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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유치원 공개 뒤엔 이 ‘엄마들’의 추적 있었다

비리 유치원 공개 뒤엔 이 ‘엄마들’의 추적 있었다

등록 :2018-10-20 09:20수정 :2018-10-20 09:36

 

 

[토요판] 커버스토리
‘정치하는 엄마들’의 비리 유치원 명단 추적기

명품가방 사고 급식비 빼돌려도
엄마들만 몰랐던 비리 유치원 이름
알고 보니 비공개 이유도 없어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위해
정보공개 청구, 행정소송 내며
1년 넘게 끈질기게 매달려와
▶ 정부와 교육청이 감사를 해 비리를 적발하고도 묵혀뒀던 사립유치원 명단이 공개돼 일주일째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라는 사건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일이 아니다. 비리를 저질러 적발되고도 되레 큰소리치는 유치원, 감사를 하고도 유치원 이름을 숨겨줘온 교육당국과 정부에 항의하고자 1년 넘게 노력해온 이들이 있다. 엄마들의 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요구 작업에 1년 넘게 끈질기게 매달려온 ‘정치하는 엄마들’의 조성실 공동대표(왼쪽부터), 남궁수진 활동가, 장하나 공동대표, 김신애 활동가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겨레>와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요구 작업에 1년 넘게 끈질기게 매달려온 ‘정치하는 엄마들’의 조성실 공동대표(왼쪽부터), 남궁수진 활동가, 장하나 공동대표, 김신애 활동가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겨레>와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엄마들만 몰랐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환희유치원 원장이 2014년 3월부터 2년 동안 자기 월급으로 4억원을 챙기면서도 유치원 체크카드로 명품가방을 사고, 개인 카드값과 아파트 관리비까지 유치원 비용으로 처리했다는 사실을 경기도교육청은 2016년, 국무조정실은 2017년 감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원장이 전남 나주의 대학에 재학 중인 자기 아들을 유치원 사무장으로 앉혀 고액의 급여를 주고 유치원 교육비 계좌에서 그 대학 등록금까지 내는 동안 환희유치원 아이들은 사업자등록이 되지 않은 농장에 가서 체험학습을 했고, 폐업한 업체가 만들어준 영상앨범을 받았다.

 

엄마들은 알 수가 없었다. 유치원 설립자가 교재·교구비 명목으로 받은 학부모 부담금을 가로챈 경기도 성남 서판교유치원에는 필수 교구조차 턱없이 부족했고, 식자재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간헐적으로 구입해 아이들에게 신선도 낮은 급식이 제공됐다. 이런 사실이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감사를 통해 드러났고 검찰이 교재비 편취 혐의로 유치원 설립자를 기소해 재판까지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지금껏 엄마들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유치원 당첨을 염원하며 서판교유치원 앞에 줄을 서왔다.

 

엄마들은 몰라도 된다고, 엄마들만 모르면 된다고 우기던 바윗덩어리 같은 세상을 내려친 건 결국 엄마들이었다. 지난 11일 언론 보도와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발표로 세상에 알려져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전국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라는 사건 뒤에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끈질기게 이를 추적해온 ‘엄마들’이 있다. 그들은 한국 사회의 모순에 대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고자 모인 엄마들의 모임 ‘정치하는 엄마들’이다. 19대 국회의원이었던 장하나씨가 지난해 <한겨레> 토요판(연재 ‘장하나의 엄마 정치’)을 통해 제안하면서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

 

 

“비공개 당연하다”던 국무조정실 
소송 걸자 명단 들고 찾아와
언론 제보에 나서 ‘사건’을 만들다

 

 

국공립 확충, 경영 감시 말하면
한유총 무력시위에 토론회도 무산
“휴업 협박 원장에겐 명단 공개가 답”

 

 

비리 유치원 숨겨준 교육당국
전수 감사 잘할 능력 있을까
엄마 당사자 참여 가능케 해야

 

 

회원 500명, 페이스북 멤버 2300명
서로 처지 공감, ‘이어달리기’하며
보육, 교육, 노동 문제 바꿔나갈 것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치하는 엄마들’ 장하나(41)·조성실(32) 공동대표와 활동가 남궁수진(38)·김신애(36)씨를 만났다. 국무조정실과 교육청이 유치원 비리를 적발하고도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 지난해부터 “왜 유치원 이름을 알려주지 않느냐”고 따지고 나서며 정부와 교육청 등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행정소송 등을 지속해온 이들이다. 이날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교육부를 규탄하는 연대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들은 “아이들 하원(어린이집·유치원을 마치고 나오는 것) 전에 집에 돌아가야 한다”며 인터뷰를 서둘렀다.

 

정치하는 엄마들 로고. 정치하는 엄마들 강미정 활동가 제공
정치하는 엄마들 로고. 정치하는 엄마들 강미정 활동가 제공
“설거지하는데 계속 웃음이 났다”

 

―1년 넘는 시간 동안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여러 행동에 나섰던 것으로 안다. 일단 명단 공개 파장이 큰데, 소감이 어떤가?

 

장하나(이하 장) 비리 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날 일이 바빠 밤늦게 귀가하는 길에 뉴스를 봤다. 비리로 적발된 사립유치원들이 실명으로 거론되는 걸 보니 계속 웃음이 나더라. 나중에는 너무 웃어서 입꼬리 주변 근육이 아플 정도였다. 자정 넘어서 밀린 설거지를 하는데 춤추면서 했다. 같은 시각, 오랫동안 유아교육을 돈벌이로만 생각하고 정말 부당하게 돈을 벌었던 사립유치원의 나쁜 원장들이 어디선가 화내고 난감해하고 박용진 의원과 ‘정치하는 엄마들’을 욕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너무 기쁘고 좋아 춤을 췄다. 이 맛에 사회운동을 하고 행동에 나서는 게 아닌가 싶었다.

 

김신애(이하 김) 마침내 비리 유치원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보고 감격스러웠다. 명단 공개를 1년 넘게 요구하다 보니 이게 정말 될까 싶은 순간도 많았다. 어디서 막혀 있는 건지 답답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공개되고 나니, 엄마들이 이렇게 노력하니까 되는구나, 계란으로 정말 바위를 깰 수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파장이 이렇게 클 줄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내가 사는 동네 맘카페에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를 위해 ‘정치하는 엄마들’이 해온 활동에 대해 글을 올렸더니 조회수가 폭발적이었다.

 

조성실(이하 조) 6살 아이와 함께 뉴스를 보는데 어느 유치원에서 원장이 급식비를 아끼느라 아이들에게 포도를 두 알씩만 줬다는 얘길 듣고 같이 울었다. 우리 애가 4.3㎏으로 우량하게 태어나 먹성이 좋은데, 그래서 공동육아 하는 데서도 아주 많이 먹는 편이다. 뉴스를 보고는 아이가 “엄마, 저는 저런 유치원 안 다닐래요. 나는 포도 두 알 주는 유치원은 절대 안 갈 거야. 너무 싫어. 너무 나쁜 사람이다. 어떻게 해야 돼?” 이렇게 물어보더라. 내가 “그래서 엄마가 ‘정치하는 엄마들’ 하는 거야”라고 대답했더니 “엄마 응원해요”라고 하더라. 밤새 마음이 너무 슬펐다. 결국에는 당연히 공개되어야 하는 건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진짜 고생을 많이 했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보다 더 슬픈 건 부모들이 알고자 했을 때는 관련 기관들이 전혀 압박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래도 터질 게 터져서 정말 다행이다.

 

남궁수진(이하 남궁) 감사에 적발된 사립유치원의 비리 내역을 정리하면서 정말 많이 분노했다. 아이의 보호자들이 비리 내용을 확인하고 이게 내 아이의 유치원이라는 걸 알면 정말 분노하게 될 텐데, 이름이 전부 가려 있었다. 역시 유치원 이름이 공개되니 모두 분노하고 있고 부모들이 들고일어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지금은 분노에서 끝나지 않게 해야겠다는 책임감 같은 것도 든다.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대도시 유치원·어린이집 95곳을 골라 감사한 결과 91개 기관에서 205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과 교육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낸 보도자료에는 현재 세상을 시끌벅적하게 하고 있는 비리의 거의 모든 내용이 들어 있었다. 보도자료와 함께 기자들에게 보낸 ‘유치원·어린이집 분야별 위법 부당한 사례’ 자료에는 앞서 언급한 환희유치원과 서판교유치원의 비리 내역도 자세히 적혀 있었고 ‘루이뷔통’ 명품가방 영수증까지 사진으로 첨부되어 있었다. 오직 유치원 이름만 없었다. 유치원 이름이 빠진 보도가 이어졌고 엄마들은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별수 없이 아이들을 계속 유치원에 보냈다.

 

지난해 6월 ‘정치하는 엄마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칼퇴근법'과 ‘보육 추경'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해 6월 ‘정치하는 엄마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칼퇴근법'과 ‘보육 추경'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조직되지 못한 엄마들의 불안감’이란 힘이 없었다. 아이를 맡기는 입장에서 엄마 혼자서는 원장이나 교사들에게 밉보일까봐 행여 자신의 유치원이 비리 유치원은 아닐까 걱정이 되더라도 작은 질문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 비리 유치원 이름이 뭡니까?”라는 질문은 나오지 않았고 정부도 유치원 이름은 비공개가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국무조정실 발표가 나온 2월이 지나갔다.

 

생각해보면 국무조정실의 당시 발표는 엄청난 것이었다. 전국에 사립유치원은 4220개, 국공립은 4801개가 있다. 언뜻 양쪽 수가 비슷해 보이지만 국공립에는 초등학교에 딸린 한 반짜리 병설유치원도 포함돼 있다. 수용 원아 수로 따지면 사립유치원이 50만5743명, 국공립이 17만2553명으로 3배 정도 차이(2018년 4월 기준)가 난다. 당시 국무조정실이 감사한 유치원은 55곳이었다. 전체의 1%에도 못 미치는 유치원을 감사했는데 그중 54곳에서 비리가 적발된 것이었다. 위반사항이 398건, 부당 사용금액 182억원에 달했다.

 

국무조정실의 발표로부터 몇달이 흐른 지난해 6월 ‘정치하는 엄마들’이 출범했다. 출범 직후부터 비리 유치원의 이름을 묻고 나섰다. 엄마들은 아이를 업고 나와 비리 유치원의 이름을 공개하고 사립유치원의 회계를 투명하게 하라며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각종 토론회에 참석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여러 차례 국무조정실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100여곳의 교육지원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정보공개청구는 거듭 무시당했고 엄마들은 지난 5월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국무조정실과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에 나섰다. 소송에 나서고서야 지난 7월 국무조정실로부터 비리 적발 유치원·어린이집 명단을 받을 수 있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이를 언론에 제보했다.

 

언론이 취재에 나섰고,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던 국회 교육위 소속 박용진 의원과의 협업도 시작했다. 박 의원은 시·도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자료를 요청해 교육청·교육지원청 차원에서 2013~2017년 사이 감사를 벌여 비리를 적발한 유치원 1878곳의 명단과 비리 내역을 입수했다. 박 의원이 이를 국정감사에서 공개했고 큰 파장이 일었다. ‘정치하는 엄마들’이 만들어 놓은 발판 위에 박 의원이 받아낸 자료가 더해지면서 비리 유치원 문제의 심각성은 더 선명하게 세상에 알려졌다. 그렇게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라는 사건이 완성됐다.

 

 

‘부재중 전화 64통’의 추억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를 위한 ‘정치하는 엄마들’의 노력은 어떻게 시작됐나?

 

장 ‘정치하는 엄마들’이 창립총회를 연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새 정부 보육정책 이것은 꼭 바뀌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있었다. 이 토론회에 우리가 패널로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서 국무조정실의 유치원·어린이집 감사 내용을 더 자세히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해 2조원 가까운 국고가 지원되지만 유치원은 감사조차 제대로 받지 않았고 감사에 적발되고도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활발하게 회의를 하는데 당시에도 ‘텔방’(텔레그램방)에서 논의를 하면서 비리 유치원 명단 정보공개청구에 나서자고 결정했다.

 

김 정작 해보자고 나섰는데, 사실 정보공개청구는 물론 소송에 이름을 올리는 일도 처음이었다. 유치원에 대한 감사가 워낙 원칙 없이 이루어지다 보니까 정보공개청구 대상도 모두 제각각이었다. 국무조정실 따로, 17개 시·도 교육청 따로 해야 했다. 또 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별로 정보가 나뉘어 있어서 결국 100여개 교육지원청에 일일이 청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보공개를 청구하기도 힘든데 하고 나면 수십 군데에서 전화가 빗발치고…. 저도 애 키우고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어떤 날은 ‘부재중 전화 64통’ 이렇게 와 있더라. 전화해서는 좀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이런 건 비공개인데 뭘 알고 싶은 거냐’ 묻기도 하고…. 그 뒤에는 우체국 아저씨가 도대체 무슨 일 하냐고 물을 정도로 등기가 쏟아졌다. 전국의 교육지원청에서 등기우편이 날아오는데 대부분 ‘유치원 이름은 비공개다, 우리는 답변했다’는 식이었다. 나중에 행정소송을 하려고 보니까 정보공개청구를 한 지 90일 안에 소장을 접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또 한번씩 정보공개청구를 더 하고, 질문을 잘못해서 비리 내용은 안 오고 비리 유치원 명단만 와서 또다시 하고… ‘맨땅에 헤딩’이 딱 맞는 상황이었다.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이라 해도 전부 비리 유치원은 아닐 수 있다며 명단 공개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부모들도 감사에 적발된 비리 내용을 보면 이게 단순 행정상의 착오인지 아니면 진짜 악의를 가지고 행한 고질적인 문제인지 분별할 수 있다. 그런데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이 어느 곳인지 전혀 확인할 수 없고 그나마도 비공개 결정을 하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김 이미 유치원 실명으로 감사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던 전남지역 교육지원청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관에서 비공개 결정을 통보해왔다. 거듭 요청해도 대부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5호, 6호(감사 과정에 있어 공개될 경우 업무 수행에 지장 초래, 개인에 관한 정보 공개가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 침해할 우려)에 의거해 비공개 결정을 한다고 했다. 비공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에 나서기로 하고 국무조정실과 인천시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들을 상대로 소장을 접수하며 지난 5월3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내 이름으로 소장을 접수하려니 혹시 내가 뭔가 서류 작업을 잘못해 일이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도 됐다. 추가로 서류 등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고 회원들이 이야기해줘 자신있게 소송에 이름을 걸 수 있었다.

 

‘운영의 자율성’이라는 논리 아래 아이들과 부모들이 접근할 수 없는 사립유치원의 세계를 표현한 그림. ‘정치하는 엄마들’ 강미정 활동가 제공
‘운영의 자율성’이라는 논리 아래 아이들과 부모들이 접근할 수 없는 사립유치원의 세계를 표현한 그림. ‘정치하는 엄마들’ 강미정 활동가 제공
장 기자회견을 열고 소장을 접수하고 나니 국무조정실에서 연락이 왔다. 그제야 국가기관이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자료인데 착오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며 95곳의 유치원·어린이집에 대해 벌인 감사 결과와 적발된 91곳의 명단을 7월20일 넘겨줬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국 시·도 교육청의 유치원 합동점검 담당자들은 이미 지난 7월5일 모여 ‘공개가 맞는다’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있었다. ‘비리 적발 유치원 명단을 비공개함으로써 보호되는 이익과 그 공개로 보호되는 국민의 알권리를 비교해 봤을 때 공개가 합당하다’는 서울고검 송무과와 정부법무공단의 법률자문 결과도 받은 상태였다. 유치원 이름 공개로 감사 업무에 지장을 받지도 않으며 개인 사생활의 비밀 침해에도 해당되지 않아 공개가 합당하다는 결론이었다. 그런데도 법률을 근거로 엄마들의 요구에 비공개라는 답변을 계속해온 것이어서 분통이 터졌다.

 

―19대 국회의원이었던 장하나 공동대표의 경우 국회의원이었다면 좀더 수월하게 자료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조금 허탈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나?

 

장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20대 국회의원이 됐으면 ‘정치하는 엄마들’을 못 만났을 것이고, 이런 식으로 세상을 못 바꿨을 것이다. 그저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노력했을 것이다. 우리 애가 4살이라 아직 유치원에 가지도 않았으니까 비리 유치원 문제를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당사자로서 조목조목 애타게, 절실함을 가지고 임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있을까? 이것은 자료 하나를 받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는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당사자들이 모여 백년 묵은 적폐를 흔들고 있다. 엄마들을 만나 같이 울면서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니까 보육, 교육, 노동 문제가 큰 그림으로 보인다. 어떤 국회의원도 그걸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시민의 목소리가 녹아든 단체 활동의 힘이다. 이렇게 같이 바꿔나갈 것이 너무도 많다.

 

 

1년여 전 토요판에 ‘이제 우리 만납시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한겨레> 토요판에서 태어났다. 지난해 3월25일, 장하나 전 의원은 <한겨레> 토요판에 ‘장하나의 엄마 정치’라는 제목의 연재를 시작했다. 딸 두리를 낳은 지 2년이 될 무렵이었다. 연재 첫회 ‘엄마들이여, 정치합시다!’란 제목의 글에서부터 그는 작정하고 ‘엄마 모임’에 시동을 걸었다. “정치에 여성(엄마)들이 나서야만 독박육아를 끝장내고 평등하고 행복한 가족공동체를 법으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우울한 여성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여러분의 아이들과 제 딸 두리에게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를 전해줄 수 있습니다. 저와 마음이 통하신다면, 이제 우리 만납시다.” 기사 끝에 페이스북 주소(www.facebook.com/political.mamas)를 적어두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어떻게 엄마정치 모임을 제안했고, 또 어떻게 그걸 보고 모이게 됐나?

 

장 19대 국회의원으로 일하면서 임신과 출산을 했다. 아이를 낳고 보니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이 출산하고 망가진다는 사실이 비로소 보였다. 정치적으로 너무도 많은 문제가 있는데 대표적인 시민단체들이나 여러 노동조합에도 엄마들은 존재하지만 엄마들의 문제로 싸우는 사람은 없었다. 국회의원 재선에 실패하고 혼자 힘으로 엄마들을 조직할 수가 없었던 차에 <한겨레> 토요판 연재를 시작하는 첫 글에서 엄마 당사자들의 세력화를 제안하며 모이자고 했다.

 

김 <한겨레> 토요판을 통해 ‘우리 만납시다’라는 글을 읽을 당시는 산후우울증이 절정에 달했을 때였다. 연년생으로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고 둘째는 50일이 지난 시기였는데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었다. 글을 읽고 나니 이건 너무 내 얘기고 이 사람은 나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로서의 고충과 고민 등 모든 것이 내 얘기여서 누가 내 마음을 대필해준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모임에 나갔고 체력을 아끼느라 뭐든 소극적이었던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조 지난해 4월22일 첫 모임에서 생판 모르는 이들이 각자 자기 얘기를 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모임 이름을 어떻게 할지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고 제가 ‘정치하는 엄마들’이 어떻겠냐고 했다. 몇년 전부터 메모장에 적어둔 이름이었다. 그 순간 하나 언니가 절 보며 ‘마치 운명 같다’고 하더라. 페이스북 주소로 쓴 단체 영어 이름이 ‘정치엄마’(political mamas)라면서. 두 아이를 낳고 일을 그만둔 상태였는데 첫 모임부터 사무국장 역할을 맡아 준비위원회에 참여했고 이후 공식 출범하고부터는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리 유치원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해 11월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리 유치원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남궁 정치하는 엄마들을 만난 이후로 이 모임이 나에게 진짜 힘이 많이 된다. 유대감이 다르다. 우리끼리는 ‘이어달리기’라고 하는데 텔방에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올리면 자발적으로 서로 일손을 돕는다. 누군가 하다가 힘에 부쳐도 이어받아 할 사람이 나선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서로 100% 공감하면서 격려하며 가는 것이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작업도 서로가 같은 마음으로 해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는 게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첫 만남을 한 지 두달이 안 된 지난해 6월11일. ‘정치하는 엄마들’은 비영리단체 창립을 선언했다. 창립총회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뼈 빠지게 착취당한 우리 엄마들을 위해 모두 같이 묵념하겠습니다.” 지난 5월 ‘정치하는 엄마들’이 펴낸 책 <정치하는 엄마가 이긴다>에서는 당시 엄마들의 감정을 이렇게 기록했다. “우리의 어머니, 시어머니, 할머니, 모든 선배 엄마들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엄마들의 삶은 태곳적부터 존재해왔으나 엄마들의 삶을 역사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는 건 생소한 일이었다. 엄마들은 항상 국가 혹은 사회와 같이 거대한 존재로부터 외면당하고 또 착취당했다. 한 집안의 남성 가장을 주인공으로 상정하는 이 사회의 구조 속에서 엄마들은 늘 구조를 떠받치기 위해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존재였다. 이름도 없이, 그저 엄마라는 단어에 갇힌 채 강요당한 모성의 역사는 얼마나 무수했던가.”

 

이후 1년여 동안 ‘정치하는 엄마들’은 왕성한 활동을 벌였고 회원 수는 늘어갔다. 회원이 수십명 수준이던 초창기부터 보육, 교육, 노동, 여성 관련 토론회에 50회 이상 패널로 참석했고 ‘비리 유치원 감싸기 정부 규탄 기자회견’ 등 자체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만 30차례 넘게 했다. 시민단체와의 연대 기자회견에도 적극 나서고 엄마 당사자의 목소리가 필요한 인터뷰에는 적극 출연했다. 현재 ‘정치하는 엄마들’에 가입된 회원 수는 500여명, 페이스북 페이지 ‘정치하는 엄마들’의 참여자(멤버)는 2300여명에 이른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회계 투명성 강화 등에 목소리를 내면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와의 대립도 심했다고 들었다.

 

장 ‘정치하는 엄마들’이 10대 과제로 ‘보육기관 관리 감독 강화’ ‘보육기관 정보 공개 및 경영 투명화’ 등을 내세우면서 토론회나 세미나 같은 곳에서 마주친 한유총 원장들에게 야유받고 욕먹고 거의 멱살잡이까지 당한 적도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시교육청이 국공립 유치원 확충 관련 여론 수렴을 위해 마련한 세미나도, 지난 5일 박용진 의원실이 마련한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도 한유총 원장들이 욕설과 고성, 몸싸움으로 무산시켰다. 이런 행태를 봤을 때 이들을 압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리 유치원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비리를 저질러도 이름이 공개되지 않으니까, 익명성 뒤에 숨을 수 있으니까 부끄러움 없이 비리를 저지르는 것이다. 악성댓글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알권리라는 말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리 유치원 이름과 그 유치원 원장이 누군지 공개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토론회 패널로 참석할 때면 방청석에 앉아 있는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들 옆에서 한유총 원장들이 저를 보고 쌍욕을 한다더라. “집에서 애나 볼 것이지 기어나와서 난리냐” “직장도 없이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돼서 사회운동 한다고 다닌다”는 등 욕을 하다가 “그냥 파업하자, 맞벌이 가정에서 별수 있겠어” “어차피 워킹맘들은 우리 볼모야, 우리가 휴원하면 워킹맘들 난리난다”는 말까지 해 회원들이 놀라곤 했다. 1년 전 한유총이 정부 재정 지원 확대와 국공립 유치원 증설 정책 폐기를 주장하며 집단 휴업에 돌입하겠다고 나선 것은 결국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교육자가 아닌 사업자의 모습만을 드러낸 행태다. 그 당시에는 엄마들이 화가 나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이번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는 ‘정치하는 엄마들’이라는 조직된 엄마들이 이뤄내고 이후 대응까지 맡아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마들의 ‘든든한 뒷배’가 된 듯해 뿌듯하다.

 

 

전수 감사에 당사자 참여 늘려야

 

―교육부가 유치원 전수 감사와 신고센터 운영 등 대책을 발표했다. 엄마 당사자 입장에서 앞으로 이 분노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길 바라는가?

 

남궁 전 유치원 운영위원이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한달에 원비 40여만원을 내고 분기별로 12만원의 특별활동비와 1년에 180만원의 기타경비를 낸다. 그런데 운영위원이어도 회계장부를 볼 수가 없다. 회계 내역을 보고 싶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와도 행여나 내 아이가 미움을 받을까봐 말을 못한다. 원장은 운영위원회가 의결기관이 아니라 자문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운영위를 여는 것도 원장 재량이다. 반면 국공립은 회계 내역을 공개하게 한다. 사립유치원 감사를 위해 기존 운영위원들, 엄마아빠 당사자들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법적으로 그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 조 유치원 원장들의 자금 유용과 회계 비리도 물론 화나는 일이지만, 급식 비리나 위생상의 문제, 중대 안전사고가 났을 때 보고하지 않은 일 등으로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도 여러 군데였다. 그 유치원 이름들마저 당장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게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전수 조사를 하려면 앞으로 인력이 문제가 될 것이다. 감사에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운영위원이나 학부모 당사자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해 성명을 낼 때부터 감사에 당사자 참여를 보장하라고 이야기해왔다. 또 회계 프로그램인 ‘에듀파인’을 사립유치원에도 무조건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공립 단설유치원을 확충해야 한다.

 

김 사실 앞으로 전수 감사를 한다는데 얼마나 제대로 될까 걱정이 된다. 제 지인이 비리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었는데 특별활동비를 차명계좌로 받더란다. 그래서 유치원 원장이 돈을 차명계좌로 받는데, 이걸 어디로 신고하면 되냐고 교육청에 물으니까 그건 교육부 소관이 아니라면서 국세청에 신고를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 유치원이 이번 공개된 명단에도 올라 있는데 비리 내역에 차명계좌 건은 들어가지 않았다더라. 전수 조사 한다 해도 회계를 얼마나 투명하게 조사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남궁 ‘교육자치’라는 말이 좋기는 한데 어떤 교육청은 비리 내용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어떤 데는 너무 간략하게 쓰여 있다. 이번에 보면 경기도교육청이 가장 의지를 갖고 감사를 해서 환희유치원 등의 내용이 상세하게 기술된 것으로 안다. 지역별로 감사의 시기와 정도가 너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한 조정과 기준 확립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20일 토요일, 서울 시청역 4번 출구 앞에서 단체 이름으로 주최하는 첫 집회를 연다. ‘유아교육·보육 정상화를 위한 모두의 집회’라는 제목이다. 집회의 형식은 ‘아이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상냥한 집회’라고 한다. 엄마들만 몰랐던, 엄마들은 몰라도 된다던 세상을 향해 한번 존재감을 드러낸 엄마들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다음으로 엄마들은 비리 어린이집 명단 정보공개를 청구해둔 상태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이슈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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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바라보는 한국은 아시아의 등대"

[장벽 너머 사람들을 만나다 ⑪] 정범구 주독 한국대사

 

 

 
남북미의 평화를 향한 움직임은 올 한해 내내 한반도를 넘어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은둔의 독재자에서 정상국가의 지도자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강력하게 보였고, 전쟁을 불사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과 발걸음을 함께 하며 북한과 타협의 문을 열려 하고 있다. 
 
한국과 비슷하게 냉전의 대결장이 되어 분단을 경험한 독일에서도 한반도 소식은 화제를 모았다. 냉전 체제 극복을 넘어 재통일까지 이룩한 독일인에게 한반도의 이 같은 변화는 다른 어떤 나라 사람에게서보다 의미하는 바가 클 것이다. 취재진이 정범구 주독 한국대사를 만난 이유다. 
 
정 대사는 독일을 잘 아는 인물이다. 1954년생인 그는 1979년, 청년기에 서독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올해 1월 2일에는 주독 한국대사로서 통일 독일을 찾았다. 독일의 분단과 재통일 체제를 모두 경험한 셈이다. '장벽 너머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다. 
 
그간 취재진은 크게 재통일 당시 독일의 기성세대, 그리고 지금은 장년이 된 재통일 당시의 청년세대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집중했다. 정 대사와는 한국인의 시각으로 본 독일 재통일을 이야기하고, 현재의 한반도 변화를 바라보는 독일인의 시각을 관찰자의 눈으로 재정리하는데 집중했다.  
 
인터뷰에서 정 대사는 독일 정치권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의 변화를 놀라움이 가득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동아시아의 등대"라는 상찬도 나왔다고 전했다.  
 
정 대사는 다만 구 동독 지역이 여전히 과거의 어려움을 완전히 극복하진 못했다며, 독일의 급박했던 재통일을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독일의 재통일 과정과 당시 상황이 한국과는 여러모로 다르지만, 여기서 우리가 참고할 건 참고해 북한과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정 대사는 지난 3일에는 베를린의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 이전식에 참석해 박남영 북한대사와 포옹하는 모습을 남기기도 했다. 정 대사는 대사 부임 후 박 북한대사를 세 차례 만났다.  
 
지난 달 13일 베를린 한국대사관에서 실시한 정 대사와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 정범구 주독 한국대사. 그는 분단 시절 서독에서 유학했고, 지금은 통일 독일에서 생활한다. 독일의 분단과 그 극복기를 생생히 지켜보고 있다. ⓒ특별취재팀

독일이 한반도에 관심 갖는 이유는? 
 
프레시안 : 주독대사로 부임하신 지 약 8개월여가 지났다. 그동안 한국에서 남북 관계에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 분단을 극복한 국가인 독일에서도 한국 문제에 관심이 있을 것 같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독일 현지의 관심 수준이 어느 정도였나? 그저 단순한 외신 한 꼭지 이상의 의미가 있었나? 
 
정범구 : 독일이 아무래도 한국 상황을 특별히 바라보는 분위기가 있다. 우리처럼 분단 체제였다가, 이를 극복한 국가니까. 제가 만나는 독일사람 중 여럿이 한국 상황에 마음이 쓰인다고 한다.  
 
'단순 외신 수준'의 관심이 아니다. 예를 들어 지난 4.27 판문점 선언 당시 독일 언론은, 많게는 신문 3개 면을 이 소식을 전달하는 데 사용했다.  
 
특히 옛 동독 시절 고위 인사들을 만나보면 특별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 시각에 따르면 동독 입장에서 독일 재통일은 '통일을 당한 경험'이다. (남북 힘의 격차가 있는) 우리 상황과 비교해서 생각하게 된다.  
 
프레시안 : 독일 언론의 관심이 예상 이상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주로 어떤 시각으로 한반도 변화를 바라보나? 
 
정범구 : 우선 놀라움이다. 지난해만 해도 한반도는 핵 위기 상태였는데 한해 만에 급반전이 일어났으니까. 이곳에서 동아시아는 (아랍 지역과 마찬가지로) 분쟁 지역의 하나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대 강으로, 전면으로 맞부딪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니 우려가 컸다. 당시 메르켈 총리가 "한반도에서 무력 사용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바로 내고, 독일이 한반도 문제에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맡겠다는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올해 들어 달라졌으니 아주 긍정적으로 볼 수밖에.  
 
프레시안 : 한반도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이해되는데, 북핵 문제 해결에 포커스를 맞춘 미국, 일본과는 시각이 달라 보인다.  
 
정범구 : 그렇다. 독일은 남북한 동시 수교 국가다. 일방적으로 미국식 입장을 고수하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독일의 입장은 한반도 문제를 전쟁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동아시아의 등대" 
 
프레시안 : 대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여러 독일 정치인도 만나보셨을 텐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특별히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었나? 
 
정범구 : 지난 3월 27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연방 하원의장을 만났는데, 이분이 예상보다 한반도 문제에 아주 큰 관심을 보였다. 우선 이 분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1972년부터 정치인 생활을 시작해서 지금도 활동하는 유일한 현역 정치인이다. 46년 내내 지역구 의원 생활을 했다. 제가 유학생이던 서독 시절에도 정치인이었던 분이다. 
 
이분과 당초 20분간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었는데, 이분의 관심이 워낙 커서 40분간 한반도 문제를 이야기했다. 당시 이 분이 저에게 한국의 변화, 한반도 정세의 변화 등과 관련해 "한국은 동아시아의 등대"라고 했다. 인상적 표현이었다. 비록 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의 이야기지만, 당시 이미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전환의 계기가 마련되었을 때다. 
 
한국을 이처럼 높이 평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한국이 빠른 산업화에 성공해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 가까이 다가왔다는 점. 둘째, 동시에 한국이 모범적으로 민주화 이행에도 성공했다는 점. 세 번째로 얼마 전까지도 전쟁 위협이 고조된 지역(한반도)에서 주도적으로 극적인 평화의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도 한국의 다이나믹한 변화를 인상 깊게 보고 있다다.  
 
프레시안 : 아무래도 독일이 분단, 급격한 발전 등 한국과 현대사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이 같은 반응이 나온 듯하다.  
 
정범구 : 그렇다. 다만 상찬의 포인트가 우리 일반 국민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보통 한국 기성세대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물론 이것도 놀라운 성과지만, 독일은 한국이 민주주의적 가치를 체화한 나라라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극단적으로 말해, 독일은 상대국을 민주주의 국가냐 아니냐는 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독일이 대외관계를 설정할 때 상대국에 관한 최상의 표현은 '가치 공동체'다. 이 '가치'에는 '민주주의적 가치', '다원주의적 가치', '자유무역에의 신봉' 등이 포함된다. 이 가치를 모두 만족하는 나라가 세계에 그리 많지 않다. 유럽연합(EU) 소속국과 기타 G7 국가를 포함해 한국 정도다. 이 점을 고려하면, 독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을 더 높이 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이 자신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국제 문제에 책임을 가져야 할 일원이라는 거다. 
 

▲ 프로이센 왕국이 세워 지금은 베를린의 랜드마크가 된 브란덴부르크 문. 냉전 시기에는 베를린 장벽 8개 검문소 중 하나로 쓰인 탓에 동서독 분단의 상징이었다. 이제는 독일 재통일의 상징이 되었다. 남북한으로 비교하자면, 판문점과 같은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특별취재팀

독일서 배울 것: 준비 없는 통일은 재앙 
 
프레시안 : 동서독 분단 시기 서독으로 유학을 떠나 상당 기간에 걸쳐 동서독 변화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통일 독일과 당시를 비교하면, 특별히 눈에 보이는 차이점이 있나?
 
정범구 : 난 1979년에 서독으로 나왔다. 공부를 끝내고 귀국한 때는 재통일 시기인 1990년이다. 아무래도 당시와 비교하면, 이제 통일이 확실히 사회에 녹아들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동서 베를린 간 자유 통행이 가능해졌다. 당시 저도 서독 브라운 슈바이크에서 국도를 통해 동쪽으로 들어가 본 적이 있다. 당시 내가 처음 떠올린 생각이 지금도 선명한데, 20세기에서 18세기로 돌아온 듯했다. 
 
동독의 실체를 보기 전만 해도 나에게 동독은 동구권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였다. 내가 동독에서 약 60㎞ 떨어진 지역에서 공부했기에, 동독TV 전파가 잡히곤 했다. 당시 동독TV를 보면 서독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여름에 휴가들을 잘 다니고, 트라비라는 차량은 전 인민이 한 대씩 갖고 있고...  
 
하지만 막상 실체를 보니 현실이 달랐다. 특히 도로 상태는 아주 안 좋았다. 도로 곳곳이 깨진 상태라 시속 30㎞를 내기도 어려웠다. 집들도 외관상으로만 보면 벽이 멀쩡한 건물이 거의 없었다.  
 
그때의 기억이 인상에 남은 이유가 있다. 우리는 아직도 북한을 쉽게 방문하지 못하잖나. 당시 나는 '북한도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하며 동독 지역을 돌아봤다. 
 
1989년 독일 재통일 당시 자료를 보면, 대략 동독은 서독의 33% 수준 국가였다. 그랬는데도 외관상으로는 그처럼 엄청난 격차가 보였다. 그런데 현재 남북 상황은 어떤가? 2017년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남북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 격차가 47대 1이다. 동서 격차보다 훨씬 크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급격한 통일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만일 어떤 변수에 의해 북한 체제가 붕괴해 남한이 북한을 흡수하는 상황이 온다면, 남한에도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프레시안 : 실제 옛 동독은 서방 홍보용으로 인민이 자유롭게 산다는 점을 강조하곤 했다고 들었다. 사회주의 체제의 전시장 국가였으니, 인민에게 어느 정도 자유를 줬고 인민을 위해 청바지를 생산하기도 했다. 강력한 통제가 지금도 작동하는 북한과는 상황이 조금 달랐던 듯하다.  
 
정범구 : 동독도 기본적으로 경찰국가였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다른 통제 사회에 비해서는 자유가 조금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동독만 해도 사회주의 독재 이전에는 바이마르 공화국이라는 민주 공화국을 경험했다. 북한과 역사 배경이 다르다. 
 
프레시안 : 그처럼 기본적 경험이 있었음에도, 재통일 후 동서 격차가 엄청났다. 그 때문에 지금도 독일은 통일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일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 재통일 28주년 기념행사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 통일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재통일 28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가 당면한 도전 과제"라며 "통일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완성까지는 머나먼 길을 걸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범구 : 아무래도 구 동독 지역에서는 통일 이후를 비판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동독이 무너질 당시 마지막 집권자가 한스 모드로 전 총리다. 올해 나이가 90세다. 이분을 얼마 전에 만났는데, 한 서류를 보여주시더라. 동독이 나름대로 만든 통일 플랜이었다. 하지만 이미 당시 통일 주도권은 서독이 쥔 상태였고, 결국 서독 주도로 흡수 통일이 완성됐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자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다. 당시 헬무트 콜이 동서독 마르크화를 통합하면서 특히 큰 비판이 일었는데, 그처럼 급박한 조치가 없었다면 독일 재통일이 더 더뎠고 힘들었으리라는 생각 말이다.  
 

▲ 동독 정부가 청바지에 열광하는 인민을 위해 생산한 청바지 '복서.' 동독 정부는 청바지를 입은 동독 연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자유롭게 거리를 달리는 모습, 가족이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모습 등을 홍보영상으로 만들어 서방에 홍보했다. 복서 바로 곁에 당시 동독 젊은이의 꿈이었던 리바이스 청바지가 걸린 모습이 인상 깊다. 베를린 DDR박물관 전시. ⓒ특별취재팀


김정은 위원장이 변해야 북한도 변한다 
 
프레시안 : 독일 재통일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범구 : 내부의 노력과 국제 상황이 잘 맞아떨어졌다.  
 
독일 내부적으로 보자면, 빌리 브란트가 동방정책을 펴면서 냉전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이 때 동독에서도 라이프치히 시민을 중심으로 체제 항쟁이 이어져 통일의 전기가 마련됐다. 때맞춰 고르바초프가 개혁 개방으로 대표되는 변화를 이끌면서 통일이 가능했다. 기실 고르바초프가 아니었다면 동서독의 재통일은 어려웠을 것이다.  
 
1989년~1990년의 사태 전개 상황이 궁극적으로 통일을 바라보는 우리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베를린 장벽이 1989년 무너졌지만, 당시 서독 정치인들은 독일이 통일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동서독은 여전히 미영불소 4개국 합의 하에 관리되던 나라였기 때문이다. 즉, 이니셔티브는 저들 강대국에 있다고들 보았다. 실제 영국의 대처는 강경하게 독일 재통일을 반대했다.  
 
이 상황에서 소련이 변화하고, 이에 맞춰 독일 정치인들이 역할을 분담해 미국의 통일 협조를 이끌어내면서 국제 여론을 통일 찬성 분위기로 바꿨다. 
 
프레시안 : 독일 재통일을 남북관계에 비유하자면, 한반도 변화에도 국제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꾸준히 북한은 물론, 미국과 EU 등을 설득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반면, 분명히 당시와 지금의 다른 점도 있을 듯하다. 특별히 다른 점이 무엇일까?
 
정범구 : 아무래도 북한과 동독 사회의 차이점이 눈에 보인다. 동독만 해도 슈타지가 엄청난 힘을 지닌 경찰국가였다. 슈타지 요원만 9만 명에, 비공식 협력자(IM)는 18만 명에 달했다. 
 
그럼에도 동독의 경찰 체제는 기본적 인권을 어느 정도는 지키려했다. 예를 들어 정치범도 고문을 당하지는 않았다. 비록 동구권으로 한정되긴 했지만, 인민의 여행도 보장됐다. 특히 기독교 문화는 동독도 통제하지 못했다. 이런 최소한의 기반이 있었기에 동독 체제 말이 되자 반독재 시민 투쟁이 일어날 수 있었다. 즉, 내부의 변화 움직임이 생길 수 있었다. 
 
반면, 북한은 아무래도 이런 자생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체제는 아니다. 따라서, 결국 북한이 변화하려면 최고 권력자의 결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제가 독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김정은 위원장이 정말 비핵화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본다고 대답한다. 이제 북한도 더는 사회주의적 구호, 선전만으로 체제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김 위원장이 젊다는 게 중요하다. 그는 외국 유학 경험이 있다. 핵만으로는 체제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걸 잘 안다. 인민의 실질적인 생활 수준 개선을 이뤄내야만 체제가 안정될 수 있음을 안다고 본다. 핵만 내주면 경제를 살려 체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데, 왜 안 하겠는가.
 
이런 관점으로 북한을 바라보니, 북한의 관료주의 체제가 강하다는 점도 눈에 들어오더라. 관료 체제에서 최고지도자 혼자 혁신적 생각을 한다고 변화가 쉽게 일어나나? 그렇지 않다. 아무리 최고지도자라도 나라 구석구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 없다. 즉, 북한이 실질적으로 변화하려면 중간 관료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기득권층이 약 3만 명 정도 된다고 본다.  
 
그런데 이들의 기득권을 지켜주면서 체제를 바꾸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당장 우리 사회에서도 촛불 이후 대통령이 바뀌었는데 왜 현실이 변하는 게 없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잖나? 북한은 오죽하겠나? 김 위원장이 변화의 말을 한 마디 해도, 그 이행 과정을 누군가 확인하지 않는다면 변화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현장 지도에서 화를 많이 낸다는 데, 그래서가 아닐까 싶다. 자신이 말할 때 눈앞의 간부들은 고개를 숙이지만, 정작 현장에 와 보면 제대로 변화되지 않겠지. 북한의 변화에는 대외적 문제는 물론, 이처럼 바깥의 우리는 알기 어려운 내부적 사정도 극복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 남북관계 변화는 한두 사람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없다. 남북 두 정상과 함께 주변 국의 변화, 관료의 변화도 함께 이행되어야만 한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통일에의 의지 계속 이어져야 
 
프레시안 : 많은 사람이 '남북 관계는 동서독 관계와 너무 달라 한국이 독일로부터 배울 건 없다'고들 한다. 동의하나? 
 
정범구 :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물론 동독과 북한은 다르지만, 그럼에도 분단 체제를 극복하고 통일로 나아갔다는 점은 중요하지 않나. 특히 한국은 독일로부터 두 가지 중요한 점을 배울 수 있다고 본다.  
 
우선 빌리 브란트 정부의 대 동독 원칙이다. 접근을 통한 변화, 즉 가까이 다가가서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끝없이 동독과 접촉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빌리 브란트의 보좌역으로 전 서독 경제협력부 장관이자 ‘독일 재통일의 설계사’로 불린 에곤 바르의 말이다. 이 기조를 서독 정부가 계속 유지했다. 서독 사람들은 동독의 친지를 언제든 만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위해 서독 정부가 동독으로 가는 시민을 금전적으로 지원했다. 함부르크와 베를린 간 고속도로도 서독 정부가 깔았다. 당장은 돈이 나가는 것 같지만, 그만큼 동서독 접촉 면이 넓어진다는 이유였다. 이 같은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 
 
다음으로 배울 건 통일에의 의지다. 지금도 독일에서는 재통일 기념일마다 통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이 같은 우려에 관해 브란트가 한 말이 있다. "같은 뿌리에서 자란 나무는 결국 함께 성장하기 마련"이라는 얘기다.  
 
앞서 보았듯 남북의 격차는 동서독 격차보다 크다. 우리가 무리하게 통일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다만, 통일에의 전망과 비전은 꾸준히 갖고 가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우리가 동서독 통일로부터 받아들일 교훈이라고 본다.  

동독, 북한, 그리고 민주주의  
 
프레시안 : 언급한대로, 여전히 독일 통일이 완수되지 않았다는 독일 내 평가가 많다. 동서 격차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정범구 대사는 독일의 급박했던 통일로부터 좋았던 점과 잘못된 점 모두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정범구 : 물론 경제적 격차 문제는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장벽은 무너졌지만, 동서 독일인 마음 속 장벽은 더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실제 독일에서 있다. 아직 구 동독 출신이 2류 취급을 받는 부분이 있다. 
 
지금 구 동독 지역에서 심각한 문제가 인구 유출이다. 상당수 지역이 농촌 지역인데, 특히 여성 노동 인력이 서쪽으로 빠져나가면서 경제적, 문화적 소외 요소가 크다. 
 
구 동독 내 세대 간 갈등 요소도 있다. 지금 구 동독 노령 세대는 동독을 건설한 세대다. 이들은 사회주의 체제가 발전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다. 풍부한 복지 혜택을 누렸다. 그런데 재통일 이후, 이런 이야기는 이제 공공연하게 하기 힘들게 됐다. 구 동독의 모든 게 잘못됐다는 인식이 강해졌으니까. 이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다. 
 
다음 세대는 통일의 희생양이다. 장벽이 무너질 때 장년이어서, 급격한 체제 변화를 온몸으로 떠안은 세대다. 이들이 가장 불운하다.  
 
통일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는 부모, 조부모와 전혀 다른 세대다. 서독 출신처럼 당당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통일 독일의 세대다. 이처럼 세 새대의 경험이 극단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동독 내부적으로도 갈등 요인이 있다.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결합해 지금 구 동독 지역의 극우화가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프레시안 : 동독 지역의 극우화는 우리도 눈여겨봐야 할 지점인 듯하다. 당장 한국에 안착한 적잖은 탈북민이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걸 미디어가 자주 보도한다. 
 
정범구 : 동독의 경우를 말하자면, 구 동독인의 민주주의 훈련 여부도 극우화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본다. 아무래도 서독 출신에 비해 구 동독 기성세대는 민주주의 교육에서 취약한 면이 있었다.  
 
남북관계에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아직 통일을 이야기하기엔 이르지만, 통일 국가는 민주주의 국가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 지역에 민주주의 교육을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체제의 특성상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보다 수직적 관계, 복종에 더 익숙하다. 만일 지금 이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통일이 온다면, 북한이 (동독처럼) 극우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  
 
물론 서독 사람이 동독 사람을 이해해야 하듯, 남한 사람도 북한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서독 사람들이 흔히 동독 출신을 비하하며 하는 말이 자기표현을 못 한다, 타자를 관용하지 않는다, 게으르다는 얘기다. 그런데, 사교성은 자본주의적 습성이다. 자신을 상품화해야 하니 평판에도 민감하고, 좋은 관계에 목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굳이 사교적이려 노력할 이유가 없다. 이런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프레시안 : 독일 재통일에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그밖에도 두 체제의 생활 수준 격차를 좁히기 위해 우리가 독일로부터 배워야할 게 있을까?
 
정범구 : 부임 후 상황을 보자면, 독일은 여전히 동서 간 심리적 통합을 위한 노력보다 과거 동독 체제 청산에 더 힘을 쏟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슈타지 활동가에 관한 아카이브화 작업을 하거나, 동독사회주의통일당(SED) 독재 하에서 동독인들이 얼마나 비민주적 취급을 받았는지 등을 들여다보는데 집중한다. 이런 노력이 필요하지만, 심리적 통합을 위해서도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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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 최초 언론 공개, 5가지 의혹이 남았다

현장] 2기 특조위 출범‧미수습자 수습 마무리 앞두고 기관실 포함한 선체 내부 공개
“선체에 새겨진 의혹은 다 풀고 가야… 1기 특조위와 선체조사위는 방해와 시간 부족으로 못해”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2018년 10월 20일 토요일
 

세월호 선체 내외부가 공개됐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둘러싼 의혹의 현장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4·16가족협의회)’와 해양수산부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은 19일 기관실을 포함한 선체 내외부를 공개했다. 주요 추진기를 설치한 기관실을 언론에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공개는 11월 말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2기 특조위)’ 출범을 앞둔 시점, 미수습자 수습 마무리 단계와 맞물려 이뤄졌다. 

 

▲ 목포시 유달동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를 19일 좌현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김예리 기자
▲ 목포시 유달동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를 19일 좌현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김예리 기자
 

4‧16가족협의회는 앞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1기 특조위)’나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체조사위)’가 들여다보지 않은 5가지 의혹을 중심으로 현장을 설명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원인을 둘러싸고 지금도 밝혀지지 않은 의혹들이다. 정성욱 세월호 선체인양분과장은 “두 특조위가 모두 조사를 하지 못해 가족들이 2기 특조위에 면밀히 조사해달라 요구하는 사항”이라며 “의심이 되는 부분들을 명확히 하고자 기관실 내부를 공개한다”고 했다. 

이날 4‧16가족협의회는 내부 3곳을 빼고 선체 전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조타실과 핀 안정기(스테빌라이저)실, 기관실 룸이 제외됐다. 4‧16가족협의회 “현재와 2기 때도 예민한 조사 대상인 장소”라고 이유를 밝혔다. 핀 안정기실은 선체 외부 변형이 일어난 부위의 안쪽 공간이다. 기관실 내 룸은 조타실과 번갈아 엔진을 통제하는 장소다.

▲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단원고 2학년 동수군의 아버지)이 19일 목포신항만 세월호 거치소 회의실에서 선체 내외부를 공개하는 취지를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단원고 2학년 동수군의 아버지)이 19일 목포신항만 세월호 거치소 회의실에서 선체 내외부를 공개하는 취지를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미디어오늘은 이날 4‧16가족협의회가 내외부 현장과 함께 공개한 5가지 의혹을 정리했다.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단원고 2학년 동수군 아버지)은 “앞으로 2기 특조위에서 선체를 조사하기 때문에 내부를 공개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내부 참관에는 더팩트‧목포MBC‧목포KBS‧민중의소리‧OBS‧조선일보‧KBS오늘밤김제동‧한겨레 등 언론사 8개 팀이 참여했다. 

1. 배 좌우균형 잡는 스테빌라이저, 왜 정상 각도의 2배 돌아갔나

스테빌라이저란 배의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다. 선박 밑 양쪽 면에 날개 형태로 설치된다. 그래서 세월호가 기울어 넘어진 경위를 밝히는 데 핵심 부위로 꼽힌다. 정성욱 분과장은 “(스테빌라이저가) 많이 돌아가면 배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려 뒤집히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세월호는 뱃머리가 오른쪽으로 빠르게 돌면서 균형을 잃었다. 배 선체는 왼쪽으로 넘어졌다. 

 

▲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이 세월호 좌현 아랫부분에 위치한 좌우 균형장치 스테빌라이저의 발견 당시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정 분과장은 ‘스테빌라이저 각도가 최대의 2배 이상 돌아가 있었으나 그 시점과 원인을 조사한 바는 없다’고 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이 세월호 좌현 아랫부분에 위치한 좌우 균형장치 스테빌라이저의 발견 당시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정 분과장은 ‘스테빌라이저 각도가 최대의 2배 이상 돌아가 있었으나 그 시점과 원인을 조사한 바는 없다’고 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인양해 보니 스테빌라이저는 최대 회전 각도보다 대폭 비틀려 있었다. 25도까지 돌아갈 수 있는데 50.9도 상태였다. 정성욱 분과장은 “1기 특조위 때 스테빌라이저는 땅 속에 박혀 있었다”며 “(배의) 안쪽은 빔(철근)까지 휜 상태였다”고 했다. “외부에서 충격을 가했거나, 배가 바닥에 닿으면서 휘어지는 등 2개의 가능성이 있다”며 “해수부가 자료를 다 제출하지 않아 정확한 조사를 못 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스테빌라이저는 지난 2016년 5월 해양수산부 선체인양팀이 절단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1기 특조위가 ‘스테빌라이저는 선체가 좌현으로 누운 원인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구조물이기에 함부로 손대선 안 된다’고 전했으나 당시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 세월호 선체에서 스테빌라이저 위치. 사진=김예리 기자
▲ 세월호 선체에서 스테빌라이저 위치. 사진=김예리 기자
 

2. 방향타 조절 장치인 솔레노이드 밸브, 언제 왜 작동 멈췄나

키 조종 명령을 실제 방향타로 옮기는 장치도 한쪽으로 굳어(고착) 있었다. 솔레노이드 밸브다. 솔레노이드 밸브는 조타 명령에 따라 앞뒤로 움직이며 유압장치를 거쳐 실제 방향타를 바꾼다. 솔레노이드 밸브가 굳어진 경위를 알아야 세월호가 급격히 돈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세월호에 있던 2개의 솔레노이드 밸브 가운데 하나가 굳어진 상태로 발견됐지만, 언제 왜 굳어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정성욱 분과장은 “(나머지 4가지 의혹과 달리) 선체조사위에서 조사하긴 했지만 실질적 결과는 없었다”며 “언제 고착됐고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19일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이 타기실 내 실린더기 앞에서 솔레노이드 밸브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19일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이 타기실 내 실린더기 앞에서 솔레노이드 밸브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2014년 4월15일 당시 세월호 솔레노이드 밸브가 작동하는 타기실 내부. 사진=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
▲ 2014년 4월15일 당시 세월호 솔레노이드 밸브가 작동하는 타기실 내부. 사진=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
 

선체조사위는 결론을 요약한 종합보고서에서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이 배의 우현 급선회와 연관 있는지 판단해볼 수 있다”며 “참사 당시 침몰 원인과의 연관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내인설 종합보고서는 “솔레노이드가 고착된 결과 세월호의 타를 우현 방향으로 돌리는 압력이 계속 작용하여 조타실에서 통제할 수 없는 우선회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열린안 보고서 역시 “(솔레노이드 밸브가) 5도에서 고착됐을 경우 (...) 타는 계속해서 우현 쪽으로 움직이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선체조사위는 지난 8월6일 침몰 원인을 놓고 2가지 엇갈리는 결론을 함께 내놨다. ‘내인설’은 기계 결함 등의 이유로 세월호가 침몰했다고 주장한다. ‘열린안’은 충돌 등 외력에 의한 침몰 가능성 등을 추가로 조사해야 한다고 결론 맺는다.

 

▲ 세월호 내부에서 정상작동하던 또 하나의 솔레노이드 밸브. 사진=김예리 기자
▲ 세월호 내부에서 정상작동하던 또 하나의 솔레노이드 밸브. 사진=김예리 기자
 

3. 조사가 끝나고서 발견된 선체 외부 패인 흔적

세월호가 지난 5월 바로 섰을 때, 해저면과 맞닿았던 좌현은 곳곳이 훼손돼 있었다. 그러나 아래쪽에 커다랗게 움푹 파인 흔적 2개는 특히 두드러졌다. 내부에 핀 안정기실이 위치해 한층 중요한 부위다. 선체조사위는 자국이 생긴 원인을 조사하지 않았다.

선체조사위는 세월호가 인양된 직후인 지난 3월28일 출범했다. 누운 선체는 5월10일에 이르러서야 바로 세워졌다. 정성욱 분과장은 “선체가 누웠을 땐 이 부분이 안 보이다 직립하고서야 발견됐다”며 “선체조사위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그땐 이미 조사가 끝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단계였다”고 했다. 선체조사위는 지난 8월7일 활동을 종료했다.

정 분과장은 “완만한 표면을 움푹 팰 만한 해저 지형지물은 없었다”며 “세월호 외벽에 얼마나 큰 힘이 가해져야 이런 변형이 일어나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희생자 가족대표로 선체조사위에 참여한 권영빈 상임위원은 이 반달 모양의 자국을 두고 ‘충돌 흔적이 어떻게 생겼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이 19일 세월호 좌현에 위치한 2개의 외부 충돌 흔적 앞에 서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이 19일 세월호 좌현에 위치한 2개의 외부 충돌 흔적 앞에 서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19일 기자들이 세월호 좌현 외부 충돌 흔적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19일 기자들이 세월호 좌현 외부 충돌 흔적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종합보고서 열린안은 “직립된 세월호 선체 좌현 핀 안정기실과 그 위쪽 데크스토어 내부의 대변형과 외부의 충돌 흔적과 외력의 연관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고 보고했다. 내인설은 “해양 자문 및 감정 업체 브룩스벨의 외부 손상 조사에서는 외부 물체에 의한 손상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외력 작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장범선 위원은 외력 가능성을 부인하면서도 “좌현 핀 안정기실 주변과 후미의 파손이 착저나 인양 중 발생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추가 정밀 조사는 필요하다”고 했다.

4. 배에서 가장 튼튼한 바닥 부분이 움푹 들어간 이유는 

선체 바닥에도 외부에서 충격을 가한 흔적이 있다. 좌현보다는 작게 움푹 패인 부위다. 역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 분과장은 “배 가운데 가장 튼튼한 자리가 바닥인데 이곳을 때려 푹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4‧16가족협의회는 ‘외력충돌설’을 주장하진 않지만, 외력충돌설을 반증하기 위해서라도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성욱 분과장은 “현재는 관점에 따라 결론이 열려있는 상태”라며 “적어도 세월호 외양에서 발견한 의혹은 2기 특조위에서 다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 19일 세월호 선체 바닥 부위가 움푹 들어간 흔적. 사진=김예리 기자
▲ 19일 세월호 선체 바닥 부위가 움푹 들어간 흔적. 사진=김예리 기자
 
▲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이 세월호 바닥 부위 움푹 패인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이 세월호 바닥 부위 움푹 패인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5. 선수 좌현에 방향이 제각각인 스크래치

뱃머리 좌현에 긁힌 자국이 집중된 경위도 석연치 않다. 정성욱 분과장은 “선체의 칠은 망치로 때려야만 벗겨지는 도장인데, 무엇 때문에 이 부위만 스크래치가 크게 났는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선수는 오랫동안 수면 위에 떠 있던 까닭에 녹슬지 않았다. 그런데 이 부위만 날카로운 물체에 칠이 벗겨져 녹슨 상태다. 정 분과장은 “방향도 제각각이라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 세월호 좌현 서로 방향이 다른 스크래치 흔적. 사진=김예리 기자
▲ 세월호 좌현 서로 방향이 다른 스크래치 흔적. 사진=김예리 기자
 
▲ 세월호가 누워있을 당시 좌현 스크래치 모습. 사진=민중의소리
▲ 세월호가 누워있을 당시 좌현 스크래치 모습. 사진=민중의소리
 

“부모로서 원인 모르고 살아갈 수 있을까… 정밀 조사 필요”

문호승 2기 특조위 상임위원은 “지금까지 1기 특조위와 선체조사위는 조사 방해와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의혹에 대한 답을 다 내놓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기 특조위에서는 부분적 사실들 사이 연관관계를 밝히는 게 목표”라며 ‘변침과 배 기울어짐의 관계’ ‘솔레노이드 밸브 고장과 침몰의 관계’ 등을 꼽았다. 정 분과장은 “2기 특조위가 이 5가지 의혹을 정확히 해명해야만 외력설(의 사실 여부)을 증명할 수 있다”며 “그 부분을 특별히 밝혀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4‧16가족협의회는 선체 정밀조사뿐 아니라 구조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분과장은 “세월호가 ‘교통사고’라면 국정원과 기무사까지 나서서 유가족을 사찰하는 등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죽었는데, 왜 죽었는지 전혀 모른다. 부모로서 원인을 모르고 살아갈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문 위원은 또 “2기 특조위도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지만 특별법(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에는 이전과 달리 감사원‧검찰‧국회 등 외부 국가기관과 협조할 장치가 많다”며 “차별화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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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사라진다, 기후변화의 새 재앙인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10/20 09:09
  • 수정일
    2018/10/20 09:0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벌레가 사라진다, 기후변화의 새 재앙인가

조홍섭 2018. 10. 19
조회수 1561 추천수 1
 
푸에르토리코 열대림 40년 새 최고 99% 줄어
독일서도 27년 간 75%↓…생태계서비스 위협
 
ㅑ1.jpg» 열대우림의 대벌레. 곤충의 종다양성에 더해 생물량 자체의 감소가 문제가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구가 ‘제6의 대멸종’을 맞고 있다고 할 때 우리는 코뿔소나 자이언트판다 같은 크고 카리스마 있는 포유류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세계의 생물종 가운데 포유류는 5% 이하일 뿐이고 곤충과 거미 등 절지동물은 70% 이상이다. 하찮고 성가시기만 한 벌레가 실은 생태계의 기초를 이룬다.
 
곤충은 종이 다양하기도 하지만 양도 풍부하다. 그런데 멸종과 별개로 곤충의 양 자체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곤충의 양을 장기간 측정한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곤충 없는 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구 생태계 먹이그물이 토대부터 흔들린다는 경고가 나온다.
 
View_direction_Dos_Picachos_from_El_Pico_in_El_Yunque_National_Forest.JPG» 곤충의 장기연구가 이뤄진 푸에르토리코의 엘 융케 국유림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브래드퍼드 리스터 미국 렌슬레어 폴리테크닉대 생물학자는 푸에르토리코의 잘 보전된 열대림에서 1970년대부터 곤충을 연구해 왔다. 그는 1976∼1977년 이 원시림에서 곤충과 이를 먹는 새·개구리·도마뱀을 조사했다. 그는 2012∼2013년 멕시코 공동연구자와 함께 다시 같은 장소를 찾아 같은 방법으로 조사했다.
 
연구자들이 16일 과학저널 미 국립학술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밝힌 결과는 충격적이다. 포충망을 휘둘러 잡은 곤충과 거미의 마른 중량은 1977년과 2013년 사이 4분의 1∼8분의 1로 줄었다. 끈끈이를 숲 바닥과 중간에 설치해 포획한 곤충의 양은 30분의 1∼60분의 1로 감소했다. 약 40년 사이 최고 99%의 곤충이 사라진 셈이다. 줄어든 절지동물에는 나방, 나비, 메뚜기, 거미 등 가장 흔한 10종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182819.jpeg» 곤충의 주 포식자인 아놀리스 도마뱀도 곤충 격감과 함께 30% 이상 줄었다. PNAS 제공.
 
곤충과 거미의 감소는 이들을 주 먹이로 삼는 척추동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나무 열매나 씨앗을 먹는 새는 그대로였지만 벌레를 먹는 새는 90%가 줄었다. 벌레를 먹는 도마뱀도 30% 이상 감소했다. 개구리의 양도 곤두박질쳤다.
 
연구가 이뤄진 루킬로 숲은 1930년대부터 철저히 보전돼 사람에 의한 교란이 거의 없는 곳이다. 또 1970년대부터 푸에르토리코의 농약 사용량은 농업 축소와 함께 80% 줄었다. 그렇다면 왜 이 천연림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Common_Coquí.jpg» 곤충 포식자인 코키개구리 역시 격감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은 “지난 30여 년 동안 숲의 온도는 평균 2도 상승했다. 우리의 연구는 이런 기후 온난화가 숲 먹이그물의 붕괴를 일으킨 원동력임을 보여준다”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온도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은 열대림에서 기온 상승은 생물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연구자들은 “기후 온난화가 절지동물의 감소를 초래했고, 이는 다시 곤충을 먹는 동물의 감소를 부르는 고전적인 상향식 파급효과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장기연구에서 곤충의 격감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열대 아메리카 이외에 유럽 온대림의 보호구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지난해 10월 보고됐다.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플로스 원’에 실린 논문에서 1989∼2016년 사이 독일의 보호구역 63곳에 설치한 표준화한 곤충 포획장치에 얼마나 많은 나는 곤충이 잡히는지를 비교해 분석했다. 놀랍게도 곤충의 양은  27년 동안 75%나 줄었다. 그러나 유럽 연구자들은 곤충 감소의 원인이 기후변화나 토지 이용 때문이라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농약과 비료를 많이 쓰는 집약농업과 토지가 쉴 틈을 주지 않는 농사법의 변화가 곤충 격감을 초래했다고 보았다.
 
i2.jpg» 곤충 양의 변화를 장기 측정해 온 독일 보호구역(위)과 채집 시설의 모습.
 
원인이 어쨌든 곤충의 감소는 곤충이 자연에서 공짜로 해 주던 생태계 서비스, 곧 꽃가루받이, 다른 동물(사람을 포함해)의 먹이원, 병해충의 포식자, 죽은 동물의 청소 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세계 농작물의 35%와 야생식물의 80%는 꽃가루받이를 곤충에 의존한다. 곤충이 제공하는 생태계 서비스의 규모는 미국만 해도 연간 570억 달러에 이른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Bradford C. Lister and Andres Garcia, Climate-driven declines in arthropod abundance restructure a rainforest food web, PNAShttp://www.pnas.org/cgi/doi/10.1073/pnas.1722477115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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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과 여순항쟁은 조국통일을 향하고 있다

<기고> 김삼석 군사평론가
김삼석  |  hiarmy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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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0  00: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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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석 (군사평론가, ‘반갑다 군대야’ 저자)

 

학살을 거부한 군인들! 아! 제주토벌출동거부병사위원회여!

미국과 전두환 정권에 맞선 광주민중항쟁 당시 광주 민중들을 학살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한 군인이 있었다. 그는 김 일병이다. 김 일병은 민중들을 향하던 총부리를 뒤로 돌려 학살 군인들을 저격하고, 자신은 총으로 자살했다. 푸르디 푸른 조국산천에 뼛가루를 날려 보내지도 못하고 짧게 지고만 꽃, 그 병사의 흔적이 금수강산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가 없다.

   
▲ 14연대 장병들. [사진-김삼석]

그 군인은 다름 아닌 42년 전 여순항쟁의 후예였다. 김 일병은 1948년 10월 여수에서 봉기한 제14연대 제주토벌출동거부병사위원회 지창수 상사의 후예이자, 김지회 중위의 후예였다. 김 일병은 42년 전 제주토벌을 반대하며 봉기한 제14연대 2천 2백여 명 병사의 후임인 셈이다. 여순항쟁은 여수 등 4번의 전투에서 군민일치로 육해공군을 물리치고, 버텼지만 함포사격을 동반한 미국과 이승만 정권의 압도적인 진압 무력에 지리산으로, 백운산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안시성의 군민일치는 여수에서 군민일치로 재현되었다.

김 일병과 지창수 중위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동족상잔 결사반대!, 미군 즉시 철퇴”였다.

올해는 제주 4.3 항쟁과 여순항쟁 70주년이다. 미국과 이승만 친미친일 독재정권에 맞서 봉기했던 제주 10만여 명의 민간인은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미국과 이승만 친미친일 독재정권에 맞서 봉기했던 여수 14연대 2천 2백여 명의 병사와 1만 3천여 명의 남녀노소 민간인은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진압군은 실탄이 아까워 일본 군도로 남녀가릴 것 없이 머리를 날려 보내기도 했다. 일본군도가 학살의 춤을 췄던 종신초등학교 한켠에 수령이 300년이 넘었을 플라타너스 나무조차 광란으로 베어진 채 밑둥만 남아 있었다.

필자는 2018년 10월 6~7일, ‘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에서 주최한 여순항쟁 기행 ‘학살을 거부한 군인들’을 다녀왔다. 봉기 장소인 제14연대 주둔지는 정확하게 군수업체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한화. 폭약 만드는 한국 굴지의 군수업체!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군수공장 가운데에 14연대 봉기 당시 부대의 옛 굴뚝과 십여 년 전 만들어진 굴뚝이 낡은 것과 새것을 뒤집어 놓을 듯 서로 자웅을 겨루고 있었다.

미 남북전쟁 때 남북을 넘나들며 M-1소총과 칼빈 소총으로 미국 민중들을 학살한 미 유대의 핵심 록히드 마틴 JP모건과 세계적인 화학, 화약업체 듀퐁이, 여수 주둔지 한화 군수업체와 함께 눈앞에서 주마등처럼 비켜가는 건 왜일까?

봉기군을 주시하고 있던 옛 굴뚝은 이제 옛 굴뚝이 아니다. 70년 전 학살에 기대어 부를 축적한 세계적인 군수업체들은 이제 한반도 평화의 기운에 명함 내보이기가 쉽지 않다. 옛날 같지 않다. 미 유대 군산복합체의 기가 꺾이고 있다.

미 군산복합체의 기를 꺾고 있는 개벽천지

정녕 2018년은 70년 전 이름 없는 병사들의 학살을 딛고, 낡은 것을 갈아치우고 새것으로 대전환하는 정치군사적 혁명기이기 때문이다. 3번의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었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개벽천지 할 노릇이다.

개벽천지는 70년 전 제주토벌출동거부병사위원회가 미제 M-1소총과 칼빈 소총으로 무장, 조국통일을 열망하며 산으로 산으로 들어갔듯이, 2018년 남녘 민중으로 살아 돌아온 병사들이 거리로 거리로 나와 내정간섭하는 미국규탄 투쟁과 대북 적대정책 철회, 조국통일 쟁취 투쟁으로 조국통일 의지를 승화시키고 있다. 이런 건 군사쿠데타가 아니다. 민중들의 통일쿠데타다.

   
▲ '애국인민에게 호소함' [사진-김삼석]

개벽천지는 70년 전 제주토벌출동거부병사위원회가 미제 M-1소총과 칼빈 소총으로 조국통일을 열망하며 산으로 산으로 들어갔듯이, 북의 선군정치가 2013년부터 진행된 북미대결전에서 화성 14호와, 미 본토를 위협하는 화성 15호 대공세로 정세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던 미 유대 - 이스라엘 세력이 트럼프를 내세워 북에게 대화와 화해를 구할 수밖에 없는 정치군사적인 대격변기가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개벽천지는 포츠담회담, 얄타회담, 모스크바 3상회의가 필요 없다. 남북 공조와 북미 간의 길지 않은 담판만 있을 뿐이다.

개벽천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부터 5,1 평양능라도 경기장, 백두산 천지와 삼지연까지, 서울시민들은 남북노동자축구대회와 10.4 민족통일대회와 남북마라톤대회에서, 전주의 뜨거운 강의장에서, 대전의 통일기도회 묵상에서, 부산 서면로터리에서, 청년학생들의 광화문 미대사관 진격투쟁 등으로 조국통일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리하여 개벽천지인 지금의 정세는 불가역적이다. 뒤로 돌아갈 수 없다.

70년 전 여수 봉기군이 든 미제 M-1소총과 칼빈 소총은 미 유대의 핵심 록히드마틴의 형님격인 JP모건과 세계적인 화학업체 듀퐁이 미국 남북전쟁 때부터 동족상잔을 위해 미국 남북에 팔아먹은 무기들이다. 분단을 거부하며 구식 소총을 든 병사들의 무기가, 한을 품은 채 오늘 화성 14호와 화성 15호로 부활하였다면 지나친 말일까? 역사는 반복, 발전한다. 역사발전의 합법칙성이다. 통일을 위해 70년 만에 한미군사훈련 중단으로 이제 남북에 동족상잔을 위한 미 유대의 무기전시장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미국과 유대는 자신들의 본토를 지키기에 바쁘다.

오늘 날 개벽천지의 시기는 제주토벌출동거부병사위원회가 조국통일의지를 접고 산에서 내려 갈수 없었기에, 70년 만에 찾아온 정치군사적인 대격변기가 한반도의 통일세력에게는 한국 민중들에게는 절호의 대기회다.

2018년 제주토벌출동거부병사위원회라면?

제주토벌 출동을 거부하며 지리산을 지킨 병사들의 눈매는 2018년 남북해외 통일세력들에게 촉촉이 젖어들며 매의 눈이 되라 한다. 제주토벌 출동거부는 현 시기 분단거부이자 대북 적대시정책 철폐다. 남북해외 민족에게 ‘미군 철퇴’ ‘조국통일’ 봉화를 예고하고 있다.

   
▲ 여수인민위원회 6개항 결의안. [사진-김삼석]

70년 전 제주토벌 출동을 거부하며 학살을 거부한 군인들은, 2017년 박근혜의 국정농단과 분단정치를 거부하는 촛불이 되었다. 70년 전 학살을 거부한 병사들은 “동족상잔 결사반대!, 미군 즉시 철퇴”를 주장하는 대신, 2018년 한국민중들은 “대북적대시 정책 철폐와 조국 통일”을 같은 자리에서 외치고 있다.

제주 동굴에서 감자인 지슬로 끼니를 때웠던 제주 민중들이, 여수 종신국민학교에서 일본 군도 사이에서 살아남고, 만성리 굴 불구덩이 잿더미 너머에서 살아남은 여수 민중들이 70년이 지난 2018년에 살아남아, 조국통일 대통로를 열고 있다.

제주 4.3, 여순반란을 기회로 미국과 이승만 정권은 숙군과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한국전쟁을 벌려갔다. 제주, 여수 조국산천에 묻힌 병사들의 한인 통일은 분단 계곡 깊숙이 빠져들었다. 반공으로 질식할 듯한 70년이었다. 한번 빨갱이는 영원이 빨갱이라는 낙인으로 70년을 보냈다.

남북 해외 전체가 제주 4.3이고, 여순항쟁이다

2018년 조국통일 대통로의 도정에도 여수 순천 민중들은 국군이 봉기했다는, 그것도 국군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그 낙인 하나만으로 70년이 지나도록 위령탑 하나 없다. 기념관 하나 없다. 진상규명을 시작할 특별법 하나 없다. 모조리 거부당했다. 보상 배상은 더더욱 없다. 교전 중 봉기군에 희생된 경찰들에게만 보상이 이루어졌다. 기형적이다. 그래도 제주도는 위령탑도 있고, 대규모 기념관도 있고. 특별법도 있다.

   
▲ 진압군 수뇌부 회의. [사진-김삼석]

여순항쟁에 더 관심을 쏟아야 되는 이유다. 그렇다. 이제 제주 4.3, 여순 유족들의 피눈물 속에 전혀 상상도 못한 2018년이 개벽천지로 펼쳐지고 있다.

JP모건, 록펠러, 록히드마틴, 듀퐁, 한화 등이 전투기, 배, 전차, 폭탄, 화약을 판매하는데 눈치를 보는 2018년을 만들어 놓았다. 여수 주둔지 굴뚝에서 내려다보고 있을 제14연대 봉기군의 한을 서서히 풀고 있다.

오늘 스마트폰에 빠진 현란한 일상생활에 파묻힐 것을 거부한 2018년 군인으로 다시 일어나야, 머지않을 조국통일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여순항쟁 기행 ‘학살을 거부한 군인들’ 곳곳에서, 또 칼빈 소총 총알 박힌 유족들의 피눈물에서 보았다.

제14연대 당시의 삐라처럼 다시 ‘애국인민에게 호소한다’. 우리가 4.3이고, 여순항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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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사립유치원 지원금→‘보조금’ 바꿔…비리땐 징역·벌금

[단독] 교육부, 사립유치원 지원금→‘보조금’ 바꿔…비리땐 징역·벌금

등록 :2018-10-19 05:00수정 :2018-10-19 10:11

 

25일 시·도 교육청 누리집 통해
2013년 이후 ‘비리’ 1878곳 모두 공개
무단 폐업·휴업엔 강력 대응
‘박용진 3법’ 25일 발의 예정
유아교육법 개정, 간판갈이 막고
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도 손질
교비를 숙박업소, 성인용품점에서 사용하거나 아파트 관리비와 노래방 비용 등으로 내는 등 약 7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화성시 동탄 환희유치원 원장 김아무개씨와 직원들이 17일 저녁 유치원 강당에서 학부모들에게 사과한 뒤 퇴장을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7월 교육청으로부터 파면 조치를 받았지만 총괄부장으로 지내면서 원장을 공석으로 두고 사실상 유치원을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화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교비를 숙박업소, 성인용품점에서 사용하거나 아파트 관리비와 노래방 비용 등으로 내는 등 약 7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화성시 동탄 환희유치원 원장 김아무개씨와 직원들이 17일 저녁 유치원 강당에서 학부모들에게 사과한 뒤 퇴장을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7월 교육청으로부터 파면 조치를 받았지만 총괄부장으로 지내면서 원장을 공석으로 두고 사실상 유치원을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화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교육부가 오는 21일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종합대책을 세우는 당정협의를 앞두고 사립유치원에 주는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명목을 바꿔 부정사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안을 마련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유치원 비리를 공론화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조금을 부당사용해 걸린 유치원이 간판만 바꿔 다시 개원할 수 없도록 5년간 유치원 설립을 막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개정안 등 이른바 ‘박용진 3법’을 25일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이날 <한겨레>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을 통해 확보한 교육부의 ‘사립유치원 지원금 부정사용 제재 강화 방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우선 누리과정 지원금 등으로 한 해 2조원가량 주는 사립유치원의 지원금을 ‘보조금’이란 이름으로 바꿔 ‘용도 외 사용’을 금지하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이는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최근 불거진 뒤 누리과정 예산을 전용할 경우 확실하게 법적 처벌이 가능하도록 ‘보조금’으로 명목을 바꿔 법의 테두리 안에 둬야 한다는 정치권과 여론의 요구를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또 사립학교법의 ‘교비 회계의 타 회계 전출 금지’ 조항(제29조 6항)에 단서조항을 신설해 학부모들이 추가로 내는 부담금까지도 교육목적 외에 부당하게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오는 21일 비공개 당정협의에선 교육부의 이런 안 등을 토대로 종합대책을 논의한다.

 

박용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보조금이 목적대로 사용되는지 감시하기 위해 회계 프로그램 사용을 의무화하고, 보조금을 부당사용한 유치원의 재개원을 막는 등 더 강력한 내용을 담은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3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먼저 유아교육법 개정안의 핵심은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 명목으로 바꾸고 회계부정을 엄격히 감독하는 데 맞춰졌다. 교육부가 정하는 기준에 따른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해 자금 출처를 세분화해 입력하게 하고, 관할 교육청에 보고하도록 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또 보조금이 부정사용되면 전부 또는 일부 반환, 원장 또는 설립·경영자에게 징계나 시정 요구, 재정지원 배제 등의 조처를 취할 수 있게 했다.

 

비리로 적발된 유치원이 간판만 바꿔 재개원하지 못하도록 ‘간판갈이 방지’ 내용도 담았다. 보조금을 목적 외에 사용해 처벌 등의 조처를 받고 5년이 지나지 않으면 설립 인가를 해주지 않는 것은 물론, 유치원 폐쇄 명령을 받고 10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은 유치원을 설치·운영할 수 없게 ‘결격사유’를 못박기로 했다. 박 의원은 또 유치원만을 경영하는 학교법인 이사장이 유치원장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유치원도 학교급식법 적용을 받도록 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만 급식업무를 위탁하게 하는 학교급식법 개정안도 발의한다. 박 의원은 “유치원 비리를 해결하라는 국민적 염원을 담아 투명한 회계 등 법적 근거 마련에 중점을 뒀다”며 “향후 당정협의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해서 당론으로 발의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시·도 부교육감들과 회의를 열어 유치원 감사 결과를 25일까지 시·도교육청 누리집에 모두 실명으로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감사를 통해 적발한 부정·비리 5951건과, 269억원을 부정사용한 유치원 1878곳이 공개 대상이다. 또 각 유치원이 적발 사항을 시정했는지 등도 공개 내용에 포함된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감사 결과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하겠다는 메시지를 사립유치원과 학부모들에게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립유치원의 회계·운영이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상시 감사 시스템이 마련되고 그 결과도 모두 공개된다. 교육부는 우선 △비리 신고 유치원 △대규모 유치원 △고액 학부모 부담금을 수령하는 유치원 등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종합감사를 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금 29만원 외에 학부모가 유치원에 지급하는 비용이 월 50만원을 넘거나, 재원생이 7학급 200명 이상인 유치원이 대상이다. 19일부터 교육부 등에 비리 신고 접수를 위한 유치원 비리 신고센터도 운영된다.

 

일부 유치원의 일방적 폐원과 집단휴업 움직임에 대한 강력 대응도 예고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갑작스러운 폐업, 집단휴업 등 아이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엄단 조치할 것”이라며 “아이를 볼모로 학부모를 궁지에 내모는 어떠한 행위도 정부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영지 황춘화 기자 yj@hani.co.kr
 
 
이슈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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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투기들 가자의 빨레스띠나 하마스 근거지 폭격

시온주의자들 빨레스띠나 거주지 가자지대 무차별 폭격
 
번역, 기사 이용섭 기자 
기사입력: 2018/10/19 [09:55]  최종편집: ⓒ 자주시보
 
 

이스라엘 전투기들 가자의 빨레스띠나 하마스 근거지 폭격

 

본지 어제 10월 18일 자에서 빨레스띠나 해방조직이자 반 이스라엘 저항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예루살렘 꾸드스에 대해 두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여 공격을 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같은 날 이란국영 이르나(IRNA)는 하마스의 꾸드스 공격에 대해 보복차원에서 전투기를 동원하여 예루살렘 빨레스띠나 거주지역인 가자 지대 남쪽과 북쪽 지역에 대해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이르나(IRNA)는 “시온주의 전투기들 가자의 빨레스띠나 하마스 근거지 폭격”라는 제목으로 관련 사실을 보도하였다. 통신은 “수요일(현지 시간 10월 17일) 시온주의정권(이스라엘)의 전투기들이 가자 지대 북쪽과 남쪽의 빨레스띠나 이슬람 저항운동(하마스)의 근거지를 여러 차례에 걸쳐 폭격을 하였다.”고 하여 이스라엘이 반 이스라엘 저항단체인 하마스를 보복공격 하였음을 전하였다. 이르나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한 세 명의 빨레스띠나인들에 부상을 당하였다고 밝힌 발레스띠나 보건장관의 말을 인용하여 보도하였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빨레스띠나인들의 거주지 가자지대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을 이스라엘 전쟁담당장관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이 “다른 누구와 달리 하마스 운동들에게는 그 어떤 평화의 기회도 있을 수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한 지 하루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물론 겉으로는 시온주의 이스라엘 정권과 하마스 간의 정전협상을 계속하려는 노력을 아직까지는 지속하고 있지만 그 와중에 이스라엘의 전쟁담당 장관은 빨레스띠나 조직과 전면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주적인 아랍국가들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하였다.

 

이르나의 보도를 보면 이스라엘의 점령지인 예루살렘 꾸드스 지역에 대한 반환 시위가 시작된 이래 하마스와 시온주의정권 사이에는 고립된(원문-포위된) 가자지대에서 긴장이 급격하게 고조되었다. 빨레스띠나 해방조직 하마스가 이끌고 있는 반환시위 아휴 빨레스띠나 주민 202명이 죽고 22,0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하였다고 보도들은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점령지 꾸드스 지역에 대한 반환시위는 2018년 3월 30일부터 매주 금요일 빨레스띠나인들에 의해 열리고 있는 일련의 저항운동이다. 시위자들은 빨레쓰띠나 피난민들과 그 후손들이 자신들이 떠나온 모국(고향 땅)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의 점령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2월 6일 알-꾸드스(에루살렘)를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을 한다고 밝히며 미국의 외교공관(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다고 약속을 한 이후부터 긴장이 고조되었다.

 

현재 빨레스띠나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거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에게는 빨레스띠나 인들은 사람이 아닌 곤충만도 못한 존재로 여기며 자신들이 빨레스띠나 땅을 완전히 차지하기 위해 그에 저항을 해 나서는 빨레스띠나 인민들을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있다.

 

본 지에서는 국제전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리아전과 예멘전이 중대하고 급박하기에 두 전선을 주로 다루어왔지만 빨레스띠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학살만행은 도저히 그저 스쳐 지나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이미 본지에서 현재 이스라엘이나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이 세계 인민들에게 억지로 내리먹이고 있는 빨레스띠나 땅에 2천 년 전까지 유대의 땅이라는데 대한 그 허구성에 대해 밝혔다. 현 빨레스띠나 땅은 수수만년 빨레스띠나인들이 살아온 빨레스띠나인들의 고유한 땅이다. 만약 현재 이스라엘이 억지로 강점하고 있는 영토에 빨레스띠나 인들이나 아랍인들이 살지 않았었다면 도대체 그들은 본래 어디서 살아가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그 땅으로 이주해 와서 살게 되었는지 증명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그 어떤 증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역사의 기록은 이스라엘이 강점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역사적으로만 해도 빨레스띠나인들, 아랍인들이 5천년 이상 살아왔다는 사실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역사적 사실이 명백함에도 오히려 굴러들어온 민족적 정체성도 모호한 족속들이 수수만년 그 땅에서 살아온 진짜 토속 인들이자 그 땅의 소유자들을 마치나 자신들의 땅을 강점하여 살아온 민족처럼 대하면서 그 땅의 주인은 자신들이니 땅을 내놓으라면서 빨레스띠나인들을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하게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이스라엘 · 유대인들은 빨레스띠나 땅을 영원히 차지하기 위해 그 땅의 원주민들인 빨레스띠나인들을 무자비하게 학살을 하고으며, 그 과정에서 여성, 어린아이, 임신부, 갓난 아이, 늙은이 가리지 않는다.

 

과연 그들이 그토록 세계인민들에게 신성불가침인 것처럼 강박하고 있는 종교적인 신(神) · GOD · 하느님 · 야훼가 있는가? 한 마디로 어불성설 재담도 안 되는 거짓 주장을 하면서 세계 인민들을 종(從) · 노예화하면서 무지렁이를 만들어 자신들의 지배주의, 패권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만약 서방의 제국주의연합세력들의 신관(神觀)이나 종교관(宗敎觀)에 따른다면 이미 이스라엘 유대민족들이나 백인계 서구제국주의인간들은 신의 가혹한 징벌을 받고 지구상에서 500여 년 전에 이미 사라졌어야만 한다. 그들이 서력(西曆)으로 1500년대 이후부터 지구상 이곳저곳에서 벌인 인간학살만행은 일반인들은 도저히 상상을 하지 못한다. 

 

쉬운 예로 현 미국이라는 나라가 자리를 잡고 있는 땅에서만 해도 앵글로섹슨, 게르만, 프랑스인, 유럽의 라띠노들에 의해 그 땅에서 수수만년 살아왔던 원주민들(절대 인디안 즉 인디아계의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북중남미의 토착 원주민들의 혈통은 우리겨레와 같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역사를 논하는 것이 아니기에 생략한다.)을 학살한 것만 해도 자료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최소 6,600만 명에서 많게는 1억 명 이라고 한다.

 

그렇게 인간학살을 해댄 자들이 아직까지도 시퍼렇게 살아있으면서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여전히 끔찍한 학살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그렇게 수십억명의 학살한 자들은 신(神)이 얼마나 너그럽기에 그 살인만행을 저지르는 족속들을 징벌하지 않는가. 그건 곧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며 그건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이 세계인민들을 머저리로 만들어 그들을 영원히 노예화 종으로 만들고 자신들이 대대손손 지배하고 군림하기 위해 허구의 종교를 만들어 세뇌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빨레스띠나 땅에서 벌이고 있는 그 정체성도 모호한 족속들인 이스라엘 · 유대족속들이 벌이고 있는 빨레스띠나인들에 대한 끔찍한 학살만행이 이를 명백하게 증명해준다. 또 수리아, 예멘, 이라크, 아프카니스딴 그리고 중남에 베네주엘라에서 벌이고 있는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의 인간학살 만행은 천추에 용서받지 못한 인간 살육 범죄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포함한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의 지배주의, 패권주의 실현을 위해 세계 도처에서 벌이고 있는 인간학살만행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에 대한 그 어떤 환상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들은 악마, 그 이상의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럴 때만 우리민족을 튼튼히, 스스로 지켜낼 수가 있다.

 

 

----- 번역문 전문 -----

 

시온주의 전투기들 가자의 빨레스띠나 하마스 근거지 폭격

 

테헤란, 10월 17일, 이르나(IRNA) - 수요일 시온주의정권(이스라엘)의 전투기들이 가자 지대 북쪽과 남쪽의 빨레스띠나 이슬람 저항운동(하마스)의 근거지를 여러 차례에 걸쳐 폭격을 하였다.

 

▲ 수요일(10월 17일) 시온주의정권(이스라엘)의 전투기들이 가자 지대 북쪽과 남쪽의 빨레스띠나 이슬람 저항운동(하마스)의 근거지를 여러 차례에 걸쳐 폭격을 하였다. 최소한 세 명의 빨레스띠나인들이 그 공격으로 부상을 당했다는 빨레스띠나 보건장관의 말을 인용하여 알 마야딘 텔레비전 방송이 보도하였다     ©이용섭 기자

 

최소한 세 명의 빨레스띠나인들이 그 공격으로 부상을 당했다는 빨레스띠나 보건장관의 말을 인용하여 알 마야딘 텔레비전 방송이 보도하였다.

 

 

보도들은 가자지대 남부에 대한 공습으로 빨레스띠나 학생들 사이에 두려움을 유발하였다고 전하였다.

 

이스라엘의 시온주의 정권 당국자은 수요일 오전에 저항세력들이 성스러운 꾸드스의 점령정권의 근거지를 향해 두 기의 미사일로 공격을 가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가지지대의 여러 지역에 대한 시온주의자들의 공중폭격은 시온주의 전쟁담당 장관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이 다른 누구와는 달리 하마스 운동들에게는 그 어떤 평화의 기회도 있을 수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힌 후 단 하루 만에 이루어졌다.

 

시온주의 정권과 하마스 간의 정전협상을 계속하려는 노력을 아직까지는 지속하고 있지만 시온주의 전쟁담당 장관은 빨레스띠나 조직과 전면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대)반환 시위가 시작된 이래 하마스와 시온주의정권 사이에는 고립된(원문-포위된) 가자지대에서 긴장이 급격하게 고조되었다.

 

빨레스띠나 주민 202명이 죽고 22,0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하였다.

 

(가자지구)반환시위는 2018년 3월 30일부터 매주 금요일 빨레스띠나인들에 의해 열리고 있는 일련의 저항운동이다. 시위자들은 빨레쓰띠나 피난민들과 그 후손들이 자신들이 떠나온 모국(고향 땅)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점령지(원문-영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2월 6일 알-꾸드스(에루살렘)를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을 한다고 밝히며 미국의 외교공관(대사관)을 예루살렘(원문-그 도시)으로 옮긴다고 약속을 한 이후부터 긴장이 고조되었다.

 

9477**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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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전문 -----

 

Zionist fighters bomb Hamas positions in Gaza

 

Tehran, Oct 17, IRNA – Zionist regime fighters on Wednesday attacked several times the positions of the Palestinian Islamic Resistance Movement (Hamas) in the northern and southern parts of the Gaza Strip.

 

▲ 수요일(10월 17일) 시온주의정권(이스라엘)의 전투기들이 가자 지대 북쪽과 남쪽의 빨레스띠나 이슬람 저항운동(하마스)의 근거지를 여러 차례에 걸쳐 폭격을 하였다. 최소한 세 명의 빨레스띠나인들이 그 공격으로 부상을 당했다는 빨레스띠나 보건장관의 말을 인용하여 알 마야딘 텔레비전 방송이 보도하였다     © 이용섭 기자

 

At least three Palestinians were wounded in the attack, Al Mayadeen TV channel cited the Palestinian Ministry of Health as saying. 

 

 

Reports say the raid on southern Gaza Strip caused fear among Palestinian school students

 

Authorities of the Zionist regime of Israel announced on Wednesday morning the Resistance group had fired two missiles toward the positions of the occupying regime of the holy Quds.

 

The Zionist airstrikes on several areas in the Gaza Strip came only a day after the Zionist war minister, Avigdor Lieberman, said he, unlike anyone else, thinks there is no chance of peace with Hamas.

 

While efforts to keep the truce between the Zionist regime and Hamas forces are still underway, the Zionist war minister said there will be an all-out war with the Palestinian organization.

 

Since the beginning of the March of Return, conflict between Hamas and the Zionist regime has escalated in the besieged Gaza Strip.

 

Two-hundred and two Palestinians have thus far been killed and over 22,000 others wounded.

 

The March of Return is a series of protests held by Palestinians which have been held every Friday since March 30, 2018. The protesters demand that Palestinian refugees and their descendants be allowed to return to their mother land, a land they have been displaced from.

 

The Gaza Strip and the Occupied Territories have been the scene of mounting tension since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Donald Trump announced on December 6, 2017 Washington’s recognition of al-Quds (Jerusalem) as Israel’s capital and promised the US would move its diplomatic mission to the city. 

 

9477**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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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유엔총회서 ‘유엔사 해체’와 ‘제재 완화’ 촉구

“유엔사는 ‘괴물’, 유엔헌장에 반하는 행위”… 인권 비판은 배격
▲ 지난 11일 유엔총회 군축회의에서 김성 유엔주재 북 대사가 발언하는 모습.

제73차 유엔총회가 한 달째 진행된 가운데 북한(조선)이 최근 열린 각 위원회 회의에서 유엔사 해체와 제재 완화를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인권 개선 주장은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

유엔주재 북 대사관의 김인철 서기관은 지난 12일 법률(Legal)을 다루는 유엔총회 제6위원회 회의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향한 한반도 상황 전개에 근거해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유엔사가 해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엔사를 ‘몬스터 라이크(monster-like)’, 즉 ‘괴물’이라고 맹비난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전했다. 유엔사는 괴물 같은 조직으로, ‘유엔’이라는 이름을 잘못 사용해 ‘유엔 헌장’의 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유엔의 활동이나 프로그램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통솔권도 실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등 유엔 고위인사들도 유엔사가 유엔과 연관성이 없으며, 미국의 책임 아래 운영된다 말했다고 환기시켰다.

김 서기관은 특히 유엔사 해체와 미군 철수를 명시한 지난 1975년 30차 유엔총회 결의를 자기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해 유엔사를 해체하고 모든 미군을 철수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서기관은 또 북이 핵과 로켓발사 실험을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제재를 해제하거나 완화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곤 제재 완화와 해제를 명시한 관련 결의에 주목해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11일 군축을 주제로 열린 제1위원회에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조선) 대사는 국제사회의 조선반도에 대한 우려는 지지와 환영으로 바뀌었으며, 이런 획기적인 조선반도의 변화는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이 무기 시험을 멈추고, 핵시험장 등을 폐기한 사실을 상기시키곤 미국도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 회의 당시 원색적이던 대미 비난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고 VOA는 전했다.

지난 9일 경제와 개발, 금융을 주제로 한 제2위원회 회의에서 김성 대사는 대북 제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대사는 “인민의 존재와 개발 권리가 심각하게 제한 받고 있다”면서 “필수적인 약품과 엑스레이 장비, 심지어 스포츠 장비와 같은 인도적 원조 품목들의 운송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금지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곤 “이런 물품들은 어린이와 여성 등 인민들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이어 제재로 인해 북이 유엔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를 이행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다면서 북한(조선)이 지속적인 개발을 하는 데 이런 상황(유엔 제재)이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사는 조선반도의 정치적 상황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경제적 환경은 여전히 최악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북 대사관의 이성철 참사관은 지난 16일 인권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제3위원회에서 유엔인권 최고대표사무소 크레이그 모카이버 뉴욕사무소장이 북의 인권문제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정치적인 자료와 내용들이 들어있다. 이를 전면 배격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의 인권을 비판한 유럽연합에 대해서도 “북의 인권 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또 다른 북쪽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스페인 등 유럽 나라들이 북의 비핵화 단계 전까진 제재 해제를 고려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자 ‘추가발언’을 요청해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제재가 자신들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었다는 것은 오해”라며 북은 창건 첫날 이후 70년간 압박과 제재 아래에서 살아 왔으며, 어떤 제재와 압박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자립심과 자기발전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혹은 100년을 더 제재한다고 해도 더 강하게 이겨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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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공조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10/19 10:38
  • 수정일
    2018/10/19 10: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광화문 인사이드] 남북관계 진전 때마다 '한미 균열' 보도, 대처법은?

18.10.19 09:47l최종 업데이트 18.10.19 10:19l

 

'광화문 인사이드'는 청와대,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총리실 등을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이 쓰는 '정보'가 있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협력이 진척될 때마다 '한미공조 균열' 혹은 '남북관계 과속'을 지적하는 보도가 넘쳐난다. 심지어는 외교부 장관이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을 했다가 사과하고 취소했는데도 '한미공조 삐걱' 비판이 나온다.

균열을 지적하는 쪽은 미국이 대북제재 유지 입장인데 한국이 이를 거스르고 있다고 본다. 북한 핵 문제의 당사자인 미국과 협조하지 않으면 핵 문제 해결도, 평화체제 정착도 불가능하므로 한미공조가 잘 되느냐 안 되느냐에 큰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공조'란 건 서로 돕는다는 뜻이다. 한국만 미국을 돕는 게 아니라, 미국도 한국을 도와야 그게 한미공조다. 그렇게 보면 한미공조는 일찌감치 깨질 위기였다.

 

한국 정부는 지난 5월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 서한을 공개한 걸 뉴스를 통해 알았다. 미국 측이 미리 알려주지 않고 발표와 거의 동시에 주미한국대사관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공조를 다짐한 지 딱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미국이 공조를 이탈해도 비판은 한국 정부로 향하기 일쑤다. '왜 몰랐냐'는 것이고, 결국 '외교 무능' 프레임으로 이어진다. 미국과의 불화는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한국의 현실을 부정하긴 힘들다. 한국 언론으로부터 한미공조 이탈 여부에 대해 감시를 받고 있다시피 한 한국 정부가 미국의 공조 이탈에 불만을 제기하기 힘든 이유다.

'한미공조'를 '조화와 병행'으로 대체하려 했던 김영삼 정부
 
 1993년 6월 27일 자 동아일보 기사 제목은 최근 나오고 있는 기사들과 비슷하다. '한미 북핵공조 균열 우려'.
▲  1993년 6월 27일 자 동아일보 기사 제목은 최근 나오고 있는 기사들과 비슷하다. "한미 북핵공조 균열 우려".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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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와 관련해 '한미공조' 혹은 '북핵공조'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자주 쓰이기 시작한 것은 1차 북핵위기가 있었던 1993년 김영삼 정부 때다. 집권 중반기부터 김영삼 정부는 한미공조를 '조화와 병행'이란 말로 대체하려 했다. 한미공조 하에서는 북미 간 협상에 한국의 이익을 반영할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1993년 6월 27일 자 동아일보 기사 제목은 최근 나오고 있는 기사들과 비슷하다. '한미 북핵공조 균열 우려'.

그해 6월 11일 나온 북미공동성명은 북한이 NPT 탈퇴를 유보하고, 미국은 북한을 무력으로 위협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양측의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 지지 내용도 담겼다. 김영삼 대통령은 영국 BBC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 결과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이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얘기였다.

이 기사는 한국 외무부가 인터뷰 내용을 축소하기에 부심했다고 전하면서 "미국이 김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을 것이 뻔한 데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북한 핵 문제에 관한 한미공조체제는 결정적으로 흔들릴 것이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4년 2월 21일 자 동아일보 '한미 북핵공조 어떻게 돼가나' 기사는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현재까지는 한미 간 공조체제가 원만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북한-미 3단계 회담에 이어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개선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될 정치협상단계에 접어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배제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렇게 됐는데,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에서 한국은 협상에서 배제된 채 경수형 원자로 비용만 대는 상황이 됐다.

정세현 "한국의 견제 막으려 미국이 만든 말이 한미공조"
 
문 대통령, 북미정상회담 마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2018.6.12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 문 대통령, 북미정상회담 마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2018.6.12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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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에 나온 공저 <담대한 여정>에서 다음과 같이 '한미공조'라는 말의 정치적 의미를 설명했다.
 
"미국으로선 한국을 다스려야 하는데, 그동안 동맹이란 말은 안보동맹(security alliance) 의미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만든 말이 '한미공조'입니다. 우리가 사사건건 미국에 엇박자를 내니까. '이렇게 가면 안 된다. 한미가 공조(coordination)를 해야만 한다. 북핵 문제를 한미공조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한국이 미국을 견제하지 못하게 하려고 만든 말이라는 겁니다."
 
1995년부터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조화와 병행'이란 말이 등장한다. 정 전 장관은 "그나마 우리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해서 나온 표현"이라며 "그런데 그게 오래가진 못했다, 워낙에 그땐 판이 그랬다"고 평가했다.

한미공조 프레임으로 가장 자주 비판과 공격에 시달렸던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도 자주 '찰떡 공조'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는데 UN 제재 등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에 한미공조를 활용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한미공조를 중시하고 있지만 이전 정부와는 결이 다르다. 겸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7일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에 대해 한미 사이에 전혀 이견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부부 사이에도 서로 생각의 차이가 있고, 뭐 애들 진학 문제, 집 문제,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이혼하지는 않는다. 그 정도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사전협의는 충실하게 하되 미국의 '승인'이 없더라도 추진해야 할 일은 한다는 기조로 읽힌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와는 다른 '한미공조'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상황 상황마다 한미공조 프레임을 활용한 비판과 반대는 줄을 이을 것이고, 앞으로도 '엇박자' '균열' '파열음' 등이 들어간 기사제목을 많이 접하게 될 것이다.
 
 남북 철도·도로 연걸 착공식 개최 합의에 대한 17일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 미 국무부의 논평을 인용해 미국의 우려를 전달했다.
▲  남북 철도·도로 연걸 착공식 개최 합의에 대한 17일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 미 국무부의 논평을 인용해 미국의 우려를 전달했다.
ⓒ 조선일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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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한미공조 균열' 기사가 계속된다면 

남북의 새로운 합의나 협력 조치가 발표되는 현장에서도 '이런 것 하기 전에 미국의 동의는 받았느냐'는 질문이 이어질 것이다. 이럴 땐 기자들이 평소에 직면하지 않았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좋다.

'왜 한미공조를 깨려고 하느냐'라고 물으면 "한미공조는 무엇인가"라고 답하라. '동맹끼리 보조를 맞춰 북핵 문제를 해결하자는 거 아니냐'고 묻거든 "동맹이란 무엇인가"라고 답하라. '서로의 이익을 위해 동일 행동을 취하기로 국가 사이에 약속한 게 아니냐'고 묻거든 "국가란 무엇인가"라고 답하라. '국가는 영토, 주권, 국민으로 구성된다'고 답하거든 "주권이란 무엇인가"라고 되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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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김정은 위원장 방북 초청에 “나는 갈 수 있다”

교황, 문 대통령 접견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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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9  00: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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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교황궁 'tronetto 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이하 현지시간) 교황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받고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 의사를 확실하게 밝힌 것.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8일 오후 12시부터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며 “오후 12시 5분부터 45분까지 단독 면담이 진행됐고, 이후 10여분 동안 선물교환 및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전했다.

윤영찬 수석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 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 환대 의사를 받았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교황께 전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교황은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즉답했다. 교황의 북한 방문은 지금까지 한 번도 성사된 적이 없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창올림픽과 정상회담 때마다 남북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고 전하자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교황은 특히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어려운 고비마다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또 새겼다”며 “그 결과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나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도한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 및 위안부할머니, 꽃동네 주민 등 우리 사회 약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신 데 대해 사의를 표했고, 교황은 “당시 한국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맨 앞줄에 앉아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 예방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수행했고, 교황청에서는 간스바인 궁정장관이 배석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교황궁 2층 교황서재에서 진행된 교황의 문 대통령 접견에는 교황청측에서 간스바인 궁정장관이 배석했고, 우리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이백만 주교황청대사 내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환영한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다”고 인사했고, 문 대통령은 “만나 뵙게 돼서 반갑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방문했지만, 또 ‘티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며 “이렇게 교황을 뵙게 되어서 너무나 영광스럽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어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매우 영광스럽게 올려주셨다”며 “그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후 6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특별 연설을 했다.

   
▲ 수행원들은 2층으로, 김정숙 여사는 '배우자의 방'으로 안내되어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이 끝나는 동안 대기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6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특별 연설을 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교황과 대통령은 준비한 선물들을 교환했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교황은 “성덕과 복음, 기쁨, 생태보호에 대한 저의 책들을 드린다”고 책을 선물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번역해 놓은 교황님 책을 다 읽어봤다”며 “원어대로 번역된 건지는 모르지만, 교황님이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쟁반 위에 있는 비둘기 모형과 묵주를 축복해 우리 측 수행원들에게 선물했고, “대통령과 평화를 위해 저도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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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꼿이 서서 근무…발바닥·발목 이어 허리가 욱신거렸다

꼿꼿이 서서 근무…발바닥·발목 이어 허리가 욱신거렸다

등록 :2018-10-18 05:01수정 :2018-10-1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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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위해 카페서 안내키는 커피
화장실서 변기 뚜껑 닫고 쉬기도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판매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발을 찍은 사진들이다. 매일 구두를 신고 서서 일하다 보니 노동자들의 발 모양이 기형적으로 변했고 각종 질환을 앓게 된다. 전국서비스노조연맹 제공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판매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발을 찍은 사진들이다. 매일 구두를 신고 서서 일하다 보니 노동자들의 발 모양이 기형적으로 변했고 각종 질환을 앓게 된다. 전국서비스노조연맹 제공
구두를 신고 타일 바닥에 쪼그려 앉아 곤돌라(상품 진열대) 맨 아래쪽 스탁(새 상품을 넣어두는 서랍)에 쌓여 있는 재고를 20분 동안 확인하고 일어나려던 참이었다. “악~” 외마디 비명이 면세점의 건조한 공기를 갈랐다. 위쪽에 진열된 제품을 세려고 일어서려던 순간 허리가 찌릿했다. 그저께는 발바닥, 어제는 발목이 아프더니 이번엔 허리였다. 비명을 들은 선배님과 옆 매장 직원들은 대수롭지 않게 “조심하라”는 한마디를 건네고 일을 묵묵히 이어갔다. 면세점 출근 첫날, 휴게시간에 “여기서 일하면 발부터 척추를 지나 목까지 아픔이 타고 올라온다”던 선배님의 말이 이해됐다. 아픔이 발바닥에서 허리까지 오는 데 5일이 걸렸다.

 

언제나 바른 자세로 손님을 맞는 임직원, 하얗고 반짝이는 대리석 타일이 깔린 바닥, 비행기 탑승 직전까지 쾌적하게 쉴 수 있는 등받이 달린 깨끗한 의자들. 일주일 동안 판매직 노동자로 생활한 인천국제공항과 내부 면세점은 모든 게 이용객들에게 최적화된 화려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 공간은 그곳에서 훨씬 더 오랜 시간 머물며 노동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앉지 못하고, 편히 쉬지 못한 채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면세점 판매직 노동자들은 그래서 많이 아팠다.

 

■ ‘3㎝ 구두’ 신고 1시간…발바닥이 부서질 듯 아파왔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 ‘허리 숙이기’ ‘발꿈치 들기’. 면세점 판매직원으로 일하며 종일 무한반복했던 동작들이다. 딱딱한 타일 바닥 위에서 구두를 신은 채 다리와 허리에 부하가 걸리며 일하다 보면, 일한 지 몇시간 만에 하체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출근하고 한시간쯤 지나면 어김없이 발바닥이 아팠다. 같은 매장 선배님에게 물려받은 ‘유니화’(유니폼처럼 일할 때 신어야 하는 신발)는 굽이 3㎝였다. 이 신발을 신고 종일 타일 바닥을 딛고 있으면 26개의 뼈로 구성됐다는 발이 온통 마비된 느낌이었다. 굽 때문에 앞쪽으로 체중이 실리다 보니 발가락뼈 마디마디가 부서질 것처럼 아팠다.

 

손님이 오면 대여섯번씩 앉았다 일어나며 허리를 굽혀야 했다. 4단으로 진열된 곤돌라 진열대에 1~2단은 허리를 굽혀 물건을 집어 들어 설명해야 했고, 3~4단은 쪼그려 앉아 제품을 들어 보이며 설명해야 했다. 계산할 때도 계산대 위치에 맞춰 허리를 굽힌다. 손님이 매장을 떠나면 다시 허리 굽혀 인사하고, 또다시 쪼그려 앉아 재고가 쌓여 있는 스탁을 들여다봤다. 물건이 팔려 나간 빈자리에 새 상품을 채운 뒤에 무릎을 붙잡고 일어섰다. 손님이 올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했다.

 

세가지 동작은 손님이 없을 때도 반복됐다. 어떤 제품을 더 주문해야 하는지, 매장에 깔린 물건 개수와 전산에 뜨는 숫자가 맞는지 수십차례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집계했다. 돌아서면 먼지가 쌓이는 매장 구석을 청소포로 닦으려면 까치발을 들어야 했다. 발목이 욱신거렸다. 재고 체크나 청소를 하며 상품을 실수로 깨뜨리기라도 하면 직원이 물어내야 했다. 상품을 만질 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 한번 손이 닿았던 상품은 다시 제자리에 두면서 칼같이 줄을 맞춰야 했고, 쪼그려 앉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청소와 재고 확인이 끝나면 두 손을 앞으로 포개고 정면을 응시하며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대기자세’를 취해야 했다. 손님이 뜸해도 한시도 편하지 않았다.

 

아픔을 견딜 수 없는 순간, 잠깐씩 구두를 벗었다. 아무도 못 본 줄 알았는데 맨발로 서 있던 모습을 옆 매장 선배님에게 들켰다. 퇴근하면서 그는 “나도 종종 그래. 괜찮아”라며 웃었다. 면세점 판매직 4년차라는 그 선배님은 “너무 발이 아프면 계산대 뒤에 숨어서 맨발로 있는다”고 했다. “혼자서 일할 때는 종종 구두를 벗고 맨발로 재고를 체크하기도 해. 손님이나 본사 직원한테 맨발인 것을 안 들키도록 몰래몰래 잠깐씩이지만.” 그 선배님과 ‘비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된 느낌이었다.

 

이들의 아픔은 ‘숫자’로 입증된다. 김승섭 고려대 교수(보건과학) 연구팀(김승섭·최보경·김지환·윤재홍·유정훈)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백화점·면세점 판매직 노동자 2806명을 상대로 진행한 근무환경 및 건강실태 조사(판매직 건강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판매직 노동자 대부분이 근골격계 통증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허리가 아프다’는 사람이 76.6%에 달했고, 양쪽 다리의 통증(하지통)을 호소하는 사람(82.0%)이 10명 중 8명을 넘었다. 아픈 발은 일을 마칠 때쯤 퉁퉁 붓게 마련이다. 응답자 가운데 72.2%는 ‘자신의 사이즈보다 유니화를 크게 신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오래 견딘 고통은 질환으로 남는다. 백화점, 면세점 노동자들이 장시간 서서 일한 것이 원인으로 보이는 질환을 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비율은 일반인의 20~60배에 이른다. 발바닥에 오랜 시간 체중이 실리면서 발바닥 근육이 손상되는 ‘족저근막염’을 진단받았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7.9%로 비슷한 연령대의 일반인 여성이 같은 질병을 진단받은 비율(0.5%)보다 15.8배가량 높았다. 하지정맥류를 진단받았다고 답한 백화점, 면세점 노동자는 15.3%로 일반인(0.5%)보다 25.5배 높았고, 척추측만증은 11.1%로 일반인(0.2%)보다 55.5배 높았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 72.2%가 ‘원래 사이즈보다 유니화를 크게 신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게 어쩌면 당연한 셈이다. 함께 일했던 화장품 코너 선배님들도 그랬다. 기자가 일했던 매장의 선배님도, 등을 대고 일하는 색조화장품 매장 팀장님도, 다들 자신의 발 크기보다 5~10㎜씩 크게 유니화를 신청해서 신었다. 얼마 전까지는 ‘굽 높이’도 선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3㎝와 5㎝ 굽, 두가지 중에 선택하라는 매장이 대부분이었어요. 근데 이렇게 종일 서서 일하는데 누가 5㎝를 선택하겠어. 다들 3㎝를 신청하니까 어느 날엔가 우리 브랜드는 아예 5㎝가 없어졌더라고.” 보호구역을 빠져나와 공항 3층 출국장 14번 출구 셔틀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때까지 선배님은 말을 이어갔다. “발 많이 아프지? 나도 너무 아파서 매일 밤 울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근데 하루하루 참고 다니다 보니 어느새 10년이더라.”

 

내년에 설치될 예정인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 부지의 모습 인천공항/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내년에 설치될 예정인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 부지의 모습 인천공항/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얄밉게 반짝거렸던 하얀 타일 바닥 유니화가 구두였던 기자는 구두가 통증의 주범인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운동화를 신고 일하는 면세점 판매직원들도 고통을 호소했다. 딱딱한 타일 바닥에 종일 서 있으면 어떤 신발을 신어도 아플 수밖에 없었다. 퇴근 시간이 다 될 무렵 “구두를 신어서 그런지 발부터 허리까지 너무 아프다”고 말했더니, 운동화를 신는 옆 매장 선배님이 “운동화 신으면 좀 나을 것 같아? 어차피 발이 부서질 듯 아픈 건 다 똑같아”라고 했다. ‘발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들은 근처 매장의 다른 선배님도 “유니화를 신다가 도저히 안 돼서 비슷하게 생긴 굽 낮고 쿠션이 들어간 임산부용 단화를 따로 사서 신었지만 소용이 없더라”고 거들었다.

 

면세점 근무 둘째 날, 연이어 몰려온 손님에게 스킨 몇병을 팔고 먼지를 닦으며 청소를 하다가 휴식시간이 됐다. 생수와 ‘수정 화장’용 파우치가 들어 있는 소지품 가방을 왼손에 들고 탑승구로 향했다. 딱딱한 바닥을 한걸음 한걸음 디딜 때마다 허리가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파왔다. 오른손으로 허리를 받치고 절뚝절뚝 걸음을 옮기며 매장에서 가장 가까운 탑승구로 향했다. 면세점보다 한층 아래에 있는 탑승구 앞에는 보라색 카펫이 넓게 깔려 있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카펫 위에 한 발을 올려놓았다. 두꺼운 이불을 밟은 것처럼 푹신했다. 발에 닿는 충격도 훨씬 덜했다.

 

안전보건공단이 펴낸 ‘서서 일하는 근로자를 위한 건강 가이드’를 보면, “딱딱한 바닥에 장시간 서 있거나 걷는 작업장의 경우, 바닥재를 탄성 있는 재질을 사용하거나 바닥에 양탄자나 피로예방 매트 등을 깔아 발의 피로를 줄이는 쪽으로 작업환경을 개선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면세점의 바닥은 반짝거리는 흰색 타일만 깔려 있었다.

 

한 대형마트 판매 노동자들이 좁은 휴게실에 누워 쉬고 있다. 전국서비스노조연맹 제공
한 대형마트 판매 노동자들이 좁은 휴게실에 누워 쉬고 있다. 전국서비스노조연맹 제공
■ 휴게시간에는 탑승구의 메뚜기가 된다 기자가 일했던 매장은 하루 8시간 근무에 식사시간을 더해 40분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줬다. 기자는 보통 출근해서 5시간이 지난 뒤 공항 탑승구의 가장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쉬었다. 선배님은 쉬면서 지킬 주의사항도 친절히 알려줬다. “탑승구 쪽에서 쉴 때는 바른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해. 신발을 벗거나 다리를 뻗거나 눕거나 하면 안 돼. 공항공사 직원들이 수시로 돌거든. 어떨 땐 텔레비전을 보거나 휴대전화를 보고 있기만 해도 와서 뭐라고 해. 여기 앉아 있지 말라고. 그러면서 어느 면세점 소속인지, 이름이 뭔지 다 적어 가. 그다음은 뭐, 말 안 해줘도 알겠지? 면세점 본사, 우리 브랜드 본사를 거쳐 지시사항이 쭉쭉 내려오는 거야.” ‘보는 눈’이 많은 면세점 판매직원들은 쉬는 시간에도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물론 면세점 정산소 옆쪽에 마련된 ‘상주직원 전용 쉼터’에 가면 이런 눈치를 안 봐도 된다. 하지만 선배님은 “상주직원 쉼터는 그냥 못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선배님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여객동에는 상주직원을 위한 휴식 공간이 동쪽과 서쪽에 한곳씩 있다고 했다. 이곳에는 종일 서서 일하는 직원들이 다리를 펴고 쉴 수 있는 의자가 휴게실마다 20개씩 마련돼 있다.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기자와 같은 판매직, 환경미화, 보안과, 공항운영 등 줄잡아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 휴게실을 이용한다. 자리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면세점은 비행기가 많이 뜨고 내려 이용객이 폭주하는 시간대에 업무가 몰린다. 이 시간을 제외하고 휴식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서 의자 경쟁률은 더 높다. 적어도 공항 안에 판매직원을 위한 쉼터는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판매직 건강실태 조사’를 보면 면세점 판매직원의 58.1%가 ‘지난 한달 동안 휴게실을 이용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휴게실의 의자 수가 부족해서’(65.7%)가 가장 많았다. 그나마 있는 쉼터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공항은 승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곳이다. 직원들을 위한 시설은 가장자리로 밀려난다. 쉼터에서 쉴 수 없는 직원들도 공항 이곳저곳으로 밀려난다. 가장 많이 쉬는 곳은 탑승구(44.1%)다. 공항공사 직원들의 지적을 받으면 다른 탑승구로 이동하거나, 목이 마르지 않아도 공항 내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마신다(43.4%). 이럴 여유마저 없는 사람들은 화장실로 간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여객동에서 6년째 일하는 한 판매직원은 “공항은 화장실이 넉넉한 편이다. 마땅히 쉴 공간이 없으면 쉬는 시간 20~30분 동안 변기 뚜껑을 닫아놓고 멍하니 앉아 있는다”고 했다.

 

선배님은 “매장에서 멀지 않은 탑승구에서 쉬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면세점은 기본적으로 ‘1인 매장’으로 운영된다. 오픈조와 마감조가 교대하는 30분 정도를 제외하면 판매직원은 종일 혼자 일한다. 직원의 휴식시간에도 매장은 운영된다는 뜻이다. 판매직원들은 돌아가며 ‘품앗이’로 서로의 휴식시간을 지켜준다. “옆 매장 직원이 봐주기는 해도 우리 브랜드에 어떤 할인 행사가 있는지 자세히 모르니까. 복잡한 계산을 하는 손님이 오면 전화 받고 다시 매장으로 가야 하거든. 쉬러 가기 전에 옆 매장 직원한테 기본적인 내용은 알려주고,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너무 멀리 가지는 마요.” 휴게실은 너무 멀었고, 휴식시간은 짧았으며, 몰려드는 손님은 직원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 관계자들이 앉을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 관계자들이 앉을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 ‘서비스 노동자 의자 앉기 10년’, 그런데 여전히 그래서 직원을 위한 ‘의자’가 절실했다. 발이 아파 견딜 수 없는데 종일 서 있으려면 잠시 앉아 업무를 볼 수 있는 의자가 있어야 했다. 대형마트 계산원 등 서비스 노동자들은 10년 전 ‘의자에 앉아 일하기’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는 2008년 대형마트에 의자를 두도록 했고, 2011년 ‘휴게시설과 의자 설치 의무화’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만들었다. 하지만 판매직원들은 여전히 대부분 서서 일한다.

 

기자가 일주일 동안 일했던 면세점 매장에는 다행히 직원을 위한 의자가 있었다. 선배님은 “노조가 오랫동안 싸워서 얻어낸 의자”라며 “노조가 없거나 본사가 움직이지 않는 브랜드들은 여전히 의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 어떤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지 익히고자 매장 전체를 한바퀴 돌면서 관찰했다. 어림잡아 70~80개 브랜드가 들어차 있는 화장품 코너에서 의자가 있는 곳은 절반에도 한참 못 미쳤다. 종일 마주 보고 일했던 기초화장품 브랜드 ㄹ사 매장에도 의자가 없었다. 업무시간 내내 서 있어야 하는 이 매장 직원들은 다리가 아프면 잠깐씩 계산대 뒤에 쪼그려 앉았다.

 

의자가 배치된 매장이라고 마음 편히 앉아 있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앉아서도 항상 ‘대기자세’를 취해야 했다. “의자가 배치된 게 한달밖에 안 돼서 어떤 대기자세로 앉아야 하는지 아직 지시사항은 없어요. 일종의 사각지대가 생겼지. 근데 아마 허리 세우고 앉아야 할 거고, 고개 숙이고 휴대전화를 보는 건 안 될 거야. 물 마시는 것도 안 되고.” 매장에 있는 등받이 없는 검은색 접이식 의자를 가리키며 선배님이 설명했다. “그래도 우리는 혼자 근무하니까 손님 없을 때 앉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두세명씩 같이 근무하는 명품 부티크 매장(개별 브랜드가 단독으로 별도 공간을 가지고 있는 매장)은 의자가 하나뿐이라 제일 선임만 앉을 수 있어.” 이런 경우는 보통 팀장이 계산대 앞 의자에 앉아 서류 작업을 하는 동안 나머지 직원들은 매장 문 앞에 서서 ‘대기자세’를 취한다.

 

의자 사용에는 옆 매장과 관계된 규칙도 있었다. 옆 매장 직원이 자리를 비울 때는 의자에 앉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선배님은 “이 규칙은 옆 매장이랑 우리 매장이랑 둘이 지키는 규칙”이라고 했다. 면세점에 입점한 매장은 ‘1인 매장’으로 운영되는 게 대부분이다. 누군가 화장실에 가거나 밥을 먹으러 가려면 가까운 매장끼리 서로 손님을 봐준다. 상품이 진열된 곤돌라의 높이는 130㎝. 의자에 앉아 있으면 옆 매장에 손님이 오는지 알 수 없어서다. “서로의 매장을 봐주는 조건으로 쉬는 거니까. 옆 매장이 비어 있을 땐 앉으면 안 되겠지?” 선배님의 설명은 씁쓸하고도 명쾌했다.

 

■ 운동화에 안경 쓰고 곯아떨어져…셔틀버스는 ‘무장해제’의 공간 지난 3일 저녁 마감조(C조) 근무 다음날 아침 오픈조(A조)로 일하는 시에이(CA) 근무를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탔다. 정류장에서 4시 셔틀을 기다리던 면세점 직원들은 대부분 기자와 같은 ‘오픈조’ 근무자들이었다. 이들의 차림새는 공항 안과 크게 달랐다. 신발은 단화나 구두가 아닌 운동화가 대다수였고, 면세점 안에서 착용이 금지됐던 안경을 쓴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공항을 벗어나기 전부터 가장 아프고 불편한 것들을 던져버린 것이다.

 

‘판매직 건강실태 조사’를 보면 오픈조(A조) 근무일 때 평균 수면시간이 2~3시간이라고 답한 비율은 20.9%였고, 41.9%는 수면시간이 평균 4시간 이하라고 답했다. 이런 스케줄을 3~4일마다 반복하는 면세점 판매직원들은 45인승 셔틀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깊이 잠들었다. 한시간이 지난 뒤 셔틀버스가 신도림역에 도착하자 이들은 각자의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축 처진 어깨로 지하철에 오른 이들을 다음날 아침 출근용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쳤다. 나도 그들도 아직은 잠에서 덜 깬 듯해 보였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6297.html?_fr=mt1#csidx4e307fc83d2b9f7af28ecf5d40aa9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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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인첩보기 《RC-135V》 수리아 S-300대공미사일 감시

미국 무인첩보기 수리아 S-300대공미사일 감시
 
번역, 기사 이용섭 기자 
기사입력: 2018/10/18 [09:00]  최종편집: ⓒ 자주시보
 
 

미국 무인기 새로운 수리아 S-300대공미사일 감시주장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영국프랑스 등은 10월 초에 수리아에 배치한 러시아 첨단 대공미사일 체계인 S-300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러시아 첨단 대공미사일 S-300》 수리아 배치에 대해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은 지역의 평화를 위협한다고 하면서 마치나 그 이전에는 수리아가 평화로웠고 안정된 지역이었던 듯 불에 댄 송아지 마냥 펄펄 뛰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의 그와 같이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첫째러시아 첨단 대공미사일체계인 S-300의 수리아 배치로 이전보다 자신들이 수리아 영공에서 벌이고 있던 반 수리아 공중침략활동을 벌이는데 상당히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며둘째자신들이 수리아를 침략을 하였으면서 이제는 그 침략자의 죄를 러시아에 뒤집어씌우기 위한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참으로 교활하고 파렴치하며 악랄하기기 이를 데 없는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이라고 밖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이미 미국은 러시아의 첨단 대공미사일체계인 S-300의 수리아 배치에 대항하여 자칭 차세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라고 하는 F-22와 F-35를 이스라엘과 수리아 국경과 접하고 있는 이라크에서 운용을 하고 있다그런데 이번에는 직접 무인간첩비행기를 띄워 수리아에 배치한 러시아 첨단 대공미사일 S-300을 감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레바논의 알 마스다르 소식지(AMN)는 미국 무인기 새로운 수리아 S-300대공미사일 감시주장라는 제목으로 관련 사실을 보도하였다마스다르는 미국의 무인정찰기가 수리아군의 새로운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감시비행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면서 미국의 RC-135V무인정찰기(무인간첩비행기한 대가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첩보수집을 위해 수리아 라따끼아 지방의 해안을 따라 수백 킬로미터를 비행하였다.”고 보도한 러시아 투데이 아랍어판을 인용하여 관련 사실을 전하였다.

 

알 마스다르의 보도에 따르면 수리아에 배치된 첨단 러시아 대공미사일체계인 S-300을 감시하는 미국의 무인 첩보비행기 RC-135V는 그리이스의 크레타섬의 소우다공군비행장에서 이륙하였다고 한다보도는 더 이상의 관련된 상세한 자료나 정보는 없었다고 전하였다.

 

한편 러시아 투데이 아랍어판의 관련 보도에 대해 미국과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은 아무런 대응이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알 마스다르가 보도하였다.

 

현재 수리아전은 러시아의 첨단 대공미사일체계인 S-300의 수리아 배치로 새로운 한단계 높은 긴장이 조성되어 있으며이를 기회로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은 자신들이 침략을 하여 수리아를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에 안전보장이 파탄이 났으며전쟁의 참화 속에 인민들이 살 수 없는 참혹한 세상으로 변하였음에도 자신들은 침략을 하지 않았으며아무런 책임도 없는 것처럼 교활하고 악랄하게 선전전을 벌이면서그 책임을 수리아의 정식 요청에 의해 수리아에 파병되어 수리아의 안정을 평화와 안정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러시아에 그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교활한 짓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선전전과 달리 수리아전은 폭발직전의 긴장상태에서 벗어나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스뿌뜨닉끄이란국영 이르나관영 파르스통신레바논 알 마스다르 등의 관련 보도들에 따르면 이러한 수리아 전황에 따라 수리아 영해에 들어와 해군작전훈련을 벌이고 있던 러시아군들의 잠수함과 전투함선들이 수리아해역을 떠나 가스피해 러시아 해군기지로 되돌아갔다.

 

우리는 비록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에 빠져들어 있다고는 하지만 수리아전을 결코 등한히 할 수가 없다잠수함과 전함들을 수리아 영해로부터 철수하여 러시아 해군기지로 되돌아가는 조치를 취한 러시아와는 달리 미국은 수리아 동부 이라크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유프라테스강 동쪽 미군 강점지역과 수리아 북서부 맨비즈시에 미군무력을 계속 증강강화하고 있다고 중동의 언론 매체들이 보도하였다.

 

이러한 미국과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이 수리아에서 벌이고 있는 행태들은 명백한 침략행위이다그들은 자신들이 침략자들이면서 거꾸로 마치나 수리아를 참혹한 내전 또는 사태에 빠뜨린 국제적인 테러집단을 소멸하여 수리아를 평화롭게 안정된 세계로 정착시키기 위해 수리아전에 참전을 하는 것처럼 완전히 흑백이 전도된 거짓 선전선동을 끊이지 않고 벌여오고 있다.

 

한편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을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수리아에서 국제적인 테러집단을 소멸한 다음에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수리아 인민들에 대한 끔찍한 독재를 종식시켜 수리아 인민들에게 민주주의와 자유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낙원을 꾸려줄 듯 거짓허위선전선동을 벌이고 있다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 아닐 수가 없다강도가 강도야 하고도둑이 도둑이야 소리 지르고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우리 조상들의 속담 그른 데가 하나도 없다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은 침략자들이 침략자야 소리 지르는 비열하고 교활한 행태를 수리아에서 벌이고 있다.

 

 

----- 번역문 전문 -----

 

미국 무인기 새로운 수리아 S-300대공미사일 감시주장

 

에이쓰 아보빠델 - 2018년 10월 18

 

 

▲ 미국의 무인정찰기가 수리아군의 새로운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감시비행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랍어판 러시아투데는 미국의 《RC-135V》무인정찰기(무인간첩비행기) 한 대가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첩보 수집을 위해 수리아 라따끼아 지방의 해안을 따라 수백 킬로미터를 비행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보도는 미국 무인기는 그리스의 크레타섬의 소우다 비행장에서 이륙하였다고 전했다.미국의 무인정찰기가 수리아군의 새로운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감시비행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랍어판 러시아투데는 미국의 《RC-135V》무인정찰기(무인간첩비행기) 한 대가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첩보 수집을 위해 수리아 라따끼아 지방의 해안을 따라 수백 킬로미터를 비행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보도는 미국 무인기는 그리스의 크레타섬의 소우다 비행장에서 이륙하였다고 전했다.     ©이용섭 기자

 

베이루트레바논 (오전 12시 30) - 미국의 무인정찰기가 수리아군의 새로운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감시비행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아랍어판 러시아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의 RC-135V무인정찰기(무인간첩비행기한 대가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첩보수집을 위해 수리아 라따끼아 지방의 해안을 따라 수백 킬로미터를 비행하였다고 한다.

 

보도는 미국 무인기는 그리스의 크레타섬의 소우다 비행장에서 이륙하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개된 자세한 정보는 없다.

 

미국 동맹들은 오늘 있었던 러시아 투데이의 주장에 아무런 언급이 없다.

 

수리아군은 이스라엘 공군의 비열한(원문-격렬한적대적인 행위로 인해 라따끼아 해안에서 러시아 일류신-20정찰기가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한 후인 10월 초에 S-300》 대공미사일체계를 인계받았다.

 

 

 

----- 원문 전문 -----

 

US drone allegedly seen spying on new Syrian S-300 system

 

By Leith Aboufadel - 2018-10-18

 

▲ 미국의 무인정찰기가 수리아군의 새로운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감시비행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랍어판 러시아투데는 미국의 《RC-135V》무인정찰기(무인간첩비행기) 한 대가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첩보 수집을 위해 수리아 라따끼아 지방의 해안을 따라 수백 킬로미터를 비행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보도는 미국 무인기는 그리스의 크레타섬의 소우다 비행장에서 이륙하였다고 전했다.미국의 무인정찰기가 수리아군의 새로운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감시비행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랍어판 러시아투데는 미국의 《RC-135V》무인정찰기(무인간첩비행기) 한 대가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첩보 수집을 위해 수리아 라따끼아 지방의 해안을 따라 수백 킬로미터를 비행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보도는 미국 무인기는 그리스의 크레타섬의 소우다 비행장에서 이륙하였다고 전했다.     © 이용섭 기자

 

BEIRUT, LEBANON (12:30 A.M.) – A U.S. reconnaissance drone was allegedly spotted spying on the Syrian military’s new S-300 air defense system.

 

 

According to the Arabic-language section of Russia Today, a U.S. RC-135V reconnaissance drone flew hundreds of kilometers to the Syrian coastal province of Latakia to spy on the S-300 system.

 

The report said that the U.S. drone took off from the Souda Airbase in the Greek island of Crete.

 

No other details were released.

 

The U.S. Coalition has not commented on Russia Today’s claim.

 

The Syrian military received the S-300 air defense system in early October after tumultuous exchange of hostilities with the Israeli Air Force resulted in the downing of a Russian IL-20 reconnaissance aircraft off the coast of Lata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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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통 하나에 총알 30발…임종석 "이 하나에…"

임종석,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 현장 점검
2018.10.17 18:23:05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된 수통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한국전쟁 당시 국군, 미군, 유엔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수통에는 총알 자국 30여 발이 있었다. 임 비서실장은 "세상에 이 하나에…"라며 수통을 만져봤다. 

남북 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남북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해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을 17일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이상철 안보실 1차장이 등이 방탄복과 철모 등을 차림으로 임 실장과 동행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이행추진위원회로 전환된 이후 첫 현장 방문이다. 

임종석 실장이 들른 철원 화살머리 고지는 1952년 격전지였다. 특히 미군 2사단의 희생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는 지뢰 제거 작업 도중에 발견한 남북의 지뢰와 수류탄 등이 전시돼 있었다. 이날은 북측도 사병 200여 명을 투입해 비무장지대 북측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벌였다. 지뢰를 제거하다 발견한 유품은 유해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따로 보관하기로 했다.  
 

▲ 남북 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들이 17일 강원도 철원 비무장 지대 지뢰 제거 현장에서 나온 무기 등을 보고 있다. ⓒ청와대


지뢰 제거 현장을 본 뒤 초소를 들른 남북 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들은 철원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태봉국 철원성' 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지뢰가 남아 있을 위협 때문에 출입이 통제된 이곳은 궁예가 철원을 수도로 정한 905년부터 918년까지 쓴 이른바 '궁예 도성'이라고 불린다. 남북 정부는 왕궁터는 북한에, 외성은 남한에 걸쳐 있는 이 문화유적을 공동 복원하기로 했다.  

그밖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이행추진위원들은 경원선 연결 사업, 철원-금강산 철도 등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상황실과 장병 생활관 등을 들러 지뢰를 제거하는 국군을 격려했다.  
 

▲ 17일 강원도 철원에서 군인들이 지뢰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

ⓒ청와대

 

김윤나영 기자 dongglmoon@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획팀에서 노동 분야를 담당하며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 등을 다뤘다. 이후 환자 인권, 의료 영리화 등 보건의료 분야 기사를 주로 쓰다가 2015년 5월부터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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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선배로 인정 안해" 팀장 한마디에 돌변한 후배들

LG하우시스 옥산공장 노동자들 직장 내 괴롭힘 호소... 회사 측 "개인 간 갈등일 뿐"

18.10.17 16:05l최종 업데이트 18.10.17 18:46l

 

 17일 청주노동인권센터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하우시스 옥산공장 Q팀에서 발생한 ‘조직내 집단 따돌림 사례’를 공개했다.
▲  17일 청주노동인권센터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하우시스 옥산공장 Q팀에서 발생한 ‘조직내 집단 따돌림 사례’를 공개했다.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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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17일 오후 4시 32분]

㈜LG하우시스 옥산공장 일부 노동자들이 길게는 10년 가까이 조직적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청주노동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는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하우시스 옥산공장 Q팀에서 조직 내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 6명과 최근 총 6회(개별면담 4회, 집단면담 1회)에 거쳐 상담을 진행하고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인권센터가 제공한 '피해노동자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 내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겪어온 한 노동자는 중증우울증을 진단받고 휴직한 뒤 다른 팀으로 전환 배치되기도 했다.

인권센터 조광복 노무사는 "피해를 호소하는 노동자들은 수년간 조직 내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왔다고 증언하고 있다"라며 "이들은 일관되게 불안·대인기피·자살충동·팀장에 대한 살인충동 등 동일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노조 활동이 발단... 아무도 인사를 안해줬다"

집단 괴롭힘으로 지난해 중증우울증 진단을 받은 B(32)씨. 2008년에 입사한 B씨는 2013년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B씨는 "내가 따돌림을 당한 건 2013년부터였다, 2012년부터 노동조합 지침으로 리본과 노조 조끼를 착용한 게 발단이 됐다"라며 "당시 부서 실장이 '리본 왜 하냐? 너 하나 병X 만드는 거 일도 아니다'라는 폭언을 했다. 그 이후로 따돌림이 시작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입 사원들이 들어오면 부서 A팀장이 직접 신입사원에게 인성교육을 시키면서 어울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지목해서 교육을 시켰다, 그 중 최우선 순위는 나였다"라며 "처음엔 꼬박 꼬박 인사를 하던 사원들이 A팀장과 실장에게 교육을 받은 이후에는 인사를 하지 않고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선배들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인사를 해도 무시를 당해왔다"라고 토로했다.

B씨가 가장 참기 힘든 괴롭힘은 나이 어린 후배들의 폭언과 무시였다. B씨는 "나를 주도적으로 괴롭힌 사람들은 대부분 나보다 2~5살 어린 동생들이다, 회사 분위기상 후배가 선배에게 깍듯이 대하는 조직문화인데 신입사원들이 교육을 받고 나서부터는 태도가 돌변했다"라며 "후배들이 인사를 하지 않아 이유를 묻자 '선배 대접 받고 싶냐, 너 같은 건 선배로 인정 안한다'고 말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B씨는 폭언과 폭력도 당해왔다고 진술했다. "야식 시간에 나에게 다가와 발로 차거나 욕설을 하면서 멱살을 잡기도 하고 내가 들고 있던 라면과 우유를 발로 걷어차고 담배를 빼앗아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또 '너나 잘해 새끼야, 애비 없는 놈이라 봐줬더니, 00새끼 미친 새끼'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들어왔었다"라고 피해사실을 털어놨다.

B씨는 괴롭힘과 따돌림 외에도 잔업과 휴일근로수당에서도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우리 회사는 잔업과 휴일근로수당이 월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다들 해야 먹고 사는데, 나는 하지 못하도록 통제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여러 명... "팀장이 어울리지 말라고 해"
 
 17일 청주노동인권센터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하우시스 옥산공장 Q팀에서 발생한 ‘조직내 집단 따돌림 사례’를 공개했다.
▲  17일 청주노동인권센터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하우시스 옥산공장 Q팀에서 발생한 ‘조직내 집단 따돌림 사례’를 공개했다.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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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온 사람은 B씨뿐만이 아니다. 2013년 Q팀에서 근무를 시작한 C(34)씨는 "신입사원 시절 A팀장이 B씨를 비롯한 일부 사원을 나쁘게 설명하면서 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말했었다.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이들을 나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B사원의 경우 노동조합 지침을 잘 따르는 선배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C씨는 "우리 팀은 신입사원에 대한 통제가 너무 심해서 견디기 어려웠다"라면서 "나에 대한 따돌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16년인데 어느 날 내가 동기들에게 'A팀장이 지나치게 동기 모임에 개입하고 지시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이후 A팀장을 따르는 사원들이 나에게 찾아와 막말과 반말을 하면서 조심하라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찾아온 사원들은 C씨보다 3~5살 어렸고 그 전까지는 형이라 부르며 친한 사이였다.

또 다른 피해자 D(36)씨는 "우리팀 산재 은폐는 심각한 상황이다. 나도 작업 중 칼에 왼쪽 검지를 베어 인대가 끊어진 큰 사고를 당했었다. 당시 실장은 '산재하면 너한테만 불이익이 간다'라며 압력을 줬다"라면서 "입사 2년차라 그때 큰 두려움을 느꼈고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다친 것으로 처리하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D씨가 본격적으로 집단 괴롭힘을 당한 건 2012년. 노동조합 산업안전차장을 맡으면서부터다. D씨는 "당시 노동조합 집행부와 A팀장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2012년 3~4월경 팀 내 배전반에서 화재가 발생해 회사 안전관리팀에 조치를 취하라 요청한 적이 있었다"라며 "당시 반장들이 심하게 질책했는데 '노조 앞잡이냐', '왜 팀에 안 좋게 하느냐'고 몰아붙였다. 난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죄인처럼 몰아붙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때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두통에 시달렸다"라고 호소했다.

D씨에 대한 괴롭힘과 따돌림은 이후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D씨는 "이 사건 이후로 팀원들이 아예 말을 걸지 않았다, 밥도 같이 먹는 사람이 없었다"라며 "신입사원과 식사 약속을 잡았었는데 갑자기 취소됐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반장들이 나와 약속한 것을 알고 신입사원에게 압력을 줬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D씨는 지난해 긴장성 두통과 대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

"따돌림 지시 안 따르자, 따돌림 표적으로"

2012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E(31)씨도 A팀장으로부터 특정 사원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자 E씨 역시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 대상이 됐다.

E씨는 "신입사원 시절 잠시 팀 분위기를 따랐지만 이후 이를 거부했다"라면서 "기존에 따돌림을 당하고 있던 사원들과 계속 만남을 가졌고 이때부터 나에 대한 따돌림도 시작됐다"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E씨는 "팀 내 동기들이 일체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부서 회식도 나는 모른 채 진행됐다"라며 "연장근로에도 배제가 되어 엄연히 내 업무임에도 다른 사원들을 배치해 연장근로를 시켰다, 그만큼 적은 임금을 가져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업훈련을 거쳐 2014년 정식 입사한 F(30)씨도 A팀장 눈 밖에 나면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F씨는 "A팀장과 선배사원들이 신입사원을 모아놓고 나를 험담하면서 어울리지 말라고 했단 사실도 뒤늦게 퇴직한 신입사원을 통해 듣게 됐다"라며 "신입사원들과 점심을 먹으려 해도 A팀장을 따르는 사원들이 신입사원들을 데려가 나와 대인관계 자체를 단절시켰다"라고 진술했다.

2004년 입사한 G(37)씨도 "작업 중 허리를 다쳐 산재처리를 하려고 하니 A팀장이 몰래 내 어머니를 만나 산재 처리 생각하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압박했었다"라며 "나에게도 다친 사실을 밖에다 얘기하면 사람들을 시켜 왕따를 시키겠다고 했었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이런 일이 있고난 뒤 따돌림이 시작됐고 나에게 말을 건네는 직원들이 없어졌다"라면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노동조합 전임활동을 했는데 그 후 따돌림은 더욱 심해졌다, 10년 이상 따돌림을 당해왔고 현재까지 만성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피해노동자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일관되게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이 A팀장에게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주 노동인권센터는 실태조사를 근거로 해당 팀의 조직문화 특성에 대해 'A팀장을 떠받들거나 두려워하는 조직 분위기 조성',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활동에 매우 적대적임', '감시와 통제가 심하고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에 극심함'이라 분석했다.

LG하우시스 옥산공장 측 "조직적 문제 아니라 개인 간 갈등"

위 실태조사에 대해 (주)LG하우시스도 같은 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섰다. LG하우시스는 '대기업 조직 내 괴롭힘과 따돌림 피해노동자 기자회견 관련 입장'이란 입장문을 내고 "팀장, 실장, 반장들의 주도로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으며 회사는 이를 방조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한 사원에 대해서는 "해당 사원은 회사업무와 관련 없는 사유로 휴직하던 도중에 발생한 일로 회사 문제와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사유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직 내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방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직적인 문제가 아닌 개인 간의 갈등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비례대표)은 "얼마 전에 피해자를 만나서 직접 상담을 하고 이 사건의 진행과정을 모니터링해 왔다"며 "LG계열사에서 노사관계와 무관한 인권유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사건은 LG하우시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룹차원에서 강력한 해결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크게 상처입은 노동자들이 하루 빨리 회복돼 직장으로 다시 복귀해 일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개선해야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만일 LG하우시스가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그룹본사와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를 없애기 위해 정의당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충북인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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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충기에 ‘아부 문자’ 보냈던 현직 고위판사, ‘사법농단 수사’ 검찰 공격

 

강경훈 기자 qa@vop.co.kr
발행 2018-10-17 16:18:26
수정 2018-10-17 16: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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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거래 실무 책임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거래 실무 책임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뉴시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검찰의 피의자 밤샘조사 관행을 지적하고 나섰다. 사실상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해 고위급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과 페이스북에 “중범죄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 수사 관행을 보면 수시로 통밤을 넘겨 새벽이나 그 다음날 동이 트고 나서 수사기관에서 나오는 피의자 모습을 흔히 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비록 피의자의 조서 확인 시간이 필요해 밤을 샌다고들 핑계를 대지만 그 시간까지 포함해서 적어도 초저녁 이내에 마쳐야 한다”며 “이런 관행이 비록 당사자나 변호인의 자발적 동의가 있다 해도 위법이라고 외칠 때가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부장판사가 해당 글을 올린 시점은 사법농단 사건 실무 책임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밤샘 조사를 받고 나온 지 약 네 시간 뒤였다. 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과 용산고 동문이기도 하다.  

이 점들을 의식한 듯 강 부장판사는 ‘사족’이라고 밝히며 “왜 여지껏 가만 있다가 이제와서 외치냐는 항변이 있고, 혹자는 판사들이 당하니 이제 나선다고 비판한다”면서 “동일한 주장을 이미 2017년 1월에 이 공간에서 했음에도 다들 주목하지 않았을 따름이고, 그 당시 글에 사족 서너 가지를 붙인 것이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 부장판사가 올린 글은 시민단체나 법조계 안팎에서 줄곧 제기되어왔던 피의자 인권과 관련한 일반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 조직을 겨냥한 사법농단 사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해당 글을 게재했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강 부장판사가 직접적으로 사법농단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현직 고위 법관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해당 글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한 현직 판사의 페이스북에는 “옳은 말인데 참 속이 보인다. 언제부터 피의자 인권을 그리 생각하셨나. 인권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단 내 편을 보호하려는 꼼수 정도로 보인다”, “충분히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지만, 국민이 분노하는 양승태의 사법농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더니 밤샘수사에 대해서는…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등의 부정적 댓글이 달렸다. 

강 부장판사는 나아가 “(밤샘조사를 통해 작성된) 이런 조서의 증거능력을 배척하면 단박에 고칠 수 있고, 형사재판 법관 한 명의 결단만 남았다”며 “검사를 욕할 게 아니라 판사가 불승인하면 하라 해도 안할 터이다. 즉 법원이 변하면 다 변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향후 사법농단 사건을 재판에 넘길 경우 임 전 차장 등 법관들을 장시간 조사해 작성한 피의자 진술조서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말라는 일종의 ‘지침’을 일선 판사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에겐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1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안에 따라 불가피하게 밤샘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인이 동의하지 않는데 야간에 조사하는 경우는 없고, 많은 경우에 출석 내지 소환 일정을 줄이기 위해 한 번에 와 끝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들 심야조사가 이뤄지는 건 대부분 일과 시간 이후에 출석을 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본인의 자발적 동의 하에 야간조사가 이뤄져 왔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입법론적 측면이나 정책적 측면에서 야간조사를 금지해야 한다는 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강 부장판사가 최근 임 전 차장에 대한 밤샘조사와 같은 개별 사안을 겨냥해 언급한 것이라면 부적절하며, 야간조사와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는 이번 사안과 무관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글을 올린 강 부장판사는 부산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8월부터 2016년 7월 사이 당시 삼성 대외협력업무 최고 책임자였던 장충기 사장에게 사적으로 여러 건의 문자를 보냈던 인물이다. 그는 장 사장에게 ‘삼성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는 취지의 아부성 문자와 친동생의 인사청탁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관 후보군에 올랐다가 최종 탈락되자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문자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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