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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4명과 309명... 확진자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위중증 환자는 8월 이후 최저 기록... 방역 쟁점 3가지, 유행 추이·백신효과·위드코로나

21.09.24 18:28l최종 업데이트 21.09.24 18:34l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9월 26일까지 폐쇄된 서울 중구 중부시장 입구에서 24일 오전 이동임시선별진료소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9월 26일까지 폐쇄된 서울 중구 중부시장 입구에서 24일 오전 이동임시선별진료소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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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4명과 309명. 

24일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대인 2434명을 기록했다. 추석 명절 이후에 오히려 4차 대유행의 규모가 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중증환자는 309명으로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72% 1차 접종, 44% 2차접종이라는 백신 효과 때문이다. 특히 위중증 환자가 많은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은 21일 기준 60대 87.3%, 70대 89.4%, 80대 이상 79.7%가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50대 후반도 대부분 2차 접종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유행이 갑자기 커지지 않는 이상 위중증 환자 규모는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처럼 단순하게 '확진자' 규모로 방역 상황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역의 목표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나 중증을 앓아서 후유증이 남는 환자들을 줄이는 것에 맞춰져 있는 만큼, 독감수준으로 치명률을 낮추고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코로나19 방역의 쟁점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가기 위한 4차 대유행 추이와 백신 효과를 따져보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 감염, 비수도권 전파 여부 주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며 신규 확진자 수가 1천700명대 초반을 나타낸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 키트를 정리하고 있다.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며 신규 확진자 수가 1700명대 초반을 나타낸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 키트를 정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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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로나19 유행은 수도권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이 전체 확진자의 72.3%를 차지한다.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수도권에서는 지난주 1.03에서 1.08로 올랐지만, 비수도권은 오히려 0.95에서 0.90로 감소하기도 했다. 

관건은 추석 연휴를 통해 수도권 유행이 비수도권 지역으로 얼마나 전파됐는지 여부다. 7월 말에서 8월 초처럼 수도권의 숨은 감염원이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할 경우, 전체적인 유행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추석 연휴가 영향을 미치게 될 다음주까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4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확진자 숫자를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추석 이후 상황은 며칠 정도 더 지켜봐야지 전체적인 추세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추석 이후에 많이 검사를 하다 보니까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내일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24일 오후 6시 현재 1604명이 확진돼 전날 동일한 시간대보다 304명이 늘어났다. 

그러나 박 총괄반장은 "지금까지 4차 유행시기에 꾸준하게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일단 추석 연휴 이동의 여파는 다음주 초까지는 봐야 될 것 같다"라면서 '5차 유행'이라는 말에는 선을 그었다.

수도권의 유행이 얼마나 추석 연휴 기간에 비수도권에 전파됐는가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규모는 물론 다음주에 발표되는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확인되는 백신 효과... 방역 완화 기준도 달라질 듯
 
 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동구 고양꽃전시관에 임시설치된 얀센백신거점접종센터에서 만 30세 내외국인이 접종을 하고 있다.
▲  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동구 고양꽃전시관에 임시설치된 얀센백신거점접종센터에서 만 30세 내외국인이 접종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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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0일, 정부는 1일 확진자가 2500명 이상 꾸준히 나올 경우 의료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4일에는 "3000명까지는 커버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10일 비수도권에도 행정명령을 내려서 추가 병상 확보를 한 영향도 있지만, 백신 접종 효과로 인해 3000명대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과거와 같이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 고려된 설명이다.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예방 접종의 누적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확진자 규모만 가지고 평가하기에는 조금 어렵다"면서 "확진자 규모는 증가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위중증률이나 혹은 입원률, 중환자 병상 가동률 등이 확진자 규모만큼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정부)가 앞으로 유행 상황을 평가할 때 확진자의 규모와 함께 이러한 중증화율이나 의료체계 여력 등도 함께 평가하면서 현재의 유행상황을 평가하게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델타 변이의 강한 전파력으로 인해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도 확진자 규모를 억제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싱가포르나 이스라엘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는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에 비례해서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늘어나진 않고 있어, 다시 이전처럼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실시하진 않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준비... 확진자 관리 단계적 변경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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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미국 방문을 마친 이후 '기내간담회'에서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가 넘는 10월 말에 '단계적 일상회복'의 가시적인 계획을 내겠다고 밝혔고, 이에 맞춰 정부도 서서히 방역 기조 변화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의 구체적인 방안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방향은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점진적인 완화', '접종률 상승을 위한 백신 인센티브 강화', '의료 체계 정비' 등을 큰 축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중증 환자 관리 중심'으로 의료 시스템을 변경하기 위해서 막 걸음마를 뗀 상태다. 확진자 발생시 기본적으로 '시설 격리'를 해왔지만, 무증상일 경우 현재는 재택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까지는 제한적으로 '3인 이하 가구 50세 미만' 무증상 경증 확진자에게만 재택치료를 허용한 상태이며, 재택치료를 받는 사람은 전국에서 805명뿐이다. 재택치료 환자들에게는 하루 두 번 건강모니터링과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으며,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이송과 입원이 가능한 대응 시스템도 갖췄다.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에 대해서 실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해선 (감염병) 관계 전문가, 민생 안정 분야에 계신 분들, 다양한 소통 분야에 계신 분들까지 총동원해서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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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같은 꿈 다른 행보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1.09.24 17:08
  •  
  •  댓글 2
  •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하면서 정전 당사국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미 국무부는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복잡한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비핵화 달성을 위해 대북 대화에 전념하고 있다”라며 북한(조선)의 반응을 예의주시한다.

북한(조선)은 빠르게 발표한 리태성 외무성 부상의 담화에서 “(종전선언이)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시기상조”라며, 군사훈련과 전략무기 배치 같은 대북 적대 정책부터 우선 철회하라는 원칙적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리태성 부상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정당한 국방력 강화조치는 ‘도발’로 매도되고, 우리를 위협하는 미국과 추종 세력들의 군비증강 행위는 ‘억제력 확보’로 미화되는 미국식 이중기준”을 비판하면서 이 또한 대북 적대 정책의 산물이라고 일갈했다.

중국은 한국의 종전 노력을 지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종전선언 제안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은 귀국길에 “종전선언은 비핵화 협상이나 평화협상에 들어가는 이른바 입구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북미 당국을 재차 설득하고, “주한미군의 철수라든지 한미동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국내 보수세력의 반발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 종전선언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는 대선 정국에 북미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이 정권 재창출에 도움 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종전을 선언하는 그림을 연출하려고 구상했다. 그러나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으로 발전할 것을 우려한 미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부추겨 북한(조선)의 올림픽 공식 참가를 불허해 버렸다. 대신 바이든 행정부는 ‘포괄적 실용적 접근’이라는 대북정책에 따라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24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보다 분명한 입장을 내놓았다.

김여정 부부장은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쌍방 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 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 철회라는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말하자면 이미 핵을 보유한 북한(조선)을 한사코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미국에 문재인 대통령만이라도 동조하지 말라는 간곡한 표현을 담은 것이다.

종전선언을 하면 좋지만 아직 시기상조라고 한 것도 문재인 대통령이 북의 미사일 시험을 ‘도발’이라고 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서 한가지 주목할 대목은 미국에는 대화 자체를 언급조차 하지 않은 반면, 전제를 깔긴 했지만 남북 대화는 재개할 용의가 있다는 여지를 남긴 점이다.

결국 공은 다시 문재인 정부에 넘어왔다. 차기 정부에 진전된 평화 체제를 물려줄지, 아니면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 편승해 고장난 녹음기처럼 비핵화만 떠들다 허송세월을 보낼 지는 전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결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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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결혼 이민자의 상 차리기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9/25 09:53
  • 수정일
    2021/09/25 09: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입력
 
2021.09.24 04:30

©게티이미지뱅크

 

다문화가정을 위한 한국어 교원들을 만난 적이 있다. 한국어 교재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국어 학습을 위한 교재들이 기본적인 어휘를 잘 갖춰 만들다 보니, 가르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 예로 든 것이 ‘상’과 관련된 표현이다. 식사 준비를 하는 기본 표현으로 ‘음식을 차리다’라는 말은 있지만, ‘상을 차리다’라는 관용적 표현을 교재로는 가르칠 수 없어 아쉽다는 것이다.

우리는 며칠 전 추석에도 조상님들을 위한 차례상을 정성을 다해 차렸다. 가족이 모여 제를 올린 뒤, 상을 물리고 가족들의 식사를 위한 상을 차린다. 상을 다시 치우고는 온전히 가족들과 둘러앉아 즐길 다과상을 낸다. ‘상을 차리다, 상을 물리다, 상을 치우다, 상을 내다’ 등의 표현은 우리말에서 아주 오래되었다. 음식을 올려놓는 ‘상’이라는 명사가 ‘차리다, 물리다, 치우다, 내다’와 같은 동사와 어울려, 긴밀하게 연어 관계를 형성한다. 그런데 식탁에 음식을 차리는 문화가 익숙한 요즘 한국 사회 구성원들에게 ‘상’이란 어휘는 좀 멀어진 듯도 하다.

국제결혼으로 이주해 온 여성들은 아직 남편 중심적인 생활문화가 남아 있는 지역에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중요하다. 갓 결혼해 온 여성 이민자에게 한국인 남편이 말하는 ‘상 차려라, 상 물려라’라는 말은 어려운 한국어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외국인들이 먼저 배워야 할 기본 어휘와 표현을 교재에 담는다. 다만 여성 결혼 이민자가 겪는 생활 속 표현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상차림’ 문화처럼 좀 더 현실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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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vs LG엔솔, '코인셀' 배터리 경쟁 달아오른다

기사등록 :2021-09-24 06:03

초소형 배터리,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
올해 무선 이어폰 출하량 3억5000만대 전망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등으로 무선 이어폰 수요가 늘면서 초소형 배터리가 국내 배터리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선 이어폰에 적용되는 코인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코인셀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썸네일 이미지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프로. [사진=애플 홈페이지]

24일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웨어러블 밴드와 무선 이어폰 출하량이 각각 2억대, 3억5000만대 등 총 5억5000만대로 전년 대비 32%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선 이어폰에는 좌우 초소형 헤드폰(이어버드)용 배터리 2셀과 충전 케이스용 배터리 1셀 등 총 3개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어버드용 배터리는 크게 소형 원통형 배터리와 동전 형태의 코인셀 배터리로 나뉜다.

애플 에어팟 프로, 삼성 갤럭시 버즈 등 원형 무선 이어폰이 대세가 됨에 따라 코인셀 배터리 수요도 늘었다.

독일 바르타가 코인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사들도 잇달아 코인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SDI는 작년 상반기 코인셀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하반기부터 무선 이어폰용 코인셀 공급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작년부터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라이브'에 코인셀 배터리를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무선 이어폰에 독일 바르타, 중국 EVE에너지, 삼성SDI 코인셀 배터리를 사용해왔다.

무선 이어폰용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도 코인셀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인셀 수요가 늘면서 코인셀 사업 신규 추진에 나선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어버드가 세로로 길쭉한 디자인인 에어팟 1, 2세대에 원통형 배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애플이 에어팟 프로에는 코인셀을 적용하면서 에어팟 프로에는 제외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인터배터리 2021'에서 무선 이어폰용 초소형 원통형셀과 코인셀 '버튼셀(Button Cell)'을 선보였다.

LG에너지 솔루션 관계자는 "인터배터리에서 샘플로 선보인 버튼셀은 무선 이어폰 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개발을 하고 있다"며 "양산을 시작한다는 수준은 아니고 개발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 버즈, 애플 에어팟이 인기가 있어 코인셀 배터리 시장 자체는 커지고 있다"며 "신규 고객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배터리사들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wisdo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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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홍준표, 경제·안보 전방위 충돌

과감해진 윤석열, '공약 베끼기' 협공에 반박…"'국익우선'이 무슨 특허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차 TV토론 당시 답변자로 안상수·원희룡 후보를 지목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홍준표·유승민 후보를 지목하며 한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홍준표 의원 역시 1차 토론 당시 윤 전 총장에게 '보수 궤멸' 책임론을 제기했던 것과 대비되는 전략을 들고 왔다. 홍 의원은 "당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탄핵) 1년 뒤 위장 평화 지방선거 바람으로 참패했다. 모두가 다 제 잘못이다"라고 했다. 대신 이날은 각종 정책 관련 질문을 전방위적으로 퍼부으며 의정 경험으로 윤 전 총장을 몰아붙이려 시도했다.


 

홍준표·유승민 '공약 베끼기' 주장에…윤석열 "특허 있나?"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반값 주택' 공약에서 LTV 비율을 80%로 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및 최근 중국의 헝다그룹 사태 등을 언급하며 "LTV 80%로 해주고 깡통 전세로 부실이 생기면 정부가 보충해줄 것이냐"고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LTV 80%는 청년원가주택(한정)이고, 그 원가 자체가 시가의 절반"이라며 "LTV는 실링(ceiling)만 정하는 것이고 각 금융기관이 자율적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정세균·이낙연·송영길·유승민 공약을 '짬뽕'했다"며 "(공약 발표 때 언급한) '국익우선주의'라는 것도 제가 한 이야기"라고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정책 관련 경험이 적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다른 주자들도 윤 전 총장에 대해 비슷한 공격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군 복무 청년에게 주택청약 가점 5점을 주는 공약이 제 공약과 똑같더라"고 지적했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제 공약(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이 완벽한 거 같으니 갖다 쓰셨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적극 반박했다. 2차 주도권 토론 때는 6분 전체를 '공약 베끼기' 반박에 할애할 정도였다. 윤 전 총장은 먼저 홍 의원에 대해 "'국익우선주의'라는 말을 누군들 못 쓰겠느냐"며 "'국익 우선'이란 말도 특허가 있나"라고 반격하고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에게는 "외교안보 공약 100개 중에 하나, 청약 5점 가산 문제를 제가 베꼈다고 하는데 이건 원래 금년 1월에 하태경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들어 있는 내용 아니냐"며 "이런 공약은 민주당도 계속 얘기해왔고, 저희가 베낀 게 아니라 전문가들이 군 제대한 청년들을 일일이 인터뷰해서 모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 전 지사에게는 "자영업 회복 프로젝트 100조라고 했는데, 원 전 지사는 100조를 다 재정으로 한다고 했고 저는 43조와 대출보증료 5조 원만 재정으로 했다. 실현 가능성, 국민 부담 차원에서 한 번에 100조를 (재정으로) 넣는 게 가능하냐"고 역공을 폈다. 이에 원 전 지사가 "제 공약을 제대로 안 보셨다"고 반박하자, 윤 전 총장은 "그러면 베낀 게 아니네요?"라고 유연하게 응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오히려 "참고로 어느 후보든지 제가 낸 공약을 갖다 쓰시고 싶은 분 있으면 쓰시라. 특허권이 없으니까"라고 말해 '베끼기' 공격을 한 이들을 싸잡아 겨냥했다. 

 

윤석열 "핵공유? 듣기에만 사이다" vs. 홍준표 "文정권 사람이 윤석열 대북정책 참모"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는 윤 전 총장이 먼저 홍 의원을 지목해 "종전에는 독자 핵무장을 주장하다가 최근에는 나토식 핵공유를 요구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해서 비핵화 협상을 포기하고 핵군축으로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이 과거 서독의 사례를 들어 나토식 핵공유가 뭔지 설명하려 하자 윤 전 총장은 "그건 러시아(구소련)는 핵보유를 인정받은 나라였지만 북한은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이다. 유럽과 우리는 실정이 완전히 다르다"며 "(핵공유론은) 일견 듣기에는 국민이 사이다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향후 핵협상 관련 국익에 손해가 날 수 있다"고 재반박했다.

 

홍 의원은 이에 직답하는 대신 "윤 후보 진영의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문재인 정권 사람"이라며 "윤 후보 대북정책을 보면 문재인 정부 2기 대북정책이다. 그 정책으로 국민이 골병들고 있는데"라고 반격했다.

 

윤 전 총장에게는 홍 의원 외의 다른 후보들의 공격도 집중됐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1차 토론 당시 윤 전 총장이 황교안 전 대표의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우호적 태도를 보인 것을 문제삼으며 "(윤 전 총장) 발언 때문에 음모론 쫓아가는 정당으로 치부되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황 후보가 동의를 구하는 말을 했기 때문에 '나도 좀 이상하긴 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지 않느냐' 하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전 의원도 같은 지점을 지적하며 "황 후보가 저렇게 애타게 부정선거라고 하는데 윤 전 총장, 4.15 총선이 부정선거였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저는 법조인이라 '제가 퇴직할 때까지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부인하는 취지로 답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지휘한 수사로 인해 많은 사람이 힘들어했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윤 후보가 과연 통합·치유(의 후보)가 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는 진영에 관계없이 이쪽이든 저쪽이든 다 똑같이 했다"며 "공평하게 법을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통합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런 원칙과 가치가 없는 통합은 지속 가능한 통합이 아니고 일시적 야합에 불과할 수 있다"고 정면으로 받아쳤다.

 

윤 전 총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의혹 관련 질문에는 "이런 사건을 다뤄봤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견적'이 나오지만, 이 자리에서 수사 기법 관련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하며 다만 "자금 추적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자금 추적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자칫 시간을 지체하며 증거 인멸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홍준표도 집중공격…"이재명 닮은꼴", "검수완박? 조국과 썸타나"


 

홍 의원에게도 다른 주자들의 공격이 집중됐다. 하태경 의원은 "조국 전 법무장관과 '썸'을 탄다"며 "검수완박 공약을 했는데, 조 전 장관 주장과 똑같다"고 했다. 홍 의원이 국가수사본부를 미국 FBI처럼 독립시키고 검찰은 보완수사만 하도록 하자는 내용의 공약을 내놓은 데 대한 비판이었다. 

 

유승민·최재형 후보는 홍 의원이 '강성 귀족노조' 대책으로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을 동원하겠다고 했던 것에 대해 "헌법 요건에 안 맞는다"(유), "초법적 방법으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다"(최)라고 비판했다. 특히 최 전 원장은 "홍 후보 말씀을 보면 국민 지지를 얻기위해 법의 범위를 넘는 말을 하는데, 그런 면에선 (본인이) '경기도의 차베스'라고 한 이재명 지사와 닮았다고 생각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이 "구미 박정희 생가에 가서 봉변을 당했는데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고 공격하자 "저는 탄핵, 박근혜 이 문제에 대해 홍 후보같이 여러 번 말을 바꾸지 않았다"며 "홍 후보 같은 분이 어떻게 보면 진정한 배신자다. 그렇게 말을 바꾸면 그게 배신이지 소신이냐"라고 거칠게 받아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제가 배신자냐. 저는 박정희 생가에 가서 대환영을 받았다"고 반격했으나, 유 전 의원은 "오신 분들이 참 이상한 분들이다. 일반적 시민들이 아니고 조원진 대표가 하는 우리공화당 사람들"이라며 "우리공화당 환영을 받은 게 자랑이 아니다"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과거 2007년에는 박근혜 후보의 핵심 경제참모로 '줄푸세'를 주장했는데 2015년에는 중부담 중복지, 2016년에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을 발의했다. 경제정책 입장의 변천이냐"고 묻자 "박근혜 정부 때 '줄푸세'는 제가 한 게 아니다. 잘못 알고 계신다"고 답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92320132227118#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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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선정 과정과 계약 내용은? 커지는 ‘대장동 의혹’ 풀 열쇠

등록 :2021-09-24 05:00수정 :2021-09-24 07:09

 
PF 장점 취하고 단점은 보완
민관 모두 ‘초대박’ 난 개발사업
불투명성 해소 없인 공방 끝없어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참여 민간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위치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로 23일 오후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성남/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참여 민간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위치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로 23일 오후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성남/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공공-민간이 결합한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로 하나은행 등 5개 금융기관과 화천대유, 특정금전신탁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2015년 3월이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아무개씨가 섭외한 것으로 알려진 주관사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6년여 뒤 4073억원에 달하는 개발이익을 거뒀고, 공공사업자로 참여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5503억원을 환수했다.

 

민관 모두 막대한 이익을 거둔 성공한 개발사업이지만, 4040억원이 소수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간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시비가 불거졌고, 그 불똥은 성남시장 시절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튀었다.

 

당시 입찰 관련 자료, 성남시의회 감사 자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하면 대장동 개발사업은 유사 사업들의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보완한 성공한 공공이익 환수 모델이다. 다만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과 계약 내용에서의 불투명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막대한 민간이익을 두고 정치적 공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검찰 수사로 번진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요 내용과 쟁점을 뜯어봤다.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대장동 개발사업과 같은 공모형 피에프(PF)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에서는 매우 흔한 형태다. 이런 사업은 보통 법인세 면제 혜택 등을 위해 투자자들이 설립한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인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만들어 추진한다. 직원이 없는 페이퍼컴퍼니이기 때문에 개발 실무 등을 맡는 자산관리회사(AMC)를 둬야 한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피에프브이는 ‘성남의뜰’, 에이엠시는 ‘화천대유’가 맡았다. 성남의뜰은 성남도시개발공사(50%+1주)가 1종 우선주, 5개 금융사가 2종 우선주(하나은행 14%, 국민은행·기업은행·동양생명 각 8%, 하나자산신탁 5%), 화천대유(1%-1주)와 SK증권 특정금전신탁(6%)은 보통주를 가졌다. 논란이 되는 것은 지분 7%를 가진 화천대유와 특정금전신탁 관계자들이 엄청난 개발이익을 가져간 부분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경기 남부지역 지자체 15곳이 운영하는 도시공사들의 피에프브이 개발사업 현항과 문제점을 파악한 뒤, 이 가운데 의왕·하남도시공사 두 곳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다. 공공이익으로 환수해야 할 개발이익이 민간업자에게 넘어가도록 방치·묵인, 피에프브이 내 민간출자사와의 계약 과정에서 특혜·비위 등에 초점을 맞춘 감사였다.

 

의왕도시공사는 2조원 넘는 사업비가 들어가는 백운밸리 도시개발사업(95만4979㎡)을 추진하기 위해 2013년 12월 민간사업자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인허가를 맡은 의왕도시공사·고양도시관리공사(50%+1주), 투자·개발을 맡은 6개 민간사업자(50%-1주)가 참여한 피에프브이, 개발 업무를 대신 수행할 에이엠시를 각각 뒀다. 대장동 개발사업(92만467㎡)과 동일한 형태다. 민간사업자 쪽은 총 사업이익 2650억원을 추정했고, 의왕도시공사는 이 가운데 절반인 1300억원 정도의 배당 수익을 예상했다. 그러나 토지보상 및 프로젝트파이낸싱 비용이 증가하면서 2019년 12월 기준 사업손익은 2790억원 감소한 140억원 손실이 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의왕도시공사의 피에프브이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로 민간 주주사와의 특혜 계약 등으로 403억원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소속인 경기연구원은 2019년 <개발이익 공공환원 사례 심층연구> 보고서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설명하며 “의왕도시공사, 하남도시공사 사업모델 등을 연구한 뒤 공사(성남시) 이익 최우선을 대장동 사업 원칙으로 민간사업자 공모 지침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 캠프 쪽은 “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 민간개발로 그대로 두었으면 민간사업자가 가져갈 특혜를 성남시로 환수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대장동 개발사업은 ‘사전이익 확정 방식’(1종 우선주)을 적용했다. 성남시가 만든 일종의 안전 장치인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연합뉴스
 
2015년 부동산 시장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한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만든 것은 2014년 1월이다. 그해 5월 대장동 개발구역이 고시됐고, 이듬해 3월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이 성남개발공사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재명 후보 캠프 쪽은 특혜 논란에 대해 “2015년에는 부동산 경기가 지금처럼 좋지 않았다. 그해 3월 추정한 민간사업자 기대 수익은 1800억원 정도였는데,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수익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2015년 당시에는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 투자)인 셈”이라고 말한다. 2030세대가 ‘영끌’까지 할 정도로 집값이 폭등한 지금 부동산 시장을 기준으로 2015년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2014~15년 당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데 주력하던 때였다. 2014년 9월 기준 공모형 피에프 사업 27개 가운데 6개 정도만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나머지는 사업 무산과 계획 변경 등으로 인해 공공과 민간 사이 소송전이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성남은 그때도 달랐다’는 평가가 있다. 경기연구원 보고서는 “성남시는 공동주택 분양의 경우 소위 ‘불패 신화’를 이어가는 지역 중 하나이며, 대장동 역시 주택건설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분양 리스크 없이 사업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피에프를 담당하는 금융권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성남의 경우 개발에 시동만 걸리면 개발이익은 알아서 굴러오는 상황이어서 민간사업자나 금융권 모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는 취지다. 특히 대장동의 경우 개발사업이 계속 좌초한 이유가 경제성보다는 부실한 사업자와 개발방식을 둘러싼 주민 분쟁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이 후보 캠프 쪽 설명처럼 민간사업자가 “쪽박을 찰 만큼” 큰 투자 리스크를 떠안았는지는 따져봐야 할 지점이다.

화천대유 선정 논란
 

검찰 수사를 통한 신속한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이 후보 쪽은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검찰에 ‘선제 고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정치 공방으로 계속 끌고가겠다는 전략이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2015년 2~3월 민간사업자 공모와 선정 과정, 화천대유 쪽이 제안한 입찰 내용과 본계약 내용 등이 주요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2월13일 76쪽에 달하는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고 지침서를 내놓으며 우선협상대상자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화천대유가 사실상 구성을 주도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그보다 일주일 전에 구성을 마쳤다. 이런 사건 수사에 밝은 검찰 출신 변호사는 “대장동이 여러 해에 걸쳐 개발지구로 지정, 재지정되는 과정에서 개발 정보가 사실상 공개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선정 과정 등을 보면 화천대유가 사전에 내정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통 이런 사업에선 협상 주도권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쥐고 있는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계약 조건이 어떠했는지, 이후 계약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이 특혜 의혹을 규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2019년부터 화천대유 배당이익이 급격하게 늘어나자 성남시의회 쪽도 화천대유 역할과 이익 배당 문제 등에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구하는 질의가 잦아졌다. 이와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협약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영업상 비밀유지를 이유로 동의하지 않으면 공개할 수 없으며, 개발사업 종료 뒤 정산 절차가 끝나면 개발이익금 등을 공시한다는 입장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12591.html?_fr=mt1#csidx70abb336338b2ccad21a71f38abfa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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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의 목숨, 원주지방환경청에 달렸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9/24 07:42
  • 수정일
    2021/09/24 07:4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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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 리포트] 쌍용C&E 쓰레기 매립장은 국민 목숨 담보로 한 도박

21.09.24 07:10최종 업데이트 21.09.24 07:10

▲ 콘크리트용 돌을 캐내는 레미콘 공장의 채석장 모습. 채석장 뒤편에 레미콘 공장이 보인다. ⓒ 최병성

 
산봉우리 몇 개가 사라졌다. 이뿐 아니다. 끝없이 땅 밑으로 파먹고 있다. 저렇게 깊이 채굴하면 폐광 후 복원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곳은 경기도 화성에 있는 레미콘공장의 채석장이다.

지하 커다란 물웅덩이 3개에 초록빛 물이 고여 있다. 좌측 웅덩이의 물 색깔이 다르다. 왜일까? 광산의 경사면을 따라 물결무늬처럼 흘러내린 물체가 물웅덩이까지 가득 채우고 있다. 
 

▲ 공사장에서 남은 레미콘의 폐콘크리트를 절개지에 부어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다. ⓒ 최병성

  
이곳은 콘크리트용 골재를 캐내는 채석장이고 바로 옆에 레미콘 공장이 있다. 채석장 절개지면을 따라 쏟아 붓고 있는 이상한 물체는 폐콘크리트다. 레미콘 차들이 공사장에 붓고 남은 콘크리트를 채석장 한 곳에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물웅덩이의 색이 다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레미콘차 안에 남아 있던 콘크리트 혼화제 성분이 물에 녹아 나온 것이다.

콘크리트의 질기를 고르게 하고, 철근 부식을 억제하며, 겨울철 공사 때 내동해성 향상 등 다양한 기능을 위해 첨가하는 화학물질을 콘크리트 혼화제라고 부르는데, 포름알데히드, 나프탈렌, 아크릴아미드 등의 발암물질과 메틸알코올, 시클로헥산 등의 유독물질로 만들어진다. 새로 건축된 아파트의 딱딱하게 굳어진 콘크리트에서는 혼화제가 휘발성 유기물질이 되어 새집 증후군의 원인이 되지만, 레미콘 차량의 굳지 않은 콘크리트 상태에서는 혼화제가 물에 녹아 밖으로 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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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차의 남은 콘크리트가 버려지면서 유독성 혼화제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는 채석장. 아무 문제 없는 것일까? 

대한민국 채석장의 현실

전국에 크고 작은 다양한 채석장들이 있다. 콘크리트용 골재를 캐내는 광산뿐 아니라 큼직한 돌을 캐내는 화강암 광산들도 있다. 도시의 건축물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채석장이 필요하다. 돌을 캐내는 과정에서 산의 나무들이 베이고 환경 훼손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그러나 돌을 다 캐내고 난 후의 광산은 복원해야 한다. 돌을 캘 때도 향후 복원을 염두에 두고 계획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 당장 더 많은 돌을 캐내려고 안전과 환경을 소홀히 한 채 돌을 캐내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채석장이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화강암을 캐내고 있는 경기도 포천의 화강암 채석장이다. 울창하던 산림이 속에 감추고 있던 화강암을 내주기 위해 점점 더 넓고 깊게 훼손되고 있는 현장이다.  
 

▲ 화강암을 캐내고 있는 포천시의 채석장 모습 ⓒ 신병문

 
충남 아산시의 골재 채취 광산이다. 광산 내부에서 작업 중인 포클레인이 10대가 넘는다. 광산 규모가 엄청남을 짐작할 수 있다. 캐낸 돌은 다양한 크기의 자갈이 되어 레미콘이나 도로공사에 사용된다.  
 

▲ 콘크리트 골재용 채석장의 모습 ⓒ 신병문

 
아래는 화강암을 캐내는 전북 익산의 한 채석장이다. 땅 속으로 계속 들어간다. 다른 채석장들과 달리 도심 한복판에 있다. 채굴이 끝나면 어떻게 복원하려는 것일까? 저렇게 깊이 파내면 향후 복원이 가능할까?
 

▲ 익산 시내에 있는 화강암 채석장 모습. 앞으로 폐광 후 복원은 가능할까? ⓒ 신병문

 
지역 주민에게 보은한 국내·외 폐광산들

경기도 포천의 아트밸리(Art Valley)다. 국내 최초로 폐채석장을 친환경 방식으로 복원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이곳은 1960년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화강암 채석장이었다. 포천석이라 불리는 화강암이 질이 좋아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등 국내 유명한 건축물의 조경석으로 사용되었다.
 

▲ 포천 아트밸리. 화강암을 캐낸 폐광을 포천시가 복합예술공원으로 바꿨다. ⓒ 포천시청

 
폐광 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가 2009년 10월 포천시가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해 '포천 아트밸리'로 재탄생했다. 폐채석장의 웅덩이가 수심 25m의 '천주호'로 거듭났고 높이 60m의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장엄한 경관을 지닌 문화공간이 되었다.

2009년 10월 24일 개장해 현재 2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2010년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 광산 복원이 잘된 사례로 수록됐다.
 

▲ 채굴이 끝나 방치되었던 폐광산이 아트밸리라는 멋진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나 지역민들의 자랑이 되고 있다. ⓒ 포천시청

  
경기도 안양시 수리산 '병목안 시민공원'. 일제강점기인 1930년부터 1980년까지 경부선과 수인선의 철도용 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이었다. 폐광 이후 대규모 절개면의 재해 방지와 도심 경관을 위해 안양시가 사업비 260억 원을 들여 2년여의 공사 끝에 2006년 5월 24일 시민공원으로 개장했다.
 

▲ 돌을 캐내던 폐광지가 아름다운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안양 병목안 시민공원. ⓒ 안양시청

 
높이 65m, 최대 너비 95m의 인공폭포는 병목안 시민공원의 자랑이며 중앙광장, 사계절정원, 잔디광장, 복합 어린이 놀이시설, 체력단련장이 폐광 부지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채석장 사면을 계단식으로 만든 사계절정원에는 은방울꽃, 할미꽃, 금낭화, 기린초, 벌개미취, 참나리 등 5만여 그루의 야생화가 계절별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또 어린이 놀이터 바로 옆에는 녹슨 철로 위에 두 량의 화물열차가 있다. 이곳이 과거 돌을 캐던 채석장이었음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다.
  

▲ 폐광 절개지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폭포의 위용 ⓒ 최병성

 
캐나다엔 부차트 가든(The Butchart Gardens)이 있다. 2004년 캐나다 정부로부터 사적지로 지정되었고 전 세계에서 매년 100만 이상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다.

이곳은 시멘트공장에 석회석을 공급하던 채석장이었다. 폐광 후 황폐해진 이곳이 전 세계에서 수집한 진귀한 나무들로 채워졌다. 부차트 가든은 훼손된 석회석 광산을 그대로 디자인 한 성큰가든(Sunken Gardens)과 이탈리아 정원(Italian Garden), 지중해 정원(Mediterranean Garden), 장미정원(Rose Gaden) 등으로 구성되어 이곳을 찾는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 석회석을 캐내던 폐광을 전 세계인이 찾는 가든으로 탈바꿈시켰다. ⓒ 박명주

 
브라질에 있는 오페라 데 아라메(Opera de Arame) 극장 역시 폐광산이었다. 시가 폐광산을 매입해 자연 상태로 복원함과 동시에 1000개 좌석이 있는 오페라 하우스를 건설했다. 230톤의 철강으로 80명의 기술사들이 약 60일 만에 완공했다.
 

▲ 폐광이 1000개의 좌석이 있는 오페라하우스로 바뀌어 친환경도시로 거듭났다. ⓒ 김신환

 
포천 아트밸리를 비롯해 안양 병목안 시민공원, 캐나다 부차트 가든, 브라질 오페라 데 아라메 극장은 폐광으로 흉물스럽게 방치된 곳을 지형지물에 맞게 잘 활용해 시민들에게 되돌려 준 모범 사례다.

채석할 때는 소음과 분진으로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 해를 입히던 곳이었지만 폐광을 잘 이용함으로써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관광자원이 됐다.

계속 고통 안겨주는 폐광산

모든 채석장이 잘 복원되는 것은 아니다. 흉물로 방치되는 곳이 더 많다. 심지어 복원 대신 사업자가 또 다른 돈벌이를 위해 쓰레기매립장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고통을 가중하는 곳들도 있다.

아래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돌을 캐내던 폐광산이다. 복원한다고 경사면에 나무를 심었지만 여전히 채석 과정의 후유증이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폐광지 한쪽에서는 악취가 진동하는 정체불명의 쓰레기를 퍼내고 있다. 알록달록 천 조각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니 의류공장에서 발생한 불법 폐기물들이다.
 

▲ 경기도 화성의 한 폐광지에 투기된 불법 폐기물들을 치우고 있다. ⓒ 최병성


바로 곁엔 또 다른 종류의 폐기물이 가득하다. 구리 등을 빼낸 후 전선 피복을 잘게 갈아낸 폐기물 자루들이 주를 이루고, 자동차범퍼에서 온갖 잡동사니까지 산업폐기물들이 사방에 널려 있다. 한적한 폐광지임을 알고 업자들이 불법으로 폐기물을 투기한 것이다.
 

▲ 폐전선에서 구리 등의 금속을 빼낸 후 전선피복을 잘게 갈아낸 폐기물들을 폐채석장 부지에 불법 투기하였다. ⓒ 최병성

 
전북 익산의 한 폐광 현장. 폐광 전체가 검은 천으로 뒤덮여 있고, 악취 진동하는 시커먼 침출수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업체가 폐광을 복구한다면서 폐기물 143만 톤을 매립했다. 익산시에 따르면, 이 중 불법 화학 폐기물이 20만 톤 섞였다. 폐광에서 흘러내린 독성 침출수로 인해 인근 하천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게 되었다.
   

▲ 전북 익산의 한 폐광산. 복원한다며 쓰레기 145톤을 매립, 침출수가 발생하여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 최병성

 
익산시가 폐광에 매립되었던 폐기물을 다른 곳으로 처리 중이지만 전국적인 매립장 부족으로 지금까지 처리된 폐기물은 전체 143만 톤의 약 3.6%인 5만여 톤에 불과하다. 이 속도로 143만 톤의 폐기물을 다 치우려면 앞으로 30년, 총 4000억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익산시 예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수도권 2000만 식수 위협하는 쌍용 매립장

강원도 영월 서강변에 있는 쌍용C&E(전 쌍용양회) 폐광에는 축구 경기장 25개 면적의 대규모 쓰레기 매립장이 건설될 예정이다. 쌍용C&E가 1960년대부터 시멘트를 만들려고 석회석을 파내던 곳이다. 쌍용 홍사승 회장은 국내 두 번째 크기의 쓰레기 매립장이라고 언론에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은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서면 안 되는 곳이다. 지하 동공으로 빗물이 줄줄 새는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다. 54일 장마였던 지난 2020년 여름 매립장 예정지에 가득했던 빗물이 비가 그치고 단 며칠 만에 다 지하로 빠져나갔다. 쓰레기 매립장을 만들 경우 상상할 수 없는 대형 재난이 발생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었다.
   

▲ 2020년 8월 4일, 매립장 예정지 폐광산에 빗물이 가득 찼다. ⓒ 최병성

 

▲ 2020년 8월 21일, 매립장 에정지에 가득했던 그 많던 빗물이 지하 동공으로 다 빠져나갔다. ⓒ 최병성

 
지난 1월 13일엔 쌍용 매립장 예정지에서 200여 m 떨어진 쌍용천과 서강이 초록색으로 물들었다. 얼음이 꽁꽁 어는 추운 겨울이니 분명 녹조는 아니었다. 54일간의 장마 빗물이 단시간 사라졌다는 지난 2020년 10월 8일자 <그림처럼 아름다운 서강, 이대로 잃을 순 없잖아요>(http://omn.kr/1rfef) 보도 후 쌍용C&E가 침출수 유출 경로 확인을 위해 우라닌(Uranine)이라는 초록색 형광물질로 추적자 실험을 한 것이다.
 

▲ 쌍용천과 서강이 추운 겨울임에도 녹색으로 물들었다. 15년이 아니라 단 3일만에 강을 오염시켰다. ⓒ 최병성

 
쌍용C&E는 2020년 6월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매립장에 차수막을 하지 않더라도 200m 떨어진 쌍용천까지 쓰레기 침출수가 도달하려면 15년 걸린다고 기록했다. 매립장 예정지가 그만큼 안정된 지반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거짓이었다. 15년이 아니라 단 3일 만에 쌍용천뿐 아니라 서강까지 초록색으로 물들었다. 이곳에 쓰레기 매립장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쌍용C&E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그러나 쌍용C&E는 아직도 쓰레기 매립장 건립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역 언론인 <영월신문> 9월 6일 자에 친환경매립장을 건설하겠다는 광고를 실은 것. 매립장 허가만 받으면 1조 5천억 원이 넘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빗물 줄줄 새는 위험 지반에 세계 최고의 매립장을 건설하겠다며 국민의 목숨을 건 도박판을 벌이는 쌍용C&E. ⓒ 영월신문

  
만약 서강변에 쌍용C&E의 쓰레기 매립장이 건설될 경우 대한민국 국민 절반이 사는 수도권과 충북 제천, 단양, 충주에 사는 국민에게 식수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

쌍용 매립장 예정지는 우발레와 돌리네가 있던 곳이다. 우발레와 돌리네란 석회암이 오랜 시간 물에 녹아 지반이 평평해져 밭으로 이용되는 곳이다. 우발레가 있다는 것은 그 지하에 물이 빠져나가는 동공이 자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54일간의 장마 빗물이 단 시간에 다 새 나가고, 15년 걸린다던 우라닌 추적자 실험에서 단 3일 만에 서강이 초록으로 변한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쌍용C&E가 조만간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원주지방환경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은 한 회사가 문경시에 건설하려던 산업폐기물 매립장에 대해 석회암 지대라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서에 부동의 해 사업을 취소시켰다. 원주지방환경청은 국민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릴까.

대재앙 우려

지난 4월 19일 충북 제천시의회와 단양군의회는 "쌍용C&E는 무모한 폐기물매립시설 조성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쌍용C&E의 산업폐기물매립장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지난 4월 30일 충북도의회도 쌍용C&E 산업폐기물 조성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며 매립장 건설 반대에 가세했다.
 

▲ 쌍용C&E매립장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제천시의회 의원들. ⓒ 제천시의회

 
충북도의회는 결의문에서 "매립장 예정지는 석회암 지대로 한강수계의 상류지역이며 지하 절리와 동공이 발달해 침출수 유출이 불가피한 지역으로, 한강수계인 제천·단양·충주 그리고 수도권 식수원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특히 충북도의회는 "쌍용C&E가 폐광 지역을 마땅히 친환경적으로 복구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오랫동안 이를 방치해오다 복구는커녕 회사 이익만을 앞세워 폐기물 매립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며 쌍용C&E의 무책임한 기업윤리를 비판했다.

또 지난 5월 6일엔 충북 11개 시·군 의회 의장들이 단양군청 소회의실에 모여 쌍용 매립장 반대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쌍용C&E의 매립장 반대 물결이 영월·제천·단양 등 충북을 지나 경기도와 서울로 점점 퍼져가고 있다. 경기도의회와 서울시의회에서도 몇몇 의원들이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쌍용C&E의 매립장은 단순히 영월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축구장 25개 면적의 쌍용매립장에서 침출수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재앙이 된다.

쌍용C&E가 상식에 벗어난 쓰레기 매립장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폐광 복원에 대한 관련 규정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의 건강과 환경 보전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나서 폐광 복원의 규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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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때리고, 훔쳐도 '솜방망이'…만 14세 미만의 특권

[기획]죽이고, 때리고, 훔쳐도 '솜방망이'…만 14세 미만의 특권

소년범죄 갈수록 '잔혹'…범죄별 유형도 '다양'
연령 낮아 처벌 피해…"엄벌해야" 사회적 공분↑

 

최근 ‘촉법소년’ 범죄가 잇따라 발생면서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하향해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대선 예비후보들도 관련법을 개정하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촉법소년 범죄는 개인의 문제일까. 또 처벌 강화만이 능사일까. 본지는 촉법소년 범죄의 근본적 원인과 해결방안,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촉법소년 범죄 ‘횡행’…“처벌해달라” 목소리 증폭
<계속>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촉법소년의 대담하고, 교묘한 범죄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촉법소년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머니 피 묻은 흉기…차량 훔치고 당당

 

지난달 24일 안산시 단원구에서 10대 청소년 4명이 길가에 세워져 있던 고급 외제차량을 훔쳐 달아나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중 2명은 정식 입건됐으나 나머지는 보호처분만 받게 됐다.

 

이들은 범행 당일 체포돼 경찰서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반성의 기미 없이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욕을 하거나 욕설을 내뱉었다.

 

다음날 인천에서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인터넷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을 수차례 성추행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5일 의정부의 한 주택에서 10대 아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향해 흉기를 휘둘러 중태에 빠지게 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피의자가 모두 촉법소년이라는 것이다. 촉법소년이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범법행위를 한 형사미성년자로 형사책임능력이 없어 처벌을 받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처벌해 달라”…울려 퍼지는 국민적 호소

 

최근 촉법소년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촉법소년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뉴스에 보도된 촉법소년 성추행 피해자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고 있는 제 딸아이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하고 싶은 마음에 인터뷰를 했지만, 방송 심의 상 자세한 내막을 알리지 못해 이렇게 청원 글을 올린다”면서 “가해학생들의 엄벌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촉법소년인 가해자를 지목하며 “너무 화가 난다. 피해자는 계속 피해만 입어야 되고 가해자는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이 사건은 성추행이 아닌 유사강간”이라면서 “당시 협박 내용은 입에 담을 수조차 없을 만큼 암담했다. 어떻게 어린아이들이 이런 행동과 말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청원은 1만4204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이달 26일 마감될 예정이다.

 

지난해 4월에는 ‘렌트카 교통사고 사망사건’ 관련 범행을 저지른 청소년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 동의가 100만 명을 훌쩍 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3월쯤 10대 8명이 훔친 차를 운전하다 일으킨 사고로, 대학에 입학한 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은 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가해 청소년 8명은 모두 법원의 소년보호사건 재판부인 소년부로 송치됐다. 그러나 가해 청소년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다.

 

가해자 7명 중 2명은 장기소년원 송치, 나머지는 2년의 장기보호관찰 및 6개월 시설 위탁 처분을 받았다. 당시 승용차를 운전한 1명은 추가 범행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당시 청원인은 “당시 렌트카 운전자는 만 14세 미만 형사 미성년자로 촉법소년에 해당돼 형사처분 대신 보호처분을 받을 것이라고 경찰이 소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사람을 죽인 끔찍한 청소년들의 범죄다”라며 “피해자와 그의 가족, 또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가해자 청소년들을 꼭 엄중히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촉법소년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건 맞다”면서 “촉법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면 정식 입건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촉법소년 범죄는 수사가 아닌 내사를 진행한 뒤 법원 소년부로 사건을 송치한다”며 “법원에서 판사가 직접 보호처분 등의 조처를 취할 수 있는데 이는 전과로 남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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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가 된 미국 한인 여성들... 이 놀라운 기록

 책 '뉴욕 한인복지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을 읽고

21.09.23 13:34l최종 업데이트 21.09.23 13:34l


[서평]선배는 불혹의 나이에 유학길에 올랐다. 놀라운 결단이었다. 이별은 아쉬웠지만 나는 그의 도전을 지지했고 흠모했다. 물론 그는 나의 선망과 상관없이 낯선 타국에서의 삶에 고군분투했을 것이다. 공부를 마치면 귀국하겠거니 했던 내 짐작과 달리, 그는 그곳(뉴욕)에서 결혼했고 정착했다. 그는 그렇게 코리안 아메리칸이 되었다.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된 그(김영옥)는 미국(뉴욕) 내 한국인 이민자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다. 배우자 민병갑 교수(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는 오랫동안 뉴욕 이민자 커뮤니티를 연구해왔고, 그 역시 공동 노력으로 기여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들은 미국 내 소수자인 한국 이민자의 삶을 아카이빙 해왔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이다. 미국의 새 이민법이 발효된 1965년부터 반세기가 훌쩍 지났으니, 그 긴 시간을 지나온 기억은 희미해지고 바래졌을 테니 말이다. 흩어지거나 사라질 기억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뉴욕 한인복지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이라는 기록물이 책으로 나왔다. '뉴욕의 한인 복지'라니 낯설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게다 '공헌한 사람들'이라니 어쩐지 지위가 있는 사람들의 자서전적 이야기라 오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들이 누구에게 공헌하려 했는가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보면, 소수자 중의 소수자인 이주민 한인의 삶을 만나게 된다.


그들의 헌신은 백인 중심의 미국 사회에서 생존해야 했던 경계인으로서의 동질감에서 발원한 것일까. 소수자 한국인 중에서도 더 보이지 않는 존재들(불법 체류자나 홈리스, 위기 가정의 구성원 등)을 향한 그들의 헌신이 뭉클하다.

도미한 한국인이라고 다 성공했을 리도 다 행복했을 리도 없다. 미국이라는 낯선 곳에 사는 소수자 한국인의 삶이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면, 지금 여기 한국에 머물며 불안정한 지위로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 이주자들이나 난민의 삶을 떠올려 보자.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불행한 역사를 돌이켜보면, 한국인은 참으로 오랫동안 떠돌았던 난민이 아니던가.

어디에 살든, 이주민의 삶은 고단했다
 
 책 '뉴욕 한인복지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
▲  책 "뉴욕 한인복지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
ⓒ 북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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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복지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이라는 책 제목이 주는 건조한 인상으로 아카이빙에 참여한 대부분이 남성일 거라 오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목차를 살펴보면 기록을 남긴 절반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경청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타국에 살았던 그들의 삶의 굽이굽이가 뜻밖에도 한국 역사나 사회구조와 교차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기록에 참여한 열 분의 이야기 모두 한인 이민사를 톺아볼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이 중 특별히 내 마음을 잡아끈 건 여성 기록자(김광희, 김은경, 여금현 등)들의 이야기였다. 특히 노숙자 쉼터인 '무지개의 집'을 운영했던 여금현의 증언이 인상적이었는데, 그의 기록은 놀랍게도 미군 기지촌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기지촌 여성들이 그곳에도 있었다.

한국전쟁 후 기지촌 여성들 중 상당수가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떠났다. 아메리칸드림을 안고 미국에 도착했던 그들은 '전쟁 신부'(war bride)라 불렸다. 부푼 희망과 달리, "그들이 미국에서 만난 것은 깊은 실망과 자신이 있을 곳은 아니라는 절실한 소외감이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익히 알았던 곤경을 피해 미국으로 왔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곤경들, 즉 가난, 성차별, 인종 차별, 이혼, 심한 외로움 등과 마주치게 되었다."('기지촌의 그늘을 넘어' 중에서).

1950~1989년까지 미군과 결혼해 도미한 군인 아내는 십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모두 불행했던 것은 아니지만,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유색인 이민 여성이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처했을 곤경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1980년 배우자와 두 아이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여금현이 만난 '국제결혼 여성'은 이들 중 일부였다. 신학 대학원을 마친 배우자가 롱아일랜드 한인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시무했는데,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러 온 '국제결혼 여성'을 만나게 된다.

한국인의 미군 기지촌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은 미군과 결혼해 도미한 '국제결혼 여성'들을 배척하게 만들었는데, 교회라는 공간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인과 결혼한 여성들이 '국제결혼 여성'들과 같이 예배 보는 것에 거세게 반발하자, 여금현은 '국제결혼 여성'들을 위한 교회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스스로 목사가 되어 무지개 교회를 세운다. '국제결혼 여성'들의 둥지가 마련된 셈이었다.

녹록지 않은 과정 중 무지개 교회를 방문한 문혜림(1986년 동두천 기지촌 여성 쉼터인 '두레방'을 만들었다)으로부터 딱한 처지인 국제결혼 한국 여성의 기사를 전해 받는다. 통역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아들을 죽인 엄마로 기소되어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송아무개씨 사건'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도 다뤄졌던 사건이었다.

억울한 송아무개씨의 사정을 알게 된 여금현과 뜻을 같이 한 여성들은 '송아무개씨 석방 운동'을 벌이고, 천신만고 끝에 송아무개씨를 가석방시키기에 이른다. 당시 받은 충격으로 경증의 정신질환을 겪고 있던 송아무개씨가 가석방되었어도 머물 곳이 없자 여금현이 돌보게 된다. 이를 기점으로 여금현은 소외된 한국 이민 여성들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게 된다.
 
 송아무개씨 석방 위원 4명 (왼쪽부터 문혜림, 민경숙, 여금현, 박혜정,  일본 사진작가)
▲  송아무개씨 석방 위원 4명 (왼쪽부터 문혜림, 민경숙, 여금현, 박혜정, 일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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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내몰린 한국 이민 여성을 돕기 위해 여금현은 '여성, 평등, 자유'를 내걸고 위기 여성 핫라인 무료 상담 센터를 열었다. 핫라인에 걸려온 제보로 10여 년간 맨해튼 플러싱 한인 타운에서 노숙자 생활을 해 온 한인 여성 노숙자 박아무개씨를 만나게 된다. "한인 여성 노숙자가 있다니". 동시대를 살고 있다고 믿기 어려운 박아무개씨의 곤경을 보고 그는 한인 노숙자 여성들을 도울 방법을 찾는다.

무너진 사람들을 다시 일으킨 환대의 밥상 

미군 남편이나 남편의 가족에게서 내쳐진 '국제결혼 여성'들은 거리로 내몰렸다. 박아무개씨와 같은 노숙자는 추위, 강간, 폭력의 위험에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의 가장 절박했던 고통은 배고픔이었다. 여금현은 이들을 먹이기 위해 '무지개 환대: 밥상공동체'를 시작한다.

밥을 함께 지어 먹으며 점차 약물중독, 정신질환, 공포와 극단의 외로움 등에서 회복되어 가는 노숙자 여성들의 삶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 과정에서 여금현과 자원봉사자들이 노숙자 여성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보인 헌신은 웅숭깊다. 사무실을 개조해 노숙자 여성들이 머물 공간을 만들고 한인 사회의 후원에 힘입어 밥상을 차려냈다.

점차 노숙자들이 늘어나자 더 큰 공간이 필요했다. 거액의 기부자가 나서며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나 싶었지만 허사가 되고 무지개 밥상은 붕괴될 위기에 이른다. 여금현의 타격은 말할 것도 없고, 겨우 안정을 찾아가며 다시 살아보려 애썼던 쉼터의 여성들에게도 심대한 위기였다.

여금현은 이 위기를 '무지개 환난'이라 불렀다. 곤경에 처한 무지개 일원은 이가전(이중 문화 가정 목회 전국연합회)의 초청으로 미주리주 평화 동산으로 둥지를 옮겨 그곳에서 밥상을 다시 차리기 시작한다. 재기하는 과정에서 여금현과 동료들 그리고 자매들이라 불리는 노숙자 여성들이 보인 굴기는 역동적이다.

이들은 재기하며 "무지개 자매들뿐 아니라 한국 기지촌 여성들과 혼혈인, 불우한 결혼여성 모두의 친정집이 되게 하겠다"고 결의했다. 자신의 고통을 디디고 갱신하여 마침내 타인의 고통으로 인간애를 확장하는 그들의 성장이 우뚝하다.
 
 무지개의 집 내 집 마련 입주, 여금현 대표 (1996. 5월. 무지개 집 창립 3주년)
▲  무지개의 집 내 집 마련 입주, 여금현 대표 (1996. 5월. 무지개 집 창립 3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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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복지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독자는 환상적인 아메리칸 드림이 탈각된 이방인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불법 체류자로 신분을 속이고 지내거나, 소수자로 주눅 들어 사는 사람에게 당당히 살 권리란 당연히 따라오는 자격이 아니다.

불법 체류 한인 중 이산가족이 된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이산가족이 분단된 한반도의 남과 북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국에 들어오며 가족과 연락이 끊긴 경우도 있었고, 미국 내에서도 가족이 흩어지며 연락이 두절된 경우도 있었다.

불법 체류자는 아니지만, 생활이 매우 곤궁해 먹을 것과 잘 곳이 아쉬운 이민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 소외된 이민자들의 삶의 흔적은 한국에 머물며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는 외국인 이주자나 난민의 삶을 강렬히 환기시킨다. 머무는 곳이 어디든, 정주하는 자로 권리를 획득하지 못한 경계인의 삶의 모습은 지독히도 닮아 있었다.
 
 뉴욕가정상담소 주최로 열린 침묵행진 (2012, 뉴욕 플러싱)
▲  뉴욕가정상담소 주최로 열린 침묵행진 (2012, 뉴욕 플러싱)
ⓒ 저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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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복지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은 철저히 소외된 이들의 관점에서 기록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한국인이라는 지위가 소수 민족임을 감안할 때, 그리고 아카이빙에 참여한 분들의 기록이 자신의 부나 명예를 일구는 과정이 아닌 소외된 동료 한국인을 돌보는 연대감으로 채워졌다는 점에서, 이 책은 미국 뉴욕 이민사를 조명하는 귀중한 자료라 하겠다.

한국 근현대사의 암울하고 불행한 시기를 관통하며 미국 뉴욕뿐 아니라 타국에서 고단한 삶을 꾸려간 수많은 한국 이주자들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또한 망각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를 기록을 책으로 엮어낸 편저자 김영옥 선배의 노력에도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개인 블로그에도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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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3자 또는 4자가 종전선언” 거듭 제안

유엔총회 연설 통해, 북에 ‘이산상봉·방역협력’ 촉구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1.09.22 07:55
  •  
  •  수정 2021.09.23 09:45
  •  
  •  댓글 1
 
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제76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제76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나는 오늘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한번 촉구하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호소했다.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가깝게는 ‘판문점선언’(2018.4.27.), 멀게는 ‘10.4선언’(2007.10.4.)에서 남북 정상들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다시 꺼낸 것이다. 대화 재개 조건을 놓고 미국과 기싸움 중인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올해가 남북이 유엔에 동시가입한지 30년이 되는 해라고 지적했다. 

“유엔 동시 가입으로 남북한은 체제와 이념이 다른 두 개의 나라라는 점을 서로 인정했다. 하지만 결코 분단을 영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교류도, 화해도, 통일로 나아가는 길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사진제공-청와대]
[사진제공-청와대]

북한을 향해서는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고령인 이산가족들의 염원을 헤아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빨리 추진되어야 합니다.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같은 지역 플랫폼에서 남북한이 함께할 때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운명 공동체로서, 또한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남과 북이 함께 힘을 모아가길 바란다”면서, “나는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베트남의 지지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계속해서 건설적 역할을 해주길 당부했다. 베트남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자 올해 한-아세안 대화 조정국이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기조연설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진지하고 지속가능한 외교를 추구한다”며, “우리는 한반도와 지역의 안정뿐만 아니라 북한(DPRK) 주민들의 민생을 개선하려는 가시적 약속을 통한 가능한 계획으로 향하는 구체적인 진전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화상 연설을 통해 “국가 간 차이와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평등과 상호존중에 바탕을 둔 대화와 협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나라의 성공이 곧 다른 나라의 실패는 아니”라며, “이 세계는 각국의 공동성장과 진보를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76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압둘라 샤히드 의장님, 
안토니우 구테레쉬 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 여러분,

2년 만에 다시 유엔총회장에 서게 되니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집니다. 
76차 유엔 총회 의장으로 취임하신 샤히드 의장님의 리더십으로,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혜와 협력이 모아지길 
기대합니다. 
또한 지난 5년간 유엔의 발전과 개혁을 위해 헌신해온 
구테레쉬 사무총장님의 연임을 축하하며 경의를 표합니다.
사무총장께서 역점을 두어 온 
평화유지 활동과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발전목표에 
큰 진전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이번 유엔 총회가 
코로나와 기후위기로부터의 회복과 
지속가능발전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인간은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존재입니다.
인류는 공동체를 통한 집단 지성과 상호 부조에 기대어
수많은 감염병을 이겨내며 공존해 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역시 인류애와 연대의식으로 극복해낼 것이며,
유엔이 그 중심에 설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국경을 초월해 유전체 정보를 공유하고,
긴밀한 협업을 통해 백신 개발에 성공했으며,
치료제 개발도 빠른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이기는 것은 경계를 허무는 일입니다.
우리의 삶과 생각의 영역이 
마을에서 나라로, 나라에서 지구 전체로 확장되었습니다.
나는 이것을 ‘지구공동체 시대’의 탄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공동체 시대’는 서로를 포용하며 협력하는 시대입니다.
함께 지혜를 모으고 행동하는 시대입니다.
지금까지는, 
경제 발전에 앞선 나라,
힘에서 우위를 가진 나라가 세계를 이끌었지만,
이제 모든 나라가 최선의 목표와 방법으로 보조를 맞추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협력과 행동의 중심으로 유엔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유엔의 창립자들은
두 차례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으며 
국제평화의 질서를 모색했습니다.
이제 유엔은 ‘지구공동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규범과 목표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다자주의 질서 안에서 호혜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국가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유엔이 되어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고
행동으로 이끄는 유엔이 되어야 합니다.
유엔이 이끌어갈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신생 독립국이었던 한국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국가 간 상생과 포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협력과 공생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구공동체’가 해야 할 당면 과제는
코로나 위기로부터 포용적 회복을 이루는 일입니다.
저소득층, 고령층과 같은 취약계층이
코로나의 위협에 가장 크게 노출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경제·사회적 문제들도 
코로나를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빈곤과 기아가 심화되었고,
소득·일자리·교육 전반에 걸쳐 성별·계층별·국가별 격차가 커졌습니다.

유엔은 이미 수년 전부터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제시하며
이러한 불균형 문제의 해소를 촉구해 왔습니다.
이제 유엔의 모든 구성원이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은 모든 사람, 모든 나라가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코백스에 2억 불을 공여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고,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의 한 축을 맡아
코로나 백신의 공평하고 빠른 보급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도 앞장서겠습니다.
한국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고 사람 투자를 확대하는 ‘휴먼 뉴딜’을 통해
사람 중심의 포용적 회복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국판 뉴딜 정책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함께 공유해 나가겠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이 함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코로나 이후 수요가 높아진 
그린·디지털·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ODA도 확대하겠습니다.

‘지구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시급한 과제는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지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예상보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힘을 모아
‘탄소중립’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한국은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하여 
그 비전과 이행체계를 법으로 규정했습니다. 
다음 달에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하고,
11월 COP26을 계기로
‘2030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해 발표할 것입니다.

석탄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고,
신규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중단했으며,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개별국가는 물론
모든 나라가 꾸준히 협력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입니다.
실천 방안 역시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한국은 ‘그린 뉴딜’을 통해
‘탄소중립’을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만들고 있습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RE100 캠페인’에 동참하고,수소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며
ESG경영과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민간의 기술개발과 투자를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입니다.

한국은 기후 분야 ODA 확대와 함께,
그린 뉴딜 펀드 신탁기금을 신설하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지원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과 역량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개발도상국이 기후위기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아울러, P4G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의지를 결집했던 경험을 토대로
2023년 COP28을 유치하고자 합니다.
파리협정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지구공동체’의 가장 절실한 꿈은 평화롭고 안전한 삶입니다.
유엔의 출범은 국제관계의 패러다임을
‘경쟁과 갈등’에서 ‘공존과 상생’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유엔은 ‘힘의 균형’으로 유지되던 불완전한 평화를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평화로 바꾸고,
인류 모두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한국은 한반도에서부터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비핵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꾸준히 추진해왔고,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싱가포르 선언이란 
역사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입니다.
나는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합니다.
대화와 협력이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한반도에서 증명되기를 기대합니다.

나는 두 해 전, 이 자리에서 
전쟁불용과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을
한반도 문제 해결의 세 가지 원칙으로 천명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습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나는 오늘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합니다.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마침, 올해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유엔 동시 가입으로 남북한은
체제와 이념이 다른 두 개의 나라라는 점을 서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분단을 영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교류도, 화해도, 통일로 나아가는 길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훗날,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입니다.

북한 역시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합니다.
국제사회가 한국과 함께 
북한에게 끊임없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기대합니다.
이미 고령인 이산가족들의 염원을 헤아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빨리 추진되어야 합니다.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같은 지역 플랫폼에서 
남북한이 함께할 때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운명 공동체로서, 또한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남과 북이 함께 힘을 모아가길 바랍니다.
나는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상황은 
평화와 인권을 위한 유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한국에서 주최합니다.
유엔 평화유지 활동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계기로 만들겠습니다.
유엔의 분쟁 예방 활동과 
평화구축 활동에 대한 한국의 기여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한국은 오는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하여
지속 가능한 평화와 미래세대의 번영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가고자 합니다.
각국의 협조와 지지를 기대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 여러분,

인류는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믿고 협력하며 그 희망을 현실로 바꿔냈습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다시 희망을 키우고 있습니다.
더 나은 회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인류가 하나가 되어 오늘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분명,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구공동체’의 시대를 열어가는 인류의 새로운 여정에
연대와 협력으로 유엔이 앞장서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자료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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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단체, 징벌적 손배 대안 자율규제 ‘깃발’ 띄웠다

7개 단체 참여, ‘자율규제 열람차단 청구’ 등 심의 방안 발표
언론계 전반 외연 확대 관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 관련 논의 예고

언론 대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골자로 하는 여당의 언론중재법 개정 추진에 맞서온 언론단체들이 통합 자율규제 기구 설립을 공식화했다. 여러 성격의 언론 사용자 단체와 노동자(현업인) 단체가 자율규제 기구 설립을 위해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7개 단체 참여, 자율규제 ‘열람차단 청구권’ 등 제시

7개 언론단체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율규제 차원의 ‘열람차단 청구권’ 등을 적용하는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 참여를 선언한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관련 기사 :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보도, 주의 조치 받으면 끝?]

자율규제 심의는 인터넷 기사 팩트체크 등을 통해 심의·평가해 결과를 이용자에게 제시하고 해당 언론에 알리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자율규제 기구는 허위정보를 담거나 언론윤리를 위반한 인터넷 기사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언론에 인터넷 기사 열람 차단을 청구하고, 필요한 경우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하도록 했다.

통합형 자율규제기구는 기사 심의와 별개로 인터넷 기사와 광고로 인한 피해자가 언론중재위원회나 법원에 가지 않더라도 신속한 피해구제가 가능하도록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7개 언론다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7개 언론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역할과 기능, 자율규제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 마련을 위해 학계, 언론계, 전문가 등으로 연구팀을 조속히 구성해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국민이 언론을 불신하게 만들고 피해 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오늘 기구 설립 발표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문제를 해소해 나가고 언론 신뢰를 높여 나가기 위한 첫 발자국”이라고 밝혔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자율규제 시도를 폄하하고, 위헌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우리는 실효성 있는 자율규제 기구를 만들자는 데 합의했다. 잘못된 보도를 스스로 통제하고, 필요하면 과감히 대응 할 수 있는 자율규제기구를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자율규제는 실효성이 없으면 맹탕”이라며 “그간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선언적인 측면에 그쳤다. 이번에는 국민적인 공감대와 설득력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Gettyimagebank
▲ 사진=Gettyimagebank

언론사 단체와 노동자 단체 이례적 결합, 이유는?

통합 자율규제 기구 논의는 언론 노동자 및 현업인 단체와 사용자 단체가 함께 구성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강홍준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은 “신문협회가 나선 이유는 기존 자율규제 기구들이 원하는 수준만큼의 실효성 있는 규제를 하지 못했다는 자기 반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미디어오늘 보도 등에 나온 기존 자율규제에만 맡겨놔서는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을 뼈 아프게 받아들였다. 현재 자율규제 기구는 실시간으로 쏟아져 나오는 인터넷 기사에 대한 상시 심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그간 현업인 단체가 사용자 단체와 많이 대립했다. 하지만 언론 불신의 위기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언론계가 공멸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에 피해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외연 넓히기 과제, “정부 주도 규제 개선” 목소리도 

이날 기자들의 질문은 참여 단체가 한정적이면 ‘실효성’을 담보하기 힘들 수 있지 않냐는 데 집중됐다. 여러 단체가 참여하긴 했지만 방송사 단체들이 참여하지 않았고, 협회 소속이 아닌 언론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7개 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발표는 ‘기구 설립’ 합의에 의미가 있고, 추후 참여 단체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강홍준 신문협회 사무총장은 “(지상파 방송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방송협회는 내부 의견 수렴 중”이라며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많은 언론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다음주에 제휴평가위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언론사 제휴심사를 담당하는 독립기구인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는 한국신문협회, 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단체들이 운영 전반을 논의하는 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 한국 언론 자율규제 및 공적 규제 현황. 디자인=안혜나 기자
▲ 한국 언론 자율규제 및 공적 규제 현황. 디자인=안혜나 기자

언론사들의 참여를 위해선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인센티브 측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좋은 언론 상품이 유통될 수 있게 만드는 게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보면 언론중재위에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는 내용이 있는데, 중재위에 늘릴 예산이 있다면 언론 스스로 열람차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좋겠다. 바우처 제도 연계도 역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기구 참여 단체 확대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방송통신심의 등 국가 주도 규제를 자율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은 “현재 대한민국에는 양대 국가검열기구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언론중재위원회가 있다”며 “국가가 언론에 개입해서 통제할 수 있는 제도가 대한민국만큼 폭 넓은 민주 국가가 없다. 궁극적으로는 통합자율규제기구가 국가규제 기구를 대체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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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의 야만을 끝내자’..이석기 의원 석방 2021 추석한마당 열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9/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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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감옥에서 9년째 수감 중인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감옥에서 9년째, 이석기 의원 석방’ 2021 추석 한마당 - 9년의 야만, 이제는 끝내자>가 대전교도소가 열렸다. [사진제공-한국구명위]     

 

▲ 민중의 노래를 제창하는 참가자들. [사진제공-한국구명위]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감옥에서 9년째 수감 중인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감옥에서 9년째, 이석기 의원 석방’ 2021 추석 한마당 - 9년의 야만, 이제는 끝내자(이하 추석한마당)>가 대전교도소앞에서 열렸다. 

 

추석한마당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이하 한국구명위)’ 주최로 열렸으며, 유튜브와 줌(Zoom)으로 생중계되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집회에는 서울, 대전, 광주 등 15개 도시 70여 곳 거점에서 3천여 명이 함께했다. 

 

함세웅 한국구명위 고문과 박래군 한국구명위 공동대표가 대회사를 하였다. 

 

함 고문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우리가 나름대로 아주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그 실낱같은 희망마저 끊어질 지경에 있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석기 의원이 감옥에서 그러나 더 큰 자유를 가지고 우리에게 자유와 희망 또 민족의 일치와 꿈을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벌써 만 9년이 꽉 차고 또 넘쳤다. 이경진 누님이 천 일 동안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고 계시다가 암에 걸리셔서 또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그렇게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소원했다. 문재인 정권 굉장히 비겁하고 매우 나쁘다.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이석기 전 의원을 감옥에 가둬두는지에 대해서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추석한마당에서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수석부위원장)은 규탄 발언을 했다. 

 

윤 직무대행은 “신자유주의 정권은 자신들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언제나 국민의 목소리를 내는 진보정치를 탄압하고 민주노총을 탄압해왔다. 이재용은 석방하고 양경수를 구속하는 나라,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본모습이다. 민주노총은 결심했다. 노동자 민중이 살맛 나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결심했다. 10월 20일 총파업은 역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양심수 없는 나라, 인권이 존중되는 나라, 노동이 중심이 되는 나라, 민주노총이 만들겠다”라고 연설했다. 

 

이어 김태진 전 부산구명위 회원은 “야만의 시대 끝장내기 위해서 진보집권을 해야 한다. 2022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부산에서 출마 결심했다. 헌신분투 마음으로 우리의 목표로 함께 전진하자. 부산구명위도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 청년구명위 회원들의 문예공연. [사진제공-한국구명위]  

 

송명숙 청년진보당 대표는 “엊그제 유엔총회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중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그런데 9년 전 같은 제안을 했던 이석기 의원은 생각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감옥에 있다. 진짜 평화와 자유는 그곳이 아니라 여기 감옥 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된다”라며 청년구명위 회원들의 공연을 소개했다. 

 

청년구명위 회원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개사한 공연을 선보였다. 

 

이 전 의원이 참가자들에게 보낸 옥중편지가 추석한마당에서 낭독됐다. 

 

이 전 의원은 “아홉 번째 새로운 가을을 맞이하며, 40일 동안 사람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하나의 숨결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동지들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분명한 깨달음이 나를 숨 쉬게 한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계속해 이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도 아니고, 나쁜 것과 덜 나쁜 것의 대결도 아니다. 기득권의 한 귀퉁이씩을 각자 차지하고 상대의 기득권을 조금 더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싸우는 것일 뿐”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들 기득권 세력의 담합 구도에 파열구를 내는 것이다. 민중 자신이 정치의 한 축으로 일어나지 않는 한 거대 여야의 기득권 체제는 바뀔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추석한마당 참가자들은 ‘민중의 노래’ 제창에 이어 ‘촛불배신 규탄한다,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감옥에서 9년째다,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구호를 외치고 행사를 마쳤다. 

 

아래는 이석기 전 의원 옥중편지 전문이다.

 

-----------아래--------------

 

보고 싶은 벗들, 사랑하는 동지들

 

이제 아홉 번째 가을입니다. 

 

사방을 막은 벽면에서 나오는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는 이제 줄어들어 갑니다만, 코로나로 인한 면회 금지 때문에 한 40여 일 동안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감옥이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지금 나와 벗들을 이어주는 건 편지입니다. 

 

그 편지에는 9년째 갇혀 있는 저의 현실과 가석방으로 감옥을 빠져나간 이재용의 현실과 모두가 잠든 새벽에 강제 연행된 민주노총 위원장의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정부가 말하는 공평과 정의, 민주주의가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자각이 들어 있습니다. 

 

종이 위의 검은 글씨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지만, 그것이 깊숙한 데로부터 나오는 분노의 목소리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벗들이 보낸 편지들을 읽다 보면 역설적이지만 나의 영혼은 평안해집니다. 아홉 번째 새로운 가을을 맞이하며, 40일 동안 사람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하나의 숨결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동지들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분명한 깨달음이 나를 숨 쉬게 합니다.

 

5년 전 우리는 가장 먼저 촛불을 들었습니다.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와 평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한 발 전진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그저 제자리걸음만 거듭했습니다. 광화문의 촛불이 한목소리로 외쳤던 ‘이재용 구속’은 가석방이라는 희한한 결론으로 끝나버렸습니다.

 

그러니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도 아니고, 나쁜 것과 덜 나쁜 것의 대결도 아닙니다. 지금의 거대 여야는 서로 죽일 듯이 싸우지만 막상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기득권의 한 귀퉁이씩을 각자 차지하고 상대의 기득권을 조금 더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싸우는 것일 뿐입니다. 이들 중 누가 정권을 차지하느냐는 우리 민중의 삶과는 아무 인연이 없습니다. 거대 양당 체제는 기득권 보호체제라고 나는 규정한 바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들 기득권 세력의 담합구도에 파열구를 내는 것입니다. 누구나 불평등을 말하고, 불공정을 말하지만 실제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평등과 불공정의 피해를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는 민중의 몫입니다. 민중 자신이 정치의 한 축으로 일어나지 않는 한 거대 여야의 기득권 체제는 바뀔 수 없습니다. 우리는 현장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민중과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감으로써 이를 바꿔내야 합니다. 그것이 지난 5년의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다시 가르쳐 준 교훈입니다. 

 

백무산 시인은 ‘아름드리 나무는 톱 같은 지혜로 베어진다’면서 성경에는 독사 같은 지혜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에겐 톱 같은 지혜가 맞는 말이라고 했지요. 그것이 우리에겐 무기라고도 했습니다. 여기엔 편법도 없고, 요행도 없습니다. 저마다 현장에서 우직하게 만 사람이 한 사람처럼 떨쳐 나선다면 낡은 장벽은 물 먹은 흙담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리운 동지들. 

오늘 쓰는 이 편지가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벗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그립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제는 손을 잡고 가슴을 맞대고 시대의 요구와 민중의 현실에 함께 하고 싶습니다. 비록 우리는 헤어져 있지만 얼마 안 가 우리는 만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싸움은 어제에서 오늘로, 오늘에서 내일로 이어집니다. 한 호흡으로 지금처럼, 우리가 꿋꿋하게 싸워나간다면 새로운 미래는 이미 시작입니다.

 

2021년 9월 22일  

대전옥에서 이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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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냉병’일까 ‘보랭병’일까?

[우리말 바루기] ‘보냉병’일까 ‘보랭병’일까?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00:03

지면보기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일회용 플라스틱이나 종이컵을 쓰지 않기 위해 커피 전문점에 보온병을 들고 오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보온병에는 냉커피를 담기도 하는 등 찬 것을 담아 보관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보냉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보냉병’ 대신 ‘보랭병’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냉’이냐 ‘랭’이냐의 차이인데 여기에서 두음법칙을 떠올렸다면 우리말 바루기의 애독자라 할 만하다.

이와 관련해 한글 맞춤법에는 본음이 ‘라, 래, 로, 뢰, 루, 르’인 한자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고 돼 있다. 그러나 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경우에는 본음을 살려 적어야 한다.

‘保冷’은 ‘보호할 보(保)’ 자와 ‘찰 랭(冷)’ 자로 이뤄진 낱말이다. ‘冷’이 단어 첫머리가 아니라 ‘保’ 다음에 오기 때문에 본음을 살려 ‘랭’으로 읽어야 한다. 따라서 ‘보냉병’이 아닌 ‘보랭병’이 바른 표현이다.

저위도에 위치하며 표고가 600m 이상으로 높고 차가운 곳을 의미하는 ‘高冷地’를 읽어 보자. 이 역시 단어 첫머리가 아닌 중간에 ‘冷’이 오므로 ‘고냉지’가 아니라 ‘고랭지’라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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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광고에서 '무한상사' 냄새가 난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OTT 서비스, 유튜브 등으로 이제 우리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보고싶은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본방 사수'를 위해 TV 앞에 앉는 일은 먼 추억이 됐다. '정주행'이라는 말도 더이상 낯설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연휴기간 몰아보면 좋을 유튜브 몇 개를 소개한다.[편집자말]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무려 5일에 달하는 기나긴 연휴 기간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의 위협 속에 집콕 생활을 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유야 어찌되건 바쁘게 움직이던 일상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의 여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가선용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추석 연휴다.  

오랫동안 이 시기의 좋은 벗이 되어준 존재는 TV였지만 그 역할을 점차 유튜브로 대표되는 인터넷, 모바일 신흥 매체가 대신하고 있다. 장소·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만날 수 있는 유튜브 속에서 이른바 '웹예능'은 좋은 벗이 되어 준다.  

10여분 남짓한 짧은 분량으로 부담없이 스트레스를 해소해줄 수 있는 이들 프로그램이야 말로 휴일, 그리고 휴식을 위한 가장 적합한 수단으로 손꼽인다. 이 시기를 그동안 감상하지 못했거나 이미 봤지만 다시 즐겨도 괜찮을 만한 유튜브 예능들을 소개해본다.

춤·노래·이젠 유튜브까지 접수? 다재다능 아이돌
 
 '런웨이' 시즌2, '쩡이집비니?'의 한 장면

▲ '런웨이' 시즌2, '쩡이집비니?'의 한 장면 ⓒ 1theK, 덤덤스튜디오

 
유튜브 속 웹예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바로 아이돌이다. 당당한 주인공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가는가 하면, 살짝 예능감이 부족하거나 낯가림이 있더라도 부담 없이 숨겨진 끼와 재능을 뽐낼 수 있는 도구로서도 유튜브 예능은 최적의 역할을 담당해준다. 팬들과의 대면 접촉이 거의 사라진 요즘 같은 시기엔 좋은 말벗이 되어주는가 하면, 이곳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기존 TV 인기 예능으로 진출하는 기회도 만들어낸다. 

​최근 유튜브에서 맹활약하는 인물 중 이미주(러블리즈)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7월부터 인기리에 공개중인 1theK 채널의 <런웨이> 시즌2에서 이미주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산하면서 포복절도 웃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매력의 소유자 답게 웹툰, 드론, 댄스 스포츠, 치어리딩 등 다양한 분야와의 만남에서 그녀는 활기넘치는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예능돌'로 손꼽히는 활약을 펼치는 오마이걸도 빼놓을 수 없다. 리더 효정과 비니가 이끌고 있는 덤덤스튜디오 채널의 <쩡이집니비?>는 마마무 문별, 프로미스나인, <펜트하우스>에 출연한 배우 윤종훈 등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토크쇼와 각종 게임쇼를 결합시킨 형태로 프로 MC 들과는 대비되는 조금은 서툰 진행이 쏠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예나의 동물탐정', '전설의 연습생'의 한 장면

▲ '예나의 동물탐정', '전설의 연습생'의 한 장면 ⓒ 스튜디오와플, All The K-Pop

 
​지난 8월부터 공개중인 스튜디오 와플의 <예나의 동물탐정>, All The K-Pop 채널의 <전설의 연습생>은 신구세대 아이돌의 재능 발산으로 볼거리를 제공해 눈길을 모은다. 아이즈원 출신의 최예나를 전면에 내세운 <동물탐정>은 강아지, 호랑이 등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을 비롯해서 수달, 알파카 등 조금은 생소한 생명체들을 만나서 독특한 생활 습관을 영상에 담아낸다.  

<전설의 연습생>은 관록의 아이돌 소녀시대 써니가 14년째 연습생을 하고 있다는 가상 설정을 해두고 인기 그룹 멤버들을 만나 나누는 토크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현실과는 정반대로 후배 아이돌들을 선배로 삼아 온갖 상황극을 펼치면서 때론 '현타'를 맞기도 하는 써니의 모습이 큰 웃음을 선사하는데, 이게 프로그램의 매력 포인트다. 

TV 속 예능 고수... 이제는 유튜브 달인
 
 '대부님', '그늘집'의 한 장면.

▲ '대부님', '그늘집'의 한 장면. ⓒ 엠드로메다, 달라스튜디오

 
기존 TV 예능의 주인공 역할을 담당했던 중견 예능인, 개그맨들에게 유튜브는 또 다른 활동 영역을 마련해주고 있다. 

​한동안의 공백기를 맞았던 탁재훈 또한 유튜브와 TV 출연을 병행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동료 연예인들과의 티키타카식 토크로 재미를 구가하며 30만 구독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낸 <탁재훈의 탁사장>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엠드로메다 채널의 <대부님>에서 신인 음악인을 위한 무대를 마련 중이다.

지난 2018년 좌충우돌 토론 배틀 <뇌피셜>로 100만 구독자들의 배꼽을 쏙 빼놓았던 김종민은 이번엔 달라스튜디오의 <그늘집>을 통해 토크 MC로 변신을 꾀했다.  건물 옥상에 마련된 간이 골프장에서 초대손님과 대결을 펼치면서 티격태격 대화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할명수', '미선 임파서블'의 한 장면

▲ '할명수', '미선 임파서블'의 한 장면 ⓒ JTBC, DIA TV

 
​이미 2년째 방영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JTBC <할명수>, DIA TV <미선 임파서블>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필청' 유튜브 프로그램으로 언급할 만하다. 박명수의 원맨쇼 예능 <할명수>는 등장 초기엔 TV 방영을 병행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유튜브 공개에만 전념하면서 요즘 젊은 구독자들의 기호에 맞는 독특한 구성, 편집, 자막으로 폭넒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개그우먼 박미선이 젊은이들의 문화를 체험해 본다는 취지로 출발한 <미선 임파서블>은 올해 들어 쿡방·먹방 등 소재에 변화를 주면서 더 큰 인기몰이에 나섰다. 히밥, 웅이, 승우아빠 등 인기 유튜버들을 초대해 쉴 틈 없이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등 변화를 꾀하며 재미를 모색하고 있다.
 

무려 50인분 요리 장만에 나선 히밥 출연분은 88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역시 라면 60그릇을 끓였던 웅이 편은 570만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었다. 

신제품 홍보도 이젠 유튜브 예능으로?
 
 '프로덕션 Z', '못배운 놈들'의 한 장면

▲ '프로덕션 Z', '못배운 놈들'의 한 장면 ⓒ 삼성전자, GS25

 
​각종 제품 CF 영상 위주로 채워지던 기업체의 유튜브 채널도 최근 자체 제작 웹예능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친밀도를 키우고 있다. 예능이라는 소재를 통해 광고라는 틀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킴과 동시에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면서 기업 이미지 재고 및 제품 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 

삼성전자의 < 프로덕션 Z >는 지난 8월 갤럭시 Z폴드3 및 Z플립3 홍보를 위해 제작된 6부작 유튜브 전용 예능이다. '무한상사' 캐릭터에 착안해 유재석과 이미주, 승희(오마이걸), 김희철(슈퍼주니어), 정세운을 가상의 마케팅 팀으로 조합해 오피스 상황극을 펼치면서 신제품 알리기에 나섰다. 광고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물이지만 일반 TV 프로그램 못잖은 완성도를 보여줬는데, 일부 팬들은 이 멤버 그대로 신규 예능 만들어달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GS25의 이리오너라 채널이 방영중인 <못배운 놈들>은 서울 지역 시내버스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존재다. 차량 속 TV 영상물로 자주 소개되면서 이에 호기심을 느낀 승객들이 유튜브로 유입되는 다소 특이한 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어느덧 시즌3까지 제작될 만큼 성공적인 기업체 유튜브 예능으로 각광 받고 있다.

tvN D의 <휠링캠프>는 현대자동차와 협업한 야외 캠핑 예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시즌2 방영에 돌입할 만큼 괜찮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탁월한 진행력과 더불어 각종 차량에 대한 지식이 많은 래퍼 데프콘과 딘딘을 메인 MC로 삼고 아이돌, 배우 등 다양한 연예인 초대손님을 모셔 신차 시승기를 한다는 콘셉트다. 
덧붙이는 글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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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배의 복수?…‘테러와의 전쟁’ 20년, 끔찍한 대차대조표

등록 :2021-09-21 20:48수정 :2021-09-21 21:17

 
[테러와의 전쟁 20년 결산]
탈레반 축출로 시작해 탈레반 복귀로 마무리
이라크전쟁까지 번지며 희생자 규모 눈덩이
전체 90만명 사망, 미국은 8조달러나 지출
세계는 안전해졌나, ‘필요한 희생’이었나
전쟁 의미와 효과 놓고 미국 안팎 갑론을박
 
탈레반 병사가 9·11 테러 20돌인 지난 11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을 순찰하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탈레반 병사가 9·11 테러 20돌인 지난 11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을 순찰하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20년 전 9·11 테러 뒤 쫓겨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윤회라도 한듯 돌아온 것으로 ‘테러와의 전쟁’은 사실상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미국인들은 탈레반 정권 축출로 시작한 전쟁이 탈레반 정권 복귀로 끝났다는 사실과 철군 과정의 혼란상에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테러와의 전쟁’은 성공인가 실패인가? 성공이라면 무엇이 그렇고 실패라면 왜 그런가? 지금 미국 안팎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한마디로 답하기는 쉽지 않다. 입장에 따라,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거기에 ‘테러와의 전쟁이 없었다면’, ‘전쟁이 그런 양상이 아니었다면’이라는 가정까지 섞는다면 질문의 난도는 더 올라간다. 하지만 막대한 인명과 비용이 희생되고 수십 개 나라가 휘말린 이 국제전에 대한 평가는 피할 수 없는 주제다. 미국 안팎에서 벌어지는 ‘테러와의 전쟁’ 대차대조표 논쟁의 핵심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미국은 안전해져” vs “세계는 더 불안해져”
 

전쟁이 쓸모가 있었다는 긍정론의 강력한 논거는 ‘미국이 더 안전해졌다’는 것이다. 9·11 테러의 공식 사망자 수는 약 3천명(2977명)이다. 이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들에 의한 세계 전체 사망자 수 그래프를 확 끌어올렸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희생당한 미국인은 107명에 ‘불과’하다. 그러니 언뜻 비교해봐도 미국이 안전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입장에 선 이들은 그냥 안전해진 게 아니고 미군이 알카에다 등을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이 도주 중에도 미국에 대한 또다른 대형 테러를 계획했다는 정보도 있었다. 빈라덴은 2011년에야 사살됐지만, 그 전에도 알카에다는 미군의 공격 때문에 세를 불리거나 대규모 테러를 기획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니얼 바이먼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인터넷 매체 <복스> 인터뷰에서 “과거 알카에다는 아프간에서 수천명을 모집해 훈련시킬 수 있었다”며, 미군의 아프간 침공이 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국장도 언론 기고에서 “큰 틀에서 우리는 방어에 성공했으며, 아프간에서 목숨을 버린 이들을 포함해 안보에 기여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알카에다가 대량살상무기를 손에 넣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추정까지 고려하면 아프간전을 비롯한 ‘테러와의 전쟁’은 더욱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시각도 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의 뉴욕 세계무역센터 잔해. AFP 연합뉴스
2001년 9·11 테러 직후의 뉴욕 세계무역센터 잔해. AFP 연합뉴스
 

반면, 미국 영토 안에서의 테러 위협 감소만 따질 게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이 중동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통해 자국과 자국 시설에 대한 위협을 상당한 정도로 잠재웠을지는 몰라도 중동이나 유럽에서 테러 위협은 오히려 강화됐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제압한 데 이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지적이 많다. 알카에다 이라크지부나 이슬람국가(IS)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반동으로 생겨나 수많은 인명으로 살상으로 이어졌다. 이라크는 내전의 수렁에 빠졌고, 2015년 전후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가 발호하면서 중동과 유럽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번에 미군 철수 과정에서 카불 공항 자살폭탄 테러로 17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슬람국가 호라산’은 이슬람국가의 아프간지부 격인 조직이다.

 

이런 평가는 미국보다는 동맹인 유럽 쪽에서 많은 편이다. 메리 칼더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는 <가디언> 기고에서 ‘테러와의 전쟁’ 여파로 극단주의가 중동과 아프리카에 만연해졌다며 “아프간 침공 20년 후,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통신사 <아에프페>(AFP)도 ‘테러와의 전쟁’ 20년 총평 기사에서 마찬가지 이유로 “완전한 실패”라고 규정했다. 아프간과 이라크 주재 영국대사를 역임한 윌리엄 패티는 “극단적 이슬람주의의 위협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며, 그것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시엔비시>(CNBC)에 말했다.

미국이 ‘제2의 9·11’을 겪지 않은 게 전쟁 덕분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접근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은 대형 테러를 겪은 뒤 테러분자 감시와 정보 수집 등 전쟁 이외의 대테러 활동을 크게 강화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9·11 직전 테러 가능성을 탐지하고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데는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사이의 장벽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공인된 사실이다.

 

긍정적 또는 부정적 평가와 관련해 계량적 측면도 따져봐야 한다. 전쟁 목적 달성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인명과 비용이 소모됐는지도 판단 요소나 배경으로 삼을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미국 브라운대의 ‘전쟁 비용 프로젝트’ 통계가 광범위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 프로젝트가 이달 1일 발표한 것을 보면, 20년간 ‘테러와의 전쟁’ 무대에서 죽어간 사람은 89만7천~92만9천명으로 추산된다. 지역별 사망자는 △이라크 27만5천~30만6천 △시리아/이슬람국가 26만6천 △아프간 17만6천 △예멘 11만2천 △파키스탄 6만7천 △기타 1천명이다. 신분별로는 △미군 7천 △미군 계약 업체 8천 △현지 군경 20만 △민간인 36만4천~38만7천 △미군의 적대 병력 등 29만7천~30만2천 △언론인과 구호기관 등 1500명이다.

 

사망자들이 전부 미군이나 그 동맹군과의 직접 충돌 과정에서 숨진 것은 아니다. 해당 국가의 정파적 대립이나 테러에 희생된 이들도 많다. 하지만 어쨌든 이런 죽음들은 ‘테러와의 전쟁’과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다. 또 무력 사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된 인원만을 집계한 것이어서, ‘테러와의 전쟁’과 결부된 죽음들 중 누락된 인원이 있다.

 

이런 숫자의 의미는 몇 가지 점에서 분석해볼 수 있다. 우선 ‘전쟁’이라고 하기에는 민간인 희생자 비율이 높다. 전후방이 따로 없는 교전 양상 속에 게릴라전, 무차별 보복, 테러가 난무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적대 세력 사망자 비중은 약 3분의 1이고, 미군의 동맹인 현지 군경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3분의 2에 육박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테러와의 전쟁’을 개시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1일, 20년 전 탑승객들이 납치범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유나이티드항공 93편 사고 현장인 펜실베이니아주 섕스빌 추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섕스빌/EPA 연합뉴스
‘테러와의 전쟁’을 개시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1일, 20년 전 탑승객들이 납치범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유나이티드항공 93편 사고 현장인 펜실베이니아주 섕스빌 추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섕스빌/EPA 연합뉴스
 

여기서 ‘테러와의 전쟁’이 왜 시작됐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본토에서 상상할 수도 없었던 끔찍한 테러로 약 3천명이 희생당하자 미국 지도자들은 “어디까지든 쫓아가 징벌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전쟁이 20년을 끄는 동안 그보다 더 많은 미국인들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고, 전쟁과 관련된 전체 사망자는 9·11 테러의 300배에 이른다. 미국 입장에서는 테러분자들이나 테러 위협을 발본색원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비례의 원칙’이 심하게 무너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희생 규모가 커졌지만 아프간이나 이라크 등 어느 쪽도 제대로 ‘안정화’하지 못한 데는 이라크 침공이 결정적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거짓 정보를 앞세운 네오콘의 선동에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겠다며 이라크를 치기로 결정했다. 그 효과로 아프간의 탈레반이 생존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또 이라크에서는 수니-시아파 내전이 촉발됐고, 권력을 잃은 수니파 세력이 알카에다로 갔다가 다시 이슬람국가를 만들었다. 미국이 이라크전을 시작할 때, 중동에서 시아-수니파의 투쟁이 본격화하면 신-구교 충돌로 수백만명이 희생된 17세기 유럽의 30년전쟁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9·11 직후 테러 관련자 조사를 이끈 당시 연방수사국 요원 알리 수판은 <슈피겔> 기고에서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재조직되던 시기에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 준비를 위해 중요 자원들을 빼돌리면서 이미 2002년 가을에 우리는 아프간에서 패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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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대 조사팀은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비용은 총 8조달러(약 9392조원)로 추산했다. 현지 작전 비용이 2조1천억달러, 이자 1조800억달러, 국내 테러 예방 및 대응에 1조1200억달러, 전쟁에 따른 해외 기지 추가 비용 8800억달러, 2050년까지 참전 군인을 위한 지출 2조2천억달러 등이다.

 

‘테러와의 전쟁’ 규모와 방식에 찬성한다면 ‘필요한 지출’이었다고 볼 것이다. 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쪽은 ‘그 돈을 다른 데 썼다면…’이라며 날려버린 기회비용을 생각할 것이다. 알카에다 제거에만 집중하거나, 아프간 너머로 전쟁을 확대하지 않고 보다 건설적이고 평화적인 프로젝트에 돈을 썼다면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명백한 승자는 따로 있다?
 

막대한 돈이 중동의 사막 한가운데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돈은 수많은 명목으로 지출됐고, 누군가의 주머니를 불렸다.

무기 등 군수물자를 대는 방위산업체들이 전쟁 확대와 장기화로 재미를 본 것은 당연하다. 또 전쟁 실패와 관련해 자주 지목되는 게 현지인들의 부패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소련군과 싸우는 아프간 군벌들에게 거액의 ‘연봉’을 줬다. 그 뒤로도 군사적 목적이나 재건을 위해 돈을 주면 그대로 착복하거나, 원가를 부풀려 차익을 챙기는 행태는 반복됐다. 아프간 정부와 정부군의 부패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게 탈레반 정권의 복귀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1060억달러어치 미국 국방부 계약을 검토한 회계 감사관이 그 돈의 약 40%가 현지 관리나 군벌, 범죄적 조직의 배를 불린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전했다. 미군이 탈레반을 축출한 직후인 2001년 말부터 2014년까지 아프간 대통령을 역임한 하미드 카르자이도 부패의 한 축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오히려 그는 2019년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의 현금이 아프간 관리들을 부패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갔을까?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아프간이나 이라크 재건에 큰 돈을 썼다지만 결국 큰 몫은 건설업체 등 서구 기업들에게 돌아갔다. 부시 행정부 때는 그와 친분이 있는 기업들이 계약을 따냈다. 2002~2021년 미국이 제공한 재건 비용의 12%만이 아프간 정부에 할당됐다. 이라크 정부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계약한 업체의 직원이 단 1명뿐이었고, 그는 다름 아닌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의 남편인 경우도 있었다. 최근 <뉴욕 타임스>의 한 칼럼은 “누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나”라고 물은 뒤 “미국의 국방 관련 계약자들”이라고 자답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012300.html?_fr=mt1#csidxea1f8a8b94d10d1b86223904c088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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