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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11/16 11:00
  • 수정일
    2018/11/16 11:0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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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급할 것 없다”는 두 사람

[뉴스분석]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트럼프의 편? 

제재는 중·러에 막혀 이완 조짐 
하원 장악 민주당은 성과 압박

|김정은의 편? 

핵무력 대신 채택한 경제노선 
북 주민에 ‘옳은 선택’ 입증해야

북한과 미국이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의 문턱에서 서로 상대에게 먼저 움직일 것을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및 김정은 국무위원장 면담으로 양측은 대화의 돌파구를 찾을 것처럼 보였으나, 이후 뉴욕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고 실무차원의 접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교착국면 장기화 조짐에도 ‘손해 볼 것 없다’는 태도로 맞서고 있다.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곧바로 불리한 협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북·미 모두 느긋한 상황은 아니다.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교환하기 위한 협상이 빠른 시간 내에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양측 모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고위급대화가 연기된 직후인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급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은 멈췄고 대북 제재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태가 길어져도 미국이 불리할 것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핵실험·미사일 발사 유예는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고 국제적 대북 제재 시스템은 시간이 갈수록 이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14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이미 대북 제재 이행을 완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북·미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직후 대북 제재 완화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15일 “현 상태가 장기화되면 대북 제재 무력화는 시간문제”라며 “미국은 제재가 작동하고 있을 때 북한과 협상을 벌여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교환해야 한다”고 했다.

중간선거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방식에 대한 공격을 준비 중인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불거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보고서 파동은 지금까지의 대북 협상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물증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에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국내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할 수 있다. 

북한 역시 교착국면 장기화가 달갑지 않다. 핵무력 대신 ‘경제건설 총집중노선’을 채택한 북한은 김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이 선택이 옳았음을 주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최근 들어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미가 대외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조기 협상재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교착상태는 길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1160600085&code=910303#csidx0535f0b174b8459bb964e1fb6b3be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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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련, 최악 최대의 탄압 광풍을 뚫고

[기획연재] 총련과 그 역사를 알아보다(7) - 최대의 시련기에 맞서 2000년대운동
  • 오규상 재일조선인역사연구소 부소장
  • 승인 2018.11.15 09:14
  • 댓글 0

2000년대, 21세기의 총련사업은 격란하는 시대에 상응하게 심각한 투쟁과 흥분에 휩쌓인 활동이 착잡하게 교잡된 시기의 활동이었으며 그것은 오늘도 계속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6.15공동선언

2000년 6월의 북남수뇌자들의 상봉과 공동선언의 발표는 새로운 통일시대, 6.15통일시대를 열었다. 총련은 공동선언을 열렬히 지지환영하였으며 지지환영하는 청년축제, 중앙모임 등을 가져 6.15시대에 맞게 통일운동을 벌렸다.

▲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하나마두리》, 오사카 동포들과 일본 사람들 3만명이 모였다.(2001.3.25)

총련동포 고향방문단사업(9.22∼27, 이후 계속진행), 금강산가극단의 서울공연(12.11∼17), 재일학생예술단의 서울, 전주공연(2002. 9.2.∼9)등이 진행되었다.

《가와사키동포하나페스타》(2000. 8.26), 《오사카하나마두리》(2001. 3.25, 일본사람까지 포함하여 3만명이 모임)를 비롯하여 각지에서 총련과 민단산하 동포들과의 공동모임이 개최되어 선언 이행을 결의하였다.

2006년 5월17일, 총련과 민단 사이에 획기적인 사변이 있었다. 총련중앙대표들과 민단중앙대표들 사이의 역사적인 상봉과 회담이 이루어지고 두 단체간에 오래동안 지속되어온 반목과 대립을 화해와 화합으로 확고하게 전환시킬 것을 확인한 《총련과 민단 5.17공동성명》이 발표된 것이다.

그 이후에 민단 단장이 성명을 내여 일방적으로 《성명》을 백지철회(7.6)함으로써 공중에 뜬 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자체는 의미있는 것이었다.

그 이후에도 북남의 수뇌분들이 상봉하고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2017년 10.4선언)이 발표된 데 대해서도 총련은 역시 열렬히 지지 환영하였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가 정권 자리에 앉으면서 북남관계가 냉각되었으며 재일동포들의 고향방문, 학술교류, 인사내왕을 비롯하여 많은 분야에서 큰 지장을 받게되었다. 총련은 북남관계가 경색된 조건에서의 통일운동을 계속 모색하고 꾸준하게 활동을 벌렸다.

조일평양선언

2002년 9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과 일본 고이즈미 수상과의 수뇌회담이 진행되고 조일평양선언이 발표되였다.

조일관계에서 획기적 변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조일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였다. 일본 정부당국은 납치문제 해결을 일본정치의 최우선 해결과제로 내세웠다.

납치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조일관계 해결의 선차적 문제로 위치규정함으로써 조일관계 전진은 어렵게 되었다.

일본정부는 납치문제를 공화국의 핵실험, 미사일 문제와 결부하여 《핵, 미사일, 납치》를 동시에 해결하지 않고서는 조일관계 개선이 있을 수 없다고 하였으며 일본정세는 반공화국, 반총련의 살벌한 분위기가 형성되여 나갔다.

총련은 납치사건은 극히 비정상적인 조일관계 속에서 일부 망동분자들이 일으킨 것으로서 공화국의 이념과 법을 어긴 용서 못할 행위이며 공화국은 이 사건에 대하여 유감을 표시하고 책임자의 처벌과 사건의 재발방지 조치를 취했으며 납치 피해자들에 대해서 최선의 성의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였다고 보고 있다.

총련중앙은 납치란 있을 수 없다고 믿었으며 반동들의 모략으로 보았다. 총련중앙은 결과적으로는 일군들과 동포들에게 틀리게 말한 것으로 되며 이에 대해서는 미안한 감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본에서의 문제는 납치문제와 총련조직을 결부하여 총련이 납치에 관여한 것처럼 여론을 오도하여 반총련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총련이라는 말만 들어도 반일본적인 단체이고 범죄단체시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고착화되어 있는 것이다.

총련과 결부시키면 무엇이나 악질적이고 반사회적인 것으로 된다는 것이다. 총련은 납치문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관계가 있다고 근거를 명확히 내놓은 일본의 보도기관도 경찰당국도 없다.

▲ 총련의장 앞으로 보내온 산사람의 자른 새끼손가락과 《천주》(天誅)라고 쓴 우편물(2006. 9.16)

일본당국에 의한 전면적 탄압공세

납치문제가 명확히 된 이후 일본정부는 공화국의 화객선 《만경봉92》호에 대한 입출항 금지, 수출입의 전면 금지(2006. 7.5의 미사일 발사, 10.9의 핵실험도 결부)를 비롯한 공화국에 대한 일본정부의 소위 독자적 제재를 연달아 내놓았다. 이 흐름 속에서 일본정부 당국 주도의 총련에 대한 전면적 탄압공세가 감행되어 나갔다.

▲ 총련의 산하단체인 류학동과 해산한 조선문제연구소 구사무소를 강제수색하는 일본 경관들(2007. 4.25)

일본당국의 반총련 반재일조선인 책동의 의도를 주시해보면 공화국과 총련, 공화국과 재일조선인을 이간시키자는 것이며 또 그를 위하여 총련을 재정적으로 고갈시켜 그 조직활동의 숨통을 끊자는데 그 본심을 볼 수 있다.

일본은 정부당국, 자치체, 매스컴, 시민단체가 우발적으로가 아니라 목적의식적으로, 단발적으로가 아니라 중단함이 없이 장기적으로, 그리고 전면적 공세로 공화국과 총련 그리고 조선학교에 대한 탄압공세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정부는 《법의 엄격한 집행》이라는 명목 밑에 우선 총련의 시설물들에 대한 고정자산세와 도시계획세의 징수를 적극 추진하였다.

도도부현을 사촉하여 면세 또는 감세되던 총련 시설에 대한 세금을 100% 징수하게 조치를 취하였다.

특히 지난 40여년간 해오던 감세, 면세조치를 이시하라 신따로 도쿄도지사가 없애게 한 것(2003. 2.19 기자회견에서 언명, 그해 9월에 납세를 지시)을 계기로 총련 전조직의 시설물들에 대한 납세의무를 강요하였다. 그리고 조선학교에 대한 조성금, 보조금도 핵, 미사일, 납치를 전면에 걸어 중지 또는 감액하도록 하였다.

일본당국의 책동 속에서 현저한 것은 애국적인 동포상공인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이다. 총련애국사업과 조선학교에 대한 상공인들의 찬조금은 큰 몫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 상공인들에게 여러 가지 구실을 붙여 위협 공갈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리사법 위반, 소득세법 위반, 외체법 위반, 노동자파견법 위반 등의 용의를 구실로 한 강제수색을 빈번히 일으켜 상공인들의 행동을 견제하는 것이다.

▲ 재일본조선 도쿄도 상공회의 한 지역조직인 신쥬구 상공회를 습격하는 무장경관들 (2008. 11.27)

이러한 탄압공세 속에서 총련은 조직사수, 조직의 강화발전에 선차적 힘을 넣고 일꾼들과 열성 동포들의 의지과 힘을 결속하여 곤란을 이겨나가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총련의 활동내용을 동포들의 현실적 요구에 밀착시켜 교육문화사업과 생활봉사, 복지사업을 기둥으로 전개해 나가도록 하였다.

또한 일본당국의 부당한 탄압책동에 대하여서는 제때에 항의규탄, 요청사업, 시위행진 등 적극 대응하였다.

하나만 예를 든다면 《3.1인민봉기 88주년, 일본당국의 총련과 재일동포들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탄압과 인권침해 행위를 반대규탄하는 재일본조선인중앙대회》(2007. 3.3)를 가지고 7000여명의 시위행진을 벌렸고 깅끼 지방에서도 고베시 중심지에서 5000명 규모의 집회와 시위를 벌렸다.

중앙대회에 관해서는 히비야 야외음악당을 도쿄도가 당일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사용허가를 취소하는 방법으로 방해해왔다. 총련측은 집회의 자유를 억누르는 언어도단이라고 해서 도의 처분의 효력 정지를 도쿄지방재판소에 신청(2.27)했다.

지방재판소는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고 사용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니 도측은 즉시 항고하였다. 도쿄고등재판소는 도의 항거를 기각하는 결정(3.1)을 내였다.

총련의 주장이 법적으로도 인정된 셈이다. 결국 총련측의 주장대로 그 자리에서 집회도 하고 시위도 한 것이다. 이미 총련측은 사용료도 지불하고 허가도 받은 것인데 도쿄도 당국은 이렇게 방해하였고 총련측은 그것을 박차고 동포들의 규탄집회를 거행한 것이다.

고등학교 무상화제도에서 조선고급학교를 제외하는 조치에 대한 투쟁

2010년 4월부터 일본정부는 고교무상화법을 정규학교, 전수학교 그리고 각종학교인 외국인학교도 대상으로 하였다. 조선학교에 대해서는 심사를 한다고 하였는데 2011년 11월에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일본 수상은 무상화 지정수속을 정지시키게 된다.

그 이후에 정권이 바뀌고 제2차 아베정권이 2012년 12월26일에 발족하자 문부과학대신은 취임되자 2일 만에 납치문제에 진전이 없으므로 고교무상화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선포하게 된다.

▲ 일본문부과학성 앞에서 고급부 학생들이 진행하고있는 금요행동 모습

당사자인 조선고급학교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들 교육관계자와 변호사들, 그리고 일본의 각계인사들과 주민들은 고교무상화법을 적용하도록 온갖 형태의 활동을 벌리고 있다. 서명운동, 요청활동 특히 문과성 앞에서 매주 금요일에 하는 금요행동(2013. 5 시작), 오사까부청 앞에서 하고 있는 화요행동(2012. 4 시작)을 계속하고 있으며 재판투쟁도 벌리고 있다.

고교무상화 재판은 도쿄, 나고야, 오사카, 히로시마, 후쿠오카 5군데서 벌리고 있다. 2018년 10월말 현재, 오사카지방재판소 판결(2017. 7.28)은 문과대신의 불지정처분을 취소하고 오사카 조선급학교를 취학지원금 지급대상교로 지정할 것을 의무화(1심 승소)하였으나 그 이후의 오사카고등재판소는 1심을 기각하고 일본정부측의 승소판결을 내렸다. 도쿄고등재판소도 원고(졸업생측)의 요구를 도쿄지방재판소에 이어 기각했다. 각지의 원고들과 동포들은 끝까지 굴하지 않고 싸울 결심으로 계속 투쟁하고 있다.

2011년 3.11동일본대지진 피해자에 대한 구원사업

대진재와 쓰나미와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로 일본주민과 함께 재일동포들, 그리고 도호꾸 조선초중급학교 건물, 총련본부 회관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총련은 즉시로 《총련중앙긴급대책위원회》를 내오고 관련 지방과 연계를 맺어 피해상황을 장악하고 구원대를 파견하고 구원금, 구원물자를 모집하여 구원사업을 전동포적으로 벌렸다. 이재민 동포들은 《대지는 흔들려도 웃으면서 가자》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활을 안착시켜나갔다.

오규상 재일조선인역사연구소 부소장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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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삼성바이오’ 대신 공포 마케팅만 하는 ‘중앙일보’

주식시장 악재를 강조하며 삼성을 옹호하는 중앙일보
 
임병도 | 2018-11-15 08:41:2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고의적 분식 회계’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한국거래소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대상에 해당한다며 주식 거래를 정지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대다수 언론이 앞다퉈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했더니 중앙일보의 편파 보도가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11월 15일 조선,중앙,동아일보 1면. 중앙일보는 분식회계,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단어를 제목에서 사용하지 않았다.

11월 15일자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1면입니다. 조선일보는 <삼성바이오 22조 주식 거래정지>라고 되어 있지만, 그 이유는 제목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동아일보는 <삼성바이오, 고의분식회계 주식거래 정지>라며 고의적인 분식회계임을 명시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분식회계와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단어 대신에 <삼바 주식거래정지… 피 마르는 22조>라며 주식거래 정지의 규모만 강조했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제목에서 22조를 표기함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만을 내세웠습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인 범법 행위를 감추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네이버에서는 20조를 내세운 중앙일보

▲11월 15일 네이버 뉴스스탠드 중앙일보. 분식 회계와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말 대신 삼바라는 용어와 20조를 제목에 내세웠다. 뉴스스탠드는 네이버가 아닌 중앙일보가 직접 편집한다. ⓒ네이버 뉴스스탠드 화면 캡처

중앙일보는 포털사이트에 기사를 제공하는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도 분식회계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신에 <삼바 거래정지 최장1년 간다 … 20조 묶인 개인·기관 대혼돈>이라는 제목으로 주식거래 정지만 강조했습니다.

이상한 것은 지면 신문에는 22조라고 해놓고 네이버에는 20조라고 표기한 점입니다. 중앙일보 조현숙 기자는 기사 본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 총액은 14일 기준 22조 1321억 원’이라고 써놓았지, 왜 20조인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주식시장 악재를 강조하며 삼성을 옹호하는 중앙일보

▲11월 15일 중앙일보 3면. 분식회계라는 말 대신에 증시 악재, 충격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사용했다. 하단에는 문제 없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입장을 담은 기사 ⓒ중앙일보 PDF

중앙일보 조현숙 기자가 네이버에 송고했던 기사의 지면 제목은 <주가 33만 4500원서 스톱… 증시 초대형 악재에 충격>입니다. 비록 20조라는 숫자는 빠졌지만, 주가를 내세우면서 ‘악재’,’충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11월 15일자 3면에 나왔던 이 기사 아래에는 <삼성바이오 “금감원도 전문가들도 문제없다 결론냈는데, 증선위가 뒤집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제목만 보면 증권선물위원회가 의도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를 정지시켰다는 느낌이 듭니다.

중앙일보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대신에 주식시장을 강조하는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망하면 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주식시장이 마비된다는 공포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적적인 분식 회계가 이재용 삼성부회장의 승계작업과 연관돼 있음에도 <다시 주목받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은 제목에서 제외합니다.

기사 본문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경영 승계 내용을 담았음에도 제목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 이상한 기사가 됐습니다.


이건희-홍석현이 공동으로 소유 운영하고 있는 ‘중앙일보’

▲이병철 회장이 중앙일보 윤전기를 시찰하고 있다. 이병철 회장(사진 오른쪽),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사진 왼쪽), 이건희 회장(이병철 회장 뒤), 이재용 사장(사진 가운데) ⓒ삼성그룹

중앙일보는 왜 삼성을 옹호하는 보도를 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앙일보가 원래 삼성 오너 일가의 회사였기 때문입니다.

1965년 삼성 이병철 회장은 중앙일보를 창간합니다. 이병철 회장은 중앙일보 창간 이전에 직접 일본 아사히, 마이니치, 요미우리 신문사 등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 창간 당시 이병철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홍진기는 부사장을 맡습니다. 홍진기는 일제강점기 판사를 지닌 친일파로 4.19 혁명당시에 발포 명령을 내려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병철 회장의 도움을 받아 박정희의 특사로 살아남았습니다.

홍진기는 이병철 회장의 후원으로 중앙라디오방송 사장으로 취임했고, 이후 중앙일보 창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병철 회장은 이건희를 홍진기의 장녀 홍라희와 결혼시킴으로 혼맥으로 관계를 유지합니다.

▲중앙일보 대주주 변동 현황 ⓒ미디어오늘

삼성 이건희 회장은 1970년대 초반부터 중앙일보 경영에 참여했고, 부인 홍라희는 1980년 초반까지도 중앙일보 편집국과 문화부 등에서 활동했습니다.

홍라희의 동생 홍석현이 중앙일보 경영에 참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건희 회장이 중앙일보 지분을 넘겨줬기 때문입니다.

1996년 중앙일보는 30억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합니다. 당시 최대 주주였던 이건희 회장은 청약을 포기했고, 홍석현은 주식을 사들일 돈도 없음에도 지분을 모두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됩니다.

2016년 중앙일보의 최대주주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입니다. 그런데 중앙일보미디어네트워크에 대한 지분 정보는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김춘효 자유언론실천재단 기획편집위원은 <삼성미디어 제국 징검다리는 중앙일보>라는 기사를 통해 ‘2018년 이 회사(중앙일보)는 이건희-홍석현이 복합 미디어 기업으로 공동 소유 운영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독 삼성 오너 일가에 우호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중앙일보를 보면, 언론인지 삼성 홍보실인지 착각에 빠집니다. 그 배경에는 삼성과 중앙일보의 관계가 혼맥과 지분 등으로 끈끈하게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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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치졸한 탄압이 아니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으로 나와라”

민주노총, 11.21 총파업 투쟁승리 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11/15 [01: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주노총 지도부들이 11.21 총파업 투쟁승리를 위한 시국농성에 돌입했다. (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들이 시국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력근로시간제 기간확대 저지 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법 전면개정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해 11월 21일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선언하며 20일까지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지난 11월 5일 여야가 탄력근로 확대 노동법 개악과 추가적인 규제완화 악법 처리광주형 나쁜 일자리 모델에 대한 초당적 지원을 합의했다며 “‘생산적 협치로 포장된 명백한 친 재벌 반 노동 야합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은 11월 21일 총파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평일 날 일손을 놓는 첫 총파업이며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일에 몰두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어 결단한 총파업”, “2018년 마지막 정기국회마저 빈 손 국회로 끝내게 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결단한 총파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탄력근로 확대적용 근로기준법 개악을 중단하라며 자본에게 덜 주고 더 일을 시킬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를 쥐어 주는 것이고노동시간을 주60시간대로 되돌리는 노동지옥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집권 초기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노동자시민들이 등을 돌리고있으며 정권의 지지를 지탱했던 촛불의 약효가 2년도 안 돼 끝나가고 있다며 노동자와 노동단체를 분리하는데 헛심 쓰지 말고노동자의 조직된 힘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기자회견 후 연좌농성에 들어간 민주노총 지도부. (사진 : 민중의소리)     © 편집국

 

기자회견 후 민주노총 지도부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 연좌농성에 들어갔다하지만 경찰은 오후 3시 30분 경 농성 중인 민주노총 지도부를 강제로 끌어내 인도로 몰아냈다.

 

▲ 경찰에 의해 강제오 끌려나오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 (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이에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존중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는 문재인 정부의 민주노총에 대한 공식적인 탄압으로 규정한다며 입만 열면 소통을 이야기하면서 청와대 코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를 찾아와 대화할 노력은 하지 않고 오히려 강제로 끌어내는 행태는 재벌과 손잡고 노동자와 담 쌓는국정운영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청와대정부집권여당은 낡은 수법인 민주노총에 대한 비난과 언론플레이로 노동존중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자신의 군색한 실체를 숨기지 말고 분수대 시국농성장을 열고 그곳으로 와라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들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천막 없이 노숙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 청와대 사랑채 앞 인도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 (사진 : 민중의소리)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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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1 총파업 투쟁승리민주노총 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문

 

저항과 투쟁이 없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변치 않는 진리다우리는 불과 2년 전 1700만 촛불항쟁으로 끝까지 버티던 대통령 파면과 정권 퇴진을 완수한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성난 촛불민심이 4개월 간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웠기에 박근혜의 2선 퇴진 등 안전한 퇴로를 마련해주기 위한 정치적 야합과 흥정을 막아낼 수 있었다.

 

지난 11월 5, 2년 전과 달리 정권과 여야가 바뀐 여야정이 다시 손을 잡았다탄력근로 확대 노동법 개악과 추가적인 규제완화 악법 처리광주형 나쁜 일자리 모델에 대한 초당적 지원을 합의했다. ‘생산적 협치로 포장된 명백한 친 재벌 반 노동 야합이다촛불 이후 노동자의 삶이 단 한 걸음이라도 전진해야하는데 다시 2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민주노총은 11월 21일 적폐청산-노조 할 권리-사회대개혁 총파업에 돌입한다문재인 정부 출범 후 평일 날 일손을 놓는 첫 총파업이다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일에 몰두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어 결단한 총파업이다. 2018년 마지막 정기국회마저 빈 손 국회로 끝내게 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결단한 총파업이다.

 

탄력근로 확대적용 근로기준법 개악을 중단하라노동시간 단축좋은 일자리 창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자본에게 덜 주고 더 일을 시킬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를 쥐어 주는 것이고노동시간을 주60시간대로 되돌리는 노동지옥 법안이다탄력근로 확대적용은 가장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피해를 주는 최악의 노동법 개악이다.

 

정부는 ILO핵심협약을 비준하고 국회는 비준동의와 노동법 개정에 나서라정부출범 1년차는 준비가 안 되었다며 기다려 달라했다집권 2년차가 다 지나가고 있지만 ILO핵심협약 비준의 자도 나오지 않고 있다. ILO핵심협약 비준과 노조 할 권리 보장노동3권을 봉쇄하고 있는 노동법 전면개정은 지금 정부와 국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할 과제다.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사용자 책임을 다해야 한다전환예외자회사 강요처우는 그대로인 기만적인 정규직전환은 희망고문도 모자라 계약해지집단해고사태로 악화되고 있다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은 좋았으나 과정은 엉망이며 결과는 참혹하다공공부문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은 전 사회적인 비정규직 제로시대의 출발이다.

 

민주노총은 오늘부터 20일까지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지도부 시국농성에 돌입한다정부와 국회에 노동자의 요구를 분명히 하고 위력적인 총파업을 만들겠다는 대표자들의 의지다총파업 전열을 흩트리기 위해 당정청은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 연일 민주노총을 향해 날선 공격을 하고 있다노동정책 후퇴와 공약 불이행노동법 개악추진으로 군색한 처지에 내몰린 저급한 정치공세다그러나 총파업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재벌자본과의 동행이라는 잘못 들어선 길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국회는 반 노동 친 기업 개악국회로 도로 박근혜 시대를 만드는 첨병노릇을 중단해야 한다집권 초기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노동자시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정권의 지지를 지탱했던 촛불의 약효가 2년도 안 돼 끝나가고 있다노동자와 노동단체를 분리하는데 헛심 쓰지 말고노동자의 조직된 힘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으라이것이 민주노총의 총파업 요구다.

 

탄력근로 기간확대 노동법 개악 중단하라!

- ILO핵심협약 즉각 비준하라!

노동법 전면개정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철폐하자!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대개혁 쟁취하자!

총파업 투쟁으로 사회대개혁 쟁취하자!

 

2018년 11월 1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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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미 상응조치’.문대통령 ‘북 비핵화’ 강조

싱가포르서 한-러 정상회담, 푸틴 “김정은 방러 협의중”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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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5  01: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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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시간 가량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 등을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37분(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이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앞두고 있는데, 그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한국은 국제무대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동안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푸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지지하며 러시아도 그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 한-러 정상은 미국의 상응조치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언급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고 “문 대통령은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늦어지고 있는 북미관계 개선을 촉진할 수 있는 미국의 상응조치, 즉 대북 제재완화를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추가 조치를 문재인 대통령이 각각 언급하는 모양새를 취해 북미 양국의 양보를 촉구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분 다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에 대해서 말씀을 나눴다”며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 두 분이 가지고 계신 생각과 평가를 서로 교환하는 그런 솔직한 자리였다”고 전하고 “그 조건과 상황, 분위기에 대해서 두 분께서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러 정상회담 관련 질문을 받고 “푸틴 대통령이 그에 대해서 표현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방러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 협의 중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특히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시작해서 한반도 평화의 큰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서 푸틴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사례하고 “수교 30년 되는 2020년에는 양국 간 교역량이 3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만명이 달성되는 목표를 반드시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제시했다.

   
▲ 한-러 정상회담에는 양국 외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회담에 우리측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김의겸 대변인 등이 참석했고, 러시아측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 유리 트루트네프 경제부총리,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데니스 만투로프 산업통상부 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 막심 오레시킨 경제개발부 장관, 올렉 벨로제로프 러시아철도공사 사장,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Gazprom) 이사회 의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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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할까 두려워한다" 바닥까지 추락한 마크롱의 심리상태

부자정책에 나치 협력자 찬양 논란까지... 위기의 프랑스 대통령

 

등록 2018.11.15 07:50 수정 2018.11.15 07:50
 
특유의 격정적 언어와 날카로운 통찰로 사랑받아온 목수정 작가의 연재 '목수정의 바스티유 광장'은 매월 첫째, 셋째 주 목요일 <오마이뉴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찬 비가 도시를 하루 종일 적신 지난 일요일(11일) 오후 외출을 했다. 영화 보러. 집에서 가까운 지하철 1호선 역에 들어서자, 콩코드와 샹젤리제, 샤를드골 에투알 등 파리 시내를 관통하는 1호선역들이 줄줄이 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로 폐쇄되었다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진다. 이 역들은 금요일 밤부터 폐쇄된 상태였다. 11월 11일, 한국의 청춘들이 빼빼로데이를 기념하며 소박한 유희를 즐기는 동안, 파리의 샹젤리제에선 72개국의 정상들이 모여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고 있던 것이다.

종전을 기념하는 날 즉, 마침내 도래한 평화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평화를 다짐하는 날, 시민들의 참여는 왜 이토록 철저히 봉쇄되어야 할까? 군대가 도열하고, 트럼프·푸틴·메르켈 등 각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과연 무엇을 도모하려 한건가?

봉쇄된 거리, 도열한 군대... 그 앞에서 낭송된 '평화'
 

▲ 지난 11월 11일 파리 1차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연합뉴스/EPA

 
"애국주의는 민족주의의 정반대이며, 민족주의는 애국주의의 배반입니다... 낡은 망령이 혼돈과 죽음을 완성하기 위해 되살아나고 있음을 나는 압니다."

마크롱은 이날 연설에서 민족주의자임을 천명한 트럼프를 직접 겨냥했고, 그에 견주어 자신은 평화주의에 헌신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극대화시켰다.
 
"우리 모두, 여기서, 다시 한 번 맹세합시다. 평화를 다른 그 무엇보다 높은 곳에 놓겠다는 맹세를. (중략) 여기 모인 세계 지도자들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꿈꿔왔던 그 세상을 전해주어야 한다는 그 엄청난 책임감을 확인해야 합니다. (중략) 우리는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가난과 기아, 질병, 불평등, 무지를 극복해야 합니다."
 
인류의 숭고한(?) 염원들을 집합시켜놓은 듯한 이날의 연설에 대해, 프랑스 좌파 신문 <위마니떼>는 "전쟁을 후원하고, 독재자를 지지하면서 '동시에' 평화를 기원하는" 마크롱 정부의 위선을 비난하는 글을 실었다. 개선문 앞에 잠시 등장했다 바로 끌려간 3명의 페멘(FEMEN) 활동가들도 "가짜 평화주의자들(Fake Peace Makers)"이라는 문구를 몸에 새겨, 평화를 말하는 각국 지도자들의 허구를 폭로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은 2차 대전 종식 후 70여 년간 유럽에서 전쟁이 없었던 사실을 자축했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전쟁을 벌여왔을 뿐이다. 신자유주의 세상이 펼쳐진 이후 빈부격차는 사상 유래 없이 커졌고, 이들은 자국에서만 전쟁을 안 했을 뿐, 뒤로 무기를 대며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지속해왔다.

이날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의 정상이 나란히 모여 평화를 축원하는 자리에서, 그나마 메르켈만이 덜 부끄러운 사람일 수 있었다. 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진상이 완전히 규명될 때까지 사우디에 무기 수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00년 전, 1천만 명이 총구 아래 쓰러져간 끝에, 마침내 독일이 손을 들어 전쟁이 종결되었을 때, 프랑스인들은 거리를 가득 메우며 환호했고 함께 평화를 희구했다. 100년 뒤, 거리를 물샐 틈 없이 막아놓고, 70여 명의 타국 원수들과 도열한 군대 앞에서 '평화의 대서사'를 낭송한 마크롱의 연설에 귀 기울인 프랑스인은 얼마나 될까?

한계 없는 추락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지난 11월 11일 파리 1차 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 ⓒ 연합뉴스/EPA

 
바로 직전 마크롱은 나치와 협력한 비시 정부의 수장 페탕 장군을 "위대한 군인"이라 칭하며, 1차 대전에서 활약한 8인의 장군을 향해 경의를 바치는 행사에 그를 포함하겠다고 해 그야말로 대형 스캔들을 일으켰다. 좌우정당들은 물론이고, 그 어떤 언론도 600만의 유대인 학살에 협력한 페탕에게 경의를 바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수용할 수 없었다.

나치에 협력한 기업들을 국유화하고, 협력 언론은 싸그리 폐간했으며, 협력자 9천 명을 처형한 나라에서 그 나치 협력자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자가 바로 페탕이었다. 도저히 수용될 수 없는 마크롱의 이 발언은 거센 후폭풍을 불러왔다.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발언은 철회됐지만 분노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난 여름 마크롱은 자신의 경호 담당 보좌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내내 곤혹을 치렀다. 가을에는 두 달 사이 환경부, 체육부, 내무부 등 3명의 장관이 그에게 작별을 고하고 내각을 떠났다.

환경부 장관 니콜라 윌로는 "더 이상 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고백과 함께 환경정책에 대한 마크롱 정부의 위선적인 태도를 고발했다. 프랑스 최초의 신자유주의자 대통령이었던 지스카르 데스탱마저도 고령(92)의 몸을 이끌고 방송에 등장해 "슈퍼 리치들을 점점 더 부유하게 만들고 있는 지금의 정책에 아무도 저항하지 않는 사실에 분노"를 표할 만큼 마크롱은 특유의 집중력으로 자본가를 위한 정책에 몰두해 왔다.

부자 감세,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 사회부문 예산 긴축... 그는 세상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과 성공한 사람"으로 나누는 자신의 이분법적 관점을 그대로 정책에 실현해왔다. 동시에 불평등을 줄이자는 연설을 거침없이 만인 앞에서 행한다.

그 결과, 11월 초 그의 지지율은 21%까지 추락했다. 나치 협력 군인 페탕에 대한 실언은 마크롱이 불안한 행보 끝에 날린 결정타였다. 급기야 사람들은 마크롱의 머릿속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묻기 시작했고, 그 물음은 시사주간지 <옵스>(l'Obs)가 정신분석가들에게 그의 심리 상태 진단해 달라고 의뢰한 것으로 실현됐다. 

"그는 자신도 속이고, 우리도 속이고 있다"
 

▲ 마크롱 반대 시위 연 프랑스 노동자들 2018년 10월 9일 프랑스 니스에서 노동자들이 마크롱 정부에 대한 반대 시위를 연 모습 ⓒ 연합뉴스/EPA

 
"그는 모든 유혹자들이 그러하듯, 사랑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한다. 그는 우리에게 자신의 공감능력을 연기하듯 과시적으로 보여준다. 마크롱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정치적 위기를 인정하는 것은 천재지변을 겪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그를 안심시키지 않는다. 그의 두려움은 자아의 붕괴에 대한 두려움이다. 마크롱의 경우처럼,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국가의 지도자일 때,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알리 마구디)

"마크롱은 자신을 속이고 우리들을 속인다. 그는 마치 프랑스인들이 왕의 목을 치길 원하지 않았으며, 왕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마치 자신의 사명인양 호도하려 한다. 그것은 철저한 실수다! 민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은 모두에게 있는 것이며, 그것은 그 누구 한사람에게 속하지 않는다. 자신을 속이고 있는 그의 카리스마적 권위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중략) ...나르시스트를 진화하게 만드는 것은, 뜻밖에도, 절망이다. 더 큰 허세를 부리거나 현실을 부정하며 그 부정에 갇히는 것보다, '절망이 갖는 능력'에 기대어 솔직히 한발자국 물러나, 슬픔과 비탄에 잠기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그를 돕는 방법, 그리하여 우리들을 이 사이코드라마에서 나오도록 하는 방법은, 그의 정책에 대해 비판해야 할 모든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롤랑 고리)

정신분석가들의 입에서 주저 없이 솔직한 진단과 처방들이 흘러 나왔다. 어쩌면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단 한사람, 그 당사자가 간절히 알게 되기를 바라는.
 
12일 프랑스 교사들은 일제히 정부의 교원수 감축 결정에 항의하는 파업을 단행했다. 평화를 염원할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우리가 꿈꿨던 세상을 물려주자고 호소하던 대통령이 실제 행동에선 아이들로부터 교사들을 앗아갈 때, 할 수 있는 행동은 이것뿐이다. 그렇게 해서는 세상이 돌아갈 수 없음을 알려주는 것.

오는 17일 프랑스 전역에서는 'BLOCAGE'(멈춤) 라는 이름의 집회와 단체 행동이 준비 중이다. 정권이 잘못된 방향으로의 질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나서서 잠시나마 세워주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게임의 룰이기에.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시민을 고달프게 하는 시스템이다. 늘 왕이 되고자 하는 원심력으로 권력자는 회귀하고, 시민들은 거기에 맞서 구심력으로 달려나가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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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11.21 사회 대개혁 위한 총파업 선언

금속노조, 11.21 사회 대개혁 위한 총파업 선언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11/14 [08:3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금속노조가 ‘재벌개혁’과 ‘노동법 개정’을 내걸고 11.21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 : 금속노동자)     © 편집국

 

금속노조가 재벌개혁과 노동법 개정을 내걸고 11.21 사회 대개혁을 위한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금속노조는 13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11.21 사회적 총파업 승리를 위한 금속노조 결의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지역지부가 11월 21일 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노동존중사회를 만들겠다더니 현실은 세계은행이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세계 5라며 최저임금은 산입범위 확대로 인상의 효과가 사라졌다노동시간 단축은 형평을 맞춘다며 변형 근로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일자리 정권이 되겠다는 호언장담은 어디 가고 제조업의 공동화를 손 놓고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무엇보다도 재벌체제 개혁이 필요하다며 재벌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하청업체와 협력사를 수탈한다재벌은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불법파견비정규직만 늘리고 있다남아있는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길거리로 몰아내고 있다쫓겨난 노동자는 다시 하청으로자영업자로 내몰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는 이들 하청업체와 자영업자를 기다리는 것은 또 재벌이라며 재벌은 하청업체와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수탈한다이 악순환은 고용 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청년 알바와 저임금노동자를 쥐어짜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건강한 사회는 노동조합이 강한 사회라며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노동조합을 만들고교섭하고투쟁할 권리가 전면적으로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아직도 너무 많은 노동자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단결권을 부정당하고 있다며 방위산업체라고 파업할 수 없고 합법파업도 손해배상을 물리는 나라에서는 노동3권이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정권의 개혁도 골든타임이 있다이미 현 정권의 개혁 시간표는 빨간불이 들어왔다며 다음이라는 기회는 이제 없다우리 눈앞에 있는 것은 재벌개혁과 노동법개정의 마지막 기회다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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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왼손엔 재벌개혁오른손에 노동법개정가슴엔 총파업!

 

너무 많은 것들이 개악됐다최저임금은 산입범위 확대로 인상의 효과가 사라졌다노동시간 단축은 형평을 맞춘다며 변형 근로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일자리 정권이 되겠다는 호언장담은 어디 가고 제조업의 공동화를 손 놓고 바라보고 있다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위기인데 광주에 중복투자과잉투자로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는 일자리를 이벤트처럼 만들려 한다자동사 부품사를 살리고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열기 위해 줄곧 노정교섭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침묵이다막대한 지원금을 삼켜버린 지엠의 법인분리 횡포에도 무력하고무책임 경영 현대중공업 재벌의 무분별한 사람 자르기에는 눈을 감아버렸다불법파견은 시정되지도 처벌받지도 않고 있다노동존중사회를 만들겠다더니 현실은 세계은행이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세계 5위다지난 주말 전국에서 모인 6만의 노동자가 선언했다문재인 정권에 남은 것은 실망과 절망뿐이라고.

 

실망과 절망을 딛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벌체제를 개혁해야 한다재벌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하청업체와 협력사를 수탈한다재벌은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불법파견비정규직만 늘리고 있다남아있는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길거리로 몰아내고 있다쫓겨난 노동자는 다시 하청으로자영업자로 내몰리고 있다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또 재벌이다재벌은 하청업체와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수탈한다이 악순환은 고용 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청년 알바와 저임금노동자를 쥐어짜고 있다갑질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재벌체제를 개혁해야 한다세계경제 10위의 대한민국이 아직도 최저임금 1만 원조차 실현하지 못하고 장시간노동에 시달리는 것도 모두 재벌체제의 폐해다.

 

건강한 사회는 노동조합이 강한 사회다그러나 한국의 노동조합은 강하지 않다아니 강할 수가 없다노동법이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 보호하기는커녕 족쇄를 채우고 있다구속된 대통령들이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만든 타임오프와 강제창구단일화가 여전히 살아있다. 20세기에 머물러있는 법은 산별교섭을 부정하고 있다아직도 너무 많은 노동자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단결권을 부정당하고 있다또한방위산업체라고 파업할 수 없고 합법파업도 손해배상을 물리는 나라에서는 노동3권이 실현될 수 없다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노동조합을 만들고교섭하고투쟁할 권리가 전면적으로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노동조합이 상식이 되는 나라가 진정한 글로벌 스탠다드고국격의 상승이다.

 

정권의 개혁도 골든타임이 있다이미 현 정권의 개혁 시간표는 빨간불이 들어왔다다음이라는 기회는 이제 없다우리 눈앞에 있는 것은 재벌개혁과 노동법개정의 마지막 기회이다민주노총의 총파업 전선에서 금속노동자의 어깨는 항상 무거웠다그러나 그 사명을 마다하지 않고 금속노조는 항상 민주노총 투쟁의 가장 앞자리를 지켜왔다지역의 작은 사업장부터 대공장의 조합원까지 모두 사회대개혁의 대의를 인정하고 투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공감하고 있다재벌과 악법이라는 적폐가 둑을 쌓고 물길을 막아도 노동자는 총파업으로 둑을 부수고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오는 11월 21일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 총파업 투쟁에 금속노조는 우리 앞에 놓인 책임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가자 총파업으로세상을 바꾸는 투쟁으로!

 

2018년 11월 13

전국금속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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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아나키스트 김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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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이 만난 사람들을 함께 만나보세요. 또 '인간은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란 인류정신사의 가장 큰 주제를 오해 테마로 한 인터뷰와 이에 대한 목사와 신부, 스님, 주역의 대가와 심리학자 등 10명이 모여 토론한 대담을 선보입니다.

최후의 아나키스트 김미령

조현 2018. 11. 13
조회수 785 추천수 0
 

 

미령-.JPG» 서울 한 달동네에 있는 자립지지공동체에서 자신이 돌보는 '이모들'과 '아이들'에 대해 얘기하는 김미령 대표

 

누군가 훌륭한 일을 한다고 다 취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취재한 것을 다 밝힐 수도 없다. 자립지지공동체 김미령(62) 대표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성매매출신 여성들인 ‘이모들’,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들 5명을 자식 삼아 함께 살아가고 있다. 국가 지원을 받는 사회복지시설도 아니다. 보통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살아가는 그들의 이름이나 사는 지역을 밝힐 수 없다. 예수는 ‘창녀와 세리가 너희들보다 먼저 천국에 가리라’고 말했지만, 영문도 모르고 태어난 아이들까지 세인들의 편견에 돌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서울시내에서 고도가 높은 한 달동네에서 김대표를 만났다. 폐가로 둘러싸인 집이었다. 간판도 없다. 13명의 공동체원중 9명이 사는 곳은 경기도의 한 도시 교외다. 3천만원으로 방 세개짜리 전세집을 구하려다보니 그곳까지 갔다. 그런데 사춘기가 된 아이가 ‘바보같은 이모들과 같이 살기 싫다’ 고 해 그 아이를 위해 이곳에 피난처를 마련했다. 이 마을엔 6살 두딸과 이들을 돌볼 이모가 사는 집도 있다.  김대표는 서울과 경기도 집을 오가느라 분주하다. 그와 전화 한번 하기가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함께 있어보니, 바로 감이 온다. 어둑어둑해지면서 ‘언제 올거냐’는 이모들의 전화가 빗발친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마련한 쉼터를 며칠이라도 거쳐간 1천여명의 성매매여성 가운데 밥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곧 떠나고, 홀로서는 자립하기 어려운 정신지체 등의 장애가 있는 여성들만이 남았다. 갖 돌지난 아이를 둔 한 여성 모녀와 이모들이 사는 경기도 집에서 애타게 찾으니, 그가 다시 길을 재촉하지않을 수 없다. 서울집의 아이들은 이제 성년이 되어 인근에 사는 그의 친아들이 자주 들러 돌보곤한다. 

미령아이-.jpg» 김미령 대표가 돌보는 아이들

 

 경기도 집으로 가는 김대표의 양손엔 야채가게 아저씨가 버리기 전에 문자를 보내 알려줘 챙긴 야채더미가 가득 들려있다. 공동체원들 가운데 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 받아 정부보조금을 지원 받은 이들이 5명이다. 이 보조금의 절반가량을 모은 200여만원이 13가족의 생활비다. 직원 한명 없이 김 대표가 외부 강연비를 받아 벌충하면서 반찬을 만들어먹어야하니 버린 야채라도 챙기지않으면 생활이 안된다. 그러나 야채가게에서 버린 야채를 손발이 부르트도록 다듬어도 결국 버려야할 쓰레기가 절반이 넘는다. 이렇게 빠듯한 살림을 하는 그의 처지는 아랑곳 없이 ’이모’는 60만원의 정부보조금 중 14만5천원을 담뱃값으로 지출하지만, 그는 “고귀한 성을 남에게 판매하지않는 것만으로 족하다”며 “술·담배까지 뺏어버리면 무슨 재미로 살겠느냐”고 한다.

 자립지지공동체는 김대표가 1998년 서울 양평동에서 성매매여성 자립을 돕기 위해 떼밀이학원을 만들며 시작됐다. 성매매를 금지한 특별법이 시행된 2003년엔 속칭 미아리텍사스촌에서 성매매여성피해자위기지원센터를 운영했다. 애초 성매매업소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부의 하청을 받아 25명의 직원을 두고 시작한 이일을 하며 김 대표는 포주들로부터 2번의 테러를 받아 죽을뻔했다. 그리고 1년반만에 그 하청을 끝냈다. 그러나 그를 찾는 성매매여성들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정부의 시설도 아닌 시설이 이처럼 이어져왔다. 시설이 아니니 후원해도 세금감면 혜택이 없어 거의 후원금도 들어오지않는 일을 홀로 감당해온 것이다.

 

미령2-.JPG» 공동체에서 아이들 먹을 과일과 밤을 챙기고 있는 김미령 대표 

 그가 지금까지 상담한 3천여명의 성매매여성들은 어느 누구하나 불면증에 시달리지않는 이들이 없었다. 그들이 돈에 팔려서 그랬든 먹고살기위해서 했든 성매매 과정에서 새겨진 깊은 상흔을 지워지지않았다. 그가 성매매 초범들이 받아야하는 16시간 의무교육 현장에서 최고의 강사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여자들이 당신들과 알몸으로 붙어있을 때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를 내가 대신 해주겠다”고 시작한다. 그는 “성적권력이 동등하지않은 채 했던 것은 섹스가 아니”라고 한다. 1회용 플라스틱컵을 돈을 주고 구매했다고 해서 지구를 오염시킨 죄까지 사면받을 수 없듯이 돈을 주고 섹스를 했다고해서 가해에서 면죄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늙은 창녀의 노래’를 말로서 들려주는 셈이다.

 연세대 아동교육과를 나온 김대표는 재벌집 아이들이 줄서서 기다린다는 연대 부설유치원 연구원 겸 교사로 10여년을 일했다. 그러면서도 밤엔 연대 적십자동아리에서 운영하던 야학 상계적십자청소년학교에서 봉사하며 교장까지 했다. 터부를 넘는 그의 성격은 종교에서도 드러났다. 대학생때는 연세대연합교회에 나가는 개신교인이었다. 그러다 1970년대엔 가톨릭 사회운동의 영향을 받아 가톨릭노동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막달레나’라는 세례명까지 받았다. 이어 1985년 성공회 신부가 된 남편과 결혼하며 성공회 신자가 되었다. 그가 ‘동지로 살아가는 실험을 해보자’며 1985년 임시정부수립일에 성공회대성당에서 올린 결혼식에서 신부는 드레스를 입던 관행을 깨고 색동저고리를 입었고, 식후 7시간동안 마당에서 친구들과 난장을 펼치며 놀았다. 개신교 내 여성차별을 저항하며 여성 안수를 이끌어낸 여성교회 운영위원장이자 성공회에서도 여성성직위원장으로서 여성사제 탄생에 선구적인 구실을 한 그지만 그는 자신을 페미니스트가 아닌 ‘아나키스트’라고 칭했다.

 

 그의 이런 아타키스트적 성깔은 내력이 있다.  그의 부친은 윤동주가 나온 간도 용정중학교와 니혼대 예술학부를 나온 연극인 김익환이다. 그 부친이 결핵성늑막염으로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해 내과 간호부장이던 그의 어머니 백옥심씨를 만났다. 당시 어머니는 의사들이 곧 죽을것이라던 남편을 살리기 위해 남편의 고향인 전북 부안으로 낙향해 남편을 살려내고, 산파와 초등학교 교사를 해 세자녀를 교육시켰다고 한다. 그 어머니는 201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살며 김 대표에게 “나는 산파로서 아기를 받기만 했는데 너는 기르기까지 하니 나보다 낫다”며 아이들을 지극히 귀여워하며 딸을 응원했다. 아버지 김익환은 1955년 제작된 최초의 유성영화 <피아골>에서 국군 대장으로 나온 배우 허장강과 함께 북한군 대장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그 부친은 막내딸에게 “나는 우리나라 최후의 아나키스트”라고 했다. 박열의 아내로 일본 천왕제를 거부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제삿날마다 일본으로 직접 달려가는 그야말로 이제 ‘최후의 아나키스트’라 할만하다.

 

미령책-.JPG» 김미령 대표가 사랑하는 책들. 그는 예수와 함석헌도 일체의 권위를 거부하는 아나키스트로 본다.

 

  그는 아나키스트는 무질서가 아니라 “내가 합의하지 않는 질서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권력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동의하지않는 것은 다수결이라도 따르지 않고, 동의한 것이라면 전체의 결정이라도 자신의 결정한 것처럼 따른다는 것이다. 성매매여성들이 쉼터에서 쉬었다가 다시 성매매를 위해 가겠다고 할 때 주저앉히지않고 그들의 자결권을 존중한데서도 그의 아나키스트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함석헌이 창간한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이기도 한 그는 “함석헌이 이미 노인일 때 젊은여성과 ‘관계’를 가지며 사랑했다는 점에서 ‘미투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가네코 후미코가 당시 일본 사회의 가치관과 통념을 거부했듯이 함석헌의 사랑도 아나키즘적 실험이라고 보기에 당대의 윤리에 맞지않다고 단죄하고 싶지않다”고 했다. 

 그의 남편은 은퇴 뒤 전북의 산골에서 공동체에 들어온 아이들 가운데 유일한 아들을 데리고 살아가고 있다. 김 대표 부부는 함석헌의 스승 유영모나 마하트마 간디처럼 50살이 되자 결혼을 졸업하는 ‘해혼’부부가 되기로 했다. 법적인 이혼을 하지않았지만 육적인 관계를 끝내고 동지로만 남자는 것이다. 아이들의 부모로서만 함께하면서 말이다.

  그는 권력, 폭력, 권위 같은 강한 것들을 거부하는 아나키스트지만 강한 것들로부터 버림 받은 약한 이들을 보듬고 살아가고 있다. 지인들은 그에게 “성매매여성들 가운데서도 뒤쳐진 그런 이들속에서 한나절만 있으면 돌아버릴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그는 “평균 지능지수  70이하인 그들을 나처럼 살게 할수는 없지만, 내가 그들처럼 함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능지수가 낮고 세상에 잘 적응하지못하는 이들을 억압하지않고 함께 뒹굴뒹굴 할 때 그들 만이 아니라 자신도 치유된다는 것이다. 그는 “집에 가면 10여명이 ‘언니’, ‘엄마’하고 한꺼번에 달려든다”며 “내 나이에 이런 복 누리는 사람 봤느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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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택배사망 3명 CJ대한통운, 심야노동에 청소년 불법 동원

수년에 걸쳐 고교생들 택배 상하차 알바에 투입... 회사 "처음 듣는 이야기" 부인

18.11.14 07:41l최종 업데이트 18.11.14 07:41l

 

 

 CJ대한통운 물류센터 현장 사진
▲  CJ대한통운 물류센터 현장 사진
ⓒ cjlog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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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 달 사이 감전 등으로 3명의 노동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씨제이(CJ)대한통운에서 수년에 걸쳐 18세 미만 청소년들을 불법적으로 심야 택배 분류 업무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는 최근까지 이곳에서 일한 청소년들의 증언을 확보했다.

이들 청소년이 했던 업무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다. 이는 보통 '극한알바' 혹은 '헬(Hell) 알바'로 불리는데, 탑차에서 내린 택배 물건을 컨베이어벨트에서 분류한 뒤 다시 탑차에 싣는 업무를 말한다.

상하차 업무에 투입된 노동자들은 컨베이어벨트 속도에 맞춰 쉴 틈 없이 일해야 하며, 수십kg에 달하는 택배 물건도 끊임없이 들고 날라야 한다. 업무를 진행하다 자칫 컨베이어벨트에 손이나 다리, 몸이 끼어 끌려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전물류센터에서 17살에 상하차 알바 시작"

 

<오마이뉴스>가 지난 7일 대전광역시에서 만난 고등학생 김대훈(가명, 2년 재학중)군은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2017년 심야 알바를 처음 시작했다. 김군뿐 아니라 같은 나이 친구들도 중학생이었던 2016년부터 2018년 초까지 수년 동안 비정기적으로 CJ대한통운 대전과 옥천물류센터 등에서 불법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왔다고 폭로했다. 또 일부 학생의 경우 지난 여름방학 때 CJ대한통운 청원물류센터에서 일하기도 했다.

김군은 "고1 때부터 택배회사 아르바이트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로 오후 6시에 모여서, 이미 그곳에서 일해왔던 형들의 차를 타고 물류센터로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대개 오후 7시쯤에 회사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한 후에 본인 인증 검사를 한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인력업체를 통해서 형식적으로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등학생인 그는 이후 아무런 제지없이 상하차 아르바이트 노동현장에 투입됐다.

김군은 또 "나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만 최소 수십 명이 넘는다"면서 "기념일 등 학생들이 용돈이 필요할 때 한번이라도 택배 알바를 해본 것까지 합하면 이런 아르바이트를 한 학생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행법상 심야에 청소년들이 일용직 노동자로 고용돼 일을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특히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청소년의 야간노동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물론 본인의 동의와 고용노동부의 인허가가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청소년 노동을 인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 학교 최소 수십 명 이상"... 청소년 심야 노동은 명백한 불법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CJ대한통운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청소년 고용과 관련해 어떤 인허가도 받지도 않았다. 이곳 물류센터에서 일한 청소년들 역시 회사나 고용노동부쪽에 어떤 동의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이번 청소년 심야 노동과 관련해) 물류업체로부터 고용 동의서 등이 들어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렇게 고용된 청소년들이 무수한 불법과 위험에 노출된 채 일해왔다는 사실이다. 김군도 마찬가지였다. 용돈이 필요할 때마다 밤샘 알바를 12시간 가까이 일했지만, 손에 쥐는 금액은 6만5000원에서 8만 원에 불과했다. 성인들이 밤샘 노동을 할 경우 보통 12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 받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금액이다.

김군은 "정확하게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몰랐다"면서 "인력업체 사장이 주는 대로 받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에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인력이 펑크가 나서 급하게 택시라도 타고 오라'고 해서 갔는데 택시비를 받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같이 일하던 친구는 나르던 물건이 파손됐다면서 (업체쪽에서) 3만 원을 받아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청소년 고용은 처음 듣는 말... 인력은 협력업체로부터"
 
 CJ대한통운 택배 차량 (사진 출처: CJ대한통운)
▲  CJ대한통운 택배 차량
ⓒ 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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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청소년 심야 노동 자체를 부인했다. 회사쪽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청소년들이 대전과 옥천물류센터에서 심야에 일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 인력 운용에 대해 "협력업체를 통해서 인력을 받고 있다"면서 "(대전물류센터는) 2015년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고, 2017년 10월경 모바일 인증 시스템으로 바꿔 적용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회사쪽에선 전산 시스템상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조해가면서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만난 학생들은 회사쪽의 본인 인증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김군 역시 "처음에 오면 검사를 하긴 하는데 (업체에 의해) 전부 그냥 넘어간다"면서 "일할 때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CJ대한통운 옥천물류센터에서 안면인식용 사진을 앞뒤로 찍었지만 그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최영연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는 "청소년은 노동법을 잘 몰라서 본인들이 불법을 자행했다 생각하지만, 청소년 심야 노동은 사업자의 잘못이 분명하다"면서 "고용노동부가 사업주를 강력히 단속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는 지난 8월 20대 청년이 감전사로 사망한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도 후진하던 트레일러에 치여 3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8월 31일에는 CJ대한통운 옥천물류센터에서 심야 노동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 대해 지난달 30일부터 '작업중지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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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선언서, 무력으로 국권회복을 해야”

 김종성 국학연구소 이사장, 대한독립선언서 백주년 학술회의 개최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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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3  15: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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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7일 대한독립선언서 발표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국학연구소 김종성 이사장과 12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정부와 민간 모두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 중인 가운데, 오는 17일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가 열려 눈길을 끈다.

1919년 3.1운동 당시 ‘기미독립선언서’가 발표된 된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지만, 그보다 한해 앞서 만주지역에서 일명 ‘무오독립선언서’로 알려진 ‘대한독립선언서’가 발표된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기미년보다 한해 앞선 무오년에 이미 대한독립선언이 나왔고, 이듬해 일본의 2.8독립선언과 3.1기미독립선언이 이어진 것.

학술회의를 주최하는 (사)국학연구소 김종성 이사장은 12일 오후 5시 30분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무오독립선언서 반포 100주년을 맞이하여 당시의 간절했던 대한독립운동의 의지와 정신을 살펴봄으로써 잊혀져 가는 민족정신을 회복하여 다시는 민족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학연구소는 벌써 30년이 된 연구단체로서 어떤 의무감도 가지고 있고, 그동안 민족의식이 척박한 한국적 토양에서 국학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서 노력한 단체”라며 “무오독립선언서 100주년을 맞이해서 기념행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서명자 3분의 2정도는 대종교와 관련된 분들”

   
▲ 올해 4월부터 4년 임기의 국학연구소 이사장을 맡은 김종성.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사)국학연구소가 주최하는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는 주말인 17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리며, 개회식에 이어 학술회의가 네 가지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제1주제는 윤명철 동국대 교수가 ‘대한독립선언서의 민족사적 의의’를 발표하며, 제2주제 ‘대한독립선언서에 담긴 사상’은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발표를, 김동환 국학연구소 연구위원이 토론을 맡는다.

제3주제 ‘대한독립선언서’의 발표시기와 서명자에 대한 분석‘은 신운용 한국외국어대 강사가 발표를, 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토론을, 제4주제 ’대한독립선언서와 무장독립운동‘은 김병기 대한독립운동총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발표를, 이숙화 한국외국어대 강사가 각각 맡는다.

김종성 이사장은 “이번 학술회의는 선언서에 담긴 사상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발표함으로써 사상적 논점을 부각하여 정립하는 것이며, 발표 시기에 대하여도 여러 설이 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내용이 발표될 것이며, 다양한 독립운동가로 구성된 서명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연구가 시도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대한독립선언은 1919년 2월 발표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 이사장은 “1918년 11월 13일 발표됐다는 문헌이 있다”며 “대외 발표는 2월이지만 실질적인 선언서 작성과 서명하기 위한 정신적인 결집은 무오년에 이미 이루어져 끝났다”고 말했다.

또한 서명자들에 대해서도 “일부는 안 들어간 분들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당시 만주에서 활동을 많이 하셨던 서일 총재, 홍범도 장군도 정신적으로 지지하지 않았겠느냐”며 “학술회의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예고했다.

김 이사장은 “대한독립선언서는 당시 만주, 노령, 상해, 북경 그리고 미주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고 있던 해외 저명인사 39인이 선언했는데, 김교헌 대종교 2대 교주를 비롯하여 신규식, 여준, 김동삼, 박은식, 박찬익, 이시영, 이상룡, 윤세복, 문창범, 이동녕, 신채호, 김좌진, 김규식, 이동휘 뿐만 아니라 심지어 미주에서 활동하고 있던 이승만, 안창호, 박용만 등도 동참한 그야말로 해외독립운동 지도자들의 총합된 선언”이라며 “3분의 2정도는 대종교와 관련된 분들 아닌가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명자 중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린 김교헌은 홍암 나철에 이은 대종교 2대 교주이고, 윤세복은 이후 3대 교주가 된다. 신규식, 이동녕은 대종교 서도본사 책임자다. 선언서를 기초한 조소앙 선생도 대종교와 밀접하다.
 

   
▲ 무오년(1918년) 발표돼 <기미독립선언서>에 영향을 끼친 <대한독립선언서> 원본. (자료출처 - 국가기록원)

大韓獨立宣言書

我 大韓同族男妹와 曁我遍球友邦同胞아. 我 .大韓은 完全한 自主獨立과 神聖한 平等福利로 我 子孫黎民에 世世相傳키 爲하야, 玆에 異族專制의 虐壓을 解脫하고.大韓民主의 自立을 宣布하노라.
我 大韓은 無始以來로 我 大韓의 韓이오, 異族의 韓이 아니라 半萬年史와 內治外交는 韓王韓帝의 固有權이오, 百萬方里의 高山麗水는 韓男韓女의 共有産이오, 氣骨文言이 歐亞에 拔粹한 我 民族은 能히 自國을 擁護하며 萬邦을 和協하야 世界에 共進할 天民이라, 韓一部의 權이라도 異族에 讓할 義가 無하고 韓一尺의 土라도 異族이 占할 權이 無하며, 韓一個의 民이라도 異族이 干涉할 條件이 無하니, 我韓은 完全한 韓人의 韓이라.
噫라 日本의 武孽이여. 壬辰以來로 半島에 積惡은, 萬世에 可掩치 못할지며 甲午以後의 大陸에 作罪는 萬國에 能容치 못할지라, 彼가 嗜戰의 惡習은 曰 自保 曰 自衛에 口를 籍하더니, 終乃 反天逆人인 保護 合倂을 逞하고, 後가 渝盟의 悖習은 曰 領土 曰 門戶 曰 機會의 名을 假하다가, 畢竟 悖義非法의 密款脅約을 勒結하고, 後의 妖妾한 政策은 敢히 宗敎와 文化를 抹殺하얏고, 敎育을 制限하야 科學의 流通을 防遏하얏고, 人權을 剝奪하며 經濟를 籠絡하여 軍警의 武斷과 移民의 暗計로 滅韓殖日의 奸凶을 實行한지라, 積極消極으로 我의 韓族을 磨滅함이 幾何뇨. 十年 武孽의 作亂이 此에 極하므로 天이 彼의 穢德을 厭하사 我에 時機를賜 하실새, 吾人等은 順天應人하야 大韓獨立을 宣布하는 同時에 彼의 合倂하던 罪惡을 宣布懲辦하노니,

一. 日本의 合邦動機는 彼所謂 汎日本主義를 亞洲에 實行함이니, 此는 東亞의 敵이오,
二. 日本의 合邦手段은 詐欺强迫과 不法無道와 武力暴行이 具備하얏스니, 此는 國際法規의 惡魔이며,
三. 日本의 合倂結果는 軍警의 蠻權과 經濟의 壓迫으로 種族을 磨滅하며, 宗 敎를 抑迫하며, 敎育을 制限하야 世界文化를 沮障하얏스니 此는 人類의 賊이라, 所以로 天意人道와 正義法理에 照하야 萬國立證으로 合倂無效를 宣布하며, 彼의 罪惡을 懲膺하며 我의 權利를 回復하노라.

噫라 日本의 武孼이여.小懲大戒가 爾의 福이니 島는 島로 復하고, 半島는 半島로 復하고, 大陸은 大陸으로 復할지어다. 各其 原狀을 回復함은 亞洲의 幸인 同時에 爾도 幸이어니와, 頑迷不悟하면 全部禍根이 爾에 在하니, 復舊自新의 利益을 反復曉諭하노라.
試看하라. 民庶의 魔賊이던 專制와 强權은 餘熖이 已盡하고, 人類에 賦與한 平等과 平和는 白日이 當空하야, 公義의 審判과 自由의 普遍은 實로 曠刦의 厄을 一洗코자하는 天意의 實現함이오, 弱國殘族을 濟하는 大地의 福音이라.
大하도다 時의 義여. 此時를 遭遇한 吾人이 共進하야 無道한 强權束縛을 解脫하고 光明한 平和獨立을 回復함은, 天意를 揚하며 人心을 順應코자함이며, 地球에 立足한 權利로 世界를 改造하야 大同建設을 協贊하는 所以일새, 吾人 等이 玆에 二千萬 大衆의 赤衷을 代表하야, 敢히 皇皇一神께 昭告하오며 世界萬邦에 誕誥하오니, 우리 獨立은 天人合應의 純粹한 動機로 民族自保의 正當한 權利를 行使함이오, 決코 眼前利害에 偶然한 衝動이 아니며, 恩怨에 囿한 感情으로 非文明인 報復手段이 自足함이 아니라, 實로 恒久一貫한 國民의 至誠이 激發하야 彼異類로 感悟自新케 함이며, 우리의 結實은 野卑한 政軌를 超越하야 眞正한 道義를 實現함이라.
咨홉다 我 大衆아. 公義로 獨立한 者는 公義로 進行할지라, 一切方便으로 軍國專制를 削除하야 民族平等을 全球에 普施할지니 此는 我 獨立의 第一義오, 武力兼倂을 根絶하야 平均天下의 公道로 進行할지니 此는 我 獨立의 本領이오, 密約私戰을 嚴禁하고 大同平和를 宣傳할지니 此는 我 復國의 使命이오, 同權同富로 一切同胞에 施하야 男女貧富를 齊하며, 等賢等壽로 知愚老幼에 均하야 四海人類를 度할지니 此는 我 立國의 旗幟오. 進하야 國際不義즐 監督하고 字宙의 眞善美를 體現할지니 此는 我 大韓民族의 應時復活의 究竟義니라.
咨我 同心同德인 二千萬 兄弟姉妹아.
我 檀君大皇祖께서 上帝에 左右하사 우리의 機運을 命하시며, 世界와 時代가 우리의 福利를 助하는도다. 正義는 無敵의 劍이니 此로써 逆天의 魔와 盜國의 賊을 一手屠決하라. 此로써 五千年 祖宗의 光輝를 顯揚할지며, 此로써 二千萬 赤子의 運命을 開拓할지니, 起하라 獨立軍아, 齋하라 獨立軍아. 天地로 網한 一死는 人의 可逃치 못할 바인즉, 犬豕에 等한 一生을 誰가 苟圖하리오. 殺身成仁하면 二千萬 同胞와 同體로 復活하리니 一身을 可惜이며, 傾家復國하면 三千里 沃土가 自家의 所有 이니 一家를 犧牲하라.
咨我 同心同德인 二千萬 兄弟姉妹아. 國民本領을 自覺한 獨立인 줄을 記憶할지며, 東洋平和를 保障하고 人類平等을 實施키 爲한 自立인 줄을 銘心할지며, 皇天의 明命을 祇奉하야 一切 邪網에서 解,脫하는 建國인 줄을 確信하야, 肉彈血戰으로 獨立을 完成할지어다.

建國紀元 4252年 2月

가나다順
金教獻 金奎植 金東三 金躍淵 金佐鎭 金學萬 鄭在寬 趙鏞殷
呂凖 柳東說 李光 李大爲 李東寧 李東輝 李範允 李奉雨
李相龍 李世永 李承晩 李始榮 李鍾倬 李沰 文昌範 朴性泰
朴容萬 朴殷植 朴贊翊 孫一民 申檉 申采浩 安定根 安昌浩
任(방) 尹世復 曹煜 崔炳學 韓興 許(혁) 黃尙奎
 

대한독립선언서

우리 대한 동족 남매와 온 세계 우방 동포여, 우리 대한은 완전한 자주독립과 우리들의 평등복리를 우리 자손 여민에게 대대로 전하게 하기 위하야 여기 이민족 전제의 학대와 압박을 벗어나서 대한 민주의 자립을 선포하노라.
우리 대한은 예로부터 우리 대한의 대한이요, 이민족의 대한이 아니라, 반만년사의 내치 외교는 한왕한제의 고유권이요 금수강산의 고산려수는 한남한녀의 공유 재산이요 기골문언이 구아에 뛰어난 우리 민족은 능히 자국을 옹호하며 만방과 화합하야 세계에 공진할 천민이라 우리 나라의 털끝만한 권리라도 이민족에게 양보할 의무가 없고 우리 강토의 촌토라도 이민족이 점령할 권한이 없으며, 한 사람의 한인이라도 이민족이 간섭할 조건이 없는 것이어서 우리 한토는 완전한 한인의 한토이다,
슬퍼라! 일본의 무력이여. 임진 이래로 반도에 쌓아 놓은 악은 만세에 엄폐할 수 없을지며, 갑오 이후 대륙에서 지은 죄는 민국에 용납치 못할지라. 그의 기전의 악습은 자보 자위의 구실을 만들더니, 마침내 반천역인인 보호합방을 강제하고, 그의 윤맹패습은 영토보존이니 문호개방이니 기회균등이니 구실을 삼다가 이어 몰의무법한 조약을 강제로 맺고 그의 요망한 정책은 감히 종교를 압박하여 신화의 전달을 저희하얐고, 학자를 제한하야 문화의 유통을 막고, 인권을 박탈하고 경제를 농락하며 군대 경찰의 무단정치와 이민이 암계로 한족을 멸하고 일인을 증식하려는 간흉을 실행한지라. 적극 소극으로 한족을 마멸시킴이 얼마이뇨 십년 무단의 작폐가 여기서 극단에 이르므로 하늘이 그들의 예덕을 꺼리어 우리에게 좋은 기회를 주실세, 하늘에 순종하고 인도에 응하야 대한 독립을 선포하는 동시에 그가 우리나라를 강제로 병탄한 죄악을 선포하고 징계하노라.

1.일본의 합병 등기는 그들의 소위 범일본주의를 아시아에서 사행함이니, 이는 동양의 적이요,
2. 일본의 합방 수단은 사기와 강박과 불법무도한 무력폭행을 극도로 써서 된 것이니, 이는 국제법규의 악마이며,
3, 일본의 합방 결과는 군대 경찰의 야만적 힘과 경제 압박으로 종족을 마멸하며 종교를 강박하고 교육을 제한하야 세계 문화를 저장하얐으니 이는 인류의 적이라.

그러므로 하늘의 뜻과 사람의 도리와 정의 법리에 미쳐서 만국의 입증으로 합방 무효를 선포하며 그의 죄악을 응징하며 우리의 권리를 회복하노라.
슬퍼라! 일본의 무력이여. 소징대계가 너희의 복이니, 섬은 섬으로 돌아가고, 반도는 반도로 돌아오고, 대륙은 대륙으로 회복할지어다.
각기 원상대로 회복함은 아시아의 행인 동시에 너희도 행이러니와 만일 미련하게도 깨닫지 못하면 전부 화근이 너희에 있으니 복구자신의 이익을 반복 효유하리라.
보라! 인민의 마적이었던 전제와 강권의 잔재는 이미 다 없어졌고 인류에게 부여된 평등과 평화는 명명백백하야 공 의의 심판과 자유의 보편성은 실로 광겁의 액을 일세코자 하는 천의의 실현이요, 약국잔족을 구제하는 대지의 복음이라. 장하도다. 시대의 정의여! 이때를 만난 우리는 무도한 강권속박을 해탈하고 광명한 평화독립을 회복하야 하늘의 뜻을 높이 날리며 인심을 순응시키고자 함이며, 지구에 발을 붙인 권리로써 세계를 개조하야 대동건설을 협찬하는 소이로서 여기 2천만 대중의 붉은 충성을 대표하야 감히 황황 일신에 밝혀 세계 만방에 고하나니 우리 독립은 하늘과 사람이 모두 향응하는 순수한 동기로 민족자존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함이요, 결코 목전의 이해에 우연히 충동한 바가 아니며, 사원에 관한 감정으로써 비문명한 보복수단에 자족한 바가 아니다. 실로 항구 일관한 지성의 격발로써 저 이민족으로 하여금 깨닫고 새롭게하야 우리의 결심은 야비한 궤정을 초월하야 진정한 도의를 실현함에 있다. 우리 대중이여, 공의의 독립자는 공의로써 진행하게끔 일체의 방편을 다하야 군국전제를 삭제하고 민주 평등을 세계에 널리 실시함이 우리 독립의 제일의이다.
무력 겸병을 근절하야 평등한 천하의 공도를 진행하는 것은 곧 우리 독립의 본령이다. 밀맹사전을 엄금하고 대동평화를 선전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복국의 사명이다. 권리와 부를 모든 동포에게 베풀며 남녀․빈부를 고르게 조화하며, 등현등수를 지우노유에게 평균하게 하야, 사해 인류를 건질 것이다.
이것이 우리 건국의 기치이다. 나아가 국제 불의를 감독하고 우주의 진선미를 구현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대한 민족의 시세에 응하고 부활하는 궁극의 의의이다. 우리 마음이 같고 도덕이 같은 2천만 형제자매여, 단군황조께서는 상제좌우에서 명을 내리시어 우리에게 기운을 주셨다. 세계와 시대와는 우리에게 복리를 주고자 한다. 정의는 무적의 칼이므로 이로써 하늘에 거스르는 악마와 나라를 도적질하는 적을 한 손으로 무찌르라. 이로써 4천 년 조정의 영휘를 빛내고, 이로써 2천만 적자의 운명을 개척할 것이다.
궐기하라, 독립군! 독립군은 일제히 천지를 바르게 한다.
한번 죽음은 사람의 면할 수 없는 바이니, 개․돼지와도 같은 일생을 누가 원하는 바이랴. 살신성인하면 2천만 동포는 같이 부활할 것이다.
일신을 어찌 아낄 것이냐. 집을 기울여 나라를 회복하면 삼천리 옥토는 자가소유이다. 일가의 희생을 어찌 아깝다고만 하겠느냐.
아아! 우리 마음이 같고 도덕이 같은 2천만 형제자매여! 국민 된 본령을 자각한 독립인 것을 명심할 것이요, 동양평화를 보장하고 인류평등을 실시하기 위해서 자립인 것을 명심하도록 황천의 명령을 받들고 일체의 사악으로부터 해탈하는 건국인 것을 확신하야 육탄혈전함으로써 독립을 완성할 것이다.

건국기원 4252년 2월

가나다순
김교헌 김규식 김동삼 김약연 김좌진 김학만 정재관 조용은
여준 유동설 이광 이대위 이동녕 이동휘 이범윤 이태우
이상룡 이세영 이승만 이시영 이종탁 이탁 문창범 박성태
박용만 박은식 박찬익 손일민 신규식(신정) 신채호 안정근 안창호
임방 윤세복 조황 최명학 한흥 허혁 황상규

(자료출처 - 국학연구소, 국사편찬위원회)


“무장독립투쟁 노선을 표방”...봉오동, 청산리 승전

   
▲ 김종성 이사장이 '청산리 항일대첩 기념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 김종성 이사장]
   
▲ 중국 연변 화룡현에 자리한 대종교 3종사 묘역을 참배한 김종성 이사장. [사진제공 - 김종성 이사장]

김 이사장은 대한독립선언서 반포에 대해 “기미독립선언의 기폭제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에서의 독립운동과 독립정신 고취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먼저 꼽고, 이어 “해외 독립운동가들을 결집하여 통일된 독립운동의 기틀을 다졌으며 이후에 상해 임시정부와 한성임시정부를 만드는 기초가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주권재민의 민주국가를 선포하고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방법으로 평화적 방법이 아닌 무장투쟁 노선을 택함으로써 만주지역에서의 청산리, 봉오동 전투와 같은 무장독립운동의 조직적 전개가 가능했다는 점”을 주요한 특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일제가 직접 통치하던 영역이기 때문에 무력에 의한 폭력을 주장할 수 없었을 것이고, 기미독립선언서는 비폭력 선언 형식을 띠었지만 국권을 뺏긴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일본을 쳐부수기 위해서는 무력으로 국권회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않았겠느냐”는 것.

나아가 “이 선언서에서 나타나듯이 ‘병합수단은 사기.강박과 불법.무도, 무력.폭행에 의한 것’이므로 무장독립을 주장했던 것”이라며 “무장독립투쟁 노선을 표방함으로써 이후 봉오동 전투, 청산리 전투가 실제적으로 일어났고 승리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독립선언에는 “살신성인”, “일가(一家)를 희생하라”, “육탄혈전(肉彈血戰)으로 독립을 완성할지어다” 등의 죽음을 무릅쓴 전면 무장항쟁을 촉구하는 강경한 기조가 흐르고 있다.

“국학대학을 세워 한국학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

   
▲ 김종성 국학연구소 이사장은 국학대학 설립과 국학대상 수상식을 추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종성 이사장은 1979년 우연한 기회에 대종교를 알게 됐고, 1984년 대종교를 중광(重光)한 홍암 나철 대종사의 증손녀 나도숙 씨와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그는 30년 전 국학연구소가 문을 열 때부터 참여했고 내년이면 대종교를 만난지 40년이 되니 연륜이 적지 않은 셈이다.

김 이사장은 대한독립선언과 대종교의 활동이 역사 속에 묻힌데 대해 “일제 강점기 국내적 기반의 약화와 해방 후 일제 친일분자들의 재등장, 6.25전쟁으로 인한 민족주의자들의 몰락에 큰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사적 맥락을 짚고 “잘 잊어버리는 민족의 단점”과 “새로운 사대사상의 풍조에 매몰된 상황” 등을 들면서도 “가장 큰 잘못은 인재 육성을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선배 독립운동가들은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항상 학교를 만들어 교육구국의 이념을 실천해 왔다”며 “대종교 3대 교주인 윤세복 선생의 환인현 동창학교, 이회영 선생 일가의 유하현 신흥무관학교, 북로군정서 총재 서일 선생의 명동학교, 이상룡 선생의 서전서숙, 임시정부의 기반을 닦은 신규식 선생의 상해 박달학원 등이 그 예”라고 제시했다.

특히 “해방 후 친 대종교 인사들이 세운 홍익대학이 그 역할을 해주길 바랐으나 하지 못했다”며 “5.16 쿠데타 이후로 넘어가 시간이 너무 흘러 새롭게 찾아온다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익학원은 대종교 지도자였던 독립운동가 이흥수가 사재를 털어 1948년 8월 설립됐지만 정치권력의 강압 등으로 재단이 바뀌면서 대종교와 무관한 학교가 되고 말았다.

김 이사장은 “국학대학을 세워 한국학을 심도있게 연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며 “범국학단체연합이랄까 그런 것도 구상해보면서 앞으로 역사광복과 국사교과서 왜곡된 내용을 바꾸는 운동도 같이 해보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4월 임기 4년의 (사)국학연구소 이사장을 맡은 그는 취임 첫 사업으로 서울 청운동 소재 연구소 사무실을 세종대 인근으로 옮겼지만, 장서 3만여권의 무게 탓에 지하 신세는 여전히 면치 못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1만년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사적 맥을 일관되게 연구하는 사업, 국학의 대중화를 위한 강좌와 연찬회의 지속적 개최”와 “국사 교과서 내용의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타 민족사 연구 단체와의 협력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나아가 “연구소 연구원들한테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해 주면서 재정적 지원까지 해줄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면서 “만약 앞으로 더 여유가 된다면 ‘국학 대상’을 만들어서 국학에 열심히 연구하고 헌신하는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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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울시 미래유산을 살려달라”며 시청서 밤 지샌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11/14 07:58
  • 수정일
    2018/11/14 07:5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단전·단수 9일째, 구시장 상인 20여 명 12일부터 시청서 연좌농성 돌입

양아라 기자 yar@vop.co.kr
발행 2018-11-13 20:08:02
수정 2018-11-13 2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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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구 노량진시장 상인들이 구시장의 단전·단수 문제 해결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연좌농성하고 있는 모습.
13일 오후 구 노량진시장 상인들이 구시장의 단전·단수 문제 해결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연좌농성하고 있는 모습.ⓒ민중의소리
 
 

수협의 단전·단수로 구 노량진 수산시장이 암흑천지로 변한 지 9일째인 13일, 서울시청사 1층 로비에서 구 시장 상인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상인들은 차가운 맨바닥에 앉아있거나, 신문지를 깔고 잠시 눈을 붙였다.

상인들이 있는 곳에 놓인 피켓 한 장엔 "(구) 노량진 수산시장에 대한 수협 측의 불법적 인권침해와 단전/단수의 즉각 해제를 요구하며 박원순 시장님께 면담을 요청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신 시장으로의 이전을 반대하며 구 시장을 지키고 있는 20여명의 상인은 전날인 12일 오전 10시 15분쯤부터 서울시청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생존권'을 호소하며 노량진수산시장 단전·단수 문제 해결에 서울시가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밤샘농성을 한 상인들은 시청에서 도시락으로 간단한 끼니를 때우고, 새우잠을 청했다. 이들은 교대로 농성에 돌입하기로 해 13일부터는 10여 명이 자리를 지켰다.

구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구 노량진수산시장에는 발전기를 이용한 전기와 촛불로 시장을 밝히고 있다. 2018.11.12.
구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구 노량진수산시장에는 발전기를 이용한 전기와 촛불로 시장을 밝히고 있다. 2018.11.12.ⓒ뉴시스 제공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수협측의 4차례 명도집행이 진행되면서 수협과 구 시장 상인들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지난 5일 구 시장에 대한 수협의 단전·단수 조치와 퇴거 통보 이후, 수협과 구시장 상인들과의 갈등의 골은 더욱 더 깊어졌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시설 노후화 등으로 지난 2004년부터 현대화가 추진됐다. 수협이 국고보조금 1500여억 원을 받아 건설한 신 시장은 2016년에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구 시장 상인들은 협소한 공간과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 등을 이유로 3년째 입주를 거부하며 투쟁해 왔다. 수협은 지난 9일까지 신 시장 이전 신청을 받았다. 수협은 이후 남은 공간은 일반 시민에게 분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신 시장으로 이전 신청을 하지 않고, 구 시장을 지키는 상인은 131명이다. 수협 측은 구 시장의 강제 퇴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새 시장 입주가 끝나는 날인 17일 이후 구 시장에 대한 폐쇄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결국 구 시장 상인들은 박원순 시장과 만나기 위해 12일 서울시청을 찾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쯤 서울시청 관계자와 약 5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권한이 없다"는 내용의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구 시장 상인인 조 모(51)씨는 "신시장 설계변경 과정에서 수차례 면적이 줄어 들었고, 당시에 상인들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아서, 우리가 너무 몰랐다"면서, "신 시장 건물이 상인들이 장사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건물이기에 구시장을 존치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대를 이어 15년 넘게 장사를 해오고 있는 박 모(54)씨는 "서울시는 개설권자로서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다"며 "단전·단수 이후 사후에라도 시정조치를 하고, 상인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 해결을 나서야 하지만 개선이나 보안 방안에 대해 전혀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농성을 하다 "생활이 안 돼서, 알바 좀 하고 오겠다"고 말하며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러 자리를 잠시 떴다. 이에 옆에 있던 상인은 "나도 알바 자리 알아봐달라"고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20년 넘게 장사를 해온 한 상인은 "고기가 다 죽어가고, 상인들이 장사를 못해서 생활을 못하고 있다"면서, "사람의 기본권과 마찬가지인 단전·단수가 이뤄지고 있으니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박원순 시장님을 찾았고, 단 1분이라도 만나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량진수산시장 문제는 지금 서울시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서울시가) 알면서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단전·단수 4일째인 7일 오전, 구 노량진수산시장의 모습
단전·단수 4일째인 7일 오전, 구 노량진수산시장의 모습ⓒ민중의소리

노량진수산시장은 1971년 문을 열었다. 2013년 서울시는 보존가치가 있다며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농성하는 상인들은 "48년간 지켜온 전통 시장을 보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입을 모아 말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가격 안정을 위해 서울시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설한 수산물 중앙도매시장이다. 하지만 2002년 수산업협동조합이 시장을 인수했고, 현재는 수협중앙회 산하 노량진수산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측은 노량진 수산시장은 수협의 자산이기 때문에 시가 강제할 권한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협의로서 진행해야 하는데, 단전 단수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어 수협에 공문을 보냈지만, 시가 수협에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상인들의 박 시장 면담 요청에 대해서는 "어제 시장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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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이 도요새의 거대한 ‘덫’이 되고 있다

북극이 도요새의 거대한 ‘덫’이 되고 있다

조홍섭 2018. 11. 12
조회수 1738 추천수 0
 
70년 동안 둥지 포식률 3배 증가…수천㎞ 날아와 위험 자초하는 셈
레밍 등 설치류 먹이 급감하자 여우 등 포식자, 새 둥지로 눈 돌려
 
d1.jpg» 넒적부리도요 어린 새끼. 다음 세대는 아마도 이 새를 가장 최근에 멸종한 새로 도감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다. 파벨 톰코비치 제공.
 
새만금 갯벌에서 볼 수 있던 넓적부리도요는 지구에 생존한 개체가 400마리 정도인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종 가운데 하나다. 러시아 북극 해안에서 번식한 뒤 우리나라 서해 등 동북아를 거쳐 동남아와 서남아까지 8000㎞ 거리를 봄·가을에 주파하는 장거리 이동의 달인이기도 하다. 
 
조그만 몸집에 주걱 모양의 부리를 한 이 희귀한 도요새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위급’종으로 분류했으며, 이대로라면 앞으로 15년 안에 멸종할 것으로 예측했다.(▶관련 기사벼랑 끝에 몰린 새, 서해 갯벌 넓적부리도요) 이 새를 비롯해 북극에서 번식하는 도요·물떼새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급격히 감소했으며 앞으로 그런 추세가 가속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d3.jpg» 도요·물떼새는 북극의 해안 바닥에 둥지를 튼다. 식생 변화나 포식자 밀도의 변화로 둥지 파괴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 보호색을 띤 물떼새 일종의 알과 새끼. 보이테흐 쿠벨카 제공.
 
보이테흐 쿠벨카 체코 프라하대 조류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9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지난 70년 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전 세계에서 그동안 출판 또는 미출판된 도요·물떼새 111종의 둥지 3만8191개에 관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북극 지역에서 둥지의 알이나 새끼가 포식자에 잡아먹히는 비율은 지난 70년 동안 세 배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를 포괄하는 온대 북부지역에서의 포식률은 두 배로 늘어났다. 남반구에서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현재 북극 지역의 도요·물떼새 알 가운데 70%가 파괴되고 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d2.jpg» 날개를 다친 척하는 행동으로 천적을 둥지에서 멀리 유인하는 물떼새 어미. 보이테흐 쿠벨카 제공.
 
연구진의 로버트 프렉클턴 영국 셰필드대 교수는 “북극 지역의 둥지 손실은 특히 지난 20년 동안 두드러지게 늘었다”며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마도 매우 복잡하겠지만, 전체적으로 그런 변화를 이끈 요인은 기후 변화로 보인다”라고 영국 바스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북극은 지구에서 온난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곳이다. 그는 “기후변화가 특히 위협적인 것은 이 집단의 많은 종이 (다른 이유로) 어쨌든 줄어드는 상황이고, 또 북극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번식지로 오랫동안 의지해 온 곳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도요·물떼새가 막대한 에너지를 들여 수천㎞나 떨어진 북극까지 날아가 번식하는 이유는 그곳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었다. 종이 멸종하지 않으려면 알과 새끼를 잘 길러내야 한다. 열대 지역에는 알과 새끼를 노리는 포식자가 많고, 이를 견디기 위해 이 지역 새들은 오래 살고 번식 기간도 길다.
 
그런데 북극의 이런 생태적 이점은 역전됐다. 새들의 둥지 포식률이 열대보다 온대, 온대보다 북극이 더 높은 현상이 빚어졌다. 연구자들은 “막대한 에너지를 들여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더는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게 됐다”며 이를 “생태학적 덫”이라고 불렀다. 물새들이 힘들여 위험을 자초하는 상황을 가리킨 것이다.
 
d4.jpg» 기후변화로 눈이 적게 내리면서 레밍 등 설치류가 급감하자 여우는 해안 도요·물떼새 둥지를 습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파벨 톰코비치 제공.
 
그렇다면 북극의 둥지 포식률은 왜 높아졌을까. 연구자들은 기후 변화로 북극 먹이그물의 토대인 레밍 등 설치류가 급감한 것을 주요한 이유로 들었다. 적설량 감소와 온도 불안정이 설치류 집단의 붕괴를 불렀다. 레밍을 사냥하지 못한 여우 등 포식자는 물새의 알과 새끼로 눈을 돌렸다. 이 밖에 여우 밀도의 증가, 여우 행동의 변화, 식생 변화로 인한 새들의 번식지 상태 악화 등을 이유로 꼽았다.
 
게다가 기후 변화는 새들의 도래 시기와 먹이 곤충이 급증하는 시기가 어긋나게 하고 어미 새의 이동 성공률을 떨어뜨린다. 대규모 간척 등 서식지 파괴와 월동지에서의 밀렵은 어미 새를 위협한다. 결국 어미와 새끼 모두가 이중의 타격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연구자들은 경고한다.

북극 번식지의 넓적부리도요. 보이테흐 쿠벨카 제공.
 
연구에 참여한 타마스 세켈리 영국 바스대 교수는 “새끼들이 더는 태어나지 못한다면 급박하게 멸종위험에 놓인 넓적부리도요 같은 종에게 이제 희망은 없다”며 “지구는 복잡한 생태계로 이뤄진 취약한 행성이어서, 먹이와 포식자 사이의 상호 관계가 변하면 먹이그물의 파급효과를 통해 수천㎞ 떨어진 곳의 많은 생물에게도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Vojtěch Kubelka et al, Global pattern of nest predation is disrupted by climate change in shorebirds, Science, Vol 362 Issue 6415, http://science.sciencemag.org/cgi/doi/10.1126/science.aat8695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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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철지난 미사일기지 위성사진으로 北위협 과장하는 美싱크탱크와 언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11/13 10:58
  • 수정일
    2018/11/13 10:5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공개된 미사일기지가 ‘비밀기지’로 둔갑... ‘불신조장해 북미협상 판 깨려는 전형적인 수법’ 지적도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8-11-13 07:34:05
수정 2018-11-13 07:34:05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 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를 근거로 북한의 숨겨진 미사일 기지가 거대한 사기를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 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를 근거로 북한의 숨겨진 미사일 기지가 거대한 사기를 시사한다고 보도했다.ⓒNYT 인터넷판 캡처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 시간) 미국 보수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숨겨진 미사일기지가 드러났다며, 이는 북한이 북미협상 과정에서 ‘거대한 사기(Great Deception)를 시사한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NYT가 인용한 해당 싱크탱크에서 내놓은 위성사진의 정밀도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구글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만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당 사진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인 지난 3월 29일 촬영된 위성사진이며, 해당 보고서가 언급한 미사일기지도 이미 수차례 미사일 발사까지 이뤄진 공개된 기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이는 과거 북미협상 과정에서도 미국 보수 싱크탱크가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증거도 없는 문서를 내놓으면, 이를 미국 언론들이 ‘북한 불신 조장’으로 확산해 북미협상의 판을 깨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NYT는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을 완화했다(neutralized)고 주장했지만, 미 정보기관 네트워크에 오래 알려진 상업용 위성의 새로운 사진은 16개의 숨겨진 미사일기지에서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NYT는 해당 기사의 근거로 같은 날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그 보고서에 공개된 5장의 사진 중 2장의 위성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 위성사진에서 보이는 건물이나 협곡 등을 근거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폐기를 약속하고도 다른 10여 곳의 시설에서는 재래식 미사일과 핵미사일 발사 능력 향상을 위한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NYT가 근거로 인용한 CSIS도 같은 날 보고서를 통해 총 5장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미 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한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일대의 미사일기지가 현재 운영 중(active)이며 상당히 잘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알려진 황주 미사일기지 인근 협곡에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숨겨진 군사시설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해당 위성사진에 여러 곳을 숙소, 본부, 보조시설, 입구 등을 선으로 표기해 마치 엄청난 비밀 미사일기지가 발견된 것처럼 표시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2일(현지 시간) 북한 황주군 미사일기지 인근을 촬영한 철 지난 위성사진을 근거로 숨겨진 미사일 기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2일(현지 시간) 북한 황주군 미사일기지 인근을 촬영한 철 지난 위성사진을 근거로 숨겨진 미사일 기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CSIS 보고서 사진 캡처

CSIS는 이 5장의 위성사진을 근거로 최소 13곳에서 20곳까지로 추정되는 신고되지 않은(undeclared) 북한 미사일기지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근거 없는 주장이 NYT의 보도에서는 다시 16곳으로 확정해 둔갑한 것이다. 

‘황주 삭간몰 일대 미사일기지’는 이미 노동미사일 등 발사한 공개된 장소

CSIS가 보고서에서 위성사진을 근거로 인용한 미사일기지는 황해북도 황주군에 있는 북한 공군기지(공군 1016부대)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있는 ‘황주 미사일기지’로 이미 예전부터 알려진 지역이다. 

북한은 지난 2016년 9월 5일, 이 미사일기지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노동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바 있다. 북한이 처음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1984년부터 이곳 황주 미사일기지에서만 12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즉, CSIS는 이미 알려진 이 미사일기지를 위성사진을 근거로 마치 새롭고 숨겨진 비밀기지라고 주장한 셈이다. 또한 기자가 구글어스를 통해 이 일대를 탐방한 결과, CSIS가 공개한 위성사진보다도 더 선명하고 자세한 위성사진을 인터넷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 NYT는 CSIS의 이러한 위성사진과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북미협상에도 불구하고 ‘큰 사기’를 치고 있다며 전혀 폐쇄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해당 보고서를 발표한 빅터 차(Victor Cha)의 말을 인용해 “기지가 중단되지 않았다. 모두가 트럼프가 (북한과) 나쁜 협상을 받아들일까봐 걱정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NYT가 인용한 CSIS의 보고서에 있는 위성사진은 모두 민간위성업체인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3월 29일에 촬영한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촬영된 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한 셈이다. 

또 기자가 확인한 구글어스에 있는 위성사진의 촬영 날짜는 이보다 1년여 전인 2017년 4월 23일이다. CSIS가 최근(?) 위성사진으로 확인했다는 내용을 모두 그보다 1년여 전에 촬영된 구글어스를 통해서도 다 확인할 수 있었다. 그만큼 이미 모든 활동이 공개된 장소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위성사진에서 확인했다고 주장한 지역은 구글어스를 통해서는 더 자세하게 해당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위성사진에서 확인했다고 주장한 지역은 구글어스를 통해서는 더 자세하게 해당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구글어스 캡처

근거 없는 보수 싱크탱크 보고서 인용해 ‘북한이 약속 불이행’ 주장하는 언론

CSIS 보고서의 가장 맹점은 이렇게 흐릿하고 철 지난 위성사진 몇 장을 가지고 ‘기지 안에 7개의 긴 터널이 있고 최대 18대의 미사일 이동용 차량이 들어갈 수 있다’는 등 확대 해석을 한다는 점이다. 또 이러한 위성사진 5장을 놓고 북한이 최소 13곳에서 20곳의 미사일 비밀기지를 운영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NYT 보도의 가장 큰 맹점도 이러한 근거 없는 보고서를 기반으로 마치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전혀 비핵화와 관련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핵개발과 핵 은닉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점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장한 북한 황주군 숨겨진(?) 미사일기지 일대 지역도 구글어스로 더 자세하게 건물 등 모든 시설을 확인할 수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장한 북한 황주군 숨겨진(?) 미사일기지 일대 지역도 구글어스로 더 자세하게 건물 등 모든 시설을 확인할 수 있다.ⓒ구글어스 캡처

특히, 이미 알려진 미사일기지 주변에서 철이 지난 사진에서도 확인되는 건물과 일반 협곡 등을 찍어 단순히 표시만 해놓고, 마치 근거가 있는 것처럼 북한이 산악지대에 있는 비밀 미사일기지에서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셈이다.

‘NYT 보도나 CSIS 보고서에서 언급한 황주군 삭간몰 미사일 발사기지는 이미 2010년 이전부터 다 알려진 것으로 터무니없다(ridiculous)’는 기자의 지적에 미 국방부 크리스토퍼 로건 대변인은 13일, “우리는 북한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지만, 특정 정보 사안은 언급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로건 대변인은 이어 “북한과의 지속적인 협상과 관련되고, 그러한 진전(progress)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것도 미 국무부가 코멘트할 필요가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에 관해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에게 보낸 답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등에 대한 약속을 지킨다면, 북한과 그 국민들 앞에 훨씬 더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대신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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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시설 맞은편 불 탄 고시원 30대 우체국 직원은 왜 못 떠났나

종로 고시원 화재 희생자 직장 동료들의 증언 "커피 한잔 안 마시고 악착같이 살았는데..."

18.11.13 07:48l최종 업데이트 18.11.13 07:48l

 

 

 지난 9일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한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 앞에 희생자를 기리는 꽃다발과 물품들이 놓여 있다.
▲  지난 9일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한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 앞에 희생자를 기리는 꽃다발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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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새벽 7명의 목숨을 앗아간 고시원 화재가 발생한 지 13일로 나흘째다. 고시원 앞에는 희생자를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2일 낮 검은 그을음과 탄내가 채 가시지 않은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 현장 앞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꽃들과 물품들이 가득 쌓여 있었고, 청계천가엔 이른바 '홈리스' 노동자의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현수막과 추모 리본이 잔뜩 걸려 있었다. 오가던 시민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묵념하기도 했다.

종로 고시원 화재, '홈리스 노동자' 주거권 문제로 확산
 
 윤성노 전국세입자협회 국장이 12일 낮 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을 찾아 헌화대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 9일 새벽 이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목숨을 잃고 11명이 다쳤다.
▲  윤성노 전국세입자협회 국장이 12일 낮 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을 찾아 헌화대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 9일 새벽 이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목숨을 잃고 11명이 다쳤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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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첫날 헌화로 희생자를 기렸던 윤성노 전국세입자협회 국장은 이날도 어김없이 화재 현장을 찾아 헌화대를 정리하고 쌓인 낙엽을 치웠다. 자신도 10여 년 전 학교 근처 고시원에서 잠시 살았다는 윤 국장은 "창문도 없는 방이었는데 옆에서 코고는 소리, TV 소리 다 들리는 감옥 같은 곳이었다"면서 "더 있다간 정신병이라도 걸릴 것 같아 한 달도 못 버티고 나왔다"라고 털어놨다.

윤 국장은 "이 근처(종로3가)에 인력사무소들이 몰려 있어 일거리도 많고 교통비도 거의 안 들고 밥값도 아낄 수 있어 일용직 노동자들 가운데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주로 나이 든 분들이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이제는 전월세 보증금이 없어 집을 못 구하는 청년 세대로까지 전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화재가 난 고시원 역시 보증금 없이 월 25만~30만 원에 식사까지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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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화재 희생자들은 대부분 50~70대 중장년층이었지만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30대 노동자도 포함돼 있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조아무개(35)씨는 지난 2009년부터 9년 넘게 종로 일대 고시원에서 우체국으로 출퇴근하다 이번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윤 국장은 비슷한 연배인 고인의 죽음이 "남일 같지 않다"면서 "우체국에서 일했지만 비정규직으로 한 달에 200만 원 벌기도 힘든데, 그동안 고시원에서 돈 아껴가면서 전세 보증금이라도 모으려고 악착같이 살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조씨의 아버지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생활이 넉넉하지 않아 가급적 돈 덜 들이겠다고 (고시원에서) 생활했다"면서도 "좁은 방에서 생활해 불편해 했다, (내가 돈이 많았으면) 아파트를 한 채 사주든지 전세를 얻어주든지 했을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거기는 밥을 준대요"
 
 9일 고시원 화재로 숨진 30대 노동자가 일하던 서울의 한 우체국
▲  9일 고시원 화재로 숨진 30대 노동자가 일하던 서울의 한 우체국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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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살았던 고시원에서 직장까지는 지하철로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매일 오후 2시에 출근해 밤 11시까지 우편물을 분류하고 옮기는 고된 일과였지만, 직장 동료들 사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붙임성이 좋고 명랑했다고 한다.

지난 2009년 입사 때부터 고인과 함께 일했다는 A씨는 12일 "(고인은) 고향에서 공익근무를 마치고 서울에 와서 섀시 공장, 편의점 물류창고 등에서 숙식을 제공받고 일하다 2009년 입사했다"면서 "당시 기본급과 초과수당을 합쳐도 월 100만 원 정도 밖에 안 돼 그때부터 고시원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성격이 참 밝아 처음 보는 사람도 '형! 형!' 하면서 잘 따르고 야구 좋아하고 영화 좋아하는 보통 젊은 친구였다"라면서 "월급 일정 부분을 매달 시골에 보내고, 신발 하나 옷 하나 제대로 사 입지 않고 근검절약하는 게 몸에 배어 있었다"라고 밝혔다.

A씨는 "명절 때 시골에 냉장고나 대형 TV를 보냈다며 좋아하던 모습이 기억난다"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거의 투자하지 않고 지출하지 않으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았지만 그렇게 허무하게 갈 줄 누가 알았겠느냐"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인과 비슷한 연배인 동료 B씨도 "9년 동안 커피 한 잔 안 뽑아먹고 지독하게 돈을 모아 7천만 원을 만들었다는데, 고위 공무원들 1년 연봉밖에 안 된다"면서 "우리가 받는 처우가 좀 더 나았으면 (고인이 고시원에서 생활하지 않고)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주변 동료들을 더 안타깝게 하는 건 지난 5, 6월쯤 고인이 원래 살던 고시원이 재개발로 문을 닫으면서 지금 있는 고시원으로 옮겼다는 점이다.

"마침 회사 근처에도 고시원이 많이 있고 교통비도 아낄 수 있으니 이쪽으로 오라고 권했더니, (이번에 사고가 난) 거기는 밥을 준다면서 그냥 있겠다는 거예요. 처음부터 종로에 자리 잡아서 익숙하니까 떠나기도 싫었을 거예요."

A씨는 "고인은 9년 동안 단 한 번도 무단결근이 없을 정도로 성실한 친구였다"라면서 "사고 당일 웬일로 출근하지 않아 연락처를 수소문해 보니 집주소가 관수동 고시원으로 돼 있어 걱정하면서도 차라리 어디서 영화를 보다 잠들었길 바랐다"고 밝혔다.

우리는... '지옥고'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난 9일 새벽 화재로 7명이 숨진 종로 고시원 앞 청계천가에 홈리스 노동자의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현수막과 추모 리본이 걸려있다.
▲  지난 9일 새벽 화재로 7명이 숨진 종로 고시원 앞 청계천가에 홈리스 노동자의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현수막과 추모 리본이 걸려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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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 사망 사실이 알려진 뒤 직장도 침울한 분위기라고 한다. 특히 고인과 비슷한 연배이면서 독신으로 살아가는 동료들 역시 고시원을 비롯한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B씨는 고인이 평소 결혼하고 싶다면서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한 적도 있다면서, 자신들이 연애, 결혼, 출산뿐 아니라 취업과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한 이른바 'N포 세대'라고 스스로 밝혔다.

조씨는 계약직으로 입사한 뒤 2년이 지나 무기계약직(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정년이 보장되고 공무원 복무지침까지 따르지만, 급여나 처우는 공무원에 크게 못 미쳤다. 10년 가까이 일했던 고인의 월 급여 수준은 170만~180만 원 정도로 200만 원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이 정도 벌어서는 결혼하기가 쉽지 않아 남성 동료들 가운데 유독 미혼이 많다"면서 "밤 11시에 퇴근하면 보통 다들 자는 시간이라 사람 사귀기도 어렵고, 심지어 오후 9시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 7~8시까지 일하는 야간근무조도 있다"고 밝혔다.

고인은 왜 그토록 어렵게 돈을 모으려 했을까? A씨는 "고인이 평소 돈을 모아서 나중에 시골에 땅도 사고 집도 사서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50대인 A씨가 보기에도 'N포 세대'에겐 꿈조차 사치다.

"한 후배에게서 요즘 젊은 세대에게 꿈을 가지라는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어요. 지금 20~30대는 자신의 부모를 보면서 꿈을 갖는 게 얼마나 무모한지, 아무리 노력해도 집을 살 수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몸으로 알고 있는 거예요."

공교롭게 불에 탄 고시원 맞은편에선 '전태일 노동복합시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내년 3월 건물이 완공되면 전태일 기념관을 비롯해 노동권익센터, 노동자 건강증진센터 등 소외된 노동자를 위한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윤성노 국장은 "내일(13일)이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날이지만 가난한 도시 노동자들의 삶은 그때와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안전에 취약한 고시원과 같은 '도시 쪽방 사무실'을 없애고 보증금 없이도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공동 주거 시설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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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어가 어디에서 왔는지…NDFC는 알고 있지

[최후의 목격자-과학수사](3)이 장어가 어디에서 왔는지…NDFC는 알고 있지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입력 : 2018.11.13 06:00:05 수정 : 2018.11.13 06:03:01

 

법생물·화학 감정

[최후의 목격자-과학수사](3)이 장어가 어디에서 왔는지…NDFC는 알고 있지
 

DNA 분석팀, ‘짝퉁 국내산’ 감별·식약품 성분도 조사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은 특정 성분 함량까지 확인
자칫 악덕 업체로 몰릴 뻔한 백수오 제조사 무혐의 밝혀 
필로폰 DB 구축 20년…연간 마약 감정 1만여건 처리

국내산(극동산) 장어에 유럽산·미국산 장어를 섞어 판매한 도매업자, 횟집에서 주로 내놓는 메로 대신 가격이 6분의 1 수준인 기름치를 섞어 납품한 유통업자, 처방과 일치하지 않는 성분을 넣거나 건강식품에 이용할 수 없는 원료를 넣은 무허가 한약 제조·판매업자….

박근혜 정부에서 처벌된 먹거리 관련 범죄사범들이다. 박근혜 정부는 불량식품을 ‘4대 사회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중 하나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먹거리 종류만큼 범죄 유형은 다양했다. 처벌 정도도 벌금형부터 구속 기소까지 천차만별이었다.

먹거리 사건 수사에 첨단 과학수사 기법인 ‘법생물감정’이 동원된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법생물감정은 동식물마다 존재하는 유전자(DNA)를 분석해 생물의 종(種)을 식별하는 방법이다.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의 디엔에이화학분석과는 사건 현장에서 피의자나 피해자의 DNA를 찾는 DNA감정(경향신문 10월30일자 1·5면 보도)과 함께 법생물감정을 맡고 있다. 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화학적 성분을 찾는 화학감정도 실시한다. 

<b>DNA 분석으로 밝힌 ‘장어의 고향’</b> 위에서부터 북미산, 국내산(극동산), 유럽산 장어.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세 가지 종의 장어 유전자(DNA)를 분석해 시중에 판매 중인 일부 국내산 장어에 외국산 장어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럽산 성체 장어는 멸종위기여서 수입이 금지된 상태다.

DNA 분석으로 밝힌 ‘장어의 고향’ 위에서부터 북미산, 국내산(극동산), 유럽산 장어.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세 가지 종의 장어 유전자(DNA)를 분석해 시중에 판매 중인 일부 국내산 장어에 외국산 장어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럽산 성체 장어는 멸종위기여서 수입이 금지된 상태다.

■ 불순물 ‘얼마나 있느냐’까지 확인 

<b>진짜 백수오는?</b>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 당시 이엽우피소(왼쪽)와 백수오. NDFC는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얼마나 혼입됐는지 여부를 정밀감정했고 검찰은 감정 결과 등을 고려해 이엽우피소가 섞인 백수오 제품을 판매한 내츄럴엔도텍을 무혐의 처분했다.

진짜 백수오는?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 당시 이엽우피소(왼쪽)와 백수오. NDFC는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얼마나 혼입됐는지 여부를 정밀감정했고 검찰은 감정 결과 등을 고려해 이엽우피소가 섞인 백수오 제품을 판매한 내츄럴엔도텍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이 식품 관련 수사도 과학적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한 결정적 사건은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다. 백수오는 다년초인 은조롱의 뿌리로 갱년기 장애 개선, 면역력 강화, 항산화 작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장년 여성들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관련 제품을 판매하던 내츄럴엔도텍 등도 높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2015년 4월22일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라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32개를 조사한 결과 백수오를 원료로 한 제품은 3개뿐이고 21개 제품은 이엽우피소를 전량 또는 혼합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엽우피소는 넓은잎큰조롱의 뿌리로 백수오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가격은 3분의 1 수준이고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연구 보고 때문에 식용이 금지돼 있었다. 8개 제품은 백수오를 사용했다고 표기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백수오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다. 

내츄럴엔도텍은 “같은 해 2월 식약처에서 동일 샘플을 유전자 검사했지만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같은 회사 제품을 두고 소비자원과 식약처가 다른 결과를 낸 셈이다. 식약처는 소비자원 발표 후 재조사에 들어갔다. 8일 후 “내츄럴엔도텍 원료에서도 이엽우피소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최종 판단은 검찰 몫이 됐다. 수사기관으로서는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다 하더라도 제조 과정에 고의로 넣었는지를 가려내야 했다. 단순 실수는 처벌할 수 없다.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단순히 ‘있느냐, 없느냐’를 넘어 ‘얼마나 있느냐’를 가려야 했다. 혼합량에 따라 피의자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고의로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과 식약처 모두 정교한 분석 기술은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NDFC는 처음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또는 MPS)을 이용했다. 통상적인 DNA 분석법은 DNA를 증폭해 그 결과만 확인한다. 생물의 특정 구간 염기서열을 분석해 어떤 종인지 확인할 수 있는 ‘DNA 바코드 정보’로 구별하는 방식이다. 백수오 제품에서 백수오뿐 아니라 이엽우피소나 당귀의 DNA까지 확인했다는 식이다. 절반이 들어 있든, 0.1%만 들어 있든 분석 결과는 같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사용하면 검출된 불순물이 어느 정도 포함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NDFC는 검찰 의뢰를 받아 감정한 결과 내츄럴엔도텍이 보관 중이던 8개 입고분 백수오 샘플 각 300g 모두에서 이엽우피소가 발견됐지만 혼입 비율은 약 3%뿐이고 절반 이상은 1%를 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원지검 형사4부는 “이엽우피소 혼입 비율이 미미하고 이 같은 수준은 제품 단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경제적 동기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종합해 그해 6월 내츄럴엔도텍 김모 대표와 법인을 모두 혐의없음 처분했다. 

NDFC는 백수오 사건 이후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 DNA에 대한 전문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DNA감정실에 법생물실을 새로 설치했다. 

기름치(위)와 메로. 기름치 가격은 메로의 6분의 1 수준으로 일부 업자들이 메로와 색깔이 비슷한 기름치를 섞어 팔다가 적발됐다.

기름치(위)와 메로. 기름치 가격은 메로의 6분의 1 수준으로 일부 업자들이 메로와 색깔이 비슷한 기름치를 섞어 팔다가 적발됐다.

생물 종이 방대해 NDFC가 모든 생물의 DNA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해 분석할 수는 없다. 이럴 때는 전문기관과 협조한다. 최근 디엔에이화학분석과는 ‘경마자라는 저가 약재를 동규자라는 약재로 속여 국내로 들여온 관세 사건’에 대한 정밀감정 의뢰를 받고 한국한의학연구원에 약효의 차이를 문의한 후 감정하기도 했다. 

오혜현 연구관은 “동식물 DNA DB 구축은 유관기관끼리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국내 연구기관과 감식기관 17곳이 ‘한국법생물연구회’에 참여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일선 수사팀이 의뢰했지만 NDFC가 하기 어려운 사건은 다른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후의 목격자-과학수사](3)이 장어가 어디에서 왔는지…NDFC는 알고 있지

■ 마약에도 지문이 있다? 

사람과 동식물의 DNA감정이 생물학적 영역이라면 마약지문감정은 화학적 영역에 속한다. 마약지문감정이란 수사기관이 압수한 마약의 고유한 물리·화학적 특성을 마약지문이라는 고유 지표로 재구성해 원료물질, 제조법 등을 구별하는 감정 기술이다. 

NDFC는 1998년 마약지문감정센터를 설치했다. 이곳에 메스암페타민(필로폰) DB를 구축했다. 메스암페타민은 1888년 일본 도쿄대의 나가이 나가요시 교수가 천식치료제인 마황에서 에페드린을 추출하면서 처음 발견한 물질이다. 합성 방법에 따라 특이하게 생기는 불순물로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적발되는 마약 종류다. NDFC는 지난 30년간 확보한 메스암페타민 시료 1268점을 특성별로 80여개로 분류했다. 

지난달 208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국내 소매가격 2080억원 상당의 메스암페타민 62.3㎏을 압수한 사건도 마약지문감정이 빛을 발한 사건이다. 지난 8월 대구지검 강력부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메스암페타민을 판매하려던 대만인 3명을 붙잡았다. NDFC는 검찰이 압수한 28.5㎏이 앞서 인천지검 강력부가 4~7월 공항 등에서 확보한 메스암페타민 33.8㎏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일한 제조원에서 만들어진 메스암페타민이 국내에 밀반입돼 여러 경로로 유통됐다는 사실이 화학 분석을 통해 드러나 공범, 상선(상위급 마약 판매상) 등에 대한 추가 수사가 가능했던 사례다. 

NDFC 디엔에이화학분석과 법화학실은 마약지문감정을 연간 수십건씩 의뢰받고 있다. 김진영 법화학실장은 “대검 내규에 따라 수사팀이 확보한 일정량 이상의 메스암페타민은 마약지문감정을 위해 NDFC에 보내야 한다”면서 “수십년간 데이터를 쌓은 덕분에 연간 1만여건에 이르는 단순 마약감정뿐 아니라 마약별 제조원, 동일성 유무, 순도 등을 정밀하게 감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1130600055&code=940202#csidx26bf3bbdaeb9b40b9afec4c73b042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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