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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선생님, 이재명의 아버지…그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

등록 :2020-10-04 10:37수정 :2020-10-04 11:18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334
집으로 불러 고기 구워주며 제자 격려하던 이낙연의 선생님
공부하지 말라고 검정고시 합격증 찢어버린 이재명의 아버지

고향·성격·노선 등 대조적인 두 사람 대선주자 양강구도 형성
경쟁과 협력으로 민주당 이끌어가야···정권재창출은 공동 과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월 경기도청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월 경기도청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기사는 사실과 함께 맥락도 중요합니다. 의미 분석에 치우치다 보면 상투적이거나 고루하기 쉽습니다. 상투적이고 고루한 기사는 독자들이 쳐다보지 않습니다.그렇다고 정치 기사를 연예 기사처럼 쓸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의미 있으면서 재미도 있는 정치 기사를 어떻게 쓸 것인가’는 정치부 기자들의 영원한 숙제입니다.디지털과 지면에 실리는 한겨레 정치 뉴스 중에 ‘정치바(Bar)’로 분류되는 기사가 있습니다. 한겨레 정치부 기자들이 ‘깊고 쉽고 유익한’ 정치 기사를 목표로 만들어내는 기사들입니다. 제가 연재하는 ‘정치 막전막후’도 정치바입니다.이번 추석 연휴 기간 디지털에는 ‘정치BAR 추석특집-궁금하면 읽어BAR’가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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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여당 반장 김원철 기자가 쓴 ‘이낙연 지지자는 누구? 이재명 지지자는 누구?’였습니다. 두 번째는 야당 반장 노현웅 기자가 쓴 ‘김종인은 대선에 출마할까요?’였습니다. 세 번째는 청와대 출입 성연철 기자가 쓴 ‘문 대통령 지지율 40%는 콘크리트일까요?’였습니다.저는 오늘 이 가운데 김원철 기자가 쓴 ‘이낙연-이재명’ 기사에 이어서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얘기를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정치는 선거입니다. 선거는 경쟁입니다. 승자와 패자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누가 이기냐’ 만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는 없을 것입니다.‘맞수’나 ‘라이벌’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첫째, 특기가 다르면서도 실력이 엇비슷해야 합니다.실력 차가 현격한 싸움은 재미가 없습니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는 모든 어린이의 궁금증입니다. 용호상박(龍虎相搏)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맞대결 장면은 어떤가요?둘째, 경쟁 관계이면서도 동시에 협력하는 관계여야 합니다. 정치에서는 어쩌면 두 번째 조건이 더 중요합니다.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바로 그런 맞수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돼서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역사에 이름을 남기겠다는 불굴의 집념을 가진 대중 정치인들이었습니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영남 사람이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 사람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1971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었고, 1987년과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겨뤘습니다. 두 사람은 경쟁자이면서 민주화 동지였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독재와 힘을 합쳐 싸웠습니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는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무척 개성이 강한 정치인들입니다. 닮은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릅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잇는 정치적 맞수가 될 여러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이낙연 대표는 호남 사람입니다. 1952년 전남 영광군 법성면 용덕리에서 태어났습니다.이재명 지사는 영남 사람입니다. 1964년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에서 태어났습니다.이낙연 대표는 광주일고, 서울법대 출신 엘리트입니다. <동아일보> 기자를 하다가 정치에 입문한 5선 국회의원입니다. 전남지사와 국무총리를 지냈습니다.이재명 지사는 초등학교를 나와 공장 생활을 하다가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성남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성남시장을 두 번 지내고 경기지사가 됐습니다.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습니다.정치 스타일도 많이 다릅니다.이낙연 대표는 태도를 중시합니다. 부드럽습니다. 권투로 치면 아웃복싱을 합니다. 상대의 공격을 받아치는 크로스 카운터가 일품입니다.이재명 지사는 본질을 중시합니다. 날카롭습니다. 저돌적인 인파이터입니다. 가운데를 곧바로 치고 들어갑니다.정책 노선에도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낙연 대표는 중도보수에 가깝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진보 정치인입니다.두 사람의 이런 차이가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평가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기 대선 경쟁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두 사람의 대조적인 측면을 몇 가지 말씀드렸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성장기가 무척 궁금했습니다. 정치인도 인간입니다. 어린 시절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했는지가 인격과 능력을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두 사람의 자서전을 찾아보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스토리가 있는’ 정치인이었습니다. 제가 읽은 내용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글 한 편씩을 소개하겠습니다.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사연들입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다시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먼저 이낙연 대표의 글입니다. 2000년 7월 31일 광주일고 동문 에세이집 ‘때론 치열하게 때론 나지막이’에 ‘선생님을 그리워하며’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2003년 출판한 책 &lt;이낙연의 낮은 목소리&gt;에 나오는 프로필
2003년 출판한 책 <이낙연의 낮은 목소리>에 나오는 프로필
나는 선생님 복이 많은 사람이다 . 학생 시절의 중요한 고비마다 선생님들의 큰 도움을 받았다 . 선생님들께서는 나에게 바른길을 제시해 주셨고 , 내가 조금이라도 빗나가지 않게 배려해 주셨다 . 나에게 거의 정기적으로 고기를 먹여 주시기도 했다 .나는 궁벽한 시골에서 태어났다 .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면 용덕리 . 그곳에는 삼덕초등학교라는 조그만 학교가 있었다 . 지금은 폐교돼 법성초등학교로 통합됐지만 ,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전체 학생 수가 200명 남짓밖에 안 됐다 . 각 학년에 한반 씩 , 학생 수도 30~40명 정도였다 . 그런 곳이어서 광주 같은 대도시의 중학교로 진학한다든가 하는 것은 거의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 주변에도 그런 전례가 별로 없었다 .나도 대도시로 진학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았다 . 그렇게 6학년이 됐다 . 그런 때에 광주 출신의 박태중 선생님이 부임해 오셨다 . 여드름투성이의 스물 두살 총각이셨다 . 사범학교를 졸업하시고 군대를 마치신 뒤에 맨 처음 부임하신 곳이 우리 삼덕초등학교였다 .부임하시자마자 박 선생님은 나를 지목하셨다 . 광주서중으로 진학하라고 일방적으로 명령하셨다 . 그리고는 과목별로 목표점수를 지정해 주셨다 . 국어 95점 , 산수 90점 하는 식이었다 . 그 점수에서 1점이 모자랄 때마다 회초리를 한 대씩 때리셨다 . 나는 공부를 가장 잘하면서도 선생님한테 회초리를 가장 많이 맞았다 . 회초리가 너무 아파서 “내가 언제 광주서중 간다고 했습니까?”라고 항변도 했지만 , 소용이 없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박 선생님은 며칠에 한 번꼴로 밤에 우리 집에 오셨다 . 수련장이나 전과를 갖다 주시기도 하고 , 과자를 사다 주시기도 했다 . 그러면서 “공부 잘해 ”하고 격려하시곤 했다 . 대도시 진학이나 입학시험이라는 개념 자체를 갖지 못했던 나도 조금씩 달라졌다 . 그래도 나는 공부보다는 아버지와 농사 심부름을 하거나 친구들과 노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 나는 전기였던 광주서중에 합격하지 못하고 후기였던 광주북중에 합격했다 . 광주에서 입학시험을 보는 기간에도 나는 박 선생님의 자택에서 먹고 잤다 .광주북중 (현재의 북성중 ) 1학년 때의 담임은 국어를 가르치신 정종선 선생님이셨다 . 정 선생님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나를 자택에 불러서 밥을 먹여 주셨다 . 그때 선생님 댁에서 먹었던 쇠고깃국과 고소한 김 , 그리고 따뜻한 놋그릇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 선생님은 밥상에 나와 단둘이 앉아 나에게 이것저것을 먹게 하시고 인생에 보탬이 될 만한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 . 선생님은 나의 가정사정도 자주 물으셨다 . 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것을 아신 선생님은 내가 고향에 갈 때마다 “아버님께 갖다 드려라 ” 하시면서 김이나 쇠고기를 싸주셨다 .광주북중 3학년 때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 성적으로 보면 광주일고로 진학하고 싶었지만 , 일고에서는 장학금을 받기가 어려웠다 . 일고를 졸업한 뒤에 대학에 가려 해도 , 아버지는 나를 대학에 보낼만한 재산을 갖고 있지 못했다 . 그래서 나는 광주고로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 광주고에 가면 장학금을 받기가 쉬웠고 , 광주고에서는 학비가 거의 들지 않는 육군사관학교에 많이 진학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들이 나를 교무실로 불렀다 . 3학년때 담임 위후량 선생님께서 ‘주동 ’이 되셨고 다른 선생님들이 동조하셨다 . 정종선 선생님도 동조자의 한 분이셨다 . 위 선생님은 나에게 “일고로 가거라 ” 하시면서 “학비 걱정은 말라 ”고 말씀하셨다 , 내가 머뭇거리자 위 선생님은 “아버님을 학교에 모시고 오라 ”고 하셨다 . 며칠 뒤에 나는 아버지를 모시고 교무실에 갔다 . 위 선생님 등은 아버지에게 “낙연이 학비는 우리 선생님들이 모아서 댈 테니 낙연이를 일고에 보내주십시오 ”하고 요청하셨다 . 아버지는 기분이 좋아지셨다 . 아버지는 즉석에서 동의하셨다 . 선생님들이 실제로 학비를 모아 주시지는 않았지만 , 아버지나 나는 선생님들을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다 .광주일고 3학년때 담임은 국어를 가르치신 김정수 선생님이셨다 . 김 선생님께서도 나를 몇 사람의 학생들과 함께 간간이 자택에 불러서 돼지 불고기를 먹여 주시곤 했다 . 선생님께서는 늘 “너희들 나이에는 잘 먹어야 하는데 내가 가난해서 이것밖에 못 준다 ”며 미안해하셨다 . 옆에서 고기를 구워주시던 사모님께서는 “당신이 검사나 변호사를 했더라면 돈도 더 많고 학생들에게 고기도 많이 먹게 했을 텐데 ···”라고 거드셨다 .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내가 선생이 아니었으면 당신을 만나지 못했겠지 ”하고 되받곤 하셨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에 우리는 교련반대 데모 열풍에 휩싸였다 . 나도 때로는 친구의 자취방에 찾아가 데모를 모의하곤 했다 . 학교로서는 큰 고민이었다 . 대학입시를 몇 달도 안 남긴 시점에 데모라니 ···. 그런 고민들을 하셨던 모양이다 . 선생님들은 고민 끝에 ‘묘안 ’을 내놓았다 . 3학년생들을 데리고 수학여행을 다시 가자는 것이었다 . 데모 열기를 다른 데로 돌리려는 아이디어였던 셈이다 . 그러나 데모를 모의하던 친구들은 수학여행을 거부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 무렵 나의 하숙방은 좁은 골목으로 손바닥만 한 창문이 나 있었다 . 어느 날 밤 누군가가 창문을 두드렸다 . 창문을 열어보니 김 선생님이 서 계셨다 . 선생님은 “응 , 공부하냐 ?” 하시더니 “수학여행 가거라 . 이번에는 술을 마셔도 좋다 ”고 하시는 것이었다 . 선생님의 말씀이 너무 멋있어서 나는 “예 , 가겠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 그리고 데모를 모의하던 친구들을 설득해 수학여행에 동참하기로 했다 . 수학여행 2박 3일 동안 나는 술을 마시지는 않았지만 머릿속을 정리하고 다시 공부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 .그 후로도 밤에 하숙방 창문 두드리는 소리에 창문을 열어보면 김 선생님이 서 계시곤 했다 . 선생님은 “응 , 공부하냐 ? 나 간다 ”하시며 그냥 가시곤 했다 . 고 3시절을 그렇게 보내고 나는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마친 뒤에 내가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는 동안에 김 선생님은 정년퇴임하셨다 . 선생님은 경기도 과천으로 이사해 살고 계셨다 . 선생님은 간간이 신문사에 찾아오셔서 “자네 글 잘 읽었네 . 열심히 하게 ”하시며 그냥 가시곤 했다 . 그리고 내가 2000년 4·13 총선거에 출마하자 선생님은 과천에서 전남 영광까지 내려오셔서 얇지만 따뜻한 봉투를 놓고 가셨다 .나는 선생님들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의 백만분의 1도 보답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허둥지둥 살고 있다 . 선생님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솟구친다 . 이 글이 선생님들에 대한 나의 작은 속죄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
어떻습니까? 참 따뜻하지 않습니까? 오늘의 이낙연 대표를 만든 사람들은 이낙연 대표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다음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7년 자전적 에세이 ‘이재명은 합니다’에 쓴 글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 가슴 아픈 사연입니다.
나를 단련시킨 것은 아버지와 가난이었다 .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는 내게 큰 선물을 준 셈이다 . 나의 성장기는 아픔의 연속이었지만 그 아픔이 없었다면 ,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 이 모든 과정 속에 아버지라는 존재가 아프게 자리 잡고 있다 .아버지는 성공과는 거리가 먼 분이었다 . 하지만 어린 시절 내가 아버지를 싫어한 이유는 성공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가장의 역할을 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5남 2녀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 위로 형이 셋 , 누이가 하나 있었고 , 밑으로 남동생과 여동생이 하나씩 있었다 . 이렇게 많은 자식을 두었는데도 아버지는 집안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 가사를 책임지고 자식들을 길러낸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아버지도 한때는 대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 현재 영남대학교의 전신인 청구대학에 다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중퇴를 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꾼이 되었다 . 도저히 학비를 마련할 수 없었던 것이다 . 어쩌면 논밭 하나 없이 화전을 일구어야 할 만큼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대학을 다닌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였을 것이다 . 그때부터 아버지는 ‘공부 ’라는 말만 나오면 표정이 일그러졌고 , 자식의 교육에도 철저히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 아버지는 심지어 내가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것조차 반대하며 번번이 훼방을 놓았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 , 아버지는 돌연 집을 나가버렸다 . 말도 없이 무기한 가출을 한 것이다 . 어머니와 7남매의 생계 따위는 아버지의 안중에 없었다 .혼자서 7남매를 키워야 했던 어머니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 이렇다 할 돈벌이를 찾기도 어려운 시골에서 어머니는 남의 집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며 날품팔이 삶을 살았다 . 말 그대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위태로운 나날들이었다 . 심지어 어머니는 그 당시 불법인 줄 알면서도 몰래 막걸리를 빚어 팔기도 했다 .퉁퉁 불어터진 어머니의 손을 볼 때마다 나는 아버지라는 존재를 증오하고 또 증오했다 . 힘겨울 때마다 이 모든 시련이 아버지 때문이라는 생각에 저주의 감정마저 들었다 . 그런데 그런 아버지에게서 어느 날 연락이 왔다 . 경기도 성남이라는 곳에 터전을 마련해놨으니 모두 올라오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들뜬 마음을 안고 고향을 떠나 성남으로 향했다 . 하지만 이내 절망하고 말았다 . 아버지가 돈을 많이 벌어 성남시에 정착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 아버지는 성남시 상대원동 공단지역에서 잡역부로 일하고 있었다 . 집이라는 것도 달랑 단칸방 하나여서 여덟 식구가 다닥다닥 붙어 자야만 했다 . 들어본 적도 없는 성남이라는 도시와 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당시 성남시는 서울에서 이주해온 이른바 ‘달동네 ’ 출신들로 북적였다 . 서울의 청계천 ·창신동 ·금호동 일대 판자촌에 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그곳 서민들을 이주시켜 만든 황량한 도시가 바로 성남시였던 것이다 . 맨주먹으로 살기엔 차라리 고향인 안동 산골보다 못해 보였다 . 고향에서는 그나마 열심히 땅을 파면 입에 풀칠 정도는 할 수 있었다 . 그러나 내가 살던 공단지역에서는 먹고살기 위해 누구나 공장 노동자가 되어야 했다 . 내가 12세의 나이에 공장에서 일하게 된 것도 생존을 위한 필수 코스일 뿐이었다 .공장 생활은 산재 사고와 중노동 , 그리고 무수한 구타로 점철된 시련의 시간들이었다 . 어릴 때부터 폭력은 이미 익숙한 것이기도 했다 . 고향인 안동의 초등학교에서도 교사들에게 수없이 매를 맞으며 자랐다 . 집이 가난해서 학습 준비물을 가져가지 못한 아이들은 무조건 매를 맞아야 했다 .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았다 . 억울하고 화가 나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 그때는 교사가 학생을 때리는 것까지 교권이라 여기던 시절이었다 . 하루가 멀다 하고 매를 맞아야 했던 나는 복수심에 불탄 나머지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기에 이르렀다 . 실컷 때려보고 싶었다 . 하지만 그 꿈은 공장 생활을 하면서 변했다 . 교사에서 공장 간부로 꿈이 바뀐 것이다 .공장 간부가 되려면 적어도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나는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 그런데 그 꿈을 가로막은 가장 큰 걸림돌이 아버지였다 .“공장에서 착실히 일이나 할 것이지 쓸데없는 공부는 무슨 공부 !”아버지는 내가 공장에서 사고를 당하고 매일 같이 구타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 공부를 해서 바꿀 수 있는 운명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 아니면 자식의 공부 뒷바라지를 해주지 못하는 자격지심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아버지가 뼛속 깊이 절망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 최소한의 긍정도 , 한 줌의 희망도 없는 삶 . 그런 인생을 자식에게 고스란히 물려줄 생각이었던 걸까 . 나는 공장에서 간부들이 휘두르는 주먹보다 아버지의 그 절망이 몇 곱절 더 아팠다 .절망에 빠진 사람은 주변 사람들까지 절망의 늪으로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 . 어떻게 보면 내가 정말로 극복해야 할 대상은 가난과 시련이 아니라 아버지였을지도 모른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습니다 .’나는 이 마음 하나로 독하게 공부를 해나갔다 . 그리고 중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고등학교 검정고시까지 마쳤다 . 나는 ‘해냈다 ’는 심정으로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증을 제일 먼저 아버지에게 보였다 . 아버지는 합격증을 받아들고도 아무 말이 없었다 . ‘수고했다 ’, ‘잘했다 ’는 말 따위는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 최소한 고개 정도를 끄덕여줄 수도 있지 않은가 .나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 공단 거리를 걷고 또 걸으며 울분을 삭였다 . 어느 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무릎이 꺾이고 말았다 . 방바닥에 합격증이 갈기갈기 찢어진 채 흩어져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받은 합격증인데 ···.’아버지에 대한 증오는 그렇게 켜켜이 쌓여갔다 .대학 재학 시절 나는 사법고시 1차에 합격했지만 2차에서 낙방하고 말았다 . 졸업 후에 다시 도전해서 1차에 합격했을 때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 지병인 위암이 재발한 것이다 . 그때 문병을 온 친척 한 분이 내게 다가와 말했다 .“아버지가 자네 자랑을 많이 하더군 .”알고 보니 아버지가 친척들 앞에서 ‘우리 재명이를 내가 법대에 보냈네 ’라며 자랑하더라는 것이었다 . 나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숙여야 했다 . 검정고시로 중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따고 , 공장에서 일하며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내게 한마디 격려조차 없었던 아버지가 무슨 낯으로 그런 소리를 한단 말인가 . 내 속에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다시 솟구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내게 도움을 전혀 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사법고시 공부를 위해 신림동 고시원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가 몇 달 치 월세를 보내준 적이 있었다 . 그때는 내가 대학을 졸업한 직후여서 매월 학교에서 20만원씩 받던 생활보조금이 끊어진 상태였다 . 그 사정을 알고 내 통장으로 돈을 넣어준 것이다 . 고시 공부에 전념해야 할 때라 한두 푼이 절실했던 나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돈이었다 . 한편으론 그것이 아버지와 나눈 최초의 화해였다 .그로부터 얼마 후 나는 사법고시 2차에 합격했다 . 최종 합격 발표 후 어느 날 아버지와 마주했다 . 그 무렵 아버지는 말을 단 한마디도 못 할 정도로 병이 악화되어 집에서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버지 사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나는 병상에 누워 잠든 아버지에게 다가가 조용히 속삭였다 .아버지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내 목소리는 알아들은 것 같았다 . 잠시 후 아버지가 천천히 눈을 떴다 . 초점을 잃은 눈동자는 무엇인가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 아버지가 나를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은 느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 곧이어 아버지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지는가 싶더니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 그러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 나는 아버지의 눈물 젖은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아버지 , 사실은 제가 잘되기를 바라셨죠 ? 모른 척하면서도 저를 쭉 지켜봐 주신 거죠 ? 제가 마음 단단히 먹고 살아가기를 바라신 거죠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었다 .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은 그 큰 과거의 아픈 벽을 허물고 화해했다 .그 후 아버지는 다시 깨어나지 못한 채 한마디 유언도 없이 영원히 잠들었다 . 어쩌면 그 눈물 속에 모든 말이 담겨 있었던 게 아닐까 . 당신의 한 많은 인생에 대하여 , 부자의 정을 한 번도 나누지 못한 채 떠나는 회한에 대하여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날은 공교롭게도 내 생일이었다 . 그리고 돌아가신 시간도 내가 태어난 시와 똑같았다 .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그날 , 그 시간에 맞춰 생을 마감한 것이다 . 그날의 임종은 결국 아버지와 나만을 위한 마지막 화해의 순간이 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가슴 속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났다 . 오랫동안 뿌리 깊이 박혀 있던 원망도 완전히 사라졌다 .그 뒤로 여러 해가 흐르면서 나는 한동안 아버지를 잊고 지냈다 . 하지만 문득문득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 인권 변호사로서 시민운동을 하다가 수배자로 몰려 수난을 당할 때 , 정치에 입문해 정적들이 나를 함부로 겁박할 때 , 가족 문제로 큰 시련을 겪을 때 , 답답하고 억울하고 마음이 지칠 때마다 어김없이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 그리고 매번 거짓말처럼 오기와 투지가 솟아나곤 했다 .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들 앞에서 눈물 흘리던 그 얼굴이 나에게는 용기의 원천이 된 것이다 .비록 오랫동안 아버지를 증오했지만 , 돌이켜보면 그 증오심은 오히려 불과 물과 망치가 되어 나를 담금질해온 셈이었다 . 덕분에 내 의지는 강철같이 단단해질 수 있었다 . 아버지는 이 거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진정한 토양을 내게 길러준 것이다 . 그것은 아버지가 내게 준 유일한 선물이자 가장 소중한 유산이었다 . 한 해 , 두 해 ,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는 그 선물의 진정한 가치를 뼈저리게 실감하곤 한다 .
어떻습니까? 이재명 지사가 겪은 아픔이 느껴지십니까?이재명 지사는 소년 시절 인생이 너무 힘들어서 두 차례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약국에서 사 모은 수면제를 먹고 연탄불을 피웠는데, 처음에는 연탄불이 꺼졌고, 두 번째는 자형에게 발견됐습니다. 그가 약국에서 샀던 수면제는 소화제였습니다. 10대 소년이 수면제를 사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약사들이 수면제 대신에 소화제를 준 것입니다.이재명 지사는 최근 코로나 19로 자해, 우울증, 자살이 늘고 있다는 소식에 ‘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로 자신의 이런 경험을 고백하기도 했습니다.아무튼 이낙연 대표나 이재명 지사나 참 대단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두 사람 모두 우리나라 정치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그래서 두 사람에게 꼭 당부하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열차는 무겁습니다. 한 대의 기관차로 끌고 가기에는 힘이 부칠 수 있습니다. 당분간 이낙연 기관차와 이재명 기관차 두 대가 필요할 것입니다.앞으로 전개될 경선 국면에서 서로를 감싸주고 배려했으면 좋겠습니다.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뒤통수를 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열성 지지자들이 상대를 지나치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지지자들을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경선 이후도 중요합니다. 경선에서 누가 이기든 두 사람이 힘을 모아 2022년 3월 대선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경선에서 진 사람도 다음 기회가 올 것입니다.손자병법에는 상산(常山)의 뱀 솔연(率然)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낙연 이재명 두 사람도 잘 아는 내용일 것입니다. 소개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병력을 잘 다룬다는 것은 마치 솔연 ( 率然 )과 같이 하는 것이다 . 솔연 ( 率然 )이라는 것은 상산 ( 常山 )에 사는 뱀으로 그 머리를 치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달려들며 그 가운데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함께 달려든다 .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964285.html?_fr=mt1#csidx141e33e05b76e9d8ca834adcff1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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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재인산성...국민이 오랑캐로 보인 모양"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0/04 12:17
  • 수정일
    2020/10/04 12: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광화문 나와 대화하겠다던 대통령이 산성 쌓아"

진 교수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K방역의 위용. 하이엔드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바이러스 방호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 축성술이 조선시대에 있었다면, 삼전도의 굴욕은 없었을 텐데. 아쉽다"며 "광화문에 나와서 대화하겠다던 대통령이 산성을 쌓은 것을 보니, 그 분 눈엔 국민이 오랑캐로 보이는 모양. 하긴, 토구왜구라 했던가? 휴, 뭐 하는 짓들인지"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전날에도 경찰 차벽에 대해 "코로나 긴급조치.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 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보는 듯"이라고 했다. 과거 MB정부가 반정부 집회를 막기 위해 만든 'MB산성'(이명박 대통령 시절 경찰의 차벽)에 빗대 '재인산성'으로 부른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재인산성'에 대해 여당이 "국민안전의 최후 보루"라고 옹호한 데 대해선 "국가가 위험에 처하면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게 당연하다"고 수긍하면서도, "그럼 '위험'할 때가 언제인지 누가 결정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그걸 결정하는 사람, 그 사람이 주권자인데 한국의 모든 권력은 그 사람에게서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3일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해 경찰이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설치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041103351792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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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공동선언 회고

 

  • 기자명 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  
  •  승인 2020.10.04 09:37
  •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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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이란 전제 아래 2007년 10월4일 대한민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회담 결과가 발표되었다.

총 7개항의 합의 선언들이었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닦아놓은 평양길이어서 노무현 대통령은 한결 쉽게 평양행에 임할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항공로가 아닌 승용차를 이용한 육로 방문이었다.


▲ 1948년 4월 19일 남북 협상을 위해 38선을 넘기 전 경기도 여현 38도선 표지판 앞에서 기념 촬영하는 김구(金九) 선생 일행. 왼쪽부터 비서 선우진(鮮于鎭) 김구, 아들 김신(金信)

▲ 2007년 10월 2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향하며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1948년 4월19일 남북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 통일 독립정부 수립을 위해 38선을 넘던 김구 선생의 평양길을 연상하게 했다.

김구 선생이 38선을 넘을 땐 하얀 백토로 선을 긋고 나무 말뚝에 ‘38선’이라 쓰인 서울과 평양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휴전선을 넘을 땐 땅위에 황색선이 그어져 있었으나 남과 북의 경계선을 넘는 것은 마찬가지의 일이었다.

노무현 대통령내외가 현재의 군사분계선을 차에서 내려 걸어서 넘는 모습은 이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갖게 했었다. 휴전선이 터져서 곧장 통일이 된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어쩌면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돌덩이 하나만이라도 놓을 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 하나는 가질 수가 있었다.
그만큼 우리민족의 가슴에 맺힌 통일에 대한 염원이 간절하고 간절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10‧4 공동선언은 6‧15 선언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아주 구체적이고 곧장 실현해 옮길 수 있는, 한시 바삐 실천해 옮겨야 하는 세부사항들이었다. 허리가 잘린 나라 땅의 고통과 75년간의 군사대치로 인한 위협과 긴장 속에서 사람들이 숨을 쉬고 살수가 없는 현실이었기 때문이었다.
‘통일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이에 따라서 민족번영의 시대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는 주장이 맨 첫 번째의 선언이었다. 
이 얼마나 8쳔만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고 바라는 바인가.

남과 북이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통일 지향적으로 남북은 각기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이 두 번째의 선언이었다.
한 조항 한 구절 말 한 마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남북이 법률이나 제도를 통일 지향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통일사업을 실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대단히 중요한 통일실천 행동이어서 우리 모두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갈채를 보냈었던 것이다.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우리 땅에서 어떠한 전쟁도 반대,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한 것 또한 획기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의 길이었다.

오늘 날 세계의 모든 나라들은 경제적인 부를 이룩하고 삶의 편의를 도모하고 사회의 평화를 구가한다. 강대국의 패권다툼에 말려들어 우리민족의 생활터전이 전쟁터가 되고 죄 없는 우리 민족이 쓸데없이 고귀한 피를 흘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극히 어리석은 짓이다.
21세기 이 밝은 밀레니엄 시대에 강대국의 부추김에 의해 같은 민족, 5천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이 서로 동포끼리 총부리를 겨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인 것이다.

남북이 민족경제의 균형 발전과 공동번영을 꾀한다고 하는 것은 열번 백번 천만번 당연한 경제논리이다. 전세계의 공정하고도 정당한 경제윤리는 낙후된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상호경제발전을 돕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한다.

하물며 같은 나라 같은 민족끼리야 말해 무엇하랴.
상호투자를 장려하고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각종 우대조건과 특혜를 부여해야 하는 것이다.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개발에 합의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무위원장의 민족경제발전에 대한 혜안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는 것이다.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은 겨레의 공동생활과 나라의 앞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우리 땅 북녘 산악지대엔 엄청난 지하자원이 숨겨져 있다. 
이를 개발하기 위한 기반시설은 필수적이다.

지구촌의 미래를 보는 경제학자들은 한반도 북부 산악지대에 매장된 지하자원에 대해 부러움을 금치 못한다. 최첨단 산업에 필요한 자원들이 다량 매장되어 있기 때문인 것이다.

남북 두 지도자들의 민족경제를 보는 혜안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북의 해주항을 활용한 서해 경제특구 건설과 철조망으로 꽉 막혀 있는 한강하구의 공동이용, 개성공단 완공, 경의선 철도와 개성 평양간의 고속도로 공동이용에도 합의를 보았다.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 남한의 자본과 축적된 조선기술을 접목 명실상부한 세계제일의 선박건조 국가에의 꿈을 실현하자고 뜻을 모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여 역사, 언어,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분야에까지 교류 협력으로 발전을 기하자고 손을 굳게 잡았었다.
두 지도자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금강산지구에 상설 면회소 설치와 서신교환을 자유로이 할 수 있게 하자는 데에도 의견이 일치했다.
해외동포문제도 세계 각처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하기로 했다.
자연재해, 보건의료, 환경보호에 까지 뜻을 합하고, 현재 남쪽 동포들이 중국을 통해서 민족의 성산 백두산을 탐방하는 불편도 서울 백두산 직항로를 열어 시원하게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남북 민족간에 쌓이고 얽힌 현안들을 어느 한 가지 빼놓을 것 없이 속속들이 샅샅이 세부적인 문제까지 남북정상이 합의하고 만천하에 공공연히 선언을 하였던 것이다. 

그 후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레임덕현상에 쫓겨 이 수많은 약속들을 다 지켜낼 수가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노선과 정치적 지향점이 같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재집권에 성공을 했다.
현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집권 시기 비서실장 직위에 있었다.
전임 노무현 대통령이 창당하고 소속되어 있었던 정당이 ‘열린우리당’ 이었고, 그 열린 우리당이 해체되고 그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민주당 소속이 되었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이 바뀌었으나 기실 내용은 열린우리당의 변신인 셈이다.

두말할 것 없이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끌던 열린우리당의 혈통을 이은 것이고 이른바 386세대가 주축이 되어 오늘의 집권세력이 형성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 현 집권세력(더불어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족 앞에 선언한 약속을 지키고 실행해야할 의무가 있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은 6‧15 선언은 물론 10‧4 공동선언의 토대위에서 4‧27 판문점선언과 5‧26 통일각 남북정상회담 발표문, 같은 해 9‧19일 ‘평양 공동선언’을 발표했었다.

더 시간을 지체하고 더 미루거나 더 옆으로 비껴서거나 다른 데로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다음 집권자나 차기집권당에게 약속이행을 넘길 생각을 해서는 아니 된다. 처음의 약속대로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반드시 10‧4 선언 실천실행에 총력을 다 해야 한다.

사람은 말과 행동이 같아야 대접을 받는다. 하물며 개인 대 개인 간에도 이러할 진데, 국가수반으로 8천만 겨레와 전 세계를 향해 공적으로 한 약속이었다. 국가 지도자로서의 체통을 지켜야 한다. 집권여당은 높은 자리권력을 타고 앉아 허장성세로 세월만 보낼 것이 아니다.

오늘의 집권자, 집권여당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민주일꾼들이 피와 땀을 흘렸었는가. 오늘 이 시간에도 많은 나라걱정 통일을 위한 바닥민중들이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가를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현 집권세력에게 묻는다.
7개조항의 10‧4 선언 중, 현재 그대들이 실천실행으로 약속을 지킨 항목이 몇 개나 되는 것인가? 지금 어느 조항 어느 부분을 구체적으로 실행 추진 중에 있는 것인가?
민족의 진로 문제. 나라의 미래 문제는 영토주권 문제와 함께 쉽게 생각하거나 허수히 다루어서는 결단코 아니 되는 것이다. 함량 미달자들에게는 절대 금기사항인 것이다.

현하 우리들이 처한 민족 문제는 하나같이 화급하고 시급하여 시간을 다투는 난제들이다. 사대매국세력의 발호를 뒷 조종하는 외세와 연관된 매듭들이서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현안들인 것이다.

열린우리당 시절을 상기해야 한다.
철저하지 못하고, 반민족 사대매국세력에 휘둘리고 음험한 외세의 농간에 말려들어 결국 이명박 박근혜에게 정권을 빼앗기고 말았었다. 쪽박신세가 되어 ‘열린당’을 해체하고 케케묵었다고 침 뱉고 뛰쳐나온 민주당으로 다시 기어들어가던 일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은 용서가 아니 된다. 함량 미달자들이라고 손가락질을 다시 받아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뼈를 깎는 자기반성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명색이 최루탄 연기마시고 그 공을 팔아서 권좌에 오른 자들이 아닌가. 그렇게나 용기가 없고 외세의 위압에 몸을 사리는가. 
참으로 가긍하고 초라하고녀...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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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크'로 "문재인 파면" 삽시간에 모여든 시위대, 결국 해산

[현장] 대면집회 금지에도 종로 일대 소규모 시위 빈발... 검문 강화에 시민 통행도 막혀

20.10.03 16:10l최종 업데이트 20.10.03 16:27l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종로1가 모인 시민들이 문 대통령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  경찰의 봉쇄조치로 광화문광장에 모이지 못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종로1가에 모여 문 대통령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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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종로1가에서 일부 시민들이 바닥에 드러누워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종로1가에서 일부 시민들이 바닥에 드러누워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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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북으로 가라!"
"마스크 쓰세요."


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무교로 사거리 인도 한복판. 개천절을 맞아 서울 광화문을 찾은 시위 참가자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경찰들과 연신 실랑이를 벌였다. 서울 곳곳에서 10인 이상의 대면 집회가 금지됐지만, 흩어져 1인 시위를 벌이던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구호를 선창하면서 40여 명까지 한 공간에 모여들었다.

불법 집회임을 고지하는 경찰들과의 마찰도 거세졌다. 한 시위자는 마스크를 벗은 채 "경찰들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라"며 소리를 질렀고, 구호를 선창하다 저지당한 또 다른 시민은 "1인 시위를 무슨 권리로 막느냐"고 항의했다. 이들은 저마다 '문재인을 파면한다', '나라가 니꺼냐' 손팻말을 들고 인도 앞에 서서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 규모가 줄어들지 않자, 경찰의 경고 방송이 시작됐다. 서울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고 계속 모일 경우 감염병 예방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즉시 해산해주길 바란다"며 집회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2차례의 경고 방송이 이어지고 병력이 추가 배치 된 20여 분 후에야 해산됐다.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종로1가에서 4.15부정선거 규탄 차량시위를 통제하는 경찰에 맞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종로1가에서 4.15부정선거 규탄 차량시위를 통제하는 경찰에 맞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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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종로1가에서 4.15부정선거 규탄 차량시위를 통제하는 경찰에 맞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종로1가에서 보수극우단체 회원들이 도로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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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 거리 도보, 30분 소요... 시민 통행도 가로 막혀 이들이 무교로 일대에 모여든 것은 같은 날 오후 1시와 2시 각각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인단과 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가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주최 측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2시부터 다른 장소인 광화문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변호인단 소속인 강연재 변호사는 이날 전광훈 목사의 입장문을 대독하기도 했다.


"제 와이프예요. 일본 사람인데..."
"잠시만요."

"교보문고 가야하는데..."
"혹시 집회 참가 하세요?"
 

시위대가 몰려들자 경찰의 경력 배치와 검문은 더 촘촘해졌다. 시청 소속 공무원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광화문 광장으로 진입하는 모든 통로가 차벽으로 가로 막혔고, 시민 통행로를 지나는 대부분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검문을 벌였다. 오전 9시께부터는 광화문 광장 인근 지하철역인 광화문역과 시청역, 경복궁역이 무정차 통과했고 버스 또한 우회했다.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광화문광장 주변 인도에 집회 참가자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경찰 바리케이드가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다.
▲  광화문광장 주변 인도에 집회 참가자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경찰 바리케이드가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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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에 집회 참가자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경찰 버스가 차벽을 만들어 에워싸고 있다.
▲  광화문광장에 집회 참가자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경찰 버스가 차벽을 만들어 에워싸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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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청계광장에 집회 참가자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경찰 바리케이드가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다.
▲  청계광장에 집회 참가자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경찰 바리케이드가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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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으로 연결된 통로를 지날 때는 경찰관 1명이 목적지 인근까지 동행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서 기자회견 변경 장소인 광화문역 1번 출구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데 통과한 검문만 총 6차례였다. 424m 거리를 가는 데 30여 분 소요됐다.

광화문 일대 산발적 대면 집회 외에도 일부 보수 단체에선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애국순찰팀은 특히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경기도청에서 출발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수원시 권선구 자택을 들러 서울 서초구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택과 광진구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자택으로 이어지는 차량 집회를 진행 중이다. 윤 의원 자택에선 베란다 창문을 열고 항의하는 주민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종로1가에서 4.15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단체 회원들이 차량시위를 벌이고 있다.
▲  종로1가에서 4.15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단체 회원들이 차량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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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종로1가에서 한 시민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문 대통령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종로1가에서 한 시민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문 대통령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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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종로1가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이를 비난하는 한 시민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  종로1가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이를 비난하는 한 시민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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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보수극우단체들이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종로1가에 한 시민이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에 맞서 몸싸움을 벌이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  종로1가에 한 시민이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에 맞서 몸싸움을 벌이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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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차창에 '국민을 조롱하지말라', '추미애는 나라망신' 등의 손팻말을 붙이고 약 30km의 속도로 9개 차량이 줄지어 비대면 집회를 진행했다. 차량 전광판에는 가수 나훈아씨가 추석 특집 콘서트에서 언급한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는 영상이 일부 흘러나왔다.

집회를 구성한 황경구 애국순찰팀 단장은 출발 직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집회 보장 발언을 치켜세우면서 "방역 통치 시국에서도 경기도의 협조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아 여기까지 왔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새한국) 또한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 강동구 일대에서 추미애 법무장관 퇴진 운동을 명분으로 한 차량 시위를 진행한다. 두 시위 모두 차량 내 참가자 1인만 탑승하고 긴급 상황 외에는 차에서 내리지 않아야 한다는 등 법원의 조건을 전제로 차량 시위가 인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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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주당 이용우 “‘공정경제 3법 반대’ 국민의힘 의원들, 경제민주화는 가면이냐”

“공정경제 3법은 경제민주화의 기본이자 첫 출발, 시행되면 오너리스크 줄어들 것”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0-10-03 14:00:36
수정 2020-10-03 15: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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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9.29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9.29ⓒ정의철 기자  
 
 
 
 
 
 
 
 
 
 
 
 
 
 "'기업은 우리 사회의 적인가' 묻게 하는 규제 쓰나미"

"야당까지 기업 목 조르기 부화뇌동 땐 한국경제 무너진다"
"경제 전시 상황이라며 기업 옥죄는 법 쏟아내는 거대 여당"

'공정경제 3법'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되자 보수 진영의 반발이 날로 커지고 있다.

공정경제 3법이란 정부가 지난 8월 31일 발의한 ▲상법 일부개정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묶어서 일컫는 말로, 그동안 미흡했던 규제 정책들을 보완해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들이다.

재계와 보수·경제지들은 이 같은 공정경제 3법을 두고 '기업 족쇄법' 혹은 '기업규제 3법'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 나아가 이 법안들이 실제로 처리된다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의 주장은 사실에 기반한 우려일까, 아니면 개혁에 대한 저항일까.

공정경제 3법을 직접 심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인 이용우 의원은 지난달 29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위한 기본이자 첫 출발"이라고 규정했다. 이 의원은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등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기업인 출신 의원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공정경제 3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실제 시행된다면 "오너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총수 일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내렸던 횡포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의원이 말하는 공정경제의 기본이자 시작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경영권 침해' 경제계 아우성에 "그럴 일 없다" 일축

손경식 한국경총회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후 비대위원장실을 나서고 있다. 2020.09.23
손경식 한국경총회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후 비대위원장실을 나서고 있다. 2020.09.23ⓒ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공정경제 3법 중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은 비교적 이견이 적은 법안이다. 반면, 상법 일부개정안과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재계에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이 되는 내용은 상법 개정안 중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다. 이사회 일원인 감사위원은 이사의 직무 집행을 감사하고, 회사의 업무와 재산 상태를 조사할 수 있다. 또, 언제든지 영업에 관한 보고를 요구할 수 있는 등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대주주가 의결권 제한 없이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먼저 선임한 후, 선임된 이사들 가운데 감사위원을 뽑을 때에만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하고 있어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사들 자체가 대주주 의사에 부합하는 이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이 중에서 선출되는 감사위원 역시 대주주의 영향력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개정안에서는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들과 분리해 선출하도록 했다. 또 현재는 사외이사인 감사위원과 사내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다르게 적용됐던 의결권 제한 규정을 통일, 최대주주의 의결권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3%로 제한하는 등 기존 제도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렇게 정비할 경우, 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게 최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감사위원을 구성할 가능성이 커진다.

상법개정안 중 다중대표소송제 역시 재계가 '독소조항'으로 꼽는 내용이다. 다중대표소송제란 일정 비율 이상 지분을 보유한 모회사의 주주도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는 자회사를 통해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행위가 벌어져 기업에 손해를 입히더라도 모회사의 주주는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없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되는 제도다.

재계는 감사위원분리선출제가 도입되면 외국 투기자본이 이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기업의 경영권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중대표소송제 역시 무분별한 소송이 남발돼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아우성친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재계의 주장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선 이 의원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와 관련, "대주주가 집행 임원도 임명하고, 감사위원도 임명하면 감사위원이 (본래 역할인) 경영진을 어떻게 견제할 수 있나"라며 "오히려 감사위원을 분리 선출해야만 회사의 일탈 행위와 잘못된 행위를 견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의원은 금융회사들은 이미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대주주를 제대로) 견제함으로써 오히려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재계가 '경영권 위협' 주장에 대해서도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사회가 10여 명쯤 될 텐데, 외국계 헤지펀드 측 감사위원이 1명 있다고 해서 경영권에 위협이 되겠나"라며 "또 기업 내 회의체에서는 누구 하나가 반대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중대표소송제 역시 총수 일가의 비위를 주주들이 견제할 수단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이해하기 쉽도록 국정감사에 빗대 설명했다.

이 의원은 "조금 있으면 국정감사를 한 달 정도 하게 될 텐데, 행정부로서는 국정감사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라도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국감에서 지적받으면 어떡하지'라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며 "(이처럼 다중대표소송제라는 견제 장치가 있으면) 스스로 리스크를 한 번 더 체크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계와 보수 언론은 왜 '기업규제 3법'이라고 반발할까
"'기업=대주주'라는 인식 때문, 재계와 보수 언론은 공생 관계"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9.29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9.29ⓒ정의철 기자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사익편취 규제 강화 등이 핵심이다. 이에 따르면 가격 담합, 입찰 담합 등 중대한 담합행위에 한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니더라도 검찰에 고발할 수 있으며, 검찰 역시 공정위의 고발 없이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도 확대된다. 현재는 총수 일가가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를 사익 편취 규제 대상으로 보고 내부 거래를 규제하는데 이 지분율을 20%로 낮추는 것이다. 많은 재벌 그룹들이 규제를 피하고자 총수 일가 지분율을 30% 미만으로 유지하며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데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재계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경우에도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사익편취 규제 강화 역시 기업의 정상적인 내부 거래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은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해할 내용이다. 지금까지는 공정위만 신경 썼으면 됐는데,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검찰도 생각해야 하고, 그러면 이 행위가 적합한 행위인가 한 번 더 돌아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신중해지는 것이고, 그래야만 고객과 소비자가 보호될 수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상적인 기업 간 거래도 부당한 내부거래로 규제된다는 재계 측 주장은 어떨까. 이 의원은 정당한 요건을 갖춘 내부 거래를 하면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계열사인 A에 주는 가격과 B기업에 주는 가격이 유사하면 괜찮다. 그런데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디스카운트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실제 미국 같은 경우에서는 가격을 차별하는 순간 바로 소송이 들어오고, 잘못되면 징벌적 배상으로 가기 때문에 아예 그런 일(사익편취)을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제도가 아직 없으니까, (문제가 생기기 전에) 사전적으로 규제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 의원은 공정경제 3법을 반대하는 재계의 논리에 대해 "기업은 대주주와 경영진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것(인식)이 담겨 있다. 즉, '기업=대주주'로 본 것"이라며 "이 때문에 대주주를 규제하는 법을 기업을 규제하는 법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 의원은 재계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는 보수·경제지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소장에서 드러난 재벌과 일부 언론의 유착관계를 사례로 들었다.

앞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검찰의 공소장에는 삼성이 언론사에 막대한 광고비를 들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를 내도록 하고, 삼성의 입장을 대변한 기고문을 작성해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전달했으며, 노 전 위원장은 그 기고문 내용대로 언론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의원은 이 내용을 언급하며 "지금 (공정경제 3법에 반발하는) 논리도 천편일률적이지 않나. 이유는 (재계와 보수 언론이) 공생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인은 찬성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의 틀 바꾸려면 의원들도 바뀌어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 자료사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문제는 제1야당, 국민의힘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수장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정경제 3법에 찬성하면서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당 의원들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정작 해당 법안들을 심사할 국회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유보 또는 반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부분은 재계의 앓는 소리와 비슷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은 장제원 의원 정도고, 원내 사령탑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일단은 '검토해보겠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이전의 보수정당과 달리 공정경제 3법에 찬성한 지금을 적기라고 보고 정기국회 내에 통과하겠다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협조가 관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비대위원장과 달리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는 데 대해 "사실은 (공정경제 3법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동안 (경제민주화에 대해) 말을 안 하던 사람들이 아닌가.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뀌겠나"라면서도 "그런데 당의 틀을 바꾸자고 한다면 (의원들도) 스스로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경제민주화라는) 가면을 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종인 체제' 출범 이후 당명과 정강정책 등을 손질하며 당 쇄신 작업에 나섰는데, 정작 추구하는 정책이 이전과 다를 바 없다면 포장지만 바꾸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는 "국민의힘이 바꾼 강령에 경제민주화 조항이 들어갔는데, 정책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은 간판만 바꿔 달고, 레시피를 그대로 두고, 메뉴도 그대로 두고서 새 제품이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저는 김 위원장이 결국에 의원들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 의원은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공정경제 3법이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 당도 그렇고, 국민의힘도 서로 간 최소한 일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 당도 재계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고, (국민의힘도) 같이 설득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법안들)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계속 옛날식으로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계와 국민의힘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법안 내용이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최소한 이 상태에서 후퇴하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것을 베이스(기본)로 논의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이 의원은 지금보다 더 전향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저는 이게 출발이라고 보고, 집중투표제, 상장회사특례법 등을 더 (추가)했으면 하는 입장"이라며 "이것(현재 나온 법안)이 최종 '골(goal, 목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9.29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9.29ⓒ정의철 기자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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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선긋는데도 보수단체, 개천절 집회 '강행'

여당,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경찰 엄정 대응 주문... 이낙연 "합법 외 허용 안돼"

20.10.02 19:28l최종 업데이트 20.10.02 23:18l
추석 연휴에도 집회 대비 훈련하는 경찰 개천절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경찰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0.10.2
▲ 추석 연휴에도 집회 대비 훈련하는 경찰 개천절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경찰이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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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개천절인 3일 개최 예정인 보수단체 집회와 관련해 차량을 이용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허용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정치권은 선 긋기에 나섰다. 특히 개천철 집회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집회처럼 코로나19 재확산의 고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여당은 경찰의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2일 개천절 집회에 대해 "코로나19 방역 방해 행위가 있다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도 당 차원에서 집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를 찾아 경찰의 철저한 대처를 주문했다. 

2일 기준으로 경찰에 접수된 개천절 차량 집회는 새한국 6건, 애국순찰팀 1건 등 모두 7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원이 허가한 집회 외에는 모두 금지 통고를 내린 상태다. 하지만 보수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국순찰팀 등 일부 보수단체들은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아래 새한국)'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다만 법원은 지난달 30일, 해당 집회와 관련해 총 9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법원은 ▲집회 참가자의 이름·연락처·차량번호를 경찰에 제출하고 집회 시작 전 확인받을 것 ▲집회 전후로 대면 모임이나 접촉을 하지 않을 것 ▲차량에 참가자 1인만 탑승할 것 ▲집회 도중 어떤 경우에도 창문을 열거나 구호를 제창하지 않을 것 등을 내세웠다.

이낙연 "합법 아닌 집회 허용돼서는 안돼"
 
의경 격려하는 이낙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추석연휴인 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5기동단51중대 생활관을 찾아 의경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0.10.2
▲ 의경 격려하는 이낙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추석연휴인 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5기동단51중대 생활관을 찾아 의경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0.10.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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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추석 연휴의 코로나 19 확산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모임 ▲종교행사 ▲집회를 위험 요인으로 꼽고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르신들이 주로 감염이 발생하는 여러 종교행사나 방문판매 설명회, 집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시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연휴 동안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여부가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봤다. 추석 연휴기간 여행이나 고향 방문 등 사람 간의 이동과 고령자의 위험요인 노출에 대비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도 보고 있다. 2일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60명대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30일에는 113명, 1일 77명에 비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다.

정부는 추석 직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법원이 내린 지침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1일) 한 언론사의 인터뷰를 통해 "불법 집회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해산도 시키고, 책임도 물을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개천절 집회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를 찾아 개천절 집회를 앞두고 경찰에 철통경비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법원의 판단으로 약간의 위험 요인이 생겼다"라며 "합법이 아닌 어떠한 집회나 행위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해야만 코로나19에서 우리가 빨리 벗어날 수 있고, 그래야만 경제도 살아나고 시민들의 삶도 되돌아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 단체는 개천절 집회 강행의 뜻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개천절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예고하는 등 대면집회로 번질 조짐도 감지된다. 이날 오전 기준 개천절 당일 경찰에 신고된 집회 건수는 1344건이다.

새한국 역시 서울 5개 구간에서 차량집회를 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단체는 ▲ 마포유수지 주차장∼서초소방서 10.3㎞ ▲ 사당공영주차장∼고속터미널역 11.1㎞ ▲ 도봉산역 주차장∼강북구청 6.1㎞ ▲ 신설동역∼왕십리역 7.8㎞ ▲응암공영주차장∼구파발 롯데몰 9.5㎞ 등 5개 구간에서 운전자 9명씩 참가하는 차량집회를 열겠다고 추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절 때와 마찬가지로 광화문에서의 대규모 거리 집회를 신고했다가 경찰로부터 금지통고를 받은 보수단체 '8·15 비상대책위원회'(아래 8·15 비대위) 측은 법원으로부터도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되자 1인 시위로 변경해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인 시위의 경우 집회로 보지 않아 경찰에 신고할 의무는 없다. 다만, 경찰은 1인 시위라 해도 집단 행위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로 신고된 집회를 면밀히 따져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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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로나 확진 직전엔 "전염병의 종말이 오고 있다" 연설

트럼프 주치의 "현재 상태 양호"...NYT "트럼프 정치 생명에 재앙"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밤 @FLOTUS(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와 내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며 "우리는 격리와 회복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부부의 감염은 최측근인 호프 힉스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1일 양성판정을 받은 후 진행된 코로나 검사를 통해 확인됐다. 힉스 보좌관은 지난 9월 29일 첫 대선후보 TV토론, 30일 미네소타주 선거 유세 등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함께 탑승하는 등 트럼프의 대선 유세에 동행하는 멤버로 트럼프가 매우 신임하는 참모 중 한명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주치의는 대통령과 영부인의 상태에 대해 "두 사람 모두 현재 양호하며, 이들은 요양기간 동안 백악관에 머물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치의는 이어 "백악관의 의료진과 나는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며 우리나라 최고의 의료 전문가와 기관들의 지원에 감사한다"며 "앞으로의 전개 상황에 대해 계속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플로리다 유세 등 대면 일정은 전면 취소...두번째 TV 토론 개최 여부도 불투명


 

트럼프는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려기 불과 몇시간 전 진행된 '알 스미스 디너' 행사에서 사전 녹화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염병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으며 내년은 우리 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연설하기도 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2일 예정돼 있던 모금 행사와 플로리다에서의 유세 등 모든 대면 선거 일정을 취소했다. 이날 낮 고연령층 등 코로나19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전화 모금 행사는 일정대로 진행하다고 한다. 현재 증상이 양호하다고 하지만 최소 2주간의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는 15일 예정된 두번째 대선후보 TV토론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첫 TV토론에서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 방역 수칙을 어기면서 대형유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사람들은 내 말을 듣고 싶어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지자들을 감염의 위험으로 몰아넣는 것이라면서 "완전히 무책임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자 트럼프는 "당신은 관중을 끌어들일 수 없어서 안하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전 세계의 보건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사회자가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양복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보이며 "나도 필요할 땐 마스크를 쓴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바이든에 대해 "200피트 떨어져 있어도 엄청나게 큰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비아냥 거리면서 마스크에 대한 거부 입장을 숨기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당시 고글을 쓰고 마스크를 생산하는 하니웰 애리조나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美 주식시장 '출렁'...NYT "트럼프 정치생명에 재앙"


 

트럼프와 백악관은 "상태가 양호하다"며 감염 사실과 관련된 충격을 숨기려고 하지만 이날 새벽 대우존수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이 400포인트 이상 급락하고 나스닥 지수도 200포인트 이상 빠지는 등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아프기까지 한다면 (대통령 후보로서) 투표용지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며 "심각하게 아프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양성 판정 자체만으로 지난 몇 달간 코로나19 팬데믹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한 그의 정치생명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월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해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과 같은 팬데믹 상황이 초래할 수 있으며 트럼프 임기 내에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내용의 보고를 받은 것으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저서 <격노(Rage)>를 통해 폭로했다. 트럼프는 2월초 우드워드와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치명적인 질병"이라고 말했지만, 그 이후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는 "독감"에 비유하면서 문제를 축소시키려고 했다. 트럼프는 우드워드와 3월 인터뷰에서는 "나는 이 문제를 축소(downplay)시켜 말해왔다. 나는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새벽(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9 양성 판정 사실을 밝혔다.

배럿 대법관 인준 절차 등 정치 일정에도 차질...상태가 심각해지면 펜스-펠로시 순으로 권한 대행

 

트럼프의 코로나 확진은 또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등 주요 정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별세로 공석이 된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후임 인선을 서둘렀다. 이는 지난 2016년 대선 9개월을 앞두고 연방 대법관 공석이 생겼을 때 공화당의 반대로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후임을 지명하지 못한 전례,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내 자리가 채워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긴즈버그 대법관의 유언, "차기 대통령이 후임 대법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 등을 모두 무시한 처사였다.

 

상원은 오는 12일 인사청문회를 열고 대선 4일 전인 29일 인준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상원은 100석 중 53석이 공화당이며, 2명의 공화당 의원만 대선 전 인준 투표를 반대해 배럿 지명자의 인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았다. 배럿 대법관이 임명 되면 연방 대법원은 '보수 6 대 진보 3'으로 보수 절대 우위로 바뀌게 된다.

 

NYT는 또 대통령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트럼프의 상태가 심각해질 경우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 하원 의장인 낸시 펠로시 순으로 대통령 권한이 승계된다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2일 아침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이날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지난달 29일 TV토론 때문에 트럼프와 대면 접촉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0219433382354#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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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추석 연휴 코로나 위험 요인, 지인 모임·종교 행사·개천절 집회”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10/03 05:26
  • 수정일
    2020/10/03 05:2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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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방대본 본부장 “주말까지 방심말고 방역수칙 준수해 달라”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0-10-02 17:45:07
수정 2020-10-02 17:45:07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자료사진.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자료사진.ⓒ뉴시스
 

방역 당국이 남은 추석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 요인으로 지인 모임·종교 행사·개천절 집회 3가지를 꼽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일 오후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주말까지 남은 추석 연휴 동안에도 방심하지 말고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3명 늘었다. 국내 발생은 53명, 해외 유입은 10명이다. 전날(77명)에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정 본부장은 “아직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발생이 진행되고 있고, 부산 지역에서도 유행이 보고되고 있다”며 “추석 연휴 기간의 이동 또는 노출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휴 기간 선별진료소 운영이 일부 제한되고 방문자 숫자가 줄면서 검사 건수가 줄어든 것도 확진자 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은 남은 연휴 기간 위험요인으로는 3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지인 간 모임이다. 정 본부장은 “과거에도 지인 간 모임을 통한 전파 사례는 굉장히 많았다”며 “가급적 지인 간 모임을 최소화하고 모임을 할 경우 마스크를 벗는 상황을 피해달라”고 요청했다.

둘째는 주말 종교 행사다. 정 본부장은 “최근에도 종교 행사나 소모임 활동, 온라인 종교 행사를 준비하는 모임 전후의 식사 등을 통해 소규모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며 “고령의 어르신은 반드시 비대면 종교 활동을 하고 종교 시설 내에서는 환기·소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했다.

셋째는 개천절인 오는 3일 예정된 도심 집회다. 법원은 서울 시내 일부 지역에 한해 10인 미만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조건부로 허용했다. 앞서 8·15 광복절 도심 집회로 참석자 227명이 확진된 데 이어 전국적인 추가 전파로 12건의 집단감염과 332명의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내일도 여러 지역에서 집회가 예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많은 사람이 밀집해 구호 제창과 음식 섭취 등 위험 행동을 하면 모두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공동체 안전과 개인 건강을 위해 비대면으로 전환해 주기를 바라며, 집회 참석 시에도 반드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강고했다.

그러면서 “남은 3일 연휴 기간에 거리두기 실천, 의심증상 시 신속한 검사 당부드린다”며 “방역 당국도 경계심을 높여 연휴 기간 감염 관리과 유행 억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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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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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의 이미지. www.bioworld.com

코로나바이러스의 이미지. www.bioworld.com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전염병 대유행에 세계 각국은 백신·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두 번째 백신 등록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고,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는 항체치료제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백신이나 치료제 모두 안전성과 효과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만큼 개발 과정을 더욱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백신 안전한 접종, 빨라야 내년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에 맞서 싸우는 항체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물질을 인체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약물로, 가장 근본적인 코로나19 방지책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병원성은 제거하면서 면역체계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물질은 살려내는 것이다.

백신은 개발 방식에 따라 크게 핵산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불활화 백신 등으로 나뉜다. 핵산 백신은 바이러스 대신 바이러스가 인체 정상세포와 결합해 침투하도록 돕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물질인 핵산을 인체에 넣어 항체 형성을 유도한다.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DNA)가 직접 투입되거나 세포 밖 유전정보 전달 물질인 메신저RNA(mRNA)가 활용된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인체 투여 실험을 했던 미국 제약사 모더나, 국내 제약사 제넥신이 개발 중인 백신이 핵산 백신이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항원(항체를 형성하도록 하는 단백성 물질)을 인체에 해가 없는 다른 바이러스에 끼워넣어 인체에 투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재조합 바이러스 매개체는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위해성이 적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와 함께 개발 중인 백신 물질 AZD1222, 러시아가 세계 최초 승인 백신으로 내세우는 스푸트니크V가 이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불활화 백신은 화학 또는 열처리로 병원성을 제거한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것으로 기존의 백신 개발 방식과 같다. 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이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 중이며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5개의 백신 후보물질이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중 상용화 직전 단계인 임상 3상에 돌입한 것은 9개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업체는 제넥신으로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백신 후보물질 GX-19를 개발 중이며 지난 6월 임상 1·2상을 승인받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초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전성이 확실히 입증된 백신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이 백신 개발 선두주자라고 했던 아스트라제네카마저 영국 임상시험 도중 부작용을 발견하고 지난달 8일 개발 절차를 잠시 중단해야만 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12일 각국 규제 기관 승인을 거쳐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임상을 재개했지만 미국은 임상 중단을 해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빨라야 내년 중반쯤에야 안전한 백신이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과학자료 분석업체인 에어피니티 자료를 인용해 임상 3상 중인 백신 후보들이 모두 개발에 성공해도 세계 인구의 61%는 적어도 오는 2022년까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 공급 부족 상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앞서 WHO는 지난 5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등에 대한 공정한 유통 및 접근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항체치료제도 바이러스 변이엔 속수무책

백신 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이 코로나19 저지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 3월 3건에 불과했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은 지난달 132건으로 44배나 늘었다.

혈장치료제는 회복기 환자 혹은 완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 있는 면역단백질을 정제·농축해 만드는 약물이다. 인체에서 유래하고 같은 원리를 적용한 제품이 많은 만큼 국내에서도 임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GC녹십자가 혈장치료제로 개발 중인 ‘GC5131A’는 지난 8월 임상 2상을 승인받고, 지난달 처음으로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됐다. GC녹십자를 비롯해 BPL, CSL, 다케다 등 글로벌 혈액제재 기업들인 참여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연합체 ‘얼라이언스’는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뒤 체내에 형성된 항체를 분리·배양해 만드는 항체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단일클론항체치료제만 최소 50건의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일클론항체치료제란 특정 항원 부위 하나와 결합할 수 있도록 분리·배양한 것이다. 여러 항체를 섞어 만든 항체칵테일치료제까지 더하면 70건 이상의 임상이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항체치료제는 항체가 체내에 존재하는 수주동안 바이러스 감염 예방효과도 있어 백신이 나오기 전 의료진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선 곳은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 8월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일라이릴리는 지난달 16일 452명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항체치료제 LY-CoV555를 접종받은 코로나 감염자의 입원률이 72%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항체칵테일 치료제를 개발 중인 리제네론은 지난달 1000명 환자 중 275명이 유의미한 회복 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 연구진이 항체치료제 후보 물질의 동물 투여 경과를 관찰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 연구진이 항체치료제 후보 물질의 동물 투여 경과를 관찰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가장 앞서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의 국내 경증 및 중증환자 대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본격적인 임상 2·3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항체치료제도 백신처럼 안전성과 효과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고, 안정적인 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혈장치료제는 면역단백질 분리시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다른 물질까지 섞여들어올 위험성이 있다. 또 회복기 환자들이 각기 다른 항체를 만들 뿐만 아니라 농도도 제각각이어서 동일한 효과를 재현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도 어렵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대규모 혈장 공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량 생산도 불가능하다. 세계에서 혈장매매가 가능한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이에 GC녹십자는 지난 8월 보건당국, 적십자 등과 협력해 채혈기관을 기존 4곳에서 전국 46곳 ‘현혈의 집’으로 확대했다.

항체치료제는 백신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 소용이 없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개 이상의 항체를 섞는 항체칵테일 체료제도 개발 중이지만 현재까지 중증환자에게서 치료효과를 보인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항체치료제의 높은 가격은 대량 공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연구자선단체 웰컴트러스트는 미국에서 암과 같은 질병 치료에 드는 비용의 중위가격은 최소 1만5000달러에서 많게는 20만달러에 달한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010020856011&code=920501#csidx4910f4e2f43b898805fac008e15cb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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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인 하멜이 본 17세기 조선의 추석

[역사 속 추석①] '조상 숭배'로 점철된 그의 기록...11년 귀양생활 영향 적지 않아

20.10.01 11:50l최종 업데이트 20.10.01 11:50l


조선시대 추석을 조선인들만 쇤 것은 아니다. 북쪽 유목지대 사람들도 조선을 자주 방문했고 남쪽 유구왕국(오키나와) 사람들도 방문했으므로, 이들도 조선의 추석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저 멀리 서쪽 유럽에서 온 사람들 중에도 그런 경험을 한 이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헨드릭 하멜(1630~1692)이다. <하멜 표류기>의 저자인 그는 추석을 비롯한 조선의 풍속을 자신의 기록에 담았다. 

광해군이 폐위되고 인조가 등극한 지 7년 뒤인 1630년, 하멜은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스무살 때 아시아 무역 독점권을 가진 동인도회사에 입사하고, 이듬해인 1651년 자카르타 본사에 도착했다. 본사가 인도네시아에 있었던 것은, 유럽 최대 인기상품 중 하나인 동남아산 향료(후추·클로버 등)의 확보 및 판매에 회사가 명운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가 조선까지 오게 된 것은 1653년에 나가사키 지점으로 발령을 받고 항해하다가 폭풍우와 조우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만(타이완)을 거쳐 일본으로 향한 때는 태풍이 불기 쉬운 8월 초였다. 그를 포함한 64명을 태운 배는 5일간의 비바람을 견디다 못해 부서지고 말았다. 64명 중 36명이 살아남아 제주 남부에 표착했다. 하멜과 조선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조선에서 열세 번 추석 보낸 하멜
 

 네덜란드 호린험에 세워져 있는 헨드릭 하멜의 동상.
▲  네덜란드 호린험에 세워져 있는 헨드릭 하멜의 동상.
ⓒ wiki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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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 표류기>는 <하멜 일지>와 <조선국에 관한 기록>을 통칭한다. 전자는 하멜이 조선에서 작성한 것이고, 후자는 조선을 떠난 뒤에 집필한 것이다. <하멜 일지>에 따르면, 하멜 일행이 조선에 도착한 것은 8월 16일이고 이들이 현지인들의 눈에 띈 것은 다음날이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현지인들이 일본인이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야판(Japan)!"이라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다음날 오후에야 일등항해사가 이곳이 북위 33도 32분이며, 야판이 아닌 '켈파르트'(제주도)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멜 일행은 전라·충청·경기도를 거쳐 한양으로 이송된 뒤 효종 임금의 경호부대에 배속됐다. 하지만 2년 뒤 일행 중 두 명이 사고를 쳤다. 청나라 사신단에 구명을 요청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들은 전라도로 쫓겨나 남원·순천·여수에 분산 배치됐다. 일종의 귀양살이를 하게 된 것.

하멜은 그런 모든 상황을 일기에 담았다. 기록에 대한 그의 열정이 <하멜 표류기>라는 역사적인 작품의 탄생으로 연결됐다. 그런데 그가 열심히 일기를 쓴 데에는 매우 현실적인 동기가 있었다. 그는 꽤 멀리 내다보는 인물이었다. 자신이 사라진 뒤로 회사에서 봉급을 더는 계산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훗날 본사로 돌아가도 손을 내밀 명분이 없으리라는 예상이 든 것이다.

그래서 그가 생각해낸 것은 '회사의 조선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를 했다'는 근거를 남기는 것이었다. 조선에서 허송세월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했으니 밀린 봉급을 달라고 청구하기로 한 것이다. 훗날 돈을 받을 목적으로 집필했을 뿐 아니라 회사 사람들이 기록을 검증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으므로, 그가 상당한 집중력과 관찰력을 갖고 <하멜 일지>를 썼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하멜이 표착한 1653년의 추석은 양력 10월 6일이었다. 그는 그해 추석에 조선에 있었다. 조선을 떠난 날은 13년 뒤인 1666년 9월 5일이다. 이날은 추석 8일 전이었다. 따라서 그가 조선의 추석을 보낸 횟수는 열세 번이었다.

네덜란드인이 본 추석... 키워드는 '무덤'
 
 지난 20일 광주 북구 영락공원 묘지를 찾은 추모객이 이른 차례를 지내기 위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
▲  지난 20일 광주 북구 영락공원 묘지를 찾은 추모객이 이른 차례를 지내기 위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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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은 한가위를 조상 숭배의 시각에서 바라봤다. <조선국에 관한 기록>에 따르면, 그는 죽은 조상에 대한 의례적 행위라는 차원에서 추석을 이해했다. 이 점은 그가 장례식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추석 명절을 언급한 사실에서 드러난다.

추석이 조상 숭배의 날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이 그런 관점으로만 추석을 대한 것은 아니다. 이날은 꽤 경쾌한 페스티벌의 날이기도 했다. 이 점은 정조(재위 1776~1800) 때 집필된 것으로 보이는 실학자 유득공의 <경도잡지>에도 나타난다.

풍속학 서적인 이 책에서 유득공은 추석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신라 때 서라벌 여성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팔월대보름까지 한 달 동안 길쌈 대결을 한 뒤 패한 쪽이 술과 음식을 대접한 일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때 노래하고 춤추며 온갖 놀이를 다했다"고 자기 시대의 추석 분위기를 묘사했다.

1849년에 홍석모가 쓴 <동국세시기> 역시 비슷하다. 홍석모는 "신라 때부터 있었던 풍속으로 지방 농가에서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명절로 생각한다"고 한 뒤 "황계(黃鷄)와 백주(白酒)로 온 동네가 취하고 배부르게 즐긴다"고 추석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처럼 조선시대 사람들이 추석을 조상 숭배 겸 축제의 날로 인식한 데 반해, 하멜은 주로 조상 숭배 특히 무덤과 관련해서 이해했다. 그는 <조선국에 관한 기록>에서 "무덤은 보통 4내지 5, 6피트 높이로 흙을 조그맣게 쌓아 올리고 정성껏 손질한다"며 "고관들의 무덤에는 비석과 석상이 세워지는데, 비석에는 죽은 사람의 이름, 집안의 내력 그리고 경력 등이 새겨진다"고 한 직후에 이렇게 서술했다.

"8월 15일에는 무덤의 풀을 베고 햅쌀로 제사 지낸다. 이 날은 그들에게 설날 다음으로 큰 명절이다."

<하멜 표류기>는 17세기 중반의 조선에 관해 꽤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예컨대, 당시 사람들이 서양 문화에 깊은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는 점도 알려준다. <하멜 일지>에 이런 대목이 있다.

"우리는 스님들과의 사이가 가장 좋았는데, 그들은 매우 관대하고 우리를 좋아했으며 특히 우리가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의 풍습을 말해주면 좋아했다. 그들은 외국 사람들의 삶에 대해 듣기를 좋아했다. 만약 그들이 원하기만 했다면, 그들은 밤을 새도록 우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또 효종 임금과 지방관이 언급되는 대목에서 "이 조선 사람들은 외국의 풍물에 대해 호기심이 몹시 많으며 듣고 싶어했다"는 문장이 나온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국의 역사책에는 '조선시대 사람들은 외부세계에 무지하고 무관심했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서양이 조선의 문호를 노크하기 약 200년 전에 조선을 방문한 하멜은 위와 같이 정반대의 판단을 하고 있었다.

이처럼 하멜은 여타 분야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주면서도, 추석 명절을 포함한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폭넓은 관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지까지 쓰면서 조선을 세밀히 관찰하고 추석을 열세 번 보낸 사람치고는 추석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관점을 내놓지 못했다.

<하멜 표류기>에 '추석이 설날 다음으로 큰 명절'이라고 쓴 것을 보면, 하멜 역시 추석의 축제적 성격을 전혀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관점의 한계를 보인 것은 아무래도 이방인인 데다가 11년간 사실상 귀양생활을 하다 보니 인식의 확대에 제약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노래하고 춤추는 추석'보다는 '무덤의 풀을 베고 햅쌀로 제사지내는 추석'의 이미지가 훨씬 더 강하게 각인됐을 수도 있다.

이방인들은 현지인들이 벌이는 축제 같은 '즐거운 행사'에는 쉽게 참여할 수 있지만, 장례식 같은 '슬픈 행사'에 참여하는 데는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지의 '즐거운 행사'에 대한 이해력과 '슬픈 행사'에 대한 이해력이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하멜이 신기해 한 풍경... "마치 미친 사람들처럼" 
 
 하멜기념관에서 만난 하멜표류기 복제본. 조선을 유럽에 처음 소개한 자료가 됐다.
▲  하멜기념관에서 만난 하멜표류기 복제본. 조선을 유럽에 처음 소개한 자료가 됐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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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국에 관한 기록>을 읽다 보면, 하멜이 '슬픈 행사'를 분석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의 이해력에 한계가 많았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장례식에 관한 글에서 그는 "상중에 있는 사람은 몸을 거의 씻지 못하므로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사람의 얼굴이라기보다는 흡사 허수아비의 모습 같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죽으면 그의 친척들은 마치 미친 사람들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머리카락을 잡아 뜯으면서 거리를 뛰어다니며 곡을 한다."

효를 강조하는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실제의 슬픔보다 훨씬 더한 슬픔을 표현해야 했던 고민을 하멜이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의 눈에는 유족들이 미치광이처럼 행동하는 표면적인 현상만 포착됐을 가능성이 있다.

발인 전날 풍경은 하멜을 더욱 더 헷갈리게 만들었다. 허수아비 같은 몰골로 미치광이처럼 행동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기분이 '업'돼 있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발인 전날 밤에는 밤새도록 유쾌하게 떠들어대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관을 운구한다. 운구하는 사람들은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 반면, 고인의 친척들은 울고 곡을 하며 관 뒤를 따라간다. 장례 지낸 3일 뒤에 친척과 친구들은 다시 무덤에 가서 제사 지내고 즐겁게 보낸다."

발인 전날 밤뿐 아니라 그 전에도 문상객들은 술과 음식을 먹으며 떠들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멜의 눈에는 발인 전날 밤부터 그런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또 발인 전날 밤을 관찰하는 그의 눈에는 유족과 문상객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 모두가 그때부터 유쾌해진 것으로 비쳤을 수 있다. 

하멜의 눈에는 장례식 초기만 해도 울고불고 하던 사람들이 발인 전날 밤부터 유쾌한 모습을 보이고, 다음날에는 그중 일부가 춤추며 노래하고 나머지 일부가 울며 곡을 하다가 3일 뒤에는 다 같이 모여 즐겁게 보내는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장례식을 모호하고 알쏭달쏭한 행사로 묘사한 직후에 '8월 15일이 되면 조상 무덤에 가서 풀을 베고 제사한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의식의 연장선상에서 추석의 성격을 파악했던 것이다.

만약 그가 귀양 가지 않고 한양에서 계속 경호원 생활을 했다면 추석의 축제적 측면을 조금 더 많이 접했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추석에 관한 그의 기록도 유득공이나 홍석모의 글처럼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풍겼을지도 모를 일.

'조선 교역 어때?'... 동인도회사의 선택은?

이처럼 정확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 일지를 하멜은 13년간 열심히 썼다. 1666년에 밀항을 통해 일본을 거쳐 동인도회사로 복귀한 그는 일기장을 내밀며 13년 치 봉급을 요구했다. 지난 13년을 표류기간이 아닌 시장조사 기간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월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대신, 퇴직금을 지급했다. 조선에서의 13년을 근무한 것으로 쳐주되, 봉급은 주지 않고 퇴직금만 주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하멜 일지>는 36세가 된 하멜이 퇴직금을 받아내는 데 요긴하게 활용됐다.

동인도회사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조선과의 통상에 관심을 표출했다. 하지만 일본과 청나라가 딴지를 걸었다. 조선과의 교역을 반대한다는 인상을 내비쳤다. 조선과 서양의 접촉을 이런 식으로 견제했던 것이다. 그래서 조선과 네덜란드의 교역은 하멜의 시대에 성사되지 못했다.

만약 하멜의 제안이 받아들여져 동인도회사가 조선시장에 진출하고 조선에 지점을 세웠다면, 조선 지점의 네덜란드인들은 팔월 추석 때마다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노력했을지도 모른다. '하멜 선배'의 기록에 따르면 추석은 경쾌하기보다는 의례적인 날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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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질공원 한탄강 망치는 댐, 두고만 볼 건가

[함께 사는 길] '한탄강 지킴이' 이우형 현강문화연구소 소장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 한탄강 화적연(禾積淵). 강 가운데 볏짚을 쌓아 올린 듯한 화강암이 자리한 이곳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93호로 지정될 만큼 풍광이 좋아 평소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던 곳이다. 그러나 홍수가 지난 다음 사람들을 맞이한 건 걸을 때마다 발목 높이로 푹푹 빠지게 하는 짙은 황갈색 진흙이었다. 며칠 전 내린 비는 한탄강을 황톳빛으로 넘치게 했고, 이때 밀려온 진흙은 화적연 진입로 일대를 두껍게 덮어버렸다. 한 주민은 뻘밭 상태를 '머드 축제'라 비유하며 혀를 찼다. 그는 "사람 손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라며 "(포천)군에서 포클레인을 보내줘야 정리가 될 것"이라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8월 7일 지역 역사문화 전문가인 이우형 현강역사문화연구소 소장과 함께 홍수 후 한탄강을 찾았다. 올해 40일 넘게 지속된 중부지방 장마는 기후위기의 한 단면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지만, 한탄강이 겪고 있는 비극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그 원인이 바로 2016년 준공된 한탄강댐이다. 이우형 소장은 "한탄강이 이렇게 침수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히 한탄강이 침수되면서 진흙이 굉장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한탄강 명승과 관광지 전체가 이런 뻘밭으로 변한 상태다. 이 지역은 접경지라는 특성 때문에 쉽게 정리할 수도 없다. 폭우에 지뢰가 유실될 수 있기에 군부대가 우선 탐사를 해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한탄강댐으로 한탄강 절경지 전체가 침수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되지만, 수자원공사나 지자체가 관리할 수 있는 지점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 경기도 포천 운산리 운산천 하류 구라이현무압협곡 '큰가마소'. ⓒ이우형
▲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93호로 지정된 화적연 일대가 진흙으로 뒤덮였다. ⓒ함께사는길(이성수)

용암대지 흐르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지정


 

한탄강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용암대지에 형성된 강이다. 27만 년 전 화산이 폭발하면서 철원평야를 비롯해 포천, 연천 등지로 용암이 쏟아졌다. 오랜 시간 동안 물줄기는 용암대지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면서 물길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한탄강은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현무암 절리(주상절리, 판상절리)가 발달했고,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이란 말처럼 깎아지른 절벽의 협곡 지형 절경을 갖게 됐다. 한탄강 상류 지역은 휴전선과 민간인 통제지역으로 사람 왕래가 제한되면서 천연기념물과 역사·문화 유적, 생태계 등이 비교적 잘 보전된 지역이다. 또 지질학적으로는 선캄브리아시대부터 신생대까지 지층을 볼 수 있는 지질학의 보물 창고다.

 

 

한탄강의 가치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지난 7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09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한탄강 일대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경향신문>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세계지질공원은 미적, 고고학적, 역사·문화적, 생태학적,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곳을 체계적으로 보전하며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정하는 구역"이다. 한탄강 일대는 비둘기낭 폭포, 포천 아우라지 베개 용암, 재인폭포, 직탕폭포, 고석정, 철원 용암대지 등 총 26곳이 지질 명소로 지정됐다. 앞서 2015년 환경부는 한탄강·임진강 유역 주요 지점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한탄강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은 한탄강의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국가적 경사다. 또 1990년대부터 한탄강 보존을 외쳤던 지역 전문가와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는 결과다. 그러나 이우형 소장과 같이 지난 20여 년 넘게 한탄강댐 문제점을 지적해온 이들은 세계지질공원 지정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정확히는 한탄강댐과 세계지질공원이 병립 가능한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우형 소장은 한탄강이 세계적 문화유산이 될 거라 가장 먼저 알렸던 사람임과 동시에 이 지역에 댐이 들어서게 되면 세계적 유산이 훼손된다고 경고했던 사람이다.

 

수십만 년 동안 자연 그대로 흐르던 한탄강에 위기가 찾아온 건 1990년대 말부터였다. 한탄강은 임진강으로 유입되는데, 1996년 등 세 번에 걸쳐 임진강 하류 파주 등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1999년부터 정부는 홍수 피해 방지와 수도권 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다목적댐 건설을 추진했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확산되고 강원도청이 공식 반대를 밝히는 등 한탄강댐 추진은 쉽지 않은 일이 됐지만, 최종적으로 국무총리실 주관 임진강 유역 홍수대책특별위원회는 2006년 8월 홍수조절댐으로 확정했다. 지역 대책위는 2007년 3월 한탄강댐 건설 기본계획 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년 넘게 진행된 소송에서 한탄강댐의 부당성과 대안 비교의 허구성을 지적했지만, 1심(2008. 6)과 2심(2008. 12)에 이어 대법원(2009. 5)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선고됐다.


 

▲ 경기도 포천 관인면 중리 한탄강 '멍우리협곡'. ⓒ이우형
▲ 한탄강구정초(포천구절초). ⓒ이우형

세계지질공원이 지질학적 가치가 없다고? 

 

한탄강댐은 2000년 동강댐 백지화 이후 확정된 유일한 대형 댐이란 점에서 찬반 모두 사활을 걸었다. 반대 측은 한탄강댐의 홍수량과 경제성이 조작되는 등 처음부터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댐이 들어서게 되면 한탄강 일대의 절경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댐 반대 운동의 중심에 섰던 이우형 소장은 "한탄강댐 수몰 예정지가 생태적, 지질적 핵심지"라고 말했다. 2009년 10월 국무총리실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진복 국회의원은 임진강특위 회의록 분석을 통해 '한탄강댐 추진을 결정한 임진강특위 등이 편파적이었고, 댐 건설을 목적에 두고 움직였다'라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러나 건교부와 수공 등은 '담수를 하지 않는 홍수전용댐이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하다'라며 반대 측 문제 제기를 수용하지 않았다. 더욱이 댐 추진을 위해 한탄강의 가치를 왜곡했다. 이우형 소장은 "많은 답사 프로그램과 토론회에서 한탄강의 가치를 수없이 얘기해 왔다"라면서 "1, 2심 소송 현장 검증을 하면서 현재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명소를 다 답사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정부 측 전문가는 '한탄강에는 가치 있는 게 별로 없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탄강댐 1심 소송에서 정부 측 대리인은 2007년 10월 '한탄강홍수조절용댐 행정 소송 변론요지 환경, 문화재 및 보상 쟁점'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첫째, 서울대 등 지질전문가 8인의 현지 조사와 자문 결과 한강탄 유역에는 현무암 특이 지형으로 철원 순담 계곡이 있지만, 댐 수몰지 내에는 현무암 지형지질 특성 발달이 미약하고 희귀성이 높지 않다. 둘째, 2001년 10월 문화재청의 지질광물 문화재 자원조사 결과 보존이 요구되는 주상절리는 대교천 주상절리뿐으로 200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셋째, 2002년 5~6월 환경영향평가 협의 시 다른 주상절리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없었고, 그 외 다른 지역에 대한 문화재 지정 여부에 대한 원고 측의 견해는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한탄강 가치에 대한 댐 반대 측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는 이후 환경부 국가지질공원을 넘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았다. 한탄강댐 추진 당시 국가의 논리대로라면 한탄강 세계지질 공원 지정은 어불성설이다. 댐 반대 측이 한탄강댐을 "토건족과 거기에 기생하는 전문가 집단의 협작이자 국가 사기"라고 규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천시 문암동 전망대는 한탄강 수직 주상절리 절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가을철이면 절벽을 따라 붉게 단풍이 지면서 장관을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일행이 현장에 갔을 때 전망대로 이어지는 곳은 장화 없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뻘층이 깊게 쌓여 있었다. 여기서 만나 한 주민은 "살면서 한탄강에 이렇게 물이 차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무서울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원래 한탄강은 큰 여울(漢灘)의 강이란 명칭처럼 홍수 때는 바닥에 돌 굴러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유속이 빨랐다. 또 수위도 낮았다. 1996년 상류 철원에 1000mm가 넘는 비가 왔을 때도 강물은 30여 m 높이 문암동 수직 절벽의 3분의 1도 채우지 않고 흘렀다. 그러나 한탄강댐이 들어선 이후인 올해는 그보다 적은 양의 비가 왔음에도 수직 절벽의 거의 꼭대기까지 수몰됐다. 포천시 관인면 영로대교에서도 댐 건설 전후 홍수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1996년 홍수 시 강물은 한탄강 협곡의 4분의 1(옛 영로교)을 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협곡 윗부분까지 누렇게 색을 바꿔놓았다.


 

비둘기낭이나 재인폭포 등 진입로에 쌓인 진흙과 쓰레기는 어떻게든 정리가 된다 해도 폭포를 둘러싼 수직 절벽 등 U자형 협곡 지형은 진입로 자체가 없어서 장비가 들어갈 수조차 없다. 그저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절벽에 찌든 진흙과 쓰레기를 씻겨내야 하는데, 조금만 많이 와도 또 침수되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현무암 주상절리 한 덩어리가 붕락하는데 자연 상태에서 보통 70년이 걸린다는 게 이우형 소장의 말이다. 여기에 찌든 이물질은 동결과 해빙 과정을 거치면서 주상절리를 더 빠르고 더 많이 붕락시키는 원인이 된다. 더욱이 주상절리 수직 절벽은 수리부엉이의 둥지가 있는 곳이며, 한탄강구절초(포천구절초) 등 특이 식생의 주요 서식지이기도 하다. 목도리담비 등도 협곡 지형에 살고 있고, 강에는 어름치, 쉬리 등이 한반도 고유종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사람이 간섭할 수 없는 현무암 협곡 지형에 적응해 살아왔지만, 한탄강댐으로 침수가 된 이후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우형 소장은 절벽 식생이 죽어 하얗게 변해버리는 백화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한탄강 망치는 댐 두고만 볼 건가


 

중국 러산시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러산대불이 홍수에 일부 잠겨 훼손이 우려된다는 외신 보도가 있지만, 정작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이 침수되는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조차 없는 게 우리 현실이다. 한탄강댐으로 인한 세계지질공원 침수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한탄강댐과 세계지질공원은 과연 공존할 수 있을까?


 

▲ 경기도 포천시 문암동 전망대 일대까지 물이 차올라 고추밭 일대를 뒤덮었다. ⓒ함께사는길(이성수)
▲ 한탄강댐 수문 안에 이번 집중호우 때 떠밀러 온 쓰레기들이 가득하다. ⓒ함께사는길(이성수)

한탄강 역사·문화 산증인의 탄식


 

이우형 현강문화연구소 소장의 삶은 한탄강과 불가분이다. 그의 증조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한탄강에 댐을 지으려 하자 이를 막아낸 전설적인 인물이다. 이 소장 또한 평생을 한탄강 지킴이이자 이 지역 역사문화의 산증인으로서 살아왔다.


 

1990년대 말 이 소장은 고향 선배인 이철우 전 국회의원과 함께 철원·연천·포천 지역 인사들과 한탄강네트워크(이하 한타넷)를 결성했다. 한타넷은 정부의 한탄강댐 추진에 맞서 댐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 이 소장은 임진강 하류 지역 홍수 방어를 위해 한탄강에 댐을 만든다는 정부 논리는 가당치도 않았다. 한탄강은 임진강 유역의 15%밖에 되지 않아 홍수 방어 효과가 떨어진다. 효과를 떠나 한탄강이 가진 독특한 인문생태지질학적 가치를 생각하면 댐 건설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홍수전용댐이라는 논리로 댐을 강행했다.


 

10여 년 가까이 이어진 치열한 댐 반대 운동 내내 주민들은 권력과 돈으로 협박당하고 회유에 시달렸다. 더 많은 보상을 수 있다는 온갖 편법과 불법이 횡행하고 이 소장이 관리하던 한타넷 홈페이지에 누군가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일도 있었다. 한탄강댐 건설을 둘러싼 주민 갈등은 이 소장에게 "100년 지나도 아물지 않을 상처"가 됐다.

 

이 소장은 수많은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한탄강의 가치를 알리고, 각종 토론회와 법원 현장실사에도 참여해 한탄강 지역이 가진 가치를 설명했다. 그의 주장은 2020년 유네스코가 한탄강을 세계지질 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증명됐지만, 불행히도 한탄강댐 건설을 막진 못했다. 이 소장은 "토건족에 종속된 전문가 집단의 문제점"을 댐 건설의 원인으로 꼽았다. 2004년 철원 대교천 현무암 협곡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당시 문화재 전문위원인 모 교수는 한탄강 다른 지역에 대해선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한탄강 소송 현장 검증에서 정부 측 전문가로 참여한 한국지질자원연구소 모 박사는 그에게 "세상에 이런 데가 있어요?"라며 놀라면서도 "밥줄 끊긴다."라며 정부 측 주장을 되풀이 했다. 지질자원연구소 모 박사는 MB 정부 시절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발탁됐다고 한다. 이우형 소장은 "그들의 제자들이 현재 문화재 판을 점령하고 있다."라면서 "4대강사업 당시 문화재 지표 조사를 날림으로 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들의 카르텔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탄강댐 건설 전후로 한탄강 수위는 극적으로 달라졌다. 댐이라는 인공구조물이 흐름을 방해하자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대규모 현무암 협곡 침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른 치명적인 악영향이 예상되지만,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탄강댐과 세계지질 공원이 과연 공존 가능한가?" 이 소장의 질문에 정부는 이제라도 답해야 한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92811360362388#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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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 밖에 안 남은 2022 대선···이낙연·이재명 등 여권 후보 기상도는?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입력 : 2020.10.01 08:07

 

 

2022년 3월 차기 대통령 선거가 이제 1년 반도 남지 않았다. 현재로선 여야를 통틀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두 사람만의 레이스에 모두의 시선이 쏠린 상태다. 총선 전인 올해 초만해도 이 대표의 독주 체제가 그대로 가나 싶었지만 이 지사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민심을 등에 업고 부상했다.

문제는 두 사람 모두 이제 대선 후보로서의 지지율이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점이다. 이 대표 측이나 이 지사 측 관계자들 모두 이 부분에 대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제각각 자신의 ‘스타일’과 ‘전략’대로 차근차근 대선 행보를 걷고 있지만 그들이 맞딱뜨린 현실과 민심의 향방은 그들의 마음과 같이 않게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최전방 사령관으로 활약 중인 정세균 국무총리, 사법부의 판결을 앞두고 있는 ‘친문(재인)계 적자’ 김경수 경남도지사, 전당대회 낙선 후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호시탐탐 부상을 가늠하고 있다.

“1년 반 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1년 반이나 남았다”는 민주당 관계자들의 전망은 이 때문에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월30일 경기도청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월30일 경기도청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비바람을 뚫고…” 당대표직 선택한 이낙연의 ‘한 수’, 통할까?

“비바람을 뚫고 나가는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관계자)

이 대표의 대선 주자로서의 기상도는 좋지 않은 편이다. 4월 총선 이후부터 대선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지사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 시작하면서다.

본인으로선 대선을 앞두고 ‘7개월짜리 당대표’를 선택하며 ‘한 수’를 뒀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는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대표가 된 이후 튀어나온 각종 내우외환은 그의 행보에 장애물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이다. 지난달 28일 서울동부지검이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추 장관 아들 건은 정국을 뒤흔들어놨다. 20~30대 젊은 층의 민심이 이반하고 중도·무당층이 움직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당 지지층뿐만 아니라 이들의 지지가 있어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로선 추 장관 아들 건으로 붙은 불을 끄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사건 초반에만 해도 특유의 신중론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당내 의원들에게 ‘발언 자제령’을 내렸다. 조국 사태 이후 다시 ‘불공정 이슈’에 반응하는 민심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내부를 먼저 다잡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당 소속 의원들의 ‘입’은 가만히 있지 않았고, 각종 설화가 터졌다. 이 대표로선 민망해질 수밖에 없는 터였다.

오히려 이 대표는 계속되던 야당의 공세가 ‘한 방’이 없고 정치공세에만 치중하는 쪽으로 흐르자 입장을 바꿨다. 그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장관 입장과 당 소속 의원들 노력으로 사실관계가 많이 분명해졌다”며 “정치공세는 단호하게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 아들 건으로 이 대표와 민주당은 상처만 받았을뿐, 얻은 게 없다는 평가가 많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통화에서 “민주당 지지층만 본다면 영향은 별로 없을 수 있지만, 대선을 생각하는 정당이라면 무당층 등의 마음이 중요하다”며 “추 장관과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은 그 부분에서 그리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피해로 인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의 경우에는 이 대표가 스스로 ‘크게 얻으려다 본전도 얻기 힘들었던 판’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차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에서 ‘만 13세 이상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공개 건의했으나, 정치권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양론이 갈리면서 논란 거리가 됐다. 결국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지급 범위가 대폭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당·청 간 엇박자만 노출됐다.

당대표 취임 한 달 동안 뚜렷한 정책이나 의제 설정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각종 돌발 이슈들로 ‘내우외환’을 겪으면서도 윤리감찰단을 띄워 ‘당 내부 장악’을 하기 시작한 점은 일정 부분 성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DJ 3남’ 김홍걸 의원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을 내쳤지만, 의원직은 유지하게 하면서 솜방망이 징계라는 얘기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대신에 2단계 기강잡기로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해 다주택 보유 문제 등을 전수조사하기로 한 것은 당 안팎에서부터 기대가 나온다.

하반기 남은 정기국회 정국에선 ‘이낙연표 협치’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원칙 있는 협치”를 주장하기도 했다. 오랜 인연이 있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남다른 협치를 보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 이 대표로선 이 협치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자신의 대선 행보도 가늠될 터다.

이 대표 측근인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7개월짜리 당 대표 중 이제 첫 달을 보냈지만 정말 복잡하고 많은 이슈들을 다 처리해내면 어렵게 넘어왔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이낙연의 엄중함과 신중함으로 협치에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은 이낙연 대표가 상인에게 꽃을 선물 받은뒤 환하게 웃고 있다. /김영민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은 이낙연 대표가 상인에게 꽃을 선물 받은뒤 환하게 웃고 있다. /김영민 기자

■ “민심만 보고 앞으로···” 이재명의 ‘원칙 돌파’, 결과는?

“민심만 보고 굳은 신념과 원칙대로 헤쳐나가겠다.”(이재명 경기도지사 측 관계자)

이 지사는 지난 7월 대법원 판결 이후 강공 전략으로 바꿨다.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그를 옥죄고 있던 ‘족쇄’가 풀리면서다. 특유의 선명성을 무기로 이전보다 더 폭 넓은 주제에 대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더 많이, 그리고 강하게 설파하면서 민심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의 민심 공략법은 간단했다. 시민들이 원하는 곳을 직접 찾아가 해결하고 민생체감도가 높은 정책들에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식이다. ‘사이다’라고 불리는 그의 언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실시간 전파됐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일대 계곡 내 불법영업 시설을 전면 철거했고, 올해 초 코로나19 첫 확산 때에는 도내에 있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행정력을 동원했다. 그는 신천지 신도의 명단을 확보하고 이만희 총회장의 검체를 채취하는 등 과단한 정책 실행력을 보였다. 시민들은 신천지 성전 강제진입 전 직접 그 앞으로 찾아가 기자회견을 하는 이 지사의 모습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정착하지 못한 오랜 복지담론이자 숙제인 기본소득을 꺼내 든 것은 이 지사로서는 대선을 향한 ‘정책의 한 수’였다. 이 지사가 “우선 연 20만원에서 시작해 횟수를 늘려 단기목표로 50만원을 지급한 후 경제 효과를 확인하고 점차 늘려가면 된다”고 제안하자, 여당을 비롯해 야당의 대선 주자들까지도 이를 반대하거나 다른 목소리를 내며 논쟁에 ‘참전’했다. 오로지 정책으로서 일합을 겨뤄 이길 수 있다는 그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이후부터 이 지사의 ‘정치 참여’는 도정보다도 앞세워진 듯한 분위기로 흘렀다.

이 지사는 대법원 선고 이후인 8월부터는 다양한 정책들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10%로 인하’,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입법, 기본주택 의제 제안,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도지사 신분이라서 어려운 부분은 정치권에 공개 제안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 176명 전원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는 식이다. 대선 1~2위를 다투게 된 위상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도 그의 요청을 입법화하는 데 나서며 화답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역점 정책 중 하나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의 경제적 실효성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이 지사는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보고서에 대해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는 거친 표현까지 쓰며 했다가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지사의 ‘이슈 파이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민주당과 국회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와 달리 경기도정에 주력해야 하는 이 지사로서는 정치의 중심에 서기란 쉽지 않은 상황인 터다.

대선 전까지 이 지사만의 승부사적 기질이 이슈 파이팅을 통해 계속 나오겠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논쟁과 토론을 즐겨하다 보니 ‘싸움닭’이라는 별명처럼 언변이 거칠 때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조국 사태 때나 최근 추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 등 민심의 향배가 엇갈리는 현안들에 대해선 말을 아껴온 부분도 지지자들 사이에선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를 출마시킬 지 여부를 놓고 원칙론을 들고 나왔다가 당과 여론 추이에 말을 바꾼 적도 있다. 일각에선 ‘친문(재인)계’와의 껄끄러운 사이를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결국 이 지사로서는 이슈 파이팅을 계속 하면서도 당내에서 이 대표에 대적할 ‘다른 주자’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조언들이 나온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중도층 확장보다는 친문계 지지층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면서도 이 대표와 달리 좌고우면하지 않으면서 뚜렷한 선명성으로서 당·청에 쓴소리도 할 때는 하는 인사가 돼야 ‘민주당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우철훈 선임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우철훈 선임기자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0010807001&code=910402#csidxbfc5db782fdfbdd8bf2d4771afa2d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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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선진국은 어린 학생부터 등교, 한국은 왜 큰 학생부터?

OECD "아동발달 고려해 저학년부터"... '학벌 우선' 한국은 고3부터

20.09.30 19:22l최종 업데이트 20.09.30 19:23l
 코로나19로 인해 개학 연기 후 고3의 첫 등교일인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후 고3의 첫 등교일인 5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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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폭풍 속에서도 전 세계의 학교 문은 서서히 열렸다. 원격수업이 이룰 수 없는 등교수업만의 교육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더디더라도 학교 문을 연 것이다.

30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9월에 낸 <OECD 교육지표 2020>을 봤더니 나라마다 등교수업 재개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어린 학생부터 등교시켰느냐, 큰 학생부터 등교시켰느냐'가 서로 엇갈린 것이다.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교육선진국들은 어린 저학년 학생부터 등교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OECD는 "많은 나라들이 아동의 인지 발달과 원격수업 적응 어려움을 고려하여 저학년부터 등교시켰다"고 분석했다. 유치원과 초등 1~2학년의 경우 원격수업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당연히 어린 학생부터 등교시킨 것이다. 반면, 한국은 고3을 0순위로 등교시켰다. 지난 5월 20일부터 그렇게 했다. 이어 3단계에 걸쳐 유초중고 학생들을 학년별로 안배해 3주에 걸쳐 순차적으로 등교시켰다. 당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고3을 먼저 등교시킨 이유에 대해 "진로·진학 준비의 시급성을 고려해 등교수업을 우선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3 우선주의는 광화문 발 코로나 집단감염 국면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시도별로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몇 차례 상황에서도 고3은 대부분 등교수업을 받았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1/3 학교 밀집도 완화 정책에서도 고3은 예외였다. 날마다 등교시키기 위해서다.

이런 고3 우선주의는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우선주의로 이어졌다. 유 장관은 지난 28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도 수능 응시를 집합금지 예외 사유로 인정하기로 했다"면서 "대학별 평가도 집합금지 예외 사유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3단계 상황이더라도 오는 12월 3일 예정된 수능을 강행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능 강행은 정부 스스로 방역지침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10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며 '각종 시험을 위한 집합 금지'도 밝혀왔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지난 8월 6일 '2020년 2학기 학사운영 세부 지원방안'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대면수업을 금지하고 '원격수업 또는 휴업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10명 이상 모임도 금지하는데 49만 명이 치르는 수능은 예외라니 수능공화국의 면모가 다시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장관이 이 같은 기존 방역지침과 다른 내용을 발표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나라가 대학입시를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는 수능공화국인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수능공화국 문제는 '명문대학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학벌주의와도 맥이 닿아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확인된 명문대 학벌주의
 
 24일 오전 11시 교사노동조합연맹,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와 국회 교육위 강득구 의원은 국회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초등1·2학년 ‘책임등교’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24일 오전 11시 교사노동조합연맹,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와 국회 교육위 강득구 의원은 국회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초등1·2학년 ‘책임등교’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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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수능과 학벌 획득을 우선 배려하는 정책에 반기를 드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 교육위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교사노조연맹,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유치원·초등 1·2학년 '책임등교' 실시" 요구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돌봄·학습공백의 문제는 저학년일수록 치명적"이라면서 "유치원과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스스로 원격학습이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가 아이 곁에 상주하지 못하면 원격수업 기간 내내 아이 홀로 방치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관련기사 : "학습 공백, 어릴수록 치명적"...커지는 '유·초1~2' 우선 등교론).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교육부도 뒤늦게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유 장관은 지난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학교를 좀 더 많이 가서 대면수업을 늘려야 된다는 방향으로 대체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만약 (밀집도)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게 되면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이상은 나갈 수 있도록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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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TV토론 '난장판'..."백인우월주의자 비판해보라"에 입 다물어

트럼프의 '난장판' 전략, 바이든에게도 통할까?

"제발 입 좀 다물어!"(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조, 당신이 거짓말장이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밤 첫 대선후보 TV토론을 가졌다. 이날 밤 9시부터 10시40분까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크리스 월러스 폭스뉴스 앵커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이제까지 본 대선후보 토론회 중 가장 엉망진창(chaotic)인 토론회"(CNN)였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의 노골적인 끼어들기, 말 자르기 전략 때문이었다. 트럼프는 시종일관 이런 태도를 유지했고, 사회자의 제지도 통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처음에는 트럼프에게 발언 기회를 빼앗기다가 토론 중반 이후부터는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끼어들었을 때는 말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식으로 대응했다.


 

트럼프는 순발력과 뻔뻔함, 공격성 측면에서는 탁월함을 보였지만, 정책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공허함이 드러났다. 전임인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 탓하기, 언론 원망하기, 중국 비난하기 등 '남의 탓'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을 채웠다.

 

트럼프는 기후위기, 경제정책, 인종차별 문제 등에 대해 바이든이 자신의 정책을 제시하는 동안에는 거의 끼어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정책과 대안 부재를 엿볼 수 있게 했다.


 

트럼프는 토론회 말미에 또 '우편투표 사기론'과 '선거 불복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제기하면서 우편투표 관련 근거 없는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토론회는 '난장판'이 됐고, 트럼프는 2016년에 비해 더 공격적이고 뻔뻔해진 모습을 보였다. '어게인 2016'을 기대하는 트럼프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의 위치가 야당 후보에서 대통령으로 바뀌었고, 경쟁자도 힐러리 클린턴에서 조 바이든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내 임기는 4년, 대법관 지명할 수 있어" vs 바이든 "배럿, 오바마케어와 낙태 끝낼 것"

 

엉망진창이 됐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연방대법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경제 △인종차별 △선거의 완전성 등 주제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의 뚜렷한 차이는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연방대법관 임명 문제. 트럼프는 지난 18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지난 26일 지명했다. 공화당은 10월 둘째주에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대선 직전인 10월 29일께 인준 표결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2016년 2월 대선 9개월을 앞두고 대법관 공석이 생겼을 때 '대선 직전'이라는 이유로 후임 임명을 반대했던 공화당이 안면몰수하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미 선거에서 이겼고, 백악관과 상원 모두 공화당이 잡고 있기 때문에 대법관 지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은 "지금 이미 선거가 진행 중이므로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난 3년 임기로 임명된 게 아니라 4년 임기로 임명됐다"고 반박했다.

 

바이든은 강경 보수인 배럿 판사가 임명됨에 따라 대법원 구성인 '보수 6 대 진보 3'으로 바뀌는 것과 관련해 "배럿은 좋은 판사지만 그녀는 오바마케어, 로 대 웨이드(낙태를 합법화한 판결)를 끝내는 것에 투표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나도 필요할 땐 마스크 써" vs 바이든 "팬데믹에 대규모 유세 무책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는 '중국'과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또 코로나19로 20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도 대응을 잘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사회자가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양복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보이며 "나도 필요할 땐 마스크를 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에 대해 "200피트 떨어져 있어도 엄청나게 큰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비아냥 거리면서 마스크에 대한 거부 입장을 숨기지 못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책임이 트럼프에게 있다고 강조하면서 경제회복 문제에 있어서도 트럼프와 인식 차이를 강조했다. 그는 빠른 경제회복(V자형)을 주장하는 트럼프를 향해 "트럼프가 관심이 있는 것은 부자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백만장자들은 오히려 자산이 증가했다. 하지만 노동자 가정을 보라"고 비판했다.

 

한편 팬데믹 상황에서 왜 대규모 유세를 하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사람들은 내 말을 듣고 싶어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바이든은 "완전히 무책임하다"고 비판했고, 트럼프는 "당신은 관중을 끌어들일 수 없어서 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난 세금 내기 싫어. 세금 혜택 준 건 오바마 정부" vs. 바이든 "교사 소득세보다 적어"

 

이날 트럼프는 바이든의 둘째 아들 헌터 바이든 관련 의혹에 대해 물고 늘어졌고, 바이든은 지난 주말 뉴욕타임스가 특종한 트럼프의 세금 문제에 대해 물고 늘어졌다. 사회자가 트럼프에게 "2016년과 2017년 각각 소득세를 750달러 냈다는 게 사실이냐"고 질문하자 트럼프는 "그 두 해에 나는 수백만 달러의 소득세를 냈다. 신문이 지어낸 얘기"라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재차 구체적으로 얼마를 냈냐는 질문에 "수백만 달러"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답하지 못했다. 이어 트럼프는 "나는 세금을 내고 싶지 않다. 나는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개인 사업가였고 개발업자였다. 나는 법에 따라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런 혜택을 준 게 오바마 정부"라고 해명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세금 문제에 대해 "교사보다도 소득세를 적게 냈다"고 비판했다. 한편, 아들 헌터 관련 트럼프의 공격에 처음에는 '가족 문제'는 사적인 이슈로 TV토론에서 논의할 주제는 아니라는 식으로 답을 회피하다가 트럼프가 헌터의 약물 중독 문제까지 거론하고 나서자 "내 아들은 마약 문제가 있었지만 그는 이를 극복했고 나는 그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하며 더이상의 문제제기를 차단했다.


 

트럼프 "바이든은 사회주의자" vs. 바이든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는 의료보험 문제, 인종차별 시위 관련 대응 등과 관련해 바이든을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하며 "좌파들에게 끌려다닌다"고 몰아세웠다.


 

바이든은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전국적으로 번진 인종차별 항의시위 등 인종 문제에 대응하는 트럼프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사회자가 트럼프에게 "바이든이 안티파(좌파 단체) 등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데 당신은 백인우월주의자나 무장단체들에 대해 비난할 수 있냐"고 질문하자 트럼프는 사실상 답변을 회피했다. 트럼프는 "내가 본 거의 모든 일은 좌파 때문에 일어났지 우파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하자 바이든은 "말 해봐라(백인우월주의자를 비난해보라)"며 트럼프를 압박했다.


 

트럼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투표용지가 강에 버려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우편투표 사기론'을 주장하면서 근거 없는 발언들을 쏟아냈고 선거 패배시 선거 불복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시사했다.

 

 

트럼프는 "전국에 수백만장의 투표용지가 보내지는 사기가 벌어지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우연히 트럼프를 찍은 (버려진) 투표용지를 발견했다", "우편배달부들이 투표용지를 팔고,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투표 용지가 강에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등 주장했지만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선거 패배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묻자 "나는 우리가 그들(대법원)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소송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밤 첫 TV토론을 했다. ⓒAP=연합뉴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93013212000639#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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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B정부 ‘4대강 자전거 구급대’, 유명무실로 5년 전 사실상 폐지

김영배 “법적 근거도 없는 4대강 후속 ‘졸속’ 사업, 혈세 낭비 시시비비 가려야”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0-09-30 10:14:28
수정 2020-09-30 10: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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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0월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가운데 하나인 북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 이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사진을 게시하며 “탁 트인 한강을 끼고 달리니 정말 시원하고 좋다”며 “여러분도 한번 나와보세요”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10월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가운데 하나인 북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 이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사진을 게시하며 “탁 트인 한강을 끼고 달리니 정말 시원하고 좋다”며 “여러분도 한번 나와보세요”라고 말했다.ⓒ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이명박 정부에서 예산을 대거 투입해 전국 소방서에 발족한 ‘119자전거 구급대(이하 자전거 구급대)’가 운영실적 저조로 5년 전 사실상 폐지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소방서의 자전거 구급대 운영 현황과 운영 실적은 꾸준히 감소했다.

한때 전국에 110대를 웃돌던 자전거 구급대 수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96대를 유지하다 2018년 83대로 감소했다. 이후 2019년에는 45대로 급감했고, 2020년 현재 전국에 남은 자전거 구급대는 단 한 대도 없다.

‘자전거 타기 장려’ 정책을 펼친 이명박 정부는 임기 중 자전거 도로를 급설하고 이를 뒷받침할 후속 정책으로 자전거 구급대를 앞세웠다.

자전거 구급대는 구급차량 운행이 제한적인 비좁은 도로에 구급 장비와 무전기를 탈착한 자전거와 소방공무원들을 투입, 응급 환자에 대한 조치를 신속하게 하겠단 취지로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정책 ‘무용론’에도 자전거 구급대의 몸집을 꾸준히 키웠고, 임기 말인 2012년에는 2,5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4대강 자전거길’을 만들어 주요 지점마다 신규 자전거 구급대 70개소를 배치했다. 자전거의 친환경적 이미지를 활용해 4대강 사업의 ‘환경 파괴’ 논란도 덮으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자전거 구급대’의 운영 실적은 저조했다. 당시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은 “자전거길 안전을 전담하는 자전거 구급대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라며 자랑스럽게 홍보에 나서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이다.

2015년 집계된 전국의 자전거 구급대의 출동 건수는 149건, 순찰 및 주변 행사 지원 등 기타 지원은 177건이다.

그러나 이듬해 2016년에는 출동 건수가 26건, 기타 지원이 0건으로 대폭 감소했고 2017년에는 구급 출동이 9건, 기타 지원이 12건으로 나타났다. 2016년과 2017년 전국에 운영 중이던 자전거 구급대가 96대인 것에 비교하면 3분의 1 이상의 자전거 구급대가 2년 동안 바퀴 한 번 안 굴린 셈이다.

사용실적 저조는 이후에도 지속됐다. 2018년 자전거 구급대의 출동 건수는 9건, 기타 지원은 10건에 그쳤고 2019년에는 구급 출동과 기타지원 모두 ‘제로(0)’를 기록했다. 2020년 현재까지도 자전거 구급대는 아무런 업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2년 8월 16일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이 경기도 남양주 능내역 광장에서 119자전거 구급대 발대식을 개최한 모습. 맹형규(가운데)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119자전거 구급 대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2년 8월 16일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이 경기도 남양주 능내역 광장에서 119자전거 구급대 발대식을 개최한 모습. 맹형규(가운데)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119자전거 구급 대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소방방재청 제공)

‘정책 무용론’에도 4대강에 끌어들인 자전거 구조대
“법적 근거 없는 졸속 사업, 혈세 낭비 시시비비 가려야”

소방청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서 자전거 구급대를 본격 도입한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새 자전거와 전용 유니폼, 구급 장비 구입 등에만 약 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기동성이 떨어져 구입한 장비들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니 2015년 이후에는 해당 정책에 추가 예산이 편성·투입조차 되지 않았다. 정책이 일회성에 그친 채 자연스럽게 폐지 수순을 밟은 것이다.

소방청은 자전거 구급대가 운용되지 않는 이유로 ▲전국 119구급차에 ‘구급대원 3인 탑승 원칙’이 적용돼 운영인력이 부족한 점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119구급차도 자전거 도로에 진입이 가능한 점 ▲자전거 구급대로 응급환자 구조에 한계가 명확한 점 등을 꼽았다.

아울러 애초에 자전거 구급대 단일로는 출동이 어렵고 환자 이송도 불가능해 기본적으로 구급차와 함께 움직여야 하는 구조도 불편함으로 작용했다.

자전거 구급대 운영을 위해 이명박 정부가 구입한 소모품 위주의 장비들은 노후화하거나 내용연수가 경과해 현재 불용 처리된 상태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자전거 구급대는 지금 운영 폐쇄했다. 자전거 구급대 자체를 운영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없다”며 “자전거 도로에 구급차 진입이 다 가능하고 현재로서는 구매한 자전거가 다 오래돼 운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자전거 구급대가 실제로 위급 상황에서 역할을 한 사례가 있느냐’는 물음에 “없다”고 답했다.

이에 김영배 의원은 이명박 정부를 겨냥, “사업의 효용성은 검토하지 않은 채 4대강 사업의 후속으로 맞지도 않는 졸속 사업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법적 근거도 없는 졸속 사업 추진으로 혈세를 낭비한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며 “눈치보기성 사업은 앞으로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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