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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님, 감사원입니까 정치원입니까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고] 법원 판결 무시한 에너지전환 정책 감사, 즉각 중단해야

21.01.15 07:21l최종 업데이트 21.01.15 07:21l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노원병)이 감사원의 '에너지전환 정책 수립과정 감사'에 대한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편집자말]
감사원 감사원
▲  감사원.
ⓒ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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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수립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2019년 청구한 공익 감사청구를 수용해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감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정책을 감사 대상으로 여기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감사원이 수년 전부터 '감사 정치'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 따지고 넘어갈 시기가 된 것 같다.

감사원이 밝힌 감사 취지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이 박근혜 정부 당시 발표된 원자력진흥종합계획과 다르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법정 하위계획인 전기본에 따라 에기본을 수립한 것 아니냐는 점이다. 다시 말해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수립된 에기본이 있는데 왜 2017년 계획이 이를 따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이다.

문재인 정부 에너지정책이 이전 정부와 다르면 '위법'이라고?

정부의 정책은 국무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문재인 정부 역시 2017년 국무회의에서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의결했다. 이후 각종 에너지계획은 그 방향에 맞춰 수정됐다. 그러나 감사원이 거론한 2017년의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은 박근혜 정부 당시 수립된 것이다. 원전의 점진적 축소를 약속한 정부가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은 이전 정부의 계획에 맞춰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인식을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런 논리라면 우리나라의 정책은 절대불변의 것이어야만 한다.
 

수상태양광 시설 둘러보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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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국가계획들은 각각의 법에서 규정한 수립 시기가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전기본과 에기본은 그때가 법적 수립시한이었을 뿐이다. 반면 원자력진흥계획은 2017년 1월에 수립됐기 때문에 2022년에야 변경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전기본과 에기본을 원자력계획과 맞추지 않았냐고 주장하는 건 억지에 불과하다. 원자력계획 역시 2022년 초 변경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사법부 판결까지 무시하는 감사원의 안하무인 

2017년 발표된 전기본이 이전 정부에서 발표된 상위계획과 달라 위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두 번째 감사 취지도 납득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것 역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전 정부 정책과 다르면 위법한 것으로 보겠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에 대해선 이미 대법원 판례까지 있다. 2015년 대법원은 수자원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반한 하위계획이 나오자 이를 철회해 달라는 청구에 대해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상위계획은 하위계획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계획이 서로 다르다고 해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이 판결을 모를 리 없다. 산업부 역시 이를 이미 감사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게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감사원이 법원 판결에 반하는 감사를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월성 1호기 조기폐쇄가 적법했다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감사를 강행한 바 있다. 감사원이 사법부의 판결을 무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두 번이나 연속으로 벌어진 것이다. '감사원이냐 정치원이냐'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 왜곡된 신념을 정치화하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은 지난 11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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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감사를 주도하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은 최근 원자력은 "하나님의 확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잘못된 신념이 거짓보다 더 위험하다는 철학자 니체의 말이 현실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자신에 대한 감사청구는 셀프 기각했다. 안전성 문제가 대두된 월성1호기에 대해 불법적으로 감사를 강행해 공익감사를 청구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기각한 것이다.

게다가 월성1호기 감사에서는 7년간 기준치 이상의 삼중수소가 배출됐다는 안정성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고 경제성만을 평가했다. 놀라운 일이다. 최재형 원장은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 국민 안전 문제는 철저히 외면하고, 에너지전환정책에는 계획적으로 몽니를 부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버려라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 신화 중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일화가 있다. 프로크루스테스가 지나가는 나그네를 잡아다가 자신의 침대에 눕힌 후 키가 크면 남는 다리는 잘라버리고, 키가 작으면 침대길이에 맞춰 몸을 늘려 살해했다는 무서운 이야기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에너지전환은 악(惡), 원자력은 선(善)이라는 신의 계시'라는 왜곡된 기준을 만들고 거기에 맞춰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지금에라도 늦지 않았다.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한 감사는 전면 중단하고, 월성1호기 삼중수소 누출 문제에 대한 감사를 시작해야 한다. 그게 국민이 원하는 감사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성환씨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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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외면하는 ‘큰 손’ 국민연금, 올해는 달라질까?

지배구조 중심 중점관리사안, 사회 분야로 확대 추진…“산재 항목 추가해 책임투자 강화해야”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1-01-14 17:53:38
수정 2021-01-14 18: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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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해 9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태일3법 입법쟁취 사업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노동조합법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2020.09.24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해 9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태일3법 입법쟁취 사업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노동조합법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2020.09.24ⓒ김철수 기자  
 
국민연금이 투자 기업에 주주권을 행사하는 기준에 산업재해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산재 발생 시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4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투자 기업이 주주가치 훼손 문제를 일으켰을 때 회사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산재는 주주권 행사 대상에서 소외돼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등 일반적인 수단 외 추가적인 주주권을 행사하는 기준에는 중점관리사안이 있다. 해당 사안이 발생하면 경영진에 사실관계와 조치 사항 등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 개선이 없을 경우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선임 등 안건을 낼 수 있다.

현재 운영하는 중점관리사안으로는 투자 기업에서 산재가 발생해도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국민연금이 세계 3위, 국내 최대 규모 연기금으로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산재에 대해 책임 있는 주주권 활동을 펼 수 있도록 중점관리사안을 손봐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주식 규모는 약 132조원으로, 산재 우려가 큰 전자·자동차·건설 등 제조업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해 9월 기준 삼성전자 10.9%, 현대차 11.47%, 현대건설 10.32%, 포스코 11.43% 등 주요 대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산업안전은 중대한 사회 문제”라며 “국민연금 주주 권한을 폭넓게 해석해, 산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재해, 52개 항목 중 하나로 관리…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에 미치는 영향 미미

현행 5개의 중점관리사안에서 산재가 반영되는 사안은 ‘ESG 등급 하락’이다.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분야의 13개 이슈, 52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되는 등급이 2단계 이상 하락하면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한다.

산재 관련 항목은 사회 분야에 포함된다. 산업안전 이슈에 ‘산재다발사업장’ 항목이 있다.

산재 발생이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산재가 여러 차례 발생해야 산재다발사업장으로 지정되고, 지정된다고 해도 수십개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로 반영될 뿐이다.

중점관리사안에서 ESG 평가 결과를 제외한 나머지 사안은 임원 보수와 배당 등으로, 산재와는 관련이 극히 적다.

산재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ESG 평가 지표에서 중점관리사안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변호사)은 “수많은 평가 요소 중 하나인 산재 관련 항목을 독립적 중점관리사안으로 뽑아 지정하는 건 국민연금 책임투자를 강화하는 데 있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산재 발생은 해당 기업 재무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쳐 국민연금 투자 건전성을 위협한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586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고재해율(전체 노동자 중 재해 노동자 비중)이 1% 증가 시 1인당 영업이익은 318~343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평균 1인당 영업이익이 약 3,535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사고재해에 따른 실적 타격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산재 발생 기업은 현행법상 각종 제재를 받아 경영 차질이 불가피하다.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사고 재발이 우려될 때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작업 중지 해제는 기업의 해제신청서 제출과 지방노동청 심의위원회 논의 등 절차를 거친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법)이 통과되고 있다. 2021.01.08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법)이 통과되고 있다. 2021.01.0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국민연금 산업안전 관리, 하청사 범위 확대해 법 사각지대 메워야

중점관리사안에서 ‘산업안전’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도 쟁점이다. 전문가들은 산재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법적 제재에 따른 투자 위험 등을 감안하면, 국민연금도 법이 규정한 중대재해를 중점관리사안에 반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한다. 산안법상 중대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2명 이상이 다치는 등 경우를 이른다.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법)에서도 중대재해를 산안법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하청사에서 발생한 산재도 중점관리사안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청사 등 공급망에 대한 관리 강화는 원청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게 세계적 추세다.

특히 한국에서는 ‘위험의 외주화’로 하청사 노동자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로 지적된다. 중대재해법도 원청에 하청사 산재 책임을 묻고 있다. 하청사에 대한 산재 예방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 경영진도 처벌 대상이 된다. 원청의 산재 관리 대상에 하청사를 추가하고 관리가 미흡할 경우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하청사에서 발생한 산재는 원청 대기업에도 재무적·비재무적 영향을 미친다. 가령 하청사 공장에서 산재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되면 원청은 부품을 납품받지 못하게 된다. 기업 신뢰도가 낮아지고 생산이 지연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중점관리사안에 산재 항목을 넣는다고 해도, 지분을 가진 상장사로 괸리 대상이 국한되면 책임투자 강화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부분의 산재가 원청 대기업 일감을 받아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규모 하청사에서 발생하는데, 비상장 중소기업은 국민연금 지분 투자 대상이 아니여서 산재가 발생해도 주주권 행사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2019년 산재 사망자 총 2,020명 가운데 30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1,665명으로 82%를 차지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원청 대기업에 하청사 산재 발생 책임을 묻는 건 국제적 기준”이라며 “국민연금의 투자 기업에 대한 관리는 최소한 현행법 수준은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민연금이 중대재해법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중대재해법은 하청사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으로 한정했는데, 법 집행 과정에서 원하청 관계 입증이 어려워 제도가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

나 사무국장은 “중대재해법은 구멍이 많은데, 국민연금은 투자 기업에게 사각지대에 놓인 산업안전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며 “국민연금 중점관리사안은 원청 대기업의 산재 책임 의무를 보다 폭넓게 해석해 연기금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사회와 환경 분야 중점관리사안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관련 회의가 연기돼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 기준 기업 규모별 재해자 및 사망자
2019년 기준 기업 규모별 재해자 및 사망자ⓒ고용노동부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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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OO 판사가 누구냐" 그게 궁금할 때가 아니다

[주장] 세월호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유죄 판결, 사법 개혁의 필요성 각인시키다

21.01.14 07:34l최종 업데이트 21.01.14 07:34l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의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6시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의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상·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6시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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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난장판이 된 미국 의회 관련 뉴스가 단연 화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대선은 부정선거였다며 의사당을 불법 점거한 장면이 신문과 방송의 1면을 장식했다. 무력 충돌 과정에서 4명이나 목숨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민주주의의 종주국을 자처한 미국이 어쩌다 저 지경이 됐느냐며 모두가 혀를 끌끌 찼다. 맹목적 트럼프 지지자가 20%를 넘는다는 건 미국의 민주주의가 파탄이 났음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나라의 국민은 그들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 법이다. 그때 한 동료 교사가 말을 끊었다.

"트럼프 개인에게만 탓을 돌릴 순 없어요. 근본적인 원인은 SNS에 일상을 장악당한 미국 국민에게 있다고 봐요. 비단 미국에만 한정된 문제는 아니죠. 지난해 검찰 개혁 국면에서도, 어제 나온 세월호 시국선언 교사의 판결에 대한 여론의 반응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해요."

미국만 둘로 쪼개진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남 걱정할 때가 아니라, 미국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사회를 성찰해야 한다는 뜻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무력을 써서라도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는 경향은 감염병처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SNS 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SNS의 폐해를 바로잡지 못하면 세상을 파국으로 몰아갈 거라고 예언했다. '사회적 그물망'이라는 의미의 SNS는, 언제부턴가 뜻 맞는 이들끼리 모여 울타리를 둘러치고 타인들의 접근을 막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판결 분석보다 판사 분석 

과연 그랬다. SNS에는 내 편과 네 편만 존재한다. 흑과 백, 피와 아, 좌와 우, 진보와 보수만 있을 뿐, 중도는 없다. 중도를 자처했다간 양쪽 모두에게 비판을 받는 회색분자로 낙인찍힐 따름이다. SNS는 양자택일만 가능할 뿐, 벤 다이어그램 상 교집합은 애초 존재할 수 없는 세계다. 자연스럽게 세월호 시국선언 교사의 판결로 화제가 전환됐다.
 

 전교조가 세월호참사 1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전 청와대 부근 청운효자주민센터앞에서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행동하겠다'는 교사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  전교조가 세월호참사 1주기를 하루앞둔 2015년 4월 15일 오전 청와대 부근 청운효자주민센터앞에서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행동하겠다"는 교사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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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OO 판사라는 사람, 박근혜 지지자 아니야?"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는 소식에 황당해하며,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지인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모든 사회적 갈등을 사법부의 판결로 해결하려는 분위기 속에 판사에 대한 '신상털이'는 필수 절차가 됐다. SNS는 뒷조사를 위한 가장 유용한 도구다.


일약 SNS의 스타가 된 그는 대전지방법원의 현직 부장판사로, 지난 7일 대전과 충남 지역 전교조 소속 교사 6명에게 벌금형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사실 이번 판결이 판사의 이름과 행적을 콕 집어 조리돌릴 만큼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선례가 있어서다.

해당 교사들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진상 규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교육부가 2019년 뒤늦게 고발을 취하했지만, 재판은 이어졌고 지난 2020년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뒤 이어진 개별 하급심의 판결이다. 무려 참사가 일어난 지 7년이 지났고, 검찰이 기소한 지도 4년 넘게 흐른 뒤다.

말하자면, 그는 두 달 전 상고심에서 대법원의 기각 판결 취지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정치적 중립을 명시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건, 그저 하급심 판사로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그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충직한 판사 중 한 사람일 뿐이다.

물론, 그의 '충직함'이 안타깝긴 하다. 판사는 각자 독립적으로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는데,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대법원의 결정을 그대로 따른 점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일개 지방법원 판사인 그에게 대법관에 맞서는 '투사'가 되라고 요구할 순 없다.

'구 판사가 누구냐'는 반응이 두려웠던 건, 그가 누구 편이냐며 따져 묻는 것처럼 느껴져서다. 그의 고향과 출신 학교를 따지고, 지금껏 그가 내린 판결 내용을 뒤져 성향을 분석하려는 습성은 개인별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고약한 태도다.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건 당연지사다.

그의 판결을 두고 SNS에선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교실을 정치화하는 전교조에 일침을 가한 용기 있는 결정이라며 환호하는 이들과, 정의를 가르쳐야 할 교사에게 불의에 침묵하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발끈하는 이들이 끝없이 충돌한다. 와중에 찬반의 입장만 남고 판결의 의미는 가뭇없이 사라져 버렸다.

구 판사는 진보적인 정부에 주눅이 들지 않은 '영웅'이면서, 동시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다를 바 없는 청산해야 할 '적폐'다. SNS가 규정한 그의 정체성이다. 이렇듯 여론이 극단적으로 쪼개진 상황에서는, 그도 그가 내린 판결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구OO 라는 이름에 주목할 게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법부의 퇴행적인 판결 내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윤석열이 공격당할수록 검찰이 혼연일체가 되듯, 구OO가 공격당할수록 사법부는 똘똘 뭉치게 된다.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조직이라면 개혁은 백년하청이다.

거듭 강조하건대, 그의 이름에 천착할수록 배가 산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윤석열에게 매몰되어 검찰 개혁의 대의명분이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던 경험을 되풀이해선 안된다. 그에 대한 호불호에 부화뇌동하는 건 정작 달은 보지 않고 가리키는 손가락에 연연하는 꼴이다. SNS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사법개혁
  
드론으로 항공촬영한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드론으로 항공촬영한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12일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드론으로 항공촬영한 사진입니다.
▲ 드론으로 항공촬영한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2019년 10월 12일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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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연이은 유죄 판결은 정권 교체는 물론, 시대의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법부의 '독립'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이 헌법적 권리라는 주장이 여전히 대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집단행동을 처벌하려면 특정 정치 세력과의 연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판례도 무용지물이 됐다.

그들은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석에도 연연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는 교사가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를 결성하거나 가입하지 못하도록 한 국가공무원법에 대해 '그 밖의 정치단체' 항목이 지나친 규제라며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럴진대, 그들 앞에서 국제적 기준 운운하는 건 쇠귀에 경 읽기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희망은 있다. 이번 유죄 판결로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었고, 초록 동색인 사법부의 개혁이 절실함을 각인시킨 계기가 되고 있다. 법원이 검사동일체의 무소불위 검찰과 다를 게 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터다.

교사들 사이에선 판사의 개인적인 양심에 정치기본권을 의탁하는 게 과연 옳으냐는 질문도 잇따르고 있다.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그들에게 '구걸'하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는 자괴감의 표현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보다 법률 해석의 독점권을 행사하는 그들이 '갑 중의 갑'이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이번 판결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건, 결국 깨어있는 시민들의 몫이다. SNS가 덧씌운 맹목적인 찬반의 굴레에서 벗어나,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 규정에 담긴 국가주의와 기득권의 논리를 간파하고 공유해야 한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자주 토론해야 한다.

정치기본권은 모든 시민에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이자 의무다. 교사도 시민이다.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교사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 조항을 들이대는 건, 국가의 정책을 무조건 따르고 기득권 세력에 맞서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일 뿐이다. 목마른 자가 우물 파는 법, 시민으로서 교사의 노력과 연대가 우선되어야 한다.

기실 정치적 중립은 이현령비현령의 개념이다. 교사의 정치적 발언이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그들이 하품할 소리다. 정치적 논쟁을 장려하는 게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며 아이들을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첩경이라는 건, 국내외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정치적 중립은 교사에게 부과되는 의무라기보다, 정치 권력이 교육에 개입하지 말라는 선언에 가깝다. 관제 행사에 교사와 아이들을 동원하는 등 학교를 정치 권력의 선전장으로 활용해온 굴절된 현대사를 성찰해야 한다. 그런데도 교사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판결이 계속된다면, 사법부가 인권의 보루는커녕 불의한 권력의 일원임을 고백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사족 하나. 한 지인은 구 판사의 처지가 이해된다며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고 했다. 그가 대법원의 결정을 그대로 따른 건 '튀지 않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평소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린다고 알려진 그가 대법원의 판단이 시대착오적이라는 걸 몰랐을 리 없다는 거다.

그저 조직 내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고 단언했다. '보신'을 위한 그의 판결이 사법부 내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사법 개혁만큼은 외부적 강제가 아닌 내부적 성찰로 시작될 수 있을까. 다른 일선 판사들의 대응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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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플라스틱 칸막이 50만개는 다 어디로 갔을까

등록 :2021-01-14 04:59수정 :2021-01-14 10:10

 

재사용하려니 파손 위험, 재활용하려니 이물질 ‘덕지덕지’
수능 칸막이를 제거하다가 책상 상판이 뜯어졌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글. 트위터 갈무리
수능 칸막이를 제거하다가 책상 상판이 뜯어졌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글. 트위터 갈무리

2021학년도 수능 때 쓰인 플라스틱 칸막이 처리를 두고 재활용 업체와 학교 현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칸막이를 재사용 및 재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제거 과정에서 파손 위험이 큰 데다 이물질까지 붙어있어 처리 과정 곳곳이 난관이다.

앞서 지난해 11월15일 환경부와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시험에 쓰이는 칸막이 50만개를 재사용 또는 재활용하기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수능 직후 재사용 수요를 점검하고 시도교육청이 학원, 학교 등 재사용처에 공급하는 식이다. 남은 칸막이는 재활용 업체 등이 수거해 재활용한다. 현재 각 시도교육청에서 고사장으로 쓰인 학교 등을 대상으로 재사용 수요를 조사했고, 재활용 물량에 대해선 이르면 오는 15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수거 작업이 이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가급적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 칸막이를 공급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칸막이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제거하다 파손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칸막이가 얇은 아크릴판 재질인 데다가, 책상에 양면테이프로 끈끈하게 부착되어 있어 떼어내는 과정에서 부서질 위험이 높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양면테이프를 (다리) 양쪽에 각각 붙였는데 시간이 지나서 떼려니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마포구의 한 고등학교 교감은 “시범 삼아 칸막이 몇 개를 떼어내봤는데, 떼는 과정에서도 파손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잘 안 떨어지는 칸막이를 누군가가 떼려면 인력도 필요하고 시간도 투입해야 해서 그냥 두고 있다. 마침 코로나19 상황도 지속하고 있으니 그냥 붙어있는 상태로 재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재사용을 못 하는 물량은 별도 회수 후 재활용을 하는데 이곳에도 난관이 있다. 칸막이에 양면테이프와 종이 등이 붙어있는데, 재활용 과정에서 이런 이물질이 섞여 들어가면 재활용률이 크게 떨어진다. 노환 한국플라스틱단일재질협회 부회장은 “칸막이 본판에 유브이(UV) 코팅이 되어있고 다리에는 양면테이프와 종이상표까지 붙어있다. 코팅은 기계로 벗겨낼 수 있지만, 양면테이프와 종이상표는 손으로 일일이 제거해야 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이 많이 발생해 손해를 감수하고 재활용 처리를 할 계획이다. 앞으론 양면테이프를 쓰는 건 지양했으면 한다. 홈을 파서 조립식으로 제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재활용 수거 대상인 칸막이는 50만개 중 10만3000개가량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50만개의 책상 크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립식으로 안전하고 견고하게 칸막이를 설치할 수 없다”며 “테이프로 붙은 칸막이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파손되는 물량이 있지만, 교육청과 학교 현장에서 더 쉽게 칸막이를 제거하는 방식이 공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혹시 수능 방역용 칸막이를 다시 사용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제작 방식에 대해 교육부와 함께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김민제 최우리 기자 summer@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78695.html?_fr=mt1#csidx38f0a9cb34224a491aaa116fadec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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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솎아보기] 정권 ‘때리는’ 조선일보를 ‘위선적’이라는 한겨레

[아침신문솎아보기] ‘양극화대책’ 사설에서 보수언론 비판한 한겨레…언론보도 징벌적 손배, 2월에 통과하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익공유제’를 제안하자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는 이익공유제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니 더 강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부터 기업을 압박하는 조치라는 반발까지 ‘양쪽’에서 비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14일 한겨레는 코로나로 인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이익공유제를 비롯한 특별재난연대세, 사회연대기금 등 다양한 대책들을 정치권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수언론에서 이러한 양극화 완화 대책을 ‘반시장 정책’으로 규정해 비판했는데 이러한 보수언론 논조를 한겨레가 사설에서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동안 논란이 됐던 언론보도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 등 관련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검찰개혁특별위원회에 이어 ‘가짜뉴스 특위’도 신설할 방침이다. 코로나 관련 허위정보가 유포되는 것을 이유로 언론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주장이다. 역시 언론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함께 나왔다. 

▲ 1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 1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이낙연 제안 ‘이익공유제’, 비판 거세
 
민주당이 코로나 방역을 위한 집합금지 등 영업제한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해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영업손실을 보상하겠다는 방안인데 큰 틀에서는 야당들도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방식에는 이견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최근 거리두기 격상으로 자영업자들의 손해가 막중한 가운데 곳곳에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나오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동아일보는 “與 ‘온라인몰 수익, 매장과 공유’ 검토…부유세-사회연대세 주장도”란 기사에서 이낙연 대표가 지난 1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플랫폼 시대에 적합한 상생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함께 이날 ‘당내 코로나 불평등 해소 TF’ 출범 소식을 전했다.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감소한 만큼 이 수익 일부를 나누자는 주장으로 이 대표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 추진되는 것을 원칙”이라고 했다. 

이 대표 제안에 비판이 적지 않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익공유제 제안을 ‘제2의 금모으기 운동’으로 규정하고 “내놓을 금목걸이도 없고, 있더라도 이제 내놓고 싶지 않다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기존 예산안 중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을 줄이는 등 재편성 방안을 주장했다. 그는 “정부 지원 없이 그냥 둬도 알아서 잘하는 대기업 연구지원 예산, 대기업 제품 구입시 세금을 깎아주는 예산 등은 삭제하고 공무원 월급도 올해 인상분 삭감은 물론 그 이상으로 고통분담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말로는 국민통합을 외치며 기업과 고소득자에게 선의나 구걸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냐”며 “지금은 기업의 선의 뒤에 숨는 후원자를 자처할 때가 아니라 재난 시기 사회연대를 이끌어낼 책임있는 정치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2년간 한시적으로 ‘특별재난연대세’ 도입을 주장했다. 

▲ 14일 동아일보 5면
▲ 14일 동아일보 5면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여당 내부에서도 이익공유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이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익공유제 취지에는 공감하나 자발적 참여로 실효성 담보가 안 된다”며 “사회연대세라는 정공법으로 하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다른 기사에서 ‘이익공유제’에 대한 재계 입장을 전했다. 이 신문은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익을 어떻게 특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 신문에 “기업이 수익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 수혜 기업’이라고 특정 짓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고 했고, 한 정보기술기업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기에 얻은 이익을 무조건 코로나 때문으로 몰아갈 수 없다”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해 일궈낸 혁신의 결과물”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도 이익공유제를 비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준조세나 다름없고 법에 없는 법인세를 기업에 물리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정부가 할 일을 민간 기업에 떠넘기려는 발상”이라며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갈라치기”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대구의 한 독자기고를 통해 “단지 이익을 많이 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는 것은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억지 논리”라며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이동훈 논설위원은 ‘만물상’ 칼럼에서 코로나로 최대 이익을 본 정권부터 토해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 추진 소식에 대해 SNS 댓글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가장 큰 혜택을 본 집단은 정권과 민주당이니 너희 월급부터 내놓아라”, “코로나 덕에 당선된 의원 월급 70%를 환수하자”, “정권이 본 이익은 하늘에서 떨어진 로또다. 얼마 내놓을래?” 등을 인용했다. 

그는 “정권은 그동안 이익공유는 고사하고 철저하게 독식했다”며 “코로나로 이익을 가장 많이 본 정권과 민주당은 이를 바탕으로 독주·폭주했으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힘들게 실적을 낸 기업들을 향해 번 돈을 토해내라고 한다. 참으로 염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 14일 한겨레 사설
▲ 14일 한겨레 사설

 

사설에서 보수언론 비판한 한겨레 

한겨레는 사설에서 “‘코로나 양극화’는 우려가 아닌 현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득·자산 격차는 더 심해지고, 민생의 어려움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며 “이익공유제, 특별재난연대세, 사회연대기금 등 다양한 대책들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가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도 보수언론들은 양극화 완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을 모두 ‘반시장·반헌법적 정책’으로 규정한다”며 “‘편가르기’ ‘기업 팔 비틀기’ ‘선거용’이라는 딱지를 갖다 붙인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 대표가 이익공유제를 제안한 뒤 여야 의원들이 이익공유제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대안들을 내놓았는데 한겨레는 이에 대한 평가나 비판, 이견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이러한 양극화 완화 대안들의 논의 필요성과 그 취지를 더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13일 사설에서 “코로나 때문에 돈 벌었으니 토해내라고 요구한다고 될 일인가”라고 했고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임박한 선거 일정을 고려한 정략”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해당 부분을 인용한 뒤 “야당인 국민의힘은 보수언론들의 이런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며 “‘코로나 승자’들한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에 반대한다면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마땅하지만 이들 언론은 정부가 빚을 더 내거나 증세를 해 재정지원을 늘리자는 데 대해서는 더 강하게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겉으로는 양극화 해소가 절실하다고 말하면서 가장 핵심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모두 어깃장을 놓고 있는 것”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위선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남의 몫을 빼앗아가느냐’는 식의 저급한 주장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1면 톱기사 “법으로 막는 영업 법으로 보상 추진”에서도 중소상공인 등 코로나로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한 재정지원에 대해 정치권이 대체로 공감하는 측면에 주목했다. 

보통 언론에서 정의당의 주장을 전하며 이 대표 이익공유제 제안을 비판한 것에 초점을 뒀지만 한겨레는 피해국민에 대한 재정지원 필요성을 공감한다는 면을 부각했다.

한겨레는 “정의당은 민주당 보다 적극적”이라며 “정의당은 이미 지난 12일 소상공인 영업손실 보상법을 2월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 역시 재정지원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재정부담을 우려해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고 표현했다.

▲ 14일 세계일보 6면
▲ 14일 세계일보 6면

 

코로나 내세워 징벌적 손배 추진하나

세계일보는 여당이 언론보도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 등 관련법을 추진하는 소식을 전했다. 

이낙연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며칠 전 미 국회의사당이 시위대에 점령되는 사태를 목격했다”며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를 믿고 휘둘리면 견고해 보이던 민주주의도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과 백신 관련 가짜뉴스는 물론 최근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약과 민간요법이 코로나 치료약으로 둔갑해 퍼지고 있다”며 “사회 신뢰와 연대, 민주주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로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 차원에서 더 단호하게 대처하고 필요하면 전담기구 설치도 검토했으면 한다”며 “관련 입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마무리해야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이 대표가 강조한 법안이 윤영찬·이원욱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민법 개정안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 법안은 허위사실을 유포해 타인에게 피해를 줄 경우 피해액의 3배 이내로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내용이고 이 의원 법안이 명시한 손배액은 5배 이내로 더 무겁다. 또 민주당 의원들이 언론 관련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8건이 있다. 

세계일보는 “민주당 행보에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라는 우려와 비판이 나온다”며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검찰개혁에 이은 언론개혁을 내세워 언론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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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8차 대회 분석...평화프로세스 골든타임 시작

[현안진단] 북한 제8차 당 대회와 '조건부 관계개선론'

2020년 1월 5일 개막된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는 7일까지 이어진 김정은 위원장의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 이어 9일 당규약 개정, 10일 당중앙지도기관 선거 진행, 11일 부문별 협의회에 들어갔다. 총화보고와 노동당 8기 중앙위원회의 새로운 구성,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당 총비서 추대결정으로 대회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았다.

 

2016년 5월 치러진 제7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명실상부한 자신의 시대를 개막했다. 제7차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핵무력병진노선을 항구적 노선으로 천명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공표했다. 반면 이번 제8차 대회는 대북제재, 코로나 19사태, 그리고 수해 등 복합적인 위기상황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1995년 1월 1일 김정일 위원장에 이어 26년 만인 올해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 역시 인민들에게 친필 연하장을 보냈다. 김정일, 김정은 위원장의 친필 연하장의 공통점은 모두 위기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친필 연하장을 보낸 시점은 북한 정권 스스로 최대의 위기라고 인정한 고난의 행군기였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도 당 대회를 앞두고 중복성을 고려하여 신년사를 대신한 탓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여하튼 3중고로 고난의 행군기에 버금가는 위기를 겪고 있는 시점이다.


 

2020년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전성기의 1/4 수준에 그쳤으며, 경제분야 활동 역시 최저 수준이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 북한의 실질 대중 수출액은 2382달러에 불과하며, 이는 북한 경제의 절박한 현실을 알려주는 대표적 사례일 뿐이다.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도 당 대회 개회사에서 '일찌기 있어본 적 없는 최악중의 최악으로 계속된 난국'이 커다란 장애를 몰아왔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었다고 지적하였다.


 

▲ 9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지난 5~7일 8차 당 대회 기간 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고한 사업 총화 내용을 보도했다. ⓒ로동신문

제8차 당 대회로 본 북한의 전략


 

제8차 당 대회 개최의 의미를 두고 김 위원장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의연히 존재하고 있다"며 "다시는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당 대회가 당 강화발전과 사회주의 위업 수행에서, 국력 강화와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획기적인 도약을 일으키는 디딤점이 되고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개막 당일인 1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이어진 김 위원장의 총화보고는 "1.총결기간 이룩된 성과, 2.사회주의 건설의 획기적 전진을 위하여, 3.조국의 자주적 통일과 대외관계 발전을 위하여, 4.당사업의 강화발전을 위하여" 등 4개 분야로 구성되었다. 제7차 당 대회는 대남, 대외가 별도의 분야로 다루어진데 비해 이번의 경우 1개 분야로 통합되었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주체의 역할을 높여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처한 문제의 원인을 대북제재를 초래한 핵·경제병진노선의 정책적 한계라는 객관적 요인이 아닌 북한 내부에서 찾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노선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적 현상을 쓸어버리고 온 나라에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철저히 확립"하겠다며 변화보다는 기존 사회주의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였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방향의 경우 기존의 자력갱생형 정면돌파전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기본종자,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국가경제는 자립경제이고 계획경제이며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는 경제"라며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실현하기 위한 기강을 바로세우고 국가적인 일원화 통계체계를 강화할 것"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시장경제의 진전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분야의 성과가 미진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은 국방분야의 성과를 강조했지만 대체로 이미 공개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다탄두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인공위성 등을 언급했지만 단기간에 실현이 어려운 계획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김 위원장이 "새로운 핵잠수함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고 언급한 것은 무기 개발의 초기 단계인 개념 연구를 의미하며, 북한이 소수의 핵선진국들만 보유한 핵추진 잠수함의 건조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또한 "다탄두개별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언급에 비추어 그 동안 북한이 공개한 다탄두형 탄도미사일은 실전배치용이 아닌 목업(mockup)이라는 점도 간접적으로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렇게 다양한 종류와 수준의 무기들을 나열하고 핵무기 증강계획을 언급한 것은 우리의 군사력 강화와 한미 연합훈련을 견제하고 향후 북미 협상을 핵군축 프레임으로 가져가려는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상대측에 공을 넘긴 대미·대남정책


 

남북관계와 대외관계 분야의 경우 기존의 교착 국면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측의 움직임에 따라 협력의 소지를 남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총화보고에서 남북관계 교착의 원인을 남측으로 돌리며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파국에 처한 현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나가야 한다"며, "북남선언들을 무겁게 대하고 성실히 리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조선당국의 태도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념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측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겠지만 계기가 만들어질 경우 근시일내에 남북관계가 복원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견지한 것으로 보기 힘들며 오히려 협상의 소지를 남겨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제7차 당 대회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미국에 대한 언급과 공격적 언사가 축소되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데 있다"며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는 2020년 7월 10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대미 담화에서 이미 천명된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 조직 개편의 내용과 특징


 

이번 당 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을 통해 노동당 정무국이 비서국으로 환원되었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총비서로 추대되었다. 그림자 실세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정치국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상무위원에 진입했으며, 당비서, 그리고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까지 겸직하게 되었다. 경제사령탑인 박봉주의 경우 당부위원장과 상무위원직을 모두 상실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당중앙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되었는데, 북·미 비핵화 협상 실패의 책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위상 강화가 예측되었던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 그 동안 김 제1부부장이 주도했던 대남, 대미 관계에서의 성과부재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제1부부장의 실질적 위상이 약화된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 당 대회에서 처음으로 39인 집행부에 20번째로 이름을 올렸으며, 대회기간 내내 주석단 김정은 위원장 뒷줄에 조용원과 함께 앉아 있었다. 향후에도 김여정이 대남, 대미 관계 전반을 관장할 가능성이 있다.

 

김영철은 통일전선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비서직에서는 제외되었다. 김영철은 원래 남북관계에 특화된 인물로 오히려 통일전선부의 위상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향후 대남정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리선권 외무상은 자리를 지켰지만 정치국 후보위원 중 맨 마지막에 호명되었다. 김영철과 리선권은 김여정의 지휘 하에 대남 대미관계를 전담하게 될 개연성이 있다.


 

▲ 11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로동당(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

다시 보는 김정일 레거시(legacy)


 

수십만 명 이상이 아사한 고난의 행군기 이후 김정일 위원장이 선택한 돌파구는 남북관계였다. 고난의 행군기 마지막 해인 1998년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떼를 몰고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정주영 회장의 방북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을 비롯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상징적 계기였다. 이어진 2000년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관계 개선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으며, 이는 2007년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북한 군부의 반대를 물리치고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개성공단사업을 결정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금강산관광사업 10여 년간 193만여 명이 해로와 육로를 통해 금강산을 관광했으며, 이로 인한 수익은 북한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다.


 

북한의 김덕훈 총리는 지난해 12월 금강산을 방문해 개발계획을 재차 확인했으며, 8차 당 대회 보고에서 김정은 위원장도 "금강산지구를 우리 식의 현대적인 문화관광지로 전변시켜야 한다"며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을 조건 없이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100%가 남측이며, 금강산 관광객 역시 대부분 남측이다. 남북 협력 없이 북한 경제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많은 탈북민들이 남북관계의 전성기였던 2000년 이후 10여 년간을 북한 경제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시기로 회상하고 있다. 제7차 당 대회 당시 4.25 문화회관 대회장 벽에 걸려있던 '백전백승' 구호는 이번 제8차 당 대회에서 인민을 강조하는 '이민위천(以民爲天)'으로 바뀌었다. 선대인 김정일 위원장은 진정한 이민위천의 길은 남북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실천에 옮기는 유산을 남겼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골든타임


 

퇴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남긴 성과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비핵화 협상은 화려한 탑다운(top-down) 방식이었지만 실질적인 성과도출에는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간 채널이 확보되었으며, 2017년 전쟁위기에 직면했던 한반도 상황도 안정적으로 관리되었다.

 

 

이미 트럼프 레거시가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은 역설적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후보 시절 TV토론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핵이 없는 한반도를 위하여 그(김정은)가 핵능력을 축소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빅딜을 추구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스몰딜의 수준에서도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바이든 당선인과 주변 참모들의 언급을 종합해 볼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을 경우 스몰딜의 합의가 가능하며, 각 단계별 스몰딜을 통해 최종적인 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바이든 당선자와 주요 외교안보라인이 이란 핵합의를 도출한 인물들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행동 대 행동 원칙의 스몰딜을 북한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국내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일본의 스가 총리는 금년 도쿄 하계올림픽의 성사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경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시작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데자뷔가 될 수 있다.이 경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를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남북‧중‧일이 협력구도를 형성할 경우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개최 구상도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동아시아 평화 릴레이 올림픽 전략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금년 상반기가 골든타임이다. 북·미 비핵화협상을 견인하고 동아시아 평화 릴레이 올림픽 전략의 구체화를 위한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가 필요하다. 출발점은 남북관계에서 찾아야 한다.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남북관계 타개에 손을 내민 만큼 대북 특사는 물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남북대화를 복원하고 금년 상반기 내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봄날'로 되돌아 가야한다.

 

특히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합동군사연습과 남북관계를 조율하는 일이 시급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확립을 기다릴 일이 아니라 북한의 협력의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창의적 발상이 중요하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11311470540011#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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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방사능 누출 논란, 한수원 반박에도 해명되지 않는 여러 지점들

터빈건물서 발견된 고농도 우물 조치 뒤에도 6만 베크렐 검출, 수차례 보수한 감마핵종 발견 수조 등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21-01-13 16:29:19
수정 2021-01-13 1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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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 인근에서 역대 최대 규모(5.8)의 지진이 발생으로 경주 월성 원전 1~4호기가 안전점검을 위해 일시 중단됐다.
지난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 인근에서 역대 최대 규모(5.8)의 지진이 발생으로 경주 월성 원전 1~4호기가 안전점검을 위해 일시 중단됐다.ⓒ김철수 기자  
 
최근 경주 월성원전 3호기 터빈건물 하부 배수관로에서 고농도의 삼중수소 우물이 발견되고 주변 보초·감시 우물에서도 상당량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되면서, 방사성물질 누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논란은 최근 경주 월성원전 인근 주민 및 환경단체에 한수원 문건이 내부고발 형태로 투서되면서 시작됐다.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지난해 6월 23일 작성된 것으로, 월성원전 1·2·3·4호기 주변 보초·감시·부지경계 우물(총 27곳) 그리고 뜻밖의 우물(월성 3호기 터빈건물 내부에서 발견)에서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등이 적혔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배출관리기준을 초과하여 삼중수소 등 방사성물질이 배출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국민의힘 등 일부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반박에 기대 방사성물질 누출 의혹을 ‘괴담’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에, 정말 문제가 없는지 논란의 시작이 된 한수원 자료에서 확인되는 문제점을 한수원의 해명자료와 환경단체·더불어민주당 특별위원회 검토 자료 등을 토대로 정리해 봤다.

한수원이 2020년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는 이 같은 현황이 적혀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월 터빈건물 맨홀에서 문제의 고인물이 최초로 발견됐다. 이 고인물은 액체폐기물 계통으로 처리됐으나, 여전히 해당 부근에서 리터당 6만 베크렐 수준의 고농도 고인물이 형성되고 있다.
한수원이 2020년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는 이 같은 현황이 적혀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월 터빈건물 맨홀에서 문제의 고인물이 최초로 발견됐다. 이 고인물은 액체폐기물 계통으로 처리됐으나, 여전히 해당 부근에서 리터당 6만 베크렐 수준의 고농도 고인물이 형성되고 있다.ⓒ한수원 내부 보고서

① 월성 3호기 터빈건물서 발견된 우물 논란
제거 뒤로도 6만 베크렐 상당 고농도 우물 형성
3호기 주변 우물서도 비교적 높은 농도 관측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월성 3호기 터빈건물 하부 지하 배수관로에서 발견된 우물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4월에 이 우물이 최초 발견됐으며 해당 우물에서 리터(L)당 71만3000 베크렐(Bq)의 삼중수소가 측정됐다. 이는 원전 주변에 방사성물질이 새고 있는지 관측하기 위해 설치된 보초·감시 우물에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 삼중수소 농도(리터당 4만 베크렐)보다 약 18배 높은 고농도이며, 예기치 않은 발견이어서 주민 및 환경단체가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원전 주변 지역이 아닌 원전 건물 내 특정 지점에서 일시적으로 검출된 것”이라며, 발견 즉시 액체폐기물계통으로 회수하여 절차에 따라 처리했기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또 일부 언론에 보낸 설명자료에서는 “공기 중에 있는 미량의 삼중수소가 장기간에 걸쳐 고인 물에 전이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왜 고농도 우물을 제거한 뒤로도 문제의 장소에서 리터당 6만 베크렐 수준의 삼중수소가 검출되는지’, ‘원전 운영 30년 동안 왜 이제야 문제가 발견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한수원은 문제의 월성 3호기 주변에서 관측된 보초·감시 우물의 삼중수소 농도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월성 3호기 주변에는 WS-3, WS-6, WS-4, SP-5 등의 보초·감시 우물이 있는데 이곳에서 최대 리터당 각 3800 베크렐, 1950 베크렐, 1140 베크렐, 3770 베크렐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됐다. 이는 통제가 안 되는 상황으로 삼는 배출관리기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리터당 336 베크렐에서 짙어봐야 1000 베크렐을 조금 넘는 다른 20여 곳의 보초·감시·부지경계 우물’에 비해 꽤 높은 농도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도 이 관측 내용을 짚으며 “3호기의 어느 지점에서 삼중수소가 지속해서 새어 나와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월성 4호기에서 7회에 걸쳐 감마핵종이 미량검출됐다.
한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월성 4호기에서 7회에 걸쳐 감마핵종이 미량검출됐다.ⓒ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제공

② 4호기 사용후연료저장조 수조에서 ‘감마핵종’
2010년부터 보수작업...10년 가까이 누설됐나?
에폭시라이너 외 콘크리트 구조물 균열 우려

충격적인 지점은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월성 4호기 사용후연료저장조(SFB) 집수정에서 7회에 걸쳐 방사성물질인 ‘감마핵종’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감마핵종은 삼중수소와 달리 콘크리트를 통과할 수 없다. 그런데도 감마핵종이 발견됐다는 것은 사용후연료저장조에 균열 등이 있을 수 있다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더군다나 더불어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 등에 따르면, 월성원전 4호기 사용후연료저장조는 타 원전과 달리 2010년·2014년·2018년·2019년 여러 차례 보수작업의 대상이 됐다. 이같이 반복해서 보수작업이 이루어졌어야 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다른 원전과 달리 월성원전 사용후연료저장조 내부가 근본적으로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월성원전을 제외한 다른 원전의 사용후연료저장조는 6mm 두께의 스테인리스 철판을 이용해 방수공사를 한 반면, 월성원전(1~4호기) 사용연료저장조의 방수는 고작 1mm 두께의 에폭시라이너를 칠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성 1호기 에폭시라이너와 관련해서는 최근 3년간 균열, 부품 등 525곳의 문제가 발견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수원은 “감마핵종 미량검출 원인은 2019년 5월~6월에 있었던 사용후연료저장조 보수 공사 이전의 잔량으로 추정되고, 보수 후에는 감마핵종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보수공사를 했음에도 감마핵종이 발견된 것이어서, ‘그동안 감마핵종이 얼마나 누출됐었는지’ 그리고 ‘다시 검출되는 일은 없을지’ 등과 관련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노란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보초우물에서는 최대 리터당 2만8200 베크럴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는 다른 우물보다 10배에서 100배 높은 수준이다.
노란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보초우물에서는 최대 리터당 2만8200 베크럴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는 다른 우물보다 10배에서 100배 높은 수준이다.ⓒ한수원 내부 보고서
다른 곳보다 10~100배 높은 농도 삼중수소 검출
다른 곳보다 10~100배 높은 농도 삼중수소 검출ⓒ한수원 내부 보고서

③ 다른 곳보다 농도 100배 높은 보초우물
배관 교체했으나, 여전히 높은 농도 관측
“한수원,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나”

월성 2호기 후면에 설치된 WS-2 보초우물 삼중수소 농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곳에서는 최대 리터당 2만8200 베크렐 상당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됐다. 기준치를 넘는 농도는 아니지만 다른 관측 우물에 비해 10~100배 높은 수준이다.

한수원은 2차 계통수 누설이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지난해 4~6월경 매설 배관을 교체했으나, 최근까지도 WS-2 보초우물에서 다른 우물에 비해 10배 이상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수원도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그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용후연료저장조 및 주변 구조물 측면도
사용후연료저장조 및 주변 구조물 측면도ⓒ더불어민주당 제공

④ 처음이 아니다...최후의 방벽 손상 사건
2012년경 발생했지만, 여전히 보수 못 해

월성원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수원은 2012년 격납건물여과배기설비(CFVS)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오염수 외부확산을 막는 최후의 방벽인 차수막’(월성 1호기)이 손상됐음에도, 이를 모르고 있다가 6년이 지난 2018년 8월에서야 인지하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9년 5월에서야 인근 주민들에게 알린 바 있다.

이후 한수원은 격납건물여과배기설비를 철거하고 손상된 차수막을 2020년 1월까지 보수하겠다고 했으나, 계획이 두 차례 미루어지면서 오는 2021년 6월까지 보수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또 이 사건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월성 1호기의 차수막이 콘크리트 구조물로 시공된 월성 2·3·4호기와 다르게 점토(흙)로 시공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한수원이 6년 뒤에서나마 문제점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월성 2·3·4호기 설치 인허가 과정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KINS의 지적이 없었더라면 2·3·4호기도 동일한 차수막 손상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월성원전 비계획적 방사성물질 누출 사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1.13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월성원전 비계획적 방사성물질 누출 사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1.13ⓒ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기준치 이하라 아무런 문제 없다?
“어디서·얼마나·어디로 샜는지 아무도 몰라”
“투명한 공개, 시민 참여 조사위 구성” 촉구

한수원은 기준치를 넘어선 바 없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 입장은 다르다. 기준치를 넘진 않았어도 월성원전 주변 27개 모든 우물에서 삼중수소가 관측되고 있고,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부지에 위치한 부지경계우물(SP-1)에서도 꽤 높은 농도(리터당 1320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관측됐기 때문이다.

주민·환경단체 입장에서는 방사성 물질 외부 누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이 지난 12일 경주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연간 5475억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수원에 지하수 흐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 이유다.

한편,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탄소중립특별위원회·과학기술정방송통신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양이원영 환경특위원장은 “현재 확인된 것만으로도 월성원전 부지 전체가 굉장히 광범위하게 오염돼 있단 걸 확인할 수 있다”라며 “이게 월성원전 부지 바깥으로 나갔는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 참여한 양이원영 등 34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18일 오전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주민 참여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 등 주민들이 요구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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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님, K방역은 매일 무너지고 있습니다” 어느 간호사가 보내온 편지

조형국·이창준·이혜인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입력 : 2021.01.13 06:00 수정 : 2021.01.13 06:03

 

“총리님, K방역은 매일 무너지고 있습니다” 어느 간호사가 보내온 편지
 

정 총리 새해 감사편지에 답신
“감사하다”지만, 현실은 증원 0명
“매번 요청 거부에 희망도 사라져
정부는 성공…우리는 매일 실패”
 

“저희는 매일 실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5월 서울시보라매병원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다 다른 병동으로 옮긴 안세영 간호사가 12일 경향신문을 통해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공개편지를 보냈다. 정 총리가 이달 초 일선 병원과 의료현장에 보낸 새해 감사편지에 답신을 띄운 것이다. 안 간호사는 가중되는 업무량과 인력 부족으로 임계치에 이른 코로나19 병동 상황과 간호인력을 확충해 달라는 호소를 편지에 담았다. 의료진의 희생으로 버티고 있는 K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안 간호사는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1년이 다 되어 가는 초긴장, 비상상황을 겪으면서 끊어지려는 끈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다”며 “(정 총리가) 편지에서 말씀하신 ‘K방역의 성공신화’는 매일매일 간호현장에서 무너진다. 저희는 매일 실패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는 저희의 수고가 더 이상 계속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도 했다.

안 간호사는 “동료들은 방호복을 입고 9명의 중증환자를 보조 인력 없이 혼자 돌보면서 ‘더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만 할 뿐, 하지 못한 간호가 좌절과 죄책감이 되어 온몸의 땀과 함께 뚝뚝 떨어진다”고 했다.

안 간호사는 이어 “코로나19 환자들이 겪은 의료공백과 간호사들의 소진 그리고 인력 부족으로 중환자실과 병동을 축소하면서 병원에 오지 못한 일반 환자들은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실패입니까”라고 물었다.

안 간호사는 “ ‘마지막 승부처라는 각오로 확산세 반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시면서 왜 서울시보라매병원의 간호사 증원 요구는 모른 척하십니까”라며 “저희가 사력을 다하는 것처럼 제발 총리님도 할 수 있는 모든 것, 배정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은 코로나19 대응 인력으로 겨우 6명을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단 1명도 증원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 간호사는 “인력 요청과 SOS가 번번이 거부당하면서 희망도 기대도 사라지고 있다”며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놓으면 안 되는 것이기에 전달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편지를 용기 내어 적어본다”면서 글을 맺었다.

현재 보라매병원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는 A간호사도 경험담을 적어 보내왔다. 그는 “병원 측에서는 격리병동을 운영하기 위해 간호사 인력을 최대한 빼줬으나 서울시에서 요구한 병상을 감당하려면 간호사 수가 부족하다”며 “그렇다고 간호사 수 보충을 위해 일반병동의 중증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내보내면 그것이야말로 의료체계 붕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 ‘답은 간호사의 희생밖에 없는 건가’ 하며 오늘도 허리에 파스를 붙이며 내년엔 사정이 나을 거라고 사직을 운운하는 후배 간호사를 다독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정 총리는 이달 초 일선 병원과 의료현장에 보낸 새해 감사편지에 “조금만 더 힘을 모아 달라. 대한민국 역사는 여러분의 헌신, 눈물과 땀을 명예로운 이름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1130600005&code=940601#csidxc381f81cf71ee6bbb73bfb7c70d8e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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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길고 길게... 긴 다리를 위한 끝없는 욕망

[세상을 잇는 다리] 다리의 장삼이사 형교(桁橋, r橋)의 탄생 ②

21.01.13 08:52l최종 업데이트 21.01.13 08:52l


잇댄 단순보로는 넓은 강이나 계곡을 건너는데 명확한 한계를 보인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좀 더 긴 경간을 확보하면서, 주행성과 미관을 동시에 높이려는 시도가 잇닫는다.
그런 노력으로 '연속보(continuous beam. 3개 이상의 지점(支點, 구조물을 떠받치는 받침대를 괸 점)으로 지지된 일체형 보)'가 탄생한다. 연속보로 만든 거더교는, 경간이 수십에서 200여 미터에 이른다. 단순보를 계속 잇대어 거치하던 방식을 벗어나, 연속하여 이어진 거더를 만들어 거치하는 방식이다.

합성보를 활용한 이점이 최대로 발휘되기 시작한다. 연속보는 보에 발생하는 휨 모멘트를 곳곳으로 분산시킴으로, 모멘트 값이 상대적으로 작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연속보 받침대도 고정형과 가동형을 번갈아 놓는다.
  

인천대교 연속보 사장교와 형교 복합교량인 인천대교의 형교부분 연속보 모습이다. 두 갈래로 나뉜 상자형 연속보의 유려함이 돋보인다.
▲ 인천대교 연속보 사장교와 형교 복합교량인 인천대교의 형교부분 연속보 모습이다. 두 갈래로 나뉜 상자형 연속보의 유려함이 돋보인다.
ⓒ 인천대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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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형 연속보는 보의 이음이 없어 매끄럽고 유려하다. 이로 인해 미관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의 다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사장교나 현수교와 연결하여 해상에 만든 상자형 연속보는, 매끈하게 이어지는 유려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일례로 인천대교 해상부분 18.35km 중 사장교 800m 부분을 제외한 17.55km가 형교로서 매끈한 상자형 연속보의 조합이다. 연속보보다 일부 구간에 한정된 더 긴 경간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게르버교'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 다리는 독일인 게르버가, 1867년 거더교 중간 지점에 현수(懸垂)보를 거치하는 형식으로 고안해낸 다리다. 양측에 단단하고 튼튼한 돌출보(외팔보)를 놓아 중간에 가볍고 날렵한 현수보를 거치하는 방식이다.


마치 팽팽한 동아줄 양쪽에 덩치 큰 어른이 앉으면, 중간에 작고 가벼운 아이가 쉽게 걸터앉을 수 있는 원리와 같다. 가운데 현수보를 최대한 길고 가볍게 하여 경간을 더 길게 늘이는 방식이다. 이는 주요 항로나 군사적으로 필요한 지점, 시설물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곳에 주로 설치한다.

형교 만드는 과정
 
천호대교 기초작업 모습(1975년 1월) 우물통으로 기초작업을 하고 있는 천호대교 1975년 공사 모습이다. 한강 한가운데 교각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는, 기초작업이 완료된 우물통의 모습이 같이 보인다.
▲ 천호대교 기초작업 모습(1975년 1월) 우물통으로 기초작업을 하고 있는 천호대교 1975년 공사 모습이다. 한강 한가운데 교각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는, 기초작업이 완료된 우물통의 모습이 같이 보인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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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형교는 어떤 순서로 만들어질까? 가장 먼저 기초 작업을 한다. 지반이 바위거나 단단한 지층에선 '직접기초' 작업을 한다. 또는 땅을 파서 암반층이 노출되도록 하여, 암반층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직접 타설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지반이 무른 경우에는 '말뚝기초(말뚝이 암반층에 닿을 때 까지 박아 인공지반을 만드는 방법)'를 사용한다. 하천이나 바다에 교각을 놓을 때는 '우물통(Open caisson)기초'를 주로 사용한다.

우물통은 높은 강성의 강재나 철근콘크리트 등으로 만든다. 위아래가 모두 트여 있다. 만들어진 우물통을 물밑 지반까지 가라앉힌다. 평형을 잡아 통 안 물을 빼내고, 우물통을 땅속으로 깊이 박는다. 계속 박아 가면서, 차례로 암반이 나올 때까지 바닥 흙을 파낸다. 암반이 너무 깊을 경우, 말뚝기초와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암반이 나오면 콘크리트를 타설하여 우물통과 암반이 일체화 되도록 고정시킨다. 그 위에 모래와 자갈, 콘크리트 등으로 뒤채움 하여 구조물을 안정화 시킨다.
 
천호대교 교각 공사 모습(1975년 7월) 각 교각이 설치되고 있는 모습이다. 둥근 철근콘크리트 기둥이 올라간 모습과, 교각 머리 부분에 거푸집을 잇대어 마름모꼴 교각을 설치하는 광경이 같이 보인다. 광장동 쪽 아차산 자락을 절개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 천호대교 교각 공사 모습(1975년 7월) 각 교각이 설치되고 있는 모습이다. 둥근 철근콘크리트 기둥이 올라간 모습과, 교각 머리 부분에 거푸집을 잇대어 마름모꼴 교각을 설치하는 광경이 같이 보인다. 광장동 쪽 아차산 자락을 절개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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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작업이 끝나면 그 위에 교각, 주탑 등을 거치한다. 여러 공법을 혼용하기도 한다. 사장교나 현수교 등 초장대 교량에는 우물통보다 '뉴메틱 케이슨(Pneumatic caisson)' 공법을 주로 사용한다. 이 공법은 뒤에서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기초 작업은 지반 상태와 작업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경제성을 따져 현장 여건에 부합하는 공법을 선정하면 된다. 기초 작업 할 곳은 단층이나 절리구간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기초에 가해지는 활하중(活荷重, 다리 위를 차량 등이 움직일 때 생기는 하중)과 사하중(死荷重, 다리를 구성하는 부재 등에 의해 지반으로 늘 작용하는 영구하중)을 이들 구간은 버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세한 지진에도 매우 취약하다.

기초가 만들어지면, 그 위에 교각을 세운다. 교각도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상판 등 상부 부재와 조화를 고려하여 모양과 형식을 선정한다. 또한 다리 전체 미관을 고려하여 선정하기도 한다. 교각의 재료는 철근콘크리트가 대부분이나 복잡구조인 경우 가끔 강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동호대교 공사 모습(1983년 8월) 완성된 교각 위에 상자(box)형 거더가 거치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크레인을 사용하여 거치하는 일괄가설공법을 적용하였다. 옥수동 방향으로 바라본 광경으로,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이 보인다.
▲ 동호대교 공사 모습(1983년 8월) 완성된 교각 위에 상자(box)형 거더가 거치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크레인을 사용하여 거치하는 일괄가설공법을 적용하였다. 옥수동 방향으로 바라본 광경으로,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이 보인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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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과 함께 교대를 만든다. 교대는 다리 양쪽 끝 육지부에서, 상부 부재에 가해지는 하중이나 뒷면 흙의 압력(土壓)을 지탱하는 구조물이다. 대부분 철근콘크리트로 만든다. 콘크리트로만 만들어 오로지 자체무게로 하중과 토압을 지탱하는 '중력식', 중력식 뒷부분에만 철근을 배근(配筋)하는 '반중력식', 철근콘크리트의 굽힘 저항으로 토압을 지탱하는 '역T형 및 L형', 뒤 흙이 있는 곳에 지지 벽을 배치해 굽힘 저항을 보강하는 '부벽식(扶壁式)' 등이 일반적이다.

형교 만드는 각 공법
 
올림픽대교 주탑 상량(1988년 6월) 사장교와 형교의 복합교인 올림픽대교 공사 모습이다. 사진 좌측 형교 부분에 벤트를 설치하여 거더를 가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올림픽대교 주탑 상량(1988년 6월) 사장교와 형교의 복합교인 올림픽대교 공사 모습이다. 사진 좌측 형교 부분에 벤트를 설치하여 거더를 가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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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와 교각이 완성되면, 그 사이에 거더를 거치한다. 무거운 거더를 거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교각 사이에 사각형이나 삼각형으로 짠 강철재 버팀대(벤트, 지주)를 세우고 그 위에 분할된 거더를 끌어올려 조립하는 '벤트공법'이 있다. '일괄가설공법'은 지상에서 미리 거더를 만들어 큰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가설하는 방법이다.

'케이블가설공법'은 골이 깊은 계곡이나 하천에서 주로 사용하는데, 임시 주탑과 스테이 와이어(bracing wire, 주탑지지용 당김줄)를 설치할 공간이 있어야 한다. 양 끝에 임시 주탑을 세우고 주탑 사이를 가로질러 트럭 케이블을 길게 걸어, 트럭 케이블에 설치된 캐리어로 분할된 거더를 들어 올려 공중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수연식 송출공법'은 벤트와 중량대차(운반수레)를 만들어 그 위에 레일을 놓고, 만들어진 거더 끝에 수연기(거치 할 거더 끝에 매단, 그 거더 길이의 60%에 해당하는 가늘고 긴 트러스로 짠 임시 구조물)를 매단다. 거더를 레일과 그 끝에 연결된 송출장치(또는 롤러)로 밀어내어 수연기가 다음 교각에 닿을 때까지 이동시켜 거치하는 방식이다. 차량통행이 빈번한 고속도로 등에서 자주 사용한다.

'이동식 지보공 가설공법'은 교각 사이 공중에 지보공을 매달아 작업하며, 1경간씩 지보공(支保工, 굴을 파거나 다리를 놀 때, 그 목적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임시로 설치하는 가설 구조물)을 옮겨가며 형틀 안에서 직접 거더를 만들어 가설하는 공법이다. 별도 공사용 도로 등이 불필요하고 단순반복 작업으로 시공속도가 빠르다. 지보공을 이동시키는 여러 기술이 개발되어 있다.
 
칠산대교(2017년 4월) 영광군과 무안 해제반도를 연결하는 칠산대교(사장교) 중 형교 부분 공사 모습이다. 바다 위에 우물통으로 기초작업을 완료하고 교각을 세워, 그 꼭대기에서 '디비닥 공법'으로 양쪽으로 순차적으로 거더를 이어 붙여 나가는 모습이다.
▲ 칠산대교(2017년 4월) 영광군과 무안 해제반도를 연결하는 칠산대교(사장교) 중 형교 부분 공사 모습이다. 바다 위에 우물통으로 기초작업을 완료하고 교각을 세워, 그 꼭대기에서 "디비닥 공법"으로 양쪽으로 순차적으로 거더를 이어 붙여 나가는 모습이다.
ⓒ 이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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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팔보 공법'은 이미 뻗어 나온 보 위에 설치된 가설대차(이동식 비계)로 달아 맬 다음 보를 들어 올린 다음, 뻗어 나온 보에 조립·결합해 외팔보를 전진시켜가며 가설하는 방식이다. 외팔보 공법은 PC교에서 '프리캐스트 블록 공법'으로 시공하는데 응용하기도 한다. 유사한 공법으로, 보 위에서 좌우 균형을 잡아 나가면서 작업대 끝에서 철근콘크리트 보를 1블록씩 이어 붙이는 '디비닥 공법'도 있다.
 
잠실대교 거더 가설(1971년 1월) 완성된 교각에 'I형' 강재 보를 강 위에 플로팅 크레인을 세우고 개개 거더를 들어올려 거치하는 모습이다.
▲ 잠실대교 거더 가설(1971년 1월) 완성된 교각에 "I형" 강재 보를 강 위에 플로팅 크레인을 세우고 개개 거더를 들어올려 거치하는 모습이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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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대차공법'은 대형 잭을 장착한 커다란 운반차로 일괄로 조립된 1지간(支間, 두 지점(支點) 간의 거리, effective span) 거더를 옮겨 조립하는 공법이다. 해양에서 사용하는 '대선공법'은 만조(滿潮) 때 대형 운반선에 조립된 1지간 거더를 실어 날라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여 조립하는 공법이다. 강이나 바다 위에 경간이 긴 다리를 거치하는 공법으론 '플로팅 크레인 공법'이 사용된다. 대형 선박을 이용, 만들어진 커다랗고 긴 거더를 싣고 가 대형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거치한다.

거더가 다 가설되면, 그 위에 슬래브를 얹는다. 슬래브 노면을 아스콘이나 콘크리트 등의 재료로 포장하고, 차선을 그려 다리를 완성한다. 보행자가 걷는 공간에는 철재 난간 등으로 막아 공간을 분리시킨다. 상판 가장자리에는 안전 난간이나 펜스를 쳐서, 다리 위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차량의 안전을 보호 하는 조치를 취하면 다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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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10] 새해 벽두를 맞는 북한과 미국의 상반된 모습

이형구 | 기사입력 2021/01/1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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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하나는 북한의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다.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는 전 세계 언론이 매일매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세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 첨예하게 대결하는 중이다. 그런 두 나라가 새해도 매우 대조적으로 맞이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사뭇 다르게 시작한 새해 모습을 들여다보면 올 한해 북미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점쳐볼 수 있지 않을까.

 

1. 북한

 

(1) 새해를 맞는 모습

 

북한은 새해를 축하공연으로 열었다. 북한은 2020년 12월 31일 밤 11시부터 신년경축공연을 시작해 0시에 맞춰 국기게양식을 한 후 불꽃놀이를 진행했다. 무대엔 2021이란 숫자가 조명으로 장식되어 설치됐고 무대 양옆에는 불꽃폭포가 쏟아져 내려 새해맞이 분위기를 돋웠다.

 

이제는 이런 북한 행사를 보면 북한 국민이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상당한 것 같다. 그 외에도 신년경축공연에선 전구를 단 투명풍선을 들고 있거나 토끼나 곰 같은 캐릭터 풍선을 들고 있는 북한 국민이 많이 보였다. 공연 중간중간 환호성을 지르거나 노래에 맞춰 신나게 팔을 흔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새해맞이행사는 생중계되었기 때문에 평양 시민이 아닌 지방 국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행사를 “역사에 유례없는 도전과 난관들을 맞받아 이겨내고 새로운 신심과 용솟음치는 열정으로 가슴 부푸는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승리자들의 노래가 광장을 진감하였다”라고 묘사했다. 북한 국민은 경제제재와 코로나19에 수해까지 겹쳐 쉽지 않은 2020년을 보냈을 것이다. 신년경축공연은 그런 2020년을 보내고 2021년을 희망차게 맞이하려는 마음이 담겨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2021년 1월 1일을 맞이한 북한 국민은 해가 밝아왔을 때 가장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한을 받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체 국민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낸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가정의 행복과 국민의 안녕을 바라는 덕담을 한 후 인민을 위해 힘차게 싸울 것이라는 결의를 밝히고 조선노동당을 지지해준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충심 일편단심 변함없을 것을 다시금 맹세”하면서 서한을 마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필 서한은 북한 국민 속에서 상당한 화제가 된 듯하다. 북한 언론도 북한 국민의 여러 반응을 소개하였다. 예를 들어, 노동신문에 따르면 제남탄광 5갱 채탄1중대 당세포위원장(당시) 강명호 씨는 “친필 서한에 격정을 금할 수 없다”라며 “인민에 대한 열화 같은 사랑이 구절구절 담겨있는 친필 서한을 다시금 심장 깊이 새기며 굳게 결의를 다진다”라고 서한을 받은 소회를 밝혔다. 

 

이어 북한에선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가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열렸다. 2016년, 당 제7차 대회 이후 5년 만에 열렸다. 북한은 조선노동당이 영도하는 나라이고 당대회는 조선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그래서 조선노동당 대회는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볼 수 있는 중요한 정치행사이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당 제8차 대회에서 “우리 식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적 전진과 창창한 전도를 확신성 있게 기약”해주는 투쟁강령을 마련했다고 한다. 또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전체 대표자들은 위대한 우리 당을 대표하고 영도하는 수반인 조선노동당 총비서를 선거하는 최대중대사를 앞두고 비상히 격양되어 있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자 때맞춰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2) 새해 모습에서 볼 수 있는 특징

 

가. “일심단결”

 

북한이 새해를 맞는 모습에서 몇 가지 특징을 찾아낼 수 있다.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특징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더욱 “일심단결” 해나가려 한다는 점이다.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해 첫날부터 인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지도자가 아랫사람에게 충성을 요구하거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충성하겠다고 말하는 건 종종 듣게 되는 일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국민을 받들겠다며 충심이나 일편단심을 맹세하는 경우는 찾기 드물다. 북한은 당대회에서도 ‘지도부’라는 표현 대신 ‘집행부’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당 지도부가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북한 국민과 당원의 의사를 따라 복무하는 존재라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민은 이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신뢰하고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국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한에 감동하면서 ‘보답’하겠다며 들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보답’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예를 들여, 북한 보도에 따르면 정주시 일해협동농장 관리위원장 로운남 씨는 “알곡 증산으로 기어이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국가과학원 부원장 함재복 씨는 “최고영도자 동지의 사랑의 친필 서한을 받아안고 과학자들과 일꾼들이 새해에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 인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잘해나가자고 마음들을 다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북한 국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답하는 길은 자기 일을 잘해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사고방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국민이 뜻을 함께하는 동지 관계를 이룰 때 나올 수 있는 듯 보인다.

 

이런 북한 국민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려운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고 언제나 지지해주신 마음들에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서한에 썼다.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도자와 국민의 관계가 흔들리는 게 아니라 더욱 굳건해지는 모습에서 그들이 말하는 “혼연일체”, “일심단결”, “정치적 안정”이 느껴진다.

 

나. 열정, 기백, 포부, 희망

 

북한이 새해를 맞는 모습에서 볼 수 있는 두 번째 특징은 열정과 기백, 포부와 희망이 넘친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 제8차 대회를 시작하자마자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국내 언론에서도 이 발언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볼 때 목표에 미달했다면 당 제8차 대회는 질책과 비판, 책임 추궁으로 무거운 분위기였으리라고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당 제8차 대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결함도 발견되었지만, 이는 새로운 발전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 제8차 대회에서 북한 앞에 놓인 과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매우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열정에 넘치신 보고는 대회 참가자들을 무한히 격동시키고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부족한 점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이 결함을 극복하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기백과 포부를 보였고, 그런 기백과 포부가 당 제8차 대회 참가자들에게 열정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듯하다.

 

신년 공연과 이를 즐기는 국민의 모습에서도 열정과 희망이 느껴졌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코로나19와 경제침체의 여파로 연말연초 행사를 취소하고 우울한 분위기에서 새해를 맞았는데 북한은 예년과 다름없이 흥성거리는 분위기로 환호하였고 새해 0시를 기해 국기게양식을 하며 긍지와 희망을 강조했다.

 

이렇듯 북한의 새해 모습은 서로 희망과 자신감을 안고 서로를 축복하며 행복해하는 듯 보인다. 지도자는 국민에게 안녕과 행복을 축원하고 국민은 이에 보답하겠다고 하며 또한, 국민끼리는 신년경축공연을 함께 즐기고 축하를 나누며 새 희망의 기운을 북돋고 있는 듯하다. 

 

2. 미국

 

(1) 새해를 맞는 모습

 

다음으로 바다 건너 미국을 살펴보자.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이 일어난 1월 6일은 미국 의회가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조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하는 날이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일찌감치 워싱턴 D.C.에서 대규모집회를 하겠다고 예고했었. 예고된 일이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이 단순히 집회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 의사당을 점거해버린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미 의사당이 공격을 받은 건 1814년 영국군이 워싱턴을 공격한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상·하원 의원들은 대통령 당선인을 발표하지 못한 채 회의를 중단하고 긴급히 대피했다. 

 

트럼프 지지자가 점거한 미 의사당에서는 천태만상이 벌어졌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 하원의장 책상에 발을 올리고 사진을 찍기도 했고 미 의사당에 걸린 성조기를 트럼프 지지 깃발로 바꾸어 달기도 했다. 의사당에서 폭발물이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게다가 여성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도 일어났다.

 

어떤 사람은 미 의사당에서 연설대를 탈취하기도 했다. 이 사람은 탈취한 연설대를 팔겠다고 인터넷에 올렸다. 처음엔 420달러였던 연설대는 1만 5천 달러까지 가격이 올랐었다고 한다. 소문으로는 한 중국인이 구매하려고 했다는데, 구매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는 이날 끝내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선포하지 못했다. 미 의회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확정지었다. 바이든은 1월 20일에 취임식을 할 예정인데, 취임식까지 가는 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17일 낮 12시에 백악관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집회 홍보물에 “각자 재량껏 무장하고 모이라”라고 주문했다. 1월 6일에 미 의사당까지 점거했던 것을 생각하면 1월 17일에는 무장폭동이 일어나거나 혹은 어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많다.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에도 ‘백만 민병대 행진(a Million Militia March)’이라는 이름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미국 정치가 폭탄을 맞은 가운데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은 꾸준히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 넘게 나오고 있다. 1월 8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었고, 하루 사망자가 4,112명에 이르렀다. 미국은 작년 11월 4일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서더니 12월부터는 꾸준히 20만 명을 넘겼다. 미국은 백신을 접종시키고 있지만 확진자 수는 물론 사망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왓슨 콜먼 민주당 하원의원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동료와 함께 대피한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일도 있었다. 콜먼 의원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동료 의원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촉했는지 알 길이 없어, 이번 난동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시위 참가자가 연설대를 탈취하고 있다  © 이형구

▲시위대에게 바리케이드를 열어주는 경찰  © 이형구


(2) 특징

 

가. 혼란, 대결, 증오

 

미국은 새해를 심각한 혼란 속에서 맞이하고 있다. 이런 혼란을 만드는 건 극단적인 대결과 증오심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생각의 차이가 있더라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살아간다. 선거를 하면 승자와 패자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선거를 치렀다고 해서 나라가 양분되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완전히 서로를 증오하고 대결한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바이든이 당선되는 꼴을 보느니 폭동을 일으켜서라도 트럼프를 재집권시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미 의사당에 난입하기를 서슴지 않는 것이다. 이게 트럼프 지지자들만 그런 것도 아니다. 지난 10월에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의 16%, 바이든 지지자의 22%가 “우리 편이 지면 시위에 나서거나 폭력도 불사하겠다”라고 답했다. 미국에선 이해와 관용은 사라지고 증오와 대결만 판치고 있다. 무한한 증오와 대결이 미국의 혼란을 걷잡을 수 없이 키우고 있다.

 

나. 일시적이고 우연한 모습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가 문제라며 트럼프만 내려오면 미국의 혼란도 사라지리라 여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뿌리 깊다은 배경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가 지지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것은 백인우월주의 때문이었다. 트럼프는 국경장벽을 설치해 이민을 막는 극단적인 정책을 펴가면서까지 백인 중심의 정책을 폈다. 그래서 트럼프의 지지자 중엔 백인이 많다. 미 의사당에 난입한 사람 중에 흑인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 미국 백인들은 유색인종과 이민자들, 다른 나라들이 자신의 재산을 훔친다고 여긴다. 그래서 트럼프가 멕시코에 국경장벽을 세우고 이민자들을 내쫓으려는 정책을 펴는 것이고 백인이 트럼프에 환호를 보내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미국의 엘리트, 기득권층을 불신한다. 

 

미국의 경제가 좋고 백인이 잘 산다면, 이런 백인우월주의는 위세가 떨어지게 된다. 유색인종과 이민자 등을 증오할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백인들이 위기에 놓이자 상황은 점차 달라졌다. 백인 사이에 유색인종과 이민자들, 중국 같은 나라에 대한 적대감과 증오가 기승을 부린다. 그래서 백인은 2016년 미 대선에서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를 당선시키기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 트럼프가 등장해서 미국이 혼란스러워진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위기가 트럼프를 부상시킨 것이다. 

 

미 의사당 난입을 주도한 이들도 백인우월주의를 내세우는 극우단체였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큐아난과 프라우드 보이즈, 쓰리 퍼센터즈 등 극우단체들이 의사당 난입에 관련되었다고 한다. 이 극우단체들은 1월 5일 밤 2천여 명을 모아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게 하고 칼이나 곤봉, 쇠막대기 등 무기도 미리 준비시켰다. 미국의 극우단체는 미국이 남북전쟁을 하던 1860년대, KKK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극우단체가 지금에 이르러서는 미국 사회 곳곳에 퍼져 있게 되었다.

 

미국 극우 단체가 얼마나 미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혔는지는 미 의사당 난입 당시 경찰의 모습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일부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워서 시위대를 지원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심지어 어떤 경찰은 미 의사당 안에서 시위대와 함께 셀카를 찍기까지 했다. 시위대를 막아야 할 경찰이 시위대와 함께 하고 있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경찰 중에서도 트럼프 지지자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런데 경찰은 엄연히 공권력이다. 질서와 체계를 갖고 움직여야 하는 공권력이 대놓고 시위대를 도와줄 정도라면 미국 사회 곳곳에 극우단체와 같은 사람들이 퍼져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꼭 극우단체가 아니더라도 백인 중심의 극단주의는 미국 사회에서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1월 7일에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 지지자의 45%가 의사당 난입을 지지하며 58%가 의사당 난입이 평화적이었다고 응답했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이 일어나자 전 세계는 충격을 받았는데, 정작 미국에서는 의사당 난입을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하다. 상당히 많은 백인이 미 의사당 난입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에서 오늘날 미국 백인이 얼마나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미국에서 백인은 흑인보다 잘 사는 계급·계층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작년 9월에 공개한 3년 주기 가계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백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약 19만 달러(약 2억 2,000만 원)인데 흑인 가구는 2만 4,100 달러(약 2,800만원)에 불과하다. 13배나 차이가 난다. 35세 미만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백인 가구 중위소득은 2만 5,400달러인데 흑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고작 600달러에 불과하다. 40배 이상 차이 난다.

(*중위소득: 가구 소득을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 평균소득과는 다르다.)

 

백인은 흑인보다 경제적으로 월등히 좋은 상황이다. 백인은 그 자체로 미국의 중산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백인조차 위기에 빠진 나머지 기득권에 분노하며 미 의사당을 점거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전체가 심각한 위기 상황인 것이다.

 

그동안 세계 초강대국이자 민주주의 선진국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번 미 의사당 점거 사건으로 미국은 세계적으로도 제대로 망신당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수치스러운 장면”이라고 이야기했고 유럽연합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는 포기한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민주주의와 자유의 거품”이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3. 결론

 

이렇듯 북한과 미국은 사뭇 다르게 2021년의 포문을 열었다. 새해 벽두부터 흥미로운 일이 많이 펼쳐져서 과연 앞으로 북미대결이 어떻게 펼쳐지며 누가 승리를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북미대결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전 세계가 북미대결을 주목하고 있으며 북미대결이 치열해질수록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세계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전선은 여러 가지가 있다. 미중대결도 있고 미국-유럽연합과 러시아의 대립도 있으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갈등도 있고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문제도 있다. 그러나 북미대결이 이런 모든 것을 뛰어 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올해 시진핑 중국 주석이 신년사를 발표했는지, 발표했다면 어떤 내용으로 발표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러나 북한이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토씨 하나까지 따져가며 세세하게 분석한다. 그만큼 북미대결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미대결이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북한과 미국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체제대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은 정치,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대결하고 있지만, 근본은 체제대결이다. 

 

과거에 체제대결을 펼친 건 미국과 소련이었다. 이 대결에서는 미국이 승리했다. 이 승리는 단지 미국이란 나라의 승리가 아니었다. 미국이 대표하는 자본주의의 승리였고 그 결과 사회주의 나라들은 붕괴하고 자본주의로 돌아섰다. 

 

북미대결도 마찬가지다. 북미대결이 누군가의 승리로 끝나면, 그건 단지 북한과 미국, 두 나라의 승패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지금도 미국이 북한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정세에 여러 영향을 주고 있다.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가 북한을 보며 미국을 상대로 강 대 강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사회주의와 미국의 자본주의의 대결은 어떻게 될까. 북한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차이를 하늘과 땅처럼 만들겠다고 장담한 적이 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번영을 얻을 것이지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멸망할 거라고 이야기한다. 누가 밝은 앞날을 열고, 누가 암울한 쇠락으로 빠져들까. 올 한해 북한과 미국, 두 나라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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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서 방사능 어디서·얼마나·어디로 새는지 한수원·원안위도 몰라”

경주 주민 및 환경단체, 시민사회 참여 민관합동조사위 구성 촉구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21-01-12 18:31:05
수정 2021-01-12 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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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이 새고 있는데, 어디서·얼마나·어디로 새는지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도 모르고,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도 모르고 있다.”

12일 경주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이 기자회견에서 우려하면서 한 말이다.

‘고준위핵폐기장 건설반대 양남면대책위원회’(양남면대책위),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이주대책위),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공동행동) 등은 이날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원전 부지 방사능 누출 오염 사태’와 관련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한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월성 4호기에서 7회에 걸쳐 감마핵종이 미량검출됐다.
한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월성 4호기에서 7회에 걸쳐 감마핵종이 미량검출됐다.ⓒ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제공
보라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곳이 월성 3호기 주변 우물로 각각 리터당 1950 베크렐, 3800 베크렐, 3770 베크렐, 1140 베크렐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또 녹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월성 4호기 폐수지저장탱크 옆 우물에서도 리터당 2300 베크렐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이는 다른 20여 곳의 우물에 비해 매우 높은 농도다.
보라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곳이 월성 3호기 주변 우물로 각각 리터당 1950 베크렐, 3800 베크렐, 3770 베크렐, 1140 베크렐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또 녹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월성 4호기 폐수지저장탱크 옆 우물에서도 리터당 2300 베크렐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이는 다른 20여 곳의 우물에 비해 매우 높은 농도다.ⓒ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제공  
 
3호기 터빈갤러리 맨홀서 고농도 발견

주변 우물 및 SRT서도 높은 농도 관측
4호기 SFB 집수정에선 감마핵종까지 검출
“시민사회 참여 민관합동조사위 구성해야”

최근 이들 주민과 단체는 지난해 6월 작성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 관한 한수원 내부 보고서를 내부고발 형태로 입수했다. 보고서에는 매우 우려스러운 내용이 담겨 있었다.

 

월성 3호기 터빈갤러리 배수로 2곳에서 리터(L)당 71만3000 베크렐(Bq)의 고농도 삼중수소가 측정된 고인물이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이는 한수원이 원전 주변에 보초 우물을 두어 주기적으로 관측할 때 삼는 기준보다 18배 높은 고농도다. 감시·부지경계우물 기준보다는 180배 높다. 하지만 한수원은 “공기 중에 있는 삼중수소가 고인물로 전이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또 해당 보고서에는 월성 3호기 주변 4곳의 보초우물과 감시우물이 한수원 정한 기준치보다 높진 않지만 다른 20여 곳의 보초·감시·부지경계 우물에 비해 삼중수소 농도가 높다는 감시 결과도 담겼다. 이를 근거로, 주민과 환경단체는 월성 3호기 어딘가에서 삼중수소가 새어 나오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월성 4호기 옆에 붙어 있는 폐수지저장탱크(SRT) 주변 우물에서도 다른 곳보다 몇 배나 높은 리터당 2300 베크렐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됐다. SRT는 리터당 최대 3억2400만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관측되는 곳으로,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보다 100배 높은 삼중수소 농도를 띠고 있는 곳이다. 게다가 월성 4호기 SFB 집수정에서는 감마핵종이 2019년 8월에서 2020년 5월 사이에 7회 미량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이 2020년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는 이 같은 현황이 적혀 있었다.
한수원이 2020년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는 이 같은 현황이 적혀 있었다.ⓒ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제공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은 12일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원전 방사능 누출 논란과 관련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은 12일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원전 방사능 누출 논란과 관련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습니다.ⓒ경주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 월성원전 부지에서 발생하는 지하수의 양과 이동 경로 ▲ 비계획적 유출을 방지하고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 방안 ▲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촉구했다.

주민 및 환경단체는 “인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서 하루 1500t의 지하수가 유출되고 있다”라며 “이를 월성원전 부지의 지하수량으로 대입하고, 부지가 평균 리터당 1000베크렐 농도로 삼중수소에 오염됐다고 가정하면, 연간 5475억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게 아니라면 한수원은 지하수 흐름에 대한 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월성원전 부지의 방사능 오염은 비계획적 유출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사능 오염수가 통제 아래 정해진 경로를 통해서 배출됐다면, 이처럼 광범위한 오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비계획적 유출을 방지하고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 방안 마련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 및 환경단체는 “월성원전 부지의 방사능 오염이 이토록 심각하게 진행되는 동안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해 감시·감독의 의무가 있는 경주시·시의회·민관환경감시위원회 등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직무유기에 따른 규제 실패”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한 유관 기관들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 구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수원은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관측공의 삼중수소 농도가 배출관리기준(리터당 4만 베크렐)을 초과하여 배출된 사례는 없으므로 원자력법에 따른 운영기술지침서 위반사례는 없다”라며,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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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노동자 2명 숨졌지만…처벌 못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입력 : 2021.01.11 21:10 수정 : 2021.01.12 00:39


원문보기:여수 30대 하청업체 직원·광주 50대 여성 ‘기계 끼임’ 사고

두 사업장 모두 50인 미만 기업…‘법 적용 3년 유예’ 해당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달 11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던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가운데)씨가 8일 저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해산하며 울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달 11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던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가운데)씨가 8일 저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해산하며 울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전남 여수의 금호석유화학 계열사에서 3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에 끼여 사망했다. 광주의 한 소규모 공장에서도 노동자가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법이 곧바로 시행됐더라도 두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부칙의 ‘3년 유예’ 규정에 따라 처벌 대상이 아니다.

11일 민주노총 전남본부와 여수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0일 여수산업단지 금호티앤엘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A씨(33)가 컨베이어에 끼여 사망했다.

A씨는 사고 당시 주조종실에 있던 금호티앤엘 노동자의 지시로 컨베이어를 점검했다. 금호티앤엘은 오후 7시16분쯤 대형 석탄 저장 사일로의 컨베이어가 멈추자 하청업체에 점검을 요청했다. A씨와 동료가 기계를 점검하고 있던 오후 7시40분 주조종실에 있던 원청 노동자들은 야간근무자로 교대됐다.

이후 오후 8시4분쯤 컨베이어가 갑자기 10초 정도 가동되면서 A씨가 기계에 발이 걸려 석탄 운송장치 깊숙이 끌려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A씨를 기계에서 빼내는 데에만 1시간30여분이 걸렸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11시42분쯤 결국 사망했다.

A씨는 여수산단 열병합발전소 등에 유연탄 등을 공급하는 금호티앤엘 하청업체 소속으로 적재된 석탄 등의 화재 감시를 위한 순찰과 기계 수리 등을 맡아왔다. 금호티앤엘에서는 2018년 8월에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벨트에서 떨어져 숨졌다.

광주의 한 플라스틱 공장에서도 5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이날 낮 12시42분쯤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의 플라스틱 재생 사업장에서 노동자 B씨(51)가 기계에 오른쪽 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으나 B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금호티앤엘과 광주의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 법은 부칙에 따라 ‘공포 후 1년 뒤’ 시행된다. 법이 시행되더라도 상시 노동자 50명 미만 사업장은 ‘공포 후 3년 뒤’부터 적용받는다.

금호티앤엘은 금호석유화학이 100% 주식을 보유한 대기업 계열사지만 노동자가 43명이어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최소 3년 후에나 가능하다. 광주의 플라스틱 공장도 상시 노동자가 10여명 규모로 역시 ‘3년 유예’ 대상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들 사고는 국회에서 후퇴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얼마나 많은 허점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대부분의 산업재해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는데도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하고 시행을 3년 유예한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1112110015&code=940702#csidxadd4986b739500f8d248c5f90cdee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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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적은 다른 사람 아닌 미국 자신

  • 기자명 김정호 북경대 박사
  •  
  •  승인 2021.01.11 1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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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사설 2021-01-08

번역자주
미국 역사상 초유의 국회의사당 폭동사태가 발생한 후, 서방 언론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표적 삼아 그들이 기뻐한다면 미 국민의 단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미국의 문제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의 실패 등 자신 내부에 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1-01-08 16:52 (현지시각)

▲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에서 미 국회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사진 : 뉴시스]
▲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에서 미 국회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사진 : 뉴시스]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발생한 국회의사당 폭동사태 후 미국과 서방의 엘리트 및 주류 언론들은 발 빠르게 ‘인식의 통일’을 외치고 있다. 폭도들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 외에도, 국회는 최종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당선 확인을 통해 ‘미국 민주주의의 강력함’을 논증했다. 또 중국 등을 표적으로 끌어내 ‘민주주의의 적’이 워싱턴의 소요에 “고소해 한다”며, 이를 통해 미국 국민을 자극함으로써 국민 단합의 염원을 불러일으키려 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치의 허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마땅히 가슴이 넓고 큰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 자기 발전과 균형에 대한 통제는 여유롭고 질서 있어야 하며, 주요하게는 자신의 내재된 자원을 통한 지렛대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일이 터지기만 하면 중국과 러시아 쪽에서 핑계거리를 찾으려 한다. 자기 우월적인 오만무도한 서사(叙事)와 아울러 외부세력이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는 불평이 기이한 이데올로기적 잡탕을 만들어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미국에 수출하여 미국 방역을 좌절시켰다고 한마디로 단언했다. 이러한 트럼프가 이미 미국 주류 엘리트사회에서 버림받았는데도, 자신의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리는 그의 정치적 논리는 워싱턴의 엘리트계에 뿌리 내려 미국식 민주주의가 더욱더 남용되는 꼼수가 되고 있다. 

중국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미국 정치에 있어 반드시 답을 요하는 기초적 질문이 되었다. 지금 트럼프가 많은 사람들에 의해 파면이 거론되고 있는데, 바로 그런 트럼프가 그들의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르친 것이다.

미국의 정치체제에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이 이미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 중국인이 남의 불행을 고소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다만 홍콩 입법회(홍콩의회-주)를 공격했던 그 폭도들을 미국이 지지했던 것에 대해 깊은 불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중국인이 보기에 홍콩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공격은 거의 같은 성격의 것으로, 모두 반민주적이고 반법치적인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엘리트들이 이번 기회에 입장을 바꾸어, 그들의 지저분한 ‘이중 기준’ 게임을 끝내길 바란다.

확실히 ‘미국’이라는 우상은 중국인의 마음속에서 무너졌다. 한 번 물어보자, 설마 미국의 많은 민중들 마음속에서는 안 무너졌겠는가? 유럽 국가에서는 안 무너졌는가? WHO 회원국들과 파리협정(세계기후협정-주) 체결국의 미국에 대한 신뢰는 타격받지 않았겠는가? 

국회의사당 진입사태뿐만 아니라 코로나 방역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 속에서도 계속해서 대외적으로 남을 멋대로 부리려는 미국의 오만방자한 행태는 중국인들로 하여금 미국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하였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우상이 무너졌다는 것이 미국이 망했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은 여전히 실제로 강대하며, 일련의 장점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사회구조는 각종 위기에 대한 강한 수용력을 지니고 있으며, 중국인들은 이를 계속해서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엘리트들은 중국공산당 영도를 일체 부정하고 있는데, 중국이 실현한 질병 통제와 경제회복조차도 그들에게는 모두 ‘구린 것’이다. 사유가 완전히 판이한 이 두 가지 객관성과 포용성의 측면만 보아도 미국 쪽은 이미 졌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히스테리적 우월감을 버려야만 자신의 비극을 똑똑히 바라볼 수 있다. 미국의 두 정치 진영은 고착화되어 사회 전체를 파열로 이끌고 있다. 그들이 서로를 비방하고 상대방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면서, 사회는 누구를 믿고 따라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 이와 함께 그들은 미국의 진짜 문제에 대한 초당적인 공동 성찰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정치적으로 오랫동안 격렬하게 제자리 맴돌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전진의 주요한 동력은 과학기술의 혁신에서 나오지만, 인간성의 일부 약점들이 십분 방출되고 뭉쳐져서 사회통합의 균형점은 충격받기가 쉬워졌다. 요 몇 년 사이 미국은 바로 관건적인 균형점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중국에 대한 신냉전의 발동은 미국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의 민주체제가 경제쇠퇴와 코로나19 쇼크에 무력한 것이 드러났는데, 이것들은 모두 미국의 진실된 약점이다. 세계를 민주와 비민주로 구분하고, ‘민주주의의 자랑스러움’으로 그들의 심각한 문제를 덮으려는 것은 스스로를 기만하고 남을 속이는 일이다. 

지금은 민주주의의 큰 시대이고, 민주•자유•인권이 없는 국가는 시장경제의 번영이 있을 수 없다. 경제의 참된 활력은 민주주의가 실재한가 아닌가, 유효한지 아닌지의 저울이다. 방역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 몇 명의 감염과 사망이 있었는지도 누가 인도주의를 실천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지표다. 이 모든 것을 직시할 용기도 없으면서, 목청껏 자신의 민주주의가 어찌어찌 좋다고만 큰소리치는데, 그러나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은 공격당했고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에서만 4,000여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미국 엘리트들이 이 모든 것을 감출 수 있겠는가? 

워싱턴이 편집광에서 벗어나 정치문제에 있어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정신을 회복할 수 있느냐는, 장기간의 저조한 형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지의 관건이다. 미국은 지난 날 이데올로기적 함정을 구축했지만 불행히도 결국 함정에 빠진 것은 그들 자신이다. 바이든 취임 후 미국을 위한 조정의 기회가 있을 것인데, 바이든이 실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우리가 기대를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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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이 주목한 문 대통령 신년사 ‘부동산 문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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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1/12 09:55
  • 수정일
    2021/01/12 09:5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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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개인 투자자, 사상 최대 4조5000억원 매수… ‘AI 윤리 논란’ 도마 위에
 
 
 

 

문 대통령 신년사 중 ‘부동산 문제 사과’ 1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 불확실성이 많이 걷혀 이제는 예측하고 전망하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 국민의 백신 무료 접종, 일자리 확대 등을 약속했다.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다.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2일자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들은 1면은 문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 보도했다. 신년사 내용 중에서도 ‘부동산 문제’에 대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한 부분에 집중했다.

▲12일자 조선일보 1면.
▲12일자 조선일보 1면.
▲12일자  전국 단위 아침종합신문들 1면.
▲12일자 전국 단위 아침종합신문들 1면.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1년 전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던 문 대통령은 이번엔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해 ‘송구’라는 표현을 쓰며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다.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부동산 정책의 기조 변화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12일자 한겨레 1면.
▲12일자 한겨레 1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58% 상승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시장 원리를 무시한 채 앞 정부 탓, 투기꾼 탓만 하면서 공급을 막고 규제만 남발한 결과다. 서울의 집값 급등은 정부의 엉터리 진단과 아집을 불쏘시개 삼아 전국으로 번져나갔다”고 비판했다.

▲12일자 조선일보 사설.
▲12일자 조선일보 사설.
▲12일자 경향신문 사설.
▲12일자 경향신문 사설.

정부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공급을 늘리는 건 당연하지만 필요한 규제까지 풀게 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적절한 공급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필요한 규제까지 풀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민간의 공급 때 고분양가를 지나치게 억제하지 않는 방안까지 거론된다니 걱정스럽다. 자칫 그렇게 할 경우 분양가의 고삐를 풀어줘 주변 집값까지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최근 여권 일각에서 양도소득세 완화론이 나온 것도 예사롭지 않다.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와 부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비상경제대책본부장인 김진표 의원이 이를 거론했다”고 지적한 뒤 “집으로 폭리를 챙기지 못한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는 한 백약이 무효다. 부동산 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못 본 이유는 7·10 대책 같은 것을 정권 초반에 과감히 내놓지 않고, 땜질 처방만 거듭한 데 있다. 지금은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와 가격 하향안정이란 원칙은 지키면서 수요 있는 곳에 알맞은 공급을 할 때다. 공급 우선론자에게 휘둘려 원칙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개인 투자자, 사상 최대 4조5000억원 매수

개인 투자자들이 4조4921억원의 순매수로(지난 11일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1월30일 2조2206억원의 2배가 넘었다.

이날 기관 및 기업 투자자들은 3조7000억원어치를 팔며 사상 최대 매도액을 기록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그보다 7000억원을 더 사들여 코스피는 3000선을 유지했다.

▲12일자 조선일보 8면.
▲12일자 조선일보 8면.
▲12일자 한겨레 8면.
▲12일자 한겨레 8면.

신문들은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우려를 전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빚투’를 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융자’가 지난 8일 기준 20조3200억원으로 전일 대비 2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KB국민은행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도 올해 초(4~7일) 4500억원가량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 주식 광풍에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겨레는 기사에서 주식투자를 해 수익을 낸 사람들의 사례와 주식투자로 손실을 본 사람들의 사례를 모두 보도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주식 광풍은 2000년 벤처투자 열풍, 2007년 펀드 유행, 2009년 금융위기 회복 뒤 상승기 등 몇년에 한 번씩 나타나고 있다. 그때마다 유행하던 ‘나 빼고 다 부자 됐다’라는 농담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심리에 시달리다 투자에 뛰어드는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부동산, 비트코인, 주식 등 자산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으로 평범한 사람이 스스로를 ‘벼락거지’(벼락부자의 반대말)라고 부르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이루다, ‘AI 윤리 논란’ 도마 위에

스무살 여대생 콘셉트의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개발사인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지난 11일 결국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스캐터랩은 논란 직후 문제를 해결해 서비스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여론이 심상치 않자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출시된 이루다는 20살 여대생의 콘셉트의 캐릭터로 가입자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가입자는 4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루다와 대화 과정에서 장애인과 소수자 혐오 발언이 쏟아져 논란이 커졌다.

▲12일자 중앙일보 12면.
▲12일자 중앙일보 12면.

중앙일보는 12면 전체를 할애해 AI 윤리 문제를 불붙인 이루다에 대해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인간의 기분을 맞춰주는 게 목적인 AI 챗봇을 인간이 성희롱하는 것은 괜찮은지 인간의 편향된 대화를 학습한 AI가 소수자 혐오를 그대로 따라 하는 데도 서비스를 지속하는 게 맞는지 등 이루다가 던진 질문들은 묵직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개인정보 문제도 불거졌다. 이루다를 개발한 스캐터랩이 운영하던 연애코치 앱(연애의 과학)의 카카오톡 대화 데이터를 이루다 학습에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1일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해 스캐터랩에 자료를 요청하며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최근 음성비서·자율주행 등 AI 기술에 대한 사회적·산업적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이루다 쇼크'가 터졌다. 10~20대에서 폭발력이 강한 젠더(gender·사회문화적 성별) 차별 문제까지 얽혔다. 어차피 AI와 함께 살아야 한다면 이 기회에 AI 윤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한 뒤 “페이스북과 구글 등의 AI 챗봇 팀도 혐오 주제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12일자 한겨레 사설.
▲12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인공지능의 윤리 기준에 대한 더욱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의 발달 속도는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빠른 반면,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를 제어할 기술 개발은 더디기만 하다. 개별 업체의 노력만으론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며, 이를 방치하면 자칫 통제 불능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인간의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기술의 합목적성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인공지능 윤리 기준’을 마련했다. 이 원칙들이 허울 좋은 탁상공론이 되지 않으려면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해 실질적인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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