기사 쓸 수 있고 어디든 비판할 수 있는 취재 환경을 만들었다. 후배들도 그렇게 얘기한다. 앞으로도 후배들이 그렇게 기사를 쓸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
 
22일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로비에 YTN이 한국언론학회 회원 대상으로 공정성 부문 9년 연속 1위를 수상했다는 알림판이 전시되어 있다.
▲  22일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로비에 YTN이 한국언론학회 회원 대상으로 공정성 부문 9년 연속 1위를 수상했다는 알림판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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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YTN 주주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YTN 지분 매각을 결정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준공영방송인 YTN이 보수언론과 재벌 기업에 넘어갈 경우 ‘언론의 공공성’이 사적 이익에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YTN 주주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YTN 지분 매각을 결정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준공영방송인 YTN이 보수언론과 재벌 기업에 넘어갈 경우 ‘언론의 공공성’이 사적 이익에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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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10개월, 수렁에 빠진 미국의 신냉전

미국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프랑스와 독일

중동의 대표 친미국가 사우디, 중국과 ‘反달러 동맹’ 추진

힘빠지는 차이잉원, 표류하는 대만 전략

만회 위해 확전 꾀하는 미국

중국과 러시아를 무력화시키려는 미국의 신냉전 전략이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나토 동맹은 분열되고 있고, 중동의 대표적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과 ‘反달러 동맹’을 향하고 있다.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의 지방 선거 패배로 대만을 우크라이나화하려는 미국의 구상도 속도조절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0개월을 경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신냉전 전략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

미국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프랑스와 독일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마크롱은 12월 초 러시아 안전 보장이 러시아를 평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서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나토 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안보 우려 해소는 2월 8일 푸틴의 요구였다. 당시 마크롱을 만난 자리에서 푸틴은 “나토의 세력 확장 중단, 국경 인근 미사일 배치 중단, 유럽 내 나토 군사시설 축소”를 요구한 바 있다.

또 다른 나토회원국 독일의 숄츠 총리 역시 12월 12일 “전쟁을 끝낸 러시아는 경제 협력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면서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11월 4일 중국을 방문해 “우리는 중국과 분리를 원치 않는다”며 “희토류 등 주요 원자재와 특정 첨단 기술같은 분야에서 공급망을 더 넓힐 것”이라고 발언했다.

더 나아가 숄츠는 시진핑과의 대화에서 “세계는 다극화된 구도를 필요로 한다”면서 “독일은 진영 대결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독일은 미국의 대러 제재 요청에 표면적으로는 동참한다고 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실제 교역량은 줄이지 않았다.

중동의 대표 친미국가 사우디, 중국과 ‘反달러 동맹’ 추진

중동의 대표적 친미국가로 알려져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미의존 외교에서 이탈하여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자국을 직접 방문해 원유를 증산해야 한다는 바이든의 요청을 사우디아라비아가 거부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3개월 후인 10월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하여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에서 석유 감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 시진핑 중국 주석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살만 왕세자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양측은 석유 결제를 위안화로 하는데 동의했다.

그리고 12월, 집권 3기를 시작한 시진핑은 사우디를 방문했다. 사우디는 5개월 전 미국과 달리 시진핑을 극진히 환대했고, 양국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에너지와 정보통신 그리고 인프라 건설 등 34개 분야에서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사우디 국책사업인 ‘비전 2030’이 연결되는 형국이다. 사우디의 발전전략이 친미에서 친중으로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양국은 석유와 가스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합의했다. 미국 경제 패권의 버팀목이었던 석유 달러 결제에서 벗어나 위안화 결제로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상 ‘反달러 동맹’을 체결한 셈이다.

힘빠지는 차이잉원, 표류하는 대만 전략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은 대만의 분쟁지역화 즉 ‘대만의 우크라이나화’를 위한 시도였다. 대만을 분쟁지역화하여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대만과의 군사동맹을 재추진하려는 미국의 신냉전 확대 전략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미 상원 외교위에서는 9월 대만을 군사동맹 체결이 가능한 국가로 승격하는 ‘대만정책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이 제정되면 ‘하나의 중국’ 원칙은 사실상 폐기되는 것으로, 대만 문제는 새로운 대결 국면으로 치닫게 된다. 그러나 11월 대만에서 실시된 지방선거 결과 차이잉원 정부의 집권당인 민진당이 참패하고, 차이잉원은 민진당 주석직을 사퇴하기에 이른다.

이번 지방선거는 2024년 1월 총통선거의 ‘중간평가’ 격이었다. 특히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국민당 후보로 나온 장제스의 증손자 장완완의 당선은 차이잉원과 민진당에게 뼈아픈 것이었다. ‘친미반중 노선, 대만독립 추구’라는 차이잉원의 정책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대만정책법 역시 미 의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만회 위해 확전 꾀하는 미국

12월 5일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공군기지 2곳을 공격했다. 이들 공군기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80~730km 떨어진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 뉴욕타임스는 “개전 이후 러시아 본토를 향한 가장 대담한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 12월 5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내륙 쿠르스크 지역의 공군기지가 불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공교롭게도 마크롱이 바이든을 만나 러시아 안보 우려 해소하는 종전 협상을 거론하던 시점이었다. 따라서 러시아에 대한 드론 공격은 종전을 거부하는 젤렌스키의 작품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동의 없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영국의 보수일간지 <더 타임즈> 역시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펜타곤의 지지신호(green light)를 받은 결과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확전을 우려하여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통제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드론 공격은 미국이 ‘확전’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토-러시아’로의 확전을 통해 흔들리는 나토 동맹을 결속시키려는 것이다. 바이든이 젤렌스키를 워싱턴에 불러 “무한 지원”을 약속한 것도 그 맥락이다. 그동안 꺼려왔던 패트리어트도 제공 목록에 포함되었다.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12월 12일 “러시아의 전면전은 실제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유럽인으로서(그의 국적인 노르웨이다) 확전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온 발언인지, 확전을 시사하는 발언인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전면전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감지된다.

전쟁이 수렁에 빠지는 만큼, 열세 만회를 위한 군사 공세 강화의 유혹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그것은 유럽으로의 확전, 나토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확대된다. 2023년의 세계는 올 해보다 더 위험할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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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위 정론] 지옥문을 여는 윤석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2/23 11:32
  • 수정일
    2022/12/23 11:3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신은섭 통신원 | 기사입력 2022/12/2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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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범국 일본의 재무장 선언

 

지난 16일 일본이 각의(국무회의)에서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고 ‘반격능력 보유’를 선언하였다. ‘반격’은 포장에 불과하다. 알맹이는 ‘적 기지 공격’, 그것도 선제공격이다. 그래서 ‘반격능력 보유 선언’은 오직 방위를 위한 무력만 행사한다는 뜻의 ‘전수방위’ 원칙 폐기 선언이며, 재무장·재침·군국주의 부활 선언이다. 이는 일본이 이번에 ‘국가 안보 전략’ 문서에 독도를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로 명기한 데서도 드러난다. 일본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일본이 한반도와 중국을 침략한 적은 있어도 북한이나 중국이 일본을 침략한 적은 없다. 어디까지나 침략을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일본의 재무장 선언,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2. 환영하는 미국

 

일본이 ‘반격능력 보유’를 선언한 직후 미 백악관과 국무부가 유례없이 이른 새벽 동시에 환영 입장을 내놓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담대하고 역사적인 조치”라고 평가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일본의 다짐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미국의 비전과 매우 일치한다”라며 크게 호평했다.

 

일본의 전쟁 범죄 피해국인 우리로서는 전범 국가 일본의 재무장을 환영한다는 미국의 태도가 황당하기만 하다. 하지만 미국으로선 동북아 패권 전략, 인도·태평양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내세울 든든한 똘마니가 생기는 노릇이니 반가울 법도 하다. 게다가 ‘반격능력’을 미국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으니 얼마나 든든할까 싶다. 이것이 미국의 민낯이다. 

 

3. 옹호하는 윤석열

 

대통령실은 18일 “여러 가지로 지금 자국 방위를 위한 고민이 깊지 않나 싶다”라고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를 옹호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과 일본의 판단에 따라 한반도가 전쟁터가 될 판에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윤석열이 이렇게 나오는 건 우선 기득권 적폐 세력이 뼛속까지 친미·친일이어서 그렇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이명박이나 박근혜도 뼛속까지 친미·친일이지만 이러지는 않았다. 다음으로 아무 생각이 없어서 가능한 일이다. 미국, 일본이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따라 한다. 간도 쓸개도 다 빼줄 태세다. 동시에 국민을 ‘개·돼지’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국민 눈치 따위는 보지 않는다. 욱일기에 대고 경례도 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위기에 몰린 정권을 구해줄 든든한 뒷배라는 인식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윤석열과 기득권 적폐 세력에게 미국은 영원한 ‘큰형님’이다. 일본의 재무장과 한·미·일 군사동맹은 미국의 숙원이었다.

 

4. 전쟁 지옥

 

무조건 미국과 일본을 따라가는 윤석열이 전쟁 지옥의 문을 열고 있다. 내년 3월 한미 훈련을 계기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3월 위기설’이 있다. 그런데 지금 이 분위기면 그 전에 무슨 사달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 혹자는 지금 이미 전쟁 중이라고 한다. 

 

한미의 전쟁 연습이 지속되는 속에, 지난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확장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뒤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한반도를 향해 몰려들고 있다. 강대강 국면의 지속으로 한반도가 더욱 큰 전쟁 위기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 선언 직전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한국과 일본을 다녀갔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핵심 의제는 인도·태평양 전략 이행을 위한 긴밀한 협력이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의 동북아 패권을 위한 대북·중·러 적대시 전략이다.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 선언도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렇듯 지금 순간에도 미·일과 윤석열의 전쟁 지옥을 향한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5. 퇴진 천국

 

한·미·일이 전쟁을 향해 질주하는 와중에 우리는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윤석열 집권 이후 한반도 전쟁 위기가 빠르게 고조되고 지속됐다. 미국의 숙원인 한일 관계 개선도 윤석열이 있어 가능하다.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한·미·일 세 나라의 관계가 전쟁 동맹으로 굳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윤석열이라는 고리를 끊으면 전쟁을 뒤로하고 평화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 광장에서는 이미 윤석열 퇴진 촛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윤석열 때문에 깨진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싶은 이,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이는 모두 촛불 광장으로 나와 윤석열 퇴진에 힘을 모으자. 윤석열 퇴진이 전쟁 지옥문을 닫고 평화의 문을 여는 길이다. 국민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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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핵무력 건설과 ‘우리 국가제일주의’

[2022 송년특집 ③] 북한 내부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2.12.23 10:54
  •  
  •  수정 2022.12.23 10:57
  •  
  •  댓글 0

2022년이 저물어갑니다. 지난 2019년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얼어붙기 시작한 한반도 정세는 4년이 지나도록 해빙되기는커녕 더욱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올해엔 오히려 ‘한미(일) 대 북’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양측 사이에 군사적 갈등이 더 깊어졌습니다. 통일뉴스는 안타깝고 아쉬·운 한해를 돌아보면서, [2022년 송년특집]을 ①한반도 주변 관계 ②남북관계 ③북한 내부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2년차인 올해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행하며, 김정은 유일체제를 강화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2020년 이래 남북, 북미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자력갱생에 입각한 정면돌파전을 벌이며 내부 유일체제 강화에 집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남북미 대 북중러’ 대결구도가 고착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 대치는 여느 해보다 치열했고, 북한의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 지위는 보다 확고해졌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정치적, 경제적 버팀목이 돼주었다.

북한은 지난해 연초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를 통해 전략적 기조를 확립했고, 연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전원회의’를 통해 올해 사업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2월 6일부터 열흘간 올해를 결산하는 ‘탁월한 수령의 령도밑에 민족사적사변들을 아로새긴 위대한 승리의 해 2022년’ 연재물을 게재, 부문별 성과들을 제시했고, 특히 ‘군사강국’ 부문을 12월 20일 별도로 다시 재조명하기도 했다.

1. 경제 건설, ‘농촌진흥과 지방공업발전’ 강조

국제적 대북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자연재해 등 대외적 여건이 열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차 당대회에서 확정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2년차인 올해도 각 분야별 총력전이 전개됐다.

지난해 송화지구 1만 세대에 이어 올해는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진행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지난해 송화지구 1만 세대에 이어 올해는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진행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눈에 보이는 성과로는 평양 5만세대 살림집 건설로, 지난해 송화거리 1만 세대 살림집과 보통강강안다락식주택구 건설에 이어 올해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추진돼 “화성지구에는 완공을 앞둔 대건축군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낼수 있게 되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또한 당창건기념일(10.10)에 맞춰 ‘세계굴지의 대온실농장’ 련포온실농장이 준공됐고, “올해에 북방의 대동력기지 어랑천발전소가 로동당시대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창조물로 훌륭히 일떠서고 대성산아이스크림공장이 또 하나의 인민의 재부로 보란듯이 건설되였으며 검덕지구를 세상에 없는 광산도시, 사상초유의 산악협곡도시로 변모시키려는 당중앙의 원대한 구상이 빛나는 현실로 펼쳐지고있는것을 비롯하여 수많은 건설성과들이 마련되였다”고 결산했다.

올해 착공해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완공된 련포온실농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올해 착공해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완공된 련포온실농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특히 “련포온실농장이 건설되던 전 과정은 적대세력의 끊임없는 도발책동, 건국초유의 준엄한 방역위기, 련이은 자연의 광란과의 싸움을 치르어야 하는 참으로 시련에 찬 나날이였다”고 자평하듯 어려운 조건이었음에도 “위대한 당의 령도따라 가장 어려운 시련기를 일대 앙양기로 전환시키며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부흥을 상징하는 변혁적실체들을 련이어 마련한 뜻깊은 올해의 자랑찬 성과들”을 거뒀다고 결산했다.

지난해 경제건설에서 시‧군 단위 지방경제 발전이 주로 강조됐다면, 올해는 지난해 연말 당 제8기 제4차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우리식 사회주의농촌발전의 위대한 새시대를 열어나가자”를 보고한 것을 계기로 ‘농촌 발전’이 중요하게 부각됐다.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회의에서는 「사회주의 농촌발전법」을 제정, 법제화까지 마무리했다.

[노동신문]은 “2022년은 사회주의농촌의 새로운 발전이 시작된 첫해”로서 “올해에 농촌기계화를 추진할수 있는 튼튼한 물질기술적토대가 마련되고 황해남도에 수천대의 농기계가 공급되였다”면서 “군수공업부문의 로동계급이 만들어낸 5,500대의 능률높은 농기계들과 기계공업부문의 로동계급이 생산한 수백대의 벼종합탈곡기들이 황해남도의 모든 농장과 작업반들에 빠짐없이 전개되였다”고 성과로 꼽았다.

군수 부문에서 생산한 농업용 트랙터. 제2경제의 민수 전용 실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군수 부문에서 생산한 농업용 트랙터. 제2경제의 민수 전용 실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는 군수공업 부문, 이른바 제2경제를 민간경제 부문으로 돌려 성과를 거둔 구체적인 사례로서 향후 북한의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외에도 코로나 수도비상방역전에서도 인민군대의 군의 부문을 투여했고, 련포온실농장건설과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건설에도 군인건설자들이 동원됐다.

또한 “농촌혁명강령에 따라 올해부터 농촌살림집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였다”며 “전국적인 경쟁열풍속에 고산군 설봉리, 회령시 창효리를 비롯한 많은 농촌마을들에 현대문명이 응축된 농촌문화주택들이 자기의 모습을 드러냈고 새집들이경사가 났다”고 전했다.

농촌 발전과 더불어 시‧군 중시의 일환인 ‘지방공업 현대화’에도 방점이 찍혔다. “지방공업현대화의 본보기로 건설된 김화군 지방공업공장들”, 즉 식료공장, 옷공장, 일용품공장, 종이공장이 모범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자기 지방에 흔한 원료원천에 의거하는 생산기술공정을 확립하고 인민소비품을 꽝꽝 생산한다면 그 어떤 외적요인에도 끄떡없이 인민생활을 안정향상시켜나갈수 있으며 시, 군의 자립적이며 다각적인 발전을 이루어낼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 정부가 지방경제까지 충분히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군 단위들이 자체 원료로 소비품 등을 생산, 자립적 경제발전을 도모토록 하는 ‘지방공업 현대화’에서 본보기 사례를 창출했다는 자평인 셈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제건설을 목표에 따라 진척시키고 있다는 것이 북측의 공식 평가이지만 일각에서는 식량난이 심각하다거나 심지어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첩보’들도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자력갱생 노력에 더해 중국과 러시아 등의 암묵적 지원 등을 감안하면 경제 사정이 극단적 상황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공식 통계로 잡힌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간 쌀이 50만톤이라면, 비공식 반입까지 포함하면 식량 부족분을 거의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의 경제교류도 내년에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성호 중국 연변대 교수는 지난 11월 4일 통일부와 산림청이 주최한 국제심포지움에서 중국에서 해상운송을 통해 2021년에 쌀 50만톤, 비료 55만톤, 방역장비‧의약품 등이 북한에 반입됐음을 선하증권(B/L)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지난 9월부터 북중간 열차운행이 재개돼 ‘정책 물자 교류 재개’가 이루어진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북한이 국가 차원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들을 외부로부터 들여올 수 있는 안정적 루트가 확보된 것이다.

그렇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 연말 당 8기 4차전원회의에서 “현행생산을 활성화하면서 정비보강사업을 보다 힘있게 추진”해야 하고 “인민들의 식의주문제를 해결하는데서 획기적인 전진을 이룩할데 대한 과업”을 중요하게 제시한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북한 경제가 아직 ‘보강정비’와 ‘식의주 해결’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올해 5월 북한에 코로나가 유입돼 최대비상방역체계가 작동됐고, 연말에는 코로나를 '종식'시켜 청결지역으로 만들었다고 성과를 홍보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올해 5월 북한에 코로나가 유입돼 최대비상방역체계가 작동됐고, 연말에는 코로나를 '종식'시켜 청결지역으로 만들었다고 성과를 홍보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편, 북한은 지난 5월 8기 8차 당 정치국회의를 개최, 코로나 유입을 공개하고 국가방역사업을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시키고 당 정치국협의회를 잇달아 개최, 코로나 방역에 전력을 다했다. [노동신문]은 “전지구적인 보건동란속에서 우리 국가가 2년 3개월이나 악성비루스의 류입을 막는 세계방역사상 최장의 신기록을 세운데 이어 올해 그처럼 짧은 기간에 나라에 조성되였던 악성전염병사태를 종식시켜 방역안전을 회복하고 전국을 또다시 깨끗한 비루스청결지역으로 만든것은 세계보건사에 특기할 놀라운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2.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 지위 ‘응고’와 변화된 핵무력 정책

북한은 올 연초부터 연이은 군사행동에 나서는 한편,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회의에서 「국가핵무력 정책에 관한 법령」을 제정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법제화했고, 11월 18일 사거리 15,000km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미국을 사정권에 두게 됐다. 연말에도 군사정찰위성 시험과 대출력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시험 등 중요한 시험들이 진행됐다.

11월 18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는 한층 공고해쟀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11월 18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는 한층 공고해쟀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결국 북한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체계상 핵무기 보유국인 미‧중‧러‧영‧프 5개국 외에 ‘사실상(de facto) 핵무기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에 이어 아홉 번째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미국과 한국 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규탄 의장성명이나 제재 결의를 추진했지만 미국과 대척점에 서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에 번번이 가로막힌 점도 변화된 상황이다. 특히 미국을 사정권에 둔 ICBM 발사에 대해서조차 안보리는 어떠한 조치도 내놓지 못했다.

북한은 「국가핵무력 정책에 관한 법령」에 “책임적인 핵무기보유국”임을 명기하고 “전쟁 억제”를 기본사명으로 제시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시정연설에서 “절대로 먼저 핵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그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고 못박았다.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제창하며 핵무기 보유국을 기정사실화 하고 국제사회에서 이를 ‘응고’시키는 과정에 들어간 셈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조만간 실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날짜까지 점치는 무성한 전망이 끈질기게 나돌았지만 결국 ‘아니면 말고’ 식으로 끝났고, 오히려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명분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11월 24일자 담화에서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고 한 대목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북한의 핵전략에서 변화된 부분은 남한까지 ‘전술핵’ 타격 대상에 포함시킨 점과 ‘핵선제공격’도 가능하다는 교리이다.

[노동신문]은 “우리 국가는 국가핵무력정책을 법화하면서 우리의 핵이 결코 절대로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여있을수 없으며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면 부득불 강력한 핵선제공격을 가할수 있다는데 대하여 온 세계에 선포하고 그것을 이번에 실제적인 군사행동으로 실증하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실제로,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건호를 위시한 전략자산들이 한반도 인근에 전개되고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실시되는 등 한미일의 군사적 압박이 강화되자 북한은 9월 하순 “당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우리 공화국무력은 전술핵운용부대들과 공군비행대,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들로 강도높은 군사훈련을 진행”했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월 2일부터 5일까지 공군의 대규모적인 총전투출동작전을 포함한 대응군사작전을 단행”하며 강대강으로 맞서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상태에 들어가기도 했다.

북측은 “우리를 감히 건드린다면 강력한 핵선제공격, 무자비한 징벌이 가해진다는 명백한 경고가 바로 우리 혁명무력의 실전화된 군사훈련과 대응군사작전이였다”며 “우리 인민에게 사회주의승리에 대한 필승의 신심을 백배해주었다”고 평가했다. ‘대응 군사작전’이 한미일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반격일 뿐만 아니라 북한 인민들을 향한 정치사업의 일환으로서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과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 공군비행대들의 화력타격훈련, 각종 전투기들의 대규모적인 총전투출동작전진행에 대한 소식을 신문과 TV, 방송을 통하여 보고 들은 우리 인민은 적대세력들을 강력한 힘으로 압박하는 혁명강군의 위력을 더 잘 알게 되였으며 무적의 군력이 있기에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 생존권은 그 누구도 건드릴수 없고 사회주의의 전면적발전에로 향한 우리의 힘찬 발걸음은 그 무엇으로써도 막지 못한다는 신념을 굳건히 하였다”는 것.

3.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와 ‘우리 국가제일주의’

북한이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행하는 전략노선을 견지하면서 내면적으로 가장 힘을 기울이고 있는 지점은 ‘김정은 유일체제 구축’이라고 볼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2011.12)로 최고지도자가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10년을 넘기며 유일지도체제 구축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신문]은 “올해 2022은 온 나라 전체 인민이 경애하는 총비서동지를 굳게 믿고 받드는 충의심으로 만난을 부시고 힘차게 전진하며 승리떨쳐온 긍지높고 자랑찬 해”라고 규정했고, 연말결산 정론에서 “경애하는 김정은동지는 가장 혁명적이고 과학적인 사상과 로선으로 조국과 인민이 나아갈 앞길을 환히 밝혀주시는 위대한 수령이시다”라고 규정했다. 경우에 따라 ‘당 중앙’과 ‘김정은 총비서’를 혼용해 사용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조선인민혁명군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에서 연설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조선인민혁명군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에서 연설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 시정연설과 조선인민혁명군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연설을 비롯해 화성지구와 련포온실농장 착공식 연설, 《우리식 사회주의농촌발전의 위대한 새시대를 열어나가자》, 《새시대 우리 당건설방향과 조선로동당 중앙간부학교의 임무에 대하여》 등 연설과 보고, 강의, 서한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국가적 주요 현안들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김정은 총비서의 사상이론가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진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9월 17일 당 중앙간부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김 총비서는 지난 10년간 당의 유일사상체계가 확립되고 영도적 기능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당 건설방향으로 ‘정치건설, 조직건설, 사상건설, 규율건설, 작풍건설’ 등 5개 방향을 제시했고 [노동신문]은 “새로운 5대건설방향에 관한 사상”은 “과학적이며 독창적인 사상”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월 최고인민회의 14기 6차회의에서 「육아법」이 채택되고 유제품을 비롯한 영양식품들이 어린이들에게 정상공급됐다거나 당 8기 4차전원회의에서 취해진 중대조치에 따라 전국의 모든 소학교와 중학교, 대학의 신입생들에게 새 교복과 신발, 가방과 학용품이 공급된 사례처럼 ‘어머니 당’과 ‘어버이 수령’의 ‘후대 사랑’을 선전하고 있는 것도 북한 내부적으로는 중요한 대목이다.

[노동신문]은 공화국 창건 74돌 경축 대공연을 “우리 식의 대작,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응집된 기념비적작품”으로 평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노동신문]은 공화국 창건 74돌 경축 대공연을 “우리 식의 대작,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응집된 기념비적작품”으로 평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또한 “조선의 종합적국력이 얼마나 막강한가를 세계에 힘있게 과시한 대정치군사축전, 문화축전”으로 평가한 조선인민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4.25)과 전승 69돌 기념행사(7.27), 그리고 “우리 식의 대작,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응집된 기념비적작품”이라는 공화국 창건 74돌 경축 대공연(9.8) 등 대정치축전들도 내부의 사기를 돋구고 일심단결의 기풍을 진작시키는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 지위 ‘응고’와 대정치축전 등을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강조했고, 이 과정에서 ‘전면적 국가부흥’을 시대적 과제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대정신으로 규정했다.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등 대외적 여건이 중단기적으로 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통해 자력갱생, 자력부강 방식의 경제 발전과 핵무력 발전을 병행하고 결국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로 귀결시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올해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시대정신으로, 전면적 국가부흥을 시대적 과제로 주창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북한은 올해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시대정신으로, 전면적 국가부흥을 시대적 과제로 주창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아울러 지난해 5개년 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 ‘무조건성, 철저성, 정확성’을 기풍으로 제시했다면 올해는 지난해 연초 8차 당대회에서 제시했던 ‘진취적 설계, 대담한 작전, 완강한 실천’을 당일꾼들에게 적용시켜 ‘진취적 설계가, 대담한 작전가, 완강한 실천가’가 되자는 요구를 정식화 해 보다 큰 시야에서 당일꾼들의 작풍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경제 발전과 핵무력 발전을 병행해온 북한이 올해 군사분야에서 왕성한 활동과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다면,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 가되 이를 토대로 경제발전에서도 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면적 국가부흥이라는 내부 건설과 내부 유일체제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이 당분간은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대외관계 스피커로 나선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8월 담화에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것이 간절한 소원이다”라고 언급한 대목이 귓가를 맴돌고 있다.

그렇다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남북 교류의 문을 열어가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 하다. 여권 내에서 비중이 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3일 통일부기자단 워크샵에서 “특히 내년 초에 사회문화, 인도교역 부분의 민간단체 협력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여 당국간 협력 여건을 조성해 나갈 생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측도 일부 민간단체들과의 교류에는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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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이 말한 ‘보수참칭패널’은 장성철과 친이준석계?

정진석이 말한 ‘보수참칭패널’은 장성철과 친이준석계?

[아침신문 솎아보기] 대통령 비판하는 보수패널…한경, 장성철·김용태·천하람·신인규 등 거론

헌재, 대통령관저 100m 이내 집회 금지 ‘헌법불합치’ 결정…법조기자단 고민 담은 한겨레 칼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을 비아냥거리고, 집권 여당을 시도 때도 없이 공격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대변하는 패널이냐”라며 방송사들에 ‘패널들 여야 균형을 맞춰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야당에선 ‘언론 길들이기’라며 반발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장성철 공론센터소장 등 ‘보수참칭패널’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한 지역신문에선 구체적으로 ‘가짜우파패널’이 누군지 실명을 거론하며 정 비대위원장 주장대로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가 22일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에서는 옥외 집회·시위를 예외없이 금지한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 ‘대통령 관저’ 부분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정치권에서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에 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헌재가 제동을 건 것이다. 일부 언론에선 환영 입장을 밝혔고, 집회의 자유를 보호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겨레 법조팀 기자가 법조기자단에 소속된 기자로서 고민을 칼럼으로 남겼다. 법조기자단 소속이 아닌 기자들이 유독 폐쇄적이라고 비판받는 법조기자단에 가입하기 위해 기자단에 읍소해야 하는 현실, 취재현장에서 벌어지는 비법조기자단 취재진에 대한 차별, 그럼에도 존재하는 법조기자단의 순기능 등을 담았다.

▲ 23일 아침신문 1면 모음

 

정진석 ‘언론 길들이기’ 논란


국민의힘이 지난 22일 방송사 11곳에 “시사 보도 프로그램 패널 구성의 공정성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윤석열 정부나 여당을 비판하는 패널을 향해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에 대해 비아냥대로 여당을 욕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자처하느냐”며 이들을 ‘보수 참칭 채널’, ‘자칭 보수 패널’이라고 했다.

▲ 국민의힘이 방송사들에 보낸 공문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장악 시도를 멈추라”라고 비판했다. 황명선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골적으로 언론 길들이기를 시도한 정 위원장은 사과하라”라며 “방송 패널 성향마저 정부 입맛대로 채워 구성한다면 그게 무슨 정치 평론이고 언론 공정이냐.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사안을 23일 조간들이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8면 ‘정진석 “시사방송 패널 공정하게 써달라” 野 “노골적 언론길들이기…위험천만한 발상”’이란 기사에서 여야의 입장을 각각 담았다.

해당 기사를 보면 야권에서는 여당의 패널 구성 요구를 ‘누구든 방송 편성에 관해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방송법 4조 2항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야권 관계자는 “앞서 (박근혜 정부 때) 이정현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이 조항에 따라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처벌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반응도 동아일보는 함께 보도했다. 국민의힘은 “방송법 6조에 ‘방송은 의견이 다른 집단에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방송법상 규정된 공정성과 정치적 균형성을 지켜 달라는 요청이 왜 방송법 위반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경제는 정 비대위원장이 말한 ‘보수참칭패널’의 일부 실명을 언급했다. 한국경제는 정치면 기사에서 “국민의힘 미디어국 조사에 따르면 보수 패널 중에는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의 출연 횟수가 압도적으로 높아 당내에서 문제제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무성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인 장 소장은 보수 패널이지만 윤석열 정부와 친윤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다”고 보도했다.

또 “친이준석계로 당 주류에 비판적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 천하람 혁신위원,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등도 보수 패널로 활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경제는 “당내에서도 친윤계를 중심으로 이런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며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윤두현 의원과 통화에서 “여야 할 것 없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패널을 모아놓고 토론하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보여줘야 하는 시사 프로그램 취지에 어긋난다”고 했다.

▲ 23일 시민일보 오피니언면

 

경기 지역신문인 시민일보는 고하승 주필의 “가짜우파 패널 교체 필요하다”는 칼럼을 통해 “정 위원장이 ‘콕’ 집어서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온라인상에선 우파측 지분 패널로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장성철, 천하람, 신인규, 김근식, 김용태, 김재섭 등의 실명을 거명하며 ‘우파 가면을 쓴 가짜우파 패널’로 규정하는 글이 상당수 눈에 띈다”며 온라인상 의견을 함께 전했다.

시민일보의 칼럼은 정부여당의 시각을 그대로 담았다. 이 신문은 “비록 뒤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당 차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고 나선 것은 잘한 일”이라며 “지금의 언론, 특히 방송은 ‘공정’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은 좌로 치우친 편향된 정보만 보거나 듣게 되고 본의 아니게 그들에게 세뇌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쩌면 무능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3대 개혁을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것은 그런 결과일지도 모른다”도 했다.

헌재, 대통령 관저 앞 시위 금지를 금지시켜


헌재는 대통령 관저 인근이라는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과하게 침해한다고 봤다. 헌재는 “대통령 관저 인근은 가장 효과적으로 의견이 전달될 수 있는 장소”라며 “막연히 폭력·불법적이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가정을 근거로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리는 모든 집회를 금지하는 건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관련 내용이 있는 집시법 11조 3항 등을 내년 5월 말까지 개정할 것을 국회에 주문했다.

▲ 23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대통령 관저 앞 시위 금지 제동…집회자유 보호하는 법 개정을”에서 “이번 판결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이달 초 행안위를 거쳐 법사위에 상정된 집시법 개정안은 집회 전면 금지 구역을 대통령 집무실과 전직 대통령 자택으로 오히려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재고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대통령 관저 100m 내 집회 금지’ 헌법불합치 환영한다”에서 “국회는 위헌적 집시법 개악을 즉각 중단하고, 헌재 결정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집시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며 “경찰도 이번 결정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대통령 관저 주변 등의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도 사설 “집회의 자유 더 넓힌 헌재, 여야 ‘집시법 개악’ 반성해야”에서 비슷한 주장을 폈다.

한겨레, ‘법조기자단’에 있다는 것


한겨레 법조팀 기자가 “‘법조기자단’에 있다는 것”이란 칼럼에서 법조기자단의 명암을 다뤘다. 칼럼에 따르면 법조기자단은 42개 언론사 기자 259명(12월 기준)으로 이뤄져 서울 서초동에 있는 주요 법원과 검찰을 담당한다. 가입조건은 까다로운데 6개월 동안 최소 3명으로 법조팀을 꾸려 법조 기사를 써야 가입 자격이 생긴다. 대검, 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법 기자단 3분의2 이상 출석과 과반수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법조팀장들이 주로 있는 대법원 기자단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겨레 칼럼에 따르면 지난 14일 비법조기자단 언론사 두 곳에서 법조기자단에 가입하겠다며 서울고검 1층 기자실에서 ‘기자단 가입’ 소견 발표를 했다. 소견 발표 전에 두 매체 기자가 따로 연락해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두 매체의 가입 시도는 각 기자단의 투표 정족수 미달로 실패했고 대법원 기자단에는 올라가지도 못했다. 두 매체의 가입 여부가 언제 투표 대상에 오를지는 알 수 없다.

법조기자단의 폐쇄성도 언급했다. “지난 3월 실손보험금 관련 대법원 공개변론 때,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놓고 쓸 수 있는 대법정 자리가 한정돼 대법원은 기자들에게 선착순으로 자리를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직원은 줄 서 있던 기자들 명함을 확인하고 비출입사 기자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대법정에서 노트북으로 변론 내용을 받아 치는데, 먼저 와서 줄을 섰던 비출입사 기자들이 일반 방청석에 앉아 휴대전화로 내용을 받아치는 모습을 보니 민망했다. 출입사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순기능도 있다. 기자단이 뭉쳐서 폐쇄적인 법조분야를 감시할 수 있어서다. 지난달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 정진상씨 구속 전 피의자심문 당시 변호인단이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지만 검찰은 이를 불허했다. 당시 지검 기자단은 “기자실은 원칙적으로 열린 공간”이라며 “취재 및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한겨레는 “검찰이 체면을 구겼다는 평이 많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답은 모르겠다”며 “일부 주장대로 기자단을 덜컥 없애면, 국가기관만 내심 반기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기자단 가입이라는 높은 장벽이 다른 비출입사의 취재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문제로 보인다”는 고민과 “기관들이 출입기자가 아니라며 취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일도 어떤 식으로든 해결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 23일 한겨레 오피니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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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부도 하지 않은 위험천만한 시도

[김형남의 갑을,병정] '국군방첩사령부령' 개정안, 막강해진 권한 부여 ...기무사 시즌2

22.12.23 07:06최종 업데이트 22.12.23 07:06

 

 

 

 

 

 

 

 

 국군방첩사령부 ⓒ 국방부


지난 11월, 윤석열 정부는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의 후신인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이하 안보사)의 이름을 국군방첩사령부(이하 방첩사)로 바꿨다. 이어 '국군방첩사령부령' 개정안까지 입법 예고해둔 상태다. 개정안의 핵심은 군 정보기관의 권한 범위를 무제한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기무사 개혁은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고 방첩사의 권한은 종전의 기무사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방첩사에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새롭게 부여되는 대표적 임무는 ▲ 대통령을 위시한 모든 국가기관장이 방첩사에 요구한 정보의 수집, 작성, 배포 ▲ 북한, 외국군 관련 정보 활동 대응이다.
이에 따르면 방첩사는 군인이 아닌 민간인에 대해서도 정보 활동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된다. 또, 개정안은 '대간첩 작전' 임무를 '통합방위를 위한 정보 수집·지원' 임무로 확대 수정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방첩사는 합법적으로 통합방위협의회에 소속된 중앙 부처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정보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기무사 해체하고 안보사 설치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를 해체하고 이를 대체할 안보사를 설치했다. 제대로 개혁이 되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당시 기무사가 해체된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의 기무사는 전국 각지의 기무요원들이 수집한 정보를 꼼꼼히 정리해 수시로 청와대에 보고했다. 특히 2009년 쌍용자동차 투쟁, 2014년 세월호 참사, 2016년 박근혜 퇴진 운동 등은 대규모 시국 사건은 아예 전담팀을 꾸려서 상세한 정책보고서까지 작성했다. 물론 위법이다. 기무사에는 군 밖으로 나가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과거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북한과 관련한 포괄적 정보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기무사는 아니었다. 군이나 방위산업에 대한 적성 국가의 정보 공작에 대응하는 일로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정원과 기무사는 설치 목적과 임무가 다르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기무사는 규정과 무관하게 북한과 관련한 포괄적 정보활동을 명분 삼아 민간인 사찰, 시민단체, 노조 상대 공작 등을 펼쳤다.

이처럼 기무사는 사실상의 '제2국정원'처럼 임무 범위를 넘어 마음대로 활동해왔다. 여기에는 역사적 연원이 있다. 기무사의 전신인 보안사령부(이하 보안사)는 박정희 대통령이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키운 조직이다. 여기에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이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쥐면서 보안사의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간판은 군 정보기관이지만 사실 군사정권의 비밀정보국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민주화 이후, 윤석양 이병이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하며 보안사가 기무사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되었지만, 기무사의 위세는 여전했다. 민주적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들 역시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무사의 전방위적 정보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무사는 '600단위 부대'라는 것도 운영했다. 이 부대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등 전국 각 지역을 나눠 커버하는 임무를 갖고 있었다. 군 정보부대가 지역 정보활동을 해야 할 이유는 없으나 기무사는 버젓이 사무실까지 내놓고 민간 공작 활동을 펼쳤다.

2018년 군인권센터가 계엄령 문건을 폭로하고, 세월호 민간인 사찰 문건도 공개되면서 기무사는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된다. 당시 임무 범위를 넘어 관행적으로 벌여온 초법적 정보활동은 대부분 사법적 단죄의 대상이 되었다. 아직도 역대 기무사령관과 참모장들이 줄줄이 재판받고 감옥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무사 시절로 회귀할 채비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장성 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황유성 국군방첩사령관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주고 있다. ⓒ 연합뉴스


방첩사는 아예 군 정보기관이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초법적 행위들을 '국군방첩사령부령'에 다 적어두고 '합법적'으로 사찰하고, 정치 개입하고, 공작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통합방위 지원 임무를 근거로 600단위 부대와 민간 공작 사업을 부활시킬 수 있고 포괄적 북한 이슈 대응 임무를 근거로 민간인 사찰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대통령은 합법적으로 방첩사에 국내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정보수집과 보고서 작성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일들은 기무사가 5년 전까지 암암리에 당연하게 해오던 것들이다. 그걸 문재인 정부가 문제 삼으며 단도리하니 아예 합법화 전략을 취한 것뿐이다.

더 경악스러운 사실은 개정안이 마련된 과정에 있다. 국방부가 2022년 국정감사 당시 국회 이탄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중에는 안보사를 방첩사로 개편한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자료가 있었다.

해당 자료에는 '부대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어떤 경위로 설치하고 운영했는지도 쓰여있었다. 방첩사는 자료에 '사령관 지시로 2022. 3.부터 부대혁신TF를 운영'했다고 써놨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지시하지 않았는데 개별부대장이 마음대로 부대 편제와 임무 범위를 개편하는 과제를 연구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TF가 꾸려진 건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이후로 보인다. 선거 결과를 보고 기무사 시절로 회귀할 채비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는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이었고 임기 끝날까지 군 통수권은 현직 대통령에게 있다. 심지어 문 전 대통령은 기무사를 직접 해편한 통수권자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방첩사는 통수권자의 결정을 뒤집는 일을 목적으로 TF를 운영한 것이 된다. 방첩사가 선거 결과를 보고 조직적으로 대통령에게 항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원칙인 나라에선 이런 것이야말로 '하극상'이라 불릴만한 일이다.

국방부의 말장난

21일 국방부는 방첩사령부령 개악에 대한 군인권센터 지적에 반박문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방첩사령부령 개정이 신기술 도입에 따른 직무수행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직무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며, 정치 관여와 직무를 벗어난 민간인 사찰은 여전히 불가하다는 원론적인 말만 읊었다.

그러나 개정안을 살펴보면 추가 또는 수정된 직무 중에 신기술 도입과 관련 있는 것은 '문서 및 정보통신 등에 대한 보안업무'를 '문서, 정보통신, 사이버, 암호, 전자파, 위성 등에 대한 보안업무'로 수정한 항목 하나뿐이다. 그 밖의 개정 사항은 대부분 불필요한 권한을 강화하는 것뿐이다. 

국방부는 '직무를 벗어난 민간인 사찰, 정치개입'은 불가능하다며 소위 '3불 원칙'을 언급했다. 군인권센터는 방첩사가 기존과 달리 포괄적인 북한 관련 정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등 '직무상 민간인 사찰'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근거를 만들려고 한다는 지적을 했는데 국방부는 '직무를 벗어난 민간인 사찰'은 불가능하다는 동문서답을 한 것이다.

과거 군 정보기관 역시 당연히 민간인 사찰, 정치 개입 등의 불법행위를 할 수 없는 조직이었다. 그런데 통제는 고사하고 필요에 따라 민간인 사찰도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모호한 임무 규정까지 추가된다면 방첩사에 대한 제도적 통제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국방부는 공공기관장이 법령에 근거하여 요청한 경우에 정보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법령에 근거'해서 요청한 경우에만 협조가 가능하다는 제한적 조항이라고 반박했다. 통상 법령규정에 '법령에 근거한 권한'을 부여할 때는 무슨 법 어느 조항인지 명확하게 적시해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냥 '법령에 근거 한 요청'이란 포괄적이고 모호한 단서 조항을 달아 두는 것은 조문의 자의적 해석을 가능케 하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그뿐만 아니라 민간 공공기관장이 군 정보기관에 정보 활동을 요청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해당 조항이 군 통수권을 지닌 대통령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이유다. 대통령이 이를 근거로 방첩사에 정보 보고서를 작성해오라고 지휘하면 따르지 않을 수 있는가? 법령이 자의적으로 해석될 위험성을 지적하였는데 국방부는 말장난으로 동문서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궁금한 것을 사찰해서 보고하는 황당한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기관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군 정보기관을 대통령 전용 사설탐정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보안사 부활 막을 마지막 열쇠
 

▲ 지난 20일 군인권센터가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국군방첩사령부령 개정안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연합뉴스


권력이 어디로 움직이는가에 따라 군이 제도와 원칙을 이탈해 경거망동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아주 위험한 시그널이다. 10.26 사태 이후 군사반란을 일으켰던 때나, 박근혜 퇴진 촛불 당시 계엄 문건을 작성했을 때나, 정권교체에 맞춰 부대 개편을 모의한 지금이나 방첩사의 DNA는 바뀐 것 없이 위험하다.

민주화 이후에도 정보기관의 과오가 없진 않았지만, 정보기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진행한 사례는 드물었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어느 정부도 하지 않았던 위험천만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의 인권과 안온한 일상을 담보로 삼고 공안의 시대를 열어젖히고 있는 셈이다.

이제라도 다시 군 정보기관에 대한 근본적 개혁 논의가 필요하다. 국정원은 국회가 법률로 통제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도 마음대로 개편하기가 비교적 어렵다. 그러나 군 정보기관은 다르다. '국군조직법'상 군 조직 개편은 모두 대통령령으로 위임되어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마음대로 정보기관의 권한, 임무, 통제 방안을 조정할 수 있다.

태생적으로 국민의 기본권 제약과 가장 밀접한 정보기관을 규정하고 운영하는 일이 대통령에게 일임되어있는 건 위험하다. 군 정보기관을 법률로 통제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는 2018년 기무사 해편 당시에도 숱한 전문가들이 제시한 개혁 방안이기도 하다. 여전히 유효한 지적이다.

방첩사는 개정될 '국군방첩사령부령'에 맞춰 이미 홈페이지까지 새 단장했다. 안보사 시절 보안사가 부대의 전신임을 부정하며 새 출발을 다짐하던 이들이, 다시 부대 연혁에 보안사를 포함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는 서 있을 때 고쳐야 한다. 일단 굴러가기 시작하면 사고는 필연이다. 보안사 부활을 막을 마지막 열쇠는 국회에 있다.
덧붙이는 글 김형남 기자는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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