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철도 기관사들이 운전대 대신 피켓을 든 이유

"철도사고, 시스템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데…시스템 개선은 않고 기관사 처벌만"

박정연 기자  |  기사입력 2022.10.18. 16:51:53

 

철도 기관사 1200여 명이 운전대 대신 피켓을 들고 국토교통부 앞을 찾았다. 이들은 현행 철도안전법이 사고·장애 발생 시 종사자인 기관사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운영사와 정부의 책임은 묻지 않는다며 개정을 촉구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철도기관사들은 18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총력결의대회를 열어 "현실과 동떨어진 불합리한 철도안전법 개정을 요구하고, 사고 책임을 기관사에게만 전가하고 정부와 운영사는 면피하려는 문제를 규탄"했다. 

연단에 선 서울기관차 승무지부 이승용 지부장은 "국토부와 철도경찰은 이제 과태료 남발도 모자라 형사처벌까지 하려한다. 사고 당사자는 회사징계에 형사처벌까지 이중삼중의 처벌을 받는다. 우린는 사고 예방이 아니라 엄벌주의로 나가는 현실을 규탄한다. 진정한 철도 안전을 위해 위해 끝까지 투쟁 할 것이다."라며 국토부와 철도경찰을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현행 철도안전법이 기관사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철도안전법 78조는 '사람이 탑승하여 운행 중인 철도차량에 불을 놓아 소훼한 사람(1항의 1호)', '철도시설 또는 철도차량을 파손하여 철도차량 운행에 위험을 발생하게 한 사람(2항)' 등에게 1000만 원 이하의 벌금부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철도안전법은 '사람이 탑승하여 운행 중인 철도차량을 탈선 또는 충돌하게 하거나 파괴한 사람(1항의 2호)'도 처벌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철도안전법의 취지는 철도차량의 안정적 운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사람을 처벌하자는 것이지만, 기관차를 운행하다 과실로 인해 승객에게 피해를 준 기관사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 해석 과잉'이 일어나게 됐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들은 반면 그간 철도안전법 처벌 사례를 보면 "모두 종사자의 과실에 집중하고 시스템 오류나 관리 부실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결국 철도안전을 처벌주의에 의존해서 달성하겠다는 국회나 정부의 태도"는 시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행 처벌주의로 인해 철도노동자들이 "시스템 개선을 요구할 때는 예산, 인력 문제를 탓하다가 방치했던 관리자의 책임은 묻지 않고, (기관사의) 작은 실수만 크게 처벌"하는 것은 문제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이들은 "기관사 처벌을 중단하고 철도안전법을 개정해 철도안전 시스템 투자를 강화할 것"을 요구한다며 "기존 정치인들과 공무원이나 관리자들이 원인규명과 시스템 개선, 그리고 인적 물적 투자를 통한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춰 안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조합원들이 18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철도안전법 개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현행 철도안전법은 사고·장애 발생 시 종사자인 기관사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정부는 책임을 면피하고 있다며 개정을 촉구했다 ⓒ전국철도노조 서울기관차 승무지부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피 묻은 빵 사 먹지 말자' 분노의 불매운동까지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2.10.19 07:49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SPC 노동자 사망에 재해의견서·동료증언 보도
전술핵 재배치 ‘무책임’ 못박은 미 대사, 신문 보도는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샌드위치 소스를 만들던 2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데에 각계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안전 미비 사항이 여럿 발견된 데다 사망 사고 이후 공장을 가동하는 등 회사의 후속 대응에 비판이 거세다. 고용노동부는 수사전담팀을 꾸려 수사 중이다. 19일 다수 신문이 SPC 노동자의 산재 사망 사건을 여러 각도로 다뤘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18일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 논의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것인데, 19일 아침신문들이 1면 등 주요 지면에 다뤘다.

▲19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19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19일 경햔신문 2면
▲19일 경햔신문 2면

 

각종 안전미비점 발견, SPC 대응에 “불매” 재확산

노동부는 18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18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SPL 공장 관계자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신문들은 노동부가 소스배합기에 끼임이 감지되면 작업을 멈추는 자동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점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산안법과 시행령은 동력장치를 써 재료를 혼합할 때 뚜껑을 설치하고 재료를 투입, 혼합, 배출할 때엔 작동을 멈춰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이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노동부는 회사가 작업지시서에 2인1조 근무하도록 했는데 실제론 사고 노동자가 혼자 작업하다 기계에 빨려들어간 대목도 들여다보고 있다.

▲19일 국민일보 1면
▲19일 국민일보 1면

국민일보는 이날 1면 머리기사에 SPL에서 작업 중 숨진 노동자와 같이 끼임 사고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매년 100여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끼임 사고 사망자는 95명으로 전제 산업재해 사망자의 11.5%이며, 351명을 기록한 ‘떨어짐’ 사망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끼임사고는 ‘기본적 안전수칙 준수로 예방 가능한 재래형 사고’로 분류된다.

한겨레와 중앙일보는 이은주 정의당 의원의 국정감사 공개 자료를 인용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SPL 공장에서 사고 재해자는 37명이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중 37건 중 15건(40.5%)이 끼임사고라고 전했다.

▲19일 중앙일보 14면
▲19일 중앙일보 14면

국민일보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최초 조사의견서를 인용해 “SPC그룹 계열 SPL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 사고에 대해 노동 당국은 해당 사고가 단독 작업 중 발생했다고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SPC 측은 ‘2인1조 근무 규정을 제대로 지켰지만 다른 근무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는데 조사 내용은 이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19일 국민일보 12면
▲19일 국민일보 12면

국민일보는 “공단은 근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에 무게를 둔다”며 “의견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본래는 3인1조로 작업해야 하지만 나머지 1명은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SPL 제빵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의 유족의 말을 보도했다. 노동자 A씨의 유족은 “회사는 2인1조 근무를 시켰다는데 현장에선 사실상 지켜진 적이 없다. 실제로는 한 사람에게 교반기(배합기) 두 대 일을 시키기도 했다”는 동료 직원들의 증언을 전했다.

“2명이 함께 교반작업을 할 수 있도록 인력을 늘려 달라고 직원들이 요청했고, 그게 안 되면 배합기 앞에 안전 펜스나 재료 이동 보조장치를 설치해달라고 수차례 얘기했지만 회사가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19일 동아일보 12면
▲19일 동아일보 12면

해당 노동자의 사망 사고 뒤 국내 대표 식품기업인 SPC와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서울신문, 한겨레, 경향신문이 “피 묻은 빵을 사 먹지 말자”는 구호와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도했다. 17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샤니, 삼립식품, 쉐이크쉑, 파스쿠찌 등 SPC 계열 브랜드 목록이 ‘불매’ 열쇳말과 함께 퍼졌다.

한겨레는 “노동자가 야간 근무 중 숨졌다는 사실뿐 아니라 이후 회사의 비인간적인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며 “회사는 고용노동부가 사고발생 기계와 동일한 기계에만 작업중지 명령을 했다는 이유로 사고 직후에도 공장을 정상가동했다. 이튿날 노동부가 사고를 목격한 노동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이유로 추가 작업중지를 권고한 뒤 사쪽은 해당 층 작업을 중지했다”고 했다.

▲19일 서울신문 8면
▲19일 서울신문 8면
▲19일 한겨레 3면
▲19일 한겨레 3면

한겨레는 “SPC 불매 운동은 지난 5월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장의 단식 투쟁에 연대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당시 임 지회장은 노조 탈퇴 회유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했다”며 “민주노총 노조를 탄압하는 부당노동행위도 SPC 계열사 전반에서 확인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윤보다 생명’ 다시 불붙은 SPC 불매운동의 외침’이란 제목의 사설도 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감독행정이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즉각 특별감독을 실시하라”고 했다. 19일 세계일보와 조선일보를 제외한 7개 아침신문이 이 같은 SPL 공장 노동자 사망 관련 소식을 전했다.

여권 전술핵·핵공유 주장에 선긋기…8개 신문 주요하게 다뤄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 “전술핵에 대한 이야기가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서 시작됐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시작됐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19일 경향신문 1면
▲19일 경향신문 1면
▲19일 세계일보 1면
▲19일 세계일보 1면

골드버그 대사는 “핵무기 위협 증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긴장을 늦추기 위해 핵무기 제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핵을 가진 북한이 정상인 것처럼 여겨지는 가상적인 상황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확장억제는 미국이 가진 핵 전력을 포함한 모든 부문을 동원해 보호한다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우리 의지는 누구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북한이 최근 전술핵 운용부대 실전훈련을 하면서 여권에선 전술핵 재배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 공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술핵은 대도시 전체를 초토화하는 전략핵보다 위력이 작은 무기로 보통 20㏏ 이하의 핵무기를 일컫는다.

▲19일 중앙일보 5면
▲19일 중앙일보 5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기존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언급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지난 11일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겠다”며 일부 태도를 바꿨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를 반박한 셈이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세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가 이 발언을 1면에 보도했다. 한겨레는 “최근 국민의힘 당권 주자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뒤 독자 핵무장 주장 등에 대한 미국 쪽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셈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같은 주장이 나오는 것 자체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불신으로 볼 수 있는 탓”이라고 풀이했다.

▲19일 한겨레 1면
▲19일 한겨레 1면

한국일보는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보고 맞대응에 나서기보다 '외교를 통한 비핵화'라는 미국의 기존 입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재차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최근 북한 도발에 맞서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 주장 등이 국내에서 나오고 있지만 미 고위 관계자가 핵 비확산 원칙을 내세우며 선을 그은 것”이라고 했다.

▲19일 한국일보 1면
▲19일 한국일보 1면

다른 주요 신문들도 이를 4~6면에 다루고 골드버그 대사의 발언 중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주요 소식으로 다뤘다. 서울신문은 “‘외교를 통한 비핵화’를 고수하며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고 중앙일보도 도입부에 “사실상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론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19일 조선일보 5면
▲19일 조선일보 5면

조선일보는 골드버그 대사 토론회를 다룬 기사에서 ‘미 국무 “한·일 가까워지는 것, 김정은이 안 달가워해”’라고 제목을 달고 기사 주요 내용으로 다뤘다. 전술핵 재배치에 선 그은 발언은 마지막 문장에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양상훈 칼럼 등을 통해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취지의 칼럼을 보도힌 바 있다. 양상훈 주필은 13일 “북의 핵을 막는 방법도 하나밖에 없다. 미국이 한국에 핵을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은 대북 최적합 전술핵인 B61-12를 탑재할 F-35A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없는 것은 미국의 결심뿐“이라고 했다.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 고통이 경협사업자들의 잘못때문인가?

남북경협사업자들, 청산절차 밟을 것..대출금 전액탕감 등 채무면제 촉구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10.18 17:08
  •  
  •  댓글 0
 

"남북간 첨예한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손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진 지금의 운명이 과연 우리 남북경협 사업자들의 잘못이고 숙명입니까? 정권이 바뀌었다고 우리 남북경협 사업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닙니까? 정권이 바뀔때마다 남북경협 사업자들의 피맺힌 절규를 호소해보지만 항상 그때뿐이고 우리들의 고통과 아픔은 잊혀져만 갔습니다."

(사)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는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투자금 회수 및 채무면제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는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투자금 회수 및 채무면제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온정각 동관에서 '광개토'라는 식당을 운영하던 임희석 대표.

18일 오전 통일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정문앞에서 진행된 '대북투자금 회수 및 채무면제 촉구 기자회견' 중 대정부호소문을 낭독하는 목소리에 물기가 묻어있다.

지난 정부에서 집행했던 대출금에 대한 원금과 이자 등 채무를 전액 탕감해 줄 것, 투자금 손실 보전을 받을 수 있는 남북경협보험 시행전 대북투자금 전액 보상할 것, 그리고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지금까지 15년간 힘겹게 버티고 있는 남북경협사업들을 위한 남북경협피해보상법 제정이 이들의 간절한 요구사항이다.

대출금 탕감 규모는 4차례에 걸쳐 이뤄진 대출원금과 이자 등 채무를 합해 대략 5천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대북 투자금 손실은 도산기업들이 많아 산정이 불가능한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사)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회장 김기창) 김기창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30여년간 이어져 온 남북경제협력의 피해를 이번 기회에 법과 원칙에 따라 상식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향후 반드시 민족의 공동과제로 재개해야 할 경협을 어느 누가 정부를 믿고 투자하겠는가?"라며 정부의 조속한 지원대책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남북경협인들은 국가의 정책과 지도자들의 결단을 믿고 민족의 번영과 전쟁없는 평화를 바라는 소망으로 험난한 전인미답의 길을 선택한 선량한 국민"이라며 "정부가 묻을 닫았다면, 피해보상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는 금강산관광 중단 14년, 평양 중심의 내륙지역 경협 중단 12년, 개성공단 가동중단 6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누계 1,400여곳에 달하던 경협 참여기업수는 하나둘씩 사라져 현재 300~400여개 정도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 회장은 "그나마 이들 기업들도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대표자들이 고령화되어 경협기업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100개 기업을 모으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김기창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 회장이 통일부장관에게 기업인들의 입장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기창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 회장이 통일부장관에게 기업인들의 입장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경협기업들은 이날 "(남북 당국간) 대화조차 단절되어 있는 현재의 상황에 아무런 기대도 걸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재개에 대한 기대를 접고 이제 청산이 과제가 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지만 대부분 사업재개를 기다리다 많은 채무를 떠안고 있어 사업 청산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정부의 관심과 대책마련이 시급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 운영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최요식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회장은 "그 전엔 기업들이 사업재개에 대해 논의했으나 지금은 청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기업들의 대응기조를 설명했다.

또 올 12월까지는 정부와 국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때까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강경한 태도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 취임 5개월이 넘도록 경협기업인들의 거듭된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권영세 통일부장관과의 면담을 촉구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시민사회가 만든 ‘노란봉투법’, 대법원 판례·국제 기준 다 담았다

운동본부가 발표한 개정안, 의원 발의로 추진…국회도 응답할까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노조법 2조와 3조(노란봉투법) 개정과 관련 법안을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0.18 ⓒ민중의소리
 
시민사회단체가 18일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사측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한하기 위해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만들어 발표했다. 지금까지 국회에 발의된 노란봉투법, 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과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는 노조법상 근로자의 정의를 대폭 확대한 점과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원인을 제공한 사용자의 책임도 묻는다는 점이다.

전국 1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동본부 차원에서 성안한 노조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운동본부는 이 개정안이 대법원 판례와 국제 사회 기준을 반영했다고 설명하며 "어느 누구도 반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복잡해진 노사 관계 반영 못한 노조법2조,
'진짜 사장' 책임지도록 근로자·사용자 정의 개정
"노조 조직하거나 가입한 자는 근로자로 추정"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가 발표한 노조법 개정안 중.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운동본부는 노조법 2조(정의)에서 규정하는 '근로자', '사용자', '노동 쟁의'의 정의를 현재 노사관계에 맞게 정리했다.

그동안 노조법상 근로자와 사용자는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를 맺는 경우에만 인정되는 등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간접고용, 특수고용노동자 등은 오랜 법적 분쟁을 거쳐 노조법상 근로자임을 인정받아야 했고, 그 사이 사측은 노조 활동을 불법행위로 내몰면서 막대한 금액의 손배소를 청구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사내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에 470억원의 소송을 제기한 이유 중 하나도 '원청은 하청지회에 대한 단체교섭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최근 판례는 새로운 노동 형태가 늘어난 현실을 반영해 노조법상 근로자와 사용자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인 학습지 교사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2018)와 방송 연기자도 근로자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2018)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노동자의 '진짜 사장'은 원청인 현대중공업이라는 대법원 판례(2010)도 나왔으며, 이 판례를 바탕으로 원청인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의 사용자로서 교섭 의무가 있다는 중앙노동위원회 판단도 나왔다.

이렇게 변화된 판례를 법에 담아내자는 게 운동본부 생각이다. 운동본부 정책법률팀 권두섭 변호사는 "새로운 입법이라기보다 지금의 대법원 판례와 자영업자도 단체교섭할 권리를 보장하는 ILO핵심협약을 비준한, 변화된 상황에 맞게 반영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동본부는 우선 노조법상 근로자 정의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해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는 현 조항에 "이 경우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노동조합에 가입한 자는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조문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일부 노조법 개정안도 노조법상 근로자의 개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추상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법이 개정되더라도 지금처럼 법원의 해석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운동본부는 일단 노조를 조직하거나 가입한 이들을 일단 노조법상 근로자로 '추정'해,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하자고 주장했다. 만일 사용자가 이에 반발한다면, 왜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닌지를 입증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반론권도 보장된다.

노조법 2조 상 사용자의 정의도 확대했다. 현재 노조법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라고만 규정돼 있는데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대해 노동관계의 상대방으로서 지위에 있는 사업주"라는 정의를 추가했다.

또한 ▲근로자의 노동조건, 수행업무 또는 노동조합 활동 등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 또는 지배력을 행사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자 ▲명칭에 관계없이 원사업주가 자신의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사업주에게 맡기고 자신의 사업장에서 해당 업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경우의 원사업자에 해당하는 경우도 각각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했다. 이렇게 개정하면 사내 하도급의 원청 사업주 역시 사용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된다.

정리해고에 반발한 파업도 불법이 될 정도로 협소한 '노동 쟁의' 조항에 대한 규정도 수정했다. 노조법상 노동쟁의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임금·근로 시간·복지·해고·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한 분쟁상태"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운동본부안은 "노동자의 조건과 근로자의 지위,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관계에 관한 사항, 그 밖에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분명히 했다.

유명무실했던 노조법 3조는
'손배 폭탄 방지'하는 방향으로 개정 추진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가 발표한 노조법 개정안 중.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손해배상 면책 조항인 노조법 3조(손해배상 청구의 제한)는 '노조 탄압용 손배소'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대폭 개정했다.

현재 노조법 3조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해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 말을 거꾸로 하면, 노조법에 의하지 않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는 노조법상 면책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노조법상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만큼 해당 조문을 수정해 손배소 제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운동본부의 입장이다.

운동본부는 '노조법에 의한' 면책 조항이 아닌, '헌법에 의한' 면책 조항으로 개정하자고 제시했다. 즉, "'헌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 그 밖에 (노조법) 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은 경우"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바꾸자는 것이다.

노조의 쟁의행위 원인이 되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항을 신설한 점도 눈에 띈다. '노조의 쟁의행위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발생한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배소를 청구할 수 없도록 한다'는 조항이다. 운동본부는 "최근 쟁의행위는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대체인력 투입, 합의 파기 등의 불법한 행위에 기인하거나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그 책임을 사용자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조항 역시 최근 법원 판결을 반영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가 파업하자 대체 인력을 투입했고, 이에 저항한 택배노동자를 상대로 16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직접 배송을 방해하는 것은 자신들의 생계 수단을 빼앗기는 데 대한 항의의 일환이고 그 자체로 자신들이 배송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사측에 패소 판결했다.

'사측의 소권 남용 제한'을 법 조항으로 분명히 한 점도 주목된다. 운동본부 개정안은 "사용자는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근로자를 괴롭히기 위한 소를 제기하거나 가압류를 신청하는 등으로 소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새롭게 만들었는데, 법원이 이 조항을 근거로 사측의 악의적인 손배소 및 가압류 신청을 각하할 수 있도록 했다.

권두섭 변호사는 "법원 관계자들과 토론하다 보면, (사측이) 노조를 탈퇴할 시 손배소를 취하하는 경우 등 명백하게 소권을 남용한 것 같다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방지할) 명확한 규정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법원이 각하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없어서)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노조가 아닌 노동자 개인에 대한 손배소 청구 제한 ▲노조 존립을 위한 손배액 제한 ▲신원보증인에 대한 청구 제한 ▲손배액 감면 청구 등은 기존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과 대동소이한 내용이 담겼다.

운동본부는 이번에 만든 개정안을 의원 발의 형태로 추진할 예정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장이자 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인 이용우 위원장은 "이 법안에 담긴 핵심적인 내용으로 (노조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의원 발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조만간 대표발의할 국회의원들과 상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석운 운동본부 공동대표는 "국회 내 여야 정당의 대표들과 면담 요청을 했다"며 "이를 통해 적극 소통하고 조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법 2조와 3조(노란봉투법) 개정과 관련 법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2.10.18 ⓒ민중의소리

관련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주호의 실패작... 교육감들 따라하지 마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0/18 09:17
  • 수정일
    2022/10/18 09: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넥스트브릿지] 교육계의 4대강 사업 니트(NEAT)의 교훈 잊었나

22.10.18 05:12최종 업데이트 22.10.18 05:12
 
정책네트워크 넥스트 브릿지(Next Bridge)는 지식경제, 기후, 디지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등 전환의 시대를 직면하여 비전과 정책과제를 연구하는 포스트 386 세대(9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에서 90년대생 청년) 중심의 연구자·정책 전문가의 네트워크다. 넥스트 브릿지는 주권자인 국민들이 사회 지향과 정책과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이 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책담론을 위한 대중적인 소통을 희망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의 정책과제를 가지고 매주 정책 칼럼을 연재한다.[편집자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9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후보자 지명 소회를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때 명성을 '날렸던' 이주호 장관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교육부 장관 및 교육부총리로 지명을 받았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신자유주의자'에서 '정책 혁신가'(innovator)까지, 평가의 스펙트럼은 넓다. 모든 인물에게 공과가 있겠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그의 실패가 있다. 바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ational English Ability Test : NEAT)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 시절 야심차게 추진했던 모든 교육 정책의 중심에는 항상 이주호 장관이 있었다. NEAT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은 독해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수능 영어에서도 독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우리나라 영어의 고질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영어 평가 영역을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것이 NEAT였다.

 

컴퓨터 기반형 평가이니 시설과 환경에 대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이 사업에 국가 예산이 600억 원가량 투입되었으나 그 성과는 미미했다. 2013년 당시 응시자 목표를 2만 명으로 잡았는데 응시자가 한 해 5천 명도 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었다. 결국 박근혜 정부에서 사업 폐기를 결정했다.

감사원에서 근무했던 채정관(2015)은 그의 논문에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정책이 왜 실패했는가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는 NEAT 정책이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읽기 중심의 학교 영어교육에 변화가 나타나야 하는데, 그러한 선행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 대입 반영의 시점을 너무 빨리 잡은 점, 정책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 대입 제도와 유기적 결합이 되지 않아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이 나타난 점, 사교육 불안 요인이 확대된 점 등을 실패 요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정책 추진 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들이 끊임없이 지적되었으나 이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점도 실패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공교육에서 보장하는 제한된 영어교육 시수로 말하기·듣기·읽기·쓰기까지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습에 필요한 절대 시간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영어 시수만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영어 교육과정과 수업이 말하기·듣기·읽기·쓰기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지만 여러 제약 요인이 존재한다.

특히 평가에서 요구하는 수준과 현실의 간극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빈틈을 사교육이 재빠르게 채울 가능성이 크다. NEAT 출발엔 평가 방식을 건드려 교육과정과 수업을 바꾸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NEAT 평가를 통해 교육과정과 수업을 과감하고 빠르게 바꾸려고 했던 숨은 이상에 비해 현실의 간극과 괴리는 컸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NEAT 정책이 낳을 여러 문제점이라든지 대안 등이 추진 과정에서 계속 제시되었는데 귀를 닫았다는 점이다. 선한 의도를 갖지 않은 정책은 없지만, 그 의도대로 열매를 맺은 정책도 많지 않다. 정부 부처와 교육청은 수많은 정책과 사업을 개발하고 시행하지만 성공만을 부각할 뿐 그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NEAT 정책의 실패와 과오를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린 것이 아닐까? NEAT 정책을 추진할 때 연구비·프로그램· 시스템 구축· 홍보· 연수· 문항 개발 등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갔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교사들은 적지 않은 연수를 받았다. 하지만 전면 백지화되면서 매몰 비용만 커졌다. 가히 교육계의 4대강 사업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는데 과연 누가 그 책임을 졌을까? 이주호 장관은 이런 상황에 대해 일말의 책임 의식이 있을까?

경기도교육감의 IB 교육과정은 다를까

이러한 모습은 그가 추진했던 자사고 정책에도 나타났다. 그는 고교 평준화를 기점으로 관치주의가 더욱 강화되었다고 진단했다. 자율과 경쟁의 가치를 구현한 자사고가 공교육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자사고는 기존 명문학교의 가치와 철학을 그대로 이었을 뿐 교육과정에 과감한 실험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고교 생태계에 어려움을 가중했다.

자사고가 일반고에 얼마나 많은 자극을 주었을까? 오히려 일반고의 슬럼화 현상을 심화했을 뿐이다. 조건이 서로 다른 상태에서 실행되는 학교 간 경쟁이 공교육의 전체 변화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일부 자사고에서 교육 과정과 프로그램에 의미있는 변화를 주었다고 해도 비교적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선발 효과를 가진 학교라는 점에서 그 실천의 노력과 의미를 일반고가 받아들이고 그것을 확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교육감인수위원회에서 만든 백서를 보면 몇 가지 강조하는 키워드가 보인다. 첫째는 전임 교육감 흔적 지우기, 둘째는 미래교육과 AI, 에듀테크,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 바칼로레아, 1968년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에서 개발하여 운영하는 국제 표준 교육과정으로, 교과서 중심이 아닌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문제해결을 하는 프로젝트 형식의 교육과정이다), 셋째는 기초·기본학력이다.

새로 당선된 교육감일수록 전임 교육감 흔적 지우기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예컨대, 임태희 경기교육감에게 혁신학교, 마을교육공동체, 민주시민교육 등은 금기시된다. 그러면서 정책 취지상으로는 전임 진보 교육감들의 정책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 IB 프로그램만 강조한다. 모순적이고 자기편의적이다.

정원미(2020)의 연구를 보면 IB 교육과정과 혁신학교의 지향점과 실천 양상의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교육과정의 자유도와 평가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기제 등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가 IB를 참고할 수 있지만 그것의 전면화와 일반화는 한국 상황에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IB는 논·서술형 체제로 이루어지는데 상대평가를 바탕으로 변별력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우리 풍토와 상황에서는 그 접목이 쉽지 않다.

당장 논·서술형 평가나 수행평가, 과정평가를 강화하려고 해도 그 결과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강하게 '클레임'을 걸기 시작한다면 일선의 교사들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무한대의 감정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학생 간 변별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5지 선다형 지필고사 비중을 높이게 만든다.

그러니 국외 대학 진출을 목적으로는 IB 활성화가 가능할지 몰라도, 수능 중심의 대입 체제에서는 그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IB 시범학교에서 의미있는 실천을 했다고 해도 그것이 일반학교로 확산되기는 매우 어렵다. IB 프로그램은 특별식이지 우리의 주식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한 연수에 참여하고, 교육의 정체성 논란을 감수하면서 IB 도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까? 일부 연구시범학교 수준에서 IB 프로그램을 참고하고 연구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에 너무 열광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모든 교육청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교육감이 속해있는 전체 지역 모든 학교의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질 제고이다. 이러한 노력이 그동안 없었을까? 그렇지 않다. 혁신교육의 핵심 목표는 질 높은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실현이다.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10년간 혁신교육의 이름으로 교육과정·수업·평가에 관한 담론과 실천이 풍성했다.

이러한 노력을 더 깊고 풍성하게 진행한다면 IB를 우리나라 교사들이 넘어서지 못할까? 교육과정·수업·평가에 관한 그동안의 담론과 실천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교사와 학교 간 편차의 문제를 해소하고 질적 고도화를 이루어야 한다. 지향점이 같다면 조건과 기제가 다른 외국의 사례를 무조건 따라하기보다 우리의 현실과 조건에서 발전시켜온 길에 답이 있지 않을까?

제2, 제3의 NEAT 실패 

교육청에 필요한 것은 특정 정책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진단과 평가이다. 이를 바탕으로 장점은 계승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확장·유지·수정·폐지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의 과정을 거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각 교육청을 보면 이러한 과정이 거의 없다. 전임 교육감이 했거나 이념 노선이 다른 교육감의 정책이라면 우선 폐기 대상으로 분류한다. 모든 것을 매몰비용으로 처리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다.

전임 교육감 흔적 지우기가 교육감의 정책 목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 위험성에 대해서 여러 단위에서 지적하고 있으나 일부 교육감에는 쇠귀에 경 읽기이다. NEAT 정책의 우려에 대해 많은 이들이 지적했으나 귀담지 않아 실패로 이어졌던 선례를 교육감들이 반복하지 않기 바란다.

모든 교육감들이 말하는 미래교육은 무엇인가?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 충분한 학습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청마다 '미래교육'을 언급한다. 각 교육감직인수위 백서에 나타난 맥락을 보면 AI라든지 에듀테크를 강조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래교육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며 무엇보다 AI 만능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AI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기술의 도구적 활용 이면에 나타난 불평등의 심화, 일자리의 상실, 정보 격차, 거짓 정보의 남용, 빅브라더에 의한 정보 통제 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7.6 xanadu@yna.co.kr ⓒ 연합뉴스

 
여기에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면적이고 총체적인 생태 전환의 삶과 관점과 태도를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변혁적 시민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는 민주시민교육으로 구현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교육부와 일부 교육청은 민주시민교육을 진보 진영의 언어로 규정하고 그 용어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AI를 우선 적용해야 할 영역은 교육청의 아날로그적이고 비효율적인 행정체계이다. 조직은 비대해지고 있는데 학교와 지역에서 체감하는 행정 서비스의 질은 예전의 관료주의 체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의 인사·조직·행정·감사 시스템은 여전히 구태의연하다. 당장 해결해야 할 교육의 난제와 과제에 눈감으면서 미래교육과 AI, IB로 퉁치는 방식은 위험하다. 현 추세로 가면 제2, 제3의 NEAT 사태가 교육청에서도 벌어질 것이다.

* 필자 소개: 김성천은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과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를 거쳐 현재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며 학습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고교학점제란 무엇인가>(공저), <소환된 미래교육>(공저), <교육자치시대의 인사제도혁신>(공저)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망사고 발생한 SPC 계열 제빵공장의 ‘2인1조’가 허울뿐인 이유

SPL 공장서 고강도 소스 배합 작업 중 사고…“각기 다른 작업하는 2명은 2인1조 아냐”

 
지난 15일 끼임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의 SPL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흰 천으로 싸여 있는 게 사고가 발생한 기계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청년 노동자가 대형 믹서기에 빨려 들어가 사망했다. SPC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고다. 옆에 1명만 있었더라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만, 2인1조는 지켜지지 않았다.

17일 경찰과 평택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6시경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SPL 제빵공장에서 여성 노동자 A(23) 씨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SPL은 생동생지와 빵, 샌드위치 등 완제품을 생산해 파리바게뜨에 납품하는 회사로, SPC그룹 계열사다.

A 씨는 빵에 들어갈 소스를 배합하는 작업 중 사고를 당했다. 소스 배합기는 일종의 대형 믹서기다. 오각형의 솥 형태인 소스 배합기는 1미터 정도로, 허리 높이다. 날카로운 날이 달린 스크루가 돌아가면서 땅콩과 버터 등 재료를 섞는다. A 씨는 소스 배합기 안으로 상반신이 끼여 고꾸라진 채 발견됐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앞치마가 소스 배합기 안으로 빨려들어 갔거나, 재료를 위에서 채워 넣다가 사고가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SPL 평택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파리바게뜨공동행동(공동행동)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노조)는 “이번 사고는 SPL 사측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며 “사고를 예방할 교육도, 사고를 예방할 조치도 없이 위험한 공정에 홀로 피해자를 작업하게 한 것이 사고를 유발했다”고 짚었다.
 
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SPL평택공장 앞에서 파리바게뜨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등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여성 노동자가 끼임사고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2.10.17. ⓒ뉴시스

2인1조 미준수가 사고 핵심 원인

2인1조가 지켜지지 않은 게 사고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회사는 2인1조로 작업이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스 배합 작업에는 최소 2명이 필요하다. 1명은 소스 배합기에 재료를 넣어야 하고, 다른 1명은 재료를 옮겨 오거나 배합된 소스를 담을 통을 가져와야 한다. 1명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는 구조다. 2명이 계속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 1명이 계속 자리를 비워야 해 2인1조라고 보기 어렵다고 노조는 설명한다.

화섬식품노조 SPL지회 강규형 지회장은 “보도에는 1명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나오는데, 이건 2인1조가 아니라 각각 다른 작업을 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1명이 재료를 가지러 가면 일이 생겨도 대응을 못 한다”며 “회사가 2인1조라고 주장하는 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소스 배합기 옆에는 비상 정지 장치가 달려 있었다. 2인1조가 지켜졌다면, 다른 1명이 비상 정지 버튼을 눌러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소스 배합은 회사도 인정한 고강도 작업이다. 회사가 해당 작업에 추가 수당을 부여할 정도다. 배합된 소스를 통에 담아 12단으로 쌓고, 다음 공정으로 넘긴다. 한 통의 무게는 15kg다. 육체노동은 12시간 동안 이어진다. 야간조이던 A 씨는 저녁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일했다.

강규형 지회장은 “밤새 깡통을 옮겨야 한다”며 “남자에게도 힘든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벽이 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위험한 작업을 시키면서도 2인1조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는 이번 사고 이튿날 소스 배합기 가동을 재개했다. 동료를 잃은 노동자들은 사망 사건 현장 바로 옆에서 같은 작업을 해야 했다.

고용노동부는 당초 사고 발생 작업과 동종·유사 재해가 우려되는 혼합 작업에 대해 작업 중지를 내렸다. 대상 기계는 7대였다. 이때 대상에서 안전장치가 설치된 기계 2대는 제외됐다. 회사는 이를 이유로 해당 기계 2대를 바로 가동했다. 현재는 노동부가 나머지 2대에 대해서도 작업 중치를 내린 상태다.

노동부가 작업 중지 판단 기준으로 삼은 안전장치는 이른바 ‘인터록’으로 불리는 자동방호장치다. 혼합기가 돌아가면 뚜껑이 안 열리고, 뚜껑이 열리면 혼합기를 정지하는 장치다. 다만, A 씨가 맡은 소스 배합은 수시로 재료를 채워야지, 한 번에 재료를 쏟아 넣고 섞을 수 없는 작업이라 인터록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재발 방지 대책은 2인1조라는 것이다.
 
SPC 본사 ⓒ출처 : SPC 홈페이지


반복된 징후, 비상식적 대응

최근에도 회사의 안전불감증을 드러내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일 같은 공장에서 라인 작업을 하던 한 비정규직 노동자 손이 벨트에 빨려 들어갔다. 다행히 뼈에 이상이 가지는 않았으나, 사고 당시 손이 퉁퉁 붓고 출혈도 있었다.

회사 대응은 허술하다 못해 상식을 벗어났다. 회사 관리자는 다친 노동자를 포함해 해당 라인 노동자들을 불러 모아 윽박질렀다. ‘누가 벨트에 손 넣으라고 지시했느냐’고 소리치며 추궁했다고 한다. 다친 노동자는 30분 동안 손을 붙들고 자리를 지켜야 했다. 한바탕 호통 듣고 간 곳은 병원이 아니라, 공장 내 보건실이었다. 다친 노동자가 기간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회사는 책임이 없다며 방치했다. 치료는 얼음찜질이 다였다. 보건실에서 한참 시간이 지나도 병원에 가라는 말이 없자 다친 노동자가 직접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이때도 사측은 굳이 병원에 가야 하냐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공동행동과 노조는 “손 끼임 사고 이후 회사에서는 전체 공정에 대한 어떤 추가의 안전교육, 사고예방조치도 없었다”며 “결국 일주일 후 같은 공장 다른 공정에서 한 노동자가 산재 사망사고를 당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평상시에도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는 실제 교육을 진행하지 않고도 노동자들에게 교육을 받았다는 서명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현재 노동부는 이번 사망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지난 1월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상시 노동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망 등 산재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번 사망 사고는 반복된 경고 속에 회사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중대재해법 적용 소지가 크다고 노조는 강조한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로 ‘재해 발생 시 재발 방지 대책 수립과 이행에 관한 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산재 방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규정 위반 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이번 사망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구조적 문제는 없었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중대재해법 완화를 시도하며 노동 현장 안전을 후퇴시키려는 게 바로 윤석열 정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노동부에 전달한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 방안에는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가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관해 최종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면 경영책임자로 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업 의사결정권을 쥔 사업주 대신 CSO를 처벌한다는 것이다.

공동행동과 노조는 “어렵게 만들어진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악을 통해 무력화하려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며 중대재해법 완화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또한, SPL 측에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노동부에는 중대재해법에 따른 경영책임자 엄정 수사·처벌을 요구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중대재해가 발생 뒤에도 사후감독, 특별감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현장 노동자들은 또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정부는 중대재해가 다발하거나 다수가 사망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하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한무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민 스포츠' 대통령 비판하기?…바꿔야 할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제

[장석준 칼럼] 한국형 대통령제 이렇게 바꾸자

 

몇 차례에 걸쳐 이 지면에서 대한민국 제6공화국 대통령제가 봉착한 한계와 궁지를 살피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의 지난 역사뿐만 아니라 핀란드 사례를 검토했다. 그 와중에도 윤석열 정부의 난맥상을 통해 한국형 대통령제의 위기는 실시간으로 진행됐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그들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다시 들고 나온다. 그러나 이 개헌안은 한국식 대통령제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 채 약간의 수선을 가하는 데 불과하다.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근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최적인 새로운 정부 형태의 구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이번 칼럼에서는 4회에 걸친 논의의 결론 격으로, 제6공화국 대통령제의 극복 방향을 정리하고 싶다. 일단 현실의 여러 난점은 무시한 채로 현재 우리 상황에 가장 부합한다 생각되는 새 정부 형태를 제시하겠다. 그렇다고 무슨 '이상'적 공화국 상은 아니다. 다만 불평등 위기, 미-중 패권 다툼, 감염병 위기, 기후 위기가 중첩된 복합 거대 위기가 지배할, 최소한 수십 년은 지속될 세월 동안 한국 사회가 시대의 혼란에 적절히 대응할 구체적인 정치적 태세를 제안하는 것뿐이다. 

※ 관련 칼럼 바로가기 

① '대통령'이란 무엇인가…총통·독재관? 거대한 무위도식자? 

② 대통령을 대통령제에서 해방시키자 

③ 강대국 사이에 낀 국가의 대통령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선거제도 개혁을 전제로 의회제 정부로 나아가자 

일단 첫 번째 방향은 선거제도의 비례성 강화를 전제로 의회제 정부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내각책임제'라 배워온 사례들처럼,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하고 그 총리가 정부 수반을 맡아야 한다. 총리가 국회에서 선출된다면, 결국 의석 과반수를 점한 다수당 후보가 총리가 되든가 아니면 과반수 지지를 얻도록 복수의 정당들이 합의하여 미는 후보가 총리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제2공화국 시기에만 경험한 방식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절대적인 전제가 있다. 선거제도의 비례성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떠해야 하는지는 이 글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겠다.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1인2표)를 정착시키는 쪽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고, 아예 스웨덴 등이 실시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1인1표)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승자독식을 보장하는 현행 소선거구제 중심 선거제도는 지양해야 한다.

이것이 '절대적 전제'인 이유는 애초에 의회제 정부 요소 강화의 취지가 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선거제도의 비례성을 강화하면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더 다원적인 원내 정당 구도가 들어설 것이다. 그럼 극우파 정당들이 국회에 진출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껏 주로 승자독식 선거제도 탓에 제도정치 진출이 억압됐던 녹색 정당이나 소수자 대변 세력이 원내 정당이 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다당 구도를 전제로 경쟁과 제휴를 병행하는 정치에 적응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총리를 선출하려면, 원내 정당들 간 합종연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구성된 내각은 현재 한국의 대통령제 아래에서 국무회의가 보이는 모습에 비해 훨씬 더 정책적 선명성을 강조하고 분명한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 체제에서 양대 정당은 대선이나 총선에서 내건 정책을 선거만 끝나면 곧바로 폐기하고 정책 주도권을 고위 관료들에게 넘겨 버린다. 정책을 통한 대표성 확보와 정치적 책임성의 실현은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오직 대통령과 국회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 양대 정당의 끝없는 권력 게임만이 중요한 탓이다. 

그러나 원내 다당 구도에 바탕을 둔 의회제 성격의 성부는 그럴 수 없다. 많은 경우 연립정부 형태를 띠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총리 신임 투표에서 충분한 표를 얻으려면 특정 야당들과 최소한 정책 합의 정도는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각 정당이 표방하는 정책을 매개로 의회와 정부를 넘나드는 정치 활동이 펼쳐지며, 이게 충분히 활성화된다면 적어도 현재 한국 상황에 비해서는 의회가 관료 기구보다 위에 서서 이를 끌고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증명하는 여러 사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각국의 기후 위기 대응에서 나타나는 현저한 차이를 주목할 만하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기후 위기 대응에서 앞서가는 이유는 다른 사회적 요소들 외에도 원내의 범녹색 정치 세력이 끊임없이 정책적 영향력을 펼치기 때문이다. 비례성이 강한 선거제도를 통해 원내에 진출한 이들 세력은 비록 원내 지분은 크지 않더라도 경쟁과 연합을 병행하는 정치 행위를 통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적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이 계속 추진되게 만든다. 

반면에 미국식 대통령제나 영국 같은 양당 구도 아래에서의 의회제 정부는 대체로 기후 위기 대응에서 뒤처지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 같은 정책은 원내 양대 정당이나 대선에서 격돌하는 양대 진영의 관심사 목록에서 맨 뒤에 놓이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지금 한국도 바로 이런 상태다. 

 

 
 

하지만 이전 칼럼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직의 역사와 핀란드 경험을 짚어보며 주장했듯이, 한국의 대통령에게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있다. 의회제 정부 요소를 강화하더라도, 대안으로는 순수 내각책임제보다는 이원집정부제가 적절하다. 특히 핀란드처럼 대통령에게 헌법상 분명한 임무를 부여해야 한다. 그것은 험난한 국제 정세를 헤쳐 나가야 하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는 일이다. 

즉, 핀란드처럼, 내치는 국회가 선출하는 총리가 맡되, 국제 관계와 관련된 임무는 대통령이 맡는 체계가 바람직하다. 외교, 국방을 제외한 모든 분야는 원내 정당(들)이 구성하고 총리가 지휘하는 내각이 전담한다. 반면에 외교, 국방 영역에서는 대통령이 내각과 협의하면서 최종 책임을 진다.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운명상 이 임무만으로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하루하루를 분주히 보내야 할 것이며, 긴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 이런 분업이 헌법 문구처럼 깔끔하게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핀란드에서도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고, 지금도 대통령과 총리 사이에 긴장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점 없는 최종 해법 같은 게 아니다. 설령 새로운 결점을 동반하더라도 현행 대통령제에 비해서는 21세기 한국 현실과 더 잘 어울릴 구체적 해법이 필요하며, 나는 그것이 핀란드와 유사한 이원집정부제라 생각한다. 

이 경우 대통령 선출 방식은 당연히 직접 선거여야 한다. 또한 제6공화국 대통령 선출 방식과는 달리 결선투표제를 수반해야 한다.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만 대통령에 당선되게 하는 것이다. 혼돈의 지구 정치 속에서 국가의 생존을 책임지는 막중한 직책이니 이런 선출 방식이 합당하다. 

대통령의 주된 임무가 대외 관계이니만큼 대선은 이에 초점을 맞춘 대중적 논쟁의 장이 될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가 생존과 직결되는 나라이므로 몇 년에 한 번씩 시민들이 이런 기회를 갖는 게 바람직하다. 더구나 결선투표제가 있다면, 대외 관계를 중심으로 정당 간 연합이 형성되고 시민사회 내에서 다수파 연합이 가려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말하자면 총선과 대선이 각각 중심 주제를 달리 하는 정치적 연합 형성의 계기가 될 것이다. 총선과 이후 내각 구성 과정에서는 국내 문제를 중심으로 대립 전선과 논쟁 지점이 만들어지고, 이에 따라 시민사회와 제도정치를 가로지르는 연합들이 형성된다. 한편 결선투표를 동반한 대선에서는 대외 관계를 중심으로 역시 대립선과 쟁점이 만들어지고, 또 이에 바탕을 둔 정당 간 연합들, 더 나아가 대중적 연합들이 형성된다. 

물론 국내 문제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연합들과 대외 관계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연합들이 전혀 별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일치하지도 않을 것이다. 국내 정치에서는 일정 수준의 개혁에 공감하는 세력들이 외교, 국방에서는 대외 동맹의 중심축을 다르게 상정할 수도 있다. 내가 제안하는 정치 체제에서는 국내 문제와 대외 문제 사이의 이런 상대적 독자성이 일정하게 보장된다. 둘을 뒤섞지 않고 각 영역의 특성에 맞게 다층적인 정치적 대립-연합이 전개된다.

이를 현재 한국 정치 상황과 비교해보자. 제6공화국의 대선에서는 국내 쟁점과 대외 문제가 뒤섞인 채 유권자의 선택이 이뤄진다. 올해 대선 같은 경우에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가 주된 쟁점이었는데, 문재인 정부에 실망과 염증을 느끼며 반대편 거대 정당에 던진 표는 고스란히 이 정당의 외교, 국방 정책 기조에 대한 찬성으로도 계산됐다.

그렇다고 이 정책들에 관한 토론이 진지하고 활발하게 벌어진 것도 아니었다. 단지 국내 정치 문제에서 한 편이면 대외 정책 지향에서도 같은 편이라는 전제만이 작동했을 뿐이다. 지도상의 위치만으로도 위태로운 이 공화국의 운명을 맡기기에는 너무나 위험하고 무책임한 정치 규칙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제안한 새로운 정치 체제는 기본적으로 이런 위험을 차단한다. 순전히 대외 관계를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정치적 장이 보장되며, 정확하게 이에 대한 능력과 책임성을 중심으로 선택된 인물이 최고 책임자 역할을 맡게 된다. 이것은 오늘날 대한민국에게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아니라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 우크라이나 군인과 소방관들이 지난 5월 1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파괴된 건물을 수색하고 있다. ⓒ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아니라 가장 '현실'적인 해법 

현실적 해법이라고는 해도, 여기에 제시한 내용이 당장에 실현되기는 불가능함을 모르지 않는다. 제6공화국 질서가 말기적 상태에 이르렀지만, 대통령제가 오랜 세월 동안 정치 문화와 시민들의 의식 속에 참으로 깊게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설령 개헌의 공감대가 커져 새 헌법안이 논의된다 하더라도 대통령제가 얼마나 크게 바뀔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지금부터라도 이런 개혁 방향에 공감하는 이들이 이 내용을 적극 선전하고 설득해가야 한다. 위 내용 중 일부(가령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완화, 총리의 국회 선출, 대외 관계에 집중된 대통령 업무에 관한 전반적 합의)라도 조금씩 실현될 기회가 있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인간 세상을 덮치는 혼돈이 점점 가속도를 붙이며 엄습하는데, 이에 대응할 대한민국의 정치 구조는 시대와 너무도 멀찍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벌써부터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환멸 때문에 '탄핵'이니 '제2의 촛불'이니 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심지어는 광장에 모이기 시작하는 이들까지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그런 '촛불'은 더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대통령을 한 번 더 비상한 방식으로 갈아 치우는 경험은 기껏해야 대한민국의 병을 더욱 깊게 만들 뿐이다. 바꿔야 할 것은 대통령이 아니다. 대통령제다.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파리바게뜨 참사' 진정성 있는 대응은 중대재해법 무력화 시도 중단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10.18 07:49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카카오 비판과 함께 플랫폼기업 규제 법안 필요성도
SPC 사고 후 “중대재해처벌법을 완화하려는 정부 시도부터 중단해야”
BTS 병역문제 논란 종결…순차 입대 결정

‘카카오 오류’가 사흘간 이어지면서 카카오의 독과점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당국이 조사에 나서고,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도 17일 카카오 서비스 장애를 계기로 부상한 카카오의 독점과점 문제에 국가가 제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SPC 계열사 제빵공장인 SPL에서 20대 여성 노동자 끼임 사망사고로 인해 SPC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이 안전 문제를 제기했으나 회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2인1조 규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한겨레는 SPC 노동자의 끼임 사망 사고를 1면에 다뤘다. 윤석열 대통령이 구조적 문제를 살피라고 언급했지만, 이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모순된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BTS 맏형 진을 시작으로 BTS 멤버들이 전원 순차 입대를 결정했다. BTS가 K팝을 세계적으로 알린 업적이 있고, 병역법에 예술과 체육 분야 특기자로 문체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이나 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어 BTS 멤버들을 예술요원으로 편입할지 논의가 지속됐으나 사실상 논란이 종결된 것이다. 경향신문, 서울신문, 조선일보가 이를 1면으로 다뤘다.

다음은 18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카카오 독과점 문제’ 수면 위로”
국민일보 “‘독점’이 피해 키웠다 카카오 전방위 조사”
동아일보 “카카오-네이버 ‘독과점-안보리스크’ 손본다”
서울신문 “가덕도 신공항, 바다에 띄워 짓는다”
세계일보 “4대폭력 예방교육, 의원님은 안듣는다”
조선일보 “상생 약속하고선 계열사 겨우 10개 줄였다”
중앙일보 “카카오 독과점 대수술”
한겨레 “자율 뒤 숨은 플랫폼 ‘사회적 책임’ 묻는다”
한국일보 “카카오, 재난 대비 ‘백업’ 손 놓고 있었다”

▲18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18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카카오 비판과 함께 플랫폼기업 규제 법안 필요성도 대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마비된 지 사흘째인 17일에도 서비스는 완벽하게 복구되지 않아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아침 신문에서는 카카오가 국내 96%가 사용하는 사실상의 공공재이며, 카카오가 독점력 지배력을 확보한 것에 비해 위험 대비 투자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4일 종합국정감사 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 최태원 SK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18일 세계일보 1면.
▲18일 세계일보 1면.
▲18일 국민일보 1면. 
▲18일 국민일보 1면. 

신문들은 카카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주요면에 실었다. 국민일보 1면 기사 제목은 “‘독점’이 피해 키웠다”였고 이어지는 3면에서는 “데이터센터 화재가 1차 원인이지만, 서비스를 빠르게 정상화하지 못한 건 카카오의 부실한 대응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SK C&C는 15일 “일부 서비스가 백업 미비 등으로 장애가 지속하는 건 해당 서비스 제공사에서 설명할 부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카카오에 백업 등의 문제가 과거에 지적된 적이 있다는 점도 카카오에 대한 비판을 키웠다.

동아일보 사설은 “사태를 예방할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ICT 기업 데이터센터에 대한 정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2018년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 사건 이후 정부와 국회는 통신사처럼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에 포함시키는 입법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자체 보호조치로 충분하다’는 해당 기업들의 반발 때문에 무산됐다. 법이 통과됐다면 ‘국민 메신저’를 운영하면서 자체 데이터센터 하나 없이, 특정 임대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집중시켰다가 초유의 네트워크 교란 사태를 일으키는 일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8일 서울신문 사설.
▲18일 서울신문 사설.

이번 사태로 인해 카카오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미비한 법제도 등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 사설은 “유럽은 애플, 구글 등 거대 플랫폼 기업이 자사 서비스를 다른 회사 서비스보다 우위에 두지 못하게 하는 등 시장지배력을 제한하는 디지털시장법을 만들었다”며 “규제라면 생래적으로 거부감을 보이는 미국도 비슷한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터키는 플랫폼 기업이 아예 제품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판매자)가 심판(중개자)까지 보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구매 강요와 부당한 손해 전가 금지 등을 담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마련이 추진됐으나 플랫폼 기업들의 거센 반발과 정부 부처 간의 주도권 싸움이 겹치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여야 지도부도 제도적 규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18일 경향신문 사설.
▲18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 역시 이날 사설에서 “이는 수익 극대화만 꾀하는 민간기업을 방치한 결과이고 독점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장치가 필요하다”며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공공재급 부가통신망은 국가기간통신망에 준해 규제해야 한다. 플랫폼기업의 소비자 보호 증진 방안도 명문화해야 할 것이다. 자율과 규제완화만 앞세워 독점 플랫폼을 방치한다면 카카오 먹통 사고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고 전했다.

SPC 사고에 대통령 “구조적 문제” 지적...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3세 청년이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던 중 목숨을 잃었다. SPC 측의 산재 예방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공통적이다. 우선 교반기 9대 가운데 사고 기기를 포함한 7대에 뚜껑을 열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방호장치가 없었고, 지난 7일에도 계약직 직원의 팔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2인1조 근무 원칙도 지키지 않았다.

17일 허영인 SPC 회장은 “회사 생산 현장에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것에 대해 매우 참담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사과문을 냈다.

▲18일 한겨레 1면.
▲18일 한겨레 1면.

그러나 회사 측의 사고 후 대응이 미흡한 점 때문에 사과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더욱 놀라운 것은 사측인 SPC그룹의 대응”이라며 “사고가 발생한 당일 회사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17일, 사고 직후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폴리스라인이 쳐진 사고 현장 옆에서 조업을 강행했다는 사실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SPC는 2017년 제빵·카페기사를 불법파견하고 수당 110억원을 체불해 시정조치를 받은 것을 비롯해 근로기준법 위반과 부당노동행위로 여러 차례 물의를 빚었다”고 전했다.

▲18일 경향신문 사설.
▲18일 경향신문 사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정확한 사고경위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경향신문 사설은 이 말을 두고 “대통령의 말이 진심이라면 기업 입맛대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완화해 무력화하려는 정부의 시도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사설 역시 “재계는 사업장에 사망 사고가 나면 경영진이 책임지는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정을 요구 중이다. 정부도 경영 여건 개선 차원에서 재계 의견에 우호적”이라며 “하지만 SPC 사고 같은 비극이 수시로 일어나는 게 현실이다. 올해 1월 이 법이 시행된 이후 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근로자가 400명이 훌쩍 넘는다”고 지적했다.

▲18일 국민일보 사설.
▲18일 국민일보 사설.
▲18일 서울신문 사설.
▲18일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과 함께 구조적 문제는 없는지 파악하라고 각별한 관심을 보인 만큼 철저한 수사와 더불어 적극적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필요하다”며 “SPC를 비롯한 재계는 관련 법 완화 등을 요구하기에 앞서 획기적인 안전 대책을 스스로 마련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관련 법령 개정 검토 과정에서 작업장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겨레도 “파리바게뜨 참사 보고도 중대재해법 무력화할텐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사고의 구조적 문제는 결국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 의무를 외면한 데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에 여념이 없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노동부에 경영책임자 형사처벌 규정의 삭제를 제안한 사실도 최근 드러났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일터의 죽음을 막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오히려 강화하라고 지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8일 한겨레 사설.
▲18일 한겨레 사설.

BTS 병역문제 논란 종결…순차 입대 결정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문제를 놓고 논란이 지속된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입대하겠다는 뜻을 전격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17일 “진이 이달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이후 병무청의 입영 절차를 따를 예정”이라며 “다른 멤버도 각자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또 “당사와 멤버들은 2025년에는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면서도 “현시점에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이 ‘만 30세까지 입영 연기’를 자체 철회하면서 진은 입영통지서가 나오는 대로 현역으로 입대할 것으로 보인다.

 #아솎 #SPC #윤석열 #BTS #중대재해처벌법 #카카오 #독과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2호국훈련’ 강행, ‘연평도 포격’ 참변 벌써 잊었나?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10.17 17:48
  •  
  •  댓글 0
 
 
 

대내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합참은 17일부터 '2022호국훈련'을 강행했다.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라고는 하지만 연중 가장 위험한 야외실기동훈련으로 꼽힌다.

2010호국훈련 때는 정전협정 이래 최초로 민간 거주구역에 포격전이 발생해 4명(민간인 2명)이 숨지고 19명(민간인 3명)이 부상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연평도 포격전은 호국훈련 기간(11월22~30일)이던 2010년 11월 23일 오전 북측이 남측에 전통문을 보내 호국훈련을 비난하며 연평도 일대에서 진행 중이던 해병대의 포격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그날 오후 연평도 포격전이 벌어졌다. 당시 해병대사령부는 포격 훈련이 호국훈련의 일환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이미 연평도 포격전은 벌어진 후였다.

2022호국훈련 과정에 2010년과 같은 참변을 우려하는 기자의 질문에 해병대 관계자는 “9.19군사합의에 따라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5도 지역에서의 포격 훈련이 금지돼 있다”라는 말로 답변을 갈음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9.19군사합의를 비롯한 남북 간에 맺어진 각종 합의을 범죄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포격전에 대한 우려를 지워버리기는 힘들다.

한편 합참은 훈련 첫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훈련이 육·해·공군 합동전력의 전·평시 임무 수행 능력을 익히는 것이 목적이라면서도 상호 운용성 향상을 위해 일부 미국 측 전력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북측이 호국훈련에 유난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이 훈련이 대규모 한·미군사훈련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팀스피리트’ 훈련(1976년~1993년)을 대신하는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호국훈련이 팀스피리트 훈련을 대체해 1996년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북측의 주장을 반박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에선 이미 전쟁이 일어났고, 대만전쟁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으며, 미군이 주둔한 한반도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정세라는 점이다.

지난 13일 주한미군이 실시한(국방부 발표) 10시간 포사격에 대해 북측은 14일 새벽 군용기 10여 대를 동원해 비행금지구역 주변까지 접근한 데 이어, 해상완충구역 안으로 포사격을 가하는 등 접경지역에서의 긴장이 어느 때보다 첨예하다.

또한 최근 북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해선 매우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 9월 미국의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부산항에 입항해 각종 한미군사훈련을 진행하자 북은 6일에 걸쳐 9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응수했다.

북이 조선노동당 8차대회에서 밝힌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미 강대강 노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은 미군과 진행하는 군사훈련으로 결코 전쟁을 막을 수 없으며 오히려 전쟁 발발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2022호국훈련’ 강행을 지켜보면서 12년 전 연평도 포격전을 너무 빨리 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와 불안이 커지는 이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기상천외, 전광석화, 절대화력

[개벽예감 512] 기상천외, 전광석화, 절대화력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10/17 [10:51]
  •  
  •  
  •  
  •  
  •  
  •  
 

 

<차례>

1. 30km 고도에서 터뜨린 모의핵전자기파폭탄

2. ‘남조선해방전쟁’ 실전연습

3. 우발적 충돌은 전쟁폭발로 이어진다 

4. 국토완정사상 계승한 영토완정사상

 

 

1. 30km 고도에서 터뜨린 모의핵전자기파폭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과장어법이 아니다. 조선인민군이 2022년 9월 25일부터 10월 14일까지 대남전술핵타격연습과 대미전략핵타격연습을 연속적으로 진행하였으니 어찌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북측 언론보도와 남측 언론보도를 두루 살펴보면, 이번에 조선인민군은 김정은 총비서의 작전명령과 현지지도를 받으면서 전국 각지에서 독특한 전법으로 전술핵타격과 전략핵타격을 연습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의 독특한 전법에는 기상천외라는 말이 어울린다. 그들의 독특한 전법에 기상천외라는 말이 어울린다는 것은 2022년 9월 25일 새벽에 진행된 핵탄두공중기폭연습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은 그날 새벽 평안북도 태천군에 있는 태천저수지 수중에서 모의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소형 전술핵탄미사일을 쏘아올렸고, 그것을 일정한 고도에서 터뜨리는 전자기파(EMP)공격을 연습했다. 

 

기폭고도가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핵폭발위력이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전자기파가 방출되는 범위가 정해진다. 그날 새벽 조선인민군은 저위력 모의전술핵탄두를 30km 고도로 쏘아올려 터뜨렸다. 이것을 저고도 전자기파공격(low-altitude EMP attack)이라 한다. 그런데 그들은 모의전술핵탄두를 왜 하필이면 30km 고도에서 기폭시켰을까? 

 

1) 미국이 경상북도 성주군에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최저요격고도는 50km이므로,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이 30km 고도로 쏘아올린 전술핵탄두를 요격하지 못한다. 한국군이 각지에 배치한 미국산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체계의 최고요격고도는 24km이므로, 한국군은 조선인민군이 30km 고도로 쏘아올린 전술핵탄두를 요격하지 못한다. 한미련합군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페이트리엇 미사일방어체계를 연계시킨 이중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해놓았지만, 이중 미사일방어망에는 26km의 공간이 뻥 뚫렸는데,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바로 그 공간으로 전술핵탄두를 쏘아올리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조선인민군은 한미련합군이 요격할 수 없는 고도로 모의전술핵탄두를 쏘아올리는 전자기파공격을 연습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이번에 조선인민군이 태천저수지 수중에서 쏘아올린 것은 핵타격에 사용하는 전술핵탄두가 아니라 전자기파공격에 사용하는 전술핵탄두다. 그런 전술핵탄두를 핵전자기파폭탄(NEMP Bomb)이라 부른다. 핵전자기파폭탄은 핵폭발위력에 따라 고위력 핵전자기파폭탄과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으로 분류되는데, 이번에 조선인민군이 전자기파공격연습에서 사용한 것은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 모의탄이다. 

 

3) 일정한 고도에서 핵전자기파폭탄을 터뜨리면, 공기밀도, 지자기(Earth's magnetic field), 대기권 수증기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폭발에너지가 핵폭풍 충격파로는 적게 방출되고, 폭발에너지 대부분은 전자기파, 자외선, 광선으로 방출되어 나노초(nanosecond=100만분의 1초) 동안에 지상, 지하, 공중에 있는 모든 반도체 전자회로를 녹여버리고 모든 전기장치를 파손시킨다. 그렇게 되면 반도체와 전기장치가 들어간 항공모함, 구축함, 전투기, 헬기, 전차, 장갑차, 자행포, 레이더, 미사일, 유도폭탄, 무선통신기, 자동차, 선박, 열차, 지하철, 항공기, 가전제품이 모조리 파철로 변하는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핵전자기파폭탄은 건물이나 시설물을 전혀 파괴하지 않으며, 사람이나 생명체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핵전자기파폭탄은 인명살상이나 시설파괴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무혈전쟁에 최적화된 무기체계다. 조선인민군은 자전관(magnetron)과 극초단파 발생기(Vicator)를 장착한 고출력-고주파폭탄(High-Powered Microwave Bomb)을 보유했는데, 전시에 그들은 핵전자기파폭탄과 더불어 고출력-고주파폭탄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4) 만일 3킬로톤급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이 30km 고도에서 터지면, 반경 약 20km 안에 있는 모든 반도체 전자회로가 녹아버리고 모든 전기장치가 파손되어 복구할 수 없게 된다. 3킬로톤급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 한 발을 서울 중심부 상공 30km에서 터뜨리면, 서울시 전역에서 인명손실이나 시설파괴는 전혀 일어나지 않으면서 반도체 전자회로와 전기장치로 가동하는 교통망, 통신망, 정보망, 금융망, 공급망이 전부 마비된다. 또한 정보통신기술(ICT)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한미련합군 지휘통신체계도 완전히 마비된다. 그러므로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서울과 부산, 한미련합군의 전략핵심거점들인 평택과 오산이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 4발로 마비되면, 무혈전쟁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났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싱겁게, 순식간에 끝나버린다. 

 

5) 한국군은 전자기파공격에 대응하는 ‘806사업’이라는 명칭의 비밀사업을 2010년부터 추진해오면서 주요전쟁지휘소 10개소에 전자기파를 차폐하는 방호시설을 구축했다. 한국군 핵심전략시설은 221개소인데 그 중에서 10개소에만 전자기파방호시설이 구축되었다. 왜냐하면 전자기파방호시설 구축에는 엄청난 예산과 첨단기술과 시간이 들어가므로, 우선 급한 대로 10개소에만 구축한 것이다. 그런데 전자기파 차폐력이 너무 약해서 문제다. 미국군 전자기파방호시설은 1m당 5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차폐할 수 있고, 한국군 전자기파방호시설은 1m당 50킬로볼트 이하의 전자기파를 차폐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조선인민군의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은 1m당 100킬로볼트의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한미련합군이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공격을 전혀 방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공격은 무혈전쟁이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났는지 알 수 없는 72시간 초단기속결전에서 핵심적인 작전이다.  

 

6) 이번에 조선인민군이 태천저수지 수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전법이다. 조선 전역에는 크고 작은 저수지가 약 1,800개나 널려 있는데, 그 중에서 강우량이 적은 갈수기에도 미사일수중발사에 적절한, 깊은 수심을 유지하는 저수지는 약 1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을 파서 지하갱도를 굴설하고 그 안에 전술핵탄미사일 발사대차를 은폐하는 것보다 저수지 물밑에 미사일수중발사대를 설치하고 은폐하는 것이 훨씬 더 간단하고, 더 효률적이다. 왜냐하면 지하갱도입구는 미국 위성감시망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높고, 일단 위치가 노출된 지하갱도는 작전용도가 제한되지만, 저수지 수중발사대는 미국 위성감시망에 노출될 위험이 적고, 설령 위치가 노출되더라도 수중발사대를 다른 수중으로 옮겨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7) 조선의 저수지들은 대부분 산악협곡지대에서 고도가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였으므로, 저수지 수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미련합군은 그것이 수중에서 발사되었는지 아니면 지상에서 발사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한미련합군은 발사원점을 포착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9월 25일 새벽 조선인민군이 태천저수지 수중에서 전술핵탄미사일을 발사하였을 때, 한미련합군은 조선인민군이 전술핵탄미사일을 지상의 발사대차에서 발사한 것으로 오인했다. 저수지는 산악협곡지대에서 고도가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였으므로, 저수지 수중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산악고도보다 훨씬 더 높은 고도로 상승비행을 해야 한미련합군이 미사일감시망으로 그것을 포착할 수 있다. 이것은 한미련합군이 저수지수중발사 전술핵탄미사일에 대응하는 시간이 그만큼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남조선해방전쟁’ 실전연습

 

전쟁에서는 무기보다 전법이 더 중요하다. 우월한 무기를 가졌어도 적이 알고 있는 낡은 전법을 쓰면, 작전효과는 대폭 감소된다. 비록 한 세대 뒤떨어진 무기를 가졌어도 적이 예측하지 못한 독특한 전법을 쓰면, 적의 ‘급소’를 찌를 수 있다. 그런데 조선인민군이 실전배치한 각종 전술핵탄미사일은 한 세대 뒤떨어진 노후무기가 아니라 한 세대 앞선 첨단무기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독특한 전법으로 첨단무기를 사용하여 한미련합군의 ‘급소’를 찌를 수 있다.  

 

전법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작전속도다. 작전속도가 빠른 군대가 전쟁에서 이긴다는 것은 동서고금 전쟁사에서 입증되었다. 2022년 10월 8일 조선인민군 공군이 각종 전투기 150대를 동시에 출격시킨 항공전투훈련을 보면, 조선인민군의 작전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공군력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미국 공군이나 중국인민해방군 공군이 동시에 출격시킬 수 있는 전투기의 최대수량은 100대밖에 되지 않는데, 이번에 조선인민군 공군은 전투기 150대를 동시에 출격시켰다. 전광석화처럼 빠른 출격속도다. 조선인민군의 독특한 전법에는 전광석화라는 말이 어울린다.  

 

조선의 하늘은 작전반경이 1,000km 안팎에 이르는 전투기들이 비행하기에 비좁은 공역이다. 그처럼 비좁은 공역에서 전투기 50대가 동시에 비행하더라도 지휘통제하기 힘든데, 전투기 150대가 동시에 출격했으니 놀라운 일이다. 이것은 초등학교 운동장 안에서 승용차 150대가 서로 뒤엉켜 주행하는 것과 같은 매우 복잡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비좁은 공역에 출격한 전투기 150대가 혼란에 빠지지 않고 신속하게 공중작전임무를 수행한 것을 보면, 조선인민군 공군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된 비행지휘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법에서 세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화력집중이다. 작전속도가 전광석화처럼 빨라도, 화력집중도가 떨어지면 작전효과가 반감된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작전속도와 화력집중도를 정비례로 높여야 한다. 화력집중도가 가장 높은 절대화력은 핵타격력이다. 이번에 조선인민군이 수행한 일련의 군사행동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집중적인 전술핵타격이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전법은 절대적인 화력집중도를 가진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조선인민군은 2022년 9월 25일부터 10월 14일까지 기간에 기상천외, 전광석화, 절대화력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고강도 실전연습을 실시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강도 실전연습은 그들이 기상천외한 전법으로 한미련합군의 ‘급소’를 전광석화처럼 찌르는 치명적인 절대화력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조선인민군의 치명적인 절대화력을 보고 기겁한 종미우익세력들은 조선이 전투능력을 실제보다 더 강하게 보이려고 과대포장을 했다느니, 언론보도사진을 조작했다느니 떠들어대면서 구허날조하였는가 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조선인민군이 전술핵탄두를 아직 실전배치하지 못하였다는 헛소리를 꺼내놓으면서 그들의 치명적인 절대화력을 과소평가하였다. 하지만 종미우익세력들의 구허날조와 과소평가는 자기들의 공포와 불안을 경감시키는 심리적 안정에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심리적 안정을 얻었다고 해서 객관적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조선인민군이 독특한 전법으로 전개한 고강도 실전연습은 다음과 같이 13차에 걸쳐 계속되었다.

 

제1차 - 9월 25일 새벽, 저수지수중발사 전술핵탄미사일 모의탄을 사용한 전자기파공격연습 

제2차 - 9월 28일 오후, 전술핵탄미사일을 발사한 전술핵타격연습

제3차 - 9월 29일 밤, 초대형 조종방사포를 발사한 전술핵타격연습

제4차 - 10월 1일 오전 전자기파공격, 전술핵탄미사일 발사, 산포탄 발사를 배합한 협동작전연습

제5차 - 10월 4일 오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대미전략핵타격연습 

제6차 - 10월 6일 새벽, 초대형 방사포 발사와 전술핵탄미사일 발사를 배합한 협동작전연습 

제7차 - 10월 6일 오후, 순차별 화력타격과 공중핵타격을 배합한 협동작전연습

제8차 - 10월 8일 오전, 대규모 근접공중전과 대규모 공습을 배합한 협동작전연습

제9차 - 10월 8일 밤, 대규모 집중화력타격연습

제10차 - 10월 9일 새벽, 초대형 방사포사격연습

제11차 - 10월 12일 새벽,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전술핵타격연습

제12차 - 10월 14일 새벽, 전투기 남하위협비행, 전술핵탄미사일 발사, 포사격을 배합한 협동작전연습

제13차 - 10월 14일 오후, 대규모 포사격연습

 

위에 열거한 일련의 군사행동은 정기훈련도 아니고, 한미련합군의 북침전쟁연습에 맞선 대응훈련도 아니다. 그것은 조선인민군이 자기의 작전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고강도 실전연습이다. 조선인민군의 작전계획은 ‘남조선해방전쟁’을 수행하는 작전계획이므로, 그들은 2022년 9월 25일부터 지속적으로 ‘남조선해방전쟁’ 실전연습을 진행해온 것이다. 그들의 ‘남조선해방전쟁’ 실전연습은 10월 14일까지 진행되었지만, 앞으로도 기상천외, 전광석화, 절대화력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독특한 전법으로 이어질 것이다. 

 

3. 우발적 충돌은 전쟁폭발로 이어진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 실전연습을 진행하고 있었던 2022년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기간에 전체 조선 인민이 참가한 전시대피훈련과 반항공훈련이 전국적 범위에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2022년 10월 12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그 기간 동안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는 전투복을 입고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학교 등에서 특별경계근무를 했으며, 어린이, 노인, 부녀자들은 지정된 방공호로 대피하는 훈련을 하였다고 한다. 지난 시기 전시대피훈련은 1~2일 동안 진행되었지만, 이번에는 매우 이례적으로 무려 15일 동안 지속되었으며, 15일 간의 전시비상식량을 비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특히 동해작전구역에서 북침전쟁연습을 마치고 태평양으로 향하던 미국 항모타격단이 뱃머리를 돌려 동해로 다시 들어가 한국군과 일본자위대를 집결시킨 3자 해상련합기동훈련을 감행하였던 2022년 10월 6일과 8일 조선 각지에서는 대낮에 예고 없이 대피경보음을 울려 1시간 동안 강도 높은 전시대피훈련을 진행했고, 밤에는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동안 강도 높은 등화관제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사실을 보면, 사실상 준전시상태에서 ‘남조선해방전쟁’ 실전연습이 장기간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정황은 우리나라 군사정세가 1953년 7월 27일 정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격화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처럼 격화된 위험한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이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군사분계선이나 서해 접경수역에서 불의의 정황에 일어날 수 있는 우발적인 충돌은 전쟁폭발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한미련합군은 대북군사행동과 대북자극발언을 자제하면서 위기상황을 관리해야 할 시기에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한다느니 뭐니 하면서 무력충돌을 불사할 태세다. 조선인민군은 한미련합군을 전멸시킬 다각화된 전술핵타격을 연습하였는데, 한미련합군은 전술핵타격을 막아낼 아무런 방어수단도 없으면서 대북군사행동과 대북자극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2022년 10월 16일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을 찾은 이종섭 국방장관은 “작전현장의 지휘관과 장병들은 북한의 성동격서식 직접적 도발이 발생할 경우 추호의 망설임 없이 자위권 차원의 단호한 초기대응을 시행하는 현장 작전종결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것은 군사분계선이나 서해 접경수역에서 불의의 정황에 우발적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한국군은 합참본부의 명령을 기다릴 필요 없이 현장지휘관의 즉시적인 결심에 따라 조선인민군을 공격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발적 충돌이 전쟁폭발로 이어질,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합참본부의 전략적 판단이 아니라 현장지휘관의 섣부른 판단에 의존하는 대북군사행동은 전쟁을 불러올 경거망동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포위환 속에 갇힌 한미련합군이 도대체 무엇을 믿고 그처럼 경거망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아마도 미국이 막강한 핵무력으로 자기들을 지켜줄 것으로 믿고 그처럼 경거망동하는 듯하다. 

 

하지만 미국의 핵무력이 아무리 막강해도 전술핵타격 포위환 속에 갇힌 한미련합군을 구원해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은 미국이 핵무력을 동원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남조선해방전쟁’을 매우 신속하게 결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전속도가 전광석화처럼 엄청나게 빠른 것이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에서 드러나는 특징인데, 한미련합군 지휘부는 그런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최근 조선인민군이 진행한 일련의 핵전투훈련과 핵타격연습은 ‘남조선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다. 또한 조선 인민이 전국적 범위에서 참가한 전시대피훈련과 등화관제훈련도 ‘남조선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다.  

 

4. 국토완정사상 계승한 영토완정사상 

 

중대한 물음이 제기된다.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에서 성취하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2017년 11월 29일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2017년은 미국의 광란적인 핵공갈과 핵위협으로 조미적대관계가 폭발 직전에 다가선 위험한 시기였다. 그래서 당시 조선은 미국의 광란적인 핵공갈과 핵위협에 맞서기 위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였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2017년 11월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성공과 관련하여 정부 명의의 특별성명을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시기 조선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몇 차례 진행되었지만, 정부 명의의 특별성명이 발표된 적은 없는데, 2017년 11월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을 때, 이례적으로 정부 명의의 특별성명이 발표되었다. 조선에서 지난 수 십 년 동안 국력을 기울여 개발해온 전략핵무력이 완성되었으므로, 정부 명의의 특별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조선이 전략핵무력을 완성한 날 특별성명을 발표하면서 조선이 전략핵무력을 개발, 완성한 목적을 내외에 명백히 천명하였다. 특별성명에 의하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무기개발과 발전은 전적으로 미제의 핵공갈정책과 핵위협으로부터 나라의 주권과 령토완정을 수호하고 인민들의 평화로운 생활을 보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조선이 핵무력을 개발, 완성한 목적이 국가주권과 영토완정을 수호하고 인민들의 평화로운 생활을 보위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명한 것이다. 

 

특별성명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영토완정이라는 개념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영토완정을 수호한다고 언명한 것은 1953년 정전 이후 그때가 처음이었다. 

 

영토완정을 수호한다는 말은 영토주권을 수호한다는 뜻이다. 영토주권은 영토에 대한 국가의 자주권이므로, 영토완정을 수호한다는 말은 영토에 대한 국가의 자주권을 수호한다는 뜻이다. 무릇 모든 국가는 자기 영토에 대한 완전한 관할권을 행사한다. 그러므로 영토주권을 수호하고 그것을 완전히 행사하는 것은 국가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데서 결정적인 문제로 된다. 명백하게도, 영토주권은 그 누구에게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최고주권이며, 그 누구에게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 되는 최고주권이다. 

 

그런데 만일 자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국주의세력이 점령했거나 반란세력이 점령했다면, 그것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최고주권이 침해당한 것이며,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 되는 최고주권이 유린당한 것이다. 영토주권이 침해당하고 유린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제국주의세력 또는 반란세력이 자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령하는 비극과 불행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남북관계가 전혀 다르게 보인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자기 영토의 절반인 ‘남조선’이 제국주의세력과 종미우익세력에 의해서 점령당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미국은 조선 영토를 남북으로 갈라놓고 ‘남조선’을 점령한 제국주의세력으로 보이고, 남측 정부는 제국주의세력에 예속된 반란세력으로 보이는 것이다. 조선에 있어서 그것은 견딜 수 없고, 참을 수도 없는 비극과 불행이다. 

 

다른 한편, 중화인민공화국의 시각에서 양안관계를 보면, 대만의 종미우익세력은 중국의 지방행정구를 ‘중화민국’이라고 참칭하면서 중국 영토의 일부인 대만을 장기간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영토주권문제와 관련하여 조선과 중국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대만은 중국의 24개 성급 지방행정구들 가운데 하나지만, ‘남조선’은 조선 영토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것은 매우 커다란 차이점이다. 중국은 24개 성급 지방행정구들 가운데 하나인 대만에서 영토주권을 실현하지 못해도 국가의 자주적 발전을 이룰 수 있지만, 조선이 자기 영토의 절반을 차지하는 ‘남조선’에서 영토주권을 실현하지 못하면 국가의 자주적 발전에 엄중한 장애가 조성된다. 자기 영토의 절반을 잃은 나라가 어떻게 자주적 발전을 전면적으로 실현할 수 있겠는가!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남조선’을 되찾으려는 조선의 영토완정은 그들이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절대과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조선의 영토완정은 중국의 영토완정보다 더 시급하고, 더 절실한 과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자기의 영토주권을 침해당하고, 유린당한 그들은 희생을 무릅쓰고서라도 반드시 이른 시일 안에 영토완정을 실현해야 하며, 영토완정이 실현되지 못한 것은 국가 자주권의 불완전한 실현으로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주권을 생명처럼 중시하는 조선은 영토완정을 국가운명을 좌우하는 사활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조선이 건국된 첫 날부터 영토완정은 국가의 최고중대사로 제기되었다. 1948년 9월 1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는 제1차 회의에서 채택된 정부 정강 제1항에서 “국토완정과 민족통일”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언명한 바 있다. 74년 전에는 국토완정이라는 말을 썼는데, 영토완정과 국토완정은 동의어다. 

 

1949년 1월 1일 김일성 수상(당시 직책)은 ‘국토의 완정과 조국의 통일을 위하여 궐기하자‘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전국 인민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국토의 완정을 실현하는 것은 오직 조선인민만이 할 수 있으며, 우리는 반드시 자기 힘으로 조국의 통일과 완전독립을 쟁취하고야 말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전체 조선 인민은 공화국 중앙정부 주위에 더욱 굳게 뭉쳐 공화국의 기치를 높이 들고 국토의 완정과 완전자주독립국가건설을 위한 거족적인 투쟁에 총궐기합시다”라고 촉구하였다.  

 

김일성 수상은 건국 1주년을 맞았던 1949년 9월 9일 최고인민회의 제4차 회의에서 한 보고에서 “전체 조선 인민은 공화국의 기치를 높이 들고 모두다 정부 주위에 굳게 단결하여 국토완정과 조국의 통일독립을 위하여 앞으로 나아갑시다”라고 촉구하였다. 1950년 1월 1일 김일성 수상은 ‘1950년을 맞이하여 공화국 전체 인민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전체 조선 인민 앞에는 미제국주의자들과 리승만 매국역도를 반대하는 투쟁을 일층 맹렬히 전개하여 국토완정과 조국통일을 하루속히 실현하여야 할 숭고한 투쟁과업이 나서고 있습니다”라고 언명하였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에서 말하는 ‘조국해방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1948년 9월 9일부터 1950년 상반기에 이르는 기간에 김일성 수상은 국토완정을 국가적 당면과업으로 제시하였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국토완정을 시급한 당면과업으로 제시하고 그것의 실행을 촉구하는 과정 중에 국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조국해방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지난 시기 조선에서 발표된 문헌들을 살펴보면, 1953년 7월 27일 ‘조국해방전쟁’이 정전된 이후 조선에서 국토완정이라는 개념이 오랜 기간 동안 공식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로부터 64년이 지난 2017년 11월 2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성공에 즈음하여 발표한 성명에서 영토완정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조선 정부가 영토완정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은 지난 64년 세월 동안 조선이 한 시도 잊지 않았던 국가의 최중대사를 다시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올해 2022년 9월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는 핵무력정책법을 채택하였는데, 그 법에 영토완정이라는 개념이 명시되었다. 핵무력정책법에 의하면, 조선 핵무력의 사명은 “국가주권과 령토완정, 인민의 생명안전을 수호하는 국가방위의 기본력량”이라는 것이다. 2017년 11월 29일에 발표된 정부 성명에서는 조선 핵무력의 사명을 “나라의 주권과 령토완정을 수호하고 인민들의 평화로운 생활을 보위하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했고, 2022년 9월 8일에 채택된 핵무력정책법에서는 그 사명을 “국가주권과 령토완정, 인민의 생명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2017년과 2022년 사이에 5년 시차가 있지만, 영토완정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

    

김정은 총비서의 영토완정사상은 김일성 수상의 국토완정사상을 전면적으로 계승한 것이다. 조선은 김정은 총비서의 영토완정사상을 이른 시일 안에 실현하려고 한다. 70여 년 전, ‘조국해방전쟁’이 임박한 격동기에 김일성 수상이 국토완정사상을 제시하였다는 것을 상기하면, 오늘 김정은 총비서가 영토완정사상을 제시한 것은 ‘남조선해방전쟁’이 임박한 격동기에 들어섰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70여 년 전, 38선에서 군사대결이 극도로 격화된 것처럼, 오늘 군사분계선에서 군사대결이 극도로 격화되었다. 38선에서 극도로 격화된 군사대결이 ‘조국해방전쟁’을 예고한 징후였다면, 오늘 군사분계선에서 극도로 격화된 군사대결은 ‘남조선해방전쟁’을 예고하는 징후로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반값 아파트’ 흔드는 윤석열 정부

국토부-서울시, 토지임대부주택 시세차익 보존 방안 마련 중.... 사인간 거래 허용 논의도

 
윤석열 대통령 자료사진 2022.10.13 ⓒ뉴스1 
 
정부와 서울시가 토지임대부주택의 시세차익을 보장해주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임대부주택 사업 실패 원인으로 지목된 ‘사인간 거래’를 다시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국토부)와 서울시,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 따르면 토지임대부주택 수분양자들의 시세차익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사인간 거래 제한을 완화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논의되고 있다. 국토부는 올 하반기 중 이 같은 내용의 ‘토지임대부 활성화 방안’을 도출해 입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거복지의 일환인 토지임대부주택은 공공이 소유한 땅에 건물을 지어 건물의 소유권을 분양하는 방식이다. 수분양자는 건물에 대한 소유권만 갖는 만큼 주변 시세보다 30~50%가량 싼값에 집을 소유할 수 있다. 정부 소유의 토지에 대한 임대료는 별도로 내야 하지만, 주변 시세보단 저렴한 수준이다. 토지임대료는 택지조성원가에 3년만기 정기예금 평균이자율을 곱한 뒤 12개월로 나눠서 산정된다.

현행 주택법에서는 이렇게 분양된 토지임대부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만 되팔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매가격은 수분양자가 낸 입주금에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이자율을 적용한 이자를 합산한 금액이다.

토지임대부주택은 주변 시세에 비해 집값이 저렴하고, 반영구적 거주가 가능한 만큼 수분양자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없게 한 조치다.

처음부터 토지임대부주택에 대한 환매가 LH에만 가능했던 건 아니다. 초창기 도입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전매제한기간(5년) 종료 이후 사인간 거래가 가능했다. 그러자 가격이 급등하며 수분양자가 막대한 시세차익이 올리는 상황이 초래됐다. 건물 소유권만 갖는 만큼 집값이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인데다, 토지임대료까지 낮게 책정되다 보니 생기는 일종의 프리미엄이 붙어 발생한 현상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12월 토지임대부주택을 LH에만 되팔 수 있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리고 이듬해 1월 주택법이 개정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민선 8기 취임식 직후 첫 일정으로 방문한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7.01. ⓒ뉴시스
 

‘반값 아파트’ 시세차익도 보전해 주겠다는 정부와 서울시


현재 국토부와 서울시, SH가 진행 중인 논의의 핵심은 수분양자들에게 토지임대부주택의 시세차익을 보장해주는 데 있다. ‘토지임대부 활성화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수분양자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LH에만 되팔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주택법을 개정해 사인간 거래를 다시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들은 이미 토지임대부주택의 시세차익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사인간 거래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와 서울시, SH 모두 토지임대부주택에 대한 제도개선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기존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사인간 거래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8.16주택공급대책 발표에서도 토지임대부주택 수분양자들의 시세차익을 보장해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자료를 살펴보면 국토부는 윤석열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청년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을 토지임대부로 분양하되, 수분양자가 전매제한기간(5년) 이후 공공에 환매시 매각 시세차익의 70%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인간 거래를 다시 허용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토지임대부주택의 개인간 거래를 허용해 주고, 거주 기간에 따라 시세차익을 수분양자와 공공이 나눠 갖는 방식이 유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토지임대부주택의 경우 사인간 거래를 허용하면서 매매가가 너무 급격하게 올랐다. 그래서 ‘로또분양’이라는 비판적인 의견을 주는 분들이 많다”면서도 “개인간 거래를 허용하더라도 거주 기간에 따라 일정 시세차익을 보장해주는 방식을 국토부와 얘기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자료사진) ⓒ뉴시스
 

토지임대부주택 시세차익 보장이 낳은 부작용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분양자의 시세차익을 보존해주는 순간부터 토지임대부의 존재 이유도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가격 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어 토지임대부주택과 일반주택간의 차이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법이 현행대로 유지돼야 공공이 싼 토지임대부주택을 계속 보유할 수 있다. 그래야 이후 토지임대부 주택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주거 약자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든 시세차익을 보장해 주는 순간 토지임대부주택의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처음 들어와 팔고 나간 사람만 돈을 벌게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 교수는 “가격이 오른 토지임대부주택은 일반분양주택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며 “그렇다면 굳이 정부가 예산을 들여 토지임대부주택을 지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공공택지 조성 방식으로 토지임대부주택을 짓는다. 저렴하게 확보한 땅에 토지임대부주택을 지어 분양한다. 토지수용 등으로 마련된 공공주택의 잇점이 특정 수분양자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MB정부 시절인 2011년 서울 강남구과 서초구에 공급된 토지임대부주택도 마찬가지다. LH는 강남의 그린벨트를 풀어 택지를 조성함으로써 택지조성원가를 파격적으로 낮췄다. 임대료율 역시 주변 지역에서 통용되는 임대료율이 아닌 은행의 ‘3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이자율(당시 1~3% 수준)’을 기준으로 삼아 토지임대료가 주변에 비해 크게 낮았다. 당시 집값이 높았던 강남에서 토지임대부주택이 ‘반값 아파트’라 불리며 청약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실제 강남 자곡동 ‘LH강남브리즈힐’은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2억2천만원, 토지임대료 35만원이었다. 서초 우면지구의 ‘LH서초5단지’는 같은 면적에 분양가 2억400만원, 토지임대료 45만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당초 의도와 달리 토지임대부주택의 가격은 전매제한기간(5년)이 끝나자마자 급등하기 시작했다. 사인간 거래가 가능했던 탓이다. LH강남브리즈힐 전용면적 84㎡는 2020년 매매가 11억3천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기준 매매가는 11억5천만원, 호가는 16억원에 달한다. LH서초5단지도 개인간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매매가거 8억원대로 뛰었다. 현재 매매가는 10억원, 호가는 15억원대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토지임대부주택 환매를 공공만 가능하도록 한 것은 사인간 거래를 통해 수분양자가 지나친 이익을 가져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라며 “다시 사인간 거래를 허용한다거나 정부 차원에서 시세차익을 보전해 주는 대책은 토지임대부의 근본취지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해보지도 않았는데’... 법부터 뜯어 고치겠다는 윤석열 정부


주택법 개정 이후 토지임대부로 공급된 주택은 전무하다. 주택법이 개정된 이후 단 한 번도 토지임대부주택이 공급되지 않았는데, 정권이 바뀌고 다시 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청년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이 토지임대부로 진행돼야 하는 상황에서 현행법상 수분양자들은 무조건 분양가에 정기예금 금리 정도로만 팔아야 한다. 그래서 토지임대부주택이 주거사다리로써의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서울시와 국토부, SH는 ‘약간의 자산축적 기회라도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토지임대부주택에 책정되는 임대료 현실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토지임대부주택의 토지임대료가 시중보다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토지의 시장임대료와 공공이 환수하는 임대료의 차이가 자본화돼 건물가격에 더해지기 때문”이라며 “토지임대부주택의 토지임대료를 시장임대료 근처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재만 교수도 “토지임대부주택은 주거복지를 위해 토지임대료를 시장임대료보다 낮게 받는다”며 “그런데 그걸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해주면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 임대료의 차이가 토지임대부주택의 프리미엄으로 붙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토지임대부주택를 통해 자산 축적의 기회를 주는 건 깊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며 “정부가 나서 특정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로또 분양’을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윤정헌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도리'로 돌아온 '장도리' "윤석열 정부, 자꾸 그리게 소재 만들어준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이 말하는 풍자만화와 현실 

22.10.17 04:58l최종 업데이트 22.10.17 04:58l

 박순찬 화백.

▲ 박순찬 화백. ⓒ 권우성
 
TV화면 속의 윤석열 대통령 캐릭터가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하자 옆에 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캐릭터가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한다. 이어지는 컷에선 김건희 여사 캐릭터가 등장해 박수를 치면서 "굿" "자 다음 미리미리 대비합시다"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컷. 윤 대통령 캐릭터가 "기시다, 시진핑 쪽팔려서 어떡하나"하는 원고를 읽자, 김 수석 캐릭터는 "다시다, 옥장판 안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외친다.

윤 대통령의 뉴욕 비속어 사용 파문을 재치 있게 풍자하고 있는 4컷 만화, '윤도리'다. <경향신문> '장도리'를 연재했던 박순찬 화백이 새로 선보이고 있는 시사 만화다. 윤도리 캐릭터는 대선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고개를 자주 좌우로 돌리는 습관에서 착안했다. 

개인 연재 블로그 '장도리사이트'를 만든 이유
 
 박순찬 화백이 연재하고 있는 '윤도리' 7화.
▲ 박순찬 화백이 연재하고 있는 '윤도리' 7화. ⓒ 박순찬
 
지난해 신문사를 퇴직하고 개인 작품 활동을 이어온 박 화백은 올해 7월 자신의 블로그 장도리사이트(https://jangdori.tistory.com)를 열고 윤도리를 비롯한 시사 만화을 연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6년간 연재된 장도리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다. '뼈 때리는' 비판과 풍자는 전매특허였다. 윤도리에서는 그 뼈 때리는 강도가 더 세졌다. 4컷 윤도리와 1컷 만평 등을 포함해 연재 빈도도 하루에 하나 꼴이다. 26년간 매일매일 4컷 장도리를 그리다 이젠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연재를 마쳤는데 퇴사 후 오히려 더 바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 12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박순찬 화백은 "윤석열 정부가 자꾸 만화를 그리지 않을 수 없게끔 소재를 만들어준다"라며 웃었다. 그는 "지금의 정치적 상황들을 지켜보는 독자분들의 답답함이 커지고 있고 속 시원하게 그려달라는 요구들이 있다"라며 "제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소소하게 커피 한잔값부터 많게는 고깃값까지 후원해주시기도 하는데 그분들을 보면 책임감이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박 화백은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윤석열차'를 둘러싼 논란도 만평을 통해 풍자했다.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과잉충성'을 꼬집는 내용이다.

박 화백은 "'윤석열차'가 정치적인 게 아니라 문체부가 정치적인 것"이라며 "맘에 안드는 부천만화축제 손보려는데 '이거 하나 잘 걸렸다'는 식으로 문체부가 정치적 공격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차를 그린 학생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만화를 그릴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며 "지금 사회적 관심이 쏠려 있어 부담이 많겠지만 이겨낸다면 이번 일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새로 그림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드로잉 입문책 <냥도리의 그림수업>을 펴낸 박 화백은 앞으로도 계속 만화를 그릴 생각이라며 장편 웹툰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편 웹툰의 성격에 대해 그는 "판타지에 가깝다"라며 "실제 존재할 수 없는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만화의 궁극적 지향인데 그런 만화같은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화백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9화까지 그린 윤도리... "커피값 후원하는 독자들 보며 책임감 느낀다"  
 
 박순찬 화백.
▲ 박순찬 화백. ⓒ 권우성
 
- <경향신문> 퇴사 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작년에 퇴사하고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 프로젝트'에 참여했어요. 저는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 이도영을 주인공으로 한 <환쟁>을 연재했어요. 웹툰 연재를 처음 해봤는데 업무량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모든 작업을 혼자 하다보니까 잠도 못잘 때도 많았고요.

그런데 문제가 좀 생겼어요. 원래 8월 15일에 맞춰 독립운동가 웹툰 연재물을 책으로 출판하기로 돼 있었는데 감사원에서 광복회가 진행한 이 프로젝트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면서 책 출판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재작년부터 1년간 33명씩 나눠서 3년 동안 이어져왔어요. 이미 작년과 재작년에 각각 독립운동가 33인에 대해 책 출판이 이뤄졌는데 이번만 늦어지고 있어요."

- 장도리사이트를 만들어서 만화를 공개하고 있는데 어떤 계기에서 시작하게 됐나요?

"제가 풍자만화 작업을 26년, 27년 가까이 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또 그리게 됐어요. 독자들의 요구도 있었고요. 그래서 틈틈이 SNS에 올리다가 블로그를 만들어서 한군데 모아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티스토리에 사이트를 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는 두 달쯤 됐어요."

- 반응은 어떤가요?

"블로그에 올린 만화를 '여기도 들어와 주세요'라는 차원에서 SNS에 공유했더니 많은 분들이 들어와 주시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콘텐츠가 무료라는 인식이 커지면 안되기도 하고 무료로 하다보면 다른 작가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어서 소액이지만 후원도 받고 있어요."

- 거의 매일 새로운 만평을 올리고 있는데 신문사 재직시절보다 더 바쁜 것 아닌가요?

"원래는 따로 작업해야 할 것들도 있고 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만 올리려고 했어요. 근데 제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찾아와서 소소하게 커피 한잔값부터 많게는 고깃값까지 후원해주시기도 해요. 많지 않은 숫자지만 그분들을 보면 책임감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자꾸 그리지 않을 수 없게끔 소재를 만들어줘요.(웃음) 그런 정치적 상황들을 지켜보는 독자분들의 답답함도 커지고 있죠. 속 시원하게 그려달라는 요구들이 있는 거죠."

- 신문사 다닐 때처럼 매일 작업하려면 힘들 것 같은데요.

"힘들죠. 만약 4컷을 매일 그려야 한다면 굉장히 힘들었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주로 한 컷짜리를 자주 그리고, 그것도 전통적인 문법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그리고 있어요. 간단하게 인물 중심으로 그리기도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넣기도 하고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또 매일 마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그리는 게 아니라서 괜찮습니다."

- 장도리처럼 네 컷 만화인 '윤도리'가 9화까지 연재됐는데 반응이 특히 좋은 것 같습니다. 윤도리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요?

"작년에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고개를 자주 좌우로 돌려서 도리도리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잖아요. 그 상황이 재미있어서 제가 페이스북에 '앞으로 이런 만화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딱 '윤도리'라는 타이틀만 올린 적이 있어요. 그게 1화예요. 그 후에 윤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시리즈로 그려봐야겠다고 한 겁니다. 9화까지 그렸는데 계속 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조만간 윤도리는 마치고 다른 시리즈를 그려볼까 생각 중입니다."

- 최근 '외교 참사 논란' 등 윤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 때문에 윤도리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네. 시사 풍자적인 만화를 그리자면 사람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정치, 특히 대통령을 겨냥해서 그릴 수밖에 없어요. 근데 지금 윤도리라는 캐릭터는 윤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캐릭터인데 제가 순수하게 만든 등장인물이 아니라서 작가 입장에서 제 맘에 쏙 들지 않아요. 그래서 정치 풍자적인 내용을 다루더라도 타이틀을 바꿔보고 싶은 겁니다. 장도리 시즌2가 될 수도 있고요."

- 최근 그린 시사만평들은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장도리보다 더 비판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신문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매체잖아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30% 밖에 되지 않는다 해도, 그릴 때 그 지지자들을 신경써야 한다는 암묵적 요구가 있어요. 때문에 적정 수준에서 선을 정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지금은 저를 좋아하는 독자들만 염두해 두면 되기 때문에 훨씬 더 자유롭게 그릴 수 있죠. 제 만화가 불편한 분들은 아마도 장도리사이트에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사실 지금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정치풍자 만화의 경우 그 수위가 제 만화보다 훨씬 높은 것들도 많아요. 제가 봐도 저건 좀 문제가 되겠다 싶은 수준까지 있더라고요."

- 장도리사이트에 올리는 윤도리나 만평에 대해 대통령실 등 정치권에서 압력은 없나요?

"전혀 없네요. 안보는 거 아닐까요?(웃음)"
 
 박순찬 화백이 지난 12일 공개한 만평 '못날리면'.
▲ 박순찬 화백이 지난 12일 공개한 만평 '못날리면'. ⓒ 박순찬
 
"정치적인 건 '윤석열차'가 아니라 문체부"

- 최근 고등학생이 그린 카툰 '윤석열차'를 두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부천만화축제에 일이 있어 갔다가 그 만화를 우연히 직접 봤어요. 지나가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얼굴을 동그랗게 그린 그림이 있어서 눈에 띄었어요. 처음 봤을 땐 학생공모전에서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에 설마 상까지 줬을까 했는데 실제 금상을 받은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날카로웠어요. 그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만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진보했고 학생들의 수준도 많이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서도 '윤석열차'에 대해 '대단하다'고 평가했는데 이유는 뭔가요?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굉장히 담담하게, 제3자 입장에서 차분하게 조망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지금의 정치적 현실이 정말 자극적인 일들로 가득 차 있는데 오히려 담담하게 그린 거죠. 그 점을 높이 사주고 싶었어요. 특히 고등학생 작품이고 배우는 단계잖아요. 그런 식으로 격려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 윤석열차를 '직관'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텐데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의도치 않게 사태를 키운 거죠. 제가 어렸을 때는 문화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 등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어요. 과연 우리가 저런 문화를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그런데 지금은 이미 우리가 뛰어넘었어요. 문화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눈높이도 높아졌고요. 이게 다 정보의 개방과 민주화 덕분인데 윤석열 정부에 있는 인사들은 그 수준을 못따라가고 있어요. 1970, 1980년대나 통하는 그런 방식으로 대응을 하려다 보니 국민들의 수준과 안 맞는 겁니다. 국민들은 답답하고 화가 날 수밖에 없죠."
 
 박순찬 화백.
▲ 박순찬 화백. ⓒ 권우성
 
   
- 문체부는 왜 그랬을까요?

"저는 문체부가 정치적 공격을 했다고 봐요. 맘에 안 드는 부천만화축제 손보려는데 '이거 하나 잘 걸렸다'는 식으로. 고교생 작품에 상 줬다고 경고하고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하는 건 굉장히 정치적인 선택이죠. 윤석열차가 정치적인 게 아니라 문체부가 정치적인 겁니다."

- 이번 일을 비판하는 만평을 그리기도 했어요.

"문체부의 너무 낡은 사고방식과 행태가 결국 대통령에 대한 과잉충성을 자랑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대에 뒤떨어진 행태를 빗대서 그렸습니다.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공무원들이 그런 과잉충성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조직이 굉장히 경직돼 있다는 거죠. 그런 모습을 보여야만 자신이 인정받을 수 있는 조직은 수평적 소통이 잘 안되는 조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 <오마이뉴스>가 확인해 본 결과 역대 수상작들 중에서도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작품들이 있었어요. 그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고등학생 작품에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예산으로 협박을 하고 있는데 전반적인 표현의 자유가 위축이 될 우려는 없을까요?

"정부 예산을 받아서 사업을 하는 곳은 아무래도 눈치가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다행인 게 SNS나 온라인 공간을 보면 정부가 아무리 뭐라하고 해도 오히려 더 활발하게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더 활발하게 반응을 쏟아내고 있잖아요.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새로운 패러디물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고. 그만큼 우리사회의 사회 문화적인 토대가 단단하다고 느꼈어요. 정부도 이런 상황을 직시해야 할 겁니다."

- 문체부가 정치적 작품이라고 비판을 한 이후 카툰의 본질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원래 카툰의 본질인 정치적 풍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반박이 많이 나왔는데요.

"말 그대로 만화가 원래 그렇게 시작된 겁니다. 과거 유럽에서 귀족들이나 보던 그림을 인쇄를 해서 많은 사람이 보게 만든 게 만화의 시작인 거죠. 그때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그림이니 대중이 원하는 것들을 그려야 할 거 아니에요. 그게 바로 왕이나 지배계층에 대한 풍자였어요.

한국 최초 만화가 이도영의 만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엔 삽화로 불렸는데 '대한민보'에 최초로 실렸어요. 대부분 친일세력과 일본에 대한 비판을 묘사한 그림들이었습니다. 그게 당대의 가장 첨예한 관심사였기 때문이죠."

- 다행히 '윤석열차'를 출품한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이 학생이 상처받지 않도록 격려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사만화를 먼저 그린 선배로서 이 학생에게 조언을 해줄 게 있나요.

"앞으로 계속 만화를 그리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번 일로 위축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만화를 그릴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사회적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에 부담이 많을 거예요. 그런 부담감을 이겨낸다면 이번 일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습니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만화같은 세계 그릴 것"
 
 박순찬 화백.
▲ 박순찬 화백. ⓒ 권우성
 
- 최근에 <냥도리의 그림수업>이라는 책을 펴냈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알고 지내던 출판사 대표가 드로잉 교본 책 하나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서 작업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제가 미술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교육 방법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가능할까 했어요. 근데 서점에 있는 드로잉 책들을 살펴보니 너무 전문적인 서적들뿐이더라고요. 막 그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을 위한 책은 없었죠. 그래서 막연하게 그림을 그려보고 싶지만 엄두를 못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을 만들어 보자고 해서 펴낸 책입니다. 일단 그리려면 그림이 무엇인지 이해를 해야 하잖아요. 이런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 주신다면?

"저는 만화가이고, 만화를 계속 그릴 생각입니다. 만화는 대중문화니까 대중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그려야겠죠. 장도리사이트에 올리는 만화도 대중들이 요구하는 것이에요. 구독을 해주시고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장도리사이트에도 가능하면 자주 만화를 올리려고 합니다. 또 장편 웹툰을 준비하고 있어요."

- 어떤 내용인지 조금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판타지에 가까워요. 우리가 흔히 만화같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저는 그런 만화같은 만화를 궁극적으로 그려보고 싶어요. 저는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만화의 궁극적인 지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만화든 소설이든 당대의 사람들이 느끼는 문제의식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또 그런 문제의식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정치·사회적인 문제들에서 나오는 것이라 그런 부분들은 당연히 작품 속에 깔려 있는 거죠. 다만 작가의 세계관의 투영된 새로운 세계의 틀로 해석을 해보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현재 장도리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다른 작가들이 하지 않은 실험적인 방식을 시도해 보고 있어요. 독자분들의 후원이 없었다면 아마 시작은 했어도 운영이 어려울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 자리를 빌어 후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또 더 왕성한 활동을 위해 더 많은 분들이 후원해 주시면 더 좋겠습니다.(웃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그 나라를 알고 싶으면 국립묘지를 가보라”

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된 제5회 이야기가 있는 평화둘레길 걷기

  • 기자명 대전=임재근 객원기자 
  •  
  •  입력 2022.10.17 00:14
  •  
  •  댓글 0
 
제5회 이야기가 있는 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가 10월 1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제5회 이야기가 있는 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가 10월 1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제5회 이야기가 있는 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가 10월 1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되었다. 개막식이 진행된 곳은 독립유공자 제3묘역 홍범도장군 묘역 앞이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제5회 이야기가 있는 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가 10월 1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되었다. 개막식이 진행된 곳은 독립유공자 제3묘역 홍범도장군 묘역 앞이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지난 2018년 처음 시작된 이야기가 있는 대전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가 제5회째를 맞으며 10월 16일 오후에 개최되었다.

이야기가 있는 대전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는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묘를 찾아다니며 해설사로부터 그 묘역에 안장된 인물의 삶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 행사다.

평화둘레길 걷기에 앞서 진행된 개회식에서 주최단체 인사말에 나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박규용 공동대표는 “이번 행사를 통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민족을 위해서 앞서 갔던 분들의 얼과 정신을 본받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뒤, “독립운동을 나섰던 운동가들을 탄압하고 잡아갔던 이들 또한 묻혀 있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공동주최한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박해룡 지부장도 “그 나라를 알고 싶으면 국립묘지를 가보라고 하는 말이 있다”며, “우리 현실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유성겨레하나 추도엽 공동대표도 주최단체 인사말에 나서 국립묘지에 친일파가 안장되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미군정의 친일파 재등용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유성지역연구소와 겨레한마음봉사단도 공동주최 단체에 이름을 올렸다.

개회식에서 주최단체 대표자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겨레한마음봉사단 황인식 대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박규용 공동대표,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박해룡 지부장, 유성겨레하나 추도엽 공동대표, 유성지역연구소 김선재 소장.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개회식에서 주최단체 대표자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겨레한마음봉사단 황인식 대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박규용 공동대표,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박해룡 지부장, 유성겨레하나 추도엽 공동대표, 유성지역연구소 김선재 소장.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여는 공연에 나선 대전평화합창단.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여는 공연에 나선 대전평화합창단.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어린이평화합창단 ‘하늘고래’가 개회식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어린이평화합창단 ‘하늘고래’가 개회식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번 제5회 대전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는 독립운동가들의 삶에 집중했다.

개회식이 진행된 장소가 독립유공자 제3묘역 홍범도장군 묘역 앞이었던 만큼 첫 번째로 소개된 인물은 홍범도(독립유공자 3-917)이었다. 1920년 6월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군 1개 대대를 섬멸시킨 봉오동 전투는 홍범도 장군의 지휘 아래 독립전쟁의 첫 승리를 이룬 전투였다.

하지만 홍범도 장군은 독립을 맞이하기 전인 1943년 10월 25일에 머나먼 타국 카자흐스탄에서 사망했고 그곳에 묻혔다. 그러다가 사망 후 78년 만인 지난 해 8월에 그의 유해를 대전현충원으로 옮겨와 안장되었다.

이날 걷기 행사에 참석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오광영 이사는 “현충원은 거대한 역사교과서”라며, “현충원평화둘레길 걷기행사가 홍범도장군 묘역이 있어 더욱 알차졌다”고 말했다.

을미의병 효시의 주인공 문석봉(독립유공자 2-168) 애국지사의 묘 앞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을미의병 효시의 주인공 문석봉(독립유공자 2-168) 애국지사의 묘 앞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들은 홍범도 장군 이외에도 을미의병 효시의 주인공 문석봉(독립유공자 2-168) 애국지사와 ‘임시정부 어머니’라 불리는 곽낙원(독립유공자 2-771) 애국지사, 부민관 폭탄의거의 주역 중 한 사람인 조문기(독립유공자3-705) 지사의 묘도 찾았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사변을 기폭제로 을미의병이 전국에서 일어났는데, 그 효시가 바로 유성장터에서 창의한 유성의병이었다. 유성장터는 대전현충원과 불과 3km 정도 밖에 안 되는 곳이다.

곽낙원 지사는 김구 선생님의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독립운동가였다. 곽낙원 지사의 해설을 맡은 박소현 해설사는 “백범이 민족 지도자로 나아갈 수 있었던 데는 부모의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며, “특히 애국장이 추서된 곽낙원 지사의 경우는 단지 ‘백범의 어머니’가 아니라 한 명의 독립운동가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민관 폭탄의거는 1945년 7월 24일에 결행한 일제강점기 마지막 의열투쟁이다. 정치깡패 친일파 박춘금이 '대의당'을 조직하여 당수에 취임하면서 경성 부민관에서 ‘아시아 민족 분격대회’를 열었을 때, 조문기, 유만수, 강윤국 3인은 합심하여 연단 밑에 다이너마이트 시한폭탄을 설치해 연설 도중 터트린 의거를 거행했다.

의거는 성공했고, 조문기 선생을 포함한 애국지사들은 곧바로 전국에 수배가 되었지만, 다행히 8월 15일에 해방이 되어 의열투쟁에 나선 이들은 무사하실 수 있었다. 조문기 지사뿐 아니라 다른 이들도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다. 유만수 애국지사는 독립유공자 2묘역 156호에, 강윤국(본명 강백) 애국지사는 독립유공자 4묘역 148호에 안장되어 있다.

‘임시정부 어머니’라 불리는 곽낙원(독립유공자 2-771) 애국지사의 묘 앞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임시정부 어머니’라 불리는 곽낙원(독립유공자 2-771) 애국지사의 묘 앞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부민관 폭탄의거의 주역 중 한 사람인 조문기(독립유공자3-705) 지사의 묘 앞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부민관 폭탄의거의 주역 중 한 사람인 조문기(독립유공자3-705) 지사의 묘 앞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날 대전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에서 찾은 곳 중 유일하게 독립유공자 묘역이 아닌 곳은 장군 제2묘역이었다. 장군 제2묘역에서 이들은 찾은 곳은 백선엽(장군 2-555) 장군의 묘였다.

국군 최초로 대장으로 진급한 백선엽은 육군참모총장과 합동참모의장을 지냈다. 예편 후에는 교통부 장관을 역임하고, 중화민국·프랑스·캐나다 대사 등을 지냈다. 백수를 누리다 2020년 7월 10일에 사망한 그는 7월 15일에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하지만 백선엽은 일제강점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하면서 항일무장세력에 대한 탄압활동과 일제의 침략전쟁에 협력한 이유로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되었다.

대전현충원 안장자 검색에서 ‘백선엽’을 검색하면 비고란에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현행 국립묘지법상 대장으로 예편한 백선엽의 국립묘지 안장을 막을 수는 없었다.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되었지만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백선엽(장군 2-555)의 묘 앞에서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되었지만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백선엽(장군 2-555)의 묘 앞에서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학도병으로 징집되었지만 일본군을 탈출해 광복군이 된 김준엽(독립유공자 4-397)의 묘 앞에서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학도병으로 징집되었지만 일본군을 탈출해 광복군이 된 김준엽(독립유공자 4-397)의 묘 앞에서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백선엽의 묘에 이어 찾아간 묘는 김준엽(독립유공자 4-397)의 묘였다. 1920년생 백선엽과 동갑내기였던 김준엽의 삶은 백선엽과는 정반대였다. 김준엽 선생은 일제에 의해 학도병으로 징집되었지만 일본군을 탈출했다.

학도병으로는 처음으로 탈출한 ‘학도병 탈출 1호’였다. 이후 그는 광복군이 되었다. 백선엽과 김준엽에 대한 해설을 맡은 김요한 해설사는 “1920년 생 두 사람은 극명하게 다른 인생을 살았다”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걷기 행사는 독립유공자 제2, 3, 4묘역과 장군 제2묘역 등 약 2km 정도를 걸으며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날 걷기 행사는 독립유공자 제2, 3, 4묘역과 장군 제2묘역 등 약 2km 정도를 걸으며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날 걷기 행사는 독립유공자 제2, 3, 4묘역과 장군 제2묘역 등 약 2km 정도를 걸으며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날 걷기 행사는 독립유공자 제2, 3, 4묘역과 장군 제2묘역 등 약 2km 정도를 걸으며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제5회 대전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에서 해설을 맡은 이들은 지난 8월부터 유성구자원봉사센터와 겨레한마음봉사단이 양성한 해설사들이다.

해설사 육성에 나선 겨레한마음봉사단 김선재 사무국장(유성지역연구소 소장)은 “대전 현충원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곳”이라며,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목숨바쳐 싸우신 독립운동가의 과거가 있지만, 이곳을 찾는 현재의 우리가 있고 독립운동가가 그토록 염원하던 미래의 한반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미래는 곧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미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걷기 행사를 마친 이들은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서 묘비 닦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제5회 대전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에서 해설을 맡은 해설사. 겨레한마음봉사단 김선재 사무국장(유성지역연구소 소장)이 해설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제5회 대전현충원 평화둘레길 걷기 행사에서 해설을 맡은 해설사. 겨레한마음봉사단 김선재 사무국장(유성지역연구소 소장)이 해설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걷기 행사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서 묘비 닦기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걷기 행사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서 묘비 닦기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조선일보 1면 “카카오 뚝”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10/17 08:29
  • 수정일
    2022/10/17 08:2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2.10.17 07:42
  •  
  •  댓글 0
 
 

한겨레·경향 “방송통신발전법상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 대상에 포털 포함해야”
‘80만’ 구독자 확보 중앙일보, 1면·2면·3면에 ‘유료구독’ 시작 알려
동아일보 “KBS 특파원 일부, 횡령 등 이유로 KBS감사실에서 감사 중”

지난 15일 오후 3시30분쯤 경기도 성남 판교의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불이 났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 네이버, SKT, SK브로드밴드 등이 입주해 있다. 이에 카카오톡 등 카카오 계열 플랫폼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약 5000만명의 국민이 가입한 카카오톡을 비롯해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든 카카오 계열 서비스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네이버의 경우 이번 화재로 검색·쇼핑·뉴스 등 일부 서비스가 문제였는데 데이터센터를 이원화해 운영해 장애를 신속히 복구했다. 그러나 카카오 계열 서비스는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톡 서비스 시행 12년 만에 최장 시간 먹통에 17일자 아침종합신문들 1면은 일제히 ‘카카오톡 먹통’ 소식을 다뤘다.

▲17일자 아침종합신문들 1면.
▲17일자 아침종합신문들 1면.

17일자 조선일보는 1면에 ‘카카오 ‘뚝’’ 제목의 기사에서 “카톡으로 서로 안부를 묻지 못하는 상황을 넘어, 택시·송금·결제·웹툰 같은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일제히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카카오톡과 연동된 각종 민·관 서비스들도 장애 도미노를 일으키면서 대한민국 주말이 올스톱된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이번 사태를 통해 플랫폼 독점 사회로 변모한 한국 사회의 취약성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카카오·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민간뿐 아니라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편의 서비스 대부분을 이용할 수 있는 ‘초연결 사회’가 한순간에 모든 것이 마비되는 ‘초먹통 사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 보안 업계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두 회사의 아이디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두 회사가 문제를 일으키면 전국이 마비되는 플랫폼 종속 사회가 돼버렸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7일자 조선일보 1면.
▲17일자 조선일보 1면.

시총 22조 기업인 카카오가 다른 곳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등 비상복구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고 지적하는 기사도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4면 기사에서 “10년 전인 2012년 4월에도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이 끊겨 카카오톡이 4시간가량 먹통이 됐는데, 카카오의 데이터센터가 단 한 개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됐다. 당시 카카오는 사과문에서 ‘어서 돈 많이 벌어서 대륙별로 초절전 데이터센터를 분산 가동해 안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카카오는 매출 6조10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수도권에 4곳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버 3만2000대를 둔 판교가 ‘메인 데이터센터’”라며 “카카오는 비용 문제를 이유로 판교 센터의 트래픽을 소화할 만큼 충분한 공간을 다른 데이터센터 3곳에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며 “또 평소 메인 데이터센터가 작동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 재난 복구 훈련도 제대로 이루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7일자 조선일보 4면.
▲17일자 조선일보 4면.
▲17일자 한겨레 2면.
▲17일자 한겨레 2면.

이용자들의 피해가 큰 만큼 이번 사태가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겨레는 2면 기사에서 “카카오가 제공하는 유무형 서비스가 워낙 많고 이용자가 수천만명에 이르다 보니 개별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카카오가 내놓을 보상·배상 기준에 따라 관련 소송도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하지만 이번에는 장애가 광범위하고 오랜 시간 지속돼 이전과 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가 택시기사, 카카오톡 로그인 연동 서비스를 통해 외부 유료서비스(티빙, 웨이브, 멜론 등) 가입자 등이 향후 카카오 쪽 보상 규모에 따라 집단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경향 “방송통신발전법상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 대상에 포털 포함해야”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이하 방송통신발전법)을 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의 수립지침을 작성해 주요방송통신사업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주요방송통신사업자는 수립지침에 따라 방송통신재난관리계획을 수립해 방통위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반대로 포털 사업자가 재난관리 대상에서 빠졌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3면 기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20년 5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서버·저장장치 등을 제공하는 데이터센터도 관리 대상에 넣으려 했지만, 인터넷 기업들이 ‘지나친 규제’라고 반발하면서 해당 법안은 20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고 보도했다.

▲17일자 조선일보 3면.
▲17일자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이어 “하지만 당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주요 회원사로 속해 있는 인터넷기업협회 등은 이미 기업마다 데이터 보호를 위한 조치를 마련해 놓아 중복 규제에 해당한다며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방통신발전법상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 대상에 카카오와 네이버 등 포털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현행 방송통신발전기본법상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 대상에 카카오, 네이버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2018년 과기정통부가 플랫폼 기업의 ‘주요 데이터 보호 의무’까지 추가한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기업 재산권 침해’, ‘산업 발전 저해’라는 기업 논리에 막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넘지 못했다. 이렇게 생활 전반에 직접 연결된 데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부가통신사업자의 기술적 특성상, 면밀한 제도적 보완이 상시적으로 따라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급성장하는 플랫폼 사업에 대해 이용자 보호 조치보다 육성 전략에만 치우친 게 이런 사태를 불러온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17일자 한겨레 사설.
▲17일자 한겨레 사설.
▲17일자 경향신문 사설.
▲17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비스는 주요 정보통신 기반 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KT와 같은 국가 기간 망사업자는 안전 감독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포털 등 부가통신사업자는 사기업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상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의 대상에 카카오와 네이버 등 거대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을 포함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80만’ 구독자 확보 중앙일보, 1면·2면·면에 ‘유료구독’ 시작 알려

중앙일보가 17일자 1면에 ‘The JoongAng Plus 뉴스에 인사이트를 더하다 디지털로 만나는 프리미엄 서비스’ 제목의 기사를 냈다. 2020년부터 ‘유료구독’ 서비스 전략을 추진해온 중앙일보가 ‘80만 명’(지난달 말 기준) 이상의 로그인 이용자를 바탕으로 17일부터 본격 유료구독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2면 기사에서 “한국 언론에 혁신을 더해 온 중앙일보가 한 번 더 합니다.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를 시작한다. 더중앙플러스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직접 만드는 관심사 기반 콘텐드다. 뉴스에 관점을, 사실에 통찰을 정보에 취향을 더했다”고 했다.

▲17일자 중앙일보 1면.
▲17일자 중앙일보 1면.
▲17일자 중앙일보 2면, 3면.
▲17일자 중앙일보 2면, 3면.

중앙일보는 “더중앙플러스는 당신의 삶을 더한다. 혁신 산업에 분석을 더하고 금융 뉴스에 해설을 더해 독자에게 최신 트렌드와 재테크 정보를 더한다. 정치·사회·K엔터 현안에 인간 탐구를 더해 독자에게 인사이트를 더한다. 전통 뉴스에 없었던 교육·육아·쿠킹 콘텐트는 휴식과 재미도 더해 준다. 30종의 시리즈가 독자들이 설정한 관심사에 따라 맞춤으로 다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중앙일보는 “더중앙플러스는 당신의 삶을 닮았다. 정보와 재미, 돈과 지식, 가족과 나, 일과 취미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의 삶이 흐른다. 더중앙플러스는 중앙일보의 전문 취재 역량을 통해 우리 삶이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고, 한결 더 깊은 호흡으로 콘텐트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KBS 특파원 일부, 횡령 등 이유로 KBS감사실에서 감사 중”

KBS 특파원 가운데 일부가 자신의 아내를 해당 지국 직원으로 고용하거나, 남편과 자신의 회사에서 자녀의 학비룰 이중 수령하거나, 근무 수당을 부풀려 챙긴 횡령 혐의 등으로 조사 중이라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17일자 동아일보 12면.
▲17일자 동아일보 12면.

동아일보는 3면 기사에서 “KBS 특파원 가운데 일부가 횡령 등 각종 비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KBS 감사실에서 감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자료를 받아 보도했다.

홍석준 의원은 동아일보에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특파원이 이런 비위를 저지른 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기강해이다. 비위가 드러난 특파원은 일벌백계하고 특파원 전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포격 주고 받는 남북, 9.19 합의 파기로 가나

남 "9.19 합의 위반 즉각 중단하라" vs 북 "남측 포사격에 대한 대응"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2.10.15. 12:42:44 최종수정 2022.10.15. 14:13:29

 

남북이 또 다시 포탄 사격을 주고 받으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 간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9.19 합의의 실효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14일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께부터 6시 30분께까지 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90여 발, 오후 5시 20분께부터 7시께까지 서해 해주만 일대 90여 발, 서해 장산곶 서방 일대 210 여발 등 총 390여 발의 포병 사격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이날 새벽에 실시한 포탄 사격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9.19 군사합의에서 군사 행동을 금지한 해상완충구역에 대한 사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합참은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경고 통신을 수 차례 실시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날 오후에 이뤄진 포탄 사격에 대해 남한 측의 사격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응 조치를 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북한의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5일 발표를 통해 "10월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오전 9시 45분경 아군 제5군단 전방지역인 남강원도 철원군 일대에서 적들의 포사격정황이 포착되였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제기된 적정에 대처하여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동부 및 서부전선부대들이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14일 17시부터 20시까지 사이에 적정발생지점과 상응한 아군종심구역들에서 동, 서해상으로 방사포 경고사격을 진행하도록 하였다"고 전했다. 

그는 "14일 오후에 진행된 아군전선부대들의 대응시위사격은 전선지역에서 거듭되는 적들의 고의적인 도발책동에 다시 한 번 명백한 경고를 보내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변인은 "앞으로도 우리 군대는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는 적들의 그 어떤 도발책동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철저하고도 압도적인 군사적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남조선(남한)군은 전선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키는 무모한 도발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14일 새벽에도 포탄 사격을 감행한 바 있다.  합참은 14일 오전 1시 20분경에서 25분까지 북한이 황해도 마장동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30여 발의 포병 사격을, 이어 2시 57분경부터 3시 7분까지 강원도 구읍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40여 발의 포병 사격을 한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발표를 통해 "전선적정에 의하면 10월 13일 아군 제5군단 전방지역에서 남조선(남한)군은 무려 10여 시간에 걸쳐 포사격을 감행하였다"며 "우리는 남조선군부가 전선지역에서 감행한 도발적 행동을 엄중시하면서 강력한 대응군사행동조치를 취하였다"고 그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합참은 13일 오전 8시부터 6시까지 10시간에 걸쳐 강원도 철원 사격장에서 주한미군이 MLRS(다연장 로켓)를 동원한 사격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훈련은 9.19 군사합의와 무관한 지역에서 실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