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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딸 44년 만에 ‘언택트 상봉’…유전자 채취로 극적 재회

등록 :2020-10-18 09:59수정 :2020-10-18 10:04

 

 

해외 공관 유전자 채취 검사 통한 첫 상봉사례
경찰 “더 많은 실종아동 찾는 계기 되길”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찰청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윤상애(47)씨가 44년 만에 잃어버린 가족들과 화상통화로 만났다. 경찰청 제공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찰청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윤상애(47)씨가 44년 만에 잃어버린 가족들과 화상통화로 만났다. 경찰청 제공
“상애야, 상애야 너무 보고싶었어.”44년 만에 잃어버린 딸을 스크린을 통해 마주한 이응순(78)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기만 했다.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하염 없이 눈물만 흘리는 이씨에게 경찰이 “마스크를 벗으셔도 된다”고 하자, 그제야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내렸다. 눈물이 계속 흐르는데 얼굴 표정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딸 윤상애(47)씨가 이씨의 얼굴을 보고 낯선 모국어로 “보고싶어요 엄마”라고 말했다.이씨는 호적 서류를 보여주며 가족들이 잃어버렸던 윤씨를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호적에 너는 살아있어. 너 못 찾았으면 죽어도 눈 못 감고 죽었다.” 이씨가 울먹이며 말했다. 윤씨의 쌍둥이 언니 상희(47)씨도 울먹이며 “우리는 절대 널 버린게 아냐, 널 항상 찾고 있었어. 매일 매일 널 찾았어”라고 말했다.“멀리 가지 못하고 너 잃어버린 남대문 시장에서 40년 동안 계속 장사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너일까봐 봤는데 못만났다. 낯선 곳에서 말도 안통하고 다 낯설었을텐데 미안하다. 보고싶다. 빨리와.” 이씨가 말하자 윤씨는 다시 한번 어눌한 한국어로 “사랑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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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모녀는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찰청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화상통화로 44년 만에 상봉했다. 미국 버몬트 주에 거주하는 윤씨가 한국에 올 수 없어 만남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윤상애씨의 가족들. 왼쪽부터 오빠 윤상명(51)씨, 쌍둥이 언니 윤상희(47)씨, 엄마 이응순(78)씨. 경찰청 제공
윤상애씨의 가족들. 왼쪽부터 오빠 윤상명(51)씨, 쌍둥이 언니 윤상희(47)씨, 엄마 이응순(78)씨. 경찰청 제공
이들의 만남은 지난 1월부터 경찰청·외교부·보건복지부가 합동으로 시행 중인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찾기’ 제도를 통한 첫 상봉 사례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윤씨와 같은 해외 입양인이 국내 입국하지 않고, 재외 공관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됐다. 1976년 6월 외할머니와 함께 외출했다 실종된 뒤 같은 해 12월에 미국의 한 가정에 입양됐던 윤씨는 최근 보스턴에 위치한 주미 한국 총영사에서 유전자를 채취했다. 외교부는 윤씨의 유전자 검체를 경찰청으로 보내 국립과학수사원 감정을 거쳐 가족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44년 만에 딸을 찾은 이씨는 “끝까지 딸 찾기를 포기하지 않아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며 “이 소식이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윤씨처럼 실종 아동 등이 입양된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 스웨덴 등 14개국에 이른다. 정부는 1958년부터 2018년까지 총 16만7547명의 아동이 해외에 입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13개 국가 34개 공관에서 유전자 채취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경찰은 “장기 실종자 발견은 실종자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 국민의 염원이 담긴 숙원 과제”라며 “‘해외 한인입양인 가족찾기’ 첫 상봉이 더 많은 실종아동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앞으로도 장기실종아동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재호 기자 ph@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6160.html?_fr=mt1#csidx23fc365664266ec8d41d27351417d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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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피로감... WHO 수석과학자의 어두운 전망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한숨 깊어진 지구촌... 백신은 언제쯤?

본문듣기 등록 2020.10.17 20:25 수정 2020.10.17 20:25
 
 

▲ 미국과 인도의 신규확진자 추이 상황 (2020. 2.16~10.14) ⓒ coronaboard.kr

 
9월 이후 글로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구촌 곳곳에서 증가하고 있다. 효과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히 인구가 많은 북반구가 겨울을 앞두고 있어 해당 국가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은 미국이다. 하지만 8월 이후 두 번째 피해국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 미국을 추월하면서 누적 확진자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10월 16일 현재 두 나라 사이의 누적 확진자 수 격차는 85만여 명이다(미국 828만여 명, 인도 743만여 명). 지금의 속도로 가면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가 미국보다 더 많아지게 된다.
     
[미국] 대선 후 달라질까
 

▲ (마이애미 EPA=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이그제큐티브 공항' 앞에서 활동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21만5천명을 의미하는 숫자판을 들고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완치 여부가 불분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유세를 강행하려는 데 대해서도 항의했다. ⓒ 연합뉴스

 
미국의 신규 확진자 발생은 한동안 정체를 보여왔다. 가장 심각했던 7월 한 달에 비해 다소 누그러진 모양새가 이어진 것. 하지만 최근 50개 중 33개 주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면서 우려했던 가을 재유행이 현실이 될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겨울이 최대 고비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마저 확진 판정을 받았던 것처럼 미국 방역 보안의 취약성이 노출됐다. 게다가 대통령이 방역 지침을 어기고 격리 기간 중 공개적으로 외출을 하고 명확한 음성 판정 확인 없이 공식 활동을 재개한 것은 권력기관이 스스로 공공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나쁜 선례까지 남겼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차질이 생겼다. 미국의 제약업체 존슨앤존슨과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환자 3상 시험이 구체적 설명 없이 잇따라 중단됐다. 특히 6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존슨앤존슨의 백신 최종 3상 시험은 대상 규모도 최대였지만 1회만 접종하면 된다는 점,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주목을 받던 터였다.
 
11월 3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뿐 아니라 미국 국민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경우 선거 직전의 지지도와 직후의 지지도는 확연하게 갈라진다. 박빙의 승부였을지라도 승자에게는 더 많은 지지자가 몰리고 패자의 주변은 갑자기 썰렁해지기 마련이다.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두 후보 간의 정책 차이가 여느 선거와 비교해 크지 않지만 적어도 코로나19를 대하는 두 후보의 인식과 목표는 확연히 구별된다. 대선 이후의 미국 코로나19 대응에 주목해봐야 할 이유다.

[인도] 실제 감염자 수 짐작조차 어려워
 
두 번째 피해국 인도의 경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빈곤층을 중심으로 확진 판정 후 생계 활동 지장을 우려해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실제 감염자 수는 짐작조차 어렵다. 지난달 30일 <힌두스탄 타임스>에 따르면 8월 17일~9월 22일 18세 이상 인도 성인 2만 9천 명의 혈액 2차 항체가 검사를 진행한 인도의학연구위원회는 항체 형성률이 7.1%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 안에는 코로나19 외의 전염병에 대한 면역도 포함된다. 하지만 구체적 비율을 알 수 없는 이상 코로나19 감염자와 항체 생성자를 합하면 최대 수천만 명이 될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지난 5월 11일~6월 4일 조사 당시 항체 형성률은 0.73%였다. 급격한 증가세가 틀림없고 이는 위 표식에서 보듯 5~6월과 8~9월의 확진자 증가율과 일치한다.

[남미] 한숨 돌리는 남반구
 
남반구에 위치한 남미 국가들의 경우 대체로 완만한 확장세다. 브라질은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 피해국으로 누적 확진자 수가 510만 명을 넘어섰지만 증가 속도는 완만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만 명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콜롬비아를 제외하면 나머지 남미 국가들은 북반구 사례와 반대로 7~8월 이후 완만한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 비하면 피해 규모가 크지만 증가 추세는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백신과 치료제를 기다리면서 올해 말 조금은 숨을 돌릴 수 있을 듯하다.   
 
[유럽] 깊어지는 한숨
 

▲ (브뤼셀 AP=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자 접촉을 이유로 6일 오전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이 참석한 행사의 한 참가자가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반대로 유럽 국가들은 상황이 심각하다. 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지난 3~4월 피해가 컸던 나라들이 다시 긴장하는 모양새다. 계절적 요인에다 개학이 겹치면서 물리적 거리두기 통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4월 국경 통제를 포함한 집단 봉쇄를 경험한 이들 국가 대부분은 현재 재봉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물론 시간별, 지역별 부분 통제는 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봉쇄는 국민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1년 가까이 정부 지침에 따르면서 쌓인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정부를 향한 원망이 큰 상황. 독일·스페인 등지에서 봉쇄와 서비스 산업 통제에 대해 집단 반발이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과 같은 방역 모델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유럽 특유의 문화도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럽 시민들은 개인정보 노출 위험을 이유로 한국과 같은 수준의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 제공을 꺼린다. 그렇다고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개인위생에 대한 의식이 한국만큼 철저하지도 않다. 버스와 지하철 등 공공기관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지만 일반인을 접촉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가 한국에 비해 눈에 띄게 많다.
 
결국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분적 봉쇄를 선언했다. 오는 17일부터 파리를 비롯한 일부 피해가 큰 도시를 중심으로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 금지가 전격 실시된다. 이를 어길 경우 135유로(약 18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당장은 4주간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6주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역시 야간 식당과 카페 영업이 제한된다.
 

▲ 유럽 주요 피해국 신규확진자 추이 상황(2020. 2.19~10.14) ⓒ coronaboard.kr

스페인은 15일 오전 기준 누적 확진자가 93만 7천 명을 넘어 다섯 번째 100만 확진자 국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피해가 심각하다.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3분의 1 이상이 마드리드에서 발생했다. 수도권이 특히 심각해지면서 봉쇄하려는 중앙정부와 반발하는 지방정부 간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지난봄 유럽 국가들의 전면적 봉쇄 당시 경제적 피해에 대한 성적표는 이미 나온 상황. 유럽의 각국 정부는 재봉쇄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반복하는 일만큼은 피하고 싶어 한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12일 의회에서 "국민의 삶과 경제를 막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12월 소비는 무시할 수 없다. 만약 피해가 커져 12월에 봉쇄를 해야 한다면 그에 따른 경제적, 국민 정서적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유럽으로서는 겨울을 앞두고 큰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백신은 언제쯤?

이처럼 겨울철을 앞둔 북반구 대부분의 국가에서 확진자 규모 확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지난 봄과 같은 대규모 봉쇄는 각국 정부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유럽의 경우 적은 규모의 봉쇄가 그나마 능동적 대응방식이고 대선을 코 앞에 둔 미국은 눈에 띄는 정부차원의 대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구촌 모두가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을 기다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는 적어도 이번 겨울까지는 생활방역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과학자 스와미나탄 박사는 14일 "현재 10개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이 최종 임상단계에" 있고 "WHO는 각 백신이 어떤 집단에 가장 적합하고 어떻게 유통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2021년까지는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나올 전망이지만 제한된 수량일 것"이라고 말했다. 
  

▲ 12일 존슨앤존슨스는 "코로나19 백신 투여자 중 1명에게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이 발생했다"라며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9월 존슨앤존슨스가 AP에 제공한 1회 접종 백신의 모습. ⓒ 연합뉴스=AP

 
이런 상황에서 자칫 우려스러운 것은 일부 국가들에서 보이는 성급한 백신 승인 움직임이다. 러시아는 14일 자국에서 생산된 코로나19 예방 백신 '에피박코로나'를 공식 승인했다.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만이다. 이번에도 당시와 마찬가지로 3상을 거치지 않은 '속성' 승인이다. 앞서 말한 미국의 두 제약회사가 3상에서 부작용을 발견해 시험을 중단한 사례를 볼 때 이러한 속도전이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브라질과 중국은 나란히 이번 주 자국이 개발한 백신의 3상 시험이 완료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공포 못지않게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둘러싼 과다경쟁 움직임도 두려운 건 마찬가지다. 게다가 대부분의 백신 경쟁국들은 국제기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국가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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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택배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0/18 10:28
  • 수정일
    2020/10/18 10:2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진택배 30대 택배노동자 사망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20-10-17 11:51:40
수정 2020-10-17 11: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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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택배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촉구하는 기자회을 하는 사이 한 택배노동자가 현수막 설치하고 있다. 이들은 추석이 있는 9월 물량이 평소보다 50%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택배 분류작업 인력 확충 등 택배물량 증가에 대한 택배사와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2020.09.07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택배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촉구하는 기자회을 하는 사이 한 택배노동자가 현수막 설치하고 있다. 이들은 추석이 있는 9월 물량이 평소보다 50%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택배 분류작업 인력 확충 등 택배물량 증가에 대한 택배사와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2020.09.07ⓒ김철수 기자  
 
또 한 명의 택배노동자가 최근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의 한 대리점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 김 모(36)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가 출근하지 않자, 영업소장이 119에 연락해 김 씨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숨진 상태였다는 것이다.

노조는 김 씨의 사망 원인을 과로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6일 유족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고인은 사망하기 직전인 지난 8일 대리점소장에게 보낸 카톡에서 당일 420개 물량을 싣고나와 배달했고, 일 끝나면 새벽 5시라고 했다. 여지 것 복용한 약은 거의 없었다”라고 전했다. 또 “지난 7일에도 새벽 2시에 귀가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작업시간과 물량이 고인 사망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한진택배의 경우 택배물량이 많은 CJ대한통운보다 담당구역이 넓기 때문에 보통은 하루 물량이 200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하루에 400개 넘게 배송했다면 살인적 노동 강도로 일한 것이라고 노조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한진택배 사측은 “평소 김 씨가 처리한 택배물량은 200개 내외”라며 노동 강도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도, 회사는 평소 앓고 있던 심장혈관 장애 관련 지병 때문이라며 과로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연대노조 관계자는 “2개월 전 쯤 심근경색이 왔었다는 사실이 부검결과 확인된 것인데, 이는 전형적인 과로사”라며, 지병이 아닌데 회사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지병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택배노동자들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과로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 8일에도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김원종(48) 씨가 배송업무 도중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느끼며 쓰러져 숨졌다.

올해 김원종 씨처럼 쓰러져 숨진 택배노동자는 8명이다. 한진택배 김 씨까지 합하면 9명인 셈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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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라임 관련 ‘검사 향응·수사조작’ 의혹에 직접 감찰 지시

고희철 기자 khc@vop.co.kr
발행 2020-10-17 10:40:55
수정 2020-10-17 10: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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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경찰에 붙잡힌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0.04.24.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경찰에 붙잡힌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0.04.24.ⓒ뉴시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로 구속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입장문을 통해 드러난 ‘검사 향응 및 수사조작 의혹’과 관련해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섰다.

법무부는 16일 오후 추미애 장관이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모 언론을 통한 충격적인 폭로와 관련하여 법무부에 직접 감찰을 지시하여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감찰 대상은 현직 검사와 전·현직 수사관 등의 전관 변호사를 통한 향응 접대와 금품 수수 의혹, 접대 받은 현직 검사가 해당 사건의 수사 책임자로 참여해 검찰 로비 관련 수사를 은폐하였다는 의혹, 야당 정치인 등의 거액의 금품수수 혐의와 관련된 제보를 받고도 수사하지 않고 짜맞추기 및 회유·협박 등 위법한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는 의혹 등이다.

추미애 장관은 관련 의혹에 대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중대한 사안이므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언론을 통해 공개된 김 전 회장의 자필 입장문에는 자신이 검사 3명에게 1천여만원의 접대를 했는데 접대한 검사 중 1명이 라임 사건 수사팀에 참여했고, 검사 출신 변호사 A로부터 “네가 살려면 기동민(민주당 의원)도 좋지만 꼭 청와대 강기정 수석 정도는 잡으라”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울러 “(그렇게 하면) 수사팀도 도와줄 것이고 (A 변호사) 본인이 직접 윤 총장(윤석열 검찰총장 지칭)에게 얘기해서 보석으로 나가게 해준다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입장문이 언론에 공개된 후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현직 검사 및 수사관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사실”이라며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서 해당 의혹은 법무부 차원에서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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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임종, 유리벽에 “사랑해”…속수무책 가족을 보내며

등록 :2020-10-17 09:48수정 :2020-10-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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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작별인사 ‘힘내’ ‘걱정 마’”
왼쪽 사진은 지난 6일 인천의료원 중환자실에서 한 간호사가 유리문 너머로 코로나19 환자와 가족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격리병실을 살펴보는 모습. 오른쪽 문서는 코로나19 유족인 ㅎ씨 할아버지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했음을 증명하는 사망진단서. 사진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디자인 이임정 기자 imjung@hani.co.kr
왼쪽 사진은 지난 6일 인천의료원 중환자실에서 한 간호사가 유리문 너머로 코로나19 환자와 가족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격리병실을 살펴보는 모습. 오른쪽 문서는 코로나19 유족인 ㅎ씨 할아버지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했음을 증명하는 사망진단서. 사진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디자인 이임정 기자 imjung@hani.co.kr
▶당연한 말이지만, 철저한 방역과 의료체계가 유지돼야 하는 이유는 최대한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한 가지가 더 있다. 목숨을 잃는 사람이 고립되지 않은 채 ‘인간적인’ 죽음을 맞기 위해서도 방역·의료체계는 건재해야 한다. 코로나19는 가족 곁에서 맞는 임종, 염습, 입관식 등 일련의 장례문화 행위를 제거하고 있다. 인간은 바이러스의 침투로 균형이 깨진 ‘한 개체의 사피엔스’로서 홀로 죽어가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고 있다.‘직접 사인: 코로나바이러스 뉴모니아(pneumonia·폐렴), 발병부터 사망까지의 기간: 17일.’지난 9월17일 세상을 떠난 한 코로나19 환자의 사망진단서에 기록된 내용 일부다. 그가 확진(9월1일) 판정을 받은 지 불과 보름여 만에 사망했다는 것, 이 급작스러운 죽음의 원인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문서. 고인은 서울시 성북구 한 요양원에서 생활하던 중 50대 요양보호사(8월30일 확진)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80대 환자였다. 이 요양원에서 생활한 기간은 겨우 한달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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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었지만 거동이나 의사소통에 큰 문제 없이 지내다가, 올해 초 기력 저하로 쓰러져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호전된 적이 있었다. 아내와 함께 살아왔지만 지난 3월부터는 요양병원에서 홀로 지내기 시작했다.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역시 고령인 배우자가 집에서 돌보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요양병원에서 생활한 지 5개월 만인 지난 8월, 건강이 호전되어 요양원으로 옮겨 간 것이 ‘느닷없는 마지막’이 되어버렸다.“요양원에서 병원으로 이송될 때 그 마음이 어떠셨을지, 돌아가실 때까지 병실에 혼자 누워 계실 때는 또 어땠을지….”그의 손주 ㅎ(24)씨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ㅎ씨 가족은 병원(서울의료원) 보호자실에서 격리병실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으로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비대면 임종’이었다. 격리병실 외부에서 시시티브이를 실시간으로 보는 게 작별의 방법이 될 줄은 이전엔 상상도 하지 못했다.지난 8월 중순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한 이후, ㅎ씨처럼 ‘코로나 이별’을 겪은 이들도 급증했다. 16일 기준, 전체 사망자(441명) 3명 중 1명꼴로 최근 두달 사이 숨졌다. 8월15일부터 이날까지 사망자는 모두 136명이다. 수도권 확진자 가운데 고령자 비중이 높아 70대 이상 연령에 사망자가 집중됐다.
‘선 화장, 후 장례’도 ㅎ씨에게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일반적으로는 상가나 장례식장에서 고인을 며칠 모시며 애도의 시간을 보내고 장지로 발인하지만, 코로나19는 이 순서를 거꾸로 뒤집었다. 발인과 화장이 상례의 첫번째 순서가 된 것이다.ㅎ씨 가족은 “애도할 시간을 잃어버린” 채 낯설고 당혹스러운 이별의 시간을 겪어야 했다. 그 끝에 “자책”이 응어리졌다. 날벼락 같은 죽음이 억울하지만 탓할 대상이 없었다. “피해자인 할아버지의 감염이 그 요양보호사 잘못일까요? 그런데 그분도 누군가로부터 감염된 피해자잖아요. 그럼, 위생 수칙이 현장에서 잘 지켜지는지 감독할 의무가 있는 요양원 잘못일까요? 모르겠어요. 코로나19 앞에선 피해자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가해자가 불분명하니까, 할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시게 됐는지 저희가 알 수 있는 게 없어요. 너무 답답해요.”수의를 입혀드리지 못한 채 화장부터 해야 했던 것도 가족들은 한탄스럽다. 방역당국은 감염 확산을 방지하고 사회불안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염을 생략하고 유족 동의를 얻어 화장을 진행한다. “(가족으로선) 이해하기 어렵지만, (시민으로선) 이해가 되는” 기막힌 상황이었다. 향할 곳 없는 “원망은 돌고 돌아, 결국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지난 5일 서울에서 만난 ㅎ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할아버지를 황망히 떠나보낸 유족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감염병으로 가족이 위독한 경우 나머지 가족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인터넷 검색을 아무리 해봐도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나오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저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들과 충분히 상의했어요. 특히 아버지는 ‘네가 대신 인터뷰해 달라’고 하셨어요. 아버지께서 직접 말씀하시긴 아직 심적으로 어렵지만, 저희처럼 우왕좌왕한 채 가족을 잃고 후회하는 분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개인보호구 착용한 뒤 면회 가능했지만
9월 둘째주, ㅎ씨 아버지는 의료진에게서 임박한 임종을 알리는 연락을 받았다. 상태가 조금이라도 더 괜찮을 때, 만나뵈러 오라는 연락이었다. 총 입원 기간 17일 동안 의료진과 매일같이 연락을 주고받지는 못했다. “상황이 나빠지면 당연히 연락이 올 거잖아요. 그러니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마음이 컸죠. 그런데 또 궁금하니까 매일 연락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연락을 기다릴 수도, 안 기다릴 수도 없는 애타는 시간 속에서 “너무 일찍” 이별이 도착했다.“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임종 방법을 안내받았다.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개인보호구(N95 마스크, 전신보호복, 속장갑, 겉장갑, 보안경, 얼굴가림막, 덧신, 헤어캡 등)를 하고 병실에서 직접 환자를 면회하는 것. 둘째, 병실 외부에서 시시티브이 영상을 통해 환자를 지켜보는 것.(의료기관에 따라 시시티브이 참관이 불가능한 곳도 있다.)“네 고모랑 삼촌들한테 연락해줘야 되는데….” 두 선택지 앞에서 ㅎ씨 아버지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대로 얼다시피 한 아버지를 대신해 ㅎ씨가 고모, 삼촌한테 전화를 걸어 어떤 방법이 좋을지 물었다. “정말? 그것밖에 없대?” “…….”아버지도, 고모도, 삼촌도 말문이 막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얼마 없었다. 결정을 해야 했다. ㅎ씨 가족은 결국 시시티브이로 임종을 지키기로 했다. “저희 가족 중에 기저질환자가 많아요. 아버지도 주기적으로 투석 치료를 받으세요. 또 초등학생인 어린 자녀가 있는 삼촌도 개인보호구를 착용하는 게 걱정이셨죠.” 환자 가족이 보호구를 하고 임종에 참관할 경우, 의료진 입회 아래 17가지 순서에 따라 엄격한 착·탈의 교육을 받는다. 그렇다 해도 보호구에 익숙하지 않은 비의료인으로선 복잡한 착·탈의 단계를 무리 없이 수행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차마 30분도 보기 어려웠던 ‘화면 속 임종’
며칠 뒤 ㅎ씨 가족들이 병원에 모였다. 6개월 만에 처음 할아버지를 보게 됐다. 지난 3월 요양병원에 입소한 할아버지와는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3월부터 요양병원 면회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ㅎ씨 가족만 모인 보호자실 화면에 격리병실 시시티브이 영상이 들어왔다. 영상은, 병실 천장에 매달린 시시티브이 위치상 조망하듯 볼 수밖에 없었다. 화면은 눈앞에 있어도 화면 속 할아버지는 멀었다.30분이나 지났을까. 가족들은 시시티브이를 그만 보기로 했다. 차마 더 볼 수가 없었다. “텅 빈 병실에 혼자 누워 계신 분을 보고만 있는 것도 고통”이었다. “의식도 없으신데 시시티브이로 봐서 뭐해, 무슨 의미가 있어….” 삼촌의 이 말은 임종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말이기도 했다. 임종이 ‘숨이 끊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죽음을 맞이하고 준비하는 의식’이라면, ㅎ씨 가족에게 ‘시시티브이 임종’은 이별을 준비하기엔 너무도 간접적이고 낯선 방법이었다. 환자와 가족이 서로에게서 고립되어 영상을 띄운 채 맞이하는 죽음. 이 생경한 모습의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임종 직전에는 의료진이 할아버지 휴대전화로 할아버지 얼굴을 찍은 10초 내외 영상을 보내주기도 했다. 그렇게라도 환자와 가족의 거리를 줄여보려는 의료진의 안간힘이었다. 이번엔 시시티브이로는 잘 안 보이던 산소호흡기가 보일 만큼 모습이 가까웠다.
수의도 못 입혀드렸는데…
할아버지를 시시티브이로 만나뵌 날로부터 약 일주일 뒤(9월17일), 의료진에게서 사망 연락을 받았다. 각자 집에서 대기하다가 병원으로 달려온 ㅎ씨 가족은 이전에 겪었던 마지막 작별과는 조금 다른 감정을 느꼈다. 우선, 의료진에 대한 고마움이다. “보통 병원에 계시다 돌아가시면 원망 섞인 마음이 들 수도 있잖아요. ‘조금만 더 신경 써주시지…’ 이런 마음. 그런데 이번엔 감사한 마음뿐이었어요. 의료진도 사람인데 왜 두려움이 없겠어요. 그럼에도 내 가족 치료해줘서, 끝까지 노력해줘서 고맙다고 말씀드렸어요.”다음은, 장례 과정의 긴긴 당혹감이다. 방역당국은 유족 동의하에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ㅎ씨 가족도 ‘화장 원칙’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의료시설→화장시설→장례식장으로 이어지는 ‘선 화장, 후 장례’의 세부 내용은 알지 못했다.“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영구차에 유족이 함께 탈 수 없더라고요. 저희는 당연히 관습대로 영구차에 탄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유족은 개인 차량을 이용해 화장시설로 가야 했어요. 그때 지방에서 출발한 가족들은 빨리 오려고 기차를 탔거든요. 그런 줄 알았다면 자가용을 가져왔겠죠. 보건소나 지자체에서 안 그래도 정신없는 유족들에게 그런 정보를 미리 알리지 않은 게 아쉬워요.” ㅎ씨 가족들은 고인을 화장시설로 먼저 떠나보낸 뒤,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화장시설로 향했다.무엇보다 염, 입관식을 생략하고 바로 화장시설로 고인을 모신다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 당황의 연속이었다. “보통은 수의 입혀드리고(염) 관에 편안히 모신 걸(입관식) 확인해야 아, 이제 정말 이별이구나, 실감이 나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그런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돌아가신 게 실감이 잘 안 나는 거죠. 유골함 받고도 ‘이게 정말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인가’ 싶고….”
유족 ㅎ씨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유족 ㅎ씨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숨을 거둔 병상에서 150㎛ 두께 누출방지 의료용 비닐팩에 입고 있던 환자복 그대로 ‘밀봉’된다. 사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인이 입었던 환자복 등에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비닐팩은 다시 ‘시신백’으로 한 번 더 감싼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이중 밀봉’된 상태로 비로소 병실 바깥에 나오게 된다. 대기 중인 장례지도사 등 담당 인력이 고인을 안치실까지 모셔와 입관을 하면, 화장시설로 이동할 준비가 끝난 것이다. 이때, 장례지도사도 의료진과 똑같이 개인보호구를 하고 일한다.유족들은 입관식도 할 수 없고, 입관 뒤 덮개가 씌워진 관을 멀찍이 지켜보지만, 가까이 갈 수는 없다. 거리두기는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죽은 사람과 산 사람’ 사이에도 유지된다. 고인을 중심으로 다시 사람과 사람 간 거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례지도사들이 관을 모시고 안치실에서 나오는데, 할머니가 관 쪽으로 스르르 가시는 거예요. 관이라도 한번 만져보려고… 그러시면 안 된다고 말리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죠.”
박탈된 애도의 시간
시신은 사망한 당일 화장되었다. 현행법상 화장은 사망 후 24시간이 지나야 할 수 있지만, 감염병으로 사망한 경우 예외적으로 24시간 이내 화장을 할 수 있다. 화장시설에서 유골이 되어 가족 품에 안기면, 그때부터 고인은 비로소 ‘평범’해진다. 장례식장, 장지 선택에 제한이 없다.“평범한 장례식과는 다르게, 영정사진 옆에 유골함이 놓여 있었어요. 영안실에 계시는 것보다 가까이 저희 곁에 계셨을 거라고 믿어요. 그렇게 위안을 삼아요.”소지품도 평범한 유품이 되려면 소독을 거쳐야 했다. “돌아가신 날 바로 병원에서 받았어요. 파란색 의료용 봉투에 휴대전화, 지갑, 양말 몇개 들어 있었어요. 별게 없더라고요.”할아버지는 생전에 봉안을 원하지 않았다. 화장한 뒤 ‘산골’(지정된 장소에 골분을 뿌리는 일)해달라고 하셨지만, 남은 가족 마음이 그렇게 되질 않았다. “수의도 못 입혀드리고 보내는데 (유골함도 없이) 어떻게 뿌리기까지 하겠어, 아버지가 그러세요. 버티실 수 없었나 봐요. 그렇게 멀리 보내드리기엔….” 결국 ㅎ씨 가족은 할아버지를 한 봉안시설에서 자연장(골분을 수목·잔디 밑이나 주변에 장사)으로 모셨다.할아버지를 흙에 모신 그날 이후로도 애도의 시간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가족들 모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어요. 장례지원 절차 알아보려고 구청 갔다가, 주민센터 갔다가, 요양원 직원이랑 통화했다가, 요양원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변호사랑 통화했다가, 여전히 정신없이 지내고 있어요.”코로나19 사망자의 가족은 국가로부터 장례비용(1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ㅎ씨 가족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먼저 찾아보고서야 사망자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를 통해 장례비용을 신청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주민센터에 갔더니 그제야 지원 항목을 찾아보기 시작하는 거예요. 사망 전까지는 의료기관이 전면에 있지만, 사망 이후 절차는 지자체가 진행하잖아요. 의료기관에 비해 지자체는 사망자가 나올 경우 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지자체에서 코로나19 사망 시 어떤 지원과 절차가 있는지 따로 매뉴얼을 만들어서 제공하면, 가뜩이나 특수한 상황에 지친 데다 고립감을 느끼기 쉬운 코로나19 유족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속수무책 ‘워킹 뉴모니아’…종잡을 수 없는 코로나
ㅎ씨 할아버지가 서울의료원에서 숨을 거두기 나흘 전인 9월13일, 인천의료원도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이 높았다.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9월17일에는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불과 나흘 만에 사망자 3명이 나온 것이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70대 고령 환자였으며, 확진 시기가 8월 말로 비슷했다. 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지역 공공병원으로서 ‘방역 관문’ 역할뿐만 아니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처음 고안하는 등 방역에 선도적 구실을 해온 인천의료원은 국내 첫 확진자(1월20일)를 포함해 모두 649명(10월13일 기준)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해왔지만, 사망자가 발생한 시기는 이때가 유일했다.
지난 6일 오후 인천의료원 국가지정음압병동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 격리병실에 식사와 가족들이 보낸 물품을 들여보내고 있다. 인천/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지난 6일 오후 인천의료원 국가지정음압병동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 격리병실에 식사와 가족들이 보낸 물품을 들여보내고 있다. 인천/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지난 6일 코로나19 환자를 돌봐온 인천의료원 간호사 ㅁ씨와 의사 ㅇ씨를 만났다. 그들은 “의료진보다 환자와 유족에게 관심을 더 가져달라”며 직책과 실명 공개를 원치 않았다. ㅁ씨는 30년 경력의 간호사이며, ㅇ씨는 24년 경력의 의사다. 많은 죽음을 지켜본 베테랑 의료진에게도 ‘코로나 임종’은 잊기 어려운 장면이다.“시시티브이 대신 격리병실 유리문 밖에서 직접 환자를 보신 보호자가 기억나요. 개인보호구 착용하시고요. 병실 안으로 말이 전달되지 않으니까, 유리문에다가 수성 매직으로 마지막 인사를 쓰셨어요. ‘힘내세요’ ‘사랑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스케치북이나 종이에 써서 유리문에 갖다대기도 하시고요. 손으로 하트를 만들거나, 눈짓 손짓 발짓 할 수 있는 건 다 하셨어요.”임종 전 면회도 비대면이다. 코로나19 환자와 가족은 병실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만나는데다, 여느 중환자실처럼 면회 시간이 길지도 않다. 이 얼떨떨한 면회를 준비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오래 못 봐서 반갑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서 막 서두르실 거 같죠? 아니더라고요. 보호구 착용법을 세심하게 알려드리면, 굉장히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입으세요. 정말 잘 협조해주셨어요.”(간호사 ㅁ씨) 서울의료원과 마찬가지로 인천의료원 의료진도 환자 사진을 찍어 가족들에게 전해주곤 한다. “살아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보길 원하시거나, 가족이 격리 중이어서 병원에 오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 할 수 있는 데까지 심리적인 면을 도와드리는 거지요.”(ㅁ씨)의사 ㅇ씨는 코로나19 환자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워킹 뉴모니아(폐렴), 해피 하이폭시아(저산소증)’를 꼽았다. “산소포화도가 낮은데도 불편함을 잘 못 느끼거나(‘해피 하이폭시아’) 엑스레이 찍으면 폐가 염증으로 하얀데도 밥도 잘 드시고 잘 움직이시고(‘워킹 뉴모니아’) 그러다가 훅 나빠지는 경우가 있어요. 다른 병원 케이스를 보면, 격리병실에서 푸시업도 하고 운동도 할 만큼 활동적인 환자도 계세요. 그러다 갑자기 상태가 중해져서 돌아가신 거예요. 의사로서 환자를 떠나보내는 경험이 아주 낯설지는 않아요.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와 임종 과정은 훨씬 예측이 어렵고 속수무책이랄까요.”방역의 목적은 한 사람이라도 더 생명을 구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 사람이라도 더 ‘인간적인’ 죽음을 맞도록 하기 위함은 아닐까. 16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명률은 1.76%다. 그러나 “가족은 언제나 100%다. 숫자로 쪼개고 나눌 수 없다.”(김탁환 <살아야겠다>) 작은 숫자에 가려진 “애도를 허락하지 않는”(유족 ㅎ씨) “속수무책”(의사 ㅇ씨)의 죽음들이, 우리가 잊고 있던 방역의 또 다른 목적을 묻고 있다.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다른 유족께 가닿길 바라는 위로의 마음과 감염 확산 방지에 대한 간절함으로 인터뷰를 해주신 ㅎ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환자의 존엄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경험을 나누어주신 인천의료원 의료진과 도움말을 주신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김준혁(의료윤리학자·치과의사), 박중철(교수·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양수진(장례지도사), 이철영(교수·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추혜인(의사·살림의원) 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6132.html?_fr=mt1#csidx2ca6b7c54cc21bbbb511040fab3c2c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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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바뀌나... 국민의힘으로 튄 라임·옵티머스 사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10/17 10:47
  • 수정일
    2020/10/17 10: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박근혜 청와대 관계자 소환조사에 '야권 로비 및 짜 맞추기 수사' 의혹 폭로까지 겹쳐

20.10.16 17:22l최종 업데이트 20.10.16 17:33l
 1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유동수 정책위수석부의장이 각각 대화를 하고 있다.
▲  1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유동수 정책위수석부의장이 각각 대화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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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 바뀌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근혜 청와대에서 활동한 인사를 '옵티머스 로비스트'로 보고 소환조사하고, 그밖에 다른 야당 인사들도 관련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특히 라임 자산운용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검찰이 여권을 겨냥한 짜 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옥중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현 여권 실세들이 연루된 권력형 게이트"라고 규정한 국민의힘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박근혜 청와대 관계자 소환 등을 거론하면서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권력형 게이트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영진 의원(경기 수원시병)은 이날 농협중앙회 등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권 당시 청년위원장이 (옵티머스 수사 관련) 소환됐다고 해 확인해보니 신용한 전 청년위원장이다. 신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충북도당)에서 최근 재해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며 "라임 관련 사기 사건의 유출 경로에 있는 부사장도 박근혜 정권 당시 (국민의힘) 김진태 전 의원 보좌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듯 라임·옵티머스의 핵심은 (특정) 정권의 누군가를 통하는 사안이 아니다"며 "김재현 옵티머스 사장 등과 연관된 금융사기 집단의 문제이지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보다 직접적으로 "오늘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이 로비스트로 조사받는다는 것이 드러났는데, 그렇게 따지면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하면 되나"라고 꼬집었다. "권력형 게이트라는 야당의 주장은 뻥튀기 주장이고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금융사기사건"이란 주장이었다.

그는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권력형 게이트가 되려면 권력자 또는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최순실처럼 특수관계, 비서실장처럼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 주가 돼 부당한 압력을 넣어 사적이득을 취한 행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옵티머스의) 고문단·자문단이라는 사람들이 청와대나 여당 핵심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아무 관계도 없다"며 "(언론 보도에) 여권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전제를 달고, 여권 인사로 분류된다고 나오는데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농해수위 국감에선 옵티머스 측 전직 고문으로 등장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야권 인사로 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난 4월 총선 당시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헌재 전 부총리가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이헌재 전 고문이 나경원 전 의원을 지원(유세)했다. 그럼 이 전 고문은 (앞서의 언론보도처럼) 여권 인사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김봉현 폭로 들은 민주당 "검찰-국민의힘 커넥션?"
  
영장실질심사 앞둔 김봉현 회장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경찰은 김 회장에 대한 수원여객 횡령 혐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된 만큼 김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후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이 그를 넘겨받아 라임 사태와 관련한 조사를 이어간다.
▲ 영장실질심사 앞둔 김봉현 회장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경찰은 김 회장에 대한 수원여객 횡령 혐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된 만큼 김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후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이 그를 넘겨받아 라임 사태와 관련한 조사를 이어간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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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전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 입장문'은 이 같은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입장문을 통해 여권만 아니라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고 현직 검사도 접대한 적 있다고 폭로했다. 특히 "전관 출신 A변호사가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 여당 정치인과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검찰총장에)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했다"며 검찰의 '짜 맞추기 수사' 의혹도 제기했다(관련기사 : 김봉현 "술접대 받은 검사가 수사... 강기정 잡아달라 요구" http://omn.kr/1pqg3 ).

이에 대해 민주당은 "김 전 회장의 입장문이 사실이라면 검찰의 '기획수사'와 '선택적 수사'의 민낯을 보여준 사례로 매우 충격적"이라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법무부는 라임 사태 수사 진행 과정 전반에 대한 즉각적인 감찰을 실시하고 해당 검사들을 직무에서 배제해야 할 것"이라며 "야당에서 '권력형 게이트'라고 규정한 라임 사태가 '검찰과 야당의 커넥션'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라임 사태의 수사 진행과정에서 윤석열 총장의 개입은 없었는지, 수억원 대 로비를 받은 검사장 출신 유력 야당 정치인이 누구인지, 김봉현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현직 검사가 누구인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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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핵심 김봉현 "검사 3명에 청담동 룸살롱 1000만원 접대"

술 접대한 검사 중 한 명이 라임 담당 검사..."윤석열 운명 걸려있다" 발언도 전해

라임자산운용(라임)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라임 수사검사와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 금품 로비를 했다"는 내용의 옥중 입장문을 냈다. 여권 유력 인사에 대한 김 전 회장의 로비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김 전 회장이 직접 야당 인사와 검사들에게 로비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이 16일 공개한 5장짜리 '사건개요정리'라는 이름의 문서에서, 김 전 회장은 여당뿐 아니라 야당 정치인, 현직 검사 여러명에게도 로비를 했으며 접대한 검사 중 한 명이 라임 사건의 담당 검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김 전 회장이 지난 9월 옥중에서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술 접대 한 검사가 라임 수사팀에 합류..."모른척 하라" 지시


 

김 전 회장은 이 문서에서 2019년 7월 검사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청담동 소재 유흥업소에서 1000만 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3명 중 1명이 이후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사건 담당 주임 검사로, 과거 승승장구하던 우병우 사단의 실세"라며 "(라임 수사팀은) 특수부 검사들로 이루어졌고, 소위 말하는 윤석열 사단"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미공개 사건은 A 변호사 선임 후 추후 사건 (수사가) 더 진행 안 됐다"며 2020년 4월 23일 체포될 당시 A 변호사가 경찰서 유치장을 방문해 "조사 받을 때 A 변호사 얘기나 전에 봤던 검사들 얘기 꺼내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수사팀과 의논 후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상의해 김 전 회장을 구명할 방법을 찾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어 A 변호사를 통해 라임 사건 담당 검사가 "보석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 주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A 변호사가) '청와대 친구 사건도 본인 요청으로 수사팀에서 축소시켜 주고 있다'며 '무조건 협조하라'는 말도 들었다"고 적었다.

 

"여당 정치인과 강기정 정무수석 잡아오라" 협박도


 

김 전 회장은 "올해 5월 초 A 변호사가 찾아와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 주겠다'고 했다"며 "협조하지 않으면 공소장 금액을 엄청 키워 구형 20~30년을 준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 변호사가 '첫 접견 때부터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며 "'이번 라임 사건에 윤 총장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하면서 '네가 살려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좋지만 꼭 청와대 강기정 수석 정도는 잡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로부터 이 같은 말은 들은 뒤 5월 말 서울남부지검에서 과거 접대했던 검사를 라임 수사 책임자로 만났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는 수원구치소에 면회 왔을 당시 서울남부지검에 가면 아는 얼굴을 봐도 못 본 척 하라고 했다"고 적었다.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검찰 수사 편파적...조국 사태 보고 검찰개혁 필요성 느껴"


 

김 전 회장은 야당 정치인들을 상대로도 로비를 했으며 이 같은 사실을 검찰에 밝혔으나 검찰의 수사가 편파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와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쪽 유력 정치인과 변호사에게 수억 원을 지급한 후 실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게 로비가 이루어졌다"며 "(검찰) 면담 조사에서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두 명의 민주당 의원은 소액이라서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검찰총장이 '전체주의' 발표 후 당일부터 수사 방향이 급선회해 두 사람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이 말한 '전체주의' 발표는 지난 8월 윤 총장이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면담을 하는 등 진술을 유도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중요 참고인들을 불러 본인과 말 맞출 시간을 주고 사전에 원하는 답을 교묘히 상기시켰다"며 "가령 양복 비용이 250만 원이라 하면 '금액이 너무 작아서 안 된다', '1000만 원 정도는 돼야 한다'면서 참고인을 불러 말 맞출 시간을 따로 줬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을 보면서 (조 전 장관이) 모든 걸 부인한다고 분노했는데 내가 직접 당사자가 되어 언론의 묻지마, 카더라식 토끼몰이와 검찰의 짜맞추기식 수사를 직접 경험해보니 검찰개혁은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자필 입장문을 쓴 취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본인이 라임 전주나 몸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라임 펀드에서 투자한 회사 중 한 곳으로 최초 라임사태로 차량인수대금을 투자받지 못해 피해 회사로 분류된다"며 "라임 사태의 직접적 원인인 실제 몸통들은 현재 해외 도피 중이거나 국내에서 도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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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태어날 때부터 차별을 받아야 합니까?”

재일 조선학교 관련단체들, 1만인 국제선언 발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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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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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10.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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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등 관련단체들은 16일 정오 서울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앞에서 ‘1만인 국제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등 관련단체들은 16일 정오 서울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앞에서 ‘1만인 국제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왜 태어날 때부터 차별을 받아야 합니까?!

왜 가장 어린 아이들이 교육의 시작부터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당해야 합니까?!”

‘2020년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조선인들의 절규’를 담은 ‘일본정부는 조선학교 차별을 당장 멈춰라!’ 제목의 국제선언에 16일 현재 총 939개 단체, 개인 11,531명이 연명했다.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 등 관련단체들은 16일 정오 서울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앞에서 ‘1만인 국제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문부과학성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손미희 시민모임 공동대표가 1만인 국제선언이 발표되기까지의 경과를 보고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손미희 시민모임 공동대표가 1만인 국제선언이 발표되기까지의 경과를 보고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손미희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2020년 4월 3일부터 국제캠페인을 선포하고 국제선언을 시작을 했다”며 “오늘 현재 총 939개 단체, 개인 11,531명이 연명하였다. 단체가 939개지만 예를 들면, 한국노총, 민주노총, 전농, 전여농, 전교조 이런 모든 전국적인 단위들도 하나로 들어가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국제선언이다 보니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멕시코, 하와이, 포르투갈, 짐바브웨, 아일랜드, 그리스,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미얀마, 칠레, 뉴질랜드, 프랑스, 필리핀, 스페인, 말레이시아 등 각국에서 우리 동포들과 외국인들이 함께 이 선언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국제선언 참가단체와 개인 명단 별첨]

이 국제선언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코리아국제평화포럼(KIPF)에서 공동으로 제안했다.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여는말을 하고 이다.  왼쪽은 기자회견문을 공동 낭독한 전국여성농민총연합 김옥임 회장과 김미경 부회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여는말을 하고 이다.  왼쪽은 기자회견문을 공동 낭독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김옥임 회장과 김미경 부회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여는말을 통해 “교과서 문제를 비롯해서 역사왜곡 문제,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소녀상 문제 등 모든 것에서 일본은 사죄하지 않고 추태를 벌이고 있다”며 최근 독일 소녀상 문제에 대해 “일본이 취하고 있는 행동은 너무 추잡하고 비겁하다”고 지적하고 “일본의 진정한 반성 없이는 그 어떠한 명분도 어떠한 미사여구도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창복 의장은 “우리는 일본에 있는 우리 조선학교 학생들이 차별받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문제제기하면서 분노하고 있다. 빠른 시간내에, 가까운 시간 내에 차별 철폐를 요청한다”고 밝히고 “조선학교 학생들과 교직원 여러분들께 끝까지 끝까지 힘을 내시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격려했다.

김경민 한국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금요시위 참가 경험을 전하며 “지나가는 일본인들이 정말 혐오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을 보고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면서 “우리 조선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저렇게 차별과 혐오의 눈빛 아래서 일본에서 살고 있구나라는 것을 생각할 때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김경민 한국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오른쪽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경민 한국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오른쪽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경민 사무총장은 “국제시민사회의 연대, 한국사회의 항의와 연대가 넓어지고 강해진다면 우리가 조선학교의 차별과 조선인학생들에 대한 혐오의 시선들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6월에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하는 한일 화해와 평화 플랫폼이라는 연대체를 발족했다. 그 연대체와 함께 조선인학교 차별에 대한 투쟁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국제적인 연대를 확대해 나가면서 우리 조선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우리 정부가 긴급지원금을 학생들에게 배부하는 과정에서 외국 국적 학생들이 제외된 적이 있다며 “전교조와 일부 뜻있는 교사들이 나서서 그 방침을 철회하고 그리고 모든 외국인 학생에 대해서도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관철시킨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전하고 “모든 차별이 철폐되고 조선학교 학생들의 평등한 교육권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스가총리가 아베 정권이 자행해 온 조선학교 차별을 이제는 끝낼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스가총리가 아베 정권이 자행해 온 조선학교 차별을 이제는 끝낼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김옥임 회장 김미경 부회장이 함께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 차별은 자신들의 식민지배에 대한 과거를 지우기 위해 재일조선인들의 역사와 현재를 부정하려는 데서 비롯한 치졸한 행위이며, 민족교육을 말살하려는 노골적인 탄압”이라고 규탄했다. 나아가 “우리는 스가총리가 아베 정권이 자행해 온 조선학교 차별을 이제는 끝낼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일본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본정부에 외국인학교 유치원에도 <유아교육,보육의 무상화 적용을 요구하는 서명>에 적극 동참해 더 큰 힘을 모아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손미희 공동대표는 “일본에서 진행 중인 일본 정부에 외국인 학교.유치원에도 유아교육.보육의 무상화를 요구하는 (서명) 50만건을 벌였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면서 “올 연말까지 일본에서는 백만 서명으로 해서 문부과학성과 스가 정권에 이것을 전달하고 반드시 이기는 싸움을 하기 위해서 전 세계의 각지 동포들에게 호소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복 의장과 정태효 시민모임 공동대표(오른쪽)가 1만인 국제선언을 일본 문부과학성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보내는 ‘우체통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창복 의장과 정태효 시민모임 공동대표(오른쪽)가 1만인 국제선언을 일본 문부과학성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보내는 ‘우체통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기자회견 말미에 이창복 의장과 정태효 시민모임 공동대표가 1만인 국제선언을 일본 문부과학성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보내는 ‘우체통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류경완 코리아국제평화포럼 공동대표는 “마침 오늘이 히로시마재판 결심일이다. 오늘 2시 히로시마재판 결과를 재일동포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 결과를 저녁 6시에 총화하면서 집회를 연결해 가지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전하고 “우리도 힘찬 뜨거운 연대의 마음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재판’은 고교무상화에서 제외된 학교법인 히로시마조선학원과 히로시마조선고급학교의 재학생 109명이 2013년 8월 1일 일본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으로 2017년 7월 19일 청구를 기각당해 1심에서 패소했지만 즉각 항소해 오늘 2심 결과가 나온다.
 

[기자회견문(전문)]

스가총리는 아베정권이 자행해 온 조선학교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얼마 전 일본의 한 신문에 ‘스가정권에 묻는다. 어린이를 괴롭히는 국가권력으로 계속 이어질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해당 기사는 스가총리가 북·일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재일조선인 차별문제부터 시정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사회에서 재일동포와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은 수시로, 또 노골적으로 수없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2010년 아베총리 재임시절 일본정부는 ‘고등학교 수업료 무상화’ 제도에서 유일하게 재일조선인의 민족교육기관인 조선학교만을 배제했다. 아베의 정치적 동반자이며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스가총리 역시도 “정부 전체 방침이기 때문에 총리 지시를 바탕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2019년 ‘유아교육·보육 무상화’ 정책에서 일본정부는 또 다시 조선학교 유치원 아이들을 제외시켰다. 이 정책의 재원이 일본 사회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내고 있는 세금이라는 점에서 조선학교 유치원에 대한 제외는 기본적인 형평성에서부터 어긋나는 조치이다.

더불어 ‘모든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규정한 <아동육아지원법>과 ‘어떤 차별도 없이 권리를 존중하고 확보하는’ UN 어린이권리조약, 사회권규약, 자유권규약, 인종차별철폐조약 등 국제법을 위반하는 매우 불공평한 조치이다.

왜 우리 동포들과 아이들이 일본사회로부터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왜 태어날 때부터 차별을 받아야 하며, 가장 어린 아이들이 교육의 시작부터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당해야 하는가!

재일조선인들이 일본에서 살게 된 역사적 경위를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차별과 탄압을 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 차별은 자신들의 식민지배에 대한 과거를 지우기 위해 재일조선인들의 역사와 현재를 부정하려는 데서 비롯한 치졸한 행위이며, 민족교육을 말살하려는 노골적인 탄압이다. 또한 국가가 앞장서서 재일조선인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행위는 일본 사회에서 조선인들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명백한 ‘국가폭력’이다.

이에 1만여 명의 해,내외 동포들, 양심적인 국제인사들, 평화를 사랑하는 제 단체들이 ‘일본정부는 조선학교 차별을 멈춰라! 국제선언’에 뜻을 모았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일본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본정부에 외국인학교 유치원에도 <유아교육,보육의 무상화 적용을 요구하는 서명>에 적극 동참해 더 큰 힘을 모아나갈 것이다.

우리는 스가총리가 아베 정권이 자행해 온 조선학교 차별을 이제는 끝낼 것을 요구한다.

- 일본정부와 지자체는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을 당장 멈춰라!

- 유아교육·보육의 무상화 제도를 재일조선학교 유치원에도 공평하게 실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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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도 너무 조용하지 않은가

  • 기자명 김성진 공공운수 노동자
  •  
  •  승인 2020.10.15 2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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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을 신설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전문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함입니다.
많은 기고를 기대합니다.
 
한국에서도 올해 1월 20일 첫 확진자를 시작으로 악성 바이러스인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브리핑과 뉴스는 매일 방송과 지면을 장식한다.

10월 15일 현재 코로나19 사망자는 439명으로 하루 평균 사망자는 대략 1.6명이다. 방역 당국의 노력과 전 국민적 협조로 다른 나라에서 방역체계가 무너져 다수 사망자가 나온 것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사망하신 분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하며 그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는 국가적 재앙이다. 하루빨리 악성 바이러스의 확산을 종식해 더는 코로나19로 희생되는 분들이 없어야 하겠다.

한편, 한국에서 하루 평균 7명의 사망자를 내는 무서운 재앙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산업재해다. 2001년~2018년 사이에 42,632명, 매년 2,400여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있다. 하루 평균 7명이다. 이 숫자도 특수고용노동자, 공무원, 사학연금 대상 노동자는 통계에서 제외된다. (※ 참고 : 민주노총 자료)

산업재해로 인해 오늘도 7명의 노동자가 출근 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코로나19와 대비조차 할 수 없는 사망자를 내고 있는데 언론은 조용하기만 하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는다.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지 않은가.

▲ 고(故) 김용균노동자 1주기 추모대회가 열린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고(故) 김용균노동자 1주기 추모대회가 열린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2018년 12월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김용균(24세) 씨가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국민의 삶을 밝히는 전기를 만들면서도 정작 김용균 씨는 일터에서 발밑을 밝힐 최소한의 전기도 그 어떤 안전장치도 없이 어두운 곳에서 홀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전 사회적인 추모 분위기가 일어났고 언론도 앞다투어 보도했다. 그러나 구의역 김 군의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마찬가지로 김용균 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곧 언론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2020년 8월 3일 검찰이 태안화력의 원하청 법인, 원하청 대표이사를 포함한 16명을 산업안전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했다. 사고 후 2년 가까이 지나서야 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2020년 9월 10일 김용균 씨가 변을 당했던 태안화력에서 또 하청업체와 계약하고 일을 하던 특수고용 화물노동자가 2톤짜리 스크류에 깔려 사망했다. 

표1. [코로나19와 산업재해 비교]

위 표는 코로나19와 산업재해의 양상과 관심도를 비교해보기 위해 필자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다.

코로나19와 산업재해가 일상적으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산업재해가 일하는 사람들 즉 노동자에 국한되는 사안이며 처벌 수위나 관심도가 훨씬 떨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코로나19는 전 국민적인 위협으로 관심도가 높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산업재해가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 수위나 관심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한국 사회는 노동에 대한 홀시, 노동문제에 대한 무관심, 노동자의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가 만연하다. 산업재해가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은 그 어떤 이해관계에도 흔들릴 수 없는 가장 존중해야 할 가치다. 그런데도 노동 존중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제대로 된 산업재해 대책을 내오지 않고, 정치인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놓고 서로 이해관계를 따지며 옥신각신하고 있다. 사회의 아픈 곳을 드러내고 치유하며 정론을 펼쳐야 하는 언론도 마찬가지 행태를 보인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의 산업재해 해결을 정부와 정치인, 언론의 역할에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으로 보인다. 노동자의 문제는 당사자인 노동자의 힘으로 해결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과 진보 진영이 주도한 국민동의 청원으로 전태일 3법 중 하나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상임위에 회부됐다. 30일간이라는 제한이 있고 10만 명의 동의를 받아야 청원이 가능한 만큼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국민동의 청원 달성의 의미는 민주노총과 진보 진영의 조직력이 살아있고 지도부의 호소에 따라 언제든지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언제나 그랬듯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스스로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은 국회에 상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가능하게 하도록 진보민중진영과 함께 대중적인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노동자의 산업재해가 더는 조용한 재앙이어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과 진보민중진영의 대중적 투쟁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국회 통과를 넘어 참다운 노동 중심, 노동 존중의 사회로 나아가는 사회적 의식 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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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반대 여론에도 “일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류 방침”

등록 :2020-10-16 10:51수정 :2020-10-16 11:46

 

<마이니치신문> 정부 관계자 확인 보도
빠르면 이번달 결정, 실제 방류는 2년 뒤
전국어업인단체, 경제산업상·환경상 만나 “절대 반대” 전달
7차례 공청회 반대 여론 압도적 우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6일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후쿠시마/교도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6일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후쿠시마/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에 대해 자국 내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바다에 방류하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정부 안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낮춘 뒤 바다로 방류해 처분한다는 방침을 굳혔다”며 “정부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16일 보도했다. 빠르면 이달 중이라도 각료 회의를 열어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엔 오염수 처리 방침만 결정하고 실제 바다 방류는 2년 뒤 이뤄질 예정이다.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설비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심사나 정비에 2년 정도 걸린다.

 

문제는 오염수 바다 방류에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전국 단위 어업단체인 ‘전국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바다 방류 결정이 다가오자, 지난 15일 경제 산업상과 환경상을 만나 “해양방류에 절대 반대한다. 어업인 전체의 뜻”이라며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은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할 경우 부정적인 이미지가 불가피해 일본 어업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앞서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은 지난 4월부터 후쿠시마 관계자, 관련 단체 등을 상대로 7차례 공청회를 했지만 대부분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정화시킨 오염수에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고, 후쿠시마가 ‘방사성 물질 오염 지역’이라는 인식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본 정부는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일반 국민 의견을 듣는 ‘퍼블릭 코멘트’ 절차를 거치는데 지난 7월말 일정이 끝났으면서도 지금까지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바다 방류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알려지고 있다.일본 정부는 바다 방류 등 처리 방침을 조속히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1원전은 가동이 중단된 채 9년 넘게 폐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핵연료 냉각수와 원전 건물에 스며든 지하수‧빗물 등 오염수가 계속 늘고 있어 2022년 여름이 되면 지상에서 오염수를 보관하던 탱크가 부족하다는 것이 일본 쪽 설명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취임 뒤 첫 지방 출장지로 지난달 26일 후쿠시마를 방문해 오염수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정부가 책임지고 처분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일본 정부는 현재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의 80%에서 세슘과 스트론튬, 요오드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된 것과 관련해 다시 정화를 한 뒤 바다에 방류를 하겠다는 생각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약 123만톤 가운데 1000톤을 정화시설인 ‘다핵종 제거 설비’(ALPS·알프스)로 2차 처리를 해보니, 기술적으로 제거하기 힘든 삼중수소를 제외한 주요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15일 발표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966049.html?_fr=mt1#csidx627b8db0c47d5f885b71ce592e56e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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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죽기 10일 전, 김재규가 본 충격적인 광경

[김종성의 히,스토리] 10·16이 있어 10·26도 있었다

본문듣기 등록 2020.10.16 08:06 수정 2020.10.16 08:06
 
 

▲ 부마항쟁 ⓒ 진실화해위원회 자료사진

 
10·16이 있어 10·26도 있었다. 10·16이 있었기에 10·26이 유신체제의 마침표가 될 수 있었다. 김재규가 총을 쏠 수 있었던 것은 중앙정보부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날 밤 그의 옷 속에 권총이 있었기 때문만도 아니다. "한국인들은 평화적 권력이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국대사 같은 사람들이 그를 고무시켰기 때문만도 아니다.
 
근원적인 요인은 김재규가 1979년 10월 16일 이후의 부마민주항쟁(부산과 마산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일으킨 민주화운동, 아래 부마항쟁)에서 민중의 에너지를 확인한 데서 찾을 수 있다. 10·16이 그의 가슴을 자극했던 것이다. 박정희를 죽이고 투옥된 뒤인 1980년 1월 28일 작성한 '항소이유 보충서'에서 김재규는 이렇게 술회했다.
 
가혹한 처벌에도 불구하고 국민, 특히 학생들의 유신체제에 대한 저항은 더욱 거세어졌고, 급기야 부산·마산 사태로까지 발전하였던 것입니다. 부마사태는 그 진상이 일반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굉장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부산에는 본인이 직접 내려가서 상세하게 조사하여 본 바 있습니다만, 민란의 형태였습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 <br style="box-sizing: border-box;" />본인이 확인한 바로는 불순세력이나 정치세력의 배후 조종이나 사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일반 시민에 의한 민중봉기로서 시민이 데모대원에게 음료수와 맥주를 날라다주고 피신처를 제공하여 주는 등 데모하는 사람과 시민이 완전히 의기투합하여 한 덩어리가 되어 있었고, 수십 대의 경찰차와 수십 개소의 파출소를 파괴하였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습니다.
 
부마항쟁을 목격한 김재규는 10·16의 전도사가 되어 박정희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 그는 현실을 직시할 것을 박정희에게 촉구했다. 위 보충서는 이렇게 말한다.
 
본인이 부산사태 직후 부산을 다녀오면서 바로 청와대로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보고를 드린 일이 있습니다. 김계원 실장과 차지철 실장과 동석하여 저녁식사를 막 끝낸 식당에서였습니다. 부산 사태는 체제 반항과 정책 불신 및 물가고에 대한 반항에 조세 저항까지 겹친 민란이라는 것과 전국 5대 도시로 확산될 것이라는 것 및 따라서 정부로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아니하면 안 되겠다는 것 등 본인이 직접 시찰하고 판단한 대로 솔직하게 보고를 드렸음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박정희의 귀는 막혀 있었다. 박정희는 충분히 진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넘쳐 있었다. 이것은 김재규가 유신체제에 대한 기대감을 거두고 몸 안에 총을 감추도록 만드는 원인이 됐다. 박정희의 반응에 관해 보충서는 이렇게 말한다.
 
박 대통령은 버럭 화를 내면서 "앞으로 부산 같은 사태가 생기면 이제는 내가 직접 발포명령을 내리겠다. 자유당 때는 최인규나 곽영주가 발포명령을 하여 사형을 당하였지만, 내가 직접 발포명령을 하면 대통령인 나를 누가 사형하겠느냐"고 역정을 내셨고, 같은 자리에 있던 차지철은 이 말 끝에 "캄보디아에서는 300만 명 정도를 죽이고도 까딱없었는데, 우리가 데모대원 100~200만 명 정도 죽인다고 까딱 있겠습니까" 하는 무시무시한 말들을 함부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박정희 왕국 기둥에 도끼를

부마항쟁은 경남 거제에서 출생하고 부산에서 여섯 번 당선된 1979년 당시의 김영삼 의원(총 7선)을 상대로 박 정권이 신민당 총재직과 의원직을 박탈한 일로 인해 촉발된 측면이 컸다. 박 정권의 김영삼 박해가 경남·부산 민심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박 정권의 부조리가 부각되면서 민중항쟁이 폭발했다.
 
그러나 부마항쟁의 역사적 의의는 그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이는 국회를 무력화시키며 1인 영구집권을 도모하는 1972년 유신체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한국 민중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유신체제는 '박정희 왕국'을 유지하고자 헌법이 아닌 긴급조치로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했다. 부마항쟁은 긴급조치라는 사상누각에 세워진 박정희 왕국을 허물고자 그 누각의 기둥에 도끼를 들이대는 사건이었다.
 
2018년에 <한국과 국제사회> 제2권 제1호에 실린 정주신 한국정치사회연구소장의 논문 '10월 부마항쟁의 진실과 역사적 성찰'은 "부마항쟁은 대학생을 비롯해서 소시민, 영세상인, 도시빈민, 접객업 종업원, 자영업자, 노동자, 재수생, 고등학생 등 하층 도시민과 학생들의 주 참여 계층이 가세한 민중항쟁이었다는 점이 그 특징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부마항쟁이 즉자적인 반유신 민중봉기가 아니라 야당의 선동으로 발생한 '불순분자들'의 행동이나 '식당 보이'나 '똘마니' 그리고 '깡패' 등에 의한 단순한 소요로 본 행태는 통치자로서의 애민의 입장이기보다는 영구집권을 꾀하기 위해 민중을 천민으로 본 발상이었다"고 말한다.
 
박 정권이 '불순분자, 식당 보이, 똘마니, 깡패'들로 비하한 서민 계층이 궐기했다는 것은, 2016년 연말 이래 태극기와 성조기 심지어는 이스라엘기까지 흔들며 이승만·박정희·박근혜를 연호하는 극우세력에게 '당신들은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박정희 시대의 서민 상당수는 데모는 위험한 일이며 가방끈 긴 빨갱이들이나 하는 일로 치부했다. 그랬던 그들이 데모대에 음료수나 맥주를 날라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시위에 참여했다. 극우세력의 주장처럼 박정희 시대가 살기 좋은 시대였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부마항쟁은 박정희 시대를 살아본 서민대중이 박 정권에게 매기는 성적표와 같은 것이었다. 박정희 체제가 인간을 못살게 구는 악의 체제였음을 증명하는 사건이었다. 
 
'불순분자, 식당 보이, 똘마니, 깡패' 등이 1960년 4·19 혁명으로부터 19년 만에 정치무대에 대거 등장했다는 것은 박 정권 18년 동안에 정치체제 못지않게 경제체제의 모순도 심화됐음을 의미한다. 이들이 저항에 나선 것은 박정희 체제가 정치적 자유나 민주주의뿐 아니라 경제적 분배에서마저 이들을 박대했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민란
 

▲ 부마항쟁 ⓒ 진실위 자료사진

 
박정희 시대의 고도성장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같은 노동자 착취에 기초했다. 휴일이 한 달에 두 번만 있어도 감지덕지해 하면서 선반 기계 옆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쪽잠을 자며 철야로 노동하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은 노예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국가와 경찰이 재벌과 대기업을 비호하는 속에 노동자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니, 그 시대의 노동에는 노예노동의 측면도 없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고도성장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기업가나 국가뿐 아니라 노동자도 적정한 분배를 받아야 한다. 노동력이 사실상 공짜로 착취되는 구조에서는 고도성장이 쉽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노동자를 인간답게 대우하는 가운데서 고도성장을 이룩했다면 박정희 경제정책은 당연히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를 노예처럼 부리는 가운데서 이룩한 것이므로, 그것은 재벌 및 대기업 혹은 국가의 고도성장이지 대한민국 전체의 고도성장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부마항쟁은 박 정권의 고도성장이 알맹이 없는 허위에 불과했음을 폭로하는 것이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서익진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가 금년에 <사회경제평론> 제62호에 기고한 '박정희 공업화 발전모델의 위기와 부마항쟁'에 이런 대목이 있다.
 
국가 주도 공업화 과정에 동원된 민중 블록은 성장의 과실 분배 과정에서는 배제되거나 희생되었다. 이는 만성 인플레이션 하에서의 물가 급등, 노동 착취 강화와 노동운동 탄압, 민중의 조세 부담 가중, 도시 하층민의 증가와 방치, 불로소득의 집중과 빈부격차 확대 등으로 나타났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 <br style="box-sizing: border-box;" />민중 블록은 이러한 모순이 누적될수록 불만도 커져갔지만, '잘살아 보세'와 '선 선장, 후 분배'라는 성장 이데올로기 약속의 실행을 기다렸다. 그러나 1976~1977년의 대호황에도 불구하고 이 약속은 지켜지기는커녕 방위세와 부가가치세로 조세 부담만 급증하고, 1979년 4월의 경제안정화 조치로 불황의 부담이 전가되자 민중들의 불만은 분노로 바뀌었다.
 
열심히 노동하는 대다수가 고도성장의 혜택을 입지 못하고 정권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는 소수만 혜택을 누리는 모순 구조는 '불순분자, 식당 보이, 똘마니, 깡패' 등이 저항운동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민중의 경제적 불만이 중요한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부마항쟁은 고전적인 민란의 성격도 띠었다고 볼 수 있다.
 
우연적이기는 하지만 부마항쟁의 발생 시점도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박정희는 3선 개헌을 1969년 10월 17일에 통과시키고 유신체제를 1972년 10월 17일에 선포했다. 10월 17일은 박정희 왕국의 초석을 다진 날이었다. 부마항쟁은 10월 16일 시작해서 10월 17일에도 거세게 번져나갔다. 박정희 왕국의 생일에 초를 뿌리는 항쟁이었던 것이다.
 
부마항쟁의 직접적 결과로 박 정권이 무너진 것은 아니므로 10·16이 박 정권의 마침표가 됐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10·26이 단독으로 마침표가 됐다고도 보기 힘들다. 10·16이 정권을 흔들어대지 않았다면 10·26은 일어나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10.16과 10·26의 복합 작용에 의해 박 정권이 몰락했다고 보는 게 균형 잡힌 시각일 것이다. 이처럼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기로에서 발생한 사건이므로 부마항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평가를 받아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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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안보실장 "종전선언, 한미간 이견 없다"

폼페이오 등과 면담..."종전선언, 비핵화와 따로 놀 수 없는 건 상식"

서훈 실장은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서 전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데 이어, 이날 오후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다.

 

서 실장은 이날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방미 기간 동안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깊이 논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종전선언 문제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항상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던 문제였다"며 "문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선후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또는 비핵화와의 결합 정도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문제 뿐이지, 종전선언이 (비핵화와) 따로 놀 수 없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종전선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서 실장은 한미 양국간에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해 "이번에 깊이 있게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며 "우리 입장도 가능하면 빠른 시일 안에 방위비 문제가 합리적이고 상호 수용 가능한 선에서 타결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사전에 방문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채 방문한 것과 관련해 그는 "특별히 대선을 염두에 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한미 관계는 정권 여부와 관계 없이 지속돼야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15일 미 국무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면담을 끝나고 나오는 서훈 안보실장 ⓒ워싱턴특파원단

전홍기혜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원래도 계획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아이 덕분에 무계획적인 삶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1607094175833#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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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분석] 11월 3일 개표는 초유의 혼란 개막? 무슨 일이 벌어질까

차기 미국 대통령을 확정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 가능성... 미국의 역량 시험대에 올라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20-10-15 19:26:34
수정 2020-10-15 19:26:34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29일(현지 시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후보가 첫 TV토론에 펼치고 있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29일(현지 시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후보가 첫 TV토론에 펼치고 있다.ⓒ뉴시스/AP  
 
“우편투표는 사기이고 재앙이며 부정선거(rigged election)일 뿐이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는 자신을 반대하는 민주당만 유리하게 할 뿐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내놓은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올해 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미국의 우편투표 제도를 물고 늘어졌다. 왜 그랬을까? 미 선관위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유권자의 23.6%가 ‘우편투표(mail-in vote)’로 한 표를 행사했다. 이 중 부재자 투표가 17.7%였고, 미국 내 우편투표가 5.9%였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아직도 확산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상황이 돌변했다. 유권자들이 감염을 막기 위해 투표소에 직접 가서 투표하는 대신 우편투표를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캘리포니아주 등 7개 주가 모든 유권자에게 자동으로 투표용지를 발송한다.

이 밖의 주들은 우편투표를 하려면 질병이나 장애 등의 이유를 제시해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29개 주에서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신청만 하면 우편투표를 가능하게 했다. 이론적으로는 전체 유권자의 77%에 해당하는 약 1억8천만 명이 원하면 우편투표를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문제는 대부분 우편투표를 선호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직접 가기를 싫어하는 젊은 유권자들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지난달 NBC뉴스의 여론조사에서 우편투표 의사 비율이 트럼프 지지층은 11%였지만 바이든 지지층은 47%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핏발을 세우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번 미국 대선의 우편투표가 확정적으로 민주당이 기획하는 부정선거라는 증거는 아직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미 많은 유권자가 우편투표를 통해 한 표를 행사했고, 예년과는 다른 엄청난 양의 우편투표를 처리해야 하는 까닭에 개표 과정에서 대혼란이 생길 가능성은 농후하다.

지난달 24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우편투표 7장이 폐기된 채 발견되기도 했고, 30일에는 뉴욕시 선관위가 무려 10만 장의 투표용지에 유권자 이름 등을 잘못 인쇄해 발송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밖에도 미 전역에서 벌써 우편투표의 부정이나 불법을 고소·고발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이미 트럼프 캠프 측이 1월 3일 열리는 대선의 다음 날 부정선거 소송을 제기할 예정으로 수천 명의 변호사를 전국 각 투·개표소에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이 우편투표가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사전 준비에 나선 셈이다.

12월 14일까지 선거인단 확정 못하면 대혼란 불가피
결국, 법원행?

그렇다면, 미 대선 개표가 시작되는 현지 시간 11월 3일 밤 이후부터 과연 어떤 일이 발생할까? 사실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나 트럼프 대통령 중 어느 한쪽이 거의 일방적으로 앞서 나가고 모든 주의 개표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당선 확정자는 이튿날 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런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미 주류 언론을 포함해 선거분석 기관들은 이번 대선 개표가 초기에는 주로 직접 투표가 개봉되는 관계로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모든 우편투표가 개봉될 시점에는 바이든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발생한다. 미국 대선은 각주의 최대 득표자가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간선제 형태의 ‘승자 독식’ 방식이다. 현재 전체 선거인단이 538명인 관계로 과반을 넘는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있다면, 사실 미국 대선은 당선자가 결정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편투표가 급증한 관계로 특히, 이른바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경합주(swing-state)’에서 개표 결과가 쉽게 나올 가능성이 낮아진다. 네바다주 등 일부 주에서는 대선 당일인 11월 3일자 소인이 찍혀 있으면 일주일 뒤인 11월 10일에 도착하는 우편물까지 유효 투표로 인정하기로 했다.

현재 선거인단 과반(270명)은 모든 주가 정상적으로 투표해서 538명의 선거인단을 모두 정상적으로 선출했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특히 경합주에서 우편투표에 따른 무효 소송이 잇따른다면, 최종적으로 선거인단을 확정하지 못하는 여러 주가 나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효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수천 명의 변호사와 투표 감시원들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도 이 점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그는 13일에도 트윗을 통해 우편투표는 미 전역에 자행되고 있는 부정선거라며 “변호사들이여, 시작하라!”고 노골적인 지시를 남겼다.

그런데 미국 대선은 133년 전에 제정된 ‘선거인계수법(Electoral College Act)’에 의해 각 주가 오는 12월 14일까지 워싱턴DC 연방의회로 확정된 선거인단 명단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소송 등으로 선거인단을 확정하지 못한 주에서는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각 주의회에서 다수당을 자치하고 있는 당이 자신들의 정당에 유리한 선거인단을 연방의회로 보내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1960년 미 대선에서 하와이주는 치열한 소송전 와중에 당시 공화당 소속 주지사와 민주당 소속 주의원들은 각기 다른 선거인단 선출 명부를 승인했다.

하지만 당시 공화당 소속 현직 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 대선후보는 “혼란의 선례를 만들기 싫다”며 존 F. 케네디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외쳐온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결정할 것”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끝까지 소송전을 불사할 태세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한 우체국 직원이 2020년 대선 우편투표 기표 용지가 담긴 박스를 옮기고 있다. (2020.10.1 자료 사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한 우체국 직원이 2020년 대선 우편투표 기표 용지가 담긴 박스를 옮기고 있다. (2020.10.1 자료 사진)ⓒ뉴시스/AP

실타래처럼 꼬인 美대선 경우의 수
전대미문의 불확실성 시대 올지도

이렇게 특히 경합주 등에서 선거인단을 확정하지 못하고 소송전이 치열하게 진행된다면, 미국 대선은 더욱 복잡하게 꼬인다. 미국 헌법은 선거인단의 ‘과반을 확보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만약 후보 중 누구도 선거인단의 ‘과반을 얻지 못하면’ 연방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한다고 규정돼 있다.

만약 미국 대통령을 연방 하원이 선출하는 쪽으로 간다면, 오히려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이 커진다. 전체 연방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이때는 각주가 오직 한표씩 갖기 때문이다. 즉 주별로 연방하원 의석수가 더 많은 정당이 그 주의 한 표를 독차지하게 된다.

현재 50개 주 중에서 26개 주는 공화당이, 23개 주는 민주당이 연방하원 의석수가 더 많다. 나머지 한 주는 동석(同席)이다. 따라서 만일 이 상태로 대통령을 결정하는 투표가 진행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은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또 과연 ‘과반’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규정도 없다. 현재는 선거인단 과반(270명)의 기준은 모든 주가 정상적으로 투표해 538명의 선거인단을 모두 정상적으로 선출했을 때의 기준이다. 만약 소송전으로 여러 주를 합해 수십 명의 선거인단이 선출되지 않았을 경우 이를 빼고 과반을 새로 정해야 할지, 아니면 기존 270명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야 할지 등 규정이 없다.

전례가 없는 만큼 ‘과반’에 대한 규정이나 최종 선거인단 확정은 물론 대통령 결정 방식을 놓고 이 또한 치열한 소송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차기 대통령을 연방대법원이 결정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기를 쓰고 공석 중인 연방대법원 판사에 자기편을 지명한 이유이다.

일부 여론조사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바이든 대선후보에게 약 17%포인트 이상 밀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미국 대선은 거의 끝난 셈이다. 즉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바이든 후보가 월등히 앞서간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심술을 부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대선에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선후보는 당선을 거머쥐었다. 이번에 특히 경합주에서 일부 개표마저 소송 등으로 지연된다면, 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해야 하는 내년 1월 20일까지도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웃지 못할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우리는 최소한 내년 봄까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는 기가 막힌 불확실성 시대에 살아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전대미문의 대통령을 만난 미국민들의 역량이 전 세계 시민들 앞에서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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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상자 분류만 내리 7시간…“제일 힘든 게 까대기”

등록 :2020-10-15 04:59수정 :2020-10-15 08:06 
 
 
  • <span style="color: rgb(39, 143, 142); font-weight: bold; font-size: 16px;">택배노동자 일일 동행르포</span>
아침 6시35분부터 밤 12시25분까지
짜장면 점심 20분이 휴식의 전부

두 팔에 상자 6개…계단 두 칸씩
발목 삐끗했지만 병원 엄두도 못내
벨 누르고 다음집까지 10초 안 걸려
“1분 지체되면 퇴근 몇 시간 늦어져”

한 건 700원…비용 빼면 600원 남짓
“한 달 300만원 벌기도 쉽지 않아”
아프다고 쉬면 기사·소장 벌점 부과
“빨간 날 빼곤 힘들어도 쉴 수 없어”

자정 즈음 “언제 오냐” 노모의 전화
“걱정 안 끼쳐드리려 힘든 티 안내요”
[편집자주]지난 8일 배송 업무를 하던 씨제이(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원종(48)씨가 거리에서 숨졌다. 코로나19 확산 뒤 택배노동자들이 걸머진 짐의 무게는 가혹할 만치 무거워지고 있다. 올해만 8명의 택배노동자가 거리에서 스러졌다. 그 가운데 5명은 씨제이대한통운 소속이었다. 죽음을 부르는 택배노동의 무게를 확인하려 <한겨레>는 택배노동자와 동행하고 한 택배회사의 물류센터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장을 취재했다. 그 내용을 2회에 걸쳐 싣는다.
13일 동행한 씨제이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 김도균(48)씨의 노모는 새벽에 일하러 나간 아들의 귀가가 늦어지자 “언제 오냐”고 전화를 걸어왔다. 숨진 김원종씨와 같은 나이에 같은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아들이 걱정됐던 탓이다. 14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김원종씨의 아버지와 서울 중구 씨제이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응당한 보상,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일터에서 죽지 않고 퇴근할 수 있게 해달라는 택배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절박한 호소에 이제 기업과 사회가 응답할 때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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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을 두 칸씩 성큼성큼 뛰어올랐다. 두 팔엔 택배상자 6개가 탑처럼 아슬아슬하게 쌓였다. “한 곳에서 1분만 늦어도 연쇄작용 때문에 퇴근이 몇 시간씩 늦어져요.” 13일 낮 3시 서울 노원구의 한 빌라 계단에서 씨제이대한통운의 택배노동자 김도균씨가 이마 사이로 흐르는 땀을 닦지도 못한 채 말했다. 김씨는 승강기가 없는 빌라였지만 5층까지 한달음에 도착한 뒤 능숙하게 501호 문 앞에 택배상자를 내려놨다. 벨을 누르자마자 도망치듯 다시 두 칸씩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감사합니다!” 고객의 인사에 화답할 겨를도 없었다.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자꾸 배송이 늦어지네요.” 이른 아침부터 맡았던 택배 분류업무가 고됐다는 김씨는 피곤한 기색을 보이더니, 결국 발목을 삐끗했다. “어쩔 수 없어요. 지금 병원에 갈 수도 없고….” 그는 발목을 들여다보다 다시 택배상자를 어깨에 짊어진 채 절룩거리며 길을 나섰다.김씨의 하루는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고 늦게 끝난다. 이날 새벽 5시30분에 잠에서 깨어난 김씨는 아침밥은커녕,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노모(78)가 챙겨준 물병만 간신히 들고 새벽 5시55분 서울 강북구 수유동 집을 나섰다. 
 
트럭을 몰고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씨제이대한통운 노원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6시35분이다.
 

김씨는 도착하자마자 택배상자가 쏟아지는 컨베이어벨트 앞에 선다. 전날 ‘까대기’(간선 차량이 내려놓는 택배를 지역별로 분류하고 트럭에 실어 정리하는 업무) 아르바이트 직원 한 명이 그만두는 바람에 이날 분류 업무는 더 힘들었다. 분류작업은 배송을 맡는 택배기사들의 일이 아니다. 가욋일로 업체가 떠맡긴 것이다. 김씨는 줄줄이 내려오는 상자를 받아 쌓고 자신의 담당구역인 노원구 ‘하계1동’ 택배를 따로 분류해 동선에 따라 트럭 위에 착착 실었다. 점심을 거르고 화장실 한번 가지 않고 일했지만 까대기가 끝난 시각은 오후 1시47분이다. “택배 일 중에 가장 힘든 게 까대기예요.” 김씨가 말했다.지난달 노동시민단체 ‘일과건강’이 택배노동자 821명을 대상으로 벌인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업무 중에서 까대기 업무에 해당되는 ‘분류작업’과 ‘집화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2.8%, 11.1%에 이르렀다. 전체 업무의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한 푼도 없다.

 

까대기를 마친 뒤 택배상자를 1톤 트럭 가득 실은 김씨는 오후 1시53분 하계동의 한 중국집에 도착했다. 하루 첫 끼를 먹기 위해서다. “곱빼기, 양 많이.” 그의 주문에 족히 3인분은 돼 보이는 짜장면이 나왔지만 8분 만에 김씨는 한 그릇을 마시듯 해치웠다. 김씨가 밥을 먹고 음료수를 마시며 한숨을 돌린 시간은 20여분에 지나지 않았다.

 

13일 택배노동자 김도균(48)씨의 트럭 안에 탄산음료, 쓰레기, 반송 배송장 등 갖가지 서류가 뒤엉켜 있다. 배송할 택배 짐은 수시로 정리해도 운전석을 정리할 시간은 없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13일 택배노동자 김도균(48)씨의 트럭 안에 탄산음료, 쓰레기, 반송 배송장 등 갖가지 서류가 뒤엉켜 있다. 배송할 택배 짐은 수시로 정리해도 운전석을 정리할 시간은 없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허리를 굽혀 상자를 쌓고 정리하는 일은 까대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첫 행선지인 노원구 ㅋ아파트 주차장에 트럭을 세운 뒤 김씨는 화물칸에 올라타 좁은 상자 사이에서 10여분을 씨름하며 다시 상자를 정리했다. 동선에 맞게 초벌 정리를 해뒀지만 배송지에서 다시 동과 층, 호수에 따라 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큰 아파트 단지일 경우에 여기 소요되는 시간만 어림잡아 한번에 40~50분이다.택배노동자들은 큰 아파트 단지를 선호한다.

 

김씨가 맡은 하계1동엔 3~5층 정도의 소규모 아파트나 빌라, 연립주택, 원룸텔이 많다. 대부분 승강기가 없어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팔 위에 택배상자 탑을 쌓고서도 김씨는 5~6층까지 잽싸게 뛰어 올라가고 내려왔다. 주소를 확인해 뛰어올라가 상자를 문 앞에 내려놓고 바코드를 찍은 뒤 벨을 누르고 다시 다음 집으로 향하는 데 채 10초가 걸리지 않았다. 뒤따르는 기자는 맨몸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날 김씨를 따라다니며 스마트워치로 측정한 걸음수는 1만7000보다. 이날 오전 까대기 업무를 하면서 김씨가 측정한 1만보를 더하면 그가 업무 중 걸은 걸음은 모두 2만7000보다. 1만보의 거리를 10㎞라고 추정하면 그는 상자를 들고 계단 위에서 하루 평균 20~30㎞를 뛰어다니는 셈이다. 그가 오르내린 층수는 건물 81층 왕복 높이에 이른다고 스마트워치는 기록했다.저녁 8시43분이 돼서야 도착한 마지막 행선지인 ㅅ아파트는 6동 규모의 396가구 아파트다. 

 

김씨의 담당 구역에서 가장 큰 규모다. 6개 동을 모두 돌고 나니 이날 할당된 택배 430개의 배송이 끝났다. 시계는 자정을 지나 14일 0시2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김씨는 이날 18시간가량 일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택배노동자의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71.3시간이다. 특히 업무가 많은 화~금요일엔 하루 평균 12.7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택배노동자들은 특수고용에 해당돼 주 5일, 주 52시간 근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13일 아침 근무를 시작한 택배노동자 김도균(48)씨가 자정을 넘긴 밤 12시30분께 퇴근을 앞두고 방전된 차량 배터리 점검을 받고 있다. 다행히 15분만에 차량 보험사 직원이 현장에 출동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13일 아침 근무를 시작한 택배노동자 김도균(48)씨가 자정을 넘긴 밤 12시30분께 퇴근을 앞두고 방전된 차량 배터리 점검을 받고 있다. 다행히 15분만에 차량 보험사 직원이 현장에 출동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어떤 이들은 택배노동자들을 향해 “일한 만큼 많이 버니 그 일을 하는 게 아니냐”고도 한다. 사정을 모르는 말이다. 택배노동자들은 기본급 없이 택배 한 건당 700원가량의 수수료를 받는데, 여기서 10%의 대리점 수수료, 세금, 택배 트럭 자동차 보험료, 한달에 30만원에 이르는 기름값 등을 떼고 나면 건당 남는 수익은 580~600원이다. “소문만큼 그렇게 많이 버는 일이면 다들 택배기사 하겠지요.

 

한달에 500만~600만원씩 버는 분들은 아주 소수고, 이것저것 떼고 나면 월 300만원 정도 받는 것도 쉽지 않아요.” 김씨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게다가 일요일과 공휴일 등 ‘빨간 날’에만 쉴 수 있고, 하루 배송량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아프다고 쉬면 자신이 맡은 구역의 배송이 늦어져 택배회사에서 담당 기사와 대리점 소장에게 ‘벌점’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동료들에게도 민폐다. 이 때문에 동료 기사들이 배송을 도와주면 그만큼 돈으로 물어내는 관행도 있다.

 

배송이 끝나가던 자정 즈음 김씨의 노모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언제 오냐, 시간이 많이 늦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오늘 다 못 하면 내일 해야 돼요. 다 끝나가요.” 애써 밝은 목소리를 내어 김씨가 답했다. 김씨는 “어머니가 김원종씨 사고 소식을 뉴스에서 보신 모양이다. 걱정은 많이 하시지만, 걱정을 안 끼쳐드리려고 힘든 티를 안 낸다”고 말했다.자정을 넘긴 시각 김씨는 다시 트럭에 올라탔다. 트럭의 배터리는 김씨처럼 방전돼 있었다. 방전된 배터리는 금세 출동한 본사 직원이 갈아주었지만 김씨를 대신할 이는 없다. 그는 내일도 모레도 새벽 5시30분이면 일어나 트럭을 몰고 나올 것이다.

 

글·사진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5824.html?_fr=mt1#csidx8dff762a2896b9cb256b391ecebb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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