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12.ⓒ뉴시스 / 국회사진기자단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우리 정부에만 물었다.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지적하지 않은 채, 우리 정부가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면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한일, 한미, 한중 관계에 대한 입장과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윤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자신의 한일 관계 구상에 대해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과거사 문제와 경제 협력, 안보 협력의 의제를 망라한 포괄적인 해법을 모색하겠다"며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고 신뢰를 만들어 가는 한일 관계의 새로운 50년을 그리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일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 질문에 "현 정부 들어와서 대일관계가 과연 존재하냐고 할 정도로 외교 자체가 거의 실종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정부 들어 한일 관계가 거의 망가졌다"고 깎아내렸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대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너무 끌어들이다 보니, 대일관계나 외교 관계가 국가의 이익을 서로 조정하는 관계로서 논의되는 게 아니고 어느 특정 국가와의 외교 관계가 국내 정치에 활용된다면 외교 관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일 문제를 국내 정치에 활용한다는 것은 주로 일본 내 극우 정치 세력들이 펼치는 주장이기도 하다.
윤 후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의미에 대해선 "한일 관계가 미래를 지향하면서 협력할 때,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간에 잘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가 미래를 향해서 국익에 부합하게,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게 협력·발전해 나간다면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국민이 수용할 정도의, 일본 정부와 국민의 입장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안일한 시각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지금의 우경화된 일본은 과거 김대중-오부치 선언 때의 일본과 다르다'는 지적에도 우리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의 과오를 인정하고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두 나라가 미래로 나아가자는 선언이라고 해석하며, 윤 후보가 이 선언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일본은 과거 오부치 선언이 나올 때의 일본이 아니다. 한참 우경화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윤 후보는 "한일 관계가 원만하고, 미래를 위한 협력 체계가 잘 작동이 되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이나 일본 정부 관계자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며 "일본 정부의 입장이 왜 중간에 이렇게 바뀌어졌느냐는 것은 단순히 일본 정부의 우경화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가 미래를 위해 크게 열려 있으면, 오부치 총리는 사과하고, 우리 김대중 대통령은 미래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던 게 잘 굴러왔다면 일본 정부나 일본 다수 여론의 입장은 그렇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전 선언에는 부정적 "부작용 크다"
'남북미 3자 상시 회담' 제시했지만
현실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12.ⓒ뉴시스 / 국회사진기자단
종전 선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종전'만 분리해서 정치적인 선언을 할 경우 그 부작용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며 "종전 선언만 먼저 할 경우, 종전 관리 체제인 유엔사가 무력화되기 쉽고, 유엔사의 일본 후방기지 역시 무력화되기 쉽기 때문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 안보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것이 국내적으로는 주한 미군 철수, 병역 감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가 불가역적으로 진전돼서 광범위한 경제 협력 관계가 수립된다면 평화 협정과 종전 선언은 얼마든 함께 갈 수 있는데, 지금 상태에서는 국제 사회나 남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의 구상과 달리 북한은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협상에는 전혀 임하지 않고 있다. 윤 후보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남북미 3자 상시회담'을 제시했지만, 현실 가능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는 "판문점이든 북한이 원한다면 워싱턴도 좋다. 여기에 남북한과 미국의 상시적인 3자 회담 장소를 둬서 서로 간에 미리 조율하는 상시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진전돼야 한다"며 "3자 상시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진전되면 나중에 4자든, 6자든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는 결론이 내려지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대략적인 로드맵을 밝혔다.
한편, 윤 후보가 외신기자로부터 받은 첫 질문은 '검찰 출신 대통령 후보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미국 'ABC뉴스' 기자는 윤 후보에게 "평생 검사 생활하면서 외교 문제나 국제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물었고, 윤 후보는 "검사 생활을 하면서도 경제 문제나 국제 문제에 관해 쭉 관심을 가져왔고, 미국연방 법무성하고 MOU를 체결하면서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왔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과거 사드 문제라든지,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검사 생활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신문 기사뿐 아니라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독서도 해왔고, 그런 바탕을 가지고 제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도 들었다"고 말했다.
요소수 대란으로 산업, 농업,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셧다운의 위기감이 한창 고조되었다.
화물노동자는 20만 원 주고 해외직구로 3일치 구했다는 페북을 올리기도 한다.
지난달 15일 중국이 요소 수출 절차를 강화하면서 사실상 요소 수출이 중단되었다.
11월 8일 국방부가 군 비축 요소수 20만리터(200톤)를 방출하겠다, 호주산 2만 리터 요소수를 운송을 위해 군용기를 띄운다, 베트남에서 수입해 온다 등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여전히 완벽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매점매석 단속을 강하게 천명하고, 11월 10일 중국에서 이미 계약이 완료된 요소 1만 8700톤의 수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확인하했지만, 와야 오는갑다하는 분위기다.
어쨌든 이 물량이 들어오면, 2만톤 요소로 요소수 6만 톤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하루 600톤, 한 달 2만톤 정도의 필요량에 비추어 석달 정도 사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급한 불은 끄는 모양새지만 근본대책이라 할 수는 없다.
요소수 사태로 시작하여 앞으로 석유대란, 일본 소부장 수출규제 사태처럼, 제2, 제3의 요소수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태가 무슨 사태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전국적으로 요소수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9일 전북 익산시 익산실내체육관 앞에 마련된 요소수 판매장에서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해 몰린 시민들로 장내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 : 익산=뉴시스]
1.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급망의 붕괴
요소수 대란 사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방식의 국제공급망 붕괴와 관련되어 있다.
단순히 정부가 좀 미리미리 대응했으면 해결될 문제였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나라의 어떤 정부도 미리미리 대응하기 힘든 문제였고,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 요소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이다. 단지 한국에서 요소수 문제가 먼저 터진 것이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한 배경에는 석탄부족으로 인한 전력난과 관련이 있다. 미국의 압력으로 호주가 대중국 석탄수출을 중지한데다가 중국 자체가 탄소제로 정책을 시행하면서 석탄생산을 계통적으로 줄여왔기 때문에 전력중단사태가 발생하였다. 중국은 석탄과 전력생산 부족으로 요소 생산이 어려워지고 자체 비료생산에까지 악영향을 주는 사태로 발전하자 요소 수출을 금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유럽은 천연가스 때문에 요소 문제가 불거졌다. 유럽은 천연가스 공급량이 부족하고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요소생산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유럽 최대 요소수 생산업체인 슬로바키아의 아그로퍼트그룹 소속 듀슬로는 채산성 악화 때문에 이미 지난달부터 요소수 생산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 SKW 피에스테리츠(Piesteritz)도 요소수 생산라인 가동을 중지했고, 이탈리아 요소수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는 야라 역시 4주간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유럽은 비료생산에서 더 심각하다. 유럽 최대 비료업체가 지난달부터 암모니아 생산량을 40% 감축하고, 미국 비료업체 CF 인더스트리스 역시 영국 내 공장 두 곳의 조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러한 사태는 내년 농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게 되고, 전세계적인 식량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식량발 인플레이션, 물가폭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요소생산을 자체적으로 많이 하는 유럽의 경우에도 천연가스가 문제가 되어 비료생산을 못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현상이 요소수로 먼저 터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디젤 화물차 330만 대 가운데 약 60%인 215만 대 정도가 요소수를 필수로 하는 SCR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차, 승용차 뿐만 아니라 디젤을 쓰고 산업기계, 건설기계, 버스, 구급차, 소방차 등에 연쇄효과를 미치면서 아예 물류대란이 올 위기가 심화되었다. 이 문제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내년도 비료부족으로 농사에도 영향을 줄 거라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요소문제는 전세계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문제는 요소수 하나 부족한 것이 한 나라의 물류대란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요소부족은 또 비료생산을 못해 농사에 치명적인 약영향을 준다.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런 문제가 왜 생기는 것일까?
바로 신자유주의 세계화 질서가 세워놓은 국제적 공급체인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반도체 부족사태도 마찬가지이다. 이 모든 사태는 그 전에서는 서로 촘촘하게 국제분업으로 연결된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볼 수 없던 현상이다. 그런데 이 국제공급망이 매우 치명적인 방식으로 붕괴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세운 국제분업과 국제공급망 체계가 이렇게까지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촘촘하게 연결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19가 여기에 치명타를 가했다.
지금은 공급망 부족에다 물류시스템까지 붕괴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에는 하역을 기다리는 선박이 100척이나 바다에 둥둥 떠 있다. 이런 대기시간 때문에 공중에 뜨는 물량이 한진해운 3개사가 사라지는 것과 맞먹는 물량이다.
지금 세계경제질서는 코로나19로 일격을 맞으면서 공급망과 물류망이 다 붕괴되고 있다. 이것은 세계인의 산업과 농사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요소수 대란과 같은 심각한 사태를 야기하고 있다. 가히 세계경제질서의 격변기라 할 만하다.
2. 중미대결과 디지털, 녹색성장이 공급망 붕괴 더욱 가속화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공급망, 물류망의 붕괴사태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첫째 원인은 중미대결 때문입니다.
미국은 자신이 전세계에 신유주의 세계화 질서를 세워놓고서는, 이제와서 자국 국산화 중심, 동맹 중심의 공급망, 물류망으로 재구성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공급망, 물류망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미국은 중국을 배제하려고 한다. 당연히 이 중미간 공급망, 물류망 재편과정에서 심각한 공급부족, 물류대란 사태가 야기되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앞으로 진행되는 공급망 붕괴의 주범은 미국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은 반도체를 핵심으로 공급망을 다시 짜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한 혼란이 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과 같은 수출중심국가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원인은 디지털, 녹색성장 자체이다.
이른 바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시대의 성장동력은 디지털과 녹색성장에 있다는 것이 기본방향이다. 그런데 이 디지털, 녹생성장이 공급망 부족사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경제의 핵심은 반도체인데, 지금 차량용 반도체가 심각하다. 단순히 대만 TSMC나 한국의 삼성이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주로 동남아에서 생산을 많이 하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지금 생산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디지털, 친환경산업에는 많은 희귀금속들이 필요하다. 리튬, 마그네슘, 티타늄, 텅스텐, 인듐 등등. 마그네슘은 가볍고 단단한 특성으로 자동차, 스마트폰, 배터리 등의 소재로 많이 쓰인다. 특히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합금 생산을 위한 필수 원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마그네슘 7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인듐은 LCD 화질을 개선하는데 필수 금속이고, 전기차 모터에는 반드시 희토류가 들어가야 한다. 코발트 역시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하다. 앞으로 인류가 많이 만들어 쓰고자 하는 디지털 제품, 풍력터빈 등 친환경에너지제품에 이런 희귀금속들이 다 들어간다. 그런데 이 희귀금속들의 매장량, 생산략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밧데리를 두 종류 사용하겠다고 한다. 하나는 3원계 밧데리, 즉 니켈-코발트-망간이 다 들어가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산철 배터리다. 당연히 3원계 밧데리가 연비가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인산철 밧데리를 쓰는 이유는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때,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의 수요가 따라가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철은 매장량이 풍부한 금속이다. 때문에 테슬라는 인산철 밧데리를 3원계 밧데리와 병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3. 전략물자 확보의 3가지 방법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1∼9월 한국이 수입한 품목 1만 2586개 중 3941개(31.3%)가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80%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율이 80% 이상인 품목은 1850개, 미국은 503개, 일본은 438개이다. 의료기기 및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산화 텅스텐의 95%, 전자제품 경량화에 활용되는 네오디뮴 영구자석 86%,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 84%가 중국에서 수입해야 한다. 미국에는 수입 액화석유가스(LPG) 연료의 93%를 의존한다. 일본에는 여전히 핵심 소재, 부품, 장비를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마그네슘 가격은 7월 중순 t당 1만9000위안(약 352만원)에서 두 달만인 9월 기준 7만위안(약 1297만원)으로 폭등했다. 마그네슘만 놓고 보면 70년대 오일쇼크와 같은 상황이다. 어쩌면 돈을 주고도 못 살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그럼 대한민국의 경우 앞으로 이러한 전략물자를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
첫 번째 주장은 차이나 리스크를 극복하고, 수입을 다변화하자는 주장이다. 일면 타당한 주장이다. 그러나 수입다변화로 다 해결할 수 있을까? 이번에 문제가 된 요소 같은 경우, 전체 수입량의 97.6%를 중국에 의존했기 때문에 중국이 수출을 금지하면서 요소수 대란이 터졌다. 그렇다면, 주요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카타르, 인도네시아, 일본, 러시아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나라도 수출금지를 내린 상태라는 점이다. 그럼 수입다변화는 하나마나하고 외교력과 비용만 낭비한 결과가 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앞으로는 과거 석유처럼, 요소, 희귀금속 등의 원자재들이 무기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세계경제는 모든 나라가 자국의 필요에 따라 전략물자 수출을 금지하고, 가격을 급격하게 올릴 가능성이 높은 시대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수입다변화 정도를 넘어서는 계획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전략물자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제가 생긴다. 국산화가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요소 같은 것은 다시 국내에서 생산하면 된다. 물론 요소 자체를 수입해야 하지만, 요소수는 2011년부터 중단된 국내생산을 재개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텅스텐도 마찬가지이다. 세계수요의 20%까지 담당했던 한국의 텅스텐 생산은 93년에 폐광하고,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시 주석광산을 재개하면 된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사실 중국산이 싸기 때문에 채산성이 문제가 되어 요소수 생산도 중단한 것이고, 텅스텐 광산도 폐광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국제분업체계 속에서 가성비를 주로 따지며 비용절감을 극대화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전략물자에 관해서는 비용문제로만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 자본주의적 계산 방식, 신자유주의 세계화 논리로만 보면 비용문제가 중요하지만, 결국 나라의 경제전략은 와해되는 문제를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국가들이 전략물자는 무기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세 번째는 북과 손을 잡는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매우 강력한 대안이 있다. 바로 통일경제.
북은 세계 자원의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거의 모든 종류의 광물이 매장되어 있다. 게다가 그 양과 질 면에서도 손꼽힌다. 따라서 남과 북이 원자재 자립을 실현하는 방향에서 협력한다면 작금의 세계경제의 급격한 변화에 매우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요소의 경우 북은 이미 석탄 가스화 공정에 의한 비료생산을 정상화하고 있다. 이것을 주체비료라고 부른다. 이미 북은 요소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료가 되는 석탄은 약 205억 톤으로 무궁무진하다.
마그네슘 역시 4억5천만 톤으로 전세계 매장량의 19.6%를 차지하며, 중국 매장량 4억 톤보다도 많다. 희토류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발표한 최대추정치가 2000만~ 4800만t가량인데, 이것은 세계 최대매장량이다. 그 질 역시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소수 사태를 놓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어느 대선후보도 이 문제를 딱 찍어서 대안을 제시하는 후보가 없다. 남과 북이 힘을 합쳐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전략물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통일경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자립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국제분업에 의한 성장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세계교역자체가 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간산업, 전략물자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제질서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화의 시대가 저물고 탈세계화, 자주화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부합되는 경제전략이 바로 자립적 통일경제전략이다.
자립경제 모델의 또 하나의 장점은 매우 친환경적인 경제로 갈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이다.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과잉공급, 환경파괴의 주범이다. 앞으로 4차산업혁명, 녹색성장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시장경제, 자본주의적 원리에 입각해 있는 한, 새로운 형태의 자본의 이윤추구 수단에 불과하고, 국제적인 부익부빈익빈을 야기하는 또 다른 도구일 뿐이다. 반면 자립경제 모델은 자체의 수요발전에 맞게 공급을 따라 붙이는 경제체제이기 때문에 친환경, 지속가능한 경제발전 모델에 가장 부합한다. 요소수 사태를 겪고서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면, 이번 기회에 시대적 추세와 흐름에 맞게 한국경제를 자립적 통일경제로 재구성하는 새로운 담론을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윤석열-이재명 격차 10%포인트 넘는 건
모두 ARS 조사, 전화면접 조사는 격차 줄어
입맛 맞는 데이터로만 판세 보면 오판할 것
대장동, 단순히 스쳐지나가는 이슈 아니다
20대 남자 75%가 국민의힘 지지는 ’허수’
아직 판단 보류한 20대가 절반 이상일 것
젠더 이슈로 20대 표 잡겠다는 것은 잘못
’인서울’ 아닌 지방 20대를 정치로 불러내야
‘상대 떨어뜨리는 게 목적’인 대선은 불행
어떤 미래 꿈꿀지 유권자에게 보여줘야
포지티브한 비전 내놓는 후보가 이길 것
천관율 <얼룩소> 에디터(왼쪽)와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이 9일 저녁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박찬수 대기자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박찬수 대기자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전문위원인 정한울 박사와 미디어플랫폼 <얼룩소>의 천관율 에디터는 폭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치 분석을 하는 공동 작업을 오래 전부터 계속해 왔다. 2019년에 두 사람이 함께 펴낸 <20대 남자>는, 20대 남성이 유독 ‘반민주당 성향’을 갖고 젠더 이슈에 민감한 이유를 방대한 웹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분석한 책이다. 두 사람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뒤엔 유권자의 투표성향 변화를 담은 리포트를 <시사인(IN)>에 여러 차례 연재한 바 있다. <한겨레>가 두 사람을 만난 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확정을 계기로 본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는데, 뜨거운 열기와 기대감보다는 강렬한 반감과 증오가 느껴지는 이번 대선을 한번 분석해보기 위해서다. 수많은 데이터를 옆에 끼고 사는 두 사람은 20대 대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정한울) “이전 선거하고 다른 특징을 후보 차원에서 보자면 양쪽 모두 비주류가 최종 후보로 결정된 건 처음 있는 일 아닌가 싶어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모두 당의 주류 출신이 아니니까, 과거에 보면 가령 2002년 노무현 후보도 비주류였죠, 그런데 그때 이회창 후보는 당의 주류였거든요. 이번엔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 모두 당에선 비주류라고 할 수 있죠, 윤 후보는 정치 경험도 전무하구요. 그게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거 같고, 두 번째는 여야 모두 굉장히 강성으로 비치는 후보들의 대결이다, 이른바 스트롱맨의 대결, 이게 포퓰리즘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거 같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라서 포퓰리즘이 확산되기는 어렵다고 보거든요.
여론조사 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든 상황이죠, 그러니까 여론조사 문항을 짜기 힘들고 가설을 세우기 힘든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무슨 얘기냐면, 어떤 현상이 생기면 데이터로 검증은 안됐더라도 이래서 이런 거 같다 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걸 갖고서 설문 문항도 만드는 건데, 지금은 그런 게 매우 힘들죠. 가령 지난번 더불어민주당 3차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아주 큰 격차로 패한 현상이라든지, 20~30대 남성층에서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급격히 올라간 이유라든지, 이런 건 유권자 차원에서 뭔가 변동이 있는 건데 저희(여론조사 전문가)가 못 잡아내는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감도 잘 잡지 못하고 있으니까 곤혹스럽죠.“
(천관율) “저도 정 박사님 얘기처럼, 양쪽에서 비주류 후보들이 모두 선출됐다는 게 1987년 이후에 가장 기록할 만한 지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경쟁을 해왔는데, 유권자들이 양쪽 다 신뢰를 거둬들이고 있는 단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걸 진보정당이 흡수하지도 못하고 있구요. (윤석열 후보 선출로) 탄핵 이후 이제 국민의힘을 ‘집권할 수 있는 세력’이라고 사람들이 신뢰한다는 뜻은 아니구요, 노무현 대통령 비극 이후에 민주당에도 기회를 줘봤는데 만족스럽지 못하네, 그러니까 두 정당의 주류세력들에게 우리 시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번 대선엔 ‘열광’이 보이질 않아요. ‘앞으로 5년간 이 후보가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이다’라는 기대와 열광을 잘 느끼지 못하는 거고, 그보다는 상대편을 떨어뜨리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강한 네거티브가 압도하는 그런 선거가 아닌가 싶어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확정 뒤 윤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선다는 여론조사들이 나왔습니다. 컨벤션 효과가 나타난 걸로 봐야 할까요?
(정한울) “저는 윤석열 후보 역시 컨벤션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보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대선 여론조사의 특징은, 굉장히 상반된 데이터들이 나오는데, 예를 들면 전화면접 조사와 자동응답전화(ARS) 조사 결과하고 편차가 상당히 큽니다. 윤석열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앞섰다는 조사는 모두 자동응답전화 조사거든요. 전화면접은 그렇게 차이가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 점에서 윤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받은 건 맞지만 그렇게 크진 않다고 저는 봅니다. 지금 지지율 역전 현상은 윤석열 후보의 상승이라기보다는 이재명 후보의 정체 또는 하락에서 온 측면이 큽니다. 국민의힘 경선을 거치면서 어쨌든 뚜렷했던 흐름은, 윤석열·이재명 후보가 같이 하락하고 홍준표 후보가 상승하는 것이었거든요. 어떤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2030 젊은층이 홍준표 후보에게서 대거 윤 후보로 이동했다는 데이터도 있던데, 다른 여론조사에선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입맛에 맞는 한두개 여론조사를 갖고 판세를 보면 큰 오판을 할 수도 있다라고 저는 느낍니다.”
(천관율) “아직 본 게임이 시작도 안 했는데, 5년 전 대선에서 실시한 전체 여론조사 숫자보다 지금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숫자가 훨씬 많다라는 보도를 본 적이 있어요. 취사선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입맛대로 해석을 하고 있는 상황인 거 같습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전문위원.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윤석열 후보는 그렇다 쳐도, 이재명 후보는 전당대회 직후에도 지지율이 올랐다는 여론조사는 거의 없었거든요. 이재명 후보는 왜 컨벤션 효과가 없었던 걸까요?
(정한울) “이재명 지사 지지율은 (전당대회 이후에) 정체 상태죠. 지금 윤석열 후보와 순위가 바뀐 게 윤 후보 지지율 상승보다는 이 후보 지지율의 정체 또는 하락 때문이라고 봅니다. 요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역시 경선 과정에서의 분열이 온전히 추스러지지 못했다는 게 있을 거구요, 두번째는 대장동 이슈가 컸다고 봅니다. 아는 사람은 알고 있었겠지만 한국사회에서 부동산 개발로 저렇게 엄청난 돈을 챙길 수도 있는 거구나 하고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은 거죠. 이게 공정이라든가 박탈감을 자극해 분노를 촉발한 거구요. 여론조사기관들이 대장동 이슈는 굉장히 직접적으로 설문 문항을 만듭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주장 중 어디에 더 동의하느냐 라구요, 진영 대결로 가면 차이가 크지 않아야 하는데 ‘특검 하자’는 국민의힘 주장에 찬성하는 응답이 60% 이상 나오거든요, 이건 단순히 스쳐가는 이슈가 아니라는 뜻이죠.”
(천관율) “이재명 후보의 강점은 ‘성과’에 있었습니다. 기존의 여야 두 주요 정당은 더 이상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어쨌든 국민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내는 사람인 것 같다, 이런 이유로 그를 지지했던 이들이 대장동 이슈를 보면서는 좀 실망한 거 같아요. 이 후보 쪽은 다른 지자체에 비하면 사업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이 초과이익 환수를 했다고 비교우위를 말하지만, 몇몇 사람이 수백억~수천억원씩 챙기는 게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냐 하고 국민들은 반문하는 겁니다. 그 점에서 초기에 이 후보와 민주당이 대응을 좀 잘못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과거 대선을 돌아보면, 여당 후보는 현직 대통령을 완전히 배격해도 못 이기고, 이회창·정동영 후보가 그런 케이스죠, 또 현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해도 못 이깁니다. 이 딜레마를 넘는 게 여당 후보의 숙명인데, 그걸 가장 잘했던 건 박근혜 후보인 거 같아요. 분명히 정권 재창출이지만 사람들에겐 정권교체라는 인식을 준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경선 상처를 봉합하려 ‘원팀’을 강조하는 걸 이해할 수는 있는데, 그러다 보니 후보 한명만 바뀌고 선대위는 민주당의 그 얼굴 그대로 가는 모양새가 되어버렸거든요. 그러면 국민이 볼 때는 도대체 이재명 후보가 되면 뭐가 바뀌는 건가, 생각할 수 있죠. 그 딜레마에 빠져 있는 거 같아요. 문재인 정부의 가치와 핵심 정책은 이어받더라도 주도세력, 곧 ‘사람은 바뀌는 거다’라는 인식을 줘야 합니다. 아마 이 후보도 고민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얻는 압승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권교체 대 정권유지 여론의 격차가 2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불과 1년 반만에 민심이 이렇게 바뀐 근본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정한울) “지난해 총선 끝나고 천관율 에디터와 함께 총선 평가조사를 했거든요. 그때 이런 문항을 넣었습니다, ’안정과 개혁 중에서 앞으로 국정운영 중심을 어디에 두는 게 좋으냐’는 질문이었는데, 안정이 70% 정도 나오고 개혁이 30% 정도 나왔습니다. 제가 총선 직후 민주당 당선자 워크숍에서도 이 항목을 언급하며 이런 결과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민주당의 주된 정서는 ‘국민이 180석 만들어줬으니 한번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는 거였거든요. 180석은 자기 혁신을 못 하고 정권심판론만 말하는 야당에 대한 심판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에서 실패하고 검찰개혁을 하더라도 뭐 잘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러니 (국민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엄중한 경고를 보낸 거거든요, 이젠 ‘생활 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경고죠. 민생과 코로나에 집중하는 정부여당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계속 검찰개혁만 말하고 뭐 그것도 잘하는 것도 아니고 하니 여기에 부동산 이슈가 터지면서 민심이 변했다고 봅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는 단순히 값이 뛴 게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삶인데 그래서 안정적인 걸 원했는데, 이런 기대가 무너진 거죠. 그래서 저는 총선 민심에 대한 오판과 그 이후 부동산정책 실패, 검찰개혁에 너무 몰입한 것, 이런 것들의 결과가 아닌가 싶어요.”
(천관율)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30년 뒤에 역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부이고 달리 정의할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 조사해봐도 ‘박근혜 탄핵은 정당했다’는 응답이 70% 넘게 나오는데, 이건 흔들린 적이 없어요. 그런데 촛불정부의 속성이 무엇인가, 저는 속성상 연합정부라고 생각합니다. 연정이나 정당연합이 아니라,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다양한 이질적인 사람들의 연합에 기반한 정부라는 뜻이죠. 그런데 민주당 주류는 이걸 ‘촛불혁명 정부’로 해석하고 검찰 이슈 등 정치적 혁명 또는 개혁을 완수하자는 생각을 너무 강하게 가졌던 거 아닌가 싶어요. 거기서 민주당과 민심의 괴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게 아닐까, 그래도 국민들은 촛불정부니까, 내 손으로 세운 정부니까 두 번(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이나 미워도 다시 한번 지지했는데, 이제 더 이상은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분들이 많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어요.”
천관율 <얼룩소> 에디터.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두 분이 2019년에 이른바 ‘이대남’ 문제를 분석한 <20대 남자>란 책을 함께 펴냈습니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을 계기로 젊은 세대, 특히 20대 남자의 표심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책에서 지적한 대로 20대 남녀간 정치적 지향의 차이도 극명하게 갈립니다. 현 시점에서 20대, 특히 20대 남성의 정치 성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할까요?
(천관율) “20대가 유권자 수로는 50대와 60대 이상 노년층보다 적지만, 숫자 이상의 파급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의 움직임이 바로 미래니까, 그런 점에서 전체 세대에 주는 파급력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남녀의 정치 성향 격차는 기성세대에선 잘 안 나타나는데, 유독 20대와 30대 초반에서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기성세대는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가 진보-보수 성향하고 별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20대에선 페미니즘에 찬성하면 진보고, 반대하면 보수라는 성향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를 갖고 그 사람의 정치 성향을 예측할 수가 있는 거죠. 10대 후반도 마찬가지구요. 그러면 젠더 이슈를 갖고서 20대 남성 또는 20대 여성의 표를 잡겠다는 생각은 굉장히 공허할 수 있습니다. 한쪽이 플러스면 다른 한쪽에선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 테니까요. 이재명 후보가 ‘2030 남자들이 홍준표를 지지한 이유’라는 글을 공유했다고 하는데 그게 꼭 도움이 될까 싶어요, 그걸 보고 지지를 철회하는 20대 여자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오히려 저는 20대 문제를 젠더 이슈로 접근할 게 아니라 정치적 관심에서 소외된 20대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대남이나 공정, 능력주의는 사실 ‘인서울’(In-Seoul) 대학생들의 관심사입니다. 인서울 대학을 나온 숫자는 전체 20대의 10%도 안됩니다. 고졸이 30% 정도 될 거고, 또 청년들 사이에서 ‘지잡대'라고 자조적으로 불리는 지방 사립대학 출신이 더 많구요. 실제 노동시장에서 고졸과 지방 사립대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월 200만원 받고 10년 넘게 일해도 경력 쌓이는 건 없이 여러 직장을 전전해야 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고 대비할 수가 없는 젊은이들이죠. 이건 남녀 차이가 없어요. 그럼 정치란 게 이들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질 않아요, 왜냐하면 이들은 정치적 무관심층이고 투표장에도 잘 안 갈 것이고 그러니 정치인들 보기엔 (선거운동의) 가성비가 떨어지거든요. 어렵긴 하겠지만 이런 20대의 삶을 정치에서 다루고, 이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힘을 보여주는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정치 지형이 바뀌는 것이죠. 저는 지금 민주당은 도시 중산층 정당, 교육받은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잊힌 사람들’은 정치의 대상에서 빠져 있는 거죠.”
(정한울) “여론조사 하는 입장에서 좀 덧붙이자면, 여론을 정확히 읽어야 되는데 일부분만 보면 오판할 수가 있어요. 예전부터 2030은 민주당 지지층이었잖아요, 지난해 총선 때까지만 해도 20대의 민주당 지지가 30~40대보다 낮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더 충격을 받은 거죠, 20대 남자의 7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찍었다는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니까. 그런데 이건 (투표자를 대상으로 샘플링한) 출구조사일 뿐이구요, 실제로 20대 남자의 표심을 읽으려면 얼마가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전향’을 했느냐와 함께, 얼마나 투표를 유보하거나 기권했느냐를 좀더 종합적인 데이터를 갖고 판단해야 합니다. ‘20대 남자의 75%가 국민의힘 지지다, 대다수가 넘어갔다’라고만 볼 수는 없고, 제 개인적 예상으로는 20대 남자 중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전향’한 유권자는 절반이 안 될 거라고 봅니다. 오히려 (민주당 지지를 철회한 20대 남자 중) 절반 이상은 아예 투표를 안 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문재인 정부에 실망을 하고 민주당을 심판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지지할 수는 없는 20대 남자들이 아직 많은 거죠. 보수로 넘어간 사람과 함께 부동층으로 빠진 ‘탈동원층’을 함께 보면서, 20대 남자에 대한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대응도 달라져야 하는 거죠.”
천관율 <얼룩소> 에디터(왼쪽)와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흔히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을 합니다.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후보가 국민 선택을 받는다는 뜻이 아닐까 싶은데요,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한울) “저는 ‘시대정신’이라는 말이 너무 추상적이라서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웃음) 다만 시대정신이란 게 있다면, 그건 발견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좀 합니다. 후보가 만들어서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 이렇게 우리 사회가 한번 가보자고 했을 때, 아 그렇구나 라고 국민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어요. 많은 분들이 이번 대선을 감동 없는 선거라고 하시는데, 사실 그 감동이란 게 개인의 스토리보다는 사람들에게 어떤 거를 구체화해서 이런 길로 우리가, 우리 사회가 한번 가보자고 했을 때, 아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 감동도 생기고 열정도 생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역대 선거를 보면, 그랜드 디자인(Grand Design)을 제시해서 대선을 치렀던 건 노무현 후보가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노 후보는 지역구도가 한국정치를 가로막고 있다, 그러니까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거든요.”
(천관율) “이번 선거에 열광이 없다면, 그건 어떤 미래를 꿈꿀지를 (후보들이) 지지자와 유권자들에게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는 거죠. ‘윤석열 후보가 됐을 때 뭐가 좋아?’라고 물어보면 굉장히 답을 듣기 어렵잖아요. ‘정권교체가 되잖아’라는 답은 결국 상대방을 이기니까 좋다는 것 말고는 포지티브한 건 없는 거죠. 노무현 후보 얘길하셨는데, 그 뒤로는 모든 대선이 사실 네거티브 선거였죠. 내가 돼야 하는 이유보다는 ‘쟤가 되면 안된다’라고 말하는 선거죠. 이번 대선도 지금 상태로는 비슷하게 갈 거 같은데, 네거티브가 아니라 포지티브한 비전을 내놓는 후보가 이긴다, 그렇다면 그게 바로 시대정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플랫폼 종사자 법 국회 논의 관련 당사자 입장 설명 기자 간담회ⓒ민중의소리 정부가 올해 안으로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을 제정하려고 추진 중인 가운데, 대리운전기사·웹툰작가·배달기사·택시기사 등 당사자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해당 법안이 자칫 사용자의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웹툰작가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등은 11일 민주노총 12층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안 된다”며 정부·여당이 해당 법을 제정하기 전에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올해 3월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배달, 운전 등 일감이나 고객을 받는 노동자를 ‘플랫폼 종사자’로 규정하면서 서면 계약 의무화 등으로 이들을 보호하는 방안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 취지는 고용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련법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지와는 다르게 오히려 플랫폼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법의 보호를 하향평준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배달기사·대리운전기사 등이 노조법상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있는 추세를 고려해 이 같은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등 기존 노동 관련법을 우선 적용토록 했지만, 이들은 플랫폼 노동자들의 지난한 투쟁을 유도하는 법안이라고 보고 있다. 노동자가 노동자성과 플랫폼 기업의 사용자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행정소송까지 너무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대부분 플랫폼 기업들이 취하는 입장이 뭐냐면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리운전기사의)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10여년 줄기차게 싸웠고, 지난 7월 17일 노조설립 신고 428일 만에 노조신고 필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는 사용자가 아니라며 교섭을 거부했다”라며 “노동위원회에서도 여러 차례 교섭을 해야 한다고 결정했지만, 카카오는 행정소송 등으로 시간 끌기를 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모으고 기업과 교섭할 수 있는 권리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플랫폼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도 현재 플랫폼 종사자들이 겪는 근본적인 문제는 사용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배달료(배달기사 인건비)는 실시간으로 바뀐다. 회사에 왜 이런 가격이 됐냐고 하면, 알고리즘이 정했다고 한다. 또 기업 기밀이라서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자세히)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라며 “그래서 라이더유니온은 알고리즘에 대한 정보 접근권과 협상권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안에서 이런 핵심적인 내용은 빠졌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일 통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에 이어 11일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경향 “갈 길 멀어” 한겨레 “시선 엇갈려”
경향신문은 윤석열 후보가 가는 곳곳마다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진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관련 기사 제목은 ‘영호남서 “국민통합” 외친 윤석열, 갈 길 먼 민심잡기“다. 경향신문은 “국민통합 의지를 보였지만, 방문지마다 지역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광주에서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5·18 단체는 ‘지극히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냈다”며 “호남 민심 수습과 외연 확장을 위해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후보의 이날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며 “오전 9시30분께 윤 후보가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에 입장할 때까지 지지자와 시민단체, 경호인력이 뒤엉켜 일순간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 12일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기사
동아 “외연 확장 시동” 조선 “국민 통합 뜻”
반면 보수성향 신문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통합 행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을 보였다. 동아일보는 ‘중도-진보 표심 잡기 나선 윤석열 “DJ-노 통합 정신 배우겠다”’ 기사를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을 사과한 데 이어 이날 하루 국민통합을 11차례 강조하며 외인 확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역시 ‘봉하마을 간 윤 “기득권과 싸운 노무현 정신 배우겠다”’ 기사를 통해 “윤 후보가 현 여권을 대표하는 두 전직 대통령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기득권 타파’와 ‘국민 통합’을 강조한 것”이라며 “이번 대선을 통해 진영으로 갈라진 국민 통합을 하겠다는 뜻을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곽상도 사퇴에 한겨레·경향만 사설
국회가 11일 본회의를 열어 무소속 곽상도 의원(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직안을 의결했다. 곽상도 의원 사직안은 총 투표수 252표 중 찬성 194표, 반대 41표, 기권 17표로 통과됐다. 곽상도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위로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아 논란이 되자,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12일 언론은 이 사안에 대한 집중도에 차이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4면 정치면 1단 기사로 ‘곽상도 사직안 가결 내년 3월 대선 때 재보선 5곳으로’ 기사를 내고 곽상도 의원 사직 소식을 전한 뒤 이후 재보선 지역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 수사 전망이나 향후 밝혀야 할 의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 12일 조선일보 기사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사설을 내고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의혹에 주목했다. 경향신문은 ‘의원직 잃은 곽상도, ‘하나은행 컨소시엄’ 의혹까지 밝히라’ 사설을 통해 “최근 검찰은 화천대유 측이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이 난항을 겪자, 곽 의원이 대주주 김만배씨 부탁을 받고 하나금융지주 쪽에 영향력을 행사해 사업 무산을 막아준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며 “50억 원이 실제로는 곽 의원에 대한 로비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곽 의원은 더 이상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지 말고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 검찰은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또 다른 법조계 커넥션을 파헤치는 데도 수사력을 집중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겨레 역시 ‘곽상도 ‘의원 사퇴안’ 가결, ‘50억 클럽’ 수사 속도 내야’ 사설을 내고 “‘사업 초기 성남의뜰 컨소시엄 구성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요청으로 하나금융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등의 의혹이 추가로 불거진 상황”이라며 “한 점의 미진함도 남지 않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12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무엇보다 사퇴안 처리를 계기로 지지부진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야 한다”며 “검경의 ‘대장동 수사’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민간사업자 간 유착 및 배임 의혹과, ‘50억 클럽’ 등 당시 유력 법조인들과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연루된 뇌물 수수 의혹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어느 한쪽도 대장동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해선 빼놓을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대검 전 대변인, 윤석열 장모 사건 대변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검 차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대변’을 한 사실을 영장에 적시했다.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의 구속영장에 권순정 전 대변인이 윤석열 전 총장 장모 사건 대응 문건을 보여주고 특정 기자에게 장모 변호인 입장이 담긴 문건을 카카오톡으로 보낸 사실을 한겨레가 확인했다. 권순정 전 대변인은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대변인을 맡았다.
▲ 12일 한겨레 기사
한겨레는 “당시 대검이 총장 장모 대응 문건을 작성한 것뿐 아니라 대변인이 나서 총장 장모 입장을 알렸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며 “법조계에서는 대검이 총장 장모 사건의 대응 문건을 만들고, 대변인이 총장 장모를 대변했다는 점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둘러싼 검찰 사유화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서도 이 문제를 다뤘다.
‘하청감찰’ 지적도
한겨레 보도처럼 권순정 대변인의 행적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났지만, 이 결과를 드러내기보다는 수사 ‘과정’에 문제를 지적한 경우도 있다. 일례로 중앙일보는 11일 온라인 기사를 통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도 “대검 감찰부가 최근 대변인 공용폰을 영장·참관 없이 압수·포렌식한 뒤 결과를 공수처에 넘겨준 것과 관련해 ‘하청 감찰’ 의혹이 짙어진 셈”이라고 했다. 공수처가 권순정 전 대변인의 핸드폰을 포렌식한 과정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당사자인 권순정 전 대변인 역시 입장을 내고 “대검 감찰부가 '하청감찰' 비판까지 감수하며 ‘영장 없는 대변인 휴대폰 압수, 몰래 포렌식’ 등 무리한 방식으로 진상조사를 진행한 후 편향되고 부정확한 조사 결과를 공수처에 제공해 관련 고발사건을 입건하도록 '입건사주'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반박했다.
앞서 대검찰청 감찰부가 전현직 대변인이 사용한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하고 당사자 없이 포렌식을 해 논란이 불거졌다. 감찰부가 포렌식한 뒤 공수처가 감찰부를 압수수색하면서 결과적으로 공수처에 넘겨준 셈이 돼 이른바 ‘하청’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이와 관련 ‘윤석열 먼지털기 총동원된 법무부 검찰 공수처’(문화일보) ‘[사설]하다하다 공수처 하청 감찰 의혹까지 받는 검찰’(경향신문) 등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기자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변인 핸드폰과 관련한 문제인 만큼 기자단이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조선일보는 ‘기자단 “언론자유 침해 해명하라”... 김오수와 50분간 충돌’ 기사를 내고 “대검 출입기자 중 다수는 취재, 소통 창구이면서 상호 신뢰 하에 민감한 내용이 오갈 수 있는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가 통째로 포렌식된 데 대해 ‘언론 취재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했다”고 전했다.
집회를 주최한 단체들은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이번 방한이 “군사적 정치적으로 한국을 꽁꽁 묶어두려는 것이며 그동안 떠들어대던 ‘대화와 외교’의 가면마저 던져버린 전쟁광의 행차”이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하고 전쟁 위기를 몰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한미일 3각 동맹 강화와 한국의 차기 정권을 길들이려는 의도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가 한국에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장희 국민주권연대 회원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하라는 내용으로 발언했다.
유장희 회원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어떠한 명분과 구실로도 가릴 수 없는 명백한 침략행위이자 범죄행위이다. 또한 대결정책을 고집하여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을 강화하는 악순환의 시작”이라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해 한국 정부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남북대화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계속해 유장희 회원은 “미국 정부는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하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더 나아가 동북아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한반도를 이용하지 말고 한국 정부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첨단무기 강매 중단하라는 내용으로 서울대진연 회원이 발언했다.
서울대진연 회원은 “우리나라는 미국산 첨단무기의 주된 판매처이다. 해마다 늘어가는 미국의 무기 강매 요구를 계속 들어주는 것은 우리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남북관계를 파괴하며 미국의 배만 불린다. 이러한 꼴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스스로 지키지 않은 자 그 누구도 지켜주지 않은 것처럼 우리는 미국 앞에 호구가 아닌 당당한 자주 대한민국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크린트브링크 차관보가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를 만나는 것을 미국이 대선에 개입하려는 것이라는 발언도 있었다.
안성현 대진연 회원은 “크린트브링크 차관보가 한국의 여야 후보와 만난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후보를 만난다는 미국에 가장 이득이 되는 후보를 판단하고 밀어주기 위한 것이다. 이는 명백히 대선개입이고 내정간섭이다. 미국은 대선개입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준성 서울주권연대 동북지회 운영위원장은 미국이 강요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반드시 폐기하자는 내용으로 발언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미국의 긴장고조, 내정간섭 규탄한다’, ‘한반도 긴장고조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하라’, ‘한미일 3각 동맹 강요를 규탄한다’, ‘미국은 첨단무기 강매 중단하라’, ‘미국은 대선 개입 시도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2019년, 노동개악 분쇄,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사회공공성 강화, 재벌체제 개혁!
∙2018년, 적폐청산, 노조 할 권리, 사회대개혁!
∙2017년,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지난 몇 년간 노동자대회에 걸린 주요 구호들은 이전 정부와 다르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2017년 문재인 정부 등장 이후, 기대했던 노조 할 권리를 비롯한 노동기본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해 ILO핵심협약 비준은 오히려 노조법 개정으로 기본권리를 역행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의 결과는 다시 말하기도 입이 아플 정도다. 급기야 노동자들은 ‘전태일 3법’을 만들어 10만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국회에 법안 통과를 요구했지만, 국회가 들어주기 만무했다.
지난 2년,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전 세계적으로 퍼진 감염병 속에서도 돈과 권력을 가진 기득권 세력은 경제적 부를 누렸다. 문재인 정부와 정치권은 민생지원엔 인색했고, 결국 가진 자와 노동자 서민들의 삶은 대비되며 불평등은 더욱 커졌다. 노동자대회가 내건 구호들이 정권교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한국사회 대전환, 즉 체제 교체의 필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스스로 법안을 발의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투쟁으로 불평등을 해소하고, 한국사회대전환을 이루겠다고 나섰고, 그것이 바로 10.20 총파업이었다.
▲ 10월 20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사거리 민주노총 총파업대회. [사진 : 뉴시스]
투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올해 전태일 열사 51주기 노동자대회의 구호는 “모든 노동자에게 일자리와 노동권을! 모든 민중에게 주거, 교육, 의료, 돌봄, 교통권을!” 그리고 ‘양경수 위원장 석방! 민주노총 탄압분쇄!’다.
열사 정신이 반영돼 있고, 시대정신이 반영돼 있다. 노동의 문제만이 아니라 민중들의 문제,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이 전면적으로 담겨 있다. 이는 한국사회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대전환을 일으키지 않으면 실현할 수 없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지금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현재의 살인적인 양극화와 불평등체제를 만들고 유지하고 지키고 있는 모든 기득권 보수지배세력에 맞서 싸우는 것뿐입니다.”
흔히들 ‘대전환’이라고 하면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팬데믹의 주기화, 구세계패권질서 해체 등을 이야기한다. 세상은 다른 질서와 체제로 변하고 있고 속도도 빠르다. 한국사회도 그 소용돌이에 있다.
대전환은 기존 노동자와 자본 사이에서 누가 이윤을 더 갖느냐의 문제가 아닌, 불평등한 구조와 사회체제를 바꾼다는 의미에서 ‘대전환’이라고 부른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대로 둔 채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이익을 더 나눠준다고 해도 불평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새로운 질서와 체제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 노동자와 민중을 위한 전환이어야 하는가, 자본과 기득권을 위한 전환이어야 하는가를 두고 치열한 투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10.20 총파업은 그 시작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첫 총파업투쟁, 즉 촛불항쟁 이후 또다시 민중이 거대한 투쟁을 일군 날이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촛불항쟁에 담긴 민중들의 요구를 팽개치고 역행한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을 향한 강력한 규탄의 목소리를 뿜어낸 날이며,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죽어나가는 재난 속에서도 자신들의 이익 추구한 자본가들과의 투쟁을 선포한 날이다.
노동자의 삶과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더이상 자본에 기대하거나 정치권에 위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평등사회로 가겠다는 첫 총파업이었다. 한마디로 노동자들이 사회대전환을 주도하겠다는 결심을 선포한 자리다.
촛불항쟁을 통해 정권교체를 했지만 촛불정부로부터 배신당한 민중들은, 평등사회를 누가 대신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기에, 앞으로의 정치도, 노동자의 삶도, 한국사회의 대변화도 직접 만들겠다는 결심을 높이는 중이다.
10.20 총파업은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에서 가장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해 20만 이상 조합원이 참가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조합원들의 절박함이 투쟁을 만들었고, 정부도, 국회도, 언론도, 대선후보들조차 외면해왔던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언론지면에, 세상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1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정부와 서울시의 탄압이 또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에 따라 여러 건의 집회신고를 냈지만 서울시는 ‘민주노총 집회는 안 된다’며 모든 신고에 불허로 답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을 구성하는 산별가맹조직이 신고한 집회마저 불허처리 하는 등 헌법이 정한 기본권을 지방정부의 고시로 막아서는 초법적, 위헌적 행정행위를 남발하고 있다”는 규탄의 목소리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코로나로 무너지는 서민의 삶을 버틸 수 있게 해줘야 할 정부가 오히려 민중의 절실한 목소리는 가로막고 탄압하면서 재벌에는 한없이 관대할 때, 그리고 대선정국에 빨려들 때, 이런 모습을 보면서 노동자들은 “보수기득권 체제를 그대로 두고서는 평등사회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확신한다. 이들과 맞서고 노동자가 사회대전환의 주체가 될 방법은 오로지 ‘투쟁’ 뿐이다.
대선판, 민중들이 주도한다
민주노총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평등 타파’, ‘노동중심 사회대전환’의 내용을 담은 대선 요구안을 토론 중이다. 13일 노동자대회에선 민주노총-진보정당 공동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 120시간 노동을 해야 한다’느니,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에서나 하는 것’이라느니 노동의 ‘ㄴ’자도 모르는 후보가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거대 양당 후보들만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사이 노동자들은 자신의 힘을 키우고 있다.
노동자 민중이 제기한 노동존중 세상, 불평등 타파 의제를 대선 후보들이 무시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 바로 자신의 힘을 키우고 투쟁으로 돌파하는 것이다. 대선후보들에게 노동중심, 불평등 타파에 전력을 다하라는 명령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1970년대나 지금이나, 열악한 현실을 노동자 손으로 바꿔야 한다는 전태일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다. 13일 전국노동자대회는 51년 전 새로운 노동의 시대를 열고자 했던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해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평등 시대를 열기 위해 투쟁하는 날이다. 그러나 그 투쟁 역시 끝이 아니다. 사회대전환을 향한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 8일,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해 제주에서 트랙터 행진을 시작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사진 : 전농] 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 이후 17일엔 전국농민대회가 열린다. 농민들은 ‘농민기본법 제정, 식량주권 실현, 공공농업 전환’ 등을 요구하며 8일 제주에서 농기구 트랙터 대행진을 시작했고 출하거부 투쟁에 나섰다. 코로나로 생존의 벼랑 끝에 선 빈민들도 12월 2일 빈민대회로 모인다. 그리고 이런 노동자 민중의 힘은 2022년 1월15일 ‘불평등체제 타파! 평등사회로 대전환을 위한 민중총궐기’ 투쟁으로 분출될 예정이다. 노동자 민중들의 힘으로 대선의 판을 바꾸는 투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정부, 요소·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 발표
오늘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
주유소에서만 판매…수입·판매자 신고해야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11일부터 요소수 판매처는 주유소로 한정된다. 차량용 요소수는 승용차 1대당 최대 10리터까지, 화물・승합차는 최대 30리터까지 구입할 수 있다. 요소수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은 매일 다음날 정오까지 재고량을 신고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의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제정해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요소수를 수입하고 판매하는 기업은 수입·사용·판매·재고량 등을 다음날 정오까지 신고해야 한다. 향후 두 달간의 예상 수입량도 신고 의무에 포함된다. 요소의 수입현황을 파악하고 수입된 요소가 바로 유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산업부와 환경부는 접수된 신고내역을 바탕으로 병목현상을 빚고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할 계획"이라며 "긴급하게 요소‧요소수를 공급해야 할 경우, 요소와 요소수의 공급 물량과 대상을 지정하는 조정명령을 정부가 발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국전세버스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요소수 대란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1.10 hwang@newspim.com
요소와 요소수의 수출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판매처도 주유소로 제한된다. 다만 판매처를 거치지 않고 건설현장, 대형운수업체 등과 직접 공급계약을 맺어 판매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차량 1대당 구매할 수 있는 요소수의 양도 제한된다. 승용차는 최대 10리터까지, 그 외 화물・승합차, 건설기계, 농기계 등은 최대 30리터까지 구매할 수 있다.
또 구매자는 구매한 차량용 요소수를 제3자에게 재판매할 수 없다. 다만 판매처에서 차량에 필요한 만큼 직접 주입하는 경우는 예외된다.
정부는 사업자들의 조정명령 이행을 돕기 위해 원자재, 인력, 운송, 신속통관 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추진한다. 물가안정법 제25조에 따라 긴급조치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과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이번 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를 통해 요소와 요소수가 시장에서 원활하게 유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요소수 수입・생산・판매업자들이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몰라서 불이행하는 사례가 없도록 홍보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5일 저녁 화상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중국이 오는 15일 첫 정상회담을 화상으로 갖기로 잠정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앞서 두 차례 전화 통화만 했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지난 10월 스위스 취리히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 정상의 화상 회담을 합의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다만 이번 회담으로 양국이 대립하는 대만이나 신장, 홍콩 등 문제와 관련된 뚜렷한 돌파구가 도출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역 마찰 등 해결을 위한 일종의 프레임워크가 제시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미국과 중국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셰전화 중국 기후 특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중은 파리협정과 현재 노력 사이에 차이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향후 기후 대응을 공동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인류가 마주한 공통의 위기로 미래세대의 행복과 관련 되며 미중의 간극보다는 합의 지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특사는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해서는 두 국가의 협력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미중 양국이 메탄 배출량을 감소해 나가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케리 특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도 향후 기후 위기 대응과 관련한 공동 노력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주석이 다음 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AP=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5월 23일 봉하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극단적 선택을 통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 그 뒤를 이어 제17대 대통령을 지낸 이명박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으로 2018년 3월 22일 구속되어 징역 17년, 벌금 130억에 추징금 57억 8천여 만 원의 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그 다음 대통령이었던 박근혜는 탄핵 파면 후 징역 22년, 벌금 180억, 추징금 35억 원을 선고 받고 오히려 이명박보다 한 해 일찍 수감 되어 긴 형기의 초반부를 보내는 중이다. 적용된 혐의만 스무 가지가 넘는다.
이들 각각의 사건들의 자세한 내용은 접어둔다고 해도, 이 세 대통령들의 기구하고 비참한 말로만 본다면 대한민국은 실로 정치·사회적인 충격이 끊이지 않는 사회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 충격이란 것들이 단순하게 별개의 사건들로만 머물지 않는다. 끊임없이 유권자들의 기억 속에서 반복되며 인식을 구성한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모든 정권마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회적 신뢰의 붕괴, 공직자들의 윤리적 파산을 수반하는 정치·사회적 충격들이 유권자들을 사실상 학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권자 학대
아니 난데없이 학대라니. 하지만 학대가 별것인가. 사람이나 그 밖의 존재를 가혹한 상태로 괴롭히거나 악용(abuse)하는 것이다. 그리고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반복되는 학대는 트라우마(trauma)를 형성한다. 또 이 트라우마들은 결국 피해자(유권자)의 인격을 폭력적 성향(편향적·극단적 지지자들)이나 부정적 성향(정치 무관심·정치혐오)으로 이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본인의 직접적인 부정부패는 없었지만 검찰의 과도한 창피주기 식 과잉수사가 계속되는 중 유명을 달리해 검찰과 보수 정권에 대한 강한 적대감이 형성되는 방식으로 트라우마가 작용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경우 권력자가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부정부패들을 자신의 의지로 저질러 그 부정부패들이 낱낱이 까발려지는 광경을 목도하게 함으로 그들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던 유권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아직 임기 중인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재앙적 규모의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불러왔음에도 고위 공직자들은 부동산 내로남불의 작태를 보였고 급기야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까지 드러나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정경심 교수의 자녀 입시 문제 또한 사실 여부를 떠나 상당수 청년 유권자에게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받았던 특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와중에 지난 10월 10일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먼저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고 11월 5일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각각 선출되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한국의 정치지형 상 큰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 두 후보 중 하나가 대한민국의 20대 대통령이 될 모양이다. 그런데 두 후보 모두 대통령 후보 출마와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과 연루된 사건들의 면면이 처참해 유권자들이 벌써부터 맞닥뜨리는 충격이 작지 않다.
두 후보가 준 충격
이재명 후보의 경우에는 특정 개인들에게 상식 밖의 막대한 개발이익이 돌아간 성남판교 대장동 개발사업을 경찰과 검찰이 공동으로 수사하고 있다. 당시 이재명 후보가 최종 책임자인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만큼 사건의 연루 및 책임 의혹도 현재 진행형이다. 앞서 말했듯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으로 유권자들의 인내심이 더 떨어질 나락이 없는 상황에서 터진 천문학적 규모의 부동산 개발이익 관련 비리 사건이기 때문에 이 후보의 책임의 경중을 떠나 유권자들이 받은 충격을 수습하기는 쉽지 않다.
정권교체를 외치는 윤석열 후보는 출마 초기부터 부인 김건희의 논문 표절과 장모가 불법 요양병원 설립으로 3년 형을 받고 법정구속 되는 등 친인척 관련 문제들이 불거지며 자질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더해 검찰총장 시절 2020 총선을 앞두고 최측근인 손준성 검사가 같은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여권과 진보진영 인사들 11명의 고발장을 전달한 것이 제보와 언론 보도로 드러나 고발사주 의혹으로 공수처에서 수사 중이다.
또한 스타트업 기업 노동자에 대한 120시간 노동 허용 발언, 페미니즘 저출산 원인 발언, 광주 학살 주범인 전두환이 쿠데타와 5.18만 제외하면 정치를 잘했다며 미화하는 둥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실언이 이어졌다. 정치인으로서 상식과 안정적인 태도가 결여되었음에도 대선 후보로 선출된 상태다.
두 후보의 면면과 처한 상황이 이러니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불안한 대선은 처음일 것이다. 더군다나 유권자들은 지난 두 대통령 이명박과 박근혜에게 대선 후보 시기 제기된 대부분 의혹들이 결국 사실로 드러나 몰락하는 것을 불과 몇 해 전 직접 목도 했다.
가혹한 딜레마, 그럼에도
그럼에도 양측 적극적 지지자들을 제외한 대부분 유권자들이 이 두 후보들 중 한 명을 사표방지라는 명목으로 선택해야 부담은 가혹한 딜레마다.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그 오래된 경구. 유권자들은 지금 그 경구에 저주를 퍼붓고 있는 중이다. 응당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역대 최저가 될 우려가 짙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확하게 20년 전 한 연설에서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쟁취하는 역사가 이뤄져야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 할 수 있고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포효했다. 그런데 이제 정의는 무엇이고 불의는 무엇인지 혼탁하기만 하다. 이 혼탁함이 걷히기 위해서는 후보들도 지금까지와 다른 자세로 앞의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대선에 동참 할 수 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선은 참여정부 때 태어난 시민들이 치르게 되는 첫 대선이다. 부디 지금의 혼탁함이 남은 대선 기간 동안 말끔히 걷히기를 바라며 동료 유권자 시민들의 건투를 빈다.
한반도 보건의료협력 플랫폼 출범식이 열린 10일 이인영 통일부장관,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 송하진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제롬 킴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김영훈 고려대안암병원 의료원장, 이준모 킨선월드와이드 대표, 이기범 북민협 회장이 '한반도 보건의료협력에 관한 공동선언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반도 보건위기를 공동의 위기로 받아들이고 이에 함께 대응하고 협력하는 기반을 구축하자는 취지의 '한반도 보건의료협력 플랫폼'이 10일 출범했다.
통일부는 10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국제기구, 민간단체, 보건의료 분야 직능단체 등이 참여한 '한반도 보건의료협력 플랫폼'(이하 플랫폼) 출범식을 진행했다.
출범식에 이어 △한반도 보건의료협력 추진방향 △지속가능한 한반도 보건의료협력 플랫폼 구축 방안에 대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우리는 세계적인 보건위기 상황에서 한반도 주민 모두의 생명을 보호하고,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협력이 정치·안보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되는 것이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고 평가한다."
플랫폼은 이날 발표한 공동선언문 서문에서 한반도 보건위기에 대해 남북이 협력해 공동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출범 취지를 밝혔다.
△한반도 생명·안전 공동체 형성 △개방된 공동체이자 집단지성의 장 △남북의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을 위한 지지 및 국제사회와 협력 추구 △글로벌 보건이슈에 대해 한반도 차원의 공동대응 및 포괄적 협력 통한 건강한 한반도 추구 △플랫폼 참여자들의 개별적 지향 존중과 공동의 목표에 대한 협력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발전시키기 위해 매년 1회 정례회의 개최 등 플랫폼의 목표와 방향, 운영원칙 등에 대한 6개항을 발표했다.
이인영 통일부장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개회사에서 플랫폼은 △우리가 열어갈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그 새로운 가능성의 토대가 될 또 하나의 '상생과 공존'의 플랫폼 △한반도 전체를 시야에 두고 남북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설계해 나가겠다는 우리의 다짐이자 실천의지 △한반도 보건의료 분야에서 이에 관한 모든 의제를 상시적으로 논의하고 조율할 수 있는 통합적인 협의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북한 또한 지금 당장 인도적 협력에 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와 상황이 있겠지만, 보건의료 협력의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세계가 코로나로부터 회복되어 가고, 멈춰선 한반도 평화 또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이때에, 남북 주민 모두의 생명을 지키고 한반도와 민족의 미래를 여는 이 길에서부터 남북이 함께 마주 앉아 허심탄회한 대화와 협의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최근 유럽 순방 등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제재와도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인도적 협력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중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미국 또한 제재이행을 강조하면서도 인도적 협력만큼은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고, 실제 한미간 공동의 인도적 협력방안을 협의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하진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은 플랫폼 출범에 맞춰 한반도 보건의료협력 활성화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축사에서 한반도 보건의료협력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인도적 지원에 과감히 나서고 이에 수반되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피해야 하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관찰시스템을 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제기구 대표들은 영상으로 특별메시지를 보내왔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는 이에 대한 협력적 대응의 중요성, 그리고 보건은 평화와 안보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이라는 사실을 잘 알려주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에 미국과 소련이 천연두 예방에 협력했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날 출범한 플랫폼이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건강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제 마노엘 바호주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의장은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는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세계 20여개국 정상의 '팬데믹 조약' 공동기고문의 경고를 되새기고는 한국이 가난한 나라를 위한 백신공여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나라인만큼 플랫폼에서도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했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어진 토론회에서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한반도 보건의료협력 추진방향' 주제의 기조발표를 통해 "남북이 인도적 지원의 틀에서 벗어나 경쟁력있는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교류협력으로 전환하여 상생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의 질 높은 의료인력과 풍부한 임상경험을 토대로 남북이 협력해 새로운 지식재산권을 창조하고 보건의료 현대화를 실현함으로써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남북 보건의료 연구개발 우선 순위 과제로 △결핵 △기생충 △B형간염 △인수공통 감염병 △모자보건 부문 △식품과 영양 △만성질환 △천연물 신약 △구강 △간호 △보건정책 등 12개 분야 22가지의 핵심 과제를 선정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중 결핵, 관절염에 적용할 수 있는 천연물 신약 개발과 기생충 감염 진단법 등은 오랜 임상경험을 갖고 있는 북과 협력하면 기간을 단축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북의 보건의료체계가 전국민 무상의료체계와 예방치료 중시, 호담당의사제를 주축으로 광역도시와 지방도시에 각각 4차 의료전달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고 의료인력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북간 인수공통감염병의 전파위험이 상존하고 질병패턴도 다르기 때문에 예방과 조절을 위한 남북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는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먼저, 가내축산이 만연한 북에서 조류독감이 계속 발생하던 중 최근 독감이 확산되는 추이로 보아 사람과 동물간에 병원체를 공유하는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
주요 가축전염병에 대한 사전 예방 체계와 모니터링이 전무한 가운데 신종 변이 감염병 병원체 출현 가능성도 있으니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 개발 등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북의 경우 결핵, 장티푸스, 류마티스열 등 세균성 질환이 흔한 상황인데 비해 남쪽은 독감 인플루엔자, 라이노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성 질환이 유행하는 등 질병패턴이 달라서 한꺼번에 섞이게 되면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경을 넘는 감염병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남북 통합과 주민 통합에 대비해 질병과 진단,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의료역량 강화 협력은 물론이고 의료시설 현대화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분단되어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한반도의 남과 북 밖에 없는데, 보건위기의 시대에 건강이 보장되지 않은 통합은 서로에게 이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플랫폼 출범뒤에 남은 핵심적인 과제는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이 개방된 장에 북측이 언제 어떻게 들어오도록 하느냐인 것으로 보인다.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방문을 항의하는 시민들이 충혼탑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전두환 옹호' 망언과 '개 사과'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지만 분노한 민심만 확인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진정성 있게 사과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윤 후보의 사과는 맹탕이었고, 광주 시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릎 사과도, 전두환 비석 밟기도 없었다. 결국 윤 후보의 광주 방문은 "일방통행 사과", "보여주기식 사과"라는 뒷말만 남긴 채 끝이 났다.
오월어머니 반발에 가로막힌 윤석열
원론적인 사과문만 읽고 발길 돌려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방문을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막혀 참배단까지 가지 못한 채 도중에 멈춰 서 참배한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비를 많이 맞긴 했다.ⓒ뉴시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광주 북구에 있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현장은 윤 후보가 도착하기 한참 전인 오전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오월어머니들과 시민들이 윤 후보의 참배를 막기 위해 속속 모여들면서다. 이들은 윤 후보가 오월 영령에게 참배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해 왔지만 윤 후보 측은 묵묵부답이었다.
오월어머니들과 시민들은 장대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우비를 입고 참배탑에 저지선을 만들었고, 경찰은 5.18민주묘지 출입구에서부터 촘촘히 스크럼을 짜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윤 후보가 도착한 뒤 현장은 더욱 아수라장이 됐다. 윤 후보의 방문에 반발하는 이들과 윤 후보의 지지자, 경찰이 한 곳에 모여 뒤엉켰고 한 발짝도 떼기 힘든 상황이었다. 두 세 걸음 가다가 멈춰서기를 반복한 끝에 참배탑 앞까지 다다랐으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윤 후보는 그 자리에 멈춰서 참배를 시작했다.
이후 윤 후보는 '사과문'을 꺼내 낭독했다. 윤 후보의 목소리는 오월어머니들과 시민들에게까지 가닿지 않았지만 윤 후보는 그저 준비한 대로 사과문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발언"이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렸다.
윤 후보는 "저는 40여 년 전 5월, 광주 시민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5월 단체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에 대한 조건으로 언급했었던 내용도 모두 빠져 있었다. 전두환 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물론, 5.18 정신을 헌법에 담아내겠다는 의지 표명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약속도 없었다.
짤막한 사과문을 읽은 뒤, 윤 후보는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광주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저분들의 마음을 제가 십분 이해한다"며 "우리가 5월 영령에 분향도 하고 참배도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협조해주셔서, 제가 분향은 못 했지만 사과드리고 참배할 수 있었던 것이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5.18 정신이라는 건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이고, 또 우리 헌법 가치를 지킨 정신이기 때문에 당연히 헌법이 개정될 때 반드시 올라가야 된다고 늘 전부터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여전히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주장이 반복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윤 후보는 "물론 거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표현의 자유 문제도 나오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5.18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기 때문에 그 본질을 왜곡하는 것은 비난받아야 마땅하고 허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5.18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역사에 대한 어떤 평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본질을 허위 사실과 날조로써 왜곡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말뿐인 사과'에 분노 여론은 여전
5월 단체들 "지극히 실망, 사과 왜 하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 2021.11.10.ⓒ사진 = 뉴시스
윤 후보는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기 전, 전라남도 화순군에 위치한 고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를 방문해 유족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홍남순 변호사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이 학살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이에 항의하는 행진에 나섰다가 옥고를 치렀다. 이후에도 5.18구속자협의회장을 맡으면서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에 앞장선 인권변호사다.
차담회에는 홍 변호사 차남인 홍기훈 전 의원과 5남 홍영욱 씨, 종친회 인사들이 참석했다. 홍 전 의원은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과 열린우리당, 국민의당, 민주평화당 등을 차례로 거친 정치인이다.
차담회는 예상외로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같은 날 '홍남순변호사기념사업회'에서 "고인의 시대정신과 숭고한 유훈을 정략적 정치 행보로 더럽히지 말라"고 경고한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차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역대 대통령 후보 중 윤 후보가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했다며 "영광"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일부 참석자는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윤 후보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니 힘을 받으시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후 윤 후보는 광주로 이동해 5.18자유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계엄군에 맞선 시민들이 붙잡혀 와 고문과 탄압을 받았던 옛 상무대 영창을 재현한 곳이다. 홍남순 변호사 생가와 5.18자유공원을 방문하는 일정에서는 윤 후보의 지지자 수십 명이 모여 윤 후보를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
윤 후보가 직접 광주를 찾아 사과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윤 후보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여전한 상황이다.
당장 5.18민주유공자유족회·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5.18구속부상자회 등 5월 단체들과 5.18 기념재단은 윤 후보의 광주 방문에 대해 "지극히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들은 "도대체 사과를 왜 하는지 의심스럽다. 사과를 받아야 할 5.18과 시민들은 참으로 어이가 없다"며 "윤석열 후보의 사과 행보는 분노를 넘어 '사과를 받든지 말든지 나는 나의 일정대로 갈 뿐'이라는 오만함마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은 "하지만 일말의 기대는 놓치지 않겠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며 "우리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구체적 공약을 예의주시하겠다. 사과의 마음이 어떻게 공약과 정책으로 구체화 되는지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의 사과문은 맹탕뿐"이라며 "전두환 정치에 대한 반성 없는 광주 방문은 결국 보여주기식 정치쇼였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윤 후보의 광주 방문 사과는 '억지 사과', '일방통행 사과'에 불과했다"며 "사과받을 사람을 향한 사과가 아닌 벽보고 사과문만 읽고 퉁 치려는 일방적 사과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양키 쌀국년놈들이 신식민지 지배76년째인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노골적으로 저의 나라에 이득이 갈만한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공작을 펼치고 있는게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어리석은 우리 민중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수많은 미국 간첩을 세계 각국에 침투시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에는 미국 간첩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대미예속성이 골수까지 파고든 한국 사회에서는 미국 간첩을 간첩이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간첩이 오직 ‘북한 간첩’밖에 없다는 허위선전에 철저히 세뇌되었으므로, 미국 간첩을 간첩으로 부르지 않는다. 미국 간첩에 대해서만 그런 게 아니라, 한국에 미국 간첩보다 더 많이 침투한 일본 간첩도 간첩으로 부르지 않는다.
한국에 침투한 미국 간첩들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으로 등록된 백색간첩들과 지사 및 상사의 직원, 유학생, 대학교수 등으로 위장한 흑색간첩으로 분류된다. 거기에 더하여, 미국 중앙정보국은 서울 대방동에 ‘902정보대’라는 명칭의 방대한 간첩조직을 설립해놓고 운영한다. 1990년대에 북에 침투하여 간첩으로 활동했던 박채서의 체험담을 인용한 2018년 8월 15일 <시사IN> 보도기사와 대담방송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은 미국 시민권을 주는 조건으로 포섭한 한국 각계각층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방대한 간첩망을 운영하고 있는데, 박채서가 개인적으로 파악한 간첩만 386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902정보대’에서 40여 년 동안 근무한 익명의 제보자는 미국 간첩망 규모가 386명보다 3~4배나 더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고 한다. 그보다 더 경악할 사실은, 미국 간첩들이 청와대, 기무사, 학계, 언론계는 물론이고, 체육계와 연예계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에 거미줄처럼 퍼졌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침투한 분야는 학계와 언론계라고 한다.
이처럼 미국 중앙정보국이 한국에서 방대한 간첩망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한국 정부는 미국 간첩을 색출하여 추방할 생각을 하기는커녕 미국 간첩의 활동을 묵인, 방치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대미예속성은 없다.
윤석열후보 정계입문 5개월만에 야당 대통령후보로 당선된 것은 양키 쌀나라 간첩들 여론조작과 밀어붙이기식 정보정치의 결과로 생각된다. 놈들이 신식민지 예속국이라 해도 우리민족을 무시하는 처사를 왜 해야만 했을까? 그것은 쌀나라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친 멸망위기의식 작용이 커다란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벌여놓은 침략전쟁들에 연이여 패배와 저물어가는 국력과 세계 도처에 널려있는 전쟁후유증이 폭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제날강도라는 별칭이 따라디니는 양키 침략군이 76년을 침탈해먹고 있는 우리나라야 말로 민중이 깨어나 나라를 되찾아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도 쌀국중앙정보국작전에 휘둘이게 되었으니, 딱한 노릇이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어떠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나라지키는 애국심을 떨쳐 내세워 부정선거 정보공작 허위선전에 속지 말고 한마음으로 민족평화통일을 지향하는 후보로 선출해야 한다. 이재명후보가 적당하다. 국제날강도들이 예속국을 말아먹으려는 공작에서 벗어나야 한다. 쌀나라 식민지배를 벗어나려면 평화통일의 길뿐이 없음을 절감하며 우리민족이 살벌한 세계속에서 당당히 살아남아야 후손에게도 남겨줄 말이라도 있을 것 아닌가?
성범죄 사건의 41.8%가 법정형보다 가벼운 형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불원 등이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진 결과로, 가해자의 ‘진지한 반성’ 등이 추가되면 형량은 더 준다. 이 과정에서 법률시장이 적극 개입해 있다. 막상 법정형보다 더 무거운 선고는 4.3%에 불과했다.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는 높아졌지만 실제 양형은 오히려 약해졌다는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는데, 그간 지적이 일정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러한 실태는 지난 8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젠더폭력 범죄와 양형’ 심포지엄에서 처음 알려졌다. 이날 소개된 ‘2019 대법원 양형위원회 연간보고서’를 보면, 대법원 양형기준이 적용된 한해 전체 성범죄 4824건 가운데, ‘감경영역’ 안에서 형이 선고된 사건만 2016건(41.8%)에 달했다. 반면 가중영역은 207건(4.3%), 나머지 2601건(53.9%)이 기본영역으로 구분됐다. 대법원 양형위는 성범죄 행위별로 기본형량 범위(기본영역)를 정하고, 양형에 참작할만한 별도 사유가 있을 때는 형을 감경 또는 가중하도록 한다. 이때 △처벌불원(피해자와 합의) △피고인의 자수 △피해 정도 경미 등의 ‘특별양형인자’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기본형량보다 가벼운 ‘감경영역’ 범위 안에서 형이 결정된다. △진지한 반성 △형사처벌 전력 없음 등의 ‘일반양형인자’에 해당하는 요인이 추가되면 선고형량은 더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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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지원단체 등 여성계에서는 여러 양형기준 가운데 특히 ‘처벌불원’과 ‘진지한 반성’은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문제적 요소라고 꾸준히 지적해왔다. 이날 심포지엄 토론자로 양형위 보고서를 분석한 김재남 여성가족부 법률자문관(의정부지검 부부장검사)은 “경제적 문제 때문에, 혹은 처벌이 경미할 경우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에 노출될 위험성 때문에 할 수 없이 합의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처벌불원의 배경을 충분히 심리해 양형사유로 반영할 것인지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지한 반성’ 역시 무분별하게 감경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 성폭력 범죄 감경 사유’에 따르면, 전체 성범죄 사건 가운데 3420건(70.9%)이 감경사유로 ‘진지한 반성’을 채택했다.
법정에서 ‘진지한 반성’ 등이 통하도록, 각종 감형 팁을 구상해 매뉴얼화하고 컨설팅하는 성범죄 전담 변호시장도 크고 있다. ‘반성용’으로 여성단체 기부를 하거나, 심리상담 내역을 재판부에 제출하도록 ‘맞춤 법률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다른 양형인자인 ‘사회적 유대관계 원만’은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하며 마찬가지로 재판부에 ‘승인’될 수 있는 다양한 팁이 양산, 활용되는 중이다. 이에 최근 성범죄 전담 법인들은 가해자의 ‘정상성’을 입증하기 위해 초·중·고교 생활기록부, 대학 성적표, 헌혈증, 장기기증 서약, 심지어는 군 사격 포상까지 동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젠더 이해나 기준이 부족한 사법체제와 모호한 양형기준, 가해자 카르텔, 그리고 잇속 밝은 변호업계가 맞물려 성장한 성범죄자 지원 산업의 현주소다.
마을미디어 예산 절반 삭감, 연 50여곳 마을미디어 공모 지원 예산 증발
“시민 커뮤니케이션 권리 외면, 전임 시장 사업이라고 일방적 삭감” 반발
서울시의 ‘박원순 지우기’는 10년차를 맞는 서울 마을미디어 사업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2022년 마을 미디어 예산이 올해 대비 절반 규모로 줄었고, 특히 단체지원(공모) 예산 항목 자체가 사라지면서 일선 마을미디어들은 사업을 전면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을미디어 공모 지원 예산, 통째로 사라져
서울시의 2022년 예산안에 따르면 마을미디어 관련 예산을 2021년 10억464만 원에서 2022년 5억3763만 원으로 절반 가량 삭감했다.
세부 예산을 보면 2021년 마을미디어 활동단체 지원 명목의 예산이 5억6500만 원 규모로 편성됐으나 2022년에는 해당 항목 자체가 사라졌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직원 인건비를 7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 활동단체 교육 및 컨설팅 지원 예산을 5850만 원 규모에서 2억346만 원 규모로 늘렸는데, 사실상 5억 원대 ‘단체 지원’ 예산이 사라지고 통합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 마을미디어 사업 관련 서울시 예산안 내역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정책은 민간기구인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위탁 받아 사업 전반을 운영하며 단체지원(공모) 사업을 통해 개별 마을미디어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번 예산안이 현실화되면 단체 지원 예산 항목이 사라져 일선 마을미디어들은 사업 자체를 수행하기 어려워진다.
이번 예산 삭감은 오세훈 시장이 지난 9월 ‘서울시 바로세우기’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곳간이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했다”고 발언할 때 예견됐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시민사회와 연관된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혔는데, 마을미디어 역시 시민사회 협력 사업의 한 축이었기에 같은 기준의 삭감이 이뤄진 것이다.
서울시 예산안은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시 의회에서 조정될 수 있다. 다만 시 의회에서 예산을 복원시켜도, 서울시가 예산을 사용하지 않는 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서울시청에 입장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노컷뉴스
마을미디어, 사업 전면 조정 불가피
서울시 예산안이 통과되면 일선 마을미디어들은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11월2일부터 5일까지 지난 3년 간 마을미디어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단체 운영담당자를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공모 사업이 사라질 경우 31%가 ‘콘텐츠 제작 약화’를 우려했다. 이어 ‘인력 문제’ 18.3%, ‘단체 운영 문제’ 15.5%, ‘교육 축소’와 ‘지역 네트워크 약화’가 각각 12.7%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설문에서 한 응답자는 “한 경로당은 2015년부터 마을미디어 콘텐츠 제작 지원으로 미디어교육과 콘텐츠 제작으로 어르신들이 삶이 질을 향상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등의 일을 했다. 만일 이를 중단한다면 인력, 장소, 기기, 교실 모든 것이 중단되고 우선 어르신들의 삶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북 마을미디어 와보숑TV(wabosyongTV)의 경우 공모 사업이 예산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와보숑TV의 제작자 A씨는 “예산 삭감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발표를 보고 너무 황당했다”고 했다. 2년 간 마을 미디어 제작자로 활동한 60대 여성 B씨는 “최근 마을 미디어 관련 예산이 삭감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제작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며 “마을 미디어 제작을 하는 이들은 제작 활동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밝혔다.
▲ 마을미디어는 서울 내 여러 지역의 각계각층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홍보 영상 갈무리
B씨는 “갑자기 예산을 없앨 것이 아니라, 마을 미디어 제작자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시민 여론조사 등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나”라며 “이전 시장의 정책이라고 해서 지워버릴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이 활동을 원하고 있는지, 공동체에 필요한지, 제작자로 활동하는 시민들의 생각은 어떤지 등을 살피고, 가능하면 예산을 다시 살리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마을미디어공동체지원사업 설계 과정부터 참여했던 허경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이사는 “2011년 하반기부터 서울시 담당부서, 지역미디어단체 등과 많은 논의를 통해 함께 결정하며 시작됐고 이후 매년 시, 민간, 의회가 함께 토론하면서 진행해온 사업”이라며 “오세훈 시장은 10년 간 사업을 함께 하며 행정과 민간이 쌓은 신뢰를 처참히 깨부수고 있다. 시간을 쪼개 사업에 참여한 시민들의 정성과 노력은 안중에도 없는 시정운영방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을미디어 단체들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난 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시민참여와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을 합리적 근거와 명분없이 왜곡하고 폄훼하는 행위를 중지할 것 △풀뿌리 주민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자발적 공익활동 지원예산의 일방적 삭감을 중단할 것 등을 촉구했다.
박영주 서울시동부권 NPO지원센터장은 “마을 미디어는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기록해나간다. 지역 공동체와 소통해가면서 미디어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다. 마을미디어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주민 참여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마을미디어 사업 10년의 가치
올해 10년차를 맞는 서울 마을미디어사업은 다양한 부문에서 가치를 보여왔다. 마을미디어는 각 지역의 마을신문, 공동체 라디오 등을 통해 소외계층을 비롯해 다양한 주민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며 마을 자치는 물론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2012년 서울에 공동체라디오 및 마을신문은 5곳에 불과했으나 서울시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21년 기준 55곳의 마을미디어가 서울시 사업 지원을 받아 활동할 정도다.
▲ ‘와보숑’TV의 ‘성북마을뉴스’ 77화 ‘성북동 가로수 관련 주민 토론회’ 영상 갈무리
와보숑TV 제작자 A씨는 “마을미디어는 공공방송의 틈새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공공방송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하는 동네에서만 일어나는 일을 마을미디어가 기록하며 공동체에 기여한다”고 했다. 일례로 성북구는 구청에서 도로 면적을 늘리기 위해 50년이 된 나무를 자르려 했는데, 와보숑TV에 방영된 ‘주민 토론회’를 통해 반대 의견이 나왔고 관련 시도는 중단됐다.
성북구 마을미디어 잡지 성북동천은 서울시가 성북구에 ‘대표보행거리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행권이 개선되는지 여부를 조명했다. 이후 주민들이 ‘보행권을 고민하는 성북동 사람들의 독서모임’을 열고 ‘성북동 개발계획검토 워크숍’ ‘환경 부정의투어’ 등을 진행했다. 사양산업이 된 봉제업 중심 지역인 서울 창신동의 창신동라디오는 봉제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봉제마을 살 길 찾기’ 간담회를 열었다. 박원순 시장이 출연했을 때 봉제 사업자들을 위한 세무업무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마을미디어의 역할을 소개하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이 외에도 마을미디어는 지역별 커뮤니티 형성과 소외계층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콘텐츠 제작 지원 등을 곳곳에서 이어오고 있다.
장은경 미디액트 사무국장은 “오늘날 유튜브가 보편화됐지만 소외된 곳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의 이야기를 미디어를 통해 전하고,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권리’ 측면에서 봐야 한다. 다양한 시민들이 마을미디어를 통해 마을에 참여하는 통로로 활용해오고 있다. 미디어 복지 시대 진입 과정에서 마을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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