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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8 22: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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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삶을 돌아보며- 태양민족의 무한한 행복 | |||
기사입력: 2018/11/18 [12:0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 이창기 기자의 유고글입니다. 투병 중에서도 우리 민족의 통일과 승리에 대한 확신에 가득찬 이창기 기자였습니다. 이창기 기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독자분들께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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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해를 신성시하며 그 정기대로 밝고 화목하게 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래서 백두, 불암, 태백, ‘밝다’는 단어와 연관된 우리나라 산천이 참 많습니다. 박달, 배달민족이라는 말도 해의 ‘밝다’는 말과 관련이 있습니다.
햇빛은 높고 낮은 곳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 따뜻하게 비추어 만물을 소생시키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해줍니다.
우리 민족은 반만년이 넘은 역사에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습니다. 광대한 고구려도 고조선 땅을 회복했을 뿐 주변국을 침략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옛 조선에 이미 햇빛처럼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이념을 선포한 위대한 민족입니다. 사람을 지배의 대상으로만 보던 시기 사람을 위한 이런 정치이념을 선포한 민족은 우리 민족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는 위대한 지도자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태양민족은 그래서 문무를 겸비한 위대한 지도자가 참 많은 민족입니다.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만 해도 몸소 적정을 직접 살피기 위해 용감하게 적진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적장 우중문에게 보낸 시는 얼마나 멋지고 뜻이 깊습니까. 그리고 퇴각하는 외적들을 끝까지 쫓아가서 모조리 몰살했습니다. 다시는 우리나라를 넘보지 못하게 말입니다. 다만 몇천 명만 살려 보내 고구려가 어떤 나라인지 알고 돌아가 소문을 내게 했었습니다.
그래서 중국 고대 시가엔 ‘내 남편 고구려와 전쟁터에 나갔네, 이제 나는 과부 신세 영락없구나’ 이런 민요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순신 장군도 전투 지휘를 잘했지만, 백성의 생활도 따뜻하게 보살필 줄 알았습니다.
세종대왕도 귀천을 가리지 않고 장영실과 같은 인재를 영입하여 좋은 무기도 만들고 가뭄을 극복할 ‘나무수로’도 개발하는 등 우리나라 국력을 높이 올려 노략질을 일삼는 왜놈 해적들의 거점 쓰시마를 정벌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런 훌륭한 지도자를 헤아리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특히 일제 식민치하에서 나타난 영웅지도자가 참 많습니다.
그중에 만주 전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지도자도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진보 쪽 지도자라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존재하는 조건에서 아직은 그 지도자의 이름을 내놓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그 지도자의 회고록을 중국 연변박물관 역사가를 통해 소개받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보았는데 그 안에 ‘좌익이념’을 강조하는 내용은 거의 볼 수 없었고 오직 민중을 사회역사의 주인으로 보고 그 민중의 힘에 의거해서 항일무장독립운동을 벌여 100전 100승 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니 민중을 하늘처럼 받들어야 조국 광복도 이루고 좋은 세상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개별적인 인간들은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 존재로서 나라와 민족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대도시 최고 갑부이건 대지주이건 누구나 나라의 독립과 사회역사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정말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는 철학을 가진 지도자였습니다.
그래서 그 지도자는 중국 한족이건 우리 조선족이건 중국 부자이건 조선의 부자이건 모두 우러러 받들었다고 합니다. 마을에 들어가면 1주일도 되지 않아 그 마을에서 가장 덕장 있는 인사의 절친하고 친근한 벗이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식을 훌륭하게 교육시키는 방법, 좋은 친구, 훌륭한 동지를 찾는 방법, 하다 못 해, 저는 돈 버는 방법까지도 그 회고록에서 완벽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 만주항일유적취재를 하면서 그 지도자의 전적지를 얼마나 많이 만났는지 모릅니다. 당시를 기억하는 한족과 조선족 할아버지들은 그 지도자를 민족의 전설적 영웅이라며 자신들이 체험한 인품에 대한 찬양을 그칠 줄 몰랐습니다.
압록강 변 중국 측 마을의 한 중국인 할아버지는 ‘자신 아버지가 일제 밑에서 경찰 노릇을 했는데 그 지도자가 그 마을을 습격하여 일본 가게 상점을 털어 굶주리는 주민들에게 식량과 생필품을 나누어 주고 일부는 등짐을 지게 해서 보급품으로 가져갔는데 등짐지고 따라가면 언제 죽일까 걱정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자 손끝 하나 다치지 않고 돌려보내 주었다’고 합니다. 그 지도자는 ‘대신 일제에 개노릇 하지 말고 힘을 합쳐 몰아내야한다고 절절히 당부하고는 고이 돌려보내 주었다’며 그 다음부터 경찰 그만두고 착하게 살았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자주시보 만주항일전적지답사기에 소개했으니 참고 바랍니다.
취재하는 과정에 한족이건 조선족이건 대부호의 아들이건 평범한 아낙네건 그 지도자의 안위를 위해서는 당연히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생각이 만주 전역에 널리 퍼져있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중국 흑룡강성 남호두 마을의 한 한족은 그 지도자가 이끄는 항일무장대오 비밀거점에 식량을 제공했다가 일제에게 걸려 거점만 알려주면 살려주겠다고 했지만 집 안에 있던 스무 명이 넘는 가족을 한 명 한 명 참수하여 다 죽일 동안 끝내 거점을 말하지 않았고 자신도 장렬한 최후를 마쳤습니다.
그 집 안에서는 당시 나무를 하러 갔던 몇몇 가족만 살아남았는데 지금도 그 후손들이 그 거점에 기념비를 세워놓고 나무를 심고 가꾸며 정성껏 유적지로 보존해가고 있었습니다. 이것도 자주시보 만주항일전적지답사기에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지도자를 가진 민족은 우리 민족이 유일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민중들은 그런 영웅을 지키는데 자신의 목숨을 서슴없이 바치는 것을 당연시 해왔으며 영웅지도자가 꿈을 펴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때 그렇게 가슴 아파했습니다. 녹두장군을 노래한 민요, 날개 달고 태어난 아기장수 전설, 우연히 땅을 팠는데 쌀알에서 영웅과 군인들이 막 깨어나고 있었는데 관군이 와서 학살했다는 유형의 전설 등이 다 그런 전설과 민요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민족의 혈맥이 끊어진 지 70년도 넘게 신음하고 있고 주변 강대국의 등쌀에 휘둘리며 고통받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많이 성장했지만 심각한 빈부격차와 살풍경한 경쟁, 공동체파괴에 따른 인간성 상실로 나라가 거의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난세도 이런 난세가 없습니다. 우리 민족은 난세에 꼭 영웅지도자가 나왔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보니 남과 북의 두 지도자가 이런 난세를 극복하는데 훌륭한 길을 제시할 것이란 확신이 생겼습니다.
우리 민중들이 그런 지도자들을 잘 받들고 모신다면 반드시 우리 민족은 조국의 통일을 이루고 모든 사람이 서로 나눠주고 아끼고 사랑하여 살아가는 꿈같은 이상사회를 멀지 않은 날에 반드시 이룰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도 우리민족이 실현해가는 사회를 보며 많은 영감을 얻고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에 맞는 행복한 앞날을 개척해나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 민족이 인류사적 모범을 반드시 이루어 내리라 확신합니다.
노신의 말처럼 도를 깨닫지는 못했지만, 저는 그것을 확신하기에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으며 행복한 미소 가득한 얼굴로 언제든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
2차 북미정상회담 성공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한반도 중대 분수령”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7일(현지시간)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데 인식 같이하며,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스탠리 호텔에서 40분간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두 정상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고, 시 주석은 그에 대해서 '일이 이루어지는 데는 천시지리인화(天時地利人和)가 필요한데 그 조건들이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고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천시지리인화'는 하늘이 준 때는 지리상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상의 이로움은 사람들 사이의 화합만 못하다는 뜻이다.
김 대변인은 "양 정상이 서로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주고받거나 이런 것은 아니고, 두 분이 현재 가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총괄해 평가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두 정상의 인식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최근 남북 관계 및 북미간 협상 진전 동향을 설명하고, 한반도 정세의 진전 위해 시 주석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평가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 지지하며, 중국 측은 건설적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중·한 양국은 이웃의 나라와 협력하고, 양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진하며 공평하고 공정한 국제질서를 수행하는데 입장이 비슷하다"라며 "우리는 양국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 심화시키고, 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 번영을 유지하는데 계속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올해 한반도에서 전인미답의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라며 "한국과 중국은 동북아 평화번영이라는 전략적 이익이 일치하는 만큼 한중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양국이 더욱 긴밀히 공동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중국 측이 평창 올림픽 지원해준 데 대해 사의 표하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남북의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대회 추진이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시진핑 "내년에 방북할 생각"...김정은 초청에 화답
이밖에도 두 정상은 양국간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먼저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중FTA(자유무역협정)의 호혜적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척시키기로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또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에 대해 두 정부가 공동대처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 맞아,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을 위한 중국 측의 지속적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고, 시 주석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중국군 유해 송환 사업도 한중 우호 증진과 신뢰 회복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업으로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한이 남북 관계를 더 성숙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초청에 감사하다. 내년 편리한 시기에 방문할 용의가 있다"라고 화답했다.
뿐만 아니라 시 주석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을 받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내년에 시간 내서 방북할 생각"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 35] 풍력발전 현황과 과제 (상)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오염, 그리고 후쿠시마 참사가 보여준 원전재난의 가능성은 '더 이상 위험한 에너지에 기댈 수 없다'는 깨달음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해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으로 본격화한 탈핵 논쟁은 우리 사회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에너지체제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인지 가늠할 시험대가 되고 있다. <단비뉴스>는 기후변화와 원전 사고의 재앙을 막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모색하는 심층 기획을 연재한다. - 기자 말
5월 10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마을. 파란 하늘을 부드럽게 수놓은 새털구름 아래 하얀 풍력발전기들이 수평선을 따라 줄지어 서 있다. 화창한 날씨인데도 바람이 세차게 불어 아침에 손질한 취재진의 머리는 사정없이 헝클어지고 말았다. 풍력발전기 날개는 덕분에 힘차게 돌았다. 발전기 소음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옛날 '초가지붕이 날아갈까봐 짚을 엮어 누름 줄을 얹었다'는 동네 집들은 지금 하늘색, 벽돌색 등 깔끔한 지붕을 이고 오순도순 모여 있다. 야트막한 언덕배기에는 111년 동안 해풍에 시달려 한쪽으로 휘었다는 팽나무가 산발한 여인네처럼 바람을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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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언덕배기에 있는 팽나무. 거센 바람을 111년 동안 맞은 탓에 나무 모양이 한쪽으로 휘어졌다. 독특한 나무 생김새(수형)를 인정받아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됐다. 멀리 수평선을 따라 풍력발전기들이 보인다. | |
ⓒ 블로거 도토르 |
주민 800여명이 바람으로 연 4억원 버는 동복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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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풍력발전단지. 축구장 900개 크기인 약 200만 평(약 66만㎡) 땅에 풍력발전기 23대와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연간 약 9만 6000킬로와트시(kWh), 2만6000천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 |
ⓒ 박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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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한경면 바닷가 마을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바닷가에서 종일 부는 바람은 제주 풍력발전의 주된 경쟁력이다. | |
ⓒ 박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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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제주도 발전원별 전력생산 현황. | |
ⓒ 박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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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한경면 신창풍차해안도로에서 본 풍력발전기들. 한국남부발전의 풍력발전기 8대와 제주에너지공사의 풍력발전기 2대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 |
ⓒ 조은비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이 만드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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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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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7 23: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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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1-16 19:27수정 :2018-11-17 00:01
전문가 "판이 깨지는 걸 원하지 않으니 어서 협상에 나서라는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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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동신문>2면 16일자 로동신문 2면,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 |
ⓒ <로동신문>캡처 |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북의 관영매체인 <로동신문>은 16일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으시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지도하시였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무기의 시험과 관련한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형' 시험발사 현지지도 후 1년 만이다.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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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동신문>1면 <로동신문>1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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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심상치 않은 문재인 정권의 진보진영 고립, 배제, 압살정책 | ||||||||||||
기사입력: 2018/11/16 [16:3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지난 14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들이 “▲탄력근로시간제 기간확대 저지 ▲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법 전면개정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해 11월 21일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선언하며 청와대 분수 앞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당일 오후 3시 30분경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를 무자비하게 끌어내었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진보진영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 단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 진보진영 고립, 배제, 압살 정책을 펴는 문재인 정부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남북의 민간교류 사업이 발걸음을 떼고 있던 상반기에, 본 기자는 통일운동 단체들에서 문재인 정부가 ‘통일운동 진영을 길들이려 한다. 615 남측위원회를 선별, 배제, 분열시키려 한다’는 이야기를 왕왕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몇 차례에 걸친 정부와 민간교류 사업에서 이것이 우려가 아님이 확인이 되었다.
먼저 지난 6월 20~23일에 걸쳐 평양에서 열린 ‘6.15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위원장회의’에 정부는 남측의 5명의 대표를 방북 불허하면서 선별, 배제 정책을 과거 보수 정권이 보였던 행태를 고스란히 답습했다.
이에 대해서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평양출발에 앞선 성명을 통해 “각계 교류와 왕래, 대화와 협력을 확대한다는 판문점 선언의 합의가 무색한 조치”이며 “명확한 근거도 없고, 일관성도 없이 ‘재량권’이라는 허울아래 민간통일운동을 좌지우지하려하는 정부의 행태는 과거 적폐정권의 구태를 그대로 닮았다는 점에서, 촛불 시대에는 더더욱 통용되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하게 정부를 비판했다.
당시에 민주노총 대표는 방북을 불허하고, 한국노총 대표는 방북을 승인해,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케 했다. 당시 민주노총 대표였던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방북 승인을 받았다.
방북 불허의 이유에 대해서 통일부는 ‘방북 목적, 행사 성격, 관계기관 협의,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으며 통일부의 ‘재량’이라고만 밝혔다.
그런데 방북에 대한 통일부의 ‘재량’은 그 이후에도 남용되면서 방북 승인, 불허가 반복되는 일이 벌어졌다. 평양에서 열린 10.4선언 11돌 기념대회에는 615 당시 불허되었던 최진미 615여성연대 상임대표가 방북이 승인되기도 했다. 통일부가 말하는 ‘재량’의 기준이 무엇인가.
또한 정부에서 615 남측위에 대한 의도적 배제는 ‘10.4선언 11돌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더 심하게 나타났다.
정부와 민간을 아우르며 방북 대표단 구성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615 남측위원회’에 대한 민간통일운동 진영의 대표성을 부정하고, 배제하면서 방북 대표단을 구성하려고 했다. 이에 615 남측위가 민족통일대회 참가를 거부하자, 전반 과정에 대해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사과까지 했다.
그리고 11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행사’에서 각계 만남과 교류의 장이 있었다. 이에 참가하려는 민주노총과, 전교조 인사에 대해서 통일부는 또 다시 ‘재량’으로 방북을 불허해 민주노총과 전교조 방북단 전체가 참여를 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통일은 남북해외 8천만 겨레가, 그리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전 민족적인 과업이다.
민간통일운동 진영은 남북관계가 좋건 어렵건 통일을 위해 헌신해왔다. 서로의 차이가 있더라도 ‘통일’을 위해 차이를 넘어 단결해왔는데, 촛불정부라고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는 민간통일운동 진영에 대한 분열을 꾀하고 진보운동 단체를 배제, 고립시키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혹여 정부가 남북의 관계 개선과 교류협력이 활성화되는 시기에 통일부의 행태는 자기 입맛에 맞는 단체와 사람들은 방북을 승인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와 인사들에 대해서 ‘재량’을 이유로 길들이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진영 배제, 고립, 압살정책은 노동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일, 임종석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노조라고 해서 과거처럼 약자일 수는 없어 민주노총이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실장이 이런 말을 한 의도는 무어인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공약 철회’와 ‘은산분리 완화’ 등을 통해 친 재벌정책으로 전환하고 있고 최근에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이에 대한 노동계의 비판이 강화되자, 이에 대한 여론을 돌리기 위한 의도라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사회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라도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자들의 권리는 더욱 더 강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임 실장이 이야기한 전교조를 살펴보자. 박근혜 정권 하에서 ‘법외노조’로 내몰린 전교조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는 왜 결단을 못 내리고 있는가.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전교조 위원장을 만나 ‘법외노조 문제 해결’을 약속한 바 있지만 이를 해결할 기미조차 보이고 있지 않다.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왜 박근혜의 적폐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시기에 노동운동, 통일운동을 비롯한 진보진영에 대한 배제, 고립, 압살 정책을 지속적이며 강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누가 주인이고, 심부름꾼인가!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촛불 정부’라고 자임하고 있다. 하지만 촛불항쟁 2주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적폐청산’에 소극적인 것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들의 촛불혁명이 없었다면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있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의 명령, 적폐를 청산해야 할 임무가 있는 정권이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의 자기의 기본 소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고 있는 진보진영의 단체들에 대해 배제 정책을 펴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문재인 정부는 잊어서는 안된다.
박근혜가 대통령이었던 시절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끌던 민주당이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개혁정책을 펼쳤던 적이 있었던가. 오히려 당의 외연을 확대한다는 명분으로 보수적인 김종인씨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지 않았던가.
박근혜와 전면적으로 맞선 세력은 민주당이나 문재인이 아닌 국민들이었다.
2015년, 민주노총, 전농 등 진보진영의 단체들이 박근혜와 맞서기 위한 100만 총궐기를 진행했다. 과정에 박근혜의 무지막지한 폭력으로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고, 이를 1년 여 넘게 투쟁해 온 것은 진보진영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국민들이었다.
결국 2015년, 2016년 민중총궐기 투쟁이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밝혀지면서 촛불항쟁으로 된 것이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하기까지 국민들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헌신적인 투쟁이 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왜 지난 11월 10일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 6만 여의 노동자를 비롯한 시민들이 참가했겠는가. 그리고 지난달 10월 27일 촛불항쟁 2주년대회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적폐청산’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가.
대규모 투쟁은 11월 21일 민주노총 총파업, 그리고 12월 1일 민중대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는 민심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경고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다름 아닌 국민이고, 국민의 명령을 실행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국민의 명령을 실행해야 할 심부름꾼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제대로 하지 않을 시에는 정권의 미래는 없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이 인식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진보진영을 배제, 고립하는 정책을 펼수록, 오히려 국민들의 지지는 떨어질 것이고, 정권의 지지기반은 약해질 것이다.
이는 2007년 정권의 모습에서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당시 개혁정책을 포기하면서 정권의 지지기반은 취약해졌고, 결국 그 해 대선에서 패배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과거의 정권과 흡사한 결론을 맺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 힘은 영원하고, 정권은 유한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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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남한을 찾은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이 사과 및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남북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경기도와 (사)아태평화교류협회가 주관한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 리 부위원장은 "오늘 북남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이적인 사변들은 북과 남이 손을 맞잡고 일본의 과거 죄악을 파헤치며 다시는 우리 후대 들에게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도 긍정적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 대한 올바른 정립이 없이 현재를 논할 수 없고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며 "일본 당국은 과거 조선인민에게 끼친 일제의 죄악을 절대로 용납지 않으려는 북과 남의 결연한 의지를 똑바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부위원장은 "일본 당국은 패망 70년이 훨씬 지난 오늘까지도 과거 범죄 청산을 회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무슨 일본인 납치 문제만을 떠들면서 오히려 우리 공화국을 물고 늘어지는 적반하장"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강제 동원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자국의 납치자 문제만을 제기하는 일본의 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당국은 이제라도 조선인 강제 납치, 연행과 관련한 모든 진상을 철저히 조사 규명하여 세상에 공개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 납치, 연행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모든 피해자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며 충분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리 부위원장의 말씀을 들으면서 당연히 북한 여러분들의 의향도 받아들이고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의 (타국에 대한) 식민지화와 전쟁을 일으킨 역사적인 사실은 엄중히 받아들여야 하고 무한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강제적으로, 특히 전쟁이 있었기 때문에 대기업들에 의해 강제적으로 끌려가서 억지로 노동하는 상황에 놓인 많은 분들이 목숨도 잃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일본 사람들은 항상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는 이러한(강제 동원)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저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1991년 야나이 순지(柳井俊二) 당시 외무성 조약국장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해결된 것은 한일 양국이 가지고 있는 외교 보호권을 상호간에 포기했다는 것이고, 개인의 청구권 자체를 국내법적인 의미에서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 답변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면 사법권을 통해 결론이 나온 것에 대해 일본 기업이나 정부 입장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에 대해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을 물은 것을 해당 기업과 일본 정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한일 정부 간 해결책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상호간에 노력해야 된다"면서 "그렇지만 일본에도 징용 문제를 해결해서 한일 간에 긴밀해질 필요가 있고 일본과 북한이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꼭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리종혁 부위원장이 16일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관계 개선, 멈출 수도 주춤거릴수도 없어
리종혁 부위원장은 이날 국제대회에서 올해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변화에 대해 언급하며, 앞으로도 남북이 관계 개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부위원장은 "지금 조선 반도에서는 극적인 변화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제23차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과 남의 뜨거운 마음이 하나가 되어 펼쳐 보인 감동적인 모습들은 동족의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 그리고 평화는 전쟁에 비할 수 없이 고귀하고 힘 있는 것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증명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 몇 달 사이에 세 차례의 북남 수뇌 상봉과 조미(북미) 수뇌 상봉이 이뤄지고 역사적인 북남 공동 선언들과 조미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은 조선반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도래하는 평화의 시대, 역사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장엄한 선언이었다"고 추켜세웠다.
리 부위원장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 자주 통일과 번영에로 향한 성스러운 대행진은 이제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강렬한 희망과 확신이 북과 남 겨레의 가슴 마다에 꽉 차고 넘치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여기서 발걸음을 멈출 수도, 주춤거릴 수도 없다"고 밝혔다.
유키오 전 총리 역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아주 친밀하게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나왔다"며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 국면의 변화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지난해 말에 북측에서 봤을 때 (자신들의)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핵 미사일을 개발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라는 것을 하나의 무기로 삼고 미국과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는 수단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키오 전 총리는 "북한이 다시 (핵과 미사일 개발로) 원상복귀 할 것이다, 핵 협상을 포기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오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이 납치자 문제를 가장 우선시하고, 이 때문에 북한과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일본에서 큰 문제인데, 아베 총리는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일본이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한 채 밖에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은 북한과 국교 정상화를 이루고 그 결과물로 납치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지금 아베 정권의 구상은 맞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남북을 하나로 통일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에 일본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두 번째 기조연설을 진행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북미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것과 관련 "북한이 상응 조치에 대한 희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이른바 '리비아 방식'의 핵 문제 해결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먼저 조치를 취하더라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북한 체제 안전에 위협을 가하지 못하도록 북한과 미국,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북한 비핵화 촉진-감시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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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6 18: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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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미국 중간선거 및 트럼프시대 분석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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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를 다룬 <2018 세계(뉴욕)평화학술회의> Ⅱ부는 큰 틀에서 대회의 정치사상적 배경을 다룬 글이다. Ⅰ부는 학술회의가 성사되기까지의 크고 작은 이런저런 배경을 다룬 일종의 약식보고서다. Ⅱ부는 학술회의를 개최하게 된 정치사상적 배경인 ‘조미(핵)대결’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격동하는 ‘21세기 국제관계 문제’를 분석하고 전망한 글이다. 20세기말 소련방-동구권사회주의 붕괴 과정에서 워싱턴은 ‘반제, 자주, 사회주의는 망하고 자본주의가 승리했다’며 스스로를 “세계유일초강국” 지위에 등극시켰다. 역사에 유례없는 기고만장한 이 표현은 영어로 “The Only Global Superpower”다. 이후 이 말은 ‘21세기 세계제국’(The 21stCentury Global Empire)과 동의어가 됐다. 그 제국은 2차대전 뒤 줄곧 500년 서구식민주의,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안하무인의 ‘지구촌 패권국가’(Global Hegemon)로 행세했다. 미국을 가리키는 이 여러 표현을 이글에선 편의상 ‘제국’이라 통칭해 부른다. 학술회의는 그 제국이 4반세기 만에 지구촌 패권국가 지위에서 강제 하차 당하는 과정, 격동하는 ‘21세기 국제관계 문제’를 다뤘다. 2018학술회의를 조직한 주체는 ‘21세기연구원’(이하 연구원)이다. 영문 명칭은 <Institute for 21stCentury International Relations>이다. 직역하면, ‘21세기 국제관계 연구원’이다. 제국이 퇴출되는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는 그야말로 격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때 ‘세계 최초, 최고, 최대’를 자랑하던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문화, 교육, 예술, 도덕, 군사 등 문자 그대로 제국을 떠받치던 모든 기반들이 오늘 근본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 관련해서 그들이 오래 틀어쥔 제국 중심의 국제관계 또한 도전 받고 있다. 다른 지역, 나라는 둘째 치고 ‘유럽의 전통적 맹방’들인 영·불·독부터 동요하고 있다. 제국의 독단, 만행, 전횡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만 아니라 온 세상이 이합집산으로 바쁘다. ‘제국의 쇠망’과 ‘지구 공멸의 핵전쟁’ 우려 제국의 쇠망이 시시각각 점점 더 현실화되면서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는 오늘 모두 이합집산으로 바쁘다. 세상 양심들이 핵전쟁을 우려하는 이유다. 몇 년 세상이 염려하던 조미핵대전이 아니다. 러미핵대전이다. 조미(핵)대결은 이미 끝났다. 2017년 11월29일을 기점으로 조미관계는 ‘대결’에서 ‘대화’로 구도가 바뀌었다. ‘21세기 제국’의 쇠망은 과거 로마제국 쇠망, 대영제국 쇠망 때와 근본에서 다르지 않다. 오늘 제국은 그러나 과거 존재한 제국들과 근본에서 하나 큰 차이가 있다. 아주 큰 차이다. 제국 손에 핵무기가 들려 있다는 차이다. 세상이 염려가 아니라 공포에 젖을 만하다. ‘지구 공멸’ 가능성에 전율한다. 프린스톤대학 명예교수로 세계적 권위의 러시아전문가 제프리 콘(Jeffrey Cohn)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요즘 밤낮으로 러미핵대전을 염려한다. 주지하듯 러·미 두 나라는 지구촌 핵무기 보유량의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조선 포함 핵무력국가 9개국이 보유한 무기수는 모두 1만4555기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미국이 6600기, 러시아가 6800기를 소유하고 있다. 핵무기는 주지하듯 지구촌 모두가 공멸하는 무기다. ‘누구는 살고 누구만 죽는’ 무기가 아니다. 그러나 오늘 ‘쇠망한 제국’을 지배하는 세력은 다르다. ‘누구는 살고 누구만 죽는다’고 믿는다. 한마디로 ‘미친놈들’이다. 그들이 오늘 ‘싸이코집단’이라 불리는 이유다. ‘진짜 미친놈들’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이 소유한 온 세상 매체가 이구동성으로 ‘악마’라 선전하는 트럼프가 아니다. 오늘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대표되는 ‘유태네오콘세력’이 그들이다. 어제오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트럼프는 그 세력에 속해있지 않다. 거꾸로 그는 바로 그 극우네오콘세력의 ‘제거 대상 1호’다. 트럼프가 ‘미친놈인가, 아닌가?’ 등 복잡다단한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논한다.
짧은 11.6 미국 중간선거 결과 분석 및 전망 중간선거 결과는 먼저 반트럼프 진영의 ‘탄핵카드’를 물거품 만든 것 같다. ‘트럼프 죽이기’에 앞장선 뮬러 특검부터 목이 날아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참고로 뮬러는 9.11사건 1주일 전인 2001년 9월4일 아들 부시 1기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임명됐다. ‘화려한 변신과 처세술’에 능한 그는 권력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간 뒤에도 4년을 더 일했다. 오바마 임기 1기 끝인 2013년 9월4일까지 장장 만 12년을 FBI 국장으로 재직한 인물이다. 그는 재임 중 다른 그 어떤 것보다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는 ‘자작극’”(Inside Job) “9.11 (소위)‘이슬람테러사건’”의 진상을 덮은 것으로 악명 높다. 이후 거짓, 조작, 날조에 기초 ‘이슬람 악마화’, ‘반테러전쟁’에 법적,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한 인물이다. 그가 민주당 때도 FBI 국장으로 승승장구한 이유다. 서울의 양승태 같은 존재다. 중간선거 바로 다음날 트럼프는 “100% 가짜, 거짓, 조작, 날조”에 기초한 ‘러시아게이트 특검’을 용인 ‘탄핵정국’을 허용한 자신의 법무장관 목부터 쳤다. 후임에 ‘뮬러 특검은 반헌법적’이라며 ‘뮬러 해임’을 주장한 연방검사 출신 40대 젊은 변호사를 법무장관 대리에 앉혔다. 뮬러 제거에서 그는 일종의 ‘살수’ 역할을 할 것 같다. 민주당은 ‘뮬러 구출위원회’로 배수진을 치나 상황은 이미 끝난 것 같다. 탄핵카드는 일단 ‘물 건너갔다’ 보아 틀림없다. 트럼프의 생존능력에 또 다시 놀란다. 극한의 위기를 또 한번 넘겼다. 2016년 대선 때와 같다. 지난 2년 지켜본 트럼프는 대중연설, 선전선동의 천재다. 무엇보다 두려움을 모른다. 도전을 피하지 않는다. 정면돌파한다. 최근 선출된 극우싸이코대통령을 “브라질 트럼프”라 부르는 것은 ‘똥, 된장 구분 못하는’ 것과 같다. ‘트럼프 악마화’ 연장이다. 중간선거 결과는 조미관계 포함 2020 재선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해석해 틀리지 않다. ‘트럼프 제거’에 앞장선 소로스 작품으로 알려진 ‘중남미 카라반’ 같은 예측불허 변수들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 세상을 속이기 위해 모두 손쉽게 제작이 가능한 것들이다. 선거 직전 트럼프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미국 첩보조직 CIA와 영국 첩보조직 MI6가 관계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언론인’ 카쇼기 살해 사건 역시 같다. 그 역시 민주당이 배후로 알려진 카라반 작전과 같다. 선거가 목적이었다. 잊을만하면 또 다시 나오는 섹스스캔들 역시 ‘트럼프 죽이기’가 목적이다. 자본주의 정치권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다. 그런 류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스라엘의 악명 높은 첩보조직 모사드(Mossad)와 제국의 숱한 첩보조직들에게 그런 것들은 일도 아니다. ‘반테러전쟁’ 명분 만들기에 이용된 ‘자작극’ 9.11은 3000명도 희생시켰다. 그 어떤 것도 그러나 아직 효과가 없다. 트럼프는 아직 건재하다. 제국 내부에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의 전쟁이 계속되다 미국은 오늘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에 전대미문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6년 11월 대선, 2018년 11월 중간선거는 그들에게 총성 없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참고로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 ‘자유민주선거’란 것은 없다. 돈이 모든 것인 세상에 진정한 ‘자유민주선거’는 없다. 가짜다. 허구다. 허상이다. 거짓이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입만 열면 주장하는 소위 ‘자유민주인권’은 주지하듯 세상을 상대로 한 지구촌 최대 속임수다. 세기를 이어 계속되는 대사기극이다. 제국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한편 반제 자주국가들에 대한 봉쇄, 제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이다. 다시 강조한다. 진정한 뜻의 ‘자유민주인권’ 같은 것은 제국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모두 허구, 허상, 거짓이다. 유엔 국제인권위원회(IHRC)가 대표적 경우다. 그들은 세상의 진정한 인권문제와 아무 상관없다. 제국과 서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유엔 모자 쓴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최근의 좋은 예가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미국의 불법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자 자신들이 주도해서 만든 ICC에서 탈퇴하는 것이 제국이다. IHRC가 미국의 인권문제를 포함 세상의 진정한 인권문제에 관여할 경우 제국은 IHRC에서도 탈퇴할 수 있다. 유엔인권위는 따라서 세상에 탄생할 때부터 제국의 침략과 지배, 봉쇄, 제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인권문제’를 국제법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정당화해주는 서구 제국주의 거수기였다.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간의 내부전쟁에서 트럼프는 어디에 속할까? 2016년 대선부터 오늘 중간선거에 이르기까지 지난 2년의 워싱턴 내부전쟁사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 위의 질문은 일종의 우문일 수 있다. 제국 지배세상에서 그가 ‘악마’가 되고 ‘미친 놈’이 된 이유는 그가 제국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반대였을 경우 그는 제국이 지배하는 세상 모든 언론에 의해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반대 입장을 가졌기에 대통령 되기 전부터 그가 제국의 ‘제거 대상 1호’가 됐다. 그가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면서 대선에 뛰어들었다고 해석할 자료, 근거가 한둘이 아니다. 그가 대선 때부터 제국 지배세력 거의 모두의 ‘제1의 공적’으로 몰린 이유다. 힐러리 클린턴이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선두의 인물이라면 도널드 트럼프는 그 반대에 섰던 것이다. 워싱턴 지배세력 다수와 그들 수족에 불과한 ‘언론의 반트럼프 전쟁’은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중간선거 결과는 그러나 일단 조미관계 포함 몇 가지 핵심사업에서 그가 자신의 전략구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게 도울 것 같다. 선거 후 그는 최소 좀 더 길게 호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00% 가짜(러시아게이트)를 날조, 조작 ‘선출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제거하려던 헌법 쿠데타세력에 대한 트럼프 반격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탄핵돌격대 선두에 섰던 오바마-힐러리 시절의 악명 높은 CIA 국장 제임스 브레넌을 어떻게 처리할지 자못 궁금하다. 그들의 자금책인 “세계 제1의 반혁명 제국주의모략꾼”이라 불려야 옳을 조지 소로스가 배후에 있다는 사실 역시 눈여겨볼 일이다. 물론 오늘 힐러리로 대표되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민주당 세력이 탄핵모략사건의 주동인 것은 불문가지다. 트럼프 수하이면서 제국의 영속에 망상을 놓지 못하는 유태극우네오콘 볼튼이 자리에서 얼마를 더 버틸지 궁금하다. 인도계 미국시민권자로 볼튼과 같은 계열의 극우사이코 헤일리는 이미 유엔대사직에서 물러(쫓겨?)났다. 21세기 지구촌 국제관계 최대 명제: “‘세계제국의 쇠망’은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되다” 제국의 쇠망과 함께 발생하는 기존의 지구촌 국제관계 이합집산과 ‘조미대화’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조미간 소위 ‘시소게임’(Seesaw Game: 밀고 당기기)은 근본에서 다르다. 오늘 지구촌 국제관계에 벌어지고 있는 거의 모든 사건, 즉 전자는 제국 퇴장 과정 조·중·러로 대표되는 새로운 반제 자주세력 중심의 이합집산이다. 오늘 지구촌엔 바로 그 인류사적 대사변을 막아보기 위한 제국의 마지막 힘겨루기가 경주되고 있다. 일극에서 다극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발생하는 일종의 자연발생 현상이다. 후자는 그러나 힘겨루기가 아니다. 조미간 대결은 이미 끝났다. 조미대화 둘러싸고 오늘 전개되는 모든 것은 그러므로 제국의 체면치레에 다름 아니다. 거짓과 위선, 처세술, 화려한 언술에 뛰어난 제국주의자들의 표현으로는 소위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다. 요사스런 그 어려운 말의 뜻은 그러나 체면치레다. 그러나 전자, 후자 모두 500년 서구 중심 일극독재체제가 붕괴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란 측면에서 같다. 모두 제국의 5세기 독점지배구도가 다자간협의체제로 바뀌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미(핵)대결은 그러나 다르다. 이 글은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에서 발생하는 이 모든 세기적 현상의 근저에 조미(핵)대결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에 기초해 집필됐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은 명제를 가능케 한다: “‘세계 제국의 쇠망’은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됐다.” ‘제국의 쇠락’은 정확히 자신의 첫 전쟁인 1950~53년 ‘코리아전쟁’에 패하면서 시작됐다. 달리 말해, 자신이 일으킨 첫 침략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며 시작됐다. 그러므로 70년 조미(핵)대결 전 과정은 제국의 쇠락-쇠망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1953년 7월27일 이후 65년 전 기간 제국은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을 다 동원하고 할 짓 안할 짓 다 했어도 상대를 굴복시키지 못했다. 단 한번도 ‘정권교체’라는 자신의 오래된 제국적 의도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그 전 과정을 ‘제국의 끝없는 굴욕 과정’으로 평가해 무리가 없다. 혹은 “제국이 끝없이 굴복한 과정”이었다 써도 하등 이상하지 않다. 아니면 아예 더 쉽게 “끝없이 패했다” 써도 된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괜찮다. 특기할 것은 유엔을 등에 업고 중·러까지 동원, 사면초가, 고립무원 상태에 빠진 조선을 상대로 장장 4반세기 가한 범세계적 차원의 고립압살전략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결과는 오히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다. 70년 모든 짓 다 해도 막지 못한 결과 앞에 모두 기가 막혔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제국에 추종한 세상 모든 어중이떠중이도 마찬가지다. 어처구니없을 것이다. 모두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모양이 됐기 때문이다. 낭패도 그런 낭패가 없다. 끝없는 낭패, 좌절, 절망 끝에 그러나 제국의 운명은 결국 2017년 11월29일을 기점으로 ‘쇠락에서 쇠망으로’ 바뀌었다. “‘세계 제국의 쇠망’이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됐다”는 명제는 따라서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다. 하등 없다. 이 명제는 오늘 온 세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 중인 구체적인 객관적 현실에 기초하고 있다. ‘낫 놓고 ㄱ자’ 아는 정도면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다. 생각보다 많다. 조·중·동, 자유한국당, 태극기부대가 좋은 예다. 그들은 여전히 모를 수 있다. 펜스, 볼튼, 헤일리, 아베, 홍준표 같은 싸이코극우들 역시 다르지 않다. 모두 허구(虛構)에 빠져 허상(虛像) 붙들고 살다 허망(虛妄)하게 사라질 무리들이 아닐 수 없다. 다시 강조한다. ‘전대미문의 21세기 최대 인류사적 사건’이라 정의해야 옳은 조미(핵)대결은 정확히 2017년 11월29일 종결됐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선포된 역사적 그날 조미관계는 ‘대결’에서 ‘대화’로 판이 바뀌었다. 근본 틀이 바뀌었다. 축이 바뀌었다. 조미간 모든 것이 180도 바뀌었다. 수백 년 세계를 지배한 판, 틀, 축이 모두 뒤집혔다. 따라서 그날은 제국이 조선에게 공식으로 패한 날, 굴복한 날, 무릎 꿇은 날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옳다. 언젠가 모두 그리 기록할 것이다. 오늘 더 중요한 논거는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공식 종결된 바로 그날 ‘세계를 지배한 제국의 쇠망 또한 종결됐다’는 사실이다. 조미(핵)대결이 종식된 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조미대결구도가 대화로 바뀐 것이 최대 증거다. 인류사에 이보다 더한 기적은 없다. 연동해서 기존의 21세기 국제관계 또한 모두 급변하기 시작했다. 워싱턴에 ‘21세기 국제관계연구원’(약칭, 21세기연구원)을 내온 이유다. 조미관계가 근본에서 뒤집히면서 기존의 국제관계 또한 거의 모든 것이 뒤집히기 시작했다. 제국의 쇠망이 종결됨 없이 불가능한 변화다. 전자가 후자를 가능케 한 것이다. 아베조차 조선과 대화 못해 안달이다. 세상은 오늘 불가사의한 그 모든 것을 마치 하나의 위대한 인류사 대하드라마를 보듯 감격과 경이, 찬탄 속에 지켜보고 있다. ‘조미간 밀고 당기기’? ‘제국 내부 힘겨루기’? 트럼프, ‘제국 쇠망론자’? 그러나 오늘 세상 주류 매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조미간 밀고당기기’는 그러면 무엇인가? 조미 사이에 대결이 여전히 계속된다는 말인가? 아니다!!! 2017년 11월29일 이후 전개되는 조미 사이 모든 것은 밀고 당기기가 아니다. 그 모든 소위 밀고 당기기는 대결이 종결되며 쇠락에서 쇠망으로 운명이 넘어간 앞에서 언급한 ‘제국의 체면치레’다. 트럼프가, 펜스가, 폼페오가, 볼튼이 혹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어떻고 등 모두 제국의 체면치레다. 정치쇼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대결은 끝났다. 종결됐다. 더 이상 대결은 없다. 이미 끝난 대결이다. 따라서 조미 사이엔 더 이상 밀고 당기기가 없다. 밀고 당기기는 대결이 계속될 때 이야기다. 대결이 끝난 자리에 더 이상 밀고 당기기 같은 없다. 밀고 당기기는 거꾸로 오히려 제국 내부에 있다. 조미(핵)대결이 종결됐음을 인정하는 세력, 즉 트럼프로 대표되는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간의 밀고 당기기다. 그들 내부싸움이다. 이미 망한 집안싸움 같은 것이다. 트럼프는 그 경우 일종의 ‘제국 쇠망론자’인가? 좀 더 논해보자. 먼저 트럼프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가? 그렇다고 본다. 경제문제에서 그는 일종의 제국 쇠망론자다. 35년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미국경제 다 망가뜨렸다’ 주장하며 ‘미국 다시 살리기’(Make America Great Again) 카드로 그는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신자유주의에 기초해 만들어진 EU, NAFTA, TTP, TTIP, WTO 등을 반대했다. 그가 500년 ‘대서양 세력’(Atlantic Power)의 붕괴를 상징하는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를 지지한 이유다. ‘제국 수장’으로 넘어서 안 될 선들을 트럼프는 계속 넘었다. Brexit는 500년 서구 지배세계를 대표하는 ‘영미제국’(Anglo-American Empire)이 끝난 것을 상징한다. 위에 미국/유럽의 경제조직들은 신자유주의시대를 대표하는 국제경제조직들이다. 트럼프는 ‘신자유주의가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경제를 망가뜨린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신자유주의시대 ‘세계화’를 대표하는 제3세계 값싼 노동력, 세금회피, 탈세 목적으로 본국 떠나 중국, 인도 등지 가서 장사하는 세계 최대 제조업체들을 본국으로 돌아오게 만들어 제조업 부문 일자리를 다시 창출, 사라진 중산층을 살려내어 미국경제를 다시 살리겠다는 ‘경제카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가 ‘인류의 적’처럼 몰린 이유, ‘금융지배세력’ 곧 ‘용의 역린’을 건드리다 당선 2년 뒤 치른 중간선거 승리는 그가 자신의 경제공약을 일정하게 달성했기에 가능했다. 2년 내내 제국의 모든 언론을 섹스스캔들, 러시아게이트 등 반트럼프 가짜뉴스로 가득 채운 탄핵 중심의 민주당 중간선거 전략이 대선 때처럼 경제카드로 맞선 트럼프에게 참패한 이유다. 그가 만약 위에서 논한 것과 반대였을 경우 그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세력에게 적으로 몰릴 이유가 없다. 그가 적으로 몰린 딱 하나 이유는 그가 반대기 때문이다. 죄목은 딱 하나다. 제국 쇠망론자로 감히 제국의 500년 기반을 허무는 일을 목적했고 바로 그 일을 다른 직도 아닌 대통령직에서 시도한 죄다. 약 150년 전 1865년 링컨이, 약 50년 전 1963년 케네디가 제거된 이유와 근본에서 같다. 그들 모두 지난 2~300년 온 세상을 지배하는 ‘금융지배세력”(The Financial Elites) 곧 ‘용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제국의 모든 언론에 의해 트럼프가 천편일률적으로 ‘미친놈, 악마’로 매도된 이유다. 남녘, 일본 포함 제국 지배세상 또한 대부분 그를 그리 믿게 된 이유다. 그가 근본에서 제국 쇠망론자가 아니고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그를 무슨 ‘신고립주의자’, ‘미국우선주의자’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대단히 잘못 본 것이다. 미국우선주의자일 경우 트럼프는 오늘 그와 마치 ‘철천지원수 관계’ 같은 CNN,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같은 제국을 대표하는 언론들과 적대관계에 놓일 이유가 없다. 달리 말해, 트럼프는 그들과 정반대 자리에 섰다는 것이다. 2016년 대선 때부터 제국을 실제로 지배하는 세력에게 그가 100% 적으로 몰린 이유는 그가 그들과 처음부터 반대 입장에 섰기 때문이다. 제국에게 용의 역린에 해당하는 FRB(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해외주둔 미군철수, 해외 미군기지 철폐 같은 문제는 그가 누구든 목이 열 개라도 남아 있을 수 없는 문제다. 제국에게 근본 문제다. 그는 대선 전부터 틈만 나면 ‘경제문제’를 이유로 자신의 해외주둔미군 철수론, 해외미군기지 철폐론을 펼쳤다. 최근 FRB 의장 제넷 옐린 목도 쳤다. 그의 1기 임기 뒤 연준의장직은 트럼프 사람으로 교체됐다. 그 경우 트럼프가 제국이 제거해야 할 ‘제1의 주적’이 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트럼프 같은 경우는 미국 대통령사에 전례가 없다. 그래서 갖는 의문이다. ‘트럼프는 과연 누구인가?’ 글쎄…. 시간이 지나며 그러나 조금씩 더 분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그가 제국을 떠받치는 중추 구조물들을 하나둘씩 부수고 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미친 짓으로 보일 수 있는 행위를 한편으로 끝없이 반복하면서다. 대표적으로 해외주둔미군 문제, 해외미군기지 문제, NAFTA, TTP, TTIP, Brexit, EU, NATO 같은 제국의 중추들을 기회만 되면 철수, 폐쇄, 폐기, 지지, 혹은 낡아빠진 것들이라 주장한다. 모두 일관된 행동들이다. 그러나 제국을 떠받치는 그 모든 것을 그가 단번에 실천에 옮기려 했을 경우 그는 이미 어떤 방법으로든 제거됐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그가 ‘미친놈처럼’ 보이는 지난 2년의 모든 것에 대한 의문이 일정하게 풀릴 수 있다. 트럼프의 ‘미친 짓’들이 그러나 ‘지구촌 반제자주진영을 단합시킨다’? 핵심은 그 모든 것이 무엇인가 목적의식 없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는 모든 ‘미친 짓’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의 주장은 ‘미국경제가 다 망가졌으니’(달리 말해, ‘제국이 쇠망했으니’) 이제 그만 과거의 제국적 행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자신의 바로 그 주장을 앞장서 선전선동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는 500년 대서양세력을 깨고 있다. 어떻게? 유럽의 자존심을 끝없이 건드려 먼저 유럽의 맹방들을, 나아가 유럽 거의 전체를 점점 결과적으로 미국에게서 떨어져나가게 만들고 있다. 미친 짓으로 보이는 그의 모든 언행, 정책, 전략들이 결과적으로 세상 곳곳을 단결시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근거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세상천지 모두를 결과적으로 제국에 반대해 나서게 만들고 있다. 제국의 존속을, 제국의 영속을 꿈꾸는/망상하는 세력에게 그가 ‘악마’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00년 제국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놈을 용서할 수가 없는 것이다. 트럼프가 세상이 제국에 반대해 나서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그들을 서로 단합하게 만들고 있다는 해석은 어쩌면 틀리지 않을 수 있다. 대표적 예를 하나 들자. 작년까지만 해도 조선을 ‘고립압살’하겠다며 그는 동시에 중·러 악마화를 시도했다. 그것도 모자라 중·러에 대한 또 다른 고립압살전략을 동시에 펼쳤다. 제국 입장에서 전략적으론 모두 미친 행위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미국쪽에 섰던 중·러를 결과적으로 조선쪽으로 밀어준 결과가 됐다. 조·중·러를 분열, 고립시키겠다며 결과적으로 그들을 단합시켜준 것이다. 그 모든 대상을 분열, 고립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위에 언급한 전략들보다 더한 바보짓, 미친 짓은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면 트럼프의 그 바보짓, 미친 짓들은 결과적으로 조·중·러를 서로 깊게 전략적으로 연대협력하게 도운 것이 된다. 오늘도 같다. 중·러를 상대로 동시에 싸움 걸고 있다. 그 전략이 정말 목적한 것이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상에 그보다 더 어리석은 경우는 없다. 아니면 과연 무엇일까? 물어야 한다. 중·러가 연대할 경우 그 어떤 제국도 그들을 동시에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대 경우는 가능하다. 500년 제국이 세상천지가 다 아는 ‘디바이드 앤 콩커’(Divide and Conquer: 분열시켜 각개격파하는 대표적 제국주의/식민주의) 전략을 모른다? 아니다. 뭔가 다른 것이 있다. 그리 보아야 납득이 된다. 트럼프 행위는 ‘제국의 적’들 곧 지구촌 반제 자주진영을 결국 모두 단결시켜주고 있는 셈이 된다. 그래서가 아닐까? 제국을 실제로 지배하는 세력 모두가 그를 악마로 만들고 미친놈으로 몰아 그를 제거하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은 아닐까? 그리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오늘 조·중·러는 그 어느 때보다 깊게 단합하고 있다. 전략적 연대가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공로다. 시리아, 이란, 터키도 같다. 트럼프의 미친 짓이 결과한 것이다. 과거 앙숙, 갈등, 대결 관계에 놓인 대상들을 지구촌 곳곳에서 결과적으로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 그 경우 이민정책, 여성, 인종정책, 이스라엘 문제 등에서 트럼프가 미치지 않고 세상 그 누구도 감히 행할 수 없는 노골적인 선동적 발언, 극우적 행위들을 일삼는 것은 어쩌면 모두 그가 실제 목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적들이 모르게 혹은 헷갈리게 만드는 일종의 양파껍질 같은 것은 아닐까 싶다. 해서 적들도 세상도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모른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른다. 계속 헷갈린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트럼프 정책은 세상이 흔히 논하는 ‘신고립주의’는 아니다. 누구나 당연시하는 ‘미국우선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제국의 미친 황제’ 또한 더더욱 아니다. 세상에 유행하는 거의 모든 용어는 세상을 지배하는 제국 지배언론의 언어장난이다. 본질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말장난들이다. 온 세상에 ‘대단히 미친 제국의 위험한 황제’로 보이는 모든 논란은 따라서 결코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제국의 쇠망에 대한 논란은 실은 제국 밖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안에서 시작됐다.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 양심으로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 박사가 있다. 노암 촘스키 교수는 물론이다. 미국의 양심들이 오래 전부터 논한 주제다. 즉 제국의 쇠망은 밖이 아니라 제국 내부에서부터 나온 주장이다. 오늘 제국 내부에 깨어있는 많은 양심들은 이구동성으로 제국의 쇠락을 논한다. 지어는 키신저도 나섰다. 최근 제국의 쇠락을 인정하는 정세인식이 그의 입에서 심심치 않게 튀어나오고 있다. 죽기 전 브레제진스키도 나섰다. 조미(핵)대결 관련 제국에게 더 늦기 전 대화로 나서라고 키신저와 함께 조언해 나섰다. 과거 ‘제국의 영광’을 논하던 자들이 오늘 제일 먼저 ‘제국의 쇠락/쇠망’에 대해 논한 것이다. 아이러니다. 핵심은 오늘 지구촌 국제관계 모든 논란은 제국 밖의 힘겨루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제국 내부다. 내부다툼이다. 몰락을 인정하지 않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의 힘겨루기다. 트럼프가 전자라면 클린턴은 후자다. 그리 보아 틀리지 않다.
‘조선 국가핵무력 완성’, 조미(핵)대결 종결, 강제성 동반된 조미대화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선포된 11월29일은 제국에게 마치 조종(弔鐘)이 울린 날과 같다. 미·일을 선두로 세상 모든 제국주의자들의 심장이 잠시라도 멈췄을 것 같다. 조·중·동·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외세와 분단에 기생해 세기를 넘어 호의호식하는 모든 반민족사대세력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러 포함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선두로 온 세상을 동원한 제국이 그리도 막아내려 안간힘 쓴 조선의 국가핵무력 개발이 드디어 완성됐기 때문이다. 제국에게 21세기 초 조선의 핵무력 완성은 중·러가 제국과 정반대 편에 섰던 1950~53년 첫 대결에서도, 그 과거와 정반대로 중·러가 그들과 한편에서 결과적으로 조선의 고립압살, 곧 정권교체를 시도했던 1991~2017년 ‘극단의 비대칭 대결’에서도 또 다시 패한 경험이다. 또 다시 경험하는 완벽한 패배다. 제국이 조선을 정치사상적으로, 그리고 군사전략적으로 단 한 번도 굴복시킨 적 없다는 해석은 따라서 무리가 없다. 장장 70년에 걸친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해석이다. 그렇다. 정치사상적으로 제국은 조선에 패한 경험밖에 없다. 총 한방 쏘지 않고 70년 조미(핵)대결이 종결된 이유다. 제국이 오늘 조선과의 대화 자리에 나와 앉은 이유다. ‘울며 겨자 먹기’지만 싫어도 대화에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늘 쇠망한 제국의 처지다. 세상 대부분은 그러나 여전히 세기적인 오늘의 이 정치적 대사변을 거꾸로 말한다. 정반대로 말한다. 조(중)동이 선두다. 단연 선두다. 세상을 거꾸로 보고 말하고 왜곡하는 일에서 그들과 자유한국당은 늘 1등이다. 제국 주도 ‘유엔 제재, 압박에 조선이 결국 굴복해서 대화에 응했다’ 말한다. 그리 보도한다. 거꾸로 말하는 것이다. 왜곡하는 것이다.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을 고하는 것이다. 조선, 동아 경우는 일제 때부터 하는 짓이다. 그들이 아무리 현실을 왜곡해도 그러나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진실을 영원히 감춰둘 수도 없다. 그들이 말하지 않더라도 진실은 스스로 드러나고 있다. 아니 이미 모두 드러났다. 2017년 11월29일이 70년 감춰진 진실을 세상에 모두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날은 정치군사적 의미에서 세기적 대사변이 발생한 분기점이다. 오늘 인류는 물론 세상의 모든 산천초목도 함께 외칠 판이다. 오늘 진척되고 있는 조미간 모든 대화는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 뒤 제국이 조선과 대화에 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시작된 대화라고 외칠 판이다. 오늘 진행되는 대화는, 즉 강제성이 동원된 대화다. 우리민족에게 끝없는 갈등과 분쟁, 대결과 전쟁을 70년 넘게 강제한 당사자가 강제로 끌려 나와 이뤄진 대화다. 강제성을 띤다는 측면에서 조미대화는 오늘 러시아가 미국을 군사적으로 강제해 풀어내고 있는 시리아 문제와 일정하게 같다. 서방(워싱턴-텔아비브-런던)의 비밀첩보조직들(CIA-Mossad-MI6)이 기획하고 훈련시킨 뒤 사우디, UAE 등이 테러자금 대어 만든 극단적 테러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IS)” 내세워 8년째 벌인 시리아에 대한 제국주의(대리)침략전쟁은 2015년 9월 러시아의 전격적인 군사개입으로 판이 뒤집혔다. 시리아 정부 공식초청으로 개입한 러시아 군사력은 영토의 90%를 뺏긴 아사드 정부에 대한 정권교체가 코앞이던 당시 전세를 단번에 뒤집었다. 오늘 전개되는 시리아 다자평화회담은 미국과 서방의 군사력을 압도한 러시아 군사력이 강제한 결과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2017년 11월 오늘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미국-이스라엘-영국은 제외됐다. 또 하나의 위대한 정치군사적 사변이다. 그들이 제외된 사실은 중동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오늘의 급변하는 지구촌 정세를 대변한다. 21세기 지구촌 국제문제에 발생한 또 하나의 위대한 사변이다. 반면 시리아 문제에서 미국 입장에 섰던 터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러시아 주도 다국적 평화회담에 참가했다. 러시아의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미국을 강제한다는 측면에서 시리아 회담은 조미회담과 성격이 같다. ‘대화’는 제국에게 ‘패배’를 뜻한다, ‘제국의 보통국가화’는 스스로 가능하지 않다 70년 계속된 조미대결은 처음부터 단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극단적 형태의 비대칭 대결’이다. 규모, 영토, 자원 등 외양으론 대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대결이다. 조미대결은 따라서 그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다. 불가사의한 세기의 기적이다. 오늘 조미 사이 진행되는 ‘대화’가 그 증거다. 제국이 대화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다. 제국은 대화를 모른다. 그들에게 본래 대화는 없다. 대결과 전쟁이 그들의 체질이다. 본질이다. 제국이 대화에 임한다는 것은 따라서 그들이 대결과 전쟁을 포기했음을 뜻한다. 달리 말해, 군사적 방법이 없어 대화에 응하는 것이다. 대화에 응한 것은 따라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제국이 조선과 대화에 응한 것 자체가 그러므로 70년 대북 적대전략이 실패했음을 뜻한다. 우리민족에게 분단과 대결을 강제한 워싱턴제국의 전통적인 ‘Divide and Conquer’ 전략이 완패했음을 뜻한다. 루스벨트 때부터 트루먼,… 부시, 클린턴, 오바마 거쳐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장장 6~70년 제국 지배세력이 이구동성으로 ‘군사적 방법 없다’ 고백한 것이 증거다. 그 경우 제국은 패한 첫 전쟁 때 얻었을 피의 교훈을 반세기 넘게 잊고 산 셈이다. 역사상 존재한 제국이 그러나 실은 모두 같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제국주의는 모두 같다. 6~70년 계속된 ‘군사적 방법 없다’는 고백은 그들이 조미대결에서 끝없이 패했음을 공식으로 인정한 것에 다름 아니다. 제국에게 대화는 그러나 패배를 뜻한다. 제국주의는 본질에서 대화를 모른다. 그들에게 세상사람 보통의 상식, 도리 같은 것은 없다. 보통 사람들의 대화, 상식, 도리 같은 것은 제국과 거리가 멀다. 인연이 없다. 제국주의는 그래서 그 자체가 본질에서 비정상, 비상식이다. 극단의 비정상, 비상식이다. 최근 몇 년 ‘세계제국’ 미국을 ‘극단의 비정상’이라 정의했다. 그러나 극단적 비정상인 제국이 패배한 경우 그들이 과연 ‘보통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가? 수백 년 그들이 아는 언어는 침략, 약탈, 수탈, 파괴, 학살, 사기, 거짓, 교활, 위선, 역사왜곡, 부정 같은 것뿐이다. 아베의 일본 또한 바로 그 경우에 속한다. 그들에게 대화는 따라서 패배를 뜻한다. 총칼 곧 무력 앞세운 제국주의 전략이 막힐 때 해서 조선처럼 군사적 방법이 없을 때 그들은 하나의 방편으로 ‘대화카드’를 꺼낸다. 그들이 나서는 대화에 거의 언제나 진실성, 진정성이 없는 이유다. 대화를 원하나 진정성이 없는 아베가 바로 그 경우다. 그들에게 대화는 대부분 일종의 억지춘향이다. 군사적 방법이 부재할 때 궁여지책으로 취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진실, 진정과 아무 상관없다. 그들과의 대화를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자기들 의지가 관철되지 않고 한편 다른 방안이 생길 때 그들에게 대화는 언제고 버릴 수 있는 카드다. 제국이 보통국가가 되기 어려운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제국의 보통국가화’는 그 경우 과연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 그들의 대화가 진실하고 진정성을 갖게 되는 것은 과연 어떤 경우일까? 쇠망한 제국이 보통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은 그들을 오직 ‘힘으로 강제’하는 방법 외에 없어 보인다. 오늘 조선, 러시아가 하는 방법이다. 나가는 말 앞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9월29~30일 뉴욕에서 21세기 숱한 지구촌 국제관계 문제 중 그 모든 문제의 중심, 핵심에 위치한 코리아문제 곧 <우리민족의 분단과 자주적 평화통일 문제>를 먼저 다룬 이유다. 지구촌 문제의 핵심에 위치한 조미관계 문제 곧 우리의 분단과 자주통일 문제를 먼저 다룬 것이다. 2018학술회의가 다룬 ‘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는 오늘 우리가 가닿아야 할 최고 최대목표다. 우리민족이 직면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뛰어넘어야 할 핵심 요체다. 그러나 조미관계에는 우리민족의 운명만 걸려있지 않다. 1세기 넘게 우리민족이 싸우고 있는 문제는 수세기에 걸쳐 계속되는 지구촌 곳곳의 숱한 문제들과 근본에서 같다. 곧 우리의 운명은 지구촌 곳곳의 숱한 민족의 운명, 곧 인류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다. 하여 인류가 직면한 아마도 가장 복잡다단한 문제인 코리아 문제를 우리가 먼저 풀어낼 경우 지구촌 곳곳의 우리와 같은 다른 문제들도 온전하게 풀어낼 수 있는 지혜와 모범이 창출될 수 있다 믿는다.
오래 주장한 또 다른 명제다. 2500만 북녘동포들이 1990년대 초 당시 인류가 풀지 못한 채 주저앉을 뻔했던 ‘500년 제국’의 문제를 2017년 11월29일을 역사적 분기점으로 완벽하게 해결했기에 그리 말할 수 있다. 미·일도 말을 그렇게는 못하지만 내심 모두 인정하는 명제다. 미국이 조선과 대화하며 말이라도 종전선언, 평화협정, 관계정상화를 시작한 이유다. 아베도 대화 못해 안달인 이유다. 세상 모두가 오늘 조미관계를 그리 보기 시작했다. 따라서 위에서 논한 명제는 과거에 비해 오늘 그리 큰 이견이 없다. 그리 믿는다. 70년 피땀 흘리며 인류의 가장 난제, 인류의 최대 숙제를 결국 스스로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풀어낸 위대한 주인공들인 2500 북녘동포들은 그러나 범세계적으로는 오랜 세월 극단적 고립상태에서 참으로 외롭게 홀로 싸웠다. 그러나 한편 북녘동포들은 민족적으론 외롭지 않았다. 무엇보다 재일동포들이 북녘동포들과 70년 내내 함께 했다. 온갖 고난 속에서도 함께 했다. 그분들 표현처럼 ‘적구’에 다름없는 ‘식민지 종주국’ 일본에서 북녘 조국과 호흡과 숨결을 같이 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유네스코에 세계인류문화유산으로 이미 등재되어야 했을, 하여 문화교육 차원에서 전대미문의 위대한 인류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어야 할 ‘민족교육운동’을 온갖 탄압, 불이익에도 멈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70년 내리 온갖 박해, 탄압, 제재 받으면서도 뜻과 의지를 굽히지 않은 수십만 ‘재일본 조선인들’이 북녘동포들과 함께 했다. 우리민족의 자주통일운동사, 반제자주운동사는 재일동포들의 피눈물로 감당한 또 다른 위대한 민족운동사를 길이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북녘동포들의 외로운 투쟁에는 물론 재일동포들만 함께 한 것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 지구촌 곳곳에서 분단과 통일문제를 붙들고 나름 평생 활동하신 모든 분들, 모든 통일운동가들도 북녘동포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 즉 남북해외 우리민족 8000만 겨레 모두가 함께 노력했다. 그 노력의 위대한 결과가, 우리민족이 흘린 피와 땀의 위대한 결과가 오늘 우리민족의 운명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 운명 또한 바꾸어 낼 수 있으리라 감히 믿는다. 머리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I부의 보고서 형식 글과 달리 Ⅱ부는 주로 대회를 세상에 내놓게 된 정치사상적, 군사전략적, 철학적 배경을 다룬 글이다. 다시 강조하게 된다. 우리민족의 운명은 오늘 21세기 인류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 믿는다. 우리민족의 미래가 인류의 미래 운명과 다르지 않다 믿기 때문이다. 2018학술회의는 ‘21세기연구원’이 세상에 내놓은 첫 작품이다. 부족한 것이 한둘 아니지만 대회 성공 뒤에는 숱한 분들의 땀과 수고, 희생이 깃들어 있다. 남북해외 우리민족을 중심으로 세상의 양심들이 함께 노력해서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남달리 학술회의 성과 의의가 크다 믿는다. 21세기 초 지구촌 정세는 지난 몇 년 지정학적(地政学的) 측면에서 지구의 중앙(中央), 그것도 정중앙에 위치한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그 경우 지구의 중앙에 위치한 조선의 지정학적 위치는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인가? 다음 글 Ⅲ부에서 트럼프 시대에 대한 또 다른 하나의 해석과 함께 우리민족의 지정학적 위치가 우연인가, 필연인가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다. 끝으로 오늘 글은 우리나라 한(조선)반도의 남과 북, 북과 남, 그리고 해외 800만 동포들을 하나의 민족, 하나의 겨레, 하나의 정치문화경제공동체, 하나의 운명공동체, 즉 동일한 하나의 통일된 존재로 상정한 근거에서 썼다. 이글에서 주장하는 모든 근거에 “우리민족은 하나!”라는 절대 명제가 자리하고 있다. ‘5000년 우리민족은 하나’라는 대명제는 70년 우리민족사를 관통하는 특히 오늘 문재인-김정은시대, 남과 북, 북과 남 두 최고지도자의 ‘9.19공동선언’과 특히 ‘5.1경기장’ 15만 군중 앞에서 연설한 문 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 핵심 기조다. ‘문재인-김정은-트럼프시대’ 세 분 최고지도자의 지혜, 노력으로 우리민족의 자주적 평화통일이 가까운 장래 실현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Ⅲ부에 계속)
정기열 21세기연구원 원장 webmaster@minplus.or.kr 관련기사icon“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조미관계 정상화” 문제 다룬 <2018 세계평화학술회의>(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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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남성'은 질문받지 않는 존재였다.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경험하고 해방 이후 냉전의 틈바구니에 끼여 분단을 겪게 된, 남한과 북한이 적대적인 체제 경쟁을 하면서 70년이 지난, 한국 사회에서 성장한 '남성'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70년 동안 한 번도 질문받지 않았던, 의심받지 않았던, 어떤 요구도 받지 않았던,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았던 한국의 남성들에게 이제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이수역 폭행 사건'에서나 '거제 폭행 사망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어떤 이유든 여성을 죽기 직전까지 때리거나, 아니면 실제로 때려서 죽이는, 또 이들의 폭력을 정당화("쌍방폭행이었다")하거나 심정적으로 동조하면서 온갖 인터넷 사이트를 도배하는 한국 남성들,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이들은 왜 같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가치나 권리조차 인정하지 못할 정도로 '여성'들에게 화가 나 있는가?
의도적으로 남성들을 미러링하겠다고 공표하고 나선 '메갈리아(메갈)'이나 '워마드'와 같은 일부 젊은 여성 집단들에 대한 각종 보도와 논란은 넘쳐나는데, 실제 행동으로 여성들을 죽이거나 때리는 한국 남성들에 대해선 왜 아무런 질문이 없는가?
<한국, 남자>(최태섭 지음, 은행나무 펴냄)은 최근 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국 남성의 '남성성'에 대해 역사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나 장애인 등 소수자에 의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화를 내는 이들을 '너의 피해의식이 정당하다'며 마냥 두둔할 수도, '그런 식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느냐'며 마냥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남성들의 격렬한 '백래시'(반격)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수전 팔루디가 쓴 <백래시>라는 책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가부장제가 무너지지 않는 한 전(全) 지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시민혁명'을 경험하지 못했다. 정치적 주체로서의 개인(시민), 보편적 인간으로서의 인권 등에 대해 전 사회적인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지 않다.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에 대해 교육 받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표출되는 '화난 남성들의 분노'는 사회 전체를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이제라도 '한국, 남자'에 대해 질문하고, 알아야 한다는 문제 의식으로 동년배(30대 중반) 한국 남성인 최태섭 씨가 책을 썼다. 그는 <한국, 남자>를 시작으로 한국 남성들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한다.
다음은 지난 12일 있었던 인터뷰 전문이다.
▲ 문화평론가이자 사회학 연구자 최태섭 씨. ⓒ프레시안(최형락)
한국, 남자
프레시안 : 책 제목이 인상적이다. <한국, 남자>의 의미는?
최태섭 : 제목 그대로 '한국 사회 남성성'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남자'라는 말을 들으면, 요즘에는 바로 생각나는 단어('한남')가 있지 않나. 그래서 '한국'과 '남성' 사이에 있는 쉼표(,)가 중요하다. 그냥 '한국 남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라는 맥락에서 '남성성' 혹은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의미의 쉼표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최태섭 : 최근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한남'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한남'과 싸우거나 공존해야 한다면, 이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 끝에 '한국 사회 남성성'에 대해 통사적으로 훑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남성학 연구는 1990년대 영유아보육을 연구하던 정채기 교수(강원관광대 교육학)가 관련 문헌을 소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당시 남성학 연구는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남성들에 의한 남성성 연구는 2000년대 들어오면서 반(反) 페미니즘이 주된 목표가 되어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 대신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식민지 남성성이나 군사주의 연구를 비롯한 비판적 접근이 이루어졌다. <한국, 남자>도 이런 연구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다.
프레시안 :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남성성'에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다.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문제였다.
최태섭 : 1990년대 이후 남성성에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90년대 전반기에는 남성성에 대한 고민이나 대안적 시도들이 있었지만, 1997~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고개 숙인 남자' 담론이 나오면서 동정 여론에 휩쓸려버렸다. IMF 이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생계 부양자로 대표되는 남자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었다. 단지 그렇지 않은 척했을 뿐이다.
존재하지 않았던 허구…'남성=생계 부양자'
▲ <한국, 남자>(최태섭 지음, 은행나무 펴냄)의 부제목은 '귀남이부터 군무새까지 그 곤란함의 사회사'이다. ⓒ은행나무
프레시안 : 책에서는 자본과 젠더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페미니즘에서 자본주의와 젠더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주요 연구 주제 중 하나다. 남성성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IMF 이후 '한국 사회 남성성'은 사실상 실추됐다.
최태섭 : '서구 사회 남성성'은 부르주아 사회의 성립과 함께 나타났고, 성별 분업을 바탕으로 한다. 남성은 생계 부양자이자 공적인 일을 맡고, 여성은 이른바 사적 영역인 가정에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식이다. 한국 사회 역시 '남성=생계 부양자'라는 도식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이는 동원 논리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또는 '책임진다'는 미명 아래, 실제로 죽도록 일했다. 반면, 생계 부양자가 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좌절감도 상당했다.
프레시안 : 지금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분노도 그에 기반한 걸까?
최태섭 : 현재를 살고 있는 남성들이 생계 부양자가 되고 싶어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온라인에서 남성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할 때 자주 하는 말이 '남자는 돈 벌어오는 기계'라는 표현인데, 이런 말을 하는 남성들이 실제로 그런 역할을 했을까 의문이다. 게다가 남자 혼자 외벌이로 가계를 지탱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남자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남성 생계 부양자는 그에 대한 실현 가능성과 관계없이 여전히 남성성의 규범으로 작동한다. 그 규범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결격 사유로 여겨지기 때문에, 남성들에게 좌절감을 준다. 이런 좌절감이 잘못된 분노를 불러오는 지점이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남성성이 허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제 막 성별 권력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남자들은 이미 남녀평등이 많이 진전됐으며 오히려 남성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엄청난 피해의식을 호소하며, 멀찌감치 물러나 있다. 이 같은 인식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최태섭 : 지금 20대 이하를 기준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대부분의 면에서 우수하다. 20대까지는 고용률 또한 여성이 높다. 물론 30대가 되면 역전돼 남녀 간 어마어마한 고용률 격차가 벌어진다. 그러나 10대나 20대에 한정해 보면, 남성들은 계속해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세상은 여성에게만 관대하고 남성에게는 혹독하다'고.
최근 떠오른 페미니즘 이슈에 반응하는 남성들은 자신이 기득권이기 때문에 그걸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기보다 스스로를 '피해자'나 '소수자'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피해의식은 진짜다. 물론 더 많은 차별을 당하고 있는 여성들의 사회적 실체에는 맞지 않는 주장이지만….
▲ MBC에서 1992년 10월에서 1993년 5월까지 방송된 주말 드라마 <아들과 딸> 장면들. 이란성 쌍둥이인 귀남이(최수종 분)와 후남이(김희애 분)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남아선호 사상과 가부장제를 실감 나게 다루었다. 귀남이와 후남이의 아버지인 이만복(백일섭 분)은 집안일을 돌보지 않는 한량으로 묘사되어 있다.
'남성성'을 찍어내던 군대, 더는 명예롭지 않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 남성성'의 근간이 되는 역사적·사회적 경험을 꼽자면, 식민지 경험과 분단에 따른 징병제도라고 할 수 있다. 각각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최태섭 : 사실 식민지 남성성은 식민지의 많은 남성들이 경험하는 문제다. '진짜 남자'는 식민본국에 남자들이고, 식민지의 남자들은 '가짜 남자', '여성화된(거세된) 남자'로 취급됐다. 프란츠 파농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노서경 옮김, 문학동네 펴냄)에는 알제리 흑인 남성들이 정신병이 있는 프랑스 백인 여성과 하룻밤 자고 오는 걸 명예롭게 여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식민지 문제가 젠더의 문제와 교차되며 벌어진 일이다.
한국의 경우, 일제 식민 치하였다는 사실은 비슷하지만 백인과 흑인이라는 인종적 차이는 없었다. 이 점이 오히려 조선 남성의 혼란을 가중시켰을 것이다. 또한 조선은 민족주의적 열망이 팽창하던 시기 일본을 통해 호전적이고 진취적인 서양의 남성성을 받아들였지만, 정작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국가가 없었다. 상당수의 민족주의자가 친일파가 된 것도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 더 큰 제국에 투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은 아닐까?
▲ 1997년 8월 한 청년이 서울 명동 한 복판에서 이회창 신한국당 대선 후보 아들의 신체조건(키 179㎝, 몸무게 45㎏)과 비슷한지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군대 문제.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를 다룰 때 군대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특히 박정희 정권은 군대를 남성성을 찍어내는 기관으로, 또 군 복무를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여기게끔 했다. 1950~60년대 군대는 글과 기술을 가르쳐 주는 일종의 학교 역할도 했다. '군대 다녀오면 사람 된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희 정권 이래로 한국 사회는 급속하게 군대화(化)됐다. 학교, 직장 등 많은 곳이 군대식 문화와 논리로 운영됐다.
하지만 지금은 군 복무가 명예로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징병 대상자 상당수가 대학 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특히 민주화 이후 개개인의 권리가 중요해지면서 병역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그러나 국가는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군대 자체도 계층화된 지 오래다. 크게는 부유층과 사회지도층의 병역 비리가 있다. 명문대생들이 카투사, 공군 장교, 해군 장교 순으로 지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그 외 대부분은 육군으로, 일반 사병으로 복무한다. 군대가 한때는 '평등'이 강조된 곳이었지만, 지금은 군 복무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개인에 따라서 군대란 또 다를 격차를 경험하는, 그로 인해 박탈감을 느끼는 곳이 되어 버렸다.
'된장녀' '김치녀' 조롱 잔치 이면에는 공포심이…
프레시안 : 한국 남자들이 한국 여성에게 '된장녀' '김치녀'라는 멸칭을 붙인 배경에는 그들이 백인 남성에게 갖고 있는 심리적 열등감과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최태섭 : 19세기 말 <독립신문>은 "우리 인종"이 태생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식민 치하라는 "임시적 어려움"은 언제든지 "노력만 잘하면" 극복될 수 있다며 "중국인보다 더 총명하고 부지런하고 깨끗하고, 일본인보다 체골이 더 튼튼한 조선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또 예전부터 '한국 사람이 이스라엘 사람 다음으로 머리가 좋다'는 말이 있지 않았나. 이런 주장과 말에 대해 인종주의적 사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1990년대 '오렌지족'이라는 말도, 따지고 보면 굉장히 인종주의적인 표현이다. 그전에는 가기도 쉽지 않은 나라인 미국을 다녀온, 그래서 서양의 질서를 경험하고 온 이들에 대한 선망이 내재되어 있다.
특히 '된장녀' '김치녀' 같은 멸칭에는 인종주의적 질서에 대한 냉소적인 체념이 담겨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사실 '된장'이고 '김치'일 수밖에 없다. 반도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이 같은 열등감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강한 가부장제적 질서 속에서 살아가던 동양 남성에게 더욱 강렬하게 나타난다. 또한 자신들보다 여성이 훨씬 더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질투가 '된장녀' '김치녀'와 같은 멸칭에 담겨있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떠들썩한 조롱 잔치 이면에는 공포심이 자리해 있다. 서구의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하고, 자국의 여성들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식의 자의적이면서도 인종주의적인 불안이 존재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멸칭과 냉소주의의 문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너도 어차피 똑같다'의 의미는 인간성의 한계나 바닥을 향하고 있다기보다는, 다분히 자신의 지식, 상황, 욕망이라는 한계들 속에서 만들어진다. 가령 '남자는 섹스를 원하고 여자는 돈을 원한다'라고 단정하는 이들의 냉소적 세계관은 동물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들로부터 도출된 것이고, 이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고민 없이 인간의 본능이나 영점으로 설정된다."(220쪽)
▲ 홍대 몰카 사건으로 촉발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에서 여성들이 '나의 삶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My Life Is Not Your Porn)'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페미니즘 이슈가 불거지자, 한국 남자 중 특히 기성세대들은 '페미니즘을 이해하고 있다'는 식으로 행동했다. 한국 사회에서 이들은 성별 위계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누리고 있는 이들이다. 남성들 간의 세대별 인식 차이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최태섭 : 10대 20대와 달리, 자신들은 위협당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모순이다. 따지고 보면, 기성세대 엘리트 남성들이야말로 사회적 자원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들 역시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의 한 축이다.
사실 한국 남성 간 격차 문제도 심각하다. 많은 남자들이 '이재용'과 '정용진', 혹은 그보다는 덜하지만 부자를 선망한다. 그러나 누구나 부자가 될 수는 없다. 대부분은 야근과 박봉에 시달리며 직장 생활을 한다. 그런데 또 따지고 보면, '이재용'과 정용진' 같은 사람들이 만든 착취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분노는 오로지 자신보다 더 약한 계층을 향해 있다. 결국은 효능감 때문이다. 누군가를 때렸을 때 '누가 더 아파하느냐'의 문제다.
한국 남자, "곤란한 존재"가 되다
프레시안 :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아르테 펴냄) 등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페미니즘 운동에 맞서는 남성들의 반격은 다른 나라, 다른 세대에도 있었다. '분노한 남성들'의 존재는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프레시안(최형락)
최태섭 : 책 서문에서 한국 남자를 "곤란한 존재"라고 표현하며 "이 곤란함은 이중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상적인 상(像)을 구현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남성들은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지 않겠다' '페미니즘이 싫다'고 분노하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여성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그들을 필요로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즐거움과 욕망을 유보한 채 학창 시절을 보낸다. 가령 많은 부모들이 대학만 가면 연애가 절로 되는 양 미래를 약속한다. 하지만 현실은…. 남성 입장만 예를 들면, 이성 교제가 절로 되기는커녕 대학에서도 여성 동기생과 눈에 불을 켜고 경쟁해야 한다. 부모가 약속한 미래는 현실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박탈감만 쌓인다.
프레시안 : 한국 남자를 "곤란한 존재"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남성들이 여성에게 분노하면서도 동시에 의존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아들'이라는 존재가 늘 그렇듯 모순적이다.
최태섭 : 일단 자존감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자신보다 약한 대상 앞에서만 자존심을 세운다.
한국 남자는 대표적으로 아버지와 아들로 집약된다. 그런데 한국의 아버지들은 자기 아들과 참 안 친하다. 심지어 가정 내에서 늘 부재 상태다. 특히 '아버지=생계 부양자'라는 역할이 허구라는 사실이 드러난 IMF 이후, 우리에게는 의문이 생겼다. '그럼, 가족 안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뭔데? 무엇을 하는 사람인데?'와 같은….
적당한 롤모델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들 세대는 사실 아버지 세대에서도 실현된 적 없는 '가부장제 유토피아'를 그리워하고 있다. 실현된 적도, 경험한 적도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에 빠져있는 것이다.
"PC 묻었다"는 무슨 말?…놀이가 된 혐오
프레시안 : 10대 또래 문화만 놓고 보면, '남성은 일베(일간베스트) vs. 여성은 메갈리아 및 워마드'로 양분된 채 엄청난 성별 갈등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태섭 : 사춘기에 이성에게 적대감을 갖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동시에 서로에 대한 관심도 왕성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만큼 사춘기에 서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과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 특히 부모들은 학업성적이 떨어지고 사고가 날까 싶어 자녀들이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을 못 마땅해한다. 학교에서도 학업을 이유로 이성 교제를 금지한다.
이것이 10대 또래 문화가 거칠어지고 상호 간 배타성이 강해지는 원인이 아닐까? 단순히 이성 교제를 할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10대들을 온전한 주체로 대우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자의적으로 흔들어 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이는 오히려 무책임한 태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 'PC(Political Correctness)' 논란이 일어난 게임 '배틀필드 5' 이미지.
프레시안 : 10대에게 친숙한 게임과 유튜브 등 놀이 문화조차 혐오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게임은 여성을 대상화하며 하위 계층으로 설정해 놨다.
최태섭 : 게임은 이미 10대 남성들의 핵심 놀이 문화다. 놀이를 통해 습득하는 것은 교육을 통해 습득하는 것보다 소구력이 강하다. 모든 게임이 여성을 부적절하게 묘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런 묘사가 다수를 차지한다. 북미를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있었고 개선의 움직임도 있었지만, 동시에 동서양을 막론한 수많은 남성 게이머들의 저항에 부딪혔다.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묻었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를 지양하거나 인종이나 동성애 등의 소수자 관점을 반영한 게임이나 만화에 대한 비난이다. 게임은 거대한 산업이자 동시에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매체 중 하나다. 영화나 다른 영상매체들이 그렇듯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많은 남성 게이머들은 게임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비자의 욕구를 존중하라고 외치지만, 게임을 하는 것은 남성만이 아니다.
"게임 문화 안에서 실제의 여성은 게임을 방해하는 존재다. 엄마, 선생님, 사회, 부인(애인)은 게임을 하려는 남자들의 욕망을 무시하고 쓸데없는 일로 치부하며 적극적으로 그것을 방해하려 한다. (중략) 청년 남성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여성가족부를 주적으로 여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 주무부서이기 때문이다."(242쪽)
프레시안 : 놀이를 통해 혐오를 배우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도 사회도, 학교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부모 역시 마찬가지이다.
최태섭 : 누구를 탓하기는 어렵지만, 이 같은 비극은 '내 자식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미래를 위해 학습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다양한 놀이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개발할 시간 및 자원이 부족하다. 그로 인해 놀이 문화가 천편일률적이 되고 특정한 것의 영향력 또한 커진다.
10대 남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10대 여성을 포함하여 청소년들에게 좀 더 많은 권리와 권한을 줘야 한다. 교육은 개인이 시민이 되는 과정이어야 하고, 인권의 보장을 통해 자신에게 있는 권리와 권한이 다른 사람에게도 있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게 해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한남' 아닌 '주체적 인간'을 꿈꾸다
프레시안 : 모순 덩어리인 한국 남자의 문제, 어떻게 해야 할까?
최태섭 : '대안을 모색하자'고 말하는 것마저 어려워진 게 사람들이 너무 냉소적이다. 심지어 댓글 양상도 달라졌다.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시한다. 일명 '거른다'라고 표현하는데, 내가 상대방과 맞부딪혀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무시하고 건너뛰는 거다.
이는 한국 사회 신뢰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함께 하면 된다'라는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탄핵 촛불'이 그런 경우였지만, 이후 사람들은 계속해서 실망하고 있다. 굉장히 좋지 않은 신호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한국도 미국과 프랑스·이탈리아처럼 극우정치와 대중이 결합할 가능성이 있다.
프레시안 : 세계적으로도 두 가지 흐름이 있다. 젊은 정치인이 나오거나 극우가 집권하거나…. 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이런 흐름과 너무 동떨어져 있지 않나?
최태섭 : 비록 한국의 보수가 수준 이하라고 해도, 대중과 영합하는 포퓰리즘 세력이 태동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국에서도 '트럼프' 같은 존재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등 약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중 하나인 민주당을 엘리트 집단으로 몰아 대중의 반감을 부추기는 프레임도 동시에 작용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책을 쓰면서 새로운 질문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한국 사회 남성성'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는 건가?
최태섭 : 책을 시작하면서 또 끝내면서도 고민은 하나다.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하면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특히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의 답은 '진정한 남자가 되자'도, '좋은 아빠가 되자'도 아니다.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는 '주체적인 인간이 되자'는 것이다. 그리고 남성, 여성 혹은 그 외 다양한 성 정체성이 다양한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결국에는 모두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런 관점으로 책 <한국, 남자>를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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