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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위기 윤석열, 시민위기 오세훈.. 커지는 분노

  • 기자명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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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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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자주평화대회, 서울민중대회

26일, 서울 용산을 출발해 서울역, 남대문을 거쳐 서울시청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외침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다음 달 3일 전국민중대회가 예정된 가운데, 이날 용산에서는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고, 대북적대정책 폐기와 종속적인 한미동맹 폐기,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윤 정부 규탄 목소리는 서울역에서 ‘반노동 반시민 불통시정’ 오세훈 서울시장 규탄의 목소리까지 더해지며 더 큰 함성을 만들었다.

▲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렬실 앞에서 열린 '2022 자주평화대회' [사진 : 뉴시스]
▲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렬실 앞에서 열린 '2022 자주평화대회' [사진 : 뉴시스]

“이러다 전쟁난다!”… 한미일 군사동맹 규탄

이날 오후 12시30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에선 “이러다 전쟁난다! 대북적대정책 중단! 미군은 떠나라!” 2022 자주평화대회가 열렸다.

“미국은 약화되는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발악적으로 대결을 부추기며 신냉전 체제를 가속화 시키고,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패권 정책을 쫓아 대중국, 대북 압박에 몰두하며 한반도를 전쟁위기에 빠트리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을 핑계로 일본의 자위대 한반도 진출까지 열어주고 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의장이 대회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꼬집었고, 그는 “미군이 이 땅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한 평화와 통일, 민중생존권은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전쟁 책동을 막고, 미군을 몰아내고 지긋지긋한 미국의 예속과 굴종의 역사를 끝내자”고 외쳤다.

▲ (왼쪽부터) 평화통일시민행동 이승헌 정책국장, 겨레하나 이연희 사무총장,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최인기 수석부위원장, 금속노조 함재규 부위원장.
▲ (왼쪽부터) 평화통일시민행동 이승헌 정책국장, 겨레하나 이연희 사무총장,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최인기 수석부위원장, 금속노조 함재규 부위원장.

노동자, 빈민, 시민사회도 저마다 대북 적대정책과 전쟁 분위기 고조,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윤 정부를 규탄했다.

함재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노동자는 구조조정, 노동개악, 산업재해와 손배가압류로 고통받고, 빚투, 영끌했던 청년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데, 여기에 윤석열 정부는 전쟁 불안의 실제적 공포까지 감내하라 한다”고 규탄했고,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수석부위원장은 “우리 민중들은 정전협정 70년 가까이 전쟁 연습에 저당 잡혀 살며 복지비용을 막대한 군사비용으로 지출하는 등 전쟁 고조는 가난까지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은 11월13일 한미일 3국의 첫, 안보 공동성명인 프놈펜 성명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가 대일 과거사를 졸속 해결하고서라도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이유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필요 때문이었음이 명백해졌다”면서 “역사정의를 위해, 평화를 위해, 한미일 군사동맹을 멈춰 세워야 한다”고 외쳤다.

현필경 미군기지환수연구소 소장은 “평택미군기지 450만 평 부지에는 주한미군사령부와 유엔사령부, 미 2사단과 주한미군 특수전단, 정보여단 등이 있어 북중러를 포위봉쇄하는 미군의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기지가 됐다”, “송탄 미공군기지엔 고고도 정찰기가 이륙하고 F-16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등 한반도 내 미군기지는 북중러의 최고 경계기지가 되고 있다”면서 이 땅에서 미군을 몰아내야 평화가 온다고 강조했다.

▲ 결의문 낭독하는 범민련 경남연합 김재명 의장, 민주노총 서울본부 구자현 통일위원장, 한국진보연대 김재하 상임대표.
▲ 결의문 낭독하는 범민련 경남연합 김재명 의장, 민주노총 서울본부 구자현 통일위원장, 한국진보연대 김재하 상임대표.

자주평화대회 참가자들은 “미국의 패권정책, 친미사대매국 윤석열 정권과 단호히 맞서지 않고서는 민생도, 평화도, 이 땅의 통일도 실현할 수 없다”면서 ▲대북적대정책과 한미합동군사연습 영구 중단 ▲한미일 동맹 해체 ▲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목소리를 높이고, “반통일 반민중, 친일친미 윤석열 정권과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결의를 모았다.

 

참가자들은 대회장을 나서 숙대입구역을 거쳐 서울역으로 행진했다. 서울역에서 ‘2022 서울민중대회’ 참가자들과 만나 행진대열은 더욱 불어났다.

대열은 “민생·민주·평화 파탄 윤석열정부 심판”의 목소리에 더해 “반노동·반시민·불통시정 오세훈 규탄”의 목소리까지 담아 남대문을 지나 민중대회 장소인 서울시청 동편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민생·민주·평화 파탄 윤석열, 반노동·반시민·불통시정 오세훈”

대회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 심판, 오세훈 서울시정을 바로잡는 투쟁의 시작”을 선언하며 서울민중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선 주거불평등, 반노동정책, 국가 안전책임, 대결정책 규탄 등의 발언들이 쏟아졌다.

이원호 주거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공공임대주택예산 5조 7천억 원을 삭감하고 용산정비창 15만 평 부지를 다국적 기업에 팔아먹으려는 오세훈 시장”의 시정을 꼬집으며 “우리의 공공택지를 자본에 팔아먹는 ‘소유권’이 아니라, 땀 흘려 일하는 민중들이 함께 살도록 ‘주거권’이 보장되는 서울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 이원호 주거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심지훈 공공운수노조 노동민간위탁분회 분회장은 “서울노동권익센터, 다산콜센터 등 민간위탁 돼 운영되는 서울시 유관기관들은 오세훈 서울시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십수 년 일한 곳에서 정리해고되거나 예산삭감, 사업폐지, 기관폐쇄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오 시장의 반노동 불통시정을 규탄했다.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계속되는 재난과 참사에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는 정부와 서울시의 책임도 따져 물었다. 정영은 ‘함께서울’ 추진위원은 “8월 폭우 참사, 신당역 여성노동자 살해 참사, 이태원 참사 어디에도 국가는 없었다. ‘안전’은 국민 개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는 국가와 사회의 태도에 분노한다”면서 “국민이 있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국민의 힘으로 윤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충목 6.15남측위 서울본부 상임대표.

자주평화대회에 이어 대결정책 중단과 한반도 전쟁 종식을 위한 목소리가 민중대회 속에서도 이어졌다. 한충목 6.15남측위 서울본부 상임대표는 “윤석열 정부 7개월 만에 한반도 곳곳에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이 들어와 군사적 충돌을 야기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는 등 오늘 당장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면서 “윤석열 심판에 천만 서울시민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시장주의’, ‘작은정부’를 내세우며 부자는 감세하고, 공공기관은 민영화와 통폐합, 예산삭감, 임금억제 정책을 펼치는 서울시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고 “오세훈 시장에 대한 마땅한 응징과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 새로운 서울,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외쳤다.

한편, 이날 서울민중대회는 다음 달 3일 예정된 전국민중대회를 앞둔 길목에서 열린 대회로 참가자들은 “오늘이 윤석열 정부 심판 투쟁의 시작”임을 재차 확인하며 12.3 전국민중대회에 대한 결의를 높였다.

 

[결의문] 2022 자/주/평/화/대/회

세계적인 대 격변기가 도래하고 있다.

침략과 지배, 수탈과 간섭으로 유지해 온 미국의 일극 패권 시대가 가고, 각국이 다양하게 공존하고 협력하는 주권존중과 다극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의 패권 쇠퇴는 미 제국주의 정책이 자초한 결과이다.

세계 곳곳에서 온갖 강권과 전횡을 저지르는 가운데 ‘자기가 하면 정당하고 남이 하면 도발’이라는 식의 이중기준과 편가르기식 대외정책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해쳐 왔다.

미국의 패권 정책에 맞서 세계적인 다극화 추세가 본격화되고 있으나 미국은 여전히 패권정책을 고집하며 전세계에 대중국, 대러시아, 대북 적대정책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적 차원의 에너지, 식량, 자원 위기와 물가인상 등 민생의 파탄, 전쟁의 참화가 중첩되고 있다.

미국의 패권정책을 추종하며 민생도, 평화도, 남북관계도 파탄내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는 한반도의 전쟁위기, 민생위기에 불을 붙이고 있으며, 이 땅에 일본 자위대까지 끌어들이는 한미일 군사협력 완성으로 내달리고 있다.

미국의 패권정책, 친미사대매국 윤석열 정권과 단호히 맞서지 않고서는 민생도, 평화도, 이 땅의 통일도 실현할 수 없다.

자주없이 민생 없고, 자주없이 평화 없고, 자주없이 통일 없다.

노동자 민중의 굳은 단결로 우리 민족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개척하자!

77년 치욕과 예속의 사슬을 끊어내는 반미자주, 반전평화 기치를 높이 들고 힘을 하나로 모으자!

이러다 전쟁난다! 대북적대정책과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영구 중단시키자.
대북 적대, 전쟁 위협은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전쟁을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행각이다. 2022년 가을 다시 전면화된 대규모 전쟁연습은 한반도 긴장을 날카롭게 고조시키고 있다.
한미 정부는 내년 봄 최대규모의 실기동훈련을 예고하고 나섰다.
대북적대정책과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영구중단 시키는 것은 한반도 평화실현의 첫걸음이다.

한미일 동맹 해체시키자!
윤석열정부는 미국 패권정책에 추종하는 방향에서 경제 군사 외교 등 전방위적으로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한미일 동맹 완성에 몰두하고 있다.
한미, 한미일 동맹은 자주통일, 평화번영의 민족적 요구와 절대 양립할 수 없는 전쟁동맹, 예속동맹이다.
미국 패권을 위한 한미, 한미일 동맹의 사슬을 끊어내고, 정치, 경제. 군사주권을 되찾자!

반통일, 반민중, 친일친미 윤석열 정권과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자!
윤석열 정권은 주적론과 정권종말론을 운운하며 북침선제전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노골적인 미국 퍼주기로 일관하며 미국발 경제위기를 이땅으로 끌어와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민주파괴 공안정국을 꾀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을 이대로 두고서는 민중의 어떠한 권리도 실현할 수 없다. 윤석열 정권과의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자!

반노동, 반민주, 반통일 악법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

윤석열 정부는 이른바 '민중자통전위' 사건을 터뜨리고, 지난 시기에 지원금을 받았던 시민사회단체들을 광범위하게 수사하는 등 공안정국 조성에 혈안이 되어 있다. 민족의 대립과 분열을 조장하던 국가보안법으로 또다시 정권위기를 모면하려는 정권안보 통치가 시작되었다.

국가보안법 폐지하여 민주민생 평화통일 앞당기자!
반미자주, 반전평화 투쟁을 전민족적인 투쟁으로 확대해 나가자!
온겨레가 단결하여 이땅을 전쟁터로, 경제수탈지로 만드는 미국의 패권정책, 전쟁정책에 맞서 싸우자!
삼천리 방방곡곡, 전세계, 우리 민족이 사는 모든 곳에서 반미자주·반전평화의 함성이 울려 퍼지게 하자!

2022년 11월 26일
2022 자주평화대회 참가자 일동

 

2022 서울민중대회 결의문

1. 살릴 수 있었다! 더 이상 죽이지마라! 10.29 참사 정부와 서울시가 책임져라!

2. 이대로는 살 수 없다! 민생 민주 평화 파탄 윤석열정부 심판하자! 반노동 반시민 불통 시정 오세훈 시장부터 바로세우자!

3. 서울시는 시민과 노동자 안전 위협하는 인력감축, 나쁜 일자리 방치하는 반노동정책 멈춰라! 국회는 노조법 2, 3조 개정으로 손배폭탄 방지하고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

4. 재벌들만 배불리는 공공부문 민영화 중단하라! 모두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돌봄 국가책임 확대 강화하라! 청년부채 국가가 책임져라!

5. 기후재난 취약도시 서울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후정의 실현하라! 반지하 참사 잊지말고 공공임대주택 확대하라!

6. 여성의 삶과 안전 보장하고 장애인도 지역에서 함께 살자! 강제퇴거, 강제철거 중단하고 빈민생존권 보장하라!

7.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 가자!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대결정책 중단하라!

8. 오늘 너와 나는 ‘우리’가 되어 한목소리로 외친다! 생명과 존엄, 평등과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싸우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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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촛불 “우리 힘으로 윤석열을 퇴진시키자”

권오민 통신원 | 기사입력 2022/11/2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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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국민 선언에 참여하는 강북 주민들.   © 권오민 통신원

 

강북 촛불행동 준비위원회는(아래 강북촛불행동준) 25일 저녁 6시 30분부터 수유역 8번 출구 앞에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강북촛불을 진행했다. 

 

강북 촛불행동(준)은 ‘윤석열 퇴진 100만 범국민 선언’(아래 범국민 선언)에 동참하는 주민들에게 매주 토요일 4시 시청인근에서 촛불대행진이 있음을 알렸다. 

 

범국민 선언에 참여한 주민은 “윤석열 퇴진 서명을 하고 싶었는데 어디서 하는지 몰라 너무 답답했다며 이렇게 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맙다”라고 말을 했다. 

 

이날 강북촛불에는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참석해 발언을 했다.

 

김 공동대표는 “민생파탄, 정치보복, 평화파괴, 친일매국. 이 열여섯 글자가 윤석열을 설명하는 말이다. 윤석열은 국민에게는 관심 없고 오로지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검찰 조사를 하고 있다.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할 민족인 북한에는 끊임없이 선제타격을 운운하면서 전쟁 위기를 고조하고 있고, 일본에는 설설 기는 것이 윤석열이다. 이런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에 있는 한 국민은 단 하루도 발 뻗고 잘 수 없다. 이런 윤석열을 멈추기 위해서 범국민 선언에 함께해달라”라고 호소했다. 

 

▲ 촛불대행진을 선전하는 강북 주민.  © 권오민 통신원

 

강북촛불에는 퇴근 후 바로 결합한 직장인들이 있었다. 

 

직장인 ㄱ 씨는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우리나라를 계속 망치고 있다.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있는 날이 길면 길수록 국민이 힘들어진다.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야 우리 국민이 사람답게 살 수 있다. 윤석열이 이 순간에도 나라를 망치고, 다 해쳐 먹고 있는데 우리 힘으로 윤석열을 퇴진시키자”라고 소리쳤다. 

 

현재 전국적으로 10만 명 정도가 범국민 선언에 참여했다.

 

강북촛불행동(준)의 담당자는 오늘 촛불집회를 앞두고 강북 주민들의 문의가 왔었다며 토요일 촛불대행진에 강북 주민이 함께 모여서 참가하자는 의견을 주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참사 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강북촛불행동(준)은 앞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수유역 8번 출구 앞에서 강북촛불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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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윤정권의 ‘선제타격론’이 불러오는 것

  • 기자명 ‘한반도 자주평화를 위한 부산시민 원탁회의’ 준비단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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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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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을 대상으로 한 선제타격계획이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확실하게 알 순 없지만, 미국이 공식화 한 것은 1998년 '작전계획 5027-98'때 부터였다.

물론, 1994년 한반도 전쟁위기 당시,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김영삼 정부도 모르게 영변 핵시설을 선제타격 하려던 것을 봤을 때, 이미 그 전부터 선제타격계획은 존재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69년 4월, 미국의 정찰탐지기인 EC-121기가 북측 영공을 침입하다가 격추됐을 때, 닉슨 미 대통령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해 북측을 폭격하는 작전을 검토했다고 하니, 아마도 1953년 정전협정 직후부터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하다.

선제타격계획은 2015년 박근혜정권에 이르러 '작전계획-5015'로 더욱 강화돼 나타났다. 북측의 공격징후가 보이면 동시공격으로 선제타격을 시작해 북의 핵시설과 미사일기지 등을 파괴하는 작전이 골자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해버리겠다"며, 북측 80개 지역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려 할 때 현실에 적용될 뻔 했다. 최근 강행된 '비질런트 스톰'이라는 한미연합공중훈련이 이를 실행하는 연습이어서 북측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작전계획-5015가 발표된 그해 7월, 일본 아베도 대북압박에 적극 앞장서며,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소위 집단적 자위권이 그것이다. "동맹 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가 제3국으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을 때 직접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제화 한 것이다.

즉, 미국이 선제타격에 나서고 교전이 발생하면, 일본도 북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화헌법은 무용지물이 되고, 일본이 미국을 지원해 북측을 합동공격하는 모양새를 띄게 된다.

일본은 이미 1963년부터 '한반도 급변사태 시 개입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지금까지 꾸진히 추진해 오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일본군 참전의 대가로 한반도를 다시 자신들의 식민지로 만들어 줄 것을 맥아더에게 요구했다고 하니, 일본이 왜 미국에게 빌붙어 자위대를 한반도에 진출시키려 날뛰는지 속내가 뻔히 보인다.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에서 무엇을 하려는지는 언제나 명확하다. 평화와 통일을 막고, 대결과 분단을 유지하며, 북을 붕괴시키려는 것이다. 그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이 극대화 된다고 보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사실상 권한도 없는 "선제타격"을 외고 다녔고, "유사시에 (일본군이) 들어올 수도 있는 것"이라는 엄청난 말을 쉽게 내뱉었다.

대통령이 된 지금은 굴욕적인 한일관계를 자청하며, 욱일기에다 우리 해군 경례도 시켰고, 이 참에 강제징용 배상금도 일본 뜻대로 정리해줄 기세다. "한반도 유사시에 자위대가 국내 전개해 미군 활동에 대한 후방 지원을 할 수 있다", "전쟁불능 국가인 일본의 재무장과 교전국가화를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온 김태효 같은 자를 국가안보실 차장으로 두고 있으니 앞날이 암담할 뿐이다.

더욱 암울한 것은 윤석열 정권 등장 직후부터 미국이 작전계획-5015를 더욱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제타격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도발적 전쟁계획을 내년 초까지 완성하고, 3월에는 그 계획에 따라 역대 최대규모의 한미연합전쟁연습을 하겠다고 벌써부터 설레발이다.

한미일의 전쟁동맹 움직임이 날이 갈 수록 강화되어가자, 북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본래 북측은 2018~9년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실현을 대화로 '거래' 하려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이 미국의 주류정치권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되고, 호전적인 윤석열정권이 들어서 버리자, 더 이상 한미일의 선제타격 위협을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최근 단행한 소위 '핵무력 법제화'는 그 결과물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한미일의 공격 징후가 보이면 핵 선제타격을 하겠다'는 것인데, '핵무력 법제화'로 한미일의 선제타격 의지를 무력화 하겠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는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도 저지하게 된다.

윤석열 정권이 돌격대 역할을 하는 한미일 전쟁동맹이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더불어 전쟁위기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아마도 내년 3월 한미연합전쟁연습 기간의 위기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수준이 될 것이다. 만약, 이번에 강릉에서 처럼 미사일 훈련 중 오발되어, 행여나 북으로 날아가는 경우에는 그 후과를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이제 전쟁이란게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천지도 모르는 윤석열 대통령이 격동하는 세계정세 속 한반도 문제를 감당할 의지도 능력도 없으니 더욱 걱정스럽다. 윤석열 정권은 여러모로 답이 없는 정부다.

<한반도 자주평화를 위한 부산시민 원탁회의>는 대북적대정책과 한미연합전쟁연습, 미군 세균실험실, 핵전력 입항 등을 반대하는 부산시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자리입니다.

2023년 2월 2일, 이 땅의 자주평화를 위해 부산지역 제 시민사회, 노동, 종교, 여성, 풀뿌리, 청년단체, 소모임들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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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리면'이란 맥거핀, 이 황당 '정치극'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기자의 눈] 대통령 심기 지키자고 '언론 탄압 프레임'으로 걸어들어간 與

 

 

"그것은 스코틀랜드 식의 이름일 수 있다. 기차에 탄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이 말한다. 저 화물 선반에 놓인 꾸러미가 뭔가요? 다른 사람이 답한다. 아, 그건 맥거핀입니다. 물었던 사람이 또 다시 묻는다. '맥거핀이 뭐죠?' 다른 사람이 답한다. '그게, 스코틀랜드 고지대에서 사자를 잡는 도구입니다.' 물었던 사람이 다시 묻는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고지대엔 사자가 살지 않는데요?' 다른사람이 답한다. '그렇다면, 맥거핀은 아무것도 아니군요.' "

알프레드 히치콕이 1939년 강의에서 맥거핀(MacGuffin)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다. 어거스트 맥파일이란 영국 극작가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 연출 기법인 맥거핀은 극을 전개하는 데 촉발제가 되는 장치이지만, 극의 내용과는 아무 상관 없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소품일 수도 있고, 이야기일 수도 있고, 대사일 수도 있고, 어떤 사건일 수도 있다. 맥거핀은 언뜻 극에서 매우 중요한 것처럼 보이면서, 관객의 시선을 잡아 끌게 된다. 관객은 일순간 플롯의 촉매제로서 맥거핀에 집중한다. 그러나 극이 전개되는 동안 맥거핀(소품이든, 행위든, 대사든, 사건이든)의 실체는 감쪽같이 사라진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까지 결말에 일말의 영향도 미치지 못한채 산화한다. 영화 <미션임파서블3>에서는 '토끼발'이라는 아주 위험한 생화학 무기가 등장하지만, 극의 전개는 이 '토끼발'의 정체와는 전혀 상관없이 흘러간다. 토끼발이 뭔지,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여부는 중요치 않다. 그게 사자발이든, 노루발이든, '쓰레빠'든 전혀 상관 없다. 실제로 토끼발은 영화가 끝날때까지도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 

이건 이 거대한 정치극의 맥거핀이다. 이 말 자체는 어떤 의미도 담지 않고 있으며,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XX' 부분은 아예 명확하지도 않고, '바이든'이란 부분은 '날리면'이라고 한다. '이XX' 발언이 과연 존재했느냐? '바이든'이 아니고 '날리면'이 맞느냐? 가장 중요하게 여길만한 팩트는 이것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그 자체로써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이다. 여권의 설명대로 누군가 지나가듯 한 '혼잣말'이고, 그 단어가 발화자의 입에서 나왔는지도 불분명하며, 실제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 국익과도 전혀 상관 없는 말이다. (미 국무부는 윤 대통령 발언 보도 이후 '한국과 우리의 관계는 끈끈하다'고 발표했다.) 아니, 이 발언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도, 아예 뉴욕 순방이란 게 실재했는지 아닌지 여부도 모두 다 어찌됐든 상관 없다. 

 
▲MBC 보도 화면 갈무리 
 

중요한 것은 이 '맥거핀'이 등장한 이후의 극적 전개다. 대통령실은 지난 11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며, MBC 기자를 콕 찝어 '전용기 탑승 편의'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관련 왜곡·편파보도가 반복되어 온 점을 고려해 취재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대통령실은 다른 모든 기자들에게도 '공평하게' 취재 기회를 제한했다. 김건희 영부인의 일정은 물론 대통령 일정까지 상당수가 '전속 취재'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은 140여개 매체가 거의 동일하게 보도한 것인데, 그런 것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윤 대통령의 '선택' 그 이후다. 이 사태로 국제 기자단체까지 성명을 내는 등 '언론 탄압' 논란이 국경 가리지 않고 뻗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8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악의적 행태를 보였다"라고 말한 데 대해 MBC 기자가 "뭐가 악의적이냐"고 등 뒤에서 목소리를 높여 질문을 했다는 게 표면적인 촉발제였다. 이후 대통령실 비서관과 기자의 설전이 이어졌는데, 이 설전은 '바이든이냐 날리는이냐', '이XX 발언이 들리느냐 안들리느냐'의 설전과 거리가 영 먼 것이다. '쓰레빠'는 사실 '용산 시대'의 상징이다. '구두가 아닌 슬리퍼 신은 채로도 취재할 수 있는 대통령의 일상적 브리핑'은 그러나, '쓰레빠 질질 끌고' 나와 '주총장 망가뜨릴 기회를 찾고 있는 총회꾼'들의 장으로 둔갑했다. 어감이란 참 중요하다.    

'뭐가 악의적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내 놓았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MBC 보도가 악의적인 10가지 이유, 이른바 '악의 10조'를 발표하고 대통령실이 MBC 기자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고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상황에 당면하기까지의 일을 적어 냈다. 그런데 여기에는 '윤 대통령 뉴욕 비속어 논란' 관련 반박 외에도 몇 가지가 사례들이 더 붙어 있다. 점점 일은 커지고 있고, 극의 전개는 어지러워지고 있다. 

"8. MBC의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대통령 부부와 정부 비판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역을 쓰고도 대역 표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9. MBC의 가짜뉴스는 끝이 없습니다. 광우병 괴담 조작방송을 시작으로 조국수호 집회 ‘딱 보니 100만 명’ 허위 보도에 이어 최근에도 월성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줄줄 샌다느니, 낙동강 수돗물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느니 국민 불안을 자극하는 내용들을 보도했지만 모두 가짜뉴스였습니다. 이러고도 악의적이지 아닙니까. 

10.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공영방송으로서 성찰하기보다 '뭐가 악의적이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바로 이게 악의적인 겁니다." 

8, 9, 10번은 '뉴욕 비속어 논란'과 관계 없는 것이다. 영부인 논란 보도를 지적한 데에서는 대통령의 '사적 감정' 같은 게 어른거린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의 PD수첩 사태, 문재인 정부의 '조국 사태'까지 MBC의 그간 보도들을 문제삼았는데, MBC 광우병 관련 보도가 2008년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무려 14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시절 MBC 언론 보도 내용은 '악의적' 대상에서 빠진 것 같다.) 이 사안을 두고 윤 대통령 참모들은 지난 주말 (무려) 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거쳐 도어스테핑을 이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연합뉴스, 11월 21일자) 이게 그럴 만한 일인가? 2008년의 PD수첩 보도까지 문제삼았다는 것은, MBC를 사실상 '고질적 적폐'로 본다는 이야기다.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로 시작한 파문은 MBC의 14년치 보도의 문제로 비화됐다. 다들 아는 일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에야 출범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나든지 간에,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됐다. 맥거핀은 작동했다. 극의 전개는 언론 자유 논란으로 확장됐고, 극의 장르는 '복수극'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통령의 '비속어 사과' 요구도 자연히 의미 없는 일이 되어 간다. 이를테면 지금 여권에선 MBC 민영화, YTN 민영화 주장들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강조해 온 '시장주의'의 취지에 맞는 흐름이라면 모르겠지만, 윤 대통령과 여권, 대통령실이 갖고 있는 MBC에 대한 태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만큼 향후 그들이 추진할 언론 정책은 불순하단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자초한 일이다. '언론 개혁' 명분을 '언론 탄압' 프레임에 가둬놓은 여권은, 대통령의 '심기'를 위해 최소한의 '전략적 판단'까지 팽개쳤다. '대국민 소통'을 위해 '용산 시대'를 열었다는 대통령의 원대한 명분은 어디로 갔는가. 이 모든 게 '날리면' 이란 맥거핀에서 시작된 일이다.  

윤 대통령의 지난 5월 10일 취임사 전문을 다시 들춰봤다. '반지성주의'와 '자유'가 눈에 띄었다. 현재 상황에 비춰볼 때 곱씹어볼 만한 문장들이 많다.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입니다.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입니다.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처해있는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그냥 윤석열 정부 출범을 위한 '맥거핀'에 불과했을까?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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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역대 최대’ 총파업 “지긋지긋한 차별 깨트리자”

전국에서 모인 4만명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 형형색색 조끼로 여의대로 물들이다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위원회 소속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 조합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공공부문비정규직 총파업대회를 열고 실질임금 삭감대책 마련, 복지수당차별 완전철폐, 공무직위원회 상설화, 자회사 등 공공비정규직 구조조정 중단, 직무성과급제 저지, 공무직 법제화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25 ⓒ민중의소리
 
전국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5일 총파업을 선언하고 여의도로 모였다. 소속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른 이들은 한데 모여 "지긋지긋한 비정규직 차별을 깨트리자"고 힘껏 외쳤다. 각 노조를 상징하는 형형색색 조끼를 입은 4만명(주최 측 추산)의 노동자들이 여의대로 일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파업에 동참한 이들은 민주노총 소속의 초·중·고등학교 교육기관 비정규직 노동자, 공공기관 및 자회사의 비정규직 노동자, 지방자치단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정부 중앙부처 등 중앙행정기관의 비정규직 노동자, 민간 위탁 노동자 등이다. 민주노총은 "역대 최대 규모의 총파업, 총력 투쟁"이라고 설명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복지수당까지 차별하는 정부
양경수 "총파업으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자잉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공공부문비정규직 총파업대회에서 공공비정규직 구조조정 중단, 직무성과급제 저지, 공무직 법제화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25 ⓒ민중의소리

이들이 총파업에 나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 중인 국회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복지수당 차별'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논의하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다.

현재 정규직인 공무원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가 받는 복지수당에는 큰 차이가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인 공무원이 받고 있는 가족수당을 받지 못하며, 명절 상여금도 정규직보다 90만원 가량 적게 받고 있다. 이를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공무원과 차별 없이 동일하게 지급하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정부에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3월 "복리후생비는 직무의 성질, 업무량, 업무의 난이도 등과는 무관하게 고용관계를 유지하는 모든 직원에게 복리후생 내지 실비변상 차원에서 지급되는 항목이므로, 공무원과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수준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가족수당과 명절 상여금 등을 콕 집어 차별적으로 지급돼선 안 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예산에도, 내년도 예산에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두 번째 핵심 요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과 처우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만든 공무직위원회를 상설화하라는 것이다. 공무직위원회 운영의 근거가 되는 훈령은 내년 3월 31일까지만 효력이 있는데,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당초 공무직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기로 한 주요 사항 중 대부분은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라, 훈령을 개정해 공무직위원회를 상설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 외에도 ▲자회사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구조조정 중단 ▲직무성과급제 폐지 ▲공무직 법제화 등도 주요 요구 사항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회사도 정규직이라 고용이 보장된다고, 처우도 개선된다고 거짓말했다. 이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기획하고, 윤석열 정부가 실행하는 비정규직 죽이기에 맞서 우리는 총파업 시행으로 싸워야 한다"고 외쳤다.

양 위원장은 "보수 언론과 정부는 민주노총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노동자들이 죽는 나라, 국민이 안전하지 않는 나라, 이런 나라는 망가져야 한다"며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 차별이 없는 나라, 누구든지 어디든지 안전한 나라,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을 물려 줄 수 있도록 우리가 투쟁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본 떼 보여주자"
오는 28일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도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위원회 소속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 조합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공공부문비정규직 총파업대회를 열고 실질임금 삭감대책 마련, 복지수당차별 완전철폐, 공무직위원회 상설화, 자회사 등 공공비정규직 구조조정 중단, 직무성과급제 저지, 공무직 법제화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25 ⓒ민중의소리


민주노총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는 2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 등에 폭넓게 걸쳐 있다.

이번 파업에서 큰 주목을 끈 노조는 높은 열기로 총파업에 동참한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다. 특히 올해 국정감사에서 학비노조에 속한 급식실 노동자 10명 중 3명이 폐에 이상이 있다는 중간 건강검진 조사 결과가 공개됐지만 교육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아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날 공공부문 총파업대회에도 학비노조는 눈에 띄는 참여율을 보였다. 학비노조는 이번 파업을 시작으로 12월 지역별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만일 이때까지 정부와 국회가 화답하지 않으면 사상 처음으로 내년도 신학기에 파업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상태다.

학비노조 박미향 위원장은 가장 먼저 투쟁사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정부 당국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얼마나 우습게 보길래 국가인권위도, 법원도 차별하지 말라는 명절휴가비 등 복리후생마저 차별하는 것인가"라며 "이제는 명절휴가비도 차별하면 욕먹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장서자. 저들에게 진정 민생이 무엇인지, 노동자들이 본떼를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이윤희 본부장은 "윤석열 정권 들어 더 엉망이 된 공무직 위원회, 이대로 사라지게 두지 말자"며 "투쟁으로 공무직위원회를 상설화하고, 공무직위원회를 통해 투쟁판을 활성화시키자"고 말했다.

뒤이어 공공운수노조 지역난방안전지부 방두봉 지부장과 국민건강보험센터지부 김금영 서울지회장,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정명재 지부장,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 최정아 지부장이 함께 무대에 올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금도 일하는 노동자들이 부족해 산재사고와 질병을 달고 사는데, 윤석열 정부는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노동자를 줄인다고 한다"며 "시장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싸우자"고 말했다. 

한편,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는 28일부터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내달 2일까지 국회 정문 앞에서 천막 농성에 나선다. 민주노총은 1백여명이 집단 천막 노숙 농성 투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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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더호프 공동체 사람들의 한국 사랑

등록 :2022-11-24 22:50수정 :2022-11-24 22:52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농장에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지 우리 아이들을 불러주세요.”

  올봄 겨우내 굳었던 땅들이 봄비에 부드러워져 한참 흙을 만지며 봄내음을 즐기고 있는데 초등학교 1,2학년을 가르치는 조단 선생님이 지나가시면서 한마디 하십니다. 저희 공동체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 이외에도 청소나, 동물 농장 돌보기, 계란 모으기, 채소 수확하기 등 아이들 수준에 맞는 활동들을 하면서 어려서부터 이웃들을 섬기는 일을 배우게 합니다. 꼬마들이 도우면 얼마나 도우려나 싶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그러면 배나무에 거름 주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저희 공동체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와 낙엽 등을 모아서 천연 거름을 만드는데 얼마 전 거름을 밭에 뿌리기 위해 저희 집 옆에 쌓아 놓았습니다. 조그마한 아이들이 손수레와 삽을 들고서는 거름을 열심히 파서 나르는 모습이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닙니다. 재잘거리며 열심히 거름을 나르는 모습이 정말 이쁘기만 합니다. 저 혼자 하면 한참 동안 해야 할 일을 아이들이 한두번 나르니 벌써 끝나버렸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이쁘고 고마워 가을에 배가 열리면 꼭 배 맛을 보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봄이 되면서 배나무에 예쁜 꽃이 피고 열매가 맺어 솎아주고 배가 무럭무럭 자라는 걸 지켜보며 즙이 줄줄 흐르고 달고 아삭한 배맛을 보길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4년 전 배나무에 한국 배나무 가지를 접붙여 처음으로 열매를 맺는 거라 여간 기대가 큰 게 아닙니다. 드디어 가을이 되자 배가 노랗게 익었습니다. 배 수확을 시작하면서 봄에 거름을 열심히 날라준 고마운 꼬마들을 다시 불렀습니다. 아이들은 너무나 흥분해서 조단 선생님과 함께 달려옵니다. 아이들이 직접 배를 따서 먹게 했더니 아이들이 행복해하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보는 저도 덩달아 행복합니다.

아이들이 돌아간 후 나머지 배를 수확하여 평소 가깝게 지내던 다른 공동체에 있는 형제자매들에게 선물로 드렸습니다. 윌마 할머니는 한국 배가 너무 맛있어 찬장에 넣어두시고 문을 닫아 놓아 다른 이웃이 못보게 하며 몰래 드신다고 합니다. 한국 배 앞에선 내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소용이 없는 것 같습니다. 수잔 할머니는 감사의 편지를 보내시면서 옆에 사는 손주들이 돌아가면서 아침식사에 오는데 하는 말이 “할머니, 내가 올 때만 한국 배를 드세요”라고 하며 신신당부하더랍니다. 이놈의 한국 배 인기는 식을 줄 모르네요.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저희 공동체 형제들도 언제쯤 한국 배 파티를 할 거냐며 배가 익기 전부터 얼마나 제 옆구리를 찔러대는지…. 원, 그러던 차에 얼마 전 토요일 만찬 디저트 포트락이 있어 제 아내는 파이를 만드는 대신 맛보기로 한국 배를 내기로 했습니다. 자매들이 열심히 베이킹을 해 만들어 온 디저트를 보니 보는 것 만으로도 군침이 돌며 어떤 디저트를 먹을지 찜해놓습니다. 디저트 시간이 되자 찜해놓은 호박 파이와, 당근 케이크 등을 가져다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네요. 다음날 집에 가는데 초등학교 1학년 올리비아가 “한국 배 아주 맛있게 먹었다”며 고맙다고 하면서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합니다. 어린 꼬마가 이렇게 말하니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뻐서 아내가 배 몇개를 챙겨서 올리비아에게 주니 너무 행복해합니다. 함께 일하는 스텔라도 제 아내에게 오더니 중학생인 자기 아들 대니얼도 한국 배를 무척 좋아하는데 엄마가 한국 배가 디저트로 나왔다고 하자 바로 갔는데 벌써 다 떨어지고 2조각밖에 안 남았다며 툴툴거리며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곳 자매들의 훌륭한 디저트 사이에도 한국 배가 꿀리지 않네요. 대니얼 갖다주라며 스텔라에게도 배 한봉지를 주었더니 대니얼은 배를 보는 즉시 2개를 먹어버렸답니다.

형제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드디어 저녁에 한국의 밤을 열어 몇가지 한국 음식과 함께 한국 배를 내놓았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한국에 새로 생긴 영월 브루더호프 공동체 리모델링을 돕기 위해 몇주 전에 한국에 다녀온 마틴이 한국 공동체 슬라이드쇼를 보여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산이 겹겹으로 쌓인 영월 풍경을 보니 마음은 한국에 가 있는 듯합니다. 한국에서 땀흘리며 힘차게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형제들에게 많은 격려와 박수를 보냅니다. 한국의 밤이 끝나자 이안 할아버지는 자기는 일년 내내 이날만 손꼽아 기다리신다고 하십니다. 이안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너무나 많은 형제자매들이 제게 와서는 한국 음식과 한국 슬라이드쇼가 너무 좋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해와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마틴은 허드슨 강가에 있는 마운트 공동체에서 작년에 이곳 메이플릿지로 이사 왔습니다. 마틴이 하는 말이 마운트 공동체 학교에서는 매년 이맘때 아빠들과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연어 낚시를 간다고 합니다. 연어 낚시라니…. 제 귀가 쫑긋합니다. 그동안 봄에 대서양에서 산란하러 오는 스트라이퍼는 잡아봤어도 연어 낚시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입니다. 말인즉슨 이곳에서 4시간 떨어진 미국의 5대호 중의 하나인 온타리오 호수에서 가을이면 연어들이 강으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밴쿠버나 알라스카에나 가야 연어 낚시를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연어 낚시를 할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렙니다.

이런 귀한 정보를 얻었으니 가만 있을 수 있나요, 저희 공동체를 책임지는 형제에게 허락을 받아 그동안 미션에 쓰이던 캠핑카를 빌려 낚시 장비를 챙겨 유빈이와 이곳 청년 두명과 함께 연어가 올라온다는 강으로 드디어 출발합니다. 마틴이 소개해준 장소에 도착하니 연어 낚시 명소답게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모두들 가슴까지 올라오는 웨이더를 입고 열심히 낚싯대를 던집니다.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저희도 낚싯대에 가짜 연어알 미끼를 끼워 던집니다. 그런데 연어가 미끼를 물어도 옆의 사람과 너무 가깝게 있어 낚싯줄이 엉켜 끌어 올리기가 쉽지 않고 자기 낚싯줄을 건드리지 말라며 고함치는 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한마리도 못잡고 해가 지자 내일을 기약하며 낚싯대를 접어 캠핑카로 돌아왔습니다. 하루 종일 낚시하느라 먹지도 못해서 배가 엄청 고팠는데 프라이팬에 소고기를 구워 한국식으로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게 했더니 같이 간 청년들이 너무 맛있다며 즐거워합니다.

다음날 함께 낚시 온 청년 한명이 강 상류로 올라갔다 오더니 좋은 장소가 있다며 우리를 인도합니다. 이 청년은 밴쿠버에 몇년간 살아 연어 낚시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어디에 고기가 있고 어떻게 해야 고기가 낚일지 너무 잘 아는 공동체에서 몇 안되는 낚시 전문가 중 한명입니다. 안내한 곳으로 가보니 사람들도 거의 없고 한적한 것이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연상됩니다. 멀찌감치 플라이 낚시 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필자.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필자. 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 제공

다시 낚싯대를 던지기 시작합니다. 던지자 마자 연어가 미끼를 물었네요. 사람이 거의 없어 낚싯줄이 엉킬 염려가 없어 너무 좋습니다. 낚싯줄을 감아 올리는데 힘이 얼마나 센지 손맛이 장난이 아닙니다. 스트라이퍼 잡을 때도 힘이 엄청난데 연어에 비할 것이 못됩니다. 연어가 바로 눈앞에서 강물 위로 펄쩍펄쩍 뛰는 것이 보이는데도 쉽게 끌려오지 않고 저만치 달아나고 다시 당기기를 계속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아 뜰채를 가지고 강속으로 들어가도 다시 저만치 도망가기가 일쑤여서 뜰채를 푸다가 미끄러운 바위에 넘어져 옷이 다 젖기도 하고 결코 쉬운 놈이 아닙니다. 한 이삼십분쯤 사투를 벌이니 마침내 강가로 끌어올려 연어를 건졌습니다. ‘킹살몬’이란 이름답게 정말 큰 연어입니다. 제가 4마리 정도 잡는 동안 유빈이는 힘이 넘쳐 10마리 넘게 잡습니다. 같이 온 다른 청년들도 유빈이 못지 않게 끊임없이 잡아 올리네요. 연어 잡는 마리수가 제한되어 있어 나머지는 잡는 즉시 다시 강물에 놓아주지만 연어와 밀당하는 재미에 힘든지도 모르고 계속 낚싯대를 던지게 됩니다.

낚시가 끝나니 몸이 쑤시고 아프지만 강산에님의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처럼…”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면서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아이스박스 가득 연어를 집으로 가져와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이웃들에게 나누어주니 모두들 너무 맛있게 드시며 좋아하시니 저도 흐뭇합니다.

올 한해도 밭에서, 강에서 풍성하게 거두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행복한 추수감사절 되세요.


글 박성훈(미국 브루더호프 공동체 메이플리치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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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정조사 대상 추가합의…'대검찰청' 대신 '대검 마약전담부서'로

국정조사계획서 진통 끝 본회의 통과…국민의힘 돌연 이의제기에 여야 협상 종일 롤러코스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가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회가 본격적으로 국정조사에 착수하게 됐다.

여야는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표결에 부친 결과, 재적 인원 299인 중 254명이 참석해 찬성 220명, 반대 13명, 기권 21명으로 통과시켰다.

앞서 여야는 전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뒤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국정조사 계획안을 처리하려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은 이날 돌연 국정조사 기관 가운데 대검찰청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특위 첫 회의에 불참, 특위가 파행됐다. 

이후 여야는 오후 재개된 특위 전체회의에서 '대검찰청' 대신 '대검찰청 마약전담부서'로 조사 대상을 한정하는 데 합의하며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했다. 

여당 측 특위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조사 범위를) 마약 관련 수사로 하고, 내용도 마약 관련 수사 질의로 하기로 했다"면서 "대검과 관련해 정쟁으로 흐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말씀드린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야당 측 특위 간사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에 "증인 채택 때 마약수사부서장으로 한다는 것까지 합의했고, 의원님들의 질의 내용까지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수락의 뜻을 밝혔다. 

국조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국민의힘 위원들이 대검찰청을 부르면 주제가 너무 광범위하게 번져서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영향을 미칠 주제까지 다루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있으신 것 같다"며 "마약 수사 담당의 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마약 수사가 이 사건과 직·간접적 원인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하겠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국정조사 계획서가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회는 이날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45일 동안 관련 기관 보고 및 질의, 증인·참고인 신문 등을 통해 국정조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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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화물차 기사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11/25 10:46
  • 수정일
    2022/11/25 10:4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2.11.25 07:55
  •  
  •  댓글 2
 
 

[아침신문 솎아보기]화물연대 파업에 조중동·세계 “경제비상, 엄정대응”
이태원 참사 국조 첫날… “불안한 첫발” “난항 예상” 우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전국 16곳에서 동시에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안전운임제 올해 말 안전운임제 종료를 앞두고서 안전운임제 지속추진과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하면서 6개월 만에 다시 파업에 나선 것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들에게 적정운임을 보장해 화물차 기사의 과로 과속 과적 운전을 막기 위한 제도로 2020년부터 3년간 시행됐다. 국회가 법 개정을 하지 않으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부칙 규정에 따라 안전운임제는 올해 말 종료된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현재 컨테이너·시멘트에만 적용되는 품목을 확대하라고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6월 화물연대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 논의’ 약속을 받고 8일 만에 총파업을 종료했다. 정부와 여당은 파업을 이틀 앞둔 지난 22일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고 품목확대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5일 아침신문 1면
▲25일 아침신문 1면
▲25일 한겨레 1면
▲25일 한겨레 1면
▲25일 중앙일보 1면
▲25일 중앙일보 1면

한겨레는 “전국에 있는 42만여대의 화물차 가운데 6.2%만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는다. 일몰제 3년 연장안은 (품목에 따른 조합원) 갈라치기에 불과하다”는 송천석 화물연대 부산본부장 말을 전했다.

정부는 파업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파업 철회를 요구하며 “물류 방해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담화문을 내고 업무개시명령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2004년 도입 뒤 현재까지 발동된 적이 없다.

▲25일 서울신문 1면
▲25일 서울신문 1면

한겨레는 “화물차 기사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자영업자에게 강제로 일하라 명령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특히 정부와 경영계는 화물차 기사를 노동자로 보지 않고 있어 정부가 자영업자에게 사실상 노동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위헌 논란도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한국 외 안전운임제를 시행 중인 국가들은 차종·품목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는 1979년부터 시작해 현재 음식배달 차량을 제외한 전 차종·품목에 적용 중이다. 브라질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 중인데, 적용대상은 일반, 벌크, 냉장, 위험 화물 등 12개 품목”이라며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결국 정부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한다”고 했다.



▲25일 경향신문 5면
 


▲25일 경향신문 5면
신문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물류 운송 차질이 생긴 현황을 주로 전했다. 서울신문은 “전국 주요 항만 등 물류거점에서는 평소와 달리 오가는 화물차를 보기 어려웠다”며 “파업이 길어지면 물류 대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신문들은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달 동시간대 평균 대비 40%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도 “육로 운송이 상당 부분 막히면서 기업들은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었고 주요 항만 화물 반출입량도 급감했다”고 했다.


▲25일 동아일보 6면
세계일보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은 “경제가 비상”이라는 이유로 파업을 비판하는 논조를 폈다. 조선일보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경영계 6단체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파업 철회와 법인세 완화 등을 주문하는 공동성명을 기사화하는 한편, ‘화물업계 관계자’ 말을 익명 인용해 “전체 화물차주 중 3분의 1 정도는 화물연대 파업과 상관없이 운행하고 싶어한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25일 세계일보 1면
다수 신문은 사설에서 노조가 올해 두 번째 총파업에 나선 데 정부와 국회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가장 큰 책임은 그간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한 정부와 국회에 있다”며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 논의를 약속해놓고 (…) 총파업 예고 이틀 전 안전운임제 일몰은 3년 늦추되 품목 확대는 불가하단 방침을 일방으로 내놨으니 노동자들이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고 했다.


▲25일 한국일보 사설
경향신문은 “안전운임제는 물류업계의 해묵은 현안이다. 일몰제 시한 때마다 노·정 충돌을 반복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지도 되물을 때가 됐다”며 정부와 국회에 “일몰제 폐지를 정착, 확장하는 후속 입법”을 주문했다.

한겨레도 “올 연말이면 제도 자체가 폐지될 상황이어서 큰 논란이 뻔히 예상됐음에도 적극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며 “(업무개시명령 엄포는)노동자 처지에선 사실상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대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행태”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겨레는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안전운임제에 소극적인 이유가 대기업 화주들의 이익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윤이 노동권과 안전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고 했다.


▲25일 한겨레 사설
국민일보는 “화물연대 재파업은 지난 5개월 동안 합의 사항 이행에 손을 놓다시피 한 정부와 관련 법 개정에 무관심했던 국회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 그런 만큼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안전운임제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는 만큼 화물연대도 자기 입장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동아일보와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파업을 비난하는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안전운임제가 “안전이 아니라 애초에 적은 일과 많은 돈이 목표 아니었나”라며 “경제단체들이 이 제도에 대해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물류비 급등을 초래하는 제도라며 폐지를 촉구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안전운임제 적용 차량의 일부인 견인용 화물차에서 “교통사고가 8% 증가했다”는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를 인용했다.


▲25일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1%대 성장 코앞인데도 파업 강행한 민노총”, 동아일보는 “화물연대, 힘겨운 경제 더 힘들게 하는 총파업 당장 멈추라”, 세계일보는 “화물연대 5개월 만에 총파업, 국가경제는 안중에 없나”란 제목의 사설을 냈다.

이태원 국조 첫날…대통령실 따라 조사 대상서 “대검 빼자” 비판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 계획서가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5일 아침신문들은 “국정조사를 수행할 특별위원회가 닻을 올렸지만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한국일보)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이 합의 하루 만에 이를 뒤집고 대검찰청을 조사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구해 일부 관철됐고, 실질적인 본조사 기간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재석 의원 254명 중 찬성 220명, 반대 13명, 기권 21명으로 가결했다. 국정조사 기간은 24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45일이다. 조사 대상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대검찰청, 경찰, 서울시, 용산구 등이 포함됐다.


▲25일 동아일보 6면
경향신문은 “여당의 합의 번복 논란으로 국정조사는 불안한 첫발을 뗐다”며 “국민의힘이 하루 만에 합의를 뒤집고 조사 대상에서 대검찰청을 빼달라고 요구해 마약수사 관련 부서장만 부르는 선에서 여야가 추가 합의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 기류는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불만 표출 이후 바뀌었다”고 했다. 국민일보도 “용산 대통령실도 대검찰청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상이 아닌 기관들을 부르는 부분은 목적에서 어긋난다’고 발언한 것”을 지적하며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윤한홍·이용 의원 등이 반대 표를 던진 것도 대통령실과 여당 기류를 보여준다”고 했다.


▲25일 경향신문 6면

▲25일 한국일보 1면
한겨레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맞물려 시간이 빠듯한데다, 향후 국조 진행을 둘러싼 여야 이견도 작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민주당 안에서는 국조 기간 45일이 짧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가습기살균제 국조와 세월호 참사 국조는 모두 90일이었다”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법정 처리 기한(12월2일) 이후로 밀릴 경우 실질적인 활동 기간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했다.


▲25일 한겨레 5면
한겨레는 정부가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유가족 협의회 구성과 관련해 “저녁 6시까지 연락이 없는 경우 의견이 없는 걸로 간주한다”고 문자를 보낸 사실을 보도했다. ‘이태원 참사 원스톱 통합지원센터’는 유족들에게 유가족협의회 구성과 유가족이 모일 장소 제공에 의견을 물으며 이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협의회 구성 시점과 구성 방식은 유가족이 결정할 문제”라며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안내는 일방적통지다. 부적절하다”고 성명을 내 비판했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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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 막는 숨은 존재, ECT는 어떻게 화석연료 기업을 보호하나

 
미국 와이오밍주 데이브존슨 석탄발전소의 2018년 7월 27일 모습.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1도 정도 상승해 1.5도를 향해 가는 중이다. 그런데 지구 기온이 1850년대 대비 1.7~1.8도 상승하면 인구 절반이 생존에 위협적인 더위·습도에 노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2015년 194개국이 파리기후협정에 서명하고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도록 “노력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각국 정부는 매년 유엔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해 지구 온도 상승폭을 제한하는 조치에 합의하려는데 이를 ‘당사국 총회(COP)’라고 부른다. 당사국은 1992년 유엔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한 참가국을 가리킨다. COP27은 유엔의 제27차 기후변화 회의로 이집트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그러나 실질적 성과 없이 소리만 요란한 총회였다는 평가가 많다. 에너지업계의 요구를 수용한 에너지헌정조약(ECT)이 있는 한, 앞으로도 COP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미들이스트아이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Cop27: The dirty secret Europe is hiding at the climate summit

 유럽의 가장 더러운 비밀, 그러니까 유럽이 기후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집트에서 열린 2022년 제27회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다루지 않고 있다. 가장 심각한 온실가스 오염국인 서방 국가들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지 않으면 지구 기온이 재앙적인 1.5도 선을 넘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에너지헌정조약(ECT)을 언급하면 서방 국가들이 이 목표에서 얼마나 거리가 먼 지 드러난다.


이번 기후총회에서 어떤 웅대한 선언이 발표됐어도 상관없다. 유럽 국가들이 1990년대에 ECT를 비준함으로써 사실상 자기 손을 묶은 게 현실이다. 이들이 배출량을 줄이려고 하면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유럽은 스스로를 초국적 에너지 기업의 포로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초국적 에너지 기업들은 보상을 받기 위해 회원국을 인질로 잡고 몸값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향후 20년 동안 유럽은 에너지 정책을 크게 바꿀 수 없다.

ECT의 규정을 보면 수년간의 약속에도, 올해 말까지 화석연료 배출량이 최고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알 수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총회에서 세계 지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구는 기후 혼돈을 되돌릴 수 없게 되는 전환점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 유럽을 그 방향으로 몰고 가는 가장 큰 동인이 바로 ECT이다.

유럽이 ECT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뿌리인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러시아와의 긴장을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이것은 러시아 가스를 독일에 직접 공급하는 두 개의 노드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파괴한 배후와 이유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두 파이프라인은 10월에 폭파됐다.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ECT는 예상대로 논의되지 않았고, 마치 음모라도 있듯 그 내용과 결과에 대해 침묵만 이어진다. 이번 기후회의에서 ECT의 폐기를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럽은 앞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어떤 성과를 발표해도 신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비밀 재판

ECT는 1991년 소련 붕괴 직후에 발효됐다. 에너지업계는 구소련 블록의 국가들이 다시 사회주의로 돌아갈 경우를 대비해 구소련에 있는 화석 에너지 자원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ECT의 채택을 위해 대대적으로 로비를 했다. 결국 기업 이익을 해치게 에너지 정책을 바꾼 ECT 회원국을 고소할 권리를 가져갔다. 회원국은 조약에서 탈퇴하더라도 일몰 조항 때문에 이후 20년 동안 손실 청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고, 분쟁 해결은 특별국제재판소에서 비밀리에 진행하게 됐다.

ECT는 터키, 일본, 중앙아시아 국가들, 영국을 비롯한 개별 유럽 국가과 유럽연합을 포함한 50여 개 국가와 지역기구에서 비준됐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ECT가 녹색 전환 계획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2015년 ECT에서 탈퇴했고, 더 중요하게는 독일이 이번달에 탈퇴 의사를 밝혔다. 스페인, 프랑스, 폴란드, 네덜란드도 이에 따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에너지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단점이 명백함에도 에너지업계는 새로운 에너지 투자를 내세워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와 아시아에서 ECT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ECT에 가입하는 순간 이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은 옵서버로 ECT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한편 러시아는 미비준국이지만 특별국제재판에서 ECT를 준수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에너지업계의 보상 소송

에너지업계는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최근 몇 년 동안 친환경정책을 도입하려는 유럽을 막기 위해 ECT를 이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회원국은 달갑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에너지업계의 갑질에 굴복하고 화석연료를 고수하든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대가로 수천억 파운드에 달하는 막대한 보상금에 대한 소송에 직면해야 한다.

ECT는 녹색에너지 관련 과학과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에 발맞춰 규정을 바꾸면서 유럽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조차 굉장히 어렵게 만든다. 친화석연료 에너지 정책을 개정하려면,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보상 소송에 대대적으로 휘말릴 위험이 너무 커진 것이다. 일례로 영국 노동당의 전 당수 제레미 코빈이 2019년 총선에서 승리해 에너지 부문을 국유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했다면, 일련의 엄청난 손해배상 청구에 직면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ECT는 에너지업계가 연료 빈곤을 해결하거나 에너지 횡재세를 부과하려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게 한다.

유럽이 지구 온난화를 섭씨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설정된 2015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화석연료회사가 ECT 특별재판소에서 계속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 중 하나는 100억 유로의 손해배상청구에 직면한 스페인이다. 네덜란드는 석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려는 계획 때문에 많은 소송에 걸렸고, 이탈리아는 회원국이 아닌데도 일몰조항에 걸린 상태다. 아드리아해에서 석유 및 가스 시추를 금지했다는 이유로 소송에 걸려, 영국 석유회사인 로크호퍼에 2억 1천만 파운드를 손해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또 러시아는 슬로베니아의 GDP에 해당하는 500억 달러가 걸려 있는 일련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2020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ECT로 보호된 에너지 투자가 약 1조 3천억 유로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2020년 기후위기 대응에 세계가 투자한 6천 300억 달러를 훨씬 웃돈다.

앞으로도 ECT 위반을 이유로 한 에너지업계의 소송이 강화되고, 해당 국가는 엄청나게 많은 보상금을 내야 할  것이다. 이런 천문학적인 보상금이 걸려 있는 소송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각국 정부는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ECT가 규제 위축 문제를 낳는 것이다.

이 틈을 탄 에너지업계가 공세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업계가 지난 2년 동안 추가 화석 연료에 대한 탐사를 대규모로 확장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 1,6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AEA)가 새로운 유전 및 가스전 건설에 대한 모라토리엄이 없으면 세계가 기후 재앙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음에도  말이다. 기후총회에 기록적인 수의 에너지업계 로비스트들이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 온 로비스트가 기후 위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10개국의 대표단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너무 작고 너무 늦은 유럽연합의 에너지헌정조약 개혁안

지난 6월 유럽의회 의원들은 유럽연합의 정부에 해당하는 유럽위원회에게 ECT를 폐기하고 회원국이 파리협정의 약속에 따라 에너지 정책을 바꿀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선진국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켜도 지구 온도가 섭씨 2.5도 상승하고 재앙적인 기후가 될 것이라고 유엔이 경고했다. 그러나 유럽이 ECT의 족쇄를 끊어내도 향후 20년 동안 에너지업계의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

유럽위원회는 대신 이달 말 몽골에서 열릴 ECT 회의에서 논의될 개혁안을 제안했다. 에너지조약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는 독일과 같은 나라들을 달래기 위해서다. 개혁안은 유럽연합 회원국이 새로운 화석 연료 투자를 조약에서 제외하고 기존 투자에 대한 책임을 10년 또는 ‘최소 2040년’으로 단축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기후변화 활동가들은 유럽연합의 제안이 너무 작고 너무 늦었다고 경고한다. ECT를 개정하려면 만장일치가 필요하고, 이를 확보하는 것이 과거에는 수년 걸렸다. 게다가 활동가들은 유럽연합의 제안이 합의된다 하더라도 에너지업계가 영국이나 스위스와 같은 비유럽연합 국가에 본부를 두고 소송을 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행동네트워크 유럽그룹의 코르넬리아 마필드는 “유럽연합이 화석연료 보호를 최소 향후 10년 간 보장해 줬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이는 ECT 회원국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거나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서보다는 에너지업계에게 보상금을 주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경단체들은 효과적으로 ECT를 무효화하기 위해 조직적인 대규모 파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지도자들 중 이에 용납할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에너지 전쟁

유럽 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과 에너지업계의 수익이 치솟았고, 유럽은 증가한 프래킹(수압파쇄공법)으로 생산량이 넉넉해진 미국의 액화천연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 그 수입량이 지난 한 해 동안 2배 이상 늘었다.

감시단체 50개의 새로운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회사들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혼란을 틈타 수익을 프래킹과 액화천연가스 수출 기반 시설에 부지런히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가가 이런 추세를 통제하려 하면 ECT로 인해 앞으로 계속 화석연료회사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각오를 해야 한다.

ECT 사무총장은 조약 탈퇴를 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내세워 만약 유럽연합 회원국이 조약을 탈퇴하면 러시아를 대신할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대체 에너지원의 빈정을 사게 돼 유럽 에너지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는 다르다. ECT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기원, ECT의 지속적인 지정학적인 반향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둘 다 환경에는 재앙적인 해를 입힌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뿌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가 소련의 붕괴 이후 어려움을 겪던 2000년대의 ECT로 거슬러 올라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가스 부채를 갚지 못해 분개했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최고 고객인 유럽으로 운송되는 가스를 훔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통한 공급을 2번 차단했다. 그 중 두 번째는 2009년 유럽에서 겨울이 가장 추웠던 해 중 하나였던 2009년에 이뤄졌다.

러시아의 거대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과 우크라이나의 국유기업인 나프나가스의 투자자들은 수년 간 중재 법원에서 각종 분쟁을 둘러싸고 싸워왔다. 그런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 러시아가 ECT를 2009년에 탈퇴한 가장 큰 이유다.

이런 긴장으로 인해 러시아에게 에너지안보를 포함한 국가안보를 의지하던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점차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기울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분열과 그로 인한 우크라이나 내전이 결국 러시아의 침공을 촉발했고,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며 전쟁에 직접 개입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다.

파이프라인 폭발

우크라이나를 통과해 러시아 가스를 공급 받는다는 사실이 불안했던 유럽은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통해 독일로 가스를 직접 운송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2개를 만들었다. 2011년에 개통된 노드스트림 1과 2021에 완공된 노드스트림 2가 그것이다.

그러나 ECT가 야기한 문제가 봉합 됐을 뿐이었다. 특히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을 키우자 독일이 그 중간에 끼게 됐다. 독일이 가정용 난방과 산업용으로 노드스트림을 통해 러시아 가스를 받으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위반할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고, 러시아 가스를 받지 않으면 ECT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유럽 기업들이 독일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독일의 스베나 슐체 전 환경장관은 지난 2월 “우리는 러시아 가스 수입을 중단하면 국제중재재판소에서 보상 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독일은 노드스트림 2의 인증을 연기하면서 시간을 벌려고 했다.

진퇴양난이었던 독일의 상황은 지난 달 일련의 폭발로 노드스트림 1과 노드스트림 2 모두에 큰 구멍이 뚫리면서 드디어 해결됐다. 러시아는 조사에서 배제됐고 독일, 스웨덴, 덴마크는 지금까지 조사 결과를 비밀로 유지하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스웨덴은 ‘국가안보’ 문제로 조사 정보를 공식적으로 공유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모든 것은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ECT는 널리 알려진 그린 뉴딜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국제 협력을 방해하는 에너지 분쟁과 전쟁을 영속시키는 데에도 한 몫 한다.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긴급 조치 없이는 세계가 기후 벼랑 끝에 서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에너지 규제의 법적 구조는 불신과 적대감을 낳고 국가와 국가, 그리고 국가와 인류의 미래를 서로 대립하는 관계로 만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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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총파업! 화물노동자에게 무슨 일이?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2.11.24 17:48
  •  
  •  댓글 0
 
 
 

화물노동자들이 운전대를 내려놓고 총파업에 나섰다.

지난 6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전품목 확대’를 위해 총파업했던 화물노동자들은 24일 0시를 기해 다시 총파업 대오로 모였다.

지난 6개월. 무슨 일이 있었길래 화물노동자들이 다시 총파업을 결단했을까?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된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 여건 개선 및 화물차 안전 확보를 위해 화물차주와 운수 사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24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24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유가 인상 시, 유가에 연동해 운송료를 조정하는 제도인 안전운임제에 따라 화주는 화물 차주에게 안전운송운임 이상의 운임을 지급해야 한다. 폭등하는 기름값으로 인해 ‘달릴수록 적자’인 화물노동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제라 할 수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유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운임의 변동이 없어 목숨 걸고 장시간·과속·과적 운전을 하거나, 운송을 아예 포기하는 처지에 놓여 왔다.

안전운임제는 ‘2022년 12월31일까지 효력을 가진다’는 유효기간 조항(3년 일몰제)으로 올해 말 자동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 적용대상도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해 왔다. 이는 전체 사업용 화물차 중 6.2%에 불과하다. 전체 42만 화물노동자 중 약 2만 6천여 명만 해당된다.

지난 6월 7일, 8일간의 총파업 이후 6월 14일 국토교통부와의 교섭을 통해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안전운임 품목 확대 논의를 합의하며 화물노동자들은 현장으로 복귀했다. 국토부는 공식 입장을 통해 이를 발표했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 국토부

6월 합의 당시 국토부는 주무 부처로서 안전운임제가 일몰 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고, 품목확대의 경우 국회에서 법 개정안을 다루되, 국토부는 화물연대(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함께 품목 확대 방안을 논의해 가며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종료된 직후부터 6월 합의를 파기하는 발언을 지속해 왔다. 특히 화물노동자에 대한 적정운임을 통해 과로‧과적‧과속을 줄이고 도로안전을 증진시킨다는 ‘안전운임제’ 제도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_원희룡 국토부 장관 “(안전운임의 문제들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일몰을 폐지하고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이게 국토교통부의 일관된 입장”(6월16일)

_어명소 2차관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 (6월15일)

“안전운임제는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 법.. 검토 필요”(9월29일)

합의 이틀 만에 국토부 수장이 화물연대와의 합의를 말 한마디로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

▲ 사진 : 뉴시스
▲ 사진 : 뉴시스

노정합의 무시, 장관이 앞장서다

원희룡 장관은 화물노동자 총파업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문제 해결에 나서기는커녕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안전운임 품목 확대 합의를 한낱 종잇장 취급하고 있다. 원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제가 화물연대와의 대화를 통해 안전운임제 연장은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구화나 품목의 확대는 불가능하다, 안전운임제 연장을 위해 협의를 지속해나가자는 합의를 했다”고 합의 내용에 대해 발뺌했다.

그러나 6월 합의 즉시 국토부는 설명 자료(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고, 이는 현재도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이번에 화물연대본부가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함에 따라 그간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국토교통부는 국회 원구성이 완료되는 즉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시행 결과를 국회에 보고할 것이며, 현재 운영 중인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컨테이너, 시멘트)를 연장 등 지속 추진하고, 안전운임제의 품목확대 등과 관련해서 논의할 계획입니다.”

원 장관은 또, “안전운임제는 국회에서 입법으로 정할 사항이다”, “제도 연장은 가능하지만 품목확대는 불가능하다”라는 말을 강조했다. 안전운임제에 대해 “국회에서 입법으로 정할 사항”이라며 정부 책임을 회피하다가, 곧바로 “제도 연장은 가능하지만 품목확대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고 빠져나가다가, 정작 국회에서 논의할라 치면 “불가능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 형국이다.

 

국토부는 “화물연대와 35회에 걸친 협의, 단독으로 14차례 대화를 해왔는데, (노조가) ‘대화를 안 한다’는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운송거부(파업)의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여론몰이도 했다.

그러나 화물연대는 “6월 합의 이후 제도 지속 추진과 품목확대 논의를 약속했지만, 5개월간 어떤 논의도 진전되지 않았다”고 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열흘 남기고 진행된 화물연대-국토부 교섭 자리에서도 국토부는 “품목확대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국토부 내부에서 결정된 방침”이라며 논의를 거부하고 일방적인 입장만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 2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6번길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지부가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2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6번길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지부가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화주’편 들고 ‘화주 책임’ 면해주고…

국토부의 입장에 맞장구를 치듯 정부여당은 안전운임제 개악 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운송운임을 삭제해 화주의 책임을 없애고 ▲과태료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운송운임과 과태료 조항이 삭제되면 안전운임제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 사실상 안전운임제를 무력화하려는 개악안이라 할 수 있다.

앞서 9월 29일,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 안전운임 관련 보고에서 국토부는 ▲화주 책임 삭제 ▲처벌조항(과태료 등) 완화 등 그간 대기업 화주가 요구해 온 개선사항을 반영한 제도 개악안을 제시했다. 이것이 김정재 의원 개악안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이렇게 법안이 개정돼 안전운송운임이 삭제되면, 공급사슬의 정점에 있는 화주의 지불 책임이 사라진다. 운수사의 최소 수입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화물노동자가 받는 안전위탁운임도 지켜지기 어려워지고, 이렇게 되면 화물노동자들의 생계는 불을 보듯 뻔하다.

화주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모두 화주라 볼 수 있다. 상품을 생산해서 수출입 하거나 다른 곳으로 보내는 기업들이다. 화물노동자의 진짜 사장이 화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물노동자는 특수고용 노동자로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데, 이들의 실질적인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주체는 화주다.

안전운임제가 3년 일몰로 도입되면서 한계가 존재했다. ‘어차피 곧 사라질 제도’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제도 준수율을 낮추게 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미만의 운임을 지급하는 등 제도위반 사례가 빈번했고, 3년 시범 운영을 악용한 화주들은 운영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일단 버티는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년간 5천 건이 넘는 위반 신고가 있었으나 실제 과태료 부과까지 완료된 것은 91건(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운임 품목확대’ 대해서도 민생경제특별위원회 보고서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담아 노골적으로 품목확대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국토부는 국회에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가 불가능한 이유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국회 논의가 시작되기 직전에 국토부의 반대입장이 공표되면서 개정안에 대한 논의는 더욱 어려워졌다.

누가 국민의 안전을 해치는가

안전운임제가 3년 후 사라지는 일몰제로 도입된 데에 국민의힘이 역할을 했다. 2018년 제도 도입을 위한 국회 법안논의 당시 이헌승·박맹우 등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은 “화주들에게 지나친 부담이 간다”,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해친다”며 반대했다. 이로 인해 최초 발의된 법안에는 없었던 일몰제 규정이 삽입됐다. 화물노동자들이 총파업을 하게 만든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한 정당이지만 이제 발 빼기에 급급한 국민의힘이다.

지난 5월, 한국교통연구원이 주최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성과 평가 토론회’에선 제도 시행 이후 ▲화물노동자의 노동시간이 감소하고 ▲과적이 감소하였다는 공통된 결론이 도출된 바 있다. 연구원은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 제도가 지속 시행되어야 함”을 밝혔다.

또, 한국안전운임연구단의 연구에서는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과로‧과적‧과속의 감소에 따라 전반적인 노동위험수준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한국안전운임연구단, 「한국 안전운임 시행효과 분석 및 지속가능한 제도시행을 위한 조사결과」,2021
▲ 한국안전운임연구단, 「한국 안전운임 시행효과 분석 및 지속가능한 제도시행을 위한 조사결과」,2021
▲ 한국안전운임연구단, 「한국 안전운임 시행효과 분석 및 지속가능한 제도시행을 위한 조사결과」,2021
▲ 한국안전운임연구단, 「한국 안전운임 시행효과 분석 및 지속가능한 제도시행을 위한 조사결과」,2021

이렇게 42만 화물노동자의 생존권, 나아가 도로 위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안전운임제’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국토부와 여당은 책임회피로 일관 중이다.

현재 안전운임제 관련 5개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3년 일몰로 도입된 안전운임제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 안전운임제는 사라진다. 직접 합의하고 보도자료까지 내놨던 것을 스스로 뒤집으며 안전운임제를 폐지하려는 국토부. 여기에 앵무새처럼 힘을 보태는 국민의힘. 누가 끝까지 국민의 안전과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총파업을 앞둔 22일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국회 법안 통과에 총력을 다할 것이며, 정부-여당의 기조를 바꿀 때까지, 완벽하게 약속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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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진통 끝에 ‘대통령실 포함’ 국정조사 합의...24일 첫발

주호영 “사고 원인, 재발 방지 조사 필요하다 생각”...박홍근 “유가족 울분 여당도 외면할 수 없었을 것”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실시 관련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2.11.23. ⓒ뉴스1
 
여야가 진통 끝에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던 대통령실이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기간은 당초 야당이 제시한 60일에서 45일로 축소했지만,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뒀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24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왔다. 상상할 수 없는 국가적 대참사 앞에 ‘국회가 나서서 낱낱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밝히고, 나아가서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그런 취지를 여야가 함께 받아 안아서 논의한 끝에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정말 있는 그대로의 사실 규명에 최선을 다해서 국회에 주어진 책무를 다하고, 그 성과를 국민께 인정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 원내대표는 “156명(실제 사망자는 158명)이나 되는 젊은 생명들이 조금만 준비하고 노력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그런 사고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제대로 국정조사를 해서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재발 방지를 하려면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이유로 ‘경찰 수사 선행’을 꼽아온 주 원내대표는 마음을 돌리게 된 배경에 대해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내일 혼자서라도 의결하겠다고 해서 국회가 같이, 여야가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가 정쟁에 흐르지 않고 그야말로 진실을 발견하고, 두 번 다시 유사한 사고가 생기지 않는 재발 방지 대책을 꼼꼼히 짜는 그런 모범적인 국정조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합의를 통해 오는 24일부터 45일간을 국정조사 기간으로 정했다. 단, 본회의 의결로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 기관 보고, 현장검증, 청문회 등 본조사는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직후에 하기로 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 처리 시한은 다음 달 2일이다. 민주당은 본격적인 조사 착수 전까지를 예비조사 기간으로 보고, 필요한 자료 제출을 기관에 요청하는 등 준비 시간을 갖겠다는 계획이다.

여야가 합의한 국정조사 대상 기관 중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중앙응급의료상황실 포함) ▲대검찰청 ▲경찰청 ▲소방청 ▲서울특별시 ▲서울시 용산구 ▲서울경찰청 ▲서울용산경찰서 ▲서울종합방재센터 ▲서울소방재난본부 ▲서울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를 포함해 기타 위원회가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해 의결로 정하는 기관.

앞서 야 3당(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이 제시한 조사 대상 기관에서 대통령실 대통령경호처, 법무부, 경상남도 의령군 등이 빠졌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가진 별도의 간담회에서 “야 3당은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참여를 결정하고 협상에 들어온다면 이런저런 요구들이 많아질 것을 감안해 요구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법무부를 뺐지만 대검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요구해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대검, 경찰청 조사를 통해 대통령실 용산 이전, 마약 수사 등으로 인한 참사 당일 경찰 인력배치 문제에 대해 짚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역대 국정조사를 합의하고 나서도 자료 제출 요구, 검증 등에 10일에서 2주가량의 시간이 걸렸다”며 “그 기간이 끝난 시점이 예산안 처리 시점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야 3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의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견례를 하고 있다. 2022.11.23. ⓒ뉴스1

박홍근 “조속한 유족 면담 필요”, 여야 국조 특위 18인 명단 발표

나아가 야 3당 계획안에 적시된 ‘정부와 관련 기관·단체·법인·개인 등은 수사와 재판을 이유로 조사(예비조사 포함)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조항을 수정해달라는 요청이 국민의힘으로부터 왔지만 박 원내대표는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2014년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때도 이런 조항이 있지 않다 보니 제대로 조사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최순실 국정조사 땐 이런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극적 합의가 이뤄진 결정적인 이유는 “유족이 직접 나서서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는 것”을 꼽았다. 그는 “유가족의 울분을 국민의힘도 결코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조속히 유가족과 면담을 갖고, 직접 이분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유가족의 전날 기자회견이 국정조사 참여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을 받고 “합의에 영향을 미친 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정조사 특위는 24일 오전 첫 전체회의를 열어 당일 오후 본회의에 올릴 계획서 성안 작업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우상호(위원장)·김교흥(간사)·권칠승·신현영·윤건영·이해식·조응천·진선미·천준호(9인), 국민의힘 이만희(간사)·김형동·박성민·박형수·전주혜·조수진·조은희(7인), 정의당 장혜영(1인), 기본소득당 용혜인(1인) 의원이 각 당 참여 위원으로 내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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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님, '구원자'가 되려 하지 마십시오

[주장] '빈곤 포르노' 정쟁에 가려진 진짜 문제... '상품화'된 가난과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

22.11.24 04:55l최종 업데이트 22.11.24 04:55l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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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 질환이 있는 소년을 안고 찍은 영상과 사진이 공개되면서 '빈곤 포르노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일어났다. 시간이 지나며 여당에서는 야당 의원이 대통령 배우자에게 '포르노'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비판하면서 논란은 정쟁으로 변했다. 여당이 반격을 위해 '빈곤'이 아닌 '포르노'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대통령 부인에게 포르노라니!' 하는 식이다.

언론 매체에서는 연일 '빈곤 포르노' 공방 중이다. 그런데 국제개발협력 사회에서는 몇몇 청년 활동가 그룹을 제외하고는 조용하다. 오랜 시간 동안 빈곤 포르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발전대안 피다는 대통령 배우자의 캄보디아 소년 영상으로부터 시작된 이슈의 핵심을 짚어보고자 한다.

"광고주들은 항상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집중한다"

'빈곤 포르노'는 무엇인가? 여러 언론에서 밝혔듯이 빈곤 포르노는 덴마크의 요르겐 리스너(Jorgen Lissner)가 1981년 처음 제기한 '사회적 포르노(social pornography)'에서 기인한다. 덴마크 원조 단체인 단처치에이드(Danchurchaid)의 사업 책임자인 그는 잡지 <뉴인터내셔널리스트>에 기고한 '비참함의 상인들(merchant of misery)'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회적 포르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광고주들은 거의 항상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집중한다", "배가 부풀어 오르고 나른한 눈을 가진 쇠약해진 아이들을 계속해서 보고", "많은 광고주들이 '수익성' 측면에서 굶주린 아이들을 보여 주는 것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40여 년 전 한 유럽 국가의 어떤 현상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데 2022년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전혀 낯설지 않다. 우리는 매일 저녁 TV 광고를 통해 "배가 부풀어 오르고 나른한 눈을 가진 쇠약해진 아이들"을 보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요르겐 리스너는 원조 단체가 굶주린 아이의 이미지를 광고를 통해 활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단정하며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굶주린 아이들을 보여 주는 광고는 관련된 사람에 대한 존경과 경건함 없이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벌거벗은 상태로 전시하는 포르노에 가깝다. 둘째, 이런 광고에서 사용하는 굶주린 아이들에 대한 이미지는 물질적 부와 풍요가 있는 서구 사회의 우월감을 강조한다. 셋째, 광고의 목표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기에 왜곡된 현실을 이야기한다.

즉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지 않고 광고주들에 의해 구성된 일방적인 관점을 현실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다수에게 제시한다는 것이다. 반론도 있다. 빈곤 포르노성 모금 홍보 영상과 사진은 실제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 준다. 동정, 연민, 책임의 가치를 전해 더 많은 후원금을 이끌어 낸다. 이런 영상이나 사진을 쓰지 않아 부족한 자금 때문에 굶고 병들어 죽어가는 아이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빈곤 포르노성 모금 홍보 영상과 사진들이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빈곤 포르노성 모금 홍보 영상은 어떤 특성을 가질까? 2013년 캐나다에서 빈곤 포르노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캐나다 요크 대학교수인 제니스 나탄슨(Janice Nathanson)은 토론토 대학 교수인 폴 러더포드(Paul Rutherford)가 제시한 대중의 의식과 행동을 변화하게 하는 세 가지 접근법인 획일화(Totalizing), 호명화(Interpellating), 개인화(Privatizing)를 활용해 캐나다 개발 NGO의 모금 홍보 영상과 사진을 분석했다.

먼저, 획일화는 광고자가 가진 이데올로기가 텍스트(영상·문서 등)를 통제해 메시지에 명확하고 동질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권력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관련된 것들을 획일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이다. 모금 홍보 영상에서는 주로 권력을 가진 주체가 독백 방식 메시지를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나 가족은 말하지 않는다. 

둘째는 호명화다. 권력자의 메시지는 후원자 개인에 맞춰져 기부를 요청한다는 것이다. 선한 이미지의 화자가 진실된 모습으로 '당신이 이 불쌍한 아이를 도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구원자로 호명된 기부자가 문제 해결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동안, 아이는 도움을 기다리는 피동적인 존재로 남는다. 

셋째는 개인화로, 집단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사회 이슈를 도덕 문제로 전환한다. 계급, 인종, 차별, 불평등, 국가의 실패, 기후 변화, 신자유주의 체제로 인한 구조적 문제는 가려지고 빈곤은 무능력한 부모와 게으른 개인의 문제로 남는다.

대통령 배우자의 캄보디아 심장질환 소년 방문 영상을 폴 러더포드의 세 가지 접근법을 활용해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권력자는 '불쌍한 심장 질환 소년을 안타까워하는 대통령 부인'이라는 메시지를 표명하기 위해 상황을 완전히 통제해 획일화했다. 

YTN '뉴스캐치'가 유튜브에 올린 1분 27초짜리 영상을 보면 대통령 배우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유 이렇게 착한 애들이 아유...", "다음엔 만날 땐 더 건강해서 같이 만나야 돼요", "약속", "잘 치료받아야 돼요", "아유. 너무 순수해, 애들이 아유...", "힘을 내야 돼요, 우리 큰형은", "엄마가 계속 너무 울어서 내가 너무 마음이 너무 아팠어" 대통령 부인의 독백의 연속이다. 소년과 큰형은 한두 마디 인사로 생각되는 말만 했을 뿐이다. 권력자의 의도를 완벽히 반영해 영상 전체를 자애로운 대통령 배우자로 획일화했다.  

둘째, 호명화다. 영상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소년을 돕자는 이야기를 명시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안타까워 하는 권력자의 모습을 담은 짧은 영상이 나간 후 후원자들이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대통령실 부대변인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대통령 부인은 "마침내 생명의 길이 열렸다"고 안도했단다. 아픈 캄보디아 소년의 구원자는 대통령 부인과 그에 의해 결과적으로 호명된 한국인들이었다.

셋째, 개인화다. 영상에는 캄보디아 소년이 캄보디아 의료시설이 아닌 한국인이 설립한 헤브론 병원에서 치료 받을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리고 소년의 건강 회복을 위해 가족이 기울였을 노력과 한계 등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 소년의 어머니는 영상 초반부에 울고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긴장한 표정의 가족들은 소년을 안고 있는 대통령 부인 뒤에 배경처럼 앉아 있다. 이렇게 불쌍한 개인의 모습만 묘사된다. 그래야 구원자가 더 돋보이기 때문이다. 

14세 청소년을 굳이 어린아이처럼 양팔에 안고 있는 대통령 배우자의 모습은 스스로를 구할 수 없는 아프리카인을 구원하러 온 백인 구원자라는 전형적인 '백인 구원자 콤플렉스(white savior complex)'의 재현이다. 누군가는 '짧은 영상에 복잡한 구조와 맥락을 어떻게 담겠느냐'라 질문할 것이다. 바로 그것이 빈곤 포르노성 영상의 전형적 모습이다. 복잡한 서사는 걷어 치우고 불쌍한 개인에게 집중해야 후원자가 돋보인다.

침묵의 동조자가 되지 않기 위해선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환아의 집을 찾았다. 김 여사는 아이를 어린 아이처럼 안고 사진을 찍었다.
▲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환아의 집을 찾았다. 김 여사는 아이를 어린 아이처럼 안고 사진을 찍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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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배우자의 캄보디아 소년 방문 동영상 공개 이후 우리 사회에서 '빈곤 포르노' 논란이 이어졌다. 그런데 빈곤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는 어떤 반응이 있었을까?

먼저 '공적인사적모임'이라는 청년 활동가 그룹이 용기 있게 문제를 제기하고 빠르게 서명 운동을 전개했다. 22일 현재 약 1만9000여 명의 시민들이 서명했다고 한다(관련 링크). 소셜미디어 상에서 개인들의 울분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빈곤 포르노 논란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청년 활동가 그룹과 개인의 문제 제기 외에 기성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단체들의 집단적 움직임은 없었다. 

대통령 배우자의 캄보디아 소년 방문 영상과 관련한 빈곤 포르노 논란은 본질과 관계 없이 여야 정쟁으로 흘렀다. 때문에 평상시 정치적 이슈에 거리를 두는 경향이 짙었던 개발 NGO들이 어떤 입장을 표명하든 정치적 광풍에 휘말릴 수 있음을 우려했던 것 같다. 그리고 후원자들에게 정치적 문제에 휘말리는 단체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함에도, 아동 보호와 인권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는 단체들이 빈곤 포르노 논란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발 NGO 협의체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가 2014년 제시한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주요 규범들을 어긴 이 빈곤 포르노성 영상 자체에 대한 우려를 표시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왜 침묵했을까? 빈곤 포르노성 모금 홍보 영상에 관한 좀 더 민감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40여 년 전에 요르겐 리스너가 지적한 '굶주린 아이의 이미지를 광고를 통해 활용하는 비윤리적'인 행위가 2022년 한국의 유명한 단체들에 의해 지속되며 매일 저녁 TV에서 광고의 형태로 방영되고 있다. 리스너는 "현금이 계속 유입되고 구호기관이 계속 운영되는 데 필수적"이라며 비윤리적 광고를 계속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시대를 40년이나 뛰어넘지만 현재 한국에서 이런 영상이 계속 사용되는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 상황에 따라 변하는 불안정한 모금 시장, 해외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 등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방식이 후원자들로부터 후원금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빈곤 포르노성 모금 홍보 방식의 기저에는 마치 후원을 상품처럼 만들어 판매하는 자본주의 시장의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치열한 모금 시장에서 더 많은 후원을 유치하기 위해서 더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 방송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작된 빈곤 포르노성 모금 홍보 영상은 비윤리성에 대한 별다른 문제 의식을 가지지 않은 후원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리고 감동은 쉽게 후원으로 연결된다.

과연 아동 보호, 인권 등의 고귀한 보편적 가치를 비윤리적 방식을 통해 효과적으로 성취하는 것이 옳을까? 상업 회사로부터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 단체를 통해 글로벌 빈곤 해소와 인권 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후원자들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대통령 배우자의 캄보디아 심장질환 소년 방문 영상이 우리 사회에 야기한 '빈곤 포르노' 문제의 본질은 발전 문제를 상품 판매처럼 다루는 행태다. 빈곤과 불평등 그리고 인권 침해 등을 야기한 구조적이고 맥락적인 원인은 가리고, 개인과 가족의 불행에만 초점을 두고 마치 작은 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듯이 여기도록 효과적인 상품을 판매하는 행태가 문제의 핵심이다. 누가 이것을 고칠 수 있을까? 바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자신이다.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내부에서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단체의 최고 지도부가 결심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그리고 윤리 의식을 가진 후원자가 중요하다. 

빈곤 포르노성 후원 모금 자료와 영상을 제작하고 방영하는 단체를 선택하지 않는 의식 있는 시민들의 행동이 필요하다. TV에서 빈곤 포르노성 모금 홍보 영상을 방영하지 않고, 그런 후원 자료를 활용하는 단체들이 시민들로부터 질책 받는 사회야말로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지표일 것이다.

다시 우리 사회에 빈곤 포르노 논란을 가져온 대통령 배우자로 돌아가 보자. 앞으로 4년 6개월여 남은 대통령 임기 동안 대통령 배우자는 수많은 개발도상국을 방문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권력자들은 현지 사회의 어려운 이들을 돌아보는 좋은 이미지를 보여 주기 위해 사회적 약자들을 방문한다.

앞으로의 방문에서는 국가를 또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과도하게 연출된 그리고 국제 사회의 규범을 벗어나는 행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통령 배우자에겐 혹시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국제 사회의 규범을 살펴보고 전문가와 활동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권한다.

이번 빈곤 포르노 논란으로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한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그 시작은 자기 성찰에서 시작될 것이다. 단체들은 모금 효과성에 빠져 '비참함의 상인'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후원자들은 동정심만 가득한 비윤리적 모금 상품 구매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빈곤 포르노에 대한 침묵의 동조자가 될 것이다.

태그:#국제개발협력, #공적개발원조, #빈곤포르노,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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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대북 독자제재로 위기 조성..윤 정권을 왜 보고만있나"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11.24 08:43
  •  
  •  수정 2022.11.24 08:53
  •  
  •  댓글 2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대북 독자제재를 언급한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정권 교체'까지 거론하며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은 24일 담화를 발표해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며 정권 교체를 시사하는 등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어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고 덧붙였다.

'정면대결엔 정면대결로' 맞선다는 기조를 넘어 남측을 직접 겨냥한 추가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는 직접적으로는 지난 18일 외교부가 북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하여 앞으로 미, 일 우방국들과 함께 안보리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 등 공조를 강화해 나가고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이틀 전에는 유엔안보리가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문제삼은 공개회의를 겨냥해 자위권 행사였음을 강조하며 초강경대응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먹으며 돌아치는 들개에 불과한 남조선 것들'이라는 거친 표현를 동원하여 "무용지물이나 같은 《제재》따위에 상전과 주구가 아직까지도 그렇게 애착을 느낀다면 앞으로 백번이고 천번이고 실컷 해보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면서 "《제재》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며, "안전하고 편하게 살 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 것"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 (전문)

지난 22일 남조선외교부것들이 우리의 자위권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들며 그것이 지속되고있는것만큼 추가적인 《독자제재》조치도 검토하고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

미국이 대조선《독자제재》를 운운하기 바쁘게 토 하나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외우는 남조선것들의 역겨운 추태를 보니 갈데 없는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라는것이 더욱 명백해진다.

나는 저 남조선졸개들이 노는짓을 볼 때마다 매번 아연해짐을 금할수 없다.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먹으며 돌아치는 들개에 불과한 남조선것들이 제 주제에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제재》하겠다는것인지 정말 보다보다 이제는 별꼴까지 다 보게된다.

무용지물이나 같은 《제재》따위에 상전과 주구가 아직까지도 그렇게 애착을 느낀다면 앞으로 백번이고 천번이고 실컷 해보라.

《제재》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다.

안전하고 편하게 살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것이다.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

뻔뻔스럽고 우매한것들에게 다시한번 경고한다.

미국과 남조선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것이다.

  

주체111(2022)년 11월 24일

평 양(끝)

(출처 : [조선중앙통신]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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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주52시간제’를 무너뜨리는 방법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1/24 10:25
  • 수정일
    2022/11/24 10:2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2.11.23 16:24
  •  
  •  댓글 0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 그중 장시간 노동을 부르는 ‘주52시간제 개악’의 구체적 내용이 드러났다.

고용노동부가 노동시장 개혁의 우선 추진과제라며 ‘근로시간 제도 및 임금체계 개편’을 지목했고, 이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지난 7월18일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발족했다. 이들이 내놓은 안이다.

연구회는 지난 17일 ‘노동시간 개편’을 주제로 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주52시간제 개편안의 윤곽을 내놨다.

▲ 지난 7월18일 미래노동시장연구회 킥오프 회의,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연구회 참가자들. [사진 : 뉴시스]
▲ 지난 7월18일 미래노동시장연구회 킥오프 회의,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연구회 참가자들. [사진 : 뉴시스]

주 69시간 노동? 기업 소원 수리 시작

근로기준법 50조가 정한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1주간 40시간이다. 그리고 53조를 통해서 이를 초과해 1주간 12시간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개편안에는, 주 단위로 12시간을 넘지 못하던 연장근로시간을 월이나 분기 또는 연 단위로 관리하겠다는 방안이 들어있다. 즉,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시키더라도 월 48시간(12시간×4주)만 넘지 않으면 합법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기업의 필요에 따라 일이 몰릴 땐 더 많이 일하고, 그렇지 않을 땐 적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여기엔 일은 더 많이 시키고, 임금은 더 적게 주기 위한 의도가 숨어져 있다.

먼저, 연구회는 “장시간 집중근로 방지를 위해 근로일 사이 ‘11시간 연속휴식’ 등의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11시간 연속휴식은 지키면서, 다른 주에 연장근로를 덜 하고 1주 평균 52시간만 맞춘다면 주 69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게 된다.

주69시간 노동은, 윤 대통령이 선거 공약을 낼 때부터 “노동시간 총량 규제를 연간 단위로 확대하겠다”며 이미 밑그림을 그렸고, 이는 경총이 지난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정책제안서 “연장근로시간 총량 규제를 주 단위에서 월 또는 연 단위로 변경해 달라”는 요구와 같은 것이다.

일한 시간만큼 임금 안 주기 ‘꼼수’

주52시간제 파기는 노동자들에게 실질임금 삭감이라는 후과를 남긴다.

연구회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방안을 내놨든데, 쉽게 말해 업무량이 많을 땐 초과근무를 하고, 초과근무 시간을 저축한 뒤 업무량이 적을 때 휴가 등으로 소진하는 제도다.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주 단위가 아닌 월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활용하면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대한 수당을 휴가로 지급받게 돼 초과근로에 지급되는 통상임금 50%의 가산 수당이 무의미해진다. 그만큼의 임금손실이 생기는 것이다. ‘근로자가 원하는 경우’가 전제이긴 하나 비정규직이나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의 경우 사용자 측의 고용계약 해지가 두려워 이런 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연차휴가도 제대로 소진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연장·야간·휴일노동시간을 휴가로 보상하거나 대체한다는 것은 결국 일한 시간만큼의 임금을 안 주는, 그래서 사용자에게만 이득이다.

현재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포괄임금제’도 문제다. 주52시간제가 월 단위로 관리되면 실질 임금삭감 흐름에 더 큰 작용을 일으킨다.

실제 근무한 시간과 관계없이 매달 연장·야간·휴일노동시간(시간외근무) 등을 정해두고 이에 상응하는 고정수당을 지급하는 포괄임금제. 즉,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이나 대체휴무가 없다는 뜻이다. 포괄임금제가 ‘장시간노동’과 ‘공짜노동’을 부추기는 와중에 주 52시간 상한제가 월 단위로 적용돼 주 69시간을 일할지라도, 가산수당은 그림의 떡이다.

결국, 노동자는 장시간 집중노동을 하는 반면, 사용자는 초과근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이득을 챙기게 된다. 2019년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 가운데 195곳 중 포괄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57.9%에 달한다. 연구회는 ‘포괄임금제 금지’ 방안에 대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연구회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도 들고 나왔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게 된다면, 이 역시 사용자들은 총량 한도 내에서 마음대로 노동시간을 늘렸다가 줄였다 할 수 있다. 노동자들에게 일이 몰릴 때 초과수당 없이 장시간 노동을 하게 만드는 건 똑같다.

연구회가 내놓은 이런 방안들 모두 윤 대통령 대선 공약에 담긴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가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다.

▲ 지난해 12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최저임금, 주52시간 근무제’ 철폐 발언을 규탄하는 청년들의 퍼포먼스. 2021.12.02. [사진 : 뉴시스]
▲ 지난해 12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최저임금, 주52시간 근무제’ 철폐 발언을 규탄하는 청년들의 퍼포먼스. 2021.12.02. [사진 : 뉴시스]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실체

 

대선 후보시절부터 일관되게 노동개악 의지를 표명해온 윤석열 정부는 지난 7월18일 4개월의 임기로 ‘미래노동시장연구회’를 발족하며 본격적인 노동개악에 시동을 걸었다. ‘주52시간 상한제 폐지’에서 보여지듯 더 많이 일을 시키고, 임금은 더 적게 주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윤 정부는 노사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한 사안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을 예상해, 소위 학계와 전문가들을 앞세워 노동개악의 발판을 만들겠다며 머리를 짜낸 게 ‘미래노동시장연구회’다.

연구회 명단을 보면 그 면면이 심상치 않다. ‘손 안 대고 코 푼다’고 손쉽게 노동개악을 추진하려는 윤 정부의 속내가 드러난다.

정부가 발표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참여자(12명) 중엔 익히 알려진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있다. 권 교수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간사였다. 그는 지난 여름 최저임금 심의 당시, 최저임금 수준을 심의할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법정기한 준수’를 강조하며 심의를 재촉했고, 사용자위원들이 주장한 ‘지불능력’을 고려한 수치를 심의 촉진구간으로 제시했다. ‘최저임금 인상 최소화’라는 정부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서둘러 심의를 끝내는 데 앞장섰다. 권 교수는 지금 연구회의 좌장을 맡고 있다.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첫 번째 경제·정책 과외교사로 유명하다. 그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반대해왔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공공부문의 신규 취업을 억제시킨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연차에 비례해 임금을 주는 연공급 중심(호봉제) 임금체계에 대해선 “기업에 과도한 비용 부담을 안긴다”며 반대했다.

윤 대통령은 교사에게 배운대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비롯해 ‘직무가치와 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 개편 등을 공약으로 내놨고, 그 교사는 현재 윤 정부 산하 미래사회노동연구회에 몸담고 있다. 또한 정 교수는 고용․노동 분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 신임 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또, 연구회 소속 박철성 한양대 교수 역시 연령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파견업무 제한 대상을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노동계가 반발하는 내용들을 자기 주장으로 갖는 인물들이 연구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며 이미 짜여진 정부 정책방향대로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동행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출범을 보수 일간지조차 “들러리”라고 우려할 정도다.

연구회는 지난 17일 노동시간 제도와 관련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고 했지만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민생에 ‘비상’을 안기는 ‘비상경제 민생회의’

정부가 주52시간제를 비롯한 노동정책의 방향을 잡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상경제 민생회의’는 경제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민생을 챙기기 위한 회의일진 데, 그 안에선 ‘민생’ 챙기기는커녕 반노동 정책들이 논의되며, 구체적인 실행 준비까지 하고 있다. 주52시간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7일, 윤 대통령이 주재한 이 회의(11차 회의)가 생중계됐다. 보수 언론조차 ‘비상스럽지 않다’고 평가가 즐비한 이날 회의에 대해 일간지들은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경제를 이끌어갈지 알기 어려웠다”는 평가를 내면서도 ‘주52시간 규제 완화’, ‘30명 미만 영세기업 연장근로 허용’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대해선 “적절한 조치”라고 치켜세웠다.

그 후 정부는 지난 1일, 11차 비상경제 민생회의에 대한 후속 조치를 내놨는데 근로시간을 유연화해 장시간 노동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해외건설산업을 집중육성하기 위해, 해외건설업에 대해선 주52시간제 보완제도 중 하나인 ‘특별연장근로제’ 활용기한을 연90일에서 180일로 연장하는 것으로 하고, 고용노동부 지침을 개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별한 사유가 인정될 시 주 64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다.

또, 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올해까지 인정되었던 1주 8시간 추가연장근로(1주 60시간)를 2년 더 연장하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연내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실행계획을 갖고 있다.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기보다 방치하고 권장하는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은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감축하기는커녕 사용자들의 재량권을 더욱 강화해 장시간 노동 부문을 더 확대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장시간 노동체제를 확대하고 노동시간 양극화를 불러올 게 훤하다.

윤 대통령은 유력 대권주자였던 지난해 7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를 “실패한 정책”이라 비판하며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주120시간 노동 발언이 괜한 발언이 아닌 게 되고 있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다음 달 13일 최종 권고문을 발표한다. 연구회의 권고문은 노동시간과 임금체계, 기타 개혁과제 3개 분야로 나눠 나올 예정이다.

의심스러운 연구회 출범과 연구회 구성원 면면, 그들의 지향을 봤을 때 향후 제시될 남은 과제들도 어떤 방향의 권고문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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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파업에 경향 “정부 방관 재파업 불러” 조선 “나만 살자는 것”

  • 기자명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2.11.24 07:44
  •  
  •  댓글 0
 
 

민주노총 총파업에 진보언론 “정부 방관이 재파업 불렀다” 보수언론 “총파업 정치적 목적”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 조선 “민주당, 참사 이용해 대장동 수사 벗어나려는 생각해서는 안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4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24일 오전 10시 16개 지역본부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연다. 24일 주요 아침신문들은 화물연대 총파업 소식을 실었지만 차이는 극명했다. 

진보언론은 화물연대와 정부 간 대화가 없었다는 점을 비판하며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이유를 조명하는 기사를 주로 내보냈다. 반면, 보수언론은 이번 총파업에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규정하며 시민 피해를 강조했다. 

한겨레 3면 ‘“폭발 위험 안고 16시간 운행…안전운임 불가라니 차 세울 것”’
경향신문 1면 기사 ‘“화물 대체 운송 거부합니다” 간접지지 나선 운송노동자’
조선일보 사설 ‘경제 한파에 줄파업 민노총, ‘남은 어찌 되든 나만 살자’는 것’
동아일보 10면 ‘의료파업에 일부 수술 연기…화물연대는 오늘부터 무기한 돌입’
중앙일보의 1면 ‘경제 한파 엎친데…수조원 피해 물류파업 덮쳐’

민노총의 파업을 ‘정치 파업’으로 규정하면서 해결에는 방관하는 정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한겨레는 1면 기사 ‘화물연대 오늘 파업…당정, 대화제안 없이 ‘엄단’ 경고만’에서 “정부와 여당은 이번 파업을 “정치 파업”으로 규정하고 엄단 의지를 밝혔다”며 “정부와 여당이 지난 6월 화물연대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 논의’를 합의하고도 5개월간 후속 조처에 나서지 않은 데다, 물류대란을 목전에 두고도 대화 등 해결책 모색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책임론이 제기된다”고 했다. 

▲ 한겨레 1면 갈무리.
▲ 한겨레 1면 갈무리.

경향신문도 정부의 방관이 재파업을 불렀다고 강조했다. 3면 기사에서 “화물연대의 총파업 재개는 예견된 일이었다”며 “지난 6월 이후 5개월이 지날 때까지 정부는 방관했다. 국토부는 국회가 입법안으로 해야 한다고 미뤘다. 국회에선 여야가 지난 7월 민생경제특별위원회까지 꾸렸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는 이유를 조명한 기사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한겨레는 3면에서 유류품 수송 탱크로리 기사, 곡물 수송 24t 트레일러 기사, 자동차 운송 ‘카 캐리어’ 기사 등 이번 파업에 동참하는 차주들을 인터뷰해 사고 위험과 파업 동참 이유를 생생하게 담았다. 

경향신문도 1면 기사 ‘“화물 대체 운송 거부합니다” 간접지지 나선 운송노동자’에서 연대에 나선 다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철도와 공항·항만, 버스·택시 등 운수업 노동자들은 화물연대 총파업을 지지하며 파업 기간 대체 운송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 한겨레 3면 갈무리.
▲ 한겨레 3면 갈무리.

반면, 보수언론은 총파업은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면서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건설노조, 화물연대, 학교비정규직노조가) 날짜를 맞추어 대규모 연쇄 파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 파업이 정치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계획된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총파업 요구 사항에 근로시간과 임금 체계 개편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 개혁과 공공 부문 효율화에 반대하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경제, 다른 근로자들이 어떻게 되든 ‘나만 살자’는 것”이라며 “민노총의 폭주는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민노총의 세 과시와 압박에 굴복하면 우리 사회와 경제는 이들에게 계속 끌려다니게 된다”고도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10면(사회)에서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소속 조합원들의 파업 출정식 사진 아래에 용산 대통령실 주변 주민과 상인들이 최근 각종 집회·시위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특히 지난 9월 좌파 성향의 촛불행동이 첫 집회를 시작한 뒤 민원이 더 늘었다. 이 단체는 광화문 인근에서 집회하고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한 뒤 해산하는 식의 시위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실 주변 주민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 조선일보 10면 갈무리.
▲ 조선일보 10면 갈무리.

민노총 파업을 주제로 삼은 동아일보 10면(사회) 기사 제목은 ‘의료파업에 일부 수술 연기…화물연대는 오늘부터 무기한 돌입’, ‘시멘트-레미콘 업계 “운송중단 길어지면 생산 멈춰야”’, ‘안전운임 시행뒤 화물차 사고 되레 증가’였다. 

“파업에 의사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병동 관리 인력이 부족해져 백내장 수술 등 비응급 수술이 일부 연기됐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화물차 교통사고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등 기사는 모두 민노총의 파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동아일보 10면 갈무리.
▲ 동아일보 10면 갈무리.

중앙일보의 1면 기사 제목도 ‘경제 한파 엎친데…수조원 피해 물류파업 덮쳐’였다. 기사는 “민노총이 분야별 릴레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경제·사회적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예상되는 피해를 나열했다. 

▲ 중앙일보 8면 갈무리.
▲ 중앙일보 8면 갈무리.

‘경제난 속 파업 비상’이라는 제목을 정한 8면(사회) 기사 ‘화물파업 장기화 땐 철강·차·조선·건설 줄줄이 마비 우려’에서는 “문제는 이번 민주노총의 파업이 생업보다는, 세를 과시하고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에서 벌어진다는 것”이라는 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에 정부부처 적극적 협조 강조

여야가 지난 23일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후 국정조사를 개시하고, 조사 기간은 24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45일로 하되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 대상 기관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과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검찰과 경찰, 소방청, 서울시 및 용산구 등으로 정했다. 

▲ 24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24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조선일보를 제외한 9개 주요 일간지 아침신문들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 소식을 1면에 실었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등장하는 이른바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자정 넘은 시각 윤 대통령과 한 장관 등을 술집에서 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첼리스트 A씨가 23일 경찰에 출석해 “그 내용이 다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단독 기사를 1면에 넣었다. 

▲ 조선일보 1면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1면 기사 갈무리.

아침신문들은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주문했다. 특히 관련 정부 부처와 기관이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해야함을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여야는 신속하고 성역 없는 조사로 참사의 실체적 진실과 책임소재를 가리고, 예산·법이 뒷받침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수사기관과 달리 국회는 강제조사권이 없는 만큼, 관련 정부 부처와 기관의 성실한 자료 제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증인의 선정은 물론 출석을 두고도 난항이 예상되는데, 여당 원내대표가 이번 합의안에 서명한 만큼 정부도 적극적인 협조에 나서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 한겨레 사설 갈무리.

이진영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오늘과 내일’이라는 칼럼에서 “정부의 수사가 미덥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국정조사라고 다를까 싶다”며 “매번 책임자를 법정에 세우거나 사표 받고 안전 구호 외치는 것으로 끝낼 뿐 시스템과 문화를 손대지 않으니 사람이 바뀌어도 비슷한 재난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중앙일보는 민주당을 지적하며 국정조사가 정치 공세로 흐르면 안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자칫 참사의 실체적 진실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이라는 본연의 궤도에서 벗어나 정치 공세로 흐를 우려가 있다”며 “실제 민주당 의원들이 장외로 나가 정권 퇴진을 외치는 등 참사를 정쟁화하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강제 수사권이 없다는 한계 등으로 과거 ‘빈손 조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뼈아픈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현재 수사 인력 500여 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경찰 수사 도중에라도 하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를 하더라도 참사를 정략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대통령실 용산 이전 때문에 발생한 참사”라고 주장했다. 두 문제가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아울러 “민주당은 다른 야당이 모두 반대하는 데도 희생자 명단 공개를 주장했다.  국정조사를 단독으로 할 수 있는데도 굳이 국정조사 서명운동도 벌였다”며 “모두가 정략적인 모습이다. 참사를 이용해 대장동 수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생각도 해서는 안 된다. 국정조사 본래의 뜻대로 참사의 원인을 밝혀 재발을 막는 데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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