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난방비 폭등은 문재인 정부 탓" 국힘 주장 '대체로 거짓'


23.01.27 07:02ㅣ최종 업데이트 23.01.27 07:02

▲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발전 가능한 폐기물 매립 및 친환경적 활용방안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검증대상] "난방비 폭등은 문재인 정부 탓" 김기현-성일종 의원 발언

​

올겨울 난방비 폭등으로 서민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야 간에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난 20일 "정부는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했지만 올해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만 밝히며 국민들이 느끼는 부담에는 여전히 귀를 막고 있다"고 비판하자, 국민의힘은 그 책임을 이전 정부에 돌렸다.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때문에 난방비가 올랐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거짓말이자 적반하장의 극치"라면서 "과거 문재인 정부는 당시의 가스 가격이 2~3배 오를 때 난방비를 13%만 인상시켜, 이후 모든 부담이 윤석열 정부의 몫이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전날(24일) 기자간담회에서 동일한 주장을 펼쳤다.

​

문재인 정부에서 도시가스요금을 적게 올려 현 정부에서 난방비가 폭등했다는 국민의힘 의원들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

[검증내용] 러-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2022년 하반기 LNG 수입가격 급등

 

▲ 국적으로 한파가 불어닥치며 난방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30평대 아파트 우편함에 관리비 고지서가 꽂혀 있다. 난방비에 해당하는 도시가스 요금과 열 요금이 최근 1년 동안 각각 38.4%, 37.8% 오른 한편, 전기료도 올해 1분기에만 13.1원 급등하며 42년 만에 최고 인상 폭을 기록하는 등 공공요금이 일제히 올라 관리비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난방비가 폭등한 직접적 원인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주택용 도시가스요금(서울시 기준)을 지난해 4월과 5월(문재인 정부), 7월과 10월(윤석열 정부) 4차례에 걸쳐 38.5%(14.2원/MJ → 19.7원/MJ) 인상했고, 겨울 한파까지 겹치며 12월분 난방비 폭등으로 이어졌다.

​

이전 정부에서 겨울철 난방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택용 도시가스요금 인상을 억제해온 건 사실이다. 주택용 등 민수용 가스요금은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2개월마다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20년 7월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서울 기준)을 1메가줄(MJ)당 15.1원에서 14.2원으로 11% 인하한 뒤 지난해 3월까지 1년 8개월간 동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부담과 물가 상승'을 고려한 조치였지만, 당시 국제가스요금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

하지만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아시아 지역 LNG 현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유럽 천연가스 현물가격(TTF 기준 : 네덜란드 거래 가격)이 2021년 1분기에는 백만Btu당 6.6달러선이었지만 그해 4분기 27달러/MMBtu,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인 지난해 9월에는 69.3달러/MMBtu로 10배 올랐다고 밝혔다.

​

 

▲ 문재인정부(2017.5~2022.5)와 윤석열정부(2022.5~) 액화천연가스 수입가격과 주택용·산업용 도시가스요금 변동 추이.(자료 :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통계월보' 2023.1. 한국무역협회-한국도시가스협회 자료 취합) ⓒ 김시연

 

​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와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단가는 2021년 상반기까지 톤당 400~500달러선이었지만, 2021년 하반기 들어 600~800달러/t선으로 올랐다. 지난해 1월 1138달러/t까지 올랐다가 4월 이후 다시 700달러/t대로 떨어졌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7월부터 다시 1000달러/t선으로 급등했고 9월 1470달러/t로 다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10월 이후에는 1200달러/t대로 다시 떨어졌다.

​

이에 따라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천연가스 대금 가운데 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미수금' 누적 규모는 2021년 1.8조 원에서 지난해 1분기 4.5조 원, 2분기 5.1조 원, 3분기 5.7조 원으로 계속 늘었고 4분기에는 9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

이에 문재인 정부는 수입 가격이 잠시 안정을 되찾았던 지난해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주택용 도시가스요금을 각각 3.0%, 8.4%(합계 12%) 올렸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지난해 3분기 수입 가격이 2배 가까이 급등하자 7월과 10월 각각 6.3%, 15.9%(합계 24%) 인상했다. 6개월동안 인상률은 38.5%에 이른다.

 

▲ 최근 1년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 추이. 2022년 7월 이후 수입 단가가 35.5% 다시 급등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 정보) ⓒ 산업통상자원부

 

이처럼 난방비 폭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라는 데는 여당과 야당, 정부의 의견이 모두 일치한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난방비 폭등 관련 언론 보도 설명자료에서 "올 겨울 가스요금 급등은 국제 LNG 가격이 상승했던 2021~2022년 요금인상 시기를 놓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LNG 가격이 폭등한 결과"라면서 '이전 정부 탓'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에도 힘을 실었다.

​

산업부는 "지난 정부에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2021년 3월부터 요금 인상이 이뤄진 2022년 4월 전까지 총 7차례의 요금 조정 시기가 있었으나, 인상된 국제가격을 반영하지 아니하고 모두 동결했다"고 지적했지만, 정작 윤석열 정부도 "겨울철 난방 수요가 집중되는 점을 고려하여 국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1분기 요금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

[전문가 의견] "지난해 3분기 가스가격 급등했지만 윤석열 정부도 올해 요금 동결"

​

에너지 정책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 LNG 가격이 가장 크게 폭등한 시점이 윤석열 정부 때임을 감안하면, 난방비 폭등 책임을 이전 정부에 돌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25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도시가스요금 인상을 억제한 건 맞지만 국제 LNG 가격이 가장 폭등한 건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해 3분기였다"면서 "도입비용이 가장 폭증했을 때 요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현 정부가 이전 정부를 탓하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도 26일 "(문재인 정부가 요금 인상을 억제한 것처럼) 윤석열 정부도 지금 요금을 올려야 하는데도 겨울철을 피해서 올린다고 하고 있지 않나"라면서 "현 정부 들어설 때부터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를 거라고 예상됐고 외국에서는 이미 에너지 지원금으로 국민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없던 일이 벌어진 것처럼 여당에서 이전 정부를 탓할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

한재각 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도 이날 "이전 정부에서든 현 정부에서든 도시가스요금을 많이 올리면 이번 겨울철 난방비에 반영되게 돼 있었다"면서 "지금 난방비가 많이 올라 힘들어하는 서민들을 위한 대책을 만드는 게 문제의 본질인데, '이전 정부 탓'은 국민의 삶과 무관한 여당의 정치 논리"라고 말했다.

 

[검증결과] "난방비 폭등은 문재인 정부 탓" '대체로 거짓'

​

김기현·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LNG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도시가스요금을 적게 올려 윤석열정부에서 난방비가 폭등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수입가격이 오르던 2021년 하반기 이후에도 요금을 동결한 건 사실이지만, 지난해 상반기 상대적으로 수입가격이 안정세일 때 두 차례에 걸쳐 가스요금을 12% 인상했다.

​

그러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난해 3분기 가스수입가격이 다시 폭등하면서 그 여파가 도시가스요금 24% 인상으로 이어졌다. 국제적인 수입가격 폭등을 반영해 도시가스요금이 큰 폭으로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

또한 문재인 정부에서 요금을 12% 인상한 지난해 2분기는 수입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세였던 반면, 윤석열 정부가 24% 인상한 지난해 3분기는 수입가격이 2배 가까이 급등하던 때여서 둘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에서 요금을 적게 올린 것이 '난방비 폭등' 원인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은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

[보론] "에너지 요금 현실화 필요" vs. "가정용 난방비 요금 통제 필요"

​

그렇다면 에너지 가격 인상 흐름 속에서 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기존 취약계층 대상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확대한 에너지 재난지원금 도입, 냉난방에 취약한 불량주택 개선 사업(그린 리모델링) 등을 근본적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정부의 주택용 도시가스요금 관리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

석광훈 전문위원은 "(난방비 폭등은) 여야에 관계없이 기획재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에너지 원가를 요금에 반영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면서 "지금 같은 높은 에너지 가격은 최소 3~4년은 지속될 텐데, 공기업에게 적자를 내게 하고 회사채 확대로 채권시장과 금융권의 부담을 키우며 요금을 할인하는 방식을 더는 지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현재 주택용 도시가스는 단가가 저렴한 장기도입물량을 적용해 요금이 낮은 반면, 가격이 폭등한 현물 물량을 발전용에 전가하며 전기요금 원가가 폭등해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들의 적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

그는 "요금 할인 방식이 당장 여론을 달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국제에너지가격이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면서 "요금에 시장 가격을 정상적으로 반영시켜 가스 수요를 체계적으로 줄이되 에너지 재난지원금을 취약계층뿐 아니라 모든 가구에 지급해 충격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주택단열 개선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

반면, 한재각 집행위원은 "원가 반영도 필요하지만 가정용과 산업용을 묶어서 올리면 빈곤층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면서 "필수재인 가정용 전기나 난방비는 정부에서 요금을 통제해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기업 적자는 국가 재정과 비필수적인 산업용 요금 인상으로 분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헌석 정책위원은 "에너지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요금에 반영할지는 정책적으로 판단할 문제지만, 한꺼번에 많이 올리면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가정용 난방은 여름철에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요금을 할부 형태로 내게 하거나 일시적으로 에너지 요금 인상분을 경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그는 "에너지 요금을 현실화하려면 독일의 '9유로 티켓'(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한시적으로 한 달 동안 우리 돈으로 1만 2천 원 정도인 9유로에 전국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기자 주)처럼 지원금도 같이 들어가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지원은 고사하고 서울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이 크게 오르는 걸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김기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문재인정부 가스가격 2~3배 오를 때 난방비 13%만 인상시켜, 이후 모든 부담이 윤석열정부 몫이 됐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 대체로 거짓

  • 주장일

  • 2023.01.25

  • 출처

  • 1월 25일 김기현 의원 페이스북출처링크

  • 근거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 '액화천연가스'(2023.1.25 현재)자료링크

  •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통계월보'(2023.1)자료링크

  •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설명자료 '올 겨울 가스요금 급등은 국제 LNG 가격이 상승했던 2021~2022년 요금인상 시기를 놓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LNG 가격이 폭등한 결과임. 요금 인상 시기 조절과 취약층 지원 확대 등을 통해 국민적 부담을 줄이는데 총력을 다할 계획임'(2023.1.25)자료링크

  •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3.1.25.)자료링크

  •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3.1.26.)자료링크

  • 한재각 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3.1.26)자료링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서해위성발사장 공사 극적 진전” [CSIS]

“더 크고 능력 있는 위성발사체 발사와 ICBM 개발 지원”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3.01.26 12:30
  •  
  •  수정 2023.01.26 13:13
  •  
  •  댓글 0
 
24일 [CSIS]가 공개한 지난 18일자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 [사진 갈무리-CSIS 홈페이지]
24일 [CSIS]가 공개한 지난 18일자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 [사진 갈무리-CSIS 홈페이지]

“서해위성발사장 동쪽과 중앙에서 공사가 극적으로 진전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beyond parallel’(아래 CSIS)가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지난 18일자 위성사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12월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이 실시된 곳이다. 

[CSIS]는 “연료/산화제 저장고 확장, 추가 냉각수 탱크, 연결 타워와 발사대 개조 등”을 거론하면서 “(이는) 지난해 김정은이 제시한 더 크고 능력 있는 우주발사체 발사라는 장기 목표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발사대는 발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수직 엔진 시험대와 수평 엔진 시험대가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동쪽과 중앙 이외에 지역에서의 움직임은 미약하다. 다만, 서해 위성발사장 남동쪽 2km 지점에 새롭게 흙과 돌 더미가 포착됐는데 “(선박) 항해를 돕는 새로운 등대이거나 서해 위성발사장 공사를 지원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CSIS]는 “발표된 현대화 계획이 완성·가동된다면, 북한에 더 크고 정교한 위성발사체를 개발 발사할 수 있는 종합단지를 제공하고,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신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를 통해 “국가우주개발국은 마감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찰위성과 운반발사체준비사업을 빈틈없이 내밀어 최단 기간 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첫 군사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하였다”고 알렸다.

지난해 12월 16일자 [조선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 중요연구소에서는 12월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되는 140tf 추진력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 총선 승리, 120만 민주노총은 이미 시작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1/27 08:06
  • 수정일
    2023/01/27 08: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국회를 바꾸자”

정치방침 현장토론 한창… 4월 대의원대회서 확정

‘노동자 정치세력화’ 나서는 이유와 방향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총은 정치방침 수립을 위한 토론이 한창이다. 현장 토론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새해 신년사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국회를 바꾸자”고 120만 조합원들을 향해 호소했다. “조합원들이 직접 정치의 주체로 나서, 2024년 총선을 거대 양당정치를 종식하고, 불평등 세상을 바꾸는 출발점으로 만들자”는 호소다.

 

양 위원장은 “120만 조합원이 앞장서는 전민중적 투쟁으로 반민주·반민생·반노동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고,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새로운 사회를 위해 큰 걸음을 내딛자”는 목소리를 높이며 “진보정당은 물론 제 진보민중진영과 함께 노동자,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노동자들의 정치를 시작하자”고 했다.

▲ 2016년 8월, 민주노총 사상 첫 정책대의원대회. 이날 민주노총은 2017년 대선-2018년 지자체-2020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대격변기를 대비한 새로운 정치전략 등을 토론했다. [사진 : 노동과세계]

민주노총은 정치방침 토론으로 총선준비를 시작했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한마디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나아가기 위한 방침이다.

 

민주노총 강령과 기본과제엔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명시돼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정의에 대해 “역사와 생산의 주인인 노동자가 정치의 주인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하고, 노동중심의 가치가 실현되는 정치, 사회적 체제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향

 

민주노총 정치방침 현장 토론문에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향을 다섯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진보정당을 포함한 진보정치세력의 결집된 힘으로 노동자 집권을 만들고 사회를 변혁하는 것 ▲농민, 빈민 등 진보 민중세력과 힘을 모으고 이들과 동반자적 관계를 만들어 동반성장 하는 것 ▲여러 개의 진보정당 등 진보정치세력이 대단결 하는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것, 그리고 ▲한국사회 체제 전환과 진보개혁을 위한 대중투쟁과 정치개혁투쟁에 민주노총이 앞장선다는 것, 이를 위해 ▲구체적인 목표와 경로, 실현방안을 마련하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노총이 올해 정치방침을 수립하는 이유는 정치방침이 오래도록 부재했기 때문이다. 올해 정치방침 재정립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노선과 방향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다.

 

민주노총은 또,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으로 도약하기 위해 민주노총 정치방침을 재정립해야 함을 강조했다. 정치방침 재정립으로 진보정치세력의 단결과 강화에 앞장서고, 이를 통해 민주노총이 영향력 있는 진보정치세력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민주진보세력을 하나로 모아 강력한 대중투쟁의 힘을 축적해 정치세력화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나서는 이유

 

민주노총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나서는 이유는 이처럼 ▲강령과 창립선언 정신을 실현하고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을 실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투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 등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정치·제도적 장벽을 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노동현장의 절박한 요구이기도 하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의회 권력의 주체가 되는 총선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한, 양 위원장의 호소대로 “신자유주의, 반노동적인 보수양당체제를 타파”하고 ▲노동중심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 민주노동당 창당대회

민주노총은 2월 말까지 현장 토론문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거쳐 오는 4월 총선방침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4월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이다.

 

정치방침 뿐만아니라 총선방침 수립을 위한 중앙집행위원회 토론을 시작했다. 기존처럼 후보단일화 수준에 머무는 선거방침이 아닌,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는 정치방침과 함께 총선방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7일 정기대의원대회를 연다. 총선을 1년 앞둔 올해 2023년의 사업계획을 토론한다. 그리고 4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정치방침·총선방침을 결정하고, 총선계획을 수립해 정치세력화의 새로운 단계를 만들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정치방침과 총선방침 수립을 위한 간부, 조합원 교육자료를 만들고, 전국 순회토론회도 개최한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대통령선거·지방선거를 평가하는 전국 순회토론회를 벌인 바 있다.

 

정치방침 토론 때마다 부침을 겪었던 민주노총. 올해엔 보수 양당체제 타파, 불평등체제 전환, 그리고 직접 정치의 주체가 되어 노동중심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방침을 정하고 실천한다.

 

민주노총 총선 투쟁은 이미 시작됐다. 민주노총의 결심이 2024 총선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해 볼 만 하다.

 

조혜정 기자jhllk20@gmail.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경원 출마 소동'에 싸늘한 반응 "여권 치부 드러낸 집단 참사"



 

나경원 당대표 선거 불출마에 ‘여권 치부 드러낸 집단 참사’, 언론 일제히 비판

조선 “文정부가 떠넘긴 난방비 폭탄”, “포퓰리즘 대가 치르는 것”

‘김만배 돈거래’ 사건에 한겨레 ‘크나큰 실수에 정면 대응할 것’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불출마에 언론 반응이 싸늘하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5일 3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 직에서 해임한 데 이어 대통령실, 윤핵관들과 친윤계 초선의원들까지 자신을 공격하자 결국 출마의 뜻을 접은 것이다.

26일 아침신문들은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나 전 의원의 불출마는 ‘여권의 치부를 드러낸 집단 참사’라며 ‘‘윤심’에 맞지 않는 후보는 누구든 밀어내겠다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의 뜻이 관철된 ‘정당민주주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 경향신문 1면 갈무리.

▲ 26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조선일보는 <‘나경원 사태’ 봉합 與, 전화위복과 자해의 갈림길>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나 전 의원과 충돌하는 전면에 선 쪽은 이른바 ‘친윤’ 세력이었다. 항간에는 이들이 당권을 장악하면 내년 총선에서 다시 과거 친박 파동과 같은 공천 전횡을 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며 “그런 잡음과 내분에 휩싸인 정당이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제 국민의힘 대표 경선 구도는 대통령실이 원하는 대로 됐다. 더 이상의 개입은 역풍을 부를 것”이라며 “나경원 사태가 집권당 자해극이 될지 아니면 전화위복이 될지 갈림길에 섰다”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나경원 사태’는 동시에 여권 내 부조리와 치부를 드러낸 집단적 참사”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당원들만의 투표로, 게다가 윤핵관의 일방적 옹립이나 배제로 세워진 리더십에 국민들이 매력을 느끼고 박수를 칠 수 있을까”라면서 “도를 넘는 무리수라면 당 주류가 미는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나경원 사태를 전기로 ‘윤심’과 ‘윤핵관’만 보였던 여당 대표 경선이 부디 제 궤도를 찾길 기대한다”고 했다.

허진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는 오피니언면 ‘노트북을 열며’에서 친윤계가 공직 인사검증 때 불거진 나 전 의원의 재산 문제까지 끌고 온 일을 두고 “과거 권위주의 시절 악용됐던 ‘존안자료’를 떠올리게 한다”며 “민감한 정보가 그 본연의 목적을 넘어 활용되면 권력자의 무기가 된다. 이런 일은 나경원에게도, 어느 누구에게도 했으면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

▲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노트북을 열며’ 갈무리.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나경원 사태’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친윤도 적극적 친윤이 아니면 반윤처럼 되는 이상한 분위기가 드러났다”며 “여당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고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부하처럼 돼서도 안 된다”, “대통령이 당 대표를 지명하던 시절이 있었다. 윤심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은 그런 시절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아울러 “나경원 사태가 2016년 진박(眞朴)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진윤(眞尹) 논란과 ‘옥새 들고 나르샤’를 방불케 하는 공천 파동으로 이어져 또다시 정당 민주화에 역행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국민의힘 당원들이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도 사설을 통해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은 윤 대통령의 뜻과 일치하지 않으면 여당대표가 될 수 없다는 점만 보여줬다”며 “‘윤심’에 맞지 않는 후보는 누구든 밀어내겠다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의 뜻이 관철된 것으로, 정당민주주의 후퇴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이번 사태에서 분명해진 것은 윤 대통령이 ‘당정 분리’ 원칙을 버린 지 오래이고, 민주주의의 주요 요소인 선거 입후보의 자유조차 자신이 가진 권력의 힘으로 억눌렀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조선 “文정부가 떠넘긴 난방비 폭탄”, “포퓰리즘 대가 치르는 것”

올겨울 이른바 ‘난방비 폭탄’ 사태에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는 여당과 이를 비판하는 야당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기 도시가스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단가가 상승했음에도 적절하게 가스요금을 인상하지 않아 윤 정부가 난방비 인상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은 난방비 폭탄에도 역시나 전 정부 탓으로 돌리기에 바쁘다’고 비판했다.

26일 아침신문들의 논조도 나뉘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을 따라 ‘문 정부가 난방비 폭탄을 떠넘겼다’고 주장했고, 한겨레, 경향신문은 정부·여당에 생산적 대안을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8면 기사 <文정부가 떠넘긴 난방비 폭탄, 올해 더 커진다>에서 난방비 폭탄의 이유가 “전쟁 탓에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에너지 부국 러시아의 석유·천연가스가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사라지며 가격이 폭등하자 문재인 정부가 억지로 눌러놨던 가스 요금이 단기간 크게 뛰었고, 탈원전으로 비율을 크게 높였던 LNG 발전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 폭등의 부메랑을 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8면 기사 갈무리.

사설에서도 “포퓰리즘 대가를 한꺼번에 치르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탓했다. 사설은 “(문 정부가) 인기 없는 정책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이제 와서 한꺼번에 비용을 치르게 된 것”이라며 “정치권은 포퓰리즘을 당장 그만둬야 하고, 정부는 에너지 요금을 현실화해 나가면서 저소득 계층에 난방 보조금이나 에너지 바우처(교환권) 지급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1면 기사 <고물가에 난방비 폭탄, 쪽방촌 겨울은 더 춥다>에서 “요금 인상의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거진 글로벌 에너지 위기”라면서도 “전 정부부터 적기에 요금을 올리지 못하고 미적거린 게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도 사설에서 “현재의 요금 급등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인위적인 요금 인상 억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이 겹친 결과”라면서 “코로나19 이후 LNG 수입단가가 계속 올랐는데도 여론을 의식한 문재인 정부가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억제해온 것도 인상 압력을 키웠다”고 했다.

▲ 한국경제 사설 갈무리.

반면, 한겨레, 경향신문은 정부·여당에 생산적 대안 논의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그 충격이 서민과 취약계층에 집중될 것”이라며 “여당은 요금인상은 전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의 후폭풍이며, 물가지원금은 ‘포퓰리즘’이라고 반박했지만 그렇게만 볼 일이 아니다”. “부동산 세금은 깎아주면서 서민·중산층의 ‘겨울나기’는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정부·여당도 생산적인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한겨레도 사설을 통해 “현재로선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현실화하고, 지원 대상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게 우선”이라며 “무엇보다 지원 대상이면서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부터 줄여야 한다. (에너지 바우처) 대상자이면서 바우처를 받지 않은 가구가 2021년 5만5천가구에 이르렀다. 인지 능력이 떨어지거나, 증빙이 어렵거나 번거로워 포기해버리는 사람들부터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김만배 돈거래’ 사건에 ‘크나큰 실수에 정면 대응할 것’

 

권태호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논설위원은 오피니언면 ‘권태호의 저널리즘책무실’에서 편집국 간부의 김만배 돈거래 사건에 대한 한겨레의 대응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권태호 논설위원은 1998년 입사한 젊은 기자 제이슨 블레어가 2002년부터 2003년 4월까지 쓴 기사 중 37건에서 보지 않은 현장을 마치 직접 가본 것처럼 묘사하거나, 코멘트를 조작한 사실이 자체 조사에서 드러난 뉴욕 타임스의 ‘블레어 사태’를 예로 들었다. 뉴욕 타임스는 당시 앨런 시걸 편집국 부국장을 위원장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사태 발생 배경과 조직 문제점, 대책 등을 담은 ‘왜 우리의 저널리즘은 실패했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경영진에 내놓았다.

▲ 26일 한겨레 오피니언면 ‘권태호의 저널리즘책무실’ 갈무리.

권태호 논설위원은 “20년 전 뉴욕 타임스 보고서를 지금 한겨레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한겨레도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크나큰 실수에 정면 대응’해야 하고, ‘변화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회복 과정’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며 “뉴욕 타임스의 해결 방식 구조에 대입하면, 현재 한겨레 내부에서 사건 실체 확인에 애쓰는 ‘진상조사위’는 시걸위원회 설립 전에 필요한 작업을 진행하는 조직이고, 근본적 해결 방안을 위해서는 시걸위원회와 같은 또 다른 조직을 구성해야 할 수도 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겨레도 해결 과정에서 섣부른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거나, 모든 문제를 이번 사태로 귀결시키거나, 기자 윤리를 다잡되 취재 현장에서 필요 이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며 “권력 감시와 약자 보호라는 언론의 본질, 그리고 시민들이 만들어준 한겨레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늘 자신을 다스리고, 서로를 신뢰하되 조직이 제어하고, 안팎으로 소통하는, 열린 방법론이 회복으로 향하는 길이라 본다. 주주·독자분들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작년 4분기 국내 GDP 마이너스 성장…10분기 만에 첫 역성장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1/26 10:22
  • 수정일
    2023/01/26 10:2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4분기 성장률 -0.4% 그쳐…연간 성장률 2.6%

 

작년 4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했다. 한국 경제가 뒷걸음질친 건 2020년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다.

 

26일 한국은행 발표 자료를 보면, 작년 4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분기별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20년 2분기(-3.0%) 이후 10분기 만에 처음이다.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전 세계가 마이너스 성장 충격을 입을 때였다.

 

수출과 민간소비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 민간소비가 -0.4%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분기 -0.5%의 성장률을 보인 민간소비는 2분기(2.9%)와 3분기(1.7%) 다소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으나 4분기 들어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수출 성장률은 -5.8%의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수입 역시 4.6% 감소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3.2%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2.3% 성장률을 보였으나 전분기(3분기)의 7.9% 성장률에 비해 성장 폭이 크게 둔화했다. 

 

이에 따라 작년 연간 GDP 성장률은 2.6%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한은의 전망치와 동일하다.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은 4.4%를 기록해 코로나19 여파가 더 컸던 2021년의 3.7%에 비해 다소 활성화한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2021년 5.6%에 이르던 정부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4.2%로 감소했다. 

 

2021년 -1.6%를 보인 건설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3.5%로 집계돼 상황이 더 나빠졌다. 2021년 9.0%의 고성장세를 보인 설비투자 증가율 역시 지난해에는 -0.7%로 역성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대비 1.1% 감소하는데 그쳐, 실질 GDP 성장률에 못미쳤다. 이는 그만큼 저조한 수출 실적 영향이 컸음을 나타낸다. 

 

GDI는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의 총합이다. GDP에 무역 손익 성적표까지 가산한 지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해 한국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으나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대외 의존도가 큰 주요 국가보다는 역성장 폭이 작다"며 "올해 1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 정권의 ‘간첩단 사건’에 맞서 싸우자..‘공안 탄압 저지 대책위’ 결성된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1/25 [18:29]

 

국가보안법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의 공안 탄압에 맞서 각계가 뭉친다.

 

전국의 각계 단체가 오는 2월 1일 ‘정권 위기 국면 전환용 공안 탄압 저지 및 국가보안법 폐지 대책위원회’(아래 공안 탄압 저지 대책위) 발족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면전환 공안 탄압 중단 촉구 대책위(준)’는 윤석열 정권의 위기 탈출용 공안 조작 사건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각 단체에 보냈다. 국면전환 공안 탄압 중단 촉구 대책위(준)는 이른바 간첩단 사건에 거론되는 지역이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이를 더욱 확대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국면전환 공안 탄압 중단 촉구 대책위(준)는 제안서를 통해 “새해 벽두부터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적폐 언론사들이 앞다투어 ‘간첩단 사건’을 조작·보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벌어진 경남, 제주, 전북의 진보민중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압수수색의 연장선으로 전형적인 공안 조작 사건이자 윤석열 정권의 국면 전환용 공안 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거듭되는 실정으로 국민의 지지를 잃은 윤석열 정권이 위기 탈출을 위해 진보민중 진영을 희생양 삼아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보수 지지층의 결집과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면전환 공안 탄압 중단 촉구 대책위(준)는 최근 공안 조작 사건에 앞장서는 국가정보원의 행태에 대해서 아래처럼 짚었다.

 

“1년 뒤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은 폐지되고 경찰로 넘어가게 된다. 국정원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대공 수사권 이양을 앞두고 수사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이른바 공안사건 조작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안지중 국면전환 공안 탄압 중단 촉구 대책위(준) 공동집행위원장은 본지와 전화 통화를 통해 “최근 공안 탄압에 국정원이 앞장서고 있다. 심지어 ‘국가정보원’이라는 글자를 버젓이 새긴 옷까지 입고 나타났다. 음지에서 일한다고 표방하는 조직이 전면에 나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 각계가 이를 심각히 여기며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안 탄압 저지 대책위를 꾸려 윤석열 정권의 공안 조작 사건에 공동 투쟁, 공동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안 집행위원장은 “3월 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 관련해 판결한다고 한다. 이에 앞서서 국정원 등 공안기관이 헌재의 판결을 흔들기 위해 공안 조작 사건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계가 현 정국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한 만큼 대규모의 단체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 “윤석열의 종북몰이‥‘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반복해선 안 돼”

  • [민족위 정론] ‘검찰 왕국’과 국가보안법

  • 촛불행동 “‘윤석열 돌격대’ 정치검찰 규탄한다‥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

  •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허황한 욕망으로 만든 조작 사건”

  • 다시 등장한 ‘간첩단 사건’..종북몰이 시작한 공안당국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서울 ‘최대 7㎝’ 눈 예보···26일 출퇴근길 버스·지하철 증차

유경선 기자

서울시, 제설 비상 대응체계 가동

출퇴근 시간 집중배차 30분씩 연장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눈이 내리고 있다. /한수빈 기자사진 크게보기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눈이 내리고 있다. /한수빈 기자

 

오는 26일 수도권에 많은 눈이 예보된 데 따라 서울시가 제설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기상청은 26일 새벽부터 오후 3시 사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2~7㎝의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전날(24일)부터 이날까지 강한 한파가 닥친 데 이어 대설이 예보되면서 눈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11시부터 제설 대책 2단계를 발령한다. 제설 인력 9405명과 장비 1394대를 투입해 눈이 내리기 전 제설제를 사전에 살포하고, 미끄럼 위험이 큰 골목길이나 경사지 제설함에 제설제와 장비를 보충할 예정이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시내버스 배차도 늘려 서울 시내 지하철과 시내버스 모든 노선 차량이 추가 배차된다. 오전 7~9시였던 출근길 집중배차 시간은 오전 7시~9시30분으로, 오후 6~8시였던 퇴근길 집중배차 시간은 오후 6시~8시30분까지로 연장된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내 집·점포 앞 눈 치우기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로 결빙이 예상되는 만큼 운전자들은 차량 간 안전거리 확보와 보행자 안전에도 유의해야 한다. 최진석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은 “출퇴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바닥이 넓은 운동화나 등산화를 착용하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설] 난방비 폭등, 저소득층 지원하고 횡재세 도입해야



민중의소리

갑자기 밀려든 강추위에 난방비 폭등이 겹치면서 민생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정부여당은 난방비 인상이 문재인 정부 탓이라며 떠넘기기를 할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을 지원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발단은 설날연휴 직전 가정으로 날아든 전월 난방비 내역이었다. 지난해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해 지난해 가스 수입 총액은 약 70조원으로 전년보다 80%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 에너지 가격 역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물가 인상 우려로 다른 공공기관처럼 가스공사는 수입가격보다 낮게 소비자에게 공급해 지난해말 4조 5천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불가피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가스요금을 메가줄(MJ)당 5.47원을 올려 인상율은 38%를 기록했다.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 요금도 1년 새 비슷하게 인상됐다. 최근의 난방비 내역서는 높은 인상율과 사용량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문제는 난방비 폭등이 저소득층 가계에 직격탄이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최근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많은 가정에서 최소한 난방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부가 겨울이 지난 올해 2분기에 추가로 요금 인상을 예정하고 있어 가뜩이나 전기요금, 대중교통요금, 식비 등 물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크다.

 

외부요인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또한 에너지 사용을 점차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단기간에 난방비가 폭등하는 것은 최소한의 국민생활을 보장해야 할 정부의 역할 측면에서도 반드시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여당이 가스공사의 적자 해소라는 경제논리에만 경도돼 접근하면 피해와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요금외의 정책수단도 폭넓게 활용해야 한다. 야당에서 요구하는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나 전국민 에너지재난지원금 지급은 훌륭한 방안이다.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막대한 초과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에너지기업 등에 대한 횡재세 도입을 공론화하고 입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난방도 제대로 하기 힘든 서민들이 냉기를 견디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에너지위기로 돈잔치를 하며 온기를 독점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정부여당은 난방비 폭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노여움과 불안을 전정부에 떠넘기려는 자잘한 계산을 버려야 한다. 해도 바뀌고 취임한지 한참 됐는데 언제까지 전정부탓으로 책임을 피할 생각인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은 그것대로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당장 취할 대책을 빠르게 제시해 집권세력의 모양새라도 갖춰야 한다. 에너지 문제는 한겨울은 물론 한여름에도 심각한 만큼 당장의 대책과 더불어 근본적인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 민중의소리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민주 “난방비 급증에 국민 분통” vs 국힘 “문재인 정부 탓”

 
여야가 전한 ‘설 민심’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 시민이 차가운 바람이 불자 귀를 막으며 걷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 시민이 차가운 바람이 불자 귀를 막으며 걷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마지막날인 24일 여야는 ‘난방비 급증’ 문제를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등 제각기 수렴한 상반된 설 민심을 전하며 설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치솟은 난방비 등으로 민심이 분통을 터뜨렸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국민의힘은 난방비 문제가 문재인 정부에서 풀어야 할 숙제를 “후임 정부에 떠넘긴 탓”이라고 비난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설 밥상의 최대 화제는 ‘난방비 폭탄’과 ‘말 폭탄’이었다. 난방비 고지서를 받아든 국민들은 물가 폭탄에 경악하고 걱정을 토로했다”며 “대책 없이 오르는 물가도 물가지만, 정부가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것에 분통을 터뜨리는 국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에 한 ‘이란 실언’을 거론하며 “대통령의 말 폭탄은 설 밥상에 종일 오르내렸다”며 “오죽하면 ‘대통령의 입이 대한민국의 최대 리스크’라는 말까지 나오겠냐”고 비판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찾아온 가운데, 한 시민이 가스계량기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찾아온 가운데, 한 시민이 가스계량기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난방비 급증 원인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으로 돌렸다.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난방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을 두고 “2~3배 이상 가스 가격이 오를 때 문재인 정부는 (가스 요금을) 13%만 인상해서 적자가 9조까지 늘어나는 등 모든 부담이 윤석열 정부의 몫으로 돌아왔다”며 “탈원전 한다면서 많은 부담을 후임 정부에 떠넘긴 것이 민주당 정부”라고 비판했다. 성 의장은 최근 이재명 대표가 물가 지원금 등 30조원 규모의 ‘긴급민생프로젝트’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정략적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놓고도 여야의 민심 해석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조 사무총장은 “증거가 차고 넘치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선 손끝 하나 대지 않으면서, 오로지 이재명 대표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검찰의 횡포에 대해 분노하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했지만, 성 의장은 “정적 제거 프레임으로 이 대표의 범죄 혐의를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시중의 설 민심이었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새마을금고를 보면 보인다, 한국이 왜 ‘갑질 지옥도’ 되는지

조해람 기자

지난해 잇따라 터져나온 ‘새마을금고 갑질’

원인 들여다보니…“한국 직장문화 거울상”

“갑질문화 해소, 노동자 뭉칠 방법 찾아야”

 

 

2022년 10월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새마을금고 노동법 위반’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왼쪽)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진 크게보기

2022년 10월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새마을금고 노동법 위반’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왼쪽)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마을금고 직원들은 출근하자마자 포털에서 ‘새마을금고’를 검색해서 기사부터 봐요. 어떤 갑질이 또 터졌을지….”

인천의 한 새마을금고 직원 A씨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새마을금고에서는 ‘잊을 만하면’ 직장갑질 사건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갓 입사한 여성 직원에게 밥짓기와 빨래를 시킨 사건, 갑질 신고자 색출 협박 사건, 성추행 합의 강요 사건 등이 줄줄이 드러났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국정감사장에 불려나와 사과하기까지 했다. A씨가 다니는 금고도 과거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개고기를 삶으라고 강요한 일이 있었는데, 지난해는 임신한 직원에게 야근과 화장실 청소를 강제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새마을금고에서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이유로 피해 당사자와 전문가들은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 견제받지 않는 이사장의 ‘절대 권력’,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직장 문화 등을 꼽는다. 이는 새마을금고만이 아니라 한국 직장인 대다수가 다니는 중소 사업장 전반에 해당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새마을금고의 직장갑질 사건들이 한국 직장문화를 비추는 ‘거울’이면서, 원인과 해법을 들여다보는 ‘렌즈’가 될 수 있는 이유다.

경향신문은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지난해 12월19일 새마을금고 갑질 사건 당사자들을 만나 이들이 겪은 실태와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 등을 들었다. 이후 추가 취재와 전문가 인터뷰를 더했다.

 

지난해 12월19일 경향신문 여적향에서 직장갑질119가 진행한 수다회에서 새마을금고 갑질 제보자들이 새마을금고의 실태와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창길기자사진 크게보기

지난해 12월19일 경향신문 여적향에서 직장갑질119가 진행한 수다회에서 새마을금고 갑질 제보자들이 새마을금고의 실태와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모두가 이사장의 사람들”

새마을금고 갑질 사건들은 공통적으로 중소규모 사업장에서, 노사간 힘의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일어났다. 새마을금고는 하나의 기업체처럼 보이지만 1300여개의 각 지역 금고들은 사실 중소규모의 별도 법인이다. 경향신문이 만난 당사자들이 다니는 금고들도 15~30인 규모였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각 금고를 관리·감독하지만 적극 개입하지는 않는다.

 
 
 

23TOTY 확인하기

개별 금고에서 이사장의 권력을 견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새마을금고의 각 금고들은 지역 조합원들의 출자로 설립되고, 설립 이후엔 지역 기업과 자산가들이 주 고객이 된다. 금고 이사장은 지역 유지들과 관계가 깊을 수밖에 없다. 이사장과 이사회를 뽑는 100~300명의 ‘대의원’들도 이사장의 편인 경우가 많다고 당사자들은 입을 모았다.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이사장과 ‘이사장의 사람들(이사회)’은 인사권부터 대출 심사까지 절대 권력을 갖는다. 아예 가족들을 채용해 ‘가족 기업’이 되기도 한다. B씨가 다니는 인천의 한 새마을금고에는 이사장의 며느리와 손녀가 다니고 있다. 며느리가 B씨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해 노동청에서 괴롭힘으로 인정까지 받았지만, 사과는커녕 이사장은 오히려 피해자에게 부당전보·승진배제 등 부당한 처우를 가했다. 이사장은 결국 검찰에 송치됐다. B씨는 “근로감독에서 벌금까지 나왔는데 이사장은 ‘벌금 내면 된다’며 ‘꼬우면 너도 신고하라’고 농담하고 다녔다”고 했다.

 

경향신문 일러스트

경향신문 일러스트

 

‘고인 물’처럼 폐쇄적인 직장에서 직원들은 갑질·비리 등 문제를 쉽게 제기하지 못한다. 이사장의 눈 밖에 나는 순간 심한 괴롭힘이 시작된다. 울산의 한 금고에서 일하는 C씨는 직원들의 통신기록을 요구한 이사장을 신고했다가 지금도 보복성 조치를 당하고 있다. 이사장은 직원 전체 회의에서 “직원들이 외부 조직과 결탁하는 걸 내가 그대로 봐야 하나. 내가 무조건 다 찾아낼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색출 끝에 드러난 C씨에게 금고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종류에 대해 나열하고 단체 내에서 그들이 행하는 행동의 예시를 들어 설명하라”는 과제를 냈다. 금고의 문제를 고발한 C씨가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것이다.

사용자는 똘똘 뭉쳐 있는데, 직원들은 그랬다간…

힘 없는 직원들이 사용자의 갑질에 대응하기 위해선 ‘뭉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작은 사업장에서 직원들이 뭉치기는 매우 어렵다. 규모가 작을수록 더 강해지는 ‘감시와 처벌’ 때문이다. 노조라는 형태로 직원들이 사용자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 사업장에서는 ‘노사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 있다.

정현철 직장갑질119 사무국장은 “역설적으로 작은 사업장이 감시의 체계가 더 촘촘하다”며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 있으니 문제를 적극 제기하거나 뭉치려 하면 금방 티가 난다”고 했다. C씨는 금고에 만연한 갑질문제 등에 공감하는 동료들과 함께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인 사례다.

불만의 목소리가 삭제된 자리를 체념과 순응이 채우기도 한다. 지난해 여름 ‘밥 짓기·빨래 갑질’이 터진 동남원새마을금고도 12~13명의 토박이들이 오래 근무한 곳이었다. D씨는 “저는 남원 사람이 아니지만 저를 제외한 모두는 거기 토박이였다”며 “(밥짓기와 빨래 등 강요에 대해) 같은 또래 직원들마저도 ‘이 정도는 배려할 수 있는데 왜 트집잡냐’고 반응했다. 문제를 키우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동남원새마을금고 갑질·괴롭힘 사건’을 폭로한 D씨(20대)가 2022년 10월31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처음 직장갑질119에 보냈던 제보 메일을 보여주고 있다. “악몽을 자주 꾼다” “차라리 쓰러져 정신을 잃고 싶다” 등 내용이 적혀 있다. 조해람 기자사진 크게보기

동남원새마을금고 갑질·괴롭힘 사건’을 폭로한 D씨(20대)가 2022년 10월31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처음 직장갑질119에 보냈던 제보 메일을 보여주고 있다. “악몽을 자주 꾼다” “차라리 쓰러져 정신을 잃고 싶다” 등 내용이 적혀 있다. 조해람 기자

 

개별 금고의 문제들을 바로잡아야 할 중앙회의 관리·감독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중앙회장을 350여명의 주요 금고 이사장들이 선출하기 때문에 중앙회 역시 각 금고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당사자들은 설명한다. B씨는 “중앙회에 직장 내 괴롭힘과 가족채용 등 문제를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너무 나서면 갑질’이라며 방관하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도 중앙회의 관리·감독을 신뢰하지 않는다. D씨는 아예 중앙회를 건너뛰고, 노동청과 행정안전부에 직장 갑질을 신고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장 선출 구조와는 관계없이 업무지도 및 갑질 고충 처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며 “이사장과 중앙회장을 회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2025년 3월 직선제 도입을 앞두고 있어 이후 (견제 문제는)크게 개선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어떻게 해야 ‘갑질’ 멈출까?

당사자들은 직장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민주적 운영과 견제,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했다. C씨는 “이사장이 본인 편인 대의원이 많이 선출되도록 대의원 선거 시간을 사람들이 투표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잡거나, 공고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작게 붙이는 일도 있다”고 했다. A씨는 “행안부에 금융 비위 관련 민원을 넣어도 금융전문가가 아닌 행정공무원이 나와서 기관 운영만 감독한다”며 “중앙회 위에 전문성을 갖춘 상급감독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새마을금고도 자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금고인사노무 개선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직제개편으로 금고조직문화혁신부를 확대 신설했다”며 “향후 컨설팅 결과에 따라 종합적인 개선 대책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2021년 6월24일 제주시 도남동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27년을 일한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연합뉴스사진 크게보기

2021년 6월24일 제주시 도남동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27년을 일한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새마을금고의 특수성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도 요구된다. ‘사용자의 막강한 권력’과 ‘뭉치기 어려운 직원들’이라는 새마을금고 갑질사건들의 기본 구도는 새마을금고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사무국장은 “보육교사, IT업체 등 좁은 업계의 특성이기도 하고, 작은 사업장의 특성이기도 하다”며 “업계 평판이 개개인에게 반영되니 찍히면 괴롭힘 당하고, 도와줄 사람도 체계도 없어 참고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직장갑질119의 4분기 실태조사를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노동자의 22.1%가 회사를 그만뒀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퇴사 비율은 47.4%에 달했다.

‘뭉치기 어려운’ 노동자들도 집단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방법도 필요하다. 고용노동부의 ‘2021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46.3%인 반면, 30~99인 사업장은 1.6%로 나타났다. 30인 미만 사업장은 0.2%에 그쳤다.

중소 사업장의 직장갑질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사무국장은 “이사장이 제왕처럼 군림하는 새마을금고처럼 지역의 작은 사업장에는 구시대적 문화가 잔존한다”며 “부정이 발생했을 때 중앙회가 확고히 일벌백계하고, 조직문화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동남원새마을금고의 여직원 밥짓기·빨래 등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폭로한 D씨(20대)가 2022년 10월31일 경향신문과 인터뷰 중 ‘직장갑질이 만연한 한국사회에 던지고 싶은 말’을 써서 들고 있다. 조해람 기자사진 크게보기

동남원새마을금고의 여직원 밥짓기·빨래 등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폭로한 D씨(20대)가 2022년 10월31일 경향신문과 인터뷰 중 ‘직장갑질이 만연한 한국사회에 던지고 싶은 말’을 써서 들고 있다. 조해람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설 연휴 화제된 ‘난방비 폭탄’에 “추경해야” vs “전 정부 탓”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파의 근본적 원인은 지구온난화

난방비 인상에 이어 서울시 버스, 지하철도 오를 예정

나경원 출마 예상되면서 전당대회 ‘친윤계’와 ‘비윤계’ 갈등으로

설연휴 마지막 날 전국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고향을 찾은 이들의 귀경길에 큰 불편이 이어졌다. 특히 제주에서 강풍과 폭설로 인해 귀경객과 관광객 4만여명의 발이 묶였다. 이번 한파는 동아시아 전체를 덮었고, 신문들은 한파 기사를 대부분 1면으로 배치했다.

신문들은 이번 설연휴 동안 사람들이 ‘난방비 폭탄’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들은 난방비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연이은 가스요금 인상이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환율 상승 여파로 천연가스 수입 단가가 올랐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추경을 해야한다는 민주당과 전 정권 탓으로 돌리는 국민의힘이 갈등하고 있다. 신문들은 사설 등으로 정부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관심이 모였다. 나경원 전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당대회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3월8일이다.

▲25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다음은 25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머리 기사 제목이다. 세계일보는 25일 휴간이다.

경향신문 <‘냉동고 한파’에 전국이 갇혔다>

국민일보 <HUG 수사의뢰 26명 모두 ‘빌라왕’이었다>

동아일보 <한파에 막힌 귀경길 제주 4만명 발 묶였다>

서울신문 <귀경길 4만명, 한파 폭설에 갇혔다>

조선일보 <TSMC의 질주 첨단 반도체라인 11곳 착공>

중앙일보 <최악 북극 한파, 귀경길 강타>

한겨레 <‘이태원’ 손놓은 행안부 재난원인조사도 ‘패싱’>

한국일보 <수몰이 일상된 산호섬 천국 “자면서도 대피 걱정”>

▲25일 조선일보 2면.

한파의 근본적 원인은 지구온난화

​

한파가 한반도를 덮치며 설 연휴 뒤에도 영향을 끼쳐 주요 종합일간지 1면이 대부분 한파 소식으로 채워졌다. 이번 한파의 원인은 영하 50도 이하의 찬 공기가 남하했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상공에서 막혔던 기류가 북서풍을 타고 중국에 유입되면서 한파가 왔고 한반도를 통과해 일본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다만 이번 한파는 25일 오후부터 차가운 공기가 일본쪽으로 빠지면서 기온이 올라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전국 아침에는 영하 12도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민일보 2면.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에 머물러야할 찬 공기가 내려온 것이다. 북극이 따듯해지면서 북극 한기가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제트 기류가 약해지고 갇혀있어야 할 한기가 넘쳐 흐른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온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한파가 반복될 것이라 전망했다.

​

설연휴 화제 ‘난방비 폭탄’에 “추경해야” vs “전 정부 탓”

​

신문들이 설날 연휴에 화제가 됐던 사안이 ‘난방비 폭탄’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2면은 난방비가 2배 이상, 80% 이상 오른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취약계층들이 난방비 부담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동아일보 6면 기사에서는 정치권에서 이 이슈에 대해 언급한 것을 전달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9대 긴급 민생 프로젝트’ 재원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압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추경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정략적 발상”이라고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난방비 폭탄’의 원인을 전 정부에 돌렸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가스비가 2~3배 올라가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가스비를 13%만 인상했다. 그 모든 부담을 윤석열 정부의 몫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25일 동아일보 6면.

▲25일 중앙일보 8면.

국민일보는 사설 <잇단 공공요금 폭탄 취약층 지원에 손놓지 말아야>에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1년 새 130% 가까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긴 하나 맹추위에도 보일러 틀기 겁나는 서민은 울상”이라며 “지난해 물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이 한 번에 수십%나 오른 요금을 감당하라는 것은 가혹할 수 있다. 전기요금, 상하수도료, 택시요금도 줄줄이 인상 대기 중”이라 전했다.

이어 “정부가 난방비를 주는 에너지 바우처를 지난 3년간 23만 가구가 지급받지 못했다는 보도도 있다. 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노력 없이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공공요금 인상을 먼 산 보듯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어떤 정책이든 경제 약자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 전제돼야 국민들도 수긍한다”고 전했다.

▲25일 국민일보 사설.

동아일보도 이날 사설 <난방비 이어 교통요금 폭탄… 물가 안심할 때 아니다>에서 “물론 원자재 가격 폭등과 구조적인 손실 누적 등으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오르면 지난 몇 달간 오름세가 주춤했던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며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소비 회복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고물가의 고삐를 잡지 못하면 민생 안정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25일 국민일보 15면.

난방비에 이어 서울시가 지하철과 버스 요금 인상을 시도하는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는 2월 지하철과 버스 요금 인상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미 오른 택시 요금과 함께 대중교통 요금이 오를 예정이라 난방비 인상과 같이 서민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공청회에서 지하철, 버스 요금을 각각 300원 인상하는 안과 400원 인상하는 안 2가지를 제시한다.

국민일보 15면 기사는 “인상 폭이 400원으로 결정되더라도 과거와 달리 요금 현실화율은 80%를 밑돌 것”이라며 “지난 2015년 6월 대중교통 요금 인상 당시 시는 지하철 요금은 200원, 버스요금은 150원을 올려 요금 현실화율 80~85%까지 끌어올린 바 있지만 현재는 80%가 되려면 버스는 500원, 지하철은 700원이 인상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25일 한겨레 만평.

▲25일 중앙일보 만평.

나경원 출마 예상되면서 전당대회 ‘친윤계’와 ‘비윤계’ 갈등으로

​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나 전 의원은 24일 다음날인 25일에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전하면서 “결심은 섰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김기현, 안철수 의원과 3파전이 예상된다. 신문들은 나 전 의원이 출마할 시 ‘친윤’ 대 ‘비윤’ 구도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석열계의 지지를 받는 김 의원과 윤석열계의 민심에서 멀어진 안 의원과 나 전 의원의 협공이 예상된다.

▲25일 한겨레 3면.

최근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되는 등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에 나 전 의원은 ‘비윤’계로 분류된다.

​

​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핵보유 인정하되 사용할 수 없도록 할 억제방안 있다"

[신년인터뷰 ①] 결정적 이해관계 공유로 전쟁억제 '인문지리적 억제' 제안한 한설 전 육군군사연구소 소장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1.24 19:47
  •  
  •  수정 2023.01.24 22:35
  •  
  •  댓글 0
 
한설 전 육군군사연구소 소장은 최근 남과 북이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남북안보경제동맹'을 구축해 항구적 평화와 현실적 통일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조천현]
한설 전 육군군사연구소 소장은 최근 남과 북이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남북안보경제동맹'을 구축해 항구적 평화와 현실적 통일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조천현]

남과 북이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남북안보경제동맹'을 구축해 항구적 평화와 현실적 통일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만약 그것이 좌절되면 남북 모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결정적 상호 이해관계를, 지상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는 핵심 기동로 3개의 축선에 견고하게 축성해 전쟁을 억제하자는 '인문지리적 억제' 방안은 중간단계쯤의 계획에 해당한다.

제안자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2018년 준장으로 예편한 한설 전 육군연구소 소장.

미국 중심의 일극체계가 급격히 약화되는 국제관계를 심사숙고하고, 불신으로 점철된 상호 불신을 극복하려면 현실적 이해관계를 공유해야 한다는 고민의 산물이다.

당면한 위협으로 평가하는 북한의 핵보유에 대해서는 현실로 인정하는 것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전쟁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다는 입장을 비롯해 파격적 주장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무엇보다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평화, 남북관계의 궁극인 통일을 위해 가야할 길이라는 지향이 뚜렷하다.

핵무기 한방만 떨어져도 뉴욕이 통째로 날아갈 수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인 평택기지도 0.5kt의 핵으로 소멸될 수 있는데, 감히 핵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허장성세는 무지를 넘어 광인의 언사라고 일축한다.

그가 파악하는 한반도 유사 전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우선 한반도를 향해 날아드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전술핵무기로 제압한다. 상황이 악화되면 전략핵무기로 미 본토 타격도 불사하고 여의치 않을 땐 저위력 전술핵으로 남쪽의 전략대상도 공격한다는 것.

남측에 비해 비교열세인 재래식 무기를 대체한 저위력 전술핵 사용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만 군사작전을 입안하는 군인들에게는 '상식적'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은 제네바합의를 비롯해 번번히 북과의 약속을 결정적으로 어겼으며,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눈치를 보느라 북을 '배신'했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미국과 한국의 거듭된 합의 불이행이 지금의 불안정한 북미, 남북관계를 초래한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한반도 평화를 지켜야 하는 당사자인 남과 북 당국에 대해서도 점수가 후하진 않다.

남과 북은 공히 서로에게 당하는 위협은 최대한 '과대평가'하지만 상대를 겨누는 자신의 위협은 최대한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최근들어 격화 조짐을 보이는 남과 북의 군사행동이 실제 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남측 보수정권의 공격적 태도로 미루어 정전체제 관리 업무를 유엔사로부터 이관받는 문제에 신중해야 되며, 그 전에 당사자로서 자격을 갖추기 위한 전시작전권 전환을 매듭짓는 것이 우선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남북안보경제동맹'이 튼튼히 자리를 잡기 전까지 주한미군의 공백은 현상유지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표시했다. 

냉철한 '현실주의자'를 자처하는 그는 '무작정 반북주의'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른바 주사파로 통칭되는 '감상적 통일주의'에 대해서도 반북주의에 악용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한설 전 소장과의 인터뷰는 설 명절 직전인 지난 20일 서울 종로1가 한 커피숍에서 진행됐다.

아래는 일문일답 전문.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남북경제한보협력의 방향을 찾아갈 것이고, 그 길에서 협력방안도 구체화될 것이다. [사진-조천현]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남북경제한보협력의 방향을 찾아갈 것이고, 그 길에서 협력방안도 구체화될 것이다. [사진-조천현]

南 경제력과 北 안보능력 중심 힘 합치는 '남북경제안보동맹' 필요

□ 이승현 기자: 북의 핵보유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다만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계신다. '남북안보경제협력', '인문지리적 억제'라는 표현인데, 관심이 가는 방안이긴 하지만 현실성에 다소 의문이 제기된다. 

유사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북 내륙투자 모두 중단된 상황아닌가. 미국이 원치 않고 또 보수세력이 반대하는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먼저 '인문지리적 억제'방안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문지리적 억제' 방안의 현실적 추진력을 어디서 찾거나, 만들수 있겠는지 설명해달라.

■ 한설 전 육군군사연구소 소장 : 먼저 제가 '인문지리적 억제'라는 방안을 생각하게 된 배경을 말씀드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남북관계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가야 될 것인가라는 고민이 먼저 있었고, 그걸 달성하기 위한 전략, 중간단계로 생각해 본 것이다.

평화냐 통일이냐를 고민하지만, 궁극적으로 남북관계는 통일이 되어야겠죠.

그런데 실제로 현 시점에서 통일이라는 말은 굉장히 아득하고 멀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이야기해 왔지만 통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주의·주장만해서는 통일이 이뤄지기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잘 안됐던, 쉽지 않은 것들을 그저 통일이라고 계속 말만해서 되겠느냐는 거다. 그것보다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통일에 앞서 우선 평화 공존하고 공동 번영하는 과정이 먼저 아니겠느냐는 생각이다.

사실 그동안 통일을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한국전쟁이 대표적인 북한의 무력 통일 시도였고, 남한은 또 북한을 흡수통일하겠다고 달려들었던 것 아닌가. 다 실패했고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상황에서 지금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그게 뭔지는 아직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당장 드러나는 것은 미국과 중국간의 패권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그 다음 중국·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대리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는 그동안 미국이 유지해왔던 강고한 통제체제, 일극체제가 약화되고 있다. 남쪽이나 북쪽 모두 유사한 입장에 처했지만 특히 남한은 앞으로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경제블록화가 가속화되면 중국의 도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심각하고 강력해질 것이다.

강력한 중국의 도전은 우리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텐데, 미국에 기대어서 중국의 도전을 극복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어떻게 하고 있나. 그동안 주창했던 자유무역체제를 버리고 완전히 보호무역으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대만이나 한국, 일본으로부터 산업생산 능력을 완전히 미국쪽으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중국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편에 들었다가는 중국의 배척을 받게 되는 상황이고, 실제로도 우리가 경제적으로 중국에 맞설 수도 없다.

그래서 남한과 북한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그야말로 각개격파되기 딱 쉽다고 생각한다.

사실 북한이 우리보다 여건은 좋다. 핵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훨씬 더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국가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도 중국이 경제력으로 개입해 들어오면 어려워 질 것이다.

남한은 당장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확대를 자체 힘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미국의 힘은 어차피 빠질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다시 일본과 공동의 이익을 위해 손잡을 수 있는 관계도 아니지 않나.

그렇게 보면 결국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협력의 대상은 북한일 수밖에 없다.

북한을 도와주고 말고하는 그런 상황을 떠나서, 남한과 북한이 서로 공동 생존을 위해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미리 준비를 하자. 남과 북이 협력을 한다면 어떤 모델이 될 거냐. 제가 보기에는 그게 바로 남한의 경제력과 북한의 핵을 바탕으로 한 안보능력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는 '남북경제안보동맹'이다. 그런 시스템을 갖춰가자는 것이 남북협력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협력의 방향을 찾아갈 것이고, 협력방안도 구체화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럼 '인문지리적 억제'는 뭐냐. 남북이 좀 더 구체화해 나갈 협력방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문지리적 억제 실현의 조건
미국 : 현실적으로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
         대중견제시 핵심국가인 북한을 필요로 함

          -북 비핵화 목표 포기, 즉 제재해제와 대중견제 협조 옵션 교환으로 전환

             -현실적으로 미중 사이에서 중립이상으로 바뀌지 않을 것
        제국의 총체적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음

한국 : 유엔사로부터 정전관리 업무 반드시 이전받아야

         현 정접협정에서도 남북미 합의하면 인문지리적억제방안 구현 가능
         평화협정은 주한미군 철수 초래

          -힘의공백 지대 발생, 중,일 등 진입 가능성 높아 안보불안 요소

          -실질적 평화체제 구축 후 평화협정으로 마무리 필요

핵무기는 어떤 재래식 군사력으로도 감당못해..전쟁 안 일어나게 하는 수밖에

□ 남북안보경제협력과 인문지리적 억제로 전쟁을 예방하고 현실적인 협력관계를 진전시키자는 말씀인데, 전쟁 억제에 대해서는 조금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 북한의 핵무기는 남한이 갖고 있는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어떤 방법으로도 감당하기 힘들다. 일차적으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억제하는 방법, 그걸 '인문지리적 억제'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남북경협 문제가 아니고 남북 경제협력을 이용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그런 방안을 찾아보자는 거다.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충돌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렇지만 6.25전쟁과 같은 전면적인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그걸 제도화, 구체화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상전에서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다나 공중에서도 충돌은 벌어질 수 있지만 그런 거는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굉장이 많다. 그런데 지상전에서 충돌이 생기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지상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군대용어로 '접근로'라고 하는데, 먼저 서울에 이르는 접근로, 또 철원에 있는 주요 축선 접근로, 동해안의 축선 접근로 등 세군데가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 축선이 된다. 그곳에서 남북이 서로 전쟁을 할 수 없는 조건을 만들면 기본적으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문제는 남북 경제협력의 방식인데, 핵심은 상대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말했던 햇볕정책도 실제로는 일종의 흡수통일을 위한 수단이나 방식이었지만 내부 설득을 위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당연히 남쪽에서 자기를 흡수통일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런 정책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적대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지 않나.

또 하나는 이제까지 우리가 해왔던 방식은 북한의 값싼 인건비 얻어가지고 떠드는 그 정도에 불과했지 않나. 그래서는 북한도 얻어가는 게 별로 없는 거지.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남북의 상호 이해관계가 서로 묶여야 된다.

남한도 북한과의 협력 관계에서 얻어가는 게 양도불가, 즉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야 된다. 북한도 남한과의 교역 또는 협력관계가 이걸 놓치면 안될 정도로 치명적으로 중요해야 된다. 그렇게 하려면 북한으로서도 단순히 인건비 수입 정도 수준 가지고는 안되는 거지.

그러려면 남한도 북한과 첨단기술이나 산업을 '쉐어'(공유)할 수 있어야 된다.

먼저 개성과 파주를 좀 넓게 묶어서 첨단산업단지를 운영하자는 거다. 그런 곳에서 첨단 상품을 만들어내야 중국제품과 경쟁력도 생긴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겨나가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인건비 등은 북한 내부에 공급망을 만들어서 산업화되도록 해야 한다.

남한만큼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최소한 상당한 수준의 산업화 과정을 같이 진행해서 서로 승수효과를 가지도록 해서 최종 산물인 상품이 중국과의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원의 경우는 굉장히 넓은 지역인데 이거 지금 다 놀리고 있지 않나. 거기를 남북이 식량기지화해서 미리 식량안보를 위한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금강산과 설악산 지역은 그걸 다 합쳐서 잘 관리만 하면 하와이나 스위스 못지 않은 관광자원인데, 지금 활용을 못하고 있다. 

이 세 지역을 크게 묶어서 남북이 서로 주권도 어느 정도 양도해 가며 제3자에 의한 관리체계를 만든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북 외 미·중·일·러 주변국 '인문지리적 억제'에 모두 동참하도록 

□ 남북이 일정 정도 주권을 양도해 제3자가 관리하는 체계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미국도 포함될 수 있나.

■ 상당한 관리 권한을 양도해서, 표현이 적당한지 모르겠지만 '총독' 비슷하게 유지해서 관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미국이 될지 아니면 어떤 다른 형태가 될지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결국 관련 당사국이 어느 정도 참여하는 게 좋겠지.

투자도 있어야 하겠는데, 남한만의 능력보다는 국제투자도 유치해야 하니까 당연히 미국, 일본 등 주변 당사국에서 투자를 해 온다면 항구적인 안정이나 평화에 대한 보장도 되겠지.

통일은 남북간 삶의 수준이 비슷해져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 여건은 되어야 통일에 대한 실질적인 토론이 가능하지, 지금처럼 구호로서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중간단계로서 최소한 '인문지리적 억제'를 통해서 그 다음의 발전된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정치제도나 체제의 변화가 다음 단계에서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다.

일단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현실적인 문제는 주변국가들이 이런 현상변경에 대해 당연히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데 있다.

마침 다행인 것은 현재 여건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패권이 약화,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 따라 우리도 대비를 할 수 있고, 해야된다는 거죠.

지금 윤석열 정권이 과거의 반동적인 상황으로 가고 있지만 그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쨌든 변화는 불가피한 것이고 그런 변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미리 사전 청사진을 그려놓고 남북간에도 전문가들이 만나서 합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일방적인 주장을 던져놓고 무슨 베를린 선언 뭐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되고 북한도 같이 참여해서 실제 역량에 대한 평가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합의해서 추진해야 하는데, 암흑기로 보이지만 지금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인문지리적 억제' 방안을 어떻게 추진해 나가느냐는 건데, 결국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치권력이 중요하다. 과거 노태우 정권 때 전시작전권 '환수' 주장을 했기 때문에 완전한 성과는 아니더라도 '평시작전권'으로 줄어들었지만 일단 외형적인 변화는 가져오지 않았나.

대통령의 확고한 국정철학이 반영된 '인문지리적 억제' 방안이 제시되고 국민들의 동의와 합의를 거쳐 정책으로 추진되면, 미국·중국·일본이 현상변경을 원치 않는다고 할지라도 쉽게 막기 어려울 것이다.

당연히 이런 과정이 필요하고 주변국들과도 이익이 서로 공유되는 설득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나 중국, 일본이 '인문지리적 억제' 방안에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좀 복잡하게 얽혀 있긴 하지만 지금 변화된 상황에서 남북 당사자의 굳은 의지나 합의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제안하신 방안에 대해서 북쪽도 마다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 제가 보기에도 북쪽이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을 것 같다. 지금 북한도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게 가장 중요하잖나. 사실 북한은 핵무장도 됐고 결국은 정권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성과가 있어야 된다. 

인민생활을 향상하려면 북한이 어디서부터, 누구와 손을 잡고 할 수 있겠나. 결국 남한과 손을 잡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거기서부터 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북한은 지금까지 그렇게 하려고 2018년에 크게 노선과 전략을 변경을 했다가 이용만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문재인 정권이 북한을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실제 실현 가능한 협력방안을 찾아보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이 뭐라고 한마디하면 꼼짝 못하고 그쪽으로 넘어가 버리면서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협력같은 건 못했거든.

그 당시 김정은은 문재인과 두번이나 정상회담을 하고 백두산에도 초청하는 등 그야말로 환대를 다했는데, 문재인은 이용만 한 거지.

사실 문재인이 남북정상회담 선언 다음에 바로 개성공단 재개하겠다는 한마디만 했으면 그건 누구도 못 막았지, 누가 그걸 막겠어.

그런데 70%이상 지지를 받는 그런 좋은 여건이었지만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았단 말이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권력을 갖게 되었으니 처음부터 의지가 없었다고 봐야지.

한 전 소장은 북한의 강대강 전략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 여지는 항상 열려 있으며, 강경한 대남 군사행동과 언급에 대해서도 계속 될 일은 아니라고 짚었다. [사진-조천현] 
한 전 소장은 북한의 강대강 전략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 여지는 항상 열려 있으며, 강경한 대남 군사행동과 언급에 대해서도 계속 될 일은 아니라고 짚었다. [사진-조천현] 

북의 우려는 오직 미국.. 그러나 협상 여지는 있다 

□ 2018년 이후 무르익던 남북 화해 협력 분위기가 2019년 2월 북미간 하노이 노딜로 결정적으로 전환됐다.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며, 심각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후 강대강-정면대결로 노선을 변경했하고 핵무력 강화를 기조로 미국의 굴복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의지는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또 다른 변화 가능성이 있는지.

■ 지금은 확 돌아섰지만 그래도 일정한 어떤 여지는 항상 남겨놓고 있다고 본다. 여전히 말은 강하게 하지만 실제 행동을 보면 항상 여지를 남겨두는 특성이 있다.  그 사람들은 권력이 오래 가기 때문에 우리처럼 단기간에 무슨 결정을 볼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항상 그 다음에 내놓을 수 있는 어떤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그게 지금까지 북한을 관측한 결과라고 저는 평가한다.

□ 지난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남한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고 '물리적 힘을 실제적인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하는 등 대적 방향을 선명하게 천명하지 않았나.

■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는 것이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전부 자기가 처한 위험은 과대평가하고 상대방의 위협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측면이 있다.

남한은 북한의 위협을 극대화하면서 자신이 북한에게 가하는 위협은 최대한 과소평가하고, 북한은 자기들이 미국으로 받는 위협은 극대화하지만 자기가 남한에 가하는 말과 행위로 하는 위협은 과소평가하는 그런 경향이 있다고 본다. 그런 차이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냉정하게 보면, 북한이 받는 위협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단 말이지. 북한은 특히 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국을 상대하지 않나.

그런 점에서 북한이 받아들이는 위협은 우리가 북한에 느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 미국의 개입과 도전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면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확보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없고 혼자 살아야 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거지.

그리고 성공하지 않았나. 대단한 거지. 역사적으로 그걸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다. 지금 당장은 우리가 무모하다고 평가하겠지만 시간이 지나서 북한이 생존하고 어느 정도 번영을 하게 되면 그때는 아마 북한 입장에서는 최고의 선택이고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할 거다. 모든 건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역사적 평가라는 측면에서는.

이제 북한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남한이 아니다. 전시작전권도 없는 남한이 군사적으로 공격해 오는 건 별 의미도 없다. 

미국만 억제하면 한반도 평화는 북한이 유지할 수 있다는 건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남한에 대해 말하는 것은 '기세'나 '분위기'에 관한 문제이지 실질적인 '위협'이나 그런 건 없다고 본다.

물론 하겠다고 하면 아주 제한적인, 전면전화되지 않는 국지적인 충돌이나 위협은 가능하겠지.

그런게 소위 말하는 북방한계선(NLL)에서 도발이나 휴전선 전방에서 제한적인 총격사건, 이번에 문제된 무인기정찰 정도의 도발일 것이다.

그런건 남한에 위협을 가하고 겁을 먹게 하려는 정도이지 남한 자체를 때려가지고 뭘 하겠다는 것 아니지.

남한을 향해 뭘 쏜다고 얘기하는데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남한에 핵을 쏘면 북쪽도 피해를 받지 않나.

핵보유국가와 전쟁하겠다는 건 어리석은 일

□ 그 문제는 뒤에 자세히 묻겠다. 아무튼 북한은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겠다고하면서 국방력 강화를 계속하고 있지 않나. 실제로 북한의 이런 의지가 현실적으로 미국을 상대로 실현 가능하다고 보나.

■ 이미 북한의 그런 전략은 상당히 성공했다고 본다. 북한이 최근 들어 화성포-15형부터 17형까지 발사하면서 작년 미국 주류사회에서도 북한 핵문제를 지금처럼 다루면 안되겠다는 여론이 굉장히 많다.

미국외교협회(CFR) 리처드 하스 회장 같은 이는 북한과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언론에서도 그와 같은 논의가 꽤 많이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나라라면 핵 보유국가와 전쟁으로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건 어리석인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부장관을 했던 제임스 매티스가 북한과의 핵전쟁 검토지시를 받고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근무 첫날 성당에 찾아갔던 일화도 있지 않나.

미국이 멸망한다는 거지. 방법이 없다. 핵으로 한방 맞으면 끝난다. 워싱턴이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이런 곳에 한방 떨어지면 미국은 그냥 바로 무너진다. 패권이고 뭐고 없다.

미국이 북한을 초토화시키면 뭘 하나. 세컨드 스트라이크도 의미없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이 미국에 맞아서 아주 멸망을 하더라도 미국도 그렇게 한방만 맞으면 재기불가능하다.

미국에서 뉴욕이 사라져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나. 이건 건물 하나가 날라가는 게 아니라 500만명 정도가 갑자기 싹 사라져버리는 거다.

워싱턴하고 두 군데만 맞아 떨어지만 미국에 남는 게 뭐가 있나. 그냥 미국 전체가 다시 서부개척시대로 돌아가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런 건 군사적 지식이 없더라도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일인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

그게 더 이상한 일이고 이해 안되는 일이다. 이런 걸 미국의 전략가들이 모르겠나. 당연히 안다. 그러니까 매티스 같은 사람이 성당에 뛰어가서 기도부터 했다는 것 아닌가.

핵전쟁의 위험이 상식적이라는 건 다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적대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이해관계가 미국에 켜켜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겠지.

북한 제2경제위원회에서 2022년 12월 31일 오전 당중앙에 초대형방사포 30문을 증정했다. [사진 출처 - 노동신문]
북한 제2경제위원회에서 2022년 12월 31일 오전 당중앙에 초대형방사포 30문을 증정했다. [사진 출처 - 노동신문]

□ 북한의 전술핵 전선배치가 작년에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준비되고 유사시 전개되는 전개되는 시나리오는 어떻게 되나.

■ 전술핵 운용부대 전선배치에 대해서는 정보사항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현재 북한의 실력으로는 야포 정도에 0.1~0.1킬로톤(kt) 정도의 소형 핵무기를 탑재해서 사용하는 건 별로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방사포에 싣는 것은 기본이고 포병 포탄에 탑재하는 건 초보적인 기술이다. 미국에서 이미 그렇게 해왔고 그건 별로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

작년에 했던 것 처럼 북한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북한이 말하는 전술핵무기는 여러 가지 층위가 다른데, 최근에 말하는 전술핵무기는 미국이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할 때 이를 타격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을 말한다.

또 한반도 영역을 벗어난 범위에서 동해안에 들어오거나, 전쟁 발발시 미국 증원전력이 들어오는 경우 일본에 타격하거나 그와 비슷한 정도의 수준에서 대응하는 것을 전술훈련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실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때 일본이나 미국의 증원전력이 한반도로 오는 것을 타격하는 것이 전술핵무기이고, 전략핵이라면 미국 본토를 겨냥한 것이다.

괌기지나 태평양에서 들어오는 전력이나 항모전단을 상대로 약 1천km 미만의 사거리로 타격할 수 있는 무기, 그리고 한반도에서 지상전에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도 준비는 나름대로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술핵무기가 남한을 공격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남한의 재래식 전력이 북한보다 훨씬 위에 있다는 점도 역설적으로 북한의 전술핵무기 보유 필요성을 더욱 높인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전차나 탱크를 다 만들어가면서 우위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방사포나 야포에서 쓸 수 있는 핵을 가지려는 것은 기본적인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책임있는 국방 당국자라면 당연히 그렇게 구상하고 실시할 것이다.

이건 현실적인 이야기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제일 먼저 북한은 전술핵무기로 미국의 항모 전단이나 항공기가 전개되지 못하도록 타격해서 파괴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로 반격을 하면, 북한은 다시 미국 본토에 타격을 하겠지.

그런 이후에 한반도에서 지상전이 발발하거나 전면전이 발생하면, 북한은 남한의 주요 전력을 대상으로 타격을 가할 것이다. 그런 일은 당연한 프로그램이라고 봐야지. 핵을 가지고 있으면 그렇게 준비를 할 것이다.

0.5킬로톤 한발이면 평택기지 소멸.. 기본 소형 핵무기는 어려운 수준 아니야

□ 전술핵무기에 대한 설명은 잘 들었다. 저위력이라고 하지만 전술핵이 실제 사용됐을 때 극히 위험하다고 생각되는데, 그 위력은 얼마나 되며 정밀하게 통제가능한지 알고 싶다.

■ 의도한대로 제한된 범위에서 딱 맞춰서 통제할 수 있다. 그건 이미 몇십 년 전부터 해왔던 기술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한국에도 1960년대에 이미 있었다.

0.1킬로톤(kt)의 핵으로 가로 세로 약 2㎢ 범위내의 인명과 장비를 완전히 소멸시킨다. 통상 대대급 전개 공격 규모가 2㎢ 정도 되니까 포탄 한발이면 거기 있는 모든 게 소거되는 셈이다.

이런 포탄 몇발이면 사실은 미국의 평택기지도 끝난다. 0.5킬로톤 한발만 떨어지면 방공호에 있는 사람은 살아남겠지만 10㎢ 위에 있는 사람과 장비는 싹 사라진다.

□ 방사능 피폭 문제는 남지 않나. 바람을 타고 날아가던지 할텐데 제한된 범위로 통제는 어렵지 않을까.

■ 북한 입장에서는 나라가 망하느냐 마느냐 하는 최후의 순간인데 그런 우려는 이미 고려사항이 아니겠지. 그런 문제까지 생각할 수는 없다.

그걸 쓰고 안쓰는 문제는 정치적 선택의 영역이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군인들은 준비는 다 한다.

문제는 우리가 어느 정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단 한번의 남북간 총돌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지를 잘 모른다는 거다.

북한 입장에서는 남한과 발생하는 충돌을 가지고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은 어쩔 수 없는 전쟁 상태에 갔을 때, 즉 미국을 억제하는 데 실패하고 실제 전면전이 벌어지면 그렇게라도 해서 살아남아야 될 것 아닌가. 또 그렇게 하겠다는 이야기이고.

□ 미국의 전략자산 같은 것들이 전개되기 전에 이걸 저지하기 위해 전술핵이 사용되고, 이도 여의치 않을때는 전략핵 타격도 불사한다. 나아가 한반도 전체가 전장화되고 지상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저위력화된 전술핵도 사용한다는 것은 상식에 가까운 이야기라는 말씀이다.

■ 정상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은 군인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요즘 우려되는 게 군인들 본인들도 그런 현실적 가능성에 대해 생각들을 별로 안 하는 것 같다. 

□ 통상적으로 이런 군사적 긴장이나 갈등이 고조될 때 주식시장의 추이를 보고 했었는데, 작년에 그렇게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이 굉장히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

■ 그건 기본적으로 전쟁이 안 난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누구도 감히 전쟁을 못 일으킨다. 북한은 자기들이 먼저 전쟁을 일으킬 수가 없다. 전쟁을 일으켜 봤자 재래식 전력으로는 남한을 점령해서 군사적으로 점령할 수 있는 역량이 안된다.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휴전선도 못넘어 온다.

오히려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건 미국이나 남한이지. 그런데 남한은 단독으로 전쟁을 못 일으킨다.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는데, 북한의 핵이 미국을 확고하게 억제하고 있다.

그래서 전쟁은 안 일어난다.

미국이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한반도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북한이 핵무장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했다는 말은 유감스럽게도 객관적 사실이다. 다시 말하지만,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한 한반도에서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기본적으로.

□ 다른 질문을 드리겠다. 작년 말 북한 무인정찰기 관련 우리 대응태세 문제점이 부각되는 과정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적진정찰-검수사격(초대형방사포)-무기증산 스케줄이 비일상적 군사작전이라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북한의 활동과 우리가 처한 위협을 과대평가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다. 사실은 북한이 윤석열 정권한테 "니가 자꾸 대북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우리는 이렇게 나간다. 내가 이렇게 나가면 너 어떡할 건데"라고 응수타진한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할 게 없지 않나. 가서 공격할 수가 있나, 겨우 무인기 날리는 거지.

그런데 무인기를 날리면 어떻게 되느냐. 즉각 한국에 있는 유엔사가 한국 정부와 군에 대해 규제를 한다. 

유엔사는 북한이 정전협정 위반하는 것을 규제할 수 있는 힘은 없지만 남한이 위반할 경우에는 제재한다. 전쟁을 방지하는 가장 일차적인 정전관리 책임이 유엔사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엔 처음이라서 그냥 했겠지만 우리 군과 정부가 독자적으로 계속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도 남한이 이상한 짓을 해서 자기들이 전쟁에 끌려가고 싶지 않거든. 전쟁은 자기가 원해서 선택하는 것이지, 상황에 끌려서 하는 것은 아니니까 남한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하는 거지.

사실은 그래서 군사적 주권을 가지고 그런 공세적 행동을 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저는 유엔사로부터 적어도 정전관리 권한을 회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안된다. 먼저 우리 스스로 정전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된다.

정치권이나 군도 마찬가지다. 북한에 대해 도발하거나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서 그들의 도발을 자초하면 안된다. 우리가 잘못하는 게 없는데 북한이 도발하는 경우에는 거기 강력하게 응징을 해야 되겠지만, 최근에 드러난 윤석역 정부의 행태는 북한에 대한 반감 같은 것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그렇게 되면 안된다.

특히 인문 지리적 억제를 하려면 유엔사가 갖고 있는 정전관리 기능은 반드시 가져와야 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南 공세적 행동 위험.. 정전관리 능력 갖춰야, 전시작전권 전환 마무리가 급선무

□ 전시작전권은 한미연합사 소관이고 정전관리 업무는 유엔사에서 하는데 그걸 우리가 가져오겠다면 미국이 반대할텐데, 방안이 있나.

■ 그건 당연히 안 주려고 하겠지. 가장 큰 문제는 남한의 정치권력이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이 없다는 거다. 그동안 관찰한 바에 따르면, 유엔사는 남한을 믿지 못한다.

소위 진보 정권이나 진보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유엔사가 남북교류의 방해라고 생각하지 않나. 그런데 그런 측면 외에 남한의 보수정권이 굉장히 공격적인 정책을 펴서 전쟁 발발 상황이 우려되는 일이 있다는 거다. 두 가지 측면이 다 있는 거지. 

먼저 미국이 원치 않고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남북간 교류협력이 그냥 이뤄지면 통제력을 상실한다는 우려다. 그러면 동북아지역에서 패권 유지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가 상실된다는 측면이 하나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남한의 보수정권이 공세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들이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려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려하는 거다.

그러니까 유엔사는 남북교역을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미국이 마음대로 통제하게 되는 부정적인 기재로도 작용했지만 남한 보수정권의 위험한 행동을 못하게 한 긍정적인 기능도 함께 보아야 한다.

□ 두 가지 측면 중에서도 유엔사나 한미연합사를 미국이 계속 쥐고 가려는 데 대한 근본적인 요구가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

■ 그게 있지. 당연히. 미국이 자신의 패권 유지를 하기 위해 중국을 억제하거나 러시아를 견제하는데서 한국처럼 중요한 위치가 없다. 가장 중요한 전초기지인 거지.

더군다나 한국은 공급망이라는 차원에서도 미국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으니 그런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 지난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전쟁동원준비와 실전능력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 '물리적 힘을 더욱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갈 데 대한 구체화 된 대미, 대적 대응방향'을 언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올해 대규모로 전개될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과 북, 미국 정책당국에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 이미 훈련을 하는 건 다 결정이 됐고 결국 하게 될텐데. 특히 미국은 기존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를 먼저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이었는지 실패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먼저 있어야 하는데, 사실은 철저히 실패했단 말이지.

기존의 실패한 행위를 정책으로 계속 고집하는 건 어리석은 일 아닌가. 이미 하노이 회담 당시 방향을 잘만 선택했었다면 지금의 북한은 미국이 크게 위협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적대관계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지 않았을까. 또 북한의 미사일 개발 같은 것도 중간에 중단시킬 수 있었을 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했고, 사실은 남북, 미북간 합의를 가장 먼저 두번의 큰 합의를 위반한 건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지 않나.

북한의 핵개발 포기 대가로 북미수교와 평화협정, 경수로 발전소 건설과 중유 공급을 주 내용으로 하는 1994년 제네바합의(Agreed Framework)도 그랬고, 2007년 6자회담 결과 서명한 2.13합의도 방코델타아시아(BDA) 자금 동결로 무산되어 다 무너졌지. 남북, 미북간 기본합의를 위반한 건 사실은 미국이었다. 

그러니까 북한으로선 더 이상 미국을 믿을 수가 없지 않나.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그랬다. 합의를 하고 무너뜨리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이제 다시는 북한도 그런 미국과 합의를 하는 일이 쉽지 않겠지. 하노이 결렬도 북미간 세번째 합의쯤 되는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의 방향을 바꾼 거니까.

자기들이 해 온 정책의 결과가 이러한데, 이걸 북한의 잘못으로만 떠 넘기고 국내정치적으로 책임을 모면하려는 식으로 해서는 미국은 패권유지도 어렵다.

미국 입장에서 가장 유력한 중국 견제방법은 북한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건데, 실패한 거지. 앞으로는 그렇게 안된다. 북한도 그렇게는 안할 거다.

미국에게 남은 건 북한을 중국과의 관계에서 조금 멀리 떨어지게 하는 정도, 아주 잘해도 중립화시키는 정도 밖에 할 수가 없다. 절대로 북한이 미국편을 들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기본적으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전략 전체를 재검토해야 한다.

한국은 지금의 북한을 적대적인 관계로 보기보다는 국제정세 변화에 따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협력대상으로 보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다만 시기가 문제일 뿐 윤석열 정권은 상당한 경기침체나 경제위기에 닥칠 것이 분명한데, 미리 준비해서 북한과 협력을 잘하면 그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것이고, 아니면 그냥 오롯이 뒤집어 쓸 수밖에.  

한마디로 북한을 위협으로 생각하느냐, 기회로 볼 것이냐에 따라 위기는 다른 양상으로 닥칠 것이다.

저는 그런 점에서 구체적인 해결방안 없는 열정적인 통일주의자나 무작정 반북주의자 모두 위험하다고 본다.

□ 무작정 반북주의에 대한 우려는 이해되는데, 통일지상주의는 무슨 이야기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통일이라는 건 민족적 과업이죠. 그러나 열정과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 전략이나 이론없이 그저 우리 민족이니까 통일한다,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하는 식으로는 통일이 안된다고.

구체적인 현실과 현실이 부딪히고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상태이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른바 '주사파'로 통칭되는 감상적 통일지상주의는 실질적으로 남북관계를 강화하고 협력,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장애로 작용하기 쉽고 반북주의자들에 의해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지 않나.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반북주의, 반공주의자들이 강력한 주류이다. 이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거든.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지금의 남북 적대관계가 훨씬 더 낫다고 본다. 

노동자를 탄압하려면 북한이라는 존재가 있어야 하는 거야. 당장 오늘 내일 지급할 인건비가 중요한 그들로서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줄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나 주사파를 활용하는 거지. 그건 뻔하다. 

현실이 그렇기 때문에 북한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을 아주 다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론적으로, 공부도 좀 더 많이해서 현실적인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 올해는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올해 정전협정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계기라도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있는데, 조언이 있다면.

■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북한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지만 남한은 그렇게 보기 어렵다. 유감스럽지만 그게 현실이다. 북한이 남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먼저 우리는 자주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의사결정 권한이 없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남한의 시민단체, 시민운동이 종전선언하자, 평화협정 하자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결국 미국이 움직여야 되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지. 남북 간에 평화협정하고 종전선언한다고 해서 그것이 구체적으로 한반도의 정전상태를 바꿀 수 있겠나. 못바꾼다.

정전협정에 사인은 미국과 북한이 했지 남한은 없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권한을 위임했으니까 당사자라고 하지만 그건 우리 생각이고, 결과적으로 사인은 하지 않았다. 정전협정은 군사령관이 사인한 협정인데, 그 당시 우리는 작전 군사적인 권한도 없었다.

그래서 유감스럽게도 한반도 문제에서 남한은 당사자가 아니다. 당사자 자격이 없다.

시민단체 사람들은 남한이 한반도 문제 당사자 자격을 먼저 회득하겠다는 노력부터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종전선언, 평화협정하자고 하면 사실 미국에게는 무슨 의미가 있겠나. 아무런 영향도 없는 찻잔속의 태풍에 불과하다.

북한 입장에서도 남한 시민단체가 그렇게 하겠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는 것이지 실제로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으로 질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겠나.

한국정부도 그렇게 가려면 먼저 전시작전권 전환해야지. 그래야 종전선언, 평화협정에 들어가는 거지.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 평화협정을 얘기했던 건 아예 순서가 틀린거다.

평화협정 하기 전에 먼저 우리 정부는 전시작전권 전환을 끝내고 정치적 협상으로서 해결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한국 정부는 자주권을 갖고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자격을 얻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전시작전권 전환부터 시작해 정치적 협상으로 전환된 평화협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협정은 단순히 어떤 문서에 서명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평화의 지속가능성이 제도화되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 앞서 여러 차례 강조한 '인민지리적 억제' 같은 것들이 갖춰져야 한다. 

앞으로도 한국 정부가 당사자 자격을 갖지 않은 채 그런 주장을 계속한다면 북한 입장에서 볼 때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지 않고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그런 보장을 뭘로 믿겠나.

남북한의 가운데 그야말로 미·일·중·러가 다 들어와서 있던지, 전쟁이 일어날 수 없도록 만드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반도에 다시 외국군대가 들어오는 건 말이 안되니까, 남북간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인문지리적 억제' 같은 방안이 갖춰져야 그것이 전시작전권 환수,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고 본다.

□ 그 과정에 유엔사나 한미연합사령부의 역할도 조정될 수 있겠다. 또 평소 글쓰신 걸 보면 미군의 철수로 인한 공백은 위험하다는 주장도 있던데.

■ 그러니까 전작권 전환을 해서 우리가 주권을 가지는 것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미군이 빠져나감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은 또 다른 문제다.

남북한이 완전하게 경제·안보 동맹으로서 역량을 갖추면 미군이 빠져나가도 공백이 안 생기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만약 미국이 나가면 여기에 중국과 일본의 각축전이 벌어진다. 러시아도 끼어들겠지. 오히려 더 불안정해 질 수 있다.

사실 현상변경이라는 게 쉬운 게 아니다. 현상변경을 위한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느냐가 중요한데,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주한미군은 나가는 게 좋겠다는 것이 현실적인가 하는 의문은 있다.

우리는 전쟁을 겪은 나라다. 미·일·중·러의 각축장이 될 수 있는 한반도에 어느 한 힘이 빠져나가면 그만큼 뭔가 밀고 들어 온다. 중국이 제일 먼저 밀고 들어오겠지.

우리는 중국이 그렇게 밀고 들어오면 감당 못한다. 미국이 일정 부분 군사적으로 중국을 억제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 진보적 입장에서는 미국을 제국주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게 있다. 주한미군에 또 다른 긍정적인 순기능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인가.

■ 아니 뭐 그런 것보다 현상유지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다. 현상유지는 평화를 유지한다는 걸 의미한다. 현상유지가 깨지면 정치적 불안정이 생기고 그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군사적인 충돌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니까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변화를 관리하고 추구해 나가는 것이냐, 아니면 어떤 공백이 생겨서 감당 못하는 변화가 생기는 걸 어쩔 수 없이 그때 가서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느냐의 차이인 건데.

그렇게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면 잃을 수 있는 게 너무 많지 않나. 그러니까 가급적이면 상황을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바꿔나가는 게 현명하다는 거지.

주한미군 문제는 예전 김대중 대통령이 철수하면 안된다고 했던 그런 맥락으로 이해한다. 상당기간 그렇게 되겠지만 좀 있다보면 주한미군이 철수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이미 트럼프가 그런 얘기를 했고, 미국도 특정한 변화가 생기면 해외에 나가있는 군대 운용이나 안보전략에 대한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겠지.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도 그에 대한 준비는 해야지.

그런 점에선 영원히 주한미군이 점령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한 전 소장은 "정치지도자는 항상 평화와 대화를, 또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진-조천현]
한 전 소장은 "정치지도자는 항상 평화와 대화를, 또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진-조천현]

정치지도자는 항상 '평화' 말해야.. '적' 운운은 상식 결여

□ 오랜 시간 전쟁과 평화에 대한 말씀을 들었다. 평화를 위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언급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던 것이 불과 얼마전이다. 군 생활을 오래 하셨는데 평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고 하는 것은 동로마제국 시기 군사학논고라는 책에 나오는 말이다. 동로마제국의 군사이론은 스파르타의 군사학 전통을 이어 받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쟁은 군사, 경제, 정치외교적인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 그 이야기는 전쟁을 군사적으로 보는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

군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전쟁을 준비해야 된다. 그러나 정치인들이나 외교관들은 평화를 군사적으로만 대비해선 안된다. 

국가간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대화를 해야지.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나 정치지도자는 항상 평화를 이야기해야 한다. 평화와 대화를, 또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평화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교역을 확대하고 이익을 공유하며, 서로 갈등을 해소하는 그런 작업을 하는 것이다.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그렇게 되지 않았던 건 제국주의간 패권경쟁이 너무 치열하게 벌어져서 외교적인 방법으로는 전쟁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의 경우에는 그런 대화와 외교에서 실패한 거다. 가장 크게 실패한 영국은 이념적 차이가 있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독일과 유화정책을 펴지 않았나. 이론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영국이 소련과 손을 잡고 독일을 억제했다면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이념적 접근이 전쟁 발발로 귀결된 것이다. 그렇게 평화의 조건을 만들어 가는데 실패한 영국은 패권을 상실했다.

이념에 치중해서 국가이익이 무엇인지를 간과한 사례로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의 실패사례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다소 유감이다.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을 '적'이라고 지칭한 것은 국가지도능력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지도자는 그러면 안된다.

우리나라는 지금 위기를 관리하고 평화를 관리하는 대통령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윤석열 정권에서 안보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전쟁과 평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관리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결여돼 있다고 본다.

군인들은 당연히 '적'이라고 해야 한다. 그렇게 훈련도 시키고 정신무장도 시켜야 한다. 

국방백서는 국방부가 정치적인 평가를 하는 거니까 거기서 북한을 적이니 뭐니 규정하는 걸 이상하게 볼 일도 아니다.

다만 세계 어느 나라도 타국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치적으로 누군가를 주적으로 명시하면 짊어지게 되는 어마어마한 부담이 있지 않나. 그런 걸 모르니까 '대화가 더 필요한 상대이고 이해관계를 해소해야 되는 나라' 정도로 표현해도 될 이란한테도 '적'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어느 누가 제3국을 적이라고 표현하나. 그런 건 미친 짓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간단한 질문을 하나 더 드리겠다. 지난해 11월 북의 군사대응 중 울산 80km 앞바다 전략순항미사일 2발 탄착과 울릉도 북방 NLL 공해상 탄착에 관해 남북의 발표 내용이 서로 엇갈리는 대목이 있었다. 진실은 무엇인가?

■ 저도 모르지. 다만 몇 차례 김여정이 나와서 우리 군 발표를 부정했는데, 거짓말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보기에는 우리 군이 탐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그런 면에서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감시공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추정을 해 보는 건데, 북한이 좌표까지 찍어서 발표를 했으니까 내가 책임자라면 창피하더라도 가서 찾아봤을텐데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다.

찾아봤는데 없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고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모르겠다. 군이 그랬다는 것도 못들어봤고 정보영역이니까.

하여튼 북한이 쐈을 가능성이 높고 우리가 못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 마지막 질문이다. 젊은 시절부터 계속 군 생활을 하셨는데, 평소 좌우명으로 생각하는 문구가 있다면.

■ 제가 뭐 대단하게 좌우명으로 삼고 그런 건 없고 군대에 처음 들어가면서 우리 어머니께서 저에게 '선비는 곁불 쬐는 게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을 항시 새기고 있다.

가급적이면 이해관계에 끼거나 제 이익을 위해서 나서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건 아마 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신 것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한다.

크게 제 인생을 관통하는 좌우명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그렇게 생각한다.

□ 긴 시간 말씀 감사하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민연금 없애버리자? 이 글 먼저 읽어보시길

[넥스트브릿지] 국민연금 개혁에 앞서 풀어야 할 오해들

23.01.25 07:09ㅣ최종 업데이트 23.01.25 07:09
정책네트워크 넥스트 브릿지(Next Bridge)는 지식경제, 기후, 디지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등 전환의 시대를 직면하여 비전과 정책과제를 연구하는 포스트 386 세대(9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에서 90년대생 청년) 중심의 연구자·정책 전문가의 네트워크다. 넥스트 브릿지는 주권자인 국민들이 사회 지향과 정책과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이 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책담론을 위한 대중적인 소통을 희망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의 정책과제를 가지고 매주 정책 칼럼을 연재한다. [편집자말]

▲ 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국민연금을 받는 약 622만명의 연금액이 물가상승을 반영해 기존보다 5.1% 인상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모두가 국민연금 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다. 물론 그러하다. 하지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올바른 방향으로 국민연금이 개혁되기 위해 먼저 풀어야 하는 오해들이 있다.

국민연금 제도는 명칭 그대로 모든 국민의 안정적 노후를 보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1988년에 도입되었다. 35년이 흐르는 동안 적지 않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넓은 사각지대, 충분하지 못한 보장 수준으로 대다수 국민에게는 미덥지 못한 노후보장 수단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고령화로 인한 재정불안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마저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유포되고 이러한 우려에 편승해서 아예 국민연금을 없애버리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국가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공적연금이 지급 불능 사태에 빠지는 일은 없다. 세금을 걷거나 화폐를 발행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 국가는 지급할 능력이 있다. 고령화가 아주 빠르게 진행 중이고 이로 인해 국민연금 재정이 위협받고 있다지만 역설적이게도 국민연금 보장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인구 절반이 65세가 되는 먼 미래에도 국민연금 지급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9.4%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즉, 고령화가 국민연금을 붕괴시킬 거라는 위협은 매우 과장된 것이다.

오히려 다른 나라 공적연금과 달리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가진 강력한 소득재분배 기능에 대한 고소득자들의 불만과, 공적연금이 발달하면 민간보험 비즈니스가 위축되기 때문에 고소득자들과 민간보험사들이 국민연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유포하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일반 국민들이 국민연금의 기금고갈론, 지불불능설, 미래세대폭탄론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에 대해 유포되고 있는 부정적 인식이 국민연금의 바람직한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 이것들이 어떤 점에서 오해인지 살펴보자.

노인에 대한 공적연금 지출규모 크지 않다

첫째,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이 은퇴 세대에 너무 관대해 국민연금 재정을 위협한다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인부양비와 공적연금 지출규모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해보면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노인인구 비중에 비해 공적연금 지출규모가 형편없이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고령층 빈곤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국민연금이 도입될 당시 가입을 꺼리는 사람들을 가입 유도하기 위해 보험료를 매우 낮게 책정하고 급여 수준을 매우 높게 설정했던 것은 사실이다.

1988년 당시, 오늘날 우리들이 이렇게 오래 살 것이라고 생각 못했고 자녀들이 부모의 노후를 부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강하게 설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생소했던 국민연금이 출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당시에는 이자율이 10%에 이를 정도로 높았기 때문에 강제 저축을 위해서는 그 정도 인센티브를 주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이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했기 때문에 절대적 기준으로는 용돈연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오히려 문제는 재정안정성을 너무 강조해 이후 소득대체율을 하향 조정하고 보험료율을 올리는 개혁을 진행해서 보장성이 너무 낮아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2007년 연금개혁이 있었고 20년에 걸쳐 2028년까지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내린다고 결정함에 따라 소득대체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로 인해 먼 미래에도 공적연금 지출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 [그림1] 노인부양비(65세 인구/생산가능인구) 장기 전망 출처 : European Commission, The 2021 Ageing Report(2021). 통계청, 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67년, 보도자료(2019). ⓒ 정세은

 

▲ [그림2] 공적연금 지출 장기 전망(GDP 대비 %) 출처 : European Commission, The 2021 Ageing Report(2021). 국회예산정책처, 4대 공적연금 장기 재정전망(2020). ⓒ 정세은

  

▲ [표1] 국민연금 장기 총수입, 총지출 및 수지(2018년 전망) 출처: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2018 국민연금재정추계(2018). ⓒ 정세은


[그림1]을 보면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2030년대 초반이 되면 노인부양비가 OECD 평균을 넘고 이후에는 OECD 평균보다 매우 커지게 되는데, [그림2]를 보면 공적연금 지출규모는 2070년이 되어도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표1]에 따르면 2070년에 국민연금 지출규모는 GDP의 8.9%에 불과한 수준이다.

미래에 공적연금의 사각지대가 사라진다 해도 빈곤한 노인들이 대다수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번에 연금개혁을 한다면 소득대체율을 다시 적정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주요 개혁 내용에 포함되어야 한다. 

부과식 공적연금에 기금고갈은 문제 되지 않는다

둘째, 2003년부터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이 수행됐는데 추계 이후 언론의 관심은 예외 없이 기금이 언제 고갈되는가에 있었다. 지난 2018년에 수행된 4차 재정계산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이 2057년에 소진되는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런데 가령 2057년에 기금이 고갈되면 뭔가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는가?

언론에서는 기금 고갈이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분위기를 몰고 가고 있지만 기금 고갈이 문제 되는 것은 민간연금의 경우이다. 민간연금은 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보험료를 받고 그것을 불려서 수익을 붙여서 돌려주기 때문에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공적연금은 부과식 제도로서 현세대에 보험료를 걷어 은퇴세대에 연금으로 지급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미래세대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지급불능을 염려할 이유가 없다. 기금고갈로 연금을 못 받게 된다는 것은 그 미래세대가 은퇴할 때쯤 생산인구가 하나도 없어야 일어나는 일이다.

공적연금을 운영하는 거의 모든 국가가 기금 축적을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지 갑자기 경제위기가 찾아온다거나 할 때 그 해의 보험료 수입이 충분하지 않으면 연금을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예비적 차원에서 소규모의 완충기금만을 보유할 뿐이다.

그렇다면 부과식 연금제도를 가진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 기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가? 부과식이 아니라 민간연금처럼 적립식인 것은 아닌가? 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국민연금이 기금이 많은 이유는, 국민연금을 시작할 때 기금을 조금 쌓아두면 미래세대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완화해 줄 수 있지 않겠냐는,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제도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원래 국민연금을 설계할 때 기금 유지를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지 않았다. 따라서 기금의 소진은 자연스럽고, 그 이후 국민연금 제도는 예비금을 적정 수준 보유하면서 미래의 생산인구가 미래의 은퇴인구를 잘 부양하도록 재원 마련 제도를 잘 설계하면 되는 일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기금의 소진 자체가 아니라 주식이나 채권 형태로 된 기금이 대규모(2020년 GDP 45.1%)여서 기금을 현금으로 바꿔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 대량의 주식과 채권이 금융시장에 나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금을 현금화할 때 금융시장이 충격받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근로소득에만 보험료 부담시키는 제도 바꿔야
 

▲ [표2] 부과방식비용율 및 GDP 대비 급여지출 추이(2018년 전망) 출처: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2018 국민연금재정추계(2018). ⓒ 정세은


그런데도 기금 소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것은 기금이 소진된 이후 은퇴세대가 미래세대에 비해 너무 많아 은퇴세대를 부양하기 위해 폭탄 수준의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만일 충분하지 않은 보장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장성까지 올린다면 미래에 내야 할 보험료 수준은 더욱 높지 않겠는가?

이러한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에는 지난 4차 재정계산의 결과로써 2070년에 거의 30%에 이르는 부과방식비용률이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부과방식비용률이란 은퇴세대의 연금지급을 위해 생산세대에게서 보험료를 거둘 때 보험료가 부과되는 소득(마치 세금에서의 과표와 같이) 대비 보험료를 얼마를 걷어야 하는가 보여주는 지표를 의미한다.

기금이 소진된 이후 생산인구의 근로소득에 대한 보험료만으로 연금을 지불한다면, 30%의 부과방식비용률은 미래세대가 내야 할 보험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높은 보험료(물론 개인과 고용주가 나누어서 내기 때문에 개인이 내는 것은 그 절반이겠지만)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근본적으로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미래에 근로소득자의 근로소득으로만 국민연금 재원을 마련해야 할까? [표2]에서 'GDP대비 보험료부과 대상소득총액'을 보면 전체 GDP 중 약 30%만의 소득에 보험료가 부과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령화 인구가 절반에 육박하는 미래에 은퇴세대 부양을 미래 생산인구의 근로소득에만 지우는 제도에서는 그 인구의 부담이 과도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미 우리보다 앞서서 저출생 문제를 경험한 선진국들이 공적연금에 국고를 투입하고 있다. 만일 우리도 미래의 부족한 재원의 일부를 보험료 인상으로 마련하고 그 나머지를 국가가 책임진다고 하면 보험료를 그렇게 높게 올릴 필요가 없게 된다. 지난 4차 재정계산의 계산에 따르면 현행 9% 보험료율이 유지될 때 2070년에 GDP 대비 약 6.6%의 적자 발생을 전망했으므로 국가가 절반을 감당한다면 보험료를 올려 감당할 부분은 GDP 대비 3.3% 정도가 된다.

따라서 바람직한 국민연금 해법은 보장성은 당장 올리되 보험료는 서서히 올리는 개혁이다. 보험료는 적정한 상한선을 두고 그 수준에 이르면 인상을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부족한 부분은 국고를 투입해서 해결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연금 재정불안정이 야기되는 근본 이유가 저출생이나 저성장과 같이 국민연금 제도의 틀을 벗어난 데 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의 수지 균형을 후세대 근로소득에 대한 보험료로만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따라서 국고 투입은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현세대와 후세대간의 의미 없고 소모적인 대립을 해결하는 관건이다. 국민연금에 장차 국고가 투입된다면 국가는 더욱 절실하게 저출생,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을 보험료 인상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사회적 갈등만 심화될 뿐 희망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실행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관심 영역은 한국경제 성장과 분배 선순환 문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조세 및 재정정책 등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요점 대신 실수만 남는다…윤 대통령의 ‘할 말 많은’ 새해 보고



등록 :2023-01-24 09:13

수정 :2023-01-24 09:15

배지현 기자 사진

배지현 기자 구독

 

정치BAR_배지현의 보헤미안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새해 업무보고에 참석해 머리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옛날에 선거 때 막 돈 쓴다고 그러면 선거자금은 뭐 한 100억을 뿌렸는데 막상 유권자에게 돌아가는 건 10%만 돌아가도 선거에 이긴다는 옛날 얘기가 있었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업무보고를 받은 뒤 쏟아낸 마무리 발언 중 일부입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약자 복지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얘기나 국정과제 핵심과는 거리가 먼 사례 등을 들며 5000자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부처 업무보고가 시작되기 전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국민에게 직접 보고하는 형식의 ‘대국민 보고’가 될 것이라고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18개 부처 가운데 15곳이 업무보고를 마쳤지만, 윤 대통령의 발언은 긴 분량에도 요점을 알기 힘든 ‘난수표’에 가까웠습니다.

 

대통령 업무보고는 취임 뒤 두 번째입니다. 지난해 여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의 독대로 진행한 첫 업무보고와는 달리 부처 관계자뿐 아니라 전문가와 정책수요자 등이 참석한 대규모 업무보고였습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핵심 정책에 관한 대통령의 생각을 부처 공무원들과 민간이 직접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오로지 국민과 국익만 생각하고 나아가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확고한 철학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업무보고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공개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번번이 입길에 올랐습니다. 짧게는 9분에서 길게는 28분 동안의 마무리 발언에선 현실과 거리가 있는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학교 다닐 때 국어가 재미가 없었다. 우리말을 무엇 하러 또 배우나. 저도 학교 다닐 때 국어가 재미가 없었다. 문학 하시는 분들은 청록파, 이런 것을 국어라고 했지만 그게 아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어떤 시라든가 이런 거를 놓고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뭔가 자기의 느낌을 적는다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한다면 재미없어 할 사람이 아마 없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으나, 실제 교과서엔 이미 그런 내용이 있어 윤 대통령이 현실도 모른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마무리 발언이 길어지다 보니 불필요한 발언도 적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일본도 이제 머리 위로 (북한의) 아이아르비엠(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이 날아다니니까 방위비를 증액하고 소위 반격 개념을 국방계획에 집어넣기로 하지 않았나. 그걸 누가 뭐라고 하겠나”(지난 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라고 말해 방위비 증액을 뼈대로 한 일본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을 용인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지난 9일 복지부 업무보고에선 연금개혁의 기초작업을 강조하면서 뜬금없이 대법원 표결을 비유로 들기도 했습니다. “어떤 케이스가 대법원에 올라가면 대법원에 법관이 13명이다. 올라가자마자 대법관끼리 표결을 하는 게 아니다. 충분히 연구하고 자료조사하고 회의도 하고, 전원합의로 결론이 안 날 때마다 표결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연금개혁도 기초 자료수집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예를 든 것이지만, 표결을 위한 자료 수집과 국민여론 수렴을 위한 기초 작업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긴 힘들지 않을까요.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소개하는 ‘대국민 보고회’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야권을 겨냥하는 ‘정치적 발언’도 적지 않았습니다. “과거 정부가 부동산 문제와 환경 문제를 어떤 정치와 이념의 문제로 인식했다”(3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생산되는 쌀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소화하느냐와 관계없이 무조건 정부가 매입해주는 이런 식의 양곡관리법은 농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4일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 등이 그것입니다.

 

대통령실은 매번 업무보고가 끝난 뒤 대통령의 전체 발언을 정리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은 사전 원고 없이 즉석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전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갖고 있던 평소 생각, 소신, 철학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대통령실 일부 인사들은 “대통령이 아는 게 얼마나 많으면 즉흥 발언을 20분 넘게 하겠느냐”며 추어올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실 주변에서도 윤 대통령의 ‘폭포수 발언’을 두고 우려가 나옵니다. 국정 철학이나 기조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제되지 않은 발언 속에서 부적합한 사례, 부적절한 인용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핵심 메시지는 사라지고 실수만 부각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게 대통령실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국민에게 각인되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장편소설보다는 명료한 ‘한 줄의 시’일 것입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올해부터 바뀌는 부동산 정책... 핵심은 ‘규제지역 해제+세금 감면’

부동산 전매제한 기간 완화하고, 분양가상한제 주택 실거주 의무도 폐지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1.03. ⓒ뉴시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완화로 올해부터 부동산 제도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 핵심은 지난 정부에서 집값을 잡기 위해 추진했던 규제를 다 풀고, 다주택자들의 세부담은 완화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작년부터 시작된 대세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 집값을 떠받치려는 모양새다.
 

강남3구·용산구 빼고 규제지역 다풀었다... 전매제한·실거주 의무 완화도


우선 지난 3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표된 것처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국토부는 기존에 규제지역으로 남아있던 서울 전역과 경기도 4개 지역(과천, 성남 분당·수정, 하남, 광명) 중 강남 3구와 용산구만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유지하고 나머지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규제지역에서 풀린 지역은 대출, 세제, 청약, 거래 등 집을 사고파는 전 과정에 대한 모든 규제가 완화된다.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도 강남·서초·송파·용산구만 남겨놓고 모두 해제됐다. 마포·성동·강동 등 서울 14개구와 경기 과천·하남·광명 내 236개동이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역에서 해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은 5∼10년의 전매제한 규제와 2∼5년의 실거주 의무 등이 풀린다.

국토부는 의무적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야 했던 도심복합사업과 주거재생혁신지구에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배제하기로 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주택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규제지역에 적용하는 전매제한 및 실거주 의무도 대폭 완화한다. 오는 3월부터 수도권에서 최대 10년인 전매제한 기간은 3년으로, 비수도권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축소된다.

또 수도권의 경우 공공택지(분양가상한제 적용) 및 규제지역은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된다. 비수도권은 공공택지(분양가 상한제 적용) 및 규제지역은 1년, 광역시 도시지역은 6개월로 완화하고 그 외 지역은 전면 폐지된다.

전매제한 완화는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하다. 시행령 개정 이전에 분양을 받았더라도 전매제한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개정된 시행령을 소급 적용받을 수 있다.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도 폐지된다. 이는 거주이전을 제약해 수요가 많은 신축 아파트 임대 공급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재는 공공택지의 경우 실거주 의무기간이 최대 5년, 민간택지는 3년인데 이 의무가 아예 사라진다.

다만 실거주 의무 폐지는 주택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법 개정 전에 실거주 의무가 부과됐더라도 소급적용 받을 수 있다. 또 법 개정과 별개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이 해제된 지역에서는 이후 분양되는 주택은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
 

아파트. (자료사진) ⓒ제공 = 뉴시스

청약관련 규제도 풀린다... 금액 상관없이 중도금 대출 허용


청약 관련 규제도 대다수 해제된다. 국토부는 현재 분양가 12억원 이하만 가능한 중도금 대출 보증을 모든 분양주택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당초 9억원 이하로 제한했던 중도금 대출을 지난해 11월 말 12억원 이하로 완화했는데 올해는 아예 이 규정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1인당 5억원까지로 제한했던 인당 중도금 대출 한도도 폐지한다.

국토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정과 은행시스템 준비를 거쳐 올해 1분기 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특별공급의 분양가 기준도 없애기로 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할 경우 다자녀 가구 등 특별공급 대상 물량에서 배제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 기준을 폐지해 분양가와 관계없이 모든 주택에서 특별공급이 가능하도록 한다. 다음 달 중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을 완료해 분양가 제한을 없앨 예정이다.

무순위 청약의 자격요건을 완화해 다주택자도 청약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한다. 앞서 지난 2021년 5월 문재인 정부는 청약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1년 9개월여만에 다시 다주택자에게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2월 중 주택공급규칙 개정을 통해 다주택자도 무순위 청약에 지원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청약 당첨된 1주택자에게 부과되는 기존주택 처분 의무도 폐기하기로 했다. 현재 규제지역과 수도권·광역시 분양 아파트의 경우 추첨제 1순위 물량의 25%는 1주택자도 당첨이 가능하나 기존주택을 처분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국토부는 이 규제를 아예 없앤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다음 달 중으로 주택공급규칙 개정을 완료하고 청약시스템 정비를 거쳐 상반기 안에 시행할 방침이다. 개정안 시행 이전에 청약 당첨된 경우에도 소급 적용받을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 자료사진 ⓒ뉴시스

 

다주택자  세부담 줄이고, 대출규제도 푼다


종합부동산세는 기본공제가 공시가 9억원으로 올라간다. 1가구 1주택자는 공시가 12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2주택자 중과도 폐지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도 과세표준 12억원 이하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도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 전 지역을 비롯한 규제지역에서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30%를 적용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일시적 2주택자의 종전주택 처분기한은 신규주택 취득일부터 2년 이내에서 3년 이내로 연장된다.

일시적 2주택 특례제도는 1세대가 1주택을 보유하면서 이사 등을 위해 신규주택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1세대 2주택이 된 경우, 종전주택을 처분기한 내 양도하면 양도세·취득세·종부세 관련 1세대 1주택 혜택을 적용하는 제도다.

다음 달 중 공포·시행되며 발표일부터 시행일까지의 매물동결을 방지하고 일시적 2주택자에게 조속한 혜택을 주기 위해 12일부터 소급해 적용한다.

 
“ 윤정헌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