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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우개선 구호’ 등에 붙였더니...더럽다며 노조원 격리시킨 이케아코리아

이케아코리아지회, 회사 고발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20-11-06 18:25:26
수정 2020-11-06 18: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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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벽보 부착 직원 명부 작성하는 이케아코리아 관리직들
등벽보 부착 직원 명부 작성하는 이케아코리아 관리직들ⓒ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이케아코리아지회 제공  
 
“깨끗하지 않을 수도 있다.”

6일 수도권 한 매장에서 이케아코리아 관리자들이 ‘처우개선 등벽보’를 붙이고 일하는 노동자의 매장 출입을 막으면서 한 말이다.

등벽보는 처우개선 등의 요구를 담아 등에 붙인 작은 현수막을 뜻한다.

이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코리아지회가 제공한 녹취록과 관계자 설명 등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 사 측은 헌법에 보장된 쟁의행위 권한을 획득하고 비교적 수위가 낮은 단체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 ‘등벽보 부착’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이같이 막아섰다.

회사는 메일로 전 직원에게 “엄격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하고, 등벽보 부착 직원들을 대상으로 격리조치·명단작성·면담·부서이동 등으로 압박했다. 등벽보가 깨끗하지 않고 더러울 수 있다는 게 막아선 이유였다.

절차 따른, 헌법에 보장된 쟁의행위
사규 내세워 막아선 이케이코리아
“바느질해서 입어, 집에 갈 땐 뜯어”

앞서 이케아코리아지회는 올해 2월 노조를 설립해 회사와 7개월 동안 28차례의 교섭을 진행하면서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개선할 수 없었다는 게 이케아코리아지회 측 설명이다.

이케아코리아지회에 따르면, 이케아는 해외 사업장에서 지급하는 주말특별수당 150%를 한국에서는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오후 6시부터 지급하는 별도 저녁수당 120% 또한 한국에서는 미지급하고, 외국에서의 2대8로 관리자·노동자 임금배분배율도 한국(4대6)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단시간 노동자 보호정책 및 스케줄 편성 등에서도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케아지회는 쟁의행위 조정절차 등을 모두 거친 뒤, 지난 3일 쟁의행위 돌입을 선포하고, 4일부터 ‘등에 벽보를 붙이고 일하는 쟁의행위’를 시작했다. “입만 열면 글로벌 기준 현실은 차별대우”라는 글귀가 적힌 벽보였다.

부분 파업도 아닌 매우 수위가 낮은 쟁의행위였지만, 회사는 직원들에게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와 고객 및 지권의 안전과 위생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 압박했다.

이케아코리아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
이케아코리아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이케아코리아지회 제공
등벽보를 부착하고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고 컴퓨터실 등에 격리된 이케아코리아 직원들.
등벽보를 부착하고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고 컴퓨터실 등에 격리된 이케아코리아 직원들.ⓒ서비스연맹 이케아코리아지회 제공

또 회사는 관리직들을 통해 등벽보를 등에 부착하고 일하는 직원들의 명단을 작성케 하고, 등벽보 부착 직원들을 컴퓨터실 등의 장소에 격리시킨 뒤 온라인 교육을 이수케 했다. 노조 관계자는 “9시간이 근무면, 9시간 내내 컴퓨터실에 앉혀놓고 온라인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등벽보를 붙이고 일할 거면 등벽보를 매일 빨아서 부착하고, 고정하는 옷핀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바느질을 해서 입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유니폼을 세탁 때문에 매일 반납하는 키친 팀의 경우, 바느질해서 입고 퇴근할 땐 뜯어서 반납하라고 하고 있다. 부착할 거면 매일 바느질하고 뜯고를 반복하라는 것”이라며 황당해 했다.

한편, 이날 이케아코리아지회는 “회사규정 및 복장규정 운운하며 쟁의행위를 방해하고 있는 이케아코리아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이케아코리아지회 관계자는 “쟁의행위 수위를 점점 높여가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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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업데이트]펜실베이니아 5만표 차…오늘 중 바이든 승리 확정?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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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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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개표가 사흘을 넘기며 진행되고 있다. 6일(한국시간)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 264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져간 214명이라는 숫자는 만 하루가 지나도록 변동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과 ‘개표 지연 작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합법 표만 따지면 내가 승자” 트럼프, 바이든 이긴 모든 주에 ‘소송’ 

하지만 시간은 바이든 후보 편이다. 바이든 캠프는 조지아(선거인단 16명), 네바다(6명), 펜실베이니아(20명) 등 아직 승패가 확정되지 않은 주들의 개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중 한 곳만 이겨도 ‘매직넘버’ 270명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네바다는 바이든 승리가 유력시되고, 다만 개표에 좀 더 시간이 걸릴 뿐이다. 미국과 세계의 시선은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에 쏠려 있다.
 

펜실베이니아, ‘25만표 남았다’(11:00 업데이트) 

펜실베이니아 선거당국은 사전투표 대부분이 개표됐고, 아직 남아 있는 것은 25만여표라고 밝혔다. 바이든이 승리를 굳히는 데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펜실베이니아 개표가 막바지로 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현장투표와 사전투표를 포함해 94%가 개표됐고, 바이든이 트럼프를 바짝 뒤쫓고 있다. 표차는 5만표로 줄었다. 뉴욕타임스가 집계한 사전투표 결과를 보면 바이든 표가 80%에 이른다. 펜실베이니아 개표가 이른 시일 내 완료되면 오늘 중으로 바이든 승리가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조지아에서는 아직 개표되지 않은 것이 1만8000표만 남은 상태다.
 

애리조나 ‘샤피 소송’(10:30 업데이트) 

바이든이 앞서고 있는 애리조나에서도 트럼프 측은 최대 선거구인 마리코파 카운티의 개표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피닉스가 있는 마리코파 카운티는 애리조나 유권자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곳이다.

애리조나 공화당은 마리코파 투표자 명의로 민주당 소속인 에이드리언 폰테스 지역 선거담당관에 맞서 소송을 냈다. 문구제조회사 샤피에서 제조한 ‘퍼머넌트 마커’ 펜으로 표기된 투표용지는 ‘손상’이 심하므로 무효표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샤피의 퍼머넌트 마커

샤피의 퍼머넌트 마커

주 당국은 마커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케이티 홉스 주 국무장관은 애리조나주의 현장투표에서 유권자가 어떤 펜으로 기표했든 모든 표를 집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크 브르노비치 주 법무장관도 선거관리 담당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한 뒤에 무효표로 만들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샤피를 비롯한 몇몇 필기구로 투표했을 경우 무효표라는 소문이 미시간, 매서추세츠, 코네티컷 등 여러 주에서 돌았다. 개표가 진행 중인 마리코파 카운티 당국은 트위터에 “마커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으며 이 문제를 설명하는 동영상까지 만들었다.

그럼에도 공화당이 소송까지 간 목적은 분명하다. 개표를 늦추는 것이다. 애리조나에서는 90%가 개표됐고 바이든이 2.0%포인트, 약 5만8000표를 앞서고 있다. 트럼프 캠프 변호인은 샤피 문제를 해결할 협상을 2주 이상 뒤로 미루자고 했다. 민주당은 항의했고, 주 법원도 공화당 요청을 거부했다. 마리코파 카운티 상급법원은 6일 밤(현지시간 6일 오전) 양당과 이 문제를 결론낼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CNN은 전했다.
 

“필라델피아 선거참관 공정했다”(10:00 업데이트) 

트럼프는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바이든이 승리한 모든 주에서 소송을 내겠다고 했다. 이미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도 가장 ‘개표 전쟁’이 치열한 필라델피아의 선거당국 직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개표 사흘째, 승자 가릴까…펜실베이니아에 쏠린 눈 

하지만 연방법원은 선거 참관인단이 참관을 방해받는 등 불공정한 대우를 당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 동부법원 폴 다이아몬드 판사는 필라델피아 선거관리 담당자들이 민주·공화 양당 참관인들을 똑같이 공정하게 대했으며 일정 거리를 두고 개표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보장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트럼프 쪽 변호인도 “현장에 참관인 입장이 허용됐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사람(참관인)이 없지는 않았다”고 인정했다.
 

‘3300표차’ 조지아 

개표가 99% 진행된 조지아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을 3300표차로 앞서고 있다. 말 그대로 초박빙 승부다. 양측 표차는 24시간 새 3만5000표에서 3300표로 줄었다. 선거 당일 밤 이미 90% 이상 개표됐지만 이후의 개표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애리조나에서 승리가 굳어졌다는 전제 하에, 조지아에서 바이든이 역전하면 승리는 사실상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트럼프가 이기면 펜실베이니아 등의 개표 결과를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조지아에서 현재 막바지 개표 작업이 집중된 곳은 중심 도시 애틀랜타가 있는 풀턴 카운티다. 브래드 라펜스퍼거 주 법무장관은 현재 사전투표 약 1만8000여표가 개표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CNN에 말했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개표가 끝나면 바이든 승리로 바뀔 수 있다.
 

‘6만3000표차’ 펜실베이니아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공화당이 개표를 막으려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94%가 개표됐고 트럼프가 6만3000여표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도 관건은 대도시를 끼고 있는 필라델피아 카운티다. 주 내 다른 카운티들보다 개표율이 낮아 현재 89%의 투표함이 열렸는데 지금까지는 80%인 51만표를 바이든이 얻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1061008001&code=970201#csidxc75ab574d607ef58d2b3740a5e53a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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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본인의 편지 "우익 교과서, 이렇게 퇴출시켰습니다"

[현지 기고] 역사왜곡에 맞서 9년간 싸워온 성과... 한국에 기쁨 전하고 싶습니다

20.11.06 07:42l최종 업데이트 20.11.06 07:42l
 구마모토 현내 3개 현립중학교 공민교과서 부교재(이쿠호샤판,育鵬社)는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일본 외무성 입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  구마모토 현내 3개 현립중학교 공민교과서 부교재(이쿠호샤판,育鵬社)는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일본 외무성 입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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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 사관으로 한일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일본 출판사 이쿠호샤(育鵬社)의 교과서가 사실상 퇴출 선고를 받았다.

2021학년도(2021년 4월∼2022년 3월)부터 4년간 사용될 일본 공립 중학교 교과서 선정 결과 이쿠호샤 교재의 채택률이 역사 1%, 공민(일반사회) 0.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5년의 역사 교과서 6.2 %, 공민교과서 5.7 % 채택률에서 많이 감소한 것이다.

일본 내 대표적 보수지역으로 꼽히는 규슈 구마모토현 일부 공립중학교에서도 그동안 사용해오던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 교과서교과서넷 구마모토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나카 노부유키(69)씨는 5일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글을 통해 "기쁨을 전하고 싶다"며 "이러한 성과는 2001년 '새역모'(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줄임말) 교과서의 등장 이후 전국에서 끈질기게 계속된 시민운동의 힘의 결집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내 대표적 보수지역으로 꼽히는 구마모토에서는 지난 1997년부터 구마모토지역 시민단체가 충남지역 시민단체와 자매결연을 하고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에 항의해왔다. 지난 2011년 구마모토현 교육위원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 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해 관내 공립중학교 3곳에 내려보냈다. 그러자 구마모토현 시민단체 회원들은 주민감사 청구에 이어 부교재 위법지출 소송을 제기, 수년 동안 법정 싸움을 벌였다.

다나카 사무국장은 "올해 교과서 선정과정에서도 구마모토현 교육위원회가 교사들을 위한 교과서 전시회 홍보에 소극적이었고 의견서마저 제대로 받지 않았다"며 "교과서넷에서 홈페이지 개설과 전시된 교과서의 스마트폰 촬영을 요구, 관철했다"고 밝혔다.

아래는 다나카 사무국장이 보내온 글을 번역해 요약 발췌한 것이다. (심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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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판 원문 읽기(日本語版原文読む) http://omn.kr/1qazb

일본 이쿠호샤 역사왜곡 교과서 퇴출하기까지  부교재를 선정하지 않았다.
 
 구마모토 지방재판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하자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넷 구마모토' 회원(다나카 노부유키,田中 信幸)이 '부당판결'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  구마모토 지방재판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하자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넷 구마모토" 회원(다나카 노부유키,田中 信幸)이 "부당판결"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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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쿠호샤(育鵬社) 교과서 채택을 막은 교과서 불채택 운동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올해 일본에선 교과서 채택이 끝났습니다. 전국에서 이쿠호샤 역사, 공민 교과서 불채택이 잇따랐습니다. (채택률이) 역사 1%, 공민 약 0.5 %입니다. 지난 2015년 채택 당시 역사 교과서 6.2%, 공민교과서 5.7% 수준에서 매우 감소했습니다.

교과서 채택 권수가 가장 많았던 요코하마시(2만6800권)을 비롯해 오사카시(1만8500권), 후지사와시(3500권), 마쓰야마(4500권) 등 13지구에서도 역사, 공민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구마모토 현의 경우 역사 왜곡 교과서를 채택한 곳이 없습니다. (그동안 사용해오던 일부) 현립 중학교의 공립 부교재 사용도 금지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2001년 '새역모' 교과서의 등장 이후 전국에서 끈질기게 계속된 시민운동 힘의 결집에 의한 것으로, 우리는 기쁨을 전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무라야마 시에서 2011년 이쿠호샤 채택 이후 9년 동안 40회 시민 집회를 열었습니다. 집마다 배포한 전단은 모두 15만 장에 이릅니다.

각지에서의 이러한 꾸준한 운동이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돼 큰 힘이 됐습니다. 우파 세력은 아베 정권을 후원하고 교육장 등에 기대 '위로부터' 교과서 채택을 강권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현직 교사들이 '이쿠호샤는 사용하기 어렵다'고 함에 따라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구마모토현 교육위원회에 요구해 왔습니다. 

지난 6월 5일, 우리는 구마모토현 교육위원회에 '교과서 전시회에 대한 요구서'를 제출했습니다(교과서 전시회는 학교마다 교과서 채택에 앞서 과목별 교사들이 실물을 본 뒤 관련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여는 자리다 - 편집자 말). 코로나19 유행으로 간신히 공립학교가 6월 1일부터 문을 열었지만, 교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지연된 학습을 어떻게 극복할지 문제로 힘겨운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6월 중순부터 계획된 교과서 전시회에 교사들이 참여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현 교육위원회에 교사들이 전시회에 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현 교육위원회 홈페이지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한 전시회 홍보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전시회장에서 교과서를 복사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 요청에 따라 현 교육위원회는 홈페이지 상단에 있는 정보 코너를 통해 전시회를 소개했습니다. 스마트폰 촬영도 인정했습니다. 다만 복사 요원을 배치할 수 없다며 복사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문제투성이 부교재 논란... 결국 '사용 않겠다' 선언
 
 2019년 11월,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왼쪽)이 다나카 노부유키(田中 信幸, 평화헌법을 살리는 구마모토 현민의회 사무국장)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있다.
▲  2019년 11월,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왼쪽)이 다나카 노부유키(田中 信幸, 평화헌법을 살리는 구마모토 현민의회 사무국장)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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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립 도서관 교과서 전시회를 놓고 논란도 있었습니다. 

6월 중순부터 (지역에서) 교과서 전시회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구마모토 현립 도서관에서 열린 교과서 전시회의 경우 각 교과서에 대한 평가를 쓰는 의견서 용지도, 의견서를 모으는 상자도 없었습니다. 현립 도서관 직원은 "의견은 직접 현 교육위원회에 전화로 연락하라"고 답변했습니다.

7월 21일, 이 문제를 현 교육위원회 직원에게 제기했더니 '현립 도서관에서 비치된 펜으로 의견서를 쓸 경우 펜을 소독하는 직원을 따로 배치해야 해 의견서를 쓰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곳곳에서 '그럼  각자 필기도구로 쓰겠다'고 항의했습니다. 야마모토 현의회에서는 '현민의 의견 표명권 침해'라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구마모토현·시 교육위원회에 청원했습니다. 

일부 현립 중학교에서는 2012년부터 이큐호사판 공민 교과서 '부교재'를 10년 동안 학생들에게 제공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가 2012년 이후 주민 감사 청구에서 주민 소송을 벌였지만 2014년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 판결이 나와 패배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큐호사판 공민 교과서 '부교재'는 더 문제투성이입니다. 이시카와현의 '어린이 식당' 사진을 싣고 있습니다만, 사진 설명에서는 '한부모 가정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단정하고 '이를 위해 전국에 어린이 식당이 있다'고 썼습니다.

이 같은 설명은 씩씩하게 사는 전국의 한부모 가정의 마음을 다치게 했습니다. 사진에 찍힌 모자 가족은 교과서 게재와 전시를 즉시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문제투성이의 이큐호사판 공민 교과서를 현립 중학교 학생에 제공하는 것을 중지하도록 요청했습니다.

구마모토시 교육위원회에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채택 회의가 열렸습니다. 현 교육위원회의 채택 회의를 방청했습니다. 마지막 날에 교육장이 '채택되지 않은 교과서의 부교재는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이큐호사판 공민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태그:#구마모토, #충남도, #교과서넷 구마모토 , #교과서왜곡, #이큐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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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출신 민주노총 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지다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0.11.06 00:37
  •  
  •  댓글 1
 
 

[인터뷰] 비정규직 노동자 민주노총 위원장 출마선언… 양경수 후보에게 듣다(1)

민주노총 10기 임원선거에 4개 후보조가 경합하고 있다. 현장 대의원부터 노조(지부·지회·분회) 위원장, 산별노조 위원장 등 저마다 현장 활동과 집행 경험을 앞세워 민주노총 10기의 청사진을 들고 조합원들의 민심을 얻기 위한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이들 후보들 이력 중 눈에 띄는 후보가 있다. ‘제조·공공부문, 정규직, 대공장’ 출신의 위원장이 대부분이었던 민주노총에서 ‘최초 비정규직 출신 민주노총 위원장’이 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힌 양경수 후보다. 그는 4개 후보조에서 가장 젊은 후보이기도 하다.

‘백만의 힘, 거침없다 민주노총’을 핵심구호로 조합원을 만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양경수 후보를 서대문역 인근 선본 사무실에서 만났다.[편집자]

- 인터뷰 : 김장호 편집국장
- 정리 : 조혜정 기자

4개 후보조의 홍보 영상이 일제히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4일.
조합원을 만나고 인터뷰 시간에 맞춰 사무실로 헐레벌떡 달려온 양경수 후보는 이날 나온 홍보 영상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촬영하는 날 바람이 너무 불어서 혼났다”고, “최대한 거침없으면서도 당당하게 걸어야 한다고 해서 많이 긴장한 상태로 촬영했다”고 했다. 자신도 젊은 후보이지만 젊은 노동자들, 예비 조합원들과의 촬영에 기운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선거운동 초반이라 그런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젊음의 기운을 그대로 뿜어냈다.

“100만의 조합원이 있는 민주노총이 이 힘을 어디에 어떻게 쏟을 것인가에 따라 노동자의 삶도, 한국사회의 모습도 많이 바뀔텐데 민주노총이 여전히 100만의 힘을 온전히 쏟아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큰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목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내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내는 마중물이 되어 보자’는 결심”으로 출마했다는 양경수 후보.

현장에 나가 “‘저도 비정규직입니다.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처음으로 비정규직이 나섰습니다’라고 인사하면 조합원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설레한다”면서 “내가 출마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는 그는 “이것이 민주노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운이자 힘”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핵심공약을 묻는 질문엔 ‘강력한 투쟁 준비’, ‘민주노총의 미래 준비, 국민 옆에 있는 민주노총’으로 집약했다. ▲전태일 3법 쟁취와 2022년 대선판을 뒤흔들기 위해 2021년 11월 제대로 준비된 총파업을 열고 ▲‘학교부터 민주노총, 동네마다 민주노총, 내 손 안에 민주노총’ 사업을 벌여 정규교육과정에 노동인권 교육 배치, 지역사회에서 민주노총 영향력 확대, 500만 명이 구독하는 민주노총 유튜브 채널 개설로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올해 말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내년 ‘전태일 3법 쟁취’에 승부를 볼 수 있는 차기 집행부의 방도로 제시한 것 역시 ‘2021년 11월 제대로 준비된 총파업’이다. 1년간 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동고동락하면서 조합원들과 신뢰를 쌓으며 준비를 다그치고 총파업 성사로 대선판을 민주노총이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이번 민주노총 선거에선 코로나19 시대에 대한 대안 제시, 그리고 지난 김명환 집행부 시기 사회적 대화에 대한 평가와 이후 참여 문제가 뜨거운 쟁점 중 하나다. 양경수 후보는 “코로나19는 언젠가 종식되겠지만 비대면사업의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앞으로 우리는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기술발전과 변화가 노동자들을 어렵게 만들고 일자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닌, 노동시간을 줄이고 분배의 정의를 실현해 더 안정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민주노총의 선도적인 역할을 역설했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평가와 입장을 묻자 “단순하고 명쾌하다”면서 “민주노총과 진보진영이 사회적 영향력을 일정 정도 확보하고 공평한 운동장에 설 때만이 사회적 대화가 가능”하며, “민주노총이 대화의 의제를 정확히 하고 사회적으로 의제를 전파할 수 있는 활동을 우선적으로 펼치면서 국민적 여론과 지지를 확산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하면 자연스럽게 사용자와 정부도 교섭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쟁으로 쟁취하지 못하는 것을 교섭으로 쟁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투쟁을 중심으로 사회적 대화에 임할 것”을 강조했다.

내년 보궐선거,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정치 복원’에 대한 후보들의 공약도 관심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각 진보정당에서 주축의 역할을 하고 있는 조건에서 진보정치 통합, 또는 ‘노동자당’, ‘민주노총당’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양경수 후보. “민주노총이 제대로 된 총파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던 것처럼 민주노총이 대선판을 주도하고 흔들 수 있어야 진보정당이 ‘민주노총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고, 민주노총은 각 진보정당이 ‘노동중심성’을 명확히 하도록 견인하고, 엇나가는 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활동 과정을 통해 조합원들이 ‘어느 정당이 정말 노동자들을 위한 정당인지’ 옥석을 가려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기 지도부 임기 3년 동안 해야 할 몫”이며, “이를 토대로 2024년 차기 총선에선 단일한 진보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을 복원하는 내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내년 11월 제대로 준비된 총파업’ 의미와 목적이 ‘전태일 3법’ 쟁취, 코로나19 대안, 대선 준비, 민주노총의 미래 준비로 통하고 있었다.

아래는, 이를 포함해 민주노총 3년 구상에 대한 양경수 후보의 답변 전문이다.

▲ 기아차 불법파견 투쟁 중 광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인 조합원이 농성을 끝내고 호송되고 있다. 양경수 당시 기아차 화성 사내하청분회장이 그들과 앞에서 함께 했다. [사진 : 선본 제공]
▲ 기아차 불법파견 투쟁 중 광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인 조합원이 농성을 끝내고 호송되고 있다. 양경수 당시 기아차 화성 사내하청분회장이 그들과 앞에서 함께 했다. [사진 : 선본 제공]

이번 선거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동기는 무엇인가.
“민주노총은 기로에 서 있다. 100만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노총이 이 힘을 어디에 어떻게 쏟을 것인가에 따라서 한국사회는 많이 바뀔 것이다. 단순히 노동자의 삶, 민주노총의 변화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 민중들의 삶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민주노총은 여전히 100만의 힘을 온전히 끌어내고 한곳에 집중시켜서 쏟아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시기에 민주노총은 더 크고 강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지만 부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나 자신이 비정규직 노동자이기도 하고, 코로나시대 비정규직 노동자가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을 하면서 많이 목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내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내는 마중물이 되어 보자’는 결심으로 출마했다.”

100만 민주노총 시대가 열렸다. 이 위상에 대한 양적·질적 평가, 사회적 위치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이번 민주노총 선거인단이 95만 명이 넘는다. 울산광역시장 선거보다 유권자가 많고, 대통령선거를 제외하면 전국단위 선거 중 가장 큰 선거이기도 하다. 100만 조합원들이 양적 성장을 했다는 것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통해서, 민주노총을 통해서 자기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노력하기 시작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100만이라는 숫자는 양적으로 많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도 맞다. 한국사회 노동조합 조직률이 11%다. 민주노총만 놓고 보면 5% 미만이다. 여전히 소수다. 지금도 민주노총은 한국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양적·질적으로 더 성장시켜 사회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면 우리 사회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재 민주노총은 무엇이 강점이고, 무엇이 부족한지, 지금 민주노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민주노총의 가장 큰 장점은 1995년 창립 이래로 지금까지 노동자들과 민중들의 삶을 위해 헌신해왔던 간부와 조합원들이 가장 큰 장점이자 가장 큰 힘이다. IMF도 거쳤고 금융위기도 거쳤고, 신자유주의가 전면화되면서 구조조정,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 등이 우리 사회 전반에서 노동자들을 옥죄어 왔지만 민주노총은 늘 그들의 앞장에서 그들의 편에서 투쟁하고 싸워왔다. 그것이 민주노총의 가장 큰 자랑이자 강점이다.

반면, 시대는 변했다. 출범한지 25년이 지났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코로나 시대 등 변화가 일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민주노총은 과거 관행과 방식이 남아 있다. 문서로 회의하고, 문서의 양도 방대하다. 그렇게 회의하는 조직이 민주노총 말고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300쪽이나 되는 민주노총 중집자료, 이런 비효율성을 거둬내고 선택과 집중을 명확히 할 수 있는 민주노총을 만들어가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한다. 또, 최근엔 격렬한 투쟁이 많지 않다 보니 투쟁이 관성적으로 되기도 하고, 매뉴얼화 된 측면도 있다.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현안에는 치열하게 싸우고, 또 국민들에게 유연하게 다가가야 할 문제는 훨씬 더 풍부하고 유연할 필요가 있다. 표현의 방식도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경기본부에서 대학생 노동인권 교육을 진행하면서 20살, 21살 대학생들에게 특강을 한 적이 있다. 민주노총에 대해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민주노총 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머리띠 묶고 팔뚝질하고, 버스 끌어당기는 모습만이 영상으로 남아있다. 보수언론에선 ‘기승전 교통정체’, ‘기승전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의 요구를 우리가 시민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준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길거리 현수막, 홍보물 나눠주는 정도인데 요즘에 기업체들도 그런 방법의 광고는 하지 않는다. 홍보방식도 풍부하고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민주노총이 청구서 내민다’고 말한다. 기분 나쁘지만 민주노총이 촛불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자부심도 가져야 하지만 민주노총이 해왔던 역할을 많이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다. 민주노총에 대한 영상을 바로잡아주고 민주노총을 국민들이 지지하고 엄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도 해야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더 다양하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

“2021년 11월 제대로 된 총파업”…
“학교부터 민주노총, 동네마다 민주노총, 내 손안에 민주노총”

이번 선거에서 양경수 후보 조가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공약 몇 가지만 설명해 달라.
“공약을 많이 내걸지는 않았다. 분명하게 해야 할 것 중심으로 정리했다.
우선, 내년 11월에 ‘제대로 준비된 총파업’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2022년 3월에 대선이 있다. 내년 9월이 예비후보 등록이다. 그때 이미 대진표가 짜여질 것이고, 하반기부터는 대선판으로 넘어간다. 이 시기 민주노총이 노동자 의제를 전면화해야 한다. 시기집중 총파업,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 쟁의권이 있는 사업장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견인해야겠지만 덧붙여서 시점을 정해놓고 노동자, 민중들의 의제를 갖고 정식 총파업을 해보자는 거다. 1월 대대에서 의제와 날짜를 확정하고 1년간 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뛰면서 조합원들과 신뢰를 쌓고 제대로 준비해 11월 총파업으로 대선판을 민주노총이 주도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것이 중심적인 공약이다.

두 번째는 “학교부터 민주노총, 동네마다 민주노총, 내 손안에 민주노총”이다.
노동자들이 독일을 많이 부러워 한다. 노동이사제가 절반이상 시행되고 있는데, 독일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교육에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노사교섭을 수업시간에 실제 진행해보는 교육에서 잉태된 것이다. 우리도 이것을 할 때가 됐다. 지금도 특성화고에선 노동인권 교육을 하고 있다. 정규교육과정에 노동인권 교육을 배치해 학생 때부터 노동자에 대한 인식,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자는 게 ‘학교부터 민주노총’ 공약이다.

‘동네마다 민주노총’은 이젠 기초생활단위로 민주노총 조직을 만들어 갈 때가 됐다. 양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 무척 많은 사업장들이 존재한다. 경기지역은 31개 시군이 있는데 17개 정도 시에서 지구협의회 회의를 하고 있다. 이를 확대해야 같은 지역 생활권에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로 연계하고 일상적인 소통구조를 가질 수 있고 현안이 생겼을 때 연대하고 함께 싸울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역사회에서 민주노총의 영향력도 올라갈 것이다.

‘내 손안에 민주노총’은, 모든 사람들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다. 20~30대가 가장 많은 정보를 얻고 있는 곳이 유튜브다. 그런데 아쉽게 진보적인 유튜브 채널이 많지 않다. 100만 조합원 중에 500만 명이 구독할 수 있는 유튜브를 만들면 공중파 방송 부럽지 않고, 민주노총 영향력도 가질 수 있다. 민주노총 사업을 조합원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현장에서 싸우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민주노총을 통해 전파하는 것이다. 스튜디오도 만들고 PD도 뽑고 전문적인 민주노총 방송국을 개설하겠다는 것이 ‘내 손 안에 민주노총’ 내용이다.”

▲ 양경수 선본 홍보물 일부.
▲ 양경수 선본 홍보물 일부.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관련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말해달라.
“전국민 재난지원금 줄 땐 11조 들었는데, 기업들에겐 3년에 걸쳐 금융 혜택 등등 250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올해 국방예산만 해도 53조 원이다. 전국민에 300만원 줄 돈을 무기 사는데 쓰고 있다. 우리 세금을 이렇게 쓰니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정부의 지원과 대응책은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입안해야 한다. 특수고용, 프리랜서 지원금 준 것도 경기도는 시마다 적용대상이 많아 불만이 많았다. 어떤 시는 학습지 교사들에게 지원금을 주고 어떤 시는 주지 않았다. 항의하면 ‘지자체가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컨트롤타워도 없고 경기도, 노동부는 모르겠다고 한다. 지원 문제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적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 적재적소에 지원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뉴딜 정책은 자유주의경제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과거의 뉴딜정책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기를 활성화하고 복지예산을 늘리는 방식이었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권리, 노동조합 할 권리가 같이 상승되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를 역행하고 있다. 민주당이 제시한 노동개악안만 봐도 그렇다. 며칠 전에 광주에 다녀왔다. 금속노조 호원지회는 자동차 프레스를 제작 하는 곳인데 이미 문재인표 노동개악이 적용되고 있었다. 지역본부, 지역 산별노조 간부들이 현장에 들어가지 못해 철문을 사이에 두고 집회를 했다. 산별노조 간부 현장 출입을 회사가 막고, 농성을 위해 천막을 쳐도 회사에서 업무방해로 가처분 신청을 해 천막을 구석에 옮겨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미 노동개악은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뉴딜을 하겠다고 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는 단협 유효기간 연장, 산별노조 간부 출입제한, 쟁의행위 금지 등으로 무장해제 시키겠다고 한다. 한국형 뉴딜은 이름만 그럴싸하게 붙였지 내용은 노동권을 제약하는 아주 빈약한 내용이다. 노동권을 약화시킨다고 해서 ‘한국판 뉴딜’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니면 무엇인가.”

코로나19로 경제가 심각해지고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온라인, 비대면 사업 확장 등 산업 전반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생각인가.
“코로나19는 언젠가는 종식되겠지만 비대면사업의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비대면 사업이 활발해지고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앞으로 우리는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기술발전은 인간의 노동력을 훨씬 더 많이 착취하기 위한 구조와 방향으로 흘러왔다. 전 세계 생산력을 다 합치면 모두가 일본의 중산층 정도의 삶을 살 수 있다는 통계가 있다. 부의 분배만 명확히 하면 된다. 기술력의 발전이 노동자들을 어렵게 만들고 일자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간을 줄이고 분배의 정의를 실현해 더 안정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민주노총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요즈음 플랫폼 노동이 많아지고 있다. 도발적인 상상을 해봤다. 플랫폼 노동이 왜 사용자를 찾으려고 아글타글 해야 하는지 고민이 든다. 우리는 생산수단의 사적소유가 갖고 있는 폐단을 잘 알고 있는데, 플랫폼 노동에서 전통적인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이 생산수단, 플랫폼이라는 매개체를 공적 소유로 전환하면 종속되지 않는 노동, 자유로운 노동을 할 수 있다. 민주노총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플랫폼 노동이 어딘가에 종속되어야 하고 사용자를 특정하고 그들과 임단협을 체결해야 하고… 이렇게 예전의 틀에 지금의 새로운 형태의 노동을 꿰맞추려고 하니 엇박자가 나기도 한다. 플랫폼 노동자들도 법적인 보호를 받아야 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시 당연히 필요하지만, 이들을 과거의 틀에 맞춰 전통적인 노사관계에 꿰맞출 필요가 있는가. 민주노총이 연구를 많이 해봐야 할 부분이다. 오히려 ‘플랫폼의 주인’이 되기 위한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한다. 중개수수료를 받는 사용자, 수수료를 그들에게 주지 않고 사회적으로 소유한다고 하면 모두가 종속되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이를 상상 해보고, 시도 해보고, 연구도 많이 해볼 생각이다.”

민주노총이 ‘전태일 3법’을 위한 투쟁에 집중하고 있다. ‘전태일 3법’이 주장이나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시행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결과물이 나올거라 예상해 본다. 사회적으로 산업재해 문제, 사람이 죽는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대가 많이 형성돼 있다.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노조법 개정 문제는 차기 지도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 두 법안도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엄밀히 말하면,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대부분 근로기준법을 적용받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사회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여내고, 조직률이 높아짐에 따라 노동자들의 지위가 향상될 수 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적용 문제는 무척 중요하다. 또, ‘노조법’에 대해 ‘노동조합 할 권리’로 협소하게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한 축으로 중요한 것은 노조법을 개정해서 간접고용 하청노동자들이 원청과 직접교섭하고 직접 투쟁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연다는 데 있다. 전면적인 활동을 통해 쟁취해야 한다. 내년 민주노총 11월 총파업을 준비하는 과정 역시, 이 전태일 3법을 온전히 쟁취하는 과정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조합원들과 아직 조합원이 아닌 노동자들, 농민과 빈민, 전체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민주노총 총파업이 된다면 전태일 3법은 내년 중에는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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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하자” 16년만에 다시 공론화 나선 민주당 의원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20-11-05 19:09:24
수정 2020-11-05 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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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등의 주최로 열린 표현의 자유와 국가보안법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등의 주최로 열린 표현의 자유와 국가보안법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민중의소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찬양·고무죄를 적용하는 국가보안법 7조를 폐지하자고 촉구했다.

민주당 홍익표·설훈·이학영·도종환·박주민·이재정·이규민 의원과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표현의 자유와 국가보안법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국가보안법 7조부터 일단 폐지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앞서 민주당 이규민 의원은 같은 당 김용민·김철민·신정훈·윤영덕·김남국·이동주·이성만·이수진(동작을)·조오섭·최혜영 의원,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 무소속 김홍걸·양정숙 의원 등과 함께 국가보안법 7조를 폐지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법안 발의를 넘어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공론화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004년 참여정부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추진하다가 좌절한 이후, 16년만에 그 후신이라고 볼 수 있는 민주당에서 국가보안법의 일부인 7조 폐지를 추진하자고 다시 나선 것이라 주목된다.

주최 측 대표로 인사말에 나선 홍익표 의원은 최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보수단체에 의해 국가보안법 7조 위반으로 고발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는데 "너무 재밌었고 한편으로는 (고발을 당한 것이) 너무 황당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국가보안법 잔재가 우리 사회를 옭아매고 있구나"를 느꼈다면서 자신이 과거에 논문을 쓸 때도 북한의 '국가주석'이라는 표현 하나에 문제가 될까 자기검열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 의식과 시대가 변했다. 북한을 다룬 드라마를 보고 평양냉면과 대동강 맥주를 마신다고 국가 안보 의식이 흐려진다는 생각은 평화를 바라고 민주주의를 이룩해 온 우리 국민들을 무시하는 어리석은 잣대"라며 "국민의 의식과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법조문"인 국가보안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홍 의원은 "국가보안법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첫 단계로 7조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보안법의) 전면적인 폐지와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시민사회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규민 의원은 서면 인사말에서 '국가보안법은 사실상 사문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법률의 자의적 적용으로 인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법률의 전면 폐지 의견을 냈으며, 이에 2005년 여야는 각각 국가보안법 폐지안과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더 이상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이 의원은 "남북의 정상은 그동안 수차례 공동선언을 발표하며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며 "그런 상황에 분단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그중에서도 찬양과 고무를 금지하는 7조는 당장 폐지돼야 마땅할 것"이라며 "이제는 찬양과 고무로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위협받는 시대는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K-방역을 통해 세계 일류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며 "우리 국민들의 시민의식 또한 법으로 찬양·고무를 금지해야 할 만큼 후진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법안 발의만으로도 다시 한번 국가보안법 7조 폐지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겠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공동 주최한 시민사회단체인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는 올해 5월 발족했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다양한 분야의 24개 단체로 구성됐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등이 토론회를 후원했다.

토론회에서는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통일운동과 교육, 문화·예술, 인권 분야에서 나타나는 문제와 피해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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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유력, 쉽지 않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1/06 10:04
  • 수정일
    2020/11/06 10:0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제2회 전파포럼, '미대선 이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0.11.05 19:31
  •  
  •  수정 2020.11.06 00:06
  •  
  •  댓글 0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미국 대선의 향방이 조 바이든으로 분명히 기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제2회 전파(前派)포럼을 개최했다.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미국 대선의 향방이 조 바이든으로 분명히 기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제2회 전파(前派)포럼을 개최했다.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례없는 전개로 충격을 주고 있는 2020년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어느덧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유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한편에서 경제·사회·정치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사회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여전히 미국과 미국의 리더십은 세계질서와 국제관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 대한 그렇지 않은 많은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미국에서 새롭게 선출되는 리더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미국 대선의 향방이 조 바이든으로 분명히 기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제2회 전파(前派)포럼을 개최했다. 

주제는 '미 대선 이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조동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보고 박원곤 한동대학교 교수,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이정철 숭실대학교 교수, 이혜정 중앙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가해 2시간 30분동안 격론을 펼쳤다.

포럼 명칭인 '전파'는 좌도 우도 아닌 나라의 나아갈 길을 찾아간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1회 전파포럼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새 대통령이 추락하는 미국의 쇠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특히 미국의 새 대통령이 진용을 갖추기 전인 내년 6~7월까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곡절은 있지만 이미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문제없이 추동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김정은 위원장)가 핵 역량을 축소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지난달 22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학에서 진행된 최종 TV토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바이든 후보가 한 답변이다.

이정철 교수는 이 언급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은 할 수 있다. 조건은 북이 핵능력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핵지대화 옵션을 넒게 펴놓았지만 여전히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은 선비핵화"라며, "사실 캠프에서 잘 정리한 것이다. 절반은 신선하고 나머지는 전통적인 선비핵화 옵션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인데, 선거에는 잘 맞는 조합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렵다"고 평가했다. 

원래 비핵지대화라는 옵션은 북이 핵무기를 철수하고 대신 주한미군의 확장억제나 항공모함 등 전력이 한반도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을 반영하는 개념이지만 그러려면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군비통제협상을 받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 

한국정부가 군비통제협상을 받으려고 하면 북핵을 용인하려 한다는 갈등구조에 빠지게 되기 때문에 결국 바이든이 수용해야만 되는데, "바이든이 아무 것도 못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해 주한미군 사령관이 나서 내년 8월까지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2, 3단계 검증평가를 거치고 그래도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줄 수 없다고 한데 대해서는 "그건 사실상 전작권 전환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군부와 관료의 저항을 통제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 바이든이 자리를 잡아줘야 할 2,000여명의 외교안보전문가들과 협의하고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설득한 후 한국정부와 협상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내년초 제8차 당대회 소집을 앞두고 있는 북한은 새로운 국가경제발전5개년 계획을 중심으로 경제발전에 주력하면서 상황을 지켜 볼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내년 3월 초 한미군사연습이 올해 8월보다 수위가 높아지면 소극적으로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 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강한 이니셔티브를 취해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 내년 3월 남북관계 상황을 좌우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혜영 교수는 동맹은 수단이기도 하고 자산인 측면도 있다고 하면서, "새로운 정세에 맞추어 동맹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핵이 중요한 문제라고 하지만 북미간의 해결 못지 않게 자강이라는 측면도 균형감있게 강조되어야 한다"며 "우리 대통령이 거짓말장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남북합의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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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민단체 "정부는 떠보는 중... 오염수 방류 꼭 막겠다"

[인터뷰] 후쿠시마지역 시민단체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

20.11.05 07:39l최종 업데이트 20.11.05 07:39l
 구호가 이름이 된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가 지난 19일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반대하며, 후쿠시마현청과 후쿠시마역 앞에서 시위를 했다.
▲  구호가 이름이 된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가 지난 10월 19일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반대하며, 후쿠시마현청과 후쿠시마역 앞에서 시위를 했다.
ⓒ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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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만 3985㎥(약 123만톤).

일본 정부가 11월 이후 태평양 해양에 방류할 계획을 밝힌 방사성 오염수의 양(10월 30일 기준)이다. 도쿄전력이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된 이런 방사성 오염수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 저장돼 있다. 1천만 서울 인구가 사용하는 1일 수돗물양(약 320만톤)의 1/3을 넘는 양이다.

지난 10월 한국 사회는 약 123만톤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검토한다는 일본 정부의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곳곳에서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시민단체가 잇따라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만 들썩인 건 아니다. 일본에서도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반대하는 이들이 거리로 나왔다. 후쿠시마현에서도 지역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시민단체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これ以上海を汚すな!市民会議, 이하 시민회의)'도 이 중 하나다.


구호가 단체 이름이 됐다. 시민회의 이야기다. 지난 2013년 여름,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오염수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후쿠시마현에서 열렸다. 이때 시위에 참석했던 몇몇 사람이 모여 시민회의를 설립하면서 구호를 단체명으로 채택했다.
  
시민회의는 이름만 특별한 건 아니다. 지난 10월 19일 시민회의는 후쿠시마현청과 후쿠시마역 앞에서 '더는 방사성 물질의 해양 유출이 없도록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라고 외치며 피켓을 들었다. 과거 일본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다.

누군가는 이게 뭐가 대단한 일이냐고 되물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한국과 달리 피켓과 시위를 든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보기 어렵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본의 대표적인 사상가 가라타미 고진(柄谷行人)는 책 <일본은 왜 데모하지 않는가>에서 "일본에서 데모(시위)하는 것은 유치하다거나 촌스럽고 좋지 않다는 풍조가 있다"라고 말했다.

시민회의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실제 후쿠시마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터뷰는 10월 말~11월 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인터뷰 도움과 번역은 오하라 츠나키 탈핵신문 편집위원이 맡았다. 이 기사는 탈핵신문에도 공동 게재된다. 다음은 서면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대다수 일본 시민,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구호가 이름이 된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가 지난 19일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반대하며, 후쿠시마현청과 후쿠시마역 앞에서 시위를 했다.
▲  구호가 이름이 된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가 지난 10월 19일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반대하며, 후쿠시마현청과 후쿠시마역 앞에서 시위를 했다.
ⓒ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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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회의는 언제, 어떤 목적으로 출범했으며, 어떤 사람들로 구성돼 있나.


"지난 2013년 여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오염수가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때 이 사고에 항의하는 집회를 후쿠시마현에서 열었고, 이날 시위에 참석했던 몇몇 사람들이 모여 출범하게 됐다.

핵발전소 사고로 방대한 양의 방사성물질이 바다를 오염시켰다. 더는 방사성물질의 해양 유출이 없도록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생명의 근원인 바다와 시민들의 건강을 최대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회의에는 현재 약 30명의 후쿠시마 현지 주민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고, 후쿠시마현 밖의 시민들도 여러 명 함께 하고 있다. 회의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약 5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 지금까지 주로 어떤 활동을 해왔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와 관련된 강연회나 심포지엄을 지역의 단체들과 공동으로 개최해 왔으며, 공동 성명도 발표했다. 그리고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현, 지자체 의회 등에 각종 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와 관련해 진행하는 공청회에 참여하거나 정부가 시민에게 의견을 묻는 제도인 '퍼블릭코멘트'에 많은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일에도 힘써왔다. 각지에서 1인 시위나 피케팅도 진행했으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홍보자료를 만들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알렸다. 특히 매년 바다의 날에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오나하마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퍼블릭 코멘트'는 일본 정부가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국민 의견을 듣는 절차로 일종의 '의견 공모 제도'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까지 이런 '퍼블릭 코멘트' 절차를 통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최근 그 결과가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체 4011건 중 2700건이 인체 유해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였고, 1000건은 방사능 오염 지역의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염려였다.

- 일본 정부가 11월 내에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 쌓여 있는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쿠시마현 내 여론은 어떤가?

"수많은 시민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 특히 어업 관계자와 농림수산업 및 관광업 관계자들이 강력히 반대한다. 후쿠시마현 내 여러 기초지자체 의회에서도 해양 방류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결정을 요구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런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무조건 해양 방류를 결정하려고 한다. 시민단체들은 해양 방류가 아닌 육상 보관을 비롯한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자세는 일방적이다. 처음부터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방침 이외) 다른 대안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있다."

- 시민회의가 오염수 해양방류에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후쿠시마 주민들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발생 이후 수많은 고생과 노력을 해왔다. 방사능에 오염된 땅을 정화하기 위한 제염작업에도 협조해 왔다. 시민단체들은 후쿠시마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한 곳에서 지낼 수 있게 여름방학 등을 활용해 단기 피난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다. 농산물과 식품, 흙과 물 등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이들의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해 공개하는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방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후쿠시마 시민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며, 추가적인 피해를 확대하는 인위적인 행위다.

지금도 방사능에 피폭되지 않으려 피난 생활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그리고 피해자 중에는 정부와 도쿄전력을 상대로 사고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진행하는 사람들도 있다."

-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오염수의 해양방류 결정을 11월로 연기했다고 한다. 왜 그렇게 결정했다고 생각하나.

"일본 정부는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10월 27일에 결정하겠다'라고 공식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대적으로 이를 보도한 언론기관에 대해 '오보'라고 수정을 요청하지 않았다. 추측이지만 언론이 '10월 27일 결정설'을 보도한 것을 묵인한 이유는 여론의 반응을 엿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여론의 반발이 커지고, 퍼블릭 코멘트에서 4011건 중 70%가 반대 의견을 차지한 것을 고려해 (오염수 방류 결정) 발표를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 (일본 정부의) '10월 내 결정'을 막은 건 의미가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냥 연기만 됐을 뿐,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한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시민회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반대 목소리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슈퍼마켓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진열... 구매 여부는 소비자 몫"
  
 지난 2015년,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지역 어업조합에 보낸 답변서에서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는 한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라고 약속했다. 앞서 어업조합은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요구사항을 도쿄전력에 전달했다.
▲  지난 2015년,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지역 어업조합에 보낸 답변서에서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는 한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라고 약속했다. 앞서 어업조합은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요구사항을 도쿄전력에 전달했다.
ⓒ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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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해양 방류할 경우, 일본산 수산물의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후쿠시마 어민들의 입장이나 의견에 대해 알고 싶다.

"방사성 오염수가 해양 방류되면 어민들은 수출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국내(일본 내) 소비도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어업으로 생업을 유지하고 있는 어민들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어업관계자들은 계속해서 일관적으로 강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지난 2015년 8월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와 도쿄전력이 약속한 내용이 있다. 당시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도쿄전력에 요청서를 보내 '원자로 건물 내에 있는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에서 처리한 후에도 발전소 내 탱크에 보관해 책임 있게 엄중하게 관리해야 하며, 어업조합과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는 한 해양방류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라고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도쿄전력은 '관계자들의 정중한 설명과 이해를 거치지 않고서는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겠다'라고 약속했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하고, 도교전력이 동의한다면 (도쿄전력은) 어민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고, 어민들을 배신하는 일이 된다."

- 최근 한국 언론은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어업 활동이 일부 재개되었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일본에서 일상적으로 유통되어 있는지,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일본에서의 반응이 어떤지, 혹시 불매운동은 일어나지 않는지 궁금하다.

"'후쿠시마산'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수산물은 사고 후부터 현재까지 '시험 조업'이라는 한정된 상황에서 어획된 것이다. 어종별로 방사능 측정을 해서 출하하고 있으며, 어획량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의 약 10%대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국에 있는) 슈퍼마켓 등에 진열되는 수산물 중에는 후쿠시마 인근 지역에서 잡힌 것도 있다. 그 수산물을 구매할지 여부는 소비자 선택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이 기사를 읽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약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다. 피해를 본 많은 사람이 일본 정부의 정책으로 방사성 오염수가 해양 방류되는 것에 대해 강한 위기감을 가지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사성 오염수가 해양 방류된다면, 당연히 인근 국가에도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이상 해양에 오염수를 방류하지 마라 시민회의'는 많은 사람과 함께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반대) 목소리를 높여가겠다. (한국 국민과 함께) 방사능 피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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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삭발·농성 돌입… “노동개악 저지하는 그날까지”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0.11.04 14:18
  •  
  •  댓글 0
 
 

민주노총,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 법 쟁취!”
비대위원 전원 삭발, 국회 앞 농성 돌입

ILO 핵심협약 비준을 명분으로 한 노동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단체교섭권에 대한 최소한의 국제기준을 지키겠다며 ‘핵심협약 비준’을 추진하면서 반대로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키는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내놨다. 경영계는 정부 개악안의 내용도 모자라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과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배제’ 등 더 큰 개악안을 요구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노동개혁’을 내세우며 자본의 요구를 담은 추가 개악을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서 노동자들은 총파업·총력투쟁을 결심하며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겠다는 결심을 세웠다.

▲ 민주노총이 4일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국회 농성에 돌입했다.
▲ 민주노총이 4일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국회 농성에 돌입했다.

가장 앞장에서 선 것은 제1노총 민주노총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9월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적용’,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모든 노동자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한 투쟁을 결심하면서, 10만 노동자·국민의 동의를 얻어 ‘근로기준법 11조’와 ‘노조법 2조’ 두 개의 법을 개정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는 ‘전태일 3법’을 입법 발의했다.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고 전태일 3법 입법 투쟁에 100만 조합원과 함께 조직의 힘을 집중하겠다는 결심이다.

그 결심이 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의 삭발로 표현됐다.

“옛 부터 전장에 나가는 장수는 자신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을 예견하고 자신들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머리터럭(머리털)을 가족들에게 남겼다. 오늘의 삭발 결의는 그런 의지다. 절대 물러서지 않고, 탄압에 맞서, 개악을 무력화시키는 투쟁을 결의하는 삭발이다.” 비대위원들이 앞에 서고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들이 삭발을 도왔다.

▲ 삭발하는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양동규 비상대책위 집행위원장.
▲ 삭발하는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양동규 비상대책위 집행위원장.

삭발 의식을 마친 김재하 비대위원장의 목소리가 결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권이 민주노총을 고립화시키고 언론을 장악해 헛소리를 퍼트리면서, ILO 핵심협약 비준을 ‘개혁’으로 치장하고, 정반대인 노동악법을 통과시켜 재벌의 환심을 사고자 할 뿐”이라 강력히 규탄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국회를 대표하는 유력정치인들이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외쳤다.

김 비대위원장은 “2500만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의 주장과 투쟁을 지지하고 있고, 박근혜 퇴진 촛불을 들었던 양심적 시민 사회단체들이 함께 마음을 보태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결의를 높였다.

▲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이 투쟁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이 투쟁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가맹노조들에서도 노동법 개악에 맞선 투쟁의 결심이 확산, 가속화되고 있다. 총파업·총력투쟁의 결심을 마친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위원장들도 국회 앞에서 결의를 밝혔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노동법 개악이 국회에 상정되면 쟁의권이 없는 조직이더라도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결연히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고,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동법 개악에 맞선 총파업을 결의했다”면서 “개악안이 국회 환노위 고용노동소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되면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유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은 “중소영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으로 전태일 3법 쟁취를 반드시 쟁취하기 위해 전 조직이 총파업을 불사한 투쟁을 결심했다. 쓰나미 같은 노동개악에 맞서 쓰나미 같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결의했다.

▲ 민주노총 10기 임원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기자회견을 찾아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법 쟁취’ 투쟁의 결의를 높였다.
▲ 민주노총 10기 임원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기자회견을 찾아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법 쟁취’ 투쟁의 결의를 높였다.

10기 임원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4개 조 후보들도 회견장을 찾아 “노동법 개악 저지와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해 투쟁의 중심에 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재하 비대위원장은 “선거가 진행된다고 해서 탄압이 중단되는 것 아니고, 노동법 개악이 중단되는 것도 아니다. 민주노총은 선거도 하고 투쟁도 동시에 할 수 있는 조직”이라며 투쟁을 독려했다.

끝으로, “향후 정권과 정치권의 대응에 따라 투쟁 수위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악법을 철회하지 않거나 민주당이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정권을 세운 촛불이 거대한 횃불이 되어 정권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국회 앞 농성에 돌입했다.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 법 쟁취! 국회 농성돌입 기자회견문

민주노총의 역사는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 쟁취와 확대를 위한 투쟁의 역사이고 이를 막아서는 개악에 맞선 투쟁의 역사이다. 민주노총의 2020년 11월은 거세게 밀려오는 노동개악을 저지하는 투쟁으로 그리고 전태일 3 법 쟁취 투쟁으로 향하는 오늘의 역사이다.

25년 전 민주노총이 탄생한 이듬해 기습 날치기로 몰아닥친 노동법 개악에 맞서 완강한 총파업 투쟁으로 이를 막아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는 그 날선 투쟁의 기억을 되새기며 다시 여의도에 농성장을 꾸린다. 차가운 칼바람을 맞으며 풍찬노숙을 준비한다. 그 어느 한순간도 노동자에게 따뜻한 햇살 내리쬐는 좋은 날이 있었냐마는 오늘따라 갑자기 떨어진 기온은 우리가 처한 현실에 더해져 더 차갑고 시리다.

우리는 코로나 19를 통해 노동조합 밖의 노동자들이 단발마의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며 어떻게 삶의 벼랑으로 내몰렸는지 확인했다. 또 밀려오는 자본의 해고와 구조조정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구심은 노동조합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아니 아예 노동조합을 하지 말라고 한다. 이렇듯 노동자에겐 생명줄이지만 재벌과 자본에게는 그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그들만의 세상을 위협하는 최대의 걸림돌인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키려고 한다. 아니 노동조합을 하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이 그러하고 때맞춰 맞장구 치는 재계와 여야정치권의 부화뇌동이 그러하다.

토론과 협의의 틈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일방적인 강행만 존재한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핑계로 전대미문의 역대급 노동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비준이 발효되는 1년 동안 관련된 국내의 노동관계법을 국제기준에 맞게 정비하라는 ILO의 권고와 취지는 찾아볼 수 없다.

법률, 법학자 단체와 다양한 시민사회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지적하는 개악요소에 대해선 일언반구 말도 없이 형식적인 몇 차례의 토론을 통해 마치 노동계의 입장을 청취하고 수용한 것처럼 사기를 치며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민주노총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단순하고 명쾌하다. 다른 답이 있을 수 없다. 그 답은 이러하다. 민주노총은 100만 조합원을 넘어 2,500만 노동자의 생명줄을 자본의 무한 착취와 수탈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노동법 개악 저지에 모든 역량을 바쳐 싸울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만들어지는 농성장과 농성투쟁이 그 마중물이고 깎은 머리는 결코 물러설 수 없음을 그리고 조직적 결의에 바탕한 총파업 – 총력투쟁의 디딤돌임을 밝힌다.

우리의 힘이 다하지 못해 부러질지언정 결코 굽힐 수도 물러설 수도 없다. 노동개악 저지를 위해 이러저러한 제약을 넘어 끓어오르는 현장의 분노를 하나로 모을 것이다. 각 사업장의 절실한 이해와 요구에 기반하고 또한 그것을 넘어서는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 법 쟁취의 단일한 전선으로 결집시켜 투쟁할 것이다.

이것이 민주노총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이고 역할이기에 우리는 기꺼이 투쟁의 머리띠를 묶는다. 100만의 조합원을 넘어 2,500만 모든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을 위해 단호하게 싸울 것이다.

50년 전 11월의 전태일 열사를 생각한다. 자신을 던져 인간해방을 선언했던 그 결단의 시간을 앞둔 전태일 열사를 생각하며 외친다.

노동개악 분쇄하자!
전태일 3 법 쟁취하자!

2020년 11월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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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과 손잡았다? 최적의 중재자는 한국이다

 

[현안진단] 중국의 쌍순환 경제전략과 북한의 '제3의 길'

미·중 전략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미 대선이 치러졌다. 이번 미 대선은 향후 미국의 대외전략이 현재의 기조를 이어갈지, 아니면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지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한 모두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중국 당국의 한국전쟁 왜곡이 도를 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른바 '항미원조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 <금강천>을 상영한 데 이어, 미·중 간의 장진호 전투를 그린 <빙설 장진호>를 제작 중이다. 단편드라마 <우리의 전쟁>을 방영했고 연말 상영을 목표로 40부작의 TV드라마 <압록강을 넘어>를 촬영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중국의 영화나 드라마는 자신들이 '항미원조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 남북한의 내전(1950.6.25.~)에서는 북한군의 패배로 끝났지만, 그 해 10월 19일 중국인민지원군(이하 중공군)의 참전으로 시작된 항미원조전쟁(~1953.7.27.)에서는 '침략자'(미군)를 북·중 국경에서 400km 남쪽으로 몰아내는 전과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중공군이 한국전쟁에서 첫 승리를 거둔 10월 25일을 항미원조전쟁 기념일로 제정해 매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참전 70주년 기념연설에서 "어떤 세력도 조국의 신성한 영토를 침범하고 분열시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이 발생하면 중국 인민은 반드시 정면에서 통렬하게 공격할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미국에 경고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한국전쟁 참전 기념식에서 직접 연설한 것은 2000년 장쩌민(江澤民) 이후 20년 만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한국전쟁 왜곡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올해 들어 유독 심해졌다. 이제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과 장쩌민 시대의 도광양회(韜光養晦)와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의 유소작위(有所作爲)를 넘어, 시진핑 시대에 들어와 주동작위(主動作爲)를 내세우면서 한국전쟁에 대한 왜곡이 극심해진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이념편향적인 역사 해석에는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미국을 견제하고 중국인민들을 결속시키려는 의도가 강하게 깔려있다. 이는 한편으로 미국의 대중 압박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냄과 동시에 중국인민들을 결집시켜 정면돌파 하려는 중국지도부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 지난 10월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 70주년 기념식인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참전 70주년'에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공산당 제19기 5중전회(5中全會)와 '쌍순환 경제전략'


 

중국지도부의 대미 위기감과 함께 정면돌파 의지가 담긴 정책들이 얼마 전 폐막된 당 제19기 5중전회에서 채택되었다. 이번에 채택된 결의안에서는 현 정세에 대해 '백 년 동안 없던 대변화의 국면(百年未有之大變局)'이라고 규정하고, 2035년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를 실현해 나가는 중간단계로서 1인당 GDP를 중등선진국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제14차 5개년 계획(2021~25)을 채택했다.


 

이번 5중전회의 핵심사항은 미국의 대중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전략에 맞서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과학기술의 자립을 이룩하며 내수활성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즉, 5중전회에서 차기 지도자를 지명하던 관례를 깸으로써 시진핑의 3연임을 사실상 확정하고, 미국의 첨단기술 고립화에 대비한 과학기술의 자립을 추진하며, 내수-무역의 쌍순환 경제전략으로 지역가치사슬(RVC) 구축을 가속화하는 등 3가지 사항을 결의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미국이 중국을 글로벌가치사슬(GVC)에서 배제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중국식 정면돌파전인 '쌍순환 경제전략'이다. 중국은 거대한 인구에 바탕을 둔 내수를 중심으로 '국내대순환'을 구축하고 국제교역을 통한 '국제대순환'으로 보완하는 쌍순환 경제전략으로 새로운 지역가치사슬(RVC)을 만들어 미국의 배제전략을 정면돌파 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국제경제 질서는 미국이 주도하고 북미, 서유럽, 아시아가 뒤따르는 글로벌가치사슬(GVC)이 존재했다. 그러나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경제적으로 급성장해 미국의 지위를 위태롭게 하자, 이제 미국은 경제번영네트워크(EPN), 클린네트워크(Clean Network) 등 여러 가지 수단으로 중국을 배제한 새로운 가치사슬을 만들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자국 중심의 아시아지역 가치사슬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공상은행(ICBC)의 계열사인 ICBC International의 쌍순환 경제전략 설명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글로벌가치사슬은 새롭게 북미지역, 유럽지역, 아시아지역 등 3개의 지역가치사슬(RVC)로 분화된다. 이 가운데 아시아지역 가치사슬에서 내수에 기반 한 '국내대순환'을 중심에 놓고, 고부가가치 첨단기술은 한국, 일본과 협력해 기술혁신을 도모하고 저부가가치 상품은 동유럽국가들과 생산협력관계를 통해 '국제대순환'을 구축해 나간다는 것이 중국이 구상하는 쌍순환 경제전략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쌍순환 구조에서 북한은 어떤 위치를 차지할까? 중국공상은행의 해설자료에는 지역가치사슬 내 북한의 위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자력갱생 경제노선으로 볼 때, 새로운 지역적 국제분업구조라고 할 수 있는 쌍순환 경제구조와 북한경제와의 관계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과 한계


 

북한은 '경제에서의 자립'을 기치로 오랫동안 자력갱생의 폐쇄적인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 노선'을 견지해 왔다. 이 노선은 중공업 발전을 우선하면서도 내부자원을 극대화해 경제발전을 이루려는 것이다. 흐루쇼프 당 서기장이 공산권 경제상호원조회의(COMECON)를 확대 강화하면서 북한에게 사회주의 국제분업체제에 들어올 것을 요구했을 때도 북한은 자력갱생 정책을 고수했다.


 

북한이 노동력과 같은 국내 자원을 총동원해 계획경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였다고는 하지만, 소련과 중국의 원조나 원부자재에 대한 우대가격 제공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북한 스스로는 옛 소련의 사회주의 국제분업을 거부하며 자립경제구조를 지향했지만, 현실적으로는 한 번도 명실상부한 자립경제를 달성한 적이 없었다.

 

냉전 종식 이후 옛 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북한의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 노선은 한계를 드러냈다. 옛 사회주의국가들은 석유, 역청탄과 같은 원부자재나 자본재에 대해 우대가격 제공을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달러화와 같은 경화를 요구했다. 사회주의 세계체제의 해체 이후 북한에서 자력갱생 노선이라는 환상이 깨진 것이다.

 

냉전 종식 이후 북한은 중국 동북3성의 지방정부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중국 중앙정부는 두만강 이니셔티브(GTI)나 창지투(長吉圖) 개발계획 등을 통해 낙후한 동북3성과 북한경제를 연계시켜 개발하고자 했다. 하지만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경제위기에다 자연재해까지 덮친 북한은 심각한 체제위기 속에서도 동유럽국가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개혁·개방보다는 자력갱생 노선을 유지한 채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면 할수록 국제제재가 촘촘하게 부과되어 그나마 남아있던 국제경제와의 협력공간마저 닫히고 자력갱생의 공간도 마땅치 않게 돼버렸다.

 

인민생활의 향상과 경제강국의 건설을 내걸며 출범한 김정은 체제는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다시는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작년 2월 말 하노이 노딜 이후에 개최된 12월 31일 당 전원회의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기어이 자력부강, 자력번영"하겠다고 후퇴했다.

 

김정은 체제에 들어와 북한은 군수산업이나 중화학공업과 같은 국가부문은 기존처럼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계획경제를 유지하면서도,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기업이나 농장의 경영에는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개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원부자재와 자본재가 부족한 북한으로서는 이러한 내부자원의 동원과 효율적 관리만으로는 경제성장을 이루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이 제8차 당대회에서 선택할 3가지 경제전략 옵션


 

북한이 대안으로 선택할 제1의 길은 핵무기 포기 카드를 활용해 체제안전을 보장받고 개방과 국제경제체제 편입을 통해 개발도상국가의 길을 걷는 것이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국가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이후 이 길을 선택했지만, 작년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일단 이 길은 유보되어 있다.

 

북한이 '새로운 길'이라며 제시한 제2의 길은 북·미 협상이 장기성을 띠고 있다면서 자력갱생을 통해 대북제재를 정면돌파 하겠다는 것이다. 이 길은 '시간은 내 편'이라는 인식 아래 북·미 협상의 가능성을 완전히 접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자력갱생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북 경제제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대규모 수해의 발생으로 '제3의 길'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북한은 내년 1월 개최 예정인 제8차 당대회에서 현행의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지속할 것인가? 김정은은 지난 10월 10일 개최된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오는 제8차 당대회에서 부흥번영을 실현하기 위한 방략과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 지난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로동신문

김정은의 열병식 연설에서 주목할 부분은 작년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자력갱생'의 원칙과 투쟁구호인 '정면돌파전'에 대해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자력갱생'을 대신해 '혁신과 발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이것만으로 북한이 '자력갱생'을 포기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를 보완할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북한이 단기간 내에 제1의 길로 돌아갈 수 없다면, 새로운 경제적 돌파구를 찾아 대외관계로 눈을 돌릴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장 유력한 것이 당 제19기 5중전회에서 중국이 채택한 쌍순환 경제전략에 편승하는 길이다. 미·중 전략경쟁 중에 중국이 추진하고자 하는 쌍순환 경제전략에서 북한은 자국경제를 동유럽과 달리 국제대순환의 하위구조가 아니라 동북3성 차원에서 중국의 국내대순환 구조 속에 편입시켜 관리하고자 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최근 북·중관계의 전개 양상이다. 지난 10월 10일 시진핑은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보낸 축전에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및 발전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국 건국 71주년을 맞아 김정은이 보낸 친서에 대한 시진핑의 답전(10월 29일 공개)에서는 "우리는...보다 훌륭한 복리를 마련해주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현안에서 중국 입장을 지지해 주는 대신에, 중국은 '복리'와 '지역의 발전 번영'을 북한에게 제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제3의 방안'은 유엔안보리 제재의 지속과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의존도라는 장애물이 있다. 유엔안보리 제재가 지속되는 한 쌍순환 구조에 편입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유엔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해 나가기 위해서도 남북대화의 복원은 물론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의 높은 대중 무역의존도를 고려할 때 일방적으로 중국경제에 의존하거나 중국의 국내대순환 구조에 편입되는 경제전략은 북한경제의 예속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은 여러 나라들과 경제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일본과의 관계개선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외무성 아시아담당 부상을 지낸 리길성이 싱가포르 대사로 간 것도 동남아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다.


 

북한이 어떠한 경제전략을 채택하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과 같은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지 않아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한반도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는 중재자를 활용하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현 단계 최적의 중재자는 한국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1041811546032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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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연락채널 복원·판문점내 자유왕래·이산가족 상봉' 제안

판문점견학지원센터 개소식 및 견학 재개...남북관계 물꼬 트이길 기대

  • 기자명 판문점 공동취재단/이승현 기자 
  •  
  •  입력 2020.11.04 15:57
  •  
  •  댓글 1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4일 오전 판문점견학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북측에 연락채널 복원을 비롯한 세가지 작은 걸음을 내딛자는 제안을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4일 오전 판문점견학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북측에 연락채널 복원을 비롯한 세가지 작은 걸음을 내딛자는 제안을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4일 오전 판문점견학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세가지 작은 걸음'을 내딛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취임 100일을 맞기도 한 이날 이 장관은 △남북연락사무소를 비롯한 연락채널의 복원 △판문점 내 남북 자유왕래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 등을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이는 평화를 위한 세가지 작은 걸음'으로 제시했다.

먼저,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의 통신 복구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복원 및 재가동을 바란다고 하면서 "상시 소통채널을 마련하는 것은 남북관계 복원의 기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018년 문재인대통령이 경계를 넘었고 9.19 군사합의를 통해서는 자유왕래에 합의한 바 있는 만큼 "판문점 공간 안에서라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산가족의 절실함을 생각해 "판문점에서 소규모 상봉이라도 재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 방식으로라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 장관은 이날부터 1년여만에 판문점견학이 재개되고 이를 위해 절차적 문제를 대폭 개선해 '판문점견학지원센터'를 개소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남북합의의 정신이 깃든 판문점은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게 '작은 평화'의 시작이자 '큰 평화'를 열망하는 희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판문점은 9.19 군사합의가 지켜지고 있는 합의이행의 현장"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우리 국민들의 평화의 발걸음이 쌓이고 쌓이면, 평화에 대한 열망과 의지도 판문점을 넘어 북측까지 전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날 기념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이 장관은 미국 대선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떤 경우이든 미국 대선 결과가 새로운 정세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측면들을 주목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정부로서는 어떤 상황이 되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착실하게 진척시켜나갈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10월 10일 당창건행사, 11월 3일 미국 대통령선거, 내년 1월 초 제8차 당대회 등 큰 정치일정속에서)북측이 아직까지는 상황을 격화시키거나 파국으로 가는 것보다는 좀 개선하는 쪽으로 가능성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 완연하게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니고 그래서 그 두 가지 측면들을 다 보면서 최선을 다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의 흐름으로 만들어내기 그런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판문점견학지원센터 개소식이 열린 이날 13개월만에 판문점 시범견학이 재개되었으며, 6일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견학지원센터 개소식이 열린 이날 13개월만에 판문점 시범견학이 재개되었으며, 6일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개소식에는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영호 외통위 민주당 간사, 윤후덕·박정 국회의원,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도성훈 인천광역시 교육감, 장휘국 광조광역시 교육감, 최종환 파주시장, 패트릭 고샤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부터 재개되는 판문점 견학은 남북 협의에 따른 것은 아니며,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과정에서 먼저 문을 닫았던 우리 정부가 방역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이다. 북측은 올해 1월 코로나19 확산과정에 판문점 견학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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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개표 피말리는 초접전, 바이든 역전... 트럼프, 재검표·소송전 돌입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11/05 10:07
  • 수정일
    2020/11/05 10:0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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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박빙 경합주에서 간발의 차이로 승기 잡아... 당선자 확정 지연에 미국 사회 불안감 고조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20-11-05 08:39:48
수정 2020-11-05 08: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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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뉴시스  
 
미국 대선 개표가 대선일 이틀째인 4일(현지 시간) 밤 현재 피를 말리는 초접전 속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역전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박빙의 승부 차이를 보인 지역의 재검표와 개표 중단 등을 요구하며 법적 소송전에 돌입했다.

개표 초기 예상외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가던 일부 경합주에서 다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역전하거나 바짝 추격했다. 따라서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의 개표가 지연되면 법적 소송 등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승패의 핵심이 되는 북부 3개 경합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이른바 ‘러스트벨트’ 지역의 싸움이 치열했다. 이들 3개 주는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갔지만, 위스콘신과 미시간은 현재 바이든 후보가 역전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위스콘신은 현재 98% 개표에 바이든 후보가 49.4%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8%)을 불과 0.6%포인트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박빙의 표차를 보이자 재검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시간도 97% 개표에 바이든 후보가 49.8%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6%)을 1.29%포인트 차이로 역전했다. 개표 후반에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한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가 개표되면서 CNN방송 등 일부 매체는 바이든의 승리를 확정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는 85% 개표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51.8% 득표율로 46.9%의 바이든 후보를 4.9%포인트 앞서고 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리 숫자까지 앞서갔지만, 간격이 좁혀지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아직 승패의 최종 확정이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경합 지역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개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86% 개표 기준 0.6%포인트)와 애리조나(86% 개표 기준 3.4%포인트)에서 앞서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95% 개표기준 1.4%포인트)와 조지아(94% 개표 기준 1.2%포인트)에서 리드하는 상황이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현재 선거인단을 253명,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AP통신과 폭스뉴스 등은 애리조나(11명)에서 바이든 승리를 확정했다. 따라서 현재 우위를 보이는 네바다(6명)만 승리한다면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당선을 확정할 수 있다고 일부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매우 이상하다” 불복 예고 vs. 바이든, “모든 투표 집계돼야” 반격

270명은 선거인단(538명) 과반이자 대통령 당선을 확정하는 ‘매직 넘버’다. 하지만 현재 이들 경합 지역의 개표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초접전이 계속되고 있어 어느 쪽도 당선 확정을 섣불리 선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재검표 요구와 함께 사전투표 개표 중단 등을 요구하는 소송에 돌입함에 따라 상당 기간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경우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연설을 통해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에 도달하기에 충분한 주들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진행 중인 개표가 끝나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모든 투표는 반드시 집계돼야 한다”며 “우리 국민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어젯밤 나는 대부분 민주당이 운영하거나 지배한 많은 핵심 주에서 확고한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면서 “그 이후 놀랄 만한 투표용지 더미가 개표되면서 이 우위는 하나하나씩 마법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매우 이상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그것은 역사적으로 완전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면서 “어떻게 우편투표 더미가 개표될 때마다 득표율에서 그렇게 압도적이고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느냐”며 강한 불만과 의구심을 표시했다. 또 이어진 트윗에서 ”내가 대승한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예고한 상태라 바이든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승리하더라도 이에 승복할 공산은 거의 없다고 선거분석가들은 전망했다. 따라서 미 대선 당선자 확정이 지연됨에 따라 미국 사회가 다시 불안에 휩싸일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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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병원이 환자를 못 받나” 그 밤, 119대원의 탄식

등록 :2020-11-04 04:59수정 :2020-11-04 07:26

[집단휴진 당시 ‘부산 응급환자 사망’ 재구성]
“안 되는 거 아는데 정말 한번만…”
“다른 병원도 다 안 받는다 할 것”
집단휴진 탓 “당직의 없어 어렵다”
지역 대학병원 등 14곳 모두 거절
3시간여 만에 겨우 옮겼지만 결국…
의료진 부재, 진료거부 해당 안돼
중증 응급환자들 최우선 수용할
‘500병상 이상’ 공공병원 확충 시급
전국 대형병원에서 수련 받는 전공의들은 지난 8월21일부터 약 20일간 집단휴진을 벌였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전국 대형병원에서 수련 받는 전공의들은 지난 8월21일부터 약 20일간 집단휴진을 벌였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8월26일 밤 11시23분. 부산에 사는 47살 ㄱ씨가 약물을 마셔 위독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음주운전이 적발돼 경찰과 임의동행하던 중 ‘잠시 볼일이 있다’며 집에 들른 ㄱ씨는 덜컥 살충제를 마시고 말았다. 경찰이 ㄱ씨를 가까운 종합병원에 데려갔지만 ‘약물중독은 더 큰 병원에 가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119에 신고한 것이었다. 이때부터 ㄱ씨를 구급차에 실은 119구급대원과 소방청의 절박한 ‘병원 찾기’가 시작됐다. 의식을 잃어가는 환자를 지켜보며, 심폐소생술을 하며, 앰부백(수동식 인공호흡기 마스크)을 짜며, 부산·경남 지역 대학병원 6곳을 포함해 의료기관 14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소용없었다. 당시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휴진이 6일째 계속되던 때다. 결국 ㄱ씨는 이튿날 새벽 2시19분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당일 오후 5시47분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뒀다.

3일 <한겨레>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입수한 소방청과 부산시, 경기도,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긴박했던 그날 밤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북부소방서 감염전담구급대가 부산 ○○병원 앞에 도착한 시각은 밤 11시33분. 이 병원은 혈액 투석 등이 필요한 약물중독을 치료하기엔 규모가 작은 곳이었다. 이에 구급대원들은 부산 구급상황관리센터와 함께 지역 대형병원들에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에프유’가 아니면 받을 수 없다”거나 “당직 의사가 1명뿐이라 어렵다”는 것이었다. 에프유(F/U)란 재진 외래환자를 뜻한다.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으로, 전국의 대형병원들은 수술 일정을 조정하거나 신규 환자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버티던 때다.

밤 11시50분. “다 안 된다고 한다”는 구급대원의 절망 섞인 목소리에 119상황센터는 “어떤 이유로 다들 안 된다고 하는 겁니까?”라고 되물었다. “○○대 병원은 파업 중이죠?”(구급대원) “다 파업이죠. 지금 전화를 안 받아서….”(119상황센터)

이튿날 0시25분. 환자는 의식이 ‘세미코마’(반혼수) 상태로 빠지고, 맥박과 호흡이 흐려졌다.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특별구급대가 추가로 출동했다. 대원들은 심정지를 일으킨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선생님, 진짜 안 되는 거 아는데, 정말 한번만요”(119상황센터)라며 애원하기 시작했다. 한 대학병원은 “(환자를) 권역응급센터로 밀고 들어가는 게 낫다. 이렇게 전화해봤자 다른 병원들도 다 안 받는다고 할 것 같다”며 거절하기도 했다. 응급의료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해 중증 응급환자를 받도록 한 권역응급의료센터 병원으로 가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부산 지역의 응급의료센터인 동아대병원도 ㄱ씨를 받아주진 않았다. 부산시가 8월28일 작성한 ‘업무보고’ 문서를 보면, 당시 동아대병원 응급실엔 전문의 2명만이 일하고 있었다. 부산시는 “파업으로 인력 부족 상태였고, 중환자 병상도 없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진료 거부를 한 것은 아니라 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0시38분. 구급대원들의 노력으로 ㄱ씨는 호흡과 맥박을 회복했다. 여전히 받겠다는 병원은 없었다. 소방청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까지 나서 수소문한 끝에 새벽 1시께 울산대병원이 수용 가능 의사를 밝혔다. 새벽 2시19분. ㄱ씨가 울산대병원에 도착한 뒤에야 긴박했던 통화는 종료됐다. 신고 접수 3시간여 만이었다.

<8월26∼27일 부산 약물중독 환자 ㄱ씨 이송 지연 사건 재구성>
자료: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소방청 ‘119 신고 녹취록’ 일부
―8월26일 밤 11시33분119 구급대원 도착, 상황센터와 함께 병원 수소문 시작.
―밤 11시50분
구급대원 : 다 안 된다고 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합니까?119상황센터 : 
어떻게 다 안 된다고 하세요? 
○○○(부산 지역 대학병원)는 뭐라고 하시던가요?구급대원 
: 신규환자 안 받는다고 입원도 안 된다고.
―밤 11시59분
119상황센터 : 선생님, 안녕하세요. 
119상황센터이구요. 약물중독 환자 문의 좀 드릴려구요.
○○○병원(부산 지역 대학병원) : 우리가 볼 상황이 안 됩니다. 봐드리고 싶어도…. 우리도 당직이 한명씩 돌아가는데. 봐드리고 싶어도 볼 수가 없어요.
―8월27일 새벽 0시29분
구급대원 :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지는데요. 아까는 말이라도 했는데 지금은 ‘세미코마'(반혼수)인데…. 
두 번씩 (연락)해도 병원에서 안 된다고 했다는데….
119상황센터 : 반장님. 제가 타 지역도 알아볼게요.구급대원 :
 ○○○(부산 지역 대학병원) 밀어 넣어도 안 되겠죠?119상황센터 : 
○○○(부산 지역 대학병원) 인력이 없어서 안 된다는데….
구급대원 : 인력은 다 없는데….
―새벽 0시36분
119상황센터 : 선생님, 진짜 안 되는거 아는데…. 
정말 한번만….○○○병원(부산 지역 상급종합병원) :
 지금 저 혼자 안 좋은 호흡곤란 환자 보고 있는데…. 
저 혼자 밖에 없어요.
―새벽 0시41분
119상황센터 : 심정지가 났다고 들었는데.구급대원 : ROSC(자발순환 회복)가 됐는데…. 
어느 병원 갈까요?119상황센터 : 
안 그래도 대학병원 전화해서 부탁드려도 안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기관 내 삽관하셨죠?구급대원 : 예. 엠부백 짜고 있어요.
―새벽 1시20분
울산대병원으로 출발.
―새벽 2시19분
울산대병원 도착
오후 5시45분중환자실에서 사망

정춘숙 의원은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시 상황의 배경에 집단휴진 사태가 있었다며, 복지부에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그는 “환자를 외면한 14곳 가운데 6개 병원은 8월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약물중독 치료 급여 청구를 한 사실이 있다. 집단휴진 사태 직전까지도 약물중독 치료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인 만큼, 중증 응급환자를 안정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공공병원 확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김대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응급의학과)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반 종합병원 응급실이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를 가려 받는 경향이 생기면서, 일부 대학병원 응급실로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며 “119 이송 환자를 최우선적으로 수용하는 병원이 있어야 한다.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할 500병상 이상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등 173개 시민사회단체는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예산안에 공공병원 신·증축 예산은 0원”이라고 지적하며 공공의료 예산을 확대 편성하라고 요구했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노동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공공병원 설립 예산 확충 등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전국공동행동 삐뽀삐뽀 공공의료119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여당에 공공의료 확충 예산 편성을 촉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노동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공공병원 설립 예산 확충 등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전국공동행동 삐뽀삐뽀 공공의료119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여당에 공공의료 확충 예산 편성을 촉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최하얀 서혜미 기자 chy@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968440.html?_fr=mt1#csidx6171d87bfdca9989fc2229dbfe40a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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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보궐선거: 성배인가, 독배인가?

  • 기자명 김광수 정치학(북한정치) 박사/‘수령국가’ 저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  
  •  승인 2020.11.03 16:55
  •  
  •  댓글 0
 
 

진보진영은 반적폐세력연합후보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 글은 필자의 의견입니다. 

이 글의 목적은 분명하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제안하는 글이다. 

‘민주당 후보를 반적폐세력연합후보로 만들라!!!’

이 제안에 대해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진보진영은 진보진영대로 다 외면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글은 그런 단순한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우선,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명분 없는’ 보궐선거가 ‘명분 있는’ 보궐선거가 될 수 있다. ▶‘전투’뿐만 아니라, ‘전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방책이다. 

다음으로, 진보진영의 입장에서는 ▶운동이 ‘가능한 것’만 채택한다면 그것이 어찌 운동이겠는가?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운동이다. ▶통일전선적 관점에서 민주당은 견인(혹은, 비판)의 대상이다. 옳게 쓰여지는 전략이다. 

두 집단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그렇게 일치한다. 

해서 이 글은 ‘외면할 수 없는’ 민주당의 현실과 ‘경직된’ 운동의 상상력 경계를 허물어, 우리 정치가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최대한 끌어올려지는데 그 목적이 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작은 이렇다. 

더불어민주당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 당원투표를 실시했다. 내년(2021)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결정할 당헌 개정 전당원 투표였다. 
결과는 ‘사실상’ 유효투표율 미달이라는 효력여부논쟁은 발생할 수 있겠지만, 상관없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몇 가지 측면에서는 매우 안타깝다. 

첫째는, 지도부의 비겁한 결정이 대한민국 정치를 희화화했다. 

누가 뭐래도 이번 투표는 지도부 자신들이 져야 할 정치적 책임을 당원들에 전가한 것이다. 비겁한 정치적 행위이다. 

둘째는, 이번 이 결정-민주당의 당원투표 실시결정이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정치행위로 기록된다는 사실이다. 

정당에 있어 당헌은 그 당에 있어 헌법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 헌법적 규율조항을 자당의 현실적 목적 땜에 내팽개쳐 졌다. 누가 보더라도 정당하지 못하다.

셋째는, 이번 민주당의 이 결정과 향후 결과가 제아무리 좋은 명분과 정치로 치장을 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당장의 정치적 이득 땜에, 그 욕망과 탐욕을 위해 국민들과 한 약속, 믿음과 신뢰를 헌신짝 대하듯 버렸으니, 민주당은 그 어떤 정치적 보상과 이득을 받더라도 자신들의 그 정치적 행위를 만회하기란 매우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왜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다른 데 있지 않다.

그들의 2년 뒤 목표, 대선에서 다시 정권재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만이 최선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런가?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린 그 의미를 정확히 캐치해 내고, 민주당을 통일전선적 운동관점에서 민주당을 어떻게 견인할지와, 민주당이 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강제해내어야 한다.

통일전선운동 관점에서는 민주당을 대하는 진보진영의 시각과 관점은 일관돼있다. 진보진영의 최종 목표가 자주적 민주정부수립을 통한 통일정부 구성에 있다 했을 때 그 긴 여정에서 민주당은 ‘때론 비판, 때론 견인’하면서 가야 할 연대·연합의 대상이다.  

이를 위한 ■ 첫째 인식은, 민주당의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필요하다. 

당헌은 그 당의 헌법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정치적 불이익과 불편이 있더라도 이는 감내해내어야만 하는 그 당의 몫이다. 

즉, 명분적으로는 후보를 내야 할 이유가 발생하지 않고, 현실적으로는 이번 결정이 ‘전투’에서는 승리할지는 모르겠으나, ‘전쟁’에서는 지는 결정이다. 

그런데도 집권여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책임문제를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냄으로써 지겠다는 것은 정치적 궤변에 다름아니다. 정치적 책임이 그렇게 성립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러니 민주당의 이번 결정을 이해할 수는 있겠으나, 결정으로서의 정당성은 수용할 수 없다.

그러면 물어지는 것이 있다. 정치란 무엇인가?

본령적으로 보자면 정치는 국가를 이루는 구성원들에게 행복을 안겨다 주는 주권적 행위이다. 그리고 그 행복은 물질적 부보다 정치도덕적 행복이 더 중함을 알 수 있다.

당 창건 75돌에 행사에서 북은 이걸 명확히 증명해냈다.

아시다시피 제3차 고난의 행군 시기라 명명해도 하등 이상할 것 없는 북의 올해 한해였다. 혹독한 자연재해, 코로나-19발생으로 인한 ‘사실상’의 국경폐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제재국면 해소가 기대되었으나 이것마저도 무위로 돌아간 북, 고충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함에도 북은 그들 자신들의 가장 큰 명절인 당 창건 기념일에서 온 인류가 국가란? 정치란? 지도자란? 무엇이며 어떠해야 되는지를 아주 '감동적인' 방식으로 보여줬다.

‘아무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그만큼 많은 것을 해냈다는 역설적인 의미표현)’ 한해였지만, 지도자는 인민이 고마워서 울었고, 인민은 그런 당과 국가지도자가 고마워 울고, 그렇게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어떤 단어로도, 백만 단어로도 설명해 낼 수 없는 감동 자체가 정치였다. 

굳이 설명해야 한다면 ‘서로 믿고, 존중하는 것’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북은 정치를 그렇게 보여줬다. 믿음과 신뢰.
 
아니더라도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 명분도 없다. 설령 (후보를 내어야 할)수백만 가지가 있더라도 단 한 가지, ‘신뢰’의 문제에 금이 간다면, 수백만 가지의 근거를 포기할 수 있는 그런 정당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집권여당 민주당이 해냈어야 정치적 책무였다. 책임지는 자세였다.

정당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내리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는 자세, 외에는 그 어떤 정치적 레토릭을 구사하든, 예하면 ‘이번 보궐선거에서 도덕적 후보를 내 책임을 달게 받겠다’는 둥 그런 것은 다 말장난이고, 정치적 욕심과 야망이 불러낸 참화이다, 그걸 인정하는 용기였다.

정말 ‘정치적 책임을 달게 받을’ 생각이 있었다면, 그딴 말장난보다 당헌대로 후보를 내지 않으면 된다.

못하면서, 정치적 책임 운운하는 것은 '거짓'이다.
 
정치적 용기도 없고, 정치(政治)가 정치(正治)되지 않는다.

북과 남의 정치는 그렇게 다르다. 북은 이번 75돌 행사를 통해 정치가 ‘믿음의 정치’, ‘사랑의 정치’여야 됨을 보여줬고, 민주당은 이번 결정을 통해 당장의 ‘작은’ 승리에 눈멀어 '이익의 정치', '정파의 정치'만 보여줬다. 

배워야 한다. 체제와 이념이 다르다 하여 못 배울 이유가 전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배워야만 한단 말인가? 

다름 아니다. 백번 양보해 민주당이 왜 당원투표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이번 보궐선거에서 왜 후보를 내어야만 지가 수백 가지의 정치적 이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 수백 가지의 이유가 단 한 가지를 넘어설 수 없다면 그 ‘없음’의 가치를 사수해내어야 했던 것이다. 
 
<국민과의 약속, 믿음과 신뢰>를 넘어서지 않았어야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걸 해내지 못하였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2년 뒤 있을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 과반에 육박하는 투표권이 있는 이번 보궐선거를 포기할 수 없었음이다.

조직도 점검해 봐야 하고, 부산은 모르겠으나 서울은 이길 가능성이 높으니(이 말뜻은 부산만 보궐선거하게 되었으면 아마도 포기했을 수도 있었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민주당의 사고는 이렇게 1차원적이다. 너무나도 뻔히 보인다.) 이를 포기할 수 없어 전 당원투표를 통해 그 욕심을 부릴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다. 모르긴 몰라도 일부 당원들의 욕망과 탐욕도 한몫 했으리라. 많은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씩 꿰찰 수 있어 자당 내 실업률(?)도 낮아지는 이득 말이다. 

등등 수백 가지의 이해관계와 요구가 그렇게 빼곡히 가득 차고도 넘친다. 

현실적인 탐욕과 욕망이 그들 스스로가 만든 당헌을 그렇게 내팽겨치게 만들고, '잘못' 계산된 이해관계는 아무렇지 않게 부활했다. 
 
■ 둘째 인식은, 이제 그들은-민주당은 어떻게 해서 그 잘못된 결정과 질서를 바로 잡을 것인가? 하는 그런 문제와 맞닿는다. 

분명 어렵겠지만, 정치의 본령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당헌대로 후보를 안 내는 것이 제일 좋았겠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었다.

그래서 되돌릴 수 없다면 지금부터는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과 정말 큰 정치적 발상이 필요하다.

▶명분을 지키면서도 소탐대실하지 않는 지혜
▶전투에 이기면서도 전략에 실패하지 않는 지혜

다른데 있지 않다. ‘반적폐세력연합후보’의 관점에서 접근해 이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세력을 연대·연합시켜 내는 것, 자신들이 갖고 있었던 그 ‘얄팍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민사회세력과 연대·연합해 내는 것, 그렇게 전략적 지혜는 발휘되어져야 한다. 

우선적으로는, 범시민후보가 만들어질 수 있는 통 큰 결단. 다른말로는 대의명분적으로는 범시민후보이나, ‘사실상은’ 자당후보가 되게 하는 그런 결단. 그걸 결정할 수 있는 민주당이어야 한다.
 
한 가지 더, 그것만-후보연합만이 아닌, 반적폐세력연합후보의 ‘공동자치정부’까지 구성해 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늦었지만, 또한 100%의 정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정치적 책임을 지려면 그렇게 져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에게 그런 상상력을 기대해본다. 

■ 셋째 인식은, 만약 민주당이 위 ‘첫째 인식은’과 ‘둘째 인식은’으로 견인되고 강제되지 않았을 때 진보진영은 반드시 독자후보를 내야 한다. 

근거는 이렇다. 

하나, 민주당 후보를 반적폐세력연합후보로 둔갑시키는 것은 통일전선운동론적 관점에서 옳지 않다. 

둘, 지금의 민주당은 집권여당이다. 정치적 의미로는 국정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고, 못한 만큼 무조건 ‘묻지마식’ 연대연합전술은 옳지 않다.      

셋, 확보된 선거공간에서 진보진영도 독자후보를 내어야만 광폭적인 대중투쟁을 가져갈 수 있고, 다양한 선전·선동을 구사될 수 있어 과학적 운동방법론이 견지된다. 더해서 이후 정치적 독자세력화의 토대까지 구축할 수 있다.

그 ‘옳은’ 전략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김광수 약력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사)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자문위원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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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육지 간첩과 달라'... 제주도 간첩 4명을 만나다

[피해자 구술, 수상한 섬 수상한 이야기 ②] 첫 만남20.11.04 08:28l최종 업데이트 20.11.04 08:28l변상철(knung072)

군사정권 시절에는 누구든 간첩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제주에는 공권력의 고문과 폭력에 간첩으로 조작된 사람들이 많다. 제주에 사는 조작간첩 피해자의 피해 사실과 그들의 삶과 기억을 기록해 현대사의 비극에 직면하고 이를 통해 파괴된 공동체와 인권의 회복을 돕고자 한다. [편집자말]

강희철씨와 이장형씨의 소식을 듣고 재심을 결심한 강광보씨는 본격적으로 재심을 준비했다. 그의 재심 준비는 피해자를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됐다. 

강광보씨는 제주의 조작간첩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내어 만나고, 설득했다. 몇 년간 제주 지역을 돌아다니며 간첩으로 조작된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함께 진실을 찾자고 설득했다. 그가 그렇게 찾아낸 피해자들과 내가 처음 만난 것은 제주시 일도이동에 위치한 오래된 다방, 양지다방이었다.

강광보씨가 어렵게 피해자들을 설득해 그 자리에 나오기는 했지만 이들은 의심 가득한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마주 앉아 있는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나 역시 어떤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만남이라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이야기하겠지만 그들의 의심은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겪은 불신 때문이다.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나 간첩이라는 특별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낯선 이에게 선뜻 자신이 간첩으로 조작된 억울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때, 몇 명이나 그 이야기에 공감해 줄 수 있을까? 이미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오래전부터 여러 번 경험했던 이들로서는 자신의 억울함을 꺼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강희철, 강광보라는 같은 피해를 경험한 사람이 보증을 했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제주의 특수한 사정
 

 바닷가에 모여 잠시 쉬고 있는 피해자들. 왼쪽부터 강희철, 김평강, 강광보
▲  바닷가에 모여 잠시 쉬고 있는 피해자들. 왼쪽부터 강희철, 김평강, 강광보
ⓒ 한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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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이들을 육지에서 조작된 간첩과 같은 피해자로 생각하고 만났다. 제주 피해자들이 육지 피해자들과 달리 4.3, 밀항, 조총련과 같은 제주의 특수한 사정 속에서 생겨났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이날 이후 제주 피해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오래전부터 육지 권력자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수많은 제주인들이 고통당해야만 했던 역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날 모인 조작간첩 피해자들은 모두 4명, 이들의 징역형을 합하면 모두 30년쯤 되었다. 이들은 곤을, 화북, 삼양 등 가까운 마을 사람들로 모두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보통 조작간첩 피해자들과의 첫 만남에서는 서로 인사를 주고 받고 '나는 이러이러한 일로 억울한 사람이다' 정도만을 듣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시간도 없을뿐더러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다 해도 그 자리에서 당장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첫 만남에서는 마음을 다해 진실규명을 함께 하겠다고 다짐하고, 국가기록원이나 검찰로부터 수사 기록과 재판 기록을 신청해 받는 방법을 공유했다. 그 후에 어떤 점이 억울한지, 재심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증거나 증인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모인 분 중 한 분이던 김평강씨가 조심스럽게 말을 열었다.

막상 재심을 하려면 육지나 일본 같은 곳에 사는 증인이나 증거를 찾아 여기저기 다녀야 할 텐데 나이 든 자신들이 그런 일을 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특히 김평강씨의 경우 불법체류로 일본에서 추방된 상태라 10년간 일본 재입국이 금지되어 있는 상태였다. 김평강씨 사건이 대부분 일본의 교포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증인이나 증거를 찾으러 가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결국 증인과 증거를 찾는 일을 자신이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재심 재판을 하려면 재판 비용이 들어갈 텐데 변변한 돈벌이가 없는 자신들은 그러한 능력이 되지 않으니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당시 모인 김평강, 허간회는 70대 후반으로 직장이 없었고, 강광보는 70대 초반으로 버스 회사 주차장 야간경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자신의 생계를 겨우 유지하는 정도였다. 그러니 적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보통의 재판 비용을 생각하면 재심을 한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진실규명을 시작하다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이야기하는 김평강
▲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이야기하는 김평강
ⓒ 한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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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것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국가폭력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단체를 만든 것이고, 억울한 피해자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단체의 힘으로 하겠으니 염려 마시라 말씀드렸다. 한편으로 재판의 경우 억울한 점이 확인되면, 그래서 재심을 해야겠다고 판단되면, 일단 무료 변론해줄 변호사를 찾아보겠으니 그 점도 염려마시라 전했다.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지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물었다. 자신들 사건을 맡았다가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해도 원망하지 않을테니 부담 갖지 말라는 것이었다.

대신 이렇게 말씀드렸다.

"제 손을 먼저 놓지만 않으시면, 제가 먼저 선생님 손을 놓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렇게 조작 간첩에 대한 진실규명이 시작되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2004년 12월 국정원 진실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근무하기 시작했고 2006년 4월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관으로 위원회를 옮겨 2010년 12월까지 과거사 조사를 계속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해체된 뒤에도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피해를 밝혀내는 일을 꾸준히 해왔고 지금은 국가폭력 피해자 지원단체인 '지금 여기에'에서 일하며 국가권력으로부터 부당하게 인권 침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진실을 규명하고 이들의 사법적 회복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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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이든과 트럼프 사이에서

[기고] 한국만의 가치와 기준 더욱 확고히 해야

지난 4년간 트럼프 정부는 대선 공약들을 실행에 옮겼다. 세계 경찰 역할을 사임했고, 국제기구와 국제공조를 불신했으며 금전적 손익에 따라 동맹 관계를 평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미국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가 위태롭게 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셰일 산업 활성화와 화석 에너지 수출 장려, 미국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미국 기업의 리쇼어링 촉진, 국내 일자리와 신규 세수 창출의 경제적 선순환 고리를 만들면서 최저 실업률과 경제 성장률 상승을 이끌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굳건해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팬데믹 대응 실패와 국내 경기침체,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까지 겹치면서 미 대선은 혼전을 거듭했다. 선거가 끝난 지금 누가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될 것인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미중패권경쟁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치러지며 대선 결과에 따라 자유주의 국제질서 재편의 방향이 결정된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두 후보가 동일하게 대중강경책을 주장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접근법은 상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는 한반도 정책에 있어 북핵문제 접근법,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미국 대선 결과는 미국·중국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야 하는 한국의 대외전략과 북핵 문제와 연동되는 한반도 정세 변화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1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은 대외적으로 대중국 압박 전략과 선택적 개입주의를 견지하면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시 확립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군사력과 외교력을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는 데 투입하고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여 비용과 책임을 나누면서 국제규범과 다자협력을 통한 중국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인도· 태평양지역의 중요도는 변함이 없지만, 세부적인 전략은 변경될 가능성이 크며, 쿼드(QUAD)나 쿼드 플러스(QUAD+)의 개념이 사라질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바이든 후보의 공약인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위해 증세와 재정 정책 확대가 경제 정책의 주요 기조가 될 것이다. 그는 미국 경제 재건을 위해 정부 예산 7000억 달러(약 840조 원) 투입, 일자리 500만 개 창출, 최저 시급 15달러로 인상, 오바마 케어 계승 등을 약속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지난 4년간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외 정책들을 검토하고 수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미국 내 경제적 혼란을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 이슈가 미국의 외교정책에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빠른 대처를 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와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바이든 정부에 한반도 비핵화는 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뿐만 아니라 미국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어나가는 것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에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핵감축을 전제로 한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에 비해 체계적인 비핵화 과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후보는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활동을 30년 이상했으며, 상원 외교위원장 자격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접견했고, 부통령 자격으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는 등 한국 정치,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다.


 

외교에 능통한 바이든 후보가 중국 견제 수단으로 북한을 미국 편으로 끌어당기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대북정책 추진 시 한국과의 협의를 중시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도 좋은 신호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협상에서 상향식(Bottom-up)방식을 선호하며, 전문가 의견 수렴과 원칙에 입각한 외교적 관여를 통한 비핵화를 추구함으로써 대북전략팀 구성과 대북정책 마련,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예상되는 난제는 미국 대통령과 세 차례 만나 빅딜을 논의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전략팀과의 실무협상에 다시 응할지 미지수다. 미국의 대북전략 기조나 태도에 따라 2017년 말과 같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나쁜 시나리오가 재연될 경우 어렵게 이루어낸 4.27 판문점 선언, 9.19 군사합의 등이 무효화되고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경제협력을 위한 동력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도록 노력함과 동시에 유엔 대북제재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과 예외 사항 발굴, 남북 철도 연결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올해로 끝난 북한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2021년 1월 북한은 새로운 경제 계획을 공표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의 가치를 상기시켜 미국을 설득하고 북한의 새로운 경제개발 계획의 시작과 더불어 남북한이 협력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안보를 확고히 하고, 한국의 자주성을 확립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한국은 신북방·신남방으로 외교적, 경제적 외연을 확장하는 대외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는 대중국 경제의존도를 줄이고 중국이 한국에 경제적으로 보복할 수 있는 여지를 줄임으로써 한국의 경제적, 외교적 자주성 확립으로 이어지는 주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가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증액은 동맹국을 갈취한 행위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동맹 강화하며 한국과 함께 설 것",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대북정책에 있어 한미 간 긴밀한 소통, 방위비 분담금의 합리적인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비용을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가치와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반중연대 동참을 행동으로 보이라고 압박할 여지가 높다. 바이든 후보가 10월 29일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Hope for Better Future)"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약속하고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에 믿음을 준 것에 대해 비판적 해석이 필요하다.


 

한미동맹 강화는 남북관계, 미북 비핵화 협상, 미중 사이에 놓인 한국의 곤란한 입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의 한미동맹 비난, 상향식 또는 다자협력으로 진행될 더딘 비핵화 과정, 동맹국으로서의 충성도를 시험하는 미중 양자택일 강요 상황이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더욱 좁힐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대미·대북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은 한반도 정세에 큰 도전이 될 것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2기의 한미동맹, 남북한 관계,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도 순조롭게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변수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기존의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국 전략도 인도·태평양 전략, 5G 클린 패스(5G Clean Path),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중국을 압박할 것이다. 위에 언급한 전략은 동맹국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므로 동맹국에 대한 동참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2기는 1기 행정부가 진행한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파생된 미국에 대한 불신을 희석하고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라는 숙제도 함께 안고 있다.


 

▲ 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 오파로카 공항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기술, 무역, 군사, 이념 등 모든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중국 책임론, 홍콩 보안법 강행, 화웨이 제재 강화 등으로 미중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가 존 미어샤이머(John J. Mearsheimer)가 예견한대로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등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가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연결되어 있으며 중국과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함을 설득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미·중 대리전 양상이 한반도에서 전개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하향식(Top-down) 방식의 협상을 선호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 친분을 바탕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재선 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의사가 있음을 표명했다. 북한도 트럼프 행정부 2기와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희망하고 있으므로 조기에 북미대화를 재개함으로써 북한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한 전략적 도발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기존에 진행되어왔던 6자 회담의 진행과정과 결과를 반추해보면 상향식(Bottom-up) 방식과 다자협력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진전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하향식(Top-down) 방식이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고, 재선에 대한 부담을 털어버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빅딜을 이뤄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할 때 중국의 부상을 확실히 저지한 대통령, 북한 땅을 처음 밟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헌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도 코로나 팬데믹과 경제 재건에 집중할 것이므로 해결이 쉽지 않은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나거나 중요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인 계획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것이 일각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과 의지가 없다, 혹은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이유다.

 

또한, 미국과 북한 모두 하노이 노딜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는 구체적인 실무협상을 통한 북한의 확실한 선(先) 핵폐기 계획이 도출되기 전까지 정상회담을 유보할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 입장에서도 북미대화의 판을 깨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하노이 노딜로 인한 부담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한미동맹의 가치를 폄훼하는 트럼프 정부의 기조로 볼 때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며 주한미군 축소도 다시 거론될 여지가 있다. 미중패권경쟁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하며 인도·태평양 전략, 5G 클린 패스 (5G Clean Path),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한국 정부의 동참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한국이 미국의 동맹임을 분명히 하라는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고, 사안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국익 우선, 미·중과 우호 관계 유지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중국은 중국을 비난하는 국가에 전랑외교(戰狼外交)로 대응하면서 상대국에 거침없는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다. 한국은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와 그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두둔해주지 않는다.


 

호주는 인도·태평양 전략 전략의 쿼드 가담, 홍콩보안법 강행 반대, 코로나 팬데믹 책임론 거론으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보복을 당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에 함께 대응하지 않는다. 이는 거대한 풍랑에 맞서 배가 난파될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지혜롭게 풍랑을 피하며 배를 지켜 목적지에 도달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한국이 직면한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럽다. 코로나 팬데믹, 국내 경제 악화, 세계 무역 환경 변화, 미중패권경쟁 심화와 미·중의 압박,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 고조, 답보상태인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모든 변수를 고려하여 결정을 내릴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은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 가치와 기준을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 수호와 비핵화 추진, 신북방·신남방으로의 경제적, 외교적 외연 확장, 한미동맹 강화,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등을 기준으로 한국의 자주성 회복과 자강의 기회를 찾아 나가야 한다.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실현을 위해 DMZ 평화지대 조성과 개성공단 재개를 실현하여 불가역적인 평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제질서 재편의 키를 쥐고 있는 강대국 미국의 대선은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이다. 향후 4년간 미국의 대외정책에 따라 각국이 직면할 국제정치 상황이 뒤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후보의 대한반도 정책을 비교해보면 한국에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한국에 더 확실히 유리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현 상황을 긴 시간적 프레임과 넓은 공간적 프레임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미중 패권 경쟁과 북한의 비핵화"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국이 당면한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유연한 대응을 취할 수 있도록 대비하면서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한반도 전략의 장점을 살리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1040810420719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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