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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군이 일본 바다에서 욱일기에 경례? 그보다 더 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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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10/29 09:17
  • 수정일
    2022/10/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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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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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자위대 관함식과 일왕

22.10.28 19:25l최종 업데이트 22.10.28 19:25l
2019년 4월 21일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국제관함식 참가 차 산둥성 칭다오항에 입항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스즈쓰키'호에 달린 욱일기 옆에 수병들이 도열해 있다. 일본은 한국 해군이 2018년 10월 제주 앞바다에서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일제의 전범기로 인식되는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응하지 않고 아예 불참했었다.
▲  2019년 4월 21일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국제관함식 참가 차 산둥성 칭다오항에 입항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스즈쓰키"호에 달린 욱일기 옆에 수병들이 도열해 있다. 일본은 한국 해군이 2018년 10월 제주 앞바다에서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일제의 전범기로 인식되는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응하지 않고 아예 불참했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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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윤석열 정부가 해상자위대 관함식 참가를 결정했다. 다음 달 6일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 관함식에 해군을 참가시킨다는 방침이 2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정해졌다. 해상자위대 군기인 욱일기가 휘날리는 일본 바다에서 우리 해군이 그 깃발을 향해 경례하게 된 것이다.

2002년과 2015년에도 해군이 이 행사에 참가한 일이 있지만, 과거에 동종 사례가 있었다고 해서 이 행사의 위험성이 감소되는 것은 아니다. 관함식을 포함한 관병식은 어느 나라 군대나 할 수 있는 행사이지만, 일본의 과거 전력과 향후 위험성을 고려하면 윤석열 정부의 결정이 과연 신중했는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한민족은 1945년 해방 직후까지 서울 용산 일본군영에서 휘날린 욱일기 밑에서 시련과 고통을 겪었다. 그런 민족이 욱일기 휘날리는 자위대 행사 참가를 이렇게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언론에서는 자위대 관함식이 주로 욱일기와 연관돼 보도되고 있지만, 일본 근현대사에서는 이 행사가 주로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의 일왕(천황)과 관련해 인식됐다. 관병식이라는 행사의 기원 자체가 1868년을 계기로 강화된 일왕의 통치권과 관련이 있었다. 무스히토(메이지) 일왕이 즉위식을 하면서 교토의 육군부대를 사열한 것이 일본 관병식의 출발점이었다.


그 뒤 관병식은 일왕과 군대뿐 아니라 국민과 일왕을 매개해주는 기능까지 수행했다. 일왕이 관병식을 계기로 대중 앞에 모습을 나타내는 기회가 많아졌다. 일왕은 명절이나 자기 생일이 되면 관병식 기회를 빌려 국민들과의 접촉을 가졌다.

이 점은 나루히토(레이와) 일왕의 할아버지인 히로히토(쇼와)가 즉위한 1926년을 전후한 시점에 출생한 일본인들이 도쿄 요요기 연병장과 관련해 '쇼와 천황'이라는 글자를 떠올리곤 했던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쇼와(昭和)를 연호로 사용한 히로히토는 요요기 연병장을 자주 방문했다. 이곳에서 그는 육군 관병식을 열곤 했다. 일본인의 특성을 분석한 1981년 12월 23일자 <조선일보> 기사 '일본인 부(富)의 얼굴 제6회'는 "아마도 80 이상의 고령자들은 요요기라는 이름으로 원시림 같은 숲을 연상할 것이며, 70대는 백마를 탄 천황이 막강한 제국육군을 관병하는 연병장을 머리에 떠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대중을 끌어모으는 관병식

일왕이 관병식 기회를 빌려 대중과 접촉한다는 사실은 1931년 1월 상하이 여인숙에서 김구를 만나 "이제부터는 영원한 쾌락을 위해서 독립 사업에 몸을 바칠 목적으로 상해에 왔습니다"(백범일지)라고 말한 이봉창 의사의 항일투쟁에도 활용됐다.

영원한 쾌락을 위해 살겠다는 말로 55세의 독립운동가를 뭉클하게 만든 이봉창이 1932년 1월 8일 선택한 '독립 사업' 방식은 요요기 연병장에서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히로히토에게 수류탄을 투척하는 것이었다.

같은 해 4월 29일 아침, 자기는 이런 게 필요 없다며 고급 시계를 풀어 김구에게 건네고 김구의 값싼 시계를 착용해 55세 독립운동가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윤봉길 의사 역시 관병식을 활용해 의거를 일으켰다.

히로히토 생일인 천장절을 기념하고자 상하이 일본인들이 훙커우 공원에서 개최한 행사의 제1부는 일본군 관병식이었다. 윤봉길은 관병식의 딱딱한 분위기가 제2부 축하 행사로 인해 흐트러지는 시점을 이용해 단상에 폭탄을 던졌다.

1932년의 두 의거는 한동안 침체됐던 독립운동 열기를 되살리는 한편, 중국 등의 국제사회가 한국 독립운동을 응원하는 계기가 됐다. 김구·이봉창·윤봉길이 관병식을 이용해 의거를 일으킨 것은 일왕과 연관된 이 행사가 일본 대중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병식에 담긴 그 같은 힘은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고 싶어 했던 패망 이후의 일본 우파에게도 당연히 인식됐다. 일왕을 관병식에 다시 끌어들여 군사대국을 재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패망 이후의 자위대 내에도 적지 않았다.

관병식 복구시키고 싶어 한 자위대 우파들
 
큰사진보기에 실린 "'벚꽃'은 다시핀다⑤ 나까소네 선언을 계기로 본 일본자위대 내막""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image-rendering: -webkit-optimize-contrast;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402px;">
▲  1973년 10월 13일 자 <조선일보>에 실린 ""벚꽃"은 다시핀다⑤ 나까소네 선언을 계기로 본 일본자위대 내막"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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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10월 13일자 <조선일보> 시리즈 '벚꽃은 다시 핀다 제5회'에 그런 군인들이 소개됐다. 자위대의 내부 분위기를 다룬 이 기사는 "자위대의 많은 간부들은 불평이 대단하다"며 "무엇 때문에 국가의 상징인 천황이 부대를 관병하지 못하느냐?"라는 불만을 품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뒤 자위대가 히로히토의 관병식 참가를 관철시키려다가 실패한 사연을 이렇게 설명한다.

"71년 9월 히로히토 천황 내외가 유럽 방문길에 올랐을 때, 자위대는 하네다 공항에서 '국가의 상징'에 대한 예를 갖추기 위해 환송 사열을 받자고 했지만 일본 내각은 이를 허용치 않았다. 여론이 두려웠던 것이다."

자위대 내의 우파들은 출국 길에 나서는 일왕을 위한 관병식은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언론이 덜 주목하는 행사에서는 그것을 성사시켰다. 위 기사는 "(일왕이) 비록 비공식적으로나마 자위대를 방문, 부대를 사열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수년 전 어느 가을 히로히토 천황 부처는 일본 동북지방 시찰 길에 나섰다가 근처 자위대 기지를 방문한 것이다. 천황의 방문을 받은 부대는 물론 전 부대원을 동원, 자위대기로 천황에 대한 경건한 경의를 표했다. 이것은 전후 처음 있은 일로 당시 자위대로서는 체질 개혁을 위한 하나의 전기라고까지 평가되었다."

한국인들은 욱일기와 연관 지어 자위대 관병식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비해, 우파 일본인들은 일왕의 부재와 연관시켜 관병식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다. 위 기사는 일왕이 관병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현실에 불만을 느껴, 욱일기 휘날리는 비공식 관병식이라도 열어 일왕에 대한 충성심을 표시하고자 했던 일본 우파의 욕구를 느끼게 한다.

일본의 대외침략이 본격화된 메이지 시대에 일왕의 관병이 시작됐다. 대외침략이 가장 활발했던 히로히토 시대에는 일왕과 요요기 관병식장이 합체되는 이미지가 강해져 이 나라의 군국주의적 단결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 패망 이후에도 자위대 우파들은 일왕의 관병이라는 과거의 관행을 복구시키고 싶어 했다.

이런 점들은 일본군 관병식이 여느 나라 관병식과 달리 도전적 의미를 담고 있음을 반영한다. 자위대 관함식을 우려하는 것은 그곳에 욱일기가 휘날려서라기보다는 자위대의 움직임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대한 국민적 우려는 물론이고 위와 같은 역사적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우리 해군의 참가를 결정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자위대가 갑자기 우리 옆으로 불쑥 다가오는 현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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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택시요금 인상이 '택시대란'을 잠재울수 있을까

[기자의 눈] 택시는 남고 기사는 모자라는 현실

허환주 기자  |  기사입력 2022.10.28. 08:49:19

 

내년 2월1일부터 서울택시 승객들은 1000원 오른 4800원의 기본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기본 거리도 현행 2㎞에서 1.6㎞로 400m 줄어든다.

주목할 점은 심야 탄력요금제다. 기본료 인상보다 두 달 빠른 올해 12월1일부터 도입된다. 기존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인 심야 할증시간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로 2시간 늘어나게 되고, 20%로 일률 적용되던 심야 할증률은 시간대별로 나눠 20%에서 최대 40%까지 확대된다.

오후 10시~11시, 오전 2시~4시 사이에는 할증률 20%를 유지하지만, 수요가 집중되는 오후 11시~오전 2시 사이에는 40%까지 늘린다. 12월1일부터 오후 11시~오전 2시 사이 택시 기본요금은 5300원이 되고, 내년 2월부터는 6700원이 된다. 

앱으로 서울택시를 부를 경우, 호출료는 최대 5000원이라는 가정 하에 내년 2월1일부터 오후 11시~오전 2시까지의 기본요금은 최대 1만1700원까지 오른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입이 감소한 택시기사들이 배달, 택배업 등으로 이직하면서 심야 택시 대란이 벌어졌다고 판단한다. 이번 심야 탄력요금제 인상으로 떠난 택시기사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탄력요금제 도입으로 심야 택시 대란이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택시는 남아돌지만 기사가 없는 상황

 

사실 택시 공급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법인택시 기사가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법인택시 기사 수는 2019년 1월 3만1130명에서 2022년 5월 2만710명으로 1만 명 넘게 줄었고, 택시 가동률은 2019년 1분기 50.4%에서 올해 1분기 31.5%로 떨어졌다.

 한마디로 택시는 남아돌지만 기사가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의 요금을 올려 떠난 택시기사를 돌아오게끔 한다지만, 법인택시 기사는 요금이 오른다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요금이 오른다고 월급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2019년 법인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사납금제(하루 소득의 일부를 회사에 내고 나머지를 기사가 가져가는 제도)는 폐지됐다. 이후 2020년부터는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월급제)가 도입됐다. 전액관리제는 택시기사가 정해진 영업시간과 운송수입금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에서 부족분을 제하는 '변종 사납금제도'로 불린다. 

예를 들어 한 달에 220만 원 받는 택시운전사가 매일 일정 금액(하루 15만 원)의 '사납급'을 채우지 못하면, 220만 원에서 수당 등 일정 금액을 제하는 식이다. 그렇다보니 최저임금보다 적게 버는 기사들도 태반이다.

택시기사들 입장에선 사실상 '사납금'이 유지되는 데다, 열심히 일해도 월급에 더해 초과 수입을 가져갈 수 없어 유인책이 더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택시요금을 올릴 때, 전액관리제의 부작용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 발표에는 전액관리제 관련 개선안은 빠졌다. 

더 나올 개인택시가 있나 

서울시의 이번 심야 탄력요금제는 개인택시기사를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에 등록된 택시는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7만1756대인데 이 가운데 개인택시는 4만9153대(68.5%)다. 이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심야 택시난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고 서울시에서는 판단한다. 

그러나 서울 개인택시 기사의 경우 65세 이상이 53%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돼 있다. 퇴직한 뒤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기사들은 취객과 상대해야 하고 체력소모가 심한 심야 운행보다 주간 운행을 선호한다.

실제 서울시에서 그간 택시 대란을 막기 위해 택시 강제휴무제 폐지 등 여러 유입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평일 오후 11시~오전 2시 기준으로, 9월 넷째 주(26일~30일)의 시간당 평균 서울 전체 택시 운행 대수는 2만23대로 집계됐다. 서울시가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 대책을 시행하기 전인 올해 4월 둘째 주(11일~15일) 1만7205대보다 16.3%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2만4333대의 82.2% 수준까지 회복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개인택시는 1만154대에서 1만1만2235대, 법인택시는 7051대에서 7788대로 각각 늘었다. 2019년 4월과 비교하면 개인택시는 95.1%로 코로나 이전으로 거의 회복했으나 법인택시는 아직도 67.8%에 머물러 있다. 

심야 할증 요금제가 '잠자고 있는' 개인택시 운전사를 불러올지, 아니면 떠나간 법인택시 운전사를 불러올지는 두고 볼 일이나, 두 가지 모두 여의치 않다는 건 현재로서는 분명하다. 

다만 비싸진 택시요금으로 귀가를 서두르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어 택시 대란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택시 대란의 해결책이라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게 사실이다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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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 일으키고 출장 다녀온 김진태 “좀 미안하게 됐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0/28 12:35
  • 수정일
    2022/10/28 12:3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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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책임 채권사로 돌리는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베트남 광닌성 하롱시에서 열린 제17회 동아시아지방정부 관광연맹(EATOF) 총회 참석차 출국한 김 지사는 레고랜드 쇼크 사태 확산에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했다. 한편 레고랜드발 사태가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사태가 전방위로 확산되자 강원도는 2050억원의 강원중도개발공사(GJC) 보증채무 이행(2023년 1월 29일)을 올해로 앞당겨 전액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뉴스1 
 
“좀 미안하게 됐고요.”

베트남 출장에서 돌아온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한 말이다.

김 지사는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을 만나 ‘레고랜드 사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가 레고랜드 사태를 촉발시킨 뒤, 금융시장과 기업의 돈줄이 줄줄이 막히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놀란 정부가 ‘50조 원 플러스알파’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뒤로도 얼어붙은 시장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좀 미안”하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김 지사는 “우리가 충분히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히고,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설득해오는 과정 중에 우리로서는 약간 의외의 사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강원중도개발공사(중도공사)가 빌린 2050억 원을 (강원도가)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겠다”며, 레고랜드 개발사 중도공사에 대한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채권단은 레고랜드 개발사를 부도처리 했다. 이는 믿었던 지자체마저 빚을 갚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로 번지며 금융시장 신뢰가 붕괴됐다. 폭발적인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가시화로 이어졌다.

그런데, 사태가 커지자 회생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은 채권단과 협상하기 위한 카드였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그 책임을 채권단에 돌린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공신력 있는 지방정부의 공식 발표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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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임금님' 2탄, 이미 시작됐다

 

세상이 원하는 그림 위해 붓을 든 '길바닥 화가' 이하

22.10.28 05:12최종 업데이트 22.10.28 05:12

▲ 풍자화 앞에 선 이하작가 작품명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 이하제공

 
길바닥 예술가 이하는 지난 24일 오후 2시 용산경찰서로 들어갔다. '벌거벗은 임금님'을 삼각지역 일대에 붙여 옥외광고물법과 경범죄처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경찰서를 들락날락한 게 벌써 스무 번이 넘었을 게다. 거쳐 간 경찰서가 종로경찰서, 서대문경찰서 멀리 부산진경찰서까지... 다 헤아릴 수도 없다.

[관련기사]
- 피의자 된 대통령 풍자 작가 "창작할 때 처벌 먼저 생각, 비극" http://omn.kr/21bh2
- 윤 대통령 풍자 포스터 수사 본격화... 작가 피의자 신분 전환 http://omn.kr/219it

9월 13일 새벽2시, 용산 대통령실 앞 도로에 가다

그날은 9월 13일. 새벽 2시에 이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장상일PD와 함께 북한산 밑 정릉의 집을 나섰다. 골목에는 어둠이 무거웠다. 택시를 탄 이하는 2시 40분경 삼각지역 부근에서 내렸다.


용산 대통령실이 코앞에 있는 곳. 왕복 10차선 너른 도로에 차는 띄엄띄엄 지나가고 행인은 드물었다. 가슴에 안고 간 '벌거벗은 임금님' 그림 열 개를 중앙차로의 버스 정류장에 네 점, 삼각지역 12번 출구 엘리베이터 유리벽에 두 점, 마지막으로 삼각지파출소 앞 마을버스 정류장에 두 점을 붙였다.


이하는 추석 연휴를 마친 시민들이 새벽 출근길부터 이 그림을 보길 원했다. 펜을 매달아 낙서를 할 수 있게끔 했다. 윤석열정부에 대해 시민의 목소리가 담겨야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것을 한데 모아 전시회를 열 작정이었기에 다음 날 떼어가겠다고 안내문까지 붙였다.  

  

▲ <벌거벗은 임금님>을 붙이는 이하작가 삼각지역의 중앙차로 버스 정류장이다. ⓒ 이하제공

 
그후 새벽녘 삼각지역 일대는 부산스러웠다. 신문사와 방송사 기자가 달려왔다. 경찰도 출동했다. 나중에는 과학수사대까지 나타나 법석을 부렸다. 지문을 떠 신원을 확인한 용산서 지능범죄수사팀은 이하에게 10월 24일에 나오라고 통보를 했다. '거리의 예술가' 다큐 작업의 일환으로 이하의 부착 장면을 영상에 담았던 장상일PD도 나오라고 했다.

풍자와 함께 한 거리의 예술가
 

▲ 이명박을 게슈타포로 비유한 그림 이 그름을 서울 종로2가 버스 정류장에 붙였다. ⓒ 이하제공

 

▲ 이명박을 게슈타포로 비유한 그림 이하는 이 그림을 서울 종로2가 버스 정류장 등에 붙였다. ⓒ 이하제공

 
이하가 처음으로 거리를 그림판으로 삼은 건 2011년 12월 8일 새벽. 서울 종로 2가 국세청앞 버스정거장이 작업터였다. 몹시 추운 날이라 그는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둘렀다. '이명박'을 나치의 게슈타포처럼 그린 그림을 붙일 때 가슴이 쿵쾅거리고 경찰이 덮칠 것 같아 무서웠다. 50장을 준비했으나 한 군데만 붙이고 이하는 현장을 벗어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하의 등 뒤에서 "어! 쥐박이다" 소리가 나더니 "좋아요, 멋져요" 박수가 터져나왔다. 사진을 찍는 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소식을 전하는 이, 정거장은 금세 달아올랐다. 매서운 추위가 슬그머니 뒷걸음칠 정도였다.

이하도 덩달아 신이 났다. 언제 겁먹었냐는 듯 풍자 그림 앞에서 자세를 잡고 잘 나오게 해주세요, 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때 이하는 그림 한 장이 권력을 통쾌하게 조롱해 체증을 시원하게 뚫고 위로를 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 전두환의 전 재산 29만원 주장을 풍자한 그림 이하 작가는 이 그림을 서울 연희동 주택가에 붙였다. ⓒ 이하제공

 

▲ 전두환의 29만원 전재산 주장을 풍자한 그림 이 그림을 서울 연희동 담벼락에 붙였다. ⓒ 이하 제공

 
그 후 길바닥 화가 이하의 경력은 차곡차곡 쌓여갔다. 전두환이 추징금을 안 내고 "29만 원이 전 재산이다"라고 버틸 때, 2012년 전두환 집 주변 주택가에 이를 풍자한 그림을 붙였다. 부러 날짜는 5월 17일을 택했다. 순찰경찰에 붙잡혀 연희파출소로 끌려갔는데 경찰은 "잡아 둘 사안이 아니니 풀어주자, 그렇지 않다 훈방하면 문책을 들을 수 있다"며 논쟁을 벌였다.

결국 서대문경찰서에 보고가 들어갔고, 경찰서장은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판사는 사안이 그럴 정도가 아니라며 기각했다. 경찰과 검찰은 다시 조사를 해, 벌금 10만 원이라는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하는 정식으로 재판을 청구했고 대법원에서 선고유예를 받았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이혜정 변호사가 '표현의 자유'를 위해 분투한 덕이다.

'미친 정부' 그림을 뿌리며

이하는 24일 오후 3시 반경 조사를 끝내고 용산경찰서에서 나왔다. 이하는 가까운 남영역으로 걸어가면서 허기를 느꼈다. 일찍 도착해 부근 순대국집에 들어갔으나 몇 숟갈 뜨다 말았다. 처음 검찰에 나갈 때도 그랬다. 2012년 6월 28일 부산에서 박근혜를 백설공주에 비유한 그림을 붙여 선관위로부터 고발이 되었다. 검찰로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 전날 동료작가가 힘내라며 수원의 '행궁설렁탕'에 데려갔으나 한 숟갈도 먹지 못했다. 불안했다. 혹 구속되는 거 아닐까? 온갖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지금이야 그때보다 여유가 있지만 수사기관에 나가는 건 불편하다. 부당한 간섭에 숨이 턱턱 막힌다.

이하의 길바닥 화가 경력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미친 정부 수배' 그림 사건이다. 이하는 2014년 10월, 특별한 방식으로 세월호의 아픔에 동참했다. 그는 유가족농성장이 있는 광화문 일대의 건물을 살펴 옥상문이 열려있는 동화면세점 건물로 들어갔다. 옥상으로 올라가 '미친 정부 수배' 그림 5000장을 한 움큼씩 한 움큼씩 바람에 날렸다. 3만 5000장을 준비했으나 다 지고 올라가기엔 너무 많았다.

시각은 낮 12시. 광화문광장에서 농성하던 세월호 유가족, 길 가던 시민, 세종대로를 달리던 버스의 승객들은 모두 하늘을 바라봤다. 햇살을 받은 종이더미는 춤을 추듯 내려오다 솟구치고 땅으로 곤두박질치다 허공에서 공중제비를 했다.
 

▲ 미친 정부를 찾는다는 수배전단 이하 작가는 이 그림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이 있는 빌딩 옥상에서 하늘로 뿌렸다. ⓒ 이하제공

 
이하가 마지막 더미를 옥상턱 위로 날리고 24층으로 내려왔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건물경비들이 우르르 내렸다. 맞은편 엘리베이터에선 세종로파출소에서 달려온 5명의 경찰이 내리더니 "경범죄 위반으로 체포합니다"라고 했다.

이하는 순순히 응했다. 세월호의 진실이 묻히고 유가족이 사찰까지 받는 현실, 그는 자기를 바치겠다고 결심했다. 그림만으론 성에 안 찼다. 비상한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그림에 행위예술을 결합해 세상에 알려야 이 단단하고 나쁜 성채에 구멍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종로경찰서로 끌려가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이하는 친구에게 신촌의 적당한 빌딩에서 같은 시각에 그림을 날려달라고 부탁한 터라 서대문경찰서 형사가 종로경찰서까지 출장조사를 나왔다. 밤 늦게 종로경찰서를 나왔는데 신학철, 임옥상, 이철수, 이상호 같은 민중 미술계의 선배가 격려를 보내왔다. 많은 시민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검찰은 현주건조물침입, 옥외광고물법 위반 그리고 신촌에 배포를 지시했다고 교사죄까지 적용 무려 7개 항목으로 기소를 했다. 다른 죄목은 다 무죄가 되었지만 건조물침입은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 원이 확정되었다. 이하는 없는 살림에 피 같은 돈을 토해냈다.

미국 유학의 좌절, 예술가의 길

이하는 경희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하고 청주의 한빛일보에서 시사만화를 그렸다. 플래시프로그램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세상이 오면서 2000년에 관련 회사로 이직했다가 여기서 익힌 기술로 '여우비'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당시 광고회사는 10컷 화면으로 영상의 샘플을 만들어 광고주 앞에서 설명회를 했는데 그가 만든 회사는 30초짜리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줬다.

이게 대박이 나면서 일이 밀려들었다. 사무실을 집 삼아 일했다. 잠자리는 야전침대, 식사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인 컴퓨터 앞에서 컵라면으로 때웠다. 이게 사는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칠 대로 지친 그는 어느 날 모은 돈을 들고 뉴욕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영화감독을 꿈꾸며 SVA(school of visual art)라는 영상전문대학에 도전했다. 1년여 어학연수를 하며 시험을 치렀는데 결과는 낙방.

시험은 떨어졌지만 뉴욕생활은 큰 경험이었다. 이하가 즐겨 걸은 길은 뉴욕 맨해튼 14번가의 유니온스퀘어 공원. 이곳은 거리 예술의 성지였다. 나이프로 유화를 그리거나 캔버스에 목탄으로 직접 칠하는 여러 예술가를 접했다. 그래픽으로 작업해 디지털프린팅으로 출력하는 새로운 기법까지. 이하는 흠뻑 빠져들었다.

더럽기로 유명한 뉴욕지하철이지만 곳곳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할아버지, 트럼펫을 애잔하게 부는 흑인 등을 만났다. 길거리엔 공연이 넘쳐나고 해마다 3월부터 열리는 아트페어 시즌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눈 호강을 했다.

비록 영상대학은 떨어졌으나 뉴욕은 이하의 예술혼을 자극했다. 그는 먼저 공모전에 기웃거렸다. 시사만화를 그릴 때 익힌 풍자의 감각에 뉴욕의 체험을 더해 <꽃미남 탈레반 병사>를 출품했다. 이게 어떤 큐레이터의 눈에 띄어 전시회 제안을 받았다.

1년간 열심히 준비해 오바마, 버냉키, 무바라크, 김정일을 소재로 <귀여운 독재자 시리즈>와 <꽃미남 병사 시리즈>를 준비해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회장이 통창인 1층이고 카다피가 대형걸개로 내걸려 많은 행인이 들어왔다. 작품도 여섯 개나 팔리고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이하는 그때 '혹시 나 천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로 돈을 벌 수 있음에 신이 났고 들떴다. 꿈같은 시간이었다.
 

▲ 이하의 전시회 <귀여운 독재자> 시리즈 뉴욕에서 열린 이 첫번째 전시회는 대성황이었다. ⓒ 이하제공

 
전시회가 끝날 무렵 루마니아 난민인 중년 여성이 들어왔다. 그는 이하에게 차우셰스쿠 때문에 가족이 죽임을 당하고 조국을 등져 뉴욕 거리에서 비참하게 사는 사연을 들려줬다. 전시장을 나서며 "차우셰스쿠도 그려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이 자기 가족의 고통을 알아주고 이하의 그림을 통해 독재자가 고발되길 원했다.

이하는 전시회 일정에 쫒기는 바람에 시선을 끌 수 있는 소재로 독재자를 그렸을 뿐이었는데 당황했다. 루마니아인과 더듬더듬 영어로 얘기를 나눴지만 그는 "내 그림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하에겐 운명 같은 만남이었다.

그때 세상이 원하는 그림, 시대가 바라는 이미지를 위해서 살겠다, 라는 마음이 싹 텄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 땅 어디든 그림판으로 삼아 뉴욕의 예술가처럼 길바닥 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키웠다. 그 마음이 처음으로 표현된 게 바로 이명박 그림이었다.

2010년부터 거리의 화가 노릇을 하며 어느덧 50대 중반에 이른 이하는 어떻게 먹고 살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걸까? 서울 정릉에 있는 작업실 겸 살림집 월세만 해도 65만 원이다. 재료값도 적지 않게 들 터인데.

다행히 그에게 빼어난 재주가 있었으니 바로 용접이다. 경희대 조소과 대학원을 다닐 때 석고나 철을 깎고 이어붙이다 보니 끌이나 망치는 기본이고 용접 또한 익혀야 했다. 돈이 필요하면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서 용접 일당을 뛰었다.

용접 일은 하루종일 쪼그려 앉아서 하는 데다가 불볕더위에도 방호복을 입고 2000도 가까운 열기를 받으니 체력소모가 많았다. 그나마 경찰에 불려 다니고 재판에 나가다 보니 제대로 뛰기도 어려웠다.

요즘에는 술집이나 식당의 인테리어 일을 틈틈이 도와준다. 그 외, 그의 그림으로 만든 머그컵이나 액자 같은 소품을 쇼핑몰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조금씩 팔고 있다. 그래봐야 푼돈. 고정수입은 7명의 후원회원이 매달 10만 원씩 70만 원을 모아준다. 이름하여 '이하기금'. 대신 그는 후원회원들에게 석 달에 한 번씩 그림으로 보답을 한다.

벌거벗은 임금님 2탄 준비

경찰 조사를 마친 이하에게 남은 건 검찰조사, 용산 대통령실의 하명수사가 분명하니 검찰이 어떻게든 기소를 할 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하는 지금 2탄을 준비 중이다.

1탄의 그림이 윤석열과 김건희를 공동주연으로 했다면 2탄에는 법사가 우정 출연하고 새마을기와 일장기가 소품으로 등장한다. 이미지는 완성되었고 이번에는 조명을 곁들여 연출할 작정이다. 이를 위해선 약간의 군자금이 필요한데 11월경 '목돈'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그때를 준비하고 있다.

이하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게 '옥외광고물법'과 '경범죄처벌법'이다. 그의 그림 어디에도 상호나 상표가 없다. 물론 상품도 없다. 돈을 벌려고 그림을 붙인 게 아닌데 광고물법으로 건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설령 옥외광고물법에 저촉되더라도 어찌 이 법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막으려 한단 말인가?

경범죄처벌법도 마찬가지다. 그가 골목길에 소피를 본 것도 아니고 술 먹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것도 아니다. 경범죄를 끌어다 예술과 창작을 옥죈다면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일 아닌다. 

박정희·전두환 시절엔 저항하는 예술가를 탄압할 때 반공법이나 국보법을 휘둘렀다. 지금은 차마 이적표현물이란 조항을 적용할 수 없어서일까, 너무 좀스럽고 구질구질하게 법기술을 부리고 있다.

이하는 길바닥 화가로 살아오면서 연행되고 불려 나가고 여섯 번이나 기소되었다. 심리와 판결을 받느라 법정에 선 건 수십 번. 창작에 몰두하기에도 벅찬 데 심신이 피로했다.

더욱 괴로웠던 것은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의 공격, 이들 시위에서 어느 날부터 이하는 공적이었다. 어떻게 핸드폰 번호를 알았는지 상상할 수 없는 욕설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민중미술의 선배로부터 이어받은 저항정신으로 버텨나갔다. 
 

▲ 길바닥 예술가 이하 그의 집 앞이다. ⓒ 민병래

 
그러면서 이하는 자신의 장르를 열었다. 이하에겐 거리 곳곳이 캔버스이고 담벼락과 버스정류장, 선술집이 전시장이다. 그의 작품에서 눈에 띄는 건 보라색. 그는 보라색을 고귀하고 품격있게 쓰지 않는다.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에게 덧씌워 음산한 이미지를 빚어낸다.

일러스트와 포토샵 프로그램을 사용하기에 사진과 그래픽을 섞기도 하고 디지털프린팅으로 출력해 아크릴이나 다양한 재료를 입혀 입체감이나 광택 효과를 낸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이미지를 시트에 출력해 우드락에 붙인 것이다. 정치풍자의 대상 또한 제한이 없어 아베는 단골 소재다. 스파이더맨과 로봇도 불러내 감칠맛도 있으니 그의 화폭에는 실험정신이 꿈틀댄다.

이하가 걸어가는 길은 예술의 길 창작의 길이면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 투쟁의 길이었다. 그 길에 이하가 홀로 외로워서는 안 된다.

<못 다한 이야기>

① 이하 작가의 페이스북 주소는 https://www.facebook.com/yowbi. 이곳에서 이하작가의 더 많은 얘기, 따끈따끈한 얘기를 만날 수 있다.

② 이하 작가는 용산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자신도 자신이지만 장상일PD를 적극 변호했다. "장PD는 '거리의 예술가' 다큐작업 중에 나, 이하를 촬영중이었다. <벌것벗은 임금님>에 대한 시민 반응을 찍던 중에 작품이 일부 떨어져 있어 이를 바로 붙이고 촬영했을 뿐인데, 피의자로 소환한 건 부당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PD연합회와 한국독립PD협회에서는 10월 24일 '윤석열 대통령 풍자 포스터 이하 작가 및 장상일 PD(협회원) 경찰 소환 관련 성명서'를 발표해,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라고 주장했다. 이 성명은 경찰청에도 공문으로 발송되었다. 성명서 전문은 한국독립PD협회의 홈페이지 http://www.indiepd.org/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629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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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04개 종교·시민사회단체 “전쟁위기 부르는 군사행동 중단” 촉구

6.15남측위와 한반도 종전평화캠페인 등 ‘한반도 위기에 대한 긴급기자회견’ 개최

  • 기자명 김래곤 통신원 
  •  
  •  입력 2022.10.27 22:38
  •  
  •  댓글 1
 
참가자들이 군사행동 중단을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군사행동 중단을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을 비롯한 전국 704개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27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반도 위기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고 “전쟁을 부르는 군사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참가자들이 군사행동 중단을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군사행동 중단을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연일 한국과 미국, 북의 군사훈련이 이어지며 군사적 긴장이 전에 없이 높아지고 있다. ‘전쟁’이라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느껴진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한순간의 실수로 예기치 않은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 있고, 전쟁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군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한미·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이 강행되었고, 이에 따른 북측의 대응도 강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주 공군 전력 250대가 투입되는 대규모 한미연합공중훈련이 예고되어 있다”며 “이 훈련은 더 큰 위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과 구자웅 통일의병 사무총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과 구자웅 통일의병 사무총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계속해서 단체들은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일촉즉발의 긴장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킬 모든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특히 한미 대규모 연합군사훈련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이어 “적대 정책과 무력시위는 악순환을 심화할 뿐,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와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약속의 불이행과 협상의 실패가 오늘의 위기를 만들었다. 적대를 멈추고 판문점과 싱가포르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이 한반도 위기를 상징하는 다이-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한반도 위기를 상징하는 다이-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현 위기에 대한 각계 단체의 발언과 한반도 위기를 상징하는 다이-인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지금 멈추면 위기는 기회로 바꿀 수 있다. 한반도 평화의 희망을 포기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의 사회로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남기평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김은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허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등이 발언하였고,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과 구자웅 통일의병 사무총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였다.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남기평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남기평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은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은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허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허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군사행동 중단을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군사행동 중단을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를 원하다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를 원하다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한반도 위기를 상징하는 다이-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한반도 위기를 상징하는 다이-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반도 위기에 대한 기자회견문] 전문

전쟁을 부르는 군사행동을 멈춰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큰 위기감 속에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쟁’이라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느껴집니다. 연일 한국과 미국, 북한의 군사훈련이 이어지며 군사적 긴장이 전에 없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도, 싱가포르 공동성명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가운데 9.19 군사 합의마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팽팽한 긴장 속에 사고도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군사훈련 중 강릉에 떨어진 미사일은 주민들을 밤새 불안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축소되었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지난 8월 다시 대규모로 진행되었고, 핵추진 항공모함과 같은 미군 전략자산 전개와 한미일 연합군사훈련도 강행되었습니다. 이에 따른 북측의 대응도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군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 실기동 훈련에 이어 다가오는 10월 31일부터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F-35A 전투기, 주일미군의 F-35B 전투기를 비롯하여 공군 전력 250대가 투입되어 북한의 전략 거점 수백 곳을 동시에 타격하는 내용의 대규모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이 예고되었습니다. 이 훈련은 더 큰 위기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의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무력 시위가 반복되고 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순간의 실수로 예기치 않은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 있고, 전쟁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군사적 위기와 불안한 정세가 지속된다면 사회와 경제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신냉전’이라 진단되는 혼돈의 국제 질서와 격화되는 군비 경쟁 속에서 한반도의 위기가 어떤 위험으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일촉즉발의 긴장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킬 모든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특히 한미 대규모 연합군사훈련 계획을 취소해야 합니다. 2018년 이루어진 남북·북미 합의, 북측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은 군사훈련과 군비 증강, 제재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노이 노딜 이후 결국 협상은 중단되었습니다. 약속의 불이행과 협상의 실패가 오늘의 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적대 정책과 무력 시위는 악순환을 심화할 뿐,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군사적 긴장 완화와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전쟁은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습니다. 전쟁을 부르는 군사행동을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적대를 멈추고 판문점과 싱가포르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지금 멈추면 위기는 기회로 바꿀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희망을 포기하지 맙시다.

2022년 10월 27일

704개 종교·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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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유튜버, 촛불 민심 왜곡하는 경찰·언론에 한 방 날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10/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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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이 촛불대행진, 오른쪽이 극우집회.  © 김영란 기자

 

지난 22일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이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열렸다.

 

촛불대행진을 주최한 촛불행동은 연인원 30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으나, 공중파를 비롯한 대다수 언론은 경찰의 추산치를 받아 써 1만 8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한겨레는 촛불대행진 첫 보도에는 연인원 30만 명이라고 보도했으나, 나중에 기사가 수정돼 1만 8천여 명이라는 경찰의 발표를 그대로 실었다.

 

이에 경찰과 언론이 합작해서 민심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 채널 '정치일학’과 ‘빨간아재’는 최근 22일 촛불대행진 현장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경찰과 언론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먼저 ‘정치일학’은 지난 23일 「대박! 윤석열 퇴진과 반대 비교 세상에나」를 공개했다. 

 

영상은 하늘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하며 촛불대행진 참가자가 극우단체집회의 참가자보다 월등히 많았음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경찰이 의도적으로 축소했고, 대다수 언론이 이를 받아쓰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영상은 행진하는 시민의 모습을 소개했다. 

 

행진을 시작한 지 45분이 지났어도 행진 마지막 대열이 출발하지 못했고, 행진하는 시민들로 시청역부터 삼각지역에 이르는 약 3.5킬로미터가 가득 채워졌다고 영상은 소개했다. 

 

  

‘빨간아재’ 역시 지난 24일 「집회 규모 비교, 유치하지만 왜곡이 심해 직접 따져봤습니다」를 통해 촛불대행진 참가자와 극우단체 참가자의 규모를 비교했다.

 

영상은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인원이 극우단체의 집회에 참여한 인원(경찰 추산 3만 2천여 명)과 비교되지 못할 정도로 많았음을 설명했다. 

 

영상은 촛불대행진이 열린 집회 장소와 극우단체가 열린 집회 장소 면적을 계산했다. 

 

촛불대행진이 열린 시청역 7번 출구부터 숭례문 교차로 앞까지 인도를 제외한 면적이 13,647제곱미터에 이르고 극우단체의 집회가 열린 동아일보 건물부터 서울시청 건물까지 면적은 4,621제곱미터에 이른다.

 

촛불대행진이 열린 집회 장소의 면적이 극우단체의 집회 장소보다 세배나 크고, 시민들은 여기에 오가기 힘들 정도로 빼곡하게 앉았다. 그리고 시민들은 촛불대행진이 열리는 내내 왕복 10차선 양옆 인도까지 가득 메웠다. 

 

시민들이 왕복 10차선을 빼곡하게 앉았던 촛불대행진은 통행이 어려웠던 반면에 극우단체 집회의 참가자들은 의자에 앉아 있었고 통행도 편했다. 앉아 있는 밀도에서도 최소 두 배 차이라고 ‘빨간아재’는 추산했다.

 

결국 ‘빨간아재’는 촛불대행진 참가 인원이 대거 축소, 왜곡됐다는 것을 영상으로 직접 확인시켜 줬다. 

 

  

그리고 ‘빨간아재’는 같은 날 「집회 주무대에서 숭례문까지 걸어가봤더니...ㅎㄷㄷ」이란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박근혜 퇴진 촛불항쟁을 연상하는 집회였다. 오늘을 기점으로 해서 계속 집회가 열리면, 윤석열 정권이 실책을 계속하면 더 많은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중략) 앞으로 가기가 힘들다. 무대 앞보다 뒤에 더 많은 시민이 몰려 있다.”

 

‘빨간아재’ 운영자인 박효석 씨는 영상에서 이처럼 말했다. 

 

박효석 씨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촬영한 영상에는 촛불대행진 무대부터 숭례문 앞까지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경찰은 숭례문 인근에서 트럭으로 차 벽을 세우고, 숭례문 앞 로터리를 열어주지 않아 시민들은 분리된 채 촛불대행진에 참여해야만 했다. 

 

이에 시민들은 숭례문 앞 차도를 열어줄 것을 오랜 시간 동안 경찰에 요구했으나, 경찰은 꿈적하지 않았다.

 

영상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선전물 전시회, 자체로 소규모 집회를 여는 시민들, 노래를 따라부르는 시민들, 구호를 외치는 시민 등등 촛불대행진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박효석 씨는 영상에서 숭례문 뒤편에도, 거리 곳곳에도 시민이 있다는 말을 계속해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많았음을 전했다.

 

박근혜 탄핵 촛불이 타올랐을 때도 경찰과 보수언론은 집회를 축소, 왜곡했다. 하지만 진실을 가릴 수는 없었다. 

 

5년 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경찰과 대다수 언론이 ‘윤석열 퇴진’의 민심을 축소하고, 왜곡하려 몸부림을 쳐도 진실을 가릴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금은 시민 모두가 진실을 알리는 언론으로 직접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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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기조실장 돌연 사임이 의미하는 것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2.10.27 07:41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국정원기조실장 사임, 경향신문 “예사로 넘길 일 아냐”
대한항공, 53년 만에 스튜어디스 호칭 없애고 ‘플라이트 어텐던트’ 사용

고금리 시대에 4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우리·하나금융)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기업과 가계에 높은 이자를 받아 은행을 중심으로 29조 원이 넘는 이자를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4조 원을 돌파했다.

26일자 한국일보는 11면 기사에서 “4대 금융지주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4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금리 상승의 여파로 수수료, 유가 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익 등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4곳 모두 이자이익이 2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면서 이를 상쇄했다”고 보도했다.

고금리 장사로 이익을 낸 은행과 달리 서민들은 대부업체에 문을 두드리는 실정이다. 그러나 대부업체에서 돈 빌리는 것조차 어렵다고 한다.

▲27일자 한국일보 경제 11면.
▲27일자 한국일보 경제 11면.

 

▲27일자 종합일간지 1면.
▲27일자 종합일간지 1면.

27일자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금리가 뛰면서 채권을 비롯한 자본시장이 자금 부족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대출 약자들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돈줄인 대부업체에서도 대출 축소와 일시 중단 등이 벌어지면서 제도권 금융 밖으로 내몰리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형 대부 업체들도 자금난으로 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문턱을 높이면서 대부 업체들로 흘러가던 자금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수 대부 업체가 은행에서 조달한 자금은 지난 2~6월 463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 이전 5개월간 1917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1 토막이 났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상황이 닥치면서 대형 대부 업체들조차 대출 축소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 업계 1·2위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와 리드코프가 신규 가계 대출 규모를 기존의 80%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27일자 조선일보 3면.
▲27일자 조선일보 3면.
▲27일자 조선일보 사설.
▲27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4대 금융그룹이 올 들어 9월까지 이자 수익으로 번 돈이 29조 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다”며 “우리 은행들은 1998년 외환 위기 때 국민과 국가에 큰 신세를 졌다. 무분별한 기업 대출로 대다수 은행이 부도 위기에 몰렸을 때 168조 원의 공적 자금 투입 덕에 기사 회생했다. 이런 역사를 감안하면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고통 분담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대출이자 감면 등 취약 계층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지만, 지원 대상과 지원 폭이 미미해 보여주기식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스페인·헝가리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선 주택 대출 이자를 일정 수준 이상 못 올리게 강제하는 정책까지 도입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우리도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가계·기업들에 대한 대출 금리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과도한 이익 추구는 자제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연대 의식이 필요하다. 이것이 은행들이 외환 위기 때 사회에 진 큰 빚을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은 가계의 신용위험이 ‘카드사태’가 일어났던 2003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라고 발표했다. 카드사태는 한국이 1997년 외환 위기의 충격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약 수백만 명을 신용불량의 늪에 빠트렸다.

▲27일자 동아일보 경제 2면.
▲27일자 동아일보 경제 2면.

동아일보는 경제 2면 기사에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올 4분기(10~12월)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42로 3분기(7~9월·33)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는 200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높고, 2003년 3분기(4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환산되며 경제 상황이 불안해진 2020년 2분기(4~6월·40)보다도 높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가계 신용위험이 커진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이 가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은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른 대출자의 상환능력 저하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 등으로 3분기에 이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불확실해지면서 기업들의 신용위험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4분기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31로 1년 전인 지난해 4분기(12)보다 크게 뛰었다.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도 같은 기간 3에서 17로 급등했다”고 전했다.

국정원 기조실장 사임에 경향신문 “예사로 넘길 일 아냐”

지난 26일 조상준(52)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차관급)이 사퇴했다. 지난 6월 임명된 지 4개월 만이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 참석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일이다. 조 실장은 전날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 실장은 김규현 국정원장에게 사의를 표하지 않고 즉각 대통령실로 향한 것을 두고 내부 갈등이 원인이라는 이야기 등이 나온다. 조 실장은 윤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형사부장(검사장)에 발탁되기도 했다. 후임으로는 검사 출신인 김남우 김앤장 변호사가 내정됐다.

▲27일자 경향신문 1면.
▲27일자 경향신문 1면.
▲27일자 경향신문 3면.
▲27일자 경향신문 3면.

27일자 경향신문은 1면에서 “면직 과정에서 외교관 출신인 김규현 국정원장을 ‘패싱’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며 “국정원과 국회 정보위원회 등 설명을 종합하면 조 전 실장은 건강 문제 등 일신상 사유로 대통령실에 전날 사의를 표명해 이날 면직처리됐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국정원 예산과 조직 등 내부 살림을 총괄하는 기조실장은‘국정원 2인자’로 평가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 전 실장은 국정원 최고 실세라는 의미에서 ‘왕실장’으로 불렸다”며 “그는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당시인 2019년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듬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놓고 ‘추윤대전’(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검찰총장 간 갈등)이 벌어지면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된 뒤 검찰을 떠났다.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 변호인으로 활동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조 전 실장이 국정원 기조실장에 임명되자 정보기관까지 검찰 출신 대통령 최측근이 장악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 전 실장 임명 직후부터 국정원은 전임 정부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며 “야권은 조 전 실장이 ‘기획사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의심한다”고 했다.

이어 조 전 실장과 김 원장과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일각에서는 국정원 고위직 인사 문제를 둘러싼 조 전 실장과 김규현 원장 간 갈등설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경향신문에 “인사 문제로 김 원장과 조 전 실장 간 충돌이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전 실장 사의 표명과 면직처리 과정에서 김 원장이 패싱됐다는 논란에 대해 경향신문은 “조 전 실장이 김 원장에게는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고, 김 원장이 조 전 실장 면직처리 방침을 대통령실 비서관에게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는 것이 패싱 논란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원장은 경향신문에 “국정원 기조실장이 기관장인 국정원장을 패싱하고 용산에 사표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27일자 경향신문 사설.
▲27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안보환경이 엄중한 상황에서 정보기관의 핵심 당국자가 갑자기 물러났는데, 대통령실과 국정원 모두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조 전 실장의 사표 처리 과정이 매우 이례적이다. 공무원이 직속 상급자를 건너뛰고 대통령에게 직접 거취를 표명한 것도 이상하려니와 대통령실이 해당 기관장의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고 바로 사표를 수리한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정보기관에서 고위직이 지휘 계통을 무시하고 사직했다니 국정원장은 허수아비인가”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국가기밀을 다루는 고위 공무원이 퇴임하려면 그 사람이 재임 시 비위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등을 꼼꼼히 검증하게 돼 있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조 전 실장의 사의는 대통령에 의해 바로 수리됐다. 때마침 다음날은 조 전 실장이 국감에 출석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등으로 전 정부 국정원장 2명이 검찰 수사를 받는 데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국정원은 전 정부 때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윤 대통령 취임 후 국정원은 전임 원장 2명을 고발하면서 국내 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조 전 실장이 돌연 사퇴한 것은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의혹투성이인 이번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53년 만에 스튜어디스 호칭 없애고 ‘플라이트 어텐던트’ 사용

1969년 대한항공 창립 이래 사용해 오던 ‘스튜어디스’(여성 승무원) 호칭을 완전히 없앤다. 남성 승무원을 의미하는 ‘스튜어드’도 없앤다. 26일 대한항공은 다음 달인 11월부터 남녀 객실 승무원의 영문 명칭을 ‘플라이트 어텐던드(flight attendant·FA)’로 통일한다고 밝혔다.

▲27일자 조선일보 경제 1면.
▲27일자 조선일보 경제 1면.

조선일보는 경제 1면 기사에서 “대한항공은 조직 내부에서 인턴부터 5급까지의 여성 객실 승무원을 스튜어디스, 남성 승무원을 스튜어드로 성별에 따라 호칭을 구분했다. 입사 후 3개월의 수습 근무 기간을 거치면 복장에 명찰을 달게 되는데, 명찰에 스튜어디스를 의미하는 SS와 스튜어드의 SD가 표기된다. 이 표기가 이제 FA로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영어권에서는 승무원 호칭을 성별에 따라 달리하는 것이 성 차별적이라는 인식에 따라 성 중립적인 플라이트어텐던트라는 호칭이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항항공 관계자는 ‘성별 구분 없이 객실 승무원의 직급 체계를 통일하자는 취지에서 시행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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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 꼴 날려고 한미동맹에 그토록 목 맸나?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10.26 17:36
  •  
  •  댓글 0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25일, 해외에서 만들어진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제외하는 문제와 관련해 “법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유럽 측의 우려에 대해 많이 들었으며, 이를 분명히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법에 쓰인 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부처인 미 재무부와 국세청은 지난 5일부터 보조금 지급에 대한 세부 규정을 마련하기에 앞서 의견 수렴을 진행해 왔다. 이 때문에 이날 옐런 장관의 발언은 최종 결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그간 진행된 한국의 외교적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난 8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한국 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세제 혜택)이 제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윤석열 정부는 뒤늦게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넋 놓고 있던 윤석열 정부가 뒷북치듯 미국에 매달린 이유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6%를 차지하며 빠른 속도로 2위에 등극한 현대기아차가 앞으로 보조금을 못 받으면 대당 400만 원가량 비싸지면서 수출 시장에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협의하려고 시도했으나, 1억 달러 공여만 약속했을 뿐 바이든 대통령과는 겨우 48초 만남에 그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윤 대통령은 ‘경제기술 동맹’(국제 공급망 전쟁에서 확실한 미국 편이 되겠다는 공식 입장표명)을 약속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보조금 문제를 간청했지만, “한국 쪽 우려를 해소할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겠다”라는 립서비스(입에 발린 소리)만 들었을 뿐이다.

 

한편 미국도 한미동맹에 목을 매는 윤석열 정부를 역이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말하자면 법이 통과된 이상 처음부터 아예 가능성이 없는데도 세부 규정을 마련해 한국만은 구제해 줄 것처럼 생색을 내 이득을 챙겼다는 소리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인플레이션 감축법 재고를 거듭 요청하자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법 규정 시행을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물론 이 법안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미국 무역대표부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한국 측 우려와 관련해 대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윤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이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친서에서 “윤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미 간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최종 결과는 이 지경이 되고 말았다.

‘설마 미국이 동맹인 한국에 위해를 가하겠는가’라는 막연한 환상에 젖어 미국의 꽁무니만 따라 다니던 윤석열 정부는 하루아침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동맹국의 뒤통수를 치는 파렴치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미국이나, 뻔히 알고도 허울뿐인 동맹에 눈이 멀어 자국 기업에 치명상을 입힌 윤석열 정부나 ‘도긴개긴’이란 소리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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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지켜내자” 대통령실로 향한 분노의 행진 막은 경찰

민주노총,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윤석열 정부 규탄대회 열어…고 김용균 어머니, 고 이한빛 아버지도 참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직역 인근에서 '중대재해 처벌 무력화 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결의대회가 열리기로 한 전쟁기념관으로 행진하다가 경찰이 저지하자 대치하고 있다. 2022.10.26 ⓒ민중의소리 
 
반복되는 일터에서의 죽음을 막고자 싸웠던 이들이 26일 다시 모여 용산 대통령실로 향했다. 윤석열 정부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를 규탄하고, 지금 필요한 건 오히려 '법 강화'라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분노의 행진은 경찰에 가로막혀, 목표 지점이었던 대통령실 앞까지 다다르지 못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용산 삼각지역 인근에서 '중대재해 처벌 무력화하는 윤석열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해 29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던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와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씨도 함께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고 이한빛 PD의 6주기 기일이었다.

당초 결의대회는 서울역 앞에서 집결한 뒤,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맞은편인 전쟁기념관 앞에서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집회 참석 인원이 신고한 500명을 넘었다며 100여m 앞에서 펜스를 치고, 겹겹이 띠를 이뤄 이들의 행진을 가로막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넘어져 뒹굴고, 넘어진 조합원을 여러 명의 경찰이 끌어내기도 했다. 경찰차에서는 "신고된 인원만 행진에 참여하라"는 방송만 반복해서 나올 뿐이었다. 이날 참석 인원은 주최 측 추산 700명이었다. 민주노총은 "경찰은 신고된 인원만 강조하면서도 실제적인 이동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슬아슬한 대치는 20여 분 동안 계속됐고, 더 이상 집회 장소로의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한 민주노총은 부상 등의 우려를 감안해 삼각지역 12번 출구 앞 좁은 공간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해야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직역 인근에서 '중대재해 처벌 무력화 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결의대회가 열리기로 한 전쟁기념관으로 행진하다가 경찰이 저지하자 마찰을 하고 있다. 2022.10.26 ⓒ민중의소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직역 인근에서 '중대재해 처벌 무력화 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결의대회가 열리기로 한 전쟁기념관으로 행진하다가 경찰이 저지하자 마찰을 하고 있다. 2022.10.26 ⓒ민중의소리

"투쟁으로 만든 중대재해처벌법, 투쟁으로 지키자"
 
중대재해처벌법은 반복되는 산재 사고에 대한 책임을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은 원청의 경영책임자에게 묻고, 이를 통해 회사의 진짜 책임자가 안전한 노동 환경을 만들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법이다. 지난 1월 27일 시행돼, 시행된 지 이제 1년도 안 된 법이다. 그마저도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4년 1월까지 법 적용이 유예됐으며,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 착수했고, 기획재정부는 노동부에 경영책임자 형사처벌 규정 삭제를 제안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영책임자 형사처벌은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 조항이다.

지금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건 단 두 건에 불과하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1호 업체 두성산업은 최근 위헌심판제정을 신청했다. 정부도, 기업도 중대재해처벌법을 흔드는 사이 노동자들의 산재 사망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직역 인근에서 열린 '중대재해 처벌 무력화 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0.26 ⓒ민중의소리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이유를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살겠다는 절규마저도 외면하는 정부가 어찌 국민과 소통할 수 있겠나"라고 개탄했다.

양 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목숨으로 만들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의미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그는 "한 해 2천명씩 꼬박꼬박 죽어 나가는 노동자들이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 외치며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요구했다. 자식 잃은 슬픔을 가슴에 안고, 김용균의 어머니, 이한빛의 아버지가 곡기를 끊고 풍찬노숙하며 만들어낸 법"이라며 "다시는 이런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절절한 절규가 만들어낸 법"이라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된 후 현장에서는 조금씩 변화를 느낀다고 한다"며 "그 이유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 단 하나의 조항이 노동자의 목숨을 조금이나마 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걸 훼손하고, 무력화하겠다는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 안전이 아니라 사장들이 감방 가는 거 막아주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노동자들은 건설 현장에서 떨어져 죽고, 제조업 현장에서 끼어 죽고 눌려 죽고, 학교 급식실에서 폐암 걸려 죽어나가고 있다. 이런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에게는 국민이 아닌가"라며 "그래서 우리는 맞설 것이다. 우리의 투쟁으로 이 법을 만들어냈듯 우리의 투쟁으로 이 법을 지켜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에 착잡한 유족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직역 인근에서 '중대재해 처벌 무력화 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결의대회가 열리는 전쟁기념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2.10.26 ⓒ민중의소리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 산재 사망사고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회장은 "2인 1조로 근무했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똑같은 이야기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느냐"며 "아무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으니 계속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임 지회장은 "산재 사망 등에 대해 SPC는 제대로 처벌받고 실질적인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SPC뿐만 아니라 많은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해 곡기를 끊었던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씨도 무대에 올랐다.

이 씨는 "오늘은 아들이 방송 노동 현장에서 스태프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고 하늘로 떠나간 날"이라며 "혼신을 다해 추모하고 싶은데, 추모에만 몰두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산재와 재난 참사 피해자, 유족들은 안전하지 않은 일터와 세상에서 연일 쏟아지는 노동자 시민의 비보를 들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며 "(현실이 이런데도) 기업과 경영책임자에 면죄부를 주려는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에 산재 피해자와 유족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분노스럽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법 위반에 대해)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씨도 착잡한 표정으로 대회에 참석했다.

김 씨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올 초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더라도 아직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이 안 되고, 5인 미만 사업장도 (적용 대상에서) 빠져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시행령 개정을 통해 무력화하는 시도를 해서 너무 걱정스럽고 착잡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어도 기소도 제대로 안 되고, (기소된 기업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되면 다른 회사들도 산재를 막기 위한 노력을 멈출 것 같다"며 "우리는 일터에서의 죽음을 막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는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건 저희 취지와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직역 인근에서 '중대재해 처벌 무력화 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결의대회가 열리는 전쟁기념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2.10.26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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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조상준 기조실장 사의..전날밤 대통령실로부터 통보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10.26 13:54
  •  
  •  수정 2022.10.27 01:20
  •  
  •  댓글 0
 
국가정보원. [통일뉴스 자료사진]
국가정보원. [통일뉴스 자료사진]

국가정보원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한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의 거취와 관련해 김규현 국정원장은 전날 일과시간이 끝난 밤 늦게 대통령실 담당비서관으로부터 조 실장의 사의표명과 면직처리 결정을 통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유상범 간사(국민의힘)는 26일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중간 브리핑을 통해 "조상준 기조실장 사퇴와 관련 국정원장이 어제(25일) 오후 8~9시 사이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직접 유선통보를 받아 면직처리되었다"며, "조 실장이 원장에게 사의표명의 전화를 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범 간사는 "조 실장의 면직사유는 일신상의 사유로 파악될 뿐 국정원도 정확한 이유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윤건영 간사(더불어민주당)는 "국정원장은 전날 오후 8~9시 사이 대통령실 담당비서관으로부터 유선으로 통보를 받았으며, 조실장으로부터 직접 연락은 없었다"고 알렸다.

정무직 공무원인 국정원 기조실장의 면직처리과정이 국정원장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실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다.

여야 간사의 브리핑이 끝난 후 국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조실장이 25일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실로부터 8~9시께 조 실장의 사의표명 소식과 함께 당일 면직처리를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부연설명했다. 

국정원 기조실장에 대한 인사권자가 대통령이며, 따라서 25일 조 실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면직처리는 정상적인 행정절차라는 설명이다.

유 간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출신 측근으로 국정원 인사·예산을 담당하는 요직인 조 실장의 면직사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으나 김 원장은 '(국정원 기조실장은)정무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면직 결정을 하는데 있어 직업 공무원과 같이 직무상 결격 등에 대한 통상적인 절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고 했다.

여야 간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정원 국감에서는 쌍방울그룹의 외환밀반출사건을 국정원이 파악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도 있었으나, 국정원은 많은 직원들이 책속에 외화를 숨겨 반출하는 등 구체적 사실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으며, 안부수 아태협 회장의 방북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국정원은 2년전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당시 주변에 중국어선이 있었고 여기에 국정원 휴민트(Humint)가 승선하고 있었다는 일부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중국어선은 파악하지 못했고 휴민트 승선은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미국정부의 인플레이션방지법(IRA)이 통과되기전 파악했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당국에서 사전에 파악했고 법 통과 전에 관련 동향을 유관 부처에 통보했다(윤건영간사)고 했으나 오후 감사 이후에는 사전 동향은 8월12일 파악했지만, 연휴가 끼어있어 실제로 관련 부처엔 8월16일 배포됐다는 것으로 내용이 바뀌었다.

유 간사는 결과적으로 "국정원도 (미국) 상원에서 (IRA가) 긴박하게 통과되는 것을 예상 못한 상황"이라고 했고, 윤 간사는 "오후 국감이 시작되면서 이실직고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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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또 최하위권... 한국, 눈 떠보니 후진국

[소셜 코리아] 기후위기 피해 '낮은 곳'에 집중... 탄소 기득권에 맞서 정치 세력화하자

 
 
22.10.27 05:15최종 업데이트 22.10.27 05:15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학계, 시민사회, 노동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기자말]

▲ 포항시 남구 주택가 침수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9월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한 주택가가 침수됐다. ⓒ 연합뉴스

 
2022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기상재해가 발생했다. 8월 서울시 동작구에는 하루에 381.5mm의 물폭탄이 떨어졌으며, 9월에는 5등급 태풍 힌남노가 초래한 물난리로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갈수록 심해지는 기상재해 피해에서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서울의 반지하 주택 침수 사고와 포항의 지하 주차장 침수 사고는 기상재해의 피해가 '낮은 곳'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시켰다. 낮은 곳의 피해는 단지 물난리가 저지대에서 발생한다는 물리적 현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후위기는 또한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 계층 사다리의 낮은 곳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기후 재난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올여름 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 1을 침수시킨 대홍수를 보면 낮은 곳을 향하는 기후 재난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해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6월 중순에 시작된 우기 동안 일부 지역에는 평년보다 8배나 많은 비가 내렸다. 기록적인 폭우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되었다. 온난화로 인해 파키스탄의 기후에 큰 영향을 주는 몬순이 강해져 강수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몇 달간 지속된 폭우로 1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5천만 명 이상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홍수로 인한 피해액은 3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영국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은 온실기체 배출량이 미미하지만 홍수 피해를 입었다"라며 "기후변화를 발생시킨 북반구의 선진국들이 파키스탄에 배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2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자프라바드에서 한 이재민 가족이 가재도구 등을 짊어지고 폭우로 침수된 지역을 지나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 6월 이후 우기 동안 903명이 홍수와 관련해 사망했고 129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2022.8.25 ⓒ 연합뉴스

 
국가 간 온실기체 배출량의 차이에 근거해 기후 정의의 문제를 제기한 제이슨 히켈의 연구를 보면 파키스탄 정부의 주장이 근거가 없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는 1850년부터 2015년까지 위험한 수준의 온난화에 책임이 있는 각 국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했다. 그 결과 파키스탄의 책임은 0%에 가까운 반면 미국과 EU 28개국은 각각 40%와 29%를 차지했고, 북반구 선진국 전체의 몫은 92%에 달했다.

신림동의 반지하방과 파키스탄의 침수 피해는 기후 정의가 시대적 과제임을 상기시킨다. 기후변화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보다 지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기후 재난의 억울한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기후 재난을 막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새 정부, 미흡한 기존안 더 후퇴시켜

2021년 8월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의 6차 보고서가 처음 공개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가 "인류에 대한 코드 레드(Code Red)"라며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를 질식시키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즉각적인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화석연료 연소와 토지 이용 변화 같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초래된 것이 분명하며, 현재의 대응 노력으로는 파리협정의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2.0℃ 기온 증가 억제가 쉽지 않다고 평가한다. 온난화가 2010년도에 벌써 1.1℃에 이르렀으며, 현재의 속도가 지속되면 남은 0.4℃도 조만간 초과하게 된다.

IPCC 보고서에서 산업화 기준 연도로 설정된 1850년부터 2019년까지 인류는 이산화탄소를 총 2390Gt(기가톤) 배출했다. 1.5℃ 범위에서 아직 배출해도 되는 남은 이산화탄소량은 2020년 기준 500Gt 정도로 추정된다. 2019년 한 해에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이 45Gt이었으니 기온 증가를 1.5℃로 제한하고자 할 때, 앞으로 2019년 배출량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20년부터 11년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빌 게이츠 같은 기술 낙관론자들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제로가 되는 탄소중립의 실현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은 앞으로 배출량 감소 속도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고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인위적으로 제거하여 배출량을 상쇄시키는 기후 기술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세계기상기구(WMO)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주요 국제기구들과 함께 발간한 최신 자료 <유나이티드 인 사이언스(United in Science) 2022>를 보면 기후위기를 제때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론의 근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현재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국가별로 자발적으로 정한 온실기체 감축 목표(NDC)를 제때 시행한다고 가정하더라도 2100년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최대 3.0℃(평균 2.5℃)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파리협정의 2℃와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배출량 저감 목표치를 각각 4배와 7배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그러나 감축 목표를 상향하는 것은 고사하고 제시된 목표를 제때 달성할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럽다.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서 가장 앞서가던 유럽 국가들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파동을 겪으며 기존의 기후 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파리협정은 예정된 실패를 향해 추락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길을 잃은 기후 정책의 대표적 사례이다. 2020년 문재인 정부는 "세계적 흐름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천명하였으며, 기존의 NDC 목표를 상향하여 2030년까지 2018년 온실기체 배출량 대비 40%를 감축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주요국의 NDC 목표를 비교해보면 한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감축량과 실행가능성 차원에서 미흡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아래 그림). EU 등 선진국들의 2030년 배출량 목표치는 현재의 배출량과 2050년 제로 순 배출량을 연결하는 일직선상에 근접하지만, 한국의 목표치는 해당 직선을 크게 벗어나 있다. 2030년 이후 배출량 감축 속도를 올리고 산림이나 탄소포집저장(CCS) 등의 제거 기술을 활용해 줄이지 못한 배출량을 상쇄하겠다고 하지만 실행가능성이 낮은 계획이다.
   

▲ 주요국의 파리협정 NDC 및 탄소중립 목표 비교(자료 출처: 세계기상기구, United in Science 2022) ⓒ WMO

   
지난 정부의 NDC 목표가 선진국 수준에서는 미흡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지난 8월에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실무안은 기존안도 후퇴시키는 계획이다.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기존 목표 30.2%에서 21.5%로 줄이는 반면 원전 비중은 23.9%에서 32.8%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온실기체 감축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다.

높은 곳에서 길 잃은 기후 정책

한국이 주요국 중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과 신규 투자가 최하위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에너지 정책은 2030년 이후 재생에너지 후진국의 지위를 고착화할 수밖에 없는 잘못된 선택이다. 또한 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해결책 없이 원전 발전 비중을 늘린다면 원전 안전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고조된다. 뿐만 아니라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탄소국경세와 RE100이라는 장벽에 막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에 포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EU의 녹색분류체계에 비해 기준이 낮아서 원전 수출을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고 실토할 정도로 졸속으로 추진되었다.

기후위기의 원인과 해결 방안은 분명한데 왜 기후 정책은 길을 잃게 된 것인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는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 시스템의 기득권 세력이 올바른 기후 정책의 수립을 방해하는 것이다.

미국의 예를 보자.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직후 석유기업에 불리한 행정명령이 내려지자 텍사스 주지사는 "석유기업 편에서 연방정부와 에너지 전쟁을 불사하겠다"라며 "워싱턴 DC에서 발사된 적대적 공격으로부터 석유 및 가스기업들을 보호하겠다"라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의 물결이 거세지면서 한때 주가 폭락으로 큰 위기를 겪기도 했던 화석연료 기업들은 최근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5월 <가디언>은 주요 석유 기업들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195개의 대형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신규 사업에 대한 규제가 없다면, 기사의 표현대로 석유 기업들은 '탄소 폭탄'을 터뜨려 대재앙을 앞당기게 될 것이다. 
 

▲ 그린피스와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400여 개 단체로 구성된 '9월기후정의행동'이 주최한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한 시민이 구호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번 행사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진행되는 대규모 기후변화 관련 행사다. 2022.9.24 ⓒ 연합뉴스


지난 9월 24일 180여 개의 사회단체가 참가한 '기후정의행진'이 내건 세 가지 슬로건(△ 화석연료와 생명파괴 체제를 종식해야 한다. △ 모든 불평등을 끝내야 한다. △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의 목소리는 더 커져야 한다.)은 기후위기를 불평등 문제와 연관된 체제의 위기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왜 기후위기가 체제의 위기인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탄소 폭탄을 터뜨려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석유 기업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신자유주의 체제는 자본 축적의 위기를 노동과 자연의 착취를 통해 극복하려고 한다. 이 체제는 1%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하는 동시에 환경 파괴와 기후위기를 초래해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촘스키의 말처럼 1%의 엘리트는 신자유주의를 통해 99%에 대한 '계급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시 미국의 사례를 보자. 미국의 하위 90%는 1975년부터 2018년까지 총 47조 달러에 해당하는 부의 손실을 경험했지만, 지난 30년 동안 억만장자들의 부는 무려 12배가 증가했다. 이렇게 불평등한 경제 시스템의 지속불가능한 성장 과정에서 초래된 기후위기는 이제 신자유주의적 계급 전쟁의 피해자들을 '기후 프롤레타리아'로 만들고 있다.

빙하를 향해 달려가는 타이태닉

부단한 자본 축적을 위해 인간과 자연 모두를 희생시키는 자본주의적 무한성장은 이제 경제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과 기후의 안정성을 총체적으로 위협하는 사회-생태적 복합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불평등과 기후변화로 인해 생존의 위기에 처한 21세기 '기후 프롤레타리아'는 인류세의 복합 위기를 극복하는 사회-생태적 혁명의 주체로 부상했다.

이러한 사회-생태적 혁명의 첫 걸음은 높은 곳의 기득권 세력에 의해 길을 잃은 기후 정책을 바꾸는 기후 행동에 동참하는 것이다. 현 체제의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경제적 기반을 훼손하는 급진적인 기후 정책을 환영할 리 없다.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의 저자 더글러스 러미스는 예상되는 피해를 무릅쓰고 현실적인 이유를 핑계로 경제성장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타이태닉 현실주의'라 꼬집었다.

우리가 타고 있는 자본주의 경제라는 타이태닉호를 침몰시킬 수 있는 불평등과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빙산의 존재를 이제 많은 이들이 생존의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침몰의 경고를 무시하고 기존 항로를 고수하는 선장에게 항로 변경을 원하는 이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합리적 행동은 항로를 선회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일이다.

물론 개개인이 에너지 전환의 주체로서 스스로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정치 세력화다. '기후정의행진'의 사례처럼 시민사회와 진보정당들이 결집하여 정부의 잘못된 기후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기후 행동이 필요하다.

2050 탄소중립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따라 더 강력한 온실기체 감축 전략을 실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대홍수여, 내가 죽은 뒤에 와라"라며 문제를 회피하는 '높은 곳'의 기득권 세력에 제대로 저항하지 않으면, '낮은 곳'의 99%가 고스란히 대홍수의 피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 박지형 /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박지형


필자 소개 : 이 글을 쓴 박지형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탄소순환을 연구하는 환경생태학자로 국제학술지 <바이오지오사이언스(Biogeosciences)>의 부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공저자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사 등 다양한 기후변화 관련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저서로 <스피노자의 거미>와 <재난문명: 경제-환경-기후 복합위기와 탈성장 대안>이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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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헌정사 관행이 어제부로 무너졌다" 민주당 성토

"앞으로 국회의원 불참 종종 생기지 않겠나…국회 위해 바람직한가"

임경구 기자  |  기사입력 2022.10.26. 09:45:17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정치 상황이 어떻더라도 과거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지금까지 30여년 간 헌정사에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온 게 어제부로 무너졌다"며 전날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더불어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치 정국 해소 방안을 묻는 질문에 "아마 앞으로는 정치 상황에 따라 시정연설에 국회의원들이 불참하는 일이 종종 생기지 않겠나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것은 결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가 더 약해지는 것 아니냐"며 "국회를 위해서도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것이지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거듭 민주당을 겨냥했다. 이어 "좋은 관행은 어떤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도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국 경색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면서도 윤 대통령은 "의원들이 전부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 심사를 마쳐서 내년부터는 취약계층 지원과 국가발전과 번영에 필요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또한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은 것 아니겠냐"며 상황 변화에 따라 여야 관계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도 곁들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협치'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데 대해 "어제 연설에서 야당이라는 말은 안 썼지만 국회의 협력이 필요하고 협조가 중요하다는 말을 계속 강조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내용과 관련해선 "국민 혈세를 어떻게 쓸 것인지 국회와 국민들, 국내외 시장에 알리고, 지금 건전재정 기조로 금융안정을 꾀한다는 정부의 확고한 정책 방향을 시장에 알리며 국제신인도를 확고히 구축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특검을 요구한 데 대해 "거기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이미 입장을 다 냈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특검 수용 거부 방침을 밝힌 국민의힘과 입장을 같이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알지만 법대로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한 데 대해 "미국 정부의 일반적인 입장과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좀 더 지켜보시죠"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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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 10건 중 5건 대규모 ‘유령 정부광고’ 적발

  • 기자명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2.10.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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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0억 원 규모 신문 정부광고 지면에 없어…광고 바꿔치기
LH “언론재단이 준 자료 확인했다”…신문사 관계자는 “광고주와 합의”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직무대행 이정관, 이하 LH)가 신문사에 의뢰한 정부광고 상당수가 바꿔치기 된 것으로 밝혀졌다. 바꿔치기된 LH 광고비 총액은 2년3개월 기간 동안 확인된 것만 50억 원을 넘어선다. LH는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공기업으로, 국민 세금이 신문사로 흘러 들어간 꼴이다. LH는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었다는 입장이지만 ‘광고주와 합의하에 바꿔치기한 것’이라는 신문사 관계자 증언이 나왔다.

‘정부광고 바꿔치기’는 신문사가 정부·공공기관 광고를 의뢰받은 후 실제 지면에 다른 광고를 게재하는 것을 뜻한다. 신문사는 한 개 지면을 가지고 두 곳에서 광고비를 챙기게 되며, 정부·공공기관은 정책홍보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 CI.
▲LH 한국토지주택공사 CI.

미디어오늘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과 함께 LH의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27개월 간의 신문사 정부광고 내역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매일경제·한국경제 등 8개 신문사다. 조사 기간 LH가 8개 신문사에 집행한 정부광고 총액은 73억7928만 원이고, 바꿔치기된 정부광고는 50억2300만 원이다. 총 광고 건수는 353건, 이 중 바꿔치기된 정부광고는 170건(48.15%)이다. LH가 신문사에 집행한 광고 10건 중 5건이 유령 광고인 셈이다.

동아일보의 바꿔치기 액수가 10억8100만 원(한 달 평균 4003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매일경제 8억2800만 원, 조선일보 6억5300만 원, 한국경제 6억4600만 원, 중앙일보 6억1900만 원, 한겨레 4억2900만 원, 경향신문 3억9700만 원, 한국일보 3억7000만 원 순이다. 조사 기간, 대상을 확대한다면 바꿔치기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문사들은 실제 지면과는 다른 증빙자료를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서류작업을 했다. LH 광고가 있는 PDF 파일·신문 지면 촬영 사진을 언론재단에 제출한 것. 언론재단과 LH가 바꿔치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사기에 해당하는 행위다.

▲8개 신문사의 LH 정부광고 바꿔치기 액수. 자료=심상정 의원실, 정리=윤수현 기자.
▲8개 신문사의 LH 정부광고 바꿔치기 액수. 자료=심상정 의원실, 정리=윤수현 기자.

신문사들은 LH 광고 대신 삼성전자·두산·SK·LG·GS·현대자동차·KT·LG유플러스 등 대기업, KB·신한·우리·하나 등 금융그룹, 아파트·오피스텔 등 부동산, 골프장, 건강보조식품 등 광고를 게재했다. 서울특별시·인천국제공항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등 다른 정부·공공기관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언론재단과 LH는 증빙자료를 교차검증하지 않았다. 증빙자료와 실제 신문을 비교해본다면 바꿔치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언론재단은 정부광고 독점 대행기관으로 광고비 10%를 수수료로 챙겨가고 광고 대행 업무를 도맡는다.

정부광고 업무편람에 따르면 언론재단은 증빙자료를 점검·검수해야 한다. 업무편람에는 “인쇄광고의 경우 증빙자료(사진, PDF 파일 등)의 조작여부 점검”이라는 유의사항도 있다. LH 역시 증빙자료를 최종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재단과 LH는 수천만 원 상당의 광고를 대행·집행하면서 기본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언론재단은 바꿔치기된 LH 광고를 대행하고 수수료로 5억 원을 챙겼다.

정부광고 바꿔치기 조사는 신문사가 언론재단에 제출한 광고 증빙자료와 아이서퍼(종이신문 스크랩 프로그램)에서 발행된 지면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이서퍼는 최종판 지면을 제공한다. LH가 신문사에 광고를 의뢰할 때 ‘초판에 광고를 게재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으므로, 증빙자료와 최종판 지면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정부광고 바꿔치기로 볼 수 있다. LH가 지방판 신문에 의뢰한 광고는 총액에서 제외했다.

▲LH 광고 대신 지면에 게재된 신문사 광고.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부동산 분양광고 2건(동아·조선), KB금융그룹(중앙), 서울시(한국), SK(경향), 현대차(한겨레).
▲LH 광고 대신 지면에 게재된 신문사 광고.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부동산 분양광고 2건(동아·조선), KB금융그룹(중앙), 서울시(한국), SK(경향), 현대차(한겨레).

신문사 광고 담당자 “광고주와 합의한 것”

50억 원 대의 정부광고가 바꿔치기 됐지만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곳은 없다. LH는 언론재단에 화살을 돌렸다. 자신들은 언론재단만 믿었을 뿐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LH 관계자는 통화에서 “언론재단이 (광고를) 검수해서 자료를 우리에게 준다. 재단에서 준 자료는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재단만 믿고 광고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광고가) 엄청 많은데 그걸 일일이 어떻게 (확인)하겠는가”라고 답했다.

LH 관계자는 “신문사가 LH와 언론재단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건 언론재단에 물어봐라. 우리가 이야기해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언론재단 조사 결과가 나오면 광고비 환수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신문사들 역시 LH 광고 바꿔치기 논란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A신문사 광고 담당자는 LH가 광고 바꿔치기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 광고 담당자는 통화에서 “광고주 사정으로 서로 합의 하에 (바꿔치기를)한 게 있다”면서 “전 언론사가 그런 기간이 있었다. (초판에만 광고를 실은 경우는) 당연히 광고주와 합의해서 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B신문사 관계자는 통화에서 “LH뿐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도 많이 걸려있다. 시정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증빙이 안 됐던 부분에 대해서는 재증빙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문사들은 “언론재단에 물어봐라”·“미디어오늘과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부담스럽다”·“답할 의무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고, 담당자와 통화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언론재단은 “업무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으며 (논란이 제기된 후) 검수 체계를 점검하고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판갈이(광고 바꿔치기)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몰랐으며, 정부광고 집행과정에서 광고주와 매체사 간 별도의 협의내용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 중에 있다. 향후 정부광고 집행내역 조사 결과가 확정되면 광고주 의사를 확인한 후에 가능한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윤수현 기자.
▲사진=윤수현 기자.

신문사와 정부·공공기관의 관행이었던 ‘정부광고 바꿔치기’ 

문제는 정부광고 바꿔치기 관행이 신문업계 전반에 퍼져있다는 점이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18개 신문사가 인천공항 광고 88건을 바꿔치기한 사실을 보도했다. 인천공항에 이어 LH에서도 같은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언론재단은 12개 신문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조사 대상·시기가 제한적이다. 또한 언론재단은 ‘광고주와 신문사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는 이유로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다수 국회의원이 자료 공개를 요청했으나 언론재단은 이를 거부했다.

종합일간지 광고담당 임원 C씨는 올해 8월 통화에서 광고 바꿔치기가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공공기관이 다른 언론에 광고를 집행하면 항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신문사에 ‘지면에 광고를 싣지 말아달라’고 요청한다는 것. C씨는 “신문사는 많고 광고 예산은 적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특정 신문사에 광고를 집행한 사실이 드러나면) 번거롭고 힘드니까 편법으로 하는 것이다. 결국 (정부·공공기관이) 특정 언론사와 짬짜미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 D씨는 경제신문 재직 시절 출입처인 정부기관 홍보담당자로부터 “1판(초판)에 광고를 넣고 그다음 갈아 끼우기로 했다. 광고국하고는 이야기가 다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D씨는 통화에서 “신문 초판에 증빙용으로 광고를 넣고, 이후 다른 광고로 교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D씨는 “당시 데스크는 차장급 기자들에게 ‘타사 지면을 보고 어디서 광고를 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우리가 못 받은 광고가 있다면 가서 이야기하라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기관도 초판에 광고가 나가는 방식을 원하는 것 같다. 당시에는 관행적으로 그렇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해보면 대부분 정부기관에서 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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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이 사죄하고 마땅히 배상해야 한다”

729단체‧420명,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4년 선언문’ 발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2.10.25 14:19
  •  
  •  수정 2022.10.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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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25일 오전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4년, 윤석열 정부 대일 굴욕외교 규탄,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 촉구 각계 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25일 오전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4년, 윤석열 정부 대일 굴욕외교 규탄,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 촉구 각계 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 어떠한 수작도 그 요상한 해법도 받아들일 용의가 없습니다.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이행되는 것 말고 해법은 없습니다. 일본 기업이 사죄하고 마땅히 배상해야 합니다.”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이 일제시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들이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지도 4년, 정부가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아무 것도 해결되지 못한 채 고령의 피해자들만 세상을 떠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729개 단체와 420명이 동참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4년, 윤석열 정부 대일 굴욕외교 규탄,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 촉구 각계 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렸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근로정신대 피해자 지원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은 “보도에 의하면, 한국 기업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재단에 기부금을 내면, 재단이 그 돈을 피해자들한테 지급하는 것, 지금 정부가 공식적으로 얘기를 안 했지만, 병존적 채무인수(倂存的 債務引受)라고 하는 세상에 듣도보도 못한 얘기를 꺼내서 이 사건을 마무리지으려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국언 이사장은 “이것은 피해자들의 명예를 짓밟고 전범기업의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것”이라며 “정정당당하게 판결 취지대로 외교부가 제 목소리를 내서 일본 정부, 일본 기업이 사죄하고 배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대법원의 판결 보류에 대해 “지난 7월 외교부가 판결을 사실상 보류해달라라고 담당 재판부에 의견서를 냈던 것에 영향을 받은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지적하고 피해자들이 ‘대한민국이 허튼 짓 하는 걸 받아들일 용의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왼쪽부터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시사장, 한충목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일본군성노예 문제를 다루고 있는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은 “일본정부는 여전히 책임을 부인하고, 역사적 진실을 체계적으로 지우고 왜곡하며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있다”며 “전 세계 평화와 여성인권의 상징이 되고 있는 소녀상에 대한 조직적 설치 방해와 철거 압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적반하장으로 피해국에게 ‘해법을 가져오라’ 윽박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나영 이사장은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는 한반도 불법강점과 전쟁범죄, 일본군성노예제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명백하고도 불가역적인 사죄와 법적 배상을 실시하라”면서 “전 세계 평화의 소녀상 설치 방해와 철거 책동 당장 중단하고, 미래세대에 올바른 역사교육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통일운동단체들의 연대체인 6.15남측위원회 한충목 상임대표는 “얼마나 절박하면 전국에 700개가 넘는 단체들이 함께 연명했고 400명이 넘는 인사들이 이에 공감을 표시했겠느냐”며 “오히려 피해 당사국인 우리가 가해자인 일본에 바지가랑이를 잡고 ‘제발 한일 협력을 하자’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충목 상임대표는 “얼마 전 독도 인근에서 한일 합동 전쟁연습이 전개됐다”며 우리 정부를 향해 “한일 군사협력, 한미일 군사동맹을 통해서 동북아 군사적 대결을 조장하는 일에 절대 나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김은형 부위원장은 “지난 2017년 이후 윤석열 정권이 최초, 대규모라는 수식으로 이루어지는 훈련이 연일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전쟁의 먹구름을 들씌우고 민중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마다 전쟁 연습으로 전쟁 위기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총대를 내려놓고 대화로 극복해왔던 지난 시간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신 진보당 공동대표(오른쪽)와 정종성 6.15청년학생본부 대표(왼쪽)가 선언문을 함께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조용신 진보당 공동대표(오른쪽)와 정종성 6.15청년학생본부 대표(왼쪽)가 선언문을 함께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각계 선언 참가단체들과 개인들은 ‘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일제 과거사 졸속 해결과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움직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이행 방해 말고, 졸속 해결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자위대의 한반도 재진출과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주권과 평화를 파괴하는 자해적 조치에 다름아니다”며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구걸하고,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 강화를 뒷받침할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에 몰두하는 윤석열 정부는 구한말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일파의 범죄를 이 시대에 되풀이하는 것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고 강력 성토했다.

기자회견은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조용신 진보당 공동대표와 정종성 6.15청년학생본부 대표가 선언문을 함께 낭독했다. 참가자들은 한미일 군사협력과 과거사 졸속 해결 중단을 촉구하는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한미일 군사협력과 과거사 졸속 해결 중단을 촉구하는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한미일 군사협력과 과거사 졸속 해결 중단을 촉구하는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오는 29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전국민중행동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 공동주최하는 ‘굴욕외교, 전쟁위협 한미일 군사협력 윤석열 정부 규탄! - 10.30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4년 평화촛불’에 참석할 것을 약속하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선언문] (전문)

윤석열 정부 대일 굴욕외교 규탄한다!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하라!

윤석열 정부의 일제 과거사 졸속 해결과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움직임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연설,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일제 식민통치 기간중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 정부의 주권 침해 우려 없이 해결’하겠다, ‘신속히 해결하겠다’며 일본 정부의 입장을 우선에 두는가 하면, 외교부는 일제 강제동원 기업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재판이 진행중인 대법원에 ‘양국간 협의가 진행중이다’면서 ‘신중한 판단’을 압박해 나서기도 했습니다. 외교부는 또한 국민적 심판속에서 사실상 폐기된 ‘2015 한일합의’의 합의정신에 따라 한일관계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유엔총회 기간 중 기시다 총리의 숙소로 찾아가 양국 국기도 없이 약식으로 30분 회동을 진행하면서 ‘한일 관계의 조속한 해결’만을 공언하고 돌아온 것은 대일 굴욕외교의 극치였습니다.

한국정부가 저자세로 일관하는 사이 일본은 ‘한국이 해결책을 가져오라’는 고압적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한일 정상간의 회동에 대해서도 일본 정가와 언론에서는 ‘한국 정부가 애원하여 만나주었다’며 ‘스토커 외교’라는 조롱을 일삼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일관계가 악화된 것은 2018년 10월 30일, 한일수교조약 당시의 불완전한 사죄와 배상을 보완하여 일본 기업들의 피해 보상을 결정했던 한국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역사적 범죄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와 피해국에 적반하장식의 수출규제로 대응하며 재무장에 몰두하는 일본의 오만방자한 행태, 과거 일제 식민 범죄 해결은 외면한 채 가해자에게 관계개선을 구걸하는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 사대적 태도는 강제동원 및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사죄배상 요구를 송두리째 짓밟고 있는 것은 물론, 일제 식민 범죄의 정의로운 해결을 원하는 국민 염원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입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대일 과거사 문제의 졸속 해결과 더불어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미일 군사협력은 과거 침략전쟁과 식민통치에 대한 역사왜곡과 현재 군사대국화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이 본격적으로 한반도로 재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는 9월 30일, 5년만에 독도 앞 공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미국 항공모함과 연계한 한미일 연합 해상훈련을 진행하였고, 10월 6일 다시 동해 공해상에서 한미일 3국 군사훈련을 진행하였습니다.

오는 11월 6일 일본에서 열리는 해상자위대의 관함식에도 한국 해군이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당초 “일본과의 군사적 전투훈련은 없다”고 했던 한국군은 최근 다국적 훈련의 외피속에서 일본과의 전투훈련을 수시로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은 미국-일본-필리핀 상륙작전에까지 참여, 중국을 자극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일본은 최근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하고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를 꾀하고 있습니다. 자위대의 한반도 재진출과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주권과 평화를 파괴하는 자해적 조치에 다름아닙니다. 강대국들의 각축과 세계적인 전쟁위기 속에서 그 어느 때 보다 주권과 평화를 향한 균형있는 외교가 절실합니다.

독도 등 영토주권을 침해하며, 과거 침략과 식민범죄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조차 거부하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구걸하고,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 강화를 뒷받침할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에 몰두하는 윤석열 정부는 구한말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일파의 범죄를 이 시대에 되풀이하는 것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언론들이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한국 재단이 배상금을 변제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총리가 거듭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대로, 일본의 요구에 맞게 졸속 처리를 밀어붙일 태세입니다.

이른바 ‘가치 외교’의 미명 아래 일본에 면죄부를 안겨주려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외교는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재진출과 군사대국화를 뒷받침하고 역사왜곡 추세를 가속화 할 한일 군사협력, 한미일 동맹 구축 움직임을 당장 철회해야 합니다.

우리의 요구

-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및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에 사죄, 배상하라!
- 윤석열 정부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이행 방해 말고, 졸속 해결 추진을 중단하라!
- 윤석열 정부는 가해자에 관계개선 구걸하는 대일 굴욕외교 중단하라!
- 윤석열 정부는 자위대 한반도 재진출 뒷받침하는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하라!

2022년 10월 25일

선언 동참 단체 및 개인

(사)겨레하나, (사)노동실업 광주센터, (사)대전민예총, (사)대전충남겨레하나, (사)안산여성노동자회, (사)우리누리평화운동,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13일의 지킴이, 1923한일재일시민연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강원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구경북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여성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울산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인천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전남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전남본부 목포지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전북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제주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충남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충북본부, KIN(지구촌동포연대), NCCK인권센터, 가톨릭농민회, 감리교목회자회, 강진군농민회, 거제시농민회, 거창군농민회, 거창군여성농민회, 거창진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설기계노조, 겨레의길, 민족광장, 겨레하나 부산진구, 경기광주여성회, 경기민중행동,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진보연대, 경남겨레하나, 경남민주교수연대, 경남여성연대, 경남진보연합, 경산시농민회, 경산시여성농민회, 경험과상상, 고령군농민회, 고성군농민회, 고성군여성농민회, 고창군농민회, 고창군여성농민회, 고흥군농민회, 곡성군농민회, 공공연대 노동조합 울산본부, 공연제작소 사람들, 공주시농민회, 광양진보연대, 광주기독교협의회 인권위원회, 광주시농민회, 광주여성회, 광주전남 6월항쟁, 광주전남 민주화운동 동지회, 광주전남 추모연대, 광주전남겨레하나,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 광주전남시민행동, 광주진보연대, 괴산군농민회, 교사노조연맹, 교수노조 대경지부, 교육희망울산학부모회, 구례군농민회, 구례군여성농민회, 구영여성회, 국민연금노동조합 부울지회, 국민주권연대, 국민주권연대 광주전남지역본부, 군산시농민회, 금속/울산/현대그린푸드울산지회, 김복동의 희망, 김제시농민회, 김제시여성농민회, 김천시농민회, 김포시농민회, 김해시농민회, 김해진보연합, 나주시농민회, 나주시여성농민회, 나주진보연대, 난민안전연구소, 남양주여성회, 남원시농민회, 남해군농민회, 남해군여성농민회, 남해민중연대, 남해여성회, 노동당제주도당, 노동문예창작단 가자, 노동전선, 노동희망발전소, 녹색당, 논산시농민회, 논산시여성농민회, 단양군농민회, 당진시농민회, 당진시여성농민회, 당진어울림여성회, 대경진보연대, 대구경북겨레하나,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대구경북주권연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전기독교교회협의회(NCCD) 정의평화위원회, 대전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전민예총,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전지역 대학생연합, 대전지역대학생공동체 `궁글림`,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전청년회, 대전충남겨레하나,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대전충청대학생진보연합, 대전통일의병, 대전평화여성회, 대학생자주모임’한가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화연락소, 도서출판 품, 동아대학교민주동문회, 디아스포라연구소, 디자인 밝은세상, 무안군농민회, 무안군여성농민회, 무주군농민회, 문화공동체 더나은 민들레,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 광주전남연대회의,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족통일애국청년회,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경남지부,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광주지부,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울산지부,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인천지부,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전남지부, 민주노련 경산지역, 민주노련 광성지역, 민주노련 광주상무지역, 민주노련 광주양동지역, 민주노련 구로금천 개봉지부, 민주노련 구로금천 마리오지부, 민주노련 구로금천지역, 민주노련 김포지역, 민주노련 남동 신대방 지부, 민주노련 남동 이수 지부, 민주노련 남동 장승배기 지부, 민주노련 남동지역, 민주노련 노량진수산시장지역, 민주노련 노량진지역, 민주노련 대구목련지역, 민주노련 대구신매지역,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결혼2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농협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동서1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동서2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동서3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불로장생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성바오로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용두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제기2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제기극장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청량리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 청량리역전 지부 민주노련 동대문중랑지역 민주노련 동울산지역 민주노련 동작 태평지부 민주노련 동작지역 민주노련 말바우지역 민주노련 무안지역 민주노련 밀양지역 민주노련 부산기장지역 민주노련 부평경찰서 주변(인천서부지역) 민주노련 북동부 길음 지부 민주노련 북동부 삼양 지부 민주노련 북동부 수유시장 지부 민주노련 북동부 수유전철 지부 민주노련 북동부 쌍문 지부 민주노련 북동부 쌍문전철 지부 민주노련 북동부 창동 지부 민주노련 북동부 포장마차 지부 민주노련 북동부지역 민주노련 북부 강북지부 민주노련 북부 도봉지부 민주노련 북부 석계지부 민주노련 북부 쌍문지부 민주노련 북부지역 민주노련 서강지역 민주노련 서부 신촌문고 지부 민주노련 서부 아현 지부 민주노련 서부 연세로 지부 민주노련 서부 연합 지부 민주노련 서부 지하철 지부 민주노련 서부 크리스탈 지부 민주노련 서부 한전 지부 민주노련 서부 홍대 지부 민주노련 서부지역 민주노련 서부지역 노점상 연합회 - 들풀 민주노련 서부지역 노점상 연합회 - 집행부 민주노련 서부지역(신촌주변) 민주노련 송파 농협 지부 민주노련 송파 대아 지부 민주노련 송파 배송 지부 민주노련 송파 서울 1지부 민주노련 송파 서울 2지부 민주노련 송파 수산 1지부 민주노련 송파 수산 2지부 민주노련 송파 신천 지부 민주노련 송파 잠실 지부 민주노련 송파 중앙 1지부 민주노련 송파 중앙 2지부 민주노련 송파 한국 지부 민주노련 송파지역 민주노련 시흥 본동 지부 민주노련 시흥 역사 지부 민주노련 시흥 오이도 지부 민주노련 시흥지역 민주노련 안산 고단 지부 민주노련 안산 귀빈 지부 민주노련 안산 다문화 지부 민주노련 안산 본오 지부 민주노련 안산 한대 지부 민주노련 안산동부지역 민주노련 안산오일장지역 민주노련 안산지역 민주노련 양주지역 민주노련 여수지역 민주노련 영등포 여의나루지부 민주노련 영등포지역 민주노련 용인 마편 지부 민주노련 용인 신갈 지부 민주노련 용인지역 민주노련 울산지역 민주노련 이수역 주변 (남동지역) 민주노련 인천 구월동 지부 민주노련 인천서부 민주노련 인천지역 민주노련 종로 관훈 지부 민주노련 종로 기동대 지부 민주노련 종로 꽃시장 지부 민주노련 종로 낙원 지부 민주노련 종로 다문화 지부 민주노련 종로 대학로 지부 민주노련 종로 비특화 지부 민주노련 종로 빛의거리 지부 민주노련 종로 삼일 지부 민주노련 종로 서울대 지부 민주노련 종로 우리은행 지부 민주노련 종로 이스턴 지부 민주노련 종로 인사 지부 민주노련 종로 인사동 지부 민주노련 종로 일레븐 지부 민주노련 종로 젊음의거리 지부 민주노련 종로 종합먹거리 지부 민주노련 종로 창경궁로특화 지부 민주노련 종로 창신 지부 민주노련 종로 창신특별 지부 민주노련 종로 청계5가 지부 민주노련 종로 혜화 지부 민주노련 종로 화신먹거리 지부 민주노련 종로지역 민주노련 죽도지역 민주노련 중부 계림 지부 민주노련 중부 덕수 지부 민주노련 중부 롯데 지부 민주노련 중부 본부 지부 민주노련 중부 신평화 지부 민주노련 중부 청계 지부 민주노련 중부 평화 지부 민주노련 중부 한양 지부 민주노련 중부 흥인 지부 민주노련 중부지역 민주노련 지산지역 민주노련 진주지역 민주노련 충청 가양 지부 민주노련 충청 대사 지부 민주노련 충청 대한통운 지부 민주노련 충청 대흥 지부 민주노련 충청 세이 지부 민주노련 충청 역전 지부 민주노련 충청 용운 지부 민주노련 충청 유성5일장 지부 민주노련 충청 조치원 지부 민주노련 충청 중앙로 지부 민주노련 충청 초록 지부 민주노련 충청 타임월드 지부 민주노련 충청 태안꽃지 지부 민주노련 충청 판암 지부 민주노련 충청 향남 지부 민주노련 태평백화점 주변(동작지역) 민주노련 포항오천지역 민주노련 푸른길지역 민주노련 함안지역 민주노련 해남지역 민주노련 화성오산 평택지부 민주노련 화성오산지역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충청지역연합회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통일위원회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 민주노총서비스연맹울산본부 민주노총제주본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민중민주당 밀양교육희망학부모회 밀양시농민회 밭갈이운동본부 범민련경남연합 범민련대경연합 보건의료단체연합 보령시농민회 보성군농민회 봉화군농민회 부산 대학생 겨레하나 경성대지부 부산겨레하나 부산경남인도주의실현의사협의회 부산경남주권연대 부산노동자겨레하나 부산대학교민주동문회 부산민중연대 부산민중행동(준) 부산여성회 부산진구겨레하나 부산청년겨레하나 부산청소년겨레하나 부산학부모연대 부안군농민회 부여군농민회 부여군여성농민회 부천시민연합 북녘어린이영양빵공장사업본부 분당여성회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련,전철연) 사단법인우리민족 사월혁명회 사천시농민회 사천여성회 사천진보연합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사회진보연대 산청군농민회 산청진보연합 상주시농민회 상주시여성농민회 생명안전 시민넷 생명평화교회, 예수살기 서귀포여성농민회 서귀포여성회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인부천본부 서울KYC(한국청년연합) 서울겨레하나 서울민중행동 서울여성연대(준) 서울진보연대 서천군농민회 성남여성회 성주군농민회 성주군여성농민회 세상을 바꾸는 대전민중의힘 세종민중행동 손석용열사추모사업회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청년회 수원평화나비 순창군농민회 순창군여성농민회 순천시농민회 순천시여성농민회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시민모임 독립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평화포럼 시민총회 아산시농민회 안동시농민회 안동시여성농민회 안성시농민회 안성여성회 안양나눔여성회 알바노조 양구군농민회 양구군여성농민회 양산겨례하나 양산시농민회 양산여성회 양산진보연합 양심과 인권 나무 양심수후원회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여성교회 여수진보연대 여주군여성농민회 여주시농민회 연천군농민회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영광군농민회 영광군여성농민회 영동군농민회 영암군농민회 영양군농민회 영주시농민회 영천시농민회 예산군농민회 예수살기 예천군농민회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모임 옥천군농민회 완주군농민회 용인여성회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울산겨레하나 울산여민포럼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여성회 울산진보연대 원불교평화행동 원주시농민회 음성군농민회 음성군여성농민회 의령군농민회 의성군농민회 의성군여성농민회 이스크라21 이천여성회 익산시농민회 익산시여성농민회 인천 통일로 인천겨레하나 인천노사모 인천자주평화연대 인천참언론시민연합 인천통일로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일본군강제성노예피해자진주평화기림사업회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마창진시민모임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임실군농민회 임실군여성농민회 자립지지공동체 자주평화친선 한의사연대 동백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장수군농민회 장흥군농민회 전교조 부산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 통일위원회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강동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강북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강서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강서지역 까치산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강서지역 발산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강서지역 염창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강서지역 우장산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강서지역 화곡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구로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남부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남부지역 노량진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남부지역 사당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남부지역 숭실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남부지역 신대방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남양주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논산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담양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당진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대전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마동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숭인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일요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제1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제2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제3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제4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제5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제6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동묘지역 청계삼일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보령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부여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부천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부평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노원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당고개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미아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산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삼선교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중계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창동1.2.3.4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하계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상주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서대문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서천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성남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소래포구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수원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수지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아산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안동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안산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안양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용신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용인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원당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익산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인천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인천지역 가좌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인천지역 계양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인천지역 남동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인천지역 동구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인천지역 북성포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인천지역 신도시지부 전국노점상총연합 종로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중부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파주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평택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홍성지역 전국노점상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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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사망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은 ‘인력 충원’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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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10/26 10:03
  • 수정일
    2022/10/26 10:0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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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중간 보고서 발표…개선안으로 2인 1조·공정 개선·교대 조 확대 제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SPC 파리바게뜨 평택공장, SPL 산재사망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0.25. ⓒ뉴시스(공동취재사진)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의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이번 사고는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과도한 물량 배정 탓으로 분석됐다. 근본적인 개선안으로 인력 충원이 제시된다.

‘SPL 산재 사망 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고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현장 노동자와 정부, 언론을 통해 조사된 정보를 토대로 작성했다.

지난 15일 오전 6시경 SPL 평택 공장에서 샌드위치 소스 배합 작업 중이던 여성 노동자 A(23) 씨가 소스 혼합기에 빨려 들어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발견 당시 혼합기에는 고추냉이 소스가 가득 차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구두 소견을 경찰 등에 전달했다.

SPL은 냉동생지와 빵, 샌드위치 등 완제품을 생산해 파리바게뜨에 납품하는 회사다.

대책위는 A 씨가 높은 노동강도로 집중력이 흐려져 혼합기에 손을 짚었거나, 과도한 물량을 채우기 위해 작업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혼합기에 손을 넣었다가 끼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인 1조·공정 개선·교대 조 확대, 답은 ‘인력 확충’

이번 사고 원인으로 ▲2인 1조 작업이 무시된 1인 작업 ▲생산속도를 위한 안전조치 위반 ▲안전망 부재 등 세 가지가 지목됐다.

배합 작업은 사고 위험이 높아 2명이 함께 작업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단독으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고 당시 A 씨는 혼자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배합 작업은 2명이 한 팀으로 일하지만, 각자 작업이 달라 분리되는 시간이 길다. 1명은 혼합기에 재료를 넣어 섞는 일을 하고, 나머지 1명은 창고에서 재료를 가져다준다. 실질적인 2인 1조가 지켜졌다면 사고 당시 비상정지를 통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터다.

현재순 일과건강 기획국장은 “작업자 1명이 이탈하는 상황이 일상적으로 생길 수 있다는 현장 상황을 감안해 위험 작업 시 반드시 2명이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혼합기에는 안전장치도 없었다. 회사는 뚜껑을 열면 스크루 작동이 자동으로 멈추는 자동멈춤장치(인터록)를 조합기에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시켰다. 노동자들은 재료를 조합기에 넣고 잘 섞이는지 확인하고 덩어리가 지면 손으로 풀어줘야 해, 인터록 적용 시 물량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작업 특성을 고려해 뚜껑을 연 상태에서도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는 망도 없었다. 혼합기에 망을 거치하고 그 위에서 재료를 부으면 신체가 스크루에 빨려 들어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안전장치 적용이 가능하도록 공정을 바꿔야 한다는 게 현 국장 지적이다. 그는 “자동멈춤장치를 부착해 덮개가 닫힌 상태 또는 안전망을 설치한 상태로 작업이 가능하도록 공정을 개선해야 한다”며 “혼합기 1개당 생산량(생산속도)을 줄여 기계적인 작업 절차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거운 재료를 반복적으로 투입하는 데 따른 위험성도 문제다. 배합 작업을 할 때 넣는 재료는 1통에 15kg 정도다. 무게를 못 이겨 혼합기에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 대책위는 사고 당시 재료가 담긴 통이 혼합기 안에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투입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하기는 했지만, 고중량 작업이 위험하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현 국장은 “혼합기에 재료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중량 문제로 위험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투입 작업을 할 때만이라도 2명이 동시 작업할 수 있도록 안전메뉴얼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근본적으로는 15kg에 달하는 재료 중량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시간 노동도 위험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사고 발생한 샌드위치 작업은 12시간 맞교대로 이뤄진다. A 씨는 사고 당일 야간 조로, 전날 저녁 8시부터 작업을 시작해 10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 사고를 당했다. 게다가 SPL은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SPL지회는 과중한 업무에 대해 인력 충원을 통한 해결을 요구해왔으나 회사 측은 무시했다.

현 국장은 “노동강도가 높아지면 육체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더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사람은 언제든 실수를 할 수 있다”며 “안전관리는 실수가 있더라도 사고가 나지 않게 하거나, 사고가 나더라도 그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는 것”이고 강조했다. 그는 인력을 늘려 교대 조를 2개에서 3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효과적인 안전 강화 투자는 인력 확충이라고 현 국장은 강조한다. 2인 1조 작업 개선과 공정 개선, 12시간 맞교대 개선 모두 인력 충원이 전제돼야 실현 가능하다.

SPC 그룹은 사고 발생 일주일 뒤인 지난 21일, 향후 3년간 안전관리 강화에 총 1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SPL은 산업안전 개선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한다.

현 국장은 “SPC가 발표한 1천억원 투자는 혼합기 설비 확충과 공장설비 증설, 안전 공정과 노동강도, 교대제 개선을 위한 인력 충원을 위해 투자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진상조사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자와 유족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SPC 그룹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모든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 진단과 안전경영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현 국장은 “SPC가 발표한 형식적인 진단과 위원회 운영은 근본적인 재발방지책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안전보건진단 기관을 통한 진단은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상 가능한 제도로, 그 실효성에 문제제기가 돼 왔다”며 “종합적이고 시스템적인 안전관리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직·간접적 원인을 전반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업 공정의 기술적, 관리운영적 요인뿐 아니라 업무환경적인 요인까지 진단해야 한다”며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유족이 추천한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사고진상조사위원회 구성하여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PL 사망 사고 원인 분석 ⓒSPL 산재 사망 사고 대책위원회

허인영 회장은 실질적인 SPL 경영책임자

이번 사고와 관련한 회사 측의 법적 책임도 검토됐다.

회사 측은 산안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행법에는 혼합기 등 기계의 회전축에는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해 덮개를 설치하는 등 조치를 하도록 돼있다.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점도 법 위반 사항이다. 현장 노동자들은 매월 1회 안전교육 서명지에 서명을 했으나, 실제 교육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사업주는 생산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매 분기 6시간 이상 안전보건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추가 교육을 해야 한다.

SPL은 소속 노동자 수가 1천명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 사업장 노동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수립·이행 등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중대재해법 관련 쟁점은 허영인 SPC 그룹 회장을 경영책임자로 볼 수 있느냐 여부다. 권영국 변호사(파리바게뜨 공동행동 대표)는 SPC 그룹 지배구조에 주목한다. SPC 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허 회장이 지분 63%를 보유한 파리크라상이 다수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다. SPL은 파리크라상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SPC 그룹은 허 회장이 단독으로 지배하고 있다”며 “SPL의 최고결정권자 역시 허 회장”이라고 말했다.

서류상 SPL 경영책임자는 이 회사의 강동석 대표이사다. 다만, 회사의 대표를 판단할 때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의 측면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게 권 변호사 설명이다. 그는 “이번 사고가 발생하자 허 회장이 대표로 사과했다”며 “SPL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게 누구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이 허 회장에 대한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앞서 최태호 노동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지난 18일, 허 회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 여부에 대해 ‘SPL이 경영상 독립된 법인이라는 점에서 SPC 그룹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권 변호사는 노동부 측 발언을 두고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는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수사 기관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적극 수사도 촉구했다. 그는 “검찰이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강제 수사하면 허 회장이 안전보건 관련 SPL에 영향력 행사한 정황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가 허 회장에 대한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허 회장은 안전관리 강화에 1천억원 투자를 약속할 게 아니라, 앞에서는 사과하고 뒤에서는 노동자를 갈아 넣는 노동착취 행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중대재해법 무력화 시도도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허영인 SPC 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오전 11시 서울시 서초구 SPC 그룹 본사 건물에서 SPL 평택 공장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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