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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가 넘쳐난다: 750개의 미군기지가 여전히 지구를 뒤덮고 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9/05 07:50
  • 수정일
    2021/09/05 07:5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안광획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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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0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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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se are Loaded: 750 US Military Bases Still Around the Planet

단언컨대, 아닙니다. 전혀 필요 없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미군기지의 현저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750개 정도의 미군기지는 중국과의 새로운 냉전을 확대하면서 워싱턴의 ‘영원한 전쟁’을 계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찰머스 존슨이 2009년에 다음과 같이 경고했습니다. “과거에 어떤 제국도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정치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영토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그들의 전철에서 우리가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의 쇠퇴와 몰락은 당연할 것입니다.”

 

저자:패터슨 디픈

 

역자:안광획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략 당시입니다. 저는 당시 2학년생으로, 독일에 있는 미군기지에 살면서 해외에 주둔하는 군인의 가족을 위해 지어진 펜타곤의 많은 학교들 중 한 곳에 출석했습니다. 어느 금요일 아침, 학급에서는 큰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교실 점심 식단표에 둘러 모인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던 금빛으로 먹음직스럽게 튀겨진 감자튀김이 이른바 ‘프리덤 프라이(Freedom Fries)’로 대체된 것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프리덤 프라이가 뭐에요?” 우리는 알고 싶었습니다.

선생님은 즉시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셨습니다. “프리덤 프라이는 감자튀김과 똑같지만, 더 좋은 것이란다.” 그 이유에 대해서, 선생님은 ‘프랑스(역주: 감자튀김은 영어권에서는 프랑스에서 유래했다고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라 부름)’가 우리나라(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돕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점심에 배고팠기에, 우리가 납득 못할 건 딱히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이름이 바뀌어도 여전히 그대로 있었으니 말이죠.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뒤인 지난달 어린 시절의 그 희미한 기억이 다시 떠올랐을 때,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미국의 ‘전투’ 작전을 종료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해당 선언은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라 불리던 두 영원한 전쟁(아프간 전쟁, 이라크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프리덤 프라이’가 실제로는 감자튀김(프렌치 프라이)과 별 차이가 없었던 것만큼, 이 나라의 ‘영원한 전쟁’ 역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에, 그들은 이름을 바꾸거나 다른 수단을 통해서 (전쟁을) 계속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위치한 수백 개의 군 기지와 전초기지를 폐쇄한 펜타콘은 이제 이라크에서 ‘조언 및 지원’ 역할로 전환할 것입니다. 한편, 최상위 통치배들은 현재 중국을 ‘포위하는’ 것에 중점을 둔 새로운 지정학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전략 방향을) 아시아로 ‘전환’하느라 바쁩니다. 이에 따라, 대 중동(서아시아)과 아프리카의 주요 지역에서 미국은 훈련계획이나 사설용병을 통한 군사개입을 계속하면서 저자세를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독일에서 프리덤 프라이 일화가 있은 지 20년 뒤에, 저는 현재 공식적으로 입수할 수 있는 정보 중 가장 종합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위치한 미군기지 목록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막 끝마쳤습니다. 이 목록은 미군에게 중요한 전환기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비록 해당 목록에서 현재는 그 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긴 했지만, 남아있는 수백 개의 기지는 워싱턴의 ‘영원한 전쟁’의 몇몇 형태가 지속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중국과의 새로운 냉전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제국의 기지’ 집계

저는 월드 비욘드 워(World BEYOND WAR 주: 세계적인 반전평화운동 단체)의 대표 레아 볼거(Leah Bolger)에게 연락한 뒤에 『2021년 미국 해외기지 폐쇄목록』을 정리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레이 볼거는 ‘해외 기지 재편성 및 폐쇄 연합(OBRACC)’으로 알려진 단체의 일원으로, 이들 군기지 폐쇄를 공약했던 단체의 공동설립자이자 미군기지 관련 고전 저작인 『기지국가: 어떻게 해외 미군기지가 미국과 세계에 해를 끼치는가』의 저자인 데이비드 바인(David Vine)과 연락을 취했습니다.

볼거, 바인, 그리고 저는 미래에 전세계 미군기지가 폐쇄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단으로서 새로운 목록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목록은 이와 같은 해외 기지와 관련된 총집합된 자료를 제공하며, 한 국가의 어떤 한 곳이라도 미군기지가 존재하면 반미시위, 환경파괴, 미국 국방예산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의 연구를 통해 잘 규명되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새로운 집계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미군기지의 숫자가 전세계적으로 완만하게 감소했습니다.(그리고 몇몇 경우에선 극적으로 감소했습니다.) 2011년부터, 천 개가량의 전초기지와 일정한 수의 주요 기지가 있었지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폐쇄되었고 소말리아 역시 그러합니다. 불과 5년 전에, 데이비드 바인은 800여 개의 미군 기지가 70개 이상의 국가와 식민지, 미국 본토 밖의 영토(주: 하와이, 괌, 사이판, 미드웨이, 푸에르토리코 등)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2021년에, 우리는 전세계의 미군기지가 750여 개로 현저히 떨어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마침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진 마십시오. 같은 시기에 여러 지역에서는 미군기지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펜타곤이 일반적으로 미군기지 중 최소 일부는 은폐하려 했기 때문에, ‘미군기지’를 정의하는 방법과 그 목록을 작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우리는 공식집계가 매우 부정확하더라도, 펜타곤의 ‘기지’에 대한 자체 정의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 결정했습니다. (당신이 미군 기지에 대한 공식집계가 항상 너무 낮거나,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록은 주요 기지를 ‘개별 토지구획 또는 시설이 할당된 특정한 지역...(중략) 즉, 미국정부를 대리하여 국방부 소속 부서가 소유하거나 임대했거나 관할 하에 있는 특정한 지역’으로 정의했습니다.

이와 같은 정의를 사용하는 것은 어떤 것이 중요한지, 중요하지 않은지를 단순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 누락이 발생하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정부가 타국 군대를 위해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50여 개의 기지 외에도 미국이 통제하는 수많은 소규모 항구, 정비창, 창고, 주유시설, 감시시설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들 시설 대부분은 중앙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다른 지역)에서 미군이 175년간 군사 개입해 온 지역으로 추정되며, 실제로 미군의 존재가 친숙한 지역들입니다.

또한, 우리의 목록에 따르면 해외 미군기지는 현재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의 81개 국가와 식민지, 미국 본토 밖 영토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미군기지 전체 숫자가 감소했을지언정, 미군기지의 도달 범위는 계속 확장되고 있을 뿐입니다. 1989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미군은 기지가 소재한 곳을 40개에서 81개로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이 세계적인 존재(해외 미군기지)는 전례가 없습니다. 대영제국, 프랑스, 에스파냐 등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도 이에 걸맞은 힘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해외 미군기지는 현재 미국 군국주의에 비판적 입장으로 선회한 전 CIA 고문 찰머스 존슨(Chalmers Johnson)이 ‘기지 제국’ 또는 ‘해가 지지 않는 기지 세계’라 언급한 바 있는 그 형태가 된 것입니다.

81개 지역에 750개의 군사기지가 있다는 사실이 현실화된다는 것은, 미국의 전쟁 역시 현실화된다는 것입니다. 즉, 데이비드 바인의 최근 저서인 『전쟁의 합중국』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기지가 더욱 많아질수록 전쟁 역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기지는 전쟁을 빈번히 발생시킵니다.”

지평선 너머의 전쟁?

이번 주 초에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한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미군은 최근에 마지막 주요 거점인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야밤에 긴급 철수를 명령했습니다. 현재 아프간에서 미군기지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현재 미군이 6개의 기지만 통제하고 있는 이라크에서도 마찬가지로 미군기지의 수가 감소 중인데, 21세기 초에는 이라크 소재 미군기지가 대규모 군사기지와 소규모 전초기지 등을 종합하여 505개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프간, 이라크, 소말리아, 기타 국가의 미군기지를 폐쇄·해체하는 것과 이 세 국가 중 두 국가(아프간, 이라크)에서 미군이 전면 철수하는 것은 미국이 한때 적극적으로 내세웠던 ‘지상 점거’ 전략을 고려하면 얼마나 오래 걸렸든 간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왜 미국이 행했을 때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그 답은 이들 끝없는 실패한 전쟁의 엄청난 인적, 정치적, 경제적 비용과 관련 있습니다. 브라운 대학 「전쟁 비용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에서의 실패한 교전의 피해는 엄청났습니다. 9·11 테러 때부터 아프간, 이라크, 파키스탄, 시리아, 예멘에서 최소 80만 1천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엄청난 피해는 20여 년 동안 미국의 침략, 점령, 공습, 내정간섭을 겪은 국가의 인민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들 국가하고 여타 다른 국가에서 3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되었고 3,7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정규군과 용병을 포함한 1만 5천여 명의 미군 역시 전사했습니다. 또한, 수백만 명의 민간인, 교전군, 미군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9·11 이후의 전쟁에서 소모된 군비의 총비용은 6조 4천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의 패배로 전체 해외 미군기지의 수는 감소하겠지만, 이라크, 소말리아, 기타 국가에서의 영원한 전쟁은 특전부대, 사설 용병, 지속적인 공습 등의 방식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최근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선 카불 소재 미국 대사관을 보호할 목적으로 미군 병력이 650명 정도만 남아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아프간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었습니다. 7월에만 12번의 공습으로, 최근에 아프간 남부의 헬만드 주에서 18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에 따르면, 이러한 공습은 아랍에미리트(UAE)나 카타르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평선을 넘을 능력’을 갖춘 미군기지에서 수행되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워싱턴은 (아직까지는 성공하지 못했지만)타지키스탄의 러시아군 기지를 임대하는 것을 포함하여 아프가니스탄 인접국가에 지속적인 감시, 정찰, 잠재적 공습을 위한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습니다.

그리고 중동의 경우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란과 예멘을 제외하고 모든 페르시아만 국가(주: 오만 7개, 아랍에미리트 3개, 사우디아라비아 11개, 카타르 7개, 바레인 12개, 쿠웨이트 10개, 그리고 이라크에 잔존 중인 6개)에 미군기지가 존재합니다. 케냐와 지부티에 소재한 미군기지에서 소말리아에 대한 공습이 가능한 것처럼, 이러한 페르시아만 국가에 소재한 미군기지는 미국이 이라크 같은 국가에서 벌이고 있는 일종의 ‘지평선 너머’ 전쟁에 잠재적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지, 새로운 전쟁

한편, 신냉전의 대결 상대인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지구 반대편의 태평양에서는 새로운 미군기지가 건설 중입니다.

현재 미국에는 해외 기지를 건설하는데 있어서 큰 장애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펜타곤 관계자들이 아시아에서의 미국 핵심 거점의 ‘전투 수행 능력 강화’를 위해 괌에 9억 9천만 달러를 들여 새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정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1952년 이래로 태평양의 섬지역인 괌에 조성된 미 해병대 제1사령부인 캠프 블레이즈는 워싱턴 관계자 및 정책 입안자-미국 대중 사이에서 건설의 필요성 및 여부에 대한 논쟁이나 반발 없이 2020년부터 증축에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팔라우, 티니안, 야프 인근 태평양 제도에서 더 많은 미군 기지들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의 오끼나와에 위치한 헤노꼬 해안(오끼나와현 나고시 일대)에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새 기지(후텐마 기지 대체)는 완공될 가능성이 ‘거의없는 상황입니다.

사용 가능한 펜타곤 기록으로는 파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의 옛 미군기지와 새로운 미군기지와 관련해서 미국에 알려진 것이 없기에, 해외 미군기지의 전체목록을 공개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해외 미군기지 목록은 세계적으로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노력의 범위와 변화 양상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52개의 미군기지가 있는 괌과 119개의 미군기지가 있는 일본 같은 장소에서 미래의 미군기지 폐쇄를 촉진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 미군기지 목록의 공개는 언젠가 미국의 대중이 자신이 납부한 세금이 진정 어디에 사용되는지, 왜 사용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펜타곤이 해외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는 데 방해가 거의 없는 것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 미군기지의 폐쇄를 막는 것 역시 본질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해외기지 재편성 및 폐쇄 연합(OBRACC)이 지적했듯이, 국내 미군기지 폐쇄의 경우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지만 해외 미군기지 폐쇄는 의회비준이 필요 없습니다. 불행히도, 미국에선 이 ‘기지 세계’를 끝낼 이렇다 할 운동이 아직 없습니다. 반면, 벨기에··일본·영국(그리고 남한) 등 40여 개의 다른 국가에서는 자국 소재 미군기지를 폐쇄하기 위한 요구와 시위가 지난 수년간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12월에 미군 최고관료인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다음과 같이 질의했습니다. “정말 이들 (기지) 전부가 미국 방위에 전적으로 필요합니까?”

단언컨대, 아닙니다. 전혀 필요 없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미군기지의 현저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750개 정도의 미군기지는 중국과의 새로운 냉전을 확대하면서 워싱턴의 ‘영원한 전쟁’을 계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찰머스 존슨이 2009년에 다음과 같이 경고했습니다. “과거의 몇몇 제국은 자주적인 자치 정치를 유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지배권을 포기했습니다. (중략) 우리가 그들의 모범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의 쇠퇴와 몰락은 예고된 것입니다.”

결국, 새로운 기지는 단지 새로운 전쟁을 의미할 뿐이며, 지난 20여 년간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미국 시민과 전세계 민중의 성공을 위한 공식이 전혀 아닙니다.

이 글은 『톰디스패치(TomDispatch)』에 게재됩니다.

원문: Patterson Deppen, “The Base are Loaded: 750 US Military Bases Still Around the Planet”, Counterpunch, 2021.08.20.

(링크: https://www.counterpunch.org/2021/08/20/the-bases-are-loa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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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소성리, 사드 추가 배치 4년 문재인 정부 규탄 평화행동 열려

조석원 통신원 | 기사입력 2021/09/0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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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철회평화회의는 9월 4일 성주 사드기지 앞 등 4곳에서 사드 추가배치 4년 문재인 정부 규탄하는 제11차 범국민평화행동을 개최하였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 조석원 통신원

 

‘사드철회평화회의’(이하 평화회의)는 9월 4일 오후 2시, 경북 성주 사드 기지 앞과 소성리 마을회관 등 4곳에서 <사드 추가배치 4년 문재인 정부를 규탄 제11차 범국민 평화 행동>을 개최하였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4곳에 분산하여 개최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평화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불법사드 철거’, ‘주 2회 경찰작전 중단’, ‘기지공사 중단’ 등을 외치며 사드 추가배치 후 4년간의 시간 동안 겪은 고통과 사드의 평화위협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 평화행동에서 참가자들이 평화의 인간띠잇기를 하고 있는 모습.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 조석원 통신원

 

평화회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총리도 4년 전에 사드 배치는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 강조했었지만, 여전히 국회 동의도 전략환경영향평가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드 기지공사만 불법적으로 강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여전히 임시 배치된 사드가 마치 정식 배치된 것처럼 불법 운영되고 있는데 오히려 기지공사를 위한 경찰작전이 지난 5월부터 매주 2회씩 진행되고 있어 주민들의 일상과 인권마저 짓밟히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가 배치된 성주 소성리 외에도 사드 레이더의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사드철회김천시민대책위(이하 김천대책위) 역시 지난 4년간의 고통과 피해 그리고 사드가 철거되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김천대책위는 “성주 주민들은 주 2회 대규모 경찰작전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김천 주민들은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 2017년 사드가 임시 배치된 후, 불법 사드 기지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자 사드 레이더가 바로 보이는 김천 노곡리 마을에는 최근 1~2년 사이에 암 환자가 9명이나 발생하였다. 그중 5명은 이미 사망했다”라며 “100명도 채 되지 않게 주민들이 사는 청정하고 작은 마을에 1~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대규모 암 환자가 발생한 것은 사드 배치 초기부터 우려해 왔던 사드 레이더 전자파 문제와 사드 배치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다. 2019년 3월 21일 미연방 관보에 사드 레이더의 인체 유해성을 인정한 것은 레이더 전자파와 노곡리 주민들의 건강 이상에 대한 강력한 인과관계를 증명한다”라며 전자파 유해를 부정하는 미국과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하였다.

 

▲ 평화행동에서는 사드철거를 위한 다양한 예술공연도 진행되었다. 참석자들이 예술공연을 보고 있는 모습.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 조석원 통신원

 

한편 4곳에서 분산 배치되어 진행된 평화행동에서는 연대하러 온 시민들의 노래, 율동 등 다채로운 예술공연으로 사드철거 염원을 알렸다. 평화행동은 오후 4시 평화의 인간띠잇기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제창하며 종료하였다.

 

참가자들은 ‘▲불법 사드 기지 인근 마을에 대한 건강 실태 조사 시행 ▲사드 기지공사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소성리에 대한 대규모 경찰작전 중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근거한 불법 사드 기지 공사를 당장 중단’ 등의 요구를 담은 <규탄 결의문>을 낭독하였다.

 

결의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드 추가배치 4년 문재인 정부 규탄 결의문

 

2017년 9월 7일 문재인 정부는 사드 추가 배치를 강행했다. 정부 출범 직후 사드 배치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밝혔음에도, 9월 4일 국방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공여 부지 70만㎡ 중 일부만을 쪼개기 공여하여 실시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킨 지 3일 만에 있었던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후 무려 4년이 지났고, 현재 주민들은 지난 4년의 세월 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5월부터 100일이 넘게, 사드 기지공사를 위한 경찰작전이 주 2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매주 화요일에 들어오는 경찰병력과의 충돌을 걱정하며 이미 일요일부터 잠을 자지 못하고, 목요일 경찰병력이 물러나면 또 한 주를 버텼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편, 또다시 있을 다음 주 경찰병력의 침탈에 한숨을 내쉬는 상황을 100일째 반복하고 있다.

 

취임 직후 사드 기지공사에 대해 “주민들이 양해해야 한다.”며 불법 사드 기지 공사를 위한 경찰병력 투입을 지시한 현 김부겸 총리는  2016년 8월 6일 성주 군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여러분의 투쟁은 정당하다. 미국에 요구한다. 한 민족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를 밀어붙이고 주민한테 아무런 양해나 설명 없이 찍어 누르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 운명을 당신들이 멋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성주 군청에서 군민과 면담을 하면서 “사실상 국토를 상시적으로 공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 국회에서 차근차근 따져봐야 한다”라고도 말했었다.

 

자신이 말했던 국회 비준도 받아내지 못하고 국회에서 제대로 따져보지도 못했으면서, 주민에게 아무런 양해나 설명 없이 무자비한 경찰병력을 투입하여 주민을 찍어 누르는 몰염치함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또한 이영상 경북경찰청장이 주민들에게 출석요구서를 남발하는 것을 방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출석요구서 남발은 2017년 5월 9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전에나 있었던 일이다.

 

지금 주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소성리에 대한 대규모 경찰작전만이 아니다. 2017년 사드가 임시 배치된 이후 불법 사드 기지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며 사드 레이더가 바라보는 방향에 있는 노곡리 마을에는 최근 1~2년 사이에 암 환자가 9명 발생하였고 그중 5명은 이미 사망하였다. 주민이 100명이 되지 않는 청정마을에 1,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대규모 암 환자가 발생한 것은 사드 배치 초기부터 우려해 왔던 사드 레이더 전자파 문제와 사드 배치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2019년 3월 21일 미연방 관보에 사드 레이더의 인체 유해성을 인정한 것은, 레이더 전자파와 노곡리 주민들의 건강 이상에 대한 강력한 인과관계를 증명한다.

 

우리는 주한 미군 기지 건설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한 마을에 대한 대규모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주한 미군의 무기로 인해 인근 마을 주민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방관하는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주한미군의 하수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 사드 추가 배치 4년을 맞아 강력히 요구한다.

 

1. 불법 사드 기지 인근 마을에 대한 건강 실태 조사를 당장 실시하라!

1. 사드 기지공사를 위하여 진행하고 있는 소성리에 대한 대규모 경찰작전을 당장 중단하라!

1. 박근혜 정부의 적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근거한 불법 사드 기지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

1. 이제는 명백히 문재인 정부의 적폐가 된 불법 사드를 당장 철수하라!

 

사드 추가배치 4년 문재인 정부 규탄

 

제11차 범국민 평화행동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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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처럼 죽임 당할 뻔했죠, 지금도 섬뜩해요”

등록 :2021-09-04 09:11수정 :2021-09-04 09:35

 
 
[토요판S] 커버스토리
사형집행령 받았던 간첩조작 피해자

‘구미간첩단’ 김성만 양동화씨 재심 무죄
북과 단순 접촉도 무조건 처벌에 제동
1987년초 사형집행 문서 34년 만에 발견
“간첩 손가락질 벗어…사회 기여하고파”
 
“북한 방문하고 북 대사관에 갔다 왔으면 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변 눈초리가 가장 힘들었어요. 이제 누명을 벗었으니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아야죠.”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난 구미간첩단 사건의 조작 피해자인 김성만(왼쪽), 양동화씨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아 수감 시절의 기억을 더듬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북한 방문하고 북 대사관에 갔다 왔으면 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변 눈초리가 가장 힘들었어요. 이제 누명을 벗었으니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아야죠.”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난 구미간첩단 사건의 조작 피해자인 김성만(왼쪽), 양동화씨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아 수감 시절의 기억을 더듬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대검찰청 1987.2.6
제목 사형집행구신
아래 사람에 대하여 사형집행명령을 받고자 소송기록을 첨부하여 구신합니다.
성명 김성만 (하략)”
1987년 2월6일자로 당시 김성기 법무부 장관의 서명까지 이뤄졌던 김성만씨에 대한 ‘사형집행구신’장. 결재 뒤 계획이 취소돼 장관 결재란에는 흰 종이가 덮여 있다. 양동화씨에 대한 동일한 문서도 이번에 처음 발견됐다. 김성만 제공
1987년 2월6일자로 당시 김성기 법무부 장관의 서명까지 이뤄졌던 김성만씨에 대한 ‘사형집행구신’장. 결재 뒤 계획이 취소돼 장관 결재란에는 흰 종이가 덮여 있다. 양동화씨에 대한 동일한 문서도 이번에 처음 발견됐다. 김성만 제공
 

‘구신’이란 상세한 보고를 뜻하는 법률 용어로, ‘사형집행구신’은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사형 집행을 요청하는 문서다. 법무부 장관이 이 서류에 결재하면 사형집행 명령서 발부 등 후속 절차가 자동적으로 뒤따르게 되고, 해당 인물은 5일 이내에 처형된다. 1987년 2월6일의 이 문서는 장관 서명까지 끝났지만, 막판에 작동이 멈췄다. 그 흔적이 문서에 고스란히 남았다. 얼핏 공란으로 보이는 장관의 결재 칸 바깥으로 삐죽삐죽 튀어나온 서명이 그것이다. 당시 장관(김성기)은 사형 집행을 허락한 뒤 어떤 이유에서인가 취소했으며, 이에 따라 누군가 장관 결재란에 흰 종이를 덧댔다.

 

덕분에 문서의 주인공인 김성만(64)은 살아남았다. 동료 사형수였던 양동화(63)도 같은 날 사형집행구신장이 완성됐으나 동일한 과정을 거쳐 목숨을 건졌다. 주요 결재권자들은 이미 사망했거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두환 정권이 우리를 정말로 죽이려고 했었구나 하는 것을 얼마 전에야 처음 알았어요. 햐! 죽음이 코앞까지 왔다 간 거죠. 사형집행구신장을 본 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김성만)

 

“문서를 발견한 날 둘이 통화하면서 울었어요. 사법살인 당한 인혁당 사람들처럼 우리도 억울하게 바로 이 장소에서 불귀의 몸이 될 뻔했잖아요.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섬뜩해요.”(양동화) (*1975년 4월9일 박정희 정권은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의 전신)가 조작한 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 8명을 대법원 선고 18시간 만에 사형시켰다. 이에 대해 국제법학자협회는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규정했다.)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재심 무죄를 받은 구미간첩단 사건의 조작 피해자인 김성만(오른쪽), 양동화씨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아 사진을 찍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재심 무죄를 받은 구미간첩단 사건의 조작 피해자인 김성만(오른쪽), 양동화씨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아 사진을 찍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구미간첩단 사건의 사형수였던 양동화(오른쪽), 김성만씨는 1987년 2월 사형집행을 위한 문서(사형집행구신)에 법무부 장관이 서명까지 마쳤던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있는 옛 사형장을 찾은 두 사람은 “그 문서를 생각하면 지금도 섬뜩하다”고 말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구미간첩단 사건의 사형수였던 양동화(오른쪽), 김성만씨는 1987년 2월 사형집행을 위한 문서(사형집행구신)에 법무부 장관이 서명까지 마쳤던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있는 옛 사형장을 찾은 두 사람은 “그 문서를 생각하면 지금도 섬뜩하다”고 말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기록 보고 과거의 내가 불쌍해서 울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 옛 사형장 앞에서 김성만과 양동화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하늘을 쳐다봤다. 가을장마가 몰고 온 먹구름으로 하늘은 잔뜩 흐렸다.

 

두 사람이 자신들에 대한 사형집행 시도를 알게 된 것은 지난 7월 재심 무죄가 확정된 뒤였다. 민사소송을 준비하면서 국가기록원에 요청해 받은 서류 더미에서 사형집행구신장을 발견했다.

 

“1987년 2월이면 민주화운동이 절정으로 치달을 때였죠. 서울대생 박종철군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가 숨진 사실이 밝혀져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잖아요. 우리를 사형시킨 뒤 대대적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서 민주화운동에 찬물을 끼얹으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양동화)

 

“그런데 딱 제동이 걸린 거죠. 그렇게 제동을 걸 수 있는 힘은 당시 미국밖에 없었어요. 실제로 그때 국무부와 주한 미 대사관, 폴 사이먼 상원의원 등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서는 우리를 사형시켜서는 안 된다는 서한을 전두환 정권에 계속해서 보냈거든요. 그때마다 우리 어머니와 여동생에게도 자신들이 보낸 편지 사본을 보내주고, 한국 정부의 반응도 알려줬어요.”(김성만)

 

앰네스티인터내셔널 등 국제사회는 관련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등 사건 초기부터 구명운동을 벌였다. 앰네스티는 1991년 창립 30주년 때 전세계 양심수 30명에 김성만을 포함시키고, 30주년 기념 영화(<잊지 말자>,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 등)에 김성만의 이야기를 담기도 했다. 미국의 움직임은 앰네스티의 이러한 노력과 긴밀히 연계돼 있었다.

 

1985년 9월9일 안기부와 군 보안사령부가 조작 발표한 구미간첩단 사건을 보도한 &lt;경향신문&gt; 1면 지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1985년 9월9일 안기부와 군 보안사령부가 조작 발표한 구미간첩단 사건을 보도한 <경향신문> 1면 지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양동화, 김성만은 1985년 9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구미(歐美) 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수괴’였다.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전신)와 국군보안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전신)는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학(WIU) 유학생이었던 김성만과 양동화, 황대권, 이창신 등 4명을 간첩, 이들의 친구나 대학 동창, 후배 등 17명을 간첩단의 조직원이라고 발표했다. 구미 유학생 간첩단이라고 이름이 붙은 것은 또 다른 간첩 조직이라고 함께 발표된 안상근(1985년 11월 구치소에서 사망) 등 서독 유학생 2명 때문이었다. 이 사건으로 1986년 9월 대법원에서 김성만과 양동화는 사형, 황대권과 강용주는 무기징역 등 모두 15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성만과 양동화는 1988년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1998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13년 만에 출소했다. 두 사람은 2017년 9월 황대권(66), 이원중(58)과 함께 재심을 청구해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고문받았던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서 재심할 생각을 안 했어요. 그런데 저랑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간첩단으로 조작돼 고초를 겪었던 정금택 등이 재심을 준비하면서 그러는 거예요.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너 때문에 간첩방조죄를 뒤집어썼으니 이것을 벗겨줘야 할 것 아니냐’고요. 그 말을 듣고는 아, 내가 힘들어도 과거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겠구나 결심했죠. 재심은 역시 힘들었어요. 사건 당시 검사가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데도 법정에서조차 바보처럼 네, 네 대답하는 기록을 보면서 과거의 내가 너무 불쌍해서 여러번 울기도 했어요.”(김성만)

“저도 고등학교 후배인 강용주가 재심을 하겠다고 해서 시작했어요. 저나 김 박사(김성만)의 경우 간첩죄는 당연히 무죄가 나오겠지만 나머지 국가보안법 위반 사항은 유죄가 되지 않을까, 일부 무죄 일부 유죄를 굳이 확인해야 하냐는 생각에서 재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거든요.”(양동화)

 

구미간첩단 사건의 피해자인 김성만(오른쪽), 양동화씨가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옛 감방을 둘러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구미간첩단 사건의 피해자인 김성만(오른쪽), 양동화씨가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옛 감방을 둘러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세습 비판, 주체사상 거부에 북쪽 얼굴 붉혀
 

양동화와 김성만은 1982년 미국 일리노이주 머콤시에 있는 웨스턴일리노이대학에서 만났다. 양동화는 어학과정에 등록 중이었으며, 김성만은 대학원 정치학과 유학생이었다. 같은 시기 이 대학에는 유학생인 황대권(대학원 정치학과)과 재미동포 학생인 이창신도 있었다. 연세대 물리학과를 다닌 김성만과 서울대 농업교육과 출신 황대권은 대학 시절에 학생운동을 했던 경험이 있었던데다가 당시 국외에서도 전두환 정권에 대해 비판적이었기에 청년들은 가끔 만나 5·18 민주화운동을 기록한 영상을 보는 등 조국의 현실을 놓고 울분을 토하곤 했다.

 

 한국 사회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었던 황대권이 이듬해 뉴욕의 뉴스쿨로 학교를 옮길 때 김성만과 양동화도 각각 다른 이유로 뉴욕으로 이주했다. 뉴욕에서 이들은 한인사회에서 신망이 높았던 서정균(2005년 사망)을 만나서 가깝게 지냈다.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이자 <해외한민보> 발간인인 서정균의 집에서 이들은 가끔 북한 영화 등을 보기도 했다.

 

이들이 간첩으로 내몰렸던 것은 북한을 방문했거나 북한 인사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양동화는 1984년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귀국하는 길에 동유럽을 거쳐 평양을 방문했다. 김성만은 1983년 6월 헝가리 북한대사관에서, 1984년 11월에는 동베를린에서 북한 인사들과 만났다. 헤어질 때 여비조로 돈을 받은 것도 간첩이라는 증거가 됐다.

 

“군 복무를 위해 귀국할 때였어요. 서정균씨가 유럽에 들러 여행도 하고 민주인사도 만나자고 해서 유럽행 비행기를 탔는데 비행 중에 느닷없이 북한을 가보자고 하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몇번을 거절했지만, 모질지 못한 성격 탓에 따라갔어요. 북한을 동경하는 마음은 당시에도 없었지만, 잃어버린 반쪽에 대한 관심과 북한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거든요. 평양과 묘향산 등 일반적인 여행코스를 보여줬는데 제가 그들과 얘기하다가 정권의 부자세습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해서 그들을 곤혹스럽게 만든 적이 있는 것을 빼곤 특별한 일은 없었어요. 그런 것들이 실망스럽고 해서 방북 사실을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하고 지냈어요.”(양동화)

 

구미간첩단 사건의 조작 피해자인 양동화씨.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구미간첩단 사건의 조작 피해자인 양동화씨.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통일방안에 대해서 북한 사람들과 토론해보라는 서정균씨의 권유로 1차로 헝가리 대사관에서 만났는데 크게 실망했어요. 저에 대한 신상조사만 잔뜩 하고는 제대로 된 토론은 없었거든요. 저녁에 술을 마실 때 제가 개성의 존중을 얘기했더니 이 사람들은 입을 딱 다무는 거예요. 그중 한명이 ‘수령님이 개성이 중요하다고 얘기했다’고 하니까 다들 ‘그렇다’면서 입을 열더라고요. 북한의 체제가 인간 사고를 어떻게 옥죄는지를 겪은 거죠, 그때. 그래서 북한 사람들을 다시 만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이듬해 독일어 공부하러 유럽에 갔을 때 서정균씨가 이번에는 제대로 토론이 될 거라면서 강하게 권해서 따라갔죠. 처음에는 고려연방제를 놓고 토론하다가 제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더니 얘기를 딱 접고는 노동당에 가입하라, 주체사상을 갖고 남한에서 운동을 하라고 하는 거예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태연한 척하면서 남한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왜 노동당 가입이나 주체사상을 가지면 안 되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했죠. 그런데도 계속 설득하길래 그랬죠.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이겠지만, 남한에서 김일성 주석이니 김일성 주체사상이니 얘기하면 그게 통하겠느냐’고. 그랬더니 얼굴이 시뻘게져서 소리 지르면서 방으로 들어가더라고요. 그걸로 끝이었지만, 제가 북한 사람을 만났다는 것을 누군가 알면 그것도 죄가 되니까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죠.”(김성만)

 

구미간첩단 사건 조작 피해자인 김성만씨.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구미간첩단 사건 조작 피해자인 김성만씨.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주사파와 결이 달랐던 ‘예속과 함성’
 

귀국 뒤 양동화는 고향인 광주에서 방위병으로 군 복무를 했으며, 김성만은 서울에서 민주화운동을 계속했다. 특히 김성만은 정금택, 김창규와 함께 운동권 팸플릿인 ‘예속과 함성’을 가명으로 집필해 1984년 7월 대학가에 배포했다. 군사독재정권을 미국이 지원하고 있음을 분석한 것으로, ‘반미 자주’를 외친 최초의 운동권 문건이었다.

 

“1985년부터 북한 방송을 듣고 전파하는 주사파가 나왔지만, ‘예속과 함성’은 그런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어요. ‘예속과 함성’에는 양키고홈도 없고, 주한미군 철수 주장도 없어요. 어디까지나 민주화운동 차원에서의 자주와 반미였죠. 그 뒤의 흐름을 보면 ‘예속과 함성’이 큰일을 했다고 봐요.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때 군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려던 전두환 정권의 기도를 미국이 막거든요. 청년 학생들의 반미 정서에 미국이 놀랐던 결과라고 봐요. 물론 저는 맹목적 반미주의자가 아닙니다. 안보적 차원에서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자주를 추구해야 한다고 봐요.”(김성만)

 

미국 머콤시에서부터 이들을 주시했던 공안당국은 두 사람의 ‘과거’를 눈치챘고, 안기부는 1985년 6월 초 양동화와 김성만을 차례로 붙잡아 갔다. 이즈음 부모님께 갓난아기를 맡기러 일시 귀국했던 황대권도 붙잡혔다. 이들은 혹독한 고문 끝에 간첩으로 만들어졌으며, 평소 가깝게 지냈던 친구와 선후배들은 간첩방조자로 조작됐다.

 

“발바닥을 맞는 것이 죽을 만큼 아픈 줄은 처음 알았어요. 잔뜩 부풀어 오른 발바닥을 몽둥이로 평지 고르듯이 쓰다듬을 때는 정말 미칠 것만 같았어요. 그들이 부르는 대로 진술서를 쓸 수밖에 없었죠. 소명의식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조선노동당 입당 부분은 못 쓰겠다고 했더니 지독한 물고문을 했고, 끝내 정신을 잃었어요. 결국 입당했다고 허위 진술을 했지만, 검찰에 송치돼 조사받을 때 이것만은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다시 버텼죠. 노동당 입당 부분은 그래서 기소장에서 빠졌어요.”(김성만)

 

“무지막지한 고문은 육신을 무너뜨릴 뿐 아니라 영혼마저 찢어요. 노동당 입당이든 뭐든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어요. 진술을 번복하면 다시 안기부로 잡아온다고 하고 실제로 재판정 방청석에도 안기부 사람들이 앉아 있으니까 무서워서 부인을 못 했어요. 재판을 마치고 돌아가는 호송차에서 한번은 김 박사가 저한테 ‘꿈 깨! 꿈 깨!’라고 하더군요. 노동당 입당을 하지 않았으면서 왜 법정에서 예, 예라고 답하느냐는 거죠.”(양동화)

 

지난 7월29일 대법원에서 재심 무죄 판결을 받은 뒤 김성만(왼쪽 둘째), 양동화(가운데)씨가 동료, 후원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동화 제공
지난 7월29일 대법원에서 재심 무죄 판결을 받은 뒤 김성만(왼쪽 둘째), 양동화(가운데)씨가 동료, 후원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동화 제공
 
강용주 등 다른 피해자도 곧 재심
 

지난해 2월 재심 1심에서 구미간첩단 사건 4명 모두 무죄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김성만과 양동화에 대해서는 항소와 상고를 했다. 북한 방문과 북 대사관 등에서의 만남, 돈을 받은 것은 국가보안법상의 잠입 탈출, 회합 통신죄 등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2심과 3심은 북한과의 단순 접촉이나 금품 수수를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그런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에게 그런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2심 판결문)는 것이었다. 재심을 맡았던 김형태 변호사는 “북한을 가거나 북한 사람들을 만나 돈을 받으면 그동안에는 거의 무조건 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해왔는데 이번 판결은 그런 행위들이 국가의 존립이나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를 따져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법적으로 확인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작된 것이지만 간첩이라는 주홍글씨가 한번 새겨지니까 씻기가 참으로 힘들어요. 주변의 시선 때문에 고향을 떠나야 했을 정도로 위축되는 삶을 살았죠. 길을 가다가 ‘간접적으로’라는 말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랐는데 이제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고향도 가보려고요. 앞으로 꿈이 있다면 몇년째 연구하고 있는 미생물을 이용한 인삼 재배에 성공하고 싶어요.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해야죠. 그게 저로 인해 고초를 겪은 분들에게 용서를 비는 길이기도 하고요.”(양동화)

 

“이번 판결의 사회적 의미도 크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를 옥죄던 족쇄에서 벗어난 게 가장 기쁘죠. 민주화운동 했던 사람들조차도 그동안 저를 따돌림하거나 농담조로 간첩 운운했거든요. 일일이 반박하거나 설명할 수도 없어서 많이 괴로웠어요. 한반도 평화와 북한 핵문제로 석사와 박사 논문을 쓰는 등 공부를 계속해왔는데 이제 책이나 논문으로 성과물을 열심히 제시하려고 해요. 이론뿐 아니라 온몸으로 겪어봤기에 누구보다 문제 해법을 잘 알거든요. 앞으로 연구자 김성만으로 봐주면 좋겠어요.”(김성만)

 

보안관찰 거부 투쟁과 겹쳐 재심 신청을 포기했던 강용주 등 구미간첩단 조작 사건의 나머지 피해자들도 곧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rights/1010441.html?_fr=mt1#csidx14848ebd7206fd7bb476a48ef1a71a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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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의혹] "그게 공익제보? 듣도 보도 못해"

김웅은 "공익제보"라 주장했지만... 법조인들 "공익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

21.09.03 19:17l최종 업데이트 21.09.03 19:17l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웅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당대표 후보 자격으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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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과 국회의원은 공익신고의 대상으로 이에 대한 공익제보를 마치 청부 고발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공익제보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심히 유감이다."

윤석열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이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유력 대권주자를 향한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해당 고발장의 전달자로 전해진 김웅 의원은 지난 2일, 이를 "공익제보"라고 해명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검사가 건넨 고발장과 관련 자료들이 과연 공익제보 혹은 공익신고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당장 피고발인으로 지목됐던 이 중 한 명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익제보"는 "검사가 검사 출신 야당 (총선)후보에게 여권 정치인에 대한 음해성 고발장을 대신 써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는 법률용어"라며 비꼬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검찰이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 초안을 만들어 야당에 제공하는 것이 '공익제보'라고?"라고 꼬집었다.

공익제보 대상도 아니고, 공익제보 받을 수 있는 위치도 아니다 공익제보를 규정하고 있는 법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과 '공익신고자 보호법'이다. 이들 법에서 규정하는 부패행위와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신고가 법적인 공익제보다. 


공익침해행위는 크게 ▲건강 ▲환경 ▲안전 ▲소비자 이익 ▲공정경쟁 등 5개 분야에 관한 행위로 규정돼 있으며 관련 법도 식품위생법, 폐기물관리법, 위험물안전관리법 등이다. 공직선거법(방송·신문 등 부정이용죄)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담은 이번 고발장 내용과는 거리가 있다. 

부패행위는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그 지위 또는 권한을 남용하거나 법령을 위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 ▲공공기관의 예산사용, 공공기관 재산의 취득·관리·처분 또는 공공기관을 당사자로 하는 계약의 체결 및 그 이행에 있어서 법령을 위반하여 공공기관에 대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행위 ▲부패행위나 그 은폐를 강요, 권고, 제의, 유인하는 행위 등이다. 

이 역시 고발장 내용과는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우선 피고발인들이 '공직자'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역시 당시에는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후보였을 뿐이며, MBC와 <뉴스타파>에 소속된 언론인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공직자는 아니다.

문제는 또 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침해행위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 공익신고를 할 수 있다"라며 ▲공익침해행위를 하는 사람이나 기관·단체·기업 등의 대표자 또는 사용자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지도·감독·규제 또는 조사 등의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이나 감독기관 ▲수사기관 ▲위원회 ▲그 밖에 공익신고를 하는 것이 공익침해행위의 발생이나 그로 인한 피해의 확대방지에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등으로 접수자를 정해뒀다.

이 법률의 대통령령에는 국회의원도 접수자로 포함됐다. 하지만 당시 김웅 의원은 서울 송파갑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 신분이었고,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이전이다. 김웅 의원이 해당 내용을 당 법률지원단에 넘겼다고 했지만, 정당 자체는 공익신고 접수기관으로 보지 않는다. 법 개정을 추진하며 정당도 포함시키려 한 적이 있었지만, 현행법상으로는 아직 제외돼 있다.

국회의원은 해당 공익신고를 법률에 따라 법에 정하는 기관 중 한 곳(예컨대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를 보내거나, 혹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보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보낸 경우든 보내지 않은 경우든 해당 사실을 공익신고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당시 지도부가 전혀 인지 사실을 몰랐고, 법률지원단 역시 공식적으로 이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본다면, 사안의 성격, 신고 접수자, 신고 처리 절차 등 모든 면에서 공익제보와 거리가 멀다. 

"공익제보라 보기 어려워... 정치적 수사조차 못 된다"
 
큰사진보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을 방문,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 및 평신도단체와 간담회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을 방문,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 및 평신도단체와 간담회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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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의원이 말한 공익제보가 법률에서 정하는 협의의 공익신고가 아니라, 공익을 목적으로 한 광의의 제보를 모두 포함한 것이라는 의도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활동한 바 있는 한 변호사는 3일 <오마이뉴스>에 "검찰에서 고발장을 대신 써주고 정당에 전달하는 행위는 듣도 보도 못했다"라며 "세상 어느 누가 고발장을 공익신고라고 주느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성폭력이나 부정청탁 등의 잘 알려지지 않은 비위행위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알릴 수 없을 때, 피해자나 내부고발자가 하는 것이 공익제보"라며 "이미 공개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을 지적하는 게 어떻게 공익신고가 되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다른 법조인 역시 "현직 검찰총장과 검찰총장의 부인 그리고 검찰 고위간부의 명예훼손 상황 자체가 기본적으로 공익적 사안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라며 "스스로 구제할 능력이 없는 이들도 아니고,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유불리가 갈리는 사안을 특정 정당에 고발해 달라고 보내는 것을 공익제보라 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정치적으로 쓰는 수사라고도 하기 어렵다"라는 것.

나아가 개정된 검찰청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6대 범죄에 대해서는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검찰이, 대신 고발장을 써서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에 전달했다면 그 자체로 비위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감찰을 지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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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위드 코로나’ 기대해도…“방역피로보다 감염 더 무서워”

거리두기 4단계 내달까지 연장…영업시간 1시간 연장
‘위드 코로나’ 전환 촉구, 기대한다지만 걱정이 한시름
“백신 방역 갖춰지지 않으면 감염 불안 먼저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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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과일 상인은 “코로나 전후로 방문 고객 수가 확실히 줄었다. 식장 사장님들이 코로나로 가장 힘들어하시기에 위드 코로나를 원한다지만, 거리두기 제한 해제로 안한 확진자 발생이라도 날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사진은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내부의 모습. (사진=현지용 기자)
▲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과일 상인은 “코로나 전후로 방문 고객 수가 확실히 줄었다. 식장 사장님들이 코로나로 가장 힘들어하시기에 위드 코로나를 원한다지만, 거리두기 제한 해제로 안한 확진자 발생이라도 날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사진은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내부의 모습. (사진=현지용 기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되면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위증증 확진자 관리 집중식 방역체계)’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현장의 상인들은 감염 상황을 감안할 때 아직은 시기상조란 분위기다.

 

정부는 3일 코로나19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는 6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 및 추석 연휴 특별방역대책 확정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는 다음달 3일까지 연장하는 대신, 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은 종전 대비 1시간 늘린 오후 10시까지, 모임 인원 제한은 6명까지 확대한다. 단 접종완료자 포함 등 조건이 뒤따르며, 8명까지 확대한 가족 모임도 마찬가지다.

 

이번 발표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기간은 지난 7월을 시작으로 3개월을 맞이하게 된다. 고강도 거리두기 연장의 연속에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 등 5개 중기·소상공인 단체는 지난 2일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위드 코로나’ 전환 촉구의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장의 자영업자·소상공인들 또한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반면 최근 2000명대 안팎을 넘나드는 신규 확진자 감염을 생각하면 감염 불안이 먼저 앞선다고 말한다.

 

경기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에서 십여년간 방앗간을 운영해온 한 상인은 “위드 코로나로 장사가 잘되길 바라지만, 손님들의 방문을 조심해야한다. 손님들로 인한 감염 위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걱정을 먼저 내비쳤다. 사진은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 방앗간의 모습. (사진=현지용 기자)
▲ 경기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에서 십여년간 방앗간을 운영해온 한 상인은 “위드 코로나로 장사가 잘되길 바라지만, 손님들의 방문을 조심해야한다. 손님들로 인한 감염 위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걱정을 먼저 내비쳤다. 사진은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 방앗간의 모습. (사진=현지용 기자)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중화식당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코로나로 이른 저녁 이후에는 방문하는 손님이 아예 없다. 정말로 단 한명도 방문하지 않는다”며 “주문 일부가 배달로 바뀌었지만, 코로나 확산 이전 평소 주문량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다. 배달료 부담도 든다”고 호소했다.

 

권선종합시장 내 한 시장 상인 B씨는 “위드 코로나를 하면 참 좋겠으나, 또 하자니 걱정이 앞선다. 최근에 백신을 맞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야 제대로 된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과일 상인 C씨도 “이곳은 방역준수로 확진자가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으나, 코로나 전후로 방문 고객 수가 확실히 줄었다”며 “식장 사장님들이 코로나로 가장 힘들어하시기에 위드 코로나를 원한다지만, 거리두기 제한 해제로 안한 확진자 발생이라도 날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에서 십여년간 방앗간을 운영해온 B씨 또한 “위드 코로나로 장사가 잘되길 바라지만, 손님들의 방문을 조심해야한다. 손님들로 인한 감염 위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경기 수원시 권선종합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위드 코로나를 하면 참 좋겠으나, 또 하자니 걱정이 앞선다. 최근에 백신을 맞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야 제대로 된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사진은 권선종합시장 내부의 모습. (사진=현지용 기자)
▲ 경기 수원시 권선종합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위드 코로나를 하면 참 좋겠으나, 또 하자니 걱정이 앞선다. 최근에 백신을 맞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야 제대로 된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사진은 권선종합시장 내부의 모습. (사진=현지용 기자)

 

상인단체는 정부의 이번 방역 조치와 위드 코로나 필요성에 대해선 긍정하는 모습이다. 다만 현 코로나19 확산의 심각성과 방역상황을 감안하면, 위드 코로나를 통한 영업 개선보다 코로나19 감염의 불안이 더 큰 실정이라 말한다.

 

경기도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방역조치와 관련 “영업시간을 오후 9시 제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늘리는 것은 웬만한 매출의 3분의 2 가량을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영업시간 확대에 따른 인파를 감안할 때, 수도권 4단계를 연장시킨 것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 설명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상인들의 어려움을 생각할 때, 위드 코로나 문제는 매우 큰 고민이 된다. 백신 접종을 통한 위드 코로나 전환 여지도 고려할 순 있으나, 델타 바이러스 등을 생각하면 오히려 감염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단 부분이 가장 걸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와 함께 가야하는 상황이라면, 백신 접종이 감기약 구매처럼 더 쉽고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러기 전까진 위드 코로나 추진에 대해 상인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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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말을 막나. 민주주의와 방역은 같이 가야한다"

시민사회, '문재인정부 오만' 비판..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 석방 촉구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09.03 14:53
  •  
  •  수정 2021.09.03 14:56
  •  
  •  댓글 1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강제연행을 규탄하고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강제연행을 규탄하고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강제연행한 임기말 문재인 정부의 행태에 시민사회가 경악했다.

6.15남측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기독교교회연합 인권센터,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양경수 위원장 강제연행 규탄  △집회 시위의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가 100만 노동자의 대표인 양경수 위원장을 집회 시위의 헌법적 권리를 행동으로 옮겼다고 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강제연행한 것은 문재인 정부 스스로 재벌 특혜 정권이고 노동자 탄압정권임을 밝힌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을 존중하고 그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마땅하지만, 불구속수사도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에서 새벽에 사무실까지 침탈하여 강제연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집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집행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촛불정부가 아님을 선언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들은 촛불집회를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고 평화롭게 표출하고 이 나라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풀어내기도 했다는 점에서 '촛불'은 곧 '집회'였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우려를 들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집회 시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려는 공안당국이야말로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정부가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사유로 지목하고 있는 7.3전국노동자대회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산업재해 재발방지대책 마련 △사회적 불평등 해소 등 요구와 함께 노정대화를 촉구하는 자리였다.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우고 국민과 한 약속이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민주노총이 나서게 된 것인데 정착 방역을 이유로 모든 집회를 불허한 것은 정부 당국이었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왼쪽부터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경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이호중 민교협 공동희장,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경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이호중 민교협 공동희장,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훈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특히 5년 전 민주, 진보, 시민의 힘을 합쳐 성취한 촛불항쟁의 결과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정무적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결코 시민들을 희롱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인 김경민 한국YMCA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7.3전국노동자대회에서 주목해야 하는 건 다름아닌 민주노총의 요구사항"이라고 하면서 "정부는 자신들의 약속이기도 한 민주노총의 요구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고 대화 요구도 수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7.3 전국노동자대회가 기획되고 실행되었으나 정부는 더 이상 대화할 의지도 없이 물리적으로 통제하려는 생각에만 빠져있다고 짚었다.

김 총장은 "세계에 자랑하는 K방역도 정부가 잘 통제해서가 아니라 시민들이 그 질서를 잘 지켜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하면서 "민주주의 작동원리는 여전히 잘 지켜지고 있다. 방역과 민주주의는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고뇌하는 코스프레를 하면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가석방하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제기한 지도자는 강제연행하고 구속집행하기 때문에 이 정부에 대해 '대자본연합 정부', '촛불정신을 배신한 정부'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했다.

말을 막고 일관되게 강압적으로 나오는 정부의 태도를 가지고는 '사회적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하면서 먼저 민주노총 위원장의 석방을 강력히 촉구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방역과 민주주의는 병립 가능하다"며 "지금은 구속하고 말겠다는 의지만 보인다"고 공안당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호중 민주평등사회를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공동의장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방역지침에서 1인시위만 허용하고 있으나 1인시위는 집시법 대상이 아니므로 현재는 집회, 시위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전 세계에 집회시위를 전면적으로 통제하는 나라는 없다"고 꼬집었다.

"7.3전국노동자대회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이 허위라는 사실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노동존중과 인권존중은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용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은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통로가 보장되지 않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정신적 산소와 같다"며, "다른 기본권과 충돌된다면 조화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자체 방역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코로나로 여러 위기 상황에 내몰린 노동자 농민 빈민 자영업자 등 피해자의 절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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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밤 10시까지…접종완료 4명 포함 6명 모임 허용

등록 :2021-09-03 08:50수정 :2021-09-03 11:19

 
“추석연휴 가족 모임, 접종완료 4명 포함 8명 허용”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주부터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4명(낮에는 2명)을 포함한 ‘6명 이하’ 사적 모임이 가능해진다. 식당·카페의 영업시간도 다시 10시로 연장된다. 결혼식의 경우 식사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거리두기 4단계라도 참석인원이 99명까지 허용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는 방역을 탄탄하게 유지하되, 민생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도록 방역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내주부터 적용되는 새 방역 지침은 추석 연휴를 포함해 향후 한 달 동안 유지된다.

 

일단 수도권 등 4단계 지역 식당·카페의 경우 영업시간이 현행 밤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늘어난다. 저녁 6시 이후 모임 인원 제한은 현행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한 4명’에서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한 6명’까지로 완화된다. 낮에는 현재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4명까지 모일 수 있는데 2차 접종 완료자 2명이 포함됐을 경우 6명까지 모일 수 있다.

 

단, 거리두기 3단계 지역은 모든 다중이용시설에서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 최대 8명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하게 된다.이뿐 아니라 정부는 추석을 포함한 1주일 동안 백신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 가정 내 가족 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화보] 코로나 4차 유행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10336.html?_fr=mt1#csidxaf1076c6aefbc3ca2f2c5cc87bf88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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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폭탄, 피할 방법 있을까?

  • 기자명 편집국
  •  
  •  승인 2021.09.02 14:35
  •  
  •  댓글 0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관리에 나섰다.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단계적 총부채상환원리금비율(DSR) 규제를 앞당겨 실행하고, 개인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축소할 것을 금융권에 요구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작년 5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5%로 내린 지 1년 3개월 만의 인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해 1%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세 지속, 물가 상승 압력, 금융 불균형 누적 세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부채 폭탄과 자산 거품이 위험수위에 와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지난 2분기 가계부채는 1805조9천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77조9천억 원이나 급증했고, 2019년 증가 폭의 3배가 넘는다. 지난달까지 1년 2개월간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14.47%,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은 16.86% 폭등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금융당국은 뭘했나.

서민금융대책이 없다

이번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조치에는 서민을 위한 금융 대책이 빠져있다.
부동산은 금융현상이다. 처음부터 입구에서 투기 세력의 돈줄을 막고, 출구에서는 강력한 과세를 통해 불로소득을 환수함으로써 부동산을 잡았어야 했다. 그런데 돈줄은 풀어놓고, 규제는 사후적 핀셋 규제로 일관하다가 풍선효과가 연쇄적으로 전국화하면서 집값 폭등을 막지 못했다. 국토해양부가 아니라 금융당국의 책임이 크다.

뒷북만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영끌’과 ‘빛투’를 방치, 조장하다가 지금 와서 대출을 총량규제로 통째로 틀어막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실수요층, 생계형 대출이 절실한 서민층과 자영업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지금 금융당국의 과격한 보복성 대출 규제는 범인이 범인을 잡겠다는 식으로 노동자 민중, 서민에 대한 금융 대책은 완전히 빠져있다.

실수요자라 할지라도 대출을 막으면 주택구매는 유보할 수 있다. 그러나 대출이 막히고 이자 부담이 늘어난 다주택자는 전세를 올리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가며 서민층에 전가하는 현상으로 이어질 것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빈약하다. 또한 금리 인상은 부자나 가난한 자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정책효과이다. 이를 보완하려면 맞춤형 재정 대책이 추가로 나와야 한다. ‘통화는 수축적으로 하면서 왜 재정은 확대하느냐’,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함께 가야한다’는 식의 한가한 거시경제론자들의 잠꼬대를 들을 것이 아니라 금리정책의 획일성으로 인한 피해를 서민을 위한 재정정책으로 메꾸는 적극적 대책이 시급하게 나와야 한다.

경착륙에 대비해야 한다

자산버블 붕괴에는 연착륙이 없다. 금융당국은 초저금리 상태를 지속할 경우 부채가 더욱 확대되고 자산시장 과열로 이어져, 결국 버블 붕괴와 부채폭발로 금융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연착륙시켜보자는 의도일 것이다. 금리 인상의 때를 놓쳐 30년 장기침체에 들어간 일본의 경험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상황은 미국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심각한 경착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달러패권에 편입된 나라의 숙명은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하지 않을 경우 급격한 자본이탈과 환율 불안정, 경제충격으로 이어지며, 무자비한 양털깍기를 당하게 된다. 97년에는 외환위기였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가계부채가 뇌관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달러 체제 안에서 금융 주권을 상실한 금융 당국에 중장기 자본통제 대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약탈적인 금융자산경제를 손봐야

금융 당국에게 자산팽창에 따른 심각한 불평등을 해소하는 구조개혁전략은 있는가 의구심이 든다. 오히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부채 폭탄에 대한 면피 수준의 금융정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뿐이다.

오늘날의 부채위기는 세계적 현상이며, 장기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부채를 끌어들여 해결해 오면서 누적된 문제이다. 수출과 내수의 동시 하락으로 3%대의 저성장에 접어든 한국경제에서 역대 정권들이 부동산과 주식시장 부양을 통해 자산효과로 경기를 일으켜 정책실패를 모면해보려는 폭탄돌리기를 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현 정부 역시 코로나 위기19로 실물경제의 타격이 오자 자산경제로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 정책 기조를 더욱 강화하며 부채를 키웠다. 지금 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한 금융당국자, 재정당국자들이 바로 이러한 부채 확대와 자산팽창, 빈부격차 정책의 기획자, 설계자이고, 집행관들이었다.

문제는 과잉유동성과 금융팽창에 따른 자산 버블이 약탈경제이며, 언젠가는 터진다는 데 있다. 지금 심각한 부동산 문제만 놓고 보아도 그렇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입안하고, 은행이 대출을 통해 종자돈을 보장하며, 건설업체는 아파트라는 규격화된 투자상품을 제공함으로써, 부동산 폭등과 가계부채 확대라는 싸이클을 키워왔다. 저금리로 확보한 과잉유동성이 실물경제로 들어가지 않고 집값 폭등과 부동산 거품을 야기하며, 오히려 실물경제에서 어렵게 쌓은 노동자 민중의 소득을 착취해가는 약탈경제가 가계부채 뒤에 숨은 실체이다.

그런데도 부채 폭탄이 터지면 금융권을 살리기 위해 다시 어마어마한 혈세를 동원한 공적 자금을 투입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며, 약탈자들은 새로운 잔치를 준비한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다. 위기를 피할 수 없다면 노동자 민중은 이 기회를 부동산 불평등과 약탈경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체제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편집국 news@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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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내년 예산 1조4,998억원...통일정책 공감대 확산 중점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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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9/03 11:22
  • 수정일
    2021/09/03 11:2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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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회계 2,304억원+남북협력기금 1조 2,494억원..탈북민 지원 전체 예산 57%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09.02 18:20
  •  
  •  댓글 1
 

2022년 통일부 예산은 총지출 기준으로 일반회계 2,304억원, 남북협력기금 1조 2,494억원 등 총 1조 4,998억원으로 편성됐다.

일반회계 예산은 전년 대비 10억원(0.4%)이 증액되었으며, 남북협력기금은 전년 대비 238억원(1.9%) 증액된 규모이다.

통일부는 2일 △통일·평화관련 역량의 효과적 결집 △대북민 '통일행정 서비스' 제공으로 정책 체감도 고양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평화경제 실행전략으로서 '평화뉴딜' 비전 적극 견인 등에 중점을 두고 내년 통일부 예산 및 기금을 이같이 편성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은 지난 8월 31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쳤으며, 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일반회계 예산은 사업비 1,669억원, 인건비 528억원, 기본경비 106억원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사업비는 2021년 1,655억원에서 약 14억원(0.9%)이 증가했다.

이중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관련 예산이 952억원(전체 사업비의 57%)으로 가장 비중이 높고, 그 다음으로는 통일교육 172억원(10.3%), 북한정세분석 157억원(9.4%), 통일정책 146억원(8.7%), 남북경제협력 60억원(3.6%), 이산가족 및 북한인권 등 인도적 문제해결 48억원(2.9%), 남북회담 24억원(1.4%)등 순서이다.

통일부는 통일·평화 관련 역량 결집과 통일정책 관련 공감대 확산에 중점을 두고 △통일대북정책 플랫폼 구성(12억원 신설) △통일정보자료센터 건립(445억원, 건립비 32.4억원 포함) 및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120억원 신규) △통일+센터 충남·경기지역 추가(1.7억원 증액)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등 예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통일 대북정책 플랫폼은 기존 남북관계발전위원회를 뒷받침하는 지원체계로서, '남북관계발전포럼'과 일반 시민·민간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분야별 민관협업 협의체(사회통합·교류협력·인도협력)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일정보자료센터는 1989년 개관한 통일부 북한자료센터를 2025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신축하고, 기존 180여개 특수자료취급인가기관에 분산된 북한 자료를 연계·통합 활용하기 위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사업에 착수하려는 것. 

통일정보자료센터 설계와 부지비용 등 32.4억원이 순증하고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구축을 위한 93억원, 북한자료센터 내 비도서자료 디지털화(3.4억) 등이 소요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인천을 시작으로 설립하고 있는 통일 관련 권역별 지역거점인 '통일+센터'는 지난해 예산에 반영한 호남, 강원에 대해 각각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고 충청, 경기권은 내년 예산에 반영한 것.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예산은 최근 탈북민 입국 규모를 감안해 정착금과 교육훈련비 규모는 줄이고(489억원→420억원) 탈북민 정책 및 지원체계 운영과 하나재단을 통한 지원사업예산은 증액(490억원→532억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신규 탈북민이 감소하는 만큼 정착지원 예산을 증액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입국기준으로 2019년 1,047명, 2020년 229명, 2021년 상반기 기준 30명대 후반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2022년에는 탈북민 지원을 위한 기준인원을 770명 규모로 줄이되 내실있는 지원을 위해 근로소득자뿐만 아니라 사업소득자도 4년내 최대 5,000만원까지 자산소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북한정세분석 예산이 133억원에서 157억원(18%)으로, 개성공단 등 남북경제협력 예산이 47억원에서 60억원(27%)으로 전년대비 대폭 증액됐다.

남북협력기금은 사업비 1조 2,670억원에 기금운영비 23.5억원을 포함해 편성되었으며, 사업비만 보면 2021년 1조2,431억원에서 239억원(1.9%)이 늘어난 규모이다.

사업비 증액은 사회문화교류와 DMZ 평화적 이용 관련 예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협력기금은 △지자체·민간 차원의 남북교류 추진 △DMZ 평화지대화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뉴딜 비전 적극 견인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

분야별로는 민생협력 등 인도적 협력을 위한 예산이 6,522억원(51.5%)로 가장 비중이 높고, 남북경제협력 5,893억원(46.5%), 남북사회문화교류 221억원(1.7%)가 뒤를 이었다.

지자체 교류지원을 위해 통일부는 지자체별 특성을 살려 다양한 교류를 추진할 수 있도록 사회문화교류, 민생협력 분야에 지자체 경상보조 항목을 신규 편성(사회문화교류 55억원, 민생협력 256억원 신규)하여 정부-지자체-민간의 안정적 남북협력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올해 시범사업 성격으로 추진한 DMZ 평화의길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인프라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64억원을 신규 편성됐으며, 평화뉴딜 비전의 적극 견인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지원 예산을 확보했다.

통일부 2022년 일반회계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통일부 2022년 일반회계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통일부 2022년 남북협력기금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통일부 2022년 남북협력기금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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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의 수북통신] 밤이 있어서 산다

공선옥 소설가
발행2021-09-03 09:21:14 수정2021-09-03 09:21:14
 

아프가니스탄이 패망했다고, 어떤 신문들이 쓴 모양이다. 한나는 즉각 예전 ‘월남 패망’이 생각났다. 패망했다던 월남, 그러니까 베트남은 지금 어떤가. 패망했다던 베트남은 지금 멀쩡하지 않은가. 패망한 것은 베트남이 아니고 부패한 남베트남 정부가 아니었던가. 그러니까 아프가니스탄도 패망한 것은 아프가니스탄 정부. 신문들이 말을 똑바로 해야지 원. 그래서 말에 대해 생각했다. 모든 일의 처음과 끝인 말. 마침 또 말의 잔치 시대, 선거 국면이지 않은가. 미국도 선거철 말이, 그러니까 지지연설이 정치인으로 나아가는 출세의 기회가 된다. 정치인이 성공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말.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정치한다는 사람들의 말은 왜 하나같이 저 모양인가. 날마다 귀를 씻고 싶다. 베트남 정부나 아프가니스탄 정부나 부정하고 부패하여 누가 와서 건들지 않았다 해도 자기들 내부에서 이미 망했듯이, 정치인들도 험한 말, 남이 듣고 귀를 씻고 싶은 말만 골라가며 쓴다는 것은 이미 정치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망한 ‘종자’가 아닌가. 비판은 욕설에 가까운 자기 분노의 언어로 하는 게 아니라 정확한 언어로 예의를 갖추고 해야 제대로 된 ‘과녁 맞추기’가 아닌가. 한나는 대통령이 하고 싶다고 나온 여야 후보들의 말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가 어떤 말을 구사하는 사람인지, 어떤 종류의, 어떤 수위의, 어떤 결의, 어떤 색깔의 언어가 그의 내부에 저장되어 있다가 말로 되어 나오는지 한나는 정말 그것이 알고 싶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나오는 말은 맨날 ‘짜실짜실한’ 상대방 흠 들추는 말들. 그리고 또 어떤 후보는 아예 자기 말은 없고 측근의 전언 뿐. 아주 옛날 김대중 대통령의 장충단공원에서의 사자후 시절이 차라리 그리울 지경.

1971년 4월 18일 박정희에 맞서 대선에 출마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명한 서울 장충단공원 연설 장면ⓒ자료사진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한나가 아이들 훈육한답시고 실은 자기 화를 분출하노라면 아이들은 그건 엄마 생각, 그건 엄마 말, 이라고 해서 한나 화를 더 돋운 적이 있었다. 내가 화를 낼 때 상대가 고개 숙이고 예에, 예에, 해야 내 화가 멈춰질 텐데 어디 감히.... 싶어서였다. 아이들이 다 크고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 한나는 예전의 자신의 모습이 문득 떠올라 곤혹스러움과 낭패감에 어쩔 줄 몰라 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아이들은 아이들의 말로 한나를 가르쳤다는 것을 모르고 할 줄 아는 것은 오직 화내는 것뿐인 미욱한 어른이 어른이랍시고 폼 잡았던 순간들이...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한나로 하여금 진저리를 치게 하는 것이다. 나중에 생각하면 진저리 칠만한 ‘짓거리’를 무심코 해대는 것이 선거철 말들이 아닌가. 상대를 향해서 막 쏘아댄다. 자기가 쏜 말은 언젠가 반드시 자기한테 돌아온다는 것을 잊은 채. 말이라는 것은 한번 입 밖으로 나가면 주워담을 수 없고 그 말이 곧 그 사람이 된다는 것도 잊은 채. 말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생각나는 것은 말이라는 것은 두 가지라는 것. 누구들처럼 상대를 향해 쏘는 말을 구사하는 자와 자신을 표현하는 자의 말. 자신을 표현하는 말을 쓰고 사는 사람들은 남에게 험한 말을 못 쓰는 사람들. 일테면 이런 사람들.

“노점을 하는 엄마가 밤에 자리에 누워 끙끙 앓는 소리와 함께 밤이 있응게 산다이, 하셨죠.”

모든 고달픈 생애는 한나의 피붙이. 생물적 피붙이가 아니어도 너무 익숙해서 피붙이로 여겨진다. 한나의 생활이 유복한 쪽보다 고달픈 쪽에 더 가까운 탓일 거다. 어디다 허리 한번 대볼 수 없는 차가운 길바닥에 종일토록 나앉아 있다가 밤이 되어서야 고단한 몸 뉘이고서 꿈결인 듯 한숨 같은 엄마의 말, 밤이 있응게 산다이. 그렇게 말하는 이의 엄마는 바로 한나의 엄마. 진짜 엄마가 아니어도 엄마. 익숙한 엄마. 그래서 살풋 애려오는 가슴.

세상을 망치는 자들은 언제나 냉혹해서 ‘밤이 있어서 산다’는 말은 영영 남의 말. 그런 말에 공명하는 가슴이 있기나 할까.

 
서울 용산구 쪽방촌에서 한 노인이 폐지를 수집하고 있다.ⓒ뉴시스

먼 나라로 이민을 간 어떤 이가 이민생활의 고달픔을 달랠 수 있었던 것은 일터를 오가는 길의 울창한 나무들이었다고 말했다. 밤이 있으니 산다고 말하는 엄마의 말투로 하면, 나무가 있응게 살제이. 돈이 안 되면 나무 같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런 말도 영영 남의 말.

짧은 기차여행 길에 보이는 풍경들은 코로나시대라 그런지 뭔가 풀이 죽은 듯 하다. 이마 위에 번뜩이는 텔레비전 속 풍경만 저 홀로 오두방정. 스마트솔라시티로 그린 리모델링하겠다는 도시 광고. 그것은 자기들 말. 나무 베어낸 자리에 어치고저치고 해서 돈 벌어먹겠다는 수작을 이르는 그 사람들만의 말. 한나 같은 사람들은 천하 없어도 못쓸 말. 그런 말을 한번 써보려 해도 입이 안 떨어진다. 물 산업 클러스터로 어쩌고 저쩌고 스마트 팜이 어쩌고저쩌고...

차라리 한나에게는 먼 이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말이 더 정답다. 더 ‘내쪽 사람’ 말 같다. 농공단지 옆을 지나는데 들려오는 외국 음악소리. 저녁밥 짓는 이국에서 온 청년들의 내가 알아들을 수 없지만, 부지런히 뭔가를 굽고 볶으며 나누는 정담이. 그들이 밥 지으며 남 쏘는 말 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손님들도 자기들의 말을, 이웃과 친척과 가족과 함께 살았던 시절의 말들을, 생의 어느 순간, 굳이 빛나지 않았어도 좋았던 순간들의 말들을 많이많이 써주기를. 여기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해서 더 음악 같은 아프가니스탄 말들을 써주기를. 그들도 먼 이국에서의 밤에, 밤이 있어서 산다, 는 말을 하는 이의 평화가 있기를.

한나도 이제 이 글을 끝으로 지난 몇 개월간의 덧없는 말을 그만 끝내려 한다. 앞으로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더 말하기를 멈추려한다. 침묵이 하고 싶다는 그 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공선옥 작가가 수북통신을 잠시 쉽니다. 금세 돌아와 좋은 글 전해주실 것을 믿으며 독자들과 함께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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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피그말리온 효과

입력
 
2021.09.03 04:30
 

©게티이미지뱅크

 

그리스 신화에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 이야기가 있다. 피그말리온은 일상에서는 본 적 없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상을 만들었는데,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이 매우 아름다워 이름도 짓고, 사랑의 말을 반복적으로 들려주었다. 또한 '이 여인과 같은 사람을 나에게 달라'라는 기도로 조각상이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간절히 빌었다. 여신 아프로디테가 이 기도를 듣고 감동하여 그 조각상을 진짜 사람으로 만들어 피그말리온과 사랑하며 지낼 수 있게 하였다는 신화이다.

미국에서 몇 연구자들은 학교에서 무작위로 학생 일부를 뽑아, 그 학생들에게 교사가 "너는 정말 잘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며, 기대와 격려의 언행을 지속해서 제공하고 결과를 관찰하는 실험을 하였다. 교사가 매일 수시로 들려주는 격려의 말하기에 부응하기 위해, 실험 대상인 학생들은 끊임없이 노력하였고, 모두 성적을 향상하는 결과를 이루었다. 언어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그리스 신화를 인용하여 '피그말리온 효과'라 한다.

우리는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또는 늘 익숙한 일을 다시 해도 여전히 낯설고 힘든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그러한 상황마다 걱정과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기대에 부응할 격려 말하기로 지지를 해 주자. "넌 할 수 있다, 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와 같은 말 한마디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가져온다. 나 자신에 의한 응원의 말하기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말의 힘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생각만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어 주자. "우리 모두 이겨 낼 수 있다"고. 피그말리온 효과를 기대하면서.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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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끝났다'고 말하는 자, 누구인가

[함께 사는 길] 가습기살균제 참사 10년 ②

사건 초기 살인도구와 범인 알고도 방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파악은 이 참사 규명의 가장 기초적인 활동으로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SK, 옥시 등 제조판매기업들이 주범이고 정부가 공범인 대규모의 소비자 집단살인사건'에 비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집단살인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검경 수사의 출발은 희생자가 누구이고 몇 명인가? 그리고 범인은 누구며 범행도구와 수법 그리고 동기는 무엇인가? 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수백수천 명의 경찰과 군대가 동원되어 피해자를 매장한 것으로 의심되는 산과 들, 하천을 밤낮으로 뒤져서 피해자와 범행에 사용된 증거를 찾아내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가습기살균제 집단살인사건도 그렇게 해왔을까? 이 사건은 2011년 초에 발생한 원인미상의 피사자와 상해자들이 발견되어 살인범을 찾아내는 역학조사를 통해 범행에 사용된 도구가 역학조사관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가습기살균제'라는 것을 밝혀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신속하게 역학조사 결과가 잘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역학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살인사건의 범행도구를 찾아냈고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낸 직후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이상한지 몇 가지만 시간 순서대로 짚어보자.


 

첫째, 2011년 이명박 정부 때의 일이다. 8월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어 판 기업들을 불러서 몇 차례의 회의를 갖는다. '이게 너희들이 만든 거 맞냐?', '이 제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 무엇이냐?', '안전 여부를 확인했느냐?' 등등을 물은 것이다. 물증을 찾았고 대략의 범행전모를 파악했으면 수사권을 가진 검경에 수사를 의뢰해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범인 체포와 더불어 사건의 전모가 파헤쳐 지도록 했어야 했다.

 

그런데 질본은 범인들을 회의실로 모셔다가 조사 기록을 모두 보여주면서 이게 맞느냐고 하나하나 묻는다. 어떤 범죄든 범인들은 아니라고 발뺌하고 부정하면서 빠져나가려는 것이 생리다. 범인인 기업들이 평소 그들 편에 선 전문가들까지 대동하고 나타나 질본의 조사 내용을 전면 부정했을 것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고 실제 그렇게 진행되었다. 더 나아가 질본은 며칠 뒤 발표 예정으로 준비한 발표 자료마저 범인인 기업들에 보여줬다. 기업들은 '제품명과 기업 이름을 발표해선 안 된다'는 식의 막무가내 주장을 했고 질본은 '그래?'하고 받아들였다.

 

그런 과정을 거쳐 2011년 8월 31일 정부는 '원인미상의 산모 폐 손상과 사망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범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범행 도구와 범인 이름 등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강제회수 및 사용금지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원래는 '원인미상의 산모 폐 손상과 사망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로 모두 수거하고 전면 사용 금지토록 한다'는 것이어야 했다. 밝혀진 살인 사건의 범행 도구인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이름과 종류를 번호 붙여 나열해놓고, 이 도구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른 범인인 기업의 책임자들을 포승줄에 묶어 하나하나 언론 카메라 앞에 세웠어야 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 중 이 제품을 사용하는 분들은 당장 사용을 중단하고 피해 신고를 하라고, 지금부터 이 제품들은 강제 수거한다고 대국민 담화를 해야 했다.


 

질본의 엉터리 발표 과정 때문에 실제 가습기살균제 제품 수거와 사용 금지 조치는 2011년 11월 11일에야 그것도 부분적으로 이루어진다. 범인이 누군지 범행 도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회수하지 않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안방에 있던 범행 도구들은 방치됐고 70여 일 동안 가습기살균제 사용이 계속했고 피해는 계속됐다.

 

▲ 지난 7월 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제35차 가습기살균제 참사 책임 촉구 캠페인이 진행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보수 정부나 진보 정부나


 

둘째, 2012~2015년의 박근혜 정부 때의 일이다.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을 환경보건법상의 환경성질환으로 규정해 지원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환경부의 환경보건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제품의 하자이지 수질 대기 폐기물 토양과 같은 환경오염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자 국회에서 거의 전원 동의하는 결의안이 채택됐고 야당의원들이 피해구제특별법을 발의했다. 환경부는 법이 만들어지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 상태였다. 그런데 박근혜 청와대는 이를 여야 간의 정치적 힘겨루기로 받아들였고 당정 입장으로 특별법 제정을 반대했다. 대신 환경보건위원회가 이미 아니라고 했던 환경보건법 상의 환경성질환 지정카드를 환경부에 들이밀었다. 환경부 차관이 위원장인 환경보건위원회는 정식회의도 열지 않고 청와대 뜻대로 기존 입장을 번복한다. 그러는 사이에 환경부가 확보해준 피해 지원 예산도 거의 사용하지 못해 불용처리된다. 2016년에 촛불혁명이 일어났고 2017년 1월에야 피해구제법이 제정되어 그해 8월부터 시행된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몽니로 5년여 동안 피해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다.


 

셋째, 2017~2021년의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2020년 말 국회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법을 개정해 1년 6개월을 연장하고 조사 기능을 보강하면서 정작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기능을 삭제해버린다.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국을 없애고 대신 세월호 피해자들이 요구한 조사관 30명을 세월호 진상규명에 충원하도록 했다. 2021년 초 관련 시행령에서는 그나마 남아있던 가습기살균제 피해 지원부서의 조사권도 박탈해버린다. 모두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환경부가 진행한 일들이다. 그리고 국민들이 '안전하고 나라다운 나라 만들라'며 180석이 넘는 압도적인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민주당이 한 일이다.


 

국회 환경노동상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를 잘 알고 있던 한정애 의원은 민주당 정책위원장을 하면서 특조위법 개정의 방향과 내용을 주도했고 이후 바로 환경부 장관으로 영전한다. 장관 취임 후에는 기자들에게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다 끝났다'라고 주장한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참사를 해결해야 할 국민의 대표이자 피해자의 대표였어야 할 자가 갑자기 돌변해 참사의 공범인 환경부를 두둔하더니 나아가 주범들에게도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4년 전 취임 직후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사과하고 위로하면서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동의와 묵인 없이 불가능한 일들이다.


 

넷째,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하게 짚고 있는 피해자 찾기의 문제다. 가습기살균제가 처음 출시되고 판매되었던 18년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으로 이어지는 보수-진보-진보-보수의 색채가 엇갈려온 긴 세월이다. 보수건 진보건 이 기간 동안 어느 누구도 가습기살균제 집단 살인사건이 은밀하게 자행되어 온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생활화학제품의 안전 문제와 환경보건에 대해 무능했고 무관심했다.


 

그리고 사건이 수면으로 떠오른 2011년 이후 2021년 8월 말까지의 10년은 어떠한가.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으로 보수-보수-진보의 색채가 거듭 바뀌지만, 역시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진상규명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피해규모 파악과 피해자 찾기는 우선순위는 고사하고 아예 순위에도 들지 못하고 방치된다. 지난 10년 동안 질본, 환경부, 총리실, 청와대, 정권인수위원회 등의 어떤 정부의 가습기살균제 공식 자료에도 피해 규모를 적시한 경우가 없다. 피해 규모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았을뿐더러 간접적으로 파악한 자료도 인용하지 않고 무시했다.
 

 

살인사건에서 주범과 공범이 잡혔는데도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찾아내지 않으면 수사팀이 무능한 것이거나 결과적으로 주범과 공범을 봐주고 놓치게 된다. 범인을 잡지 못하거나 피해자를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에 수사가 미궁에 빠지고 소위 장기미제 사건이 된다. 악명 높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이 그랬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경우도 이미 그런 조짐이다. 주범이 밝혀졌지만 공범은 한 놈도 잡지도 특정하지도 못하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정작 구체적인 피해규모와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그저 신고전화만 받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상황이다. 그 사이 법원마저 SK, 애경, 신세계 이마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잡아 놓은 주범들도 빠져나가고 있다. 옥시의 외국인 사장인 거라브제인 등 주범 중의 주범들도 이미 빠져나간 상태다. 특별수사본부 격에 해당하는 특조위는 포와 차가 빠진 장기판 신세의 개점휴업상태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그렇게 만들었다. 
 

 
▲ 지난 7월 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제35차 가습기살균제 참사 책임 촉구 캠페인에 참여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환경보건시민센터

국민 5명 중 1명 가습기살균제 사용


 

지난 10년 동안 가습기살균제 피해 규모 조사는 모두 3번 있었다. 첫 번째는 2015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것이다. 가습기살균제 사용률은 22%, 건강피해경험률은 20.9%로 응답했고 이를 토대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984만~1087만 명, 건강피해경험자 29만~227만 명으로 추산했다. 두 번째는 2016~2017년에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과학원이 한국환경독성보건학회에 의뢰한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범위 확대를 위한 질환선정 및 판정기준 마련'이란 연구용역에서 보조적으로 피해규모를 파악한 것으로 19세 이상 성인대상 1500명씩 두 차례 조사했다. 가습기살균제 사용률 6.7% 건강피해경험률 10.1%로 전체 사용자는 350만~400만 명, 건강피해자는 49만~56만 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보고서에 실린 이 피해규모를 한 번도 인용하지 않았다. 세 번째는 사회적참사특조위의 조사로 2019년 전국 5천 가구(가구원 1만5472명) 표본을 계통 추출해 가가호호 방문해 가족 중 세대주를 대상으로 면접 조사했다. 연구자들이 특조위의 조사결과를 보완해 2020년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학술논문으로 보고했다. 가습기살균제 사용률은 18.4%, 건강피해경험률은 10.7%로 사용자는 893만8857명으로 추산됐다.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꼴이다. 건강피해경험자는 95만2149명이고 이중 78만6619명이 병원치료를 받았다. 사망자는 2만366명으로 추산되었다.


 

2021년 7월 16일까지 정부에 신고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7500명이고 그중 사망자는 23%인 1678명이다. 이는 전체 건강피해경험자의 0.78%에 불과하다. 이중 절반이 조금 넘는 4117명(사망 1014명)만이 피해구제법에 의해 피해자임이 인정되었는데 이는 전체 건강피해자의 0.43%이다. 구제인정자 중 그동안 700여 명만을 기업들이 배상했다. 이는 전체 건강피해자의 0.07%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해결에 함께할 것 
 

 

2021년 5~6월 두 달간 강원 춘천에서 제주까지 전국 15개 광역 조직을 순회하면서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별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조사결과와 실제 피해 신고 및 구제법에 의한 인정/불인정 실태를 발표하고 지역거주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는 기자회견 및 캠페인을 전개했다. 법원이 무죄라고 했던 cmit/mit성분의 신세계 이마트 PB상품을 사용하다 쓰러져 13년간 투병 끝에 작년에 사망한 박영숙 님의 부군 김태종 님이 두 달간 내내 동행했다.


 

지역별로 건강 피해 추산 규모의 0.4~0.9%밖에 안 되는 실제 피해 신고와 그 절반 정도인 구제법 피해 인정 현황의 실태를 접하고 언론과 시민들은 모두 놀라워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과 사회적참사특조위 가동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작년 말 집권 민주당이 특조위법에서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기능을 삭제하고 다시 조사권마저 없애버리고 조사 대상 기관인 환경부의 한정애 장관이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끝났다'라고 강변하는데 대해서 지역 시민사회와 피해자들은 분노하며 끝까지 가습기살균제 참사 해결에 같이 할 것을 다짐했다.

 

▲ 광주전남 지역의 환경·소비자 단체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 광주전남 피해자·유가족들이 지난 5월 12일 이마트 광주점 정문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83011104267780#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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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홍준표, 필리핀 대통령 ‘비하’ 발언… 외교적 결례 논란

두테르테, 높은 지지율과 한국 방산 수출 협력하는 필리핀 대통령
 
임병도 | 2021-09-02 08:32:5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설전에 필리핀 대통령이 언급되면서 외교적 결례를 저질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9월 1일 대한노인회중앙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에게 “행정 수장인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가 형사처벌에 대한 사법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식”이라며 홍준표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했습니다.

전날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생후 20개월 된 영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양모씨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런 놈은 사형시켜야 되지 않습니까?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키겠다”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말에 홍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벼락 출세한 보답으로 득달같이 우리 진영 사람 1000여명을 무차별 수사해 200여명을 구속하고 5명을 자살케 한 분이 뜬금없이 나를 두테르테에 비교하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말”이라며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誤爆)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홍 의원의 말에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두테르테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며 “내가 얘기만 한마디 하면 다들 벌 떼처럼 말을 하는데, 제가 총장시절에 했던 수사와 지시에 대해 다들 많은 격려와 칭찬을 해주셨던 분들”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두테르테, 높은 지지율과 한국 방산 수출 협력하는 필리핀 대통령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막말과 마이웨이식 정치인으로 유명합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경찰에 의한 사망자가 최소 6.600명에 이를 정도로 강력한 진압을 해 국제사회에서도 논란이 됐습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율 추이 ⓒPulse Asia Research

두테르테 대통령은 국제인권단체의 비난은 받고 있지만 취임 이후 지금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취임 이후 지금까지 75% 이상의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지지율이 91%까지 상승해 역대 필리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위협과 반군 진압을 위해 무기 현대화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2018년 방한 때는 직접 한국산 무기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필리핀은 부진에 허덕이는 한국 방산업체들의 오아시스와 같았습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필리핀 해군의 신형 호위함을 진수했고, 방산업체들은 소총·방탄복·헬멧·군용 차량·고등훈련기·상륙용 장갑차 등 다양한 군수물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필리핀에 신형 무기 수출과 함께 구형 구축함을 공여하고, ‘방위사업청’은 한-필리핀 방산군수공동위를 개최하는 등 방산수출 확대와 체계를 구축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외교적 결례 논란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해외 언론이나 국제 인권·시민단체, 필리핀 국민이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정치인이 직접적으로 현직 대통령을 비판한다면 외교적 마찰을 빚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예비후보가 필리핀 대통령을 가리켜 ‘두테르테식’이라며 비하 발언을 한 것은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은 국가이며 많은 우리교민이 살고 있다”며 “국가 경영은 안정감과 균형감이 중요하다. 이 부분을 생각하면서 얘기하면 좋겠다. 대통령 후보로서 품격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홍준표 의원이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돼 필리핀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사실이 언급된다면 방산 수출이 무산될 수도 있거니와 외교적 마찰로 두 나라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이라면 넓은 시야와 깊은 사고를 바탕으로 늘 신중하게 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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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협상 타결 못 담고 ‘방역’ 무너진다는 아침신문

[아침신문 솎아보기]새벽 2시 협상 타결 내용은 못 전하고 “방역 최일선 무너진다” 불안한 소식 전한 신문도…‘인앱결제’, 세계 최초로 금지됐다

아침에 어떤 신문을 받느냐에 따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에 대한 다른 소식을 받아들이게 됐다. 2일 새벽 2시, 보건노조는 예고했던 총파업을 철회했다. 2일 오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정부와의 협상 타결이 발표됐다. 보건노조는 공공의료 강화와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3개월 동안 정부와 12차례 노정 협의를 진행해왔다. 코로나19 전담 병원 투입 인력 기준 마련과 간호사 처우 개선, 공공병원 확충 등을 요구했다.

새벽 2시 합의를 다음날 지면 신문에 담을 수 있던 종합 일간지도 있고, 1면에 타결 전 소식을 담으며 방역 최일선이 무너진다고 쓴 신문도 있다. 1면에 새벽 2시경 이뤄진 보건노조와 정부의 협상을 담고 파업 철회 소식을 전한 것은 동아일보와 한겨레였다. 그 외 신문들은 협상 중인 상황을 담거나 관련 소식을 배치하지 않는 선택을 했다. 

다음은 아침에 발행하는 전국 단위 주요 종합 일간지의 보건의료 노조 관련 소식이다.
경향신문 1면 “보건의료노조·정부 협상 막판까지 진통 거듭”
국민일보 1면 “공공의료 개선 등한시 방역 최일선 무너진다”
동아일보 1면 “보건노조-정부 협상 타결 코로나 의료대란 피했다”
서울신문 1면 “확진 느는데…보건의료노조·정부 밤새 파업 줄다리기”
세계일보 10면 “보건의료노조 파업 마라톤 협상…비상진료대책마련”
조선일보 보건노조 파업 관련 기사 없음
중앙일보 10면 “13번째 마주한 정부·노조 인력확충 등 5개 쟁점 밤샘교섭”
한겨레 1면 “극적 타결…보건의료노조 파업 철회”
한국일보 1면 사진 기사 “보건의료노조 파업 놓고 마라톤 협상 선별진료소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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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종합일간지 1면 모음. 

동아일보 1면 “보건노조-정부 협상 타결 코로나 의료대란 피했다”는 복지부가 큰 틀에서 노조 요구에 공감하면서도 재원 문제 등을 고려해 당장 시행히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코로나 4차 대유행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자는데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해 극적 협상 타결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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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동아일보 1면. 

한겨레 1면 “극적 타결…보건의료노조 파업 철회”에서도 새벽 2시 공동브리핑에서 총파업이 철회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노조쪽은 정부가 5대 안건(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 기준 마련과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별 공공병원 확충,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교육전담간호사 확대, 야간간호료 확대)을 대체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1일 저녁 6시부터 파업 전야제를 벌이는 등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였고, 코로나19 환자를 파업 미참여 병원으로 이송, 응급실 24시간 진료체계 유지, 의료기관 평일 진료시간 연장 등 비상진료대첵도 세웠던 터였다고 한다. 그러나 극적인 협상 타결로 한숨을 돌렸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동아일보와 한겨레가 새벽 2시 브리핑 내용까지 담을 수 있었던 반면 그 외 신문들은 ‘밤새 파업 줄다리기’, ‘막판까지 진통 거듭’ 등으로 타결 소식까지는 담지 못했다. 경향신문 “보건의료노조·정부 협상 막판까지 진통 거듭” 기사를 보면 “총파업을 1일 앞둔 1일 최후 교섭에 돌입해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오후 9시까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서로 최종안을 제시한 뒤 밤늦게까지 각자 지도부와 내부 회의를 이어갔다”고 저녁 상황을 전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으로 “노조는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예정대로 2일 오전 7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2일 한겨레 1면.
▲2일 한겨레 1면.

새벽 2시 협상 타결 내용은 못 전하고 “방역 최일선 무너진다”

극적 타결이 되는 것을 담지 못해 관련 기사를 내지 않은 신문도 있었다. 타결 내용을 담지 않은 신문 중 불안감을 부추기는 제목을 사용한 신문도 있었다.

국민일보 1면 제목은 “공공의료 개선 등한시 방역 최일선 무너진다”였다. 이 기사는 “보건노조가 코로나19 4차 유행 한가운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을 검토한 주요 배경에는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개선 의지에 대한 실망감이 깔려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정부 입장에 대해 “정부는 간호사 한명이 너무 많은 환자를 본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만, 환자수 기준을 마련하면 전반적인 간호인력 수급이 달리고 특정 병원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또 공공의료 인력을 확대하기위해 공공의대 설립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의료계 반발에 부딪혀 진척이 없는 상태”라고 전달했다.

▲2일 국민일보 1면.
▲2일 국민일보 1면.

기사 내용을 모두 읽어보면 파업 관련 각 입장이 잘 설명돼있지만, 기사 제목을 “방연 최일선 무너진다”로 사용했는데, 이러한 단정적 표현은 신문을 받아본 독자들에게 불안감을 전할 수도 있다. 정부와의 협상 타결로 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는 신문을 받아보는 독자와는 다른 분위기의 소식을 받는 셈이다.

한국일보의 경우도 1면에 자세한 소식을 전하진 않고 사진 뉴스로 보건의료 노조 파업 관련 소식을 전했는데, 사진 기사 제목에 “선별진료소 멈추나”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종합 3면에도 한국일보는 관련 소식을 사진 뉴스로 “보건의료노조-정부, 막판 교섭”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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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일보 1면. 

‘인앱결제’, 세계 최초로 금지됐다

애플과 구글 등 ‘앱 장터’ 사업자들이 자사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인앱결제’가 금지됐다. 인앱결제가 금지된 것은 세계 최초다. 애플과 구글 등은 자신의 결제 시스템을 강요해 수수료를 받았다. 예를들어 애플의 경우 앱 결제금액의 30%가 수수료다. 구글도 10월부터 같은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31일 국회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금지됐다.

▲2일 동아일보 사설.
▲2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덩치를 불린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용자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가둬놓고 통행세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면서 “소비자 부담을 늘리는 게 혁신일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구글·애플 갑질 제동, 네이버·카카오 웃는다”고 보도했다. 인앱결제 강제를 국회에서 막으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와 온라인 게임 회사 등이 구글이나 애플에 낼 뻔했던 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구글은 다음 달부터 인앱결제를 의무 적용하려 했지만 방침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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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중앙일보 경제1면. 

경향신문은 이 소식을 “구글갑질 방지법에 정작 머리 싸맨 건 애플”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법안이 ‘구글갑질방지법’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인앱 결제로 인해 애플 역시 인앱결제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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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민주노총 사무실 새벽 강제 진입...양경수 위원장 구속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9/02 09:20
  • 수정일
    2021/09/02 09: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민주노총 “양 위원장 강제구인은 민주노총 죽이기 결정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구속되던 중 민주노총 회원들을 향해 "10월 총파업 준비 열심히 해주십시오"라고 말하고 있다. 2021.9.2ⓒ뉴스1

 경찰이 2일 새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진입해 양경수 위원장을 구속했다. 지난 7월 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20일 만이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5시30분께 민주노총 사무실이 입주한 중구 정동 경향신문 사옥 주변을 경력으로 에워싸고 건물로 진입, 건물 계단 등 주요통로를 점거한 뒤 빠루 등 각종 장비를 이용해 잠겨있던 이 건물 14층 민주노총 사무실 문을 강제로 열었다. 경찰은 건물 진입 약 40분 뒤인 오전 6시10분쯤 양 위원장의 신병을 확보해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양 위원장은 구속 직전인 오전 6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침탈로 긴박한 상황이다. (10월 20일) 총파업 투쟁 꼭 성사합시다"라며 긴박한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영장 집행 당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사옥 진입을 시도했으나,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경향신문 사옥 출입구 등을 통제하는 경찰에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 위원장은 지난 7월 3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7.3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해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또 애초 집회신고를 낸 여의도를 경찰이 원천봉쇄하자 급히 종로로 장소를 변경해 약식으로 행사를 치른 데 대해서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6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양 위원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뒤 사법절차 불응 입장을 표명했으며 법원은 서면 심리로 이틀 뒤인 13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10월 20일 총파업과 11월 13일 노동자대회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던 지난달 18일 당시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로 찾아와 구속영장 집행을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양 위원장은 "당면한 노동자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구인을 위해서 온 경찰에 협조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의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던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 사무실에 머물면서 지난 23일 10월20일 총파업을 결의하는 대의원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양 위원장의 구속 직후 입장을 내고 "민주노총 죽이기의 결정판인 양 위원장 강제구인에 대해 민주노총은 강력하게 비판, 규탄한다"면서 "예정된 10월 20일 총파업으로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신호탄으로, 문재인 정권의 폭거에 대응하며 되갚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양 위원장에 대한 강제구인의 결과는 현장의 노동자들의 분노를 더욱 격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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