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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자동차 산업, 엔진과 운전수의 명예퇴직?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제조업·서비스업을 모두 포괄하게 될 미래자동차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4차 산업혁명 관련해서 가장 많이 접해본 질문이다. 로봇산업과 AI(인공지능) 발전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는, 대개의 4차 산업혁명 논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디스토피아(Dystopia) 즉 암울한 전망의 한 단면이다.
 
미리 고백한 것처럼 <인사이드경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개뿔'도 모른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이라면 구체적으로 얘기해볼 만한 것들이 있다. 본래 미래자동차 관련 연재를 시작하면서 이 주제는 마지막쯤에 다뤄보려 했으나, 이미 ‘광주형 일자리’나 ‘플랫폼 노동’ 등 미래자동차 시대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올라온 상황이라 예정보다 좀 앞당기기로 했다.
 
  
무엇이 '미래자동차'인가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미래자동차’의 개념 정리도 해놓지 않고 달려왔다. 이미 여러 학자와 논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미래자동차'를 정의하고 있는데, <인사이드경제>는 조심스럽게 다음의 4가지를 미래자동차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전기차만을 미래자동차의 핵심 요소로 본다면, 앞으로 벌어질 자동차산업 거대한 변화를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핵심적으로는 제조업으로 분류되던 자동차산업 개념이 바뀌게 된다. 자율주행(로봇) 택시 등 서비스업(Transportation as a Service)이 활기를 띠면서 미래자동차는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모두를 품게 된다. 
 
또한 우리는 여전히 미래 ‘자동차’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즉, 자동차산업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단지 ‘이런 자동차산업’에서 ‘저런 자동차산업’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당연히 일자리의 양과 질, 그리고 노동조건 역시 상당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과연 어떤 변화가 몰려오게 될까. 
 
제조업 부문 : 핵심 부품들이 바뀐다 
 
제조업으로서 미래자동차의 핵심은 ‘자동차 심장의 변화’이다. 심장이 엔진에서 배터리로 바뀐다면, 엔진부품은 더 이상 필요 없게 되는 반면 배터리·모터 등의 부품 제작이 활기를 띠게 된다. 새 심장에 새로운 혈관들이 필요하듯, 새로운 구동 시스템에도 다양한 부품들이 필요하다. 
 
물론 전기차 생산라인에서 조립될 부품수는 내연기관에 비해 상당히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아래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2015년에 작성한 '세계 친환경 자동차 산업 동향'이라는 자료에 나오는 '내연기관 및 전기차 부품 수 비교' 표이다.
 
3만 개에 달하는 내연기관 부품수는 전기차에 와서 1.8만 개로 무려 40% 가까이 줄어든다. 하지만 단순히 부품 숫자만을 비교해선 안 된다. 7000개에 달하는 엔진부품이 필요 없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배터리·모터·인버터·감속기 등 전기차에 필요한 새로운 부품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전장품·전자부품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일종의 착시효과에 불과하다. 기계장치로 분류되던 자동차가 이제 각종 센서·컨트롤러·인포테인먼트가 접합되며 점차 전자제품처럼 바뀌는 추세가 아닌가. 그렇다면 전장품·전자부품의 중요성은 과거보다 훨씬 커진다. 그래서 삼성·SK·LG 등 재벌 계열사들이 너도나도 전장부품 산업에 뛰어들고 있지 않던가.
 
세계 전장부품 시장규모 역시 매년 두 자리수 성장을 하고 있으며, 자동차 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어나 최근 40%를 넘었다. 전기차의 경우 전장부품 비중은 무려 70%가 넘는다. 그런데 왜 부품 숫자는 3000개에서 900개로 뚝 떨어지는 걸까? 그건 대부분의 전장부품들이 ‘모듈’ 형태의 완성품으로 조립되어 완성차업체로 납품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이건 전기차이건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은 부품에도 변화가 밀려온다. 우선 타이어의 경우 소음을 줄이고 마모방지를 위해 보다 큰 회전저항과 무게 부담을 견디게 해주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필요성이 증가한다. 
 
자동차 내에서 열과 온도를 통제하는 공조 시스템 역시 개념이 약간 달라진다. 엔진 과열을 식혀주는 방식과 배터리 과열을 해결하는 방식이 똑같을 수는 없다. 또한 공조 시스템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하게 되는데,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과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이 달라 활용 방식도 달라진다. 
 
완성차와 부품사에서의 일자리 변화 
 
조립하는 부품 수가 줄어든다면 완성차 일자리의 감소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지난 글에서 얘기한 것처럼 아직은 전기차 생산 총량이 크지 않아 대부분 내연기관차와 혼류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아직은 엔진과 연료탱크도 조립하고, 배터리와 모터도 장착해야 하기에 큰 변화가 없지만, 만일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 전용 생산라인이 생길 경우 일자리 수는 줄어들게 된다.
 
물론 테슬라(Tesla)처럼 전기차 전문생산업체가 완전히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추세를 보건대 전기차 시대가 개막하더라도 완성차 부문 판도는 (테슬라같은 신규 업체가 아니라)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사의 경우 어떤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냐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엔진·변속기 관련 부품을 생산해온 부품사의 미래는 암울하다. 전기차에도 내연기관차에도 필요한 부품의 경우, 전기차 전용 부품 개발과 새로운 공급선 개척 여부에 따라 운명이 갈리게 될 것이다.
 
반대로 일찍부터 배터리·모터 등 전기차 관련 부품에 눈을 돌린 업체들은 성장 가능성이 넓어진다. 실제로는 거대한 자본을 가진 이들만이 이런 능력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삼성·SK·LG 등 재벌 계열사들이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거나 기존 부품을 전기차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어떤 재벌 계열사들이 그런 일을 하고 있냐고? 놀라지 마시라. LG화학과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에 들어가는 부품 절반을 납품한다.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역시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 강자들이다. 이제 이들 재벌 계열사는 전자·반도체산업이 아니라 자동차산업 부품업체로 분류되어야 한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지점이 있다. 앞서 전장부품 사례에서 본 것처럼, 완성차에서 조립하는 부품 수는 줄어들지만 전장부품은 날이 갈수록 복잡·거대해지고 있으며 관련 시장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재벌 계열사들 모두 전장부품에도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붓고 있다. 
 
여기에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꾸준히 개발되면서 관련 부품도 각광받기 시작한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눈(eye) 기능을 하는 라이다(LIDAR)를 비롯해 다양한 자율주행 시스템에 투입되는 부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부품 생산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정리해 보자면, 미래차 시대가 열릴수록 완성차에서 일자리 수가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 숫자 이상으로 부품산업에서의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품산업 역시 엔진·변속기 관련 업체들의 미래는 어둡지만, 전기차 관련 부품과 함께 자율주행 관련 새로운 부품이 늘어나면서 전체 부품산업의 규모와 일자리는 팽창할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업 부문 : 새로운 영역 창출과 '긱 일자리(Gig Jobs)'
 
기존 자동차산업에서 서비스업이라 하면 수리·정비 서비스 수준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미래 자동차는 ‘서비스로서의 운송 수단(TaaS : Transportation as a Service)’이라는 신조어처럼 서비스 부문이 새롭게 확장되며 팽창할 것이 확실시된다. 
 
가장 먼저 확장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은, 한국에서도 익숙해지기 시작한 카 쉐어링(Car Sharing) 서비스다. 자동차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꼭 저걸 구입하고 소유해야 할까? 한국에는 집집마다 세탁기를 들여놓지만 유럽은 그렇지 않다. 누구나 소액의 사용료만 내면 쉽게 세탁기를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빨래방이 널려 있으니까 말이다.
 
이 개념을 자동차로 확장한 것이 바로 카쉐어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쉐어링(Sharing)이라는 단어 때문에 ‘공유 경제’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불리기까지 하는데 그건 개념에 맞지 않다. 카쉐어링을 통해 사용되는 차량은 특정 회사 또는 개인이 ‘소유’한 차량이다. 이를테면 동네 놀이터나 공터처럼 ‘공유’된다고 볼 수는 없다. 정확히 말하면 ‘빌려 쓰는 경제’에 가깝다.
 
다음으로 확장 가능성 있는 서비스 부문은 택시 사업이다. 다만, 이 부문은 미국에서 우버(Uber)가 그러했고 한국에선 카카오 드라이버가 논란이 된 것처럼, 기존에 이 사업에 종사하던 자본가들과 자영업자들 이해관계와 충돌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만일 자율주행(로봇) 택시가 도입된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지게 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기에, 아마도 자율주행 차량의 경우 사람을 운송하기보다 물건을 수송하는 택배업을 경유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안전성에 대한 고객 신뢰가 쌓인다면 얼마든지 택시·운수업으로 진출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렇듯 미래 자동차의 서비스업 부문의 경우 카쉐어링처럼 새로운 영역과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고, 택시·운수업처럼 기존 산업부문과 충돌하거나 경쟁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이 부문에서 창출되는 일자리 상당수가 '(고객 또는 자본가가) 필요로 할 때에만 계약을 체결해 노동하는' 이른바 '긱(GIG) 일자리'라는 점에서 많은 사회적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플랫폼 노동' 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시킨다는 의미의 ‘O2O 서비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를 당선시켰던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일자리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던 만큼, 바로 이 ‘긱 경제(Gig Economy)’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래 그림은 최근 각종 국제 컨퍼런스에서 GM이 핵심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자사의 카쉐어링 브랜드인 ‘메이븐(MAVEN)’ 관련 프리젠테이션이다. 잘 들여다보면 GM은 메이븐을 통해 단순히 카쉐어링 서비스 사업만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런 서비스부문에서 '긱 일자리(Gig Jobs)'를 찾아주고 연결시키는 일종의 노동력 소개·공급업도 하고 있다.
 
맨 아래 휴대폰 세 대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은 메이븐이 하고 있는 3가지 기능이다. 첫째, 개인적 용도로 차를 빌려 쓰고 싶을 때 어떤 차를 언제 빌릴 것인지를 신청할 수 있다. 둘째, 차량 태워주기, 개인 차량 빌려주기, 택배업·택시업 등 서비스 차량을 통한 일자리를 지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메이븐이 보유한 차량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긱 일자리' 관련해서 두 번째 휴대폰에 예시된 내용은 흥미롭다. 월·수·금은 언제든 일할 수 있고, 화요일과 목요일은 특정 시간대에만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기입되어 있다. 일할 수 있는 시간대에 필요한 고객과 연결을 시켜주고 소정의 수수료를 챙긴다. 이 모든 일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하도록 메이븐은 플랫폼을 제공한다. 
 
일자리, 안녕들 하십니까? 
 
이제 정리해보자. 전기차가 주력이 되는 미래자동차 시대가 가까워질수록 완성차 일자리는 감소하며 엔진·변속기 관련 부품업체도 축소가 불가피하다. 반대로 미래차 부품과 자율주행 관련 부품의 필요 증대에 따라 부품산업은 확장된다. 여기에 카쉐어링이나 택시·운수업 등 자동차 관련 서비스업이 팽창하며 ‘긱 일자리’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
 
따라서 미래자동차가 무조건 일자리를 축소할 것이라는 예견은 편협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제조업 중심으로만 보면 일자리는 약간 축소되거나 현상을 유지할 것이나, 서비스업까지로 확장해서 보자면 자동차산업에서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난다고 할 수도 있다. 여기에 민주노조의 적극적 역할이 더해지면 실제 늘어나는 일자리 수를 더 늘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이러한 가능성을 오히려 틀어막는 방향의 정책이 집행되고 있어 걱정부터 앞선다. 우선 일자리 축소가 예견되는 완성차 부문에서 오히려 새로운 ‘광주형 일자리’를 끼워넣으려 한다. 그것도 경형 SUV라는 내연기관차를 생산한다는 것인데, 시대의 흐름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면 오히려 부품산업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미래자동차 시대는 완성차가 부품사를 선도하는 과거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품산업이 완성차를 끌고 가는 그림이 펼쳐질 수도 있다. ‘광주형 일자리’가 미래자동차로의 산업 혁신과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또한 새롭게 서비스업에서 창출되는 ‘긱 일자리’ 또는 ‘플랫폼 노동’의 경우 ‘호출노동’에다 특수고용을 가미하며 변형·발전시킨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특수고용처럼 취급하며 노동조합 결성을 비롯한 노동기본권 일체가 부정되는 경우가 많다.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보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자 ILO 협약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곧 특수고용을 비롯한 자영노동자(self-employed workers) 전반에게 노동 3권 보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긱 일자리’나 ‘플랫폼 노동’의 질이 더 하락하기 전에 ILO 협약을 비준하고 특수고용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순서이다.
 
하지만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논의되는 내용들을 보면, 무려 20년이나 기다려온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보장은 여전히 후순위로 밀려 있다. 이처럼 미래자동차 시대를 대비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다음 글에서 이들 구체적 쟁점, 즉 ‘광주형 일자리’ 문제와 ‘플랫폼 노동’ 등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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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선언서, 대종교의 단군민족주의 표출"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11/19 10:41
  • 수정일
    2018/11/19 10:4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학연구소, 대한독립선언서 100주년 학술회의 개최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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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8  22: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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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선언서, ‘단기연호’와 ‘대한독립’ 사용

   
▲ (사)국학연구소는 17일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3.1운동 당시 발표된 기미독립선언서 보다 먼저 만주지역에서 발표된 ‘대한독립선언서’, 일명 ‘무오독립선언서’는 단군민족주의를 기저로 민족종교 대종교가 주도한 것이라는 분석이 발표됐다. 발표시점과 서명자들에 대한 조명도 시도됐다.

(사)국학연구소(이사장 김종성)가 17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개최한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선언서에는 여러 대목에서 단군민족주의의 흔적이 표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대한독립선언서의 발표일자를 단기연호로 적고 있는 점을 들었다. 선언서 말미에 ‘건국기원(建國紀元) 4252년 2월’이라 표기된 것. 또한 “반만년‘, ’사천년 조종의 영휘‘ 등의 표현도 등장한다고 예시했다.

정영훈 교수는 “단기연호는 단군민족주의가 정립하여 보급한 대표적인 전통”이라며 “단군을 동국사의 출발점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정착하면서 지식인들은 특정의 역사적 사건이나 당대의 시기를 단군이 건국한지 몇 년 째인가를 자주 따져 묻곤 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명철 동국대 교수는 “무오독립선언서는 선언서의 앞머리에 ‘대한독립선언서’라고 정식으로 국호를 표기하고 있다”고 대한의 ‘한(韓)’이라는 표현에 주목했다.

대한독립선언서에는 “우리 대한은 예로부터 우리 대한의 한(韓)이요, 이민족의 한이 아니라, 반만년사의 내치외교는 한왕한제(韓王韓帝)의 고유 권한이요, 백만방리의 고산려수는 한남한녀(韓男韓女)의 공유 재산이요...(중략)...우리나라 한 사람의 한인(韓人)이라도 이민족이 간섭할 조건이 없으니, 우리 한은 완전한 한인의 한이라”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윤명철 교수는 “이렇게 ‘한’이라는 언어 또는 기호를 집요할 정도로 반복하면서 표현하였다”며 “2.8독립선언서나 기미독립선언서는 제목에 해당하는, 즉 선언서의 목적을 표현하지 않았다. 반면에 대한독립선언서는 ‘대한독립’이라는 명칭을 분명하게 표현하였다”고 짚었다.

또한 “소위 ‘무오독립선언서’는 ‘조선’이 아니라 대한제국의 부활을 강렬한 목표로 삼았으며, 나아가 대한제국에 이어 새로운 국가의 사상적인 정통성과 지향성을 ‘한’으로서 표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독립선언서, 대종교 영향 특정할 수 있어

   
▲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왼쪽)와 신운용 한국외국어대 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영훈 교수는 “선언문 속에서 대종교의 영향을 특정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며 “아 동심동덕인 이천만 형재자매야. 아 단군대황조께서 상제에 좌우하여 우리의 기운을 명하시며, 세계와 시대가 우리의 복리를 조하는도다”라는 대목을 들어 ‘단군대황조(檀君大皇祖)’라는 표현이 “전적으로 대종교식 표현”이라고 꼽았다. 이외에도 ‘황황일신(皇皇一神)’ 등의 표현도 마찬가지로 해석했다.

또한 “대종교 교주인 김교헌이 서명자 39인의 이름 중 가장 수위에 거명돼 있는 대목”에 대해 “3.1독립선언서에서 손병희의 이름을 가장 먼저 거론한 것을 참고하면, 김교헌을 선언의 주동자나 대표자로 생각한 결과였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만주지역에서 무오년(1918)에 작성된 대한독립선언서에 대종교 2세 교주 무원 김교헌이 첫 번째로 서명했고, 국내에서 기미년(1919)에 발표된 3.1독립선언서에 천도교 3세 교주 의암 손병희가 첫 번째 서명자로 등장한 것은 우연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정영훈 교수는 “선언문을 기초한 조소앙은 대종교 계통의 민족사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던 인물”이라고 규정했다. 조소앙은 일신(一神) 아래 단군, 석가모니,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 모하메드 등 6인을 ‘신자육성(神子六聖)’이라며, 단군을 앞세우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조소앙도 정식 입교한 기록은 안보이지만, 대종교단의 상해지역 포교책임자였던 신규식의 주선으로 상해에 망명한(1913) 이래 대종교인들과 긴밀히 교유하였으며, 대한독립선언서 발표를 전후한 시기에는 길림에 거주하면서 대종교단 및 교인들과 밀접히 교류하고 있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신운용 외국어대 강사는 “학계에서 대한독립선언서가 대종교 세력이 주축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39명의 서명자를 당시 대종교의 교구에 따라 구체적으로 분류해 30명을 대종교 관계자라고 밝혔다.

신운용 강사는 “김교헌은 1917년 교의회를 열어 교구를 동일도본사.동이도본사.서일도본사.서이도본사.북도본사.남도본사로 재정립하였다”며 “대한독립선언서에 참여한 대종교 주축 세력은 동일도 본사.동이도본사.서일도본사.서이도본사 소속 대종교인”이라고 말했다.

동만지역과 함경도를 포함하는 ‘동일도본사’(11명)에는 김규식(우사 김규식이 아님), 김좌진, 김동삼, 박성태, 박찬익, 손일미, 여준, 조소앙, 조성환, 한흥, 황상규, 노령 연해주.블라디보스토크와 동북만 일대의 ‘동이도본사’(4명)에는 신채호, 이범윤, 김학만, 문창범, 남만일대와 평안도 일대의 ‘서일도본사’(11명)에는 윤세복(대종교 3세 교주), 이광, 이시영, 이탁, 허혁, 유동열, 이상룡, 이세영, 임방, 이종탁, 최병학, ‘서이도본사’(3명) 박은식, 이동녕, 신규식(신정)을 꼽았다. 김교헌을 포함하면 30명에 달하는 셈이다.

그 외에 ‘기독교와 천주교, 간도와 미주지역’(8명) 서명자로 김약연, 이대위, 이봉우, 박용만, 안정근, 안창호, 이승만, 정재관을 ‘사회주의 만주.연해주 지역’(1명) 서명자로 이동휘를 분류했다.

신운용 강사는 “대종교 또는 친대종교 세력이 전체의 3/4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그 외의 서명자들 역시 “대체로 단군에 대한 흠모와 존경을 기반으로 대한독립선언서에 참여하였던 것”이라고 결론짓고 “대한독립선언에 참여한 인물들은 대종교 네트워크를 통하여 대한독립선언에 참여하였던 것”이라며 “특히 기독교와 사회주의 계통의 인물들은 대체로 단군민족주의에 철저한 인물들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대한독립선언서, 작성과 발표 시점도 논점

   
▲ 김병기 대한독립운동총사편찬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의 발표에 이숙화 한국외국어대 강사가 토론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병기 대한둑립운동총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지역별로 살펴보면 만주지역 24명, 중국관내 6명, 노령 4명, 미주지역 4명, 국내 1명”이라며 “대한독립선언서가 만주지역에서 발표된 데 기인하는 것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지역들이 국권피탈 이후 무장투쟁 제일주의를 표방해 왔다는데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김교헌, 유세복을 비롯하여 이동녕, 박은식, 박찬익, 신정(신규식), 신채호 등 대종교인이 16명으로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대종교인을 16명으로 파악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대한독립선언서의 작성과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신운용 강사가 발표했지만 정원택의 ‘지산외요일지’와 신규식이 주도한 주보 ‘진단’ 창간호(1920년 10월), 대종교인 김정후의 증언 등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신운용 강사는 ‘진단’의 “근년 이래 중요 선언은 모두 5번 있었다. 첫 번째는 상해에서 선포한 것이고, 두 번째는 동경에서 선포된 것이며, 세 번째는 길림에서 선포된 것이며, 네 번째는 한국 경성에서 선포된 것이며, 다섯 번째는 해삼위에서 선포된 것이다”는 서술에 근거 <대동단결선언>, <2.8독립선언서>, <대한독립선언서> <3.1혁명선언서> <연해주독립선언서> 순으로 기준을 삼았다.

정원택의 ‘지산외요일지’에는 3.1운동 이후에 발표된 것으로, 김정후의 증언에는 1918년(무오년) 11월에 작성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대한독립선언서의 키워드, 민족, 평등, 무장혈전

   
▲ 김동환 국학연구소 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학숳회의는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신운용 강사는 “대종교 세력이 사대주의와 군주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민족중심의 세계관을 제시하여 민족자주와 주권재민을 선포하였고 이는 대한독립선언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으며, 3.1 투쟁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던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영훈 교수는 “선언문 전체에서 평등이라는 단어는 4번이나 언급되는데, ‘평균’이나 ‘공유산’, ‘대동‘ 등 평등과 유사한 의미를 가지는 용어도 자주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선언에서 평등 원칙이 가지는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며 “선언이 추구하는 정치사회상이 민주공화국을 넘어 평등복지국가로 나아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병기 위원장은 “항일 무장독립운동의 근거지인 만주 길림에서 발표되었다는 것, 그리고 처음부터 ‘무장혈전’이라는 무장독립투쟁의 강력한 의지를 표방했다는 점에서 중요시 된다”고 파악하고 “대표적인 무장투쟁가로 김동삼, 김좌진, 여준, 유동렬, 조성환 등을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국학연구소 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학술회의는 김동환 연구위원, 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이숙화 한국외국어대 강사가 토론자로 참가했으며, 앞서 이윤수 국학연구소 상임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식에서 김종성 국학연구소 이사장이 기념사를 했다.

   
▲ 학술회의를 마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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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기자의 유고글

[이창기] 삶을 돌아보며- 태양민족의 무한한 행복
 
 
 
자주시보 
기사입력: 2018/11/18 [12:0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이창기 기자의 유고글입니다. 

투병 중에서도 우리 민족의 통일과 승리에 대한 확신에 가득찬 이창기 기자였습니다. 

이창기 기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독자분들께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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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기 기자  ©자주시보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해를 신성시하며 그 정기대로 밝고 화목하게 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래서 백두불암태백, ‘밝다는 단어와 연관된 우리나라 산천이 참 많습니다박달배달민족이라는 말도 해의 밝다는 말과 관련이 있습니다.

 

햇빛은 높고 낮은 곳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 따뜻하게 비추어 만물을 소생시키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해줍니다.

 

우리 민족은 반만년이 넘은 역사에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습니다광대한 고구려도 고조선 땅을 회복했을 뿐 주변국을 침략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옛 조선에 이미 햇빛처럼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이념을 선포한 위대한 민족입니다사람을 지배의 대상으로만 보던 시기 사람을 위한 이런 정치이념을 선포한 민족은 우리 민족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는 위대한 지도자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태양민족은 그래서 문무를 겸비한 위대한 지도자가 참 많은 민족입니다.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만 해도 몸소 적정을 직접 살피기 위해 용감하게 적진으로 들어갔습니다그리고 적장 우중문에게 보낸 시는 얼마나 멋지고 뜻이 깊습니까그리고 퇴각하는 외적들을 끝까지 쫓아가서 모조리 몰살했습니다다시는 우리나라를 넘보지 못하게 말입니다다만 몇천 명만 살려 보내 고구려가 어떤 나라인지 알고 돌아가 소문을 내게 했었습니다.

 

그래서 중국 고대 시가엔 내 남편 고구려와 전쟁터에 나갔네이제 나는 과부 신세 영락없구나’ 이런 민요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순신 장군도 전투 지휘를 잘했지만백성의 생활도 따뜻하게 보살필 줄 알았습니다.

 

세종대왕도 귀천을 가리지 않고 장영실과 같은 인재를 영입하여 좋은 무기도 만들고 가뭄을 극복할 나무수로도 개발하는 등 우리나라 국력을 높이 올려 노략질을 일삼는 왜놈 해적들의 거점 쓰시마를 정벌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런 훌륭한 지도자를 헤아리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특히 일제 식민치하에서 나타난 영웅지도자가 참 많습니다.

 

그중에 만주 전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지도자도 있었습니다소위 말하는 진보 쪽 지도자라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존재하는 조건에서 아직은 그 지도자의 이름을 내놓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그 지도자의 회고록을 중국 연변박물관 역사가를 통해 소개받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보았는데 그 안에 좌익이념을 강조하는 내용은 거의 볼 수 없었고 오직 민중을 사회역사의 주인으로 보고 그 민중의 힘에 의거해서 항일무장독립운동을 벌여 100전 100승 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그러니 민중을 하늘처럼 받들어야 조국 광복도 이루고 좋은 세상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개별적인 인간들은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 존재로서 나라와 민족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대도시 최고 갑부이건 대지주이건 누구나 나라의 독립과 사회역사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정말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는 철학을 가진 지도자였습니다.

 

그래서 그 지도자는 중국 한족이건 우리 조선족이건 중국 부자이건 조선의 부자이건 모두 우러러 받들었다고 합니다마을에 들어가면 1주일도 되지 않아 그 마을에서 가장 덕장 있는 인사의 절친하고 친근한 벗이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식을 훌륭하게 교육시키는 방법좋은 친구훌륭한 동지를 찾는 방법하다 못 해저는 돈 버는 방법까지도 그 회고록에서 완벽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 만주항일유적취재를 하면서 그 지도자의 전적지를 얼마나 많이 만났는지 모릅니다당시를 기억하는 한족과 조선족 할아버지들은 그 지도자를 민족의 전설적 영웅이라며 자신들이 체험한 인품에 대한 찬양을 그칠 줄 몰랐습니다.

 

압록강 변 중국 측 마을의 한 중국인 할아버지는 자신 아버지가 일제 밑에서 경찰 노릇을 했는데 그 지도자가 그 마을을 습격하여 일본 가게 상점을 털어 굶주리는 주민들에게 식량과 생필품을 나누어 주고 일부는 등짐을 지게 해서 보급품으로 가져갔는데 등짐지고 따라가면 언제 죽일까 걱정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자 손끝 하나 다치지 않고 돌려보내 주었다고 합니다그 지도자는 대신 일제에 개노릇 하지 말고 힘을 합쳐 몰아내야한다고 절절히 당부하고는 고이 돌려보내 주었다며 그 다음부터 경찰 그만두고 착하게 살았다고 했습니다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자주시보 만주항일전적지답사기에 소개했으니 참고 바랍니다.

 

취재하는 과정에 한족이건 조선족이건 대부호의 아들이건 평범한 아낙네건 그 지도자의 안위를 위해서는 당연히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생각이 만주 전역에 널리 퍼져있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중국 흑룡강성 남호두 마을의 한 한족은 그 지도자가 이끄는 항일무장대오 비밀거점에 식량을 제공했다가 일제에게 걸려 거점만 알려주면 살려주겠다고 했지만 집 안에 있던 스무 명이 넘는 가족을 한 명 한 명 참수하여 다 죽일 동안 끝내 거점을 말하지 않았고 자신도 장렬한 최후를 마쳤습니다.

 

그 집 안에서는 당시 나무를 하러 갔던 몇몇 가족만 살아남았는데 지금도 그 후손들이 그 거점에 기념비를 세워놓고 나무를 심고 가꾸며 정성껏 유적지로 보존해가고 있었습니다이것도 자주시보 만주항일전적지답사기에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지도자를 가진 민족은 우리 민족이 유일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민중들은 그런 영웅을 지키는데 자신의 목숨을 서슴없이 바치는 것을 당연시 해왔으며 영웅지도자가 꿈을 펴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때 그렇게 가슴 아파했습니다.

녹두장군을 노래한 민요날개 달고 태어난 아기장수 전설우연히 땅을 팠는데 쌀알에서 영웅과 군인들이 막 깨어나고 있었는데 관군이 와서 학살했다는 유형의 전설 등이 다 그런 전설과 민요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민족의 혈맥이 끊어진 지 70년도 넘게 신음하고 있고 주변 강대국의 등쌀에 휘둘리며 고통받고 있습니다경제적으로는 많이 성장했지만 심각한 빈부격차와 살풍경한 경쟁공동체파괴에 따른 인간성 상실로 나라가 거의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난세도 이런 난세가 없습니다우리 민족은 난세에 꼭 영웅지도자가 나왔습니다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보니 남과 북의 두 지도자가 이런 난세를 극복하는데 훌륭한 길을 제시할 것이란 확신이 생겼습니다.

 

우리 민중들이 그런 지도자들을 잘 받들고 모신다면 반드시 우리 민족은 조국의 통일을 이루고 모든 사람이 서로 나눠주고 아끼고 사랑하여 살아가는 꿈같은 이상사회를 멀지 않은 날에 반드시 이룰 것이라 확신합니다그리고 전 세계도 우리민족이 실현해가는 사회를 보며 많은 영감을 얻고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에 맞는 행복한 앞날을 개척해나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 민족이 인류사적 모범을 반드시 이루어 내리라 확신합니다.

 

노신의 말처럼 도를 깨닫지는 못했지만저는 그것을 확신하기에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으며 행복한 미소 가득한 얼굴로 언제든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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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 “한반도 문제 해결 시점 무르익어가고 있다” 인식 공유

2차 북미정상회담 성공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한반도 중대 분수령”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8-11-18 11:19:33
수정 2018-11-18 11: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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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파푸아뉴기니 스텐리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파푸아뉴기니 스텐리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7일(현지시간)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데 인식 같이하며,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스탠리 호텔에서 40분간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두 정상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고, 시 주석은 그에 대해서 '일이 이루어지는 데는 천시지리인화(天時地利人和)가 필요한데 그 조건들이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고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천시지리인화'는 하늘이 준 때는 지리상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상의 이로움은 사람들 사이의 화합만 못하다는 뜻이다.  

김 대변인은 "양 정상이 서로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주고받거나 이런 것은 아니고, 두 분이 현재 가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총괄해 평가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두 정상의 인식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파푸아뉴기니 스텐리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파푸아뉴기니 스텐리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문재인

또한 문 대통령은 최근 남북 관계 및 북미간 협상 진전 동향을 설명하고, 한반도 정세의 진전 위해 시 주석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평가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 지지하며, 중국 측은 건설적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중·한 양국은 이웃의 나라와 협력하고, 양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진하며 공평하고 공정한 국제질서를 수행하는데 입장이 비슷하다"라며 "우리는 양국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 심화시키고, 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 번영을 유지하는데 계속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올해 한반도에서 전인미답의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라며 "한국과 중국은 동북아 평화번영이라는 전략적 이익이 일치하는 만큼 한중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양국이 더욱 긴밀히 공동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중국 측이 평창 올림픽 지원해준 데 대해 사의 표하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남북의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대회 추진이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17일 오후 파푸아뉴기니 스텐리 호텔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17일 오후 파푸아뉴기니 스텐리 호텔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뉴시스

시진핑 "내년에 방북할 생각"...김정은 초청에 화답 

이밖에도 두 정상은 양국간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먼저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중FTA(자유무역협정)의 호혜적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척시키기로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또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에 대해 두 정부가 공동대처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 맞아,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을 위한 중국 측의 지속적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고, 시 주석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중국군 유해 송환 사업도 한중 우호 증진과 신뢰 회복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업으로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한이 남북 관계를 더 성숙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초청에 감사하다. 내년 편리한 시기에 방문할 용의가 있다"라고 화답했다.  

뿐만 아니라 시 주석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을 받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내년에 시간 내서 방북할 생각"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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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많아 살기 힘들었던 제주, 바람으로 억대 수입 벌다

[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 35] 풍력발전 현황과 과제 (상)

18.11.17 19:07l최종 업데이트 18.11.17 19:07l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오염, 그리고 후쿠시마 참사가 보여준 원전재난의 가능성은 '더 이상 위험한 에너지에 기댈 수 없다'는 깨달음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해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으로 본격화한 탈핵 논쟁은 우리 사회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에너지체제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인지 가늠할 시험대가 되고 있다. <단비뉴스>는 기후변화와 원전 사고의 재앙을 막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모색하는 심층 기획을 연재한다. - 기자 말

5월 10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마을. 파란 하늘을 부드럽게 수놓은 새털구름 아래 하얀 풍력발전기들이 수평선을 따라 줄지어 서 있다. 화창한 날씨인데도 바람이 세차게 불어 아침에 손질한 취재진의 머리는 사정없이 헝클어지고 말았다. 풍력발전기 날개는 덕분에 힘차게 돌았다. 발전기 소음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옛날 '초가지붕이 날아갈까봐 짚을 엮어 누름 줄을 얹었다'는 동네 집들은 지금 하늘색, 벽돌색 등 깔끔한 지붕을 이고 오순도순 모여 있다. 야트막한 언덕배기에는 111년 동안 해풍에 시달려 한쪽으로 휘었다는 팽나무가 산발한 여인네처럼 바람을 맞고 있었다.
 

 ▲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언덕배기에 있는 팽나무. 거센 바람을 111년 동안 맞은 탓에 나무 모양이 한쪽으로 휘어졌다. 독특한 나무 생김새(수형)를 인정받아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됐다. 멀리 수평선을 따라 풍력발전기들이 보인다.
▲  ▲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언덕배기에 있는 팽나무. 거센 바람을 111년 동안 맞은 탓에 나무 모양이 한쪽으로 휘어졌다. 독특한 나무 생김새(수형)를 인정받아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됐다. 멀리 수평선을 따라 풍력발전기들이 보인다.
ⓒ 블로거 도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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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800여명이 바람으로 연 4억원 버는 동복리

 

바람이 많아 살기 힘들었던 제주 마을이 바람 덕에 돈을 벌고 있다. 동복리의 풍력발전기 중 15기는 지방공기업인 제주에너지공사가 운영하는 육상풍력단지 소속이고 나머지 1기는 마을 주민 807명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풍력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에 주민들이 자체 운영하는 발전기를 세워 수익을 낼 수 있게 한다'는 정책에 따른 것이다.

동복리 주민들은 마을에 광역 쓰레기매립장을 유치하는 대가로 제주시가 지원한 예산 중 48억 원을 투자해 2015년 8월부터 발전기를 가동했다. 동복리 사무소 사무장에 따르면 2메가와트(MW) 용량의 이 발전기에서 연간 약 4억 원의 순수익이 나온다. 한국전력공사에 전기를 판매하는 대금과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적용대상인 대규모 발전사업자들에게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팔아서 얻는 수입이다. 

제주에서도 특히 바람 자원이 풍성한 구좌읍에는 동복리 외에도 '신재생에너지특성화마을'이 세 곳 더 있다. 2013년 3월 국내 최초로 마을 풍력발전기를 가동한 행원리는 연 8천만 원, 2015년 1월부터 시작한 월정리는 연 1억 원 내외의 수입을 올린다.

지난해 10월 지정된 북촌리는 현재 경관심의를 받고 있다. 마을 단위 풍력발전으로 주민소득을 창출하는 정책은 제주도가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제주도청 문용혁 주무관은 "주민공동체가 안정적인 소득원을 확보하게 돼 건실한 지역사회가 조성되고 풍력 자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복리 주민 김진현(38)씨는 "제주도는 예전부터 돌, 바람, 여자가 많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바람이 많이 분다"며 "풍력 발전은 환경오염이 적고 자연 그대로의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좋다"고 자랑했다. 북촌리에서 라면 가게를 운영하는 강창구(73)씨는 "제주도는 바람이 풍부하기 때문에 '풍력이 태양광보다 좋다'고 생각한다"며 "민가 근처에만 짓지 않는다면 소음피해도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장부지 빌려주고 연 10억원 버는 가시리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는 제주에너지공사가 운영하는 국산화 풍력발전단지와 에스케이디앤디(SK D&D)가 운영하는 풍력발전단지가 있다. 2012년부터 설치된 총 23대의 발전기는 마을 주거지에서 약 4킬로미터(km) 떨어져 있어 소음 피해가 없다. 가시리 협업목장조합은 목장 부지 일부를 발전사업자에게 빌려주고 연 9~10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 돈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조합원 복지로 제공되고 있다. 일정 기간 마을에 거주한 주민이 가입 대상인데, 현재 조합원은 250여 명이다. 가시리마을회는 전체 555가구에 각각 한 달 2만 원을 전기요금으로, 1만 원을 TV 시청료로 지원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풍력발전단지. 축구장 900개 크기인 약 200만 평(약 66만㎡) 땅에 풍력발전기 23대와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연간 약 9만 6000킬로와트시(kWh), 2만6000천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풍력발전단지. 축구장 900개 크기인 약 200만 평(약 66만㎡) 땅에 풍력발전기 23대와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연간 약 9만 6000킬로와트시(kWh), 2만6000천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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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홍(62) 가시리 협업목장조합장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목표로 조합원들의 복지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김은두(79)씨는 "전기료와 TV 시청료를 지원해주고, 지원금으로 노인회관이나 공연장 같은 마을 시설들이 새로 생기니 좋다"고 자랑했다. 조합 측은 "목장부지에 풍력, 태양광 시설이 들어섰지만 소와 말 수백 마리씩을 방목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동복리, 가시리 등 지역주민들이 풍력발전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바람을 공공자원으로 인식하는 '공풍화' 개념이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제주의 개발과 보존 원칙을 담은 이 법을 통해 풍력사업 도입 단계부터 사업 주체가 개발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런 법제화 배경에는 환경운동이 있었다. 제주 환경운동연합 등이 이끈 '풍력자원 공유화 운동'은 '제주의 바람은 주민 모두의 것이니 풍력발전으로 얻는 수익도 주민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풍력자원 공유화 운동과 에너지 정책 자율권

그 결과 김태환 도지사 시절인 2006년 제정된 제주특별법이 2011년 개정되면서 '풍력자원을 제주도의 공공 자원으로 관리한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제주가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로 전환하면서 에너지 정책에 대한 자율권을 갖게 된 것도 제도 정비에 도움이 됐다.

제주도는 풍력발전을 추진하면서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주민 피해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예를 들어 자연경관심의는 풍력단지가 제주의 자연유산인 오름(한라산을 따라 형성된 368개의 소형 화산체)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높이에 따라 경관이 침해되진 않는지 등을 심사한다.
 
 제주시 한경면 바닷가 마을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바닷가에서 종일 부는 바람은 제주 풍력발전의 주된 경쟁력이다.
▲  제주시 한경면 바닷가 마을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바닷가에서 종일 부는 바람은 제주 풍력발전의 주된 경쟁력이다.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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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발전사업자가 이익의 일부를 내놓는 '풍력자원 공유화기금'도 조성했다. 기부금은 당기 순이익의 17.5퍼센트(%) 수준인데, 제주도의 10개 풍력 지구 중 7개 지구사업자들이 약정을 체결해 기부금을 내고 있다. 제주에너지공사, SK D&D, 탐라해상풍력, 김녕풍력발전, 한국중부발전 등이 주요 사업자다. 제주도청 정창보 주무관은 지난 5일 <단비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공유화기금은 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 취약계층 에너지 지원, 재생에너지 교육 사업 등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2006년 정전사태 후 '에너지 자립'에 박차

제주도가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 데는 중대한 계기가 있다. 2006년 4월 1일, 제주도 전체가 무려 2시간 30분 동안 블랙아웃돼 큰 혼란을 빚은 바 있기 때문. 당시 선박의 닻이 전남 진도와 해남에서 제주로 전력을 보내는 해저 초고압직류송전망(HVDC)을 건드리면서 전기가 끊긴 것이다. 자체 전기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했던 제주도는 대규모 정전을 막을 수 없었고 감귤 하우스 농사 등에 큰 손실을 입혔다.

이 사건은 '육지에 의존하는 전기 수급 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각성에 힘을 실었다. 1970년대부터 제주의 바람을 전기 생산에 활용하자는 논의와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풍력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자립을 이루자는 합의가 어렵지 않게 도출됐다.
 
 2017년 제주도 발전원별 전력생산 현황.
▲  2017년 제주도 발전원별 전력생산 현황.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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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청에 따르면 제주도는 올해 2월부터 20개 단지에서 풍력발전기 117기를 가동, 약 266MW의 설비용량을 2018년 2월 확보했다. 현재 추진 중인 남원읍 수망리 등 9개소 풍력단지가 완공되면 149기, 약 638MW의 설비용량을 갖추게 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은 제주도 전체 사용량 중 13.2%로 지난 2011년의 5%에서 8.2%포인트 늘었다. 전력생산 설비 규모를 볼 때 기력(중유)이 35만 킬로와트(kW)로 1위지만, 풍력 설비용량이 26만9000kW 2위, 태양광 12만kW 3위로 재생에너지가 추격하고 있다. 

제주도는 에너지자립도를 높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2012년 우근민 제주도지사 시절 '탄소 없는 섬 제주 2030' 계획을 공표했다. 2030년까지 풍력·태양광·연료전지·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만으로 도내의 전기수요를 100%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도 안내 책자 <탄소 없는 섬 제주>에 따르면 제주는 에너지구조를 전환하는 동시에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 풍력발전기와 전기차 충전기를 연계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를 상용화하고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를 확충해 명실상부한 '에너지 자립섬'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한경면 신창풍차해안도로에서 본 풍력발전기들. 한국남부발전의 풍력발전기 8대와 제주에너지공사의 풍력발전기 2대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  제주시 한경면 신창풍차해안도로에서 본 풍력발전기들. 한국남부발전의 풍력발전기 8대와 제주에너지공사의 풍력발전기 2대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 조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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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가 '고립된 섬', 재생에너지로 자립 이뤄야"

제주도 풍력공유화운동을 이끈 주역 중의 하나인 김동주(36, 제주에너지공사 운영효율처) 박사는 <단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제주도처럼 우리나라 전체도 풍력, 태양광 등으로 에너지 자립과 에너지 전환을 하루빨리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주 박사는 "태풍으로 유류와 가스 공급이 끊기면 택시가 멈춰야 할 만큼 제주는 고립된 에너지 섬"이라며 "같은 의미에서 우리나라 전체도 위로 (북한에) 막혀 있고 아래로 바다에 막힌 에너지 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바람이 전국에서 가장 좋은 제주가 풍력발전에 집중한 것처럼 우리나라 전체도 가까이에서 자체적인 에너지를 개발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의 풍력발전과 관련해 김 박사는 "궁극적인 에너지 대전환을 위해서는 시민참여형으로 소규모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대해야 한다"며 "동복리의 마을 풍력발전소는 제도적으로 기존 풍력단지 인근 마을에만 허가를 내준 사례이기 때문에 에너지자립모델의 보편적이고 완전한 모델로 확대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제주도는 일반 마을들도 풍력발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제주도민 전체가 참여하는 주민 참여형 풍력발전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주 박사는 그 과정에서 자금 조달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풍력발전 사업자들도 대규모 단지를 지을 때 금융권으로부터 PF를 받는 것처럼 마을 풍력발전소도 금융권에서 발전기 운영수익을 담보로 장기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막대한 재원을 한 번에 조달하기 어려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경제적 유인'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만 시민 주도형 재생에너지 발전이 자유롭게 확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이 만드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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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2018 17세 이하 FIAFA 여자월드컵 조별예선 미국 3:0 대파

조선 17세 이하 FIAFA 여자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미국 3:0 대파
 
번역, 기사 이용섭 기자 
기사입력: 2018/11/18 [11:2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조선 2018 17세 이하 FIAFA 여자월드컵 조별예선 미국 3:0 대파

 

▲ 2018년 17세 이하 우루구아이 FIFA 여자세계대회(월드컴) C조에 속한 조선 여자 축구선수들이 조별 예선 2차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미국을 3:0으로 완파를 한 후에 모여서 환호를 하고 있다.     © 이용섭 기자

 

 

조선은 우루구아이에서 열리고 있는 《2018 17세 이하 FIAFA 여자월드컵》 C조 조별 예선 2차전에서 미국을 맞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3:0으로 완파하였다. 이리하여 《2016년 17세 이하 FIAFA 여자월드컵》 우승국인 조선은 개막전에서 독일에 1:4로 대패한 위기를 극복하고 2차전인 8강전에 진출을 할 수 있는 희망을 되살렸다. 

 

예선 4개 조 가운데 조선은 “독일, 까매룬, 미국” 등과  C조에 속하여있다. 조선은 개막전에서 독일에 패배를 하여 2차전(8강전)진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한편 같은 조 까매룬은 독일을 1:0으로 물리치고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C조는 모두 1승 1패로서 승패관계에서는 모두 동률이다. 하지만 득실 면에서는 독일이 1위, 조선이 2위, 미국이 3위, 까매룬이 4위를 달리고 있다. 조선은 현지 시간 1월 21일(수)에 열리는 까매룬과의 조별예선 마지막 겨기에서 승리를 하면 2차전인 8강에 진출하게 된다.

 

 

----- 번역문 전문 -----

 

조선 미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2단계 8강 진출 희망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미국과의 대결전에서 3:0으로 손쉽게 승리를 거둠으로서 독일과의 개막전에서의 패배를 만회하고 2018년 17세 이하 우루구아이 FIFA 월드컵 8강 진출의 희망읠 불씨를 되살렸다.

 

초반 폭우 속에 꼴로니아 델 산끄라멘또에서 열린 경기에서 미국은 초반에는 주도권을 잡았지만 지난 대회 우승국인 조선의 선수들이 전반 내내 중앙을 장악하고 강하게 밀어붙이자 그들(미국 선수들)은 힘이 쇠진하여 짧게 점하였던 주도권을 내주었다. 경기장 왼쪽 측면은 조선의 선수들이 지배를 하면서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장이었다.

 

첫 번째 기회는 조선의 최금옥 선수가 미국진영에서 단독으로 돌진하여 문전으로 차 넣었지만 미국의 문지기가 막아내었고 흘러나온 공을 고경희가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득점에 실패를 하였다. 그렇지만 5분후에는 그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리금향은 미국의 벌칙구역에서 두 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왼 발로 강하게 차 넣어 득점을 하였다.

 

고정희는 미국을 계속 강하게 압박을 가하였고, 잠시 후 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의 문지기(골키퍼)는 조선이 구석차기로 골문으로 높이 띄워올린 공을 향해 김윤옥 선수가 높이 떠올라 머리 받기로 골문을 향해 강하게 밀어넣게 되어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휴식시간 이후에도 조선이 주도권을 잡았다. 송성권 감독이 이끄는 조선은 김경영 선수가 구석차기로 얻든 기회에서 왼발로 공을 골문 안으로 강하게 차 넣어 추가 득점을 하고 모든 경기를 마쳤다. 미국은 아시아의 왕자(원문-챔피온)의 계속적인 강한 압박에 밀리면서도 자신들의 의도대로 경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갖은 노력을 다하였지만 모든 것이 허사였다.

 

 

오늘의 선수: 김경영(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 원문 전문 -----

 

Korea DPR back on track with USA win

 

Korea DPR bounced back from a heavy opening defeat to Germany by convincingly seeing off USA 3-0 and reigniting the charge to reach the quarter-finals of the FIFA U-17 Women's World Cup Uruguay 2018.

 

Amid an early downpour in Colonia Del Sacramento, USA initially shone through, but it was a short-lived supremacy as they were washed away as the reigning champions kicked into gear midway through the first half. The left flank was where the Koreans found most of their joy.

 

The first instance came when Choe Kum-Ok - a consistent thorn in the Americans' side - forced keeper Angelina Anderson into a save, with Ko Kyung-Hui unable to capitalise on the resulting loose ball. However, they didn't make the same mistake five minutes later. Ri Kum-Hyang pounced after an almighty scramble in the USA box and the No5 tucked away the opener

 

Ko Jyong-Hui's effort from range kept the pressure on and it was just moments later it told again. Anderson was left to pick the ball out of her net after Kim Yun-Ok's ever-presence in the opening period was rewarded when she rose highest to dispatch a Korean corner.

 

After the break it was a similar story, with Song Sung-Gwon's team putting the game all but out of reach as Kim Kyong-Yong saw another corner result in a goal. USA did not lie down as they looked to force their way back into the game in the face of continued pressure from the Asian champions, but it was to no avail.

 

 

Player of the Match: Kim Kyong-Yong (PRK)

 

사진,2

 

▲ 리금향 선수가 구석차기에서 중앙으로 투입된 공을 미국의 벌칙구역 안에서 두 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첫 득점에 성공하였다.     © 이용섭 기자

 

사진,2

 

▲ 김윤옥 선수가구석차기에서 올라온 공을 번개 같이 높이 뛰어올라 머리 받기로 조선의 두 번째 득점을 하였다.     © 이용섭 기자

 

사진, 4

 

▲ 김경영 선수가 구석차기에서 미국 골문 앞으로 투입된 공을 왼 발로 강하게 차 넣어 조선의 세 번째 득점을 하였다.     © 자주시보

 

사진 5

 

▲ 오늘의 선수로 선정된 조선의 김경영 선수가 환한 표정으로 상패를 들어보이고 있다.     © 이용섭 기자

 

사진, 6

▲ 조선의 선수들이 득점을 한 후 뛰어오르면 서로 몸을 부딪히면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이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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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라 노동개악. '노동존중', 실천으로 이행하라"

한국노총 3만 조합원, '2018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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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7  23: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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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은 1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3만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해 정부 여당 및 국회의 노동개악 시도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노동존중' 정책을 실천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노동개악과 노동존중은 함께 갈 수 없다."

한국노동자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3만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해 정부 여당과 국회의 친기업 편향정책 부활과 노동개악 시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한국노총과 약속한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협약 과제'들을 실천으로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노동정책이 후퇴하고 소득주도성장이 껍데기 빈 말로 전락하는 현실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 백만 조합원과의 약속인 정책협약을 휴지 쪼가리로 만들고 있는 정부‧여당의 행태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노동존중 정책기조를 거스르는 일체의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최저임금제도 개악과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계획은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하면서 "만약 양대 개악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려 한다면,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 국면으로 즉각 전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노동시간 단축 법제화가 탄력근로제 확대로 무력화되고 △최저임금법은 상여금 산입에 이어 업종별 차등적용과 주휴수당 폐지로 추가개악이 시도되고 있으며,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현행 타임오프제에 대한 개선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는 것 등을 노동개악의 대표적 사례로 짚었다.

이날 한국노총은 △중단없는 사회대개혁 △노조법 전면재개정 쟁취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를 3대 요구로 제시했다.

   
▲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는 대회사를 통해 "만약 양대 개악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려 한다면, 노동개악저지를 위한 총력투쟁 국면으로 즉각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노총이 노동존중 협약을 체결한 것이 1년 6개월전인데, 지금 어디에 노동존중이 있느냐. 또 최저임금 1만원은 소득주도형 성장의 핵심 정책인데 이를 반대하는 자본가와 손잡고 개악하는 자는 누구인가"라며, 정부의 '노동존중' 표어에 회의감을 표시했다.    

또 "장시간 노동을 없애겠다던 문재인 정부가 1주일 64시간 탄력근로제 확대를 강행하면 대한민국은 초장시간 노동국가가 된다"고 지적하고는 "이는 자본가의 발상"이라고 잘라말했다. 이어 "여기에 노동존중은 없다"고 하면서 "최소한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사회적 대화는 제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의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회의원들이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방안을 결정하고는 그걸 묘수라고 환호작약했다는데, 참 한심한 일"이라고 개탄했다. 

또 문 대통령이 작년 한국노총을 방문해 "전임자 임금은 노사자율로 정해져야 한다"고 한 발언을 상기시키고는 "노조활동을 탄압하기 위해 도입된 노동적폐의 주범, 타임오프제를 반드시 폐기하고 전임자 임금 노사자율을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대회 참가자들이 투쟁결의문을 통해 노조법 전면재개정과 근로기준법 개악저지, 비정규직 정규직화 실현 등을 다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자유롭게 노조 할 권리 쟁취와 전임자임금 노사자율을 비롯한 노조법 전면재개정 △최저임금제도 개악과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등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 △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온전한 정규직화 실현 △ 국민연금 개혁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노동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실천 강화 등을 다짐했다.

한국노총 윤리위원장을 지낸 박원순 서울시장은 연대사에서 "서울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앞으로는 노조하기 좋은 사회 '유니온시티'로 나아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자신이야 말로 '노동존중 특별시장'이라고 내세웠다.

이어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은 핀란드와 같은 나라가 삶의 질이 더 높다면서 지난 12일 서울시가 대리운전기사의 노조설립신고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이달말부터는 한국노총과 함께 노조설립 자유를 위한 교육영상을 서울시 전역에서 상영하는 등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이연월 위원장과 조합원 500여명이 특별히 참가했고 최근 7,000여 조합원의 대표로 선출된 포스코노동조합 김인철 위원장과 간부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 이날 대회에는 한국노총 조합원 3만여명과 대한민국공모원노동조합총연맹 소속 500여명의 조합원, 최근 7,000여 조합원의 대표자로 선출된 포스코노동조합 김인철 위원장과 간부 등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김주영 위원장이 한국노총 깃발을 휘날리는 가운데 25개 산별 대표자와 16개 지역 본부 대표 등이 무대에 올라 조합원들과 함께 대회 구호를 외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노동가수 박준씨가 분위기를 띄우는 공연을 선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김윤기 화백이 무대위에서 '멈춰라 노동개악 한국노총'이라는 서예 퍼포먼스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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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부당한 지시, 그 어떤 판사도 거부하지 않았다

‘사법농단’ 부당한 지시, 그 어떤 판사도 거부하지 않았다

등록 :2018-11-16 19:27수정 :2018-11-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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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에 드러난 ‘법관의 민낯’]
당시 행정처 심의관들도 
사법 농단 ‘손발’ 노릇
문건 전달·기사 작성 요구에
주저했지만 거부 않고 이행
“승진 등 인사 불이익 우려”
8월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 담벼락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서울서부지부 명의로 양승태와 관련자를 구속하라라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8월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 담벼락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서울서부지부 명의로 양승태와 관련자를 구속하라라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사법 농단 수사 개시 이후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가 나오고, 그의 공소장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양승태 사법 농단’의 손과 발이 됐던 일선 판사들의 ‘부끄러운 민낯’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와 거래를 하려던 ‘윗선’의 재판개입과 법관사찰 등 내부 통제는 ‘적극적’이었든 ‘마지못해서’였든 모두 개별 판사들의 협조가 발판이 됐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는 부당한 지시임을 알면서도 ‘인사 불이익’ 등을 우려해 끝내 이를 거절하지 못했던 판사들의 모습이 곳곳에 등장한다.

 

■ ‘주저’하고 ‘거절’했지만, 결국 따른 지시 사법 농단 사태 이후 고위법관을 제외하고 재판 업무에서 배제된 판사는 울산지법 정다주(41·사법연수원 31기), 창원지법 마산지원 김민수(42·연수원 32기), 창원지법 박상언(42·연수원 32기) 부장판사다. 이들은 검찰에도 공개 소환됐고 법원 징계 대상에도 올랐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선 이들 외에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한 행정처 ‘상사’의 지시를 따른 판사가 적지 않다.

 

공소장을 보면, 임 전 차장은 2013년 12월 박찬익(43·연수원 29기, 현 변호사) 당시 사법정책실 심의관이 작성한 ‘강제동원자 판결 관련 검토’ 문건 등을 강제동원 사건을 담당하는 대법원 민사총괄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박 심의관이 특정 사건을 검토한 행정처 문건을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는 것을 주저”하자, 임 전 차장은 “민사총괄재판연구관의 동기인 사법지원실 총괄심의관에게 전달하도록 하라”고 했고, 그는 제목 등을 수정한 뒤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

 

2016년 3월 문성호(43·연수원 33기, 현 서울남부지법 판사) 당시 사법정책실 심의관은 임 전 차장에게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발언을 비난하는 취지의 기사 초안을 한번 작성해보라”는 지시를 받고 “기사 초안을 작성해주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이 “화를 내며 큰소리로 ‘일단 써 보세요’라고 재차 지시”하자 그는 이틀 뒤 ‘박한철 헌재소장, 거침없는 발언으로 법조계 술렁’이라는 제목의 기사 초안을 보고했다.

 

이처럼 행정처 심의관들은 임 전 차장 등의 지시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최우진(45·연수원 31기, 현 대구지법 김천지원 부장판사) 당시 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도 윤성원 당시 사법지원실장에게서 2014년 12월 통진당 관련 사건 검토 자료를 담당 판사들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부당한 재판 관여 또는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행정처가 만들어 전파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려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자료’처럼 전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들의 ‘선택’에는 인사 불이익 우려가 주요하게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심경(47·연수원 28기, 현 변호사) 당시 사법지원실 총괄심의관은 2015년 9월 통진당 관련 소송을 맡은 전주지법 행정2부(재판장 방창현)의 심증을 확인하고, 행정처 자료를 전달하라는 당시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지시를 받았다. 공소장에는 그가 “위와 같은 지시가 일선 재판에 개입하는 것으로 부적절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따르지 않을 경우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 유무형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재판장에게 연락했다고 나온다.

 

■ 고법 부장판사 승진 누락 불안감 공소장에 등장하는 판사들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부당한 재판개입을 단호하게 막아내지 못했다.

 

광주지법 행정1부 재판장으로 통진당 지방의회 의원 사건을 맡았던 박강회(54·연수원 21기, 현 변호사) 부장판사는 2016년 1월 이규진 상임위원에게서 행정처 입장에 따라 판결하거나, 어렵다면 선고기일이라도 연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공소장을 보면 그는 “행정처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고법 부장판사 승진에서 누락될 수 있다는 불안감 등으로 심리적 부담을 느껴 행정처 입장에 따라 ‘청구기각’으로 결론을 재검토해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배석판사들이 반대하자 인사 때까지 선고하지 않았다.

 

앞서 행정처 입장을 전달받은 방창현(45·연수원 28기, 현 대전지법 부장판사) 부장판사도 “유무형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선고를 한차례 연기하고, 행정처가 넣어달라고 한 내용을 선고 당일 판결문에 추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행적에 의문을 제기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지국장의 명예훼손 혐의 1심 재판장이었던 이동근(52·연수원 2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행정처의 요구에 순응했다. 2015년 11월께 임성근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가 그에게 “선고 때 고지할 내용을 사전에 검토받으라”고 요구했고, 그는 작성된 초안을 전달했다. 임 부장판사는 “대통령을 피해자로 하는 명예훼손죄의 성립을 함부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라는 부분을 삭제하거나, “기사가 허위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설시”하라고 요구했고, 그는 가토 전 지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행정처가 요구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설시’했다. 그는 이듬해 2월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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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첨단전술무기 시험... 미국 향한 마지막 카드?

전문가 "판이 깨지는 걸 원하지 않으니 어서 협상에 나서라는 사인"

18.11.16 17:31l최종 업데이트 18.11.16 19:35l

 

<로동신문>2면 16일자 로동신문 2면,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 <로동신문>2면 16일자 로동신문 2면,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 <로동신문>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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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북의 관영매체인 <로동신문>은 16일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으시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지도하시였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무기의 시험과 관련한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형' 시험발사 현지지도 후 1년 만이다.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에 메시지를 주었다는 게 공통적인 평이다. 무기는 '첨단'이지만 미국이나 한국에 직접 위협을 가하는 전략무기가 아닌 '전술무기' 시험이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로동신문>이 이날 시험을 보도하며 "우리 령(영)토를 철벽으로 보위하고"라고 한 것을 봐도 첨단전술무기는 대외 공격용이라기보다 방어용일 가능성이 크다.

북측이 첨단전술무기를 보도한 방식도 살펴볼 만하다. <로동신문>은 첨단전술무기와 관련한 기사를 1면이 아닌 2면에 실었다. 이날 1면은 김 위원장이 '신의주시 건설 총 계획'을 지도했다는 소식이었다.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총 계획도와 도시건설 전망 모형 등을 놓고 손으로 가리키며 하나하나 지시하는 행동을 취했다.

<로동신문>은 "이 계획을 당중앙위원회는 해당 절차를 거쳐 토의 결정하게 될 것이며, 국경도시건설을 국가적인 지원으로 5개년 계획목표를 세웠다"라고 알렸다. 구체적인 계획표를 짜고 있는 셈이다. 같은 날 첨단무기에 앞서 경제와 관련된 보도를 전진 배치한 점은 김 위원장의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북, 판 깨지기 원하지 않아"
 
<로동신문>1면 <로동신문>1면
▲ <로동신문>1면 <로동신문>1면
ⓒ <로동신문>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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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은 왜 이 시기에 전술급 무기를 공개했을까? <로동신문>은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서 생전에 직접 종자를 잡아주시고 특별한 관심을 돌리시며 개발 완성에 걸음걸음 이끌어오시던 무기체계"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저 무기는 유복자(태어나기 전에 아버지를 여읜 자식) 무기와도 같다"라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긴 시간 개발하고 심혈을 기울였다는 무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 전부터 관심을 기울였던 것인 셈이다. 결국,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정체를 겪고 있는 이때 미국에 직접적 타격을 주는 무기는 아닌 '첨단전략무기'로 협상을 재개하자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용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측은 종전선언에서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협상의 키를 돌렸는데, 미국이 제재완화는 없다고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라며 "북은 물러선다고 미국의 요구수위가 낮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한 발 세게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비핵화 협상의 판을 뒤엎자는 뜻은 아니다. 전략무기로 수위조절을 한 것"라면서 "판이 깨지는 걸 원하지 않으니 어서 협상에 나서라는 사인으로 볼 수 있다"라고 풀이했다.

북, 민심 다독이기?

김 위원장의 무기 현지지도는 미국뿐만 아니라 북의 주민을 다독이기 위한 해석도 있다.

북측은 수십 년 동안 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오다 핵·경제 병진 노선 폐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후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비핵화 협상은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이후 주춤하는 시기가 오자 내부 단속도 필요했을 것으로도 보인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이 비핵화를 선언하고 대북제재 해제에 매달리는데, 구체적인 성과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에서 비핵화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경제적으로 무언가 보여줘야 하는데 제재 때문에 답답할 것이다. 답답한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보여줄 어떤 액션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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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문재인 정권의 진보진영 고립, 배제, 압살정책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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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8/11/17 09:48
  • 수정일
    2018/11/17 09:4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심상치 않은 문재인 정권의 진보진영 고립, 배제, 압살정책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8/11/16 [16:3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지난 14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들이 탄력근로시간제 기간확대 저지 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법 전면개정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해 11월 21일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선언하며 청와대 분수 앞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당일 오후 3시 30분경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를 무자비하게 끌어내었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진보진영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 단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 지난 14일,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얼마안되는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지도부를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 자주시보

 

 

◆ 진보진영 고립배제압살 정책을 펴는 문재인 정부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남북의 민간교류 사업이 발걸음을 떼고 있던 상반기에본 기자는 통일운동 단체들에서 문재인 정부가 통일운동 진영을 길들이려 한다. 615 남측위원회를 선별배제분열시키려 한다는 이야기를 왕왕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몇 차례에 걸친 정부와 민간교류 사업에서 이것이 우려가 아님이 확인이 되었다.

 

먼저 지난 6월 20~23일에 걸쳐 평양에서 열린 ‘6.15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위원장회의에 정부는 남측의 5명의 대표를 방북 불허하면서 선별배제 정책을 과거 보수 정권이 보였던 행태를 고스란히 답습했다.

 

이에 대해서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평양출발에 앞선 성명을 통해 각계 교류와 왕래대화와 협력을 확대한다는 판문점 선언의 합의가 무색한 조치이며 명확한 근거도 없고일관성도 없이 재량권이라는 허울아래 민간통일운동을 좌지우지하려하는 정부의 행태는 과거 적폐정권의 구태를 그대로 닮았다는 점에서촛불 시대에는 더더욱 통용되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하게 정부를 비판했다.

 

당시에 민주노총 대표는 방북을 불허하고한국노총 대표는 방북을 승인해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케 했다당시 민주노총 대표였던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방북 승인을 받았다.

 

▲ 평양에서 열리는 615남북해외위원장단 회의에 통일부의 재량으로 방북이 불허된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 자주시보

 

방북 불허의 이유에 대해서 통일부는 방북 목적행사 성격관계기관 협의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으며 통일부의 재량이라고만 밝혔다.

 

그런데 방북에 대한 통일부의 재량은 그 이후에도 남용되면서 방북 승인불허가 반복되는 일이 벌어졌다평양에서 열린 10.4선언 11돌 기념대회에는 615 당시 불허되었던 최진미 615여성연대 상임대표가 방북이 승인되기도 했다통일부가 말하는 재량의 기준이 무엇인가.

 

또한 정부에서 615 남측위에 대한 의도적 배제는 ‘10.4선언 11돌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더 심하게 나타났다.

 

정부와 민간을 아우르며 방북 대표단 구성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615 남측위원회에 대한 민간통일운동 진영의 대표성을 부정하고배제하면서 방북 대표단을 구성하려고 했다이에 615 남측위가 민족통일대회 참가를 거부하자전반 과정에 대해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사과까지 했다.

 

그리고 11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행사에서 각계 만남과 교류의 장이 있었다이에 참가하려는 민주노총과전교조 인사에 대해서 통일부는 또 다시 재량으로 방북을 불허해 민주노총과 전교조 방북단 전체가 참여를 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통일은 남북해외 8천만 겨레가그리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전 민족적인 과업이다.

 

민간통일운동 진영은 남북관계가 좋건 어렵건 통일을 위해 헌신해왔다서로의 차이가 있더라도 통일을 위해 차이를 넘어 단결해왔는데촛불정부라고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는 민간통일운동 진영에 대한 분열을 꾀하고 진보운동 단체를 배제고립시키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혹여 정부가 남북의 관계 개선과 교류협력이 활성화되는 시기에 통일부의 행태는 자기 입맛에 맞는 단체와 사람들은 방북을 승인하고정부에 비판적인 단체와 인사들에 대해서 재량을 이유로 길들이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진영 배제고립압살정책은 노동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임종석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노조라고 해서 과거처럼 약자일 수는 없어 민주노총이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실장이 이런 말을 한 의도는 무어인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공약 철회와 은산분리 완화’ 등을 통해 친 재벌정책으로 전환하고 있고 최근에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이에 대한 노동계의 비판이 강화되자이에 대한 여론을 돌리기 위한 의도라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사회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도경제민주화를 위해서라도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자들의 권리는 더욱 더 강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임 실장이 이야기한 전교조를 살펴보자.

박근혜 정권 하에서 법외노조로 내몰린 전교조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는 왜 결단을 못 내리고 있는가.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전교조 위원장을 만나 법외노조 문제 해결을 약속한 바 있지만 이를 해결할 기미조차 보이고 있지 않다.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왜 박근혜의 적폐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시기에 노동운동통일운동을 비롯한 진보진영에 대한 배제고립압살 정책을 지속적이며 강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지난달 27일 열린 촛불2주년대회 선전물,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에 소극적인 것에 대해 비판했다.     © 자주시보

 

 

◆ 누가 주인이고심부름꾼인가!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촛불 정부라고 자임하고 있다.

하지만 촛불항쟁 2주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적폐청산에 소극적인 것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들의 촛불혁명이 없었다면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있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의 명령적폐를 청산해야 할 임무가 있는 정권이다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의 자기의 기본 소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고오히려 국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고 있는 진보진영의 단체들에 대해 배제 정책을 펴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문재인 정부는 잊어서는 안된다.

 

박근혜가 대통령이었던 시절에문재인 대통령이 이끌던 민주당이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개혁정책을 펼쳤던 적이 있었던가오히려 당의 외연을 확대한다는 명분으로 보수적인 김종인씨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지 않았던가.

 

박근혜와 전면적으로 맞선 세력은 민주당이나 문재인이 아닌 국민들이었다.

 

2015민주노총전농 등 진보진영의 단체들이 박근혜와 맞서기 위한 100만 총궐기를 진행했다과정에 박근혜의 무지막지한 폭력으로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고이를 1년 여 넘게 투쟁해 온 것은 진보진영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국민들이었다.

 

결국 2015, 2016년 민중총궐기 투쟁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밝혀지면서 촛불항쟁으로 된 것이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하기까지 국민들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헌신적인 투쟁이 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 11월 10일 열린'전태일열사 정신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 민주노총은 11월 2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 자주시보

 

왜 지난 11월 10일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 6만 여의 노동자를 비롯한 시민들이 참가했겠는가그리고 지난달 10월 27일 촛불항쟁 2주년대회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적폐청산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가.

 

대규모 투쟁은 11월 21일 민주노총 총파업그리고 12월 1일 민중대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는 민심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경고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다름 아닌 국민이고국민의 명령을 실행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사실을국민의 명령을 실행해야 할 심부름꾼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제대로 하지 않을 시에는 정권의 미래는 없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이 인식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진보진영을 배제고립하는 정책을 펼수록오히려 국민들의 지지는 떨어질 것이고정권의 지지기반은 약해질 것이다.

 

이는 2007년 정권의 모습에서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다당시 개혁정책을 포기하면서 정권의 지지기반은 취약해졌고결국 그 해 대선에서 패배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과거의 정권과 흡사한 결론을 맺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 힘은 영원하고정권은 유한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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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남한 北리종혁 "日 과거 죄악에 대한 북남 공동노력"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강제징용 문제 1965년 협정으로 끝나지 않았다"
2018.11.16 17:36:30
 

 

 

 

지난 1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남한을 찾은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이 사과 및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남북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경기도와 (사)아태평화교류협회가 주관한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 리 부위원장은 "오늘 북남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이적인 사변들은 북과 남이 손을 맞잡고 일본의 과거 죄악을 파헤치며 다시는 우리 후대 들에게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도 긍정적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 대한 올바른 정립이 없이 현재를 논할 수 없고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며 "일본 당국은 과거 조선인민에게 끼친 일제의 죄악을 절대로 용납지 않으려는 북과 남의 결연한 의지를 똑바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부위원장은 "일본 당국은 패망 70년이 훨씬 지난 오늘까지도 과거 범죄 청산을 회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무슨 일본인 납치 문제만을 떠들면서 오히려 우리 공화국을 물고 늘어지는 적반하장"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강제 동원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자국의 납치자 문제만을 제기하는 일본의 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당국은 이제라도 조선인 강제 납치, 연행과 관련한 모든 진상을 철저히 조사 규명하여 세상에 공개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 납치, 연행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모든 피해자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며 충분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리 부위원장의 말씀을 들으면서 당연히 북한 여러분들의 의향도 받아들이고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의 (타국에 대한) 식민지화와 전쟁을 일으킨 역사적인 사실은 엄중히 받아들여야 하고 무한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강제적으로, 특히 전쟁이 있었기 때문에 대기업들에 의해 강제적으로 끌려가서 억지로 노동하는 상황에 놓인 많은 분들이 목숨도 잃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일본 사람들은 항상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는 이러한(강제 동원)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저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1991년 야나이 순지(柳井俊二) 당시 외무성 조약국장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해결된 것은 한일 양국이 가지고 있는 외교 보호권을 상호간에 포기했다는 것이고, 개인의 청구권 자체를 국내법적인 의미에서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 답변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면 사법권을 통해 결론이 나온 것에 대해 일본 기업이나 정부 입장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에 대해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을 물은 것을 해당 기업과 일본 정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한일 정부 간 해결책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상호간에 노력해야 된다"면서 "그렇지만 일본에도 징용 문제를 해결해서 한일 간에 긴밀해질 필요가 있고 일본과 북한이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꼭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리종혁 부위원장이 16일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관계 개선, 멈출 수도 주춤거릴수도 없어  

리종혁 부위원장은 이날 국제대회에서 올해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변화에 대해 언급하며, 앞으로도 남북이 관계 개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부위원장은 "지금 조선 반도에서는 극적인 변화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제23차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과 남의 뜨거운 마음이 하나가 되어 펼쳐 보인 감동적인 모습들은 동족의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 그리고 평화는 전쟁에 비할 수 없이 고귀하고 힘 있는 것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증명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 몇 달 사이에 세 차례의 북남 수뇌 상봉과 조미(북미) 수뇌 상봉이 이뤄지고 역사적인 북남 공동 선언들과 조미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은 조선반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도래하는 평화의 시대, 역사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장엄한 선언이었다"고 추켜세웠다. 

리 부위원장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 자주 통일과 번영에로 향한 성스러운 대행진은 이제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강렬한 희망과 확신이 북과 남 겨레의 가슴 마다에 꽉 차고 넘치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여기서 발걸음을 멈출 수도, 주춤거릴 수도 없다"고 밝혔다. 

유키오 전 총리 역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아주 친밀하게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나왔다"며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 국면의 변화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지난해 말에 북측에서 봤을 때 (자신들의)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핵 미사일을 개발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라는 것을 하나의 무기로 삼고 미국과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는 수단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키오 전 총리는 "북한이 다시 (핵과 미사일 개발로) 원상복귀 할 것이다, 핵 협상을 포기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오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이 납치자 문제를 가장 우선시하고, 이 때문에 북한과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일본에서 큰 문제인데, 아베 총리는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일본이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한 채 밖에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은 북한과 국교 정상화를 이루고 그 결과물로 납치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지금 아베 정권의 구상은 맞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남북을 하나로 통일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에 일본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두 번째 기조연설을 진행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북미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것과 관련 "북한이 상응 조치에 대한 희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이른바 '리비아 방식'의 핵 문제 해결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먼저 조치를 취하더라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북한 체제 안전에 위협을 가하지 못하도록 북한과 미국,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북한 비핵화 촉진-감시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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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남측 항공기 영공항로 직선 통과 제안

남북 항공 실무회의 열려..추후 논의하기로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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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6  18: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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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측이 남측 항공기가 직선으로 영공항로를 통과하는 새로운 국제항로 개설을 제안했다. ‘5.24조치’ 이전에 이용하던 동.서해 영공항로보다 북측 영토에 근접한 직선 항로를 새로 개설하자는 것이다. [자료제공-통일부]

북측이 남측 항공기가 직선으로 영공항로를 통과하는 새로운 국제항로 개설을 제안했다. ‘5.24조치’ 이전에 이용하던 동.서해 영공항로보다 북측 영토에 근접한 직선 항로를 새로 개설하자는 것이다.

남북은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항공 실무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금번 회의 시 북측은 남북 간 동.서해 국제항로 연결을 제안하였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오늘 북측이 제안한 동.서해 새로운 항로는 ‘5.24조치’ 이전에 이용한 항로를 보다 북측 지역 쪽으로 붙이는 항로”라며 “‘5.24조치’ 이전에도 북한 영공을 통과했지만, 다소 우회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북측이 제시한 항로는 ‘5.24조치’ 이전에 이용한 항로보다 더 직선화하는 항로”라고 설명했다.

미주노선의 경우, ‘5.24조치’ 이전에는 우리 항공기가 북한 동해 영공을 통과하는 캄차카 항로를 이용했는데, 이보다 더 북측 영토에 근접한 직선 항로를 새로 개설하자는 것이다. 유럽 노선도, 서해 북극항로를 이용했는데, 이 또한 직선 항로로 바꾸자는 제안.

북측의 동.서해 새로운 국제항로 개설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북측은 국제협약에 따라 회당 80만 원의 이용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남측 항공기는 ‘5.24조치’ 이전 절감된 연간 4백억 원의 유류비보다 더 부담이 줄게 되고, 미주.유럽 노선 비행시간도 더욱 단축되는 이점이 있다.

이 관계자는 “‘5.24조치’ 이전까지 이용한 항로도 북한 공역을 이용하는 것이었는데, 더 직선화하는 항로를 만들자는 것은 우리가 볼 때 흥미가 당기는 매력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 남북은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항공 실무회의를 열었다. [사진제공-통일부]

북측의 제안에 남측은 추후 항공당국 간 회담을 통해 계속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북한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5.24조치’가 여전히 유효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도 맞물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일부는 “남북은 항공당국 간 최초의 회의로서 의미가 있음을 공감하였다”며 “향후 남북은 항공분야 전반에 대한 협력문제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 항공 실무회의에는 남측 손명수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등 5명과 북측 리영선 민용항공총국 부총국장 등 5명이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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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 다룬 <2018 세계평화학술회의>(Ⅱ부)

11.6 미국 중간선거 및 트럼프시대 분석과 전망
  • 정기열 21세기연구원 원장
  • 승인 2018.11.15 13:08
  • 댓글 0
재미 동포연구소인 ‘21세기연구원’의 정기열 원장이 지난 9월29~30일 이틀 동안 뉴욕 콜롬비아대학(이태리아카데미)에서 북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관계정상화 문제를 다룬 ‘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 세계평화학술회의)의 준비 과정과 전반 내용 등을 담은 글을 보내왔다. 6자회담 참가국에서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학자, 전문가 등 16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룬 세계평화학술회의의 의의 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들어가는 말

“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를 다룬 <2018 세계(뉴욕)평화학술회의> Ⅱ부는 큰 틀에서 대회의 정치사상적 배경을 다룬 글이다. Ⅰ부는 학술회의가 성사되기까지의 크고 작은 이런저런 배경을 다룬 일종의 약식보고서다. Ⅱ부는 학술회의를 개최하게 된 정치사상적 배경인 ‘조미(핵)대결’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격동하는 ‘21세기 국제관계 문제’를 분석하고 전망한 글이다. 20세기말 소련방-동구권사회주의 붕괴 과정에서 워싱턴은 ‘반제, 자주, 사회주의는 망하고 자본주의가 승리했다’며 스스로를 “세계유일초강국” 지위에 등극시켰다. 역사에 유례없는 기고만장한 이 표현은 영어로 “The Only Global Superpower”다. 이후 이 말은 ‘21세기 세계제국’(The 21stCentury Global Empire)과 동의어가 됐다. 그 제국은 2차대전 뒤 줄곧 500년 서구식민주의,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안하무인의 ‘지구촌 패권국가’(Global Hegemon)로 행세했다.

미국을 가리키는 이 여러 표현을 이글에선 편의상 ‘제국’이라 통칭해 부른다. 학술회의는 그 제국이 4반세기 만에 지구촌 패권국가 지위에서 강제 하차 당하는 과정, 격동하는 ‘21세기 국제관계 문제’를 다뤘다. 2018학술회의를 조직한 주체는 ‘21세기연구원’(이하 연구원)이다. 영문 명칭은 <Institute for 21stCentury International Relations>이다. 직역하면, ‘21세기 국제관계 연구원’이다. 제국이 퇴출되는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는 그야말로 격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때 ‘세계 최초, 최고, 최대’를 자랑하던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문화, 교육, 예술, 도덕, 군사 등 문자 그대로 제국을 떠받치던 모든 기반들이 오늘 근본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 관련해서 그들이 오래 틀어쥔 제국 중심의 국제관계 또한 도전 받고 있다. 다른 지역, 나라는 둘째 치고 ‘유럽의 전통적 맹방’들인 영·불·독부터 동요하고 있다. 제국의 독단, 만행, 전횡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만 아니라 온 세상이 이합집산으로 바쁘다.

‘제국의 쇠망’과 ‘지구 공멸의 핵전쟁’ 우려

제국의 쇠망이 시시각각 점점 더 현실화되면서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는 오늘 모두 이합집산으로 바쁘다. 세상 양심들이 핵전쟁을 우려하는 이유다. 몇 년 세상이 염려하던 조미핵대전이 아니다. 러미핵대전이다. 조미(핵)대결은 이미 끝났다. 2017년 11월29일을 기점으로 조미관계는 ‘대결’에서 ‘대화’로 구도가 바뀌었다. ‘21세기 제국’의 쇠망은 과거 로마제국 쇠망, 대영제국 쇠망 때와 근본에서 다르지 않다. 오늘 제국은 그러나 과거 존재한 제국들과 근본에서 하나 큰 차이가 있다. 아주 큰 차이다. 제국 손에 핵무기가 들려 있다는 차이다. 세상이 염려가 아니라 공포에 젖을 만하다. ‘지구 공멸’ 가능성에 전율한다. 프린스톤대학 명예교수로 세계적 권위의 러시아전문가 제프리 콘(Jeffrey Cohn)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요즘 밤낮으로 러미핵대전을 염려한다. 주지하듯 러·미 두 나라는 지구촌 핵무기 보유량의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조선 포함 핵무력국가 9개국이 보유한 무기수는 모두 1만4555기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미국이 6600기, 러시아가 6800기를 소유하고 있다. 핵무기는 주지하듯 지구촌 모두가 공멸하는 무기다. ‘누구는 살고 누구만 죽는’ 무기가 아니다. 그러나 오늘 ‘쇠망한 제국’을 지배하는 세력은 다르다. ‘누구는 살고 누구만 죽는다’고 믿는다. 한마디로 ‘미친놈들’이다. 그들이 오늘 ‘싸이코집단’이라 불리는 이유다. ‘진짜 미친놈들’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이 소유한 온 세상 매체가 이구동성으로 ‘악마’라 선전하는 트럼프가 아니다. 오늘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대표되는 ‘유태네오콘세력’이 그들이다. 어제오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트럼프는 그 세력에 속해있지 않다. 거꾸로 그는 바로 그 극우네오콘세력의 ‘제거 대상 1호’다. 트럼프가 ‘미친놈인가, 아닌가?’ 등 복잡다단한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논한다.

짧은 11.6 미국 중간선거 결과 분석 및 전망

중간선거 결과는 먼저 반트럼프 진영의 ‘탄핵카드’를 물거품 만든 것 같다. ‘트럼프 죽이기’에 앞장선 뮬러 특검부터 목이 날아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참고로 뮬러는 9.11사건 1주일 전인 2001년 9월4일 아들 부시 1기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임명됐다. ‘화려한 변신과 처세술’에 능한 그는 권력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간 뒤에도 4년을 더 일했다. 오바마 임기 1기 끝인 2013년 9월4일까지 장장 만 12년을 FBI 국장으로 재직한 인물이다. 그는 재임 중 다른 그 어떤 것보다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는 ‘자작극’”(Inside Job) “9.11 (소위)‘이슬람테러사건’”의 진상을 덮은 것으로 악명 높다. 이후 거짓, 조작, 날조에 기초 ‘이슬람 악마화’, ‘반테러전쟁’에 법적,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한 인물이다. 그가 민주당 때도 FBI 국장으로 승승장구한 이유다. 서울의 양승태 같은 존재다.

중간선거 바로 다음날 트럼프는 “100% 가짜, 거짓, 조작, 날조”에 기초한 ‘러시아게이트 특검’을 용인 ‘탄핵정국’을 허용한 자신의 법무장관 목부터 쳤다. 후임에 ‘뮬러 특검은 반헌법적’이라며 ‘뮬러 해임’을 주장한 연방검사 출신 40대 젊은 변호사를 법무장관 대리에 앉혔다. 뮬러 제거에서 그는 일종의 ‘살수’ 역할을 할 것 같다. 민주당은 ‘뮬러 구출위원회’로 배수진을 치나 상황은 이미 끝난 것 같다. 탄핵카드는 일단 ‘물 건너갔다’ 보아 틀림없다. 트럼프의 생존능력에 또 다시 놀란다. 극한의 위기를 또 한번 넘겼다. 2016년 대선 때와 같다. 지난 2년 지켜본 트럼프는 대중연설, 선전선동의 천재다. 무엇보다 두려움을 모른다. 도전을 피하지 않는다. 정면돌파한다. 최근 선출된 극우싸이코대통령을 “브라질 트럼프”라 부르는 것은 ‘똥, 된장 구분 못하는’ 것과 같다. ‘트럼프 악마화’ 연장이다.

중간선거 결과는 조미관계 포함 2020 재선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해석해 틀리지 않다. ‘트럼프 제거’에 앞장선 소로스 작품으로 알려진 ‘중남미 카라반’ 같은 예측불허 변수들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 세상을 속이기 위해 모두 손쉽게 제작이 가능한 것들이다. 선거 직전 트럼프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미국 첩보조직 CIA와 영국 첩보조직 MI6가 관계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언론인’ 카쇼기 살해 사건 역시 같다. 그 역시 민주당이 배후로 알려진 카라반 작전과 같다. 선거가 목적이었다. 잊을만하면 또 다시 나오는 섹스스캔들 역시 ‘트럼프 죽이기’가 목적이다. 자본주의 정치권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다. 그런 류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스라엘의 악명 높은 첩보조직 모사드(Mossad)와 제국의 숱한 첩보조직들에게 그런 것들은 일도 아니다. ‘반테러전쟁’ 명분 만들기에 이용된 ‘자작극’ 9.11은 3000명도 희생시켰다. 그 어떤 것도 그러나 아직 효과가 없다. 트럼프는 아직 건재하다.

제국 내부에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의 전쟁이 계속되다

미국은 오늘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에 전대미문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6년 11월 대선, 2018년 11월 중간선거는 그들에게 총성 없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참고로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 ‘자유민주선거’란 것은 없다. 돈이 모든 것인 세상에 진정한 ‘자유민주선거’는 없다. 가짜다. 허구다. 허상이다. 거짓이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입만 열면 주장하는 소위 ‘자유민주인권’은 주지하듯 세상을 상대로 한 지구촌 최대 속임수다. 세기를 이어 계속되는 대사기극이다. 제국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한편 반제 자주국가들에 대한 봉쇄, 제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이다. 다시 강조한다. 진정한 뜻의 ‘자유민주인권’ 같은 것은 제국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모두 허구, 허상, 거짓이다.

유엔 국제인권위원회(IHRC)가 대표적 경우다. 그들은 세상의 진정한 인권문제와 아무 상관없다. 제국과 서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유엔 모자 쓴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최근의 좋은 예가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미국의 불법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자 자신들이 주도해서 만든 ICC에서 탈퇴하는 것이 제국이다. IHRC가 미국의 인권문제를 포함 세상의 진정한 인권문제에 관여할 경우 제국은 IHRC에서도 탈퇴할 수 있다. 유엔인권위는 따라서 세상에 탄생할 때부터 제국의 침략과 지배, 봉쇄, 제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인권문제’를 국제법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정당화해주는 서구 제국주의 거수기였다.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간의 내부전쟁에서 트럼프는 어디에 속할까? 2016년 대선부터 오늘 중간선거에 이르기까지 지난 2년의 워싱턴 내부전쟁사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 위의 질문은 일종의 우문일 수 있다. 제국 지배세상에서 그가 ‘악마’가 되고 ‘미친 놈’이 된 이유는 그가 제국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반대였을 경우 그는 제국이 지배하는 세상 모든 언론에 의해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반대 입장을 가졌기에 대통령 되기 전부터 그가 제국의 ‘제거 대상 1호’가 됐다. 그가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면서 대선에 뛰어들었다고 해석할 자료, 근거가 한둘이 아니다. 그가 대선 때부터 제국 지배세력 거의 모두의 ‘제1의 공적’으로 몰린 이유다. 힐러리 클린턴이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선두의 인물이라면 도널드 트럼프는 그 반대에 섰던 것이다. 워싱턴 지배세력 다수와 그들 수족에 불과한 ‘언론의 반트럼프 전쟁’은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중간선거 결과는 그러나 일단 조미관계 포함 몇 가지 핵심사업에서 그가 자신의 전략구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게 도울 것 같다. 선거 후 그는 최소 좀 더 길게 호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00% 가짜(러시아게이트)를 날조, 조작 ‘선출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제거하려던 헌법 쿠데타세력에 대한 트럼프 반격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탄핵돌격대 선두에 섰던 오바마-힐러리 시절의 악명 높은 CIA 국장 제임스 브레넌을 어떻게 처리할지 자못 궁금하다. 그들의 자금책인 “세계 제1의 반혁명 제국주의모략꾼”이라 불려야 옳을 조지 소로스가 배후에 있다는 사실 역시 눈여겨볼 일이다. 물론 오늘 힐러리로 대표되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민주당 세력이 탄핵모략사건의 주동인 것은 불문가지다. 트럼프 수하이면서 제국의 영속에 망상을 놓지 못하는 유태극우네오콘 볼튼이 자리에서 얼마를 더 버틸지 궁금하다. 인도계 미국시민권자로 볼튼과 같은 계열의 극우사이코 헤일리는 이미 유엔대사직에서 물러(쫓겨?)났다.

21세기 지구촌 국제관계 최대 명제: “‘세계제국의 쇠망’은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되다”

제국의 쇠망과 함께 발생하는 기존의 지구촌 국제관계 이합집산과 ‘조미대화’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조미간 소위 ‘시소게임’(Seesaw Game: 밀고 당기기)은 근본에서 다르다. 오늘 지구촌 국제관계에 벌어지고 있는 거의 모든 사건, 즉 전자는 제국 퇴장 과정 조·중·러로 대표되는 새로운 반제 자주세력 중심의 이합집산이다. 오늘 지구촌엔 바로 그 인류사적 대사변을 막아보기 위한 제국의 마지막 힘겨루기가 경주되고 있다. 일극에서 다극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발생하는 일종의 자연발생 현상이다. 후자는 그러나 힘겨루기가 아니다. 조미간 대결은 이미 끝났다. 조미대화 둘러싸고 오늘 전개되는 모든 것은 그러므로 제국의 체면치레에 다름 아니다. 거짓과 위선, 처세술, 화려한 언술에 뛰어난 제국주의자들의 표현으로는 소위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다. 요사스런 그 어려운 말의 뜻은 그러나 체면치레다. 그러나 전자, 후자 모두 500년 서구 중심 일극독재체제가 붕괴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란 측면에서 같다. 모두 제국의 5세기 독점지배구도가 다자간협의체제로 바뀌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미(핵)대결은 그러나 다르다. 이 글은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에서 발생하는 이 모든 세기적 현상의 근저에 조미(핵)대결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에 기초해 집필됐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은 명제를 가능케 한다: “‘세계 제국의 쇠망’은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됐다.” ‘제국의 쇠락’은 정확히 자신의 첫 전쟁인 1950~53년 ‘코리아전쟁’에 패하면서 시작됐다. 달리 말해, 자신이 일으킨 첫 침략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며 시작됐다. 그러므로 70년 조미(핵)대결 전 과정은 제국의 쇠락-쇠망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1953년 7월27일 이후 65년 전 기간 제국은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을 다 동원하고 할 짓 안할 짓 다 했어도 상대를 굴복시키지 못했다. 단 한번도 ‘정권교체’라는 자신의 오래된 제국적 의도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그 전 과정을 ‘제국의 끝없는 굴욕 과정’으로 평가해 무리가 없다. 혹은 “제국이 끝없이 굴복한 과정”이었다 써도 하등 이상하지 않다. 아니면 아예 더 쉽게 “끝없이 패했다” 써도 된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괜찮다. 특기할 것은 유엔을 등에 업고 중·러까지 동원, 사면초가, 고립무원 상태에 빠진 조선을 상대로 장장 4반세기 가한 범세계적 차원의 고립압살전략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결과는 오히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다.

70년 모든 짓 다 해도 막지 못한 결과 앞에 모두 기가 막혔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제국에 추종한 세상 모든 어중이떠중이도 마찬가지다. 어처구니없을 것이다. 모두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모양이 됐기 때문이다. 낭패도 그런 낭패가 없다. 끝없는 낭패, 좌절, 절망 끝에 그러나 제국의 운명은 결국 2017년 11월29일을 기점으로 ‘쇠락에서 쇠망으로’ 바뀌었다. “‘세계 제국의 쇠망’이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됐다”는 명제는 따라서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다. 하등 없다. 이 명제는 오늘 온 세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 중인 구체적인 객관적 현실에 기초하고 있다. ‘낫 놓고 ㄱ자’ 아는 정도면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다. 생각보다 많다. 조·중·동, 자유한국당, 태극기부대가 좋은 예다. 그들은 여전히 모를 수 있다. 펜스, 볼튼, 헤일리, 아베, 홍준표 같은 싸이코극우들 역시 다르지 않다. 모두 허구(虛構)에 빠져 허상(虛像) 붙들고 살다 허망(虛妄)하게 사라질 무리들이 아닐 수 없다.

다시 강조한다. ‘전대미문의 21세기 최대 인류사적 사건’이라 정의해야 옳은 조미(핵)대결은 정확히 2017년 11월29일 종결됐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선포된 역사적 그날 조미관계는 ‘대결’에서 ‘대화’로 판이 바뀌었다. 근본 틀이 바뀌었다. 축이 바뀌었다. 조미간 모든 것이 180도 바뀌었다. 수백 년 세계를 지배한 판, 틀, 축이 모두 뒤집혔다. 따라서 그날은 제국이 조선에게 공식으로 패한 날, 굴복한 날, 무릎 꿇은 날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옳다. 언젠가 모두 그리 기록할 것이다. 오늘 더 중요한 논거는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공식 종결된 바로 그날 ‘세계를 지배한 제국의 쇠망 또한 종결됐다’는 사실이다. 조미(핵)대결이 종식된 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조미대결구도가 대화로 바뀐 것이 최대 증거다. 인류사에 이보다 더한 기적은 없다. 연동해서 기존의 21세기 국제관계 또한 모두 급변하기 시작했다. 워싱턴에 ‘21세기 국제관계연구원’(약칭, 21세기연구원)을 내온 이유다. 조미관계가 근본에서 뒤집히면서 기존의 국제관계 또한 거의 모든 것이 뒤집히기 시작했다. 제국의 쇠망이 종결됨 없이 불가능한 변화다. 전자가 후자를 가능케 한 것이다. 아베조차 조선과 대화 못해 안달이다. 세상은 오늘 불가사의한 그 모든 것을 마치 하나의 위대한 인류사 대하드라마를 보듯 감격과 경이, 찬탄 속에 지켜보고 있다.

‘조미간 밀고 당기기’? ‘제국 내부 힘겨루기’? 트럼프, ‘제국 쇠망론자’?

그러나 오늘 세상 주류 매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조미간 밀고당기기’는 그러면 무엇인가? 조미 사이에 대결이 여전히 계속된다는 말인가? 아니다!!! 2017년 11월29일 이후 전개되는 조미 사이 모든 것은 밀고 당기기가 아니다. 그 모든 소위 밀고 당기기는 대결이 종결되며 쇠락에서 쇠망으로 운명이 넘어간 앞에서 언급한 ‘제국의 체면치레’다. 트럼프가, 펜스가, 폼페오가, 볼튼이 혹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어떻고 등 모두 제국의 체면치레다. 정치쇼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대결은 끝났다. 종결됐다. 더 이상 대결은 없다. 이미 끝난 대결이다. 따라서 조미 사이엔 더 이상 밀고 당기기가 없다. 밀고 당기기는 대결이 계속될 때 이야기다. 대결이 끝난 자리에 더 이상 밀고 당기기 같은 없다. 밀고 당기기는 거꾸로 오히려 제국 내부에 있다. 조미(핵)대결이 종결됐음을 인정하는 세력, 즉 트럼프로 대표되는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간의 밀고 당기기다. 그들 내부싸움이다. 이미 망한 집안싸움 같은 것이다. 트럼프는 그 경우 일종의 ‘제국 쇠망론자’인가? 좀 더 논해보자.

먼저 트럼프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가? 그렇다고 본다. 경제문제에서 그는 일종의 제국 쇠망론자다. 35년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미국경제 다 망가뜨렸다’ 주장하며 ‘미국 다시 살리기’(Make America Great Again) 카드로 그는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신자유주의에 기초해 만들어진 EU, NAFTA, TTP, TTIP, WTO 등을 반대했다. 그가 500년 ‘대서양 세력’(Atlantic Power)의 붕괴를 상징하는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를 지지한 이유다. ‘제국 수장’으로 넘어서 안 될 선들을 트럼프는 계속 넘었다. Brexit는 500년 서구 지배세계를 대표하는 ‘영미제국’(Anglo-American Empire)이 끝난 것을 상징한다. 위에 미국/유럽의 경제조직들은 신자유주의시대를 대표하는 국제경제조직들이다. 트럼프는 ‘신자유주의가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경제를 망가뜨린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신자유주의시대 ‘세계화’를 대표하는 제3세계 값싼 노동력, 세금회피, 탈세 목적으로 본국 떠나 중국, 인도 등지 가서 장사하는 세계 최대 제조업체들을 본국으로 돌아오게 만들어 제조업 부문 일자리를 다시 창출, 사라진 중산층을 살려내어 미국경제를 다시 살리겠다는 ‘경제카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가 ‘인류의 적’처럼 몰린 이유, ‘금융지배세력’ 곧 ‘용의 역린’을 건드리다

당선 2년 뒤 치른 중간선거 승리는 그가 자신의 경제공약을 일정하게 달성했기에 가능했다. 2년 내내 제국의 모든 언론을 섹스스캔들, 러시아게이트 등 반트럼프 가짜뉴스로 가득 채운 탄핵 중심의 민주당 중간선거 전략이 대선 때처럼 경제카드로 맞선 트럼프에게 참패한 이유다. 그가 만약 위에서 논한 것과 반대였을 경우 그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세력에게 적으로 몰릴 이유가 없다. 그가 적으로 몰린 딱 하나 이유는 그가 반대기 때문이다. 죄목은 딱 하나다. 제국 쇠망론자로 감히 제국의 500년 기반을 허무는 일을 목적했고 바로 그 일을 다른 직도 아닌 대통령직에서 시도한 죄다. 약 150년 전 1865년 링컨이, 약 50년 전 1963년 케네디가 제거된 이유와 근본에서 같다. 그들 모두 지난 2~300년 온 세상을 지배하는 ‘금융지배세력”(The Financial Elites) 곧 ‘용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제국의 모든 언론에 의해 트럼프가 천편일률적으로 ‘미친놈, 악마’로 매도된 이유다. 남녘, 일본 포함 제국 지배세상 또한 대부분 그를 그리 믿게 된 이유다. 그가 근본에서 제국 쇠망론자가 아니고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그를 무슨 ‘신고립주의자’, ‘미국우선주의자’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대단히 잘못 본 것이다. 미국우선주의자일 경우 트럼프는 오늘 그와 마치 ‘철천지원수 관계’ 같은 CNN,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같은 제국을 대표하는 언론들과 적대관계에 놓일 이유가 없다. 달리 말해, 트럼프는 그들과 정반대 자리에 섰다는 것이다. 2016년 대선 때부터 제국을 실제로 지배하는 세력에게 그가 100% 적으로 몰린 이유는 그가 그들과 처음부터 반대 입장에 섰기 때문이다. 제국에게 용의 역린에 해당하는 FRB(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해외주둔 미군철수, 해외 미군기지 철폐 같은 문제는 그가 누구든 목이 열 개라도 남아 있을 수 없는 문제다. 제국에게 근본 문제다. 그는 대선 전부터 틈만 나면 ‘경제문제’를 이유로 자신의 해외주둔미군 철수론, 해외미군기지 철폐론을 펼쳤다. 최근 FRB 의장 제넷 옐린 목도 쳤다. 그의 1기 임기 뒤 연준의장직은 트럼프 사람으로 교체됐다.

그 경우 트럼프가 제국이 제거해야 할 ‘제1의 주적’이 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트럼프 같은 경우는 미국 대통령사에 전례가 없다. 그래서 갖는 의문이다. ‘트럼프는 과연 누구인가?’ 글쎄…. 시간이 지나며 그러나 조금씩 더 분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그가 제국을 떠받치는 중추 구조물들을 하나둘씩 부수고 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미친 짓으로 보일 수 있는 행위를 한편으로 끝없이 반복하면서다. 대표적으로 해외주둔미군 문제, 해외미군기지 문제, NAFTA, TTP, TTIP, Brexit, EU, NATO 같은 제국의 중추들을 기회만 되면 철수, 폐쇄, 폐기, 지지, 혹은 낡아빠진 것들이라 주장한다. 모두 일관된 행동들이다. 그러나 제국을 떠받치는 그 모든 것을 그가 단번에 실천에 옮기려 했을 경우 그는 이미 어떤 방법으로든 제거됐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그가 ‘미친놈처럼’ 보이는 지난 2년의 모든 것에 대한 의문이 일정하게 풀릴 수 있다.

트럼프의 ‘미친 짓’들이 그러나 ‘지구촌 반제자주진영을 단합시킨다’?

핵심은 그 모든 것이 무엇인가 목적의식 없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는 모든 ‘미친 짓’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의 주장은 ‘미국경제가 다 망가졌으니’(달리 말해, ‘제국이 쇠망했으니’) 이제 그만 과거의 제국적 행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자신의 바로 그 주장을 앞장서 선전선동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는 500년 대서양세력을 깨고 있다. 어떻게? 유럽의 자존심을 끝없이 건드려 먼저 유럽의 맹방들을, 나아가 유럽 거의 전체를 점점 결과적으로 미국에게서 떨어져나가게 만들고 있다. 미친 짓으로 보이는 그의 모든 언행, 정책, 전략들이 결과적으로 세상 곳곳을 단결시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근거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세상천지 모두를 결과적으로 제국에 반대해 나서게 만들고 있다. 제국의 존속을, 제국의 영속을 꿈꾸는/망상하는 세력에게 그가 ‘악마’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00년 제국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놈을 용서할 수가 없는 것이다.

트럼프가 세상이 제국에 반대해 나서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그들을 서로 단합하게 만들고 있다는 해석은 어쩌면 틀리지 않을 수 있다. 대표적 예를 하나 들자. 작년까지만 해도 조선을 ‘고립압살’하겠다며 그는 동시에 중·러 악마화를 시도했다. 그것도 모자라 중·러에 대한 또 다른 고립압살전략을 동시에 펼쳤다. 제국 입장에서 전략적으론 모두 미친 행위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미국쪽에 섰던 중·러를 결과적으로 조선쪽으로 밀어준 결과가 됐다. 조·중·러를 분열, 고립시키겠다며 결과적으로 그들을 단합시켜준 것이다. 그 모든 대상을 분열, 고립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위에 언급한 전략들보다 더한 바보짓, 미친 짓은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면 트럼프의 그 바보짓, 미친 짓들은 결과적으로 조·중·러를 서로 깊게 전략적으로 연대협력하게 도운 것이 된다. 오늘도 같다. 중·러를 상대로 동시에 싸움 걸고 있다. 그 전략이 정말 목적한 것이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상에 그보다 더 어리석은 경우는 없다. 아니면 과연 무엇일까? 물어야 한다. 중·러가 연대할 경우 그 어떤 제국도 그들을 동시에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대 경우는 가능하다.

500년 제국이 세상천지가 다 아는 ‘디바이드 앤 콩커’(Divide and Conquer: 분열시켜 각개격파하는 대표적 제국주의/식민주의) 전략을 모른다? 아니다. 뭔가 다른 것이 있다. 그리 보아야 납득이 된다. 트럼프 행위는 ‘제국의 적’들 곧 지구촌 반제 자주진영을 결국 모두 단결시켜주고 있는 셈이 된다. 그래서가 아닐까? 제국을 실제로 지배하는 세력 모두가 그를 악마로 만들고 미친놈으로 몰아 그를 제거하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은 아닐까? 그리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오늘 조·중·러는 그 어느 때보다 깊게 단합하고 있다. 전략적 연대가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공로다. 시리아, 이란, 터키도 같다. 트럼프의 미친 짓이 결과한 것이다. 과거 앙숙, 갈등, 대결 관계에 놓인 대상들을 지구촌 곳곳에서 결과적으로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 그 경우 이민정책, 여성, 인종정책, 이스라엘 문제 등에서 트럼프가 미치지 않고 세상 그 누구도 감히 행할 수 없는 노골적인 선동적 발언, 극우적 행위들을 일삼는 것은 어쩌면 모두 그가 실제 목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적들이 모르게 혹은 헷갈리게 만드는 일종의 양파껍질 같은 것은 아닐까 싶다. 해서 적들도 세상도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모른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른다. 계속 헷갈린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트럼프 정책은 세상이 흔히 논하는 ‘신고립주의’는 아니다. 누구나 당연시하는 ‘미국우선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제국의 미친 황제’ 또한 더더욱 아니다. 세상에 유행하는 거의 모든 용어는 세상을 지배하는 제국 지배언론의 언어장난이다. 본질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말장난들이다. 온 세상에 ‘대단히 미친 제국의 위험한 황제’로 보이는 모든 논란은 따라서 결코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제국의 쇠망에 대한 논란은 실은 제국 밖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안에서 시작됐다.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 양심으로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 박사가 있다. 노암 촘스키 교수는 물론이다. 미국의 양심들이 오래 전부터 논한 주제다. 즉 제국의 쇠망은 밖이 아니라 제국 내부에서부터 나온 주장이다. 오늘 제국 내부에 깨어있는 많은 양심들은 이구동성으로 제국의 쇠락을 논한다. 지어는 키신저도 나섰다. 최근 제국의 쇠락을 인정하는 정세인식이 그의 입에서 심심치 않게 튀어나오고 있다. 죽기 전 브레제진스키도 나섰다. 조미(핵)대결 관련 제국에게 더 늦기 전 대화로 나서라고 키신저와 함께 조언해 나섰다. 과거 ‘제국의 영광’을 논하던 자들이 오늘 제일 먼저 ‘제국의 쇠락/쇠망’에 대해 논한 것이다. 아이러니다. 핵심은 오늘 지구촌 국제관계 모든 논란은 제국 밖의 힘겨루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제국 내부다. 내부다툼이다. 몰락을 인정하지 않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의 힘겨루기다. 트럼프가 전자라면 클린턴은 후자다. 그리 보아 틀리지 않다.

‘조선 국가핵무력 완성’, 조미(핵)대결 종결, 강제성 동반된 조미대화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선포된 11월29일은 제국에게 마치 조종(弔鐘)이 울린 날과 같다. 미·일을 선두로 세상 모든 제국주의자들의 심장이 잠시라도 멈췄을 것 같다. 조·중·동·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외세와 분단에 기생해 세기를 넘어 호의호식하는 모든 반민족사대세력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러 포함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선두로 온 세상을 동원한 제국이 그리도 막아내려 안간힘 쓴 조선의 국가핵무력 개발이 드디어 완성됐기 때문이다. 제국에게 21세기 초 조선의 핵무력 완성은 중·러가 제국과 정반대 편에 섰던 1950~53년 첫 대결에서도, 그 과거와 정반대로 중·러가 그들과 한편에서 결과적으로 조선의 고립압살, 곧 정권교체를 시도했던 1991~2017년 ‘극단의 비대칭 대결’에서도 또 다시 패한 경험이다. 또 다시 경험하는 완벽한 패배다. 제국이 조선을 정치사상적으로, 그리고 군사전략적으로 단 한 번도 굴복시킨 적 없다는 해석은 따라서 무리가 없다. 장장 70년에 걸친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해석이다.

그렇다. 정치사상적으로 제국은 조선에 패한 경험밖에 없다. 총 한방 쏘지 않고 70년 조미(핵)대결이 종결된 이유다. 제국이 오늘 조선과의 대화 자리에 나와 앉은 이유다. ‘울며 겨자 먹기’지만 싫어도 대화에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늘 쇠망한 제국의 처지다. 세상 대부분은 그러나 여전히 세기적인 오늘의 이 정치적 대사변을 거꾸로 말한다. 정반대로 말한다. 조(중)동이 선두다. 단연 선두다. 세상을 거꾸로 보고 말하고 왜곡하는 일에서 그들과 자유한국당은 늘 1등이다. 제국 주도 ‘유엔 제재, 압박에 조선이 결국 굴복해서 대화에 응했다’ 말한다. 그리 보도한다. 거꾸로 말하는 것이다. 왜곡하는 것이다.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을 고하는 것이다. 조선, 동아 경우는 일제 때부터 하는 짓이다. 그들이 아무리 현실을 왜곡해도 그러나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진실을 영원히 감춰둘 수도 없다. 그들이 말하지 않더라도 진실은 스스로 드러나고 있다. 아니 이미 모두 드러났다. 2017년 11월29일이 70년 감춰진 진실을 세상에 모두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날은 정치군사적 의미에서 세기적 대사변이 발생한 분기점이다.

오늘 인류는 물론 세상의 모든 산천초목도 함께 외칠 판이다. 오늘 진척되고 있는 조미간 모든 대화는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 뒤 제국이 조선과 대화에 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시작된 대화라고 외칠 판이다. 오늘 진행되는 대화는, 즉 강제성이 동원된 대화다. 우리민족에게 끝없는 갈등과 분쟁, 대결과 전쟁을 70년 넘게 강제한 당사자가 강제로 끌려 나와 이뤄진 대화다. 강제성을 띤다는 측면에서 조미대화는 오늘 러시아가 미국을 군사적으로 강제해 풀어내고 있는 시리아 문제와 일정하게 같다. 서방(워싱턴-텔아비브-런던)의 비밀첩보조직들(CIA-Mossad-MI6)이 기획하고 훈련시킨 뒤 사우디, UAE 등이 테러자금 대어 만든 극단적 테러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IS)” 내세워 8년째 벌인 시리아에 대한 제국주의(대리)침략전쟁은 2015년 9월 러시아의 전격적인 군사개입으로 판이 뒤집혔다. 시리아 정부 공식초청으로 개입한 러시아 군사력은 영토의 90%를 뺏긴 아사드 정부에 대한 정권교체가 코앞이던 당시 전세를 단번에 뒤집었다. 오늘 전개되는 시리아 다자평화회담은 미국과 서방의 군사력을 압도한 러시아 군사력이 강제한 결과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2017년 11월 오늘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미국-이스라엘-영국은 제외됐다. 또 하나의 위대한 정치군사적 사변이다. 그들이 제외된 사실은 중동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오늘의 급변하는 지구촌 정세를 대변한다. 21세기 지구촌 국제문제에 발생한 또 하나의 위대한 사변이다. 반면 시리아 문제에서 미국 입장에 섰던 터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러시아 주도 다국적 평화회담에 참가했다. 러시아의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미국을 강제한다는 측면에서 시리아 회담은 조미회담과 성격이 같다.

‘대화’는 제국에게 ‘패배’를 뜻한다, ‘제국의 보통국가화’는 스스로 가능하지 않다

70년 계속된 조미대결은 처음부터 단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극단적 형태의 비대칭 대결’이다. 규모, 영토, 자원 등 외양으론 대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대결이다. 조미대결은 따라서 그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다. 불가사의한 세기의 기적이다. 오늘 조미 사이 진행되는 ‘대화’가 그 증거다. 제국이 대화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다. 제국은 대화를 모른다. 그들에게 본래 대화는 없다. 대결과 전쟁이 그들의 체질이다. 본질이다. 제국이 대화에 임한다는 것은 따라서 그들이 대결과 전쟁을 포기했음을 뜻한다. 달리 말해, 군사적 방법이 없어 대화에 응하는 것이다. 대화에 응한 것은 따라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제국이 조선과 대화에 응한 것 자체가 그러므로 70년 대북 적대전략이 실패했음을 뜻한다. 우리민족에게 분단과 대결을 강제한 워싱턴제국의 전통적인 ‘Divide and Conquer’ 전략이 완패했음을 뜻한다.

루스벨트 때부터 트루먼,… 부시, 클린턴, 오바마 거쳐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장장 6~70년 제국 지배세력이 이구동성으로 ‘군사적 방법 없다’ 고백한 것이 증거다. 그 경우 제국은 패한 첫 전쟁 때 얻었을 피의 교훈을 반세기 넘게 잊고 산 셈이다. 역사상 존재한 제국이 그러나 실은 모두 같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제국주의는 모두 같다. 6~70년 계속된 ‘군사적 방법 없다’는 고백은 그들이 조미대결에서 끝없이 패했음을 공식으로 인정한 것에 다름 아니다. 제국에게 대화는 그러나 패배를 뜻한다. 제국주의는 본질에서 대화를 모른다. 그들에게 세상사람 보통의 상식, 도리 같은 것은 없다. 보통 사람들의 대화, 상식, 도리 같은 것은 제국과 거리가 멀다. 인연이 없다. 제국주의는 그래서 그 자체가 본질에서 비정상, 비상식이다. 극단의 비정상, 비상식이다.

최근 몇 년 ‘세계제국’ 미국을 ‘극단의 비정상’이라 정의했다. 그러나 극단적 비정상인 제국이 패배한 경우 그들이 과연 ‘보통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가? 수백 년 그들이 아는 언어는 침략, 약탈, 수탈, 파괴, 학살, 사기, 거짓, 교활, 위선, 역사왜곡, 부정 같은 것뿐이다. 아베의 일본 또한 바로 그 경우에 속한다. 그들에게 대화는 따라서 패배를 뜻한다. 총칼 곧 무력 앞세운 제국주의 전략이 막힐 때 해서 조선처럼 군사적 방법이 없을 때 그들은 하나의 방편으로 ‘대화카드’를 꺼낸다. 그들이 나서는 대화에 거의 언제나 진실성, 진정성이 없는 이유다. 대화를 원하나 진정성이 없는 아베가 바로 그 경우다. 그들에게 대화는 대부분 일종의 억지춘향이다. 군사적 방법이 부재할 때 궁여지책으로 취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진실, 진정과 아무 상관없다. 그들과의 대화를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자기들 의지가 관철되지 않고 한편 다른 방안이 생길 때 그들에게 대화는 언제고 버릴 수 있는 카드다. 제국이 보통국가가 되기 어려운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제국의 보통국가화’는 그 경우 과연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 그들의 대화가 진실하고 진정성을 갖게 되는 것은 과연 어떤 경우일까? 쇠망한 제국이 보통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은 그들을 오직 ‘힘으로 강제’하는 방법 외에 없어 보인다. 오늘 조선, 러시아가 하는 방법이다.

나가는 말

앞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9월29~30일 뉴욕에서 21세기 숱한 지구촌 국제관계 문제 중 그 모든 문제의 중심, 핵심에 위치한 코리아문제 곧 <우리민족의 분단과 자주적 평화통일 문제>를 먼저 다룬 이유다. 지구촌 문제의 핵심에 위치한 조미관계 문제 곧 우리의 분단과 자주통일 문제를 먼저 다룬 것이다. 2018학술회의가 다룬 ‘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는 오늘 우리가 가닿아야 할 최고 최대목표다. 우리민족이 직면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뛰어넘어야 할 핵심 요체다. 그러나 조미관계에는 우리민족의 운명만 걸려있지 않다. 1세기 넘게 우리민족이 싸우고 있는 문제는 수세기에 걸쳐 계속되는 지구촌 곳곳의 숱한 문제들과 근본에서 같다. 곧 우리의 운명은 지구촌 곳곳의 숱한 민족의 운명, 곧 인류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다. 하여 인류가 직면한 아마도 가장 복잡다단한 문제인 코리아 문제를 우리가 먼저 풀어낼 경우 지구촌 곳곳의 우리와 같은 다른 문제들도 온전하게 풀어낼 수 있는 지혜와 모범이 창출될 수 있다 믿는다.

오래 주장한 또 다른 명제다. 2500만 북녘동포들이 1990년대 초 당시 인류가 풀지 못한 채 주저앉을 뻔했던 ‘500년 제국’의 문제를 2017년 11월29일을 역사적 분기점으로 완벽하게 해결했기에 그리 말할 수 있다. 미·일도 말을 그렇게는 못하지만 내심 모두 인정하는 명제다. 미국이 조선과 대화하며 말이라도 종전선언, 평화협정, 관계정상화를 시작한 이유다. 아베도 대화 못해 안달인 이유다. 세상 모두가 오늘 조미관계를 그리 보기 시작했다. 따라서 위에서 논한 명제는 과거에 비해 오늘 그리 큰 이견이 없다. 그리 믿는다. 70년 피땀 흘리며 인류의 가장 난제, 인류의 최대 숙제를 결국 스스로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풀어낸 위대한 주인공들인 2500 북녘동포들은 그러나 범세계적으로는 오랜 세월 극단적 고립상태에서 참으로 외롭게 홀로 싸웠다. 그러나 한편 북녘동포들은 민족적으론 외롭지 않았다.

무엇보다 재일동포들이 북녘동포들과 70년 내내 함께 했다. 온갖 고난 속에서도 함께 했다. 그분들 표현처럼 ‘적구’에 다름없는 ‘식민지 종주국’ 일본에서 북녘 조국과 호흡과 숨결을 같이 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유네스코에 세계인류문화유산으로 이미 등재되어야 했을, 하여 문화교육 차원에서 전대미문의 위대한 인류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어야 할 ‘민족교육운동’을 온갖 탄압, 불이익에도 멈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70년 내리 온갖 박해, 탄압, 제재 받으면서도 뜻과 의지를 굽히지 않은 수십만 ‘재일본 조선인들’이 북녘동포들과 함께 했다. 우리민족의 자주통일운동사, 반제자주운동사는 재일동포들의 피눈물로 감당한 또 다른 위대한 민족운동사를 길이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북녘동포들의 외로운 투쟁에는 물론 재일동포들만 함께 한 것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 지구촌 곳곳에서 분단과 통일문제를 붙들고 나름 평생 활동하신 모든 분들, 모든 통일운동가들도 북녘동포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 즉 남북해외 우리민족 8000만 겨레 모두가 함께 노력했다. 그 노력의 위대한 결과가, 우리민족이 흘린 피와 땀의 위대한 결과가 오늘 우리민족의 운명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 운명 또한 바꾸어 낼 수 있으리라 감히 믿는다.

머리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I부의 보고서 형식 글과 달리 Ⅱ부는 주로 대회를 세상에 내놓게 된 정치사상적, 군사전략적, 철학적 배경을 다룬 글이다. 다시 강조하게 된다. 우리민족의 운명은 오늘 21세기 인류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 믿는다. 우리민족의 미래가 인류의 미래 운명과 다르지 않다 믿기 때문이다. 2018학술회의는 ‘21세기연구원’이 세상에 내놓은 첫 작품이다. 부족한 것이 한둘 아니지만 대회 성공 뒤에는 숱한 분들의 땀과 수고, 희생이 깃들어 있다. 남북해외 우리민족을 중심으로 세상의 양심들이 함께 노력해서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남달리 학술회의 성과 의의가 크다 믿는다.

21세기 초 지구촌 정세는 지난 몇 년 지정학적(地政学的) 측면에서 지구의 중앙(中央), 그것도 정중앙에 위치한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그 경우 지구의 중앙에 위치한 조선의 지정학적 위치는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인가? 다음 글 Ⅲ부에서 트럼프 시대에 대한 또 다른 하나의 해석과 함께 우리민족의 지정학적 위치가 우연인가, 필연인가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다. 끝으로 오늘 글은 우리나라 한(조선)반도의 남과 북, 북과 남, 그리고 해외 800만 동포들을 하나의 민족, 하나의 겨레, 하나의 정치문화경제공동체, 하나의 운명공동체, 즉 동일한 하나의 통일된 존재로 상정한 근거에서 썼다. 이글에서 주장하는 모든 근거에 “우리민족은 하나!”라는 절대 명제가 자리하고 있다. ‘5000년 우리민족은 하나’라는 대명제는 70년 우리민족사를 관통하는 특히 오늘 문재인-김정은시대, 남과 북, 북과 남 두 최고지도자의 ‘9.19공동선언’과 특히 ‘5.1경기장’ 15만 군중 앞에서 연설한 문 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 핵심 기조다. ‘문재인-김정은-트럼프시대’ 세 분 최고지도자의 지혜, 노력으로 우리민족의 자주적 평화통일이 가까운 장래 실현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Ⅲ부에 계속)

* 독자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아 아래 뉴욕 콜롬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세계평화학술회의>가 대회 뒤 채택한 “코리아와 온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촉구하는 뉴욕선언문(New York Declaration of Peace and Prosperity for Korea and the World)”을 영어 원문 그대로 소개한다. 시간 관계상 우리말로 번역해서 독자들에게 소개하지 못함을 양해를 구한다.

New York Declaration of Peace and Prosperity for Korea and the World

September 29, 2018

This year, 2018, marks the sixty-fifth anniversary of the Armistice which ceased the brutal three-year Korean War and effectively and painfully divided the Korean people. Heretofore, the Korean Peninsula has lived under a constant threat of war. Under the cease fire, Korea became a global hot spot where both military and nuclear clashes have the potential to be triggered.

The year 2018, however, presents the world a unique and historic opportunity, not only for last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and a formal treaty to end the Korean War, but the beginning of a progressive process to reconcile and begin to reunify the divided Korean people.

In the political arena, courageous steps have been taken by the governments of the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and the Republic of Korea (ROK) to establish a lasting peace.

This includes a series of important inter-Korean summits held by the leaders of the DPRK and ROK, respectively Chairman Kim Jong-Un and President Moon Jae-In, and the important Panmunjom Declaration that was made by both leaders on April 27, 2018.

Being aware of the thirst of Koreans for peace and unity, the US government under the administration of President Donald Trump, has also taken some encouraging steps. In this regard, an important dialogue has started between the DPRK and the US. This has resulted in the historic DPRK-US Summit in Singapore on June 12, 2018.

Encouraged by these events, regardless of faith, political orientation, personal conviction, or nationality, we, the gathered participants of the 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 held at Colombia University in New York City, declare with good judgment and sound conviction:

(1) That the time has arrived for the signing of a formal peace treaty ending the Korean War. We believe it is a critical matter in moving forward that such a peace treaty be signed and ratified between the governments of the DPRK and the United States;

(2) That a win-win approach should be used where each respective government takes reciprocal steps in the de-escalation of longstanding tensions, normalization of relations, and building of strong positive relationships;

(3) That the positive steps taken by the DPRK be dually recognized and supported by immediately lifting all sanctions that impede humanitarian relief or development assistance as well as sports, academic, cultural and people to people exchanges with the people of the DPRK and the outside world.

(4) That as relations are normalized and sanctions are eliminated that the Korean Peninsula be declared a Nuclear Free Zone, where nuclear weapons are eliminated and the Nuclear Free Zone is protected from nuclear threats by international treaty.

Therefore, we the gathered participants of 2018 GPFK strongly believe that the right time in history is before us: to end the hostilities in the Korean Peninsula and urge all respective parties to take the courageous and bold steps of making peace.

Columbia University, New York

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

정기열 21세기연구원 원장  webmaster@minplus.or.kr

관련기사icon“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조미관계 정상화” 문제 다룬 <2018 세계평화학술회의>(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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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너희는 누구니?

[인터뷰] <한국, 남자> 저자 최태섭
2018.11.15 22:47:21
 

 

 

 

한국에서 '남성'은 질문받지 않는 존재였다.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경험하고 해방 이후 냉전의 틈바구니에 끼여 분단을 겪게 된, 남한과 북한이 적대적인 체제 경쟁을 하면서 70년이 지난, 한국 사회에서 성장한 '남성'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70년 동안 한 번도 질문받지 않았던, 의심받지 않았던, 어떤 요구도 받지 않았던,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았던 한국의 남성들에게 이제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이수역 폭행 사건'에서나 '거제 폭행 사망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어떤 이유든 여성을 죽기 직전까지 때리거나, 아니면 실제로 때려서 죽이는, 또 이들의 폭력을 정당화("쌍방폭행이었다")하거나 심정적으로 동조하면서 온갖 인터넷 사이트를 도배하는 한국 남성들,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이들은 왜 같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가치나 권리조차 인정하지 못할 정도로 '여성'들에게 화가 나 있는가?  

의도적으로 남성들을 미러링하겠다고 공표하고 나선 '메갈리아(메갈)'이나 '워마드'와 같은 일부 젊은 여성 집단들에 대한 각종 보도와 논란은 넘쳐나는데, 실제 행동으로 여성들을 죽이거나 때리는 한국 남성들에 대해선 왜 아무런 질문이 없는가?

<한국, 남자>(최태섭 지음, 은행나무 펴냄)은 최근 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국 남성의 '남성성'에 대해 역사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나 장애인 등 소수자에 의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화를 내는 이들을 '너의 피해의식이 정당하다'며 마냥 두둔할 수도, '그런 식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느냐'며 마냥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남성들의 격렬한 '백래시'(반격)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수전 팔루디가 쓴 <백래시>라는 책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가부장제가 무너지지 않는 한 전(全) 지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시민혁명'을 경험하지 못했다. 정치적 주체로서의 개인(시민), 보편적 인간으로서의 인권 등에 대해 전 사회적인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지 않다.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에 대해 교육 받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표출되는 '화난 남성들의 분노'는 사회 전체를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이제라도 '한국, 남자'에 대해 질문하고, 알아야 한다는 문제 의식으로 동년배(30대 중반) 한국 남성인 최태섭 씨가 책을 썼다. 그는 <한국, 남자>를 시작으로 한국 남성들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한다.  

다음은 지난 12일 있었던 인터뷰 전문이다. 
 

▲ 문화평론가이자 사회학 연구자 최태섭 씨. ⓒ프레시안(최형락)


한국, 남자 

프레시안 : 책 제목이 인상적이다. <한국, 남자>의 의미는?

최태섭 : 제목 그대로 '한국 사회 남성성'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남자'라는 말을 들으면, 요즘에는 바로 생각나는 단어('한남')가 있지 않나. 그래서 '한국'과 '남성' 사이에 있는 쉼표(,)가 중요하다. 그냥 '한국 남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라는 맥락에서 '남성성' 혹은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의미의 쉼표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최태섭 : 최근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한남'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한남'과 싸우거나 공존해야 한다면, 이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 끝에 '한국 사회 남성성'에 대해 통사적으로 훑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남성학 연구는 1990년대 영유아보육을 연구하던 정채기 교수(강원관광대 교육학)가 관련 문헌을 소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당시 남성학 연구는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남성들에 의한 남성성 연구는 2000년대 들어오면서 반(反) 페미니즘이 주된 목표가 되어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 대신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식민지 남성성이나 군사주의 연구를 비롯한 비판적 접근이 이루어졌다. <한국, 남자>도 이런 연구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다. 

프레시안 :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남성성'에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다.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문제였다.  

최태섭 : 1990년대 이후 남성성에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90년대 전반기에는 남성성에 대한 고민이나 대안적 시도들이 있었지만, 1997~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고개 숙인 남자' 담론이 나오면서 동정 여론에 휩쓸려버렸다. IMF 이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생계 부양자로 대표되는 남자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었다. 단지 그렇지 않은 척했을 뿐이다. 

존재하지 않았던 허구'남성=생계 부양자' 
 

▲ <한국, 남자>(최태섭 지음, 은행나무 펴냄)의 부제목은 '귀남이부터 군무새까지 그 곤란함의 사회사'이다. ⓒ은행나무

프레시안 : 책에서는 자본과 젠더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페미니즘에서 자본주의와 젠더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주요 연구 주제 중 하나다. 남성성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IMF 이후 '한국 사회 남성성'은 사실상 실추됐다. 

최태섭 : '서구 사회 남성성'은 부르주아 사회의 성립과 함께 나타났고, 성별 분업을 바탕으로 한다. 남성은 생계 부양자이자 공적인 일을 맡고, 여성은 이른바 사적 영역인 가정에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식이다. 한국 사회 역시 '남성=생계 부양자'라는 도식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이는 동원 논리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또는 '책임진다'는 미명 아래, 실제로 죽도록 일했다. 반면, 생계 부양자가 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좌절감도 상당했다. 

프레시안 : 지금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분노도 그에 기반한 걸까? 

최태섭 : 현재를 살고 있는 남성들이 생계 부양자가 되고 싶어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온라인에서 남성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할 때 자주 하는 말이 '남자는 돈 벌어오는 기계'라는 표현인데, 이런 말을 하는 남성들이 실제로 그런 역할을 했을까 의문이다. 게다가 남자 혼자 외벌이로 가계를 지탱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남자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남성 생계 부양자는 그에 대한 실현 가능성과 관계없이 여전히 남성성의 규범으로 작동한다. 그 규범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결격 사유로 여겨지기 때문에, 남성들에게 좌절감을 준다. 이런 좌절감이 잘못된 분노를 불러오는 지점이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남성성이 허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제 막 성별 권력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남자들은 이미 남녀평등이 많이 진전됐으며 오히려 남성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엄청난 피해의식을 호소하며, 멀찌감치 물러나 있다. 이 같은 인식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최태섭 : 지금 20대 이하를 기준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대부분의 면에서 우수하다. 20대까지는 고용률 또한 여성이 높다. 물론 30대가 되면 역전돼 남녀 간 어마어마한 고용률 격차가 벌어진다. 그러나 10대나 20대에 한정해 보면, 남성들은 계속해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세상은 여성에게만 관대하고 남성에게는 혹독하다'고. 

최근 떠오른 페미니즘 이슈에 반응하는 남성들은 자신이 기득권이기 때문에 그걸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기보다 스스로를 '피해자'나 '소수자'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피해의식은 진짜다. 물론 더 많은 차별을 당하고 있는 여성들의 사회적 실체에는 맞지 않는 주장이지만.
 

▲ MBC에서 1992년 10월에서 1993년 5월까지 방송된 주말 드라마 <아들과 딸> 장면들. 이란성 쌍둥이인 귀남이(최수종 분)와 후남이(김희애 분)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남아선호 사상과 가부장제를 실감 나게 다루었다. 귀남이와 후남이의 아버지인 이만복(백일섭 분)은 집안일을 돌보지 않는 한량으로 묘사되어 있다.


'남성성'을 찍어내던 군대, 더는 명예롭지 않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 남성성'의 근간이 되는 역사적·사회적 경험을 꼽자면, 식민지 경험과 분단에 따른 징병제도라고 할 수 있다. 각각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최태섭 : 사실 식민지 남성성은 식민지의 많은 남성들이 경험하는 문제다. '진짜 남자'는 식민본국에 남자들이고, 식민지의 남자들은 '가짜 남자', '여성화된(거세된) 남자'로 취급됐다. 프란츠 파농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노서경 옮김, 문학동네 펴냄)에는 알제리 흑인 남성들이 정신병이 있는 프랑스 백인 여성과 하룻밤 자고 오는 걸 명예롭게 여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식민지 문제가 젠더의 문제와 교차되며 벌어진 일이다. 

한국의 경우, 일제 식민 치하였다는 사실은 비슷하지만 백인과 흑인이라는 인종적 차이는 없었다. 이 점이 오히려 조선 남성의 혼란을 가중시켰을 것이다. 또한 조선은 민족주의적 열망이 팽창하던 시기 일본을 통해 호전적이고 진취적인 서양의 남성성을 받아들였지만, 정작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국가가 없었다. 상당수의 민족주의자가 친일파가 된 것도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 더 큰 제국에 투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은 아닐까? 
 

▲ 1997년 8월 한 청년이 서울 명동 한 복판에서 이회창 신한국당 대선 후보 아들의 신체조건(키 179㎝, 몸무게 45㎏)과 비슷한지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군대 문제.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를 다룰 때 군대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특히 박정희 정권은 군대를 남성성을 찍어내는 기관으로, 또 군 복무를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여기게끔 했다. 1950~60년대 군대는 글과 기술을 가르쳐 주는 일종의 학교 역할도 했다. '군대 다녀오면 사람 된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희 정권 이래로 한국 사회는 급속하게 군대화(化)됐다. 학교, 직장 등 많은 곳이 군대식 문화와 논리로 운영됐다. 

하지만 지금은 군 복무가 명예로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징병 대상자 상당수가 대학 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특히 민주화 이후 개개인의 권리가 중요해지면서 병역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그러나 국가는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군대 자체도 계층화된 지 오래다. 크게는 부유층과 사회지도층의 병역 비리가 있다. 명문대생들이 카투사, 공군 장교, 해군 장교 순으로 지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그 외 대부분은 육군으로, 일반 사병으로 복무한다. 군대가 한때는 '평등'이 강조된 곳이었지만, 지금은 군 복무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개인에 따라서 군대란 또 다를 격차를 경험하는, 그로 인해 박탈감을 느끼는 곳이 되어 버렸다. 

'된장녀' '김치녀' 조롱 잔치 이면에는 공포심이 

프레시안 : 한국 남자들이 한국 여성에게 '된장녀' '김치녀'라는 멸칭을 붙인 배경에는 그들이 백인 남성에게 갖고 있는 심리적 열등감과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최태섭 : 19세기 말 <독립신문>은 "우리 인종"이 태생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식민 치하라는 "임시적 어려움"은 언제든지 "노력만 잘하면" 극복될 수 있다며 "중국인보다 더 총명하고 부지런하고 깨끗하고, 일본인보다 체골이 더 튼튼한 조선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또 예전부터 '한국 사람이 이스라엘 사람 다음으로 머리가 좋다'는 말이 있지 않았나. 이런 주장과 말에 대해 인종주의적 사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1990년대 '오렌지족'이라는 말도, 따지고 보면 굉장히 인종주의적인 표현이다. 그전에는 가기도 쉽지 않은 나라인 미국을 다녀온, 그래서 서양의 질서를 경험하고 온 이들에 대한 선망이 내재되어 있다.  

특히 '된장녀' '김치녀' 같은 멸칭에는 인종주의적 질서에 대한 냉소적인 체념이 담겨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사실 '된장'이고 '김치'일 수밖에 없다. 반도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이 같은 열등감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강한 가부장제적 질서 속에서 살아가던 동양 남성에게 더욱 강렬하게 나타난다. 또한 자신들보다 여성이 훨씬 더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질투가 '된장녀' '김치녀'와 같은 멸칭에 담겨있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떠들썩한 조롱 잔치 이면에는 공포심이 자리해 있다. 서구의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하고, 자국의 여성들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식의 자의적이면서도 인종주의적인 불안이 존재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멸칭과 냉소주의의 문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너도 어차피 똑같다'의 의미는 인간성의 한계나 바닥을 향하고 있다기보다는, 다분히 자신의 지식, 상황, 욕망이라는 한계들 속에서 만들어진다. 가령 '남자는 섹스를 원하고 여자는 돈을 원한다'라고 단정하는 이들의 냉소적 세계관은 동물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들로부터 도출된 것이고, 이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고민 없이 인간의 본능이나 영점으로 설정된다."(220쪽) 
 

▲ 홍대 몰카 사건으로 촉발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에서 여성들이 '나의 삶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My Life Is Not Your Porn)'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페미니즘 이슈가 불거지자, 한국 남자 중 특히 기성세대들은 '페미니즘을 이해하고 있다'는 식으로 행동했다. 한국 사회에서 이들은 성별 위계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누리고 있는 이들이다. 남성들 간의 세대별 인식 차이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최태섭 : 10대 20대와 달리, 자신들은 위협당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모순이다. 따지고 보면, 기성세대 엘리트 남성들이야말로 사회적 자원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들 역시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의 한 축이다.  

사실 한국 남성 간 격차 문제도 심각하다. 많은 남자들이 '이재용'과 '정용진', 혹은 그보다는 덜하지만 부자를 선망한다. 그러나 누구나 부자가 될 수는 없다. 대부분은 야근과 박봉에 시달리며 직장 생활을 한다. 그런데 또 따지고 보면, '이재용'과 정용진' 같은 사람들이 만든 착취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분노는 오로지 자신보다 더 약한 계층을 향해 있다. 결국은 효능감 때문이다. 누군가를 때렸을 때 '누가 더 아파하느냐'의 문제다. 

한국 남자, "곤란한 존재"가 되다  

프레시안 :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아르테 펴냄) 등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페미니즘 운동에 맞서는 남성들의 반격은 다른 나라, 다른 세대에도 있었다. '분노한 남성들'의 존재는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프레시안(최형락)

최태섭 : 책 서문에서 한국 남자를 "곤란한 존재"라고 표현하며 "이 곤란함은 이중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상적인 상(像)을 구현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남성들은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지 않겠다' '페미니즘이 싫다'고 분노하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여성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그들을 필요로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즐거움과 욕망을 유보한 채 학창 시절을 보낸다. 가령 많은 부모들이 대학만 가면 연애가 절로 되는 양 미래를 약속한다. 하지만 현실은. 남성 입장만 예를 들면, 이성 교제가 절로 되기는커녕 대학에서도 여성 동기생과 눈에 불을 켜고 경쟁해야 한다. 부모가 약속한 미래는 현실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박탈감만 쌓인다. 

프레시안 : 한국 남자를 "곤란한 존재"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남성들이 여성에게 분노하면서도 동시에 의존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아들'이라는 존재가 늘 그렇듯 모순적이다.  

최태섭 : 일단 자존감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자신보다 약한 대상 앞에서만 자존심을 세운다.  

한국 남자는 대표적으로 아버지와 아들로 집약된다. 그런데 한국의 아버지들은 자기 아들과 참 안 친하다. 심지어 가정 내에서 늘 부재 상태다. 특히 '아버지=생계 부양자'라는 역할이 허구라는 사실이 드러난 IMF 이후, 우리에게는 의문이 생겼다. '그럼, 가족 안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뭔데? 무엇을 하는 사람인데?'와 같은 

적당한 롤모델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들 세대는 사실 아버지 세대에서도 실현된 적 없는 '가부장제 유토피아'를 그리워하고 있다. 실현된 적도, 경험한 적도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에 빠져있는 것이다.

 

 

"PC 묻었다"는 무슨 말?…놀이가 된 혐오  

프레시안 : 10대 또래 문화만 놓고 보면, '남성은 일베(일간베스트) vs. 여성은 메갈리아 및 워마드'로 양분된 채 엄청난 성별 갈등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태섭 : 사춘기에 이성에게 적대감을 갖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동시에 서로에 대한 관심도 왕성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만큼 사춘기에 서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과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 특히 부모들은 학업성적이 떨어지고 사고가 날까 싶어 자녀들이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을 못 마땅해한다. 학교에서도 학업을 이유로 이성 교제를 금지한다.  

이것이 10대 또래 문화가 거칠어지고 상호 간 배타성이 강해지는 원인이 아닐까? 단순히 이성 교제를 할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10대들을 온전한 주체로 대우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자의적으로 흔들어 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이는 오히려 무책임한 태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 'PC(Political Correctness)' 논란이 일어난 게임 '배틀필드 5' 이미지.


프레시안 : 10대에게 친숙한 게임과 유튜브 등 놀이 문화조차 혐오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게임은 여성을 대상화하며 하위 계층으로 설정해 놨다.  

최태섭 : 게임은 이미 10대 남성들의 핵심 놀이 문화다. 놀이를 통해 습득하는 것은 교육을 통해 습득하는 것보다 소구력이 강하다. 모든 게임이 여성을 부적절하게 묘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런 묘사가 다수를 차지한다. 북미를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있었고 개선의 움직임도 있었지만, 동시에 동서양을 막론한 수많은 남성 게이머들의 저항에 부딪혔다.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묻었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를 지양하거나 인종이나 동성애 등의 소수자 관점을 반영한 게임이나 만화에 대한 비난이다. 게임은 거대한 산업이자 동시에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매체 중 하나다. 영화나 다른 영상매체들이 그렇듯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많은 남성 게이머들은 게임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비자의 욕구를 존중하라고 외치지만, 게임을 하는 것은 남성만이 아니다.  

"게임 문화 안에서 실제의 여성은 게임을 방해하는 존재다. 엄마, 선생님, 사회, 부인(애인)은 게임을 하려는 남자들의 욕망을 무시하고 쓸데없는 일로 치부하며 적극적으로 그것을 방해하려 한다. (중략) 청년 남성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여성가족부를 주적으로 여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 주무부서이기 때문이다."(242쪽) 

프레시안 : 놀이를 통해 혐오를 배우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도 사회도, 학교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부모 역시 마찬가지이다.  

최태섭 : 누구를 탓하기는 어렵지만, 이 같은 비극은 '내 자식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미래를 위해 학습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다양한 놀이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개발할 시간 및 자원이 부족하다. 그로 인해 놀이 문화가 천편일률적이 되고 특정한 것의 영향력 또한 커진다. 

10대 남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10대 여성을 포함하여 청소년들에게 좀 더 많은 권리와 권한을 줘야 한다. 교육은 개인이 시민이 되는 과정이어야 하고, 인권의 보장을 통해 자신에게 있는 권리와 권한이 다른 사람에게도 있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게 해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한남' 아닌 '주체적 인간'을 꿈꾸다  

프레시안 : 모순 덩어리인 한국 남자의 문제, 어떻게 해야 할까?

최태섭 : '대안을 모색하자'고 말하는 것마저 어려워진 게 사람들이 너무 냉소적이다. 심지어 댓글 양상도 달라졌다.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시한다. 일명 '거른다'라고 표현하는데, 내가 상대방과 맞부딪혀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무시하고 건너뛰는 거다. 

이는 한국 사회 신뢰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함께 하면 된다'라는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탄핵 촛불'이 그런 경우였지만, 이후 사람들은 계속해서 실망하고 있다. 굉장히 좋지 않은 신호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한국도 미국과 프랑스·이탈리아처럼 극우정치와 대중이 결합할 가능성이 있다. 

 


프레시안 : 세계적으로도 두 가지 흐름이 있다. 젊은 정치인이 나오거나 극우가 집권하거나. 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이런 흐름과 너무 동떨어져 있지 않나?

최태섭 : 비록 한국의 보수가 수준 이하라고 해도, 대중과 영합하는 포퓰리즘 세력이 태동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국에서도 '트럼프' 같은 존재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등 약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중 하나인 민주당을 엘리트 집단으로 몰아 대중의 반감을 부추기는 프레임도 동시에 작용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책을 쓰면서 새로운 질문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한국 사회 남성성'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는 건가?  

최태섭 : 책을 시작하면서 또 끝내면서도 고민은 하나다.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하면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특히 '한국 사회 남성성' 문제의 답은 '진정한 남자가 되자'도, '좋은 아빠가 되자'도 아니다.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는 '주체적인 인간이 되자'는 것이다. 그리고 남성, 여성 혹은 그 외 다양한 성 정체성이 다양한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결국에는 모두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런 관점으로 책 <한국, 남자>를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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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감귤 받은 김정은 위원장 “청소년과 평양시민들에 전달” 지시

노동신문 “김 위원장, 남녘 동포들 뜨거운 마음 담긴 선물 보낸 문 대통령에 사의”

 

신종훈 기자 sjh@vop.co.kr
발행 2018-11-16 10:15:06
수정 2018-11-16 10: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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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5.1 경기장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지난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5.1 경기장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로 보낸 제주산 귤을 청소년들과 평양시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가 16일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이 뜻깊은 선물을 보내왔다"며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평양수뇌상봉시기 경애하는 최고영도자(김정은 위원장)께서 동포애의 정을 담아 송이버섯을 보내주신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다량의 제주도 귤을 성의껏 마련해 보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문 대통령이 남녘 동포들의 뜨거운 마음이 담긴 선물을 보내온 데 대해 사의를 표시하시면서 청소년 학생들과 평양시 근로자들에게 전달할 데 대해 지시하셨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남측에 보내온 송이버섯 선물에 대한 답례로, 지난 11일 군 수송기편으로 북측에 제주감귤 200t을 선물로 보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남측에 송이버섯 2t을 보내왔을 당시 미상봉 이산가족 중 고령자를 우선으로 4천명에게 추석 선물로 전달한 바 있다. 

지난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북측으로 보낸 제주산 감귤을 준비하는 모습.
지난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북측으로 보낸 제주산 감귤을 준비하는 모습.ⓒ뉴시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에 선물로 보내온 송이버섯 2t. 문재인 대통령은 미상봉 이산가족들에게 추석 선물로 보냈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에 선물로 보내온 송이버섯 2t. 문재인 대통령은 미상봉 이산가족들에게 추석 선물로 보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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