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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문재인은 확실히 김일성주의자” 주장, 결국 국감장서 쫓겨났다

‘윤건영, 수령께 충성’ 발언에 이어 또 드러난 ‘극우 본색’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2.10.12. ⓒ뉴시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12일 국정감사장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오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두고 색깔론을 펼치며 극언을 한 데 이어 또다시 극우적 발언을 내뱉은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는 파행됐고, 결국 김 위원장은 국감장에서 강제 퇴장당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경사노위 등을 대상으로 한 환노위 국감에 출석, "문 전 대통령을 아직도 종북 주사파로 생각하느냐"는 민주당 전용기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은 주사파이자 김일성주의자'라는 내용의 글을 적은 바 있는데, 이 생각이 변함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은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했다"며 "(그렇다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라고 당당하게 답했다.

김 위원장의 답변에 오히려 당황한 쪽은 질문을 던진 전 의원이었다. 전 의원은 황당하다는 듯 "정정할 기회를 주겠다. 분명히 말하라"고 했지만, 김 위원장은 "신영복 선생은 제 대학교 바로 선배로서, 그분의 주변에 있는 분과 같이 운동을 계속했다.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는 사람은 김일성주의자"라고 분명히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북한의 김영남부터 김여정이 있는 가운데서 신영복 선생을 존경하는 대한민국 사상가라고 했다"며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대단하다, 대단해"라며 혀를 내둘렀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 발언에 일제히 반발했다. 우원식 의원은 "(전직) 대한민국 대통령이 종북 김일성주의자다?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했기 때문에 종북 김일성주의자라고 얘기하는 사람과 어떻게 국회에서 같이 증인으로 얘기할 수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확증편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진성준 의원도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왜 이토록 김 위원장은 극단적이고 단정적이고 편향적인지 모르겠다"며 "경사노위원장으로 균형적으로 일하겠다고 누차 다짐해놓고도 금방 본색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진 의원도 "제가 보기엔 김 위원장 발언은 도저히 국감을 지속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며 "전직 대통령에 대해 특정 사람을 존경한다는 이유로 종북주의자, 김일성주의자로 단정하면서 국감 진행을 방해하는데 이런 증인을 데리고 계속 국감을 진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김 위원장의 퇴장을 공식 요청했다.

민주당 소속 전해철 환노위원장 역시 김 위원장 발언에 유감을 표하며, 여야 간사에게 김 위원장에 대한 조치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국감은 여야 협의를 위해 잠시 중단됐다가 속개됐고, 환노위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김 위원장을 퇴장시키겠다고 민주당과 위원장이 결정했다는데 다수의 힘으로 퇴장시키면 우리가 무엇으로 막겠느냐"라고 말했다.

전해철 위원장은 "감사 중지, 계속, 중지, 계속, 사과, 부인, 사과 등 논란의 중심에는 김 위원장이 있었다"며 "김 위원장이 원활한 국정감사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고, 감사장에 계속 있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김 위원장은 퇴장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상 국회 모욕죄에 해당된다며 환노위가 고발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으로 반발했고, 김 위원장과 함께 퇴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부터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두고 '종북본성을 드러냈다',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자신의 과거 페이스북 글에 대한 생각이 변함없느냐는 질문을 받자, "저런 측면도 있다"고 답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고발 조치 등을 언급하며 사과를 요구했고, 김 위원장은 뒤늦게 자신의 글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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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술핵 띄우는 여권, 위험천만 ‘핵 정치’”

  • 기자명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2.10.1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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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여권의 전술핵 띄우기에 경향 “보수 지지층 결집 위해 안보팔이 나섰다는 의심든다”
동아 김순덕 대기자 “‘김정은 비핵화 의지’ 보장했던 文, 어떻게 책임질 건가”
기준금리 인상에 한국경제 “또 금리 ‘빅스텝’, 물가도 환율도 한은 홀로는 어렵다”

북한이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지도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남한에 미군의 전술핵을 들여와 북한의 위협에 맞서야한다는 ‘전술핵 재배치’ 논란이 거세다.

‘전술핵 재배치’는 확실한 대북 억지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이 똑같은 핵보복을 받게 된다면 행동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격이다. 남한에 전술핵을 들여온다면 북한에 종용할 비핵화의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동북아시아 ‘핵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위험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우려에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연일 앞장서 전술핵을 띄우고 있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전술핵 배치에 관해)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곧바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아예 “우리 스스로도 핵능력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며 핵무장 발언까지 했다.

▲ 13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13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13일 대다수 아침신문들은 1면과 사설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논란에 대해 다뤘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여권의 ‘핵무장’, ‘9·19 파기’ 주장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여당 인사들이 가능성 낮은 ‘핵무장’을 거론하고 군사합의 파기 운운하는 것은 안보 위기를 국내 정치 위기 타개책으로 이용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위험하고 무책임한 ‘전술핵 띄우기’ 대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권의 전술핵 띄우기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차원이지만, 외교와 대화는 건너뛴 채 곧바로 강 대 강 대응을 언급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독자적 개발을 통한 핵무장, 미국 전술핵 한반도 배치, 주변국과 전술핵 공동운용 등 우리가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세 방안은 모두 실현 가능성이 낮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 독자적 핵무장에 나서는 것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만큼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라고도 지적했다. 

▲ 한겨레 1면 갈무리.
▲ 한겨레 1면 갈무리.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현실도, 선언의 역사적 맥락도 모른 채 대북 강경발언으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여권 대응이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여권이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 안보팔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여권이 현실성 없는 전술핵 배치와 핵무장 주장에 매달릴수록 해법은 멀어진다. 자칫 한·미 양국 간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 (여권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굳게 지키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는 ‘김순덕 칼럼’에서 ‘김정은 비핵화 의지’를 보장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현 상황을)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순덕 대기자는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군사경계선 상공에서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남북군사합의를 체결해 우리 안보를 위태롭게 만든 사람이 바로 문 전 대통령”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여러 세대에 걸쳐 북한 독재자에게 핵 선제공격까지 가능하게 해준 대통령으로 기억되지 않으면 다행이겠다”라고 했다. 

▲ 동아일보 칼럼 갈무리.
▲ 동아일보 칼럼 갈무리.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양상훈 칼럼’에서 미국이 실제 핵 보복(핵우산)을 행할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핵우산은 허울만 남는다고 우려했다. 양상훈 주필은 “북한은 머지않아 미 본토를 핵 공격할 다탄두미사일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미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그 경우 미국은 한국을 위해 자국민 목숨을 걸고 북한과 핵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미국 대통령도 하지 못한다. 핵우산은 허울만 남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우산의 남은 용도가 있다면 한국을 향해 ‘미국 핵우산이 있으니 핵 개발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제 북은 미 항공모함이 와 있는데도 도발한다. 미국 전략 자산 전개 역시 북한 억제보다는 한국에 핵 개발을 하지 말라고 달래는 용도로 변질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의 핵을 막는 방법도 하나밖에 없다. 미국이 한국에 핵을 제공하는 것이다. 핵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 조선일보 칼럼 갈무리.
▲ 조선일보 칼럼 갈무리.

 

서울경제 “‘경제 위기 공동 대응 선언’으로 시스템 붕괴 방어벽 쌓아야”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연 2.5%인 기준금리를 3%로 끌어올린 것이다. 사상 첫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난 7월 이후 석달 만에 다시 빅스텝을 밟았다. 

기준금리가 3%대가 된 건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한은이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최근 급등한 환율로 비상이 걸린 물가가 더 뛸 수 있는 만큼 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13일 아침신문들의 우려와 대안은 각기 달랐지만, 정부·가계·기업 모든 주체가 노력을 회피해서는 안된다는 데에는 뜻을 같이했다. 

한국경제는 사설에서 지금의 위기는 소비·투자·고용이 다 얼어붙은 복합위기라며 한은 혼자서는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치솟는 물가와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오른 금리가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구조적 악순환 국면에 처한 것”이라며 “더 큰 우려는 금리 인상의 구조적 한계다”, “경제·안보의 일체화 기류 속 글로벌 가치사슬(GVC) 붕괴로 소비·투자·고용이 다 얼어붙은 지금의 복합위기는 그만큼 다면적이다. 한은 홀로 어쩔 수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행여라도 정부가 금리 카드 뒤로 숨으면서 규제 혁파와 구조 개혁의 노력을 조금이라도 회피해선 안 된다”며 “불황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끝까지 연착륙을 시도하면서 펀더멘털 지키기와 경제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는 게 정부 몫이라면, 가계와 기업은 근검절약하며 허리띠를 죄는 수밖에 없다. 덜 쓰기, 임금 인상 자제, 해외 소비 줄이기는 지금 같은 극심한 흉년기에 기본”이라고 했다. 

▲ 한국경제 사설 갈무리.
▲ 한국경제 사설 갈무리.

매일경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늘어난 가계빚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사설은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 빚이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며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는 가구와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 돈을 빌려준 금융사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렇게 되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처럼 우리 경제에 전방위적 충격이 몰려올 것이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고위험군과 다중채무자 등 약한 고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거품이 빠질 때 연착륙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매일경제 사설 갈무리.
▲ 매일경제 사설 갈무리.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경제 위기 공동 대응 선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경제는 사설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를) 막으려면 취약 계층에 대한 고정 금리 대출 전환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연착륙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건전한 기업이 일시적 자금난으로 무너지는 사태는 막되 부실 기업을 정리하는 옥석 가리기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정부는 비상 플랜을 가동해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팀은 낙관론에서 벗어나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한 단기·중기·장기 종합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여야는 소모적 정쟁의 늪에서 벗어나 최소한 경제·민생 분야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경제 위기 공동 대응 선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법인세인하법과 반도체지원법 처리를 서두르고 규제·노동 등 구조 개혁 논의를 본격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경제 사설 갈무리.
▲ 서울경제 사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는 사설에서 “중소영세기업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갑작스러운 자금경색에 힘들어진 알짜기업을 가려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한계기업, 좀비기업은 이참에 과감히 정리해 금융권으로 번질 수 있는 리스크를 차단하는 것이 맞다. 지금을 구조조정, 체질개선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 파이낸셜뉴스 사설 갈무리.
▲ 파이낸셜뉴스 사설 갈무리.

한편, 동아일보는 ‘한은, 등 떠밀린 빅스텝…또 방심하다 정책 실기 말아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은은) 경기침체와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로 소폭, 점진적 인상을 고수하려다가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에 등이 떠밀려 다시 빅스텝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사설은 “문제는 한은이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높이기 시작했는데도 올해 3월부터 올린 미국에 추월당해 한미 금리가 역전됐다는 점”이라며 “상황이 이렇게 된 건 미국이 지난달까지 0.75%포인트씩 3연속으로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창용 한은 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이 오판했기 때문이다. 한은의 판단 착오와 실기가 반복되면 국내외 금융시장의 신뢰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와 관련해 한은은 더 이상 섣불리 상황을 예단하거나,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신속하고 유연하게 물가와 환율 변동에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은행 #금리인상 #전술핵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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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대자보' 붙인 22학번 서울대생 "시민으로서 참을 수 없었다"

[스팟인터뷰] "공개적 의견 표명 부담이었지만... 국민 우롱 윤 대통령에 인내심 바닥"

22.10.12 11:35l최종 업데이트 22.10.12 11:35l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 처음 윤 대통령 비판 대자보가 걸렸다. 생활과학대학 소속 학생이 쓴 대자보 2개는 각각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에 게시됐다. 사진은 윤석열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을 비판하는 중앙도서관 대자보.
▲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 처음 윤 대통령 비판 대자보가 걸렸다. 생활과학대학 소속 학생이 쓴 대자보 2개는 각각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에 게시됐다. 사진은 윤석열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을 비판하는 중앙도서관 대자보.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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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 '윤 대통령 탄핵' 대자보를 붙인 서울대 학생 A씨가 "서울대에도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며 한 말이다.

"22학번 신입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한 명의 시민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을 뿐"이라며 대자보를 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0일 밤 '서울대학교 생활대생' 명의로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에 대자보 2개를 붙인 그는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공개적 의견 표명이 쉽지 않았고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거짓말, 독재적 국정운영 때문에 대자보를 붙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밝혔다.


A씨의 글은 서울대에 처음 게시된 윤 대통령 비판 대자보다. 그동안 여러 대학에서 윤 대통령 비판·퇴진 대자보가 걸렸는데, 이번에 붙은 첫 서울대 대자보엔 탄핵 요구까지 담겼다. (관련기사 : [단독] "헌법 유린, 즉시 탄핵" 윤 대통령 모교 서울대에 첫 대자보 http://omn.kr/21412) A씨는 대자보에 "헌법을 유린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라"고 적었다. 

인터뷰 전 서울대 학생증을 제시한 A씨는 "제가 조직이나 단체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보니 혼자 종이와 테이프를 사 직접 대자보를 붙였고 힘든 점이 많았다. 중간에 '하지 말까'란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그러나) 뉴스를 볼 때마다 윤 대통령이 다시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풍자화 <윤석열차>를 그린) 그 고등학생처럼 어려움을 겪게 되진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게 되면 어쩌지 등의 생각을 하긴 했다"며 "저는 저를 비판하는 것 또한 윤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자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제 의견에 반대한다면 언제든 비판해 달라"라고 강조했다.

A씨는 '탄핵까지 요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단순한 비판으로 끝내기엔 인내심이 바닥나버렸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날리면' 사례처럼 윤 대통령은 그런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실력 부족 정부보단 국민 우롱 정부가 더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국민을 모셔야 할 존재가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생각하는데 국민을 위할 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에게 "마이너스 100점"을 준 A씨는 "대통령은 외국을 상대로 할 땐 강하고 넘볼 수 없는 존재여야 하고 국민을 상대로 할 땐 낮은 자세로 임하는 존재여야 한다"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은 완벽히 거꾸로 하고 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아래는 A씨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 처음 윤 대통령 비판 대자보가 걸렸다. 생활과학대학 소속 학생이 쓴 대자보 2개는 각각 학생회관(왼쪽)과 중앙도서관(오른쪽)에 게시됐다.
▲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 처음 윤 대통령 비판 대자보가 걸렸다. 생활과학대학 소속 학생이 쓴 대자보 2개는 각각 학생회관(왼쪽)과 중앙도서관(오른쪽)에 게시됐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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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 의견 표명 부담스러웠지만... 거짓말 보며 참을 수 없었다" 

- 대자보를 게시한 이유가 궁금하다. 

"첫째로 윤석열 대통령이 저와 동문이다. 동문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그냥 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둘째로 지금까지 서울대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공개적인 행동이 없었다. 서울대에도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이걸 알려서 자유롭게 비판하는 분위기가 생긴다면 많은 이들이 좀 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한다는 것이 쉽진 않았다.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부정부패 의혹, 거짓말, 독재적 국정운영 때문에 대자보를 붙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경제와 민생(실패)도 너무나 문제지만 이는 무능과 실력부족이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잘하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검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을 국민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여 반대파를 수사하고, 김 여사 문제는 전혀 수사도 하지 않는 것을 도저히 지켜볼 수 없었다. '바이든, 날리면' 논란처럼 국민 대부분의 생각과는 다르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며 참을 수가 없었다.

저는 어떠한 조직이나 단체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 혼자 종이와 테이프를 사 직접 대자보를 쓰고 붙이려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았다. 중간에 '하지 말까'란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러나) 뉴스를 볼 때마다 윤 대통령이 다시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다."

- 대자보에 고교생 풍자화 <윤석열차>와 관련된 내용도 담겼다. 최근 불거진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때문에 대자보를 쓰는 데도 고민이 됐을 것 같다.

"혹시 '그 고등학생처럼 어려움을 겪게 되진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게 되면 어쩌지' 등의 생각을 하긴 했다. 그런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뉴스를 볼 때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을 우롱한다는 느낌이 너무 많이 들어서 해야 할 일을 하자고 결심했다. 그게 또 민주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강약약강'이 윤 대통령 본능 아닌가...외교와 내치 모두 총체적 난국" 

- 비판을 넘어 탄핵까지 요구한 이유는 무엇인가.

"단순한 비판으로 끝내기엔 인내심이 바닥나버렸다. '바이든, 날리면' 사례처럼 윤 대통령은 그런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너무 화가 난다. 주변 사람에게도 인격적으로 무시당할 때 화가 나지 않나.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실력 부족 정부보단 국민 우롱 정부가 더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국민을 모셔야 할 존재가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생각하는데 국민을 위할 턱이 없다. 그래서 비판으로 끝내기엔 참을 수 없어 탄핵까지 이야기했다." 

-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좀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대선 때부터였다. 지난 대선 때 첫 투표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제가 소심한 성격이다. 남들 앞에 나서는 일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윤 대통령이 그걸 바꿔줬다."

-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몇점을 주고 싶나.

"마이너스 100점을 줄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을 더 낫게 만드는 게 아니라 퇴행시켰다. 정치인이라면 해선 안 되는 국익훼손, 국민우롱, 헌법정신 파괴 등 모든 걸 했다고 생각한다."

- 대통령은 어떤 자리이며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통령은 외국을 상대로 할 땐 강하고 넘볼 수 없는 존재여야 하고 국민을 상대로 할 땐 낮은 자세로 임하는 존재여야 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완벽히 거꾸로 하고 있다. 외국에는 낮은 자세로 아무 말도 못하면서 국민은 고압적 태도로 억압한다. '강약약강'이 윤 대통령의 본능 아닌가 싶다. 외교와 내치 모두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다."

- 정당이나 특정 단체에 소속돼 있거나 소속된 적이 있었나.

"22학번 신입생이다. 지금까지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느라 바빠 정당, 단체, 조직에 소속될 생각도 시간도 없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을 뿐이다."

- 공개적으로 대자보를 붙이게 되면 윤 대통령 지지자 등의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는데.

"저는 그것 또한 윤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자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제가 붙인 대자보를 비판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그 의견을 막을 순 없다. 저는 그 의견에 반박하면 된다. 그걸 말할 수 있는 게 자유다. <윤석열차> 논란은 정부가 비판을 막은 것인데 그건 자유란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 제 의견에 반대한다면 언제든 비판해 달라."

- 윤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 개개인이 따로 떨어져 있을 땐 약한 존재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뭉치면 강하다는 걸 꼭 말해주고 싶다. 그게 민주주의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알아야만 한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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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97] 강대강은 멈추지 않는다

김민준 기자 | 기사입력 2022/10/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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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전 성격의 군사적 움직임

 

한·미·일 3국은 9월 26일부터 10월 8일까지 북한을 겨냥한 다양한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이에 대응해 북한 역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군사훈련을 진행하였다. 북한이 10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각종 훈련 내용을 보면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에 맞춰 다양한 대상을 핵공격하는 훈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전 성격의 훈련이었던 것이다. 노동신문도 “적들에게 강력한 군사적 대응 경고를 보내기 위하여 각이한 수준의 실전화된 군사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먼저 9월 25일 새벽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모의 전술핵탄두를 탑재하였으며 북한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발사되었다. 저수지 물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례는 전 세계에서 처음이며 한미 군 당국도 미처 파악하지 못하였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모양을 보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이 아닌 지상에서 발사하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임을 알 수 있다. 

 

▲ 수중 발사 전술핵 탄도미사일.     

 

이런 미사일을 물속에서 쏜다면 우리 군은 발사 징후를 전혀 파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파악한다고 해도 물속에 있는 발사대를 사전 타격할 방법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랑하는 ‘킬체인’이 무용지물인 것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는 “북한의 수많은 저수지에 이 같은 발사대를 설치할 경우 사전 징후 포착은 물론 원점 타격도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 ‘실전훈련’을 통해 “계획된 저수지 수중발사장 건설 방향이 확증”되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북한의 여러 저수지, 호수에 이런 수중발사장이 우후죽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이 미사일이 동해상의 목표 상공에 설정한 고도에서 정확히 폭파하였다고 밝혔다. 당시가 미국이 핵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CVN-76)을 동원해 동해에서 한미연합훈련을 하기 전날임을 감안하면 항모전단 상공에서 핵미사일을 터뜨리는 훈련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핵폭발은 고도에 따라 효과가 다른데 통상 500미터 상공에서 터뜨려야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은 전부터 원하는 고도에서 핵탄두가 작동하도록 하는 실험을 계속해왔다. 아마 북한은 넓은 범위에 충격파를 보내 항모전단 전체를 한 번에 침몰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 공중 폭파 장면.     

 

노동신문은 9월 28일, 29일, 10월 1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 역시 모의 전술핵탄두를 탑재하였으며 한국군 공군 비행장을 목표로 훈련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상공 폭발, 직접정밀타격, 산포탄타격을 섞어서 훈련하였다고 밝혔다. 여기서 산포탄은 집속탄(클러스터탄)을 뜻하는데 탄두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있어서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으며 비행장 활주로 공격에 적합하다. 

 

 

10월 6일 발사한 무기는 한미 군 당국의 주요 군사지휘시설을 목표로 한 초대형 방사포와 전술 탄도미사일이었다. 북한은 ‘기능성 전투부’, 즉 ‘기능성 탄두’의 위력을 검증하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밝혔다. 군사지휘시설은 지하 벙커가 많으므로 지하까지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벙커버스터’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탄두는 일단 땅에 닿는 순간 터지지 않고 지하까지 뚫고 들어간 후 핵폭발해 인공지진을 일으켜 벙커를 파괴한다. 

 

▲ 초대형 방사포 발사 장면.     

 

10월 9일에는 주요 항구를 목표로 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였다. 한국군은 초대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를 400킬로미터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거리면 군사분계선에서 발사할 때 부산항까지 날아간다. 즉,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항구를 타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북한은 10월 6일, 8일에 장거리 포병부대와 공군의 합동타격훈련을 진행했다. 

 

6일 훈련은 한국군 기지를 타격하는 훈련으로 당시 합참은 북한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가 훈련해서 우리도 30여 대의 전투기를 대응 출격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시 중거리 공대지 유도폭탄 훈련을 하였다고 하였다. 이 폭탄은 일반 폭탄에 유도 기능을 결합한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과 유사한 폭탄으로 추정된다. 

 

8일 훈련은 무려 150여 대의 전투기를 동시 출격한 대규모 종합훈련이었다. 북한은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정작 한국군은 이 훈련에 대해서 침묵하다가 북한이 공개한 후에야 우리도 F-35A를 대응 출격했다고 밝혔다. 전투기 150대를 동시에 투입하면 비행길 통제가 어려워 전투기끼리 충돌할 수 있어 한국군은 이런 훈련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은 항모전단, 지휘 벙커, 공군 비행장, 항구, 군사기지 등 다양한 목표물을 적합한 무기로 공격하는 ‘실전훈련’을 하였다. 

 

특히 10월 4일 발사한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일본 상공을 관통했을 뿐 아니라 지금껏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가장 먼 거리인 4,500킬로미터를 날아갔으며 속도도 마하 17에 이르렀다. 북한이 신형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아 한미 군 당국이 추정한 화성포-12형과는 다른 미사일 혹은 화성포-12형의 개량형임을 알 수 있다. 

 

▲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이 미사일은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일본은 4일 오전 7시 27분부터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을 발령했으며 신칸센 열차 등 해당 지역 교통기관 운행을 일시 중지하였다. 도쿄 시내 출근길에는 “미사일 발사!”라는 경고음이 크게 울려 퍼졌고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이노 도시로 일본 방위성 부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능력이 없다. 이번에도 자국 상공을 날아가는 미사일을 요격할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 8월 19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이틀 전인 8월 17일 날아간 순항미사일의 발사장소가 안주시 금성다리였다며 한미 군 당국의 발표를 부정했다. 그러면서 “(한미 당국이) 어째서 발사 시간과 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무기체계의 제원은 왜 공개하지 못하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라며 조롱하였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미사일 발사 장소와 시간, 궤적을 정확히 파악했을까? 첫 번째 미사일을 수중 발사했다는 것도 파악하지 못한 것을 보면 요격은 애초에 불가능해 보인다. 즉, 실전이면 완전히 무방비로 당했을 것이다. 

 

북한은 10월 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해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세에 대처하여 적들에게 보다 강력하고 명백한 경고”를 보내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핵항공모함을 되돌려 동해로 다시 투입했다. ‘강대강’을 고조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노동신문은 10월 10일 보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들이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는 속에서도 여전히 계속 대화와 협상을 운운하고 있지만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우선 우리는 더 강력하고 단호한 의지와 행동으로써 방대한 무력을 때 없이 끌어들여 지역의 정세를 격화시키는 적들에게 더욱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라고 지시했음을 밝혔다. 

 

지금은 ‘강대강’ 국면이 점점 고조되며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심각한 상황이다. 

 

2. ‘강대강’은 계속된다

 

미국은 ‘강대강’을 멈출 수 없는 사정이 있고, 북한은 ‘강대강’을 멈출 이유가 없다. 따라서 ‘강대강’은 끝까지 갈 것이다. 

 

1) 미국

 

미국은 ‘강대강’을 멈출 수 없다. 

 

첫째, 지금 미국은 패권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인제 와서 ‘강대강’에서 물러서면 급격히 몰락한다. 

 

미국 패권 붕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해 아프간에서 쫓겨나듯 철수하는 것을 보며 미국의 동맹국들은 더 이상 미국이 자국을 지켜주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이런 직감은 확신으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지 못한다.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미국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계속 무기를 공급하며 전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만약 미국이 지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 전 세계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에 등을 돌릴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강대강’으로 치닫는 북미 대결에서 미국이 먼저 꼬리를 내리면 미국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고 동맹국에 대한 지도력도 무너질 것이다. 지금 세계는 북·중·러를 중심으로 한 반미 국제연대가 강화되는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진영은 동요, 분열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의 지도력이 무너지면 세계의 중심축은 급격히 북·중·러로 기울 것이다. 

 

둘째, 미국은 이판사판의 상황에서 혹시 전쟁에서 이길지도 모른다고 판단할 것이다. 

 

‘강대강’이 계속 고조되면 결국 전쟁이 발발하고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 곳곳에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강대강’에서 물러서면 미국 패권이 무너지고 순식간에 삼류 국가로 몰락할 것이다. 미국 처지에선 이러나저러나 망하는 상황이니 이판사판으로 나설 수 있다. 

 

한편 미국 일각에서는 북한과 전쟁을 하면 이길 수 있다는 판단도 할 것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하기 전인 2003년 7월 중순 미 국방부가 진행한 두 차례 컴퓨터 모의 전쟁 결과 북미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이 신앙처럼 떠받드는 컴퓨터의 과학적 결과를 보고도 현실을 부정할 수 있다. 핵무기 수도 훨씬 많고 땅덩이도 훨씬 넓은 미국이 북한에 진다는 걸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본토에 떨어져도 전쟁 지휘부만 살아남으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여길 수도 있다. 이는 미국의 고질적인 주관주의 때문이다. 

 

▲ 2003년 모의 전쟁 결과를 보도한 뉴욕타임스.     

 

이런 이유로 미국은 북미 전쟁까지 가는 한이 있어도 ‘강대강’ 국면을 피하지 않고 있다. 

 

2) 북한

 

북한은 ‘강대강’ 국면을 피할 이유가 없다. 

 

첫째, 북한은 원래 ‘강대강’, ‘정면 돌파’를 국가의 기질로 가지고 있다. 

 

북한은 역사적으로 미국을 대할 때 적당히 물러선 적이 없고 타협하지도 않았다. 푸에블로호 사건 때도 미국이 항공모함 3척을 들이밀어 위협했지만 북한은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라며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 그리고 끝내 ▲영해 침범을 인정하라 ▲사과하라 ▲재발하지 않을 것을 보장하라는 3가지 요구조건을 관철했다. 북미 핵대결 당시에도 미국이 전쟁 위협을 가하자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핵보유 선언을 해버렸다. 

 

특히 지난 9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인민은 미제국주의자들의 상투적인 설교와 궤변과 제재 압박, 군사적 위협에 못 이겨 잘못된 선택으로 비참한 말로를 걷고 비극적인 마감을 맞은 20세기, 21세기의 수많은 역사의 사건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여 타협을 절대 선택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둘째, 북한은 군사력에서 미국을 능가한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물러설 이유가 없다. 

 

2012년 4월 15일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사기술적 우세는 더는 제국주의자들의 독점물이 아니며 적들이 원자탄으로 우리를 위협 공갈하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라고 하였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우세하지 않다고 단언한 것이다. 북한은 당시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우열 관계의 역전은 보다 명백해졌다”라고 평가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5일 열병식 연설에서 “지금 우리 무력은 그 어떤 싸움에도 자신 있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이런 자신감이 있는 이상 ‘강대강’에서 물러설 이유가 없다. 

 

3. 2018년과 같은 극적인 변화는 없다

 

혹자는 지금 북미가 ‘강대강’으로 대치하지만 핵전쟁까지 가기 전에 대화 국면으로 넘어가리라 전망한다. 2017년에도 극단적 대치를 했지만 2018년에 극적인 대화 국면이 열리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당시는 상황이 다르다. 

 

1) 미국

 

미국은 당시 대중국 포위망을 형성하기 위해 북한을 포섭하려 하였다. 냉전 시기 소련을 포위하기 위해 중국과 수교를 맺거나, 베트남과 수교해 베트남을 반중 전선에 포섭한 것과 마찬가지다. 2017년 북중관계는 험악하기 그지없었기에 미국은 자신들의 구상이 통할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북한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후 전격적으로 북중정상회담을 진행해 미국의 구상을 파탄 냈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전략을 미국이 다시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당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었다. 개혁개방을 거부하고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 북한을 변질시키는 것은 자본주의의 승리를 위해 중요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4분 30초짜리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전 세계의 투자를 받는 등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려 경제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자력갱생, 자립자강 노선을 선택하였기에 이 역시 실패하였다. 

 

미국이 당시 북한과 협상에 나선 이유 중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벗어나야 하는 절박함도 있었다. 2017년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 국민은 공포에 빠졌다. 2018년 1월 13일 하와이에 미사일 경보가 울리면서 일대 소동이 발생한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은 일단 협상을 시작해 본토 공격 위협을 낮춰야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내내 북한이 핵시험, 미사일 발사를 중지한 것이 자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자랑한 것도 이런 이유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다만 이제는 북한의 핵시험,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제시할 조건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당시는 평화협정, 북미 수교, 제재 해제 같은 조건들을 내걸고 협상하며 핵시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판은 깨졌고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제시할 조건도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라고 못을 박은 것을 보면 결국 미국이 무릎을 꿇기 전에는 사태가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당시와 지금은 미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 극적인 국면 전환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2) 북한

 

북한이 당시 미국과 협상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의 명분을 얻기 위해서였다. 

 

북한은 처음부터 미국의 핵위협 때문에 핵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미국 편에 있었다. 심지어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이라는 중국, 러시아도 핵개발만큼은 반대하며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였다. 

 

그런데 2018년 북미정상회담을 하며 극적인 대화 국면이 열리고 그 후 미국의 억지 주장으로 협상이 중단되자 세계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중국, 러시아도 북한 편으로 돌아섰다. 두 나라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미국이 무산시켰다며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최근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제재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열렸지만 중국, 러시아는 추가 제재는 물론 규탄 성명 채택조차 반대했다. 

 

이처럼 북한은 당시 목적한 바를 이루었기 때문에 인제 와서 다시 미국과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 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구상에 핵무기가 사라지고 제국주의가 사라지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반북 정책이 사라지면 협상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완전히 무릎을 꿇고 항복을 하는 것인데 과연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4. 강대강의 끝은

 

과연 ‘강대강’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지금은 한미연합훈련과 미사일 발사가 오가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 높은 수준의 군사행동이 이어질 것이다. 미국은 과거처럼 전략핵폭격기 같은 무기를 동원해 위기를 극도로 고조시킬 것이며, 북한은 지상 혹은 해상이나 공중 핵시험, 핵잠수함 진수, 미 본토를 향한 실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신형 무기 공개 등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강대강’이 계속되면 몇 달 못 가서 사태가 터지게 되어 있다. 늦어도 내년 봄에는 사달이 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작년에 미국 측의 시 브리즈 21 훈련이 있었고 올해 초에 러시아-벨라루스 연합훈련이 있다가 결국 전쟁으로 번졌다. 미국의 부추김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는 초토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부추김을 받은 윤석열 정권이 ‘선제타격’, ‘압도적 대응’을 운운하며 북한을 자극하는데 이러다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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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자장사’로 성과급 잔치에 횡령까지… “더 이상 못 참아”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2.10.11 17:29
  •  
  •  댓글 0
 
 
 

‘성과급 잔치, 횡령사고’ 은행 규탄

5대 은행장들이 10년 만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11일, 국회 앞에서 은행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민중행동은 “지난해 주요 시중 은행들은 사상 최대 수준의 경영 실적을 거뒀다”면서 “코로나로 버티기 어려운 서민, 자영업자, 중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이자 수익으로 돈을 번 시중은행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횡령사고까지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반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이자 이익은 15조3361억원. 이는 전년 대비 21.7%가량 증가한 수준이자 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 11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이자장사 성과급잔치 횡령사고’ 은행 규탄 기자회견. [사진 : 서울민중행동]
▲ 11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이자장사 성과급잔치 횡령사고’ 은행 규탄 기자회견. [사진 : 서울민중행동]

서울민중행동은 금융감독원 자료를 토대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4대 시중은행 소속 임원, 총 1047명이 받은 성과급은 1083억 원이라고 밝혔다. 억대 연봉을 받는 은행 등 금융사 임직원들이 지난 6년간 횡령한 돈은 170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78개 금융기관에서 총 327회, 1704억 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고, 해당 금융사 임원은 횡령사고가 발생한 해에도 거액의 성과급과 연봉을 챙겨갔다.

서울민중행동은 또, “은행들이 부실 위기에 처했을 때 은행을 구한 건 정부의 공적자금 즉, 국민의 세금”이었음을 강조했다. “198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때 두 차례에 걸쳐 168조 원이 투입됐다”면서 “은행은 막대한 수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먼저 할 게 아니라 대출 이자를 대폭 낮춰 어려울 때 도와준 국민을 챙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영애 화폐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은행은 은행에 있지도 않은 돈을 만들어 대출을 하고 대출에 따른 이자를 받아 간다. 지급준비금이란 제도로 더 많은 대출을 위해 더 많은 예금을 유치한다. 그래서 은행은 예대금리차로 먹고 산다. 민간은행의 모든 부정의한 문제는 바로 이 특권 때문”이라며 “민간은행이 독점하는 이익을 국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은행의 접대비에 문제를 제기했다. “은행들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대비로 7천 633억 4천만 원을 썼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연합회가 개별 은행의 접대비와 관련해 별도의 협회 규칙이 없다고 알려왔다. 고객의 돈을 횡령하는 사고가 만연한 와중에서 고객의 대출 이자 등 수수료로 이익을 거두는 은행에서 접대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불투명하다”면서 “금융감독원의 감독이 얼마나 태만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현미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아무리 안 먹고, 안 쓰더라도 대출로 파리목숨처럼 겨우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국민들이 있는데 억대 연봉을 받는 은행·금융사 임직원들이 6년간 1천700여억원을 횡령했다. 국민들은 누굴 믿고 재산을 맡길 것이며, 어떻게 신뢰하고 금융 거래를 하겠는가”라고 분노했다. 그는 “국민들 상대로 한 이자 장사로 금융사 임직원들의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 정말 어처구니없고 화가 나서 못 살겠다”면서 “금융감독원, 정부가 제대로 감독하고, 처벌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외쳤다.

장진숙 진보당 공동대표는 ‘은행의 공공성’을 화두로 던졌다. 장 공동대표는 “월급은 그대론데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 은행들은 서민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폭리를 취하면서 내부횡령까지 일으키는 도덕적 해이의 총체적 난국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국민을 상대로 대출장사를 해서 배를 불려놓고서도 아직도 은행들은 공공성을 외면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은행장들 망신주기로 그칠 것이 아니라 은행의 공공성 문제를 사회적 화두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참가자들은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상을 엎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참가자들은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상을 엎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기자회견문

‘더이상 참을 수 없다’ 
민생위기 속 이자수익으로 성과급잔치 벌이고, 횡령사고까지 국민을 배신하고 신뢰를 저버린 은행을 규탄한다! 

 지난해 주요 시중 은행들은 사상 최대 수준의 경영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이자 이익은 15조3361억원. 이는 전년 대비 21.7% 증가한 수준이자 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여파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서민, 자영업자, 중소상공인들이 앞다퉈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이른바 ‘생계형 영끌’ 청년층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데 계속되는 고금리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한 2,30대 그리고 빚더미위에 앉은 자영업자들이 또다시 대출로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와중에 이자수익으로 돈을 번 시중은행들이 배당을 확대하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더니, 심지어 횡령사고까지 일으켰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4대 시중은행 소속 임원, 총 1047명이 받은 성과급은 1083억원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은행 등 금융사 임직원들의 지난 6년간 횡령액은 1700여억원에 달한다.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78개 금융기관에서 총 327회, 1704억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고, 해당 금융사 임원은 횡령사고가 발생한 해에도 거액의 성과급과 연봉을 챙겼다. 

 이뿐이 아니다. 은행은 사모펀드 판매 수수료로 엄청난 돈을 벌어놓고 2019년부터 연쇄적으로 환매중단 또는 원금손실을 선언했고, 은행들은 거짓된 정보로 고객들을 가입시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도 아직까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있다. 또 은행권 채용 비리 사태가 발각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재판부는 비리에 연루된 금융지주 회장에게 무죄판결을 내렸고, 몇몇 부정입사자들은 여전히 재직 중이다. 

 지금 은행의 엄청난 이자 수익은 단순히 그들의 경영을 잘해서 발생한 실적이 아니다. 정부의 정책실패와 팬데믹 그리고 경제현실에 대한 반사 이익이고, 그 이익을 위기에 빠진 국민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써야한다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상식이다.   

 은행들이 부실 위기에 처했을때 은행을 구한건 정부의 공적자금 즉, 국민의 세금이었다. 은행이 일반기업과 달리 망해서 안되는 이유는 국민의 금융생활, 예금을 보호하고 있는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기때문이다. 은행이 규제 산업이자 보호 산업인 이유는 때로는 생명까지 구할 수 있는 대출이 지나치게 사용하면 갚지 못해 개인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고, 나아가 경제 전체를 위기로 몰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금융선진국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대출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은행은 막대한 수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먼저 할 게 아니라 대출 이자를 대폭 낮춰 어려울 때 도와준 국민을 향해 제 역할을 해야한다. 국민들을 ‘이자장사’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리스크로부터 충격을 완화하고, 취약계층이 무너지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예대금리를 조절해야한다. 

 더불어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금융당국, 정부에게도 책임을 묻는다. 복지와 사회안전망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을 확대해서, 개인이 빚을 내서 살아남으라는 정부 정책이야말로 가계부채 1900조 시대,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는 근본원인이다. 

 심지어 10년간 700억을 횡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도, 금융감독원도 이를 알지 못했다는 것은 금융기관의 내부통제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의 감독과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민들은 더이상 은행의 배신, 금융당국의 무능을 바라보고만 있지 않을것이다. 어려울 때 손실은 나누자더니 좋을 때 자신의 배를 불리기 바쁜 은행사들의 파렴치한 행태를 두고 볼 수 없다.  우리는 앞으로 은행이 영업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가중시키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다. 

- 국민은 이자장사,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 과도한 영업이익, 성과급잔치 은행을 규탄한다! 
- 채용비리, 사모펀드 피해 은행은 책임져라! 
- 반복되는 횡령사고, 최고경영자 은행장도 처벌하라!
- 성과급잔치 그만하고, 대출금리부터 낮춰라! 

2022년 10월 11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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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최안 "죽음 결심했었다...470억 손배? 더 잃을 것도 없다"

[노란봉투법①]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말하는 하청과 노조할 권리

22.10.12 05:14l최종 업데이트 22.10.12 05:14l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위해 쟁의행위를 하면 수십, 수백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 '노란봉투법' 제정 요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은 연내 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정부·여당·재계의 반대가 거세다. 노랑봉투법의 의미를 살펴보는 연쇄 인터뷰를 진행한다.[편집자말]
유최안 부지회장이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22일까지 31일간 가로·세로·높이 1미터 크기 철제 감옥 속에 스스로 들어가 투쟁하던 모습.
▲  유최안 부지회장이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22일까지 31일간 가로·세로·높이 1미터 크기 철제 감옥 속에 스스로 들어가 투쟁하던 모습.
ⓒ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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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거제가 들끓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5~6년 전 30% 삭감된 임금을 회복시켜 달라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위험한 작업장에서 20년 넘게 일해온 하청 숙련공들의 월급이 200만 원대, 최저임금 수준이었다. 임금 체불과 4대 보험 체납은 일상화돼 있었다. 문제 제기하려 노동조합을 만들면 업체가 폐업했다. 대우조선 하청 노조는 임금 회복과 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6월 2일부터 7월 22일까지 51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사측의 물리적인 해산 시도가 이어지자 하청 노동자들은 단식을 하고, 고공 농성을 했다. 급기야 유최안(41)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6월 22일 거제 옥포조선소 제1도크 바닥에 설치된 가로·세로·높이 1미터 크기 철제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뒀다. 20년차 용접공인 그가 직접 감옥을 용접했다. 키 178 센티 장신인 유 부지회장은 앉은 자세로 목을 다 세우지도 못하는 좁은 감옥에서 31일을 버텼다. 창살 사이를 뚫고 나온 강한 눈빛, 검고 마른 팔, 손에 쥔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란 펜 글씨는 많은 이들을 거제로 모이게 했다.

파업은 끝났고, 계절이 바뀌었다. 7월 22일 노사 합의가 이뤄졌지만 사측은 석 달이 다 된 현재까지도 조합원 10여 명에 대한 고용 승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정부의 공권력 투입 압박에도 교섭 책임이 없다며 끝내 나 몰라라 했던 원청 대우조선은 지난 8월 말 유 부지회장을 비롯한 하청 노조 간부 5명을 대상으로 47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월급 200만 원대인 이들이 이 돈을 다 갚으려면 300년 넘게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일만 해야 한다. 이 터무니 없는 돈의 방정식이 최근 노란봉투법 제정(노조법 2·3조 개정) 여론에 불을 붙였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한하고,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노동계에선 20년간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목소리가 높아지자 다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연내 법 통과를 약속한 상태지만, 정부·여당과 재계의 반대가 극심해 법안은 국회에 막혀있다.


유 부지회장을 지난 6일 저녁 거제에서 만났다. 9월 초 퇴원해 9월 13일부터 현장에 복귀한 그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용접 일을 한 뒤 곧장 노조 사무실로 가 밤 늦게까지 노조 업무를 봤다. 유 부지회장은 노란봉투법의 필요성을 말하다가도 "기대를 잘 하지 않습니다. 기대했다가 꺾이면 힘드니까요. 여태까지 살면서 뭘 '꽁'으로 받아본 적이 없어서"라고 꾹꾹 눌러 말했다. 동시에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도 좀 더 쉽게 노동조합 할 수 있게 하는 법 아닙니까"라며 "노동조합 한다고 집, 돈 다 날리고 인생 다 털어먹었습니다. 하청은 계속 이렇게 노동조합 해야 됩니까?"라고 또랑또랑 되물었다.

"감옥 투쟁 후... 현실 바뀐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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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최안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지난 6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인근 하청 노조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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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 상태는.  

"저번 주까지만 해도 무릎이 아팠는데 이제 거의 다 회복한 것 같다. 다행이다."

- 파업 종료(7월 22일) 뒤에도 하청 노동자 40여 명의 고용 승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김형수 지회장이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8일까지 22일간 단식 농성을 했다.

"그 중 아직도 10여 명은 고용 승계가 안 됐다. 하청은 이렇게 똑같은 내용 갖고 세 번, 네 번 합의해야 한다. 화가 나서 미치겠다."

- 지난 6~7월 파업에 큰 반향이 있었다.

"조선소 바깥에서 우리 지회를 바라보는 인식은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조선소 내 현실이 좋아진 건 없다."

- 무슨 말인가.

"노동자들이 대우조선을 다 떠나고 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이거밖에 안 오른다고?' 하면서. 이번 파업이 사회적으로 주목 받으면서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었는데, 그게 무너진 거다. 우리 파업으로 오히려 삼성, 현대 등 다른 업체들 임금이 많이 올랐다. 더 좋은 조건 찾아 떠나는 걸 막을 순 없지 않나. 본래 600명 정도 되던 조합원들도 20% 정도 줄었다(대우조선에는 정규직이 약 8000명, 하청 노동자가 약 1만 2000명 있다).

경험 많고 기량 좋은 숙련공들도 이번에 회사가 하는 꼴 보고 마음이 많이 틀어졌다. 노동조합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자기 작업에 대해 자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일로는 꼬투리 안 잡히는, 일 잘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몫 떳떳하게 요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회사는 여전히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노조 안 하는 사람들만 원하고 있다. 의욕이 생길 수가 없다."

- 수주가 늘어나는 등 호황기가 와서 오히려 일손이 부족하다고들 한다.

"일 잘하는 숙련공은 팽시키고, 경험 없는 사람들이나 말도 잘 안 통하는 외국인 채용만 늘리고 있다. 위험한 작업이 많은데도 일단 쓰고 치우면 된다는 식이다. 분명 탈이 날 거다. 선박의 안전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사에 대한 애정 없이 단기적으로 돈 벌러 온 사람들이 과연 책임감 갖고 배를 만들까. 실제 용접을 하면 속이 다 쇳물로 차 있어야 하는데, 쇠 안에 스펀지를 넣거나 텅 빈 채로 겉만 불량하게 용접한 뒤 돈 받고 떠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러면 또 알아서 책임감 갖고 일하는 노동자들만 죽어나간다. 한 번에 할 일을 두 번 세 번 해야 하니까. 지금 현장에선 작업이 안 되고 있다."

"가끔 '괴물'이 되어간다고 느껴... '대우'라는 괴물을 상대하는 괴물"
  
유최안(41)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최근 용접 현장에서 찍은 사진. 속이 비어있는 불량 작업이다. 유 부지회장은 사회적인 관심을 받았던 6~7월 파업 이후에도 임금 등 처우가 현실화되지 않자, 숙련공들이 대우조선을 떠나고 있다고 했다. 그 자리는 단기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채우고, 제대로 용접을 하지 않고 겉으로만 눈속임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  유최안(41)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최근 용접 현장에서 찍은 사진. 속이 비어있는 불량 작업이다. 유 부지회장은 사회적인 관심을 받았던 6~7월 파업 이후에도 임금 등 처우가 현실화되지 않자, 숙련공들이 대우조선을 떠나고 있다고 했다. 그 자리는 단기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채우고, 제대로 용접을 하지 않고 겉으로만 눈속임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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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6일 대우조선이 유 부지회장을 포함해 노조 간부 5명에게 47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소장도 안 읽었다. 뭐 얼마를 더 뺏기겠나. 더 뺏길 것도 없다. 어차피 이 사회가 만든 비정규직 하청 구조에서, 희망도 없는 삶에서 뭘 더 잃겠나. 신경도 안 쓴다. 손배 때리면 그냥 맞는 거다. 다른 방법이 있으면 좀 알려달라."

- 파업 내내 회사는 거액의 손배 압박을 했다.

"나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걸 경고해야 했다. 우리라고 손배 각오를 안 했을까? 까놓고 얘기해서, 나는 '이번에 안 되면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더는 답이 없어서. 여기서는 뭔가 멈춰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냥 이대로 사는 건 벌 받는 거라고 생각했다. 살아가는 의미가 없었다."

-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할 건 다 해봤는데 안 되는 걸 어떡하냐는 거다. 우리는 작년에도 파업했다. 쟁의권도 얻지 못한 채 소위 '불법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당장 돈 떼어 먹혔다고, 지금 돈 돌려달라고 노조에 모이는데 거기 대고 '자 여러분 1년만 기다려보세요. 교섭하고, 쟁의권 얻어서 파업하면 됩니다'라고만 할 순 없지 않나. 하지만 '불법 파업' 딱지가 붙으니 공권력이 모든 걸 막아 뭘 해보지도 못하고 좌절했다. 격렬했지만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고 고립된 채 고사했다. 민주노총도 거제에 잘 오지 않았으니까. 조합원들은 계속 다른 일자리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올해 더 절박했다. 정말 뭔가 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는 노조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는 노동자들에게 '그래도 파업이라도 한 번 해보고 가자'고 설득했다. 조선소에서 10~20년 일했는데 다른 데 가기 전에 뭐라도 해보고 떠나야지 않겠냐고. 벼랑 끝에서 올해 파업을 준비했다. '합법 파업'을 위해 쟁의 기간 다 기다려가며 파업권을 획득했다.

그렇게 합법 파업을 했더니 이번엔 구사대들이 몰려와 두들겨 팼다. 조합원들 한 명 한 명 떨어져 나가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1도크 감옥으로 들어간 거다. 근데 이마저 불법이라고 한다. 20일 넘게 밥을 굶어도 안 되고, 한 달 동안 진수(배를 물에 띄움)를 막아도 안 된다. 그럼 도대체 우리는 앞으로 무얼 더 해야 하나? 제발 방법을 좀 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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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최안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지난 6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인근 하청 노조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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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세로·높이 1미터 철제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두고 한 달 넘게 투쟁했다.

"이렇게 관심을 받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다. 우리 같은 비정규직, 하청이 왜 극단적인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줄 아나. 빨리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달에 200만원 버는 사람들이 한 달, 두 달 임금 포기하고 파업 할 수 있을까? 절대 못 한다.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우리도 피켓 몇 번 드는 걸로 끝나는 집회 하고 싶다. 그 정도로 말 들어주면 왜 안 하겠나. 그런데 이곳은 사람이 죽어도 눈 하나 꿈쩍 안 하는 지옥이다. 우리가 강성인가? 그들이 너무 하는 것 아닌가?"

- 감옥 투쟁 당시 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운운했다.

"문제는 나 같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파업 끝나고 서로 얘기해보면 다 비슷한 마음이었다. 공권력 들어오면 고공농성 하던 누군가는 뛰어내렸을 것이고, 연쇄적으로 일이 터질 상황이었다. 솔직히 내가 가끔 '괴물'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대우'라는 괴물을 상대하는 괴물. 이런 '괴물'들이 점점 많아지면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도 많아지는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 지난 5일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한창 파업할 때 우리가 8000억 손해 입혔다고 많이 모함 받았는데 그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해달라"고 회사에 요구했다.

"회사가 8000억 떠들어대니 정부,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권력 투입 압박을 하지 않았나. 이제 와서 470억이라고 말을 바꾸고 설명도 없다."

- 같이 국감장에 있던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470억 손배소를 취하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손배가 "준법 경영"이라고도 했다.

"법에 문제가 있는데 법 지키면 뭘 하나. 우리와 법률 싸움하자는 건가. 그럴 거면 회사에 변호사만 있으면 되지 뭐 하러 사장이 있나. 지난 3월 박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회사는 우리에게 작년 파업에 대한 10억 손배소를 때렸다. 그전에는 고소·고발을 남발해 구속시켜버리는 기조였다면 이젠 돈으로 노조를 짓누르겠다는 확실한 의지 표현이었다. 우리가 그렇게 싸웠는데 어제 사장 얼굴을 처음 봤다. 언론들 있는 데서 친한 척 인사하러 오길래 거부했다."

"다른 데로 떠나라? 속 편한 소리... 할 수 있는 걸 할 뿐, 이대로 살 순 없다"
    
- 대우조선의 470억 손배소를 계기로 노란봉투법 제정 요구가 커졌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이 이번 정기 국회 내에 노란봉투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손배 앞에서 버틸 방법이 없지 않나. 다만 기대는 잘 안 하고 산다. 여태 살면서 '꽁'으로 먹은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다. 비정규직 투쟁이 그렇다. 우리들의 파업은 답이 있어서 하는 파업이 아니다. 어떤 계획과 구상이 있는 게 아니라 몰리고 몰렸다가 터져 나오는 거다. 그 힘으로 밀어붙이는 파업이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뭐를 고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답도 안 그려진다. 특히 법은 우리에게 머니까. 그래서 더 기대를 안 하려 한다."

- 기대가 없어진 건 언제부터인가.

"조선소 상황이 안 좋아지고, 비정규직 하청이 죽어나가기 시작했을 때부터다. 예전엔 정말 일만 했다. 1년으로 따져도 쉬는 날이 거의 없었다. 설, 추석에도 일했다. 스물셋에 조선소 들어가 스물일곱까지 4년을 거의 하루도 안 쉬고 잔업·특근을 했다. 결혼을 일찍 해 네 식구 가장이었고 외벌이였기 때문에. 죽으라 일만 하니 스물일곱에 집을 살 수 있었다. 저, 일 정말 잘했다. 그런데 그 무렵부터 조선소가 내리막이었다.

회사가 하청을 정규직보다 많이 쓰는 이유가 뭔가. 더 많이 벌어다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려울 땐 하청부터 깎고 날렸다. 우리는 그냥 한 달 벌어 한 달 살 수 있으면 되는데, 그게 안 되기 시작했다. 몸도 슬슬 망가지는 게 느껴지는데 나중에 쓸 병원비도 안 남을 것 같았다. 스물넷 때 내 시급이 1만원이었는데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시급이 1만 300원이다. 삶에 기대나 희망이 생기겠나.

속 편한 사람들은 '그럼 딴 데 가서 돈 벌라'고 한다. 내 나이 이제야 마흔 조금 넘는다. 젊다. 용접사가 어디 가서 대우 못 받겠나. 갈 데 많고 내 친구들도 돈 많이 번다. 그런데 빤히 보이지 않나. 여기 사람들 그냥 놔두고 가나? 여기엔 여기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죽어야 하나? 속 편한 소리들 하고 있다. 나는 내가 있는 곳에서, 여기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떻게든 살아가보는 게 사람답게 사는 거라 생각한다."
 
유최안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지난 6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인근 하청 노조 사무실에서 대우조선의 470억 손배 소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최안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지난 6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인근 하청 노조 사무실에서 대우조선의 470억 손배 소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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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부지회장 같은 선택을 하지 않고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이다. 각자의 삶이다. 흔히 우리끼리 '조선소는 막장'이란 말을 많이 한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밖에서 한 번 고꾸라지고 온 사람들이다. 배 안은 아수라장이다. 시간 아끼려고 용접, 도장, 파워(페인트칠 전 전동 그라인더로 선박 표면의 녹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노동자)가 한데 섞여 일을 한다. 페인트통이 즐비한데서 화기 작업을 하니 폭발 위험도 있고 온갖 유독 물질이 나와 코와 눈이 아프다. 환기 시설이 없어 배에 연기가 꽉 찬다. 중량물 다루는데 다른 건설, 제조 현장과 달리 기계가 움직일 수 있는 길이 없다. 유선형이라 작업하는 자세도 잘 안 나온다. 그런 곳에서 무거운 걸 들고 나르면 무릎, 허리 다 나간다.

그런데도 블랙리스트에 올라갈까 봐 산재 얘기도 못꺼낸다. 그러다 정말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까지 간 사람들이 밤 9시쯤 박카스 하나 들고 쭈뼛쭈뼛 조합 사무실로 찾아온다. 도대체 돈이 뭐라고 이렇게 될 때까지 일을 했나, 내가 다 짜증이 난다. 얼마 전에도 서른넷 밖에 안 된 친한 동생이 허리 디스크로 일을 관뒀다. 내가 있는 업체에 직원이 100명 정도 되는데, 올해만 두 명이 죽었다. 한 명은 자살, 한 명은 당뇨로. 둘 다 40대밖에 안 된다. 요즘 세상에 당뇨가 죽을 병인가. 그런데 여기선 이런 일이 발에 차인다.

여기 남은 사람들은 다 죽어야 되는가? 예전엔 내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사나 싶었다. 그런데 이놈의 비정규직 하청 구조는 내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때부터 잔업·특근을 안 했다. 내가 잔업하고 일 많이 하면 옆에 있는 한 명이 짤린다. 그게 보이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더 일을 하나. 미칠 노릇이었다. 왜 서로가 서로에게 침을 뱉어야 하나. 그렇게 노동조합 일도 출발했다. 한 달 월급이 170~180만 원으로 떨어졌다. 스물일곱 때 산 집도 팔았다. 생활비 쓰려고."

- 떠나는 대신, 남아서 노동조합 하면서 좋아진 점은 없나.

"억지로 꼽자면 어른은 좀 된 것 같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갔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갔다. 집이 깨져서 동생은 숙식 제공되는 고등학교로 진학해 떨어져 살았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일을 했다. 그러다 몇 년 전에 우연히 어머니를 만났다. 감정이 좋지 않았고 피해의식 같은 게 남아 있었다. 마음 속 문이 열리지 않았다. 교류를 안 했다. 하지만 노동조합 하면서 하도 인간 말종들을 상대하다 보니 어머니가 용서되더라(웃음). 이제는 교류를 하고 있다. 이번 파업 때 수많은 시민들이 보내준 연대도 기억하고 있다. 사실 그 덕분에 지금 살아있다."

- 노란봉투법이 제정되면 현장에 변화가 있을까.

"모르겠다. 해봐야 아니까. 지금도 헌법에는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이 잘 만들어져 있는데 사측이 민법을 기막히게 악용해 손배로 침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노란봉투법이라도 해보자는 거다. 경총은 자꾸 노란봉투법이 재산권 침해라고 하는데, 그럼 우리의 노동권은 언제나 침해 받아도 되는 것인가. 이건 불평등한 것 아닌가.

결국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 하기 좀 더 쉽게 하자는 것 아닌가. 손배를 막고, 우리 하청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다면 파업이나 교섭이 훨씬 빨라질 수 있다. 우리가 목숨까지 걸 일이 줄어든다. 이번에 감옥 투쟁 들어가기 전 집에 말을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뉴스에 내 얼굴이 나오고, 8000억 어쩌고 하니까 아내가 몸져누워 지금 처가살이 하고 있다. 대학생 된 아들, 고등학생 된 딸 얼굴을 넉 달 만에야 봤다. 정말 하청은 계속 이렇게 노동조합 해야 하나? 정말 난 이대로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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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도 “내부 문제제기”라고 인정하는데, “감사방해”라는 사무총장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0/12 09:08
  • 수정일
    2022/10/12 09:0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석연찮은 증언거부 지적에 “미주알고주알 답하는 게 부적절하단 의미”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는 모습. 2022.10.11. ⓒ뉴스1
 
이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표적 감사 논란과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과의 문자 논란의 중심이 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감사위원들의 문제제기를 “감사방해”라고 주장했다. 관련 공식 회의에 참석한 최재해 감사원장조차 “감사위원의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반복해서 밝혔지만, 회의에 참석조차 안 한 유 사무총장이 해당 감사위원들의 문제제기를 “문제제기라기보단 감사방해”라고 비하한 것이다.

또 ‘이전에도 이관섭 국정기획수석과 문자 또는 전화통화를 한 적 있느냐’는 국회의원들 질의에 “이 문제에 대해선 처음 한 소통”이라고 답변했다가도, 사실관계를 분명히 짚는 질문이 재차 이어지자, 석연치 않게 “답변하지 않겠다”라며 반복해서 답변을 거부했다.

뚜렷한 사유 없는 증언 거부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처벌 대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유 사무총장은 “미주알고주알 답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미의 답변이었다”라고 답했다. 뒤늦게 내놓은 답변하지 않은 취지 또한 답변할 가치가 없었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통령실과 소통 정상이면 이전 대화 공개하라’
“그게 삭제해서” 곤란하다는 사무총장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국회에서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어 나온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질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유 사무총장은 다소 신경질적으로 답변하며 여러 논란을 키웠다.

먼저 유 사무총장은 자신과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과 주고받은 문자에 대해 “소통은 정상적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5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유 사무총장이 이 국정기획수석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직접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고 보고하는 내용이 언론이 포착된 바 있다.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감사원이 대통령실에 사소한 것부터 이전 정부 감사에 대한 것까지 협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는데, 이를 정상적인 소통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이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소통이 정상이라면 (공개되지 않은 문자 대화 내용을)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고 질의했고, 유 사무총장은 “그게, 삭제해서”라며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탄희 의원 질의에 답변 거부하는 유병호 사무총장 ⓒMBC 방송화면 갈무리

‘감사위원 문제제기 없었다는 것인가?’
“문제제기보단 감사방해”
사무총장 답변에 난감해 한 최 감사원장
“문제제기 있었다” 정정


그러면서 유 사무총장은 ‘감사위원의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언론보도 등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대해, “해당 보도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위원회 의결을 안 거쳤다는 것이고, 둘째는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둘 중 무엇이 허위인가”라는 이탄희 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시정)의 구체적인 질의가 이어지자, 유 사무총장은 “위원회 의결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할 뿐, 무엇이 허위인지 짚지 못했다.

특히, 유 사무총장은 자신이 참석하지도 않은 감사위원회의에서 나온 문제제기에 대해 “문제제기 차원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규정에도 맞지 않는 내용을 막연히”라며 “문제제기보단 감사방해이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장조차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는 추궁이 이어지자, “확인해봐야겠다”라고 답했지만, 이미 “감사방해”라고 말한 뒤였다. 이 같은 유 사무총장의 답변에 대해, 최재해 감사원장은 난감해했다. 유 사무총장 답변에 끼어드려다가 못 끼어든 모습을 본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최 원장에게 답변 기회를 줬는데, 최 원장은 “사무총장은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아, 그 당시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답변하는 거 같아서 보충설명을 하고 싶었다”라며 “그 당시 하반기 감사 계획을 8월 이십 며칠 경에 뒤늦게 확정하는 회의를 하다 보니까, 그전에 착수된 감사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이냐 문제제기가 있었다. 유 사무총장이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답변에 혼선이 있을 거 같았다. 문제제기는 있었다”라고 유 사무총장의 답변을 정정했다.

하반기 감사계획을 짜기도 전에 유 사무총장 중심으로 7월에 착수된 이전 정부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표적감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부 감사위원들의 문제제기를 감사방해로 치부한 것이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0.11. ⓒ뉴스1


‘보도된 문자 이전에 대화 없었나’
“답변하지 않겠다”
‘정당 사유 없는 답변 거부, 처벌 가능’
“답변거부는 아니었다...”


이어지는 질의응답에서도 유 사무총장의 답변은 논란이 됐다.

언론에 포착된 유 사무총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 주고받은 문자가 처음 주고받은 문자냐는 이탄희 의원의 질의에, 유 사무총장은 “답변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답변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없지 않느냐”라는 지적에도,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에 이탄희 의원은 “증언거부하려면 법적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이전에도 문자를 주고받은 적 있는지”를 재차 물으며, 답변할 기회를 여러 차례 제공했다. 그런데도, 그는 “따로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답해 의구심을 키웠다. 이 의원의 이어지는 ‘전화통화를 한 적도 있느냐’,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 있느냐 없느냐’ 등의 질의에도, 그는 “따로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답변 거부에 대한 해명은, 김의겸 의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국감 답변을 거부했을 경우 처벌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한 뒤에야 나왔다. 김의겸 의원은 “저렇게 당당하고 분명하게 증언을 거부하는 증인에 대해서는 법사위가 전체 의결로 정식 고발해달라”고 건의했다.

그러자, 유 사무총장은 “증언 거부한 게 아니고, 미주알고주알 답변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미였다”라고 반박했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앞서서 김의겸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된 문자 대화가 첫 소통이냐?”는 질의에 “최근에는 그렇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 소통이다”라고 답했다.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이관섭 수석과 소통했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지점이다.

한편, 이날 유병호 사무총장이 이관섭 수석과 주고받은 문자에 대한 지적은 여당에서도 제기됐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해당 문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고, 유 사무총장은 “허위사실이다, 그 부분이 없어서 안타깝지만, 공직자로서 절제된 용어 쓰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 떨떠름하게 사과했다. 이에 조 의원은 “사과엔 조건이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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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野, 반일만 되뇔 건가” 한겨레 “정진석 망언 사과해야”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2.10.12 07:11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일제고사 부활에 경향 “키를 자꾸 잰다고 키가 커지지 않는다”
포털 탈락 아시아투데이, 조선 하단광고에 이어 경향·국민·아주경제 등에 네이버 비판 광고 게재

정치권이 연일 친일과 반일, 친북 등 서로를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언론도 냉전식 진영논리 프레임으로 여야 정치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북한이 보름동안 일곱 차례에 걸쳐 12발의 미사일을 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안보위기를 느끼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사설을 냈고, 한겨레는 ‘조선이 썩어서 망했다’는 발언을 해 식민사관이라고 비판받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사설을 썼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일제고사로 불리는 ‘학업성취도 전수평가’ 부활 방침을 공식 밝혔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현재 초6, 중3, 고2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2024년에 초3~고2로 넓히고 원하는 학교나 학급은 모두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일제고사 부활이 줄 세우기 경쟁을 통한 비교육적인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5일 조선일보 1면 하단에 네이버를 비판하는 광고를 낸 아시아투데이가 12일에는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아주경제와 자사 1면 하단에 광고를 냈다. 지난달 16일 포털 콘텐츠 제휴 심사에서 탈락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여론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시아투데이는 2013년 검색제휴에서 퇴출된 직후에도 언론사 광고와 자사 기사로 네이버를 비판했다.
 
 

‘인공기 괜찮냐’ ‘조선은 썩어서 망해’ 색깔론에 식민사관까지

 
냉전시대에 작동하는 진영논리가 요 며칠 이어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사설 “민주당, 북핵 위협에도 반일만 되뇔 건가”에서 민주당을 향해 “원인 제공자인 북한 도발에 대해 규탄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인 한미일 안보 협력을 ‘친일 프레임’으로 비난하며 정쟁만 키운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미일 군사훈련을 두고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서울신문은 사설 “북핵 앞 욱일기 논쟁, 어느나라 정치인인가”에서 “반일 정서로 정치 이득을 얻겠다는 심산이 아니라면 이 대표는 소모적 논란을 여기서 접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끝에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인공기는 괜찮냐’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 또한 무책임하다”며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쓴 건 국민 정서를 외면한 실언”이라고 지적했다.
 
▲ 12일 한겨레 만평
▲ 12일 한겨레 만평

 

 
한겨레는 정 위원장 발언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사설 “정진석 망언 사죄하고, 여야 실질적 안보 대책 논의해야”에서 정 위원장 발언을 두고 “야당 대표의 ‘친일 국방’ 문제제기에 맞서기 위한 의도였다 하더라도, 용납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정 위원장은 자신의 얼빠진 망언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냉철하게 접근해야 할 안보 문제에 대해 ‘친일’ ‘반일’ 같은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이분법적 접근법을 쓰는 것은 실질적 대책 논의를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취지의 주장은 다른 매체에서도 나왔다. 실제 대다수 국민이 친일이나 반일, 친북이나 반북 등에서 한쪽 입장만을 취하지 않고 사안별로 판단하는 가운데 정치권이 서로를 친일이 아니면 친북이란 식의 비난을 쏟아내는 게 국민정서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사설 “북 전술핵 위협 커지는데 친일·친북 싸움만 할 건가”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북한은 7차 핵실험까지 할 것이고, 한미일은 높은 수위로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한반도는 전례없는 위기로 빠져들 것이다. 여야는 당장 당리당략적 정쟁을 멈추고 위기 타개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제고사 부활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실증돼”

 
윤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정부에서 폐지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가 책임지고 ‘기초학력 안전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일단 교육부는 원하는 학교만 참여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시도 교육감들이 호응하면서 사실상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아일보 보도를 보면 부산의 경우 관내 모든 학교에 자율평가에 응시하라는 지침이 내려졌고, 강원도는 11월부터 ‘강원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행할 예정이다.
 
▲ 12일 경향신문 사설
▲ 12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 “줄세우기 부작용 뻔한데 일제고사 부활하겠다니”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최근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이 크게 늘어난 만큼 그 필요성은 커졌지만 일제고사 형식의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는 부작용이 크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전국 모든 학생이 한날한시에 같은 시험을 보는 일제고사 상황을 전했다. 이 신문은 “일선 학교에서는 일제고사에 대비한 모의고사가 성행하고, 일제고사에 포함되지 않은 과목은 수업시간을 줄였다”며 “시험결과를 교육청이 학교평가에 반영하자 학생들에게 부정행위를 조장하고 성적을 조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학생 간, 학교 간 줄 세우기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비교육적”이라며 “시험을 봐야 학생들이 공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오해다. 키를 자꾸 잰다고 키가 커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사교육과 불평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모든 학생이 같은 시험을 친다고 해서 학력 신장이나 진단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사교육에 몰리며 경쟁이 과열될 수도 , 입시에 활용되지 않으니 대충 볼 수도 있다”고 했다.
▲ 네이버 비판 기사와 포털 비판 사설, 네이버 비판 하단 광고 등을 실은 12일자 아시아투데이 1면
▲ 네이버 비판 기사와 포털 비판 사설, 네이버 비판 하단 광고 등을 실은 12일자 아시아투데이 1면

 

 

아시아투데이 ‘네이버 비판’, 광고에 이어 자사 보도·사설까지

 
아시아투데이는 12일 네이버 비판 기사를 여러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동산 매물정보 갑질 혐의 네이버 최수연 첫 공판 연기”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부동산 매물정보 갑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법원이 네이버 측 기일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첫 공판이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편 네이버는 이 사건 변호를 위해 법무법인 김앤장을 선임한 뒤 전관 출신의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 변호인으로는 법무부 차관을 지낸 이창재 변호사를 비롯해 법무연수원 부원장, 지청장, 형사부장 등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대서 포진해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투데이는 “네이버, 1조대 내부거래…문어발 확장”이란 기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네이버와 카카오 계열사들이 지난해 각각 1조 원대에 이르는 내부거래를 한 사실을 보도했다. 그 외에도 “네이버 동의의결 부실 이행, 국회 특위서 감시해야”란 기사를 통해 골목상권과 상생협력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네이버를 비판하고 이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의의결제도가 네이버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목소리들을 담아 전했다.
 
아시아투데이는 1면 사설 “‘황제포털’ 네이버가 장악한 언론, 이대로 둘 것인가?”에서 네이버 때문에 뉴스가 공짜라는 인식을 확산시켰고 기사 품질이 저하돼 언론 신뢰에 저해된다는 내용을 썼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두고 언론에 대해 민간기업이 등급별 심사를 하는 세계 유일의 기이한 제도라고 했고, 언론이 만든 콘텐츠로 네이버만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고도 비판했다.
▲ 아시아투데이 임직원 일동 명의의 12일자 국민일보(위)와 동아일보 1면 하단 광고
▲ 아시아투데이 임직원 일동 명의의 12일자 국민일보(위)와 동아일보 1면 하단 광고

 

 
한편 이날 경향신문, 동아일보, 아시아투데이 1면 하단에는 이해진 네이버 총수가 “라인 한국기업이라면, 네이버 한국 아닌 외국기업”이라는 발언을 제목으로 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해당 광고에는 지난번 아시아투데이의 네이버 비판 광고 게재 이후 네이버 피해 관련 제보가 쏟아진다는 내용도 담았다. 국민일보와 아주경제 1면 하단에는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 ‘네이버 공화국 바로 세우기’ 대국민 운동을 다시 시작합니다”란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해당 광고에는 네이버나 이해진 창업자 관련 억울한 일을 제보받는다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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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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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전사됐다... 지켜보겠다, 조작·날조 마라"

[인터뷰]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느닷없이 유권해석 요청... 결국 문 전 대통령 겨냥한 것"

22.10.11 05:11l최종 업데이트 22.10.11 09:35l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 권우성
 
"나를 잘못 본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 안위를 위해서 나가라고 하면 그만둘 거라고 생각한 게 아닌지. 햇빛을 보냈다면 되레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태풍을 보내니 굳세게 버티게 되더라. 의도치 않게 전사가 됐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2023년 6월까지 보장된 자신의 임기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전사'라는 말로 표현했다. 

전 위원장에 대한 정부·여당의 사퇴 압박은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지 한 달만에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월 14일 전 위원장에게 '국무회의 참석 대상자가 아니'라고 통보했고, 윤 대통령은 사흘 뒤 직접 "국무회의에 굳이 올 필요 없는 사람까지 다 배석시켜서 회의를 할 필요가 있나"라면서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을 겨냥했다. 이후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나서 "문재인 정부 알박기 인사"라며 전 위원장을 직격했다. 

6월 말엔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한 유권 해석을 요청받았다. 권익위가 7월 1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답변드리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밝히자, 같은 달 27일 또 다른 여당 의원이 나서 재차 유권해석 질의와 답변 자료를 요구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7월 28일, 감사원은 '전 위원장 복무 관련 사항 등'에 대한 권익위 감사에 전격 착수했다. 두 차례 기간이 연장된 감사는 지난 9월 29일 종료됐다. 감사 종료 하루 전, 감사원은 권익위의 서해 공무원 관련 유권해석 담당 실무 직원을 소환 조사했다. 지난 6일엔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유족이 권익위의 유권해석과 관련해 전 위원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정부와 여당, 여기에 피격사건 유족까지 손발을 맞춘 듯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이 이뤄진 것이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겪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전 위원장은 "이번 정권을 검찰공화국이라고 하는데 그 최전선에서 맞서게 된다는 부담감, 두려움이 굉장히 크다"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최근 고발당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이 해당 사건에 유권해석을 요청하며 나와의 관련성을 만들어냈고 내 답변을 두고 감사원은 감사를 하고, 이 건으로 검찰에 고발됐다"라며 "일련의 상황을 무엇으로 해석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전 위원장은 최근 마무리된 권익위에 대한 감사에 대해서도 "모두 문제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라며 "내가 정말 청렴하게 권익위원장을 했다는 사실이 감사로 인해 역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허탈한 듯 웃었다. 

현재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를 남겨둔 상황. 전 위원장은 "감사원이 칼을 빼고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며 권익위에 쳐들어왔는데 빈손이면 자존심 상하지 않겠나"라며 "뭘 가지고 엮을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6일 진행한 전현희 위원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감사원 특별조사국 10명 갑자기 들이닥쳐... 위원장 2년 탈탈 털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 권우성
 
- 총체적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내년 6월까지 임기를 마치겠다는 뜻은 여전히 유효한 건가. 

"기관장으로서 조직과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 국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부패 방지와 권익 구제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 그 둘 때문에라도 사퇴할 수 없다. 법에 권익위원장의 임기와 권익위의 독립성이 명시돼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가혹한 시기다. 그런데 내가 힘들다고 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버리고 그만두면 비겁한 일이다. 때문에 개인 전현희를 희생하며 어렵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실 정권의 압박이라는 상황에 몰리니 책임감과 사명감이 더 생긴다. 나를 잘못 본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 안위를 위해서 나가라고 하면 그만둘 거라고 생각한 게 아닌지. 햇빛을 쬐면 되레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태풍을 보내니 굳세게 버티게 된다. 의도치 않게 전사가 됐다."
 
- 감사원이 감사한 내용이 결국 ▲위원장의 언론사 편집국장과의 오찬 1건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장관 이해충돌 유권해석 문제 ▲위원장 관사 관리 관련 비용 건 ▲위원장 근태 ▲위원장 행사 한복 관련 건 ▲위원회 고위 직원 징계 관련 건 ▲위원회 일반직 직원 채용 관련 건이었다고 지난 9월 21일 회견에서 밝혔다. 

"권익위원장을 표적으로 어느 날 갑자기 감사원 특별조사국 직원 10명이 들이닥쳤다. 통상 감사에 비해 엄청난 규모의 전격적인 감사였다. 나를 표적으로 내가 위원장으로 있었던 2년을 탈탈 털었다. 어마어마한 비리가 있어야 될 거 같은데, 조사한 내용을 보니 편집국장과의 오찬이었다. 정말 최대치로 봐도 4000원 초과(전 위원장은 지난 2월 언론사 편집국장과 오찬에서 1인당 3만 4000원의 식사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 - 기자 주)다.

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성'이 있을 경우에 3만 원 이상 음식물 접대를 금지하고 있다. 참석 인원을 확인해 보니 1인당 3만 원 이하였다고 말하는 직원도 있다. 사실관계를 다퉈야 할 문제다.

그런데 이게 청탁금지법 위반인 것처럼 막 부풀려서 (감사원은 언론 등에) 얘기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이던 시절 이를 보도한 기자와 담당 판사에게 술을 곁들인 식사를 대접한 일이 있다. 이 건은 경찰에서 이미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라고 종결 처리했다. 이 건과 비교해 보라. 내가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 관사 동파 수리 문제도 횡령이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행사 한복 대여건도 터무니가 없다. 절차적으로 아무 문제 없이 처리했다는 게 확인됐다.

제가 정말 청렴하게 권익위원장을 했다는 사실이 감사로 인해 역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업무적으로 문제 삼으려는 유권해석 관련해서도 유권해석 실무진이 결론을 내고, 저는 그 내용을 보고 받은 것이다. 그 결론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결론을 변경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권익위의 독립성을 위원장이 지켜줘야 하니까.

그런데 감사원이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편향성 있게 결론을 변경했다'는 프레임으로 몰고 있다. 감사원이 칼을 빼고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며 권익위에 쳐들어왔는데 빈손이다, 이러면 자존심 상하지 않겠나. 뭘 가지고 엮을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5월 1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5월 19일부터 본격 시행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의 주요 내용과 신고방법 및 신고자 보호 보상, 향후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5월 1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5월 19일부터 본격 시행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의 주요 내용과 신고방법 및 신고자 보호 보상, 향후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 때 입은 암행어사 한복을 문제 삼았다. ⓒ 연합뉴스
 
- 한복은 지난 5월 '명예 암행어사 행사' 때 입은 그 한복이 문제가 됐던건가.

"맞다. 그런데 참 구차해서... 대한민국 감사원이 그 많은 특별조사국 직원을 동원해 그걸 비리라고 파고 있다는 게 (감사원이) 민망한 일이다."
 
전 위원장이 '민망하다'며 말을 아끼자 인터뷰에 동석한 권익위 관계자가 정황 설명을 했다. 다음은 이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에서 국제반부패회의가 크게 열렸다. 큰 행사는 장소 대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업체와 함께 준비하는데, 당시 그 업체를 통해 위원장 행사용 한복을 빌렸다. 이후에 그 업체가 한복 대여업체에서 빌렸던 그 한복을 행사 소품용으로 구매해서 갖고 있었다. 

지난 5월에 명예 암행어사 위촉식 행사 때 입을만한 한복이 있나 알아보던 차, 업체가 지난 번에 위원장이 입었던 그 한복을 갖고 있다고 그냥 빌려주겠다고 했다. 정부기관이 예산도 있고 굳이 돈을 안 주고 빌려 입을 이유가 없다. 그 보라색 한복만 세 번인가 입었고 나머지는 모두 비용을 지급한 사항이다." (기자주- 감사원은 왜 보라색 한복을 그냥 제공 받았냐고 문제 삼았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결국 문재인 전 대통령 겨냥"

- 지난 4일 감사원 감사의 법적 문제점 열 가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중 가장 큰 문제라고 판단하는 게 '직권남용'으로 보인다. 

"업무를 하더라도 그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기준을 위반하면 직권남용이다. 그래서 감사원이 감사를 하면서 지켜야 할 원칙과 기준을 페이스북에 지적해 놓은 것이다.

이번 감사는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시작한 감사라서 직권남용 소지가 있고, 이것이 직권남용이라면 감사 결과 자체가 위법한 감사가 된다. 또 그 결과에 대해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는 건 또 다른 직권남용이 될 수 있다. 면밀한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 관련해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 국정감사 중이니 당분간은 국정감사에 집중하고 이후 시기를 보고 있다. 

법적 대응만 할 것이라면, 증거를 한꺼번에 모아서 수사기관에 가지고 가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감사원 직원들도 똑같은 공무원이고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공무원들에게 감사원 관련 법이나 규칙, 판례에 이런 내용이 있으니 감사할 때 유념해서 법과 원칙을 지켜가며 감사하면 좋겠다는 참고의 의미로 올린 거였다. 그런데 잘 안 보는지 위반을 많이 하더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감사원의 권익위 직원 괴롭히기, 불법감사 중단'을 촉구하며, '표적인 권익위원장을 직접 조사하라'는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9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감사원의 권익위 직원 괴롭히기, 불법감사 중단'을 촉구하며, '표적인 권익위원장을 직접 조사하라'는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 5일 긴급기자회견에서 강조한 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국민의힘, 감사원, 검찰이 한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의혹 제기였다. 그렇다면 결국 최종 목표는 뭐라고 보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지난 정권 최고 책임자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겨냥하고 있다고 보인다. 당시 비서실장, 관련 부처 장관들, 청와대 인사들이 다 고발돼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그야말로 아무 상관없는 나까지 얼떨결에 끼워넣어졌다. 국민의힘·감사원·검찰까지 이렇게 연계돼서 나를 사퇴시키려는 게 아닌가 싶다." 
 
-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권익위가 유권해석을 내릴 사항인가.

"권익위는 그 사건과 아무런 업무적 연관성이 없다. 그런데 느닷없이 지난 6월 국민의힘 의원이 권익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이 사건은 주무부처가 통일부, 법무부다. 유권해석이라는 건 소관 법령에 권한이 있는 부처에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권익위는 주무부처가 아니기 때문에 유권해석 권한이 없다. 그래도 요청이 왔으니 실무진이 유권해석을 했고 '권익위에 구체적인 신고나 민원 신청이 들어온 게 아니고 구체적 사실관계를 알 수 없어 답변 드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답변을 작성했고 그 내용 그대로 나갔다. 그랬더니 국민의힘 의원이 이 사건에 대해 대통령도 국민께 사과를 했는데 권익위원장이 답변 못하겠다고 하니 자격이 없다면서 물러나라고 했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하면 돼의 준말)'였다. 
 
국민의힘이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그 답변을 가지고 나와 서해 공무원 사건과 나의 '관련성'을 만들어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모르고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고 한 것에 대해서 감사원이 감사를 한다.  그리고는 이 건으로 검찰에 고발됐다(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유족은 지난 6일 직권남용과 공용서류무효죄로 전 위원장을 고소했다 - 기자 주). 일련의 상황을 무엇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남은 건 검찰이 어떻게 수사하냐다. 온 국민이 지켜봐야 할 일이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 권우성
 
- 감사원 감사는 종료됐고, 이제 감사 결과 발표만 앞둔 상황이다. 소회가 어떤가.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기다. 정권의 사퇴압박을 받는 최전선에 본의 아니게 서게 됐다. 이번 정권을 검찰공화국이라고 하는데 그 최전선에서 맞서게 된다는 부담감, 두려움이 굉장히 크다. 법을 지키면서 정해진 임기를 지키고 일하는데 사퇴 압박하는 게 이해가 안된다. 감사원 역사상 가장 세게 감사 받은 게 내가 아닐까. 2년치를 탈탈탈 털었는데, 나도 내가 여태 버텨냈다는 게 신기하다. 

감사원은 내가 부당하게 개입해서 유권해석 등의 결론을 바꿨다는 주장을 할 거 같다. 그러나 나는 결론을 바꾸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 이걸 어떤 식으로 엮을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조작·날조 하지 마라. 부당한 프레임을 씌우지 않도록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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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통령 지원기관”이라는 감사원장, 직원들 해명 요청 거부

등록 :2022-10-11 07:00수정 :2022-10-11 09:23

 

감사원 실무자협의회, 내부망 글 올려
“국정운영 지원기관” 최재해 원장 발언 해명요청
감사원 “10월 중 면담 예정”
최재해 감사원장이 7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최 원장은 이날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동취재사진
최재해 감사원장이 7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최 원장은 이날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동취재사진

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국회 발언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감사원 직원들의 면담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감사원 직원이 감사원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내부망에 올리며 알려졌다.

 

1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 6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감사원 실무자협의회 회장은 지난달 27일 감사원 내부망 오아시스에 ‘감사원 발전을 위한 충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감사원 실무자협의회는 내부 규정에 따라 근무환경·기관운영 개선에 관한 사항을 논의해 감사원장에게 건의하거나 면담을 신청할 수 있다.

 

김아무개 실무협의회장은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최재해 원장에게 면담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면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썼다고 한다. 면담 신청 내용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취임 이후 감찰을 받고 있는 직원 5명 문제 및 내부 인사적체 문제, 최 원장의 국회 발언과 이에 정치적 중립 훼손이라며 반발한 더불어민주당의 감사원법 개정 추진 문제 등이라고 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인사 적체에 대한 중장기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고, 최 원장이 국회에서 감사원의 역할을 ‘국정운영 지원기관’이라고 말한 것이 감사원의 정체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내용”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월29일 최 원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법사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도 “귀를 의심케 한다”며 최 원장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은 감사원 특별감찰 착수 전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감사원법(2조)은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실무자협의회장과) 면담을 조율하고 있는 과정에 해당 게시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 10월 중 원장-협의회 면담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원 실무자협의회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무자협의회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설이 나오던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현 국민의힘 의원)을 면담했다. 당시 실무자협의회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이 훼손될까 봐 우려된다”며 최 원장에게 사임 필요성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감사원은 부인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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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이 20년간 싸워 만든 공공병원, 한 달 만에 무너뜨리려는 국민의힘

 
 
7일 저녁,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300여명이 모여 성남시의료원 민간 위탁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7일 저녁,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 300여개의 촛불이 켜졌다.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성남시장과 국민의힘 성남시의원들이 추진 중인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에 반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다. 성남 지역 내 1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정치인들이 참석했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유심히 집회를 지켜봤다.

성남시에서 35여년간 거주 중인 이영숙(59) 씨는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렇지 않아도 성남시의료원 논란에 우려가 컸는데 우연히 촛불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퇴근 후 찾았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던 이씨는 이렇게 말했다.

"성남시의료원은 공공의료를 위해 시민들이 만든 거 아닌가요? 개원 후에도 코로나19 치료에 집중했는데 적자를 봤다며 민간위탁을 해야 한다니, 그럼 당초 취지와 달리 공공의료 서비스가 줄어드는 거 아닌가요. 국민의힘은 성남시의료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지 말고, 공공병원으로 남겨 두세요!"

설립하는 데까지 20년, 허무는 데는 1개월?
시민이 만든 병원, 민간에 주겠다는 국민의힘


최근 성남시가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 문제로 시끄럽다. 지난 4일부터 민간위탁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성남시의회 1층에서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시의회 앞에서는 날마다 민간위탁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이어지고 있다. 성남시의료원의 운명이 결정되는 1차 고비인 11일 상임위 회의를 앞두고 반발 움직임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발단은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시장의 위탁 발언이었다. 신 시장은 의사 출신이자 국민의힘 4선 국회의원(성남 중원구)을 지낸 인물로, 국회의원 시절부터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성남시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기자간담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적자 폭을 줄여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신 시장이 앞장서자 국민의힘 시의원도 적극 나섰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인 정용한 시의원은 지난달 21일 '성남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발의했고, 정 시의원을 비롯한 14명의 국민의힘 성남시의원이 개정안 발의에 서명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 등에 위탁 운영할 수 있다'는 현재 규정을 "위탁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특히 위탁 주체도 기존 대학병원만이 아니라 ▲의료법에 따라 설립된 의료법인 ▲다른 법률에 따라 의학·약학 등에 관한 교육·연구와 진료를 위해 설립된 법인 ▲병원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 비영리법인으로 대폭 확대했다.

정용한 시의원이 성남시의료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수 언론 인터뷰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성남시의료원을 "세금 먹는 하마"라고 규정하며 "현재 그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대학병원 등 전문병원에 위탁운영을 맡겨 설립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시 내 시민사회는 현행 조례로도 대학병원에 위탁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민의힘이 민간위탁을 추진하는 '진짜 의도'는 민간 의료 법인에 위탁하려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개정안을 두고 '공공병원의 민영화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성남시의료원이 개원한 지 이제 갓 2년이 지났다는 점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의 기간은 코로나 전담병원으로서 코로나 대응 최전선을 지켜왔다. 코로나 대응을 책임졌던 공공병원이 일반진료에 어려움을 겪으며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문제는 성남시의료원에만 한정된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도 신 시장과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경영난을 핑계로 성남시의료원을 민간위탁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공공병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성남시의료원
전국 최초 주민발의 조례 제정 운동으로 설립된 성남시의료원

 
'성남시립병원설립을 위한 범시민 추진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환자복을 입고 성남시립병원 설치 조례안을 시청 민원실에 제출한 뒤 당시 이대엽 시장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성남시민에게 성남시의료원은 지역 공공병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성남시의료원은 시민들이 주도한 두 번의 주민발의 조례 제정 운동 끝에 설립된 곳이다. 주민발의 조례 제정 운동으로 공공병원이 설립된 전국 첫 사례다. 

2003년 처음 추진돼 2020년에 개원했으니 그 기간만 꼬박 18년이 걸렸다. 말이 18년이지, 공공병원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성남시와 시의회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때로는 싸워가며 온갖 좌초 위기에도 꿋꿋하게 견뎌 만들 수 있던 결과였다. 성남시의료원은 성남시민의 성과다.

성남시의료원 설립 운동 초기부터 함께 해 온 신옥희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운영위원(진보당 성남시중원구 위원장)은 "성남시 역사상 가장 많은 시민사회와 주민들이 함께 했던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이후 성남시의료원 1기 이사로도 참여해, 성남시의료원의 밑바탕을 설계하는 데에도 역할도 했던 인물이다. 신 위원은 성남시의료원이 처한 현재의 상황에 대해 "그동안 시민들이 쌓아왔던 성과를 내팽개치고, 무시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성남시의료원의 시작은 지난 2003년 성남시 수정구·중원구 주민들이 자주 이용했던 종합병원인 성남병원과 인하병원의 적자로 인한 폐업이었다. 8백명에 달하는 병원 직원들은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었고, 지역 주민들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일 처지였다.

그 당시 인하병원 폐업으로 퇴원했던 한 환자(당시 65세)가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이 환자는 왕복 4시간 걸리는 분당 서울대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생전 "제발 빨리 병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었다. 이처럼 수정구·중원구 주민은 종합병원을 이용하기 위해 분당까지 가야 했고, 분당 등 다른 지역의 병원을 이용할 수 없는 시민들에게는 의료 공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때 시민들이 찾은 해결책은 주민조례를 통한 공공병원 설립이었다. 시민의 건강권을 책임지는 병원이 적자를 이유로 쉽게 폐업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확실한 대안이었다. 주민조례가 청구되면 지자체장은 청구일로부터 60일 내에 시의회에 상정해야 한다.

첫 시도부터 주민조례 청구 조건(해당 지자체 20세 이상 주민 총수의 1/20 이상, 당시 성남시의 경우 1만 1천명 이상)을 훌쩍 뛰어넘은 1만 8천595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서명받기 시작한 일주일 만에 6천명, 20일 만에 1만 5천명을 넘어섰다. 이 때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이자 성남시립병원설립 범시민추진위원회 공동 집행위원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차 주민조례 청구인 대표를 맡았다. 이 대표는 현재도 자신의 정치 출발지를 '성남시의료원'으로 삼고 있다.

시민들의 열망은 컸지만, 당시 주민조례와 공공병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성남시의회와 성남시가 제동을 걸었다.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다수당이었던 시의회는 시민들의 주민조례가 시의회에 대한 도전 또는 의정활동 방해라고 판단했고, 한나라당 소속 이대엽 성남시장은 공공병원을 손실로 생각하며 현실성이 떨어진 대학병원 유치에 매달렸다. 결국 1차 주민조례 청구는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심사 보류, 부결됐다.
 
△경찰에 연행되는 시립병원추진위 백승우 집행위원장 ⓒ우리뉴스 ⓒⓒ우리뉴스
 
'의료공백 사태 해결하라' 촛불을 밝혀든 시민들. ⓒ민중의소리 ⓒ민중의소리


조례안 부결에 분노한 성남시민들은 2차 주민조례 추진에 나섰다. 이때에도 1만 8천845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조례안 심의를 앞두고 매주 촛불집회를 열면서 공공병원 설립을 향한 시민들의 염원을 보여줬다. 큰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조례안은 상임위와 본회의를 순탄하게 통과했다. 지방선거를 불과 2개월 앞둔 시점이었다는 점도 조례안 통과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조례안은 2006년 시의회를 통과했다. 그 이후에도 성남시의료원은 10여년의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부지 선정을 둘러싸 갈등부터 시공사 문제, 지지부진한 공정, 성남시의회의 전액 예산 삭감 등, 여러 난관이 생길 때마다 시민들은 앞장서 돌파해 냈고 그렇게 성남시의료원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 오랜 시간을 버티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신 위원은 "당사자들인 주민의 절박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 인하병원의 폐업으로 직장을 잃게 된 조합원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웠고, 공공의료라는 가치를 주민들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수정구·중원구 주민들이 분당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질 수 있는 불평등한 조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았고, 가장 평등해야 할 '의료'라는 부분에서도 불평등한 구조가 만들어지는 데 대한 주민들의 절박함이 컸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의료원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경영진 문제는 외면하고, 민영화만 외치는 엉뚱한 해결책


우여곡절 끝에 개원했지만 성남시의료원 운영이 시민들의 바람대로 이뤄지진 않았다. 당시 시민들은 성남시의료원이 ▲과잉 진료가 없는, 적정 진료를 하는 병원이 되어야 하고 ▲비정규직이 없는 병원이어야 하며 ▲간호·간병을 통합하는 병원이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비정규직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한, 성남시민이 만든 병원인 만큼 성남시의료원의 운영 과정에도 시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시민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음에도 현재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중의 원장 등 성남시의료원 경영진의 운영 방식이다. 성남시의료원 설립 주역인 시민들과의 소통을 사실상 배제한 채 독단적인 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 원장의 고압산소 사적 이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성남시의료원의 신뢰성을 떨어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남시의료원 경영 방식은 의료진 이탈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전담 진료 기간이 길어졌다는 원인도 있겠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이 원장의 독단적인 운영방식이라고 성남시의료원 의료진들은 지적한다. 이 원장과의 갈등은 성남시의료원 의사노조 출범 배경이 됐으며, 의사노조 역시 성남시의료원 문제의 근원은 경영진의 무능과 잘못된 리더십 등에 있다고 지목했다. 성남시의료원 의사노조에 따르면, 올해에만 21명의 의료진이 퇴사했다. 국민의힘은 바로 이 틈을 타 성남시의료원의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엔 여러 의문이 뒤따른다. 아직 성남시의료원의 운영 기간이 짧은데 경영진 교체는 해답이 될 수 없는 것인지, 민간위탁을 하면 수익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공공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성남시의료원이 나아갈 방향으로 '공공성'을 꼽았던 시민들은 과연 민간위탁에 찬성하는지. 국민의힘은 이러한 의문에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단지 성남시의료원의 정상 운영은 민간위탁을 통해 가능하다는 주장만 반복할 뿐이다. 20년간 시민이 쌓아온 공든 탑 '성남시의료원'을 당선 3개월, 개정안 발의 1개월 만에 허물려는 국민의힘을 향한 성남시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신 위원은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 추진 반대 운동을 하면서 만난 한 시민의 얘기를 전했다. "이 병원이 누구 병원인데, 절대 여기서 멈추면 안 되죠. 민간위탁 막으려면 제가 뭘 하면 될까요?" 숱한 위기 속 성남시의료원을 지켜왔던 성남시민들의 분노가 다시금 모이는 순간이다.

2년간 공공병원으로서의 성남시의료원은 어땠나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 음압병동에서 의료진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2022.8.1. ⓒ뉴스1

지난 2년 동안 성남시의료원의 문제만 드러난 것도 아니었다. 가장 큰 성과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는 점이 꼽힌다. 성남시의료원은 2020년 진료 시작과 동시에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코로나19 확진 환자 치료를 도맡아왔다. 2015년 메르스 사태의 교훈으로 준비했던 6개의 음압격리병실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큰 힘을 발휘했고, 음압병실을 점차 확충하며 코로나 대응 최전선에 서게 됐다. 지난해 1월에는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140개의 코로나 환자 전용 병상도 확보했다.

시민들도 성남시의료원이 개원 후 코로나19 치료에 집중해 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야탑역 광장에서 만난 이영숙 씨도 성남시의료원 적자운영에 대한 질문에 "코로나 치료에 집중하느라 일반 진료를 못 해왔다"며 문제의 핵심을 짚었다.

공공병원의 특성상 환자에게는 필요하지만 수익이 되지 않다는 이유로 민간 의료기관이 기피하는 의료를 담당해야 하기에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당초 성남시의료원은 일반진료를 확대해 불가피한 적자를 메우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 대응에 집중하면서 일반 진료에 제한이 있었고 일반 환자들도 자연스레 성남시의료원보다 민간 병원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난 4월 국가 차원의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대응으로 전국의 공공병원의 의료 수익이 크게 악화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성남시의료원을 비롯한 전국의 공공병원이 70% 이상 병상을 동원해 코로나19 치료에 집중한 결과였다. 국립중앙의료원은 2020년 한 해에만 공공병원들의 경영성과지표가 20~30% 감소했으며,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이전의 경영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최소 4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남시의료원이 다른 민간 의료기관과 달리 과잉 진료를 하지 않으면서 실제 의료비 경감을 체감한 시민의 사례도 존재한다. 성남시민 A씨는 민간 병원과 성남의료원에서 각각 허리 수술을 받았는데 두 기관의 치료비에 큰 차이가 있었다. 민간 병원에서는 1번 찍을 때마다 60만원에 달했던 MRI 촬영을 20번 진행하면서 수천만원의 치료비를 내야 했던 반면, 성남시의료원에서는 MRI를 2번 찍어 300만원가량으로 치료를 마쳤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7일 촛불집회 전 성남시의회 앞에서 열린 '성남시의료원 위탁반대 성남시민대회'에서 공유됐다.

성남시의료원의 운명의 한 주,
11일 상임위 논의가 1차 고비
민간위탁 반대하는 시민들도 결집

 
7일 저녁, 성남시의회 앞에서 열린 성남시의료원 위탁반대 성남시민대회 이후 촛불집회 장소인 야탑역 광장까지 행진하는 시민들. ⓒ민중의소리
신옥희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운영위원(진보당 성남시중원구 위원장, 오른쪽)이 7일 성남시의회 안에서 성남시의료원 민간 위탁에 반대하는 농성을 진행했다. ⓒ민중의소리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의힘은 성남시의료원 정상화의 해법이 민간위탁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전의 사례를 보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정부 재정은 더 많이 투입됐지만 공공성은 약화됐고, 시민들의 진료비 부담은 커졌다는 통계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2007년 발표한 '지방의료원 운영혁신방안 연구'에 따르면, 대학병원으로 위탁된 마산의료원과 이천의료원, 군산의료원의 경우 위탁 전보다 정부 및 지자체 재정보조금이 늘어났다. 1인 1일당 진료비도 위탁 이후 2배가량 급증했으며, 저소득계층에 대한 지원 기능도 약화됐다는 점도 확인됐다.

성남시의료원 의사노조도 "이미 2000년대 초 많은 지방의료원이 위탁했고, 대부분 위탁은 실패했다"며 "수익성은 올라갔지만 공공적 역할은 후퇴했다. 시민들 만족도가 올라갔다는 근거도 없다"고 지적하는 성명을 냈다.

성남시의료원을 만들었던 성남시민들이 반대하고,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효과도 불분명하지만, 민간위탁을 위한 조례 개정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의 개정안은 오는 11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복지위원회에 상정돼 논의할 예정이다. 해당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일은 12일로 공지돼 있다.

문화복지위는 국민의힘 소속 위원장을 포함한 국민의힘 시의원 4명, 민주당 시의원 4명 등 여야 동수로 구성돼 있다. 성남시의회 회의 규칙에 따르면 표결 결과 가부 동수인 경우 부결된 것으로 본다. 표결을 거쳐 부결되면 시의회 의장이 본회의에 직권 상정할 수 있다. 현재 시의회 의장 역시 국민의힘 소속이며, 성남시의회 다수당은 과반인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이 밀어붙인다면, 얼마든지 개정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에 반대하기 위해 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여 만든 '성남시의료원 시민공동대책위(공대위)'는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개정안 심의를 일단 보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오는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기에서는 개정안 논의를 멈출 수 있게 된다.

공대위 소속 시민들은 지난 7일 의회 개회에 맞춰 개정안을 발의한 정용한 시의원 등을 찾아가 민간위탁 추진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 시의원은 '민영화 철회하라'는 시민 요구에 "좋은 병원으로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아니다, 공공병원이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신상진 성남시장도 분노한 시민들과 맞닥뜨렸다. 시민들은 신 시장을 향해 "민간위탁 반대"라고 외쳤고, 신 시장은 "대학병원(으로 하겠다)"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개정안 심사를 앞두고 시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공대위에 따르면, 백소영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장이 11일부터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에 반대하는 단식 농성을 시작하고, 공대위 차원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공대위는 성남시민 1만명을 목표로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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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북한 도발에 ‘담대한 구상’ 한계 지적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10/11 09:46
  • 수정일
    2022/10/11 09:4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2.10.11 07:53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북한 연이은 마시알 도발에 비핵화전제 대화 한계 등 지적…조선일보는 ‘민주당 정권’ 책임 지적

북한이 최근 보름간 7차례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면서 미국, 한국, 일본을 염두에 둔 ‘전술핵 운용부대의 훈련’이라고 밝혀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대응과 한·미 군사훈련 한계 등이 지적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권이 정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온다.

북한은 노동당 창건 77주년인 10일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을 통해 지난달 25일 평안도 태천 저수지수중발사장에서 있었던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7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군사훈련이 ‘전술핵 운용부대의 훈련’이며 미국, 한국, 일본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한국일보(전술핵·저수지 SLBM…김정은의 도박)는 “도시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전략핵과 달리 국지전에 활용되는 전술핵은 위력은 낮지만 대신 핵사용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 북한이 어느 수준의 전술핵 능력을 보유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다만 이달 말로 예상되는 7차 핵실험의 목적도 전술핵 무기 개발과 성능 검증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극심한 식량난으로 미사일 관련 보도를 자제했던 북한 노동신문이 11일 2~8면을 김 위원장의 훈련 참관 사진으로 도배했고, 이는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전했다.

▲10월11일자 주요 신문 1면
▲10월11일자 주요 신문 1면

한겨레(미 전 합참의장 “북핵 2017년보다 위험한 상황” 경고)는 북한 핵 사용 위험이 북·미 대결이 극에 달했던 2017년보다 커진 상황이라는 마이클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 견해를 다뤘다. 현지시간으로 9일 미국 ABC 방송에 출연한 멀린 전 의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한겨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로 책상에 있는 ‘핵 단추’를 언급하며 극단적으로 대립했던 2017년 말 상황보다 지금이 더 위험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라고 전한 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와 달리 북-미 대립을 완화하려 노력하기보다 한-미-일 3각 군사 협력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핵 로드맵으로 밝힌 ‘담대한 구상’의 한계도 지적된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도발에 맞대응을 피하고 한미 및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동아일보(北협박에 맞대응 피한 대통령실…한미일 공조외엔 대책없어 고민)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수 없는 한국으로선 이것 외에는 뚜렷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정부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대남 선제타격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고 했다. “북한이 대화는커녕 핵무력 강화를 천명한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논의를 전제로 한 로드맵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경향신문은 사설(한·미 훈련·핵확장 맞서 전술핵 대응 능력 과시한 북한)에서 “군은 지난 8일 북한이 전투기 150여대를 동원해 대규모 항공공격종합훈련을 실시했는데도 밝히지 않았다. 일관성 없는 대응으로는 시민들을 안심시킬 수 없다”며 “북한은 더 이상 도발을 멈춰야 한다. 한·미도 군사훈련과 대규모 전략자산 파견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마침 교황청이 지난 8일 북한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해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화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월11일자 국민일보 3면 사진기사
▲10월11일자 국민일보 3면 사진기사

일부 매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안보 관련 발언 문제에 중심을 뒀다. 중앙일보 사설(심상찮은 북한 핵 무력시위…안보 경각심 무너져선 안 된다)은 “최근 민주당 지도부가 한·미·일 안보협력을 두고 ‘친일 국방’ 논란을 제기하며 정쟁의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여권은) 엄중한 현실을 야당 지도자들에게도 설명하는 등 안보 인식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안보를 볼모로 하는 시대착오적 선동을 방치해 두면 국론 분열만 깊어지고 결국은 안보 태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사설(“비핵화는 실패, 북이 이겼다” 안보 정쟁 당장 멈추라)의 경우 현 사태의 원인을 ‘민주당 정권’에 돌렸다. “문재인 정부는 제재에 허덕이던 북이 돌연 핵폭주를 멈추는 척하며 평화 공세를 펴자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며 전 세계를 속이고 트럼프에겐 보증까지 섰다. 견고했던 대북 제재망이 느슨해지며 북은 숨통을 틔우고 핵무력 고도화의 시간을 벌었다”며 “‘북의 핵포기’란 허상을 만들어 ‘남북 쇼’만 궁리하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이 반성은커녕 북핵 대응에 나선 정부 헐뜯기에만 열심”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크림대교 폭발에 보복…민간인 피해

현지시간으로 1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약 10곳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이틀 전 우크라이나군의 비밀 작전으로 추정되는 크림대교 폭발 붕괴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키이우 현지 경찰은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습 관련해선 2개 신문이 1면에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서울신문은 이번 공습으로 부상을 당한 남성이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다뤘다. 조선일보는 삼성전자 우크라이나 법인 등이 입주한 키이우의 ‘101타워’ 한쪽 외벽과 유리창이 부서진 모습의 사진을 ‘우크라이나 삼성전자 건물도 당했다’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10월11일자 서울신문, 조선일보 1면 기사 일부
▲10월11일자 서울신문, 조선일보 1면 기사 일부

러시아의 이번 공습은 “대도시의 월요일 출근 시간대에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건 전쟁 공포를 극대화한 전술”로 분석된다. 서울신문(핏빛 월요일, 공포의 극대화 전술…EU “민간인 표적 범죄”)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하고 주민들의 생존에 타격을 줌으로써 저항 의지를 꺾겠다는 의도”라며 “EU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한 무차별 공습을 ‘전쟁 범죄’로 규탄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세계일보(우크라 “벌 받을 것” 재보복 천명…러 “테러 반복 땐 가혹한 대응”)는 “푸틴 대통령이 10일 이 사건 대응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함에 따라 더욱 가혹한 보복 조치가 나올 수 있다”며 “유엔 총회는 10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4개 지역 병합 시도를 규탄하고 러시아 병력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 논의에 착수했다. 유엔 총회 결의는 구속력은 없으나 안전보장이사회와 달리 거부권을 가진 나라가 없어 12일쯤 예상되는 투표에서 러시아의 외교적 고립도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지더라도 ‘핵 버튼’ 손 안 대게 ‘푸틴의 탈출구’ 고민하는 미국’ 제목의 기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핵을 쓸 가능성과 관련해 지구 종말에 벌어질 최후의 전쟁으로 성경이 묘사한 ‘아마겟돈’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며 “바이든 대통령 발언의 배경에는 어떻게 하면 궁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핵 버튼에 손을 대지 않도록 하면서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에 대한 미국의 고민이 담겨 있다는 분석”을 했다. 이 신문은 “문제는 푸틴 대통령을 위한 탈출구 찾기가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대상으로 타협점을 찾기 위한 거래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대결이냐 협상이냐를 놓고 서방이 분열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핵위협을 통해 노리는 바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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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화 내용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9월 25일~10월 9일 전술핵부대 등 군사훈련 일정·내용 공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10.10 09:09
  •  
  •  수정 2022.10.10 09:52
  •  
  •  댓글 1
 
[노동신문]은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의 군사훈련 등을 7개면에 걸쳐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노동신문]은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 등의 군사훈련 모습을 7개면에 걸쳐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의 군사훈련을, 10월 6일과 8일에는 각각 서부전선과 동해에서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들과 공군비행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8일에는 대규모 항공공격종합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같은 내용의 군사훈련을 지도하고 10월 9일에는 대규모항공공격종합훈련에 참가한 전투비행사들을 조선로동당 본부청사로 불러 기념촬영을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하면서 "적들이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는 속에서도 여전히 계속 대화와 협상을 운운하고 있지만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우선 우리는 더 강력하고 단호한 의지와 행동으로써 방대한 무력을 때없이 끌어들여 지역의 정세를 격화시키는 적들에게 더욱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훈련에 대해서는 "우리의 핵전투무력이 전쟁억제력의 중대한 사명을 지닌데 맞게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하에서도 신속정확한 작전반응능력과 핵정황대응태세를 고도로 견지하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또 "이번에 진행한 실전훈련들을 통해 임의의 전술핵운용부대들에도 전쟁억제와 전쟁주도권쟁취의 막중한 군사적임무를 부과할수 있다는 확신을 더욱 확고히 가지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는 우리의 전쟁억제력 가동태세에 대한 검증인 동시에 국가 핵방어태세의 철저한 준비상태의 신뢰성을 증명한 계기로 되며 적들에게 우리의 핵대응태세, 핵공격능력을 알리는 분명한 경고, 명백한 과시로 된다"고 말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9월 하순 "조선반도에 조성된 정치군사적 정세와 전망을 토의하고 우리 국가의 전쟁억제력의 신뢰성과 전투력을 검증 및 향상시키고 적들에게 강력한 군사적 대응경고를 보내기 위하여 각이한 수준의 실전화된 군사훈련들을 조직진행할 것을 결정하였다"고 설명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신문은 9월 23일 미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진입, 9월 26~29일 동해 한미연합해상훈련, 30일 '한미일 연합반잠전훈련', 10월 6일 로널드 레이건호 재진입 후 한미연합미사일방어훈련, 10월 7~8일 한미 해상연합기동훈련 등 한국과 미국, 일본의 주요 군사훈련 일정을 일일히 열거하고는 "우리 군대의 해당 군사훈련은 미 해군항공모함과 이지스구축함, 핵동력잠수함을 비롯한 연합군의 대규모 해상전력이 조선반도 수역에서 위험한 군사연습을 벌리고있는 시기에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조대형 장사포 사격훈련. 리설주 여사가 함께 한 모습이 이채롭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조대형 장사포 사격훈련. 리설주 여사가 함께 한 모습이 이채롭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신문이 설명한 탄도미사일 발사 세부사항은 다음과 같다.

△9월 25일 새벽 북측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이 진행되었으며, 훈련 목적은 전술핵탄두 반출 및 운반, 작전시 신속하고 안전한 운용취급 질서를 확정하고 전반적 운용체계의 '믿음성'(신뢰성)을 검증 및 숙달하는 한편 수중발사장들에서의 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숙련시키고 신속반응태세를 검열하는 것.

발사된 전술탄도미사일은 예정된 궤도를 따라 동해상의 설정표적 상공으로 비행하여 설정된 고도에서 정확한 탄두기폭 믿음성이 검증되었다. 또 실전훈련을 통해 계획된 저수지 수중발사장 건설방향이 확증됨.

△9월 28일 한국 작전지대안 비행장들을 무력화시킬 목적으로 진행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에서도 핵탄두운용과 관련한 전반 체계의 안정성을 검증

△9월 29일과 10월 1일에 진행된 여러 종류의 전술탄도미사일 발사훈련에서도 해당 설정 표적들을 상공폭발과 직접 정밀 및 산포탄 타격의 배합으로 명중해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위력을 확증

△10월 4일 당 중앙군사위는 지속되는 불안정한 정세에 대처하여 '적들에게' 강력하고 명백한 경고를 보내는 결정 채택하고 신형 지상대지상중장거탄도미사일로 일본열도를 가로질러 4,500km 계선 태평양상의 설정된 목표수역 타격하도록 함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6일 초대형방소포와 전술탄도미사일 훈련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6일 초대형방소포와 전술탄도미사일 훈련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지난 8일 밤 진행된  전선동부지구 장거리 포병구분대들의 대집중 화력타격훈련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지난 8일 밤 진행된  전선동부지구 장거리 포병구분대들의 대집중 화력타격훈련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10월 6일 새벽 적의 주요 군사지휘시설 타격을 모의하여 기능성 전투부의 위력을 검증하기 위한 초대형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 명중타격훈련 진행. 

서부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들과 서부지구 공군비행대들의 합동타격훈련이 적 군사기지를 모의한 섬 목표에 대한 공군비행대들의 중거리 공중대지상유도폭탄 및 순항미사일타격과 각종 근접 습격 및 폭격비행임무를 수행한데 이어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순차별 화력타격을 가하는 방법으로 진행.

전선포병들과 전투비행사들의 작전동원준비상태와 전투실력이 불시에 검열되고 유사시에 대비한 작전준비태세의 정확성과 고도의 실전능력이 실증.

△10월 8일 동해에 재진입한 미 항모를 포함한 연합군 해군의 해상연합기동훈련 중 사상 처음으로 150여대의 각종 전투기를 동시출격시킨 공군의 대규모 항공공격 종합훈련 진행.

공군사단과 연대별 전투비행사들의 지상목표 타격과 공중전 수행능력을 판정하고 작전 대상물에 따르는 공습규모와 절차와 방법, 전법을 재확증하며 비행지휘를 숙련하고 부대별 협동작전 수행능력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었으며 신형 공중무기체계들의 시험발사를 통하여 신뢰성 검증.

이날 밤에는 적작전 비행장 타격을 모의한 전선동부지구 장거리 포병구분대들의 대집중 화력타격훈련이 진행되어 전투정황에서의 신속대응능력과 군사적위력, 무기체계들의 전투적 성능 재확증.

△10월 9일 새벽 적의 주요항구 타격을 모의한 초대형 방사포사격훈련 진행.

김정은 위원장이 9일 
김정은 위원장이 9일 대규모항공공격종합훈련에 참가한 전투비행사들을 조선로동당 본부청사로 불러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신문은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들의 발사훈련을 통하여 목적하는 시간에, 목적하는 장소에서, 목적하는 대상들을 목적하는만큼 타격소멸할 수 있게 완전한 준비태세에 있는 우리 국가 핵전투무력의 현실성과 전투적 효과성, 실전능력이 남김없이 발휘되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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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미터 성벽과 가시덤불 해자, 그곳은 거대한 수용소였다

제주 4.3 낙선동 축성 현장을 가다

22.10.09 19:27l최종 업데이트 22.10.09 19:27l


4년여 전 제주로 이주해 살면서 그 어떤 이슈보다도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제주4·3이었다. 그 이전까지 4·3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곤 현기영 선생의 소설 <순이삼촌>을 읽은 것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인식수준에 머물렀으니 막상 제주에 와서 4·3과 관련한 참혹한 사건의 기록을 접하거나 관련 현장을 볼 때마다 그 참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북촌 너븐숭이 학살 현장이나 오라리 방화사건 현장이 그랬고, 다랑쉬굴의 기막힌 비극의 전말이 그러했다. 당시 제주도 인구 30만의 10분의 1로 추산된다는 희생자 규모에서도 4·3은 나의 상상력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4·3이 안겨준 충격을 나름대로 소화하면서 관련기록을 열심히 찾아 읽었고, '잃어버린 마을' 같은 현장에도 가 봤다. 이제는 어느 정도 4·3의 대체적인 윤곽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아직도 4·3은 의문투성이다.

그중 하나가 4·3 당시 마을에 성(城)을 쌓았다는 사실이다. 토벌대가 성을 쌓아 한라산을 거점으로 게릴라전을 전개하는 무장대가 주민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인데, 어디에, 어떻게 쌓아,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가 없었다. 바닷가 마을이든 중산간 마을이든 광범위하게 성을 쌓았다고는 하는데 아직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

4·3 유적지 돌아보기에 나섰다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지난 주말, 축성 현장을 둘러보고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제주4·3연구소가 마련한 2022 열린 시민강좌 '양조훈의 <4·3 그 진실을 찾아서> 함께 읽기' 중 '사연 많은 4·3 유적지 돌아보기'에 따라나선 것이다.


이날의 현장답사 코스는 ▲오라리 방화현장 ▲다랑쉬굴 ▲선흘리 낙선동 4·3 성 순으로 진행했는데, 몇 차례 가 본 앞의 두 군데보다는 낙선동 4·3 성에 가장 관심이 갔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30여 명의 답사팀이 마지막 현장 낙선동으로 향했다.

1948년 11월 21일 선흘리가 초토화작전으로 불타버리자, 마을 사람들은 인근 야산에서 생활하거나 해변마을로 소개됐다. 이듬해 봄 낙선동에 성을 쌓고 집단거주하게 되는데, 2009년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해 4·3 성의 대표적인 유적지가 된 곳이다.

낙선동 4·3 성은 한마디로 주민들과 무장대를 분리시킨 후 토벌한다는 작전개념에 따른 것이다. 들판의 모든 먹거리와 가옥을 철거하여 적에게 양식과 거처의 편의를 주지 않으면서 성벽을 지켜내는 견벽청야(堅壁淸野)의 토벌작전이었다.

이런 초토화 작전이나 전략촌 구축은 1930년대 일본군이 만주에서 항일투쟁기지를 섬멸하기 위한 수단으로 감행한 만행이었다. 그런데 바로 독립한 대한민국 땅에서 일본군 지원병 출신 지휘관들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점이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안시택 선흘4.3유족회장이 어렸을 때 목격한 성 안팎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현장 증언 안시택 선흘4.3유족회장이 어렸을 때 목격한 성 안팎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황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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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읍 중산간 마을인 선흘리 낙선동에 도착하니 안시택 선흘4·3유족회장이 답사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시택 회장의 가이드로 성을 따라 돌면서 설명을 들었다. 성은 가로 150미터, 세로 100미터, 높이 3미터, 폭 1미터 크기로 총 둘레가 500미터에 달하고, 거의 직사각형의 형태였다. 안 회장은 "성 내부는 약 5천평 정도고, 많을 때는 250세대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어렸을 때 이곳에서 무장대와 토벌대가 교전하는 것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축성에 쓰인 돌은 불에 탄 집터의 돌담이나 밭담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1949년 4월 한달만에 성을 완공했는데, 해안가인 함덕리 수용소 등지에서 생활하던 선흘 주민들뿐 아니라 조천면 관내 타지역 주민들도 축성작업에 동원했다. 부녀자는 물론 국민학생들도 동원했다고 한다. 안시택 회장은 당시 성을 쌓았던 주민들은 하나같이 등짐을 져서 돌을 날랐기 때문에 어깨나 등이 다 벗겨질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함바집'이라는 임시가옥은 수용소나 마찬가지
 
3미터 높이의 성벽을 쌓고 그 외곽에 깊이 2미터 폭 2미터의 해자를 팠다.
▲ 성벽과 해자 3미터 높이의 성벽을 쌓고 그 외곽에 깊이 2미터 폭 2미터의 해자를 팠다.
ⓒ 황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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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외곽으로는 폭 2미터, 깊이 2미터 정도의 도랑을 파서 해자를 만들었다. 해자 하면 보통 성 주위를 파고 물을 채워 적의 침투를 저지하는 용도로 만들지만, 낙선동의 해자는 물 대신 가시덤불을 채워 넣었다고 한다.

축성의 목적이 무장대와 주민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성은 하나의 전략촌 개념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1949년 4월 성이 완공되자 '함바집'이라고 부른 허술한 임시가옥을 지어 선흘리 주민들을 집단적으로 생활하게 했다. 감시와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함바집은 일종의 수용소나 마찬가지였다. 길게 돌담을 쌓고 군데군데 나무기둥을 세워 나뭇가지를 얹은 지붕에 띠를 덮었다. 한 동마다 5세대가 살았는데, 칸막이는 억새를 엮어 대신했고 방, 마루, 부엌의 구분도 없었다. 처음엔 50세대가 여기서 살았지만 점점 불어났다.
 
제주도의 전통적인 화장실 형태였던 통시를 성벽에 덧붙여 만들었다.
▲ 통시 제주도의 전통적인 화장실 형태였던 통시를 성벽에 덧붙여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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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전통적인 화장실에 해당하는 통시는 성벽 곳곳에 붙여 15개 정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성 담벼락에 반원 모양으로 돌을 쌓아 사람이 들어가서 앉을 수 있게 2개의 디딤돌을 놓았다고 하니 얼마나 열악한 구조인지 짐작할 수 있다.

성 안에는 무장대의 침투를 감시하기 위한 군사시설(?)도 산재해 있다. 우선 사각형 모양의 성 모서리마다 2층 구조의 경비망루를 지어 16살 이상의 여성과 노약자들이 주로 보초를 섰다고 한다. 당시 마을주민 중 젊은 남자들은 무장대 동조세력이나 도피자 가족으로 몰려 이미 많은 희생을 치른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살아남은 청년들은 이듬해 발발한 6.25전쟁 때 대부분 자원입대했다(빨갱이로 몰리지 않으려고 해병대 등에 자원 입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5명으로 구성된 보초 가운데 1명이 보초를 설 동안 나머지 4명이 대기하던 곳이다.
▲ 보초대기소 5명으로 구성된 보초 가운데 1명이 보초를 설 동안 나머지 4명이 대기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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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2미터 높이에 구명을 내 총을 겨누거나 밖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 총안 성벽 2미터 높이에 구명을 내 총을 겨누거나 밖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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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보초대기소도 있었다. 하룻밤에 5명씩 배치되어 1명씩 교대로 보초를 설 동안 나머지 4명이 대기하던 곳이다. 또 성벽 2미터 높이에 총안(銃眼)을 만들어 바깥을 향해 무기를 겨누거나 내다볼 수 있게 했다. 이 총안은 사람의 키보다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계단으로 올라와야 했다. 각 성벽마다 2개씩 사방에 모두 8개가 있었다.
 
통행증이 없으면 출입이 금지됐으며, 야간에 통행금지시간이 넘으면 성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 정문초소 통행증이 없으면 출입이 금지됐으며, 야간에 통행금지시간이 넘으면 성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 황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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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으로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초소도 설치했다. 성벽 중앙에 높이 1.5미터의 원추형으로 지어진 4개의 초소가 있었다. 특히 정문초소는 주민들이 출입할 때 통행증을 검사하는 곳으로, 야간에는 통행을 금지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성 안의 주민들을 통제하고 경비순찰을 담당하는 경찰지서도 설치해 얼마나 삼엄한 상황이었는지 짐작케 한다. 지서 건물은 20평 가량의 초가집으로, 성 내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1.5미터의 내성(內城)을 쌓아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무장대 습격에 대비했다. 주민들은 파견경찰의 부식 마련에도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

토벌대는 왜 이곳에 성을 쌓았을까? 성이 들어선 자리는 '뱅듸왓'이라는 농토였는데, 지형이 높아 무장대의 근거지였던 선흘곶 등 사방을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자가 전망대에 올라보니 한라산은 물론, 반대편으로는 멀리 함덕바다까지 보였다.

팽나무라는 슬픈 역사의 목격자

선흘리 주민들은 1954년 통행제한이 풀리면서 비로소 고향마을로 돌아가 집을 지어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일부는 그냥 성 안에 정착해 오늘날의 낙선동을 이루고 있다. 성을 쌓는 데 이용한 돌은 다시 원래의 밭담이나 돌담의 용도로 되돌아갔는데, 낙선동 성벽은 마을을 지켜주는 방풍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원형이 가장 잘 남아 있는 곳으로 꼽힌다.

4·3 당시 기존 마을에 축성을 하고 성문 입구에 초소를 세워 감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반해 낙선동 유적지는 인위적으로 성을 축조해 새로운 마을(?)을 이루게 하고 주민들을 감시, 통제했던 당시의 모습을 재현했다는 특성 때문인지 다크투어리즘 유적지로 꼽힌다. 이날도 순례객들이 찾아와 인증 스탬프를 찍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날 유적지 해설을 맡은 양조훈 전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성 안에 재현한 함바집 등 유적들이 너무 튼튼하게 잘 지어져 당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좀더 원래 모습에 충실하게 꾸밀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시택 선흘 4·3유족회장은 "원형대로 허름하게 복원해 놓으면 쉽게 망가지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그렇게 만든 것 같다"고 밝혔다. 가능하면 원래의 모습대로 재현하되,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할 듯싶다.

4·3 때 만들어진 성은 다랑쉬 오름의 은신처와 같이 당시의 비참했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유적지다. 선흘리 낙선동 성을 돌아보면서 묘한 생각이 들었다. 4·3 때 불탄 집이 제주도 전역에 무려 4만여 채에 달하고, 그로 인해 '잃어버린 마을'로 지정된 곳이 130여 곳에 달한다고 한다. 사람뿐 아니라 집도 마을도 엄청나게 사라진 것이다.

반면 낙선동은 척박한 농토에 불과했지만 1949년 성 완성 이래 어느새 설촌 73년의 역사를 지닌 어엿한 마을로 자리잡았다. 성의 정문 앞에는 1949년 봄 토벌대가 한라산으로 무장대를 추적하러 나갔다가 캐다 심었다는 커다란 폭낭(팽나무)이 서 있다. 엄혹했던 시기에 이곳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을, 사라진 것과 생겨난 것들을, 모두 굽어본 역사의 목격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의 정문 입구에 서서 엄혹한 시절의 참상을 지켜본 팽나무
▲ 폭낭(팽나무) 성의 정문 입구에 서서 엄혹한 시절의 참상을 지켜본 팽나무
ⓒ 황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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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도 전술핵타격연습이 계속되고 있다

[개벽예감 511] 360도 전술핵타격연습이 계속되고 있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10/1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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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김정은 총비서의 장기간 비공개 활동

2. 긴급 회항 작전 서두르다 개망신당한 항모타격단

3. 한미련합군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전부 제거한다

4. 서울에서 168km 떨어진 황주군 상공에 출현한 전술핵폭격기 4대

 

 

1. 김정은 총비서의 장기간 비공개 활동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4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후 글을 쓰는 오늘(10월 9일)까지 한 달 동안 비공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비공개 활동이 앞으로 얼마나 더 계속될지 알 수 없지만, 한 달 이상 계속되는 김정은 총비서의 비공개 활동은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 긴장감과 불안감을 안겨준다. 지난 시기 김정은 총비서는 장기간 비공개 활동을 계속한 적이 있는데, 최장기 비공개 활동은 2014년 9월 3일부터 10월 13일까지 무려 40일 동안 계속되었다. 

 

2014년 당시 김정은 총비서가 비공개 활동을 40일 동안 계속한 까닭은, 김정은 총비서 자신이 2013년을 ‘싸움준비완성의 해’로 선포했고, 2015년을 ‘조국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은 영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남조선해방전쟁’을 의미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과 조국분단 70주년을 맞이했던 2015년에 영토완정과 조국통일을 실현할 담대한 목표를 세우고, 2014년부터 군사부문 현지지도 활동에 집중하면서 무려 40일 동안이나 최장기 비공개 활동을 계속했던 것이다. 그러면 관찰의 시간을 2014년에 발생하였던 긴박한 정치군사 상황으로 되돌려 보자.

 

2014년 초 조선인민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소집한 김정은 총비서는 전시전략물자를 최대로 비축하고, 임의의 시각에 ‘남조선해방전쟁’에 돌입할 수 있는 만반의 전투준비를 갖출 데 대한 최고사령관 명령을 하달했다. 최고사령관의 중대명령을 받은 조선인민군은 기존 전술체계를 새로운 전술체계로 교체했고, 새로운 전술체계에 의거한 실전급 전투훈련에 전심전력하면서 결전의 시각에 대비하고 있었다. 당시 불시에 비상소집되어 전투훈련을 실시한 전투부대가 작전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그 부대의 지휘관은 문책, 해임당했고, 심지어 전투훈련실적이 매우 저조한 부대는 해체되는 등 ‘남조선해방전쟁’을 앞두고 강도 높은 검열이 진행되었다. 기술병종 장병들은 군사복무년한을 마쳤는데도 제대시키지 않았다.  

 

조선인민군 전군이 그처럼 전투준비에 전심전력하고 있었던 2015년 8월 하순, 마침내 결정적 시기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2015년 8월 20일 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소집하였다. 그것은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확대회의가 아니라, 전례 없이 한밤에 긴급히 소집된 비상확대회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날 밤 비상확대회의에서는 “작전진입준비실태를 점검하고 적들의 전쟁도발책동을 진압하기 위한 정치군사적 대응계획이 토의되였으며, 불가피한 정황에 따라 전 전선에서 일제히 반타격, 반공격으로 이행하기 위한 조선인민군 전선사령부 공격작전계획이 검토, 비준되였다”라고 한다. 이런 정황을 보면, 당시 김정은 총비서가 최고사령관 명의로 ‘남조선해방전쟁’ 작전명령서를 비준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5년 8월 21일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전당, 전군, 전민이 2015년 8월 21일 오후 7시부터 준전시 상태에 진입할 데 대한 최고사령관 명령을 하달하였고, 최고사령부 연락군관들을 각지 전투부대들에 파견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최고사령부 연락군관들을 각지 전투부대들에 파견한 것은 개전 시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각지의 전투부대들에 파견된 연락군관들은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몰아내고 남반부를 해방하는 정의의 전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장병들을 독려하면서, 전투부대들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 조선인민군 전군에 일제히 실탄이 지급되었고, 모든 장병들은 철갑모와 위장막을 착용하고 각자 전투진지를 차지했다. 최고사령부 연락군관들의 전시작전통제에 따라 완전무장상태로 전환한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은 각종 미사일, 방사포, 고사포, 견인포, 박격포를 비롯한 화력타격 수단들을 화력진지로 이동시켰고, 전투기와 폭격기와 무인작전기, 그리고 전투함선과 잠수함을 비롯한 모든 전투 장비들을 총공격명령이 내리는 순간 불시에 선제타격을 가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즉시 공격태세로 진입시켰다. 

 

숨이 막힐 듯 긴박해진 준전시 상태에서 조선 외무성은 중대성명을 발표했다. 외무성은 중대성명에서 “전쟁접경에 이른 정세는 더는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라고 지적하고, “우리 군대와 인민은 단순한 대응이나 보복이 아니라 (중략) 전면전도 불사할 립장”이라고 하면서 국가적 차원의 전의를 명백히 표출하였다. 2015년 8월 21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관 대표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을 인민문화궁전으로 초치하여 준전시 상태에 이른 일촉즉발 위험을 알려주는 긴급통보 모임을 진행하였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오늘 김정은 총비서의 장기간 비공개 활동이 또다시 계속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4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후, 10월 9일까지 한 달 동안 비공개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비공개 활동이 한 달 동안 지속되는 것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군사부문 현지지도 활동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과 조국분단 75주년을 맞이한 2015년을 ‘조국통일대전’의 결정적 시기로 예견했었다. 김정은 총비서가 ‘조국통일대전’의 결정적 시기를 앞둔 것으로 예견했었던 2014년에 40일 동안 최장기 비공개 활동을 이어갔던 것처럼, 올해 2022년에도 30일 이상 비공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정황은 조선에서 조선인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5주년과 ‘조국해방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이하게 될 2023년을 ‘남조선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로 예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2014년에서 2022년까지 7년 시차를 두고 발생한 주객관적 정세의 변화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국제정세를 살펴보자. 올해 2022년의 국제정세는 2014년에 비할 바 없이 조선에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7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국제정세가 펼쳐지고 있다. 그것은 로씨야가 노보로씨야해방전쟁을 계속하는 가운데, 중국이 대만해방전쟁 예행연습을 본격화한 것이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될 때 우크라이나에 넘어간 영토를 귀속시키기 위한 로씨야의 노보로씨야해방전쟁은 2022년 2월 24일에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로써 미국의 대유럽 정치군사행동은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하는 동유럽으로 집중되었다.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이 창건될 때 대만으로 패주한 반란 세력을 평정하고 영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중국의 대만해방전쟁 예행연습은 2022년 8월 초부터 본격화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로써 미국의 대아시아 정치군사 행동은 대만해협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시아로 집중되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의 정치군사 행동을 이처럼 두 갈래로 분산시킨 오늘의 국제정세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기막힌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조선은 이번에 다가온 절호의 기회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제는 조선의 내부정세를 살펴보자. 올해 조선은 교전 상대를 압도하는 절대적인 힘을 획득했다. 그들의 오랜 숙원이 마침내 풀린 것이다. 조선은 2017년 11월 전략핵무력을 완성한 것에서 한 걸음 더 전진하여 2022년 4월 전술핵무력도 완성했다. 여기서 말하는 전술핵무력의 완성은 교전 상대가 방어하지 못할 각종 전술핵타격수단을 개발, 완성하고, 그것을 전연지대 전투부대들에 실전 배치하였다는 뜻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전략핵무력은 핵억지력이고, 전술핵무력은 핵타격력이다.  

 

조선이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완비한 것으로 하여 오늘의 군사 정세는 7년 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이를테면, 2014년 김정은 총비서의 최장기 비공개 활동기간에 조선인민군은 전술핵무력을 아직 갖지 못했기 때문에 한미련합군의 북침전쟁연습에 대응하여 재래식 무력을 시위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2022년 김정은 총비서의 비공개 활동기간에는 조선인민군이 한미련합군에 불시적 치명타를 가할 전략핵타격과 전술핵타격을 교차적으로 연습하는 중이다. 엄청난 격차감이 느껴진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일어난 실제상황을 하나씩 살펴보자.

 

 

2. 긴급 회항 작전 서두르다 개망신당한 항모타격단

 

2022년 1월 30일 오전 7시 52분경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 탄도미사일은 화성-12형이고, 이미 실전 배치되고 있는 화성-12형의 작전성능을 검사하기 위한 검수사격시험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그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화성-12형을 최대 고각 발사체계로 쏘아올렸으므로, 정점고도는 약 2,000km에 이르렀고, 비행거리는 약 800km였다. 

 

그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2022년 10월 4일 오전 7시 23분경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또다시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해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하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8개월 전과 똑같은 지역에서 화성-12형을 또다시 쏘아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10월 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쏘아올린 탄도미사일의 정점고도는 약 1,000km였다. 이것은 2022년 1월 30일에 쏘아올린 화성-12형보다 정점고도가 1,000km 더 낮아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정황을 보면, 2022년 10월 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2022년 1월 30일에 쏘아올린 것처럼 최대 고각으로 쏘아올린 것이 아니라, 정상각으로 화성-12형을 쏘아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화성-12형을 정상각으로 발사했던 것이다. 정상각으로 발사되었으므로, 화성-12형은 자기의 성능지표로 정해진 최장 사거리를 날아간 것이 분명하다. 

 

정상각으로 발사되어 정점고도가 1,000km에 이른 화성-12형의 비행 궤도를 컴퓨터로 계산하면 최장 사거리를 손쉽게 측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미련합군과 일본자위대는 조선이 쏘아올린 화성-12형이 북태평양 어디에 떨어졌는지 낙탄점을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낙탄점이 어디에 형성되었는지를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성-12형의 비행거리를 약 4,500km로 추정하면서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했고, 일본 관방장관은 화성-12형의 비행거리를 약 4,600km로 추정하면서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이런 발표행위는 한국군 합참본부와 일본 관방장관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북태평양 상공으로 쏘아올린 화성-12형의 사거리를 대폭 축소해서 발표하면서, 화성-12형을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왜곡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이 사실 왜곡을 자행했다고 보는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다. 

 

미국이 보유한 미니트맨(Minuteman)-3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정점고도가 1,100km이고 사거리가 13,000km다. 이런 사정을 견주어보면, 2022년 10월 4일 정점고도가 1,000km에 이른 화성-12형의 사거리는 9,0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거리가 9,000km인 화성-12형을 쏘면 미국 본토에 도달하게 되므로, 그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북태평양에 떨어지도록 사거리를 줄여 쏘았다. 사거리를 줄여 쏘았어도, 6,500km 정도 날아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성-12형의 비행거리를 약 4,500km라고 축소했고, 일본 관방장관은 화성-12형의 비행거리는 약 4,600km라고 축소했다. 이런 사실을 살펴보면, 화성-12형은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러면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에서 발사된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도달하는 9,000km 범위 안에 어떤 타격대상들이 놓여있는 것인가? 자강도 전천군에서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까지 직선거리는 5,800km이고,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까지 직선거리는 7,300km이고, 미국 본토 서북단 워싱턴주 씨애틀까지 직선거리는 8,050km다.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는 엘먼도프 공군기지가 있다. 전시에 엘먼도프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국 공군 F-22 스텔스전투기 편대가 북침공습을 감행하기 위해 동해로 날아오게 된다.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에는 태평양과 인디아양 전역을 관할하는 인디아-태평양사령부가 있다. 미국군 지휘체계에 의하면, 전시에 한미련합군을 지휘하는 전투사령관(Combatant Commander)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아니라 하와이주 오하우에 있는 인디아-태평양사령관이다. 미국 워싱턴주 킷쌥반도에는 북태평양 전역에 해군력을 투사하는 킷쌥해군기지가 있다. 이 거대한 해군기지에는 핵추진항공모함, 핵추진잠수함, 구축함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군항이 있고,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조선소와 함선정비시설이 있으며,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최대 규모의 연료 기지가 있다. 

 

위와 같은 사실을 살펴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하여 인디아-태평양사령부, 엘먼도프 공군기지, 킷쌥해군기지를 타격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엄밀히 따져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하여 엘먼도프 공군기지와 킷쌥해군기지까지 모조리 타격할 필요는 없고, 전쟁지휘부가 있는 인디아-태평양사령부만 타격해도 된다. 그렇게 해도 조선은 ‘남조선해방전쟁’을 승리로 결속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북태평양으로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작전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러면 전시상황을 예상해보자. 만일 전시에 동해에 들어간 미국 해군 핵추진잠수함이 핵탄미사일을 발사하여 원산을 타격하면, 그에 대한 보복으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화성-12형 핵탄미사일을 발사하여 인디아-태평양사령부를 타격할 것이다. 만일 미국 해군 핵추진잠수함이 핵탄미사일을 발사하여 평양을 타격하면, 그에 대한 보복으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화성-17형 핵탄미사일을 발사하여 워싱턴 디씨를 타격할 것이다. 미국은 조선의 보복핵타격이 미국을 멸망시킬 것으로 심히 우려하기 때문에 전시에 조선에 핵타격을 감행하지 못한다. 이것은 조선의 사회주의핵무력이 미국의 제국주의핵무력을 강하게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2년 10월 4일 오전 7시 23분경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북태평양으로 날아간 것을 보고 미국은 화들짝 놀랐다. 그래서 인디아-태평양사령부는 북침전쟁연습을 마치고 동해를 떠나 북태평양으로 빠져나가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순양함 1척, 구축함 2척, 군수지원함 1척으로 편성된 항모타격단을 황급히 돌려세우면서 동해 작전구역으로 다시 들어가라는 긴급 회항 명령을 내렸다. 긴급 회항 명령을 받은 항모타격단은 10월 4일 오후 뱃머리를 돌려 일본 홋까이도와 혼슈 아오모리현 사이에 있는 쓰가루해협을 지나 동해 북부 해역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얼마나 다급했던지, 항모타격단은 약 4시간 동안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해상이동업무식별번호(MMSI)를 끄는 것을 잊어버린 채 쓰가루해협을 통과하는 바람에 항모타격단의 실시간 위치가 전 세계에 노출되었다. 항모타격단이 자기의 실시간 위치를 노출한 행동은 마치 옷을 입지 않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바보짓과 마찬가지다.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은 미처 준비도 하지 못한 긴급 회항 작전을 서두르다가 개망신만 당했다.

 

 

3. 한미련합군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전부 제거한다

 

개망신을 당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쓰가루해협을 통과하여 동해에 다시 들어간 미국 항모타격단은 2022년 10월 5일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에서 약 185km 떨어진 동해 작전구역에 도착했다. 거기에서 그들은 적국이 발사하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경보훈련준비를 다그쳤다. 그러는 사이에 긴급 련락을 받은 한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과 일본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초까이함이 현장에 황망히 도착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튿날인 2022년 10월 6일 항모타격단이 동해 작전구역에서 3자 미사일경보훈련을 시작하기 직전인 오전 6시 1분경부터 6시 23분경까지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평양 삼석구역 일대에서 600mm 조종방사포 1발과 변칙궤도 비행 미사일 1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600mm 조종방사포는 정점고도 약 80km까지 상승하여 약 350km를 날아갔고, 변칙궤도 비행 미사일은 정점고도 약 60km까지 상승하여 약 800km를 날아갔다. 600mm 조종방사포와 변칙궤도 비행 미사일에는 각각 모의전술핵탄두가 장착되었다. 

 

평양시 삼석구역에서 충청남도 계룡시 인근에 있는 한국군 육해공군 3군통합기지 계룡대까지 직선거리는 약 335km다. 이런 사정을 보면, 그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모의전술핵탄두가 장착된, 사거리가 350km이며,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600mm 조종방사포를 발사하여 한국군 육해공군 3군통합기지를 파괴하는 전술핵타격연습을 진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전술핵타격은 한미련합군의 공격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단행되는 선제전술핵타격이다. 그 어떤 방어무기로도 막을 수 없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선제전술핵타격은 한미련합군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전부 제거하기 때문에 한미련합군은 사실상 존재가치를 상실하였다.  

 

평양시 삼석구역에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이 출현한 동해 작전구역까지 직선거리는 약 740km다. 이런 사정을 보면, 그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모의전술핵탄두가 장착된, 사거리가 800km이며,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변칙궤도 비행 미사일을 발사하여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을 한 방에 격침하는 전술핵타격연습을 진행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방현-5 장거리무인전략정찰기가 항모타격단의 감시레이더망에서 벗어나는 초저공 비행으로 동해 작전구역 인근 상공까지 은밀히 접근하여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의 실시간 기동 위치를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알려주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변칙궤도 비행 미사일을 즉시 발사하여 한 방에 격침하는 것이 조선인민군이 개발한 항모타격전술이다.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은 우리나라 근해로 접근하는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의 공격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단행되는 선제전술핵타격이다. 그 어떤 방어무기로도 막을 수 없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선제전술핵타격은 항모타격단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전부 제거하기 때문에 미국 항모타격단이 우리나라 근해에 접근하면 사실상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이런 사정은 조선의 사회주의핵무력이 미국의 제국주의핵무력을 강하게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4. 서울에서 168km 떨어진 황주군 상공에 출현한 전술핵폭격기 4대

 

2022년 10월 4일 오전 7시 23분경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일본렬도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으로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바로 그 시각, 존 아퀼리노(John C. Aquilino) 인디아-태평양 사령관이 전용기를 타고 경기도 오산미공군기지로 날아가고 있었다. 오산미공군기지를 출발하여 서울에 도착한 그는 주한미국군사령관과 주한미국대사 등을 만나 쑥덕공론을 벌였다. 이튿날인 2022년 10월 5일 아퀼리노 사령관은 김승겸 합참의장을 만났고, 10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고, 10월 7일 이종섭 국방장관을 만났다. 이례적인 연쇄 회담이었다. 

 

그런데 아퀼리노 사령관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기 직전인 2022년 10월 6일 오후 2시경 조선인민군 항공군 일류신-28 전술폭격기 4대와 미그-29 전투기, 전자교란 작전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작전기 12대가 특별감시선을 넘어 고속으로 남하하였다. 특별감시선은 한국군이 평양에서 원산까지 자의적으로 그어놓은 동서횡단선이다. 특별감시선을 넘어 중부 전선을 향해 고속으로 남하하던 각종 항공작전기 12대는 황해북도 동북단에 있는 곡산군 상공에 이르러 갑자기 서쪽으로 방향을 꺾더니 황해북도 서북단에 있는 황주군 상공으로 횡단비행을 하였고, 황주군 상공에서 1시간 동안 폭격 연습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남측 언론매체들이 전혀 보도하지 않은 놀라운 사실이 있다. 그것은 황주군 상공에 출현한 일류신-28 전술폭격기 4대가 전부 전술핵타격에 맞춰 개조된 전술핵폭격기들이며, 황주군 상공에서 1시간 동안 진행한 폭격연습은 저위력 전술핵폭탄을 투하하는 핵폭격 연습이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번 연습에서는 모의전술핵폭탄을 투하했다. 

 

전술핵폭격기를 동원한 전술핵폭격 연습이 조선이 건국된 이래 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배경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2022년 4월 25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열병식 연설에서 대남 핵타격을 명시한 새로운 핵교리를 천명하였다. 2022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2박 3일 동안 평양에서 진행된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선인민군 전선부대들의 기존 작전 임무에 전술핵타격임무를 추가로 확정하였는데, 그 이후부터 조선인민군은 전술핵타격연습에 전심전력해왔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2022년 10월 6일 모의전술핵폭탄을 투하하는 전술핵폭격연습을 진행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는 2022년 10월 3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그것은 03분 타격작전 예행연습이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2022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 결정에 따라, 1킬로톤급 저위력 핵탄두를 장착한 화성포-11형 변칙궤도 비행 전술미사일이 전선대련합부대들에 전면적으로 배치되었고, 2022년 7월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된 하계전투정치훈련 중에 선제타격-초탄필격전술에 의거한 전시핵타격훈련이 실시되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이처럼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는 2022년 9월 8일 선제핵타격을 명시한 ‘핵무력 정책법’을 채택하였다. 

 

현재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일류신-28 폭격기 80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 폭격기는 1950년대 소련에서 생산되었는데, 조선은 이 폭격기의 각종 부품을 전부 자체로 생산, 보장할 뿐 아니라 장착 장비들을 그동안 새롭게 개조, 개량하여 작전성능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1950년대에 생산된 일류신-28 폭격기를 개조, 개량하여 운용하는 것처럼, 미국 공군도 1950년대에 생산된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를 개조, 개량하여 운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보유한 일류신-28 폭격기들을 낡은 기종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멍청한 짓이다.  

   

남측 언론매체들이 보도하지 않은 두 번째로 놀라운 사실은, 황주군 상공에서 진행된 전술핵폭격연습에 전자교란작전기 1대가 참가했다는 사실이다. 비행 중에 교란 전파를 발사하는 전자교란 작전기가 적의 반항공미사일체계를 교란하여 폭격기 편대의 안전항로를 열어주지 않으면, 일류신-28 폭격기들은 적진 상공에 접근하여 전술핵폭격을 할 수 없다.   

 

그날 황주군 상공에 출현한 일류신-28 폭격기 4대에 실린 모의전술핵폭탄은 어떤 것인가? 군사기밀을 외부에서 알 수 없으므로, 비교 관념을 가지고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 공군이 실전 배치한 B61 전술핵폭탄의 중량은 324kg이다. 그러므로 황주군 상공에 출동한 일류신-28 폭격기에 중량 350kg의 전술핵폭탄이 실렸다고 가정하면, 한 대당 8발씩 실렸던 것으로 생각된다. 2022년 10월 6일 일류신-28 폭격기 4대가 황주군 상공에 출동했으므로, 그 폭격기 편대는 중량 350kg의 전술핵폭탄을 32발이나 투하하는 전술핵폭격연습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게 많은 전술핵폭탄을 투하하였으므로, 전술핵폭격연습은 1시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전술핵폭탄 32발은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을 결속할 수 있는 엄청난 파괴력이다. 2022년 4월 4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에서 조선인민군이 핵전투무력을 동원하는 “상황에까지 간다면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대남핵타격의 엄청난 파괴력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황해북도 황주군에서 군사분계선까지 직선거리가 약 120km이므로, 일류신-28 전술핵폭격기 4대가 황주군 상공에서 고속으로 남하 비행하면 불과 8분 만에 군사분계선 상공에 도달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초단위로 급박하게 전개되는 전투 정황은 군사분계선 남쪽에 집결한 한국군 전투부대들이 8분 만에 일류신-28 폭격기 편대의 기습적인 전술핵폭격으로 전멸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심각한 우려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황해북도 황주군에서 서울 도심까지 직선거리는 약 168km밖에 되지 않으므로, 일류신-28 전술핵폭격기 4대가 황주군 상공에서 고속으로 남하 비행하면 불과 11분 만에 서울 상공에 도달한다. 2022년 10월 6일 오후 2시경 황주군 상공에서 시작된 전술핵폭격연습은 1시간 동안 계속되었으므로, 일류신-28 폭격기들이 11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근거리에서 전술핵폭격을 연습하고 있었던 바로 그 긴장된 시간에 윤석열 대통령과 아퀴릴노 사령관은 대통령실에서 회담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자기들이 전술핵폭격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처럼 무사태평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위에서 길게 서술한 것처럼, 올해 6월 이후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각종 전술핵탄미사일을 동원한 선제핵타격연습을 진행하였고,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폭격기에서 전술핵폭탄을 투하하는 선제핵타격연습을 진행하였으므로, 이제는 조선인민군 해군이 잠수함에서 전술핵탄미사일을 수중발사하는 선제핵타격연습만 남았다. 조선인민군 해군은 2022년 5월 7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신형 잠수함 발사 변칙궤도 비행 미사일을 이미 발사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새로 건조한 신형 잠수함에서 그 신형 미사일을 수중 발사하는 군사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견된다. 이처럼 조선인민군이 지상, 공중, 수중에서 한미련합군을 공격하는 선제전술핵타격을 연습하는 것은 그들이 360도 방향에서 핵타격을 가하는 우세한 작전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2022년 3월 9일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폴 러캐머라(Paul J. LaCamera)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조선인민군이 360도 방향에서 한미련합군을 위협하는 것이 심히 우려된다고 실토한 바 있다.   

 

한미련합군이 북침핵타격연습을 계속 감행하고, 그에 대응하여 조선인민군이 360도 선제핵타격연습을 계속하는 극도로 긴장된 현 상황은 ‘남조선해방전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예시하는 징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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