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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친생부모의 존재, 나는 '비밀 입양인'입니다

[입양 당사자들이 바라는 입양제도] ① 입양을 통한 이익 추구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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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이 시의회 박차고 나온 배경

오 시장 개인 유튜브 채널 ‘사회주택 비난’이 시발점
사회주택협회 “악의적 왜곡, 법적대응 나설 것”

홍민철 기자 
발행2021-09-07 18:06:02 수정2021-09-07 19:52:30
 

지난 3일, 서울시의회에선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발언권을 얻지 못한 오세훈 시장이 갑자기 답변대로 성큼성큼 올라와 “답변할 기회를 달라”고 고함쳤다. 김기덕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절차에 따라 회의를 진행 중이다. 발언 기회는 또 있다”고 맞섰다. 오세훈 시장은 “지금 이야기해야겠다. 시차가 있으면 오해가 생긴다”고 고집을 부렸다. 의장은 “다음에 하시라”고 타일렀지만 오 시장은 “무엇이 두려워 답변 기회를 주지 않느냐”고 소리쳤다. 화가 난 시의원들 사이에선 “여기가 어딘 줄 알고 고집을 부려” “내려가”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오세훈 시장은 “이렇게 하면 이후에 시정 질문에 응하지 않겠다. 퇴장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국무총리가 국회에 출석해 답변하다 “발언권을 달라”고 고함치다 회의장을 나가버리는 일을 상상할 수 있을까. 시정 질문 도중 시장이 갑작스럽게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지난 3일 서울시의회에서 벌어졌다. 시의회 김정태 운영위원장은 “10년 만에 의회민주주의 현장이 유린당했다. 오세훈 시장은 반의회주의자, 반민주주의자였음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퇴장하고 있다.ⓒ제공 : 뉴스1

사태의 발단은 오세훈 시장 개인 유튜브 방송이었다. 지난달 26일 오 시장의 개인 홍보 채널 ‘오세훈 TV’는 ‘나랏돈으로 분탕질 쳐놓고 스~을쩍 넘어가시려고?(feat. SH공사) | 사회주택의 민낯 | 서울시장 오세훈’이라는 제목의 1분 20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2천억원의 세금이 사회주택에 낭비되고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일부 조합이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는 주택을 사유화하고, 임대료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사회주택은 공공주택과 민간주택의 중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나 서울시가 땅을 소유하지만 운영은 비영리 단체나 협회가 하는 구조다. 사회주택 운영자는 공공기관으로부터 땅이나 건물을 받아 입주자를 모집하고 건물을 관리한다. 임대료로 이윤을 남기려는 민간주택과는 달리 최소한의 운영비만 받기 때문에 저렴한 임대료 유지가 가능하다. 공공은 저렴한 임대료를 조건으로 운영자에게 이런저런 혜택을 준다.

 

오세훈 TV 영상은 사회주택에 문제가 많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제목부터 악의적이다. ‘나랏돈’ ‘분탕질’ 등의 제목은 사회주택 사업자들을 비리의 온상으로 매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세훈 TV 화면ⓒ출처 : 오세훈TV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 사회주택 사업자들의 주장이다. 오세훈 TV는 서울시 조사 결과 임대료 기준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주택사업의 최대 목적인 ‘저렴한 임대료’를 지키지 않은 비율이 47%에 달한다는 것이 오세훈 TV의 주장이다.

표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사회주택협회의 분석이다. 전수조사가 아니었다. 임의로 고른 표본을 대상으로 했다. 서울에서 운영중인 사회주택은 2천100호에 달하지만, 선정된 표본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209호에 불과했다. 서울시 조사 결과에서도 209호 중 임대료 위반은 18개호에 불과했다. 위반 사례가 일부 발견됐지만 극히 일부의 사례일 뿐이라는 것이 사회주택협회의 설명이다.

임대료 기준 위반으로 적발되기는 했지만, 이 사례 자체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주택협회의 주장이다. 사회주택은 주변 임대료 시세의 80% 이하로 운영해야 한다. 주변 임대료 시세는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하고, 사회주택 임대료는 감정평가 결과의 80% 수준으로 운영해야 하는 구조다.

적발된 A 사회주택은 감정평과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사회주택협회의 주장이다. 시세를 산정할 때 임대면적 계산이 실제보다 작게 되면서 시세 산정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A 사회주택은 ‘셰어하우스’ 형태다. 입주자가 사용하는 방에는 거실과 화장실 등이 없다. 거실과 화장실은 나머지 입주자들과 공유(셰어)하는 구조다. 감정평가 과정에서 공유면적은 계산에서 제외되면서 시세 산정이 매우 낮아졌다는 것이 사회주택협회의 주장이다.

결국 운영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임대료가 책정됐고, 어쩔 수 없이 기준을 위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준을 위반했다고 해서 ‘폭리를 취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해당 주택은 현재 1인실 기준 보증금 2,500만원에 월 임대료 10만원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회주택협회 문영록 상임이사는 “감정평가 과정에서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개선조치를 통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주택 2천여 호의 평균 임대료는 건설형 기준 시세의 74% 수준이라는 것이 협회 설명이다.

오세훈 TV 화면ⓒ출처 : 오세훈TV

오세훈 TV는 ‘사회주택은 조합원만 입주를 받으면서 일반 시민을 배제하며 사유화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회주택’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있다는 것이 사회주택협회 입장이다. 오세훈 TV 측에서 문제 삼은 사회주택은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이다. 입주자가 회원이 되는 협동조합이 구성돼 주택 관리·커뮤니티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입주자가 될 수 있고 입주자는 조합 회원으로 인정된다. 애초 ‘사유화’라는 개념이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사회주택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여성 전용 사회주택, 장애인 사회주택, 예술가 사회주택 등 운영 콘셉트에 따라 입주자를 우선선발한다. 주택 취지별로 최적화된 입주자를 뽑는 것은 이미 서울시와 협의가 이뤄진 것이다. 사회주택협회 관계자는 “여성 전용 사회주택에서 남성을 입주자로 뽑지 않았다고 일반 시민 차별이라고 우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장점이 많다. 입주자가 조합원으로서 관리 주체가 되면서 청소 등을 직접 하기 때문에 관리비가 사실상 0원에 가깝다. 저렴한 임대료에 저렴한 관리비, 입주민들의 커뮤니티 활성화까지 이뤄지면서 단점보단 장점이 훨씬 많다는 것이 실제 입주자들의 설명이다. 사회주택에서 사는 이누리씨는 “입주자들이 한 달에 한 번 반상회를 하면서 진짜 이웃이라는 게 뭔지 알게 됐다. 여성임에도, 타지역에서 온 청년임에도 1인 가구임에도 ‘즐겁고 안전한 집에서 살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TV 화면ⓒ출처 : 오세훈TV

오세훈 TV는 ‘사회주택을 선정하는 운영위원이 자신이 소속된 단체를 운영자로 셀프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실명을 영상에 공개하며 ‘비리의 원흉’으로 지목한 셈이다. 사회주택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7일 서울시의회에서 진행된 사회주택협회 반박 기자회견에서 이한솔 이사장은 “사실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오세훈 TV 주장으로 명예가 훼손됐다. 법적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TV는 사회주택 운영을 자문하는 이한솔 주거복지재단 운영위원이 소속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사회주택운영사로 선정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셀프 지정’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주거복지재단은 사회주택 운영자를 선정하는 심사위원회를 따로 운영한다. 운영위원회는 재단의 운영만 자문할 뿐, 사회주택심사는 심사위원회에서 분리 선정한다. 이한솔 운영위원은 운영위원회 소속이지 심사위원회 위원은 아니다. 심사위원은 통상 SH와 LH, 전문가 교수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인력풀에서 따로 선발한다. 이한솔 운영위원은 심사위원회 인력풀이 아니기 때문에 심사에 들어갈 수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이한솔 위원은 “오세훈 TV는 민달팽이협동조합 등에 대해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오세훈 시장이 “발언권을 달라”고 요구한 사람은 이경선 서울시의회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오세훈 TV의 내용도 문제지만 제작 과정과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공무원들도 파악하지 못한 사회주택 조사 결과를 민간제작업체인 오세훈 TV 제작사가 어떻게 입수할 수 있었는지 경위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 이 의원의 입장이다. 이 의원은 “서울시 비공개 문서가 유출된 것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TV가 개인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를 대표하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우려다. 이 의원은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행정1부시장, 행정2부시장 등을 시의회 답변대로 차례차례 불러내 이런 우려에 대한 책임자들의 입장을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내부 문서를 유출해 허위 영상을 제작한 오세훈 TV에 대해 서울시는 고발 등의 강도 높은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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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김웅 의원 주장에 검찰 고발사주 의혹 가중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9/08 10:30
  • 수정일
    2021/09/08 10:3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아침신문 솎아보기]
인터뷰 내용 여전히 비일관… “‘손준성’이 보낸 고발장, 실제 고발장과 흡사”, 강제 수사 필요성 제기돼

오늘(8일) 오전 9시30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 사주 의혹’ 해명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이날 보도된 김 의원의 언론 인터뷰 내용도 여전히 일관성이 없어 의혹을 더한다.

8일 한겨레는 지난해 8월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이 검찰에 낸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에 대한 고발장이 당이 제공한 ‘초안’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고발장은 그해 4월 김 의원이 손준성 검사로 추정되는 이로부터 받아 당에 넘긴 고발장과 내용이 똑같다고 보도했다. (1면 “’최강욱 판박이 고발장’ 쓴 미래통합당 변호사 “당에서 초안 받아”“)

▲8일 한겨레 1면
▲8일 한겨레 1면
▲8일 9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갈무리.
▲8일 9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갈무리.

 

한겨레는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인 조아무개 변호사가 고발장을 작성했다”며 “당에서 초안 같은 것을 받아 편집을 했다. (초안이) 법률적으로 고소장으로 적합한지 여부와 다듬어야 할 부분 등을 몇가지 보고 ‘접수할 수 있겠다’고 해서 접수한 것”이라는 조 변호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초안을 누가 작성했냐는 물음에 조 변호사는 “모른다”고만 답했다.

한겨레는 또 이 고발장을 김 의원이 고발사주 의혹을 사는 ‘4월 고발장’과 비교한 결과 “31줄에 이르는 범죄사실 부분은 토씨까지 거의 같고, 결론도 ‘앞서 살펴본’이라는 표현을 빼면 100% 같았다”면서 “‘4월 고발장’과 ’8월 고발장’, 그 사이에 끼어있는 ‘고발장 초안’이 모두 똑같은 것으로 드러나며 당과 ‘고발 사주’ 의혹 사이의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지도부는 진위를 파악하기는커녕 방관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8일 경향 3면
▲8일 경향 3면
▲8일 중앙 4면
▲8일 중앙 4면

그러나 김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 등 다수 언론과 인터뷰에서 언론에 공개된 고발장(‘4월 고발장’)은 “나하고 전혀 관련이 없다. 그 고발장은 내가 잡았던 초안과도 다른 내용”이라고 밝혔다.

매체 ‘뉴스버스’에 ‘내가 (고발장) 초안을 잡았다’고 밝힌 이유를 묻자 “내가 우리 당 법사위 관계자한테 종이에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를 도표 같은 것을 그려가면서 (메모를) 건네줬다. 그런데 느닷없이 고발장을 받아서 고발했다고 말하길래 ‘내가 했을 텐데’라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준성 검사로부터 관련 고발장을 전달 받았는지 여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해 온 김 의원은 이 입장을 그대로 고수했다. 김 의원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손준성이한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완전히 고립무원 상태인데 너라도 잘 보필해라’라는 문자를 보낸 건 기억이 난다”며 “그쪽에서 문건을 보냈으면 ‘이런 문건이니 잘 좀 봐달라’고 미리 전화를 했을 거고, 그 통화 정도는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이 안 나니까 자신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이 인터뷰에서 “두 가지 가설이 있다. 첫 번째는 내가 받고 넘긴 게 아닌데 조작됐을 가능성이다. 제보자라고 하는 사람이, 나중에 알게 됐는데, 조작하고 이랬던 경험이 정말 많다”며 “두번째 가능성은 (손준성 검사에게 고발장, 판결문 등을 전달받은 것이) 다 사실일 수 있다. 정말 기억이 안 난다”고 강조했다.

▲8일 세계 12면
▲8일 세계 12면
▲8일 한국 4면
▲8일 한국 4면

 

“강제 수사로 진상 규명해야”

언론은 강제수사 필요성을 제기한다. 세계일보는 감찰의 한계를 지적하며 “사안의 위중함과 감찰의 한계를 감안해 수사 전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는 “손준성 검사가 사용한 컴퓨터에 대해 포렌식 작업이 최우선 과제다. 이 때문에 대검찰청도 곧장 해당 컴퓨터를 확보했다”며 “그러나 손 검사가 사용한 컴퓨터는 대검 내부 지침에 따라 1∼2개월마다 한 번씩 포맷했기 때문에 유의미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또 “김 의원에게 넘겨진 판결문의 출처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판결문을 출력하면 관련 기록이 남기 때문에 판결문과 이 기록을 대조하면 출처를 확인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해당 판결문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게 문제다.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 X’ 처벌 기록을 담은 판결문인데, 그 출처가 검찰이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의혹을 최초보도한 매체 뉴스버스 취재에 응한 제보자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8일 국민 3면
▲8일 국민 3면

 

‘군폭’에 또… 군 간부 방관·무관심 ‘구태’ 여전

지난 6월18일 군대 내 가혹행위에 따른 심적 고통으로 해군 강감찬함 소속 정아무개 일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1월 입대한 정 일병은 지난 2월 강감찬함에 배속됐고 지난 3월부터 선임들의 폭행·폭언, 구타, 집단 따돌림 등에 시달렸다. 이를 함장(대령)에게 가혹행위로 신고했으나 함장은 군 인권보호관이나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고 자체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2차 가해도 여러 차례 이뤄졌다.

군인권센터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유족들은 선임병들이 정 일병에게 “꿀 빨고 있네”, “신의 자식”이라며 폭언하고 정 일병이 승조원실에 들어오면 다른 병사들이 다 같이 나가 버리는 집단 괴롭힘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유족은 또 근무 중 실수가 있었을 땐 머리 등을 밀쳐 갑판에 넘어뜨리는 폭행도 있었고, 정 일병이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묻자 선임들은 “뒤져 버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8일 서울 1면
▲8일 서울 1면
▲8일 서울 3면
▲8일 서울 3면

 

서울신문은 “(신고를 받은) 함장은 즉시 군 인권보호관이나 수사기관에 알렸어야 했지만 함구했다. 정 일병은 신고 후에도 배 안에서 가해자들과 수시로 마주쳤다”며 “과도한 불안감에 시달리던 정 일병은 지난 3월 30일 갑판에서 기절했고 구토, 과호흡 등 공황장애 증세를 보였다. 함장은 다시 일주일 뒤인 4월 6일이 돼서야 정 일병에게 하선을 지시했다. 정 일병은 민간병원 정신과에 입원했다. 지난 6월 퇴원한 정 일병은 휴가를 나갔지만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고 사건을 설명했다.

언론은 군대 내 가혹행위에 대한 군 간부들의 방관이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도 기본적인 피해자·가해자 분리, 상부 보고, 신속한 하선조치 등이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담당 군사경찰도 가혹행위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적극 수사하지 않은 의혹도 있다.

서울신문은 “함장은 정 일병의 보직을 갑판병에서 CPO(고참 부사관) 당번병으로 바꾸고 승조원실을 변경했지만 같은 배 안에서 피해자는 가해자들과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 3월 26일 정 일병이 자해 시도를 했을 때 “함장은 두 시간 뒤 피해자와 가해자를 한자리에 모으고 가해자들에게 사과를 권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은 또 다른 날 강박감에 기절한 정 일병에게 “부함장(소령)이 ‘나랑 잘해 본다더니 왜?’라며 책망하는 듯한 말을 했고, 정 일병을 제외한 모든 병사를 집합시킨 다음 정 일병은 식당 안에 있게 하는 등 피해자가 자책감을 느끼게 하는 언행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가해자 선임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괴롭힘이 시작된지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가해자들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함장은 가해자들을 하선시켜 수사를 받게 하는 대신 함내 군기지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자체적으로 해결하려해 사건 축소 의혹도 산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군은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본질보다 가족관계와 여자친구와의 불화, 기존 정신병력 등을 따지는데 그런 버릇을 아직도 못 고치고 있다”며 “입대 전의 병력을 유족에게 얘기하는 것은 군 수사기관이 ‘원래 아파서 죽을 사람이 죽었다’고 몰고 갈 우려가 큰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8일 경향 1면
▲8일 경향 1면

 

‘은둔 청년’ 37만명 추산

7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 7일 ‘2020년 청년 사회·경제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를 발표하며 국내 은둔청년 규모를 지난해 기준 37만4156명 가량으로 추산했다. 이 연구 설문조사에 응한 만 18~34세 청년 3520명 중 3.4%(112명)가 평소 외출 정도에 대해 ‘집에 있지만 인근 편의점 등에 외출한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답했고, 연구자들은 이를 근거로 청년 1100만4611명 가운데 3.4% 정도가 은둔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 결과는 8일 경향신문이 인용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은둔형 청년’이 사회 문제로 등장한지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국내에 이들의 실태를 살펴볼 만한 공식 통계는 현재까지도 없다”며 “문제의 원인을 개인의 일탈이나 의지 부족 등으로만 여겨왔기 때문에 지원이나 대책 등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짚었다.

‘은둔형 청년’은 늘고 있는 추세다. 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7년 같은 연구를 진행한 결과 ‘집에 있지만 인근 편의점 등에 외출한다’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응답은 2.6%였다. 5년간 은둔 생활을 한 한 청년은 경향신문에 “나를 이해해주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 상담과 지원센터 등을 통해 은둔 생활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자체도 지원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엔 오는 11월 ‘은둔형 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사업, 거점센터 설치 및 운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광주광역시는 2019년에, 부산시는 올해 6월 이와 유사한 조례를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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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문맹률 86%... 점자 교육시설 태부족

  •  이창우 기자 (irondumy@idomin.com)
  •  2021년 09월 08일 수요일
  •  댓글 0
 
 
 시각 상실 92% 후천적인 요인
도내 맹학교·전용복지관은 '0'
"점자 배우기, 다시 눈뜨는 일"

8일은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국제 문해의 날이다. '문해'는 문자를 읽고 쓰는 행위로, 기본 인권을 누리기 위한 핵심 토대다. 광복 직후 77.8%(미군정 조사)에 달했던 한국 비문해율(문맹률)은 2008년 1.7%(국립국어원 조사)까지 떨어졌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단순한 읽기·쓰기 능력이 아닌 글의 맥락을 파악하는 실질 문해력 부족 문제가 더 자주 거론된다.

하지만, 점자라는 고유의 문자 체계로 정보를 읽어내는 시각장애인들의 문해율은 여전히 낮다. 경남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창원시마산지회에서 만난 김창수 지회장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 중도 시각장애인들의 점자 교육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남에는 맹학교·시각장애인 전용 복지관 등 이를 위한 교육 여건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점자 교육, 다시 눈뜨는 일 = "시력을 잃고 나니,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더군요. 갑자기 컴컴한 영화관에 들어간 상태로 평생을 지내야 하는 거죠. 점자는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였습니다."

김창수 지회장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시력을 잃은 중도시각장애인이다. 갑자기 빛을 잃은 김 지회장은 한동안 무력감을 겪었다. 어머니와 함께 시장에, 병원에 갈 때 홀로 한 발짝 걷는 일조차 힘들었다. 사회에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나서야 할 때였지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점자책에 손을 뻗었다. 마산에서 독학으로 점자 기초를 익히고, 대구에 있는 맹학교에 들어갔다. 본격적으로 점자를 익힌 뒤로는 의료서적을 섭렵했다. 안마사로 일하고자 관련 지식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책 한 장을 읽는데도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했다. 한글 점자체계를 이해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지만, 손으로 글자를 읽어내는 일이 어려웠다. 김 지회장은 "하루에 7~8시간 동안 점자책을 읽었고, 지금은 비장애인과 속도가 비슷하거나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점자로 익힌 지식으로 업을 찾았고, 장애인 인권을 향한 문제의식도 키웠다. 그러면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를 배우는 행위는 다시 세상에 눈을 뜨는 일과 같다"라고 말했다.

▲ 김창수 경남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창원시 마산지회장이 7일 점자 찍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김창수 경남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창원시 마산지회장이 7일 점자 찍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시각장애인 교육시설 경남은 전무 = 김 지회장 사례와 같이 시각장애인 대부분은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가다가 갑자기 컴컴한 세계에 빠진다. 2017년 보건복지부 장애인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시각장애인(28만 7000여 명)의 92.4%는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는다. 각종 질환(54.4%)과 사고(38%)가 가장 큰 원인이다. 시각 문자 체계와 비장애인의 삶에 익숙해진 후천적 시각장애인들은 점자 습득에 어려움을 겪는다. 같은 조사에서 점자를 해독할 수 없는 장애인은 전체 86%에 달했다.

김 지회장은 "점자는 원리 이해는 쉽지만, 촉각으로 읽어내는 데는 오랜 끈기와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학령기에 시력을 잃은 아이들은 전문적인 특수교사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경남에는 맹학교가 한 곳도 없어 다른 지역에 가야 하는 형편"이라고 꼬집었다.

맹학교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점자·직업교육을 하는 특수교육기관이다. 2020년 정부 통계를 보면, 현재 국내 10개 시도(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강원·충북·전북·전남)에 13곳의 맹학교가 있다. 경남은 시도별 인구로는 전국 4위(332만 명)이지만, 맹학교와 농학교가 없다.

김 지회장은 성인 중도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지원 공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을 비롯해 강원·전남·충북·세종 등 5개 시도에만 시각장애인 전용복지관이 없다"라며 "전국적으로 장애인종합복지관은 이용자·주요 프로그램 등이 지체·발달장애인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 청각에 민감한 시각장애인들은 거의 찾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에 도움을 구하는 맹인들을 전용 복지관으로 연계하고, 점자학습·음성 정보화기기 사용법·재활 활동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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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 누명 벗은 교사 "담임·교감·교장은 사과하라"

[인터뷰] '북침 교육' 재심 무죄 선고받은 강성호 교사의 일갈

21.09.07 07:17l최종 업데이트 21.09.07 08:29l


[기사 수정 : 7일 오전 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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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8월 10일 자 <제천신문>. 법정에 들어서는 강성호 교사가 손바닥에 쓴 "진실·승리"라는 글씨를 펴보이고 있다.
ⓒ 제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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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7월 25일 두 번째 재판에 출두해야 하는 날 새벽, '빨갱이 교사'로 몰려 감옥에 갇힌 강성호 교사는 독방에서 볼펜을 들었다. 당시 한 젊은 교도관이 규정을 어기는 위험을 감수하며 슬쩍 넣어준 것이었다. 강 교사는 자신의 두 손바닥 위에 수백 번에 걸쳐 볼펜을 꾹꾹 눌러가며 어떤 글자를 남몰래 덧칠했다.

그리고 교도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주먹을 꼭 쥔 채로 수갑을 차고 법정에 들어섰다. 그 순간, 기자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이때 강 교사는 손바닥을 쫙 펼쳤다. 땀이 흥건한 손바닥 위엔 다음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진실·승리" 1989년 당시 강 교사는 충북 제천시 제원고등학교에 온 27살 새내기 교사였다. 석 달이 흘러 아이들과 정이 들어가기 시작할 무렵인 5월 24일, 강 교사는 수업 도중 호출을 받고 교장실에 갔다가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6.25 전쟁은 미군에 의한 북침"이라고 가르쳤고, '수업시간에 북한을 고무·찬양'한 혐의였다. 강 교사를 옭아맨 건 국가보안법 제7조(반국가단체 찬양·고무 등) 1항 위반죄. 당시 경찰은 그 증거로 학생 6명의 증언을 내세웠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강 교사가 문제의 발언을 했다는 그날 이들 가운데 2명은 결석생이었다.

같은 학교 300명의 제자들이 "우리 선생님은 친북교육을 하지 않았다"고 집회도 하고 탄원서도 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1990년 6월 22일 대법원은 강 교사에 대해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형을 확정했다. 이후 '빨갱이 교사', '북침교육 교사', '간첩 교사'란 꼬리표가 그를 계속 따라다녔다.

31년 만에 대법 판결이 뒤집어진 순간
 
 노태우 정권 당시 수업시간에 6.25 북침설을 교육했다는 이유로 교직을 잃고 수감생활까지 했던 강성호(가운데) 교사가 2일 오후 청주지방법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9.2
▲  노태우 정권 당시 수업시간에 6.25 북침설을 교육했다는 이유로 교직을 잃고 수감생활까지 했던 강성호(가운데) 교사가 2일 오후 청주지방법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오창섭 부장판사)는 과거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던 강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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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이후 31년이 흐른 지난 2일 오후 2시 청주지법 621호 재심 법정. 오창섭 부장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6·25는 북한이 남침을 한 것이 아니고, 미군이 먼저 북한을 침범해 일어난 것'이라는 피고인의 발언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 그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이 선고로 위안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31년만에 대법 판결이 뒤집어진 순간이었다. 강 교사를 옭아맸던 국가보안법 오랏줄이 뒤늦게나마 풀린 것이다. 2020년 1월 재심 개시 뒤 1년 8개월 만이다.

강성호 교사(59, 현 청주 상당고)는 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원심 파기' 재심 선고가 났을 때 오히려 마음이 착잡했고 담담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사는 "그 당시 나의 무죄를 밝혀주기 위해 시위에 나섰던 300여 명의 제자들은 물론 나를 고발했던 6명의 제자들 얼굴이 떠올랐다"고 했다. 강 교사는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6명의 제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89년 5월 25일 새벽에 제천경찰서 조사실에서 그 학생들과 대질신문을 했어요. 그 학생들이 나에게 '북침설을 가르쳤다. 간첩이다'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당시엔 정말 억울해서 그 학생들을 원망하며 가슴을 쳤습니다. 하지만 이날 제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던 그 학생들의 눈빛을 봤어요."

결국 강 교사는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학생들이 진심이 아니라 겁에 질려서 나에게 이런 누명을 씌우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더 이상 이 학생들을 원망할 수 없었어요."

재심 기간 동안 강 교사에게 누명을 씌웠던 6명의 제자들 가운데 4명이 법정에 나왔다. 이들은 대부분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심 기간 중에 증인 출석을 거부한 한 학생은 2019년 12월 동창회 총무에게 보낸 문자에서 "(강성호 선생님께는) 죄송하다는 말조차도 꺼내기 (어려울 정도로) 죄스럽다. 살아가면서 더 벌 받고 살라고 하면 그리할게"라는 내용의 '거짓 증언' 시인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관련기사 '친북교사' 증언 제자, 30년만에 "선생님께 죄스럽다" http://omn.kr/1rwap)  

강 교사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30년이 지난 뒤에도 이런 문자를 보낸 채 재심법정에 나오지 못했겠느냐"면서 "이제는 장년이 되었지만 그 6명의 제자들이 너무 안타깝고,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수렁 빠뜨리고 편하게 연금 생활... 사과하라"
 
는 "전교조 결성 여론 나쁘게 몰아가려 '북침설 발언' 교사 구속시기 조정 경찰 수사기록서 드러나"라고 보도했다. "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1989년 10월 17일 <한겨레>는 "전교조 결성 여론 나쁘게 몰아가려 "북침설 발언" 교사 구속시기 조정 경찰 수사기록서 드러나"라고 보도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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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 교사는 이 제자들을 앞장세운 당시 제원고 2학년 7반 담임교사, 강 교사를 감시하고 탄압했던 교감, 강 교사에 대한 고발장을 냈던 교장에 대해서는 "재심 결과가 나왔으니 6명의 제자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재심 기간 중 당시 담임교사는 법원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증인 출석을 요구받고도 출석하지 않았다.

"6명의 제자들은 아직도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여전히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어요. 그런데도 그대들이 제자들과 나를 수렁에 빠뜨리고 퇴임해서 편하게 연금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그냥 지켜볼 수 없습니다."

특히 강 교사는 "당시 6명의 아이들을 앞장 세워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 담임교사는 퇴임 뒤 지금도 충북 제천에서 유능한 원로 교육자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이 분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사를 빨갱이 북침교육교사로 옭아맸던 법은 바로 국가보안법이었다. 강 교사는 이 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제 무죄 판결에 대해 축하해주신 분들이 많았지만, 정말 축하받아야 될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국가보안법이 엄존하고 있는 현실 때문입니다. 평화통일교육을 좌경용공교육으로 몰아 초임교사를 빨갱이 교사로 짓밟은 반인권적 국가보안법, 스승과 제자를 갈라놓은 국가보안법, 이것이 그대로 살아있는 한 저와 저의 제자들 같은 비극의 피해자는 또다시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1989년 9월 이철 의원(무소속)이 대정부질문에서 공개한 청와대 비공개 문서인 '교원노조분쇄대책'을 보면 당시 노태우 정권은 전교조 결성을 저지하기 위해 정권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였다. 안기부(현 국정원), 문교부, 총무처, 감사원, 문공부 등의 국가기관이 '교원노조분쇄를 위한 대책기구'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들이 사용한 무기는 좌경용공 의식화교육론이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은 국가보안법이었다.

현재 강 교사는 정년을 3년 앞두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일까?

"저는 빨갱이 교사로 몰려 학교에서 내몰린 뒤 10년 만인 99년 9월 1일자로 학교로 복직할 때 다시 초임교사로서 복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당시에도 빨갱이 교사라는 누명을 벗지는 못했죠. 그런데 이제 누명까지 벗었으니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입니다. 이제 더 가벼운 마음으로 32년 전 초임교사 때 가졌던 그 마음처럼 아이들을 만날 겁니다. 정년까지 교단을 지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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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캐서 한일 큰 수렁을 메워가자"

'1923년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학술토론회..100년의 숙제 풀자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09.06 22:58
  •  
  •  수정 2021.09.07 09:02
  •  
  •  댓글 1
 
시민모임 독립(이사장,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은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1923년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학술토론회'를 열어 2년 뒤 맞이하게 될 100년을 대비해 철저한 진상규명의 의지를 모아 남북, 재일, 일본 시민사회의 연대로 새 전환을 이루자고 말했다. [사진-우원식TV 갈무리]
시민모임 독립(이사장,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은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1923년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학술토론회'를 열어 2년 뒤 맞이하게 될 100년을 대비해 철저한 진상규명의 의지를 모아 남북, 재일, 일본 시민사회의 연대로 새 전환을 이루자고 말했다. [사진-우원식TV 갈무리]

100년 전 일본 도쿄 일대에서 발생한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진상규명을 위한 학술토론회가 6일 국회에서 열렸다.

시민모임 독립(이사장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은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1923년 9월 발생한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과 박열·가네코 후미코가 연루된 이른바 '대역사건'을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만열 이사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김명섭 단국대 연구교수(1923년 간토 조선인대학살과 '대역사건')와 김진웅 성균관대 사학과 박사과정 수료(가네코 후미코의 아나키즘 실천과 대역사건의 탄생), 이규수 히토쓰바시대학 교수(간토대지진과 조선인학살, 그리고 후세 다쓰지)가 그간 국내외 연구성과를 두루 망라해 발표했다. 또 김인덕 청암대 교수, 오지훈 박열의사기념관 학예연구사, 성주현 1923 제노사이드연구소 부소장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원식·민형배·서동용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미진했던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 △폐기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 △사건발생일인 9월 1일 국가추모일 지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학술토론회에서는 무엇보다 곧 100년이 되는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과 대역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절실함을 확인했다.

이날 학술토론회는 시민모임 독립과  우원식, 민형배, 서동용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사진-우원식TV 갈무리] 
이날 학술토론회는 시민모임 독립과  우원식, 민형배, 서동용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사진-우원식TV 갈무리] 

이 이사장은 "진실을 캐서 한일간의 큰 수렁을 메워가자는 것인데, 아직 미흡한 상태"라고 하면서 "시민단체가 나서 국회와 정부를 움직이고, 일본에서도 진실의 윤곽이 밝혀지고, 이로 인해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며 새로운 한일관계를 성립시키는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년을 화해와 용서의 시간으로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일제 강점기의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인 '독립운동사'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었던 탓에 "그동안 '1923년 간토 대지진 조선인학살과 대역사건'에 대해서는 한국 학계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대역사건'도 의열단 운동과 관련해서는 더러 언급이 있지만 아나키스트 사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한국 학계에서 만족할만한 연구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고등학교 교과서 등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6천여명 희생설은 간토 대학살 당시 중국 상하이에 있던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기관지인 [독립신문] 사장 김승학이 나고야에 있던 한세복을 도쿄로 파견하여 조선인 학살 진상을 보고하도록 하여 1923년 12월 5일자에 6,651명이라는 숫자가 발표된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해 12월 26일자 기사에서는 1923년 9월 1일부터 8일까지 동양미술 전공자로 일본에 체류중이던 독일인 브르크하르트 박사(Dr. Otto Bruchhardt)가 그해 10월 9일 보쉬체 신문(Vossische Zeitung)에 기고한 '한인에 대한 일본의 대량학살'을 인용해 '횡빈'(橫濱, 요코하마)에서만 1만5천명, 참살당한 전체 조선인은 2만여명까지 산정된다고 보도했다.

주목할 것은 북한에서 1980년대 초반 2만3천여명 피살설(조선전사 연표, 1983, 478쪽)을 주장했는데, 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독립신문에 보도된 부르크하르트의 기록을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면서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오늘 이 토론회는 2년후면 100주년을 맞는 간토 대학살의 문제를 다시 환기시킴으로 100년간의 숙제로 되어 있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단서를 제공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며, "이를 계기로 그동안 잊어버리려고 노력해 온 이 비극의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여 해결하는 것이 역사에 책임있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민모임 독립은 2023년 간토 대지진과 조선인 학살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여 이 문제를 풀고 역사의 새 장을 열자는 의미에서 토론에 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규수 교수는 현재 일본사회에서는 9월 1일을 '방재의 날'로 지정해 자연재해의 공포를 상기하는 날로만 지낼 뿐 조선인 대량학살이 자행된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 움직임을 기대할 수 없다고 하면서 "조선인 학살 문제에 대해 외롭지만 꾸준하고 힘있게 문제를 제기해 온 재일 조선인과 양심적인 일본인의 운동을 거울삼아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교수는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조사·고발, 박열·가네코 후미코 사건 변호 등에 진지하게 임했던 후세 다쓰지(布施辰治) 변호사를 소개하고는, 그와 같이 '1923년 9월 1일의 기억을 망각하지 않고 기억하는 자세가 연대의 시작'이며, '학살의 실태와 기억을 사회화시키고 전승하는 일이 100년을 맞이하는 올바른 방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후세 다쓰지는 일찍이 2.8독립선언에 참가한 한국인 학생들을 변호했고, 전남 나주군 궁삼면 등 조선 소작쟁의 변호는 물론 해방 직후 '조선건국헌법초안'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등 공을 인정받아 2004년 일본인 최초로 한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을 수여받은 인물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조선총독부에서 본국으로 보낸 일본 식민지배 관련 자료가 모여있는 곳은 경시청이며, 이곳 자료는 미군도 손대지 않았다"며, "우리 정부 차원에서 일본 당국의 사죄뿐만 아니라 경시청 소유 자료에 대한 공개, 또는 공동연구를 요구할 것"을 제안했다.

또 이 문제는 남한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남과 북이 연대하고 재일 조선인사회, 그리고 일본 시민사회와 새로운 연대를 맺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역사건에 대해 발표한 김명섭 교수도 현재 박열·가네코 후미코의 법정진술 자료외에 검시자료 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일본 당국의 자료공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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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본격화...조합들 징수반대 ′단체행동′으로 맞대응

기사등록 :2021-09-07 06:01

반포현대·연희빌라 등 연말에 재건축 부담금 확정
전국 48개 재건축 조합 연대 결성...재초환 유예·제도개선 목소리
헌재 합헌 판결 근거로 초과이익 환수 예정대로 진행하는 정부
부담금 부과 기준 조정 등 제도 개선 필요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정부가 올해 말부터 사업이 마무리된 재건축 사업장에 대한 초과이익 부과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재건축 조합을 중심으로 맞대응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집값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주요 사업장들은 조합원들에게 수억원대의 징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가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결을 받은만큼 예정대로 초과이익 환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조합장과 시장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큰 상황에서 초과이익 환수 부담은 과도하며 재건축 시장을 얼어붙게 해 서울의 주택 공급을 가로막아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 "재초환 유예 후 제도 개선" 한목소리 내기 위해 뭉친 재건축 조합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재건축 조합장을 중심으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정부의 재건축 규제에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재건축 조합들은 오는 9일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를 설립총회를 열고 공식적인 연대 출범을 선포한다. 현재 반포 주공 6·7단지와 압구정3구역 강남의 주요 재건축 단지를 포함해 전국 48개 조합에서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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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사진=유명환 기자] 2021.07.13 ymh7536@newspim.com

조합연대는 정부의 여러 재건축 규제들 중에서 재초환의 유예 혹은 폐지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그 중에서도 폐지보다는 5년 가량 제도를 유예하면서 제도 개선에 나서는 방안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는 분위기다.

조합연대 관계자는 "헌법소원에서 여러차례 재초환이 합헌 판결을 받았던만큼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 "5년 정도 제도를 유예하면서 재초환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대폭 개선하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연대 설립은 지난 7월 서초구 방배삼익아파트 조합이 서울 시내 재건축 조합과 추진위 80여곳에 조합연대 참여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내면서 진행되기 시작했다.

박경룡 방배삼익 조합장은 "그동안 재초환 문제에 대해 서울시·국토부·지역구 의원등에게 탄원서를 보내며 의견을 전했지만 개별 조합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다른 조합들과 공동으로 대응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연대 설립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 억단위 부담금 속출한 서울 재건축 단지...연말부터 실제 징수 돌입

재초환은 개시시점(추진위원회 승인일)과 종료시점(준공인가일) 사이의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에서 단지가 속한 지역의 평균 가격 상승분과 개발비용을 빼고 남은 금액이 3000만원 이상인 경우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되다가 2013~2017년에 주택시장 침체를 이유로 유예됐다가 2018년부터 재시행되고 있다.

2018년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재건축 단지가 재초환 부과 대상이며 이들 단지 중 종료시점이 지나 최종적으로 초과이익 징수를 앞둔 곳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헌법소원에서 재초환 제도가 합헌 판결을 받은만큼 예정대로 초과이익 환수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초과이익 최종 징수는 종료시점 이후 4~5개월 내에 최종 금액이 결정·부과되고 납부대상자는 부과일로부터 6개월 내에 재건축부담금 납부를 마쳐야 한다.

올해 말 징수가 예상되는 단지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반포 현대아파트)과 은평구 서해그랑블(연희빌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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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반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은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으로 1인당 1억3569만원을 기록해 반포3주구(4억200만원) 이전까지 최고액이었다. 지난 7월 30일 준공인가를 받은만큼 올해 11~12월 쯤 최종적인 재건축부담금 납부액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해그랑블은 예상 부담금으로 1인당 770만원을 통보받았으나 집값이 오른만큼 이전보다 더 오를 수도 있다. 지난 5월 준공인가를 받아서 늦어도 다음달에는 최종 부담금이 결정된다.

서울 지역 재건축 단지에서는 재건축 부담금이 억단위를 넘어가는 사례들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5965억6844만원(1인당 4억200만원)으로 역대 최고 부담 예정액이 통보됐다.

이외에도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익아파트는 1인당 2억7500만원이 예상 부담금으로 책정됐고 용산구 이촌동 한강삼익아파트는 1억9700만원을 기록했다.

재건축 부담금이 높게 책정된 것에 대해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만은 크게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에 더해 오히려 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자 재건축 사업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총회 때 예상 재건축 부담금이 억단위로 나오자 조합원들이 사업에 반대하는 목소리들까지 나왔다"며 "고령자들이나 당장 현금이 충분치 않은 조합원들은 재건축 후에 집을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폐지·유예는 어려워...제도 개선으로 해결책 찾아야

전문가들은 재초환의 폐지나 유예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사안이라면서도 시장과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부분이 있는만큼 제도 개선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초환은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결을 받아 폐지는 어렵다. 제도 유예는 과거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로 주택 시장 활성화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에 가능했다. 집값 상승이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폐지나 유예는 어렵지만 재초환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다보니 재건축 사업장에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고 일반분양분이 많을수록 재건축 부담금이 증가하다보니 일반분양을 줄이거나 심지어 1:1 재건축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 효과를 떨어뜨려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사업장에서 재초환이 사업 진행을 막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폐지나 유예는 과거 헌재 판결이나 시장 상황으로 봤을 때 쉽지는 않고 과세 구간 산정 방식에서 비용 처리 항목을 늘려 조합원들의 부담금을 줄여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담금 부과 기준이 현재 3000만원인데 기준선을 상향해 조합원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거나 부담금 부과 구간 조정 등이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조합원 중 고령층이나 현금 마련이 어려운 계층에 대해 납부를 이연하는 제도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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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조선일보 1면에 없는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아침신문 솎아보기] 중앙·동아, ‘고발 사주’ 논란 정쟁보다 진상규명 강조
심상정, 주4일제 공약…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이동훈·엄성섭 등 검찰 송치 예정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측근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범여권 인사와 언론인들의 고발을 요청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7일자 조선일보 1면에만 관련 소식이 없었다. 뉴스버스가 지난 2일 해당 의혹을 보도한 다음날부터 조선일보는 7일까지 나흘간 1면과 사설에 해당 소식을 다루지 않으면서 사실상 해당 사안을 축소보도하는 모양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주4일 근무제 도입을 주장했다. 심 의원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는 2003년 주40시간 합의 이후 18년간 노동시간 단축이 멈춘 상태”라며 “유럽연합은 이미 30년 전 주35시간 지침을 정했고 주4일제 또한 실험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에선 심 의원과 함께 이정미 전 대표와 김윤기 전 부대표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가짜 수산업자 김아무개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전 앵커 등이 이르면 이번주 검찰에 넘어갈 예정이다. 관련해 동아일보는 김씨에게 금품을 받아 입건된 현직 검사가 경찰 압수수색 직전 휴대전화를 바꾼 사실을 보도했다. 

▲ 7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모음
▲ 7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모음

 

조선일보 1면·사설에서 고발사주 의혹 안 다뤄

고발 사주 의혹은 지난해 4월3일과 8일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게 김웅 당시 국회의원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가 고발장과 판결문 등을 받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손 전 정책관이 윤석열 당시 총장의 측근이자 ‘눈과 귀’ 역할을 했다며 이 사실을 윤 전 총장이 알았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조선일보는 지난 3일 이후로 1면뿐만 아니라 사설에서도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관련 소식을 일절 다루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는 7일 정치면 하단 기사에서 전날 있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내용을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박이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입장(“정치공작은 여권이 상시로 해왔다”)과 함께 보도했다. 또한 사회면에서 현직 부장검사가 이번 사건 진상조사를 맡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친정권 인사’라서 “믿지 못하겠다”는 우려를 밝힌 것을 톱기사로 다뤘다. 철저하게 해당 의혹에 대해 축소하는 방향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6일에도 “‘윤석열 고발 의혹’ 최초 제보자 누구였나 논란”이라는 기사에서 보도의 제보자가 누구인지로 논점을 전환하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는 중앙·동아일보 등 여타 매체들과도 차이를 보이는 보도양상이다. 

중앙일보는 7일 사설 “윤석열 ‘고발 사주’ 논란, 정쟁보다 규명이 먼저”에서 “대검이 감찰을 진행 중이라 진실을 속단하기 이르다”며 “당사자들이 선제적으로 신속한 사실 규명을 적극 촉구해야 하고 여당도 정쟁의 진흙탕으로 몰고 가기보다는 신속한 진상규명에 무게중심을 두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나 국민의힘 측이 언론의 합리적 의혹제기조차 여당의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조선일보에 비하면 적극적이다. 한겨레 사설 제목은 “국민의힘, ‘고발 사주’ 의혹을 ‘정치공작’으로 몰아가나”이다. 정치공작으로 몰아가는 주체를 국민의힘으로 본 것이다. 동아일보도 사설 “‘윤석열 측 사주’ 논란 고발장 공개…실체 확인 서둘라”에서 중앙일보처럼 진실규명에 초점을 뒀다. 

▲ 7일자 경향신문 만평
▲ 7일자 경향신문 만평

 

김웅 의원은 지난 6일 입장문에서 “제게 들어온 제보와 자료들 대부분은 당에 전달했지만, 문제가 된 고발장을 실제로 받았는지, 누구에게 받았는지, 전달받았다면 이를 당에 전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당시 의원실에 수많은 제보가 있었고, 제보받은 자료는 당연히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며 이를 공익제보로 규정하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가 나흘 만에 확인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두번째 해명으로 오히려 의혹이 커진 것이다. 

뉴스버스는 6일 김 의원이 고발장과 관련 자료를 당 관계자에게 전달한 뒤 “확인하시만 방 폭파”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이 부분에 주목하며 “‘문건을 제가 받았는지, 누구로부터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김 의원 주장과 달리, 누구에게 고발장을 받았는지는 물론 고발장 전달에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사실까지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시 초선 국회의원 선거(지역구 서울 송파갑)를 준비중이었다. 경향신문은 “선거운동에 정신이 없었을 김 의원이 제보의 접수 통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신문은 김 의원이 문건을 받았는지, 누구에게 받았는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한 해명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김 의원이 고발장 관련 증거자료 등 사진파일 160여장, 판결문 19장 등을 텔레그램으로 전달받았고, 이들 파일엔 ‘전달된 메시지, 손준성 보냄’이라고 기재됐다. 손준성 당시 정책관은 자신과 관련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 7일자 한겨레 정치면 보도
▲ 7일자 한겨레 정치면 보도

 

한겨레 역시 1면 “‘고발 사주’ 의혹만 더 키운 김웅·손준성 해명”이란 기사에서 당사자들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고 봤다. 정치면에서는 “4월 ‘고발 사주’ 의혹 고발장, 8월 미래통합당 고발장 판박이”란 기사에서 통합당이 지난해 8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고발장과 이번 사건에서 김웅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 내용이 거의 유사한 점을 보도했다. 

두 고발장은 31줄에 이르는 범죄 사실이 조사와 토씨까지 거의 동일했고, 38줄에 달하는 관련 판례 부분 역시 유사했다. 한겨레는 “총선 당시 만든 고발장을 통합당이 뒤늦게 재활용한 것 아니냐”고 했다. 

대선출마 심상정, 1호 공약 신노동법 

정의당 대선주자로 나선 심상정 의원이 1호 공약으로 일하는 시민 모두를 위해 근로기준법을 폐지하고 ‘일하는 시민의 기본법’(신노동법) 제정하겠다고 했다. 심 의원은 6일 “한국의 노동법은 1953년 만들어졌는데 지난 68년간 얼마나 노동의 종류가 다양화됐고 노동형태가 복잡해졌나”라며 “모든 일하는 시민은 ‘일할 권리’, ‘여가의 권리’, ‘단결할 권리’의 신노동 3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노동법상 노동자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한계를 고려한 법제정이다. 심 의원은 “노동권은 기업의 규모를 따지지 않는다”며 “일해서 번 돈으로 삶을 영위하는 비정규직,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예술인, 소상공인까지 모두 노동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또한 주4일제와 함께 육아·돌봄 등 필요할 때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생애주기 노동시간 선택제’도 주장했다. 단기로 노동자를 고용하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비정규직 계약종료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성평등임금공시제와 최고임금법 도입도 주장했다. 

한편 한겨레는 사설 “‘그림의 떡’ 근로기준법 개정, 최우선 입법 과제로”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발의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주목했다. 노동자(근로자)를 기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한 것을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넓히는 방안이다. 명백하게 개인사업자가 아닌 경우(특수고용 등) 노동자로 인정해 달라진 노동현실을 반영하자는 취지다. 

한겨레는 비슷한 취지로 심 의원이 내놓은 ‘일하는 시민의 기본법(신노동법)’을 함께 거론하며 “최근 ‘노동 없는 대선’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여야 대선후보들의 노동 관련 공약이 실종된 상태”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일하는 사람 다수에게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는 노동관련법을 바꾸기 위한 공약 경쟁을 벌일 때임을 대선후보들은 분명히 인식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 7일자 한겨레 사설
▲ 7일자 한겨레 사설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사건, 이르면 이번주 검찰송치

동아일보는 경찰이 지난달 말 가짜 수산업자 김씨에게 금품을 받아 입건된 현직 검사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검사는 경찰 입건 전 이미 휴대전화를 바꿨고, 경찰은 해당 검사가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확보하려 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입건된 경찰총경의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 기준에 미치지 않아 검찰이 넘기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전날 KBS 보도를 보면 경찰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8명 중 한명을 제외한 7명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박영수 전 특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전 TV조선 앵커 등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이르면 이번 주 검찰에 송치할 전망이다.

또한 경찰은 김씨에게 벤츠 승용차를 빌려탄 의혹이 있는 김무성 전 의원의 금전거래 내역을 계속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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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틀리는 우리말] 방송자막 '극대노' 맞춤법 틀린 거 아세요?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2021-09-07 0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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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29일 tvN '놀라운 토요일'에 맞춤법 틀린 '극대노'가 자막으로 나왔다. (방송화면 캡처)


◇ 극대노(X) 극대로(O)

TV를 시청하다 보면 자막에 '크게 화난다'는 의미의 '극대노(極大怒)'라고 자주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맞춤법 틀린 표현입니다.

 

한자어 '怒'의 원래 발음은 '노'입니다. '격노(激怒)' '분노(憤怒)' 등은 본음대로 발음하면 됩니다. 그러나 크게 화를 낸다는 '大怒'는 '대로'라고 읽습니다.

‘노(怒)’를 속음으로 발음한 단어는 ‘희로애락(喜怒哀樂)’과 ‘대로(大怒)’가 있습니다. 속음은 세속에서 널리 사용되는 익은소리(습관음)이므로, 속음으로 된 발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게 되어서 맞춤법에서도 속음에 따라 적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매우 화난다는 표현은 '극대노'가 아니라 '극대로'가 맞습니다.

◇ 한켠(X) 한편, 한쪽(O)

'흡연인들을 위해 주차장 한켠에 추가로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이 문장에서 '한켠'이라는 말은 '한쪽'이나 '한편'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한켠'이란 단어는 사전에 있지도 않고, '켠'은 사전을 찾아보면 '편'의 잘못이라고 나옵니다.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이 말을 어감이 좋아서인지 자주 잘못 사용합니다.

◇ 철썩같이(X) 믿었다, 철석같이(O) 믿었다

'마음이나 의지, 약속 따위가 매우 굳고 단단하게'라는 부사를 '철썩같이'라고 쓰는 사람들 많은데, 바른 표현은 '철석같이'입니다. 여기서 '철석'은 한자어 鐵石입니다. 

◇ ~라 불리우다(X), 불리다(O)

'불리우다'는 동사 '부르다'의 피동인 '불리다'를 또 피동으로 만든 2중피동이라 틀립니다. 유명했던 만화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도 맞춤법으론 틀린 제목입니다. ‘신이라 불린 사나이’가 맞습니다.

 




k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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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윤석열과 안철수, 그리고 이진숙 기자의 공통점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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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9/06 10:48
  • 수정일
    2021/09/06 10:4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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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인정하자. 적지 않은 민주시민들이 한 때 윤석열이라는 사람에 열광했다. 그 ‘한 때’가 짧긴 했지만, 칼잡이 이미지를 가진 그가 검찰총장에 임명됐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축하하지 않았던가? 이 말은 적어도 검사 시절 윤석열의 이미지는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의 윤석열은? 가스통과 태극기로 대변되는 보수 세력의 편에 딱 붙어 온갖 헛소리를 난사하는 그는 어떤 이미지인가? 검찰총장 시절의 윤석열은? 국민이 아니라 검찰의 편에 딱 붙어 조직 보위에만 온 힘을 쏟았던 그는 어떤 이미지였나?

이 엄청난 격차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종종 혼란에 빠진다.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 이런 일은 어마무시하게 잦다. 예를 들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어떤가? 백신 만들 때의 안철수와 정치에 입문한 이후 안철수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천지차이 아닌가?

피터의 법칙

피터의 법칙(Peter Principle)이라는 게 있다. 1969년 교육학자인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가 정립한 이래 경영학 인사관리 분야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론이다.

 

교육학자인 피터는 일선 학교의 교장들 중 무능한 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종종 놀라곤 했다. 그런데 세상을 돌아보니 무능한 교장만큼이나 무능한 리더들이 곳곳에서 사회를 이끌고 있었다. 그래서 피터는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의 공통점을 찾아 나섰다.

수백 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단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됐다. 비효율적인 조직은 리더를 뽑는 방식이 엉망진창이었다는 점이었다. 리더는 조직을 잘 이끌어야 하는 사람인데, 정작 리더로 승진하는 사람 대부분은 조직을 잘 이끌어본 경험이 없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속한 기자 사회만 해도 그렇다. 훌륭한 기자란 취재를 잘 하고 기사를 잘 쓰는 기자다. 이런 기자들이 인사고과를 높게 받고 데스크(차장이나 부장)로 빨리 승진을 한다.

문제는 데스크가 취재를 잘 하고 기사를 잘 쓰는 능력만으로 잘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전혀 아니라는 데 있다. 데스크는 기사를 거의 쓰지 않는다. 취재도 별로 하지 않는다. 데스크는 부서원들을 융합시키고, 전체적인 판단을 하고, 조직의 효율을 높여야 하는 관리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 및 평신도단체와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9.03ⓒ국회사진취재단

이 말은, 리더십이 있고 관리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데스크로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작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그런 인물을 데스크에 앉히는 게 아니라 취재를 잘하는 기자를 데스크에 앉힌다. 이러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번에 윤석열 캠프에 언론특보로 영입됐다가 일주일 만에 해촉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도 그렇다. 이 전 사장은 다른 건 몰라도 중동 취재로는 날렸던 기자였다. 종군기자로 이름을 얻어 좋은 인사고과를 받았고, 그래서 남들보다 빨리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런데 이 전 사장의 보수적인 이념과는 별개로, 그가 임원을 지내던 시절 MBC의 조직 분위기는 그야말로 멍멍이 판이었다. 내가 알기로 해코지를 당한 진보적 기자들은 물론이고 보수적인 기자들조차 이 전 사장에 대해 “뭐 저런 리더가 다 있냐?”고 수군댔다고 한다.

그가 대전MBC 사장을 할 때 대전MBC 지역 뉴스에 중동 뉴스를 내보낸 유명한 일화가 있다. 혹시 이 사람, ‘지역 뉴스’의 말뜻을 몰랐나? 아니면 ‘지역 뉴스’를 대전 ‘지역’ 뉴스가 아니라 중동 ‘지역’ 뉴스로 이해한 건가? 아니면 ‘중동’이 아랍의 그 중동이 아니라 대전 동구 중동이라고 생각한 건가?

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까? 사장이 조직을 관리하고 경영을 해야 하는데, 이 사람은 아는 게 중동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미친 짓을 버젓이 저지른다.

나는 그의 보수적 세계관과 출세 지향적인 기자관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그와 별개로 이런 인물은 리더로서 기본적이 자격이 아예 없는 거다. 임원의 자격이 있는 자를 임원으로 뽑은 게 아니고 사막에서 취재를 잘하는 자를 임원으로 뽑으면 조직이 이렇게 멍멍이 판이 된다.

최소한 몇 년의 훈련과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피터는 “모든 승진이란 자기가 잘하던 일에서 못하는 일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조직에서 일을 열심히 해서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은 승진을 한다. 하지만 승진한 지위에 오른 그 사람은 완전히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고, 그 업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신입사원이 된다”라고 지적한다. 이게 바로 피터의 법칙이다.

검사로서 윤석열과 검찰총장으로서 윤석열,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윤석열의 엄청난 괴리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검사로서 윤석열은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라는 소신을 갖고 있었는데, 검찰총장으로서 윤석열은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고발사주 의혹에 휘말린다. 대통령 후보로서 윤석열은? 이건 수준이 너무 떨어져서 뭘 더 평가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다.

그래서 정치를 하려면, 비례대표로 특정 계층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국가 전체를 통치하는 대통령이 되려면, 최소한 대통령에 걸맞은 자격 검증을 혹독하게 거쳐야 한다. 검사로서 유능했다거나, 학자로서 유능했다거나, 판사로서 유능했다거나, 이런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 국가적 상황을 종합하는 리더로서 유능한 사람인지가 검증돼야 한다는 뜻이다.

또 본인이 좋은 정치를 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소양을 훈련해야 한다. 내가 좋은 검사였다고, 내가 좋은 판사였다고, 내가 좋은 학자였다고 단번에 좋은 정치인이 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은 좋은 정치인이 아니라 오히려 별 볼일 없는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취재기자와 데스크만 해도 하는 일이 다른데, 검사와 대통령이 어찌 같은 일일 수 있겠나?

그래서 좋은 검사, 좋은 판사, 좋은 학자가 굳이 좋은 정치를 하고 싶다면(나는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쪽이어서 주위에서 누군가 이런 시도를 한다면 말리는 편이지만) 최소한 자기가 좋은 정치인에 걸맞은 사람인지를 냉정히 평가한 뒤 훈련을 해야 한다. 좋은 기자라고 좋은 데스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게 “죽어도 안 된다”라고 단언할 일도 아니다.

만약 그가 “나는 좋은 기자야”라는 오만을 버리고 리더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열심히 훈련하면 좋은 데스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윤석열 후보는 그럴 확률도 매우 낮지만, 그래도 굳이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다면 최소한 몇 년은 대통령의 소양과 정치에 대해 공부를 좀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국 야구에서 불세출의 스타였던 선동렬 전 감독은 고향 팀인 기아 타이거즈 감독으로 대실패를 겪은 뒤 나이 60이 가까워서 선진야구 데이터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의 공부가 얼마나 치밀하고 열정적이었는지 주변 사람들이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위대한 선수’였다는 오만을 버리고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 새롭게 학습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선동렬 전 감독은 현직으로 북귀하지 못하고 있다.

냉정히 말해 전성기 야구선수 선동렬과 비교하자면 전성기 검사 윤석열의 명성은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런 위대한 선수조차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 수 년 간 공부에 매진하는데, 검사 윤석열이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고 설친다고? 실로 웃기는 이야기다. 만약 이게 된다면, 대한민국 전체가 로렌스 피터가 말하는 비효율적이고 무능력한 조직으로 전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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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저질 공격... 손준성 텔레그램 조작? 상상일 뿐"

[김종철의 더토크] 대선정국 뒤흔든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특종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21.09.06 07:10l최종 업데이트 21.09.06 07:10l
 발행인 겸 대표기자" 
▲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겸 대표기자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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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는 그 혼자만 나와 있었다. 기자가 사무실에 들어설 즈음에도 그는 누군가와 전화통화 중이었다. 뒤늦게 기자를 알아본 그는 바로 자리를 안내했다.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겸 대표기자다. '주말에도 일하시냐'고 물었더니, 그는 "후배들은 오늘은 쉬고, (나는) 오후에 약속도 있고해서…"라며 웃으며 답한다.

그의 사무실에는 아직 제대로 된 회사 간판 하나 내걸린 것도 없다. 책상 서너개와 회의용 탁자가 전부인 말 그대로 조그마한 사무실이다. 그럼에도 책상 위에 널린 책이나 여러 자료와 파일 등 여느 언론사 편집국 못지않은 분위기는 어쩔수 없다. 지난달 기자와 만났을 때 그는 "후배기자 2명과 열심히 길을 닦고 있는 중"이라며 머쓱해 했다. 당시<뉴스버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의 단독 인터뷰로, 정치권에 '쥴리' 의혹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뉴스버스>는 이진동 대표 기자가 올해 초 만든 탐사전문 매체다. 그는 1992년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 <조선일보>와 <TV조선> 사회부장 등을 거친 배테랑 기자다. 주로 경찰, 검찰 등 사회법조분야를 맡으면서 기획과 탐사보도를 해왔다. 김대중 정부 시절 '진승현게이트'를 비롯해 '안기부·국정원 민간인 불법도청', '변양균·신정아 게이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도 그의 보도로 시작됐다.  (관련기사: 이진동의 증언 "그는 미르 첫보도부터 제동을 걸었다" http://omn.kr/s12b) 

한국 정치사회를 뒤흔든 대형 사건을 다뤘던 그가 또 다시 중심에 섰다. 내년 대선을 6개월여 앞두고,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야권 유력후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보도를 낸 것. 이른바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이다. 내용은 작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인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인권보호관)가 여권 유력정치인과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 기자 등을 대상으로 한 고발장을 만들어,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을 통해 고발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손 검사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검찰 안팎의 범죄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총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위치라는 점에서, 여권인사와 기자를 상대로 한 고발사주 의혹은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

대검의 감찰이 바로 시작됐고, 정치권에선 연일 공방이 뜨겁다. '검찰의 쿠테타 시도'부터, '희대의 국기문란', '윤석열 게이트' 등 정치권에선 이번 사건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윤 후보의 대선 사퇴 뿐 아니라 야권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으로 본다.

- 보도 이후에 정치권으로부터 별도로 연락은 없었나.
"(웃으며) 일부 의원의 전화를 받긴 했지만 이전 만큼 따로 전화를 받거나, 그런것은 없다."

- 혹시 과거 법조출입 때라도 윤석열 후보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었나.
"윤 후보와 개별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잘 알지도 못한다. 혹시 과거 출입기자 시절에 검사들과 단체로 만나는 자리에서 인사를 나눈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것은 뭐…"
 
큰사진보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 버들다리(전태일다리) 내 전태일 열사 동상을 찾아 묵념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 버들다리(전태일다리) 내 전태일 열사 동상을 찾아 묵념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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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후보가 이번 보도에 대해 '증거를 내놓으라'면서 정치 배후와 공작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말 어이가 없다. 윤 후보가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 아무리 대권이 급하더라도 그렇지. 5년 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취재를 생각하면…"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꺼낸 이유는 이렇다. 이 대표가 당시 사건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세력 등 보수진영으로부터 엄청난 압박과 공격에 시달렸다. 특검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전 총장으로부터 사주를 받아서 국정농단 보도를 했다는 악의적인 내용이었다. 다시 그의 말을 들어보자.

"당시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부대와 극우보수세력이 나를 공격했을때, 윤석열 총장은 그것이 말도 안된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었죠. 그런데 올해 1월까지도 입을 다물고 있다가, 이제 와서 우리가 윤석열 검찰의 '정치공작', '검찰권 사유화' 등의 문제를 제기하니까, 갑자기 입장이 확 바뀐거예요. 대통령 탄핵 기획이라고 나를 비판했던 세력과 손을 잡고, 되레 '공작'과 '배후세력' 운운하는 저질 공격을 하고 있으니…"

- 오늘(4일) 윤석열 캠프 대변인이 논평에서 이 대표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어떤 세력과 추잡한 뒷거래를 하길래 허무맹랑한 기사를 남발하는가'라며 여전히 '증거를 대라'고 주장했다.
"(웃으며) 무슨 뒷거래를… 그러면 지금 여기서 이렇게 일을 하고 있겠는가. 우리는 제보와 취재를 통해서 팩트를 쓸 뿐이다. 그에 대해 윤 후보쪽은 성실하게 해명을 하면 된다. 검찰총장까지 지내신 분이 언론 앞에서 (언론의) 정당한 취재 활동과 의혹 제기에 해명보다는 '유착', '공작' 등으로 대응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텔레그램 조작 가능성은 상상일 뿐"

- 일부에선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SNS로 전달한 것 역시 조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바로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보이며) 우리가 이미 보도했지만, 손 검사가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웅 의원에게 텔레그램으로 고발장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냈다. 김 의원은 이것을 그대로 당시 미래통합당 법률지원단에 '전달' 했다. 이 자료를 받은 사람에 그대로 손 검사의 이름이 남아있다."

그는 기자에게 텔레그램으로 자신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보라고 했다. 기자가 간단한 메시지를 이 대표에게 보냈고, 그는 또 다른 휴대폰으로 기자가 보낸 메시지를 '전달' 기능으로 송고했다. 물론 제3의 휴대폰에는 기자의 이름과 함께 내용이 그대로 전달됐다.

'만약 제3자가 손검사 이름으로 텔레그램에 가입해서 보낼 가능성은 없나'라고 묻자, 이 대표는 "그건 정말 공작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일 뿐, 말도 안되는 상상"이라고 일축했다. 1년 전에 제3자가 총장 직속의 대검 간부의 이름을 도용해서 고발을 사주한다는 것이야말로 소설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 대검에서 감찰에 착수했고, 손 검사의 컴퓨터를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에서 조사를 하고 있을 것이고, (손 검사의) 컴퓨터에 얼마나 남아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포렌식으로 검사를하면…"

- 이미 기사에도 나왔지만, 고발장에 첨부됐던 실명 판결문 유출 과정은 검찰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지 않을까.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윤석열 검찰의 사유화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그 실명 판결문 때문이다. 당사자 이외 법원과 검찰에서만 열람이 가능한 것인데, 그것이 버젓이 야당의원에게 넘어간 것 아닌가. 검찰에서 이번 감찰조사에서 누가, 언제, 해당 판결문을 열람해서 유출했는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 손 검사는 일단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있는데, 그가 직접 (판결문을) 열람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물론이다. 해당 판결문 유출 과정을 조사하면서, 다른 제3의 인물들이 나올 수도 있다. 손 검사가 직접 판결문을 열람하지 않았다면, (판결문을) 유출한 당사자들과 손 검사와의 관계를 따져보면 된다. 당시 손 검사의 위치에서 자신의 부하에게 지시를 했을지도 모르지 않나."
 
큰사진보기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가 건넸다는 '실명 판결문'이 스모킹건으로 떠올랐다. 실명 판결문은 법관이나 검사 등 수사기관에 소속된 이들이 '킥스(KICS, 형사사법정보시스템)'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 통상 일반인에 공개되는 판결문은 사진처럼 판·검사 이름을 제외하곤 익명 처리가 완료된 것들이다.
▲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가 건넸다는 "실명 판결문"이 스모킹건으로 떠올랐다. 실명 판결문은 법관이나 검사 등 수사기관에 소속된 이들이 "킥스(KICS, 형사사법정보시스템)"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 통상 일반인에 공개되는 판결문은 사진처럼 판·검사 이름을 제외하곤 익명 처리가 완료된 것들이다.
ⓒ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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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골든타임을 놓쳐... 특검을 통해 진상규명해야"

그러면서 그는 고위공직자수사범죄처(공수처)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과 같은 수사를 위해 만든것이 바로 공수처"라며 "취재과정에서 공수처 쪽에 문의를 했는데 '고발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일관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가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했다. 전직 검찰총장을 비롯해 현직 검찰고위간부와 전직 검사 등이 명백하게 검찰권을 사유화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그냥 보고만 있다고 했다.

- 여당 쪽에선 검찰 감찰을 지켜본 후,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공수처는 이미 시기를 놓쳤고... 야당에선 윤석열 총장 이후 추미애와 박범계 장관의 검찰을 믿지 않는다. 이번 대검 감찰 결과를 윤 후보 캠프나 국민의힘에서 제대로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국회 국정조사는 별 의미가 없다. 시간만 끌뿐이다. 특검을 통해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본다."

- 대선이 앞으로 6개월정도 남았는데, 만약 특검을 하더라도 시간이 촉박하지 않을까.
"(고개를 흔들며) 시간은 충분하다. 물론 국회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이미 여당에서도 국기문란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나.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도 두달 정도였다. 의지의 문제라고 본다."

그와의 이야기는 1시간을 훌쩍 넘어섰다. 그 와중에도 휴대폰이 계속 울렸다. 주말에 쉬고있다는 후배 기자들과의 소통도 계속되고 있었다. '쉬는 것이 아니겠다'고 묻자, 그는 "지금 상황이 그래서…"라며 웃는다. 당초 이날 그의 오후 약속도 틀어졌다고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후속 취재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올초 기자에게 "현재의 언론 지형에서 여러 매체들이 난립하고, 새 매체가 자리잡기도 쉽지 않지만, 저널리즘을 제대로 구현하는 매체가 있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었다. 그는 철저히 '사실은 사실대로, 의견은 의견대로' 쓰면서, 독자들에게 제대로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이날 기자가 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김병민 윤석열 캠프 대변인은 <뉴스버스>와 이 대표를 향해 "언론 역사에서 가장 추악한 짓을 저지른 매체와 발행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퍼부었다. 그와 헤어지면서 논평을 전달했다. 그의 답은 "두고 봅시다"였다.

그의 말대로 '두고 보면' 될 것 같다. 누가 추악한 짓을 저지르고, 역사에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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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선 승리에 아침신문 “될 사람 밀자는 전략적 선택”

[아침신문 솎아보기] 국민의힘 흐린눈으로 보는 보수신문…‘고발사주’ 의혹도 가중
이재명 경기지사 순회경선 승리에 관심 집중 “강성 친문 권리당원 과대 대표 지적” 해석도

6일 9개 종합일간지 1면을 가장 많이 채운 소식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순회경선 승리다. 지난 5일 세종·충북지역에서의 순회경선에서 이재명 지사는 누적 득표율 54.54% 득표로 1위을 기록했다. 2위 이낙연 전 대표는 29.72% 득표에 그쳤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7.09%), 정세균 전 국무총리(5.49%), 박용진 의원(2.22%), 김두관 의원(0.93%)이 뒤를 이었다. 전날 대전·충남에서도 이 지사는 54.81%로 2위인 이 전 대표(27.41%)를 큰 차이로 눌렀다.

신문들의 주된 해석은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전략적 선택 결과라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이길 만한 후보 밀어주자’ 민주당 권리당원 전략적 선택” 기사에서 “본선에서 이길 만한 후보를 밀어주자는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낙연 대표가 유리할 거란 전망이었던 대의원 투표에서도 이 지사가 우위를 보였다.

서울신문 기사(“될 사람 밀자” 친문 권리당원 55%가 이재명에 몰표)는 이번 결과에 비춰 “일부 강성 친문 권리당원의 과대 대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힘을 받게 됐다”고 했다. “이번 결과는 좌표 찍기와 문자 폭탄, 반(反)이재명으로 요약되는 일부 강성 권리당원이 70만명에 달하는 전체 권리당원을 대표할 수 없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9월 6일 1면 모음
▲9월 6일 1면 모음

이어진 서울신문의 “믿었던 충북서 힘 못 쓴 이낙연” 기사의 경우 “이 전 대표의 부진은 국무총리 시절 성과를 이 전 대표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의 성과로 인식하는 국민 여론과 8개월간의 대표 재임 기간 총체적인 개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반영됐다”는 지적을 전했다.

한편 경선장 인근의 방역 우려를 제기한 기사들도 눈에 띈다. 동아일보는 “경선장 안은 무관중 ‘고요’…밖은 지지자 몰려 ‘소란’” 기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민주당은 경선 정견 발표 등을 무관중으로 진행해 내부는 고요했지만, 경선장 바깥은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민주당은 방송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지켜 달라’고 수차례 당부했지만 소용없었다”며 “대형 깃발과 현수막이 곳곳에서 등장했고, 일부 지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경선장 앞을 누비기도 했다”고 했다.

서울신문(‘#변호사비 공개’ 저격 현수막에 눈살 지지자·취재진 뒤엉켜 방역 아슬아슬)도 “선장은 코로나19 방역조치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후보들이 도착할 때마다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함성을 지르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며 “이 지사가 도착하면서 지지자들이 몰려들자 진행 요원들이 막아서면서 지지자와 취재진 몇몇이 넘어지는 소동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 경선룰 갈등, 보수신문 “정권교체 가능하다고 믿나”

한편 경선룰 갈등을 빚고 있는 국민의힘에선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사의표명했다 철회했다. 이 혼선에 대한 비판을 높인 신문들도 있다. 조선일보 사설(또 선관위원장 사퇴 소동, 국민 염증 키우는 野)은 “후보 간 이견을 중재하고 설득해야 할 선관위원장이 사퇴 의사부터 밝힌 것도 무책임하지만 대선 후보들의 끝없는 이전투구는 더욱 정치 염증을 키우고 있다”며 “문 정권의 실정(失政)에 실망한 많은 사람이 제1야당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라는 이들이 눈앞의 유불리만 따지면서 진흙탕 싸움에 빠져 있다. 이러고도 자신을 정권 교체 적임자라 주장하니 볼썽사납다”고 비판했다.'

▲9월6일자 조선일보 사설
▲9월6일자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 사설(정홍원 사퇴 해프닝, 이러고도 정권교체된다 착각하나)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크다 보니 쉬운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냐’고 했는데, 이 대표 등 지도부와 후보들에게 같은 질문을 되돌리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이 어떤 분탕질을 치든 정권 교체가 될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잡음을 뒤로하고 전열을 정비해 순조로운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크게 대비된다”고 했다.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윤석열 관련성 뒷받침될까

한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기간, 검찰이 국민의힘 총선에 출마한 김웅 현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한겨레는 이날 고발장 전면을 입수했다면서 머리기사와 2, 3면 전면을 할애해 이를 다뤘다. “지난해 4월3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김 후보가 미래통합당 쪽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것으로, 고발장 이미지마다 받은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재전송할 때 자동으로 뜨는 텔레그램 표기(‘전달된 메시지 손준성 보냄’)가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9월6일자 한겨레 3면
▲9월6일자 한겨레 3면

한겨레는 윤석열 전 총장과 고발 건의 연관성에 집중했다. “검찰 공소장 뺨치는 ‘고발장 2장’ “여권 총선 이기려…윤석열 헐뜯어”” 제목의 기사에서 “고발내용은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 엑스(X)의 거짓 제보를 근거로 범여권 인사들과 친정부 성향 기자들이 짜고 허위 보도를 했으며, 의도적으로 윤 총장과 가족·측근을 흠집 내고 검찰불신 분위기를 조장해 총선에 개입하려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라며 “고발이유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극한 갈등 관계였던 윤 총장 쪽 정서, 윤 총장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내용들로 채워졌다”고 전했다.

여기 언급된 이른바 ‘검언유착’에 대해선 조선일보가 “MBC의 채널A 사건 보도, ‘권언유착’ 수사 1년 지지부진”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채널A 사건’ 관련 ‘제보자X 지모씨의 함정 취재’와 KBS 오보(誤報) 등 권·언(權言) 유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1년 넘게 결론을 못 내고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5일 법조계에서 ‘여권이 밀어붙인 검·언(檢言) 유착을 뒤집는 의미의 수사여서 검찰이 뭉개는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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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459] 탈레반에 도움 애걸한 종이호랑이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09/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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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카불 함락될 때 벌어진 비밀협상

2. 탈레반에 도움 애걸한 종이호랑이

3. 그들은 전투훈련과 사상교양을 병행한다

4. 비장의 무기는 적공국이다

5. 전시에 인질로 생포될 351,000명

 

 

1. 카불 함락될 때 벌어진 비밀협상 

 

2021년 8월 30일 미국 언론매체 <워싱턴포스트>가 흥미로운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것으로 하여 친미부역정권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었던 2012년 8월 15일 촌각을 다투는 화급한 시각에 미국군 중부사령관 케네스 맥켄지(Kenneth F. McKenzie Jr.)가 탈레반 지도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Abdul Ghani Baradar)를 비밀리에 만났다고 한다. 

 

케네스 맥켄지는 아프가니스탄점령군을 지휘하는 해병대 중장이고,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탈레반 권력서렬 2인자이다. 미국군이 철수하고 친미부역정권이 무너지는 급변사태의 막후에서 점령군 사령관이 적장을 비밀리에 만난 것은 뜻밖의 이상한 사건으로 보이지만, 당시 미국은 탈레반과의 비밀협상에 매달리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위급한 정황에 빠져들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위급한 정황이라는 것은 미국군이 아프가니스탄에 거류하는 미국 국적자 약 6,000명을 해외로 대피시키지 못하여, 그들이 탈레반의 인질로 붙잡히게 될 최악의 상황을 말한다.     

 

원래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Kabul)에 주둔하는 아프간무장군이 탈레반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카불을 통제하는 동안 미국 국적자들을 해외로 대피시키려고 했는데, 카불에 주둔하는 아프간무장군이 방어전은커녕 총 한 방 쏘지 못하고 급속히 와해되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적과의 비밀협상에 실낱같은 마지막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었다.  

 

위에 인용한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당시 카불 외곽지대에 집결하여 포위선을 좁혀가던 탈레반 전투원들은 카불점령작전을 1시간 만에 초고속으로 끝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풀어줄 열쇠는 탈레반 사령관 무하마드 나시르 하카니(Muhammad Nasir Haqqani)가 <워싱턴포스트>에 전해준 경험담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탈레반 전투원들이 카불 시내로 들어갈 때, 아프간무장군 전투원들과 경찰관을 한 명도 볼 수 없었다고 하면서, 자기들이 카불을 그처럼 순식간에 무혈점령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국을 경악과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탈레반의 카불 점령이 아니었다. 카불을 점령한 탈레반 전투원들이 미국 국적자들을 인질로 생포하는 경우, 미국군은 포위선을 뚫고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엄청난 인명피해를 감수해야 할 뿐 아니라, 조 바이든(Joseph R. Biden Jr.) 대통령은 수많은 미국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책임을 지고 자진하여 사임하든가 연방의회에서 탄핵을 당할 수 있었다. 그런 재앙을 어떻게 해서든지 피해보려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던 미국은 적장이 아니라 저승사자라도 급히 만나 돌파구를 찾아야 할 만큼 위급한 정황에 놓였던 것이다. 

 

▲ 위의 사진은 2021년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무혈점령하던 날 촬영된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 청사의 모습이다.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그날 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탈출하려던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 및 근무원들과 그 가족들은 공항으로 통하는 도로가 피난민 인파로 가로막히는 바람에 차량이동을 포기하고 헬기를 타고 황급히 공항으로 날아갔다. 당시 미국을 경악과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탈레반의 카불 점령이 아니라 탈레반이 해외로 대피하지 못한 미국 국적자들을 모조리 인질로 생포하지 않겠나 하는 악몽이었다. 그런 악몽에 시달린 미국군은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맥켄지-바라다르 비밀협상에서 미국이 예상치 못한 제안을 꺼내놓았다고 한다. 그것은 미국군이 카불을 통제하는 방안과 탈레반이 카불을 통제하는 방안 가운데서 어느 하나를 택하라는 것이었다. 탈레반이 자기들의 점령 하에 들어간 카불을 다시 미국군의 통제에 내맡기겠다는 놀라운 방안을 제시한 것은, 미국군과 미국 국적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부 탈출하기까지 전투를 유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비밀협상에서 미국은 미국군이 카불을 통제하는 방안을 택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비밀협상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위에 인용한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카불 통제권을 포기하고, 국제공항에 대한 통제권만 행사하기로 탈레반과 합의했다는 것이다. 그런 합의에 따라 탈레반은 카불을 통제했고, 미국군은 국제공항을 통제했다. 

 

그런데 미국은 왜 카불 통제권을 포기하고, 국제공항 통제권을 택한 것일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었다. 2021년 4월 14일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명령을 내렸을 때, 아프가니스탄 바그람공군기지에 미국군 2,500명이 남아있었는데, 그들은 2021년 7월 2일 전원 철수했고,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과 국제공항을 경비하는 소수의 전투원들만 남았다. 바그람공군기지에 주둔하던 미국군은 현지에 함께 주둔하던 아프간무장군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밤중에 소리 없이 떠나버렸으니, 그건 철수가 아니라 야반도주였다.  

 

미국군의 야반도주는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왜냐하면, 미국군이 없으면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그람공군기지에 주둔하던 미국군 2,500명은 야반도주를 할 게 아니라 카불로 이동하여 비전투원소개작전을 마친 뒤에 철수해야 하였지만, 그들은 미국 국적자들을 위험한 적지에 남겨두고 자기들만 살겠다고 먼저 야반도주한 것이다. 미국군은 그런 오합지졸이다.  

 

미국군이 미국 국적자들을 위험한 적지에 남겨두고 자기들만 야반도주한 이유는 자기들이 도주하더라도 아프간무장군의 통제 아래서 비전투원소개작전이 수행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군보다 더 한심한 오합지졸인 아프간무장군은 총 한 방 쏘지 못하고 급속히 와해되었다. 

 

아프간무장군이 급속히 와해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미국은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수행할 전투부대를 아프가니스탄에 긴급히 재파병해야 하였다. 40일 전에 떠나온 아프가니스탄에 전투부대를 또 다시 들여보내는 웃지 못할 촌극이 펼쳐졌다. 

 

2021년 8월 12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군 3,000명을 아프가니스탄에 다시 들여보내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실행하고, 병력이 더 필요한 경우에 추가로 파병할 3,500명을 대기시키라는 긴급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격심한 혼란은 미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악화되어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제대로 실행할 수 없었다. 그래서 2021년 8월 14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군 1,000명을 추가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하라는 두 번째 긴급명령을 내렸다. 그로써 비전투원소개작전에 동원된 미국군은 4,500명으로 늘어났고, 현지에 잔류하는 전투원까지 합치면 근 4,800명에 이르렀다. 

 

 

2. 탈레반에 도움 애걸한 종이호랑이

 

추가파병을 단행했는데도, 미국군 수뇌부는 조바심에 가슴을 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4,800명의 병력으로는 대혼란에 빠진 카불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지난 시기 미국이 약 100,000명의 병력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던 경험에 비추어보면, 미국군 수뇌부가 그렇게 판단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미국군이 사실상 패잔병 신세로 전락한 4,800명의 병력으로 카불을 통제하려고 하다가, 탈레반과의 우발적 교전이 벌어져 인명손실을 입으면,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실행하기는커녕 개망신을 당하고 쫓겨날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미국은 자기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카불 통제권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제공항 통제권만 행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결정은 패착으로 귀결되었다. 왜냐하면 카불을 무혈점령한 탈레반이 그 지역을 통제하게 되자,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통하는 도로가 모조리 막히는 바람에 미국 국적자들과 아프가니스탄 친미부역자들이 국제공항으로 집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군이 국제공항을 통제하면,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원만히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국의 생각은 어리석었다. 약 6,000명에 이르는 미국 국적자들을 국제공항으로 들여보내지 못하게 된 미국군은 그들이 탈레반의 인질로 생포되지나 않을까 하는 최악의 위기감을 느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당황망조한 미국군은 자기들이 야만인으로 경멸하는 탈레반에 도움을 애걸하는 수밖에 없었다. 미국군은 미국 국적자들이 신변위험과 혼잡한 인파를 뚫고 국제공항까지만 들어갈 수 있도록 그들을 호위해달라고 탈레반에 애걸한 것이다. 승자는 패자의 마지막 애걸을 받아주는 관용을 베풀었다. 2021년 8월 31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 전투원들이 미국 국적자들과 아프가니스탄 친미부역자들을 국제공항으로 들어가는 ‘비밀출입문(secret gate)’까지 호위해주었다고 한다. 미국군은 ‘비밀출입문’에서 탈레반 전투원들로부터 미국 국적자들과 친미부역자들은 인계받아 군용 수송기에 태우는 식으로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실행했다. 만일 탈레반의 협조와 호위가 없었더라면, 미국 국적자들과 친미부역자들은 국제공항으로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고, 따라서 비전투원소개작전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을 것이다. 

 

▲ 위의 사진은 2021년 8월 24일 미국군의 비전투원소개작전이 실행되고 있었던 카불 국제공항의 모습이다. 짐꾸러미를 들거나 등에 멘 친미부역자 가족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군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활주로를 걸어가는 장면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15일 동안 전개한 비전투원소개작전에서 미국 국적자 6,000명과 친미부역자 73,000명을 군용 수송기편으로 카타르국 도하에 있는 미국군기지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예고 없이 24시간 앞당겨 서둘러 끝내는 바람에 100~200명에 이르는 미국 국적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2021년 8월 30일 케네스 맥켄지 미국군 중부사령관은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지난 8월 14일부터 시작된 비전투원소개작전이 8월 30일로 완료되었다고 발표했다. 물론 그는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미국군이 겪어야 했던 치욕스러운 사건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했고, 미국군이 15일 동안 79,000명을 아프가니스탄 밖으로 대피시켰는데, 그 가운데 미국 국적자는 6,000명이고, 친미부역자는 73,000명이라는 사실만 언급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비전투원소개작전에 동원된 미국군 C-17 수송기가 마지막으로 국제공항을 이륙한 시각이 2021년 8월 30일 밤 11시 59분이었다는 사실이다. 원래 미국이 계획한 비전투원소개작전은 8월 31일 자정에 끝내기로 예정되었는데, 24시간 전에 서둘러 끝내버린 것이다. 미국군이 아무런 예고도 하지 않고, 비전투원소개작전을 24시간 전에 서둘러 끝내버리는 바람에 일부 미국 국적자들이 미처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지 못하는 뜻밖의 비극적 사태가 벌어졌다. 비전투원소개작전을 24시간 앞당겨 끝낸 직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토니 블링컨(Anthony J. Blinken) 미국 국무장관은100~200명에 이르는 미국 국적자들이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졌다고 말했다.  

 

100~200명에 이르는 미국 국적자들이 국제공항에 도착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국군은 왜 비전투원소개작전을 24시간 앞당겨 끝냈던 것일까? 그것은 2021년 8월 26일 국제공항을 경비하던 미국군 전투원들이 아랍어로 다이쉬(Daesh)라고 부르는 국제테러단체의 자살폭탄공격을 받고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하는 대참사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테러범들은 8월 29일에도 국제공항에 자살폭탄공격을 또 다시 감행하려고 시도하다가, 미국군의 무인정찰공격기가 발사한 정밀유도폭탄을 맞고 살해되었다. 이처럼 자살폭탄공격으로 큰 인명손실을 입은 미국군이 또 다시 자살폭탄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에 빠져들자 미국군 수뇌부는 비전투원소개작전을 24시간 앞당겨 끝내라고 명령했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미국군은 카불을 1시단 만에 무혈점령한 탈레반의 위세 앞에서 질겁하여 전전긍긍하다가 상황오판과 실수를 거듭하면서 우왕좌왕했고, 결국 국제테러단체의 자살폭탄공격을 받고 인명손실을 당하자 비전투원소개작전을 24시간 앞당겨 끝내버렸다. 적지에 남겨진 100~200명에 이르는 미국인들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언제나 ‘세계 최강’이라고 떠벌이던 미국군이 그처럼 개망신을 당하면서 쫓겨나는 모습은 세상의 조롱거리로 되었다. 미국의 군사력을 최강이라고 믿고 추종하는 동맹국들은 미국에 대한 깊은 불신과 회의를 느꼈고, 미국에 맞서 싸우는 적대국들은 미국군을 이길 수 있다는 전투적 신심을 갖게 되었다. 이런 극적인 변화가 세계적 범위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2021년 8월 16일 중국 언론매체 <환추스바오(環球時報)>에 실린 사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설의 일절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강대하다는 미국이 20년이란 세월을 보내면서도, 외부원조를 받지 못한 탈레반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이번 패배는 윁남전쟁의 패배보다 더 분명하게 미국의 무력함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확실히 늙은 종이호랑이(紙老虎)인 것 같다.”

 

 

3. 그들은 전투훈련과 사상교양을 병행한다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것처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군을 철수하는 결정을 내린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20년 2월 29일 철군계획을 발표하면서, 2021년 초까지 14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철수하겠다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결정을 탈레반에 통보하였다. 그런데 그 사이에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는 바람에 철군일정이 지체되었다. 정권교체로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된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4월 14일 미국군을 아프가니스탄에서 2021년 9월 11일까지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 철군일정에 따라 2021년 5월 1일 제1단계 철수가 진행되었고, 7월 2일에는 제2단계 철수가 진행되었다. 제3단계 철수는 없었다.  

 

돌이켜보면, 미국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9년 12월 1일 아프가니스탄 철군일정을 처음 발표했다. 당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는 2011년 7월까지 아프가니스탄전쟁을 끝내고 철군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오바마의 철군일정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전쟁은 10년 전에 끝났어야 한다. 하지만 오바마의 철군일정은 실행되지 않았고, 미국군은 10년이 지난 뒤에 치욕스러운 야반도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빠져나왔다. 

 

미국은 왜 아프가니스탄전쟁을 끝내지 못한 채 10년 세월을 허송했던 것일까? 주된 이유는 미국이 걸프전쟁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1991년 1월 17일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은 5주 만에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했는데,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자기들이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키고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했으므로 탈레반 패잔병들이 곧 항복할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탈레반 패잔병들은 자기들의 정권이 붕괴된 이후에도 무려 20년 동안 끈질긴 저항을 계속했고, 종당에는 미국군이 패퇴하고 말았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군과 탈레반 무장세력의 근본적인 차이를 간과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군처럼 탈레반도 정권이 무너지면 곧 항복할 것이라고 오판했고, 그런 오판이 실책을 낳았다. 

 

미국은 전투원들의 종교적 신념이 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 수 없었다.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군도 탈레반처럼 이슬람교도들로 구성된 군대였지만, 탈레반은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군보다 훨씬 더 투철한 종교적 신념을 가진 특수집단이다.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군은 탈레반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세한 무장장비를 갖춘 정규군이었지만, 자기들의 정권이 붕괴되는 급변사태 속에서 맥없이 와해되고 말았다. 반면에 탈레반은 정규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빈약한 무장장비밖에 갖지 못한 비정규군이었지만, 자기들의 정권이 붕괴되는 급변사태 속에서 와해되지 않고 되레 불굴의 항전을 이어갔다.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투철한 종교적 신념이 강한 단결력과 투쟁력을 탈레반에 안겨준 것이다. 이런 이치를 알지 못한 미국은 20년 동안 전쟁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야반도주했다.  

 

만일 탈레반이 정식 무장장비와 투철한 종교적 신념을 모두 갖춘 군대였더라면, 아프가니스탄전쟁은 2~3년 안에 탈레반의 승리로 끝났을 것이다. 미국은 적의 정신무장을 간과한 채, 빈약한 무장장비만 보면서 적을 얕보는 바람에 패전의 고배를 마셨다. 

 

▲ 이 사진은 김정은 총비서가 2021년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조선인민군 제1차 지휘관, 정치일군강습회에 참석하여 개강사를 하는 장면이다. 강습회 명칭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은 군사지휘관과 정치위원이 공동으로 지휘하는 군대다. 그들은 평소에 전투훈련과 사상교양을 병행하는데, 그것을 전투정치훈련이라고 부른다. 전투훈련은 군사지휘관이 지휘하고, 사상교양은 정치위원이 담당한다.  

 

이제 시선을 한반도 군사상황으로 돌려보자. 미국군이 대치하고 있는 조선인민군은 사상정신무장이 매우 강한 군대로 평가된다. 그들은 전투훈련과 더불어 사상교양을 필수적 과업과 최고의 의무로 여긴다. 다른 나라 군대들은 전투훈련만 하는데, 조선인민군은 전투정치훈련에 힘쓴다. 여기서 말하는 전투정치훈련이란 전투훈련과 사상교양을 병행한다는 뜻이다. 그들의 사상교양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조선인민군 장병들이 1년에 두 차례 진행하는 전투정치훈련을 마치면, 간평원들이 각 전투부대들에 파견되어 1주간 동안 훈련판정검열을 진행하는데, 전투훈련결과를 판정검열하는 것과 함께 장병들의 사상교양결과도 반드시 판정검열한다. 

 

그런 사상교양을 총괄하는 지휘부가 바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이다.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각 전투부대들마다 정치부 선전원들을 고정배치하고, 주기적으로 학습제강을 전군에 배포하면서 장병들의 사상교양에 힘쓴다. 그들의 사상교양에서 핵심내용은 최고사령관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 육탄정신과 자폭정신, 제국주의와 적대계급에 대한 적개심, 조국과 인민에 대한 충실성, 혁명의 최후승리에 대한 신심, 전우사상과 관병일치사상 등이다. 

 

그런데 사상교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사상교양이라는 말 자체를 쓰지 않는 미국군은 사상교양을 중시하는 조선인민군의 처지를 이해할 수도 없고, 그에 대해 무관심하다. 다시 말해서,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의 실체를 모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군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적을 모르면 전략적 오판에 빠지게 되고, 전략적 오판은 패전을 불러온다. 이번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미국군의 전략적 오판은 그런 인과관계를 현실로 입증해주었다.   

 

 

4. 비장의 무기는 적공국이다

 

미국군은 아프간무장군의 전투력을 강화시켜주기 위해 엄청난 경비와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그들에게 우세한 무장장비도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군사훈련도 시켜주었으며, 작전현장으로 이끌어 실전경험도 쌓게 했다. 그래서 미국군은 그만하면 아프간무장군의 전투력이 강화되었으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런 믿음은 허망한 물거품이었다. 2021년 7월 2일 미국군이 바그람공군기지를 버리고 야반도주하자, 홀로 남은 아프간무장군은 탈레반에 포위되어 총 한 방 쏘지 못하고 급속히 와해되었다. 아프간무장군의 와해는 그들이 탈레반에 집단투항의사를 밝히고, 자진하여 무장을 해제하고, 진지를 탈레반에 넘겨주고, 각자 뿔뿔이 흩어져 고향으로 돌아간 것을 말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와해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프간무장군이 미국군의 지휘 아래서 미국군에게 의존하는 예속성에 묶여있었기 때문이다. 아프간무장군이 대미예속에 묶여있다는 사실을 간파한 탈레반은 그들의 허약한 정신상태에 집중공세를 퍼부었다. 이를테면, 탈레반은 아프간무장군이 투항하지 않으면 몰살당할 것이라느니, 투항하면 부모처자가 기다리는 고향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느니 하는 식의 압박-설득전술을 펼치면서 그들을 집단투항으로 유도했다. 그런 전술은 정신상태가 허약한 아프간무장군에 아주 효과적으로 먹혀들어갔다. 

 

이제 시선을 한반도 군사상황으로 돌려보자. 한국군도 아프간무장군처럼 미국군의 지휘 아래서 미국군에 의존하고 있다. 대미예속성에서 한국군과 아프간무장군의 격차는 별로 크지 않아 보인다. 탈레반이 아프간무장군의 허약한 정신상태에 공세를 집중했던 것처럼, 조선인민군도 한국군의 허약한 정신상태에 공세를 집중할 태세를 갖추었다. 

 

▲ 이 사진은 김정은 총비서가 2013년 11월 10일 조선인민군 제4차 적공일군열성자회의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이다. 조선에서 적공일군열성자회의가 진행되었다는 것이 언론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진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적공일군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산하 적군와해공작국(적공국)에서 근무하는 지휘관이다. 총정치국 산하 적공국은 적군을 와해하기 위한 작전계획을 세우고 적군와해방법을 교육한다.  


한국군의 허약한 정신상태에 공세를 집중하는 대적심리전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산하 적군와해공작국(적공국)이 수행한다. 2004년 4월 7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각 전투부대들에 하달한 ‘전시사업세칙’이라는 제목의 내부문건에 따르면, 적공국은 적군을 와해하기 위한 작전계획을 세우고 적군와해방법을 교육한다고 한다. 내부문건에 따르면, “적공국은 우리 당의 전략적 방침과 적들의 사상심리에 맞게 작전단계별로 적군을 조직사상적으로 와해, 전취, 소멸하기 위한 대책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와 협동하여 맞물리며 방송차를 비롯한 대적기술기재들에 대한 공급과 지원(배속)을 실현하고 공작조들의 적후침투를 조직하며 그들의 활동을 지휘한다”는 것이며, “적공국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 동지의 위대한 조국통일전략사상에 따라 군사적 타격과 배합하여 전략적 및 작전적인 여론전과 적구 및 적구주민들에 대한 각성, 계발, 포섭전취활동을 활발히 벌려 도처에서 투항, 도주, 의거, 전투기피, 반전, 반미시위와 군인폭동, 전민항쟁을 조직하여 전쟁의 승리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2013년 11월 12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적군와해공작국은 3개 여단으로 편성되었는데, 총병력은 약 2,000명이라고 한다. 평시에 적공국 병력은 약 2,000명이지만, ‘전시사업세칙’에 따르면, 전시에는 “제대자들 가운데서 공작원 경력이 있는 성원들과 외국어 소유자들을 선발하여 적공국과의 련계 밑에 군단사령부에 파견”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시에 적공국 병력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외국어 소유자들을 선발”한다는 말은 영어를 할 줄 아는 제대자들을 선발하여 적공국에 편입시킨다는 뜻이므로, 적공국이 한국군만이 아니라 미국군도 와해시킬 작전계획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11월 10일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제4차 적공일군열성자회의가 진행되었는데,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그 회의에 “력사적인 서한”을 보내주었고, 회의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이것은 적공국이 조선인민군 안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5. 전시에 인질로 생포될 351,000명

 

위에 서술한 것처럼, 아프가니스탄전쟁 종전과정에서 미국군은 비전투원소개작전을 2021년 8월 14일에 시작하여 8월 30일에 끝냈다. 그 기간에 미국군은 79,000명을 아프가니스탄 밖으로 대피시켰는데, 그 가운데 미국 국적자는 6,000명이고, 친미부역자는 73,000명이다. 비전투원소개작전 중에 미국군은 C-17 군용 수송기를 동원하여 카불 국제공항에서 미국 국적자들과 친미부역자들을 태우고 카다르국(State of Qatar) 도하(Doha) 인근에 있는 미국군기지로 연방 실어날랐다. 그 수송기에는 200명밖에 타지 못하므로, C-17 5대가 매일 5번씩 15일 동안 계속 실어날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에 서술한 것처럼, 미국군이 탈레반의 협조를 받지 않았다면, 비전투원소개작전은 실행될 수 없었다. 

 

이제 시선을 한반도 군사상황으로 돌려보자. 전시에 비전투원소개작전이 아프가니스탄보다 더 절실히 요구되는 곳은 한국이다. 왜냐하면 엄청나게 많은 미국 국적자들이 아프가니스탄보다 훨씬 더 비좁은 한국땅에 바글바글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전시에 비전투원들을 한국에서 일본 요꼬다(橫田)에 있는 미공군기지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소개작전계획인 ‘작전계획(Oplan) 5077’을 수립해놓고, 해마다 상하반기에 각각 한 차례씩 ‘용감한 통로(Courageous Channel)’라는 명칭의 소개작전연습을 하고 있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6년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경상북도 대구에 있는 미국군기지 캠프 캐롤에서 진행된 '용감한 통로'라는 명칭의 비전투원소개작전의 한 장면이다. 간단한 짐꾸러미를 챙긴 대피자들이 군용 수송기를 타기 위해 한국 관광회사에서 임차한 관광버스에 오르고 있다. 실제상황이 아니라 연례훈련이라서 그런지, 마치 소풍을 가는 행락객들처럼 모두 느긋한 모습이다. 하지만 전시에는 위의 사진에 나타난 장면이 현실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전시에 미국은 한국에서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실행하지 못할 것이다. 지방도시인구에 맞먹는 351,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항공편으로 대피시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피하지 못한 그들은 조선인민군에 인질로 생포될 것이다.  


전시에 미국군이 가장 먼저 한국에서 일본으로 대피시켜야 할 주한미국군 가족은 약 11,000명이다. 또한 전시에 미국군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대피시켜야 할 미국 국적자와 미국 영주권자는 약 230,000명이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대피시켜야 할 일본인은 약 60,000명이다. 또한 전시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대피시켜야 할 친미-친일부역자들과 그 가족은 최소 50,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므로 전시에 미국이 대피시켜야 할 전체 인원은 무려 351,000명이나 된다.

 

2014년 6월 16일 일본 언론매체 <아사히신붕>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은 비전투원소개작전 중에 미국 국적자, 미국 영주권자, 영국인, 일본인 순으로 대피시킨다고 한다. <아사히신붕>은 친미-친일부역자와 가족을 비전투원소개작전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이번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비전투원소개작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역자와 가족이다.   

 

그러나 전시에 미국은 한국에서 비전투원소개작전을 실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번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비전투원 79,000명을 대피시키는데 무려 15일이나 걸렸고, 그나마 탈레반의 협조를 받고서야 79,000명을 간신히 대피시켰는데, 전시에 미국이 한국에서 대피시켜야 할 대상은 무려 351,000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예상하는 것처럼, 한반도 전시상황은 아프가니스탄 전시상황과 다르다. 그냥 다르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으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테면, 결전의 시각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은 한국 각지에 있는 공군기지 및 민간공항의 관제탑, 활주로, 변전소, 격납고를 개전 10분 만에 모조리 파괴할 것이며,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발사한 각종 탄도미사일과 방사포탄이 군사분계선에서 제주도에 이르는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으며 날아다닐 것이다. 조선인민군은 탄도미사일 약 300발을 초탄으로 발사할 수 있으며, 거기에 방사포와 장거리대구경포까지 더하면 초탄을 최소 1,000발 이상 발사할 수 있는 엄청난 타격력을 가졌다. 이런 상황은 개전과 더불어 모든 항공기의 운항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전시에 미국은 비전투원을 전혀 대피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시에 미국이 비전투원을 대피시키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351,000명은 독 안에 든 쥐처럼 조선인민군의 인질로 전원 생포되는 전대미문의 충격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인질구출작전은 생각하지도 못한다. 그런 엄청난 충격을 받고 거의 혼절상태에 빠져든 백악관은 황망히 조선에 항복의사를 전해야 할 것이고, 그로써 조선의 이른바 ‘남조선해방전쟁’은 72시간 만에 인명손실과 시설파괴를 최소화하고 기적처럼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이 지난 반세기 동안 세대를 이어 끊임없이 축적하고 연마해온 강력한 화력타격력에 관한 정보를 접한 사람만이 72시간 초단기속결전 씨나리오를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전쟁 패배는 조선의 이른바 ‘남조선해방전쟁’이 어떻게 72시간 만에 초단기속결전으로 종식될 수 있는지를 예고해준 계기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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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AI'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인공지능'은 'AI'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애초에는 조류인플루엔자로서의 AI가 인공지능으로서의 AI보다 더 많이 쓰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은 인공지능으로서의 AI가 훨씬 더 많이 쓰인다.[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인공지능'은 'AI'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전 세계 이목을 끌었던 인간 대 인공지능(AI) 간 반상 대결이 펼쳐진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맞붙은 이 대국은 우리 사회에 ‘AI 쇼크’를 불러왔다. 동시에 우리말에는 ‘AI’란 영문약자의 위세를 한껏 떨쳐낸 계기가 됐다.
AI는 인공지능·조류인플루엔자 두 가지 뜻
우리말 가운데 ‘말 대(對) 말’ 세력싸움으로 주목할 만한 것에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인공지능’을 빼놓을 수 없다. 둘 간의 판세가 팽팽하다. 보통은 효율성을 따져 영문약자를 선호하는데 이들 사이는 특이하다. 그 배경에는 AI가 두 가지로 쓰인다는 점도 작용하는 것 같다. ‘인공지능’과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가 그것이다.

애초에는 조류인플루엔자로서의 AI가 인공지능으로서의 AI보다 더 많이 쓰였다. 이 말이 본격적으로 언론에 등장한 것은 1997년께다. 초기에는 ‘조류독감’으로 불렸다. 이후 독감이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 어감이 가금(家禽: 닭 오리 등 집에서 기르는 날짐승) 산업에 타격을 준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따라 대체어로 나온 게 ‘조류인플루엔자(AI)’였다. 완곡어법 효과를 노린 용어인 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은 인공지능으로서의 AI가 훨씬 더 많이 쓰인다. 그런 두 가지 용도로 인한 헷갈림(?) 때문인지는 몰라도 외래어 ‘AI’와 함께 우리말 ‘인공지능’도 꽤 자주 쓰인다. ‘이메일’의 벽을 넘지 못한 ‘전자우편’과 달리 ‘인공지능’이 ‘AI’를 밀어내고 단어로서의 위상을 굳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문약어 대응해 우리말 약어 키워야
경제 성장, 개발도상국 원조 등을 목적으로 1961년 창설된 국제기구가 있다. 우리나라도 1996년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바로 ‘OECD’다. 이를 ‘오이시디’ 또는 ‘경제협력개발기구’로도 쓴다. 둘 다 같은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올라 있다. OECD는 우리 글자가 아니라 사전에 오르진 못했다. 하지만 셋 중 가장 많이 쓰인다. 왜일까?

OECD는 말할 때와 달리 글에서 ‘오이시디’로 잘 쓰지 않는다. 두문자 말이기 때문에 단어화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라고만 하지도 않는다. 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즉 한글 명칭 뒤에 영문약어를 덧붙이는 식이다. 한 번 이렇게 표기한 뒤에는 주로 OECD라고 적는다. 한글 ‘오이시디’는 암호 같고,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너무 길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OECD’는 본래의 고유명칭인 데다 세계적으로도 통하는 말이라 표기 자체로 경쟁력이 있다. 언론에서 쓰는 영문약어는 대부분 이런 내부 심의 절차를 거친 표기 방식에 따른 것이다.

 

 우리말에서 영문약어의 존재는 위력적이다. 전 세계에 퍼진 영어의 강력한 지배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어의 경제성’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말 중에서도 정식명칭보다 약칭으로 더 잘 알려진 게 많다. 가령 민주노총, 전경련, 대한상의, 전교조, 합참의장 등은 줄임말이 더 익숙하다. 민주노총이라고 하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라고는 잘 쓰지 않는다. 나머지도 마찬가지다. 약어를 잘 쓰면 정식명칭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hymt4@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hymt4@hankyung.com

넘쳐나는 영문약어에 대응하려면 좋은 우리말 약어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이른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류의 조어들이 자꾸 늘어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다. 줄임말이 주는 효율성에, ‘언어적 일탈’에서 오는 긴장감, 그로 인한 강렬한 메시지 효과 같은 걸 잘 버무려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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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도 놀랐다 "약간 우세할까 했는데"...대전·충청 1위, 대세론 굳히나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2위 이낙연 '더블스코어' 차로 따돌려

더불어민주당 첫 순회 대선 경선 지역인 대전·충남에서 이재명 후보가 득표율 54.81%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위 이낙연 후보는 27.41%로 이 지사의 절반 수준의 득표율에 머물렀다.

 

4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충남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총 2만5564명이 투표한 가운데 1만4012표(54.81%)를 얻어 득표율 과반을 넘겼다. 2위 이낙연 후보는 7007표(27.41%)를 얻었다. 1위와 2위 후보 차이는 27.4%포인트였다.

 

이어 정세균 후보가 2003표(7.84%), 추미애 후보가 1704표(6.67%), 박용진 후보가 624표(2.44%), 김두관 후보가 214표(0.84%)를 얻었다.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재명 후보도 이같은 득표 결과에 놀란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약간 우세하지 않았을까 했는데 내 생각보다도 많은 지지 받았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중심으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낙연 후보는 "대전·충남 당원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저의 부족함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4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왼쪽)와 이낙연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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