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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차 농민의 한숨 "작물 괴사로 올해 폭망, 기후 위기는 농업 위기"

[스팟인터뷰] 김정열 국제농민단체 '비아 캄페시나' 국제조정위원

20.09.09 18:59l최종 업데이트 20.09.09 18:59l
 8월 2일,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2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청미천 일대 농경지가 물에 잠겨 있다.
▲  8월 2일,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2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청미천 일대 농경지가 물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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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이상 기후는 논밭에 흔적을 남겼다. 긴 장마와 태풍에 논두렁이 무너지고, 밭고랑이 파헤쳐졌다. 농작물도 부서지거나 깨져 농토에서 썩어갔다. 이상 기후는 생명이 자라던 땅을 무덤으로 바꿔 놓았다.

세계 최대 농민조직인 비아 캄페시나(La Via Campesia)의 김정열(54) 국제조정위원의 말을 압축하면 이렇다.

김 위원은 29년 차 농민이다. 논밭을 합해 약 1만 2천 평(4만㎡)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그는 올해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고 했다. 올여름 이상 기후가 농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농작물의 작황은 값으로 알 수 있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8일 기준 배추 1포기의 소매 가격은 9783원으로 1년 전 4890원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사과 가격(10개)도 2만 4921원에서 3만 321원으로 5400원 뛰었다.
  
8일 기후 위기에 달라진 농업 환경의 변화에 대해 듣고자 김 위원에게 연락했다. 그는 지난 2일 환경단체가 주최한 '기후위기시대, 생존을 모색하다'란 토론회에서 이상 기후로 변해가는 농업 환경을 증언했다. 김 위원과 '왜, 기후 위기는 농업의 위기인가?'란 주제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든 작물 탄저병 걸려... 자포자기 상태"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29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김정열(54) 비아 캄페시나 국제조정위원은 "기후 위기가 농업의 위기라는 말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29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김정열(54) 비아 캄페시나 국제조정위원은 "기후 위기가 농업의 위기라는 말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 김정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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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농사를 지었나?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29년째 농민으로 살고 있다. 1991년대 농민운동을 시작하면서 농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논밭 합해 1만 2천 평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다. 벼농사를 주로 짓지만 900평(약 3000㎡)가량의 밭에서 고추와 양파, 생강 등도 키우고 있다." 

- 올여름 기록적인 장마에 이어 태풍도 잇따라 발생했다. 농사 피해는 없는가?
"수해로 논밭이 잠긴 지역보다는 덜 하지만 장마와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다. 특히 습한 날씨 때문에 병충해가 심각하다. 겨울에 추워야 벌레가 죽어 이듬해 농사가 잘되는데, 지난해 겨울이 따뜻하고 습했다. 특히 탄저병으로 인한 농산물 피해가 심각하다. 거의 모든 작물이 탄저병에 걸려 제대로 수확을 못했다.

고추 농사는 탄저병으로 '폭망'(폭삭 망하다의 준말)했다. 고추는 비가 적게 와야 잘 자라는데, 올해는 긴 장마와 태풍으로 해가 드는 날이 거의 없었다. 주위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거의 수확을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주의 경우 고춧값이 작년보다 50%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건고추(마른 고추) 600g 기준 1만 2천 원 했던 고춧값이 지금은 2만 원 정도다. 게다가 태풍에 벼가 죄다 쓰러져 올가을 수확량도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 같다. 기후변화로 농업도 위기를 맞았다."
     
- 예년보다 수확량과 수익의 변화가 있는가?
"사실상 올해는 수확량과 수익을 포기한 상태다. 주변 농민들도 마찬가지다. 자포자기한 상태다. 날씨 변화로 발생한 피해라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지 않은가."

- 정부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농민들에 대한 지원도 있는가?
"없다. 자영업자들에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농민들에게 아무 말도 없다. 농민들이 농사를 게을리해서 피해를 봤다면, 지원금 받을 자격이 없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엄청난 피해를 보았는데, 농민들을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웬 말인가."

"기후 변화로 농민만의 노하우 통하지 않게 됐다"
    
 2017년 7월 16일 집중호우로 충북 보은군 내북면의 한 고추밭이 쓸려 내려가고 있다.
▲  집중호우로 쓸려내려가는 고추밭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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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로 달라진 농촌 풍경이 있다면?
"생강 농사를 작게 하고 있다. 생강은 5월에 심어서 여름이 지나 10월에 수확한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여름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그래서 요즘은 생강 위에 차광막을 설치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그만큼 여름 기온이 점점 오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무 파종 시기도 달라졌다. 상주는 무씨앗 파종을 말복 지나서 하는데 그때가 보통 8월 15일경이다. 이때 하면 발아도 잘 되고 무난히 잘 자란다. 그런데 올해는 그 무렵에 파종한 사람들은 다시 재파종을 해야 했다. 발아도 안 되었고, 발아돼 싹이 올라와도 말라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그 원인을 폭염으로 보고 있다. 이 시기 기온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무 파종을 예년보다 1주일 정도는 늦게 해야 할 정도로 기후의 변동이 크다.

농민마다 자신만의 노하우로 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노하우가 통하지 않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할지,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할지 고민이 크다."

- 국제적인 농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농업 분야 지원도 계획을 밝혔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웃음이 나왔다. 농촌 마을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설치하고, 스마트 물류체계를 구축하는 게 '그린뉴딜'은 아니다. 농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수치와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없었다. 농산물의 생산부터 식탁까지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나왔어야 한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농업의 전환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하는데, '녹색'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성장 정책이었다. EU(유럽연합)의 '그린 딜'과 차이가 크다."

- EU와 한국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점은 농업 분야도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있느냐다. EU는 오는 2030년까지 농약과 화학비료, 항생제 사용 등을 지금보다 50%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수치가 있다.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가의 비율도 현재 6.5%에서 25%까지 유기농업화하고, 농지의 10%는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U 그린 딜의 핵심은 '농장에서 식탁까지'이다. EU는 온실가스 배출의 10.3%가 농업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다. 농산물의 생산단계에서 유통과 판매 과정을 거쳐 음식물 쓰레기로 폐기되는 과정까지 따져보니 이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농업 분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9%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 농업 분야에서 적게 배출하는 게 아니라 좁은 범위에서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산출해서 그렇다."

- 왜 농민들이 기후 변화를 고려해 농사를 지어야 하나.
"기후 위기로 농사가 안되면 식량 생산이 불안전해진다. 그러면 식량 문제가 불거진다. 농민들도 먹고사는 일에 직접 피해를 본다. 그래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땅을 살리는 방식으로 농사도 전환되어야 한다.

정부는 농업 분야에도 탈탄소정책을 도입하고 이걸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지 계획을 내놔야 한다. 이게 기후위기 시대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농민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후위기가 농업 위기라는 말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닥친 상황이다. 그리고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태그:#기후위기, #그린뉴딜, #탈탄소정책, #농업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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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 비리 제보한 교사 해임·임용취소...“학교 내 민주주의 작동돼야”

김민주 기자 kmj@vop.co.kr
발행 2020-09-09 19:56:15
수정 2020-09-09 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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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의 공동 주최로 서울시 종로구 징검다리교육공동체에서 열린 ‘사립학교 공익제보 교원의 현실과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한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튜브 생중계했다.
9일 오후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의 공동 주최로 서울시 종로구 징검다리교육공동체에서 열린 ‘사립학교 공익제보 교원의 현실과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한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튜브 생중계했다.ⓒ강민정TV 유튜브 채널 갈무리  
 
 
 
 
 
 
“제발 죽어야만 법이 바뀌는 세상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립학교법도 ‘민식이법’과 같이 누군가의 이름이 붙어 개정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5월 해임 통보를 받은 한 사립 고등학교 교사가 호소했다. 지난 2018년 명진고등학교(도연학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한 손규대 교사는 2년 2개월 만에 해임됐다. 1학년 담임을 맡던 그는 학생들 곁을 떠나야 했다. 3개월 뒤인 지난 8월엔 손 교사에게 아예 임용취소를 통보했다. 임용취소는 임용 사실 자체를 없던 일로 하는 조치로 임용 계약 해지를 의미한다. 재단은 손 교사의 업무 미숙 등을 징계 사유로 삼았다.

그러나 손 교사와 광주교사노동조합은 손 교사의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 징계라고 규정했다. 손 교사는 2017년 2차 면접대기실에서 함께 있던 1차 합격자 4명에게 자신이 채용을 대가로 금품 요구를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고 폭로했다. 결과적으로 손 교사가 채용되자 한 익명 제보자가 광주시교육청에 이를 채용비리로 신고했다. 손 교사는 “재단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요구받았으나 거절했다”는 내용을 교육청 감사와 검찰 수사에서 참고인으로 진술했다. 이후 최모 전 재단 이사장은 배임수재 미수 혐의로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징역 6월이 확정됐다.

9일 오후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의 공동 주최로 서울시 종로구 징검다리교육공동체에서 열린 ‘사립학교 공익제보 교원의 현실과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한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손 교사는 이같이 설명했다.

손 교사는 자신에 대한 징계뿐만 아니라 명진고와 재단 내 여러 비리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대표적으로는 재단의 ‘족벌 경영’으로 재단의 주요 자리를 이사장의 친인척들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현 이사장은 최 전 이사장의 남편이며 행정실장과 행정실 직원, 이사 등도 이사장의 친인척이라고 손 교사는 말했다. 최 전 이사장의 두 딸도 교사로 채용했는데 당시 면접 점수를 다른 경쟁자보다 최대 22점이나 높게 줬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지난해 9월 해임된 권종현 우신중(우천학원) 교사도 사립학교 내 공익제보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재단은 내부 비판과 재단 비리를 거리낌없이 이야기한 권 교사를 복종의무·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해임했다. 권 교사는 지난 2009년 당시 재단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전환을 추진할 때 언론에 자사고 정책 비판 글을 언론매체에 기고하는 등 자신의 목소리를 내왔다. 2011년엔 재단 비리를 공익제보해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와 특별감사를 이끌어냈다. 2012년 감사 결과 50여 건이 적발돼 재단은 교장 파면과 교감 정직을 요구받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재단 비리와 사립학교 제도의 문제점·개혁 방안 등에 대한 글을 여러 편 올렸다.

권 교사는 이처럼 사립학교 내 자유로운 의견 표현 등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 교원 인사권이 재단 이사장에게 집중된 점을 꼽았다. 그는 “현재 사립학교 징계위원회는 징계의결 요구, 징계심의 및 의결, 징계처분 모두 재단 이사회의 권한”이라며 “검사가 수사하고 기소하고 재판하고 집행까지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시스템에서 괘씸죄에 걸린 사람은 징계를 피할 방법이 없고, 반대로 이사장에게 충성한 사람은 징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손 교사는 징계의결 요구 전 조사에 대한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사는 “내 사례만 보더라도 이사장 딸 김모씨가 직접 비위 사실을 조사하고 법인에 공문을 기안했다. 이는 객관적인 징계사유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고 볼 수 없다”며 “조사를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성원에는 교육청 및 객관적인 외부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공익제보자에 대한 실질적 보호 필요성도 제기했다. 권 교사는 “괘씸죄에 걸려 징계가 진행되는 동안 법정 다툼 등으로 긴 시간을 싸우며 견뎌야 하지만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행정청은 적극적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으로 의심할 여지가 많고 다툼 중이라면 선제적으로 대상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사는 공익신고자를 보호할 수 있는 교육청 내 별도 부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토론을 맡은 박흥식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공익제보는 교육 가치 등을 위한 것이나 사립학교 교원과 학교 설립자, 법인 간에는 심각한 권력 비대칭이 존재한다”며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학교법인과 학교장에게 공익제보자 보호책임을 부과하고 보호에 실패하는 경우 처벌과 불이익을 규정하는 조항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사립학교 내 공익신고를 아예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노인·장애인·아동 관련 시설 종사자와 전담 공무원, 교직원, 상담교사 등 24개 직군에 공익제보를 법으로 의무화한 것과 같이 사립학교법에도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의 신고 의무 규정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왜 사학비리가 동일한 패턴으로 계속되느냐. 그것은 학교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고 학교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사립학교법령에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다. 공익 관련 보호법제의 한계가 작동하는 것도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민주성 훈련을 학교에서부터 시작해야하고 학교 선생님들이 결코 부당한 일을 겪지 않아야 한다”며 “학교가 민주주의의 체험 학습장이 돼야지 비리 체험학습장이 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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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 한반도 점령군이라고 스스로 인정한 주한미군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9/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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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 미8군이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사진. 일장기가 내려가고 성조기가 조선총독부에 게양되고 있다. [사진출처-주한 미8군 페이스북]  

 

주한 미8군이 9일 페이스북을 통해 1945년 9월 9일 조선총독부 국기 게양대에 걸린 일장기가 성조기로 교체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주한 미8군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국 남부에 주둔 중인 일본군이 서울에서 항복했다"라며 “한국에서 30년간의 일본 통치가 막을 내리고, 항복문서 서명식이 서울의 조선총독부 건물에서 열렸다"며 "기념식 중 일장기가 내려지고, 성조기가 게양됐다”라고 설명했다.

 

주한 미8군이 공개한 사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진이다.

 

이 사진을 통해 국민들은 “1945년 일본으로부터 해방이 되었지만, 우리는 다시 미국에 식민지가 되었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기 하루 전날인 1945년 9월 7일 맥아더는 ‘태평양 방면 미군 육군부대 총사령부 포고 제1호, 조선인민에게 고함’에서 “나의 지휘하에 있는 승리에 빛나는 군대는 금일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영토를 점령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포고령 제1호 1조에서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 영토와 조선 인민에 대한 통치의 전 권한은 당분간 본관(맥아더)의 권한 하에서 시행된다고 적시했다. 즉, 당시에 미군은 38도 이남을 점령한 것이다. 

  

미군이 우리 땅에 들어오고 미군정이 실시되면서 대한민국은 미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라가 되었다. 그 시간이 75년이나 된 것이다.

 

75년 간 미국과 미군은 한국을 해방시킨 해방자의 이미지를 그리고 피로써 맺어진 한미동맹을 강조해오며 점령군의 이미지를 지우려 애써왔다.

 

하지만 미국과 미군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감정은 그다지 좋지 않다. 최근에는 연이은 미국과 미군의 모습으로 국민들의 반미감정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남북관계에 사사건건 방해하는 모습, 일제강점기 시절 총독을 연상시키는 해리 해리스 대사의 망언, 코로나19 감염 위기에도 한국의 방역을 비웃듯이 협조하지 않는 미군, 해운대에서 폭죽을 난사한 주한미군들, 새벽에 길거리에서 병을 던져 한국인 여성에게 부상을 입힌 주한미군, 훈련안전조치 합의서를 지키지 않은 채 운행한 미군 장갑차 추돌 사건까지...

 

그런데 주한 미8군은 이런 상황에서 왜 이 사진을 공개한 것일까.

 

주한미군은 ‘75년 전 미군이 일본을 몰아냈기에 대한민국이 태어났으니 대한민국 국민은 미국을 고맙게 여겨야 한다. 대한민국은 반미시위를 하면 안 된다’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일까.

 

하지만 주한 미8군이 공식적으로 공개한 이 사진으로 미군이 일본을 대신한 점령군이었다는 것만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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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함께하는 1456차 수요시위.. 비대면 온라인으로 개최

전북지역 대학생겨레하나 주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라이브 방송
전주=이소현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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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9  18: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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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지역대학생겨레하나가 주관하는 1456차 수요시위가 9일 전주 풍남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소현 통신원]

전북지역대학생겨레하나가 주관하는 1456차 수요시위가 9일 오후 12시, 전주 풍남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진행됐다.

이번 수요시위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수요시위로 진행되었으며 주최단체인 대학생겨레하나의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 수요시위를 상징하는 노래 ‘바위처럼’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소현 통신원]

전북지역대학생겨레하나는 수요시위를 상징하는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 정종혁 회장은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사죄와 진상 규명을 촉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소현 통신원]

대학생겨레하나 정종혁 회장은 전주에서 진행하는 1456차 수요시위의 인사말에서 지난 8월 29일 부산에서 별세하신 이막달 할머니 (97세)의 부고를 전하며 위로의 뜻을 밝혔다.

정 회장은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16분만이 생존해 계신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사죄와 진상 규명을 촉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 정의기억연대에서 지난 9월 1일 발표한 입장문 낭독. [사진-통일뉴스 이소현 통신원]

전북지역 대학생겨레하나 신유정, 박지영 학생이 정의기억연대에서 지난 9월 1일 발표한 입장문을 낭독했다.

입장문에서는 아베 정부가 막을 내리게 되었으며 일본 정부는 새로운 해결의 길로 나와야 함을 강조하며 사회에 인권과 평화의 가치가 실현되기를 소망하는 뜻을 밝혔다.

   
▲ 30분 평화의 침묵시위. [사진-통일뉴스 이소현 통신원]

이후 일본 정부의 사죄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30분 평화의 침묵시위가 진행되었다.

인권과 평화의 날갯짓을 염원하는 우산을 펼치고 평화의 소녀상의 곁을 지키며, 대학생겨레하나는 다시 한 번 수요시위의 의미를 기렸다.

한편, 이날 행사는 온라인 수요시위로 진행된 만큼 전북지역대학생겨레하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장에 함께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도 뜻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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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피해자를 위한 공연, 객석에서 울음이 쏟아졌다

[인터뷰] '무용계 최초 미투 고발 대법원 승소' 기념 공연 현장에 가다

20.09.09 08:07l최종 업데이트 20.09.09 09:49l
공연 장면의 일부다. 위 공연과 관련해 예술공방 측은 "최근 몇 년 동안 적나라하게 드러난 문화예술계의 미투 사건과 n번방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의 민낯을 마주했다"면서 "여성 무용인들의 선언적 움직임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들의 신체 주권을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예술단체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아래 예술공방)"에서 기획한 <아직 가닿지 못한 그곳, 당신과 "나의 찬란한 벌판"> 공연 장면의 일부다. 위 공연과 관련해 예술공방 측은 "최근 몇 년 동안 적나라하게 드러난 문화예술계의 미투 사건과 n번방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의 민낯을 마주했다"면서 "여성 무용인들의 선언적 움직임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들의 신체 주권을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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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자리에는 특별한 분이 참석했습니다. 그는 권위적인 무용계 구조 속에서도 용기있게 가해자와 맞서 싸웠고, 1년여의 소송 과정을 훌륭히 견뎌냈습니다. 그리고 2020년 8월 18일 대법원은 가해자의 항소(상고)를 최종 기각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수고하셨고, 고맙습니다."

무용인들의 뒤편으로 짧은 편지 형식의 글 하나가 띄워졌다. "당신이 바로 우리가 꿈꿔온 변화의 시작입니다"라는 문장을 끝으로 무대에 있던 출연진이 꽃다발을 들고서 객석으로 향했다. 꽃다발을 건넨 사람도, 받은 사람도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공연은 웃음 섞인 울음으로 막을 내렸다.

사건이 떠난 자리, 연대가 남았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진행됐던 <아직 가닿지 못한 그곳, 찬란한 벌판> 공연의 한 장면이다. '감성스터디살롱-오후의 예술공방'(아래 예술공방)의 주관으로 기획된 공연은 코로나19 상황상 정부의 방역 수칙에 따라 비공개 형태로 진행됐다. 


이날 꽃다발을 건네받은 사람은 2019년 6월 무용계에서 처음으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고발한 피해자다. 유명 현대무용가 류아무개(50, 당시 45)씨는 당시 19세였던 피해자를 자신의 연습실에서 여러 차례 성추행하고 강제 성관계까지 시도했던 사건이다. (관련 기사 : 무용계 미투 1년 "예술계 위력 성범죄 인정, 가슴 뛰는 결과" http://omn.kr/1o275)

이제 이 사건은 법원에서 무용계 최초로 '위력에 의한 추행'을 인정받은 선례가 됐다. 지난 8월 18일 대법원은 가해자의 상고를 기각하고 최종 2년 형을 확정했다.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한한 무형의 위력'을 성폭력 수단으로 인정한 하급심 판결을 유지한 결과다. 피해가 발생한 지 6여 년, 소송이 진행된 지 1년이 넘은 후에야 피해자는 비로소 웃음 섞인 얼굴로 꽃다발을 건네받을 수 있게 됐다.

공연 직후 <오마이뉴스>는 이날 무대에 올랐던 김하람, 천샘, 권이은정 등 예술공방 회원들과 인터뷰를 나눴다. 이 가운데 천샘 예술공방 대표와 권이은정 아프리칸 댄스컴퍼니 따그 대표는 피해자의 고발 직후부터 사건 공론화에 함께 힘 써온 '오롯 위드유(아래 위드유)' 활동가들이다. 이날 천샘 대표는 공연의 안무를 기획하면서 피해자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메시지가 있었다고 했다.

"당신이 달리다 쓰러져도 곁에 있는 다른 사람이 이를 받아서 또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행여 좋지 않은 결과가 있더라도 변화를 위해 계속 나아가려는 사람은 있을 것이라고. 안무가이자 무용가로서, 이 메시지가 잘 전달됐길 진심으로 바란다."

일상을 바친 싸움... 피해자는 무용계를 떠났다
 
공연 장면의 일부다. 위 공연과 관련해 예술공방 측은 "최근 몇 년 동안 적나라하게 드러난 문화예술계의 미투 사건과 n번방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의 민낯을 마주했다"면서 "여성 무용인들의 선언적 움직임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들의 신체 주권을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예술단체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아래 예술공방)"에서 기획한 <아직 가닿지 못한 그곳, 당신과 "나의 찬란한 벌판"> 공연 장면의 일부다. 위 공연과 관련해 예술공방 측은 "최근 몇 년 동안 적나라하게 드러난 문화예술계의 미투 사건과 n번방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의 민낯을 마주했다"면서 "여성 무용인들의 선언적 움직임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들의 신체 주권을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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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8일 대법원판결 이후 오랜 싸움에 끝이 났다. 소감이 어떤가.
천샘 : "판결이 9월 1~2주 정도에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나왔다. 이것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예상보다 빠르고 명쾌한 결론이 나 감동적이었다. 지금에서야 말하는 거지만 1·2심 판결을 진행하면서 제가 가장 바랐던 것은 일상의 회복이었다. 내 일을 하면서 판결 결과를 통보받길 바랐다. 어쩌면 이번 대법원판결로 소원을 이룬 셈이다. 안무를 짜고, 춤추는 내 일상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소식을 들었던 게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다."

권이은정 : "좋았지만 한 편으론 괘씸했다. 대법원까지 왔다는 건 가해자가 하급심 판결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고 피해자를 괴롭게 한 셈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4~5년의 세월을 창살 없는 감옥 속에서 살아왔다. 그런데도 가해자는 본인에게 내려진 2년 형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와 연대 관계자들 모두의 일상을 철저하게 깨뜨렸다. 이렇게 끝장을 보려 한 가해자의 심보가 너무 괘씸했다. 우리가 이렇게 화가 날 정도인데 피해자는 얼마나 지쳤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 피해자 사건을 계기로 나온 공연이라 했다. 기획 시점은 언제인가.
천샘 : "2019년 6월부터 기획했다. 1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기획됐다. 만일 우리가 법정 싸움에서 진다면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마음으로, 정말 굿판이라도 벌이겠다는 마음으로 만들게 됐다. 그런데 다행히 1심부터 크게 승소했다. 원래 1심 결과가 나온 뒤에 공연을 올리려 했는데 코로나19 문제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전부 환불한 뒤 비공개로 진행하게 됐다."

- 공연 현장에 피해자도 왔다.
권이은정 : "공연 도중에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문항들이 있었다. 그중에 '(성희롱·성폭행) 피해를 입은 사람이 본인인 경우, 미친 듯이 뛰어라'라는 질문이 있었다. 사실 이 질문이 행여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자극하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여느 때보다 진심을 담아서 춤을 췄다. 내가 그 피해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 춤에 분노를 담았다는 걸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공연이 다 끝난 후 피해자가 내게 되레 고맙다면서 위로가 됐다는 말을 건네줬다."

- 공연 중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를 오가는 역할도 있었는데.
김하람 : "여성이지만 방관할 수 있고, 때론 무관심으로 폭력을 가할 수도 있고, 혹은 연대할 수도 있지 않나. 여러 모습이 섞였던 제 역할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가 나쁜 역할을 많이 맡았다 보니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불법 촬영 장면이었는데, 이걸 표현할 때 최대한 조심하려 했다. 혹여 이 장면이나 여기서 나오는 단어들이 피해자를 비롯해 관객들에게 부정적인 자극을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변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는 누군가가 있다"
 
 공연의 출연진 및 제작진 모습이다."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예술단체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에서 기획한 <아직 가닿지 못한 그곳, 당신과 나의 "찬란한 벌판> 공연의 출연진 및 제작진 모습이다. 우측부터 권이은정, 이륜화, 김하람, 천샘, 서경선 예술가, 채미정 무대총괄 감독.
ⓒ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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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을 마친 직후 피해자를 비롯한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권이은정 : "공연 마지막에 서아프리카 전통북 소리와 우리들의 춤이 어우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어떤 궂은 일이 있어도 함께, 계속 앞으로 전진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건데, 그때 춤을 추면서 평소보다 더 감정이 울컥하고 올라왔다. 그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아무래도 피해자분이 공연장에 오신 것 때문에 더 감정이 폭발했던 것 같다."

김하람 : "공연이 끝나고 피해자에게 보내는 편지가 무대 뒤쪽 화면에서 떴다. 그 내용을 보면서 작품과 삶이 명확하게 연결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시에 이 작품이 선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저도 그 자막을 보는데 순간적으로 눈물이 밀려왔다."

- 이번 공연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 
천샘 : "당신이 아무리 작은 소리를 내더라도 누군가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당신이 달리다 쓰러져도 다른 사람이 이를 받아서 또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 춤출 때 이 말을 계속 되새기면서 췄다. 이게 피해자에게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에 피해자 좌석도 내 앞으로 배치했다. 

이 메시지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여성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지금도 무용·예술계에선 성폭력 사건이 고발되고 있다. 무용계에는 이런 좋은 결과가 왔지만, 행여 좋지 않은 결과가 있더라도 변화를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은 있다는 거다. 안무가이자 무용가로서, 이 메시지가 잘 전달됐길 진심으로 바란다."

- 현재 피해자의 상태나 근황은 어떤가.
천샘 : "우리랑 얘기 나눌 때 보면 많이 회복한 상태인 것 같다. 다만 우리가 그 속까지 알 수는 없다. 오늘 피해자가 공연장에 직접 왔다는 것 자체가 '괜찮다'는 안부를 대신한 거라고 본다."

-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로 무용계를 떠났다고 했다.
천샘 : "그렇다. 피해자는 이제 다른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려는 중이다. 우리는 이제 피해자의 근황 체크를 하지 않는다. 이 사건을 거쳐오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동지가 되어줬지만, 이제는 그 친구가 일상 속에서 제 이름을 덜 마주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어떤 안부조차 묻지 않는 것이 그 친구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다시 새로운 길을 열심히 달려가는 와중에 혹여나 멈춰 돌아오면 안 되지 않겠나."

-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천샘 : "건강한 무용계를 만들기 위해 여러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저희는 지금 판결문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또, 건강한 무용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자치 규약을 만들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지금 3회차까지 진행된 상태인데 반응들이 좋다. 마지막 4회차에서는 (무용예술) 기관 내 성폭력 대응 시스템을 점검하는, 그런 세미나를 만들 예정이다. 공연을 통해서는 여성·동물·환경에 대해 얘기해 볼 생각이다. 중심이 아니었던 것에 관심을 갖고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드는, 그런 공연을 만들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위 공연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모두 준수한 상태에서 비공개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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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대선 공약대로만 하면 된다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노동 후진국 오명 벗기도, 한-EU 무역분쟁 해결도...방법은 노조법 2조 개정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가 벌어진 지 1년 남짓 되던 7월 29일, WTO(세계무역기구)는 한-일 무역분쟁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요청한 '패널 설치'를 받아들였다. WTO의 '패널 설치' 결정에 대해 일본 정부는 "깊이 실망했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반대로 한국 정부는 WTO 결정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일본 정부의 엇갈리는 입장에서 알 수 있듯이, 패널 설치는 무역분쟁에서 '제소' 또는 '협의'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을 의미한다. 보통 (전문가) 패널은 3인으로 구성되며, 3인이 공동으로 조사한 후 '패널 보고서'가 작성되는데 이 보고서가 일종의 조정안 역할을 하게 된다. WTO의 경우 만장일치로 반대하지 않는 이상 반드시 패널 보고서가 채택되도록 규칙을 정하고 있다.

 

한국-EU 무역분쟁도 '패널 소집' 단계


 

한·일 분쟁은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제소하고 패널 설치를 요구해 받아들여진 경우지만, 정반대로 한국 정부가 패널 설치를 요구받은 경우가 있다. 바로 한국이 유럽연합(EU)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내용 중 일부를 한국 정부가 이행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에 따른 것이다.


 

유럽연합이 제기한 문제는 한국 정부가 ILO 기본협약 비준 및 국제 노동기준에 맞도록 노동조합법을 개정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 정부는 8개의 ILO 기본 협약 중 4개(제87·98호 결사의 자유 협약, 제29·105호 강제노동금지 협약)를 아직 비준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유럽연합이 문제삼고 있는 '국제 노동기준에 맞도록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노동조합법' 내용은 무엇일까? 지난해 7월 4일 유럽연합은 한국 정부에 '전문가 패널 설치'를 요구하면서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유럽연합 홈페이지에 공개한 바 있다. (아래 그림)


 

▲ 유럽연합이 국제 노동기준에 맞는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 노동조합법 조항.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 붉은 밑줄은 강조를 위해 필자가 그어놓은 것. 위 내용은 다음 URL 주소로 들어가 pdf 파일을 내려받으면 확인할 수 있음 : http://trade.ec.europa.eu/doclib/press/index.cfm?id=2044 

(관련 기사 : 후진적 한국 노동 정책, 결국 무역분쟁까지 일으키다)


 

'근로자(노동자)' 개념을 확장하라!


 

▲ 유럽연합이 국제 노동기준에 맞는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 노동조합법 조항.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유럽연합이 요구하고 있는 노동조합법 개정 4개의 항목을 표로 요약하면 위와 같다. 내용을 보면 거의 모든 내용이 한국 노동조합법 제2조의 1호에 정의된 '근로자' 개념이 너무 협소하다는 문제제기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근로자' 개념이 너무 협소해서 특수고용 노동자와 해고자·실업자는 노조에 가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그런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할 경우 전교조·공무원노조 사례처럼 노동조합 자격을 박탈해 버리며, 조합원 중에서만 임원을 선출한다고 하여 이런 노동자들이 노조 임원이 될 자격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동조합 설립을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 역시 사실은 '근로자' 개념이 너무 협소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한국에서 노조 설립 신고를 했으나 정부 당국이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경우들 대부분이 특수고용·플랫폼 또는 실업자·해고자·구직자 등이 조합원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노조법 2조 개정만 쏙 뺀 문재인 정부


 

유럽연합이 위 문제를 제기하며 전문가 패널 설치를 요구한 시점은 작년 7월 4일, 벌써 1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한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말에 ILO 핵심협약 비준안과 함께 3개의 노동조합 관련 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국회로 발의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우선 한국 정부는 약속한 4개의 핵심협약 비준이 아니라 29·87·98호 협약 비준안만을 국회에 제출했다. 29호와 함께 강제노동 금지협약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105호 협약을 제외한 것이다.

 

게다가 3개의 노동조합 관련 법 개정안에는 유럽연합이 강력하게 제기한 노동조합법 제2조와 관련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노조 설립신고와 관련한 제도개선 내용도 없었다. 오히려 사업장 기반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경우 해고자·실업자는 임원이나 대의원으로 선출될 수 없다는, 사실상 유럽연합 요구와 완전히 충돌하는 개악 내용이 포함되었다.

 

그뿐이 아니다. 사업장 내 쟁의행위 일체를 금지시킬 수 있는 "사업장 일부 또는 전부 점거 금지" 조항, 그리고 단체협약 유효기간 상한선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시키는, 그동안 사용자들이 염원해왔던 노조 탄압수단까지 입법 내용에 포함시키고 말았다. 교원·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라는 ILO 수차례의 권고도 문재인 정부 입법안에서는 완전히 무시되었다.


 

사법부가 대신 해결해준 노조법 2조 4호 (라)목
 

 

지난 9월 3일, 대법원은 박근혜 정부가 노동조합법 제2조 4호 (라)목과 관련해 전교조에 '노조 아님 통보'를 한 행정처분이 위법한 것이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실제 '노조 아님 통보' 행정처분의 근거는 시행령에만 있는데, 본 법률에는 이 처분의 근거도 명시되지 않았고 시행령에 위임되어 있지도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르자면, 조합원 가입 범위에 해고자를 포함시킨 특정 사건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노조 아님 통보'라는 행정처분 일체가 위법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 취지는 사실 ILO 결사의 자유 협약 내용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행정관청이 노동조합을 하고 말고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쥐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 ILO 핵심협약의 취지니까 말이다.

 

대법원의 판결 내용은 국제 노동기준에 부합하는 것이지만,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행정은 국제 노동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ILO 협약은 사법부의 최종 확정판결 이전에는 노조 활동을 중단시켜선 안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대법원 판결 전까지 전교조 법외노조 상태를 그대로 두었기 때문이다.

 

노조 설립신고 했더니 1년 넘게 자료 보완과 출석조사


 

'노조 아님 통보' 문제는 해결했지만 한국 정부는 아예 노동조합 설립신고 시점부터 진입장벽을 설치하고 있다. 지난 글에서 전국대리운전노조가 문재인 정부 하에서 무려 1천일에 걸친 천신만고 끝에 설립필증을 교부받았다는 얘길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노조 설립신고에만 1000일 걸리는 나라)


 

▲ 특수고용, 기간제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설립 신고 현황과 처분 결과.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하지만 대리운전노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언론에 나온 것들만 추려 보았는데도 위 표처럼 많은 사례를 찾아낼 수 있다. 1천일 걸려서 설립필증을 교부받은 대리운전노조는 그나마 '해피엔딩(?)'에 속한다. 방과후강사노조·보험설계사노조는 설립신고 1년이 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들 노동조합은 설립신고를 낸 뒤 고용노동부로부터 "자료를 보완해달라" "노동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신고제'로 운영해야 할 노동조합 설립 제도를 실제로는 '허가제'로 운영해 왔다는 명백한 증거가 아닌가. 라이더유니온은 노동부의 출석조사 요구에 조합원 다수가 출석해 항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뿐이 아니다. 기간제교사노조는 2차례에 걸쳐서 노조가 아니라며 설립신고를 반려했다. 그 이유가 또 놀랍다. 유럽연합이 가장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 내용, 즉 노동조합법 제2조 4호 (라)목에 따라 반려한다고 명시했다. 이거 뭐 유럽연합과의 무역분쟁에 노골적으로 엿을 먹이는 얘기 아닌가. '노동존중'을 내걸고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처분 내용이 이러하다.


 

째깍째깍 다가오는 한-EU 무역분쟁 패널 보고서


 

본래 한-EU FTA 합의내용에 따르면 전문가 패널 소집 요청이 있을 경우 2개월 내에 3명의 전문가 패널을 선정해 활동을 개시하도록 하고 있다. 3명의 패널은 90일 내에 일종의 권고 역할을 할 '패널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아래 그림) 그럼 유럽연합과의 무역분쟁 관련 전문가 패널 논의는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을까?

 

▲ 한국-유럽연합 무역분쟁 패널 보고서 작성 절차.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우선 3명의 전문가 패널 구성은 어떻게 되었을까? 양 당사국 국적의 패널 각 1인으로 유럽연합은 로랑 브와송 드 샤주네(Laurence Boisson de Chazournes)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를, 한국은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정했다. 나머지 패널이자 제3국 출신의 의장 역할을 맡을 인물로는 미국 국적의 토마스 피난스키 변호사(Thomas Pinansky)로 선정되었다.


 

본래 2개월 내에 패널이 선정되어야 했지만, 노동기본권 관련 항목이 자유무역협정에 포함된 것은 한-EU FTA가 첫 사례이며, 따라서 이 문제로 '전문가 패널' 소집 단계까지 가보는 것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서 패널 선정은 조금 늦춰져 지난해 연말에야 선정이 완료되었으며, 작년 12월 30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바 있다.

 

그렇다면 90일째가 되는 3월말 또는 4월초에 '패널 보고서'가 나와야 하는데 그 사이에 코로나19 대유행이 벌어졌다. 여기에 제3국 의장 역할을 맡고 있는 토마스 피난스키 변호사가 암으로 지난 4월 8일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제3국 의장 역할을 맡을 패널을 새로 뽑아야 했고,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패널 활동이 원활하게 벌어지기 어려운 사정 때문에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패널 활동은 거의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일한 해결책 : 노조법 2조 개정


 

그 사이 국회 구성이 바뀌었다.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ILO 협약 비준안과 노조법 개정안은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되었다. 그래서 21대 국회 개원 후인 올해 7월 7일, 정부는 다시 협약 비준안과 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문제는 작년에 제출한 내용을 단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제출했다는 점이다. 

 

ILO 핵심협약 4개 중 105호 강제노동 금지협약은 여전히 빠져 있고, 노조법 2조 개정은 담겨 있지 않고 온통 개악안으로 가득 찬 정부 법안이 다시 발의된 것. 이 법안들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그리고 통과된 법에 대해 노동자들이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에 제소한다면, ILO는 한국 정부가 핵심 협약을 위반했다고 판정할 것이 거의 확실한 수준의 법안들이다.

 

지난 6월 30일, 화상으로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 EU 측은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다시한번 촉구한 상태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패널 보고서 작성시한도 째각째각 다가오는 상황이다. 군사독재 시절과 달리 한국 정부는 노동탄압국의 오명을 벗을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노동 후진국의 멍에를 뒤집어쓸 것인가.

 

해결책은 노동조합법 2조 개정에 있다. ILO 결사의 자유 협약을 비준한다면,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다. 협약에 맞게 노동조합법을 개정해야 하고, ILO 협약은 한국의 특수고용이나 플랫폼 노동, 실업자·해고자는 물론이고 일반 자영업자에게도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법 2조의 1호 '근로자' 개념을 확장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과 실업자·해고자를 포괄해 낸다면, 유럽연합이 제기하는 모든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대법원이 노조법 2조 4호의 (라)목 문제를 대신 해결해준 상황 아닌가.


 

그렇다면 남는 쟁점은 노조 설립신고 문제인데,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노조 설립신고 처분 결과가 늦춰지고 있는 노동조합들의 핵심 쟁점이 모두 특수고용·플랫폼 노동 또는 실업자·해고자 조합원 자격 문제 아니던가. 이건 노조법 2조를 개정하면 금방 해결되는 문제이다.


 

국제 노동기준도 맞추고, 노조 할 권리도 보장하고, 유럽연합과의 무역분쟁을 종결시킬 수 있는 길! 문재인 정부는 왜 한사코 이 길만은 가지 않으려 할까? 본인 스스로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국민과의 약속들인데 말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90817185766078#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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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나 싼 ‘공공분양 사전청약’이 일반청약과 다른 다섯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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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하~
  • 등록일
    2020/09/09 11:46
  • 수정일
    2020/09/09 11:4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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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09 04:59수정 :2020-09-09 09:27
 
 
사전청약 Q&A

특별공급 85% 일반공급 15%
일반공급은 청약저축 납입액순
공공임대는 준공 6개월 전 청약
고양 창릉 특화구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고양 창릉 특화구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내년 7월부터 시작되는 사전청약은 무주택자들이 3기 새도시나 용산정비창 등 주요 입지에서 내 집 마련을 할 가능성이 있는 기회다. 100% 공공분양 물량으로 공급되는 사전청약과 관련된 궁금증을 정리했다._______
사전청약 자격은?

무주택자, 서울·경기·인천 거주라는 조건을 충족하면서 국민주택(전용 85㎡이하)을 청약할 수 있는 청약통장이 있어야 한다. 청약예금(민영주택)과 청약부금(민영주택 85㎡ 이하) 말고 청약저축(국민주택) 또는 주택청약종합저축(국민주택, 민영주택)이 해당된다.

 

 공공분양은 신혼부부 30%, 생애최초 25%, 기관 추천 15%, 다자녀 10%, 노부모 부양 5% 등 특별공급 비중이 85%에 달하므로, 해당되는 자격조건을 살펴야 한다. 일반공급 15%는 순위순차제를 통해 청약통장 납입액이 많은 순서대로 선정한다. 납입액은 월 1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과천제이드자이 공공분양 당첨은 최단 14년6개월부터 최장 22년 납입한 이들에게서 나왔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이 2009년 5월에 출시된 만큼, 2015년 9월1일부터 신규가입이 중단된 옛 ‘청약저축’ 가입자들이 대거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_______
거주자 우선공급 위해 이사 가야 되나?
사전청약 대상지 가운데 대규모 택지개발지구(개발면적 66만㎡ 이상)와 중소규모 지구의 거주자 우선공급(1순위) 조건이 다르다. 서울 도심 유휴부지 등 중소규모 택지는 거주자에게 100% 우선공급되는 반면 3기 새도시와 태릉골프장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는 이 비율이 50%로 제한된다. 인천(서울)은 50%를 인천(서울) 거주자에게, 나머지 50%를 서울(인천)·경기 거주자에게 우선공급 쿼터로 배정한다. 경기도는 조금 다르다. 3기 새도시 중 하남 교산은 하남시민(해당 시·군) 30%, 경기도민 20%, 서울 및 인천 거주자 50%로 우선공급이 배분된다. 해당 시·군 거주자의 당첨 커트라인이 낮아 유리하긴 하지만 나머지 70%의 우선공급 쿼터가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 거주자들이 무조건 불리하진 않다._______
사전청약 당첨되면 다른 청약 못 하나?
사전청약 당첨자와 그 가족은 똑같은 ‘사전청약’만 제한될 뿐, 다른 본청약이나 재고주택 구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단 무주택 자격을 잃기 때문에 사전청약은 자동 포기된다. 또한 최종 입주 여부가 결정되는 본청약 전까지는 재당첨 제한(청약에 당첨된 이력이 있을 경우 부적격으로 처리)을 받지 않는다._______
공공임대 청약은 언제?
착공 전후로 실시되는 분양 청약과 달리 공공임대 물량은 준공 6개월여 전에 청약이 실시된다. 3기 새도시 준공이 이르면 2026~2027년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3기 새도시 공공임대 청약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2022년까지 입주자 모집공고가 이뤄지는 수도권 37만호 가운데 공공임대 주택이 13만호라고 밝혔는데, 이들 청약은 준공 시점인 2025년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_______
85㎡ 초과 공공분양은 없나?
공공분양은 국민주택(85㎡ 이하) 규모로 공급되므로, 85㎡ 초과 평형을 원하는 이들은 민간분양으로 가야 한다. 8·4대책 공공택지 공급 물량 84만5천호 중 최대 40%는 민간분양으로 공급될 전망인데, 공공분양과 마찬가지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다. 민간분양의 경우 대체로 20% 정도가 85㎡ 초과로 공급된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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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연 '장갑차 추돌사고 진상규명단' 동두천 미군기지 앞에서 농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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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09/09 10:49
  • 수정일
    2020/09/09 10:4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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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철 통신원 | 기사입력 2020/09/0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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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상규명단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하인철 통신원

▲ 거리공연 도중 율동을 하고 있다.  © 하인철 통신원

▲ 기자회견이 끝난 뒤 참가자들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하인철 통신원

 

8월 30일, 포천시 영로대교에서 벌어진 미군 장갑차와 SUV 차량이 추돌해 차량에 타고 있던 한국인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둘러싸고 규정에 따른 미군 장갑차 호위 차량이 없었던 점(주한 미8군 규정 385-11호 일부 "궤도 차량은 반드시 차륜식 호위차량을 대동해야 한다")과 후미 반사등이 없었다는 점 등으로 미군 측의 사과와 진상규명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이 미군 장갑차 추돌 사망 사건 진상규명단(이하 '진상규명단')이 9월 8일 오후 3시 30분 경기도 동두천시에 있는 캠프 케이시 앞에서 '미군 장갑차 추돌 사망 사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농성 선포 발대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발대식에서 한수진 단원은 "2002년, 우리는 미군 장갑차에 2명의 여중생이 압사당하는 사건을 목격했다. 당시 참혹한 주한미군의 범죄행각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국민들이 촛불을 들자 눈치 보듯 2003년에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 특별회의를 열고 ‘훈련안전조치 합의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18년이 지난 2020년, 수많은 촛불이 만들어낸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위한 그 최소한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또다시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다"라며 이 사건을 2002년 여중생 미군 장갑차 압사 사건의 연장선임을 강조하며 책임자 처벌을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또 진상규명단원은 "미국이 이 땅 한반도에 들어온 지도 오늘로 75년, 지금까지 해마다 수백 수천 건의 주한미군 범죄로 국민들이 두려움에 떤 시간도 75년이나 되었음을 의미한다"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완벽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기 전까지 미군기지를 폐쇄하라"라며 진상규명 전까지 미군기지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진상규명단은 부대 앞으로 옮겨 미2사단 210포병여단 면담을 요청했으나, 경찰들에 가로막혀 면담을 요청하지 못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1인 시위를 진행한 뒤 5시에 거리 공연을 진행했다. 거리공연에서는 참가자들의 노래 공연과 율동 공연이 이어졌다.

 

진상규명단은 저녁 8시에 문화제를 진행했다. 문화제에는 참가자들의 발언과 노래 공연, 3행시 짓기 등으로 결의를 높였다.  

 

아래는 농성 선포문 전문이다.

 

 

--------------------------아래---------------------------------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긴급농성 선포문>

 

 지난 8월 30일, 포천시에 있는 영로대교 위를 달리던 SUV가 미2사단 210포병여단 소속 미군 장갑차에 추돌하여 탑승자 4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망사건은 단순한 추돌사고가 아닙니다. 이유는 미군장갑차가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소한으로 만들어져 있는 운행 안전규정 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온 국민을 분노에 떨게 했던 2002년 심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 압사 사건으로 맺어진 ‘훈련안전조치 합의서’도 무시한 채 훈련과 운전을 진행한 것입니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장갑차를 운행할 때 “주한미군은 밤낮에 상관없이 궤도차량이 공공도로를 주행할 경우 눈에 잘 띄는 조명을 부착한 호위차량이 앞뒤로 동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밤에는 궤도차량 행렬 앞뒤에서 각각 50m 이내로 떨어져 호위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국방색으로 뒤덮여, 장갑차가 밤에 잘 보이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호위차량에는 눈에 잘 띄는 경고등과 함께 빨간색-노란색으로 구성된 반사판도 붙어 있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궤도차량이 1대 이상 이동할 경우 72시간 전에 국군에게 통보해야 하며 이 통보된 내용은 관할하는 지자체에 따라 지역주민에게 전달하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해당 미군장갑차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은 채 운행되고 있었으며 포천시와 주변 시민들은 어떤 내용의 안내사항도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미군에 의해 우리 국민분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학생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오늘 이 시간부터 긴급농성을 선포합니다. <대진연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단>은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 번째, 제2의 효순이·미선이 사건,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책임자를 처벌하라! 

두 번째,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철저하게 진상규명하라!

세 번째,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 될 때까지 미군기지 폐쇄하라!

 

 <대진연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단>은 이 사건의 책임자를 만나겠습니다. 우리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책임자들이 있는 미2사단 앞에서 계속 농성을 이어갈 것입니다. 9월 8일인 오늘은 1945년 미군이 이 땅에 점령군으로 들어와 일장기를 내리고 성조기를 올렸던 날입니다. 잘못 뿌리내린 역사, 이제 대학생들이 바로 잡겠습니다. 투쟁하겠습니다.

 

2020. 09. 08

 

대진연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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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20년, 추석 전 2차 송환촉구 기자회견
김래곤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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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9  10: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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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와 천주교정의평화사제단, 한국진보연대, 범민련남측본부 등 종교시민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 사업 준비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비전향 장기수들의 2차 송환을 요구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 사업 준비위원회가 8일 오전 11시 서울 정부청사 통일부 앞에서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년, 추석 전 2차 송환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더 이상 시간이 없는 고령의 비전향 장기수 13명의 송환을 즉각 이행할 것을 요구하였다.

   
▲ ‘(사)정의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이 2차 송환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국진보연대 이종문 대외협력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사)정의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은 “6.15 공동선언으로 1차 비전향 장기수 송환이 이뤄졌을 때 세계가 박수로 환영했다.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은 가족과 고향, 조국을 찾으려는 인간의 기본적 요구였기 때문”이라며 “2001년 정부가 2차 송환 희망자를 접수했지만, 20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일부 장관은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위해, 경색 국면인 남북관계 문제 해결을 위해 추석 전 2차 송환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였다.

   
▲ 민주노총 윤택근 부위원장이 문재인정부가 인도주의문제 해결을 실천할 것을 주장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윤택근 부위원장은 “노사 간 약속인 단체협약을 어기면 법의 처벌을 받는다. 노사합의가 이런 정도인데 두 국가 정상의 약속은 더 엄중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과거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새 통일부 장관과 국민의 촛불로 당선됐던 문재인 대통령은 더 우려하지 말고 두 국가 정상이 합의했던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NCCK인권센터 박승렬 소장이 공동선언이행 약속을 먼저 실천해야한다고 강조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NCCK인권센터 박승렬 소장은 “비전향 장기수 송환은 공동선언으로 약속된 사안이다. 말만 하고 행동은 없는 정부에 신뢰를 잃었다. 국민의 신뢰뿐 아니라 북의 신뢰도 상실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금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기 전에 약속을 먼저 실천해야 한다. 물건보다 사람이 남북으로 오가도록 하는 게 평화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강조하였다.

   
▲ 전국여성연대 한미경 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전국여성연대 한미경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2000년 9월 2일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송환된 지 20년이 되는 해"라며 "2000년 당시 1차 송환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었지만 미처 신청하지 못했거나 고문에 강제전향당하거나 정전협정 이후 송환되었어야 할 전쟁포로 출신 등 1차 송환에서 제외된 비전향 장기수 33명이 20년째 줄기차게 2차 송환을 촉구해왔으나 이미 오랜 옥고와 고문 후유증 등으로 인해 20명이 숨을 거두었고 현재 13명만이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가며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며, 여러 명의 비전향 장기수들이 최근 숨지거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2차 송환 희망자중에서 지난해에 김동섭, 류기진, 서옥렬 선생이 사망했으며, 지난 4월에는 허찬형 선생이 사망했다. 얼마 전에는 강담(88) 선생이 지난달 21일 폐암 말기의 시한부 인생을 살다 '가족 품에서 죽고 싶다'던 마지막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사망했다. 35년의 옥고를 치른 88세 박종린 선생도 대장암 병세가 악화해 현재 중환자 병동에 입원 중이다.

기자회견은 "눈앞의 가족을 만날 수도 없고,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갈 수도 없는 비극은 민족 분단에서 비롯됐다"며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는 만큼 이분들이 이번 추석을 가족 품에서 보낼 수 있도록 전향적인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남은 비전향 장기수들을 송환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였다.

기자회견은 "이미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이니 방법상의 문제만 고민하면 된다"며 "추석 전에 민족분단과 대결 시대의 산물인 비전향 장기수의 2차 송환이 이뤄진다면 남북사이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마중물이 되어 민족분단의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 (사)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이 기자회견 직후 통일부 앞에서 비전향 장기수 2차 송환 즉각 실시를 요구하며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편, 시민사회 각계 인사는 8일부터 오는 25일까지 통일부 앞에서 추석 전 2차 송환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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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인질극 효과 체감한 의사단체, 분별력 잃은 위험한 투쟁

강경훈 기자 qa@vop.co.kr
발행 2020-09-07 18:58:32
수정 2020-09-07 22: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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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증진개발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의대정원 원점 재논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 체결 협약식'을 막기 위해 로비에 모여 있다. 2020.09.04
전공의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증진개발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의대정원 원점 재논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 체결 협약식'을 막기 위해 로비에 모여 있다. 2020.09.04ⓒ민중의소리  
 
정부의 의사증원 정책 추진에 반발하며 지난달 21일부터 무기한 진료거부를 해왔던 전공의들이 우여곡절 끝에 8일부터 의료 현장에 복귀하기로 했지만, 의대생 국시 응시 구제를 조건으로 다시 진료거부 태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여전히 위력 행사를 일삼고 있다.

7일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 날 업무 복귀를 예고하면서 국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 구제 여부에 따라 향후 진료거부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보름이 넘는 집단휴진 기간 동안 의료 현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극대화됐음에도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대전협은 불과 전날까지만 해도 자신들의 미래 이해관계에 매몰돼 그들의 요구안을 관철시키고자 국민 생명을 담보로 대정부 투쟁을 이끌어왔다.

이 과정에서 응급실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한 응급 환자들의 사망 사례가 속출했으며, 종합병원들의 수술 및 외래진료 횟수가 대폭 줄었다. 그동안의 의료 공백을 정상화시키는 데에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책도 없이 비현실적 요구안 밀어붙인 전공의들

 전공의들이 투쟁 초기 대정부 요구안을 내세우며 집단휴진에 들어갔을 때까지만 해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집단휴진 방침을 앞세워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을 부추긴 대한의사협의회는 정작 소속 개원의들의 낮은 휴진 참여율로 대정부 투쟁을 이끌어가지 못했고, 전공의들의 진료거부를 적극 지지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공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대정부 투쟁의 핵심 동력은 대전협이 됐다.

이 과정이 어떠한 정책 논의를 토대로 이뤄진 것이 아닌 만큼, 대전협은 애초에 의협이 내걸었던 구호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전공의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노동착취에 가까운 수련 환경 문제는 더이상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었고, 의사증원 등 공공의료 정책에 대한 ‘묻지마 철회’ 구호만 남았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의사들 집단휴진과 관련해 빅지현 전공의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09.01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의사들 집단휴진과 관련해 빅지현 전공의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09.01ⓒ민중의소리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으로 의료현장 공백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는 집단휴진 나흘째인 24일부터 전공의들과 직접 협상에 나섰다. 이를 계기로 전공의들에 대한 대전협 수뇌부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졸지에 대정부 협상 상대로 지위가 격상된 대전협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집단휴진 참여율을 극대화했고, 이를 대정부 투쟁의 강력한 도구로 삼았다.

정부가 내세운 정책이 ‘공공의료’를 내세우기엔 부족했기에 추가적인 정책 논의는 불가피했다. 그러나 공공의료 강화 방안을 내세우며 정책 보완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달리, 대전협은 ‘정책 철회’ 아니면 ‘진료거부’라는, ‘몰수전략’으로 일관했다. 사흘간의 협상에서 정책 철회만 내세우는 대전협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는 불가능해 보였다. 정부가 사실상 투항 수준의 ‘정책 추진 중단’ 안을 내놓았음에도 대전협은 ‘철회’라는 문구가 명시돼야 한다며 거부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전부 아니면 전무 전략으로, 이런 전략은 사실 전쟁에서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대전협이 내세운 세부적 요구안 역시 대정부 요구안이라고 하기엔 부적절했다. 요구안의 수준 문제를 넘어서, 상당 부분이 물리적으로 정부 권한 밖에 있던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정부를 상대로 철회를 요구한 공공의대 설립 관련 내용은 해당 법안이 국회로 넘어간 만큼 정부 관할이 아니었으며, 한방첩약 급여화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었다. 마땅히 권한도 없는 정부를 상대로 ‘절차와 권한 모두 무시하고 우리 요구를 들으라’고 윽박지르는 식이었다.

별다른 출구가 없던 대전협은 지난 1일 급기야 ‘반정부 정치투쟁’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전협 비대위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에 응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고발 조치 등 처분을 두고 ‘불통’, ‘독선’, ‘폭거’ 등의 표현을 통한 정치적 공세와 함께 부동산 정책과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각종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열거하며, 청년들과 연대해 반정부 정치 투쟁을 벌이겠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급격한 여론 악화…출구전략 없으면서 몽니만

그러나 “이땅의 청년들과 연대하겠다”는 반정부 투쟁 노선은 구호로만 그쳤고, 집단휴진이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애초부터 호의적이지 않았던 국민 여론은 더욱 악화되어갔다. 더 이상의 출구전략이 마땅찮았던 대전협은 결국 범의료계 단일안을 도출해 이를 토대로 의협이 정부와 협상에 나서는 방안을 선택했다.

지난 3일 오후부터 이어진 밤샘 협상 끝에 의협은 4일 정부 및 여당과의 합의안에 서명하기에 이르렀다.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한 지도부의 몽니는 계속됐다. 당초 의료계에서 도출한 단일안의 ‘법안 철회’ 문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과 관련한 내용 등이 빠져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집단휴진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동안 투쟁 과정에서 요구해온 것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건정심 구조 개편 문제를 꺼내 들었던 것이다. 이로써 대전협은 국민 건강권을 볼모로 사익을 추구하는 싸움을 해왔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건정심 구조 문제는, 의사단체가 위원회 내 의사 위원 몫을 늘려서 의료수가 등 이익과 관련한 각종 현안 논의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했던 사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역시 7일 “건정심 구성에서 의사단체가 좀 더 많은 인원을 가져가는 문제는 의사단체가 처음 문제 삼았던 의사인력이나 공공의대 문제와는 무관한 건강보험 재정 배분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 부분들이 핵심 쟁점이 되는 것은 결국 수익에 대한 문제로 직결되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쟁점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정심은 건강보험의 적용 여부와 수가 책정, 보험료 등을 결정하는 건강보험법에 의한 최고 의결기구”라며 “이 구성에 대해서는 의사단체와 정부 간 일대일 협상에 의해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큰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할 부분들”이라고 못 박았다.

법정 단체인 의협에 협상권을 일임해 대정부 합의서에 서명이 된 순간부터 전공의 집단휴진의 명분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워졌다. 사회적 논의 측면에서 정책 대결이 되지 않는 데다, 사안별 주장도 번번이 가로막히면서 여론은 갈수록 악화됐고, 대전협의 내부 결속력은 상당 부분 상실됐다. 급기야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 사퇴 요구가 터져 나왔고, 명분 없는 집단휴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7일 대전협 비대위 지도부는 다음 날부터 업무에 복귀한다고 밝히면서도 언제든지 국민 건강권을 인질 삼아 집단휴진에 나설 수 있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의대생 보호는 당연한 전제”라며 “2주 내 시험을 재응시시키거나 그들이 원하는 대로 연기되지 않는다면 단체행동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부 관계자는 “재신청을 다시 연장하거나 추가 접수를 받는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이 이상은 법과 원칙에 대한 문제이며, 국가시험은 의사 시험뿐 아니라 수많은 직종과 자격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국시 응시에 응하지 않은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책은 없다고 못 박았다.

강경훈 기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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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만 세 번 나왔는데... '비대면 국회' 왜 안되나

[이슈] 영국·미국은 이미 시행중... 국회법이 걸림돌... 개정안 나왔지만 여야 이견에 불투명

20.09.08 07:02l최종 업데이트 20.09.08 07:02l

 

 국회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마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박명석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 관련해 “방역 지침을 준수해주고 동선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  국회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마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박명석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 관련해 “방역 지침을 준수해주고 동선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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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이렇게 만나기조차 부담스러운 것 아닙니까. 국회법에 전자회의와 전자의결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하는 게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7일 오전 9시 30분께 가족돌봄휴가연장법(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을 처리하고자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말했다. 1시간 반가량 뒤, 그의 우려가 적중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홍구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투표 중간에 "방금 국회출입기자 중 한 분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가운데 그 누구도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이들은 곧이어 각자 자리에서 가족돌봄휴가연장법 찬반여부를 표시해야 했다. 아직 국회법에는 원격투표나 원격회의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회도 지금 코로나19 대유행을 직면하고 있다. 국회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로 연달아 세 차례나 방역조치를 위해 문을 닫았다. 7일에도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소통관 일부가 폐쇄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미 9월 1일부터 정기회기가 시작됐고, 국정감사에, 2021년도 예산안 처리 등 국회가 할 일은 켜켜이 쌓여 있다. 하지만 언제 또다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지 모른다.

코로나가 바꾼 국회 풍경... 영국은 원격회의, 미국은 대리투표도
 
 국회에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  국회에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 국회공보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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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나라들은 이 상황에 대비해 '비대면 국회'를 운영 중이다. 국회사무처 국제국이 발간한 <각국 의회의 코로나19 대응사례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3월 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외출금지조치(Lockdown) 시행 직후 차례로 상·하원에 원격회의 체계를 마련했다. 상원의회는 6월 15일 이후 모든 안건을 원격표결로 다루고 있다. 물론 상임위도 원격회의로 진행 중이다. 

미국에선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의회가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들은 원격회의뿐 아니라 필요하면 일부는 회의장에서, 일부는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혼합형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 하원의회는 또 의원이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 등에는 본회의 대리투표를 할 수 있도록 의사규칙 변경 결의안도 처리했다. 다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회는 최대한 코로나19 확산 이전처럼 회의를 하고 있다.

한국도 기술상으로는 얼마든지 원격회의가 가능하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국회법 개정이다. 현행법에는 원격회의와 원격투표에 관한 근거규정이 없다. 특히 국회법 111조 1항은 "표결을 할 때 회의장에 있지 아니한 의원은 표결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법률 개정안은 있다. 8월 19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갑)은 국회법 73조의2 원격출석과 111조의2 비대면 표결을 신설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같은 달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국정감사와 국정조사 때 증인·참고인이 원격출석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냈다. 두 법안이 처리되면 본회의와 상임위, 10월 국정감사 모두 원격으로 진행할 수 있다. 

국회사무처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때 관련 예산을 확보했고, 9월 하순부터 공사에 들어가 10월 중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법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청사 등 국회 밖과 국회 회의장을 연결하는 수준으로 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당별 의원총회는 원격으로 가능하도록 의원실마다 헤드셋과 웹캠도 지급했다. 사무처는 미국 하원의회처럼 자신들이 승인한 시스코사 위벡스(Webex) 계정을 의원실 등마다 부여하는 방식으로 원격회의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지금이라도 법만 개정되면 의원실에 지급해놓은 장비를 갖고 상임위 화상회의시스템에 접속해 회의할 수 있다"며 "기술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법이 바뀔 경우 추가예산소요 역시) 거의 없을 것"이라며 "법 개정 문제가 제일 걸림돌이다, 여야가 최대한 빨리 합의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여야가 손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 표정이 언짢다. 지난 1일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던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도 불참했다. 왜일까?

국민의힘, '날치기 표결' 우려... 민주당 "납득 어렵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부터)와 김태년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부터)와 김태년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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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비대면 국회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회의와 표결은 분리해야 한다"며 "대리투표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아직 해결 안 된 상황이니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비대면 국회를 하는 나라들은 여야관계가 정상이지만 (우리나라는 여당이) 다수결에 의해서 날치기 표결처리한다"며 "자꾸 여당이 비대면 국회한다고 언론에 알리는데, 야당에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 적이 있냐"고 말했다.

국회법 개정안을 만든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그런 논리라면 국민의힘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일방독주를 막기 위해선 원격회의를 하면 안되지 않겠냐"고 반박했다. 그는 "비상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의 공백을 메우자는 법인데 (야당이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번 확진자 추가 발생을 계기로) 비대면 국회법이 더 필요해졌다,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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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조선 남녘땅 강점 75년

  • 기자명 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  
  •  승인 2020.09.07 23:17
  •  
  •  댓글 0
 
   
 
1945년 8월15일 일본이 미국에 무조건 항복으로 백기를 들었다. 4년간에 걸친 태평양 전쟁이 끝난 것이다.
미국의 태평양지구 최고사령관 맥아더가 조선을 향해서 포고문 제1호를 발표한 것은 45년 9월 7일이었다. 다음날 오키나와 주둔 미 육군 24군단장 하지가 9만7천여 명의 병력을 이끌고 조선 땅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지금으로부터 꼭 75년 전의 일이다.

▲ 조선총독부 광장에서 일장기를 내려가고 성조기가 올라가고 있다.
▲ 조선총독부 광장에서 일장기를 내려가고 성조기가 올라가고 있다.

일제 강점 36년에 해방을 맞은 조선 땅에 또다시 압제와 식민통치의 먹구름이 일었다. 일제가 물러가면 조선은 해방이 되고 완전한 자주독립국가가 탄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3천만 전조선 민족은 자유와 평화 새나라 건설의 꿈에 부풀어 20여 일 동안 밤잠을 설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누가 뜻하였으랴, 히로히또 일본왕의 항복소리를 들은 지 22일 만에 미군 사령관 맥아더의 청천벽력과 같은 점령군 포고문이 조선 땅에 날아들 줄을. 일본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정체불명의 폭발탄 두 개가 떨어졌었다. 이 폭발탄의 위력은 전대미문의 폭발력으로 1억 일본신민은 물론 전 세계 인민을 전율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일시에 가시적으로 그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여 강철 같은 응집력을 자랑하던 일본제국주의를 멸망시키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었다.

이에 비해서 우리 조선 땅에 날아든 맥아더의 점령군 포고문은 두고두고 장장 75년에 걸친 세월을 두고 살육과 파괴를 일삼는 전쟁공포를 비롯하여 온갖 세상 패악의 씨앗을 연속적으로 뿌리고만 있는 것이다.
맥아더의 점령군 포고문은 우리 조선민족에게 있어선 히로시마 나가사끼에 떨어진 원자탄보다도 더 무섭고 악독한 폭발물인 것이다. 일세기를 두고 압제와 식민통치의 치욕을 참아내야 하는 장기간에 걸친 폭발물임과 동시에 연속적 지속형 폭발물인 것이다. 계속해서 장기적으로 조선 땅을 갈갈이 갈라 찢고, 민족 분열과 동족상잔을 조장하여 피를 부르는 저주의 폭발물이다.

양키 털발들이 이 땅에 발을 들여놓은 후부터 조선반도의 현대사는 온통 핏빛으로 물이 들었다.
그들이 왜놈군대가 터를 잡고 있던 한양성 남쪽 용산에 둥지를 틀면서부터 조선남녘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저주의 땅이 되었다.
일본군대의 무장해제와 38도선 이남의 사회질서 유지, 조선의 독립국 건설 준비를 명분으로 진주한 미국 군대는, 앞에 내세운 명분과 달리 음흉한 속셈을 숨기고 있었다.
광활한 영토와 풍부한 자원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이를 배경으로 무력을 증강 세계지배 야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조선반도를 발판으로 세계정복을 위한 대아시아 전략의 전초기지화 하여 중국을 포위하고 쏘련을 굴복시키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이와 같은 미국의 세계지배 전략, 국제패권을 노리는 당시의 냉전구조에 의한 희생물이 될 줄을 누가 꿈이나 꾸었을 것인가. 조선인민에 의한 조선인민을 위한 조선인민의 정부가 설립될 때까지만 미군정을 실시하겠다던 아놀드 군정장관의 약속은 샛빨간 거짓말이었다.

1948년 10월 쏘련군대는 38도선 이북에서 완전철수를 단행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요구에 의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이에 반해서 미국군대는 계속 남아서 친일파들로 구성된 남녘정부를 후원 뒤 조종하고, 독립운동가 주체의식이 강한 애국적 민족주의자들을 탄압, 빨갱이 허울을 씌워 투옥 고문 학살하는데 혈안이 되었다.
그들은 쏘비에트 군대의 철수로 자신들의 국제적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조선반도에서 철수 흉내 가면극을 연출하지 않을 수 없었다. 49년 6월이 되어서야 5백 명이 넘는 미군사고문단을 그대로 남겨두고 미군철수 나발을 국제사회를 향해 크게 불어 댔다.

그동안 조선경비대를 국군으로 개칭, 미군사고문단의 지도아래 병력을 증강하고 미군사고문단의 지휘통솔체제를 확립시켰다. 완전무결하고 철저한 미군사고문단의 통제를 받는 식민지 군대체계가 완성되어 있었다.

당시 조선인들은 너무도 순박했었다.
사대모화사상에 젖은 봉건왕조가 제대로 찍소리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일제의 간계에 의해 하루아침에 나라의 자주권을 강탈당했다. 탐관오리들의 수탈 착취로 빈곤상태에서 허덕이던 절대 다수의 조선인민들은 급속하게 변화하는 역사 현실과 사회 변혁에 대처할 여유를 갖기 어려웠다. 봉건왕조가 무너지고 숨 쉴 새도 없이 이어서 일제의 폭압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가하면, 해방이 되었다고 자유와 평화가 찾아왔다고 춤을 추고 만세를 불렀는데, 어느 새는 또 양코배기 코쟁이들 세상이 되어 있었다. 억압받고 탄압받던 조선인민의 세상이 아니었다. 조선백성 조선민중의 해방이 아니었다.
일본인들은 물러갔는데, 쪽발이들의 게다짝 소리는 사라졌는데.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일본인들 게다짝을 들고 다니던 친일파 간상배들의 세상이 되어버렸다. 천황폐하의 신민으로 일본제국의 이익에 복무하던 부역자 밀정 밀대들의 해방세상이 되어버렸다.
이 거꾸로 된 세상 역사를 거꾸로 돌려버린 세상 앞에 순진하기 짝이 없는 조선인들은 경악과 충격으로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 모든 것이 다 허여멀쑥한 피부에 누런 털복숭이 퍼런 눈알을 굴려대는 코쟁이 군대가 만들어 놓은 망할 세상의 추악한 모습이었다.
일본제국에 충성을 다하고 같은 피를 나눈 제 동족을 짓밟고 잡아 죽이던 반역자들이 다시 그 상전을 바꾸어 득세를 하고 영화를 누리는 세상이 되었다. 제 나라 제 민족을 배반하고 매국을 일삼던 역도들이 또 다시 미제국주의자들이 들려준 총을 들고 죄 없는 남녘민중 탄압에 나섰다. 

세상이 거꾸로 되어도 유분수가 있지. 이런 경우 이런 패악 이런 역사 망해먹기 장난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양키들의 본성이 그렇고 망나니 총잡이식 세계관이 그렇다치드라도 조선민중의 민족양심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양키 군대의 이런 부도덕하고 반역사적 현실인식 군정정책에 그대로 순응하는 것은 죄악에 동조하는 반민족 반역사 행위에 속한다.

의식 있는 조선민중이 그대로 있을 리가 없었다.
동학농민혁명의 피가 연면하고 의병투쟁, 조선독립유격대의 무장투쟁 혼이 살아있는 조선 땅의 강과 산, 풀과 나무 돌덩이 하나까지 남김없이 모두가 다 들고 일어섰다.
세계제국 몽고에 마지막까지 항쟁의 투혼을 불사르던 고려군의 싸움터 항쟁의 섬 제주에서, 첫 봉화가 올랐다.

조선의 통일 독립을 쟁취하자!
미국은 남조선에서 물러가라!

정당하고도 간결한 전체 조선인의 가슴에 맺힌 두 마디의 절규였다. 이에 미군정청은 그들의 수하에 있는 경찰부대를 동원 제주인들의 가슴에 총탄세례를 퍼부었다.
이어서 일어난 여수14연대의 봉기는 타오르는 반외세 항쟁의 불바다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었다. 여수, 순천, 보성, 광양, 구례, 곡성을 점령하고 남원 하동으로 진출, 진정한 인민의 자치활동을 보장하고 자유와 평화를 구가하는 해방구를 열었다. 

친애하는 동포 여러분!
우리는 조선인민의 자식이며 노동자 농민의 자식이다.
제주도 출동거부, 경찰을 타도하자!.
우리는 남북통일을 위해 해방군으로 행동하자!
 
역시 이들의 염원도 통일된 하나의 조국건설이었다.
이뿐인가, 이에 앞서 이 현상을 중심으로 한 야산대투쟁, 각 지역별 세밀 조직된 애국적인 지하세력들의 눈부신 외세배격 반민족 매국세력 타도 투쟁이 전 남조선에 전개 되었다. 밤이 되면 남조선 각 지방 요소요소의 산봉우리에 항쟁의 봉홧불이 피어올랐다. 심지어 시골 동네 뒷산들마다 시뻘건 봉홧불이 타올랐었다.
타오르는 봉홧불과 함께 유격전사들의 함성 만세소리도 드높았었다. 항쟁의 노래, 혁명의 노래, 해방독립의 노랫소리도 드높았었다.

미국의 세계지배 전략인 냉전구조에 휘말린 남조선 땅은 어느새 미국의 대쏘련 압박전선의 최전방 전초기지가 되어 있었다. 따라서 남조선 국방군은 전형적인 식민통치하 종주국에 충성을 다하는 종속군대로서의 임무를 다하게 되어 있었다.

▲ 6.25전쟁 당시 공습중인 미군 B29
▲ 6.25전쟁 당시 공습중인 미군 B29

6‧25 조선전쟁이 터졌다.
전쟁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냉전의 양극이 마주치는 곳인데, 결국은 약한 데가 터지는 것은 정해진 이치였다.
부앙천지,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었다.
힘센 나라에 당하고 그들의 말발굽 아래서 나라의 자주권을 되찾기 위해 고난의 길 형극의 길을 걸어온 조선민족에게 이런 참혹한 전쟁의 불벼락이 떨어질 줄이야...

전쟁 미치광이 아메리카 총잡이들에겐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군수공장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살인병기 살인물자들을 생산하여 쏟아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5년간의 전쟁수요에서 얻은 경제이익보다 82억 달라가 더 많은 570억 달라의 경제수익을 올렸다. 조선전쟁 3년 동안 일본은 태평양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렇게 미제와 일제는 우리 조선인들의 피를 경제성장 무력증강의 토양으로 삼아 자신들 나라의 부강을 꾀했다.

미국이 조선전쟁 3년 동안 조선 땅에 쏟아 부은 폭탄이 5년에 걸친 세계 제2차대전 기간에 투하한 폭탄량을 상회했다.
날마다 500대에서 1,500대의 폭격기가 출격 26만 발의 폭탄과 2억만 발의 기관포탄을 퍼부었다. 40만 발의 로켓탄과 무려 150만 발의 네이팜탄이 투하되었다.
남북 조선인 600여만 명이 죽고 120만 채의 민가가 불에 탔다. 전쟁부상자, 전재민 수백만 명에 1,000만 명이 넘는 이산가족이 발생했다.
여러 말 할 것 없이 삼천리강산이 갈갈이 찢기고 불바다 잿더미가 되었다. 조선민족의 피가 바다를 이루었다. 지구가 생기고 인류사상 이런 참극이 없었다.
역사가 생기고 사람과 사람 사이, 부족과 부족, 각 민족 각 종족간의 증오, 국가 대 국가 간의 정치사상의 대립이 이 비좁은 조선반도에서 일대 각축전을 벌인 것이다.

전 세계 20여 개국의 무력과 국력이 맞대결을 벌였다.
유엔이라는 거짓 깃발 아래 거대한 코뿔소와 멧돼지, 덩치 큰 코끼리 사자 호랑이는 물론 여우새끼 늑대 승냥이 고양이 생쥐새끼들까지 다 모여들어 조선반도를 진흙탕 쑥밭을 만들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악성과 독성을 총체적으로 발휘하여 종합적으로 분출해낸 것이 바로 조선전쟁의 크나큰 특색이었다.

이 모두의 인류악이 이 거대한 살육극이, 18세기 후반 지구상에 등장한 미 자본제국주의 군대가 주도한 만행이었다.
돈 거대자본을 뒷배경으로 총과 폭약, 탱크와 항모, 전폭기를 앞세운 이들의 야만행위는 오늘도 계속 되고 있다.
이들은 우려스럽게도 계속해서 지구멸망의 악종 바이러스가 되어 살육의 전쟁을 즐기고, 반 생명, 반 평화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인류의 이상을 파괴하고 악의 문명을 선도하는 패권주자의 길을 가고 있다.

일백년 가까운 기나긴 기간 동안 남의 나라를 침략 불법 강점을 했으면 이제 물러갈 때가 되었다. 무슨 그리 뿌리 깊은 원한이 맺혔다고 무고한 조선민족을 억압 수탈 피와 땀을 아직도 강요하고 있는 것인가. 미국은 제정신을 차리고 이성으로 돌아가 시대의 흐름을 똑똑히 읽어야 할 것이다. 몸집만 크고 힘만 센 무작스런 칼 든 강도의 모습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그대들의 흉악한 모습이 역사의 화면에 투영된 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세계사의 조류는 볼썽사나운 아메리카 총잡이들의 신속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억지 부릴 일이 따로 있지 감히 남의 나라의 주권을 억압해서야 될 일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양키군대의 근성을 잘 안다.
낮에는 인디안을 회유하고 근사하게 평화를 약속하고 협정을 맺는다. 그리곤 깊은 밤 쥐새끼처럼 정직한 인디안의 평화로운 잠자리를 기습 공격, 불을 지르고 노인이고  여자고 아이들까지 깡그리 전멸을 시켜버렸다. 그들의 잔인한 짐승근성은 이미 3백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물론 착각은 자유다.
미국 군대는 수천 개의 핵폭탄과 대형 스텔스기, 핵 항모와 대륙간 다탄두미사일, 인공위성을 가장한 정찰정보 통신망 등 세계 최강 무력을 자랑하며 조선반도를 움켜쥐고 버틸 것이다.

그러나 착각은 금물이다.
지금은 1940년대나 1950년대가 아니다.
지구 전역을 휘젓고 다니며 제멋대로 전쟁판을 벌이고 독무대를 만들어 칼춤을 추던 지난날의 망상을 버려야 한다.
핵폭탄과 대륙간 다탄두미사일이 자기네들만의 전유물이던 때가 있었다. 스텔스 대형 전폭기나 고성능 최신예 정찰기를 거드름 피우며 띄우는 것도 생각해보면 여간 가소로운 일이 아니다. U2 대형정찰기나 고성능 최신예 레이더 정보수집함을 하늘위로 바다위로 띄워놓고 목에 힘을 주다가 격추되거나 나포 되었던 기억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나라에는 국격이 있고 개인에겐 체면이 있다. U2기가 격추되고 푸에블로호가 나포되었을 때의 국가적 수치와 자괴감 당혹스러웠던 기억을 크나큰 교훈으로 간직해야 할 것이다. 침략야욕을 불태우다가 참담한 탐욕의 댓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현하 유엔에 가입한 190여개 국가 중 다수의 나라들이 남녘 정부와 국교를 맺고 외교 영사업무를 위해 대사들을 주재시키고 있다.
이들 모두의 국가들은 제 나라 군대를 이 땅에 주둔시키지 않고도 상호이익을 위해 상품을 사고팔고 선린우호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아메리카합중국이라는 나라만 특별나게 제 나라 군대를 우리 땅에 주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불법적으로 75년 동안이나 강제점령을 하고 있다.

아메리카 합중국정부에 경고한다!
우리는 세기를 두고 하나의 민족이 두 쪽으로 갈라져 사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나라 땅 덩어리가 두 동강이로 절단이 났다. 전쟁의 공포, 동족상잔의 위험을 안고 이 날까지 하루 편할 날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더 이상 남북조선 8천만 우리민족은 미국의 남녘 식민 지배를 원치 않는다. 더 이상의 조선영토 강점과 자주권 유린을 단호히 거부한다. 전체 조선인민의 의사에 반하는 미국군대의 남녘 불법강점을 전 세계 전 인류의 보편적 양심에 고발한다. 미국은 지체 없이 조선반도 남녘에 전개한 전쟁 살인 무기들을 거두어 그들의 군대를 철수 시켜라.

우리 땅은 신성한 조선인의 삶터이다.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한 조선인의 불벼락이 그대들 머리위에 준비 되어있다. 이제 그만 양키들은 양키들의 땅으로 곱게 되돌아가라!

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씨알의소리 전 창간편집장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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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반도 전쟁의 불씨’ 한미연합군사훈련

[9.8 특별기획] 4. ‘한반도 전쟁의 불씨’ 한미연합군사훈련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기사입력 2020/09/0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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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 8일 미군이 38선 남쪽 지역에 들어왔습니다.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을 시작으로 한국 사회에 숱한 압력과 간섭을 가해왔습니다.

 

미군 주둔 75년을 맞아 미국과 주한미군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살펴보며,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해 제대로 정립하고자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가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4. ‘한반도 전쟁의 불씨’ 한미연합군사훈련

 

 

◆ ‘북한 점령’ 명시한 70여 년 동안의 전쟁훈련

 

지난 8월 18일부터 28일까지 한미연합사령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도 끝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했다. 국방부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가상훈련”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한미연합‘전쟁훈련’의 본질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이 들여오는 핵잠수함-전략자산 등 전쟁 살육무기의 면면은 무시무시하다.

 

한미연합훈련이 개시된 지난 8월 18일,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인근을 비행했다. 동해 영공 상에 바짝 붙어 ‘죽음의 백조’ 전략폭격기 B-1B 랜서 4대가 위협비행을 벌였다. 지난 1998년, 미국이 ‘이라크 침공’ 당시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한 B-1B는 재래식 폭탄 수백 기, 핵탄두 수십 기를 장착해 발사할 수 있는 초음속 전폭기다.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2대를 포함해 당장이라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전폭기 6대가 우리 머리 위를 날아다닌 것.

 

한미연합훈련은 단순한 연례적 방어 훈련이 아니다. 미국은 ‘대북 선제공격’과 ‘북한점령’을 명시한 작전계획 5015를 중심으로 한미연합훈련을 가동하고 있다. 게다가 이른바 ‘참수부대’를 운용하는 등 북한 지도부를 겨눈 적대 행위를 대놓고 벌이고 있다. 북한이 훈련 때마다 “전쟁 위기를 부추긴다”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이유다. 이야말로 미국의 분명한 도발이다. 

 

바로 작년까지 로널드 레이건호 등 미 핵항공모함도 한반도 해역에 들어온 바 있다. 이 같은 한미연합훈련의 과정은 한반도의 땅, 바다, 하늘을 미군이 장악하겠다는 파렴치한 선전포고와도 같다.

 

주한미군, 주일미군을 지휘하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대략 육해공 약 70만 명, 함정 160대, 항공기 2,000대 등 총동원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은 그를 위한 예행연습이다. 지구상에 이런 규모의 전쟁훈련은 또 없다. 한반도가 70년 넘도록 상시 전쟁위기에 빠져있는 데에는 한미연합훈련 실시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한미일 안보회의에서 미 국방부는 “역내에는 많은 위협이 있지만, 이 중 북한은 명백한 최대 위협”이라고 했다. 이번 연합훈련에서 미국이 미 본토와 괌 기지에서 전폭기 6대를 한꺼번에 한반도로 보낸 ‘이례적 동시 출격’은 이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런데 이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에서의 적대적인 모든 무력행사 금지”, “한미연합훈련 중단” 약속을 깔아뭉개는 미국의 철면피 행위다. 트럼프 정권은 약속을 어겼고 훈련을 밀어붙였다.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남북미 정상들이 세계 앞에서 맺은 약속을 뒤집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앞서 2015년, 오바마 정권 당시 미 국방장관 애슈턴 카터는 “한반도는 지구상에서 한순간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했다. 미국은 우리 땅에서 이런 식의 전쟁무력시위를 무려 70여 년 동안 벌이며 평화 부수기에 매진해왔다. 

 

◆ 군사박람회…누구를 위한 전쟁훈련인가?

 

“코리아가 나타나서 우리를 구해줬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당시 미 국무장관 딘 애치슨이 꺼낸 말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허덕이던 미국이 한국전쟁 특수로 단숨에 부활했음을 의미한다. 재개된 전쟁으로 공장이 수많은 무기를 생산하면서 미국은 부활했다. 우리의 땅 한반도에 걸터앉아 제 이익에만 눈먼 침략자 미국의 만행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의 또 다른 별명은 ‘군사박람회’다. 훈련을 통해 미국산 최첨단 전략무기들의 위력과 동선이 시시콜콜하게 홍보된다. 미국은 앞서 소개한 B-1B랜서 등으로 군사력을 과시, 전쟁 위기를 부추겨 수천억~수조원 단위의 값비싼 무기를 생산한다. 이러한 무기는 한국 등 동맹국에 무더기로 수출된다. 미국의 시선에서 이만큼 남는 ‘전쟁 장사’는 또 없다.

 

여기서 우리는 미국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우리 땅에서 아득바득 전쟁훈련을 밀어붙인 이유를 살필 수 있다. 훈련 중단으로 전쟁 위기가 줄어들면 그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해당 국가-지역의 위기를 구실로 무기를 대량생산, 막대한 이득을 취하는 미국의 세력을 군산복합체라고 한다. 이러한 군산복합체가 미국 정·재계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전쟁훈련을 통해 각국에 무기를 강매하며 매년 수조 원 훌쩍 넘는 돈을 쓸어 담는 국제깡패, 이야말로 미국의 본모습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미연합훈련은 동북아의 패권도 유지하고 무기 판매로 돈 벌기에도 좋은 알짜배기 전쟁 사업일 뿐이다. “북한의 위협을 억제한다”,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미국의 공식입장은 전쟁훈련의 진실을 감추기 위한 거짓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즉 한미연합훈련으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미국 무기의 실전 능력이 공개되면 될수록, 미국의 이득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미국으로선 전쟁훈련은 포기할 수 없는 보물단지이고, 동시에 평화는 사활을 걸고 반드시 깨트려야 하는 ‘적’인 셈이다. 우리는 매일 매일을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이라는 틀을 통해 강제로 이식한 비정상적 전시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다.

 

“미국은 가장 호전적인 국가다.” 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가 지난해 4월 고백한 말이다. 카터는 ‘미국 건국 후 242년 동안 전쟁 없는 평화 시기는 겨우 5년’이라며 전쟁국가 미국의 야만을 고백했다. 

 

애초 미국의 방점이 전쟁 조장에 찍혀있다 보니 “적대적 무력행위 중단”을 명시한 정전협정이 휴지조각이 된 것도 당연했다. 1953년 7월 27일, 전쟁 당사자인 북한, 중국, 유엔사(미국)는 정전협정을 체결했지만 한반도에서는 전쟁의 기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앞서 한미연합훈련을 앞둔 2017년 8월,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전쟁이 일어나도 거기(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수천 명이 죽어도 거기(한반도)에서 죽는다”라며 내뱉은 막말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이 땅에서 전쟁위기를 벌여온 미국의 역사에서 ‘우러나온 진심’이었던 셈이다.

 

◆ 전쟁훈련 중단이 평화, 번영, 통일의 길 

 

세계지도를 보면 유독 발칸반도, 아랍(중동), 한반도 등 ‘전쟁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곳들이 많다. 그 어디에나 미국이 깊숙이 개입해 위기를 조장했지만, 그 가운에서도 전폭기-핵잠수함 훈련이 노골적으로 자행되는 건 한반도 일대가 유일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안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한반도를 꼽는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이러한 전쟁 위기는 결코 우리 국민의 의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에 의해 언제라도 전쟁에 휘말릴 수 있는 삶을, 우리는 강제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한반도를 미국이 좋을 대로 횡포를 부려대는 전쟁터로 내버려둘 수 없다. 

 

지금 당장 한국의 전시작전권을 틀어쥔 ‘미국 주도 한미연합훈련’을 멈춰 세워야 한다. 훈련규모가 축소된다고 한들 한미연합훈련의 본질은 침략-전쟁훈련이다. 이 훈련은 철저히 미국의 패권-사리사욕을 위한 것이다. 더 이상 우리 국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전쟁훈련이 이 땅에서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자면 사방팔방 겹겹이 우리의 평화를 포위한 미국의 전쟁욕을 물리쳐야 한다. 이 문제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 정부의 의지와 실천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 정부가 국민의 뜻에 따라 시급히 조속한 결단을 내려야 가능한 일이다.

 

한반도 위기는 북한의 위협-북미 갈등이 아니라 한미연합훈련을 통한 미국의 전쟁위협으로 봐야 정확하다. 더 늦기 전에 ‘한미연합훈련 영구중단’으로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을 꽁꽁 동여맨 전쟁의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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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15 5주년 민족공동행사

<특집> 통일뉴스 창간 20주년 사진전 (1)6.15공동선언 20주년
통일뉴스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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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8  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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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뉴스>에서는 창간 20주년 맞아 (1)‘6.15공동선언 20주년’, (2)‘한국전쟁 70주년’ 사진전을 준비했습니다. 2000년 6.15공동선언과 함께 출발한 <통일뉴스>는 지난 20년간 단독 방북취재를 비롯해 남북 민간공동행사를 독보적으로 취재해왔습니다.

이번 (1)‘6.15공동선언 20주년’ 사진전에는 6.15민족공동행사를 비롯한 8.15공동행사 그리고 노동자, 농민, 여성, 종교 등 부문행사들에서 잡힌 감동적인 장면들이 연도별도 전시될 것입니다.

통일뉴스가 입수한 희귀 사진을 선보인 (2)‘한국전쟁 70주년’ 사진전은 지난 6월, 3회에 걸쳐 전시된 바 있습니다. / 편집자주

 

2005년은 제2의 6.15시대를 연 해였다. 3월 6.15공동위원회 결성에도 불구하고 꽉 닫혀있던 남북관계는 6.15통일대축전을 계기로 전격적으로 풀렸다. 6.15통일대축전에 남북 당국대표단이 참석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정동영 통일부장관’ 간의 6.17특사면담을 통해 남북관계는 정상화뿐만 아니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진입했다.

6.15통일대축전에 이어 서울에서 열린 8.15민족대축전에도 남북 당국대표단이 참석했으며, 북측 대표단은 역사상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특히 14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8.15민족대축전 개막식에는 6만여 관중이 모여 ‘조국통일’을 외치며 남북의 통일축구를 응원하는 일대 장관이 펼쳐졌다.

이후 남북관계는 민간-당국 차원에서 순항을 하면서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북측 청년학생협력단이 인천에 왔으며, 남북여성통일행사가 평양에서 열리고 또 연말연시에는 금강산에서 ‘우리민족청년 금강산해맞이 통일행사’가 열렸다.

 

<6.15공동위원회 결성 / 금강산, 3월 3-5일>

   
▲ 금강산에서 열린 6.15공동위원회 결성식에 참가한 남북해외 대표단. [통일뉴스 자료사진]
   
▲ 6.15공동위원회 결성식에 참가한 남측 대표단이 토론회를 열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측 대표단 토론회에서 각계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역사적인 6.15공동위원회 결성식 장면. [통일뉴스 자료사진]

 

<6.15통일대축전 / 평양, 6월 13-17일>

   
▲ 6.15통일대축전 참가차 평양에 도착한 남측 대표단이 순안평양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북녘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6.15민족통일대축전 개막식. [통일뉴스 자료사진]
   
▲ 한반도기를 들고 행진하는 남북해외 대표단. [통일뉴스 자료사진]
   
▲ 북측의 환영공연. [통일뉴스 자료사진]
   
▲ 평양시민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6.15민족통일대회 본행사. 이날 남북해외는 '6.15공동선언 발표 기념일=우리 민족끼리의 날' 제정 등 5개항의 ‘민족통일선언’을 발표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대회장에 참가한 남북해외 대표단.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정동영 통일부장관’ 간의 ‘6.17특사면담’을 성사시켜 교착된 한반도 정세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8.15민족대축전 / 서울, 8월 14-17일>

   
▲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8.15민족대축전 개막식. 이날 통일축구 대회에는 6만여명의 관중이 참석해 ‘조국통일’과 ‘오 통일 코리아’를 외치는 일대 장관을 펼쳐 통일열기를 내뿜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개막식에서 한반도기가 게양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북측 대표단이 입장하자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참석한 서울시민들이 환호로 맞이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통일축구 경기에 6만여명의 관중이 참석해 ‘조국통일’을 연호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8.15민족대회 주석단. [통일뉴스 자료사진]
   
▲ 색종이가 날리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체육오락경기. [통일뉴스 자료사진]
   
▲ 북측 대표단이 역사상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단 10초간의 짧은 묵념이었지만 한반도에 드리워진 냉전의 장벽을 녹여내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김기남 북측 대표단장이 6.15공동선언의 주역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 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북측 청년학생협력단 / 인천, 8월 31일-9월 5일>

   
▲ 인천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북측 선수단과 함께 100여명의 응원단이 남측에 왔다. 북측에서는 이들 응원단을 “미녀 응원단이 아니라 ‘청년학생협력단’으로 불러 달라”고 특별주문을 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인천에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대형 대자보에 남북교류 소원을 적고 있는 북측 청년학생협력단. [통일뉴스 자료사진]
   
▲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개막식. [통일뉴스 자료사진]
   
▲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열띤 북측 청년학생협력단의 응원. 응원단은 북측 금성학원 전문부에 재학중인 학생들로 알려졌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이들 청년학생협력단에는 리설주 학생이 참가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캐스터네츠를 치면서 응원을 하고 있는 북측 청년학생협력단원. [통일뉴스 자료사진]
   
▲ 북측 청년학생협력단 공연이 열렸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공연 마지막 장면. [통일뉴스 자료사진]
   
▲ 북측 청년학생협력단과 남측 청년학생들이 식사를 하기 전 함께 찰칵.  [통일뉴스 자료사진]

 

<‘우리민족청년 금강산해맞이 통일행사’ / 금강산, 12월 31일-2006년 1월 1일>

   
▲ 금강산 온정각에서 남북해외 청년학생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첫 만남을 서로 환영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2006년 1월 1일 남북해외 청년학생들이 함께 지켜보는 가운데 첫 해가 솟아 올랐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얼어있는 삼일포로 내려가 남측 참가자들이 하얀 눈 위에 '우리 민족끼리'라고 쓰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만찬 후 기념촬영. 참가자들이 '우리는 하나' 라는 의미로 검지 손가락을 내보이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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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전 신라왕실이 먹은 초호화 음식 확인됐다…돌고래와 남생이, 복어, 성게까지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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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총 남분의 둘레 항아리에서 확인된 제사음식의 흔적들. 돌고래와 남생이, 성게, 복어 등이 보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서봉총 남분의 둘레 항아리에서 확인된 제사음식의 흔적들. 돌고래와 남생이, 성게, 복어 등이 보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바다포유류인 돌고래와 파충류인 남생이는 물론 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복어와 성게까지…. 1500년전 신라 왕족이 이와같은 호화로운 음식을 먹고, 제사에 사용했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일제강점기인 1926~29년 발굴했던 경주 서봉총을 2016~2017년 사이 재발굴한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이와같은 조사성과를 7일 발표했다.

재발굴결과 무덤 둘레돌(호석·護石)에 큰항아리를 이용해 무덤 주인공에게 음식을 바친 제사 흔적이 고스란히 발견됐다. 당시 신라에서 무덤 주인공을 위해 귀한 음식을 여러 개의 큰항아리에 담아 무덤 둘레돌 주변에 놓고 제사지내는 전통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제사는 일제강점기 조사에서도 확인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같은 역사기록에도 나오지 않는다.

항아리에서 확인된 돌고래 동물유체. 발굴된 것은 왼쪽 전지골(앞발) 부분이다. 신라왕실이 고래고기까지 먹었음을 알려준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항아리에서 확인된 돌고래 동물유체. 발굴된 것은 왼쪽 전지골(앞발) 부분이다. 신라왕실이 고래고기까지 먹었음을 알려준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특히 남분의 둘레돌에서 조사된 큰 항아리 안에서는 다양한 동물유체들이 쏟아져나왔다. 동물 유체는 발굴에서 출토되는 뼈, 이빨, 뿔, 조가비 등 동물의 흔적을 뜻한다. 고분의 둘레돌에서 제사를 지냈다는 의미이며, 확인된 동물유체들은 곧 제사음식이었음을 알려준다. 큰 항아리 안에서 종(種)과 부위를 알 수 있는 동물 유체 총 7700점이 확인됐다. 이 중 조개류(貝類) 1883점, 물고기류 5700점이 대다수였다.

복어의 유체. 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복어까지 먹었음을 알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복어의 유체. 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복어까지 먹었음을 알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중 특이하게 바다포유류인 돌고래와 파충류인 남생이와 함께 성게류가 확인됐다. 또 신경 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먹기 어려운 복어도 발견됐다. 조개는 산란기 때 독소가 있어 식용하지 않는 점, 또 많이 확인된 청어와 방어의 회유시기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은 대부분 가을철에 포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함께 큰청홍따개지와 거북손 등도 나왔다. 김대환 연구사는 “동물 유체에서 연상되는 복어 요리, 성게, 고래 고기 등을 미루어봤을 때 당시 신라 왕족들이 아주 호화로운 식생활을 즐겼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증거해준다”고 전했다.

파충류인 남생이 동물유체. 신라왕족들의 호화로운 식생활을 알 수 있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파충류인 남생이 동물유체. 신라왕족들의 호화로운 식생활을 알 수 있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김대환 연구사는 “이 제사가 무덤 축조 직후에 실시된 점을 고려하면, 서봉총의 남분은 가을에 완성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는 향후 서봉총 북분과 남분의 주인공을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경주 서봉총은 사적 제512호 경주 대릉원 일원에 있는 신라 왕족의 무덤 중 하나로 서기 500년 무렵에 만들어졌다. 서봉총은 두 개의 봉분이 맞닿은 형태인 쌍분이다.

먼저 만들어진 북분에 남분이 나란히 붙어 있다. 북분은 1926년에, 남분은 1929년에 각각 발굴됐다. 무덤 이름은 당시 스웨덴(한자로 서전·瑞典) 황태자가 조사에 참여한 것과 봉황(鳳凰) 장식 금관이 출토된 것을 기념해 서봉총(瑞鳳塚)으로 붙여졌다. 이중 북분은 최근 황남동 120-2호분에서 확인된 것 같은 굵은 귀고리와 은장도 등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왕족 여성 무덤으로 보인다.

성게알 유체 모습. 신라왕족들의 식생활은  매우 다양했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성게알 유체 모습. 신라왕족들의 식생활은 매우 다양했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의 재발굴은 일제가 밝히지 못한 무덤의 규모와 구조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일제는 북분의 직경을 36.3m로 판단했으나 재발굴 결과 46.7m로 밝혀져 당시 조사가 잘못되었음이 드러났다. 또 서봉총의 무덤 구조인 돌무지덧널무넘(積石木槨墓)의 돌무지는 금관총과 황남대총처럼 나무기둥으로 만든 비계 틀(木造架構)을 먼저 세우고 쌓아올렸음이 최초로 확인되었다.

김대환 연구사는 “일제강점기 발굴조사가 워낙 잘못되어서 황남대총이나 서봉총 등 무덤 주변에 늘어서있던 항아리 등을 간과하고 넘어갔다”면서 “이번에 재확인을 통해 그 잘못을 보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봉총은 금관을 비롯해 다수의 황금 장신구와 부장품이 출토되는 등 학술적 가치가 빼어난 무덤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일제는 발굴보고서를 간행하지 못했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2014년 서봉총 출토품 보고서를 간행하고, 2016부터 2017년까지 서봉총을 재발굴한 후 이번에 그 성과를 담은 유적 보고서를 발간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9071018001&code=960100#csidx017013195df602499d582c146f4f5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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