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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심사하겠다”던 이해충돌방지법…그 뒤 5년 지났다

등록 :2020-09-21 04:59수정 :2020-09-2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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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해충돌방지법 이번엔 처리?

2015년 김영란법 핵심 취지였지만
국회 “포괄적” 이유로 뺀 뒤 감감
시민단체 “의원들 달갑지 않은 법”
논란 때마다 정쟁 도구로만 활용

정부 수정 제출안 정무위에 계류
여야, 여론 참작해 논의 시동걸듯
박덕흠 의원(왼쪽 세번째) 등 당시 자유한국당 재선 의원들이 지난해 1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덕흠 의원(왼쪽 세번째) 등 당시 자유한국당 재선 의원들이 지난해 1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은 좀 더 심사하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7월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당시 새누리당 김용태 소위원장은 이런 말로 이해충돌방지법 논의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좀 더 심사하자”던 법안은 5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잠자고 있던 법안을 ‘깨운’ 수준, 딱 거기까지였을 뿐 법안 심사로 확장되지 못했다. 국회가 손 놓고 있는 사이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일가가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대 공사를 수주하고, 삼성물산 사외이사를 지낸 같은 당 윤창현 의원이 삼성 지배구조 관련 법 심사를 맡게 되는 등 이해충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 정쟁으로만 이용되다 논의는 감감 20일 <한겨레>가 국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국회의원이 포함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안은 19대 국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핵심 취지였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이유로 이 내용을 뺀 채 2015년 3월 통과시켰다. 당시 여야는 이 내용에 대해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지만, 그해 4월과 7월 법안소위에서 두차례 논의한 게 전부였다.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은 이 법안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당시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이 공직자의 가족 관련 일정 사항을 미리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자고 제안하자 같은 당 신학용 의원은 “공무원들에게 일일이 다 그걸 신고하게 하는 것도 문제”라고 반박했다.

19대 국회가 끝나면서 폐기됐던 이 법안이 다시 떠오른 건 지난해 1월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의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20대 국회 후반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를 지낸 손 전 의원이 목포 도시재생 사업을 미리 파악한 뒤 부동산을 차명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이해충돌방지법을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이해충돌은 정쟁 도구로만 사용됐을 뿐 20대 국회에서 한번도 논의되지 않았다. 참여연대 이재근 권력감시국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이 법이 통과되는 게 달갑지 않으니까 법안 통과에 협조적이지 않다”며 “이 법도 통과되면 김영란법처럼 상당히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주호영 “앞으로 제도화 가능” 정부는 지난 1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을 제출했지만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자 이 법안을 다시 다듬어 발의했고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이 법안은 이해충돌에 대해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 자신의 사적이해관계가 관련돼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사적이해관계자에는 가족뿐 아니라 가족이 대표 등으로 재직하고 있는 법인, 공직자로 채용·임용되기 전 2년 이내에 근무하거나 고문·자문 등을 제공했던 법인 등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직무관련자가 사적이해관계자임을 안 경우 그 사실을 소속기관장에게 신고 △임용 전 3년 이내 민간 부문에서 업무 활동한 경우 해당 내역을 소속기관장에게 제출 △가족이 공직자의 직무관련자와 용역, 공사 등 계약 체결하는 걸 알게 되면 소속기관장에게 신고 △가족 채용·수의계약 체결 제한 △직무상 비밀이용 금지 등을 뼈대로 한다.

여야는 현재 ‘이해충돌’과 관련한 부정적 여론을 참작해 일단 법안 논의엔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해충돌방지법 입법을) 진작에 주장해왔던 사람이다. 앞으로 제도화 논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김영란법 통과 당시에 이해충돌방지법이 왜 빠지게 됐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직 내부적으로 이 법안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영지 노현웅 기자 yj@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62932.html?_fr=mt1#csidx48a30b2c14f1cb1ac1caeee3d981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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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과연 '사람 중심' 개혁으로 갈까?

 

[서리풀 논평] 보건의료 '개혁'을 위해 ③

앞으로 벌어질 논의가 사태를 봉합하는 수준에 머물지 개혁이라는 이름에 부합할 정도로 커질지 확실하지 않다. 아예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다. 지난 두 주의 '논평'이 지적한 것과 같이 무엇을 왜 바꿔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절박한 이해관계가 있으면서 압력이 될 만한 힘도 찾기 어려운 상태임을 고려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개혁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정도의 진전이 있을 것으로 낙관하지 못한다. 이렇게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보건의료 개혁을 둘러싼 과거의 권력 관계와 그 균형이 거의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째, 무엇을 왜 바꾸려 하고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지금까지 보건의료 개혁 또는 이와 관련된 제안과 정책 대안은 대부분 정치인, 정부와 관료, 전문가 시각에 치우쳤다. 시민과 국민의 이해관계와 요구는 추상적인 명분에 그쳤으니, 이를 탈피하지 못하면 어떤 개혁도 탁상공론이 되기 마련이다.


 

지금 이슈가 되는 공공보건의료만 해도 그렇다. 공공보건의료 확충에 대한 가장 최근의 정부 계획은 2018년 10월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이었다.(☞ 관련 기사 : 2018년 10월 1일 자 <연합뉴스> ''의료 지역격차 없앤다'…책임병원 지정·공공의사 육성',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공공의료 강화로 필수의료 서비스 지역격차 없앤다') 이 발표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관련 기사 : '공공보건의료 강화'는 면피용?)


 

보건복지부와 자문위원회는 최선을 다했을 것이나, 예산 당국(기획재정부)이나 지방 정부(또는 조직과 인력을 장악하는 행정안전부)와 협의도 하지 못하는 계획이 실행될 것이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을까. 혹시 정부 다른 부처는 이런 계획을 세우는지 알았을까? 관심이 없었을 공산이 크고, 전례대로면 알았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의 여러 관련 당사자가 계획의 이런 구조를 몰랐을 리가 없으니, 우리는 이 대책이 처음부터 '면피용'이었다고 의심한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 모두가 정치적으로 "뭐라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과제에 대해 "우리는 하노라 했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민관 합동의 위원회를 동원한 것으로 판단한다.


 

아마도 복잡하고 지루한 논의를 거쳐 내놓게 될 이번 결과물도 두 해 전의 그것과 비슷할 공산이 크다. 다시 말하지만, 그때의 권력 관계와 균형이 바뀌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런 예상이 맞지 않기를 기대하고 대동소이한 비판을 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관점이 중요하다. 무엇을 개혁할지는 반드시 국민과 주민의 고통과 요구, 아픈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는 중구난방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라는 추수주의가 아니며, 그래야 정치적 힘을 동원할 수 있다는 포퓰리즘도 아니다. 개혁의 가치와 의미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그 개혁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목표가 정확해야 한다.


 

코로나19 유행과 이에 대한 대응은 '사람 중심'의 시각을 회복할 중요한 기회다. 확진자가 몇 명이니, 'K-방역'이니, 또는 지역 간 격차니 하는 것은 (무의미하지는 않지만) 곳곳의 사람들이 당면한 현실과는 한참 떨어진 추상이다. 이 사태에서 사람들이 느낀 불안과 공포, 그들이 느낀 고통과 수고, 희망과 요구야말로 개혁의 출발점이 아닌가.

 

'인구 몇 명당 하나'라는 식의 논리는 살아 움직이는 지역 사람들의 고통에 답할 수 없다. 나와 우리는, 우리 지역은, 우리 동네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누가 어떤 방법으로 이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인가? 모든 개혁의 첫째 질문이 되어야 한다.

 

개혁을 낙관하지 못하는 둘째 이유는 그것을 시작하고 밀고 갈 시민의 힘이 약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정부와 관료, 정치권, 의료계 등 눈에 보이는 참여자에게 개혁의 강한 동기와 동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혹시 그런 것이 있다 하더라도, 사람 중심의 개혁 방향과 일치할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본다.


 

지금 진정한 개혁의 동력은 오로지 지역사회 주민, 시민, 국민의 힘, 그들의 정치 세력에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 힘, 그리고 조직화한 세력이 걸림돌을 넘어 권력 관계를 바꿀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만, 우리는 비관하지도 않는다. 현실의 고통과 수고가 끝나지 않는 한 사람들로부터 보건의료 개혁에 대한 요구가 분출될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 그 힘과 세력은 형성되고 축적되는 법이다. 아, '~되다'라는 수동태가 아니다. 만들고 축적하는 능동이 이런 힘의 본질이며, 여기에는 현실의 제약을 뚫는 주체의 의지가 작용한다. 미래는 아직 닫히지 않았다.

 

이미 열린 공간, 어떤 형식이든 이 공간에 열심히 참여하고 일손을 보태야 한다. 특히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무엇인지, 무엇이 힘든지, 무엇을 바라는지, 알리고 주장하는 것이 급하고 중요하다. '시민 지식'의 힘을 기대한다.(☞ 바로 가기 : 2018년 6월 <환경철학> 25권 '환경 문제, 시민지식 그리고 시민과학 - 시민과학의 환경 문제 해결 가능성과 과제')

 

ⓒ시민건강연구소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92109083764722#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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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초등학생 성폭행... 스포츠계에선 흔한 일이었다

[그 코치 봐준 그 판결 ①] 스포츠 폭력·성폭력 판결 163건 분석을 시작하며

20.09.21 07:16l최종 업데이트 20.09.21 07:16l
스포츠 폭력·성폭력 문제는 그 심각성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9년 심석희 선수의 성폭력 피해 폭로, 올해 최숙현 선수의 죽음을 거치며 스포츠 폭력·성폭력 문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20년 동안의 스포츠 폭력·성폭력 판결문 163건을 입수해 분석했다. 판결문에 담긴 사건의 심각성·특수성,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양형사유 등을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이 기사는 그 첫번째다.[편집자말]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입구
▲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입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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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29)씨가 남자 코치한테 첫 성폭행을 당한 건 2001년 여름 10살 때의 일이다. 당시 23살의 남자 코치는 탈의실에서 여자 초등학생 선수였던 김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죽을 때까지 너랑 나만 아는 거다. 말하면 보복을 할 거다."

테니스 코치는 평소 기분이 좋지 않으면 운동을 더 힘들게 시키고 더 많이 때리곤 했다. 김씨는 보복이 두려워 어떠한 저항도 못 했다. 집을 떠나 합숙하고 있어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그 코치는 그렇게 강간했다. 김씨는 1년 동안 네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그 코치는 김씨 말고도 많은 선수의 몸을 만졌다.

학교는 그 사실을 눈치채고 코치를 해고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김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를 장애를 안고 살아야 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16년 5월 김씨는 테니스 대회에서 그 코치를 우연히 만났다. 그날 30분 동안 소리 내어 울었다. 그는 코치를 법정에 세우기로 마음먹었다. 자료를 모으고,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고, 당시 사건을 증언해줄 사람을 만나러 다녔다.

"10명이면 10명 모두 안 된다고 말했다. 저 또한 안 된다고 생각했다. 기소도 안 되고 기소되더라도 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꼭 이겨서 저와 같은 피해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씨는 2016년 7월 코치를 고소했고, 검찰의 기소와 재판이 이어졌다. 이듬해 10월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1심 재판부(재판장 민지현)는 코치에게 강간치상을 적용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를 그를 엄히 꾸짖었다.
  
피고인은 자신의 왜곡된 성적 욕망을 해소하고자 평소 자신의 지위 하에 있어 반항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만 10~11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특별보호영역인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강간했다. 이는 보호받아야 할 약자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범행의 경위와 내용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무겁고, 사회적·도덕적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법조계에서는 15년 전의 성폭행을 인정한 이례적인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판결 이후 김씨는 블로그에 이런 글을 썼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기 위해 악착같이 싸웠습니다. 그리고 이겼습니다. 이제는 여러분이 용기를 낼 차례입니다. 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2심(항소심)과 대법원 모두 김씨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김씨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김씨는 8~9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거나 여러 차례 연락을 하면서, 자신이 돕고 있는 어린 피해 선수들을 떠올렸다.
 
"운동하는 후배들이 2001년 제가 겪은 문제를 2020년에도 똑같이 겪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2019년 1월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4년 동안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밝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심석희 선수는 당시 법무법인을 통해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는 대한민국 체육계에서 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스포츠 폭력·성폭력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6월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폭행·가혹행위에 시달리다 23살의 나이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근에는 대구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과 코치가 선수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해임됐다.

스포츠 폭력·성폭력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일까. 2019년 인권위가 6만 3211명의 초·중·고등학생 선수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5만7557명 중 14.7%(8440명)의 선수가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3.8%(2212명)는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혔다. (관련 기사: 성폭력 피해 학생 선수 2200여 명, 성관계 요구-강간도 24명 http://omn.kr/1lk4m)

대학생 선수 4924명 조사에서는 전체의 1/3인 32.8%(1613명)가 신체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성폭력을 당한 선수의 비율도 9.6%(473명)에 달했다. 실업팀 선수 1251명 조사에서는 신체폭력 경험자는 15.3%(192명)였고, 성폭력 경험자는 1/10을 넘는 11.4%(143명)였다. (관련 기사: 실업팀 '직장 내 성희롱' 심각한데... 여성 지도자가 없다 http://omn.kr/1lpwe)

인권위는 지난 7월 '스포츠계 인권보호체계 개선을 위한 권고' 결정을 내놓으면서 "체육계의 폭력·성폭력 사건들이 지속·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시의 미온적 대처 등은 체육계 인권보호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확대해 신고 자체를 주저하게 만들고, 사건이 은폐되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게 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가 판결문을 분석한 이유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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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폭력·성폭력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로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이 꼽힌다. 사법부가 성적 지상주의 하에서 지도자가 권력 관계에 있는 선수를 때리고 성폭력을 저질러도 선수들이 저항하기 힘든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위 상임위원 출신의 문경란 스포츠인권연구소 대표는 "경찰도, 판사도, 검사도 스포츠 쪽은 으레 때리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민주화 이후 스포츠계만큼 저렇게 야만적인 폭력과 성폭력이 횡행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그의 말이다.

"가해자 편에 서서 가해자를 걱정해주는 판결이 많다. 폭력과 성폭력을 저지르면 언제나 처벌이 된다는 것을 확실히 하면, 예방 효과가 클 것이다. 안 그러면 '내가 재수 없어서 걸렸고, 잘 피해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일이 계속 반복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9년 10월 인권위에 제출한 용역보고서 '스포츠 분야 성폭력/폭력 사건 판례분석 및 구제방안 연구'에 따르면, 분석한 87건의 성폭력 사건 가운데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가 82건이었다. 아래는 연구진의 분석이다.

"전문체육의 경우 교육자의 지위가 직업적 진로와 결부되어 성적, 진학, 취업, 시합 출전 기회 부여, 국가대표 선정 영향력 등에 있어 아래와 같이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 선수들이 가해자의 성적 요구나 성적 침해에 대해 거절하거나 거부감을 표현하기 어려워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기 쉽고, 침해의 정도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또한 재판부가 체육교사의 연금, 선수의 장래 등을 고려해 가해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등 부당한 영향 사유를 지적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인권위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163건의 스포츠 폭력·성폭력 판결문을 입수했다. 판결문에는 우리 사회의 외면과 스포츠계의 비뚤어진 인식 속에서 고통받은 선수들의 외침이 담겨 있었다. <오마이뉴스>는 판결문에 나와 있는 사건 내용과 양형사유를 분석했고, 이를 오늘부터 10차례에 걸쳐 매일(휴일 제외)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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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의원 9년간 ‘가족기업 수주’ 5천억 넘을 수도...주호영 회피 말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9/21 09:54
  • 수정일
    2020/09/21 09:5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단군 이래 최대 이해충돌 박덕흠” 비판 앞장선 안진걸, 23일 2차 고발 예정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0-09-20 19:10:28
수정 2020-09-20 21:20:09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자료사진)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자료사진)ⓒ정의철 기자  
 
건설회사 대표 출신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3선,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지난 6년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대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정황이 속속 탄로 나고 있다. 국회 안팎에선 박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 요구가 빗발친다.

앞서 15일 박 의원을 부패방지법·공직자윤리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한 시민단체는 오는 23일 그를 포괄적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2차 고발할 예정이다.

박 의원 비리 고발에 앞장선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20일 민중의소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박 의원이 국토교통부, 국토부 산하기관, 서울시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가족 명의 건설사를 중간다리로 거둬들인 사업비가 4천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안 소장은 “박 의원이 의원 생활을 하며 9년 동안 경기도, 경상북도 외 타 광역지방자치단체 및 기초지자체에서 수주한 사업 금액만 합쳐도 5천억 원이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자료사진)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자료사진)ⓒ뉴스1

‘산안법 반대’ 박덕흠 국토위→환노위행
“건설노동자 기본권 확대 방해 가능”

 

안 소장은 박 의원의 사례를 “단군 이래 최대의 이해충돌 비리”라고 표현했다. 피감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국회의원의 의무를 ‘갑을 관계’로 악용해 잇속만 두둑이 챙겨 온 사례라는 지적이다.

특히 박 의원이 지난 20대 국회 국토위 간사를 지내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19대·20대), 기획재정위원회(19대), 행정안전위원회(19대) 위원까지 역임하며 정부와 지자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위치에 있던 점을 고려하면 안 소장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안 소장은 “간사는 상임위에서 의안 처리라든지 상임위 진행 방향 전체를 결정하기 때문에 훨씬 더 권한이 강하다. 피감기관들에 대해서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다”며 “국정감사뿐만 아니라 현안 질의 형식으로도 평소 상임위에서 사장을 불러서 추궁할 수가 있다. 정부나 공기업 업무 전반, 인사, 재정, 운영실태 등에 대해 일상적인 감시, 추궁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감기관들은 당연히 의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명시적으로 청탁을 했을 수도 있고, (가족회사에 일감을) 뇌물로 주며 (박 의원에게) ‘잘 봐 달라’고 보험을 들었을 수도 있다”며 “수천억을 몰아줬는데 그게 다 뇌물죄 요건에 해당한다. (피감기관이) 박 의원의 회사이고, 박 의원 가족 회사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 가족이 운영하는 건설업체는 혜영건설, 파워개발, 원하종합건설, 원하레저, 원화코퍼레이션 등이다. 박 의원이 직접 설립한 혜영건설, 파워개발, 원하종합건설은 그가 국토위원을 지낸 2015년 4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국토부와 산하기관들로부터 각각 9건, 9건, 7건 총 25건의 수백억대 공사를 수주했다. 혜영건설은 박 의원이 대주주인 건설업체이고 파워개발은 박 의원이 친형을, 원하종합건설은 박 의원이 아들을 대표이사로 앉힌 기업이다.

안 소장은 ‘이해충돌’ 소지가 명확함에도 박 의원이 특혜나 막대한 이득을 노린 채 국토위 위원직을 집요하게 집착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지난 2018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당시 이미 여야가 합의한 사항에 대해 박 의원이 구태여 딴죽 걸고 나선 점 또한 안 소장은 “건설회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이 통과되니까 와서 그걸 와서 항의한 것이다. 그분은 국회의원이라기보단 ‘악덕 건설업자’로서 정체성을 갖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꾼으로도 정체성을 갖고 있었는데 자기 회사, 자기 부동산에 대한 막대한 시세차익, 이득을 주는 데만 골몰했다”고 비판했다.

안 소장은 국민의힘이 박 의원을 국토위에서 사임해 환경노동위원회로 보임 조치했지만 이것으로 박 의원의 이해충돌 논란 ‘재발’ 가능성이 종식되진 않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안 소장은 “지금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게 건설 현장인데 환노위에서 얼마든지 건설회사 입장을 대변해 산업재해를 예방하거나 건설노동자의 기본권을 확대하는 것을 방해하고 훼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 본인이 자진사퇴하거나, 안 하면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제명해야 한다. 박 의원을 강제사퇴 시켜야 한다”며 “검찰과 경찰도 공조해 박 의원을 구속,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소장 측의 경찰 고발과 더불어 현재 박 의원에 대한 고발 건은 검찰에도 접수된 상태이다. 지난 2006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박 의원이 중앙회 회장을 지낸 대한전문건설협회 측 전직 임원들이 지난 10일 박 의원을 음성골프장 투자 및 운영 관련 비리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정의철기자/사진공동취재

국회의원 이해충돌 전수조사 제안
“부동산 부자, 재벌, 대기업 출신들 국회의원 하면 안 돼”

안 소장은 특권과 특혜를 즐기는 ‘양심 불량’ 풍토들이 박 의원과 같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국회의원의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법안들이 미비 상태인 것 또한 부당이득 습득의 구실이 됐다.

박 의원이 백지신탁한 건설회사 비상장 주식이 6년 동안 한 주도 팔리지 않았음에도 그는 국토위원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에 안 소장은 “공직자윤리법에는 백지신탁한 주식이 안 팔리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무, 즉 상임위 활동을 못 하게 돼 있다. 하지만 (위반해도) 그냥 과태료 처벌”이라며 “형사처벌을 받는다면 의원직을 잃으니 무서워서 그런 짓을 못 할 텐데 과태료로는 의원직을 잃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천적으로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법을 만들어야 하고 공직자윤리법을 대폭 강화해 이해충돌 야기한 경우 형사처벌로 의원직을 잃게 해야 한다”며 “사전 차단, 사후 의원직 상실로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차원의 ‘국회의원 이해충돌 사례 전수조사’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안 소장은 “지금 전수조사해 보면 국민의힘 의원들 중심으로 엄청 걸릴 것”이라며 “국민들한테 가루가 될 정도로 많이 갈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부동산 부자, 다주택자, 재벌, 대기업 출신 등 사방이 이해충돌이다. 그런 사람들은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박 의원을 책임 있게 조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김홍걸 의원을 당에서 제명한 민주당을 향해 “꼬리 자르기”라며 의원직 제명까지 연일 촉구하면서도 정작 자당 소속 박 의원의 피감기관 거액 사업 ‘꼼수’ 수주 의혹에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기자들에게 박 의원의 논란과 관련,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는 말만 남긴 상태이다. 그동안 입장을 아낀 박 의원은 오는 21일 국회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안 소장은 주 원내대표가 박 의원의 문제를 두고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 “자당에 부동산 다주택자들이나 건설업자 출신들이 또 있을 텐데 박 의원을 잘랐다가는 (주 원내대표) 본인도 문제가 되고 다른 사람들도 다 문제 될까 봐 겁먹고 있는 것”이라며 “‘알아보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회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 게 뚜렷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박 의원을 서둘러 제명하고 국토위와 기재위 등에서 이해충돌 의원들을 전부 다 사임시키는 것이 협치 복원의 기반이 돼야 한다”며 “이런 불공정, 파렴치한 일들에 분노하고 그것들을 국회에서, 우리 사회에서 싹쓸이 할 수 있도록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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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412] 조선은 왜 발사순서를 바꾸었을까?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09/2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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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전쟁추모예배당을 찾아간 백발노인

2. 조선은 왜 발사순서를 바꾸었을까?

3. 화성-14형을 요격하겠다는 미국

4.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채택한 제2선택안

5. 미국 전략사령부가 개정한 작전계획 5027

6.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보완한 작전계획 5015

7.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그려놓은 만화 같은 씨나리오

 

 

1. 전쟁추모예배당을 찾아간 백발노인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매사츄세츠거리와 위스컨신거리가 만나는 지점에 웅장화려한 석조건물이 있다. 1907년에 착공한 이후 83년 동안 시간을 질질 끌면서 건축공사를 계속하더니 1990년에 완공된 워싱턴국립성당(Washington National Cathedral)이다. 그곳에서는 취임식을 마친 미국 대통령을 위한 예배가 진행되기도 하고, 별세한 미국 대통령의 국장이 진행되기도 한다. 해마다 약 25만 명이 넘는 관광인파가 몰려드는 관광명소로도 유명하다.   

 

2017년 10월 중순, 날이 어둑어둑해진 시각에 60대 후반 백발노인 한 사람이 워싱턴국립성당 경내로 들어섰다. 본당 뒤에 있는 전쟁추모예배당(War Memorial Chapel)으로 들어간 백발노인은 아무도 없는 예배당 안에서 머리를 숙인 채 두 눈을 감고 오랜 시간 조용히 앉아있었다. 얼핏 봐서는 기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백발노인은 말하지 못할 고민을 안고 그곳을 찾은 것이었다. 그 백발노인이 바로 당시 미국 국방장관이었던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다.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는 최근 발간된 자신의 책 ‘격노(Rage)’에서, 2017년 10월 중순 어느 날 저녁 경호원들을 밖에 남겨두고 홀로 전쟁추모예배당에 들어간 매티스가 당시 전쟁위험에 빠진 미국의 처지를 두고 고뇌하였다고 하면서, 훗날 매티스가 자기에게 털어놓은 회고담의 한 토막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이 문제(전쟁위험을 뜻함-옮긴이)가 매일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나는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했다. 그것은 기우가 아니었다. (중략) 최악의 경우 핵무기를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전쟁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지,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신속하게 중단시킬 수 있겠는지 고민했다.”    

 

국방장관 매티스를 짓누른 전쟁위험은 조선과 미국이 전쟁일보직전에 다가섰던 급박한 상황이었다. 우드워드의 책 ‘격노’에 따르면, 2017년 10월 중순 조선과 미국의 대결상황이 위험계선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매티스는 한때 군복을 입고 잠을 자야 할 정도로 긴장했고, 자신을 짓누르는 전쟁위험의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다 못해 전쟁추모예배당을 여러 차례 찾아가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원래 매티스는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에 참전하여 미친 개(mad dog)라는 별명을 얻은 제1해병원정군 지휘관 출신이다. 침략전쟁의 선봉에서 광포하게 날뛰는 해병대를 마치 ’미친 개‘처럼 지휘하며 포연탄우 속을 누볐다는 매티스가 전쟁위험이 닥쳐온 위급한 때에 군부대를 시찰한 것이 아니라 종교시설을 찾아가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니 이해하기 힘들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10월 27일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국 국방장관이 송영무당시 국방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판문점을 방문하여 미국군 경비대장의 설명을 듣는장면이다. 2017년 2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조선은 미사일시험발사를 무려 23차례나 계속하면서 미국을 벼랑끝으로 몰아갔다. 침략전쟁의 선봉에서 광포하게 날뛰는 미국 해병대를 '미친 개'처럼 지휘하며 포연탄우 속을 누볐다는 매티스는 전쟁위험이 닥쳐온 위급한 때에 군부대를 시찰한 것이 아니라 종교시설을 찾아가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전쟁위험의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2. 조선은 왜 발사순서를 바꾸었을까?

 

조선은 2017년 2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미사일시험발사를 무려 23차례나 계속하면서 미국을 벼랑끝으로 몰아갔고, 사상 최대의 압박을 받은 미국은 광란적으로 반발했다. 2017년 당시 미국을 결정적으로 압박한 것은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였다. 화성-12형의 사거리는 8,400km로 추정되고, 화성-14형의 사거리는 11,200km로 추정된다.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조선은 사거리가 8,400km인 화성-12형을 먼저 쏜 다음에 사거리가 11,200km인 화성-14형을 쏘았어야 한다. 그런데 발사순서가 바뀌었다. 이상하게도, 조선은 사거리가 긴 화성-14형을 먼저 쏘고, 사거리가 짧은 화성-12형을 나중에 쏜 것이다. 왜 발사순서를 그렇게 바꾼 것일까?

 

조선은 당시 전쟁일보직전의 상황을 면밀히 타산하여 그처럼 발사순서를 바꾼 것인데, 그 사연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조선이 자기의 최대 강적인 미국과 맞붙은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미국이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기습전법으로 매우 짧은 시간에 전쟁을 결속해야 하는데, 2017년의 상황은 그런 기습전법을 사용할 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당시 조선은 각종 탄도미사일을 계속 시험발사하면서 대미압박강도를 점증시키고 있었고, 사상 최대의 압박을 받은 미국은 광란적으로 반발하고 있었다. 미국의 광란적 반발은 조선에 대한 무력도발위협과 침략전쟁준비로 직결되었다. 미국이 방심하기는커녕 극도의 경계심과 긴장감 속에서 무력도발위협과 침략전쟁준비에 광란하던 2017년의 상황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조선은 기습전법으로 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수 없었다. 그런 까닭에 조선은 미국을 벼랑끝으로 몰아가면서도 미국이 상황을 오판하여 전쟁을 도발하지 않게 하는 절묘한 책략을 써야 했다. 

 

여기서 말하는 미국의 상황오판은, 미국이 북태평양 상공으로 날아가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한다는 뜻이다. 만일 미국이 요격탄을 쏘아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격추하면, 조선은 그에 대한 보복공격을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조선과 미국은 전쟁에 돌입하게 될 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조선은 기습전법으로 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수 없었다.  

 

그래서 조선은 사거리가 긴 것으로 하여 미국의 상황오판을 유발할 수 있는 화성-14형을 사거리를 대폭 단축시킨 고각발사방식으로 쏘아올렸다. 열핵탄두를 장착하고 워싱턴까지 날아갈 수 있는 화성-14형은 2017년 7월 4일과 7월 28일 북태평양이 아닌 동해로 발사되었고,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본토 서부지역까지 날아갈 수 있는 화성-12형은 2017년 8월 29일과 9월 15일 동해가 아닌 북태평양으로 발사되었던 것이다. 

 

2017년 9월 15일에 발사된 화성-12형의 모의핵탄두는 일본 홋까이도 동쪽 해안에서 2,700km 떨어진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그런데 만일 화성-12형보다 사거리가 훨씬 더 긴 화성-14형을 쏘았다면, 알래스카 근해까지 날아갔을 것이 분명하다. 만일 화성-14형이 알래스카 근해까지 날아가면, 미국은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로 화성-14형을 요격했을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7월 4일 조선에서 발사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창공으로 솟구쳐오르는 장면이다. 로켓엔진에서 뿜어나온 거대한 후폭풍이 주위를 덮었으니, 엄청난 추력이다. 당시 조선은 사거리가 11,200km인 화성-14형을 먼저시험발사한 다음 사거리가 8,400km인 화성-12형을 시험발사했다. 발사순서를 바꾼것이다. 그렇게 한 까닭은 미국의 상황오판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발간된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책 '격노'를 읽어보면, 2017년 당시 조선이 그처럼 발사순서를 바꾼 것은 미국의 상황오판을 예방하기 위한 매우 적절하고 절묘한 책락이었음을 알 수 있다.  

 

 

3. 화성-14형을 요격하겠다는 미국

 

화성-12형이 북태평양까지 날아갔다는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 29일에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한 조선을 비난하면서 “모든 선택은 탁자 위에 놓여있다”고 협박조로 말했다. 그가 말한, 탁자 위에 놓여있는 선택은 조선의 미사일이 알래스카 근해로 날아오면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하겠다는 뜻이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9월 8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월 3일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과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당시 합참의장을 비롯한 고위참모 6명을 백악관으로 불러 오찬을 겸한 회의를 진행하면서 조선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관한 대응방침을 논의했고, 고위참모 6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응방침을 논의한 직후 백악관 상황실로 가서 조선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는 실행방도를 더 논의했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보면, 2017년 9월 3일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참모 6명은 화성-14형이 알래스카 근해로 날아오면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하려는 대응책을 논의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17년 당시 미국 북부사령관 겸 북미우주항공사령관이었던 로리 로빈슨(Lori J. Robinson)의 회고담은 미국이 화성-14형을 요격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2019년 12월 18일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 브루킹스연구원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로빈슨은 조선이 미사일시험발사를 23차례 계속했던 2017년 한 해 동안, 조선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매번 미국은 그 미사일이 미국 본토로 날아올 수 있다고 가정했었다고 회고했다. 이것은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할 준비를 갖추었다는 뜻이다. 

 

2017년 9월 3일 알래스카 근해로 날아오는 조선의 미사일을 요격하려는 실행방도를 검토한 매티스 국방장관은 그로부터 보름 뒤인 9월 18일 국방성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서울을 큰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조선에게 취할 군사적 선택안이 있는가라는 취재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은 화성-14형을 요격하면서도 조선의 보복공격을 받지 않을 묘책이 있는지를 물어본 것이었다. 그런 질문을 받은 매티스는 “그렇다. 있다. 하지만 자세한 말은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매티스는 취재기자들에게 군사작전계획을 말해줄 수 없었지만, 당시 미국의 군사행동을 추적해보면, 매티스가 말해줄 수 없었던 군사작전계획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 윤곽은 다음과 같다.  

 

2017년 9월 18일 B-1B 전략폭격기 2대와 F-35B 스텔스전투기 4대가 태백산에 있는 필승훈련장으로 날아와 폭격훈련을 감행했다. 2017년 9월 23일에는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Andersen Air Force Base)에서 이륙한 B-1B 전략폭격기 편대가 F-15C 전투기 6대의 호위를 받으며 오후 11시 30분경 동해 해상분계선을 넘어 약 150km까지 북상하더니 함경남도에서 멀리 떨어진 공해 상공에서 북침공격연습을 감행했다. 원산 인근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지대공미사일부대는 탐지레이더로 동해 해상분계선을 넘어선 B-1B 전략폭격기 편대를 추적하면서 번개-4 지대공미사일을 즉시발사태세로 전환시켰다. 번개-4의 사거리는 300km이고, 요격고도는 40km이므로, 만일 B-1B 전략폭격기 편대가 조선 영공 가까이 접근하였으면 번개-4에 맞아 격추되었을 것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2017년 9월 당시 미국이 준비한 화성-14형 요격작전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것은 미국이 위성감시망을 통해 화성-14형 시험발사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동해 상공으로 전략폭격기 편대를 출동시키는 것이며, 전략폭격기 편대를 출동시켜 위협했는데도 조선이 그것을 무시하고 화성-14형을 알래스카 근해로 발사하면, 미국은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로 화성-14형을 요격한다는 것이었다. 우드워드의 책 ‘격노’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미국을 향해 날아오는 조선의 미사일을 요격할 권한을 주었다고 한다. 

 

우드워드의 책 ‘격노’에 따르면, 백악관과 미국 국방성의 핵심참모들은 2017년에 조선이 진행한 23차례의 미사일시험발사들 가운데서 6차례의 시험발사를 실시간으로 감시했다고 한다. 이것은 백악관과 국방성의 핵심참모들이 5월 14일의 화성-12형 시험발사, 7월 4일의 화성-14형 시험발사, 7월 28일의 화성-14형 시험발사, 8월 29일의 화성-12형 시험발사, 9월 15일의 화성-12형 시험발사, 11월 29일의 화성-15형 시험발사를 위성감시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9년 9월 9일 조섭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이 북미항공우주방어사령부 및 미국 북부사령부를 방문하여 테런스 오쇼너시 사령관의 설명을 듣는 장면이다.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북태평양까지 날아갔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은워싱턴은 정신적 충격으로 발칵 뒤집혔다. 백악관에서는 긴급대책회의가 진행되었다. 그 자리에서 조선의 미사일시험발사에 대한 대응방침과 실행방도가 논의되었다.그들은 위성감시망을 통해 화성-14형 시험발사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동해 상공으로전략폭격기 편대를 출동시켜 조선을 위협하고, 그런데도 조선이 미국의 위협을 무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를 강행하면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한다는 대응책을 결정했다.  

 

 

4.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채택한 제2선택안

 

미국 국방성이 작성한 화성-14형 요격작전계획서를 검토한 매티스는 고뇌에 빠져들었다. 왜냐하면 화성-14형 요격작전계획에 두 가지 심각한 사연이 얽혀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1)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는 실전에서 요격성능을 검증하지 못한 군사장비다. 요격시험을 여러 차례 했다지만,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다. 그래서 매티스는 요격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만일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알래스카 근해로 날아오는 화성-14형을 향해 요격탄을 발사했으나 빗나가서 요격에 실패하는 경우, 미국은 세계 앞에서 만회하기 힘든 ‘개망신’을 당할 것이고 조선은 미국과의 대결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그 동안 엄청난 시간과 천문학적인 경비와 노력을 기울여 구축해놓은 미사일방어체계는 무용지물로 전락할 것이다. 사연이 이처럼 심각했으므로, 매티스는 요격작전계획서를 앞에 놓고 고뇌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2) 만일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알래스카 근해로 날아오는 화성-14형을 요격하면, 조선은 미국의 요격도발에 상응한 보복을 가할 것이 분명하였다. 조선의 보복은 화성-12형을 불시에 발사하여 B-1B 전략폭격기가 배치된 괌의 앤더슨공군기지를 공격하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2017년 8월 10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관은 화성-12형 4발을 괌 주변해상에 떨어뜨리는 위력시위사격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화성-14형이 요격당하는 경우 괌의 앤더슨공군기지를 화성-12형으로 공격하려는 조선의 보복조치를 예고한 발언이었다. 이처럼 미국이 미사일방어체계로 화성-14형을 요격하고, 그에 대한 보복으로 조선이 괌의 앤더슨공군기지를 화성-12형으로 공격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전쟁이 일어나게 될 것이 분명하였다. 사연이 그처럼 심각했으므로, 매티스는 요격작전계획서를 앞에 놓고 고뇌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고뇌에 빠진 매티스는 2017년 10월 27일 적진이 눈앞에 보이는 판문점에 나타나 “우리의 목표는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대재앙을 입을 수 있는 전쟁을 피하고 싶다는 솔직한 심정이 그 발언에서 묻어난다. 화성-14형을 요격할 수도 없고, 요격하지 않을 수도 없는 최악의 난국에 빠진 매티스 국방장관은 고뇌 속에 빠져들었건만, 무심한 트럼프 대통령은 핵공격으로 조선을 파괴할 수 있다는 극언을 토하면서 분위기를 한층 더 악화시켰다. 그는 2017년 9월 19일 유엔총회 제72차 회의에서 연설하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조선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도발적 폭언으로 조선을 격노하게 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리용호 당시 조선외무상은 유엔총회 제72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서 머물던 중에 트럼프의 도발적 폭언을 듣고 격분했다. 그래서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1일 특별성명에서 트럼프의 도발적 폭언에 대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한 사정을 취재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정할 사상 최고의 초강경대응조치는 태평양에서 수소탄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이 보도되자, 워싱턴은 발칵 뒤집어졌다. 왜냐하면, 태평양에서 수소탄을 시험한다는 말은 조선이 열핵탄두(수소탄)를 장착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북태평양 상공에서 그 열핵탄두를 폭발시킨다는 뜻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2016년 10월 한국 국방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분석자료에 따르면, 열핵탄두가 100km 상공에서 폭발하는 경우 초강력한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lse)가 방사되어 반경 1,000km에 있는 전자장비와 전기설비가 모두 마비되는 대재앙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러므로 만일 화성-14형에 장착된 열핵탄두가 북태평양 상공에서 폭발하면, 열핵폭발로 방사된 초강력한 전자기파가 알래스카와 하와이에 있는 모든 전자장비와 전기설비를 마비시킬 것이 분명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가 폐쇄되고, 북태평양에 배치된 미국 해군 항공모함과 전함들이 마비되어 움직임을 멈추고, 알래스카의 미사일방어체계는 물론이고, 알래스카에 배치된 F-22 스텔스전투기를 비롯한 모든 전투장비들이 모조리 마비상태에 빠지는 대재앙이 일어나는 것이다.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은 백악관은 긴급히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하여 비상대책을 논의했다. 그 자리에서 결정된 비상대책은, 만일 북태평양으로 날아온 화성-14형의 열핵탄두가 고공에서 폭발하여 미국이 대재앙을 입으면, 미국은 조선에 보복핵공격을 가한다는 이른바 제2선택안(second option)이었다. 2017년 9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워싱턴을 방문한 에스빠냐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중에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선택안이지만 제2선택안을 전적으로 준비했다. 우리가 그 선택안을 실행하면, (조선에게) 파괴적인 결과를 주게 될 것”이라는 협박발언을 늘어놓았다. 

 

2017년 10월 5일 머지않아 전선에 투입될지도 모르는 고위급 야전지휘관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하여 제2선택안이 준비되었음을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주위에 몰려든 취재기자들에게 “지금은 폭풍전야의 고요함과 같다”고 말하여 묘한 여운을 남겼다. 폭풍전야의 고요함이라는 비유는 조선이 열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4형을 언제 북태평양으로 쏘아올릴지 몰라서 매우 긴장된 상황을 뜻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국제정치전문가 대니얼 드레즈너(Daniel W. Drezner)는 2017년 12월 14일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자신의 글에서 자기가 12월 초순에 만난 트럼프의 참모들은 미국이 조선을 더 이상 억제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전쟁이 불가피하게 되었음을 확신하는 듯하다고 썼다.   

 

열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4형 시험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채택한 제2선택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발간된 우드워드의 책 ‘격노’에서 그 선택안의 윤곽이 드러나 세상을 경악케 했다. 그 책에 나오는 매티스의 회고담에 따르면, 2017년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조선을 공격하기 위한 두 가지 전쟁계획을 준비했다고 한다. 매티스가 회고담에서 밝힌 두 가지 전쟁계획은 미국 전략사령부(Strategic Command)가 “주의 깊게 검토하고 연구한(carefully reviewed and studied)” 작전계획 5027과 "보완된(updated)" 작전계획 5015다. 

 

2017년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국방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을 백악관 대통령집무실로 불러 숙의했는데, 그 자리에서 작전계획 5027과 작전계획 5015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미국 알래스카주 포트 그릴리에 있는 미사일방어체계 통제실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2017년 당시 조선이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알래스카근해로 쏘아올리는 시험발사를 하면, 미국은 포트 그릴리에 있는 미사일방어체계를가동하여 화성-14형을 요격하려고 했다. 2017년 9월 유엔총회 제72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었던 리용호 당시 조선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면서 조선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는 도발적 폭언을 늘어놓은 것에 격노하여 취재기자들에게 열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4형을 북태평양으로 쏘아올려 그 열핵탄두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충격적인 발언으로 워싱턴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대로라면, 하와이와 알래스카, 그리고 북태평양 작전구역에 배치된 미국의 각종 군사장비들은 열핵탄두가 고공에서 폭발할 때 방사되는 초강력한 전자기파로 전부 마비되는 대재앙을 빠지게 된다.  

 

 

5. 미국 전략사령부가 개정한 작전계획 5027

 

2017년 당시 미국 전략사령부가 작전계획 5027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연구했었다는 매티스의 회고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래 작전계획 5027은 미국 전략사령부가 수립한 북침전쟁계획이 아니었다. 그 작전계획은 신속억제전력(FDO), 전투력증강전력(FMP), 시차별 부대전개전력(TPFDD)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북침전쟁계획이다. 작전계획 5027에 따르면, 미국은 전투병력 69만명, 전투함선 160척, 작전기 2,000대를 전시증원무력으로 편성하여 3개월 동안 북침전선에 투입하게 된다. 하지만 그처럼 방대한 전시증원무력을 장장 3개월 동안 북침전선에 투입하는 작전계획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것이므로, 미국은 전시증원무력에 관한 내용을 이미 오래 전에 삭제했다.   

 

그런데 매티스의 회고발언에 나온 것처럼, 2017년 9월 하순 미국 전략사령부가 작전계획 5027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연구한 것은 전시증원무력을 3개월 동안 순차적으로 북침전선에 투입하는 비현실적인 작전계획이 아니라, 핵무력을 신속하게 북침전선에 투입하는 현실적인 작전계획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연구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미국 전략사령부는 핵무력을 신속하고 전격적으로 사용할 핵타격계획을 준비했다는 뜻이다. 우드워드의 책 ‘격노’에 나오는 매티스의 회고발언에 따르면, 2017년 당시 미국 전략사령부가 주의 깊게 검토하고 연구한 작전계획 5027 개정본(revised version)에는 핵무기 80개로 조선의 전략거점들을 파괴하는 핵타격계획이 들어있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이 열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4형을 북태평양으로 쏘아올릴 확실한 징후가 포착되면, 미국은 전략사령부가 지휘하는 스텔스전략폭격기 편대를 긴급히 출격시켜 조선의 전략거점들에 핵폭탄 80발을 투하한다는 것이다.

  

핵폭탄 80발을 투하하면 조선 전역이 초토화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만일 스텔스전략폭격기들이 폭발위력이 5킬로톤인 전술핵폭탄 80발을 조선의 전략거점 80개소에 투하하면, 전략거점들만 선별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미국은 B-61 전술핵폭탄을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다. 폭격대상의 견고함에 따라 폭발위력을 조절할 수 있는 B-61 전술핵폭탄은 B-2 스텔스전략폭격기에 16발 탑재된다. 그러므로 미국 전략사령부가 폭발위력을 5킬로톤급으로 조절한 B-61 전술핵폭탄 80발을 북침공격에 사용하려면, B-2 스텔스전략폭격기 5대를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시키면 될 것이다. 

 

B-2 스텔스전략폭격기가 배치된 곳은 미국 미주리주에 있는 화이트먼공군기지(Whiteman Air Force Base)인데, 2017년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그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2 스텔스전략폭격기 3대가 조선의 지형과 유사한 지역으로 날아가 매우 낮은 고도로 비행하면서 폭탄을 투하하는 야간공습을 연습했다. 이것은 B-2 스텔스전략폭격기들이 조선의 전략거점들을 전술핵폭탄으로 파괴하려는 핵타격연습이었다.

 

이 북침핵타격연습은 미국 본토에서 비공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알 길이 없었지만, B-2 스텔스전략폭격기 조종사들과 지상관제소 사이에 오가는 무선교신을 우연히 감청한 현지의 민간인 무선사가 미국 항공전문지에 감청내용을 폭로하는 바람에 세상에 알려졌다. 민간인 무선사의 폭로에 따르면, 그날 밤 B-2 스텔스전략폭격기 조종사들과 지상관제소는 “조선의 지도부가 있는 사령부 위치”라는 말을 쓰면서 교신했다고 한다. 

 

그러나 위에 서술한 내용은 일방적인 것에 불과하다. 2017년 9월부터 10월 사이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채택했던 북침전쟁계획과 그에 따른 북침공격연습은 얼핏 보면 굉장한 것 같지만, 실전상황을 고찰하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1) 조선은 미국의 태평양작전구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2형에 핵탄두를 장착했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14형에 열핵탄두를 장착했다. 시험발사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7년 11월 29일에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성공했다. 이것은 조선이 강력한 보복핵공격력을 보유하였음을 의미한다. 조선의 보복핵공격을 두려워하는 미국은 감히 북침전쟁을 도발하지 못한다. 

  

2) 조선에게는 B-2 스텔스전략폭격기를 탐지하고 격추할 요격능력이 있다. 스텔스비행체의 레이더회피능력이 과장되었기 때문에, 스텔스비행체를 전혀 요격할 수 없는 신비한 비행체처럼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되었지만, 실전상황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조선은 이미 오래 전에 스텔스비행체를 먼 거리에서 탐지하는 특수레이더를 보유했고, B-2 스텔스전략폭격기를 비롯한 각종 스텔스비행체를 먼 거리에서 요격할 번개 계렬의 장거리지대공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 조선의 다층방공망은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게 구축되었다. 그러므로 B-2 스텔스전략폭격기 편대는 그처럼 조밀하고, 강력한 조선의 다층방공망을 뚫지 못한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미국이 자랑하는 B-2 스텔스전략폭격기의 비행장면이다. 2017년 당시 미국 전략사령부는 조선이 열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4형을 북태평양으로 쏘아올릴 확실한 징후가 포착되는 경우, B-2 스텔스전략폭격기 편대를 긴급히 출격시켜 조선의 전략거점들에 전술핵폭탄 80발을 투하한다는 북침공격계획을 수립했다.그리고 미국 미주리주에서 B-2 스텔스전략폭격기 3대를 동원하여 조선의 지형과 유사한 지역의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하는 야간공습을 연습했다. 하지만 조선이 이미 미국 본토를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했으므로, 조선의 보복핵공격을 두려워하는 미국은 감히 북침전쟁을 도발하지 못한다. 더욱이 미국의 스텔스전략폭격기 편대는 조선이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게 구축한 강력한 방공망을 뚫을 수도 없다.  

 

 

6.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보완한 작전계획 5015

 

매티스가 회고담에서 언급한 두 가지 전쟁계획 가운데 다른 하나는 "보완된(updated)" 작전계획 5015다. 우드워드는 자기의 책 ‘격노’에서 작전계획 5015가 보완되었다고 서술했을 뿐,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그 작전계획을 보완했다는 사실은 서술하지 않았다. 

 

원래 작전계획 5015는 정밀타격으로 조선의 전쟁지휘체계를 마비시키고, 특수전부대를 평양에 침투시켜 조선의 전쟁지도부를 제거한다는 이른바 ‘참수작전’을 중심내용으로 하는 북침전쟁계획이다. 2015년 6월 한국군 합참의장과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작전계획 5015에 서명했다. 

 

<동아일보> 2017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특수전부대와 한국 특수전부대는 2017년부터 연합훈련을 대폭 확대하여 참수작전능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2017년 12월 1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국방부는 ‘참수부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특수임무여단을 12월 1일에 창설했는데, 특수임무여단은 유사시 평양에 침투해 조선의 전쟁지도부를 제거하고 전쟁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한다. 미국 언론매체 <워싱턴자유횃불> 2017년 5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특수전부대가 조선에 침투하여 수행할 전투임무는 조선의 핵무기와 미사일발사대차(TEL)를 파괴하는 것이고, 조선의 핵무기와 화학무기가 보관된 전략무기고들의 위치를 파악하여 전략폭격기 편대의 정밀폭격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한다.    

 

<연합뉴스> 2017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매년 진행되는 한미연합북침전쟁연습에 참가하는 미국 특수전부대 병력은 1,000명이라고 한다. 한국 국방부가 2017년 12월 1일에 창설한 특수임무여단 병력도 1,000명이다. 그러므로 유사시 평양에 침투하여 ‘참수작전’을 수행할 한미연합특수전부대는 2,000명으로 편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유사시 특수전 병력 2,000명은 어떻게 평양에 침투할 수 있을까? 평양까지 걸어서 갈 수 없고, 수송차량을 타고서도 갈 수 없으므로, 수송기를 타고 날아가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앉는 수밖에 없다. 한미연합군 특수전 병력이 유사시에 사용할 공중수송수단은 MC-130 수송기 또는 MV-22 수직이착륙기다. 이 두 종의 수송기는 프로펠러 엔진을 달고 시속 480~500km로 매우 느리게 날아가는 ‘굼벵이 비행체’들이다. 수송기는 기체가 퉁퉁하고 커서 스텔스기술을 적용할 수도 없다. 시속 1,000km로 날아가는 B-2 스텔스전략폭격기도 뚫지 못하는 조선의 조밀하고, 강력한 다층방공망을 시속 480~500km로 날아가는 ‘굼벵이 비행체’가 뚫는다는 것은 만화 같은 이야기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조선로농적위군 고사총부대 여성병사들이 군사행진에 참가한장면이다. 1959년에 창설된 조선로농적위군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572만명으로편성되었다. 그 중에서도 핵심조직은 160만명으로 편성된 교도대다. 교도대 160만명은 조선인민군 보병사단 무장력의 70~80%를 보유했고, 조선인민군과 합동훈련도한다. 매우 강한 전투력을 가진 것이다. 2017년 9월 미국 특수전사령부는 유사시 한미연합특수전부대를 평양에 침투시켜 조선의 전쟁지휘부를 제거하고 전쟁지휘체계를 마비시킨다는 북침공격계획을 수립했지만, 그들을 평양으로 실어나를 수송기들은 조선의 조밀하고, 강력한 다층방공망에 걸려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모조리 격추될것이다. 설령 그들을 태운 수송기가 조선의 다층방공망을 뚫고 후방에 침투하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들은 조선로농적위군 교도대 160만명과 싸워 이길 수 없다. 그들이 생각하는 '참수작전계획'은 만화 같은 씨나리오다.  

 

 

7.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그려놓은 만화 같은 씨나리오

 

2017년 1월 29일 미국 특수전부대들 가운데서도 최정예부대라는 해군 특수전부대(Navy SEAL) 전투원 48명이 MV-22 수직이착륙기 2대에 나눠 타고 중동국가 예먼(Yemen)에 있는, 알카에다 전투원들이 은신한 야클라 마을을 습격했다. 이 습격전에는 미국 해병대가 출동시킨 코브라 공격헬기들과 미국 해군 항공모함에서 이함한 해리어 함재기들도 참가했다. <워싱턴포스트> 2017년 1월 31일 보도에 실린 미국군 지휘관의 말에 따르면, 그날 미국군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인 야클라 마을의 알카에다 전투원들 가운데는 여성전투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마을을 지키는 민병대원들 다수가 전투에 참가했음을 말해준다. 

 

항공지원사격을 받은 미국군 최정예부대 전투원들과 민병대 수준의 알카에다 전투원들이 맞붙은 전투에서 당연히 미국군이 일방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교전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 전투에서 미국 해군 특수전부대 전투원 1명이 전사했고, 3명이 부상당했으며, 대당 7,000만 달러짜리 MV-22 수직이착륙기 1대를 잃어버렸다. 알카에다 전투원들은 14명이 전사했다. 코브라 공격헬기들과 해리어 함재기들이 전투 중에 수세에 몰린 미국 해군 특수전부대 전투원들을 지원해준다고 하면서 야클라 마을에 무차별 사격을 퍼붓는 바람에 여성 8명과 어린이 9명을 비롯한 주민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만일 항공지원사격이 없었다면, 미국 해군 특수전부대 전투원들은 참패를 당했을 것이다. 

 

그보다 앞서 2011년 8월 5일 미국 해군 특수전부대 전투원 25명은 헬기를 타고 아프가니스탄 동부지역에서 공중침투작전을 수행하다가 탈레반의 기습공격을 받고 헬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몰살당한 사건도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정식 군사훈련을 받은 정규군이 아니라 자기 마을을 지키는 민병대원들인데,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 해군 특수전부대 전투원들은 그런 민병대원들과 싸워서도 이기지 못한다. 

 

만일 미국 특수전부대 전투원들을 태운 수송기가 조선의 다층방공망을 뚫고 후방에 침투하는 ‘기적’이 일어나면, 조선로농적위군 전투원들이 그들을 상대하게 될 것이다. 민병대처럼 조선로농적위군도 군사훈련이 허술하고 무장력이 약하다고 과소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완전한 착오다. 

 

조선로농적위군은 1959년 1월 14일에 창설되었다. 2020년 7월 24일 미국 육군성이 펴낸 ‘북조선의 전술(North Korean Tactics)’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조선로농적위군 병력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572만명이고, 연간군사훈련시간은 160시간이라고 한다. 조선로농적위군에는 제대군인을 중심으로 1963년에 편성된 핵심조직이 있는데, 그 핵심조직이 바로 160만명으로 편성된 교도대다. 교도사단병력은 32만명, 교도려단병력은 78만명, 교도대학생 병력은 50만명이다. 조선로농적위군은 조선인민군 보병사단 무장력의 70~80%를 보유했기 때문에, 웬만한 나라 정규군의 무장력에 버금갈 만큼 강하다. 조선로농적위군은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기간에 그에 대응하여 조선인민군과의 합동훈련, 독자적인 야외전술훈련과 병과훈련을 받는다.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10월 27일 대담기사에 따르면, 해마다 10월말부터 11월초에는 조선로농적위군이 조선인민군을 상대로 쌍방실동훈련을 진행한다고 한다. 쌍방실동훈련은 조선로농적위군 전투원들이 자기들이 사는 도시, 공장, 마을을 방어하고, 조선인민군 전투원들이 도시, 공장, 마을을 공격하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전투훈련이다. 

 

여성대원들이 포함된 알카에다 민병대나 탈레반 민병대와 싸워서도 이기지 못한 미국 특수전부대는 강한 전투력을 가진 조선로농적위군 교도대 160만명과 싸우는 전투에서 이길 수 없다. 설령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70,000명 병력 전체를 북침공격에 동원해도, 조선로동적위군 572만명과 싸워 이길 수 없다. 한미연합특수전부대의 ‘참수작전계획’은 만화 같은 씨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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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北, 공동방역·수해복구 등 5개 사업 같이하자” 제안

 
이재명 “北, 공동방역·수해복구 등 5개 사업 같이하자” 제안
 
 
 
임두만 | 2020-09-18 08:40:0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차기 국가지도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미세한 차이로 1,2위를 다투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북한을 향해 코로나19,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감염병 공동방역과 이번 수해와 태풍으로 확인된 자연재해의 복구 사업 등 5개 사업을 남과 북이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17일 경기도가 주관 개최한 ‘2020 DMZ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제안한 것이다.

▲ 이재명 지사의 ‘2020 DMZ 포럼’ 기조연설을 경기도는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경기도는 이날 ‘DMZ는 평화를 원한다’라는 주제로 DMZ 포럼을 개막했다.

이 포럼에는 라이베리아 출신의 평화운동가 리마보위, 미국 하버드대 조셉나이 교수 등 국내·외 석학, 전문가, 평화 NGO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그리고 이 포럼은 이틀간 기획세션, 평화운동 협력세션, 특별세션, 초청세션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개막일인 17일에는 이 지사의 기조연설과 함께 경기연구원 주관 DMZ의 보전과 개발방안을 논의하는 기획세션, 보훈교육연구원과 북한 과학기술연구센터가 탈북 여성 연구자들이 보는 한반도 평화론과 북한과의 과학기술 협력에 관해 논의하는 초청세션, 한강하구 평화적 활용을 논의하는 특별세션이 진행된다.

또 다음 날인 18일에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와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이 공동주관하는 평화운동 협력세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상 특별강연,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과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공동 주재하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주제의 특별세션, 포럼을 마무리하는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따라서 이 포럼을 주최한 경기도의 수장인 이재명 자사의 기조연설은 대내외에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이에 이 지사는 이 기조연설에서 앞서 언급한 감염병의 남북 공동방역 및 의료협력을 제안하고, 최근 보여진 폭우상황의 임진강 수계관리 협력, 수해복구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또 김포 파주 연천 포천 등 접경지 관할 도지사로서 이 지역의 개발사업은 물론 남북 공동 조사·연구, 남북 공동 삼림복원 및 농촌종합개발 등 5개 협력사업을 제안하며 북측의 적극적 호응을 촉구했다.

그는 우선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코로나19에서 보듯 전염병과 감염병은 국경으로 막을 수 없다”며 “피해를 막고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남북 공동 방역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말라리아 공동방역 경험을 갖고 있다”며 “남북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들을 비롯한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각종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한강하구 남북 공동 수로 조사 재개와 서해 경제 공동특구 조성 사업을 상호 합의한 대로 이행해야 할 때”라며 “아울러 비무장지대 안에 개성과 판문점을 연계해 남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평화공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조사와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등으로 접경지 남북 공동 조사·연구, 남북 공동개발을 말했다.

그리고 이 같은 제안과 함께 이 지사는 “(남북한 당국은)소극적이고 불안정한 평화가 아닌 적극적이고 항구적인 평화가 우리의 일상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남북교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평화를 정착해 번영의 길로 가고자 하며 그것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날 이 지사는 기조연설에서 지난 2018년에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도보다리’ 회담과 평양공동선언을 강조하며, 우리 정부의 평화를 위한 노력과 성과를 치하하고 “옳은 길이라면 시련과 고난이 있다고 해도 나아가야 한다”말했다.

아래는 이날 이 지사가 ‘2020 DMZ 포럼’ 개막식에서 한 기조연설문 전문이다.

북측에 다섯가지 협력사업을 제안합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습니다. 감염병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당연하게 여겼기에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만일,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이 위태로워지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 하는 것뿐입니다.

평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땅에서 끔찍한 전쟁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숨지고, 수많은 것들이 파괴됐습니다. 전쟁은 멈추었을 뿐 끝나지 않았습니다. 폐허를 딛고 쌓아올린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익숙해져서 느끼지 못할 뿐, 전쟁에 대한 경험과 공포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고 깨지는 불안정한 삶을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되돌릴 수 없다면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소극적이고 불안정한 평화가 아닌, 적극적이고 항구적인 평화가 우리의 일상이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전쟁의 공포를 끝내고, 평화가 일상이 되도록 하는 것, 그 토대에서 번영의 성취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입니다.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평화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성과도 있었습니다.

2년 전 4월 27일, 남과 북의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도보다리’ 회담은 전 세계인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5개월 뒤인 2018년 9월 19일, 두 정상은 역사적인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고,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그렇게 평화를 만들었지만 평화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대화는 성과 없이 끝나버렸고, 남북관계는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급기야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남북관계는 다시 얼어붙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옳은 길이라면 시련과 고난이 있다고 해도 나아가야 합니다.

경기도는 DMZ를 품고 있는 대한민국 최대 지방정부입니다. 남북관계의 영향을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받는 곳이 경기도입니다. 그렇기에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열기 위해 경기도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남북교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평화를 정착시켜 번영의 길로 가고자 합니다. 그것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 자리를 빌려 몇 가지 협력 사업을 북측에 제안합니다.

첫째, 한반도 보건증진을 위한 남북 공동방역과 의료협력입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코로나19에서 보듯 전염병과 감염병은 국경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피해를 막고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남북 공동 방역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우리는 말라리아 공동방역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남북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들을 비롯한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각종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개풍, 개성 일원에 남북 공동의료‧보건 방역센터 설립을 제안합니다. 경기도가 쌓아온 방역 역량과 북측의 국가비상방역체제 경험을 공유하고 임상치료정보를 교류하는 거점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둘째, 임진강과 북한강 수계관리 협력입니다. 수해방지와 통합적인 물 관리를 위해 남북 수계관리 기구를 설치해야 합니다. 남측은 홍수피해를 막고 북측은 갈수기 건천화와 물부족 사태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풍부한 수량으로 생산된 전력을 북측에 제공하면 남북 모두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셋째, 경기도 접경지역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사업에 대한 남북 공동 조사‧연구를 제안합니다. 한강하구 남북공동수로조사 재개와 서해경제공동특구 조성 사업을 상호 합의대로 이행해야 합니다. 비무장지대 안에 개성과 판문점 등과 연계하여 남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평화공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조사와 연구를 해야 합니다.

넷째, 남북 공동 산림복원사업과 농촌종합개발사업을 재개해야 합니다. 경기도는 지방정부 최초로 양묘장 조성 물품과 스마트 온실에 대한 유엔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바 있습니다. 대북제재 걱정이 사라진 만큼 개풍양묘장과 농촌시범마을 조성 재개를 위한 협의를 서둘러 재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사업에 앞서 대북 수해복구 지원사업에 나서고자 합니다.

연이은 태풍으로 남측의 피해도 크지만, 북측의 피해 역시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압니다. 같은 민족으로서 동포가 어려울 때 돕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1984년 우리가 큰 홍수 피해를 입었을 때 북측 역시 쌀과 의약품을 비롯한 구호물자를 조건 없이 지원한 바 있습니다. 경기도는 가능한 형편에서 조건 없이 대북 수해복구 지원사업에 함께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제안들을 실현하려면 북측의 참여가 꼭 필요합니다. 경기도는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북측의 통 큰 결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국회에도 요청드립니다. 대북전단 금지법 제정, 남북정상선언 비준 등 현안을 조속히 처리해 평화협력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기를 당부드립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열기 위해 모두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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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 쇳물 쓰지 마라’ 작곡가 하림이 늦은 밤 구의역으로 향한 까닭

프로젝트퀘스천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 챌린지 작곡가 하림

허지영 기자 hjy@vop.co.kr
발행 2020-09-19 11:37:18
수정 2020-09-19 11: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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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천 명도 안 될 수 있지만, 음악이 이렇게 순식간에 마음의 결을 정돈하는 걸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번 챌린지는 시작일 뿐입니다. 프로젝트의 상륙 작전 같은거죠.”

펀딩 플랫폼 프로젝트퀘스천의 캠페인 음원 ‘그 쇳물 쓰지 마라’ MR(반주만 녹음된 음원)을 작곡한 하림은 “어떤 히트곡보다 이 노래가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김철수 기자

2010년 충남 당진의 한 철강회사에서 20대 청년 노동자가 발을 헛디뎌 쇳물에 빠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는 이 사고의 10주기로, 프로젝트퀘스천은 이를 추모하기 위해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가수 하림이 MR을 작곡했으며, 노랫말은 ‘댓글 시인’ 제페토가 당시 사고 기사에 남긴 추모시에서 따왔다. 시의 전문은 아래와 같다.

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그 쇳물 쓰지 마라/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바늘도 만들지 마라/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정성으로 다듬어/정문앞에 세워주게/가끔 엄마 찾아와/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당시 짧은 기사 몇 줄로 잊혀질 뻔한 이 사고는 이 한 편의 시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시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스며들어 분노와 울분의 결을 가다듬었으며, 10년 뒤인 지금 노래가 되어 다시 시민 곁을 찾았다.

프로젝트퀘스천 '그 쇳물 쓰지마라' 함께 노래하기 챌린지.
프로젝트퀘스천 '그 쇳물 쓰지마라' 함께 노래하기 챌린지.ⓒ제공 = 프로젝트퀘스천

사고 발생 10주기지만 산재 여전해...
“‘함께 부르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오래 기억하길 바랐죠”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은 오지 않았다. 해마다 2천 명 이상, 하루에 세 명이 일하다 죽는 나라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일부 위험 노동 현장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절실한 외침일 뿐, 사회는 이들의 목소리에 쉽게 공명하지 않는다.

하림은 이처럼 안타까운 사회 문제에 무심하고 차갑거나, 또는 빈약하게 흩어진 마음을 ‘함께 부르기’로 모아보고자 했다. 본래 음원으로 발표되고 끝일 이 프로젝트는 하림이 ‘같이 부르기’ 형식을 제안하며 생명력을 얻었다. 기사 한 줄은 그냥 넘겨도 ‘그 쇳물 쓰지 마라’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에게 직접 가창을 권하며, 마음의 결을 함께 하자고 그는 제안한다.

“음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 일을 오래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행위라고 생각했어요. 근본적으로 음악이 해 온 일이기도 하잖아요. 요새 챌린지는 비즈니스의 수단으로 변형된 지 오래지만, 제가 어떻게든 진정성을 가지고 해보자고 제안했죠.”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를 시작으로 젊은 인디 아티스트와 연주가, 사회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SNS에 속속 챌린지 영상을 올리고 있다. 최근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챌린지에 참가했으며, 하림의 어머니는 노래를 부르던 도중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김철수 기자

곡은 남녀노소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작곡했다고 하림은 밝혔다. 튀는 음은 없는지, 걸리는 발음은 없는지 곡을 다듬는 데 천 번 이상을 불러봤다고 한다. 잔잔한 기타 리프, 중저음의 목소리가 기교 없이 담백하게 노랫말을 읽어낸다. 일반 대중가요처럼 화려하게 고조되는 운율은 없지만, 노랫말 자체에 담긴 오래된 슬픔이 가창자를 울게 한다.

“이게 노래를 부르는 거랑 그냥 듣는거랑은 좀 다르거든요. 부르는 사람마다 곡의 분위기가 확확 바뀌어서 좋더라고요. 김용균 씨 어머님은 따로 뵙진 못했는데, 어머니도 불렀을 때 마음의 위로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저희 어머니는 노래를 부르다가 우시더라고요. 그걸 보고 ‘아, 이 노래는 잘 하면 피해자들에게 닿을 수도 있겠다’라는 막연한 희망도 생겼어요.”

챌린지에 참여해주길 바라는 사람이 있냐고 묻자 “윤도현이나 이승환 선배”라며 웃으면서도 “그 분들은 저보다 훨씬 더 큰 악플과 반대 세력에 부딪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하림도 SNS 다이렉트 메시지(DM)으로 종종 악플 세례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악플러에게도 “노래를 들어 보라”라고 차분히 응수하며 챌린지를 독려하고 있다.

“이걸 왜 물어 뜯는지 이해가 안 가지만… 선배 가수 분들이 불러준다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보다 중요한 건 많은 시민 분들이 참여해주시는 거예요. 노래를 잘 하는 아이를 둔 부모님이 아이를 촬영해서 보내주실 수도 있고… 좋은 노동 교육이 되지 않을까요?”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김철수 기자

또 다른 산재 발생한 구의역에서 마음 다잡아
“저 역시 평생 위험에 노출된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작곡이 끝나갈 무렵엔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스크린 도어 끼임 산재사고로 숨진 김 군의 사고 장소인 구의역에 다녀왔다. 늦은 밤 도착한 그는 사고 당시의 스크린 도어를 눈으로 찾아보기도 하고,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노래를 만들고 듣는 과정에서 현장에 가보는 건 제 버릇이에요. 그 때도 코로나19 때니까 쓸쓸하고 우울하더라고요. 화내고 힘들어하고, 비틀거리고 움츠린 사람들을 보며 세상 참 살기 힘들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그 현장을 보며 ‘그래, 힘들 땐 음악만 한게 없지’ 이런 생각도 들고, 여러모로 더욱 마음을 다잡게 됐죠.”

앞서 하림은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진료소에서 음악회를 여는 ‘국경 없는 음악회’ 활동을 3년 여간 해왔다. 외국인 노동자가 노동 현장에서 다치고, 합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일을 매달 봐왔기에 이런 종류의 일은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프로젝트퀘스천 측에서 여러 아티스트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다들 소극적인 반응이었나봐요. 아무래도 정치적 이슈로 포장될 확률이 높아서 그랬겠죠. 하지만 저는 이 일을 정치적 이슈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철저하게 우리의 일이죠. 저 역시 평생 비정규직 노동자고, 제 일터에서 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김철수 기자

한 사회 문제가 반복되는 건 사회가 그 문제를 외면하는 데 이유가 있다. 사회적으로 공분을 산 특정 사고로 사람들이 응집하고, 응집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이 목소리는 그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일말의 장치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산재 사고는 이 과정이 좀처럼 진척되지 못한다. 일부 위험 현장 종사자에 국한된 문제라고 생각해서일까. 또는 너무 많이 죽어서일까.

“산재는 주변의 일이에요. 패스트푸드 점에서 감자튀김을 튀기다가도 다칠 수 있는건데, 사람들은 대부분 산재 사고를 보고 들어도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금방 잊어버려요.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는 지난 10일에도 충남 당진에서 60대 노동자 분이 돌아가셨는데, 보도가 잘 안 되더라고요. 결론이 안 나서 그런건지 돌아가신 분이 나이드신 분이라 그런건지, 당한 사고가 우리가 그동안 봐온 사고보다 덜 끔찍해 그러는지… 사실 그런 건 없거든요.”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김철수 기자

“함께 부르기는 시작일 뿐, 음악가로서 최선 다하고 싶어요”
지치고 힘든 싸움에 기꺼이 음악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하림의 소신

하림은 고 김용균 씨의 사고를 비롯해 산재사고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왜곡된 고용 구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사고에 있어 책임자를 불분명하게 만들고 작업자의 과실로 끝맺음하게 만드는 과도한 외주화는 결국 돈 문제라고 꼬집으며, 기업 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뜻을 밝혔다.

“이 모든 건 사실 돈 문제라고밖에 생각이 안되는데, 그러려면 입법화를 시켜서 돈을 쓰지 않으면 벌을 준다고 해야죠. 그렇게 되려면 입법을 추진하는 사회 분위기에 힘이 실어져야 하는데, 사람들의 마음을 환기시키고 응집시키는 역할을 제가 음악으로서 보태는 거고요.”

또 되풀이되는 산재에 무뎌지지 않기 위해, 흩어진 슬픔을 하나의 결로 정리해 큰 움직임을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사 몇 줄보다 ‘댓글 시인’의 시 한 편이 모두를 움직였던 것처럼, 하림 역시 음악가로서 자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부분 우리 마음을 울리는 것도 청년 가방 속 인스턴트 라면, 결혼해서 잘 살고 싶은 청년의 마음, 집에 식솔이 있는 가장 등의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모두가 여유가 없고, 약간의 분노를 품고 사는 시대니까요. 저는 이 분노를 음악이 꺼 줄 수 있다고 믿는거죠. 이 곡이 세상을 나아지게 하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영광입니다.”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
가수 하림 씨가 17일 서울 금천구 작업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하고 있다. 2020.09.17ⓒ김철수 기자

챌린지 이후의 계획을 묻자 하림은 단호하게 “함께 부르기는 사람들이 곧 흥미를 잃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거듭 챌린지를 ‘시작’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 문제가 단순히 일회성으로 주목을 끄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제가 열심히 SNS를 퍼다 나르고 댓글도 달고 관리하고 있지만, 함께 부르기도 오래 가긴 힘들거예요. 그러면 우리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찾아 가야죠. 노동 현장으로 가서 노래 교육도 해드리고, 영상으로 촬영해서 또 이 이야기를 환기 시키고, 지치고 힘든 싸움일 거예요. 그러다 어느날 노동자를 위한 법안이 통과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샴페인 한 병 따면서 또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죠. 이번 챌린지는 시작일 뿐이에요.”

해당 챌린지에 참여하는 방법과 음원 파일, 악보는 프로젝트퀘스천 공식 홈페이지(https://projectquestion.com)와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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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 한복판에 '반성문'이 걸린 이유

인근 주민 명의로 '삼성 공사현장 노동자 사망 사고' 반성 대자보... 주민들 포스트잇 이어져

20.09.19 18:10l최종 업데이트 20.09.19 18:25l
 19일 새벽 삼성디지털플라자 홍대점 공사현장 외벽에 붙어 있는 자보의 모습.
▲  19일 새벽 삼성디지털플라자 홍대점 공사현장 외벽에 붙어 있는 자보의 모습.
ⓒ 오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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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지털플라자 홍대점 공사현장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지역 주민 명의 '반성문'이 걸려 눈길을 끈다.

19일 새벽 2시 30분경 홍대입구역을 지나던 중 삼성디지털플라자 홍대점 공사현장 외벽에 부착된 대자보를 발견했다. '반성문'을 쓴 사람은 스스로를 '이 근처에서 살고 있지만 뒤늦게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고에 대해 언급하며 "있어서는 안 될 사고였고,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운을 뗐다. 지난 16일 오후 삼성디지털플라자 홍대점 공사현장에서는 승강기 통로 사이에서 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 한 명이 작업 중 승강기 가동으로 하강하는 균형추에 끼여 숨지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서 그는 "이 번화한 홍대거리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은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적인 안전장비의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며 "우리 곁에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죽음의 릴레이는 반드시 멈추어야 한다"고 썼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 이 기업이 우리의 돈(기업에게 소비자가 지불한 비용-필자 주)을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쓰고 있는지에 대한 소비자로서의 책임을, 정부가 이 죽음을 제대로 예방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국민으로서의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저 또한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이 반성문을 그 노동자분의 영전에 바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으로 글을 끝맺었다.   
 
 19일 오후 홍대입구역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외벽에 시민들이 남겨놓은 메모가 붙어있다.
▲  19일 오후 홍대입구역 삼성디지털플라자 공사현장 외벽에 시민들이 남겨놓은 메모가 붙어있다.
ⓒ 오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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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 옆에는 다른 시민들의 또다른 '반성문'이 이어지고 있다. 오후 2시 20분경 필자가 다시 현장을 찾아가 보니 시민들이 "뒤늦게 알았다. 죄송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좋은 곳에서 쉬시기를 바란다" 등의 포스트잇을 붙여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었다.

한편 해당 공사현장 외벽 다른 편에는 "삼성전자 초일류 매장 구축을 위해 새단장 리뉴얼을 진행한다. 임시로 이전하여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오니 고객님들께서는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적혀 있다. 

노동계는 산업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는 노동자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안전보건의무를 위반한 기업과 경영책임자, 관련 공무원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관련하여 지난 20대 국회에서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이 대표로 법안을 발의하였으나 빛을 보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폐기되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해당 법안을 대표로 발의하여 현재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지난 8월 26일부터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욕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청원은 19일 15시 30분 기준 약 9만 5천 명의 동의를 받았다.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청원은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된다.
      
 19일 새벽 삼성디지털플라자 홍대점 공사현장 외벽에 붙어 있는 자보의 모습.
▲  19일 새벽 삼성디지털플라자 홍대점 공사현장 외벽에 붙어 있는 자보의 모습.
ⓒ 오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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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새벽 삼성디지털플라자 홍대점 공사현장 외벽에 붙어 있는 자보의 모습.
▲  19일 새벽 삼성디지털플라자 홍대점 공사현장 외벽에 붙어 있는 자보의 모습.
ⓒ 오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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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선언 실현에 총력 기울일 것"

6.15남측위·민화협, 9월 평양공동선언 2주년 '민족통일대회'개최 (전문)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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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19  20: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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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남측위와 민화협은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 2주년과 10.4선언 13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위기극복과 남북합의 실현을 위한 민족통일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남북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한미워킹그룹을 해체하고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입장에 확고히 서서 남북합의를 이행해야 한다. 9월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합의에 따라 군사적 적대행동을 모두 중단하고 공고한 평화체제 실현으로 나아가야 한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창복)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이종걸)는 19일 오후 9월 평양공동선언 2주년과 10.4선언 13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위기극복과 남북합의 실현을 위한 민족통일대회'를 개최하고 호소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진정한 평화체제는 '과도한 군비경쟁, 신무기 도입, 핵무기와 핵위협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무기도입 예산은 민생예산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9월 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의지를 담아 경의선, 동해선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다시 추진하고 남북관계를 결정적으로 파탄 낸 대북전단 살포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전단살포 금지 관련 법안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6.15남측위와 민화협은 이날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이 낭독한 호소문을 통해 "현 남북관계의 위기는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남북공동선언의 합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데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면서 남북공동선언 실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대회사에서 남북관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구의 간섭과 방해도 이겨내겠다는 용기있는 결단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도 대회사에서 "오늘 남북관계가 단절된 것은 2년간 남북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군사훈련이나 무기 증강 등 합의에 역행하기까지 했던 정부의 태도에서 기인한 것임을 통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제대로 된 평가와 반성,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은 커녕 상대방의 반응조차 없는 부분적인 제안만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동맹대화 신설 시도를 중단하고 한미워킹그룹을 지체없이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내년 국방예산을 53조원을 제출하고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앞으로 5년간 무기도입과 군사력 증강에만 100조, 총 국방비 300조를 지출하려는 계획을 멈추고 2년전 군사적 적대행동 중단과 군축으로 가는 합의를 실현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은 지난 8.15민족자주대회를 반추하면서 "각계의 목소리는 하나였다. 남북관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구의 간섭도 어떠한 방해도 이겨내겠다는 용기있는 결단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워킹그룹 재구성과 한미군사훈련 축소 및 일시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현 시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남북간의 대화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의 철폐와 함께 한미워킹그룹 재구성과 한미군사훈련의 재구성, 축소, 일시 중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북측에는 "남북합의 이행을 위해서라도 대화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6.15해외측위는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이 대독한 손형근 위원장 명의의 연대사를 통해 지난 2년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으며 주변 대국들의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신냉전의 흐름이 우리 겨레에게 대재앙을 몰아올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형근 위원장은 "시대는 민족의 자주와 통일을 가로막는 외세의 침략, 간섭과 훼방을 언제까지 허용 할 것인지를 우리에게 묻고 있다"고 하면서 "강력히 결집된 민중의 힘만이 역사를 밀고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과 겨레의 자존과 자주권을 침해하는 불의에 단결의 힘으로 맞서 기어이 승리를 이룩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민족통일대회는 코로나19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서울시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동교동 5층 니콜라오홀에서 제한된 인원이 참가하고 온라인 생중계(https://youtu.be/yilswUMoLgQ)를 병행해 진행됐다.

   
▲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최태봉 고양시민회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2년전 9.19남북군사합의를 이행하여 한반도 평화를 훼손하는 군비증강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최태봉 고양시민회 대표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해 대북전단살포 행위에 대한 엄단을 촉구했다. 최 대표는 미국과 보수기독교세력이 예산 후원을 빌미로 일부 탈북민들을 전단살포에 앞세움으로써 접경지역 주민들의 삶을 위험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남북갈등을 초래하고 탈북민 정착에도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본에서 태어나서 자란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씨가 하나된 조국을 꿈꾸며 현장에서 가야금 공연을 선보였고,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을 랜선으로 준비해 감동을 안겼다.

   
▲ 왼쪽부터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이 민족통일대회 호소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씨가 '임진강' 등의 곡을 연주해 주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온라인 합창으로 선보여 감동을 안겼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사] (전문)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겨레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함께하신 대표여러분 반갑습니다.

온라인으로 함께하고 계시는 전국의 통일일꾼과 시민여러분 고맙습니다.

코로나19로 비록 손 맞잡고 포옹하며 인사 나누진 못하지만 뜨거운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2년이 되는 날입니다.

남북합의 이행의 성과를 확인하고 기념하는 축제의 자리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 앞에서 매우 마음이 무겁습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정신을 계승한 4.27판문점선언 그리고 9월 평양공동선언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하에 남북관계를 평화와 번영, 통일의 길로 지속적으로 발전시키자는 굳은 약속이었습니다.

그러나 2년 전의 부푼 기대는 실망이 되었고, 감동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북을 향한 미국의 적대정책은 계속되고 있으며, 냉전세력과 미국의 방해,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남북합의는 사실상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오늘 남북관계가 단절된 것은 2년간 남북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군사훈련이나 무기 증강 등 합의에 역행하기까지 했던 정부의 태도에서 기인한 것임을 통절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평가와 반성,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은커녕 상대방의 반응조차 없는 부분적인 제안만을 되풀이 하는 정부의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동맹’에 조금이라도 균열은 있을 수 없다는 냉전세력의 몽니를 넘어 보다 자주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책은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해체해야 할 한미워킹그룹은 여전히 건재하며, 오히려 ‘동맹대화’ 신설을 거론하며 미국의 입장과 정책을 그저 따라가겠다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여러분!

그 어떠한 동맹의 이익보다 민족의 이익이 우선하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왜곡되고 종속된 ‘동맹’을 넘어 평등한 ‘관계’를 만드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는 동맹대화 신설 시도를 중단하고, 한미워킹그룹을 지체 없이 해체해야 합니다.

오늘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 2주년을 맞아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2년 전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적대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국방예산은 가파르게 상승하여 내년 53조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앞으로 5년간 무기도입과 군사력 증강에만 100조, 총 국방비로 300조가 넘는 비용을 지출하겠다는 국방중기계획도 제출되었습니다. 지난 1차 긴급재난지원금으로 4조가 쓰였고, 재원 부족을 이유로 2차 재난지원금도 선별 지급하는 마당에 막대한 규모의 군사비 증액을 당연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방비 증액을 멈추고 군사합의 실현에 나서야 합니다.
남북간 군사적 적대행동 중단과 군축으로 나아가는 합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코로나 위기속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도 국방비를 삭감하고 민생예산으로 돌리는 것이 지혜로운 길이라 생각합니다.

대표자 여러분! 그리고 시민여러분!

저는 뜨거웠던 지난 여름을 다시 기억합니다.
지난 8월 우리는 광복 75주년을 맞아 각계와 함께 8.15민족자주대회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남북합의 이행과 자주 실현을 위해 함께 행동하였습니다.
비상시국선언과 비상행동에 함께해 주신 4,800여 단체들의 뜨거운 의지와 실천은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각계의 목소리는 하나였습니다. 남북관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구의 간섭도 어떠한 방해도 이겨내겠다는 용기 있는 결단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민여러분!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더 크게 단합하고 단결합시다. 더 큰 목소리로 자주 실현과 남북합의 이행을 외칩시다.
한반도의 평화와 겨레의 자존과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함께 나섭시다.

감사합니다.

 

[대회사] (전문)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안녕하십니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이종걸입니다.

먼저 평양공동선언 2주기를 맞이하여,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그 의미를 되새기고, 선언의 진행에 대한 많은 논의가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부득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게 됨을 많이 아쉽게 생각합니다.

지난 2018년 9월 19일 남북의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 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합의한 바 있습니다.

특히 평양공동선언은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함께 「판문점선언 군사 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함과 동시에,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을 통해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약속한 매우 중요한 선언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가가기 위해, 북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페기하기로 하였고, 미국과 합의한 6. 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를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남북합의에도 불구하고 북이 가장 두려워하는 한미군사훈련이 지속되었고, 대한민국의 미국산 무기구입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나라가 됨으로 해서, 한쪽에서는 평화를 이야기 하면서도, 한쪽에서는 한미군사훈련과 엄청난 양의 무기구입으로 현재의 남북관계는 파탄의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남북 관계가 얼어붙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미국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우리 정부도 잘못한 부분이 많이 있었음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남북 대화를 이야기 하면서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남북관계를 통제토록하고, 한미군사훈련과 엄청난 양의 무기구입은, 북의 입장에서 보면 대화의 진정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발상과 과감한 정면돌파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저는 남북간의 대화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의 철폐와 함께 한미워킹그룹 해체와 한미군사훈련의 축소나 중단을 촉구합니다.

남북대화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화의 파트너인 북측의 입장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파악해야 합니다.

북측이 반대하고, 부정적인 것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대화를 진행할 수 있습니까?

저는 미국과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한 과감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금도 유엔과 미국에 의한 북에 대한 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간 대화를 한미워킹그룹에서 통제하고, 한미군사훈련과 과도한 무기구입을 지속한다면, 그것은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북측에게 굴복하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북측에게도 말씀드립니다.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지금까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수많은 선언과 합의가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은 대화가 단절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대화는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25 전쟁의 와중에도 휴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듯이, 대화는 진행되어야 하고 북의 적극적 참여가 있기를 바랍니다.

9.19 평양공동 선언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았고, 70여년을 헤어져 살았습니다. 지난 70년 적대를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또다시 큰 걸음을 내딛어야 하는 때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벽’을 타고 넘어가는 담쟁이처럼 우리 남북이 힘을 합쳐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호소문] (전문)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정신으로 다시 화해와 평화, 통일의 길을 열자! 

2018년 4.27판문점선언에 이어 5개월 만에 9월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합의서가 발표되었을 때, 온 겨레는 남북관계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신뢰와 협력의 단계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당시 남과 북 양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에 기초하여 한반도 전역에서의 전쟁위험 제거, 근본적인 적대관계의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를 내옴으로써 전쟁종식을 향한 굳은 의지를 내외에 보여주었다. 군사분야합의서 또한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 중단에 합의하고 군사적 완충지대를 넓히는 등 군사적 신뢰를 다지는 결실을 거두었다.

2017년의 심각한 전쟁위기와 대비되는 한반도 평화의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참으로 참담하기 짝이 없다.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이 무색하게도 남북합의들은 한미워킹그룹에 사사건건 제동이 걸려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과 군축으로 나아가자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군사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남북관계 단절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대북전단 문제 또한 이를 통제 할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발이 묶여 있으며, 관련 단체들은 적반하장 격으로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운운하며 대북전단 살포를 합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북 당국대화는 모두 중단되었고, 민간의 만남 역시 2018년과 2019년 평양과 금강산에서 잠깐 이루어진 공동행사 이후 모두 중단되었다. 지난 정부 10년의 암흑기에도 실낱같이 만남이 이뤄졌으나 지금은 그 어떠한 만남도 대화도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버렸다.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 10.4선언 13주년에 즈음하여, 남북공동선언을 실현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호소한다.

현 남북관계의 위기는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남북공동선언의 합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데로부터 시작되었다.

남북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한미워킹그룹을 해체하고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입장에 확고히 서서 남북합의를 이행해야 한다.

9월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합의에 따라 군사적 적대행동을 모두 중단하고 공고한 평화체제 실현으로 나아가야 한다. 평화체제는 관계개선과 상호 협력으로서 실현 가능한 것이지 무기 경쟁으로 만들어 질 수 없다. 과도한 군비경쟁도, 신무기 도입도, 핵무기와 핵위협이 사라지는 진정한 평화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코로나 19의 세계적인 확산과 이로 인한 민생, 경제의 심각한 위기를 고려하더라도 무기 도입 예산은 민생예산으로 전환되어야 마땅하다.

9.19평양공동선언의 실천의지로 남북이 함께 조사한 경의선,동해선의 철도의 연결.현대화도 다시 추진되어야 한다.

남북관계를 결정적으로 파탄 낸 대북전단 살포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중인 전단살포 금지 관련 법안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처리하여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고 남북 신뢰회복의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

남북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로 향하는 길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거나 지체할 수 없는 과제이다. 코로나 확산을 비롯한 기후,환경,보건의 위기 또한 서로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남북공동선언 실천운동을 적극 펼쳐 남북간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금 화해와 평화, 통일의 길을 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2020년 9월 19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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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10명 중 4명 ‘코로나 블루’…2020년 한국인의 우울

김민아 선임기자 makim@kyunghyang.com

입력 : 2020.09.19 06:00 수정 : 2020.09.19 06:00

 

‘코로나19 관련 국민 정신건강 추적 연구’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A씨(52)는 대리운전 기사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할 때, 집 밖 출입을 삼갔다. 입대를 앞둔 아들의 건강도 염두에 뒀다. 아들이 군에 간 후 다시 일을 시작했다. 평년보다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버텼다. 8월 중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퍼지고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며 사정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하루 2~3번 ‘콜’을 받고 새벽에 택시로 귀가하곤 했다. 지금은 콜이 드물어 버스 끊기기 전 집에 온다. “전광훈만 아니었어도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텐데….”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취업준비생 B씨(26)는 사무직 ‘알바’를 하다 코로나19 여파로 그만뒀다.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볼 때마다 원서를 내지만, 사실 공채 자체가 드물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서류심사 관문을 뚫는 일도 쉽지 않다. 이러다간 영원히 ‘취준생’ 신세를 못 면하는 것 아닐까. 초조하고 우울하다. 밤에도 쉽게 잠들지 못한다.

회사원 C씨(43)는 놀이터에서 딸의 그네를 밀어주다 또래 아이가 그네 타러 오는 걸 봤다. “몇 살이니?” “8살이오.” “우리 딸이랑 같네. 그럼 ○○초등 1학년?” “네.” “몇 반?” “3반이오.” 딸과 같은 반이었다. “서로 모르니?” 두 아이가 어색하게 웃었다. “얼굴은 봤어요.” 학교 간 날이 며칠 안 돼 이야기를 못해 봤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자라고 있나. 마음이 무거워졌다.

고3 D양(18)은 음대 지망생이다. 1학기 개학을 한 달 늦게 온라인으로 했다. 등교수업은 5월 말에야 시작했다. 어김없이 수시모집 시기는 돌아왔다. 희망 대학에선 대면 실기시험이 불가능하다며 동영상을 촬영해 내라고 한다. 촬영 수단·장소 등의 조건을 규정하긴 했지만 불안하다. 과연 모든 수험생이 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치르는 걸까?

2020년, 한국인은 우울하다. 특히 지난달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국민 정신건강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고려대 KU마음건강연구소(소장 최기홍 심리학과 교수)가 5월, 7월, 9월 등 세 차례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국민 정신건강 추적 연구’는 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경도 이상의 우울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5월 33.9%, 7월 32.3%였으나 9월엔 38.4%로 상승했다. 국민 10명 중 4명이 우울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전문가 상담이 권장되는 중등도 이상 우울 증상을 경험한 사람도 24.3%(5월), 22.3%(7월)에서 29.5%(9월)로 증가했다.

바이러스는 사라질 기미가 없고 고통은 갈수록 조여드는 시기. ‘코로나 블루’에 맞서 마음을 지키는 길을 정신건강 전문가들에게 들었다.

[커버스토리]10명 중 4명 ‘코로나 블루’…2020년 한국인의 우울

한국형 우울·불안 평가도구 활용 설문
응답자 5명 중 1명은 ‘자살 고위험군’
 

돌봄노동 늘고 자기실현 시간 줄어
여성의 우울·불안, 남성보다 높아
 

가족 중 누군가가 우울감을 호소하면
전문가의 도움 받도록 하는 게 바람직
 

고려대 KU마음건강연구소(소장 최기홍 심리학과 교수)의 ‘코로나19 관련 국민 정신건강 추적 연구’는 이 연구소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환 교수팀 등과 함께 개발한 ‘한국형 우울·불안·자살 위험성 평가도구’를 활용해 온라인 설문조사로 실시됐다. 동일 집단 내에서 세 차례 추적조사를 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지난 5월 1차 조사에 1167명이 참여했고, 이 중 936명이 7월 2차 조사에 응했다. 936명 가운데 842명이 3차 조사에 참여했다.

9월 조사 결과는 5·7월 조사 결과와 확연히 차별화된다. 응답자 10명 중 4명꼴로 경도 이상의 우울·불안을 경험하고, 5명 중 1명가량은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줄어든 126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 비율은 26.8%로, 방역당국이 지난 4월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사진 크게보기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줄어든 126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 비율은 26.8%로, 방역당국이 지난 4월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우울 증상의 경우, 피조사자 전체의 평균 점수가 5월 8.78, 7월 8.66으로 비슷했으나 9월엔 9.95로 높아졌다. KU마음건강연구소가 사용하는 한국형 우울 검사에서 9.0 이상은 ‘경도 수준의 우울 증상’으로 분류된다. 무증상자를 포함한 전체의 평균 점수가 ‘가벼운 우울’ 수준에 이른 것이다. 직접 우울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5월 33.9%, 7월 32.3%였으나 9월엔 38.4%로 증가했다.

불안 검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무증상자를 포함한 전체 평균 점수가 7.97(5월), 8.37(7월)이었으나 9월엔 경도 수준 불안(9.0)을 뜻하는 9.34까지 올랐다.

응답자 중 직접 불안을 경험한 비율은 5월과 7월 각각 33.7%, 35.3%였으나 9월 들어서는 41%로 급등했다. 정신건강 서비스가 필요한 중등도 이상 불안을 호소하는 비율도 5·7월 각각 23.9%, 25.7%였지만 9월 조사에서 31.4%로 치솟았다.

자살 위험성 검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살 위험 집단으로 분류되는 비율이 5월과 7월 26%대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9월엔 28.1%로 증가했다. 특히 고위험군 비율은 18.3%(5월), 19.4%(7월)에서 20.2%로 높아졌다.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또 다른 대목은 성별 차이다. 여성 응답자의 우울·불안 수준이 남성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여성의 평균 우울 점수는 5월 조사 때 이미 9.57로 ‘경도 수준의 우울’을 기록했다. 7월에 잠시 9.0 이하로 떨어졌으나 9월 들어 다시 10.48까지 급등했다. 여성의 평균 불안 점수도 5월과 7월엔 9.0 이하였으나 9월 들어 10.17로 상승했다.

KU마음건강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수면·식사·운동·대인관계·교육 활동을 포괄하는 ‘활력지수’ 조사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도 여성의 활력이 남성보다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9월 조사에서 ‘지난 1주일간 충분한 숙면을 취했느냐’는 질문에 긍정 답변한 비율은 남성의 경우 34.7%였으나 여성은 28.2%에 그쳤다.

‘지난 1주일간 충분한 신체적 활동을 했느냐’는 문항에선 절반에 가까운 여성(45.6%)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같은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한 남성은 32.6%였다. ‘지난 1주일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보냈느냐’는 질문에서도 여성의 절반 이상(52.5%)이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답을 한 남성은 38.4%였다.

최기홍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슬프고 우울하거나 불안감이 든다면,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할 때 감정의 고통을 줄일 수 있어요. 최기홍 교수 제공

최기홍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슬프고 우울하거나 불안감이 든다면,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할 때 감정의 고통을 줄일 수 있어요. 최기홍 교수 제공

연구를 이끈 최기홍 소장(45)은 여성의 우울·불안과 활력지수 저하 사이 관계에 주목했다. 최 소장은 “남성의 활력지수는 5·7·9월 조사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데 비해, 여성의 활력지수는 9월 들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성들의 활력 저하에는 연령대별 차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체활동을 하고 새로운 배움의 기회에 노출되는 일은 우울·불안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보다 정교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재택근무·원격수업의 영향으로 돌봄노동은 늘어난 반면 자기실현을 위한 시간은 줄어든 여성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석은 다른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뒷받침된다.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조는 지난 16일 ‘코로나19 위기를 넘어 성평등 노동으로’ 주제의 온라인 토론회를 열고 올해 5~6월 여성 3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3%가 ‘돌봄노동 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전보다 늘어난 돌봄노동 시간에 대해선 ‘하루 2~4시간’이라는 답이 17.2%로 가장 많았다. ‘6시간 이상’ 늘었다는 여성도 13.8%나 됐다. 돌봄노동을 누구와 분담하고 있는지 묻자 5명 중 2명(40.2%)이 혼자 감당하는 ‘독박 돌봄’이라고 답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돌봄 부담 때문에 노동 중단 위기에 빠진 여성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돌봄 위기가 계속될 경우 일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3분의 1 이상(36.4%)이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최 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우울, 불안, 자살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민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울·불안 수준이 높아진 9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각자 경험하는 마음의 고통이 이상한 것이 아님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 힘든데, 왜 나만 이렇게 유난을 떠나’ 자책하기보다, 마음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보듬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불안감이 든다면, 요즘의 삶 속에서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들을 돌아보고, 그 일들이 좌절되거나 위협받는지 살펴보라”고 권했다. 감염병으로 여러 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이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할 때 감정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또 “가족이 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불화가 생겨날 수 있다”며 “가족 중 누군가가 우울감을 호소하면, 더 심각한 단계로 진행되기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9190600015&code=940100#csidx7d1a555e79290008f86fa8aa130f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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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사건 당사자들이 서울시에 알리지 않기로 했다, 내가 확인"

[인터뷰]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담당 기획비서관이 말하는 '박원순 사건의 중요 배경' 4월 사건

20.09.18 18:03l최종 업데이트 20.09.18 18:13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  서울시에서 인사담당 기획비서관을 지낸 민경국씨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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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담당 기획비서관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위 '박원순 사건'의 중요한 배경으로 보이는 '4월 사건'에 대해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가 (피고소인에게 전화로) '내가 너를 고소할 수도 있다, 이건 서울시에 알리지 말자'고 했다"면서 "이 얘기는 피해자와 피고소인 양쪽으로부터 내가 확인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피해자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민 전 비서관은 또한 인터뷰에서 4월 사건 당시 피해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피해자가 울면서 '시장님도 (이 일을) 아시냐', '시장님과 서울시에 너무 죄송해요'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민 전 비서관은 피해자와 1년 넘게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같이 근무했으며, 업무상 4월 사건으로 인한 인사 처리에 관여한 인물이다.

서울시장 공백 사태로까지 발전한 박원순 사건은 크게 두 개의 사건으로 나눌 수 있다. 7월 8일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그 전 4월 15일 박 전 시장 사건의 피해자가 또다른 서울시 직원을 성폭력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다.  두 사건의 피해자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은 지난 11일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사실은 박 전 시장의 죽음 직후부터 언론계와 정치권에서 알려졌지만 공개적으로 보도되지 않았다. '2차 가해' 시비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이 사실을 공개한 인터뷰에서 "골다공증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것", "두 명의 가해자에게 단순히 더하기의 피해를 본 게 아니라, 곱하기의 피해를 봤다"고 비유했다. 하지만 김주명·오성규 전 비서실장 등 박 전 시장의 참모들은 "박 전 시장에게 엉뚱한 사건의 불똥이 튀었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오마이뉴스>는 서울시에서 인사담당 기획비서관을 지낸 민경국씨를 17일 오전 만나 4월 사건에 대해 물었다. 2017년 5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시장실에서 일한 민 전 비서관은 4월 사건의 피해자와 피고소인(이 인터뷰에서는 민 전 비서관이 사용한 호칭을 그대로 적는다) 모두와 잘 아는 사이였다. 민 전 비서관이 얼굴을 드러내고 공개적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침묵하다가 인터뷰에 응한 이유
 
 고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이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운데 고인의 영정과 위패가 추모공원으로 향하고 있다.
▲  지난 7월 13일 오전 고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이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운데 고인의 영정과 위패가 추모공원으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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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시작하며 그는 "이번 사건 관련해서 피해자와 고소인이라는 명칭이 혼재되고 있는데 나는 그냥 '피해자'라고 하겠다. 그렇게 부른다고 해서 사건의 본질이 훼손되지는 않는다고 본다"며 말문을 뗐다.

"박원순 시장의 49재(8월 26일)가 끝날 때까지는 너무 힘들었다. 당장 저희(별정직 공무원)도 시청에서 나와야하고, (사건에 대응할) 컨트롤타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아는 범위도 한정되어 있는데 기자들 전화 오면 뭘 얘기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있었다.

시장님 고소 얘기가 나왔을 때도 우리는 장례절차와 유가족 문제로 정신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언론의 광풍을 실감했다. 김재련 변호사가 기자회견할 때마다 (기자들이 나에게도) 자극적으로 추궁하듯이 질문들을 하는 거다. 내 얼굴과 이름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고. 사생활이 있고 되게 부담스러운데...

김재련 변호사가 최근 방송에 나왔고, 인사담당비서관(자신)에게 어떤 문자를 받았다는 얘기까지 (언론에) 나오는 걸 보고 맥락과 진의 없이 (전달되는 것에) 너무 화가 났다."

그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경찰과 인권위 조사받을 때도 4월 사건에 대해 물어보길래 내가 '이거 얘기해도 되느냐, 2차 피해 아니냐'고 되물었다"고 회고했다.

4월 사건은 피해자와 피고소인을 포함한 전·현직 시장실 직원 4명이 21대 총선 전날인 4월 14일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 모임을 한 것에서 시작된다. 피고소인이 피해자를 집에 바래다주면서 택시를 타고 가면서 일행과 헤어졌는데, 다음날 피해자는 피고소인이 모텔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서초경찰서에 신고했다.

이 사건은 경찰이 피고소인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가 9월 10일 검찰의 불구속 기소(준강간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측은 서울시의 이 사건 처리가 부적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장실 사람들은 4월 사건을 어떤 경로로 알았고 어떻게 대응했을까? 민씨의 설명이다.

"(사건 발생 닷새 후인) 4월 20일 출근한 후 조금 있다가 인사과장이 이런 내용의 지라시(사설정보지)가 돈다고 알려줘서 내용을 처음 접했다. 그 내용대로라면 큰일 아니냐."

- 피고소인으로부터도 관련 사실을 확인했나?
"그런 상황에서는 피해자-가해자 어느 쪽이든 접촉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은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피고소인은 시장실에서 영수증 처리나 장소 예약 등의 일을 했는데, 시장실에 계속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는 4월 21일 피고소인을 복지과로 전보했다.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  박원순 전 시장 영실식이 열렸던 지난 7월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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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통하는 게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길이었다"

다음 날인 4월 22일 민 전 비서관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건을 인지한 지) 이틀이 됐는데 아무도 피해자에게 연락을 못 하는 거다. 비서실장(고한석)과 젠더특보(임순영), 그리고 또 다른 인사비서관 정도만 (사건을) 알 수 있는 사항이었다."

서울시는 이런 류의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이미 '시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을 만든 상태였다. 민 전 비서관은 전화 통화 다음날(23일) 이 매뉴얼을 피해자에게도 보내줬다고 한다.

"성폭력이라는 게 여자에게 굉장히 힘든 시간일텐데, 동료였던 사람이 그런 일을 겪었다고 하니 너무 걱정되는 거다. 서울시 매뉴얼에는 '피해자와 정서적 교감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얘기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젠더특보라고 해서 먼저 접근해서 얘기할 성질이 아니었다.

마침 비서실에 사람이 계속 바뀌었다. 여성 비서관들이 몇 명 있었지만 동네방네 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 내가 인사담당이었으니 (얘기할) 명분이 되고, 관련 보고도 받았다. 피해자를 포함해 여러 사람과 저녁 술자리도 같이했고."

민 전 비서관은 일단 경찰 신고 뒤 지원을 잘 받고 있다는 피해자의 말에 안도했다고 한다. 민 전 비서관은 "왜 서울시에 알리지 않았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쉬쉬 하려는 게 아니라 서울시를 통하는 게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4월 사건 처리의 지침서가 된 2018년판 서울시 성폭력 처리 매뉴얼을 펼쳐봤다. 11쪽 '사건처리 세부절차'에는 "성희롱‧성폭력 고충사건의 처리를 원하는 피해자, 대리인, 목격자 등은 고충상담원, 인권담당관(시민인권보호관)에 전화, 온라인, 서면, 방문 등으로 상담 신청, 신고, 제보를 할 수 있다"고 적혀있지만, 당사자가 외부기관(경찰 등) 신고를 택할 경우 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적시되어 있지 않았다.

"피해자가 '시장님도 이 일 아시냐'며 울었다"

서울시에 신고하지 않은 데에는 피해자의 의지도 일부 작용했다는 게 민 전 비서관의 생각이다.

"전화를 누가 먼저 했는지는 모른다. 피해자가 (피고소인에게 전화로) '내가 너를 고소할 수도 있다, 이건 서울시에 알리지 말자'고 했다고 한다."

민 전 비서관은 "이 얘기는 피해자와 피고소인 양쪽으로부터 내가 확인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민 전 비서관과 피해자의 22일 전화통화는 이번 사건에서 꽤 중요하다. 피해자 측이 서울시 측의 부적절한 대응의 한 예로 이 전화통화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 당사자인 민 전 비서관은 이렇게 말했다.

"피해자가 울면서 '시장님도 (이 일을) 아시냐', '시장님과 서울시에 너무 죄송해요'라고 얘기했다. 나는 '네 잘못 아니다'고 말했던 거다. 중앙일보 기사(16일자)에는 피해자가 나로부터 '두 사람(가해자와 피해자)과의 인연이 모두 소중해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답을 들었다고 나온다.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하지만) 그때 내가 분명히 '피고소인보다는 너와의 인연이 더 길지 않냐'고 덧붙였다. 피해자는 2017년부터, 피고소인은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2018년 이후에야 (시장실에) 왔다.

피해자가 (시에) 신고를 안한 상태에서 시가 지원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알아봤다. 이 부분은 시민인권담당관에게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확인했는데 '시에서 지원하는 변호사는 쓸 수가 없다'고 하더라. 어쨌든 신고하지 않는 이상 시가 피해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민 전 비서관과의 인터뷰를 한 다음날인 18일자 새벽에 보도된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피해자 측은 "(피해자가 4월 사건에 대해 서울시에 알리지 말자고) 피고소인과 합의했다는 건 사실무근이며 비서관 측이 이를 직접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쪽으로부터 확인했다는 민 전 비서관의 발언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또한 피해자는 당시 전화 통화에서 서울시가 피고소인을 복지과로 전보한 것에 대해 자신과 업무상 밀접하게 연관된 자리라며 항의했다고 한다. 민 전 비서관의 설명은 이렇다.

"(피고소인이 전보된) 복지과와 피해자가 있던 사업소는 업무상 전혀 관계가 없다. 업무분장표를 보니 피고소인의 새 업무는 4대 보험 등 급여 지급이었다. (실제로는) 이틀 일해서 피해자와 업무로 연관된 적도 없고.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업무로 연관될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둘의 업무를 연관시키기 위해 일부러 보낸 것은 아니었다. 피고소인이 원래 일하던 부서가 소통과여서 처음에는 원대 복귀를 생각했는데, 인사과장 말이 소통과로는 올 수 없다고 하더라. 피고소인 업무를 공석으로 둘 수 없어서 1 대 1 교차 근무가 가능한 복지과로 돌린 거였다."

피해자는 전화 통화 후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으나 어쩌면 당연하게도 결국 이렇게 알려지게 되었다면 내부징계 또한 확실히 검토해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민 전 비서관은 "징계를 요구하는 문자를 보내왔길래 통화를 하려고 했지만 피해자가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피고소인을 징계할 근거가 없었다, 경찰이 수사개시했다는 공문이 안 왔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우리가 경찰에 빨리 수사개시 통보서 보내달라고 독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2일 전화통화, 23일 밤 경찰의 수사개시 통보서 접수, 24일 대기발령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서울시에서 인사담당 기획비서관을 지낸 민경국씨.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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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매뉴얼에는 '행위자와 피해자 분리를 위한 인사조치'를 설명한 13쪽에 ① 사실관계가 명백한 경우 : 상담 및 신고단계부터 ② 사실관계 조사가 필요한 경우 : 시민인권보호관 조사개시 후 피해상황 확인 시 행정국 대기근무(원칙) 또는 즉시 직위해제(비위 정도가 중대할 경우)를 하도록 적혀있다.

경찰의 수사개시 통보서는 전화통화 다음날인 4월 23일 밤늦게 도착했고, 서울시는 그 다음날(4월 24일) 피고소인을 대기발령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피고소인은 '모텔에 함께 들어간 것은 맞지만 강제적인 관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었다.

민 전 비서관은 "피해자의 문자 한마디에 관련 규정과 절차를 무시해야 하는가? 공적 제도와 절차는 어느 개인의 심리상태에 따라 달라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는 시장실에서 근무한 4년 내내 박 전 시장에게 시달렸고, 그래서 1년에 두 번 있는 정기인사 때마다 전보를 요청했다고 주장한다. 민 전 비서관의 얘기는 다르다.

"(피해자가 근무를 시작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상황은 잘 모르지만, 2018년 1월 인사부터 2019년 7월 전보될 때까지 상황은 조금 안다. 업무가 인사담당이고, 피해자가 본인 경력관리에 관심이 많아서 얘기를 몇 번 나눈 적도 있다. 뭔가 특별한 요청이 있었다면 내 기억에도 남았을 거다. 경찰 조사를 받은 사람들로부터 일일이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피해자로부터 지금 나오는 류의 얘기를 들었다는 사람이 없다."
 
▲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이 말하는 4월 비서실 직원 성폭행 사건 오마이뉴스가 서울시에서 인사담당 기획비서관을 지낸 민경국씨를 17일 오전 만나 지난 4월 발생한 서울시 비서실 직원 성폭력 사건의 뒷애기를 들어봤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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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국정철학은 평화·번영인가, 대결·전쟁인가"

민중공동행동 9.19군사합의 2주년 기자회견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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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18  16: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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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공동행동은 9월 평양공동선언 및 9.19군사합의 발표 2주년을 맞아 18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의 군비증강과 국방예산 증액 정책을 규탄하고 남붝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1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있는 코로나 방역 대책을 준수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중들의 생존을 외면한 채 남북합의를 파탄내고 평화시대를 역행하는 정부의 국방비 증액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을 비롯한 69개 단체가 망라된 민중공동행동은 18일 오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의 군비증강과 국방예산 증액을 규탄하고 남북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2년전 9월 19일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부속합의서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가 발표되어 명실상부 평화를 향한 '군축시대'가 천명된 날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로 치닫고 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문재인 정부가 지난 3년동안 이미 140조원을 국방비에 쏟아 부었을 뿐만 아니라 내년도 국방예산으로 전년대비 2조 7,647억원(5.5%)을 증액한 52조 9,174억원을 국회에 제출한 걸 문제삼았다. 

또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국방비가 연평균 6.1%씩 대폭 증액되면 2025년에는 연간 67조 6,000여억원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졌고 코로나19로 인한 민생이 파탄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 주요국가 중 유독 한국만이 최대 규모의 인상률로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며, "기가 막힌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먼저 불요불급한 국방예산은 대폭 삭감해서 위기에 직면한 민생을 살피는데 돌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증액된 국방비를 스텔스 전투기인 F-35A 40대 도입, 장거리 공대지유도탄 도입 및 개발, GPS유도폭탄(Joint Direct Attack Munition, JDAM) 도입 등 최첨단 미국산 무기구입과 경항공모함·극초음속 미사일·북 장사정 포탄 요격용 아이언돔 등 타당성과 현실성이 떨어지는 무기개발에 쓰겠다는 건 남북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정부가 구입하고 개발하려는 무기는 한국 방어용이 아니라 북을 선제공격하는데 사용되는 무기이고 미국의 인도 태평양전략에 따라 대중국 봉쇄용으로 활용될 무기이기 때문에 "한국의 안보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미국의 패권전쟁에 말려들어 주변국들과 군비경쟁에 빠지고 원치 않는 보복을 받게 될 위험성만 키우는 무기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더 이상 국방비를 증액할 그 어떤 근거도 없다"며, "남북합의에 명시되어 있는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입장을 지키며 남북합의 이행을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수립과 평화와 번영 자주 통일의 새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년전 9월 19일 평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여망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로 3번째 문장을 시작하는 '9월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하고 친필 서명했다.

같은 날 평양 백화원 영빈관.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의 군사분야 부속합의서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각각 서명하고 합의서를 교환했다.

군사분야 합의서는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라고 한 1조 1항에서 단계적 군축 실현을 합의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실행대책을 계속 협의하기로 하고, 상대방을 향한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증강 문제 △다양한 형태의 봉쇄 차단 및 항행 방해 문제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문제 등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협의하기로 했다.

   
▲ 왼쪽부터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변희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통일위원장, 윤희숙 진보당 공동대표,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코로나19로 민생이 바닥을 치고 있는데도 정부는 계속 국방비를 늘려가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최고"라고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평화인가, 아니면 대결인가. 번영인가, 전쟁인가를 국민들이 묻고 있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따졌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한 문재인 대통령을 빗대어서는 "좌회전 깜박이 계속 켜놓고 우회전만 하고 있다. 평화와 번영의 신호등을 켜놓고는 대결과 전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변희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통일위원장은 "이미 20년전 IMF 당시 제국주의 먹튀자본으로 인해서 수백만명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하여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국방예산 증액이 아니라 군비를 삭감해야 하며, 그 예산이 고스란히 노동자, 민생으로 가도록 해 노동 현장이 더 이상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숙 진보당 공동대표는 "2년전 평양에서 남북정상이 합의한 군사합의에도 어긋나고 군비경쟁으로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천문학적 규모의 무기구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일상을 지키기 위해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국민들이 무너진 다음 경 항공모함과 아이언돔이 다 무슨 소용인가. 국방예산 줄이고 국민부터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실업자가 120만명 발생하고 자영업자 폐업율은 작년 대비 41% 증가했으며, 청년실업율은 20년만에 최고치를 찍고 있다. 이른바 경제전시상황"이라고 하면서 " 전체 대상의 5%밖에 해당하지 않는, 말뿐인 전국민고용보험이 아니라 누구나 혜택을 볼 수 있는 전국민고용보험을 지금 당장 추진하자는 것이 진보당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민들은 4월 냉해 피해와 함께 50일이 넘는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전례없이 전국적으로 재난지역이 선포된 상황에서 기본적 삶을 유지하기 위한 예산 5% 증액을 봄부터 요구했으나 정부는 농민들의 요구는 2.3%로 묶어놓고 국방비는 5.5% 올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달라 돈 얻어서 국가경제 부양한다고 하면서 농민들의 요구는 도외시하고 군사비, 무기구입에만 관심을 쏟아 반통일정책으로 가고 있으니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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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부심' 트럼프 무너뜨린 흑인 여교수 한마디 "질문 끊지 마세요"

TV토론 자신하던 트럼프, 타운홀 미팅서 낭패...거짓말, 실언, 우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토론을 즐긴다. 스스로 "안정적 천재"라고 자랑하는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의 최대 무기는 '뻔뻔함'이다. 자신에게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거짓말도 잘하고, 그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는지 표정도 변하지 않는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듣지 않으면, 그가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트럼프는 TV 리얼리티쇼에 출연하기도 해서 카메라에 익숙하다.

 

그러다보니 대선후보 토론이나 언론 인터뷰 등에서 공격적이면서 뻔뻔한 트럼프는 강점을 보여왔다. 트럼프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낙마시킨 전설적인 언론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과 단독 인터뷰에 응했던 것도 이런 '자신감' 때문이었다고 보여진다. 우드워드는 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15일(현지시간) 발간된 신간 <격노(Rage)>를 썼고, 이 중에서 트럼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 사태와 관련된 발언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첫 대선후보 TV토론이 9월 29일(미시시피주 클리브랜드) 열린다. 여론조사 결과 TV토론에서 트럼프가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를 이길 것이라고 보는 유권자들이 더 많았다(응답자의 47%가 트럼프, 41%가 바이든이 더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어릴 적 말을 약간 더듬기도 했다는 바이든은 '달변가'라고 하기는 어렵고, 트럼프처럼 공격적인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바이든을 쉽게 제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트럼프는 그래서 총 3회로 예정된 TV 토론을 한번 더 하자고 우기기도 했다.

 

그런데 트럼프의 이런 '토론 자신감'에 상처가 나는 일이 발생했다. 15일 오후 ABC방송이 주최한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는 유권자들에게 '들볶였다'. 우선 질문들이 코로나19, 인종갈등, 의료보험 등 결코 트럼프에게 유리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또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이 아닌 유권자들이 이런 '송곳 질문'을 던졌다. 트럼프가 평소처럼 공격적인 태도로 깔아뭉개거나 적당히 무시해도 되는 (혹은 거의 매주 인터뷰를 하는 <폭스뉴스>처럼 알아서 우호적인 질문을 하는) 질문자들이 아니었다. 위기를 모면하는 익숙한 방법을 쓸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트럼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히 드러났고, 그의 핑계에 가까운 주장들은 자체의 모순들이 도드라져 보였다.

 

물론 트럼프의 열성적인 지지자들에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정치 이벤트 중 하나다.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중도적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비쳐지진 않을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트럼프 "코로나19 대응, 과거로 되돌아가도 더 잘할 수 없어...바이러스, '군중심리'로 사라질 것"

 

이날 가장 트럼프를 괴롭힌 이슈는 당연히 코로나19 사태다.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나는 문제를 축소시켜(downplay)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왜 국민들을 속여왔냐고 질문을 하자 트럼프는 "나는 항상 문제를 가볍게 여긴 것만은 아니다. 행동으로는 문제를 확대(up-play)시켰다"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과거로 되돌아가면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아주 잘 해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중국발 입국 금지 조치를 뜻하는) 나라를 폐쇄함으로써 한 일은 250만 명,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7월 우드워드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관련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트럼프는 코로나19가 초기에 뉴욕, 뉴저지, 미시간 등 민주당 출신 주지사들이 있는 주를 중심으로 확산된 사실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운영하는 도시와 주의 잘못 때문"이라고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군중심리(herd mentality) 같은 게 생겨서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실언을 하기도 했다. <더 힐> 등 현지언론들은 이 발언이 '집단 면역(herd immunity)'을 헷갈려서 '군중 심리'로 잘못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코로나19는 백신 없이도 사라질 것이고, 백신이 있으면 훨씬 더 빨리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스웨덴이 실험했던 '집단 면역'을 거론한 것이라면, 미국은 '집단 면역'을 택할 경우 20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트럼프 "식당 종업원들의 마스크 착용은 좋지 않다...마스크 만지고 접시도 만져"

 

트럼프는 또 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냐는 유권자 질문에 엉뚱하게 바이든을 공격하고 나서기도 했다. 바이든은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는 "그들(민주당)은 결코 하지 않았다. 그(바이든)는 결코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현재 대통령이 아닌 바이든은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는 트럼프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조치다.

 

트럼프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스크 착용이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누구냐"고 묻자 트럼프는 "웨이터들"이라고 답했다. 웨이터들이 마스크도 만지고, 접시도 만지기 때문에 안 좋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선천성 질병 가진 흑인 여교수 질문에 트럼프 '거짓말'..."미국은 인종차별 없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질의 응답은 '우육종증(뼈와 림프절에 작은 육아종이 생기는 질병)'이라는 선천적 질병을 가진 흑인 여교수가 트럼프의 의료보험 정책에 대해 질문한 것이었다.

 

이 교수는 매우 차분한 어조로 자신이 선천적으로 우육종증을 갖고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이 병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는 "잘됐다"고 말하자 이 교수는 "아직도 의료보험 문제가 있다는 것만 빼면 잘 됐다"면서 자신이 일년에 보험비로만 거의 7000달러를 내고 있으며, 기존 질병에 대한 보험비를 따로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바마 케어(오바마 정부 당시 만든 의료보험 정책)'가 제대로 시행됐으면 자신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을 이어가려 하자 트럼프가 말을 끊었다. 그러자 이 교수는 "제가 질문을 마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트럼프의 태도에 대해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자신과 같은 만성 질환자와 기존 질병을 가진 질환자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의료보험 정책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마쳤다.

 

이에 트럼프는 "내가 이미 다 했고, 더 나은 의료보험 정책을 내놓았다"고 답변했지만, 사회자도 이런 답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트럼프는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고 계속 "나는 이미 다했다"는 주장만 반복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인종차별에 대한 유권자 질문에 "내가 대통령이 된 것은 흑인들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이라면서 "미국은 인종차별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 15일 있었던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는 유권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따지 못했다. ⓒ AP=연합뉴스

전홍기혜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원래도 계획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아이 덕분에 무계획적인 삶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91705593215072#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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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복당… 무소속 거물들의 귀환?

홍준표 “40일만 탈당하겠다”… 그러나 김종인 저격수인 탓에
 
임병도 | 2020-09-18 08:23:2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무소속 권성동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했습니다. 17일 비대위는 권성동 의원과 이은재 전 의원 등에 대한 재입당 논의를 안건으로 올렸고, 권 의원만 재입당을 의결했습니다.

권 의원은 지난 4.15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쳐 컷오프됐습니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단수공천했고, 권 의원은 이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권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당선되면 ‘국민의힘’으로 돌아가 강릉을 발전시키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수차례 약속드렸다”라며 “이제 ‘국민의힘’ 중진의원으로서 정부·여당이 잘못하는 것을 바로잡고, 중앙에서 할 말은 하겠다”고 복당 소감을 밝혔습니다.

탈당했던 권 의원이 복당 하면서 홍준표·김태호·윤상현 등 무소속 거물들의 복당 여부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탈당 과정과 복당 가능성을 정리했습니다.

♢ 김태호 “꼭 살아서 돌아오겠다” 복당 신청

지난 4.15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중진 의원들의 고향 출마를 허용하지 않고, 험지 출마를 요구했습니다.

김태호 의원은 “당 공관위는 잘못된 결정을 했다. 정치 지도자급은 고향에서 출마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상한 논리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경선조차 못 했다”며 당의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한 뒤, 고향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살아 돌아가서 당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라며 “당을 잠시 떠난다”고 말하면서 복당을 시사했습니다.

권성동 의원의 복당이 승인된 17일 김 의원은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총선 직후 복당신청서를 제출한 권 의원과 비교하면 탈당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여부를 지켜본 뒤 신청한 셈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당장 복당 심사를 하지 않고 여론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 홍준표 “40일만 탈당하겠다”… 그러나 김종인 저격수인 탓에

홍준표 의원은 4.15 총선 당시 처음에는 고향 창녕이 있는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에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험지 출마를 요구했고, 김두관 의원이 출마한 경남 양산을로 바꿔 공천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는 홍 의원을 컷오프시켰고,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홍 의원은 당시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난 25년간 몸 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서 출마하고자 한다”며 “대구 총선에서 승리한 후 바로 복당을 하겠다. 탈당이라 해봐야 불과 40일 남짓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김종인 사태로 당이 혼란에 휩싸였는데도 불구하고 다선 중진들이 함구하고 침묵하는 것은 참으로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가 더 이상 당을 농단하는 것은 단연코 반대한다”

금방 복당 할 것처럼 보였지만,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그의 행보가 바뀌었습니다. 홍 의원은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까지 언급하면서 연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공격했습니다.

만약 홍 의원이 복당 하게 되면 김종인 비대위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홍준표라는 불씨가 계파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 내부에서는 반대 여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 윤상현 무소속 출마에 복당 금지 외쳤던 김종인

지난 3월 20일 윤상현 의원이 미래통합당에서 컷오프되자 지지자 2천650명이 인천시당에 탈당서를 접수했습니다.

윤 의원은 “제가 공천 배제된 것이 다른 지역 출마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면, 저의 잘못은 미추홀 주민을 배신하지 않은 것밖에 없다”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윤 의원 대신 안상수 의원을 전략공천했습니다. 4월 3일 안 후보는 지원유세에 나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무소속 후보에 대해서 한 마디만 더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누가 봐도 안상수 후보의 윤상현 저격 발언 요구에 김 위원장은 “이곳에 와 보니 과거 자유한국당에 소속돼있던 후보가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후보로 입후보했다”며 “우리 미래통합당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분의 복당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윤상현 의원이 복당을 신청한다면, 당시 김 위원장의 발언이 거짓말이 됩니다. 또한 앞으로 컷오프 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복당하면 그만이라는 사례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골치 아픈 일입니다.

4.15 총선에서 컷오프되자 이은재 전 의원은 “통합당 공천은 사기쇼였다”며 탈당했습니다.그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통일당에 입당했지만, 불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례대표 공천에서 배제됐습니다.

이 전 의원은 한국경제당에 입당해 대표로 비례대표 1번을 받았지만 낙선했습니다. 이런 행보를 보면 국민의힘에서 이 전 의원의 복당을 불허한 것도 이해가 됩니다.

문제는 홍준표·김태호·윤상현 의원입니다. 무소속 의원을 받아들이면 가뜩이나 여당보다 적은 의석수가 늘어나 좋을 수도 있지만, 거물들이라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대권을 꿈꾸는 김태호 의원은 그나마 낫습니다. 윤상현 의원이나 홍준표 의원을 받아들일 경우 내부에서 김 위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복당을 불허하자니 의석과 당내 반발이 우려되고, 허가하자니 분위기가 엉망이 될 것 같습니다.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서는 무소속 의원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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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함덕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 1830마리를 구했습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09/18 08:27
  • 수정일
    2020/09/18 08: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미세 플라스틱의 습격 ①] 플라스틱은 부서질 뿐 사라지지 않는다

20.09.18 07:08l최종 업데이트 20.09.18 07:08l
거북이코에 꽂힌 빨대, 새들의 몸통을 뒤덮고 있는 비닐봉지,고래 뱃속에 가득 찬 비닐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와 그 곳에 사는 생명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수 십년 간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늘었고,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의 60~80%가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더 큰 문제입니다. 매우 작아 수거가 어려워 계속 쌓이고, 해양생물들은 먹이로 잘못 알고 섭취하기 때문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어류를 섭취하는 우리에게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들이 직접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조사했습니다. 쓰레기가 아닌 바다 생명이 돌아올수 있도록 미세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보려 합니다.[기자말]
<strong class="tit_subtit" style="display: block; font-size: 15px; padding-bottom: 18px;">모래는 그냥 모래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온갖 플라스틱이 섞여 있어서 좀 충격이었어. 사실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거든. 다른 해수욕장에 가도 모래에 섞인 플라스틱을 걸러내게 되더라고. 플라스틱을 줄이긴 줄여야겠어
- 플라스틱 없는 제주 캠페인 참가자 한웅</strong>


바다 곳곳에는 조개껍데기 대신 비닐, 페트병, 꽁초 등 각종 플라스틱이 가득합니다.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지 1시간만 지나도 몇 톤의 쓰레기들이 모일 정도입니다. 크기가 크면 눈에 잘 띄지만 작은 플라스틱은 찾기도 치우기도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해변에서는 조각난 플라스틱들, 플라스틱 알갱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크기 5mm 이하 작은 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  모래를 한두번만 만져보면 플라스틱 조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미세플라스틱  모래를 한두번만 만져보면 플라스틱 조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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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플라스틱은 발생 원인에 따라 구분되는데, 의도적으로 제조된 플라스틱 알갱이(크기 2~5mm 플라스틱 원료)를 1차 미세 플라스틱이라 하고, 플라스틱 제품이 사용되거나 버려진 후 인위적인 행위나 자연적인 풍화작용으로 조각난 플라스틱 파편을 2차 미세 플라스틱이라 합니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방지 정책(KEI.2018) 자료에 따르면,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95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 미세플라스틱은 약 15~31%를 차지합니다. 국내 바다의 1㎡당 미세 플라스틱 오염도는 해외 평균보다 8배 높은 상황일 정도로 심각합니다.
 

 발생 기인에 따른 미세 플라스틱 분류
▲  발생 기인에 따른 미세 플라스틱 분류
ⓒ 미세플라스틱 해양오염 관련 국제동향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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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미세 플라스틱

- 굴, 게 체내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 확인 (2017.10.12.중앙)
- "아시아 소금이 가장 심각"…미세 플라스틱 오염 (2018.10.18.MBC) 
- 미세 플라스틱 바다로만 가지 않아… 대기 통해 어디로든 이동 (2020.6.12. 한겨레)
- '플라스틱 안전지대' 과일·채소서도 미세 플라스틱 나왔다 (2020.7.9. 한겨레)
- "폐와 간 등 인체 기관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 (2020.8.18. ytn)


2012년 7월 홍콩 해안에서 태풍으로 플라스틱 알갱이 150t이 바다로 쏟아졌으며, 2017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정박한 선박 사고로 약 22억 5천만 개의 플라스틱 펠릿(pellet, '너들'이라고도 부르며 페트병을 만드는 원재료)이 유출되었다고 합니다. 유출된 펠릿은 해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제주 바다까지 쓸려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원료 운송 과정에서 펠릿이 바다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주 함덕 해변에서는 사진과 같이 수십, 수백 개의 펠릿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원료인 펠릿은 1차 미세 플라스틱이다.
▲  플라스틱 원료인 펠릿은 1차 미세 플라스틱이다.
ⓒ 에코오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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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세플라스틱을 주웠습니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이 쪼개지고 쪼개져 바다로 되돌아왔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조개껍데기와 플라스틱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모래 속에서 플라스틱 알갱이들을 일일이 골라내야 합니다.

지난 8월 15~16일 제주 함덕 서우봉 해변을 찾은 시민들과 함께 직접 채반을 가지고 모래사장을 거닐며 미세 플라스틱을 주웠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해 참여자들의 체온을 재고 마스크를 쓰고 진행했습니다. 한꺼번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도록, 오는 순서대로 흩어져서 미세 플라스틱을 주웠습니다. 
 

"수 십 분간 들여다본 모래는 '와! 부드럽다'하며 밟아왔던 모래가 아니었어요. 조그만 스티로폼 알갱이, 자칫 쌀알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펠릿 , 일회용 빨대, 그물망 조각, 비닐 끈 등이 어찌나 많던지… 너무 금방 채반이 채워져서 놀랐습니다."<br />- 플라스틱 없는 제주 캠페인 참가자 최유정님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있는 가족들
▲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있는 가족들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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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이 모래 해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있다.
▲  시민들이 모래 해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있다.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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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채반에 모인 미세 플라스틱
▲ 미세플라스틱 채반에 모인 미세 플라스틱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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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개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플라스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  조개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플라스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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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해변 플라스틱 오염도 매우 높아

국가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 보고서(2019)에 따르면, 국·내외 포함해 모든 조사 대상 해안 쓰레기 개수의 81.2%, 무게의 65.7%가 플라스틱입니다. 이 중 가장 많이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스티로폼 파편이 1위로 3815개(플라스틱의 15.3%)였으며, 2위는 섬유형 밧줄 3376개(13.5%), 다음으로는 음료수병과 각종 뚜껑 2954개(11.8%), 경질형 파편 2499개(10.0%), 발포형 파편 1869개(7.5%) 순입니다.

1950년대 이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과 폐기물량이 급증했으며 이는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의 60~80%가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알려졌습니다.

플라스틱은 햇빛과 파도에 의해 부서질 뿐 사라지지 않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수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를 먹이로 잘못 알고 섭취하는 해양생물이 늘어나고 있으며, 플라스틱 첨가제 독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인간 또한 오염이 축적된 해산물을 섭취함으로써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6531g 

8월 15~16일 이틀간 제주 함덕 서우봉 해변에서 150명의 시민들이 손으로 고르고 체로 걸러 함께 주운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입니다. 국립해양생물관의 바다거북 폐사체 부검 결과 평균 검출된 플라스틱이 3.57g이었습니다. 이를 환산한 결과 우리는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에서 바다거북 1830마리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미세 플라스틱을 주울 수는 없습니다. 제주의 바다와 생물을 살리려면 우리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만 합니다.  
 
  플라스틱 사용하지 않기부터 시작합시다.
▲   플라스틱 사용하지 않기부터 시작합시다.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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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캠페인은 녹색연합과 에코 오롯이 함께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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