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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꽉 들어찬 수도권 중증 병상…‘28%’는 옮겨서 치료할 만

등록 :2021-11-19 05:00수정 :2021-11-19 09:11

 
 
 

 

[코로나 신규 확진 3292명 최다]

‘가동률 78.2%’ 수도권 전담병상
537개 중 150여개는 코로나 완치
기저질환 악화 등 치료로 머물러

환자 설득·건보 본인부담금 관건
준중등·중환자실 ‘스텝 다운’이나
비수도권 병원 등 옮길 대책 필요

김 총리-병원장들, 오늘 긴급회의
 
18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 주차장에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한 ‘이동형 음압 병실’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 주차장에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한 ‘이동형 음압 병실’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로 발생하고 위중증 환자가 이틀 연속 500명대를 넘기면서 병상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수도권의 중증환자 전담병상 10개 가운데 3개가 이미 코로나19에서 회복된 기저질환자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이들을 단계가 낮은 준중등 전담병상이나 일반 중환자실 등으로 옮길 수 있도록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병상 537개 가운데 28%에 이르는 150여개는 이미 코로나19 치료가 완료된 기저질환자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오지만,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중증환자 전담병상을 나서지 않고 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코로나19가 치료가 되어도 환자가 다른 기저질환이 남아있을 수 있는데 ‘기저질환이 코로나19 때문에 악화했으니 (기저질환) 치료도 받고 나가겠다’고 주장을 하게 되면 병원 입장에서도 난감할 수밖에 없다”며 “추가로 병상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런 환자들을 병원 내 일반 병상 등으로 옮겨서 중증환자 전담병상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병상은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3292명으로 역대 최다였고, 위중증 환자 수는 506명으로 전날(522명)에 견줘 다소 줄었지만, 정부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공언해 온 500명을 이틀 연속으로 넘어선 상태다. 사망자도 29명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서울은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이 80.9%로 이틀 연속 80%대를 나타냈고, 수도권 전체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78.2%로 전날(76.7%)보다 1.5%포인트 늘었다. 수도권으로부터 환자를 이송받은 대전 역시 76%를 나타내 정부가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 조건으로 언급했던 75%를 웃돌고 있다. 특히 수도권 확진자 가운데 병상 배정 대기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달 1~3일 0명이던 수도권 병상 대기자는 이날 423명(병원 367명, 생활치료센터 56명)으로 불어났다.

 

병원 현장에선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김영훈 고대병원 의료원장은 “중환자들이 밀려 넘치고 있으니 환자들을 멀리 이송하지 않아도 되는 경기도 같은 곳에 체육관을 개조하는 등으로 중증환자를 집중 치료할 수 있는 감염병 전문 시설을 임시로라도 50개 병상이든 100개 병상이든 만들고, 환자가 적은 비수도권에서 인력을 보강받는 등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도 “수도권은 (중증환자 병상이) 꽉꽉 찼다. 정부에서 의료진을 공급한다고 하는데, 상급종합병원 입장에서는 손발이 맞지 않은 인력을 받아서 일할 수도 없다”며 “정부가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했는데 갑자기 닥쳐서 행정명령으로 하려고 하니 모두 당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500개 병상이 넘는 규모의 경기도 소재 ㄱ종합병원은 중등증환자(인공호흡기는 필요없으나 산소마스크 치료 정도가 필요한 환자)를 위해 30개 병상을 운영하고 있으나,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해 23개 병상 이상의 환자는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 관계자는 “당국에서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병상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지 의료인력 충원에 대한 지원책은 내놓지 않아 모두가 녹초가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정부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150개 병상 환자들을 일반 병상 등으로 ‘스텝 다운’하거나 비수도권 병원 등으로 전원할 수 있도록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0개 병상 환자들을 옮기면 당장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을 20%포인트 정도 낮춰 늘어나는 위중증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스텝 다운이나 전원을 하려면 환자들의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에 대한 쟁점이 남는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치료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무상으로 치료를 하지만, 기저질환 등에 대한 치료는 본인부담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 비용에 대한 특별 대책이라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감염병예방법은 감염에 관한 부분에만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부담금을 예산으로 지원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19일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22개 상급종합병원장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병상운영 효율화와 추가 병상확보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재호 권지담 박준용 김기성 기자 ph@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19954.html?_fr=mt1#csidx1ba17678fa16318a2d21c5fb559c88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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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특검 도입 입장 이재명, 지지율 정체 영향 줬나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입력 2021.11.19 07:42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한겨레 “대선 전 특검 수사 결과 나와야”
신문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합당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가 지난 17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특별검사제 도입에 대해 “곧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나올 텐데 특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겠나. 제가 특검을 강력히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자가 ‘대장동 의혹’ 특검 도입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8일 이재명 후보자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남에서도 “모든 사안에 대해 쭉 털어놓고 완전히 진상 규명하고, 잘못이 있으면 엄중히 책임을 묻고 책임을 지는 특검이 되면 좋겠다”고 거듭 말했다. 이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등에 대한 특검 요구에 “쌍으로 가겠다면 가져가라”며 ‘특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9일자 아침종합신문들 1면.
▲19일자 아침종합신문들 1면.
▲19일자 한겨레 3면.
▲19일자 한겨레 3면.

19일자 아침종합신문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들이 찬성한 특검을 빨리 도입해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와 사설을 썼다.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이 후보의 발언은 기존 ‘조건부 특검 수용론’에서 더 나아간 것”이라며 짚은 뒤 이재명 후보자 측 관계자의 입을 빌려 “정면돌파를 안 하면 의구심이 남는다고 사람들이 계속 생각하고 있다고 후보가 느낀 것이다. 특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이번에 더 나아간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19일자 조선일보 4면.
▲19일자 조선일보 4면.

조선일보는 4면 기사에서 특검에 대해 긍정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이재명 후보자의 변화에 “이런 변화는 이 후보가 처한 지지율 정체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 민주당 선대위 내부에선 대장동 특검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0월 후보 선출 후에도 이 후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자 ‘이 후보가 특검에 떳떳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일부 여론조사에서 ‘대장동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65%가 넘어서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특검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9일자 중앙일보 사설.
▲19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대선 전 후보자들에 대한 수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전인 2007년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지금 상태론 검찰과 공수처 어느 쪽도 수사 결과로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면서 “대선 직적의 수사가 어떠해야 하는지는 2007년의 경험이 반면교사다”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당시 이명박 후보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뒤이은 BBK 특검 역시 면죄부를 줬으나 10년 후에 혐의가 확인돼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이번 만큼은 대선의 앞서 의혹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19일자 한겨레 사설.
▲19일자 한겨레 사설.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한겨레는 사설에서 “특검 수사가 대선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나마 최소화하려면 내년 3월9일 대선에 임박해서나 대선 이후에 수사 결과가 나오는 상황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에도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핑퐁 게임을 벌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신속하고 성역 없는 특검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 모두 당리당략을 떠나 협조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특검 수사가 의미를 가지려면 대선 전에 결과가 나와 국민이 투표에 참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특검의 의미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설특검법을 활용해도 특검 임명과 준비에 필요한 기간이 있다. 국회에서 별도의 특검법을 만들려면 최소한 열흘 이상이 더 걸린다. 12월 초에는 특검법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합당 비판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추진을 공식화했다. 열린민주당은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하고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합류해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한 정당이다. 이로써 열린민주당 3석을 더해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총 172석이 됐다. 신문들은 대선 직전 열린민주당과 합당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제를 오용하고 있다며 비판하는 기사와 사설을 썼다.

▲19일자 국민일보 4면.
▲19일자 국민일보 4면.

국민일보는 4면 기사에서 “합당 추진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있고, 선대위 쇄신론이 분출하는 등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을 ‘집토끼 결집’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면서도 “다만 당 일각에서는 합당이 ‘산토끼’인 중도층 공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하지만 열린민주당의 지지 기반이 ‘강성 친문’ 세력인 데다 검찰·언론 개혁 등 사안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던 것은 민주당의 부담이다. 이에 따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합당이 오히려 중도층 확장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우려했다”며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에 “합당은 정치적으로 명분도 없는 분명한 퇴행이다. 중도층 외연 확장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9일자 한국일보 사설.
▲19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열린민주당은 ‘매운맛 민주당’이란 별칭처럼 더불어민주당과 성향이나 지지층이 거의 겹쳐 양당의 합당은 사실 예정된 수순에 가깝다. 대선을 앞두고 진보 진영 결집을 위해 합당이 추진되는 모양새지만, 열린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존속할 기반이나 이유 자체가 그다지 없었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이번 합당 결정으로 지난해 4·15 총선에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점을 틈타 만들어졌던 비례대표 위성정당들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는 의미가 더 크다.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이 정식으로 인정한 비례대표 정당은 아니지만, 민주당 뿌리에서 나온 위성정당 성격을 띠었다. 공식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지난해 총선이 끝난 뒤 각각 민주당,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과 합당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국회 구성의 다양성과 비례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기술적 허점에다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얽혀 오히려 거대 양당이 몸집을 더 키우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만 것”이라며 “이 같은 맥락을 고려하면 양당은 합당 추진에 앞서 정치적 과오에 대해 반성부터 하는 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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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사회민주당으로부터, 한국의 진보정당에게

[노회찬의 나라 밖 인물 산책 ⑯] part 2 들어가는 글

<노회찬의 나라 밖 인물 산책>은 11월 1일부터 매주 월·수·금 3번 씩 연재된다. '평등하고 공정한나라 노회찬재단'(노회찬재단)과 <프레시안>이 함께한다.편집자.

 

part 1 혁명 그리고 정치

 

① 다섯 번째 기록 이야기를 열며 (☞바로가기)

② 마르크스 上 "대한민국의 진보, 어디로 가시나이까"...노회찬, 마르크스를 만나다(☞바로가기)

③ 마르크스 下 "정치가 정치를 잊을 때, 가장 취약한 이들이 고통받는다"(☞바로가기) 

④ 레닌 上 레닌의 '불꽃' 만난 노회찬, 한국사회 논쟁에 뛰어들다 (☞바로가기) 

⑤ 레닌 下 노회찬, '혁명가의 길'에서 '정치가의 길'로 (☞바로가기) 

⑥ 호찌민 上 "씩식한 군인이 돼 베트공 없애겠다"던 노회찬 어린이, 어쩌다? (☞바로가기) 

⑦ 호찌민 下 "정적들도 그에게 정중한 조사의 말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가기) 

⑧ 저우언라이 上 중국 '인민의 총리' 저우언라이와 이어지다 (☞바로가기) 

⑨ 저우언라이 下 "민주노동당의 '주은래' 노회찬의 꿈" (☞바로가기) 

⑩ 룩셈부르크 上 '잠들지 않는 붉은 장미' 로자 룩셈부르크를 만나다 (☞바로가기) 

⑪ 룩셈부르크 下 로자 룩셈부르크의 '츠비츠비', 그리고 노회찬의 '잘 놀다 간다' (☞바로가기)

⑫ 그람시 上 민주노동당의 분당, 그리고 안토니오 그람시 (☞바로가기) 

⑬ 그람시 下 '희대의 반항아' 그람시와 '비주류의 비주류의 비주류' 노회찬 (☞바로가기) 

⑭ 체 게바라 上 (☞바로가기) 

⑮ 체 게바라 下 (☞바로가기)


 

ⓒ연합뉴스

노회찬, 유럽 사회민주당의 리더들과 조우하다 : "생애 내내 진보적 이상과 현실주의가 만나는 접점을 탐색한 탐험가, 노회찬" 
 

 
▲유럽 지도

"순결한 운동가의 길이 아니라 세상의 때를 묻히더라도 민중의 삶을 반 발짝이나마 전진시킬 정치가의 길을 택한" 노회찬.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 비아북, 2014) 

이에 대해 <시사IN>의 천관율 기자는 "노회찬은 생애 내내 진보적 이상과 현실주의가 만날 접점을 탐색하는 탐험가"이자 '현실주의(실사구시)적 진보주의'의 길을 걸은 진보정치가였다고 묘사한다. (「노회찬은 이런 정치인이었습니다」, <시사IN>, 568호, 2018.8.6)


 

▲<2021 노회찬의 말글달력> 2월. 글씨: 영묵(永墨) 강병인 작가 Ⓒ노회찬재단

'탐험가 노회찬'은 정치를 출세의 수단이나 타락의 위협이 아니라 현실을 바꿔내는 무기로 인식했다.

 

"노회찬은 이상주의자여서 세상을 바꿀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동시에 그는 현실주의자여서 그 목표를 이뤄낼 수단을 찾아내야만 했다. 진보는 너무 큰 목표여서 정치를 쓰지 않고는 이룰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진보정치가로 살았고, 진보정치가로 삶을 마감했다."(천관율 기자, 「노회찬은 이런 정치인이었습니다」, <시사IN>, 568호, 2018.8.6.) 

 

인민노련 사건으로 2년 4개월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나온 노회찬은 '혁명가의 길'에서 '정치가의 길'로 살의 방향을 전환, 진보정당 창당에 매진했다. 진보정당의 설계자이자 개척자였던 노회찬은 길동무들과 함께 한 발짝 앞서서 진보정당의 '길'을 만들어온 사람으로 '길'과 관련해 이런 말글을 남기도 했다. 

 

"길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우리가 남기는 발자국이 길을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걸어왔습니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않고 길이 없으면 만들면서 걸어왔습니다." 

"물은 길이 없다고 멈추지 않습니다. 물은 스스로 길을 만들고 또한 스스로 길이 됩니다. 진보정치는 물과 같아 길이 없어도 멈추지 않고 새 길을 냅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걸어가는 개척자들입니다. 애초에 길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면서 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낸 이 길을 따라서 이 땅의 4천만 민중이 걸어올 것이고, 나아가 7천만 민족이 함께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있을 것입니다."

 

"진보정의당의 앞길에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되는 철로는 놓여 있지 않습니다. 진보정당의 앞길에는 이정표도 신작로도 없습니다.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선 우리는 더 바뀌고 더 채워야 합니다."

 

노회찬이 진보정당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려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변화는 정치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라면 쿠데타 등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기주장을 관철할 수 있겠지만,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정치를 통해서만 사회가 변화할 수 있습니다." (노회찬, <우리가 꿈꾸는 나라>, 창비, 2018)

"진보정당의 꿈을 놓지 못하는 것은 현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도 아니고, 그 꿈이 너무 아름다워 포기하기가 어렵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 꿈 이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꿈이 실현되지 않고서는 정치가 사람의 희망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노회찬, 「(여는글)우리들의 겨울은 따뜻했다: 다시, 꿈꾸기 위하여」, 노회찬 외, <진보의 재탄생>, 꾸리에, 2010; 노회찬, 「서문」, <노회찬의 약속>, 레디앙, 2010 참조)

 

 

민주노동당 창당 전인 1999년, 발기인 노회찬은 창당에 대해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 

 

"인류가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것은 3000년의 역사를 갖는다. 그러나 인간이 정치권력을 획득하고 그것을 행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현대적 의미의 정당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불과 150년의 역사에 불과하다. 물론 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곧 세습권력으로서의 왕권이 소멸하였거나 현저히 약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당이라는 형식의 정치결사체가 등장한 것은 그 자체로서 역사의 진보라 할 수 있다.

(…) 

진보정당의 역사는 귀족, 자본가, 대토지 소유자들의 정당에 대한 도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일체의 정치활동으로부터 배제된 다수의 대중, 그 중에서도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근로계층이 새로운 정당을 만든 것이다. 

이 새로운 정당은 대개의 경우 '사회주의'를 자신의 이념으로 내걸었으며, 의회 의원 한 명 없는 상태에서 다수의 당원을 조직하는데 주력하여 대중정당으로 출범하였고, 다수의 당원을 관리하는 제도로서 엄격한 당비 납부제도를 초기부터 실시하였으며, 투표권조차 없던 상태에서 보통선거권과 비례대표제 쟁취를 위한 투쟁을 강화하였다. 

(…) 

물론 진보정당의 출현과 성장이 모든 나라에서 동일하게 전개된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발전이 지체되고 절대왕권이 지속되었던 러시아와 일본 그리고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하에 있었던 나라들에선 진보정당의 모든 활동이 오랫동안 불법화되기도 하였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된 이후에도 진보정당의 활동은 독재정권에 의해 탄압받거나 금지되어 왔다.  

1987년 노동자 대파업투쟁 이후 비로소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자유가 쟁취된 것처럼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부분적인 활동의 자유를 획득한 것은 겨우 10년 남짓한 역사를 갖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한국의 진보정당은 세계 진보정당의 역사가 확보한 보편적인 경험과 함께 한국 사회라는 특수한 환경을 조화시키는 데서 자신의 성격을 형성하고 발전 경로를 찾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진보정당 건설의 전략과 전망」, <노동과 사회> 통권 37호, 1999년 10월호)


 

자타공인 '진보정당의 설계자이자 개척자'인 노회찬이 합법적 대중정당으로서 진보정당의 꿈을 키워가면서 유럽의 사회민주당과 만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었다. '세계 진보정당의 역사가 확보한 보편적인 경험', 그 성과와 한계는 오랜 단절의 역사를 지닌 한국 진보정당의 비전 설계와 발전 경로 탐색에 소중한 참고서였기 때문이다. 노회찬이 설계하고 개척한 한국 진보정당의 강령은 이렇게 적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국가사회주의의 오류와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인류의 오랜 지혜와 다양한 진보적 사회운동의 성과를 수용함으로써, 인류사에 면면히 이어져 온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을 계승 발전시켜, 새로운 해방 공동체를 구현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강령, 2000.1.) 

"시대가 아무리 절망의 나락에 빠져도, 역사에서 자유는 더욱 성숙해왔고 만남은 확장되어왔다. 근대 시민혁명이 자유와 인권의 이념을 보편화시킨 이래, 사회주의 혁명이나 사회민주주의 개혁운동 등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진보적 정당들이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그리고 가부장적 질서와 생태파괴 문명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왔다. 그 역사에서 한계와 오류도 있었으나, 오늘날 지구 곳곳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여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나가려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진보신당 강령, 2009.3.) 

"우리가 꿈꾸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는 함께 행복한 상생의 나라이다. 정의로운 복지국가로 가는 정치가 상생의 정치이다. (…)  

우리는 자유・평등・연대・생태・평화를 실천해 온 세계 진보 정당의 역사적 경험과, 복지국가를 이룩한 사회민주주의의 성과를 21세기 한국에 맞게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정의당 강령, 2015.3.)

 

▲키어 하디, 켄 리빙스턴(영국), 빌리 브란트(독일), 장 조레스, 프랑수아 미테랑(프랑스), 빔 콕(네덜란드)

이번 <part 2>에서는 '유럽 사민당 리더들과의 조우'라는 틀로 영국의 키어 하디와 켄 리빙스턴, 독일의 빌리 브란트, 프랑스의 장 조레스와 프랑수아 미테랑, 네덜란드의 빔 콕과의 조우에 대해 다룬다. 

이어서 <part 3>에서는 '사회의 공기까지 바꾼' 북유럽의 경우를 특화해, 스웨덴의 올로프 팔메와 타게 에를란데르, 노르웨이의 에이나르 게르하르센, 핀란드의 마우노 코이비스토와 타르야 할로넨과의 마주침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11510112139858#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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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신나게 때리더니 개발이익환수법은 안 된다는 국민의힘

민주당 법안 상정 요구에 일제히 반대...국민의힘 소속 위원장이 정회 선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헌승 위원장이 개발이익환수제 관련 법안 상정을 놓고 여야 언쟁이 계속되자 정회를 선언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이뤄진 대장동 개발 문제로 공세를 펴온 국민의힘이 정작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간의 과도한 이익을 억제하는 개발이익환수 관련법 상정은 가로막았다.

18일 오전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개발이익환수 3법(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도시개발법 일부개정안, 주택법 일부개정안)을 상정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거부하면서 회의가 중단됐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은 토지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환수해 적정하게 배분함으로써 토지에 대한 투기를 방지하고 공공에 환원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속히 심의가 필요한 법이다. 도시개발법 개정안은 도시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민간이익을 제한하고 사업 절차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조속한 심의가 필요하고, 주택법 개정안은 민간의 과도한 이익과 고분양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법안 상정 요청 사유를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재청한다”며 동의를 표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숙려 기간도 필요하고 여야가 협의를 해야지, 어떤 정당의 특정한 목적을 갖고 법안을 상정시키면 나중에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상정에 반대했다.

김 의원은 법안 처리와 무관한 ‘특검 수사’를 조건으로 걸어 반대 논리를 펴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특검 수사로 (의혹이) 밝혀지고 나서 경위를 따진 후에 해당 법안이 심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도 “충분한 검토 시간이 필요한데 법안의 내용이 어떻게 돼 있는지 알지도 못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논의로 예산 심사에 차질이 생긴다는 논리도 폈다.

송 의원은 “국토부 총지출 규모가 무려 61조 원 가까이 되는데 예산을 제대로 심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했고,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법안 심사를 오늘 확정하지 않으면 예산안 심사는 못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이익 문제를 제기해놓고 정작 해당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 상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국정감사 내내 개발사업 초과이익을 갖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얼마나 목소리를 외쳤냐”며 “초과이익에 관한 부분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건 여러분이 외친 것을 법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야당 간사인) 송석준 의원에게도 며칠 전에 전화해서 ‘국민들이 민간업자들의 엄청난 초과이익 부분에 분개하고 있고, 여러분들도 국정감사 때 주장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이 법안을 처리하자’고 간곡히 부탁했다”며 “그랬더니 송 의원은 긍정적인 표현을 했다. 이렇게 해놓고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예산안만 상정하고 법안은 (상정을) 안 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 되겠냐”고 지적했다. 국토위 위원장은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다.

여야 공방이 이어지자 이헌승 위원장은 “여야 합의가 안 된 의사일정 변경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앞서 민주당 국토위 소속 의원들은 전체회의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측에 개발이익환수 3법 상정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국토위가 내년도 예산안을 다룬 지 2주 정도가 돼 가는데 의사일정 협의가 안 돼 예산안도, 법안도 심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심지어 법안소위도 전혀 열리지 못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장동 개발 이익을 왜 100% 환수하지 않았냐고 이재명 후보에 대해 억지로 트집을 잡더니 개발이익환수 3법에 대해서는 모르쇠를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법안 상정 절차에 동참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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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남북관계 가장 쉬운 해법은 금강산관광 재개"

금강산평화잇기·평화통일시민회의, 금강산관광 23주년 '다시 가자! 금강산' (전문)

  • 기자명 조원호 통신원 
  •  
  •  입력 2021.11.18 22:31
  •  
  •  수정 2021.11.18 22:38
  •  
  •  댓글 0
 

(조원호 평화통일시민회의 집행위원 )

금강산관광 시작 23년을 맞아 금강산평화잇기, 2021 평화통일시민회의, 금강산기업협회는 18일 오후 광화문에서 '다시 가자 금강산, 미국은 남북문제에 손떼라' 주제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금강산평화잇기 제공] 
금강산관광 시작 23년을 맞아 금강산평화잇기, 2021 평화통일시민회의, 금강산기업협회는 18일 오후 광화문에서 '다시 가자 금강산, 미국은 남북문제에 손떼라' 주제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금강산평화잇기 제공] 

23년 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금강산관광은 남측 민간인들이 북을 여행하는 남북 분단 50년사를 뛰어넘어 통일로 가는 새로운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금강산 관광 23주년을 맞는 18일 오후 금강산평화잇기(상임공동대표 법안 스님, 임광빈 목사, 심재환 변호사)와 2021평화통일시민회의(대회장 김영주목사)는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다시가자 금강산, 미국은 남북문제에 손떼라'를 주제로 2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해 금강산관광 재개를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에서 문재인 정부가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하고 천명한 민족자주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목소리가 아니라 촛불시민의 명령과 8천만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에 귀를 기울여야"하며, "미국의 국익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또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절대적인 이해당사자이며, 어떤 나라도, 어느 민족도 이를 대신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가장 손쉬운 해법은 바로 금강산관광 재개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분단선을 가로질러 사람이 오가는 것이야말로 수십 번의 선언보다 손쉽고 확실하게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금강산으로 다시 가려는 우리의 발걸음을 지금도 가로막고 있는 미국은 남북문제에서 지금 즉시 손을 뗄 것을 다시 한 번 엄중하게 명령한다"고 경고했다.

김영주 목사는 2021평화통일시민회의를 대표해 "정부가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등 남북공동선언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는 "조속히 금강산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강산평화잇기 상임공동대표인 심재환 변호사는 "미국이 남북문제에 도를 넘는 간섭을 하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은 문재인대통령과 민주당에게 금강산관련 기업인들의 직면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금광산관광 재개를 요청했다.

참가자들은 '분단의 벽을 뚫고 다시 가자 금강산'이라는 주제로 분단선 철조망을 찢고 나와 단일기를 흔드는 상징의식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사진-금강산평화잇기 제공]
참가자들은 '분단의 벽을 뚫고 다시 가자 금강산'이라는 주제로 분단선 철조망을 찢고 나와 단일기를 흔드는 상징의식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사진-금강산평화잇기 제공]

참가자들은 '분단의 벽을 뚫고 다시 가자! 금강산'이라는 제목으로 분단선 철조망을 찢고 나와 단일기를 흔드는 상징의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한편, 1998년 11월 18일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해로, 육로관광에 이어 승용차관광으로 이어져 연인원 193만 4,662명의 관광객이 금강산을 찾아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했다. 

2008년 7월 11일 뜻하지 않던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관광은 잠정 중단되어 지금까지 속절없는 세월이 흐르고 있으며, 금강산관광 중단 10년째가 되던 지난 2018년 4월 27일과 9월 19일 남북 정상들이 만나 금강산관광 재개를 합의한 바 있다. 

남북정상선언 이후 3년이 지났으나 금강산관광 재개를 비로한 합의는 그 어느 것 하나 실현되지 않고 정부는 미국의 눈치만 보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자회견문 (전문)

한반도 5천년의 역사에서 우리 선조들이 시와 그림, 노래로 칭송하며 긍지와 자부심으로 함께 즐겼던 민족 명산 금강산이 13년째 굳게 닫혀있다.

금강산관광 중단 10년째가 되던 지난 2018년 4월 27일과 9월 19일에 남북의 정상들이 만났다. 

양 정상은 4.27판문점선언에서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라고 선언하였으며, 9.19평양공동선언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나가기로 하면서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남북정상선언이 있은 지 어언 삼 년이 지났으나 양 정상들이 공동으로 합의하고 선언한 내용들은 그 어느 것 하나 실현되지 않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과 평양에서 8천만 겨레가 지켜보는 가운데 엄숙하게 선언한 내용을 성실히 실천하기는커녕 남북관계를 가로막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미국 눈치를 보기에만 바빴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대신,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여망을 외면하였다.

남북 화해와 협력, 평화와 번영의 길은 한미워킹그룹의 배후인 미국에 의해 번번히 좌절되었고, 지금도 간판만 바꿔단 한미국방워킹그룹을 조종하는 미국에 의해 가로막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하고 천명한 민족자주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미국의 목소리가 아니라 촛불시민의 명령과 8천만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미국의 국익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절대적인 이해당사자이다. 어떤 나라도, 어느 민족도 이를 대신 할 수 없다.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가장 손쉬운 해법은 바로 금강산관광 재개로부터 시작된다. 분단선을 가로질러 사람이 오가는 것이야말로 수십 번의 선언보다 손쉽고 확실하게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길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당장 한반도 군사긴장을 높이고 동족을 적대하는 한미연합훈련 영구중단을 미국에 통보해야 한다. 더불어 미국은 부당한 남북관계 개입을 중단하고 첨단 무기 구매 강요 등으로 남북간의 대화 분위기를 방해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즉시 중단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공동선언실천을 위한 성의있는 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북측에 금강산관광 재개를 제의해야 하며, 민족 화해와 번영을 위한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미국은 어떠한 부당한 간섭도 삼가해야 한다. 

'벽을 문으로! 2021 평화통일시민회의'와 '금강산평화잇기'는 위기에 놓인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범국민적 여론을 모을 것이며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촛불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촛불배신정권이자 남북대결정권으로 역사에 기록될것이며, 미국이 통일을 향한 우리 민족의 정당한 걸음을 끝까지 가로막는다면 8천만 겨레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금강산으로 다시 가려는 우리의 발걸음을 지금도 가로막고 있는 미국은 남북문제에서 지금 즉시 손을 뗄 것을 다시 한 번 엄중하게 명령한다.

2021년 11월 18일

다시 가자 금강산! 미국은 남북문제 손떼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금강산관광 23돌 대국민호소문(전문)

오늘은 대한민국 국민이 금강산관광을 위해 23년 전 동해항에서 금강호를 타고 출항, 북측 장전항으로 가면서 관광이 시작된 역사적인 날입니다. 

그 당시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엄청난 사건이었고, 역사는 남북통일의 시작점이라고 기록 할 것이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2018년 9.19평양정상회담에서 금강산관광재개, 개성공단재개, 남북철도 도로 연결사업 등 3대사업을 합의하였으나, 한미워킹그룹이라는 이상한 괴물이 대통령의 합의도 무산시키고, 2019년2월28일 북미 하노이회담 결렬 후 남북관계는 평창올림픽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남북 당국 간 대화 뿐 아니라 보수 정권 10년의 암흑기에도 이어왔던 민간차원의 대화와 교류협력 사업도 모두 중단되었습니다. 2019년2월13일 해금강 해맞이행사 이후 모든 민간인의 남북접촉이 차단되었고, 금강산관광 시설은 철거 하겠다고 통보받고 자산은 몰수되었으며, 개성공단 재개는 커녕 2020년6월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었고, 지금도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는 남북교류협력과 경제협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통일부 이인영 장관님께 호소합니다.

통일부는 지금도 5.24조치 해제를 요구하면 실효성이 상당부분 상실되어서 별도의 해제조치는 필요 없는 것처럼 말하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씨가 전 세계에 공표한 5.24조치는 남북 간 역대 정권들이 맺어온 모든 합의서를 파기한 초법적 조치였다. 대한민국대통령께서 공식적으로 5.24조치 폐기선언을 해야 남북관계 복원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 주무장관으로 공식적으로 건의해주십시오.

통일부의 남북교류협력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려는 노력 전에 먼저  남북교류협력법을 시대에 맞게 시민사회단체의 남북교류협력 활동과 남북경협기업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장려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하며, 정부의 일방적 조치에 의한 교류협력 중단 시 손실보상규정을 꼭 넣어서 안심하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게 개정해 주십시오.

개성공단중단 6년차, 5.24조치 12년차, 금강산관광중단 14년차입니다.

정부는 남북경협기업인 모두 빚더미에 허덕이고 빚이 대물림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여 어떤 지원방식으로 든 지금 상황을 정리해야 향후 남북교류협력과 경제협력 사업이 재개되었을 때 선봉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북측과의 교류협력 관문을 제3국을 통한 추진은 배제하고 동서에 있는 육로와 바닷길 하늘 길로 한다는 원칙을 세워야합니다. 남북의 문제는 9.19남북공동선언 합의정신에 입각하여 남북이 자주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우리 정부의 확실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께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남북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애쓰신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견제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아무런 성과도 못 내고 임기가 6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여러 상황 고려하지 말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공식적으로 5.24조치 폐기선언을 임기 내에 꼭 해주실 것을 요청 드리며, 9.19남북정상 합의사항인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선언을 하셔야 하며, 국회에 게류중인 남북교류협력법 통과를 시키도록 독려해주시고, ‘법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보상해야한다’고 말씀하신 남북경협기업 손실보상특별법도 임기 내에 통과시켜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대한민국 국회와 더불어민주당에 호소합니다.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은 180석의 의원 당선을 보고 우리남북경협기업인들은 이제는 우리가 요구하는 손실보상특별법도 빛을 보겠구나하고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지금 손실보상특별법은  발의에 참여할 의원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우리 남북경협기업인들은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손해 본 자영업자 손실보상법은 뚝닥 만들어서 보상해주면서 중단된 지 13년이 넘은 남북경협기업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요? 또한 국회에 게류중인 남북교류협력법을 시대에 맞게 개정하고 남북교류협력과 경제협력에 장애가 되는 각종 법안을 앞으로 남북교류협력과 경재협력 재개에 대비해서 시대에 맞게 개정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남북경협은 평화이며, 일자리이며, 통일의 마중물입니다!

 

2021.11.18.  

사단법인금강산기업협회 회장 전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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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 촉박한데 장비지원 하세월…하청은 오늘도 ‘몸으로’ 때운다

등록 :2021-11-18 04:59수정 :2021-11-18 07:08

 
[예고된 산재, 현대중공업의 교훈]
‘중’-종잇조각이 된 예방조치들
재재하청 거듭하며 ‘공기 압박’
안전절차 복잡, 일단 뛰어들어
 
지난 한 해 산업재해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882명이다. 매일 두세명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으나 그들이 왜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는지, 무엇이 위험을 촉발했고, 왜 방치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죽음의 날짜와 상황을 담은 짧은 기록만이 남을 뿐이다.왜 같은 일터에서 비슷한 사고가 수십년 동안 끊이지 않는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산재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대표적인 산재 다발 사업장인 현대중공업에서 2014년 이후 발생한 사망사고 35건을 질적으로 분석한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사고백서 Ⅰ’을 펴냈다. 전주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 박다혜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강태선 세명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사고조사 연구팀’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발주로 작성한 연구용역 보고서다. 각 사고의 재해조사의견서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사 보고서, 법원 판결문 등을 한데 모아 사고를 일으킨 우발적 상황과 그것을 만든 구조적 원인을 찾는 데 집중했다.<한겨레>는 최근 단독 입수한 이 보고서를 통해, ‘위험의 외주화’라는 문제제기를 넘어 외주화가 산재 사고를 초래하는 현장의 메커니즘을 세 차례에 걸쳐 심층보도한다. 연구팀이 밝힌 것처럼 “과거의 이력을 기록하고 그 대응을 추적하는 작업이 현재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2월3일, 탁 트인 바다 옆 울산 현대중공업 해양 에이치 도크(선박 건조작업 공간)에서는 오후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회사 해양플랜트사업본부 하청 노동자 이아무개(44)씨는 도크에 있는 연료 이동용 파이프(브레이스) 가운데 하나를 바다 쪽으로 밀어 옮겨야 했다. 이씨와 다른 작업자 한 명이 몸으로 밀었으나 파이프 무게는 개당 10톤에 달했다. 동료 작업자가 포기하고 크레인을 부르러 간 사이, 이씨는 양쪽 끝에 있는 구름방지용 쐐기를 제거하려고 파이프 사이로 들어갔다. 한쪽 쐐기를 뺄 때까지 파이프는 꿈쩍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한쪽의 쐐기를 빼는 순간 파이프 하중이 이씨 쪽으로 쏠렸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이씨의 가슴이 파이프에 짓눌렸다. 의식을 잃은 이씨는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전주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 등 산업재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사고조사 연구팀’(이하 연구팀)이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사고백서 Ⅰ’에서 재구성한 이씨 사고의 원인을 보면, ‘크레인 사용이 지연되자 하청업체 특성상 작업속도에 대한 압박 탓에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요약된다. 연구팀이 2014년 이후 발생한 현대중공업 산업재해 35건 가운데 하청 노동자 사고 26건을 분석한 결과 △재하도급으로 인한 작업속도 압박 △현장에서 지키기 어려운 안전 절차 △미숙련 노동자의 위험 현장 투입이 하청 노동자 사고의 ‘공통 요인’으로 분석됐다.

 

하청 노동자들이 구조적으로 산재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현실은 잘 알려져 있다. ‘조선업 중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 사고조사보고서’에서도 조선업 사고사망자 307명 가운데 하청 노동자가 243명(79.2%·2007~2016년 합산)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개별 재해자들의 ‘사고서사’를 통해 그들을 위험으로 내몬 구체적인 원인과 메커니즘까지 드러냈다. 조선업의 특성상 대체로 공기가 촉박하고 특히 하청업체의 경우 빠듯한 이윤을 맞추려고 여러 프로젝트를 맡기 때문에 작업속도 압박이 더 크다. 이 때문에 필수 안전조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 미숙련 노동자를 투입해 작업을 강행하는 일이 잦고, 중대재해로 이어진다.
까다로운 장비 지원 절차
이씨가 크레인을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나선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ㅎ기업의 표준작업지도서를 보면, 파이프 이동 작업은 “크레인으로 핸들링”해야 하고 “20㎏ 이상 중량물은 수작업 금지”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노조 사고조사 보고서를 보면, 실제로는 필요한 때에 크레인이 배차되지 않았다는 게 이씨와 함께 일한 6명 동료 작업자의 공통된 진술이다.“해양사업부 특성상 적시 적소에 장비가 지원되지 않아 인력으로 작업을 진행했다.”(ㄱ씨)

“브레이스 작업이 표준작업지시서에 명시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장비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았고 안전불감증도 있었다.”(ㅇ씨)

 

현대중공업 현장에 크레인 등 작업 설비를 대여하고 운영·관리하는 업무는 2016년부터 현대중공업 자회사 ‘현대중공업모스(MOS)’가 맡고 있다. 김철우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부지부장은 “현대중공업이 장비 지원을 직접 할 땐 관리자 통화만으로도 당일 배차가 가능했는데 자회사로 업무가 이관된 뒤로는 반드시 전산으로 접수하게끔 하고 미리 예약되지 않으면 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긴급 작업이라도 배차가 안 될 땐 신청 서류를 쓰고 처리될 때까지 하루를 공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장비의 신청과 이용은 출범 이전과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전하게 작업하는 절차가 복잡하면 가뜩이나 작업속도 압박을 받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일단 작업에 뛰어든다. 2019년 9월에도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박아무개(60)씨가 18톤 무게의 엘피지(LPG)저장탱크 시험용 경판(원통형 몸체의 양 끝단에 붙이는 강판으로 만든 곡면판)을 본체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하다가 잘린 경판이 떨어지면서 깔려서 숨졌다. 애초부터 크레인으로 경판을 지지하고 아래에 받침대를 설치해야 했으나 이런 조처는 없었다. 작업 전 하청업체가 미리 위험 요인을 파악해 사고 예방을 위해 작성하는 표준작업지도서는 시험용 경판 제거 작업이 시작된 2019년 3월로부터 석 달이나 지난 2019년 6월5일에야 작성됐다. 당시 기자회견을 진행한 노동조합의 자료를 보면, 사고 당시처럼 하부받침대를 설치하지 않거나 크레인으로 중량물을 결속하지 않은 채 같은 작업을 한 횟수는 14회에 이른다.

 

사고 이후 현대중공업 노사는 해당 작업을 할 때 하부받침대와 크레인을 사용하도록 하고 실제로 이를 이행하는지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그러나 복잡한 장비 대여 절차는 바꾸지 않았다. 지난 2월 또 다른 유사 사고가 발생한 뒤 노조가 ‘중량물 취급 작업 직영화’를 요구했을 때도, 현대중공업은 ‘표준작업지도서를 재점검해 반영한다’는 대책만 냈다.

 

시간이 돈이 되는 구조

근본적인 요인은 ‘시간이 돈이 되는 구조’다. 지난 7월 지붕 작업 도중 추락해 숨진 정아무개(44)씨는 소속된 ㅇ기업이 현대중공업의 3차 하도급 업체였다. 현대중공업이 ㅅ기업에 1차 하도급을 주고, ㅅ기업이 또 다른 ㅅ기업에 재하도급을 주고, 그 기업이 다시 ㅇ기업에 세 번째 도급을 줬다. 재하도급을 법으로 금지하는 건설업과 달리 조선업은 재하도급이 허용된다. 정씨의 동료 작업자 상당수는 사고 이후 ㅅ업체에 제출한 노동자 의견 청취서에 추락방호망 설치와 더불어 ‘촉박한 공사기한을 늘려달라’고 적었다.

 

“물량팀장(재하도급 업체 대표)이 되면 프로젝트를 꼭 두 개 이상은 땁니다. 애초에 하도급을 여러 번 거치면 재하청 업체에 떨어지는 돈이 별로 없기도 하고, 한 개만 하면 자칫 돈을 떼일 수도 있거든요. 물량팀원은 적은데 가야 할 현장은 많으니 이쪽 현장 일 얼른 끝내고 저쪽 가서 또 일하는 식으로 작업자들이 늘 쫓겨요. 아침에 안전교육 받을 시간이 없다는 건 그런 이유예요.” 이성호 현대중공업 하청지회장의 말이다.

 

조선업은 날씨가 궂거나 배를 바다에 띄우는 등의 사정으로 작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공사기한 내에 제품을 완성하지 못하면 지연된 날짜만큼 배상금을 내야 한다. 원청 입장에선 수시로 인력을 늘리거나 줄이려는 수요가 있고, 소규모 하청업체 입장에선 인력 공급으로 단기간 바짝 이윤을 낼 수 있어 2000년대 초반부터 재하도급 업체가 난립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재하도급 업체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1차 하청업체와 계약할 때부터 ‘재하도급 금지’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는데 하청업체가 몰래 재하도급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단기 인력 수요가 늘 있는 현대중공업이 생산량을 빠르게 해결하고자 재하도급을 맡긴다는 주장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대표는 “안전 사각지대 문제가 제기되는 업체는 주로 사내 협력업체 물량팀이 아닌 현대중공업 본사가 부르는 물량팀”이라며 “1인당 인건비로 대금을 책정하는 사내 하청 물량팀과 달리 현대중공업 본사 물량팀은 일부 공정만 떼어주고 돈을 주는 식이라 작업자들이 그 기한을 맞추려고 밤낮 일하다가 사고가 나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내 하청업체도 간혹 물량팀을 부르는 일이 있지만 물량 단위가 아닌 1인당 인건비로 급여를 주기 때문에 작업 속도 압박을 심하게 받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숙련자 교육도 없이 투입

수개월 만에 끝내는 프로젝트식 계약도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2014년 2차 하청업체 노동자 이아무개(21)씨가 원유생산 설비 내부 엘리베이터에서 배선 작업을 하던 중 돌출물에 끼여 숨졌다. 이씨가 속한 ㅂ기업은 2014년 12월로 예정된 공사 완료 기한 두 달 전에 해당 작업을 도급받은 재하청 업체였다. 이씨는 엘리베이터 배선 경험이 사흘에 불과했으나 이날 단독으로 작업에 투입됐다.

 

지난 5월8일 원유운반선 탱크 안에서 용접을 하다가 추락해 사망한 장아무개(40)씨도 현대중공업과 한 달짜리 계약을 맺고 용접·취부 노무를 제공하고 있었다. 당시 노조가 확보한 장씨 소속 ㄱ기업과 현대중공업의 계약서를 보면, ㄱ기업은 현대중공업에 4월28일부터 5월31일까지 한 달 동안 용접·취부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장씨가 ㄱ기업에 2월26일 입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입사한 지 석 달도 안 돼 새로운 작업 환경에 배치됐고 그로부터 20여일 안에 주어진 작업을 마쳐야 했다.

 

최근 조선업은 해운 물동량 증가와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주요국의 노후 선박 교체로 13년 만에 호황기를 맞았지만 임금 및 노동조건을 이유로 숙련공이 빠져나가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급증한 수주 물량을 맞추는 과정에서 단기 업체의 미숙련 인력이 대거 투입될 가능성이 있고 그만큼 사고 우려도 크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는 정식 도급계약을 맺은 협력사하고만 공사를 진행하며 프로젝트 협력사 또한 계약 시 안전요소를 비롯한 적격성 검사를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 또 작업자의 업무가 공정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으나 새로운 근무 환경에 보다 안전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특별안전교육과 영상안전교육, 기타 보수교육 등을 통해 사전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5년 전에도 올해도…‘재하도급 금지 준수’ 안건에만 오를 뿐
헛도는 현대중 산업안전보건위
 

노사, 사고 때마다 “물량팀 근절을”
매번 같은 대책…이행 경과는 없어
하청 아우른 ‘협의체’ 확대 제안도

 

“물량팀(재하도급 업체) 특성상 안전보다 생산을 우선시해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 물량팀 운영을 전면 금지할 것.”

두 달 만에 세 건의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2016년 8월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노조)가 산업안전보건위원회(산보위)에 낸 안건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해 “도급계약서의 ‘재하도급 금지’ 조항에 의해 사내 협력사의 물량팀 활용을 금지한다”고 답했다. 원청이 1차 하청업체와 계약할 때 재하도급을 금지하도록 안내하고 있어 재하도급이 본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같은 안건은 지난해 또 올라왔다. 노조는 물량팀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재해가 발생한 공정을 직영화하자는 의견을 냈다. 회사는 “재하도급 금지 조항의 지속적 관리를 통해 물량팀이 근절되도록 한다”는, 4년 전과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같은 안건은 지난 5월 용접 도중 추락해 사망한 장아무개(40)씨 사고 뒤에도 제출됐다. 이번엔 노사의 협의 결과란이 아예 비어 있었다.

 

산보위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노사가 산재 예방대책을 심의·의결하는 협의기구지만 형식적 운영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현대중공업 노사도 중대재해 때마다 임시 산보위를 열어 장비 대여 절차 개선과 재하도급 근절, 미숙련자 안전교육 필요성을 논의했으나 그때마다 나온 대책은 ‘표준작업지도서 개정’과 ‘재하도급 금지 조항 지속 관리’, ‘출입증 관리와 연계해 교육 후 배치’ 등에 그쳤다. 구체적인 이행 기록도 없었다.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사고백서 Ⅰ’을 보면, 2014년 이후 전체 산재 사고 35건 가운데 14건은 산보위 개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2016년 10월 발생한 사고에 대한 산보위가 이듬해 1월 열리기도 했다. 산안법상 산보위를 열지 않거나 협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부과하는 과태료는 최대 500만원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사고조사 연구팀’은 “노사 협의가 안 된 사항에 대해 회사가 거부한 이유와 추가 논의 여부를 기록하고 회사가 이행 계획만 밝힌 경우엔 그 경과도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보위 이력 관리는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계기로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조처를 이행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만든 법인데, 경영책임자가 산보위 안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가 판단 자료로 쓰일 수 있다.

 

같은 사업장 내 노사끼리 개최하는 산보위를 사내 하청 노사까지 아우르는 협의체로 넓힐 필요도 있다. 최상준 가톨릭대 교수(의학과)는 “정규직 노조가 사내 하청 노동자 의견까지 모아 구체적인 재해 예방 안건을 제시해야 하고 원청도 이를 하청 대표와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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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 장식한 네이버 사령탑 ‘81년생 최수연’

  • 기자명 조준혁 기자
  •  입력 2021.11.18 07:36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81년생 최수연’에 주목한 동아·한국, 중앙, ‘워킹맘’ 부각
한겨레·경향, 같은 주제 같은 사진으로 윤석열 비판
무너지는 코로나 병상 속 우려 전하는 아침신문들
셜록 보도 이어 간병 문제 기획 보도 나선 경향신문

 

네이버 사령탑이 바뀌었다. 18일 아침신문들은 ‘81년생 최수연’에 주목했다. 40세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1면을 장식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같은 주제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비판해 눈길을 끈다. 윤 후보가 오로지 ‘반문재인’ 정서에 기대고 있다는 사설을 동시에 낸 것이다. 온라인용으로 송출된 사설 첨부 사진 역시 두 매체는 같은 사진을 골랐다.

▲18일 자 아침신문에 실린 경향신문과 한겨레 사설의 온라인용 기사.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18일 자 아침신문에 실린 경향신문과 한겨레 사설의 온라인용 기사.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81년생’에 주목한 동아·한국, ‘워킹맘’ 강조한 중앙

동아일보는 ‘81년생 최수연 네이버 이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실었다. 동아일보는 “업계에서는 올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개발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한 네이버가 리더십 교체를 통해 강도 높은 경영 쇄신을 꾀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바라봤다.

아울러 최수연 신임 대표가 앞둔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동아일보는 “새 경영진은 독과점 비판을 해소하면서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시총 66조 네이버, 새 선장은 40세 워킹맘’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이 기사 역시 1면에 실렸다. 중앙일보는 최 대표가 워킹맘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18일 자 동아일보에 실린 최수연 신임 네이버 대표에 대한 기사. 동아일보 갈무리
▲18일 자 동아일보에 실린 최수연 신임 네이버 대표에 대한 기사. 사진=동아일보 갈무리
▲18일 자 중앙일보에 실린 최수연 신임 네이버 대표에 대한 기사. 사진=중앙일보 갈무리
▲18일 자 중앙일보에 실린 최수연 신임 네이버 대표에 대한 기사. 사진=중앙일보 갈무리

중앙일보는 “네이버가 81년생 여성 임원을 CEO에 내정했다”며 “한성숙 대표보다 열네 살 아래의 변호사 출신 워킹맘이다. 지난 1999년 네이버 창립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화”라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81년생 CEO 네이버 이끈다’라는 제목을 1면에 실었다. 한국일보는 “1999년 창립된 이후, 꺼내든 가장 파격적인 경영진 쇄신카드”라며 최 대표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인 점에 주목했다.

한국일보는 “젊고 역동적인 구성에 나서겠다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책임자(GIO)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라며 “사내 주축인 MZ세대와 격의 없이 소통해 흐트러진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포석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18일 자 아침신문 1면 모음.
▲18일 자 아침신문 1면 모음.

다음은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

경향신문 : 정부 오판에 ‘병상 대란’ 또 오나

국민일보 : 던지고 보는 대선 ‘세금공약’ 세수 공백·파장 고민은 없다

동아일보 : “재건축 규제 풀어 집 늘리는 게 맞죠” “다주택 세금 올려 집 내놓게 해야죠”

서울신문 : 서울 중증 빈 병상 67개뿐 현장은 무너지고 있다

세계일보 : 확진 이틀째 3000명대 부스터샷 4개월로 단축

조선일보 : 마늘부터 노트북까지, 한국 덮친 ‘친플레이션’

중앙일보 : 집단격리 요양병원 1년 만에 다시 악몽

한겨레 : 공군 성추행 수사 검사들 “실장님이 불구속 지휘”

한국일보 : 표(票)에 뺏긴 국방

▲18일 자 경향신문 사설. 사진=경향신문 갈무리
▲18일 자 경향신문 사설. 사진=경향신문 갈무리

경향‧한겨레, 윤석열 향해 한목소리로 “‘반문’에만 기대”

경향신문은 ‘9·19 합의 파기 윤석열, 반문재인이면 다 된다는 건가’라는 제목으로, 한겨레는 ‘공약 역주행 윤석열, 기댈 게 반문재인뿐인가’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냈다.

경향신문은 “이번 대선에서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과 식견은 더없이 중요하다.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이 후보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세우고 있다”며 “그런데 윤 후보는 지난 13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했다. 사드 도입으로 벌어진 국내외 갈등을 감안하지 않은 무책임하고 경솔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는 27년 동안 검사로 일하다 정치에 뛰어든 지 반년이 못 된다. 윤 후보가 반문재인 정서를 등에 업고 보수 야당 국민의힘의 후보가 된 것은 맞다”며 “하지만 그 정책까지 깡그리 반문재인이어서는 곤란하다. 그래서는 당선돼도 국가를 이끌어나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18일 자 한겨레 사설. 사진=한겨레 갈무리
▲18일 자 한겨레 사설. 사진=한겨레 갈무리

한겨레는 “윤 후보가 원전 건설 재개,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약속을 쏟아냈다”며 “대통령이 되면 에너지·남북관계·부동산 등의 정책 기조를 ‘문재인 정부와 반대로’ 잡아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국정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내놓은 정책 공약이라기보다, 정권 말기 ‘반문재인 정서’에 기대 표를 얻어보겠다는 정치적 계산으로 보인다”며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대선에서 현 정부에 대한 거부감에 편승해 무원칙하고 퇴행적인 약속만 쏟아내선 곤란하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또 “현 정부가 잘못한 것은 엄정히 바로잡되 그 접근은 세밀하고 정교해야 한다”며 “‘문재인 뒤집기’만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18일 자 서울신문에 실린 코로나 병상 관련 기사. 사진=서울신문 갈무리
▲18일 자 서울신문에 실린 코로나 병상 관련 기사. 사진=서울신문 갈무리

무너지는 코로나 병상 속 우려 전하는 아침신문들

‘위드 코로나’ 이후 늘어나고 있는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를 두고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이날 아침신문에 담겼다.

경향신문은 ‘정부 오판에 병상 대란 또 오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단계적 일상회복조치 보름여 만에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은 포화 상태에 근접해가고 있다”며 “정부는 당초 하루 확진자가 5000명까지 발생해도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는 병상을 확보했다고 했지만, 2000~3000명 수준에도 의료체계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은 ‘서울 중증 빈 병상 67개뿐 현장은 무너지고 있다’는 제목으로 우려를 표했다. 서울신문은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0%를 넘어서면서 병상 부족이 현실화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일 3000명 선을 넘었고 위중증 환자도 522명으로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이 나왔다”며 “서울의 중환자 병상 345개 중 빈 병상은 67개뿐으로, 80.6%가 찼다”고 했다.

▲조선일보 18일 자 사설. 사진=조선일보 갈무리
▲조선일보 18일 자 사설. 사진=조선일보 갈무리

중앙일보는 ‘집단격리 요양병원 1년 만에 다시 악몽’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중앙일보는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인 요양병원과 요양 시설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병상 대란 탓에 확진자를 전담병원 등으로 제때 이송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사실상 한데 가두어 두는 코호트 격리로 환자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감염자가 음성 판정자에게 추가 전파해 집단확진, 집단사망으로 이어지는 지난해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확진자 5000명 전망까지, 위중증 환자부터 줄여야 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현 방역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신종 코로나 방역 체계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지 보름여 만에 주요 방역 지표가 크게 나빠지는 등 적신호가 커졌다”며 “현재의 의료 여건을 고려할 때 이미 비상 수준인데, 이제 겨울의 시작이라 앞으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18일 자 경향신문에 실린 간병 관련 기획 기사. 사진=경향신문 갈무리
▲18일 자 경향신문에 실린 간병 관련 기획 기사. 사진=경향신문 갈무리

셜록 보도 이어 간병 문제 기획 보도 나선 경향

경향신문은 최근 뜨거웠던 ‘간병 살인’에 대한 ‘독박 간병 사회’ 기획기사 1탄을 아침신문에 실었다. 6면 전면을 할애해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특히 2014년 ‘송파 세 사건’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에 주목했다. 우리나라 복지 시스템은 선별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가운데 여기서 따라오는 신청주의가 이 같은 폐해를 낳았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생활고에 세 모녀가 함께 생을 마감한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힘쓰겠다’고 해왔지만, 여전히 신청주의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지자체는 단전·단수 등 위기 신호를 관계기관을 통해 전달받아 위기가정을 발굴하고 있지만, 강도영 씨(간병 살인 청년 가명) 아버지 이름은 숨진 뒤에나 관리망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어 “강 씨 부자의 위기를 먼저 알았을 병원도 재난적 의료비 등 민관 복지체계와 연계해주진 않았다”며 “전문가들은 더욱 촘촘한 발굴체계 및 의료비 지원책 등을 제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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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추계 실패한 기재부…“송구하다”면서도 사사건건 ‘NO’

민주당, 세수 납부 유예로 ‘방역지원금’ 재원 마련 추진…기재부는 재정건전성 내세워 반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9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당정추진본부 제6차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9.13ⓒ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놓고 여당과 기획재정부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재정건정성 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피력해오던 기재부는 대규모 세수 예측 오류를 낸 와중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물가 관련 현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수 오차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이 정부 목표나 예상과는 좀 달리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진 결과로 초과세수가 발생했다”며 “당 측에서 정부의 고의성을 언급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반대 입장도 거듭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재정 당국으로서 늘 그래왔듯이 모든 정책·예산의 최종 지향점은 국가와 국민”이라며 “재정 운용에 있어 재정 원칙과 기준을 견지하려는 점은 기본적인 소명”이라고 했다.

전날 오후 기재부는 보도참고 자료를 내고, 지난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당시보다 약 19조원 규모의 초과세수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초과세수란 예산 편성 당시 예측한 세수 규모와 실제 세수 규모 간 격차를 의미한다. 2차 추경 때는 올해 세수를 본예산(282조 7천억원)보다 31조 5천억원 늘어난 314조 3천억원으로 추계했는데, 4개월이 지난 현재 올해 세수 예상치가 333조 3천억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그간 기재부는 2차 추경 대비 초과세수를 10조원대 초반 수준으로 예측했다. 세수 예측 오류가 발표된 날 오전까지도 최영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초과세수에 대해 “홍 부총리가 국회 질의답변 과정에서 여러 차례 말씀한 10조원대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0조원이 조금 넘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초과세수 예측 오류는 기재부가 아닌 여당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해 초과세수액이 7월 정부가 예상했던 31조원보다 훨씬 많은 50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윤 원내대표는 기재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한해 50조원을 넘은 세수를 세입 예산에 잡지 못한 건 재정 당국의 심각한 직무유기를 넘어선 책무유기”라며 “기재부 말만 믿었다가 내년도 경제 정책 결정에 큰 오판을 할 뻔했다”고 짚었다. 또한 “예상보다 많은 세수가 있다면 정부·여당의 철학과 책무를 따라야지 관료들의 주판알과 탁상행정에 따를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경제 정책과 초과세수 활용처가 언급된 배경에는 6차 재난지원금이 있다. 여당이 당초 예측된 초과세수 10조원을 활용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재부가 재정건전성과 법적 제한을 운운하며 반대하던 터였다.

윤 원내대표가 기재부의 세수 예측 오류에 고의성을 의심하면서 국정조사를 거론하고 기재부가 부인하는 형국도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갈등을 바탕으로 한다.

기재부가 세수 예측 오류를 발표하면서 초과세수 사용처를 명시한 대목은 초과세수를 재난지원금 재원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추가적인 초과세수는 최대한 올해 안에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손실보상에서 제외된 업종에 대한 맞춤형 지원 대책 등에 활용하고, 나머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내년 세계잉여금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 정연태 농협유통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17.ⓒ뉴시스

민주당, 세수 납부 유예로 ‘방역지원금’ 재원 마련 방안 제시

민주당은 이번 달 들어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을 공식화했다. 지난 4일 우원식 의원이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초과세수를 활용한 재난지원금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언급한 데 이어, 8일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전국민 1인당 20만∼25만원이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민주당 내에서 조율된 1인당 재난지원금 지급액은 20만원이다.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재원 총 10조 3천억원의 증액안을 예결위로 넘겼다. 국비는 8조 1천억원이며, 나머지 2조 2천억원은 지자제가 분담한다.

재원 마련 방안도 점차 구체화됐다. 윤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일상 회복과 개인 방역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민 위드코로나 방역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겠다”며 “내년 1월 회계연도가 시작되면 최대한 빨리 국민에 지급해, 개인 방역에 힘쓰는 국민의 방역물품 구매와 일상 회복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재난지원금’을 ‘방역지원금’으로 추진해, 기존 방역사업 예산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기존 세목 증액은 정부 동의로 가능하지만, 세목 신설은 야당과 합의를 거쳐야 한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재난지원금 관련 사업이 없어, 새로이 세목을 세워야 한다.

민주당은 지급 시기를 앞당기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초과세수분 납부를 유예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올해 걷을 초과세수를 내년 1분기에 납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납부를 유예해 내년에 내도록 하면 이 금액을 바로 연초에 재난지원금으로 지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회계처리에서 초과세수로 잡히면 내년 4월 결산 이후에야 사용할 수 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초과세수는 여러 가지 정산 절차와 분할과정을 거쳐야 한다.

초과세수 중 40%는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정산에 배정하고, 30%는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자와 채무 상환에 써야 한다. 나머지 30%는 다음 연도 세입으로 들어간다. 초과세수일 때와 납부유예를 통해 내년 세입으로 잡힐 때 지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 규모와 시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04.ⓒ뉴시스/공동취재사진

재정건전성·법 위반 내세워 ‘또’ 반대 나선 기재부

앞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때도 난색을 보이며 여당과 부딪혀 온 기재부는 이번에도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보편 대 선별’ 논란을 다시 소환했다. 그는 5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여러 여건을 본다면 전국민한테 드리는 방식보다는 맞춤형으로 필요한 계층과 대상에 대해 집중해서 드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재정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논리도 반복됐다. 홍 부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는 굉장히 빠른 편”이라며 “위기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코로나 위기가 어느 정도 통제되면 재정도 안정화 기조로 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기재부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반대 논리를 구축해갔다. 재원 마련을 위한 납부 유예의 법적 문제를 제기했다. 홍 부총리는 10일로 이어진 예결특위 질의 과정에서 납부 유예에 대해 “국세징수법 유예 요건에 안 맞는 것을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납부 유예해 주면 법에 저촉되므로 그런 측면에선 어렵다”고 말했다.

국세징수법과 국세기본법상 납세 유예 조건은 납세자가 재난·도난으로 재산에 심한 손실을 본 경우, 사업에 현저한 손실이 발생하거나 부도·도산 우려가 있는 경우 등으로 제한된다. 기재부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납세 유예가 법상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본다.

민주당 설명은 다르다. 윤 원내대표는 납부 유예가 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가짜뉴스’로 규정하면서 “납세 유예는 필요에 따라 매년 있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정책위의장도 “국세청은 국세기본법과 시행령에 의해 매년 납부 유예 조치, 납부 기한 연장을 하고 있다”며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불법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법인세, 부가세, 유류세, 주세 등에 대해서도 징수를 유예해 올해 7월 추경 재원으로 활용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당정 갈등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16일 MBC 라디오에 나와 재난지원금 논쟁과 관련해 “청와대가 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은 국회로 넘어가 있으며 여야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 부총리 설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회에서 여야 간 얘기를 나누는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제 국회가 논의해야 할 때”라며 “단도직입적으로 여기에 동의하는지 저기에 동의하는지 답변할 사안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회 예결위는 전날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어 예산안 심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이 재난지원금 예산안에 반대하는 가운데, 국회는 여야가 합의한 처리 기한인 오는 29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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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외 인사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기회 살려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11/18 09:27
  • 수정일
    2021/11/18 09:2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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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에서 ‘특별성명’ 통해 “판문점선언 등 이행” 촉구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1.11.17 13:13
  •  
  •  수정 2021.11.17 13:14
  •  
  •  댓글 2
촛불전진 등 단체와 인사들이 17일 청와대 앞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남북관계의 전환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촛불전진 등 단체와 인사들이 17일 청와대 앞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남북관계의 전환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문재인 정부는 남북합의 이행하라!”
“3대 선행과제인 남북철도도로연결 및 현대화와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부터 추진하라!”
“문재인 정부는 4.27판문점선언 국회비준동의안을 즉시 제출하라!”

‘촛불전진 준비위원회’(아래 촛불전진)를 비롯한 남측 및 해외측 단체 68개와 200여 인사들이 17일 오전 11시 서울 삼청동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정부에게 주어진 남북관계 회복의 마지막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박준의 촛불전진 준비위원장이 낭독한 ‘특별성명’을 통해, 이들은 통신연락선 복원 등으로 “남북관계 회복의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온 민족이 지지하고 기다리던 길로 가지 않고 미국의 눈치보기와 우회로 찾기에 빠져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현 정부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외면하고, ‘종전선언’이라는 ‘우회로 찾기’에 매달림으로써 남북관계 교착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쟁을 끝내자는 종전의 본래 의미가 실현되자면 최소한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고 적대관계는 푸는 조치부터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결단하지 못하는 문제에 매달려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종전선언의 실질적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남북합의를 이행하는 길로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선언한 합의정신을 복원하자는 북측의 주장도 상호존중으로 남북관계를 회복하자는 제안과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이 길에 성큼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것이 남북관계 복원의 길이고 그 길로 가다보면 종전선언의 대로도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자인 촛불전진 권오혁 정책위원장은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을 빨리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북관계를 훼손하는 모든 움직임을 합법적으로 비판할 수 있고, 남북공동선언 실천하는 모든 행위들이 법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4차산업혁명과 미·중 갈등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 고민하는데 (해답이) 먼데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남북공동선언을 실천하면 거기서 우리의 살길이 열리고 우리의 미래가 열린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동포인 김정희 ‘민중의집’ 대표는 “남북선언과 합의는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로 하였다”며, “이를 가로막는 5.24조치와 보안법이 선제적으로 폐기되어야 종전선언과 평화체제의 대도로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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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모인 농민들 “적폐농정 갈아엎자! 농정을 대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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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1.11.17 22:43
  •  
  •  댓글 0
 
 
 

농민의길, 여의도서 2021 전국농민총궐기 개최
‘신자유주의 농정 철폐, 농민기본법 제정, 식량주권 실현’ 외쳐

“해방 이후 농민들이 언제 사람대접 한번 받아 본 적 있습니까. 농산물 가격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관료들 눈치만 보고 정치권에 매달리며 ‘저곡가 적폐’에 시달렸습니다. 우리 농산물이 남아도는데 미국 농산물 팔아주기 위해 ‘수입개방 적폐’에도 시달렸습니다. 우리 농민들은 땅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농민을 무시하는 적폐. 이렇게 3대 적폐가 농민들을 짓눌렀습니다. 트랙터를 타고 전국을 돌며 ‘저 땅이 우리 농민들의 땅이었으면’, ‘저 농산물의 가격을 우리가 정해봤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_전농 트랙터 행진단 서군 대장 위도환

‘노동자’들의 기세가 ‘농민’으로 이어졌다.

노동자들이 10월20일 총파업과 지난 13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평등사회 실현, 한국사회 대전환’의 요구를 뿜어낸 데 이어, 농민들도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투쟁의 결심을 높여 서울 여의도에 모였다.

지난 8일 제주를 출발해 도시·농촌 가릴 거 없이 한반도 남쪽 구석구석을 행진한 후 서울에 도착한 트랙터가 농민들의 마음을 대신했다. 트랙터는 땅을 갈아엎는 농기계다. 이날 무대 양 옆에 자리한 두 대의 트랙터는 단순히 땅을 갈아엎는 농기구가 아니라 세상을 갈아엎는 결심을 담은 농기구였다.

▲ 8일 제주를 출발한 트랙터 대행진단. 열흘간의 전국행진 후 17일 여의도에 도착했다. [사진 : 전국농민회총연맹]
▲ 8일 제주를 출발한 트랙터 대행진단. 열흘간의 전국행진 후 17일 여의도에 도착했다. [사진 : 전국농민회총연맹]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전국쌀생산자협회, 전국사과생산자협회, 한국친환경농업협회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농민의 길’은 17일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농업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농정대전환’의 물꼬를 트기 위한 ‘2021 전국농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농민들은 ▲농민기본법 제정 ▲식량주권 실현 ▲농지를 농민에게 ▲기후위기 대응 ▲공공농업으로 전환 등의 구호를 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신자유주의 농업정책’을 말하다

박흥식 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대회사를 위해 무대에 올랐고, 박 상임대표는 먼저 대회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경찰에 막혀있는 농민들의 대회 참여를 보장하라며 쓴소리했다. 그는 “아무리 농민이 그림자 취급받지만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분개했다.

대회사에선 정부의 농업정책을 비판하고 농업적폐 청산을 위한 투쟁의 결심을 내비쳤다. 박 상임대표는 “촛불항쟁으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더니 이제 ‘촛불이 뜨겁다’고 농업과 농민을 내팽개친다. 태풍과 긴 장마, 갑작스러운 한파까지 농민들은 재난에 떠밀려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고통 속에 잠겨있는데 농민들을 위해 정부가 한 것이 뭐가 있는가”라고 호통쳤다.

이어 “자연재해 악조건 속에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물가를 잡는다’는 이유로 검역 주권까지 포기하며 농민을 잡고 있다”고 꼬집곤 “국가의 책임 농정, 재해보상법을 통해 농사지을 환경을 만들도록, 농민이 직접 가격 결정권을 갖도록 투쟁에 나서자”고 외쳤다.

▲ 대회사 하는 박흥식 농민의길 상임대표.
▲ 대회사 하는 박흥식 농민의길 상임대표.

‘식량주권 실현’ 대책 없는 정부

‘쌀 수급안정대책’은 양곡관리법 제16조 2항에 따라 ‘매년 10월 15일까지 기획재정부 및 생산자단체의 대표 등과 협의해 대책을 수립·공표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최근 쌀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하는 데 생산자단체 의견을 배제해 농민들의 분노를 샀다.

농촌은 기후위기의 여파로 흉년 중 흉년을 겪고 있다. 역대 최저 쌀 생산량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미 WEP(유엔세계식량계획)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로 ‘급성 식량 위기에 처한 인구가 2020년 1억 3,500만 명에서 2021년 2억 7,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젠 ‘식량이 부족해도 언제든지 수입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이 공표되자 농산물, 곡물 주요 수출국들은 앞다퉈 수출을 멈추고 교류를 중단한 바 있다. 이제 국가의 식량안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으며, 식량주권을 실현하는 것은 국가를 지키는 일이 돼가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대책이 없다. 이날 “현장과 괴리된 적폐농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을 샀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농민피해는 증명할 수 없다’, ‘농민단체가 요구하는 농지전수조사 못한다’, ‘쌀수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이야기만 되풀이할 뿐, 어느 것 하나 농민을 위한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식량자급률 45.8%… 역대 정권 중 최악

계속 하락하는 한국의 식량자급률도 문제다. 세계 곡물자급률은 평균 101%에 달하지만, 한국 곡물자급률은 21%에 불과해 OECD 회원국 중 ‘식량 수입국가 세계 5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한국 식량자급률 목표치는 60%에서 55.4%로 하락했다. 2019년엔 국내 식량자급률이 45.8%였다. 역대 정권 중 최저로 최악의 기록을 남긴 것.

그러나 역시 정부는 ‘수급에 문제없다’는 말로 일갈하며 산지 쌀값이 인상되는 것을 누르기 위해 시장 방출을 계획 중이다. 쌀값을 내동댕이 쳤고, 그 속에 농가 손해에 대한 대책은 역시나 없다. 농민들은 “‘밥 한 공기 300원’ 보장은커녕, 농민들 굶겨 죽이는 정책만 추진하고 있다”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농민들은 “코로나19이후 원유 등 원자재 값 급등으로 모든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농산물은 전체 물가지수 1000분비 중 65.4, 공업제품은 333.1, 서비스·기타는 551.5임에도 문재인 정부는 물가상승의 원인이 마치 농산물에 있는 양 여론몰이를 하며 농산물 가격 하락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지난해 농민들에게 가격안정을 약속하며 도입한 ‘쌀 자동시장격리제도’는 정부가 시행 자체를 하지 않으면서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상황이 이럼에도 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농업은 배제됐고, 탄소를 흡수하는 유일한 산업이 농업과 임업임에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산업구조 전환 정책에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회에서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민은 국가정책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 김재연 진보당 대선예비후보가 농정대전환을 위한 3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 김재연 진보당 대선예비후보가 농정대전환을 위한 3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이날 대회엔 진보당, 기본소득당, 정의당, 더불어민주당이 찾아와 한국농정을 위해 노력하겠고 발언했다. 그러나 여당과 진보당을 대하는 농민들의 모습은 극과 극이었다.

민주당 농어민위원장을 맡은 이원택 의원이 무대에 올라 ‘민주당의 부족했고, 혁신하겠다’고 했지만 농민들은 “무대에서 내려와라”, “말로만 하지 마라” 등을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고 한 참가자는 무대 앞까지 나와 분노를 표출했다. 반면, 김재연 진보당 대선예비후보(진보당 상임대표)는 농민들의 주장과 일맥상통한 세 가지 공약을 제시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재연 상임대표는 “식량주권 없는 국가주권은 있을 수 없다. ▲국가책임 농정 시대를 열겠다”면서 “농민들에게 가격 결정권을 돌려드리고 식량자급률 법제화 등 농민기본법 제정에 앞장서겠다”는 것, “국가 전력산업의 역군, 국토균형발전의 보루인 모든 농민에게 매년 150만씩 농민수당을 지급하고 식량주권을 지키는 공직자답게 대우하겠다”는 것, “재벌대기업, 토건세력의 배만 불리고 농민과 농촌을 짓밟히는 세력에 나서겠다”는 약속이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농민이 주인되는 정치를 위해 농민들도 함께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신자유주의 농정 철폐! 농정 대전환!”

지금까지 한국 농정은 농업을 포기하는 ‘시장경제 중심’의 정책이었다. 농민들은 효율성 중심의 ‘신자유주의 농정’으로 인해 각종 보조금 받으면서 덤핑판매로 몰아치는 값싼 수입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했다. 농촌은 규모화됐고, 규모화한 농민과 그렇지 못한 농민 간의 소득격차는 12배 이상으로 벌어져 있다.

따라서, 농민들이 말하는 ‘농정대전환’은 적폐 농정, 시장경제 중심인 농정을 갈아엎고, 농업·농촌·농민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전환을 의미한다. 참가자들은 식량주권을 실현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소리를 높였다.

박흥식 상임대표는 “국가가 농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고, 농촌에서의 삶이 주체적으로 변할 수 있어야 소멸에 대응할 수 있고, 공공재인 식량의 생산과 공급을 국가가 책임져야만 전환의 시대에 국민의 식량주권이 실현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농정을 철폐하고 새로운 농정으로 대전환하자는 우리들의 주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민이 개혁의 주체가 되고 정치의 주인이 되겠다는 결심을 세우고 ‘정권교체’가 아닌 ‘체제 교체’로 나가자”고 힘줘 말했다.

농민들이 주장하는 ‘농민기본법’엔 이날 울려 퍼진 당사자들의 목소리 ‘▲농업을 국가 미래전략으로, 시장 중심에서 국가책임 농정 ▲농산물의 공공재를 법으로 인정 ▲식량주권 실현 ▲농지개혁으로 농지 공공성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농민들은 ‘농민기본법 제정’ 외에도 ▲경자유전의 원칙이 실현되는 농지공개념 도입 ▲밥 한 공기 300원 보장과 식량자급률 법제화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공공수급제 실시·식량자급 체제 구축 ▲여성농민의 법적 지위와 권리보장, 성평등한 농업정책 실현 ▲농촌소멸 대응(농민수당 확대 등) ▲통일농업 실현 등을 이야기했다.

흙 묻은 손으로 농민 스스로 농민수당을 만들겠다며 서명운동을 나섰고, 농민의 힘으로 농민수당이 확대된 것처럼 농민기본법 제정도, 한국사회 대전환, 농정대전환도 농민들의 투쟁으로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이날 참가한 농민들의 결심이다.

노동자·농민·빈민, 1월15일 총궐기서 만난다

농민총궐기대회에 연대하러 온 민주노총, 전국민중행동 대표들도 농민들의 사회대전환 투쟁을 지지하며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촛불 4년, 경부동산 불평등, 자산, 소득, 교육, 일자리 불평등, 코로나 불평등 상황이 임계치를 넘고 있다. 농민과 노동자 앞장서서 심각한 사회적 불평등 상황을 혁파하고 농민도 숨쉬고 살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 때가 됐다”고 강조했고,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도 “거리로 내몰린 농민이나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 우리 손으로 이 잘못된 사회를 바꿔야 한다. 더 이상 거리로 내몰리지 말고 노동자, 농민, 빈민, 여성이 함께 살 수 있는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힘을 보탰다.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도 “보수당을 몰아내는 대선, 지방선거에 우리 민중들이 앞장서자”고 입을 모았다.

▲ 노동자, 농민, 민중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연대인사를 전했다.
▲ 노동자, 농민, 민중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연대인사를 전했다.

이날 전국순회 대행진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한 트랙터처럼 “물가안정 운운하며 쌀값 하락을 부추기는 문재인 정부의 관료들을 갈아엎고 새 시대를 열겠다”는 농민들과 노동자, 빈민, 민중들은 새해 1월 15일 민중총궐기 대회에 다시 모여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민중총궐기에 나서겠다고 결심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낭독한 후 행진을 시작했다. 적폐 농정,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에 사망을 선고하는 의미를 담아 상여, 만장행렬이 앞장섰고 행진대열은 국회 앞에 도착해 대회를 마무리했다.

▲ 트랙터 대행진단 행렬. [사진 : 전국농민회총연맹]

 #농민대회 #대전환 #적폐농정 #농민기본법 #식량자급률 #식량주권 #쌀값 #신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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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구속된 권오수-김건희, 도이치모터스 3대 주식거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11/17 11:24
  • 수정일
    2021/11/17 11: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등록 :2021-11-17 09:56수정 :2021-11-17 10:4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아내 김건희씨.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아내 김건희씨. 한겨레 자료사진

16일 밤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와 지속적 거래를 해왔다. 윤 후보 쪽 부인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사이 석연찮은 거래들은 결국 검찰 수사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김씨 관련 의혹의 핵심은 권 회장이 급락한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띄우기 위해 주가조작 세력과 짜고 시세조종을 하는 과정에 김씨가 주식과 자금을 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2010년 이아무개씨에게 10억원이 들어있는 신한증권 계좌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좌가 주가조작에 쓰였는데, 당시 김씨는 권 회장으로부터 이씨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주가조작을 위한 시세조종을 위해서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자금, 타인 명의 계좌가 필요한데, 권 회장이 주가조작 ‘선수’인 이씨에게 여러 사람을 소개하는 과정에 김씨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달 6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했다가 한 달여 뒤인 지난 12일 검찰에 검거됐다. 앞서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이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검찰은 권 회장이 2009~12년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주변에 알려 주식 매매를 유도하고, 특정 계좌로 허수 매수 주문을 넣는 등 방법으로 주식 1599만주(636억원)를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적으로 매수를 유도해 주가를 띄우거나 하락을 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나온 권 회장은 김씨와의 친분관계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현재 이 사건 핵심 인물들은 예외없이 모두 구속됐거나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구속된 권 회장과 이씨 외에도 권 회장과 공모해 주가조작을 한 혐의로 김아무개씨 등 3명이 이미 구속기소된 상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배임 혐의를 받는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배임 혐의를 받는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윤 후보 쪽은 김씨가 권 회장 소개를 받아 주식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권 회장과 김씨 거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권 회장은 2012년 11월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 51만464주를 김씨에게 적정 가격의 20%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넘겼다. 김씨는 이듬해 이 신주인수권을 한 사모펀드에 인수 가격의 두 배 가까운 가격에 팔아 82.7%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 7월 <한겨레>가 이런 사실을 보도하자, 윤 후보 쪽은 “특혜 거래인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지만, 김씨와 권 회장의 지속적 거래 관계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김씨와 권 회장 쪽 거래는 더 있다. 김씨는 도이치모터스가 2013년 설립한 자동차 할부금융사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억원어치를 액면가로 사들여 5대 주주가 됐다. 윤 후보는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아내가 도이치파이낸셜 공모 절차에 참여해 주식을 샀다”고 했지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였기 때문에 공모 절차는 없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관련기사 : [단독] 김건희-도이치모터스 수상한 증권거래 또 있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finance/10024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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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대만문제는 중국의 주권사항..美 개입 비판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11.16 12:40
  •  
  •  댓글 1
 
대만해협을 항해하는 미 해군 구축함 [통일뉴스 자료사진]
대만해협을 항해하는 미 해군 구축함 [통일뉴스 자료사진]

북한은 최근 미국이 '대만보호'를 명분으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하고, 중국의 주권사항인 대만문제에소 '하나의 중국원칙'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은 16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미국은 왜 대만보호를 떠드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만문제는 철저히 중국의 내정에 속하는 신성불가침의 주권문제로서 반드시 하나의 중국원칙에 따라 해결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미국의 대만 관련 군사움직임에 대해서는 "결코 대만을 보호해주려는 '의협심'에서가 아니라 철두철미 대만을 대중국 억제를 위한 1선참호, 전초기지로 만들어 저들의 인디아태평양전략 실현에 유용하게 써먹자는데 목적을 두고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지난 3일 미국 국무부가 '2021년 중국의 군사 및 안보발전보고서'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한 레드라인 목록에서 '외국 무력의 대만주둔' 항목을 제외하여 미군의 대만 주둔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대마 유사시 미군이 대만방위에 나설 것'이라고 발언하고, 의회는 대만에 대한 20억 달러 군사적 지원을 발의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미군 특수부대가 대만군을 훈련시키고 미국령 괌에서는 미군이 대만 해병대와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는 열띤 군사적 움직임을 보였다고 했다.

외무성은 "이것은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하나의 중국원칙에 대한 전면도전으로서 내정불간섭과 주권존중의 질서와 원칙을 파괴유린하는 무모한 대결광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횡포는 반드시 중국인민해방군의 강철의 장성앞에 머리가 터지고 피가 흐르게 될 것'이라고 한 중국 국방부 대변인의 경고는 '신성한 국권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신념과 의지의 발현'이라고 지지의 뜻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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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깍째깍 대선시계 돌아가는데... 허우적대는 민주당

[이슈] 이재명도, 당도, 정책도 제각각... 뚜렷한 반전 포인트 못잡아

21.11.17 07:09l최종 업데이트 21.11.17 07:09l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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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위기감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14~15일 나온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또다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오차범위 이상으로 뒤졌다. 조사기관별로 약간씩 편차는 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일주일 전보다 두 사람의 간격이 더 벌어진 경우도 있었다. 지난주만 해도 '컨벤션 효과'라며 애써 표정을 관리하던 민주당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대위도 문제] 옥상옥 위에 옥상옥... "서로 감투 나눠먹기"

15일 김남국, 김승원, 김용민, 유정주, 윤영덕, 이탄희, 장경태, 전용기, 최혜영, 황운하 의원 등 초선 10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대책위원회의 쇄신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한 시급한 과제로 당 선대위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선대위가 국회의원 중심, 선수 중심으로 구성돼 현장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청년, 여성, 서민,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 등 각계각층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튿날 5차 인선 명단에도 청년·여성 전면배치 등 '새로움'은 없었다. 강남훈·최배근 교수 등 경선캠프 주요 관계자와 국회의원 등 당내 인사를 적절히 잘 배치하는 그림만 있었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총무본부, 전략기획본부, 정책1·2본부 등 곳곳에 총괄/공동본부장 등 의원 몫 자리가 여럿 있을 뿐 아니라 실무자들도 선임팀장, 팀장이 복수로 존재하는 '옥상옥의 옥상옥' 구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서로 감투 나눠먹기하는 거다. 이러면 망조"라며 걱정했다.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인선 발표 후 취재진에게 "선대위가 구성 즉시 성과를 낼 수 있게끔 긴밀하게 움직이면 좋은데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열심히 지적해주고 제안해주면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청년 플랫폼을 갖춰나가고 여성인재, 외부인재를 모셔와 전체 선대위를 잘 구성하고, 거기에 이재명의 색깔을 입힐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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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도 문제] 정책도 논란, 발언도 논란... "스스로 약점 극대화"

대선판에선 무엇보다 후보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이 대목에서 좀처럼 득점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10월 25일 경기도지사직 사퇴 후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주4일제, 외식업 총량제, 재난지원금 등 직접 거론한 정책의제들도 논란만 불거졌다. 선대위발(發)로 나온 '20대 소득세 감면 추진' 주장도 혼선만 빚었다. 민주당은 14일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아무말 공약"이라고 날을 세운 뒤에야 "논의되거나 검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후보는 또 최근 웹툰 <오피스 누나 이야기> 관련 발언이나 남초 커뮤니티 글을 공유한 일 등으로 '여성 유권자를 배려하지 않고 남성만 본다'는 비판을 받았다. 12~14일에는 지역민심을 직접 듣겠다며 부울경을 찾았지만 '부산 재미없잖아' 발언만 주목받았다. 급기야 당 선대위에서 '백블(백그라운드 브리핑, 공개 행사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것) 금지령'을 내렸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후보는 걸어가면서 말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대응해 취재진과 갈등을 겪었다.

최병천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5일 페이스북글에서 "이재명 후보 스스로가 자신의 강점은 살리지 못하고, 약점은 극대화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0월 10일 선출 이후 후보와 주변 참모 발언은 하나 같이 '매운맛 좌파 정책'이었고, 언행은 전문가와의 협업 및 균형감각과 매우 거리가 멀다"며 "오죽하면 (당이 백블을 금지해) 후보와 기자의 '접촉'을 막는 비상조치를 취할 정도"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A의원 역시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가 중도층을 잡아야 하는데, 중도층은 윤석열의 정말 준비 안 된 모습에도 분노하지만 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라며 이재명 후보가 민생의제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봤다. B의원은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질 때까지) 한 달 정도 사람들이 지켜봤지만 '이재명도 내용이 없네'라고 비쳐지고 있다"며 "후보가 준비가 덜 됐다는 사람도 있고, 당도 후보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장동도 결국 부동산... "'잘했다'고 하지 말고 사과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지역화폐·골목상권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을 방문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지역화폐·골목상권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을 방문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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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방향 전환을 고민할 때"라며 "대장동 의혹만 해도 '나는 잘했다'고만 하지 말고 '제 불찰이다. 죄송하다'라는 쪽으로 가야한다. 그 방향을 놓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전체가 국민들에게 진짜 미안해해야 한다"며 "20대 등이 우리 당한테 제일 실망한 건 '내로남불,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 후보와 당이 '내 집 갖는 꿈을, 젊은이들의 희망을 날린 것 정말 죄송하다'고 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이것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부연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국민들은 이재명 후보를 (문재인 대통령·민주당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며 "'반드시 바로잡겠다. 공동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반드시 대안을 내놔야 한다"며 "뼈저린 반성과 사과부터 한 다음 국민들 얘기를 듣고, 그 과정에서 준비한 정책으로 평가받겠다는 기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부산 재미없다" 논란... 언론 탓하는 이재명과 민주당 http://omn.kr/1w0mh
이재명의 '이대남' 공략, 머리 복잡한 민주당 http://omn.kr/1vzfg
예상했다지만... '윤석열 급등' 앞 씁쓸한 민주당 http://omn.kr/1vx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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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정부광고 집행, 핵심은 ‘사회적 책임’ 지표다

  • 기자명 정철운 기자
  •  입력 2021.11.17 07:35
  •  댓글 0
    
 
 

지금까진 매체의 광고효과만 따졌으나, 앞으로는 매체 신뢰도를 광고 지표로 삼는 유의미한 변화…문체부가 내놓은 구체적 지표, 의견 엇갈리고 개선해야 할 대목도

 

내년부터 새롭게 달라지는 정부광고 집행의 핵심은 ABC협회가 매년 내놓던 “조선일보 몇 부 중앙일보 몇 부” 같은 유료부수 대신 ‘사회적 책임’을 핵심지표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진 매체의 광고효과만 따졌는데, 앞으로는 매체의 신뢰도를 광고 지표로 삼는다. 세금으로 운용하는 연간 정부광고비 규모는 1조 1000억 원으로, 전체 광고시장의 9% 수준이다. ‘사회적 책임’ 지표가 활발히 활용돼 일반 기업의 광고 집행기준까지 확장된다면 언론의 상업성‧정파성은 어쩌면 광고 수익 감소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언론계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시민의 입장에서 이 같은 정부 정책 변화가 의미 있는 이유다. 

관건은 ‘사회적 책임’ 지표를 얼마나 정교하게, 무리 없이, 광고 집행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정부광고 제도 지표 개선안을 보면 ‘사회적 책임’ 지표는 크게 △언론중재 △매체자율윤리기구 △광고자율심의기구 △편집·독자위원회로 구분된다. 구체적으로 언론중재위원회 직권조정(정정보도 등) 건수와 시정권고 건수, 한국신문윤리위원회와 인터넷신문위원회,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등 자율심의 참여여부 및 심의 결과(주의/경고 건수), 편집위 및 독자위 설치·운영 여부가 ‘사회적 책임’을 판단하는 세부 기준이 된다. 

▲문체부 정부광고 제도 지표 개선안. ⓒ문체부 
▲문체부 정부광고 제도 지표 개선안. ⓒ문체부 

이 같은 개선안은 사회적 책임을 측정하기에 완벽할까. 보완의 목소리가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12일 문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또 다른 핵심지표인 열독률과 관련, “열독률은 해당 매체에 대한 독자의 신뢰와 연관 관계를 갖지는 않으며 표본조사 기간 무가지의 살포로 언론사의 작위적인 열독률 제고 경쟁에 취약하다”면서 “효과성보다 사회적 책임 및 언론사 운영의 정상적인 조건을 갖추었는지가 광고매체 선정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표 유형은 ⓵기본지표 ⓶사회적 책임 지표 ⓷이용률 지표순으로 구분해 효율성보다 공익성이 정부광고 의뢰의 우선 기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언론노조는 “매체 효율성보다 공익성을 우선으로 한다면 정상적인 언론사로 갖추어야 할 지표들은 참고지표가 아닌 기본지표로 구분해 정부 광고 집행 매체의 기본자격(탈락기준)을 규정하거나 감점 구간을 확대해 진입 장벽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책임 관련 지표들은 구간별 배점 격차를 높여 광고주가 언론의 신뢰도를 효율성보다 더 높은 비중을 둘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특히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0년 신문산업 실태조사’를 근거로 조사대상 언론사의 59.9%가 편집위원회를 두고 있다며 편집위 설치는 기본지표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은 “정부광고 집행에선 열독률보다 얼마나 해당 매체가 공익성을 담보하는지를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현업단체인 언론노조가 ‘사회적 책임’ 지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반면, 사용자단체인 한국신문협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디자인=안혜나 기자.

 

언론노조 “사회적 책임 지표 비중 높여야” 
신문협회 “정부광고 집행기준으로 부적절”

한국신문협회는 지난 1일자 신문협회보에서 “정부광고 지표는 엄밀히 따지면 광고효과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한 사회적 책임 등 정성지표를 추가하고 있다. 또 각 매체의 법령 준수 여부, 인력 현황, 4대 보험 납부 현황 등을 참고지표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정성 지표는 저널리즘 이행 여부 등을 판단하는 언론진흥기금 및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 지표로는 일부 타당하나 정부광고 집행 기준으로는 부적절하다. 이는 정부광고 효과, 도달률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정부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문체부 기자간담회에서 황성운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정부는 공익을 추구하는 광고주다. 그래서 사회적 책임 지표를 (집행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는 열독률이 주요 지표가 될 수밖에 없지만 (정부 광고주가) 사회적 책임을 보다 강조한다면 열독률보다 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선영 문체부 미디어정책과장은 “이제는 (정부 광고 집행에서) 실제 광고를 얼마나 많이 보느냐와 더불어 부정적 이슈가 없는 신뢰할만한 매체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협회는 사회적 책임 지표로 사용될 언론중재 건수와 관련해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이슈를 주로 다루는 시사 전문 매체와 스포츠 전문지는 중재건수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기사나 취재량이 많은 언론사가 그렇지 않은 언론사보다 직권조정, 시정권고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매체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중재 건수를 지표로 삼는 것은 매체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고, 자칫 언론의 비판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선 언론노조 역시 신문협회와 비슷한 우려를 갖고 있다. 언론노조는 “(언론중재 건수가) 지표에 포함될 경우 오히려 중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언론사들에 대한 불이익이 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사회적 책임 지표 포함에 세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 또한 “중재 건수의 경우 자체 취재와 오리지널 보도를 열심히 하는 매체일수록 중재 건수가 많을 수 있는 반면 표절을 전문으로 하는 매체의 경우 중재위로 가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에 따라 언론중재 건수의 경우 직권조정을 제외하고 시정권고 건수만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해 보인다. 

▲Gettyimages.
▲Gettyimages.

문체부가 설계한 사회적 책임 지표는 이대로 연말에 확정돼 내년부터 정부 광고 집행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추가해야 할 대목은 없을까. 심영섭 겸임교수는 “고충처리인(옴부즈맨) 운영도 사회적 책임 지표에 포함되면 좋다. 편집‧독자위원회 회의록 공개, 독자 불만 처리 결과 등을 연간보고서로 내는 것에 점수를 더 주는 식으로 운영실태 점수를 체계적으로 등급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구체적일수록 점수를 더 주는 식의 차등화”라고 설명했다. “정성 지표가 정부광고 집행기준으로 부적절하다”는 신문협회 주장에 대해선 “사회적 책임 지표는 사실 언론이 원래 해야 할 역할이다. 당연히 들어갈 수 있다. 정부 광고는 언론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언론사에 정부 광고를 더 주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기자로 재직하며 화천대유 지분 100%를 소유한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 화천대유 자회사 격인 천화동인 7호 대주주 배성준 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최근 유죄판결이 나온 머니투데이 사내 성추행 사건 등을 언급하며 “정부 광고를 살펴봤더니 머니투데이 계열사가 많은데, 계열사를 다 합치면 지난해에만 132억 원을 받았다. 머니투데이에 제기되는 혐의와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런 곳에 정부 광고를 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청탁금지법 등까지 포함해 현재 참고지표로 활용될 ‘법령준수’ 여부를 핵심지표로 사용해야 한다는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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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노동] 새벽배송 경쟁시대, 야간노동 ‘헬게이트’ 열고 있다

민중의소리-국민입법센터 공동기획 코로나 시대의 노동 ③

코로나가 가속화 한 모바일 쇼핑 시대, 매일 밤 노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여러 양태를 바꿨다. 그렇지 않아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던 소비 추세를 확 끌어올렸다. 대면접촉의 위험으로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주문을 선택했고, 대형마트들은 영업시간 마감을 밤 11시에 10시로 당겼다. 당연히 온라인쇼핑 매출이 늘었다.

올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08조784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꺼지 거래액은 87조원이었다. 1년 전에 비해 23.8%가 증가한 수치다. 9월까지 거래액은 2020년 114조원에서 2021년 140조원으로 늘어났다. 그야말로 폭발적 성장이다.

ⓒ민중의소리

눈에 띄는 지점이 음・식료품과 생활용품, 농축수산물 분야다. 흔히 마트에서 장을 보는 상품들인데, 각각 1년전에 비해 30%, 17.4%, 29.8% 늘어났다. 이런 추세는 8월에도 유지됐다. 음・식료품이 30.8%, 생활용품은 11.4%, 농축수산물은 32.5% 늘어났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온오프라인병행몰에서 온라인쇼핑의 거래액 변화를 보면 이런 변화는 더욱 실감할 수 있다. 2020년 1분기와 2분기는 2019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었던 반면, 2021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꽤 급격히 성장했다.

ⓒ민중의소리

마켓컬리 1조클럽 진입, 새벽배송 경쟁이 낳은 야간노동 확대

몇 년 전 마켓컬리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신선식품과 식료품을 새벽에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였다. 이 서비스는 등장과 함께 급성장을 시작해 스타트업의 신화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29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953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매출기준으로 직매입 유통기업 중 마켓컬리보다 많은 업체는 대형마트 3사와 쿠팡 뿐이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은 업계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쿠팡과 이마트의 자회사 SSG닷컴이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두 기업은 빠른 속도로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을 이루었다. 2020년 SSG닷컴은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마트의 전략이 어디로 향해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SSG닷컴은 야간배송 서비스까지 꺼내들었다. 그야말로 한국은 새벽부터 밤까지 상품이 배송되는 나라다.

기업간 경쟁은 소비자의 편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된다. 마켓컬리가 전날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오전 7시까지 배송한다고 했더니, 쿠팡이 밤 12시까지 주문해도 된다고 받아치고, SSG닷컴은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오전 6시까지 배달해준다고 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수요를 창출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새벽에도 물건을 내 집 앞에서 받을 수 있다는 수요가 몇 년사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이제 많은 소비자들은 새벽배송이 없는 생활을 생각하기 힘들다.

새벽에 문 앞에 도착하는 상품들은 누가 배달할까. 누군가는 상품을 분류하고 포장하고, 배송한다. 이 모든 일들은 모두가 잠든 시간에 진행된다. 새벽부터 밤까지 배송되는 한국은, 사실 상당한 규모의 노동자들이 밤에 일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마켓컬리의 등장 이후 대규모 쇼핑몰에서 새벽배송을 도입하면서 새벽배송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 장면은 여러 업체들이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마켓컬리의 TV광고 중 한 장면이다.ⓒ마켓컬리 광고

김포와 이천의 등대, 매일 밤새 일하는 노동자들

“김포에 가면 밤에도 불이 켜져 있는 물류센터들이 있습니다. 저녁 9시에 출근해 오전 9시까지 일하죠. 그걸 매일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허영호 마트산업노동조합 조직국장의 말이다.

김포 고촌읍은 최근 각광받는 대형물류센터의 집합지다. 수도권제1순환도로와 강변북로, 올림픽대로에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서울 웬만한 지역은 고속화도로를 통해 1시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다. 새벽배송이 출발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10년대에 조성돼 초대형 물류센터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SSG닷컴은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면서 2019년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온라인 전용 초대형 물류센터를 공개했다. 마켓컬리도 올해 3월 이곳에 국내 최대규모의 신선 물류센터를 세웠다. 수많은 배송노동자들과 일용직 노동자들이 밤에 이 곳을 향한다. 김포가 새벽배송을 중심으로 떠오르는 물류단지라면 경기도 이천은 전통적인 한국 물류의 집결지다. 김포와 이천의 물류센터는 거의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새벽배송 기사들도 택배기사들처럼 특수고용 노동자다. 개인사업자들이고 유통업체에 건당 수수료를 받으며 일한다. 계약된 대로 매일 심야시간에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일반 택배보다 수수료가 비싸다. 문제는 택배와 수수료를 계산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새벽배송은 돈을 많이 벌려고 시작합니다. 건당 수수료가 세죠. 보통 2천~3천원 정도 합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합니다. 택배는 건당 수수료가 700~800원 정도 하는데, 한 집에 3건의 물건을 배송하면 곱하기 3이 됩니다. 하지만 새벽배송 물류의 경우에는 한 집에 한 건이 됩니다. 상품이 10개여도 한 건으로 계산되는 것이죠. 게다가 중량제한도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름에 수박 몇 통을 한 번에 주문하기도 하고, 배추가 수십포기인 경우도 있습니다.”

“택배가 하루에 수백건을 하는 것에 비해 새벽배송은 40~50건을 하면 되고 건당 수수료가 높아서 괜찮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일을 하다보면 차라리 택배가 낫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쿠팡이나 이마트 배송은 일반 택배와 다르다. 일반 택배업은 ‘제3자물류’라고 분류하는데, 자기 상품이 아니라 남의 물건을 위탁받아 배송하는 것이다. 반면 대형마트나 쿠팡, 마켓컬리 등의 배송은 자기 상품을 배달해주는 것으로 ‘자가물류’라고 분류한다. 배송은 상품판매에 딸린 일종의 ‘서비스’인 셈이다.

일반 택배가 포장된 물건을 받는 것부터 일이 시작되는 반면 낮에 진행되는 마트배송도 새벽배송도 포장 작업 이후에 배송이 시작된다.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창고에서 주문된 상품을 가져오는 ‘피킹(Picking)’ 작업 이후에 상품들을 한 데 모아서 포장하는 ‘패킹(Packing)’ 작업이 이뤄지면 비로소 상품이 배송기사에게 전달된다.

소비자들은 밤 11시나 12시까지 주문을 한다. 낮에 주문이 들어온 상품들부터 피킹과 패킹이 진행되고 야간에 주문이 들어온 상품들은 새벽에야 패킹이 마무리 된다. 배송기사들은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배송을 시작해 새벽까지 두 세 차례 배송작업을 한다.

“문제는 출차가 지연되는 상황입니다. 마트배송이든 새벽배송이든 배송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시간 안에 처리를 해야 하죠. 패킹이 늑어지면 원래 3시간 정도면 넉넉히 배송할 수 있는 범위의 배송작업을 2시간 내에 끝내야 처리해야 합니다. 야간에 속도위반, 신호위반은 예사죠. 악순환이 되면 제대로 쉬지 못하니까 졸음운전으로 넘어가고, 위험해지는 겁니다.”

밤늦은 시각에 스마트폰으로 주문할 수 있는 새벽배송 상품은, 밤새 포장하고 분류하고 배송하는 노동자의 건강과 삶을 갉아먹는 상품은 아닐까?ⓒ일러스트 신지현

사람이 죽어나가는 현장, “그냥 픽 쓰러져 죽는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보자. 배송기사들에게 상품이 전해지도록 물건을 담고 포장하는 노동자들도 심야시간에 일하고 있다. 이들은 보통 저녁 7시쯤 일을 시작해 새벽 4~5시에 일이 끝난다.

2020년 10월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장덕준씨가 사망했다. 밤새 일하고 새벽에 퇴근 후, 샤워를 하러 욕실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했다. 급성 심근경색증이었다. 다시 27살이었던 장씨는 물류센터에서 오후 7시부터 하루 8시간에서 9.5시간 동안 밤을 새우는 ‘심야노동’을 했다. 2019년 6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몸무게가 15kg이나 줄어들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2월 장씨의 유족이 낸 산재 신청에 대해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업무부담과 업무시간이 고인의 사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7살 청년이 과로사한 것이다.

이성문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정책국장은 센터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쿠팡의 물류센터에 크게 3가지의 업무시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주간조, 오후 6시부터 새벽4시까지 일하는 야간조, 저녁 9시부터 새벽6시까지 일하는 심야조로 나뉜다.

쿠팡에는 ‘시간당 생산량’(UPH·Unit Per Hour) 시스템이 있다. 수백명이 일하는 현장에서 노동자 한 명 한 명의 업무를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감시하고 있다. 물건을 모으고, 포장하고, 분류하는 모든 작업과정에서 노동자들이 PDA를 들고 입력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떤 노동자가 한 시간에 몇 개의 작업을 처리하는지 확인된다.

“식사시간 1시간 외에는 휴식이 없어요. 몇 시간을 일해도 10분도 쉴 수 없습니다. 화장실은 갈 수 있는데, 10분 정도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면 관리자의 컴퓨터에 상황이 다 뜨게 되고, 관리자가 와서 닥달을 합니다. ‘뭐 하고 있냐.’ 작업이 없는 시간을 그들은 유휴시간이라고 부르는데, 그 유휴시간을 줄이기 위해 관리자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과로사, 쿠팡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강도 심야노동 정책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쿠팡 송파 1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을 담당하던 이모(48)씨는 지난 7일 홀로 생활하던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1.3.8ⓒ뉴스1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용직, 3개월, 9개월, 12개월 단위로 계약이 이뤄진다. 이후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일용직으로 오래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용직은 ‘매일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장덕준씨도 일용직이었다. 웹사이트와 어플을 통해 출근신청을 하고, 회사에서 수락하면 계약이 이뤄진다.

“처음엔 낮에 다른 일을 하거나 취업준비를 하고 밤에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일주일에 2~3일 정도하다가, 수입이 꽤 높기 때문에 차츰 본업이 되어갑니다.”

야간근무를 하게 되면 수입은 또 늘어난다. 아간수당이 붙어서 수익이 1.5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희종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실장은 “야간근무를 지속하면 몸이 고되지만 300만원대의 수입이 보장된다”면서 “40~50대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청년들에게는 정규직으로 들어가도 받기 힘든 월급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심야노동을 하는 분들도 대부분 주5일이 지켜집니다. 업무이력이 남기 때문이죠. 심야조로 6일째 근무하려고 하면 시스템상에 뜨게 돼 있어요. 예전에는 6일째 근무를 특근이라고 불렀어요. 그나마 장덕준씨 사망 이후에 주5일이 지켜지는 편입니다.” 이성문 정책국장의 설명이다. 장덕준씨는 2020년 8월에 25일, 9월에 23일을 일했는데, 8월과 9월 모두 주7일씩 근무한 적도 있었다.

일용직이든 계약직이든 쿠팡에서 일한 사람들은 근무이력이 남는다. 여기에 시간당 생산량 시스템을 통해 업무 성과까지 모두 기록된다. 기록은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재계약 여부에 영향을 주게 된다. 노동자들은 시간당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 재계약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성문 정책국장은 다르게 설명했다.

“물류센터 일이라는 게, 몸을 갉아먹는 노동입니다. 다 알아요. 노동자들도 돈을 많이 주니까 하는 거고 회사도 일하는 노동자의 몸에 스트레스가 축적된다는 걸 압니다. 장기간 하는 분들 중에 몇 명이 관리자로 가고 일정기간 지나면 노동자들을 걸러냅니다. 기록이 있으니까요.”

최첨단 플랫폼 기업의 시스템은 노동자들을 완전한 부속품으로 활용하고, 심지어 어느 정도 노후화 됐는지 파악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장덕준씨 사망 이후에도 쿠팡 물류센터에서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모두 야간노동자드이었다. 올해 1월 쿠팡물류센터 동탄점에서 야간근무를 마친 50대 여성노동자가 물류센터 화장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3월에는 새벽배송을 전담했던 배송노동자가 거주하던 고시원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극한의 과로현장인데다 야간노동이 더해진 현장. 그렇게 새벽배송과 심야물류센터는 한국사회 가장 위험한 노동현장이 되고 있다. 클릭으로 새벽에 물건을 배달 받는 소비자들의 편리 뒤에는 목숨을 잃어가는 중노동이 존재한다.

자신의 몸이 갈리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도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수입을 위해 일년 내내 야간근무를 선택하는 노동자가 늘고 있다. 가정경제를 책임져야하는 40-50대 노동자들 뿐 아니라 20대 청년들도 이 현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마치 각성제를 먹고 졸음을 견디며 밤새 미싱을 돌리던 10~20대 청년 여성노동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60-70년대 여성노동자들은 야근이 생활이었다. 영화 전태일의 한 장면.ⓒ영화 전태일

지독한 야간노동의 뿌리

경공업 중심이었던 1960-1970년대 한국의 산업역군은 밤새 미싱을 돌리는 젊은 여성들이었다. 저임금 기반으로 가능한 일을 많이 시켜서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했다. 노동자들도 잔업과 야근으로 추가 수입을 벌어들였다. 그 돈으로 가족들의 생활을 책임졌다. 중공업으로 옮겨가도 한국의 산업현장은 잔업과 야근으로 점철됐다. 기업은 비용절감을 통한 효율화라는 명분으로, 노동자들은 수입확대라는 이유가 유지됐다.

이런 흐름은 한국 블루컬러 노동자의 최고임금이라고 하는 현대자동차에서도 2000년대까지 지속됐다. 한국 금속산업의 최정점에 있는 기업의 근무형태는 업계 표준이었다. 당시까지 현대자동차의 근무형태는 10/10교대제라 불렸다. 주야간교대근무제인데, 주간조는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50분까지, 야간조는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각각 10시간씩 근무하는 시스템이다. 사실상 공장이 쉬지 않고 돌아가게 설계돼 있었다.

현대차 노사는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교대근무제 변화를 논의하기 시작해 2013년 주간연속 2교대제로 변경됐다. 1조는 오전 6시45분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2조는 오후 3시20분부터 밤 12시까지 정규노동을 하고 새벽 1시10분까지 잔업을 결합했다. ‘8/8+1 교대제’였다. 3년 후 2016년에는 잔업을 없애 ‘8/8 주간연속 교대제’가 정착됐다. 약간의 시간 조정을 통해 밤 12시30분이면 현대차 공장은 멈춘다.

현대차 노사의 교대제 합의는 노동시간 단축, 야간노동 축소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과로 한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야간노동은 줄어드는 추세다. 중소규모 기업에는 여전히 야간작업이 문제가 되고 있어도 줄어드는 추세는 대세로 평가되고 있다.

10여년간 진행된 현대차 노사 교섭 과정은 야간노동을 ‘금지해야 할’ 제도라는 인식을 확장시켰다. 2007년 국제암연구기구에서 야간노동을 납이나 자외선과 같은 ‘2A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는 사실은 상식에 속할정도로 알려져있다.

한국의 노동관계법은 야간노동에 대한 규제 조항이 없다. ‘수당’을 통해 제한을 ‘유도’할 뿐이다. 기본급이 워낙 낮은 임금시스템에 놓여있는 노동자들에게 야간수당은 수입을 늘리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때문에 이런 방식은 오히려 노동자들을 야간노동으로 이끌어가는 유인 효과를 낳고 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야간노동의 뿌리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밤샘근무'를 없애기로 한 현대자동차의 주간연속 2교대제가 본격 시행된 4일 오후 3시30분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으로 오전 노동자들이 퇴근을 하고 있다. 2013.3.4ⓒ뉴스1

야간통행금지 시절에도 심야노동 성행
근로기준법에 야간노동 부분 신설해야

“18세 이상의 여성을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 및 휴일에 근로시키려면 그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 근로기준법 제70조(야간근로와 휴일근로의 제한) 1항

근로기준법은 야간노동과 심야노동을 따로 규제하고 있지 않다. 70조에서 ‘여성과 청소년’에 한해 제한하고 있을 뿐이다. 심야근로에 대한 개념은 아예 없다. 유럽에서는 보통 ‘생명과 안전을 위해 금지’하는 시간으로 새벽 1시에서 새벽5시까지 정도를 심야노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입법센터 활동하는 송봉준 변호사(법무법인 율립)는 “원칙적으로 심야근로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야간통행금지가 있었지만, 그 시간에도 공장은 돌아갔습니다. 통금은 있는데, 야간근로는 있었던 겁니다. 어차피 건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니까 오히려 심야근로를 시키기 더욱 좋은 조건이었죠.”

그는 “헌법 32조 3항에 보면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도록 하고 있고, 36조3항에는 모든 국민이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돼 있다”며 “심야노동이 심각하게 건강을 해치는데, 이는 신체의 안전성을 해치는 것으로 보아 법률로 일 때문에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법률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국민입법센터는 연구작업으로 ‘심야근로 금지’가 포함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조문했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송 변호사가 ‘심야근로 원칙적 금지’를 꺼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경찰이나 병원, 통신 등 공공성이 명확하고 필수적으로 유지돼야 하는 심야노동에 대해 허용하면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들을 설정할 수 있는 근거도 제대로 마련된다는 거다.

▶︎ 국민입법센터 ‘심야노동 금지’ 근로기준법 개정안 바로가기

송 변호사는“야간근로가 근로기준법이 제정될 때인 1953년부터 규정돼 있었지만, 제대로 된 규제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제조업에서 심야노동이 제한된 것은 대기업 노동조합이 협상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노사 협상이 진행된 2000년대 초반부터 야간노동, 심야노동을 제한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은 꽤 있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성이 분명한 업무 외에도 해외를 상대로 한 업무나 운수업, 경비업, 상시대기 업무 등 실질적으로 심야근로가 허용될 수 밖에 없는 업무가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는 방식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에서 직접 제한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을 고친다고 해도 특수고용이나 플랫폼 노동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때문에 송 변호사는 법을 개정할 때부터 특수고용 등 적용범위를 같이 설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물류센터 노동자ⓒ일러스트 신지현

 

물류센터 심야노동을 막을 또다른 해법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이희종 정책실장은 “근로기준법을 통한 심야근로 금지가 원칙이지만 물류센터 노동자들과 배송 노동자를 시급하게 구제할 수 있는 우회로도 있다”며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자고 주장했다.

최근 ‘새벽배송’ 경쟁이 심화되면서 야간 물류업무에 투입되는 노동자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 쿠팡, 마켓컬리, 쓱닷컴 등은 밤 11시에서 12시까지 주문을 받는다. 이 기업들은 유통업체다. 심야시간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일종의 ‘대형마트’다.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이 야간에 주문을 받아도 아침이 되어야 상품을 준비하고 택배회사에 배송할 상품을 넘긴다. 반면 ‘무점포 판매업’ 기업에서는 주문 상품 피킹, 패킹, 운송하는 모든 과정이 심야시간에 이뤄지고 있다.

이 정책실장은 문제의 심야노동을 제한하기 위해 ‘노동’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영업’을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무점포 판매 영업시간을 제한하면 그에 따른 노동들도 자연스럽게 제한된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은 이해관계자가 넓은 만큼 길고 복잡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반면,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는 것은 이해관계자의 폭이 좁고 사회적 동의가 이뤄지기도 수월한 편이라고 이 정책실장은 설명했다.

▶︎ ‘무점포 판매업 심야시간 영업제한’이 포함된 유통사업발전법 개정안 바로가기

이런 접근법에도 반발은 예상된다. 일단 기업들의 반발은 뻔하다. 이희종 정책실장은 “이미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가 도입되어 있다”면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대형마트들이 쿠팡은 일요일에 쉬지 않는 것이 역차별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역발상을 한다면, 무점포 판매 기업들도 공평하게 규제 안으로 들어오게 하자는 주장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은 물론 소비자들이 반발할 수도 있다. 송봉준 변호사는 “쉽게 말해 심야근로를 제한하면 배송속도가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이미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된 이후 여론조사를 보면 택배노동자의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배송지연을 감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70%가 찬성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소비자들도 노동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은 상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정책실장은 대국민 캠페인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시간 일찍 주문하고, 4시간 늦게 받자”는 캠페인을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새벽배송 주문시간을 일정시간 예컨대 6시나 8시까지로 정해서 심야시간대에 상품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하자는 캠페인도 고민할 수 있겠죠. 핵심은 심야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보호하자는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현장이 되어가고 있는 물류센터의 노동현실을 그대로 둘 수 있을까.ⓒ뉴스1

복잡한 이해관계, 사회적 논의 필요

사람이 죽어나가는 현장을 그대로 두자는 이는 없다. 극악한 수준의 심야노동 환경인 쿠팡에서 몇 달에 한 명씩 과로로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 업계는 쿠팡을 따라 발전하고 있다. ‘새벽배송’의 경쟁기업들은 초대형 물류센터를 짓고 비슷한 근로환경으로 노동자들을 몰아넣고 있다.

기업들은 규제를 논의하기는커녕 물류센터 현장을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성문 정책국장은 “쿠팡 물류센터에는 핸드폰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며 “노동자들이 딴 짓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근로환경을 절대 밖으로 유출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심야노동 제한을 노동자들이 두 손 들어 환영하지는 않는다. 현대차 노사협상 과정에서도 주간2교대로의 전환을 노동자들이 탐탁치 않게 여기기도 했다. 야간수당이 없어지면서 수입에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큰 노조가 있는 경우 수입감소를 보완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사측에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기계약과 일용직 중심의 현장에서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더 나아가 회사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아닌 특수고용노동자는 더욱 힘들다.

그렇다고 사회적 합의를 기다리기엔 유통업과 물류업의 성장속도는 너무 가파르다. 코로나는 그 성장속도를 훨씬 가파르게 만들었다. 언제 다시 물류센터에서 사망 노동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새벽배송에 지친 배송노동자가 차량사고를 당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송봉준 변호사는 “전자상거래와 무점포 판매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다”면서 “지금 논의해야 한다.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택배노동자들의 연이은 과로사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자 사회적 논의기구가 생겼다. 택배 회사와 노동조합, 소비자단체, 정부 기관에 여당까지 모인 사회적 논의를 통해 ‘생활물류 서비스발전법’이 만들어졌다.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무너뜨린다는 여론이 모이자 영업시간 제한과 휴일영업제한도 생겨났다. 이미 우리 사회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 내는 많은 경험이 있다. 이제 심야노동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될 때다.

코로나시대의 노동


코로나19 펜데믹은 한국사회의 노동을 둘러싼 불평등을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아프면 쉬세요’ 캠페인이 진행됐지만 현행 법에 유급병가와 상병수당은 보장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유급병가를 쓰지 못하는 노동자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자리를 그만 둬야 했습니다. 그렇게 맞벌이 가정의 수입이 줄자, 물류센터로 투잡을 나서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심야노동에 대한 제한이 없는 물류센터는 죽음의 현장이었습니다. 펜데믹은 또 돌봄과 돌봄노동자를 둘러싼 불평등도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민중의소리는 코로나 시대 노동의 불평등 문제를 현장과 전문가들을 광범위하게 취재하고, 국민입법센터와 함께 법제도적 대안을 찾아봤습니다. 이번 시리즈 기사는 현장의 현실을 잘 드러내는 것과 함께 구체적인 ‘법 개정안’ ‘법 제정안’을 제시함으로써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해법’을 도출하는 데 나아갔습니다.

총 5분야, 10개의 기사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4개 분야는 하나의 기사로 갈음하고,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사회의 주요 문제로 떠오른 ‘돌봄’에 집중해 시리즈 내의 시리즈로 6개의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①병가제도와 상병수당:아프면 쉬어라? 아프면 쉬어라? 한국인만 아파도 출근한다
②정리해고자 재고용권:‘정리해고자’ 성기훈은 456억에 목숨 걸지 않을 수 있었다
③야간노동 제한:새벽배송 경쟁시대, 야간노동 ‘헬게이트’ 열고 있다
④돌봄국가책임제와 돌봄노동
  ④-1 이용자도 돌봄노동자도 우울한 돌봄 현장
  ④-2 요양시설 3년 운영하면 건물이 뚝딱 생긴다?
  ④-3 돌봄노동자의 현실 1:최저임금마저도 빼앗기는 돌봄노동자
  ④-4 돌봄노동자의 현실 2:휴게시간 보장으로 임금을 빼앗았다
  ④-5 돌봄노동자의 현실 3:폭력에 노출돼 있는 위험한 현장
  ④-6 돌봄기본법과 돌봄노동자기본법이 필요하다
⑤노동자성과 사용자의 확대, 새로운 교섭의 시대로

※ 이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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