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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후 매우 나쁜 일 발생할 수도”... 총기 판매 급증, 일부 ‘폭동·내전’ 언급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11/02 09:47
  • 수정일
    2020/11/02 09: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우편투표 급증으로 개표 결과 지연 가능성 증대... 양측 지지자 ‘유세 차량 점거’ 등 충돌 사태 지속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20-11-02 07:04:29
수정 2020-11-02 07: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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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대선 개표가 장기화할 경우 “매우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대선 개표가 장기화할 경우 “매우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뉴시스/AP  
 
11월 3일(현지 시간) 실시되는 미국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개표 결과 승자가 조기에 확정되지 않는다면 미국 사회가 폭동 수준의 대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재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편투표로 인한 개표가 장기화할 경우 “매우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우려에 불을 붙이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여러분은 11월 3일을 주시할 것”이라며 “(하지만) 펜실베이니아주가 매우 크기 때문에 (그날) 결정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11월 3일이 와도 (대선 결과를) 알지 못하면, 우리나라에 대혼란(bedlam)이 벌어질 것”이라며 “몇 주간 기다려야 할 것이고 그사이에 매우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연방대법원이 펜실베이니아주가 11월 3일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를 6일까지 받을 수 있도록 결정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그는 “연방대법원이 우리나라에 한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올해 대선에선 3일 이전 소인만 찍혀 있으면 대선 후 도착하는 우편투표도 인정하는 주가 50개 주 중 22개 주에 달한다. 특히 ‘경합주’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주 등 접전이 예상되는 7개 주는 짧게는 대선 하루 뒤, 길게는 대선 10일 뒤 도착한 우편투표도 인정한다.

우편투표는 31일 기준으로 이미 5천8백만 표를 넘어 2016년 대선 때 총 투표수의 40%에 달해 이번 대선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우편투표 참여자 가운데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 지지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특히, 대선 승패를 좌우할 핵심 ‘경합주’가 접전 상황에서 뒤늦게 도착한 우편투표로 승패가 뒤바뀌면 선거 불복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혼란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대선 불복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미국 대선 후 폭동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워싱턴DC에 있는 한 상점이 지난 30일(현지 시간) 나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자료 사진)
미국 대선 후 폭동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워싱턴DC에 있는 한 상점이 지난 30일(현지 시간) 나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자료 사진)ⓒ뉴시스/AP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미국 전역에 긴장이 흐르는 경고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라면서 “특히, 개표 결과가 확실한 승자가 없이 며칠씩 질질 끈다면 더욱더 그렇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과격 집단들을 주시하고 있는 법 집행기관부터 분석가에 이르기까지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총기 판매가 급증하고 일부 극우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전’까지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30일 텍사스주에서는 총기로 무장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고속도로를 달리던 민주당 유세 버스를 강제로 세우고 욕설과 야유를 퍼붓는 사건이 벌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동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링크하며 “나는 텍사스가 좋다!”라고 부추겨 논란을 일으켰다.

또 25일에는 뉴욕 시내 한복판에서 트럼프 지지파가 반(反)트럼프 시위대를 습격하면서 양측이 난투극을 벌이는 등 미 전역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은 과격 극우파가 긴장을 야기한다고 주장하고 공화당은 급진 좌파가 갈등을 부추긴다며 비난 성명전도 벌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개표 결과가 조기에 확정되지 않고 우편투표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극우파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폭동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소송전이 장기화할 경우 미 전역이 혼란과 폭동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로스앤젤레스 경찰 당국은 야간 폭력 시위에 대비해 상가에 가림막 설치를 권고했고 시카고시는 선거 관련 폭력 사태에 대비한 훈련을 하는 등 실제 긴장 상황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대선 이후 폭력 사태 확산에 대비해 전국 주요 도시에 지휘 사무소를 설치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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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6형, 새로운 시대를 열어놓다

[개벽예감 417] 화성-16형, 새로운 시대를 열어놓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11/0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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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10년 만에 다시 ‘번개’가 나타났다 

2. 번개-6은 얼마나 위력적인 반항공미사일인가? 

3. 열병식 광장에 나타난 거대한 ‘북극성’ 

4. 교전상대를 전률케 할 최첨단 전술유도무기들

5. 군중의 뜨거운 환호를 받은 화성-12형과 화성-15형

6. 화성-15형보다 더 강력한 화성-16형 만든 이유

 

 

1. 10년 만에 다시 ‘번개’가 나타났다 

 

202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야간열병식에 참가한 각종 무장장비들 가운데서 13번째로 등장한 것은 신형 반항공레이더와 신형 반항공미사일이다. 신형 반항공레이더는 차체길이가 긴 5축10륜 레이더차량에 탑재되었고, 신형 반항공미사일이 들어간 원통형 발사관은 차체길이가 긴 5축10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그 발사대차에는 원통형 발사관 4문이 탑재되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반항공레이더와 반항공미사일은 짝을 이루는 군사장비다. 반항공레이더가 없으면 반항공미사일을 쏠 수 없다. 반항공레이더와 반항공미사일로 구성된 군사장비를 요격미사일종합체라고 부른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조선은 자력으로 만든 요격미사일종합체를 처음 공개했다. 201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65주년 열병식 행진 맨 마지막 순서에 요격미사일종합체가 등장했다. 그 요격미사일종합체가 바로 번개-5 요격미사일종합체다. 조선은 반항공미사일에 번개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이 인정한 것처럼, 10년 전, 열병식에 등장했던 번개-5 요격미사일종합체는 로씨야에서 생산된 S-300 요격미사일종합체와 같은 급이다. (미국은 이 나라를 러시아라고 부르고, 미국을 추종하는 나라들도 미국이 정해준 러시아라는 나라이름을 그대로 쓴다. 하지만 그 나라의 국호는 로씨야다. 우리가 부르는 다른 나라의 국호에도 미국식 사고방식이 들어박혀 있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제멋대로 부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하물며 다른 나라의 국호를 제멋대로 부르고 있으니, 망발도 그런 망발이 없다.) 

 

번개-5가 열병식에 등장한 때로부터 6년이 지난 2016년 4월 1일 조선국방과학원은 함경남도 선덕에서 신형 반항공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3발을 쏘았는데, 한국군은 그 중에서 1발만 포착했고, 나머지 2발은 발사되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위성사진자료를 정밀분석한 미국이 1발이 아니라 3발을 쏘았다는 사실을 알려준 덕분에 한국군은 조선국방과학원이 신형 반항공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는 정정발표를 3일 뒤에 내놓았으나, 미사일탐지능력이 형편없다는 사실이 드러나 망신을 당했다. 

 

다시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7년 5월 27일 조선국방과학원은 함경남도 선덕에서 또 다시 신형 반항공미사일 여러 발을 시험발사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군은 그날 조선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 그들이 조용히 넘어간 까닭은, 그날 조선국방과학원이 신형 반항공미사일을 몇 발 발사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년 만에 또 다시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침묵하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선이 2010년 10월 10일 열병식에 처음 등장시킨 반항공미사일이 번개-5이므로, 조선국방과학원이 2016년 4월 1일과 2017년 5월 27일에 각각 시험발사한 반항공미사일은 당연히 번개-6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를 읽어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5월 27일 번개-6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다음과 같이 높이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1) “목표발견능력이 크게 향상되였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번개-6 반항공레이더의 요격대상탐지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평가한 것이다. 

2) “추반능력이 크게 향상되였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번개-6 반항공레이더의 요격대상추적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평가한 것이다. 

3) “명중정확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번개-6 반항공미사일의 요격명중률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평가한 것이다.

4) “지난해에 나타났던 일련의 결함들이 완벽하게 극복되였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의 전반적 작전능력이 고도화되었음을 평가한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번개-6 반항공레이더가 등장했다. 이 반항공레이더는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의 구성부분이다. 사진에 보이는 레이더차량에는 레이더통제실 출입문 2개가 나있다. 이것은 2종의 레이더가 설치되었음을 말해준다. 앞쪽에 높이 솟은 레이더는 탐지기능, 추적기능, 식별기능, 유도기능을 지닌 다기능레이더인데, 뒤쪽에 설치된수수께끼 같은 레이더의 정체는 알 수 없다.  

 

조용한 변화가 일어났다. 2017년 5월 신형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를 개발한 조선은 이전에 생산한 기존 번개-5 요격미사일종합체를 해외수출용으로 내놓았다. 2019년 8월 중국 광둥성 주하이(珠海)에 있는 조선의 수출입회사 조광무역은 자체 웹싸이트에 무기수출품목을 열거했는데, 그 목록에 번개-5 요격미사일종합체도 들어있었다. 조광무역이 웹싸이트에서 제시한 번개-5 요격미사일종합체의 수출가격은 5,100만 달러다. 조광무역 웹싸이트에 실린 목록에 따르면, 번개-5 반항공미사일의 사거리는 150km 이상이다. 그에 비해, 로씨야가 국제무기시장에 출시한 S-300PMU 반항공미사일의 최장사거리는 195km다. S-300PMU는 S-300 계렬 반항공미사일 중에서 수출용으로 제작된 것이다. 사거리를 비교해보면, 번개-5는 S-300PMU와 급이 같은 반항공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로씨야가 수출용으로 내놓은 S-300PMU 요격미사일종합체를 가장 먼저 수입한 나라는 중국이다. S-300PMU 요격미사일종합체는 초음속 전투기를 요격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중거리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 중국은 수도권 상공을 방어하기 위해 베이징 주위에 S-300PMU를 조밀하게 배치하였고, 나중에 면허생산에 들어가 S-300 요격미사일종합체와 동급인 훙치(紅旗)-15 요격미사일종합체를 만들었다.  

 

중국은 로씨야에서 S-300PMU 요격미사일종합체를 수입했지만, 조선은 자력으로 그와 동급인 번개-5 요격미사일종합체를 만들었다. 이런 사실을 보면, 반항공미사일제조부문에서 조선의 기술력이 중국을 앞질러 세계 최고 수준에 이렀음을 알 수 있다. 

 

2017년 5월 27일 번개-6 반항공미사일 시험사격을 진행한 조선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야간열병식에서 그 실물을 세상에 처음 공개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열병식에 등장한 번개-5 요격미사일종합체는 레이더차량과 발사대차로 구성되었다. 지휘통제차량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레이더차량과 발사대차다. 번개-5 레이더차량은 위성배렬레이더를 탑재한 3축6륜 차량이고, 번개-5 발사대차는 원통형 발사관 3문을 탑재한 3축6륜 차량이다. 

 

그로부터 10년 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도 번개-5와 마찬가지로 레이더차량과 발사대차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는 번개-5 요격미사일종합체보다 크기가 훨씬 더 커졌다. 이를테면, 번개-6 레이더차량은 기존 3축6륜 차량에서 신형 5축10륜 차량으로 대형화되었고, 번개-6 발사대차도 기존 3축6륜 차량에서 신형 5축10륜 차량으로 대형화되었다. 크기가 커진 번개-6 발사대차에는 원통형 발사관 4문이 탑재되었다. 요격미사일종합체가 대형화된 것은 작전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번개-6 레이더차량에는 운전석 출입문 이외에 레이더통제실 출입문이 2개 더 있고, 그에 따라 레이더도 2개가 실렸다. 왜 레이더 2개를 탑재했을까? 누가 보더라도, 번개-6 레이더차량 앞쪽에 높이 세운 레이더는 다기능레이더(multi-function radar)가 분명하다. 번개-6 다기능레이더는 번개-5 위상배렬레이더보다 크기가 약간 작은 사각판이다. 레이더차량은 대형화된 반면, 레이더는 소형화된 것이다. 다른 레이더선진국들이 만든 최신형 다기능레이더도 번개-6 다기능레이더처럼 기존 위상배렬레이더보다 작은 사각판 모양을 하고 있다. 

 

번개-6 다기능레이더는 탐지기능, 추적기능, 식별기능, 유도기능을 지녔다. 또한 번개-6 다기능레이더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소형 비행체,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고속비행체, 낮은 고도로 날아가는 저고도비행체를 모두 포착할 수 있고, 포착한 비행체가 순항미사일인지, 전투기인지, 헬기인지를 정확히 식별함으로써 요격대상에 맞는 반항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하는 뛰어난 작전성능을 발휘한다. 

 

그런데 번개-6 레이더차량 뒤쪽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또 다른 레이더가 하나 더 실렸다. 영상화면에서 측면만 살짝 드러내 보이고 지나갔으니, 무슨 레이더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미국, 로씨야, 중국에서 그와 비슷한 모양을 한 레이더를 만든 적이 없으므로, 다른 레이더와 비교할 수도 없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야간열병식 중에 번개-6 발사대차들이 행진한 뒤에 또 다른 반항공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들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반항공미사일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차들이 왜 간격을 띄워 행진했을까? 나중에 등장한 발사대차도 먼저 등장한 번개-6 발사대차와 마찬가지로 원통형 발사관 4문을 탑재했다. 그래서 얼핏 보면, 먼저 등장한 발사대차와 나중에 등장한 발사대차를 서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영상화면을 자세히 보면, 원통형 발사관의 밑부분이 전혀 다르게 생겼다는 것과 발사대차 외형이 부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번개-6 반항공미사일 뒤에 나타난 또 다른 반항공미사일은 번개-6 개량형인가 아니면 번개-7인가? 이 의문을 풀어줄 단서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조선이 번개-6보다 기술적으로 더 진전된 또 다른 신형 반항공미사일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사진 2>

 

 

▲ <사진 2>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번개-6 반항공미사일이 등장했다. 이 반항공미사일은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의 구성부분이다.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는 로씨야가 자랑하는 S-400 요격미사일종합체와 같은 급이다. 번개-6이나 S-400은 스텔스기종도 격추할 수 있는 최강의 요격무기체계들이다. 위쪽 사진에 보이는 것은 번개-6 반항공미사일 발사관 4문을 탑재한 발사대차이고, 아래쪽 사진에 보이는 것은 또 다른 반항공미사일 발사관 4문을 탑재한 발사대차다. 발사관 모양도 서로 다르고, 발사대차 모양도 서로 다르다. 미확인 반항공미사일의 정체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2. 번개-6은 얼마나 위력적인 반항공미사일인가? 

 

이번 야간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와 작전성능이 같은 요격미사일종합체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로씨야의 S-400이다. S-400은 전 세계에 현존하는 요격미사일종합체들 가운데서 최고의 작전성능을 가진 것으로 공인된 요격미사일종합체다. 그런 S-400과 번개-6이 동급이라면, 조선은 전 세계에 현존하는 요격미사일종합체들 가운데 최고 수준의 요격미사일종합체를 보유한 것이다.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S-400의 엄청난 위력을 살펴보면, 번개-6이 얼마나 위력적인 요격미사일종합체인지 알 수 있다. 지난 시기 로씨야에서 S-300PMU 요격미사일종합체를 수입한 중국은 2018년 1월 S-400 요격미사일종합체 6개 대대를 수입했다. S-400 1개 대대는 레이더차량 1대와 발사대차 8대로 구성된다. 

 

중국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S-400을 수입한 나라는 뛰르끼예다. (미국은 이 나라를 터키라는 나라이름으로 부르고, 미국을 추종하는 나라들도 미국이 정해준 터키라는 나라이름을 그대로 쓴다. 하지만 그 나라의 구호 뛰르끼예다. 다른 나라의 국호를 제멋대로 부르는 미국의 오만을 배격해야 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한 뛰르끼예가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주적인 로씨야에서 S-400을 수입하려고 하자, 깜짝 놀란 미국은 뛰르끼예에 판매하려던 F-35 스텔스전투기 수출계획을 황급히 중단하였을 뿐 아니라, S-400 수입을 중지하지 않으면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러나 뛰르끼예는 F-35 스텔스전투기 수입을 포기하고 S-400 요격미사일종합체를 수입했다. 미국의 반대와 협박을 물리친 뛰르끼예는 2020년 10월 16일 S-400을 시험발사했다. 이런 사실만 봐도, S-400 요격미사일종합체가 F-35 스텔스전투기와 바꿀 수 없는 최상의 군사장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S-400의 위력은 다음과 같은 성능지표에서 입증된다.

 

탐지거리 - 600km

사거리 - 400km

전투기 요격고도 - 185km

탄도미사일 요격고도 - 60km

동시요격대상 - 80개

 

주목되는 것은, 세계 최강의 공중무력이라는 미국의 작전기종이 모조리 S-400의 요격대상목록에 올라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S-400의 요격대상은 다음과 같다.  

 

각종 전략폭격기 = B-1B 장거리전략폭격기,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 B-2 스텔스장거리전략폭격기 

각종 전투기 = F-15 전투기, F-16 전투기, F-35 스텔스전투기, F-22 스텔스전투기

각종 전자전기 = EF-11 전자전기, EA-6 전자전기

각종 조기경보기 = E-3 조기경보기, E-2 조기경보기

고고도정찰기 = U-2 고고도정찰기

 

S-400 반항공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이 자랑하는 스텔스전투기와 스텔스전략폭격기를 격추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이 지금 개발하고 있는, 사거리가 3,500km에 이르는 중거리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고, 미국이 침략전쟁에서 선제타격무기로 사용해온 토마호크순항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 S-400이 이처럼 엄청난 위력을 가졌으니, 뛰르끼예가 F-35 스텔스전투기 수입을 포기하고 S-400을 수입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뛰르끼예는 현명한 선택을 했지만, 미국, 일본, 한국은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 조선의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가 스텔스기종을 요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천문학적인 비용과 노력을 기울여 F-35 스텔스전투기를 전진배치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이다. 이를테면, 미국은 2021년 말까지 알래스카에 F-35 스텔스전투기 54대를 배치하는 중이고, 일본은 F-35 스텔스전투기 105대를 수입하기로 결정하고, 이미 13대를 들여왔다. 한국은 2021년 말까지 F-35 스텔스전투기 40대를 수입하기로 결정하고, 2020년 10월 말 현재 24대를 들여왔다. 하지만 조선인민군 반항공미사일부대가 번개-6을 한 번 쏘면, F-35 스텔스전투기들은 찬바람 맞은 나뭇잎처럼 우수수 떨어질 것이다. 

 

 

3. 열병식 광장에 나타난 거대한 ‘북극성’ 

 

이번 야간열병식에 10종의 미사일이 등장했는데, 그것을 대별하면 고체연료 미사일과 액체연료 미사일로 나뉜다. 7종의 고체연료 미사일이 먼저 행진했고, 3종의 액체연료 미사일이 마지막에 행진했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고체연료 미사일 7종은 금성-5 반함선순항미사일, 북극성-4ㅅ 수중전략탄도미사일, 번개-6 반항공미사일,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 정체를 알 수 없는 미확인 반항공미사일, 3세대 전술유도무기, 4세대 전술유도무기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액체연료 미사일 3종은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6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2017년 4월 15일에 진행된 태양절 경축 열병식에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2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8축16륜 발사대차와 7축1륜 발사대차에 각각 탑재되어 등장했었는데, 그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은 이번 야간열병식에 다시 등장하지 않았다. 

 

번개-6 반항공미사일의 뒤를 이어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북극성-2형은 중거리탄도미사일이며, 지대지미사일이다. 북극성-2형은 지탱바퀴 8개가 달린 무한궤도차량에 탑재된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 1문 안에 들어있다. 북극성-2형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2단 추진체로 설계되었다. 북극성-2형을 탑재한 무한궤도차량에는 승조원 4명이 탑승한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는 2017년 2월 12일, 4월 5일, 4월 16일, 4월 29일, 5월 21일에 연속 진행되었고,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다. 2017년 2월 12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호화로운 휴양시설 마러라고에서 미일정상회담 만찬이 진행되는 시각에 맞춰 조선은 북극성-2형 제1차 시험발사를 진행했는데, 시험발사소식이 긴급히 전해지자 만찬장은 엉망진창으로 변했었다. 

 

<조선일보> 2017년 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의 사거리는 5,500km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북극성-2형을 개성 인근에서 쏘면, 3,300km 밖에 있는 괌의 앤더슨공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또한 북극성-2형을 함경북도 북부지역에서 쏘면, 5,500km 밖에 있는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합동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북극성-2형은 하와이를 제외한 서태평양작전구역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북극성-2형에는 핵탄두가 장착된다. 조선은 2017년 4월 29일 시험발사에서 연습용 탄두를 저고도에서 터뜨리는 공중기폭시험을 진행했는데, 이것은 핵탄두를 공격대상 상공에서 기폭시켜 그 일대를 마비시키는 전자기파공격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등장했다. 지탱바퀴 8개가 달린 무한궤도차량에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 1문이 탑재되었다. 북극성-2형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2단 추진체 탄도미사일이다. 북극성-2형의 사거리는 5,500km로추정된다. 북극성-2형에는 핵탄두가 장착된다.  

 

 

4. 교전상대를 전률케 할 최첨단 전술유도무기들

 

북극성-2형의 뒤를 이어 정체를 알 수 없는 미확인 반항공미사일이 등장했고, 그 뒤에 2종의 전술유도무기가 등장했다. 전술유도무기는 단거리탄도미사일과 겉모습이 비슷하지만, 탄도비행을 하지 않고 변칙유도비행을 하기 때문에 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고 전술유도무기라고 부른다. 

 

조선은 201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65주년 열병식에서 전술유도무기를 처음 공개했다. 그날 공개한 전술유도무기는 3축6륜 발사대차에 1발씩 탑재되었고, 탄체 크기도 좀 작았다. 이 전술유도무기가 1세대 전술유도무기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4년 8월 14일 조선은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사격을 진행했는데, 이 전술유도무기가 2세대 전술유도무기다. 2세대 전술유도무기는 2018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했는데, 4축8륜 발사대차에 2발씩 탑재된 전술유도무기였다. 2세대 전술유도무기의 탄체지름이 1세대 전술유도무기보다 더 길어졌으니, 사거리가 크게 늘어난 것이 분명하다. 

 

2019년 5월 4일과 5월 9일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은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하는 화력타격훈련을 진행했고, 2019년 7월 25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하에 그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사격을 진행했다. 이 전술유도무기가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3세대 전술유도무기다.

 

2018년 2월 8일 열병식에 등장한 2세대 전술유도무기는 4축8륜 발사대차에 2발씩 탑재되었는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3세대 전술유도무기는 2종의 발사대차에 각각 2발씩 탑재되었다. 3세대 전술유도무기는 완전히 새로운 모양으로 달라진 4축8륜 발사대차에 2발씩 탑재된 것도 있고, 지탱바퀴 8개가 달린 무한궤도차량에 2발씩 탑재된 것도 있다. 4축8륜 발사대차에 탑재된 3세대 전술유도무기와 무한궤도차량에 탑재된 3세대 전술유도무기는 모두 원통형 발사관 안에 들어있지 않고, 좌우로 갈라져 열리는 덮개 안에 들어있었다. 발사할 때는 좌우로 갈라지는 덮개를 열고 탄체를 수직으로 세워 발사하는 것이다. 

 

3세대 전술유도무기가 지닌 구조적 특징은 사거리가 길고, 비행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며, 초정밀타격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조선의 3세대 전술유도무기는 사거리가 500km인데, 미국의 전술유도무기(ATACMS)는 사거리가 300km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조선의 3세대 전술유도무기는 비행속도가 마하 6인데, 미국의 전술유도무기는 비행속도가 마하 3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조선의 3세대 전술유도무기는 위성항법유도장치로 날아가 500km 밖에 있는 작은 표적에 명중할 수 있다. 이런 초정밀타격능력은 2019년 8월 16일에 진행된 시험발사에서 입증되었다. 개성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390km이므로,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가 개성 인근에서 3세대 전술유도무기를 쏘면, 부산 해군기지에 정박한 이지스구축함의 함교에 나있는 작은 창문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 

 

3세대 전술유도무기가 그처럼 위력적이므로, 4세대 전술유도무기가 그보다 더 위력적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4세대 전술유도무기 시험사격은 2019년 7월 31일, 8월 6일, 8월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밑에 각각 진행되었다. 2020년 3월 21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4세대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이 진행되었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바로 그 4세대 전술유도무기가 등장했다. 지탱바퀴 6개가 달린 무한궤도차량에 직사각통형 발사관 2문이 탑재되었는데, 그 안에 4세대 전술유도무기가 들어있었다. 4세대 전술유도무기 전투부는 검은색 줄무니로 칠해졌다. 

 

4세대 전술유도무기는 3세대 전술유도무기보다 사거리가 더 늘어났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미사일 위협(Missile Threat)>은 조선의 4세대 전술유도무기의 사거리가 690km에 이른다고 했다. 한화그룹이 미국산 핵심부품을 수입하여 만든 한국군 전술유도무기(KTSSM)는 2021년부터 실전배치될 예정인데, 사거리가 120km밖에 되지 않는다.  

 

4세대 전술유도무기의 구조적 특징은 비행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것이다. 3세대 전술유도무기의 비행속도는 마하 6인데, 4세대 전술유도무기의 비행속도는 마하 7이다. 4세대 전술유도무기는 비행속도만 엄청나게 빠른 것이 아니라, 변칙유도비행도 한다. 변칙유도비행이란 30~40km 고도에서 저공비행을 하다가, 50km 정점고도에서 낙하비행을 시작하고, 낙하비행구간 10~20km에서 로켓엔진이 정지되어 활강비행을 하다가 로켓엔진이 다시 작동하면 갑자기 수직상승하여 수평비행을 하고, 타격대상 상공에 이르러 80~90도 각도로 타격대상을 향해 돌진락하하는 것이다. 이처럼 매우 복잡한 경로로 변칙유도비행을 하기 때문에 최첨단 반항공요격망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또한 4세대 전술유도무기는 3세대 전술유도무기처럼 초정밀타격능력을 지녔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미국 해군과 해병대가 북침전쟁을 도발하기 위해 동해작전구역에 들어서기 직전에 집결하는 해군기지가 일본 사세보에 있는데, 개성에서 일본 사세보까지 거리는 610km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가 개성 인근에서 사세보를 향해 사거리가 690km인 4세대 전술유도무기를 쏘면, 사세보에 있는 탄약고 출입문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 한국과 일본에는 미국의 반항공요격망이 배치되었다지만, 매우 복잡한 경로로 변칙유도비행을 하는 조선의 4세대 전술유도무기에게 그들의 반항공유격망은 무용지물이다.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가 사세보에 집결한 미국 해군과 해병대를 초정밀타격으로 기습하여 완전히 작살내면, 미국은 북침전쟁을 도발하지 못하고 퇴각하는 수밖에 없다. <사진 4>

 

 

▲ <사진 4>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2종의 전술유도무기가 등장했다. 위쪽 사진에 보이는 것은 3세대 전술유도무기이고, 아래쪽 사진에 보이는 것은 4세대 전술유도무기다. 3세대 전술유도무기의 사거리는 500km이고, 4세대 전술유도무기의 사거리는 690km다. 이2종의 전술유도무기는 비행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초정밀타격능력을 지녔으며, 변칙유도비행을 하는 구조적 특징을 지녔다. 이 2종의 전술유도무기는 전 세계에 현존하는 모든 반항공요격망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5. 군중의 뜨거운 환호를 받은 화성-12형과 화성-15형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화성 계렬 전략미사일들은 화성-12형, 화성-15형, 화성-16형 순으로 행진했다. 6축12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어 기동력을 한층 높인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19번째 무장장비로 등장했다. 이 미사일의 첨두와 전투부 하단에는 각각 노란색이 칠해졌다. 노란색은 방사능을 뜻하는 색이므로, 화성-12형에 핵탄두가 장착되는 것이 분명하다. 2017년 5월 14일 조선국방과학원이 화성-12형 시험발사를 진행했을 때,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2형이 “최대정점고도 2,111.5km까지 상승비행하였다가 787km 떨어진 동해의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하면서, “핵탄두폭발체계의 동작정확성을 확증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표준화된 핵탄두 뿐 아니라 대형 중량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중장거리탄도로케트”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표준화된 핵탄두는 전술핵탄두인데, 핵탄두가 표준화되었다는 말은 조선에서 전술핵탄두가 다량으로 생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조선의 핵무력에 관해서 매우 제한적인 정보밖에 알지 못하는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의 핵탄두보유량을 60발 정도로 추정하지만, 조선이 핵탄두를 장착해 실전배치한 각종 미사일만 해도 족히 100발이 넘을 뿐 아니라, 핵무기고에 저장한 예비핵탄두가 더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들의 추정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다.  

 

2017년 8월 29일은 일본제국이 1910년에 봉건국가 조선의 주권을 강탈하여 식민지로 만든 국치일이었는데, 사회주의조선은 그날 화성-12형을 일본렬도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으로 날려보내는 위력시위발사를 단행했다. 그 놀라운 소식을 들은 일본은 간담이 서늘해졌고, 조선은 통쾌함을 느꼈다. 그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2형 위력시위발사를 지도하면서 화성-12형 위력시위발사가 “괌도를 견제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전주곡으로 된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10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관은 화성-12형 4발을 발사하여 괌에서 30~40km 떨어진 동서남북 해상에 동시에 떨어뜨리는 포위사격방안을 발표하여 미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엄청난 에너지를 분출하는 2017년식 백두산로켓엔진이 화성-12형에 장착되었는데, 사거리는 8,400km로 추정된다. 사거리가 그처럼 길면, 괌포위사격은 물론이고 하와이포위사격도 할 수 있다. 괌, 하와이, 알래스카를 포함한 미국의 태평양 영토 전체가 화성-12형의 사거리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조선은 자기에게 핵위협을 가하는 숙적과는 언젠가 한 번 싸워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일념을 갖고 있는데, 그런 조선이 화성-12형을 실전배치한 것은 미국이 첨단무기를 늘어놓은 인도-태평양작전구역 전역을 타격할 준비를 끝냈음을 의미한다.   

 

화성-12형의 뒤를 이어 20번째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가 열병식 광장에 들어섰다. 그 순간, 광장을 가득 메운 수 만 명 군중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환호성을 올렸다.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 방송원은 현장해설 중에 화성-15형을 “세계 최강 절대병기”라고 불렀다. 군중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열병식 광장에 들어선 화성-15형을 자세히 보니, 첨두는 흰색으로 칠해졌고, 분사구 부분은 붉은색으로 칠해졌다. 화성-15형은 사거리가 14,000km로 추정되는 중량급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기억도 새로운 2017년 11월 29일 시험발사에서 최고정점고도 4,475km의 우주공간으로 솟구쳐 올랐던 화성-15형이다. 조선의 핵과학자들과 미사일기술자들이 자력갱생투쟁으로 만들어낸 화성-15형이다. 지구를 반바퀴 돌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중량급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갈망해온 조선의 핵무력건설염원을 풀어준 화성-15형이다. <사진 5> 

 

 

▲ <사진 5>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위쪽 사진에 보이는 것은 화성-12형이고, 아래쪽 사진에보이는 것은 화성-15형이다. 6축12륜 발사대차에 탑재된 화성-12형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8,400km를 날아간다. 사거리가 그처럼 길면, 괌포위사격은 물론이고 하와이포위사격도 할 수 있다. 9축18륜 발사대차에 탑재된 화성-15형은 열핵탄두를 장착하고 14,000km를 날아간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15형을 쏘면 지구를 반바퀴 돌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  


 

6. 화성-15형보다 더 강력한 화성-16형 만든 이유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맨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 것은 전 세계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11축22륜 발사대차 4대에 각각 탑재된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위용을 과시하며 열병식 광장으로 들어섰다. 그 순간, 군중들이 올리는 경탄의 함성이 평양의 밤하늘에 메아리쳤다.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5형 다음에 등장했으므로, 화성-16형으로 부른다. 

 

조선문제를 보도하는 미국의 온라인매체 <38노스(North)> 2020년 10월 10일 분석기사에 실린, 조선의 미사일능력을 되도록 축소하는 미국의 미사일전문가들이 분석한 내용에 의거하면, 화성-16형은 탄체길이가 약 26m이고, 탄체지름이 약 3m이며, 탄체중량은 약 150t이다. 이것은 화성-16형이 전 세계에 현존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들 가운데서 가장 큰 대륙간탄도미사일이고, 지난 시기에 존재했었던 전 세계 대륙간탄도미사일들 중에서 가장 큰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말해준다. 

 

화성-16형의 사거리는 16,000km로 추정된다. 화성-16형은 지구 땅끝까지 타격할 수 있는 초강력한 전략무기다. 조선의 화성-16형과 다른 나라의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비교한 아래의 도표를 보면, 화성-16형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엄청난 힘을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니트맨

(미국)

둥펑-41

(중국)

RT-23

(로씨야)

화성-16

(조선)

 

탄체길이

 

18.3m

21.0m

23.4m

26.0m (추정)

 

탄체지름

 

1.68m

2.25m

2.40m

3.0m (추정)

 

탄체중량

 

36t

80t

104t

150t (추정)

 

사거리

 

11,000km

15,000km

11,000km

16,000km (추정)

 

발사대

 

수직갱

발사대차

열차

발사대차

  

 

중국이 2017년에 실전배치한 둥펑-41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는 열핵탄두(thermonuclear warhead) 12발이 장착되었고, 로씨야가 2005년까지 실전배치하고 퇴역시킨 RT-23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열핵탄두 10발이 장착되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둥펑-41이나 RT-23보다 탄체지름이 더 긴 화성-16형에 열핵탄두가 최소 10발 장착된 것이 확실하다. 만일 조선이 열핵탄두 10발이 장착된 화성-16형을 1발만 쏴도, 미국 본토 전역은 말 그대로 초토화될 것이다. 미국의 국가운명이 화성-16형 1발에 달려있는 것이다. <사진 6> 

 

▲ <사진 6>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맨마지막 행진순서에 화성-16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11축22륜 발사대차에 탑재된 화성-16형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화성-16형은 각개발사식 열핵탄두 10발을 장착하고16,000km를 날아간다. 상상을 초월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화성-16형의 출현은 조선이 임의의장소에서, 임의의 시각에 미국 워싱턴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완전무결한 핵타격능력을 보유하였음을 의미한다. 화성-16형을 보유한 것으로 하여 조선은 외세침략위험이 종식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미국의 위성감시를 피하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지하기지에 보관하는데, 화성-16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의 차체길이가 약 30m로 추정되므로, 조선에는 그처럼 큰 발사대차가 여러 대 드나드는 거대한 지하기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수직갱에 보관하지 않고, 반드시 발사대차에 탑재하여 지하기지에 들여놓는다. 수직갱은 미국의 위성감시망에 탐지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그러므로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11축22륜 발사대차는 화성-16형을 싣고 미국의 위성감시망을 따돌리기 위해 지하기지 안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거리가 14,000km인 화성-15형만 있어도 미국 워싱턴을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는데, 조선은 왜 그보다 사거리가 더 긴 화성-16형을 만들었을까? 평양에서 워싱턴까지 거리는 14,560km이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사거리가 14,000km 화성-15형을 워싱턴으로 쏘려면, 화성-15형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를 함경북도로 이동시켜야 한다. 만일 화성-15형 지하기지가 함경북도에 있다면,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지만, 다른 지역 지하기지에 배치된 화성-15형은 발사대차에 실려 함경북도로 멀리 이동해야 한다. 화성-15형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가 지하기지에서 나와 함경북도로 이동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미국의 위성감시망에 노출될 위험도 생긴다. 또한 험준한 산악이 들어찬 함경북도의 산길은 폭이 좁고, 구불구불해서 9축18륜 발사대차가 들어서지 못한다. 그래서 조선은 함경북도로 가지 않고,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각에 워싱턴으로 쏠 수 있는, 사거리가 15,000km 이상인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구해왔다. 2020년 10월 10일 화성-16형의 출현은 그런 전략적 요구가 해결되었음을 실물로 입증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각에 워싱턴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완전무결한 핵타격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침략적 핵위협은 정의의 핵억제력으로 종식시킬 수 있다. 다른 방도는 없다. 시선을 돌리면, 자기를 지켜줄 정의의 핵억제력을 갖지 못한 꾸바, 이란, 수리아 같은 나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의 침략적 핵위협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난 70년 동안 조선을 핵위협으로 끊임없이 괴롭혀온 아메리카핵제국을 열핵화염으로 징벌할 화성-16형이 마침내 출현했다. 화성-16형의 출현은 조선이 최강의 핵억제력으로 미국의 침략적 핵위협을 종식시켰음을 전 세계에 선포한 거대한 사변이다. 화성-16형의 출현으로 조선은 외세침략위험이 영원히 종식된 안전지대로 전변되었다. 5,000년에 이르는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였던 고구려도 주변대국의 침략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오늘 조선은 외세침략위험이 종식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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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에워싼 함성 “국민의 목숨 짓밟는 외세의 그림자 이제 걷어내자”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11/01 [01:00]  

▲ 집회 참가자들이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녹사평역에서 열린 국민대회에서 대진연 학생들이 율동공연을 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미군장갑차 사건 진상을 규명하라!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국민대회  © 김영란 기자

 

▲ 녹사평역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용산 미군기지 6번 게이트로 행진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그 날까지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서 우리 국민이 미군에 의해 무참히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파렴치한 주한미군을 일벌백계할 것이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국민주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위원회 등 시민단체가 31일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10.31 국민대회(이하 국민대회)’를 열었다. 

 

대진연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단(이하 진상규명단)이 농성을 마무리하면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집회를 연 것이다.

 

국민대회는 결의문에서 “주한미군이 군홧발로 이 땅에 들어온 지 어느덧 7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여 우리 국민의 목숨을 짓밟는 외세의 그림자를 이제는 반드시 걷어내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대회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전쟁기념관 앞과 녹사평역 두 군데로 나눠 진행했으며,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용산 미군기지 담벼락을 따라 풍물패와 만장을 들고 행진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했다. 

 

▲ 국민대회는 장갑차 사건으로 사망한 분들을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박한균 기자

 

◆ 전쟁기념관 앞에서 한미연합사까지

 

  © 김영란 기자

 

▲ 대학생들의 노래공연  © 김영란 기자

 

▲ 결의문 낭독  © 김영란 기자

 

김수형 진상규명단 단장은 두 달 가까이 진행한 농성 투쟁 보고를 했다.

 

김 단장은 “진상규명단은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난 9월 8일부터 지금까지 진행했다. 동두천과 포천 시내 곳곳을 다니면서 국민을 직접 만나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을 함께 외쳤다. 더불어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대학생 단체들과 함께 연대하며 기자회견을 비롯한 투쟁을 해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단장은 이번 미군 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5,000여 명이 넘는 국민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도 미군에 의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 열심히 투쟁하겠다”라며 투쟁 결의도 밝혔다.

 

▲ 김수형 진상규명단 단장(위),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아래)  © 김영란 기자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의장은 “의로운 대학생들의 투쟁에 격려를 보낸다.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라며 대학생들을 격려했다. 

 

이 의장은 “주한미군이 우리 민족에게 해를 끼친 것을 강의한다면 대학교 4년 내내 해도 모자랄 것이다. 주한미군을 철거시키고 통일의 그 날까지 더 크게 투쟁하자”라고 강조했다. 

 

양희원 강원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이번 사건 원인이 2003년 합의한 훈련안전조치 합의서를 지키지 않은 주한미군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양희원 회원은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될 때까지, 우리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 때까지 투쟁하자”라고 호소했다. 

 

이진아 경인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미2사단 폐쇄하라는 내용으로 발언을 했다.   

 

이진아 회원은 “매년 수백 건의 주한미군 범죄가 발생한다. 올해 주한미군이 저지른 범죄가 440건이나 된다고 한다. 이는 하루의 한 건 이상인 꼴이다. 주한미군기지는 범죄 집합소와 같다. 이런 미군이 우리 땅을 자유롭게 들락날락 할 수 있게 가만히 놔둬서 되겠는가”라며 주한미군 범죄의 심각성을 짚었다

 

이어 이진아 회원은 “모두가 입을 모아 이번 미군 장갑차 추돌 사건은 이미 예견된 사고라고 말한다.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될 때까지 사고를 일으킨 미2사단, 당연히 폐쇄해야 한다. 제대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못 한다면 또 다른 장갑차 추돌사건, 주한미군 범죄가 발생할 것이다. 피해자는 바로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미 2사단 당장 폐쇄하라”라고 주장했다.

 

 

▲ 전쟁기념관에서 한미연합사까지 행진, 풍물패가 앞장섰다.   © 김영란 기자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은 한미연합사 입구까지 풍물패를 앞세우고 “포쳔장갑차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하라”, “진상규명될 때까지 미2사단 폐쇄하라”, “주한미군은 훈련안전조치 합의서 이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 녹사평역에서 용산 미군기지 6번 게이트까지    

 

▲ 국민대회 참가자들  © 김나현 통신원

 

▲ 김은주 진보당 강북구위원회 위원장  © 박한균 기자

 

▲ 대학생들의 노래공연  © 김나현 통신원

 

김은주 진보당 강북구위원회 위원장은 “1992년 윤금이 씨 살인사건, 2002년 효순이 미선이 미군장갑차 압사사건, 2005년 김명자 씨 트럭 압사사건, 2014년 택시기사 폭행, 술 취해 캐리비언 여직원 성추행 2020년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바로 미 2사단이 저지른 만행이다”라며 미 2사단의 범죄행위를 짚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될 때까지 미2사단을 폐쇄해야 한다. 주한미군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함께 싸우겠다”라고 투쟁 의지를 피력했다. 

 

장미란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의 내용으로 발언했다. 

 

장미란 회원은 “주한미군은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후 훈련안전조치 합의서를 합의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주한미군은 장갑차 등 전술 차량이 이동할 때 한 번도 호송 차량을 요청한 기록이 없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예견된 사건이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이 사건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한미군의 범죄에 대해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이 주한미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맞고, 죽어갔던 우리 사회 악순환을 끊어내자”라고 호소했다. 

 

이상미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미 2사단은 그동안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우리가 입에도 담기 힘든 잔인한 범죄 모두 미 2사단이 저질렀다. 미군이, 미 2사단이 우리 땅에 있는 한 우리 국민은 계속 죽어 나갈 것이다. 이번 장갑차 사건을 계기로 미 2사단을 폐쇄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라며 미 2사단 폐쇄를 요구했다. 

 

▲ 결의문 낭독  © 박한균 기자

 

▲ 녹사평역에서 용산 미군기지 6번게이트까지 행진하는 참가자들  © 박한균 기자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녹사평역에서 용산 미군기지 6번 게이트까지 거리연설과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아래는 이날 집회에서 낭독한 결의문이다.

 

-------------아래----------------------

 

지난 8월 30일, 미2사단의 안전조치 미이행이 소중한 우리 국민 네 분의 목숨을 앗아갔다. 어두운 밤 국방색으로 칠해진 미군 장갑차가 호위 차량도 동원하지 않은 채로 일반국도를 활보하고 있었던 것이다.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후 2003년 한미 당국이 공식적으로 체결한 ‘훈련안전조치 합의서’의 내용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미2사단은 이를 전혀 지키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참변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번 사건 이후, 가해자인 미2사단은 수사 당국으로부터 제대로 된 조사 하나 받지 않았고 오히려 주민들의 반대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지 못하다며 적반하장 식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우리 국민의 생명을 파리 목숨만도 못하게 여기고 있는 자들이 바로 주한미군이다. 두 여중생이 장갑차에 무참히 짓밟혀 죽어도, 본인들의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우리 국민 네 분이 돌아가셔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파렴치한 이들이 바로 주한미군이다. 

 

이 같은 주한미군의 막무가내식 만행이 계속되어도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외교부와 국방부 등 우리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대한민국 정부는 미군의 범죄 사실을 묵인하고 방조할 뿐이었다. 미2사단이 약속을 어겼지만 처벌할 수 없다는 포천경찰서의 말은 어불성설이며 절대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이러한 모순된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 

 

우리 국민은 언제까지 이토록 허탈하게 죽어야 하나. 미군은 우리 국민을 죽여놓고도 왜 처벌 하나 제대로 받지 않아야 하나. 언제든지 내 가족이, 내 친구가 이토록 허탈하게 미군에 의해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참변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을 결코 모른 체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손바닥으로 결코 하늘을 가릴 수 없듯, 수십 년간 불평등한 SOFA협정의 그늘에서 자행됐던 수많은 주한미군의 죄행들을 우리는 더 이상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주한미군이 군홧발로 이 땅에 들어온 지 어느덧 7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여 우리 국민의 목숨을 짓밟는 외세의 그림자를 이제는 반드시 걷어내야만 한다. 

 

국민이 평화의 품 안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주한미군 범죄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행동하며 목소리 낼 것이다.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그 날까지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서 우리 국민이 미군에 의해 무참히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파렴치한 주한미군을 일벌백계할 것이다.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라!

진상규명 · 책임자처벌 이뤄질 때까지 미2사단 폐쇄하라!

책임자처벌 및 재발방지책 마련 시까지 모든 장갑차 기동 금지하라! 

 

2020년 10월 31일

국민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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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검찰개혁을 알리바이로?…양심적 검사들 등돌린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 인터뷰] "文정부 개혁 흐지부지…불평등 바로잡겠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긴 이야기는 이렇게 요약된다.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는 것'으로는 검찰개혁, 노동, 성평등 문제 등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검찰개혁이 집권세력의 개혁성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냐"며 "검찰개혁이 '검찰 길들이기'로 가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공수처가 핵심이고, 정의당은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고 싸울 것"이라면서도 "정권 연루 사안을 수사하면 '적폐'라는 식의 얘기는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수사는 성역 없이 해야 한다. 검찰개혁의 목표가 '여당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감찰 지시 등에 대해서도 "추 장관이 진중하지 않다"며 "검찰개혁을 '추미애-윤석열 파워게임'으로 전락시키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 역시 "국정감사에 작심하고 싸우러 나왔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노동·부동산 등 의제에 대해서는 "개혁이 흐지부지되고 있는 문제가 가장 크다"며 플랫폼 노동 등 환경 변화에 대한 정부·여당의 침묵, 주 52시간제 도입 1년 6개월 유예 등을 매섭게 비판했다. '부동산 문제에 정부는 손을 떼라'는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정면 반박하면서도, 오히려 종부세 축소 주장이 여권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도 비판했다.

 

성평등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부산시장 선거 원인이 된 성 비위 사건에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고, 정의당이 낙태죄 폐지 이슈에 당력을 집중해 싸울 것임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의당의 전략적 목표가 "진보가 세상을 바꾼다"는 명제를 널리 알리는 것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특히 '조국 사태' 이후 사회 정의에 대한 요구가 공정으로 축소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공정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정치는 불평등을 바로잡는 게 주된 의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30일 국회 정의당 당 대표실에서 가진 김 대표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김종철 정의당 대표. ⓒ프레시안(최형락)

"문재인 정부, 문제는 '개혁 흐지부지'…검찰개혁이 '개혁성 알리바이'냐"


 

프레시안 : 취임을 축하드린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할 것은 하겠다'는 자세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정부·여당의 국정운영 가운데 무엇이 가장 문제라고 보나?


 

김종철 : '흐지부지'가 가장 크다. 노동 문제에서 주 52시간제 문제가 있는데, 가장 절실한 사람들은 오히려 중소·영세기업 노동자들인데 52시간제 적용을 1년6개월 유예시켜 버렸다. 사실상 올 연말이 지나야 50인 이상 사업장에 확대적용되고, 50인 이하는 내년 연말까지 가야 한다. 그나마 계속 유예시키면 할 수가 없다. 차라리 애초에 '52시간'을 못박지 말고, 첫 해에는 58시간으로 하되 대신 예외를 두지 않고 중소기업까지 적용했어야 했다. 그리고 다음해부터 56시간, 54시간으로 줄이다가 마지막에 52시간으로 하면 됐지 않나. 처음에는 기세등등하게 '하겠다'고 했다가 유야무야되는 게 너무 많다.

 

택배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으로 거론되는 생활물류서비스법도 이번에 민주당이 낸 법안은 뭐가 살짝 빠졌더라. 예를 들어 여객운수노동자들은 근무 후 11시간 연속 휴게 시간을 갖게 하는 게 (사용자의) 의무인데, 택배노동자들에게도 그 조항을 준용해서 7시간 연속 휴식을 보장하는 등 실질적 과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다만 이 부분은 소득과 연관돼 있어 택배노조 측과 얘기해 봐야 할 것이다. 이스타항공 문제도 노동자들을 만나보면 본인들 생존 문제가 해결될지 걱정이 많고 그게 단식투쟁의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가 지원을 해 주면 기업이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부동산 문제도 그렇다. 다주택 종부세는 올해 7월에서야 정상화된 것이고, 이어 공시지가 정상화로 가야 하는데 다시 고가주택 기준이 9억이냐 6억이냐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러다 또 흐지부지된다. '우리 정권에서 논란은 없다'는 태도다. 자신들의 개혁성은 검찰개혁만으로 '알리바이'를 삼고 있는 것 같다.


 

프레시안 : 보수진영에서는 부동산 문제를 놓고 '시장에서 손을 떼라'고 하고 있다.


 

김종철 : (한숨) 부동산은 아무리 싼 부동산이라 해도 비싼 재화다. 가장 비싼 재화이면서 필수 생활수단이다. 국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만 맡기라? 더 난리가 난다. 보수진영은 그런 얘기를 할 자격이 없다.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 150만 호 공급하겠다고 하고 (공공주택 확대 방향을 잡았으나) 박근혜 정부 때 사실상 폐기시켰다. 건설사 이윤이 안 남는다고 다 뭉개버리고, 공공주택 공급을 날려버린 것이다. 그런 그들이 말하는 주거정책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프레시안 : 부동산 문제는 '공정'이라는 화두와도 연결된다. 시민들은 자신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고통받는데 고위공직자나 힘 있는 사람들은 다주택을 보유한 것을 보고 배신감을 느낀다.


 

김종철 : 정권 참여 세력들이 사실은 자신들도 기득권 연합에 동참하고 있으면서 그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방패막이 삼아서 '우리가 그래도 국민의힘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포장하면 안 된다.

 

프레시안 : 부동산 문제도 있지만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로 현 집권세력에 대한 비판하는 집단들이 가장 앞세우고 있는 구호가 '공정'이 됐다. 사회 정의에 대한 요구가 단지 절차적 공정으로 축소 제기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이에 대한 정의당의 입장은?


 

김종철 : 불공정 이슈는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 모든 국민은 태어날 때부터 불공정하다. 어느 지역에서 태어났느냐, 남성이냐 여성이냐, 이런 차이가 불공정을 낳는다. 그 결과로 발생하는 불평등을 어떻게 결과적으로 공평하게 만드느냐가 정부의 역할이고 정치의 역할이다.


 

불공정 문제는 그 자체로는 쉽게 개선될 수 없다. 어떤 시험 하나가 공정하게 치러지느냐 아니냐, 여기에 포커스가 갇히면 안 된다. 인천공항공사 사례를 보면, 입사 루트 하나하나가 불공정하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보다 그 시험을 봐서 공기업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게 중요하다. 0.1%의 쟁점을 가지고 '이것이 해결되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하면 안 된다.


 

프레시안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은 이른바 2030 세대의 요구를 '결과의 평등은 바라지도 않는다. 시험만이라도 공정하게 보게 해달라'는 것으로 요약 진단해 제시하기도 했다.


 

김종철 : 그런 문제의식이 나쁜 것은 아니다. '내가 노력해서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문제의식은 긍정적이다. 다만 구조적으로 그게 불가능한 사회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시험의 공정성을 얘기하지만, 아무리 입시를 공정하게 해도 사교육의 힘, '부모 찬스', 기득권 네트워크의 힘이 자연스럽게 작용하는 것을 극복할 수는 없기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나 정치는 불평등 문제를 제대로 바로잡는 게 주된 의무여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검찰개혁이 '검찰 길들이기'로 비쳐…추미애 진중하지 못하다"


 

프레시안 : 정부·여당이 과감한 개혁을 주저하면서 자신들의 개혁성을 입증할 '알리바이'로 검찰개혁을 내세우고 있다고 조금 전에 김 대표가 말했는데,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방향 자체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종철 : 검찰개혁 핵심은 공수처다. 저희는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고 같이 싸울 것이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헌 변호사 등이 공수처장 추천을 지연시키거나 한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예를 들어 정권이 조금이라도 연루된 것을 검찰이 조사하려 하면 '(검찰이) 적폐다'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 대표적으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말 한 마디, 편지 한 장으로 우리나라 집권당, 제1야당, 법무장관까지 들썩들썩 하는 게 맞나? 희대의 사기 피의자에 부화뇌동하는 것으로 검찰개혁 필요성을 얘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런 검찰개혁을 알리바이로 정권의 개혁성을 입증하려고 하지 말라.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성역 없는 수사를 해야지, (이 사건 수사를 두고) '윤석열 물러나라', '이쯤 되면 물러날 때가 됐는데 윤석열이 참 질기다' 이런 뉘앙스를 주는 게 국민들 보기에 얼마나 한심한가.


 

프레시안 :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감찰 지시를 놓고는 검찰 안팎에서 '검찰 중립성·독립성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추 장관의 최근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김종철 : 검찰개혁의 목표가 '여당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으로 비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추 장관 수사지휘권 행사에 문제제기를 하면 다 나쁜 검사냐? 그렇지 않다. 이복현 부장검사를 예로 들면, 이 부장검사는 한때 이명박·박근혜 수사하다가 좌천되기도 했고 박 전 대통령이 감옥을 가게 한 일등공신이다. 또 삼성 문제를 끈질기게 파서 재판에 넘긴 검사다. 이런 검사마저도 '너희들도 검찰이니까 용납할 수 없다', '여당에 대드는 검사는 용납하지 않겠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되겠나?


 

제가 당 대변인일 때 한 번 논평을 하기도 했지만, 추 장관 행동이 진중하지 않다. 검찰개혁 와중이라고 해서 추 장관을 비판하는 것이 마치 검찰 편을 드는 것처럼 봐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이라는 과제를 '추미애-윤석열 파워게임'으로 전락시키면 안 된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나름 개혁적인 검사들, 나름 양심적으로 해왔던 검사들마저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금 보여주고 있는 추 장관의 모습, 정권의 모습이 (자칫) '검찰 길들이기'로 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보이는 게 대단히 우려스럽다.


 

프레시안 : 윤석열 총장의 국정감사 발언을 놓고도 정치와 완전히 선을 긋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있다. 대검 국정감사를 어떻게 봤나?


 

김종철 : 윤 총장이 작심하고 싸우러 나왔더라. 자기가 맺힌 게 있으니까 그랬을 것 같다. 다만 정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자기 자유라고 하지만 권력기관장, 특히 검찰총장이 그렇게 한 데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사실 윤 총장이 정치를 한다고 해도 정치적·정책적으로 보면 잘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저런 식으로 정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프레시안 : 윤 총장이 검찰개혁의 주체에서 대상이 된 것은 시기적으로 보면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다. 비단 '추미애-윤석열 갈등'뿐 아니라 그때 이후로 시민사회, 진보진영 내부도 분열·갈등을 되풀이하고 있다. 공개적 논쟁을 통한 갈등의 치유도 정치의 역할인데, 해법이 뭘까? 

 

김종철 : 지금도 무슨 '조국이냐 아니냐' 이런 것으로 싸우는 건 아닌 것 같고, 다만 당시 시민들이 조국 사태에 분노한 이유 중의 하나는 '아무리 공직자이고 정치인이지만 한 사람을 저렇게 털 수도 있구나', '한꺼번에 수십 군데를 압수수색하고 박살낼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본 것이다. 그런 면에서 검찰개혁 과제가 있다. 제 주변의 아주 괜찮은 사람들도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며 검찰에 이를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저렇게 한 사람을 완전히 끝장내겠다는 생각으로 국가 권력을 동원할 수 있느냐' 하는 데 분노한 것이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그때 어떻게 했어야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공수처를 중심으로 검찰개혁이 추진돼야 하고, 그러면서도 '여당을 압박하는 검찰은 가만두지 않겠다'는 행태 역시 버려야 한다.


 

프레시안 : 큰 원칙을 지키면 자연스레 문제가 풀리리라는 주장으로 이해된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불거진 또 하나의 현상은, 진보진영 내에서도 금태섭 전 의원, 진중권 전 교수 등이 정부·여당을 본격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이들의 문제 제기는 크게 보면 정치적 자유주의의 범주 안에 있다. 진보진영의 문재인 정부 비판이 흡사 자유주의적 목소리에 독점되고 있는 상황인데,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입장에서 이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김종철 : 자유와 인권은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게 제일 먼저다. 물론 재산권적 자유주의 같은 주장은 제한돼야 한다고 보지만, (정치적 자유주의의 측면에서) '내로남불은 안 된다' 이런 주장은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다. 다만 자유주의적 문제제기가 여론을 독점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금 전 의원의 문제제기는 일정 정도 타당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반성이지 않나? 조국 인사청문회 때 '이건 잘못된 것이다'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 '왜 우리 진영에 서지 않느냐'고 하는 건 'O 아니면 X'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는 것 아니냐.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히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어떤 측면에서는 정의당의 존재 이유와도 연결된다고 본다. 'A당 아니면 B당 중에 고르라'고 하면 'C당'인 정의당은 존재 가치가 없지 않나.


 

프레시안 : 금태섭·진중권 등 진보진영 내의 비판적 목소리가 조명되는 배경으로,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팬덤 정치' 문화가 지적되기도 한다.


 

김종철 : 제가 볼 때 여당 지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런 비판이)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이 재집권하는 데 기여하고 그로 인해 '이명박근혜'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건 저희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을 무작정 지지하자'라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에 불과하다.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비판은) 그래서 앞으로 나가려는 것이다. 지난한 과제다.  


 

ⓒ프레시안(최형락)

"당헌개정하면 끝? 민주당, 성평등 생각 있나"


 

프레시안 : 정부·여당에 대한 시민사회, 특히 진보진영의 비판 지점 가운데 하나는 페미니즘(여성주의)에 대한 소극적 태도다. 특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고 이후,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연대 문제를 두고 정의당이 여권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정의당 내에서도 이전 지도부 때 넥슨 성우 문제를 놓고 탈당 등 내홍이 있었다.


 

김종철 : 페미니즘·성평등 사안에서 성평등주의는 우리가 계속 가져가야 할 가치다. 그런데 이게 논란이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다른 정당들이 그 문제에 아무 책임을 지지 않고 말도 안 하기 때문이다. (편집자 : 넥슨 사태 때 논평을 낸 원내정당은 정의당이 유일했다.) 아주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고 문제가 있는데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원인이 (자당 소속 단체장의) 성 비위 사건인데도 '당헌당규 개정하면 끝'이라는 식이다. 책임지지 않는 태도다.


 

낙태죄 문제도 마찬가지다. 과연 헌재 결정이 없었으면 민주당이 낙태죄를 건드리기라도 했겠나? 여전히 임신중지를 선택하는 여성들은 고통받고 있고, 불법으로 내몰리고 있고, 그런데도 드러내놓고 싸우기도 힘들다. 당사자들도 고통스럽고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종교계 눈치만 보면서 아무 얘기를 안 하고 있다가, 헌재 결정이 나니까 하긴 하는데 정부도 여당도 '그래도 여전히 낙태는 죄다'라고 하고 있다. 12월까지 정의당이 세게 싸울 것이다.

 

박원순 시장 조문 때 있었던 일은 죽음에 대한 감정적 문제고,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비판하는 당원들도 두 의원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거나 피해자 편에서 발언한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탈당한 사람들도 피해자 보호를 반대한 게 아니라 '조문은 그냥 안 가면 되지 꼭 안 간다고 공개적으로 말을 했어야 하느냐' 이런 거였다. 당 내에서는,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성평등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자연스럽게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문제와도 연결되는데, 당 대표 취임하자마자 일성으로 '보선은 지도부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보선 선거전략은?


 

김종철 :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이다. 서울시장 선거 TF를 만들 것이고, 아직 구성이 다 안 됐지만 제 책임 하에 끌고가려고 한다. 정책부터 준비할 것이고 특히 서울의 주거 문제에 대해 강력한 대책을 낼 것이다. 후보로 나설 인물도 많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 출신인 권수정 서울시의원, 정재민 서울시당 위원장, 이동영 전 관악구의원 등이 있어 서울시 선거는 자신이 있다.


 

부산은 '기후위기 공동정부'를 만들자고 (민주당·국민의힘이 아닌) 다른 정당들과 함께하려 한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출신인 김영진 부산시당위원장이 있고, 박주미 전 부산시의원도 있다. 서울, 부산 모두 단일화 없이 완주한다.


 

ⓒ프레시안(최형락)

"선명한 진보로 세상 바꾸겠다…노동 유연화? 검토할 수 있다" 
 

 

프레시안 : 보궐선거에 이어 내후년 대선이 있다.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의당 내 대선주자로 본인도 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 대선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그리고 '대선주자 김종철'을 상징하는 말이 있다면?

 

김종철 : 목표는 물론 당선이고(웃음), '진보가 세상을 바꾼다'는 게 저의 슬로건이다.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된 이유도 '김종철이 되면 뭔가 바뀌겠다'는 것, 제가 상대 후보보다 더 과감하게 선명한 진보를 얘기했다는 것이다. 국민들도 세상을 바꾸기 원한다. 더 진보적인 것이 세상을 더 잘 바꿀 수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높은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게 그래서 아니겠나.


 

프레시안 : 이낙연 대표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김종철 : (이 대표 개인에 대한 평가보다도) 솔직히 말하면 큰 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할 때가 돼서 힘이 빠졌을 때의 민주당이 걱정이다. 과연 뭘 하려고 할지. 전반적으로 문 대통령이 갖고 있는 개혁적 이미지가 있는데, 거기서 '개혁'이 탈각되면 진중함만 남지 않겠나. 그러면, 진중하기만 하면 세상은 안 바뀌는 것 아니냐.

 

프레시안 : 대표 취임 후 '진보의 금기에 도전하겠다'고 하면서 연금개혁, 노동개혁 등 의제를 제안했다. 노동시장 개편에 대한 구체적 의견은?


 

김종철 : 구체적인 것은 말을 좀 아끼려고 한다. 지금 노동시장에는, 이전 구조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다. 자영업자-노동자가 구분이 안 되고, 사용자가 누구인지 애매한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특수고용직이 늘어났다. 이런 분들을 포괄하기 위한 노동개혁이 필요한 것은 맞다. 기존의 정규직화만으로는 개혁 목표가 달성될 수 없기 때문에 '노동의 유연화'라는 것을 검토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관철돼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노동이사제가 대표적이다. 또 실업이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실업급여 기간 확대와 액수 상향, 국가의 재취업 교육과 재고용 알선, 산별협약 전국 적용 등도 전제돼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이런 얘기를 나눌 의사가 있느냐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혼자서 떠드는 느낌이고 그 당 내부에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민주당은 예전에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하긴 했으나 집권 이후에는 '절대로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태도만 보인다. '우리 정권에서 논란은 검찰개혁뿐'이라는 식이다. 그런데 자칫 우리가 이 얘기를 앞장서 주도하다보면 갑자기 우리가 노동계와 티격태격하는 양상이 된다.

 

프레시안 : 취임 인사차 김종인 위원장을 찾아가서 나눈 대화에서 산별교섭 도입 등 북유럽식 노동시장 모델을 언급한 점이 인상깊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플랫폼 노동 등 환경 변화와 1930년대식 산별노조 체계가 잘 조화될지 의문이 있다.

 

김종철 : 그런 부분은 산별노조 협약으로는 안 된다. 새로운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소득이 안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택배 노동자 문제도 그렇고, 과로·장시간노동 등이 전제가 돼야 한다. 이것에 대처하려면 전국민 고용보험을 확대해야 한다. 저희는 고용보험도 '전국민 소득보험' 등으로 이름을 바꾸려고 하는데, 실업보험 체계 개편을 해야 한다.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자, 나아가 자영업자까지 2700만 취업자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보험제도가 들어와야 산별협약(이 메우지 못하는 부분)이나 소득 감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프레시안 : 군인·사학연금의 국민연금 통합 의제도 제기했는데, 고령자 대상 기초연금이나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제 도입 문제와 연계된 구상인지?


 

김종철 : 우선 우리 당은 기본소득을 도입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 정신, 누구에게나 기본적 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정신은 공감한다. 전국민에게 일정 수준 소득을 유지하게 하는 '소득보험' 등이 하나의 방편이고, 기초노령연금도 지켜가면서 액수를 상향해야 한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의 국민연금 통합과 함께 국민연금 자체 개혁도 필요하다. 당에 '연금개혁 본부'를 만들어 총체적 안을 내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프레시안 : 총선에서 사상 초유의 '위성 정당'이 등장한 것에 대해 정의당은 민주당·국민의힘 양당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런데 총선 후 나오는 얘기는 '이게 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이다. 그걸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철 : 취임하자마자 선거법 개정하겠다고 하면 '정의당은 맨날 선거법 얘기만 하느냐'고 할 것 같아 시간을 좀 두려고 하는데, 큰 틀에서 보면 연동형이 문제가 아니다. 위성정당이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없애버린 게 문제다. 연동형 비례제를 헌법에 못박는 개헌, 의석 수를 늘려 비례대표 의석을 100석 확보하는 것, 아니면 의석 수는 유지하되 위성정당이 발붙일 수 없게 하는 조항을 현행법에 삽입하는 문제 등 여러 층위의 대안이 있고, 이를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 민주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하면 희대의 야합이 되지 않겠나.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3015524512579#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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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한진택배 유족 “지병으로 사망? 숨지기 전날 검진 이상 없었다”

“사망원인은 심야 노동에 의한 과로사”

강석영 기자 getout@vop.co.kr
발행 2020-10-31 18:28:36
수정 2020-10-31 18: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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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택배 ‘운송 노동자’가 지난 27일 심야 노동 중 사망한 데 대해 한진택배 측이 지병을 문제 삼자 유족 측은 “사망 전일 정기검진에서 아무 이상이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심야 노동에 의한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유족 측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진택배 협력업체인 Y 물류 소속 트레일러 운전사인 김 모(59) 씨는 27일 오후 11시 24분경 한진택배 대전터미널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구급차가 도착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안타깝게도 이송되던 중에 사망했다.
한진택배 협력업체인 Y 물류 소속 트레일러 운전사인 김 모(59) 씨는 27일 오후 11시 24분경 한진택배 대전터미널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구급차가 도착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안타깝게도 이송되던 중에 사망했다.ⓒ유족

한진택배 협력업체인 Y 물류 소속 트레일러 운전사인 김 모(59) 씨는 27일 오후 11시 24분경 한진택배 대전터미널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 이송 중 사망했다. 김 씨는 약 3개월 전부터 대전~부산 구간 화물 운송을 했다. 그는 매일 밤 10시에 출근해 다음 날 아침 10시에나 퇴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기사:한진택배 운송 노동자 심야노동 중 또 사망, 올해 15번째)

한진택배 측은 사망원인으로 김 씨의 지병을 지목하며 과로사라는 주장에 선을 긋고 있다. 김 씨는 7년 전 폐 수술과 2년 전 폐혈관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김 씨 유족 측은 31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건강했던 김 씨가 갑작스럽게 죽었다며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의 사위 박 모 씨는 “아버지는 사망 전날인 10월 26일 대전 을지병원에서 7년 전 폐 수술과 관련된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일부 항목에서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항목은 2주 뒤에 결과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악화해서 간 것이 아니다. 원래 큰 수술을 하면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29일 경찰의 부검 결과, 김 씨의 사망원인은 심정지였다. 박 씨는 “사망원인인 심장과 수술한 폐는 전혀 상관이 없다”라며 “7년 전 수술은 폐와 연결된 혈관이 터지면서 폐에 피가 고여 썩으면서 폐를 일부 절제했다”라고 말했다. 사망원인을 알 수 있는 조직 채취 결과는 2주 후에 나올 예정이다.

24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주범, 재벌택배사 규탄대회’ 참가자들은 한진택배 본사 건물에 각자 구호가 적힌 피켓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다.
24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주범, 재벌택배사 규탄대회’ 참가자들은 한진택배 본사 건물에 각자 구호가 적힌 피켓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다.ⓒ민중의소리

“원인은 심야 노동에 의한 과로사”

유족 측은 김 씨가 심야 노동으로 축적된 과로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고 있다. 김 씨는 숨지기 3주 전 딸과 사위에게 “너무 힘들다. 그만두고 다른 일을 알아보고 싶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 김 모 씨는 “어머니 걱정할까 봐 아버지가 저희에게만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평생 운전을 직업으로 삼으셨는데 그동안 스트레스받는다거나 다른 일을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런데 3주 전 밤에 장거리를 오가는 것이 힘들다며 처음으로 그만두고 싶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생전 시내버스, 고속버스, 탱크로리 등 운송업에 종사했지만, 이번 택배 업무로 밤 고정 운송업무를 처음 맡았다고 박 씨는 말했다.

택배 운송 노동자 대다수가 심야 노동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고 이복규 택배노조 조직국장은 강조했다. 고객에게 직접 물품을 배송하는 택배 노동자에 비해, 택배 업체의 허브 터미널과 서브 터미널 사이를 오가며 물류를 운송하는 운송 노동자의 심야 노동 실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 조직국장은 “운송업무는 야간작업이 주다. 김 씨처럼 시작한 지 3개월이 됐을 때 (밤낮이 바뀌어) 가장 힘들다. 아침 9~10시에 집에 들어가도 잠이 안 온다. 김 씨도 설 잠을 자다가 출근해서 운전하며 피로와 과로가 계속 쌓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유족이 과로사한 택배노동자 고 김 모씨의 죽음과 관련해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19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유족이 과로사한 택배노동자 고 김 모씨의 죽음과 관련해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19ⓒ김철수 기자

심야 노동의 원인으로 ‘총알 배송’ 문화가 지목됐다. 이 조직국장은 “24시간 안에 배송한다는 한국의 ‘빨리빨리’ 택배 문화 때문에 운송 노동자들이 야간에 일할 수밖에 없다. 24시간 배송이 아니면 낮에 운송하고 다음 날 분류 작업하면 된다. ‘빨리빨리’가 사람 잡는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Y 물류를 통해 한진택배 일을 받는 ‘개인사업자’라서 산업재해 대상이 아니다. 한진택배 측은 “물류를 Y 물류에 맡겼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했고, Y 물류 측은 “김 씨가 4대 보험을 안 들어서 산재가 어렵다”라고 했다고 유족 측은 말했다.

딸 김 씨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다. 믿기지 않는다”라며 갑작스러운 김 씨의 죽음에 말을 잇지 못했다. 사위 박 씨는 “아버지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했다. 아이들과 주말마다 아버지를 찾아뵀는데,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셨다”라며 김 씨를 그리워했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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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좁고 가파른 언덕 동네…“마을버스 없으면? 안 돼, 안 된다니까”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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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통의 ‘모세혈관’ 적자 파산, 막다른 골목 

“시민의 발 마을버스는 더 이상 운행이 어렵습니다.” 지난 9월 말부터 서울의 마을버스 전면에 현수막이 붙었다. 코로나19로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 서울시가 지급하던 보조금도 감소했다.

“손쓸 방법 없이 적자 업체가 늘어난다”며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 현수막을 설치했다. 마을버스 업체들은 노선 변경도, 요금 조정도 할 수 없다며 하소연한다.

마을버스 업체들의 위기는 지역 주민들의 ‘이동 위기’로 이어진다. 마을버스는 민영이되 공공성이 강하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마을버스는 고지대 또는 외지마을, 산업단지·학교·종교시설 소재지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과 노선버스 정류소 사이를 운행한다. 마을버스 취지는 지역민들이 교통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마을버스를 꼭 타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을버스 주 승객들은 산동네에 사는 이들이다. 서울시도 공공성 때문에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시 재정도 줄었다. 서울시는 자치구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지만, 구의 재정도 넉넉지는 않다. 업계에선 도산, 파업 이야기도 나온다. 손실을 메우려면 ‘배차 간격 조정’을 해야 한다. 이 말에 담긴 핵심은 ‘운행 축소’다.

배차 횟수가 줄면 서울시 마을버스는 ‘농어촌 버스’가 될지도 모른다. 언제든 정류장에 가면 금방 탈 수 있는 마을버스는 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 금천구 시흥동의 금천02번이 미래 마을버스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동네 여러 가게엔 버스 시간표가 붙었다. 지난 20일 시흥동의 한 정류장에서 만난 여성이 말했다.

“미용실에 있다가 버스 시간표 보고 나왔어요. 무작정 나와서 기다리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시간표는 꼭 봐야 해요.” 1시간에 2~3회 운행한다.

코로나19는 마을버스 제도의 한계를 드러냈다. ‘마을버스 지원’ 조례를 갖춘 지자체는 드물다. 마을버스 재정 지원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마을버스 기사의 열악한 노동 문제도 여전하다. 노선 조정과 요금 인상에다 장애인 이동권과 환경 문제가 ‘마을버스’에 걸쳐 있다. 공공성을 어떻게 확립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북악산 자락 따라 비탈길…버스 한대 겨우 지나가는 골목 지난 22일 종로08번 마을버스가 서울 종로구 명륜3가 명륜길을 오르고 있다. 버스 종점과 연결된 이 길은 북악산 자락을 따라 가파르게 이어진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북악산 자락 따라 비탈길…버스 한대 겨우 지나가는 골목 지난 22일 종로08번 마을버스가 서울 종로구 명륜3가 명륜길을 오르고 있다. 버스 종점과 연결된 이 길은 북악산 자락을 따라 가파르게 이어진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서울 ‘교통 사각지대’ 다니는 마을버스 따라가보니 

용산02번 

서울 용산구 용산동2가의 ‘해방촌’은 실향민과 농촌을 떠나 서울로 온 이들이 모여 살며 생긴 마을이다. 남산 능선에 든 해방촌 언덕길은 가파르다. 용산02번 마을버스에는 “급경사 구간이오니 손잡이를 꼭 잡으세요”라는 안내 방송이 늘 나온다. 운전석 부근엔 ‘앞쪽으로 넘어지면 위험하오니 앞쪽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손잡이를 꼭 잡으세요’라고 쓰여 있다. 용산02번은 해방촌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지난 21일 해방촌 한 골목길에서 A씨(87)를 만났다. 한 손에 종이포장지를 들고 언덕길을 조심히 내려갔다. 외출했다가 집에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 50년을 넘게 살았다.

해방촌에서 가장 높은 ‘해방촌오거리’의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해방촌성당 방향으로 골목을 더 깊숙이 걸어 들어가야 A씨 집이 나온다. 언덕길을 오르고 내려야 한다. 그는 걷다가 쉬기를 반복했다. “집 앞으로 마을버스가 다니면 좋지 않겠냐”는 말에 “조금만 걸으면 마을버스가 나와서 괜찮다”고 답했다.

“버스가 다녀도 번잡해서…”라며 좁은 골목을 가리켰다.

해방촌을 가로지르는 신흥로는 좁고 인도가 없다. 서울 곳곳으로 길이 통해 오가는 택시나 승용차도 많다. 자전거로 해방촌을 오가긴 더 힘들다. 비좁은 주택가라 주차 공간도 마땅치 않다. 마을버스가 이곳 사람들에겐 자가용인 셈이다. 구불구불한 언덕을 따라가는 마을버스가 없이는 해방촌을 벗어나기도, 찾아오기도 쉽지 않다. 마을버스 종점은 값비싼 부동산의 필수조건인 ‘역세권’과 동떨어진 곳이 많다. 이곳이 그렇다.

종로08번 

‘더 이상 운행이 어렵습니다’ 이승재 와룡운수 대표(왼쪽)가 서울 종로구 명륜3가의 차고지에서 정비사와 함께 차량 정비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더 이상 운행이 어렵습니다’ 이승재 와룡운수 대표(왼쪽)가 서울 종로구 명륜3가의 차고지에서 정비사와 함께 차량 정비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서울 종로구 명륜3가의 명륜길을 오가는 종로08번 마을버스 기사들은 “농담 조금 보태면 뒤로 누워서 올라가는 길”이라고 했다. 북악산 밑자락에 자리한 종점에서 150m 남짓 이어진 언덕을 오를 땐 엔진을 쥐어짜는 소리가 난다. 그래도 2~3분이면 충분히 내려가는 짧은 길이다. 이금례씨(88)는 이곳을 2~3차례 길가에 앉아 쉬며 천천히 내려가야 했다. 약국에 가는 길이다.

“시방 집에 있기 답답해서 운동 삼아 살살 걸어가고 있어.” 지난 22일 만난 이씨는 이 동네에 산 지 40년째라고 했다. 먼저 10년은 세 들어 살았고, 집을 산 뒤 30년을 더 살고 있다. 언덕길을 따라 오르고 내린 시간도 이와 같다. 종점 옆이 집이다. 이 언덕길은 마을버스를 타지 않으면 오를 수 없다. “올라갈 때는 마을버스 타고 가야 해. 안 그러면 집에 못 가.”

이씨는 최근 심장 수술을 해 유독 숨이 차다고 했다. 병원에 다니고 약국을 드나든다. 종로5가 시장에 갈 때도 있다. 마을버스를 안 타면 까마득한 거리다. 그는 마을버스를 “자가용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900원만 내면 갈 수 있으니까 좋지.” 다행히 마을버스가 늦지 않고 자주 와 편히 타고 다닌다고 했다. 이씨의 ‘자가용’인 마을버스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이승재 와룡운수 대표는 종로08번 종점 옆 차고지에서 차량을 정비했다. 낡은 작업화를 신고 기름 묻은 검은 토시를 찬 채 일했다. 1992년 정비사로 일을 시작해 1999년부터 마을버스 업체를 운영한다. 그는 정비사로, 업체 대표로 여러 이름이 붙은 경제위기를 겪었다. 코로나19는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다. 얼마나 더 힘들어질지 예측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수입이 35~40%는 줄었다. 마을버스는 적자가 나면 운송원가를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환승손실 보조금 명목으로 지원금을 준다. 올해 정해진 운송원가는 45만7040원. 지난해보다 10% 줄었다. 서울시는 코로나19를 이유로 고통 분담을 요청했다. 여름이 지나면서 예산이 떨어져 추경 예산이 편성됐다. 서울시는 각 자치구에 재정 일부를 부담하라고 했다. 자치구마다 마을버스를 지원할 명확한 근거 조례가 없는 곳도 있고, 재정이 부족한 곳도 있다. 지원금은 크게 줄었다.

이 대표는 “8월에 신청한 지원금이 980만원이었는데, 510만원이 입금됐다”고 했다. “IMF 때도 힘든 걸 못 느꼈어요. 경제위기라고 사람들이 마을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 코로나19 이후엔 사람들이 아예 움직이질 않으니까 더 어렵습니다.” 이 대표는 빚이 3억5000만원쯤 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5년 된 차량을 조기폐차하고 새로 바꾸면서 1억5000만원을 빌렸다. 깨끗한 새 차로 운행을 하려던 것인데 코로나19를 예상하지 못했다. “어제(21일) 가서 1억원을 더 대출받았습니다. 이대로 가면 12월이면 모두 바닥납니다.”

그는 차량 운행을 줄이지 않았다. 배차 간격이 늘어나면 승객들이 불편해진다. 승객들은 매일 얼굴을 맞대는 ‘동네 주민’들이다. “시내버스는 뒤에서 뛰어오는 사람이 있어도 그냥 출발해버리는데, 마을버스는 그렇게 안 태워주면 택시 타고 종점까지 따라와서 항의해요. 동네에서 하는 거니까요.”

사장인 그가 직접 운전하며 차량 수리도 하는 게 거의 유일한 비용절감 방법이다. 업체 마음대로 요금을 올리거나 노선을 임의로 바꿀 수 없다. 그는 “함께 운영하는 다른 노선(종로07번)은 수익이 안 나오는데, 이용하는 주민들이 전혀 없지 않으니 폐선할 수도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시급 인상에 맞춰서 기사 급여도 더 주려고 하고 운행도 자주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정말 빠듯해지고 있어요. 우리 회사는 그래도 수입이 적은 편이 아닙니다. 그래도 이렇죠.”

은행권 대출도 받기 어려워졌다. 사업조합에 따르면 일부 업체들은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 연 8% 이상의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카드 대출을 이용한다.

금천02번 

배차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금천02번 버스가 지나는 금천구 탑골로는 완만한 언덕길이다. 이 길에 요양병원과 아동복지관,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들어섰다. 관악산 자락 끄트머리에 있는 탓에 언덕을 올라야 종점에 다다른다. 종점까지 가는 길은 조금씩 험해진다.

여러 노인들이 보행기를 짚거나 등산용 스틱을 들고 언덕길을 올랐다. 마을버스 노선이 존재하지만 운행대수가 많지 않다. 금천02번 마을버스에 관해 물으면 주민들은 저마다 혀를 차며 한마디씩 거든다. “시골 같아요.”

종점 부근의 한 슈퍼마켓 담배 진열장에 버스시간표가 붙어 있다. 이곳에선 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집을 나섰다가 버스를 놓치면 20분은 기다려야 한다. 서울에서도 배차 간격이 길기로 꼽히는 지역이다. 10.4㎞ 구간의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는 2~3대가 전부다. 배차 간격도 20분 이상 걸린다. 미용실 등 상점은 마을버스 시간표를 붙여 놓는다.

문모씨(64)는 배차간격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기다리다가 걸어서 내려가고 올라가기 일쑤야. 버스가 잘 안 다니니까 불편해서 다들 이사 간다고 해.” 하소연하던 중 지나가던 주민들을 붙잡고 “기자 양반한테 이야기 좀 해봐”라고 했다. 문씨가 불러세운 주민들도 함께 거들었다. “내 나이가 74세인데, 버스 기다리다가 안 와서 걸어오고 있어. 늙었는데 다리 아파 죽겠어. 저기 은행사거리에서 오는 데 40분은 걸린 것 같아.” 마침 마을버스가 지나쳤다. “다 오니까 오고 있네.”

이곳에 버스 운행이 드문 건 이용객이 적기 때문이다. 탑골로 인근의 금하로는 도로가 넓고 아파트 단지가 많아 1~2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10분 정도 골목과 언덕을 걸어 나가야 한다. 이곳까지 가서 다른 버스를 타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집 앞을 오가는 버스는 이용객이 적으니 버스 운행이 줄었다. 버스가 오지 않으니 이용률도 감소한다. 이곳 마을버스도 간신히 유지되는 셈이다.

종로03번 

마을버스도 닿지 않는 동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봉제공장 밀집 지역은 높고 험한 언덕길로 유명하다. 전현진 기자

마을버스도 닿지 않는 동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봉제공장 밀집 지역은 높고 험한 언덕길로 유명하다. 전현진 기자

종로구 창신동에 사는 김지훈군(12)은 ‘아랫동네’ 학원에 다녀오는 길이다. 낙산공원 종점 부근 집에서 종로03번을 타면 학원까지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걸어가면 20분은 가야 한다. 낙산은 해발 124.3m. 등산길로 치면 완만하다. 일상생활 터전으로는 거칠다. 김군은 집에 올 땐 늘 버스를 탄다.

버스종점에서 언덕길을 따라 조금 내려오면 자리한 슈퍼. 이곳 주인은 “마을버스가 없어지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안 돼”라고 단호히 말했다. “다른 교통수단이 있냐”는 물음에도 “그냥 안 된다니까”라고 답했다.

창신동은 서울의 대표적 ‘산동네’다. 골목을 따라 원단을 가득 실은 오토바이들이 쉼 없이 오간다. 언덕 능선을 따라 빼곡하게 주택과 봉제공장이 자리 잡았다. 종로03번은 지하철 6호선 창신역에서 숭인동을 돌아 창신동 바깥쪽을 낙산 언덕길을 따라 오른다. 종로03번은 ‘창신동 주민들의 발’이라고 불린다. 창신동 모든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창신동 중심부에는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마을버스는 최후의 대중교통이다. 차가 없으면 걸어야 한다. 언덕을 오르면 쌀쌀해진 날씨에도 땀에 흠뻑 젖는다.

창신동에서는 힘겹게 언덕을 오르고 내려오는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손에 커피상자를 든 노인이 교회 앞 벤치에 앉아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숨을 골랐다. 머리에 과일상자를 인 노인은 엉금엉금 언덕을 올랐다. “여기까지 걸어오셨어요?” 숨을 헐떡이는 노인은 말없이 손사래만 쳤다. “이제 다 왔어.”

이곳에 사무실을 둔 어느 시민단체 관계자를 만났다. 그는 “버스가 없으니 그냥 걸어서 올라온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에서 내리면 힘들지만 10분만 걸어오면 된다. 버스를 타면 오히려 멀리 돌아와야 해서 더 오래 걸린다. 택시도 여기까지는 안 올라오려고 한다”고 했다. 예컨대 동대문역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창신역을 돌아 낙산 정상 부근의 버스 종점에서 내린다. 다시 언덕길을 걸어 내려와야 사무실에 도착한다. 시간이 두배 걸린다. 무릎에 자신이 있는 주민은 걷는 쪽을 택한다.

“음료수도 주고 떡도 주면서 (버스기사들에게) 고맙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마을버스는 주민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죠.” 종로03번을 운영하는 전정일 종로운수 대표는 창신동 내부로 노선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고 했다. 길이 좁고 험해 버스 운행이 쉽지 않아 보였다. 버스가 다니면 보행자가 줄어든다. 시장 상인이나 상점 주인은 손님이 줄어들 수 있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낸다. 선거철만 되면 버스 노선을 늘리겠다는 공약이 쏟아지지만 실제로 이 지역에 효과적인 교통 대책이 나온 적은 없다.

서울에는 245개의 마을버스 노선(6월 말 기준)이 있다. 사업조합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마을버스의 대중교통 기여도는 11.4%다. 1일 승객수를 마을버스(118만명) 지하철(512만명) 시내버스(408만명)로 나눠 계산한 수치다. 마을버스 요금은 청소년(교통카드 기준 550원)이 2007년, 일반(900원)이 2015년에 인상된 뒤 동결된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대중교통 요금이 오르면 사람들이 반발한다.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지금 어려운 현실이 외면당하고 있다”며 “계속 힘들어지면 파업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이어지면 서울시에서는 지원을 줄이고 자구책을 생각해보라고 한다. 요금을 올릴 수도 없고 노선 변경도 마음대로 못하니 결국 배차를 줄이라는 얘기”라고 했다. “일반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라고 적자를 모두 보전해주는 걸 보면 코로나19의 고통 분담은 마을버스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버스 이용이 불편하면, 다른 대중교통도 불편해져…시 직영이나 준공영제 고려할 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마을버스 문제


서울 마을버스는 민영제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환승제도 시행에 따라 2004년부터 마을버스를 지원했다. 대중교통 환승 할인으로 생긴 손해를 보조해주는 개념이다. 운송원가를 책정하고 적자가 난 부분을 메워준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마을버스에 대한 지원 방식에 큰 문제가 없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지원이 줄어들었다. 마을버스 업체들은 지원 축소에 항의하고 요금 인상을 요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입금과 승객이 모두 줄어 추경 예산을 편성해 지급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 추세가) 이어질지 몰라 자치구에 재정 지원과 함께 배차 간격 조정 등에 나서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낮은 수준의 운송 요금과 재정난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란 점은 서울시도 공감한다. 서울시는 국회와 시의회 등을 통해 수렴된 요금 인상 요구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일부 자치구 중에는 ‘마을버스를 지원할 수 있다’는 조례가 있는 곳도 있지만 법적 의무는 아니다. 코로나19로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선 마을버스 지원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교통 전문가들은 마을버스 제도를 개편하고, 공공성을 살리며, 버스기사 처우도 개선하는 여러 방면의 노력을 병행할 때라고 말한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시민 편의를 높이는 방향의 마을버스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승객이 적지만 필수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노선들이 있고 승객이 몰리지만 한두 개 업체가 독점하는 노선도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마을버스 업체들마다 수익이 크게 다르다. 민영제와 준공영제라는 양자택일만 있는 게 아니다. 민간 사업자에게 적자를 감내하라고 강요해도 안 된다. 공공성이 중요한 곳은 시에서 직접 운영하고 민영제와 준공영제를 섞는 복합형태로 운영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버스기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도 업체들을 무조건 지원하는 방안이 능사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흑자를 내는 업체라고 해서 마을버스 기사 처우가 좋은 것도 아니다. 열악한 노동 환경을 통해 수익을 내는 몇몇 업체의 방식이 오히려 이익을 내기 위한 기준이 되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다면 이런 문제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조합이 각종 노동문제가 불거진 업체를 규제하는지도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행정 측면에선 마을버스가 덜 중요해 보일 수 있다. 실제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라고 했다. 그는 “마을버스 이용이 불편하면 다른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해진다. 결국 개인교통수단에 의존하게 된다. 기후위기 대응에도 마을버스 체계를 발전시키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마을버스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선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단 주문도 나온다.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20~30분 거리를 그냥 가는 수밖에 없다. 장애인 전용 콜택시는 이용자가 많아 대기시간이 길다. 시각·청각 장애인도 마을버스를 자유롭고 편하게 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문 대표는 “서울시가 무장애 버스정류장을 보급한다고 했는데, 얼마나 진척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모창환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마을버스가 공공성이 더 높은데 시내버스가 먼저 준공영제로 운영된 건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모 위원은 “서울시에서는 일반 시내버스를 준공영제로 운영하니 마을버스에 더 많은 수요를 가져가도록 하면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버스 요금을 쉽게 올릴 수도 없고, 경전철 등 대체 교통수단이 생겨나면서 마을버스 문제 해결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측은 “마을버스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영합리화와 중복노선 문제, 시내버스와의 관계 등 여러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 연말 용역 결과를 반영할 게획”이라고 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0310600055&code=940100#csidxe85e432a6616442ad48181180cbd0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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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13년 만의 단죄, 김학의·이명박의 공통점

[하성태의 사이드뷰] 2년 전 'PD 수첩'과 드라마 '비밀의 숲2'을 생각한다

20.10.30 18:44최종업데이트20.10.30 18:44
하루는 '김학의', 하루는 '이명박'이었다.

지난 28일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이 법정구속됐다. 이날 항소심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뇌물죄 등을 인정, 무죄를 판결한 1심과 달리 김학의 전 차관에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 원, 추징금 4300만 원을 선고했다.

다음날(29일) 대법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총 16개 혐의 중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 비자금 횡령 및 삼성 뇌물 혐의 등을 인정, 징역 17년형과 벌금 130억, 추징금 57억8천만 원을 확정 판결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명박씨'로 추락하는 순간이었다.

7년 7개월 만, 그리고 13년 만의 단죄였다. 하지만 미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잘 알려지다시피, 김 전 차관의 경우 '김학의 동영상'으로 촉발된 성접대, 성폭력 의혹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이명박씨의 경우도 4대강 의혹이나 자원외교 등 차고 넘치는 범죄 혐의는 애초 고려 대상도 아니었다.

검찰의 부실수사와 무능이 소환된다. 당연한 수순이다. 애초 '김학의 사건'의 경우, 대표적인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란 원성이 자자했다. 17대 대선 직전 터진 'BBK 사건'은 검찰수사와 특검을 합쳐 총 4번의 수사가 진행됐다. 애초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다면 '대통령 이명박'의 탄생을 막을 수 있었던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 두 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은 이후에도 오래 승승장구했다. 그 누구 하나 불이익을 받았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MB 정부 시절 검찰이 쿨했다"고 평가한 윤석열 검찰총장조차 'BBK 특검'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렇듯 절반에도 못 미치는 단죄로 끝난 두 사건의 공통된 키워드는 바로 '정치검찰'이라 할 수 있다. 2년 전인 2018년 4월 방송된 MBC < PD 수첩 >의 검찰개혁 2부작이 이를 정면으로 건드린 바 있다.

PD수첩의 선견지명
 
 '검찰개혁 2부작'의 한 장면" style="letter-spacing: -0.025em; 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outline: 0px; vertical-align: baseline; background: transparent; max-width: 100%;">

▲ MBC < PD 수첩 > '검찰개혁 2부작'의 한 장면 ⓒ MBC

 
"파견 검사들이 나가서 제한된 수사 인력과 짧은 수사 기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정식 변호사, 당시 부산 고검장)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인 2018년 봄, < PD 수첩 >과 만난 박 변호사는 '다스는 MB 것이 아니다'란 BBK 특검의 수사 결과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2008년 초 'BBK 특검'의 수사팀장이나 당시 인천지검 특수부장이었던 그는 이후 MB 정부 시절 영전에 영전을 거듭했다.

2014년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3차장 검사였고,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을 맡았다. '김학의 동영상'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시기였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불기소 처분' 했다.

< PD 수첩 > 제작진과 만난 피해 여성은 수사 담당 검사가 "그냥 용서하고 얼굴도 예쁜데 그냥 잊고 살아라"란 식으로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7월 세 기수 아래인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전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는 '김학의 사건'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2년 전 < PD 수첩 >에 이런 견해를 전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서 그 당시 수집된 증거관계에 의해서, 또 검찰시민위원회를 거쳤습니다. 그래서 그 증거관계에 따라서 처분했다고 그렇게 저희들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영전의 영전을 거듭한 것은 'BBK 특검팀'뿐만이 아니었다. 17대 대선 투표일을 2주 앞둔 2007년 12월 5일, '대선 후보 이명박'에게 면죄부를 주는 BBK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 역시 MB 정부 시절 내내 승승장구했다.

< PD 수첩 >에 따르면, 당시 김홍일 3차장 검사는 대검찰청 중수부장을 거쳐 부산 고검장으로 영전했다. 또 부장검사였던 최재경 검사는 선배 기수를 제치고 대검 중수부장 자리에 올랐고, 부부장검사였던 김기동 사법연수원 부원장 역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장과 대검 연구관 등을 거치며 내리 4년 간 서울에서 검사 생활을 이어갔다. 2년에 한 번 지역을 도는 검찰의 생리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인사였다는 평가다.

2년 전 유일한 현직 검사였던 당시 김기동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BBK 수사에 대해 "부부장 검사로 수사팀에 참여했습니다, 부장검사 이하 수사팀 검사들이 최선을 다했습니다"란 의례적인 답변을 남긴 바 있다. 그렇다면, BBK 사건의 피의자로 2009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8년, 벌금 100억 확정 판결을 받았던 김경준씨는 당시 수사 상황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을까. 2년 전 인터뷰에서 김씨는 "(수사 상황을) 분명히 기억한다"며 당시 특수부 검사들이 가한 압박을 이렇게 전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는 이명박을 기소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기소해봤자 대통령으로 당선될 거 같다. 그러면 검찰은 죽는다. 다 네가 했다고 하고 끝내면 (된다)."

현실과 드라마, 드라마와 현실
 
 '검찰개혁 2부작'의 한 장면" style="letter-spacing: -0.025em; 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outline: 0px; vertical-align: baseline; background: transparent; max-width: 100%;">

▲ MBC < PD 수첩 > '검찰개혁 2부작'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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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 PD 수첩 > '검찰개혁 2부작'의 한 장면 ⓒ MBC

 
정치검사들의 권력 봐주기 수사. 김학의 사건과 이명박 사건의 공통점이라 할 만 하다. 문제는 두 사건에 모두 관여한 박정식 변호사의 경우처럼, MB 정부 시절 승승장구한 검사들이 '김학의 사건'의 피해 여성과 같이 억울한 피해자들을 양산하거나 본인이 범죄를 저질러도 '셀프 면죄부'를 부여받은 장본인들이란 사실일 터.
 
1차, 2차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곳은 서울중앙지검입니다. 그런데 당시 수사했던 검찰 지휘 라인을 보면 하나같이 '정치 검사'들이었습니다. 당시 1차 수사를 맡았던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외압 의혹을, 박정식 3차장 검사는 BBK 특검 다스 수사팀장이었습니다.<br style="letter-spacing: -0.025em; word-break: break-all;" /><br style="letter-spacing: -0.025em; word-break: break-all;" />2차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장 김수남은 박근혜 정권 마지막 검찰총장이었고, 유상범 3차장 검사는 정윤회 문건 사건 부실 수사 의혹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현장에서 1차 수사를 지휘했던 윤재필 강력부 부장검사는 연예인 도박사건을 담당했고, 2차 수사를 했던 강해운 부장검사는 2017년 여검사 성추행 사건으로 면직됐습니다.<br style="letter-spacing: -0.025em; word-break: break-all;" /><br style="letter-spacing: -0.025em; word-break: break-all;" />- 2019년 3월 15일 오마이뉴스 <'김학의 성접대 의혹'을 무혐의 처리한 검사들 살펴보니> 기사 중에서.

드라마는 영화는 현실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다. 최근 관심 속에 종영된 tvN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와 비교해도 마찬가지였다. 별장 성접대 자리에 나갔다 당혹스런 사건과 마주한 대검 우태하 부장검사는 이를 덮기 위해 갖가지 술수를 부린다.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사건 배경이었다. 여기서 우 부장검사는 후배 검사와 경찰이 집요하게 사건의 진상을 파고들자, 끝끝내 "내가 너희들 망가뜨리는 건 일도 아니"라며 협박에 나선다.

"썩는 덴 도려낼 수 있죠. 그렇지만 아무리 도려내도 그 자리가 또 썩어가는 걸 저는 8년째 매일같이 목도해 왔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왼손에 쥔 칼로 제 오른팔을 자를 집단은 없으니까요. 기대하던 사람들만 다치죠."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해 관심을 끈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 속 황시목 검사의 대사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화두로 삼은 <비밀의 숲2>의 '최종 빌런'은 바로 이 대검 부장검사였다. 함께 사건의 진상을 묻은 경찰 간부는 대국민 사과에 나서지만, 우태하 검사는 끝끝내 저항하다 '여론 재판'과 함께 파면된다.

역시나, 현실은 언제나 드라마를, 영화를 뛰어 넘는 법. 대법원 확정판결 직후 "법치가 망가졌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MB가 대통령 재직 시절 '정치검사'들을 승승장구 시켜주지 않았다면 쉽지 않았을 일이다. 드라마 속 부장검사는 여론 재판에 처해지지만, 현실 속 '정치검사'들은 예외 없이 '전관' 변호사로서의 '달콤한 오늘'을 누리는 중이지 않은가.

지난 9월 '검찰특별수사 2부작'을 방송한 < PD 수첩 >은 '검찰개혁 2부작'으로부터 2년이 흐른 '윤석열 검찰' 시대에도, 반부패수사부로 바뀐 그 대검찰청 특수부 검사들의 활약이 여전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관련 기사: "대한민국 검찰이 가장 자랑하는 수사기법", 그 끔찍한 실체). '윤석열 검찰'이 대통령 탄핵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조국 일가족 수사'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밀어붙였다는 주장까지 나왔고, 10여 년 전 '한명숙 총리 사건'부터 최근 '검언유착' 사건에서까지 특수부 검사들의 활약(?)은 변함이 없었다. 이를 두고 < PD 수첩 >과 인터뷰한 한 변호사는 이런 일침을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말 신뢰성을 얻으려면 조국 일가에 대해서 수사했던 방식으로 (본인 측근 수사) 해주면 우리가 신뢰할 수 있죠. 예외가 없어야죠. 형평성 문제지 않습니까?"(김정범 변호사)

정치검찰의 비리를 파헤친 <비밀의 숲> 속 황시목 검사는 시즌1에 이어 또 다시 지역으로 발령됐다. 하지만 드라마 속 황 검사처럼 동료 검사의 범죄를 세상에 알린 임아무개 검사는 지금 법무부 소속으로 감찰 업무를 맡고 있다. 그렇다. 드라마는 언제나 현실을 넘어서지 못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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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포기에 총기 사재기…‘내전 직전’ 미국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기사입력 2020/10/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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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8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 수는 900만여 명, 사망자 수는 23만여 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렇듯 확진자, 사망자가 기하급수로 늘어가는 미국에서 결국 ‘방역 포기’ 선언이 나왔다.

 

“우리는 코로나19 대유행을 통제하는 쪽으로 가고 있지 않다. 코로나19는 독감과 같은 전염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방역 조치 등 인위적 통제보다 백신, 치료제 확보를 통한 사태 완화 조치에 주력할 것.-지난 10월 25일(현지 시각), 마크 메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CNN과 인터뷰에서 꺼낸 말.

 

한 마디로 미 정부 차원에서 자국민을 죽게 내버려 두겠다는 것.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감염을 100% 차단할 수 있는 백신이 언제 개발될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돌출된 극한의 무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이 세계 제일가는 ‘코로나 대국’이라는 사실이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0월 26일 오전 9시 기준, 미국 인구 1천 명당 26.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인구 1천 명당 0.5명이 감염된 대한민국과 비교하면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미국의 하루 동안 평균 확진자 수는 이미 8만 명을 넘었고 머지않아 1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미국의 코로나 고공행진은 아직 “최악”을 찍지 않았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코로나 확산세가 훨씬 더 매서워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겨울은 한창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때에 코로나에 독감을 비롯한 여러 합병증이 겹친다면 미국에서는 말 그대로 코로나 지옥도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에 따른 미국의 사망자는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 하루 평균 사망자 숫자는 무려 1천100 명 이상이다. 워싱턴대 의대 연구소는 내년 2월 말까지 미국인 50만 명이 코로나로 사망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 지경까지 됐을까. 가장 먼저 트럼프 행정부의 무능이 지적되곤 한다. 실제로 트럼프는 “코로나는 독감과 같다. 마스크를 쓰지 말라”라고 하는 등 코로나 사태 확산에 기여(?)했다. 대통령 자신과 백악관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점에서도 정부 차원의 무능이 크다.

 

다만 애초 미국이 국민을 위한 의료체계를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 사태는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근본 문제로 봐야 한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트럼프의 맞수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도 트럼프를 비판만 할 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쉽게 가라앉을 리가 없다.

 

오히려 대선 이후 코로나 사태에 더해 미국의 혼란이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처럼 국민과 국가가 힘을 합쳐 코로나를 다 같이 이겨내기에도 모자란 판에 미국에서는 ‘국민 간 내전 징후’마저 감지되고 있다.

 

그 단적인 징후가 바로 ‘총 사재기’다. 미국은 법률상 총기구입 시 신원조회를 하도록 정해뒀는데, 이를 통해 미국인들이 얼마나 많은 총기를 구입하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범죄이력조회시스템(NICS)에 따르면 올해 기준, 지난 9월까지 신원조회 건수가 2,882만 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총 사재기는 1998년 신원조회가 시작된 뒤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해 대비 무려 40%가량이 늘었다.

 

이러한 결과는 공적 의료 체계가 미비한 미국에서 코로나 사태에 따른 불안감과 트럼프 지지자들의 대선 불복 심리가 겹쳤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배할 시, 그 지지자들이 총기를 들고 ‘유혈 불복 폭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충격적 전망마저 제시되고 있다. 이미 미국 곳곳에서 ‘친트럼프 백인 남성들’이 반대 진영과 경찰을 상대로 패싸움을 벌이는 등 내전의 전조가 뚜렷하다. 대선 직후, 미국은 남북전쟁 이래 최악의 내전-유혈사태에 빠져들 수도 있다.

 

이쯤 되면 한때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 “경찰국가”를 자임해온 미국의 신화는 파탄 일보 직전 상태다. 자국민의 생명조차 지키지 못하고 내부부터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 세계를 향해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라고 운운하는 미국의 모습은 무척 낯 뜨겁다.

 

‘코로나 범벅 미군’도 모자라 탄저균실험실까지

 

 

앞서 살펴봤듯 미국은 생명, 평화, 안전과는 도무지 거리가 멀다. 확산일로인 코로나 사태와 내란 징후를 봐도 꼴이 말이 아닌 상황이다. 현시점에서 미국을 “폭력이 난무하고 법과 질서가 없는 세상”인 무법천지로 비유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사실 생명을 둘러싼 미국의 천인공노할 만행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당장 텍사스주에 있는 미국 내 최대 육군 기지 ‘포트 후드’에서는 올해에만 기지 내부에서 15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끔찍한 총기 난사, 토막 살인이 잇따라 벌어지는가 하면 추악한 성폭력 사건도 터졌다. 이처럼 미국은 안보의 근본이 되는 군대조차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주둔 미군을 통한 ‘미국산 무법천지’의 전염세도 심상치 않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전역이 미국으로 인해 엄청난 위협을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으로 나가는 미군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전혀 하지 않아 방역에 거대한 구멍을 내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5월, 200명이 넘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태원클럽 사태 때는 ‘미군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태원 주변을 용산 미군기지가 둘러싸고 있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가 그동안 유형(아시아형)과는 다른 ‘유럽·미국형’인 G그룹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후 지난 6월, 주한미군은 코로나에 감염된 병사 2명을 방치했다가 9시간 만에 격리 조치하는 만행을 벌였다. 주한미군 측은 ‘행정상 실수’라고 변명했을 뿐 한국 국민을 향해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해당 병사들은 수도권 인근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 기지 바깥을 활보해 2차 접촉-감염 가능성이 무척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미국은 재발 방지 약속조차 하지 않았다.

 

코로나 방역망을 파괴하는 주한미군의 만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26일, 주한미군사령부는 10월 9일부터 22일까지 한국에 입국한 미군 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감염된 미군 가운데 8명은 미 정부 전세기를 통해 오산 공군기지로, 5명은 민항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한다. 미군이 한국 방역 당국의 코로나 검사를 거부하고 있어서 이마저도 정확한 통계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뿐만 아니라 미국산 생화학무기도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도 주한미군은 부산 8부두 세균실험실에 살아있는 탄저균을 들이는 등, 생화학무기 실험실을 가동하고 있다. “생화학물질 시료 반입은 없다”라고 부산 주민에게 공언한 미군은 거짓말이 들통 난 이후에도 뻔뻔스럽기 그지없다. 미국발 생화학무기가 우리 삶과 일상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면역학의 최고 권위자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면역학 전공) 교수는 “미국이 미국 본토 내에 위험한 시설을 짓지 않기 위해 미국을 위한 생물 무기에 관한 첨단 시설을 한국에 지었다”라면서 부산에 있는 미군의 첨단 생화학무기 시설이 ‘미국이 전 세계 생화학무기를 관리하는 총괄센터’라고 지적했다.

 

우희종 교수는 지난해 12월 24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국이 반입했다고 인정한 포도상구균 등 세 종류의 물질은 약한 것만 공개한 것”이라며 “개발된 역사가 반세기가 넘어 독성이 매우 강해진 탄저균은 10kg 정도가 2.5Mt(메가톤) 원자핵에 버금갈 만큼 위험도가 높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반도는 코로나보다 더한 생화학무기 위협에 무방비로 범벅돼 있고 그 심각성이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부산, 평택, 오산, 동두천 등 전국 곳곳에 있는 미군 기지를 매개로 지금 당장에라도 생화학무기 유출 사태가 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방위비분담금 인상, 무기 강매까지…미국을 벗어나야

 

앞서 지난 8월 말, 미2사단이 장갑차 운행 시 주변에 호위 차량을 대동한다는 내용의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우리 국민 4명이 사망한 ‘포천 미군 장갑차 추돌 사망 사건’을 떠올려보자. 그 자체로 언제 어느 때라도 우리가 미군으로 인해 비명횡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 분통 터지는 사건이었다.

 

이렇게나 대한민국의 방역과 안전을 무너뜨리고 끊임없이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미국에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말할 자격이나 있는지도 되묻고 싶다.

 

최근 들어 미국은 가당찮게도 우리 정부에 수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규모의 부당한 무기 강매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 역시 동북아시아의 평화 균형을 깨트려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은 틈만 나면 정찰기,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위험천만한 무기들을 호시탐탐 한반도 주변에 불러들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목숨을 위험에 빠트리는 미국을 ‘강 건너 불 보듯’ ‘소 닭 보듯’ 우두커니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생명, 평화, 안전의 모든 길목을 막아선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자국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지 않고 코로나 방역을 포기한 것도 모자라, 우리 땅에서까지 횡포를 부려대는 미국의 만행을 마냥 두고 볼 수는 없다. 대한민국은 한시라도 빨리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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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과 함께 한 20년, 통일로 함께 갈 20년”

「통일뉴스 창간 20주년 기념식 및 제2회 조용수언론상 시상식」 개최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0.10.30 20:12
  •  
  •  수정 2020.10.3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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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환 대표가 30일 오후 '창간 2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전했다. [사진-김래곤 통신원]
이계환 대표가 30일 오후 '창간 2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전했다. [사진-김래곤 통신원]

“지난 20년은 민족과 함께 한 20년이었고, 향후 20년은 통일로 함께 갈 20년이 될 것입니다.”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30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창간 2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20년간 지켜온 핵심가치”인 ‘민족문제’에다 향후 20년에는 “통일문제를 더하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통일뉴스>의 과거와 미래를 밝혔다.  

이 대표는 “6.15공동선언의 산물인 통일뉴스가 20년 동안 놓치지 않고 지켜온 핵심가치는 6.15공동선언 제1항에 합의한 ‘우리 민족끼리’ 정신에 입각한 ‘민족’과 ‘민족주의’였다”며 “남과 북의 통일은 이념과 제도로서가 아닌 민족으로서만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이 남북관계에서 민족화해와 민족공조로 나타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다가올 20년의 과제에 대해서는 “남과 북이 합의할 수 있는 전 민족적 차원의 통일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름 아닌 6.15공동선언 제2항에 제시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공통성’”을 근거로 한 것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힘을 쏟는 ‘평화담론’에 대해서는 “분단된 한반도 상황에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종당에는 통일담론으로 나아가든지, 아니면 최소한 두 담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자인 탤런트 권재희 씨는 “오늘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인원만 기념식장에 함께 하고 있다. 통일뉴스 사이트와 유튜브 통일뉴스 계정을 통해서 생중계되고 있다”고 안내했다. 체온 재기, 손소독제 바르기, 마스크 쓰기 등 방역 수칙을 따랐다.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이 축사를 전했다. [사진-김래곤 통신원]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이 축사를 전했다. [사진-김래곤 통신원]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축사를 통해 “8천만 민족이 한결같이 열망하는 평화통일의 큰 흐름을 형성하는 데 공헌한 20년이었다”고 회고했다. 

“자주라는 말을 할 때 민족이라는 말을 거론해도 어느 한쪽에서는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시절에 통일뉴스는 사명감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하기에 통일뉴스를 신뢰하고 응원하는 바”라고 말했다.

이창복 의장은 “우리는 통일뉴스가 지난 20년의 발전에 더하여 앞으로 20년을 더욱더 한결같기를 희망한다. 무엇보다도 민족적 사명을 넓게 더 집요하게 전하는 데서 꾸준한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통일뉴스를 사랑한다”고 밝혔다.   

5선 중진으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을 역임한 조정식 의원은 한반도를 둘러싼 어려운 정세를 거론한 뒤 “이럴 때일수록 남과 북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당사자로서 주인이 돼서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시험대에 섰다”면서 “20돌을 맞은 통일뉴스가 더 선구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기어이 오고야 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위해 민화협도 통일뉴스와 같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까지 겹쳤던 2020년이 저물고 있지만 “슬기롭게 남북관계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내온 축전.
문재인 대통령이 보내온 축전.

문재인 대통령, 김원웅 광복회장, 재일본조평통을 비롯한 개인과 단체들이 축전을 보내왔다.

문 대통령은 “분단의 오랜 아픔을 뛰어넘는 과정에서 남북 사이에는 훈풍이 불 때도 있었고 얼어붙을 때도 있었지만, <통일뉴스>는 묵묵히 민족화합이라는 한 길을 걸어왔다”고 회고했다. 통일의 길에는 “새로운 길을 간다는 용기”와 “고정관념을 깨는 상상력”, “끝내 이뤄낼 수 있다는 우직함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통일뉴스>가 걸어온 길은 항상 도전하며 만들어온, 소중한 길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외교·군사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부터 시급하게는 감염병과 가축전염병, 재해재난에 대한 공동 대처 방법까지 <통일뉴스>가 키워온 남북관계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할 분야가 많다”면서 “무엇보다 남북 간에 역지사지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변함없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원웅 회장은 “통일뉴스는 분단국가 극복의 가장 선명한 깃발”이라며 “광복회는 앞으로 독립운동 선열들의 뜻을 이어 통일뉴스 가족들과 늘 함께하며, 친일잔재 청산과 통일운동에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재명 경기도 지사, 손형근 6.15해외측위 위원장, 김성희 전북겨레하나 사무총장, 장남수 유가협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재명 경기도 지사, 손형근 6.15해외측위 위원장, 김성희 전북겨레하나 사무총장, 장남수 유가협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각계인사 8명이 영상축사를 보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통일뉴스는 남북관계의 역사와 통일의 현장에 늘 동행하는 평화의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분단현실의 애환과 고통, 평화와 통일에 관한 문화, 지역, 사람 사는 이야기 등을 우리 국민들께 생생하게 전달해왔다”고 평가했다. 이계환 대표와 통일뉴스 관계자, 고(故) 박용길 전 상임고문을 비롯한 통일 원로들에게도 “각별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스무 살 청년의 시기를 맞은 통일뉴스가 이 땅의 통일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국민들께 사랑받는 언론, 영향력 있는 대안 언론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어려운 남북관계 속에서도 남북 간의 화해협력과 통합을 위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통일뉴스 창간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저도 항상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통일뉴스는 지난 20년 간 남북 화해와 협력, 평화를 위해서 남북관계 소식을 꾸준하게 전해왔다. 비록 지금은 남북관계가 어려움이 많지만 평화와 번영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열정과 사명감으로 헌신하고 계신 통일뉴스 구성원들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응원한다”면서 “경기도도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형근 6.15해외측위원회 위원장은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남북 화해와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민족의 정론지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통일뉴스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산”이고, “통일뉴스는 최대한 직접 현장에 가서 자기 눈으로 확인한 사실을 보도하고 있어 더욱 값어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 김금수 전 KBS 이사장이 참석했다. [사진-김래곤 통신원]
왼쪽부터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 김금수 전 KBS 이사장이 참석했다. [사진-김래곤 통신원]

“통일뉴스의 열렬한 애독자”라는 김재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들이 이 땅의 자주와 통일의 주역으로 나설 때 훨씬 더 이 땅에서는 자주와 통일의 물결이 넘쳐나리라 확신한다”며 “앞으로 민주노총이 200만이 되고, 그 200만이 이 땅의 자주와 통일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통일뉴스가 지금껏 해온 것처럼 앞으로 많은 도움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이 땅 노동자의 살길은 분담 모순의 극복과 자주통일에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에 한국노총은 남북노동자 연대 강화, 남북관계의 개선, 자주통일을 위한 여러 실천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의 활동을 항상 보도하는 통일뉴스의 관심과 노력에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민족자주의 원칙으로, 정부 정책의 전환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희생자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장은 “남북이 손잡고 공생하는 평화통일의 길은 비록 굽이굽이 돌아가더라도 언젠가는 대해로 흘러가는 강물처럼 때때로 힘든 시기도 있겠지만 반드시 오고야 할 우리의 미래”라며, “다가올 민족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20년을 애써온 통일뉴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북녘 땅이 보이는 강화도 연미정에서 영상축사를 보내온 김성희 전북겨레하나 사무총장은 “스무 살 청년이 된 통일뉴스가 더 멋지게 날아야 할 텐데 남북관계가 아직까지는 멋지게 날 만한 조건이 안 돼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와서 통일뉴스가 금강산에서, 개성에서, 묘향산에서, 백두산에서 좋은 소식을 날라줄 그날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통일뉴스가 걸어온 길 20년」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뮤지컬 배우 권우경 씨가 영상으로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열창했다. 
뮤지컬 배우 권우경 씨가 영상으로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열창했다. 

뮤지컬 배우 권우경 씨가 축가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영상으로 전했다. 2018년 2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을 이끌고 남측에 왔던 현송월 단장(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서울 공연 때 직접 불렀던 노래다. 

왼쪽부터 전성 운영위원장, 이계환 대표, 김광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송정미 전 기자,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김지영 부회장. [사진-김래곤 통신원] 
왼쪽부터 전성 운영위원장, 이계환 대표, 김광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송정미 전 기자,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김지영 부회장. [사진-김래곤 통신원] 

창간 초기 <통일뉴스> 상임고문을 맡아 통일전문매체로 설 수 있도록 이끌었던 고(故) 김남식 선생, 열정적으로 현장을 누볐던 송정미 전 <통일뉴스> 기자, ‘영원한 현장 활동가’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에게 공로패가 수여됐다. 통일뉴스후원회 전성 운영위원장, 김지영 부회장, 이계환 대표가 상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고 김남식 선생 대신 후학 김광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석좌교수가 공로패를 받았다. 

송정미 전 <통일뉴스> 기자는 “2001년 금강산에 가서 첫 방북취재를 했을 때 많이 울면서 취재했는데 벌써 20년이 지났다. 20년 동안 어려운 조건에서 한길을 꿋꿋이 걸어온 이계환 대표와 통일뉴스 식구들을 대신해서 받는 상이라 생각하고 감사히 받겠다”면서 울먹였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통일뉴스가 이제까지는 통일을 위해서 싸워왔다면 앞으로는 통일을 이루는 일에 앞장서서 고군분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원희복 이사장, 고승우 상임대표. [사진-김래곤 통신원]
왼쪽부터 원희복 이사장, 고승우 상임대표. [사진-김래곤 통신원]

「제2회 조용수언론상 시상식」이 열렸다. 

(사)민족일보기념사업회(이사장 원희복)와 <통일뉴스>는 4.19공간에서 민족일보를 창간해 민족정론을 펴다 5.16쿠데타 세력에 의해 사형당한 조용수 선생을 기리는 ‘조용수언론상’을 지난해 제정해 지난해 첫 시상식을 가졌다. 

올해 수상자인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대표는 “평생을 평화통일을 위해 애쓰신 원로들 앞에서 이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고 토로했다. “현재의 한미동맹이 존속되는 한 평화통일은 불가능하다”면서 “한미동맹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 같은 논의 자체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의 폐기도 요구했다. 

원희복 이사장은 “이번에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CD와 USB에 담은 <민족일보> 전자영인본을 만들었다. 200군데 공동도서관에 무료로 배포될 것이다. 많이 이용해주시길 바란다”고 알렸다.   

<통일뉴스>를 대표하여 노중선 상임고문이 “통일뉴스가 성장해오는데는 이 자리에 계신 선생님들의 지지와 성원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고 감사인사를 했다. “앞으로도 통일뉴스가 발전해갈 수 있게 더욱더 기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이 축하떡자르기, 기념촬영을 함께 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사진-김래곤 통신원]
참석자들이 축하떡자르기, 기념촬영을 함께 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사진-김래곤 통신원]

뮤지컬 배우 권우경 씨와 아들이 영상축가 「우리의 소원」을 전했다. 이어 축하떡 자르기와 기념촬영으로 전체 행사가 마무리됐다. 

통일광장 권낙기 대표와 2차 송환을 희망하는 박희성, 양희철 선생,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과 노수희 부의장, 김영옥, 황금수 고문,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정수일 소장, 민족일보기념사업회 조용준 고문, 권상능 조선화랑 대표,  김금수 전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강영식 회장, 21세기민족주의포럼 정해랑 대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통일뉴스후원회 박중기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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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공공의창 공동기획]시민 절반 “문 정부 부동산 실정이 집값 올렸다”

입력 : 2020.10.30 06:00 수정 : 2020.10.30 06:00



 ㆍ청 “과거 정부 탓”…민심과 반대

ㆍ“부동산 대책 효과 없다” 압도적
ㆍ47% “1년간 집값 계속 오를 것”
ㆍ종부세 과세 강화엔 ‘찬반 비슷’ 

최근 집값 상승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 때문이라고 응답한 시민이 과반을 차지했다. 반면 과거 정부의 규제 완화를 꼽은 의견은 30%대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대출·재건축 규제 등을 완화해 집값이 오른 것이라고 했지만 시민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더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한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도 ‘도움이 안 된다’는 평가가 절반을 넘었고 시민 10명 중 5명은 향후 1년 이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에도 시장의 불안감은 줄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경향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현 정부의 잇단 부동산 실정’을 꼽는 의견이 50.8%를 차지했다.

‘과거 정부의 재건축 및 대출 규제 완화’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은 응답은 35.9%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7~28일 이틀간 진행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집값이 상승한 원인을 과거 정부 탓으로 돌린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의 발언과 배치된다. 최 수석은 지난 28일 KBS뉴스에 출연해 집값 상승 원인과 관련, “박근혜 정부 때 (부동산) 부양책으로 ‘전세 얻을 돈이면 조금 대출받아서 집 사라’고 내몰다시피 하고, 임대사업자들에게 혜택을 줘서 집값이 올라갔다. 그 결과는 이 정부가 안게 됐다”고 말했다.

세대별로 보면, 현 정부의 적극 지지층인 40대만 집값 상승 원인을 ‘과거 정부’(54.9%) 책임으로 꼽는 의견이 많았다. 대체로 현 정부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30대와 50대도 ‘현 정부’(각 54.9%, 55.5%)에 집값 상승의 책임을 돌렸다. 이념 성향상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는 과거 정부 규제 완화(54.3%)를 부동산 상승의 원인으로 판단했지만 보수층과 중도층 모두 현 정부 탓이라고 보는 의견이 더 많았다.

또한 시민 10명 중 7명이 잇단 부동산대책이 ‘집값 안정에 효과가 없었다’(66.8%)고 답했다. ‘부동산대책이 효과가 있었다’는 의견은 29.6%에 불과했다. 30대의 절반(50.0%)은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전혀 효과 없다’고 답해,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대한 비판 의견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지난 8월부터 시행된 임대차 3법을 둘러싼 평가도 박했다. 임대차 3법이 ‘전세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35.3%에 그쳤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은 53.6%로 나타났다. 40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임대차 3법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보다 높았다. 40대는 임대차 3법의 긍정(45.5%)과 부정(46.1%) 평가가 비슷했다.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답이 47.1%로 가장 많았다.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는 29.4%, ‘앞으로 집값이 내려갈 것이다’는 16.7%에 불과했다. 세대·이념·지역 구분 없이 집값 상승 전망은 비슷했다. 정부의 반복되는 부동산대책에 시장의 불신이 크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다만 종합부동산세 과세 강화 흐름에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비슷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43.8%였고, 반대는 43.7%였다. 종부세 과세 강화에 가장 많이 찬성한 세대는 40대로 52.0%가 찬성했다.

또 ‘1가구 1주택이어도 고가 주택이면 종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 의견은 54.3%로 나타났다. ‘1가구 1주택이면 고가의 주택이라도 종부세를 부과하면 안 된다’는 답변은 39.9%를 기록했다. 민경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은 “부동산 과세 강화는 일관된 여론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해 불만을 표시하는 여론이 높다”며 “특히 생애 최초로 부동산을 구입하게 되는 30대에서 부동산 민심이 상당히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경향신문과 공동 기획한 ‘공공의창’은 2016년 비영리 공공조사가 필요하다는 데에 뜻을 모아 출범한 기구로,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비용은 십시일반 자체 조달해 의뢰자 없는 공공조사를 하고 있다.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티브릿지·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4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 기관이 모인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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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서해 사건은 우발적 사건, 파국으로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

공동조사 요구 묵묵부답, 국제 공론화 움직임에 맹비난

30일 북한은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남조선(남한) 보수 패당의 계속되는 대결망동은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동족 대결 의식이 뼛속까지 들어찬 '국민의 힘'을 비롯한 남조선의 보수세력들은 '만행'이니, '인권유린'이니 하고 동족을 마구 헐뜯는데 피눈이 되여 날뛰"고 있다며 "저들의 더러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분주탕을 피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이처럼 야당에 대해 날 선 반응을 보이는 배경에는 유엔에서 실제 이 사안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유엔총회 제3위원회 원격회의에 출석해 북한에 대한 인권 현황을 보고하면서 해당 사안을 언급했다.


 

북한은 "그 누구의 '인권문제'까지 걸고들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도 확산시켜보려고 악청을 돋구어대고 있다"며 "남쪽에서 우리를 비방중상하는 갖은 악담이 도를 넘고 이 사건을 국제적인 반공화국 모략 소동으로 몰아가려는 위험천만한 움직임이 더욱 노골화되고있는 심각한 현실은 우리가 지금껏 견지하여 온 아량과 선의의 한계점을 또다시 흔들어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사건 발생 이후 사과의 뜻을 담은 통지문을 청와대 앞으로 발송하고 시신 수습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가 공론화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자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해당 사안에 대해 남한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이미 남측에 통지한 바와 같이 우리는 서해 해상의 우리측 수역에 불법 침입한 남측주민이 단속에 불응하며 도주할 상황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한 우리 군인이 부득불 자위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데 대하여 알고도 남음이 있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서해해상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은 남조선 전역을 휩쓰는 악성비루스(바이러스)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긴장하고 위험천만한 시기에 예민한 열점 수역에서 자기측 주민을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못하여 일어난 사건인 것만큼 응당 불행한 사건을 초래한 남측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은 "우리는 서해 해상의 수역에서 사망자의 시신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아직 결실을 보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해당 부문에서는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혀 피살 공무원과 관련한 후속 조치는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한은 "우발적 사건이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갔던 불쾌한 전례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우리의 입장"이라며 사건이 악화일로로 가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사건의 해결을 위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남한 정부의 공동조사 요청에는 응하지 않고 있어, 이 사안이 향후 남북관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 9월 27일 서주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남과 북이 각각 파악한 사건 경위와 사실관계에 차이점이 있으므로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 조사와 이를 위한 소통과 협의, 정보 교환을 위해 군사통신선의 복구와 재가동을 요청한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3009183884121#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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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인력 투입 환영하지만..." 택배 노동자들이 더 바라는 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0/30 10:20
  • 수정일
    2020/10/30 10: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택배 노동자 인터뷰] '민관공동위원회' 구성해 지속적인 대화로 해결해야

20.10.30 08:31l최종 업데이트 20.10.30 08:31l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위원회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최근 심야택배배송을 마치고 자택에서 사망한 김 아무개씨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위원회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최근 심야택배배송을 마치고 자택에서 사망한 김 아무개씨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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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CJ대한통운에 이어 26일에는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택배 노동자 과로사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배송물량이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8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지난 7월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등 전국 67개 단체가 참여하는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가 꾸려졌다. 대책위는 출발부터 코로나19로 물량이 늘어난 상태에서 택배 주문량이 폭주하는 9~11월 상황을 경고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시간이 흘렀고, 기존의 우려는 10월 들어 현실이 되었다. 결국 10월 한 달 동안 4명의 택배기사가 또 유명을 달리했고, 그제야 택배사들의 발표가 나온 것이다.

① 잇단 죽음에 사과한 CJ대한통운 "4천 명 택배분류인력 투입" http://omn.kr/1pwh1
② 택배기사 죽음에 로젠택배 대표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http://omn.kr/1pzcm

"10월 들어 계속 추모집회에 참석했는데요. 정말 눈물이 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노조가, 우리 조합원들이 조금 더 애썼으면 그분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거란 생각도 자꾸 하게 되고요."

CJ대한통운 예산홍성 소속 이광우씨는 이번 택배사 발표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안타까움을 먼저 전했다.

분류인력 투입은 환영, '단계적'이란 표현은 아쉬움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노동환경 개선책을 발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 최우석 CJ대한통운 택배본부장, 한광섭 CJ대한통운 커뮤니케이션실장.
▲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노동환경 개선책을 발표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 최우석 CJ대한통운 택배본부장, 한광섭 CJ대한통운 커뮤니케이션실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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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CJ대한통운이 분류 인력에 4천 명을 투입하겠다고 한 발표는 일단 환영합니다. 하지만 '단계적'이라는 모호한 표현과, 산재보험 가입을 '권고'한다는 것들은 좀 지켜봐야 할 부분이에요. 당장 과로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는 건 또 있을지 모르는 사태를 생각하면 아쉬운 얘기고요." 이광우씨는 산재보험 가입은 택배회사에서 대리점에 '권고'할 사항이 아님을 강조했다. 일반회사처럼 사측에서 노동자 전원을 의무적으로 가입시키는 것이 맞는데, '권고'라 해놓고, 보험료를 회사가 50%만 부담하고 나머지를 대리점에 부담시키려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음을 우려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대리점이 다시 택배 기사에게 부담을 떠넘기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광주 소속 전주안씨는 현장 동료들과 얘기하다 보면, 최근 과로사 소식에 대해 '다음은 나일 수도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내일 내가 안 보이면 과로사한 줄 알아"라는 말을 주고받을 정도로 현장의 상황은 열악하다.

"가을이 되면 택배 물품이 무거워져요. 물량도 늘지만, 쌀이나 과일 같은 대형 택배가 늘어나죠. 노동 강도도 세지고, 무거운 만큼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요. 몸에 무리가 가고 피로가 누적되는 게 느껴집니다. 추석부터 시작해서 구정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되죠. 날씨가 추우니까 무릎이나 허리 같은 데 무리도 많이 가고요."
  
전주안씨 역시 분류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회사의 발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실상 무임금 노동에 해당하는 분류 작업 인원을 따로 투입해달라는 것은 줄곧 노조와 대책위가 요구해 왔던 거고요. 택배 산업 초기에는 분류 작업은 그다지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었는데, 점점 물량이 많아지면서 수수료를 받는 배송 작업보다 오히려 분류작업 시간이 더 늘어나서 하루 5~7시간 정도까지 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분류작업을 위한 인력 투입을 하겠다는 발표는 매우 의미가 있죠.

노조에서 정말 많이 노력했기에 이런 발표를 끌어낼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시민사회와 언론도 화답해주었고요. 이전에는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해도 알려지지 않고 단순 죽음으로 처리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과로사 대책위가 만들어지면서 제대로 알려지고, 그 심각성도 부각되었어요. 그렇게 국내 가장 큰 택배 회사의 사과와 대책 발표를 끌어냈고, 또 다른 회사들의 발표도 이어졌으니까요. 물론 인원 투입을 '단계적으로 한다'는 모호한 표현이 있기에, 노조에서 계속 주시해야 되겠지만요."


그러면서도 그는 분류작업 인력 비용을 사측이 부담한다는 명확한 표현이 없음을 우려했다. 택배기사는 '개인 사업자' 신분으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이기에, 새로 투입되는 분류 작업 인력의 비용을 택배 기사에게 부담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주안씨는 분류 비용을 회사가 100%를 부담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한진택배가 그나마 좀 나은 편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노동자, 정부, 택배사가 참여하는 '민관공동위원회' 구성 필요
  
 21일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  21일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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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우씨는 이번 CJ대한통운에서 발표한 '택배종사자를 위한 종합대책'에서 '건강한 청년이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배송의 적정 물량을 산출하고, 이를 초과해서 일하지 않도록 바꿔 가겠다'는 구절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건강한 청년이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적정 물량'이라는 것이 객관적으로, 통계적으로 측정 가능한지도 의문이지만, 현재 우선 문제가 되는 무임금 노동인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배송물량을 조절한다면, 당장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어요. 적정 물량을 논하려면, 적정 수수료부터 논해야 한다고 봐요."

그의 말대로 택배 산업이 시작된 이래 택배 기사들에게 돌아가는 건당 배송 수수료는 계속 하락해왔다. 회사는 엄청난 수익을 내는데, 그러한 수익에 가장 크게 공헌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건당 받는 수수료는 갈수록 줄어든 현실도 이제는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는 "과로사 대책위와 전국택배연대 노동조합이 줄곧 요구해온 '민관공동위원회'를 구성해서 택배 노동을 둘러싼 문제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주안씨 역시 '민관공동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택배 노동자들과 정부 관련 기관, 그리고 택배회사가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해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일회적 발표가 아닌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이해 당사자들이 모이면 해법이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또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생활물류서비스법(일명 택배법)이 통과된다면 조금 더 상황이 나아지겠죠."

이광우씨는 이번 발표와 대책이 대한통운을 비롯한 세 개 회사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회사도 이에 화답해야 함을 강조했다.

"분류작업 인력 투입만으로는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고요. 출발점이라고 봐요. 노조 활동을 하면서 제가 근무하는 CJ대한통운의 지점들뿐 아니라 여러 택배사를 방문했는데, 1970~1980년대도 아니고 정말 어처구니없는 현장이 너무 많아요. 가서 보면 비 다 맞으면서 몇 시간씩 분류작업하고, 자갈바닥에 휴대용 천막을 쳐놓고 물건을 그 안에 쌓아놓고 비를 피하고요.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현장의 복지 환경 변화 역시 시급한 문제거든요. 과로사를 막기 위해 노동시간 단축도 필요하지만,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장 복지도 필요해요. 그런 환경에서 5시간, 7시간씩 분류작업을 하고 나면, 배송할 힘이 남겠어요? 물론 지금 분류 인력을 투입한다고 하지만, 그 환경을 그대로 두면 새로 분류작업에 투입되어 일하는 그분들이 또 그런 환경에서 일하게 되잖아요. 그 또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저나 우리 조합원들이 노조 활동하는 이유도 그런 거예요. 저뿐만 아니라, 이 땅의 노동자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게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길이니까요. 그 누구도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해도 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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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한 여성에 손가락질, 종교의 역할 아니다”

[인터뷰] ①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김신애 목사와 자캐오 신부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

강석영 기자 getout@vop.co.kr
발행 2020-10-29 16:19:52
수정 2020-10-29 16: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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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그리스도인X낙태죄 완전폐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28.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그리스도인X낙태죄 완전폐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28.ⓒ뉴시스  
 
 
 
 
형법상 ‘낙태죄 존치’를 위한 정부의 외로운 싸움에서 종교계는 강력한 지원군이다. “생명은 소중하다. 낙태는 살인이다” 단 두 마디로 임신중지를 결정한 여성들의 존재를 지웠다. 하늘에 계신 신의 뜻이라니, 땅에 발붙인 인간들이 감히 할 말이 있을까. “낙태죄 존치가 과연 하나님의 뜻일까요? ‘남성 대리자’의 뜻은 아닐까요?” 김신애 목사(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연구원)와 자캐오 신부(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용산나눔의집)가 지난 22일 <민중의소리>와 만나 물었다.

두 사람은 그리스도인이면서도 ‘낙태죄 전면 폐지’를 주장한다. 이들은 사회적 범죄를 정하는 데 종교적 잣대를 들이밀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종교적 관점으로 본다 해도, 임신중지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외면한다는 점에서 죄를 지은 건 오히려 교회라고 지적했다. 교회의 역할은 임신중지 여성을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① “낙태한 여성에 손가락질, 종교의 역할 아니다”
② “낙태죄 존치, 하나님의 뜻일까? ‘남성 대리자’의 뜻일까?”

‘낙태죄 존치’ 주장을 뒷받침하는 교리는 뭘까? “그런 교리는 없다”라고 자캐오 신부는 일축했다. 고대 사회에서 통용되던 기준으로 성서를 해석해, 임신중지를 법률상 범죄로 취급하려는 입장은 틀렸다는 취지다. 다만 ‘소중한 생명의 동등성’을 강조하는 종교윤리 측면에서 전통적인 교회의 주장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모든 생명은 신이 창조해 선물한 것이라고 가르쳤죠. 고대 사회에서 양적 번성은 중요한 가치이었기에, 교회는 ‘생육하여 번성하라’는 가르침을 강조했어요. 전쟁이나 율법이 정한 기준을 벗어나, 인간이 다른 인간의 생명을 함부로 빼앗지 못하게 했죠. 이런 입장은 고대 사회에 기록되어 편집된 성서의 중요한 기둥이죠. 이를 곧바로 현대 사회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별개로요.”

그러나 이러한 교리는 낙태죄 존치 주장의 “표면상 이유에 불과하다”라고 김신애 목사는 꼬집었다. “교회 안의 남성중심적 여성혐오 문화를 교리로 포장한 거예요. 교리가 만들어졌던 고대에서 임신중지는 고려사항이 아니었으니까요. 임신중지가 공인된 기술 없이 여성들 사이에서 민간요법 형태로 전해지던 시절이었죠. 생명에 대한 결정권은 하느님에게 있다고 하면서, 사실상 남성 대리인이 결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낙태죄로 고통받는 이는 누구인가”

자캐오 신부는 ‘낙태죄가 옳은지 그른지’가 아니라 ‘낙태죄로 인해 누가 고통받는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그리스도인x낙태죄 완전폐지 기자회견'에서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관계자들이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2020.10.28
28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그리스도인x낙태죄 완전폐지 기자회견'에서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관계자들이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그의 어머니는 그를 임신했을 때 임신중지를 시도했다. “크면서 어머니와 갈등하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되고 오랫동안 어머니를 미워했어요. 그러다가 어머니의 삶을 입체적으로 보게 됐죠. 어머니는 저를 낳는 순간 원치 않는 불행한 결혼 생활을 유지해야만 했어요. 저를 낳고 이혼을 하면 생계를 유지하기도 어려웠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저를 지킬 거냐 말 거냐로 단순 명료하게 끝나는 일이 아니었어요. 젊은 여성들은 고통과 소외, 불평등한 상황을 홀로 감당해야만 하는 위치에 있어요. 제가 몰랐던 어머니의 삶을 하나씩 이해한 뒤,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사과드리고 화해했죠.”

개개인의 입체적인 삶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것은 교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자캐오 신부는 말했다. “그리스도교 이야기 자체가 한 개인에게까지 닿는 서사에요. 성서를 보면 하느님이 개개인의 머리카락까지 모두 세고 있다고 해요. 고대 집단주의 문화에서도 한 사람의 삶을 섬세하게 살핀다는 걸 은유적으로 강조한 건데, 이처럼 그리스도교는 개인의 삶을 단면적으로만 판단하는 종교가 아니에요”

교회의 낙태죄 존치 주장엔 여성을 미성숙한 존재로 여기는 시각이 숨어있다고 김신애 목사는 지적했다. “임신중지는 여성들 삶이 실제로 경험하는 삶의 문제에요. 사람마다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고, 각자 삶의 맥락이 고려돼야 하는 문제죠. 낙태죄는 여성들을 부당한 상황에 놓이게 하고, 비극을 경험하게 합니다. 낙태죄 폐지의 긴 투쟁을 통해 여성들은 우리의 경험이 법적 언어로 축약되지 않으며, 우리의 삶을 함부로 결정하지 말라고 말했어요. 자기 삶에 대해, 특히 아이의 삶에 대해 가장 고민하고 가장 잘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여성 본인이니까요”

임신중지를 결정한 여성을 손가락질하는 건 종교의 모습이 아니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 “인생이 맘대로 안 되잖아요. 그걸 성경에선 모든 일이 하느님 뜻대로 되는 거라고 하는데, 비극이든 희극이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종교인의 자세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기도해주고 보살펴주었던 게 본래 모습이에요. 잘못했으니 벌을 받아도 싸다며 손가락질하는 행위는 교회가 지금까지 쌓은 헌신과 희생의 모든 것을 배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하는 천주교 신자 기자회견'이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주최로 10월 14일 오전1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됐다.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하는 천주교 신자 기자회견'이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주최로 10월 14일 오전1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됐다.ⓒ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모든 생명의 고통과 공명 위해 인간이 된 예수
“죄를 짓는 건 여성의 실질적 고통 외면한 교회”

두 사람은 함부로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대립 구도로 놓아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인간의 생명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교회의 시각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자캐오 신부는 비판했다. “태아를 인간으로 확정된 존재로 여기는 건 논리적 비약이죠. 태아가 인간인지는 의학적·과학적·철학적 검토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교회는 오랫동안 인간의 원죄가 남성의 정액을 통해 전해진다고 가르쳤어요. 수십 년 전까지 태동을 느끼는 순간부터 태아를 인간으로 볼 수 있다고도 했죠. 이젠 슬그머니 감추는 주장들이에요. 종교라고 모든 걸 다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작고 약한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해요. 이때 작고 약한 소리는 상상 속에서 구성한 고통이 아니라 실질적 고통이에요.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에 대해 기도할 순 있겠지만, 그것을 전제로 현실 세계의 결정을 내리는 건 미신적 행위입니다. 실질적 고통에 놓인 존재들과 동행하는 것이 종교인의 첫 수칙이에요. 그리스도교는 모든 생명의 고통과 공명하며 또 다른 삶으로 안내하려고 무한한 신이 유한한 인간으로 된 존재가 예수라고 가르치거든요”

죄를 짓고 있는 건 교회라고 자캐오 신부는 비판했다. “한국 주류 그리스도교는 임신중지를 살인처럼 생각하도록 ‘여성 vs 태아’라는 대립 프레임을 강조하지만,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가 이 사회에 온전히 이뤄지도록 애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교회는 죄를 짓고 있어요. 우리 눈앞에 존재하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고통에 침묵하고 그 고통이 경감되도록 애쓰지 않은 죄가 더 크죠. 임신중지 결정은 사회적 문제인데, 개인의 문제로 환원해 ‘네가 다 책임져라’는 건 반기독교적이에요”

임신이 시작된 순간부터 태아와 엄마는 하나의 몸이라고 김신애 목사는 강조했다. “태아와 엄마의 운명을 굳이 갈라놓고 대립시키는 건 탁상공론입니다. 엄마가 비극을 겪으면 아이도 비극을 겪고, 아이가 위협적인 삶에 노출되면 엄마도 위기에 처해요. 이때 모든 정보와 가능성을 검토하고 최대한 안전한 미래를 설계하는 건 누구보다 성인인 모체의 책임이 되죠. 아빠는 물론 가족이나 타인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일 수밖에 없어요. 하물며 국가나 교화가 여기에 초월적 권위를 가지고 개입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제도적, 법적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도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존중한다는 전제하에 진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하는 천주교 신자 기자회견'이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주최로 10월 14일 오전1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됐다.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하는 천주교 신자 기자회견'이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주최로 10월 14일 오전1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됐다.ⓒ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두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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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상호방위조약은 폐기하는 수밖에 없다”

[인터뷰] 제2회 조용수언론상 수상자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 공동대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0.10.29 10:39
  •  
  •  수정 2020.10.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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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가 제2회 조용수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돼 30일 [통일뉴스] 창간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가 제2회 조용수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돼 30일 [통일뉴스] 창간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원래 전혀 상상이나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통보를 받고 좀 얼떨떨했다. 조용수 선생은 평화통일과 언론자유를 위해서 큰 이정표를 세우신 분이기 때문에, 그 분을 기리는 상을 받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제2회 조용수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된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26일 오후 서울 당주동 통일뉴스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평화통일운동, 언론의 제역할 찾기를 위해 노력을 하겠다”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사)민족일보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통일뉴스가 후원하는 조용수언론상은 지난해 제1회 수상자로 김자동 전 민족일보 기자를 시상한데 이어 고승우 공동대표를 제2회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식은 오는 30일 오후 4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리는 통일뉴스 창간 20주년 기념식에서 조용수 동생 조용준 선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고 조용수(1930-1961) 민족일보 사장은 4.19혁명 이후인 1961년 2월 13일 민족일보를 창간, 사장으로 취임했다. 1961년 5.16 쿠데타 직후인 5월 18일 체포되어 12월 21일 사형이 집행됐다. 2008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민족일보는 ‘민족의 진로를 가리키는 신문,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신문, 근로대중의 권익을 옹호하는 신문, 양단된 조국의 통일을 절규하는 신문’을 4대 사시(社是)로 내걸고 남북협상, 중립화통일, 민족자주통일 등 혁신계의 논지를 펴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5.16 쿠데타세력에 의해 단명하고 말았다. 이후 민족일보 복간운동이 이어지다 2007년 통일뉴스가 민족일보의 뜻을 계승하기로 했다.

75년 합동통신에 입사한 고승우 공동대표는 80년 신군부의 광주만행에 항거에 검열·제작거부에 나서 해고된 뒤 월간 말 편집장을 거쳐 한겨레신문 창간 기자, 미디어오늘 논설실장, 인터넷매체 라이솔 발행인 등 진보언론에 몸담아 왔다.

이 과정에서 80년해직언론인 공동대표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이사장,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정책위원장 등을 맡아 언론민주화운동과 통일언론운동에 앞장서 왔다. 김대중 정부 시기 국정홍보처에서 일한 것이 유일한 ‘외도’일 따름이다.

고승우 공동대표는 평소 소신 대로 국가보안법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에 대해 “사실 언론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통제하는 악법인데, 언론인들이 기사작성 등에서 보면 항시 자기검열이 일상화 됐는데도 그것이 불편하거나 어색하거나 부당하다는 분위기가 없다. 그래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해서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있는 한은 평화통일 노력을 할 수 없다”며 “우리가 평화통일을 이야기하고 판문점 선언, 평양 공동선언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실천이 안 되는 이유는 결국 미국이 한반도의 군사권을 장악, 통제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이 위헌이라며 개인 자격으로 헌법소원을 제출했는가 하면, 북한 방문시 통일부에 제출하는 확약서의 부당성을 국가인권위에 제기해 확약서 폐지에 일조했고, 국정홍보처 근무시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대해 국가인권위에 제기해 바로잡는 등 어느 곳에서나 불의를 보면 바로잡기 위해 행동으로 나섰다. 최근에는 소설가로 등단한 이후 문학계에 남아있는 일제잔재와 국가보안법, 한미동맹의 족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26일 오후 서울 당주동 통일뉴스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평화통일운동, 언론의 제역할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고승우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는 26일 오후 통일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고승우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는 26일 오후 통일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제2회 조용수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된데 대해 축하드린다. 소감을 밝혀 달라.

■ 고승우 공동대표 : 원래 전혀 상상이나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통보를 받고 좀 얼떨떨했다. 조용수 선생은 평화통일과 언론자유를 위해서 큰 이정표를 세우신 분이기 때문에, 그 분을 기리는 상을 받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평화통일운동, 언론의 제역할 찾기를 위해 노력을 해야겠다. 채찍질로 알겠다.

□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해직언론인, 언론민주화가 먼저 떠오른다. 오랜 언론개혁 활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

■ 광주항쟁은 전두환 일당과 그 지지 세력들이 광주를 지역화하고 왜소화하는 것을 법제화했다. 1980년 5월 광주항쟁 기간 동안 전국의 대부분 언론사에서 신군부의 광주만행에 항거해서 검열·제작 거부를 했었는데 그 부분을 광주항쟁에서 떼어냈다. 광주항쟁을 지역화한 것이다.

40년 동안 노력한 것은 광주의 제모습찾기, 즉 광주역사 바로잡기 차원에서 80년 5월 언론투쟁을 광주항쟁 민주화투쟁의 한 부분으로 포함시키는 것이었다. 광주에서도 적극적으로 동의를 하고 지금 특별법이 올라와 있다. 그래서 전두환과 그 일당이 음모했던 광주의 왜소화, 지역화 책략을 90%까지는 깼다. 광주역사 바로잡기 기본취지가 80년해직언론인투쟁의 큰 목표다.

□ 이후에도 민언련 이사장 등을 맡았는데, 해직기간이 길었나?

■ 75년 연합통신 전신인 합동통신에 입사해 80년도에 해직됐다. 이후 말지 편집장을 하면서 87년 대선을 치렀다. 그때 두 김 씨가 동시 출마해서 굉장히 민주진영을 고통스럽게 하고 혼란스럽게 했는데, 그때 말지를 통해서 ‘타도 노태우’라는 방향으로 편집방향을 정했는데 상당히 성공했던 것 같다.

88년 1월 1일 한겨레 창간에 기자로서 동참했고, 99년에 나왔다.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홍보처 분석국장으로 5년 있었다. 그때 공무원 생활을 맛보는 외도를 한 셈이다. 가보니까 그 바닥도 이른바 특채사원, 비정규직이었는데 공무원 별정직이 일반직과 굉장히 차별이 심하더라. 그 부분에 대해서 인권위에 제기해서 정부의 인사정책이 바뀌었다. 별정직도 일반직과 동등한 임용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공무원 인사정책을 요즘 말로 하면 비정규직을 정상화시킨 것을 보람있게 생각한다.

이후 미디어오늘의 논설실장을 6,7년 하고, 프리랜서로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에 기고하면서 최근에 민언련 이사장을 4년 하고 재작년에 그만뒀다.

여담으로, 기자협회 통일언론상 서류를 제출하면서 보니까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남북문제, 비핵화문제, 성소수자문제로 120건 가까이 썼다. 진보언론은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현 언론이 그렇지 않고, 특히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 그렇다. 지금 세계 24개국이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했는데, 우리는 거리가 멀다.

“우리 언론, 자본에 깊이 예속되고 통제받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는 자본의 언론통제를 언론민주화 환경의 중요한 문제로 짚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는 자본의 언론통제를 언론민주화 환경의 중요한 문제로 짚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는데 현 정부에서의 언론 상황, 현 정부의 언론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 정부의 언론정책이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 상징적으로 드러난 것은 서울신문과 YTN의 주식 매각이다. 서울신문은 정부 주식이 있고, YTN은 공기업 주식이 있는데 그것을 매각을 하겠다고 방침을 세워 지금 진행 중이다. 굉장히 아쉽다. 지금 공영 언론이 굉장히 필요한 시대적 상황인데 공영 언론 역할을 하는 그런 신문 방송을 자본의 손에 넘겨준다는 것은 사실 촛불하고는 거리가 좀 멀다. 너무 철학이 없고 상당히 무책임한 일이다.

박정희 때는 철저하게 신문방송을 통제를 했다. 그런데 광주항쟁 뒤에 87년에 한겨레신문이 최초로 국민주 신문으로 창간됐다. 그러자 당시 노태우 정부가 신문 시장을 거의 공개했다. 종래는 허가제였는데 등록제로 해서 종이신문 시장을 완전히 포화상태로 만들었는데, 결국 종이신문 시장을 자본의 논리로 좌우되게 해서 한겨레신문 같은 민주화운동의 성과물을 희석시키고 무력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악법에 의해서 방송시장을 자본논리에 휘둘리는 구조로 악화시켰다. 종편채널을 다수를 동시에 허가함으로써 이른바 당시 KBS, MBC 공영언론에 대해서 눈엣가시처럼 대했는데 방송시장을 자본의 논리에 가둬버린 것이다. 오늘날도 보면 KBS, MBC의 공영화, 공영언론으로서의 기능이나 역할이 자꾸 왜소화되고 문제가 심각하지 않나.

인터넷은 포털에 의해서 장악돼 있는데, 박근혜 정부는 인터넷매체 심사규정으로 5인 이상 사원 구성을 요건으로 허가제 비슷하게 가고, 포털이라는 자본에 의해서 인터넷시대 언론을 통제한다.

신문시장은 노태우, 방송시장은 이명박, 인터넷은 박근혜 때 자본에 의해 언론통제를 심화시킨 것이다. 역사적으로 해방이후를 보면, 우리 언론이 자본에 깊이 예속되고 자본의 통제를 받는 쪽으로 가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 6.15언론본부 정책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데, 그 경험과 내용을 들려 달라.

■ 6.15남측위 언론본부 정책위원장은 언론본부 생길 때부터 쭉 해왔는데,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기 성명서 사업을 많이 했다.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인데 성명서를 거의 전담했는데 이것은 젊은 기자들이 써야 된다는 생각이다.

6.15언론본부 정책위원장 하면서 보람있게 생각한 것은 2006년경 우리가 방북할 때 통일부에 가서 확약서를 써야 하는데 그 부분을 내가 인권위원회에 제기를 해서 2010년에 통일부가 폐기했다. 정부 수립이후 60년간 확약서를 강요해 왔었는데, 그 내용에 아주 고약한 면들이 있다. 북쪽의 포섭 내지는 사상에 오염될 수 있다는 식의 국민주권 측면을 정면으로 짓밟는 그러한 처사였는데, 확약서 폐지에 역할을 했다라는 것을 굉장히 의미있게 생각한다.

평양을 몇 번 가봤고, 금강산을 여러 번 가봐서 북한의 언론 담당자들과 대화도 하고 협상도 하면서 느낀 점은 남쪽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언론, 북쪽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언론이 어떤 성격이라든지 지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좀 노력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르다고 해서 안 만난다든지 교류를 못 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서로 그런 걸 감안해서 소통하고 평화통일로 가야 한다. 오랫동안 언론 교류도 끊겼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같이 노력해야 한다.

“국보법, 하루 빨리 없어져야... 헌법소원 제기했었다”

고승우 615언론본부 정책위원장이 6.15공동선언 16주년을 기념해 6.15언론본부가 개최한 ‘평화 통일을 위한 언론인의 역할’ 주제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고승우 615언론본부 정책위원장이 6.15공동선언 16주년을 기념해 6.15언론본부가 개최한 ‘평화 통일을 위한 언론인의 역할’ 주제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오고 많은 글을 써왔는데, 그렇게 집중한 이유와 폐지되어야 할 논거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 국보법이 1948년 이승만 정부에서 만들어져서 사실 언론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통제하는 악법인데, 언론인들이 기사작성 등에서 보면 항시 자기검열이 일상화 됐는데도 그것이 불편하거나 어색하거나 부당하다는 분위기가 없다. 그래서 심각하다.

특히 평화통일을 지향하려면 가까운 먼 미래에 대해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여러 가지 추리를 해야 하는데 국보법이 그걸 봉쇄한다. 우리사회가 보면 제대로 된 미래학이 없다. 또 4차 혁명시대는 상상력에 의한 창조의 시대인데, 우리가 국보법에 갇혀있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능동적으로 가는데 굉장히 저해 요소가 된다.

그래서 국보법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된다 싶어서 헌법소원도 제기를 했었고, 물론 그게 각하가 됐지만, 그런 면에서 상당히 아쉽다.

□ 언론인이 개인 자격으로 국보법 헌법 소원을 낸 것은 처음인가?

■ 공개적으로 이야기 안 하기 때문에 내가 알 수는 없다. 아마 처음일 거다. 내가 거의 들어본 바 없으니까. 내가 1975년에 입사해서 언론생활 45년이 됐지만 45년간 들어본 바 없다.

□ 국보법 못지않게 소파(SOFA, 주둔군지위협정)와 주한미군 문제를 제기해왔다. 소파와 주한미군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와 논거를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 사실 소파는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의 부속협정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가 한미관계, 한미동맹을 이야기할 때 소파를 주로 이야기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이야기를 거의 안 하더라.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가 ‘미국이 한국에 군사력을 배치하는 권리(right)를 한국은 허용(grant)하고 미국은 수용(accept)한다’고 하는데, 이게 grant와 accept라는 것이 외교적으로 대가 없이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파(주둔군지위협정)와 주한미군방위비특별협정(SMA) 이런 것이 전부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서 나왔다.

소파에는 주한미군의 부지와 시설을 한국이 제공하는데 5조에 주한미군 주둔비는 미국이 부담하게 명시돼 있다. 그런데 이 소파 5조에서 빼서 주한미군방위비특별협정(SMA)를 만들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을 5배로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국제법적으로 합당한 것인가, 아니면 정말 미국이 노상강도인가 이런 의문이 자연히 들 텐데도 우리 언론이나 정치권, 학계에서 문제제기를 안 하는 거다.

소파 규정은 미국의 권리(right)에서 파생됐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기지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같은데 대해서 그 부담을 미국이 전혀 안 지는 거다. 우리 정부가 전부 다 부담을 한다.

그리고 세균전 독극물, 탄저균도 마음대로 들여오는 것도 역시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 권리에 의해서 행사되고, 미 첨단 정찰기들이 수시로 몇 대씩 떼지어서 한반도 상공을 날아 북한을 정찰한 것도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 권리에 의해서다.

또 미국의 대북선제공격 전략도 역시 4조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의 대북선제공격 전략을 보면 3개월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서 60만 육상전력, 1천여대의 항공기 2,3백척의 전함을 깔아놓고 일단 선제타격을 한 다음에 지상군이 북진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은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4조가 없으면 우리 정부가 사전에 동의를 해줘야 되는데,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미국은 입만 뻥끗하면 대북선제타격을 이야기한다.

이번에 밥 우드워드 책 『분노』를 가지고 해프닝이 벌어졌었는데, 우리 언론에서 논란이 된 것은 80발의 핵탄두 공격을 미국이 하느냐, 북한이 하느냐 번역 문제였다. 책을 보면, 위아래에 여러 부분에서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부분이 나온다. 오바마 정부 때도 집중 검토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자랑하면서 80발로 북한을 완전히 초토화시키겠다라는 것이다.

우리 국내 언론은 영문법 따지다 그냥 지나가 버렸다. 이번에 트럼프의 발언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데, 미국이 최근에 폭발력이 약하고 방사능 낙진이 적은 저강도 핵무기를 개발했다. 그것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의 3분의1 위력이라고 한다. 그 핵무기를 미국이 선제공격으로 80발을 북한에 떨어뜨릴 경우에는 북이 이른바 유사시에 대비해서 만들어 놓은 방사정포라든지 그런 부분은 완전히 무력화된다

그래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있는 한은 평화통일 노력을 할 수 없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이야기했을 때 미국의 정계나 현 미국의 핵심지휘부의 의견을 나타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에서 보면 다 반대를 한다. 그러면서 드디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정식 기자회견을 통해서 ‘종전선언은 비핵화의 한 과정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해서 완전히 대한민국 대통령을 망가뜨린 거다.

우리가 평화통일을 이야기하고 판문점 선언, 평양 공동선언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실천이 안 되는 이유는 결국 미국이 한반도의 군사권을 장악, 통제하기 때문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제6조에 의해서 폐기하는 수밖에 없다. 상호 협의해서 개정하거나 그런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서 폐기하고 새로 만들든지 아니면 안 만들든지 결단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언론이나 학계, 정계에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이번에 조용수언론상을 받게 되면서 그런 부분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하는 수밖에 없다”

2008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언론인대표자회의 기념사진. 남측 6.15언론본부와 북측 6.15언론분과위는 한때 활발한 교류를 가졌지만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중단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2008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언론인대표자회의 기념사진. 남측 6.15언론본부와 북측 6.15언론분과위는 한때 활발한 교류를 가졌지만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중단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보면 한반도와 주변에 배치하게 돼 있다. 미군의 순환배치도 사실 무섭다. 전 세계 미군을 돌리는 식으로 하는데, 중동에 파견됐던 미군이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고, 그러기 때문에 어쩌면 미국의 세계군사전략의 한 부분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종 무기가 들락날락하고.

그래서 이 부분이 존속하는 한은 평화통일 노력은 불가능하다. 판문점 선언, 평양 공동선언이 지금 올 스톱돼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개별관광 운운하는데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국방부 장관이나 대통령이 한미상호방위조약, 한미군사동맹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 엊그제도 물자 반입으로 주민들과 충돌이 있었지 않나.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사드 백지화 이야기 했는데, 왜 박근혜 정부 때보다 더 강력하게 추진되는 것인가. 설명을 해야 되는데 침묵하는 것이 나는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서 어쩔 수 없다. 미국이 통보하면 우리는 그것을 집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 양해해 주시오” 이렇게 이야기해야 되고, 학계나 정치권에서도 이야기해야 된다.

그런데 통일부 장관조차도 금강산, 개성 이런 부분이 해결이 안 되니까 개별관광을 들고 나오는데 상당히 궁색하다. 주권국가의 고위공직자답지 않은 발언이다.

□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심각하다는 지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

■ 필리핀이 미국과 맺은 군사협정에 보면 미군은 필리핀에 진주할 경우에 반드시 필리핀 군기지 내에서만 주둔할 수 있고 영구기지는 불가하고, 핵무기 반입도 되지 않고. 필리핀에 주둔하는 미군은 필리핀 국내법에 적용을 받고, 환경오염에도 책임져야 한다. 두 나라의 군사협정도 10년이 시한이다. 10년 이후에는 폐기 되거나 다시 맺거나 해야 된다. 그 전에도 계속적으로 그 협정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협의를 하게 돼 있다.

또 하나는 만약 군사충돌이 벌어졌을 경우에 유엔에 즉시 보고하게 돼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반도에 군사충돌이 벌어졌을 때 유엔에 보고할 의무가 없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모자가 3개 아니냐. 유엔사령관이 유엔에 귀속돼 있다면 한반도에 군사충돌시 유엔에 즉시 보고해서 사후조치에 대한 유엔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데 아무런 규정이 없는 거다. 미군의 의사대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확실히 폐기돼야 된다. 정상화는 폐기 밖에 없다.

그런데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를 이야기 하면 사람들이 하도 경기를 일으키기 때문에 ‘정상화’라는 좀 애매한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언론이 제4부로 복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고승우 공동대표는 국가보안법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고 언론이 제4부로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최근 한국기자협회가 시상하는 제26회 통일언론상도 수상하는 겹경사가 있었다. 개인적인 소회가 있다면?

■ 국가보안법이 우리 모두를 지배하고 있는데, 특히 언론에서 역할을 제대로 해야 되는데 그걸 안 하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도 언론이 성역화해서 아주 그 부분은 전혀 생각조차도 안하고 그러다 보면 국민의 알권리가 제대로 충족이 안 된다고 본다.

이번에 참 생각지도 않게 두 큰 상을 받게 된 것은 언론이 제4부로 복귀하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제가 통일언론상 수상식 때 그렇게 이야기했다. “국보법과 한미동맹에 후배기자들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 언론이 두 가지 만큼은 빨리 해결을 해야 4부로서의 언론 위상도 회복하고 역사에 죄를 안 짓는 길을 것이다.

요즘 미중관계가 굉장히 긴박해지지 않나. 중국은 아는 바와 같이 타이완에 대해서 군사공격을 하겠다고 노골적으로 협박한다. 최근에 나오는 얘기를 보면,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東風) 17호는 음속의 10배다. 이것을 대만을 향해서 배치했다. 그런데 그게 우리 성주 사드기지를 겨냥하고 있다. 그러니까 만약에 미중 간에 군사적인 충돌이 벌어지면 위기상황으로 가는데도 언론이 그것에 대해서 무신경한 것 같아서 시정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앞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싶거나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 몇 년 전에 월간문학에 소설로 등단했다. 남북문제나 통일문제를 소설로 쓰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쪽에 들어가서 보니 심각한 것이 일제잔재와 국보법에 완전히 장악돼 있다는 걸 느꼈다. 엄청 갑갑한 상황이다.

소설이라는 장르가 좀 주관적인 것을 많이 쏟아낼 수 있기 때문에 칼럼이라든지 사회과학과는 다른 측면이 있는데, 소설 분야도 완전히 국보법하고 한미동맹, 일제잔재가 그대로 온존돼 있어서 우리 국민들이 문학에 대해서 감사하고 느낄 수 있는 권리가 굉장히 박탈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닿는 한은 문학 쪽에서도 친일청산, 국보법, 그 다음에 냉전논리나 한미동맹 이런 부분에 대해서 쇠막대를 좀 뽑아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 독립 인터넷 언론 ‘라이솔’을 운영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창간 20주년을 맞은 통일뉴스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언론 자유를 이야기했을 때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언론자유 그런 부분을 절감한다. 한겨레 창간이라든지, 미디어오늘, 통일뉴스, 제 개인적인 1인 매체...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언론운동 결국 그것은 경제적인 기반의 문제다. 통일뉴스도 그런 면에서 경제적인 자립을 온라인 등을 통해서 달성해서 평화통일의 견인차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도 하고 있는데 더 광범위하게 해야 한다.

□ 자본주의 체제에서 언론운동, 특히 온라인 언론은 굉장히 열악하다. 극소수 매체 외에는 정론을 펴는 곳들은 물적 기반이 거의 없다고 보는데, 어떤 돌파구가 있을 수 있다고 보나?

■ 한국에 적용될지 모르겠는데 외국 언론의 몇 가지를 보면, 영국의 가디언이라든지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은 온라인을 통한 기고, 기부를 요청해서 성공한 케이스다. 가디언은 완전히 기사를 무료로 다 볼 수 있게 한다. 전 세계 독자들에게 호소한다. 뉴욕타임스는 기부를 받으면서도 기사는 유료로 한다. 개인 독자는 한 달에 20건만 무료로 볼 수 있게 한다.

물론 한국적 현실과 다른데, 결국에는 인터넷 시대, 온라인 시대가 됐기 때문에 소비시장을 그쪽에서 구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의 소비자들을 감동시켜서 지갑을 열도록 만들 수밖에 없다. 결국 기사 서비스로 그렇게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굉장히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방법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물론 일부에서 뉴욕타임스 하나가 성공하기 위해 많은 군소 인터넷 매체들이 사라져갔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 하나는 뉴욕타임스나 미국에 있는 주요언론들이 요즘에 보면 팩트 체크를 최우선시 한다. 이번에 바이든과 트럼프 후보 공개토론회도 팩트 체크가 인터넷 화면 맨 위쪽에 나온다.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우리 언론 쪽이 정파성과 진영논리에 너무 함몰돼서, 휘둘려서 제4부의 역할을 완전히 스스로 내팽개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은 하루빨리 정상화 돼야 되겠다. 이런 부분을 누가 담당해야할 것인가. 통일뉴스가 담당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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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현실화가 ‘조세 형평’인데…또 ‘세금폭탄 딴지’

등록 :2020-10-29 04:59수정 :2020-10-29 10:05  
뉴스분석
실효세율 떨어지는 부작용 외면
집값 올라도 세금은 덜 내겠단 말
세금은 국회가 세율 조정해 풀 문제
공시가 현실화를 위해 공시가격 상향조정. 그래픽 김승미
공시가 현실화를 위해 공시가격 상향조정. 그래픽 김승미
 

정부가 2030년까지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90%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야당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현실화는 사실상 증세다’, ‘세금폭탄이다’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시가격이 시장가격보다 크게 낮은 탓에 보유세 실효세율이 떨어지고 조세 형평성이 저해되는 등 부작용이 컸던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세부담 증가 문제는 필요하다면 국회가 세법 개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국민의힘 “공시가격 인상폭 제한할 것”

국민의힘은 28일 전날 공개된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시안’에 대한 논평을 내어 “공시가격을 올려 실질적 증세 효과를 거두겠다는 심산”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공시지가 인상폭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할 방침도 세웠다. 송석준 국민의힘 부동산시장정상화특위 위원장은 “공시지가가 급격히 상승해서 실제 세율 상승보다 더 많은 국민 부담으로 지워지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위반으로 보고 있다”며 “공시지가 인상폭에 상한을 두는 내용이 담긴 부동산공시법 등을 포함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 공시가격 인상폭을 5%로 제한하는 내용의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부동산공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시세가 10% 뛰어도 공시가격 인상폭을 5%로 조정해 보유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시세보다 하향 조정된 공시가격이 보유세 실효세율을 낮추고, 조세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은 오랫동안 제기돼왔다. 2019년 기준 3억원 미만 주택의 현실화율이 68.6%인 데 반해 9억~15억원대 주택 현실화율은 66%대로 오히려 저가 주택의 현실화율이 더 높은 ‘역전현상’도 벌어진 바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여야가 합의해 지난 4월 ‘부동산공시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부동산의 적정한 가격형성과 각종 조세·부담금 등의 형평성을 도모’라는 제정 목적을 1조에 담은 법은 공시가격을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으로 규정하는데, 사실상 ‘시장가격’이다.미국 국제과세평가사협회(IAAO)는 공시가격이 실거래가의 90~110%에 있을 때 시장가격을 적절히 반영한 과세가 이루어진다고 본다(‘부동산 보유세 개편과 과세표준 현실화 정책’, 박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덴버는 현실화율이 101.3%,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100%, 오스트레일리아(호주)는 90~100% 수준이다.반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은 토지 65.5%, 단독주택은 53.6%, 공동주택은 69.0%에 그친다. 한국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7%(2017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39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데, 시장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허수아비’ 공시가격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실거래가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공시가격이 있어야 국회가 정한 세율에 따라 세부담이 정확하게 나오는 조세법률주의가 실현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가격과 세부담 연동해 인식해야”

이 때문에 공시가격과 시장가격의 괴리를 최소화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5월 국토교통부는 ‘2016년부터 부동산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가격 공시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공시가격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증세’라는 프레임 앞에서 번번이 좌절됐고, 2019년에야 공시가격 산정에 실거래가가 반영되기 시작했다.박용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변호사)은 “근로소득은 오르면 오른 만큼 세부담이 느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부동산에 대해서는 그런 인식이 없다”며 “공시가격이 시장가격을 제대로 반영해서 부동산 가격과 세부담을 연동해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세금 부담이 과도하다는 데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행정 가격인 공시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게 아니라 국회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부터 공시가격 현실화율 90%를 목표로 잡고 2017년에 90.7%를 달성한 대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시안’ 연구용역을 맡았던 이형찬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만은 공시가격 현실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세율 조정 과정이 있었다”며 “공시가격은 시장가격을 반영하고, 세금 문제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야 시스템이 생긴다”고 말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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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공시가격으로 9억원 이상 주택 혜택

‘증세’, ‘세금폭탄론’ 등이 거론되지만, 공시가격 현실화로 당장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주택은 고가 주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산출한 예상 세액을 보면, 시세 2억원 주택의 보유세는 올해 대비 2023년 3만원(19만원→22만원), 8억원은 54만원(132만원→186만원), 21억원은 603만원(737만원→1340만원) 늘어난다.특히 그동안 시장가격보다 하향 조정된 공시가격으로 세부담 완화의 혜택을 누렸을 것으로 보이는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이 35만호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 4월 국토부가 발표한 전국 공동주택 가격 자료를 보면, 시세 기준 9억원 이상 주택은 전국 66만3383호로 전체 주택(1382만9981호)의 4.8%였으나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30만9642호로 2.3%에 그쳤다.주택 가격이 급등할수록 시세와 공시가격 격차가 커지는 것도 문제다. 실제 주택공시가격 제도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최근까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을 비교해 보면, 은마아파트가 10억원을 돌파(2015년 12월)한 뒤 책정된 2016년 공시가격은 6억7900만원이었는데, 20억원을 돌파(2019년 12월)한 뒤 매겨진 2020년 공시가격은 13억9200만원이었다. 시세 10억원일 때 3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이 차이가 6억원으로 2배가 된 것이다. 현실화율은 67.9%에서 67.6%로 제자리걸음이다.박준 서울시립대 교수(국제도시과학대학원)는 “공시가격 현실화는 세금 차원에서 보면 그동안 덜 내왔던 부분을 제대로 부담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또 공시가격은 세금 말고도 60여가지 행정적 목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세부담과 관련 없이 시세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게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명선 김미나 기자 toran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property/967672.html?_fr=mt1#csidxcea883c84ca2803a412e6913e6e50f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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