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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갔다가 죽은 걸 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 ③] 그곳은 참사가 일어나선 안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22.11.06 17:35l최종 업데이트 22.11.06 19:01l
이 글을 쓴 시민기자는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현장에 있었습니다. 참사의 생존자인 그는, 지난 11월 2일 한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 참사 이후 자신이 받은 상담 기록을 일기와 대화 형태로 정리해 올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태원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독자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그 기록을 그대로 옮깁니다.[편집자말]

이태원에 가는 길, '미움받을까' 두려웠습니다 

7.
선생님, '오늘은 마음이 어떤가요?'라고 물으셨지요.
사과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더니 선생님은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충분한 애도를 하지 못하셔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는 길에 이태원역에 들러 추모하고 가시는 거 어떨까요?'라고 하셨고 저는 조금 망설였지요.

상담 선생님 : "OO씨는 충분히 강한 사람이고, 상담을 쭉 해본 결과 회복탄력성이 좋고, 사실은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참사 현장에서 무언가 행동을 하지 않고 도망치듯 집으로 온 것에 대해, 현장에서 충분히 애도를 하지 못해 미안함과 자책이 있는 것 같아요."

그 길로 곧장 이태원으로 향했습니다.
선생님, 가는 길 내내 심장이 두근거리더라고요.
왜냐고요? 그냥 내가 미움받을까 봐요.
그냥... 그 어린 영혼들이 나를 미워하면 어쩌나 싶어서요.
 

이태원 꽃집 'keepeen'은 추모 가시는 분들을 위해 무료 국화꽃을 나눠줬다.
▲  이태원 꽃집 'keepeen'은 추모 가시는 분들을 위해 무료 국화꽃을 나눠줬다.
ⓒ 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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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꽃집 'keepeen'이라는 곳 사장님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추모 가시는 분들을 위한 무료 국화꽃을 드리고 있습니다. 누구든 오셔서 가져가세요, 시간 상관없이 가게 문이 닫혀도 가게 앞에 배치해두겠습니다'라고 남기셨더군요. 이 글을 보고 더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누군가 일면식도 없지만 함께해준다.' 그리고 함께 기꺼이 동행해준 친한 언니도 저의 추모 길을 응원해주었어요.


꽃집에 들러 국화꽃을 가지고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도착해서 편지를 쓰고 붙이고 헌화를 하고 절을 두 번 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외쳤어요.

"잘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며 누구에게든 베풀며 살아갈게요.
잘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마음이 많이 풀렸습니다.
응어리진 것이 풀려나가고 가슴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오길 잘했다 싶었고요.

그런데 옆에서 어떤 할머니랑 아주머니가 싸우시더라고요.
할머니가 '놀다가 죽은 걸 뭐 어쩌라는 거냐'라고 하셨더군요.

그 할머니에게 대놓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았어요.

'할머니, 그러니까 이게 어떤 거냐면요.
트로트 좋아하세요? 임영웅 같은 사람이요.
임영웅 송가인 이런 사람들이 무료로 트로트 축제를 열었대요, 놀러 가고 싶으시죠? 거기 놀러 갔다가 사람이 하도 많아서 깔려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전국노래자랑, 거기 구경갔다가 그냥 깔려 죽을 수 있다는 소리예요.'


'놀러 갔다가 죽은 걸 뭐 그러냐'는 많은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당신은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2002년 월드컵 때 성인이었나요?
그때 재밌게 잘 놀러 가셨지요? 전 국민이 축제 분위기였으니까 젊은 층 모두가 길거리에서 놀았잖아요. 그때 깔려 죽었을 수도 있겠다는 소리예요. 

안녕하세요, 당신은 이런 거 저런 거 다 놀지도 않고 집돌이 집순이이신가요?
혹시 스트레스 어떻게 푸세요? 맥주 한 잔? 피시방(PC방)?
동네 노가리 집 맥주집에 갔다가 갑자기 사람이 떼로 몰려서 죽을 수도 있다는 소리예요.  
피시방에 갔는데 피시방에서 사람이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는 소리고요.

쇼핑하러 명동에, 익선동에, 코엑스에 갔는데 그날따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깔려 죽을 수 있다는 소리예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분이 그러시더라고요.
'그때 나에게 왜 백화점에 갔냐는 사람은 없었다'라고.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 심리상담 치료 후 이태원 추모 현장에서.

"인정해주세요, 내가 지금 많이 힘들구나라는 걸" 
 
지난 5일 오후 이태원 압사 참사 추모공간이 마련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  지난 5일 오후 이태원 압사 참사 추모공간이 마련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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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상담 선생님 : "가지고 있던 감정 중에 '혼란스러움'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지금 슬프고 화가 나고 미안하고 우울했다가 불안하고 깜짝 놀라서 깨고, 이게 공통적인 감정 상태라고 하셨어요. 이런 것들이 '혼란스럽다'고 느껴지세요? "

나 "아니요, 저는... 저는 사실 강한 사람이에요. 근거 없이 강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살아오며 큰 몇 번의 인생의 에피소드들이 있었고 그것을 잘 겪어내 왔어요.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가 성적 비관으로 세상을 등지기 전날, 반장이었던 저는 그 친구와 마지막 대화를 했던 사람입니다.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심한 거 알지만 그렇다고 다른 친구 프린트물 훔쳐 가서 수행평가 점수 만점을 받으려고 하는 건 좀 아니지'.

이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힘없이 가던 모습이, 그로부터 몇 시간 뒤에 학년부장 선생님으로부터 전화 온 그 순간이, 그다음 날 학교 책상이 비워져 친구가 더 이상 오지 않는 걸 바라보았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은 잊어야 산다고 장례식이나 묻힌 곳을 알려주지 않아 16살 어린 마음에 응어리지게 했을 때도, 27살 초임의 담임 선생님이 '너에게도 나에게도 큰 상처인 사건이니 우리 서로 잊고 각자 잘 살자.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하며 졸업식을 마쳤을 때.

마치 다리가 부러졌지만 깁스를 하지 않고 두 다리로 일어서려고 노력하며 없었던 일인 양 덮어놓고 26살이 되었을 무렵.

트라우마라는 것이 그때 해결하지 않으면 십 년이 지나서도 발병을 하는 거구나 깨달았고, 그때도 글을 쓰며 건강한 방법으로 잘 회복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크고 작은 인생의 난관이 생길 때, 저만의 극복 방법이 명확히 있는 편이었기에 혼자서 잘 해결해 내는 편이었어요.

운동을 했고, 글을 썼고, 등산을 갔고
일상이 무너지지 않게 루틴을 지키고자 노력했고요.
영화를 봤고, 시나리오를 쓰고,
전국의 페스티벌을 다녔고, 음악을 즐겼고
클럽을 갔고,
사는 게 퍽퍽하고 외로울 때는
일부러 짝사랑하는 남자를 만들어
그 남자 한 번 더 구경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오늘만 살자,
그 남자한테 오늘은 초콜릿을 건네봐야지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나를 놓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게다가 이것은 내 잘못, 저것은 저 사람의 잘못
분리를 잘 시키며 성숙하게 잘 판단하는 사람이었어요.
속상하지만 객관적으로 힘든 상황을 잘 판단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은 달랐습니다.
참사 이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뉴스를 보는데
속이 매스껍고 두통이 시작되더니 구토할 것 같은 증상이 일었어요. 

그다음 날은 이런 증상을 이겨보려 운동을 갔지만
발이 땅에 닿는 것조차 어려웠어요. 무섭더라고요, 바깥이.
운동이 되지 않아요 선생님.
그게 저에게 얼마나 큰 두려움이고 무서움인지,
아실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통제가 되지 않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는 게
저에게 얼마나 좌절감이 크고 저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지
공감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선생님,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정말 강한 사람이었어요
잠을 자지 못하고 심장이 빨리 뛰고
밥이 들어가지 않는 현상은
어찌 보면 저에게 놀랍지 않아요
힘들면 찾아오는 증상이었으니까요."

상담 선생님 : "대견해요 잘 살아오셨어요.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 자아가 강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OO씨 자아가 강할수록 견디지 못할 큰 사건이 다가오면 더 크게 무너집니다. 줄곧 지금까지 내가 알아서 잘 컨트롤 해오던 나의 세계가 무너져버리기 때문이에요.

삶은 무작위의 고통이 던져지는 거라서 크고 작게 우리 뒷통수를 치지만 지구를 삼킬만한 행성급 돌맹이가 뒤에서 던져지면, 별 수 있나요. 맞고 쓰러져야죠.

그동안은 타격감이 없이 무수한 돌맹이를 잘 받아치고 요리조리 잘 피하는 능력자였다면 이번은... 그냥 핵폭탄급 돌맹이인 거예요. 

자아가 강한 사람이 지금 나 맞고 쓰러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인정해주세요, 내가 지금 많이 힘들구나라는 걸."


- 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던, 심리상담치료사와의 대화에서.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
① 선생님,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 http://omn.kr/21i1i
② 이태원에서 같이 살아나온 친구, 진실에게 http://omn.kr/21i3o
④ 생존자인 저는, 내년에도 이태원에 갈 겁니다 http://omn.kr/21i3t
⑤ 묻고 싶습니다, '이태원 참사' 때 다 어디에 있었느냐고 http://omn.kr/21i3w
⑥ 쏟아진 친구들의 연락, 휴대전화 붙잡고 울었습니다 http://omn.kr/21i3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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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일 ‘지방 출장’ 때문에 자리 비웠다던 용산구청장, 거짓 해명 정황

기본소득당 용혜인 “박 구청장, 개인적 용무로 의령 방문”...용산구에 공문 공개 촉구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2022.10.31. ⓒ뉴시스
 
이태원 참사 당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관내에서 자리를 비운 사유가 “개인적인 용무” 때문이라는 의혹이 7일 제기됐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지역 축제 방문을 위한 ‘지방 출장’ 탓에 용산을 떠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 해당 해명이 거짓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구청장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제보가 있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용 의원이 접한 제보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애초에 초청받은 지역 축제에 불참 의사를 전했다. 앞서 용산구는 이태원 참사 당일 박 구청장의 행적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박 구청장이 ‘초청 공문’을 받아 자신의 고향이자 용산의 자매도시인 경남 의령군 축제에 방문했고 설명했다.

용 의원은 “박 구청장은 ‘집안일’로 새벽 6시경 용산을 출발했고, 오전 11시경 경남 의령에 도착했다. 오후 2시경 의령군수를 만나 10분가량 짧게 티타임을 가졌고, 오후 4시경 의령을 출발해 저녁 8시 20분에 용산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의령군이 (박 구청장에게) ‘리치리치 페스티벌’의 개막식 초청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막식은 10월 28일이었고, 박 구청장은 참석이 어렵다고 답변한 뒤 영상축사를 보냈다. 그리고 29일 박 구청장은 개인적 용무로 의령을 방문해 의령군수와 ‘얼굴이나 한번 보자’며 티타임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초청 공문’을 받아 출장을 다녀온 것이라는 박 구청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용산구가 이를 입증할 공문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용 의원 측은 일찍이 용산구 쪽에 관련 서류 제출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지만, 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용 의원은 “당시 의령군청에서 보냈던 공문과 용산구청에서 답변한 공문이 있을 것”이라며 “구청장이 자매도시의 행사를 방문하는 공식 일정이라면 방문일정과 공보를 위한 사진이 있을 것이다. 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했다.

이어 용 의원은 “156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전 국민에게 상처를 남긴 참사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연연하며 거짓 해명을 이어간 것이라면 용산구청장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박 구청장이 당적을 둔 국민의힘에도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참사의 책임이 있는 공직자들에 대해 당 차원의 신속한 처분을 해야 한다”며 “출당” 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부실 대응과 안일한 인식이 도마 위에 오른 박 구청장은 이날 오후 행안위 현안질의에 참석한다. 참사 당일 행적과 수습 태도를 포함해 관내에서 예정된 대규모 행사에도 뒷짐만 지고 있던 박 구청장을 향한 야권의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용산구청장 참사 당일 의령방문 거짓 해명 의혹 규탄 및 사퇴, 출당 조치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07. ⓒ기본소득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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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과도한 집회 시위가 이태원 사고 대응 가로막은 원인”

  • 기자명 박재령 기자 
  •  
  •  입력 2022.11.07 08:05
  •  
  •  수정 2022.11.07 11:06
  •  
  •  댓글 14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 내부 은폐 의혹 확산
야당 국정조사 요구에 조선·중앙 “참사의 정쟁화 멈춰라”
기후정상회의 COP27 개막했지만…조선·중앙·동아 언급 없어

▲ 11월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에 추모 쪽지들이 붙어 있다. ⓒ 연합뉴스
▲ 11월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에 추모 쪽지들이 붙어 있다. ⓒ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관련 책임 규명과 원인 파악이 이어지고 있다. 인파사고 가능성을 사전 경고했던 보고서가 참사 당일 용산서 간부 주도로 삭제된 정황이 드러나 정부 내 은폐 의혹이 확산됐다. 야당은 정부 재난 대응 시스템 재점검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참사를 정쟁으로 이용하는 정치 선동’이라고 선을 그으며 “도를 넘은 과도한 정치 집회·시위가 사고 대응을 가로막은 한 원인이 된 것”이라고 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붕괴 사고로 매몰됐던 광부 2명이 고립 221시간만에 극적 생환하면서 ‘봉화의 기적’이 일어났다. 7일 아침신문은 기적의 배경으로 ‘생존 매뉴얼’을 꼽으면서도 붕괴 사고의 ‘구조적 원인’에 주목했다. 지난 8월 같은 수직갱도에서 광부 2명이 매몰돼 1명이 숨졌고, 업체의 은폐 의혹, 당국의 초기 대응 등이 문제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각국 정치 지도자들이 모여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찾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개막했다. 오는 18일까지 열릴 예정으로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197개국이 참여한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에 해당 소식을 다뤘다. 하지만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7일 지면에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 7일자 아침신문 1면.
▲ 7일자 아침신문 1면.

중앙 “참사 정쟁화 반면교사는 세월호 참사로 족하다”

7일 아침신문은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 내부의 ‘은폐 의혹’에 주목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인파 사고 경고 문건을 서울경찰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참사 발생 후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용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정보과) 과장 등을 직권남용 및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경향신문은 “보고서가 용산서 정보과 간부들을 거쳐 서울경찰청에 보고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누락된 것으로 전해졌다”며 “실제 보고서는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 이후 경찰 내부망에서 삭제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 7일자 동아일보 1면 기사.
▲ 7일자 동아일보 1면 기사.

경찰 수뇌부의 ‘늦장 대응’도 입방아에 올랐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9시 47분 보고를 받고 도보 10분 거리를 사탭 발생 50분만인 11시 5분에 도착했다. 차량 정체에도 관용차량 탑승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소방당국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첫 긴급지시를 내린 시각(오후11시21분)에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은 사고가 난지도 몰랐다”며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29일 소방으로부터 첫 보고를 받은 뒤 90분이 지나서야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사 발생을 인지한 시각은 행안부가 서울시·용산구에 상황 관리를 통보한 뒤 27분이 지난 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은 “이 장관의 사고 인지 전까지 행보는 여전히 미궁”이라고 했다. 국가애도기간이 끝난 6일, 야당은 책임 소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촉구하면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의 거취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를 ‘참사의 정쟁화’로 규정했다.

▲ 7일자 조선일보 사설.
▲ 7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7일 사설 ‘도 넘은 참사 정치화 세력, 재발 방지엔 관심도 없을 것’에서 “사고 수습과 진상 조사를 해야 할 책임자들을 무조건 다 물러나라 하면 어떻게 하나”면서 “민주당은 당장 국정조사를 하자고 하나 그동안 국회 국정조사에선 여야가 편 갈라 싸움만 벌일 뿐 진상을 제대로 밝혀낸 경우는 드물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던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남대문·용산 등지에선 모두 15건의 집회·시위가 있었다. 한국·민주노총과 촛불행동, 자유통일당, 신자유연대 등 좌·우 성향 단체 4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집회 대응을 위해 서울 지역 경찰 기동대의 거의 전원인 3540명이 현장에 출동했다”며 “참사 현장의 요청에도 기동대가 신속하게 투입되지 못했다. 도를 넘은 과도한 정치 집회·시위가 사고 대응을 가로막은 한 원인이 된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7일 사설 ‘이태원 참사 정쟁화 조짐, 옳은 접근법 아니다’에서 “민주당의 최근 대응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참사 초기엔 정쟁과 거리를 두는 듯하더니 일부라곤 하나 ‘정권 퇴진’을 입에 올리는 이가 늘고 있다. 촛불집회를 주도하려다 취소했는가 하면, 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주말 촛불집회에서 “윤석열을 끌어내리자”는 구호까지 외쳤다”며 “자신들이 불과 6개월 전까지 집권하며 만들어놓은 시스템 탓도 있다는 걸 외면한 것이다. 염치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참사가 정쟁화했을 때의 반면교사는 세월호 참사로 족하다.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을 해양 사고에 들이고 수사·감사·조사가 아홉 차례 되풀이됐지만 진영 간 갈등이 깊어졌을 뿐만 아니라 해양 조난 사고도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같은 실수를 또 할텐가“라고 했다.

▲ 7일자 한겨레 사설.
▲ 7일자 한겨레 사설.

반면 윤석열 대통령에 사과 및 결단을 촉구하는 사설도 이어졌다. 한겨레는 7일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한다. 국정조사는 거부하고 문책 경질은 하지 않으면서 이런 회의나 연다면 ‘보여주기’라는 비판을 자초하기 십상이다. 더 늦기 전에 대통령과 여당의 결단이 필요하다. 때를 놓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은 사례는 역사에 차고 넘친다”라고 했다.

한국일보도 사설 ‘尹, 사과와 수습·문책의지 더 명확히 해야’에서 “총체적 위기관리 실패의 최종 책임이 국가원수이자 정부수반인 대통령에게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경찰을 포함한 모든 공직사회의 지휘관도 대통령이다. 당연히 공식적인 형태로 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방통행식 담화가 돼서도 안 되며 유가족, 일반국민, 시민단체, 정치권이 모두 참여하는 쌍방향 국민과의 대화 형식을 갖춰도 좋을 것이다. 그것이 국민 신뢰를 되찾는 최소한의 조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봉화의 기적’에 한겨레 “커지는 의혹들”

▲ 7일자 조선일보 1면.
▲ 7일자 조선일보 1면.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붕괴 사고로 매몰됐던 광부 2명이 지난 4일 극적 구조됐다. 이들은 서로를 의지해 가며 지하수와 커피믹스로 9일을 버텼다. 의식이 있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구조돼 현재 일반병동에서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외부의 ‘구조 노력’을 평가했다. 7일 사설 ‘“국민 희망 돼 다행” 생환한 이도, 구해낸 이도 모두가 영웅’에서 조선일보는 “사고 후 구조대는 매몰자의 생존을 확인하기 위해 지하 172m까지 천공 작업을 진행했지만 실패했다”며 “그래도 멈추지 않고 지하 140m 수직 갱도 아래에서 325m에 달하는 진입로를 확보해 구조에 성공했다”고 했다.

이어 “암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버틴 생존자와 포기하지 않고 구조한 소방대, 시추와 탐사를 담당한 육군 장병이 보여준 드라마는 이태원 참사로 슬픔에 빠진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희망을 전했다. 그들이 영웅”이라고 했다.

▲ 7일자 한겨레 10면 기사.
▲ 7일자 한겨레 10면 기사.

한겨레는 갱도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조명했다. 한겨레는 10면 ‘사고 은폐·부실 대응…‘봉화의 기적’ 뒤 커지는 의혹들’에서 한겨레는 “생환의 기적 뒤에 가려진 날것 그대로의 현실은 보는 이의 분노와 실망감을 키운다”며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노후 갱도, 119신고 없이 자체 구조했던 업체의 은폐 의혹, 20년 전 도면 보고 이틀간 엉뚱한 곳 뚫은 당국 등을 거론했다. 한겨레는 “비상수칙 지킨 건 매몰된 베테랑 광부뿐”이라고 지적했다.

심각해지는 기후위기…COP27 개막 언급 없는 조선·중앙·동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지난 6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개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이 함께하고 한국에선 나경원 기후환경대사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점검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어떻게 적응할지 논의하는 자리다. 

경향신문은 칼럼 ‘여적’에서 “인류가 매년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은 더 늘었고, 기후변화 속도는 더 빨라졌다”며 “산불, 홍수, 가뭄 등 유난히 기후재앙이 많았던 올해 국내외의 풍경이 이를 증명한다. 그 피해는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거의 없는, 낮은 곳에 있는 약한 사람들에게 집중됐다. 온실가스의 절대량 감축 이행 점검과 함께, 이 지독한 부정의를 바로잡는 개발도상국 보상 방안이 올해 COP27의 주요 의제”라고 했다.

한겨레는 7일 사설에서 “이번 총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전 지구적 기후위기 대응 노력이 후퇴하는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했다.

하지만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COP27 소식을 7일 지면에서 다루지 않았다. 이들을 제외한 주요 9개 아침신문 중 6개 일간지는 모두 지면에 해당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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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퇴진해야”

평화의길, 창립4주년 회원한마당 ‘평화법석’ 개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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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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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11.0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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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2
 
평화의길은 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평화의길 창립 4주년 회원한마당 - 평화법석’을 개최했다. 명진 스님은 배우 안석환과의 대담을 통해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평화의길은 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평화의길 창립 4주년 회원한마당 - 평화법석’을 개최했다. 명진 스님은 배우 안석환과의 대담을 통해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6개월 만에 이리 됐는데, 앞으로는 이 윤석열이라는 자가 대통령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혼란과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것인가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대통령직 내놓고 퇴진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거침없는 쓴소리로 불교계와 우리 사회에 죽비를 내리쳐 온 명진 스님이 “10월 29일 용산 참사도 사실은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긴다고 저렇게 난리를 치는 바람에 간접적인 원인 제공을 했다라고 본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명진 스님은 5일 오후 4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평화의길 창립 4주년 회원한마당 - 평화법석’에서 배우 안석환과의 대담을 통해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평화의길은 남북, 북미 간 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이 땅에서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고,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조직”으로 창립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걷고 또 걷겠다’는 취지대로 매월 걷기사업 등을 진행해왔고 경남, 제주지부 등을 결성했다.

명진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명진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명진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의 열차 좌석에 구두발을 올린 일이나 미국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상스런 말을 한 대목 등을 들어 “대한민국이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이 청정하지 못한 자를, 청정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똥덩어리 같은 자를 우리는 대통령으로 뽑았던 게 딱 6개월 전”이라며 “6개월 만에 나라는 시궁창 같이 변해버렸고 꽃다운 젊은이들이 졌다”고 비판을 요약했다.

명진 스님은 최근 남북간 군사대치 상황에 대해 “지금의 상황이 전쟁 직전의 상황까지 오고 마는 것은 미국 탓으로 본다”며 “핵 가진 나라 많다. 왜 북한 핵만 미국의 위협이 되겠나? 그것은 북쪽의 항복을 받고 싶은 거다”라고 해석했다.

특히 “동해에서 미국과 일본과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대대적으로 벌리는데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하자. 만약에 서해 바다에서 중국과 북쪽이 중국의 항공모함이라든가 구축함이라든가 잠수함을 동원해서 군사훈련하면 우리 남쪽은 아주 편안하고 괜찮겠느냐”고 반문하고 사소한 군사적 실수 하나로도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평화법석'은 작은 공연들로 채워졌다. 성공회대 교수들로 구성된 '더숲트리오' 공연 모습. [사진 제공 - 평화의길]
'평화법석'은 작은 공연들로 채워졌다. 성공회대 교수들로 구성된 '더숲트리오' 공연 모습. [사진 제공 - 평화의길]

명진 스님은 “북쪽과의 화해, 한반도의 평화 화해를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서 북쪽 인정할 건 인정하고 북쪽도 남쪽의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 미군 주둔에 대해서는 일정한 부분 유예할 수 있다라는 의사 표명을 한 적이 있다”며 상호 인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남북관계는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개성공단 열고 금강산 열고 하면서 화해 협력 분위기로 나갔어야지 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명진 스님은 대담 모두에 “지난번 대선이 끝나고 난 다음에 너무 많이 속상했다”며 “그 대선이 조계종의 승려대회를 끝까지 밀어붙인 그 효과로, 그 표 차이로 지금의 윤석열이라는 자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결과를 빚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공부 얘기는 ‘스님은 사춘기’ 1화에서 81화까지 많은 분들에게 제 나름대로는 쉽게 설명해서 말씀드린다고 했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좀 그만해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근황을 전했다.

명진 스님은 유튜브 채널 ‘명진TV’에 출연해 '스님은 사춘기' 시리즈 등을 통해 수행과 사회참여 등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진솔하게 털어놓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아왔다.

평화법석'에는 평화의길 회원들이 자리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평화법석'에는 평화의길 회원들이 자리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대담을 맡은 배우 안석환 씨는 “그런데 스님 팬이 굉장히 많다. 자꾸 뵙고 싶어한다”며 “스님께서 자주 나오셔서 근황도 알려주시고, 또 새로운 생각도 저희들에게 말씀을 해 주시면 참 고맙겠다라는 생각에서 자주 청하게 된다”고 말했다.

1969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한 명진 스님은 1987년 개운사 주지로서 ‘불교탄압대책위원장’, 1988년 대승불교승가회 회장, 1994년 조계종 개혁회의 상임위원 등 활발한 개혁활동을 전개했고, 조계종 중앙총회 부의장과 봉은사 주지 등 주요직책을 맡기도 했지만 조계종으로부터 배척당했고, 현재는 ‘단지불회’ 회주이자 ‘명진TV’에 출연하고 있다.

명진 스님은 “무협지에 보면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낸다’는 말이다”며 “나는 그동안에 오랫동안 주인공을 해 가지고 이제 엑스트라나 조연을 좀 맡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최근 ‘명진TV’에 출연 중인 동국대 교법사 진우 스님은 마무리 무대에서 “스님께서 이제는 조금 쉬고 싶으셔서 저를 앞으로 내시는 것 같은데, 제가 할 일은 손발이 돼서 움직여드리는 것”일이라며 “가닥쳐 주는 것은 스님이 계속 해주셔야 할 것 같다”고 요청했다. 나아가 “큰스님께서 한 마디씩 해주시는 게 파장이 훨씬 더 큰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가수 이상호의 공연으로 '평화법석'이 마무리됐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가수 이상호의 공연으로 '평화법석'이 마무리됐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김건중 평화의길 운영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평화법석’은 ‘더숲트리오’ 공연과 김훤 회원의 드럼 독주, 김인수‧오연지 공연, 이상호 공연 등으로 이어졌으며, 박태준 회원과의 만남, 평화의길 4년 간의 활동을 담은 영상과 명진TV ‘스님은 사춘기’ 영상 상영 등이 진행됐다.

10.29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평화법석’에서는 최근 생을 달리한 정용일 대외협력위원장의 가족들이 무대에 올랐고 부인 정면 씨가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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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정책문서에 끼워 넣은 핵공갈

[개벽예감 515] 핵정책문서에 끼워 넣은 핵공갈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11/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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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북침 전쟁전략 반영한 음험한 문서

2. 핵정책문서에 끼워 넣은 핵공갈

3. 여섯 단계 중에서 다섯 단계까지 격상

4. 번개-5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1. 북침 전쟁전략 반영한 음험한 문서

 

2022년 11월 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국방부 장관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각각 양측 군 수뇌부를 이끌고 참석한 가운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가 진행되었다. 양측 군수뇌부는 1968년 4월 17일 미국 하와이에서 제1차 한미안보협의회를 개최한 이후 54년 동안 해마다 한 차례씩 그 회의를 진행해왔다. 한미안보협의회에 참석하는 미국군 수뇌부는 미국 국방부 장관, 미국군 합참의장, 미국군 인디아양-태평양 사령관, 주한미국군 사령관이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보면, 양측 군 수뇌부가 안보협의회에서 대등한 자격으로 군사정책과 안보 현안을 협의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신식민주의 지배정책에 의해 동북아시아에 출현한 두 개의 쌍무적 군사동맹, 미국과 한국의 군사동맹과 미국과 일본의 군사동맹은 형식상 군사동맹일 뿐이고, 내용적으로는 종미예속체제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한미동맹’이라는 간판을 내건 미국이 한국의 작전계획 수립권, 작전통제권, 군사 정찰권, 군사정보 판단권, 전략무기 개발권을 장악하고, 한국군 수뇌부를 실권 없는 들러리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다. 종미예속이라는 개념은 종미예속 정권이 작전계획 수립권, 작전통제권, 군사 정찰권, 군사정보 판단권, 전략무기 개발권을 포함하는 군사권을 미국에 자발적으로 넘겨주고 들러리 신세로 전락했다는 뜻이다. 한국군의 작전계획 수립권, 작전통제권, 군사 정찰권, 군사정보 판단권, 전략무기 개발권은 미국군이 행사한다. 

 

이처럼 미국이 한국군의 군사권을 장악하였으므로 준전시 상황이나 전시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한국군은 미국군 수뇌부의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신식민지지배정책을 추종하는 종미우익 정권의 참담한 현실이다.

 

미국의 신식민지지배정책을 추종하여 들러리로 전락한 종미우익 군대는 전 세계에서 한국군이 유일하다. 일본자위대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맹국 군대들도 미국의 신식민주의 지배정책을 추종하여 자기의 군사권을 미국에 넘겨주었지만, 그것은 부분적인 이양이다. 한국군처럼 자기의 군사권을 통째로 넘겨준 들러리 군대는 이 세상에 없다. 

 

그런데 그보다 더 비극적인 현실은, 군사권을 미국에 자발적으로 넘겨주고 들러리로 전락했는데도, 사람들은 그런 치욕적 현실을 알지 못한 채 되레 한미동맹을 ‘신성불가침’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70여 년 동안 미국의 사상정신적 지배 아래서 우리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집단적 순응 의식을 머릿속에 주입받은 것이다. 집단적 순응 의식을 버리고 반미자주의식을 획득할 때, 그때 비로소 민족의 자주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종미예속적 현실을 주목하면, 2022년 11월 3일에 진행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실상이 보인다. 그것은 미국군 수뇌부가 자기의 북침 전쟁전략을 검토하는 회의였으며, 한국군 수뇌부는 들러리로 회의 석상에 얼굴을 내밀었다는 것이 한미안보협의회 실상이다. 그러므로 이번에 발표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은 미국군 수뇌부의 북침 전쟁전략이 반영된 음험한 문서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미국군 수뇌부의 북침 전쟁전략이 반영된 그 음험한 문서에서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1)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의하면, 미국 국방부는 2023년 10월 말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가 개최되기 이전에 이른바 ‘맞춤형 억제전략(Tailored Deterrence Strategy)' 개정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군 수뇌부가 말하는 ’맞춤형 억제전략‘은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3년 10월 3일 서울에서 진행된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 그들이 처음으로 꺼내놓은 전쟁전략개념이다. 이 전쟁전략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맞춤형(tailored)이라는 말과 억제(deterrence)라는 말이다. 맞춤형이라는 말은 장차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게 될 전시상황에 적합하게 다듬어 만든 전쟁전략이라는 뜻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자기의 전쟁전략개념에 억제라는 말을 끼워 넣었지만, 그 내막을 보면 전쟁을 억제하는 전략이 아니라 전쟁을 도발하는 전략이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미국군 수뇌부가 ‘맞춤형 억제전략’의 의미를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과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한 전면적인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했기 때문이다. 

 

‘맞춤형 억제전략’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번에 발표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핵능력, 재래식 능력, 미사일 방어 능력 및 진전된 비핵(무기)능력 등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력을 사용하여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사용한다”라는 말은 전면전을 도발한다는 뜻이고,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라는 말은 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을 도발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맞춤형 억제전략’은 미국이 전술핵공격 중심의 전면전을 도발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전복시키려는 북침 전쟁전략인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에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미국군 수뇌부가 ‘맞춤형 억제전략’ 개정작업을 2023년 10월 말 이전에 완료하겠다고 밝힌 것은 전술핵공격 중심의 전면전을 도발하는 전쟁전략을 2023년 10월 말 이전에 완성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맞춤형 억제전략’을 개정한다는 말은 최근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 상황에 맞춰 기존 전쟁전략을 수정 보충한다는 뜻이다. 

 

2) 미국군 수뇌부가 기존 전쟁전략을 개정해야 할 만큼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 상황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째, 조선은 미국 본토에 위협적인 전략핵무력을 완성했고,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에 각각 위협적인 전술핵무력도 완성했다. 이것은 한(조선)반도 및 동아시아 군사 상황을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시켰다. 미국군 수뇌부는 2022년 10월 27일에 발표한 핵정책문서인 ‘2022 핵태세검토(Nuclear Posture Review)'에서 “북조선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서로 갈라놓으려고 하면서, 미국 본토와 주한미국군, 한국과 일본에 위협적인 핵능력 및 미사일능력의 확장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군 수뇌부는 조선의 전략-전술핵무력 완성에 의해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상황에 맞게 자기의 북침 전쟁전략을 개정하려는 것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2022년 핵태세검토’에서 “전진 배치, 미사일 방어망의 통합적 운용, 한국군과의 밀접한 상호작전 조율, 핵억제, 탄력적 조치들,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군을 배치하는데 따르는 직접경비를 부담하는 잠재력 등으로 (조선의) 공격을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 최근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제해권을 장악하고, 대만해방 전쟁 준비를 완료하고, 대만의 국가분열주의 세력에 대한 응징력을 크게 증가시키고,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전략적 대립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군사 상황을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시켰다. 미국군 수뇌부는 ‘2022 핵태세검토'에서 “자국의 이익과 권위주의적 선호(authoritarian preferences)에 적합하게 인디아양-태평양지역과 국제체제를 개조하려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강제적이고 공격적인 행위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심각한 도전”으로 된다고 우려했다. 

 

미국군 수뇌부는 이처럼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 상황에 맞춰 북침 전쟁전략과 중국 공격전략을 접합시키려고 한다. 미국군 수뇌부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한국의 인디아양-태평양전략 프레임워크(frame work)와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디아양-태평양 구상이 상호협조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하면서, “남중국해 및 그 이원지역을 포함한 모든 해역에서 (중략)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와 해양의 합법적 사용”을 추구하고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도발 의사를 표명하였다. 

 

3) 미국군 수뇌부는 북침 전쟁전략 개정작업을 어떤 방향으로 진척시키고 있을까? 그들은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북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억제전략위원회(Deterrence Strategy Committee) 도상연습(Table Top Exercise)을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들이 말하는 억제전략위원회 도상연습은 조선의 전략거점들에 대한 전술핵타격을 상정한 도상연습이다. 이것은 미국군 수뇌부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북침 전쟁 도상연습을 연례적으로 감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도상연습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동연습을 진행하려는 의사도 표명했다. 그들은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북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연합연습 및 훈련”을 “확대”하고, 그에 따라 “2023년에는 연합연습과 연계하여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미국의 전략자산을 출동시키는 빈도와 강도를 한층 더 증가시키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전술핵타격능력을 가진 장거리 전략폭격기와 핵추진잠수함,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이 이전보다 더 자주, 더 많이 한(조선)반도, 동중국해, 남중국해에 출동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준다. 

  

2. 핵정책문서에 끼워 넣은 핵공갈

 

미국군 수뇌부는 ‘2022 핵태세검토’에서 대조선 군사전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북조선의 핵무기, 화학무기, 미사일, 재래식 무기가 위협을 불러왔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특히 북조선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그들이 분명히 깨닫게 할 필요가 있다. 북조선이 미국과 동맹국들에 핵공격을 가하는 어떤 경우도 용납될 수 없으며, 북조선의 핵공격은 그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다. 북조선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씨나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2022 핵태세검토’는 핵공갈 문서가 아니라 핵정책 문서인데도, 위의 인용문은 미국의 핵공갈이 얼마나 천박하고 상스러운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들의 조야한 핵공갈은 조선의 엄청난 핵위협 앞에서 공포를 느끼는 미국군 수뇌부의 가련한 몰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저들의 핵공갈 뒷면에서 핵공포가 어른거린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을 한미련합군 전쟁지휘소 30km 고도에서 동시다발로 펑펑 터뜨려 한미련합군의 전쟁수행력을 전면 마비시키는 전광석화 핵전법으로 72시간 만에 ‘남조선해방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미국군 수뇌부가 이제야 뒤늦게 알았다. 나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을 사용하는 전광석화 핵전법과 72시간 ‘남조선해방전쟁’ 씨나리오에 관한 군사정보를 <자주시보> 개벽예감에서 오래전부터 몇 차례 거론해왔는데, 미국군 수뇌부는 이제야 그런 군사정보를 파악하고 기껏 우스꽝스러운 핵공갈이나 늘어놓았으니 한심해 보인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종미우익 언론매체들이 ‘2022 핵태세검토’에 관한 보도기사를 쓰면서 위에 인용한 네 줄 문장만 서술하고, 바로 그 밑에 나오는 두 문장을 고의적으로 생략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고의적으로 생략한 두 문장은 미국군 수뇌부가 조선인민군의 막강한 군사력을 인정하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문장이다. 그 문장을 인용한다. 

 

“북조선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동아시아에서 신속한 전략공격을 할 수 있다. 미국의 핵무기는 그런 공격을 억제하는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Short of nuclear use, North Korea can also conduct rapid strategic attacks in East Asia. United States nuclear weapons continue to play a role in deterring such attacks.)”   

 

위의 인용문은 미국군 수뇌부가 자기들의 핵정책 문서에서 조선인민군의 막강한 군사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위의 인용문에 의하면, 조선인민군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재래식 무기만 사용하여 신속한 전략공격을 할 수 있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전술공격은 적수의 코피나 터뜨리는 것이고, 전략공격은 적수를 쓰러뜨려 안전히 제압하는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 의하면, 조선인민군은 굼뜨고 느릿느릿한 전술공격이 아니라 전광석화처럼 빠른 전략공격을 할 수 있으며, 전략공격의 범위도 한(조선)반도를 넘어서 동아시아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의 막강한 공격력을 재래식 무기로는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핵무기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재래식 무기만 사용하더라도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의 엄청난 재래식 공격을 재래식 무기로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은 미국군의 전술핵공격에 전술핵공격으로 대응할 것이며, 전광석화 핵전자기파공격으로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남조선해방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것으로 보인다. 

 

3. 여섯 단계 중에서 다섯 단계까지 격상

 

조선인민군의 전투준비태세는 한미련합군이 군사 대결 상황을 격화시키는 것에 대응하여 단계적으로 격상된다. 조선인민군의 전투준비태세는 여섯 단계로 구분되는데, 가장 낮은 단계부터 열거하면, 경계태세, 전투경계태세, 전투동원준비태세, 전투동원태세, 준전시태세, 전시태세로 한 단계씩 격상되는 것이다. 제6단계인 전시태세 단계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제6단계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어떤 전쟁인가?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제6단계에서는 ‘남조선해방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김정은 총비서가 최고사령관 명의로 조선인민군 전군에 전시태세를 발령하고 불시에 총공격명령을 내리면, ‘남조선해방전쟁’은 즉각 일어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한미련합군은 조선인민군에 언제 전시태세가 발령되고 언제 총공격명령이 하달되는지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 2013년 11월 5일 조보근 당시 국방부 정보본부장이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한 것처럼, 조선인민군은 전투 병력 70만 명과 무장 장비 80%를 군사분계선에서 100km 안에 전진배치하고 상시기습 공격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4월 10일 당시 미국 육군 태평양사령관 빈센트 브룩스(Vincent K. Brooks)는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이 보유한 야포와 박격포 116,000문 중에서 74%(85,840문)가 군사분계선에서 10km 안에 전진배치되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은 전투 병력과 무장 장비를 공격지점으로 이동하지 않고 현 위치에서 불시에 총공격을 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한미련합군에 공격징후를 노출하지 않는 기습공격으로 불시에 전쟁을 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2022년 11월 7일 현재 조선인민군의 전투준비태세는 어느 단계에 이르렀을까? 2022년 10월 20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의하면, 2022년 10월 18일 조선인민군 전군에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되었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전투동원태세는 여섯 단계 중에서 네 번째 단계다. 이 보도에 의하면,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된 시각부터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은 “최고사령부의 명령을 받으면 지체없이 공격을 개시할 전투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의 격동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최고의 격동상태는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의 지휘관과 참모들이 관하 부대에 내려가 작전 전투 임무를 현지에서 료해하고, 전투문건(전투부대별 작전계획)을 일치시키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전투동원태세를 점검”하는 매우 긴장된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2022년 10월 31일 조선인민군 전투동원태세가 준전시태세로 한 단계 더 격상되었다는 사실이다. 준전시태세는 여섯 단계 중에서 다섯 번째 단계이며, 전쟁이 일어나는 전시태세 직전 단계다.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2022년 10월 31일 조선인민군 전투동원태세가 준전시태세로 격상된 것은 최근 긴박하게 돌아가는 군사상황을 파악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전투동원태세가 준전시태세로 격상된 사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2년 11월 3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022년 10월 31일 육군 제1군단, 제2군단, 제4군단, 제5군단, 해군 제1전대, 제2전대, 제8전대, 제29해상저격려단에 각각 준전시태세를 명령했다고 한다. 

 

제1군단 - 동부전선에 배치된 대련합부대

제2군단 - 중서부전선에 배치된 대련합부대

제4군단 - 서부전선에 배치된 대련합부대

제5군단 - 중동부전선에 배치된 대련합부대 

제1전대 - 강원도 원산시에 배치된 상륙전부대 

제2전대 - 황해남도 해주시에 배치된 잠수함부대 

제8전대 - 황해남도 강령군에 배치된 수상함부대 

제29해상저격려단 - 서해함대사령부 직속 최정예 특수작전부대 

 

위에 열거한 전투부대들은 육군과 해군에 각각 소속된 일부 전투부대들이므로, 준전시태세에 진입하라는 최고사령부 명령을 받은 전투부대들이 마치 육군과 해군에 각각 소속된 일부 전투부대들에 한정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준전시태세에 진입한 전투부대들은 육군과 해군에 각각 소속된 일부 전투부대들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정보를 <데일리 NK>에 전해준, 조선에서 암약하는 고정간첩은 이번에 준전시태세에 진입한 전투부대들을 전부 파악할 수 없었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준전시태세에 진입하라는 최고사령부 명령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군, 특수작전군에는 하달되지 않고, 육군과 해군 일부 전투부대들에만 하달되었을 리 만무하다.

 

2022년 11월 4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지난 11월 3일 밤 10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후방에 주둔하는 육해공군 및 전략군 전투부대들에 지휘부 갱도훈련을 명령하였다고 한다. 지휘부 갱도훈련은 전시에 야전사령부 지상 건물이 적의 내습으로 파괴된 정황을 가정하여 야전사령부 지휘관 전원이 갱도에 들어가 진행하는 전시대비훈련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조선인민군 전군이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연습에 대처하기 위해 고도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 번개-5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극도로 긴장된 군사 상황에서 미국군 수뇌부는 또다시 상황을 오판했다. 상황 오판은 경거망동으로 이어졌다. 2022년 11월 5일 괌(Guam)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 당일 오후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에서 한미련합군 전투기들을 거느리고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감행했다. 이것은 조선을 자극하는 도발 행동이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2대가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에 도달하기 전에 일본 규슈 서북쪽 동중국해 상공에서 일본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을 거느리고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먼저 감행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중국을 자극하는 도발 행동이다. 이전에는 괌에서 이륙한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으로 직행했었는데, 이번에는 직행하지 않고 도중에 동중국해 상공에서 중국을 자극하는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감행했다. 

 

나는 위에서 미국군 수뇌부가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 상황에 맞춰 북침 전쟁전략과 중국공격전략을 접합시키려고 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는데, 이번에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 동중국해 상공과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에서 연속적으로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감행한 것은 그런 접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군 수뇌부가 북침 전쟁전략과 중국공격전략을 접합시키는 것에 정비례하여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미협공작전능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두 가지 사실을 거론할 필요가 있다.

 

1) 전시에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편대가 조선과 중국의 전략거점들을 공중전술핵타격으로 파괴하기 위해 북상하면,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에 도달하기 전에 중국인민해방군의 반항공미사일 공격과 전투기 요격을 받고 동중국해에 우수수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시에 동중국해는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들의 집단수장지로 전변될 것이다. 

 

2) 중국인민해방군의 반항공미사일공격과 전투기 요격을 받고서도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서해로 북상하면, 그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매복하던 조선인민군이 반항공미사일과 전투기로 요정할 것으로 보인다. 요정은 결판을 내어 끝낸다는 뜻이다. 

 

놀랍게도, 실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2022년 11월 5일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 동중국해에서 일본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을 거느리고 중국 본토에 대한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감행하고 있었던 오전 11시 32분부터 11시 59분까지 평안북도 동림군에서 서해 상공으로 강력한 분사 화염이 솟구쳐 올랐다. 27분 동안 미사일 4발이 연속 발사된 것이다. 한군국 합참본부는 그 미사일 4발의 비행거리가 약 130km, 정점고도가 약 20km이고, 비행 속도가 약 마하 5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정점고도가 그처럼 낮은 것을 보면 600mm 조종방사포를 사격한 것으로 보이지만, 600mm 조종방사포가 마하 5 속도로 날아가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미련합군은 그 발사체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해 머리만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정점고도가 약 20km로 매우 낮고, 비행 속도가 마하 5로 매우 빠른 발사체는 반항공미사일 번개-5밖에 없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에 실전배치된 번개-5는 사거리가 200km, 요격고도가 25km로 추정되는 위력적인 반항공미사일이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그날 평안북도 서해안 중부에 있는 동림군에서 서해 남쪽 상공으로 번개-5 반항공미사일 4발을 연속발사한 것은 전시에 서해 상공으로 북상하게 될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격추하는 요격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2021년 9월 30일 조선국방과학원은 새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 발사대, 탐지기(탐지레이더), 전투종합지휘차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확증하기 위한 시험발사를 성과적으로 진행하였다. 당시 조선국방과학원은 “쌍타조종기술과 2중 임풀스 비행발동기(이중펄스 로켓엔진)를 비롯한 중요 새 기술도입으로 미싸일 조종체계의 속응성과 유도정확도, 공중목표 소멸 거리를 대폭 늘인 신형 반항공미싸일의 놀라운 전투적 성능이 검증되였다”라고 밝혔다. 그날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여 실전 배치된 반항공미사일은 번개-6이다. 번개-6은 로씨야가 자랑하는 세계 최강의 반항공미사일 S-400과 동급이다. 외형만 봐도, 번개-6과 S-400은 아주 흡사하게 생겼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S-400과 유사한 성능을 가진 번개-6은 사거리가 400km, 요격고도가 185km, 비행 속도가 마하 14인 것으로 추정된다. 거기에 더하여, 번개-6은 탄도미사일과 고속비행체 80개를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은 이번에는 번개-5 4발을 평안북도 동림군에서 서해 남쪽 상공으로 연발사격했지만, 전시에는 번개-6을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서해 남쪽 상공으로 연발사격할 것이다. 번개-6은 중국인민해방군의 요격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서해 남부 상공에서 간단히 처리할 것이다.  

 

최근 미국군 수뇌부가 자기들의 발걸음을 다급히 재촉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북침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군은 뒤늦게 북침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조선인민군은 ‘남조선해방전쟁’준비를 완료했다.  

 

나는 2022년 9월 12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핵무력정책 입법과 영토완정의 법적 근거’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이 지난 1년 3개월 동안 ‘남조선해방전쟁’을 순차적으로 준비해왔다는 사실을 논한 바 있다. 조선은 ‘남조선해방전쟁’에 필요한 중대 조치들을 취했는데, 이를테면 2022년 6월 22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남조선해방전쟁’ 작전계획을 변화된 군사 상황에 맞게 수정보충했고, 2022년 9월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라는 법을 채택하여 ‘남조선해방전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나는 이런 사정을 고찰하고, 2022년 9월 19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 연기 기간 끝났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해방전쟁의 주객관적 조건이 충족되었다는 사실을 논한 바 있다.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 연기 기간 끝났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미 서술한 것처럼, 김정은 총비서의 영토완정사상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연기되어온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을 재개하여 ‘영토완정위업’을 이른 시일 안에 완수하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정전상태에서 장기간 연기되어온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을 재개하여 이른 시일 안에 ‘영토완정위업’을 실현하려는 강렬한 의지를 가졌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확실하다. 

 

나는 2022년 9월 19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 연기 기간 끝났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영토완정위업’을 이른 시일 안에 실현하려는 김정은 총비서가 앞으로 6개월 뒤에 혹은 앞으로 1년 뒤에 ‘영토완정위업’을 실현할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최근 극도로 격화되면서 일촉즉발 전쟁위험으로 치닫는 군사 상황은 그런 예견을 뒷받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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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이 이태원 추모" 참사 후 첫 촛불집회

[현장] 촛불행동 주최 '이태원 참사 추모 시민촛불'... 시청역~숭례문 인파 "책임 규명"

22.11.05 20:31l최종 업데이트 22.11.05 23:00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이 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숭례문 구간 세종대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이 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숭례문 구간 세종대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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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그 골목은 안전했습니다. 행정이 존재했을 때 시민들은 안전했습니다."
"놀러 가서 죽은 게 아닙니다. 놀면서 국민을 지키지 않은 자들 때문에 죽은 겁니다."


20대 청년 용수빈씨와 세월호 참사 유족 장훈씨가 이태원 참사 후 첫 주말에 열린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이 같이 말하며 울먹였다. 용씨는 "우리는 이미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를 겪었는데 또 이태원 참사로 윤석열을 겪고 있다"고, 장씨는 "세월호 참사 때 물었던 국가의 존재 이유를 윤석열 정권에 다시 묻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해왔던 '촛불행동'은 5일 오후 5시 시청역 7번 출구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파는 숭례문 인근까지 이어졌고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집회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세 가지 요구안(▲ 원인 분석과 책임 규명 ▲ 책임자 처벌 ▲ 개선 대책 마련)을 발표했다.

"퇴진이 추모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윤석열 퇴진"을 외친 이들은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사찰을 자행하는 제2, 제3의 범죄 행각을 중단하라. 이태원 참사의 진정한 추모는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와 여당, 언론과 검찰, 경찰은 참사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희생양 만들기를 중단하라. 국민들은 이 사태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으며 지켜보고 있다"라며 "우리 사회가 다시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권력자의 횡포에 의해 참사 발생국으로, 후진국으로 후퇴해선 안 된다. 절대로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반드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사 현장 시민과 4대 종단도 참여
 

▲ 이태원 참사 촛불집회 “무능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이대로 두면 안 돼”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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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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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집회에선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있다가 환자·희생자를 이송하고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시민 김훈기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씨는 "그 끔찍한 시간은 한 시간, 두 시간 동안 계속됐고 저는 마음속으로 다친 사람만 있고 희생자는 없길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한두 명씩 머리 위에 모포가 덮이는 걸 보고 정신이 아득해졌다"라며 "몇몇 언론과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 시민들은 무질서하지 않았고 저는 그것을 똑똑히 봤다.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도왔고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처음 본 권위와 질서를 증빙할 수 있는 유니폼은 미국 군복이었다. 만약 우리에게 익숙한 유니폼과 가이드라인이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질서 있게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보통의 시민을 도왔던 것은 보통의 시민이었다. 우리 시민들은 위대하다는 말을 이 자리에서 꼭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4대 종단(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또한 참여해 희생자·유족·부상자를 위로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특히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박주환 신부(미카엘)는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신부는 "시민들이 비탄에 잠겨 슬퍼하는 이때 '희생이 대한민국을 빛나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란 망발을 쏟아내는 천공이라는 자와 '이태원 참사는 북한의 공작'이란 말도 안 되는 망언을 쏟아내는 전광훈이란 자는 필시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자들"이라며 "이러한 자들에게 둘러싸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그 존재 이유를 이미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의 진상에 대한 의문과 애도는 슬픔과 상처에 공감한단 의미에서 같은 의미의 하나의 단어다. 위패와 영정도 없는 곳에서 근조란 단어조차도 가린 채 검은 리본을 달고 동냥하듯 하는 가증스러운 참배는 결코 유족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화환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 진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그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천주교 운동단체 회원 2000명을 만나 '사회현실에 관심을 두며 저마다 자신의 몫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14년 세월호 노란 리본을 떼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한 사람들에겐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애도를 강제하며 정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못한 윤석열 정권을 향해 다 같이 외치자.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큰사진보기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이 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숭례문 구간 세종대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이 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숭례문 구간 세종대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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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 용수빈씨는 "이 자리를 빌려 우리 20-30세대 친구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우리 같이 촛불을 들자"라며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를 이대로 두면 이런 사고는 또 일어날 것이고 그땐 내가, 우리가 죽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 때 한 번, 이태원 참사로 두 번 죽었는데 또 죽을 수는 없잖나"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족 장훈씨도 "유족에게 애도는 내 가족이 왜 죽었는지 알고, 가해자가 모두 처벌받고, 그 이후로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시작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땅에 세월호 참사 같은, 이태원 참사 같은 비극이 재발지 않도록 함께 싸우겠다"라고 덧붙였다.

집회를 주최한 '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 목사는 "여러분의 슬픔과 비통함과 의로운 분노를 모두 담아 하늘에 닿도록 함성을 외쳐주길 바란다"라며 "이것이 우리의 기도다. 우리의 애도는 이렇게 완성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촛불행동 측은 이날 집회 현장에 6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큰사진보기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목놓아 울고 있다.
▲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목놓아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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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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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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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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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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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글을 남기고 있다.
▲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글을 남기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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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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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가 또...근로감독관 가방 뒤져 서류 무단촬영해 빼돌리다 덜미

SPC삼립세종생산센터 감독 중에 범행...노동부, 해당 직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신고

 
서울 양재동 SPC 본사 간판 ⓒ민중의소리
 
최근 계열사 공장에서 20대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 손가락 절단 사고 등이 발생해 고용노동부로부터 고강도 산업 안전 감독을 받고 있는 SPC그룹에서, 한 직원이 현장 감독 중인 근로감독관의 서류를 무단 촬영해 사내에 공유하다 덜미를 잡혔다. 노동부는 해당 직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으며, 과태료도 부과할 예정이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대전고용노동청의 SPC삼립세종생산센터 현장 감독 과정에서 근로감독관들이 현장감독으로 회의실에 없는 틈을 타, 이 회사 직원 A 씨가 감독관의 서류를 뒤져 감독계획서를 무단촬영한 후 이를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본사 및 불특정 계열사 등에 공유한 사건이 발생했다.

직원이 무단 촬영한 문서에는 대전고용노동청의 감독 일정, 감독반 편성, 전체 감독 대상 사업장(64개) 목록 등 근로 감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대전고용노동청은 같은 날 오후 범행 사실을 인지하고, A 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관련해 노동부는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직원 A 씨에 대한 법적 조치 뿐 아니라 "SPC 계열사의 기획감독 방해에 대해서도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산업안전보건법 상 근로감독관의 점검 방해에 대한 과태료(최대 1천만원)를 부과하고, 본사에 엄중 경고하며 관련자 문책도 요청할 계획이다. 

더불어 현재 진행중인 SPC삼립 기획감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감독 일정을 변경한다. 향후엔 불시 감독 방식으로 11월 18일까지 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권영국 파리바게트 공동행동 상임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2022.10.20 ⓒ민중의소리


노동부는 10월 28일부터 SPC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 본사를 비롯해 20개 계열사 총 64개 사업장 전부에 대해 산업안전 및 근로기준 합동 기획감독을 실시해 왔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해당 일정에 변경이 온 것이다.  

앞서 지난달 15일 SPC그룹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경기 평택시 소재)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다 끼임 사고로 숨졌다. 이후 열흘도 지나지 않은 10월 23일에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샤니 제빵 공장에서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산재 사망사고 예방을 위한 특단의 조치 마련해 즉각 시행한다"라며, "사고 재발 위험과 국민적 우려가 큰 에스피씨(SPC) 그룹에 대해, 강력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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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보] “무책임한 정부가 참사를 불렀다” 시민촛불 열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2/11/0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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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퇴진이 추모다!

 

오늘(5일) 오후 5시 ‘13차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아래 시민촛불)로 진행되었다. 

 

지난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무려 15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대형 사고가 충분히 예상되었기에 사전 조치만 잘했어도 막을 수 있었지만, 관계기관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상황을 방치해 끝내 참사로 이어졌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끝까지 책임회피를 하며 희생자를 모독하고 국민을 우롱하였다. 

 

이에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윤석열 정부를 향한 분노를 담아 촛불행동은 시민촛불을 준비하였다. 

 

특히 이번 시민촛불은 뜻을 함께하는 여러 종교인, 종교단체가 촛불행동과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시민촛불은 1만여 명으로 시작했지만 행사 중간에 계속 시민들이 참여해 마지막에는 약 6만 명(주최 측 추산)으로 불어났다.

 

태평로 왕복 11차선 가운데 9개 차선을 가득 채웠으며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중간에 행사를 중단하고 자리 정리를 해야 하였다. 

 

©이호 작가

 

 시민촛불은 추모의 마음을 담아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원불교(강현욱 교무), 불교(효림·자권 스님), 가톨릭(박주환 신부), 개신교(양희삼·홍주민 목사)가 희생자를 추모하는 종교의식을 진행하였다. 

 

특히 박주환 신부는 강론에서 “‘너희들의 희생이 대한민국을 빛내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며 망발을 쏟아내는 천공이라는 자와, ‘이태원 참사는 북한의 공작’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망언을 쏟아내는 전광훈이라는 자는 필시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자들인 바 이러한 자들에 둘러싸인 윤석열 정부와 국힘당은 그 존재 이유를 이미 상실하였습니다. 이들을 끌어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여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남기업 소장은 “촛불 시민들의 분노와 우렁찬 함성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저 용산의 대통령실을, 저 오만하기 짝이 없고 국민을 능멸하는 서초동의 검찰청을, 불의한 세력을 대변하고 진실을 감추는 데 여념이 없는 주류언론과 방송을 태워버리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여 역시 큰 공감을 샀다. 

 

종교의식이 끝나자 사방은 어둠에 잠겼고 참가자들은 하나둘 촛불을 켰다. 

 

박재동 화백, 유승우 감독이 제작한 추모 영상 상영에 이어 한진희 시사발전소 소장이 참사 경과를 발표하며 “정부의 직무 유기 범죄가 참사를 발생시켰다”라고 강조했다. 

 

참사 당시 현장에서 있었다가 희생자 구조에 참여해 심폐소생술을 했던 생존자 김운기 씨의 발언이 이어졌다. 

 

▲ 발언하는 김운기 씨.     ©김영란 기자

 

김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몇몇 언론에서 말하는 것과 달리 시민들은 무질서하지 않았습니다. 다 같이 모여서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했습니다. 시민을 도운 건 우리 시민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영상이 끝나자 시인 조일권 씨가 무대에 나와 추모 시 「다시 살아 오르시길」을 낭독했고, 이어 대금연주자 한충은 씨의 추모 연주 「아버지를 위한 노래」, 「좋은 나라」 공연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퇴진이 추모다’, ‘퇴진이 평화다’ 등의 구호가 인쇄된 검은 손피켓을 들고 조용히 공연을 관람하였으며 몇몇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희생자인 고 장준형(단원고 2학년 8반) 군의 아버지 장훈 4.16안전사회연구소 소장이 첫 번째 추모사를 하였다. 

 

▲ 발언하는 장훈 소장.     ©김영란 기자

 

장 소장은 “유가족에게 애도는 내 가족이 왜 희생되었는지 알아야 할 수 있습니다. 놀러 가서 죽은 게 아니라, 놀면서 국민을 지키지 않은 자들 때문에 죽은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가 또 발생했습니다”라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두 번째 추모사를 위해 무대에 선 20대 청년 용수빈 씨는 “20, 30대에게 제안합니다, 우리 같이 촛불을 듭시다,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 이대로 두면 안 됩니다. 이런 사고는 또 일어날 것이고 그때는 우리가 죽을 수 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 추모사를 하는 용수빈 씨.     ©김영란 기자

 

정해랑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의 추모 시 「슬픔과 분노를 남은 우리에게 모두 주고 평안한 곳으로 가소서」를 배우 이상희 씨가 낭송하였고, 전통 춤꾼 이문이 씨의 살풀이춤 「하이얀 나비되어라」가 이어졌다. 

 

▲ 이상희 배우.     ©김영란 기자

 

▲ 살풀이춤을 추는 이문이 씨.     ©김영란 기자

 

세 번째 추모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예를 갖추기 위해 성직자 복장을 하였으며 외국인 희생자를 위해 영어로 추모사를 먼저 하고 뒤이어 우리말로 별도의 추모사를 하였다. 

 

김 상임대표는 “우리의 슬픔과 우리의 분노를 모두 담아 꼭 해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살려내라!’”라고 외친 뒤 “막을 수 있었던 참사가 아니라 애초 일어날 이유가 없는 참사였다”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이들의 처벌을 원합니다, 그 처벌의 정점에 이 나라의 대통령이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추모사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한동안 “살려내라!”, “윤석열은 퇴진하라!”라고 외쳤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박근하, 이현채, 이해천 씨가 ‘우리의 요구’를 발표하였다. (‘우리의 요구’ 전문은 마지막에 첨부)

 

이들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벗어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 사찰을 자행하는 제2, 제3의 범죄행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국민들은 이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책임자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으며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하였다. 

 

시민촛불은 행진 없이 행사를 마쳤다. 

 

사회를 맡은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국장은 “다음 ‘14차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은 11월 12일 열립니다. 이제부터 모든 촛불대행진은 총집중 촛불입니다. 함께 모여주십시오, 그것이 우리의 추모 방식입니다”라고 호소하였다. 

 

행사를 마치며 권 사무국장은 “이태원 참사의 주범 윤석열은 퇴진하라!”, “윤석열을 끌어내리자!”, “이태원 참사의 공범 국힘당을 해체하자!”,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는 조선일보 폐간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눈에는 슬픔의 눈물과 함께 분노와 응징의 다짐이 담겨 있었다. 

 

촛불대행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우리의 요구

 

진상을 밝히는 것이 진정한 추모입니다. 

우리의 추모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우리는 현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원인 분석과 책임 규명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윤석열 정부는 참사의 원인을 숨김없이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합니다.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벗어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사찰을 자행하는 제2, 제3의 범죄행각을 중단하십시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정한 추모는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것입니다.

 

2. 책임자 처벌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 언론과 검찰, 경찰은 참사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희생양 만들기를 중단하십시오.

진심 어린 사죄와 책임자 처벌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치입니다.

누구도 이태원 참사의 책임에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은 이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책임자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으며 지켜 보고 있습니다.

  

3. 개선 대책 마련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법, 제도적 개선대책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다시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권력자의 횡포에 의해 참사발생국으로, 후진국으로 후퇴해서는 안됩니다. 

절대로, 절대로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반드시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태원 참사로 희생되신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2022년 11월 5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 추모촛불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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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깜깜한 공간서 흩어진 비닐 깔고 커피믹스로 버텼다

등록 :2022-11-05 10:30수정 :2022-11-05 11:17

 
 
봉화 광부 2명 고립에서 기적의 생환까지
경북 봉화 아연광산에서 4일 밤 생환한 고립된 광부 2명이 얼싸안고 있다.
경북 봉화 아연광산에서 4일 밤 생환한 고립된 광부 2명이 얼싸안고 있다.

광부들의 극적 생환 7시간 전인 4일 언론 브리핑이 진행 중이던 오후 4시까지만 해도 구조 예상 시점은 물론 생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구조를 위한 갱도 개척 작업은 예상 대피 지점 30여m를 앞두고 거대한 암석에 가로막혀 있는 듯했고 개척한 통로에도 쏟아지는 바위와 돌을 치워 내야 하는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생사 확인을 위해 이뤄진 시추 작업(지상에서 땅을 수직으로 뚫어 관을 넣는 일)도 목표 지점에 닿았으나, 작업의 목적인 생사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생환 직전 하루를 재구성했다.

 

“아버지, 밖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경북 봉화 아연광산에 매몰된 주 작업자 박아무개(62)씨의 아들 근형(42)씨가 쓴 손편지가 시추로 뚫어 넣은 파이프를 통해 내려간 건 4일 오전이었다. 손편지와 함께 구조 당국이 식음료와 간이용 보온덮게, 진통제 등이 든 생존 키트도 함께 내려보냈다.

 

근형씨는 취재진에게 “이곳(대피 예상 지점)이 아버지가 평소 잘 아는 길입니다. 베테랑이신 아버지는 안전한 곳에 있으실 겁니다”라고 희망을 담아 말했지만 현실은 어떻게 굴러갈지 알 수 없었다. 하루 전인 3일 저녁까지 시추공이 3개나 예상 지점에 닿았고 내부를 살필 수 있는 내시경 카메라와 움직임 등을 감지하는 음향탐지기까지 넣었으나 광부들의 모습은 물론 생존 신호도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립된 주작업자 박씨와 보조 작업자인 또다른 박씨(56)는 지난달 26일 갱도가 붕괴로 고립된 이후 며칠이 흘렀는지도 알기 어려웠다. 칠흑 같은 어둠에 자연스레 시간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이다. 갱도 안 온도가 14도 안팎의 유지된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극심한 추위는 없었지만 고립이 길어지면서 체온 관리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구조자가 언제 올지는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붕괴 직후 작업 위치에서 신속히 이동해 100㎡ 가량 되는 공간으로 몸을 피했다. 자재 등을 쌓아놓는 곳이다. 이 광산에서 수년째 근무한 베테랑 박씨는 붕괴되는 혼란스러운 순간에도 노련하게 대피 공간을 떠올린 것이다. 그곳은 지하수로 바닥이 젖어 있었다. 처음엔 쌓아놓은 패널을 바닥에 깔고 버티다가 이내 흩어진 비닐로 간이 텐트를 만들어 몸을 보호했다. 나무를 긁어모아 불도 지폈다. 마침 휴대하고 있던 커피믹스는 혈당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다른 먹을거리는 보이지 않았다. 언젠가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고립된 두 광부는 서로를 의지하며 하루하루 버텨 나갔다. 불안함이 순간순간 엄습해온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4일 오후 4시까지 갱도 개척 작업은 예상 대피 지점 30m를 앞두고 있었다. 코 닿을 곳에 고립 광부들이 있을 법했지만 잔여 30m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개척해 낼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특히나 부순 암석을 밖으로 실어나가는 광차가 지나는 선로에 수시로 바위와 돌들이 떨어지고 있어서 난감한 상황이었다. 부수고 치우고 옮기는 일은 광산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비관과 우려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날 저녁부터 희망의 전조가 보였다. 단단한 암석이라고 여겼던 장애물은 토사와 섞여 있어 헐거웠다. 삽과 곡괭이 등 도구를 쥔 구조 작업자의 손에는 힘이 들어갔다. ‘조금만 더 들어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다’란 말을 되뇌며 내리치고 찍어냈다. 여러 번 내리쳐도 꼼짝하지 않던 기존 암석과 달리 눈앞의 바위는 쉽게 허물어지면서 한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경북 봉화의 한 광산에서 열흘 가까이 고립된 광부 2명이 4일 야심한 시각 극적 생환 했다. 소방청 제공
경북 봉화의 한 광산에서 열흘 가까이 고립된 광부 2명이 4일 야심한 시각 극적 생환 했다. 소방청 제공

“OO형!”

 

작업자 1명이 작업 동료에게 소리를 친 건 밤 10시30분이 훌쩍 지났을 때였다. 토사가 흩어진 곳에 고립된 두 광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구조 작업자를 만난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던 고립자와 구조자들이 만난 순간이었다. 감격하기엔 일분일초가 중요했다. 구조자는 말을 아끼고 그들을 부축했다. '아 이거 정말 대단한 상황이구나'란 생각이  들었으나  입밖에 꺼내지 않았다.

 

두 명의 광부는 오랜 시간 고립 생활에도 명료한 의식은 물론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나빠 보이지 않았다. 밖으로 나오기까지 300여m를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있었다. 밖에서 대기하던 광부들의 가족들은 물론 거듭된 구조 실패와 더딘 작업 속도로 애가 타던 구조 지휘부는 ‘생환 소식’에 그들이 밖으로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지난 9일간의 조마조마한 순간들이 순식간에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밖으로 나온 광부들은 대기 중이었던 구급차에 몸을 실었다. 그때가 밤 11시 3분께다. 구급차는 한 시간여를 달려 안동에 있는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으로 이동하는 중에 <한겨레>의 전화를 받은 보조 작업자 박씨의 조카 임유리(32)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의 말을 남겼다.“안동 병원으로 이동 중이에요. 열흘 동안 마음고생이 엄청 심했는데…. 구조 당국과 고생하신 모든 분께 너무 감사합니다.”

 

봉하/이정하 김규현 기자, 김영동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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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에서 나온 'OO탓' 3종세트…이태원 참사는 언론·문재인정권·부모 탓?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2.11.05. 10:50:28  

 

이태원 참사 원인과 관련해 여권 인사들이 언론, 문재인 정부, 유족 등도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4대 공영방송인 KBS, MBC, YTN, 연합뉴스TV는 10월 29일 저녁까지 안전에 대한 보도 없이 핼러윈 축제 홍보 방송에 열을 올렸다"며 "방송사들이 안전이 관계 없다고 했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참여한 결과를 빚었는데, 사고 발생 후에는 언제 홍보성 방송을 했느냐는 듯이 전부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특히 KBS는 재난 방송사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을 경우 안전도 주의해야 한다는 방송도 했어야 하는데, '다 괜찮다'고 난리쳐 버리니까 젊은 여성들이 한번에 많이 몰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보도한 언론도 이 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책임론도 나왔다. 국민의힘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사고가 났다는 것 자체는 일단은 문재인 정권이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세월호 이후에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뭐라고 하셨나? 앞으로 안전 최고로 치겠다고 했다. 앞으로 이런 사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다 막겠다고 했다. 시스템 다 만들겠다고 했다. 그래서 시스템 만드셨나"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 때) 112 시스템 왜 안 고쳤나. 소방하고 경찰 왜 그 부분에 대해서 왜 시스템 정비 안 하셨나. 이런 사고가 났다는 것 자체는 일단은 문재인 정권이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 약속 어겼잖나"라고 주장했다. 

유족들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지난 3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에 대해 "국가도 무한책임이지만, 개인도 무한책임"이라며 "부모도 자기 자식이 이태원 가는 것을 막지 못해 놓고 '골목길에 토끼몰이 하듯이 몰아넣었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인지"라고 비난했다. 

김 전 비서관은 "매번 무책임한 개인의 모습, 그것을 당연한 생각인 양 부추기는 언론의 논조. 이런 남 탓과 무책임한 모습이 반복되는 한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찰의 직무유기 문제를 떠나 국가가 무한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선택한 자유의지에 대해 개인도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려선 안 된다"고 훈계했다. 

김 전 비서관은 "국가의 무한책임, 자유 의지에 대한 개인의 무한책임. 두 가지 모두가 강조되지 않고 한쪽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절름발이 의식과 언론의 논조가 대형 참사를 반복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니 투자해놓고 손해 보면 국가에 빚 탕감해달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김 전 비서관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을 문제 삼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근대 자유주의 국가라면 당연한 말 아닌가. 그런데 언론은 문제 삼는다. 그만큼 언론의 시각이 유교 공산주의로 편향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의 베품을 고마워하는 유효기간은 결코 6개월이 안 된다"고도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근조화환이 쓰러져 있다. 화환은 이번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유족이 쓰러뜨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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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 지향의 접근, ‘야마’를 버리고 복잡한 내러티브를 끌어내라

  • 기자명 이정환 기자 
  •  
  •  입력 2022.11.05 08:05
  •  
  •  수정 2022.11.05 08: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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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저널리즘 현장을 가다 13] 다양한 의견과 관점 담을수록 완전하고 정확한 기사… 의도적으로 다른 의견에 부딪혀라

 

[편집자 주] 우리에게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고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지만 여기에서 멈추면 우리의 질문은 “세상은 왜 이 모양이지?”에서 멈추게 되겠죠. 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를 벗어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더 깊이 파고 들어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미디어오늘은 기획 연재 '솔루션 저널리즘 현장을 가다' 시리즈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솔루션 저널리즘의 실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 현장을 가다’ 열세 번째 순서로 솔루션 스토리텔링 전략을 사례와 인터뷰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한국 기자들은 ‘야마’에 집착한다. ‘야마’는 ‘산(山)’이라는 뜻의 일본 말에서 유래한 언론계 속어지만 단순히 기사의 주제라는 의미를 넘어 기자의 관점이나 프레임의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핵심 메시지를 강조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정확한 정의도 없고 실체도 모호하지만 ‘야마’가 명확한 기사가 좋은 기사라고 보는 학습된 편견이 한국 언론을 지배하고 있다.

한겨레 기자 박창섭은 2012년에 출간한 ‘야마를 벗어야 언론이 산다’에서 “‘야마’를 중심에 두는 한국 언론의 취재 보도 관행은 저널리즘의 본령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면서 “미리 정해진 ‘야마’에 맞춰 사실을 재구성하거나, 보여주고 싶은 내용만 기사에 담거나, 전체 사실의 일부만을 과장해서 보여주거나, 엉뚱한 사실을 특정 사안과 관련 있는 것처럼 엮거나 하는 일은 ‘진실 보도’라는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모든 ‘야마’에는 의도가 숨어있고 ‘야마’가 선명할수록 실체가 가려진다”는 이야기다.

미디어오늘이 솔루션 저널리즘 사례를 취재하면서 만난 여러 언론인들에게 반복해서 들은 조언 가운데 하나가 “내러티브를 복잡하게 하라(Complicates the Narrative)”는 것이었다. 한국 기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결국 ‘야마’를 선명하게 드러내려는 욕심을 버리라는 이야기였다. 애초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고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는 해법이라면 근본적인 해법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실과 의견을 취사선택하고 ‘야마’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맥락이 사라지고 실체적 진실에서 멀어질 위험도 있다.

갈등이 폭발할 때 꿰맞춘 결론은 나쁜 저널리즘

타임(Time)과 애틀랜틱(The Atlantic) 등에서 탐사 보도 기자로 일했던 아만다 리플리(Amanda Ripley)는 “거짓 단순성의 시대에 복잡성을 되살려야 한다(revive complexity in a time of false simplicity)”면서 “기자와 편집자들은 흔히 미리 결정된 결론에 맞지 않는 인용문을 잘라내거나 깔끔하고 일관된 스토리텔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갈등이 폭발하는 국면에서는 매우 나쁜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고정 관념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불완전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고 “그 장소와 그 사람의 모든 이야기에 참여하지 않고는 장소나 사람과 적절하게 관계를 맺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도 흥미롭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사건의 전부를 알 수 없고 우리가 잘못 판단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의식적으로 다르게 보고 더 깊게 듣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리플리는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담을수록 좀 더 완전하고 정확한 기사가 된다”면서 “사람들은 복잡한 내러티브를 맞닥뜨릴 때 호기심을 갖고 다른 생각에 귀를 기울인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호기심을 갖는 만큼 독자들도 사건의 이면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다.

‘극한 갈등’의 저자, 독립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Amanda Ripley).
‘극한 갈등’의 저자, 독립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Amanda Ripley).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에서 제안하는 ‘복잡하게 쓰기’의 네 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르게 듣는 방법이 필요하다. 아만다 리플리는 ‘루핑(looping)’이라는 질문 방법을 제안했다.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인터뷰이(interviewee)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왜 그런 생각에 이르게 됐는지 질문을 던지면서 좀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테면 인터뷰이가 ‘절대’나 ‘항상’ 같은 단어를 쓰거나 머뭇거리고 답변을 꺼린다면 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을 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 핵심이다. 인터뷰이의 말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요약하고 확인을 부탁하면서 반응을 관찰하는 것도 더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모순을 파고 들면서 본질을 파악한다. “이 이슈에서 제대로 이야기되고 있지 않은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묻는다. “좀 더 말해주세요”라고 말하고 귀 기울여 듣는다. “그러니까 이런 말씀이시죠?” 인터뷰이의 말을 요약해서 확인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명확하지 않은 부분을 확실하게 만들고 신뢰를 확보한다. 중요한 것은 동의가 아니라 이해다. “제가 이해한 게 맞나요?”라고 물으면서 거듭 확인을 하는 게 좋다.

셋째, 복잡한 내러티브를 끌어들여라. 입장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숨은 맥락을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넷째, 서로의 확증 편향을 깨야 한다. 인터뷰 상대방에게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반대되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뷰어 역시 스스로의 편견을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다른 이야기에 스스로를 노출할 필요가 있다.

‘복잡하게 쓰기’의 핵심은 잘 듣기

캐나다의 인터넷 신문 나르왈(The Narwhal)의 에디터 샤론 라일리(Sharon Riley)는 폐쇄 직전의 탄광 노동자들을 만난 경험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당초 목적은 정부의 이주 대책에 대한 반발을 취재하기 위해서였지만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 보니 사안이 훨씬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캐나다의 탐사 보도 신문 나르왈(The Narwhal)이 보도한 ‘석탄 이후의 삶’.
캐나다의 탐사 보도 신문 나르왈(The Narwhal)이 보도한 ‘석탄 이후의 삶’.

 

“내러티브 전략에서 중요한 건 우리의 가정과 추론을 체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때 당연히 여기에는 직장을 잃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고 기후 변화에 관심이 없거나 냉소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편견이었죠. 이야기를 해보고는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은 비건(베지테리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는 걸 오히려 즐거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오랫동안 탄광에 묶여있다고 생각했고 화석 연료가 우리 모두의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깊게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직장을 잃을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완고한 입장인 사람들도 있었고 심지어 기후 변화는 가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나의 내러티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내가 만든 나의 편견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질문하는 걸 시작할 수는 있다고 말이죠. 만약 내러티브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면 미리 리서치를 해보세요.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해보세요. 그게 여러분의 취재를 더 깊이 있게 만들고 대화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샤론 라일리는 탄광 노동자들이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보수주의자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만나 보니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단계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었다. 캐나다의 경우 석탄이 전력 생산의 9% 미만이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의 75%를 차지한다. 과거에는 탄광이 문을 닫으면 다른 탄광으로 옮겨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화력 발전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추면서 그나마 잘 돌아가는 탄광들도 철수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라일리가 찾은 와바문(Wabamun)의 경우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석탄 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세수의 58%를 석탄 산업에 의존하고 있었다. 캐나다 정부가 석탄 공장을 폐쇄하는 대가로 14년 동안 10억 달러 이상을 공장에 지급했지만 정작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게 노동자들의 불만이었다.

나르왈이 만난 탄광 노동자들은 정부가 2030년까지 석탄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기업들에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에 왜 화력 발전의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술에 투자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가장 깨끗한 화력 발전소라고 알려진 와바문의 한 발전소는 석탄을 태울 때 발생하는 수은의 60%를 회수하기 때문에 온실 가스 배출량이 재생 에너지 발전소 보다 낮다고 한다.

물론 나르왈의 기사가 풍력이나 태양열 발전소 대신 화력 발전소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단계적으로 화력 발전을 폐지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의미 심장하다. 많은 나라들이 화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줄이면서 노동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사회적 타협의 지점을 찾고 있다. 재생 에너지 분야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자들의 재교육을 지원하는 것도 단계적 해법 가운데 하나다.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의 이규원 연구원은 지난해 출간한 ‘솔루션 저널리즘’에서 나르왈의 기사를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기사에 나타난 한 개인의 이 같은 입체성은 독자들이 문제를 해석하는 이분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진 이들이 불가해한 존재가 아니라 나름의 합리성과 선한 의도를 지닌 존재라고 인식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이처럼 갈등 상황과 이에 얽힌 이해 당사자들을 흑백 논리와 몇몇 짧은 단어로 규정하는 습관에서 벗어나면 언론 보도가 사회적 갈등과 집단의 상호 불신을 지속적으로 부추기는 매개로 되풀이되는 과정을 끊어낼 수 있다.”

나르왈의 편집장 엠마 길크리스트(Emma Gilchrist)는 “기자들은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달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판단을 내린 상태에서 현장에 접근하거나 정해진 결론에 부합하는 사실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런 유형의 저널리즘은 오히려 정치적 선동과 갈등을 부추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길크리스트는 “내러티브를 복잡하게 만든다는 건 복잡한 사안을 하나로 묶고 싶은 충동에 저항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속도를 늦추고 덜 반응하고 더 많이 듣고 더 나은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출신의 독립 저널리스트 프리앙카 샨카(Priyanka Shankar)는 “아만다 라일리의 ‘복잡하게 쓰기’ 강의가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샨카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한창일 때 벨기에에서 이 이슈를 다루면서 실험적으로 복잡한 내러티브의 기사를 썼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잠재적인 동기를 알아낼 때까지 계속 물어보는 겁니다.” 벨기에 사람들과 콩고 출신 벨기에 이주 노동자들을 교차 인터뷰하면서 인식의 간극과 구조적 차별을 드러내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샨카는 “‘루핑’은 취재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매우 유용하다”면서 “이제는 친구들과도 ‘루핑’을 한다”고 말했다.

갈등은 원래 복잡한 것, 단순하게 규정하려는 욕심을 버려라

‘복잡하게 쓰기’라는 개념을 처음 제안한 아만다 리플리는 “우리가 문제를 파고 든다고 할 때 그것은 본질적으로 갈등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누군가의 동기와 관심, 신념, 가치관을 이해해야 갈등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런 정보를 끌어내려면 좋은 질문과 잘 듣는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리플리는 “‘루핑’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실습을 해보면 첫째, 결코 어렵지 않고, 둘째, 그동안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했다. 리플리는 “이제는 인터뷰 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있을 때나 남편과 이야기할 때나 심지어 우버 기사나 길거리에서 소리치는 아무에게나 ‘루핑’으로 대화를 건네게 됐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양극화가 심화되고 갈등이 격화될수록 많은 중요한 이슈들이 지나치게 단순하게 소비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뉴스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기 쉬운데 격렬한 갈등 상황에서 매우 정상적인 행동입니다. 극단적인 갈등 국면에서는 전통적인 저널리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프레스디모크라트(Santa Rosa Press Democrat)의 기자 존 다나(John D’Anna)는 “갈등은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때때로 갈등이 긴장으로 이어진다”면서 “갈등이 만드는 긴장감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독자들을 다시 불러 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갈등의 구조를 외면하지 않고 ‘복잡하게’ 접근하는 게 오히려 문제 해결의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영국 BBC에서 ‘분열을 넘어(Crossing Devides)’ 시리즈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에밀리 카스리엘(Emily Kasriel)은 BBC에 솔루션 저널리즘을 소개하고 직접 솔루션 프로젝트를 실험하다가 ‘딥 리스닝(Deep Listening, 깊게 듣기)’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 카스리엘은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귀 기울여 듣는다고 생각하면 경계를 풀고 깊은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면서 “우리가 모든 문제에 서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아만다 리플리가 제안한 ‘복잡하게 쓰기’를 위해 필요한 여섯 단계의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단계, 사안이 지나치게 단순하지 않은가 스스로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갈등 이슈를 다루는데 충돌하는 주장이 두 가지 밖에 없다면 취재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쟁점은 없는 것일까.

2단계, 헤드라인과 리드에 두 가지 이상의 관점을 담는 게 좋다. 적어도 사안이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복잡한 헤드라인은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도 효과적이다.

3단계, 인터뷰할 사람들 목록을 살펴 보면서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검토해야 한다. 유명한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대되는 목소리를 충분히 담고 있는가?

4단계, 취재에 앞서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의 사례를 충분히 살펴보는 게 좋다. 다양한 접근과 해법을 검토하면 누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지 누구에게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는지 좀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5단계, 줌 아웃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간 축으로 확장하거나 공간 축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과거 사례와 문제의 원인을 추적할 수도 있고 다른 지역이나 나라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살펴보고 기사에 충분히 반영하는 게 좋다.

6단계, 취재를 마무리 하기 전에 2단계에서 작성한 헤드라인과 리드를 다시 읽어보자. 선입견 없이 제로 베이스에서 여러 의견에 접근했나? 혹시 내가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예단하고 접근했던 건 아닐까?

아만다 리플리에 따르면 ‘복잡하게 쓰기’ 워크숍에 참여한 기자들은 처음에 인터뷰 훈련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자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동의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그렇게 강요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리플리는 “잘 듣는 것과 동의하는 것은 다르고 우리가 발견한 것은 사람들이 그런 것을 혼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리플리는 ‘복잡하게 쓰기’가 저널리즘의 신뢰 위기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언론이 독자들을 가르치려 하는 태도를 벗어나 다른 의견을 반영하고 숨겨져 있던 쟁점을 드러내고 풍성한 맥락을 제공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 비로소 떠났던 독자들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이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black@mediatoday.co.kr

 

복잡한 내러티브를 위한 22가지 질문

‘복잡하게 쓰기’의 핵심은 좋은 질문이고 좋은 질문은 ‘루핑(looping)’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기자가 듣고 싶은 답변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기자가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사실과 관점을 끌어내기 위한 인터뷰 방법론이다. 인터뷰이와 신뢰 관계를 구축되고 관점 뒤에 숨은 동기를 이해하고 문제의 복잡한 층위를 밝혀내면서 해법에 접근하는 과정이다.

‘루핑’은 첫째, 인터뷰이의 말을 끝까지 듣고, 둘째, 이해한 것을 요약해서 전달하고, 셋째, 인터뷰이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넷째, 틀린 부분을 수정하고 빠뜨린 부분을 다시 질문하면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 이 네 단계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루핑'의 4단계.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
'루핑'의 4단계.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

 

프리앙카 샨카는 ‘루핑’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이 서로를 알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해 볼까요? 서로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정보를 늘려가겠죠. 아마 당신이 ‘나는 의사에요, 그리고 내 일을 정말 사랑해요’라고 하면 내가 그걸 받아서 ‘오케이, 당신은 그 일을 왜 그렇게 좋아하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자세히 말해줄래요?’ 하겠죠. 의사 선생님이 설명을 하면 그 말을 요약해서 내 언어로 정리를 합니다. ‘아하, 그러니까 당신은 사람을 도와주고 생명을 살리는 것을 좋아해서 당신 직업을 사랑한다는 거군요. 맞죠?’ 그러면 내가 맞았는지 틀렸는지 의사 선생님이 말하겠죠. 그러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거에요. ‘나는 당신이 날마다 수많은 생명을 살린다고 확신하지만 굉장히 정신없이 바쁠 텐데 여유가 없다는 생각은 안 드시나요?’, 이런 질문을 반복하면서 내가 너의 말을 열심히 듣고 있다, 정확히 이해했고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죠. 중간중간 팩트 체크하듯 확인을 해가면서 말이죠. 질문을 주고 받을수록 심층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다음은 아만다 리플리가 뽑은 ‘복잡한 내러티브를 위한 22가지 질문’이다. 한국 상황에 맞게 의역했다. 리플리는 “이 리스트는 인터뷰 중간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도 유용하다”면서 “이 질문 리스트를 뽑아들고 종이에 있는 것 가운데 하나를 자주 말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테면 “그 부분을 자세히 말해주세요” 질문이 효과가 좋다고 한다.

모순을 증폭시키고 렌즈를 확대하기 위한 질문.  
1. 우리가 서로 생각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2. 어떤 정보가 믿을만한지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3. 쟁점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4. 지금 가장 괴로운 게 뭔가요?
5. 상대방의 주장 가운데 그래도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인터뷰이의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는 질문.
6. 이게 당신에게 왜 중요한가요?
7.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8. 당신에 대해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9. 반대 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부분이 뭔가요?
10. 이런 충돌이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11. 만약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입장에 동의한다면 당신의 삶이 달라질까요?
12. 만약 사람들이 당신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더 많이 듣고 더 잘 듣기 위한 질문.
13. 아, 방금 이야기한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14. 그래서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그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요?
15. 그런 감정이 어디에서 온 걸까요?
16. 잠깐 끼어들어도 되나요?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17. 지금까지 아무도 묻지 않았던 질문이 있나요?

다른 생각에 노출시키고 확증 편향을 벗어나도록 돕는 질문.
18. 상대 편에서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거 같으세요?
19. 상대 편에서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일까요?
20. 상대 편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을 말씀해 주세요.
21. 사람들이 ○○○라고 이야기하던데,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궁금합니다.
22. 그동안의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게 있었나요?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black@mediatoday.co.kr

※ 미디어오늘의 ‘솔루션 저널리즘 현장을 가다’ 연속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 취재 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돼 취재비 지원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이정환 기자 blac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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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끝까지 초강력 대응”

미 백악관, “군사훈련 지속할 것”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2.11.05 08:31
  •  
  •  수정 2022.11.05 0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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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자기의 자주권과 안전리익을 침해하려는 적대세력들의 그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력대응으로 대답할 것임을 다시 한번 명백히 천명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이 4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연장 결정을 비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초강력 대응’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리지 않았다. 

5일 [미국의소리](VOA)는 4일자 상업용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 내 이동식 건물의 지붕과 외벽 상당 부분이 해체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알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든, 그 어떤 상상 못할 사태가 발생하든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 인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길에서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비질런트 스톰’을 강행한 미국이 “우리의 정당방위대응조치를 걸고 4일까지 예정되였던 훈련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유엔안전보장리사회 회의까지 소집하는 도발적 망동을 거듭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포격은 “적대적도발행위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며 행동적 경고”이며, “현재 조성된 엄중한 군사적 대치상황”은 미국과 한국이 “사상최대규모의 합동공중타격훈련을 벌려놓은 것으로 하여 초래되였다”고 책임을 넘겼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말하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가 “한갖 연막”에 불과하며, “추구하는 목적은 오직 하나 조선반도의 지속적인 긴장격화와 불안정뿐”이라 진단하고, “지속적인 도발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뒤따르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4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거의 매일 벌어지는 북한 정권의 계속된 도발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 “이런 도발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이유’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실시간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면서 “우리는 이런 도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그래서 김정은과 만나자는 우리의 제안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우리는 계속 진지하고 지속적 대화를 모색할 것이지만, 북한은 계속 거부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방어 능력과 준비태세를 확실히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미일 연합훈련을 거론하면서 “앞으로도 필요하면 그러한 군사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북·미 사이의 ‘강 대 강 대결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대변인성명>

 
이미 우리는 미국이 자기의 안보리익을 해치는 엄중한 사태발생을 바라지 않는다면 도발적인 《비질런트 스톰》련합공중훈련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것을 명백히 경고하였다.

이는 불안정한 현 군사정전체계하에서 교전일방을 겨냥한 공격형전쟁연습이 초래할수 있는 위험한 충돌현상을 예방하고 어떻게 하나 조선반도와 지역에 안정적인 안보환경을 마련하려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평화애호적인 노력과 인내심의 발현이다.

우려스러운 사태발전을 두고 지역내 나라들도 조선반도정세가 현 불안정국면에 처하게 된 맥락과 근원을 정확히 진단하면서 책임있는 당사자들이 성의있는 실천행동으로 긴장완화조치를 취할것을 거듭 호소하고있다.

그러나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지역내 나라들의 요구와 평화적안정환경유지의 자명한 리치도 외면하고 그 무슨 도발을 억제하고 대비한다는 구실밑에 침략적인 련합공중훈련을 강행하는것으로 대답하였으며 우리의 정당방위대응조치를 걸고 4일까지 예정되였던 훈련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유엔안전보장리사회회의까지 소집하는 도발적망동을 거듭하고있다.

극도에 이른 미국의 군사적대결광란은 조선반도범위를 초월하여 동북아시아의 전반적안전환경에도 커다란 부정적파장을 일으키고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은 미국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위를 주권국가의 안전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념원에 대한 파렴치한 도전으로 락인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배격한다.

미국이 추종세력과 야합하여 련합공중훈련《비질런트 스톰》을 개시한 이후에 진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무력의 군사훈련은 적대적도발행위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며 행동적경고이다.

현재 조성된 엄중한 군사적대치상황은 명백히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압도적대응》을 운운하며 사상최대규모의 합동공중타격훈련을 벌려놓은것으로 하여 초래되였다.

미국과 남조선의 무분별한 대결적선택은 적대적긴장상태를 촉발시킨 근원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조선반도와 지역의 우려스러운 불안정기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매우 위험한 기도라고밖에 달리 볼수 없다.

조선반도정세가 오늘의 지경에 이르게 된것은 지역내 동맹세력을 발동하여 제재압박과 군사적위협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일방적인 무장해제를 강요하려는 미국에 절대적책임이 있다.

미국은 자기의 상투적인 《전제조건없는 대화》와 《외교를 통한 문제해결》립장이 국제사회를 기만하기 위한 한갖 연막에 불과하며 추구하는 목적은 오직 하나 조선반도의 지속적인 긴장격화와 불안정뿐이라는것을 세계앞에 스스로 드러내놓았다.

지속적인 도발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뒤따르기마련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자기의 자주권과 안전리익을 침해하려는 적대세력들의 그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것이며 끝까지 초강력대응으로 대답할것임을 다시 한번 명백히 천명한다.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든,그 어떤 상상 못할 사태가 발생하든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인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길에서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것이다.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

주체111(2022)년 11월 4일
평 양

(출처-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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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한미 국방장관, “북한 정권 종말” 모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1/05 10:31
  • 수정일
    2022/11/05 10:3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2.11.0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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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쉼없이 위험해지고 있다

▲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11월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의 국방부에서 제54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11월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의 국방부에서 제54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한미 국방장관들이 모여 연례안보회의(SCM)를 개최한다. 한미 양국의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수장들이 모인다는 점에서 한미 연례안보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두 나라의 국방정책으로 현실화된다.

“싱가포르 합의, 판문점 합의‘ 사라진 자리에 “북한 정권 종말” 표현 삽입

비록 형식적일지언정 지난 해 회의까지 한미 국방장관은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4.27 판문점합의, 9월평양합의 등을 언급해왔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그런 단어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 자리에 새롭게 삽입된 것은 “김정은 정권 종말”이라는 표현이다. 그리고 다음 문장에는 “동맹의 능력과 정보공유, 협의절차, 공동기획 및 실행 등을 더욱 강화”한다는 내용이 표기되었다. 북과의 대화흔적을 지우고 ‘북한 정권 종말을 위한 군사적 실행 계획’을 모의한 셈이다.

그 실행조치로 합의한 것이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의 연례적 개최’이다.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은 북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가정하여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어 작전에 투입되는 것을 상정한 훈련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연습은 2018년 남북미 정상회담 등 대화 분위기 속에서 중단된 바 있다.

양 국방장관은 마치 9월 핵정책법령 제정 등 ‘북한의 핵정책 고도화’ 때문에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을 재개하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이 연습은 이미 2021년에 재개되었다. 또한 지난 9월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여한 한미 훈련, 10월 스텔스 전투기 F-35B 등이 참여하는 비질런트 스톰 훈련 등도 모두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의 일환이다. 이미 그들은 ‘북한 정권 종말’을 위한 실행계획을 가동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연례화할 것을 공식화했을 뿐이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미국의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1년에 수 차례 전략자산이 전개되는 ‘북한 정권 종말 실행 계획’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작전계획 최신화, 1단계 완료된 듯

이번 회의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내용은 한미 작전계획 최신화였다. 지난 해 12월 개최된 53차 연례안보회의에서 작전계획을 최신화하기로 합의하고, 그 1단계 조치인 전략기획지침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작전계획은 ‘전략기획지침 → 전략기획지시 → 새로운 작전계획 완성’이라는 절차를 밟아 마련된다. 전략기획지침은 지난 해 12월 승인되었고, 전략기획지시는 올 해 3월 승인되었다. 마지막 3단계인 작전계획 완성만 남겨놓은 상태였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작전계획의 최신화 등을 추진하기로 하였다”고 모호하게 표현되어 완성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회의를 마치고 열린 양국 국방장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종섭 국방장관은 “작계라는 것은 한번 완료되면 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언제까지 완료한다고 말하는 게 좋지 않다. 다만 가속해서 최신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작전계획 최신화는 완료되었고, 다만 안보환경이 새롭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바뀌는 안보 환경을 감안하여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답변으로 들린다.

지난 12월부터 시작된 작계 최신화는 1차적으로는 완료되었고, 다만 북한의 고도화되는 군사행동, 고조되는 대만 해협에서의 위기 등을 감안하여 수시로 내용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9일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연구소(ICAS) 화상대담에서 대만 유사시를 대비해 “모든 것과 관련해 우리는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한다”면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한미 동맹이 중국과 러시아를 주시하며 국제적인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유지한다”고 강조함으로서 대만 유사시 한미 동맹이 공동행동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의 이런 발언은 대만 유사시 한미연합군의 움직임이 새로운 작전계획에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강대강 대결의 장기화, 전쟁위기의 일상화

이번 한미 안보안보회의는 사실상 대북전쟁계획을 논의한 회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 정권 종말”을 목표로 하는 군사 실행 계획을 논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실행 계획은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과 새로운 작전계획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미 강대강 대결을 천명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북은 강한 맞대응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다. 한반도 강대강 대결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으며 한반도 전쟁위기 역시 일상화되고 있다.

쉬지않고 바람을 불어넣으면 언젠가 풍선이 터지듯이, 전쟁 위기가 쉬지 않고 지속되면 전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한미 양국의 대결적이고 호전적인 대북정책으로 인해 한반도는 쉼없이 위험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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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남측위 “남북미, 모든 군사행동 중단 선언하라”

대통령실 인근서 ‘비상평화회의’ 열어 “충돌은 안된다” 호소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2.11.03 19:24
  •  
  •  수정 2022.11.04 08:19
  •  
  •  댓글 0
 
6.15남측위가 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비상평화회의'를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6.15남측위가 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비상평화회의'를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남, 북, 미 모두 모든 군사행동의 중단을 선언하고, 평화적 해법을 찾는데 나서야 합니다.”

한반도 남북 해상으로 미사일이 넘나드는 가운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가 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비상평화회의’를 열어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지난 9월말부터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이 전개되고 한미 연합훈련과 한미일 연합훈련까지 강도높게 이어지면서 북의 대응도 강도를 높여왔”기 때문에 “이번 위기는 예상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지적했다. 

“온 국민이 이태원 참사의 충격과 슬픔에 힘겨워 하고 있는 때에 뻔히 예상된 (한반도)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6.15남측위는 “당장 시급한 것은 충돌을 막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한반도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대치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적대와 군사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충돌을 막을 해법은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오늘이든 내일이든, 무력충돌이 일어날 수 있고 전쟁은 현실이 될 수 있다.”

‘비상평화회의’ 결과를 담은 기자회견문은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와 장유진 진보대학생넷 대표가 낭독했다.

각계 인사들은 남북미 모두를 향해 '모든 군사행동 중단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각계 인사들은 '남북미 모두가 모든 군사행동 중단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이에 앞서, 김경민 YMCA 사무총장은 “‘이태원 참사’에도 불구하고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감행한 한국과 미국이 여기에 대한 대응행동을 ‘애도기간 중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도덕적 문제제기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615남측위가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 ‘비질런트 스톰’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미국은,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에서 도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중국과의 갈등에 주한미군을 동원할 생각 등 한국과 한반도를 전쟁의 현장으로 끌고 들어가려는 노력 외에 무슨 일을 하고 있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인한 정치적 곤경)을 한반도 갈등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국민들의 거대한 항의행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수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대표는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당국자들은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고 그들은 차가운 바닷물에 수장되었다”고 지적했다.

“오늘 저는 대통령에게, 국방부에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돌려주고 싶다. 강대강 대결, 일촉즉발 상황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고 있다. 우리는 두렵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어 만에 하나 의도하지 않은 충돌이라도 발생해서 전투로, 끝내 전쟁으로 발전한다면 우리는 다 죽을 것이다. 현재 상황을 보도하는 언론들은 이 상황의 끝에 대해서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수도권에 2,500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 현실에서 서로의 영역에 (미사일을) 쏘는 주고받기식 대결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면서 “지금이라도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가 먼저 총을 내려야 한다. 일촉즉발의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먼저 중단하는 것은 비겁함이 아니라 용기”라며 “대신 중단된 남북대화의 끈을 이어야 한다. 군사적 대결을 근본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외교의 길, 대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권 한국노총 부위원장, 정종성 6.15청년학생본부 대표,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연희 6.15남측위 대변인이 사회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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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되는 한미 비질런트 스톰, 고조되는 한반도 위기

  • 기자명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2.11.0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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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하는 가장 위험한 정부

▲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에 참가한 미군 F-35B 전투기가 군산기지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은밀히 북한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이며, 한반도 훈련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에 참가한 미군 F-35B 전투기가 군산기지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은밀히 북한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이며, 한반도 훈련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반도 위기가 끝을 모르고 치닫고 있다. 10월 31일부터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되었다. 한국과 미국의 전투기 240여대가 참여하고, 호주의 공중급유기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이다. 한미 전투기가 1,600번 이상 출격한다고 하니, 그 규모가 상상이 안 될 지경이다.

공중에서 적국의 영토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기 체계인 전투폭격기 자체가 공격용이라는 점에서 한미 양국의 ‘방어용 훈련’이라는 변명은 군색할 뿐이다. 적의 레이더망을 피해 은밀히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B 전투기가 일본 이와쿠니 기지에서 출격한다.

이들 무기 체계들이 핵무기를 장착한 전략무기라는 점에서 비질런트 스톰은 북한 핵공격 능력을 숙달하기 위한 훈련이다. 바로 그 기간에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인 키웨스트함이 부산항에 들어오기도 했다. 이게 ‘공격용 훈련’이 아니라면 ‘공격’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

240대의 전투기 vs 30여 발의 미사일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되던 10월 31일 북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비질런트 스톰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대상들을 타격하는 데 기본목적을 둔 침략형 전쟁 연습”이라고 성격을 규정하고, “보다 강화된 다음단계 조치들”을 예고했다. 북 국방정책을 책임지는 박정천 조선노동당 당비서 역시 11월 1일 담화를 발표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의 경고는 곧 현실로 드러났다. 12월 2일 오전 7시 경 서해상에 단거리미사일 4발, 9시 경에 동해상에 단거리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10여 분 후 또 다시 동서해상으로 다종의 미사일 10여발을 발사했다. 오후 4시 30분 경에도 동서해상으로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 오후 1시 30분 경엔 동해상으로 100여발의 포사격 훈련도 진행했다. 여기엔 지대공 미사일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미 전투기가 출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경로를 설정하고 그것을 격추하는 훈련이었던 것이다.

북의 맞대응 훈련은 11월 3일에도 진행되었다. 오전 7시 40분 경 동해상으로 장거리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고, 8시 40분경에는 2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했다. 이틀 동안 무려 3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의 ‘도발’을 비난하는 다양한 성명과 논평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논외로 치더라도, 민주당은 “구제불능 집단”이라며 북한을 비난했고, 정의당 역시 “한반도 평화를 깨뜨리는 도발”이라며 “즉각 중단”을 북한에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 정당들은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낸 바 없다. 이들은 잠수함 키웨스트함이 부산항에 들어온 사실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240대의 폭격기(그리고 핵잠수함)는 평화를 수호하는 무기이고, 30발의 미사일은 평화를 파괴하는 무기라는 해괴한 기준이 어떻게 마련된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울릉도와 일본 3개 현에서 대피령 발령, 불안과 공포로 우왕좌왕

11월 2일 오전 울릉도에서 대피령이 발령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북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울릉도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정보 분석 때문이었다. 울릉도 주민들은 난데없는 대피 사이렌에 영문을 몰라 했고, 대피장소를 알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울릉도 공무원들은 빠른 속도로 대피하는 일사분란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미사일은 울릉도에 167km 거리에 있는, 속초에서 동해 방향으로 57km 떨어진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11월 3일 오전 일본 역시 대혼란에 빠졌다. 북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는 일본의 정보판단 때문이었다. 일본 정부는 위도상으로 평양의 정동 방향에 위치한 미야기현 등 3개 현에 피난 경보를 발령했다. 신간센 열차가 운행중지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북의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비행하지 않았고, 일본의 군사정보 능력의 민낯이 드러났다.

 

북은 2019년 12월 정면돌파전을 채택하면서 자신을 적대하는 세력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11월 2일과 3일, 울릉도와 일본지역에 내린 대피령은 분명 ‘불안과 공포’ 그 자체였다. 북이 그것을 의도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반도 긴장이 높아질수록 한국과 일본의 불안과 공포 역시 가중될 것이다. 그리고 그 불안과 공포는 점차 미국을 향하게 될 것이다.

비질런트 스톰 훈련 기간 연장, 강대강 대결 더욱 격화될 것

한미 양국은 11월 4일 종료예정이던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연장한다고 11월 3일 발표했다. 북의 박정천 비서는 즉각 “돌이킬수 없는 엄청난 실수”라고 군사 대응을 예고했고, 그로부터 한 시간 후 북은 6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80발의 포병사격을 했다. 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내일과 모레 추가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공산이 크다.

한미 양국은 며칠 동안 이 훈련을 더 진행할지 아직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질런트 스톰이 연장된 만큼 강대강 대결은 더욱 격화되고, 한반도 긴장은 그만큼 더 고조될 것은 자명하다. 한국과 일본의 공포와 불안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그 공포와 불안은 점차 미국을 향할 것이다.

적대행위가 적대행위를 부르는 위기의 악순환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은 강대강 국면이 지속되는 조건에서, 비질런트 스톰 훈련이 종료된 후에도 한미 양국은 군사훈련을 계속 진행할 것이다. 이에 따른 북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다.

가장 위험한 시대의 가장 위험한 정부

9월 말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부산항에 들어오면서 시작된 한반도 위기 국면이 한달이 넘도록 지속되면서 고조되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핵무기와 전략자산이 동원되고 있다는 점에서 핵전쟁 위기이다. 또한 그 누구도 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중재에 나설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예년과 다른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우리는 지금 가장 위험한 시대를 살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등장 이후 북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윤석열 정부가 들여오기로 합의하면서부터 위험한 시대는 시작되었다. 윤석열 정부는 모든 책임을 북으로 돌리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로 인해 이 위기가 시작되었다는 진실은 결코 가릴 수 없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애도와 추모를 강요하는 정부, 바로 그 기간에 우리 국민을 또다시 공포와 불안으로 내모는 군사훈련을 강행하는 정부, 그것으로 모자라 그 훈련을 연장하여 더 큰 공포와 불안을 초래하고 있는 정부. 우리는 가장 위험한 시대에 가장 위험한 정부를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유지되는 한 우리 국민은 공포와 불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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